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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상화된 고용 참사… ‘공공기관 채용 확대’ 다시 꺼냈다

    일상화된 고용 참사… ‘공공기관 채용 확대’ 다시 꺼냈다

    제조업 17만·도소매업 7만 일자리 증발 건설업도 29개월 만에 첫 감소세로 전환 ‘경제 허리’ 3040 취업자 감소폭 두드러져 올해 공공 채용 2000명 늘려 2만 5000명 “줄어든 주력 산업 일자리 메우기 역부족” “무리한 확대로 향후 재정 부담” 우려 나와올해 1월 실업자수가 122만명을 넘기며 같은 달 기준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상화된 고용참사’에 정부는 공공기관 채용 확대라는 ‘진통제’를 다시 꺼내 들었다. 하지만 주력 산업에서 줄어드는 일자리를 메우기에는 역부족이고, 무리한 공공일자리 확대가 향후 재정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1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수는 2623만 2000명으로 지난해 1월보다 1만 9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8월 3000명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적은 것은 물론 올해 정부가 목표로 삼은 15만명의 8분의 1 수준이다. 실업자는 1년 전보다 20만 4000명 늘어난 122만 4000명으로 1월 기준으로 2000년(123만 2000명) 이후 가장 많았다. 실업률은 4.5%로 1년 전보다 0.8% 포인트 올랐다. 1월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후폭풍이 있던 2010년(5.0%)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다. 지난달 취업자는 제조업에서 전년 동월보다 17만명 감소했다. 건설업도 1만 9000명이 줄어 2016년 8월 이후 29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전환했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동향과장은 “컴퓨터, 통신, 영상 장비들과 반도체 완성품을 포함하는 전자부품 등에서 취업자수 감소 폭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업종들의 고용 감소도 두드러졌다. 도·소매업에서 6만 7000명이 감소했고, 숙박·음식점업에서 4만명이 줄었다. 다만 정부 재정이 투입된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수는 17만 9000명이 증가해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농림·어업 취업자수는 10만 7000명 늘었다.연령대별로는 경제의 ‘허리’인 30대와 40대에서 취업자 감소폭이 컸다. 30대와 40대 취업자는 전년 대비 12만 6000명, 16만 6000명씩 줄었다. 40대 취업자는 1991년 12월에 25만 9000명이 줄어든 이후 27년 만에 최대 감소폭이고, 30대 취업자는 2009년 12월에 15만 1000명 감소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달 실업자수는 전년 동월보다 20만 4000명 늘었다. 실업자 가운데 13만 9000명이 60세 이상이고, 50대도 4만 8000명을 차지했다. 50대 이상이 늘어난 실업자의 92%를 차지한다. 이에 대해 정부는 지난달 시작된 노인 일자리 사업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채용된 인원은 지금까지 14만명이다. 올해 채용 계획은 18만명으로 지난해(4만명)의 4배가 넘는다.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이날 정부는 당초 2만 3000명 수준이었던 올해 공공기관 채용을 2만 5000명으로 2000명 늘리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단기 공공일자리 대책을 통해 전통시장 화재 감시, 라돈 측정 서비스 등 단기 공공일자리를 공급했다. 그 결과 11월 취업자 증가폭이 16만 5000명으로 반등했다. 하지만 사업이 끝난 지난해 12월 취업자 증가폭이 3만 4000개로 쪼그라들었다. 이번에 내놓은 공공기관 채용 확대는 지난해 단기 공공일자리와는 성격이 다르다. 하지만 고용참사를 견디기 위한 ‘진통제’라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다. 김상헌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불과 몇 달 만에 인원을 10% 가까이 더 뽑겠다는 것은 공공서비스 개선보다 일자리를 위해 공공기관에 자리를 더 만들겠다는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 재정 부담이 커지는 것은 물론 실제 공공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질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고용 상황 악화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고용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문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주력 산업의 경쟁력 약화에 비용 충격으로 가해진 노동비용 상승으로 인해 노동시장 상황이 전방위적으로 나빠졌다”면서 “일자리 정책의 근본적인 궤도 수정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일상화된 고용 참사… ‘공공기관 채용 확대’ 다시 꺼냈다

    일상화된 고용 참사… ‘공공기관 채용 확대’ 다시 꺼냈다

    제조업 17만·도소매업 7만 일자리 증발 건설업도 29개월 만에 첫 감소세로 전환 ‘경제 허리’ 3040 취업자 감소폭 두드러져 올해 공공 채용 2000명 늘려 2만 5000명 “줄어든 주력 산업 일자리 메우기 역부족” “무리한 확대로 향후 재정 부담” 우려 나와올해 1월 실업자수가 122만명을 넘기며 같은 달 기준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상화된 고용참사’에 정부는 공공기관 채용 확대라는 ‘진통제’를 다시 꺼내 들었다. 하지만 주력 산업에서 줄어드는 일자리를 메우기에는 역부족이고, 무리한 공공일자리 확대가 향후 재정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1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수는 2623만 2000명으로 지난해 1월보다 1만 9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8월 3000명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적은 것은 물론 올해 정부가 목표로 삼은 15만명의 8분의 1 수준이다. 실업자는 1년 전보다 20만 4000명 늘어난 122만 4000명으로 1월 기준으로 2000년(123만 2000명) 이후 가장 많았다. 실업률은 4.5%로 1년 전보다 0.8% 포인트 올랐다. 1월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후폭풍이 있던 2010년(5.0%)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다. 지난달 취업자는 제조업에서 전년 동월보다 17만명 감소했다. 건설업도 1만 9000명이 줄어 2016년 8월 이후 29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전환했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동향과장은 “컴퓨터, 통신, 영상 장비들과 반도체 완성품을 포함하는 전자부품 등에서 취업자수 감소 폭이 확대됐다”고 말했다.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업종들의 고용 감소도 두드러졌다. 도·소매업에서 6만 7000명이 감소했고, 숙박·음식점업에서 4만명이 줄었다. 다만 정부 재정이 투입된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수는 17만 9000명이 증가해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농림·어업 취업자수는 10만 7000명 늘었다. 연령대별로는 경제의 ‘허리’인 30대와 40대에서 취업자 감소폭이 컸다. 30대와 40대 취업자는 전년 대비 12만 6000명, 16만 6000명씩 줄었다. 40대 취업자는 1991년 12월에 25만 9000명이 줄어든 이후 27년 만에 최대 감소폭이고, 30대 취업자는 2009년 12월에 15만 1000명 감소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달 실업자수는 전년 동월보다 20만 4000명 늘었다. 실업자 가운데 13만 9000명이 60세 이상이고, 50대도 4만 8000명을 차지했다. 50대 이상이 늘어난 실업자의 92%를 차지한다. 이에 대해 정부는 지난달 시작된 노인 일자리 사업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채용된 인원은 지금까지 14만명이다. 올해 채용 계획은 18만명으로 지난해(4만명)의 4배가 넘는다.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이날 정부는 당초 2만 3000명 수준이었던 올해 공공기관 채용을 2만 5000명으로 2000명 늘리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단기 공공일자리 대책을 통해 전통시장 화재 감시, 라돈 측정 서비스 등 단기 공공일자리를 공급했다. 그 결과 11월 취업자 증가폭이 16만 5000명으로 반등했다. 하지만 사업이 끝난 지난해 12월 취업자 증가폭이 3만 4000개로 쪼그라들었다. 이번에 내놓은 공공기관 채용 확대는 지난해 단기 공공일자리와는 성격이 다르다. 하지만 고용참사를 견디기 위한 ‘진통제’라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다. 김상헌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불과 몇 달 만에 인원을 10% 가까이 더 뽑겠다는 것은 공공서비스 개선보다 일자리를 위해 공공기관에 자리를 더 만들겠다는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 재정 부담이 커지는 것은 물론 실제 공공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질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고용 상황 악화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고용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문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주력 산업의 경쟁력 약화에 비용 충격으로 가해진 노동비용 상승으로 인해 노동시장 상황이 전방위적으로 나빠졌다”면서 “일자리 정책의 근본적인 궤도 수정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서초 청·사·진 프로젝트, N포세대의 심장에 불 지르겠다”

    “서초 청·사·진 프로젝트, N포세대의 심장에 불 지르겠다”

    “청년들의 사회 진출을 돕는 ‘서초 청사진(청년사회진출) 프로젝트’로 서초가 청년들의 ‘희망의 사다리’가 돼드리겠습니다.”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은 지난 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청사진 프로젝트’로 2400명의 청년 취업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국가적 과제인 청년정책에도 서초 특유의 색깔을 입혀 나가겠다는 것이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나 홀로 야당 구청장인 그는 “야당 구청장으로 힘든 점도 많지만 끝까지 당당하게 서초의 발전을 이뤄내겠다”며 민선 7기 구정운영 방향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올해 역점 사업은. -서초 청사진(청년사회진출) 프로젝트다. N포세대(꿈과 희망, 삶의 가치를 포기한 20~30대 세대)로 불리는 이 시대 청년들의 심장에 서초가 불을 지르겠다. 서초는 양재R&CD혁신허브가 있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예술의 도시다. 기술과 예술이 만나는 도시인 서초의 특성을 살린 사업들을 추진한다. 우선 카이스트와 손잡고 인공지능(AI) 등 4차산업 관련 첨단기술 전문가를 양성해 취·창업을 연계 지원한다. 35세 이하 취·창업을 희망하는 청년 약 300명이 대상이다. 또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60명을 대상으로 취업 전 과정에 대한 개인별 맞춤형 코칭을 해주고 취업에 성공할 때까지 끝장 지원하는 ‘청사진 아카데미’도 있다. 지난달 31일 구청 대강당에서 구글코리아 등 14개 글로벌 기업 인사담당자가 함께하는 ‘글로벌 기업 취업콘서트’를 열었다. 청년들에게 해외 도전정신을 심어 주는 행사다. 그리고 초등생이 바이올린 등 원하는 악기를 배울 수 있도록 청년 예술강사 121명을 선발해 초등학교에 파견하는 ‘1인 1악기’ 사업도 추진한다. 아이들에게는 문화 DNA를 심어 주고 청년에게는 일자리를, 주민들에게는 문화 향유의 기회를 주는 것이다. →지역 발전 로드맵은. -“이집트에는 무덤이 있고, 아테네에는 극장이 있다”는 말이 있듯이 서초를 21세기 아테네처럼 문화예술 공연이 수시로 펼쳐지는 ‘극장도시’로 만들겠다. 고속버스터미널 인근 반포2동 재건축 부지에 1000석 규모의 가칭 ‘서리풀 아트스퀘어’를 만든다. 올해 설계에 들어가 내년 착공한다. 특히 지난해 5월 전국 최초로 음악문화지구로 지정된 반포대로 예술의 전당 악기거리 일대에 대해서는 문화지구 관리계획을 세워 활성화시킨다. 예술의전당~정보사부지~세빛섬을 잇는 문화 삼각벨트를 조성해 서초의 문화중심 거점으로 육성하는 것이다. →나 홀로 야당 구청장으로 어려움이 많을 것 같은데 계획한 사업들을 실행하는 데 문제는 없는지. -제가 10개월 동안 공직선거법과 1년치 업무추진비 내역에 대해 경찰 수사를 받았는데, 검찰에서 ‘정당한 직무행위’라고 오히려 ‘무혐의’ 판정을 받았다. 이로 인해 주민과 직원 40여명이 덩달아 소환 조사를 받는 고통을 겪어 속상했다. 그러나 저는 일을 시작하면서 중간에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담력 있게 밀고 나가는 성격이다. 당당히 구청장으로서 서초구민을 위해 뛸 것이다. →지난달 말 서울주택도시(SH)공사가 서초구 신청사에 임대주택을 포함시키겠다고 독단적으로 발표하는 등 나 홀로 야당인 서초의 상황이 녹록지 않아 보이는데 서울시와 협조가 잘되는가. -저는 서울시와는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시각을 달리하는 부분에서는 의견을 당당히 말하겠다. 지난 1월 2일 박원순 시장이 서초구 한국교총회관에 위치한 양재R&CD혁신허브를 방문해 창업을 위한 공간은 필요로 하는 만큼 원하는 대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서초구도 맥락을 같이해 양재R&CD지구 조성 등에 대해 서울시와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 다만 서울시가 서초구에 공공주택 1300가구 공급 추진을 발표한 염곡차고지 일대는 당초 양재R&CD 활성화를 위한 선도 사업 대상지로서 공공주택보다는 세계적으로 인재들이 몰려드는 문화·교육시설 등 신개념의 스마트 청년주택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서초구청사 건립은 세계적으로 주목할 만한 모델을 제시하려고 한다. 충분한 논의를 거쳐 올해 예비타당성조사를 시작으로 기본·실시설계 후 세부계획을 확정해 공개하겠다. →다른 구청장들과 소통이 잘되는지. -조은희에게 두 개의 4남매가 있다. 우선 강남·서초·송파·과천 4남매다. 노선 조정하는 게 쉽지 않은데도 우리가 서로 만나서 협의하고 양보한 결과로 위례~과천선이 드디어 결실을 보고 있다. 또 다른 4남매는 재선 구청장인 양천·성동·동작·서초다. 지방자치 분권의 필요성 등에 대한 의견을 모아 구청장협의회에서 논의를 거쳐 오는 9월까지 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서리풀 원두막, 재활용 쓰레기통인 서리풀컵 등 서초구만의 히트작이 계속 나오는 비결은.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흘려듣지 않는다. 듣는 마음이 곧 지혜라고 한다. 주민과 전문가들의 얘기도 많이 듣는다. 엉뚱한 얘기에서 기발한 아이디어를 얻는 경우도 있다. 서초구다운 ‘히트작’을 계속 내기 위해서라도 앞으로도 귀를 활짝 열어두겠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기자 선정 ‘2018 올해의 구청장’ ‘휴대전화 번호 공개’ 구민과의 소통 여왕 “25명의 서울 구청장 중 유일한 자유한국당 소속 구청장으로서 심적으로 많이 위축됐는데 이렇게 값진 상을 받으니 힘이 납니다. 앞으로도 주민과의 소통을 잘하라는 의미로 알고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은 서울시 출입기자들이 뽑은 ‘2018 올해의 구청장’으로 선정된 데 대해 12일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조 구청장은 지난해 말 서울시 출입기자들이 처음 실시한 ‘베스트 구청장’ 설문조사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조 구청장은 지난해 한국당이 참패한 6·13 지방선거 당시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유일한 한국당 주자로 선출됐다. 초선으로 당선된 2014년 6·4 지방선거 때(49.8%)보다 높은 득표율(52.4%)을 기록했다. 당시 선전을 두고 적극적인 소통을 해 온 결과라는 평가가 많았다. 실제로 조 구청장은 6·13 선거로 인한 스타성뿐 아니라 언론인들과도 적극적인 소통에 나선다. 서초 주민들에게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하고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을 통해서도 주민들 얘기를 듣고 답하듯 관련 기사에 대해서도 기자들에게 일일이 문자를 보내 반응할 만큼 열의를 보여 준다. 조 구청장은 서울대 대학원 국문학 석사, 경향신문 기자 출신으로 서울시여성가족정책관, 서울시 첫 여성 정무부시장, 청와대 문화관광비서관, 세종대 초빙교수, 한양대 대학원 겸임교수 등을 지낸 바 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한강 물류의 중심… 포구의 낭만 품고 ‘뱃놀이 김포’ 뜬다

    한강 물류의 중심… 포구의 낭만 품고 ‘뱃놀이 김포’ 뜬다

    “마근포구는 한강하구에서 가장 깊은 물속과 넓은 수변을 끼고 있어 수심이 깊은 곳에서 배들이 정박했다가 밀물 때 서울 마포나루로 다녔죠.” 경기 김포시 하성면 마근포 주민 김석태(80) 어르신은 12일 이렇게 말하며 활짝 웃었다. 이어 “6·25전쟁 이전 우리 마을엔 7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살았는데, 대부분 어업에 종사했고 어선을 많게는 두세 척이나 보유한 집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또 “면사무소 소재지인 마을엔 소방서가 있었고, 도정공장 1개와 하성면 전 지역 쌀을 수매하던 공출창고 2개가 있어 쌀을 싣고 서울과 인천 등지로 실어 날랐다”고 덧붙였다. 김포문화재단으로부터 협조를 얻어 주민들과 동행해 포구를 둘러봤다.김포시 지명은 고어 ‘ᄀᆞᆷ포’에서 유래했다. 같은 계열인 감(甘), 검(檢, 儉, 劒, 黔)은 ‘거룩하다’는 뜻을 담았다. 삼국사기 ‘지리지’에는 고구려 옛 땅 ‘검포’(黔浦)로 기록돼 있다. ’검’은 단군왕검(檀君王儉)의 검과 같은 의미의 고대어로 신성한 마을을 가리킨다. 757년 통일신라 경덕왕 때 행정구역을 개편하면서 최초로 김포라는 지명을 사용했다. 재단이 옛 포구에 대한 종합학술조사를 실시한 결과 근대 이후 김포엔 30여개 포구와 나루가 존재했다. 섶골나루를 비롯해 감암나루와 운영나루, 갑곶나루, 원머루나루, 신덕포나루, 대명나루, 전류리포구, 조강포, 강령포 등 크고 작은 나루와 포구가 있었다. 세종실록지리지(1454) ‘경기’ 편에는 ‘한강이 서쪽으로 흘러 서해에 이르는 물길이 있다. 한강과 임진강의 합류점에서 조강(祖江)이 시작된다. 강화를 만나는 지점에서 황해도로 흐르는 서쪽 유로와 강화와 김포 사이를 흐르는 남쪽 유로인 염하 두 갈래로 나뉜다. 조강 서쪽 유로는 해서·관서지방 선박들이 주로 이용했고, 염하는 삼남 지방을 오가던 선박들이 이용했다. 포구별 인구와 어업인구, 배 수량까지 기록된 ‘한국수산지’(1908~1911)엔 당시 김포에서 가장 큰 포구 마을은 80가구를 웃돌았던 조강포와 강령포·마근포였다. 김석태 어르신은 “농사보다는 고기잡이로 제법 돈을 벌었다. 고기잡이 배가 한 번 나갔다 오면 뱃사람들이 곧장 주막으로 가다 보니 기생집이 4개나 될 만큼 당시 마근포 마을 경제가 컸다”고 말했다. 봄철이면 어선이 출항할 때마다 포구 앞 당산에서 용왕신에게 풍어를 기원하는 노제를 지냈다. 현재 그 자리에는 군부대 초소가 들어섰다. 뿐만 아니라 포구 앞에선 뱀장어와 장어가 엄청 많이 잡혔다. 특히 비바람이 거세질 가을 무렵엔 만선을 이뤄 냄새가 마을에 진동할 정도였다. 아울러 마을엔 화재나 재난 때 긴급히 대피하라고 울리는 큰 비상 종이 있었다. 전종한(사회과학교육) 경인교대 교수에 따르면 20세기 초 포구별 토지소유 양상을 조사한 결과 염하 연안의 거점 포구들에 비해 조강 연안 거점 포구들에서 다른 지역에서 거주하는 부재지주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재지주 거주지를 보면 조강포·마근포엔 서울, 강령포엔 개성 소유주 비율이 높았다. 지리적으로 가까워 서로 네트워크를 이뤘다. 김석태 어르신은 “당시 전태종씨라는 사람이 포구 쪽 토지를 5~6필지나 사들여 주택을 지었고, 서울 밤섬에 산다는 성산만씨는 전답 등 토지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고 귀띔했다. 부재지주들은 주로 대지 필지를 갖고 있어 포구 주변 대지를 중심으로 포구 관련 시설들을 지배했다. 김포 ‘지명유래집’에 따르면 3대 포구 중 마근포는 우리말 ‘막은 개’(개펄)라는 뜻으로 ‘막은’의 음을 따 ‘마근포’(麻斤浦)라고 불렀다. 원래 마근포 주변 마을에 물길을 따라 자리한 여러 포구들이 1919년 지도에는 금포리, 마조리로 표기되고 농경지로 간척됐다. 마근포는 한강을 거슬러 서울로 가거나 강 건너 황해북도 개풍군 임한면 정곶리 사이를 왕래하던 사람들로 늘 북적였다고 한다. 김석태 어르신은 “김해 김씨 집성촌인 마근포구 일대엔 20가구가 모여 살았다. 이젠 농지로 변해 주택지 뒤 야산에 있던 대나무숲만 일부 흔적을 보일 뿐이다”라고 고개를 저었다.당시 목선으로 직접 고기잡이를 다녔던 이 마을 김선구(81) 어르신은 “포구 마을에는 생선공판장이 있어 웅어나 숭어, 조기, 황복, 새우 등을 잡아 팔았다”며 “특히 여름철엔 별미인 깨나리 생선을 뼈째 발라 회로 즐겨 먹었다”고 전했다. ‘깨나리’는 세어라고도 불리며 가늘고 작은 물고기로 웅어와 매우 닮았다. 당시 김포 일대에 포구 관련 정박시설이 특별히 있었던 것은 아니고 주변 갯벌 등에 배를 댔다. 강령포에는 토담집 형태의 당집이 있어서 제사 도구를 보관했고 정월 초순 당제를 지냈다. 강령포 앞에 ‘노구여’라는 여(물에 잠겨 보이지 않는 바위)가 있는데 이 역시 제사와 관련된 지명이다. 이 여로 인해 배가 자주 좌초돼 뱃사람들은 구리나 놋쇠로 만든 솥에 새로 밥을 지어 산천신에게 제사를 지냈다. 그 솥을 ‘노구솥’, 밥을 ‘노구메’라고 불렀다. 포구 근처에는 어물을 신선하게 보관하기 위한 토빙고와 새우젓 창고도 마련됐다. 고촌 섶골나루 근처에는 새우젓독을 만드는 가마도 있었다. 강을 거슬러 올라가던 배들은 물때를 맞추는 데 실패하거나 기상이 악화되면 며칠씩 옴짝달싹하지도 못했다. 여행객들은 숙식을 해결할 곳이 필요했는데 조선 중기까지는 원(院)이라고 일컬어지는 관영 숙박시설이 그 기능을 도맡았다. 대표적인 게 조강포에 자리했던 조강원이다. 그러나 관에서 설치한 원 기능이 점차 빛을 상실하고 시장유통에 따른 상인과 보부상들의 대거 활동으로 주막이 번창했다. 조선지지 자료에는 1919년 김포 포구와 관련된 주막 이름이 등장한다. 당시 통진군에는 원모루주막, 산성주막, 강령포주막, 조강가리주막, 조강리주막, 후평주막, 마근포주막, 전류리주막, 봉성리주막, 바삭바위주막, 조강거리주막 등이 있었다. 광복을 앞뒤로 한 시기까지 주막은 성업을 이뤘다.김포시는 행정안전부로부터 지원을 받아 포구의 장점과 역사를 재조명하고 과거 정취를 살린 체험·관광자원으로 특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우선 하성면 전류리 54-4와 봉성리 640-4 부지 1만 2500㎡에 포구공원과 물길 산책로를 조성한다. 국비 100억원을 투입해 2020년 착공, 2025년 완공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정왕룡 전 김포시의원은 “한반도 물류·관광·문화 중심지라는 인문학적 고찰이 필요하고, 한강하구의 물류 기능과 역사성을 복원하는 방향으로 포구를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행안부 지원방안은 근시안적 관광 볼거리 이벤트 성격으로 예산 나눠 먹기 개발로 이어질까 염려된다”며 “한강하구 일대에서 강화 따로, 파주 파로, 김포 따로가 아니라 조강권 남북 공동체 복원이라는 종합적 관점에서 함께 머리와 어깨를 맞대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김포는 30여개 포구와 나루터 있던 신성한 포구마을… “한반도 물길 물류 중심지였다”

    김포는 30여개 포구와 나루터 있던 신성한 포구마을… “한반도 물길 물류 중심지였다”

    “마근포구는 한강하구에서 가장 깊은 물속과 넓은 수변을 끼고 있어 수심이 깊은 곳에서 배들이 정박했다가 밀물 때 서울 마포나루로 다녔죠.” 경기 김포시 하성면 마근포 주민 김석태(80) 어르신은 12일 이렇게 말하며 활짝 웃었다. 이어 “6·25전쟁 이전 우리 마을엔 7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살았는데, 대부분 어업에 종사했고 어선을 많게는 두세 척이나 보유한 집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또 “면사무소 소재지인 마을엔 소방서가 있었고, 도정공장 1개와 하성면 전 지역 쌀을 수매하던 공출창고 2개가 있어 쌀을 싣고 서울과 인천 등지로 실어 날랐다”고 덧붙였다. 김포문화재단으로부터 협조를 얻어 주민들과 동행해 포구를 둘러봤다. 김포시 지명은 고어 ‘ᄀᆞᆷ’ 포에서 유래했다. 지명이 생긴 지 1262년 됐다. 같은 계열인 감(甘), 검(檢, 儉, 劒, 黔)은 ‘거룩하다’는 뜻을 담았다. 삼국사기 ‘지리지’에는 고구려 옛 땅 ‘검포’(黔浦)로 기록돼 있다. ’검’은 단군왕검(檀君王儉)의 검과 같은 의미의 고대어로 신성한 마을을 가리킨다. 757년 통일신라 경덕왕 때 행정구역을 개편하면서 최초로 김포라는 지명을 사용했다. 재단이 옛 포구에 대한 종합학술조사를 실시한 결과 근대 이후 김포엔 30여개 포구와 나루가 존재했다. 섶골나루를 비롯해 감암나루와 운영나루, 갑곶나루, 원머루나루, 신덕포나루, 대명나루, 전류리포구, 조강포, 강령포 등 크고 작은 나루와 포구가 있었다. 세종실록지리지(1454) ‘경기’ 편에는 ‘한강이 서쪽으로 흘러 서해에 이르는 물길이 있다. 한강과 임진강의 합류점에서 조강(祖江)이 시작된다. 강화를 만나는 지점에서 황해도로 흐르는 서쪽 유로와 강화와 김포 사이를 흐르는 남쪽 유로인 염하 두 갈래로 나뉜다. 조강 서쪽 유로는 해서·관서지방 선박들이 주로 이용했고, 염하는 삼남 지방을 오가던 선박들이 이용했다. 포구별 인구와 어업인구, 배 수량까지 기록된 ‘한국수산지’(1908~1911)엔 당시 김포에서 가장 큰 포구 마을은 80가구를 웃돌았던 조강포와 강령포·마근포였다. 김석태 어르신은 “농사보다는 고기잡이로 제법 돈을 벌었다. 고기잡이 배가 한 번 나갔다 오면 뱃사람들이 곧장 주막으로 가다 보니 기생집이 4개나 될 만큼 당시 마근포 마을 경제가 컸다”고 말했다. 봄철이면 어선이 출항할 때마다 포구 앞 당산에서 용왕신에게 풍어를 기원하는 노제를 지냈다. 현재 그 자리에는 군부대 초소가 들어섰다. 뿐만 아니라 포구 앞에선 뱀장어와 장어가 엄청 많이 잡혔다. 특히 비바람이 거세질 가을 무렵엔 만선을 이뤄 냄새가 마을에 진동할 정도였다. 아울러 마을엔 화재나 재난 때 긴급히 대피하라고 울리는 큰 비상 종이 있었다. 전종한(사회과학교육) 경인교대 교수에 따르면 20세기 초 포구별 토지소유 양상을 조사한 결과 염하 연안의 거점 포구들에 비해 조강 연안 거점 포구들에서 다른 지역에서 거주하는 부재지주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재지주 거주지를 보면 조강포·마근포엔 서울, 강령포엔 개성 소유주 비율이 높았다. 지리적으로 가까워 서로 네트워크를 이뤘다. 김석태 어르신은 “당시 전태종씨라는 사람이 포구 쪽 토지를 5~6필지나 사들여 주택을 지었고, 서울 밤섬에 산다는 성산만씨는 전답 등 토지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고 귀띔했다. 부재지주들은 주로 대지 필지를 갖고 있어 포구 주변 대지를 중심으로 포구 관련 시설들을 지배했다. 김포 ‘지명유래집’에 따르면 3대 포구 중 마근포는 우리말 ‘막은 개’(개펄)라는 뜻으로 ‘막은’의 음을 따 ‘마근포’(麻斤浦)라고 불렀다. 원래 마근포 주변 마을에 물길을 따라 자리한 여러 포구들이 1919년 지도에는 금포리, 마조리로 표기되고 농경지로 간척됐다. 마근포는 한강을 거슬러 서울로 가거나 강 건너 황해북도 개풍군 임한면 정곶리 사이를 왕래하던 사람들로 늘 북적였다고 한다. 김석태 어르신은 “김해 김씨 집성촌인 마근포구 일대엔 20가구가 모여 살았다. 이젠 농지로 변해 주택지 뒤 야산에 있던 대나무숲만 일부 흔적을 보일 뿐이다”라고 고개를 저었다. 당시 목선으로 직접 고기잡이를 다녔던 이 마을 김선구(81) 어르신은 “포구 마을에는 생선공판장이 있어 웅어나 숭어, 조기, 황복, 새우 등을 잡아 팔았다”며 “특히 여름철엔 별미인 깨나리 생선을 뼈째 발라 회로 즐겨 먹었다”고 전했다. ‘깨나리’는 세어라고도 불리며 가늘고 작은 물고기로 웅어와 매우 닮았다. 당시 김포 일대에 포구 관련 정박시설이 특별히 있었던 것은 아니고 주변 갯벌 등에 배를 댔다. 강령포에는 토담집 형태의 당집이 있어서 제사 도구를 보관했고 정월 초순 당제를 지냈다. 강령포 앞에 ‘노구여’라는 여(물에 잠겨 보이지 않는 바위)가 있는데 이 역시 제사와 관련된 지명이다. 이 여로 인해 배가 자주 좌초돼 뱃사람들은 구리나 놋쇠로 만든 솥에 새로 밥을 지어 산천신에게 제사를 지냈다. 그 솥을 ‘노구솥’, 밥을 ‘노구메’라고 불렀다. 포구 근처에는 어물을 신선하게 보관하기 위한 토빙고와 새우젓 창고도 마련됐다. 고촌 섶골나루 근처에는 새우젓독을 만드는 가마도 있었다. 강을 거슬러 올라가던 배들은 물때를 맞추는 데 실패하거나 기상이 악화되면 며칠씩 옴짝달싹하지도 못했다. 여행객들은 숙식을 해결할 곳이 필요했는데 조선 중기까지는 원(院)이라고 일컬어지는 관영 숙박시설이 그 기능을 도맡았다. 대표적인 게 조강포에 자리했던 조강원이다. 그러나 관에서 설치한 원 기능이 점차 빛을 상실하고 시장유통에 따른 상인과 보부상들의 대거 활동으로 주막이 번창했다. 조선지지 자료에는 1919년 김포 포구와 관련된 주막 이름이 등장한다. 당시 통진군에는 원모루주막, 산성주막, 강령포주막, 조강가리주막, 조강리주막, 후평주막, 마근포주막, 전류리주막, 봉성리주막, 바삭바위주막, 조강거리주막 등이 있었다. 광복을 앞뒤로 한 시기까지 주막은 성업을 이뤘다. 김포시는 행정안전부로부터 지원을 받아 포구의 장점과 역사를 재조명하고 과거 정취를 살린 체험·관광자원으로 특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우선 하성면 전류리 54-4와 봉성리 640-4 부지 1만 2500㎡에 포구공원과 물길 산책로를 조성한다. 국비 100억원을 투입해 2020년 착공, 2025년 완공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정왕룡 전 김포시의원은 “한반도 물류·관광·문화 중심지라는 인문학적 고찰이 필요하고, 한강하구의 물류 기능과 역사성을 복원하는 방향으로 포구를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행안부 지원방안은 근시안적 관광 볼거리 이벤트 성격으로 예산 나눠 먹기 개발로 이어질까 염려된다”며 “한강하구 일대에서 강화 따로, 파주 파로, 김포 따로가 아니라 조강권 남북 공동체 복원이라는 종합적 관점에서 함께 머리와 어깨를 맞대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격조높은 영화음악 오케스트라 홀리다

    격조높은 영화음악 오케스트라 홀리다

    “우리는 지구에 남은 마지막 오케스트라 음악가입니다. 우리가 없었다면 오케스트라는 사라졌을 것입니다.” 영화음악 작곡가 한스 치머가 다큐멘터리 ‘스코어: 영화음악의 모든 것’에서 한 말이다. 자신의 직업에 대한 책임감을 강조한 이 발언은 영화음악의 달라진 위상을 단적으로 표현한다. 외국 유명 오케스트라가 시네마 콘서트를 위해 내한하는 등 영화음악은 이제 순수음악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고 한다. 무성영화 시절 영사기 소음을 감추고자 영상에 맞춰 오르간을 연주하는 것으로 시작한 영화음악은 이제 주요 음악회장에서 빠질 수 없는 공연계 인기 레퍼토리다.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오른 공연 가운데 영화음악을 소재로 한 공연은 2015년 1회, 2016년 2회에서 2017년 7회, 지난해는 9회로 늘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나 야외에서 열리는 식의 이벤트 성격이 강했던 과거 공연과 달리 2017년에는 ‘스탠리 큐브릭의 2001년: 스페이스 오디세이’(9월), ‘아마데우스 라이브’(11월)와 같은 라이브음악과 함께 영화 전막을 상영하는 필름콘서트가 무대에 올랐다. 2018년에는 ‘애니메이션 OST 어벤져스 페스티벌’(8월), ‘슈퍼히어로와 함께하는 크리스마스 콘서트’(12월) 같은 할리우드 슈퍼히어로물을 소재로 한 공연이 트렌드를 이뤘다. 수도권의 또 다른 대형공연장인 서울 롯데콘서트홀도 영화 명장면과 유명 OST를 라이브 연주로 감상하는 시네마 콘서트나 전막 상영 형식의 필름콘서트 공연이 꾸준히 늘었다. 콘서트홀이 개관한 2016년 8월부터 같은 해 연말까지 영화음악 관련 공연은 ‘탄둔 무협영화 3부작: 와호장룡, 영웅, 야연’, ‘아마데우스 라이브’ 등 3회에서 2017년과 2018년 각각 9회로 늘었다. 2018년에는 영화음악을 연중 다루는 기획공연 ‘시네마 토크’를 선보이며 횟수가 늘었다. 올해는 ‘헐리우드 온 에어’라는 기획공연이 ‘시네마 토크’의 바통을 이어받는다. 영화음악 관련 공연이 늘어난 이유에 관해 유튜브 같은 동영상 플랫폼에 친숙한 젊은층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한다. 공연기획사 입장에서는 비싼 저작권료 때문에 영화음악을 연주하거나 영상을 상영하는 게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음악을 ‘보면서 듣는’ 것에 익숙한 수요가 늘어나며 자연스럽게 영화음악이 공연계의 인기 아이템으로 주목받는다는 설명이다. 공연계 관계자는 “시네마 콘서트는 영화를 좋아하는 층과 음악을 좋아하는 층에 모두 인기를 끌 수 있는 요소가 있다”면서 “더불어 주말 낮 시간대에 기획된 일부 공연들은 무겁지 않은 음악회를 좋아하는 관객층의 선호와도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영화음악 자체의 수준도 높아졌다. 과거 영화음악들은 높은 연주 테크닉을 요구하지 않았고, 정통 클래식보다 완성도도 낮았다. 하지만 존 윌리엄스, 한스 치머 같은 유명 작곡가들의 작품들은 정상급 오케스트라들도 무대에 올릴 만큼 높은 수준을 인정받고 있다. 이 때문에 음악회 메인 프로그램으로 영화음악을 연주하는 외국 유명 오케스트라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올해 창단 100주년을 맞아 오는 3월 내한하는 LA필하모닉은 가장 유명한 영화음악 작곡가인 존 윌리엄스의 음악을 연주하는 ‘영화음악 콘서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베네수엘라 출신의 스타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의 지휘로 ‘스타워즈’, ‘쉰들러 리스트’, ‘죠스’ 등 영화사에 남은 명곡들을 연주한다. 음악평론가 한정호 에투알클래식 대표는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하는 LA필하모닉으로서는 자신들이 영화음악에 관해 정통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즐기며 들을 수 있는 현재 ‘오늘의 음악’을 연주하는 것도 오케스트라가 해야 할 임무라는 점에서 LA필하모닉의 이번 공연은 전향적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피츠제럴드의 미친 아내? 그녀는 시대의 ‘플래퍼’였다

    피츠제럴드의 미친 아내? 그녀는 시대의 ‘플래퍼’였다

    ‘위대한 개츠비’를 쓴 스콧 피츠제럴드의 뮤즈이자 아내로만 알려진 젤다 피츠제럴드(1900~1948)를 재조명하는 책이 나왔다. 단편소설 5편, 산문 9편을 엮은 ‘젤다’(HB PRESS)는 한국에서 그의 이름으로 출판하는 첫 책이다.“스콧은 그녀가 정말 미쳤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서야 좋은 글을 쓸 수 있었다”는 헤밍웨이의 혹평처럼 지금까지 젤다는 남편의 뮤즈를 넘어 그의 창작을 방해하는 정신이상자로 그려졌다. 그러나 최근 전기 작가들이 재조명한 젤다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스콧이 작가로서 젤다의 성격과 재담, 심지어 그녀의 일기와 편지에 의지했다는 것. 공저 혹은 스콧의 이름으로 실린 작품 중 대부분이 젤다의 작품이라는 설도 있다. 훗날 젤다는 뉴욕트리뷴에 이렇게 썼다. “피츠제럴드는 표절은 집 안에서 시작된다고 믿나 봐요.” 표지에 ‘피츠제럴드’라는 글귀가 희미하게 지워져 있는 책 ‘젤다’는 ‘피츠제럴드’ 없이 홀로 선 젤다를 조명한다. 수록한 단편 ‘오리지널 폴리스 걸’, ‘남부 아가씨’, ‘재능 있는 여자’는 자전적 성격이 짙다. 런던 연극 무대를 꿈꾸는 코러스 걸(‘오리지널 폴리스 걸’), 천부적인 재능의 댄서(‘재능 있는 여자’)는 꿈의 실현에 바짝 근접했다가 돌연 방향을 틀어 버린다. 어려서부터 재능을 보였던 발레에 다시 도전해 유명 발레단 입단의 문턱에서 좌절했던 젤다의 삶과 겹친다. 산문 중에서는 ‘플래퍼 예찬’이 눈에 띈다. 플래퍼는 1920년대 등장한 미국 신여성을 가리킨다. 젤다는 이렇게 썼다. “그녀는 추파를 던지는 것이 재미있어 추파를 던졌고, 몸매가 좋았기에 원피스 수영복을 입었다. … 그녀는 자신이 하는 일을 늘 하고 싶었던 일과 의식적으로 일치시켰다.” 젤다는 자기 주도적인 삶을 살았지만, 나쁜 일에 관한 책임은 남편 몫까지 뒤집어써야 했던 시대의 플래퍼였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일본인 극장 몰려 있던 충무로… 조선 영화관 각축장 된 종로

    일본인 극장 몰려 있던 충무로… 조선 영화관 각축장 된 종로

    1903년 6월 한성전기회사가 주최한 동대문 기계창에서의 활동사진 상영회가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 공간은 동대문활동사진소로 자리잡는다. 한국에서 관람료를 내고 들어온 사람들을 대상으로 영화를 상영했다는 가장 첫머리의 기록이다. 그리고 1919년 10월 조선인 거리의 영화 상설관 단성사에서 연쇄극 ‘의리적 구토’를 상영해 조선인 관객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이는 한국 최초로 만들어진 영화가 다중이 모인 극장에서 공개된 가장 첫 번째 사건이다.이번 주제는 활동사진이 상영됐던 공간, 바로 ‘영화관’에 관한 것이다. 한국 사람들이 처음 활동사진을 보기 위해 동대문활동사진소에 운집했던 1903년부터 조선인 거리의 연극장 단성사가 영화 상설관으로 새롭게 태어난 1918년까지 서울 도심에는 어떤 영화관들이 생겨났고, 영화관 거리는 어떤 모습으로 형성됐을까. 우리가 이 시기 영화관의 설립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제작·배급·상영으로 이어지는 영화산업의 기초적인 형태가 구축되기 시작했음을 말해 주기 때문이다. ●영화관 설립 이전의 상영 공간 한성전기회사가 운영하던 동대문활동사진소는 1908년 흥행 단체인 광무대(光武臺)가 인수하며 ‘광무대’라는 이름으로 재출발한다. 전통 연희 공연을 중심으로 활동사진까지 상영했던 공간으로 1914년까지 이어졌다. 운영은 조선인 흥행사 박승필이 맡았는데, 이후 그는 단성사를 경영하고 연쇄극을 제작하는 등 초창기 한국 영화의 기반을 만든다. 아직 본격적인 영화 상설관이 설립되지 않았던 시기 활동사진을 상영하던 공간은 또 어디에 있었을까. 서대문 정차장 근처 프랑스인 마르탱이 운영하던 호텔 애스터하우스에서 1907년 프랑스에서 가져온 필름들을 상영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즈음 영화 상설관은 아니지만, 무대 공연을 중심으로 한 극장들이 생겨났다. 상설 극장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1902년 대한제국 황실이 국가 경사를 위해 설립한 ‘희대’(戱臺)다. 지금의 서울 종로구 새문안교회 자리에 있었다. 사실 이전의 조선은 건물 안에서 공연하는 극장문화가 없었으므로 최초의 근대식 극장으로 기록되는 곳이다. 희대는 협률사(協律舍) 또는 원각사(圓覺社)로도 불렀는데, 이곳을 빌려 연희를 하던 단체의 이름을 따서 그렇게 불렀다. 가장 먼저 협률사가 운영했던 희대는 1904~1905년 러일전쟁 때 폐지됐다가 1907년 2월부터 관인구락부(官人俱樂部)라는 이름의 사교회장으로 활용됐고, 1908년 7월부터 작가 이인직이 ‘원각사’라는 이름의 연희장으로 운영하며 연극과 영화를 비롯해 다양한 볼거리들을 상연했다. ●북촌과 남촌의 극장가 일제강점기 서울 장안은 청계천을 경계로 북한산 아래 북촌의 조선인 거주지와 남산 아래 남촌의 일본인 거주지가 분리돼 있었다. 자연스럽게 극장가 역시 민족별로 구분해 형성됐다. 조선인 극장들은 조선인들의 전통적인 상권인 종로통을 중심으로 들어섰고, 일본인 극장들은 지금의 충무로인 본정(本町)의 일본인 상권을 중심으로 자리를 잡았다. 북촌에는 한국 최초의 근대식 공원인 종로 2가의 탑골공원을 중심으로, 1907년부터 단성사(團成社), 연흥사(演興寺), 장안사(長安社)와 같은 민간 극장이 설립됐다. 조선인들을 위해 전통 연희, 신파극, 활동사진 등 다양한 볼거리가 상연됐던 공간들이다. 조선인 극장의 형성과 프로그램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은 남촌의 일본인 극장들이다.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하면서 대한제국 시기 한국으로 많은 수의 일본인이 건너왔고, 자연스럽게 일본인 거류민들을 위한 극장이 생겨났다. 1907년을 전후한 시점 욱정(旭町) 1정목 쪽의 가부키자(1906년 설립·이하 설립연도), 본정 2정목의 혼마치자(1906년쯤), 본정 3정목의 고토부키자(1907년쯤), 본정 4정목에 이르면 게이조자(1906년쯤)가 있었다. 명동 방향으로는 나니와부시(浪花節)를 공연하는 나니와칸(1909년), 그리고 남대문 앞에는 신파극을 공연하는 이나리자(1910년)가 있었다. 영화 상영을 중심으로 하는 첫 활동사진 상설관은 1910년 지금의 을지로인 황금정 2정목에 세워진 경성고등연예관이다. 목조 건물로 1층에는 긴 의자, 2층에는 다다미를 배치해 600여명이 앉을 수 있었다. 당시 개관 광고를 보면 프랑스 파테사의 영사기를 도입해 세계 각국의 풍경과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 주는 ‘세계 제일 활동사진관’임을 거창하게 선전한다. 당시 관객은 조선인과 일본인이 각각 절반 정도였다. 초창기 영화감독 이구영의 기록에 따르면 서양인 권투선수와 일본인 유도선수가 겨루는 단편영화를 상영하던 중 조선인 관객들이 서양 선수를 응원하는 바람에 일본인 관객들과의 싸움으로 번지기도 했다. 이후 일본인 거리의 황금정 3정목에는 다이쇼칸(1912년), 고가네칸(1913년)이 들어섰다. 본정의 가장 번화가인 1정목과 2정목의 교차점에는 1915년 유라쿠칸이 설립돼 남촌의 대표적인 활동사진관으로 자리잡았다.●서양 영화를 상영한 조선인 영화관 북촌에는 1912년 우미관(優美館)이 영화 상설관으로 처음 등장한 후 1907년 설립된 단성사(團成社)가 1918년 영화관으로 재개관했으며, 1922년 조선극장이 설립되면서 조선인 영화 상설관으로는 3대 극장이 각축전을 벌이게 된다. 종로통에 세워진 우미관은 조선인을 대상으로 처음 설립한 영화관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크다. 주로 유니버설의 연속영화(serial film·지금의 텔레비전 드라마처럼 20분 분량의 필름을 1주일에 1편씩 상영하는 방식)와 유니버설의 자회사인 블루버드와 레드페더 등에서 제작한 5권 분량의 장편 영화를 상영한 서양 영화 전문관이었다. 1907년 세워져 복합 연희장으로 운영되던 단성사는 조선인이 소유한 유일한 극장이었다. 1914년 1월 안재묵이 수용 인원 1000명의 대형 극장으로 신축했으나 1년 만에 화재로 소실된 후 1917년 2월 고가네유엔(黃金遊園)의 소유자 다무라 기지로가 인수했다. 다무라는 조선인 흥행사 박승필에게 단성사의 운영권을 주었고, 그는 1918년 12월 활동사진관으로 신축해 흥행했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조선인 영화 상설관이 서양 영화를 주로 상영하는 ‘외화전문관’이었고, 일본인 영화 상설관은 일본 영화를 기본으로 상영하는 ‘방화관’(邦畵館)이면서 서양 영화를 함께 상영하는 ‘병영관’(映館) 성격을 띠고 있었다는 점이다. 1920년대 들어 경성의 영화관 거리는 조선인 영화관의 경우 조선인 변사가 해설하는 서양 영화를 상영하고, 일본인 영화관은 일본인 변사가 해설하는 일본 영화를 주로 상영하는 구도가 굳어졌다. 이즈음 서울 장안 극장가에서 상영하는 영화들은 활동사진 수입 초기에 선보이던 뤼미에르 형제나 미국 바이타스코프의 백 피트짜리 짧은 필름이 아니었다. 움직이는 사진을 보고 신기해하고 달려오는 기차를 피하던 구경꾼들은 이미 지난 얘기였다. 이야기 전달을 위한 구성력을 갖추어 가는 미국과 유럽의 장편 극영화들은 활동사진을 좋아하던 ‘애활가’(愛活家)들을 본격적인 ‘영화관객’으로 훈련시켰다. 정종화 한국영상자료원 선임연구원
  • 북극곰 50여 마리 떼로 마을 점령…기후변화의 재앙

    북극곰 50여 마리 떼로 마을 점령…기후변화의 재앙

    러시아 북극해의 한 섬에 북극곰 50여 마리가 떼로 출몰한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기후변화로 먹이를 잃은 북극곰들의 ‘반란’이다. 러시아 매체 RT 등 현지 언론의 10일 보도에 따르면, 북극해에 있는 러시아 군도 노바야제믈랴 제도 주민 3000여 명은 최근 시도때도 없이 출몰하는 북극곰 탓에 외출을 두려워하고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굶주림에 시달리던 북극곰 50여 마리가 수시로 마을에 내려와 공공기관에 들어가거나, 공터 등지에서 자주 목격되고 있다. 이에 주민들은 유치원이나 학교에 가야 할 아이들을 집에서 머무르게 하는가 하면,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된 영상에서는 10여 마리의 북극곰이 눈으로 뒤덮인 주택가에 떼로 내려와 먹이를 찾는 모습을 담고 있다. 뿐만아니라 아이들이 노는 유치원의 놀이터에서도 먹이를 찾는 북극곰 몇 마리를 확인할 수 있다.하얀 털 및 귀여운 외모와 달리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맹수로 꼽히는 북극곰은 마을에 내려온 뒤 더욱 공격적인 성격을 드러내 주민들을 두려움에 떨게 했다. 이러한 북극곰이 주민들에게 위협을 가해도, 주민들은 북극곰 사냥이 불법인 현지 법에 따라 이를 피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주민들은 모스크바 당국에 북극곰에 대한 총기 사용을 허가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환경보호단체 등의 반대로 거절당했다. 다만 비상사태라는 사실을 인지한 당국은 전문가를 동원해 개체 수를 일정부분 줄이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 등으로 얼음이 녹아 먹이 사냥을 위해 이동하는 것이 어렵게 된 북극곰들이 더 자주 주민들과 충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크래커총이 진짜라면”… 금지의 시대 꼬집다

    “크래커총이 진짜라면”… 금지의 시대 꼬집다

    1960~1990년 주제… 13개국 100명 참가 탈식민지·독재·산업화 등 사회변화 유사“박정희 군사독재 시대였기에 (예술가들이) 하고 싶은 작업을 하지 못하는 시대였지만, 언제나 새로운 걸 하고 싶어하는 욕망이 있었어요.”(한국 전위 미술의 대가 김구림) “(수하르토) 군사정권에 반대하는 제 입장을 대놓고 얘기할 수 없어서 총 모양 크래커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인도네시아 ‘신미술운동’ 주요 멤버 FX 하르소노) 금지의 시대에 무엇이라도 했던 예술가들. 외부로부터 이식한 게 아니라 철저히 자생적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겠다는 열망이 그들을 들끓게 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지난달 31일부터 시작한 ‘세상에 눈뜨다: 아시아 미술과 사회 1960s-1990s’ 얘기다. 전시를 열고자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해 도쿄국립근대미술관, 싱가포르국립미술관, 일본국제교류기금 아시아센터가 4년여 동안 조사·연구했다. 한국, 일본, 중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인도, 미얀마, 캄보디아의 아시아 13개국 주요 작가 100명의 작품 170여점이 이렇게 모였다.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아시아는 탈식민, 이념 대립, 베트남전쟁, 민족주의 대두, 근대화, 민주화운동 등 급진적인 사회 변화를 경험했다. 전시를 기획한 배명지 학예연구사는 “(국가들 사이에) 직접적인 상호 작용은 없었지만, 그들 간 예기치 않은 공명을 발견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국가별 전시가 아닌 초국가적인, 비교문화적인 방식으로서의 전시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전시는 ‘구조를 의심하다’, ‘예술가와 도시’, ‘새로운 연대’의 3부로 구성했다. 동시기 각국의 작가들이 비슷한 문제의식을 느끼고 유사한 표현 방식을 차용한 것을 보면 소름이 돋는다. 전시장 입구에서 한 무더기 핑크빛 총과 맞닥뜨린다. 인도네시아 작가 FX 하르소노의 ‘만약 이 크래커가 진짜 총이라면 당신은 무엇을 하겠습니까?’다. 1965년 수하르토 통치 이후 1966년을 기점으로 표방한 이른바 ‘신질서’에 따라 인도네시아에서는 정치적 성격의 예술과 미디어는 늘 검열 대상이었다. 엄혹한 시대를 살았던 작가는 부지불식 간 일상에 잠입한 폭력성을 크래커 총으로 은유했다. 독재정권이라는 정치상과 더불어 소비 자본주의 침투라는 달라진 경제상에 대한 두려움도 엿보인다. 전시장 한쪽에는 ‘0엔’짜리 모형 지폐가 자리한다. 1000엔짜리 모형 지폐를 제작했다가 통화 사기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일본 작가 아카세가와 겐페이. 그는 이후 지폐에 ‘0’이라는 숫자를 의도적으로 삽입했다. 한국의 오윤 작가는 조선시대 불화를 차용해 물신주의를 ‘지옥’에 비유했다.(‘마케팅Ⅰ: 지옥도’) 군데군데 인간 군상을 살펴보는 재미가 있는 이 그림에서 펄펄 끓는 물에 내던져지는 화탕 지옥은 휘발유 제품명 ‘CX3’, 거대한 나무 판에 짓이겨지는 석개 지옥은 코카콜라와 연계된다. 소비사회를 상징하는 코카콜라의 메타포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옥도 옆에는 콘돔을 씌운 콜라 유리병이 자리한다.미술관의 큐레이팅을 따라가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해 보는 것도 전시를 즐기는 방법 가운데 하나다. 가령 관객이 무대 위에 앉은 오노 요코의 옷을 자르는 영상 ‘컷 피스’는 당대에는 폭력과 전쟁(특히 베트남전쟁)에 대한 항의로 여겨졌다. 그러나 요즘엔 페미니즘 작업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전시 말미 ‘젠더와 사회’에서 만나는 ‘생각하는 누드’에서는 필리핀 여성미술연대 ‘카시블란’ 창시자인 줄리 루크가 제왕절개수술의 상처가 역력한, 모성 경험으로서의 자기 신체를 드러낸다. ‘폭력’과 ‘모성’이라는, 여성의 신체에 각인된 제각기 다른 키워드를 떠올리게 한다. 전시를 보면 “아시아 현대미술의 새로운 경향이 외부나 서구에서 영향을 받은 게 아니라 내부의 정치적 자각, 이전과 다른 예술 태도, 새로운 주체 등장을 따라 자발적으로 이루어졌다”는 미술관 측의 설명을 이해할 수 있다. 제1·2전시실, 중앙홀을 아우르는 방대한 규모에 각 나라 역사를 되새기느라 작품들 앞에서 걸음을 떼기가 쉽지 않다. 오랜 시간을 가지고 충분히 음미할 것을 추천한다. 오는 5월 6일까지. 글 사진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7’ 공감력+웃음 만렙 ‘맘충’ 발언에 “개저씨”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7’ 공감력+웃음 만렙 ‘맘충’ 발언에 “개저씨”

    공감력 만렙 웃음을 업그레이드하고 돌아온 ‘막돼먹은 영애씨17’이 첫 방송부터 레전드 시리즈의 위엄을 뽐내며 ‘불금’을 제대로 접수했다. tvN 불금시리즈 ‘막돼먹은 영애씨17’(연출 한상재, 극본 한설희·백지현·홍보희, 제작 tvN / 이하 ‘막영애17’) 1회 시청률은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시청률에서 가구 평균 2.6% 최고 3.0%를 기록하며 뜨거운 호평 속에 첫 방송 됐다. (유료플랫폼 전국기준/ 닐슨코리아 제공) ‘막영애’를 대한민국 최장수 시즌제 드라마로 일궈낸 공감 제조 드림팀의 변함없는 하드캐리와 ‘맘영애’로 레벨업한 영애씨의 새로운 이야기는 더 확장된 공감과 화끈한 웃음을 선사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특히 12년 내공을 자랑하는 원년 멤버들과 정보석, 박수아(리지), 연제형 등 개성 충만한 새 멤버들이 보여준 ‘막영애’ 군단의 핵꿀잼 시너지는 명불허전이었다. 이날 방송은 남편 승준(이승준 분)을 따라 내려간 시골에서 독박육아에 시달리는 영애(김현숙 분)의 모습으로 시작됐다. 뭘 해도 파란만장한 영애답게 첫 등장부터 범상치 않은 웃음을 유발했다. 딸 헌이를 안은 채 멧돼지에 쫓기며 논두렁 질주를 선보이는 영애의 모습은 앞으로 펼쳐질 화끈한 육아활투극을 예고하는 듯했다. 서울을 떠나 강원도에서 승준과 꿀벌이와 함께 인생 2막을 시작한 영애. 결혼 생활은 생각보다 더 만만치 않았다. 멧돼지를 잡아 상까지 타는 다이내믹한 시골 생활은 둘째 치더라도 오랜만에 찾아온 급한 신호(?)에 큰일과 함께 모유 수유를 하며 우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영애의 리얼한 모습이 보는 이들의 공감을 자아내며 ‘막영애 표’ 육아에 궁금증을 높였다. 그런 영애 앞에 새로운 강적이 나타났다. 영채(정다혜 분) 부부의 치킨집 개업식에 참석차 영애는 꿀벌이와 서울행 버스에 오르게 됐다. 때마침 낙원사 사장을 맡게 돼 같은 버스를 타게 된 보석(정보석 분). 두 사람은 첫 만남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세상 성격 급한 보석은 1분 늦게 버스에 오른 영애도 못마땅한데, 울음을 멈추지 않는 헌이에 영애의 숙면 수유 현장까지 목격하게 된 보석은 놀라 자빠졌다. 미안한 마음에 상처에 대라며 건넨 얼음팩이 모유임을 알게 된 보석은 폭발했고, 버스에서 내린 영애를 따라가 ‘맘충’이라며 폭언을 쏟아냈다. 하지만 이에 가만히 있지 않을 영애씨. 택시까지 가로챈 보석을 쫓아 ‘개저씨’라고 불을 내뿜는 영애의 모습이 사이다와 함께 폭소를 유발했다. 특히, 낙원사 사장이라는 사실을 알 길 없는 영애가 보석과 재회해 펼쳐나갈 낙원사 스토리에도 호기심을 자극했다. 더불어 낙원사 식구들도 변함없는 대환장 케미로 즐거움을 안겼다. 영채의 치킨집 판촉물을 맡은 미란(라미란 분), 서현(윤서현 분), 지순(정지순 분)은 개업식 경품을 노리며 코끼리코 돌기 맹훈련에 나서는 등 눈빛만 마주쳐도 폭소가 터지는 하드캐리로 극의 재미를 견인했다. 낙원사에 새로 부임하게 된 사장이 애초 일정보다 빨리 회사에 도착했다는 소식에 낙원사 식구들도 비상이 걸렸다. 낙원사의 박힌 돌이자, 주춧돌의 힘을 확실하게 보여주자던 파이팅 넘치는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첫날부터 ‘굴러온 돌’ 보석에게 호되게 당한 낙원사 식구들의 모습이 웃음을 유발했다. 무엇보다 워킹맘으로 낙원사에 돌아올 영애와의 앙숙케미를 예고한 엔딩은 향후 전개에 기대를 더했다. 첫 방송부터 ‘막영애17’은 12년 동안 시청자들의 웃음과 공감을 책임져 온 레전드 시리즈의 위엄을 제대로 보여줬다. 출근은 없지만, 퇴근도 없고 결정적으로 월급마저 없는 영애의 육아는 이전보다 더 현실적이고 깊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엄마이자 아내, 워킹맘으로 돌아온 ‘맘영애’의 사이다 활약을 기대하는 시청자들의 응원도 뜨겁다. 확 달라진 분위기로 제2의 도약을 기대케 하는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첫 회였다. 설명이 필요 없는 배우들의 웃음 하드캐리는 더욱 강력해졌다. ‘맘영애’로 돌아온 영애씨의 몸을 날린 연기는 한층 진화한 캐릭터의 매력을 뽐냈다. 소름 끼치는 딸바보 승준은 물론 라미란을 비롯한 낙원사 터줏대감들의 변함없는 찰진 연기는 매 순간 빵빵 터지는 웃음을 견인했다. 존재만으로 낙원사 식구들의 오금을 저리게 한 정보석의 코믹한 연기 변신은 김현숙과의 티격태격 앙숙케미를 기대케 했다. 업그레이드된 능청 연기를 선보인 규한(이규한 분)과 그의 말에 “그러시던가요”로 일관하는 세상 시크한 어시스턴트 제형(연제형 분)의 츤데레는 색다른 브로맨스로 여심을 저격하는 포인트. 여기에 규한과 얽히기 시작한 수아(박수아 분)의 깜짝 등장까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전개는 기대 이상이었다.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케미로 첫 방송부터 ‘불금’을 제대로 접수한 ‘막영애’군단의 활약에 귀추가 주목된다. tvN 불금시리즈 ‘막돼먹은 영애씨17’은 매주 금요일 밤 11시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노동자 탄압을 본격화하고 있는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노동자 탄압을 본격화하고 있는 중국

    지난달 20일 밤 10시쯤,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시에서 활동하는 노동운동가인 우구이쥔(吳貴軍), 노동조직 전문가 장즈루(張治儒), 인권운동가 허위안청(何遠程), 노동자대표 쑹자후이(宋佳慧) 등 4명이 현지 공안(경찰) 당국에 체포됐다. 허난(河南)성에서 활동하는 노동운동가 젠후이(簡輝)도 이들과 함께 체포됐다. 이들은 선전시 바오안((寶安)구의 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에게는 ‘군중을 모아 사회질서를 문란하게 했다’는 혐의가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노동운동가 린둥(林東)은 광시(廣西)장족자치구에서 검거됐다가 석방된 뒤 베트남으로 출국했다. 이번에 검거된 우구이쥔은 2013년 광둥성 선전(深圳)에서 일어난 노동자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 등으로 13개월 동안 구금됐다. 당시 검찰은 끝내 그의 혐의를 입증하지 못하고 기소를 취하했다. 장즈루와 린둥은 노동운동 지원단체 춘펑(春風)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으며 2014년 광둥성에서 발생한 노동자 파업을 지원했다는 이유로 구금되기도 했다. 장즈루의 가족은 “공안에서 통보를 받은 이상 변호사를 선임해 그와의 면담을 추진할 것”이라며 “공안 측에서는 조사 결과에 따라 그의 구금 기간이 달라질 것이라는 말을 했다”고 우려했다. 이번에 이들이 일제히 검거된 것은 지난해 중반 전국적인 크 반향을 일으켰던 선전시의 용접설비 제조업체 자스(佳士)과기공사(JASIC) 노조 사태에 관여해 사회질서를 어지럽혔다는 이유라고 홍콩 명보(明報),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보도했다.자스과기공사의 노동자들은 지난해 5월부터 노조 결성을 추진했으나 공안 당국의 탄압으로 수십 명이 체포됐다. 이 소식을 전해듣고 노동자와 학생 100명 이상이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중국 전역에서 몰려들었다. 더군다나 베이징대 외국어학원 졸업생 웨신(嶽昕) 등을 비롯해 베이징대 의학부 졸업생 구자웨(顧佳悅), 중산(中山)대 석사 천멍위(沈夢雨), 난징(南京)농업대 졸업생 정융밍(鄭永明) 등의 학생 4명은 지난해 8월 당국에 끌려갔다가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이들 4명의 학생들은 당국에 의해 자신의 범죄를 인정하는 동영상을 찍을 것을 강요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 노동운동 탄압이 본격화되고 있다. 중국 경제성장이 급속한 둔화세를 타면서 노조결성을 비롯해 임금체불 등 근로조건 악화에서 비롯되는 노동관련 시위가 늘면서 이런 움직임이 노사갈등 차원을 넘어 시진핑(習近平) 정권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정국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7일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최근 들어 중국에서 공장 노동자를 비롯해 택시운전사, 건설 인부 등의 노동자들의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홍콩에서 중국 노동인권을 옹호하는 중국노동회보(CLB)는 지난해에 집계된 노동관련 분규 건수가 전년(1200여건)보다 500건 이상이 늘어난 1700여건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분쟁 상당수가 신고되지 않는 데다 중국 당국이 검열까지 강화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드러난 신고 건수는 빙산의 일각으로 추정된다고 CLB는 덧붙였다. 중국 공산당은 1978년 12월 덩샤오핑(鄧小平) 최고 지도자가 개혁·개방을 천명한 뒤 고도성장에 따른 경제 업적을 앞세워 일당독재의 정당성을 확보해 왔다. 2012년 말 권좌에 오른 시진핑 국가주석은 중국 경제의 토대를 굴뚝 산업에서 첨단기술 산업으로 탈바꿈하려고 개혁에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연착륙 기대와 달리 현재 중국 경제는 소비자, 기업의 경제 심리가 급속히 악화하고 주택시장도 불안한 데다 미국과의 무역전쟁도 장기화하는 등 각종 악재가 겹쳐 급격한 하향곡선을 탔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6.6%를 기록했다.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시위 유혈진압 이듬해인 1990년(3.8%)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거래 감소와 제조업 활동 둔화 등을 지적하며 실제 수치가 훨씬 낮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기 침체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판국에 시 주석은 전통적으로 총리가 관장해온 경제정책도 총괄하고 있는 만큼 경우에 따라선 책임론에 휩싸일 수도 있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중국 경제성장 둔화는 결국 노동자의 불만으로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일터에 쏟아부은 ‘피땀’에 걸맞지 않은 대우를 받고 있다는 것이 노동자들의 시각이다. 선전에 있는 전자제품 공장에서 지난해에 시위에 참여한 임금체불 노동자 저우량(40)은 “회사에 건강을 바쳤는데 지금 나는 쌀 한 자루 살 돈도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에 당황한 시진핑 지도부는 새해 들어 반부패 사정작업의 핵심인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에 대해 시 주석에 대한 충성맹세를 하게 했고, 매일 수억 건이 업로드되는 인터넷·모바일 콘텐츠에 대한 사전 검열도 사실상 의무화했다. 중국 정부가 정치·사회적 불안 요인을 사전에 제거함으로써 체제 안정을 유지한다는 명분으로 권력기관을 직접 동원하고 사이버 공간에 대해서까지 통제를 부쩍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관영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지난달 22일 베이징에서 열린 공산당 중앙당교 세미나에 참석해 지방정부 지도자들과 중앙정부 부장(장관) 인사들에게 ‘중대한 위험’을 경고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당이 장기집권과 개혁·개방, 시장경제를 유지하는 데 있어 장기적이고 복잡한 시련을 맞았고 외부환경도 험난하다”며 “경제 발전과 사회 안정을 확실히 이룰 수 있도록 솔선수범해서 현재의 주요 위험을 해결하고 예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앙당교 세미나가 예정에 없이 급하게 잡힌 비상회의 성격이었음을 감안하면 경기 둔화가 중국 사회 전반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중국 지도부가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시 주석은 이를 위해 노동자 3억명 이상이 가입된 친기업 노조인 중화전국총공회(ACFTU)에 대한 공산당의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노동자들에게 조언하거나 노조의 단체교섭을 도와주는 노동인권 단체들을 해체했다. 제프리 크로설 CLB 홍보이사는 “중국 지도부가 대규모 시위의 재발을 확실히 막는 데 훨씬 더 엄격한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8월 이후 노동관련 시위 때문에 구속된 이들은 150여명에 이른다. 구속된 이들 중에는 교사를 비롯해 택시운전사, 건설 노동자, 노동조건 개선을 촉구하는 학생들이 포함돼 있다. NYT는 중국 지도부가 노동시위를 잠재적인 정치적 위협으로 보고 있으며 톈안먼 민주화 시위 30주년을 맞는 올해에는 시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당국은 특히 젊은 공산주의 대학생들이 주도하는 노동운동을 훨씬 더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활동가는 중국이 자본주의를 포용해 노동자들을 착취한다며 중국 공산주의 사상의 아버지인 마오쩌둥(毛澤東)이나 칼 마르크스의 이론을 거론하고 있다. 이 때문에 노동자들이 계속 이런 상황에 내몰리면 시 주석의 국가 비전인 중국몽(中國夢)과 공산당에 대한 신뢰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의 디애나 푸 국제정치학 교수는 “교사가 일하길 거부하고 트럭 운전사가 물품 운송을 중단하며 건설 노동자가 인프라 건설을 그만두면 꿈을 좇을 수 없는 법”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이들은 부패한 관리들이 경영자들과 결탁해 노동자들을 학대한다며 중국 남부 지역에서 독립노조의 조직을 시도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은 바로 진압에 나섰고 관련자 50명 이상이 실종되거나 구속됐다. 푸 교수는 “중국 공산당이 마르크시즘을 따르지 않는다고 외쳐대는 것은 중국 정부가 보기에는 자식이 친부모를 공개 비난하는 것과 같다”며 “이는 국가 주도 사회주의에 대한 명백한 반항이자 거부로 간주된다”고 설명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이경규 딸 이예림, ‘미스 콤플렉스’ 출연 확정 “소심한 똑똑이 변신”

    이경규 딸 이예림, ‘미스 콤플렉스’ 출연 확정 “소심한 똑똑이 변신”

    이경규 딸 이예림이 웹드라마 ‘미스 콤플렉스’에 출연을 확정지었다. 배우 이예림은 웹드라마 ‘미스 콤플렉스’(기획 제작 와이낫미디어)에서 소심하지만 섬세한 성격의 대학원생 고민제 역을 맡았다. 이예림은 극중 ‘인싸’가 되고싶은 청순한 똑똑이로 변신, 콤플렉스를 이겨내는 꾸준한 노력파의 면모를 선보일 예정이다. ‘미스 콤플렉스’는 각기 다른 콤플렉스를 가진 세 절친의 이야기와 우정을 담은 작품이다. 누구나 겪을 만한 20대들의 콤플렉스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한편 세 절친이 합심하여 콤플렉스를 이겨내는 모습을 통해 위로와 희망을 전할 전망이다. 고민제는 똑똑하고 다른 사람의 열등감을 잘 이해하며 다독이는 인물이지만, 여러 사람과 어울리지 못하는 소심함을 콤플렉스로 지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과 실패를 겪지만 꿋꿋하게 이겨내는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미스 콤플렉스’는 오는 10일 방송되는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네이버TV 및 유튜브, 페이스북 ‘콬TV’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한반도 운명 가를 3주… 힘받는 ‘촉진자 文’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오는 27~28일 베트남에서 열리기로 확정되면서 한반도 문제의 ‘운전자’이자 ‘촉진자’인 문재인 대통령의 어깨가 다시 한번 무거워졌다. 앞으로 ‘운명의 3주’ 동안 북한의 추가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 조치 간 교집합을 어떻게 끌어내느냐에 비핵화 프로세스의 명운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지난해 1차 정상회담이 북·미가 큰 틀에서 공감대를 이루는 상징적 성격이 강했다면 2차 정상회담에서는 한반도 비핵화의 불가역적 성과를 내야 한다는 목적의식이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6일 2차 북·미 정상회담 일정 확정과 관련해 “이제 베트남에서는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진전의 발걸음을 내딛기를 바란다”고 말한데서도 절박함이 묻어난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북한의 김혁철 전 스페인 대사가 평양에서 벌이는 실무회담이 끝난 이후 문 대통령의 역할은 1차 정상회담 때처럼 대화테이블이 중간에 엎어지는 국면이 오지 않도록 ‘상황관리’는 물론 정상회담 직전까지 양측의 이견을 중재하는 데 집중될 전망이다. 앞서 워싱턴에서 열린 북·미 고위급 회담을 일주일가량 앞두고 서훈 국정원장이 워싱턴을 비공개 방문하고 비건 특별대표가 방북을 앞두고 지난 4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만난 것도 중재 행보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비건 특별대표가 북한에서 돌아오면 어떤 형식으로든 청와대, 외교부 등과 긴밀한 정보 공유가 이뤄질 것”이라며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 정상 간 소통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발전소 자회사 정규직 전환… ‘위험의 외주화’ 막는다

    발전소 자회사 정규직 전환… ‘위험의 외주화’ 막는다

    당정·대책위, 김용균법 후속대책 합의별도 공공기관 설립2266명 직접 고용김용균 사망 사건 진상조사위도 가동공공기관 설립 방식 등은 과제로 남아 우리 산업 현장의 고질적 병폐인 ‘위험의 외주화’ 문제를 죽음을 통해 의제화했던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씨의 장례가 사망 58일 만에 치러진다. 정부·여당이 김용균씨가 맡았던 연료·환경설비 운전 분야의 노동자들을 정규직화하기로 시민대책위원회 측과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5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내놓은 합의안에 따르면 당정은 국내 5대 화력발전사(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발전)가 새 공공기관을 만들어 연료·환경설비 운전 분야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고용하기로 했다. 발전기를 돌리는 데 필요한 연료를 공급하고 발전 후 남은 부산물을 처리하는 업무를 하는 직원들이다. 또 김용균씨 사망 사고의 구조적 원인을 찾기 위해 석탄 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당정은 발전사 5곳도 노동자를 충원해 2인 1조 근무 원칙을 철저히 지키게 하기로 했다. 또한 향후 공공기관 작업장에서 사망 등 중대 재해가 발생하면 원·하청 등 노동자의 소속을 불문하고 해당 기관장에게 책임을 묻는다. 이 외에도 ▲서부발전 등이 김용균씨 유족에 배상하고 노조에 인사 및 민·형사상 불이익 금지 ▲김용균씨가 속했던 한국발전기술(하청)과 원청업체인 서부발전이 산업재해 취약 노동자 안전·건강 보호를 돕는 비영리 법인에 3년간 총 4억원 기부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당정은 별도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합의 이행을 챙기기로 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김용균씨 장례는 7일부터 9일까지 ‘민주사회장’으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치러진다.  ●화력발전 5사가 공공기관 설립 전망…위험 업무 노동자 안전 강화될듯  당정의 이번 합의안은 지난해 12월 통과한 ‘김용균법’(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에 이은 후속 대책 성격이다. 핵심은 위험 작업을 떠맡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다. 고위험 업무를 하청업체에 넘기는 ‘위험의 외주화’ 관행을 막겠다는 취지다. 김용균씨의 죽음 이후 “산업 현장의 안전만큼은 정부와 기업이 책임져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기에 당정이 방향을 적절히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큰 틀의 합의만 이뤄진 상태라 현장이 바뀌기까지는 넘어야 할 장애물이 남아 있다.  당정 합의안에 따르면 국내 화력발전 5사(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발전)는 공동으로 공공기관 한 곳을 설립해 연료·환경설비 운전 분야 업무를 맡기기로 했다. 민간업체가 맡아 온 해당 업무를 공공기관에 맡기겠다는 것이다. 신설 공공기관에는 외주업체 소속으로 이 업무를 해 왔던 비정규직 등 노동자 2266명(산업통상자원부 추산)이 정규직으로 고용될 예정이다. 발전5사 자회사 정원의 19%에 해당하는 수치다.  시민대책위원회는 서부발전 등 원청업체가 연료·환경설비 운전 분야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라고 주장했지만, 사측이 부담을 호소해 별도 공공기관이 고용하는 방식으로 타협점을 찾았다. 원청 발전사가 비정규직을 직접 고용하면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정규직 노동자와의 ‘노노(勞勞) 갈등’을 피하려는 판단도 깔렸다. 위험 업무 노동자가 자회사에 정규직으로 고용되면 사고 가능성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사고 예방을 위해선 작업자 사이에 유기적 소통이 중요한데 외주화 탓에 인력이 자주 바뀌어 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게 큰 문제였다. 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불안정한 고용 상태 탓에 사고 위험이 커도 문제제기를 하기 어려웠다.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새 공공기관을 어떤 형태로 만들지 합의해야 한다. 거론되는 방안은 ▲5개 발전 자회사가 함께 출자해 통합 자회사를 만들거나 ▲한전의 자회사 형태로 설립하거나 ▲한전산업개발을 공기업으로 전환하는 등이다. 당정과 시민대책위는 공공기관 설립 방식을 포함해 임금산정, 근로조건 등을 노사와 전문가가 함께 꾸릴 ‘노·사·전 통합협의체’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발전소의 경상정비 업무 노동자까지 정규직화할지도 결정해야 한다. 발전소 시설을 고치는 경상정비는 외주화된 대표 업무다. 정비 분야는 하청·재하청 구조가 복잡하고 안전사고가 빈번한 데다 고용 형태가 여러 가지로 난립해 대책을 내놓은 데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이 분야 인력은 민간 8개사에 고용된 2505명 정도다.  합의안에는 사망사고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말 벌인 특별근로감독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서다. 진상규명위의 위원은 시민대책위가 추천하고 총리가 임명한다. 근로감독을 받은 태안발전소 외 국내 12개 석탄화력발전소가 조사 대상이다. 원·하청 간 고용구조, 안전관리 시스템, 인권침해 등 구조적인 조사까지 벌인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그녀들의 사교육 폭풍공감… 현실이어도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그녀들의 사교육 폭풍공감… 현실이어도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한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JTBC 금토드라마 ‘SKY(스카이) 캐슬’이 지난 1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해 11월 1.7%(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라는 저조한 시청률로 시작한 이 드라마는 최종회인 20회 23.8%를 기록하며 비지상파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찍었다. 스스로 세웠던 종전 최고 기록(18회 22.3%, 19회 23.2%)을 연거푸 갈아치운 셈이다. ‘스카이 캐슬’은 입시 위주의 교육 현실과 사교육 열풍 등 한국 사회의 뜨거운 감자를 다루며 시청자들의 전폭적인 공감과 다양한 사회적인 논의를 이끌어냈다. 급기야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스카이 캐슬’ 20회 재촬영 및 ‘스카이 캐슬’ 시즌2 제작을 바라는 글까지 올라왔다. 여러모로 드라마의 역사를 새로 쓴 이 작품이 지난 두 달간 시청자들의 마음 속에 ‘최고의 성’으로 자리잡으며 남긴 것들을 꼽아봤다.●시청자 캐슬러 탐정 변신 ‘스카이 캐슬’은 입시에 대한 상류층의 그릇된 욕망과 더불어 주요 인물들의 죽음과 관련한 비밀을 푸는 추리 요소가 가미되면서 시청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유독 반전을 좋아하는 국내 시청자들은 드라마 여러 장면에 숨겨진 감독의 숨은 의도를 유추하면서 탐정을 자처했다. 특히 작품 후반부 큰 비중을 차지하는 김혜나(김보라)의 죽음과 관련한 해석이 많았다. 14회에 등장하는 죽은 잠자리를 혜나의 죽음과 연관짓는가 하면 한서진(염정아)의 집에서 혜나가 먹는 사과를 성경에 등장하는 ‘금단의 열매’ 선악과로 보기도 했다. 더불어 드라마의 여배우들이 등장한 포스터에 대한 해석도 눈길을 끌었다. ‘금수저’ 출신의 노승혜(윤세아)와 진진희(오나라)만 황금의자에 앉아 있고, 매사 당당한 이수임(이태란)은 땅에 발을 디딘 채 서 있으며, 한서진은 가장 높지만 한순간에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사다리에 앉아 있다는 것이다. 인물들의 성격을 상징하는 포스터에도 시청자들의 해석이 가미됐다. ●염정아·김서형 제2 전성기 ‘스카이 캐슬’은 여배우들의 재발견이라는 수확을 거뒀다. 특히 염정아와 김서형은 독보적인 캐릭터를 구축하며 극의 인기를 이끌었다. 스토리의 중심축을 담당한 염정아는 시선부터 대사 톤, 표정 연기까지 무엇 하나 놓치지 않는 세밀한 연기를 펼쳤다. 극 중 ‘음소거 오열’ 연기 등이 화제가 되며 그동안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던 그의 연기력이 재조명됐다. 딸의 서울의대 진학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독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시청자들이 비난 대신 염정아에게 감정이입을 했던 것은 탄탄한 연기 때문이었다. 입시에 눈먼 학생과 학부모들을 쥐락펴락하는 김주영을 연기한 김서형 역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10년 전 ‘아내의 유혹’에서 맡았던 악녀 신애리의 이미지를 벗어나기 쉽지 않았던 그이지만 세월만큼 깊어진 연기력으로 또 한 번의 ‘인생 캐릭터’를 낳았다.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는 역할로 연기력을 드러내기 쉽지 않았지만 김서형은 자신의 차갑고 강인한 이미지를 새롭게 변주해내며 설득력 있는 캐릭터를 완성했다.●‘캐슬 키즈’들의 호연 ‘스카이 캐슬’이 연기 구멍 없는 드라마로 찬사를 받은 데는 아역들의 역할도 컸다. 주요 아역 배우들은 신아고에서는 친구이자 경쟁자를, 자신들이 모여사는 석조주택 단지 스카이 캐슬에서는 각 가정의 상황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자녀의 모습을 완성도 있게 연기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김혜나를 맡은 김보라는 14회에서 죽음을 맞지만 염정아와 대결 구도를 형성하며 밀리지 않는 연기력으로 종영 때까지 강한 인상을 남겼다. 염정아의 첫째 딸 강예서 역의 김혜윤은 혜나에 대한 질투심을 키워가면서도 황우주(찬희)를 좋아하는 마음은 숨기지 못하는 반전 매력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모두에게 사랑받는 황우주 역의 찬희는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무색할 만큼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였다. 차서준, 차기준 역의 김동희, 조병규는 정반대 성격의 쌍둥이 역할을 제옷을 입은 듯 소화해 극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유행어가 된 강렬한 대사 각종 패러디를 낳은 강렬한 대사들도 ‘스카이 캐슬’의 또 다른 묘미였다. 배우 스스로도 가장 인상 깊은 대사였다고 꼽은 “아갈머리(‘입’을 속되게 이르는 말)를 확 찢어버릴라”는 그 전까지는 고고한 부잣집 사모님으로 느껴졌던 한서진의 억척스러움과 생활력을 느낄 수 있는 대사였다. 인기에 힘입어 지난달 발표된 OST앨범에 ‘Agalmoery’라는 곡이 수록되기도 했다. 한서진이 김주영을 찾아가 아이를 맡아달라고 비는 장면에서 ‘선생님’을 애원하듯 부르는 ‘쓰앵님’도 길이 회자되는 유행어가 됐다. 입시판을 좌지우지하는 코디네이터 김주영이 학부모인 한서진을 어르듯 은근히 협박하는 멘트도 화제가 됐다. “어머니, 저를 전적으로 믿으셔야 합니다”, “감당하실 수 있겠습니까?” “혜나를 집으로 들이셔야 합니다” 등이다. 어떤 광고에서든 활용할 수 있는 마법의 멘트가 됐으며, 각종 패러디로 예능 소재에 쓰였다. ●상위 0.1%의 럭셔리룩 ‘상위 0.1%의 우아함’을 상징하는 염정아는 목걸이, 귀걸이, 브로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진주 스타일링을 선보였다. ‘모나코 왕비였던 그레이스 켈리보다 더 진주목걸이가 잘 어울린다’는 제작진의 설명처럼 특히 쇼트커트에 가는 목선을 잘 살린 진주목걸이가 압권이었다는 평이다. ‘염드리 헵번’이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패션 아이콘으로 급부상한 염정아는 지난달 드라마 배우 브랜드 평판 1위에 이어 여자 광고 모델 브랜드 평판 1위까지 석권했다. 김서형은 스스로 견인성 탈모에 시달렸다고 할 만큼 한 올 흐트러짐 없는 올백 머리로 그가 연기한 김주영의 완벽주의적 성격을 드러냈다. 검은색 수트와 포인트 액세서리로 귀걸이를 활용한 모습 등은 유튜브 등에서 여러 닮은꼴 패러디를 낳았다. ●인기만큼 눈길 끈 논란들 ‘스카이 캐슬’은 흥행만큼 의도치 않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매회 예측 불가능한 전개가 이어지면서 결말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이 최고조에 이르자 지난달 17~18회 대본 파일이 통째로 유출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사교육 열풍을 지적하는 내용이 골자이지만 입시 코디네이터에 대한 문의가 증가하거나 극 중 예서가 사용한 1인용 독서실 책상의 판매량이 실제로 급증하는 등의 씁쓸한 뒷맛을 남기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8일 방송된 6회에서 수술 결과에 불만을 품은 환자가 칼을 든 채 주남대학병원 정형외과 교수 강준상(정준호)을 쫓는 장면은 때아닌 모방 범죄 논란을 불렀다. 지난해 12월 31일 서울의 한 병원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목숨을 잃은 사고가 발생하자 대한의사협회는 “피의자가 이 방송을 보고 모방한 것이 아니더라도 방송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의료진에 폭언을 하거나 진료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폭력을 써서 항의해도 된다는 식의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진심이 닿다’ 유인나, 위장취업 1일차 포착 “이동욱 동공 확장”

    ‘진심이 닿다’ 유인나, 위장취업 1일차 포착 “이동욱 동공 확장”

    오늘(6일) 밤 9시 30분 첫 방송되는 tvN 새 수목드라마 ‘진심이 닿다’ 유인나의 위장취업 1일차 모습이 공개돼 호기심을 유발하고 있다. tvN 새 수목드라마 ‘진심이 닿다’(극본 이명숙, 최보림, 연출 박준화, 제작 스튜디오드래곤)는 어느 날, 드라마처럼 로펌에 뚝 떨어진 대한민국 대표 배우 오윤서(유인나 분)가 완벽주의 변호사 권정록(이동욱 분)을 만나 시작되는 우주여신 위장취업 로맨스. 이동욱-유인나가 주연을 맡고 박준화 감독이 연출을 맡아 시청자 마음에 닿을 드라마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첫 방송을 앞두고 ‘진심이 닿다’ 측은 올웨이즈 로펌으로 첫 출근한 유인나(오윤서 역, 본명 오진심)의 모습을 공개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우선 수화기를 들고 야무진 미소를 짓고 있는 유인나의 모습이 포착됐다. 하지만 이어 공개된 스틸 속 유인나는 SOS를 청하는 듯한 표정. 특히 두 손으로 움켜쥐고 있는 있는 수화기가 눈길을 끈다. 그런가 하면, 이동욱(권정록 역)은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만난 듯 일시정지 상태로 문 밖의 유인나를 바라보고 있다. 동그랗게 뜬 두 눈에 당황이 서려 있어 웃음을 자아낸다. 이는 올웨이즈 로펌에 첫 출근한 오윤서가 첫 업무인 ‘전화 받기’를 수행하는 모습이다. 특히 업무 수행 중 차갑고 까칠한 상사 권정록까지 당황시키는 오윤서의 순수하고 엉뚱한 매력이 터져 나와 웃음을 빵 터지게 만들 예정이다. 이에 오윤서의 스펙타클한 위장취업기가 꿀잼을 예고하는가 하면, 극과 극 성격의 권정록과 오윤서 사이에 스파크 튀는 케미스트리에도 기대감이 모아진다. ‘진심이 닿다’ 측은 “’진심이 닿다’ 1화에서는 불꽃이 파박 튈 수 밖에 없는 이동욱 유인나의 첫 만남부터 스펙타클하고 좌충우돌하는 유인나의 위장취업 첫 날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져 큰 웃음을 선사할 예정이다. 맞춤캐릭터를 입은 이동욱 유인나의 모습에 미소가 새어 나오고 심장을 두근거릴 것”이라며 “오늘(6일) 밤 9시 30분 ‘진심이 닿다’ 첫 방송에서 이동욱 유인나의 매력을 확인해 달라”고 전해 기대감을 높였다. 이동욱♥유인나 주연의 tvN 새 수목드라마 ‘진심이 닿다’는 오늘(6일) 밤 9시 30분 첫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해치’ 정일우·고아라·권율 티저 공개, 3인방 공조 예고 ‘기대감 UP’

    ‘해치’ 정일우·고아라·권율 티저 공개, 3인방 공조 예고 ‘기대감 UP’

    ‘해치’ 정일우 고아라 권율의 3인 3색 캐릭터 티저 예고가 공개됐다. 조선 왕권의 판도를 뒤집기 위한 3인방의 의기투합과 짜릿한 공조가 예고, 본 방송에 대한 기대감을 급상승시킨다. 오는 11일 첫 방송되는 SBS 새 월화드라마 ‘해치’는 왕이 될 수 없는 문제적 왕자 연잉군 이금(정일우 분)이 왕이 되기까지, 사헌부 다모 여지(고아라 분)-열혈 고시생 박문수(권율 분)과 함께 조선 최강 빌런(악당) 민진헌(이경영 분)에 맞서 펼치는 스펙터클 사극 어드벤처. ‘이산’ ‘동이’ ‘마의’ 등 사극 흥행불패 김이영 작가의 2019년 신작으로 조선 사헌부와 영조의 청년기를 본격적으로 담아 ‘믿고 보는 사극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이와 관련 2일 SBS ‘해치’ 측은 정일우, 고아라, 권율의 캐릭터 티저를 공개했다. 단 20초만에 각 캐릭터의 성격이 고스란히 드러나며 전혀 다른 세 사람이 만남과 동시에 어떤 스펙터클한 여정과 역경을 겪을지 궁금증을 상승시킨다. 우선 정일우 캐릭터 티저 예고편은 왕자의 신분이지만 어디에서도 대우 받지 못하는 ‘천한 왕자’ 정일우의 삶이 담기며 이목을 집중시킨다. 스스로를 “저 중에서도 제일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칭하는 권력욕이 없는 듯한 심드렁한 모습과 “또 너였더냐. 천한 어미의 배를 빌어 태어난 왕자”라며 아버지이자 조선의 왕 숙종(김갑수 분)에게 아들로서 인정받지 못하는 정일우의 모습이 담겨 앞으로의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다이나믹한 삶을 예견케 한다. 특히 “차라리 왕이 될 꿈이라도 꿔보지 그랬습니까?”라며 조롱하는 듯한 민진헌(이경영 분)의 말에 정일우는 “나도 너처럼 왕이 되겠다면”이라며 달라진 눈빛으로 반격을 예고하고 있어 변화된 ‘청년 영조’를 정일우가 어떻게 그려낼지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고아라는 조선 걸크러시 면모를 드러내며 시선을 강탈한다. “여지에 점 하나만 찍으면 여자인데. 얘는 어쩌다 그 점 하나가 모자라가지고”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고아라는 장성한 남성들을 가차없이 내려치는 화끈한 모습으로 ‘여지’ 캐릭터에 대한 호기심을 자아낸다. 특히 무장한 수십 명의 병사들이 그에게 칼을 들이밀어도 결코 물러섬 없는 태도로 정의를 소리치는가 하면, 폭우 속 “두 눈 부릅뜨고 살아 있을 겁니다”라며 진실을 밝히려는 고아라의 비장한 모습이 눈길을 끈다. 이에 불도저 같은 여지의 성격이 드러나며 ‘사헌부 다모’로서 그가 악의 무리와 어떻게 대적할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권율은 유쾌하고 허당기 넘치는 반전의 모습으로 관심을 끈다. 권율은 과거 시험장에서 간절하게 하늘을 향해 의식을 치르는 모습부터 도성 한복판에서 누군가의 뒤를 급하게 쫓는 모습, 온 몸을 날려 엎어치기를 하는 모습으로 보는 이들에게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이와 함께 “죄 지은 자는 그에 합당한 벌을 받는 게 진짜 세상입니다”라고 소리치는 권율의 모습을 통해 정의로 똘똘 뭉친 그의 성격을 알게 한다. 또한 “천성이 개야. 물면 안 놔”라는 말에서 한 번 불면 놓지 않는 끈기까지 느껴지며 권율이 그려낼 ‘박문수’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SBS 새 월화드라마 ‘해치’는 오는 11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승리, 클럽 버닝썬 논란 사과 “책임질 일 있다면 책임질 것” [전문]

    승리, 클럽 버닝썬 논란 사과 “책임질 일 있다면 책임질 것” [전문]

    빅뱅 승리가 클럽 버닝썬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3일 승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장문의 글을 공개했다. 승리는 “나와 관계된 최근 사건과 논란으로 불쾌하셨거나 걱정을 끼쳐드린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승리는 “사실 관계가 불분명한 내용들이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에서, 섣부른 해명이 오히려 더 큰 오해를 만들 수 있다는 주변의 만류와 많은 고민들로 공식 해명과 사과가 늦어진 점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라며 입장 표명이 늦어진 이유를 해명했다. 승리는 “이번 논란의 시작이 된 폭행 사건 당시 저는 현장에 있지 않았고, 며칠 뒤 스태프를 통해 손님과 직원 간에 쌍방폭행사건이 있었으며 경찰서에서 조사 중이라는 정도로 이번 사건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후에 언론을 통해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처음 보게 되었고, 저 역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라며 자신이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승리는 이어 “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고, 이번 일로 상처를 받으신 피해자 분께는 이 글을 빌어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드리며. 하루빨리 심신의 상처가 아물길 바라겠습니다”고 말했다. 또한 “실질적인 클럽의 경영과 운영은 내 담당이 아니다”며 본인은 사내이사를 맡아 대외적으로 클럽을 알리는 역할을 담당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클럽 내 마약과 약물 관련 논란에 대해서는 “직접 보거나, 들어본 적도 없었던 터라 수사에 적극 협조하여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상규명과 함께 죄가 있다면 엄중한 처벌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당시 사내이사를 맡고 있었던 저도 책임질 일이 있다면 모든 책임을 지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앞서 승리가 관련된 클럽 버닝썬을 찾은 김씨는 클럽 직원 장모씨 등에게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강남경찰서 측은 지난달 29일 “김모씨와 클럽직원 장모씨를 상호 폭행 혐의로 모두 입건했다”며 수사 중임을 알렸다. 사건 이후 일부 온라인 상에서는 클럽 버닝썬 VIP룸에서 마약 투약 등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주장이 등장했다. 이후 승리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회장은 승리가 이번 일에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며, 마약 검사에서도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고 해명했다. 다음은 승리 공식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승리입니다. 먼저 저와 관계된 최근 사건과 논란으로 불쾌하셨거나 걱정을 끼쳐드린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지난 며칠간 견디기 힘든 악몽 같은 시간을 보내며 무슨 말씀을 어디부터 어떻게 드려야 할지 많이 혼란스러웠습니다. 사실 관계가 불분명한 내용들이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에서, 섣부른 해명이 오히려 더 큰 오해를 만들 수 있다는 주변의 만류와 많은 고민들로 공식해명과 사과가 늦어진 점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이번 논란의 시작이 된 폭행 사건 당시 저는 현장에 있지 않았고, 며칠 뒤 스텝을 통해 손님과 직원 간에 쌍방폭행사건이 있었으며 경찰서에서 조사중이라는 정도로 이번 사건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사업장의 성격상 다툼 및 시비가 적지 않게 일어나기에 이번에도 큰 문제 없이 원만히 해결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후에 언론을 통해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처음 보게 되었고, 저 역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고, 이번 일로 상처를 받으신 피해자 분께는 이 글을 빌어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드리며. 하루빨리 심신의 상처가 아물길 바라겠습니다. 제가 처음 클럽에 관여하게 된 계기는, 빅뱅의 활동이 잠시 중단되고 솔로 활동을 시작하게 되면서, 솔로 활동 외의 시간을 이용해 언제든 마음놓고 음악을 틀 수 있는 장소에서, 제가 해보고 싶었던 DJ 활동을 병행하고 싶다는 단순한 마음에서였습니다. 때마침 좋은 계기가 있어 홍보를 담당하는 클럽의 사내이사를 맡게 되었고, 연예인이기 때문에 대외적으로 클럽을 알리는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실질적인 클럽의 경영과 운영은 제 역할이 아니었고, 처음부터 관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사건도 처음부터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하였던 점 깊이 반성하고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폭행사건으로 촉발된 이슈가 요즘은 마약이나 약물 관련 언론 보도들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제가 이를 직접 보거나, 들어본 적도 없었던 터라 수사에 적극 협조하여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상규명과 함께 죄가 있다면 엄중한 처벌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당시 사내이사를 맡고 있었던 저도 책임질 일이 있다면 모든 책임을 지겠습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유명인의 책임과 태도에 대해 다시 한번 크게 뉘우치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번 일로 인해 걱정 끼쳐드린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 드리며, 더 성숙하고 사려깊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승리 이승현 배상 사진=뉴스1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한보름, 24시간이 모자란 다재다능 캐릭터 “도전하는 것 좋아해”

    한보름, 24시간이 모자란 다재다능 캐릭터 “도전하는 것 좋아해”

    한보름이 다재다능한 매력을 보였다. 지난 1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정글의 법칙 in 북마리아나’에서는 ‘신비의 섬’ 로타에서 생존을 시작한 김병만, 셰프 이연복, 개그맨 지상렬, 배우 이태곤, 한보름, 아나운서 김윤상, 갓세븐 유겸, 네이처 루의 생존 1일차 모습이 그려졌다. 제작진은 인터뷰를 통해 한보름에게 “예전부터 정글에 가고 싶었다고 말했다더라”고 물었다. 이에 한보름은 “그렇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걸 좋아하는데 정글이 그런 제 성격에 딱 적합한 프로그램인 것 같다”며 ‘정글의 법칙’ 출연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보름은 바리스타 자격증, 재즈댄스 강사 자격증, 애견미용사 자격증, 스카이다이빙 자격증 등을 땄다고 말하며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였다. 한보름은 이어 “헬스, 요가, 롱보드, 볼링, 자전거 등을 다양하게 즐기는 스타일”이라며 “여전사 같은 느낌으로 다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제작진이 “김병만 씨랑 비슷하다”고 말하자, 한보름은 “자격증으로 딱지 치는 모습이 너무 매력적이었다. 최고다”라며 김병만의 매력에 빠졌다고 말했다. 사진=SBS ‘정글의 법칙’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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