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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남, 모든 마을 상수도 보안시설 설치

    충남 홍성 배양마을 상수도 독극물 투약 사건이 터진 지 40일을 맞고 있다. 아직 단서조차 찾지 못하면서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충남도는 도내 모든 마을상수도에 보안시설을 설치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했다. 29일 홍성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사건 발생 직후 금마면 죽림리 배양마을 상수도 집수장 물탱크에서 발견된 것과 동일한 농약 구입자 1500명을 300명으로 압축하고 구입 시기, 목적, 사용처 등에 대해 심층면접을 벌이고 있으나 현재까지 혐의를 둘 만한 점을 찾지 못했다. 당시 이 마을 앞산의 30t급 물탱크 안에서 발견된 농약은 액체 제초제인 ‘근사미’와 가루 살충제 ‘파단’이다. 경찰은 또 물탱크 관리계약이 30일로 끝나는 점을 중시해 기존 업체와 경쟁 관계에 있는 업체 관계자나 올해 초 전년도 결산 과정에서 수도세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었던 주민을 상대로 수사를 펴고 있으나 별 진척이 없다. 정신지체자 등의 소행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이웃 11개 마을까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500만원의 신고보상금까지 내걸었다. 오세윤 홍성경찰서 수사과장은 “요즘은 농번기여서 탐문수사를 하려면 일일이 논밭을 찾아다녀야 해 어려움이 더 많다.”고 말했다. 이 마을은 문제의 물탱크를 말끔히 청소한 뒤 예전대로 114가구 250여명의 주민들에게 식수를 공급하고 있으나 불안감에 식수로 잘 사용하지 않고 빨래 등 주로 허드렛물로 쓰는 실정이다. 충남도는 주민 불안이 가시지 않자 내년까지 도내 모든 마을상수도에 보안시설을 설치하고 노후시설을 교체하기로 했다. 국비 등 850억원을 들여 마을상수도에 폐쇄회로(CC)TV, 개폐감지장치, 무인경비시스템을 설치하고 낡은 상수도는 허물고 신축한다. 홍성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위조지폐 557억원 유통한 女, 사형장서 미소?

    위조화폐를 유통한 죄로 사형을 선고받은 여성 죄수들의 ‘마지막 웃음’을 담은 장면이 공개됐다. 지난 18일 광둥성 제양(揭阳)시에서 열린 공개 재판에는 법의 판결을 기다리는 수많은 죄수들과 이를 직접 보기 위해 모인 시민들로 북적였다. 이 중 가장 눈길을 끈 죄수는 약 3억 위안(약 557억 원) 어치의 위조지폐를 발행한 우(吳)씨와 팡(方)씨의 판결. 이들은 당일 사형선고를 받고 곧장 형이 집행됐다. 이들은 2007년 말부터 2009년 초 공모를 통해 2억 8648만 위안의 위조지폐를 제작했으며, 그 액수가 상당한데다 상당수가 유통됐다는 점에서 사회에 미친 악영향이 크다고 판단, 법에 따라 엄중히 처벌됐다. 여성경찰에게 양 팔을 붙들린 채 공개재판장 무대 위에 올라오던 두 여성 중 한 사람은 내내 고개를 숙이고 있었지만, 또 다른 여성은 당당하게 고개를 들고 미소를 짓는 듯한 표정을 보였다. 네티즌들은 이들의 사형이 정당한지에 대해 갑론을박을 펼치는 한편, 사형집행 전 웃음의 의미를 추측하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여성 죄수들의 공개 재판 선고장면은 남방위성TV방송국에 의해 시청자들에게 전달됐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씨줄날줄] 달러 봉지/주병철 논설위원

    1990년대 말까지만 해도 밀반출·밀반입이란 말은 국제적인 상거래의 하나로 여겼다. 능력(?) 있으면 가능하고, 없으면 불가능한 일로 통했다. 그래서 맘만 먹으면 감시망을 뚫고 다니는 건 별로 어렵지 않았다. 이런저런 윗선(?)의 도움을 받으면 눈 감고 헤엄치기였다. 그래서 공공연한 비밀쯤으로 알았다. 해외 교포들이 엔화 뭉치를 가방에 잔뜩 넣어 국내로 들여와 오늘날 국내 굴지의 모 금융그룹이 태동한 것도 이런 예다. 적발돼도 빠져나갈 구멍이 많았다. 외화 뭉치나 고가품 등을 들고 들어오다 공항 감시대에 적발되면 규정을 잘 몰랐다며 ‘모르쇠’로 일관해 빠져나가기도 하고, 미리 그물을 쳐 둔 인맥을 등에 업고 유유히 통과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의 고가품을 국내로 들여와 자신의 무용담을 늘어놓으며 영향력을 과시한 얼빠진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힘깨나 쓰는 거물들은 아예 통관 절차를 거치지 않고 귀빈들이 이용하는 ‘더블 도어’(Double Door)를 통해 사라졌다. 밀반입 가운데 민감한 것은 마약이었다. 수법이 참 독특했다. 국제 소포로 보내오는 게 대부분이었는데, 김치통 한가운데 마약봉지를 넣거나 성경책 가운데를 도려내고 마약을 집어넣어 들여오다 적발되기도 했다. 양복 깃 속이나 몸 속 깊은 곳에 숨겨 들여오기도 했다. 특정 국가를 드나드는 보따리장수나 귀국하는 일반인이 자의반 타의반 ‘마약 밀반입 도우미’로 악용됐던 적도 있다. 밀반출은 주로 달러 등 외화가 대부분이었다. 감시망이 느슨할 때는 공항 상주기관 등과 짜고 외화를 빼돌리는 일이 잦았다. 단속이 강화돼 1인당 외화 1만 달러 이상 갖고 해외로 나갈 때는 신고를 해야 했다. 이럴 때는 여러 사람이 1만 달러 미만을 나눠 갖고 출국해 거액을 빼돌렸다. 규정을 역이용한 것이다. 규모가 훨씬 크면 외국에 유령회사를 거느린 회사를 통해 밀반출했다. 얼마 전 필리핀 불법체류자가 국내 거주 필리핀 노동자들이 번 돈을 라면 봉지에 100달러짜리를 넣어 빼돌리려다 적발됐다. 지난 8년 동안 한번도 공항 X레이에 포착되지 않았는데, 규모만 16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놀랍기도 하지만 이들을 붙잡은 공항 감시대의 추적 능력도 대단하다. 저축은행 회장이 200억원가량을 챙겨 밀항하려 드는 세상 아닌가.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고 했다. 달러 밀반출이 라면봉지뿐이겠는가. 공항 감시대가 좀 더 눈을 부릅떠야겠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서울신문 보도 그후] GKMC에 국책연구기관 4곳 추가 연결

    공직사회의 업무용 내부망으로 쓰이는 정부통합지식행정시스템(GKMC)의 문호가 더욱 넓어진다. 행정안전부는 24일 “통합지식행정시스템에 외부망으로서 삼성경제연구소(SERI)뿐 아니라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책연구기관 4곳을 확대해서 연결하기로 했다.”면서 “현장 공무원들이 정책과 제도에 대해 논의하고 생산할 때 민관의 시선에서 더욱 다양한 가치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정부는 당초 업무용 내부망에 SERI를 연결짓기 위한 기술적 검토 등을 진행했으나 ‘정부정책의 특정 기업 편향성 우려’ 보도 이후 연계 외부망을 더욱 넓히기로 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일단 기술적 검토를 진행하고 있으며 국무총리 산하에 있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 등과 논의를 거쳐 KDI, 또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등 국책연구기관과 연계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면서 “상대 기관과 구체적인 협의를 마치면 다음 달 중으로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이사회 절반 불참… 보수는 꼬박꼬박

    현대제철은 지난해 이사회를 11차례 개최했다. 그런데 한 사외이사는 절반에 가까운 5차례나 이사회에 불참했다. 그럼에도 연봉 9040만원을 받은 것을 감안하면 이사회에 얼굴을 내밀 때마다 1500만원 정도를 받아 챙긴 셈이다. 그의 2010년과 2009년 출석률 역시 각각 70%, 85%에 그쳤다. ●불성실 활동 불구 너끈히 연임 성공 24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자산운용사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은 ‘이사회에 75% 이상 출석하지 않은 이사에 대한 선임에는 반대표를 행사하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 사외이사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너끈히 연임에 성공했다. 전자공시시스템은 그를 이상득 새누리당 의원의 둘째 사위인 오정석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로 명시하고 있다. 국내 30대 기업의 사외이사 150명은 지난해 모두 321차례 열린 이사회에서 95.4%의 참석률을 기록했다. 대부분이 이사회에 빠지지 않았고 성실했다. 그렇지만 일부 사외이사는 매년 수천만원의 보수를 받았으면서도 이사회에 자주 불참해 주변의 눈총을 받았다. 한화 사외이사로 영입된 조성욱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16차례 이사회 중 6차례나 참석하지 못했다. 한화 측은 “조 교수가 지난해 안식년으로 미국에 체류하고 있어서 불참 횟수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그럼에도 4800만원을 받아갔다. 그는 2010년에도 두 차례나 불참했다. 사외이사는 주총을 통해 최종 임명된다. 이 때문에 사외이사가 중간에 어떤 사정으로 사퇴하면 다시 뽑기가 쉽지 않고 결과적으로 해당 기업의 사외이사 시스템은 허약해질 수밖에 없다. ●‘안식년 美체류’에도 보수 챙겨 시민단체인 ‘뉴라이트’ 정책위원장을 지낸 안세영 서강대 국제대학원장은 지난해 4월 대우조선해양 사외이사에서 퇴임했다. 지난해 주총 당시 4명이던 대우조선해양 사외이사는 3명만으로 유지됐다. 효성 사외이사였던 김종갑 전 하이닉스반도체 대표이사도 지난해 6월 사외이사 선임 3개월 만에 중도 퇴임했다. 포스코 사외이사였던 김병기 전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은 지난해 7월, 대우인터내셔널 사외이사였던 남효응 두알산업 회장도 6월에 물러났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가계빚 감소, 그 이면엔 소비 둔화가…

    가계빚 감소, 그 이면엔 소비 둔화가…

    은행 등에서 빌린 돈과 신용카드 외상 빚을 모두 포함한 가계빚이 올 3월 말 현재 911조 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보다 5000억원 감소했다. 가계빚이 줄어든 것은 2009년 1분기(-3조 1000억원) 이후 3년 만이다. 하지만 연체율이 5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는 등 가계빚은 여전히 우리 경제를 짓누르는 불안 요인인 만큼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은행이 24일 내놓은 ‘1분기 가계신용’(잠정) 자료에 따르면 금융기관에서 빌린 가계대출 잔액은 857조 8000억원, 외상이나 할부 구매한 판매신용 잔액은 53조 6000억원이다. 가계대출은 지난해 말보다 6000억원 늘었지만 판매신용이 1조 2000억원 감소하면서 전체 가계빚(가계신용)은 5000억여원 줄었다. 지난해 1분기에 비해서도 7% 늘어나는 데 그쳐 증가세가 세 분기 연속 둔화됐다. 여기에는 계절적인 요인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이재기 한은 금융통계팀 차장은 “통상 1분기에는 설 상여금, 연말정산 환급금, 성과금 등이 나와 대출 수요가 많지 않다.”면서 “부동산 경기 부진으로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줄어든 것도 대출 감소세를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판매신용은 지난해 1분기에도 감소세(3000억원)를 보였지만 이번에는 감소액이 1조원을 넘었다는 점에서 대내외 경기 불안에 따른 소비 둔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어느 한 곳의 가계대출을 누르자 다른 곳의 대출이 늘어나는 ‘풍선 효과’도 계속됐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2조 7000억원 감소했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이 줄어든 것은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보험·연금·주택금융공사 등 기타 금융기관의 대출은 3조 1000억원 증가했다. 전분기(6조 9000억원)보다는 급감했지만 전년 동기(2조 9000억원)보다는 늘었다. 신용협동조합·새마을금고 등 비은행 기관의 대출도 2000억원 증가했지만 전분기(8조원)나 전년 동기(2조 2000억원)보다는 증가세가 크게 꺾였다. 정부가 은행권에 이어 신협 등 2금융권의 가계대출도 억제하자 대출 수요가 ‘틈새’를 찾아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1분기 가계대출이 줄었다고는 해도 여전히 규모 자체가 부담스러운 수준이고 연체율도 오르고 있어 연착륙 유도에 계속 신경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은행권의 4월 가계대출 연체율은 0.89%로 2007년 2월(0.93%) 이후 5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은에 따르면 부동산 호황 때(2005~2008년) 큰 폭으로 증가했던 가계 담보대출의 46%(금액 기준)가 올해와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거나 원금 상환이 시작된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유럽발 금융위기, 리먼사태 이상 충격파 우려”

    “유럽발 금융위기, 리먼사태 이상 충격파 우려”

    유럽발 금융위기가 2008년 리먼 브러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이상의 충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다음 달 17일 그리스 총선에서 그리스가 연정 구성에 실패하고 유로존을 탈퇴할 경우, 그리스가 뱅크런(대량인출사태)을 막기 위해 예금동결 조치를 취하게 되고 유로존 및 국제 경제에 신용경색이 올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그리스·스페인 뱅크런 사태가 본격화될 경우 우리나라는 외부요인에 취약하기 때문에 테일 리스크(Tail Risk·발생 가능성은 극히 낮지만 일단 발생하면 시장을 뒤흔들 수 있는 위험)까지 대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22일 금융당국 관계자는 “만일 그리스가 총선에서 연정 구성에 실패해 유로존을 무질서하게 탈퇴할 경우 스페인 등 주변국의 뱅크런, 글로벌 경기 둔화 심화, 유로존 붕괴 가능성 등으로 리먼 사태 이상의 충격이 발생할 수도 있다.”면서 “그리스와 스페인 상황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JP모건은 최근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시 유로존 손실규모가 3950억 유로(약 588조원)라고 발표했다. 국제금융협회는 지난 2월 1조 유로(약 1488조원)의 손실규모를 예측한 바 있다. 하지만 그리스가 연정 구성에 성공하고 유로존을 탈퇴할 경우, 독일의 손실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2.8%인 750억 유로(약 112조원)로 추정된다. 프랑스의 손실은 GDP의 2.5%인 500억 유로(74조원)로 추산됐다. 전문가들은 그리스는 유로존 탈퇴로 인해 ▲뱅크런을 막기 위한 예금동결 조치로 인한 자금경색 ▲유럽연합(EU) 탈퇴에 따른 단일시장 이익 포기 ▲드라크마화(그리스 화폐)의 가치폭락으로 인한 대외부채 증가 및 기업 파산 ▲드라크마화 대량발행으로 초고물가 ▲드라크마화 신규발행 등의 거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으로 봤다. 김득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은 “그리스가 예금동결을 단행하고 자국 화폐가치 폭락이 겹치면서 신용경색과 기업의 줄도산이 일어날 경우 주변국 은행의 손실이 커지면서 금융위기로 옮아갈 가능성이 있다.”면서 “국내 은행 차입 규모의 49%가 유럽계 자금이고 주식·채권의 외국계 자금 중 30%가 유럽계임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도 큰 충격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실물경제는 잘 돌아가는데 외환유동성이 부족한 경우를 막는 한편 외환의 흐름을 자세히 읽어 금융권뿐 아니라 기업 등에도 대비할 수 있는 시그널을 주어야 한다.”면서 “또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 외에 테일리스크까지 점검하고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9.56포인트(1.64%) 오른 1828.69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도 461.45로 전날보다 12.56포인트(2.80%) 상승했다. 증권시장은 3거래일 만에 1800선을 회복한 데 대해 다소나마 안도했지만 외국인이 이달 들어 순매도세를 멈추지 않고 있는 데 대해 큰 우려를 보였다. 외국인은 이날 284억원을 순매도해 이달 1일부터 15거래일 연속 3조 2461억여원 상당의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이경주·이성원기자 kdlrudwn@seoul.co.kr
  • [경제프리즘] 삼성硏, 성장률 전망 대폭 하향…“발표는 NO”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이 잇따르는 가운데, 삼성경제연구소가 전망치를 대폭 낮추고도 그 사실을 발표하지 않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성연의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는 ‘대외적으로’ 3.6%다. 지난해 11월에 발표한 수치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죽은 숫자’다. 한달여 전에 이미 3.1%로 대폭 하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상반기에 2%대 후반, 하반기에 3%대 중반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 전망치도 당초 달러당 1080원에서 1100원으로 올려 잡았다. 삼성연은 “표면적인 숫자만 놓고 보면 정부와 한은의 주장처럼 ‘상저하고’(上低下高)로 보이지만 이는 지난해 하반기 성장률이 워낙 낮았던 데 따른 착시현상에 불과하다.”면서 “기저효과를 빼면 하반기에도 경제가 계속 기어가는 상저하저 형국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해마다 네 번 경제전망을 발표해 온 삼성연은 올해부터 전망 발표를 잠정 중단했다. 삼성연 측은 “경제 전망에 엄청난 인력과 자원이 들어가는데 이런 작업을 계속할 필요가 있는지, 있다고 해도 지금처럼 1년에 네 번이나 할 필요가 있는지 등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문제 제기가 있어 원점에서부터 재검토 중”이라면서 “이 작업이 끝날 때까지는 당분간 경제 전망을 외부에 공표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민간 경제연구소 가운데 최고 권위를 자랑해온 삼성연이기에 이 같은 기류 변화도 화젯거리이지만 갑자기 왜 이런 고민을 하게 됐는지도 관심사다. 가장 파다한 소문은 삼성전자 고위관계자의 지시설이다. 경영 전면에 나선 이 관계자가 “삼성연은 이제 삼성 자체를 위한 연구에 좀 더 치중하는 게 좋겠다.”라고 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거시경제실과 공공정책실이 경제정책실로 통합된 것도 이 같은 맥락의 산물이라는 해석이 있다. 1991년 독립 법인으로 분리된 삼성연은 “삼성은 대한민국에 있는 기업이니 대한민국이 잘되는 게 삼성이 잘되는 것”이라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주문에 따라 공공정책실 신설 등 연구영역을 국가경제로 확대해 왔다. 삼성연 측은 “연구소의 지향점 등에 큰 변화가 올 것은 분명하지만 고위 관계자의 지시에 따른 것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어찌됐든 경제전망 횟수와 전담 인력 축소 등 ‘거시경제’ 비중 축소는 예견된 수순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다른 재벌 그룹의 경제연구소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성연의 수정 전망치가 정부(3.7%)나 한국개발연구원(3.6%), 한국은행(3.5%), 한국경제연구원(3.2%) 등 국내 경제예측기관 가운데 가장 비관적이다 보니 이래저래 공표하지 않기로 했다는 해석도 있다. 삼성연은 “가능성이 높진 않지만 유럽 재정 위기가 길어지면 또 한 차례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2%대 추락 가능성도 열어놓았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고통분담 없이 ‘사방 목죄기’… 제 뱃속만 채우는 한전

    고통분담 없이 ‘사방 목죄기’… 제 뱃속만 채우는 한전

    한국전력이 임직원의 고통 분담 없이 ‘제 뱃속 채우기’에만 급급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적자 보전을 위해 상대적으로 약자인 발전·자회사들과 유관 기관에 무리하게 압력을 넣고 감독 기관인 정부와는 마찰을 빚고 있는 것이다. 21일 지식경제부와 전력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달 18일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전력거래소에 ‘보정계수’(수익조정) 기준을 다시 설정하지 않으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불사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보정계수란 원자력 등 발전 단가가 비교적 싼 발전사들이 큰 폭의 이윤을 챙길 수 없도록 전력거래소가 그 이익을 제한하는 비율이다. 보정계수가 낮을수록 한전은 전력거래소에서 더 낮은 단가에 전력을 구매할 수 있다. 서로 간의 의견이 맞서면서 오는 25일로 예정된 전력거래소의 비용평가위원회는 개최마저 불투명한 상태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한전에서 전력거래소와 발전사들이 분사된 지 12년이 됐지만 이런 공문을 받아 본 것은 처음”이라면서 “6개월마다 보정계수를 조정하는 절차가 있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소송 운운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3월 한전은 한국수력원자력, 중부발전 등 10여개 발전·자회사에 대해 지난해 총당기순이익의 70%인 7500여억원을 배당금으로 요구해 반발을 샀다. 매년 순이익의 20~30%를 받아 오던 관행을 깨고 한꺼번에 2~3배 더 많이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 사안은 한전 이사회에서 일사천리로 의결됐고 각 발전·자회사의 주주총회에서도 통과됐다. 한전이 자회사 대부분의 지분 과반을 보유한 최대 주주여서 주총 통과는 의례적인 절차였다. 발전·자회사들은 노조를 중심으로 “발전소의 유지 보수와 신규 건설 등에 써야 할 비용을 빼앗아 모회사의 적자를 메우겠다는 의도가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런 와중에 한전은 4·11 총선 이튿날인 지난달 12일 정부와 협의하는 관례를 무시하고 이사회에서 전기요금 13.1% 인상안을 의결했다. 지경부는 물가 안정 등을 이유로 이사회 연기를 권고했지만 한전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전은 지난해 8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이미 전기요금을 올린 바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민간 기업은 경영상의 잘잘못을 오너가 모두 책임지지만 공공기관인 한전의 잘못은 한전 사장뿐만 아니라 장관, 대통령의 책임으로 전가될 수 있다.”면서 “지난해 9월 취임한 김중겸 사장을 비롯한 새 경영진이 이를 잘 이해하지 못한 채 서둘러 성과를 내려고 무리수를 두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현대건설 출신의 김 사장은 현재 3%에 불과한 해외 사업 비중을 자신의 임기 내인 2014년까지 5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한전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부채가 82조 7000억원(연결기준), 누적적자가 8조 5342억원이다. 구매 단가 인하나 가격 인상 요구, 자회사 배당 결정 등은 우리 권리이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자회사들의 목을 죄고 있는 한전의 지난해 임직원 평균 임금은 7353만원으로 전년 대비 총액 기준으로 5.5%(200여만원) 올렸고 기획재정부의 경영평가에 따라 기관장(사장)의 성과급으로 1억 4195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원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한전은 부동산 매각, 유휴 인력과 설비 정리 등 경영 합리화를 먼저 실행해야 한다.”면서 “인력·사업 구조조정 등을 포함한 자구 노력 없이 쉽게 전기요금 인상 등에 나서면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철한 경실련 국장은 “‘밀어붙이기 경영’으로 악수를 두지 말고 요금 인상에 앞서 투명한 원가 공개 등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경운·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대선주자 인터뷰] (1) 새누리당 이재오·추영례 부부

    [대선주자 인터뷰] (1) 새누리당 이재오·추영례 부부

    거두절미하고 물었다. ‘왜 당신 남편이 대통령이 되어야 하느냐.’고. 부인에게 가장 존경받는 남편의 직업은 정치인이라고 했던가. 손님 대접을 준비하던 부인 추영례(63)씨를 서둘러 앉히니, 이내 그 이유가 쏟아진다. 민망해서일까.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은 멍하니 종종 천장을 응시하곤 했다. 지난 20일 서울 은평구 단독주택의 작은 정원에는 벌써 여름이 가득 찼다. 은행에 담보로 잡힌 채. 이 부부는 기탁금 등 대선 경선 자금을 마련하느라 30년 거처를 맡겨 놓은 터였다. →언젠가 “우리 남편은 대통령 해도 되는 사람”이라고 한 게 인상적이었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추영례) 잘나고 똑똑해서가 아니었다. 살아온 길 때문이었다. 자신보다는 대의, 가족보다는 나라를 먼저 생각한 게 한결같았다. 내 남편은 대통령을 할 정도의 양심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차기 대통령의 덕목 중 가장 필요한 것은 뭐라고 생각하나. -청렴, 그리고 국민들과의 소통이 아닐까. →이 의원이 소통을 잘한다는 근거가 있나. -(이재오) 소통을 잘하니까 서울에서 5선(選) 하지 않았을까. 은평은 강북인 데다 야성이 강한 곳이다. 소통만큼은 잘하니까 당선됐을 거다. 아니면 주민들이 바꾸지 않았을까. →그럼, 한번 낙선한 것은 소통이 안 돼서인가. -(이) 내적 요인보다 외적 요인이 많았다고 본다. 대통령 취임하고 두 달도 안 된 시기라 야당 공세도 있었고 4대강 반대하는 사람들이 다 몰려왔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지역에 소홀했기 때문일 거다. 대통령 당선됐으니 나도 될 것이라고 생각했고, 이제 권력이 있으니까 주민들도 힘을 실어 주겠구나 하는 생각을 가졌던 것 같다. →정치하는 동안 남편은 뭐가 변했나. -(추) 많이 편안해졌다. 지난 보궐 선거부터 바뀌기 시작했고 이번 선거에 많이 바뀌었다. 인상은 마음에서 오는 것이다. 요즘은 남의 말도 잘 듣고, 누가 무슨 말을 해도 편안하게 답한다. 안사람이 제일 빨리 느끼지 않겠나. →남편이 정말 대통령이 되기 위한 준비가 됐다고 보나. -(추) 내가 아는 한 남편은 정말 투철한 자기 무장 속에 살아왔다. 매순간 나라 생각이었다. 은평에서 43년 살았다. 흐트러질 수도, 바뀔 수도 있는데 남편은 그런 적이 없었다. 가족을 잘 먹여살리고 좋은 집으로 이사가겠다는 등 일신을 생각하는 것을 못 봤다. 눈만 뜨면 하는 생각들은 국가, 정의와 연결돼 있다. 얼마나 살다 죽는다고 저런 것만 생각하나, 여자로서 답답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일관됐다. 국가를 운영하려는 생각을 갖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본다. →남편이 공부는 많이 하던가. -(추) 뭐든 열심히 쓰고 본다. 유난히 역사책이나 고전을 많이 보는 것 같다. -(이) 특히 논어 같은 고전 서적을 많이 본다. 감옥에 있을 때 많이 봤는데 언제나 정치의 고전으로 삼는다. →요즘엔 성경도 많이 인용하던데. -(이) 처음에는 표가 된다고 해서 교회에 나갔다(웃음). 그래도 18대 총선에서 떨어졌는데, 떨어져도 나오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려고 나갔다. 그러다 보니 신앙이 생기더라. 7·28 재·보선 때 정말, 정말 어려웠다. 한번도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나가 이길 수 있었던 것이 인간 의지만 갖고 할 수 있는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신앙의 힘 아니었나 생각한다. →‘의지의 화신’으로 불리는데, 신앙의 힘을 언급할 만큼 힘들었나. -(이) 그저 힘든 정도가 아니었다. 떨어지면 정치 접고 시골로 내려가려고 했었다. 사실 이번에도 5선이 안 됐으면 낙향하려고 했다. 주민들이 나를 선택하지 않으면 더 이상의 역할은 없다고 생각했다. 당선되고, 내가 더 할 일이 무얼까를 생각했다. →남편이 대선에 출마할 생각이 있다는 걸 언제부터 알았나. -(추) 평소에는 정치 얘기 잘 안 하니까 잘 모른다. 내 느낌이지만 한 번 낙선을 하고 본인을 성찰하면서부터인 것 같다. 워싱턴에 있을 때 ‘대통령을 만드는 것으로는 안되고, 정권을 잡아야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할 때 막연히 느꼈다. 2010년 재·보선(18대)에 이어 이번에 또 당선되면서 주변에서 출마 얘기를 많이 했다. 처음에는 립서비스로 받아들였는데…. →생각이 있었으면 진작 출마하지 왜 이렇게 늦어졌나. 저울질이나 근본적인 회의가 있었나. -(이) 지난봄 지방 16개 시·도를 돌고 와서 나름의 확신은 있었지만 바닥 민심도 살펴보고 사람들이 이재오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의견도 듣고 싶었다. 전국 40여개 시·군·구를 돌고 대학생 토론도 하고 1000여명의 지역구 지지자들 얘기도 듣다 보니 출마가 늦어졌다. →(부인에게)반대 안 했나. -(추) 남편 일에 반대한 적이 없다. -(이) 아, 생활 가운데는 많이 있지. 왜 없어. →어떤 게 불만인가. -(추) 정치가 스케일이 커 보이지만 집안에서는 다르다. (공기청정기를 가리키며) 언젠가 저걸 끄더라. 전기 아깝다고. 뭘 버리는 일이 없다. 집안 일에 의외로 세세하다. →대통령 후보로 무엇이 강점이라고 보나. -(이) 돌아다니다 보니 사람들이 추진력 얘기를 많이 한다. ‘이재오라면 할 수 있을 거다’라는 믿음이 있는 것 같다. ‘권력 잡고 나면 부패 척결이 쉽지 않아도 이재오라면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공감대는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당내 강력한 후보가 있지 않나. 그 벽을 뚫기가 쉽지 않을 텐데. -(추) 계란으로 바위치기가 맞다. 그러나 남편이 내놓은 공약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다는 게 인식되면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일이다. 이명박(MB) 정권 때에는 시대 정신이 경제였다. 그러나 지금은 비리가 너무 많아 청렴이 화두라고 생각하고, 그런 점에서 남편은 지금의 시대 정신에 맞는 사람이다. 다만 시대 정신은 계속 바뀌는데, 이번에 만일 안 된다고 다음 대선 때 또 나가는 대통령병에는 안 걸렸으면 좋겠다. →지지율이 낮다. MB 정권의 과오가 투영된 건가. -(이) 정치적 운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MB 정권을 만든 사람이니 결별할 수는 없다. 공과를 안고 가겠다. 하지만 사람들이 MB 권력의 실세 중 비리 사건에 오르내리지 않은 사람은 이재오밖에 없다고들 한다. →정권의 잘못에 경종을 못 울린 것 아닌가. -(이) 중요한 고비마다 민심의 향방은 직접적으로 다 전달했다. 인사 문제도 국민의 여론이 좋지 않다는 것은 다 전했다. 그러나 인사권에 개입하거나 대통령 권한을 넘어서는 얘기는 못 한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훈수두기가 실제로는 말처럼 쉽지 않다. 특임장관, 국민권익위원장 등 맡은 일에서는 권한대로 일을 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이 책임진 자리를 간섭하기는 어렵다. 논어에 ‘부재기위 불모기정’(不在其位 不謨其政), 그 자리에 있지 않으면 정사를 논하지 말아야 한다고 하지 않나. →소극적으로 들릴 수 있다. -(이) 권력형 비리나 부패는 초기에 생기고 말기에 터진다. 집권 2년 차까지 나는 (미국에 쫓겨나) 권력과 상관없는 자리에 있었다. → 완전국민경선제 관련해 중대 사태 시 결단하겠다고 한 것은 어떤 의미인가. -(이) 와전됐다. 완전국민경선제가 안 되면 중도 표가 포섭되지 않고 표의 확장성에 한계를 드러내면서 본선에서 이길 수 없는, 중대 사태가 올 수 있다는 얘기였다. →청렴과 추진력을 강점으로 내세웠는데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겹치는 면이 있지 않나. -(이) 내면의 스토리가 다르지 않나. 서로 다른 스토리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미지가 겹친다고 해서 같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박 전 위원장은 어려서부터 18년간 권력을 누리고 행사하며 살았다. 이재오를 두고 가난한 대통령이라고 할 수 있지만, 박 전 위원장에게 그럴 수는 없는 이치 아닌가. →경쟁자가 미울 때도 있지 않나. -(추) 우리 남편이 저랬으면 좋겠다는 것은 있다. 그런데 시대적 배경이 어떤 사람을 만들었다고 해서 그를 미워한다면 정치인의 안사람으로서의 덕목이 아닐 것이다. -(이) 상대 후보들에게 인간적으로 밉다거나 서운하다는 생각은 안 해 봤다. 그러나 저들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생각은 계속 한다. →예를 들면. -(이) 사람을 거론할 수는 없고…, 예를 들자면 어떤 사람은 마음 속에 복잡한 생각을 갖고 있는데 절대 얼굴에 나타나지 않는다. 절대 화를 내지 않고, 언성을 높이지 않는 사람도 있다. 그런 지도력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한다. 어떤 사람은 ‘난 저러면 안 되지’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자기보다 나이 많은 사람이 인사하는데도 앉아서 고개만 돌리거나 못 본 척하는 사람이 있다. 또 친한 사이인데도 자리가 바뀌면 태도가 달라지기도 한다. →가장 부러운 덕목은. -(이) 자기 속을 드러내 보이지 않는 것이다. 속이 드러나서 좋을 것이 없더라. 노력은 많이 하는데 그런다고 되는 일이 아니더라. 한정된 시간에 내 전부를 걸어볼 것이다. 이지운·최지숙기자 jj@seoul.co.kr
  • 137m 실물 크기 ‘노아의 방주’ 테마파크 내부 공개

    137m 실물 크기 ‘노아의 방주’ 테마파크 내부 공개

    홍콩의 명물인 실물 크기의 ‘노아의 방주’ 테마 파크 내부 사진이 공개돼 화제다. 영국 데일리 메일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09년 5월 개장한 이 공원은 길이 137m, 너비 23m, 높이 14m로 구약 성경에 전해진 노아의 방주를 실물 크기로 복원한 것이다. 홍콩의 억만장자 궉씨 3형제가 세운 이 공원은 방주 입구와 내부에 성경에 기록된 것처럼 홍수로부터 살아남은 67쌍의 동물을 광섬유로 표현했다. 또한 내부에는 앵무조개와 큰부리새, 물고기 무리 같은 실제로 살아 있는 이국적인 동물도 있다. 이 밖에도 고급스러운 레스토랑과 침실도 만들어 호텔로도 활용하고 있다. 이 공원은 3형제 중 둘째인 토마스의 제안으로 지금으로부터 19년 전 처음 기획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원 매니저 매튜 파인은 “이 방주를 세운 3형제는 처음에 엉뚱한 아이디어를 많이 냈지만 한 소녀가 그린 노아의 방주 그림을 통해 영감을 얻었었다.”고 밝혔다. 한편 실물 크기로 세워진 노아의 방주는 홍콩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며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목적으로 방주가 이미 만들어졌거나 제작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아의 방주 다른 사진 보러가기 사진=멀티비츠(바크로프트)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스페인도 뱅크런…亞 ‘검은 금요일’ 美·유럽 혼조세

    스페인도 뱅크런…亞 ‘검은 금요일’ 美·유럽 혼조세

    그리스 은행권의 예금 대량인출 사태(뱅크런)가 스페인으로 전이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세계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18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에 비해 3.4% 폭락하는 등 세계금융시장이 동반 폭락했다. 유로존 재정위기 탓에 한국의 신용위험도 커지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62.78포인트(3.40%) 내린 1782.46으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19.45포인트(4.15%) 하락한 448.68을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으로 금융시장이 출렁였던 지난해 12월 19일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특히 코스피지수는 아시아 국가 증시 중에 가장 많이 하락했다. 19일 0시 현재 유럽에서는 영국 FTSE가 1.11%, 프랑스 CAC40이 0.26% 하락세를 보였으며, 미국 다우존스는 불안감 속에 0.14% 상승세를 나타냈다. 5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150bp에 거래됐다. 전날 뉴욕 금융시장에서 거래된 외평채 CDS 프리미엄 143bp보다 7bp 오른 것으로 지난 1월 31일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5월 금융협의회에서 현 세계경제 상황을 ‘대불황’(Great Recession)이라고 진단했다. 김 총재는 “유로존의 정치적 불안 등은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이 끌고 나가는 것도 힘겨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그리스의 연정구성 실패와 유로존 탈퇴 가능성 등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경기와 물가 등 우리경제의 부담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유럽 사태가 악화될 경우 유럽계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금융시장에 충격이 오는 동시에 실물경제에도 심리적 충격이 높아질 것”이라면서 “국내 소비 위축까지 일어날 수 있는 만큼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검은 금요일’은 그리스발 악재가 스페인에 전이될 조짐을 보이면서 일어났다. 스페인 정부가 부분 국유화한 반키아에서 지난주 10억 유로가 넘는 예금이 빠져나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뱅크런이 스페인까지 전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졌다. 스페인 정부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즉각 부인했으나 무디스가 스페인의 주요 은행에 대해 무더기로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면서 불안심리를 자극했다. 피치는 17일(현지시간) 심각한 재정위기를 겪는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CCC’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이탈할 위험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무디스는 스페인의 자산규모 1위 시중은행인 산탄데르를 비롯해 16개 은행과 한 개의 영국 내 자회사에 대해 신용등급을 1∼3단계씩 하향조정했다. 산탄데르는 신용등급이 3단계 떨어진 ‘A3’로, 2위 은행인 BBVA도 3단계 하락한 ‘A3’로 평가됐다. 또 다른 대형은행인 바네스토 은행과 카이사 은행도 ‘A3’로 하향조정됐다. 이외 스페인 4개 지방정부의 신용등급도 강등됐다. 이경주·이성원기자 kdlrudwn@seoul.co.kr
  • “그리스 유로존 탈퇴 확률 높아졌지만 금융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아져”

    지난해 하반기보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확률은 높아졌지만 금융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융시장도 58포인트나 급락했던 전날에 비해 안정세를 보였다. 하지만 외국인이 12일간 연속 매도세를 이어 가는 등 불안 요인은 여전히 크다. 17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4.71포인트(0.26%) 상승한 1845.24로 마감되면서 7일 만에 반등했다. 코스닥 지수도 468.13으로 3.12포인트(0.67%) 올랐다. 외국인은 657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12일 연속 매도세를 나타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이 각각 1102억원, 1468억원을 사들였다. 코스피 지수는 그리스가 탈퇴하지 않는 한 1800선은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경제 전문가들은 지난해 하반기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거론 시기와 비교할 때 금융위기 전이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분석했다. 2011년 하반기 유럽은행의 그리스 국채 보유 규모가 2100억 유로였지만 지금은 1000억 유로로 축소됐다. 유럽안정자금(ESFS) 규모도 2400억 유로에서 5000억 유로로 확대했다. 미국과 중국 경제의 여건도 나은 상황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두 차례에 걸쳐 은행권에 3년 만기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을 통해 1조 유로에 육박하는 유동성을 공급했다.”면서 “추가적으로 불안 요인이 발생하면 3차 LTRO가 가능하고 더 불안해지면 국제공조가 잇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실장은 “오는 6월 17일 그리스 총선에서 시리자가 1당이 될 경우 지난해보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긴축에 대한 그리스의 괴로움만 보도될 뿐 유로존 탈퇴를 통한 그리스 경제의 충격에 대해 그리스 국민들이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8원 내린 1162.9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게으른 생물교과서, 진화론 개정 공격받다’

    ‘게으른 생물교과서, 진화론 개정 공격받다’

    ‘시조새’ ‘말의 변천’ 등 진화론의 대표적 논거로 여겨졌던 핵심 콘텐츠들이 과학 교과서에서 사라지고 있다. 한 기독교 단체의 청원이 받아들여진 결과다. ‘창조론’과 ‘진화론’의 논쟁에서 “대꾸할 가치도 없다.”는 입장이었던 생물학계는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대학생과 일부 생물학자를 중심으로 ‘진화론 지키기’ 운동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수십년간 거의 변하지 않은 과학 교과서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6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고교 과학 교과서를 출판하는 인정교과서 업체 7곳 중 교학사·천재교육·상상아카데미 등 3곳은 지난 3월 교과서진화론개정추진위원회(교진추)가 교과부에 제출한 ‘말의 진화 계열은 상상의 산물’이라는 청원을 받아들였다. 천재교육은 ‘말의 진화’를 ‘고래의 진화’로 대체하기로 했고 나머지 출판사는 삭제할 예정이다. 교진추는 2009년 창조과학회 교과서위원회와 한국진화론실상연구회가 통합한 기독교 단체로, ‘성경의 권위에 도전하는 진화론의 실체를 학술적 견지에서 밝혀 궁극적으로 진화론 교과서를 개정하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에도 ‘시조새는 파충류와 조류의 중간종이 아니다.’라는 청원서를 제출해 금성·천재교육·교학사·상상아카데미·더텍스트·미래엔컬처 등 6개 출판사가 관련 부분을 수정하거나 삭제하기로 했다. 교진추 측은 “‘인류의 진화’ ‘핀치새가 섭식 습성에 따라 부리 모양이 달라지는 것’ ‘후추나방의 색이 변하는 것’ 등 교과서에 있는 다른 진화론 관련 항목도 삭제하도록 청원할 계획”이라며 “다윈의 진화론이 정설이라고 가르치는 교육제도를 바꾸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해당 출판사들은 절차에 따라 판단했다는 입장이다. 인정교과서인 과학 교과서는 각 출판사가 정부의 교육과정 지침으로 제시된 핵심 내용에 맞춰 자체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교학사 측은 “저자들이 청원을 두고 논의한 결과 학술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해 고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과부 관계자는 “청원이 접수되면 각 출판사에 이를 알리고 30일 내에 답변을 받아 청원인에게 알려주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진화론의 아이콘 격인 시조새와 한때 ‘가장 완벽한 진화과정을 보여주는 동물’로 인식된 ‘말’이 교과서에서 사라지자 생물학계도 고민에 빠졌다. 일부 학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시조새의 고생물학적 의의는 인정돼야 한다.’는 개정 청원을 준비 중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몇몇 대학 인터넷 게시판에도 “진화론 지키기에 나서자.”는 의견이 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새로운 이론이나 논란에 수세적으로 대응해 온 과학계의 태도 때문에 빚어졌다고 보고 있다. 장대익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는 “시조새나 말의 진화 등은 학계에서 실제 논란이 있는 만큼 ‘확인된 사실만 가르친다’는 교과서 집필진 입장에서는 청원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면서도 “문제는 교과서 집필진이 지난 수십년간 많은 변화가 있었던 진화론의 실체를 외면하고 아무런 수정도 하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오래전에 조작으로 판명된 에른스트 헤켈의 ‘개체 발생은 계통 발생을 반복한다’는 ‘발생반복설’이 지금도 교과서에 실려 있다.”면서 “이런 태도가 진화론이 공격받는 빌미를 제공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박건형·윤샘이나기자 kitsch@seoul.co.kr
  • [문화마당] 보수와 진보의 새로운 풍경을 기대하며/신동호 시인

    [문화마당] 보수와 진보의 새로운 풍경을 기대하며/신동호 시인

    반복은 지루하다. 그러나 일상을 구성하는 것은 그 지루한 반복이다. 잠에서 깨고, 일하고, 또 집으로 돌아오는 일상. 저녁의 포장마차나 가족들의 단란한 밥상은 그 일상이 주는 선물쯤이라 여겨도 될 것이다. 일상이 켜켜이 쌓여 하나의 삶을 온전히 구성할 때 일탈 또한 의미를 부여받는다. 일상이 없는데 변화가 있을 수 없다. 개인의 삶도 그렇고 집단의 변화도 마찬가지다. 변화가 아름답다고 여기던 내가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는 데는 참으로 오랜 시간이 걸렸다. 헤겔이 ‘법철학’ 서문에서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 무렵이 되어서야 날아오른다.’고 했을 때 모든 이론은 무력해진다. 인간은 이론으로 살지 않는다. 그냥 산다. 한 시대가 지나간 황혼 무렵에 비로소 그 삶은 의미화된다. ‘미네르바의 부엉이’로 상징되는 진리란 그때야 알게 될 터인데, 누군가는 낡은 진리를 가지고 다투느라 일상을 소홀히 하거나 일상의 기본적인 절차를 무시한다. 일상이 반복될 때 변화의 필요성을 깨닫게 되는 것 아닌가. 노동자들을 만나면 언제나 숙연해진다. 먼저 그들의 거친 손과 손톱에 낀 기름때 때문에 그렇다. 하루 이틀의 노동으로 만들어진 손이 아니다. 그 손이 두툼해질수록 더 겸손해지는 것 같다. 대화 도중에도 그들의 손은 망가진 의자를 고치고 망가진 가슴을 어루만져 준다. 노동자의 반복된 버릇은 생산하는 곳에 있지 파괴하는 곳에 있지 않다. 그 일상이 외부에 의해 위협받았을 때 분연히 단결할 뿐이다. 노동자들은 일을 지속하고 일의 가치를 존속하려고 파업하는 것이지 파업을 하려고 노동자가 된 것은 아니다. 일제식민지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부활시킨 홍명희의 ‘임꺽정’을 폄하할 마음은 전혀 없다. 단지 임꺽정이 진보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 건 최근에 벌어진 통합진보당 사건 때문이다. 젊은 시절 임꺽정은 내게 진보의 아이콘이었다. 낡은 봉건의 틀을 전복하고 버림받은 사람들이 주인이 되는 유쾌한 반란, 임꺽정과 그의 친구들이 모인 청석골은 답답한 시절의 유토피아였다. 그러나 진보는 일상을 외면한 반란에 있지 않다. 제도 안에서 몸부림치는 사람들, 국가라는 거대 조직과 법의 울타리 안에서 반은 감사하고 그 반은 불만인 사람들. 하루에도 몇 번씩 보수와 진보 사이를 오가는 사람들. 그들의 마음 안에 진보가 있고, 그 진보가 움직일 때 훗날 시대가 변화했다고 기록되지 않을까 싶다. 주자성리학이 지배이념이었던 조선시대, 유교경전을 주자를 따라서 해석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해석한 소위 ‘사문난적’(斯文亂賊)들, 윤휴 같은 이들이야말로 시대의 진보주의자였다. 양반 지주들의 극렬한 반대에도 굴하지 않고 끝내 ‘대동법’을 이루고 만 김육 같은 선비, 종부세 하나 관철하지 못하는 우리 시대의 처지에서 보면 그야말로 혁명적 개혁주의자라 불릴 만하다. 성경의 해석을 독점했던 중세를 벗어나니 르네상스가 열렸고, 주자의 유교 해석 독점에서 벗어나니 진경시대가 열렸다. 그것이 마르크스주의든 주체사상이든 사상에 갇혀 있는 순간 그 누구도 진보라 불릴 수 없는 이유이다. 민영규 선생의 ‘강화학 최후의 풍경’에서 나는 보수의 웅혼한 광경을 목격했다. 이웃나라로부터 부를 구하지 않겠다는 양명학의 거두 이건창, 그가 열다섯일 때 조부 이시원은 병인양요를 목도하고 목숨을 끊었으며 그 또한 장엄하게 무너져 가는 조선과 함께 저물었다. 경술국치가 나자 그의 아우 이건승이 노구를 이끌고 독립운동을 위해 만주로 떠날 때였다. 큰조카가 지게에 이불을 얹고 따라나섰다. 숙부님이 한데에서 주무실까, 그것이 걱정되어서였다고 한다. 오래된 가치를 이렇게 내면화시킨 보수는 황혼처럼 아름답다. 수레바퀴 위의 한쪽은 보수 혹은 전통, 다른 한쪽은 진보 혹은 개혁으로 이뤄져 있다. 한쪽이 지나치게 구르면 제자리만 맴돈다. 일상이 구축한 보수에서 진보가 나오고 진보가 이룬 변화 뒤에는 또 일상이 지속된다. ‘수구꼴통’이나 ‘종북’이란 언어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길 기대하는 건, 오늘 아침에도 어제와 다름없이 일터로 나서는 이들의 마음이다.
  • “유로존 위기 외환위기 때보다 훨씬 심각 깊고 긴 불황 올 것”

    “유로존 위기 외환위기 때보다 훨씬 심각 깊고 긴 불황 올 것”

    “이르면 올 연말에 깊고 긴 불황이 올 것이다.” ‘유가 반 토막 족집게 전망’으로 유명한 김경원(53·CJ그룹 경영고문) 전 삼성경제연구소 전무는 최근 낸 ‘대한민국 경제 2013 그 이후’(리더스북 펴냄)에서 ‘심장 불황’을 경고했다. 심장 불황이란 깊고(深) 길어(長) 우리 경제의 심장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뜻으로 그가 만든 신조어다. 그 시기는 연말이나 내년 초를 예상했다.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 등이 최근 잇따라 ‘퍼펙트 스톰’(세계경제 대재앙) 경고를 내놓고 있는 것과 맞물려 주목된다. 김 전 전무는 1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부와 한국은행의 상저하고(上低下高) 경기 전망을 “희망 섞인 낙관론”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가 심장 불황을 확신하는 근거는 세 가지다. 첫째, 물가 부담 때문에 돈을 풀 수 없다는 것. 둘째, 공기업 부채 등을 합하면 국가 부채비율(71.5%)이 높아 재정 정책도 쓸 수 없다는 것. 셋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 등으로 포퓰리즘 확산을 꺾기 어렵다는 것이 이유다. 유로존 위기, 중국 성장 둔화 등 위협 요인이 도처에 널려 있는데 대처할 정책 수단은 없어 외환위기보다 더한 심장 불황이 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에서 그 ‘원죄’를 찾았다. “1990년대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떠오르면서 값싼 ‘메이드 인 차이나’를 엄청나게 뿌려댔다. 그러다 보니 세계 각국이 돈을 풀어도 인플레로 연결되지 않았다. 풀린 돈을 적당히 걷어 들이며 위기 이후에 대비했어야 했는데 오히려 물가가 떨어지다 보니 정책 당국자들이 안이하게 대처했다. 그게 오늘날의 버블을 만들어 냈다.” 그랬던 중국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치르면서 곡물과 자원을 엄청나게 소진, 오히려 인플레 주범으로 돌변하면서 위기를 키웠다는 게 김 전 전무의 주장이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까지 치솟은 2008년, 당시 삼성연 글로벌연구실장이었던 그는 올림픽이 끝나면 유가가 반 토막 날 것이라며 골드만 삭스의 200달러 상승 전망을 뒤집었다. 저 유명한 ‘골드만 삭스 대 삼성 유가 논쟁’이다. 결과는 삼성의 승리. 우리나라 가계부채의 70%가 주택담보대출 등 집과 연결돼 있다는 그는 “(시한폭탄이 터지는 것을 막으려면) 집값을 더 떨어뜨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은 그대로 놔두되 ‘5·10 부동산 대책’에서 빠진 취득·등록세를 완화시켜 거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조언이다. 인구가 많은 ‘친디아’(중국+인도)의 내수시장 공략도 위기 극복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교정 참여인사] │박애상│ 류해언 김천소년교도소 교정위원

    [교정 참여인사] │박애상│ 류해언 김천소년교도소 교정위원

    대구 광성교회 목사로 25년 2개월째 기독교를 통해 수용자를 교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연고가 없는 수용자 1645명을 상대로 위로회를 열어 생활지원금을 주는 등의 활동을 했다. 검정고시에 응시하는 수용자 322명에게는 도시락, 다과, 학용품 등을 지원하기도 했다. 또 성경 퀴즈대회와 생일교화행사 등을 열어 음식 및 생필품, 교양도서를 지원했다. 1996년부터 출소자들을 패션회사의 재봉사, 목재회사, 이발소 등에 취업시켜 출소자들의 사회정착을 도왔다. 교회당 장의자 등 종교행사 물품과 복사기 등 학과 교육물품도 지원해 교정행정 발전에 기여했다.
  • 코스피 1900선 붕괴… 실물경제로 확산 우려

    코스피 1900선 붕괴… 실물경제로 확산 우려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7개국) 탈퇴 가능성이 커지면서 15일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봉합 국면으로 가는 듯했던 유럽 재정위기는 그리스, 프랑스 등에 재정 긴축을 반대하는 정권이 들어서면서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 때문에 올 들어 안정세를 보였던 국내 금융시장은 당분간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수출을 비롯한 실물 경기 회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의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4.77포인트(0.77%) 하락한 1898.96으로 마감됐다. 31포인트까지 하락했다가 낙폭을 만회한 것이다. 1900선이 무너진 것은 지난 1월 18일(1892.39)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환율도 4개월 만에 1150원대를 넘어섰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9원 오른 1154.1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닛케이225지수는 0.81%, 항셍지수는 1.15% 하락했으며, 전날 프랑스 CAC40지수는 2.29% 폭락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우리 금융시장이 유로 리스크를 크게 반영하고 있는데 변동 폭이 펀더멘털에 비해 과민하다고 생각한다.”며 구두 개입에 나섰지만 시장을 진정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금융시장의 불안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면 그리스 국채에 투자한 유럽 은행들의 손실이 커지고, 이들은 한국을 비롯한 해외에 투자한 자산을 처분해 재무상태를 개선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 투자금 가운데 30%를 차지하는 유럽계 자본의 이탈도 불가피해진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리스뿐만 아니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취임 이후 프랑스와 독일의 유로존 위기 해법 조율도 필요한데 단시간에 끝날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유럽 리스크가 국내외 금융시장에 상당 기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 위기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수출 등 실물 경제의 타격도 우려된다. 지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유럽은 하반기에 경제성장률이 반등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그리스·올랑드 변수’로 인해 금융시장의 불안이 실물로 옮겨 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유럽의 경기 둔화가 중국, 미국 등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으로 이어지면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무역·수출 경기도 직간접적인 영향권에 놓이게 된다. 김득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은 “유럽발 금융시장 불안 요인이 회복세로 접어든 미국과 글로벌 경기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한국 역시 중국의 수출 감소 등으로 악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위기가 실물 경기에 미칠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실장은 “금융시장의 충격이 최소 3~4주는 지속돼야 실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여부는 프랑스, 독일 등의 합의로 봉합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실물 경제 위기를 말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오달란·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저자의 평화사상 한국교회 화해 단초됐으면”

    “저자의 평화사상 한국교회 화해 단초됐으면”

    ‘이 책이 서양 학문과 한국 신학의 큰 갭을 메울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장장 10년간의 작업 끝에 ‘성서 히브리어 문법’을 우리 말로 번역해 출간한 총신대 김정우 교수. 책 출간에 맞춰 지난 14일 기자들과 만난 김 교수는 “한국교회가 100년 만에 비로소 우리 말 개념으로 완성된 성서 히브리어 문법책을 갖게 됐다.”며 신학의 새 지평을 열게 되기를 기대했다. 김 교수가 번역한 책은 ‘게제니우스-카우치 문법’, 왈키와 오코너의 ‘히브리어 문법’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문법서로 인정받는 ‘주옹-무라오카 성서 히브리어 문법’. 성서 히브리어에 대한 가장 상세하고 풍부한 지식의 보고이자 문법사전으로 통한다. 프랑스 예수회 신부인 폴 주옹이 1923년 불어로 완성한 것을 네덜란드 레이던대학에서 가르쳤던 무라오카 다카미쓰 교수가 1991년 영어로 번역한 뒤 2006년 개정판을 낸 사전. 김 교수는 여기에 시제며 시상을 철저하게 우리 옷으로 입혀 정리했다. “사실 ‘주옹-무라오카 성서 히브리어 문법’ 번역을 택한 건 한국을 비롯해 동아시아 각국을 돌며 일본 제국주의에 희생된 이들을 위로하고 참회하는 무라오카 교수의 평화사상을 높이 산 때문입니다.” 한국 장신대 강의를 시작으로 동아시아 지역을 돌고 있는 무라오카 교수는 이번 책 출간에 맞춰 오는 24일 광주 ‘나눔의 집’을 찾아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로할 예정이라고 한다. “따져 보면 이 책은 예수의 멘토 정신을 중시한 예수회 신부와 평화 사상에 투철했던 일본 장인, 그리고 조선 선비정신의 결합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과거 제 민족과 나라가 저질렀던 해악을 사죄하려는 일본인 학자의 뜻이 살려지기를 간절히 원한단다. 그 연장선상에서 “이 책이 갈등 많은 한국 교회와 신학자들이 화해를 이루는 단초가 되기를 기대한다.”는 소망을 얹었다. “우리 개신교에선 구약 성경 번역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아요. 심지어 히브리어 알파벳 하나를 놓고도 첨예하게 충돌하고 있으니까요.” 다행히 이 책 출간을 계기로 구약 학자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이해의 폭을 넓히게 된 점이 반갑다고 한다. “사실 지금 갈등과 분열에 휩싸인 한국교회의 모습은 성서해석학의 잘못이 크다고 봅니다.” 원문과 우리 말 표현이 완벽히 어루어질 때 사랑받는 좋은 성경이 될 수 있다는 그는 “지성과 영성이 융합하면 종교가 더 높은 경지에서 빛날 것이고 한국교회도 한 차원 높은 경지에 서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그와 함께 이번 책 번역에 힘을 모았던 한국신학정보연구원은 24일 오후 5시 서울 대치동 서울교회 웨스트민스터홀 1층에서 출판 기념 학술 포럼을 개최한다.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빚 독촉 시달리다… 사채업자 살해후 유기

    빚 독촉을 하던 조직폭력배 출신의 사채업자를 살해한 후 시신을 유기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남 장성경찰서는 13일 채무 독촉에 시달리다 사채업자를 살해한 성모(31), 윤모(24)씨 등 2명을 살인 등의 혐의로 붙잡았다. 성씨는 지난해 10월 조직폭력배 출신인 사채업자 곽모(31)씨로부터 3500만원을 빌린 뒤 수십 차례에 걸쳐 채무 독촉에 시달리자 유흥업소에서 알게 된 후배 윤씨와 함께 곽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들은 곽씨를 살해한 후 시신을 광주 남구 윤씨의 집 재래식 화장실에 버린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채무 독촉에 시달리던 성씨는 윤씨와 공모해 지난 3일 오전 3시 20분쯤 광주 남구의 한 도로에서 곽씨에게 수면제를 넣은 피로회복제를 마시게 한 뒤 잠이 들자 흉기로 찔러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조폭 출신 사채업자인 곽씨가 실종됐다는 가족들의 신고에 따라 통화내역, 채무관계 등을 토대로 성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성씨 등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장성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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