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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최대·아시아 최초 도심형 인공서핑장 문열었다

    세계 최대·아시아 최초 도심형 인공서핑장 문열었다

    경기 시흥 거북섬 일대에 세계 최대 규모이자 아시아 최초 인공서핑 복합테마파크가 문을 열었다. 7일 오후 4시 진행된 웨이브 파크 개장식에는 코로나19로 이재명 경기지사와 임병택 시흥시장, 조정식 의원, 지역시의원, 언론인, 웨이브 파크 측 관계자 등 100여명만 초청됐다. 이 지사는 축사를 통해 “시화호 하면 죽음의 호수라고 불릴 정도로 매우 미래가 불확실한 공간이었는데 경기도와 시흥시의 행정개혁으로 빠른 시간 내에 성과를 이뤄냈다”면서 “웨이브 파크가 국제적인 테마파크로 성장하면서 일자리도 만들고 경기도 경제에도 기여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임 시흥시장은 “5년 뒤, 10년 뒤를 상상해 보면 이곳이 우리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골든코스트로 바뀌어 있을 것”이라며 “시흥 시화호에서 기적을 만들어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착공후 1년 6개월 만에 개장하는 ‘웨이브파크’는 수도권에서 1시간내 에메랄드빛 인공해변과 파도를 즐길 수 있도록 조성됐다. 시화호 거북섬 일대에 총 면적 32만 5300㎡ 규모로 축구장 5배 크기로 만들어졌다.글로벌 테마파크가 전무한 국내에서 스페인 기술투자를 통해 만든 인공서핑 해양테마파크는 오사카 유니버셜스튜디오나 도쿄 디즈니랜드에 못잖은 대규모 해양 테마파크 단지다. 인근 화성에는 신세계가 수년 내 국제테마파크를 조성할 예정이어서 이 일대가 미국 플로리다처럼 세계적 테마파크 단지로 변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도·한국수자원공사가 대원플러스그룹과 2018년 테마파크 실시협약을 체결한 후 2년 6개월 만에 개장했다. 우선 1단계로 서핑테마파크를 열어 경기도가 추진 중인 서해안관광벨트(영종도-송도-소래포구-오이도-시화방조제-대부도-송산그린시티-제부도)와 연계한 관광 클러스터 핵심시설이 완공됐다. 세계 최대 규모의 서핑테마파크를 시작으로 이곳에는 레저를 비롯해 휴양·문화·예술테마가 반영돼 자연친화적 공간으로 조성된다. 서핑을 즐기지 않더라도 가족 단위 휴양객을 위해 도쿄 디즈니씨처럼 다양한 명물코스가 개설된다. 인공 스킨스쿠버 다이빙시설과 스노클린 존·파도풀 등 아이와 어른 등 가족이 모두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놀이시설도 선보인다. 인공라군에는 카약이나 수상바이크·블롭점프·스노클링·수상 카라반 등 다양한 해양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웨이브파크는 스페인 최남단에 위치한 휴양지 ‘Costa del Sol(코스타델솔·태양의 섬)’을 그대로 옮겨온 느낌을 준다. 수인선과 서울 4호선 환승역인 오이도역에서 15분 거리에 있어 서울에서 지하철을 타고 와서 즐길 수 있다. 최삼섭 웨이브파크 대표는 “인천국제공항이나 1000만 인구의 서울시와 가까운 지리적 입지로 국제적으로도 일본이나 중국·싱가포르보다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코로나 때문에 국내 상황이 좋지 않지만 코로나가 종식되면 세계 유수의 테마파크와 경쟁에서 앞설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해 한국의 랜드마크 관광시설로 만들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웨이브파크 물은 전량 수돗물을 사용해 1시간마다 실내수영장 수준의 정화 및 소독 처리를 한다. 겨울철에는 인근 발전소 폐열을 활용해 물을 데울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 야간에는 실내 조명시설을 활용해 서핑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365일 서핑이 가능하다. 웨이브파크 운영은 오전 10시부터 저녁 8시까지이며, 코로나로 매일 이용시간이 제한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홈페이지(www.wavepark.co.kr)를 통해 예약 상황을 확인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우선 전체 시설 중 서핑장만 부분 개장했다. 예약시스템을 통해 제한된 인원만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 규정을 준수해가며 운영할 방침이다. 웨이브파크 이용료는 로우시즌인 10월부터 12월31일까지 입장권은 대인 1만 5000원, 소인 1만 2000원이다. 자유서핑은 리프자유서핑이 1시간에 5만 5000~5만 2000원이며, 보드와 슈트 대여비는 별도다. 베이자유서핑은 1시간에 5만 5000~5만 2000원이다. 서핑강습도 진행한다. 서핑아카데미는 비기너 레슨비가 2시간에 9만 5000원, 레벨업레슨·어드밴스 강습료도 9만 5000원이다. 리프 이용객들에게는 오픈기념으로 10월31일까지 일정액을 할인해준다. 웨이브파크를 건설한 대원플러스그룹은 부산 해운대를 마천루가 즐비한 세계적 주거단지로 변모시킨 회사로 유명하다. 세계 최고층아파트 해운대 두산위브더 제니스와 부산의 관광명소인 송도 해상케이블카를 건설해 세계디자인상들을 수상한 바 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프랑스에 남겠다”… 뉴칼레도니아 독립 또 무산

    남태평양의 프랑스령 섬인 뉴칼레도니아의 독립이 이번에도 무산됐다. CNN 등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치러진 주민투표에서 독립 반대표가 53.3%로 찬성 46.7%를 누르며 뉴칼레도니아는 프랑스 영토로 남게 됐다. 앞서 2018년에 이어 2년 만에 치러진 투표에서 유권자들은 이번에도 독립 대신 프랑스령을 선택했다. 다만 지난번 투표 당시에는 찬성 56.4%, 반대 43.6%였는데 격차가 다소 좁혀졌다. 현지인들의 높은 관심으로 코로나19 속 치러진 선거에서도 투표율은 85.6%로 높았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휴양지인 뉴칼레도니아는 나폴레옹 3세 때인 1853년 프랑스의 통치 아래 들어간 뒤 1946년 프랑스의 해외 영토로 편입됐다. 프랑스의 태평양 군사기지가 있는 전략적 요충지일 뿐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 등에 쓰이는 니켈 매장량이 전 세계의 10%에 이른다. 뉴칼레도니아 독립 움직임은 1980년대 중반 원주민인 카나크족 사이에서 싹텄다. 1988년 독립 투쟁이 유혈 인질극으로 비화하자 프랑스 정부는 자치권을 인정했다. 이어 1998년 누메아 협정을 통해 국방·외교·통화·사법을 제외한 거의 전 분야로 자치권이 확대됐다. 27만명의 주민 중 카나크족이 39%를 차지하지만, 인구 절반을 넘는 프랑스계 이주민, 아태 지역 섬 출신들은 본국과의 관계 단절을 우려해 독립 투표 부결로 이어졌다. 그러나 2022년까지 지방의회 3분의1 이상이 요구할 경우 한 차례 더 독립 찬반 투표를 할 수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독립투표 부결 소식에 “프랑스에 남기로 선택한 주민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함께 뉴칼레도니아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 것”이라고 환영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섬이라서” 운송비 보탰는데 “섬이어서” 기름값 안 내리나

    “섬이라서” 운송비 보탰는데 “섬이어서” 기름값 안 내리나

    주민 연료비 부담 해소 위해작년부터 국비 등 38억 투입 울릉 휘발유 ℓ당 53원 보태도전국 평균보다 153원 비싸고인천 옹진도 125원 높아 ‘악명’주민 “기름값 인하 체감 안 돼”경북 “유류값 지도·단속할 것”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육지보다 비싼 도서(섬) 지역의 기름값을 낮추기 위해 해상운송비 지원에 나섰으나 정작 현지 기름값은 여전히 높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5일 경북도 등에 따르면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7월부터 섬 주민이 구입하는 가스와 유류 등 생활 연료의 해상운송비 절반을 국비로 지원한다. 나머지 절반은 해당 지자체가 부담한다. 대상 지자체는 섬을 끼고 있는 인천·경기·충남·전북·전남·경북·경남·제주 등 8곳이다. 이는 섬 지역의 높은 휘발유값 등 기름값을 육지 수준으로 낮춰 주민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서다. 섬에 있는 주유소는 육지에서 배로 기름을 운반한 뒤 판매한다. 이 때문에 운송비가 추가로 들어 육지보다 비싼 값에 휘발유 등을 판매해 왔다. 정부와 지자체들은 올해 이 사업을 위해 국비 등 총 38억원을 투입한다. 지역별로는 전남이 13억 2000만원으로 가장 많고, 경북 12억원, 인천 4억 6000만원, 제주 4억원, 경남 2억 6000만원, 전북 9000만원, 충남 5000만원, 경기 2000만원 등이다. 대상 연료는 액화석유가스(LPG) 등 가스와 휘발유·경유 등 유류, 연탄, 난방 연료로 쓰이는 목재 펠릿 등 네 가지다. 경북의 경우 포항, 울산에서 울릉도까지 ℓ당 휘발유 53원(탱크로리 수송), 경유·등유 39~53원(유조선, 탱크로리)의 해상운송비가 지원된다. 하지만 정부 등의 이 같은 가스·유류 해상운송비 지원에도 섬 주유소들은 육지보다 여전히 비싼 값에 휘발유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이날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 사이트인 오피넷에 따르면 경북 울릉 지역의 보통 휘발유 1ℓ 가격은 1492원으로 전국 평균 1339원보다 153원, 경유는 1399원으로 1140원에 비해 259원 비쌌다. 울릉도의 휘발유값은 여전히 악명이 높았다. 물가가 가장 비싸다는 서울(휘발유 1464원, 경유 1271원)을 따돌리고 굳건히 전국 1위를 지키고 있다. 인천 옹진 지역은 휘발유 가격이 1464원으로 전국 평균보다 125원, 경유는 1271원으로 131원이 높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섬 지역 주민들의 부담은 클 수밖에 없다. 울릉 주민 김모(56)씨는 “유류 해상운송비가 지원된다기에 기름값 인하에 기대를 걸었으나 결국 물거품이 됐다”면서 “제발 주민들이 체감하는 행정을 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경북도 관계자는 “섬 지역의 인건비나 기타 물가 등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육지와 기름값을 비교하는 것은 곤란하다”면서도 “섬 지역 유류값 지도·단속을 철저히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안동·울릉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伊·佛 물난리 속 베네치아 ‘모세의 기적’

    伊·佛 물난리 속 베네치아 ‘모세의 기적’

    이탈리아 북부 ‘물의 도시’ 베네치아가 ‘모세’(MOSE)로 명명된 수문 장벽 시스템 덕분에 고질적인 침수 피해를 면했다. 뉴욕타임스·ANSA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3일(현지시간) 처음 가동된 조수차단용 이동식 수문 시스템이 122㎝ 높이의 조수 유입을 막아내며 베네치아는 산마르코 광장 등 도시 내 주요 명소가 물에 잠기는 사태를 피했다. 베네치아 석호 입구에 설치된 모세는 건설 기간만 17년, 예산 60억 유로(약 8조 1000억원)가 투입된 초대형 공사다. 홍해를 갈라 히브리 민족을 이집트에서 탈출시킨 이스라엘 지도자 모세를 연상시키는 이름이다. 평상시엔 해수면 아래 있는 총 78개의 차단벽이 조수 상승 경보 때 수면 위로 솟아올라 홍수를 막는 방식이다. 최대 3m 높이까지 조수를 차단할 수 있다. 석호 내 120여개 섬들로 구성된 베네치아는 상습적인 침수 도시로도 유명하다. 대개 9월부터 이듬해 4월 사이 조수가 상승하는 ‘아쿠아 알타’ 현상 때문인데, 최근엔 기후 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피해가 악화돼 왔다. 지난해 11월엔 수위가 50년 만에 가장 높은 187㎝까지 치솟아 홍수가 도시 전체를 덮치기도 했다. 당초 40년 전 고안됐던 모세는 그동안 건설 예산이 최초 계획보다 3배까지 불어나는 과정에서 행정비리, 환경단체 반대, 시장·기업인 구속 등으로 공사가 지연돼 왔다. 하지만 지난여름 테스트를 거쳐 내년 말까지 최종 완공된 뒤 조수가 3피트(107㎝) 이상 차오를 때마다 가동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가을 폭풍우로 국경 지대에서 때아닌 물난리를 겪고 있다. 로이터·UPI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 남부 리비에라 지역과 이탈리아 북서부 발레다오스타·피에몬테 지역을 휩쓴 폭풍 ‘알렉스’로 인해 양국에서 최소 2명이 숨지고 30여명이 실종됐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광화문광장 확 바뀐다… 세종문화회관 쪽은 공원, 반대쪽은 차로

    광화문광장 확 바뀐다… 세종문화회관 쪽은 공원, 반대쪽은 차로

    새달 착수… 서측 도로 없애고 동쪽 확장왕복 6차로→7~9차로 완화·교통량 분산광장에 꽃·나무 심고 걷는 환경 개선 계획양쪽으로 놓인 도로 때문에 섬처럼 떨어져 있던 광화문 광장이 시민과 보행자 중심으로 재탄생한다. 서울시는 세종문화회관 쪽 서측 도로를 없애고 대신 동측 도로를 확장하는 내용을 담은 광화문광장 일대 변경 계획을 발표하고 10월 말부터 공사에 들어간다고 27일 밝혔다. 광화문광장 서측 도로를 없앤다는 당초 계획은 그대로 유지됐다. 하지만 광화문 재구조화의 논란거리 중 하나였던 광화문 앞 사직로·율곡로 자리 4만 4700㎡ 규모의 역사광장 조성계획은 철회됐으며 주변 차로를 6차로로 축소하겠다는 계획도 왕복 7~9차로 완화됐다. 서울시는 기존 세종문화회관 쪽 서측 도로를 ‘공원을 품은 광장’으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사계절 변화가 뚜렷한 꽃과 나무를 심어 도심 속 공원 같은 광장으로 만들기로 했다. 또 경복궁 서측, 북촌, 청계천 등 광장 일대의 전반적인 보행환경을 개선해 ‘사람이 걷기 좋은 도시, 서울’이라는 콘셉트를 이어 간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최상위 도시계획인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 이 내용을 반영키로 했다. 동측 도로는 구간에 따라 7∼9차로를 두기로 했다. 광화문 일대의 평균 통행속도가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를 감안해 교통량을 우회 및 분산처리하는 등 도심교통량 수요를 집중 관리하고, 광장 주변 교통운영체계를 개선해 현행 수준의 통행속도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또 대규모 개발 대신 현재 지하의 해치마당을 리모델링하기로 했다. 인근 지역 상권 침체와 지하 매장 문화재 훼손 우려 때문이다. 또 광화문광장 북쪽의 경복궁 월대 복원을 계속 추진한다. 이 경우 북쪽의 주요 도로인 사직로~율곡로 차량의 흐름을 저해할 수 있어 착수 가능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김학진 시 행정2부시장은 “시민의 목소리를 치열하게 담겠다고 밝힌 지난해 9월부터 전방위로 소통하며, 시민의 바람을 담은 광장의 밑그림을 완성했다”면서 “서울이 차량 중심에서 사람 중심, 빌딩 숲에서 도심 숲으로, 자연과 공존하며 재난에 대비할 수 있는 생명력을 갖춘 생태문명도시로 본격적 전환을 하는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⑦자치분권 없으면 지방 혁신도 없다 [박준희의 정담은 자치]

    ⑦자치분권 없으면 지방 혁신도 없다 [박준희의 정담은 자치]

    경기도 가평군을 흐르는 북한강에 자라섬이 있다. 1943년 청평댐이 완공되면서 남이섬과 함께 생겼던 이 섬은 비가 많이 오면 잠기는 바람에 오랫동안 버려진 무인도로 잠들어 있었다. 그런데 문화예술기획 전문가인 인재진 감독이 이 섬에 손을 대자 그야말로 상전벽해, 천재지변이 일어났다. 매년 세계적인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이 열리는 관광명소로 탈바꿈하게 된 것이다. 재즈 페스티벌이 대성공을 거두자 가평군은 이 섬에 오토캠핑장, 자연생태공원 등을 조성하고, 바로 옆 남이섬의 ‘나미나라 공화국’과 연계한 숙소, 먹거리촌 등을 갖춤으로써 사시사철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일급 휴양지로 발전시켰다. 관광 수입이 가평군 지방재정에 큰 보탬이 될 것은 당연하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성과가 인재진 감독 한 사람의 힘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기획과 준비단계에서 가능한 모든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은 가평군 공무원들이 아니었다면 자라섬의 대변신은 불가능했다. 심지어 그들은 인 감독이 자금난 등으로 프로젝트를 포기하려 했을 때 십시일반으로, 빚을 내면서까지 개인적인 지원마저 아끼지 않을 만큼 열정을 보여줌으로써 인 감독이 자라섬을 떠날 생각을 할 수 없도록 감동시켰다고 한다. 자라섬은 지방정부 공무원들이 주인 의식을 가질 때,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을 때 어떻게 혁신을 일으키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것이다. 민선 지방정부가 시작된 얼마 후 ‘주식회사 장성군’이 국민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던 적이 있었다. ‘장성군은 공무원이 경영하는 장성군 회사’라는 의미였는데 주민, 민선 군수, 공무원이 똘똘 뭉친 혁신을 통해 장성군이 남다른 발전을 이루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장성 아카데미’를 통해 주민들의 지역 사랑과 공동체 의식을 높이고, 잠들어 있던 ‘홍길동’을 불러내 문화콘텐츠 산업을 일구고, 친환경 농업을 특화해 발전시키고, 기업 지원을 위한 혁신적 노력으로 삼성과 LG의 협력업체들이 장성군으로 몰려오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 또한 자치분권과 지방행정의 혁신은 함께 구르는 수레바퀴임을 보여주는 멋진 사례라 할 것이다. 민선 7기 구청장으로 취임한 후 가까이에서 경험한 공무원들의 혁신에 대한 의지나 열정은 부족함이 없음을 자주 확인했다. 사법고시의 폐지로 내리막길을 걷는 일명 ‘고시촌’을 젊음과 혁신을 코드로 하는 문화촌으로 변모시켜보자는 제안에 공무원들이 내놓은 발상들은 놀라웠다. 그러나 대부분은 현행 법, 제도, 규정 때문에 실현이 어렵다는 현실적 장애에 부딪혔다. 그럼에도 혁신과 변화를 할 수 있는 만큼 시도해보자는 노력을 구정 전반에 기울인 결과 ‘강감찬 도시 관악’의 발전을 위해 남부순환대로 시흥~IC사당역 구간에 ‘강감찬대로’라는 명예 도로명을, 지하철 2호선 낙성대역에 ‘강감찬역’ 병기를 공식화하는 데 성공했다. 또 고시촌과 신림역 일대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스토리텔링 차원에서 관악구만의 특별함을 더할 수 있도록 도림천의 명칭을 바꾸자는 아이디어도 나왔지만 현행법 때문에 불가능했다. 결국 관악구 구간에 흐르는 도림천에 ‘별빛내린천’이라는 브랜드 네임을 정했으며 이와 함께 도림천변 콘텐츠를 채우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앞으로 자치분권이 제대로 실현됨으로써 주민과 공무원들에 대한 동기부여와 성취감이 강화되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지방행정이 더욱 활성화돼 ‘주식회사 관악구’로 주목을 받는 그날도 꼭 오리라고 믿는다.
  • “뎅기열 항체 생성, 코로나 면역 제공할 수도”

    “뎅기열 항체 생성, 코로나 면역 제공할 수도”

    로이터통신은 22일 모기에 의해 전파되는 급성 열성 바이러스 질환인 뎅기열에 노출된 사람들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일정 정도 면역을 갖고 있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미국 듀크대의 미겔 니콜리스 교수 연구팀은 미발표 논문에서 코로나바이러스의 지리적 분포를 2019~2020년 뎅기열 발생 지도와 비교 분석해 이 같은 잠정 결론을 도출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률이 낮고 확산 속도가 더딘 곳들은 올해나 작년 뎅기열이 많이 발생했던 곳들과 대부분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뎅기열 항체 생성 비율이 높은 브라질의 인구집단들에서 코로나19 확산 비율과 사망률이 낮게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브라질의 파라나, 산타카타리나, 히우그란지두술 등 작년과 올해 초 뎅기열 발생률이 높은 지역에서는 그렇지 않은 곳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유의미하게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남미와 아시아, 태평양·인도양의 섬들에서 뎅기열 발생과 코로나19의 확산 정도에서 유사한 관련성이 확인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니콜리스 교수는 뎅기열 항체 보유자들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는데도 코로나19 항체 검사에서 양성으로 잘못 진단된 사례가 보고된 것과 이번 연구 결과가 관련이 있다면서 뎅기열 항체와 코로나19 바이러스 사이의 면역학적 교차반응의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가설이 규명될 경우 뎅기열 감염 또는 유효하고 안전한 뎅기열 백신 접종에 따른 항체 형성이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을 어느 정도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니콜리스 교수의 연구 결과는 아직 동료평가(피어리뷰)를 거치지 않았으며 조만간 과학저널에 정식으로 제출될 예정이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솔로몬 제도의 2차대전 폭탄 해체 돕던 두 남성 참변

    솔로몬 제도의 2차대전 폭탄 해체 돕던 두 남성 참변

    2차 세계대전 때 남태평양 섬들에 남아 있는 폭탄을 해체하는 데 도움을 준 국제 구호기구에서 일하는 두 남성이 솔로몬 제도에서 폭탄이 터지는 바람에 숨졌다. 노르웨지안 피플스 에이드(NPA)란 국제 구호기구에 소속돼 일하던 영국인 스티븐 앳킨슨과 호주인 트렌트 리가 20일 수도 호니아라의 주택가에서 터지지 않은 폭탄을 제거하려다 폭발하는 바람에 희생됐다. 태평양 전쟁 때 남태평양 섬들에 많은 폭탄이 매설됐는데 솔로몬 제도에도 수천 개의 폭탄이 묻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2023년 퍼시픽 게임을 앞두고 호니아라의 폭탄을 해체하는 작업들을 하고 있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NPA도 성명을 내 “비극적 사건”이라고 밝혔다. 페르 네르가르드 부총장은 “사고 원인을 결론 내릴 수 있도록 충분히 경위를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헨리에트 킬리 베스트린 사무총장은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황망하다”고 밝혔다. 리는 페이스북 프로필에 자신을 화학 무기 고문으로 표현했다. 나아가 본인의 역할을 “품목들을 조사하고 파악해 솔로몬 제도 경찰의 폭발물 제거 팀에 정보를 넘기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솔로몬 제도 왕립경찰이 내놓은 성명을 봐도 이들 조사팀은 먼저 폭발하지 않은 폭발물 위치를 파악하고 경찰에 정보를 넘기는 임무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NPA에 따르면 이들은 2차 대전 이후 전쟁 오염 지역에 남아 있는 폭발물 양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이터베이스를 만드는 데 도움을 주고 있었다. 임병선 기자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광주·전남 행정통합… 도시경쟁력 확보·균형발전 전략 마련해야”

    “광주·전남 행정통합… 도시경쟁력 확보·균형발전 전략 마련해야”

    광주·전남 행정 통합 논의가 지역사회의 화두로 등장했다. 광주시가 최근 ‘광주·전남 행정통합’을 제안했고, 전남도가 이에 “찬성한다”며 맞장구를 쳤기 때문이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지난 10일 ‘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 대비 광주의 대응전략 정책토론회’ 축사에서 “광주·전남 행정 통합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밝혔다. 도는 대변인 명의의 입장문에서 “공감하고 찬성한다”며 통합 논의에 가세했다.이 시장이 느닷없이 이런 제안을 하자 혹시 ‘정치적 노림수가 있지 않을까’란 추측이 일기도 했다. 현재 시도 간 얽힌 여러 현안이 ‘상생’보다는 ‘경쟁’ 쪽으로 기울고 이 시장이 이를 타개하기 위해 ‘통합 카드’를 꺼내 들지 않았느냐는 추측이 나돌고 있을 정도다. 지역 정치권은 “사전 교감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해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광주의 최대 현안인 군 공항 이전 사업이 장기간 표류 중인 데다 최근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민간공항의 무안공항 통합 이전 협약을 파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 뒤끝이라 ‘통합 발언’의 배경에 궁금증이 더해진다. 여기에 전남도가 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을 앞두고 인구가 급감하는 ‘지방 소멸 우려 지역’ 중점 배치를 들고 나오면서 또다시 ‘유치 경쟁’을 치러야 하는 상황을 고려했을 것으로도 분석된다. 이 시장은 급기야 닷새 뒤인 지난 15일 열린 확대 간부회의에서 ‘광주·전남 통합’을 공식 제안했다. 부산·울산·경남 등 다른 광역자치단체의 통합 진행 상황도 예의 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장을 17일 만나 이번 시도 통합 제안 배경에 대해 들어 봤다. ●전남 22개 시군 중 18곳 30년내 소멸 위험 감안 -갑자기 광주·전남 행정 통합을 들고 나온 까닭은. “최근 열린 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 관련 토론회에서 양 지역 통합에 대한 평소 입장을 밝혔다. 1차 이전 때의 절박함과 상생정신을 새기고 광주·전남이 공동 대응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다. 양 지역은 1000년을 함께해 온 공동 운명체이다. 따로따로 가면 완결성도 경쟁력도 확보하기 어렵다. 지금처럼 모든 사안마다 각자도생하고 치열하게 경쟁하면 공멸할 뿐이다. 지금은 정보통신이 발달하고 도시가 광역화하는 추세다. 통합은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특히 한국고용정보연구원 보고서에 나타났듯이 전남 22개 시군 가운데 18개가 30년 내 소멸위험 지역으로 분류됐다. 이미 대구와 경북이 ‘특별 자치도’를 전제로 통합을 추진 중인 것도 감안했다.” -군 공항 이전 해법 마련 등을 위한 ‘깜짝 제안’이란 추측이 있는데. “이번 제안은 즉흥적인 것도 아니고, 어떤 정치적 계산도 없다. 광주·전남의 상생과 동반 성장, 다음 세대에게 풍요로운 미래를 물려주기 위해 통합 논의를 더 늦기 전에 시작해야 한다는 평소 소신을 얘기한 것이다. 다행히 전남도가 이번 통합 논의 제안에 참여하기로 해 생산적 토론이 기대된다. ‘1995년과 2001년 등 두 차례의 통합 무산 사례를 거울삼아 양 지역 주민들의 광범위한 공감대 형성과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는 전남도의 견해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통합의 당위성과 방향, 계획 등에 대한 활발한 토론과 의견 수렴이 진행됐으면 한다. 거듭 얘기하지만 이번 제안에는 아무런 정치적 배경이 없다. 양 지역 상생 발전이란 기본 틀에서 벗어나서도 안 된다.” ●작은 지자체는 지역 낙후·인구 감소 해결 못 해 -통합 논의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인가. “국가 균형발전과 도시 경쟁력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발전 전략을 조속히 마련하는 것이다. 올해 수도권 인구는 2596만여명으로 비수도권 인구를 처음 추월했다.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는 더욱 심화하고 이는 국가 성장 잠재력 저하로 이어진다. 과거 산업사회는 국가 간 경쟁시대였다. 지금은 각 지역의 고유함과 독특함을 살려 균형 있게 발전시켜야 국가 경쟁력이 올라가는 ‘도시·지역 간 경쟁시대’이다. 그러나 광주(인구 146만명)나 전남(186만명)처럼 소규모 자치단체로서는 수도권의 ‘블랙홀’을 막아 낼 수 없다. 낙후와 인구 소멸의 문제도 극복하기 어렵다. 동일 생활권인 광주와 전남이 통합하면 독립적인 단일 광역 경제권이 이뤄진다. 국내적으로는 국가균형발전을 앞당기고 대외적으로는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지방 선도도시로의 도약이 기대된다.” -행정의 광역화가 세계적 추세라고 했는데. “규모의 경제가 강조되면서 도시의 광역화는 국제적 대세다. 전문가들은 지역 단위로 경쟁력을 갖추려면 인구가 500만명은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보다 인구가 훨씬 많은 대구(243만명)와 경북(266만명)은 2022년 출범을 목표로 본격적인 행정 통합 논의를 진행 중이다. 부산(341만명)·울산(114만명)·경남(336만명)을 하나로 묶는 메가시티 논의도 구체화하고 있다. 국제적으로 보면 프랑스는 22개의 레지옹(광역지자체)을 2016년 13개로 통합 개편했고 일본은 47개 도도부현을 9~13개로 개편할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대적 흐름과 변화를 쫓아가지 못하면 낙후와 고립을 피할 수 없다. 광주·전남도 본격적인 통합 논의에 나서야 하는 이유이다.” ●두 번 통합 무산… 당시와 시대정신·여건 달라 -광주·전남 공동 번영과 경쟁력 확보 방안은. “양 지역은 1000년을 함께해 온 공동 운명체이다. 소지역주의나 불필요한 경쟁에서 벗어나야 한다. 통합의 시너지는 곧바로 나타날 것이다. 전남은 농축수산물 생산기지이며 항만과 섬 등 각종 천연자원을 갖고 있다. 광주는 교육·의료·문화·서비스 등 도시 인프라를 갖췄다. 통합하면 상호 발전의 기폭제가 될 것이다. 중복투자·과다경쟁·공공기관 지방 이전 등 현안 대응 능력 약화 문제도 자연스레 해소된다. 그 대신 도시경쟁력과 브랜드 가치는 올라가고 지역경제 활성화는 앞당겨질 것으로 본다. 특히 통합은 행정조직을 하나로 합친다는 물리적 의미를 넘어 한 뿌리인 시도민의 정서적 결합을 가져오면서 그 효과는 매우 다양하고 광범위할 것으로 점쳐진다.” -향후 통합 추진 일정과 방향은. “온전한 통합에 이르기까지는 많은 절차가 필요하다. 시도민의 의견 수렴, 지방의회 등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와의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 이후 주민투표, 지방자치법 개정을 거쳐야 하는 등 절차는 까다롭지만 더 늦출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과거 양 시도의 통합 논의가 무산된 사례가 두 번 있었지만 그때와 비교해 시대정신도 주변 여건도 크게 변했다. 더욱이 대구·경북 등 다른 지자체의 통합이 급물살을 타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도 클 것이다. ‘광주·전남은 하나’라는 추상적 구호에서 벗어나 진정성 있는 통합 논의가 시작되는 것만으로도 시도 간 과도한 경쟁을 줄이고 전남지역 의대 설립 등 현안에 대해 한목소리로 대응하는 등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통합 논의 시작이 최고의 상생이며 동반 성장의 길이라고 확신한다.” -코로나19 대응에 집중하느라 당장 통합 논의 진행이 어렵지 않나. “다행히 광주와 전남은 한 달 남짓 만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거나 한 자리 숫자로 크게 줄었다. 지금은 촘촘한 방역체계 구축 등 코로나19 지역감염 확산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미래를 준비하는 일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양 시도나 개개인의 유불리를 떠나 지역의 미래와 상생발전이 통합의 가장 큰 밑그림이 돼야 한다. 통합에 대한 기본구상, 연구용역 등 필요한 실무적 준비를 착실히 진행해 나갈 것이다. 현재 통합 논의가 진행 중인 다른 지자체와의 협력과 연대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교통 섬 삼척~영월 고속道 조기 건설… 지역 균형발전 앞당겨야”

    “교통 섬 삼척~영월 고속道 조기 건설… 지역 균형발전 앞당겨야”

    ‘교통의 섬 삼척~영월에 고속도로를 뚫어 주오.’ 삼척을 중심으로 한 강원 남부권 주민들이 삼척~영월 간 고속도로 조기 건설을 애타게 호소하고 있다. 지난달 정부의 제2차 고속도로 건설 5개년 계획 예비타당성 종합평가에서 제천~단양~영월 구간(30.8㎞)은 통과됐지만 삼척~태백~정선~영월 구간(92.4㎞)은 빠졌기 때문이다. 제천~영월 구간은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통과됐다. 이에 삼척을 중심으로 한 동해·영월·정선·태백 등 강원 남부권 주민들은 “삼척~영월 구간도 제천~영월 구간과 같이 동시에 착공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목소리 높이고 있다. 삼척까지 고속도로가 뚫리면 호산항을 통한 에너지산업과 상대적으로 낙후된 폐광 지역 활성화는 물론 삼척~평택(250.1㎞)을 잇는 국토 중앙 동서의 물류 흐름에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서울신문이 지난 11일 김양호 삼척시장을 만나 삼척~영월 간 동서고속도로의 조기 건설에 대한 당위성을 들었다.30년 가까이 주민들의 숙원사업이었던 삼척~제천 간(123.2㎞) 고속도로 건설이 최근 제천~영월 구간만 확정되면서 정작 ‘교통의 오지’로 남아 있는 강원 남부권 주민들을 허탈하게 하고 있다. 제천~영월 구간이 정부의 예비타당성 종합평가에서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결정됐으면 삼척까지 전체 구간 고속도로 건설이 결정돼야 하는 게 마땅한데, 영월까지는 되고 나머지 구간은 안 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게 주민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주민들은 “오랜 세월 동서를 가로지르는 고속도로가 놓이기만을 학수고대했는데 이제는 더이상 기약 없이 기다릴 수만은 없다”며 “제천~영월 구간과 같이 삼척까지 잇는 나머지 구간도 동시에 착공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토 중앙 동서 물류 흐름에 기폭제 될 것” 당초 평택~삼척 간 고속도로 건설을 위해 강원(삼척·동해·태백·정선·영월), 경기(평택·안성), 충북(충주·제천·진천·음성·단양) 등 12개 시군이 모여 동서고속도로추진협의회까지 만들어 정부를 설득했다. 이 가운데 서평택~제천 구간은 2002년 착공에 들어가 2015년 개통했다. 하지만 나머지 구간은 그동안 지지부진하다 지난달 정부의 예비타당성 종합평가에서 제천~영월 구간 건설이 결정됐다. 지난해 협의회를 중심으로 청와대 국민청원을 낸 데 이어 올 초에는 조기 개통 서명운동까지 펼쳐 71만 9000여명의 동참을 이끌어 낸 게 주효했다는 평이다. 그러나 반쪽짜리 고속도로 건설 결정이어서 주민들은 ‘나머지 전 구간 동시 개통’이 관철될 때까지 목소리를 더 높일 작정이다. 사실 이 지역은 산세가 험하다는 이유로 교통의 오지로 남아 있는 곳이다. 국토 대부분이 거미줄처럼 고속도로가 놓여 균형발전을 꾀하고 있지만 이곳 강원 남부권은 여전히 열악한 교통망으로 인구가 줄고 낙후된 산골 마을로 남아 있다. 구불구불한 구절양장의 국도 38호선과 철길이 놓여 있을 뿐 고속도로 서비스 면적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쇠퇴 도시로 전락한 지도 오래됐다. 이들 지역은 1989년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 이후 낙후된 폐광 지역을 살리기 위해 강원랜드를 설립해 지역경제의 마지막 버팀목으로 나서고 있지만 고속도로 하나 없이 지역경제를 살리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나마 2025년까지 한시적인 폐광지역특별법이 사라지면 국내 유일의 내국인 카지노 독점 지위까지 잃게 돼 폐광 지역의 공동화는 급격히 진행될 전망이다. 카지노산업 이후 지역경제를 살릴 뾰족한 대책은 없다. ●“카지노 산업 이후 지역경제 살릴 묘책 없어” 이 같은 이유로 지역 주민들은 삼척~평택을 잇는 고속도로를 건설해 동서로 물류와 관광이 오가며 지역균형발전을 꾀할 기회를 달라고 애원하고 있다. 고속도로 없이 산골 오지 마을로 남아 있으면 더이상 지역 회생은 불가능하다는 절박함에서다. 제천~영월에 이어 나머지 삼척까지 고속도로가 놓이면 국토균형발전은 물론 다양한 경제효과가 기대된다. 당장 삼척~평택 간 고속도로가 뚫리면 서해안 평택항과 동해안 동해·삼척항을 연결하면서 육상·해운 물류의 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고속도로 수송 능력을 비교하면 동서축(횡축)은 34.4%로 남북축(종축)의 65.6%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산업이 집중된 서해안과 물동량이 많은 남해안의 눈부신 발달에 비해 동해안의 발전이 늦어진 이유도 고속도로 등 빠른 물류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세계적인 물류 흐름도 부산항·여수항에서 수에즈운하 등을 이용하는 남방선 바닷길보다 동해안에서 베링해와 북극해를 거쳐 유럽 등으로 이동하는 단축된 북극항로 바닷길이 열리는 시류에 따라 내륙 도로망도 횡축을 중심으로 하루빨리 정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김정영 삼척시 기획감사실 기획계장은 “당장 경제성 논리로만 본다면 수도권이 아닌 강원 남부의 폐광지는 영원히 고속도로 하나 없는 교통 오지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면서 “지역 균형발전과 우리나라가 세계를 무대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교통의 오지인 강원 남부권을 가로질러 고속도로를 건설해 국토 허리를 동서로 오가는 동맥을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더구나 삼척 호산항을 중심으로 액화천연가스(LNG)산업, 수소산업 등 대단위 에너지산업이 자리잡으면서 전국으로 빠른 물류 흐름이 연결돼야 한다. 삼척~평택 간 동서축 고속도로가 완전 개통되면 러시아 등 외국에서 들여오는 에너지 원자재를 가공해 값싸게 전국으로 나를 수 있다. LNG에서 나오는 청정 에너지원인 액화수소를 전국에 싼값에 공급하면 수소산업을 확산시키는 역할도 기대된다. ●“주민 생존권 걸린 사업 정부 특단의 결단을” 삼척시는 지난달 698억원 규모의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안전성 검증센터 구축 사업을 유치해 에너지·방재 분야 안전시험 인증의 메카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삼척이 주요 에너지 거점 지역이라는 방증으로 대단위 에너지산업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고속도로가 놓이면 세계적 주요 배터리 제조사인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이 센터시설을 활용해 ESS 안전성을 강화하고 국내 보급을 활성하는 것은 물론 이를 기반으로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교두보 역할을 하는 데도 크게 도움을 줄 전망이다. 삼척까지 고속도로가 놓이면 인접 지자체 간 통행시간도 크게 줄어든다. 삼척~춘천은 30분, 충북·충남·경기 지역은 최대 50분 단축된다. 전국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와 남북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보인다. 인접 충북·경북 지역과의 문화, 산업 교류와 상생도 빨라질 전망이다. 김재진 강원연구원 연구원은 “생산유발 효과는 9조 1626억원에 이르고, 고용유발 효과도 7만 5100여명에 이를 전망이다”고 말했다. 남북이 추진하는 동해안권 도로, 철길과 연계하면 제천~삼척 고속도로는 산업고속도로 역할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 시장은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제천~영월 구간 고속도로 건설이 결정된 만큼 나머지 삼척까지의 건설도 정부의 제2차 고속도로건설 5개년 계획에 포함돼 반드시 동시 착공이 이뤄져야 한다”며 “주민들의 생존권이 걸린 숙원사업인 만큼 정부에서 특단의 결단을 내려 주길 간절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삼척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남극도 북극도 빙하가 붕괴된다...지구 숨통 조이는 기후변화

    남극도 북극도 빙하가 붕괴된다...지구 숨통 조이는 기후변화

    미국 뉴욕 맨해튼의 2배 크기나 되는 북극 빙붕(바다에 떠있는 얼음 덩어리)이 떨어져 나가고, 남극에서도 거대 빙하들의 외곽이 급속도로 붕괴되는 모습이 포착되며 지구온난화에 대한 위기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전세계가 코로나19에 눈을 돌린 사이 기후변화는 지구의 숨통을 더욱 조이고 있는 형국이다. CNN방송은 북극권인 그린란드의 빙하에서 약 110㎢ 크기의 얼음덩어리가 떨어진 장면이 위성에 포착됐다고 덴마크·그린란드 지질조사기관(GEUS)의 분석을 인용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14년부터 최근까지 촬영한 이 지역의 위성사진을 보면 그린란드로 오는 따뜻한 바닷물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빙붕이 여러 조각으로 부서져 바다를 떠돌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린란드의 얼음 손실 비율이 1972년과 비교해 6배 이상 늘었다는 연구 결과가 지난해 나오는 등 ‘빙하의 죽음’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이번 연구는 빙하가 녹는 속도가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더욱 빨라지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지난달에는 2019년에 녹아내린 그린란드 빙하의 양이 캘리포니아주를 1.25m 이상의 물로 덮을 정도라는 연구까지 나올 정도였다. 독일 프리드리히알렉산더대 제니 터튼 연구원은 “그린란드 북동부는 1980년 이후 기온이 3도 정도 상승했고, 특히 지난해와 올해에는 기록적인 기온이 관측됐다”며 “유럽과 이 지역의 고온으로 인한 영향이 곧바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같은 날 서남극 아문센해의 파인 섬과 스웨이츠 빙하 가장자리 빙붕이 급속도로 허물어지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보도했다. 미국 국립과학원회보에 게재된 이번 연구는 이 지역 빙붕의 면적이 최근 6년 동안 30% 정도 줄었다고 밝혔다. 로스앤젤레스 크기만큼 줄어든 것으로, 파인 섬과 스웨이츠 빙하가 사라지면 서남극 대륙의 빙하 붕괴가 더욱 심화돼 해수면이 3m나 높아질 수 있다고 WP는 설명했다. 네덜란드 델프트대학의 스테프 레르미테 박사는 “이들 빙하가 미래에 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점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며 “위성 이미지를 보면 빙붕의 상태가 매우 나쁘다”고 강조했다. 이런 위기감 속에 애플과 구글, 이케아 등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은 탄소 순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탄소중립 대륙’이 되겠다는 목표를 밝힌 유럽연합(EU)에 더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AFP통신은 150여개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최근 EU 지도부에 보낸 서한에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적어도 55% 감축해 기후변화로 인한 최악의 영향을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EU 집행위원회는 1990년 배출량 대비 40%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를 55% 감축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게 이들 기업의 주장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시론] 철도가 가면 평화가 온다/나희승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

    [시론] 철도가 가면 평화가 온다/나희승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

    역사적인 9·19 평양공동선언 2주년이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이루어진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은 한반도 평화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남북의 두 지도자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공동 번영을 위한 합의를 이루었고, 그 실천적 방안으로 남북 철도·도로 공동조사와 연결 착공식도 열었다. 남북 철도 연결 사업은 단절됐던 한반도와 동북아 공간의 복원을 의미하는 동시에 동북아 평화와 번영의 상징이다. 과거 고(故) 손기정옹은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서울역에서 중국 하얼빈을 거쳐 독일 베를린까지 대륙횡단열차를 타고 17일간의 여정을 소화했다. 서울역은 대륙횡단철도의 국제역으로서 유라시아대륙과 연결됐었으나 지금은 대륙으로 나아가는 길이 막힌 ‘섬 아닌 섬’이다. 하지만 남북을 연결하면 우리는 중국 베이징과 러시아 모스크바를 거쳐 유럽으로 가는 꿈을 꿀 수 있다. 현재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역에서는 시베리아를 건너 유럽으로 향하는 우리 청년들의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제 잃어버린 국제역을 되찾을 때다. 우리 청년들의 출발역은 서울 국제역이어야 한다. 2018년 12월 남북 철도 현지 공동조사단은 평양~모스크바 국제열차가 북한 두만강역에 정차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언제부터 다녔느냐고 물었더니 최근부터라며 주 1회 운행한다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10년 이상 다니지 않았던 노선이 운행 중이고, 평양~베이징 구간은 주 4회 계속 운행하고 있다. 이렇게 대북 제재 중에도 평양에서는 베이징과 모스크바를 왕래하는 국제열차를 운행하고 있다. 우리는 2018년 북한의 동의를 포함한 만장일치로 국제철도협력기구(OSJD)의 정식 회원국이 됐다. OSJD는 남북한, 중국, 러시아 등 유라시아대륙 29개국의 국제철도 운영을 관장하는 국제기구다. 우리는 OSJD 정식 가입국으로서 회원국 지위를 가지고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국제열차 운행을 추진해 보는 것이다. 북한과 함께 동아시아 국제철도 시범사업도 가능하다. 그럼에도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남북 철도 연결 및 현대화 사업이 국제 정세에 갇혀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올해 동해북부선을 조기에 연결하기로 결정했지만 남북 정상 간 합의했던 경의선과 동해선 연결 사업은 진전이 없다. 이제는 대북 제재에 머물러 있지 말고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상상력을 발휘해야 할 때다. 남북 합의를 통해 기존 노선을 신속히 개보수하고 서울발 베이징 열차와 서울발 모스크바행 열차를 운행하는 것이다. 이것이 성사되면 남북 철도 연결에 대한 국민과 국제사회의 공감대 형성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인도적 지원뿐만 아니라 이산가족 상봉도, 스포츠문화 교류도, 정상회담도 남북 철도로 할 수 있다. 그 성과를 남북이 함께하면 상호 신뢰도 빠르게 회복하고, 협력의 틀도 한 단계 높아질 것이다. 얼마 전 정부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위기를 극복하고 일자리 창출을 위해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을 축으로 하는 ‘한국판 뉴딜’을 발표한 바 있다. 이제 우리는 한국판 뉴딜과 함께 남북한 평화·번영을 위한 ‘한반도 뉴딜’을 준비해야 할 때다. 하루빨리 연결의 공간을 ‘남북 접경지역’에서 ‘한반도 국토 공간’으로 확장해야 한다. 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우리 경제에도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한반도 뉴딜은 미래지향적 남북 협력으로 단순 물자 지원에서 더 나아가 각 분야의 상호 협력을 통해 남북의 근본 경제 체질을 개선하고, 궁극적으로 남북한 공동 번영의 ‘K평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올해는 한국전쟁 70주년, 북방외교 30주년, 6·15 공동선언 20주년이 되는 해다. 남북 철도 연결은 한반도 평화의 디딤돌이다. ‘철도가 가면 평화가 온다’는 상호 인식에 따라 철도 연결 사업을 조속히 실행해야 한다. 2032년 서울ㆍ평양 공동올림픽이 개최되고, 서울과 평양이 KTX로 연결된다면 이는 한반도 평화경제의 대도약 기회가 될 것이다. 한강의 기적이 대동강의 기적을 만나 21세기 한반도의 기적을 만들어 낼 것이다. 이 모두가 4차 산업혁명시대 스마트한 한반도 신경제권의 모습이다. 2020년 남북 철도 연결을 통한 한반도 뉴딜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이 동아시아와 전 세계로 확장되기를 간절히 기원해 본다.
  • 위로 건네고 숨통 틔우는 그곳… ‘언택트 여행’ 충남으로 오세요

    위로 건네고 숨통 틔우는 그곳… ‘언택트 여행’ 충남으로 오세요

    ‘바다를 내내 보고 걷는 해변길, 소나무 사이로 난 둘레길, 호젓한 사찰, 조용하고 외로운 섬….’ 코로나19로 오랜 ‘집콕’에 너무도 지친 심신을 달래는 데는 평소 찾았거나 머릿속에서 그리던 사진만 봐도 숨통이 트인다. 충남도가 반년이 넘는 코로나19 정국에 오랜 시간 거리두기가 이어지자 국민들이 ‘언택트’(비대면)로 즐길 수 있는 충남 관광지를 적극 홍보하고 나섰다. 충남도는 도 홈페이지 등 온라인으로 ‘언택트’·‘숨은’ 충남지역 관광지 65곳을 선정해 소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허창덕 관광진흥과장은 14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15개 시장·군수가 각각 추천한 관광지”라며 “주민들이 ‘코로나가 무서워 자식도 못 오게 하는 마당에 관광객이 몰려온다’고 걱정하는 관광지를 빼고 사람이 덜 찾고, 밀폐·밀접되지 않은 야외 관광지를 골랐다”고 말했다. 허 과장은 “관광은 사람이 모여 구경하고 물건도 사는 일이 반복돼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는데 난데없는 코로나19 발생에 처음으로 언택트 관광지 홍보를 하게 됐다”고 했다.사진만 보는 것으로 만족하지 못하거나 오랜 코로나19 규제를 견디지 못해 한강과 모텔 등 비좁은(?) 도시의 특정 장소에 무더기로 몰려 걱정을 만드는 것보다 비교적 한적한 이들 관광지로 잠시 탈출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김관동 국내관광팀장은 “덜 알려진 관광지가 많아 명절을 피해 한가로울 때 가족과 함께 코로나19 에티켓을 지키면서 직접 찾아가도 크게 위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충남도는 당초 책자를 만들어 관광단체 등에 배포했지만 한계가 있어 인터넷과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알리고 있다. 제목은 ‘슬기로운 충남 여행’이다. 김 팀장은 “거리두기를 하면서 관광지를 즐길 방법이어서 ‘슬기로운’이란 말을 붙였다”고 했다. 도는 이들 언택트 여행지를 ‘감동’, ‘충전’, ‘행복’ ‘히든 트래블’ 등 4개의 테마로 나눠 소개했다. ●열광했던 것의 흔적에서 느끼는 여행의 행복 지난해 여름 방영된 인기 드라마 ‘호텔 델루나’에는 나무가 자주 등장한다. 장만월(아이유 분)이 바라봤던 나무가 부여군 임천면 군사리에 있는 ‘성흥산 사랑나무’다. 수령 400년이 넘는 느티나무로 보는 방향에 따라 모습이 하트 모양을 닮아 ‘사랑나무’로 불린다. 노을이 대단히 아름다워 그때 찍으면 ‘인생사진’이 된다는 말이 나온다. 벌판에 홀로 서 있는 나무 모습이 인상적이라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등 촬영지로 각광을 받았다. 부여군 관광안내소 관계자는 “코로나에 지쳐서인지 요즘도 ‘어디로 가야 그 나무를 볼 수 있느냐’고 묻는 사람이 적잖다”며 “승용차로 성흥산 중턱 대조사를 조금 더 지나 올라간 뒤 15~20분 계단을 오르면 산 정상의 평평한 벌판에 사랑나무가 나타난다. 강경 등 주변 경관이 다 보여 안구가 정화된다”고 전했다. 인접 자치단체 논산시 연무읍에는 2018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촬영 세트장이 있다. ‘선샤인랜드’다. 입장료를 내면 밀리터리 체험과 서바이벌 게임을 즐기고 스튜디오를 볼 수 있지만 코로나19 2단계 해제 시까지 휴관한다. 근대 건축물과 한옥 등이 즐비하다. 사진만 봐도 유진 초이(이병헌)와 고애신(김태리)의 슬픈 러브스토리가 떠올라 애틋해진다. 가슴이 탁 트이는 드넓은 초원을 보려면 당진과 예산에 걸쳐 있는 ‘아그로랜드 태신목장’이 있다. 2004년 국내 처음 낙농체험 목장으로 인증받았다. 목가적인 풍경이 일품이다. 실제로 젖소, 말, 양 등이 방목되고 있다. 쉼터, 연못, 음식점이 있어 쉬어가기에 제격이다. 목장 관계자는 “실내 체험 프로그램은 코로나 때문에 안 하고 건초주기, 승마체험 등 야외에서 할 수 있는 것만 하고 있지만 대부분 입장료를 내고 들어와 구경하고 걷다 간다. 목장을 보면서 걷는 데는 1시간 반쯤 걸린다”고 말했다. 예산군에는 황새공원도 있다. 황새 최적지로 선정돼 2010~2014년 13만 5669㎡ 부지에 황새 문화관, 오픈장, 생태습지, 사육장을 갖춘 황새공원이 전국 최초로 조성됐다. 2014년 황새 60마리가 둥지를 틀고 번식을 했고, 지금까지 50마리가 자연에 방사됐다. 귀한 황새를 직접 볼 수 있다. 논과 숲도 풍치 좋다. 황새는 천연기념물 199호로 전 세계 2500여 마리에 불과하다. ●덜 알려졌어도 실망하지 않을 ‘숨은(?) 여행지’ 부여군 외산면 무량사와 반교마을은 얘깃거리가 많다. 무량사는 최초 한문소설 ‘금오신화’를 쓴 생육신의 한 명 김시습(1435~1493)이 마지막 생을 보낸 천년고찰이다. 통일신라 문성왕 때 범일국사가 창건했다고 한다. 절에 김시습 초상화가 있고, 마을에 그의 부도도 있다. 호젓한 사찰 주변의 개울 물소리가 귀를 씻어준다. 반교마을에는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쓴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의 거처 ‘휴휴당’이 있다. ‘풍운의 정치인’ 김종필(JP·1926~2018)이 태어났고 영면해 있다. 마을 돌담길이 정겹다. 서천군 판교마을은 과거로의 여행이다. 1970~80년대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거무튀튀한 색깔의 양조장, 정미소, 철공소, 판잣집과 일본식 가옥 등이 어릴 적 추억으로 이끈다. 1930년 장항선 개통 이후 번창해 우시장까지 생겼던 과거는 담벼락 벽화로 남았다. ‘시간이 멈춘 마을’이란 안내판처럼 남루한 옛 마을 풍경을 보며 지친 일상을 위로받는 여행 장소로 딱이다. ‘느림’을 통해 힐링을 하는 명소는 예산군 대흥면이다. 국내 여섯 번째로 지정된 ‘슬로시티’다. 솟대 등 옛것이 있고, 장터도 있다. 형제간에 어려운 살림을 걱정해 밤에 몰래 서로 집에 볏단을 옮겨줬다는 고려 초 이성만·이순 형제의 실화 탄생지여서 ‘의좋은 형제상’만 봐도 마음이 푸근해진다. 마구 돌아다녀도 사람들과 만나지 않을 것 같은 드넓은 예당저수지가 가깝다. 반면 아산시 탕정면 둘레길은 최첨단 삼성디스플레이단지를 끼고 돈다. 탕정면사무소에서 출발해 돌아오는 18㎞ 산길은 평탄하다. 유럽풍 건물이 있는 인근 ‘지중해마을’에서는 코로나19로 쉽지 않은 해외여행의 기분을 좀 느낄 수 있을 듯도 하다. 섬 ‘웅도’는 서산에, ‘옹도’는 태안에 있다. 서산 웅도는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언택트 관광지 100선’의 한 곳이다. 썰물·밀물에 따라 바닷물에 잠겼다가 드러나는 길이 있다. 하루 2번 섬을 걸어서 갈 수 있다. 섬에 산책로가 있고, 바지락도 캘 수 있다. 태안 옹도는 106년 만에 민간에 개방된 섬으로 아름다운 등대가 있다. 전망공원에서 바라보는 바다가 장관이다. ●심신 달래는 아름다운 풍경과 자연 속으로 공주시 마곡사는 백범 김구 선생이 은거했던 절이다. 울창한 늙은 소나무 숲속 산책로 ‘솔바람길’은 명상과 산림욕을 하는 데 좋다. 2018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8600종의 꽃과 나무가 흐드러진 청양군 고운식물원은 우울함을 떨쳐내는 데 제격이다. 크고 작은 공원이 33개나 되고, 광릉요강꽃 등 멸종위기 식물도 많아 흥미롭다. 입장료가 있지만 충분히 값을 한다. 허 과장은 “이들 여행지 주변에 유명 관광지와 맛집도 많아 시군별로 묶어서 알아보는 것도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지구를 보다] 2100㎞ 떨어진 사이클론으로 빨려 들어가는 美 산불 연기

    [지구를 보다] 2100㎞ 떨어진 사이클론으로 빨려 들어가는 美 산불 연기

    미국 서부에서 최악의 산불이 발생해 피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산불로 발생한 연기가 바닷바람을 타고 2000㎞ 이상 떨어진 곳까지 이동한 모습을 담은 위성사진이 공개됐다. 미국해양기상청 NOAA의 산하기관 RAMMB가 공개한 이미지는 캘리포니아주와 오리건주, 워싱턴주 등 3개 주의 산불로 발생한 연기가 사이클론으로 빨려 들어가는 모습을 담고 있다. 여름부터 가을에 걸쳐 발생하는 폭풍우를 수반하는 저기압을 이르는 사이클론은 대체로 인도양과 태평양 남부에서 발생한다. 북미 해안에서 발생하는 열대성 저기압인 허리케인과 성격은 같으나 발생 장소에 따라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 또는 열대성 혹은 중위도 대규모 저기압대를 지칭하는 단어로 쓰이기도 한다. NOAA의 RAMMB 측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옅은 갈색을 띠는 연기구름이 화재 발생지역에서 약 2100㎞ 떨어진 해안까지 이동한 뒤, 태평양에 발생한 사이클론으로 빨려 들어갔다”면서 “소용돌이 치는 사이클론 속으로 화재 연기가 흡수되는 모습을 포착했다”고 설명했다.3개 주에서 발생한 산불 화재 연기가 해안으로 모두 빠져나간 것은 아니다. 미국기상청(NWS)는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산불 화재 연기가 수 천 ㎞ 떨어진 하와이 호놀룰루까지 도달했으며, 실제로 뿌연 연기가 상공에 보이거나 타는 듯한 냄새를 맡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가능성은 캘리포니아 산불로 인한 연기가 이미 하와이 섬 근처까지 도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기상청 역시 약 9.2㎞ 상공까지 이동한 짙은 회색빛 산불 연기를 담은 위성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한편 지난달에 시작된 미국 서부의 대규모 산불로 현재까지 남한 면적의 20%가 불 타고 수십 여 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현재 짙은 연기 등으로 실종자 수색이 어려운 상황일 뿐 아니라, 바람의 영향으로 불길의 이동경로를 예측하기 어려운 탓에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산불로 기록될 이번 산불의 원인을 두고 기후 변화와 인간 거주 지역의 확대 등 여러 요인이 거론되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섬에서 내보내 달라”… 그리스, 항의하는 난민에 ‘최루탄 진압’

    “섬에서 내보내 달라”… 그리스, 항의하는 난민에 ‘최루탄 진압’

    화재로 갈 곳 잃은 난민들 길거리서 생활열악한 섬 아닌 새로운 장소로 이주 희망음식·식수 부족… 여성·아이 더 고통받아당국, 이번주 내 새 임시 캠프 마련 계획 獨·佛 등 10개국 미성년 400명 분산 수용EU 회원국 난민 정책 갈등의 불씨 될 듯두 차례에 걸친 대형 화재로 전소된 그리스 레스보스섬의 모리아 난민캠프에서 이주민과 경찰 간 충돌까지 벌어지는 등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번 유럽 최대 난민촌의 비극에 유럽연합(EU) 국가들이 난민 수용 정책에 결단을 내릴 시점이 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현지시간) BBC·CNN 등에 따르면 그리스 현지 경찰은 이날 섬이 아닌 타지로의 이전을 요구하며 항의하는 난민 시위대들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최루탄을 발사했다. 그리스 경찰은 “시위에 나선 난민들과 경찰 사이에 소규모 충돌이 발생, 시위대 해산을 위해 최루탄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정원이 2700여명인 모리아 캠프에서는 5배 가까이 되는 1만 3000여명의 난민이 최악의 거주환경 속에 수년간 생활해 온 것으로 알려져 국제사회의 우려가 높았다. 이마저도 지난 8일과 9일 연이은 화재로 캠프 전체가 소실되면서 난민들이 당장 몸을 누일 곳이 모두 사라졌다. 화재 직전에는 코로나19 감염자 35명이 한꺼번에 나와 난민들 사이에선 죽음의 공포마저 고조됐다.다행히 인명 피해는 거의 없었지만 갈 곳 없는 난민들은 길거리, 폐기물처리장, 주유소, 과수원 등에서 노숙을 하고 있으며 음식·식수 부족으로 인한 고통에도 시달리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한 중동·아프리카 지역 70여개국에서 온 난민 가운데 어린이·여성도 6000여명이나 된다. 당국은 이번 주초까지 새 임시 캠프 ‘카라 테페’를 마련할 계획이었지만 난민들은 열악한 섬이 아닌 새로운 장소로의 이주를 희망하고 있다. 이날 난민들은 “자유”라고 외치며 “천막도, 레스보스도, 그리스도 싫다”, “코로나가 모든 생명을 죽인다”, “우리는 평화와 자유를 원한다”고 적힌 플래카드를 치켜들고 임시 캠프로 이어지는 주요 도로를 따라 시위를 벌였다. 현지 주민들 역시 “난민들을 섬에서 내보내라”며 구호물자 트럭을 막아서는 등 갈등도 만만찮다. EU 차원의 지원 없이는 뾰족한 대책이 없는 그리스 정부는 “(거처를) 옮겨 달라는 난민들의 협박에 굴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면서 “약 1000명의 이주민을 취약계층 위주로 섬 서부 시그리에 정박된 페리호 및 2대의 해군함정에 임시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EU가 난민 수용과 새 거주시설 건설에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며 지원을 촉구하고 나섰다. 화재 이후 독일·프랑스 등 EU 10개 회원국은 미성년자 400명을 분산 수용하겠다고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을 뿐이다. 그동안 난민 대량 종착지인 이탈리아·그리스가 “부유한 북부 국가들이 부담을 더 떠안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EU 내에서 난민은 해묵은 갈등 원인이었다. 자선단체와 비정부기구들도 EU 리더 격인 독일 정부에 “캠프 화재 참사는 실패한 유럽 난민정책의 직접적인 결과”라는 공개서한을 보내는 등 책임 있는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독일 내에서도 난민 수용을 놓고 좌우 진영 간 의견이 엇갈리는 형국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대한항공 1등석 싹쓸이, 수퍼리치의 휴가는 계속됐다

    대한항공 1등석 싹쓸이, 수퍼리치의 휴가는 계속됐다

    8900만원에 가족만 시스타나 성당 입장2억 8000만원 들여 1등석 전체 매입도갑부들도 코로나19로 고립된 휴가 선호코로나19에도 소위 수퍼리치의 휴가는 계속됐다. 이탈리아 로마 시스타나 성당을 전세 내거나 4명 가족이 대한항공 1등석을 모두 구입한 사례도 있다. 일부는 부러워하고 일부는 비판한 갑부들의 휴가나기를 CNN이 소개했다. 최고급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 업체는 한 가족 6명을 위해 시스타나 성당을 7만 5000달러(약 8900만원)에 빌렸다. 미켈란젤로가 성당 천장에 그린 벽화 천지창조를 가족들끼리만 오붓하게 감상하고 싶다는 요구에 의한 것이었다. 또 4명의 한국계 미국인 가족은 대한항공 1등석 12개 좌석을 모두 구입했다. 좌석당 가격은 2만 달러(약 2370만원), 총 가격은 24만 달러(약 2억 8000만원)였다. 한 유명 여행사는 초고가의 미얀마 여행을 떠난 가족 중 한 명이 비행기에서 비자를 받지 않은 것을 깨달았는데, 이 여행사가 양곤의 이민국 관리를 설득해 도착할 때까지 비자를 발급해 두었다고 CNN은 전했다. 영화 스타워즈, 인터스텔라 등에 관여한 할리우드의 한 인사는 가족을 위한 6주짜리 인도네시아 섬여행에 무려 66만 5000달러(약 7억 9000만원)를 썼다. 이외 수퍼리치 고객을 위해 유명 요리사를 9개월간 설득해 30만 달러(약 3억 5000만원)짜리 저녁을 제공한 경우도 있다고 했다. 갑부들의 휴가 역시 코로나19로 고립된 지역을 선호하는 현상이 커졌다. 여행사 관계자는 “이제 어디서든 일할 수 있기 때문에 몇 달간의 여행을 원하는 추세가 있다”며 “조용한 지역의 저택이나 홀로 지낼 수 있는 섬, 요트 등에서 머물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그리스 난민캠프 전소, EU 10개국 “미성년 400명 나눠 수용”

    그리스 난민캠프 전소, EU 10개국 “미성년 400명 나눠 수용”

     유럽연합(EU) 10개국이 최근 대형 화재로 전소된 그리스 레스보스섬의 난민캠프에 머무르던 미성년자 400명을 데려가기로 했다고 호르스트 제호퍼 독일 내무장관이 11일(현지시간) 밝혔다.  AFP 통신과 영국 BBC에 따르면 제호퍼 장관은 이날 마르가리티스 시나스 EU 집행위 부위원장과의 공동기자회견 석상에서 독일과 프랑스가 각각 100∼150명 정도를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독일과 프랑스는 EU 차원에서 400명의 미성년자 난민 수용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네덜란드는 이미 50명을 받아들이기로 약속했고, 핀란드는 11명을 수용하기로 했다. 나머지 나라들은 몇 명을 받아들일지 논의하고 있다고 제호퍼 장관은 전했다. 독일 언론은 스위스와 벨기에,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룩셈부르크, 포르투갈이 논의 중인 나라들이라고 전했다. 이들 미성년자들은 부모나 보호자가 없는 아이들이다.  앞서 전날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EU 차원에서 400명의 미성년자 난민 수용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AFP 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메르켈 총리는 베를린에서 패널 토론에 참석해 “예비 단계로 우리는 (EU 회원국들이 화재가 난 난민캠프의) 미성년 난민을 수용할 것을 그리스에 제안했다”면서 “다른 조치들이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EU가 난민 문제에 책임을 더 나눠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코르시카 섬에서 열린 지중해 정상회담에 참석해 AFP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유럽은 말뿐이 아니라 연대의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에게해에 있는 레스보스섬은 여자 동성애자를 뜻하는 영어 ‘레즈비언’이 유래한 섬이다. 기원전 600년 무렵 인류 최초의 여자 시인 사포와 그녀를 숭배하는 모임이 동성애를 즐겼는데 그녀가 이 섬 출신이란 점 때문에 붙여졌다. 그리스 본토보다 터키 이즈미르 항구에 훨씬 더 가깝지만 엄연히 그리스 땅이다.  이곳에는 이 나라 최대의 난민 수용시설인 모리아 캠프가 있다. 최대 수용 정원은 2757명이지만 지난 8일 첫 화재가 발생했을 때 네 배가 넘는 1만 2600여명이 생활하고 있었다. 난민 정보 사이트 인포미그런츠(InfoMigrants)에 따르면 이 캠프의 난민 가운데 70%는 아프가니스탄 출신이며 시리아와 아프리카 콩고까지 무려 70여개국 출신들이 뒤섞여 있다. BBC의 동영상을 보면 중앙아시아 출신 난민도 눈에 띈다. 그런데 이곳에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과 다음날 잇따라 화재가 일어나 시설 대부분이 사라져 많은 난민들이 도로 바닥, 벌판, 주차장 바닥 등에서 풍찬노숙을 하고 있다. 처음 불이 났을 때 최대 시속 70㎞의 강풍을 타고 빠르게 번졌고 현장은 아비규환이 됐다. 일부 난민은 갓난아이를 안고 불을 피해 밖으로 내달렸고, 급히 끌어모은 생필품을 자루에 담아 유모차로 실어나르는 사람도 있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그리스 이민당국 관계자는 “모리아 캠프가 완전히 파괴됐다”고 말했다. 9일 오전에도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일어나 남아 있던 텐트들마저 홀라당 타버렸다. 다만, 두 차례 큰 불에도 연기를 들이마신 사람들 외에 다치거나 숨진 사람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당국은 방화에 무게를 두고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그리스 정부가 이 캠프에서 코로나19 확진자 35명이 발생했다고 발표한 뒤 격리될 예정이던 난민들이 소요를 일으킨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화재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캠프 내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로 불이 시작됐다”면서 “난민들이 진화를 시도하는 소방관들에게 돌을 던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당장 이번 화재로 거처를 잃은 수많은 난민을 어디에 수용할지가 난제로 떠올랐다. 그리스 당국은 이재민이 된 난민 약 2000명을 페리와 두 척의 해군 함정에 나눠 임시 수용하기로 했다. 페리 블루 스타 키오스는 섬의 수도 격인 미틸레네로부터 100㎞ 떨어진 레스보스 섬의 시그리 항에 정박해 있는데 1000명 정도를 수용하게 된다. 노티스 미타라치 그리스 이민 장관은 모리아 캠프 근처에 새로운 수용시설을 세우는 노력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은 새 캠프 조성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그리스 정부는 레스보스 섬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질서 유지를 위해 전투경찰을 추가 파견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모리아 캠프가 현재 상태를 지속할 수는 없다”면서 “이번 사태는 공중보건은 물론 국가안보와도 결부돼 있다”고 강조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울릉군, 추석 뱃삯 할인 없던 일로…거리두기 역행 비판에 취소

    울릉군, 추석 뱃삯 할인 없던 일로…거리두기 역행 비판에 취소

    경북 울릉군은 올해 추석 연휴 섬을 찾는 출향인(귀성객)들에게 제공하기로 했던 배삯 할인 혜택을 전면 백지화하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애초 울릉군은 추석 연휴 섬을 방문하는 8촌 이내의 친인척이 있는 출향인 등에게 뱃삯의 30%를 할인해 주기로 했다. 앞서 도서지역인 인천시 옹진군은 지난 9일 추석 명절에 추진하려던 ‘귀성객 여객선 운임 지원 사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코로나19 재확산 방지를 위해 ‘추석 연휴에 고향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밝히는 등 추석 연휴의 이동 자제 권고에 나선 상황이어서 귀성객 뱃삯 지원이 사회적 분위기에 역행한다는 비판이 제기된 때문이다.<서울신문 9일자 11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최근 “먼 거리를 이동해 모인 가족과 친지 모임에서 감염이 전파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번 추석은 가족과 친지를 위해 가급적 집에 머물러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정부는 명절 때마다 면제한 고속도로 통행료를 이번 추석 연휴에는 징수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울릉군 관계자는 “추석 명절을 맞아 고향을 방문하는 출향인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배삯을 할인해 주기로 했으나 사회적 분위기에 역행한다는 비판이 제기돼 사업을 포기했다. 출향인들의 이해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울릉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거리두기 역행 비판에… ‘귀성객 뱃삯 지원’ 철회

    인천과 울릉 등 일부 지자체가 추석 귀성객에게 뱃삯을 지원<서울신문 9일자 11면>하기로 했다가 코로나19의 ‘사회적 거리두기’에 역행한다는 비판에 전면 백지화하기로 했다. 인천 옹진군은 9일 추석 명절에 추진하려던 ‘귀성객 여객선 운임 지원 사업’을 전면 백지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장정민 옹진군수는 이날 관련 부서인 해상교통팀에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 중인 상황을 고려해 해당 사업을 재고하라’고 지시했다. 옹진군은 이번 추석 연휴인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백령도와 연평도 등 옹진군 섬을 방문하는 귀성객에게 여객선 운임을 전액 지원할 예정이었다. 예산 4억원이 추석 연휴 뱃삯 지원금으로 책정됨에 따라 옹진군 섬 귀성객 1만명가량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재확산하자 정부가 ‘추석 연휴에 고향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밝히는 등 추석 연휴의 이동 자제 권고에 나선 상황이어서 귀성객 뱃삯 지원이 사회적 분위기에 역행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옹진군은 올 추석에는 뱃삯 지원사업을 하지 않기로 했다. 옹진군 관계자는 “추석 명절 기간 뱃삯 지원은 고향을 방문하는 출향인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매년 하는 사업”이라면서도 “최근 확산하는 코로나19와 정부의 고향 방문 자제 등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올해는 뱃삯 지원사업을 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말했다. 23개 유인도 등 섬으로만 이뤄진 옹진군은 지금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1명도 발생하지 않은 청정 지역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단독]‘웨이하이~백령도’ 항로 개설 추진… 유커 年 7만여명 쾌속선 타고 온다

    [단독]‘웨이하이~백령도’ 항로 개설 추진… 유커 年 7만여명 쾌속선 타고 온다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에서 서해 최북단 섬인 인천 옹진군 백령도를 오가는 국제여객선 운항이 추진된다. 옹진군은 9일 이와 관련한 타당성 검토 연구용역 중간보고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 용역은 서해 5도의 관광산업 육성과 지역 균형발전, 백령도의 해상교통 거점 개발을 위해 추진된다. 10월쯤 용역이 완성되면 웨이하이~백령 국제항로 개설이 한중 해운회담에서 정식의제로 채택될 수 있도록 외교부·해양수산부 등에 제출할 방침이다. 이날 보고회에서는 웨이하이~백령 국제항로를 개설할 경우 백령도를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연간 약 7만 2000명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용역을 맡은 청운대가 지난 4~5월 웨이하이 등 6개 지역 중국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연평균 예상 관광객 수가 2023~2032년 7만 9600명, 2033~2042년 11만 7000명으로 추정됐다. 웨이하이 인구는 현재 약 282만명이며, 산둥성 인구는 1억명에 달한다. 또 600명의 관광객을 태우고 35노트 이상 속력을 낼 수 있는 2500t급 이상 쾌속선 도입과 1500명 이상 입출국 여객을 동시 수용 가능한 국제여객터미널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됐다. 경제적 타당성(BC)은 1.60, 투자대비 예상 내부수익률(IRR)은 12.4%로 매우 높게 예측됐다. 옹진군은 국제항로 개설이 가능해지면 대규모 리조트·호텔·카지노·면세점 등이 들어서는 단일 지구 조성과 민간사업자 투자유치를 위해 백령권역을 관광단지로 정부에 지정을 요청할 계획이다. 백령도는 웨이하이로부터 약 187㎞ 떨어져 있어 쾌속선으로 3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인천항 여객터미널에서 백령도까지는 4시간 넘게 걸린다. 백령도는 국가지질공원으로 선정된 두무진, 콩돌해안, 사곶사빈 등 천혜의 관광자원이 있는 데다 중국에서 최고의 식재료로 꼽는 해삼·전복·다시마·미역 등 청정해역에서 다양한 수산물이 나와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중국 관광객들에게 제주도 못지않은 인기 관광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장정민 옹진군수는 “국제항로 개설에 따른 지역경제 부흥과 백령·대청권역을 아우르는 관광벨트 구축을 위해 백령도·대청도·소청도 순환선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백령공항 건설, 외국인 카지노 및 내국인 면세점 설치, 대규모 휴양 숙박시설 투자유치 등 다양한 지역발전 사업들을 차근차근 시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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