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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마당] 객석을 떠난 그들/신동호 시인

    [문화마당] 객석을 떠난 그들/신동호 시인

    무용공연을 보았다. 주변이 총선으로 분주했던 지난달, 불 꺼진 객석에 앉아 원초적인 몸짓과 문명이 만나 가는 과정을 보았다. ‘먼저 생각하는 자-프로메테우스의 불’이란 다소 긴 제목의 이 공연은 LG아트센터의 기획공연으로 이루어졌다. 안무가 정영두는 말한다. ‘기술의 진화와 행복의 진화가 비례하지 않는 것에 대한 의문으로 공연을 준비했다.’라고. 안무가가 의도한 대로 음향과 조명 등 실험적인 기술이 춤과 만난 신선한 공연이었다. 그러나 나의 관심은 다른 곳으로 쏠렸다. 놀랍게도 출연자들 모두 아마추어들이었다. 약제보조사에서 무역회사 직원, 고등학교 교사가 있는가 하면 증권사 브로커도 있었다. 그들은 공연을 위해 두 달간 많은 시간과 열정을 바쳤다. 자정이 넘게 땀을 흘리며 스물세 명의 출연자는 변화해 가는 자신의 몸을 보았을 것이며, 또한 생소했던 갖가지 기술이 자신들과 어울려 하나의 공연으로 완성되어 가는 과정을 누구보다 깊이 만났을 것이다. 안무가의 의도를 표현하고자 거듭 연습을 반복하면서 그들 스스로 기술문명을 성찰하는 철학자가 되었으리라 생각하니, 공연의 의미가 더 소중하게 다가왔다. 네안데르탈인과 크로마뇽인의 차이는 문화에 있었다. 크로마뇽인의 거주지에서 발견되는 동굴벽화와 동물조각품들은 생존과 무관한 것들이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죽은 자에 대한 연민으로 장례를 치르고 조각품을 나누며 같은 감성을 확인하는 동안 공동체의 결속은 더욱 단단해졌다. 내가 베푼 친절이 후대에라도 좋은 영향을 미치리란 생각은 문화적 감성을 통해 각인되었고, 이타심은 유전자에 기록되었다. 모닥불에 둘러앉아 함께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춤으로써 생존이 불안했던 크로마뇽인은 비로소 존재의 위안을 받았음이 분명하다. 사회가 분화되고 전문화될수록 오히려 문화의 참여는 줄어들었다. 마을 축제는 공동체의 전 성원들이 준비하고 참여함으로써 완성되었다. 판소리는 단지 공연자의 소리로만 구성되지 않았고 관객의 추임새가 더해져야 했다. 현대사회는 그러한 참여의 기회를 박탈한다. TV는 갖가지 공연을 화려하게 보여주지만 향유밖에 할 수 없고, 영화는 표를 사는 적극적인 행위를 전제하지만 마찬가지로 참여의 문은 닫혀 있다. 전문화된 문화는 오케스트라나 뮤지컬처럼 고급화되어 일상적으로 향유하기에도 부담스러울 지경이니 참여는 언감생심이다. 문화적 감성을 전이하지 못하는 현대의 크로마뇽인은 존재의 불안함을 갖고 산다. 축제의 공간도 무대와 객석이 분리되어 있으며, 주가를 올리는 합창단도 정작 참여하기에는 만만치가 않다. 그렇다고 해서 문화에 대한 참여의 공간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닌데, 현대 사회에서 문화의 향유와 참여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준 공간은 바로 교회다. 성가대의 노래를 듣고 목사의 연설을 향유하고 동시에 함께 찬송가를 부름으로써 교인들은 일상적으로 문화 참여의 기회를 갖는다. 함께 찬송하며 그들은 기꺼이 성경의 말씀에 동의하고 교회공동체 안에서 존재의 위안을 받는다. 문화에의 참여는 인간성에 대한 감수성과 공동체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 독일의 작가 브레히트는 연극에 일반인을 참여시킴으로써 파시즘에 대해 국민 스스로 저항할 힘을 키웠는데 이를 ‘교육극’이라 불렀다. 향유보다 참여가 삶의 주체가 될 힘을 줄 수 있다는 걸 증명한 사례 중 하나인 셈이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시작한 문화바우처는 문화복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국가가 일정부분 지원하는 사업이다. ‘문화의 집’ 사업처럼 문화에 참여할 기회는 가질 수 없고 단순히 관람을 지원하는 소비적 형태를 띠고 있다. 과연 이를 통해서 저소득층 사람들이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교회에서도 하는 일을 정부가 방치한다면, 국민은 국가를 통해 존재의 위안을 받을 수 있을까. 객석을 떠나 무대 위에 선 그들을 통해 문화 참여의 중요성을 정부가 인식하길 바란다. 광범위한 정치 참여 또한 문화적 감수성의 향상을 통해 발현될 터이다.
  • 자문위원 “北 핵실험 가능성 높다” 李대통령 “中 행보 신뢰할 만하다”

    자문위원 “北 핵실험 가능성 높다” 李대통령 “中 행보 신뢰할 만하다”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18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외교안보자문단과의 조찬간담회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북한의 3차 핵실험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는 한승주 한미협회회장, 현홍주 전 주미대사, 김동성 중앙대 교수, 한석희 연세대 교수, 하영선 서울대 교수, 이홍구 전 국무총리, 김태우 통일연구원장, 윤덕민 국립외교원 교수, 동용승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 등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한 참석자는 “북한이 미사일 발사에 실패하면서 외부적으로 권위가 손상된 것을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핵실험을 할 확률이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는 “미사일 발사 이후 북한의 상황에 대한 판단과 함께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주로 제시됐다.”고 말했다. 회의에서는 주로 중국과의 관계가 긍정적이며, 앞으로 한·중관계를 어떻게 관리해 나가야 하느냐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중국 지도부의 움직임에 대해 “중국의 행보는 부정적이지 않았으며 중국을 신뢰할 만하다고 본다.”면서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앞으로도 한·중 관계를 잘 관리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긍정적 평가는 지난달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내용과 북한의 로켓 발사 이후 중국 지도부가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에 적극적으로 협조한 점을 근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26일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후 주석은 “북한이 많은 돈을 (로켓 발사에) 쓰면서 민생 경제를 챙기지 않는 것은 온당치 않다.”며 이례적으로 북한 지도부를 비판했다고 당시 배석자들이 전했었다. 한 참석자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나온 의장국 성명에 북한이 추후 도발을 못 하도록 하는 상당히 강경한 내용이 많이 들어가 있는 등 한·미·중 공조체계가 잘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대형교회-작은교회 상생법은

    한국 개신교계의 양극화 현상은 심각한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특히 교세가 확연히 줄면서 존폐의 기로에 선 소형 교회들이 부쩍 늘고 있다. 교계는 5만여개의 한국교회 가운데 해마다 1000여개가 문을 닫거나 이전 위기에 처한 것으로 관측한다. 그런 가운데 미래목회포럼(대표 정성진 목사)이 실질적인 대안 찾기에 나서 주목된다. 오는 27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여는 ‘한국교회 양극화, 그 대안을 찾다’라는 주제의 포럼이 화제의 행사다. 미래목회포럼은 한국교회의 미래를 걱정하며 기도하는 15개 교단의 중견 담임 목회자 300여명이 의기투합해 2003년 창립한 단체. 초대 교회의 성경적 모습을 회복하자는 큰 뜻에 맞춰 한국교회의 미래비전과 방향 설정에 앞장서며 개신교계의 눈길을 끌어왔다. 미래목회포럼이 이번 포럼에서 악센트를 둔 부분은 작은 교회와 대형교회의 실천가능한 공존과 상생법이다. 미래목회포럼이 그동안 펼쳐 온 교회의 공존과 상생 노력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킬 구체적 방안을 짜자는 것이다. 실제로 대형교회와 작은 교회의 교류·지원은 많지 않지만 점차 늘고 있는 추세. 서울 산정현교회가 전북 진안의 금양교회와 자매결연을 맺어 이 교회 신자들이 정기적으로 방문해 예배를 드리고 직거래 장터를 열고 있는 게 대표적 사례다. 산정현 교회의 시도는 강원, 충청도 등 전국으로 확산되는 추세라고 한다. 그런가 하면 분당우리교회의 지역사회 섬기기 행사인 ‘요셉의 창고 열기’ 운동은 중대형 교회들이 앞다퉈 벤치마킹하는 프로젝트로 꼽힌다. 이번 포럼은 이 같은 작은 움직임들을 규합해 교계 전체로 확산시킬 방안을 마련하자는 자리. 남재영(대전 빈들교회) 목사가 양극화 현상의 문제점, 김경호(들꽃 향린교회) 목사가 분립개척을 통한 대안, 김관선(산정현교회) 목사가 도농교회 상생방안, 서길원(상계감리교회) 목사가 작은교회 살리기를 통한 부흥, 해비탯 이창식 부이사장이 사랑의 집짓기를 통한 지역교회 지원 방안을 꼼꼼히 짚는다. 미래목회포럼 이사장 최이우(종교교회) 목사는 “작은 교회 목회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목회자로서의 소명감과 자부심인 만큼 이들이 직접 프로젝트를 만들고 실행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동역하는 게 상생목회의 좋은 방법”이라고 밝혔다.(02)762-1004.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보수교단 여성안수 반대는 잘못된 성경해석 탓”

    “보수교단 여성안수 반대는 잘못된 성경해석 탓”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백석총회가 처음으로 여성 목사를 배출했다. 예장 백석 측에 따르면 이달 말까지 전국에서 100여 명의 여성이 목사안수를 받아 당당히 목회를 이끌어가게 된다. 예장 백석총회는 보수신학의 맥을 잇는 교단. 현재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대한 예수교 장로회 통합 총회 등 일부 교회가 여성목사 안수를 허용하고 있지만 보수교단 백석총회의 안수 허용은 적지않은 파장을 몰고올 전망이다. 지난 10일 백석총회 서울남노회 정기노회에서 안수를 받은 이명옥(56·전국여교역자연합회장) 목사를 17일 오전 서울신문 편집국에서 만났다. “총회에 여성목사 안수와 관련한 헌의안을 처음 올린 게 1998년이니 무려 14년이 걸렸네요. 이번에 안수받은 여성목사 중 (안수를)10년 이상 기다려온 이가 많습니다.” 이 목사는 여성목사 안수를 허용하는 기존 교단과는 달리 백석총회의 결정은 큰 의미를 갖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제 문을 막 열었을 뿐입니다. 우리 여성 목사의 목회 성과에 따라 다른 교단의 입장과 조치가 엇갈리겠죠.” 백석총회 여교역자연합회장 말고도 지난해부터 기감, 기장, 통합, 백석 등 4개 교단 여교역자회의 모임인 한국여교역자회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이 목사. 한국의 보수 교단들이 여성 안수를 꺼리고 반대하는 이유는 잘못된 성경 해석 탓이 크다고 말한다. “고린도전서나 디모데전서 속 ‘여성은 교회 안에서 잠잠해야 한다’, ‘여성은 남을 가르치지도 주관하지도 못한다’는 구절에 대한 오해인 것 같아요. 전체를 보지 못한 채 일부분만 현실에 맞게 적용하는 셈이지요.” 이 목사는 초기교회부터 주체적 입장에서 어려운 문제를 해결했던 여성의 역할이 더 커진 지금, 교회가 거꾸로 여성을 폄훼하고 차별대우하고 있음은 모순이라고 못 박았다. “제사장이 하나님과 성도의 관계를 잇던 구약시대와 달리 지금은 ‘만인 제사장’시대입니다. 모든 이가 목회자를 통하지 않고 기도하는 세상에서 굳이 남녀의 차별을 따지는 억지와 무지가 우습지 않습니까.” 이 목사는 그러면서 여성들이 교회 안에서의 역할과 위상을 제대로 찾아 지켜야 한다는 지적을 놓치지 않았다. “목회자는 누리는 자리가 아니라 섬기는 자리입니다. 성도와 목회자는 계급의 차이가 아니라 직분과 기능의 차이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단지 남성과 동등하거나 우위의 위상을 고집할 게 아니라 하나님이 창조하신 창조의 질서를 깨뜨리지 않고 보완해야 하는 것이지요.” 여성 목회자 역시 스스로 사도의 전통을 이어가는 목양자로 바라볼 때 교회 안팎에서 할 일이 더 명확해진단다. “여성이 개인적인 것과 땅의 것에 더 관심을 둔 채 하나님의 나라에 초점을 맞추지 못한다면 시대의 막중한 책임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치유의 목회’가 필요한 지금 ‘부드럽고 감싸안는’ 여성의 특장을 잘 살려 가정과 교회를 살려내야 한다는 이 목사. 여성 목사 안수를 받아들이면서도 여전히 매일매일의 일상에선 여성을 뒷전으로 몰기 일쑤인 한국교회를 바꾸기 위해서도 조화의 관계에 뛰어난 여성의 역할이 다시 평가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한편 이 목사는 대학을 졸업하고 40세의 나이에 신학대학 과정을 마친 뒤 2006년부터 여교역자의 길을 걸어왔으며 내년 초 서울 근교에서 개척교회를 이끌 예정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한은, 올 경제성장률 3.5%로 하향조정

    한국은행이 16일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7%에서 3.5%로 하향 조정했다. 경기가 점차 부진에서 벗어나 하반기에 좋아질 것으로 보는 ‘상저하고’ 전망은 그대로 유지했다. 수출이 경제를 떠받쳤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내수가 경제를 이끌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한은이 민간소비 회복세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봤다는 지적도 있어 실제 성장률은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소비가 늘어나려면 물가를 잡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올해는 상저하고, 내년엔 상고하저 한은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2% 포인트 낮춰 잡은 것은 유럽 재정위기 등 대외여건이 좋지 않고 국제유가가 계속 오르고 있어서다. 지난해 12월 전망 때와 비교하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6%에서 3.4%로, 원유 도입단가는 배럴당 평균 102달러에서 118달러로 각각 조정했다. 수출 증가율은 5.0%에서 4.8%로 내려 잡았다. 여기에 근거해 올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3.0%, 하반기에 3.9%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물가 상승 등의 부작용 없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 성장률)이 4% 안팎으로 추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3.6%)에 이어 2년 연속 저성장이다. 수출이 타격을 입으면서 성장의 중심축은 내수로 옮겨 갔다. 내수의 성장 기여도는 2.04% 포인트로 추산된 반면, 수출은 1.41% 포인트에 그쳤다. 작년에는 수출(2.58% 포인트)이 내수(1.05% 포인트)를 크게 앞질렀다. 한은의 전망은 해외 투자은행(IB)들이 본 우리나라 성장률 평균 전망치(3.3%)나 국내 민간 경제연구소들보다 낙관적이다. 당초 3.6%를 예상했던 삼성경제연구소는 내부적으로 전망치를 3%대 초반으로 낮춰 잡았다. ●민간硏 “한은 낙관적… 3% 초반 전망”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정책실장은 “한은이 민간소비 증가율을 당초 3.2%에서 2.8%로 많이 내려 잡았지만 여전히 높게 본 것 같다.”면서 “높은 물가 수준이나 가계빚 등을 고려하면 한은의 전망대로 소비가 하반기에 크게 개선될지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권 실장은 “물가를 잡아 소비 여력을 늘려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기 국면 변화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전기 대비 성장률은 상반기에 1% 안팎, 하반기에 1%대 초반 수준이 될 것으로 한은은 내다봤다. ‘성장률 전망 경로’를 보면 1분기에 0.8~1%가 예상되는 전기 대비 성장률은 2분기에 다시 1%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분기에 ‘바닥’을 찍고 올라오는 형상이지만 전기 대비로는 다시 뒷걸음질치는 양상인 것이다. 한은은 분기별 성장률 전망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2%로 당초 전망보다 0.1% 포인트 낮췄다. 정부의 ‘무상 복지’가 물가를 0.4% 포인트가량 낮추면서 고유가로 인한 상승분을 상쇄시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취업자 수는 당초 예상(28만명)보다 더 많은 35만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경상수지 흑자폭은 130억 달러에서 145억 달러로 늘려 잡았지만 작년(277억 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내년 성장률은 종전 전망(4.2%)을 유지했다. 올해와 달리 ‘상고하저’가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전업주부 논쟁’ 존재감 드러낸 롬니 부인 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의 아내 앤 롬니가 민주당 진영이 불붙인 ‘전업주부’ 논쟁으로 정치권의 중심으로 떠올랐다고 미국 언론들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평생 일한 적 없다” 공격 발단 발단은 민주당 여성전략가 힐러리 로젠이 지난 11일 CNN 인터뷰에서 한 발언이었다. 그녀는 밋 롬니가 “여성들이 정말 걱정하는 것은 경제 문제라고 내 아내한테 들었다.”고 말한 점을 언급하면서 “실제 롬니의 아내는 평생 단 하루도 일한 적이 없다. 때문에 이 나라 대다수 여성들이 직면하는 양육과 생계 등 경제문제를 겪어 보지 못했다.”고 공격했다. 이에 대해 앤 롬니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남자 아이 5명을 키우는 것은 힘든 일이다. 또 다른 여성들에게서 항상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다.”면서 “금전적으로 힘들지는 않았지만 나도 정말 어려운 생활을 겪었다.”고 반박했다. 그녀는 난치병인 다발성경화증을 앓고 있으며, 2008년에는 유방암 수술을 받기도 했다. 로젠의 발언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부부를 비롯한 민주당 내부에서까지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미셸 여사는 트위터에 “모든 어머니들은 열심히 일하고 있으며, 모든 여성들은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앤 “다섯 아들 양육도 힘들다” 반격 결국 로젠은 12일 성명을 통해 “앤 롬니를 비롯해 불쾌감을 느낀 분들에게 사과한다.”면서 “이런 겉치레 전쟁은 끝내고, 본질적인 문제로 돌아가자”고 주장했다. 그녀는 이어 CNN 인터뷰에서 “전업주부와 일하는 여성을 나누려는 의도는 없었으며, 경제 문제를 얘기하려고 했던 것”이라며 “선거전이 추악해지고 있다.”고 씁쓸해했다. 언론들이 ‘여성 전쟁’이라고 이름 붙인 이번 논쟁은 롬니 전 주지사가 오바마 대통령에 비해 여성 지지율이 떨어진다는 여론조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또한 앤 롬니의 존재감을 부각시켰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CBS는 앤 롬니가 호감 가는 정치인의 아내에서 중요한 정치 활동가로 진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가을까지만 해도 소규모 여성 모임에서 남편과의 로맨스와 양육 경험 등을 얘기하는 주부의 모습에 머물렀던 그녀는 12월부터 선거 차량에 탑승해 전국을 돌며 유세장 전면에서 남편을 지원하고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北 로켓 발사로 불확실성 해소… 아시아 증시 동반 상승

    北 로켓 발사로 불확실성 해소… 아시아 증시 동반 상승

    북한의 광명성 3호 탑재 장거리 로켓 발사 실패에 국내 증시를 비롯해 아시아 증시가 동반 상승했다. 최근 들어 북한 리스크가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학습효과’에 미국발 훈풍까지 불면서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25포인트가량 치솟으면서 2010선을 뛰어넘기도 했다. 세 차례에 걸친 광명성 로켓 발사 때마다 코스피지수는 모두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거의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최근 북한 리스크 발생의 빈도가 짧아지고 강도는 세지고 있어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다. ●재정부 “한국 경제에 영향 없을 것” 13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2.28포인트(1.12%) 오른 2008.91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13.75포인트(2.83%) 상승한 499.46을 기록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5.8원 내린 1134.8원을 기록했다. 북한 로켓 발사에 지대한 관심을 보인 일본의 경우 닛케이 지수가 1.19% 상승했고 타이완 자취안 지수는 1.64% 상승했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추가 부양(QE3) 카드를 버리지 않았다는 관측과 알코아 및 구글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호재로 작용하면서 미국 다우지수가 1.41% 상승했고 영국(1.34%), 독일(1.03%), 프랑스(0.99%) 등 주요국 주가지수도 올랐다.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은 이날 각각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금융동향을 긴급 점검했다. 로켓 발사에 향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공통된 판단이다. 신제윤 재정부 차관은 “북한의 깜짝 도발이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견고해진 우리 경제 펀더멘털에 더는 영향을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증시에서는 북한의 로켓 발사가 실패로 끝나자 위험요인이 아니라 오히려 불확실성 해소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그간 세 차례에 걸친 광명성 로켓 발사일에 코스피지수는 모두 상승했다. 광명성 1호가 발사된 1998년 8월 31일에 코스피지수는 1.8% 상승했고 2호가 발사된 2009년 4월 5일(일요일 휴장) 하루 뒤인 6일에는 1.1% 올랐다. 두 번의 북한 핵실험에 코스피지수가 일시적으로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핵실험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거나 큰 교전 등인 경우에만 금융시장이 제한적인 수준에서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학습효과 위력… 개미들 ‘묻지마 사자’ 학습효과의 위력도 여전했다. 최근 북한의 도발이 대부분 5일 안에 진정됐다는 점에서 이날 오전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묻지마 사자’에 가까운 매수세가 일어나기도 했다. 이날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2111억원, 1292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기관은 3157억원을 순매수했다. 임수호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하지만 2009년 이후 북한의 도발 간격이 짧아지고 강도도 증가하고 있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면서 “도발 수위가 ‘합리적 기대’를 넘어설 경우 초대형 주가하락으로 우리나라의 신용등급 및 실물 경제에도 실질적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경제지표 혼조… 경기부양론 vs 신중론 충돌

    경제지표 혼조… 경기부양론 vs 신중론 충돌

    국내외 경제지표가 혼조세를 보이면서 추가 경기 부양론과 신중론이 다시 교차하고 있다. 가장 큰 관심사는 미국이 다시 한번 돈을 풀어(3차 양적 완화) 경기 부양에 나설 것인가다. ‘헬리콥터 벤’으로 불릴 만큼 두 차례에 걸쳐 공격적으로 돈을 풀었던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9일(현지시간) 애틀랜타 연준이 주최한 회의에서 “미국 경제가 금융위기에서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부진한 고용 지표에 이어 10일부터 본격 시작되는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는 3차 양적 완화 가능성을 키운다. 국제금융센터는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이미 크게 낮춘 전망치를 더 밑돌 것으로 보인다.”며 “어닝 쇼크 등으로 인해 버냉키 의장이 3차 양적 완화 카드를 다시 꺼내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지난해부터 지급준비율을 내리면서 정책 향방을 ‘긴축’에서 ‘부양’으로 바꿔잡고 있다. 문제는 물가다. 3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6% 상승했다. 전월(3.2%)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가 지준율(현 20.5%) 추가 인하에 신중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현재로서는 인하론이 더 우세하다. 지준율을 내리면 은행들의 대출 여력이 늘어 사실상 돈을 푸는 효과가 나타난다. 오는 13일 발표하는 1분기 성장률은 전분기(8.9%)에 이어 8%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일본도 10일 기준금리 동결에 이어 이달 말쯤 추가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제비 한 마리 왔다고 봄이 온 것은 아니라고 했던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외국인 직접투자가 크게 늘었지만 일회성 보톡스 효과로 끝나선 안 된다.”며 ‘낙관론’을 경계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도 이날 국제회의에서 “금융불안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11일 총선 결과에 따라 경기 부양책이 고개를 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 박 장관은 지난 9일 “올해 양대 선거가 있어 성장률을 높이고 무리해서라도 경기를 부양하려는 유혹을 받을 수 있지만 그 유혹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도 물가 경계심을 아직 풀어서는 안 된다는 태도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정책실장은 “인위적으로 소비를 진작시키면 부작용이 크다.”면서 “경기 부양보다는 물가 안정에 더 무게를 두는 한편, 거래세 인하 등 침체된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수원 20대여성 피살 파장] 징계? 잠시 쉬었다 복직!… 부실수사 ‘악순환’

    [수원 20대여성 피살 파장] 징계? 잠시 쉬었다 복직!… 부실수사 ‘악순환’

    수원 20대 여성 살해사건과 관련 경찰의 부실 수사가 도마에 오른 가운데 경찰의 솜방망이 징계도 부실 수사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잘못된 ‘조직 보호주의 문화’가 치안부재로 연결되는 것으로 엄정한 법집행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년 전 대구에서 발생한 여대생 납치 살해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경찰의 미온적인 징계조치는 경찰에 대한 국민 신뢰를 스스로 저버리는 것이었다. 2010년 6월 23일 0시쯤 대구 수성구 범물동에서 김모(25)씨가 자신의 승용차로 여대생 이모(26)씨를 납치해 몸값 6000만원을 요구했다. 수사과정에 경찰의 미흡한 대응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이날 오후 6시 30분쯤 범인 김씨가 피해자 가족들에게 마지막 휴대전화를 걸어 옴에 따라 추적에 나서 30분쯤 뒤 대구시 달서구 신당동에서 김씨의 승용차를 발견했다. 차량 확인을 위해 20~30m까지 접근했으나 갑자기 중앙선을 침범해 달아나던 김씨의 차량을 놓치는 결정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승용차에는 손발이 묶인 이씨가 타고 있었다. 경찰의 추적 사실을 알아 챈 김씨는 곧바로 88고속도로 화원톨게이트를 거쳐 거창 톨게이트를 빠져나가 이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했다. 피해자 집에 대기 중이던 경찰 간부는 술을 마시고 잠까지 자 피해자 가족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샀다. 이에 경찰청은 징계위원회를 열고 당시 이재만 대구경찰청 차장을 사건 대응과 관련해 총괄 책임을 소홀히 한 책임을 물어 경고 조치를 내렸다. 설용숙 수성경찰서장, 송병일 대구지방경찰청 수사과장 등 총경급 간부 3명과 수사라인에 있었던 경정급 간부 2명도 경고했다. 하지만 징계받은 이재만 대구청 차장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고향인 경북청 차장을 거쳐 지난해 말 명예퇴직했다. 설용숙 서장은 경북청 정보통신담당관과 대구 북부서장을 거쳐 현재 대구청 경무과장으로 재직 중이다. 송병일 수사과장은 경찰청 특수수사과장으로 있다. 행정안전부의 소청심사위원회에서 경찰의 징계가 흐지부지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2009년 4월 경기경찰청 안양의 모 지구대장으로 근무하던 H경감은 일과시간 중 10여 차례 골프연습을 하거나 색소폰 연습을 한 사실이 밝혀져 해임됐다. 그러나 그는 행안부 소청심사위에서 정직 3개월 처분으로 경감되면서 다시 복직해 근무하고 있다. 대부업자와 골프를 치고 사건을 청탁받은 혐의로 해임됐던 A경감도 소청심사를 거쳐 복직했다. 서울경찰청은 지난해 33명을 각종 비위로 파면했으나 3명이 복직했고 2010년에는 경찰청이 6명을 파면했으나 그 가운데 1명이 복직했다. 대구 한찬규기자·전국종합 cghan@seoul.co.kr
  • [서울광장] 복지논쟁에 가린 성장의 그늘/우득정 수석 논설위원

    [서울광장] 복지논쟁에 가린 성장의 그늘/우득정 수석 논설위원

    우리 경제에 적신호가 울리고 있다. 기초 체력인 잠재성장률이 뚝 떨어졌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 1월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1980~1988년 9.1%, 1989~1997년 7.4%, 1998~2007년 4.7%로 점차 낮아지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3.8%로 한 단계 더 떨어진 것으로 추정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추정한 것과 같은 수치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이보다 낮은 3.7%를 제시했다. 글로벌 경기 후퇴 충격파로 인한 일시적인 뒷걸음질이 아니라 성장 엔진 자체가 식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저출산 및 고령화와 기업의 투자 부진이 1차적인 이유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진전 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출산율은 185개국 중 171번째다. 생산가능인구(15~64세) 증가율은 1970년대 3.2%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0.9%로 떨어졌다. 주요 경제활동인구(25~49세) 비중도 2006년을 정점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생산요소의 핵심 축인 노동이 급격히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1970년대 연평균 17.8%에 이르던 고정투자 증가율은 금융위기 이후 1.3%까지 추락했다. 체력을 비축하려 해도 자양분이 공급되지 않는 셈이다. 대신 기업들은 글로벌 생산 기지를 찾아 끊임없이 해외로 발길을 돌린다. 수출 주력 상품의 핵심부품 해외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수출은 늘어도 그 부가가치가 국내로 흘러들지 않는다. 수출산업과 내수산업이 따로 논다. 과도한 부채에 짓눌러 가계의 실질소득이 줄어드는 탓에 내수산업이 방파제 역할을 하기엔 역부족이다. 지난해 말 가계신용 잔액은 912조 8810억원, 이자비용은 13.0%나 늘었다. 반면 가계의 실질소득은 1.7% 늘었을 뿐이다. 그 결과 가계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53%에 이른다. 올 초 로널드 만 HSBC 아시아담당 이코노미스트는 한국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 연말이면 그 비율이 160%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질경제성장률 감소와 실질소득 제자리걸음, 비정규직 확대를 배경으로 꼽았다. 노무현 정부가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던 것은 파이를 키울 생각은 하지 않고 가진 자들의 것을 빼앗아 나눠 먹자고 부추겼기 때문이다. 5년 전 대통령선거전에서 이명박 후보가 ‘7-4-7’(연평균 7% 성장, 국민소득 4만 달러, 세계 7대 경제강국)이라는 슬로건을, 정동영 후보가 300대 정책과제 중 ‘6%대 경제성장 달성’을 가장 먼저 내세운 이유다. 하지만 오늘날 정치적인 담론이 복지로 옮겨지면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내건 공약에서 성장이 사라졌다. 첫째가 일자리 창출이고, 나머지는 복지와 대기업 때리기다. 기획재정부가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의뢰해 조사한 중장기 정책과제에서도 1위는 일자리 창출이다. 성장잠재력 확충은 10개 조사 항목 중 꼴찌였다. 모두가 일자리나 복지의 재원이 성장에서 나온다는 상식마저 망각한 것 같다. 성장에 대한 청사진 없이 복지만 마구잡이로 늘렸다가는 머잖아 잠재성장력이 1~2%까지 추락한다는 대재앙에는 눈을 감고 있는 듯하다. 재정 위기로 빈사 상태에 빠진 이탈리아 경제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마리오 몬티 총리는 “이탈리아의 추락에는 국가부채 말고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며 ‘낮은 성장률’을 주범으로 지목했다. 경제가 성장하지 않으면 일자리 창출은 말할 것도 없고 복지 등 다른 경제정책도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무상 시리즈에 이어 퍼주기식 복지 경쟁을 펼치고 있는 우리 정치권이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전 세계는 저성장의 늪에 빠졌다. 말이 좋아 ‘양적 완화’이지 실은 돈을 풀어 연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외 여건이 이렇다 보니 거짓말이 될 게 뻔한 성장률 목표치를 공언하는 것은 공연히 매를 버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 그럼에도 집권하겠다면서 재정건전성, 물가목표치, 성장률 등 국정운영 밑그림을 감추고 사탕발림으로 표를 구걸하는 것은 역사에 더 큰 죄를 짓는 꼼수다. djwootk@seoul.co.kr
  • “정보격차·SNS 욕구분출 등 심화…사회불균형 확대 막는 정책 절실”

    미래에는 지식·정보 격차의 확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다양한 욕구 분출 등을 통해 사회적 갈등이 더 커질 전망이다. 이를 위해 포용과 배려의 개방사회를 구축하고 불균형이 확대되는 것을 막을 정책적 대응이 요구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삼성경제연구소, LG경제연구원, 매킨지 등 국내외 민간 싱크탱크들은 6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신제윤 기획재정부 제1차관 주재로 관계부처 1급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중장기 관련 실무회의에서 이 같은 전망을 내놨다. KDI는 세계 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비중이 2010년 7.6%에서 2040년 14.2%로 늘어나는 고령화로 경제 활력이 줄어들고 소비성장 패턴과 세계 경제 지형이 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 분업체제가 변하고 세계경제 축이 다원화되지만 세계경제의 동조화로 불확실성은 늘어날 전망이다. 정보기술(IT)에 이어 생명공학기술(BT) 등 신기술 개발 경쟁이 가속화되고 고용구조가 고기능 인력 중심으로 바뀌면서 사회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킨지는 이 같은 급격한 기술변화, 기업들의 까다로운 인재 채용 등은 학력에 따른 임금 격차를 더 늘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크게 늘어난 정부·가계의 빚까지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앞으로 자식 세대들이 부모 세대보다 부유해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현재 미국은 대학원 졸업자의 실질임금이 1960년대에 비해 1.9배 수준으로 상승했으나 고교 중퇴자의 임금은 당시의 0.9배에 불과하다고 소개했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삼성경제연구소와 KDI는 대학교육 개혁을 통한 창의적 인재 육성을 주문했다. 전통적 대학교육이 양산하는 범용 인재에 대한 노동시장의 수요 감소가 청년 실업의 증가와 중산층 몰락의 주원인이기 때문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SNS가 쌍방향 소통을 통해 정부 경쟁력 개선에 기여할 수도 있지만 다원화·다문화 사회에서 사회갈등을 심화시킬 소지가 있다며 SNS를 통한 사회연대감 및 지배구조(거버넌스)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매킨지는 정책의 주안점을 미국이나 유럽 등 기존 선진국에서 중국·인도 등 성장하는 신흥국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정부는 이들의 발표 내용을 종합 정리해 이달 말 열리는 장관급 중장기전략위원회 논의를 거쳐 9월 중 나올 ‘중장기보고서’(가제)에 반영할 계획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日 첨단소재 기업들 한국행 ‘러시’

    데이진, 도레이, 스미토모화학 등 첨단 소재 분야 일본 기업들의 한국행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해 3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 기업들의 ‘탈열도’(脫列島)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올해 1분기 외국인직접투자(FDI·신고 기준)가 지난해 같은 기간(20억 500만 달러)보다 17% 증가한 23억 46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5일 밝혔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4년 만에 최대치다. 특히 일본 기업들의 한국 투자는 9억 1900만 달러(약 1조 1200억원)로, 대지진 직전인 지난해 1분기(3억 6700만 달러)보다 150%나 급증했다. 투자액의 대부분 형태가 전기전자(626% 증가), 화공(841%), 금속(168%) 등 제조업 기반의 공장과 연구시설 등이다. 이는 일본 기업들의 한국 정착을 의미하며, 경제적 측면에서 고용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지경부는 한국이 선택된 이유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및 한·유럽연합(EU) FTA의 발효에 따른 해당 지역 수출 유리, 한국의 정보기술(IT) 산업 기반 등 때문이라고 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대지진 이후 안전지대, 물류와 기업 환경이 잘 갖춰진 곳을 찾다 보니 중국이나 인도보다 한국을 선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일본 기업들이 앓고 있는 속사정 탓도 있다고 했다. 추가 지진 우려로 첨단공장의 안전성 문제, 엔고 현상, 높은 법인세율, 비싼 전기요금, 전기 수급의 제약, 한 발 늦은 FTA, 강력한 노동 규제 등 일본 현지에서는 기업들이 각종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정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내수 침체와 전력 부족의 심화 등으로 일본 내부에서 기업들을 해외로 몰아내고 있는 형국”이라면서 “여름철을 앞두고 전력난을 걱정하는 일본 기업들의 한국행 러시가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평균 명목임금(2010년 기준)이 2만 6538달러로 일본(4만 7398달러)의 60% 수준에 불과한 점도 꼽았다. 강성천 지경부 투자정책관은 “코트라에 ‘재팬데스크’ 등 일본 투자유치 전담반을 신설하고, 일본 투자설명회 개최 등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인사]

    ■농림수산식품부 ◇승진 △감사담당관실 조성대△운영지원과 서호석△비상계획관실 홍만의△농어촌정책과 김영수△녹색미래전략과 김종필△다자협상협력과 김수일△유통정책과 유창상 안형덕△방역총괄과 강대진△검역정책과 백영현△수산정책과 강혜영△어업정책과 심상겸△농어촌산업팀 최국일△양식산업과 안치국△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손한모△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조동근 박래용△국립종자원 홍종열 ■국가보훈처 ◇파견 복귀 △행정관리담당관 나치만 ■서울시교육청 △공보담당관 이경균△동부교육지원청 행정지원국장 김연기 ■동명대 △총장직무대행 김종수△기획전략처장 이중순△산학협력실장(산학협력선도대학육성사업단장 겸임) 신동석△공학교육혁신센터장 오갑석 ■건국대병원 △여성·부인종양센터소장 강순범 ■한국일보 <문화사업단>△부국장대우 이현걸<독자마케팅국>△마케팅1부장 우승필△마케팅2부장 박진석△마케팅관리〃 박해상 ■국토해양신문 △부산·경남 취재본부장 반봉성 ■코리아타임스 <경영기획실>△경영기획실장직대 김찬백<편집국>△부국장 조재현△사회부장(부국장) 박윤배△경제부장직대 김재경 ■신한생명 ◇승진 △부산고객지원센터장 이호선◇지점장 전보△동수원 조재원△천안 이정화△사당 주봉일△부천 박한희△안양 길혜경△수유SOHO 엄덕만 ■미래에셋생명 ◇임원 선임 <이사>△변액보험운용실장 조성식◇전보△홍보실장 이동준<은퇴설계센터장>△잠실 배원희△춘천 유영진△마포 권종구 ■트러스톤자산운용 ◇승진 <상무>△주식운용본부 정인기<이사>△준법감시인 김봉경△경영지원팀 김지숙<부장>△리스크&컴플라이언스팀 변종수△마케팅팀 이규호△주식운용본부 안홍익△투자전략팀 김응주 ■한국경제TV ◇승진 <보도국>△경제팀 파트장 이성경 △중기창업팀 〃 국승한 △방송2팀 〃 이계우<뉴미디어국>△기술팀 파트장 박정태<마케팅국>△채널마케팅팀 파트장 양동현 ■대륙제관 ◇이사 승진 △에어로졸부문 부장 최승일△기획팀/자재팀 〃 윤동억△품질관리부문 〃 김성룡
  • ‘BBK 가짜편지’ 작성자 신명씨 출석

    ‘BBK 가짜편지’ 작성자 신명씨 출석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BBK사건’과 관련, 김경준(46·천안교도소 수감)씨의 기획입국설 근거가 됐던 ‘가짜 편지’의 실제 작성자 신명(51·치과의사)씨가 3일 오후 2시 검찰에 출석했다. 미국에 체류중이던 신씨는 전날 중국 베이징을 거쳐 귀국했으며 피고소인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됐다. 신씨는 검찰 조사에 앞서 취재진에 “성실하게 조사를 받고 그에 따라 처벌받게 되면 받겠다.”면서 “정쟁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BBK사건이 ‘민간인 불법 사찰’과 함께 총선의 새로운 변수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검찰은 신씨를 상대로 편지 작성 경위와 배후 등을 추궁했다. ‘BBK 의혹’의 핵심인물인 김씨는 신씨와 그의 형 신경화(54·수감 중)씨가 참여정부 측의 사주를 받아 자신이 귀국한 것처럼 오해할 수 있는 내용의 ‘가짜편지’를 써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지난해 12월 신씨 형제를 검찰에 고소했다. 김씨와 미국 교도소에 함께 수감된 적이 있는 신경화씨는 “김씨에게 속아서 미국 교도소에서 1년을 복역했다.”며 김씨를 고소한 상태다. 신경화씨는 강도 죄를 짓고 미국으로 도피했다가 2006년 10월 미국에서 검거, 1년 뒤 범죄인인도요청에 따라 한국에 송환됐다.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은 대선을 한달 앞둔 2007년 11월 김씨가 귀국하자 당시 청와대와 여권이 개입했다는 의혹과 함께 신경화씨가 보냈다는 문제의 편지를 공개했다. 편지에는 “자네가 ‘큰집’하고 어떤 약속을 했건 우리만 이용당하는 것이니 신중하게 판단하길 바란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편지는 김씨가 여권으로부터 모종의 대가를 받고 들어왔다는 ‘기획입국설’의 근거가 됐다. 또 당시 ‘BBK 의혹’으로 수세에 몰렸던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에게는 반전의 계기로 작용했다. 그러나 신씨는 지난해 “형이 보냈다는 편지는 내가 작성한 것”이라며 배후로 이상득 새누리당 의원과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 여권 실세를 지목했다. 기획입국설이 한나라당의 조작극이라고 뒤늦게 주장하며 주목받은 신씨는 지난달 20일 미국에서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가짜편지를 언론에 공개했던 홍준표 새누리당 전 대표가 편지의 입수경위를 털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전 대표는 지난달 23일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신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사제 서품 60주년 맞는 원로신학자 백민관 신부

    사제 서품 60주년 맞는 원로신학자 백민관 신부

    5일 오전 10시 서울 명동성당에선 특별한 미사가 열린다. 올해로 사제 수품 60주년과 50주년이 된 신부 5명을 위한 축하미사. 이가운데 백민관(테오도로·85) 신부는 수품 60년을 맞는 서울대교구 원로 신학자다. 사제 생활 60년중 두차례 가톨릭대 신학대학장을 지낸 것을 포함, 50년을 신학교에서 살아 ‘신학교 귀신’‘신학교의 어머니’‘신학교 운영의 백과사전’으로 통하는 인물이다. 수품 60주년 축하미사에 앞서 3일 서울 혜화동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대건관 숙소에서 노 사제를 만났다. 봄비가 을씨년스럽게 오락가락하는 아침, 백 신부는 기자를 반갑게 맞아 숙소로 안내했다. 사제 60년에 대한 특별한 감회라도 전할 성싶은데 노 사제의 소감은 의외로 덤덤하다. “일반인도 환갑이면 인생의 반환점을 돈 것이지요. 사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마지막 정리라도 해야할까요.” 짤막한 인사말이지만 그 무게가 묵직하다. ‘깨어 기도하라.’는 그의 사제 서품 성구 그대로 규칙을 거듭 강조한다. “그저 교회 안의 규칙을 따라 살다보니 이렇게 됐네요.” 그 규칙의 강조는 사제의 모든 것을 좌우하는 기준이자 어길 수 없는 삶의 방향일까. 거듭 규칙을 강조하는 것과는 달리 백 신부는 후배, 후학들에게 “자유를 향유하라.”고 늘상 말하는 독특한 사제로 통한다. “자유롭게 산다는게 어디 멋대로 산다는 것인가요. 일반 사회도 마찬가지이지만 규칙을 잘 지켜야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것입니다.” 숙소 벽면에 제자들이 적어놓은 존경의 인사말들이 빼곡하다. ‘깜찍한 천재’‘쉼 없이 공부하는 부지런한 신부님’…. 제자, 후배들의 인사말은 험한 세상을 밝게 살아온 사제의 궤적을 고스란히 전한다. 황해도 장연 태생으로 상고를 졸업하고 덕원신학교에 입학했지만 날로 드세지는 북한 당국의 교회 탄압과 통제를 못 이겨 걸어서 단신으로 월남한 사제. 어렸을 적 목사가 되고 싶은 꿈을 간직한 채 월남 직후 곧바로 명동성당을 찾아갔단다. 6·25전쟁중인 1952년 12월 피난지 부산에서 전 원주교구장 고 지학순 주교와 단 둘이 사제서품을 받았다. 이후 서울 가회동성당 보좌와 돈암동성당 주임을 맡은 것을 빼놓곤 50년간 줄창 신학교 교수로 살아왔으니 ‘신학교 귀신’이며 ‘신학교의 어머니’란 별명이 따라붙는 게 당연해 보인다. ‘높은 종탑이 있는 성당에서 살면서 공부를 계속하고 싶다.’ 사제 서품을 받던 날 백 신부가 세운 두 가지 소원이다. “평생을 신학교에서 보냈으니 높은 종탑이 있는 성당에서 살고 싶다는 소원은 이루지 못한 셈이네요.” 그래도 벨기에와 프랑스 유학을 다녀왔고 신학교 학장을 두 번씩이나 지냈으니 공부하는 사제의 꿈은 이뤘다며 웃는다. 60년 전 ‘공부하는 사제’의 원을 세웠다는 그가 한국천주교에 일궈 놓은 업적은 즐비하다. ‘기도문’과 ‘미사통상문’ 개정작업, ‘공동번역 성경’ 출판을 도맡았던 인물. 그중에서도 무려 15년간 홀로 고된 작업을 벌여 팔순의 나이에 세상에 내놓은 ‘백과사전-가톨릭에 관한 모든 것’(2007년)은 가장 보람된 일이다. 그 작업은 그의 오른쪽 눈을 빼앗아갔지만 한국천주교에선 그 누구도 출간을 시도하지 못했던 걸작으로 기록된다. 이젠 책을 보기도 힘들 만큼 시력이 나빠졌지만 빠짐없이 아침, 저녁 미사를 홀로 드린다고 한다.그래도 “매일 한강변, 성북천을 1시간반쯤 걸을 수 있어 다행”이라는 백 신부. “부모 형제들과 떨어져 이산가족이 된 아픔은 큰 고통”이라고 말한다. 뼛속까지 사제인 그도 혈육의 정은 어쩔 수 없나보다. 지난 2009년 ‘백과사전’ 출판의 공을 인정받아 수상한 ‘가톨릭학술상’ 시상식장에서 “하느님의 특별한 가호로 흰머리가 생겼다.”는 말을 남겼다는 백 신부. 그는 인터뷰 말미에 “다시 태어나도 사제가 되겠다.”고 했다.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열린세상] 보시라이 사건과 중국정치 바로보기/이문기 세종대 중국통상학과 교수

    [열린세상] 보시라이 사건과 중국정치 바로보기/이문기 세종대 중국통상학과 교수

    지난 15일 보시라이 충칭시 당 서기가 전격 해임된 이후, 중국의 정치 변동에 관한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대부분 지나치게 어느 한 측면만을 강조하거나, 중국 정치상황의 큰 흐름과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을 준다. 두 가지 문제를 지적하고자 한다. 첫번째 문제는 보시라이 해임을 계기로 중국 최고지도부 내의 파벌 간 권력투쟁이 격화될 것이라는 해석이다. 보시라이가 태자당의 일원이라는 점을 들어 이들 계파의 몰락이라거나, 또는 이제부터 본격적인 파벌 간 권력투쟁이 시작될 것이라는 해석은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 특별한 근거 없이, 상투적인 파벌 구도 속에 꿰맞추는 듯한 인상을 준다. 중국의 엘리트 정치에서 파벌주의 특징은 오랜 역사를 갖지만, 최근 20년간의 양상은 점차 약화되는 추세다. 과거 마오쩌둥과 덩샤오핑 시대의 파벌정치는 생사를 건 치열한 권력투쟁이었고, 그 결과로 승자독식의 권력구조가 지속되었다. 하지만 1990년대 장쩌민 시대 이후 상이한 파벌 간 타협과 합의 문화가 상당히 정착되었고, 그 결과 집단지도체제라는 권력구조를 형성하였다. 또한 과거의 파벌경쟁은 치열한 이념·노선투쟁을 수반했지만, 최근의 파벌경쟁은 노선투쟁보다는 자리 안배를 둘러싼 세력 간의 경쟁 수준으로 약화되었다. 이번 보시라이 해임의 경우도 최고지도부 간 합의가 전제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물론 합의 과정에서 상당한 논쟁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파벌 간 대립구도가 형성되었을 개연성은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보시라이 문제를 그냥 덮어두고 갈 수 없다는 상황인식과 사건 처리 이후 정치 안정이 최우선이라는 강력한 공감대가 더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점이다. 또한 중국의 정치문화에서는 보시라이 특유의 정치스타일이 지도부 다수에게 반감을 샀고, 왕리쥔 사건을 계기로 버림받았을 가능성도 있다. 중국 최고지도자들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가 복잡하고 거대한 중국에서 ‘타협의 정치’를 구현할 수 있는 신중함과 냉철함이다. 그런데 보시라이는 국내외 언론을 이용해서 자신의 정치적 업적을 능숙하게 포장하고 대중적 인기를 이끌어 내는 데 남다른 수완을 발휘해 온 인물이다. 그의 튀는 정치스타일에 대한 지도부 사이의 반감 문제를 반드시 파벌정치 구조와 연결짓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보시라이 사건에 대한 해석의 두 번째 문제점은 ‘충칭모델’에 관한 것이다. 충칭모델은 보시라이가 추진한 일련의 좌파적 개혁실험으로, 정부의 역할을 강화하고 성장보다 분배에 역점을 두면서 전통적 사회주의 가치를 강조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보시라이 낙마와 함께 충칭의 개혁실험도 종말을 고할 것인가. 보시라이식의 충칭모델은 사라지겠지만, 충칭모델에서 제기한 중요한 개혁의제는 계속 제기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 이유는 현재 중국이 처한 현실 때문이다. 현재의 중국사회는 지니계수 0.5에 이르는 극심한 빈부격차와 3배 이상의 수입 격차를 보이는 도농(都農) 간 격차, 연해지역과 서부내륙지역 간의 발전 격차 문제를 외면하고서는 더 이상의 발전과 안정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충칭모델이 비판받는 이유는 그 문제의식이나 개혁실험 자체가 현재 중국 지도부가 추구하는 발전모델과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 아니라, 보시라이 개인의 문제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충칭모델의 시작은 보시라이 부임 이전부터 황치판 시장이 서부내륙지역이라는 특수한 지리적 조건에 맞는 발전모델을 모색하면서 시작된 것이다. 여기에 보시라이 부임 이후, 그의 정치업적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 더해지면서 부작용과 정적을 양산하게 된 것이다. 특히 부패 근절과 사회주의적 정신가치를 강조하는 창훙다헤이(唱紅打黑)와 같은 선동·공포정치는 과도한 충성경쟁과 경직된 도시문화를 만들었고, 종종 정적 제거의 수단으로 악용되기도 했다. 원자바오 총리가 언급한 ‘문화대혁명 재발’의 우려는 이 대목을 지적한 것이다. 때문에 충칭모델의 평가에서 보시라이 개인의 통치스타일에서 초래된 부정적인 측면과 성장만능주의 정책의 폐단에 대한 대안 제시라는 측면, 이 두 가지를 분리해서 바라봐야 할 것이다.
  • [저자와 차 한 잔] ‘성경 속 세상을 바꾼’ 숭실대 교수 구미정

    [저자와 차 한 잔] ‘성경 속 세상을 바꾼’ 숭실대 교수 구미정

    많은 종교는 나눔과 평등을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으뜸의 큰 가치로 삼는다. 그럼에도 현실의 삶에서 그런 가치는 외면당하고 무시당하기 일쑤다. 특히 종교 안에서 남녀의 불평등은 오히려 세속의 모순보다 더 심하다. 여기저기서 차별, 홀대에 대한 불만을 분출하고 때로는 집단의 거센 반발로 번진다. 고귀한 나눔과 평등에 대한 존중이 종교 현실에서 거꾸로인 까닭은 무엇일까. 숭실대 구미정 교수는 현실의 왜곡에 눈떠 바로잡을 것을 줄곧 외치는 기독교 여성학자다. 그가 낸 책 ‘성경 속 세상을 바꾼 여인들’(옥당 펴냄)은 차별의 원인과 나름대로의 대안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성경 속 여성은 대부분 남성이 주도하는 역사 드라마의 보조자쯤으로 인식되고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찬찬히 들여다보면 성경에 등장하는 여인들은 그저 고분고분하게 복종하고 따라 사는 나약한 존재가 아닙니다.” 책은 구약성경 속 여인 11명을 추려 그들의 삶과 생각을 통념과는 다르게 뒤집어 부각시킨다. 이스라엘 민족의 조상이 된 사라, 모세의 누이 미리암, 다윗의 조상이 된 룻, 가나안에서 태어나 태평성대를 이끌었던 사사(士師) 드보라, 고아 소녀로 페르시아 제국의 왕후가 되어 민족을 구했던 에스더…. 이들은 그저 남성의 보조자와 동반자가 아닌 험한 현실에 맞서 주체적으로 살았던 독립적인 존재들이란다. 그러면 그들의 실상이 진실과는 다르게 폄하되고 가려진 이유는 무엇일까. “성경을 기록하고 해석한 주체는 항상 남성들이었어요. 가부장적 특성이 강한 사회체제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흐려지고 막힌 것이지요. 여성과 약자의 입장에서 성경 속 여인을 보자는 목소리가 그나마 받아들여진 게 1960년대 이후이니 그 봉인의 역사가 얼마나 잔인한지를 알 수 있지 않습니까.” ‘가장 크고 유명하고 조직적인 도둑질은 교회가 여성을 상대로 저지르는 도둑질이다.’라고 일갈했던 미국 작가 마틸다 조슬린 게이지의 말과 겹쳐진다. “그 봉인의 역사는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교권을 장악하고 있는 권력의 카르텔 때문입니다. 열심히 봉사하고 믿음을 따르는 신자들이 가장 낮은 데로 임해 사랑을 역설한 예수의 목소리를 올곧게 들을 수 있는 계기 자체가 마련되지 않는 이유입니다. 침묵의 카르텔이죠.” 구 교수는 여성 신학자답게 자신이 소개한 11명의 성경 속 여인들을 “하나님이 이루어 가시는 구원의 역사에서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인물들”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인물들을 다시 보자는 ‘뒤집어 보기’의 시도는 단순한 역발상의 반란이 아니다. “이름 없이 빛도 없이 묵묵히 자기 몫의 역사적 사명을 감당한 여성들의 모습에서 오히려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의 겸손함을 배웁니다.” 그래서 우리 사회 곳곳에서 확산되고 있는 ‘여풍당당’ ‘여고남저’의 현상을 향해서도 뼈 있는 한마디를 던진다. “하나님이 하신 가장 큰 일은 살리는 것이지요.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반대로 죽임의 일을 하고 있는 게 안타깝습니다. 이제 앞으로의 여성 리더들은 섬김을 체화했으면 합니다.” 권력과 돈, 명예에 눈이 어두운 리더가 아니라 자신의 역량을 세상을 두루 이롭게 하고 사람을 살리는 데 쏟아붓는 ‘진짜 살림꾼’이기를 바란다고 한다. ‘인자(人者)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다.’(마태복음 20:28, 마가복음 10:45) “모두가 다른 사람 위에서 호령하고 군림하는 우두머리가 되려고 혈안이 된 세상에서 예수는 지금도 가장 낮고 천한 자리를 찾아 내려간다.”는 구 교수. 그는 그래서 자신이 추린 성경 속 여인 11명의 뒤를 잇는 다음 1명은 이 세상 모든 여성이라고 매듭짓는다. 글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지표는 봄볕… “바닥 찍었다” “아직 멀었다”

    지표는 봄볕… “바닥 찍었다” “아직 멀었다”

    ‘버냉키 효과’ 등으로 27일 코스피지수가 급등했다. 삼성전자는 130만원(종가 131만 1000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른 지표에도 봄볕이 감돈다. 그러자 경기가 바닥을 친 게 아니냐는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아직 멀었다는 반론 또한 팽팽하다. 바닥 통과론자들도 ‘의미 있는 바닥’은 아니라는 데 동의하고 있어 경제주체들이 체감할 정도의 경기 회복은 상당히 더디게 올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삼성경제연구소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겠다고 예고했다. ●삼성전자株 131만 1000원 사상 최고 한국은행이 이날 내놓은 ‘3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101로 전월보다 1포인트 올랐다. 100을 넘으면 경제상황을 좋게 보는 소비자가 나쁘게 보는 소비자보다 많다는 뜻이다. 기업은행이 같은 날 발표한 중소 제조업체(3070개사)의 ‘2분기 기업경기전망(BSI)’도 전분기보다 23포인트나 오른 113을 기록했다. 앞서 나온 2월 어음부도율은 사상 최저(0.01%)였고,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2246억원)은 1월에 비해 2배 급증했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고용시장이 여전히 취약해 초저금리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말해 돈을 더 풀 수 있음(추가 양적 완화)을 시사했다. 임지원 JP모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경기가 작년 4분기에 이미 바닥을 찍고 천천히 올라오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정부와 한은도 작년 4분기 내지 올해 1분기를 바닥으로 본다. “1분기에 바닥을 다지는 쪽으로 가고 있다.”(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당초 전망대로 1분기에 전기 대비 0.7~0.8% 정도 성장할 것”(김중수 한은 총재) 등의 발언을 내놓으며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3.7%)와 ‘상저하고’(上低下高) 전망을 고수하고 있다. ●삼성硏, 올 성장률 하향조정 예고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정책실장은 “최근 일부 지표들이 호전되면서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는데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권 실장은 “심리 지표 호전은 글로벌 유동성에 힘입어 증시가 살아난 데 기인한 요인이 크고, 실질 지표 호전도 유럽 재정위기 진정과 미국 성장률 선방 등에 힘입은 일시적 요인이 크다.”며 펀더멘털(기초체력)의 개선은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굳이 바닥이라고 표현한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옆으로 기거나 살짝 올라가는 형태여서 바닥으로서의 의미는 없다.”고 덧붙였다. ●버냉키 “초저금리 정책 유지할 것” 권 실장은 “유럽 위기, 유가, 중국 경제 등 대외변수는 차치하고라도 내부적으로 소비와 부동산이 경기 회복의 관건인데 뚜렷한 개선 동력이 없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초 3.6%에서 3.3% 안팎으로 낮출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민간경제연구소의 책임자도 “국제유가 상승분이 아직 우리 경제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고 유럽 위기도 해결된 게 아니어서 바닥을 얘기하기에는 아직 멀었다.”면서 “꽤 오랫동안 평평하게 횡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V자나 U자형 회복보다는 L자나 바나나형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바닥을 이미 찍었다고 보는 JP모건도 ‘더딘 회복’에는 동의한다. 임지원 수석은 “체감 회복세는 매우 서서히 진행될 것”이라면서 “때문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말까지 계속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버냉키의 발언도 출구전략(경기 부양을 위해 뿌린 돈을 거둬들이는 조치)은 시기상조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부고]

    ●서진석(전 화승그룹 부회장)씨 별세 충원(갈보리사랑침례교회 목사)씨 부친상 24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27일 오전 11시 (02)2227-7547 ●홍석주(전 조흥은행장·전 한국투자공사 사장)씨 부인상 찬규(여의도성모병원 의사)씨 모친상 2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7일 오전 8시 (02)3010-2000 ●이종진(두산중공업 EPC PRM팀 차장)씨 부친상 25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28일 오전 9시 (02)2227-7556 ●김승업(영화의 전당 대표이사)씨 모친상 24일 중앙대병원, 발인 27일 오전 8시 (02)860-3500 ●권오운(전 한국화재보험협회부설 방재시험연구원장)씨 별세 2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6일 오전 6시 (02)3410-6917 ●이돈영(전 철도청 부이사관·전 애경백화점 감사)씨 별세 성화(제주 한라대 교수)준화(농협생명 AM사업부 차장)씨 부친상 임수영(SK종합화학 동경지사장)김한철(한국외대 외래교수)씨 장인상 2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6일 오전 7시 (02)3410-6901 ●이상진(자영업)강진(〃)부진(〃)씨 모친상 김남규(자영업)신덕호(한국자산관리공사 감사부 부장)씨 장모상 24일 김포 하나성심병원, 발인 26일 낮 12시 (031)987-4444 ●정정호(전 한국은행 동경사무소장)씨 별세 영화(HSBC 증권관리부 대리)씨 부친상 유창호(외교통상부 중동2과)씨 장인상 24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26일 오전 10시 (02)2258-5953 ●김유민(그린코드녹색도시연구소장)씨 모친상 김종성(그린코드도시건축사사무소 대표)씨 장모상 2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6일 오전 9시 30분 (02)3010-2233 ●김태조(전 대한항공 전무)태욱(전 아시아나항공 상무·운항담당)씨 모친상 장환(연세의대 부교수)씨 조모상 25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27일 오전 7시 (02)2227-7560 ●변흥주(전 강원도 고성경찰서장)씨 별세 우용(기천 대표이사)씨 부친상 25일 고려대 안암병원, 발인 27일 오전 5시 30분 (02)923-4442 ●우승권(한화건설 상무)씨 장인상 24일 서울대병원, 발인 26일 오전 8시 (02)2072-2020
  • 건설업계, 물산업이 블루오션

    건설업계, 물산업이 블루오션

    현대건설이 최근 작성한 ‘물 산업 진출전략’ 보고서에는 2020년까지 3단계에 걸쳐 물·환경분야를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이 담겼다. 이에 따라 1단계인 2014년까지 전담 사업부를 신설하고, 운영·관리 전문 기업의 인수를 추진하게 된다. 2015~2017년(2단계)에는 현대차그룹의 역할 조정을 통해 해외 합작법인 설립이 시도된다. 이르면 2020년(3단계)까지 그룹 내 독립법인 출범도 예상된다. 회사 관계자는 “확정된 내용은 아니지만, 향후 물 산업의 중요성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앞다퉈 물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국내 건설 경기가 가라앉은 가운데 물 산업에 경쟁적으로 진출,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22일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세계 물 시장 규모는 2015년 1597조원 규모로 확장될 전망이다. 연구소는 ‘미래의 첨단산업, 물 산업’이란 보고서에서 물 산업이 해마다 5.5%씩 성장, 정보기술(IT)산업이나 생명공학기술(BT)산업과 결합해 기술집약산업으로 변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수처리 분야 진출은 활발해진 상태다. 두산중공업은 3대 해수담수화 기술을 모두 보유하고 중동지역의 해수담수화 프로젝트를 휩쓸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하루 30만명이 사용 가능한 세계 최대의 해수담수화 플랜트를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했다. GS건설 역시 2008년부터 물 산업에 진출, 환경사업본부를 신설하는 등 경쟁에 나섰다. 지난해 11월에는 세계 10위권 물처리 업체인 스페인의 이니마를 3500여 억원에 인수했다. 포스코건설도 2010년 물환경사업본부를 신설, 해수담수화 및 오·폐수 재활용사업에 진출했다. 삼성그룹은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삼성엔지니어링, 제일모직 등 3개 계열사가 관련사업을 벌이고 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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