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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영화/ 남자 태어나다-섬마을 총각들 권투로 대학가기

    ‘남자 태어나다’(11일 개봉)는 유려한 자연풍경을 배경으로 재기발랄한 아이디어에 아기자기한 연기를 녹여낸 고만고만한 코미디영화다. 지도에도 없는 섬 마이도.마을 최고령 할아버지의 99세 생일날 ‘지령’이 떨어진다.‘대학가는 놈 만들어라.’ 마을 어른들은 대성(정준) 만구(홍경인) 해삼(여현수)에게 권투를 시켜 대학에 보낼 계획을 세운다.복싱계를 떠난 왕코치(이원종)가 사범으로 붙으면서 연습이 시작되는데…. 영화란 장르의 매력 가운데 하나는 빛바랜 사진과 기억으로만 존재하는 과거를 눈앞의 이미지로 살려내는 데 있다.‘남자…’는 그 향수의 정서를 노렸다.흑백사진을 연결하다가 정지된 사진이 영상으로 바뀌면서 시작하는 영화는,1983년의 아물아물한 과거를 현재시제로 만들어 관객을 초대한다. 하얀 접시에 한아름 쌓은 빵,‘새벽종이 울렸네∼’ 노랫소리,리어카상의 번데기,막 싸우다가도 꼿꼿이 서서 가슴에 손을 얹는 국기 게양식 등 이제는 볼 수 없는 80년대 풍경이 정겹게 묘사된다.하지만 복고로 승부를 걸기엔‘해적,디스코왕 되다’‘챔피언’ 등이 선수를 쳐서 낡은 느낌이다. 게다가 오래된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였는지는 몰라도,바랜 듯한 색감은 섬마을의 아름다운 자연을 오히려 개성 없이 만들어 버렸다.동네 어른들과 건달 등 조연급들의 코믹 연기는 눈에 띄나 특별한 정도는 아니다.그래도 홍수환씨가 지도했다는 권투신은 ‘챔피언’에 비해 긴박감이 있는 편이다. 억지로 감동을 심으려 한 것은 문제.“꿈만 있으면 세상에 나가 터져도 포기하지 않는다.” “남자는 꿈을 쉽게 포기하지 않아.”라는 식의 ‘꿈 타령’이 지나쳐 짜증이 난다. 거기다 대상을 왜 남자에 한정지었는지도 모를 일이다.클라이맥스 부분에서 “진짜 남자로 다시 태어나고 싶다.”고 말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마초 같은 남성들에게나 통할 듯싶다.‘천사몽’의 박희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김소연기자
  • 올 쌀생산량 7~9% 감소 3300만~3400만섬 될듯

    올해 쌀 생산량은 태풍 피해 등의 영향으로 예년보다 7∼9% 감소할 전망이다. 김동태(金東泰) 농림부장관은 26일 “기상여건에 따라 평균 단수(면적당 생산량)가 5∼7% 줄고,태풍 피해 면적까지 있어 쌀 수확량이 전체적으로 7∼9%(300만∼400만섬)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당초 평년(3700만섬) 수준으로 예측됐던 올해 쌀 생산량은 3300만∼3400만섬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육철수기자 ycs@
  • 책꽂이/ 천재부부들의 빛과 그림자 外

    ◆천재부부들의 빛과 그림자(울라 푀ㄹ징 지음,유영미 옮김,지호 펴냄) = 셰익스피어는 비슷한 인격과 사회적으로 비슷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끼리 결혼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며 이를 “같은 영혼끼리의 결합”이라 찬양했다.가정과 학문이란 두 토끼를 잡아야 하는 학자커플의 경우에 특히 잘 들어맞는 말이다.이 책은 당대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던 유명 학자부부들의 삶과 사랑,야심에 관한 이야기다.아내를 위해 기꺼이 ‘하우스 허즈번드’가 된 결정학자 토머스 론즈데일,짧았지만 완벽한 공동체를 이뤘던 인류학자 마거릿 미드와 그레고리 베이트슨 등의 삶을 소개한다.1만 2000원. ◆보이는 어둠(윌리엄 스타이런 지음,임옥희 옮김,문학동네 펴냄) = 영화 ‘소피의 선택’ 원작자로 알려진 저자가 경험한 우울증에 대한 보고서.극심한 우울증을 겪게 되면서 통과하게 된 숱한 감정의 터널과 그것을 극복하기까지의 과정을 담담하게 그렸다.“절망을 넘어선 절망이자 언어 너머에 있는 어둠”을 바로 보게 되기까지의 체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6800원.◆버터플라이 마케팅(조앤 파주넨 등 지음,이수옥 옮김) = 어떻게 뜨내기 나비고객(butterfly customer)을 모나크 나비와 같은 고정고객으로 만들 수 있을까.모나크 나비는 다른 샛길을 다니다가도 반드시 원래의 길로 되돌아오는 나비이다.서비스 전문가인 저자는 움직이는 고객을 사로잡기 위한 신개념 마케팅 기법을 소개한다.그 핵심은 지속적인 믿음을 보여주는 것이다.1만2000원. ◆열정과 몰입의 방법(케네스 토마스 지음,장재윤·구자숙 옮김,지식공작소펴냄) = 오늘날 자본주의 기업에서 진정한 노동동기는 외적 보상이 아니라 내적 보상에 의해 촉발된다.내적 동기가 충만한 기업은 살아남고 그렇지 않은 기업은 도태된다.‘갈등관리’ 전문가인 저자는 인간의 감정을 경영학 영역으로 끌어들여 내적 동기를 끌어낼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한다.1만원. ◆그리스·로마신화의 이면과 저면(김우진·조병준 지음,만남 펴냄) = 그리스·로마신화에서 제우스는 왜 바람둥이로 묘사돼 있을까.대지의 여신 가이아는 왜 남편 우라노스의 살해를 아들 크로노스에게지시했으며,살해부위는 왜 성기일까.그리스·로마신화는 문학적 허구의 형태를 빌려 인간사의 숨겨진 진실을 암시적으로 전달한다.9000원. ◆데리다와 역사의 종말(스튜어트 심 지음,조현진 옮김,이제이북스 펴냄) = 미국의 정치이론가인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역사의 종말과 마지막 인간’에서 공산주의의 몰락과 자유 시장경제가 ‘역사의 종말’을 가져왔다는 주장을 펼쳐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다.그에 대한 주요한 비평가인 프랑스 사상가 자크 데리다는 ‘마르크스의 유령들’에서 ‘역사의 종말’ 개념을 이데올로기적 사기라고 규정하는 등 해체론적 관점에서 분석한다.5500원. ◆마지막 기회(더글러스 애덤스 등 지음,최용준 옮김,해나무 펴냄) = 멸종위기에 처한 희귀생물들의 모습을 담은 탐사기.마다가스카르 섬에만 사는 마다가스카르손가락원숭이(일명 아이아이원숭이),인도네시아 코모도섬에 서식하는 코모도왕도마뱀,자이르(현 콩고민주공화국)에 남아 있는 북부흰코뿔소 등이 시선을 끈다.저자는 오늘날 하루 평균 130종의 생물이 사라지고 있다는말로 생태계 위기의 실상을 전한다.1만 2800원.
  • 아시안게임/ 박항서호 “몰디브쯤이야”

    ‘박항서호’가 16년만의 아시안게임 우승을 향한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이 27일 오후 7시 구덕운동장에서 사실상의 부산아시안게임 개막전으로 열리는 축구 A조리그에서 몰디브를 상대로 대량득점을 노린다.몰디브가 최약체 가운데 하나로 분류된 터여서 팬들은 승부보다는 골득실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또 출범 후 네차례의 평가전에서 드러난 골 결정력 미흡과 수비불안을 얼마나 해소했는가도 관전 포인트다. 공격라인은 평가전을 거듭하면서 어느 정도 개선됐다는 게 박항서 감독의 자평이다.일자 투톱과 처진 스트라이커를 붙이는 변형 투톱,3각대형 등을 다양하게 시험한 결과 3각대형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얻었다.다만 이동국과 김은중 가운데 누구를 꼭지점에 내세울지가 문제다. 몰디브전에서는 김은중 카드를 빼들 것으로 보인다.지난 23일 쿠웨이트와의 평가전에서 이영표의 도움을 날렵하게 머리로 받아 선제골을 올린 점이 높이 평가됐다.파괴력은 이동국에 견줘 다소 떨어지지만 공간침투 능력은 앞선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순발력이 기대에 못미쳐 몸이 빠른 최성국을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따라붙이기로 했다.왼쪽 공격을 맡을 이천수 역시 김은중을 보완하는 역할을 맡는다.사이드어태커로 나설 이들은 기회가 오면 언제든 골문을 직접 공략하는 임무도 맡게 된다. 공격의 실마리는 한국 특유의 스피드를 앞세운 측면돌파에서 찾는다는 게 박 감독의 복안이다. 미드필드는 좌우의 김동진 이영표와 중앙의 김두현 박동혁 4명으로 구성된다.수비형 미드필더와 최종수비수를 오가던 김동진은 돌파와 중거리 슈팅 능력이 뛰어나 지난 쿠웨이트전에서도 왼쪽 날개를 맡았다. 수비라인에는 박요셉을 축으로 김영철 조성환을 좌우에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박요셉은 쿠웨이트전에서 골키퍼 김용대와 사인이 어긋나 한골을 헌납했지만 두뇌 플레이와 대인방어 능력 등에서 여전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박 감독은 “부족한 부분을 보완했고 분위기도 좋다.”며 반드시 금메달을 따겠다고 다짐했다. 26일 구덕운동장에서 1시간 20분 동안 몸을 푼 몰디브의 요제프 얀케치 감독은 “월드컵 4강 한국을 상대로 경험을 쌓는데 주력하겠다.”며 “실점을 최소화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박해옥기자 hop@ ■몰디브는 어떤 나라 27일 한국 축구와 이번 대회 첫 대결을 펼칠 몰디브 공화국은 인도양에 떠있는 환초섬 2000여개로 이루어진 나라로 스리랑카 반대쪽에 자리하고 있다.2000년에만 46만명의 관광객이 찾았을 정도로 적도의 낭만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수도는 말레,2000년 인구는 28만 5000명이다.9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152위. 220개 섬에 주민이 거주하며 북부는 인도계,중부는 아랍계,남부는 스리랑카계가 주축을 이룬다.모두 이슬람교를 믿으며 한때 영국 지배를 받아 정부 문서는 영어로 씌어진다.비행장 섬,도시 섬,병원 섬,교도소 섬,농장 섬 식으로 나라의 모든 기능이 섬 단위로 이루어진다.한국과는 1967년 11월,북한과는 70년 6월에 수교했다. 임병선기자 bsnim@
  • 어린이 책 세상/ 이구아나의 선물 外

    ◆이구아나의 선물(우현옥 글,노영주 그림) = 새 아빠를 미워하는 어린 주인공이 말썽꾸러기 이구아나를 기르면서 가족애를 발견하는 줄거리.동물사육에 대한 구체적 정보까지 담긴 아동실용서.초등 1∼4학년.느림보.7500원. ◆잭과 호랑이 릴리(다이앤 구드 글·그림,이복희 옮김) = 거대도시가 되기 전의 뉴욕에 꼬마친구 잭과 호랑이가 알콩달콩 재밌게 함께 살았다는데….상상력을 자극하는 간결한 글과 풍성한 그림이 조화롭다.5∼7세.웅진닷컴.7000원. ◆터널(앤서니 브라운 글·그림,장미란 옮김) = 아옹다옹 다투는 철부지 남매가 함께 보면 딱 좋을 영국산 판타지 그림책.오빠와 여동생이 신비한 터널을 지나면서 화해하는 줄거리로,사실적인 일러스트레이션이 돋보인다.6세 이상.논장.8000원. ◆연어의 왕(미셸 몽물리넥스 글,크리스티앙 앵리크 그림,이은진 옮김) = 꿈속에서 어린 연어가 된 소년이 물고기들의 세계를 경험하며 환경에 눈떠가는 이야기.천연색 삽화가 곁들여졌다.초등 저학년 이상.계림북스쿨.6500원. ◆아르키메데스의 목욕(파멜라 엘렌 글·그림,엄혜숙 옮김) = 욕조에 사람이 들어가면 왜 물이 넘치지? 이탈리아의 수학자 아르키메데스의 유명한 일화를 소재로 과학하는 마음을 키워주는 그림동화.6∼7세.풀빛.8000원. ◆엉망진창 섬(윌리엄 스타이그 글·그림,조은수 옮김) = 시커먼 연기,용암을내뿜는 화산,울퉁불퉁 바위로 어지러운 섬은 괴물들에겐 천국.어느날 아름다운 꽃 한송이가 피어나면서 섬은 아수라장이 되더니 조금씩 꽃과 무지개의 낙원으로 변해간다.아이들의 무한한 잠재력을 에둘러 일깨워주는 그림동화.6세 이상.비룡소.7500원. ◆체벌은 싫어요(이경화 선생님과 어린이들 글·그림) = 초등학생들이 직접 쓴 다양한 주제의 논설문 모음.논설문을 잘 쓸 수 있게끔 생각을 정리하고 사고의 폭을 키우는 방법을 귀띔해 준다.선생님의 자상한 해설을 덧붙였다.초등 저학년 이상.청솔.7500원.
  • 말레이시아 여행 3題/ 콸라룸푸르서 ‘아시아’를 보고 랑카위서 ‘열대낙원’을 만난다

    [콸라룸푸르(말레이시아) 장상규특파원] 인천공항서 6시간, 그곳에 가면 ‘진정한 아시아(Truly Asia)’를 꿈꾸는 때묻지 않은 열대 낙원을 만날 수 있다.말레이계·중국계·인도계 등 다양한 민족과 문화가 어우러져 이방인에게도 금세 친근함으로 다가오는 나라,아시아 속의 ‘작은 아시아’말레이시아로 가족·연인들이 함께할 수 있는 매력적인 여행지를 찾아 떠나보자. ◆ ‘작은 아시아’콸라룸푸르 = ‘진흙강 어귀'라는 뜻을 지닌 인구 130만명의 말레이시아 수도.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 등의 식민지였음을 보여주는 오래된 건물과 집들이 곳곳에 남아 있어 어제와 오늘의 자연스러운 공존을 보여준다.시내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띄는 것은 높이 452m에 88층짜리인 세계 최고층 쌍둥이건물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국영석유회사 본사 건물).밤에는 오색 조명으로 온몸을 치장해 마치 거대한 불기둥을 보는 듯 환상적이다.대규모 쇼핑센터와 음악당이 부대시설로 있으며 건물 중간에 설치된 스카이 브리지(sky bridge)를 하루 두차례씩 일반 관광객에게 개방한다.또 시내 중심가 호텔시설이 밀집한 부킷나이스 거리에는 서울타워와 닮은꼴을 한 콸라룸푸르타워(높이 421m·세계 4번째)가 우뚝 솟아 있고 그 전망대에 오르면 시내 전경을 시원스레 볼 수 있다. 그밖에 어린이 가족을 동반한 여행이라면 산 하나를 송두리째 그물로 씌워 5000여 마리의 새들이 뛰놀게 만든 새공원과 코란의 역사를 한자리에 집약한 이슬람박물관,그리고 특산품인 세계최대 퓨터(주석·안티몬·구리 합금)생산공장 로열 셀랑고르 등은 꼭 들러보라고 권할 만하다. ◆ 역사의 도시 말라카 = 말레이 반도 남서부 해안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콸라룸푸르에서 147㎞,자동차로 2시간정도 걸린다.고속도로를 벗어나 도시 어귀로 들어서면 크고 오래된 공동묘지가 눈에 들어온다.대부분의 비석이 머리까지 땅속에 묻혀 있어 보기만 해도 이 도시의 역사를 말해 주는 듯하다.말레이시아의 역사적 유물과 사적지가 그리 넓지 않은 말라카 시내에 몰려 있고 도로가 좁고 꾸불꾸불해 걸어서 구경하는 것이 요모조모 살필 수 있어 차라리 편하고 좋다. 이곳엔이 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챙 훈 탱사원(1646년 건립),1459년에 세워진 항 리 포의 우물,600년 된 트랑케라 모스크,그리고 항 카수투리의 무덤등을 찾아 볼 수 있다.우리나라로 말한다면 천년고도 경주와 흡사하다고 할 수 있다.특히 잊지 말고 거닐어 볼 만한 곳은 존커 스트리트.남대문시장과 인사동을 합친 듯 도로변 빽빽이 노점들이 진치고 있고 먹을거리는 물론 골동품에서 ‘메이드 인 차이나’어린이 장난감까지 주로 작고 앙증스러운 것들이 대부분.중국계 가문의 후손들이 모여 이루어진 마을로 마치 중국의 한도시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역사적 유물외에도 말라카는 매력적인두곳의 섬 리조트지역과 플라우 베사르,탄중 비다라,탄중 클링 등 아름다운해변을 자랑한다. ◆ 연인들의 천국 랑카위 = 안다만 해와 말라카 해협 내의 태국과 말레이시아경계에 자리한 플라우 랑카위는 99개의 섬 가운데 가장 큰 섬이자 전설의 섬으로 유명하다.콸라룸푸르에서 비행기로 한시간 거리.고도를 낮추는 기내에서부터 한눈에 들어오는 에메랄드 빛 바다에 뿌려진 녹색 섬들의 손짓이 마음을 사로잡는다.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많은 말레이시아 대표적 휴양지로 오붓함과 편안한 휴식을 찾는 가족과 연인들이 매년 크게 늘고 있다.이곳에선 투명한 바다에서의 수중스포츠,풍부한 열대수림의 정글트랙,코코아 나무가 그늘을 드리운 조용하고 평화로운 해변산책 등 발길 가는 곳,눈길 닿는 곳마다 이국의 아름다운 풍광이 찾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지르게 한다. 특히 쾌속 모터보트를 타고 섬 사이사이를 누비며 아름다운 정경을 가까이서 눈과 가슴에 담는 것은 빼놓을 수 없는 여행코스이며 임신한 처녀 전설을 간직한 담수호수인 타식 다양 분팅에서 수영과 물놀이도 꼭 해 볼 만하다.그리고 랑카위 대형수족관에 가면 사람보다 더 큰 황금물고기와 뿔 달린 개구리를 볼 수 있고 공항면세점보다 값이 싼 면세점에서 쇼핑도 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skjang@ ■여행 가이드/ 시내엔 면세점 없어, 연장자 예우 주의를 ◆ 문화·관습 = 연령과 지위는 사회생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연장자에 대한 예우에 주의해야 한다.상대방을 한 손가락으로 가리키거나 손바닥을 위로 하고 손짓하는 것은 모욕을 주는 행위다.반드시 손바닥을 아래로 향하고 손가락을 손바닥 쪽으로 신호해야 한다.방향을 가리킬 때는 오른손 엄지를 사용한다. ◆ 언어·치안 = 공용어는 말레이어지만 쇼핑몰·호텔 등지에서는 대부분 영어가 통용되므로 간단한 생활영어를 할 수 있다면 의사소통에 불편은 없다.최근엔 방학을 이용해 영어연수차 말레이시아를 찾는 한국학생들이 늘고 있다.치안 상태는 안전한 편이다.운전석이 오른쪽에 있으므로 직접 운전할 때는 유의해야 한다.도로에 횡단보도가 설치되지 않은 곳이 많으므로 길을 건널때는 좌우를 꼭 살펴야 한다.특히 오토바이를 주의하자. ◆ 쇼핑·기후 = 공항내 면세점 외에는 시내 백화점에 면세코너가 없다.개점은 보통 오전 10시에 해 오후 9∼10시까지 문을 연다.말레이시아 특산물의 하나인 퓨터 제품은 백화점이나 전문 취급점에서 값이 거의 같다.음식값·택시요금 등엔 봉사료 5%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팁을 주지않는 것이 관행이다.환전은 은행·호텔·쇼핑센터 등지의 환전소를 이용하면 된다.환율은 미화 1달러에 3.8링기트(말레이시아 화폐 단위)다.시차는 서울보다 한시간 늦으며 기후는 우리 한여름과 비슷하나 습도가 높은 편이다. ◆ 음식·기타 = 현지 음식은 향료가 강해 우리 입맛에는 잘 맞지 않는 편이다.대부분의 호텔이 뷔페식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을 참고하기를.숙박료를 포함해 물가가 우리나라에 비하면 싼 편이나,이슬람국가여서 맥주 등 술값은 우리와 비슷한 수준이다.
  • ‘신의주 특구’ 지정의미/ 北 경제개방 의지 ‘확고’

    북한이 경의선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을 남한과 동시에 가진 데 이어 19일 신의주를 경제특구로 지정한 것은 북한 경제의 체질변화가 가시화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지난 7월1일 북한이 경제관리개선조치를 취한 이후 본격적으로 후속 조치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개방 의지를 명확히 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고유환(高有煥) 동국대 교수도 “북한이 개혁개방 의지를 대내외에 다시 한번 보여준 것”이라며 “지난 7월 단행한 경제개혁에 따른 추가조치의 하나로 이해된다.”고 평가했다. 신의주 경제특구 지정은 사실 올초부터 어느 정도 예견돼 왔던 게 사실이다.지난 2월 코트라는 북한의 대외관계전망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제2경제특구를 지정할 가능성이 있다.”며 후보지로 신의주를 지목했다.지난 7월에는 북한이 신의주 경제특구 개발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이 7월 ▲사유재산 일부 인정 ▲성과급(인센티브)제도 도입 ▲수입 확대 등 경제개혁 조치들을 단행하면서 신의주 경제특구 지정도 함께 추진키로 하고 이를 군·당 책임비서들뿐 아니라 일반 주민들에게도 고지시켰다는 것이다. 북한이 신의주 특구를 어떤 형태로 개발할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다만 북한 소식통과 대북투자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북한이 양빈이라는 중국계 네덜란드인과 손잡고 신의주 지역 87만평을 경제특구로 지정하고 놀이동산 등 위락시설과 산업시설이 함께 들어서는 복합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를 위해 북신의주 지역에 신도시를 조성하고 주민들을 남신의주나 인근 지역으로 이주시키는 대신 기술 및 서비스 인력을 북신의주 지역으로 이동시킬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또 외국인의 자유투자와 상행위를 보장하고 지대법을 정비하는 한편 이르면 연말부터 화교재벌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전기·통신 등 인프라를 확충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신의주 특구는 외진 곳에 조성된 나진·선봉과 달리 도시형태의 경제개혁을 추진한다는 의미로,성공 가능성이 높다.”고진단했다.남북의 경의선 철도 연결에 이어 신의주 특구 지정으로 북한은 남한의 기술·자본과 중국의 거대한 시장을 연결하는 전략요충지를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정부 당국자는 “경의선 착공과 함께 남북경협 전반이 탄력을 받게 될것”이라고 내다봤다.신의주 특구는 그 자체로 중국의 단둥과 함께 ‘환발해경제권’으로 발전할 기반을 갖추게 된다.나아가 장기적으로 한국종단철도(TKR)와 중국횡단철도(TCR)를 연결함으로써 남측의 기술·자본과 중국의 거대시장을 연결하는 요충지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김수정기자 crystal@ ■신의주는 어떤곳/ 北 최대 경공업도시… 中단둥시 인접 중국 동북지방의 단둥(丹東)시와 인접한 중국으로의 관문으로 제지공업과 방직공업이 발달한 북한 최대의 경공업 도시다.동쪽으로는 의주군과 피현군,남쪽으로는 용천군,북쪽에는 이성계의 회군으로 유명한 위화도가 있고 서쪽에는 유초도 등 10여개의 섬들이 있다. 신의주의 행정구역은 3구역 35개동과 13개리(里)이다.평야지대로 토층이 두꺼워 농작물재배에 유리하다.대륙성 기후로 연평균 기온은 8.8℃,강수량은 1058㎜이다. 경의선의 종점이며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 단둥시와 인접하고 있어 평양∼베이징 국제열차가 정기적으로 운행된다.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해 1월 비공식 중국방문에 이어 신의주시 경공업공장들을 시찰하며 중국방문에서 얻은 경제건설에 대한 구상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남 목포시가 올해 초 신의주시와 교류협력의향서를 교환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복지 40~80/‘주5일 근무’ 달라지는 휴가제도/15년 근속자 휴일 年36일 늘어

    정부는 지난 6일 주5일 근무제를 골자로 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주5일제 시행으로 휴가·휴일은 늘어나는 반면,사용하지 않은 휴일·휴가에 대한 수당은 받을 수 없는 것이 골자다.정부는 오는 19일까지 입법예고한 뒤 올 가을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개정안은 국회에서 수정될 가능성도 없진 않지만 큰 골격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내년 7월부터 시행될 새로운 휴일·휴가 제도를 시행 직후 상황을 가정해 미리 알아본다. 2003년 7월.대기업 H사 과장인 이모(42)씨는 휴가 계획을 짜느라 정신이 없다.주5일제 시행으로 휴가제도가 바뀌어 휴가일수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여행을 좋아하면서도 그동안 일이 바빠 자주 다니지 못했던 이씨는 돈이 적잖게 들지만 이제부터는 가족들과 함께 국내외로 여행을 다닐 꿈에 부풀어있다. 여름 휴가는 1주일 일정으로 서해안의 섬에 다녀오기로 정했다.또 겨울방학이 되면 큰아들 초등학교 졸업기념으로 동남아에 5박6일 일정으로 다녀올 생각이다.비용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가을엔 친구들과 함께 2박3일간 중국 등에 골프여행도 다녀올 계획도 세웠다.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연휴를 맞기 때문에 근교로 가족과 함께 하루 잠을 자고 오는 알뜰여행도 자주 가려고 한다. ■15년 근속사원 휴일·휴가 36일 늘어= 입사 15년차인 이 과장은 주5일 근무제로 휴일이 연간 36일이나 늘어났다.전에는 쉬는 날이 주휴일 52일과 월차12일,연차 24일,공휴일 17일 등 총 105일이었다.하지만 주5일 근무제 이후주휴일이 104일로 2배로 늘어났다.월차는 폐지됐고 연차는 2일이 줄어든 22일이 됐다.공휴일도 17일에서 15일로 2일 줄어들었다.어린이날과 식목일이 토요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총 휴일 수는 141일로 36일이 늘어났다. 같은 부서에 근무하는 근속 연수 9년의 김모(34)대리도 휴일수가 99일에서 138일로 39일이나 늘어났다. 주5일 근무제는 기업 규모별로 시차를 두고 시행된다.300명 이상 기업체는 2004년 7월부터,50명 이상 기업은 2005년 7월,30명 이상 기업은 2006년 7월부터 시행되기 때문에 대기업에 다니는 근로자들은 중소기업체 근로자들의 부러움을 사게 됐다.■휴가 안가면 근로자만 손해= 바뀐 휴가제도에서는 휴가를 안가면 본인만 손해를 보게 된다.전에는 여러 사정으로 휴가를 가지 않을 경우 수당으로 보전받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개정 근로기준법에는 ‘휴가 촉진방안’이 신설됐다.이는 근로자들에게 쉴수 있는 권리를 주고,사업주의 금전적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이 조항은 사용자의 적극적인 권유에도 불구하고 근로자가 휴가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사용자의 금전보상 의무를 면제,휴가제도가 본래의 기능을 되찾도록 한 것이다.해마다 받아온 한달치 봉급에 해당하는 연월차 수당이 없어진다. 휴가를 가지 않고 수당으로 받을 순 없다.사용자는 휴가사용 기간 만료 3개월 전에 근로자에게 사용시기를 서면으로 요구할 수 있다.근로자가 2개월 전까지도 휴가사용 계획을 제출하지 않으면 사용자는 사용시기를 지정,근로자에게 서면으로 통보토록 돼 있다.근로자는 그 날짜에 휴가를 가야 한다.안가면 자기만 손해다. ■생리휴가는 유급에서 무급으로= 옆 부서에 근무하는 여성근로자 김모(29)씨는 이제 생리휴가를 가면 하루치 임금이 월급에게 깎이게 된다.전에는 여성근로자들이 월 1일의 유급 생리휴가를 갈 수 있었으나 지금은 무급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전세계적으로 생리휴가를 법으로 명시해 놓은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인도네시아(2일)뿐이다.일본과 인도네시아는 무급이기 때문에 이제 전세계적으로 유급 생리휴가는 사라진 셈이다. 김용수기자 dragon@
  • 사우디“美에 이라크 공격기지 제공”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사우드 알 파이잘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미국이 유엔 결의하에 이라크를 공격할 경우 미군에 자국내 기지사용을 허가할 것이라고 밝혀 사우디의 대 이라크 정책에 큰 변화가 있음을 시사했다. 사우디는 앞서 자국 영토가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사용되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었다. 사우디는 유엔의 결의하에 이라크전이 전개될 경우 리야드 남쪽 사막에 위치한 프린스 술탄 공군 기지를 미군에 개방할 예정이며 전쟁 발발시 이 기지는 현재 주둔중인 미군 병력 5000명 대다수를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알 파이잘 장관은 이날 CNN 방송과 회견에서 “유엔,특히 안보리가 유엔의 정책을 이행하기로 결정한다면 모든 회원국은 이를 따라야 한다.”며 “(유엔헌장) 제7장에 따른 안보리의 결정은 모든 회원국에 대해 구속력을 갖는다.”고 강조했다.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는 16일 자국의 B2 스텔스 폭격기를 인도양 디에고가르시아 섬에 위치한 영국군 공군 기지에 수용해 줄 것을 영국 정부에 요청했다. 영국이 이 요청을 수용할 경우 한 대에 약 20억달러에 달하는 B2 스텔스 폭격기는 전투 목적으로는 사상 최초로 해외에 배치되는 것으로 기록된다고 미 국방부 고위관리는 밝혔다. 미주리주 화이트먼 공군기지에 배치돼 있는 B2 스텔스 폭격기는 공중급유를 통해 이라크 상공에 도달할 수 있지만 기지를 이전할 경우 개전 초기 이라크에 보다 광범위하고 강력한 공중폭격을 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1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 이라크 결의가 몇주 안에 통과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하면서 결의에는 엄격한 이행 시한 및 이행 여부에 대한 분명한 결과가 명시돼야 한다고 못박아 이라크에 대한 압박 강도를 더욱 높였다. 파월 장관은 NBC TV의 ‘언론과 만남’프로에 나와 안보리가 이번 주말까지 대 이라크 결의안 마련을 위한 심도있는 작업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희망한다고 말하고 그에 따라 마련될 결의안은 몇주 안에 통과될 것으로 낙관했다. 파월 장관은 또 “안보리에서 마련될 결의안에는 이라크가 유엔의 요구를 수용치 않을 때 유엔이나 국제사회가 어떤 조치를 취할지도 반드시 담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월 장관은 또한 CBS TV와의 인터뷰에서 이라크 당국이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테러조직과 연계가 있다는 조짐이 있지만 이라크 당국이 9·11테러와 관련이 있다는 명백한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담당 보좌관도 이라크는 9·11테러를 자행한 알 카에다와 분명하게 연관돼 있다고 밝혔다.라이스 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이라크는 알 카에다를 포함한 테러리즘과 분명하게 연관돼 있다.”면서 “알 카에다 조직원이 바그다드에서 목격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는 이라크와 테러단체의 연계 가능성에 대해 미 관리들이 언급한 것 중 가장 강력한 것이다.미 관리들은 지금까지 이라크와 알 카에다의 접촉 가능성에 대해 언급을 회피해 왔다. mip@
  • 볏논 20% 흑·백수병 번져

    전남 서·남해안 바닷가의 수확기에 접어든 볏논 20%에서 낟알이 여물지 못하고 말라 죽는 흑·백수병이 번져 수확 자체를 포기할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해안가는 보리를 베어 내고 이모작으로 벼를 심은 중·만생종(전체 논의 85%)이 대부분이어서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15일 전남도에 따르면 태풍 ‘루사’로 소금기가 묻어 있는 강한 바닷바람이 이삭 패는 시기에 집중되면서 벼 이삭의 낟알이 말라 쭉정이가 되는 흑·백수병이 5만 5629㏊에서 발생,전체 논(21만 2967㏊)의 26.0%에 이르고 있다. 흑·백수병은 뿌리에서 올라오는 수분량보다 증발량이 많아 낟알이 흑·백색으로 변하는 현상이다.섬으로 된 신안군이 9137㏊로 도내에서 피해가 가장 크다.이어 나주 8145㏊,함평 5806㏊,해남 4371㏊,영광 4607㏊,보성 4108㏊등의 순이다. 해안가를 중심으로 한 볏논은 이모작 지역으로 이삭이 막 올라오던 때에 맞춰 강풍이 불면서 이 같은 피해가 커지고 있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
  • [씨줄날줄] 난지도

    조선 후기 대표적인 지리서 이중환(李重煥)의 ‘택리지’는 사람이 살기 좋은 곳은 강을 타고 굽이굽이 바닷물이 거슬러오는 길목에 단단한 모래로 다져진 땅을 꼽았다.그런 땅에서 솟는 담수가 사람에게 가장 좋기 때문이란다.‘택리지’는 난지도(蘭芝島)가 바로 이런 조건을 가진 땅이라고 지목했다. ‘난지(蘭芝)'는 난초와 영지(靈芝)를 아우르는 단어다.두 사람간의 고상한 사귐을 ‘지란지교(芝蘭之交)'라 하듯이 난지도란 아름답고 향기로운 섬이라는 말이다.그래서 난지도의 몇 가지 다른 이름도 아름답다.철따라 온갖 꽃이 만발해 있어 ‘꽃섬' 이라 불리기도 했고 김정호의 경조오부도(京兆五部圖)나 수선전도(首善全圖)에는 역시 꽃이 피어있는 섬이라는 의미의 ‘중초도(中草島)',오리가 물에 떠있는 모습과 비슷하게 생겼다 하여 ‘오리 섬' 또는 ‘압도(鴨島)'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다.또 옛 시인들의 글에는 ‘문섬(門島)'으로도 등장하는데 먼 길 날아온 수만 마리의 겨울 철새들이 이 섬에서부터 내려 앉기 시작한 데서 붙인 이름이다. 이 향기로운섬이 한때는 먼지,악취,파리가 많다는 ‘삼다도’로 불렸다.1978년 3월,서울시가 난지도를 쓰레기 매립지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매년 23만 8000여t의 서울시쓰레기중 43%를 재활용하고 나머지 57%를 난지도에 매립한 결과였다. 난지도가 향기를 되찾았다.월드컵공원 개원 후 해발 98m의 매립지인 하늘공원 상공에는 맹금류인 황조롱이 선회 비행이 보이고 숲속에는 솔부엉이와 소쩍새,꾀꼬리,파랑새,곤줄박이,붉은머리오목눈이가 서식,천연기념물만 황조롱이 등 야생조류 31종에 환경부 지정보호종인 맹꽁이도 나타났다.쓰레기 침출수가 흐르던 난지천에 하루 5천t의 한강 원수를 공급하면서 해오라기 등 각종 여름 철새들이 찾아왔다.또 초지로 조성된 하늘공원 상단에는 망초,개망초,서양벌노랑이 등 각종 귀화식물과 바위구절초,쑥부쟁이,벌개미취의 꽃잎에는 호랑나비,작은멋쟁이나비,네발나비 등이 팔랑거린다. 자연의 복원력은 놀랍다.악취가 진동하던 땅에 꽃을 피우고 철새와 나비를 불러들였으니 말이다.그 놀라운 자생력의 비밀은 쓰레기를 양산하지 않는 삶이라는데,생태계에서 오직 인간만이 쓰레기를 양산하고 있으니 어쩌면 좋은가. 김재성 논설위원 jskim@
  • 책/인듀어런스-어니스트 섀클턴의 위대한 실패/극한 상황서 빛난 위기관리 능력

    마르코 폴로,페르디난드 마젤란,로알 아문센….인이 박히도록 들어온 세계적 탐험가들 뒤에 나란히 놓여 마땅한 이름이 하나 더 있다.어니스트 섀클턴.미국의 자유기고가 캐롤라인 알렉산더가 쓴 ‘인듀어런스-어니스트 섀클턴의 위대한 실패’(뜨인돌 펴냄)는 목숨을 담보한 그의 남극탐험기를 다큐멘터리처럼 보여주고 있다. ‘새삼 웬 남극탐험기?’라며 의아해할 독자들도 있겠다.그러나 술술 책장이 넘어가는 당의정 같은 신간들 틈바구니에서 오히려 책은 진가를 더한다.책의 원제인 ‘인듀어런스’(The Indurance)는 1914년 27명의 탐험대를 태우고 남극탐험을 떠났던 배의 이름.예기치 않은 재난으로 사투를 벌이다 전원이 무사생환하기까지 634일간의 투쟁기인 책은,그대로 스크린에 옮겨질만한 한편의 인간승리 드라마다.위기를 극복하는 자세와 지혜,특히 CEO 독자들에게는 위기관리 능력과 진정한 리더십을 제시한다. 1914년 12월5일.아일랜드 태생의 패기만만한 극지 탐험가 어니스트 섀클턴은 26명의 탐험대원들을 이끌고 남극대륙횡단길에 올랐다.‘인내’를 뜻하는 배 이름도 자신이 직접 붙였다.그러나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탐험은 실패하고,그것이 ‘위대한 실패’로 두고두고 세인들의 입길에 오르내릴 것이란 사실을. 인듀어런스호는 남극권의 관문인 사우스 조지아 섬의 포경기지를 출발,어마어마한 얼음 장애물들을 헤치며 1600㎞를 무사히 항해했다.그런데 운명이 장난을 걸어왔다.부빙(떠다니는 얼음덩어리)들 사이에 배가 갇히더니 설상가상 기온 급강하로 다음날엔 꼼짝없이 얼음바다에 묶이고 만 것.1915년 1월24일.최종 목적지까지 고작 150㎞를 남겨놓고서였다. 남극의 망망한 얼음바다 위에서 뱃길을 열려는 대원들의 투쟁의지는 눈물겨웠다.칼과 쇠지렛대로 부빙들을 잘라내봤지만 계란으로 바위치기.부빙에 묶인 지 꼭 한달만인 2월24일 탐험대장 섀클턴은 눈물을 머금고 항해중단을 선언했다. 대원 들의 면면은 다양했다.일반선원에서부터 전문선원 의사 사진작가 조각가 목수….이 책의 탄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이가 사진작가 프랭크 헐리다.대자연을 상대로 한 대원들의 피나는 투쟁과정을 사진으로 기록해둔 덕분에 책은 그 어떤 재난영화보다 더 사실적 감동이 있는 다큐멘터리가 됐다. 1916년 8월30일.전 대원들이 온전히 구조되는 마지막 순간까지 섀클턴은 냉정을 잃지 않는 리더십을 발휘했다.그러나 책은 단순히 섀클턴 개인의 탐험일지 쪽에 무게를 싣진 않았다.죽음의 바다에 갇혀서도 대자연의 질서 앞에 겸손했던 대원들의 자세도 오래도록 뇌리에 남을 듯하다.“환상적인 저녁이다.반짝거리는 서리가 대기를 가득 채웠다.”“아침햇살에 반짝이는 얼음꽃은 분홍색 카네이션이 만발한 꽃밭을 닮았다.”(헐리의 일기) 남극의 광활한 얼음바다,부빙에 갇혀 점점 기울어가는 배,섀클턴과 대원들의 지리한 투쟁일지 등을 현장사진들로 음미하는 맛은 매혹적이기까지 하다. ‘과정으로서의 실패’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무릎을 칠만하다.죽음의 사우스 조지아 섬을 마침내 빠져나오며 섀클턴은 되뇌었다.“고통당하고 굶주렸지만 승리했고,기었지만 영광을 잡았다.” 3만원. 황수정기자 sjh@
  • 올 쌀생산 3400만섬 예상, 평년보다 200만섬 줄어

    연속 풍작으로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내리 쌀생산량이 쌀소비량을 앞질렀으나 올해는 쌀생산량이 평년 수준보다 200만섬 줄어든 3400만섬에 그치면서 쌀소비량(3400만섬)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태(金東泰) 농림부 장관은 11일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조찬간담회에서 “집중호우와 태풍 ‘루사’의 영향으로 올해 작황이 좋지 않아 쌀생산량이 평년보다 5∼7%(약 200만섬) 줄어들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쌀생산량은 당초 예상했던 3600만섬보다 200만섬 줄어든 3400만섬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쌀소비량은 계속 줄고 있어 올해 생산량과 같은 규모인 3400만섬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쌀수급은 98년 생산량이 3540만섬,소비량은 3660만섬으로 생산량이 소비량보다 적었지만 이후 99년,2000년,2001년 3년간은 계속 쌀생산량이 소비량을 앞질렀다. 김성수기자 sskim@
  • 베니스영화제 특집/베니스영화제 감독상 이창동/ “”찍고 또 찍고”” 완벽주의 정평

    고등학교 국어교사이던 사람이 20여년 뒤 베니스국제영화제 시상대에서 세계인의 갈채를 이끌어낼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제59회 베니스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이창동(48)씨는 영화감독 이전에 국어교사이고 소설가였다.대구에서 태어난 이감독은 1980년 경북대 사범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6년동안 고교에서 국어를 가르쳤다.83년 중편소설 ‘전리’가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소설가로서 이력을 쌓기 시작됐다. ‘운명에 관하여’(87년)‘녹천에는 똥이 많다’(92년)등으로 이름있는 문학상 수상작가로 이름이 들먹여지는가 했더니 93년 아예 영화판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 섬에 가고 싶다’의 시나리오를 직접 써 조감독으로 나선 것.박광수감독의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에서도 조감독과 각본을 함께 맡았다.97년 한석규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초록물고기’로 국내외 각종 상을 휩쓸며 영화감독으로 정식 데뷔했다. 이감독을 세계적인 감독 반열에 올려준 영화 ‘오아시스’는 그에게 불과 3번째 작품이다.그의 수상에 영화계가 놀라움과 시샘이 뒤섞인 시선을 보내는 데는 이유가 있다.현장 밑바닥에서부터 십수년간 ‘눈물젖은 빵’을 먹어온 도제식 감독도,막강한 자본력을 등에 업고 혜성처럼 나타난 신세대 감독도 그는 아니다.감독 자신은 물론이고 그를 보는 주위의 시선이 늘 여유 있는건,맺힌 데 없이 순탄하고 ‘자생적’인 영화이력 덕분이다. 지난 8일(현지시간)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150여명의 기자단 속에서도 감독의 여유는 여전했다.특유의 느리고 여유 있는 어투로 “감사하다.”며 수상소감의 운을 뗀 감독은 “이 많은 상(감독상,신인배우상,국제영화평론가협회상 등 모두 5가지를 챙겼다.)을 들고 집에 가면 집사람이 트로피 말고 돈을 갖다달라고 할 것 같다.”고 익살을 피웠다. 리얼리즘이 살아 있는 작가주의 영화를 고수해 온 감독은 상복도 많았다.주인공 ‘막둥이’를 통해 근대화의 어두운 면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초록물고기’로는 밴쿠버영화제 용호상을 받는 등 20여 해외영화제에 불려다녔다.설경구와 처음 인연을 맺으며,왜곡된 현대사를 치열하게 사실 묘사한 ‘박하사탕’(99년)도 카를로비바리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아냈고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됐다. 해외에서 먼저 그의 진가가 소문난 덕에 그는 이번 베니스영화제에서 처음부터 ‘특별대우’를 받았다.영화제 측에서 필름접수 공식마감이 끝나고도 한달이나 기다려줬을 정도. 무뚝뚝한 표정에 하나도 재미 없을 사람같지만,함께 일해온 배우들 이야기로는 그게 아니다. 명콤비로 소문난 설경구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던진 말.“이감독,그런‘변태’가 없어요.마음에 드는 컷이 나올 때까지 찍고 찍고 또 찍거든요.직접 쓴 시나리오의 지문은 또 얼마나 꼼꼼하다고요.” 촬영현장에서는 다시없는 완벽주의자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로 강단에 선다.인기 TV드라마 ‘고백’의 작가 이란씨가 부인이다. 황수정기자 sjh@
  • 베니스영화제 특집/ 영화제 이모저모-오아시스 시사회때 기립박수 받아

    ■“결국 해냈구나.” 8일(현지시간)오아시스의 감독상이 결정되자,이탈리아 베니스의 리도섬 살라그란데에 모인 각국기자 150여명은 당연하다는 반응이었다.‘오아시스’는 그 전날 저녁에 있은 공식시사회에서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기립박수를 받는가 하면 현지 영화소식지인 ‘필름 데일리’에서 8점에 가까운 높은 점수를 얻는 등 현지에서는 이미 주요 상 수상이 확정된 분위기였다.6·7일 열린 공식시사회에서도 “경쟁부문 중 최고”“사랑과 인생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었다.”며 관객들이 극찬한 바 있다. ■이로써 한국영화는 3대 메이저 영화제에서 한해 두차례나 감독상을 받은 대기록을 남겼다.즉 세계 영화계의 변방에서 중심으로 당당히 진입한 것이다.베니스영화제에서만 해도 지난 99년 ‘거짓말’(장선우)을 시작으로 ‘섬’‘수취인불명’(이상 김기덕)에 이어 ‘오아시스’까지 4년 연속 경쟁부문에 한국영화를 초청하는가 하면,영화제 집행위원회는 이번에 ‘오아시스’를 초청작 명단에 포함시키고자 출품작마감을 한달이상 미루는호의를 보여주었다. ■한국의 디지털네가(대표 조성규)가 제작하고 홍콩의 프루트챈이 감독한 영화 ‘화장실 어디예요?’는 ‘업스트림(Up Stream)’부문상을 받았다.업스트림 부문은 지난해 신설된 ‘현재의 영화(Cinema of the Present)’의 이름을 바꾼 것으로 신인 감독 작품이나 대안적 영화를 초청 대상으로 삼는다. 이 작품은 화장실이라는 공간을 소재로 생로병사의 주제를 젊은이 시각으로 풀어낸 로드무비.97년 데뷔작 ‘메이드 인 홍콩’으로 일약 세계적인 감독으로 떠오른 프루트챈은 ‘두리안 두리안’‘할리우드 홍콩’에 잇따라 3년연속 베니스 경쟁부문 진출기록을 세웠다.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은 영국 감독 피터 뮬란의 ‘막달레나 시스터스’가 받았다.뮬란은 지난 98년 칸영화제에서 켄 로치 감독의 ‘내 이름은 조’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어 칸과 베니스에서 남우주연상과 그랑프리를 받은 독특한 이력을 갖게 됐다.‘막달레나 시스터스’는 가톨릭 교회가 운영하는 수녀원에서 혹사당하며 일하는 여성 3명의 이야기를 다룬영화.지난 4일 바티칸이 영화 내용에 대해 유감 성명을 발표했으며,영화제 기간중이탈리아 극장에서 개봉해 영화제 참가 자격시비 소동도 빚었다. ■남우주연상은 ‘운 비아조 치아마토 아모레(사랑으로 불리는 여행)’의 이탈리아 배우 스테파노 아코르시,여우주연상은 ‘천국에서 먼(Far From Heaven)’의 줄리안 무어,심사위원대상은 안드레지 콘찰로프스키 감독의 러시아영화 ‘바보들의 집’,특별상은 ‘천국에서 먼’을 촬영한 에드워드 래크먼이 각각 받았다. 외신 종합
  • 베니스영화제 / 감독상 이창동…3번째 작품으로 거장 ‘우뚝’

    제59회 베니스영화제에 감독상을 차지한 이창동 감독은 단 3편의 영화로 세계적인 거장 반열에 오른 기린이다. 96년 '초록물고기'로 데뷔한 뒤 2000년 '박하사탕'을 거쳐 3년만에 '오아시스'를 내놓아 메이저영화제 감독상을 차지하는 영광을 안았다 54년에 대구에서 태어난 이 감독은 영화감독 이전에 교사와 소설가를 지낸 독특한 경력을지니고 있으며 현재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로 강단에 서고 있기도 하다. 지난 80년 경북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이후 학교에서 교편을 잡은 이 감독은 8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중편 부문에 소설'전리'가 당선되면서 문단에 등장해 87년까지 소설가와 교사를 병행했다. 이후 '소지''끈'등으로 문단에 이름이 알려졌고 '운명에 관하여'와 '녹천에는 똥이 많다'로 각각 이상문학상 우수상과 한국일보 문학상을 받기도 했다. 영화계로 진출한 것은 93년.박광수 감독의 '그 섬에 가고 싶다'에서 각본과 조감독을 맡으면서 영화쪽 일을 시작했다.95년에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의 각본을 쓰며 그해 백상예술대상각본상을 수상했다. 감독으로 데뷔한 것은 96년 영화배우 문성근과 명계남,감독 여균동과 함께 영화사 이스트필름을 설립한 뒤 자신의 첫 연출작 '초록물고기'를 내놓았다. 이 작품으로 그해 백상예술대상 작품상·신임감독상·각본상과 영화평론가상 작품상,대종상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등 국내 주요영화제를 휩쓸었고 20여개의 해외영화제에 초청되기도 했다. 황수정기자
  • ‘지하철역 악단’ 이름도 재미있네

    퉁인 그룹,김대리 밴드,반바지 밴드,네눈박이 가시나무 밑 쑤시기…. 지하철역과 기차역을 돌면서 각종 공연을 펼치고 있는 단체들은 이름도 톡톡 튀는 게 많아 눈길을 끈다. 서울·부산·대구 등 지하철이 갖춰진 각 대도시의 역사(驛舍)를 돌며 숨은 ‘끼’를 맘껏 뽐내는 공연자들은 어림잡아도 250여개가 넘는다.개인 및 단체 모두 자원봉사를 자처하고 있다. ‘퉁인 그룹’은 우리나라 전통 관악기인 퉁소 동호인 4명이 지난해 말 만든 모임.북한지역 문화 보전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는 게 이채롭다. 단원 가운데 어용준,오수용씨는 중요무형문화재 제15호인 ‘북청사자놀음’과 함경남도 무형문화재 제1호인 ‘돈돌라리’를 이수한 뒤 이북 전통예술단 지도위원으로 일하고 있다.또 박구화씨는 유니텔 국악동호회 시삽 등 인터넷을 통한 국악 ‘전도사’로 활약중이다. ‘김대리 밴드’는 평범한 직장인들로 이뤄진 5인조 혼성 보컬그룹.낮에는 일,밤에는 음악과 함께 함으로써 일과로 지친 직장인의 몸과 마음을 홀가분하게 해준다는 취지로 출발했다.음악적 성향은 펑키,퓨전에 가깝다. 남성 4인조 ‘반바지 밴드’는 여름철에 반바지를 입으면 시원함을 느끼듯,음악도 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들 모두가 쌓인 스트레스를 날려보내도록 하자는 뜻. 이밖에 남녀 9명이 이끄는 ‘구내식당’ 보컬팀과 7인조 ‘재미있는 섬’,중학교 1년생인 ‘하모니카 소녀’ 등도 지하철역 공연을 통해 청량감을 선사하고 있다. 이같은 아마추어 자원봉사자와 유명 예술인 등을 회원으로 전국 지하철과 기차역에서의 공연을 기획하는 사단법인 ‘철도·지하철 예술연구원’은 음악뿐 아니라 댄스 등으로 좀더 국민들에게 다가설 수 있는 이벤트 개발에 힘쓰고 있다.공연 문의는 (02)595-9574. 송한수기자 onekor@
  • 희망의 섬 78번지-전쟁의 참혹함에도 희망은 있단다

    가장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기에는 마음을 울리는 한 권의 책이 인생을 바꿀 수도 있는 법이다.하지만 현실은? 서점을 둘러보면 어린이책은 빼곡히 채워져 있지만 청소년책은 상대적으로 찾아보기 힘들다. 참고서나 논술고사를 위한 모음집만 쥐어주고서 청소년 정서가 메말라 간다고 한탄해 봤자 헛 일.고전을 읽히면 된다고 반박할 수 있지만,왠지 지루할거라는 생각으로 대부분 서가의 장식용으로 전락한 것이 현실이다. 비룡소가 시리즈로 펴내는 ‘청소년 문학선’은 그래서 지금,의미있는 작업이라 할 만하다.특히 현재 청소년 문학계에서 주목 받는 신선한 작품을 골랐다.화사하지만 고통스러운 10대의 자화상을 솔직하게 조명하고,세상으로 떳떳하게 나아가는 용기를 주는 작품들이다. 이번에 출간한 ‘희망의 섬 78번지’는 지난 96년 안데르센상을 받은 이스라엘 작가 우리 오를레브의 자전적 소설.제2차 세계대전 중 유태인 소년 알렉스가 강제수용소로 끌려간 아빠가 찾으러 올 때까지 게토에 혼자 남아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소설은 열두살짜리알렉스의 시점으로 전개된다.게토의 빈 집을 뒤져 먹을것과 입을 것을 찾으며 생존하는 법을 터득하는 알렉스의 생생한 서술은,인류의 양심을 시험대에 올린 20세기의 가장 처참한 현장으로 독자를 이끈다. 그 현장의 경험에는 전쟁과 인종차별에 대한 비판이 녹아 있다.알렉스는 유태인 반란군을 살리려다 독일 군인을 총으로 쏴 죽인다. 바닥에 뒹구는 시체를 보고 나서야 모험소설의 전쟁과 실제의 전쟁이 얼마나 다른지 실감한다.영화와 게임으로 폭력에 무감각해진 청소년들에게 읽히고싶은 대목이다. 무엇보다 이 책의 매력은 이 모든 내용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과 닮았다는 점.폐허가 된 장소에서 혼자 살아간다는 것은 어른의 문턱에서 삭막한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청소년의 심정과 비슷할 터.힘겹지만 좌절 대신 최선책을 찾아가는 알렉스의 길을 따라 성장의 터널에서 한발 앞으로 다가선 자신을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이끄는 것이 ‘언젠가 아빠는 돌아온다.’라는 알렉스의 믿음이었다는 점에서,인간다울 수 있는 최후의 보루는결국 희망이라는 따뜻한 메시지도 전달한다.8000원. 이 책을 포함,비룡소가 지금까지 펴낸 ‘청소년 문학선’은 5권.데이비드알몬드의 ‘스켈리그’는 평범한 학생 마이클이 천사 스켈리그를 만나 세상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깨닫는 과정을 미스터리 형식에 담았다.추한 몰골이지만 어깨에 날갯죽지가 있는 스켈리그처럼 어두운 청소년기를 지나면 날아오를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는 것.티에리 르냉의 ‘운하의 소녀’는 성추행으로 고통받는 10대 소녀의 내면을 간결한 문체로 그려내,청소년에게 닥친문제를 그들의 눈으로 들여다 본다. 쿠르트 뤼트겐의 ‘늑대에겐 겨울이 없다’는 조난당한 고래잡이배 선원을구조하고자 혹독한 자연을 거슬러 가는 사람들의 모험을 그렸다. 수지 모건스턴의 ‘0에서 10까지 사랑의 편지’는 오랫동안 헤어져 산 아버지와 편지를 통해 화해하는 한 아이의 이야기로,가족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작품이다. 김소연기자 purple@
  • 숲의 서사시-국가의 흥망성쇠 좌우한 나무

    17세기 영국의 문인 존 이블린은 “이 시대의 영국은 나무가 없는 것보다 차라리 황금이 없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했다.과장이 좀 섞이긴 했지만 나무가 인류 문명에 끼친 영향을 생각하면 과장만은 아니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나무는 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우했다. 메소포타미아인들은 나무를 토대로 최초의 문명을 꽃피웠고,숲이 사라지자 그들의 제국도 무너졌다.에게해의 한 섬에 불과한 크레타는 메소포타미아인들과의 나무교역에서 얻은 부(富)로 지중해를 지배했고 찬란한 도시 크노소스를 건설했지만,숲이 고갈되자 스러져 갔다.아테네와 스파르타의 지루한 싸움도 함대 유지에 필요한 재목을 누가 확보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렸다.헬레니즘 세계 변방의 보잘 것 없는 도시국가이던 마케도니아는 그리스 국가들이 마케도니아 산림에 의존하게 되면서 지중해의 최강대국으로 떠올랐고 알렉산더 대왕의 정벌도 가능했다. ‘숲의 민족’을 자칭한 로마인들의 경우는 어땠을까.그들은 풍부한 삼림덕에 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고,갈리아·스페인·북아프리카의 숲을 약탈함으로써 번영과 사치를 유지했다.하지만 점령지의 삼림이 고갈되자 경제는 쇠퇴했고 로마 시민들은 급기야 기아의 위협에 시달려야 했다. 신생 미국이 유럽국가들을 누르고 경이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던 것도 풍부한 나무 덕택이었다.서부 개척시대 미국에선 나무가 돌과 철,심지어 가죽 대신으로까지 쓰였다. 최근 출간된 ‘숲의 서사시’(존 펄린 지음,송명규 옮김,따님 펴냄)는 청동기시대부터 19세기 후반 서구국가론 마지막으로 ‘나무시대’를 마감한 미국에 이르기까지 시대마다 숲이 수행해온 역할을 살핀다. 한 예로 이 책은 아프리카 서쪽 바다의 작은 섬 마데이라의 울창한 숲이 없었다면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도,바스코 다 가마의 동방항로 개척도 늦춰졌을 것이라고 말한다. 책을 보면 문명이 일어나 번창한 곳이면 어느 때를 막론하고 삼림이 파괴됐음을 알 수 있다.삼림파괴 문제는 이미 고대 그리스 시대,플라톤이 그의 저작 ‘크리티아스’에서 아테네인들에게 삼림 벌채의 결과를 경고한 데서 알수 있듯이 인류의 해묵은 과제다.삼림파괴로 발생하는 문제는 일차적 에너지원으로서의 땔나무의 고갈을 비롯해 홍수,토양유실의 심화,사막화,온실효과에 따른 지구온난화 등 한두가지가 아니다.이 책은 삼림파괴로 인한 이같은 재앙을 예언하는 데 그치지 않고,여러 사례를 통해 생태위기 극복의 실마리를 찾도록 한다는 데 미덕이 있다.2만원. 김종면기자
  • TV리뷰/ 시청자 얕보는 ‘무늬만 과학’ 다큐

    “귀신의 목소리는 여기까지입니다.” 지난 1일 오후 10시 방영된 KBS2 ‘차인표의 블랙박스’는 이렇게 끝났다.이날 ‘…블랙박스’는 주위의 미스터리한 현상들을 과학적으로 접근해 본다는 프로그램의 취지에 걸맞게 “‘귀신의 목소리’의 실체를 확인해 보겠다.”며 의욕을 보였다.그러나 차인표의 ‘무책임한’마무리 멘트가 나갈 때까지 ‘귀신의 목소리’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는 찾기 어려웠다. 고 이수현씨 추모앨범 작업 중 여자 웃음소리가 녹음됐다고 주장하는 가수 설운도,귀신의 목소리를 녹음해 교황 바오로6세에게서 상을 받았다는 영국인,녹음기로 죽은 아들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여자가 소개되면서 궁금증은 증폭됐다. 그러나 정작 귀신의 목소리가 녹음됐다는 테이프를 분석할 때는 사람의 목소리인지 아닌지에만 치중하는가 하면,귀신의 목소리를 녹음할 때는 평범한 일반녹음기를 사용해 과학적인 검증은 처음부터 포기한 느낌이다.당초 ‘차인표의 블랙박스’는 미개척 과학분야,인체의 신비,새로운 사회현상,정치역사적 사건의 미스터리 등의 합리적인 원인과 결론을 찾아보는 고급 다큐멘터리를 지향했다.그러나 요즘은 ‘빙의’‘흉가의 비밀’‘심령사진’등 비과학적인 소재를 다큐멘터리 형식에 그럴듯하게 녹여 사실인 양 시청자들을 현혹하는 데 열중하고 있다. MBC ‘TV특종! 놀라운 세상’(화 오후 7시20분)도 주위의 평범한 이야기를 미스터리처럼 꾸며 시청자를 우롱한다는 점에서 다를 것이 없다. 지난달 28일 방영된 ‘블랙홀이 있는 섬 덕적도’는 휴대전화가 고온다습하거나,기지국이 적은 지역에서 쉽게 방전된다는 사실을 과대포장해 마치 이섬에 특이현상이라도 일어나는 것처럼 방송했다.앞서 지난달 13일에는 ‘미궁’이라는 노래를 3차례 들으면 죽는다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소재로 삼기도 했다. 두 프로그램이 ‘과학’을 내세우고 있지만 초등학생 용이라고 하기에도 부끄러운 구석이 많다.비과학적인 이야기를 과학적으로 증명한 듯 꾸미거나 평범한 이야기를 미스터리로 둔갑시키는 것은 시청자 수준을 얕잡아보는 제작태도로밖에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이송하기자 song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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