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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남춘 인천시장 ‘붉은 수돗물 사태’ 정상화 선언 ·· 요금 감면 보상

    박남춘 인천시장 ‘붉은 수돗물 사태’ 정상화 선언 ·· 요금 감면 보상

    인천시가 5일 ‘수돗물 공급 정상화’를 선언하고, 재발 방지대책 마련과 주민 보상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5월 말 부터 중구 영종, 서구, 강화지역 26만여 가구에 ‘붉은 수돗물’이 공급된 지 2개월여 만이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낭독한 ‘시민들께 드리는 호소문’에서 먼저 재차 고개를 숙인 뒤 “정부·수자원공사·전문가 등이 문제가 된 공촌수계 수돗물 피해 복구에 전념한 결과 정부 안심지원단은 물론 주민대책위에서 시행한 주요 지점 수질 검사 결과가 모두 기준치 이내 정상으로 측정됐다”고 밝혔다. 현재 수질 관련 민원은 “1일 10여건 씩 사태 발생 이전 수준 접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수질회복 결정이 늦어져 보상과 상수도 혁신과제에 집중할 시간을 계속해서 늦출 수는 없다”며 “이후로는 보상 절차와 근본적 수질개선을 위한 단기·중장기 상수도 혁신 과제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보상은 피해를 입은 26만 1000여 가구에 2개월 치 상수도요금 전액을 감면하고, 추가로 1개월치를 더 감면하거나 생수구입·정수기 필터 교환 등 영수증을 제출하면 상식선에서 실비 보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자료 성격의 심리적 보상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총 보상금은 3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수질개선을 위해서는 단기 방안으로 이달 말까지 공촌정수장에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설치하고 배수지 등 2차 수질 안정 장치를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강화읍 주변 18.4km의 노후 관로 교체, 영종도 해저 이중관로와 2차 처리시설 설치 계획도 밝혔다. 각급학교에 직수배관과 고도정수 장비 설치 계획도 밝혔다. 앞서 인천시는 지난 달 23일 강화, 30일 서구, 이달 4일에는 영종에서 각각 주민설명회를 열었으나 영종을 제외한 지역 주민들로 부터는 ‘수질 정상화’ 동의를 얻지 못했다. 인천시는 기동대응반이 가정마다 직접 방문해서 개별복구해 드리겠다며 시민들의 이해를 요청했다. 인천 붉은 수돗물 공급 사태는 지난 5월30일 원수를 공급하는 서울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압장의 점검으로 공촌정수장 가동이 중지되자, 인근 수산·남동정수장 수돗물을 대체공급하는 과정에서 수도관 내부 침전물이 탈락해 발생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엄마·아빠 손잡고 함께 강의 들으러 가요~”

    “엄마·아빠 손잡고 함께 강의 들으러 가요~”

    서울 도봉구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아동·청소년 부모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야간 부모교육’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구는 2008년부터 12년째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해 교육주제, 강사 등을 선정해 ‘부모교육’을 진행해오고 있으며, 2010년부터는 더 많은 학부모들의 참여를 위해 ‘야간 부모교육’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구 관계자는 “평균 30여명 이상의 학부모, 교사 등이 참여하며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구는 대부분의 부모교육이 낮 시간대에 진행돼 직장이 있는 부모들은 참여가 어려운 점을 반영해 오후 7시 30분으로 강의 시간을 배정해 전업주부와 워킹맘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야간 부모교육’에 참여하는 부모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아동사회성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아동 사회성 프로그램’은 5세~10세의 아동을 대상으로 진행하며 아동요리 지도사의 지도하에 요리를 매개로 한 집단 활동을 운영한다. 참여 아동은 집단 활동을 통해 또래와의 관계 형성을 배우고, 동시에 저녁식사도 해결한다. 이달 22일에 열리는 ‘야간 부모교육’은 ‘문제유형별 우리아이와 의사소통하기’라는 주제로 권희정 부모교육 전문강사의 자녀 유형별 의사소통하기 이론·심화 강의내용을 자녀들에게 적용해보고 시연해보는 강의로 진행된다. 오는 9~11월에는 기질 및 성격검사(TCI)를 통해 부모와 아이의 기질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자녀 양육법에 대해 부모교육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부모들의 정기적인 교육으로 바람직한 부모의 역할과 효과적인 상호작용 방법을 익힐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면서 “야간 부모교육은 자녀도 함께 동행해 아이도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돌봄서비스가 함께 제공되고 있는 만큼 많은 주민들이 참여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배성범 신임 서울중앙지검장 첫 출근…“반칙적 범죄 눈감지 말아야”

    배성범 신임 서울중앙지검장 첫 출근…“반칙적 범죄 눈감지 말아야”

    배성범(52·연수원 23기)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31일 열린 취임식에서 “반칙적 범죄, 민생을 해하는 범죄에 눈감지 않는 검찰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배 지검장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반칙적 범죄’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최근 닥쳐오는 경제적 어려움도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배 지검장은 “민주주의의 공정성과 정당성을 침해하는 선거범죄, 각종 공공적 영역에서의 부패와 비리, 각종 부정과 탈법으로 국가 재정에 손실을 초래하거나 경제·사회 각 분야에서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행위, 소비자의 신뢰를 악용하거나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합의된 법적 절차를 도외시하는 범죄 등이야말로 반칙적 범죄의 대표적인 예”라면서도 “다만, 중소기업 등 경제주체들이 대내외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므로 ‘중죄필벌’(重罪必罰), ‘경죄관용’(輕罪寬容)의 정신을 되새겨 줄 것을 당부한다”고 단서를 붙였다. 이어 배 지검장은 형사법의 절차적, 실체적 정의를 구현해야 하는 점도 강조했다. 배 지검장은 “검찰은 그 권한 행사의 과정이 공정해야 함은 물론 공정하게 보여져야 하고, 그 결과를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우리는 기계적인 법적용에 따른 형식적 결론 도출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사건의 실체를 고민하고 사안의 경중과 성격에 상응하는 검찰권 행사로 그 과정 및 결과에 국민들께서 공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배 지검장은 전임 서울중앙지검장이자 연수원 23기 동기인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에 대해서도 “지난 2년여의 기간을 검사장으로 계시면서 탁월한 경륜과 리더십으로 국가적 현안 사건 수사를 이끌어주신 윤석열 총장님께 각별한 경의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9시쯤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처음 출근한 배 지검장은 “서울중앙지검이 국민들께서 바라는 바와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출근길엔 이노공 4차장검사, 정진용 총무부장 등 서울중앙지검 간부들이 마중을 나왔다. 배 지검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등 중앙지검 현안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차츰 현안을 살펴보려 한다”고 짧게 답한 뒤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배 지검장이 당면한 과제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가습기살균제 참사, 이명박 전 대통령 항소심 등 주요 재판 공소유지와 함께 4조 5000억원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수사 마무리 등이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국가 폭력에 의한 ‘간첩죄’… 58년 만에 무죄 판결 “기쁘지만 억울”

    국가 폭력에 의한 ‘간첩죄’… 58년 만에 무죄 판결 “기쁘지만 억울”

    1961년 5·16 군사정변 직후 아버지는 간첩 누명을 쓰고 사형 위기에까지 몰렸다가 2년간 옥살이 끝에 풀려났다. 아버지가 끌려가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던 국민학교 1학년 막내딸의 꿈은 이때부터 ‘아버지의 억울함을 풀어 드리는 것’이 됐다. 오랜 세월이 걸렸다. 군사정권이 물러나도 ‘빨갱이’의 굴레는 무거웠다. 여전히 국가를 믿을 수 없었고, 용기가 나지 않았다. 아버지가 한을 품고 세상을 뜬 지 30년이 넘어서야 재심을 청구할 수 있었고 지난 5월 16일, 58년 만에 무죄 선고가 내려졌다. 그렇게 막내딸의 힘으로 명예를 되찾은 아버지는 해방 후 서울대 법대 학장을 지내고 한글로 된 최초의 민법학서를 남긴 진승록 교수다. 지난 23일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만난 막내딸 진미경(64) 한국외대 초빙교수는 인터뷰 2시간 내내 눈물을 흘렸다. 재심 준비 과정이나 앞으로의 계획은 힘주어 말했지만, 과거를 돌이킬 때마다 눈물을 쏟았다. 그는 “재심에서 무죄를 받고 나니 아버지의 인생이 더 억울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뒤늦게 재심을 청구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아버지가 국민학교 1학년 어느 날 새벽에 끌려가던 모습이 생생히 기억나요. 3학년이 돼서야 집으로 돌아오셨죠. 중학교 1학년 때였는데 아버지가 잠들지 못한 채 홀로 탄식하는 걸 우연히 들었어요. ‘억울하다. 원통하다’ 그러시더라고요. 그 말씀을 들으면서 ‘내가 아버지 한을 풀어 드려야겠다’고 거듭 다짐했지요.” “어느 날 신문을 보는데 간첩 누명을 썼던 죽산 조봉암 선생님이 무죄 판결(2011년)을 받아서 따님이 인터뷰한 기사가 나오더라고요. 그때 따님 나이가 여든이 넘었어요. ‘저렇게 연세가 많은 분도 하는데 나는 이게 뭔가´라는 자책감이 들었죠. 2014년 서울대 법대에서 6·25전쟁 관련 세미나를 열었는데, 아버지 이야기를 해 달라는 요청이 왔어요. 거기서 아버지의 서울대 법대 제자들을 만났는데, 그분들이 ‘서울대 법대 학장이 빨갱이라는 게 말이 되냐. 재심을 청구하라´고 적극 권유했어요. 그분들 이야기를 듣고 용기를 내게 됐어요.” 진승록 교수는 6·25전쟁 당시 서울대 법대 학장으로 교정을 지키다 납북됐고, 넉 달 만에 탈출해 고시위원장 등을 지냈지만 1961년 5·16 직후 간첩으로 몰려 사형을 선고받았다. 이듬해 항소심에서 간첩방조죄만 인정돼 징역 10년으로 감형, 1963년 가석방됐지만 1985년 80세로 작고할 때까지 누명을 벗지 못했다. 진미경 교수는 정치학을 전공했지만 국가를 믿지 않았다. 2005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만들어졌을 때도 그런 이유로 아버지 사건을 신청하지 않았다고 한다. 아버지가 국가 폭력에 의해 억울하게 희생당했는데 국가가 다시 심사해서 밝혀 준다는 걸 믿을 수 없었다. 국가가 진실을 밝혀 줄 리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재심 과정에서 어떤 점이 힘들었나요. “판결문 이외에는 자료가 남아 있지 않았어요. 진실화해위원회에서 일했던 김윤경 조사팀장이 자료를 찾는 방법을 알려줘서 도움이 많이 됐어요. 판결문 외에 재소자 인명부를 챙겼죠. 수사기록을 국가정보원이나 군에 요청했는데 처음에는 수사한 적 없다고 답하더라고요. 아는 국회의원을 통해 정보공개를 요청했더니 그제서야 수사는 했지만 기록이 없다고 말을 바꿨어요. 증언해 줄 사람을 찾기 위해 강원 원주, 전남 순천, 부산 등 안 가 본 곳이 없어요. 너무 오래전 일이라 대부분 돌아가셨거나 살아 있어도 증언을 거부했어요.” 서울고법 형사2부의 재심 판결문에는 “이 사건에 대해 육군고등검찰부, 국가정보원, 국가기록원 등에 기록 송부와 보존 여부 확인을 요청한 결과 그 어디에도 수사기록이나 재판기록이 보존돼 있지 않았다”고 명시돼 있다. 진 교수는 아버지에게 사형을 구형한 군검사를 어렵게 만났지만, 아버지를 모른다고 부인했다. 그는 나중에야 ‘진 학장의 딸이 나를 찾아올 줄 몰랐다. 상부의 지시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결국 재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불법구금 상태에서 수사를 받았음을 인정할 수 있고, 수사 과정에서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볼 개연성이 있다”며 “불법구금과 가혹행위 등으로 임의성 없는 진술을 한 후 임의성 없는 심리 상태가 법정에서도 계속된 것으로 보인다”며 무죄를 선고했다.-재심 준비 5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기분은 어땠나요. “선고 전부터 법정에 앉아서 남편이랑 계속 울었어요. ‘간첩´이란 말이 얼마나 무서운지 요즘 사람들은 모를 거예요. 정말 가슴이 터질 것 같더라고요. 재판장인 차문호 부장판사가 ‘너무 늦게 무죄를 드려서 미안하다. 지금이라도 무죄를 받게 돼서 다행´이라고 말했어요. 처음엔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드디어 아버지 한을 풀어드렸구나. 아버지의 법대 제자들이 축하연도 열어 주셨어요.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더 슬프고 억울한 느낌이 들어요. ‘돌아가신 아버지가 살아서 무죄 판결을 봤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살아 돌아오시지도 못하고, 아버지의 억울한 삶은 되돌릴 수가 없구나´ 이런 생각만 커지네요.” 진승록 교수는 1905년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나 일본 와세다대 법학부를 졸업하고 보성전문학교(고려대) 교수와 서울대 법대 학장 등을 지냈다. 1947년 ‘민법총칙’을 시작으로 민법총론, 물권법, 담보물권, 채권총론, 채권각론 등 6권의 저서를 남겼다. 1952~1955년 지낸 고시위원장은 당시 정부 서열 4위로, 진 교수는 기술고시를 도입했다. -간첩죄에 휘말린 뒤 아버지는 어떻게 지냈나요. “엄마가 먼저 집에 왔는데, 또렷이 기억나요. 언니와 함께 학교 앞에서 떡볶이를 사 먹고 있었는데 입주 도우미 언니가 달려와서 ‘엄마가 오셨다´고 말했어요. 많이 남은 떡볶이를 그냥 내려놓고 놀라서 뛰어갔어요. 이듬해 여름에 아버지가 오셨어요. 풍채 좋던 아버지가 굉장히 수척해지셨어요. 고문 때문에 수저도 들어 올리지 못하셨어요. 벽에 금을 단계별로 그어 놓고 조금씩 올리면서 나름의 재활운동을 하셨지요.” “학자로서 활동은 전혀 못하셨어요. 한동안은 몸이 안 좋아서 그랬고, 박정희 사후 전두환 군부가 이어지니까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죠. 형사들이 툭하면 찾아왔어요. 잡혀갈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늘 사로잡혀 있었던 것 같아요. 글조차 쓰지 못하셨죠. 유머가 많은 분이셨는데 성격도 변했고요. 1978년에 사면을 받고 변호사 등록을 하려고 했는데 법무부가 안 내줬어요. 변호사 등록 업무가 대한변호사협회로 이관된 1983년에야 변호사 재등록이 됐어요. 제대로 활동도 못하고 2년 후 돌아가셨죠.”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아버지 제자들은 저보고 효녀라고 하지만, 스스로 자랑스럽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아버지 간첩 누명 때문에 1980년에 미국으로 유학을 가려는데 외무부에서 여권을 안 내줬어요. 아버지 제자들이 신원보증을 서서 어렵사리 유학을 떠났죠. 저도 그런 일을 겪으면서 아버지에 대한 원망 비슷한 게 있었던 것 같아요. 너무 죄송하죠. 아버지가 사면받고 변호사 등록하려고 백방으로 알아보셨을 때도 도와드리지 못했어요.” “아버지의 업적을 재평가하는 작업을 하고 싶어요. 학술 세미나도 하고요. 아버지 고향인 강릉 옥계면의 이름을 따서 기념사업을 계획 중이에요. 아버지의 민법이론과 고시위원장 당시 하신 일을 재조명할 거예요. 저는 아버지 때문에 정치학 교수가 됐어요. 어렸을 때부터 ‘국가란, 정치란, 이데올로기란 무엇인가’라는 고민을 많이 했거든요. 다시는 이념 갈등으로 인해, 국가폭력으로 인해 희생되는 사람이 없으면 좋겠습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19회] “임종헌 흥분 잠재우려 보고서 세게 써…우리도 다른 판사들과 같아”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19회] “임종헌 흥분 잠재우려 보고서 세게 써…우리도 다른 판사들과 같아”

    -‘[검토] 재항고 인용 결정→ (BH(청와대)와 대법원)양측에 윈윈의 결과가 될 것임. (중략) 결정 시점 - 대법원의 이득을 최대화할 시점에 관한 분석 필요. BH는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두 사법 최고기관이 어려운 국정현안에 얼마나 조력, 협력하는지에 따라 양 기관을 평가할 것임. (중략) 통진당 위헌정당 해산심판 선고기일 전에 결정해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음’ (2014년 12월 3일자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 집행정지 관련 검토(대외비) 문건 중) -‘국정원 사건 항소심에서 공직선거법 유죄 선고 시 청와대가 불만을 표시했던 전교조 효력 집행정지 사건 등 관심사안 암시 전달, 국정원 사건의 상고심을 조속히 선고해 청와대의 불만과 오해의 기간을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 항소심 선고 직후 적당한 비공식 라인을 통해 사법부의 진위가 곡해되지 않도록 절차 거쳐야’ (2015년 2월 8일자 ‘원세훈 전 국정원장 사건 관련 검토’ 문건 중) 판결의 결과를 미리 내다보는 시나리오와 판결 선고는 언제 하는 것이 더 이익이 되는지,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한 이유를 묻자 현직 부장판사는 이렇게 답했다.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 문서화 해줄 것을 요청해서 작성하게 된 것입니다.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지시를 한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그 내용을 그대로 문서로 작성해주기를 저에게 얘기해서 작성하게 됐습니다” 아이디어를 제공한 지시자는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이었고 작성자는 그 때 기획조정심의관을 지낸 정다주 의정부지법 부장판사다. ●정다주 “임종헌 지시로, 임종헌이 불러준 그대로 보고서 작성”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18회 공판에서는 정 부장판사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뤄졌다.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법정에 들어선 정 부장판사는 피고인석을 바라보지 않고 곧장 증인석에 서 재판부를 향해 꾸벅 인사를 했다. 가장 첫 질문인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 집행정지 관련 검토’ 문건을 어떤 경위로 작성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당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의 지시를 받아 문건을 작성했습니다”라고 또박또박 답했다. 이후엔 임 전 차장을 “저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한 사람, 저에게 지시를 한 사람”으로 가리켰다. 그리고 여러 문건의 작성 배경을 묻는 물음에는 거의 이렇게 답했다. “지시한 사람이 불러준 문구 그대로 작성한 것입니다.” 정 부장판사가 작성한 2014년 12월 3일자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 집행정지 검토’ 보고서에는 재항고 사건이 인용될 경우와 기각될 경우 각각 청와대와 대법원이 어떤 이득과 손해를 보는지 표로 정리된 내용이 담겼다. 재항고가 기각되면 양측 모두가 손해를 입는 반면 인용되면 양측에 모두 이득이 된다는 것이다. 검찰은 “법리적 판단이 아니라 양 기관의 손해와 이득을 기준으로 작성한 내용인데 아무리 임종헌의 지시를 받았어도 이런 내용을 작성해도 되는지 이의를 제기하거나 의문을 표시한 사실이 있는가“ 묻자 정 부장판사는 “이의제기 한 바 없다”고 답했다. 이어 “(판결을 하는) 대법원에서 판단한 게 아니라 법원행정처에서 판단 내지 작성한 보고서였고, 저는 당시 어디까지나 이런 보고서들이 헌법적 테두리 그리고 법률적 테두리 안에서 쓰일 것이라고 믿고 있었기 때문에 특별히 의문을 갖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정원 댓글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항소심 선고공판 전인 2015년 2월 8일자로 작성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 사건 관련 검토’ 보고서에는 ‘전교조 법외노조 효력 집행정지 사건 관련 BH 불만이 누적된 상황’, ‘BH와 여권의 신뢰관계 유지 회복방안을 위한 다양한 방안 실시’, ‘전교조 법외노조 효력 집행정지 사건 등 관심사건 신속 처리’ 등의 문구가 담겼다. 이에 대해서도 정 부장판사는 “임종헌 기조실장으로부터 원세훈 사건의 항소심 판결이 선고되면 사법부 주변의 상황 변화라든지 그에 대해 우리가 취해야 할 입장에 관해 예상하는 보고서를 지시를 받았고, 제가 생각할 수 있는 여러 상황들을 상정해놓고 작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정 부장판사는 이밖에 ‘원세훈 전 국정원장 판결 선고 관련 각계 동향(2015년 2월 10일자)’, ‘헌법재판소와 관계에서 대법원 이미지 설정방향(2014년 12월 19일자)’, ‘이판사판 야단법석 카페 동향 보고(2015년 3월 2일자)’, ‘과거 왜곡의 광정(匡正·부정을 바로잡아 고친다는 뜻)(2015년 7월 27일자)’ 등의 여러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이 짙은 보고서들을 작성했다. ‘국무총리 대국민담화의 영향’과 같은 정세를 분석하는 보고서도 썼다. 역시 지시에 따라 불러준 대로 쓴 뒤 일부 문건에 대해서만 자신의 생각을 보탰다는 설명이다. 직접 생각해서 작성해낸 게 아니라며 정확한 작성 경위나 과정은 기억나지 않는다고도 했다. 임 전 차장은 검찰 조사에서 “정 부장판사가 보고서를 잘 쓰고 정세 분석 능력과 정무감각이 뛰어났다”고 평가했다. ●양승태 측 “대법원장에게는 보고 안 돼…보고서 실제 실행도 안 돼” 양 전 대법원장 측은 반대신문을 통해 정 부장판사가 작성한 다수의 보고서가 양 전 대법원장에게는 보고되지 않았고 실제로 실행하기 위해 만든 시나리오가 아니었음을 거듭 강조했다. “증인은 임종헌 기조실장의 지시를 받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이게 대법원장에게 보고됐는지는 몰랐죠?”(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 “그렇습니다.” (정 부장판사) “실제 보고됐는지도 정확히 알지 못하죠?” (변호인) “그렇습니다.” (정 부장판사) 이후에도 “임종헌 구술을 통해 급히 작성돼 다소 정제되지 못한 측면이 쓰인 부분이 있죠?”, “그래도 증인은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생각한 방안을 작성한 것이지 위법한 내용을 작성한 게 아니죠?”, “‘대외비’라는 표시가 있는데 증인은 외부에 공개될 것을 전제하지 않고 작성한 거라 다소 과격한 측면이 있었죠?”, “대응방안과 예상 시나리오가 있는 부분은 반드시 그대로 실행될 것을 전제로 기재된 게 아니죠?” 등의 변호인 질문에 정 부장판사는 연달아 “그렇다”고 답했다. 특히 전교조 효력정지 관련 검토 보고서 가운데 ‘재항고 사건을 청와대가 원하는 대로 해주고 대법원은 반대급부로 상고법원 등에 청와대의 협조를 받는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는데, 정 부장판사는 “반대급부라는 단어가 분명히 기재돼 있지만 이 보고서에 언급된 사건의 재판과 반대급부라고 표현된 여러 정책적 조치들 사이의 1대 1 개념, 서로 맞바꾸거나 거래하는 개념이라고 이해하거나 생각하지 않았다”며 이른바 ‘재판거래‘ 의혹을 일축했다. 뒤에 이어진 이에 대한 검찰의 재주신문에서 다시 “거래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는데 무슨 의미인가. 다르게 해석할 여지가 없어 보이는데”라고 검사가 묻자 그는 “제가 저 문구를 작성 지시자 요청에 따라 사용한 것이다. 제가 사용하면서 이해하면서 인식하기를 문구는 저렇지만 재판의 결과와 행정부의 정책 결정을 협상하는 개념으로 내놓을 수 있다는 상황을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일하지 않았다. 저도 그런 상황이 가능하지 않다는 걸 전제로 해서 비록 문구 표현은 저렇지만 전반적인 내용을 종합적으로 봐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이러한 문건들을 작성한 자신에 대해 판결을 하는 법관으로서가 아니라 사법행정의 업무, 특히 기획조정실장을 보좌하도록 직제상 규정돼 있던 기획조정심의관으로서 작성한 것임을 강조했다. 반대신문을 시작하기 전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재판부에 추가로 증거를 하나 신청했다. 정 부장판사가 대법원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추가진상조사위원회에서 가진 조사 내용이 담긴 문답서였다. 앞서 검찰도 문답서의 일부를 증거로 제출했지만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대법관 측에서 동의하지 않았다가 이날 양 전 대법원장 측에서 전체 문답서를 다시 증거로 낸 것이다. 문답서가 법정 내 스크린에 띄워졌고 양 전 대법원장은 위원회 조사를 마친 정 부장판사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을 읽기 시작했다. ●정다주 대법원 진상조사위 진술 공개… “임종헌 흥분하고 성격 급해 불 끄기 위해” “행정처에 처음 부임했을 때 어떤 실장님들 차장님들하고 여러 안에 대해 대화 해보고 업무를 해보고 하면 항상 생각이 같지 않았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그거는 세대차이가 있고 가치관이 너무나 다르고 이해관계도 다르고 하기 때문에. 어떤 특정한 주제에 대해 차장님이나 실장님 생각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할 때,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그중 논리 대 논리로 설득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또 다른 방법으로는 어떤 급한 상황에 대해서 특히 임종헌 차장님 같은 경우에는 막 흥분하고 워낙에 성격이 급하시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한테 채근하고 할 때는 그 대응방법이 제가 보기엔 좀 너무 좀 아니다 싶었던, 너무 급진적이라든지 좀 이거는 부작용이 많겠다고 할 때, 제가 우리 후배들한테도 이런 비슷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거기에 대해 논리 대 논리로 부딪히려고 하면 오히려 해결이 안된다. 차라리 어떤 경우에는 “알았다, 제가 보고서로 정리해 작성하겠다”라고 지금 막 생각하고 있는 그 생각하는 바를 어쩌면 더욱 더 적나라하게 써 가지고 가서 보고를 드리면서 이렇게하면 될 것 같다고 이야기를 드리면서. 그런데 실제 이렇게 하면, 그렇게 보고서를 쓰는 동안에는 또 기간이 지나갑니다. ‘쿨링 다운’이 됩니다. 그러면 오히려 그냥 우리가 나이 많은 우리 부모님들 싸움 말리고 이럴 때처럼, 표현이 영 안 맞습니다만 화도 좀 풀어지시고, “그래 그럼 뭐 굳이…영” 이런 상황이 되면 남는 것은 그 보고서입니다.” 여기까지 읽던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과격한 표현이 있거나 그런 보고서는 이런 경우에 해당돼서 작성한 것도 있었다는 건가” 물었다. 정 부장판사는 “추가조사위 진술 당시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느냐고 물으시기에 ‘한 번 더 깊이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다’고 제가 마지막으로 부탁 말씀을 드린 내용이었다”면서 “특히 통상적인 보고서가 아닌 경우, 그리고 시의성이 급한 보고서의 경우 실제로 보고서의 내용들이 저렇게 논의하고 검토하는 단계에서 상당 부분은 실제로 채택이 되지 않고 다만 그 논의, 검토하는 과정에서 문제점들이 해소되는 경우가 많다는 걸 말씀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를 한 번 세게 만들어서 써 놓으면 자연스럽게 보고서 내용대로 실행하면 안 된다는 것을 느끼게 되기 때문에 하나의 ‘브레인스토밍’ 차원에서 보고서를 쓰는 경우가 있다”, “그러니까 모든 가능성을 정말로 극한까지 낱낱이 적은 거다. 그래야 판단할 사람들이 판단할 수 있는 거다. 제가 바라는 것을 적은 게 아니다. 소수만 보는 보고서에 읽는 사람이 효과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표현을 사용했다”고도 조사 과정에서 말했다고 한다. 변호인이 실물화상기에 올려놔 법정에 그대로 공개된 조사위원회에서의 정 부장판사의 나머지 진술은 이랬다. “행정처의 보고서는 뭐 이렇게 서면보고 받아서 하는 계획보고서도 있지만 그런 건 물론 거기에 서명한 사람들이 토씨 하나까지 다 본인들이 동의하고 책임지고 앞으로 이걸 집행하겠단 뜻이지만, 그런 것들이 없는 보고서는 발제문 차원에서, 그리고 또 염치 없지만 저희 심의관들은 어떻게 보면 불 끄는 차원에서 활용하는 그런 보고서들도 분명히 있습니다.” ●“우리도 다른 법관들과 똑같이 판결쓰러 판사된 사람들” “그래서 제가 그 말씀은 꼭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 안에 있는 보고서들이 나름대로는 하나하나 다 사연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정책, 우리 생각과는 정반대되는 결과물이 남아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구구하기도 하고 모든 것을 다 기억할 수 없고 하기는 하지만…. 위원님들께서 저희 보고서를 보실 때 ‘아니, 어떻게 이런 생각들을 판사들이 하지?’ 꼭 그렇게 생각하지 마시고 다른 결과물이 남아있을 수 있다는 것도 좀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가 후배들한테도 그렇게 ‘논리 대 논리’로 부딪혔을 때 결과가 더 안 좋은 경우,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했을 때 그런 것들이 자꾸 쌓이다 보면 요새 말로 당신이 ‘패싱’되고, 아무리 좋은 생각을 갖고 있어도 패싱되고, 오히려 그 정책결정자 옆에는 진짜 ‘예스맨’들만 남아있을 수 있다. 그러면 우리는 현명해야 한다. 때에 따라서는 불 같이, 현명한 방법을 써야겠단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이제 그런 결과물들이 좀 다양한 시각으로 아니라는 것을 좀 봐주셨으면 합니다. 정말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지금 저희들 평심의관들은 다른 법관들하고 똑같이 법원에 들어와서 재판하고 판결문 쓰리라고 생각하고 시험보고 연수원에서 공부하고 온 사람들입니다.” 다른 법관들하고 똑같이 헌법과 법률의 테두리를 생각하며 열심히 일했지만 당장은 닦달하는 상급자에게서 터져 나오는 불을 끄는 데 더욱 급급했던 심의관들. 그래서 법관이 아닌 사법행정 담당자의 태도로 철저히 무장한 채 지시자의 생각을 곧이곧대로, 오히려 더 거칠게 살을 보태 적어낸 보고서들. ‘우리는 현명해야 한다’며 만들어낸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작성한 보고서들은 지금 사법부의 많은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정 부장판사의 말대로 이 재판에 불려나올 많은 심의관 출신 판사들은 그저 판결에만 몰두하다 능력을 인정받아 행정처 심의관이라는 자리에 앉은 평범하고 성실한 판사들이었을 것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저스티스’ 나나, 카리스마→따뜻함…모든 색 소화한 ‘연기 팔레트’

    ‘저스티스’ 나나, 카리스마→따뜻함…모든 색 소화한 ‘연기 팔레트’

    배우 나나가 드라마 ‘저스티스’에서 모든 색을 소화하며 ‘연기 팔레트’로 등극했다. 지난 17일 첫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저스티스’에서 나나는 일명 폭탄 검사 서연아로 완벽하게 변신해 때로는 악인에게 거침없이 죄를 묻는 통쾌함을, 때로는 주변 사람들을 돌보는 따뜻함까지 드러내며 다채로운 매력을 방출해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나나는 솔직한 성격의 서연아를 연기하기 위해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 하고 최대한 감정에 집중하는 등 노력으로 빚어낸 싱크로율 높은 연기로 몰입감을 더해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시청자를 매료시킨 나나의 무궁무진한 ‘연기 팔레트’ 속 다양한 연기색을 살펴봤다. # 불타는 열정 나나는 열정으로 가득 찬 검사 서연아로서의 모습으로 초반부터 존재감을 강력하게 드러냈다. 그는 수사 도중 “우리 아버지 누군지 몰라?”라며 권력을 믿고 뻔뻔하게 고자세를 유지하는 피의자에게 “우리 아빠는 누군지 아세요?”라고 시원하게 응수, 극 초반부터 열혈 검사 서연아의 캐릭터를 시청자들에게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 냉철한 카리스마 나나가 표현한 서연아의 카리스마는 검사 역에 걸맞게 법정에서 극대화됐다. 재판을 진행하면서 나나는 양철기(허동원 분)의 죄를 확신, 여유로우면서도 강단 있는 눈빛과 단어 하나하나에 힘주어 말하며 자아낸 압도적인 분위기는 시청자들마저 숨죽이게 했다. 이는 낯선 법률 용어를 어색함 없이 사용하기 위해 연습에 연습을 거듭한 나나의 노력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또한 나나는 극 중 갖은 악행으로 자신과 대척점에 있는 이태경(최진혁 분)과 송회장(손현주 분)에게 “같이 진흙창 구르는 한이 있어도 절대 포기 안 할 거거든요 제가”라고 선전포고하며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카리스마로 걸크러시를 뽐내기도 했다. # 불의를 지나치지 않는 정의로움 무려 7년이나 지난 미제 살인사건을 파헤치며 정의로운 검사의 전형을 보인 나나는 진범을 밝혀내고자 정식으로 배정받은 사건이 아님에도 밤낮없이 현장을 찾고 회의를 이어가는 등 서연아가 가진 성정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나나는 외압에 의해 수사 검사로 변경, 법정에서 추가 발언권을 요청한 것이 기각되자 권력 앞에 무너진 정의에 허탈한 마음을 표정으로 생생하게 표현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다. # 주변을 돌볼 줄 아는 따뜻함 앞서 보여준 단단하고 올곧은 연기와 달리 나나는 초임 검사 시절부터 믿고 따르던 강형사(이대연 분)의 반찬까지 수년간 살뜰히 챙기면서 서연아가 가진 따뜻함을 표현, 내유외강의 성격까지 단번에 보여줬다. 더해 그는 강형사의 죽음에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인간미까지 추가, 다채로운 서연아의 매력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이처럼 나나는 열정을 비롯해 카리스마, 정의, 따뜻함 등 서연아가 가진 입체적인 성격을 다양한 색의 연기로 풀어내 배우로서 한 발 더 성장한 모습을 보였으며 앞으로 나나가 펼칠 이야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오늘(24일) 방송을 앞둔 5-6회 예고편에서는 나나와 이학주의 새로운 공조 수사와 의문의 살인사건을 마주한 모습이 담겨있어 궁금증이 폭발하고 있다. 한편 나나가 출연하는 드라마 ‘저스티스’는 매주 수, 목요일 밤 10시 KBS 2TV에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30대 여성 ‘신생아 버렸다’ 허위자백…경찰 친모추적

    30대 여성 ‘신생아 버렸다’ 허위자백…경찰 친모추적

    경남 밀양시 한 주택 헛간에서 발견된 갓 태어난 아기를 버렸다고 자백한 30대 후반 여성 A씨가 DNA 검사에서 아기 친모가 아닌 것으로 드러나 경찰이 사건 경위를 밝히기 위해 수사를 하고 있다. 22일 경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 7시쯤 밀양시 내이동 한 주택 헛간에서 발견된 신생아의 친모라고 자백한 A씨가 DNA 검사결과 아기 친모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DNA 불일치 판정이 나온 뒤 A씨를 상대로 추가조사를 해 “친모가 아닌데 친모라고 거짓말을 했다”는 진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1일 밀양시 한 주택 헛간에 갓 태어난 아기가 분홍색 담요에 쌓여 있는 것을 집 주인이 발견해 주민들과 함께 탯줄을 자르고 응급조치를 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아기는 몸에 벌레 물린 자국이 있었지만 건강에 큰 문제는 없었고 현재 아동전문보호기관에서 보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탐문조사 과정에서 지난 13일 A씨로 부터 “내가 아기를 버렸다. 다른 남성을 만나 아기를 갖게 돼 이를 숨겨오다 출산한 뒤 버렸다. 잘못했다”는 자백을 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를 영아유기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검사를 의뢰했으나 지난 18일 국과수 검사결과에서 아기와 A씨 DNA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판정이 나와 A씨에 대해 추가조사를 실시했다. A씨는 “10대 딸이 복대를 하는 등 출산이 의심되는 수상한 행동을 해서 딸을 보호하려고 허위 자백을 했다”며 말을 바꿨다. 그러나 A씨 딸과 아기의 DNA 긴급 분석 결과 서로 일치 하지 않는 것으로 판명됐다. 경찰은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A씨를 상대로 두차례에 걸쳐 1시간 30여분 동안 심층면담을 실시한 결과 A씨가 스트레스성 성격장애로 허위자백을 한 것으로 추정했다. A씨를 면담했던 프로파일러는 “A씨가 스트레스성 성격장애로 사건의 중심에 서고 싶은 욕구가 강해 특정 사건 내용을 듣고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자신이 한 것처럼 능통하게 거짓말을 지어낸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경찰이 A씨 진술만 너무 믿고 친부모 확인작업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마을 주변에서 떠도는 이야기를 듣고 상황을 상세히 설명하며 허위 자백을 하는 바람에 수사에 혼선이 빚어졌지만 허위자백 당일 DNA 검사를 의뢰하는 등 필요한 확인 절차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A씨가 허위자백을 한 이유와 아기 친부모를 찾기위한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경찰은 마을 주변 폐쇄회로(CC)TV를 통해 아기 유기 시점을 전후로 마을을 드나든 외지 차량 등을 분석하고 마을 주민들을 상대로 탐문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아기와 함께 현장에서 발견된 담요, 아기 의류, 태반이 담긴 봉지 등에 대한 분석작업도 하고 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15회] 또 USB 증거능력 논란…재판부는 ‘양승태 보석 가능성’ 시사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15회] 또 USB 증거능력 논란…재판부는 ‘양승태 보석 가능성’ 시사

    지난 10일 첫 증인신문이 시작되고 약간의 속도가 붙는 듯 했던 재판이 간만에 시작하자마자 검찰과 변호인의 신경전으로 긴장감이 고조됐다. 외교부에서 압수수색된 USB의 증거능력을 놓고 언성이 높아진 것을 시작으로 양측이 내내 예민했고, 재판이 마무리될 즈음 재판부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구속기간 만료 전 석방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14회 공판에서는 당초 계획했던 증인신문 대신 서증조사가 이뤄졌다. 증인 출석을 요구받은 한상호 변호사가 건강이 좋지 않다며 불출석사유서를 냈기 때문이다. 한 변호사는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소송 재상고심의 일본 기업 측 대리인을 맡은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다. 검찰은 “가급적이면 양승태 피고인의 구속기간 등을 감안해서 다음달 7일에 한 변호사에 대한 증인신문 기일을 지정해 주십사 한다”며 재판부에 요청했다. 그리고 또 불출석할 경우 김앤장 사무실에서 압수한 자료들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승태 피고인의 구속기간 만료 전에 가급적이면 강제징용 관련 핵심 증거에 대한 증거조사가 이뤄지도록 지휘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양 전 대법원장 측을 비롯한 변호인들은 김앤장에서 압수된 자료들도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며 증거능력을 다투고 있다. 재판부가 임종헌 USB에 이어 법원행정처 임의제출 문건들에 대해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을 잇따라 내놨지만 변호인 측은 여전히 검찰의 압수물에 대한 증거능력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노파심에서 일부 명확하게 하고자 한다”면서 한 변호사의 증인신문에서 제시할, 김앤장에서 압수된 문건들에 대해 말을 열었다. 그는 “한 가지만 지적하면 압수물에 대해 ‘증거물인 서면’의 성격만 기재했는데 검찰의견서에는 그 증거들이 증거물인 서면의 성격과 동시에 진술서의 성격이 있다고 밝혔다”면서 “두 가지 성격이 다 있는 이상 해당 증거를 조사하려면 당연히 진술서, 전문증거, 진술증거로서의 능력이 부여된 뒤에야 조사가 가능한 게 자명한 일”이라고 말했다. ●한상호 불출석으로 증인신문 무산…또 ‘증거능력’ 다툼 형사소송법에 따라 특정 문건에 대해 증거능력을 부여할 때 이런 문건이 있다는 그 자체만을 증거능력으로 삼는 ‘증거물인 서류’와 문건 속에 담긴 내용이 사실인지를 입증해야 하는 ‘증거 서류’로 증거의 성격을 구분된다. 예를 들어 많은 형사재판에서는 몇 년 전 특정 사건이 있었음을 보도한 언론기사의 경우 주로 해당 날짜에 그런 기사가 있다는 것이 증거가 되는 ‘증거물인 서류’로 주로 채택되고 사건에 당사자가 직접 말한 내용이 담긴 문건의 경우 그 내용이 맞는지 인정되는 ‘증거 서류’로 쓰인다. 증거 서류의 경우 피고인 측에서 증거로 쓰는 것에 동의하지 않으면 진술한 사람을 법정에 불러 본인이 한 말이 맞는지를 확인받은 뒤에야 증거능력을 부여할 수 있고, 증거능력이 인정된 증거들만 법정에서 보여질 수 있다. 양 전 대법원장 측은 한 변호사를 법정에 부르기 전에 관련 문건들을 증거조사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 변호인의 주장에 “모든 문건들은 모두 증거물인 서면의 성격을 갖고 있다고 이미 밝혔고, 다만 그 중 일부는 증거 서류로서 경우에 따라 내용의 진실성까지 입증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면서 “변호인은 과연 입증하고자 하는 게 기재 내용의 진실성인지를 우려하는 것 같은데 그건 이후 한 변호사 증인신문에서 입증하면 된다”며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검사님이 기분 나쁘실지 몰라도 증거능력제도에 대한 이해에서 벗어난 주장이라 이게 받아들여지면 강력히 이의제기를 안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검사님의 취지는 입증취지를 어떻게 편의적으로 하느냐에 따라 증거능력이 부여되기 전에 증거조사를 하자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도 “재판부가 당연히 검사님 주장을 받아들일 거라 믿지만 최대한 신중하게 판단해주시면 감사하겠다”며 재판부에도 호소했다. 재판부는 “증거능력이 완전히 결정된 다음에 증인신문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취지엔 공감하고 있다”며 더 생각을 해보겠다고만 답했다. ●‘임종헌 USB’이어 이번엔 ‘외교부 사무관 USB’ 위법수집증거 주장 그러나 곧 이어서 검찰이 외교부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한 뒤 확보한 USB에 대한 증거능력을 두고도 공방이 벌어졌다. 양 전 대법원장 측은 “외교부 사무관이 소유한 USB를 검찰이 압수한 게 적법한 건지에 대한 검찰의 증거를 발겨할 수 없고 USB를 압수하고 추출하는 과정에서 사건과 관련없는 파일까지 압수된 게 아닌가 의심된다. 그리고 해당 사무관에게 USB 포렌식 또는 파일 분류, 추출 과정에 참여할 권리가 보장됐는지 의문”이라며 USB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는 의심을 밝혔다. 검찰은 USB 압수절차에 위법성이 없었음을 거듭 설명하며 “변호인은 지난 기일에 (임종헌 USB) 검증 결과 동일성 등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직접 확인하고도 검찰 수사에 흠집을 내려고 이런 주장하는 걸로 보인다”며 불쾌함을 여실히 드러냈다. 그러자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마치 저희 주장이 검찰 수사를 흠집내는 걸로, 이유가 없다는 걸로 말하는 것에 강력히 이의를 제기한다”며 얼굴을 붉혔다. “변호인들이 좀 화가 나신 것 같은데 변호인의견서에도 ‘검사가 모르고’라는 등의 마찬가지의 표현이 많다. 상호 인격과 품격, 양식의 문제라 생각한다. 그 부분은 각자 주장하고 화가 나셨으면 화를 풀어달라”고 검찰이 달래자 이번엔 고 전 대법관의 변호인이 “의심하는 의미로 서로 표현이 오간 건 맞지만 법정에서 말한 적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단 감정적인 설전은 정리됐지만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USB에 이어 외교부 사무관의 USB를 두고도 당분간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외교부 직원들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한 뒤 USB 소유자인 사무관을 법정에 불러 신문할지를 결정하기로 했다. ●재판부 “양승태 석방해도 재판 공정성 영향 미치지 않을 것” 이후 서증조사가 이어졌고 오후 4시쯤이 되자 재판이 슬슬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그 때 재판부는 “구속 피고인 신병에 관해 간단히 말씀드리겠다”면서 “저희들이 지금까지 한 주도 빼지 않고 꾸준히 재판을 해왔는데 구속기간 제한으로 피고인을 구속한 상태에서 재판할 수 있는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기간에 대해 언급했다. 재판부는 특히 “사건의 내용이나 증거의 방대함 때문에 남은 기간 아무리 서둘러 재판을 한다고 해도 판결을 선고까지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에 다들 공감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어차피 그 기간 이후에도 상당히 불확정한 기간 동안 심리해야 할 중요사안이 너무 많이 남기도 해서 현재 이후 어느 시점에서는 피고인의 신체의 자유를 회복시켜 주더라도 공정한 재판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보긴 어려운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검찰과 변호인 측에 양 전 대법원장의 신병에 관한 의견이나 주장을 제출해 달라고 했다. 검찰이 “정확히 말씀의 취지를 이해 못해서 묻는다”며 “구속기간이 만료되면 당연히 형사소송법상 (석방)하는 게 당연한 건데 의견을 구하시는 건 직권 보석을 고려하시는 건가“라고 묻자 재판부는 “직권 보석 말씀은 안 드렸고 현 시점 이후 구속 피고인의 신병에 관한 의견이라고 했다. 여러가지를 가정해서 의견을 제출하셔도 무방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기간이 만료되면 당연히 석방이고 만료되기 전에도 석방되는 것이 있는 걸로 안다”며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기간이 끝나는 다음달 10일 전에 양 전 대법원장을 보석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른 형사재판에서도 1·2심 선고 후 항소·상고기간(일주일) 등을 고려해 구속기간이 완전히 다 끝나기 일주일~열흘 전에 피고인을 직권으로 보석하거나 피고인이 이전에 신청한 보석 신청을 받아들여주는 일이 종종 있다. 다음달 10일만 기다렸을 양 전 대법원장은 서증조사 내내 눈을 질끈 감고 뒤로 기대고 있던 몸을 앞으로 세웠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법서라] 윤석열·윤대진 40년 우정…‘윤심동체’ 계속될까

    [법서라] 윤석열·윤대진 40년 우정…‘윤심동체’ 계속될까

     [편집자주] 전국 최대 법원과 최대 검찰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동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뿐만 아니라 그들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있습니다. 일반 국민의 눈으로 보는 법조계는 이상한 일이 참 많습니다. 법조의 뒷이야기와 속이야기를 풀어드리는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약칭 ‘법서라’를 토요일에 선보입니다.  ●서울대 법대·사법시험 늦게 합격한 공통점  “윤석열이 윤대진을 잃을 수는 없지 않냐.”  8일 오전부터 9일 새벽까지 계속된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윤 후보자가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을 보호하기 위해 ‘선의의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해명하며 검찰 관계자가 덧붙인 말입니다. 이 말에는 ‘기자도 둘의 관계를 잘 아니까 이해할 수 있지 않느냐’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윤석열 후보자와 윤대진 검찰국장의 사이가 얼마나 돈독하면 ‘검찰총장이 되겠다고 윤대진을 방패막이 삼을 수는 없다’고, 게다가 ‘잃을 수 없다’고 말한 걸까요. 대윤(大尹)과 소윤(小尹)으로 불리는 그들의 인연을 거슬러 올라가 보겠습니다.  윤 후보자는 서울 충암고를 나와 서울대 법대 79학번, 올해 나이 59세입니다. 윤 국장은 서울 재현고를 나와 서울대 법대 83학번, 올해 나이 55세입니다. 서울대 동문인 이들은 사법시험을 준비하면서 친해졌다고 합니다. 둘다 비교적 시험에 늦게 합격한 편이라 시험 준비 기간이 길었습니다. 이들은 각각 사법시험 33회, 35회에 합격해 사법연수원 23기, 25기로 검사가 됩니다.  조선시대도 아닌데 대윤(大尹)과 소윤(小尹) 이야기가 나온 건 가족과 같은 사이라는 의미일 겁니다. 원래 대윤과 소윤은 조선 중기 중종 시절 왕실 인척 두명을 뜻하는 말입니다. 인종의 외삼촌인 윤임을 대윤, 명종의 외삼촌인 윤원형을 소윤이라고 일컬었죠. ‘파평 윤씨‘의 가까운 일가였지만 대윤과 소윤은 라이벌이었습니다. 그러나 윤 후보자와 윤 국장은 경쟁 관계가 아니라 의형제입니다. 서울대 법대, 외모, 같은 성씨, 성격 등 공통점이 많고 수사 스타일도 비슷하다고 하니 ‘윤심동체’(尹心同體)라 부를만합니다.    ●대검 중수부에서 ’특수통‘ 인연 이어가  이들은 2006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만나 인연을 이어갑니다. 윤 국장은 수원지검 특수부에서 분당 파크뷰 사업특혜의혹에서 두각을 나타내 발탁됐다고 합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중수부는 대기업이나 정치권 등 거악을 척결하는 ‘특수통’ 검사의 산실로 자부심이 대단했습니다. 동료애가 유독 끈끈한 건 물론입니다. 2011년 국회 사법개혁 특별위원회에서 중수부를 폐지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당시 저축은행 사건을 수사 중이던 윤석열, 윤대진 등 검사들이 갑자기 수사 대상자를 모두 귀가시키고 퇴근했다는 일화는 유명합니다.  현대차 비자금 수사 당시 이들은 정상명 검찰총장, 박영수 중수부장, 채동욱 수사기획관, 최재경 중수1과장과 함께 호흡을 맞췄습니다. 후배로는 여환섭 청주지검장,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 등이 있었죠.  2007년 ‘변양균-신정아 게이트’ 수사 때도 두 사람은 함께 서울서부지검으로 파견을 갔습니다. 대검 중수부를 떠난 뒤 얼마 지나지 않은 2011년, 둘은 중수부로 다시 돌아와 저축은행 비리 수사를 맡았습니다. 윤석열 당시 중수1과장이 부산저축은행을, 윤대진 첨단범죄수사과장은 제일·솔로몬저축은행을 수사했습니다. 2012년 7월, 윤 후보자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윤 국장은 중수2과장으로 발령났습니다. 여기서 윤 후보자 인사청문회 최대 쟁점이 된 사건이 발생합니다. 윤 국장은 이철규 당시 경기지방경찰청장을 구속기소했습니다. 이 청장이 유동천 제일저축은행장에게 뇌물을 받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내 경찰이 윤 국장의 형인 윤우진 당시 용산세무서장의 뇌물 의혹 내사에 착수했습니다. 이 수사에 대해 검찰은 지금도 ‘표적 수사’라고 말합니다. 이 과정에서 윤 후보자가 윤 서장에게 검찰 출신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해줬는지가 청문회 쟁점이 됐습니다. 윤 후보자는 처음에는 소개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가, 이후 변호사로 선임한 것은 아니니 문제되지 않는다고 해명했습니다. 청문회가 끝나고는 ‘내가 아니라 윤 국장이 변호사를 소개했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중수부에서 동고동락하던 후배에게 안 좋은 일이 겹치는 걸 보고 선배가 안타까워서 ‘내가 소개해줬다’고 선의의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입니다.    ●고난의 행군과 화려한 복귀…이후는?  2013년 국정원 댓글조작 수사팀이 좌천되면서 윤 후보자는 대구고검 검사로 발령났습니다. 수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검찰 조직 특성상, 공판과 송무 업무를 담당하는 고검은 통상 ‘한직’으로 인식됩니다. 윤 국장도 광주지검 형사2부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특수통’ 검사들이 특수부 업무를 하지 못하니, 사실상 밀려났다고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이후 윤 후보자는 대전고검 검사로 전보됐고, 윤대진은 대전지검 서산지청장과 부산지검 2차장검사를 거쳤습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윤 후보자는 서울중앙지검장에 오릅니다. 5기수를 건너 뛴 파격인사였죠. 윤 국장은 4기수를 건너뛰고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가 됩니다. 윤 국장은 지난해 6월 검사장으로 승진해 주요 요직인 법무부 검찰국장이 됐습니다.  이 둘의 사이는 각별하다 못해 유명해서, 서초동 인근 술집이나 카페에서 단둘이 있는 모습을 봤다는 목격담이 종종 전해집니다. 윤 국장의 장점에 대해 함께 일한 경험이 있는 특수통 검사는 “일을 정교하게 잘한다. 사람들한테도 참 잘해서 선배와 후배 모두 좋아한다.”고 말했습니다. 윤 국장은 대학 때 학생운동을 열심히 했다고도 합니다.  위기를 겪었지만 둘의 관계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측근들의 이야기입니다. 다만 윤석열 후보자가 검찰총장으로 지명된 후 서울중앙지검장 1순위로 떠올랐던 윤 국장의 차기 행선지는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검찰국장 유임설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윤 국장이 윤 후보자에게 굉장히 미안해 하고 있다”며 “다른 건 몰라도 서울중앙지검장은 어려울 수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양정철이 출마 제의했지만 거절”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양정철이 출마 제의했지만 거절”

    “정치에 소질 없다”며 거절 일화 밝혀‘양정철 4월 만남’ 보도에 “오보” 해명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과거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으로부터 총선 출마를 권유받았지만 거절했다고 밝혔다.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윤석열 후보자는 ‘2015년 양정철 원장의 (20대 국회의원) 총선 인재 영입 과정에서 그와 인연을 맺은 것이 맞느냐’는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맞다”고 답했다. 윤석열 후보자는 박근혜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 외압을 폭로한 뒤 좌천성 발령을 받아 대구고검에 재직 중이었다. 윤석열 후보자는 당시 가까운 선배가 서울에 올라오면 한번 보자고 해서 나갔더니 양정철 원장도 그 자리에 나와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양정철 원장이) 출마하라고 간곡히 얘기했는데 제가 그걸 거절했다”면서 “2016년 고검 검사로 있을 때에도 몇 차례 전화해서 ‘다시 생각해 볼 수 없냐’고 했으나 저는 그럴 생각이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당시 국정원의 선거 개입 사건의 수사 무마를 시도하던 윗선에 반발하다가 좌천됐던 윤석열 후보자에게 양정철 원장이 매우 적극적으로 정치 영입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제안에 대해 윤석열 후보자는 “저는 정치에 소질도 없고 정치할 생각이 없다”고 거절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후보자는 올해 2월에 양정철 원장을 또 만난 것에 대해서는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월에 만났을 때에도) 여러 일행이 있어서 근황 같은 것을 말하지 않았겠냐”면서도 회동의 구체적인 성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이 ‘검찰총장이 될지도 모르니까 양정철 원장이 이런저런 사건을 잘해 보라고 했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추궁하자 윤석열 후보자는 별다른 대답 없이 웃기만 했다. 그 외에 양정철 원장을 검찰총장 인사 직전인 지난 4월에도 따로 만났다는 보도에 대해 윤석열 후보자는 ‘오보’라고 적극 해명했다. 그는 이 보도에 대해 “사실과 많이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양정철 원장을) 만난 적은 있지만, 4월에 만난 적은 없다. 오보라는 뜻”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정치권에 연계된 분이기 때문에 저도 굉장히 조심하고 있다”면서 “제가 만약 검찰총장으로 취임한다면 여야 의원님들도 기회 될 때마다 자주 뵙고 말씀을 들으려고 하는데, 하여튼 많이 유의하고 부적절한 것은 조심하겠다”고 다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웰컴2라이프’ 임지연, 숏컷 여형사 변신 “청순 벗고 와일드”

    ‘웰컴2라이프’ 임지연, 숏컷 여형사 변신 “청순 벗고 와일드”

    MBC ‘웰컴2라이프’ 임지연의 첫 촬영 스틸이 공개돼 이목이 집중된다. 보이시한 숏컷부터 날 선 눈빛까지 첫 촬영부터 정지훈도 휘어잡는 터프한 여형사 ‘라시온’으로 완벽 변신해 걸크러시를 폭발시키고 있는 임지연의 모습이 시선을 강탈한다. MBC ‘검법남녀 시즌2’ 후속으로 오는 7월 29일 첫 방송 예정인 새 월화드라마 ‘웰컴2라이프’(연출 김근홍, 극본 유희경, 제작 김종학프로덕션)는 자신의 이득만 쫓던 악질 변호사가 사고로 평행 세계에 빨려 들어가 강직한 검사로 개과천선해 펼치는 로맨틱 코미디 수사물. 임지연은 극중 강력반 홍일점 형사 ‘라시온’으로 분한다. 라시온은 현실 세계에서는 이재상(정지훈 분)의 구여친이자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강력반 여형사로, 평행 세계에서는 형사이기 전에 사랑스러운 이재상의 아내이자 한 아이의 엄마로 분해 2색 매력을 뿜어내며 시선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이 가운데 ‘웰컴2라이프’ 측이 임지연의 첫 촬영 스틸을 공개해 이목을 집중시킨다. 공개된 스틸 속에는 보이시한 숏컷부터 상처투성이 얼굴까지 와일드한 매력을 폭발시키고 있는 임지연의 모습이 담겨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임지연은 누군가에게 총구를 겨눈 채 날이 서 있는 모습. 그의 레이저가 나갈 듯 날카로운 눈빛과 경계감 서린 표정에서 풍겨 나오는 여형사 포스가 강렬한 임팩트를 선사한다. 이어 임지연은 리어카로 누군가를 밀어 쓰러뜨리려는 듯 돌진을 앞둔 모습으로 관심을 높인다. 리어카 손잡이를 꼭 쥔 채 분노한 그의 표정이 다이나믹한 상황이 펼쳐질 것을 예감케 한다. 더욱이 심문하고 있는 임지연의 모든 것을 꿰뚫어볼 것만 같은 매서운 눈빛이 긴장감을 전파한다. 이에 걸크러시 여형사 계보를 이을 임지연의 연기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된다. 이는 극중 현실 세계에서 강력반 여형사로 살아가는 임지연의 모습. 스틸 만으로도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그의 터프한 성격을 엿보게 한다. 이에 걸크러시 터지는 여형사 계보를 이어갈 임지연의 연기에 관심이 모아지는 한편, 평행 세계에서는 어떤 반전 면모를 보여줄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웰컴2라이프’ 제작진은 “임지연은 첫 촬영부터 행동파 여형사답게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을 펼쳐 감탄을 자아냈다. 임지연의 와일드한 매력에 빠져들게 될 것”이라면서, “이후 평행 세계에서는 한 없이 사랑스러운 아내이자 엄마의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임지연이 보여줄 2색 매력에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MBC 새 월화드라마 ‘웰컴2라이프’는 ‘검법남녀 시즌2’ 후속으로, 오는 7월 29일 월요일 오후 8시 55분에 첫 방송될 예정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법서라]‘송송커플’ 이혼으로 본 이혼소송 궁금증 세가지

    [법서라]‘송송커플’ 이혼으로 본 이혼소송 궁금증 세가지

    [편집자주] 전국 최대 법원과 최대 검찰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동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뿐만 아니라 그들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있습니다. 일반 국민의 눈으로 보는 법조계는 이상한 일이 참 많습니다. 법조의 뒷이야기와 속이야기를 풀어드리는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약칭 ‘법서라’를 토요일에 선보입니다.  송중기(34)·송혜교(37) 부부가 파경을 맞았습니다. 송중기씨가 서울가정법원에 이혼조정 신청을 접수한 사실을 법무법인 광장이 보도자료를 통해 알렸습니다. 보도가 나온 27일 오전부터 온라인 공간은 ‘송송커플’ 이혼 소식으로 시끄러웠습니다. 실시간 검색어에 ‘이혼조정신청’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법조 기자들은 ‘협의이혼이면 협의고, 이혼소송이면 소송이지 이혼조정은 도대체 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2주 전인 지난 14일, 홍상수 영화감독이 이혼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가뜩이나 세간의 관심이 이혼 소송에 집중된 상황이었습니다.  한국은 월평균 9500명, 연평균 10만 8600명이 이혼하는 나라입니다. 인구 천명당 이혼건수가 2.1건에 달합니다. 지난해 전체 이혼 중 재판 이혼은 21.2%를 차지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관심을 두는 이혼소송 궁금한 점 세가지를 이혼전문 변호사에게 물어봤습니다.  ①조정이랑 소송이랑 뭐가 다른가…‘비공개‘ 이유로 선호한듯  서울가정법원은 27일 송중기씨가 신청한 이혼조정 신청을 조정 전담부인 가사12단독 장진영 부장판사에 배당했습니다. 송중기씨는 전날 이혼 소송이 아닌 이혼 조정을 신청했습니다.  이혼하는 데는 크게 세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협의이혼, 이혼조정, 이혼소송입니다. 부부 모두 이혼에 동의하고 양육권이나 재산분할에 이견이 없다면 법원에 협의이혼을 신청하면 됩니다. 미성년 자녀가 없다면 1개월, 미성년 자녀가 있다면 3개월의 이혼숙려기간을 거쳐야 합니다. 이후 행정관청에 이혼신고를 하면 이혼 효력이 발생합니다.  이혼에는 합의했지만, 재산분할 등에 이견이 있다면 조정이혼을 합니다. 조정이 성립되면 재판상 확정판결과 효력은 같습니다. 조정이 불성립되면 소송으로 갑니다. 최태원 SK회장, 홍상수 감독이 모두 조정을 거쳐 소송했습니다. 홍 감독은 1심에서 패소하고 항소를 포기했습니다. 소송을 제기해도 가사소송법 ‘조정전치주의’에 따라 미리 조정절차는 거쳐야 합니다.  이혼조정부터는 변호사가 필요합니다. 이혼에 합의했고, 재산문제나 양육권으로 크게 다툴 것 없어 보이는 ‘송송커플’이 협의이혼이 아닌 이혼조정을 선택한 것을 두고 법정에 직접 출석하지 않고 대리인인 변호사를 앞세우기 위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습니다. 그런데 판사 재량이긴 하지만, 조정도 대부분 당사자가 직접 출석한다고 합니다.  조정을 택한 실제 이유는 시작부터 끝까지, 비공개로 진행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소송을 하게 되면 판결문이 남습니다. 이혼 판결문에는 이혼에 이르게 된 온갖 사정이 다 포함됩니다. 누가 잘못했고, 어떤 일이 일어났고 등 세세한 내용이 담기는 거죠. 재판도 원칙적으로 공개입니다. 반면 조정은 재판과 법률적 효력은 같지만 ‘두 사람은 이혼한다’ 수준의 간단한 내용만 남깁니다. 재산분할 사항도 이혼 판결문보다는 덜 구체적입니다. 조정기일에는 담당 판사, 당사자, 변호사만 조정실에서 만납니다.  법무법인 심평의 이보라 변호사의 말입니다.  “아이가 없으니 양육권 문제는 없을 것이고, 재산분할도 각자 명의에, 결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만큼 크게 문제 될 것은 없어 보입니다. 다만 양쪽 모두 경제규모가 큰 만큼 통상의 경우보다 위자료를 많이 부를 수도 있습니다.”  ②유책배우자는 소송할 수 없나…‘예외기준’ 확대돼 가능  송중기씨가 먼저 이혼조정을 신청한 것을 두고 온갖 소문이 확산됐습니다. 대부분 ’누가 더 파탄에 책임이 있다더라‘는 내용이었죠. 홍상수 감독 소송으로 모두 ’유책주의‘를 학습한 덕분이기도 합니다. 홍 감독 패소 소식이 알려지면서 ‘혼인 파탄에 책임이 있는 유책배우자는 이혼을 요구할 자격이 없다’는 법리가 상식처럼 퍼졌습니다. 이혼소송에서 한국은 ’유책주의‘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책배우자가 소송을 제기하는 일은 많습니다. 특히 이혼조정의 경우 유책배우자가 신청하는 경우가 소송에 비해 많다고도 합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용덕)는 2015년 9월, 15년간 별거하며 혼외자를 둔 남편이 아내를 상대로 이혼을 청구한 사건에서 원고 패소 판결하며 ‘유책주의’를 유지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유책주의 예외 기준을 확대했습니다.  그로부터 두달 뒤인 2015년 11월, 서울가정법원 가사항소1부(수석부장 민유숙)는 혼외자를 둔 남편이 아내를 상대로 낸 이혼소송에서 유책주의에 따라 청구를 기각했던 1심을 파기하고 이혼을 허용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재판부는 “유책배우자는 이혼 청구를 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지만, 남편의 귀책사유로 별거에 이르렀다고 해도 25년 이상 장기간 별거생활이 지속되면서 혼인생활의 실체가 해소됐고 두 사람이 각자 독립적인 생활관계를 가졌다”고 판단했습니다. 세월이 오래 흘러 남편의 유책성이 약해졌다는 거죠. 재판부는 유책주의 예외 기준에 들어맞는다고 했지만, 사실상 ’파탄주의‘를 일부 받아들인 이 판결은 대법원에서 상고기각돼 그대로 확정됐습니다.  2015년 12월 같은 재판부가 내린 다른 판결도 유사합니다. 8년째 투병하는 아내를 돌보지 않은 남편이 낸 이혼청구 받아들인 겁니다. 아내가 뇌출혈로 쓰러진 뒤 별거생활을 해온 남편은 아내를 간병하거나 병원비를 부담하지 않았습니다. 얼핏 보면 유책배우자인 남편의 혼인 청구가 기각될 것 같지만, 법원은 경제적 사정 등을 고려해서 축출이혼의 위험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장기간 별거생활과 투병생활로 혼인의 실체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판단했습니다.  쉽게 말해 ’유책주의‘가 견고한 것 같지만, 아주 조금씩 틈은 벌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새올법률사무소의 이현곤 변호사의 말입니다.  “단순히 유책주의와 파탄주의로 나눌 것이 아니라 일본처럼 유책주의를 유지하되, 파탄주의를 폭넓게 인정하는 방식이 조화를 이루면 좋을 것 같아요. 원칙과 예외의 문제로 가는 거죠.”    ③재산분할, 위자료는 얼마나 받을 수 있나…재산은 기여 있어야, 위자료는 기대 말아야  이혼에서 가장 치열하게 다투는 부분은 양육권과 재산분할입니다. 한국 현실에서 위자료는 얼마 안 됩니다. 통상 위자료는 1000~5000만원선입니다. 한쪽에서 크게 잘못을 해도 그렇습니다. 시어머니가 요구한 2억 5000만원의 지참금 문제로 예비 신부와 예비 신랑이 갈등을 겪다가 파혼한 사건에서 법원은 남자측에 잘못이 있다며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2013년 판결인데요. 당시 법원은 예비 신랑은 1000만원, 예비 시어머니는 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한쪽의 일방적인 잘못이라고 판단했어도 위자료는 1500만원이었습니다.  재산분할은 재산형성 기여도를 따집니다. 전업 주부라도 혼인생활을 길게 이어왔고, 그동안 재산이 늘어났다면 기여도가 있다고 봅니다. 연금도 분할 받을 수 있습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 사이의 이혼소송에서 1심 재판부는 이 사장이 임 전 고문에게 86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임 고문측은 이 사장의 전체 재산을 2조 5000억원대라며 절반인 1조 2000억원을 요구했는데, 그에 비하면 적은 금액이죠.  ‘송송커플’은 결혼기간이 1년 8개월로 짧고, 각자 명의로 경제생활을 한만큼 ‘각자 벌어온 것은 각자 가져간다’는 원칙을 지킬 것으로 보입니다. 해인법률사무소 배금자 변호사 말입니다.  “한국도 외국처럼 유책배우자에게 징벌적 성격의 위자료를 물려야 합니다. 재산분할에서도 마찬가지예요. 가정을 깬 사람에게 페널티를 줘야죠. ‘바람 피면 위자료를 얼마 준다’는 식의 혼전 계약서도 도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광명시, 민간·공공일자리 2022년까지 5만 6010개 창출 목표

    광명시, 민간·공공일자리 2022년까지 5만 6010개 창출 목표

    박승원 경기 광명시장의 일자리 정책이 전국에서 성공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24일 광명시에 따르면 박 시장은 저출산과 고령화사회, 특히 청년 일자리 등 사회적 이슈를 타개하려고 취임하자마자 일자리 창출 계획을 발표했다. ‘시민의 삶을 바꾸는 민선7기 일자리 정책’을 통해 2022년까지 공공일자리 2만 5270명과 민간일자리 3만 740명을 합해 총 5만 6010명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우선 올해 일자리 목표는 15~64세 고용률 67.7%, 취업자 16만 5940명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민 삶을 바꾸는 일자리 정책 집중 시는 민선7기 일자리 정책으로 시장직속 일자리위원회(여성·노인·청년 3개 분과), 청년위원회, 노인일자리 태스크포스(TF)팀을 설치해 저출산과 고령화를 대비하고 시민의 삶을 바꾸는 일자리 정책에 행정력을 집중해 왔다. 시는 구직자가 희망을 갖고 원하는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일자리 지원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일자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일자리 지키기, 일자리 만들기, 일자리 채우기, 일자리 나누기 사업 등 4개 분야로 나눠 지속 가능한 일자리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왔다. 먼저 ‘일자리 지키기’로 연간 6000여명의 공공일자리를 창출했다. 공공 일자리 질을 높이기 위해 성과가 있는 일자리는 확대하고 효과나 성과가 미흡한 일부사업은 ‘일몰제’를 도입해 폐지했다. ‘일자리 만들기’로 올해부터 새롭게 청년, 여성, 다문화, 장애인을 위한 맞춤일자리 ‘광명1969 행복일자리’ 신규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안전보안관, GB단속 안전보안관, 아동안심 귀가서비스 등 8개 분야에 연 인원 153명이 참여하고 있다. 특히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푸드트럭 존, 광명동굴 연계 청년일자리, 기업체와 연계한 특성화고교생 일자리도 추진해오고 있다. ‘일자리 채우기’로 소득기준을 완화해 더 많은 시민들이 공공일자리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했다. 이를 위해 하우스 푸어 계층에게 공공일자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자격기준 재산세를 기존 30만~45만원에서 50만~60만원으로 높여 기준을 완화했다. 또 사업 성격상 취지가 유사한 ‘새희망 일자리사업’과 ‘5060 베이비 부머’사업을 통·폐합해 ‘신(新)중년 일자리사업’으로 실효성을 고려했다. ‘일자리 나누기’로 구직 희망자와 구인업체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공공시설 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시는 일자리창조허브센터를 증축하고 청년창업지원센터를 설치했다. 노동자쉼터도 만들 계획이다. 또 전문 자격증 보유자나 고급기술 경력 퇴직자를 모집해 ‘지역사회환원 일자리 재능기부사업’도 추진해오고 있다. ●두 마리 토끼 잡는 일자리 박람회 시는 기업체의 구인난 해소와 구직자의 취업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일자리박람회를 개최한다. 일자리박람회에 청년층부터 노인 계층까지 다양한 계층을 위한 취업지원관과 공공일자리사업 설명회관을 운영한다. 또 일자리 박람회장을 찾은 구직자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취업에 도움을 주고자 직업심리검사와 면접스피치, 자신감 스타일링, 이력서·자기소개서 컨설팅과 이력서 사진촬영 서비스를 실시해 호응을 얻고 있다. 시는 지난해 대·중·소규모 등 모두 9차례 다양한 맞춤형 일자리박람회를 열어 163명이 최종 취업에 성공했다. 올해는 상·하반기에 개최하는 규모별 일자리박람회와 더불어 광명역세권에 새로 입주하는 기업체와 특성화고를 대상으로 직접 ‘찾아가는 일자리 박람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공공일자리부터 안전한 공공 일터 조성 시는 안전한 공공일터를 만들기 위해 ‘사고 제로’를 목표로 올해부터 외부전문기관인 산업안전보건공단 경기서부지사와 협조해 광명 공공일자리 사업 현장 안전점검을 연 한 차례 이상 실시해 안전에 미흡한 점이 있거나 개선사항이 있다면 바로 보완하고 있다. 또 공공일자리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고충이나 불편·개선사항, 차별은 없는지 연 1회 이상 전화 설문조사를 실시하기도 한다. ●민간일자리 창출하는데 최선 시는 기업체와 중소상인들이 편안한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행정 규제를 최소화 해 지원하고 중·장기적으로 일자리 창출 기반조성과 4차산업 활성화 추진을 위해 3D 프린터와 드론사업 같은 4차산업 활성화를 육성 지원한다. 지식산업센터나 광명시흥테크노밸리 산업단지 내 청년과 여성, 장애인, 어르신 등을 위한 일자리 공간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시는 KTX 광명역세권지구 내 라까사 관광호텔이 지난해 10월 개업해 광명여성새일센터에서 전문적인 실습과 훈련을 통한 호텔객실관리사를 양성하고 있다. 향후 중앙대 병원 개원과 GIDC 입주에 대비해 맞춤형 취업지원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한편 대한민국 최고의 직업교육 기관인 한국폴리텍대학 제2융합기술교육원을 유치해 내년부터 4차산업 핵심기술과 미래 신산업분야 5개과정에 100명 기술인재를 양성할 예정이다. ●박승원 광명시장표 일자리 정책 전국서 관심 박 시장은 다양하고 실효성 높은 일자리정책 추진으로 타 지자체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11일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주최로 진행된 ‘제2회 전국 일자리위원회 워크숍’에서 박시장이 광명시 일자리 우수사례를 발표하고 일자리 창출의 비전을 제시해 큰 호응과 갈채를 받았다. 전국 일자리위원회 워크숍은 박 시장을 비롯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대표,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경기도 행정2부지사를 비롯해 각급 기관장, 일자리 컨트롤타워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은 광명시 일자리 현황과 목표, 삶을 바꾸는 일자리 실행 과제와 추진 방향을 설명했다. 앞서 박 시장은 지난해 11월 20일 수원시에서 열린 ‘제2회 좋은 일자리 포럼’에서도 광명시 일자리 비전을 제시해 주목을 끈 바 있다. 또 지난 18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일자리 대토론회’에서 정부 일자리 사업 운영 방식 기준 완화와 재정지원 확대로 지방정부가 자체적으로 지역 실정에 맞게 일자리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개선방안을 건의했다. 박승원 시장은 “일자리를 통해 시민의 삶을 바꾸고 차별없이 시민 모두가 함께 웃는 광명시를 만들고, 실적에 연연하지 않는 진정한 사람중심 일자리정책을 펴나겠다”고 밝혔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6~8월 기재부 예산실은 슈퍼갑” “야근 밥먹듯… 11월엔 우리도 을”

    “6~8월 기재부 예산실은 슈퍼갑” “야근 밥먹듯… 11월엔 우리도 을”

    “예산철이 시작됐으니 기획재정부 예산실이 본격적으로 ‘슈퍼갑’이 되는 시기죠. 6월부터 8월까지는 어쨌든 한푼이라도 더 예산을 받아 가야 하니까 잘 보여야죠.”(A부처 재정담당관) “아니, 야근에 주말 근무를 밥 먹듯 하는 ‘슈퍼갑’이 어디 있습니까! 밖에서 보면 예산을 쥐락펴락하는 것 같지만, 규정과 원칙 그리고 방향성을 벗어나 예산을 편성할 수 없습니다.”(기획재정부 예산실 관계자) 기획재정부가 지난 14일 각 부처의 내년 예산·기금 총지출 요구액이 498조 7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히면서, 올해도 기재부와 각 부처간 ‘여름 예산 전쟁’이 시작됐다. 6월 각 부처의 예산요구서 제출을 시작으로 기재부 예산실은 1·2·3차 심의를 거쳐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한다. 한푼이라도 예산을 더 받아 가야 하는 각 부처의 예산·사업담당자들과 한푼의 낭비라도 막아야 하는 기재부 예산실 사이의 밀당은, 대통령에게 내년 예산안이 보고되는 9월까지 계속된다. 예산을 한푼이라도 더 따 가야 하는 각 부처 입장에선 6월부터 9월 초까지 기재부 예산실은 모셔야 할 ‘갑(甲) 중의 갑’이다. 과장급이 간식이나 야식을 싸 들고 가서 담당 사무관에게 ‘청탁’을 하기도 한다. B부처 재정담당관은 “사업 관련 예산의 성격과 규모를 초반에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서 이후 심의 과정에 영향이 크다”면서 “행정고시 후배라도 ‘예산실 사무관님’은 깍듯하게 모셔야 하는 분”이라고 말했다. 재정담당관뿐 아니라 각 사업을 맡고 있는 부처 과장들도 예산실에서 자신이 맡고 있는 사업에 대해 설명을 해 달라고 하면 두말없이 달려간다. 한 부처 과장은 “장관이 관심이 있는 사업의 예산은 무조건 지켜내야 한다”면서 “커피는 물론 간식도 들고 가서 최대한 비위를 맞춰야 한다”고 귀띔했다. 다른 부처 과장은 “평소에 업무 협조가 기재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업무추진비나 여비 등이 깎이기도 한다”면서 “이런 식으로 다른 부처 길들이기를 하는 것은 좀 바뀌었으면 한다”고 꼬집었다. 이렇게 정성을 다하지만 얼굴도 보기 힘들다. 행정안전부 산하 연구기관 관계자는 “오후 4시에 기재부 담당 사무관과 보기로 약속을 잡고 갔는데, 오후 6시가 돼서야 얼굴을 볼 수 있었다”면서 “속으로 짜증이 났지만, 담당 사무관이 너무 일이 많아 보여 안 됐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전했다. 밖에서 힘이 있다고 해도 예산 편성 앞에선 ‘을’이 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대표적인 곳이 검찰을 지휘하는 법무부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법무부에 근무하는 부장급이 대부분 직위상 2급이지만, 법사예산과 담당 사무관 앞에선 그냥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다”면서 “예산 앞에 장사 없다”고 털어놨다. 밖에선 6~8월을 기재부 예산실의 전성시대로 보지만, 실상은 야근과 주말 근무의 연속이다. 한 예산실 관계자는 “다른 부처에서 보기에는 우리가 무조건 예산을 자르려고 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지출 규모와 원칙에 맞게 예산을 편성하는 것이 우리 일”이라면서 “각 부처의 사업 내용을 들여다보고 이해하기 위해선 관련 자료를 다 보고 설명을 들어야 하는데 그럴려면 야근은 물론 주말에도 나와서 일하는 것은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예산실의 여름 휴가 시즌은 9월부터 시작이다. 지난해에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의 특별 지시로 6월 말부터 집단 휴가를 떠나기도 했다. 하지만 ‘메뚜기도 한철’. 기재부가 ‘갑’의 위치에 있는 시즌은 길지 않다. 가을을 지나 국회에 예산안이 넘어가게 되면 기재부 예산실도 ‘을’(乙)로 변신한다. 본격 심의가 시작되는 11월부터 기재부가 아닌 국회로 출근을 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상임위원회, 국회예산정책처 등의 지적사항을 검토·보완해야 한다. 때로는 밤을 새워 자료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세종에서 살고 있는 공무원들은 국회와 가까운 여의도 인근에 숙소를 구하기도 한다. 최근 몇 년 동안 예산안을 조율하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계수조정소위원회에 흔히 이야기하는 ‘실세’ 의원들이 다수 포진하면서 국회 문턱이 더 높아진 것도 기재부 공무원들에게는 부담이다. 한 기재부 과장은 “정부에서 추진하는 사업 예산을 통과시키기 위해, ‘쪽지 예산’으로 불리는 국회의원들의 지역구 사업 예산을 증액해 줘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지역 예산에 대한 과도한 요구를 할 때는 원칙과 실리 사이에서 고민이 적지 않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법서라] 박상기 법무장관이 질의응답을 죽기보다 싫어한 이유는

    [법서라] 박상기 법무장관이 질의응답을 죽기보다 싫어한 이유는

    [편집자주] 전국 최대 법원과 최대 검찰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동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뿐만 아니라 그들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있습니다. 일반 국민의 눈으로 보는 법조계는 이상한 일이 참 많습니다. 법조의 뒷이야기와 속이야기를 풀어드리는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약칭 ‘법서라’를 토요일에 선보입니다. 지난 12일, 수요일이었습니다. 법무부는 검찰과거사위원회 후속조치에 대해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발표하는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지난달 말, 과거사위가 활동을 마무리하고 ‘김학의 수사단’이 수사 결과를 발표한 이후 예견된 기자간담회였습니다. 그러나 예정과는 달리 박 장관의 기자간담회는 기자 없이 진행됐습니다. 법무부와 기자단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법무부는 왜 그런 결정을 내린 걸까요. 시간을 되돌려 봤습니다.11일 오후 5시 24분 ‘검찰 과거사 진상 조사 활동 종료 관련 브리핑’이 법조기자단에 공지됐습니다. 박 장관이 발표하겠다고 했고, 구체적인 내용은 미정이었습니다. 사실 기자간담회는 이때부터 삐걱댔습니다. 법무부가 기자단에 “내일 기자간담회를 실시한다는 소식 자체를 엠바고(특정 시점까지 보도 중지) 해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기자단 항의로 엠바고는 30분쯤 뒤에 풀렸습니다. 이미 박 장관이 기자간담회를 실시할 것이라는 보도가 수차례 나왔는데 엠바고를 지킬 이유가 없었으니까요. 12일 오후 1시 13분 법무부에서 장관발표 후 별도의 질의응답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법무부와 기자단 단톡방에서 갑자기 공지된 내용입니다. 기자간담회를 1시간여 앞둔 시간이었습니다. 기자들이 항의하기 시작했습니다. 오후 2시 10분 법조기자단 회의를 통해 기자간담회를 보이콧하고 법무부 자료를 보도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법무부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자간담회를 기존 계획대로 강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후 2시 15분 법무부는 장관이 질의응답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브리핑 자료에 충분한 내용이 담겨 있으며, 대변인을 통해 공식적으로 현장에서 질의응답하는 것이 부족하지 않고 적절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고 밝혔습니다. 오후 2시 30분 결국 박 장관은 홀로 기자간담회를 강행했습니다. 국정방송인 KTV에서만 박 장관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신문에는 텅 빈 브리핑실에 서 있는 박 장관의 모습이 실렸습니다. 도대체 왜, 박 장관과 법무부는 ‘무리수’ 기자간담회를 계획한 걸까요. 법무부의 속내는 복잡했습니다. 1. 과거사위를 둘러싼 갈등 과거사위는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조사 대상 사건이 김근태 고문치사, 강기훈 유서대필 조작 등 민주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었지만 신한금융 남산 3억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장자연 리스트 등으로 확대되면서 ‘과거사위원회’가 아닌 ‘현대사위원회’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 대한 적폐청산 성격이 분명해 보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검찰 과오에 대한 책임을 묻고 검찰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의도도 있었겠죠.과거사위 연장, 조사 대상 선정, 조사단과 과거사위 갈등을 딛고 마무리를 지었지만 수사 결과를 듣고 논란이 커졌습니다. 김학의 전 차관 사건은 성폭행이 아닌 뇌물로 기소했고, 한상대 전 검찰총장 등에 대해서는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김학의, 장자연 등 주요 사건 결과에 촉각을 세우던 다소 실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실 검찰 내부에서는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이었습니다. 부족한 증거와 진술, 공소시효 등과 싸워서 수사 결과를 내기 쉽지 않으리라 예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외부인사’인 박 장관은 크게 실망했다는 후문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박 장관의 기자간담회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죠. 과거사위원들도 기대가 컸습니다. 과거사위원에 대한 민·형사상 고소가 진행되면서 과거사위도 어떠한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는 논의가 시작되고 있었거든요. 박 장관은 이렇게 자신의 입을 바라보는 시선이 부담스러웠던 모양입니다. 어떤 말을 해도 또다른 논쟁을 낳을 수밖에 없던 상황이긴 합니다. 한쪽에서는 ‘수사 결과가 부실하다’고 주장하고, 다른쪽에서는 ‘처음부터 무책임하게 조사를 시작했다’고 비판하니까요. 이런 이유로 박 장관은 처음부터 기자간담회를 하고 싶어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법무부 간부 회의에서도 일부는 ‘자료만 발표하자’고 했다고 합니다. 결국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기로 했는데 여기서 또 문제가 발생합니다. 장관을 포함한 법무부 내부 사람들 모두 질의응답이 없는 기자간담회를 생각했다는 점입니다. 기자들이 질의응답 없는 기자간담회에 대해 항의하기 시작하자, 간부들이 장관에게 질의응답을 해야한다고 권유했지만 장관은 절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고 합니다. 법무부 관계자들의 말입니다. “장관이 죽어도 안 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하겠나. 방법이 없었다.” “솔직히 질의응답 안 한다고 욕 먹는게 괜히 말 잘못해서 욕 먹는 것보다 낫다는 판단도 있었을 것이다.” 2. 비트코인 트라우마 시간을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박 장관의 트라우마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2017년 7월 취임한 박 장관은 이듬해인 2018년 1월 11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엽니다. 가상화폐 투자 열풍이 휘몰아치던 시기입니다. 박 장관은 이 자리에서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한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고, 거래소 폐쇄까지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폐쇄하기 위한 특별법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시장에 큰 혼란이 빚어졌습니다.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강하게 반발했고, 이후 국무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박 장관의 발언을 질책하기도 했습니다.당시 박 장관 발언 때문에 금전적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청와대 청원으로 몰려가면서 박 장관은 마음 고생을 크게 했다고 합니다. 문 대통령이 “부처 간 협의와 입장 조율에 들어가기 전에 각 부처의 입장이 먼저 공개돼 정부 부처 간 엇박자나 혼선으로 비춰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질타했을 정도니까요. 지난해 블록체인 전문매체가 뽑는 ‘올해의 인물’에 박 장관이 뽑히는 웃지 못할 일이 벌이지기도 했습니다. 한동안 법무부에서는 ‘가상화폐’ 대장격인 ‘비트코인’이 금지어였다고도 합니다. 이후 박 장관은 직접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피해 폭로 이후 법무부가 ‘법무부 성희롱·성범죄 대책위원회’를 발족할 때도 박 장관은 모두 발언만 읽고 퇴장했습니다. 질의응답은 황희석 인권국장과 문홍성 대변인이 대신 했습니다. 3. 언론 불신 가상화폐 발언 이후 박 장관이 언론에 대한 불신이 커진 걸까요. 이 부분은 의견이 나뉩니다. 박 장관의 언론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장면이 하나 있습니다. 지난달 13일 박 장관은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를 예방하러 갔습니다.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나 검경수사권 조정이 대화 주제였습니다. 박 장관은 이 원내대표를 만나고 나가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문무일 검찰총장의 반발에 대해 언론 탓을 했습니다. 박 장관은 “항상 소통하고 있고, 언론에서 검찰이 실제보다도 크게 반발하는 것처럼 보도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언론에 대한 불신을 대놓고 드러낸 겁니다. 그렇지만 실상은 다릅니다. 박 장관 발언 사흘 후, 문 총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수사권 조정에 대한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박 장관과 함께 법무부에서 일해본 관계자들의 말은 좀 다릅니다. 박 장관이 특별히 언론에 대한 불신이나 거부감을 드러낸 적은 없다고 합니다. 다만, 가상화폐 발언 이후 기자단과 질의응답을 피하고 싶은 마음이 있을 거라고는 합니다. 올 초에는 법조 기자단 말진(막내)들과 오찬 간담회를 하기도 했습니다.기자들과 질의응답을 진행하는 건 사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발언에 대한 비판과 추궁이 따라오고, 어떤 질문이 날아올지도 알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장관이라면 자리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 장관보다 낮은 직급인 차장검사, 검사장들도 수사 결과를 발표할 땐 직접 나와서 질문을 받고 답변을 합니다. 장관의 메시지 없는 기자회견에 과거사위원들도 크게 실망했다고 합니다. 장관의 발언을 듣고, 후속 대책을 논의하려고 했는데 맥빠지게 된거죠. 과거사위를 둘러싼 논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과거사조사단원 선정이 불합리했다는 폭로가 나오고, 윤갑근 전 고검장은 형사 고소에 이어 5억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민사 소송도 제기했습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왓쳐’ 한석규X서강준X김현주, 티저 포스터 공개 “범접불가 아우라”

    ‘왓쳐’ 한석규X서강준X김현주, 티저 포스터 공개 “범접불가 아우라”

    ‘왓쳐(WATCHER)’ 한석규, 서강준, 김현주가 범접불가의 아우라를 발산하며 차원이 다른 심리 스릴러의 탄생을 예고했다. ‘보이스3’ 후속으로 오는 7월 방송되는 OCN 토일 오리지널 ‘왓쳐’측은 7일, 사건 너머의 진실을 꿰뚫는 예리한 감시자 한석규, 서강준, 김현주의 티저 포스터를 최초 공개했다. 강렬한 눈빛만으로 분위기를 압도하는 묵직한 세 배우의 시너지가 기대를 증폭시킨다. ‘왓쳐’는 비극적 사건에 얽힌 세 남녀가 경찰의 부패를 파헤치는 비리수사팀이 되어 권력의 실체를 밝혀내는 내부 감찰 스릴러다. 경찰을 잡는 경찰, ‘감찰’이라는 특수한 수사관을 소재로 사건 이면에 숨겨진 인간의 다면성을 치밀하게 쫓는 심리스릴러를 그린다. ‘비밀의 숲’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등 디테일한 연출력의 대가로 손꼽히는 안길호 감독과 ‘굿와이프’에서 인물의 내면을 세밀하게 녹여 호평을 받은 한상운 작가가 의기투합해 차원이 다른 내부 감찰 스릴러의 탄생을 기대케 한다. 여기에 한석규, 서강준, 김현주부터 허성태, 박주희, 주진모, 김수진, 이재윤 등 완성도를 담보하는 연기파 배우들의 조합은 드라마 팬들을 더욱 설레게 한다. 베일을 벗을수록 기대감을 고조시키는 내부 감찰 스릴러 ‘왓쳐’. 이날 공개된 티저 포스터 속 깊고 날카로운 눈빛을 빛내는 한석규, 서강준, 김현주의 존재감이 보는 이들의 시선을 옭아맨다. 눈빛 하나로 묵직한 존재감을 과시하는 강렬한 아우라가 ‘숨멎’을 유발하며 기대 심리를 자극한다. 부패를 목격한 경찰 도치광(한석규 분)과 살인을 목격한 순경 김영군(서강준 분) 그리고 거짓을 목격한 변호사 한태주(김현주 분)가 탄생시킬 역대급 비리수사팀의 활약에 벌써 기대가 쏠린다. 먼저 사람의 감정을 믿지 않는 외로운 감시자, 비리수사팀장 도치광 역을 맡은 한석규는 명불허전 ‘연기의 신(神)’ 다운 눈빛을 아로새긴다. 모든 상황을 내려다보듯 담담하고 냉철한 얼굴은 모두를 철저하게 의심하는 도치광의 성격까지 담아냈다. 집요하게 진실을 좇는 예리한 눈빛은 사건 너머, 사람의 심연까지 파고드는 도치광의 활약을 기대케 한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장르물에 도전하는 서강준은 깊어진 눈빛으로 강렬한 연기 변신을 예고한다. 흔들림 없이 우직하게 한 곳을 응시하는 단단한 눈빛에서 김영군의 강단이 느껴진다. 왠지 모르게 슬픔이 어린 눈동자는 과거 사건으로 얽힌 도치광, 한태주와 재회 후 비리수사팀에 합류하게 되는 김영군의 서사에 궁금증을 높이는 대목. 무성한 뒷소문과 함께 범죄자들을 변호하는 ‘협상의 달인’ 한태주로 분한 김현주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는 또 다른 ‘인생캐’ 경신을 기대하게 한다. 한태주는 잘나가는 엘리트 검사였으나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변화를 맞는 인물. 김현주는 마치 안개를 씌운 듯 차가운 얼굴과 알 수 없는 내면을 가진 독보적인 캐릭터를 한 컷에 녹여내며 감탄을 자아낸다. 무엇보다 국내 최초로 감찰을 소재로 한 ‘내부 감찰 스릴러’를 예고한 만큼, 무엇인가를 지켜보는 세 사람의 예리한 눈빛은 그들이 바라보는 대상에 대한 궁금증도 유발한다. ‘왓쳐’는 비리 경찰과 그들을 잡으려는 감찰, 사건 이면에 얽힌 이해관계를 파헤치고 권력의 실체에 다가서는 비리수사팀의 이야기를 통해 선과 악, 정의에 대해 짚는다. 촘촘한 사건 전개와 치밀한 심리묘사로 차별화된 장르물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가 뜨겁다. ‘왓쳐’ 제작진은 “한석규, 서강준, 김현주가 만들어 낼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한 티저 포스터다. 한 컷의 눈빛에 여러 감정선을 담아내며 강한 임팩트를 만들어 냈다”며 “진실을 좇는 비리수사팀으로 호흡을 맞추는 세 배우의 치밀한 연기와 시너지가 심리 스릴러의 짜릿한 재미와 진수를 보여드릴 것”이라고 전했다. ‘왓쳐’는 오는 7월 첫 방송 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공익 9000명 ‘병역면제’…왜 찬밥신세가 됐나

    [밀리터리 인사이드] 공익 9000명 ‘병역면제’…왜 찬밥신세가 됐나

    소집 5만 8000명 평균 대기기간 1년 3개월학업·취업 못 하고 무작정 기다려야 해 고통공공기관도 ‘복무부실’ 우려로 외면…악순환‘현역 부적합’ 보충역 편입 문제부터 개선해야 우리가 흔히 ‘공익’으로 부르는 ‘사회복무요원’이 논쟁의 중심에 섰습니다. 올해 1월 1일 무려 9000명이 장기 인력적체로 기관 배치가 안 돼 기초군사훈련도 받지 못하고 소집해제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사회복무요원 복무기간은 2년인데, 병역법상 3년간 배치되지 않으면 자동으로 병역이 면제됩니다. 성실하게 군 복무를 하는 이들에게 상대적 박탈감마저 느끼게 하는 이 황당한 사연의 배경을 살펴봤습니다. 2일 병무청 의뢰로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작성한 ‘사회복무제도 운영성과 진단 및 제도혁신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사회복무요원 필요인원은 2017년 3만 23명, 지난해 3만 33명 등 해마다 3만명 수준입니다. 하지만 병역판정검사에서 사회복무요원이 해당되는 4급 ‘보충역’은 2014년 2만명, 2015년 3만 2000명, 2016년 4만 3000명, 2017년 4만 3000명 등으로 매년 늘어났습니다. ●평균 1년 넘게 대기…9000명은 병역 면제 필요인원보다 대기인원이 많아지면서 사회복무 대상자로 분류된 5만 8000명이 평균 1년 3개월을 대기하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학업도 마쳐야 하고 취업도 고민해야 하는 시기에 1년이 넘는 긴 기간을 미래가 불투명한 상태로 흘려 보내야 한다는 겁니다. 급기야 올해 1월 3년을 기다린 9000명은 기초군사훈련도 받지 않은 채 병역이 면제됐습니다.지난해 언론보도가 나오고 문제가 커지자 부랴부랴 정부는 올해 보충역 산업기능요원 인원을 6000명에서 7500명으로 늘리고, 2021년까지 사회복무요원 복무기간을 2년에서 1년 9개월로 단계적으로 줄이는 대책을 내놨습니다. 또 병역판정검사 기준을 조정하고 올해부터 3년간 매년 사회복무요원 배정인원을 5000명씩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능력협회컨설팅 분석 결과 적체 인원을 모두 해소하려면 최소 2021년이 돼야 합니다. 내년 1월에도 또 대기기간 3년을 넘겨 병역이 면제되는 인원이 나온다는 겁니다. 이런 사태의 진짜 원인은 사회복무요원이 아니라 ‘현역’에 있습니다. 심각한 ‘현역 입영적체’가 문제인 거죠. 군 입대자가 급증하자 정부는 입영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안과질환, 비만 등의 기준을 완화하고 중졸자를 대거 보충역으로 전환하는 대책을 썼습니다. 그래서 현역처분율은 2014년 90.4%, 2015년 86.2%, 2016년 82.8%, 2017년 81.6%로 해마다 급감했습니다. 이에 ‘풍선효과’로 보충역이 크게 늘었고 자연스럽게 사회복무요원 대기자가 급증해 인력 적체가 심각해진 것입니다. 결국 정부의 안일한 대처가 부른 문제인 겁니다. ●현역 적체 해소하려다 보충역 급증 ‘풍선효과’ 더 큰 문제는 인력을 운용하는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이 사회복무요원을 더 이상 반기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배치인력을 늘리는 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사회복무요원은 일반병사와 같은 월급을 받고 여기에 더해 교통비와 중식비를 지원받습니다. 병사는 병장 기준으로 올해 40만 5700원을 받는데 2022년까지 67만 6115원 수준으로 오릅니다. 병사 임금은 중앙정부가 내주지만 사회복무요원의 임금은 각 복무기관이 제공해야 합니다. 임금 부담은 커지는데 업무 전문성은 낮고 부실복무 위험이 높다는 이유로 ‘찬밥’ 신세가 된 겁니다. 복무부실 가능성이 높은 수형자(6개월~1년 6개월 미만의 실형·1년 이상의 징역형이나 금고형 집행유예자) 배치는 점차 감소하고 있지만 현역복무 부적합자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어 기관들의 부담은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현역복무 복무부적합으로 보충역으로 재배치된 인원은 2011년 926명에서 2017년 3208명으로 3.4배 규모로 늘었습니다. 병무청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수형자, 현역복무 부적합자의 사회복무요원 복무부실 비율은 평균 9.7%로 전년보다 3.8% 포인트나 줄었지만 여전히 일반 복무자(3.8%)의 2.6배에 이릅니다. 또 최종적으로 ‘사회복무요원 복무 부적합’ 판정을 받아 소집해제되는 인원은 2011~2017년 연평균 33% 증가해 기관들의 부담이 더욱 커지는 상황입니다. 또 대기 적체가 심해지다보니 대학의 전공과 무관하게 빨리 배치될 수 있는 기관을 찾게 되고 전문성 부족이 심화하는 악순환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복무기관의 기피 이유부터 살펴야…지원대책 필요 연구팀은 복무기관의 기피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복무부실 자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병역판정 검사기준과 병역처분 기준을 조정해 ‘면제’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특히 “군복무 중 사회복무요원으로 전환되는 인원 중 정신이상·성격장애자와 심리적 사유로 인한 군복무 적응 곤란자는 소집자원에서 제외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최근의 병무행정은 면제자를 줄이는 대신 보충역을 늘리는 방향으로 진행됐는데 부작용이 커진 만큼 보다 세밀한 조정이 필요하다는 겁니다.또 업무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복무분야 결정과정에 개인의 희망과 적성을 고려해 복무분야를 선택할 수 있는 여건과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경력단절을 방지하고 자발적 성실복무를 유도해나가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팀은 복무기관의 기피를 방지하기 위해 ‘인건비 국고지원’이라는 특단의 대책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연구팀은 “보충역 자원수급 변화에 따른 인력 추가배정 등 탄력적 대응이 곤란해 소집적체가 발생하고 이로 인한 국민 불편이 증가하고 있다”며 “사회복무 소요경비를 국고에서 전액 지원함으로써 원활한 인력배정과 활용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끝으로 “2023년 이후 병역자원 부족에 대비해 병역자원이 잉여에서 감소로 전환되는 시기와 규모를 국방정책과 연계해 정확하게 판단하고 이에 맞춰 병역처분 기준을 미리 조정해 소집 적체로 인한 국민 불편이 생기지 않도록 미리 대응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일부 논란이 있지만 사회복무요원의 기여를 폄훼해선 안 됩니다. 한동안 병역제도가 잘못 설계된 것일 뿐 복무자의 잘못은 아니라는 겁니다. 연구팀 분석 결과 2008년 사회복무요원 제도 도입부터 2017년까지 이들의 기여로 절감한 국가예산은 2조 4638억원에 이릅니다. 생산유발효과도 1798억원에 이르렀습니다.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적은 비용으로, 값싼 노동력을 얻은 것입니다. 정부가 사회복무요원의 고충을 해결하는 데 좀 더 많은 힘을 쏟길 바랍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WTO 패소한 日 “새달 韓수산물 검역 강화”

    후쿠시마산 수입규제 보복 조치인 듯 대일수출 타격 우려… 국내 점검 강화 일본 후생노동성은 30일 “다음달 1일부터 한국에서 수입하는 광어와 냉장조갯살 등에 대한 모니터링 검사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자국 내 식중독 사고 예방을 이유로 들었지만, 당장 한국 수산물에 특별한 이상이 발생했던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한국의 후쿠시마산 수산물 등 수입 금지에 대한 대응조치 성격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광어에 대한 쿠도아 기생충 검사는 현행 전체 수입신고 물량의 20%에서 40%로, 생식용 냉장조갯살과 성게에 대한 장염비브리오균 검사는 10%에서 20%로 각각 2배 확대한다. 필요에 따라 모든 물량에 대한 100% 전수검사도 실시한다. 산케이신문은 “특정국의 수산물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면서 “한국이 후쿠시마 등 일본 8개 현의 수산물 수입규제를 계속하고 있는 데 따른 사실상 대응조치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후생노동성은 “최근 국내에서 식중독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여름철을 앞두고 국민 건강을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실시하는 것으로, 한국에 대한 대응조치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11일 세계무역기구(WTO) 상소기구(최고심판기구)는 일본이 제기한 한국 정부의 후쿠시마 주변산 수산물 수입금지 관련 제소 사건에서 1심 격인 분쟁해결기구(DSB) 패널의 판정을 뒤집고 한국의 처분이 타당하다고 판정했다. 그동안 일본은 ‘WTO의 개혁 필요성’까지 거론하며 강력하게 반발해 왔다. 한국 정부는 이날 오후 대책회의를 열었다. 일본의 진짜 의도가 무엇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한편 일단은 일본이 여름철 수산물 안전성 확보를 한국산 검역 강화의 명분으로 내세운 만큼 광어 양식장 등 관리감독 강화와 수산물 안전점검 등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일본의 조치가 한국에 대한 보복적 성격이라면 앞으로 국내 안전 점검을 강화하더라도 대일 수산물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서울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동작구, 어린이집 만 5세 두뇌종합검사 시행

    동작구, 어린이집 만 5세 두뇌종합검사 시행

    원장·보육교사 80명 전문가 양성 교육서울 동작구가 오는 7월까지 지역 어린이집 만 5세 유아들의 흥미와 적성을 파악하는 두뇌종합검사(BGA)를 진행한다고 21일 밝혔다. 두뇌종합검사는 아이들의 성격과 정서, 좌우 뇌 성향 등을 알아보고 교육과 훈련을 통해 발달의 균형을 맞춰 주는 두뇌계발 교육 프로그램이다. 이번 정책은 최근 유아들의 적성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어린이집에 관련 프로그램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면서 마련됐다. 이에 구는 유아 적성검사 및 자격증 양성 과정을 통해 원장과 보육 교사의 전문성을 높이고 유아들의 관심사를 발굴하고 키워 주는 지원에 나선다. 지역 어린이집 가운데 사전 신청한 국공립 32곳, 민간 36곳의 원장, 보육교사 80명에게 전문가 양성 과정 교육을 편다. 정정숙 동작구 보육여성과장은 “이번 전문가 양성 과정으로 지역 어린이집 원장과 보육교사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유아의 적성에 맞는 맞춤형 교육 및 생활지도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더욱 다양한 분야에서 아이와 부모, 보육 교직원 모두가 행복한 동작구만의 특화된 보육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구는 지난달에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영유아 보육 상담 안내를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보육콜센터 ‘아이원’을 출범시켰다. 이를 통해 보육에 대한 고민이 많은 부모들은 물론 보육교직원을 돕는 다양한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동작구, 어린이집 만 5세 두뇌종합검사 시행

    동작구, 어린이집 만 5세 두뇌종합검사 시행

     서울 동작구가 오는 7월까지 지역 어린이집 만 5세 유아들의 흥미와 적성을 파악하는 두뇌종합검사(BGA)를 진행한다고 21일 밝혔다. 두뇌종합검사는 아이들의 성격과 정서, 좌우 뇌 성향 등을 알아보고 교육과 훈련을 통해 발달의 균형을 맞춰 주는 두뇌계발 교육 프로그램이다.  이번 정책은 최근 유아들의 적성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어린이집에 관련 프로그램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면서 마련됐다. 이에 구는 유아 적성검사 및 자격증 양성 과정을 통해 원장과 보육 교사의 전문성을 높이고 유아들의 관심사를 발굴하고 키워 주는 지원에 나선다. 지역 어린이집 가운데 사전 신청한 국공립 32곳, 민간 36곳의 원장, 보육교사 80명에게 전문가 양성 과정 교육을 편다.  정정숙 동작구 보육여성과장은 “이번 전문가 양성 과정으로 지역 어린이집 원장과 보육교사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유아의 적성에 맞는 맞춤형 교육 및 생활지도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분야에서 아이와 부모, 보육 교직원 모두가 행복한 동작구만의 특화된 보육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구는 지난달에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영유아 보육 상담 안내를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보육콜센터 ‘아이원’을 출범시켰다. 이를 통해 보육에 대한 고민이 많은 부모들은 물론 보육교직원을 돕는 다양한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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