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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 플러스 / 印尼홍수 외국관광객등 66명사망

    |자카르타 AFP 연합|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의 유명 관광지에 홍수로 외국인 관광객 5명을 포함,66명이 죽고,수십명이 실종됐다고 현지 구조대 관계자가 3일 밝혔다.AFP 통신은 현지 정부 대변인을 인용,확인된 사망자가 67명이라고 전했다.사망자 중엔 독일·호주·싱가포르 관광객 각 1명,중국 관광객 2명이 포함됐으나,한국인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 포털 운영자들이 전하는 트렌드/ 여성 네티즌 최대관심 ‘돈과 사랑’

    온 라인 세상에서도 부익부빈익빈의 경제 논리는 계속될 것이란 말은 몇년 전만 해도 여성들을 우울하게 했다.정보홍수 시대에 많은 여성들이 외로운 섬이 될 것이라는 상상만으로도 그랬다.그러나 여성들은 인터넷에서 마음껏 유영(遊泳)하면서 자신들만의 문화를 만들고 있다.집에 홀로 남아 외로웠던 주부들,‘여자가 무슨…’이란 덫때문에 궁금증을 꼭꼭 숨겨뒀던 여성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당당하게 내기 시작했다.여성들을 위한 포털사이트가 80여개나 되고 한창 성황을 이루고 있다.업무를 위해 컴퓨터를 사용하는 남성들보다 오히려 여성들의 사이트 이용이 더 활발한 시대가 됐다.여성포털사이트 운영자들과 함께 인터넷과 친해진 여성들의 트렌드를 읽어보는 자리를 가졌다.참석자는 박수진(32·여자와닷컴 콘텐츠팀장) 황상윤(30·아줌마닷컴 마케팅 랩 실장) 손영희(32·엠파스 포털사업본부 근무) 임선화(30·위민넷 운영팀 근무)씨 등 4명. -요즘 포털사이트에서 여성들의 최대 관심사는 무엇인가요. 박수진:단연 돈 버는 것이죠.경기 침체로 생활에 압박을 받아서 그런 것 같아요.잘 쓰고 잘 사는 것,부동산 재테크 등이에요.남성들과 거의 차이가 없어요.30대 초반의 석사 출신 한 전업 주부는 ‘젊을 때 함께 벌자.’며 직업갖기를 권하는 남편의 성화에도 불구하고 집에 있었죠.인터넷을 하면서 우연히 부동산 정보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는데 그게 ‘대박’을 터뜨렸대요.그 사람의 성공기같은 것에 여성들이 고무돼요. 황상윤:대부분의 주부들은 횡재를 바라는 것 같지는 않아요.‘어려운 때,가정 경제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는 소박한 생각을 갖고 있지요.저희 사이트에서 기업모니터 요원을 소개하고 있는데,모니터 요원의 기회를 갖게 된 뒤 5만원을 번 여성이 “결혼 후 처음으로 내가 돈을 벌었다.”고 감격해서 사이트에 자랑 글을 올리세요.자신감을 얻은 것이지요.그래서 이런 기회를 되도록 늘려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임선화:여성들의 교육 수준은 세계적으로 높지만 정작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 활동 참여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최하위에 속하지요.그러니 주부나 고학력 여성들이사이트에서 기회를 찾으려고 합니다.인터넷에서 여성들의 목소리가 높아가는 것은 고학력 여성들이 많은 탓인 것 같아요.경제적인 자립에 대한 열망,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는 몸짓 등 여성들의 움직임이 사이트에는 고스란히 드러나 있지요. 황상윤:요즘엔 인터넷쇼핑몰을 여성들끼리 개설하는 것이 유행이에요.저희는 ‘아줌마비즈니스센터(ABC)’를 개설했는데,여기에서 고추장을 잘 담그시는 60대 여성이 20∼30대 여성들에게 고추장을 판매하기도 하고요,시댁 과수원에서 키운 배로 즙을 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쇼핑몰에서 파는 여성도 있어요.큰 돈이 되지는 않지만 뭔가 이런 일을 기획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전업 주부인 여성들은 행복해하지요.또 믿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한번 이용한 회원들이 계속 이용합니다.최근에는 유기농이나 건강을 위한 상품 등 웰빙 상품들에 관심이 많으니까요.또 감각있는 여성들은 동대문 시장에서 옷을 떼다가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등 소규모 쇼핑몰을 열기도 합니다.돈을 버는 것에 관심이 많지만 아직은 돈을 벌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하는 정도이지요. 박:그 다음 관심은 역시 사랑과 성(性)이죠.게시물만도 1000여건씩 있으니까요.거의 모든 고민에 조언이 뒤따르는데 대개 20대 초반 여성들은 남자 친구와의 관계나 연애에 관심이 많죠.최근에는 남성들도 여성을 잘 이해하기 위해 여성사이트를 이용하는 추세예요.저는 저희 사이트에서도 글을 쓰고 스포츠 신문에도 사랑에 대한 궁금증을 연재하고 있는데,인터넷에서 성이 떳떳하고 당당하게 담론화됐다고들 말하지만 제가 보기엔 여전히 너무 모르는 것 같아요.아직도 ‘처녀막 신화’에 20대도 젖어 있긴 마찬가지고 특히 “내가 거절하면 ‘남친’이 싫어할까봐 거절하지 못하겠다.”고 고민하는 여성이 의외로 많아요.남자들은 여자들이 엄청나게 주의주장이 강해졌다고 알고 있는데 제가 보기엔 오히려 여자들이 여전히 의존적인 것이 이 시대,남녀 부조화의 원인인 것 같아요. 황:그점에서는 주부들도 마찬가지예요.19세 이하는 못 들어가는 ‘행복한 부부의 성’코너가 있어요.선정적인 것이 아니라 의식주 등 우리 생활의 한 부분으로서의 성이야기인데요,리얼한 이야기에 리플도 많이 붙지요.그러나 정말 생각하는 것만큼 여성들이 달라졌다고 생각되지는 않아요.여전히 남성의존적이고,틀 속에 갇혀 있지요. -여성들이 이렇게 빠른 속도로 인터넷에 친근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손:흔히 ‘수다’로 비하돼 왔지만 여성 소비자들을 잡으려면 입소문마케팅이 최고이고,이것이 바로 21세기적 마케팅이라고 하지요.그런데 우물가나 담장너머 이웃들과 만날 수 없고,각기 문을 걸어 잠근 아파트에 있는 여성들은 자신이 사용해보고 좋은 물건을 스스로 사이트나 커뮤니티를 통해 입소문을 내게 됐어요.그런점에서 인터넷과 여성은 굉장히 잘 맞는 것같아요. 임:21세기는 여성적인 생각,사고가 더 요긴할 것이라고들 말하지요.‘접대’ 등 남성적 기업문화,서로 합의를 거치는 것이 아니라 일단 밀어붙이는 식,목표치 그래프 등이 발전을 이끌었다면 인터넷을 통한 매스 마케팅,이벤트와 프로모션 등 체험마케팅이 늘어나는 것은 모두 여성적인 것이지요.그래서 결혼과 동시에 집에 머무는 여성들에게 바깥으로 연결된 통로로서 인터넷이야말로 유용한 매체라는 인식이 자리잡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손:인터넷은 친구를 만들어줘요.외로운 주부들에게,친구가 필요한 여성들에게 인터넷이야말로 같은 관심을 가진 친구들을 단숨에 만들어주지요.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여성들이 인터넷을 더욱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추세랍니다.젊은 주부들,육아란 공동관심사를 가진 엄마들,또한 직장을 갖고 바쁘게 일하는 여성들 역시 시간이 늘 부족하다 보니 인터넷과 빨리 친해집니다.쇼핑몰도 그들이 빨리 이용했고요.대부분 뉴스,게임이나 주식 등에 관심이 많고,원하는 정보가 없으면 재빨리 들렀다 나가버리는 남성들과 달리 깊숙이 들어와 꼼꼼하게 체크하고 게시판에 글도 남기는 여성들이 인터넷의 주인이 된 것 같아요. 황:50∼60대 여성들의 커뮤니티에는 손주들 자랑으로 도배가 되어 있어요.손주 사진 올리기 위해 컴퓨터에 대해 더 관심도 갖게 되고,또 메신저를 통해 대화도 하지요.늘 활달한 미국회원 한 분이 속마음을 털어놨어요.“남편이 암인데 한국에는 각종 비법이 많다는데 좀 도와달라.”고 요청한 겁니다.그랬더니 곳곳에서 암에 대한 정보는 물론 좋은 재료를 보내겠다는 회원들의 사연도 물밀듯 쏟아졌지요.여성들이 인터넷을 정이 흐르는 휴먼 공간으로 만들고 있어요. 손: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 인터넷은 도구에 지나지 않지만,전업 주부들에게는 ‘일’이지요.아침에 집안일이 끝나면 여성들도 인터넷에 들어가는 것을 ‘출근’이라고 합니다.남편에게 의존했던 여성들이 뜻을 공유하는 친구들을 사귀면서 “내가 그동안 남편을 너무 괴롭혔다.”라고 말할 정도로 ‘나의 세계’를 갖게되면서 여성들이 성장한다고 할까요. -그렇다면 부정적인 면도 이야기할까요. 황:우리 사이트에서 인기코너 중 하나는 가슴아프게도 ‘나 너무 속상해’예요.속상한 일,아무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이야기,남편의 외도와 부정에 대해서 여성들이 털어놓지요.전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지만 아줌마사이트의 그많은 걱정거리 때문에 괜히 남자 친구에게도 “남자들은…”,이렇게 이야기하면서 지레 못을 박고 그러죠. 손:외도는 놀랄 만한 일이 아니예요.결혼 2년밖에 안된 신혼의 남편이 바람이 나고,능력있는 여성들 중에서는 남편에게는 이야기 못하지만 마음을 털어놓는 또 다른 연인을 갖는 것에 대해서 죄의식도 없어요.서로 모른 체하면서 사는 부부도 적잖은 것 같아 인터넷이 빠른 속도로 결혼의 의미를 약화시키는 것은 아닐까,염려될 때도 있어요. 박:인터넷의 익명성 때문에 성적인 이야기를 쉽게하는 것은 사실이죠.그러나 저는 그 전에 없었던 것이 갑자기 인터넷으로 인해 생긴 것이 아니라 숨겼던 것을 이제 인터넷에 드러냈다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더욱이 자극적이고 충격적인 정보들이 널려 있는 인터넷에 대해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접근한다고 해도 결국 여성들의 의식을 인터넷이 깨울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아요.흔히 성지식이 없이 ‘남자를 위해서’라고 말하는 여성들의 생각을 바꾸는 것이 얼핏 생각하면 나쁘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성이 의존성을 벗어난다는 것을 결코 나쁘기만한 일이 아니거든요. -‘지금 우리 사이트에서는…’이라는 제목 아래 공지하고 있는 것을 얘기해 주셨으면 합니다. 황:저희 사이트는 1인 미디어 블로그를 지난달에 오픈했어요.여성들이 자신의 할 말을 하는 것인데,홈페이지와 달리 단순하지요.한 달 만에 1000개의 블로그가 생성됐는데 하루 평균 20만회 이상의 접속통계가 나와 있어요.전문가급 아줌마는 물론 자녀교육에 대한 직접 경험을 털어놓는 보통 아줌마를 통해 표현의 욕구,발언의 욕구를 이해하게 됩니다.물론 아줌마라고 무시해선 안된다는 사실을 확인하게도 되지요.소비자모니터센터(cmc.azoomma.com)에서는 면사랑맛체험단 1기모집 이벤트를 실시하는 중인데 마케팅 주부사원 100명을 채용합니다. 임:공익포털사이트인 저희 위민넷에는 각종 사이트의 유료정보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요.대용량 웹메일과 웹폴더,홈페이지 구축 서비스는 물론 유아와 초등학교 교육프로그램,창업관련프로그램인 창업적성검사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요.연말까지 취업관련 서비스,금융자산 관리를 위한 ‘머니 다이어리’ 서비스 프로그램도 구축할 예정이며,위민넷(Women-net.net)에서 활동할 국내 기자 25명,해외 기자 20명을 모집중입니다.많은 참여바랍니다. 사회·정리 허남주기자 hhj@
  • [오늘의 눈] 재평가 된 제주 4·3

    노무현 대통령이 제주 4·3에 대해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공식 사과함에 따라 한국 현대사의 비극 중의 하나인 4·3사건은 굴절과 왜곡의 역사를 보내고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됐다. 이는 지난 2000년 1월 정부의 제주4·3특별법 공포 이후 3년 10개월에 걸친 대장정의 결과지만 제주도민들로서는 실로 4·3발발 반세기여 만에 얻은 가슴 벅찬 쾌거이며 승리다. 대통령의 사과발표 직후 4·3유족들은 물론이고 4·3사건희생자유족회,4·3연구소 등 4·3관련 단체원들은 만세를 부르며 환호했고 그동안의 한과 반목,갈등이 풀리는 감격에 눈물 흘렸다. 남북 분단 이후 처음 제주에서 치러진 대규모 민간교류 체육·문화축전인 남북평화축전에 이어 1일 성공리에 끝난 제주평화포럼 과정에서의 이 역사적인 ‘4·3평가’로 인해 제주는 이제 ‘붉은 섬’이라는 오명을 씻고 ‘인권과 평화의 섬’으로 거듭나게 됐다. 그러나 이번 대통령의 사과는 4·3의 완전한 매듭이 아니라 신원·상생·화합의 시작이다.“4·3의 교훈을 더욱 승화시켜 평화와 인권이라는 인류 보편의가치를 확산시키고 화해와 협력으로 이 땅의 모든 대립과 분열을 종식시켜 한반도의 평화,나아가 동북아와 세계 평화의 길을 열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대통령의 말처럼 미래 기약의 시발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노 대통령의 사과로 4·3평화공원 조성,4·3추념일 제정,후유장애자와 유족에 대한 생계비 지원,4·3유적지 발굴 등 정부 4·3진상규명위원회가 건의한 7개 사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4·3에 대한 기존 주장과 해석을 지지하는 전·현직 군·경 등 보수층의 반발은 여전하다. 이로 인해 앞으로 4·3특별법 개정을 통한 후속조치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일 가능성이 많지만 이들의 의견 역시 존중돼야 함은 물론이다.이것이 민주주의다. 김영주 전국부 부장급 chejukyj@
  • 포대 벼 오늘부터 수매

    농림부는 올해산 포대 벼(말린 벼) 수매를 1일부터 시작한다고 31일 밝혔다.수매물량은 올해 전체 추곡 수매물량 520만 9000섬의 63%인 327만 4000섬이다.산물 벼(말리지 않은 벼) 추곡 수매는 10월 1일부터 시작돼 현재 126만 4000섬을 수매했다.
  • 제주 늦가을은 은빛세상

    ●제주 서남부로 떠나는 가을 스케치 산록이나 들판,발 닿는 곳마다 일렁이는 은빛 억새물결.새파란 가을하늘 아래 비친 산호 빛 바다.노랗게 익어가는 감귤. 이맘때 제주는 특별한 계획 없이 천천히 드라이브만 즐겨도 심심함이 느껴지지 않는다.육지에선 이미 두어달 전에 져버린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피는가 하면,한라산 능선엔 상고대가 하얗게 피어 이색 풍광을 선사한다. 잠시 차를 세운 나들이객들은 지천으로 깔린 귤밭에 들어가 귤을 따고,말을 타고 억새꽃 날리는 들판을 달리며 제주 가을의 한복판으로 들어간다.제주 서남부를 중심으로 깊어가는 가을 스케치에 나섰다. 남제주군 안덕면 1115번 산록도로변.천천히 차를 몰아 억새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던 드라이버의 코끝이 갑자기 가렵다.차창을 통해 몰려오는 알싸한 향기.눈앞에 펼쳐진 것은 새하얀 메밀밭이다. 3000평,아니 5000평쯤 될까.누가,왜 이렇게 메밀을 많이 심었는지 모르겠다.지난 늦여름 강원도 봉평에서 보았던 메밀꽃이 가을을 넘어 겨울을 향해가는 지금 이렇게 곱게 제주의 가을을수놓을 수 있다니. ●하얀 메밀밭·은빛 억새밭 눈이 부시다 투명한 가을 하늘 아래 일렁이는 메밀꽃 물결은 혼탁한 늦여름 하늘 아래 펼쳐진 것보다 아름다움에선 한 수 위다. 메밀꽃은 이곳뿐만 아니라 북제주군 애월읍 16번 도로 인근 항몽유적지 앞에도 물결을 이루고 있다.항몽유적지에서 나온 사람들은 앞다투어 꽃밭에 뛰어들어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아직 몇 군데 안되지만 메밀밭이 하나둘씩 늘어가면,유채꽃이 제주의 이른 봄을 화사하게 단장하듯,메밀꽃은 제주의 늦가을을 온통 하얗게 장식하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메밀밭이 있는 1115번 산록도로 및 이곳과 이어진 95번 서부관광도로 주변은 제주에서도 억새가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꼽히는 곳.산굼부리 분화구처럼 한 군데 대규모로 억새밭이 펼쳐져 있지는 않지만,차로와 오솔길,또는 오름 기슭을 따라 촘촘히 핀 억새가 오히려 운치를 더한다. 특히 1115번 도로 주변엔 잠깐 차를 세우고,산책을 즐길 만한 오솔길이 군데군데 있어 연인들이 데이트를 즐기기에 그만이다.95번 도로와 한라산사이엔 크고 작은 수십개의 오름들이 마치 키를 재듯 튀어나와 있다. 그중에서도 조랑말공연장이 있는 그린리조트 앞은 샛별오름을 비롯한 10여개의 봉우리 밑으로 일렁이는 억새물결이 장관이다. 가을의 정취는 한라산으로 이어진다.한라산에 오르는 여러 코스 중 서쪽에선 영실코스로 오를 수 있다.코스 길이(3.7㎞)가 비교적 짧으면서도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울긋불긋 한라산 단풍에 마음 뺏기고 1115번 산록도로에서 99번(1100도로)을 갈아타고 제주시 쪽으로 가다 보면 영실입구가 나온다.여기서 우회전해 가파른 길을 10분쯤 올라가면 산행기점인 영실휴게소를 만난다. 휴게소부터 1시간쯤 오를 때까지는 키 큰 활엽수들이 하늘을 덮고 있다.울긋불긋 물이 들기 시작한 단풍에 취해 걷다 보니 1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이때부터는 허리 높이 정도의 관목,억새가 산을 뒤덮고 있다.시야가 탁 트인다.투명한 날씨 덕에 제주 서남쪽으로 펼쳐진 해안풍광이 손에 잡힐 듯하다. 등산로 오른쪽으론 계곡 건너 기암절벽이 위용을 뽐낸다.절벽 꼭대기엔 뾰족한 바위들이 수없이 줄지어 있는데,이름하여 ‘오백나한’ 바위다.산행은 윗세오름 대피소(해발 1700m)까지.정상인 백록담은 자연휴식년제가 실시중이어서 더이상 올라갈 수 없다.대피소에 서면 서쪽으로 대정·고산, 남쪽으로 서귀포·중문 앞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주렁주렁 황금 귤 따기, 또다른 재미 제주 곳곳엔 승마장이 많다.말은 언제나 탈 수 있지만 억새 만발한 들판에서 즐기는 운치 만점의 승마는 이맘때만 가능하다.영실에서 99번 도로를 따라 되짚어 내려오다 보면 길 오른쪽에 에덴승마장(064-738-9247)이 있다.렌터카 업소를 통해 예약하면 8000원에 탈 수 있다. 이색 레포츠인 ATV(All-Terrain Vehicle)도 타보자.ATV는 바퀴가 4개인 오토바이로,서부관광도로 서광사거리 인근에 체험장(064-794-5577)이 있다.기본교육만 받으면 누구나 너른 제주의 들판을 달리며 스릴을 만끽할 수 있다.30분 기준 1인승 1만 5000원,2인승 2만원. 10월 말부터는 제주 어디를 가도 노랗게 익어가는 귤 천지다.도심을 벗어나면 어느 집이나 들어가도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귤나무와 귤이 담긴 박스가 가득하다.대부분의 농장에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다.1인당 3000원만 내면 마음껏 귤을 골라 따먹고,구입도 할 수 있다.제주 감귤 농업협동조합(064-739-5401). 제주 글·사진 임창용기자 sdargon@ 가이드 ●가는 길,렌터카 렌터카 여행은 이제 제주 나들이의 기본.제주도는 12번 순환도로를 중심으로 섬 횡단도로 및 산록도로 등이 잘 정비돼 있어 지도 한 장만 있으면 불편 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다. 공항 대합실을 나서면 왼쪽에 렌터카 업체들이 모여 있는 구역이 따로 있다.요즘은 여행 비수기를 맞아 대부분의 업체들이 렌트료를 할인해준다.대장정여행사(064-711-8288)의 경우 LPG 차량을 빌리면 요금은 50% 할인해 주고,어린이용 조랑말 승마체험권 2장을 선물로 준다. 공항 주차장을 나서면 가장 먼저 12번 순환도로를 만나게 된다.한라산 영실코스로 가려면 99번(1100도로)도로로 갈아타면 된다.시내를 나와 대정으로 향하는 서부관광도로를 타면,메밀밭이 펼쳐진 항몽유적지,억새와 오름이 잘 어우러진 그린리조트 주변,메밀꽃과 억새를 함께 볼 수 있는 1115번 산록도로로 이어진다. ●숙박 편리함,쾌적함을 내세워 5년 전부터 제주에 생기기 시작한 펜션이 지금은 600여개에 달한다.호텔 못지않은 시설과 수려한 전망을 갖춘 곳도 많지만 일반 여관 수준에 주방시설만 갖춘 이름뿐인 펜션도 적지 않은 게 현실.숙소 안내 전문 사이트인 숙소닷컴은 제주의 아름다운 펜션 20곳을 선정해 펜션사이트(www.jejudopension.co.kr)로 바로 연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이용 고객을 위한 항공료 할인 구매 및 렌터카 할인 예약 대행 서비스도 실시한다. ●마라도 여행 시간이 난다면 마라도에 가보자.한반도 최남단 섬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무척 멀게 느껴지지만 송악산 아래 산수이동 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타면 왕복 뱃시간 및 섬 관람까지 2시간 30분밖에 안걸린다.얼핏 돌아보면 밋밋하게 느껴지는 섬이지만,오랜 해풍의 영향으로 형성된 기암절벽과 거친 파도에 깎여 생긴 해식동굴 등이 볼 만하다.해안선 길이가 총 4.2㎞에 불과해 넉넉잡고 1시간이면 돌아볼수 있다.유양해상관광(064-794-6661)이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1시간 간격으로 유람선을 띄운다. 식후경 요즘엔 시원한 갈칫국과 갈치회,흑돼지 바비큐가 먹을만 하다.제주에서 갈치는 10∼11월에 가장 많이 잡히고 맛도 좋다.하얀 살이 쫄깃쫄깃 씹히는 갈치회는 고소한 뒷맛이 일품. 갈칫국은 갈치를 넣어 끓은 뒤 호박과 야채,마늘 등을 넣어 맛을 내는데,뜨거울 때 먹으면 전혀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서귀포항에서 정방폭포 방향으로 200m 정도 가면 나오는 갈치요리 전문집 ‘칠십리’(064-762-2366)의 음식 맛이 유명하다.회는 1접시 2만원,갈칫국 백반은 1인분 7000원. 털이 검어 흑돼지라고 하는 제주 토종돼지는 방목하기 때문에 육질이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것이 특징.갖은양념에 버무려 구운 불고기와 생고기 구이가 인기다.제주 서쪽 협재해수욕장 앞의 ‘상록가든’(064-796-8700),남원 해안의 통나무집 레스토랑인 ‘별주부전’(064-764-8899)이 잘하는 편이다.상록가든은 특히 생고기 구이를,별주부전은 양념구이를 맛있게 한다.각각1인분 8000원.
  • [마당] 스코틀랜드 기행

    지난 9월 스코틀랜드 여행을 다녀왔다.스코틀랜드만의 특색이라 할 수 있는 하이 랜드 지역에 들어서면 그 거칠고 광대한 자연풍광이 마치 두꺼운 유화 물감을 몇 겹으로 칠한 한 폭의 풍경화를 연상시킨다.병풍처럼 펼쳐지는 차창 밖 풍경을 바라보며 꿈 속인 듯 숨이 막혔다.스코틀랜드 하이 랜드의 대표적인 섬이 스카이 섬이다.우리의 제주만큼이나 아름답고 신비로운 안개 가득한 그 섬에 도착하면 암스트롱이 달에 첫 발을 디딘 듯 마음이 벅차오른다.산으로 온통 둘러싸인 섬 어디에도 우리처럼 어지러운 횟집 간판들은 보이지 않는다.스코틀랜드 양주와 맥주를 마실 수 있는,화려하지는 않지만 깨끗한 집들이 어쩌다 있을 뿐,섬 전체의 풍경에 거슬리는 간판도 쓰레기도 눈에 띄지 않는다.우리의 아름다운 변산반도와 절경을 지닌 곳곳의 섬들 구석구석에,고르지 않은 이빨들처럼 들쑥날쑥한 음식점 간판들이 자아내는 불협화음의 풍경을 떠올리며 씁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스코틀랜드로 가려면 일단 런던의 히스로 공항에 내려 글래스고행 비행기로 갈아타야 한다.비행기 안에서 내려다 보면 놀랄 만큼 구획 정리가 잘된 집들의 질서정연한 풍경이 너무나 인상적이다.땅에 내려 그 집들에 가까이 다가가 보면 하나도 같은 게 없이 다양한 아름다움에 반하게 된다.옛모습 그대로 남아있는 그 오래된 집들을 바라보며 기와집 하나 제대로 남아있지 않은 우리의 도시들을 생각하니 부러운 생각이 앞섰다.‘젊음의 도시’ 글래스고에서 이틀을 보내고,국제적인 페스티벌로 유명한 에든버러에 도착했다.우리의 인사동을 연상시키는 로열 마일에서 밤에도 환하게 거리를 비추는 에든버러성까지 한없이 걷다 보면,아무리 길지라도 길을 잃어버릴 수 없을 만큼 작고 아름다운 거리들의 도시계획이 놀랄 만큼 잘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그렇게 큰 도시는 아니지만 오밀조밀한 예쁜 집들이 너무나 인상적인 도시 인버네스도 기억에 남는다.에든버러에서 탄 관광버스 속에서 영국인 관광 가이드는 이렇게 말했다.“삼성 대우 현대 기아….한국의 자동차들이 스코틀랜드의 거리를 달리고 있습니다.우리는 한국의 자동차를 사랑합니다.한국에서 오신 숙녀분 정말 감사합니다.”그저 인사 차원의 말인지 모르지만 한편 기분이 으쓱해지면서 또 한편으로는 회한이 앞섰다.지금 우리의 어려운 경제 상황이 갑자기 경련을 일으키듯 아프게 떠올랐기 때문이다.하긴 지금부터 또 시작하면 되는 거다.낫과 망치를 들고 이번엔 한강의 기적이 아니라 청계천의 기적을 일으켜보는 거다.그렇게 희망적인 생각으로 마음을 다스리며 바라보는 스코틀랜드 풍경은 더욱 정겨웠다.산 너머 또 산이 있고 그 산 너머 또 산들이 펼쳐지는 광대한 풍경들이 정말 아름다웠지만 우리의 산들도 그 못지않게 아름답지 않은가? 부러운 건 자연이 아니라 도시든 산간벽지든 도시 중심에 있든 후미진 뒷골목에 있든 똑같이 깨끗하고 안락해 보이는 그 집들이었다.북한산 주변인 우리 동네만 해도 앞쪽으로는 번듯한 전원주택들이 자태를 뽐내지만 동네 뒤쪽으로 돌아가면 낡고 허름한 집들이 60년대를 연상시킨다.화려한 서울의 도시 중심을 벗어나면 금세 쓰러질 것 같은 허름하고 가난한 아파트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지 않은가?겉과 속,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있는 자와 없는 자,그 사이의 심연은 깊고도 넓다.세상 어디에 완벽한 세상이 있으랴마는 마치 들쑥날쑥한 이빨들을 고르게 교정을 한 것처럼,세상의 집들이 고루 하얗게 빛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한 엉뚱한 상념에 잠겨 스코틀랜드에서의 열흘이 꿈처럼 흘러갔다. 황 주 리 화가
  • 책꽂이

    ●세계의 언론학 교육(원우현·유일상 지음,삼영서관 펴냄) 미국을 비롯, 영국·캐나다·오스트레일리아·프랑스·독일·일본·중국 등의 언론학 교육 실태를 분석.국내에는 현재 약 100여개 4년제 대학에 신문방송학과 또는 그 유사학과가 개설돼 있다.신문방송학은 양적 팽창을 거듭해 ‘공룡학문’이 되고 있다.유학을 꿈꾸는 이들 또한 많다.학부 및 대학원의 저널리즘 교육 과정과 대학별 평가 순위 등을 실어 유학준비생들에게 특히 도움이 되도록 했다.1만 8000원. ●행복의 발견(히로 사치야 지음,이미령 옮김,대숲바람 펴냄) 300자도 채 되지 않는 ‘반야심경’은 한국 불자들에게 가장 친숙한 경전이다.절에서는 예불 때마다 독송되고 수행의 하나로 이뤄지는 사경도 ‘반야심경’을 가장 많이 한다.이 책은 불교의 대표적 경전인 ‘반야심경’을 88가지 주제로 나눠 에세이식으로 풀어쓴 것.‘반야심경’의 핵심사상인 ‘공(空)’의 철학은 선입관을 갖고 세상을 고정화된 시각으로 보지 않고 집착하기 말자는 것이다.9500원. ●빠빠라기(투이아비 지음,유혜자 옮김,동서고금 펴냄) 남태평양 사모아 제도의 작은 섬에 사는 투이아비 추장이 유럽을 방문한 뒤 자기가 목격한 문명세계를 비판한 연설문 형식의 글.한 예로 추장은 빠빠라기들이 ‘육신은 죄악’이라고 말하면서 온갖 도롱이들을 두르고 다닌다고 전한다.문명의 폐해를 원주민들에게 경고하기 위한 이 글은 독일인 선교사 에리히 쇼이어만이 1920년 문명 세계의 언어로 번역한 것.‘빠빠라기’는 사모아 제도의 원주민들이 백인들을 부르는 말이다.7500원. ●기이한 직업들(낸시 리카 쉬프 지음,김정미 옮김,문학세계사 펴냄) 미국 신시내티의 50년된 힐탑 실험실에선 겨드랑이,숨결,발,기저귀 악취 등을 감식하는 일이 매일 진행된다.방취효과를 연구하기 위해 악취를 맡아 1부터 10까지 단위를 매기는 것이다.이 직업의 이름은 ‘악취감식가(odor judge)’.또 스미소니언 자연사박물관엔 ‘공룡 뼈 먼지청소부(dinosaur duster)’가 있다.부드러운 깃털로 공룡 뼈를 절대 건드리지 않으며 먼지를 털어내야 하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직업이다.이 책에는이처럼 별난 직업들이 망라돼 있다.7200원. ●가둘 수 없는 영혼(팔덴 갸초 지음,정희재 옮김,꿈꾸는 돌 펴냄) 중국이 티베트를 점령한 후 티베트 사람들의 3분의 1이 죽었고,6000여개의 사원이 파괴당했다.15만명 이상의 승려들이 강제로 환속당하거나 감옥이나 노동수용소로 끌려갔다.한 때 숨어있는 이상향이라 불리던 티베트는 그렇게 파괴됐다.이 책은 중국치하의 티베트 참상을 30여년간 정치범으로 감옥에 갇혀 지낸 한 라마승의 입을 통해 낱낱이 고발한다.저자는 티베트 최장기수이자 고통받고 있는 티베트의 현실을 유엔에서 증언한 최초의 티베트인이다.9900원.
  • NGO / 여성인물 화폐에… 물 절약… 한옥마을 지키기…“생활개혁” 시민단체 뜬다

    생활 속의 작은 개혁을 꿈꾸는 소규모 시민단체들의 의욕적인 활동이 주목을 받고 있다. ‘여성인물을 화폐에!시민연대’와 ‘가정을 건강하게 하는 시민모임’,‘동화를 읽는 어른 모임’,‘한옥마을 지킴이연대’….화려하고 거창한 목표를 내세우지는 않지만 주변의 작은 문제점들을 찾아내 해결점을 모색해 보는 이들 작은 시민단체는 우리 사회를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등대’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사회 등대역할 톡톡히 ‘여성인물을 화폐에!시민연대’(http:///cafe.daum.net///womenmoney)는 대학 강의가 시민운동으로 발전된 이색 시민단체. 동덕여대 사회학과 김경애 교수의 ‘여성학 세미나’ 강의 도중 화폐에 여성인물을 넣자는 의견이 나왔고,이것이 단체를 만들게 됐다. 회원은 200여명에 불과하지만 화폐에 여성 위인이 없다는 점에 착안,국내 화폐에 선덕여왕과 유관순,명성황후 등 여성 위인을 넣자는 취지로 활동을 벌이고 있다.이들은 조만간 여성 인물을 화폐에 넣자는 내용을 입법청원할 예정이다. 지난 93년 시작돼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는 ‘동화를 읽는 어른들의 모임’(www.childbook.or.kr)은 지역의 어린이 문화를 살리기 위한 학부모와 교사들의 모임.경기 광명시와 시흥·부평시,경북 안동시에서 시작해 지금은 전국 111개 지역에서 4100명이 가입했다. 이들은 어린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운동과 마을 도서관 살리기 운동 등 어린이 문화환경 개선운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9일 출범한 ‘가정을 건강하게 하는 시민모임’도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단체이다.이혼율 증가와 출산율 저하,기러기 아빠 등장 등 가정이 점차 위기로 내몰리는 상황을 극복하고 건강한 가정을 회복하자는 뜻에서 모였다. ●지역현안을 우리 손으로 지역 모임들도 점차 활성화되고 있는 추세다.일부 자기지역에 불리하거나 불편한 시설의 유치를 반대하는 성격의 단체들도 있지만,대부분 지역 현안을 스스로 해결하자는 쪽이다. ‘중랑천사람들’(www.jr1000.org)과 ‘건강한 도림천을 만드는 주민모임’(www.dorimchun.or.kr),‘양재천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안양천 살리기 네트워크’,‘용인지역보전연대’,‘낙동강공동체’ 등은 지역 환경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중랑천사람들’은 중랑천에서 발생한 3차례의 물고기 떼죽음 사태를 지켜본 지역주민 1000여명이 지난 2001년 발족시켰으며,도림천 주민모임은 지난 96년 도림천 복개 반대운동을 시작으로 물절약운동,생태탐사 등으로 발전했다. ‘강진사랑시민회의’와 ‘오산시민연대’,‘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등은 지역주민들과 함께 행정을 감시,정책대안을 제시하고 고발하는 활동을 펴고 있다.95년 만들어진 ‘관악주민연대’(www.pska21.or.kr)는 저소득층이 밀집해 있는 서울 관악구의 주민돕기와 저소득층 아동지원,강제철거에 맞서 올바른 재개발을 위한 청원운동 등을 펴기도 했다. 그러나 지역에 장묘시설 설치나 소각장,폐기물 처리장 등의 설치를 저지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만들어진 주민 모임도 나타나면서 각종 국책사업이나 시·도 현안사업이 표류하기도 한다. ●문화를 지키는 ‘파수꾼’ 서울의 ‘한옥마을지킴이연대’와 제주지역의 ‘이어도 정보문화센터’,전남 진도의 ‘강강술래 보존회’,‘안동하회 별신굿탈놀이 보존회’,‘전주대사습놀이 보존회’ 등 지역 문화를 알리고 지키려는 모임도 활발하다. 이 가운데 한옥마을지킴이 연대는 서울 가회동·삼청동 한옥마을 일대 67가구 주민 120여명으로 구성돼 전통한옥마을 보존과 주민자치 활성화 운동 등을 전개하고 있으며,각 지역 보존회들도 지역 특색 전통문화를 지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 ‘강화도 시민연대’(www.ghpn.or.kr)는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강화도 남단갯벌을 보존하고 겨울철새들에게 먹이를 주는 지역 지킴이 운동을 펼치고 있다.남단갯벌은 노랑부리백로와 저어새,도요새 등 천연기념물을 비롯해 1만 5000∼2만 개체의 철새가 관찰되는 살아있는 생태현장이기 때문이다. ‘섬문화연구소’(www.sumsarang.com)는 섬의 역사적·문화적 현상에 대해 연구활동을 펴고 있으며,‘한민족아리랑연합회’(www.arirangsong.com)는 정선·경기·밀양·진도아리랑 등 팔도 아리랑을 보급하고,다양한 문화사업을 전파하고 있다.또 북한을 비롯한 해외동포사회를 대상으로 한 공연 등도 지원하고 있다. 조현석기자 hyun68@
  • 제주 남북 평화축전 폐막/ 한라 역전마라톤 추진 백두

    제주 민족통일평화체육문화축전이 26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폐막식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환송연을 끝으로 나흘간의 공식 일정을 끝냈다.북측 선수단은 27일 고려항공편으로 평양으로 떠난다. 폐막식에서 김원웅 남측 조직위 공동위원장과 김영대 북측 대표단장은 “남북 양측은 평화축전을 매년 정례화하기로 합의했다.”며 “통일을 염원하는 의미에서 남북 마라토너들이 백두산에서 한라산까지의 코스를 이어 달리는 역전 마라톤도 긍정적으로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남북 체육교류로는 서울과 평양에서 번갈아 치르는 경평축구와 통일농구 등이 있었으나 한반도 종단 마라톤이 거론되기는 처음이다. ●남북 마라톤 간판스타 ‘봉봉남매’ 이봉주(33)와 함봉실(29)이 ‘평화의 섬’ 제주도에서 우정의 동반 레이스를 펼쳤다.지난해 부산 아시안게임 남녀 마라톤 우승자인 이봉주와 함봉실은 이날 ‘남북평화기원 시민 마라톤’에서 함께 달렸다. 지난 8월 파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이후 두달 만에 함봉실과 재회한 이봉주는 “함께 달려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함봉실은 “이기고 지는 게 없다.남쪽 대표로 이봉주 선생이,조선의 대표로 내가 뛰어 말할 수 없이 기쁘다.”며 감격해 했다. 함봉실은 여자부 하프마라톤에서 1시간15분52초의 기록으로 1위로 골인한 뒤 “내가 더 빨리 뛸수록 통일의 그날이 앞당겨질 것”이라며 “내년 아테네올림픽에서 북과 남이 함께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때 시위를 벌여 북한측과 충돌을 빚었던 극우단체인 인터넷독립신문 대표 신혜식(35)씨와 민주참여연대네티즌 대표 이준호(32)씨가 25일 낮 12시쯤 제주종합경기장 수영장 남쪽 공터에서 자신들이 타고 온 렌터카 안에서 인공기를 소각하려다 경찰의 제지로 무산됐다.경찰은 이들이 인공기를 태우려 하자 차창을 옷으로 가려 노출을 막는 한편,이들이 갖고 있던 인공기 3장을 압수했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
  • “인터넷 덕에 부자됐어요”/광양 송월마을 특산품 e거래 햇밤등 1억5000만원 매출

    산간오지와 섬 마을이 인터넷으로 뜨고 있다. 첩첩산중인 전남 광양시 송월마을은 지난 추석에 전자상거래로 특산품인 햇밤·곶감 등 제수용품 1억 5000만원어치를 팔아 전국 정보화 마을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추석 2000만원,올 설 5300만원에 비해 판매액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이전에 농협 등 계통 출하에 의지할 때보다 소득도 2∼3배로 높아졌고 소비자와 직접 만나면서 파는 재미도 덤으로 얻었다. 도내 정보화 마을은 10개다.광양시 송월·백학동,신안 압해,여수 돌산,순천 낙안,나주 대용,곡성 대신주말농장마을,영암 신북 과수원마을,영광 굴비마을,함평 해수찜 갯벌마을이다. 도는 올해 추가로 농촌 6개,섬 4개 등 10개 마을을 정보화 마을로 지정한다.현재 도내 22개 시·군에서 신청한 16개 마을을 대상으로 도와 행자부에서 심사중이다.정보화 마을은 행정자치부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내걸고 추진하는 전자상거래망을 갖춘 곳이다. 정보화 마을에는 3억원을 지원해 초고속 인터넷 망을 깔고 개인별 컴퓨터를 지급하고 마을회관에 정보이용센터를 만들어 주민들이 직접 전자상거래를 할 수 있는 체제다. 도 관계자는 “정보화 마을과는 별도로,내년 1월 1일부터 도 자체적으로 농·수산물 전자상거래 포털 시스템을 운영해 지역별 특산품을 소개하고 관광객들에게 정보를 알려주게 된다.”고 말했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
  • [맛 에세이] 쿠킹클래스의 매력

    이렇게 가을이 되었네요.아침 출근 길에 커피를 챙기게 되고,길가에 구르는 마른 플라타너스 잎을 보며 괜시리 쓸쓸해지는 계절 말입니다.괜히 옷깃도 세워보고,옛 추억도 되살려보는 이맘 때면 코끝을 맴도는 향기가 있습니다.달콤하면서도 맵싸한 시나몬 롤 냄새죠. 두어 해전,이탈리안 요리 선생으로 유명한 최미경씨의 서울 한남동 집에 들른 게 바로 이맘 때입니다.젊어서는 연극을 했고,스웨덴 남자와 결혼해 알콩달콩 영화처럼 사는 그녀의 요리 솜씨가 만만치 않은 수준이어서 그녀의 쿠킹 클래스는 항상 예약을 하고 기다릴 정도였죠.현관 문을 열고 들어서자 우선 빨강,노랑으로 칠한 인테리어가 눈을 따뜻하게 하면서 구수한 커피 냄새가 몸보다 마음을 먼저 녹여주더군요.제 뒤로 두어명이 더 들어오고 쿠킹 클래스가 시작되었습니다. 그 집의 주방에는 큼지막한 아일랜드(주방 가운데 섬처럼 놓인 주방가구)가 놓여 있어 모두 그 아일랜드를 둘러싸고 섰습니다.노트와 필기도구를 들고.최미경씨가 미리 치대 놓은 밀가루 반죽을 들고 와 아일랜드의 대리석 상판 위에 올려 놓고 밀대로 밀기 시작했습니다.쭉쭉 밀어 놓은 그 반죽 위로 시나몬 슈가를 솔솔 뿌리면서 반죽을 도르르 말고….뭔가 다른 걸 몇개 더 배우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달콤한 냄새가 실내를 조금씩 적시더니 금세 가득 메워 버렸습니다.짙은 갈색의 시나몬 슈가가 살짝 녹으면서 폭신한 빵 사이사이에 스며들고,그 위를 하얀 아이싱이 흘러 내리면서….너무 맛있는 시나몬 롤이 완성된거죠.그 후로 여러 곳에서 시나몬 롤을 먹어봤지만 그때 먹어본 시나몬 롤만한 것은 아직 못만났습니다. 쿠킹 클래스의 매력이란 게 이런 거죠.요리로 이름을 얻은 누군가가 오랜 세월에 걸쳐 체득한 노하우를 한두 시간 수업에서 얻을 수 있다는 것 외에 그가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고 그렇게 만들어진 음식을 그 자리에서 먹어볼 수 있다는 것. 요리를 배우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책을 보고 집에서 혼자 해보는 것,방송을 보면서 역시 집에서 따라해 보는 것,집안 어른의 어깨 너머로 배우는 것,학원에 가서 직접 야채 씻어가며 배우는 것,입 소문난 요리 선생님의 쿠킹 클래스에 필기도구와 눈·코·입만 갖고 참가하는 것 등. 이미 짐작들 하셨겠지만 요리하기보다 남이 요리한 것 먹는 데 재미를 들인 제가 선호하는 방법은 쿠킹 클래스입니다.집이나 작업실에는 주인의 라이프스타일이 배어 있게 마련이거든요.함께 참가한 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어 좋아요.육아나 미용에 대한 정보가 다 나오거든요.물론 학원에서 선생님들한테 혼나가면서 손도 베어보고,물집도 잡히면서 배우면 무척 빠릅니다.비슷한 또래의 수강생들이 모여 좋은 식재료를 살 수 있는 곳,아기 키우기,예쁜 머리핀 만드는 얘기 등을 나눈다면 여자들에게 요리를 배운다는 것만큼 좋은 취미가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혜연 월간 favor 편집장
  • 내년 22만여t 의무수입…소비량의 4%/ 1억弗 황금알 쌀시장 쟁탈전

    올해 우리나라의 쌀 수입시장이 국내외 대기업과 해외 메이저 곡물 회사간의 한판 대결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그 이유는 두가지로 분석된다.우선 국내업체들은 쌀시장 개방 물결에 따라 올해와 내년도의 수주실적이 앞으로 국내 쌀 교역의 주도권을 움켜쥘 수 있는 성적표가 될 것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국제 쌀 시세를 좌지우지하는 미국과 호주산 쌀의 산지가격이 크게 올라 예년보다 시장규모가 커진 점도 한몫하고 있다. ●美·호주산 값 껑충… 정부 20만t 기준 200억 증액 불가피 20일 농림부와 쌀수입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농수산물유통공사와 조달청을 통해 최근 곡종별로 국제입찰을 실시했으나 2∼4차례씩 유찰된 것으로 알려졌다.쌀의 국제시세가 턱없이 올라 정부로선 수입 가격을 최대한 낮추기 위해 유찰을 유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국제 쌀 시세가 크게 오른 이유는 미국산 가격이 올해 작황 부진으로 t당 290달러선에서 500달러로 100% 가까이 폭등했고 연간 170만t을 생산하는 호주산도 올해 수출량이 예년보다 40% 가량 줄었기 때문이다.중국산도 한국행 화물선의 해상운임이 t당 50달러에서 70달러로 올라 쌀 도입가도 20% 가량 인상됐다. 이에 따라 농림부는 올해 책정한 수입쌀 도입 예산을 부득이 20만t 기준 702억원(5900만달러)에서 200억원 가량 증액된 902억원(7516만달러)으로 늘려야 할 처지에 놓였다.지난해의 도입 예산 4400만달러에 비해 70.8%나 늘어난 수치다. ●국내외 메이저사들 시장독점 사전포석 ‘한판대결' 우리나라는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에 따라 쌀 시장을 즉시 개방하지 않는 대신 1995년부터 2004년까지 10년간 국내소비량(88∼90년 기준)의 1∼4%를 의무적으로 수입하게 돼 있다. 올해 수입해야 할 규모는 3.5%인 20만t이다.곡종별로는 단립종(11만 5000t)·중립종(5만 5000t)·장립종(3만t) 등 3종이다.우리나라는 내년까지 외국산 쌀을 의무적으로 수입한 뒤 2005년부터 적용될 쌀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현재 수입 쌀은 전량 가공식품 용도로 쓰이고 있다. 우리나라 쌀 수입입찰에는 지난해까지 LG상사,대우인터내셔널,㈜범양사 등 국내 업체와 외국계 회사인 토퍼의 한국지사 등이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다국적 곡물회사인 ADM,FRC,코넬 등이 본격적으로 참여해 국내외 업체간 맞대결 양상을 띠고 있다. 또다른 메이저인 카킬은 국내 에이전시를 물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시장규모가 적어 그동안 한국을 거들떠보지도 않던 다국적 회사들은 이미 올 상반기에 옥수수,밀,콩 등 사료용 곡물시장을 대부분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풍부한 자본력을 갖춘 다국적 회사들이 한국시장을 앞다퉈 노리는 이유는 장기적 관점에서 한국시장 독점을 위한 사전 포석이라고 국내 업체들은 해석했다. LG상사 관계자는 “국제 메이저들은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닫혀있던 한국의 쌀시장이 곧 개방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연간 1억달러 이상의 황금시장을 노리고 달려들고 있다.”고 말했다.농림부 관계자도 “세계 곡물시장에서 곧잘 단합하는 메이저들이 국내에서도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면 식량안보 측면에서도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국내업계 뚜렷한 대응책 없어 농수산물유통공사와 조달청은 올해 쌀국제입찰의 낙찰 일정을 최대한 미루면서 올해말까지로 예정된 통관완료 시점을 내년 2월로 늦출 방침이다. 그러나 올해 국내 쌀 생산량 3121만섬이 지난해 보다 8.8%나 줄면서 쌀 재고량(연말 842만섬 수준)도 넉넉한 편이 아닌 만큼 도입 예산의 추가 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농림부는 추가로 소요되는 200억원 정도를 전용하는 문제를 신중히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메이저 회사들의 국내시장 독점문제에 대해서는 뚜렷한 대응책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국내 업체들은 그동안 입찰에 참여하지 않던 S,H사 등 국내 대기업들을 끌어 들이거나 또는 기존 중소기업들과 컨소시엄 등 공동전선을 형성,덩치를 부풀리는 방안을 연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아울러 정부에 대해 입찰기업의 독점적 지위를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을 요청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운기자 kkwoon@
  • 전남 여수 금오산·사도/서글픈 푸른빛에 처마끝 풍경도 소리를 잊고

    전남 여수 돌산도 남단에 자리잡은 금오산(金鰲山).동쪽 바다를 향해 엎드린 금거북이 모양을 하고 있어 이같은 이름이 붙은 이 산은 마치 거북 등껍질처럼 주름진 바위로 뒤덮여 있다. 많은 사람들은 금오산이란 이름엔 생소하다는 반응을 보이다가도 산 서쪽 중턱에 자리잡은 향일암을 말하면 ‘아 그 산’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마련이다.대부분 향일암까지만 올라갔다가,발길을 돌려 내려와 산 자체의 진면목을 볼 기회가 없었기 때문.향일암은 우리나라에서 일출이 가장 아름다운 곳 중의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금오산 산행길의 진수는 향일암을 지나서부터다.해발 323m로,향일암에서 정상까지 불과 30여분의 짧은 산행길이지만,완급의 조화를 이룬 바위길과 시원한 남해 풍광,정상에서 바라보는 황홀한 일몰과 월출이 산의 진정한 가치를 보여준다. ●월출이 아름다운 ‘향일암' 여수반도 서쪽에 위치한 작은 섬 사도 또한 오동도나 향일암,거문도 등 여수의 큼직한 관광 명소들에 가려 지나치기 쉬운 곳.그러나 한나절쯤 시간을 쪼개면,다양한 기암괴석과 수백개의 공룡 발자국,신비의 물 갈라짐 현상 등 색다른 볼거리를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사도다.남도의 미항 여수 여행에서 빼놓기 쉬운 금오산 정상 산행과 사도 답사에 나섰다. 금오산 오르는 길은 두가지.산행 기점인 임포마을에서 새로 난 향일암 가는 길을 따라 가다가 암자 못미쳐 정상으로 가는 길로 빠지거나,향일암 가는 옛길로 처음부터 올라가면 된다. 새 길을 선택했다.향일암까지는 네댓 사람이 나란히 손을 잡고 걸어도 될 만큼 길이 널찍하게 닦여 있다.길이 넓다보니 돌산의 아기자기함을 체험할 수 없다는 게 아쉬움.새해를 맞을 때마다 구름떼처럼 몰려드는 이들을 위해서라고 하지만,바위산을 가르는 포장된 큰 길이 영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향일암을 지나고,가파른 철계단과 아슬아슬한 바위길이 이어지면서부터 이같은 불만은 탄성으로 바뀐다.바위길을 한 굽이 돌 때마다 어김없이 나타나는 너럭바위.이마에 흐르는 땀을 잠시 식히면서 시원한 바다 풍광을 감상하기에 그만이다.너럭바위 하나하나는 곧 바다 전망대다.동남쪽으로 구불구불 이어진 해안을 따라 펼쳐진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자태가 그림같다. 등산로변엔 군데군데 계절을 잊은 듯 바위 틈새로 자란 벚나무가 꽃을 피워 이색적인 분위기를 띄운다. 커다란 바위들로 이루어진 정상에서의 조망은 그야말로 사통팔달이다.서쪽은 이미 붉은 물이 들기 시작했다.마치 광활한 호수를 연상케 하는 가막만 뒤로 펼쳐진 수많은 섬 너머로 만추의 홍시 같은 해가 진다.자그마한 한 섬 위에 걸리는 듯하던 해는 불과 2∼3분 만에 뚝 떨어지고 만다. ●일몰과 월출을 한자리서 누군가 고개를 돌려보라고 재촉한다.동쪽 바다 수평선 위로,정말 쟁반 같은 보름달이 둥실 떠오르고 있다.한 자리에 앉아 일몰 감상 직후의 월출 구경이라니! 저마다 탄성을 토해낸다. 내려갈 때는 향일암에 들렀다.일출이 유명한 곳의 달구경은 어떨까 궁금했기 때문.어둠이 깔린 암자는 적막하기만 하다.사방이 어두워서인가,아니면 청정지역이어서인가.암자에서 보는 달은 푸른빛이 선연하기 그지없다.종루 처마에 달린 풍경(風磬) 너머 걸린 달은 서늘하다 못해 시리게가슴 속을 파고든다.임포마을에서 정상,정상에서 향일암을 거쳐 마을까지 내려오는 데는 3시간이면 넉넉하다. 여수 서쪽 27㎞ 지점에 위치한 사도는 증도·추도·사도·장사도·나끝·연목·중도 등 7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여수항에서 여객선으로 1시간20분 정도 가야 한다. ●공룡 발자국 보며 고생대 체험도 7개의 섬에 사는 주민이라야 수십가구에 불과해서인지,사람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하지만 선착장은 깔끔하고 큼직하다.세계 최장의 보행렬(84m)을 포함해 400여개의 공룡 발자국이 발견된 이후 고생태 체험학습을 위한 학생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최근 조성했다. 마침 만조 때라서 수중에 감춰진 공룡 발자국을 볼 수 없단다.미리 시간을 확인해보고 오지 않은 것이 영 후회스럽다.하지만 선착장에서 조금만 가면 공룡 발자국과 서식 흔적을 재현하고 설명해놓은 공원이 있어 그나마 아쉬움을 달랠 수 있다. 사도는 물 갈라짐 현상이 일어나는 곳이기도 하다.음력 정월 대보름,2월 보름 등 연간 5차례 정도 이같은 ‘모세의 기적’이 일어난다고 한다.약 2∼3일간 물이 갈라지는 이때는 7개의 섬이 ‘ㄷ’자로 이어지는 장관을 연출한다.이때 시간을 맞춰가면 마을사람들과 함께 바닷길에 들어가 지천으로 널린 고둥과 개불,해삼 등을 주울 수 있다. 사도엔 다양한 전설이 어린 기암이 많다.이순신 장군이 나랏일을 근심하며 앉아 있었다는 장군바위,거북 모양의 거북바위,예부터 사도의 여인들이 출산 후 젖이 부족할 때 치성을 드리면 맑은 물이 솟아났다는 젖샘바위,제주 용두암의 꼬리라는 용미바위 등이 볼 만하다. 여수 글·사진 임창용기자 sdargon@ 가이드 ●가는 길 서울,수도권에서 여수까지는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경부∼천안·논산∼호남∼남해고속도로 순천IC 코스가 가장 빠르다.순천IC에서 17번 국도를 타면 여수 돌산도까지 곧바로 갈 수 있다.항공편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매일 5차례 김포와 여수를 왕복 운항한다.여수행 버스는 서울에서 하루 16회,광주에서 40회 있다. 금오산은 17번 국도를 타고 돌산대교를 건너 시덕리에 이른 뒤,1번 지방도를 타면 산 입구에 닿는다.여수항에서 사도로 가는 배편은 하루 두 차례 있다.1시간20분 소요.배삯은 어른 7500원,어린이 3800원.문의 여수시외버스터미널(061-652-6877),여수역(1544-1788),㈜한려수도(061-644-6255). ●숙박 호텔은 여수시내의 여수비치관광호텔(061-662-3131),오동도 인근의 노블레스관광호텔(061-691-1966)이 묵을 만하다.금오산 인근엔 종점모텔(061-644-4737),한솔모텔(061-644-5089) 등 10여개의 여관이 있다.사도에선 사도식당횟집,장석례씨집(061-665-9203) 등 몇몇 식당과 민가에서 민박을 운영한다. ●해넘이 해안 드라이브 돌산도 서쪽 금천에서 항대,모장,평사에 이르는 해안길은 해넘이 드라이브 코스.오른쪽엔 산과 들녘이,왼쪽엔 수많은 섬들이 펼쳐져 장관을 이룬다.이 구간엔 굴 양식장이 늘어서 있는데,굴이 주렁주렁 달린 모양이 이색적이다.아직은 좀 이르지만 11월에 들어서면 해가 넘어갈 무렵,차를 세우고 굴구이집에 들어가 고소한 굴을 맛보는 재미가 쏠쏠하다.여수시 문화관광과(061-690-2225). 식후경 여수는 남도 먹거리 1번지로 통할 만큼 음식이다채롭다.그래서 식도락가들이 여수에 가면 특유의 한정식을 한번쯤은 맛본다. 오동도 입구의 ‘동백회관’은 맛과 다양함을 함께 갖춘 곳으로 평가받는 해물 한정식집.음식값은 2인상 4만원,3인 이상은 1인당 1만 5000원이다.음식은 3차례로 나뉘어 나온다.먼저 도미·우럭·전어 등 회와 함께 떡가재 찜,낙지 무침,회초밥,생 피조개 등 30여가지의 찬음식으로 상을 차려낸다.이 음식을 거반 먹을 즈음해서 복어 중심의 뜨거운 요리가 나온다.복 조림,복 튀김,복죽,송이 조림 등이 주된 요리.이 음식을 대충 비우면 그제서야 밥이 나온다.대나무통에 쌀을 넣고 찐 대통밥과 함께 몇가지 나물,젓갈,매운탕이 상에 오른다.이렇게 총 60여가지의 음식이 나온다. 여수 인근 바다에서 나는 재료를 쓰다보니 음식 맛도 일품 요릿집 못지않다.(061)664-1487. 사도에선 선착장 앞의 사도식당횟집에 들러보자.도미,농어 등 자연산 회가 너무 싸다.마리 단위로 회를 쳐주는데,1.5㎏짜리 감성돔 한 마리를 3만원에 먹을 수 있다.쫄깃하면서도 씹을수록 단맛이 나는 감성돔 회맛이 일품이다.(051)666-9199.
  • 태풍피해 한달 /(上)경남·전남 복구현장 르포

    태풍 ‘매미’가 한반도를 강타한 지 한 달이 넘었다.태풍은 사망·실종 131명이라는 인명피해와 4조 2225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재산피해를 남겼다.정부는 수해지역을 특별재해지구로 지정,위로금과 사유시설 복구비를 지급하는 등 태풍의 잔해를 씻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피해현장에서는 지원의 손길이 모자라 아우성이다.복구의 현장과 농작물 피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촌을 두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이번 태풍은 강한 해일을 몰고와 해안의 피해가 컸다.일부 섬지역은 선착장이 파손돼 여객선이 접안할 수 없어 전마선으로 승객을 태워 나른다. 경남 통영시 한산면 비진도는 선착장과 마을을 잇는 도로가 유실돼 사람만 겨우 다니고 있다. 통영시 산양읍 일대 해안은 스티로폼과 목재 등으로 뒤덮여 있고,바다 속에는 그물과 양식장 관리동으로 쓰였던 컨테이너,사료저장시설 등이 가라앉아 있다.모두 수십만t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인력과 장비가 부족해 그대로 방치돼 있다.정부가 지급한 수거비 76억원은 금고 속에서 잠자고 있다. 남해안의 가두리양식장 400여㏊ 중 80%,굴 양식장의 46%가 파손됐으나 어민들은 치어 및 종패부족 등으로 복구할 엄두조차 못내고 있다.정부의 양식어업 구조조정 방침도 조기복구의 걸림돌이다.이곳 어민들은 아예 복구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정부의 보상이 적당하면 가두리양식 면허를 아예 반납하겠다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전남 여수지역도 수산 증·양식시설과 입식어류 등 1187억원의 피해를 입었지만 복구는 엄두도 못내는 형편이다.여수시 남면 화태도 독정리 어촌계장 김정배(52)씨는 “가두리양식장 긴급복구에 나서 겨우 10%쯤 복구했지만 치어를 입식할 형편이 안돼 한숨만 쉬고 있다.”고 전했다. 최권이 통영시 어업생산과장은 “이번 태풍으로 남해안 어업생산기반이 완전히 무너졌다.”면서 복구하기까지는 최소 3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남 창녕군 유어면 대대리 일대 논 200여㏊에는 진흙을 뒤집어 쓴 채 말라죽은 벼가 쓰러져 있다.제방 유실로 쌀 한 톨 건지지 못한 주민들은 논갈이를 위해 수작업으로 벼를 걷어내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벼가 기계에 감겨 낫으로 베어내고 있지만 인력이 턱없이 모자란다.군 관계자는 “농민들에게 의타심을 키워줄 우려가 있어 인력지원을 안한다.”고 변명했다. 경남 의령군 정곡면 월현제방은 응급복구조차 안됐다.농경지 침수로 실농한 주민들이 원인규명을 위해 현장을 보존하는 것이다. 상습 침수지역 및 산사태 위험지역의 집단이주도 주민들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하영제 남해군수는 “해변의 횟집 등 상가는 피해를 각오하면서 이전을 반대하며,노인들이 사는 주택은 자녀들이 건축비를 부담하지 않으려 한다.”고 고충을 털어놨다.경남도내서는 산청군 생비량면 송계마을과 창원시 동읍 수석마을,거제시 일운면 와현리 등 3개 마을이 이주된다. 창원 이정규·여수 남기창기자 jeong@ ■‘쭉정이 들녘' 한숨소리만… “하늘도 무심하지….거둘 곡식이 없어 빚만 늘었습니다.” 농촌 들녘에 시름이 그득하다.잦은 비와 냉해로 가뜩이나 수확량이 감소했는데 태풍까지 덮쳐 한해 농사를 망친 농가들이 많기 때문이다.애써 지은 논농사를 반타작도 못한전북 순창군 복흥면 서마리 한석주(44)씨는 수심이 가득한 얼굴로 땅이 꺼져라 한숨만 내쉬었다.한씨는 올해 6000평의 논에 벼를 심었지만 조생종 3600평이 냉해를 입었다.벼의 목이 나오는 8월 한달 동안 기온이 15도 이하로 떨어지는 저온현상이 보름 이상 계속돼 수정되지 않는 불임피해가 발생했다. ●벼 수확량 작년의 절반도 안돼 엎친 데 덮친 격으로 9월에도 장마가 그치지 않았고 태풍이 휩쓸고 갔다.쭉정이만 남은 들판을 실망스럽게 바라보던 한씨는 수확을 아예 포기했다.농기계 사용료도 건지기 어렵다고 판단한 그는 2000평의 논을 갈아엎었다. 순창군의회 마화룡(47·복흥면) 의원은 “복흥면에서 심은 조생종벼 640㏊ 가운데 67%인 426㏊가 냉해를 입었지만 정부에서 특별재해지역으로 지정해 주지 않아 농민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피해면적 비례 보상 바라 자신도 농사를 짓고 있다는 한 의원은 “정부의 전업농 권장으로 임대까지 해 농사를 지은 대농들이 오히려 큰 피해를 입었는데 보상금은 면적비례로 주지않고 농가당 모두 같은 금액을 주기 때문에 불합리하다.”며 정부 차원의 대책을 요구했다. 전국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전북 임실군 관촌면 고추주산단지 농민들도 시름을 앓고 있다.신전리 장평마을 김평수(30)씨는 2500평에 고추를 재배했지만 겨우 210만원을 건졌다.예년 같으면 2000만원은 족히 벌어들일 수 있는데 잦은 비로 역병이 번져 90%는 수확을 포기했다. 김씨는 “신전리 일대 고추재배 농가들이 대부분 올 농사를 망쳤다.”며 “영농자금 상환이 걱정”이라고 한탄했다. ●영농자금 상환 엄두못내 사과주산지인 경북 의성군 구천면 내산리 40여 농가도 태풍으로 둑이 터져 사과밭 전체가 침수되는 바람에 문전옥답이 하루아침에 쑥대밭으로 변했다. 내산리에서 3600평의 사과농사를 짓고 있는 조우현(72)씨는 썩어가는 사과를 바라보며 연신 한숨만 내뱉었다.높이 2m 남짓한 사과나무 전체가 물에 잠겨 역병이 돈 이 지역은 온통 사과 썩는 냄새가 진동해 파리떼만 득실거리고 있다. 밤 주산지인 전남 광양시 밤주산지도 태풍에 직격탄을 맞았다.광양 밤나무밭 6753㏊ 가운데 70%인 4717㏊가 낙과피해를 입었다.올 수확량은 태풍 루사로 피해를 입은 지난해 3200t보다도 적은 2500t으로 추정된다. 전주 임송학·광양 남기창·의성 김상화기자 shlim@ ■‘쑥대밭 학교' 언제 다시 짓나요 경남 통영시 한산면 용초도 용호분교 전교생 7명(1·4·6학년 2명씩,2학년 1명)은 태풍때 학교를 잃어 한달째 인근 한산도 하소분교까지 배를 타고 다닌다. 용호분교는 영화배경이 됐을 정도로 아름다운 학교로 1940년 개교해 80년대 초 전교생이 300여명에 이르기도 했다.6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이 학교가 태풍으로 한순간에 폐허가 됐다.운동장과 사택은 돌밭으로 변했다.1층 교실 안까지 자갈이 밀려들어 학교 건물은 붕괴 직전이다.컴퓨터와 전자오르간,도서 등은 모두 바닷물에 젖어 못쓰게 됐다.할 수 없이 아이들은 통학선을 타고 맞은 편 한산도에 있는 하소분교까지 오가며 공부하고 있다. “용호분교를 다닐 때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는데….” 가장 어린 1학년 은희는 한 시간씩 배를 타고 오가는 게 얼마나힘든지 금세 눈망울에 이슬이 맺힌다.바다를 사이에 두고 마주한 용호·하소분교는 직선거리 1㎞ 남짓.하지만 통학선이 섬을 돌며 학생들을 태워 용초도에서 한산도 진두부두에 도착하기까지는 1시간쯤 걸린다.마을에서 오전 7시에 출발하는 통학선 시간에 늦지 않으려면 6시쯤 일어나야 한다. 용호분교는 건물을 헐고 다시 지을지,폐교하고 하소분교와 합칠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통영시교육청은 교실 4칸과 급식소 1칸,사택 3동 등을 포함해 학교를 다시 짓는 데 7억여원쯤 예산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통영 강원식기자 kws@
  • “스승 아니었으면 ‘건성건성 감독’ 됐을 것”임권택·정창화감독 해후

    “1956년 ‘장화홍련’ 촬영이 한창일 무렵 정 감독님 문하에 들었습니다.그뒤 소도구 조수로 뽑혔고 2년 뒤인 58년 조감독에 기용됐지요.” 제8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6시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한국 영화의 거장 임권택(69) 감독이 스승 정창화(75) 감독을 만났다.임 감독은 이날 ‘한국 액션영화의 전설’로 통하는 정 감독에게 영화가 무엇인지 가르쳐준 스승에 대한 고마움과 옛 기억을 허물없이 털어놓았고,정 감독은 “아주 부지런했다.”며 임 감독을 치켜세웠다. “새벽 4시 통행금지가 해제된 뒤 5시면 어김없이 출근해 당일 촬영할 것을 점검하곤 했지요.눈에 띄게 열성적이어서 누구보다 사랑했고 거목이 될 것을 짐작했습니다.” 정 감독의 칭찬에 임 감독은 스승의 열정을 이렇게 회상했다.“꼼꼼할 뿐만 아니라 끈질겼고,잔인할 만큼 일에 철저했습니다.2층에서 떨어지는 장면에서 여배우를 10여차례나 구르게 한 뒤 ‘OK’했으니까요.정 감독의 문하가 아니었으면 ‘건성건성 감독’이 됐을지도 모릅니다.” 한우물을파면서 일가를 이룬 스승과 제자는 촬영 중 장비가 없어 실제로 쏜 기관총 유탄을 왼쪽 가슴에 맞았지만 대본 덕분에 살아난 일화 등 당시 영화판에 대해 이야기 꽃을 피웠다. 한국영화계에서 ‘액션’장르를 개척한 정창화 감독은 국제적으로도 인정을 받아 홍콩에서 모두 11편의 액션영화를 감독했는데,그중 ‘죽음의 다섯손가락’은 73년 미국에 수출돼 개봉 첫주 흥행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큰 인기를 모았다. 78년 귀국해 87년까지 제작자로 활동하다 은퇴한 뒤 도미해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 살고 있으며 이번 부산영화제 ‘한국영화회고전’ 주인공으로 선정돼 한국에 왔다. 임 감독은 정 감독의 ‘비련의 섬’에 정식 조감독으로 처음 기용된 뒤,‘사랑이 가기 전에’‘햇빛 쏟아지는 벌판’‘지평선’‘노다지’‘장희빈’ 등 7편에서 감독 수업을 쌓은 뒤에야 ‘두만강아 잘 있거라’로 데뷔했다. 대담이 끝날 무렵 정 감독은 후배 감독에게 “감독이 직접 무술지도까지 하던 시절에 비하면 요즘은 제작여건이 너무 좋다.”며 “얼마든지 뻗어나갈 수 있으니 한국시장만 보지 말고 세계무대에서 확실히 인정받을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부산 이종수기자 vielee@
  • 서해 페리호참사 10년 위도/ 통곡 멎었지만 ‘또다른 아픔’이…

    “그대는 아는가,저 바다 우는 소리를!”슬픔과 절망의 통곡소리는 아직도 전율과 회한의 눈물을 마르지 않게 하고 있다. 1993년 10월10일 오전 10시10분.전북 부안군 위도면 임수도 앞바다에서 서해 페리호가 침몰,292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지 10년이 지났다.‘통곡의 섬’위도에도 세월이 흘러 많은 변화가 왔다.대형 참사 이후 400여억원이 투자돼 순환도로,선착장,여객터미널,방파제가 건설됐고 해수욕장도 개발됐다.주민들이 그토록 원하던 상수도공사도 완공돼 연중 맑고 깨끗한 수돗물이 공급되고 있다.관광객들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나 46명이 떼죽음을 당한 위도 희생자의 유족들은 아직도 ‘피멍 울음’으로 가슴 아린 삶을 이어오고 있다.유족들 상당수가 뭍으로 나갔지만 14명은 아직도 위도를 지키고 있다.어머니와 딸·손자 등 4명의 가족을 한꺼번에 잃은 식도리 신판선씨는 하늘을 원망하다 5년 전에 세상을 등졌다.26살 아들을 앞세웠던 이여순(74·치도리) 할머니는 오늘도 가슴에 묻은 아들 생각에 눈물이 마르지 않는다. 지난 7월부터는 ‘눈물의 섬’위도가 원전수거물 관리시설 유치 문제로 ‘격동의 섬’으로 다시 한번 전국적인 뉴스의 중심이 되고 있다.특유의 단합으로 누구도 달가워하지 않는 원전시설을 유치하겠다고 나선 위도 사람들은 참사 10주년을 맞아 더욱 마음이 편하지 않다. “현금보상을 받기 위해 고향을 팔았다.”고 비난하는 뭍 사람들이 보내는 따가운 시선도 부담스럽기만 하다. 서해 페리호 참사 위령제를 준비하고 있는 신명(48) 제전위원장은 “참사 10주년을 맞아 진혼행사를 준비중이지만 사고 직후 80여명이던 유족회도 최근에는 40여명만 연락이 가능하다.”며 “유족들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위도 파장금항에서 격포항까지 15㎞를 헤엄쳐 건너는 추모 도영(渡泳) 행사를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위도 임송학기자 shlim@
  • 부산·광양 ‘경제특구’ 지정 차질

    부산·광양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놓고 주무 부처인 재정경제부와 해당 지방자치단체간의 시각차로 구역 지정에 차질이 우려된다. 재경부는 동북아 물류기지 선점이라는 큰 틀에서 접근하는 반면 해당 지자체는 구역 지정에 따른 세제·금융혜택 등 미시적인 차원에서 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광양시는 지난달 23일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위한 신청서를 재경부에 제출했다.2013년까지의 장기계획을 담은 내용이다. 그러나 지정이 되기 위해서는 부동산투기 가능성 억제,구역 지정에 따른 민원 해소 등이 선결과제지만,실천 방안이 미흡하다고 재경부는 평가했다.지정부터 해놓고 보자는 측면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특히 중국이 상하이의 신항(洋山港)에 폭증하는 물동량 처리를 위해 2006년까지 10선석을 추가로 늘리고,상하이 육지와 섬(신항)까지의 31.5㎞에 이르는 동해해상대교 완공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에 비해서는 너무 안이한 계획이라는 지적이다. 두 도시가 자유구역 지정에 따른 금융지원 등에 촛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재경부는 2013년까지의 장기계획과는 별도의 단기계획서를 만들 것을 부산·광양시에 요구했다.이에 따라 이들 두 도시는 중국의 물류기지 확충에 맞춰 2006년까지 9선석 추가 확보,배후단지 조성,내·외국인 정주시설 확보 등을 담은 세부계획안을 마련해 제출한 상태다. 재경부 관계자는 “환적물동량에 크게 의존하는 부산·광양의 경우 중국 상하이에 뒤지지 않기 위해서는 단기 계획을 먼저 세워 추진해야 거점 확보가 쉬울 것”이라면서 “부산·광양은 인천보다 자유구역 지정이 다소 늦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인천시는 미국의 종합개발금융회사인 게일사와 송도지역에 167만평 규모의 타운을 건립한다는 내용의 가계약을 곧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게일사의 타운 건설에는 127억달러가 투입될 것으로 전해졌지만,건립이 완공되는 2008년쯤에는 설계 변경 등으로 2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주병철기자 bcjoo@
  • 억세 명소 3곳 / 하얀솜털 송송 물씬 피어나는 무채색 가을빛

    억새가 제철을 만났다.하얀 털꽃을 피우며 고개를 드는 억새엔 가을의 무채색 정취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그래서 감성이 깊은 이들은 화려한 유채색깔의 단풍보다 흑백톤의 억새를 찾는다.억새는 갓 피어나 하얀 솜털을 날리는 이맘때가 가장 좋다.조금 더 지나 솜털이 빠지고,은빛 색깔이 누런 금색으로 바뀌면,너무 피어버린 송이처럼 볼품이 없다.눈맞은 처녀 총각의 속삭임처럼 하느작거리는 억새를 만나러 가보자.제주와 포천 명성산,거문도의 억새길을 소개한다. ●제주의 억새드라이브 억새가 하얗게 피어 있는 들판을 가로지르는 억새길 드라이브는 제주 가을나들이의 하이라이트다.제주에는 온 들판이 억새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억새가 많다.제주에 특히 억새가 많은 것은 제주 특유의 바람 때문.거센 비바람에도 부러지지 않고 수없이 누웠다 일어서는 강한 생명력이 억척스러운 제주 여인네를 똑 닮았다. 억새가 아름다운 곳은 남제주군 안덕면 1115번 산록도로 및 1119번 관광도로변.특히 제주 사람들이 ‘억새오름길’이라고 부르는 이 도로 양 편엔 끝없이 억새물결이 이어진다.제주 동편 남북을 가로지르는 남원~조천간 1118번 도로 주변에도 억새가 많다.특히 1112번 도로 옆 산굼부리로 이어지는 교래사거리 주변이 많이 찾는 억새코스.산굼부리 5만여평에도 억새물결이 장관을 이룬다. 제1 도깨비도로와 서부산업도로를 잇는 1117번 산록도로는 일몰 억새 물결이 특히 아름다운 곳.해질 무렵 서쪽을 바로보면 은빛 억새물결이 석양과 어우러져 금빛으로 변하면서 춤을 춘다.95번 서부산업도로 옆 새별오름 밑으로 펼쳐진 억새밭도 가을의 정취를 물씬 풍긴다.줄지어 이어진 오름들과 어우러진 풍광이 특히 아름답다.제주도 관광진흥과(064-746-0101),제주도 관광협회(064-745-0101). ●포천 명성산 수도권에서 쉽게 갈 수 있는 억새 명소는 경기도 포천의 명성산(922m)이다.산정호수를 끼고 있는 명성산 억새는 남한에서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정호수 오른쪽 등산로가든을 기점으로 몇가지 등반 코스가 있다.어린아이 등을 동반했다면 비선폭포,등룡폭포를 거쳐 억새꽃 평원에 이른 뒤 자인사를 거쳐 내려오는 코스가 적당하다.약 6.3㎞ 코스로,천천히 걸어서 3시간 정도 걸린다. 험하기는 하지만 땀을 흘리는 등산의 묘미를 맛보고 싶다면 비선폭포∼등룡폭포∼억새군락지∼삼각봉∼자인사 코스(7.9㎞) 또는 비선폭포∼등룡폭포∼억새군락지∼삼각봉∼명성산 정상∼신안고개∼기점 코스(14.1㎞)를 선택하면 된다. 등룡폭포를 지나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억새 군락지가 시작된다.군락지 초입의 집터부터 폭 100m의 억새밭이 700m 정도 펼쳐져 있다.일렁이는 억새물결 사이로 빨강,파랑 등 각색 복장의 등산객들이 줄지어 오르내리는 모습은 사뭇 이색적이다. 억새밭 끝 부분에서 1㎞쯤 더 올라가면 삼각봉이 나오고,다시 40분 정도 오르면 민둥봉인 명성산 정상이다.정상에 서면 철원평야와 한탄강이 시원하게 펼쳐 보이고,광덕산,주흘산,명성산으로 이어진 능선이 한 눈에 들어온다. 마침 11∼12일 산정호수 일원에선 포천군 주최로 명성산 축제가 열린다.이때 명성산을 찾으면 다양한 이벤트도 즐길 수 있다.포천군청 문화관광과(031-530-8068). ●거문도 억새 트레킹 거문도는 기암괴석의 비경을 자랑하는 남해의 대표적인 섬.여기에 가을엔 억새와 함께하는 트레킹이 운치를 더해준다. 트레킹은 불탄봉과 보로봉,수월봉 능선을 따라 이루어진다.한쪽엔 수직 절벽 너머 푸른 파도가 넘실대고,반대 편으론 거문도 전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코스는 거문항∼삼호교∼거문도 등대∼목넘어∼보로봉∼불탄봉∼덕촌리로 이어지는데,억새밭은 보로봉부터 덕촌리까지 이어져 있다.바닷바람에 일렁이는 억새물결이 절벽 아래 펼쳐진 진청색 바다와 어우러져 환상적 풍광을 연출한다. 여수항 여객터미널에서 거문항까지 하루 4회 쾌속선이 출발한다.문의 여수시 삼산면사무소(061-690-2607). 글·사진 임창용기자 sdargon@
  • 등대지기 하려면 고독과 친구돼야/소청도 등대원 김종환씨

    ‘외로운 사람이 등대를 찾는다.’라는 시구가 있다.그럼 등대지기는 어떨까. “등대는 낭만과는 거리가 먼 일터이자 삶의 현장일 뿐입니다.” 우리나라 최북단 등대인 인천시 옹진군 소청도 등대(항로표지관리소)의 등대원 김종환(金宗煥·46·기능 7등급)씨.그는 등대와 낭만을 결부시키는 것을 경계했다.낭만을 좇아 등대원이 된 사람은 2년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김씨의 매형 이성배(55)씨도 등대원이다.현재 소청등대 소장이다.처남 매부가 팔미도·선미도에 이어 세번째 좁디좁은 공간에서 같이 근무하고 있는 것이다.옹진 관내 유인 등대가 4개에 불과하고 순환근무 주기가 2∼3년이기 때문에 등대원을 그만두지 않는 한 돌고돌아 다시 만나기 마련이다. 그런 김씨도 등대원이 된 데에는 어느 정도 감성이 작용한 것 같다고 했다.아니 숙명이었는지도 모르겠다고 했다.그는 지난 1982년 매형이 등대원으로 있는 소청도를 찾았다.경관이 뛰어나다는 소청 등대와의 첫 만남이었다.그는 이씨에게 등대원이 되는 방법을 물었고,만류하던이씨도 마침내 길잡이가 돼 줬다.87년 인천지방해운수산청에서 실시하는 공채를 거쳐 등대원이 됐다.김씨는 팔미도·소청도·선미도·부도 등대를 거쳐 지난 7월1일 소청등대에 다시 부임했다.91,97년에 이어 세번째다.그는 고독한 것은 사실이지만 고독에 ‘중독’되면 고독이라는 개념 자체가 무뎌진다고 한다. 등대원은 등대 옆 관사에서 생활한다.자식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는 관사에서 함께 기거하기도 하지만 취학 연령이 되면 섬을 떠난다.가족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은 한달에 한번꼴인 휴가 때뿐이다.“한번은 휴가차 인천에 갔다가 푹풍 때문에 20일간 발이 묶였는데 그 고독한 등대가 너무 그리워 연안부두로 나가 바다 냄새를 맡았습니다.” 그래도 등대에서 유일한 낙은 사람보는 것이다.일과 후 문득 사람이 그리워지면 마을로 내려가 사람들과 어울린다.200여가구가 사는 소청도에서 김씨는 공무원이 아닌 이웃이다. 등대원들에게는 특이한 습관이 있다.같은 관사에 기거하지만 식사를 같이하지 않는다.이씨 역시 동료 등대원과 형제 이상으로친하게 지내지만 밥상만큼은 따로 차린다.한 집에 사는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밥을 따로 차려 먹는 ‘제주도식’이다.이씨는 “좁은 곳에서 같이 생활하는 독신끼리 너무 각박하지 않으냐고 말할 수 있겠지만 업무의 연속성과 서로 다른 식성 등을 배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등대의 업무는 생각과는 달리 적지 않다.언뜻 보기에는 등댓불만 켜면 되는 것 같지만 일이 많다.축전지와 발전기 등 동력기관을 늘 점검해야 하고 구름·풍향·풍속·파고 등 기상상황을 하루에 다섯번씩 체크해 인천기상대와 인천항운항관리실에 통보한다.이 때문에 현대의 등대는 ‘디지털’ 등대다.컴퓨터는 물론 파고측정기,기상측정기,위성항법장치 등의 첨단장비를 갖추고 있다. 이씨는 자신의 직업을 천직으로 받아들인다.그러나 자식들이 등대원이 되겠다면 말리겠다고 한다. 그는 “평생 고독 속에 지내는 일을 자식에게 대물림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소청도 글·사진 김학준기자 kimhj@
  • 우리말과 각국의 자국어 지키기/EBS, 한글날 특집다큐 3부작

    EBS가 9일 한글날을 맞아 3부작 특집 다큐멘터리 ‘세계화 시대의 우리말글’(연출 박창순 양전욱)을 8일부터 10일까지 오후 10시에 방송한다.지난해 방송위원회 프로그램 기획상을 받아 제작비 4000만원을 지원받는 작품이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현재 사용되고 있는 언어 가운데 2500개가 사라질 위기에 있고,한 세기 안에 90%가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인터넷을 통해 시공을 뛰어넘는 접촉이 가능해진 상황에서 언어는 국가와 민족의 울타리를 넘어 자유롭게 통용된다.이것은 문화의 공유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문화의 잠식도 각오해야 함을 뜻하기도 한다. 제작진은 “남북한의 언어가 급격히 이질화되고 있고,외래어가 물밀듯 들어오는 등 산적한 과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를 알아보려 했다.”고 말했다. 8일 방송되는 1부 ‘소리 없는 전쟁,언어를 지켜라’편에서는 자국어를 보호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노력을 통해 세계화 시대속 자국어의 의미를 되새겨본다.다큐는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카자흐스탄과,영어문화권인 캐나다 속에서 섬처럼 존재하는 불어문화권 퀘벡주 등의 예를 통해 이러한 노력들을 상세히 살펴본다. 9일 2부 ‘우리에게 한국어는 무엇인가.’는 조기영어교육 열풍에 휩싸인 우리 사회에서 한국어의 위치를 점검한다.언어로 인해 이민 1세대와 문화적으로 단절된 이민 2세대 등의 예를 통해 모국어 교육 전에 행해지는 외국어 교육의 위험성을 살핀다. 10일 3부 ‘한글,세계 속으로’는 최근 한류열풍 등으로 동아시아 등지에서 한국어 배우기 붐이 이는 등 세계의 주목을 끌고 있는 한국어의 위상을 알아본다. 제작진은 “한류 열풍과 한국 시장의 성장 등 다양한 이유로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는 외국인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면서 “한국어는 경제발전과 지식산업을 선도하는 가장 중요한 자원”이라고 주장했다. 채수범기자 lokav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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