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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상실의 순간/김정란 시인·상지대교수(굄돌)

    다시 가을이 온다.내 마음속에서는 조그마한 짐승이 우우 하고 울음소리를 내기 시작한다.그것은 아주 움직이기 싫어하는 게으른 짐승인데,가을이 되면 비로소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다.그것은 이제 제 철을 만났다는듯이 눈을 반짝인다.언제였던가,나는 그렇게 썼었다.『가을은 언제나 그곳에 있다.가을이 겨울과 봄과 여름을 거쳐 우리에게 돌아온것이 아니라,우리가 겨울과 봄과 여름동안 헤매다니다가 가을에게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가을은 그렇게 나에게 어떤 원초적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이 계절은 누구에게나 조금씩 어떤 귀환,본질로의 회귀,그리고 삶의 근원적인 상실에 대해 숙고하게 만든다.모든것은 일년의 성장을 끝마감하고 열매를,한해살이의 싸움과 환희와 인내의 결과물을 세계앞에 고요히 내민다.그러나 그 열매맺음은,이제 얼마나 임박한 조락의 징후 앞에 내맡겨져 있는가.그래,그렇게 살아갈 수만 있다면.힘껏,나의 삶의 장소에서 삶이 삶이 되게하는 모든 요건들에 성실하게 대답한 뒤,그리고 조용히 스러지는 것. 가을이 영감을 불어넣는 상실에 대한 자각은 어쩌면 거의 선험적인 것인지도 모른다.너무나 명랑하고 끝내주는 유희인간인 우리 둘째놈은 가끔 엉뚱한 시를 써서 어른들을 놀래키는데,이 놈이 다섯살때 글씨도 쓸 줄 몰라서(요즘 아이들은 서너살이면 한글을 다 깨우치는 모양이니까) 아줌마에게 「구술」시킨 시가 이랬다. 「가을입니다/나뭇잎이 하나둘씩 떨어져요/떨어지는 나뭇잎을 보고 멍멍이가 컹컹 짖어요/멍멍이는 가을이 무섭지도 않은가봐요」 분석을 하려고 덤벼든다면 이「시」에 등장하는 가을­낙엽­멍멍이­공포는 완벽하게 설명된다.어린아이들이 쓴 시는 때로 어른들이 쓴 시보다도 더욱더 완벽한 상징적 통일성을 가지고 있다.그애들은 전략적으로 사고하지 않기 때문이다.그래서 가짜 이미지들이 끼어들지 않는다.내가 놀랐던 것은,어째서 저 어린 놈이 가을을 「무섭다고」 생각하게 되었을까 하는 점이었다.저 명랑한 영혼의 무엇이 벌써 가을에 드러나는 삶의 결핍의 징후를 알아차리게 만든 것일까.그리고 아이는 왜 그것을 「무섭다고」 느낀 것일까. 지혜로운영혼은 환희보다도 우울의 징후에 민감하다.상실의 순간에 비로소 삶은 숨겼던 신비를 드러내기 때문이다.사는게 즐거워 죽겠어서,오 껍데기만을,화려한 껍데기만을 쫓아 달려가는 어떤 경박한 정신들에게 그런 막연하고 모호한 깊이에 관한 이야기는 씨도 먹히지 않을는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 두달반만에 대단원… 경제에 큰 “주름”/현대그룹 협상 마무리 결산

    ◎노­사 강경대응 고질화… 공권력 투입안해 “긍정적” 울산 현대중공업 노사분규가 19일 타결됨으로써 지난 6월 4일 현대정공 김동섭노조위원장의 직권조인이 발단이돼 9개사로 번졌던 현대계열사 노사분규가 모두 마무리됐다. 이번 현대그룹 노사분규는 과거처럼 노조가 폭력이나 점거 등 과격행위는 가능한 자제하고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쟁의를 함으로써 일단 예년보다 나아진 노동운동의 일면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다.또 공권력에 의한 해결방식 보다는 협상타결을 이끌어 내려고 애쓴 회사측의 대응방식도 마찬가지로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물론 자동차의 경우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한 긴박한 상황에 몰려 타율에 의한 협상을 이루어낸 측면도 있지만 공권력투입을 초래하지 않고 자율적으로 해결하는 진일보한 자세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해마다 반복되는 노사분규로 경제에 크나큰 주름살을 남겼다는 점에서 비난을 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특히 이번 분규가 장기화된 배경에는 현대그룹 노조총연합(현총련)의 총파업·연대파업등 힘을앞세운 공동임투 전략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이와함께 외부세력이 분규에 개입,파업일정과 강도 등 분규의 방향까지 조정함으로써 사태해결을 더욱 어려운 국면으로 몰아간 것이다. 직장폐쇄신고와 철회 등 진통을 겪으며 긴급조정권 발동까지 검토됐던 중공업의 경우 특히 협상 초반부터 노조측에 외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함으로써 사태해결이 지연됐다. 여기에다 노조 집행부가 결정적인 순간마다 한 목소리로 과감한 결단을 내리지 못한 것도 분규가 장기화된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노사간에 잠정합의된 안을 조합원 찬반투표에 부치는 절차를 택한 것도 회사측은 물론 노조집행부 스스로도 협상을 어렵게 끌고 갈 수밖에 없었던 원인이 됐다. 올해 유독 현대그룹에서만 노동쟁의가 장기화된 원인은 크게 두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멀게는 사용자측의 강압적 노무관리와 노조탄압등이 낳은 노사간의 깊은 불신과 대결의식이,가깝게는 「현총련」의 공동임투및 쟁의장기화 전략과 이를 빌미로 한 사용자측의 교섭지연등이 지적된다.현대그룹주요계열사 사용자측은 대개 임금교섭이 시작되고 1∼2개월이 지나도록 확실한 임금교섭안을 내놓지 않은 무성의를 드러냈다.노조측도 최초안을 정부의 긴급조정 방침이 나오기까지 한번도 수정하지 않았다.
  • 실명제이후 민원창구 백태/본인확인 요구에 협박·읍소 대응

    ◎「수고비」 들먹이며 도명계좌 인출 “생떼”/「자녀명의 예금」 놓고 부모들 대책호소/남편몰래 부동산투자… 발각될까 우려 금융실명제 실시 이후 18일로 6일이 됐지만 재무부 국세청 은행 증권사등에는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각 창구마다 승강이가 벌어지는 등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실명제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백태를 살펴본다. ◎…모 증권사의 한 지점에는 50대 고객이 찾아와 『2년전 병세가 악화되면서 만약의 사태에 대비,어린 자식들 앞으로 돈을 나눠 넣어 두었다』며 자녀들 이름으로 실명을 확인할 경우 예금의 절반에 가까운 돈을 증여세로 물게 될텐데 묘책이 없느냐고 하소연. 다른 증권사의 지점장은 평소 관리하던 큰손으로부터 「수고비」를 섭섭지 않게 줄테니 자신의 도명계좌에서 현금을 빼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면서 특히 동아투금의 불법 실명화사건이 발생한 이후 『당신이 마음만 먹으면 방법이야 얼마든지 있는 게 아니냐』며 무작정 생떼를 써 진땀을 흘렸다고.그는 본사의 지침이 차·도명계좌는 지점장의 책임아래 「발각되지않는 범위」에서 알아서 처리하라는 것이라 「목숨을 걸고」 위험을 부담할 수는 없다며 일단 정부의 후속대책을 지켜보자는 말로 설득하고 있다. 증권사의 한 영업직원은 실명확인 요구에 『어제까지 굽신거리더니 이럴 수 있느냐』고 소리부터 지르는가 하면 『내 얼굴을 알지 않느냐』며 읍소와 협박을 병행하는 고객도 있다고 소개. ◎…지난 13일 발족된 재무부 금융실명제 실시단의 상담창구에는 하루 3백여통의 전화와 50여통의 팩시밀리가 쏟아져 그야말로 시장통을 방불.김용진세제실장을 단장으로 재무부직원 11명과 금융기관의 파견요원 8명으로 구성된 실시단은 총괄·금융·조세반으로 나뉘어 문의에 답하느라 눈코 뜰새없이 바쁘다. 주로 전화를 통해 자신의 억울한 사연을 늘어놓으며 실명전환을 해야하는 지를 묻는 경우가 대다수이나 일부는 『내돈 내놓아라』『대통령 선거때 표를 잘못찍었다』는 등의 불만을 터뜨리는 사람도 있다고.또 문의자들은 50대의 주부층이 주류로 1억5천만∼2억원의 돈을 가명계좌로 보유한 경우가 많았다.이들은 『남편몰래 부동산에 투자해 번돈인데 들통나게 됐다』며 『마땅한 투자처가 없느냐』고 물어보기도. 이혼녀라는 한 주부는 『전남편으로부터 받은 위자료중 가명계좌로 1억5천만원을 묻어두었는데 실명확인을 하면 어떻게 되느냐』고 묻는 등 가명계좌의 주인공들의 다양한 사연이 드러나고 있다.민모씨(64·여)는 『은행창구에서 잘 모른다고 말해 과천까지 뛰어 왔으나 똑같이 원칙론만 되풀이한다』며 불평하기도. ◎…국세청의 전화통도 불이 날 정도이다.직접 방문해서 상담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이달초까지만 해도 토지초과이득세와 관련된 전화와 방문에 바빴던 상담 직원들은 실명제로 더욱 더 바빠졌다. 서울 수송동의 국세청 본청에는 하루 약 3백통 이상의 실명제 상담전화가 걸려온다.1백50통은 민원봉사실로,1백여통은 부동산투기 조사와 자금출처조사와 관련있는 재산세국 1과와 3과로 온다.나머지 상담전화의 해당부서는 소득세과·법인세과 등이다. 18일 상오 10시30분쯤 국세청 민원봉사실을 찾아온 60대의 할머니가 『대학 1학년(만19세)인 아들이름으로 모아놓은 약 2억원을 저금했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자문을 구했다.다른 노인은 『야채장사를 해서 모은 5천여만원을 낭비벽이 있는 아들 이름으로 저금했는데 정신을 못차리는 그 녀석이 알면 어떻게 하느냐』며 울먹였다. 30대의 가정주부는 전화로 『남편의 수입을 내 이름의 통장으로 관리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중소기업을 한다는 사람은 『가명 계좌에 비자금이 있는데 세금은 어떻게 추징당하느냐』고 물었다.30대의 남자는 『승마를 좋아하는 10여명이 단체를 만들어 회장이름으로 통장을 관리하는데 앞으로 고유번호를 받을수 있느냐』고 물었다.
  • 신점1·2(화제의 소설)

    ◎한국밀교신앙 본래 간직한 모습 재현 우연히 발견된 낡은 항아리에서 나온 오래된 두루마리 한지문서와 이 비밀지도의 수수께끼를 풀어내기 위해 길을 떠나는 세사람…. 소설은 보물섬을 찾아가는 방식의 겉구조와 「인간이 도달해야 할 궁극적인 세계란 무엇인가」하는 화두를 찾아 기행을 계속하는 속구조등 이중구조로 이뤄져 있다.기독교적 신비주의에 대항하는 점치는 여자·학사무당·무녀·춤꾼등 다양한 인물이 등장해 보여주는 굿·풍수·부적·역학·기문둔갑·기공술·민요·설화·신선사상등을 통해 한국밀교신앙이 본디 간직한 모습을 재현해낸다. 기독교신학을 전공한 지은이자신이 15년동안 직접 경험·취재한 우리의 민속세계를 실감있게 그렸다. 이원섭지음 열린세상 5천원.
  • 전체 사업장 41%/올 임금 협상타결/평균인상률 4.6%

    올해 노사간 임금교섭이 19일 현재 전체사업장 5천5백11개소중 2천2백73개소가 합의함으로써 41.2%의 타결률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의 타결률 42%보다 다소 낮은 수준이다. 노동부에 따르면 이들 타결업체의 평균 인상률은 4.6%(통상임금기준)로 지난해의 6.8%(총액임금기준)보다 크게 낮아졌다. 그러나 대기업의 경우 대상업체 4백82개중 1백86개가 타결,38.6%의 임금타결률을 보임으로써 전체 산업타결률보다 다소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4월1일 노총과 경총간의 임금가이드라인합의에 따라 노동부가 지난해보다 2개월가량 늦은 지난 4월8일에 각지방노동관서에 임금교섭지도지침을 시달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 「호봉승급분 포함」 철회/임금교섭지침/노사자율결정에 맡기기로

    노동부는 14일 임금인상률에 호봉승급분을 포함시키기로한 올해 임금교섭지침에 대해 노동계가 강력 반발함에 따라 호봉승급분포함 여부는 개별기업의 노사자율결정에 맡기기로 했다. 노동부는 이날 이같은 내용의 임금교섭지침수정안을 확정하고 개별기업의 임금교섭은 노사합의에 따라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타결하되 변칙적 인상사례가 없도록 유도키로 했다.
  • 500인이상 대기업 「교섭선도업체」 지정/임금동결 강력 유도

    ◎이 노동/올해 지도계획 각의에 보고/새달말까지 모두 타결/수당·상여금 등 변칙임금은 억제 정부는 8일 금융·보험업,30대그룹기업,사립대학교및 종합병원등 임금교섭에 파급효과가 큰 5백인이상의 고임금대기업을 임금교섭 선도기업으로 지정,임금동결을 유도키로 했다. 이인제노동부장관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93년도 임금교섭지도계획을 확정,국무회의에 보고했다.이 계획에 따르면 1백인이상 사업체 6천개에 대해서는 월평균임금 1백4만원이상일 경우 통상임금기준 4.7% 내외의 임금인상을 유도키로 하는 한편 월평균임금 80만원이상 1백4만원미만인 업체에 대해서는 통상임금 4.7∼8.9%의 인상을,80만원미만 업체에 대해서는 8.9%이내의 인상을 유도키로 했다. 노동부는 5백인이상 고임 대기업에 대해서는 5월말을 전후해 선도적으로 임금교섭을 완료하도록 적극 지도하고 특히 교수·의사·언론인등 고임·지도계층은 공무원봉급동결취지에 맞춰 임금인상을 최대한 자제토록 지도키로 했다. 노동부는 또 임금교섭은 총액임금을 기준으로 하되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각종수당·상여금추가 인상·격려금·일시금등 변칙적 임금지급을 최대한 억제키로 했으며 변칙적인 임금인상방법으로 이용될 소지가 있는 호봉승급분도 임금인상률에 포함하는 방향으로 시정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 아쉬운 동포애/김상복 할렐루야교회 목사(굄돌)

    한국사람들은 한국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은 인상을 받는다.한국사람이 한국사람에 대해서 좋게 말하는 것을 듣기가 쉽지 않다.그러나 한국사람에 대해서 좋지 않게 말하는 것은 언제 어디서나 들을 수 있다.들으려고 할 필요도 없다.신문 잡지 어디를 보아도 언제나 읽을 수 있는 얘기요,들으려 하지 않고 부탁하지 않아도 어디서든지 누구나 으레 말해 주니까. 15년전 미국에서 한국사람들이 별로 없는 작은 도시에 13년을 살다가 대도시인 워싱턴에 있는 어느 대학으로부터 오라는 초청을 받고 이사를 갔다.가끔 차를 타고 가다가 빨간 신호에 걸려 기다리다 보면 오른쪽이나 왼쪽 레인에 한국사람임에 틀림없어 보이는 동양사람들을 자주 보게 된다.반가워서 손을 흔들어 인사를 건네곤 했다.그러나 눈이 마주치다 보면 무표정한 얼굴과 이상한 눈으로 『어떤 정신 나간 녀석이 아는 척 해』라고 나무라는 듯한 표정으로 대꾸도 해 주지를 않았다.어쩌다 쇼핑몰에 가서도 지나가는 사람들이 한국사람임에 틀림없어서 마찬가지로 손을 흔들거나 목례를 해도 역시 상대를 해 주지 않았다.왜 모르는 사람이 귀찮게 아는 척 하느냐고 나무라는 눈치였다. 기대했던 동족간의 따뜻한 반응을 얻어내는데 여려차례 실패하고 나서 한국사람은 한국사람 만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다 그런것은 아니나 자기 동족을 별로 반가워하지 않았다.백인이 혹시 말을 건네오면 반색을 하며 한국인 특유의 웃음을 웃어가면서 반응을 해도 같은 동족이 아는척하면 시큰둥했다.아는 척하면 불편해 하는 것처럼 느끼게 만들어 주었다.왜 그럴까? 작은 땅에 너무도 인구가 많아 살기가 힘들고 사람이 귀찮아 져 짜증이 나기 때문인가? 교민들 사이에서 이런 말을 수없이 들었다.『흑인들은 하나도 무섭지 않아요.정말 무서운 것은 한국사람입니다』 한국사람들이 한국사람을 두고 자기들은 수 없이 해를 끼쳐 온 흑인들보다 더 무섭다고 했다.교민들간에 오랫동안의 경험을 통해 한국사람이 가까이 오면 언젠가는 상처를 입는다는 피해의식들이 있는 것 같다. 이제 들뜬 가슴으로 소위 「신한국」의 도래를 말하며 기대하고 있다.한국인이 한국인 서로에 대한 좋은 인상을 창조해야 할 때가 왔다.우리의 지도자들인 새 대통령과 새 국회와 새 정부는 「새한국인 창조」를 위해 노력해 주기를 바란다.
  • 소품·조명이용 아늑한 거실 꾸미기/밝은색 천으로 소파·식탁 씌우고

    ◎털실모자·장갑 액자에 넣어 장식/백열·할로겐등 적절한 배치로 온화한 분위기 연출 겨울바람이 여간 매섭지 않다.을씨년스런 바깥풍경은 겨울북풍에 약한 일반 주택뿐아니라 단열시공이 잘된 아파트에서의 생활도 위축되게 한다.그러나 소품이용·벽장식·조명등 조금만 신경쓰면 가계부에 큰 무리를 가하지 않고도 따뜻하고 아늑한 실내분위기를 연출할수 있다. ▷소품이용◁ 시장에서 쉽게 구입할수 있는 면이나 모직천을 끊어다 소파나 식탁에 걸치거나 덧씌우는 것이 가장 저렴하면서도 큰 효과를 내는 방법.품위있고 고급스러운 반면 좀처럼 분위기 바꾸기가 어려운 가죽소파에 특히 어울린다.1마에 2천3백∼2천5백원하는 옥스포드나 트윌등 두툼한 면직도 좋고 값은 약간 비싼 편인 모직 역시 끝부분 올을 풀어 멋드러지게 드리우면 그만이다. 정돈된 분위기와 컨추리풍의 맛을 함께 즐기려면 체크나 인디언·아라베스크풍 무늬의 천이 좋고 아기자기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려면 작은 꽃무늬가 바람직하다. 소파의 분위기를 바꾸는데는 어느집에나 있게 마련인 담요를 덧씌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쿠션 역시 중요한 겨울실내소품.인테리어 디자이너 이영란씨(예전디자인그룹)는 『각 소품들의 색깔을 겨울에 일반적으로 쓰는 갈색계통의 어두운 색상보다는 옅은 오렌지색과 노란색을 섞은 코럴이나 청색조의 민트등 은은한 분위기의 밝은색으로 하는 것이 오히려 부드럽고 명랑한 실내분위기를 연출할 수있다』고 조언한다.쿠션외에도 바닥장식을 간단한 메리야스뜨기로 손수 짜서 면직을 먼저 깔고 그위에 카펫대신 펴놓으면 포근한 분위기 연출은 물론 실질적인 실내보온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벽장식◁ 겨울에는 섬유나 나무재질의 벽지로 도배하는 것이 보온에 도움이 되지만 그 비용과 번거로워 엄두가 나지 않는다.벽지를 바꾸지 못했더라도 벽에다 타피스트리를 붙이거나 다양한 재질·크기·무늬로 선택의 폭이 넓은 러그를 걸면 훌륭한 겨울인테리어가 된다.몇천원대에서 수십만원대의 수입·국산품들이 있으나 시장에서 구입한 천을 직접 연출해서 걸어도 좋다.이외에 아이들이 쓰던 털실모자나장갑,양말등을 액자에 넣어 걸어두는 것도 알뜰 아이디어. ▷조명◁ 형광등으로만 실내를 밝히면 너무 차가운 느낌이 나므로 불빛과 각도 조절이 자유로운 백열등이나 할로겐등으로 따뜻한 느낌이 나게 한다. 부분조명기구를 적절히 배치하면 더욱 따뜻하고 입체감있는 실내를 연출할 수 있는데 벽에 거는 조명기구는 용산·청계천등 조명전문상가에서 1만∼2만원이면 살 수있다.
  • 겨울문턱,마음의 깃을 여미자(사설)

    낙엽이 뒹구는가 싶더니 하루이틀 사이에 기온이 뚝 떨어지고 초겨울이 발아래 다가왔다.불과 얼마전까지도 낮동안의 볕이 머리를 벗길듯 했는데 산간에 눈도 뿌렸다는 소식이다.절기의 어김없음에 새삼 옷깃이 여며진다. 이렇게 바뀌는 계절에는 마음이 먼저 스산해진다.다가오는 추위와 겨우살이 준비에 마음이 먼저 을씨년해지는 것이다.못먹고 헐벗던 시절에 비하면 이제는 겨울이 그렇게 두렵고 무섭지는 않지만 그래도 대비는 해야한다.물리적 대비도 대비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마음의 황량함을 다스리는 일이다. 국가원수가 외국을 방문했을 때 위해를 가하려던 북의 음모가 불거져 나오고,정당하게 협상테이블에 마주하여 대화로 문제해결을 꾀했어야 할 노사가 뇌물거래를 했다는 소문이 사실로 확인되기도 했다.그 때문에「시민의 발묶기」 파업을 간신히 모면한 택시가 또 다시 술렁이고 있다.집단마다 해묵었거나 새로운 갈등때문에 눈만 뜨면 지옥처럼 처절하다.민생이 어떻게 될지 갈피를 잡기 어려운 때여서 겨울이 더 걱정스럽다. 특히 우리를 을씨년스럽게 하는 것은 아들이 아비를 쏘아 강물에 던지면서 아비의 주검이 강위로 떠오르지 않게 하기 위해 자루안에 벽돌을 『넉장씩이나』넣었다는 이야기다.그 손으로 아버지가 남긴 통장에서 아비를 청부살인하게 교사했던 악당들의 입막음 돈을 찾아냈다는 이야기는 날씨보다 훨씬 무서운 추위로 우리를 엄습한다. 부모를 벤 손으로,그 죄깊은 손으로 행복한 인생을 일굴수 있다고 생각하게 만든 것은 무엇일까.우리에게 정말로 무서운 일은 사람들에게 깃들어가고 있는 이 무도한 품성이다.맑고 바르고 따뜻한 품성을 잃지 않아야 이 미친듯이 잘못되어가는 성정에서 자신을 지킬 수가 있을 것이다. 「소중한 내 자식」이 그렇게 그르친 인생으로 살게 되는 일처럼 부모를 불행하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자식이 악몽으로 가득한 인생을 산다면 부모의 인생도 실패한 것이 되고 만다.돈으로 지킨 어떤 삶도 그 실패를 메워주지는 못한다.수십억의 재산을 지니고도 주차관리나 파출부 일을 하며 사는 것은 미덕일 수 있지만 돈을 뺏기 위해 아버지를 죽이는 아들을 둔 죄는 누구도 사면할 수가 없다. 절기가 이렇게 바뀌고 옷깃을 여미게 하는 철에는 무엇보다도 먼저 주변을 돌아보고 가족구성원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그들을 위해 무엇을 챙겨둬야 하는지를 생각해보는 일이 더 급하다.사기꾼과 정상배와 사이비종교와 온갖 범죄가 끊임없이 사람들의 정신을 파괴하고 있는 우리 주변을 돌아보고 그것을 물리치고 정화하는 노력을 이런 계절에는 특히 기울여야 한다.이 계절의 기능은 눈이 맑아지고 생각이 밝아지는데 있다.좋은 부모로,좋은 자식으로,좋은 시민으로 사는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는 반성의 아침이 거듭되면 실패도 최소화하고 죄짓는 불행도 예방하고 혼돈과 예측불가능한 미래에 대한 불안에서 헤어나올 수도 있다.싸늘한 기운이 대기를 채우는 초겨울의 일요일 아침은 깊은 자기성찰로 심신의 겨울을 예비하기에 알맞은 아침이기도 하다고 생각된다.
  • “섬유·신발·전자등 저임 9개업종 임금 생산성 범위서 자율교섭”

    ◎노동부,총액 5%내 인상대상서 제외 노동부는 31일 1천4백34개의 총액임금 적용대상사업장 가운데 저임금 업체인 섬유·신발·전자등 9개 업종의 생산직 근로자에 대해서는 생산성 향상 범위내에서 임금을 자율적으로 교섭토록 노사 쌍방에 대해 현장지도를 펴나가기로 했다. 노동부는 이에 따라 1천4백34개의 중점관리대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오는 10일까지 업종·인원·임금수준 등에 대한 실사작업에 나서 저임금 업체로 확인된 곳에 대해서는 총액기준 5%이내 임금인상방침과 관계없이 임금교섭지도를 벌이는등 별도로 관리할 방침이다.
  • 총액임금 준수업체/금융·세제 특혜/산업평화대책위

    ◎사채발행때 가산점·대출 우대/「5%」넘기면 인허가등 불이익/불법분규 주동자엔 민사상 손배책임 정부는 올해 노사임금협상이 총액기준 5%안에서 효율적으로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 지금까지 노동부가 전담해 오던 임금교섭지도업무를 업종별 소관부처별로 분담해 지도키로 했다.정부는 또 총액임금제 중점관리 대상업체(1천4백34개)가 총액기준 5%안에서 임금을 인상했을 경우 회사채 발행과 대출을 받을때 우대해 주기로 한 반면 5%선을 어긴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의 주요 인·허가사업참여때 불이익을 주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와 함께 불법분규가 발생할 경우 주동자의 사법처리는 물론 민사상 손해배상도 물리기로 했다. 정부는 16일 경제기획원 내무부 노동부등 12개 관계부처 국장급이 참석한 가운데 산업평화대책위원회(위원장 정동우노동부차관)를 열어 노동현안에 대해 이같은 정부대책을 마련했다. 이날 대책회의에서 정부는 총액기준 임금교섭지도를 범정부적 차원에서 강력 추진키로 하고 이를 위해 정부투자·출연기관은 경제기획원이,금융·보험업은 재무부가,제조업은 상공부가,운수업은 교통부가,건설업체는 건설부가 각각 맡아 지도해 나가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총액임금 5%를 지킨 업체에 대해서는 ▲회사채발행때 가산점부여 ▲대출 또는 금융지원때 우선 지원및 차등금리적용 ▲분규때 관세등 각종 세금납기연장등의 혜택을 주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5%이상 올리는 업체에 대해서는 정부의 주요 인·허가사업 참여때 불이익을 주고 금융기관이 운전자금을 대출해줄 때의 여신심사를 대폭 강화키로 했다.정부는 또 올해를 산업사회에서 준법질서를 확립하는 해로 규정,합법적이고 정당한 노동운동은 적극 보호해 주되 불법분규에 대해서는 1차로 설득·경고한 뒤 불응하는 경우 주동자를 의법조치하는 한편 민사상 책임까지 물리도록 사업주에 촉구키로 했다.
  • 국무회의

    ◎「총액임금」적용기준 설명/최 노동/“안전대책 없는 공연 불허”/이 문화 제7회 국무회의는 정원식국무총리가 제6차 남북고위급회담 때문에 평양을 방문중이어서 최각규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이 대신 주재했다. 최부총리는 국무위원들에게 총리부재이유를 간단히 설명한뒤 평소 자신이 앉던 자리에서 안건심의를 시작. 40분 정도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심의,의결된 안건은 교통부가 상정한 「항만운송사업법시행령(개)등 대통령안 2건、건설부의 「개발제한구역내 행위허가」등 일반안건 6건등 모두 8건이었다. ◎…특별한 논의없이 간단하게 8건의 안건을 심의한뒤 최병렬노동,이수정문화,조완규 교육부장관등이 「92년 임금교섭지도지침」과 「뉴키즈」사건등에 대해 보고. 먼저 최노동부장관이 『올 경제운용계획에서 제시된 총액기준 5%이내 임금인상 대상업체로 1천5백28개소를 선정했다』면서 선정이유및 기준을 설명. ◎…심의안건 가운데는 1급이상 임금이 동결된 공무원들의 여비를 현실화하는 내용의 「공무원여비규정(개)」이 특이. 이상배총무처장관은 안건설명을 통해 『임금및 공공요금 등 사회각부문의 경비가 상승했는데도 불구하고 공무원들의 출장및 여행경비는 수년동안 제자리걸음』이라고 지적,『이번 개정안은 공무원들의 이같은 각종 비용을 현실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 개정안의 주요골자는 교통비및 숙식비를 평균10% 인상하는 것이라고 소개. ◎…이어 이문화부장관이 팝그룹 「뉴키즈 온더 블록」의 공연사고에 대해 유감을 표명. 이장관은 『부상을 당한 사람들이 대부분 여학생인데다 40여명이나 돼 무척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하고 『그러나 정부가 수수방관만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소개. 이장관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현장에 2천명의 경찰병력과 앰뷸런스 4대를 배치했었다』고 설명한뒤 『앞으로 철저한 안전대책이 세워져있지 않은 공연은 허가하지 않겠다』고 보고. 이장관은 『앞으로 중·고교생들의 건전한 여가선용을 위해 일년에 3∼4차례 연극·영화·미술전람회등을 개최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교육·체육청소년·문화부 등 3개 관계부처가 대책마련을 위해 내일부터 실무회의를 개최키로 했다고 부연. 조교육부장관도 『청소년 주무부서장관으로서 가슴아프다』며 대책마련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 ◎…국무회의가 끝난뒤 정부 대변인인 최창윤공보처장관은 정부「선거홍보대책보도자료마련」이라는 일부 언론보도와 관련,『그런 자료를 보고받은바 없다』고 공식 부인.최장관은 『간혹 국회에 나가보면 보고 듣지도 못한 자료를 국회의원들이 제시해 난감한 때가 여러차례 있었다』며 작성됐다 하더라도 「실무자차원의 연구검토 서류」일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 ▷의결안건◁ ◇항만운송사업법시행령(개) ◇국내여비규정(개) ▲공무원들의 여비단가 평균 10% 인상 ▲갑지,을지 2개지역으로만 구분 ◇부산·대전시 하수처리장건설사업을 위한 세계은행차관 협약 체결(안)
  • 올 임금인상 총액 5%내 억제

    ◎지도업체 은행등 3백20곳으로 줄여/노동부,근로감독관회의서 시달 정부는 7일 올해부터 시행되고 있는 총액임금제가 가능한한 빠른 시일내에 정착되도록 임금교섭지도사업장을 대폭 줄이는 대신 해당 사업장에 대해서는 총액기준의 임금억제선을 반드시 지키도록 지도키로 했다. 노동부는 이날 소집한 전국근로감독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근무지침을 시달하고 4대선거의 정치·사회적 영향을 가급적 줄이기 위해 지금까지 임금의 조기타결을 유도해온 방침을 변경,연중 분산타결을 유도할 계획이다. 이 지침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근로자가 1백명이 넘는 6천5백90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임금교섭지도를 펴왔으나 올해는 지도대상사업장을 임금수준이 높거나 높은 임금인상이 계속돼온 1백36개 독과점기업,64개 정부투자출연기관,74개 금융기관,46개 언론기관 등에 한정키로 했다. 또 이들 사업장의 임금인상률은 지난해 통상임금 기준 10%선에서 올해는 임금총액을 기준으로 5% 이내로 교섭이 이뤄지도록 강력히 유도키로 했으며 그밖의 사업장에 대해서는 노사자율에 맡길 방침이다. 이와 함께 올해 전체의 70%이상 사업장의 임금교섭이 14대 총선을 전후한 3∼7월 사이에 집중될 것으로 분석하고 지난해와는 달리 임금교섭을 상하반기에 고루 분산되도록 적극 유도키로 했다.
  • 해발 1,160m 시범목장서 양치기 17년(이런 공무원)

    ◎국립종축장 남원지장 김춘석목부/호롱불 막사서 조수 둘과 외로운 생활/70년대엔 무장공비 나올까 뜬눈 밤샘도/연구소에 실험용 양 보낼땐 자식 잃은 기분 넓은 들과 양떼 그리고 양치기.어린시절 한번쯤은 누구나 꿈꿔봤던 아름답고 평화로운 목장풍경이다.전북 남원군 운봉면 용산리 지리산의 준봉들이 병풍처럼 둘러선 해발 1천1백60m의 덕두산 바래봉 국립종축장 남원지장(남원지장)에서 목부(목부)로 일해오고 있는 김춘석씨(48)가 바로 우리들이 흔히 동경해오던 동화속의 인물이다.양띠해가 저물어가는 올해까지 17년간이나 양만을 벗삼아 살아온 그는 기능직 공무원 가운데 말단직이지만 앞으로도 동화속의 착하고 묵묵한 양치기로 남아있겠다고 했다. 『아마 제가 양띠어서 양과 인연이 닿게 됐나봅니다.우리나라가 호주와 합작해서 면양시범목장으로 이곳 남원지장을 만든지 3년째 되던 지난 74년에 양치기가 됐습니다』 ○중 중퇴 아쉬워 독학 그는 맨처음 일용직으로 이곳에 취직했다.군제대를 한 다음해인 68년 동네어른의 중매로 동갑내기인 부인한금이씨와 결혼했으나 살길이 막막하던 차에 일용직으로 취직하게 된것만도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었다.열심히 내일같이 일한 결과 기능직 10등급이 됐다고 했다. 그가 태어난 곳은 이곳 목장에서 내려다 보이는 운봉면 동천리이다.험산준령에서 양들을 지키는 일은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고 했다.더욱이 가족과 멀리 떨어져 지내야 할 고독감을 이겨내는데는 오랜 기간이 지나야 했다. 『물론 지금도 양을 몰고 산위에서 생활하는게 쉽다고는 볼 수 없지만 7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산에 오르기가 무서웠습니다.당시 북에서 무장공비들이 자주 넘어올 때 아닙니까.그래서 밤이면 몽둥이를 머리맡에 두고 거의 뜬눈으로 새우기도 했죠』 무리를 벗어나 길을 잃은 양들을 밤늦게까지 찾아 헤맨적도 셀 수 없이 많았다. 지금은 양의 수가 많이 줄어 1천3백마리 정도지만 초창기에는 4천∼5천마리나 됐으니 그가 한숨을 돌릴 시간조차 없었던 것도 당연했다. 특히 태풍이 심하게 불거나 비가 많이 올 때는 양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더욱 많았다.어떤때는 비바람을 뚫고밤길로 바래봉을 완전히 넘어 뱀사골부근까지 이들을 찾아 나선적도 있었다.그래서 그의 산타는 실력은 일반인이 2∼3시간 걸리는 곳을 1시간이면 충분히 주파한다고 했다. 그에게 가장 가슴아픈 일은 친자식처럼 키워온 양들을 자기손으로 골라 전국의 각병원과 연구실에 실험용으로 보낼때다. 『양은 성격이 온순해 다투거나 싸우는 일이 없고 인내심도 강합니다.각박한 요즘세상에서 우리들이 본받아야 할 점이 많은 동물이지요』 그는 보조수 2명과 함께 산꼭대기에 마련된 4평남짓한 막사에서 생활을 하며 양들을 돌본다.이곳 막사엔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다.그래서 밤에는 등불을 켜야 한다.그는 집이 가난해 중학교를 중퇴했기 때문에 호롱불밑에서 못배운 공부도 독학으로 한다. ○월급 절반 항상 저축 『동료가 쌀이나 반찬거리를 가지러 내려갔다가 올라올 때가 제일 기다려집니다.가끔씩 가족들 소식이나 그곳에서 일어난 이야기등을 한아름 가지고 올라오거든요.그럴때면 「사람사는 이야기」가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어요.떨어져 살고있는 가족들에게는 미안하기만 하죠』그는 풀이 새파랗게 돋는 6월부터 양떼를 몰고 5백㏊에 달하는 바래봉 산꼭대기에서 양과함께 지내다 10월말이면 가족이 살고 있는 운봉면 용산리 축사로 양떼를 몰고 내려온다. 그는 부인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과 함께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특히 첫째 둘째인 미숙(22) 미정양(20) 셋째 넷째인 창진(18)창길군(14)등 자녀들이 아무 불평없이 훌륭하게 자라준 것이 대견스럽다는 것이다. 『옛날에 쌀 1가마값이 9천원을 했는데 월급이 1만3천원이었으니 집사람이 가계를 꾸려가는데 어려운 것은 당연한 것이죠.아이들도 남들처럼 잘입히고 잘먹이지도 못했지만 저를 이해하고 따랐습니다.』 ○정년까지 양과 생활 월세 3천원짜리 방에서 시작해 자식들을 키우느라 아직 집한칸도 마련하지 못했지만 자식들이 양떼들처럼 곱고 곧게 자라주고 있어 그저 감사할 뿐이라고 했다. 지난해에는 융자 4백만원을 얻어 근처 서천리에 택지 60평을 샀다.그리고 내년쯤에는 그동안 저축한 돈으로 이곳에 가족들과 함께 살 집을 지을 예정이다.그는 매월월급의 절반정도인 30만원가량을 꼬박꼬박 저축하고 있다. 『정년이 될때까지 계속 양들과 함께 일할 생각입니다.몇년전까지는 퇴직후에도 양을 길러볼까 했는데 우루과이라운든가 하는것 때문에 약간은 망설이고 있습니다.죽을때까지 양과 함께 하겠다는 당초 생각이 이뤄질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저는「평생양치기」이에요』 묵묵히 일하는 이런 공무원이 있기에 지리산의 차가운 초겨울 바람도 결코 매섭지만은 않은것 같았다.
  • 사이렌… 방독면…/김주혁 국제부기자(오늘의 눈)

    이스라엘에는 24일에도 낮과 밤 한차례씩 공습경보가 울렸다. 물론 미사일 공격이 아닌 것으로 확인돼 수분만에 해제되기는 했다. 어쨌든 이스라엘 국민들은 지난 16일 다국적군의 이라크 공격이 시작된 이래 9일동안 4차례에 걸친 이라크의 미사일 공격을 포함,모두 9번의 사이렌이 울릴 때마다 방독면을 쓰고 대피하는 곤욕을 치러야만 했다. 짧게는 2∼3분부터 길게는 1시간 가까이 방독면을 착용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젊은 나이의 기자로서도 10분정도 지나면 가슴이 답답해지는 판이니 노약자들에게 그 고통은 대단한 것이다. 미사일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 가운데 상당수가 방독면 착용 때문에 질식하거나 심장마비를 일으킨 노약자라는 사실이 충분히 이해되고도 남는다. 이스라엘 시내는 그러나 겉으로 얼핏 보기에는 매우 평온하다. 거리의 상점들이 대부분 정상적으로 문을 열고 행인들의 모습도 방독면을 핸드백처럼 들고 다니는 것 외에는 평상시와 다를 바 없다. 전국민 홍보체제가 잘 돼있는 탓인지 만나는 사람마다 『우리는 평상시 훈련과마음의 준비가 잘 돼있어서 아무렇지도 않다』는 말을 한다. 23일 이라크가 발사한 스커드미사일이 패트리어트 요격미사일에 의해 성공리에 격추된 것이 이들의 자신감을 부추겼고 또 실제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비해 국민들 사이에 나타나는 전쟁공포가 이렇게 적을 수 있을까 감탄할 정도이다. 그러나 『무섭지 않다는 말은 자기자신을 속이고 있는 것』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대피소에서 사시나무 떨듯 겁에 질려있는 어린이 갓난아이를 안고 승객이 꽉찬 대피용 엘리베이터에 악착같이 함께 올라타려는 젊은 부부의 모습이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성지이기 때문에 이라크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예루살렘과 주요 공격목표인 텔아비브 사이의 고속도로가 상오에는 텔아비브 방향만 극심한 교통체증을 보이고 반대방향은 지극히 한산한 것도 인간 누구나가 갖고 있는 단순한 생존의지를 엿볼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아무리 이스라엘인이라 하더라도 일단은 안전한 곳으로 가족과 함께 피신해 먼길을 출퇴근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기자는아직도 방독면을 들고 다니는 습관이 몸에 배지않아 사이렌이 울릴때마다 허겁지겁 호텔방으로 돌아가 방독면을 뒤집어 쓴뒤 대피소로 뛰어간다. 그때마다 『내일부터는 방독면을 들고 다녀야지』하고 마음먹지만 번번이 잊어먹곤 한다. 이런 곳에서 1년 아니 한달만 지내면 정신이 이상해질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선택받은 민족」의 불행한 현실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 재일동포3세 지위보장 “정치적 절충”/박태준위원 긴급방일의 배경

    ◎의회차원 해결 모색,실무교섭지원/가이후에 결단촉구… 조기타결 압력/노대통령 방일과 맞물린 심각성도 지적할 듯 5월말로 예정된 노태우대통령 일본방문의 최대 걸림돌로 떠오른 재일한국인3세의 법적지위개선문제 해결을 위해 한일 양국정부간 실무교섭차원 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의 막후접촉이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23일 한일위원연맹회장인 박태준 민자당최고위원대행이 돌연 방일함으로써 한일 양국간 재일한국인문제해결의 결정적인 주사위는 정치권에 떠넘겨진 인상이 짙다. 이는 그동안 1년 넘게 협상을 벌여온 양국 외무부를 주축으로 한 정부차원의 교섭이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같은 협상부진상태가 계속된 가장 큰 이유로는 재일한국인 문제해결에 대한 일본정부측의 미온적이고 무성의한 태도를 꼽을 수 있다. 이로 인해 양국정부간에 현재까지 합의된 사안은 고작 재일한국인 3세이하에 대한 협정영주권을 부여하자는데 원칙적인 합의를 본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3세이하」의 범위도 일반및 특례영주권자ㆍ협정영주권 미신청자 등을 포함,일본사회와 특별한 관계에 있는 모든 재일한국인 3세이하 자자손손에게까지 자동적으로 협정영주권을 부여하자는 우리측의 요구에 비해 일본측은 제한된 세대까지만 영주권을 주장하고 있어 결국 성과가 미약하다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협정영주권 부여문제가 이와같이 지지부진한 상태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문날인,외국인 등록증 상시휴대,강제퇴거,재입국허가등 이른바 4대악제도의 철폐문제는 실질적인 진전을 기대하기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교착상태가 지속된다면 재일한국인문제는 한일 양국간 「아킬레스건」으로 등장할 수밖에 없고 노대통령의 방일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외교소식통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따라서 이 문제에 대한 일본측의 성의있는 해결책 제시가 없을경우 노대통령의 방일이 연기돼야 한다는 여론이 높은 게 사실이다. 재일한국인문제로 인해 양국관계가 자칫 「나락」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이때 한일 양국 집권당거물간의 잇따른 상호방문은사태해결의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박 민자당최고위원대행이 정치적 절충을 위해 23일 급거 일본으로 떠난 사실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더구나 현재 일본에서는 중의원예결위원회가 열리고 있는 만큼 박대행이 방일기간중 일본의회를 통해 강경ㆍ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일본행정부에 정치적 압력을 가해주기를 우리측 정부관계자들은 내심 기대하고 있다. 박대행은 이날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한의원연맹 소속의원들이 의회차원에서 재일교포들의 법적지위문제에 대해 질의키로 돼 있는데다 한일의원연맹회장으로서 가만히 있을수 없어 갑자기 출국하게 된 것』이라며 자신의 방일목적과 배경을 설명했으나 그가 일본정 관계주요인사들을 두루 알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역할에 상당한 비중을 두어야 할 것 같다. 박대행은 2박3일동안 일본에 머무르면서 가이후(해부)총리,다케시타 노보루(죽하등)전총리,하세가와 다카시(장곡천준) 일한의원연맹 재일한국인 법적지위개선위원회 위원장등 일본 자민당내 거물들과 폭넓게 접촉할 예정이다. 박대행은 가이후총리와 다케시타 전총리를 만나 재일한국인문제해결의 심각성을 지적,일본측의 정치적 결단을 다시한번 촉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특히 하세가와 다카시위원장과 만나는 자리에서 재일한국인문제에 대한 일의회차원의 강력한 지원사격을 요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대행도 현재 양국간의 교섭진행상황과 관련,『50대50으로 보고있지만 이번 방일을 통해 70대30으로 끌어 올렸으면 한다』고 밝혔듯이 그의 방일일정이 순조로울 경우 여야를 떠난 범일본의회차원에서 「재일한국인문제에 대한 정치적 결단 촉구결의안」이 제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양국간 정계거물의 상호교환방문에서도 알수 있듯이 양국 정치권에서는 『재일한국인 법적지위개선문제는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는 공동인식을 갖고 있다. 그동안 두번이나 연기된 노대통령의 방일이 이번 사태로 인해 또다시 연기되거나 취소된다면 한일양국 모두에게 가해지는 외교적 손상이 클 수밖에 없음은 차치하고라도 21세기의 양국간 동반자협력시대를 앞두고 양국관계에 결정적인 틈이 생기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같은 양국정치권 사이의 인식공유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강경한 자세로 버티고있는 일본관계성ㆍ청의 대한태도이다. 특히 경찰청ㆍ법무성ㆍ문부성 등이 「다른 외국인과의 형평」을 근거로 절대 우리측의 요구를 들어 줄수 없다는 비타협적인 자세를 갖고있어 문제해결의 커다란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양국 정치권 뿐만 아니라 학계ㆍ문화계ㆍ언론계등 지식인계층의 의견개진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측 지식인 1백15명이 「재일한국인처우개선을 위한 제언」을 23일 일정부측에 전달한 것이나 일본측에서도 동경대교수를 비롯한 지식인계층이 자국정부의 자세전환을 촉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현실은 문제해결의 청신호로 평가된다. 양국정치권의 활발한 엄호를 받으며 양국정부는 오는 30일 서울에서 양국외무장관회담을 열고 재일한국인문제에 대한 막바지 절충작업을 벌인다. 우리측은 이번 회담에서 확실한 해결책이 담보돼야 하고 그래야만 노대통령의 방일을 예정대로 추진할 수 있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할 방침이다.
  • 근로자의 날 4백71명 훈ㆍ포장

    10일 근로자의 날을 맞아 대부분의 사업체가 휴무한 가운데 정부는 과천 정부제2청사 강당과 각 시도별로 기념행사를 갖고 김부웅전국선원노조연맹위원장(53),평안섬유사원 박옥분씨(55) 등 모범근로자와 노사협조 증진에 공이 많은 노조간부ㆍ사용자 등 4백71명에게 훈ㆍ포장 또는 표창장을 수여했다. ◇금탑산업훈장 △김부웅 ◇은탑산업훈장 △이돈목(우방주택 대표이사) ◇동탑산업훈장 △박옥분 △최재철(한일은행 노조조합장) ◇철탑산업훈장 △김성회(경동탄광 상덕광업소 채탄원) △오임환(건설화학공업생산사원) △정기현(전국전력노조 총무국장) △김병욱(럭키노조위원장) ◇석탑산업훈장 △김옥수(광주고속 정비반장) △마무부(한국벨트 출하계장) △ 장재석(경기실업 생산반장) △김진각(대한석탄공사노조 도계지부장) △이기홍(서울시청노조조합장) △이종완(한국관광공사노조 조합장) △김성문(전국금속노조연맹 사무처장) △장일문(기선권형망수복수산 어로장) ◇산업포장 △김용진(서울식품 생산직장) △김윤영(대농 청주공장대리) △조성필(한국전력 해남지점 배전부장) △이정용(전주주물공업생산부장) △최석환(동아건설산업 관리차장) △김광호(한국유리공업 생산사원) △김명환(삼성제침공업 생산과장) △박정오(농심 부산지사 생산조장) △김동인(미원 노무관리과장) △이용해(한일개발 노무안전과장) △김영하(두산식품 총무부장) △제국삼(농산물항운노조 한국청과분회장) △유왕수(전국주한미군노조 전남지부장) △권영우(삼화노조조합장) △이수규(전국항운노조연맹 강원항운노조 조합장) △정수부(우성모직 노조조합장) △이갑종(전국자동차노조연맹 사무처장) △이병학(전국철도 노조사무국장) △김무남(전국통신노조연맹 교섭지도실장) △박제철(전국담배인삼노조 조직국장) △김중기(쌍방울 노조조합장)
  • “사업주 협상기피땐 엄단”/노동부/경영분석 자료 제공도 의무화

    ◎임금교섭 지침 시달 노동부는 올봄 임금교섭이 원만히 이루어지도록 이끌어 나가기 위해 2백여개의 임금교섭선도기업을 선정,합리적 타결을 집중지도하는 것 등을 내용으로 하는 올해 임금교섭지도지침을 마련,6일 각지방노동관서에 시달했다. 이 지침은 61개 정부투자ㆍ출연기관과 30대그룹기업 및 지역내 영향력이 큰 업체 가운데 2백개를 선정,근로감독관 1명씩을 전담배치하고 교섭때마다 교섭상황표를 작성하는 등 집중관리토록 하고 있다. 노동부는 또 근로자들이 회사경영사정을 정확히 파악한 상태에서 임금협약에 나서도록 하기 위해 임금협약 만료일 2개월전까지 노조 또는 노사협의회에 경영분석자료를 제공토록 의무화했으며 사업주가 정당한 이유없이 교섭을 거부하거나 대리인을 내세울 경우 부당 노동행위로 엄단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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