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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교플러스] 금요·수요강좌 19·24일 개강

    절두산순교성지는 2008년 하반기 교양강좌인 금요강좌(11월28일까지)와 수요강좌(11월26일까지)를 19일과 24일 각각 개강한다.‘내 아이 행복지수 높이기’ 주제의 금요강좌는 한국평신도사도직협의회 권길중 교육위원장이 도움말을 준다.‘성경과 동양사상 더불어 보기’ 주제의 수요강좌는 타이완에서 노자·장자사상을 연구하고 지난해 도가사상과 관련한 ‘TAO’를 펴내 화제가 된 임금자(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녀회) 수녀가 강의한다.
  • [씨줄날줄] ‘줄탁동시’/구본영 논설위원

    ‘줄탁동시( 啄同時)’란 중국 송대 선종(禪宗)의 화두를 모은 공안집(公案集)인 ‘벽안록’에 나오는 화두다.‘줄탁동기( 啄同機)’라고도 한다. 줄은 알 속의 병아리가 껍질을 두드려 바깥으로 나갈 때를 알리는 소리를, 탁은 어미 닭이 이에 맞춰 밖에서 껍질을 깨주는 것을 의미한다. 어려운 한자인 탓인지 일상에서 잘 안 쓰이는 글귀다. 하지만 ‘3김(金) 정치’ 때 김종필(JP) 자민련 총재가 사용하면서 세간에 널리 회자됐다.1997년 대선을 앞두고 3김 중 인문학에 관한 한 상대적으로 조예가 깊었던 그가 신년휘호로 쓰면서다.JP는 김대중(DJ) 당시 국민회의 총재와의 연대(DJP연합)를 포함해 대권 쟁취를 위해선 때를 놓치지 않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겠다는 의중을 은유적으로 드러냈던 셈이다. 한국경제가 요즘 고물가·저성장에다 미국발 금융위기까지 겹쳐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최고경영자(CEO)들은 위기 극복을 위한 최적의 화두로 ‘줄탁동시’를 꼽았다. 삼성경제연구소 경영자 대상 사이트 ‘SERICEO’가 CEO 307명에게 ‘불황 극복 방법’을 표현하는 사자성어를 물은 결과다. 줄탁동시에 공감하는 응답자가 21.6%로, 인재 발탁을 뜻하는 삼고초려(三顧草廬), 즉 삼고지례(三顧之禮·3.4%)를 훨씬 웃돌았다. 이는 기업이 당면한 불황을 극복하려면 노사가 적기에 똘똘 뭉쳐 협력하는 게 최선임을 가리킨다. 병아리와 어미 닭이 안팎에서 타이밍을 맞춰 알을 깨듯이 말이다. 하기야 최근 삼국지 연구자들도 적벽대전의 진정한 승인은 촉·오 연합군의 완벽한 협력이라고 하지 않는가. 나관중은 야사인 삼국지연의에서 동남풍을 부른, 제갈량의 신출귀몰함만을 미화했지만…. 때를 맞춰 안팎과 상하의 협력으로 극복해야 할 일이 어디 기업이 직면한 불황뿐이랴. 어려움에 봉착해 있긴 나라 경제나 남북관계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모쪼록 정부와 국민, 그리고 국제적 기류 등 세 방면의 호응하는 힘이 모아져 국가경영상의 갖가지 난제들이 극복되기를 빌 뿐이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월스트리트發 국제금융 패닉] 국내 전문가들 “리먼 파장 제한적”

    [월스트리트發 국제금융 패닉] 국내 전문가들 “리먼 파장 제한적”

    미국발(發) 금융패닉으로 세계경제가 위기를 맞고 있다. 이번 사태는 파생상품 등의 금융부실로 초래된 것으로, 그 파장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다만 미국의 양대 국책 모기지업체 패니매, 프레디 맥이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으면서 미국의 금융부실은 큰 고비를 넘겼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현재 불거지고 있는 리먼 브러더스 등은 2차 여진으로, 파장이 제한적일 것이란 얘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파생상품의 속성상 언제 어디서 어떤 충격을 던질지 예측할 수 없다는 비관론도 있다. ●“모든 악재 노출… 추가위기 없다” 삼성경제연구소 김경원 전무는 “미국 금융불안의 핵인 패니매와 프레디 맥이 일단 위기를 넘긴 상태여서 리먼 등의 상황은 이보다 훨씬 약하다.”면서 “지금까지 숨겨져 있던 불안요인들이 거의 다 드러났기 때문에 아직 알려지지 않은 추가 위기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남아 있는 여진은 향후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충격이 클 수도, 작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만 시장은 현상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하게 마련인 만큼 정부의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최공필 우리금융지주 전무는 “문제의 소지가 있는 곳은 거의 다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금융부문의 타격이 고용·생산·수출 등 실물부문 쪽으로 전이되느냐의 여부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미국의 부동산값 하락이 추가적으로 지속될 경우 금융부실은 또 다른 실물경제 위기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최 전무는 “이 같은 우려가 국내 경제에 영향을 덜 받기 위해서는 우선 외화유동성 확충 등을 통해 자산시장의 신용경색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물경제 위기로 바뀔 수도” 현오석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초빙교수는 “글로벌 시장에서 이번과 같은 금융위기는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는 것”이라면서 “위기가 왔을 때 견딜 수 있는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재정의 건실화, 대외신인도 제고 등이 그 대안이라고 말했다. 필요할 때 돈을 풀기 위해서는 국가재정이 건실해야 하고, 돈이 필요할 때 빌리기 위해서는 글로벌네트워크를 통해 신인도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현 교수는 “미국발 금융쇼크는 금융의 국제화에 대한 비용(코스트)을 지불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정부가 주도적으로 마련해야만 제2, 제3의 쇼크에서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조직 사전예측 등 비효율적” 권영준 경희대 교수는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론(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 이후 국내를 괴롭혔던 위기설은 정부의 안이하고 일관성없는 정책이 증폭시킨 점이 적지 않았다.”면서 “선제적 대응시스템이 없고, 사후대책만 있는 한 금융위기가 올 때마다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특히 외환정책은 기획재정부가, 자본 및 금융시장은 금융위원회가 맡고 있는 현 정부 조직이 정책조율, 사전예측, 관리감독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MB노믹스 실행프로그램’ 멈춰서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실패 파문이 정국을 뒤흔들고 있다. 한나라당은 12일 홍준표 원내대표와 원내지도부가 사퇴 의사를 밝히는 등 전날 추경안 강행 처리가 무산된 데 따른 후폭풍으로 휘청거렸다. 특히 예결특위 전체회의의 정족수 논란은 원내 리더십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혔다. 민주당은 ‘선 사과·재발방지’와 이한구 예결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차제에 대여 공세를 본격화할 태세다. 이에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추석 이후 ‘재시도’ 의사를 밝혀, 추석 이후에도 추경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의 힘겨루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국 경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추경안이 사실상 ‘MB 노믹스’의 첫 단추라는 점을 고려하면 여권은 만만치 않은 내상을 입은 셈이다. 감세·규제완화·공기업선진화 등 이명박 정부의 국정기조를 대표하는 관련 법안이 줄줄이 예고돼 있다. 한나라당이 추석 전에 서둘러 처리하기로 한 것도 이같은 인식과 무관치 않다. 윤상현 대변인은 이와 관련,“민생 안정 차원에서 더 이상은 미루기 힘든 상황이었다.”며 강행 처리 배경을 설명했다. 추경안 처리 무산의 주요 원인이 국회 예결특위의 ‘정족수 부족’ 때문인 것으로 밝혀지자 원내 리더십의 책임론이 확산되고 있다.18대 첫 강행처리라는 정치적 부담까지 떠안게 됐다. 국정지지도가 급전직하 중이고, 추석 직전에 일어난 최악의 사태라는 점은 여권이 정기국회 대비전략을 전면 재검토할 수밖에 없는 요인이 되고 있다. 민주당은 ‘18대 최대 망신극’,‘날치기 미수’,‘의회민주주의 폭거’라는 격한 표현을 써가며 맹공을 퍼부었다. 정국 주도권 확보 과정에서 유리한 국면을 맞았다고 판단한 것 같다. 이날 서울역에서 치르기로 했던 최고위원회의를 국회에서 갖고,‘역사의 현장’인 예결위 회의장에서 긴급의총을 갖는 등 ‘승기(勝氣)’를 이어가는 데 분주했다.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나라당이 미숙하고 졸렬한 군사작전을 감행하다가 스스로 자기 발등을 찍었다.”며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민주당은 이번 파문을 청와대에 대한 한나라당의 ‘과열 충성경쟁’이라고 확신하는 분위기다. 박병석 정책위의장은 의총에서 “한나라당 외부의 강력한 주문이 이같은 사태를 낳은 것 같다.”고 받아들였다. 이는 정국 주도권 싸움에서 ‘여당 VS 야당’,‘야당 VS 청와대’의 대립 등 중층 대결국면이 전개될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김형오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여부도 주목된다. 전날 김 의장은 직권상정을 거부한 이유를 “한나라당 의원들이 본회의에 130명밖에 참석하지 않았는데 한나라당만이 (직권상정을 )요청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추경안에 대해 민주당이 전면 재논의를 주장하고 있어, 한나라당이 민주당의 안을 대폭 수용하지 않는 이상 여야 합의로 처리되긴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추경안 처리 시한과 여권 내 갈등이 미칠 파장 등의 변수까지 보태지면, 김 의장이 직권상정을 무작정 마다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용어클릭 ●사보임 국회 교섭단체 대표의원의 요청에 따라 상임위 소속 위원을 교체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상임위 소속 위원이 질병 등의 이유로 상임위 활동을 하지 못하거나, 소속 상임위원이 당론과 배치된 의정활동을 펼쳐 당 차원에서 위원 교체 필요성이 있을 때 활용된다. 불가피하게 진행돼야 할 상임위가 의결 정족수가 부족해 개의되지 못할 경우 불참 위원을 사임시키고 새 위원을 임명하는 절차를 이르기도 한다.
  • “인재양성 사후관리가 성패좌우”

    “인재양성 사후관리가 성패좌우”

    정부는 11일 ‘미래산업 청년리더 10만명 양성계획’을 발표하면서 고용 창출과 성장동력 확충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최우선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내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1조원을 들여 청년층 10만명에게 고급 일자리를 마련해 주겠다는 것이 골자다. 일자리 하나에 평균 1000만원의 국가재정이 들어가는 셈이다. 그러나 효율적이고 투명한 사업 집행이 이뤄지지 않으면 국민 세금은 있는 대로 투입되고 별다른 성과는 내지 못했던 과거 유사한 정책들의 전철을 그대로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만만치 않다. 육동한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고학력 청년층의 눈높이에 맞는 괜찮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동시에 미래 첨단 산업계의 인력 수요를 충족시키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83%에 이르는 높은 대학 진학률 등 우수한 외형상 지표에도 불구하고 대졸자들의 실무능력은 산업현장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미래 성장산업으로 꼽고 있는 분야별로 다양하고 구체적인 세부실천 계획을 세웠다. 이를테면 4만 3000명의 고급인력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부문의 경우 ▲다학제 협동과정 대학원 개설 1470명 ▲최우수실험실 지원 725명 ▲폐기물 에너지 및 자원화 전문인력 양성 1510명 ▲해양에너지 전문인력 양성 630명 등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았다. 두루뭉술한 포괄적 계획을 통해 나중에 부처별·기관별 예산 나눠먹기 경쟁이 극심했던 과거 실패사례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예산낭비 방지 등을 위해 별도의 추진기구나 기관 등도 만들지 않기로 했다. 재정부는 “구체적인 사업내용과 지원대상 선정은 각 부처 및 연구기관간 협의를 통해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책의 성패 여부는 정부의 강도 높은 사후 관리에 있다고 강조한다. 인력 양성이 적절한 취업으로 제대로 이어졌는지, 주관 및 진행기관이 올바르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지 철저하게 관리·감독해야 한다는 것이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이번 계획이 성공하려면 재정부가 컨트롤 타워로서 기능을 확실히 하면서 각 부처의 예산 집행 등을 수시로 점검하는 등 강도 높은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부처간 예산 따내기 경쟁으로 인해 사업 중복이나 거짓 보고 등 비효율적인 예산 낭비가 많아 대부분 실패로 끝났다는 지적이다. ‘맞춤형 인력’의 양성도 관건이다. 국책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10만명 고용 창출을 모두 고급 일자리로 채우기는 쉽지 않으며 산업계도 그럴 여력이 충분치 않다.”면서 “학력 등 수준별, 전공별로 세분화해 맞춤형 인재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40년후 한국 농촌의 모습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40년후 한국 농촌의 모습

    농업 시장 개방과 유전자변형농산물(GMO) 수입, 인구 고령화, 지구 온난화 등에 관한 갖가지 이슈들이 불거질 때마다 한국 농업의 토대가 뿌리째 흔들리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과연 한국 농촌의 미래는 없는 것일까? 우리 농촌의 위기를 희망으로 바꾸려면 앞으로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국내 농업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2048년 우리 농업의 모습을 예측해 보았다. ■ 텃밭엔 고추 대신 파프리카… 헬기로 볍씨 뿌려 #1.2048년 9월. 충북 충주시 인근에서 농사를 짓는 김시영(34)씨는 “40년 전만 해도 집 주변에서 논을 쉽게 볼 수 있었다.”는 할아버지의 말씀이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벼농사를 짓던 개인농이 기업농과의 가격 경쟁을 견디지 못하고 자취를 감춘 탓이다. 김씨의 머릿속에 자리잡은 벼농사는 100㏊ 단위로 농지를 빌려 헬리콥터로 볍씨와 농약을 뿌리는 방식일 뿐이다. 할아버지가 한창 농사를 짓던 40년 전만 해도 벼 재배면적이 90만㏊에 달했다고 하지만 지금은 50만㏊도 되지 않는다. 대신 지구온난화로 이모작이 가능해져 생산량은 오히려 늘어났다. 국제적 시장 개방의 추세로 2050년 무렵에는 집 근처 소규모 논밭에서 작물을 일구던 영세농은 완전히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인다. 대신 대규모 곡물을 재배하는 기업농과 고부가가치 특화작물 재배에 집중하는 특화농이 그 자리를 꿰찰 공산이 높다. 단, 고령화로 농가와 농지가 매년 큰 폭으로 감소하는 현실은 앞으로도 농촌 경제를 크게 위협할 전망이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농가 가구 수는 2005년 127만가구에서 2030년 53만가구로 감소할 전망이다. 농지는 같은 기간 190만㏊에서 130만㏊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농산물 고급화로 외국산과 승부 #2. 요즘 농가에는 각자 자신이 키운 농산물을 ‘명품 브랜드’로 포장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김씨의 마을에서도 ‘김영로 키위’ ‘최석영 파인애플’이 인기가 높다. 이름만 봐도 품질이 좋은지, 나쁜지를 인터넷을 통해 금방 알 수 있어 소비자 반응이 좋다. 김씨도 자신이 키우는 파프리카를 외국산 제품보다 값비싼 명품으로 만들기 위해 서울 유명 대학이 제공하는 원격 MBA 과정을 이수 중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우리나라 농업이 정보기술(IT)·녹색기술(GT) 등과 결합해 고도의 ‘고부가가치화’ 농업을 추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산 등과의 저가경쟁보다는 기능성 건강식품 등의 틈새시장을 공략함으로써 우리 농산물만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충북대 성진근 명예교수(농업경제학)는 “통일벼의 사례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 ‘저가 농산물이 시장을 무조건 장악할 것’이라는 우려는 과장된 것”이라며 “나날이 발전하는 농업기술을 잘 활용하면 비교우위에 있는 작물들이 하나둘씩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낙관했다. #3. 최근 김씨 주변에는 정밀기술에 의한 농업자동화로 생산성을 높이려는 시도가 한창이다. 김씨의 집 옆에도 연면적 500㎡ 규모의 ‘식물공장’이 가동 중이다. 파종기, 수확기, 발아장치, 일광조절장치, 영양주입기 등이 갖춰져 있어 양질의 채소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해 온도, 습도, 강우, 풍향, 풍속 등의 기상 상황과 난방기, 개폐기 등의 기기 운전 상태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2048년 무렵에는 정밀 농업기술이 보급돼 일손을 거의 필요로 하지 않는 신기술이 곳곳에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엄청난 전력 소비량과 농업자동화를 위한 수백억원의 초기 건설비용은 농가의 숙제로 남겨져 있다. 농촌경제연구원 김정호 부원장은 “앞으로 자동화, 로봇화, 무인화 관련 농기계가 전국에 확산될 것”이라면서 “첨단 기술의 발전으로 리모트센싱, 위성위치추적(GPS) 등과 정밀농업기술이 결합돼 사람의 손길이 거의 필요로 하지 않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후변화와 유전자 조작…작물 빠르게 변화 #4. 김씨는 “예전에 저 넓은 밭에 사과나무가 가득했다.”는 할아버지의 말이 의아하기만 하다. 날씨가 이렇게 더운데 사과 농사를 지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지금 이 지역의 대표 작물은 키위와 바나나, 무화과 등. 예전에 이곳에서 자랐다는 복숭아, 사과나무 등은 강원도에나 가야 볼 수 있다. 지금 이곳에서 키울 수 있는 사과는 더위 저항성을 갖춘 유전자 조작 사과뿐이다. 할아버지가 40년 전 매운 고추를 키웠다는 땅에서는 지금 파프리카가 자란다. 이밖에도 유전자변형(GM) 작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과거 수천년 동안 진행돼 왔던 품종 개량보다 더 빠른 변화가 불과 10년 안에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우세하다.2050년쯤에는 식물의 조직을 떼어내 배지에서 곧바로 키워 작물을 따내는 ‘조직배양기술’이 일반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한국농업의 미래 전략 - 특화농업 집중하고 녹색관광을 키워라 한국 농업의 미래를 위해서는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까?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기후변화 적응을 통해 농업 경쟁력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미 국내에도 지구온난화에 적응해 성공을 거둔 농가들이 있다. 강원도 평창군의 경우 지구 온난화에 적응하기 위해 2000년대 초부터 기존에 재배하던 장미 대신 파프리카를 심었다. 파프리카 재배 면적은 2002년 1만 3223㎡에서 지난해 15만 5372㎡로 10배 이상 늘었다. 현재 이곳에서 생산하는 파프리카는 대부분 일본으로 수출돼 연간 3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적은 노동력으로도 큰 고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도록 약용작물 재배 등에 집중하는 ‘특화농업’ 육성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구 고령화로 인해 곡물 재배 농가가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충북대 성진근 명예교수는 “미래 농업의 형태는 땅을 대규모로 빌려 저가의 농산물을 생산하는 임차농업과 소규모의 땅에서 고부가가치 농산물을 생산하는 특화농업으로 확실히 나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농촌지역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녹색 관광’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관광과 환경교육을 결합한 녹색 관광이 지역적 브랜드를 활성화해 제품 판매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삼성경제연구소 관계자는 “농촌의 자원환경, 역사문화자원, 경관 등이 시장 창출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먹는 것(eat)과 놀이(entertainment)가 조화된 ‘이터테인먼트(eatertainment)’가 바로 미래 농업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국내 식량위기 대책 이렇게 - 中·인도 등 개도국 육류소비 급증 대비 외면받는 GM기술 육성에도 관심을 “농업을 통해 식량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예전과 다른 접근방식을 찾아야 합니다. 육류 소비가 늘어나는 데 따른 사료용 곡물의 증가 등과 같은 다양한 변수들을 잘 파악해야 적절한 대책을 세울 수 있습니다.”식량·농업 분야의 전문가들은 ‘변화하는 패러다임’에 잘 적응하는 나라가 식량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중국과 인도 등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개도국의 육류소비 급증이 식량 위기를 부추길 가능성이 큰 만큼 이에 대한 철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의 로버트 레이 수석부회장은 “중국과 인도에서 20억명 이상의 인구가 단백질 소비를 즐기게 되면서 전 세계의 곡물 유통 구조가 크게 변하고 있다.”면서 “한국도 다각적인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유전자변형(GM) 작물 기업인 몬산토의 킴벌리 마긴 박사는 “유전자변형농산물(GMO)을 비롯해 어떤 기술도 유일한 대안이 될 수는 없다.”면서 “한국은 국내 생산량을 늘리는 것 이외에 안정적인 해외 공급원 확보, 정체기에 접어든 육종과 GM 기술의 조합 등 포트폴리오를 적절히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어 “생물학과 생명공학의 결합 이외에 종자를 정밀하게 심을 수 있는 등의 농경법 개발에도 더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농무부 식량연구소의 박보순 수석연구원은 ‘재배와 유통의 전 과정에서의 철저한 관리와 검증’이 식량 위기 극복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박 수석은 “새로운 재배법이나 작물이 시장에 등장했을 때의 성공여부는 얼마나 빨리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 정부와 기업의 검증 시스템을 소비자들이 전적으로 신뢰할 수 있을 만큼의 수준까지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자 주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농작물의 재배·유통과는 별개로 GM 기술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몬산토와 듀폰 등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GM 종자시장은 최근 농업 분야에서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GM 기술력은 글로벌 기업들이 탐낼 만큼 수준이 높은 편인데도 국민적 거부감 등으로 설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2002년 서울대 농업생명대 최양도 교수팀이 개발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슈퍼 벼’ 품종 기술도 국내에서는 빛을 보지 못한 채 결국 독일과 인도 등 해외로 이전됐다.‘슈퍼 벼’는 여름 가뭄, 냉해, 바닷물 침수로 인한 염해를 잘 견디어 사막에서도 자라는 품종. 기존의 벼보다 생산량을 20% 이상 증진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았었다. 최 교수는 “당시 ‘슈퍼 벼’에 관심을 가진 국내 기업이 있었다면 최우선적으로 접촉했겠지만, 불행하게도 그렇지 못했다.”면서 “벼의 경우 ‘식물계의 생쥐’로 불릴 만큼 연구결과 활용도가 커 집중적인 육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종교플러스] ‘바오로 선교의 한국적 적용’ 심포지엄

    천주교주교회의 복음화위원회(위원장 최덕기 주교)는 19일 오후 2시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바오로 선교의 한국적 적용’이란 주제 아래 바오로 해 기념 심포지엄을 연다. 최덕기 주교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김영남 가톨릭대 교수의 ‘신약 성경을 통해 본 바오로의 선교’, 유희석 수원가톨릭대 교수의 ‘바오로 선교와 한국교회’ 발제, 윤정환 부산가톨릭대 교수·김기화 가톨릭대 교수의 논평으로 진행되며 종합토론 시간도 있다.(02)460-7631.
  • “일시적 위기” vs “상시적 위기

    “일시적 위기” vs “상시적 위기

    ‘9월 위기설’이 수그러들고 있다. 미국 정부가 그동안 국제 금융시장 혼란의 주범이었던 패니매와 프레디맥 등 미국 모기지 업체의 국유화를 결정하면서 국내외 증시와 환율이 급속도로 안정되고 있다. 위기설의 핵심인 9월 중 외국인 보유채권 만기도래분 역시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다만 과도한 가계부채와 실물경제 악화 등 ‘암초’가 곳곳에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우리 경제가 앞으로는 ‘일시적 위기’가 아닌 ‘상시적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남았다. ●환율 증시 안정될 것 8일 금융시장은 9월 위기설의 진원지인 증시와 환율이 제자리를 찾았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72포인트가량 올라 1500선에 접근했고, 환율은 1100원대가 무너졌다.9일과 10일 이틀 동안 외국인 보유채권 5조 6800억원의 만기가 돌아오지만 이미 상환 자금이 마련돼 있고 상당 부분 재투자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시장 정상화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10억달러 규모의 외평채 발행 역시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 역시 시장에 호재로 작용했다. 원·달러 환율은 일단 안정화 과정을 거칠 전망이다. 지금까지 실체가 없는 위기에 따라 이상과열 현상을 거쳤던 만큼, 특별한 악재가 없다면 원화 가치가 다시 폭락할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다.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홍승모 차장은 “1070원 밑으로 떨어진 뒤 연말까지 1050∼1100원 사이에서 변동할 것”이라면서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이탈이 줄어들고 중국 증시가 살아나는 동시에 경상·무역수지가 호조되면 1000원 밑으로까지 하향 안정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앞으로의 주가 전망은 여전히 ‘안개속의 풍경’이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신용경색 등의 금융시장 불안이라는 악재를 넘어선다면 반등 목표치는 1675까지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대신증권 구희진 연구원은 “미국 투자은행 실적발표도 남아 있는 만큼, 아직 시장을 한 방향으로 낙관하기는 이르기 때문에 기대심리를 낮추는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가계대출·실물경제 따라 위기 재현될 수도 다만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온도차가 느껴진다. 과도한 가계대출과 실물 경제 하락 등 위기 요인들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에 대해서는 모두 동의하지만 과거 외환위기와 유사한 상황이 재현될 것이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금융경제연구소 신용상 거시경제연구실장은 “가계부채와 경상수지 악화 등의 리스크 요인들이 우리 경제의 금융위기로 전화될 가능성은 낮다.”면서 “우리 경제가 9월 위기설 논란을 겪으면서 앞으로는 몇몇 위험요인이 발생하더라도 위기에 대한 오버슈팅(이상과열)을 하지 않는 학습효과를 얻은 셈”이라고 말했다. 반면 삼성경제연구소는 ‘현 금융불안 현상 진단 및 처방’이라는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과 상관없이 투기세력이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심리적 공황을 이용해 이익을 도모할 가능성이 있고 일시적으로 금융불안이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9월 위기설과 같은 금융시장의 극심한 혼란은 진정되겠지만 글로벌 금융불안은 지속되면서 우리 경제 역시 그 여파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뜻이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연구위원도 “위기설 진화와 별개로 국내외 실물경제의 하락은 불가피한 만큼, 수출 차질에 따른 경기 하락은 앞으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면서 “기업의 자금사정 악화와 부동산 등 실물자산 가치 하락 등 위험 요인도 남아 있어 경기 하강이 오랫동안 지속된다면 그 과정에서 다시 위기설이 언제든 불거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청와대 경호처 무술 시범 행사

    청와대 경호처 무술 시범 행사

    이명박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는 6일 청와대 연무관에서 경호처가 주관한 경호시범 행사를 참관하고 경호관들을 격려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4대의 승용차가 30㎝ 이내로 바짝 붙어 고속으로 주행하는 시범과 2대의 차량이 후진하다 순간적으로 180도 방향을 트는 시범, 바퀴 2개로 주행하는 묘기 등 고난도 경호차량 운전기술이 선을 보였다. 이와 함께 태권도와 유도, 검도, 경호술기 등 경호무도 시범을 비롯해 진검 베기, 격파, 위해전파 차단장비 시연, 경호상황 재연 등도 펼쳐졌다. 행사가 끝난 뒤 여성 경호관 5명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색직업의 애환을 소개하기도 했다. 한 여성경호관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릴 때는 먼저 나가 엘리베이터 문을 잡은 채 주위를 살피고, 약속할 때도 저녁 7시30분이 아니라 ‘19시30분에 만나자.’고 말하는 등 직업병도 있다.”고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지난 2004년 최초로 공채를 통해 청와대 경호처에 들어왔다는 다른 여성경호관은 “매일같이 ‘오늘은 집에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며 출근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경호시범을 지켜본 뒤 “오늘 시범을 보니 지금까지 경호관들이 시키는 대로 잘 따르지 않은 데 대해 미안한 생각이 든다. 앞으로는 경호관 말을 잘 듣도록 하겠다.”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19) 해외식량기지 ‘두번의 실패’는 없다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19) 해외식량기지 ‘두번의 실패’는 없다

    1960,70년대 이후 잊혀지다시피 했던 해외 식량기지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 4월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차 미국으로 향하는 특별기 안에서 “귀국하면 해외 식량기지 확보에 나설 것이다. 연해주나 동남아 지역의 땅을 장기간 임차해 곡물을 생산할 수 있다.”고 밝힌 이후부터다. 연해주 등 특정지역이 거론된 만큼 수십년 만에 해외 식량기지 프로젝트가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기획재정부 등 정부 부처와 민간기업이 참여한 해외농업개발협력단이 최근 출범했고, 해외농업개발 10개년 기본계획도 조만간 나올 예정이다. ●한국 33년전 정보력·협상력 없어 실패 후보지로는 연해주와 캄보디아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농지 임차를 통한 직접 개발이라는 점에서 과거 정부가 실패했던 정책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박정희 전 대통령도 33년 전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의 농장부지 확보와 농업이민을 추진했다. 여의도 60배 크기의 아르헨티나 리아타마우카 농지는 정보력과 협상력 부족으로 고배를 마신 대표적 사례다. 이곳은 높은 염분 때문에 농사 자체가 불가능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민간기업들의 해외 직접 투자액만 해도 5000만달러에 달하지만 대부분 실패했다. 재배지 확보에 앞서 유통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서울대 김한호 교수(농경제학)는 “재배지 확보에 앞서 물량확보, 보관, 반입이란 농산물 유통 전 과정에 대한 통제력을 높여야 한다.”면서 “필요한 시기에 적정 규모의 창고와 선적시설을 마련해 국내로 안전하게 도입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설명했다.81년 국내 한 대기업이 미국 워싱턴 주에 3300㏊의 옥수수 농장을 개발했지만, 곡물창고와 항만시설을 확보하지 못해 수확 뒤 국내로 들여오는 데 실패한 바 있다.70,80년대 장덕진(전 농림부장관) 대륙종합개발 회장도 중국에서 농지개간에 성공했지만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日, 21년간 브라질 초원 2억㏊ 농지로 농촌경제연구원 김태곤 연구위원은 “기업이나 정부가 지나치게 토지(매입)에 집착한다.”면서 “현지 농가보다 더 싸게 재배할 수 있느냐, 위기 때도 안정적으로 국내로 들여올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70년대 오일쇼크를 기점으로 해외 농업개발에 뛰어든 일본은 시행착오 끝에 위험부담이 적은 위탁재배나 지분투자로 방향을 틀었다. 미쓰비시, 미쓰이, 마루베니 등 종합상사를 앞세워 곡물 메이저가 장악한 세계 곡물유통시장 틈새 공략에도 성공했다. 식량 자급률 면에서 한국(28%)과 마찬가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권인 일본(27%)은 실상 국내 경지면적의 3배인 1200만㏊의 해외 농지에서 식량을 들여온다. 김한호 교수는 “일본은 정부가 앞장서 해외 협력이나 원조 형태로 도로 등 기반시설을 구축한 뒤 양해각서에 따라 민간 유통기업이 식량을 확보해 오는 전략을 구사한다.”고 설명했다. 80년대 들어 궤도에 오른 일본의 해외 경작지 확보 노력은 브라질 세하도 지역에서 꽃을 피웠다.2억㏊의 초원지대를 21년간 개발해 브라질을 최대 대두(콩) 수출국으로 탈바꿈시켰다. 덕분에 일본은 북반구와 남반구를 오가며 안정적으로 식량을 공급받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김화년 수석연구원은 “일본은 80년대부터 일시적 곡물가 변동에 구애받지 않고 꾸준히 해외 경작지와 운송시설을 확보해 왔다.”고 설명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맥빠진 ‘쇠고기 특위’ 맥없이 끝나

    맥빠진 ‘쇠고기 특위’ 맥없이 끝나

    미국산 쇠고기 국정조사 특위가 5일 청문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특위가 구성된 지 54일 만이다. 하지만 특위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를 놓고 ‘참여정부 설거지론’,‘정상회담 선물론’ 공방만을 펼치며 이렇다 할 성과물을 내놓지 못한 채 활동을 종료했다. 민주당 등 야당은 국정조사를 통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의 과정과 책임을 묻겠다고 했지만 준비는 부실했고, 정치적 공세에만 치중했다. 한나라당도 정부를 옹호하고 참여정부 책임론 설파에만 열중했다. 특위는 기관보고와 청문회 일정을 두고 초반부터 파행에 파행을 거듭했다. MBC ‘PD수첩’관계자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증인채택 문제를 놓고 특위는 무산되기 일쑤였고, 막판에는 한승수 국무총리의 특위 참석을 놓고도 파행을 겪었다. 상황이 이렇자 정치권에서는 ‘국정조사 무용론’까지 나왔다. 지난달 20일 특위의 시한을 연장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한나라당 이사철 의원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미 지난해 4월 쇠고기 개방을 약속해놓고 대선 직후인 12월24일 청와대 회의에서 ‘당신들은 피도 눈물도 없나. 선거에서 패배했다는데 왜 쇠고기 수입 문제를 얘기하느냐.’고 말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한 전 총리는 “노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졌다는 이유 하나로 협상을 중단하라는 취지는 아니었다.”며 “‘30개월’을 기준으로 보고 (참여정부 임기 내에) 마무리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답했다. 반면 민주당 양승조 의원은 “‘설거지론’ 운운 자체가 부끄럽고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공격을 취했다. 같은 당 김동철 의원은 “협상이 시작하기 전부터 미국측 인사들이 ‘잘 될 것’이라는 말을 하고 다녔다.”며 거듭 ‘선물론’을 제기하며 김중수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몰아세웠다. 김 전 수석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중요성을 알기 때문에 마음이 바빴던 것은 사실이지만 (쇠고기 협상이) FTA의 전제 조건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이날 청문회에는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등 이명박 정부 인사들이 주요 증인으로 출석했고, 한덕수 전 총리와 성경륭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 참여정부의 인사들이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경제 전문가 8인의 긴급진단

    경제 전문가 8인의 긴급진단

    경제전문가들은 ‘9월 위기설’로 촉발된 이번 금융시장 불안이 오는 10일을 전후로 진정되고, 다음달에 접어들면 본격적인 안정기조를 되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현재 수준(5일 종가 1129.0원)에서 소폭 하락한 뒤 1050∼1100원 선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그러나 우리경제의 불안요인이 완전히 해소된 것이 아니어서 지속적으로 금융과 실물 부문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4일 서울신문이 경제연구기관의 학자들과 증권사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우리경제에 대한 단기전망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한 8명 모두 조만간 금융불안이 진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상재 현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9월 이후 경상수지가 흑자로 반전되면 원화 환율이 급격히 안정될 것이고 이에 따라 4·4분기 이후 금융시장이 빠르게 안정세에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선임연구위원과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유가하락 등으로)9월에 경상수지 적자행진이 멈추면 금융시장의 안정이 더욱 확연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장재철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론(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에 따른 ‘패니매’·‘프레디맥’ 문제가 이달 말 해결될 것으로 보여 국내 금융시장도 그 영향으로 4분기에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었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주가·채권·원화 등 트리플 약세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금융불안 기조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원·달러 환율은 1050∼1100원선에서 안정될 것이라는 견해가 많았다.1200원 이상으로 뛸 것이라고 본 전문가는 한명도 없었다. 그 이유로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경상수지 개선 가능성을 든 사람이 많았다. 이효근 대우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단기 환율 급등에는 수급요인 이외에 투기자금의 문제가 컸다.”면서 “우리경제의 펀더멘털을 감안할 때 1100원 내외에서 환율이 형성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100달러 내외가 유지되겠지만 두자릿수로 떨어지기는 힘들 것이란 생각이 많았다.KIEP 윤 선임연구위원은 “유가불안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으며,11월에는 다시 상승할 수 있다.”고 했다. 환율급등을 불러온 미국 달러화의 글로벌 강세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강도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류승선 HMC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달러화 강세는 최소한 내년까지는 지속될 것”이라면서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인 달러인덱스가 지금보다 15%까지는 추가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연구원 신 거시경제연구실장은 ‘혼조세 속 완만한 강세 기조’를 예상했고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실물경제실장은 “달러강세는 단기적인 추세”라면서 오래 못갈 것으로 내다봤다. 위기설의 원인 중 하나인 경상수지 적자는 올해 연간 70억∼100억달러로 본 전문가들이 많았다.KIEP 윤 선임연구위원은 “유가가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많아 적자가 100억달러를 넘어 130억달러까지 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아파트 미분양 사태와 인수·합병(M&A) 관련 일부 대기업의 유동성 문제는 우려할 상황이기는 하지만 국가경제 전반을 뒤흔들 사태로 발전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우증권 이 이코노미스트는 “유동성 문제의 징후가 일부 나타나고 있어 당분간 힘든 상황이 이어지겠지만 국가경제 전반에 치명적인 위험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방중소업체를 중심으로 한 건설업계의 위기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김태균 이영표 조태성기자 windsea@seoul.co.kr
  • [베이징 패럴림픽 알고 즐기자] (중) 장애인올림픽에만 있는 종목

    [베이징 패럴림픽 알고 즐기자] (중) 장애인올림픽에만 있는 종목

    중증 뇌성마비 장애인의 해맑은 미소를 보고 감동에 빠져들 경기가 보치아(Boccia)다. 베이징패럴림픽 20개 종목 가운데 시각장애 축구(5인제), 뇌성마비 축구(7인제), 골 볼(Goal Ball), 휠체어럭비와 함께 패럴림픽에서만 즐길 수 있는 종목이다. 보치아는 국내에 100여개 팀이 있을 정도로 장애인들의 사랑을 얻고 있다. 선수들은 6개의 붉은 색 공과 6개의 파란색 공을 던지거나 굴리거나 발로 차서 표적공(흰색 공)에 가까이 보내 가장 가까이 위치한 공에 점수를 매기는 식으로 6회까지 점수를 합산한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 정식종목으로 도입된 이래 한국은 한 번도 금메달을 놓친 적이 없어 대회 6연패를 겨냥한다. 뇌성마비 1∼3등급 선수가 참가하고 집중력을 요하기 때문에 관중들은 조용히 해야 한다. 박건우는 올해 18세로 이번 대회 출전하는 한국 선수 가운데 최연소. 정호원(22·남), 신보미(30·여) 등과 어울려 3등급 2인조 혼성경기에서 금메달을 조준하고 정호원은 개인전에 따로 나서 동메달을 겨냥한다. 7일 브라질과 조별리그 첫 경기를 벌이는 시각장애 축구 대표팀은 한국 패럴림픽 사상 첫 장애인 감독이 팀을 이끌고 있어 눈길을 끈다. 시각장애인인 이옥형(42) 감독은 1988년 서울패럴림픽 골볼 선수로 출전했고 2004년 아테네대회에서 시각장애 축구 선수로 뛰었던 인물. 그는 소리가 나게 제작된 공 소리만으로도 어떤 선수가 공을 찼는지, 그 선수 컨디션이 어떤지를 가늠할 정도라고. 감각만으로 경기를 하기 때문에 눈 역할을 대신 하는 비장애 골키퍼와의 호흡이 매우 중요하다. 이번 대표팀에선 조우현(23·영남대 특수체육교육학과)이 장갑을 낀다. 몸싸움이 치열할 수 있어 농구처럼 5반칙 퇴장이 있는 게 이채롭다. 한국이 출전하지 않는 골볼은 3명의 선수가 직사각형 마루 코트에서 상대팀 골대에 소리나는 공을 집어넣는 경기. 선수는 골대와 라인에 들어있는 실을 만져 경기장 및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청각을 이용, 공의 위치를 파악한다. 전반과 후반 10분씩 경기하는데 한 선수가 2회 이상 연속으로 공을 던질 수 없고 던져진 공은 랜딩 에어리어에 반드시 걸쳐야 하고 공이 뜨면 반칙이다. 이번 대회 정식종목은 아니지만 론 볼(Lawn Ball)도 국내 동호인이 수십만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표적구를 던져놓고 4개의 공을 표적구에 가장 가깝게 근접시키면 점수를 획득한다. 공이 60% 정도 굴러가다 휘어지는 게 특징. 또 상대의 득점이 염려되는 경우 표적구를 자기 팀에 유리한 곳으로 밀어낼 수 있기 때문에 치열한 두뇌싸움이 병행되고 비장애인과도 함께 짝을 이뤄 경기할 수 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外資이탈에 환율폭등 등 불안감 증폭

    外資이탈에 환율폭등 등 불안감 증폭

    ‘9월 대란설’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미국의 신용경색, 국내 실물 및 금융시장 악화, 외국자본 이탈 등이 혼재해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금융시장 일각에서는 지난 31일 “이미 ‘미니 외환위기’가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한다.8월 한달 동안 원·달러 환율이 83원이나 폭등하며 1089원이 된 것도 시장을 불안케 하고 있다. 민간 경제연구소들도 기업들의 현금흐름이 나빠지고, 주택시장 불안 등으로 금융안정성이 떨어지고 있다며 위기설을 보탰다. 반면 청와대·정부·한국은행 등은 “9월 위기는 없다.”며 일축하고 있다.9월 대란설이 ‘설’로 끝날 것인가. 아니면 현실화될까. ●대란설 실체는 ‘국내 달러 부족´ 9월 대란설의 실체는 “한국에 달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박병원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날 달러부족 가능성에 대해 “외환보유액 2480억달러로 단기외채에 비해 약 1000억달러가 많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그 첫 번째 근거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9월 둘째주(9일,11일)에 만기인 국고채에 투자해 놓은 67조원 가운데 상당 부분을 팔고 한국을 떠날 것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채권금리가 폭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교란될 뿐만 아니라, 환율이 급등하게 된다. 물론 한은과 금융위원회 등 정부는 “5월 조사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9월만기 국고채 보유액은 84억달러였지만,8월 말 조사에서는 67억달러로 크게 줄었다.”면서 “만기에 재투자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불안한 두 번째 이유는 외국인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비중을 축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상반기에만 96억 3000만달러를 회수해 갔다. 이는 외환시장에서 달러의 부족 현상을 부채질하게 된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상승이 지속되면 대부분의 경우 외국인투자자들은 환차손을 우려해 주식을 매도한다. 셋째 올 7월까지 경상수지 누적 적자규모가 78억달러로 늘어났고,8월에도 경상수지 적자가 불가피하다. 이 역시 달러부족에 대한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변수다. 결국 8월 경상수지가 발표되는 9월 말까지 달러가 부족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해소될 조짐이 없는 것이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유가하락분이 경상수지에 반영되는 시점은 9월 경상수지가 발표되는 10월이나 돼야 한다.”면서 “3분기(7∼9월)가 올해 우리나라 경제에서 가장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민간 경제연구소도 한국기업들의 재무건전성에 우려를 표시했다. LG경제연구원 박상수 연구위원은 이날 ‘국내기업 현금흐름 불안하다.’는 보고서에서 “비금융 코스피 상장사 601곳을 분석해보니 올해 1∼6월 기업의 영업현금흐름비율이 1.1%로 악화됐고 이 중 178곳은 영업현금흐름비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이날 ‘금융위기 가능성 점검과 대책’ 보고서에서 “주택가격 상승률과 대출기관 연체율, 가계의 대출 상환능력 등을 기준으로 금융안전성을 살펴본 결과 우리나라의 금융안전도가 올 1분기 44.9로 지난해 69.2에서 급락했다.”고 밝혔다. ●美·유럽은행 9월만기 채권 변수 외국인투자자들의 주식·채권시장에서의 ‘팔자 한국’은 지난해 8월에 본격화된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탓이다. 세계적인 투자은행(IB)들이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을 떨어내는 과정에서 자금이 모자라고, 비교적 유동성이 좋은 우리나라에서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는 것이 정부뿐만 아니라 시장관계자들의 일치된 목소리다. 문제는 올 상반기에는 마무리될 줄 알았던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이 프라임모기지(우량담보대출)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더 심각한 것은 미국·유럽 은행이 발행한 채권 7800억달러(780조원)의 만기가 9월에 몰려 있다는 것이다. 이는 국제적인 신용경색의 파장이 국내 경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들이 상환자금을 마련하려면 대규모 자산매각에 나서야 하고, 이를 위해 한국 채권·주식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들이 더 공격적으로 셀코리아에 나서게 된다는 것이다. 문소영 홍희경기자 symun@seoul.co.kr
  • [씨줄날줄] 기업가정신/ 오승호 논설위원

    투자의 귀재로 불렸던 윌리엄 듀런트는 1904년 인수한 뷰익을 발판으로 1908년 제너럴 모터스(GM)를 설립, 미국 자동차 시장의 맹주를 차지한다. 듀런트는 캐딜락을 사들이는 등 사업 확장을 하다 은행 채권단에 의해 쫓겨나는 수모를 겪기도 한다. 하지만 시보레 자동차를 만든 뒤 와신상담 끝에 GM의 최대 주주로 부활한다. 그러나 경기 부진과 포드 자동차의 가격 인하 공세에 밀려 판매량이 급감한다. 결국 1920년 말에는 은행측의 사임 요구를 받아들여 GM을 떠난다. 그는 이에 굴하지 않고 여든이 되던 1940년엔 새로운 벤처기업에 뛰어든다.GM의 본거지인 미국 미시간주 플린트에 볼링장과 햄버거 체인점을 개장한다. 볼링이 미국 중산층이 즐기는 최고의 가족 스포츠가 되고, 볼링을 즐기는 가족은 기존의 식당에서 저녁을 먹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 창업의 계기가 됐다.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20년 뒤 미국에서는 볼링 열풍이 불었다. 또 맥도널드 같은 햄버거 체인점은 전국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미국 자동차 ‘빅3’의 맏형 격인 GM은 지난해엔 일본 도요타에 1위 자리를 내주었다. 윌리엄 펠프레이는 저서 ‘빌리, 알프레드와 제너럴 모터스’에서 듀런트가 가졌던 기업가정신과 열정이 있는 한 GM은 물론 미국 경제는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그의 기업가 정신을 높이 샀다.21세기 미국 경제의 활로를 듀런트에서 찾으려 한다. 기업가 정신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해 낸 ‘비단장수 왕서방의 기업가 정신’에서 중국이 연 10%대의 고성장을 하고 있는 비결을 기업가 정신에서 찾고 있다. 중국 기업가 정신의 구성 요소로 ‘장사꾼 기질’,‘환경 적응력’,‘네트워킹 능력’,‘지식정보의 흡수 및 공유 능력’,‘도전 정신’을 꼽았다. 그러면서 우리 경제의 위기 역시 기업가 정신의 쇠락에 있다고 주장한다. 지식경제부가 오는 10월30일부터 11월9일까지 경제단체 등과 함께 ‘기업가정신 주간’ 행사를 실시한다. 기업들의 도전 정신을 일깨워 우리 경제의 활력을 찾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 순채무국 전락 ‘코앞’

    순채무국 전락 ‘코앞’

    한국의 순대외채권이 대폭 줄어들면서 3분기 중 순채무국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국제 금융시장 불안으로 한국이 해외 주식투자에 나섰다가 손해본 액수가 전체 투자액의 30%인 약 30조원 규모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6월말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순대외채권(대외채권-대외채무)은 27억 1000만달러로 지난 3월말의 131억 6000만달러에 비해 104억 5000만달러가 줄었다. 이는 1999년말의 -68억 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순대외채권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말에 -680억 8000만달러에 이르렀으나 2000년 플러스로 전환했고 2005년 말에는 1207억달러까지 늘었다. 그러나 2006년 말 1066억달러, 지난해 말 355억달러로 감소한데 이어 6월말에는 두자릿 수로 뚝 떨어졌다. 순대외채권이 줄어든 이유는 대외채권은 4224억 8000만달러로 3월말보다 44억 8000만달러 감소한 반면, 대외채무는 4197억 6000만달러로 3월말보다 59억 5000만달러 증가했기 때문이다. 유병훈 한은 국제수지팀 차장은 “외국인들의 국내투자는 대외채무로 확정되는 채권 위주였고, 내국인들의 해외투자는 채권에 들어가지 않는 주식투자나 직접투자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순대외채권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임지원 JP모건 수석애널리스트도 “3분기 중 순대외채무국으로 전환된다고 해도, 단기채무(1757억달러)보다 단기채권(3357억달러)이 이보다 2배가 많이 있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의 재정상태가 위험하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따라서 한국의 국가신인도가 하락하거나, 해외채권을 발행할 때 프리미엄이 더 붙는다든지 하는 불이익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도 “경상수지 적자로 빚을 끌어다 쓴 것이 아니라 회계 처리 상 나빠진 것인 만큼 큰 의미를 두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한편 한국은 상반기 해외 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 및 증권투자로 1분기 186억달러,2분기 122억 8000만달러 등 상반기 중 모두 309억 8000만달러(약 31조원)의 평가손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말 증권투자액 1061억 1000만 달러의 30%가 평가손이 나타난 것이다. 한은은 “상반기 중 한국기업 등의 최대 투자처인 중국의 주식이 56%가 하락했고, 베트남은 67%, 인도도 34%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평가손이 오히려 적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프로축구] ‘돌아온 이천수’ 복귀축포 펑

    [프로축구] ‘돌아온 이천수’ 복귀축포 펑

    이천수가 네덜란드에서 국내로 유턴한 이후 첫 골을 터뜨렸다. 이천수의 감각이 여전히 싱싱하게 살아있음을 확인시켜준 골이었다. 수원은 2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우젠컵대회 A조 8라운드 인천과의 홈경기에서 후반 25분 교체 투입된 이천수(27)의 국내 복귀 마수걸이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하며 이날 경남에 2-1로 승리한 부산에 승점 2점을 앞서 조 선두를 지켜냈다. 수원으로서는 자칫 패했을 경우 올 시즌 처음으로 컵대회 선두를 내줄 위기였다. 그러나 국내로 돌아온 지 두 경기만이자, 홈 ‘빅버드’ 데뷔전에서 터진 이천수의 한 방으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또한 이천수로서는 네덜란드로 떠나기 전인 지난해 6월20일 울산 소속으로 득점을 기록한 이후 434일 만에 터진 ‘K-리그 골’이었다. 수원이 왜 지난달 시즌 도중임에도 임대료 8억원, 연봉 5억원을 투자하면서까지 이천수를 데려왔는지 그 이유를 여실히 보여준 20분 동안의 경기 내용이었다. 후반 25분 답답함을 느낀 수원 서포터스들은 4∼5분 동안 이천수의 이름을 연호하며 그의 출전을 간절히 원했다. 결국 차범근 감독은 하태균을 빼고 이천수를 투입했고, 그가 투입되자 경기 양상은 확 바뀌었다. 이천수는 딱 12분 뒤 박현범의 침투 패스를 받아 한 번 톡 찬 뒤 감각적인 오른발 아웃프런트 슈팅으로 인천의 왼쪽 골망을 흔들었다. 이날 수원의 공격을 깔끔하게 막아내던 인천 골키퍼 성경모(28)가 몸을 날려 팔을 쭉 뻗었지만 그의 손끝과 왼쪽 골대 사이에 난 축구공 하나만큼의 작은 빈 틈까지 메우지는 못했다. 한편 대구 에닝요(27)는 해트트릭 폭풍을 몰아치며 8골로 컵대회 득점 선두를 내달렸다. 최근 컵대회 4경기에서만 8득점 1도움의 무시무시한 화력으로 득점 2위 서동현(수원·4골)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경남은 에닝요를 앞세워 대전을 3-0으로 꺾고 4위로 올라서며 컵대회 B조에서 후반기 대역전 드라마를 예고했다. 또한 전북은 광주를 3-0으로 누르고 B조 선두 성남(승점 16점)을 1점 차이로 따라붙었다. 성남은 울산과 0-0으로 비겼다. 서울은 제주를 2-1로 꺾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이번엔 ‘스님→중’ 폄하 설문조사?

    이번엔 ‘스님→중’ 폄하 설문조사?

    노동부 산하 한국고용정보원(KEIS)이 실시중인 직업별 설문 조사과정에서 스님을 중으로 표현하는 등 불교계를 폄하하는 내용을 담아 불교계가 발끈하고 있다. 27일 조계종 총무원과 불교계에 따르면 한국고용정보원이 실시 중인 ‘2008년 한국직업정보시스템 재직자조사’ 응답자 대상 확인용 사전 설문지중 ‘승려’ 부분 자격대상 부문에 ‘승려(중, 스님, 법사)’라고 명시된 것으로 밝혀졌다. 불교계는 이에 대해 사전적 의미를 볼 때 승려(僧侶)는 불교의 출가수행자를 말하며, 일반적으로 ‘스님’이라고 칭하고 ‘중’은 낮추어 부르는 말로 돼있으나 설문 자격대상에 일반인들이 스님이나 승려를 비하하는 ‘중’의 표현을 썼다며 반발하고 있다. 문제의 ‘승려’ 표현 부분중 해당 업무 수행을 묻는 질문 내용에도 ‘창조, 속죄 또는 구원행사의 의식적 재연을 관장한다.’‘의식을 거행할 때에는 불경이나 성경 등의 경전을 읽는다.’ 처럼 불교와는 거리가 먼 기독교 내용의 질문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불교계는 특히 ‘목사’와 ‘신부’ 관련 질문에도 ‘창조, 속죄 또는 구원행사의 의식적 재연을 관장한다.’라는 내용이 들어있는 점을 확인, 질문 내용 수정과 확인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설문지는 한국고용정보원이 한국직업정보시스템에 활용할 목적으로 최근 608개의 직업별로 각각 30명을 선발해 보냈으며 여기에는 스님들도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한국고용정보원측은 “고의는 전혀 없었다.”는 해명과 함께 조사를 실시한 조사원들에게 배포된 설문지를 받은 스님들을 일일이 찾아가 잘못된 부분을 정중히 사과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계종 총무원 관계자는 이와 관련,“종교편향 시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 기관차원에서 또다시 불교계의 불만을 증폭시키는 사건이 발생해 유감스럽다.”며 항의공문을 보내 공식적인 수정 요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은 지난 2003년부터 각 직업의 업무 수행에 필요한 근로자·업무 특성과 노동시장 정보를 조사해 진로상담, 구인·구직, 직업훈련 등에 활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문 조사를 해왔으며 청소년 등에게 이 데이터를 서비스하고 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고삐풀린 환율 ‘백약’ 무효?

    고삐풀린 환율 ‘백약’ 무효?

    원·달러 환율이 연일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고(高)환율의 행진을 막을 수단도 없고, 막는다고 될 일도 아닌 듯하다. 벌써 달러당 1100원대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1150원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6일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4거래일째 급등하면서 전날보다 10.50원 오른 1089.4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 영향으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1.86% 포인트 하락한 1490.25로 끝나 1500선이 다시 무너졌다. 환율이 고공행진을 지속할 경우 외국인의 매도 공세도 더 거세질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의 급등으로 일부 수출 대기업들은 환호성을 지르겠지만, 물가상승으로 소비위축의 영향을 받는 내수기업들은 조금도 반갑지 않다. 원유 수입업체들은 거의 패닉(공황)상태다. 환헤지 파생상품 ‘키코(KIKO)’에 가입한 중소기업들은 영업이익을 내놓고도 당기순이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920∼930원대에 선물환을 대거 매도해 놓은 조선업체들도 자본잠식 등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자녀를 유학 보내 놓은 학부모들도 학비 송금 부담이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묻지마 달러 매수’가 수그러들지 않는 상황에서 환율상승이 물가·경기 등 거시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도 만만찮다. ●물가상승 압력, 연초보다는 크지 않지만 부담돼 세계적인 ‘강(强) 달러’가 진행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전고점인 1057원을 뚫고 올라가자 대부분 사람들은 물가상승 압력을 걱정했다.JP모건 임지원 수석애널리스트는 그러나 “연초에 나타난 원화 약세(환율 상승)는 전 세계적으로 ‘나홀로 약세’였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10% 상승하면 실효환율도 고스란히 10% 충격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현재 달러 강세장에서는 유로·위안화 등도 약세이기 때문에 환율이 10% 올라도 실효환율은 5%가량 된다.”면서 “때문에 환율상승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은 연초보다 현재 크게 줄어들었다고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유가도 하락 추세이기 때문에 물가상승 압력은 서서히 줄어들 것이라면서 앞으로는 전월대비로 물가상승률이 0.4% 이하로 나타나면 긍정적인 신호로 봐도 된다고 설명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그러나 우리나라는 수입물량의 80%가 달러 결제이기 때문에 달러 강세 덕분에 실효환율은 낮아질 수 있지만, 절반 수준으로까지 떨어진다고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실제 8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대비 7% 안팎까지 오를 것으로 우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내수위축으로 인한 경기둔화 심화될 듯 전월대비 물가상승률은 둔화되더라도 전년동월 대비 물가상승률이 높게 나오면, 공포에 질린 소비자들은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고, 지갑을 얼른 닫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1·4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은 전년동기 대비 3.4%였고,2·4분기는 2.4%로 낮아졌다.2분기의 민간소비 증가율은 전분기 대비 -0.1%로 감소하기까지 했다. 성장률은 1분기 5.8%,2분기 4.8%이지만, 소비만 두고 보면 이미 경기침체 상황이라고 권 실장은 분석했다. 권 실장은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물가를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환율도 더이상 상승해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어 “환율이 급등하는 ‘쏠림현상’이 지속되니까 수출업체들이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생각하고 달러를 팔지 않고 있는 상황이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환보유액을 풀어서 해결해 달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외환시장에서 외환당국이 시장개입을 완전히 포기했다고 확신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외환당국이 카드 패를 완전히 노출시키지 않으면서 현재의 쏠림현상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권 실장은 “이미 경기 저점은 내년 1분기에서 2분기로 늦춰지고 있고, 따라서 경기회복 시기도 늦어지는 것이 문제”라고 우려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삼성경제硏 “소비심리 최악”

    물가 불안 등으로 소비심리가 외환위기 이후 ‘최악’으로 나타났다. 삼성경제연구소가 26일 발표한 ‘올 3·4분기 소비자태도지수’ 조사에 따르면 지수는 전분기보다 10.1포인트 떨어진 37.7을 기록했다.1998년 1분기(33.7) 이후 최저치다. 소비자태도지수는 현재와 미래의 생활형편, 경기, 내구재 구입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판단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수치다. 기준치인 50을 밑돌면 비관적 소비자가 낙관적 소비자보다 많다는 의미다. 소비심리는 그만큼 위축될 수밖에 없다. 지역, 경제력, 인구분포 등을 감안해 전국 1000가구를 무작위 추출해 조사했다. 이 지수는 지난해 4분기 53.4를 꼭짓점으로 내리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소득수준별로는 저소득 계층에서, 연령층별로는 30대에서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앞으로의 소비 전망도 비관적이다.1년 뒤의 소비 수준을 예상하는 미래소비지출지수는 전분기보다 6포인트 떨어진 44.6으로 나타났다. 이 지수가 기준치(5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분기 이후 6분기만이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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