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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텍스트 너머 콘텍스트… 헤밍웨이와 포크너의 다름을 읽다[김언호의 서재탐험]

    텍스트 너머 콘텍스트… 헤밍웨이와 포크너의 다름을 읽다[김언호의 서재탐험]

    “마침내 끝났습니다. 처음 출발할 때만 해도, 끝이 보이기는커녕 끝이 있기나 한 것일까, 그곳에 정말 갈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과 걱정이 앞서기도 했던, 그 멀고 오랜 길이 이제는 다 끝나고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1994년에 시작한 시오노 나나미의 대하역사평설 ‘로마인 이야기’ 전15권의 번역 작업을 2007년에 끝낸 김석희는 제15권의 끝에 붙인 ‘옮긴이의 말’에서 이렇게 시작하고 있다. ‘로마인 이야기’와 함께 한세월을 보낸 번역가 김석희. 저자와 함께 고대 로마세계의 시공을 넘나들던 그 역사기행의 감회를 이렇게라도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1970년대와 80년대의 치열한 인문·사회과학의 책만들기·책읽기를 넘어 90년대라는 ‘세계화 시대’를 맞으면서 나는 책만들기의 새로운 카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 하나가 “동서고금의 사상과 이론을 집대성하는” ‘한길그레이트북스’의 기획이었고, 열린 문제의식으로 세계화 시대에 대응하는 책만들기·책읽기가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였다. ●‘죄와 벌’, ‘이방인’의 충격적 감동 김석희가 지금까지 번역한 책은 300여종 350권이나 된다. 김석희는 영어·불어·일어 번역이 다 가능하기 때문에, 그의 번역 장르는 넓고 깊다. 인문·예술이 60퍼센트, 40퍼센트가 소설이다. 어떤 책이 그를 번역의 세계, 번역가의 길로 이끌었을까. “영국 작가 존 파울스의 소설 ‘프랑스 중위의 여자’가 나를 번역의 세계로 이끈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세 번이나 번역했습니다. 1982년에 처음으로 번역했는데, 당시 영화로 만들어졌지요. 그러나 기회가 오면 다시 번역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판권을 정식으로 계약한 출판사의 요청으로 다시 번역해 출간했지요. 1997년이었습니다. 그 출판사가 사업을 접게 되자 친분 있는 ‘열린책들’과 이야기가 되어 개역 수준의 작업을 더해서 2004년에 출간했습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책 읽으며 글 쓰는 삶을 살기로 결심했다. “그때 내 고향 제주도는 바닷길과 하늘길로 사방이 열린 관광지가 아니고, 바다로 갇힌 척박한 섬이었습니다. 바닷가에 서면 그 답답한 섬을 벗어나고 싶다는 열망에 숨이 막히곤 했습니다. 그런 나를 다잡기 위해서 나는 책에 빠져들었습니다. 시도 쓰고 산문도 썼습니다. 몇몇 선후배들과 문예서클을 만들어 동인지를 펴냈습니다. 한 대학이 주최하는 백일장에 참가하여 장원에 뽑히기도 했습니다.” 집에서 학교를 오가는 도중에 도립도서관이 있었다. 고모부가 도서관장이었다. 서고를 우리 집 안방처럼 드나들면서 마음대로 책을 꺼내 읽었다. “그 무렵 내가 읽고 충격적인 감동을 받은 책이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과 카뮈의 ‘이방인’이었습니다. 나의 독서편력에서 너무나 판이한 두 주인공 살인자에 대한 이해가 처음엔 요령부득이었으나 그 상이한 자의성이야말로 작가의 세계관이라는 걸 이해하게 되면서 소설가에 대한 존경과 꿈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는 ‘마도로스 작가’가 되고 싶었다. 섬을 떠나고 싶은 열망 속에는, 망망대해를 누비며 세상을 체험하고 싶다는 소망도 깃들어 있었다. 해양대에 진학할 마음도 먹었지만 6·25 때 납북된 숙부 때문에, 이른바 연좌제에 저촉되어 입학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해양대의 꿈을 접어야 했다. ●기계에 의한 번역은 정보일 뿐 “1972년에 불문학과에 입학했는데, 우리 동기들은 그해의 ‘10월 유신’에 빗대어 ‘유신학번’이라고 자조했습니다. 그 자조의 이면에는 분노와 절망이 깔려 있었습니다.” 학교는 걸핏하면 휴교령으로 문을 닫았고 제대로 강의받거나 공부해 본 기억이 그에겐 별로 없다. 일기를 썼다. 그것이 시가 되기도 하고 소설이 되었다. 대학문학상을 받기도 했다. 졸업하고 군대에 다녀왔다. 국문학과에 학사편입하고, 다시 대학원에 진학했으나 중퇴했다. 1988년 소설로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었다. “보르헤스는 책이야말로 인간이 사용하는 여러 도구들 가운데 가장 놀라운 발명품이라고 했지요. 책은 기억과 상상을 통해 과거와 미래로 건너가는 징검다리와 같은 것입니다. 과거를 돌아보며 반성하고 미래를 내다보며 꿈꾸는 것이야말로 우리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축복이 아닐까요. 책을 숭배하는 종교가 있다면, 나는 아마 그 사원 맨 앞자리에 앉아 있을 것입니다.” 번역가 김석희에게 번역이란 무엇일까. 나는 1997년 그가 저간에 번역한 책들의 끝에 붙인 ‘역자의 말’을 모아 ‘북마니아를 위한 에필로그 60’을 펴냈다. “번역은 한 나라의 언어를 그 울타리 밖으로 옮겨 나르는 일입니다. 하나의 텍스트가 국경을 넘을 수 있는 방법은 번역가의 행랑을 거치는 길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텍스트는 비로소 콘텍스트를 얻게 됩니다. 번역은 해석입니다. 해석은 하나의 텍스트를 해체하고 재구성해 또 하나의 콘텍스트를 얻어내는 과정입니다. 번역이 단순한 낱말풀이나 의미 전달이라면, 번역은 사람의 몫이 아니라 기계의 몫이 되어도 좋을 것입니다. 기계에 의한 번역은 정보에 지나지 않습니다. 본질적인 것은 언어 이전에 있습니다. 번역은 그것을 찾아내는 작업입니다. 독일의 뛰어난 번역가이자 문예학자인 발터 베냐민은 그것을 ‘원문의 메아리’라고 부르고, 그 메아리가 울려 퍼질 수 있는 ‘의도’를 찾아내는 것이 번역가의 과제라고 했습니다.” ●‘우리말’로 번역해야! 번역자는 원작 뒤에 그림자로 머물러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번역가 김석희는 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그의 모든 번역서의 끝에 ‘역자의 말’을 놓고 있다. 나는 2008년에 다시 그의 역자의 말을 모은 ‘번역가의 서재’를 펴냈다. “번역을 할 때, 내가 기본적으로 취하는 태도는 겸손입니다. 저자와 원서에 대한 예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결국 저자의 문체를 존중하는 태도에 닿아 있습니다. 단어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에 대해, 그 단어와 그 문장을 작가는 왜 이곳에 이렇게 썼을까를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문구의 문체와 이청준의 문체가 다른 것처럼, 헤밍웨이의 문체와 포크너의 문체가 다릅니다. 그 다름을 읽어내야겠지요. 그 다름을 옮기는 것이 번역자의 몫이 아닐까 합니다.” 김석희는 새 책의 번역을 시작할 때마다 목욕을 한다. 목욕탕에 가서 때를 벗긴다. 먼젓번 작업의 흔적을 지우는 것이다. “번역을 많이 하던 시절엔 옆에 놓고 사용하던 영한·불한·일한 사전의 귀퉁이가 하도 달아서 거의 해마다 갈아치웠습니다. 번역 전문가가 무엇 때문에 사전을 그리 자주 보냐고 할지 모르나, 평범한 단어라도 그것이 문맥 속에서 담당한 몫을 찾다 보면, 오히려 사전 안에 갇혀 있지 않은 다른 뜻을 궁리하게 됩니다.” 1990년대 초반 100여권까지 번역해 내면서 그는 문체가 무엇인지 체득하게 된다. 자신의 문체를 구사할 수 있게 된다. “우리말로 번역해야 한다고 늘 다짐하고 있습니다. 원전을 존중하되 ‘자유롭게’ 그러니까 텍스트에 갇히지 않는 번역을 하려 합니다. 번역을 끝내고는 약간 소리 내어 읽습니다. 문장의 리듬을 생각합니다.” 그의 번역 작업에는 참고저서들이 대거 동원된다. ‘로마인 이야기’ 작업을 위해 10권 이상의 문헌을 읽고 연구했다. 불멸의 해양문학 ‘모비 딕’(작가정신)은 김석희가 혼신을 다해 번역해 낸 성과다. ‘옮긴이의 덧붙임’에서 그는 기록했다. “중도에 포기할 생각도 여러 번 했다. 곳곳에 온갖 비유와 상징이 널려 있고, 축약과 도치와 비문(非文)의 문장들이 난무했다. 그 덤불 같은 상징과 알레고리의 숲을 지나면서 단어와 구절들의 의미를 나름대로 해석하고 판단하고 결정하는 일을 끊임없이 수행해야 했기 때문이다. 덤불이 무성한 숲속에서 길을 잃지 않고 마침내 밖으로 나올 수 있어 다행이다 싶다.” ●홋타 요시에의 ‘고야’와 ‘몽테뉴’ 나는 책을 만들면서 20세기의 빛나는 두 지성을 직접 만났다. 자본주의 3부작인 ‘혁명의 시대’, ‘자본의 시대’, ‘제국의 시대’를 써낸 큰 역사가 에릭 홉스봄 선생과, ‘고야’(전4권)와 ‘위대한 교양인 몽테뉴’(전3권)를 써낸 홋타 요시에 선생이다. 홉스봄 선생은 1987년 우리 출판사를 직접 방문했다. 한국의 민주화운동을 격려하는 말씀을 해 주셨다. 1997년에 나는 홋타 선생 댁을 방문해 말씀을 들었다. 김석희는 홋타 선생의 이 두 거작을 번역했다. 98년 3월 나는 출간된 ‘고야’를 들고 홋타 선생을 다시 뵈러 가서 말씀을 들었다. 홋타 선생의 명저 ‘고야’와 ‘몽테뉴’는 김석희의 번역으로 명품이 되었다. 김석희는 ‘고야’에 헌사를 썼다. “이 책을 번역하는 동안 그 무게와 매력에 압도당한 나머지, 나는 아직도 울창한 숲을 다 벗어나지 못한 느낌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고야의 파란만장한 삶과 창조적 열정도 그렇거니와, 그 고야의 인생과 예술을 활달한 필력으로 서술해 낸 작가의 문학적 성취에 대해서도 나는 그저 숨이 막힐 뿐입니다. 위대한 삶과 위대한 글이 행복하게 만난 예를 이 책은 보여 주고 있습니다.” 나는 책을 낼 때, 저자의 말이나 역자의 말을 중시한다. 인간적이고 핵심적인 메시지를 담아내고 있을 것이다. 저자의 말 또는 역자의 말을 통해 우리는 그 저자의 내면으로 다가간다. 역자 김석희가 ‘몽테뉴’에 붙인 ‘르네상스적 교양인의 내면 풍경: 독자들에게’가 그렇다. “400년 저쪽의 몽테뉴를 불러내어 마치 친구를 대하듯 담소하며 평전을 써내려간 홋타 요시에는, 어쩌면 윤회의 업을 거듭한 끝에 다시 태어난 몽테뉴 자신인지도 모릅니다. 둘이 하나라는 느낌은 나 혼자만의 인상이 아닐 것입니다. 홋타의 ‘몽테뉴’에는 한 인간에 대한 한 인간의 모든 것이 들어 있습니다.” 전20권으로 번역해 낸 쥘 베른 선집은 김석희의 또 하나의 성과다. 2002년에 시작해 2015년에 끝냈다. ‘해저 2만리’, ‘15소년 표류기’, ‘80일간의 세계일주’, ‘신비의 섬’ 등 쥘 베른의 대표작 13개 작품을 담았다. “이 세상에 SF를 선물한 최초의 작가지요. 모험소설 작가들도 그에게 빚지고 있습니다. 놀라운 상상력과 천재적인 통찰력을 가진 위대한 작가입니다.”●귀향, 바다가 보이는 언덕 위 작업실 김석희는 2009년 제주도로 귀향했다. 언젠가는 다시 돌아간다고 생각했지만, 2006년 아버지가 작고하자 홀로 되신 어머니가 큰아들 석희가 내려왔으면 했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집을 지었다. 1층이 서재고 2층이 집필실이다. 그 어머니도 2021년에 아버지 곁으로 떠나셨다. 그는 2000년부터 한 해 한 번씩 단식을 한다. 이를 계기로 일일 일식을 한다. 하루 세 갑씩 피우던 담배도 끊었다. 일주일에 두 번씩 친구들과 술을 마신다. 그래서일까. 그의 얼굴은 맑고 건강해 보인다. 번역가 김석희는 지금 ‘아이들을 위한 그리스신화’를 번역 아닌 자기 글로 쓰고 있다. 김석희의 그리스신화는 아마도 따뜻하고 포근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사랑하는 책이 될 것이다. 한길사·한길책박물관 대표
  • “환경보전분담금으로 탄소 없는 섬… 제주, 고부가관광으로 큰 도약”

    “환경보전분담금으로 탄소 없는 섬… 제주, 고부가관광으로 큰 도약”

    “환경보전기여금이면 일종의 기부금 혹은 후원금의 성격이 강해집니다. 법적으로 기여금은 의무화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환경보전분담금이란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지난 7일 서울신문과의 취임 100일 기념 인터뷰에서 “현재 도는 가칭 ‘제주환경보전분담금 제도 도입 실행방안 마련 용역’을 수행하기 위해 지난 8월 17일 한국환경연구원(KEI)과 협약을 체결했고 늦어도 내년 하반기 정기국회 때 법제화를 추진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제주 관광산업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바뀌고 저탄소관광으로 도약하려면 반드시 환경보전분담금 도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제주는 일찌감치 탄소 없는 섬(카본프리아일랜드) 비전을 제시, 지방정부 차원에서의 탄소중립 시대로의 이행을 선도해 왔다. 다음은 오 지사와의 일문일답. -환경보전분담금 도입을 추진하는 이유는. “민선 8기 제주도정의 원칙은 ‘오염 원인자가 비용을 부담한다’는 것이다. 환경오염 원인을 발생시킨 자는 오염 방지, 환경회복·복원에 책임을 지며 피해 구제 비용을 부담한다는 환경정책기본법 제7조가 근거다. 2018년 영국 BBC 방송에서 너무 많은 관광객으로 관광 압박을 받는 세계 관광지 5곳 중 하나로 제주를 꼽았다. (도민은 70만명인데) 2019년 제주 관광객이 1500만명으로 2000년에 비해 272% 증가했다. 이에 따라 생활폐기물 처리비용이 2010년 407억원에서 2019년 2650억원으로 551% 늘었다. 제주에서 발생하는 폐기물과 교통, 하수처리는 원인을 제공한 모두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 환경보전분담금은 지속가능한 청정 제주환경을 보전해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와 책임감을 통해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 도입하는 게 중요하다. 그동안 나온 문제점을 돌아보고, 대안을 마련해 국회와 중앙부처 협력을 통해 입법화하겠다.” -제주의 환경 가치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 “제주의 최대 자산이자 경쟁력은 생태자연환경이다. 이미 코로나19 팬데믹과 기후 위기는 지구촌에서 살아가는 인류에게 자연을 정복할 수 있다는 오만함을 버리고 자연을 존중하며 함께 행복한 지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도민이 행복한 생명 숲 만들기 사업과 생태계서비스지불제(보호지역 또는 생태계 우수지역 보전과 활용을 위해 토지 소유자, 지역 주민 등의 이해관계자가 생태계 서비스 보전과 증진 활동을 하는 경우 계약을 통해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 시범사업 추진, 생태법인 제도화 방안 마련 등을 통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3관왕(2002년 생물권보전지역 지정, 2007년 세계자연유산 등재, 2010년 세계지질공원 인증)에 빛나는 제주의 우수한 자연생태적 가치를 지켜나가겠다. 또한 친환경 자산이 많은 만큼 관광자원체험장 등이 생겨 힐링의 장소뿐 아니라 배움의 장소를 제공했으면 좋겠다. 생태계에 기여하는 활동을 통해 한 번 더 성장한다면 보람찰 것이다.”-제주의 환경 가치를 지키려면 제주 관광 트렌드가 변화해야 하지 않나. “제주도 스스로 인위적으로 바꾸려 해선 안 된다. 제주도만의 트렌드를 만들고 가고 있다. 유럽의 경우 코로나19로 무조건 관광객이 오는 것만을 찬성하는 게 아니라 적정 수의 준비된 관광객을 받는 시스템으로 변해 가고 있다. 제주 역시 한라산과 거문오름 탐방 예약제 등을 실시하고 있고 국민들도 동의하고 있다. 이를 좀더 많은 관광지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국제자유도시’를 대신할 제주 미래비전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시대 변화의 흐름에 따라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나 도민사회 의견 수렴을 거쳐 결정해 나갈 사항이다. 지금 제주에 필요한 것은 지속가능성이다. 도민 한 분 한 분의 삶이 빛나기 위해 도정은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환경 관리, 경제적 성장 등 미래 세대까지 이어질 지속가능성을 전제로 한 미래를 설계해 나가야 한다.” -국토교통부의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 가능성 검토 용역’이 이달 완료될 예정이다.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에 대한 환경부의 동의 여부가 제2공항 추진 정책을 가늠할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이후 절차 즉 국토부가 고시하기 전에 제주도의 의견을 듣게 돼 있는데 이 과정에서 도민과 도의회의 의견을 물어 국토부에 제시하겠다. 제2공항 추진은 현재 찬반이 팽팽해 갈등이 심각하다. 자치단체장으로서 갈등을 지혜롭게 풀어 나가기 위해 도민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집단지성의 힘으로 갈등을 해소하려 한다. ‘도민 이익과 도민의 자기결정권’을 최우선으로 하겠다. 갈등의 쟁점과 문제점을 재점검해 실질적인 해결 방향과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 -도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도민 정부 시대를 내걸고 출범한 민선 8기 제주도정이 이제 막 출발선을 넘었다. 도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세심한 선택과 결정 하나하나가 얼마나 막중한 것인지 깨닫고, 마음 깊이 새기고 있다. 분명한 것은 제주의 변화가 시작됐다. 도민께서 체감하실 수 있도록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내고 긴 호흡으로 제주의 100년 미래를 바라보며 도민을 위한 도민의 정부로 나아가겠다.”
  • 신안, 세계 최대 ‘섬 국가정원’ 조성한다

    신안, 세계 최대 ‘섬 국가정원’ 조성한다

    유엔 관광기구에서 선정한 세계 최우수 관광마을 퍼플섬으로 유명한 전남 신안군이 세계 최대 규모의 정원인 ‘섬 국가정원’ 조성에 나섰다. 신안군은 24개 섬을 중심으로 바다 위 정원인 섬 국가정원 조성 청사진을 마련했다고 10일 밝혔다. 먼저 섬마다 스토리와 특색을 살린 1섬 1테마 정원 조성과 함께 섬 컬러마케팅인 1도 1뮤지엄 사업 등을 펼쳐 섬 국가정원의 토대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섬 전체가 보랏빛으로 물든 퍼플섬과 5만여평의 부지에 40만 송이의 수국이 만발한 도초도, 섬 곳곳에 노란 물감을 뿌려 놓은 듯한 수선화의 섬 선도 등 조성이 완료된 11개 섬은 국가정원과 어울리도록 정원과 시설을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라일락 정원으로 조성하는 지도와 인동초와 하귤로 평화의 숲을 만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 하의도 등 현재 조성 중인 8곳을 비롯해 앞으로 조성할 5곳을 추가해 모두 24개의 섬을 개발하고 연계해 섬 국가정원의 기반을 완성할 계획이다. 섬 국가정원은 섬마다 독특한 색상과 특색을 갖춘 데다 세계 최대 규모의 정원으로 조성돼 지역 관광 활성화는 물론 주민들 삶의 질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지는 해를 품었어도… 보석처럼 빛나는 섬

    지는 해를 품었어도… 보석처럼 빛나는 섬

    강산이 두 번 바뀌기 전쯤에 전남 신안의 만재도를 다녀온 적이 있다. 당시 만재도는 흑산도, 홍도, 거문도 등 내로라하는 유명 섬들을 거친 뒤에야 만날 수 있는 작은 섬이었다. 체류 시간도 짧았다. 돌고 돌아가는 여객선 운항 시간에 맞춰야 했기 때문이다. 그 짧은 시간에도 섬이 보여 준 자태는 무척 예뻤다. 언젠가 직항 편이 생기는 날 꼭 다시 찾겠다고 결심했던 건 그날의 인상이 워낙 강렬했기 때문이었다. 이제 그 섬으로 다시 간다. 섬은 예전의 그 강렬한 자태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을까.존재조차 아는 이가 적었던 만재도가 뉴스 머리기사에 올랐던 때가 있었다. 지난해 4월 일이다. “사람이 들어가 산 지 320년 만에 처음으로 (육지에서) 직항로가 열렸다”고 여러 매체에서 앞다퉈 소개했다. 당시 정부가 ‘어촌 뉴딜’ 정책을 벌였는데, 첫 사업 대상지가 만재도였다. 뒤집어 보면 섬으로 가는 과정 자체가 뉴스가 될 정도로 먼 섬이었다는 얘기다. 만재도는 신안군 흑산면에 속했다. 1983년 이전에는 진도군 소속이었다. 주민 생활권이 점차 목포 쪽으로 쏠리는 추세지만 현재도 진도를 근거지로 삼은 주민들이 많다. 주민 수는 약 30가구 50여명이다. 만재도는 목포에서 105㎞ 정도 떨어져 있다. 직선거리로는 홍도(115㎞)나 가거도(136㎞)보다 가깝다. 한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육지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섬’이라고 불렸다. 흑산도와 가거도를 거쳐 맨 마지막에 닿는 섬이었기 때문이다. 그 탓에 쾌속선으로도 꼬박 6시간 정도 걸렸다. 배 시간으로만 따지면 울릉도보다 멀었던 셈이다. 게다가 섬에 발을 들여놓으려면 ‘종선’이라고 불리는 작은 어선으로 갈아타야 했다. 쾌속선이 정박하기엔 만재도 선착장이 턱없이 작았기 때문이다. 변덕스러운 날씨도 관건이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주의보만 내리면 뱃길이 끊겼다. 쾌속선은 운항할 수 있어도 종선처럼 작은 배는 띄우기 어려운 때도 있다. 그런 날엔 꼼짝없이 뱃전에서 만재도를 바라만 봐야 했다. 이런저런 불편을 감내해야 닿을 수 있었던 섬에 이제 배 한 번 타는 것으로 발을 디딜 수 있게 된 것이다. 목포에서 2시간 30분이면 넉넉히 닿는다.●시선 돌리면 내·외마도, 가거도 보여 만재도는 해안선 길이가 5.5㎞에 불과한 섬이다. 한데 섬을 돌아보는 건 만만하지 않다. 구간 대부분이 불퉁한 바위산이기 때문이다. 하루에 다 돌아보는 건 트레킹 고수들에게도 버거울 수 있다. 보통의 여행객이라면 가급적 입도 첫날 오후와 이튿날 아침으로 나눠 돌아보길 권한다. 만재도는 곡괭이처럼 생겼다. 영어 알파벳 ‘T 자’를 연상하면 알기 쉽다. 앞산(장바위산)에서 두루미 목처럼 잘록하게 생긴 갯바위 지대를 지나면 본섬이 좌우로 넓게 펼쳐진다. 왼쪽은 물쎄이산(물생이산 등으로도 불리는데, 발음의 차이는 있지만 ‘물살이 센 산’이란 의미는 모두 같다), 오른쪽은 큰산(마구산)이다.마을 초입에서 만재도 표지석과 발전소를 지나면 작은 숲길이 나온다. 여기서 5분 남짓 오르면 샛개재다. 주민들이 샛개모가지라고 부르는 고갯마루다. 샛개재에서 만재도 최고봉인 큰산(176m)까지는 능선으로 이어져 있다. 조붓한 비탈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곳곳에서 사방이 툭 터진 공간들이 나온다. 시선을 돌릴 때마다 내마도와 외마도, 녹도, 앞산, 가거도 등이 두 눈에 담긴다. 내·외마도 쪽에서 펼쳐지는 해거름 풍경도 좋고, 마을과 앞산 너머로 열리는 해돋이 광경도 빼어나다. 만재도에 배가 닿는 시간이 일몰 즈음인 만큼 배에서 내리자마자 곧바로 샛개재로 오르길 권한다. 이튿날 해돋이는 놓치더라도 최소한 해넘이 풍경만은 눈에 담을 수 있다. 숲속에 놓인 목재데크길을 따라 곧장 오르면 정상이다. 데크길 양옆으로는 천 길 낭떠러지의 서쪽 해안과 만재도 마을이 번갈아 머리를 내민다. 큰산 정상엔 등대가 서 있다. 가거도와 홍도 등 흑산군도를 항해하는 선박들을 위해 불을 밝히는 등대다. 등대 아래로 만재도가 자랑하는 주상절리대가 펼쳐져 있다. 육각형 연필을 다발로 묶어 놓은 듯한 해식절벽이다. 도보로는 주상절리대의 일부만 볼 수 있고, 전체를 보려면 어선을 빌려 타고 섬을 한 바퀴 일주해야 한다. 큰산에서 물쎄이산을 오르려면 샛개재로 되짚어 내려가야 한다. 물쎄이산에서 본 만재도는 닭을 닮았다. 만재도 북서쪽에 있는 상·중·하태도 가운데 중태도는 꿈틀거리는 지네처럼 생겼다. 지네는 닭의 먹이다. 지네 입장에선 닭이 상극인 셈이다. 그래서 지금도 만재도 사람과 중태도 사람은 결혼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예쁜 돌담길, 태풍 ‘힌남노’에도 견뎌 만재도 마을 바로 앞엔 앞짝지해변이 있다. 앞산 밑 건너짝지, 마을 남쪽 벼랑 아래 달피미짝지 등 만재도에 있는 세 개의 몽돌해수욕장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반원을 그리며 돌아 나가는 모양새가 정연해 꼭 낮에 나온 반달을 보는 듯하다. 만재도를 처음 방문했을 때 가장 깊은 인상을 받았던 것도 이 앞짝지 해변이다. 하지만 해변은 조금씩 모습을 잃어 가고 있다. 해변 곳곳의 몽돌들이 파여 있고, 칼날 같던 윤곽도 흐려져 있다. 선착장이 대규모로 확장되면서 바닷물의 흐름을 바꿨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주민 최금희(65)씨는 “바다가 쓸어 간 돌들은 바람이 다시 해안으로 데려다 놨는데 선착장이 생긴 이후로는 쓸려 나간 자갈들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역시 얻는 게 있으면 내주는 것도 있어야 하는 법인가 보다. 다만 파도 소리는 예전 그대로다. ‘차르르~’ 소리를 내며 몽돌 사이를 빠져나간다. 아이의 해맑은 웃음소리를 닮았다. 마을 안쪽의 돌담길도 예쁘다. 해변에서 보면 마을의 집들은 지붕만 남기고 돌담 아래 숨어 있다. 거센 바람 때문이다. 역대급 태풍이라던 힌남노를 피해 목포로 나갔던 주민 가운데 이날 같은 배로 돌아온 이들이 만재도에 발을 디디며 내뱉은 첫마디는 대부분 “그 바람에도 (집이) 안 날려 갔네”였다. 돌담이 얼마나 주민의 든든한 친구인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돌담길은 미로처럼 이어져 있다.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 촬영지였던 집 등을 힐끗대며 돌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여행수첩 모텔·식당 없어 민박집 예약을생선구이와 홍합된장국 ‘별미’ -목포항에서 매일 오후 3시 만재도행 쾌속선이 출발한다. 만재도엔 오후 5시 30~40분 도착한다. 배는 최종 목적지 가거도에서 1박한 뒤 이튿날 아침 8시 30분 만재도에서 다시 승객을 싣고 목포로 나간다. 홀수날에는 가거도에서 하태도를 경유해 온다. 만재도 출항 시간도 오전 9시 30분쯤으로 늦춰진다. 만재도에선 승객이 승선하는 즉시 출항하기 때문에 미리 선착장에서 대기해야 한다. -만재도에 모텔, 식당, 편의점, 대중교통 등은 없다. 숙식은 민박집을 예약해야 한다. 식사는 생선구이, 홍합된장국 등 현지식으로 먹는데 입에 짝짝 달라붙을 만큼 맛있다. 특산물은 홍합이다. 초봄에 광양 등에서 나는 ‘벚굴’에 견줄 만큼 사이즈가 보통이 아니다. 뭍의 포장마차에서 보는 홍합은 바지락이라 해도 좋을 만큼 크다. 홍합밥을 내주는 민박집도 있다. 물론 주인장에게 살갑게 굴어야 맛볼 수 있다. 현재 다섯 가구 정도가 민박을 운영하고 있다. 낚시객이 많아 식사와 낚싯배를 함께 운영하는 집이 대부분이다. 고옥철 이장(010-8851-7245)에게 요청하면 안내해 준다.
  • 제주올레, 영화 ‘맘마미아’ 촬영지 그리스 스키아토스와 우정의 길 맺다

    제주올레, 영화 ‘맘마미아’ 촬영지 그리스 스키아토스와 우정의 길 맺다

    제주올레가 영화 ‘맘마미아’의 촬영지로 유명한 그리스 스키아토스와 우정의 길 12번째 협약을 맺었다. 사단법인 제주올레(이사장 서명숙)는 지난 29일 오후 영화 ‘맘마미아’의 촬영지로 유명한 그리스 스키아토스와 우정의 길 열두 번째 협약을 맺었다고 30일 밝혔다. 우정의 길은 (사)제주올레와 해외 도보여행 운영 기관이 한 코스 또는 한 구간을 지정해 공동 홍보마케팅을 진행하는 제주올레의 글로벌 프로젝트다. 이번에 우정의 길 코스를 맺을 구간은 스키아토스 트레일의 구간과 제주올레 길 ‘18-2코스의 하추자 올레’다.그리스와 맺는 우정의 길 협약식은 코로나19 상황인 점을 고려해서 스키아토스 THEODOROS TZOUMAS 시장과 제주올레 서명숙 이사장이 화상으로 치러졌다. 두 트레일은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면 두 길에서 함께 우정의 길 함께 걷기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우정의 길로 지정된 코스 시작점에는 상대 도보여행길의 상징물과 소개 글이 담긴 표지판을 설치하고, 홈페이지와 가이드북에 코스 정보를 넣는 등 해당 지역 여행자에게 각 단체의 길을 홍보한다. 그리스의 작은 섬인 스키아토스는 지중해의 대표적인 휴양지이자 영화 ‘맘마미아’의 촬영지로 많이 알려진 곳으로 우정의 길로 지정된 구간은 지중해의 코발트색 바다와 우거진 숲을 지나며 천혜의 자연을 만날 수 있는 길이 13.1㎞의 도보 여행길이다. 제주올레의 ‘18-2 하추자’ 구간은 신양항부터 추자면사무소까지 아늑한 해안길과 산, 마을을 두루 걸으며 역시 고요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는 길이다. 서 이사장은 “우리나라의 추자도와 그리스 스키아토스는 섬 중에서도 풍광이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곳으로, 이번 우정의 길 협약을 통해 더 많은 도보 여행자들이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관심을 갖고 걸음을 옮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주올레는 전 세계 트레일과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도보여행문화를 세계적으로 확산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유럽과 북미, 호주, 아시아 등에 위치한 트레일과 ‘우정의 길’ 협약을 맺고 상호간의 홍보 사업을 추진해 온 것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제주올레 우정의 길은 이번에 협약을 체결한 그리스 스키아토스 1곳을 포함해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캐나다 브루스 트레일, 영국 코츠월드 웨이 등 총 12곳이다. 관련한 자세한 정보는 제주올레 공식 홈페이지(www.jejuolle.org)를 통해서 확인 가능하다.
  • ‘완도 섬&산 트레킹 챌린지’ 11월 15일까지 한 달 동안 열려

    ‘완도 섬&산 트레킹 챌린지’ 11월 15일까지 한 달 동안 열려

    난대 숲으로 형성된 완도의 섬과 산을 트레킹하며 힐링할 수 있는 ‘완도 섬&산 트레킹 챌린지’ 행사가 11월 15일까지 한 달 동안 펼쳐진다. 완도군과 블랙야크 알파인 클럽 BAC(이하 BAC)와 함께 진행하는 챌린지는 ‘BAC’ 앱에 가입 후, 완도군이 지정한 20곳을 방문하는 것으로 5좌를 인증한 회원에게 선착순 1,000명에게 인증 마크가 새겨진 자수 패치를, 10좌는 선착순 5백명에게 자수 패치와 배지, 20좌는 선착순 200명에게 자수 패치와 메달, 인증서를 지급한다. 트레킹 챌린지 20곳은 완도의 진산 상왕봉을 비롯해 격자봉, 매봉산, 상산, 삼문산, 백운산, 삼랑산, 여호산 이정목, 가학산 등 9곳의 산과 완도타워, 완도수목원, 생일도의 케이크 조형물, 금곡 해변, 보길 세연정, 동천석실, 망끝 전망대, 청산 서편제길, 범바위, 장도, 장보고 동상 등 11곳의 명소이다. 기념품 신청은 챌린지 종류 후 앱에서 별도로 신청해야 하며, 인증 일자가 아닌 신청 기준으로 선착순 접수한다. 챌린지 활성화를 위한 SNS 이벤트를 함께 진행한다. 참여자들이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챌린지 인증 사진과 함께 해시태그(#완도 트래킹 챌린지)를 달아 게시물을 올리면 이벤트 종료 후 추첨을 통해 300명에게 완도 바다를 테마로 만든 ‘힐링 캔들’을 증정한다. 오현철 완도군 관광과장은 “완도는 난대 숲의 아름다운 산과 바다가 어우러져 트레킹하기에 좋은 곳이다”면서 “이번 챌린지를 통해 참여자들이 완도의 아름다운 풍광을 즐기며 코로나19로 힘들었던 몸과 마음을 힐링할 수 있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 서울-부산 8시간 반 걸린다...정체 밤 8~9시쯤 해소될 듯

    서울-부산 8시간 반 걸린다...정체 밤 8~9시쯤 해소될 듯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이후 맞는 첫 명절인 추석 연휴 첫날 전국에서 귀성 행렬이 쏟아지며 정체가 이어졌다. 고속도로는 추석을 하루 앞둔 9일 이른 아침부터 정체가 시작됐다. 경기 지역 주요 도로에는 오전부터 귀성·나들이 행렬이 이어지며 곳곳에서 정체가 빚어지고 있다. 하행선은 경부고속도로·중부고속도로·용인서울고속도로 등에서 곳곳에서 차들이 거북이 걸음을 이어갔다. 역귀성 행렬로 영동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 등 상행선에서도 막히는 곳이 방생했다. 호남고속도로, 서해안고속도, 중앙고속도로 등에서도 귀성 차량이 가다 서기를 반복하며 전국 고속도로에서 정체가 계속되는 모습이었다.이날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귀성 방향 기준으로 전국 주요 도로 노선 소요 시간은 오전 11시 기준 서울-대전 4시간 20분, 서울-대구 7시간 20분, 서울-광주 7시간 20분, 서울-목포 7시간 40분, 서울-울산 8시간, 서울-부산 8시간 30분, 서울-강릉 5시간 50분 등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도로공사 측은 “연휴 첫날인 오늘 귀성 방향 혼잡이 가장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체는 오후 8~9시께에야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섬 고향으로 향하는 귀성길은 비교적 순조로웠다. 인천에서는 백령도 등 섬 지역을 오가는 14개 항로로 이날 하루만 1만 5500명이 섬 지역을 오갈 것으로 집계됐다. 제주 지역에서는 항공편 등을 이용해 이날 하루 5만명의 귀성객이 고향을 찾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기차역·버스터미널·여객선터미널에도 양손에 선물을 들고 고향을 찾는 귀성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역사에는 KTX 하행선 표가 대부분 매진됐지만 남은 표를 문의하고 사려는 이들이 줄지어 섰다. 천안 공원묘원, 경기 용인평온의숲, 부산영락공원, 광주영락공원 등 전국의 주요 공원묘지와 봉안 시설에도 성묘객들이 몰렸다.
  • 조선 3대 누각, 가을밤 한 컷에 빠졌다[이우석의 미시여행]

    조선 3대 누각, 가을밤 한 컷에 빠졌다[이우석의 미시여행]

    태풍 오는 것만 헤아리다 보니 어느덧 가을인 것도 잊었다. 이제 한가위니 가을이 한복판에 온 셈이다. 이름도 중추절(仲秋節) 아닌가. 민족 최대의 명절에 가을의 진한 정취를 한껏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볕 좋고 산수 좋은 고을, 아리랑의 고장 경남 밀양이다. 마침 민속 명절이고 3년 만에 아리랑대축제도 열린다니 뭔가 궁합이 딱 들어맞는다. 먼저 아리랑부터 알아보자. 아리랑은 한 곡의 민요가 아니라 ‘아리’, ‘아라리’, ‘아라성’, ‘아리랑’ 등의 후렴을 공통점으로 하는 민요군을 뜻한다. 서울, 강원 정선, 경남 밀양, 전남 진도 등 전국적으로 수많은 아리랑이 전해지고 있다. 아리랑은 명실상부한 한민족의 노래이며 음율이다. 거의 ‘애국가급’이다. 세계적으로도 한국 하면 아리랑이다. 아리랑을 한국이나 한국인을 뜻하는 말로 대체해 쓴다. 한국의 전통문화를 건건이 부정하고 있는 북한에서도 아리랑만큼은 함께 부른다.미국 재즈 뮤지션 냇 킹 콜도 1964년 내한공연 중 우리 말로 아리랑을 불렀으며 음원이 존재한다. 믿기 어렵겠지만 미 육군 제7보병사단의 공식 사단가도 아리랑이다. 1945년 일본군 무장해제를 위해 한국에 상륙한 7사단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W 캘러웨이(골프채가 아니다) 사단장 시절부터 아리랑 연주곡을 사단가로 썼다. 1971년 한국을 떠나 미국 워싱턴주 포트 루이스 기지에 정착한 이후에도 이를 유지하고 있다.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동지섣달 꽃 본 듯이 날 좀 보소.” 듣기만 해도 어깨가 들썩여지는 이 익숙한 노래가 밀양아리랑이다. 현재 국내외 수백곡의 아리랑이 전해지고 있는데 이 중 가장 흥겨운 리듬을 가진 아리랑이다. 리듬은 세마치 장단이다. 3명의 대장장이가 돌아가며 망치를 치듯 두드려대는 듯 빠르고 흥겹다. 가사도 수줍지 않고 당당하다. 한겨울 귀한 꽃을 보듯 날 좀 봐 달라고 한다. 가사는 흥겹지만 이에 깃든 설화는 슬프고 무섭다. 밀양부사의 아리따운 딸 아랑 윤정옥의 비극(내용은 장화홍련전과 비슷하다)을 밀양아리랑의 탄생과 연관 지은 까닭이다. 밀양아리랑아트센터에 아리랑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밀양은 충절과 저항의 고장이다. 일찌감치 점필재 김종직이 있었다. 세조의 왕위 찬탈을 비판하며 억울한 죽음을 당한 단종을 애도한 조의제문을 썼다가 사후 부관참시를 당했다. “나, 밀양사람 김원봉이오”라는 영화 대사(‘암살’, 2015)로 유명한 약산 김원봉도 이곳에서 났다. 해방 후 고초를 겪다 월북했던 약산은 끝내 대한민국에서 서훈을 받지 못했지만 명성만큼은 잘 알려져 있다. 약산의 처로 여성독립운동가였던 박차정 역시 밀양시 부북면에 잠들었다. 이뿐 아니다. 의열의 고장답게 수많은 독립투사가가 밀양 출신이다. 공식적으로 애족장 이상 서훈을 받은 이만 38명이다. 김원봉 생가터가 있는 시내 해천 변에서는 무려 26명의 독립투사가 나고 자랐다. 그래서 의열기념관도 이곳에 세워졌다. 아리랑아트센터 바로 옆에 밀양시립박물관과 밀양독립운동기념관이 붙어 있다. 기념관 앞에는 김원봉을 포함, 밀양 출신 독립투사 36인의 흉상이 여지껏 나라를 지키고 있다. 분지로 이뤄진 밀양 땅은 ‘신공항’ 이야기가 나올 만큼 너른 평지와 동쪽으로 기세 좋은 영남알프스 산봉우리를 품었다. 매우 오목한 분지이다 보니 여름철에 무덥기로 소문났다. 요즘 같은 가을이야말로 밀양을 여행하기에 가장 좋은 때다. 낙동강 곡창지대란 별칭답게 곳곳에 너른 평야가 펼쳐져 예전에도 풍족하게 살았음을 알 수 있다. 평양감사, 나주목사와 견줄 정도로 인기 높은 지방관직이 밀양부사였다고 하니 당시의 풍요를 짐작할 수 있다.태곳적부터 밀양강이 실어 나른 기름진 흙과 모래는 삼문도와 암새들 등 2개의 하중도(河中島)를 만들어 냈다. 일찌감치 다리가 놓인 삼문도는 여의도처럼 아예 시내 중심부에 자리잡았다. 요즘 관광지로 뜨고 있는 암새들(용평동)은 때 묻지 않은 하중도의 생태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섬이다. 소를 놓아 길렀다는 암새들은 도심과 가깝지만 분위기와 풍경은 완전히 다르다. 정원을 갖춘 대형 식당과 오토캠핑장, 메타세쿼이아 숲 등 이곳저곳 둘러볼 만한 곳이 많다. 특히 산과 물, 너른 들이 펼쳐진 자연 속에서 일상탈출을 할 수 있는 펜션 암새들171은 밀양의 축소판처럼 보인다. 도심에는 조선 3대 누각 중 하나인 밀양 영남루(보물)가 늠름히 버티고 서서 주야경을 모두 책임진다. 밀양도호부 객사로 쓰인 밀양관의 부속 건물로 연회를 열던 곳인데 밀양강 절벽 위에 떡하니 들어앉았다. 널찍한 건물에 높은 기둥이 버티고 서서 웅장하다. 천장이나 기둥 곳곳에 화려하고 정교한 장식이 숨어 있어 당시 밀양 객사의 위용을 추측할 수 있다. 지금의 건물은 1844년에 중건한 것이다. 안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좋고 강 건너 둔치에서 영남루를 보는 것도 호사다. 특히 야간에 불을 밝히면 여느 유럽 옛 도시 고성의 야경 못지않다.사명대사를 모신 표충사와 호젓한 분위기가 일품인 위양못, 너덜겅의 신비로움 가득한 만어산 만어사, 조선 정원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월연정, 영화 속에서나 볼 법한 이국적 분위기의 백송터널과 삼랑진 트윈터널, 한천박물관(한천테마파크) 등 밀양이 가진 관광자원은 알게 모르게 꽤 많다.곧 단풍이 물들면 여름휴양지가 아닌 가을 트레킹을 하기에도 딱이다. 얼음골케이블카가 있어 억새밭을 감상하기에 아주 좋다. 재약산으로 오르는 케이블카는 작은 규모의 곤돌라 캐빈이 아니다. 50여명이 한번에 타고 오를 수 있는 커다란 삭도 전용차다. 20분마다 운행하는 케이블카는 운행 거리도 꽤 길고 도착하면 전망대까지 도보로 얼마 걸리지 않는 까닭에 강원 속초의 설악산 권금성 케이블카처럼 많은 관광객이 몰린다. 특히 억새가 절경을 펼치는 늦가을에는 전국적으로 산행객들이 모여드는 코스다. 재약산 사자평과 더불어 연계코스로 인기가 높다. 북향인 천황산 전망대에선 동쪽 울주 쪽으로 1000m가 넘는 가지산,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 등 영남알프스 고산연봉이 바라보이며 서쪽으로도 멀리 파도치는 운문산 산봉우리까지 270도 파노라마를 눈에 담을 수 있다. 바로 앞에는 백운산 능선 백호바위가 보인다. 뭔가를 닮았다는 바위를 수도 없이 봤지만 백호 바위는 정말이지 달리는 하얀 호랑이를 빼닮았다. 케이블카에서 내려와 앙증맞게 숨은 비경 호박소를 들러도 좋고, 시간이 된다면 가지산 쇠점골 계곡 트레킹을 즐겨도 좋다. 밀양에서 울주 언양을 가는 옛길 트레일인데 굴곡이 없는 편도 4㎞(호박소주차장~석남터널 앞 도로변 포장마차 휴게소) 정도라 왕복 2시간 30분이면 설렁설렁 다녀올 수 있다. 계곡을 끼고 걷는 길인데 특히 늦가을에 홍단풍으로 잘 알려져 있다.문화재를 좀더 보고 싶다면 산 반대편 표충사로 직행해도 된다. 재약산 표충사는 사명대사를 기리는 사당이자, 천년고찰이다. 희한하게도 유불이 함께 사당과 도량을 각각 이루고 있다. 표충사(表忠祠)는 사명대사를 제향하는 유교사당이며, 통도사의 말사 표충사(表忠寺)는 신라 654년(태종 무열왕 1년) 원효대사가 창건한 고찰이다. 재약산 여러 봉우리가 얼싸안은 자리에 얌전히 들어앉은 표충사는 수많은 보물을 품고 있다. 애초 진신사리를 모시기 위해 건립한 삼층석탑(보물)을 비롯, 청동함은향완(국보), 대광전, 팔상전, 명부전, 만일루, 표충서원 등이 있다. 남쪽 삼랑진 만어사는 표충사와는 또 다른 분위기다. 만어산 중턱에 들어앉은 만어사 아래에는 너덜지대가 있다. 수많은 유선형 돌덩어리가 한가득 깔려 있는데 이를 경석, 종석, 또는 만어석이라 한다. 두드리면 쇳덩어리처럼 ‘깡깡’ 맑은 소리가 난다. 더울수록 더욱 얼어붙는다는 얼음골, 땀 흘리는 표충비와 함께 밀양의 3대 신비로 꼽힌다. 부처의 제자가 되기 위해 산에 오른 용왕의 아들을 따라 수많은 물고기 떼가 함께 오르다 그대로 돌이 됐다는 전설이 전한다. 밀양은 부산과 대구, 울산, 경북 등을 연결하는 교통 거점도시다. 철도와 도로가 사통발달 어느 곳이나 연결하니 한가위 귀성 귀경길에 들러 보기 좋다. 아리랑 가락 즐기는 가을 축제를 찾는 것도 꽤 좋은 선택일 듯하다. 놀고먹기연구소장 [여행수첩] 3년 만에 돌아온 밀양아리랑대축제 22~25일 열린다 ●1957년 밀양문화제로 시작한 밀양아리랑대축제가 올해 3년 만에 다시 열린다. ‘아리랑의 선율, 희망의 울림’을 내걸고 열리는 축제에는 밀양아리랑 경연대회와 아리랑 체험, 각종 전통문화체험 등을 진행한다. 축제의 하이라이트 ‘밀양강 오딧세이’는 수천년을 이어 온 밀양의 역사와 밀양 아리랑을 결합해 창작한 판타지 공연으로 밀양의 높은 문화수준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다. 오는 22일부터 25일까지 삼문야외강변 공원을 중심으로 열린다.●밀양은 돼지고기로 유명하다. 전국 곳곳에 있는 ‘밀양돼지국밥’ 상호들이 이를 말해 준다. 터미널 옆 밀양돼지국밥은 가마솥에 끓여 토렴식으로 내는 집이다. 구수하면서도 시원한 국물로 ‘밀양식’의 이름값을 한다. 돼지숯불갈비는 암새골이 잘한다. 고기는 선명한 지방층이 아로새긴 갈비 부위를 쓰며 양념은 그리 달지 않다. 전국구 3대 통닭으로 불리는 장성통닭도 치킨 마니아들 사이에서 이름을 날리는 집이다. 염지를 하지 않은 대신 바로 튀겨 내 바삭한 통닭을 소금에 찍어 먹는 그야말로 ‘옛날식’이다. 표충사 인근 약산가든은 밀양시 향토지정음식점으로 흑염소 불고기, 더덕구이 등을 갖은 산채와 함께 차려 내는 집이다. 된장과 장아찌 등을 직접 만든다고 한다. 밀양은 내륙이지만 한천으로도 유명하다. 일제강점기, 야옹 김성율이 밀양에 국내 최초 한천 공장을 세웠다. 박물관과 식당 등을 겸한 한천테마파크가 있다.
  • 뚜벅뚜벅 걷다가 보면…어느새 학창 시절 그 곳

    뚜벅뚜벅 걷다가 보면…어느새 학창 시절 그 곳

    여행의 힘은 추억을 공유하는 것에서 나온다. 한국관광공사가 9월에 가 볼 만한 곳으로 추억의 수학여행지를 선정했다. ‘수학여행의 재발견’이 테마다.● 전각 지붕마다 ‘애틋한 사연’서울 경복궁 경복궁은 서울뿐 아니라 수학여행에 나선 지방 학생들의 단골 방문지였다. 전각 지붕마다 애틋한 사연이 내려앉았고, 한복 입은 소녀들의 모습에서 그 시절의 교복이 떠오르곤 한다. 궁중 연회를 베풀던 경회루(국보)는 1960년대에 스케이트장으로 쓰였다. 연못 앞 수정전(보물)은 훈민정음을 반포한 집현전이 있던 자리다. 향원정(보물) 너머 건청궁은 국내에서 처음 전기가 들어왔다. 경복궁 신무문을 지나면 청와대 정문과 연결된다.● 전통 위에 신세대 감성 입혀경기 용인 한국민속촌과 에버랜드 한국민속촌은 전통을 현대 감성으로 포장했다. 관람객과 직접 소통하는 조선 시대 캐릭터로 공간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민속 퍼레이드 ‘얼씨구 절씨구야’도 추가했다. 야간 개장과 함께 멀티미디어 공연 ‘연분’도 선보인다. 에버랜드도 추억에 신세대 감성을 입혔다. 1950~60년대 미국을 모티브로 한 아메리칸어드벤처의 ‘락스빌’이 인기다. 방탄소년단이 히트곡 ‘다이너마이트’의 뮤직비디오를 촬영한 곳이다. 용인 백남준아트센터에선 특별전 ‘바로크 백남준’이 내년 1월 24일까지 이어진다.● 흔들흔들…여전히 그 자리에강원 속초 설악산 흔들바위 설악산을 품고 동해와 접한 속초는 예나 지금이나 수학여행에 맞춤한 공간이다. 속초에서도 설악산 흔들바위는 단골 수학여행지다. 대한민국에 이 바위 안 흔들어 본 사람 있을까. 흔들바위는 계조암 앞의 와우암 위에 서 있다. 공처럼 둥근 바위가 절벽 끝에 위태롭게 선 모습이 인상적인데, 손만 대도 굴러떨어질 듯 아슬아슬하다. 케이블카로 5분이면 닿는 권금성도 추억이 가득한 곳이다. 설악산성이라고도 부른다. 속초 너머 동해가 한눈에 담긴다.● 세계가 인정한 백제문화유산충남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 친구들과 한방에서 자고 놀았던 추억은 선명해도 유적지에 관한 기억은 가물가물하다. 공주는 새삼 가치를 재발견할 만한 여행지다. 백제의 두 번째 도읍으로, 무령왕릉과 왕릉원(사적) 등에서 찬란했던 백제 문화를 엿볼 수 있다. 무령왕릉은 삼국시대 왕의 무덤 가운데 유일하게 주인이 알려진 곳이다. 공산성도 좋다. 특히 금강 건너 둔치에서 보는 야경이 빼어나다. 무령왕릉과 왕릉원, 공산성은 부여와 익산의 유적 6곳과 함께 백제역사유적지구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신라 1000년 역사가 한눈에경북 경주 불국사와 석굴암 경주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수학여행 1번지’다. 대표 코스는 불국사에서 시작된다. 범영루 동쪽에 국보인 청운교와 백운교, 서쪽에 연화교와 칠보교가 있다. 대웅전 뜰에는 역시 국보인 다보탑과 삼층석탑(석가탑)이 있다. 다보탑은 일제강점기에 사리와 사리장치가 사라졌고, 석가탑 발굴 유물은 불국사박물관에 전시 중이다. 석굴암 석굴(국보), 신라의 1000년 역사를 한눈에 보는 국립경주박물관도 빼놓으면 안 된다. 대릉원에서는 천마총과 거대한 쌍분인 황남대총이 포인트다.● 아름다운 숲과 해안에 ‘탄성’전남 여수 오동도 강산이 바뀌어도 오동도의 숲과 해안은 여전히 아름답다. 걸음을 뗄 때마다 학창 시절에 느끼지 못한 매력을 발견한다. 섬 정상에는 1952년 처음 불을 밝힌 오동도등대가 있다. 야외 찻집에서는 동백꽃차를 맛볼 수 있다. 푸른 신우대와 나무줄기가 둘로 갈라진 모습이 꼭 닮은 ‘부부나무’도 눈길을 끈다. 이순신광장에는 이순신 장군 동상과 원형에 가깝게 재현한 거북선이 있다. 꿈뜨락몰에서 옛날 교복을 입고 기념사진도 찍을 수 있다. 거북선대교 아래 낭만포차거리가 있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 여행지에 새로운 스토리를 만든 우영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촬영지

    여행지에 새로운 스토리를 만든 우영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촬영지

    코로나로 여행을 꺼리는 사람들에게 영화와 드라마는 흥미로운 위안거리다. 드라마 흐름에 따라 시의적절하게 등장하는 아름다운 촬영지는 또다른 재미를 준다. 감동과 재미는 물론, 드라마 속 주인공 뒤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배경은 여행에 대한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시청자 뿐만 아니라 여행자 입장에서 볼때 전세계에 ‘우영우 신드롬’을 불러 일으킨 케이블 채널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좋은 드라마다. 우영우는 넷플릭스 등을 확산되고 있는 한류 드라마의 계보를 이어가며 한류 여행에 대한 관심도 증가시켰다. 드라마는 우영우는 ‘소덕동 팽나무’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천연기념물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었다. 오랫동안 마을을 지켜온 팽나무가 결국은 무분별한 개발에서 마을을 구해냈다. 제주도 한백산 황지사 통행료 징수에 관한 내용은 문화재 관람료에 대한 해묵은 갈등을 재조명하며 전국 주요 사찰 관람료 징수에 대한 제도 보완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이끌었다. 우영우의 고래에 대한 관심은 생태계 파괴와 포획으로 멸종 위협받는 고래의 현실을 잘 대변해 주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성과는 드라마를 통해 평범했던 관광지를 스토리가 있는 여행지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실제로 드라마 배경으로 등장한 곳은 관광 명소로 자리를 잡았다. 드라마 촬영지인 경상남도 창원시 동부마을 팽나무와 우영우 김밥집으로 나온 경기도 수원시 행리단길의 한 식당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우영우를 통해 새로운 스토리를 장착하게 된 주요 촬영지를 정리했다. ① 우영우 김밥집 : 수원 행리단길 음식점  우영우 아버지가 운영하는 김밥집은 수원시 팔달구 카페거리인 행리단길의 새로운 관광명소가 됐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 화성을 방문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스토리를 전달해 주는 곳이 생겨난 것이다. 우영우 김밥집은 실제로는 일본 음식점인 ‘카자구루마’지만 메뉴는 중요하지 않았다.    ② 소덕동 팽나무 : 창원시 동부마을 팽나무  드라마 속 소덕동 팽나무는 경상남도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북부리 마을 에 있는 수령 500년 된 팽나무다. 마을 정상에 서 있는 팽나무는 높이 16m, 둘레 6.8m에 이른다. 이 팽나무는 드라마에서 오랫동안 마을을 지켜온 천연기념물로 묘사돼 도로 건설로 위기에 몰린 마을을 지켜내는 결정적 역할을 한다. 실제 드라마 이후 문화재청 전문위원들이 천연기념물 지정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③ 제주도 한백산 황지사 : 제주 관음사  황지사의 실제 모델은 전남 구례군 지리산국립공원 내에 있는 천은사다. 지리산 노고단의 운해를 보기 위해서는 천은사 도로를 지나야 했는데 1인당 문화재구역입장료 1600원씩을 내야 했지만 2019년 4월 불교계가 대승적 차원에서 매표소를 철거했다. 문화재청의 ‘문화재관람료 징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현재 전국에서 문화재관람료를 징수하는 사찰은 57곳에 이른다. 드라마는 제주 관음사, 경기 파주 심악산 약천사, 서울 성북구 개운사 등 3곳에서 촬영됐다.   ④ 동그라미 추천 데이트 명소 : 실미도 유원지  동그라미가 우영우에게 이준호와의 데이트 명소로 추천한 ‘강화도의 낙조 마을’은 인천 영종도 인근에 있는 섬인 실미도 유원지다. 영종도와 무의대교로 연결된 무의도 서쪽에 있는 섬이다. 썰물 때 무의도에서 걸어들어 갈 수 있다. 캠핑과 차박 장소로 유명하다. 해질녘 붉은빛 낙조를 보기 위해 많은 커플들이 찾고 있다. ⑤ 우영우-이준호 데이트 장소 : 덕수궁 돌담길  : 우영우는 오래된 덕수궁 돌담길에 대한 오래된 스토리를 전해준다. 우영우는 이준호에게 “연인들이 덕수궁 돌담길을 걸으면 헤어진다는 말 들어 보셨습니까? 과거 돌담길 북쪽에는 대법원과 함께 서울 가정 법원이 있었습니다. 이혼을 하려면 덕수궁 돌담길을 걸어가야 했기 때문에 그런 말이 생겼습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촬영됐다.  ⑥ 우영우 법무법인 한바다 : 테헤란로 오피스빌딩  우영우 직장으로 등장한 건물은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231에 있는 오피스 빌딩인 센터필드다. 국내 게임업체 크래프톤 등이 입주해 있다. 드라마에서 회전문을 무서워하는 우영우가 동료직원인 이준호의 도움을 받아 왈츠를 추는 것처럼 통과하는 장면을 연출해 화제가 됐다. ⑦ 제주도 촬영지 :  제주 우영우 여행지  우영우 일행이 현지답사 겸 떠난 제주도 여행은 제주도 관광지의 아름다운 모습을 다시한번 알리는 계기가 됐다. 제주도에서는 새연교, 가시아방고기국수, 대정읍 노을해안 돌고래, 5·16 숲터널, 관음사, 사나비비엔다 펜션, 창꼼, 선장과해녀횟집 등에서 촬영됐다.     ⑧동그라미 알바 술집 : 일산 레트로 감성 술집  우영우의 절친인 동그라미가 아르바이트를 하는 술집은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2186-3에 있는 레트로 감성 술집 ‘소소주점’이다. 순두부찌개, 바지락 새우찜 & 파스타, 통삼겹 투움바, 해물 파전 등 퓨전 음식을 판매한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뚜벅뚜벅 육지 건너… 고단한 삶 잊다

    뚜벅뚜벅 육지 건너… 고단한 삶 잊다

    어느덧 여름의 끝자락이다. 아직 휴가를 떠나지 못했다면 섬 여행을 고려해 보는 건 어떨까. 절정의 휴가철을 피한 덕에 한결 고즈넉하게 즐길 수 있다.●인천 옹진 대청도 ‘서풍받이’ 명소 ‘백령도는 먹고 남고, 대청도는 때고 남고, 소청도는 쓰고 남는다’는 말이 있다. 백령도는 너른 들이 있어 쌀이 남아돌고, 대청도는 산이 높아 땔감이 많고, 소청도는 황금 어장 덕에 돈을 쓰고 남는다는 뜻이다. 대청도의 대표 명소는 매서운 서풍을 막는 ‘서풍받이’ 바위다. 서풍받이는 쉽게 걸을 수 있다. 1시간 30분쯤 걸린다. 삼각산과 연결해 장쾌한 트레킹을 즐길 수도 있다. 삼각산 정상에선 백령도를 넘어 북녘땅까지 시원하게 펼쳐진다. 옥죽동 해안사구는 사막을 떠올리게 한다. 농여해변엔 나이테바위 등 특이한 바위가 널려 있다. 국내 최대 규모라는 풀등(모래톱)을 걷다 보면 자연의 신비가 느껴진다.●충남 보령 외연도 둘레길 한 바퀴 외연도는 ‘멀리 해무에 가린 신비한 섬’이란 뜻이다. 그러다 문득 해가 나고 해무가 걷히면 봉긋 솟은 봉화산(238m)과 울창한 상록수림, 알록달록한 몽돌해수욕장이 마술처럼 나타난다. 외연도 상록수림(천연기념물)은 예부터 마을을 지켜 주는 숲으로 보호받아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다. 여기서 북쪽으로 야트막한 언덕을 넘으면 몽돌해수욕장이다. 외연도 둘레길을 따라 섬을 한 바퀴 돌 수도, 봉화산 정상에 오를 수도 있다. 둘레길에서 만나는 해안 풍경도 아름답고, 봉화산 정상에서 보이는 마을 풍경도 예술이다. 외연도 둘레길은 약 8㎞다. 쉬엄쉬엄 다녀도 3시간이면 충분하다.●경남 통영 사량도 산·바다 뷰♡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속한 사량도는 통영을 대표하는 섬으로 꼽힌다. 특히 ‘지리산이 보이는 산’이라 하여 이름 붙은 지리망산 때문에 유명해졌다. 지금은 지리산으로 줄여 부르는데, 산과 바다를 함께 누릴 수 있어 등산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지리산에 오르는 코스는 총 4개다. 등산 초보에겐 대항마을에서 옥녀봉으로 오르는 4코스가 수월하다. 옥녀봉은 웅대한 기암으로 이뤄져 아찔한 스릴을 맛보기에 그만이다. 험난한 가마봉 능선에는 출렁다리 2개가 볼거리를 더한다. 대항해수욕장은 맑은 물빛과 고운 모래가 일품이다. 일주도로를 따라 즐기는 드라이브도 낭만적이다.●전북 부안 위도 고슴도치 포토존 위도는 고슴도치가 사는 힐링의 섬이다. 이름의 유래가 된 고슴도치를 본뜬 조형물이 곳곳에 있어 포토존 역할을 한다. 위도에선 바다와 산, 숲, 갯벌 등 자연과 생태를 온전히 즐길 수 있다. 해안일주도로는 20㎞가 넘는다. 위도해수욕장 등 여러 해변과 해안 절벽을 만날 수 있다. 위도띠뱃놀이(국가무형문화재)가 전승되는 대리마을과 조기 파시가 열릴 정도로 흥했다는 치도리마을 등에선 옛이야기를 되새길 수 있다. 위도치유의숲은 제주도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섬에 있는 치유의 숲이다. 올 4월에 문을 열었다.●전남 영광 낙월도 섬 여행의 참맛 낙월도는 진월교를 통해 상·하낙월도가 연결됐다. 낙월도엔 마트나 매점이 없다. 식당도 없어 민박에 ‘집밥’을 예약해야 한다. 민박조차 손에 꼽을 만큼 적다. 대신 섬 여행의 참맛을 누릴 수 있다. 낙월도 둘레길은 상·하낙월도를 각각 2시간으로 셈해 약 4시간 코스다. 외길이라 표지판이 없어도 길 잃을 염려가 없다. 상낙월도의 큰갈마골해변과 하낙월도의 장벌해변은 아담하고 비밀스러워 무인도 같다. 진월교의 일몰과 월몰은 낙월도에서 묵는 이만 가질 수 있는 비경이다. 낙월도 가는 여객선은 향화도선착장에서 하루 세 차례 운항한다. 향화도선착장의 높이 111m 칠산타워는 주변을 조망하기 좋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 장흥 물축제·여수 밤바다… ‘청정 힐링’ 전남으로 오시요 잉~

    장흥 물축제·여수 밤바다… ‘청정 힐링’ 전남으로 오시요 잉~

    신안 퍼플섬 유엔 선정 관광 마을순천만 등 안심 관광지 전국 최다무안 연꽃·보성 전어 축제 등 인기 한 달 여행하기 숙박·식비 등 지원럭셔리 크루즈 여수 입항도 유치 전남도가 올해와 내년을 ‘전남 방문의 해’로 선포하고 해외 관광객 300만명 등 관광객 1억명 시대를 열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올해와 내년을 전남 관광 도약의 원년으로 삼아 코로나19로 위축된 지역 관광산업을 되살리고 전남을 국내 최고 관광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전남도는 ‘청정 힐링의 고향 전남에서 만나요’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다양한 이벤트와 축제 개최, 청정 안심관광지 이미지 구축 등 관광객 유치를 위한 여러 가지 활동을 펼친다고 3일 밝혔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늘어날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크루즈선 입항을 추진하고 국제 관광설명회 등을 개최하고 있다.●1박 2일 탐방형 등 다양한 이벤트 전남 방문의 해를 맞아 우선 관광객들에게 추억을 선사할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이 가운데 하나가 여수 밤바다와 순천만정원, 보성 녹차밭 등 남도 곳곳의 매력과 비경을 일주일에서 한 달 동안 둘러보는 ‘남도에서 한 달 여행하기’다. 참가자에게는 숙박비와 체험비 등을 지원한다. 여수 돌산 해안도로와 최고의 일몰을 볼 수 있는 진도 세방낙조, 아름다운 길로 유명한 담양 메타세쿼이아 길, 단풍이 아름다운 장성 백양사 등 계절별 명품 드라이브코스 16곳을 돌아보는 호라이즈 시즌 드라이빙 사업도 인기를 끌 만하다. 광활하게 펼쳐진 아름다운 갯벌과 각종 철새들이 겨울나기를 하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순천만, 갯벌과 청동기 얘기를 품은 화순 고인돌 유적, 장성 필암서원과 해남 대흥사 등 남도의 유네스코 세계유산과 문화자원을 연계 관광할 수 있는 1박 2일 탐방형 관광상품도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도는 시군의 유명 관광지를 연계해 광역 순환버스로 둘러보는 남도 한 바퀴와 전남 캠핑박람회, 청년 문화관광 페스티벌 등 모두 17개의 다채로운 이벤트를 준비했다.●9월 남도 음식문화축제 등 줄줄이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다양한 축제도 곳곳에서 펼쳐진다. 먼저 다양한 맛의 아이스크림을 마음껏 즐기며 더위를 극복할 수 있는 곡성 아이스크림 페스티벌과 시원한 물싸움으로 뜨거운 여름을 한 방에 날려버릴 장흥 물축제, 드넓게 펼쳐진 여름 바다를 배경으로 한 여수 거북선축제 등이 있다. 10만여평의 초록빛 연잎과 하얀 연꽃이 어우러진 무안 연꽃축제와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한 여수 거문도 은빛바다축제, 영광 갯벌축제, 보성 전어축제 등 10여개의 다채로운 여름 축제도 휴가철 분위기를 띄운다. 4, 5월에 개최하려던 영암 왕인문화축제와 보성 서편제, 영산포 홍어축제, 고흥 우주항공축제, 화순 운주문화축제 등 남도의 대표 축제들도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하반기로 연기했다. 9월부터는 남도 음식문화축제와 강진 청자축제, 함평 국향대전, 여수밤바다불꽃축제, 순천 낙안읍성민속축제 등 50여개의 가을 축제가 잇따라 막을 올려 남도 전체가 축제 한마당으로 변신한다. 전남도에서는 연간 120여개에 이르는 계절별, 테마별 지역축제와 연계 관광상품을 즐길 수 있다.●청정 안심관광지 이미지 구축 코로나19로 선호도가 높아진 청정 안심 관광지 이미지 구축에도 나섰다. 전남의 청정 안심관광지 이미지를 적극 홍보해 청정 안심 여행 트렌드를 주도하겠다는 구상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전남의 안심관광지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26곳에 이른다. 보라색으로 물든 신안 퍼플섬과 2.4㎞에 이르는 대나무 숲 산책로가 장관인 담양 죽녹원, 국가정원 1호인 순천만국가정원, 누리호 성공 발사로 국민적 관심을 끄는 고흥우주발사전망대 등이 저마다 청정한 매력을 뽐낸다. 세계 장미축제로 유명한 곡성 섬진강 기차마을과 치유와 묵언의 길로 알려진 구례 천은사 소나무 숲길도 2년 연속 안심관광지에 포함된 명소다. 행정안전부와 한국섬진흥원이 뽑은 ‘찾아가고 싶은 섬’도 전남이 자랑하는 청정 관광지다. 전남도 민간정원 1호인 고흥 쑥섬과 트레킹코스로 유명한 여수 낭도,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 완도 청산도 등 20여개의 섬이 있다. ●해외 관광객 300만명 유치 총력 전남도는 국제 관광지로 도약하기 위해 해외 관광객 유치에도 폭넓게 움직인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코로나19로 급감한 외국인 관광객 수요를 서둘러 회복하겠다는 취지다. 도는 지난 3월 말레이시아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국제관광 설명회에 참가해 전남 방문의 해를 홍보했고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 최우수 관광마을에 선정된 신안 퍼플섬과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소개해 전남 관광의 매력을 알렸다. 전 세계 인구의 25%를 차지하는 19억 무슬림 관광객 개척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한국·사우디아라비아 수교 60주년 기념 한국 관광 로드쇼에 참석해 사우디 여행사와 미디어를 상대로 전남 방문의 해와 무슬림 친화 음식을 소개했다. 미국 마이애미에서 진행된 ‘시트레이드 크루즈 글로벌 2022’에 참석해 럭셔리 크루즈선사 실버시의 여수 입항을 유치했다. 하반기에도 필리핀과 일본, 말레이시아 국제관광박람회 등 대규모 박람회를 통한 전남 방문의 해 홍보활동을 계속한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숙박, 교통비, 전세기 운항 지원은 물론 우수 여행사 인센티브와 외국인 전용 여행상품도 개발했다.
  • 먹는 재미 넘어 즐기는 맛의 향연… 유행하는 퓨전 음식 찾아보세요[김새봄의 잇(eat) 템]

    먹는 재미 넘어 즐기는 맛의 향연… 유행하는 퓨전 음식 찾아보세요[김새봄의 잇(eat) 템]

    ‘컨템퍼러리 퀴진’은 동시대에 유행하는 요리법이나 식재료를 활용해 독창적인 메뉴를 내는 고급 레스토랑을 의미한다. 단순히 코스를 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식에 일식 요리법을 접목하거나, 전형적인 양식 메뉴를 한식으로 풀어내는 등 식문화 간 크로스오버로까지 나아간다. 먹는 재미 너머 즐기는 재미가 가득하다. 장마가 시작됐다. 후덥지근하고 끈적이는 장마 기간에 독창적 메뉴와 플레이팅을 선보이는 멋진 다이닝으로 여행을 떠나 보면 어떨까. 이번 주 김새봄의 잇템은 ‘최근 핫한 컨템퍼러리 퀴진’이다.고기·해산물 조합에 놀라운 경험 ①이타닉가든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조선팰리스 호텔 36층, 좁고 하얀 통로를 따라 가면 금문(金門)이 매력적인 입구의 ‘이타닉 가든’이 등장한다. 에메랄드빛 카펫이 깔린 근사한 내부는 전면 통창을 통해 보이는 천상의 광경에 하늘에 동동 떠 있는 기분을 선사한다. 둥근 이끼쟁반에 강원도 정선에서 가져온 자작나무 수액이 시작이다. 은은하고 청량한 자작나무의 특별한 향이 건강한 느낌을 물씬 풍긴다. 산뜻한 유채 세비체를 거치는 세 가지 주전부리는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서양식으로는 아뮤즈부쉬로, 특히 블랙 트러플을 올린 주악은 쫀득하고 부드럽다. 은은히 씹히는 작은 주악에 트러플 풍미가 입안에 가득 퍼지며 놀라움을 안긴다. 그 정점은 울릉도 칡소와 전복을 겹겹이 겹쳐 만든 밀푀유로 이어진다. 보통 메인 메뉴는 고명은 화려하게, 메인 재료는 본연의 맛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게 일반적이나 손종원 셰프는 이런 고정관념을 산산히 깨뜨린다. 고기와 해산물의 조합이라니. 고민의 흔적이 치열하게 묻어난다. 마지막 자개장에 나오는 당근 정과, 대추모양 가나슈, 해창막걸리 초콜릿 봉봉 등 디저트는 한순간도 놓칠 수 없는 디테일이 가득하다. 이타닉가든에 쏟아지는 호평이 이해되는 이유다.풀내음·바다향이 샴페인 꼬드겨 ②임프레션 돌출된 채광창을 마주한 테이블에 앉으면 서울의 바쁜 나날들을 잠시 피해 도산공원 숲속에서 피크닉을 하는 듯 눈과 마음이 맑아진다. 윤태균 셰프는 제철 재료를 충실히 살려내는 기본 중 기본을 지키면서도 의외의 조합으로 포인트를 준다. 아뮤즈부쉬로 등장한 아스파라거스와 캐비어. 완벽하게 조리한 아스파라거스는 이보다 더 부드러울 수 없고 향긋한 풀내음과 캐비어의 옹골찬 바다향은 샴페인을 살살 꼬드겨 불러낸다. 이어 등장하는 가리비는 서머트러플 우산을 쓰고 나온다. 부드러운 크림과 맞닥뜨리는 산딸기는 얼핏 상상이 잘 안 되지만 야생의 산딸기 산미가 잘 어우러져 신선한 조화를 이룬다. 참나물과 알배추, 샬럿, 비네그레트로 감싼 킹크랩, 바지락 에멀젼으로 콘소메를 부은 옥돔구이와 비름나물, 표고와 전복, 이베리코하몽을 겹겹이 곁들인 메인까지 재료 박물관이라 해도 될 정도로 제대로 살려낸 원물들은 미식을 가장 본질적으로 즐길 수 있게 한다.제철 식재료로 현대적 요리 꾸려 ③류니끄 산지의 제철 식재료를 이용해 현대적인 요리를 꾸리는 데 중점을 둔 류태환 셰프의 플래그십 스토어다. 전국 각지 식재료를 발굴해 일본과 프랑스 요리에 접목한 ‘하이브리드 퓨전’ 요리를 선보인다. 신사동 시절부터 코스가 길기로 유명했는데 도산공원 쪽 이전 후에도 중심은 변치 않았다. 웰컴 디시부터 기선을 제압한다. 무려 네 가지가 제공되는 아뮤즈부쉬. 테이블을 가득 채운 이색적인 색채와 재료, 조리법의 조화에 두 눈이 휘둥그레진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시각적으로 강렬한 ‘퍼플 드래곤플라이’. 전남 해남에서 온 자색 배추를 말려 잠자리 날개를, 자색 고구마를 튀겨 꼬리를, 자색 양배추 퓌레로 몸통을 만들었다. 잠자리 눈은 자색 배추 피클로, 몸통 윗부분은 오세트라 캐비어로 한 치 빈틈없이 완벽한 모양새를 뽐낸다. 류 셰프의 주특기인 진짜처럼 만드는 가짜, 흙밭의 ‘돼지감자’는 함께 식사하는 사람들과 유쾌하게 웃으며 즐길거리가 된다. 튼실한 돼지감자를 부드럽게 구워내고 돼지감자와 채소로 흙을 표현했다. 딜을 작게 잘라 흙속의 풀을 묘사했는데 얼마나 완벽한지, 흙을 모두 걷어내고 감자만 골라 먹을 뻔했다.장류·곡물·채소 국내산만 찾아 써 ④일드 청담 ‘도심 속의 섬’이라는 모티브로 제주도, 울릉도, 신안, 남해 등 전국의 섬에서 얻은 식재료로 맛을 살렸다. 일식을 기본으로 한식을 조화한 코스 요리를 한다. 소금 그리고 장류, 곡물, 채소 등을 모두 국내에서 직접 농사 지은 것만을 찾아 사용하는 데 자부심이 있다. 새우에 쯔유 젤리를 산뜻하게 만들어 올린 첫 요리와 초된 밥에 대게살, 우니를 쌓아올려 생산초잎으로 마무리한, 풀어진 초밥 느낌의 요리는 일식 느낌을 지속적으로 전달한다. 특히 바닷장어로 만든 딤섬은 스시의 마지막 피스를 떠올리게 하는데 새우살과 마름 열매, 채소로 만든 소와 만두피 대신 사용한 ‘불맛 솔솔’ 바닷장어는 다진 새우 사이사이에서 나오는 육즙과 장어의 고소한 기름이 어우러져 좋다. 아기자기하게, 색다른 조합으로 쌓아 이어 나가는 각각의 디시가 이어진다. 마지막 식사는 초당옥수수로 만든 달콤한 콩국수. 부드럽게 익힌 문어와 싱그러운 캐비어를 깔아 한식, 일식, 양식을 한데 어우른다. 푸드칼럼니스트
  • 한낮 땡볕만큼 뜨겁게… 쇳물 녹이는 불야성 [이우석의 미시 여행]

    한낮 땡볕만큼 뜨겁게… 쇳물 녹이는 불야성 [이우석의 미시 여행]

    광양 9경에 광양제철소 야경 꼽혀밤새 불 밝혀 미래도시 풍경 같아섬진강·백운산 품은 배산임수 지형 성불·동곡·금천·어치 4대계곡 일품백운산 정상 숙박 가능한 워터파크야영시설 갖춘 자연휴양림 가볼만“밸로 옹삭하지 안응께 싸게 오소.”다소 특이한 말씨다. 전남 목포에서도, 화순에서도 들을 수 없다. 귀에 짝짝 붙는 ‘과냥’(광양) 사투리다. 의역하자면 ‘(광양이) 좋은 곳이니까 빨리 오라’는 소리다.광양이라 쓰고 ‘과냥’이라 읽는다. 빛(光)과 볕(陽)이 두 개나 붙을 정도로 초여름 볕 좋은 남도 땅 전남 광양(光陽) 이야기다. 전국 최고 수준 일조량 지역이란 설명에 자부심이 우러난다. 어디 햇볕뿐일까. 매화 송이가 터지는 봄이 아니라도 어디서부터 둘러볼까 고민될 정도로 많은 볼거리와 즐길거리 그리고 맛있는 먹을거리로 가득 찬 곳이다. 전남 동남부 끝에 위치한 광양은 흔히 ‘여순광’(여수, 순천, 광양)으로 묶인다. 광양을 기준으로 남쪽 여수, 서쪽 순천 등 비슷한 규모의 지방도시 3곳이 같은 생활 경제권으로 묶여 있는 까닭이다. 북쪽 구례와 동쪽 경남 하동은 광양 연계 관광 루트로는 좋지만 도시 규모나 행정구역이 달라 한 생활권으로 엮기엔 적합하지 않다. 경남의 마창진(마산, 창원, 진해)과도 닮은 듯 다르다.광양의 옛 이름은 ‘천하일미 마로화적(광양불고기)’이란 말로 유명한 마로(馬老), 모루(牟婁), 물혜(勿慧) 등이다. 말(馬)에서 나온 이름이란 얘기도 있고 백운산 꼭대기를 의미하는 마루에서 유래됐다는 설도 있다. 통일신라가 광양을 차지하고 희양(晞陽)으로 불렀는데, 그때 역시 볕이 좋았는지 이때부터 ‘양’자가 지명에 붙기 시작한다. 현재 지명인 광양이 된 것은 고려 때부터다. 1995년 동광양시와 광양군이 통폐합되면서 광양시가 탄생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뚜렷하게 두 시가지가 구분된다. 구시가인 광양읍 권역은 순천시와 가까워 순천 웃장 아랫장으로 장을 보러 나가기도 한다. 순천 시내버스(77번)와 990번, 991번 등 버스가 두 지역을 샅샅이 훑고 있어 다니기도 편리하다. 여전히 ‘동광양’이라 불리는 권역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포스코광양제철소와 광양항, 산업단지가 있어 번쩍번쩍하다. 상업단지는 전국에서 인구 5만명으로 가장 큰 동(洞) 단위인 중마동에 있는데 각종 식당과 주점, 상가 등 편의 시설이 밀집해 있다. 광양의 지세는 전형적인 배산임수형이다. 앞에는 바다가 놓이고 진월 쪽으로 섬진강이 흘러들어와 망덕포구에서 광양만에 합류한다. 비교적 너르고 낮은 땅이 광양만 연안과 섬진강을 따라 이어지고 북쪽엔 기세 좋은 백운산(1218m)이 우뚝 버티고 있다. 목포에서 부산으로 이어지는 2번 국도와 남해고속도로가 순천에서 들어와 하동으로 연결된다. 세로로는 순천완주고속도로가 개통되며 서울 쪽으로 한층 가까워졌으며 남쪽으론 이순신대교를 통해 ‘여수 밤바다’까지 이어진다. KTX 광양역이 없대도 다른 ‘비역세권’ 지역처럼 섭섭해할 것은 없다. 전라선 고속철도가 순천까지 이어지니 광양읍은 바로 지척이고 여수엑스포역에선 이순신대교만 건너면 동광양이다. 뭐니 뭐니 해도 광양의 자랑은 백운산과 섬진강 그리고 광양제철소다. 둘은 자연이, 또 하나는 인간이 만든 상징이다. 광양이 자랑하는 9경 중에 구봉산에서 바라보는 포스코 야경이 빠지지 않는다. 밤새 불을 밝힌 신기루 같은 풍경은 만화영화 ‘미래소년 코난’의 배경인 ‘인더스트리아’처럼 경이롭다.전형적인 중공업 도시 이미지가 있지만 찾아보면 곳곳에 때묻지 않은 들판과 숲, 실개천이 그대로 살아 있다. 옥룡과 봉강, 진상, 진월, 다압 등은 얼핏 봐도 그냥 푸근한 농어촌 마을이다. 지난해 11월 7000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한 ‘오라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가 황금산단에 들어서면 첨단 정보통신 도시란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는다. 김을 양식하던 어촌에서 매실과 감나무를 키우는 농촌, 세계적 제철 도시 그리고 정보통신 4차산업 도시 광양으로 늘 변화하는 옷걸이다. 여름맞이 여행을 떠나게 될 광양땅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은 여기까지. 초여름 매력 포인트인 광양의 계곡과 문화체험, 먹을거리에 대해 설명할 시간이다. 땅은 가물고 하늘은 뜨겁다. 이제 6월 하순, 벌써부터 시원한 계곡이 떠오르는 시기다. 사실 한여름 피서는 더위를 피한다는 뜻인데, 가장 뜨겁고 더운 바다를 많이 찾는다. 물에서 나오면 뜨겁고, 반쯤 들어 있었대도 나머지를 이글이글 태우는 곳이 바다다. 그럼 산? 실컷 더웠다가 잠깐 시원한 곳이 산이다. 시원하기론 뭐니 뭐니 해도 산그늘 짙은 계곡이 제일이다. 고개를 갸웃할 이들도 많겠지만 광양의 계곡은 명품으로 소문났다. 서울 근교의 것과는 느낌이 조금 다르다. 경기 북동부와 강원도 계곡은 부지런한 이들의 몫이다. 벌써 사람들로 가득 찼다. 또 거리가 가까운 만큼 여행의 재미도 덜하다.광양의 좋은 계곡들은 그나마 사람 구경을 덜하는 곳이다. 백두대간에서 뻗어나와 너른 호남벌을 질러 남해 한려수도 수많은 섬을 코앞에 두고 우뚝 멈춘 백운산이 품은 계곡들이다. 봉강면 성불계곡, 옥룡면 동곡계곡, 다압면 금천계곡, 진상면 어치계곡 등 주로 4대 명품 계곡을 이야기하는데 각각 다른 매력을 품었다. 백운산은 물가(광양만)에서 치솟은 광양의 진산이다. 억불봉을 중심으로 사방에 수많은 폭(瀑)과 소(沼)를 거느리고 있다. 수량도 풍부해 언제나 청량한 물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좁은 계곡으로만 5~6㎞ 이상 이어지는 어치계곡은 콸콸 쏟아지는 그 많은 물이 전혀 탁하지 않다. 수돗물이래도 믿을 판이다. 뙤약볕을 피할 수 있는 산그늘 속 계곡을 이리저리 누비며 길을 오르면 그만 계절을 잊고 만다. 외부보다 적어도 5~6도는 낮은 듯. 시간을 두 달 전의 풋봄날로 되돌려 놓고 만다. 산 아래부터 용처럼 똬리를 틀던 물이 구불구불 산정으로 이어진다. 계곡을 거스를수록 더욱 세차다. 자동차로 오를 수 있는데 길은 마지막 진경산장에서 끝이 난다. 보통 이곳에서 돌아가지만 좀더 걸으면 계곡 속 숨은 구시폭포가 나온다. 말구유의 방언인 구시에서 나온 이 폭포에서는 에어컨이 따로 필요없을 정도로 차가운 물이 펑펑 쏟아져 내린다. 구시폭포는 아래보다 위에서 내려다보기 좋은 폭포다. 길 위에서 보면 열 길 이상 꺼진 땅속으로 떨어진다. 차가운 계곡물에 세찬 낙수 소리까지 더해 단박에 더위를 날린다. 옥룡면 동곡계곡 하류는 여느 계곡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다. 넓은 하천처럼 보이기도 한다. 상류에 오르면 유려한 곡선미를 드러낸다. 빙빙 휘감아 도는 너무도 잘 뚫린 아스팔트 길에선 나무에 가려 계곡이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정작 계곡 아래로 내려가서 보면 깊은 골을 따라 흐르는 물이 맑고 차갑다. ‘과냥’ 토박이들이 쉬쉬하며 피서지로 즐겨 찾는 곳이다. 반전은 정상 부근에서 펼쳐진다. 숲속에 갑자기 워터파크(포스코 백운산수련원 하계수련장)가 나타난다. 그냥 풀장 수준이 아니다. 공중에서 시원한 물을 쏟아내는 물바가지와 이리저리 휘감으며 씽씽 내려오는 슬라이드 등을 갖췄다. 규모는 작지만 이름난 민간 워터파크의 라이드 시설이 부럽잖다. 게다가 맑고 차가운 계곡물을 써 더욱 매력적이라는 평이다. 포스코 가족과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다. 하계 운영을 시작하면 거의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시원한 워터파크를 이용한다. 보기만 해도 시원하고 신기하다. 계곡과 워터파크, 숙박, 야영시설이 함께 있다. 이름처럼 성불계곡은 가장 클래식하다. 옛날 경기 안양 유원지나 송추 일영계곡처럼 곳곳의 포인트마다 천막이 하늘을 가리고 물 위엔 평상이 놓였다. 계곡이 휘감아 돌면서 남긴 바위틈은 물을 막아 가족용 천연 풀장을 만들어 놓았다. 아이들과 함께 가기 좋다. 골바람이 불어오는 너럭바위 평상은 낮잠 한숨 자기 딱이다. 졸졸 계곡 물소리는 자장가 역할로 충분하다. 한 이십 분 잠들어도 피로가 싹 가신다. 이것이 진정한 휴가다. 얼음장 같은 물이 떨어지며 차가운 바람을 일으킨다. 사나운 땡볕은 이미 진록의 천연 커튼으로 가렸다. 수많은 이들의 더위를 씻어내는 차가운 물은 봄과 여름 사이를 소요하며 흘러내리고 있다. 이 모든 계곡의 주인은 당연히 표고 차를 제공한 백운산이다. 옥룡면 백운산 자연휴양림은 강원도 여느 산에 못지않다. 전국 어느 유명 휴양림과 비교해도 당당할 만큼 최적의 위치에 있다. 보약 한 첩이라도 된 것처럼 맑은 공기를 밤새 흡입하며 잠드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곳이다. 숲속에 편안한 숙박시설(종합숙박동)과 야영시설을 갖춰 놓았다. 이곳에서 시작되는 황톳길을 걸으면 시원한 산바람을 맞으며 간단한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삼림욕장, 잔디마당, 산림문화휴양관, 목재문화체험관, 치유의 숲 등 휴양림 안에서 체험할 시설도 잔뜩 있다.원도심 격인 광양읍 쪽에 새로운 문화체험 시설이 생겨났다. 2021년 봄 코로나19 팬데믹 시절에 얼어붙은 동토에서 틔운 문화예술의 싹이다. 광양예술창고는 원래 쌀 창고였는데 지금은 현대인의 생명을 유지해 주는 양식과도 같은 ‘예술의 쌀’을 품고 있다. 옛 광양역 앞 폐창고가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한 광양예술창고는 마침 열린 엔데믹 시대에 맞춰 상대적으로 조용한(?) 광양읍 권역의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가 있다. 허름한 외벽과 지붕의 목재를 그대로 보존한 광양예술창고 내부에는 첨단 미디어 영상실과 모던한 느낌의 전시실이 갖춰져 있다. 미디어A동이 전시 위주 기능이라면 소교동B동은 소통과 교류, 동행을 테마로 한 문화공간이다. 미디어 영상실에선 전국 최대 스크린에 8K 빔프로젝터로 ‘광양의 현재와 미래’ 등 테마 미디어 작품을 상영하고 있다. 전시실에는 광양 출신 고 이경모 사진작가의 아카이브를 조성해 놓았다. 보도사진가인 이 작가는 문화재, 건축물, 도시개발, 생활사 등의 시대상을 셔터로 기록했다. 작가의 다양한 사진자료를 디지털 작업을 통해 대형 터치스크린에 담았다.평일과 주말에는 놀이 체험과 버스킹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어 언제 들러도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인근에는 함께 개관한 전남도립미술관이 있어 이를 연계해 둘러보기에 적합하다. 2년 만의 휴가, 엔데믹을 맞은 광양의 초여름은 그전보다 더욱 뜨겁고 시원할 듯하다. 놀고먹기연구소장■ 여행수첩 도시 규모는 비록 작지만 먹을거리의 명성만큼은 거대도시에 못지않다. 광양을 방문한다면 누구나 귀에 익은 광양 불고기를 맛볼 수 있고, 그 이름값에 뒤지지 않는 광양 닭숯불구이도 즐길 수 있다. 광양읍사무소 뒤편 ‘금목서회관’은 ‘광양불고기’라 불리는 한우 숯불고기의 명성을 제대로 지켜 가고 있는 곳. 즉석에서 살짝 양념한 불고기를 구리 석쇠에 올려 참숯에 구워 먹는 맛이 가히 최고다. 광양 사투리로 ‘피라미’를 의미하는 피리탕도 별미다. 명산에 계곡이 좋아, 청명한 물에서 잡히는 피라미는 비린내가 나지 않고 고소하고 달달한 맛을 낸다. 매콤하면서도 시원하게 끓여 낸 피리탕은 지역 입맛대로 제피 가루를 넣어 먹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옥룡면 ‘옴서감서’는 시원하게 끓여 내는 피리탕이 별미다. 시원한 야외 평상에서 맑은 공기와 함께 소풍 나온 듯 음식을 즐길 수 있다.여기다 패각은 작아도 속살 부드럽고 투실투실한 섬진강 재첩(갱조개)과 전국적 명성의 다압면 매실 요리는 진월면에서 맛볼 수 있다. ‘청룡식당’은 섬진강이 유유히 흐르는 강변 평상에 앉아 재첩 한 상을 받아 들 수 있는 곳이다. 칼칼한 매운 고추에 부추를 넣고 한소끔 끓여 내 시원한 재첩국은 감칠맛 덩어리다. 대부분 곁들이게 되는 재첩 회무침은 호박과 오이에다 새콤한 양념을 비벼 먹는 요리인데 밥과 함께 먹으면 당장 입맛이 살아난다. 광양읍내 ‘왕창국밥’은 속풀이 해장국으로 소문난 집. 돼지고기를 넣고 진하게 끓여 낸 육수가 구수하면서도 담백하다. 시원한 맛이 담긴 이유는 바로 콩나물. 머리국밥의 맛을 내는 육수와 콩나물 채수가 함께 시너지를 낸다.
  • 섬·산·DMZ로 배낭 출장 100일… 나무를 보며 숲의 미래를 봅니다 [공무원 어디까지 아니]

    섬·산·DMZ로 배낭 출장 100일… 나무를 보며 숲의 미래를 봅니다 [공무원 어디까지 아니]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국립산림과학원에 들어서면 울창한 숲이 가장 먼저 반겨 준다. 10여년 전부터 일반인에게 조금씩 개방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서울시내에 이렇게 넓고 아름다운 숲이 있다는 데 놀라워한다. 산림과학원 산림ICT연구센터에서 근무하는 강진택 연구관은 1년에 서너 달은 숲을 돌아다니는 공무원이다. “배낭을 메고 섬부터 비무장지대까지 전국에 있는 산과 숲을 돌아다니는 게 내 업무”라는 강 연구관을 인사혁신처의 도움을 받아 31일 만났다. -요즘은 틈날 때마다 비무장지대를 찾는다는데. “2020년부터 한 달에 한 번가량 이틀이나 사흘 비무장지대를 드나든다. 비무장지대에 직접 들어가서 식생을 조사하는 첫 실태조사를 하고 있다. 아침 일찍 비무장지대에 진입해서 조사하고 저녁이 되기 전에 나오고. 점심은 도시락으로 해결하는 식이다. 서부전선부터 시작해 동부전선까지 조사한 뒤 다시 동부전선에서 서부전선으로 옮겨 가며 비무장지대 식생정보와 토지이용정보를 디지털로 전환하고 관련 통계를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비무장지대를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추진하는 걸 국정과제로 선정하면서 문화재청, 환경부, 산림청 등과 함께 조사에 들어갔다. 남북교류협력이라는 의미도 크다. 북한 산림과 가장 근접한 게 비무장지대니까. 근데 북한 산림 황폐율이 심각한 듯하다. 남측의 70년대 정도 수준으로 추정한다.”-비무장지대도 산림 황폐화가 심각한가. “많은 이들이 비무장지대 하면 울창한 밀림을 상상하는데 사실 비무장지대는 그런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남북 간 대치가 이어지다 보니 산사태나 산불, 벌목 등으로 많이 황폐해져 있다. 가시적으로 보면 황무지라고 할 수 있다. 나무는 거의 없지만 사람 발길이 닿지 않았다는 측면이 중요하다. 습지도 있고, 희귀 생물종이 많이 있다. 분단과 전쟁, 평화와 생태라는 다양한 주제에서 보존하고 관리해야 할 가치가 큰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산림과 더불어 사는 삶을 살게 된 계기는. “2004년부터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그전에는 산림생장측정을 전공으로 임학과 박사학위를 받았다. 나무가 어떻게 자라는지 모델을 만들고 앞으로 어떤 모습일지 예측하는 일을 하며 이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나무들과 함께하는 게 내 전공이라고 할 수 있다. 1년에 100일 이상은 출장이다. 섬과 산, 비무장지대까지 안 다니는 곳이 없다. 인도네시아와 미얀마 등지에 기술이전 등 공동프로젝트로 한두 달 외국에 있는 숲을 방문하기도 한다. 어릴 때 시골에서 자라서 그런지 숲과 나무를 좋아했다. 내 일이라는 게 결국 배낭을 메고 전국에 있는 산과 숲을 돌아다니는 건데, 그게 적성에 잘 맞는다.” -산림ICT연구센터는 어떤 곳인가. “지난해 신설됐다. 대한민국에 있는 모든 산림 정보와 기술 개발을 총괄하는 곳이다. 숲 관련 정보를 조사하고 분석해서 향후 대한민국 숲의 미래를 예측하고 탄소량을 산정해서 국가산림자원조사와 산림통계 등을 담당한다. 특히 전국에 400곳이 넘는 기상관측망을 구축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수집해 기상청에 제공한다. 산불 관련 정보수집도 빼놓을 수 없다. 농촌진흥청과 공동으로 추진 중인 농림위성 발사 준비도 담당한다. 위성은 2025년 발사 예정인데, 그에 발맞춰 위성센터 건립도 준비 중이다.”-최근 대규모 산불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해마다 대형 산불이 발생하고, 피해가 계속 커지고 있다. 기후변화 문제도 있지만 산림과학 측면에서 보자면 그 지역 수종 대부분이 소나무라는 걸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소나무는 경제성이 매우 크다. 거기다 한국인들이 소나무를 유독 좋아하기도 한다. ‘애국가’에도 나올 정도로 상징성도 크다. 그에 비해 소나무는 송진 때문에 불에 잘 타고, 소나무재선충 문제도 심각하다. 전문가들 입장에선 고민이다. 사실 대체수종을 제시하기도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산림전문가로서 어떤 대안을 제시하고 싶나. “침엽수 대체수종 문제가 산림정책의 최대 고민이다. 개인 의견을 전제로 말한다면, 현재로선 가장 유력한 후보는 참나무다. 한국 산림이 국토에서 63%(630만㏊)가량 되는데 소나무류와 참나무류가 절반씩이라고 보면 된다. 참나무 종류는 전국에 걸쳐 잘 자라고, 지속적 공급이 가능하다. 목재 측면에서 우수하고 식량자원 활용 측면도 좋고 탄소흡수 면에서도 우수하다. 산림청에서도 최근 활엽수인 참나무류 위주로 주요 수종을 바꾸는 문제를 고민 중이다. 물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국산 참나무로 오크통을 개발한 것도 참나무 경제성 증진과 관계가 있나. “참나무 경제성을 높이는 방안 가운데 하나로 와인 보관용 오크통 국산화를 4년 전부터 추진했다. 식품연구원은 국산 효모를 개발하고 우리는 국산 오크통을 개발하는 프로젝트였다. 현재 상용화 직전 단계다. 증류주와 과일주 보관용으로 널리 쓸 수 있다.” -최근 대규모 벌채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한국 산림 중 사유림이 67%가량인데, 현재 40년 키운 사유림 1㏊를 벌채해서 버는 수익이 200만원이 채 안 된다. 경제성 있는 수종으로 바꾸려면 벌채를 해야 하는데 그건 또 환경훼손 논란이 있다. 게다가 한국 산림은 평지가 별로 없고 대부분 경사가 급해서 기계화도 어려워 인공조림하기도 쉽지 않다. 그래도 분명한 건 산림정책은 장기간에 걸친 계획이 필수라는 점이다. 육종은 최소 40년을 봐야 한다. 국가전략에 따라 미리 계획을 갖고 양묘를 미리 해야 산불에 즉각 대응이 가능하다.”
  • [세종로의 아침] 북악 단상/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북악 단상/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북악을 처음 오른 건 초등학교 4학년 때다. 막내 삼촌이라 말해도 누구라도 믿을 것 같았던 스물한 살 위의 둘째 매형 후보(?)는 부모님에게 점수를 따기 위해 ‘1일 효도 관광’ 투어를 도모했다. 대낮 남한산성을 거쳐 야경으로는 서울 장안에서 으뜸으로 쳐 주던 초여름 밤 북악스카이웨이가 코스였는데, 어디서 빌렸는지 당시 회사 사장쯤은 돼야 탈 수 있다던 일제 크라운 세단까지 동원됐다. 세검정을 통과한 승용차는 종로구 청운동 고개 창의문을 출발해 성북구 아리랑 고개로 이어지는 8㎞의 북악스카이웨이를 오르기 시작했다. 자하문으로도 불리며 한양도성 사소문(四小門) 가운데 하나인 창의문을 지나면서 보이는 창밖은 어린 눈에도 섬?했다. 너풀대는 치마처럼 오렌지색 조명을 드리운 경비등은 길 정상인 북악팔각정까지 이어졌다. 20m쯤 될까. 불빛 아래 일정 간격으로 늘어서서 위협적인 거총 자세로 철조망을 지키던 무장 군인들은 위장 크림 속에 감춘 매서운 눈초리로 지나는 차들을 쏘아보고 있었다. 생뚱맞게 숲 밖으로 내밀어진 집채만 한 화장품 광고판 아래쪽에는 창문만 한 구멍 사이로 삐죽 고개를 내민 대공 벌컨포의 시커먼 총구들이 하늘을 향하고 있었다. ‘박정희 멱을 따러 왔다’던 김신조의 1·21 사태 5년 뒤, 초등학생 눈에 비친 북악산 첫 풍경은 그렇게 살벌했다. 북악팔각정에서 내려다본 서울의 밤하늘은 고교야구 밤경기가 한창이던 동대문야구장 조명 덕에 밝았지만 당시 세상은 북악스카이웨이처럼 깊은 어둠으로 치달을 때였다. 그해 8월 여름방학 비상소집일에 느닷없이 받아들고는 방학이 끝나기 전까지 외워야 했던 ‘국기에 대한 맹세문’은 2개월 뒤 군부 독재의 유신헌법을 시작으로 요동쳤던 한국 정치사를 예고하는 경고장이나 다름없었다. 북악은 한국 현대사의 부침을 지켜본 산이다. 이승만으로 시작해 윤보선, 박정희 등을 거쳐 몇 주 전 퇴임한 문재인까지 12명의 최고 권력자들을 품었다. 하지만 요즘 유행어가 된 ‘제왕적 대통령제의 상징’인 청와대를 품고 있어서였을까, 길 건너 인왕산에 견줘 북악산 이름 석 자가 우리 입에 오르내린 건 개방 논의가 본격화된 불과 15년 남짓 전부터다. 북악의 옛 이름은 백악이다. 마주 보는 남쪽의 목멱(남산)을 염두에 두고 이름이 바뀌었다지만 백악이라는 원래 이름이 더 흔히 쓰이고 친숙하다.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당시부터 올해까지 순차적으로 개방된 탐방로에는 백악이라는 이름이 흔히 등장한다. 해발 342m의 정상은 ‘백악마루’다. 표지석엔 ‘백악산’이 또렷이 음각돼 있다. 2007년 일부를 개방한 이 산의 탐방로 이름도 아예 ‘백악구간’이다. 성곽 일부를 둥그렇게 돌출시킨 이 산 유일의 곡성(曲城) 이름 앞에도 ‘백악’이 붙는다. 청와대 부속실 중엔 ‘백악실’도 있다. 벼르던 북악 도보 탐방에 나선 게 지난해 가을이다. 그동안 수없이 스카이웨이를 오갔지만 정작 북악에 두 발을 내디딘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이번에도 창의문을 출발해 헐떡대며 ‘지옥 계단’을 오르니 청운대 휴게소다. 거친 숨을 가라앉히며 남산 쪽을 바라보니 그 아래 세종대로가 이어지고 가상의 연장선을 죽 그으면 닿는 곳이 ‘청와대로 1번지’, 아쉽게도 발아래 청와대에서 길은 막혔다, 그러나 1·21 사태 이후 54년 동안 범접을 불허하던 길이 지난 10일 다시 열렸다. 청와대에서 머리맡 백악정까지 오르는 두 갈래 탐방로를 열어젖히면서 북악은 기존 창의문~혜화문의 백악구간과 합쳐지는 ‘T’자형의 속살을 완전히 드러냈다. 50년 전 무시무시했던 기억의 파편들은 여기저기 남아 있겠지만 이번에는 신발 끈을 조이고 북악, 아니 백악에 다시 오를 일이다.
  • 엔데믹 맞아 지역문화계도 들썩…탱고, 연극, 오페라까지

    엔데믹 맞아 지역문화계도 들썩…탱고, 연극, 오페라까지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시대를 맞아 지역문화재단들이 앞다투어 다양한 문화 공연을 예고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코로나에 지친 시민을 위로하고 일상으로 복귀를 응원한다는 취지다.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 리모델링을 마친 마포문화재단은 올해 클래식, 뮤지컬, 무용, 대중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50회 이상 진행한다.먼저 오는 26일, 마포아트센터는 탱고로 물든다. 마포아트센터 월드뮤직&댄스 시리즈의 첫 번째 공연인 ‘탱고, 매혹’에는 대한민국 독보적 반도네오니스트 고상지 밴드가 연주하고 최정상급 기량의 아르헨티나와 한국 탱고 댄서 두 팀이 함께한다. 고상지 밴드는 황금기 시절의 전통 탱고부터 아스트라 피아졸라의 누에보 탱고까지 탱고 명곡들을 망라하는 매혹적인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오는 8월 19일에는 한국 최초의 깐따오라(여성 플라멩코 가수) 나엠을 중심으로 하는 프로젝트 NA EM의 ‘플라멩코, 붉은 그림자’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앞서 재단은 마포아트센터 재개관을 기념하고 마포의 문화예술 사업을 알리기 위해 B급 감성이 담긴 영상을 공개해 화제가 됐다. 모두 6편으로 구성된 ‘마포의 꿈’ 영상은 지난달 26일 최초 공개됐고 이달 중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특히 첫 번째로 공개된 ‘시네마틱 영상’은 경의선 숲길, 서울마포음악창작소, 마포새빛문화숲으로 재탄생한 당인리발전소 등의 하늘에 외계 물체가 나타났다는 설정으로 눈길을 끌었다.중랑문화재단은 ‘일상으로의 초대, 중랑이라 좋다!’라는 슬로건으로 ‘2022 서울장미축제’를 오는 22일까지 진행한다. 15일 진행되는 개막공연 ‘중랑, 사람 꽃’은 주민의 사연을 공모한 뒤 이를 연극으로 만들어 의미가 새롭다. 이 공연은 극단 수수파보리 대표인 정안나 연출가가 총연출을 맡았다. 또 영화, 드라마, 연극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배우들이 출연해 극을 빛낸다. ‘중랑, 사람 꽃’은 ‘고맙고도 가슴 아팠던 젊은 날의 기억, 식당할머니’, ‘불안하지만 단단한 청춘들의 이야기’, ‘어머니와 나의 이야기’ 등을 비롯한 7가지 섹션으로 구성됐다. 경기 성남문화재단은 베르디의 대작 오페라, 국립오페라단의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를 18~19일 양일간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개최한다. 오페라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는 1282년 프랑스의 억압으로부터 자유를 갈망해오던 시칠리아 인들이 부활절 저녁기도를 알리는 종소리를 신호로 독립을 외치며 투쟁한 ‘시칠리아 만종 사건’을 다룬 작품이다. 총 5막 구성의 대작으로, 베르디 오페라 중 가장 웅장한 서곡과 주인공 엘레나가 부르는 ‘고맙습니다, 친애하는 벗들이여’ 등의 주요 아리아가 큰 사랑을 받아왔다. 국내 무대에서 전막 공연은 이번 국립오페라단의 창단 60주년 기념공연을 통해 처음 선보인다.이번 무대에 국내외서 활동하는 정상급 성악가들이 선다. 시칠리아의 공녀이자 아리고의 연인 ‘엘레나’ 역은 소프라노 서선영과 김성은이, 조국애와 부정(父情) 사이에서 갈등하는 시칠리아 저항군 ‘아리고’ 역에는 테너 강요섭과 국윤종이 출연한다. 또한 프랑스의 총독이자 아리고의 친아버지인 ‘몽포르테’ 역에는 베이스 양준모가, 시칠리아인들이 존경하는 독립투사 ‘프로치다’ 역은 베이스 최웅조와 김대영이 맡는다. 이외에도 메조 소프라노 신성희, 베이스 유명헌, 박의현, 김석준, 테너 조철희, 최성범, 이요섭 등이 함께 한다.
  • 케이블카 타고 남해 비경 한눈에… Y자형 출렁다리에서 ‘경남’ 만끽

    케이블카 타고 남해 비경 한눈에… Y자형 출렁다리에서 ‘경남’ 만끽

    거제 파노라마 케이블카 환상한려해상국립공원 절경 감탄 하동 성제봉 구름다리 ‘짜릿’금오산 집와이어 레포츠 명소 거창 국내 첫 Y자 다리 ‘아찔’“손에 땀나지만 다시 오고 싶어” 하늘과 높은 산 위에서 그림 같은 남해 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최신 케이블카. 아찔한 계곡 위를 걸으며 짜릿한 긴장감을 체험하는 출렁다리. 경남지역 명소 곳곳에 한려해상국립공원과 심산유곡 절경을 구경하는 경관 조망 관광시설이 잇따라 설치돼 관광객 유치에 효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동 금오산 플라이웨이 케이블카, 하동 지리산 자락 성제봉 구름다리, 거제 노자산 파노라마 케이블카, 거창군 우두산 출렁다리는 코로나19가 지속되는 불리한 관광여건에서 개통됐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고 단체 관광이 통제됐지만 입소문을 타고 빠른 시간에 관광 명소로 떠올랐다. 경남도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면서 하동·거제 케이블카와 하동·거창 출렁다리를 찾는 관광객이 넘쳐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12일 밝혔다.●거제 관광 이끌 노자산 케이블카 거제 파노라마 케이블카는 거제시 동부면 구천리 학동고개와 노자산(해발 565m)을 잇는 구간에 설치됐다. 노선 길이는 하부에서 상부 정류장까지 1.547㎞다. 민자사업으로 건설돼 지난 3월 개통됐다. 사업비는 756억원이 들었다. 노자산이 거제도 중심에 있어 상부 정류장에 오르면 남해안 한려해상국립공원을 비롯해 자연 풍광을 사방 막힘없이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다. 거제 케이블카 사업은 2014년 추진된 뒤 최초 시행사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여러 차례 중단되기도 했다. 거제케이블카㈜에서 사업권을 인수해 2018년 두 번째 기공식을 열고 2019년 7월부터 공사를 시작했다. 한려해상국립공원과 멀리 대마도까지 아우르는 비경을 360도 막힘없이 볼 수 있어 거제 파노라마 케이블카라는 이름이 붙었다. 10명이 타는 캐빈 45대가 한 시간에 2000여명을 나를 수 있다. 10대는 바닥이 투명한 유리로 돼 있다. 하부에서 상부 정류장까지 이동하는 데 7분 30초쯤 걸린다. 왕복 요금은 어른 기준 일반 캐빈이 1만 5000원, 크리스탈 캐빈은 2만원이다. 상부 정류장에 내려 데크를 따라 100m쯤 이동하면 전망대가 있다. 상부 정류장에서 전망대 반대쪽으로 900m쯤 떨어진 곳에는 노자산 정상이 있다. 거제케이블카㈜는 상부 정류장에서 전망대를 거쳐 마늘바위까지 이어지는 400m 구간에 출렁다리를 설치할 계획이다. 또 상부 정류장에서 노자산 전망대까지 이르는 100m 구간에 하늘 위를 걷는 스카이워크, 상부 정류장에서 학동몽돌해수욕장까지의 구간에 집라인 체험 시설을 만드는 계획도 세웠다. 파노라마 케이블카를 타 본 관광객들은 “노자산과 한려해상 절경이 어우러진 자연 경관이 환상적이다”라며 “거제를 방문하면 한번은 케이블카를 타 볼만 하다”고 만족스러워했다.●하동 플라이웨이 지난달 개통 남해 가까이 하동군 금남면과 진교면에 걸쳐 있는 해발 849m 금오산 꼭대기는 남해를 조망하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다. 금오산 정상에 오르면 남쪽으로 아름다운 한려수도의 푸른 바다와 크고 작은 섬, 남해대교, 노량대교 등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아시아에서 가장 긴 집와이어에 이어 케이블카와 스카이워크 시설 등이 잇따라 설치되면서 금오산은 남해안 대표 레포츠 관광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금오산 아래 금남면 중평리 청소년 수련원에서 산 정상까지 오르내리며 한려해상국립공원 바다 비경과 금오산 경치를 구경하는 하동 플라이웨이 케이블카가 지난달 22일 개통됐다. 민자 600억원을 투입해 2006년 3월 착공했다. 길이 2.556㎞ 선로를 따라 프랑스 포마사에서 제작한 10인승 최신식 캐빈 40대가 오르내린다. 시간당 1200명씩 하루 최대 9800명을 태울 수 있다. 케이블카 요금은 어른 기준 일반 캐빈이 2만원, 크리스탈 캐빈은 2만 7000원이다. 금오산 정상에는 경치를 즐기며 여유롭게 산책할 수 있는 1.2㎞ 길이의 둘레길이 조성돼 있다. 상부 정류장에 야외전망대, 집와이어 탑승장 등이 모여 있다. 유리로 된 바닥 위를 걸으며 주변 경치를 조망하고 아찔함을 경험하는 스카이워크 체험 시설도 인기가 높다. 관광객들은 “남해를 시원하게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부 전망대 주변에도 구경거리가 많은 데다 집라인을 타고 활강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짜릿함을 대신 느낄 수도 있다”며 “남해안 대표 관광명소로 손색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토지’ 최참판댁 풍경 눈 아래 감상 하동군 지리산 남쪽 능선 끝자락 섬진강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두 개의 봉우리가 우뚝 솟아 있다. 해발 1115m의 성제봉이다. 나란히 있는 두 봉우리가 형제 같아 형제봉이라고도 불린다. 성제는 형제를 뜻하는 경상도 사투리이기도 하다. 형제봉 900m 지점 신선대 일원에 길이 137m, 폭 1.6m 출렁다리가 지난해 5월 개통됐다. 다리 기둥이 없는 무주탑 현수교 구조다. 21억 8000만원을 들여 2020년 3월 착공해 1년 2개월여 만에 완공됐다. 신선대 구름다리를 건너는 동안 아찔한 느낌과 함께 소설 ‘토지’의 무대인 악양면 평사리의 넉넉한 들녘과 평화로운 최참판댁, 여유롭게 굽이돌아 흐르는 섬진강 등 천혜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구름다리로 가는 등산로는 3곳이 있다. 고소성에서 출발하면 3.4㎞로 3시간 걸린다. 강선암 주차장에서는 1.6㎞로 1시간 30분이면 갈 수 있다. 형제봉 활공장에서 출발해 성제봉을 거치면 3㎞로 1시간 10분쯤 걸린다. 활공장을 거쳐 가는 길은 화개면 부춘마을에서 활공장까지 잇는 임도로 차를 타고 갈 수 있다. 하동군은 등산 관광객 등이 신선대 구름다리를 경험하기 위해 하동을 방문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국내 첫 세 봉우리 연결 출렁다리 거창군은 해발 1064m의 우두산 620m 지점 계곡에 3곳을 잇는 출렁다리를 건설해 2020년 10월 개통했다. 이름은 공모를 통해 다리 모양을 나타내는 ‘거창 Y자형 출렁다리’로 지었다. 이 출렁다리는 높이가 60여m로 보기만 해도 아찔하다. 출렁다리 아래로 폭포도 보인다. 국내 최초로 와이어를 연결한 현수교 형식으로 건설했다. 출렁다리 중간에서 3곳 끝 지점까지의 길이는 각각 45m, 40m, 24m로 총길이는 109m다. 다리가 지탱할 수 있는 최대 하중은 60t이다. 몸무게 75㎏인 사람 800명을 합친 무게다. 동시에 최대로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은 230명이다. 산의 형세가 소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우두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9개의 봉우리가 이어지는 빼어난 산세가 신비롭고 유별나게 아름다워 별유산으로도 불린다. 출렁다리를 이용할 수 있는 등산코스는 우두산 자락에 있는 항노화힐링랜드 입구에서 출발해 고견사~의상봉~우두산 상봉~마장재~거창Y자형출렁다리를 거쳐 항노화힐링랜드로 돌아오는 코스로 3시간쯤 걸린다. 항노화힐링랜드 입구에서 나무계단, 야자매트 등으로 조성한 트래킹 길을 따라 출렁다리까지 가는 짧은 순환코스도 있다. 안전하고 편하게 걸을 수 있는 무장애 데크길도 있다. 입장요금은 3000원으로 2000원은 거창사랑 상품권으로 돌려준다. 매주 월요일에는 시설물을 점검하기 위해 휴장한다. 아래쪽 자연휴양림 안에는 숙박이 가능한 숲속의 집이 있다. 관광객들은 “출렁다리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 아찔함과 경이로움을 함께 느낄 수 있다”며 “손에 땀이 날 만큼 무섭기도 했지만 그래도 꼭 한 번 방문해 건너 보기를 권한다”고 말한다.
  • 툇마루 오르니 봄 담은 수묵화… 한여름 꽃단장 얼마나 고울까

    툇마루 오르니 봄 담은 수묵화… 한여름 꽃단장 얼마나 고울까

    500여년 이어온 집성촌 한개마을정갈한 담장 따라 늘어선 고택들정선의 그림 빼닮은 한수헌 연못 윤동마을엔 단차 두고 선 사우당꽃잎 같은 돌계단 품은 덕천서원성밖숲엔 500년 된 왕버들 군무도경북에 고택이 많은 고을이 몇 곳 있다. 성주도 그중 하나다. 신록을 예찬해도 모자랄 이 계절에 거무튀튀한 고택이라니, 어림없는 여정이란 생각을 했다. 한데 착각이었다. 외면하려 할수록 옛집들은 발을 붙잡고 마음을 흔들었다. 급기야 기품 있게 늙은 것들을 찾아 여정 전체를 바꾸고야 말았다. ‘쌍도정도’(雙島亭圖)란 그림이 있다. 겸재 정선이 대구 인근의 하양군수로 재직 중일 때 그렸을 것으로 여겨지는 그림이다. 상상 속 장소를 그렸을 것 같았는데, 실제 배경이 있었다. 쌍도정은 조선시대 성주관아의 객사였던 백화헌 앞 연못의 정자다. 네모 형태의 연못 속에 석축으로 둘러싼 2개의 섬이 조성돼 쌍도정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물론 지금은 사라졌다. 듣자니 쌍도정의 축소판이라 할 아름다운 연못이 성주 한개마을에 남아 있단다. 지금 그 집을 찾아가는 중이다. 한개마을은 500여년을 이어 온 성산 이씨 집성촌이다. 동네 자체가 국가민속문화재다. 70여 호의 전통가옥 가운데 200~300년 된 열 곳의 고택은 따로 경북도에서 문화재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한개마을은 담장이 아름답다. 황토와 자연석을 번갈아 얹어 정갈하게 쌓았다. 비탈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진 담장의 전체 길이는 3㎞가 넘는다고 한다. 이 담장을 따라 고택들이 즐비하다.마을 끝자락에 한주종택이 있다. 고택 한편엔 한수헌(한주정사)이 날아갈 듯 서 있다. 둥치 굵은 소나무와 수양버들이 에워싼 자태에서 기품이 느껴진다. ‘정사’(精舍)란 학문을 가르치는 집을 말한다. 그러니까 한수헌은 학당과 정자의 기능을 함께 갖춘 공간인 셈이다. 한수헌 누마루 옆엔 연못이 있다. 바로 여기가 쌍도정과 닮았다는 곳이다. 정확히는 섬은 하나고 연못이 두 개다. 소나무가 있는 작은 섬과 위아래의 연못은 두 개의 돌다리로 연결돼 있다. 소나무가 자라는 작은 섬에 정자 하나 지어 올렸다면 쌍도정이라 여길 법도 하겠다. 고택과 어우러진 연못은 기품이 넘친다. 우리나라 정원의 연못은 대개 네모 형태다. ‘하늘은 둥글고 땅은 모나다’는 이른바 천원지방(天圓地方)의 세계관에 따라 조성됐기 때문이다. 연못 안엔 보통 한 개, 혹은 세 개의 인공섬을 두는 것이 일반적이다. 섬이 두 개였다는 쌍도정은 그런 점에서 독특하다. 한수헌의 연못엔 섬이 하나다. 전설 속 성지 봉래산을 상징한다. 계곡에서 흘러나온 물은 섬을 빙글 돌아 아래 연못에 잠깐 멈춘 뒤 담장 옆 고랑으로 빠져나간다. 관리상의 어려움 때문인지, 아쉽게도 연못에 물은 없었지만 당시 풍경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릴 지경이다. 읍내 성주역사테마공원에도 쌍도정이 있다. 역사테마공원은 2020년 옛 성주 읍성의 일부를 복원해 조성한 곳이다. 이때 쌍도정도 원형에 대한 고증을 받아 함께 복원했다. 다만 시간의 깊이가 너무 얕아 고풍스런 느낌은 찾기 어렵다. 한개마을에선 ‘북비고택’이라 불리는 응와종택을 꼭 찾아봐야 한다. 북비(北扉)는 북쪽으로 낸 사립문이란 뜻이다. 사도세자 호위무관이었던 돈재 이석문(1713~1773)이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두라는 영조의 명을 거역한 죄로 관직에서 쫓겨나 낙향했는데, 이후 북쪽으로 문을 내고는 사도세자의 묘를 향해 매일 새벽 절을 올렸다고 한다. 그 문이 여태 남아 지금도 북비고택이라고 불린다. 가야산 아래 수륜면 윤동마을엔 사우당 종택이 있다. 의성 김씨 종가다. 집은 평지에서 마을 뒷산까지 여러 채의 건물이 단차를 두고 길게 늘어서 있는 형태다. 평지에 넓게 펼쳐진 여느 종택들과 확연히 다른 구성이다. 집 뒤쪽의 가장 높은 곳엔 영모재가 있다. 이 건물 마루에 오르면 중첩된 기와지붕 너머로 성주의 유순한 들녘이 펼쳐진다. 그 모습에 외지를 방문했다는 긴장감이 한순간에 사라진다. 흙담장 여기저기엔 ‘선비 나무’라 불리는 배롱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한여름이면 붉은 꽃들이 후드득 피어날 텐데, 그때는 또 얼마나 아름다울지. 윤동마을은 자체가 명당인 마을이다. 임진왜란 때 구원병으로 왔던 명나라 장수 이여송의 참모이자 풍수가였던 두사충이 성주 지역의 으뜸가는 길지로 꼽았다고 한다. 사우당 종택 외에도 덕천서원, 서계정, 첨모재, 원암재 등 기품 있는 고택들이 십여 채나 몰려 있다. 특히 꽃잎을 여러 개 겹쳐 놓은 듯한 덕천서원의 낭만적인 돌계단은 지금도 뇌리에 선연하다. 이 일대를 돌다 보면 한강(寒岡) 정구(1543~1620)라는 이름과 유난히 자주 마주하게 된다. 퇴계 이황과 남명 조식의 학문을 이어받은 이 지역 출신의 대학자다. 회연서원은 그가 후학들을 길러내던 초당 자리에 들어선 서원이다. 신록의 이파리로 객을 맞고 있는 앞마당의 400년 묵은 느티나무가 인상적이다. 서원 옆으로는 대가천이 흐른다. 한강은 이 물길을 따라 산재한 아홉 곳의 절경을 ‘무흘구곡’(武屹九曲)이라 불렀다. 중국 송나라 주자의 ‘무이구곡’에 빗대 지은 이름이다. 서원 뒤편 언덕의 제1곡 봉비암부터 한강대(2곡), 대가천을 오르내리는 배를 묶어 두었다는 배바위(3곡), 꼿꼿이 선 자세가 선비의 기개를 닮았다는 선바위(4곡), 찾는 사람마다 인연을 맺는다는 사인암(5곡) 등이 성주 쪽에 있다. 6~9곡은 김천시에 속했다. 대가천을 따라 느긋하게 드라이브를 즐기며 아홉 경치를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가야산 동쪽 자락의 법수사 옛 절터도 느긋하게 찾을 만한 곳이다. 법수사는 한때 합천 해인사보다 더 위세가 당당했던 절집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삼층석탑과 옛터, 그리고 당간지주 등 유물 몇 점이 남았을 뿐이다.아, 읍내 성밖숲도 잊지 말고 찾아야 한다. 500년을 넘게 살았다는 왕버들 노거수 수십 그루가 군무를 추듯 늘어서 있다. 늙고 야윈 가지 위로 싱싱한 연둣빛 이파리를 내놓은 모습이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만하다. 성밖숲은 원래 밤나무 비보림이었다. 임진왜란 이후 밤나무는 싹 베고 왕버들을 심었다고 한다. 왕버들은 모두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여행수첩→아소재(我蘇齋)는 ‘나를 살리는 집’이란 뜻의 고택이다. 평일엔 한옥 스테이로 쓰이다가 목~일요일엔 고택 카페로 변신한다. 수륜면 소재지에 있다. 읍내의 카페 옐롱은 참외 가공식품(사진)을 내는 집이다. 참외청으로 만든 달고 시원한 음료와 참외앙금으로 속을 채운 참외빵 등을 맛볼 수 있다. 성주할매국수는 국수를 전문으로 파는 집이다. 맛있는 칼국수, 잔치국수 등을 저렴한 가격에 듬뿍 내놓는다. 읍내에 있다. →성주하늘목장 팜0311은 이른바 ‘팜크닉’ 명소로 입소문 났다. 팜크닉은 영어 팜과 피크닉의 합성어다. 시골 목장에서 즐기는 소풍을 테마로 조성한 4만평 규모의 휴식공간이다. 지역 먹거리 키트를 팔고 여러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텐트도 있지만 숙박은 안 되고, 한나절 머물다 갈 수 있다.
  • 굽이마다 절경이구나… 흑산도야, 잘 있었구나

    굽이마다 절경이구나… 흑산도야, 잘 있었구나

    전남의 보물 같은 섬… 얼마 만이냐 지난 두 해 남짓, 섬에 들어가는 걸 꺼렸다. 물론 코로나19 때문이다. 옮는 것보다 옮길 것이 걱정됐다. 거리두기가 마침내 끝났다. 섬을 찾는 것에 대한 거리낌도 해소됐다. 이제 멀고 먼 섬으로 떠날 차례다. 너무 멀어 검게 보인다는 전남 신안의 흑산도, 붉은빛 감도는 기암들의 절창이 일품인 홍도를 묶어 돌아봤다. 흑산도는 육로 관광이 보편적이다. 이웃 섬 홍도가 해상 관광 위주인 것과 다소 다르다. 흑산도엔 25㎞ 남짓한 일주도로가 잘 닦여 있다. 1984년 착공해 우여곡절을 겪다 26년 만인 2010년에 완공됐다. 관광택시를 탈 경우 외부 세계와의 연결 고리인 예리항에서 진리, 사리 등 순으로 돌아보는 게 보편적이다. 물론 취향에 따라 반대 방향으로 돌 수도 있다. 다만 어느 방향으로 돌더라도 해넘이는 흑산도 최고 전망대인 상라봉에서 맞는 게 좋다.●청잣빛 바다·그림 같은 풍경 먼저 사리(沙里) 마을 쪽으로 간다. 주민들 표현으로는 모래미란 곳이다. 갯마을 풍광이 수려해 호사가들은 ‘흑산도의 소렌토’라고 부른다. 이탈리아 소렌토를 가 보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그곳이 모래미를 닮았다면 청잣빛 바다와 기암절벽, 노송 그리고 예쁜 집들이 산수화처럼 펼쳐져 있을 게 분명하다. 사리엔 흑산도를 대표하는 명소 ‘복성재’가 있다. 다산 정약용의 형이자 조선 최고의 자연과학자 중 한 명인 손암 정약전(1758~1816)이 신유박해(1801) 때 유배 생활을 하며 ‘현산어보’(玆山魚譜, 자산어보)를 집필했던 곳이다. 꽤 오래전 생면부지의 흑산도를 가슴 깊이 각인시킨 책을 만난 적이 있다. ‘현산어보를 찾아서’라는 책이었다. 고등학교 생물 교사였던 이태원이 ‘현산어보’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2002년부터 이듬해까지 내리 다섯 권이 간행됐다. 생물도감 같은 책이지만 어패류에 대한 해박한 설명과 정교한 생물들의 그림, 흑산도에 머물며 촬영한 사진 덕에 지루한 줄 모르고 읽었던 것으로 기억된다.●유배지서 ‘현산어보’ 지어낸 정약전 무엇보다 인상적인 장면은 정약전의 위대한 유산을 ‘자산어보’라 부르는 것에 이의를 제기한 대목이다. 그 이전에도 ‘현산어보’라 불러야 한다는 주장이 있어 왔지만 당시 이 책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玆山魚譜’의 독음이 재조명받는 계기가 됐다. 저자의 논리는 이렇다. “나는 흑산으로 유배되었는데 ‘흑산’이라는 이름이 컴컴하여 두려우니 가족들이 편지에서 번번이 ‘玆山’이라 하였다. ‘玆’ 역시 검다는 말이다.” 정약전이 ‘玆山魚譜’ 서문에 밝힌 내용이다. 여기서 ‘玆’은 ‘자’로도, ‘현’으로도 읽힌다. 한데 ‘지금’, ‘여기’ 등의 뜻일 때는 ‘자’로 읽지만 ‘검다’의 뜻일 때는 玄(검을 현)이 두 개 겹친 ‘현’으로 읽어야 한다는 것이 한문학자들의 주장이다. 이태원은 여기에 하나를 덧붙인다. ‘유암총서’란 책에 “금년 겨울 현주(玄州)에서 공부를 하게 되었는데”라는 대목이 나온다. 글 말미에는 “현주서실(玄州書室)에서 글을 쓴다”며 글 쓴 장소도 밝혔다. 여기서 ‘현주’는 흑산도를 뜻한다. 책 제목에 나오는 ‘유암’은 저자 이강회의 호다. 이태원은 유암을 “다산의 제자인 이청의 친구이며, 다산과도 친밀한 인물”로 묘사하고 있다. “흑산도를 ‘玆山’이라 처음 표현한 이도 다산이고, 그의 제자 이청과도 친하게 지냈으니 유암이 흑산을 ‘현주’로 표현한 것은 다산이 흑산을 玆山이라 부른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그의 결론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누리집은 여기서 한발 더 나간다. 전남 강진 사람인 유암이 강진으로 유배 온 다산의 제자였다는 것이다. 이로 미뤄 본다면 유암이 스승의 발음에 따라 ‘玆山’을 ‘현산’이라 불렀을 개연성은 더 높아진다. 현재로선 ‘자산’인지, ‘현산’인지 특정하기 어렵다. 장삼이사는 그저 흑산도가 얼마나 먼 절해고도였으면 ‘검고 검다’는 표현을 썼을까 헤아려 보는 정도로 충분하지 싶다. 다만 코로나 시국에도 지난해 개봉을 감행했던 영화 ‘자산어보’는 독음을 ‘자산’으로 분명히 했다. 전문가에게 자문했다고는 하지만 영화라는 매체의 속성상 많은 이에게 익숙한 이름을 제목으로 쓸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었으리라 짐작된다.●유배자들 흔적 남겨놓은 문화공원 사실 영화에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건 ‘장창대’(변요한)란 인물이다. 정약전과 더불어 ‘현산어보’의 공동 저자나 다름없는 이다. 영화 ‘자산어보’가 보여 주려 했던 수평사회, 그러니까 양반과 평민이 공존하는 평등사회는 장창대가 있어야 완성된다. 한데 그의 흔적은 흑산도 어디서도 찾을 길이 없다. 정약전(설경구)의 이름만 남았을 뿐이다. 그게 못내 아쉽다. 이제라도 정약전 동상 옆에 장창대의 동상을 함께 세워 그를 기려 보면 어떨까 싶다. 복성재 아래는 유배문화공원이다. 1148년 고려 의종 때의 정수개부터 1898년의 뇌물수수 죄인 김홍륙에 이르기까지 흑산도로 유배된 수많은 이를 기억하는 조형물들이 조성돼 있다. 사리는 돌담(등록문화재)이 아름다운 마을이다. 마을 앞 해변에는 봄철 산란을 앞두고 숭어들이 파리떼처럼 몰려든다. 수백년 전 정약전도 이 장면을 보며 신기해했겠지. 멀고 먼 한양의 임금에게도 진상했다는 숭어 어란은 이런 천혜의 여건에서 탄생했을 것이다. 상라봉 전망대는 흑산도 최고의 조망처다. 차로 쉽게 오를 수 있다. 특히 저물녘 풍경이 빼어나다. 멀리 홍도 너머로 해가 지는 모습이 장쾌하면서도 서정적이다. 열두 굽이 ‘용고개’를 휘돌아 오르는 맛도 일품이다. 꽃보다 아름다운 잎이라 했던가. 상라봉 일대를 뒤덮은 늙은 동백나무 잎들이 역광 아래 보석처럼 반짝이는 모습과 마주할 수 있다. 상라봉 정상의 봉수대까지 오르는 것도 좋겠다. 파란 비단을 펼쳐 놓은 듯한 배낭기미 해수욕장, 죄인을 감금했던 옥섬 등 사방이 툭 터진 흑산도 일대 전경과 마주할 수 있다. 전망대에서 정상까지는 10분 정도 걸린다.●이미자, 46년 만에 흑산도 찾아 노래 전망대 한편엔 ‘흑산도 아가씨 노래비’가 있다. ‘흑산도 아가씨’는 1966년 발표된 이미자의 노래다. 흑산도 예리항에 여객선이 닿을 때면 항구 전체에 이 노래가 울려 퍼질 정도로 흑산도를 대변하는 노래로 인식되고 있다. 한데 정작 섬 주민들의 가슴을 적셨던 이미자는 흑산도를 방문하지 않았다. 그러다 가까스로 2012년 그의 공연이 흑산도에서 열렸다. 노래가 발표된 지 무려 46년 만의 일이었다. 노래비 옆에 세운 이미자 핸드 프린팅은 공연 당시 조성한 것이다. 흑산도는 세계적인 ‘철새 휴게소’다. 동아시아와 대양주에 놓여진 ‘철새 고속도로’ 경로 중 한반도를 통과하는 철새들이 쉬어 가는 중간 기착지다. 국내에 기록된 560여종 가운데 400여종이 이 일대에서 관찰될 정도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만약 정약전이 물고기가 아니라 새에 관심이 많았다면 어쩌면 우리는 ‘현산조보’를 유산으로 받았을지도 모른다. 철새 관련 시설도 들어섰다. 신안철새전시관은 진리에서 열두 굽이 도로 가기 전에 있다. 흑산도는 물론 전 세계 다양한 새의 표본을 전시하고 있다. 전시관 초입에선 법정스님 사진과 동박새 조형물이 관람객을 맞고 있다. 난데없는 법정의 출현에 얼떨떨하다. 여기에도 사연이 있다. ●법정의 출가 이야기 듣는 철새전시관 법정은 대학생이던 1952년에 친구들과 흑산도를 방문한 적이 있다. 전시된 사진은 출가 전 ‘대학생 박재철’이 흑산도 진리의 모래톱에서 친구들과 찍은 것이다. 사진 속 ‘박재철’의 손엔 동박새가 든 새장이 들려 있다. 당시 흑산도 옆 다물도에 살던 친구가 법정에게 선물로 준 것이다. 그런데 사진보다 후일담이 더 의미심장하다. 당시 동행했던 친구의 말을 빌리면 법정은 목포로 돌아가자마자 새장 속의 새를 풀어 줬다고 한다. 그리고 세 해 뒤 ‘청년 박재철’도 세속을 박차고 보다 넓은 정신세계를 향해 날아올랐다. 새장을 벗어난 새처럼 말이다. 그가 바로 ‘무소유’로 법명을 날린 법정스님이다. 철새전시관에서 모퉁이 하나 돌면 새공예박물관이다. 야외 전시장엔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쇼나 새 조각이 전시됐다. 생경한 나라의 작품들이 이채롭긴 하지만 실제 흑산도 권역에서 발견되는 우리 철새들을 모티브로 삼았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다.전시관 위에 있는 진리당은 주민들이 신성시하는 공간이다. 당각시 전설이 깃든 각시당(처녀당), 해변 쪽의 용왕당 등으로 이뤄졌다. 각시당에서 용왕당까지 약 150m 구간에 성황림이 우거졌다. 귀신을 부른다는 초령목, 늙은 소나무, 신우대 등이 제법 깊은 숲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흑산도에는 볼만한 팽나무가 세 그루 있다. 흑산성당 옆의 팽나무 두 그루는 연리지다. 회색빛 둥치가 매우 독특하다. 무심사지 삼층석탑을 품고 선 팽나무도 있다. 이 나무는 수형도 좋지만 뿌리 부분을 봐야 한다. 뿌리가 옛 비석들을 휘감고 자라고 있다. 비석의 위치에 따라 둥치가 기묘하게 휘었는데 그 모습이 더 특이하다. 흑산성당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1958년 세워진 등록문화재다. 외형도 독특하고, 다양한 빛깔로 실내 곳곳을 비추는 스테인드글라스도 아름답다. 아울러 우리나라 형태의 지도바위, 유배 온 면암 최익현이 남긴 지장암 글귀 등의 볼거리들도 잊지 말고 찾아보는 게 좋겠다.●흑산도 찾았으면 홍도 함께 2박 3일 홍도는 흑산도의 연관 검색어 같은 곳이다. 관광객 대부분이 흑산도와 홍도를 묶어 2박 3일에 걸쳐 돌아본다. 이웃 섬이라고는 해도 흑산도에서 홍도까지는 쾌속선으로 30분을 더 달려야 한다. 홍도는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이다. 흑산도의 여러 섬과 함께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을 이루고 있다. ‘천사(1004)섬’으로 알려진 신안의 섬 중에서도 늘 수위에 오를 만큼 빼어난 경치로 소문났다. 섬은 코로나가 엄습한 2년 동안 텅 비었었다. 관광객이 찾지 않아서다. 흑산도도 그랬지만 관광객 비중이 압도적인 홍도는 특히 충격이 컸다. 그와 관련한 애처로운 이야기 한 자락. 2020년 4월 초에 대구의 관광객이 홍도를 찾았다. 당시 대구는 코로나 확진자의 폭발적 증가로 정부가 선포한 ‘특별재난지역’이었다. 외지에서 대구로 가는 것도, 대구 사람들이 외지를 방문하는 것도 극도로 꺼릴 때였다. 소식을 접한 최성진(52) 홍도 1구 이장이 서둘러 여객선에 올랐다. 이들의 입도를 만류하기 위해서였다. 멀리 대구에서 온 관광객은 결국 홍도에 내리지 못하고 되돌아갔다. 비록 공포에 짓눌려 벌인 일이었다 해도, 자기 마을을 찾은 외지인을 돌려보낸 것에 대해 주민들의 심사가 편할 리 없었다. 사과 전화는 물론이고 미역, 멸치 등 홍도에서 나는 갯것들을 선별해 선물로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그 대구 관광객은 아직 홍도를 찾지 않았다고 한다. 홍도 관광 하면 대개 유람선 관광을 백미로 꼽는다. 홍도 바다는 기암괴석들의 전시장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홍도 볼거리의 으뜸이라는 1경 남문바위부터 무려 33경에 이르는 기암들과 마주할 수 있다. 안내원의 해학적인 설명을 들으며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다 보면 2시간 남짓한 시간이 훌쩍 지난다. 유람선은 남문바위와 슬픈여바위에서 잠깐 정박한다. 기념사진을 찍으라는 취지다. 슬픈여바위엔 생선회를 파는 어선이 늘 대기하고 있다. 한 접시 3만원인데 경험 삼아 맛볼 만하다.●‘1년 탈 없이’ 염원 담은 깃대봉 365m 주민들의 삶을 엿보려면 역시 땅을 밟고 다녀야 한다. 덜 알려졌을 뿐 홍도 육로 관광도 해상 관광만큼이나 흥미진진하다. 홍도는 남북으로 7㎞ 정도 길쭉하게 뻗은 섬이다. 섬에 도로도, 차도 없다. 오토바이를 개조한 3륜차가 전부다. 섬 가운데에 깃대봉(365m)이 높이 솟아 걷기는 그리 만만하지 않다. 짧은 코스로는 1구 바로 옆 죽항당산을 다녀올 만하다. 주민들이 신성하게 여기는 당산이다. 전체 코스는 1㎞ 정도다. 죽항당산엔 동백나무가 많다. 300년은 족히 살았다는 노거수들이다. 산자락 좁은 길이 늙은 동백에서 떨어진 붉은 꽃들로 낭자하다. 당산 위엔 일출전망대가 조성돼 있다. 지중해의 항구 마을을 보는 듯한 이국적인 풍경과 기암절벽들이 절경을 펼쳐 낸다. 좀더 걷고 싶다면 섬 산행을 즐길 수도 있다. 홍도 1구에서 깃대봉을 넘어 홍도 2구 마을까지 이어지는 4㎞ 남짓한 산길이다. 깃대봉 능선 아래로 목재 데크 산책로도 있다. 해안 절벽 사이로 난 길은 완만하게 능선을 타고 오르다 깃대봉으로 가는 등산로와 만난다. 여기서 문제 하나. 홍도 깃대봉의 높이는 얼마일까. 정상 표지석엔 365m, 네이버 지도엔 360.5m, 다음 지도엔 367.8m로 표기돼 있다. 제각각이다. 최 이장의 말에 힌트가 있다. 그는 주민들이 1년에 한 번은 꼭 깃대봉을 오른다고 했다. 일 년 365일 동안 탈 없이 지나게 해 달라는 바람을 담아 산행을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주민들의 믿음을 기준으로 삼으면 365m가 정답인 셈이다. 홍도 2구는 1구보다 먼저 사람이 정착했다는 마을이다. 하지만 1구가 관광 중심지로 개발되면서 뒤처지기 시작했고, 지금은 세상 적막한 마을이 됐다. 마을 옆엔 수형이 빼어난 소나무들이 있다. 바람에 시달리며 자라느라 이리저리 굽고 휘었다. 이 모습이 독특해 소나무 작품으로 유명한 사진작가가 촬영을 위해 2구 마을에 머물기도 했단다. 조붓한 솔숲 길을 오르면 곧 홍도등대다. 1931년 처음 불을 밝힌 등대다. 섬 끝자락에 선 말간 등대의 모습이 아름답다. 등대가 굽어보고 있는 풍경도 빼어나다.●이장, 돌려보낸 관광객 찾아 대구행 홍도는 이름처럼 붉은빛 감도는 해안 절벽이 일품인 섬이다. 특히 저물녘 햇살을 받아 절벽이 붉게 물들 때가 진수다. 할 수만 있다면, 저물녘에 유람선을 타길 권한다. 홍도를 나오던 날 쾌속선에 홍도 1구 최 이장이 함께 탔다. 그가 가는 곳은 대구였다. 코로나 때 입도하지 못했던 관광객 집에 일이 생겨 위로차 찾아가는 길이란다. 그 미안해하는 마음과 애틋한 정이 보통이 아니다. 언젠가 대구 사람들이 홍도를 방문하는 날도 오겠지. 홍도 사람들은 아마 구석구석 극진하게 안내해 줄 것이다. 그때 그들이 함께 보고 나누는 풍경들은 얼마나 새롭고 아름다울까. ■ 여행수첩 -흑산도까지는 목포여객선터미널에서 쾌속선으로 2시간, 홍도는 2시간 30분이 소요된다. 도초도를 경유해 가는데, 도초도 이후부터 파도가 높아지며 멀미를 하는 경우가 많다. -홍도 1구에서 2구까지는 여객선 시간에 맞춰 도선이 무료로 오간다. 하지만 2구 마을 주민이 없을 경우 운항하지 않는다. 마을 주민의 배를 이용할 경우 최소 4만원이다. 1구에서 깃대봉을 넘어 2구까지 걸어서 다녀오려면 3시간 이상은 족히 걸린다. -흑산도 SUV 관광택시는 4인 기준 6만원이다. 2시간 정도 섬 곳곳을 돈다. 일반적인 택시 기능도 한다. -두 섬 모두 다양한 형태의 숙박시설이 있다. 비수기인 요즘은 여유가 있지만 성수기 때는 반드시 예약해야 한다. -흑산도와 홍도는 5월이 지나야 겨울이 끝났다고 말할 정도로 일교차가 심하다. 다소 두툼한 옷을 챙겨 가는 게 좋다. -말린 홍어를 각종 양념과 버무려 내놓는 홍어무침이 별미다. 다만 양이 적어 다소 비싸다고 느낄 수도 있다. 생선회는 전부 자연산이다. 계절에 따라 종류도 바뀌는데, 수온이 찬 요즘은 우럭과 노래미를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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