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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 “李죽이기는 나의 힘”朴 “여러분은 나의 괸당”

    李 “李죽이기는 나의 힘”朴 “여러분은 나의 괸당”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경선 후보는 “정권교체를 막으려는 세력들이 한나라당을 포위하고 있다.”며 여권의 당내 경선 개입을 경계했다. 박근혜 후보는 “2005년 피습을 받고 처음 찾은 곳이 제주”라며 당 대표시절의 ‘불패신화 이어가기’를 내세웠다. 제주 출신인 원희룡 후보는 자신을 “좁쌀밥과 톳밥을 먹어본 후보”로 묘사하며 세몰이에 나섰다. 홍준표 후보는 “정책과 토론 모두 홍준표만한 후보가 없다.”며 특유의 입담을 발휘했다. ●후보들 “경선 결과에 승복하겠다” 22일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첫 합동연설회에 앞서 한나라당은 후보들에게 “경선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서약을 다시 한번 받으며 퇴로를 차단했다. 당초 제주 학생 비행기요금 20% 할인 등 제주도를 위한 공약을 마련했던 이 후보는 연설이 시작되자 “제주를 어떻게 만들겠다는 구체적인 공약을 말하지 않겠다.”면서 “말 잘하는 대통령보다 일 잘하는 대통령을 뽑아 정권교체하자.”고 말했다. 그는 주로 자신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를 끝내야 한다고 말하는데 주력했다. 이 후보는 “이명박 죽이기는 제 자산이고 경쟁력이고 에너지”라고 주장했다. 평소 연설문을 큰 오차 없이 읽어 내려가던 박 후보도 이날은 유세 직전까지 연설문을 홀로 다듬었고, 결국 문안 사전배포 없이 현장 분위기에 맞춘 연설을 선보였다. 박 후보는 연설 말미에 “여러분은 저의 괸당(‘사랑하는 가족’이라는 뜻의 제주도 방언)이고, 저는 여러분의 괸당”이라며 제주 당원들의 호응을 유도했다. ●元 “제주서 통일” 洪 “빛 발할 후보” 이·박 후보는 스스로를 본선 경쟁력이 있는 후보라고 추켜 세우며 ‘대세론’을 폈다. 홍 후보와 원 후보는 작심한 듯 이·박 후보에 대한 ‘불가론’을 외쳤다. 이 후보는 “말 대신 행동으로 대한민국 경제를 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감귤농업 육성책과 바다 목장 건설안, 제주도 흑돼지 브랜드화를 통한 축산업 지원안 등을 사전 원고로 준비했다. 박 후보는 “정권의 어떤 공격에도 끄떡없이 이겨낼 수 있는 당차고 흠없는 후보를 뽑아야 한다.”면서 자신이 본선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임을 부각시켰다. 이어 “제주도를 무관세 지역으로 만들고 관광을 위해 숙박업과 음식업, 체육·오락시설 관련 부가세를 없애겠다.”고 제안했다. 귤을 상징하는 오렌지색 티셔츠를 맞춰 입은 지지자들에게 힘을 얻은 원 후보는 “작은 섬 제주에서 통일을 이루고 대륙을 꿈꾸는 위대한 대통령을 만들 수 있다.”고 자신했다. 홍 후보는 “여권의 공격에도 끄떡없고, 정책 토론에서도 빛을 발할 후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제주도를 동북아시아의 교육과 의료 중심지로 키우겠다고 했다. 후보 4명 모두 제주제2국제공항 추진을 강조했다. 제주 홍희경 김지훈기자 saloo@seoul.co.kr
  • 한나라 첫 합동연설회

    한나라 첫 합동연설회

    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30일간의 공식 경선 레이스에 돌입했다. 후보들은 21∼22일 제주지역 TV토론회와 합동연설회를 시작으로 다음 달 17일 서울에 이르기까지 전국 대의원을 상대로 표심 공략에 나선다. 여론조사 1,2위를 달리는 이명박(얼굴 왼쪽)·박근혜(오른쪽) 후보는 각각 ‘굳히기’와 ‘뒤집기’를 위해 건곤일척의 싸움을 벌일 태세다. 후보들은 22일 제주시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물고 물리는 공방전을 벌였다. 이명박 후보는 “이명박은 사자의 심장을 지녀 온갖 네거티브에도 흔들리지 않는다.”면서 “이명박 죽이기는 제 자산이고 경쟁력이고 에너지”라고 주장했다. 그는 “모든 지역과 계층, 세대에 지지를 받는 사람은 이명박 하나뿐”이라며 본선 경쟁력을 갖춘 후보라고 자임했다. 박근혜 후보는 “당 대표로 재직할 때 여당의 대표 8명과 맞서 (각종 선거에서)8전8승을 거뒀다.”면서 “이 정권과 싸워 패배한 적이 없는 박근혜가 100% 확실한 후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러분은 저의 괸당(‘사랑하는 가족’이라는 뜻의 제주도 방언)이고, 저는 여러분의 괸당”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원희룡 후보는 “평화의 섬 제주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여는 꿈을 이뤄낼 것”이라면서 “‘1인2표제라면 한 표 줄 텐데.’ 하지 말고 옳은 것을 지금 당장 시작하라.”며 표심을 흔들었다. 그는 이·박 후보를 각각 겨냥,“캐면 캘수록 허물은 끝이 없다.”,“5·16이 구국혁명이라는 말 한마디에 수구와 독재의 잔재가 스며 있다.”고 비판했다. 홍준표 후보는 “이 후보가 되면 연말까지 네거티브 공세에 시달리며, 내일은 또 뭐가 터질까 고생해야 한다. 박 후보는 대북·안보정책이 5공 수준을 넘지 못했다.”며 두 후보를 싸잡아 공격했다. 그는 “한나라당에 없는 게 3가지가 있는데, 서민과 감동과 바람이 그것”이라면서 자신을 이 3가지가 가능한 후보로 치켜세웠다. 이날 한라체육관에는 선거인단 2000여명을 포함해 3000여명이 운집했다. 유세는 오후 2시에 시작됐지만, 티셔츠를 단체로 맞춰 입고 온 후보 지지자들은 1시간30분 전부터 행사장 자리를 메우며 기싸움을 폈다. 가벼운 몸싸움도 벌어졌다. 한나라당은 이날 제주를 시작으로 다음 달 17일까지 전국 13개 도를 돌며 합동유세를 펼 계획이다. 다음 달 17일에는 여론조사를,19일에는 책임당원 선거인단 투표를 한다.20일 전당대회에서 개표를 거치면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확정된다. 제주 홍희경 김지훈기자 saloo@seoul.co.kr
  • [현진오의 野, 야생화다!] 제주도 상록수림 ‘솔잎난’의 고향은 아열대

    [현진오의 野, 야생화다!] 제주도 상록수림 ‘솔잎난’의 고향은 아열대

    한반도는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할 뿐만 아니라 바다, 고산 등 특별한 환경조건을 갖춘 곳이 많아서 식물다양성이 높은 지역으로 일컬어진다. 온대지방 식물들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제주도와 남해안에는 아열대식물들이 분포하고 북부지방과 고산에는 한대식물들이 살고 있다. 아열대와 한대를 이어주는 한반도의 지리적 위치가 식물분포에도 반영되는 셈인데, 아열대식물과 한대식물들이 기후변화에 따라 영역을 넓히거나 좁혀가며 생육하고 있다. 아열대 등 남쪽에 고향을 둔 남방계 식물과 북쪽에 고향을 둔 북방계 식물이 한반도에서 어떤 분포양상을 보이는지, 또 그런 분포가 어떻게 가능한지를 따져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이들 남방계와 북방계 식물의 분포도를 그려보기 위해서는 어느 곳에 어떤 종이 살고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현장정보가 필요하다. 이런 면에서 식물학자뿐만 아니라 아마추어 연구가들의 동참도 필요하다. 남방계 식물과 북방계 식물이 함께 사는 장소들은 곧잘 관심거리가 된다. 높은 산의 정상 부근은 북방계 식물이 남으로 내려와 살 수 있는 곳이고, 해양성 기후를 보이는 해안지역과 섬은 남방계 식물이 북상하기 좋은 곳이다. 지리산이나 한라산 같은 저위도 지방에 자리잡은 높은 산은, 정상에는 북방계 식물이 살고 산자락에는 남방계 식물이 살 수 있는 조건을 형성하고 있다. 지리산에는 닭의난초, 대반하 등 남방계 식물과 함께 기생꽃, 만병초, 땃두릅나무, 두루미꽃 같은 북방계 식물이 살고 있다. 한라산 정상부의 손바닥난초, 암매, 달구지풀, 꽃장포, 들쭉나무 등은 북방계 식물이고, 산자락의 후피향나무, 무주나무, 굴거리나무 등은 남방계 식물이다. 설악산의 경우에도 때죽나무, 설설고사리 같은 남방계 식물들이 동쪽 산자락에 자라는가 하면, 높은 능선에는 홍월귤, 노랑만병초, 눈잣나무, 만주송이풀, 바람꽃 등의 북방계 식물이 자라고 있다. 울릉도도 남북의 식물들이 만나는 중요한 장소인데, 동백나무, 자금우, 섬사철란, 털머위 등의 남방계 식물과 함께 콩팥노루발, 큰두루미꽃, 큰연령초, 두메오리나무 등 매우 많은 북방계 식물이 분포하고 있다. 종(種) 차원에서도 분포상 흥미로운 것이 많다. 북한에도 없는 북방계 식물이 북한을 훌쩍 뛰어넘어 남한에만 분포하는 것도 있는데, 한라산의 암매와 태백의 대성쓴풀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빙하기 때 남하했다가 기온이 올라가자 고산 같은 특수한 환경에 극소수만이 살아남은 것이다. 빙하기 잔존식물이자 북방계 식물들이 설악산, 태백산, 소백산, 덕유산, 가야산, 한라산 같은 높은 산정에 분포하고 있다. 노랑만병초, 홍월귤, 여우꼬리풀, 벌깨풀, 나도여로, 넓은잎제비꽃, 바이칼꿩의다리, 산마늘, 한계령풀 등이 그런 식물에 속한다. 남방계 식물 가운데도 북쪽으로 분포범위를 넓히는 것들을 볼 수 있다. 굴거리나무가 내장산까지 올라오고, 동백나무가 대청도까지 올라와 자란다. 보춘화는 동해시 두타산까지 올라오며, 변산반도에는 꽝꽝나무 군락지가 있다. 아열대식물인 선인장, 풍란, 나도풍란은 남해안 섬 지역까지 올라와 자라고 있다.(제주도 섭섬의 파초일엽, 제주도 상록수림의 솔잎난, 제주도 토끼섬의 문주란도 아열대가 고향이다. 그밖에도 많은 상록수가 아열대에서 우리나라 남부지방까지 분포범위를 넓히고 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한반도 식생변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참나무숲, 소나무숲처럼 식물들이 모여 있는 상태가 식생이라면 이의 변화는 아주 더디게 일어난다. 온난화의 영향을 살피는 일에는 식생변화보다는 남방계와 북방계 식물의 분포지역 확대 또는 축소라는 잣대가 더 유용하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통영 사량도 2010년 수돗물 공급

    만성적인 물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는 경남 통영시 사량도에 ‘남강물’이 공급된다. 통영시는 19일 남강계통 광역상수도사업이 사량도까지 확장돼 내년에 착공,2010년 마무리된다고 밝혔다.이 사업은 환경부가 추진 중인 도서지역 식수원 신규 개발사업으로 국비와 도비, 시비 등 82억원이 투입된다. 산양읍 풍화리에서 사량도까지 9㎞를 해저관로로 연결하고, 섬에는 마을마다 수돗물을 공급할 수도관 53㎞가 새로 매설된다. 이 사업이 마무리되면 부속섬인 수우도를 제외한 사량도 전역 13개 마을 911가구에 24시간 상수도가 공급된다. 사량도 주민들은 지금까지 지하수나 계곡물, 빗물 등을 모아 식수나 생활용수로 사용해 왔다.통영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한강 뱃길 100리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한강 뱃길 100리

    “1분 후 갑문이 열리면 경인운하에서 한강에 들어섭니다. 유속이 달라 배가 잠시 출렁일 수 있지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해외 동포인 서한강씨는 배를 타고 서울로 가자는 아홉살 아들 녀석의 성화에 못이기는 척하며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카페리에 몸을 실었다. 경인운하를 따라 40여분이 지나자 넓은 한강 하구가 눈에 들어온다. 오늘이 2022년 7월16일이니 이민생활 15년 만에 다시 보는 서울이다. 경인운하 개통 후 열린 인천공항과 서울간 뱃길은 모두 1시간 10분가량 걸린다. 자동차나 기차를 타고 도심으로 들어오는 것보다 시간은 조금 더 걸리지만 볼거리가 많아 여행객에겐 인기다. 익숙하다고 생각한 한강의 모습이 생경하다. 강 주변은 거대한 녹색 띠를 두른 듯하다.15년 전 8m에 달하던 회색 시멘트 경사면이 사라지고 수초와 야생화가 자리를 잡고 있다. 덕분에 갑판 위까지 풀내음이 전해온다. ●3000t급 유람선 타고 서울 나들이 ‘부∼앙’. 경적과 함께 상하이에서 중국 관광객을 태우고 들어오는 3000t급 유람선이 모습을 보인다. 총 길이만 110m, 한번에 900명까지 탈 수 있는 이 배는 평균 수심 4m인 한강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큰 배다. 한강에서 이렇게 큰 배를 보리라곤 기대하지 못했다. 승객은 금요일 밤 상하이를 출발해 서울에서 관광과 쇼핑을 즐긴 뒤 월요일 새벽에 돌아가는 젊은 중국인 ‘밤 도깨비’ 여행객들이 대부분이다. 서씨가 한국을 떠나기 전인 2006년 한 해 89만 7000명선에 머물던 중국 관광객 수는 15년 만에 무려 200만명까지 늘어났단다. 한강르네상스가 관광 기적을 일궈낸 것이란 평이다. 김포공항 인근인 서울 강서구 마곡지역을 지나니 안내방송이 나왔다. ●‘동양의 베네치아´ 마곡워터프런트 “오른쪽이 ‘동양의 베네치아’ 마곡 워터 프런트입니다. 고급 카페들과 연구시설, 다양한 주거단지가 있는 곳이죠. 한강엔 마리나(요트 계류장)가 3곳이 있는데 이곳이 4만㎡로 가장 큽니다.” 안내방송을 듣기라도 한 듯 70m 너비의 인공 물길 사이로 개인 요트들이 미끄러지듯 빠져나온다. 안내요원은 한강을 출발해 서해로 세일링과 바다낚시를 즐기러 나가는 배라고 설명했다. 유유히 바다로 향하는 요트의 행렬이 미국 보스턴의 찰스강을 보는 듯하다. 여의도 주변에 이르자 닻으로 물 위에 고정시킨 인공 섬들이 눈에 들어왔다. 물위를 걷듯 수면 위에 자리잡은 인공섬으로 들어가면 수상 정원이 펼쳐지는데 야외 조각작품과 놀이터, 수상카페 등이 있다. 이상하게도 새로 지어진 한강 주변 아파트들은 강을 향해 사선 모양으로 듬성듬성 자리를 잡았다. 전체적인 조망권을 고려하고 바람길도 열어주도록 주변 건축 허가가 강화됐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한강변 풍경에 감탄하는 사이 어느덧 배는 한강의 중심인 여의도 방향으로 향했다. 여의도와 노들섬, 용산으로 이어지는 세 지역은 한눈에 보기에도 한강을 대표하는 중심부란 것을 알 수 있었다. 문화와 예술, 엔터테인먼트, 교통, 금융, 국제업무 지역으로 자리잡은 세 지역만으로도 어지간한 도심 구성이 가능할 정도다. 여의도 공원과 용산 선착장 그리고 노들섬 사이엔 전에 보지 못한 가느다란 다리가 생겼다. 모노레일이다. ●한강변 접근 쉽게 강북로 지하로 강변북로를 달리던 차량들이 갑자기 사라졌다가는 한참 뒤 나타난다. 시민들이 한강변을 오가기 쉽도록 강변북로를 지하화 한 것이다. 이런 작업은 올림픽대로에서도 진행됐다. 바로 여의도 선착장에 내렸다.‘SEOUL INTERNATIONAL PORT’(서울국제항)란 낮선 간판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서울이 항구도시로 변했단 말이 실감나는 순간이다. 여의도에서 인터넷으로 예약해 둔 뮤지컬 티켓을 받기 위해 모노레일을 타고 노들섬으로 들어갔다. 노들섬 오페라하우스에선 12월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유작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Ⅱ’의 공연이 한창이다. 영국 웨스트엔드와 동시공연 중인 이 작품은 뮤지컬의 거장이 노들섬 오페라 하우스 건립을 기념해 브로드웨이 대신 한국공연을 택한 작품이다. 극장 앞에는 표를 구하려는 외국인이 줄을 서 있다. 용산에 새로 생긴 120층짜리 호텔에 짐을 풀었다. 석양이 드리워지는 한강의 야경은 ‘낮’보다 아름답다. 첫날부터 서울에 취한 듯하다. 떠날 발걸음이 더 무거워질 것만 같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8대 워터프런트타운 개발 서울시가 이달 초 발표한 ‘한강르네상스 마스터플랜’은 지금까지 단순히 보는데 그쳤던 한강을 즐기는 한강, 함께하는 한강으로 되돌리기 위한 중장기 계획이다. 가장 돋보이는 것은 한강 주변 8대 거점을 워터 프런트 타운(Waterfront town·수변도시)으로 개발하겠다는 것과 한강을 통한 주 운하를 열겠다는 것이다. ●용산 등 8곳 수변도시로 변신 마곡·상암·당인리·여의도·용산·흑석·행당·잠실 지구 등 한강변 8곳을 수변도시로 개발한다. 이 가운데 336만㎡ 규모의 마곡지구에는 한강물을 끌어들여 수로를 조성하고 수변에 컨벤션센터, 상업·문화·주거·연구시설 등 다양한 복합 시설물이 들어선다.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는 국제업무지구로 개발하면서 강변북로를 지하화해 그 위로 공원과 보행 통로를 낸다. 한강물을 끌어들여 배가 지날 수 있는 뱃길을 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잠실은 서울의료원 이전과 잠실운동장 리노베이션, 강변북로 지하화를 통해 수변도시로 탈바꿈한다. 특히 코엑스∼서울의료원∼종합운동장∼한강을 잇는 보행 네트워크가 갖춰진다. 한국토지개발공사가 도시개발사업을 진행하는 7만 2000㎡ 규모의 행당지구는 한강 본류와 지천을 잇는 광역적 수상이용 기지로 육성한다. 흑석지구는 뉴타운과 연계해 수변문화공간을 조성한다. 이전 예정인 흑석 빗물펌프장 상부에 공원을 조성하고, 수상지원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인근의 흑석뉴타운도 확대하기로 했다. 지금부터 60여년 전까지만 해도 한강에는 배가 다녔다. 하지만 1943년 청평댐 건설로 상류 뱃길이 끊어졌고, 하류는 한국전쟁이 끝나던 1953년부터 군사적인 이유 등으로 중단됐다. 이런 뱃길이 다시 이어져 국내 각 항구는 물론 중국으로도 이어진다. 이를 위해 용산과 여의도에 한강∼황해 뱃길을 여는 국제광역터미널을 건설한다. 또 잠실과 김포 신곡 수중보에 갑문을 설치하고, 정부가 추진 중인 경인운하와 연계하는 방안도 강구 중이다. ●한강 경관이 달라진다 건물이 제멋대로 들어선 한강변에 대한 종합적인 관리방안을 수립해 지어지는 건물은 수변공간과의 조화를 이루도록 할 계획이다. 콘크리트로 된 한강 호안을 단계적으로 자연형으로 바꾼다. 오세훈 시장 임기 내인 2010년까지 전체 62㎞ 가운데 18㎞를 마무리짓는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최종협 한강사업본부장 “자연성 회복 숨쉬는 한강으로” 서울시가 야심차게 내놓은 ‘한강 르네상스’의 기획과 구상, 현실화 과정에는 올 1월7일 출범한 한강사업본부의 역할이 컸다.6개월간 거대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해 온 최종협 한강사업본부장에게 한강르네상스에 대해 들어봤다. ▶한강 르네상스 사업에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자연성 회복이다. 시멘트 인공 호안을 중심으로 치수기능에 중점을 두었던 한강을 생태가 숨을 쉬는 곳으로 전환시키는 것이 목표다.1986년 완성된 한강 계획이 치수에 치중했다면 이젠 한강을 자연 친화적으로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또 수중보에 갇혀 호수로 전락한 한강을 강으로 이용하자는 것이다. 경인운하 등의 개발과 맞물려 뱃길을 열면 서울이 항구도시로 변화할 수 있다. ▶개발이 안정세로 들어선 부동산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여의도, 용산, 난지, 뚝섬 등 한강르네상스 주요 중심지는 이미 여타의 요인에 의해 부동산 값이 움직인 곳들이다. 한강르네상스로 다시 영향을 받지 않으리라고 본다. ▶충분한 준비 과정이 있었나. -그간 학계와 시정개발연구원에서 한강개발에 관한 연구들이 꾸준히 준비해 왔다. 수상교통부터 환경문제까지 심도깊은 논의를 진행했고 전문가부터 일반인까지 각계를 아우르는 자문위원회를 구성, 다각도의 자문도 받았다. 한강르네상스 안이 단기간에 나온 것은 결코 아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서울서 쾌속여객선 타고 中간다 서울과 중국을 잇는 ‘한강 뱃길 재개통’은 언제 실현될까. 연구는 한창 진행되고 있다. 서울시는 시정개발연구원의 연구 용역안이 나오는대로 건설교통부, 환경부, 국방부, 인천시, 경기도 등과 본격적으로 협의하기로 했다. 이는 반세기 동안 끊어진 한강의 운송 기능을 되살리려는 역사적인 작업이다. ●단둥 등 3개 항로 ‘구상´ 18일 서울시 한강사업기획단에 따르면 한강 뱃길은 임진강을 끼고 강화도 북쪽을 돌아 교동도를 거쳐 중국으로 향하는 항로와 신곡 수중보에서 굴포천을 지나는 이른바 ‘경인운하’를 거쳐 강화도 남쪽으로 황해에 진입하는 항로가 있다. 아울러 경인운하를 빠져 나와 막바로 남중국해 방향으로 가는 항로도 개발을 염두해 두고 있다. 우리나라 해역을 벗어난 항로는 우리나라와 가장 가까운 중국 웨이하이(威海)부터 단둥(丹東), 칭다오(靑島), 상하이(上海)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길이 300∼500㎞ 구간이다. 서울시는 서울∼중국 항로를 운항할 배로 크기 3000t급 안팎의 여객수송선으로서 45노트(시속 81㎞) 이상의 속도를 기준으로 삼았다. 이 정도 속도이면 현재 인천에서 중국을 오가는 여객선의 두배 속력이다. 따라서 편도 4∼7시간이면 목적지에 닿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인천국제공항에서 산둥반도 최동쪽 항인 웨이하이까지 비행기로 45분쯤 걸린다. 항공료는 대체로 편도 15만원 안팎이다. 따라서 서울∼중국 여객수송선의 운임은 3만∼4만원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터미널은 지난 3일의 서울시 발표대로 용산과 여의도를 우선 광역터미널로 정했다. ●준설·수중보 갑문 확장이 관건 시정개발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중국 뱃길을 잇는 공사 중 가장 큰 것은 한강 바닥 준설과 신곡 수중보의 갑문을 확장하는 공사다. 강 바닥에는 남북 분단 이후 배가 다니지 않고, 신곡 수중보의 갑문이 잠정 폐쇄된 뒤 모래가 많이 싸여 있다. 수로의 강폭은 현재 정도로도 충분하다. 하지만 큰 배가 다니려면 수심이 한강 본류(신곡∼잠실 수중보)는 4.0m 이상 필요하고 지류도 2.8∼3.0m의 조건을 갖춰야 한다. 신곡 수중보는 한강과 임진강 등의 수면 높이를 맞추는데 꼭 필요한 시설이다. 예를 들면 용산이나 여의도에서 배를 타고 황해로 나갈 때 신곡 수중보 앞에서 한강 하류의 낮은 높이를 상류의 높이와 맞춰야 한다. 빠른 시간 안에 물 높이를 맞추려면 수문의 용량이 지금보다 훨씬 커야 한다. 서울시는 준설과 수중보 개량에 약 500억∼700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한강의 동쪽에 있는 잠실 수중보의 확장은 우선 급하지 않다. 큰 배가 한강다리 밑을 통과하는데 반포대교 서쪽의 다리도 큰 걸림돌이 아니다. 동작대교, 한강대교 등은 현재 규모로도 배가 통과할 수 있다. 정부가 준설작업을 시작하면 서울시는 이에 맞춰 수중보 개량 작업을 하면 착공 4년안에 모든 공사를 끝낼 수 있다. 정부가 언제 준설을 결심하느냐에 재개통 시점이 달린 셈이다. ●서울·인천 등 이해관계 조율 중 한강 뱃길 재개 사업은 서울시와 인천시, 경기도, 정부도 원한다. 경인운하는 현 정부를 포함해 역대 많은 대통령들도 한번쯤 경제성을 검토했던 사업이다. 경인운하 사업이 마침 서울시의 한강르네상스 사업과 맞물려 있어 이해 관계를 조율하고 있는 중이다. 환경단체와 국방부 등의 반대를 설득하는 게 난제로 보인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한강 개발 난제 ‘한강변의 경관을 개선하고, 곳곳에 친환경 수변도시를 만든다. 서해 뱃길을 만들어 서울을 국제항구도시로 재탄생시킨다.’ 서울시의 ‘한강르네상스 마스터 플랜’의 큰 그림이다. 계획만 보면 더이상 좋을 수 없다. 그러나 구체적인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적잖은 문제점이 예상된다. 환경 파괴와 개발에 따른 침수 피해, 남북 관계, 사업 연속성 등이 바로 그것이다. 환경론자들은 뱃길을 내기 위해 바닥을 준설하면 하천의 생태가 파괴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중랑천과 탄천까지 준설하면 환경생태의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환경연합 초록정책국 한숙영 간사는 “개발의 시각이 한강을 경제·사회적으로 이용해야 하는 자원으로 보는 데에만 쏠려 있는 것이 문제”라면서 “특히 한강 하구는 멸종 위기종의 서식이 보고되는 등 우수한 생태계가 유지되는데 이곳을 준설하고, 선박을 운항하면 우리나라 환경생태가 손실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환경시장을 자임하는 오세훈 시장은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한강 활용을 극대화할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강조하지만 환경론자들은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80%가 넘는 콘크리트 호안(둑의 침식을 막는 시설물)을 단계적으로 걷어내고 수생식물과 자갈 등을 활용, 자연형 호안으로 바꾼다는 구상도 짚고 넘어갈 대목이다. 이도훈 경희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한강에 뱃길을 내려면 기술·경제·환경·안전상의 타당성을 먼저 따져봐야 한다.”고 전제한 뒤 “환경을 따진다면 자연형 호안이 바람직하지만 치수 안전성을 놓고 보면 콘트리트 호안이 더 우수하다.”고 말했다. 예산 확보와 사업 연속성도 약점이다.2010년까지 단기·소규모 사업에 투입되는 예산은 6726억원에 이른다. 나머지는 서해 뱃길을 준설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임진강 하구 모래를 팔아 개발 비용으로 충당하거나 민간자본을 유치한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모든 사업이 맞물려 있어 하나라도 삐걱거리면 계획은 차질을 빚을 수 있다. 한강과 임진강 하루 접경지역을 열어 중국으로 통하는 뱃길을 내 서울을 항구도시로 만든다는 구상은 남북관계가 변수다. 중앙정부, 북한의 판단에 따라 사업이 좌우되는 점은 한강 뱃길 사업이 구상 단계에서 그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한강의 어제와 오늘 새우젓으로 유명했던 마포나루. 밤섬은 배 만드는 마을로 통했다. 광나루와 양화나루터에 펼쳐진 은빛 백사장과 뚝섬 버드나무 숲은 1945년 해방 전후로 보던 한강의 모습이었다. 한강 뱃길을 따라 곡물과 소금, 젓갈류, 뗄감 등을 실어나르던 황포돛단배도 흔했다. 한국전쟁 시절 한강은 피란민의 삶과 죽음을 가르기도 했다. 사람과 더불어 호흡하던 한강이었다. 그런 한강이 ‘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관상용’으로 전락했다.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던 뱃길은 1970년대 팔당댐 건설로 끊겼다. 밤섬 주민들은 쫓겨났다. 옛 나루터 자리에는 다리가 들어섰다. 1960년대 말 1차 한강개발은 한강과 시민 사이에 둑을 만들어 소통을 단절시켰다.1980년대 2차 한강개발은 회색 콘크리트로 한강을 도배질했다. 또 한강 수질을 개선하기 위한 환경 관련 규제들도 한강과 시민을 멀어지게 했다. 개발은 한강둔치 주변 곳곳에 ‘아파트 숲’을 세웠다. 또 강남쪽으로 올림픽도로를, 강북쪽으로는 강변북로를 새로 뚫었다.60년대 한강철교와 한강대교, 양화대교, 한남대교 등 4개에 불과했던 한강 다리는 1970년 마포대교를 시작으로 무려 10여개가 더 세워졌다. 그나마 잠실과 여의도 등 둔치 주변에 조성된 시민공원들이 소통의 숨통을 트이게 했다. 1990∼2000년대는 한강 난개발의 후유증을 치유하기 위한 여정이었다. 한강을 시민 곁으로 돌려놓는 작업이었다. 최근 서울시가 내놓은 ‘한강 르네상스’ 사업도 한강 복원을 위한 개발이 중심이다. 복원은 한강의 물류 기능 회복에 맞춰져 있다.‘한강의 물길’이 도심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과거 서울의 교통로로서 큰 역할을 맡았던 한강이 10년 후에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 곁에 다가올까.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인천 섬지역 10월부터 환승할인

    그동안 좌석버스에 대해 환승할인제가 제외됐던 인천 도서지역에도 오는 10월부터 환승할인제가 실시된다. 17일 인천시에 따르면 강화도, 영종·용유도, 영흥도의 경우 지난해부터 시내버스 환승할인제를 실시해 왔으나 이들 지역과 연결된 좌석형 버스에 대해서는 환승 할인이 되지 않아 주민들의 불만이 표출됨에 따라 이들 도서를 연결하는 좌석버스도 환승 할인을 실시하기로 했다. 시는 환승 할인에 참여하는 4개 버스업체에 할인액의 40%를 보조할 계획이다. 환승 할인이 적용되는 좌석버스는 강인여객(111,112,301,301-1,302,306,307,308,710), 강화선진버스(700,701), 선진여객(300), 신백승여행사(790) 등 4개 업체 13개 노선이다. 시는 9월까지 환승할인 확대에 따른 프로그램 개발 및 테스트를 거쳐 10월1일부터 실시할 방침인데 프로그램 개발 일정에 따라 실시 시기가 앞당겨질 수도 있다.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대재앙’ 지구온난화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대재앙’ 지구온난화

    ■ 슈퍼 태풍이 온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폐해는 한반도라고 예외가 아니다. 기온이 올라가 질병이 늘고 산업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겨울 짧아지고 진해 벚꽃 8일 일찍 개화 최근 들어 기상청은 벚꽃 피는 시기를 전망하느라 애를 먹는다. 올해 진주 벚꽃 개화 시기는 3월24일이었다. 평년보다 11일, 지난해보다는 8일 정도 일찍 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겨울(지난해 12월, 올 1∼2월)은 지구 온난화와 엘니뇨의 영향으로 1904년 근대기상관측 이래 가장 포근했다. 겨우내 전국 평균 기온은 2.46도로 평년(최근 30년)0.43도보다 2.03도 높았다. 특히 2월 전국 평균 기온은 4.09도로 평년(0.75도)보다 3.34도 상승했다. 서울 한강은 1991년 겨울 이후 15년 만에 얼지 않았다.1850년 이래 가장 따뜻했던 12번 중 11번이 최근 12년 동안에 발생했다. 갈수록 한강이 어는 것을 보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김태룡 기후자료팀장은 “지구 온난화와 도시화 등에 따라 기온이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겨울이 짧아지고 따뜻한 날이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과 재배 지역 강원도 양구까지 북상 기온 상승은 한반도 식생 변화를 예고한다.‘대구 사과’는 이미 재배지가 강원도 양구까지 북상했다. 조치원에서 농사를 짓는 임진수씨는 “기온이 올라가면서 병해충이 크게 증가했다.”면서 “복숭아 출하 시기도 10년 전보다 1주일은 빨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추세라면 금세기 말에는 서울 남산 소나무도 모두 말라죽고 열대림이 그 자리를 메우지 않을까 걱정된다. 환경부는 “2080년쯤 한반도의 현존 산림생물이 멸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온 상승, 재해 빈도 증가 기상청은 올해는 세계적으로 가장 더운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슈퍼 태풍의 경고도 나오고 있다. 피해액이 4조원을 넘은 루사, 매미와 같은 대형 태풍은 모두 최근 5년간 집중됐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채여라 연구원은 “모든 나라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실행하지 않으면 2100년 한반도 기온은 3도 올라가고 연간 58조원의 경제적 피해를 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열받은’ 케냐 피해 확산 케냐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케냐타 국제공항에 내리자마자 한눈에 펼쳐지는 천혜의 자연 앞에서 연신 ‘원더풀’을 외친다. 적도 근처 아프리카 땅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초가을 같은 온화한 날씨와 손에 잡힐 듯한 푸른 하늘에 흠뻑 빠져든다. 그러나 감탄도 잠시, 아름답게만 보였던 케냐 자연이 지구온난화라는 덫에 걸려 돌이키기 어려운 길로 변해가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마운트 케냐 만년설도 92% 녹아 내려 신이 선물한 아프리카의 자연 가운데 가장 신비하다고 하는 킬리만자로(해발 5896m). 킬리만자로를 덮었던 만년설(빙하)을 보는 것도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만년설로 뒤덮였던 곳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다. 눈이라곤 정상에만 조금 남아 있고 시커먼 돌덩어리들이 관광객을 맞이한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지질학자 로니 톰슨은 “킬리만자로 정상이 지금과 같은 속도로 녹는다면 2020년쯤에 정상의 눈이 사라져 암석만 남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운트 케냐(해발 5199m) 꼭대기 만년설도 같은 운명에 처했다.1800년대 말에 확인된 18개의 빙하 가운데 현재 12개만 남았다. 이들마저 빠르게 녹아내려 약 92%가 사라진 것으로 학자들은 보고 있다. 케냐를 구성하는 70여개 부족 가운데 가장 큰 부족인 키쿠유(Kikuyu)족 사이에서 마운트 케냐는 세계의 창조주인 나가이가 이 땅 위에서 머무는 곳으로 전해져 왔다. 경외감을 일으키는 정상의 빙하가 모두 사라지고 나면 이제 그러한 문화적인 자산도 함께 사라지는 운명에 처하고 말 것이다. 킬리만자로에서 시작하는 7개의 강가에는 수백만명이 살고 있는데 가뭄과 수량 고갈로 얼마 지나지 않아 삶의 터전을 버려야 할 위험에 처했다. ●사막화 확산으로 전통 생활양식 포기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서 북서쪽으로 한 시간 정도를 가면 기린과 누 떼가 한가롭게 풀을 뜯고 크고 작은 호수로 둘러싸인 대규모 초원지대(리프트 밸리·Rift Valley)가 나온다. 이 가운데 나이바샤 호수로 흘러드는 하천 유역은 과거 물에 잠겼던 곳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강우량이 감소하고 지속적으로 물을 공급하던 에버데어 산악지대 숲이 파괴되면서 호수 물이 말라가고 있다. 케냐 국토의 88%는 건조 또는 반건조 지역이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과 산림 파괴, 강우량 감소로 건조 지역이 늘어나면서 사막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물 부족은 농민뿐만 아니라 가축을 키우며 살고 있는 부족들의 삶에도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집중 호우로 인한 홍수 피해도 위협적이다. 케냐는 이미 1998년에 엘니뇨 현상으로 피해액이 170억실링(약 2400억원)에 이르는 홍수 피해를 입었다. 그런가 하면 2005년에는 극심한 가뭄으로 많은 가축들이 폐사했다. 가축이 폐사함에 따라 목축에 종사하던 가족들은 생계를 잃고 삶의 터전을 떠나야 했다. 가축에게 풀을 뜯길 곳이 사라지면서 50만명이 전통적인 생활양식을 포기하고 생존을 위해 나이로비 등 대도시 주변 슬럼가로 모여들고 있다. 지구온난화 피해는 식물 생태계 파괴에 그치지 않는다. 인간과 동물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야생 동·식물 갈수록 감소 건조한 초원과 사막지대, 고원지대, 인도양 및 빅토리아 호수 등 다양한 지형과 기후 특성으로 케냐는 지구상에 얼마 남지 않은 야생 동·식물의 천국이다. 자연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는 생태계의 보물 창고다. 특히 케냐의 국립공원 및 보호구역 비율은 아프리카 국가들 가운데 최고를 자랑한다. 암보셀리·마사이마라 국립공원 사파리는 세계적인 관광지로 케냐를 관광대국으로 끌어올린 자원이다. 그만큼 케냐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다. 최근 이곳을 찾는 우리나라 관광객도 부쩍 늘었다. 그러나 이처럼 소중한 자산인 케냐의 생태계와 자연환경이 최근 큰 위험에 직면했다. 올해 4월에 발표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 보고서는 지구 평균 온도가 1.5∼2.5도 상승할 경우 동·식물의 약 20∼30%가 멸종할 위험이 더 높아질 것으로 경고했다. 지구 온난화가 계속될 경우 우리가 텔레비전을 통해 잘 알고 있는 야생동물의 천국이 케냐에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케냐 야생동물보호청 제임스 메턴지는 “기후 변화가 생태계의 생물다양성을 훼손하고 있다. 특히 대형 포유류와 소형 포유류 및 식물 등에서 그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질병 급증…두 달 만에 122명 사망 지구 온난화로 인한 질병도 주민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말라리아 등 열대성 질병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던 케냐의 고원지대도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금세기 후반부터는 위험 지역으로 빠져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경우 의료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주민들에게는 치명적이다. 징후는 벌써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다. 케냐에서는 건조한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지난해 12월부터 ‘리프트밸리 열병(Rift Valley Fever)’이라고 불리는 전염병이 발생했다. 올해 1월 말까지 불과 두 달 만에 환자가 414명으로 늘었고, 이들 가운데 무려 122명이 사망했다. 영양 상태와 위생시설이 열악한 지역에서 기온 상승은 주민들의 건강에 큰 위협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기후변화는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케냐에 큰 영향을 미친다. 케냐는 전력 공급의 대부분(60∼80%)을 수력발전에 의존한다. 수력 발전소가 있는 타나강 주변 하천은 마운트 케냐의 빙하에서 지속적으로 수량을 공급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마운트 케냐의 빙하가 녹으면 케냐의 전력 공급이 끊기고 산업 기반마저 무너뜨려 이 지역에 삶의 기반을 두고 있는 주민들 모두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황계영 주 케냐 한국대사관 환경관 ■ 케냐 정부 온난화 대책 케냐의 지구 온난화 피해를 막을 수 있는 길은 있을까, 아니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케냐는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지만 국내 산업 기반이 취약하고 온실가스 배출량 자체도 미미해 할 수 있는 일은 사실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국민 다수가 절대 빈곤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를 발전시키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는다. 케냐 정부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지구 온난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왕가리 마타이 박사가 이끄는 그린벨트운동 등 민간단체들이 산림의 무분별한 파괴를 막고 대대적으로 나무 심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우기에 집중적으로 내리는 빗물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빗물 저장시설의 보급을 확대하는 한편 전력 공급원을 다변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케냐발전회사의 피우스 코리코는 “기후 변화로 인한 가뭄은 수력발전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 전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지열·풍력 등을 이용, 발전 다원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이곳에서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가 열렸다. 세계의 환경장관, 민간 전문가 등이 모여 온실가스 감축 방안,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지원 방안 마련 등을 주제로 열띤 논의를 했다. 케냐 정부 관계자들은 산업화의 부산물로 야기된 기후변화가 산업화의 혜택을 전혀 보지 못하는 아프리카 저개발국가들에 가장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선진국들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선도적인 노력과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지원을 강력히 요구했지만 선진국들의 지원은 미지근한 상태다. 지구온난화를 경고하는 자연의 목소리에, 가장 빈곤한 지역에서 고통 받고 있는 지구촌 가족들의 목소리에 세계가 귀기울여야 할 때이다. 황계영 주 케냐 한국대사관 환경관 ■ 더위 먹은 지구 식혀주세요 유엔환경계획(UNEP)은 지난달 환경의 날을 맞아 코앞에 닥친 지구 온난화의 위험을 직설적으로 경고했다.‘녹아내리는 빙하-위기 속의 지구’라는 주제를 통해 기후변화가 세계 전체에 끼치는 중요한 사실들을 사례를 들어 제시했다.UNEP 사무총장 아킴 슈타이너는 “기후변화는 현재 진행 중이고, 국제사회는 극심한 가뭄이나 홍수에 노출된 국가들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UNEP의 경고를 재구성했다. ●북극곰의 SOS!… 우린 어디로 가란 말인가 북극곰은 바다 얼음 덩어리와 떨어질 수 없는 관계입니다. 북극곰은 바다사자를 사냥하고 빙하에서 빙하로 이동할 때 얼음 회랑을 이용한답니다. 임신한 암곰은 눈이 두껍게 쌓인 곳을 골라 굴을 만들고 새끼를 낳지요. 어미곰은 새끼와 함께 봄이 올 때까지 5∼7개월동안 굶은 채 얼음굴에서 견뎌야 합니다. 어미곰과 새끼곰들의 생존이 얼음 덩어리에 달려 있습니다. 곰이 살 수 있는 환경은 자꾸만 나빠지고 있고요. 그래서 그런지 몸무게와 출산율이 점점 떨어진답니다. 금세기가 끝나기 전에 여름 얼음 덩어리가 사라진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데, 만약 이렇게 되면 우리는 하나의 생물 종으로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북극곰을 살려주세요,SOS! ●아프리카 농부·태평양 섬주민의 절규 기온이 올라가고 산악지대의 빙하가 녹아내리면 대지는 가뭄으로 메말라 갈 것이 뻔합니다. 농지와 가축을 기르던 초원은 황량한 사막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식량이 줄어들면서 함께 모여 살던 부족들도 하나둘 삶의 터전을 버리고 도시로 떠났답니다. 선진국이 앞장서 대책을 세워주세요. 섬에 사는 사람들도 걱정이 태산이네요.100년동안 세계 해수면은 1∼2㎜ 높아졌습니다. 그런데 1992년부터 해수면 상승 속도가 1년에 2㎜씩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린란드의 빙원은 새로 생겨나는 빙하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녹고 있습니다. 빙하 두께가 얇아지는가 하면 남극의 큰 빙하 3개가 지난 11년동안 붕괴됐습니다. 섬과 해안도시에 사는 주민들도 어떻게 되나요.2005년 12월 태평양 바누아두섬 주민들은 기후변화 때문에 범람의 위기를 맞아 주거지를 옮겼을 정도입니다. ●보험사도 망하기 일보직전 2005년 독일 뮌헨 파운데이션은 열대성 폭풍우와 산불 같은 날씨와 관련된 경제적 손실이 2000억달러에 이르렀다고 밝혔습니다. 보험 피해는 700억달러가 넘습니다. 지구 온난화가 계속되면 열대기후 지역이 늘어나고 전염병 또한 증가할 것은 뻔합니다. 말라리아나 뎅기열 등 곤충 매개성 질환이나 여름철 유행하는 음식 매개성 살모넬라균들이 늘어나겠지요. 빨간불은 이미 켜졌습니다.2003년에 프랑스는 살인적인 폭염으로 1만 5000명이 추가 사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유럽 전체에서 3만 5000명이 죽었습니다. 기후 변화에 따른 지구 온난화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아야 합니다. 이러다간 보험사 망하는 것 시간 문제이지요. ●당신과 정부에 묻습니다 기후변화의 재해를 막기 위해선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 탄소 발생량을 줄여야겠지요. 하지만 당신은 태양열·풍력·바이오·지열 등 대체 에너지 개발·이용을 위해 얼마나 실천하고 있나요. 일찍 눈을 뜬 유럽에서는 수백만의 가정이 태양광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난방을 해결하고 있지요. 아일랜드에서는 수력과 지열 에너지를 수소로 바꿔 화석연료를 대체할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답니다. 브라질에서 설탕에서 추출한 에탄올로 원유 사용량의 40%를 대체했습니다. UNEP의 ‘백만그루 나무심기’운동에 동참, 나무심기에 매달리는 나라도 많습니다. 나무는 기후변화 속도를 늦춰주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온도를 낮추는가 하면 담수 저장과 토양 침식을 막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죠.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美 ‘럭셔리 워터’산업 번창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에서 고급 생수인 ‘럭셔리 워터’ 산업이 번창하고 있다. 먹는 물의 소비량에서 생수가 차지하는 비율이 수돗물을 거의 따라잡고 있고, 향수병 크기 만한 생수 한 병에 5000원이 넘는 초고가 제품도 등장했다. 뉴욕타임스는 15일 생수 소비량이 늘면서 수돗물과 생수간의 ‘전쟁’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 1인당 평균 생수 소비량은 95년 10갤런 정도에서 지난해에는 21갤런(79.5ℓ)으로 늘었다. 이는 소비가 줄어드는 커피(16.3갤런), 우유(19.5갤런)를 제치고 맥주(21.8갤런)를 거의 따라잡는 수치다.●생수가 수돗물 소비량 따라 잡아 뉴욕타임스는 생수 소비 증가세가 지속된다면 지난해 27.1갤런의 소비량을 기록하며 몇년째 음용량이 줄고 있는 수돗물이 생수의 다음 희생양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때문에 뉴욕시는 생수로 인한 지구 온난화 유발 문제를 지적하며 수돗물 소비를 권장하고 있다.뉴욕시의 수돗물은 정수 없이 마실 수 있는, 미국 내에서 가장 품질 좋은 수돗물 가운데 하나다. 뉴욕타임스는 하루 8잔 정도의 물을 마실 경우 수돗물이면 연간 비용이 49센트(약 450원)에 불과하지만 생수를 마시면 2900배인 1400달러(약 129만원)를 지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또 뉴욕시 관계자들은 생수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에너지가 지구 온난화를 유발한다고 지적했다.●티베트와 그린란드에서 담아온 물 마시는 물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고급 물 시장도 크게 번창하고 있다. 뉴욕 등 대도시에는 고급 생수를 파는 ‘워터 바’나 ‘아쿠아 카페’가 생겨나고 품질 좋은 물만 전문적으로 배달하는 사업도 등장했다.생수 사업자들은 지구촌 곳곳의 청정 지역을 찾아다니면서 생수원 발굴에 혈안이 돼 있다.초고급 생수 가운데서도 가장 비싼 제품의 하나는 ‘태즈메이니안 레인’. 지구에서 하늘이 가장 맑다는 오스트레일리아 태즈메이니아 섬에서 내리는 빗물을 땅에 떨어지기 전에 받아낸 물이다.375㎖짜리 24병에 75달러. 신비의 나라 티베트에서 온 ‘글로지’도 부유층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글로지는 티베트의 현자들이 마시는 물로 알려져 있다.붉은 향수병 모양의 유리병에 담긴 11온스(약 300g)짜리 글로지 12병의 가격은 60달러. 글로지를 판매하는 ‘아쿠아 바’는 7월15일 현재 글로지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품절상태라고 밝혔다.그린란드와 캐나다의 빙산을 녹여 만든 ‘글레이스’는 인간의 역사가 시작되기 전에 만들어진 물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빙산이 1만 2000∼15만년 전에 생성됐기 때문에 오염이라는 개념이 세상에 나오기 전에 만들어진 제품이라는 것이다.330㎖짜리 24병에 85달러이다. 이밖에 스웨덴의 빙하지역에서 생산되는 맘버그, 뉴질랜드의 ‘서던 알프스’에서 담아오는 ‘420 아르테지안 워터’도 최근 관심을 끄는 고급품이다.고급 생수들은 대부분 전문가들이 디자인한 예쁜 유리병에 담겨 있다.dawn@seoul.co.kr
  • “블루문 나비 진화 속도 상상초월”

    “나비는 계속 진화하고 있다.” 영국 과학자들이 블루문 나비를 5년 동안에 걸쳐 연구 조사해 얻은 결론이다. BBC 방송은 12일(현지시간) “적도 지역 사모아군도에서 서식하는 블루문 나비가 기생충 박테리아와 싸우는 방법을 개발해 지구상에서 가장 빨리 진화한 종으로 발전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과학자들은 “남태평양에 위치한 두 개의 섬에 살고 있는 이 나비의 수컷은 6년 전인 2001년 개체 수가 전체 무리의 1%에 불과했다.”면서 “하지만 이 나비들이 기생충 박테리아를 조절하는 억제 유전자를 얻게 돼 그 수가 급증, 작년엔 개체 수가 전체 무리의 40% 가까이 됐다.”고 말했다. 과학 전문지 사이언스지에 발표된 연구결과의 저자 중 한 명인 실비안 샬럿 런던대 교수는 “지금까지 관찰된 것 가운데 가장 빠른 진화”라고 설명했다. 같은 대학 교수인 공동연구자 그레고리 허스트 교수도 “진화는 수백년이나 수천년 동안에 이뤄진다.”며 “이번 경우는 진화란 관점에서 보면 기념비적인 사건”이라고 역설했다. 샬럿 박사는 “우리는 기생충과 숙주 사이의 진화 레이스를 목격했다.”며 “기생충이 진화를 촉진시키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가설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고 덧붙였다.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Metro] 인천 13일부터 섬마을 영어캠프

    인천시교육청은 13∼17일 5일 동안 인천 앞바다 5개 섬에서 학생과 주민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즐거운 섬마을 영어캠프’ 운영하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원어민 교사를 접하기 어려운 도서지역 학생들에게 다양한 영어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도시와 농어촌 사이 교육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다. 시교육청은 이 기간 중 백령, 연평, 대청, 덕적, 교동도 등 섬 5곳에 원어민 교사 5명과 일반 영어교사 5명, 자원봉사자 2명 등 모두 12명을 배치, 다양한 프로그램을 펼칠 예정이다.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박노해 시인 “전투병 대신 의료·재건 부대 보내야”

    박노해 시인 “전투병 대신 의료·재건 부대 보내야”

    “몸의 중심은 심장이 아니다. 아픈 곳이 중심이다. 양심과 정의와 아이들이 학살되는 곳, 이 순간 그곳이 세계의 중심이다.”(‘나 거기 서 있다’ 중에서) 노동자의 아픔을 대변해온 박노해(50) 시인이 레바논의 고통을 읊었다. 레바논 전쟁 1주년을 하루 앞둔 10일 오전 박 시인은 기자회견을 열고 전투병 파병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동명부대 300여명의 파병이 일주일 남은 시점이다. ●“파병지 수르는 결코 안전하지 않아” 시인은 “전투병 대신 의료·재건 부대를 보내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재작년에 이어 작년에도 레바논을 찾은 그는 “비극적인 사태를 막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오랜 묵언을 깨고 이 자리에 나왔다.”면서 “파병지 수르는 결코 안전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박 시인은 현재 레바논에는 무장세력이 속속 몰려들고 있으며 9월에 있을 대통령선거로 첨예한 긴장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우리 정부는 실정을 모르거나 위험 요인을 의도적으로 차단하고 있습니다. 책임있는 정부의 자세가 아닙니다.” 그는 일부 언론에서 현지 민심을 왜곡하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레바논에서 만난 사람들은 하나 같이 제게 물었습니다.‘이스라엘이 미국을 등에 업고 우리를 학살할 때 코리아는 침묵으로 동조하지 않았느냐.’고요. 저는 한국에 차갑게 등을 돌린 중동의 변화가 무섭게만 느껴졌습니다.” 박씨가 흑백 카메라로 담아온 사진들은 상처난 도시와 아이들의 슬픈 눈망울을 생생히 보여 주고 있었다. 그는 말하는 중간중간 잔기침을 뱉어냈다.“평생 마실 잿더미를 다 마셨는데 시간이 없어서 치료를 못 받았네요.” 박씨는 국내 문제에서 해외 분쟁 문제로 고개를 돌린 이유에 대해 “자기 자신이나 나라에 대한 관심은 타고나지만 타인에 대한 관심은 배워야 한다.”면서 “감옥에 있을 때 우리가 세계를 너무 모르고 섬에 갇힌 채 운동을 해왔다는 성찰이 있었다.”고 털어 놨다. 이왕 죽었다 살아난 목숨이니 5년,10년 후를 바라보고 누구도 하지 않는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는 것이다. 분쟁 지역을 돌며 30,40대의 저항 리더들을 많이 만난 것도 그 때문이다.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고 싶지 않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박씨를 부르는 손짓도 많았다. 그러나 그는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고 싶지 않다.”는 입장이다.“제가 누구보다 고생을 덜 했다고 할 수 있나요? 하지만 행복했습니다.” 그는 7년쯤 두문불출했더니 이제 자신을 알아 보는 사람이 없다며 편안한 미소를 지었다. 기자회견장에는 전 한국 중동학회 회장인 건국대 최창모(52) 교수와 요르단 대학의 라자이 알 칸지(58) 교수도 참석해 지지를 보냈다. 최 교수는 ““오늘날 가장 아픈 세계의 중심이 한반도와 레바논인 것 같다.”면서 “외세의 침략 전쟁과 오랜 내전 속에서 막 스스로 일어나려는 레바논 사람들에게 외부의 개입은 모욕감과 적개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칸지 교수는 “남부 레바논은 이스라엘에 오래 점령을 당해 위험한 곳이며 바로 그 점이 헤즈볼라가 저항운동을 하게 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회견을 마친 박씨는 비 내리는 광화문 거리에서 오전 12시 50분부터 1시간 가량 1인 시위를 벌였다. 글 사진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열린세상] 날씨에 관한 담론/황규호 ‘한국의 고고학’ 상임편집위원

    [열린세상] 날씨에 관한 담론/황규호 ‘한국의 고고학’ 상임편집위원

    이제 날씨 이야기는 예사로운 화젯거리가 아니다. 그저 웃으며 말하는 언소(言笑)의 테두리를 벗어나 제법 무게를 실어야 할 담론의 대상이 되었다. 이를 두고, 못하는 소리가 없다고 나무랄지도 모른다. 그러나 온갖 기상 현상을 다 아우른 날씨는 이 시대의 화두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날씨가 까탈을 부리는 원인은 바로 기상이변에 있다.1997년 교토의정서가 규정한 6가지 온실가스가 바로 날씨 변화의 주범이다. 이를 다시 걱정하는 ‘기후변화에 관한 국제패널(IPCC)’이 지난 2월 방콕에서 열렸다.120개국 2000명의 과학자들은 유엔이 창설한 이 모임에서 현재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그대로 두었을 때 2030년에는 90%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경고성 전망을 내놓았다. IPCC는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지구온난화로 평균기온이 1∼3.5℃가 올라가고, 빙산이 녹을 것으로 예측한 보고서를 돌린 적도 있다. 그래서 ‘포천’지는 장래 미국과 러시아의 잠수함이 숨을 만한 얼음 그늘을 잃는 전략상 피해를 들추기도 했다. 자못 엉뚱한 기사이기는 했지만, 한동안 화제가 되었다고 한다. 온실가스의 역기능 현상을 밝히기까지는 과학자들의 노력이 컸거니와, 시간도 꽤나 걸렸다.1957년 레벨과 쉬스라는 두 과학자가 논문을 발표할 때 화석연료가 뿜어내는 이산화탄소의 심각성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1958년부터 마우나로아 섬에서 관측한 대기의 이산화탄소 함유량이 첫해에는 0.7이 늘었지만, 나중에는 두배인 1.5씩 증가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그러나 미국은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 배출 문제에 대해, 교토의정서에 이어 최근에 끝난 G8 정상회담에서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는 소식이 들렸다. 오존 피해를 처음 증명한 과학자는 캘리포니아대의 셔우드 롤런드와 패서디나 제트추진연구소의 마리오 몰리나다.“겨드랑이에 뿌리는 탈취 스프레이어 때문에 세상의 종말이 올 것 같다.”는 말을 아내에게 지껄였다는 롤런드의 집념은 미국 정부가 프레온가스를 분사체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프레온가스 영향을 받은 오존층에 실제 구멍이 뚫렸다는 몇몇 관측소의 보고는 결국 1987년 몬트리올의정서를 이끌어낸 것이다. 프레온가스 역시 처음에는 야구모자를 쓰고 선글라스를 끼게 한 것이 고작 대비책이었다고 한다. 온실가스의 대기오염은 날씨를 변화시킨다. 또 기온과 강우량, 바람의 속도도 바꾸어 놓는다. 그리하여 어디는 긴 가뭄이 드는가 하면, 어떤 지역에서는 엄청난 장마가 진다. 최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수단의 다르푸르 사태는 3년 가뭄과 더위가 빚어낸 비극이다. 요즘은 계절이 돌아가는 사이클마저 깨지는 통에 겨울은 짧아지고, 여름은 더 더워지는 등 한랭(寒冷)과 온난(溫暖)의 리듬도 망가지고 있다. 고고학 연구와 맞물린 고기후(古氣候) 분석에 따르면, 기원전 1만년쯤의 빙하기를 정점으로 기원전 9000년쯤부터는 온난기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이 같은 주기는 대개 4만년 정도로 추산되지만, 내일 곧 닥칠 장래 상황은 예측이 어렵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어떻든 대기의 온실가스 측정은 지구를 유기체로 본 이른바 가이아 가설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이는 지구를 하나의 생명체로 본 옛 그리스인들이 지구의 역사를 크립토조익 에온(숨겨둔 생명)과 파네로조익 에온(보이는 생명체) 따위로 나눈 이치와 별다름이 없다. 이 유기체(생명체)의 지구상 한 모퉁이 한반도에도 긴 장마가 지는 장림(長霖)의 계절이 찾아왔다. 아직은 생명이 보이는 시대를 사는 현생인류의 오늘이야말로 미네르바의 부엉이 같은 지혜가 필요한 때가 아닌가 한다. 황규호 ‘한국의 고고학’ 상임편집위원
  • 제주 우도 관광객 차량 반입 금지 추진

    ‘섬 속의 섬’ 제주 우도에 관광객 차량 반입을 금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제주도는 28일 오는 2017년까지 10년에 걸쳐 추진할 섬지역 발전계획을 수립하면서 우도지역 주민과 관광객 편의를 위한 교통체계 개선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도는 우선 우도에 대한 교통허용 용량을 평가한 뒤 차량총량제를 도입해 차량 반입을 일부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일 단위로 허용된 범위에서만 관광객들의 차량 반입을 제한적으로 허용할 계획이다. 또 우도에 버스를 운행하도록 하고 외부 차량 반입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버스 대신 모노레일을 설치해 친환경 교통시설과 함께 새로운 관광 명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지난해 우도를 찾은 관광객은 47만 4271명으로, 이들이 도항선을 이용해 갖고 들어간 차량은 5만 2000여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나들섬 구상’ 환경공방

    ‘나들섬 구상’ 환경공방

    한나라당 대선 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공약으로 내놓은 ‘나들섬 구상’에 대해 해당 지자체인 인천지역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역 정가와 시민단체 등은 나들섬 조성시 발생할 환경 및 경제적 측면의 문제점을 잇따라 제기하고 나서 한반도 대운하 논란에 이어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나들섬 구상은 인천시 강화군 교동도 북동측 한강 하구 퇴적지 일대에 여의도의 10배 규모인 900만평 규모의 섬을 만들어 남북한 근로자들이 드나들며 공동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경제협력단지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즉, 남한의 기술·자본을 북한의 노동력과 결합시켜 북한의 개방을 돕고 통일로 가는 광장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지리적으로도 나들섬은 한강과 임진강, 예성강이 서해로 유입되는 곳이며 한반도 대운하의 길목이라는 게 이 전 시장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강화군이 지역구여서 지역사정에 밝은 한나라당 이경재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나섰다. 그는 “나들섬 대상지는 썰물 시 잠깐 나타나는 갯벌에 불과하다.”면서 “이 일대는 한강 상류에서 흘러온 토사가 쌓이는 곳으로 여의도의 10배에 달하는 인공섬을 만들면 강물의 흐름을 막아 장마철에 한강과 임진강 주변에 대재앙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비무장지대에 인공섬을 만드는 것은 북한 핵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현실성이 떨어지며, 섬을 만드는 데 2조원이나 소요돼 경제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환경단체들도 나들섬 대상지의 환경 생태학적 중요성을 들어 반대하고 나섰다. 해당지역 갯벌은 세계 5개 갯벌 가운데 하나일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희귀한 조류들이 서식하고 있어 생태적 보전가치가 매우 높다는 것이다. 나들섬이 조성되면 조류가 바뀌어 갯벌 지형이 변화되고 생태계가 파괴된다고 강조한다. 또 나들섬이 조성되면 한강 하구의 3분의2가 막히게 돼 여름철 홍수시 한강 주변의 빗물이 빠지지 않아 심각한 도심 침수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인천녹색연합 관계자는 “대형 개발사업을 발표하기 전에 면밀한 검토와 조사가 이뤄져야 함에도 정치적 목적에 의해 급조됨으로써 제2의 새만금사태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나들섬 조성 취지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인공섬을 새로 만들 것이 아니라 강화 북쪽에 있는 교동도(1400만평)를 남북협력자유지역으로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주장한다. 시는 오래 전부터 북한과 인접한 교동도를 남북교류 전진기지로 개발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펼쳐왔다. 이 차원에서 강화도∼교동도를 잇는 연륙교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아울러 개성공단 활성화에 공을 들이는 것이 보다 경제적이고 북한의 이익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2000만평 규모로 확장 중인 개성공단은 강화군 양사면 철산리 북쪽에 위치하고 있어 2.3㎞의 다리만 놓으면 개성과 인천을 잇는 물류단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지방시대] 지역별 협력이 상생의 길/최형재 전주아름다운가게 공동대표

    최근 전남 신안에 있는 흑산도와 홍도를 다녀왔다. 홍어, 전복, 해삼 등 풍부한 먹거리가 우리를 반겼고, 섬사람들의 친절한 안내와 인심은 우리 일행을 흡족하게 했다. 아름다운 천혜의 환경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하는 마력을 지닌 곳이었다. 작은 섬이었지만 2박3일 일정으로 아름다움을 모두 느끼기에는 너무 촉박했다. 외국 여행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던 나에게 반성의 시간이었으며 우리나라 곳곳을 여행해 보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한 소중한 시간이 됐다. 이 지면에 홍도, 흑산도의 아름다운 모습을 다 설명할 수 없다. 지면이 부족하기도 하지만, 황홀한 모습을 내가 소개하는 것이 예의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직접 한번 경험해 보시길 권하고 싶다. 만약 괜히 왔다고 야속한 생각을 하게 된 방문객이 있다면 지역 주민과 협의해 보상해 줄 용의가 있다는 말로 확실한 보장을 하고 싶다. 이쯤에서 흑산도 홍도 주민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정말 만족스러운 방문이었지만 귀에 거슬린 한 가지가 있어 지적해 주고 싶은 것이다. 흑산도에서 안내를 하는 분이나 가게를 운영하시는 분들은 흑산도에 있는 상품이 진품이고, 반대로 홍도 분들은 반대의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 못내 안타까웠다. 부엌에 가서 얘기를 들으면 며느리 말이 맞고 안방에 들어가서 얘기를 들으면 시어머니 말이 맞아 누구 장단에 춤을 추어야 할지 모르는 것처럼, 두 섬사람들의 말을 들은 뒤 음식을 먹자니 나도 모르게 이 음식은 자연산일까? 국내산일까? 의심하는 속 좁은 사람이 돼 있었다. 물론 한정된 관광객을 조금이라도 더 유치해 수입을 높이려는 지역 주민의 경쟁심이 지나쳐 일부의 사람만 그러리라 이해한다. 섬에 계시는 분들이 더 잘 알지만 양쪽을 서로 칭찬하고 도와주고 격려하는 것이 두 섬의 살 길이다. 만약 두 섬 주민간 불신이 생긴다면 관광객은 다른 볼거리를 찾아 떠날 것이다. 몇십년 전만 해도 ‘길거리의 강아지도 돈을 물고 가게에 갔다.’는 관광 안내원의 말에서 갈수록 줄어드는 수입이 주민들의 경쟁심을 자극했으리라 믿는다. 그러나 급할수록 돌아 가라 했듯이, 홍도는 흑산도로 관광객을 유인하고, 흑산도는 홍도로 손님을 유인하는 방법이 두 지역이 같이 잘사는 방법이요, 옛 영화를 되돌리는 길임을 확신하기에 이러한 운동을 전개해 보길 권한다. 이런 일이 비단 이곳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특산품 경쟁이나, 유명인사 출신지, 설화 배경을 놓고 대결하는 곳이 한두 곳이 아니다. 참여정부 들어 지역균형발전이 국정의 주요 방향 중 하나였다. 지역별로 이제 지역도 살 만하게 되었다며 희망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4년이 흐른 지금 어떤 성과가 있는지 궁금하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수도권은 똘똘 뭉쳐 지역균형발전을 저해하고 있는데 지역에서는 연대는커녕 ‘나만 살면 된다.’는 자세로 타 지역을 폄하하고 비난하면서 지역이 힘을 잃었기 때문이다. 중앙의 권력을 지방으로 분산시키는 과정은 치열한 투쟁의 역사였다. 물론 상대는 경쟁자인 지역이 아니라 중앙 권력이었다. 모든 정보와 권력이 집중된 수도권에 맞서 연대해 경쟁했어야 할 지역이 공격방향을 잘못 찾은 것이 지역균형발전이 더뎌진 이유이다. 홍도와 흑산도가 서로 도와야 더 잘살 수 있듯이 지역이 연대하는 것이 지역이 사는 길이요, 수도권과 상생하는 길이다. 최형재 전주아름다운가게 공동대표
  • [HAPPY KOREA] 해외편 캐나다-밴쿠버섬 슈메이너스

    [HAPPY KOREA] 해외편 캐나다-밴쿠버섬 슈메이너스

    밴쿠버는 세계에서 가장 살기좋은 도시 가운데 한 곳으로 불린다. 우거진 산림과 온화한 기후, 이를 토대로 한 각종 휴식공간 조성 등이 좋은 평가를 낳게 한 요인이다. 하지만 이런 환경적 요인 보다는 살기좋은 마을을 가꾸려는 수많은 사람들의 아름다운 노력이 맺은 과실이란 해석이 더 맞을지도 모른다. 살기좋은 마을을 만들어가는 캐나다 사례를 소개한다. “슈메이너스마을엔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벽화만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모든 종합예술을 위한 공간으로 자리잡았어요.” 세계적으로 ‘벽화마을’로 알려진 슈메이너스마을을 관장하고 있는 브리티시컬럼비아주(BC주) 노스코위찬시 존 르페브르시장은 슈메이너스 마을에 대해 이같이 소개했다. 슈메이너스는 캐나다 밴쿠버에서 2시간 쯤 걸리는 밴쿠버섬 동남쪽에 위치한 인구 4500명의 조용한 마을이다. 전세계적으로 ‘벽화마을’로 잘 알려져 있다. 목재산업의 쇠퇴로 주민들이 외지로 빠져나가자 자구책으로 마을의 역사를 담은 벽화를 그리면서 ‘마을의 운명’을 바꾼 것으로 유명하다. ●목재생산지에서 벽화마을로 캐나다는 산림이 우거진 나라다. 산림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주민이 200만명이나 된다. 슈메이너스마을도 마찬가지였다. 주변에 산림이 우거지다 보니 예전부터 목재산업이 융성했다. ‘사미니스’(Tsa-mee-nis)라는 인디언 부족의 거주지였던 이 마을은 1800년대 중반엔 채벌된 목재의 기착지로 발전했다. 한때 북아메리카에서 가장 큰 목재공장이 들어서기도 했다. 목재공장이 처음 들어선 것은 1862년. 이후 1879년과 1891년,1923년 등 계속 문을 열었다. 주민수도 4000명 가량 돼 번성기였다. 주변의 풍부한 산림자원과 천연항구, 온화한 기후로 인해 살기좋은 마을로 성장한 것이다. 하지만 1980년대 들어 주변의 산림자원은 고갈돼 갔다. 목재산업은 쇠퇴의 길을 걸었고, 목재공장이 문을 닫기 시작했다. 목재공장에서 일하던 주민의 대부분은 해고됐고, 마을을 떠났다. 마을은 활력잃은 유령도시로 변했다. ●“쇠락하는 마을 어떻게 살려야 하나” 논의 주민들은 큰 혼란에 빠졌다. 하루가 다르게 줄어드는 주민 때문에 지역경제는 위축될대로 위축됐다. 마을에 남은 주민들은 ‘존폐’기로에 있는 마을을 살리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했다. 이때 마을의 원로 중 한 사람인 루마니아 출신인 칼 슐츠가 ‘마을의 역사’를 담은 벽화를 그리자고 제안했다. 당시의 생활상, 주민의 얼굴 등을 당시의 모습을 벽화로 그리자는 것. 주민들은 회의 끝에 슐츠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물론 시청도 참여했다. 주민들이 의견을 모아오면 관(官)에서 적극 지원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1982년 처음으로 5점의 벽화가 탄생했다. 이후 매년 1∼3점의 벽화를 그려 지금까지 38점이 그려졌다. 명실공히 ‘벽화마을’로 됐다. 올해 25주년 벽화축제를 준비중인데 2점을 더 그릴 예정이다. ●마을의 역사를 관광자원으로 관심을 끄는 것은 ‘벽화그리기’를 부활의 프로젝트로 삼았다는 것과 주민이 주도가 돼 ‘마을의 역사’를 주제로 했다는 것. 슈메이너스 마을의 벽화를 보면 당시의 일상생활을 그린 것이 많다. 원주민의 얼굴이나, 벌채목 운반 모습, 항만노동자의 모습, 증기기관차가 다리를 지나는 광경, 벌채캠프, 전화회사 직원들의 얼굴 등 주민들의 생활상을 실감할 수 있는 것들이다. 주민들은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것을 보여주기 위해 새로운 벽화를 그리는 한편, 벽화를 그릴 벽이 한계에 이르자 조각품을 제작해 전시하기도 하고 관광객들이 좀 더 머무르게 하기 위해 야외극장을 설립해 공연을 하기도 했다. 점차 종합적인 예술공간으로 꾸민 것이다. 이런 노력으로 연극을 보러 찾는 관광객도 연간 8만명이나 된다. ●연간 관광객 50만명 몰려 마을의 벽화는 어느새 주민들의 소중한 재산이 됐다. 마을에서는 벽화를 관리하기 위해 ‘슈메이너스 벽화 추진위원회’라는 조직을 만들었다. 이런 노력으로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연간 50만명이 찾는다. 주민수보다 100배 가량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것이다. 마을이 다시 활성화 되기 시작했다. 인구도 다시 늘어 4500명이 됐다. ●소프트웨어와 주민의 자발적 참여 중요 슈메이너스 마을 사례는 여러 가지를 시사한다. 우선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지역활성화를 위해 건물을 새로 짓거나 공장을 지으려 한 것이 아니라 ‘마을의 역사’를 벽화로 그리는 소프트웨어를 택해 성공한 것이다.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도 주요한 성공요인이다. 또한 마을가꾸기는 역시 단기간에 성공하는 것보다 장기적인 계획으로 꾸준히 추진돼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글 사진 밴쿠버(캐나다) 조덕현특파원 hyun@seoul.co.kr ■ 방치된 채석장 6만평 테마정원 탈바꿈 |밴쿠버(캐나다) 조덕현특파원|밴쿠버 섬 빅토리아시에서 20㎞쯤 떨어진 곳에 위치한 ‘부차트가든’은 방치된 채석장을 대규모의 아름다운 정원으로 탈바꿈시킨 곳이다. 밴쿠버섬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아름답기로 정평이 나 있다. 이곳은 100년 전 석회석 채석장이었다. 땅 주인인 로버트 핌 부차트가 시멘트 제조사업을 했는데, 석회암 채석을 한 뒤 삭막하고 황폐하게 방치돼 있었다. 이것을 안타깝게 생각한 부인 제니 부차트는 황폐한 땅에 꽃을 심기 시작했다. 1904년부터 아름다운 정원으로 가꾸기 시작했는데, 말과 수레를 이용해 흙을 날라 채석장을 채워 나갔다. 그래서 처음 선을 보인 것이 ‘선큰가든’이다. 이후 부차트 부부가 세계를 여행하며 수집한 희귀한 나무, 꽃 등 각종 식물들을 옮겨 심어 아름다운 정원으로 탈바꿈했다. 선큰가든 외에도 장미정원, 일본정원, 별연못, 이탈리아정원 등 다양한 테마로 정원이 들어섰는데 이곳을 다녀간 사람만도 5000만명이 넘는단다. 6만 5000여평에 달하는 부차트씨의 정원은 100여년간 꾸준히 가꾸진 끝에 이제 전 세계인의 정원이 됐다. 이곳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입장료 24달러를 내야 하는데, 연간 100만명이 찾는다고 한다. 수입액 가운데 해마다 1000만달러를 시에 헌납해 재정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 버스로 이동을 하다 보니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직접적인 혜택을 적은 듯했다. 현장을 둘러본 김종식 전남 완도군수는 “전세계 관광객들이 찾도록 하기 위해서는 이 정도는 돼야 할 것”이라면서 “우리나라 최대 난대림 수목원인 ‘완도 수목원’의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hyun@seoul.co.kr ■ 이민자 늘어 주택·일자리난 과제로 |밴쿠버(캐나다) 조덕현특파원|밴쿠버는 전 세계적으로 살기 좋은 도시로 정평이 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자매지인 투자전문지‘배런스’가 2005년에 ‘세상에서 가장 살기 좋은 7곳’을 선정했을 때 3위에 올랐었다. 지난달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머서인력자원 컨설팅’이 215개 도시를 대상으로 삶의 질을 조사한 결과 취리히와 제네바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살기좋은 도시로 선정된 도시의 대부분은 다른 국가로의 이동이 편리하고, 범죄율과 물가가 비교적 낮으며, 쾌적한 날씨와 다양한 레저·문화 시설을 갖추고 있는 등 삶의 질이 타 도시에 비해 높다는 점이다. 밴쿠버는 이런 측면에서 우선 축복받은 땅임은 틀림이 없다. ‘광역 밴쿠버 지역관리청’의 지역업무 담당자 그랙요만은 “도심에서 30분 거리에 대자연이 있는 등 하루에 스키와 일광욕, 골프를 모두 할 수 있을 정도로 환경이 좋은 것이 장점”이라면서 “그렇지만 우리도 고민이 많다.”고 소개했다. 먼저 최근 이민자가 늘면서 인구가 급증해 주택이 모자란다. 교통난과 대중교통 확충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일자리도 점점 부족하다. 환경문제도 대두된다. 하지만 이런 점들을 모두 해결하기엔 예산이 부족하다. 사업추진을 놓고 빚어지는 시와 주정부간 갈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hyun@seoul.co.kr
  • 랜토스 위원장 ‘위안부 결의안’ 서명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연합뉴스|톰 랜토스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이 23일(현지시간) ‘위안부 결의안’의 공동발의자로 서명했다. 이에 따라 26일 하원 외교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되는 위안부 결의안은 표결없이 만장일치로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고 위안부 문제 관계자가 말했다. 민주당의 마이크 혼다 의원이 발의한 위안부 결의안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한국과 중국, 동남아시아 지역의 여성들을 강제로 끌고가 성 노예로 학대했던 역사적 사실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위안부 결의안에 공동서명한 하원의원은 23일 현재 145명이다. 헝가리계 유대인으로 나치가 자행한 ‘홀로코스트’에서 생존한 랜토스 위원장은 지난 16일 로스앤젤레스의 한인 후원행사에 참석, 결의안에 대한 지지 입장을 공식 표명한 뒤 26일 결의안을 외교위에 상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위안부 결의안이 26일 외교위를 통과하면 7월 중순 하원 본회의에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23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에 따르면 태평양 지역 역사학자인 호주 국립대학(ANU) 명예교수 행크 넬슨 박사는 ANU에 제출한 논문을 통해 현재 파푸아뉴기니 이스트 뉴 브리튼 섬에 있는 라바울에는 2차 대전 당시 3000여명의 한국인과 일본인 여성들이 위안부로 끌려와 있었다고 밝혔다.dawn@seoul.co.kr
  • “평화를 외교정책 주요 어젠다로”

    “한국은 동북아, 더 나아가 세계의 평화문제를 외교정책의 주요 어젠다로 내세워야 합니다. 이를 위해 ‘평화의 섬 제주’에 ‘유엔 평화활동 지원센터’를 유치해야 합니다.” 제주에서 열리고 있는 제4회 제주평화포럼 권영민(제주평화연구원 부원장) 집행위원장은 “제주에 ‘유엔평화활동 지역센터’를 설립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면서 “일본과 중국, 미국, 유엔 관계자들이 이미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밝혔고 특히 일본의 아카시 야스시(明石康) 전 유엔 사무차장은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2010년 초 가동을 목표로 추진 중인 ‘유엔평화활동 지역센터’가 설립되면 한국 평화정책을 수립·추진하는 데 있어 유엔 및 일본과 중국, 호주, 뉴질랜드 등 주변국과의 긴밀한 협력하에 큰 지원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한국이 동북아 평화정책의 주도권을 쥐고 이를 적극 추진하면 남북 통일에 대한 주변국의 의혹을 불식시켜 궁극적으로 남북통일을 이루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 위원장은 “과거 서독의 빌리 브란트 연방총리가 ‘동방정책’을 추진하면서 내세운 것은 동·서독의 통일이 아니라 평화였다.”면서 “이는 결과적으로 프랑스, 영국 등 주변국의 의혹을 불식시키고 독일 통일과 유럽 통합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유럽 경험의 탐색’을 주제로 21일부터 제주에서 열리고 있는 제주평화포럼은 23일 옛 소련과 동유럽의 공산체제를 무너뜨리고 유럽연합(EU)의 전초가 된 유럽안보협력회의(CSCE)를 탄생시킨 ‘헬싱키 프로세스’의 동북아 적용 가능성 등을 요지로 한 ‘제주선언’을 채택할 예정이다.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검단 보상금 5조 ‘투기 촉발’ 우려

    검단 보상금 5조 ‘투기 촉발’ 우려

    인천 영종지구(영종하늘도시)에 이어 검단신도시에도 천문학적 액수의 보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여 파란이 예상된다. 5조원대로 예상되는 검단신도시 보상이 시작되면 4조원이 풀린 영종지구 보상 때처럼 또다시 인천지역의 부동산시장이 요동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18일 건설교통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15부동산 안정화대책 당시 추가 신도시 예정지로 발표된 검단신도시의 토지보상이 내년부터 실시된다. 건교부는 이달 중 검단신도시를 택지개발 예정지구로 지정한 뒤 내년 2∼3월쯤 개발계획을 승인할 예정이다. 토지보상은 개발계획 승인 이후 곧바로 진행되는 점으로 미뤄 내년 상반기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검단신도시는 340만평 규모로 578만평인 영종지구에 비해 면적이 훨씬 적지만 공장 등 지장물이 많아 토지보상 외에도 지상장애물 보상, 영업보상 등에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때문에 전체 보상비용은 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영종지구는 환지 부분을 제외하고 보상비가 3조 8600억원에 달했다. 검단에 5조원대의 보상비가 풀리면 인근 땅값을 폭등시켰던 영종지구 보상 때처럼 인천 전역의 부동산가격을 폭등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토지보상금의 경우 주식 등 금융 재테크보다는 인근 부동산으로 유입되는 것이 일반적 현상”이라며 “검단지구도 영종지구처럼 투기 광풍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영종지구의 경우 수용에서 제외된 주변지역의 땅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인천국제공항에 인접한 해안가는 웬만한 도심과 맞먹는 평당 800만∼1000만원을 호가하고 있으며, 신도·시도·무의도 등 인근 지역 섬까지 비정상으로 부동산 가격이 뛰어 올랐다. 게다가 금융회사들이 보상금을 유치하기 위해 영종도로 몰려들고, 보상비를 노리는 조직폭력배와 사기꾼들까지 등장해 큰 혼란을 겪었다. 더욱이 검단신도시는 이미 개발에 들어간 김포신도시와 인접해 있어 이들 지역에 대한 보상이 연차적으로 이뤄지면 수도권 서북부지역 부동산시장이 혼란을 겪게 될 것이라는 우려마저 일고 있다. 건교부는 이같은 점을 방지하기 위해 보상금을 현금 대신 개발된 땅으로 주는 대토보상제를 도입하고 채권 보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 보상금을 금융기관에 일정기간 예치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추진해 보상금이 또다시 부동산시장으로 흘러 들어가 불안요인을 증폭시키는 것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대토보상제 등을 규정한 관련법이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데다, 통과하더라도 전면실시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녹색공간] 대선주자들,환경공부 좀 하세요/이기영 호서대 교수·초록교육연대 상임대표

    환경의 날인 지난 5일, 바쁘고도 외로운 하루를 지냈다. 오전에는 어느 단체에서 때늦은 환경상을 준다고 해서 나눠먹기식 느낌이 드는 수상식장에 갔다가 오후엔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만든 ‘불편한 진실’을 무료로 관람했다. 저녁 7시엔 유명가수들이 나와 대부분 유행가를 부르는 무늬만 환경인 무료 환경음악회에 출연해 ‘지구를 위하여’를 한곡 끼워넣어 불렀다. 집에 돌아오니 밤 12시가 지났다. 바쁘게 지냈지만 거의 제로에 가까운 사람들의 체감 환경위기지수를 느낀 탓에 영 개운치 않았다. 대중의 무관심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요즘 대선주자들은 한술 더 뜬다. 화석연료시대의 의식수준을 가진 정치인들이 인류문명의 집단자살을 앞당기는 대규모 개발위주의 토목공사 공약과 고도성장론으로 국민들을 부추긴다. 유엔 국가간기후변화협약(IPCC)이 무분별한 개발 때문에 하나뿐인 지구호가 한 세기도 못가 침몰한다고 거듭 경고했음에도 왜 정신을 못 차리고 개발만 외치는 것일까? 경제성장이란 집단최면에 걸린 사람들이 돈의 유혹 앞에 무력한 국민을 상대로 벌이는 ‘개발굿판’을 언제까지 이어갈 것인가? 석유산업의 나팔수이자 환경운동에 그토록 반감을 보이던 부시가 대통령인 미국에서 환경문제가 핵심 정치의제로 떠올랐다면 사태가 정말 위급하다는 뜻이다. 지난달 초 미 대법원은 연방환경보호청이 지구온난화가스를 규제하지 않은 것을 위법이라고 판시했다. 최근 미 하원은 반대의견을 묵살하고 기후변화가 국가안보에 미칠 영향을 16개 국가정보기관이 함께 작성해 보고하라는 법을 통과시켰다.480억달러라는 예산도 배정했다. 한반도에서도 지구온난화의 피해가 점점 커지고 있다. 기상청은 1910년대에 비해 연평균 기온이 1.5도 상승한 것으로 분석했다. 같은 기간 지구 전체의 평균 온도 상승폭인 0.74도의 두 배에 달한다. 높은 인구밀도와 급격한 개발, 도시화가 빚은 결과다. 앞으로 도시 열섬현상을 억제하지 않으면 2071∼2100년에는 서울의 1월 최저기온이 0도 이상으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2100년까지 한반도 주변 바다 수위가 42㎝ 상승하고 서울시 면적의 3.7배에 달하는 연안과 섬지역 등이 바닷물에 침수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우리나라는 석유소비량 증가율 세계 1위, 소비량 세계 9위인 온난화 유발 주도국이다.2013년 이후엔 중국, 인도와 더불어 이산화탄소 삭감의무국에 포함될 것이 확실시된다. 그럼에도 정부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억제하기 위해 경제발전 속도를 누그러뜨리려는 노력을 도외시하고 있다. 오히려 대형 외제승용차가 더욱 늘어나는 판이고 아파트도 에너지 소비가 큰 초고층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가이아 이론으로 유명한 영국의 과학자 제임스 러브록은 2050년까지 적도부근은 화성처럼 생명체가 없는 땅으로 변하고, 또 수십 년이 지나면 스페인과 이탈리아, 호주, 미국 남부까지 사막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인류가 절멸 위기에 다다르고 있으며, 전 인류의 20%만 살아남아도 행운이라고 말했다. 교내 환경동아리를 함께 지도해온 미국인 동료 교수가 얼마 전 오랫동안 사귀어 온 한국 여자친구와 헤어졌다고 한다. 그가 결혼을 해도 2세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로 아이에게 불행한 삶이 닥칠 것이 뻔한데 어떻게 무책임하게 아이를 낳을 수 있느냐는 게 그의 논거다. 대선주자들이여, 제발 환경공부를 열심히 해 ‘환맹’(環盲)에서 벗어나시라. 한반도의 대동맥이자 국민들의 식수원인 한강과 낙동강을 도막내 흐름을 막겠다는 대운하 개발보다 둔치나 수중보를 제거해 망가진 강을 자연하천으로 되돌리는 생태공약부터 제시하자. 한반도 주변의 해수온도 상승으로 점점 강도를 더하는 초대형 태풍 대비책도 내놓자. 진정 미래세대를 생각한다면…. 이기영 호서대 교수·초록교육연대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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