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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마을운동 총결산 학술대회

    한국형 발전 아이콘, 새마을운동을 총결산해 보는 자리가 마련된다. 성공회대 민주주의연구소(소장 김동춘)는 오는 22일 서울 여의도동 중소기업중앙회관 2층 대회의실에서 ‘박정희시대 새마을운동과 근대적 국민-주체의 형성’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연다. 새마을운동은 한국의 발전에 기여했지만, 관제 동원에 불과했다는 비판도 있다. 학술대회는 3년짜리 새마을운동 자료(아카이브) 구축 사업이 올 6월 마무리됨에 따라 종합적으로 논의해 보는 자리다. 1부는 구술자료를 토대로 ‘새마을 지도자’로서의 경험이 어떻게 근대적 시간관념을 형성했는지 살핀다. 2부는 새마을운동에 농민들이 단순히 동원만 당한 것인지, 아니면 일정 정도의 긴장관계를 유지했던 것인지 살펴본다. 연구소는 새마을운동에 대한 연구를 주춧돌 삼아 멀리 일제 식민시기 농촌진흥운동 등 한국에서 일어난 국가계몽운동 전반에 대한 연구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저자와 차 한잔] ‘수냐의 수학카페’ 김용관씨

    [저자와 차 한잔] ‘수냐의 수학카페’ 김용관씨

    수학이란 말을 떠올릴 때 흔히 ‘어렵다’ ‘머리 아프다’는 말과 연관 짓는다. 우선은 무미건조하고 딱딱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를 흥미진진한 동화처럼, 재미있는 철학처럼 생생하게 설파하는 사람이 있다. 김용관(40)씨는 수학자도 아니고 수학을 전공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더 수학을 흥미롭게 풀어내는지도 모르겠다. 그는 최근에 쓴 ‘수냐의 수학카페’(궁리 펴냄)라는 책을 통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1층 카페에서 김씨를 만났다. 알고 보니 그는 고려대 산업공학과를 나왔고 성공회대학교 NGO대학원에서 공부를 한 뒤 현재 초·중·고등학교 대안학교인 ‘성미산학교’와 ‘꽃피는 학교’ 등에서 수학 얘기를 하고 있었다. 먼저 책 제목에 나오는 ‘수냐’가 무슨 뜻인지 물었다. “수냐(Sunya)는 비어 있음, 즉 공(空)을 뜻하는 인도말로 최초의 0을 의미합니다. 제 별칭이기도 하고요. 대안학교에서 학생들이 ‘선생님’이 아닌 ‘수냐’로 부르거든요.(웃음)” ●“미적분 왜 하지”에 답하려 공부 수학 전공자가 아닌데 어찌하여 ‘수냐의 수학카페’라는 책을 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어느날 선배에게 ‘미적분을 왜 하지?’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할 말이 없었고, 그래서 별도로 ‘수학사’를 공부했다. 그러다 보니 수학을 통해 삶의 다양성을 얘기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때마침 대안학교에서 수학사 강의를 해 달라는 요청이 왔다. “수학사는 수학의 개념과 원리들이 어디서, 누구에 의해, 어떻게 만들어져 발전하고 정립했는지를 살펴보는 스토리텔링입니다. 기승전결이 있는 한편의 이야기나 다름없지요.” ●예술 등과 연계 강의 이해 도와 그래서 그가 가르치는 대안학교에서는 수학이 단연 인기 과목이다. 수학의 개념과 원리를 역사, 사회, 문화, 예술, 철학 등의 다양한 분야와 그 연계 속에서 살펴보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림이나 이미지, 문학, 동영상 등의 보조자료를 활용하여 토론과 이야기 위주로 수업을 진행한다. “수업을 처음 듣는 이들이 가끔 ‘그것도 수학이냐’라는 질문을 던지곤 합니다. 그러나 수업에 적응하고 나면 ‘수학으로 그런 얘기를 할 수 있구나’라고 하지요. 단순히 시험을 치는 기술이 아니라 삶과 세상을 이해하는 수학으로 알게 됩니다.” 예를 들면 이렇다. 원래 수학의 기본 재료라고 하면 자연수, 분수, 소수, 무리수, 허수, 복수 등을 얘기하지만 김씨는 인류가 하나, 둘, 셋… 등의 셈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으며 다양한 수가 역사적 맥락에서 어떻게 탄생되었는지를 가르친다.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수학적 지식이 아닌 수학의 역사가 정연하게 한 호흡으로 연결되는 체험을 할 수 있게 한다. 책은 수학자 유클리드와 니체가 만나 논쟁을 벌이는 것으로 시작된다. 유클리드 수학만 잘한다면 세상의 모든 비밀을 알아낼 수가 있어. 자네 고등학교 때 수학 때문에 낙제생이 될 뻔했던 게 사실인가. 니체 그런데 그건 내가 문학과 같은 다른 분야에 깊이 빠져 있었기 때문이야. 결국 난 세상의 진리를 충분히 알아냈고 신이 죽었다는 것도 알아냈지. 김씨는 1971년 전남 나주에서 태어났으며 조선대 부속고를 졸업(1989년)했다. 일반 직장과 시민단체에서 근무하다가 6년 전부터 대안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다. ‘수냐의 수학카페’를 시작으로 관련 책 여섯권을 연말까지 펴낼 예정이다.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 26일 은퇴하는 ‘첫 여성사제’ 민병옥 신부

    26일 은퇴하는 ‘첫 여성사제’ 민병옥 신부

    “처음 전도사로 부임받은 교회에서 신부님이 성경을 가르치라고 했는데, 남자 교우들이 여자한테 배울 수 없다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시더라고요. 사제 서품을 받기까지 20년을 기약 없이 기다려야 했죠.” 어디에나 최초는 있다. 그리고 최초는 늘 고통과 신산한 삶을 피해 갈 수 없다. 민병옥(65) 신부는 한국 사회에 대한성공회가 들어온 1890년 이후 처음 탄생한 ‘여성 신부’다. 로마가톨릭과 달리 성공회 교회는 여성에 대한 사제 서품을 허용한다. 하지만 민 신부는 다른 남성 신부들과 달리 성공회 사목원(현 성공회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뒤 무려 22년의 시간을 전도사로 지내야 했다. 그리고 2001년 4월 부산 주교좌교회에서 사제 서품을 받을 수 있었다. 다시 10년이 지나 은퇴할 때가 돼 버렸다. 부산교구 소속의 민 신부는 12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22년 기다림의 시간 동안 다 포기하고 떠나고 싶은 마음도 들었고 에너지가 고갈됐다는 느낌도 들었는데 정작 사제로 살아온 10년의 시간은 너무도 훌쩍 지나갔다.”면서 “사제 활동에 대한 아쉬움은 크지만 처음으로 문을 여는 역할을 했다는 사실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5년은 부산의 산동네 개척교회를 맡았고, 나머지 5년은 거제교회를 맡았다.”면서 “처음에는 선입견과 거부감이 있었지만 사실 교우들은 여자가 훨씬 많은 만큼 여신부가 목회활동을 하기가 오히려 훨씬 좋다.”고 여사제만의 장점을 얘기했다. 민 신부는 “교우들과 함께 지내면서 섬세한 감정으로 돌보고 자매처럼, 친구처럼 지낼 수 있는 점은 남자 사제들이 따라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물론 이런 장점을 확인하기까지 겪어야 했던 우여곡절은 많았다. 민 신부와 함께 사목원을 졸업한 여자 동기가 두명 더 있었지만 모두 사제의 길을 포기했다. 그 뒤 10년 동안 신학대학원은 여자 신입생을 받지 않았다. 사회 전체는 물론 교계 분위기도 보수적이었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주교좌교회에서 ‘여성 성직 10주년을 기념하는 감사 성찬례’를 가졌다. 민 신부가 힘겹게 다져 놓은 길 위를 따라온 후배 사제들은 이제 20명으로 늘었다. 그들은 민 신부를 위로했고, 축하했고, 그처럼 살겠다고 다짐했다. 민 신부는 “미국 여주교, 일본 신부 등도 직접 와서 축하해 주고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며 축제처럼 즐겼다.”면서 “은퇴를 절감하기보다는 흥겨운 잔치처럼 치렀다.”고 말했다. 그는 “여사제 후배들이 신앙의 성장과 함께 다른 전공을 갖고 사람들과 접할 수 있는 면을 넓혀 갔으면 좋겠다.”면서 “노래를 잘 불러도 좋고, 음식을 잘 만들어도 좋으며, 구체적인 기술이 있어도 사람들과 어울리는 목회 활동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당부의 말을 건넸다. 그는 오는 26일 부산주교좌교회에서 은퇴식을 갖는다. 행복하고 감사해하는 삶이 자연스레 스며들 수 있는 신앙 문화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첫 은퇴 여사제’로서 걷는 새로운 길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나와 통일] (7) 한승대 동국대 박사과정 “탈북자 포용 못하면 통일 힘들다”

    [나와 통일] (7) 한승대 동국대 박사과정 “탈북자 포용 못하면 통일 힘들다”

    처음 북한학을 접했던 것은 학부 교양수업에서였다. ‘남북한 관계와 통일문제’라는 수업을 듣고 북한 문제에 호기심을 갖게 됐다. 대학 졸업 후 회사를 다니다가 정치학을 배우기 위해 대학 편입을 했고, 2년간 주경야독한 끝에 대학원 박사과정까지 밟게 됐다. 북한학을 공부한다고 하면 편견을 갖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지하철에서 북한 책을 보고 있으면 “저런 걸 왜 공부하지?” 하는 시선들이 느껴진다. 북한학이 정부 주도로 이뤄지는 정책 위주이기 때문에 일반 사람들은 많이 의아해하는 것 같다. 우리 사회에 북한에 대한 고민이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뜻일 것이다. 북한학은 블루오션이다. 당장 눈에 나타나지는 않지만 통일이 되면 시장은 무한하게 열린다. 어떤 사람은 통일이 되면 북한학은 없어지는 것 아니냐고 묻는다. 그런데 신라·고구려가 멸망했다고 해서 역사학이 없어진 건 아니지 않은가. 미술 전공자라면 남북한의 미술을 비교하고, 정치·역사학자라면 남북한 현대사에 대한 비교 등 통일이 되면 역사의 서술을 새로 해야 한다. 할 일이 무척 많은 분야다. 시대의 흐름과 정부의 정책, 북한의 변화에 따라 부침이 많은 학문이 북한학이다. 남북관계가 잘 풀리면 잘되었다가도 남북관계가 경색되면 위축되기도 한다. “이거 하나로만 평생 먹고살 수 있을까.” 고민하는 후배들 가운데에는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북한학뿐 아니라 전반적인 대학의 모습인 것 같다. 북한학을 공부하는 선후배들끼리는 “남북관계가 얼어붙은 지금이 공부에 집중하기에는 더 좋은 환경”이라고 농담을 하기도 한다. 나는 북한 사회가 유지되는 작동 원리에 관심이 많다. 남들은 북한이 곧 무너질 것 같다고 말하지만 1994년 김일성이 사망했을 때도 북한이 곧 망한다고 했었다. 그러나 그 이후로도 20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고, 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의 권력 이양도 이뤄지고 있다. 내가 주목하는 것은 북한 사회의 ‘아래로부터의 변화’다. 정치, 당, 군인, 관료 등 위로부터의 변화와 아래로부터의 변화가 따로가 아닌 그 접점을 찾고자 한다. 기존 정부 관료들에 의한 정치·외교·안보적 대화에서 탈피해 사회 전반적인 통합을 만들어내는 데 이바지하고 싶다. 어떤 통일이 돼야 하는가. 이 질문은 북한학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늘 하게 되는 고민이다. 가장 좋은 통일은 북한 내부의 균열을 최소화하고 남한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통일이다. 우리 정부와 국민들이 통일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포용력이 얼마나 될까. 남남 갈등의 간격을 메우고 이견의 폭을 좁히는 것이 북한학을 연구하는 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에는 100만명의 다문화 가정 인구가 살고 있다. 다문화 가정에 대해서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조화롭게 살자고 한다. 그러나 북한 이탈 주민 2만명에 대해서는 아직도 차별적인 시선이 있다. 언론에서도 이들이 정착하는 모습보다는 기획 탈북, 성매매, 체제 모순 등 자극적인 주제만 다루는 측면이 있다. 이런 것들이 북한 이탈 주민을 사회구성원으로 보지 않고 ‘2등 국민’으로 바라보는 시선이다. 통일은 이미 시작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이들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통일도 힘들다. 북한 이탈 주민과 조화를 이루는 것은 일종의 통일 예행 연습이다. 이들과 어떻게 대화하고 사회 안정을 이룰 것인지, 국민, 기업, 정부는 북한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가지고 접근할 것인지 시야를 넓혀야 한다. 그러려면 정부, 기업에서는 대화와 협력 모델을 만들어야 하고, 정부와 언론은 국민들에게 사고의 틀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국민들에게는 통일이 당위적이기보다는 나에게 직접적으로 이익이 되느냐 아니냐의 문제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다만 한 가지 통일에 따른 이익을 강조하다 보면 남한만의 이익을 부각시키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지양해야 할 부분이다. 정리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약력 ▲31세 ▲2004~2006년 정유회사 근무 ▲2007년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졸업 ▲2007년 동국대 대학원 북한학과 석사과정
  • ‘국책사업 논란’ 내년 총선 앞두고 표심경쟁이 갈등 심화

    ‘국책사업 논란’ 내년 총선 앞두고 표심경쟁이 갈등 심화

    동남권 신공항과 과학비즈니스벨트, 세종시 수정안 등 대형 국책사업 입지 선정을 둘러싸고 지역 간 갈등이 크게 부각됐다. 특히 정치권의 갈등 양상은 점입가경이다. 4일 신공항 백지화에 대한 반작용으로 여야 비수도권 의원들은 정부의 대기업 수도권 투자를 뼈대로 하는 ‘산업 집적 활성화 및 공장 설립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안’에 반기를 들었다. 국책 사업에 대한 정부의 총체적인 관리 부실이 주요인이기는 하지만 총선을 앞둔 국회의원들의 표심 경쟁이 갈등을 심화시킨다는 지적이 많다. 조현연 성공회대 교수는 “국회의원은 국민 대표성도 가져야 한다.”면서 “당면 현안과 미래 지향적 정책이 부딪칠 때 냉철하게 판단해서 유권자를 설득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일부 여야 의원들은 당선 무효 규정을 완화하는 법안에 한목소리를 냈고 이날 선관위가 철회 의사를 밝혔지만 기업과 단체의 정치후원금을 허용하는 정치자금법 개정안에 힘을 싣기도 했다. 국민적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기업 후원금 등 이기적 입법 꼽혀 집단 이기주의의 대표적인 사례는 당선 무효형 벌금 기준을 1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완화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다. 한나라당 김충환 의원 등 여야 의원 21명은 지난 1일 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17년 전에 만들어진 벌금 100만원 규정으로 너무 많은 고발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런 낮은 액수로는 합리적인 재판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당선자의 직계 존·비속이 공직선거법을 위반했을 경우 당선을 무효로 하는 조항을 삭제하자는 법안도 발의돼 질타를 받았다. 한나라당 임동규 의원 등 여야 의원 53명은 지난달 4일 “헌법에 위배되며 본인이 아닌 친족의 잘못으로 당선이 무효되는 건 과도하다.”며 법안을 발의했다. 여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지난 2월 국회 때 기습 합의, 상정한 기업·단체의 정치후원금을 허용하는 정치자금법 개정안도 이기적인 입법으로 꼽힌다. 결국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개정 의견을 철회했다. 이와 함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지난달 11일 통과시킨 상장회사에 준법지원인 1인을 의무적으로 두게 하는 상법 개정안도 “법조 출신 의원들이 만들어낸 변호사 일자리용 법안이며 옥상옥”이라는 반발에 부딪혔다. 지역 이기주의도 기승이다. 한나라당 김성조 의원, 민주당 이낙연 의원, 자유선진당 이상민 의원 등 비수도권 의원 13명은 이날 수도권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하는 법안에 대해 관보 게재 철회를 요구하는 등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에 맞불을 놓았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 선정 문제도 충청권 의원들은 “대통령 공약”을, 영·호남 의원들은 “지역 균형 발전”을 들어 ‘쪼개기’에 나선 형국이다. ●국가대표성보다 지역대표성 부각 국가정책과 지역정책의 갈등 지수가 높아진 데는 다양한 측면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우선 시기적 문제를 들 수 있다. 내년이 총선·대선을 치르는 격변기라는 점이다. 국회의원들이 지역 이익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현 상황을 ‘대표성의 전환’으로 규정한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정당과 계파가 더 이상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위기 의식이 심해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다 보니 지역 대표성이 점점 부각된다는 것이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지난달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치 생명을 걸었다.”고 밝히며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자.”고 주장한 것은 지역주의의 위력을 체득한 까닭이다. 김호기 연세대 교수는 이를 두고 “갈등 구조가 존재하더라도 정치권이 조정해야 하는데 오히려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입법’ 과정을 예로 들더라도 그 자체를 전쟁으로 표현하는 등 일상 정치에서부터 갈등을 내포하고 있다. 여기에 지역적 문제가 합쳐지면 ‘제로섬’ 게임으로 치닫는 것이 의회 정치의 대표적 단상이다. 지역주의가 고착화된 한국 정치 상황을 여실히 드러내는 현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윤철 경희대 객원교수는 “지역주의 구도에서는 국가 균형 발전 정책도 개발주의로 흐르기 쉽다.”고 꼬집었다. 지방의 균형 발전 소외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를 논외로 치더라도 정치권은 사회적 갈등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지역 현안이 당장 해결되지 못했다 해서 다른 지역 현안을 저지하겠다고 나서는 식의 극단성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원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큰 틀에서 논의하고 조정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큰 틀에서 논의·조정 필요”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총선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대선만큼은 지역 개발 공약보다는 가치 공약 중심으로 가면 갈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가 균형 발전의 발상 전환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김윤철 교수는 “지역 발전은 국가위임 사무의 범위, 자치권 문제, 지방세 등 지방의 내생적 발전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이를 위해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힘을 모아 지방자치 활성화를 지원하는 일종의 사회적 협약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정치권의 집단 이기주의의 경우 개인적으로 양식 있게 대처하는 태도와 함께 국민적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 조현연 성공회대 교수는 “정치인들이 책임질 부분을 제대로 하고 문제를 풀어 달라고 해야 설득력을 갖는다. 지금처럼 전혀 신뢰가 없는 상황에서 요구하면 명분을 얻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민전 교수는 “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개정안 요구에는 개혁과 비개혁이 혼재돼 있다.”면서 “선거를 앞두고 자기 선거에 유리하게 하려는 현상에다 이 두 가지 요소가 섞이면 바람직한 방향도 발목 잡힐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법률적 기준 외에도 정치인들이 이익을 추구하는 방법이 합리적인지, 허용 가능한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사회적인 기준을 먼저 세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구혜영·강주리기자 koohy@seoul.co.kr
  • [Seoul 요모조모 만원의 행복] 덕수궁·정동극장 주변 길

    [Seoul 요모조모 만원의 행복] 덕수궁·정동극장 주변 길

    중구 태평로와 정동에는 ‘~터’(址)라는 조그만 표석들이 유달리 많다. 역사적 격변기를 거치면서 사라진 문화 유적지와 역사적 현장이 그만큼 많다는 것이다. 따스한 봄볕이 내리쬐는 17일 덕수궁과 정동극장 주변을 거닐며 ‘숨은 역사 찾기’에 나섰다. 옛 건물과 역사적 현장은 사라지고 없지만 그 속에 담긴 이야기가 표석에 새겨져 당시의 상황을 생생하게 전해준다. ●서울신문 건너 4·19혁명 표석 먼저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6번 출구로 나오자 도로원표가 눈에 들어온다. 서울과 국내외 주요 도시 사이의 거리를 표시하는 기준점으로 1914년 세종광장에 있다가 1997년 12월 이곳으로 옮겼다. 도로원표 앞에 있는 한국금융사박물관을 끼고 왼쪽으로 돌자 ‘서학당 터’ 표석이 반긴다. 서학당은 조선시대 4부 학당 중 하나로 양인(良人) 이상 100명이 입학해 공부한 곳이다. 15세에 승보시를 합격하면 성균관 기재에 입학했다고 한다. 이어 덕수궁 쪽으로 걷다가 시의회 앞에서 ‘부민관 폭파 의거’를 알리는 표석을 만나게 된다. 1945년 7월 24일 독립운동가 조문기·류만수·강윤국 선생이 친일파 박춘금 일당의 친일연설 도중 연단을 폭파했던 자리다. 시의회 건물도 광복 후 1975년까지 국회 의사당으로 사용한 건물임(등록문화재 11호)을 알리는 안내판을 내걸었다. 서울신문 사옥으로 건너가는 지하보도 입구에는 1960년 4·19혁명 중심지 표석이 우뚝 서 있다. 바로 옆 서울성공회 성당 앞 도로엔 조선 세조의 사저로, 이후 비빈들이 살게 했던 곳을 알리는 ‘명례궁 터’ 표석이 남아 있다. 서울신문사 왼쪽 화단에 서 있는 ‘군기시(軍器寺) 터’ 표석은 1392년부터 1884년까지 군수물자를 제조하는 관아가 있던 곳을 알린다. 중죄인을 처형해 백성들에게 본을 보였다고 전해진다.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걷다 보면 옛 배재학당 자리에 ‘고종 33년(1896년) 우리나라 첫 민간 신문사를 세우다.’라는 독립신문 창간을 기린 표석과 ‘배재학당 터·남궁억 집 터’ 표석이 눈길을 끈다. 이화여고 수위실 앞에 있는 ‘손탁호텔 터’는 1902년 독일여성 손탁(Sontag)이 세운 서양식 호텔을 알린다. 구한 말 서구 열강의 외교관들이 외교 각축전을 펼친 곳으로 유명하다. 인근 ‘관립법어 학교 터’는 서구 열강과 외교·통상관계를 맺던 개화기인 1895년 설립돼 프랑스어를 가르치던 학교 자리다. ●조선시대 방범초소 ‘이문 터’ 이 밖에 정동길 끝 프란시스코 교육회관 앞에 있는 ‘어서각 터’는 영조의 어필을 보관하던 곳이며, 태평로 2가 삼성생명 빌딩 앞 ‘이문 터’는 조선 전기에 화재와 도둑을 막기 위해 설치한 방범초소다. 인근 ‘전환국 터’는 1883년 근대식 백동전을 찍어내던 조폐기관 자리다. 올봄에는 솜사탕 하나씩 든 아이들 손을 잡고 근현대 유적지와 주변에 숨어 있는 표석들을 찾아다니며 추억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부고]

    ●유경선(포맥스종합건설 부사장)익선(장인방재 대표이사)씨 모친상 이홍기(전 한전 부장)이종학(전 고려대사대부고 교장)이건우(전 현대중공업 상무)엄태항(전 경북 봉화군수)정구평(전 KBS 경영위원)씨 장모상 1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8일 오전 8시 (02)3410-6916 ●박채옥(전 남부발전 전무)씨 별세 호성(P&G 관리부장)씨 부친상 1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8일 오전 10시 (02)3010-2236 ●백홍기(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승환(삼성전자 과장)씨 부친상 16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18일 오전 8시 (02)2227-7547 ●홍정화(바이오트랩 사장)성화(삼성병원 이비인후과 과장)주화(유진 사장)씨 모친상 이용우(에버테크노 사장)조양구(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씨 장모상 1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8일 오전 8시 (02)3410-6915 ●백형기(현대해상화재보험)희정(이대목동병원 마취통증학과 과장)씨 모친상 박기영(박이비인후과 원장)정상일(재미 의사)정익수(삼성서울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씨 장모상 15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8일 오전 8시 (02)3410-6901 ●강경욱(한국철도공사 용산역 역무과장)희승(서울시 송파구청 팀장)씨 부친상 최만운(서울시 사무관)박종운(경기도로공사)씨 장인상 1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7일 오전 9시 (02)3010-2232 ●백태환(경주시의원)씨 모친상 15일 경북 경주장례식장, 발인 17일 오전 8시 (054)778-8895 ●김보경(한화증권 사하지점 과장)씨 모친상 15일 부산 대동병원, 발인 17일 오전 10시 30분 (051)550-9981 ●구우회(대전 서구의회 의장)씨 모친상 16일 대전 을지대병원, 발인 18일 오전 8시 (042)471-1651 ●박우만(전 LG증권 사장)씨 별세 이원희(에스제이디오·디티알알엔디 사장)씨 장인상 1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8일 오전 7시 30분 (02)3410-6912 ●이정갑(자영업)정하(육군 준장·5군단 부군단장)정호(성공회 신부·남양주시외국인복지관장)씨 부친상 15일 캐나다, 빈소 성공회남양주교회, 발인 23일 오전 10시 (031)594-5825
  • 日요청 ‘맞춤식 지원’ 중요 이미지 마케팅이용 경계를

    절망에 빠진 일본 돕기가 과열 양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한적십자사를 비롯해 기업·언론·대학들까지 ‘인류애’를 내세워 성금 모금에 팔을 걷어붙였지만 정작 도움을 받아야 하는 일본은 구호물품을 사양하고 있다. 각계에서 맹목적인 물타기식 지원보다는 일본 정부가 공식 요청하는 부분에 대해 맞춤식 지원을 해야 국익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일본 피해지역에 구호물품으로 ‘햇반’을 지원하기로 했던 CJ그룹은 지난 14일 일본적십자사로부터 사양한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16일 밝혔다. CJ 관계자는 “지금 일본이 도로 유실 등으로 유통망이 원활하지 않아서 고생하는 것이지 물품이 부족할 만큼 가난한 나라가 아니기 때문에 구호물품을 사양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혁태 성공회대 일어일본학과 교수는 “일본이 절실히 원하는 것을 도와줘야 일본도 고맙게 느낄 것”이라면서 “연예인과 기업들이 일본의 상황을 모른 채 일방적으로 돕겠다고 나서는 것은 이미지 마케팅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혜련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일본을 돕자는 열기가 뜨거운데, 이는 높은 수준의 복지의식은 아니다.”라면서 “우리 주변의 소외계층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습관적으로 후원하는 문화를 정착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다른 견해도 있다. 이상돈 중앙대 법대교수는 “동물 구호에 힘쓰는 사람들에게 동물 도와줄 돈으로 사람부터 도우라고 말할 수 없듯, 일본을 위한 성금 모금을 편협한 시각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고통을 당하는 일본인들을 돕는 마음은 인지상정”이라면서 “국경을 넘어 사람이 우선이기 때문에 최대한 돕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홍성태 상지대 사회학과 교수는 “모금 그 자체는 높은 인권 의식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지만, 뉴스가 24시간 내내 일본의 자극적인 상황을 보여주면서 사람들을 마취시키는 것은 잘못”이라며 언론의 보도행태를 꼬집었다. 이영준·김진아기자 apple@seoul.co.kr
  • 제헌헌법 18조 ‘이익균점권’ 아시나요

    제헌헌법 18조 ‘이익균점권’ 아시나요

    최근 이승만을 ‘건국의 아버지’로 치켜세우는 목소리가 크다. 이승만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대해서는 일본 극우세력의 용어 ‘자학사관’을 빌려와 “그렇다면 대한민국을 부정하느냐.”라고 비판하고, 긍정적 인식에 대해서는 미국식 용어 ‘건국의 아버지’를 빌려와 부풀리는 방식이다. 국가 중대 사안에 대해 건국의 아버지들이 헌법 제정 배경과 의미를 설명한 ‘페더럴리스트 페이퍼’(Federalist Paper)를 참고하는 미국의 풍경이 부러웠던 것이다. ●이승만 대통령 건국의 아버지? 그런데 ‘건국과 헌법’을 세트로 묶어서 파악하는 것이 한국에 어울리는지는 별로 따지지 않은 듯하다. 1948년 만들어진 제헌헌법을 뜯어보면 과연 이게 ‘자학사관’과 ‘건국의 아버지’ 운운하는 사람들이 기대하는 내용인지 의문이 든다. “그 사람들은 제헌헌법을 제대로 읽어본 적도 없다.”(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얘기도 그래서 나온다. 가령, 산업화의 토대로 꼽히는 농지개혁은 제헌헌법 86조에 규정되어 있다. 우파들은 “남한의 농지개혁은 실패했다.”는 좌파의 주장이 틀렸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1970년대 말부터 좌파 학자들은 이미 남한의 농지개혁이 비교적 성공적이었다는 점을 인정한다. 다만 그 공은 이승만이 아니라 그에 의해 빨갱이로 몰려 죽임을 당한 조봉암에게 돌린다. 조봉암은 “중국식 혁명을 막기 위해서 농지개혁을 해야 한다.”고 주장, 남한식 토지개혁을 관철시켰다. 또 제헌헌법 85, 87조는 광물 등의 지하자원과 전기·통신 등 공공산업에 대한 국·공영화, 그러니까 우파가 ‘호환마마보다 더 무서워한다’는 바로 그 ‘국·공영화’를 규정하고 있다. ●이익균점권 탄생 이유는 놀라운 대목은 한 가지 더 있다. “근로자의 단결, 단체교섭과 단체행동의 자유는 법률의 범위 내에서 보장된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기업에서는 근로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이익의 분배에 균점할 권리가 있다.”라고 규정한 제헌헌법 18조다. 노동자들에게 월급만 주는 게 아니라 기업 이윤 가운데 일부를 떼 주라는 것이다. 흔히 ‘이익 균점권’이라 불리는 조항인데, 지금 전경련 같은 곳에서 들으면 기절초풍할 소리다. 물론 삼성그룹 등 선두 기업들은 이를 자발적으로 실시한다. 그러나 ‘법이 보장한 권리’가 아니라 ‘능력 있는 자본가의 시혜’ 차원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어떻게 이런 조항이 생겼을까. 이흥재 서울대 법대 교수가 내놓은 ‘노동법 제정과 전진한의 역할’(서울대출판문화원 펴냄)은 국회 속기록 등의 자료를 토대로 이 문제에 접근한다. 전진한(1907~1972)은 이승만 정권 초대 내각의 사회부장관이었던 인물로, 좌익계 노동단체 전평(조선노동조합전국평의회)을 와해시키기 위해 조직된 우익계 대한노총에서 이승만 총재 아래 위원장을 지냈다. 이를테면 노동계의 이승만 대리인이었던 셈. 이런 인물이었건만 그는 건국에 대한 국민 지지를 이끌어내고 통일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노동자와 농민을 끌어안아야 한다고 판단해 제헌헌법에 ‘이익 균점권’을 밀어 넣었고 이에 맞춰 한국전쟁 와중에 노동쟁의조정법 등 하위 법체계를 만든다. 한마디로 광복 이후에 펼쳐질 시대는 착취와 수탈로 얼룩졌던 일제시대와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각인시켜 주고, 국가의 안정을 빨리 되찾기 위해 노동자·농민 친화적인 정책을 내놓아야 할 필요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광복 이후 노동자·농민 정책 필요 이는 유진오 박사가 만든 제헌헌법 초안에 대한 전진한의 평가에서도 드러난다. 그는 사회민주주의 이념을 담고 있는 초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경제 분야는 취약하다고 봤다. 이어 “농민과 근로대중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실현하지 않는다면 헌법 초안은 사문화될 것”이라 경고한다. 그가 이익 균점권을 생각하게 된 배경이자, 보수 정치인들과 상공회의소의 집요한 반대를 물리치고 격론 끝에 관철시킨 이유다. 흔히 제헌헌법 등 초기 법률 체계는 광복과 한국전쟁의 혼란 와중에 어서 빨리 종신 대통령이 되고 싶은 이승만의 고집 때문에 대통령제라는 권력 구조 외에는 어설프게 논의됐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이승만의 자유당마저도 원래 검토했던 당명이 노농당(勞農黨)이었을 정도로 겉으로야 모두들 노동자, 농민을 내세웠으나 실천 방도는 묘연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제헌헌법 가운데 18조와 노동관계법은 당시의 치열한 논쟁 과정으로 봤을 때 이 범주에서 제외되어야 한다는 게 이 교수의 결론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돈이 뭔지 알고 개처럼 버는 겁니까?”

    “돈이 뭔지 알고 개처럼 버는 겁니까?”

    설날 뒤끝이다. 아이들이 가장 풍요롭게 흥청거리는 때다. 연 2조원에 이른다는 풍성한 세뱃돈이 세상에 돌아다니는 때이기도 하다. 아이들은 두둑한 주머니를 앞세워 평소에 갖고 싶었던 물건을 사거나 친구들과 어울려 PC방 등에서 게임머니를 구입한다. 부모들은 공부에 지친 아이들에게 소비를 통한 잠시의 일탈을 만끽하도록 허용한다. 굳이 설날이 아니라도 평소 제대로 돌보고 대화 나누지 못하는 미안함을 돈으로 보상하곤 한다. 전통사회에서 부모의 농사를 돕고, 소 여물 베며 노동의 주체로서 경제활동에 참여하던 아이들은, 현대사회에서 철저히 소비의 주체로 우뚝 선다. 한국투명성기구의 2008년 조사에 따르면 ‘10년 감옥 사는 한이 있어도 10억원을 번다면 부패를 저지를 수 있다’고 응답한 중고생이 17.7%를 차지했다. 또한 어느 설문조사는 ‘아버지에게 원하는 것은 재력 뿐’이라는 대학생이 44%라는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여기에 데이트할 때마다 포기된 아르바이트 시급 4000원이 떠올라 결국 연애를 포기한 ‘88만원 세대’의 서글픈 청춘의 풍경들도 있다. 이런 풍경도 있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결혼식장을 폭격해 무고한 민간인 50여명의 목숨을 빼앗아갔다. 그 보상금은 가족당 200달러였다. 9·11테러 희생자들에게 지급한 보상금의 6800분의1에 불과하다. 가까운 예도 있다. 회사가 보너스를 줬다. 아싸! 그런데 동료들은 100만원을 받았는데, 나만 90만원을 받았다. 기분이 심히 울적해진다. 하지만 이 경우는 어떤가. 동료들은 모두 70만원을 받았는데, 나만 80만원을 받았다. 내색은 하지 않지만 속으로는 쾌재를 부른다. 이렇듯 우리네 삶은 쉼 없이 돈을 욕망하고, 돈에 상처받고, 돈과 관계를 맺고, 많은 가치들을 돈으로 환산한다. 대체 돈이 무엇이기에. ‘돈의 인문학’(김찬호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은 인간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어온 돈의 실체에 둘러 쳐진 껍데기를 한 꺼풀씩 벗겨낸다. 부자되는 법, 대박 터뜨리는 법 등을 다루는 재테크 책이 난무하고, 책과 신문, TV, 그리고 퇴근 뒤 술자리에서도 돈에 대한 궁상과 허세가 함께 떠들어진다. 그러나 정작 돈이 나에게 무엇인지는 얘기되지 않고 있다. ‘돈은 최상의 하인이고, 최악의 주인’이라는 프랜시스 베이컨의 아포리즘까지 굳이 언급할 필요없다.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쓴다.’는 우리 속담만 상기해도 돈이 갖고 있는 양면성은 명확하다. 정승처럼 쓰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 채 개처럼 버는 법만 부지런히 좇는 시대이니 더욱 그러하다. ‘거리의 인문학자’로 통하며 강단 안팎을 오가면서 강의하는 김찬호 성공회대 교양학부 초빙교수는 눈 부릅뜬 채 인문학과 사회학의 현미경과 망원경을 통해 돈의 실체를 들여다본다. 인문학적 접근을 한다고 해서 어려운 이론을 앞세우지 않는다. 재미있는 구체적 사례를 제시하며 누구나 삶 속에서 쉽게 사유할 수 있도록 했다. 돌돈-크고 무거울수록 가치가 높았다-을 썼던 남태평양 미크로네시아 캐롤라인 군도 야프 섬 사람들 이야기, 농담이나 불법, 사기가 아니라 진지하게 달의 토지를 분양해 떼돈을 번 미국 남자 이야기, 영화와 시, 소설이 곳곳에서 적절하게 불쑥불쑥 등장한다. 그는 “인문학적 사유가 지금 닥친 금전적 어려움에 직접적 해결책을 주지는 못한다. 그러나 성찰의 끈을 놓아버리면 우리는 더욱 무기력하게 돈의 위력에 휩쓸리고 빨려들게 된다.”면서 “인문학은 돈과의 관계를 리모델링하는 지혜와 용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고 말했다. 책에서는 마지막으로 질문을 던진다. 자녀(혹은 남)에게 돈 이외에 주고 있는, 줄 수 있는 ‘그것’이 있는가. 자녀(혹은 남)도 ‘그것’을 감사하게 받고 있는가. 그리고 대답하며 결론짓는다. 당신의 삶에 ‘그것’이 있다면 당신은 아주 행복한 사람이다,라고. 1만 3000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책 통해 빈곤 청소년에 희망 쏠 것”

    “책 통해 빈곤 청소년에 희망 쏠 것”

    인문학 책 읽기가 유행이다. 대학생들도 읽고 회사 사장님들도 읽고 직장인들도 읽고 노숙자들도 읽는다. 하지만 무엇을 읽어야 할지, 책과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를 혼자서 깨우치기란 여전히 쉽지 않다. 특히 입시에 치이는 청소년, 그중에서도 저소득층 청소년이라면 인문학에 대한 접근 자체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인문 강좌 사업과 풀뿌리 독서 모임 활성화를 표방하며 2008년 3월 문을 연 ‘독서대학 르네21’은 올해부터 빈곤 청소년 도서 지원 등 그룹 독서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대한성공회 신부인 김한승 르네21 운영위원장은 9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해까지 시범적으로 ‘희망의 인문학’ 사업을 운영해본 결과, 그룹 독서를 통해 성찰과 소통을 경험하게 된 학생들의 자아 존중감이 향상되는 성과를 이뤘다.”면서 “또한 책을 무상으로 지원해 ‘나만의 책’을 갖도록 하는 것이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경험과는 또 다른 의미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올해부터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을 받아 7개 기관 50여명의 학생들에게 모두 37권의 책을 무상 지원할 예정”이라면서 “단지 지식을 늘리는 독서가 아니라 책을 통해 자신과 타인의 삶을 사랑하고 존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출 청소년 재활 쉼터, 지역 아동센터, 마을 도서관 등 빈곤 청소년을 보호하고 있는 다양한 시설에 우선 지원되며, 점차 규모를 늘리는 한편 연령대를 낮춰 저소득 가정의 아동, 영유아로 넓혀갈 예정이다. 문제는 르네21이 대한성공회와 한국출판인회의가 공동 운영하는 비영리 시민 문화교육 기관이라는 점이다. 3년 동안 수요인문강좌, 금요대중강좌 등 80개의 강좌를 통해 2000여명의 수강생을 배출했지만 연 3억원이 넘는 예산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금액이 적자로 돌아온다. 김 운영위원장은 “사업이 확대되어 가는 상황에 맞게 맞춤형 후원을 조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후원 방법 등은 르네21 홈페이지(www.renai21.net)를 통해 문의할 수 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드러난 ‘官災 구제역’] “방역協 사실상 정부 들러리 역할”

    구제역 사태를 계기로 중앙가축방역협의회 운영 방식을 크게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어떤 전직 위원은 7일 농림수산식품부 홈페이지에 협의회 운영방식 수정·보완을 요구하는 글을 올렸다. 박창길(성공회대 교수) 전 위원은 글에서 지난 2009년 11월 가축방역위원회 구제역 분과에 위촉된 뒤 지난해 1월 이후 회의 참석 통보를 전혀 받지 못한 데 대한 원인 규명과 협의회 발전을 위한 제언을 제시했다. 그는 “중앙가축방역협의회는 질병의 전파와 파급효과 등을 논의하는 전문적이고 파급력이 큰 조직이므로 절대 정부의 입장을 들러리 서는 식으로 운영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위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그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정부가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는 열린 가축방역협의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간 살처분 정책에 대한 효용성과 가축 생매장에 대한 부당함을 줄곳 주장해 왔던 박 전 위원은 “가축방역위원들이 진실한 정보를 토대로 방역대책에 대한 기본적인 문제를 위원회에 제기하고 이를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위원의 임기는 지난해 11월 끝났다. 이경주·황비웅기자 kdlrudwn@seoul.co.kr
  • “허위사실 공표 증거없다” 이제학 양천구청장 무죄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김홍준)는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상대 후보를 비방하는 내용의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된 이제학 양천구청장(48)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허위사실 공표가 성립하려면 피고인이 공표한 사실 중 중요한 부분이 허위라는 점을 검찰이 입증해야 하는데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허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구청장은 지난해 6·2지방선거운동 당시 ‘무소속 추재엽 후보가 보안사 근무 시절 신영복 전 성공회대 교수를 간첩으로 조작하려는 고문에 가담했다.’는 허위내용이 담긴 공개질의서와 보도자료를 발송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3일 검찰에 기소됐다. 이 구청장은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고 진심으로 감사한다. 구정에 더 전념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앞으로 더욱 충실하게 구정 운영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재판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면서 “항소심에서 판단을 다시 묻겠다.”고 항소 계획을 밝혔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문화계 블로그] 한국대중음악상 ‘본연의 色’ 잃지 말아야

    [문화계 블로그] 한국대중음악상 ‘본연의 色’ 잃지 말아야

    언제부터인가 방송사의 연말 가요 시상식은 아이돌을 위한 무대로 변질됐다. 발라드나 록, 트로트 가수는 구색 맞추기로 일부 포함될 뿐이다. 거대 기획사들은 소속 가수의 출연 여부를 놓고 방송사와 힘겨루기를 벌였다. 이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질 무렵, 정반대 지형에서 2004년 출범한 것이 한국대중음악상이다. 이후 대중음악상은 이적·이한철·조PD 등 기존 뮤지션에 대한 평단의 지지를 확인하는 한편, 장기하·브로콜리너마저·검정치마·언니네이발관·국카스텐 등 실력파 언더그라운드 가수들을 ‘지상’으로 끌어올리는 데 한몫했다. 논란은 늘 있었다. 수상자 대부분을 대중이 잘 모른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선정위원회는 “인기 스타를 뽑는 게 아니라 음악성 있는 뮤지션을 발굴하는 게 이 상의 목적”이라고 반박한다. 올해도 김창남(성공회대 교수) 선정위원장은 “음악으로 사고하는 뮤지션을 발굴하는 촉매제가 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박은석 대중음악평론가는 “일부에서 대중음악과 대중이 좋아하는 음악을 혼동하고 있다.”며 김 위원장의 말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선정위원회가 최근 몇 년 새 음악성과 대중성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것처럼 비친 것은 사실이다. 2008년에는 걸 그룹 원더걸스(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부문)와 빅뱅(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음악인)이, 2009년에는 태양(R&B·소울 음악 및 노래)과 원더걸스(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음악인)가 각각 상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올해의 음반’과 더불어 가장 중요한 본상인 ‘올해의 노래’에 걸 그룹 소녀시대의 ‘지’(GEE)가 뽑혔다. 가요계의 대세로 자리 잡은 아이돌을 억지로 배제할 필요는 없다. 음악성이 있는데도 인기가 있다고 역차별을 당해서는 곤란하다. 장르 및 선정 방법 속성상 댄스·일렉트로닉 음악 부문과 네티즌 부문은 아이돌이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해도 명확한 기준은 필요하다. 지난 25일 발표된 올해(8회) 수상 후보에서는 소녀시대와 카라가 탈락한 반면, miss A(올해의 노래)와 에프엑스·2NE1(최우수댄스&일렉트로닉)은 포함됐다. 선정위 측은 “소녀시대와 카라가 막판까지 경합했지만 음악적 성취도에서 (미스A 등에) 상대적으로 밀렸다.”면서 “지난해 소녀시대의 ‘지’가 ‘올해의 노래’로 뽑혔던 것처럼 주류 혹은 비주류 음악에 대한 차별은 없다.”고 해명했다. 명암이 엇갈린 걸 그룹들의 음악적 성취도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한국대중음악상이 이른 시간 안에 대안적 음악상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은 독특한 색깔과 함께 확고한 선정 기준 등 정공법을 택한 덕분이란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장르별 구색을 맞추는 시상식은 이미 차고도 넘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세 가지를 뺀 中역사 흥망성쇠

    너무도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잘 알지 못하는 것. 또한 긍정과 부정의 양 극단을 오가면서도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하는 것이 중국 역사에 대한 우리 앎의 현주소다. 학창 시절 세계사 시간에 줄줄 외워야 했던 ‘은-주-진-한-남북조’는 박제화한 중국 왕조사의 나열에 불과했고, 진시황의 분서갱유니, 안녹산의 난이니, 중국의 4대 발명품이니 하는 것은 단편적 지식의 축적일 뿐이었다. 굳이 중국의 역사를 배워야 할 만큼 지피지기(知彼知己)의 교훈도 없었고, 미래 한·중 관계의 새로운 전망도 갖기 어려웠다. 과거의 역사를 읽는 것도, 외국의 사례를 들여다보는 것도 결국 ‘지금, 이곳’에 대한 문제의식에서라면 아쉬움이 컸던 것이 사실이다. ‘천추흥망’(정근희 등 옮김, 따뜻한손 펴냄)은 중국의 5000년 역사를 한 줄기에 꿰어 재해석한 역사서다. 2년 남짓 산고를 거친 끝에 최근 8권으로 완간됐다. 중국의 세계적 석학으로 꼽히는 거젠슝(葛劍雄) 상하이 푸단대 교수가 총편집을 담당한 ‘천추흥망’은 중국 최초의 통일 왕조인 진(秦)부터 시작해 신해혁명으로 인해 무너진 중국 최후의 봉건왕조 청(淸)에 이르기까지 중국 역사상 중요한 여덟 개 왕조별로 정치·경제·군사·문화·과학기술·법률·종교 등의 역사적 사건과 흥망 변천사를 들여다보고 있다. 중국 반만년 역사를 보는 도구로서 현미경과 망원경을 동시에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단순히 역사학자들의 공동 저서가 아니라 철학·법학·문학·지리학을 전공한 학자들이 참가함으로써 역사 해석의 폭과 깊이를 더욱 풍성하게 한 책이다. 2000년 출간 이후 제12회 중국도서상을 받는 등 중화민국 수립 이후 중국 학계가 이룩한 최고의 연구 성과로 평가받는 ‘천추흥망’ 시리즈의 역사 기술에는 세 가지가 없다. 첫째, 각 권의 구성 체계는 통사(通史)의 형식을 취하지 않았다. 일종의 기전체 형식을 취하며 시기별로 의미 있는 사건과 주제를 선별해 집중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역사의 객관적 서술과 함께 필자의 분석과 해석이 곁들여져 오늘날의 시각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둘째, 한족(漢族) 중심의 역사관이 없다. 왕조별로 분석하는 틀을 취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다. 실제 중국 역사에서 한족이 만든 통일왕조는 한(漢), 송(宋), 명(明) 정도뿐이다. 지금 개념으로 따지면 변방 소수민족이 중원으로 진출해 건설한 정권의 발전과 쇠퇴의 이야기를 품으며 폭넓은 시야로 중국사를 서술한다. 55개 소수민족까지 아우르는 넉넉한 시선, 조금 삐딱하게 본다면 하나의 중국 건설이 절실한 과제로 제기되는 현대 중국 정부의 절박함이 지면 너머로 슬며시 비쳐진다. 마지막으로 통치자의 행위와 사건을 중심으로 한 왕조사관이 없다. 당대 사회를 충실하게 재현하며 민중들의 생활상, 사회상을 꼼꼼히 기록했다. 왕조별로 분류된 민중사관에 가깝다. 김창영 따뜻한손 대표는 “중국 왕조의 흥망을 중심으로 중국을 바라보며 중국을 재발견하고 지피지기의 지혜를 배울 수 있을 것”이라면서 “중국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입체적 번역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중국이 만들어낸 중국 역사를 읽는다는 것은 부지불식간에 ‘21세기판 중화주의’를 받아들일 수 있는 우려가 늘 도사리고 있다. 한·중 관계 속에 동북공정 등의 역사 해석의 갈등이 현재진행형으로 남아 있기에 더욱 그러하다. 신영복 성공회대 명예교수가 쓴 제호는 편안하면서도 시원스럽다. 각 권 1만 9800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부고]

    ●최병기(포스코A&C Plant CM2실 부장)병태(서울신문 기획사업국 부장)씨 모친상 승규(LG전자 MC연구소 주임연구원)씨 조모상 8일 하계동 을지병원, 발인 11일 오전 6시 (02)970-8444 ●이기석(SBS방송아카데미 원장)씨 장인상 9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11일 오전 8시 30분 (02)2258-5973 ●김동일(삼양사 부장)동훈(전 SK증권 전주지점장)동욱(전북대 공대 교수)동주(현대해상화재보험 차장)씨 모친상 8일 전북대병원, 발인 11일 오전 9시 (063)250-2441 ●우한영(전 현대건설 이사·전 가나개발 대표이사)씨 별세 인혁(삼일회계법인 부장)씨 부친상 서동호(동부생명 과장)씨 장인상 이주희(국립국악원 무용단)씨 시부상 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1일 오전 7시 (02)3010-2265 ●전수진(IBK투자증권 감사)씨 모친상 김명호(고봉골프클럽 회장)이시영(전 복자여고 교사)씨 장모상 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1일 오전 7시 (02)3410-6915 ●조동민(한일여성친선협회 이사)씨 별세 이창훈(콜럼비안케미컬즈코리아 대표이사)씨 모친상 재호(동우화인켐 주임)재상(니싼모터스 디자이너)씨 조모상 8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11일 오전 7시 (02)2258-5979 ●정병기(CJ 감사팀 부장)씨 부친상 이은우(현대자동차 강서영업소)박종웅(전 국민은행)씨 장인상 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1일 오전 9시 (02)3010-2295 ●육영태(서울기계공고 교사)영철(알파색채)영자(풍납초 교사)영미(송파중 〃)영란(중앙대 외래교수)영숙(성신여대 교수)씨 부친상 서용주(삼성생명)정병기(KIST 전자재료센터장)이중원(북경대 연구원)씨 장인상 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1일 오전 6시 (02)3010-2262 ●문진호(한국전력기술 부장)씨 부친상 방하집(세화고 교사)김문경(한국남부발전 대외사업전략실 처장)씨 장인상 9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11일 오전 7시 (02)2258-5957 ●정화식(캐나다 거주)순식(대구시의회 건설환경전문위원)도영(사업)덕영(〃)씨 부친상 8일 대구의료원, 발인 11일 오전 8시 (053)560-9580 ●김광선(범우네트웍스 상무)광봉(SK건설)광준(대한성공회 교무원장)씨 모친상 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1일 오전 6시 (02)3010-2294 ●이명재(미국 거주·사업)휘재(자영업)영재(성수엔지니어링 대표이사)정재(자영업)보옥(교사)정은(미국 거주)씨 모친상 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1일 오전 6시 (02)3010-2291
  • 英 윌리엄 왕자 세기의 결혼식 코드는 ‘긴축’

    英 윌리엄 왕자 세기의 결혼식 코드는 ‘긴축’

    사월의 지구촌을 핑크빛 설렘으로 물들일 영국 왕위계승 서열 2위 윌리엄(왼쪽·28) 왕자의 세기의 결혼식 코드는 ‘긴축’이다. 영국 왕실은 오는 4월 29일 윌리엄 왕자와 동갑내기 ‘중산층’ 신부 케이트 미들턴(오른쪽)의 결혼식 세부 일정을 지난 5일(현지시간) 공개했다. 런던 웨스트민스터 성당에서 열릴 결혼식은 최대한 간소하게 치르는 쪽으로 초점이 맞춰졌다고 텔레그래프 등 현지언론들이 전했다. 정부 재정난과 긴축 정책 등으로 국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맨 터라 영국 왕실은 한껏 몸을 낮췄다. ●국가 휴일 지정… 신부마차는 없애 영국 성공회 수장인 로완 윌리엄스 대주교의 주례로 진행될 결혼식은 국가 휴일로 지정됐다. 이번 긴축 결혼식의 핵심은 무엇보다 전통 왕실 혼례의 화려하면서도 번거로운 절차로 꼽혔던 신부 마차를 없애기로 한 것. 미들턴은 마차를 타고 연호하는 국민하객들에게 가두 인사를 하는 관례를 깨고 차량으로 신속히 결혼식장에 도착한다. 윌리엄의 검소한 결혼식은 일찍부터 예견돼 왔다. 2차 세계대전 종전의 무거운 분위기를 털어내기 위해 웅장하게 펼쳤던 1947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결혼식, 작정하고 세계의 주목을 끌어냈던 1981년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비의 결혼식 때와는 시대여건 자체가 판이해졌기 때문이다. 당시 성바오로 대성당에서 화려하게 열렸던 찰스 왕세자의 결혼식에서는 부케를 든 다이애나가 신부입장 행진을 하는 시간만 4분 넘게 걸렸다. ●신랑신부 마차 퍼레이드는 관례대로 전반적인 절차와 비용은 줄이되 결혼식 하이라이트인 신랑신부의 마차 퍼레이드만큼은 관례를 따른다. 오전 11시부터 한 시간 동안의 혼례가 끝나면 정오부터 시민들은 웨스트민스터 성당을 출발해 의회 광장, 화이트홀 등을 거쳐 버킹엄궁으로 들어가는 왕자 부부의 마차 행렬을 지켜볼 수 있다. 마차 행진은 약 30분간 진행될 예정이다. 버킹엄궁에 도착한 윌리엄·미들턴 커플은 왕실 전통에 따라 잠시 발코니에 서서 인사한 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주최하는 환영행사에 이어 찰스 왕세자가 마련하는 만찬과 무도회에 참석하게 된다. 그 너른 성당들을 다 제쳐 놓고 하필이면 좁은 웨스트민스터 성당을 식장으로 고집한 배경을 놓고도 현지언론들은 설왕설래하고 있다. 성당은 엘리자베스 2세와 여왕의 어머니가 결혼식을 올렸던 곳이자 1997년 사고사한 다이애나비의 장례식이 열렸던 곳. BBC는 “윌리엄 왕자가 10대 때 어머니를 떠나보낸 아픈 공간인 만큼 자신의 결혼식으로 그 상처를 치유하고 싶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비용은 왕실과 신부측이 나눠 내기로 결혼식 비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호사가들은 “아무리 아껴 봤자 3000만~4000만 파운드(약 695억원)는 들어갈 것”이라고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경호비용에만 수천만 파운드가 들어갈 것이라는 입방아도 나온다. 파티를 포함한 전체 결혼비용은 왕실과 신부 측이 나눠 내기로 했다. 어린이 파티용품 사업을 해온 미들턴 부모도 재력이 꽤 탄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호나 신랑신부 퍼레이드에 드는 돈은 꼼짝없이 영국 정부의 지갑에서 나와야 한다. ●신혼여행계획 등은 두 사람이 직접 짜 왕실 측은 트위터를 통해 “신부의 드레스나 신혼여행지 등 이후의 세부계획은 윌리엄과 미들턴이 직접 짜기로 했다.”고 밝혔다.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루스 대학에서 만나 8년간 사랑을 이어 온 두 사람은 지난해 10월 아프리카 케냐 여행길에서 윌리엄의 프러포즈로 백년해로를 약속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재벌2세 안 부러운 연예계 ‘부잣집 도련님’ 누구?

    재벌2세 안 부러운 연예계 ‘부잣집 도련님’ 누구?

    슈퍼주니어 멤버이자 연기자로 활동하는 최시원(24)이 남다른 집안으로 ‘도련님’ 대열에 합류하면서 재벌 2세가 부럽지 않은 재력을 갖춘 연예인들이 주목 받고 있다. 과거 연예인이 ‘배고픈 직업’이란 인상이 강했으나 최근에는 재력을 갖춘 연예인도 늘어났을 뿐 아니라 집안과 배경을 굳이 숨기려 하지 않는 분위기에서 화제의 중심의 서는 연예인이 늘고 있는 것. 배우로는 최시원을 포함해 이필립ㆍ윤태영 등이 꼽히며 가수로는 싸이ㆍ유승찬ㆍ김종욱 등이 있다. 가장 최근 부자 연예인 대열에 합류한 최시원은 보령제약그룹 보령메디앙스의 신임 대표인 부친을 뒀다. 부친 최기호씨는 현재 무역회사를 운영하며 성공회대학교 경영학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크릿 가든’에서 가난한 무술감독을 연기하는 이필립(30) 역시 남다른 재력을 갖춰 주목을 모은 바 있다. 이필립은 연매출 2000억원 규모를 자랑하는 IT기업 미국 STG 이수동 회장의 둘째 아들로, 극중 입고 나오는 모든 옷은 협찬이 아닌 본인 소유라고 밝혀 주위를 놀라게 했다. 배우 윤태영(37) 역시 윤종용 삼성전자 상임고문의 외아들로 알려져 대표적인 ‘부잣집 도련님’으로 거론된다. 그는 미국 일로노이주 웨슬리안 대학에서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나 연기에 뜻을 품고 귀국해 연예계에 진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우 뿐 아니라 가수 중에서도 재벌2세로 불리는 연예인이 있다. ‘엄친아’란 수식어가 늘 꼬리표처럼 따라 붙었던 가수 김종욱(29)은 아버지가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사주로 알려져 데뷔 초부터 눈길을 모았다. 은행의 총 자산은 2009년 기준 2조 4740억이었다. 개성 넘치는 활동을 보여주는 가수 싸이(34)도 알고 보면 화려한 집안을 자랑한다. 싸이 아버지는 반도체 검사장비 제조업체인 코스닥 상장사 디아이(DI)의 회장 겸 최대주주로 알려졌다. 현재 군복무 중인 가수 유승찬(29)역시 뒤늦게 아버지가 미국 중국 등지에 해외법인을 둔 자동차 내장재 생산회사의 회장이다. 이 기업은 2009년 수주 3조원을 기록해 재계를 놀라게 했다. 이밖에도 한국은행장을 거친 할아버지를 둔 탤런트 이서진(38), 예송가구(수가구) 가문의 아들인 그룹 ‘쿨’의 이재훈(37) 등도 재벌 2세가 부럽지 않은 재력을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소통부재·출혈경쟁… 첫 단추부터 잘못 뀄다”

    “소통부재·출혈경쟁… 첫 단추부터 잘못 뀄다”

    31일 종합편성 및 보도채널 사업자 선정 결과를 접한 전문가들은 “첫 단추부터 잘못 뀄다.”고 입을 모았다. 우선 소통 부재를 든다. 미디어는 민주주의에서 여론 수렴을 만들어 가는 사회적 자산이고 기반인데 충분한 시간을 두고 사회적으로 논의하거나 검토하지 않고 현 정부 임기 안에 매듭지으려고 급급했다는 것이다. 강명현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종편이나 보도 채널에 대해 몇 개를, 어떤 방식으로 만드는 것이 적정한가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시장이 조성되지 않은 마당에 새로운 창구가 늘어나면 적정한 재원 확보가 어려워진다. 당연히 이전투구가 따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인숙 경원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방송통신위원회가 너무나 많은 추측과 예측, 억측이 나오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만든 것도 문제”라면서 “종편, 보도 채널 모두 사전 내정설이 불거진 것은 과정상 매끄럽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는 정부가 추구하는 공정 사회와도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기존 사업자들도 재원(광고) 확보가 버거운 상황에서 출혈 경쟁이 커질 것이라는 걱정이 크다. 선정적인 콘텐츠가 넘치면서 하향 평준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비관론이다.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현재 방송 시장 여건을 고려하면 종편 사업자가 너무 많다. 지나친 경쟁으로 공멸할 수 있는 위험성도 다분하다. 신규 사업자들이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사회적 피해들이 동반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정부가 방송광고 금지 품목 축소, 중간광고 허용 등 광고 관련 규제를 풀어 올해 8조원으로 추산되는 광고 시장을 2015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1%, 대략 13조원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을 내놓기도 했다. 한 케이블 TV 관계자는 “정부가 규제를 풀어 지상파 달래기에 나설 경우 가뜩이나 지상파 중심인 현 방송 시장이 그대로 유지되고, 기존 사업자들과 함께 종편 채널 등이 공생해야 할 유료방송 산업은 성장 정체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이렇게 되면 일각에서 우려하는 승자의 저주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무더기 종편 채널 선정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여론 독과점이 심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서중 교수는 “이미 예상했던 대로 정권과 조·중·동 (조선·중앙·동아일보) 등의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가 나왔다.”면서 “정부의 배려 없이는 종편 안착이 사실상 힘든 만큼 앞으로 자본과 정권, 언론 등 우리 사회의 중요한 사회적 권력이 유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정연우 세명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여론 지배력이 높은 조·중·동은 물론 친정부 성향의 연합뉴스가 사업자로 선정돼 앞으로 여론의 다양성에 문제가 생길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경고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방송 관계자는 “1000억원대의 적자로 YTN을 매각한 전례가 있는 연합뉴스에 보도채널을 다시 준 것은 의외”라며 심사 잣대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강명현 교수는 “뉴스 유통업체이자 도매업체인 연합뉴스가 소매업까지 하는 게 적당한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연우 교수는 “정부가 그냥 밀어붙여 시장만 열면 된다는 생각은 대단히 위험하다. 일부 정책은 후유증이 생기면 철회할 수도 있고 바꿀 수도 있지만 종편이나 보도채널의 경우는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잘못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사회적 비용을 치르게 된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어 “국민 부담은 커지면서 미디어 콘텐츠 질은 떨어지고, 여론 시장은 더 혼탁해지는 3중 부담을 지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지민·이은주·이경원기자 icarus@seoul.co.kr
  • 별세 직전까지 이윤기가 매달린 번역작

    ‘우리 시대의 이야기꾼’ 고(故) 이윤기가 마지막으로 번역한 ‘천로역정’(섬앤섬 펴냄)이 출간됐다. 모범적인 번역으로 ‘번역문학계의 개척자’로 불리는 고인은 지난 8월 별세하기 직전까지 이 작품에 매달렸다. ‘천로역정’은 영국의 작가이자 목사였던 존 버니언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우화소설이다. 기독교도로서 거듭나기 위한 투쟁, 세속적인 삶과의 갈등을 이겨내기 위한 기독교인의 일생을 그린 ‘영적인 자서전’으로 불린다. 청교도혁명 당시 국교인 성공회에 반대하며 청교도 의용군으로 싸우기도 했던 버니언은 청교도주의 복음 전파를 금지하는 법을 어겨 감옥살이를 하고 이 책을 펴냈다. 이윤기는 책의 제목에 대해 “원래 제목 그대로 번역하면 ‘순례자의 여정’에 가깝지만, ‘천로역정’으로 굳어진 것은 순례자의 궁극적인 목적지가 내세의 하늘나라(천국)라는 것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인 것 같다.”면서 “‘하늘나라 가는 길’이라는 제목이 우리 시대에 걸맞게 쉽고, 또 그 제목의 의미와 내용을 짐작하게 하는 데 요긴하지 않을까 싶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1678년 펴낸 1부는 주인공 ‘기독자’가 안락한 생활을 뿌리치고 온갖 모험과 시련을 헤치고 ‘거룩한 성’에 이르는 과정을 그린다. 1부를 쓰고 나서 6년 뒤인 1684년 별개의 작품으로 쓴 2부는 남편 기독자가 거룩한 성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안 아내가 네 아들을 데리고 떠난 순례의 여정을 담았다. 이윤기는 보편적인 신앙의 편력을 다룬 서사 종교소설인 1권과 달리 2권에서는 저자의 시선이 종파 간의 통혼 문제, 교인들 사이의 응집력 등으로 옮겨간다고 지적했다. 두권의 시선이 이렇게 다른 것은 버니언이 2권을 쓸 당시 비교적 안정된 삶을 누리면서 사회의 정의와 죄악의 속성에 눈을 댈 여유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천로역정’은 삶의 문제를 성서로 풀어낸 작품이지만, 종교나 지역 장벽을 넘어 읽히는 고전이다. 이윤기는 “수많은 인용구와 관용구, 평범한 구어체 문장을 예술적으로 완성한 버니언의 문학은 후세의 문학을 위한 든든한 디딤돌이 됐다.”고 해설했다. 이어 “같은 신을 섬기면서도 의견이 조금이라도 다른 교인이 있으면 불기둥에 매다는 것까지 망설이지 않던 시대에 버니언은 명백히 독단적인 자신의 의견을 우화로 빚어낸 용감하기 짝이 없는 기독교도였고, 사람들이 말세의 불길한 예감에 시달리던 시대, 교조적인 교리와 경직된 논리가 문필가의 혀끝과 붓끝을 지배하던 그 시대에 그는 피가 통하는 인간의 무리를 통하여 자신의 열정을 창조적으로 드러낸, 분명히 위대한 서사 시인이었다.”고 평가했다. 1만 4000원.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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