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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6년전 행불자의 실미도 비극/SBS ‘그것이 알고싶다’서 추적… 유족이 4명 신원확인

    1968년 3월 충북 옥천.20대 초반의 청년 7명이 한날 한시에 사라졌다.친구 사이인 이들은 가족들에게 “돈을 많이 벌어 오겠다.”고 말한 뒤 정체불명의 남자를 따라갔다.그리고 3년 뒤.이들 중 한 사람의 이름이 ‘군특수범 난동사건’이라 보도된 한 신문의 기사에 등장한다.그의 이름은 박기수.그해 서울 대방동 유한양행 앞에서 자폭한 ‘실미도 684부대’의 대원이었던 그는 버스 안에서 숨지기 전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메모를 시민에게 건넸다. 그리고 33년 뒤인 2004년 2월2일.충북 옥천에서 71년 당시 박기수씨를 포함,한꺼번에 행방불명된 7명의 가족들이 실미도 사건의 희생자라며 국방부에 신원확인을 요청하고 나섰다.가족들은 SBS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이 ‘실미도 북파부대’의 진실을 추적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이 사실을 알게 됐다.제작진이 확보한 사진에는 얼룩무늬 위장복을 입은 7명의 기간병 뒤로 군복 차림의 훈련생 28명이 줄지어 서 있으며,가족들은 사진속에 박기수,정기성,이광용씨 등 4명의 실종자가 들어있는 것을확인했다.가족들은 나머지 3명도 실미도 부대원으로 희생된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그러나 국방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7일 밤 10시55분에 전파를 타는 SBS ‘그것이 알고싶다-8·23 군특수범 난동사건’(연출 박진홍)은 연일 관객동원 신기록을 세우며 한국 영화사를 새롭게 쓰고 있는 영화 ‘실미도’의 북파부대를 재조명한다. 영화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실미도 684부대’의 존재가 알려졌고,각종 매체를 타고 잊혀졌던 당시 사건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사건 당시 실미도에서 살아 남은 6명을 포함,그 부대를 거쳐간 여러 기간병들이 33년간의 침묵을 깨고 입을 열면서 실미도 부대의 창설 목적과 섬 안에서 있었던 일들이 하나둘씩 밝혀지고 있는 것이다.그러나 684부대원들의 정체와 비극적인 사고의 원인,사후처리 등은 아직도 베일 속에 가려져 있다.‘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8·23 실미도 군특수범 난동사건’의 비밀을 추적하는 한편 당사자와 정부당국에 사건의 진실 규명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이영표기자 tomcat@
  • 독도 국립공원 지정 탄력

    울릉도·독도 및 인근 해역을 포괄하는 ‘울릉 해상국립공원’ 지정 추진작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환경부가 발주한 연구용역의 중간점검에서 ‘긍정적 평가’가 우세하게 나오는 등 정부의 ‘올해 중 국립공원 지정 방침’이 점차 가시화하고 있어서다.최근 독도 영유권 분쟁이 한·일간 이슈로 떠오른 상태지만 현재로선 당초 방침을 유지하겠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3일 환경부에 따르면 국립공원 지정 연구용역을 맡은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등은 오는 4월까지 자원성 평가 및 구획 지정 등에 대한 연구보고서 작성을 끝낼 방침이다.5월 중에는 이를 토대로 울릉도 주민 등을 상대로 공청회를 여는 것으로 일정이 잡혔다. 환경부 박희정 자연정책과장은 이날 “공청회 결과 등을 토대로 오는 8월까지 (토지이용계획 등 국립공원 지정에 대한) 기본계획을 마무리지은 뒤 부처간 협의 등 후속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면서 “올해 중 자연공원법을 개정해 국립공원으로 지정한다는 당초 방침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지난해 12월 ▲화산 폭발로 섬이 형성돼 지형·지질학적 연구가치가 높고 ▲희귀식물 등 식생이 풍부하다는 등의 중간평가 보고서를 환경부에 제출했다.다른 국립공원에 비해 면적이 그리 크지 않다는 점 등은 단점으로 지적됐다.환경부 관계자는 그러나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는 데 무리가 없는) 긍정적 내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연구용역은 환경부 산하기관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을 비롯,서울대 환경계획연구소와 K엔지니어링 등이 공동 수행하고 있으며 오는 8월 최종 보고서를 제출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현행 법령상 국유지로서의 독도 관리책임이 해양수산부에 있고,문화재청이 천연기념물로 독도를 지정·관리하고 있어 부처간 협의가 필요하지만 크게 문제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아직 별다른 의견 전달이 없지만 외교통상부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다른 관계자도 “독도 해안지역의 오염이 점차 심해지고 있어 (국립공원 지정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이에 앞서 지난해 7월 울릉도·독도 및 인근 해상지역을 올해 중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 ‘1차 자연공원 기본계획’을 확정,발표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
  • 시이 가즈오 日공산당 위원장/“北, 핵포기하면 자국 이익 될것”

    |도쿄 황성기특파원|일본 공산당의 시이 가즈오(志位和夫) 위원장은 한국 방문과 관련,“적절한 기회가 오기를 바란다.”고 강한 의욕을 표시했다.시이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일본 공산당 중앙본부에서 서울신문과 가진 특별회견을 통해 “북한은 군사 만능론이어서 강력한 물리적 억지력을 가지면 안전확보가 가능하다고 되풀이 주장하고 있지만,이런 카드를 쓰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고 북한의 핵개발 계획 포기를 강력히 촉구했다.그는 당 대회(1월13∼17일)에서 천황제,자위대를 한정용인하는 강령개정이 이뤄진 데 대해서는 “언젠가는 자위대를 해소하고,천황제를 없앤다는 당의 정책목표는 달라지지 않았다.”고 밝혔다.시이 위원장이 2000년 위원장이 된 이후 한국 언론과 회견을 갖기는 서울신문이 처음이다.다음은 회견내용. ‘천황’의 방한이 거론될 때마다 일본 정부는 “환경정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위원장의 방한에도 그런 ‘환경정비’가 필요한가. -여러 조건을 볼 필요가 있다.작년 방일한 노무현 대통령을 국회에서 만났을 때 “한국에 오면 환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발언이 한국에서 파문을 일으켰다고 들었다.한국 정계의 반응도 주의깊게 봤다.여러 의미에서 (방한의)기회가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과 어떤 교류를 하고 싶은가. -서로가 안심하는 아세안 같은 동북아시아 평화의 틀을 만드는 것이다.그런 의미에서 6자회담이 소중하다.회담이 진전돼 열매를 맺으면 동북아 평화의 틀로서의 잠재력이 될 것이다. 한국에 대한 식민지배가 강제로 이뤄졌다는 점을 아직도 (일본에서)인정하지 않는 문제점도 있다.그런 점을 해소한 뒤에라야 일·한의 우호가 있다고 생각한다. 강령에는 북방 4개섬 반환요구는 있지만 독도문제는 언급이 없는데. -러시아가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북방 4개섬은 분명 일본 영토이다.독도는 연구 중이다.독도가 1905년 일본 시마네(島根)현으로 편입됐을 당시 한국이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이런 역사문제를 음미해서 양국이 의논해 해결해야 한다. 일본 공산당은 대중봉기로 자본주의를 무너뜨리고 사회주의,공산주의를 건설하는 혁명노선을취하고 있지는 않은가. -당면의 목표로는 자본주의 틀에서 일본의 민주적 개혁을 이루는 것이다.종속적인 대미관계를 대등하게 바꾸고 재계,대기업의 횡포에서 국민생활 중심의 경제로 바꾸는 것이다.자본주의를 초월한 미래사회가 사회주의,공산주의이고 역사가 그런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전망은 있다.그러나 분명한 것은 어떤 단계든 국민 합의와 공감을 얻어 의회에서 다수를 획득해 진행한다는 것이다.(대중봉기 같은)수단은 일절 취하지 않는다. 일본에서 개헌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어떤 점이 문제인가. -헌법9조가 중심이다.왜 9조를 바꾸려는지 그 동기가 문제다.일본의 평화나 안전이 아니라 미국의 전쟁에 자위대가 가담하기 위해 9조 개악을 하려고 한다.일본 지배세력,특히 재계는 다국적기업화하고 있어 경제적인 권익을 지키고 키우기 위한 군사적 확대 욕심을 갖고 있다.그렇지만 주된 압력은 미국이다.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체제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북한 체제에 문제점이 있지만 체제를 밖에서 무너뜨리는 외교정책은 잘못된 것이다.어디까지나 평화적·외교적 프로세스가 중요하다.북한은 국제무법행위를 청산하고 국제사회로 들어와야 하며 그것이 북한에도 이익이다. 북한 노동당과의 관계개선 움직임은. -없다.북한이 1960년대 후반 남진정책,70년대 개인숭배를 추진한 데 이어 83년 양곤 테러사건,84년 일본 어선총격사건을 저질렀다.우리당이 가장 많이 비판을 했다.그 무렵부터 20년간 관계를 단절하고 있다. 정부간 북일교섭,6자회담을 하고 있는 마당에 (북한과)별도의 채널을 만드는 것은 적절치 않다. marry04@ ■시이 위원장은 누구 당연하지만 시이 위원장은 ‘골수 공산당원’이다.공산당원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대학 때 만난 동갑내기 부인도 그렇다.“외동딸(16)도 당원이냐.”고 묻자 “고1이라 아직 아니다.”고 껄껄 웃는다.도쿄대 1학년 때인 1973년 공산당원이 됐다.“학생운동을 하면서 공산당이 빛나 보였다.”고 털어놨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와 당수토론을 벌이는 TV에서의 그는 몸집이 작고 키도 작아 보이지만,실제론 덩치가 크고,키도 훌쩍했다.63분간에 걸친 인터뷰를 끝내자 “오프 더 레코드(비보도)로 얘기하자.”고 제의했다. 녹음기를 끄자 15분간 이런저런 속내도 털어놓는다.노무현 대통령의 ‘공산당 용인발언’ 이후 한국 신문의 논조,각당의 반응을 주시했다고 했다.한글을 공부한 듯 한글로 된 기자의 인터뷰 질문지를 더듬더듬 읽기도 했다. 작년 당원에 대한 음주자제령에 관한 언론 보도로 곤욕을 치렀던 그는 “술을 좋아한다.”고 했다.주량을 묻자 “얼마든지 마실 수 있다.”며 “서울신문에 시이가 술을 좋아한다고 쓸 거지요.”라고 빙긋거린다. 결혼식 때 슈베르트의 ‘환상곡’을 부인과 함께 연주했을 만큼 음악과,피아노를 좋아한다.출장가거나,일로 도쿄의 호텔에 머물 때를 빼고는 하루 5∼10분 정도는 꼭 집에서 피아노를 만진다고 했다.지도부의 방한과 기관지 ‘아카하타’의 서울지국 개설이 일본 공산당의 한국 현안이다. ▲49세 ▲지바 현 출생 ▲도쿄대 공학부를 졸업한 이듬해인 1980년 일본 공산당 도쿄도위원회 청년·학생분야에서 일을 시작했다.▲1990년 서기국장으로 발탁된 그는 3년 뒤 중의원에 첫 당선됐다. ▲공산당 위원장은 2000년부터.
  • “중앙정보부 실미도와 관련없다”/당시 국무총리 JP “평양침투조 軍서 제안”

    북파 공작원들의 삶을 다룬 영화 ‘실미도’에 800만명 가까운 관객들이 몰리면서 이 부대 창설 배경과 부대원들 생활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1968년 실미부대 창설 당시 국무총리였던 김종필(JP·초대 중앙정보부장) 자민련 총재가 29일 몇 가지 발언을 해 주목된다.당시 정부 고위관계자의 증언은 처음인 셈이다. 먼저 그는 “나는 직접 관여하지 않아 정확한 진상은 모르나 나중에 보고받은 내용”이라고 전제한 뒤 얘기를 이어갔다. 이에 따르면 68년 4월 창설됐다 해서 붙여진 ‘684부대’(정식명칭으로 2325전대 209파견대)는 당시 청와대를 습격한 북한의 김신조 일당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평양침투조’였다.그는 “김신조 일당의 1·21 청와대 습격사건 이후 ‘평양침투조’를 만들자는 논의를 청와대·여권보다는 군에서 먼저 제안하고 주도했다.육·해·공 참모총장이 이구동성으로 합창했다.”고 했다.또 “평양침투는 극도의 보안이 필요한 사항이라 비밀이 새지 않도록 일종의 위장책으로 공군이 창설과 훈련을 맡았으며 중앙정보부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강조했다.그동안 실미도 특수부대는 당시 권력실세였던 김형욱 중앙정보부장,대북 공작책 제1국장 이철희씨가 만들었고 부대관리와 훈련은 공군이 맡았던 것으로 전해져 왔다. JP는 부대구성과 관련,“사형수,무기징역수 가운데 희망자를 뽑았지 강제로 차출하지는 않았다.”면서 “대신 평양행 거사에 성공하고 돌아오면 모든 죄를 사면해 주겠다는 보상책이 제시됐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그러나 무장탈영사건과 서울진입사건이 발생하게 된 배경과 당시의 정황에 대해서는 달리 해석했다.처음에는 여자들을 실미도에 보내 “염라대왕도 말릴 수 없는 남자의 유혹을 해결하게 했지만 대원들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잦은 외박을 요구했으며 일부 대원이 야간에 섬을 탈출해 부녀자를 겁탈하는 등 비행도 늘어났다.”고 회상했다.또 남북관계의 변화에 따른 부대해체 결정이나 부대원 사살명령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여성에겐 일이란 /20대 여성들의 직장생활

    더이상 여성들에게 ‘일’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남성에게 그렇듯 여성에게도 ‘기본권’인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실업률이 사회문제로 부각되는 상황에서 여성의 실업을 걱정하는 것은 여전히 ‘한가한 이야기’다.“남자도 일자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인데…”,혹은 “직장 구하지 못하면 결혼하면 되잖아.”라는 등 여성들의 일을 폄하하는 말은 많기도 하다.진정 여성에게 있어 일이란 무엇인가.20대와 30∼40대 여성들에게서 2회에 걸쳐 직접 들어본다. 취업도 어렵지만 직장 생활도 만만치 않다.오죽하면 직장 생활을 ‘정글’에 비유할까.더욱이 남성적인 직장 문화를 익히는 것은 여성에게는 난생 처음 부딪히는 낯선 환경으로 생존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그래서 젊은 여성들은 군대 생활을 통해 조직을 익힌 남성들을 부러워하기도 한다.일을 통해 한 사람의 당당한 인격체로서의 자신을 만났다는 20대 여성직장인 5명을 만났다.이들을 통해 20대 여성의 의식과 우리 직장 문화,여성들의 직장 생활을 읽어본다. ●김정미(27·웅진코웨이개발 홍보실 대리) ●민선영(26·CJ그룹 사회공헌팀·사회복지사) ●이수연(27·홍보대행사 케이피알 근무) ●허지영(27·JP 모건 증권 서울지점 근무) ●그외 1명(28·자신을 드러내기 거부한 대기업 근무 익명의 여성) 사회:직장 경력부터 이야기할까요. -이수연:전 1년 반의 대기업 근무를 접고 홍보대행사로 옮긴지 딱 1년 반됐어요.그러니까 제 직장 생활을 이야기하라면 ‘극과 극의 체험’인 셈이지요.남성이 대부분이던 직장에서 여성이 대부분인 직장,직급이 높아질수록 여성이 더 많은 직장입니다.그러니 가장 달라진 대표적인 것이 음주 횟수가 주 3∼4회에서 연 3∼4회로 준 것이죠.경험에 비춰볼 때,여성 조직이 훨씬 생산성이 높다는 생각입니다. -김정미:교육학을 전공한 저는 입사하자마자 처음부터 사내 교육 강사로 일하다 3개월 전부터 홍보실로 옮겼어요.변화를 생각하지 않았던 터라 당황했지만 또다른 기회라는 생각입니다. 회사에서 투자해서 키운 교육 강사에게 새롭게 미션이 주어진 것이니 이를 제 발전의 계기로 삼을 예정입니다. -민선영:상근직이 15명인 비영리기관에서 3년간 근무하다가 지난해 2월,1만명 조직으로 옮겨 새롭게 일을 배우고 있어요.소신껏, 양껏 일할 수 있다는 게 좋아서 직장을 옮겼죠.맡은 일이 기업의 사회공헌인 만큼 제게는 기업 내부 고객은 물론 외부 고객 등 많은 사람들의 입장이 돼서 생각해야하기 때문에 다소 스트레스는 있지만 재미있어요.스트레스는 에너지가 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있어요. -익명:제가 얼굴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것은 결코 우리 회사가 유난히 엄격하고,조직 내 분위기가 경직되어 있기 때문은 아니에요.개인적인 취향임을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다양함이 존중되는 것이 좋잖아요? 다만 여느 대기업이 그렇듯 남성적인 조직이지만 이를 바꾸려고 노력하는 것이 이 시대 여성 직장인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쓴 소리도 좀 하려고요. -허지영:전 잠깐 경제신문에서 기자 생활을 하다가 전문적인 영역에서 일하고 싶어서 외국계 증권회사로 자리를 옮겼어요.한창 업무를 배우는 중입니다. 사회:취업이 어렵다는데, 대표 기업들에 입사하셨으니특별한 노하우를 좀 공개하시지요. -이:3년 전 저는 50군데도 넘게 이력서를 냈고 거절당했죠.아주 눈물겨운 취업기를 쓸 정도입니다.영어 통역 자원봉사를 하는등 경력을 차분히 쌓았음에도 여성들에게 취업의 벽은 정말 높아요. 그래서 저희 학교에 취업설명회에 오셨던 면접담당관을 매일 찾아가서 “내게 무엇이 부족한지 말해달라.”고 당돌하게 묻기도 했어요. -김:전 친구 권유로 함께 직장을 선택했는데,직장을 구하는 데는 운도 분명 작용하는 것 같아요. 사회:3∼4년간의 직장생활을 하면서 일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본 적 있나요. -김:전 꿈을 이뤄가는 장(場)이라고 생각합니다.무대가 없으면 어디서 공연을 하겠어요? -허:이미 일은 선택이 아닌 필수예요.삶이죠.이미 대부분의 남성들이 여성들이 일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요.그러나 조직에서는 아직도 여성을 받아들이는 것을 낯설어 하고 있는 것 같아요.이런 부조화가 앞으로 조금씩은 나아지겠지만 일하는 여성들은 물론 여성이 일하길 바라는 남성들도 함께 인식의 전환을 이뤄나갔으면 합니다. -익명:직장 생활이 단지 돈을 벌기 위해,실업자가 되기 싫어서 다닌다면 서글플 것 같아요.결국 여성들은 직장에 대해 생계 이외 더많은 의미를 원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해요.그래서 더 많이 고민하는 것 같기도 하고…. -이:인간에게 자아실현이란 당연한 욕구죠.배운 것을 내가 살아가는 사회를 위해 쓰는 것이야말로 당연한 일이고 이는, 남성과 여성이 다를 게 없지요. 사회:직장 생활하면서 직접 겪었던 일이나 듣고 보면서 여성으로서 느끼는 불평등에 대해 이야기할까요. -익명:저는 일 열심히 하면서 하고 싶은 말은 하고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으로 직장생활 해요.즉 능력 있으면 대우받는 직장 문화가 옳다는 생각이지요.그래서 열심히 일하고 또 보건 휴가 등 제게 주어진 권리는 철저하게 행사해야 한다는 생각이에요.물론 저도 보건 휴가를 낼 때는 다소 심적 부담이 있긴 하죠.하지만 내가 일터에 잠깐 머물렀다가 갈 사람이 아닌 만큼 남성들,상사들 눈치보고 참기보다는 정확한 내 뜻을 밝히고 동료나 상사들을 이해시켜야 한다는 생각입니다.그래야저도 직장에 더 큰 애정을 갖게 되고 스트레스 받지 않지요.그러나 대부분의 여성들은 ‘싸움꾼’이 되지 않기 위해 지나치게 소심해서 답답해요.회사 탓만 할 게 아니에요. 사회:보건 휴가는 무척 예민한 부분인데…. -익명:하지만 하나씩 내가 물러서서 놓쳐버린 내 권리는 결코 다시 되찾을 수 없어요.나뿐 아니라 다른 여성에게도 그렇죠.여성들은 장기적인 생존 전략을 짜야 해요.그러지 않으면 직장을 다니는 여성에게 “남편이 버는데…”라거나 “그렇게 궁하냐?”란 시대착오적인 비난은 결코 없어지지 않을 것이니까요. -이:그래요.일하는 여성들은 자기주장이 강한 비여성적이라는 편견이 있으니 거기서 벗어나고 싶어하지요.또 여성들은 역할 모델이 적어 어려움이 있긴 하지만 회사에서 한직으로 밀리는 경우 남성이라면 적극적으로 자신의 몫을 원하고,적극적으로 일하려고 하는데 여성들은 남성과 경쟁하다가 중도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요.“내가 남의 집 가장의 일을 빼앗을 수는 없지.”라는 식이지요. -민:보건 휴가는 권리이기도 하지만 업무에 따라서는 사용할 수 없을 때도 있어요.전 이를 지나치게 강조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익명:직장 여성이 늘었다 해도 기업에서 여성들은 아직도 ‘선구자’예요.그런데 남성 조직내 에서 ‘혼자다!’라는 생각으로 일해와서 그런지 여성들은 네트워킹을 하지 않아요.남성들은 학연,지연은 물론 같이 술 마시고 당구라도 치면서 틈만 나면 네트워킹하는 것과는 상반되죠.물론 남성들의 네트워킹이 모두 좋다는 것은 아니에요.하지만 여성들은 “왜 쟤네들 모여?”라는 식으로 말 들을까봐 지레 안 모여요.당장 내가 듣기 싫은 소리는 안 듣겠다는 이기적인 생각으로는 언제까지 여성들은 직장내 외로운 섬으로 남겨질 수밖에 없어요. -민:저도 네트워킹에는 찬성해요.세상은 네트워킹이니까요.솔직히 남성 조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 문화에 익숙해질 수밖에 없어요.술도 마셔야 하고.그러나 자신을 잃지 않으면서 동화되기란 정말 힘들어요. -허:함께 술자리를 한다고 해도 여성이 남성 조직에 들어갈 수는 없어요.물론 술자리에 참석하지 않으면 정보에서 확실히떨어지지요.이런 것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어야 할 문제라고 봐요.그러다보니 “2∼3배는 더 열심히 일한다.”고 성공한 선배 여성들은 말하기도 하지요.그런 것이 모두 불평등이죠. 사회:결혼에 대한 계획은 없나요.결혼하면 직장 생활을 그만둘 것이라든가. -김:전 일단 결혼 계획이 없어요.일이 너무 재미있고,회사에서 제게 투자해서 업그레이드를 시켜주고 있는데, 그 능력을 회사와 사회를 위해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요.게다가 제 친구 중에 직장 생활을 하다가 결혼하면서 직장을 떠난 친구가 있는데 걔는 전화해서 “나랑 놀자.한번만 놀아줘.”라고 친구들에게 애걸해요.그런 모습을 보니 더욱 일의 소중함을 확인하지요.사실 대학때까지만 해도 제 꿈은 ‘현모양처’였는데 이젠 제가 가졌던 여성상이 잘못됐음을 알게 됐어요.결혼해서 남편 귀가 시간 따지고,아이 시험점수에 모든 것을 거는 생활은 생각만으로도 싫어요.제 대학시절을 돌이켜보면,남자 친구를 사귀면 남자에게만 집중해서 학문에 뜻을 잃더라고요,그래서 이를 적절하게 조절할 줄 알 때까지는 일만 할 생각이에요. -허:일은 내 삶의 확인이라고 봅니다.그러나 일이 소중한 것과 마찬가지로 가정을 이루고 일과 잘 조화 시키는 것이야말로 인생의 숙제라 생각합니다.그래서 결혼도 늦게하고 싶지는 않아요.그러나 과연 제가 이렇게 소중하게 생각하는 일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받을 수 있을지,생각하면 머리 아파요. -익명:전 지금이 가장 소중한 시기인 것 같아요.공부도 더 하고 싶고 직장에서 더 인정받도록 노력해야 하니까요.결혼은 서른을 넘어서 해도 무방하다는 생각입니다.전 남자 친구에게 육아 휴직도 함께 낼 수 있다는 의식을 심어주고 있어요.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가장의 의무에 짓눌리지 않을 것도 함께 이야기하고 있지요.기존의 가부장적인 의식을 벗도록 말입니다. -민:저 역시 직장 생활은 당연히 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그런데 결혼을 생각하면 육아가 벌써 남의 일이 아니에요.제도상으로는 출산 휴가,육아 휴직도 보장되지만 아이에게 투자한 후 직장으로 되돌아왔을 때위기의식은 생각만으로도 아찔해요. 사회·정리=허남주기자 hhj@ 사진·손원천기자 angler@
  • 80년대 추억속으로/’와이키키 브라더스’ 스크린서 무대로

    가끔 그럴 때가 있다.우연히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옛 유행가 한 소절에 마음을 빼앗겨 순식간에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떠나는 경험.서울뮤지컬컴퍼니가 제작하는 뮤지컬 ‘와이키키 브라더스’(연출 이원종)는 1980년대 초반 학창 시절을 보낸 이들이라면 누구나 아련하게 떠올릴 향수 짙은 가요와 팝송들로 추억여행에 빠져들게 하는 작품이다. ●1막에선 20년전 가요와 팝송이 주류 설 연휴와 함께 몰아닥친 한파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24일 오전 서울 연희동의 서울뮤지컬컴퍼니 연습실.문을 열기도 전에 강렬한 비트의 음악소리가 먼저 귀를 두드린다.밖은 추위로 꽁꽁 얼어 붙었는데 연습실 안은 뜨거운 열기로 달아 올라 있었다. “어때,기타소리가 끝내주지 않냐.”(성우)“내가 그걸 어떻게 해,발표회가 열흘밖에 안 남았는데 쉽게 할 수 있는 걸로 해.”(강수)“야,베이스의 생명은 폼이야.G코드의 떨림,긴머리 휘날리면서 빠져드는 연주,폭발적인 사운드.”(정석) 충주고 밴드부 ‘충고보이스’의 세 멤버가 고교 연합 발표회에서 선보일 연주곡을 두고티격태격하는 장면.그런데 새로 산 기타를 자랑스럽게 품에 안은 성우를 빼고,강수는 드럼 대신 세수대야를,정석은 베이스기타 대용으로 빨래판을 들고 있다.마음은 ‘레드제플린’‘딥 퍼플’인데 몸은 ‘송골매’에도 못 미치는 그들의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나온다. 이들을 연기하는 배우는 윤영석(성우),추상록(강수),주원성(정석).연주하는 품새가 그럴듯하다 했더니 고교 밴드부에서 활약했던 경험을 자랑스레 털어놓는다.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서 ‘유령’으로 열연했던 윤영석은 고3때 성악을 하기 전까지 통기타 가수가 꿈이었고,주원성은 작곡가 최호섭 하광훈 등과 밴드를 결성해 기타 연주를 했었단다.추상록도 축제때 단골로 불려다니던 밴드부였고,97년에는 앨범을 발표해 가요순위에 오른 적이 있다고 했다. ●꿈 많던 고딩, 세월 흘러 떠돌이 밴드로 섬세한 감성을 지닌 성우,단순하고 우직한 성격의 강수,그리고 적당히 현실과 타협하며 살 줄 아는 정석.개성은 달라도 음악에 대한 꿈과 열정 하나로 뭉쳤던 이들은 20년이 흘러 지방 밤무대를 떠도는 삼류밴드의 인생을 살게 된다.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무대로 옮긴 이 뮤지컬에서 원작과 가장 차이나는 부분은 ‘충주보이스’에 대적하는 여고생 밴드 ‘버진 블레이드’의 등장.인희(김선영),길주(김영주),영자(박준면)는 파워풀한 연주와 가창력으로 ‘충주보이스’의 시선을 사로잡지만 결국 트럭 야채장수와 라디오 진행자,보험설계사로 평범한 인생을 살아간다. 고교 시절을 그린 1막에선 송골매의 ‘어쩌다 마주친 그대’, 로커스트의 ‘하늘색 꿈', 김수철의 ‘나도야 간다’,그룹 퀸의 ‘위 윌 락 유’ 등 80년대 유행했던 가요와 팝송이 주류를 이룬다.야간업소에서 일하는 현재의 모습을 보여주는 2막에선 ‘상하이 트위스트’‘잘못된 만남’에서부터 ‘챔피언’까지 다양한 음악으로 역동적인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성우와 인희의 애틋한 감정을 다룬 듀엣곡 ‘내 마음속의 그대’ 등 3곡의 창작곡도 삽입된다. 주원성은 “386세대에겐 향수를,젊은 세대에겐 ‘저런 노래도 있었구나.’하는 신선함을 줄 수 있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자랑했다.윤영석은 “현실의 삶에 치여서 사라진 어릴 적 꿈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프리뷰 기간 티켓 30~50% 할인 서울뮤지컬컴퍼니 김용현 대표는 “수입 뮤지컬의 홍수속에서 우리 이야기를 우리 노래에 담은 창작뮤지컬을 만들고 싶었다.”면서 “공연장 로비를 80년대 교실 풍경으로 꾸며 관객의 향수를 자극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뮤지컬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오는 30일부터 3월14일까지 뮤지컬전용극장 팝콘하우스에서 공연된다.2주간의 프리뷰 기간(2월13일까지)에는 티켓값이 30∼50%할인된다.(02)3141-1345. ●'와이키키 브라더스' 어떤 영화 임순례 감독이 2001년 발표한 영화.‘비틀스’를 꿈꾸던 고교시절의 밴드가 지방 나이트클럽 밤무대 밴드로 궁상맞게 살아가는 현실을 쓸쓸하면서도,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내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서울 낙원동에서 수안보 관광호텔까지 실제 밤무대 밴드들을 만나 인터뷰한 결과를 토대로 주인공들의 캐릭터와 스토리를 만들었다.성우역의 이얼을 비롯해 오지혜,박원상,류승범등 연기자들의 뛰어난 앙상블과 송골매의 ‘세상만사’,옥슨80의 ‘불놀이야’ 등 향수를 자극하는 가요들로 독특한 정서를 자아냈다.트럭 야채장사를 하던 인희가 성우를 만난 뒤 가수의 꿈을 되살려 심수봉의 ‘사랑밖엔 난 몰라’를 부르는 마지막 장면은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다. 이순녀기자 coral@
  • 지자체 상반기 5000명 뽑는다

    서울·경기·부산·인천 등 전국 16개 시·도의 올 상반기 지방공무원 채용 규모는 5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집계됐다.본지가 25일 전국 16개 시·도 인사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취재한 결과 13개 시·도가 상반기 중에 4800여명의 채용 계획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행정자치부가 올해 1만 2963명의 지방공무원을 채용할 것이란 방침과 차이나는 이유는 공채시험 공고 일정이 구체화된 것 위주로 조사했기 때문이다.아울러 별정직이나 기능직·계약직 등은 제외됐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이 연두기자 회견에서 일자리 창출을 강하게 밝힌 데다,상당수 광역단체들이 시·군·구를 대상으로 신규채용 수요조사를 하고 있어 채용규모는 증가할 전망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14일 기술직 위주로 공채시험을 실시했기 때문에 올해 수요를 확정하지 못했다.관계자는 “지난해 공채때 기술직 위주로 선발한 관계로 올해에는 행정직 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서울시는 행정직 300명 가량을 오는 5∼6월에 채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도는 소방직 150여명과 행정·기술직 800∼900명 등 1000명 안팎을 채용한다는 공고를 이번주 중 낼 계획이다.원서는 다음달 접수하고,시험은 3월 말 실시될 예정이다. 강원도는 현재 시·군과 본청에서 400명 정도 채용하기로 내부 방침을 세웠으며 조만간 공고를 낸다는 계획이다. 울산과 전북도도 상반기에 각각 200여명씩 채용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했지만 지난해 채용 규모 40명선은 웃돌 것”이라고 말했다.제주도도 소방직 위주로 20명 가량 선발한다. 이밖에 충북도가 2월중에 공고를 내기 위해 현재 수요조사를 하고 있고,충남도는 4∼5월쯤 9급을,하반기에는 7급을 채용한다는 방침만 정했다. 경남도는 지난해 하반기에 700명을 선발했기 때문에 아직 계획을 세우지 못했고 전남도도 마찬가지다.광주시는 총선 이후로 채용계획을 미뤘다. 이미 공고를 낸 지자체 가운데 대구시는 361명을 공개 및 제한 경쟁으로 선발한다.다음 달 11∼17일과 6월 7∼12일에 원서를 접수해 시험을 치른다.부산시도 9급 공무원 531명의 원서를 다음달 16∼21일 접수한다. 행정직 9급 270명과 기업 행정직 9급 17명 등 15개 직렬에서 436명을 뽑는 시험은 오는 3월 31일 시행된다.세무직과 간호직 등 14개 직렬의 시험(95명 선발)은 6월 13일 실시된다. 경기도는 공개 경쟁과 제한경쟁 등을 통해 9급 공무원 975명을 채용한다.공채는 행정 445명과 토목 110명,건축 60명,세무 42명 등 831명이다.제한경쟁은 수의사·학예연구사 등 24개 직렬 144명이다.원서는 다음달 16일부터 20일까지 접수한다. 인천시는 859명을 채용한다.인천시와 자치구에서 815명을 뽑고 섬지역인 강화군과 옹진군이 각각 22명씩을 뽑는다.원서접수는 26일부터 29일까지다. 조덕현기자 hyoun@
  • 설 연휴 뱃길 넓힌다/34개 항로 45척 880회 증선

    섬이 고향인 사람들은 귀향이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운송수단이 한정된 데다 선박운항도 많지 않아 명절만 되면 ‘귀향·귀경 전쟁’을 치른다. 이런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각 지방해양수산청은 올해 설연휴 전후(20∼26일)를 특별수송기간으로 정하고,인천∼무의도 및 경남 통영∼매물도 등 34개 항로에 45척 880회를 증선·증편 운항하기로 했다. 섬이 가장 많은 전남 신안·목포·완도권은 여객선 운항 횟수를 기존 2450회에서 3010회로 560회 늘렸다.예상 수송인원은 신안권 6만 9000명,완도권 4만 8300명이다. 신안·목포권의 경우 39척이 목포시 여객선터미널과 북항에서 비금·도초·하의·흑산도 등 24개 노선에,완도권은 25척이 완도항에서 발두·당산·원동·여서도 등 16개 노선에 운항된다.신안·목포권은 평소 980회에서 1078회로,완도권은 1470회에서 1932회로 늘었다.문의는 신안권 (061)244-5300,완도권 (061)280-1642. 여수권은 12개 항로에서 매일 17척의 여객선이 편도 364회에서 504회로 140회 더 운항된다.수송객이 많은 여수∼연도 항로에는 금오고속페리호,신광페리5호,두둥실호 쾌속선이 투입돼 126회 운항된다.(061)660-9041. 전북 군산권은 군산∼선유도,부안∼격포 등 5개 항로에 하루 1∼2회씩의 왕복운항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승선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에 대비,예비선을 확보해 놓았다.(063)446-7171,(061)242-9542. 부산해양수산청은 여객선 추가 투입없이 부산∼거제도 고현항 간 여객선 2척 중 1척의 정원을 145명에서 160명으로 상향 조정했다.특별수송기간 중 평일에는 오후 5시부터 마지막 여객선이 부산항에 입항할 때까지,공휴일에는 오전 9시부터 마지막 여객선이 부산항에 들어올 때까지 비상체제를 가동한다.(051)660-0270. 인천지역 연안여객선사인 ‘우리고속훼리’는 오는 21∼25일 덕적·자월·이작·승봉도 등을 찾는 귀향객들에게 뱃삯을 20% 할인해 준다.이에 따라 인천∼덕적도는 편도 1만 3700원,왕복 2만 6700원으로 기존 1만 7500원,3만 3600원보다 3800∼6900원 싸게 이용할 수 있다. 선사측은 이와 함께 설연휴에 인천∼덕적·승봉도 항로에 하루 3차례 왕복,인천∼무의도는 2차례 왕복 등 현행보다 1차례씩 늘려 운항키로 했다.(032)880-6114. 마산해양수산청은 통영∼사량 항로에 여객선 1척과 예비선 2척을 추가 투입해 하루 왕복 68회 운항한다.(055)645-2457. 포항해양수산청은 유일한 관내 항로인 포항∼울릉도 간 여객을 증편하지 않는 대신, 안전하고 원활한 수송에 행정력을 집중키로 했다.터미널과 여객선 내 소화기 비치와 인화성 물질 방치 여부 등을 철저히 점검,화재 예방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승객이 예상보다 많을 경우에 대비,예비선을 즉시 투입할 수 있는 운항계획을 마련해 놓았다.(054)245-1521. 대산해양수산청(충남)도 대천항∼장고도(하루 3회 왕복),대천항∼영목(5회 왕복),대천항∼외연도(1회 왕복),보령시 오천항∼초전∼안흥∼가의도∼구도∼고파도(2회 왕복) 노선의 승선 인원에 여유가 있어 별도로 증편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부족할 경우에 대비,여객선 추가 투입을 계획 중이다.(041)660-7632. 전국 정리 김학준기자 kimhj@
  • 우울하게 or 발랄하게 세상 바라보는 두 시선

    어느 모로 보나 대조적인 두권의 소설집이 나와 눈길을 끈다.양태석의 ‘다락방’(해토 펴냄)은 정통적 기법으로 곰삭인 맛이 우러나고 김도언의 ‘철제 계단이 있는 천변풍경’(이룸 펴냄)은 새로운 실험이 가득한 독특한 상상력이 빛난다.‘다락방’은 작가가 등단한 지 13년 만에 처음 낸 작품집.성장기 소년의 의식이 혼돈 속에서 익어가는 과정을 담은 표제작 등 9편은 탄탄한 기본기와 절제된 문체로 빚어온 녹록치 않은 솜씨를 보여준다.작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은 비관적이고 회의적이다.그 모습은 비정상적인 광기로 가득한 세상(‘광인천하’),암울한 시대의 폭력에 휘둘린 가족의 비극(‘신데렐라 연구’) 등으로 나타난다. 평론가 정호웅 홍익대교수는 “인간 관계의 지속성에 대한 근본적 회의를 보여주는 세계”라며 “쓸쓸함과 적막함의 안쪽 너머 더 깊이 파고드는 문학을 기대한다.”고 평한다. 한편 ‘철제…’는 새로운 소설을 향한 의욕과 참신함이 넘친다.독특한 글쓰기를 향한 작가의 의욕은 등장인물을 다른 작품에서 끌어오는 방식에 있다.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는 ‘기호태傳’,쇠라의 그림 ‘그랑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와 박태원의 ‘천변풍경’의 분위기는 표제작 등에서 불러낸다.작가는 이들을 발랄하고 엽기적인 상상력으로 빚은 뒤 현대 사회의 불안한 표정과 목소리의 상징으로 묘사한다.이런 글쓰기에 대해 평론가 우찬제 서강대 교수는 ‘접속의 상상력’이라고 이름붙인 뒤 “불안의 뿌리로 내려가고 더 내려가서,상상적으로나마 불안의 해탈에 이르러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것”을 당부한다. 이종수기자
  • 주말매거진 We/섬초 나 모른다고?

    “한 겨울 들판이 이렇게 푸르다니…,이게 전부 ‘섬초’(시금치)래요.” 지난 12일 전남 신안군 비금도 내월리 내포마을.새해 휴가차 서해안 탐사에 나섰다는 박성민(39·경기 고양시 덕양구)씨는 끝없이 펼쳐진 시금치 벌판을 보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한 겨울인 요즘 비금도는 온통 파랗다.비닐 하우스를 하지 않고 한데서 기르는 시금치가 들판과 산기슭을 온통 뒤덮고 있기 때문이다.재배 면적이 서울 여의도 넓이의 2배가 넘는 180만여 평에 이른다. 명경철(29) 비금농협 직원은 “비금도에선 재래종의 노지 시금치를 ‘섬에서 나는 풀’이라 하여 섬초라 부릅니다.”라며 섬초의 유래를 설명했다.비금 농협은 이를 ‘비금 섬초’라 하여 특허청에 상표로 등록했다.비금 섬초는 여느 시금치보다 맛이 좋다.달착지근하면서 특유의 상큼한 맛이 있다.잎사귀도 두텁고 실하다.‘명품’ 시금치라 할 수 있다.믹서기로 갈아 즙으로 마시면 바로 건강 음료가 된다.섬초에는 비타민이 풍부하고 철분도 많이 들어 있다. ●늙지도, 아프지도 않게 하는 만병통치약 주부들이 섬초를 좋아하는 이유는 삶았을 때도 싱싱하기 때문.죽치마을 산기슭 밭에서 섬초를 캐던 노부부의 이야기를 들었다.명계단(72) 할머니는 “섬초를 데칠 때 소금을 살짝 넣으면 파란 색깔이 변하지 않아.”라고 말했다.섬초의 뿌리는 어른 손가락만하게 굵다.“뿌리도 버리지 말고 같이 데쳐 먹어.뿌리가 더 맛있어.섬초는 늙지도 않고,아픈 데도 없게 하는 만병통치약이야.”라는 김종기(73) 할아버지가 부인 명씨를 거들었다. 선도도 오래 간다.강영삼(43) 비금농협 과장은 “다른 시금치는 3∼4일 지나면 시들어 버리는데,섬초는 물만 뿌리면 잎사귀가 금방 고개를 쳐들며 싱싱해진다.”고 자랑했다.섬초는 바닥에 바짝 붙어 잎이 사방으로 쫙 퍼져 자란다.한 겨울 바닷바람을 받으면서 자라 생명력이 끈질기다는 것이다.육지 낫의 절반 크기인 ‘섬낫’으로 섬초를 캐던 최은숙(33)씨는 “섬초로 겉절이도 하고,잘게 다진 돼지고기에 양념을 쳐서 섬초로 싼 뒤 튀김옷을 입혀 튀겨 먹는다.”고 말했다. ●비금도 섬초의 비결은 게르마늄 토양 비금 섬초는 무엇보다 토양 때문에 맛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서남문대교로 연결된 이웃 도초면도 같은 종자를 심지만 맛이 비금 섬초를 따라오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김종흔 신안군 농업기술센터 비금지소장은 “비금도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물게도 게르마늄 토양이고,섬은 갯벌을 일군 땅이어서 산성도가 적당하다.”고 말했다.섬초는 속대가 배추처럼 오므라들어 있어 다른 시금치와 금방 구별된다.죽림마을 김방용(53)씨는 “진짜 섬초는 속대를 펴면 가운데가 꽃처럼 노랗다.”고 강조했다. 요즘 나오는 섬초는 추석 무렵에 씨를 뿌린 것으로 3월까지 캔다.노지 채소가 무척이나 귀한 한 겨울 섬초는 비싼 값에 팔려 나간다.하루 평균 15㎏들이 4000여 상자가 나오며,3월까지 35만여 상자가 출하돼 1200여 재배 농가가 60억원 정도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시금치가 비금도에서 재배된 것은 45년 전.1958년 죽림리 최남산씨가 시금치 종자를 구입,재배한 게 시초.초창기엔 중간 상인들이 섬초를 ‘밭뙈기’로 매매,폭리를 취했다고 한다.15∼16년 전에야비로소 농민들이 농협을 통해 시장에 내다 팔수 있었다.. 비금 섬초는 아침 9시 첫 배로 육지에 나와 서울 가락시장에서 밤 11시쯤 경매에 들어간다.비금 섬초의 90% 가량은 이렇게 팔린다.요즘 15㎏들이 상품 한 상자에 3만 5000원선이다.“작년 설 직전에는 15㎏들이 한 상자에 8만원이나 나왔습니다.섬초가 ‘금초’였지요.”라는 박병로(37·한국청과) 경매사는 비금 섬초가 ‘경매의 꽃’이라고 예찬했다. ●서울서 주문할 땐 택배비 부담해야 이런 섬초를 비금도에서 직접 사기가 쉽지 않다.내다 파는 곳이 없다.재배농가나 비금농협(061-275-5251)에 미리 주문해야 살 수 있다.보통 4㎏들이 한 상자 1만원.서울에서 주문하면 택배 비용을 별도로 부담해야 한다. 섬초를 맛보려면 비금면사무소 옆 골목의 청해식당(061-275-4617)이 좋다.밑반찬으로 나오는 섬초 나물은 약간 싱거운 듯하지만 특유의 싱그러운 풍미가 난다.요즘엔 홍어의 사촌격인 간재미(일명 갱개미) 회무침이 나온다.한 접시(2만원)면 3명이 먹을 수 있다.면사무소 바로 앞 삼양식당(061-275-0602)엔 빨갛게 나오는 장어탕이 좋다.바닷장어의 빼를 바르고 껍질째 듬성듬성 썰어 넣었다.한 그릇에 8000원. 글·사진 비금도 이기철기자 chuli@ ●비금도 새가 날아오르는 모양인 비금도는 남한 최초로 염전이 개발된 섬이다.지금도 바닷가 평탄한 곳은 ‘아음(천일염)’을 생산하는 염전이다.기암절벽으로 둘러싸인 하누넘해수욕장과 명사십리 원평해수욕장이 유명하다.비금도 가려면 전남 목포 북항에서 비금농협이 운영하는 카페리를 타면 1시간50분이,목포여객터미널에서 쾌속선(061-244-0005)을 타면 50분이 걸린다. 안승춘의 안승춘의 시금치요리 시금치요리 비법 비법 안승춘 한국식생활개발연구회장은 68년 조리업계에 뛰어들어 36년 동안 음식을 개발하고 연구했다.한·양·중·일식을 두루 통달해 ‘생활요리의 대가’로 불린다.한국조리직업전문학교(02-833-1623) 이사장도 겸하고 있다. 시금치 하면 근육이 우뚝 솟은 ‘뽀빠이’가 생각납니다.뽀빠이 같이 근육이 부풀어 오르기를 바라며 시금치를 많이도 먹었지요.참깨를 솔솔 뿌려 먹으면 맛까지 고소하지요.그런데 시금치에 참깨를 뿌려 먹으면요,우리 몸에 결석이 생기는 것까지 막을 수 있다고 합니다. 글 이기철기자 chuli@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 요리 시연 한국식생활개발연구회장 ●시금치 도토리묵 무침 재료 시금치 100g,도토리묵 1모, 양파 ¼개,간장 3큰술,고춧가루·다진 파 2큰술씩,다진 마늘·깨소금·참기름·설탕 1큰술씩,물엿 ½큰술 만드는 법 (1) 도토리묵은 물에 한 번 씻은 다음 무늬 칼로 썰어 놓는다.(2) 시금치는 깨끗이 씻어 먹기 좋은 크기로 뜯어 놓고 양파는 얇게 썰어 놓는다.(3) 간장·고춧가루·다진 마늘·다진 파·물엿·깨소금·참기름·설탕을 넣어 양념을 만든다.(4) 넓은 그릇에 시금치·양파·도토리묵을 담고 (3)의 양념장을 부어 묵이 부스러지지 않도록 살살 버무린다. ●시금치 겉절이 재료 시금치 200g,배 ½개 초무침 양념 간장·식초 3큰술씩,설탕·고춧가루·다진 파 2큰술씩,다진 마늘·깨소금 1큰술씩,참기름 ½작은술씩 만드는 법 (1) 시금치는 깨끗이 다듬어 씻어 먹기 좋은 크기로 뜯어 놓는다.(2) 배는껍질을 벗기고 속을 제거한 후에 썰어 놓는다.(3) 간장·식초·설탕·고춧가루·파·마늘·깨소금·참기름을 섞어 양념을 만든다.(4) (1)과 (2)를 그릇에 담고 (3)의 양념을 넣고 가볍게 버무려 그릇에 담아낸다. ●시금치 조갯국 재료 시금치 200g,대파 1대,다진 마늘 1큰술,붉은 고추 1개,모시조개 200g,된장 2큰술,물 6컵·소금 약간 만드는 법 (1) 시금치는 다듬어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데쳐 찬 물에 행궈 물기를 짠 다음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대파는 굵게,붉은 고추는 씨를 뺀 다음 채썬다.(2) 모시조개는 연한 소금물에 1시간 정도 담가서 해감을 뺀 다음 끓는 물에 넣고 입이 벌어질 때까지 끓여 면보에 밭아 맑은 국물을 만든다.(3) (2)의 조개 국물에 건져 둔 모시조개를 넣고 된장을 체에 담아 풀어 한소끔 끓인다.(4) (3)의 국물이 끓으면 (1)의 시금치를 넣고 굵은파,다진 마늘,붉은 고추를 넣어 한번 더 살짝 끓인 다음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팁 날콩가루를 데친 시금치에 버무려 넣고 된장국을 끓이면 더욱 구수하다. ●시금치 참기름 샐러드 재료시금치 잎 130g,붉은 양파(또는 양파) ¼개,치커리 50g,양상추잎 2장,귤 3개,참기름드레싱, 볶은참깨 참기름 드레싱 잘게 썬 귤껍질 1작은술·귤 주스 2큰술·연한 생강즙 2작은술,청주 3큰술,식용유 1⅓큰술,간장·설탕 1작은술씩,소금 ½작은술,참기름 1큰술 만드는 법 (1) 시금치와 치커리는 부드러운 속잎만을 골라서 깨끗이 씻은 다음 냉장고에 보관하여 싱싱하게 살아나도록 한다.(2) 양상추는 먹기 좋게 뜯어 냉수에 담갔다가 건져 물기를 빼준다.(3) 귤 껍질을 벗겨 속을 떼어 놓는다.(4) 드레싱을 만든 다음 커다란 그릇에 시금치·치커리·양파·귤을 모두 넣고 드레싱과 함께 살짝 버무려 준다.(5) 접시에 담은 다음 마지막으로 볶은 참깨를 위에 뿌려준다. ●시금치 편채쌈 재료 시금치 200g,쇠고기(또는 돼지고기) 600g,간장 3큰술,설탕·다진 마늘·깨소금·참기름·청주 1큰술씩,다진 파·배즙 2큰술씩,후추·양겨자 약간씩 만드는 법 (1) 시금치는 연한 잎으로 깨끗이 준비한다.(2) 쇠고기는 3㎜ 두께로 길게 썰어 준비한다.(3) 간장·설탕·마늘·파·깨소금·참기름·배즙·청주·후추를 섞어 양념을 만든다.(4) (2)의 고기에 (3)의 양념을 넣고 버무려 재운다.(5) 배는 껍질을 벗기고 채썰어 놓는다.(6) 고기를 구워 겨자를 바르고 시금치와 배를 놓고 말아 쌈을 만든다. ●시금치 부침 재료 시금치 200g,밀가루 2컵,고추장 2큰술,우유(또는 물) 2컵,소금·시금치·식용유 약간씩 만드는 법 (1) 시금치는 깨끗이 씻어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놓는다.(2) 넓은 그릇에 우유·고추장·소금·밀가루를 넣고 덩어리가 없도록 반죽한 다음 시금치를 섞는다.(3)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뜨거워지면 (2)의 반죽을 떠 놓아 얇게 펴서 부침을 한다.
  •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그래서 더 맹목적이죠”장편 ‘유리 바다’ 작가 고은주

    바다는 바다인데 ‘유리 바다’다.뛰어들면 깨질 게 뻔한….그런데 바다의 유혹은 너무 강해 깨질 줄 알면서도 저도 모르게 휩쓸려간다.알 수 없는 끌림 속에 부르는 ‘사랑 노래’가 고은주(37)의 장편 ‘유리 바다’(이가서 펴냄)다. 방송국 구성작가인 여주인공 ‘나’는 친구 결혼식에서 우연히 한 남자를 보고 운명적 사랑에 빠진다.그 사랑의 ‘바다’가 ‘유리’인 이유는 남자에게 약혼한 여자가 있기 때문.‘금지된 사랑’은 가슴 시리지만 아름답게 이어진다.맹목적 사랑에 휩싸인 내면의 떨림과 망설임,열정은 작가의 흡입력 있는 문체에 힘입어 가슴 아리게 펼쳐진다.작가를 만나 그 ‘열정’에 대해 들어보았다. ●사랑에 대해 지난해 6월 낸 장편 ‘현기증’도 사랑이야기다.그 사랑이 잔잔했다면 이번엔 거세다.“추상적 사랑을 다룬 ‘현기증’을 쓰면서 아쉬움이 많았다.그래서 미세하면서도 아주 치열한 사랑을 썼다.” 새로운 사랑 얘기에 대한 갈증 때문에 준비하던 첫 단편집도 뒤로 미루고 단숨에 써내려 갔다.작품에 담은 사랑의 본질에 대해작가는 ‘소유욕’이라고 한다.“인류애와는 달리 약간은 배타적인,이성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내재된 속성 같은 것인데 부정적이지만은 않습니다.그 바다는 삶에 대한 욕망·열정 때문에 에너지로 승화되니까요.” 이 생각은 여주인공에게 전이됐다.너무 욕심이 없다고 엄마가 걱정할 정도이던 여주인공이 사랑을 알게 된 뒤 “어느 날 문득 내게로 밀려든 깊은 바다,그 빛깔을 온전히 나만의 것으로 갖고 싶다.”(88쪽)거나 “맹목적인 몰두와 광포한 집착.그래서는 안된다고 생각할수록 더 강해지는 욕망.그건 아무도 막을 수 없죠.”(145쪽)라고 고백한다. ●소설에 대해 ‘유리 바다’의 매력은 탁월한 심리 묘사.군더더기 없는 감성적 문체로 여주인공이 겪는 내면의 갈등을 섬세하게 그리면서 눈길을 연신 빨아들인다.그 힘에 대해 작가는 “소설은 내게 있어서 더 많은 사람과 얘기하려는 장치다.소통을 위해선 재미있게 읽혀야 하는데 내면 묘사에 신경이 많이 쓰인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유리 바다’는 가볍지만은 않다.주인공들의 정열 번민을 따라가다보면 ‘나는 어떻게 살고 있는가?’라고 묻게 만든다.이성이 규제하는 시스템에 감정을 죽이며 살아온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주제를 던지기보다는 물음표 하나를 남기고 싶어요.앞만 보고 가다가 제 소설을 읽은 뒤 잠깐 멈추게 해서 말이죠.” ●작가는… 다양한 경험을 쌓은 뒤 작가가 되려고 지방 방송사 아나운서로 일했다.10년 계획이었는데 2년6개월이 지나니 창작욕이 꿈틀대서 그만 뒀다.3년의 습작을 거쳐 1995년 문학사상 신인상(‘떠오르는 섬’)으로 등단,1999년 장편 ‘아름다운 여름’으로 제23회 ‘오늘의 작가상’을 받았다.올해 첫 단편집을 낸 뒤 현대사의 질곡이 가족에 어떻게 투영되는지를 다룰 장편을 구상할 계획이다. 이종수기자 vielee@
  • 주말매거진 We/실미도&무의도

    영화 ‘실미도’가 난리다.400만이니,500만이니,연일 관객수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북파 공작을 목적으로 구성됐던 684부대원들의 난동사건을 다룬 영화 실미도.쉴 틈 없이 몰아치는 스펙터클한 영상 속에선 장마때의 파란 하늘처럼 살짝살짝 비치는 촬영 세트장의 주변 경관이 관객들에게 잠시 한숨을 돌리게 한다. 실미도는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 옆의 무의도에 거의 붙어있는 작은 무인도.684부대는 실제로 무의도에서 대부분의 훈련을 받았고,실미도에선 부분적인 훈련만 받았다고 한다.춤추는 무희의 옷처럼 아름답다는 무의도,투명하고 평화로운 해변이 인상적인 실미도를 찾았다. 실미도는 무의도 실미해수욕장과 마주하고 있다.썰물 때 해수욕장과 실미도 사이에 거대한 갯벌과 모래톱이 드러나 2시간가량 길을 내준다. 갯벌은 굴 천지다.크고 작은 돌엔 굴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모래사장은 거의 굴껍데기가 쌓여 층을 이루고 있다.갯바위를 밟아 비트니 껍데기가 깨지며 엄지 손톱만한 굴 알갱이가 드러난다.뽀얗게 살이 오른 굴 맛이 참 신선하다. 뾰족한 돌멩이를 집어 본격적으로 굴을 까먹으려고 했으나,너무 힘들어 포기했다.인근 마을에 사는 할머니들이 굴을 채취하고 있다.갈고리로 굴을 깨서 담는 솜씨가 순간 부럽게 느껴진다. 무의도와 이어진 실미도 해변을 걷다 보니 야트막한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 있다.영화 ‘실미도’ 촬영 세트장이 있던 곳으로 이어지는 길이다.하지만 아무런 표지판도 없기 때문에 주의깊게 살펴보아야 한다. 볼품없는 소나무들과 잡목 사이로 난 오솔길을 따라 10여분 올라 정상에 서니 반대편으로 아담한 해변이 펼쳐져 있다. 하얀 모래사장과 양 옆의 갯바위들,투명한 바다가 어우러져 제법 아름답다.갯벌 때문에 혼탁한 대부분의 서해안 해수욕장과는 딴판.갯바위엔 역시 굴껍데기가 빈틈없이 붙어 있다.이곳이 영화 ‘실미도’ 촬영세트장이 있었던 곳이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모두 철거되고,지금은 막사가 들어섰던 터,굴러다니는 모래주머니,나무계단 등이 촬영의 흔적을 보여줄 뿐이다.서둘러 길을 되짚어 무의도로 향했다.시간을 지체하면 자칫 혼자 섬에갇혀서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 행선지는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오전에 배를 타기 전 매표소 직원이 “요즘 뜨고 있는 드라마 ‘천국의 계단’ 세트장이 있다.”며 꼭 가보라고 했던 곳이다.무의도 큰무리 선착장에서 콘크리트 도로를 따라 가면 먼저 오른쪽으로 실미해수욕장 가는 길이 나오고,그대로 지나쳐 5분 정도 더 가면 우측으로 하나개해수욕장으로 갈라지는 길이 나온다.선착장에서 10분 정도 소요. 해수욕장 앞에 널찍한 주차장이 있고 입구 주변에 횟집들이 많은 것을 보니 한여름엔 제법 피서객이 많이 몰리는 듯하다.하지만 겨울 한가운데 선 지금은 주차장 한 편에 대여섯대의 승용차가 서 있을 뿐이다. SBS 드라마 ‘천국의 계단’에서 여주인공 ‘정서’(최지우)가 어렸을 적 살았던 집으로 나오는 세트장은 해수욕장 남쪽 끄트머리 언덕 위에 서 있다.꼭 동화속 장난감처럼 만들어진 별장이 시원하게 펼쳐진 해변과 잘 어울린다.하지만 멀리서 바라보던 것과는 달리 막상 별장 안마당에 서서 보는 해변 풍광은 그저 평범할 뿐이다.세트장 방문객은 대부분 20대 초반의 데이트족들.드라마 인기를 보여주기라도 하듯 저마다 세트장을 배경으로 카메라 앞에서 갖은 포즈를 취한다. 세트장에서 좀더 아래로 내려가면 무의도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 나온다.일명 ‘환상의 길’로 불리는 곳.파도와 바람에 깎이고 닳아 생긴 기암괴석과 수직절벽 사이로 자연분재 서식지라고 이름 붙여진 소나무 군락지,사자바위,총석정 등 자연의 아름다운을 그대로 간직한 곳이다.해수욕장에서 왕복 1시간 남짓 걸린다. 섬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호룡곡산(244m) 산행에도 나서보자.나지막하지만 경사의 완급이 적당하고 곳곳에 조망대와 쉼터가 갖춰져 있어 아기자기한 섬 산행을 즐길 수 있다. 하나개해수욕장 입구 오른쪽에 세워진 ‘호룡곡산 산림욕장’이란 큰 푯말을 따라 들어가니 소나무 숲을 지나 등산로가 시작된다.졸참나무,신갈나무 등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이따금 꿩이 푸드덕거리며 날아올라 깜짝 놀라게 한다. 호랑바위,신선약수를 거쳐 정상에 올랐다.끝없이 펼쳐진 서해바다로부터 불어오는 해풍이 등줄기의 땀을 식혀준다.동쪽으로는 서해의 관문 인천항과 인천국제공항이 한눈에 들어온다.하산길은 마당바위∼부처바위∼환상의길∼하나개해수욕장 코스로 잡았다.총 2시간 정도 걸렸다. 실미도(인천) 글·사진 임창용기자 sdragon@ 핵심주역 3인도 역사의 뒤안길로… 실미도 특수 부대의 핵심 주역은 김형욱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 부장,이철희 중앙정보부 제1국장,이후락 후임 부장 등 3인.김 부장은 1968년 1·21 사태 직후 창설을 지시했고 이 국장은 세부 프로젝트를 입안한 뒤 부대 운영과 훈련 지원 등을 전담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부장은 1971년 8월 실미도 사건이 터진 뒤 해체를 지시했다. 특수 부대원 31명에 대한 훈련은 대북 첩보 부대인 공군 2325 전대 209 파견대에서 3년4개월간 극비리에 시행됐다.작전명은 ‘684’. 옥만호 전 공군참모총장은 “실미도 사건이 터졌을 때야 부대의 존재를 알게 됐다.”고 말할 만큼 실미도 부대운영은 중앙정보부 주도로 극비리에 이뤄졌다. 세 사람 가운데 김형욱씨는 법원으로부터 사망선고를 받았고 이후락씨와 이철희씨가 생존해 있으나 역사적 요구에도 좀체 입을 열지 않고 있다. 이후락씨는 1년전 서울 반포에서 경기 하남시 감이동 동서울골프장 입구의 별장으로 이사를 했다. 지난 11일 동네주민 K씨는 “얼마전 중풍을 맞아 거동이 불편하지만 지팡이를 짚고 집주변을 산책하는 모습이 가끔 눈에 띈다.”면서 “처음 이사올 때는 마을 행사에 기부금도 내놓고 했는데 요즘에는 윷놀이 행사에도 잘 나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씨의 별장은 대지 500평에 건평 250평 규모로 울타리를 정원수가 죽 둘러싸고 있었다.주변 야트막한 야산까지 포함하면 별장 지대가 족히 2000평은 돼 보였다.드나드는 사람은 부동산을 봐주는 O씨나 바둑동무를 해주는 예비역 장성 Y씨 외에는 거의 없다.요즘 서울 모병원에서 안과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그는 다음달 23일 파란과 곡절의 만80살 생일을 맞게 된다. 김문 기자 km@ ●가는 길 올림픽대로 또는 강변북로를 타고 김포공항 방면으로 가다가 인천공항으로 가는 고속도로로 빠진다.영종대교를 지나 계속 직진하면 용유·무의도 이정표가 나온다.이정표를 보고 오른쪽으로 빠져서 10여분 정도 달리면 왼쪽으로 잠진도선착장 가는 길이 나오고,이 길을 따라 5분 정도 가면 선착장이다.선착장에선 무의도행 배가 아침 7시30분부터 30분 간격으로 있다.물때에 따라 하루 2∼3시간씩 결항되므로 미리 결항시간을 알아보는 게 좋다. 뱃삯은 승용차를 가져갈 경우 운전자 포함 2만원.동승자는 1인당 2000원.무의도내에 실미해수욕장,하나개해수욕장으로 가는 마을버스가 있으나 운행시간이 일정치 않아 이용하기 불편하다.실미도는 무의도 실미해수욕장 앞에 차를 세워놓고 걸어 들어가야 한다.문의 무의도해운(032-751-3354). ●숙박 하나개해수욕장,실미해수욕장 주변에 민박집이 많다.대부분의 식당에서도 민박을 겸한다.요즘은 성수기가 아니라서 2만∼3만원이면 언제라도 방을 구할 수 있다.문의 하나개해수욕장(032-751-8866). ●무의도 낚시 실미해수욕장에선 인근 갯바위에 앉아 바다낚시의 묘미를 즐길 수 있다.우럭,망둥어,광어,전어,숭어 등이 잘 올라온다.배낚시(1인당 5만원)도 가능하다.문의 실미해수욕장 번영회(032-752-4466). ■싱싱한 굴밥 꼭 맛보세요 무의도와 실미도 해안에선 전혀 과장됨 없이 발에 차이는 게 굴이다.요즘은 굴이 가장 맛있는 계절.또 겨울엔 쉽게 변질되지 않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무의도에 들어서면 선착장 주변은 물론 실미,하나개해수욕장 인근 대부분의 식당이 굴요리를 낸다. 식사로 싱싱한 자연산 굴을 맛볼 수 있는 대표 메뉴는 굴밥정식.승선권 매표소 직원이 추천해준 하나개해수욕장내의 ‘번영회식당’을 찾았다. 주문한 지 20분쯤 지나 나온 것은 뚝배기에 지은 굴밥과 굴국,굴회,굴전,굴무침.이렇게 다양한 굴요리만으로 밥을 먹기도 처음이다. 이곳 굴밥은 우선 그 화려함이 눈길을 끈다.뚝배기에 지은 밥 위엔 뽀얗게 익은 굴과 함께 대추,무,당근,호박씨,해바라기씨,검은깨,콩나물이 어울려 입맛을 다시게 한다. 잘 섞은 밥을 작은 대접에 덜어 양념간장을 쳐 비볐다.향긋한 굴냄새와 고소한 견과류 맛이 어울린다.굵게 썬 무채와 굴을 넣고 끓인 국도 제법 시원하다. 생굴을 몇가지 야채와 양념으로 버무린 무침은 매콤달콤한 맛이 별미.두툼하게 지진 굴전은 술안주로 잘 어울릴 것 같다. ‘굴밥정식’은 1만원.생굴과 굴전,굴무침을 빼고 굴밥과 몇가지 기본 반찬만 차린 상은 8000원.(032)752-7250. 임창용기자
  • 동아시아 조류독감 확산 비상

    조류독감이 한국과 베트남,일본에서 발생한 데 이어 타이완과 태국에서도 조류독감 발생이 확인되거나 발생 논란이 이는 등 조류독감 파문이 동아시아 전 지역으로 급속히 확산 중이라고 주요 외신들이 13일 보도했다. 특히 베트남에서는 적어도 3명의 주민이 조류독감에 감염,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적하면서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홍콩 언론들은 이날 보건관리들의 말을 인용,조류독감 확산 이후 한국산 닭에 대해 수입금지 조치가 내려졌다고 밝혔다.하지만 언론들은 이 조치가 언제부터 시행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보도했다.또 일본산 닭에 대해서도 동일한 조치를 부과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일본에서도 79년만에 처음으로 야마구치현의 한 양계장에서 한국에서 맹위를 떨친 H5계열의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발견돼 닭 8000여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12일 밝혀졌다.방역당국은 야마구치현 양계장 200여곳에 대한 소독과 검사를 강화하면서 닭과 계란의 이동과 출하도 금지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10만마리의 닭이조류독감으로 폐사됐지만 방역당국은 60만마리가 조류독감 징후를 보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특히 지난해 10월 유행성 독감 유사증세로 병원에 입원했던 9명의 어린이와 성인 한 명이 숨졌고 다른 2명도 비슷한 증세로 입원 중인데,사망원인이 조류독감과 관련이 있는지에 대한 집중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태국에선 양계농가들이 중부 지방의 양계농 수백 곳에 조류독감이 번져 닭 수백만 마리가 폐사했는데도 축산 당국이 이 사실을 은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13일 영자지 방콕 포스트가 보도했다. 앞서 타이완당국도 지난달 31일 중국에서 타이완의 외딴 섬으로 밀수입된 오리 6마리가 조류독감 양성반응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베트남과 한국에서 발견된 조류독감 변종은 지난 1997년 홍콩에서 닭에서 사람에게 감염되어 6명을 숨지게 한 H5N1 바이러스와 유사하다.철새 분비물에 의해 전파되는 조류독감 중 H7N7,H5N1,H9N2 등은 사람에게도 전염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춘규기자 외신 taein@
  • [씨줄날줄] 인생유전

    남태평양의 작은 섬 피지 출신으로 지난해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상금왕에 올랐던 비제이 싱(41)은 한편의 드라마와도 같은 인생을 살았다.어린 시절 부친한테서 배운 골프를 밑천삼아 17세때 호주 투어에 입문했으나 참담한 실패만 거듭했다.21세때 마침내 말레이시아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기반을 잡는 듯했으나 인도네시아에서 있었던 스코어 조작사건으로 투어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됐다. 대회 출전 길이 막힌 그는 클럽 프로,떠돌이 프로로 전전하다가 4년만에 유럽 투어에 데뷔한 뒤 1993년 마침내 대망의 미국 PGA에 합류했다.데뷔 첫해 신인왕에 오르는 등 지금은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그에게도 암울했던 과거가 있었던 것이다. 그런가 하면 축구 스타의 어머니 안모씨는 부잣집 딸로 태어나 미혼모,식당·다방 종업원,끝내는 도박과 사채의 수렁에 빠졌다가 쇠고랑을 차고서야 회한의 눈물을 흘렸다.얼마 전에는 23번에 걸쳐 31년의 세월을 감옥에서 보낸 75세 노인이 또다시 소매치기를 하다가 붙잡혔다.비제이 싱이 지옥에서 천당으로 올라온 경우라면,안씨는 천당에서 지옥으로,노인은 평생 지옥의 주변을 맴돈 경우라고 하겠다. 그래서 인생은 돌고 돈다고 했는지 모르겠다.어떤 이는 인생유전(人生流轉)의 원인을 오욕칠정에서 찾기도 하고,팔자소관이라고도 한다.인생유전이 소설과 영화의 주요 테마가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인생유전에는 진한 감동과 코 끝을 찡하게 하는 아픔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그럼에도 한결같이 ‘기구한’이라는 수식어가 앞에 붙는 것을 보면 성공하는 인생유전보다 실패하는 인생유전이 훨씬 많다는 뜻이리라. 촉망받던 증시 분석가에서 강도·강간범으로 전락한 한모씨의 사례도 여기에 해당된다.11년 옥살이한 뒤 주식투자로 20억원을 모으고 사이버 애널리스트로 이름까지 날렸지만 불과 3년만에 10억원의 빚만 지고 나락으로 떨어졌다.기회가 찾아왔을 때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한 탓이다. 지난해 참여정부 출범 후 전 정권의 실세들이 줄줄이 감옥으로 향하더니 새해 들어서는 금배지들이 무더기로 같은 대열에 합류했다.이들의 운명은 인생유전이라기보다는 자업자득에 가깝다.감동이나 아픔 대신 탐욕의 악취만 풍길 뿐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4)한국인을 사랑한 사람, 무어 목사

    1898년 10월29일 종로 네거리 운종가 광장에는 독립협회가 주최하는 만민공동회가 열리고 있었다.외세의 국권 침탈위기에 맞서기 위해 정부 대표자와 민간인 각 계층 대표자가 한 자리에 모여서 국정개혁 원칙을 민중의 의사에 따라 결정하고,결정된 내용을 실천하기 위한 다짐을 하자는 큰 모임이었다.이 모임은 거리에서 관민이 함께 참여하여 벌이는 한국 최초의 합동토론회였다. 오후 2시.광장에는 황국협회,황국중앙총상회,순성회,협성회,광무협회,진신회,친목회,교육회,국민협회,진명회,일진회,보신사 등 각 사회단체들이 모였다.순성회 부인들,각 학교 생도들,시전상인들,맹인,승려들,백정(白丁)들,정부부처 관료 및 신사들이 청첩장 받은 순서대로 참석해 있었다. ●무어에 세례받은 백정 만민공동회 연설자로 오후 3시.대회장인 윤치호가 먼저 만민공동회의 목적을 설명하고 인사말을 했다.곧이어서 군중은 만세를 불러 대회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한편 질서유지에 힘썼다.그런 다음 만민공동회의 개막연설자가 단상에 올랐다.회의장은 순간 물을 뿌린 듯이 고요해졌다.연단으로 올라서고 있는 사람에게 모든 눈길이 일제히 쏠렸다.개막 연설자로 지명된 사람은 놀랍게도 백정 신분이자 새뮤얼 무어 목사한테서 세례받은 곤담골교회 박성춘(朴成春)이었다.박성춘이 역사적 사건의 주인공으로서 연설을 시작했다. “나는 대한의 가장 천한 사람이고 무지몰각합니다.그러나 충군애국(忠君愛國)의 뜻은 대강 알고 있습니다.이에 이국편민(利國便民)의 길인즉 관민이 합심한 연후에야 가하다고 생각합니다.저 차일(遮日)에 비유컨대 한 개의 장대로 받친즉 역부족이나 많은 장대를 합한즉 그 힘이 심히 견고합니다.원컨대 관민합심하여 우리 대황제의 성적에 보답하고 국조로 하여금 만만세를 누리게 합시다.” 회중은 연설을 끝낸 박성춘에게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냈고,연단 아래 모였던 수십명의 백정들은 눈물을 글썽이면서 만세를 불렀다.이 광경은 여러 날을 두고 장안의 화제였다.박성춘,그는 이날의 연설로서 독립협회 주요인물인 안창호,서재필 같은 큰 인물들과 함께 국가의 독립과 민족자립을 논의하는 자리에 서게 된 것이다. 무어 목사는 한국에 온 이듬해인 1893년 지금의 조선호텔과 롯데호텔 중간쯤에 있었던 곤담골에다 교회를 열고 곤담골교회라 이름을 지었다.교회에는 마을 아이들을 위한 예수교학당을 함께 열었다.무어 목사는 늘 길거리에서 한국사람들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아이들을 예수교학당에 보내라고 권했다.그 마을에 살던 박성춘이라는 백정도 무어 목사라는 사람의 진실된 성품이 싫지 않아서 그의 아들 박서양을 주일학교에 보냈다. 그후 박성춘은 발진티푸스를 앓아서 죽게 되었다.박서양은 주일학교에 나와서 아버지 병을 낫게 해달리는 기도를 하면서 울었다.이를 본 무어 목사가 그 까닭을 물었고 박서양은 아버지의 병환의 위급함을 말했다.무어 목사는 박서양을 돌려보낸 뒤 급히 다른 선교사를 만나러 갔다. 고종황제의 어의(御醫)인 에비슨(Oliver R Avison)을 만나 도와달라고 부탁했다.황제의 전문의사에게 천민보다 더 핍박받는 계급 백정을 진료해달라고 하는 것은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설혹 에비슨이 승낙한다 하더라도 그런사실을 정부 대신들이나 서울의 양반들이 알게 되면 날벼락이 떨어질 것이 분명했다. 에비슨은 무어 목사의 간곡한 청을 듣고 망설이지 않았다.무어 목사의 눈에 백정들의 참담한 생존이 가장 시급한 구원의 대상으로 비쳤듯이 에비슨의 눈에 비친 무어 목사의 행동은 천사로 비쳤기 때문이다. 두 명의 선교사들이 백정 박성춘을 찾아왔다.박성춘이 완쾌할 때까지 두사람의 발걸음은 계속되었다.박성춘은 임금님의 주치의가 자기 같은 천민을 치료해주기 위해 누추한 곳까지 와준데 깊은 감동을 받았다.완치된 뒤 그의 자식들 모두를 주일학교에 보낸 그도 열렬한 기독교인이 되어 같이 설움받고 사는 백정들에게 전도를 시작했다.그런가 하면 큰아들 박서양이 의학을 공부하여 가난하고 외로운 이들을 치료해주는 삶을 살아가도록 키웠다.박서양은 결국 1899년 제중원의학교(세브란스의학전문학교)에 입학하여 1908년 졸업하면서 세브란스의학교 제1회 졸업생이 되기도 했다. 그 무렵 무어 목사는 한국식 이름을 지었다.모삼열(牟三悅).소울음소리 모(牟)자를 즐겨 쓴 이유는 백정들의 애환과 고난을 자신의 삶 안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1895년 박성춘은 무어 목사로부터 세례를 받았고,곤담골교회는 교인 20명의 제법 뜻있는 교회로 자리잡아갔다. ●“양반전도 어렵다” 선교사들 불평·비난 받아 그 무렵 첫 차별사건이 교회 안에서 일어났다.교회에 나오던 양반 신도들이 발길을 끊는 일이 생긴 것이다.사정을 알고보니 양반 신도들은 백정들과 같은 자리에 앉아서 예배를 드릴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심지어는 백정 같은 천민도 예수를 믿으면 죽은 뒤 천당에 갈 수 있다고 하는데,백정이 가는 천당이라면 가지 않겠다는 말을 하는 양반 신도도 있었다.백정이 믿는 하느님과 양반이 믿는 하느님이 동일하다는 것은 곧 양반을 능멸하는 짓이며,더욱이 한 교회 지붕 밑에서 같은 자리에 앉아 천당을 생각하는 것 자체를 용납할 수 없다는 이도 있었다. 여러 날이 지난 뒤 자신들의 생각이 잘못된 것 같다며 뉘우치는 이들이 생겼다.그들은 무어 목사에게 새로운 제의를 했다.자기들을 앞자리에 앉게 하고백정들을 뒷자리에 앉도록 좌석을 구별해준다면 다시 교회에 나올 수 있겠다는 것이었다. 무어 목사는 단호하게 거절했다.그후 1904년 지금의 인사동으로 옮겨 1905년 승동교회로 이름을 바꾸어 오늘에 이르고 있는,한국 기독교사상 가장 뜻깊은 역사를 간직한 교회의 하나가 되었다. 박성춘이 교인이 된 뒤 무어 목사는 에비슨 박사와 함께 뜻을 모아서 백정들에 대한 차별 철폐를 위한 운동을 시작했다.1895년에서 1896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조정에 탄원서를 냈다.이들의 호소는 받아들여졌다.비로소 백정도 한국의 국민 자격을 얻어 호적에 오를 수 있었고 일반인들처럼 갓도 쓰고 두루마기도 입을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백정들은 머리에 갓 쓰는 것이 허락되지 않아 외출할 때에는 패랭이를 쓰고다녀야 했기 때문에 어디서나 한 눈에 백정 신분임을 드러내도록 했다. 2차대전 이전 독일의 유태인들이 가슴에 노랑색 별을 달고다녀야 하듯 했고,인도의 최하층 노예신분인 수드라가 항상 황토색깔의 옷을 입고 다녀야 하는 것과 같았다.그러다가 갓을 쓸 수있다는 법령이 공포되자 미국의 링컨 대통령이 노예해방령을 발표했을 때 기뻐했던 흑인들의 경우보다 훨씬 더 강도높은 기쁨이 한국 전역의 백정들을 울부짖게 만들었다.어떤 백정은 하도 좋아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갓을 쓰고 살았던 이가 생겨났을 정도였다. ●‘철도공사장 노동자 인권침해' 日에 항의 이와 같은 선지자적인 무어 목사의 행동은 많은 선교사들의 불평과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서울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이들은,교회가 백정들의 인권 문제를 해결해주는 곳으로 알려지게 되면 양반들에게 전도하기 어려워지게 되고 결국에는 교회가 성장하는데 치명적인 장애가 된다는 불평을 서슴없이 털어놓았다.또한 한국사회에서 영향력이 있는 양반들을 교인으로 전도해야만 교회의 위상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미국에도 실익이 생길 수 있지만,백정 같은 천민들이 아무리 교인으로 많이 들어온다 하더라도 교회의 권위와 영향력은 별로 커지지 않는다고 했다.백정들의 인간해방 운동을 위하여 동료 선교사들과 아무 의논도 없이 임금에게 탄원서를 낸 것은미 국무부 정책을 위반하여 다른 나라 정치와 관습에 간섭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1899년 12월 무어 목사는 고종황제에게 전도하기 위하여 알렌 공사로 하여금 주선해줄 것을 부탁하는 편지를 보냈으나 거절당한 일이 있었다.그때 무어 목사는 한국의 백정들에 대한 인권탄압 정책과 제도를 혁파해달라는 요구를 고종황제에게 해볼 결심으로 그런 부탁을 했던 것이다.거절당한 뒤 할 수 없이 문제의 그 편지를 직접 고종황제에게 보냈고,그로하여 알렌 공사와의 갈등은 더욱 깊어졌던 것이다. 이런 가운데 무어 목사는 아내의 건강이 몹시 쇠약해져 1902년부터 1년 동안 미국의 고향에서 요양을 끝내고 1903년 9월 다시 가족들과 함께 서울로 돌아왔다.그 무렵 무어 목사는 서울을 벗어나고 싶어했다.알렌 공사와 다른 선교사들과의 갈등 때문이었다.천민이나 서민들보다 양반과 부자,귀족들에게 주로 선교활동을 펴면서 백정선교에 집중하는 무어 목사를 미국의 이익에 반대되는 행동을 한다고 비난하는데 지쳐갔다. 그는 살림도 할 수 있는 작은 배 한 척을 장만하여 ‘기쁜 소식(The Glad Tidings)’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서해안에 흩어져 있는 작은 어촌과 섬,그리고 한강 언저리에 사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인간이 행복하게 사는 길은 마음 속에서 차별을 없애는 것이라고 설교했다. 그런 중에 일본 군용철도 공사장에 강제로 동원된 한국 노동자들의 심각한 인권침해 문제를 일본영사관에 제기했다.일본영사관에서 아무런 반응을 안보이자 일본군의 잔혹행위를 고발하는 성명서를 해외선교부에 보내 도와줄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1906년 전도여행길서 병얻어 46세로 사망 그때 무어 목사는 한국인들이 일본군인들에게 그토록 짓밟히면서도 민중봉기가 없는 것은 한국인들이 수탈과 억압에 너무 익숙해져 인간의 혼이 죽어버린 탓이 아닌가 하고 통곡했던 적도 있었다.그때부터 평양신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자유를 사랑하는 마음을 심어주고 그들이 다른 사람에게 새로운 자유사상을 고취시켜 나간다면 장차 인간의 혼이 되살아날 것이라고 믿었다. 그렇게 한국인을 사랑하던 무어 목사는 1906년 전도 여행길에서병을 얻어 그해 12월22일 세브란스병원에서 46세를 일기로 이 세상을 떠났다. 그는 한국의 백정을 사랑한 인권의 은인이자 인간해방의 참뜻을 가르친 위대한 사도였다.그의 인권사상은 그가 죽은 지 16년 뒤인 1922년 백정해방운동으로 되살아났다.
  • 콩·대나무·은행·키토산등 기능성 소재 무장 한국섬유 중국에 대반격

    ‘첨단소재로 만리장성을 넘는다.’ 국내 섬유업계가 세계 최대 섬유공장으로 부상한 ‘중국 타도’를 선언하고 나섰다.비밀병기는 콩섬유와 키토산 의류,죽(竹)섬유,은(銀)청바지 등 첨단소재다.섬유업계는 지난해 사상 최악의 해를 보냈다.연간 수출 실적이 152억달러로 9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전체 섬유업계 공장의 40%가 해외로 이전했고,이 가운데 절반이 중국으로 옮겨갔다.중국은 이미 섬유 수출 세계 1위국으로 ‘세계 섬유시장의 생산기지’로 떠올랐다. ●올 수출 목표 175억달러 낙관 국내 섬유업계에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이대로 가다가는 중국에 시장을 고스란히 내준 채 자멸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위기감이 팽배해졌다.섬유업계는 올해 수출목표를 지난해보다 3% 늘어난 157억달러로 잡고 대반격에 나섰다.콩·은행·키토산·대나무 등으로 만든 기능성 섬유와 땀을 흡수하는 라이크라·고어텍스 등의 첨단소재를 무기로 내세웠다.2010년까지 300억달러를 수출,현재 세계 5위에서 3위의 섬유수출 강국으로 뛰어 오르겠다는 각오다. 대구한국섬유개발연구원이 지난해 9월 개발한 콩섬유와 죽섬유는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중국에서 섬유원료를 들여와 선진 방적기술을 이용해 대두·대나무로 만든 내의,와이셔츠 등의 제품을 개발했다.콩섬유는 콩단백질에서,죽섬유는 대나무의 셀룰로스에서 원사를 뽑는다. 섬유업체인 미두섬유는 지난해 두달간 18만달러어치의 콩·죽섬유를 수출했다.리바이스·나이키·아르마니 등 유명상표와 수출상담을 진행 중이다.올해 수출액 목표는 3200만달러.임진묵 사장은 “첨단 신소재로 무장한 섬유시장은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이랜드가 지난해 개발한 은(銀)청바지도 이 회사 전체 청바지 매출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아가방은 지난해 키토산으로 만든 유아의류,삼도물산은 은사를 넣은 배냇저고리,쌍방울은 은양말,동화바이텍스는 나노 은패딩,LG패션은 콩스웨터,효성은 자동차 에어백용 나일론 원사 등을 개발해 높은 판매 실적을 올리고 있다. ●첨단 섬유시장 성장률 2배 높아 은·키토산 등의 기능성섬유가 현재 전체 섬유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8%.올해 12.7%,내년에는 13.8%로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측은 “기능성 섬유의 연간 성장률은 8%로 전체 섬유 시장의 2배를 웃돈다.”고 말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측은 “누구나 생산할 수 있는 섬유 제품은 중국·인도 등과의 과당경쟁 때문에 적자를 면하기 어렵다.”면서 “중국보다 앞선 첨단 신소재 생산에 주력하면 수출시장을 상당부문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창수기자 geo@
  • 책/발견:하늘에서 본 지구366

    얀 아르튀스-베르트랑 찍음 새물결 펴냄 남태평양 누벨칼레도니에서 가장 큰 섬인 그랑-테르의 서쪽 해안을 따라 발달한 보에는 망그로브 숲이 있다.이 숲이 유명한 것은 바로 숲에 새겨진 선명한 하트 모양 때문이다.사람의 손길이 아니라 순전히 자연이 빚어낸 걸작.바닷물과 민물이 교차하는 환경에 적응한 나무들로 이뤄진 이 망그로브 숲에서는 종종 맨땅이 그대로 드러나는 경우가 있는데,그 결과 우연히 이런 형상이 생겨난 것이다.그런가 하면 필리핀의 보홀 섬 동쪽 한가운데 땅은 기묘한 원 모양으로 불쑥불쑥 솟아 있다.건조한 철이 되면 이 둔덕들을 덮은 키 큰 풀들은 갈색을 띤다.그래서 ‘초콜릿 힐’이라는 이름이 붙었다.자연은 이렇게 우리에게 마술을 걸어온다. ‘발견:하늘에서 본 지구366’(얀 아르튀스-베르트랑 찍음,새물결 펴냄)은 세계 곳곳의 모습을 하늘에서 촬영한 사진집이다.북극의 빙원에서 열대의 군도까지,파타고니아의 평원으로부터 네팔의 아찔한 산꼭대기까지 지구촌의 갖가지 풍경을 담은 366장의 항공사진이 실렸다. 이 책은 자연의 아름다운 풍광뿐 아니라 인간의 활동과 개발에 따른 자연의 변화된 모습까지 담았다.아프리카 테레네 사막의 모래언덕이 대표적인 예.물결치듯 산지를 향해 뻗어나간 높이 200m의 모래언덕은 황금빛 장관을 연출한다.하지만 알고보면 이것은 인간의 무분별한 개간이 불러온 사막화의 결과다.이 모래바다는 2만년 전만 해도 울창한 삼림이 뒤덮인 비옥한 땅이었다.이밖에 지반 침하와 해수면 상승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베네치아 등 인간과 자연의 불협화음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세계적인 항공사진 전문가인 작가의 이 사진들은 지속가능한 개발과 인류의 미래상에 대해 새삼 생각하게 만든다.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세상,그 생태낙원에 대한 ‘성찰적’ 진실을 일깨워주는 책이다.3만 3900원. 김종면기자
  • 책꽂이

    ●초록 망아지(마르셀 에메 지음,최경희 옮김,작가정신 펴냄) 프랑스의 대표적 현대작가가 1933년에 낸 장편.말도 사람도 아닌 초록빛 망아지의 눈을 통해 인간의 이중성·욕망을 신랄하게 꼬집는다.1만 2000원. ●사상계와 1950년대 문학(김건우 지음,소명출판 펴냄) 1953∼70년 양심적 지성을 대변한 잡지 ‘사상계’를 지식 담론의 틀로 분석한 연구서.수록된 비평·소설을 통한 문학적 연구도 병행.1만 6000원. ●먼 북소리(무라카미 하루키 지음,윤성원 옮김,문학사상사 펴냄) 세계적 작가로 떠오른 일본 작가의 유럽 여행 에세이.이탈리아와 그리스를 거점으로 3년간 체험한 이국 문화의 단상을 특유의 위트와 재기넘치는 문체로 버무렸다.9800원. ●서정주 시의 근대와 반근대(최현식 지음,소명출판 펴냄) 격찬도 폄하도 아닌,시 자체로 미당을 연구.소장 국문학자인 저자는 ‘영원성’의 시간의식을 미당 시의 핵심으로 파악한 뒤 1차텍스트로 원전비평을 시도했다.2만원. ●환상의 책(폴 오스터 지음,황보석 옮김,열린책들 펴냄)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글쓰기의 실력을 자랑하는 미국 현대문학가의 최신 장편.사라진 무성영화의 배우를 찾아가는 교수의 모험을 소재로 인간 존재의 의미를 탐구.9500원. ●얼음 속에 갇힌 초상화(이승순 지음,민음사 펴냄) 일본에서 시인과 국악연주자로 활동하는 저자의 시집.전쟁·배고픈 북한동포 등의 소식 앞에 작아만 지고 남편을 잃고 방황하면서 괴로워하는 심경을 노래한다.6000원. ●빈손으로 돌아와 웃다(박상건 지음,당그래 펴냄) 시인이자 섬 여행가인 저자가 2년 동안 만난 시인 17명의 삶과 문학세계를 조명.신경림·고은·황동규·송수권 등 “바람같은 일생의 시인들”의 육성을 담았다.8000원.
  • 뉴스플러스/日, 한국에 독도우표 발매 재고요청

    한국이 오는 16일 발매 예정인 독도의 자연을 담은 기념우표에 대해 일본 정부가 발매 계획을 중단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AP통신이 아사히신문을 인용해 7일 보도했다.일본 정부는 지난해 9월 한국 우정사업본부가 독도의 자연 기념우표 발매 계획 발표 직후 이를 재고해달라는 내무성 명의의 공문을 한국측에 보낸데 이어 지난달엔 외무성이 외교채널을 가동해 거듭 같은 요청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일본측은 영유권 논쟁이 진행중인 섬을 자국 우표에 그려넣는 것은 만국우편연합의 정신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이같이 요청했다.
  • 법이 먼저냐 상관지시가 먼저냐 인천시 ‘실미도’ 갈등

    ‘법집행이 우선이냐,상관지시를 따라야 할 것인가.’ 북파공작원들의 실태를 다룬 영화 ‘실미도’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세트장과 관련된 행정절차를 이행한 공직자는 문책성 인사를 당해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 2일자 인사에서 이웅수 중구 부구청장에 대해 총무과 대기발령을 내렸다. 중구청은 지난해 6월 ‘실미도’ 촬영을 위해 무의도에서 2㎞ 가량 떨어진 무인도인 실미도에 설치한 세트장에 대해 불법 건축물이라는 이유로 고발했다.영화사측이 어떠한 행정절차나 토지주의 사용승인도 없이 세트장을 설치했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18면 세트장은 지난해 초부터 생존자들의 고증 등을 거쳐 섬 서쪽 1만 2000여평의 해변에 20억원을 들여 3개월간에 걸쳐 만들어졌다. 훈련병과 기간병 막사를 비롯한 통신대와 탄약고,유격장 등 7개 동이 30년전의 모습 그대로 재현됐다. 그러나 실미도는 천혜의 자연경관까지 갖춰 촬영이 끝나더라도 드라마 ‘왕건’ ‘야인시대’ 세트장과 같이 관광자원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여론도 높았다. 안상수 시장은 이런 여론을 등에 업고 지난해 7월 실미도를 방문,‘세트장을 관광자원화하는 방안을 연구하라.’고 지시했다. 영화사측은 이에 따라 세트장 보존을 모색했으나 구청측이 ‘명백한 실정법 위반이어서 철거가 부득이하다.’는 의견을 굽히지 않자 지난해 11월 초 시설물을 철거했다. 이 전 부구청장은 “당초 영화사가 촬영이 끝내는대로 철거한다고 약속했었다.”면서 “불법 건축물을 그대로 방치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인천 관가에서는 “실미도는 무인도여서 민원의 소지가 없는데다 토지주와 협의하는 등 행정력을 발휘했으면 충분히 보전할 수 있었다.”면서 “무사안일에 대한 징계가 아니겠느냐.”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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