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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74)태평양전쟁과 남양군도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74)태평양전쟁과 남양군도

    오는 27∼28일 아키히토(明仁) 일왕이 종전 60주년을 기념해 남양군도의 사이판을 방문한다.6000여 일본인들도 이때 함께 이 작은 섬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극우 대변지인 산케이신문은 벌써부터 광분하며 기획특집을 쏟아내고 있다. 정말 ‘대단한 뉴스’(?)가 아닐 수 없다. 원래 일왕은 팔라우와 마셜군도 등 태평양 섬들을 두루 둘러볼 참이었으나 미국령인 사이판만 찾기로 했다는 후문이다. 지난주, 옛 일본 육군 제30사단 소속 야마카와 요시오(87) 중위와 나카우 스스키(83) 상등병이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 인근 산악지대에서 숨어살다가 발견됐다는 오보 사태로 일본 열도가 흥분의 도가니에 휩싸인 일이 있었다. 그런가 하면 지난 1972년 괌의 요코이 쇼이치(당시 56세)에 이어 74년 필리핀에서 오노다 히로오(당시 51세)가 종전 30여년 만에 생환했었다. 당시 요코이는 “부끄럽게도 살아 돌아왔습니다.”라는 귀국 일성을 토해내 일본 군국주의자들을 열광케 했는데, 이번에 ‘발견’된 이들은 또 무슨 말을 내뱉을까. 이래 저래 일본인들의 해묵은 관심이 태평양에 쏠리고 있다. 그 태평양과 우리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머나먼 태평양에 수만의 무주고혼들이 떠돌고 있다. 신혼여행지의 대명사로 불리는 사이판 같은 곳에서도 수많은 조선인들이 군인과 군속, 정신대라는 이름으로 죽어갔다. 그들이 ‘덴노헤이카 반자이(천황폐하 만세)’를 외치며 몸을 던졌다는 일명 만세절벽은 일본인 참배객의 메카가 되었으며, 일왕은 여기에 세워질 신사 준공식을 겸해 이곳을 찾는 것이다. 2차대전은 곧 태평양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주, 중국, 버마와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전선이 확대되고 있었고, 같은 시기 남양군도에서는 바다의 전쟁이 펼쳐지고 있었다. 남양군도란 오늘날 미크로네시아를 가리킨다. 지도를 펼치면, 일본 남쪽으로 괌, 사이판 등이 포함된 북마리아나군도가 있고 그 밑으로 얍과 팔라우 등이 자리잡고 있다. 동쪽으로는 마셜군도가 있는데 이곳을 총칭하여 미크로네시아(Micronesia) 라 부르며, 여기에는 2106개의 섬이 포함돼 있다. 태평양의 일본군 최대 근거지였던 팔라우를 찾았다. 연전에 어느 정신없는 탤런트가 ‘정신대를 기리는’ 누드촬영을 하겠다고 나서 온 사회를 벌컥 뒤집어 놓은 바로 그곳이다. 육·해·공군을 관장한 팔라우 집단사령부와 식민청인 남양청 본청, 법원, 병원 등이 있던 매우 중요한 전략기지였다. 흔히 일본이 2차대전 무렵에 이곳으로 진출한 것으로 알고 있으나 일본의 태평양 진출은 이보다 앞선 19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콜럼버스의 이른바 ‘아메리카 발견’ 이후 스페인과 포루투갈의 식민지 쟁탈전을 조정하기 위해 태평양쪽은 스페인이 독식하는 것으로 합의된다. 그리하여 필리핀을 위시한 팔라우도 16세기에 스페인에 예속된다. 19세기 중반에는 카이저황제와 비스마르크의 강력한 후원에 힘입어 이곳에 독일 자본이 밀어닥쳤다. 독일의 스페인에 대한 도전은 1899년에 드디어 성공한다.1898년 미국과 스페인 전쟁에서 스페인이 패함에 따라 힘을 잃게 되자 스페인은 파리에서 비밀협정을 맺어 독일에 이 섬들을 팔아넘긴다. 이에 1914년 10월, 일본은 영국과 연대해 독일에 대항하면서 미크로네시아를 넘본다. 사실, 일본의 태평양 탐욕은 훨씬 전부터 드러났다. 청일전쟁, 러일전쟁 등을 거치면서 북방 대륙 진출에 여념이 없던 일본으로서는 남쪽 바다를 향한 야욕을 잠시 유보했을 뿐이다.1880년대에 다케코시 요사부로는 “적도를 얻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고 외치지 않았던가. 독일에 선전포고를 한 지 두달도 채 되지 않아 일본 해군은 캐롤라인과 마리아나, 마셜군도의 주요 섬에 상륙한다.1914년 10월7일, 수백명의 일본군이 폰페이섬의 성당에 들이쳤으며, 이곳에 기관단총을 설치하고 팔라우 공격에 나섰다. 1919년에 국제연합은 공식적으로 이곳의 일본 지배를 인정했다. 제1차 세계대전의 전리품으로 남양군도를 획득했으니, 일본의 태평양 식민사는 이로부터 근 100년에 이르는 것이다. 종교와 교육, 그리고 경제적 개발은 식민지를 건설하는 중요한 축이었다. 남양청을 세우고 식민 관료들이 섬을 지배한다. 일본인 이민이 급증했으며 그들은 전력산업, 알루미늄광산, 진주양식과 카사바 같은 상업적 농업에 종사했다. 일본 정부의 지원 속에 1935년까지 5만여 일본인들이 섬 곳곳에 흩어져 살았는데, 이들 대부분은 오기카와로부터 이주해 왔다.1940년에 일본인 인구는 7만 7000명까지 늘었으며,2년 뒤에는 9만 6000명을 헤아렸다. 미국과 전쟁이 시작되면서 군인·군속들이 속속 집결, 일본인 수는 거의 2배로 불었는데, 팔라우와 사이판이 주요 거주지였다. 일본 식민청은 이곳에서 각 섬마다 이른바 토지개혁을 단행했다. 한반도에서 하던 방식과 똑같이 원주민의 토지 개인소유는 인정하되, 바닷가나 산의 공유지는 모두 식민청 소유로 돌렸다. 한마디로 ‘털도 벗기지 않고’ 대부분의 땅을 먹어치운 것이다. 전쟁이 벌어지자 이 땅의 대부분은 군사기지로 징발된다.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한 것도 기실은 일본과 미국의 태평양을 둘러싼 이해대립 때문에 생긴 필연적 귀결이었다.2차대전이 벌어지기 훨씬 전부터 양국은 서로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지켜보고 있었으며 급기야 미크로네시아에서 태평양전쟁 중 가장 혹독한 전투가 치러지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사실이 또 하나 있으니, 괌이 2차대전 때 미국에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괌은 1898년에 미국과 스페인 전쟁의 부산물로 미국으로 넘어갔다. 미국은 이 전쟁을 계기로 태평양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미 1783년에 무역선 차이나호(Empress of china)를 통해 태평양에 본격 등장했다. 배에는 무역 상인과 선교사, 뉴잉글랜드의 포경업자, 해군 장교 등이 타고 있었다. 미국은 괌에 더해 20세기 초반에는 필리핀, 하와이, 사모아제도 등을 추가로 얻는다. 하와이에서는 1893년에 미국 상인과 선교사들이 반란을 일으켜 왕조를 전복시키기도 했다. 그 후 이곳에서 사탕수수 산업이 시작되었고, 한국인 이민도 비슷한 시점에 이뤄진다. 말이 이민이지 노예수출에 지나지 않았다.1899년에는 미국령 사모아에 미국 해군이 진을 친다. 괌에서도 미국은 ‘어머니 나라(Mother Country)’로 등장했다.1941년 12월7일 일본이 진주만을 때린 것은 이처럼 태평양을 둘러싼 해묵은 패권 다툼의 발화였을 뿐이다. 거의 동시에 일본 육군은 홍콩을 공격한 데 이어 42년 2월에는 영국군 거점인 싱가포르까지 먹어치운다. 이런 일련의 사태로 태평양전쟁은 종말을 향해 치달았다.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독립기념관) 김도형 연구원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1936년,15살 어린 나이의 한국인 위안부 10여명이 처음 팔라우에 끌려온다. 그 후 코롤섬 토목공사를 위해 전라·경상도에서 노무자 200여명이 왔다. 코롤시 동쪽 끝에 위치한 ‘아이고브리지’는 한인들이 다리를 놓을 때 너무 혹독하게 시달린 나머지 ‘아이고, 아이고’를 연발해 붙은 이름이라는 내력이 슬프다. 한인 노무자와 더불어 조선총독부는 농업이민도 보냈다. 모두 13회에 걸쳐 1266명이 이주됐다. 중부 태평양의 중심기지인 트럭섬이 궤멸되자 1944년 2월25일 관동군과 조선군에서 선발된 정예부대 29사단이 팔라우에 진주했다. 이때 중국 관동에서 1만 2000여명이 왔는데, 대부분 한인 병사들이었다는 설이 있다. 팔라우의 한인 가운데 가장 많은 이들은 군속이었다. 말이 군속이지 해군에서 토목작업을 시키기 위해 끌고온 노무자들이었다.1943년 5월20일, 부산을 거쳐 팔라우에 800여명의 한인이 도착했다. 이들은 처음에 일본 본토와 남양과의 수송시설 건설에 종사하다가 미군의 공격이 심해지자 진지 구축에 투입된다. 인근 무인도에서는 남양척식주식회사에서 갈매기 배설물인 인광을 채굴하여 비료를 만드는 일에도 이들이 투입됐다. 1944년 8월, 연합국이 중부 태평양의 마지막 공격지 팔라우에 들이쳤다. 미 제1전대의 공격으로 일본 육군 7212명 중 6766명이 전사하고 466명만 살아남았다. 해군도 3400명 중 단지 10명만이 생존했다. 물론 그 일본군 중에는 징병으로 끌려온 한인들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미군 폭격이 거세지자 일제는 팔라우의 일본인 1만7800여명을 본국으로 강제소환한다. 그렇지만 강제 징용된 한인들은 송환 대상에서조차 제외된 채 전쟁이 본격화되어 오도 가도 못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식량보급이 끊기면서 한인들에게는 식량도 주어지지 않았다. 굶주림에 지쳐 식량을 훔치다 총을 맡고 숱한 한인들이 죽어 나갔다. 정신대로 끌려온 조선의 딸들도 곳곳에서 죽어나갔다. 창고에서 건빵을 훔치려다 들킨 한인을 나무에 매단 뒤 귀나 코를 베는, 임진왜란 때 왜군의 만행과 흡사한 짓을 자행했다는 믿기 어려운 증언도 전해진다. 팔라우 주둔 일본군이 미군에 공식 항복한 것은 1945년 9월2일이었다. 총알받이로 수많은 한인들을 끌고 왔다 수세에 몰리자 나몰라라 내팽개친 뒤 자신들만 빠져나간 것도 일제 만행의 일부로 기록돼야 한다. 그 불바다에서 천신만고 끝에 살아남아 귀환한 사람이 2만 5773명이었고, 팔라우에서는 3000여명이 귀환했다. 그러나 이보다 더 많은 이들이 죽어갔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팔라우에서도 ‘천상의 바다정원’으로 소개되는 록 아일랜드로 스피드보트를 타고 나가 무인도에 배를 댔다. 물 속으로 들어가자 ‘물 반 고기 반’이다. 산호섬답게 산호가 아름답기 그지없다. 너무도 아름다워 ‘용궁’이 본디 이런 풍경이었을까 여겨지는 곳. 그러나 물 밑으로 조금만 더 들어가면 탱크와 항공기, 선박의 잔해가 즐비하다. 전쟁은 끝났지만 아직도 역사의 시간은 진행 중임을 이 잔해들이 말해주고 있다. 과거, 잠시 적이었고 이후 해양 패권의 든든한 동지로 미국에 보조를 맞춰 온 일본의 왕이 미국의 비호를 받으며 미국령 사이판을 찾는다. 태평양의 바다 속에 잠긴 탱크들이 다시금 포신을 곧추세우기 시작했다. 지구에서 가장 아름다운 비경의 태평양을 다시 피바다로 만들 작정이다. 이 막막한 타국을 떠돌고 있을 한국인들의 넋에 대한 최대의 모욕이 일왕에 의해 지금 다시 시작된 것이다.
  • 책 속의 책 속의 책/ 요르크 뮐러 지음

    ‘책 속의 책 속의 책’(요르크 뮐러 글·그림, 이현정 옮김, 비룡소 펴냄)은 어쩌면 꼬마 독자들에겐 약간의 설명이 필요한 그림동화일지도 모르겠다. 요르크 뮐러는 ‘난 곰인 채로 있고 싶은데’‘토끼들의 섬’ 등 다소 철학적인 어린이책으로 안데르센상을 받은 스위스 출신의 작가. 이번 책에서도 ‘하고 싶은 말’을 다분히 철학적으로 에둘러 꺼냈다. 책이란 작가의 단순 창작물로서가 아닌, 독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줄 때에야 비로소 의미를 찾는다는 메시지. 선물 포장지를 뜯고 책을 꺼내든 주인공 아이. 그런데 이게 뭐야? 책 속에는 똑같은 한 장면이 끊임없이 겹쳐 들어있는 게 아닌가? 토끼 한마리와 함께 책을 들고 있는 자신의 모습.‘토끼가 대체 어디서 나왔을까, 내 등 뒤엔 아무도 없는데?’ 거울에도 비춰보고 책에 돋보기를 갖다 대보기도 한다. 그래도 영문을 알 수 없는 아이, 마침내 책 속으로 걸어들어간다. 한참을 걷다 책이 끝나는 곳에서 마주친 화가 할아버지! 오래전부터 그곳에 갇혀 있던 할아버지는 누군가 찾아와 데려가 주기만 기다렸다는데…. 책 속에 3D 입체안경도 들어있다.7세 이상.1만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지구촌 어린이 3억명 ‘굶주림’

    지구촌 어린이 3억명 ‘굶주림’

    지구촌의 핫이슈 가운데 하나인 기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유엔과 기업이 협력, 세계 기아지도를 작성했다. 유엔 산하기구인 세계식량계획(WFP)과 국제물류특송업체 TNT, 지도제작업체인 메이플크로프트는 공동 제작한 ‘2005 기아지도’를 1일(현지시간) 개최된 아프리카 경제정상회의에서 공개했다. 이 지도에는 국가별 기아실태와 기업들의 구호활동 등이 표시돼 있다. 전세계적으로는 약 8억명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고, 이 가운데 3억명은 어린이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도에는 영양부족 상태에 있는 주민의 비율이 35%를 넘는 국가를 ‘아주 심각한 기아국’으로 표시했는데 대부분 아프리카에 몰려 있다. 아프리카 동북부의 에리트레아는 국민의 73%가 영양실조 위기에 놓여있어 세계 최악의 기아국으로 평가됐다. 콩고민주공화국(DR)은 세계적인 자원부국이지만 인구 6000만명의 71%가 배를 곯고 있다. 시에라리온(50%), 잠비아(49%), 모잠비크(47%), 짐바브웨(44%) 등도 아주 심각한 상태다. 아프리카 이외 지역에서는 북한이 36%를 기록, 극심한 기아 국가로 나타났으며 중앙아시아의 타지키스탄도 국민의 61%가 배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 또 중미의 작은 섬국가 아이티가 47%, 중동의 예멘이 36%의 기아비율을 기록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저요 저요’·‘이주노동자의 노래‘ 방송위,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에

    방송위원회(위원장 노성대)는 5월의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으로 KBS1TV ‘저요! 저요!-다시보는 저요! 저요! 제2편 초등학생 문화의 현주소’와 EBS라디오 ‘특집 다큐멘터리 대한민국 1%-이주 노동자의 노래 스톱 크랙다운’ 등 2편을 선정했다고 1일 발표했다. 수상작에 오르지는 못했지만,FTV 한국 낚시채널의 ‘로드다큐 섬이 좋은 사람들’,EBS의 ‘EBS스페셜 과학의 날 특집 E=mc2를 아십니까’ TJB 대전방송의 ‘창사 10주년 자연다큐멘터리 금강에 살어리랏다’ 등도 좋은 프로그램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 대사와 함께하는 요리COOK 조리TALK

    대사와 함께하는 요리COOK 조리TALK

    반도의 기질일까? 우리나라와 이탈리아는 공통점이 많다. 노래부르기 좋아하고, 쉽게 흥분하며, 정이 많은 것이 그렇다. 함축한다면 ‘화끈하다.’는 것이리라. 음식에서도 뇨키는 수제비, 라비올리는 만두, 코테키노는 순대, 카르파초는 우리의 육회와 비슷하다. 이래서 입맛에 맞는 까닭일까. 서울과 근교에서 성업 중인 이탈리아 음식점이 6000∼7000곳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처음 주한 이탈리아 대사관에 이탈리아 음식에 관해 취재하고 싶다고 제안하자 대사관측은 5월26일로 날을 잡고 아예 프란체스코 라우지 대사의 만찬을 보여주겠다고 회신했다. ■ 이탈리아 와인의 숨겨진 진실-모든 포도주는 Vino로 통한다? 만찬에서 처음 선보인 포도주는 베네토의 소아베. 이탈리아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드라이한 맛의 백포도주다. 로미오가 줄리엣을 만나기로 약속한 다음 하인이 가져온 와인을 맛보고 ‘Soave(향기로운)’라고 말한데서 유래됐다는 전설같은 이야기가 전한다. 이탈리아에서 음식을 말할 때 ‘아비나멘토(Abbinamonto)’라는 말이 있다.‘음식과 와인’의 궁합을 가리킨다. 안토니오 파텔리는 “이탈리아 사람들은 식탁에서 와인을 빼놓는 법이 없고 음식에 어울리는 와인 고르는 일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금치 스파게티와 작은귀 모양의 파스타는 토스카나의 베르나치아 디 산 지미냐노와 궁합을 맞췄다. 이탈리아 최초의 DOC(원산지통제와인) 와인이며, 최고급인 DOCG(DOC 가운데 최고)로 승격됐다. 역대 교황들이 즐긴 것으로 알려져있다. 화이트 드라이지만 깊은 맛이 났다. 농어요리에는 캄파니아의 그레코 디 투포를 맞췄다. 역시 화이트. 기원전 1세기에 그려진 폼페이 프레스코의 벽화에서도 발견된 고고학적인 와인이다. 주요리 소고기 안심구인엔 역시 토스카나의 로소 디 몬테풀치아노가 나왔다. 레드, 드라이하지만 약간의 신맛이 돌았다. 이탈리아 와인의 자존심이다. 달콤한 디저트엔 백포도주 베르나치아 디 오리스타노가 달콤한 맛을 강조했다. 기포(스파클링)로 상큼하면서 개운하게 했다. 오랜 옛날, 사르데냐의 전염병을 퇴치한 건강에 좋은 와인으로 전해온다. 거듭되는 와인 건배 속에 흥겨운 만찬 분위기, 우리의 잔치와 닮은 듯 낯설지가 않았다. 글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이탈리아 대사가 콕찍은 맛집 ●푸치니 대사의 만찬 메뉴를 짜고 와인을 구성했던 안토니오 파텔리가 총지배인으로 있는 이탈리아 음식점. 서울 강남역 7번출구와 나와 시티극장과 아트박스 사이의 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하얀색 건물에 통유리문이 예쁘게 달린 푸치니가 보인다. 안토니오는 우리말도 곧잘 한다. 대사와의 만찬에선 김원기 조리사가 작은 귀모양의 오레키에테 파스타를 냈다. 푸치니는 ‘정통을 알고 즐기자.’는 게 모토. 국적불명의 요리가 아닌 정통 이탈리아 음식을 표방하고 있다. 대표 메뉴는 푸치니 스페셜(1만 8000원), 이탈리아 산간 고지대에서 먹는 토속 스파게티로 큰 북모양의 레지아노 치즈를 이용한다. 가운데를 파낸 치즈안에 럼주를 붓고 불을 붙여 주위 치즈를 녹인 다음 스파게티와 야채를 섞는다. 국내에서 보기 힘든데 요리사가 직접 테이블에 와서 만든다. 식사중에 들려오는 피아노에 고개를 돌려보면 안토니오가 연주한다. 단순히 식사만 하는 공간이 아니다. 철갑옷의 중세 병정, 청동조각품과 명화들, 지중해빛 통유리문…. 인테리어가 아주 좋다. 요즘은 감나무가 있는 파티오에서 식사해도 그만이다. 메뉴의 가격은 일품은 1만∼2만원선이고, 코스는 가격대가 다양하다.552-2877 ●토스카나 르네상스서울호텔의 이탈리아 음식점으로 외국인이 많이 찾는 곳. 이유는 테이블 간격이 고 손님들의 방해를 적게 받으며 대화할 수 있기 때문. 만찬에서 디저트로 대미를 장식한 사르데냐출신 알렉산드로 파치는 홍콩, 일본 등을 거쳤다. 토스카나는 르네상스의 발상지이자 이탈리아의 맛을 대표하는 곳. 입구에 들어서면 매콤한 고추향과 친근한 듯한 마늘향이 식욕을 일으킨다. 점심으로 비즈니스 맨들을 위한 런치(2만 4500원)을 준비한 것이 특징. 주방장이 매일 12가지 이상의 메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2222-8647 ●일폰테 호텔업계 최초의 이탈리아 식당으로 최고의 맛을 자부한다. 오픈키친 시스템으로 요리 전과정이 공개된다. 콧수염으로 옆집 아저씨 같은 분위기의 클라우디오 쿠키아렐리씨가 주방장. 만찬에서 송로버섯향의 시금치 스파게티로 진한 여운을 남겼다. 로마 중심가에서 아버지가 운영하던 식당에서 자라 자연스럽게 조리장돼 전세계를 누볐다. 밀레니엄 서울 힐튼 일폰테는 수제 파스타, 장작에서 금방 구워내는 피자, 신선한 샐러드가 가장 큰 특징이다. 생선과 소고기의 이탈리아식 요리로 단골 고객도 확보하고 있다. 로마 출신의 조리장 클라우디오가 매일 새롭게 선보이는 조리장 추천 메뉴가 인기.10명까지 식사가 가능한 별실과 50명 규모의 행사까지 치를 수 있는 리알토가 마련돼 있다.317-3270 ●라스텔라 대사의 만찬에서 농어요리와 쇠고기 안심구이·레몬 셔벗을 책임진 마우리지오 세카토가 부조리장. 그는 이탈리아의 유명음식점을 거쳐 미슐랭스타 출신으로 해산물 요리에 특히 자신있다고 한다. 그의 부인은 한국인.1996년 부인의 나라 한국에 와서 신라호텔·워커힐호텔 등을 거쳤다. 라스텔라는 별이 빛나는 아름답고 은은한 밤과 같은 낭만적인 분위기다. 월∼금 점심은 뷔페(1만 8000원)로 운영된다. 저민 소고기 안심, 올리브 오일에 절인 문어, 모차렐라 치즈를 곁들인 토마토, 시푸드 샐러드, 훈제 연어 등 각종 샐러드와 과일 및 요구르트 등 요리 30여 가지가 마련된다. 또 채식을 즐기는 이들을 위한 새송이 버섯구이, 가지, 파프리카 등의 야채구이 및 랍스터 다리찜 메뉴 등 담백한 메뉴도 나온다. 주말 뷔페(2만 5000원)에는 알래스카연어를 비롯해 요리가 더욱 풍부해진다.710-7276 ●보나세라 서울 도산공원 맞은편에 위치한 이탈리아 레스토랑. 미식가들의 수첩에 이미 전화번호가 상위에 적힌 음식점이다. 건물 가운데 아담한 정원이 있어 시골같은 운치를 더한다. 대사의 만찬에서 발사믹소스를 곁들인 쇠고기 카르파초와 토마토·모차렐라치즈 테린을 낸 마시밀리아노 산니노가 요리하고 있다. 요즘엔 시금치와 리꼬타치즈로 속을 채운 토르텔리와 당근 크림의 토마도가 요름 메뉴로 나온다. 정통 요리뿐만 아니라 창의적인 이탈리아 요리까지 선보인다. 일품으로 보통 2만∼3만원선이다. 이탈리아 와인리스트도 방대하다.543-6668 ■ MENU ●발사믹소스를 곁들인 쇠고기 카르파초 재료 쇠고기 홍두깨살 3㎏, 꽃소금 360g, 설탕 150g, 각종 다진 허브(세이지·로즈마리·타임 등)50g,서빙(1인분·크레송 60g, 발사믹식초 1큰술, 엑스트라버진 올리브기름 1큰술) 만드는 법 (1)쇠고기를 얇게 저민 다음 허브와 소금·설탕으로 절이는 마리네이드로 7일간 냉장고에 보관한다.(2)냉장고에서 꺼낸 다음 흐르는 물에 고기를 살짝 씻어내고 통풍이 잘되는 곳(12∼15도)에서 3∼4일간 말린다.(3)접시에 담아 낼 때 크레송을 놓고 (1)의 슬라이스를 한장씩 얹는다.(4)발사믹 식초와 올리브 기름을 뿌려낸다. ●송로버섯을 곁들인 스파게티 재료 생파스타 100g, 베이컨 50g, 트뤼플 크림 50g, 후추 5g, 파르메산치즈 15g, 올리브 기름 적당량 만드는 법 (1)파스타를 끓는 물에 삶는다.(2)팬에 올리브 기름을 두르고 다진 베이컨을 트뤼플 크림과 섞고 볶다가 (1)의 삶은 파스타를 넣고 같이 요리한다.(3)접시에 담고 파르메산치즈를 뿌린다. ●오레키에테 파스타 재료 밀가루 400g, 소금 10g, 미지근한 물 1/2컵, 토마토소스 1kg 만드는 법 (1)밀가루에 소금을 뿌려 미지근한 물에서 반죽한 다음 공처럼 둥글게 뭉쳐 1시간 가량 숙성한다.(2)(1)의 반죽을 떼어내 손으로 비벼 길게 만든다.(3)과일칼로 (2)를 손가락 마디보다 조금 작게 잘라 엄지손으로 눌러 작은 귀 모양을 만든다. 모두 이렇게 한다.(4)끓는 물(4ℓ)에 소금 25g과 (3)의 오레키에테를 넣고 5분 정도 삶아 건져 물기를 뺀다.(5)삶은 오레키에테에 토마토소스를 끼얹고 섞어 먹는다. 염소젖으로 만든 페코리노치즈가 있으면 뿌려낸다. ●야채를 곁들인 농어요리 재료 농어 150g, 가지 100g, 체리토마토 50g, 양파·다진 마늘 10g씩, 호박·샐러리 30g씩, 올리브 7.5g, 케이퍼 베리 7.5g, 토마토소스 50g, 파프리카 5g, 조개 50g, 통마늘 2개, 올리브 기름 12.5g 만드는 법 (1)팬에 올리브 기름과 다진 마늘을 넣고 볶는다.(2)양파, 호박, 가지, 샐러리는 작게 썰어 넣고 볶는다.(3)녹색 올리브, 다진 바질, 체리 토마토, 토마토 소스, 케이퍼 베리를 넣고 볶아 접시에 둥글게 담는다.(4)팬에 올리브 오일을 두르고 통마늘을 으깨 넣고 타임, 소금, 후추로 농어살 껍질쪽을 먼저 볶는다.(5)다시 뒤집어서 껍질이 위로가게 하여 굽는다. 껍질을 바삭하게 굽는 것이 중요. ●쇠고기 안심구이 재료 쇠고기 안심 150g, 데미글라스소스 38g, 발사믹 식초 10g, 메시 포테이토 100g, 파르메산치즈 5g, 루콜라 10g, 포치니버섯 20g, 소금·후추 약간씩 만드는 법 (1)쇠고기 안심을 석쇠에서 굽는다.(2)메시 포테이토를 접시에 담고 구운 안심을 올린다.(3)발사믹 식초를 곁들인 데미글라스 소스를 뿌린다.(4)고기 위에 루쿨라 야채를 올리고 그 위에 파르메산치즈를 올린다. ●올리베라 사이다스 재료 반죽(밀가루 300g, 소금 2g, 올리브기름·미지근한 물 50㎖씩, 달걀 흰자 1개),소(리코타치즈 400g, 설탕 50g, 레몬껍질),소스(꿀 200g, 오렌지 1개, 샤프란 1g) 만드는 법 (1)모든 반죽 재료를 섞어 반죽해 냉장고에 30분 가량 둔다.(2)리코타치즈를 꽉 짜서 말린 다음 레몬 껍질·설탕과 함께 잘 섞는다.(3)사이다스 반죽을 위해 얇게 펴서 수제비처럼 방망이로 밀어 동그랗게 자른다.(4)(3)의 안에 리코타치즈 40g씩을 넣고 만두처럼 반죽 껍질을 붙인다.(5)(4)를 뜨거운 올리브 기름에 잠기도록 넣어서 튀긴다.(6)샤프란과 꿀, 잘게 다진 오렌지 껍질을 뜨겁게 데워 섞은 다음 (4)에 끼얹어 차려낸다. ■ 이탈리아 대사와 함께한 만찬 미켈레 사바티노 상무관은 “한국에선 이탈리아 음식 하면 피자와 스파게티가 전부인 줄 아는데, 사실은 오늘날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음식의 기초”라고 자랑했다. 그는 “이탈리아 요리는 고대 로마제국까지 기원이 거슬러 올라간다.”며 “르네상스시대 피렌체의 공주 카트린 데 메디시스가 프랑스로 시집가면서 요리사와 조리법, 재료 등을 가져갔다.”고 설명했다. 라우지 대사는 “이탈리아 음식은 올리브 기름, 곡류와 야채, 치즈와 과일, 허브를 많이 써 건강에 이상적인 식단”이라며 “이탈리아 요리는 지방마다, 집집마다 맛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탈리아가 통일된 지는 불과 130여년. 지방마다 특유의 향토요리가 발달했다. 겨울이 긴 밀라노·베네치아를 비롯한 북부지방은 진한 맛의 요리가 발달했고, 파스타와 크림도 풍부하다. 로마·피렌체의 중부지방은 파르메산치즈와 햄이 유명하다. 시칠리아와 나폴리를 비롯한 남부지방은 올리브와 토마토, 건면 파스타, 모차렐라치즈가 널리 알려졌고 해산물을 이용한 요리도 발달했다. 대사의 만찬은 이탈리아 전역의 음식을 조금이라도 맛보게 하기 위해 식단을 짰다. 우리의 반찬에 해당하는 요리로는 식초에 절인 작은 양파, 절인 버섯, 햄 2종류, 칼라브리아(소금간으로 햇빛에 말린 토마토 슬라이스)를 큰 접시에 내놓았다. 필요한 만큼 덜어 먹도록 했다. 만찬 메뉴를 짠 안토니오 파텔리는 “이탈리아 음식은 기본적으로 전채·첫번째 코스(파스타·리조토), 두번째 코스(생선요리), 메인요리(육류), 디저트와 커피의 순으로 구성된다.”며 “소스나 재료가 겹치지 않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탈리아에선 첫번째와 두번째 코스를 함께 먹어야 ‘식사다운 식사’라고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전채는 북쪽 피에몬테지역의 카르파초와 토마토·모차렐라치즈 테린, 남쪽 풀리아의 해물요리를 냈다. 문어와 조개·멸치·새우 등을 데쳐낸 해물 모둠데침이다. 첫 코스는 중부 라치오의 송로버섯(트뤼플)으로, 향을 낸 시금치 스파게티. 이탈리아의 한적한 시골집에서 만들어 먹는 스타일이다. 세계 3대 진미인 송로버섯을 갈아 넣어 특유의 신비한 향이 오래도록 남았다. 여기에다 잘게 다진 베이컨을 넣어 같이 익혀냈다. 풀리아의 오레키에테(작은 귀 모양의 파스타)도 나왔다. 씹는 느낌은 쫀득쫀득했다.“수백가지의 파스타를 만들 수 있다.”는 상무관 부인 로자는 “한국에서 가장 맛있는 이탈리아 음식점은 우리집”이라며 은근히 요리 실력을 자랑했다. 두번째 코스는 시칠리아 농어요리. 살코기를 토마토를 넣고 삶은 것이 이색적이었다. 그린빈을 비롯해 여러 야채와 주꾸미도 들어 있었다. 시칠리아를 비롯한 남부에서는 거의 모든 요리에 토마토를 넣는단다. 다음은 레몬 셔벗. 부드럽게 얼려 그냥 마실 수 있게 했다. 레몬의 상큼한 향이 입 안에 남은 생선과 토마토의 냄새를 말끔하게 씻어줬다. 주요리는 북동지역 에밀리아 로마냐의 파르메산치즈와 신선한 루쿨라를 곁들인 쇠고기 안심구이가 나왔다. 보통 파르메산치즈를 파스타에 넣지만 쇠고기 요리에도 얹어냈다. 신선한 루쿨라 향이 고기요리와 잘 어울렸다. 디저트로는 서쪽바다 섬인 사르데냐의 올리베라 사이다스로 대미를 장식했다. 리코타치즈를 넣고 감싸 튀겨낸 다음 잘게 채썬 오렌지와 꿀을 넣고 섞어 만들었다. 황금보다 비싸다는 샤프란 향이 입안을 맴돌며 긴 여운을 남겼다. 글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친구와 세월 낚으러-안성 고삼지

    친구와 세월 낚으러-안성 고삼지

    밤낚시의 유혹이 시작됐다. 은은한 달빛과 총총한 별들을 벗삼아 즐기는 밤낚시야말로 강태공들에게는 더없는 즐거움. 특히 평일에 짬을 내기 어려운 직장인들에게는 안성맞춤이다. 밤낚시는 손맛을 보기에도 그만이다. 하지만 대어를 낚지 못하면 또 어떠랴. 평소 자주 만나지 못한 친구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고, 분주한 일상의 직장 동료들과 우정을 쌓는데는 밤낚시만한 것이 없다. 이번 주에는 오랜만에 친구들과 밤낚시를 떠나보자. 삶의 여유를 되찾아보자. ●회사에서 낚시터로 오래간만에 친한 대학친구 장성백(38)으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밤낚시를 하러 가자.”는 것이다. 서울 충무로에서 영화 촬영감독 생활을 하는 그의 느닷없는 전화에 “오늘 8시는 돼야 끝나.”라고 얼버무렸지만 “그때 떠나 낚시하면서 머리도 식히고 사는 이야기도 하다 아침에 돌아오자.”는 거듭된 요청에 얼떨결에 승낙을 했다. 반복되는 답답한 일상에 친구가 그리웠기 때문이었나 보다. 저녁 8시. 경치 좋은 안성의 고삼지로 향했다. 그가 영화 촬영을 하면서 몇번 다녀왔다는 곳이다. 서울을 출발해 도착한 시간은 밤 10시쯤. 생각보다 그리 멀지 않았다. 낚시터에서 저녁을 먹은 뒤 간단한 채비를 갖춰 조그만 쪽배를 저어 가까운 좌대에 자리를 폈다. 은은한 달빛과 별을 벗삼아 노를 저어 가는 운치가 그만이었다. ●달과 별을 벗삼아 난생 처음 좌대라는 곳에 올랐다. 저수지 위에 2평 남짓한 방갈로로 제법 아담했다. 아무도 방해하는 이가 없는 둘만의 세상이 됐다. 좌대에 오르자마자 친구는 낚싯대를 펴고 나는 버너를 켜 소주 안주거리를 만들었다.“수심이 생각보다 깊네.”라며 연신 찌를 맞추는 친구, 후르룩 후르룩 찌개의 맛을 보는 나. 애초부터 낚시보다는 친구가 그리웠던 탓일까. 난 마치 소풍온 기분이었다. 낚싯대를 좌대 받침에 고정하고는 떡밥, 지렁이를 매단 바늘을 저수지에 드리웠다. 그러고는 나란히 앉았다. 케미컬라이트(찌에 끼우는 야광체)를 단 찌가 어두운 호수를 아름답게 수놓았다. 머리를 들어 하늘을 보니 별들이 총총하다. 깜깜한 밤하늘을 수놓은 별들, 검은 저수지에 춤추는 케미컬라이트.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섬’이란 영화 봤냐. 김기덕 감독이 찍은 영화 말이야. 여기가 그 섬을 찍었던 곳이야.”라며 친구의 설명이 이어졌다. 그랬구나. 여기가 그렇게 아름다운 곳이구나. ●산다는 것은 그런 거야 김기덕 감독의 ‘미인’을 함께 작업했던 친구는 영화 촬영감독이다.“요즘 무슨 영화를 찍고 있냐.”고 하자 “그냥 먹고 논다. 세월만 죽이고 있다.”는 친구. 요즘 영화 시나리오를 놓고 고민 중이란다. 자신과 맞는 작품, 탄탄한 시나리오를 찾기가 쉽지 않단다. 친구는 가슴이 답답하면 항상 밤에 차를 몰고 낚시터로 간단다.“여기만 오면 마음이 편해. 세상 잡념이 없어지지. 너도 이참에 낚시에 입문하지 그래.”“임마 나는 낚시 담당 기자야. 입문은 벌써 했어.”“그런데 지렁이도 제대로 못 끼우냐.” 거기부터는 할 말이 없었다.“술이나 한잔 하지.” ●세월을 낚으며 이렇게 밤은 깊어만 갔다. 오랫만에 만나서인지 할말이 많았다. 갑자기 찌가 흔들린다. 대를 재빨리 낚아채었지만 물고기는 간데 없고 빈 바늘만 매달려 있다.“에이 빠르네.” 물고기는 잡아서 무엇하랴. 이렇게 편안한 곳에 앉아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것을.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지 않았다. 오직 검은 적막만이 우리를 감싸 안았다. 오래간만에 느끼는 밤의 아름다운 풍경을 가슴에 가득 담았다. ‘낚싯대론/고기만 잡는다 생각했습니다./별을 건지고, 뭉툭한 바늘로/상처도 꿰매는데/그저, 고기만 잡았나 봅니다./그대 살림망엔, 별 두 담고/인정도 담아, 향기 퍼집니다./내 살림망,/붕어만 담아 비린내/가득 합니다./어리석은 태공의 마음을,/호수에 띄워 보냅니다.’ 입에서는 시인 차이장씨가 쓴 시가 저절로 흘러나왔다. ●새벽의 미명을 받으며 졸린 눈을 비비고 있으려니 어느덧 새벽이 밝아온다. 여기저기서 피어오르는 물안개와 아름다운 고삼지의 풍경이 어우러져 한폭의 동양화를 그려낸다. 이제야 이해가 된다. 밤새 흔들리는 찌를 바라보고 “오늘도 ‘빵’(물고기를 한마리도 못 잡았다)이야.”라며 허허 웃고 가는 그들의 심정 말이다. 물고기를 잡는 즐거움은 덤이고 적막한 세상 속의 풍경과 아름다운 새벽의 모습을 즐기는 것이로구나. 꾸벅꾸벅 졸고 있는 친구 낚싯대의 찌가 보이지 않는다.“야 네 찌가 없어졌다. 뭐 해.”라고 외치자 거의 동물적인 감각으로 낚싯대가 휘청거린다. 엄청 큰놈인가 보다 하는 생각도 잠시, 물고기가 딸려 올라온다.“야 뭐야. 붕어 같지 않은데.”라고 하자 “에이 배스네. 분명히 이놈 피라미 먹었을 거야.”라고 응수한다. 바늘을 당기자 진짜 배스의 입에서 조그마한 피라미가 나온다.“에이 집에 가자. 오늘은 ‘빵’이다.”며 채비를 주섬주섬 챙긴다. ●황홀한 아름다움 양촌낚시 막내 사장이 “손맛 좀 보셨어요.”라고 인사를 건넨다.“손맛은 무슨 손맛.”이라고 하자 “배타고 새벽 풍경이나 보고 잠깐 루어나 던져보세요.”라고 권유한다. 그의 말에 따라 조그만 배에 올랐다. 시원한 새벽 공기를 가르며 막 피어오르는 물안개를 가르며 고삼지의 중심으로 나갔다. 철새들의 보금자리인 8자 모양의 팔자섬, 그리고 상류의 동그락섬. 물안개 자욱한 육지 속의 섬은 그야말로 한폭의 그림이다. 또 청송의 축소판으로 불리는 ‘꼴미’는 수중에서 자라는 10여그루의 버드나무로 운치가 그만이다. 좋았다, 밤낚시는. 경기도 안성 고삼저수지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섬’의 촬영지로 유명한 곳이다. 육지 속의 바다라고 할 만큼 넓은데다 경치가 아름다워 평일에도 세월을 낚는 강태공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특히 1963년에 완공된 84만평의 저수지는 주변에 오염원이 없어 수질이 깨끗할 뿐 아니라 수초가 풍부해 붕어, 잉어, 배스 등 씨알 굵은 물고기들의 입질도 잦은 편이다. 고삼저수지의 속살을 제대로 보고 느끼려면 방갈로형의 수상 좌대를 찾아야 한다. 수초와 버드나무가 우거진 월향리의 양촌낚시(031-672-3752)는 낚시꾼들이 가장 선호하는 곳으로 수십개의 수상 좌대가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또한 아버지때부터 무렵 30년간의 가업으로 낚시터를 운영하고 있는 막내 아들 유희재씨가 친절하게 포인트부터 조과까지 설명을 해준다. 좌대는 3인 기준으로 평일 4만원, 주말 5만원이다. 고삼저수지는 유료터로 노지에서 낚시를 할 때도 1인당 5000원씩을 내야 한다. ● 밤낚시 알고 가세요 밤낚시를 즐기는 시기가 무척 빨라졌다. 밤낚시의 묘미를 아는 사람들은 봄을 기다렸다가 5월 중순이면 밤낚시를 시작한다. 밤낚시의 장점은 피라미의 성화를 피할 수 있다는 점. 안정된 수온을 찾아 다소 깊은 곳에 숨어있던 붕어가 밤 시간대에 얕은 곳으로 이동해 먹이 활동을 하기 때문이다. 또한 요즘 모내기 철을 앞두고 배수로 인한 수위 변화가 심해 한낮보다는 밤이 붕어들의 경계심이 풀려 대물을 낚을 가능성이 높다. 강태공들이 일상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한적한 밤에 조용히 풀 수 있다는 점도 밤낚시의 매력이다. 밤낚시는 낮낚시 기법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몇가지 장비를 추가로 준비해야 어려움 없이 낚시를 즐길 수 있다. 밤낚시는 모든 행동이 어두운 밤에 이루어지는 만큼 준비를 철저히 해야 낭패를 면할 수 있다. 낚시 기본 장비 외에 케미컬라이트와 랜턴은 필수. 어두운 밤 장비를 준비해야 포인트 이동시 생길 수 있는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랜턴은 불빛을 싫어하는 붕어의 습성상 가급적이면 사용을 피해야 한다. 수면을 바로 비추거나 다른 낚시꾼을 향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케미컬라이트는 장비점에서 싼 가격에 살 수 있으므로 충분히 가져가는 것이 좋다. 야영장비와 취사도구, 식수와 간단한 식사거리를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새벽녘의 찬기운을 피할 수 있는 방한복과 장화, 그리고 이슬이나 비를 막을 수 있는 우의 등도 준비하는 편이 좋다. ●서강낚시 백화점에서 낚시장비를 저렴한 가격에 세일한다. 홍현사 우럭낚시 가방, 서울조구 수심측정기가 달린 장구통릴, 우럭대와 낚싯줄 포함 22만원짜리 세트를 13만 5000원에, 민물낚시를 할 수 있는 반카본 초보자용 낚싯대 3개. 받침대와 살림망, 찌, 줄, 바늘, 의자 등 25만원짜리 세트를 13만 5000에, 원다테크노스 스페셜 붕어 낚시대 3개와 4단고급가방, 고급찌 3개 등 59만원짜리 세트를 29만 5000원에 할인 판매한다.(02)717-6119. 안성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영종도 구석구석 가족드라이브

    영종도 구석구석 가족드라이브

    여름의 길목인 6월은 시원한 햇살이 질주본능을 자극한다. 어디를 가도 푸른 신록을 마주할 수 있다.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탁 트인 도로에서 음악의 볼륨을 높이고 시원스럽게 내달리면 쌓인 스트레스는 저절로 사라진다. 우리나라의 관문인 영종도는 초여름을 즐기는데 더없이 좋은 드라이브 코스.6∼8차선의 넓은 공항전용고속도로로 운전하기 편하고,1년내내 교통체증이 전혀 없는 곳이다. 또 서울에서 1시간만 달리면 한적한 바다와 숲을 만날 수 있고, 인근 섬을 오가는 페리에 차를 싣고 10여분을 가면 인기 드라마, 영화 세트장이 반긴다. 여기에 영종도의 명물 바지락 칼국수와 영양굴밥 등 먹을거리는 물론 국내 최대 해수온천이 있어 더욱 즐겁다. 밤에는 화려한 영종대교의 조명이 드라이브의 운치를 더해준다. 해외로 떠나느라 미처 보지 못했던 영종도의 숨은 명소를 찾아 활주로처럼 곧게 뻗은 도로를 시원스레 달려보자. ●시원한 도로를 달려 탁트인 바다와 마주하다 오랜만에 누려보는 자유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서울 강변북로를 벗어나 인천공항고속도로 초입인 북로 분기점(JCT)에 들어서자 가슴이 활짝 열린다. 마치 비행기 활주로에 들어선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막힘이 없다. 시속 100㎞. 속도계의 바늘이 거침없이 올라가고 있지만 전혀 속도감을 느낄 수 없다.6∼8차선 공항 전용도로는 해외 여행객을 실은 차량들만 오갈 뿐 한적하기 그지없다. 차창밖으로 펼쳐지는 푸른 나무들이 드라이브의 운치를 더해준다. 영종도는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달려본 곳이지만 구석구석을 살펴본 사람은 많지 않다. 초록으로 물든 세상을 감상하며 20분쯤 달려 도착한 곳은 고속도로 톨게이트. 통행료가 6400원으로 다소 비싼 편이었지만 풍성한 자유와 비교하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통행료를 아끼려면 북인천IC에서 진입하면 된다. 통행료 3100원. 첫 휴식지는 영종대교 기념관(032-560-6400). 아이들에게는 최고의 교육장이고, 어른들에게는 초여름 시원함을 선사하는 곳이다. 영종대교를 건너기 전에 하부도로로 진입해야 하는데 이 곳에서는 4.4㎞에 이르는 영종대교의 탁 트인 전경은 물론 물때를 맞추면 광활한 갯벌도 볼 수 있다. 내부에는 영종대교 건설에 얽힌 유익하고 재미있는 정보를 소개해 놓았다. 입장료는 무료. 북로 JTC에서 공항까지는 40㎞로 가깝지 않은 거리지만 쉬엄쉬엄 달려도 1시간 내에 도착한다. 도로에 무인단속카메라가 많고, 무엇보다 자신의 안전을 위해 과속은 금물. 본격적인 드라이브는 영종대교를 건너 공항터미널로 가기전에 공항입구 JCT를 빠져나와 시작된다. 영종도는 시계 반대방향으로 방조제를 따라 드라이브를 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해변을 끼고 달리며 탁트인 해변의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코스는 공항입구JTC→삼목선착장→북측방조제도로→을왕리해수욕장→용유해변→잠진도→남측방조제도로→영종도 선착장(구읍배터)으로 잡는 것이 좋다. 공항터미널은 남측방조제에서 호텔단지를 끼고 들어가면 된다. 굳이 공항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섬 곳곳에서는 항공기의 이착륙 모습을 볼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는 북로JCT뿐만 아니라 올림픽도로 88JCT, 서울외곽순환도로 노오지JCT, 북인천 IC 등을 통해 들어 갈 수 있다. 섬 곳곳에는 낭만이 숨어 있다. 대표적인 명소인 을왕리해수욕장을 비롯해 왕산해수욕장, 선녀바위해변, 용유해변, 거감포해변 등을 스쳐 지나가도 좋고 잠시 쉬면서 초여름의 시원함을 만끽할 수도 있다. 을왕리해수욕장의 위치는 ‘용이 바닷물을 타고 흘러간다.’는 뜻의 용유도. 공항이 건설되면서 영종도와 연결됐다. ●페리에 차를 싣고 드라마 속으로 최근의 여행 트렌드인 드라마와 영화촬영지는 빼놓을 수 없는 명소.KBS드라마 ‘풀하우스’와 SBS드라마 ‘천국의 계단’이 촬영된 것을 비롯해 현재는 MBC소설극장 ‘김약국의 딸들’을 촬영하고 있다.10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실미도’의 실제 무대가 있다. 풀하우스 촬영지는 삼목선착장에서 세종해운(884-4155)에서 신도행 페리를 타면 된다.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매시간 페리가 운항하는데 요금은 왕복 3000원. 승용차를 가지고 갈 경우 2만원이다. 선착장에서 시도까지는 배로 10여분. 신도에서 버스를 타고 수기해수욕장인 시도에 가면 세트장이 있다. 전면 통유리인 거실과 해변까지 뻗은 목재테라스에는 영재(비)와 지은(송혜교)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가 감춰져 있다. 천국의계단 촬영지와 실미도는 잠진도 선착장에서 배를 탄다. 무의해운(751-3354)에서 무의도까지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30분 간격으로 운항한다. 하나개해수욕장에 있는 천국의 계단 세트장은 대지 200평에 건평 60평 규모로 지상 2층의 목조 건축물. 서해에서 보기 드문 모래 백사장이 시원스럽게 펼쳐져 있고 인근에 등산 코스로 사랑받는 호룡곡산 등이 위치해 있다. 실미도 세트장은 썰물때 걸어 들어갈 수 있는데 실제 세트장은 철거됐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막사가 들어섰던 터, 부대원들이 사용하던 우물 등이 그대로 남아 있다. ●멋진 밤길 드라이브로 마무리 섬을 돌아보느라 어느덧 밤이 깊었다. 공항 주변을 시작으로 숲속에 묻힌 건물 사이로 하나둘 불이 켜지자 낮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왔다. 불이 켜진 인천공항과 영종대교의 모습은 이국적인 멋을 느끼게 한다. 곧게 뻗은 도로 위로 점점이 박힌 가로등 불빛과 영종대교의 주탑 조명, 주탑을 연결하는 3차원 케이블 곡선의 조명 빛은 환상적이다. 영종도의 야간 드라이브는 오히려 낮보다 더 운치가 있다. 먹을거리도 다양하다. 싱싱한 각종 횟감을 직접 사먹을 수 있는 영종선착장 회타운을 비롯해 해수욕장 주변에 횟집과 조개구이집들이 즐비하다. 그렇지만 바지락 칼국수와 굴밥이 가장 대중적인 음식. 바지락으로 맛을 낸 칼국수(5000원)는 바다의 맛을 느끼게 한다. 돌솥위에 가득 올린 굴을 비벼먹는 영양굴밥(8000원)은 비린맛이 없고 고소하다. 어디를 가도 맛있지만 을왕리해수욕장에서 나와 잠진도로 갈라지는 길과 만나기 직전에 모여있는 굴밥집들이 유명하다.(은행나무집·746-3021). 식사를 끝내고 남측방조제를 따라 가면 나오는 국내 최대 해수온천인 해수피아(752-6000)에서 피곤한 몸을 풀며 여행을 마무리하면 좋다. ● 드라이브 환상코스 Best4 드라이브는 도심을 벗어나 주변의 멋진 경치를 감상하며 시원스레 도로를 달리는데 묘미가 있다. 가족이나 연인, 친구와 함께 울창한 가로수길을 달려도 좋고, 오밀조밀한 산길을 따라 달려도 좋다. 바다가 시원스레 펼쳐진다면 더없이 시원하다. 한국관광공사(www.visitkorea.or.kr)에서 선정한 멋진 드라이브 코스 중 초여름에 가족들이 가볼 만한 4곳을 뽑아 소개한다. ●단양∼영월 남한강길 충북 단양군 고수대교에서 강원도 영월까지 남한강 상류로 이어 오르는 강변길은 빼어난 물경치와 길의 흐름이 전국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완벽한 강변 드라이브 코스다. 많은 자동차 동호인들이 즐겨찾는 곳으로 인기가 높다. 계절에 따라 옷을 갈아입으며 변모해 가는 물경치와 주변 자연풍광이 차를 멈추게 하는 장면이 한두곳이 아니다. 가는 길은 중앙고속도로 서제천IC에서 단양으로 가고, 단양에서 영월까지는 595번 지방국도를 타면 된다. ●의암 호반길 강원도 춘천시 의암 호반길은 춘천 의암댐에서 춘천댐에 이르는 의암호의 서쪽길 18.9㎞ 구간을 말한다. 바다같이 넓은 호수를 옆에 끼고 산허리를 굽이도는 물길이 드라이브의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준다. 초입인 삼악산 등산로 입구를 지나는 길은 깎아지른 벼랑이 병풍처럼 이어지며 긴장감마저 느끼게 해준다. 가는 길은 46번 경춘국도를 따라 춘천으로 향하다 강촌을 지나 의암댐 앞 삼거리에서 화천면으로 방향을 잡으면 의암댐에서 춘천댐까지 호반길이 이어진다. ●화성 제부도 경기 화성시 서신면에 있는 제부도는 하루에 두번 바닷길이 열리는 곳. 물이 빠지면 바다 한가운데로 2300m의 시멘트길이 열린다. 제부도의 상징인 매바위는 물이 빠졌을 때만 걸어서 접근이 가능하고 주변 갯벌에는 굴과 조개, 맛 등 어패류가 수없이 많아 섬을 찾는 이들을 즐겁게 해준다. 서해안고속도로 비봉IC에서 빠져 송산과 서신을 거쳐 제부도로 가는 길의 경관은 초록으로 물들어 한폭의 그림이다. ●동해안 7번 국도 부산 영종대교에서 울진, 삼척, 동해, 강릉, 양양을 거쳐 강원도 고성의 통일전망대까지 이어지는 7번 국도는 대부분의 구간이 웅장한 백두대간의 산줄기와 망망한 동해의 쪽빛바다를 끼고 달려 눈을 시원스럽게 해준다. 이 국도에서는 시종 첩첩한 산들과 망망한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서쪽으로는 백두대간 준봉들이 끊임없이 뒷걸음질치고, 동쪽으로 바투 다가선 비췻빛 바다는 손에 잡힐 듯하다. 영종도 글· 사진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이틀째 바다표류 86명 ‘병속 편지’ 띄워 구조

    배 엔진 고장으로 바다에서 표류하던 80여명의 젊은이들이 병 속에 편지를 넣어 띄워 보내 구조를 요청, 가까스로 목숨을 구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이 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코스타리카 해안에서 600㎞ 가량 떨어진 코코스섬(Cocos Island) 인근에서 선박 엔진 고장으로 표류하던 에콰도르와 페루 젊은이 86명이 섬을 지키는 코스타리카 정부 관련 단체에 의해 구조됐다. 대부분 10대인 이들은 지난주 초 에콰도르의 푸에르토 몬타니타항(港)을 출발, 과테말라를 거쳐 불법으로 미국에 들어갈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간에 배 엔진이 고장나면서 밀입국을 주선한 브로커들이 라디오와 통신기기를 뜯어낸 뒤 다른 배로 갈아타고 도망쳐버렸다. 이틀 간 표류하던 이들은 지난달 28일 어디에서 흘러왔는지 알 수는 없지만 물 위에 떠다니는 긴 낚싯줄을 발견했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플라스틱병에 편지를 넣어 줄에 매달았다. 다행히 어선의 선장이 편지를 발견했고, 그의 연락으로 코코스섬의 구조단체가 출동해 이튿날 아침 조난자들은 모두 구조됐다. 병 속의 편지에는 “살려주세요. 제발 우릴 살려주세요.”라는 짧은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한국을 빛낼 중견기업] 풍성주택 고담일 회장

    [한국을 빛낼 중견기업] 풍성주택 고담일 회장

    “주택은 인간의 삶을 담는 그릇입니다. 환경과 더불어 사는 가장 아름다운 집을 짓겠습니다.” 최근 수도권에서 100% 분양 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풍성주택 고담일(67) 회장은 “포근하고 편안한 고향집을 짓는다는 마음으로 아파트사업을 펼칠 것”이라면서 “변화와 혁신을 통해 제2의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년간 지어온 아파트로는 미래 수요를 따라갈 수 없다.”면서 “집은 가족들의 공동생활 터전이요, 편안한 휴식 공간이기에 쾌적하고 짜임새 있게 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수도권에서 ‘신미주(新美住)’브랜드로 잇따라 100% 분양 신화를 이끌어가는 풍성주택이 업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대기업이 짓는 아파트도 아니고, 텔레비전 광고를 싹쓸이하다시피하는 유명 브랜드 아파트는 더더욱 아니라서 분양 성공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풍성주택 아파트 건설 현장을 방문해 보면 그 비결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신용으로 집을 짓는다 고담일 회장은 덩치를 키우기 위해 사업을 무리하게 펼치지 않는다.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는 스타일이다. 그는 “욕심을 냈다면 아마 큰 재벌이 되었을 것”이라면서 “20여년 동안 은행 융자 연장 한번 받지 않았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은행빚이 없는 회사다. 주위에서 사업확장 권유와 유혹을 많이 받았지만 그의 고집을 꺾지는 못했다. 입주자에게 내건 약속은 어떤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지킨다. 외환위기를 맞아 고 회장도 자금난에 빠졌지만 계약대로 말끔하게 공사를 끝냈다. 분양 당시 약속은 사운을 걸고서라도 지켜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하지만 신용을 쌓고 분수에 맞게 사업을 추진하던 그도 대기업 위주의 금융 관행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때가 많았다. 은행이 작은 회사라고 무조건 돈줄을 죌 때는 원망도 많이 했다. 사업장을 담보로 제공했음에도 돈을 빌려주지 않자 은행장을 찾아가 다투기도 했다. ●돈 되는 땅을 사둬라 아파트사업의 성공 열쇠는 빼어난 입지를 고르는 일이다. 아무리 설계가 뛰어나고 분양가가 싸더라도 변두리나 접근이 어려운 곳은 분양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고 회장이 고른 땅을 가보면 대박을 터뜨릴 수 있는 입지라는 것을 알 수 있다.20년 동안 땅을 보고 다녔으니 이제는 ‘고수’가 됐다. 그는 땅을 살 때 맨 먼저 분양성을 따진다. 주변 환경과 어울리는지도 살핀다. 쾌적한 환경을 보장할 수 없는 땅은 아예 쳐다 보지 않는다. 대표적인 사업장이 경부고속도로 동탄 오산리 아파트 현장. 경부고속도로 기흥과 오산 인터체인지 중간 서쪽에 있다. 고 회장은 직감적으로 동탄 신도시와 가까워 신도시 후광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고속도로에서 환히 보이는 곳이므로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신미주 아파트 브랜드를 알리는데 이보다 좋은 땅이 없다고 생각했다. 이들을 잠재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홍보 효과 또한 만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십억원의 광고비를 쏟아부은 것보다 효과가 더 컸다. 인근 동탄 신도시에서 대기업들과 맞붙어 결코 뒤지지 않았던 것도 오산리 현장에 나부낀 신미주 아파트 브랜드 홍보효과가 크게 보탬이 됐다. 택지지구 땅이 아니고는 자체사업 부지를 마련하는데만 2년 이상 걸리는 경우도 있다. 땅을 살 때 한꺼번에 사들여야지, 시간을 끌다 보면 같은 지역 땅이라도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만약 건설업체가 땅을 사들인다는 소문이 나면 지주들이 막무가내식의 버티기 작전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풍성주택은 주택사업의 원자재인 땅을 사는데 있어 모두가 전문가이다. ●차별화된 설계가 대박신화 불러 왔다 땅을 사고 나면 자체 직원들로 구성된 1차 설계팀이 부산해진다. 상품을 어떻게 만들어야할지 고민하는 동시에 유행하는 아파트 모델을 정리하고 다른 업체 모델하우스에 나가 ‘커닝’도 한다. 설계 방향이 서면 설계사무소와 함께 본격적인 상품 만들기에 나선다. 회사와 설계사무소의 아이디어를 종합, 교감을 구한 뒤 최종 평면을 결정한다. 고 회장은 “아파트 평면 설계는 소비자 욕구와 편리함을 우선해야 한다.”면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지 못해 완성된 설계를 뜯어 고친 것이 수십 번은 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설계비를 아끼지 않는 회사로 잘 알려졌다. 지난 3월 동탄신도시에 분양한 풍성 신미주아파트는 생활하기 편리하고 짜임새 있는 공간 구조로 모델하우스 방문객들을 홀딱 반하게 했다. 인테리어도 최고 수준급이다. 특히 소비자들이 여러 곳의 모델하우스를 둘러보기 때문에 금방 인테리어 차별화를 확인할 수 있다. 소문이 퍼져 이제는 동종 업체에서 인테리어 설계를 베껴 가기도 한다고 고 회장은 자랑한다. ●친환경 아파트로 승부건다 요즘은 소비자들의 아파트 선택 결정과정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건강이다. 풍성주택이 앞으로 짓는 모든 사업에 ‘웰빙 아파트’를 접목하기로 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동탄 신미주아파트의 경우 단지 앞 중앙공원 조망권을 최대한 살렸다. 전방 500m까지 센트럴파크를 조망할 수 있도록 했다. 아파트 단지에는 자동차가 없도록 설계했다. 대신 그 자리를 공원과 주민들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확보했다. 단지 녹지율이 무려 52.7%에 이른다.1층은 필로티와 개인정원이 조성된다. 동(棟)간 거리가 최대 68m에 이른다. 빼곡한 아파트라는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서다. 실내는 더욱 꼼꼼하게 설계한다. 층고를 기존 아파트보다 10∼58㎝ 높여 쾌적성을 살리고, 새 집 증후군을 없애기 위해 환경친화적인 자재를 사용한다. 습기를 빨아들이는 제오라이트 자연석 시공, 유해가스를 실외로 배출하는 인공지능 공기정화시스템 설치 등 웰빙아파트 기능을 살리도록 배려했다. 결국 수요자들의 마음을 움직여 청약·계약 100%를 기록했다. ●현장을 지켜라 동탄신도시 아파트 분양 현장.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이 뒤섞여 아파트를 분양하는 자리였다. 마치 아파트 전시장과 흡사했다. 이 가운데 풍성주택 모델하우스도 끼여 있었다. 브랜드가 잘 알려진 대기업 모델하우스와 나란히 설치됐다. 그동안 여러 현장에서 아파트를 분양, 성공했지만 이번은 사정이 달랐다. 전반적인 주택경기 침체에 소비자들이 판교 신도시를 노리고 청약을 꺼릴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사실 몇몇 대기업조차 분양을 미룰 정도로 ‘시계’는 흐렸다. 하지만 풍성은 물러나지 않았다. 그리고 현장을 고 회장이 직접 지휘했다. 모델하우스를 찾은 주부들을 안내하고 평면을 설명했다. 모델하우스에서 소비자들에게 자사 아파트를 설명하는 그의 모습이 세련됨이나 유창함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한마디 한마디에 진실이 배어 있었다. 건설현장을 찾아 근로자들을 격려하고 안전을 살피는 일이 그에게는 일상 생활이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고 회장은 누구 전남 신안군 도초면 섬동네에서 태어나 20년 동안 주택건설 한 우물만 파온 주택전문업체 최고경영자.67세. 욕심을 내지 않는 사업가로 유명하다. 정작 자신은 20년이 넘은 서울 금천구 시흥동 관악산 아래 단독주택에서 산다. 쥐들이 달음박질하면서 돌아다닐 정도로 낡은 집이다. 얼마전 수리했다. 이사를 못하는 이유는 살고 있는 집이 정이 들기도 했지만 워낙 등산을 좋아해 산 아래에 그대로 눌러 살고 있다. 하루 2시간씩 꼭 등산을 한다. 목사를 꿈꾸고 감리교신학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했을 정도로 신앙심이 돈독하다.‘시간이 걸리더라도 정도를 밟아야 한다.’는 경영철학을 갖고 있다. 누구와 대화하든지 겸손 그 자체다. 고 회장의 속마음을 모르는 사람은 그가 줏대없다고 흉을 보기도 하지만 사실은 외유내강형이다. 지난해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장을 맡은 뒤 주택산업 발전에 관한 자신의 목소리를 내면서 6000여 회원사를 아우르며 이끌고 있다. 고영성 사장이 아들이다. 경영학을 전공했다. 경영 수업을 쌓은 뒤 고 회장의 사업을 물려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며느리는 디자인을 전공한 재원. 이 회사 설계·디자인팀에서 아파트 상품 개발에 관여하고 있다. ■ 풍성주택은 어떤 기업 지난 1986년에 세워진 주택전문업체. 첫 사업으로 경기도 군포에서 90가구를 지어 팔았다. 처음에는 설움도 많았다. 중소업체들에 주택사업 면허를 내주지 않아 대기업 면허를 빌려 사업을 했다.87년 중소업체들에게도 아파트 시공권이 주어지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펼쳤다. 지금까지 공급한 아파트가 8000가구에 이른다. 주택산업이 호황일 때도, 다른 업체들이 발빠른 투자로 회사를 키울 때도 한눈을 팔지 않았다. 지난해만 3000여가구를 분양했다. 연간 매출액은 1500억∼2000억원정도다. 사업장은 서울·수원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새로 개발한 ‘신미주’아파트 브랜드도 점차 소비자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바다의 날 특집] ‘환상의 섬’서 ‘첨단의 섬’ 으로

    [바다의 날 특집] ‘환상의 섬’서 ‘첨단의 섬’ 으로

    한반도 최남단 마라도에서 남쪽으로 81해리(149㎞)를 더 내려가면 ‘환상의 섬’ 이어도가 나온다. 파도가 높게 칠 때만 바위 끝이 드러나는 이어도는 엄밀히 말하면 섬이 아니라 수중암초다. 타령이나 소설, 상상 속에만 있었던 이어도가 종합해양과학기지로 변모한 것은 지난 2003년. 한국해양연구원은 8년 동안 21억원을 들여 바다속 암초에 철재탑을 쌓아 첨단 과학기지를 만들었다. 이어도가 과학기지로 자리잡은 가장 큰 이유는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태풍의 40%가 이 곳을 지나기 때문이다. 태풍이 제주도에 상륙하기 10시간 전에 미리 태풍의 진로와 세기, 강수량을 측정해 뭍에 전달해 준다. 이어도 기지에는 온도계, 풍향계와 같은 ‘원시적인’ 장비부터 초음파파고계, 자외선형광측정기, 대기자동분석기 등 첨단 장비까지 모두 44종의 관측기가 있다. 관측자료는 인공위성을 통해 실시간으로 해양수산부나 기상청으로 전달된다. 첨단의 옷으로 가라입은 이어도이지만 여전히 사람의 접근을 쉽게 허락하지는 않는다. 기지 위에 헬기장이 마련됐지만 거센 바닷바람이 좀처럼 착륙을 허용하지 않는다. 이어도 기지를 담당하는 해양부 이상영 사무관은 “매월 한번씩 기기 유지·보수를 위해 관리 요원을 파견하지만 허탕칠 때가 많다.”고 말했다. 뭍 사람들이 고요하게 잠든 밤에도 외롭게 먼저 태풍을 맞이하는 이어도가 아직은 자신의 머리 위에 얹혀진 철재탑이 부담스러운 모양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전남 공시지가 9.7% 상승

    전남 최고가의 땅은 여수시 교동 275 일대로 ㎡당 500만원으로 나타났다.29일 전남도에 따르면 도내 개별공시지가 산정을 완료한 결과 여수시 교동 275 일대 의류가게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장 비싼 곳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지난해 ㎡당 540만원에 비해 10% 가량 내렸다. 땅값이 가장 싼 곳은 곡성군 석곡면 연반리 일대 자연림으로 ㎡당 62원이었으며 도내 평균 땅값은 ㎡당 5005원으로 집계됐다. 주거지역은 여수시 봉강동 일대 단독주택으로 ㎡당 96만 3000원, 가장 싼 곳은 완도군 노화읍 화목리로 ㎡당 2010원이었다. 올해 개별공시지가는 평균 9.7%가 올랐으며 서남해안 섬지역 개발 기대 등으로 신안군이 23.8%로 가장 많이 올랐고 강진군(3.2%)이 가장 낮았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73)진해와 포르투갈인 세스페데스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73)진해와 포르투갈인 세스페데스

    진해는 일본인들이 붙인 지명이다. 원래 웅천읍성이 자리했던 곳으로, 그 웅천 바닷가에는 ‘세스페데스 방한 400주년(1553~1993)기념’이란 설명문이 붙은 조각상이 서 있다. 그의 고향인 포르투갈 톨레도의 니야누에다 데알카르데테 시민들이 우정의 정표로 기증한 것이다. 그는 1593년 12월27일에 웅천포에 도착해 1년여를 이곳 왜성에서 묵었다. 그 34년 뒤인 인조 6년(1628)에 네덜란드인 벨테브레가 부산 근처에 표착했고, 그로부터 59년 뒤인 1653년에는 하멜이 표류해 왔다. 그러고 보면 그는 표류가 아닌, 자의로 이 땅에 온 최초의 서양인이다. 그가 머물렀던 웅천 남산왜성을 올랐다. 돌들이 웅장하다. 틀림없는 왜성인데 옛 모습이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다.1593년 고니시 유키나가(小西行長)가 축성했고 정유재란때 재침해 수축한 것이다. 경상도에는 유난히도 왜성이 많다. 웅천 안골포 양산 영등포 마산 고성 사천 남해왜성 등등 아예 장기 주둔을 염두에 두고 진을 쳤던 흔적들이다. 진해에는 웅천왜성 바로 건너편 안골포에도 왜성이 있다. 사면이 두루 보여 그만한 요새가 없다. 세스페데스가 웅천까지 온 이유를 알자면 조금의 설명이 필요하다. 임진왜란때 평양성을 공격했던 고니시 고니시는 포르투갈 예수회에 의탁한 천주교도였다. 고니시의 딸 마리아는 당시 19대 대마도주 소오 요시토시(宗義智)의 아내였는데, 소오는 임란 직전까지 대마도 병마사로 조선의 녹봉을 받았다. 그 역시 천주교 신자였다. 소오는 조선의 지리를 꿰뚫고 조선말에도 능통해 왜군의 앞잡이로 선봉에 섰다. 세스페데스는 이때 일종의 종군 신부로 온 것이다. 그의 수기에 의하면 조선의 훌륭한 문화재는 모두 고니시와 소오가 소장하고 있다고 했다.‘임진왜란은 문화전쟁이었다.’는 말이 실감나는 대목이다. 그들은 문화재 약탈뿐 아니라 사람들도 엄청 붙잡아 갔다. 오죽했으면 강항이 ‘간양록’에서 ‘배 600∼700척이 몇 리에 걸쳐 바다를 메우고 있는데, 배마다 조선 남녀의 통곡소리가 바다와 산을 진동시킬 정도’라고 기록했을까. 고니시도 평양성 전투에서 6살 난 전쟁고아 소녀를 데려가 ‘오타’란 이름을 지어주고 길러 ‘줄리아’라는 세례명까지 얻게 했다. 도요토미가 죽은 뒤 천하의 패권을 두고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벌인 대격전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고니시는 패하여 처형된다. 줄리아도 이때 외딴 섬으로 귀양가 신앙을 지키며 헌신적인 삶을 살다가 죽음으로써 하나의 ‘신화’가 됐다. 한편 고니시의 사위인 대마도주 소오는 마리아와 이혼하고 도쿠가와의 가신으로 들어간다. 세스페데스는 1597년 3월에 다시 내한했다가 도쿠가와의 선교사 추방령으로 수박골에 피신해 있다 두달 후 일본으로 되돌아간다. 임진왜란이라는 한·일간의 유쾌하지 못한 전쟁통에 묻어 오기는 했지만 서양인의 첫 방문은 역사적인 일임에 틀림없다. 왜성이 위치한 안골포는 임란 전승지로 유명한 곳.1952년 7월 왜 수군의 주력부대가 한산도에서 참패를 당하자 그를 따르던 가토 기요마사의 42척 제2 주력부대가 당황한 나머지 안골포에 옮겨 정박한 것을 이순신이 추격, 격파한다. 한산도해전과 더불어 안골포해전은 왜 수군 주력부대를 격멸한 큰 전공지였다. 이듬해인 1593년 2월부터 한달동안 이순신 함대는 웅포에 무려 7차례나 출격해 해전을 치렀는데, 이때 웅포 남산왜성의 왜 육군이 엄호하여 많은 고초를 겪었다. 세스페데스는 그 해 겨울 웅천으로 들어왔다. 안골포에는 굴강(掘江)이 남아 있다. 방파제와 선착장 역할을 하는 곳이다. 전남 여천에 선소(船所)와 굴강이 남아 있을 뿐 거의 사라진 지금 이곳의 해양문화사적 의미는 크다. 이순신의 대격전지에 이같은 해양 유적이 전해지고 있어 감회가 새로운데 머잖아 간척될 계획이라 운명이 풍전등화다. 매립하여 공원을 조성하고 바닷물을 끌어들여도 굴강만은 살릴 계획이라지만 이 희귀한 문화유산이 전해지는 임진왜란 대첩지를 매립해 땅을 얻어 써야겠다는 문화적 반달리즘을 두고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진해는 대마도를 거쳐서 규슈로 들어가는 지름길이다. 마산에서 여몽연합군이 후쿠오카쪽으로 진격해 들어갔듯 최단거리에 있는 곳이다. 그래서 조선 초기에는 본디 최초의 왜관이 자리잡은 곳도 또한 이곳 웅천이다. 왜관은 모두 세 군데에 있었으나 삼포왜란 이후에 변란을 걱정해 웅천왜성은 폐지되어 부산의 초량 왜관으로 통합됐다. 이같이 일본과의 관계를 끊을 수 없는 진해에 다시 왜인들이 나타난다. 근 300여년 만에 이번에는 왜가 아니라 일본제국주의로 변신해 나타났으니, 그들은 지형·정서적으로 가장 잘 아는 곳부터 점령을 시작한 것이다. 일본은 진해만을 동양 제일의 대군항으로 키우기 위해 한반도 최초로 조직적·계획적 도시계획을 입안한다. 진해라는 말부터가 일인에 의해 처음 쓰여졌고, 옛 웅천읍성과 무관하게 신도시로 재탄생했으니 식민지 항구도시 건설의 전형이라고 할 만하다. 당시 비동 현동 좌천 등 여러 마을을 합해 진해라 부르고 진해만 군항지를 편의상 진해만이라 칭한 것이다. 군항지 경영에 당시로서는 대단히 큰 돈인 800만원을 퍼부어 10개년 사업으로 공사를 시작했다. 바닷가 염습지와 황무지를 매립하여 땅을 얻고 농민들의 땅을 강제수용했다. 러일전쟁 직전인 1904년 1월12일에는 해군 함정을 거제도 송진포 연안에 대놓고 주민들을 강제로 쫓아내기도 했다. 송진포에 ‘일본제국 해군 가근거지 방비대’를 설치하고 러시아와의 전쟁준비에 돌입한다. 일제는 1905년 러일전쟁의 여세를 몰아 웅천지역의 토지를 강탈하기에 이른다. 당시 시가지는 12만평이었으며, 계획도시답게 모범적 시가를 만들기 위해 도로는 방사형으로 설계했다. 그래서 오늘날 진해의 중원로터리 등을 보면 사방팔통으로 도로가 교체하는데, 여타 도시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모습이다. 미관을 엄격히 고려하고 토지를 1∼3등으로 3분하여 건축을 제한했다. 건물은 2∼3층을 원칙으로 하고 4층 이상은 허가를 받아 짓도록 했다. 이곳 토지를 불하받은 일인은 히로시마 후쿠오카 도쿄 사세보 사가 조슈 나가사키 출신이 주류를 이뤘다. 한국에 오래 전에 나와있던 용산, 마산, 부산 등지의 일본인들도 이곳으로 몰려 왔다. 이로써 ‘일본인에 의한, 일본인을 위한, 일본인의 신도시’가 탄생한 것이다. 여기에는 그 어떤 조선인도 참여할 수 없었으며, 목포나 군산처럼 본래의 조선인촌과 병존하게 하지도 않은 식민도시였다. 그리하여 일제 해군본부가 들어서고, 한국뿐 아니라 극동의 군항으로 자리잡아 오늘날까지 한국 해군의 본거지로 자리매김했다. 진해에서 몇 가지 재미있는 풍경을 읽는다. 방사선으로 뻗어나간 로터리 모퉁이에 고색창연한 진해우체국이 서있어 식민지 시대를 전하고 있다. 도로들을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영락없는 일장기 모습이다. 그런데 그런 곳에 이순신 장군 동상이 우뚝 서 있다. 충무공 동상으로는 전국 최초인 1951년에 창원 통영 고성 김해 마산 등에서 갹출해 북원광장에 조성한 것이다. 일장기형 도로와 이순신의 동상이 주는 이중창이 묘한 갈등으로 다가온다. 자고로 벚꽃이 유명하여 4월 초순에는 군항제가 열린다. 충무공의 구국의 얼을 추모하고 벚꽃도 즐기는 최대의 행사인데, 일본 사무라이를 상징하는 벚꽃이 휘날리는 풍경 속에 서 있는 충무공 동상의 이미지는 왠지 좀 거북한 느낌이었다. 제황산정에는 웅장하게 솟은 탑이 있다. 일인들이 세운 러일전쟁 기념탑을 광복 후 철거하고 1967년 해군의 기함사령탑을 상징하는 이 탑으로 교체했다. 시내 로터리에는 백범 김구 선생이 진해를 방문했을 때 남긴 기념휘호를 각인한 비석이 있는데 가장자리가 깨져 있다. 의도적으로 훼손한 것을 땜질해 붙여놓았다. 로터리 중심의 나무에 가려져 있어 외부인은 그런 비석이 있는 줄도 모른다. 반면에 진해 바닷가에는 도지정 무형문화재인 이승만 전 대통령의 별장과 전용 낚시터, 장제스를 만났다는 육각정 등이 잘 보존돼 있어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본디 일본군 통신대가 쓰던 건물이다. 진해 사람들도 나름대로 불만이 많다. 해군기지와 해군사관학교가 있다 보니 도시의 주요 토지들은 모두 군용으로 묶여 발전이 없다. 군사도시인 탓에 규제가 심해 발족 당시의 인구에서 별반 늘어난 게 없다. 게다가 부산시와의 갈등도 내연 상태다. 신항만 건설부지의 80%를 내놓았지만 명칭이 부산신항만으로 결정되는 분위기여서 폭발 일보 직전이다. 부산신항인지, 부산·진해신항인지를 놓고 대격돌을 벌이는 중이라 이래저래 군사도시의 고충이 깊은 요즘이다. 스스로 성장하지 못하고 군항에 의지해 살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 게다가 이웃 거대도시 부산의 밀어붙이기식 행정에 진해 사람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어찌보면 가장 쾌적하고 맞춤한 인구, 공장이 적은 대신 맑은 숲과 바다를 지닌 천혜의 미항 진해이건만 미래가 투명하게 결정된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일제시대, 벚꽃 펄펄 날리는 조건에서도 소작쟁의는 물론 동양제사 노동자들의 대투쟁, 그리고 각종 학생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주기철 목사같이 끝까지 신사참배를 거부한 진정한 종교인을 배출한 곳이 진해 아닌가(황정덕의 ‘진해 항일독립운동사’ 참조). 진해예술촌장을 맡아 군사도시 속에서 문화를 가꾸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박차생 진해문화원장이 망산도로 안내하면서 간절하게 전한 말은 이랬다.“가락국 시조 김수로왕의 왕비인 아유타국 허왕옥 공주가 처음 내린 망산도도 진해지요. 역사적으로 손꼽히는 국제 항구도시였으니 부산·진해신항으로 결정돼 사람들 시름 좀 덜었으면 합니다.”
  • 섬바람되어 평안하시길…

    20년 넘게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을 담아온 사진작가 김영갑(48·남제주군 성산읍 삼달1리)씨가 29일 타계했다. 김씨는 건강이 극도로 악화돼 이날 오전 9시30분쯤 제주시 ‘한마음병원’에 도착했으나 끝내 별세했다. 7년째 원인 불명의 난치병인 루게릭병을 앓아온 그는 최근 들어 온 몸이 마비되고 바짝 말라 전화조차 받기 어려울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 충남 부여에서 태어난 김씨는 제주에서 살아보지 않고는 제주의 본 모습을 사진에 담을 수 없다는 생각에서 지난 1985년 이곳으로 내려와, 제주 풍광을 자신만의 독특한 기법으로 카메라에 담았다. 그런 그에게 지난 99년 루게릭병이 찾아왔다. 김씨는 거동조차 어려운 속에서도 제주도의 서정적 이미지와 섬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 병마와 투쟁하는 자신의 이야기 등을 엮은 포토 에세이집 ‘그 섬에 내가 있었네’를 펴내기도 했다.2002년에는 폐교된 삼달분교를 개조해 사진 전문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을 열었다. 그동안 17차례나 개인전을 열었지만 누구를 초대한 적도 없고 사진을 팔 생각도 하지 않았다.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김씨는 제주에서 한때 동굴같은 곳에서 숙식을 해결해야 할 정도로 신산한 삶을 살았다. 루게릭병이 발병해 처음 병석에 누웠을 때 형제와 가족들이 찾아와 서울에서 치료를 받자고 제의했지만 끝내 이를 물리쳤다. 그는 “시작이 혼자였으니 끝도 혼자다.”라는 생각을 끝내 가지고 간 외로운 사람이었다. 지난해 11월에는 투병중인 그를 위한 음악회가 열렸다. 김씨의 타계 소식에 그동안 그를 도와왔던 ‘김영갑과 함께 하는 사람들’은 “앞으로 그와 마주앉아 삶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할 수 없게 됐다.”며 안타까워했다. 김씨의 장례 일정은 그의 가족들이 제주에 도착한 이후 결정된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seoul.co.kr
  • 中·日 동중국해 영토분쟁 가열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최근 중국과 일본간의 외교적 마찰이 동중국해 영유권 분쟁으로 더욱 격화될 조짐이다. 동중국해의 댜오위다오(釣魚島ㆍ일본명 센카쿠)를 지키기 위한 중국 민간단체인 바오댜오(保釣)연합회 소속 대원 7명이 지난 24일 오전 일본 군함의 감시망을 뚫고 댜오위다오에 상륙했다고 홍콩의 문회보(文匯報)가 26일 보도했다. 이들은 섬에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五星紅旗)를 꽂고 댜오위다오가 중국 영토임을 주장하는 경계비를 남겼다. 일본은 해상 보안청 소속 무장경찰 18명을 헬리콥터로 이 섬에 투입, 상륙한 중국인 7명을 연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이들의 석방을 둘러싸고 외교적 마찰도 예상된다. 바오댜오 연합회는 자원자 16명을 모집한 후 100t급 선박을 빌려 23일 댜오위다오 부근 해상에 접근한 뒤 야음을 틈타 소형 상륙정으로 일본 군함 4척의 경계를 뚫고 상륙에 성공했다. 한편 일본 국토교통성도 오는 6월 중국과 영토 분쟁을 빚고 있는 일본 최남단 바위섬인 충즈다오(沖之島·일본명 오키노토리섬)에 일본 영토임을 밝히는 영구 표지판을 설치할 계획이어서 중국측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일본측은 오키노토리섬이 행정구역상 도쿄도에 속해 있는 오가사하라무라(小笠原村) 부속 도서라고 주장, 오는 6월 섬 연해의 인공구조물 위에 헬기 이착륙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oilman@seoul.co.kr
  • 서울 야경, 카메라촬영 명당을 잡아라

    서울 야경, 카메라촬영 명당을 잡아라

    직장인 장진부(31·문정동)씨는 요즘 서울 야경의 ‘유혹’에 사로잡혀 있다. 주말 해가 서쪽으로 기울기 시작하면 사진기를 들고 한강 시민공원과 남산을 오른다. 그곳에는 연보랏빛으로 물든 하늘과 정겨운 불빛들이 기다리고 있다. 장씨는 대학 때 사진 동아리방에서 살던 ‘아마추어 사진작가’. 최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서울의 빛’ 사진전을 보고 서울의 야경에 매료됐다.“마흔살 이전에 작은 사진전을 여는 게 희망”이라고 말할 정도다. 디지털카메라의 대중화와 서울의 압축성장, 그리고 더욱 밝아진 야경.2005년 서울의 모습을 포커스에 담으려는 이들이 늘어나는 요즘 추세의 필요충분조건이다. 더구나 서울시가 만들고 있는 사진 찍기 좋은 장소인 ‘포토 아일랜드’가 점차 늘어나는 것도 일반인 ‘작가’들에게는 희소식이다. ●포토 아일랜드서 서울 야경의 매혹에 빠진다 포토 아일랜드는 지난 2002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했다. 포토 아일랜드는 아스팔트로 둘러싸인 도심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녹지대 ‘섬’이다.‘포토 존’이라는 글씨나 표지 위에 서서 셔터를 누르면 그 지역의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지금까지 숭례문 앞을 시작으로 ▲흥인지문 ▲석촌호수 ▲남산 북측 ▲동작대교 등 5곳이 생겼다. 숭례문과 흥인지문 포토 아일랜드는 주야를 가리지 않고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재인 이곳과 도심을 찍을 수 있다. 석촌호수에서는 주로 주간에 송파나루와 호수의 전경을 볼 수 있다. 서울의 모습은 낮보다는 밤에 활짝 피어난다. 동작대교 위와 남단은 한강의 야경을 가장 아름답게 담을 수 있는 곳으로 전문가들에게 손꼽히는 곳이다. 해질녘 이곳에서 서쪽을 향하면 노을빛에 물든 한강과 63빌딩 등의 모습을 함께 담을 수 있다.10월 열리는 불꽃축제를 가장 잘 잡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북쪽으로는 서울타워와 도심을 넉넉히 안은 남산이 한 눈에 들어온다. 남산 북쪽산책로 중턱에 북쪽으로 나 있는 포토 아일랜드는 북한산과 도심의 따뜻한 불빛들을 포커스에 담을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올해 추가로 조성될 곳은 청와대 앞 열린무대와 남산 남측이다. 청와대와 인왕산의 전경을 맘껏 찍을 수 있는 곳이다. 남산 남측 포토 아일랜드에서는 한강과 강남의 전경을 담을 수 있다. 내년에는 여의도 윤중로에도 포토 아일랜드가 지어질 예정이다. 서울시 도시디자인과 관계자는 “시민들의 반응이 좋으면 40여곳의 후보지를 대상으로 포토 아일랜드를 점차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강 둔치·북한산 등 그 외도 많아 일반인들이 쉽게 갈 수 있는 ‘명당’은 한강 둔치 주변이다. 최근 한강 다리의 야간조명 설치작업이 진행되면서 한강 다리들은 밤마다 온갖 빛깔을 내뿜고 있다. 한강변을 따라 서 있는 ‘무지개띠’와 강물에 비친 야경을 담는 것 자체가 ‘작품’이다. 관리인의 허락을 받으면 주변 아파트나 건물에 올라가 찍는 게 더 좋다. 동작대교 등 다리 위에서 서쪽을 향해 렌즈를 돌리면 온갖 색깔로 물드는 석양과 한강의 전경도 잡을 수 있다. 선유교 등이 있는 여의도 옆 양화지구도 사진 찍기에 좋다. 북한산과 인왕산 등도 전문가들이 뽑는 장소다. 구기동 등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다 언덕이나 구릉에서 보면 서울 도심과 서울타워가 한눈에 보인다. 서울을 소개하는 야경 사진의 대부분이 이 부근에서 찍힌다. 단, 청와대 주변도 함께 나오는 바람에 사진 촬영이 금지돼 있어 사전 허가가 필요하다. 남한산성 서문 정상에서 줌으로 당겨 찍으면 강남의 좋은 야경을 얻을 수 있다. 관악산에서는 서울 서남부, 응봉산에서는 한강과 강남을 담을 수 있다. 이밖에도 서울성곽 주변과 가회동 한옥마을에서는 단층집 등 정겨운 서울의 풍취를 느낄 수 있다.63빌딩 전망대도 한강 주변을 잡기에 적격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해지기 전후 1시간이 최고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멋있는 사진은 대부분 야경이다. 대신 일반인들이 찍기에는 수월하지 않다. 그러나 어디에나 길은 있는 법. 전문가들이 말하는 ‘디지털 카메라 초짜 야경 찍는 법’을 소개한다. 아무 조작 없이 디카로 야경을 찍으면 거뭇하게만 나온다. 노출 시간이 짧아 카메라에 빛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방법은 노출 시간을 늘려주는 것이다. 디카에는 별이나 달 표시가 있다. 버튼을 그쪽으로 맞추면 카메라가 알아서 노출 시간을 길게 가져간다. 아니면 10초에서 30초까지 노출 시간을 수동으로 늘려줘도 된다. 또 삼각대 등 카메라를 고정할 수 있는 장비가 필수적이다. 노출 시간이 긴 만큼 흔들림이 크다. 야경 사진은 해지기 전후 1시간이 가장 아름답다. 이때 하늘은 연보랏빛으로 물든다. 또 경관의 디테일이 아직 남아 있는 데다 불빛까지 반짝이면서 아름다운 풍경이 연출된다. 대신 완전히 컴컴해지면 불빛 외에 다른 풍경은 잘 나오지 않는다. 카메라의 화소는 큰 의미가 없다.200만 화소 이상으로도 괜찮은 야경을 찍을 수 있다. 단, 전문가급 사진을 찍고 싶으면 500만 화소 이상의 디카를 사용해야 한다. 특히 필름을 대신해 빛을 이미지로 바꿔주는 CCD는 저속 셔터로 오래 사용하면 흰 반점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서울야경 전문작가 안연수씨 “세계 어디를 다녀도 서울만큼 야경이 아름다운 도시가 없어요.” 서울시 주택국 도시디자인과 안연수(49) 주임의 명함에는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이라는 글씨가 적혀 있다. 안씨는 카메라를 들고 밤이면 서울 곳곳을 찾는 서울야경 전문 작가이다. 안씨가 공복을 입은 것은 지난 1984년. 관악구청 건축과 기술직 9급으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사진은 83년부터 인연을 맺었다. 독학과 동우회 활동으로 배우기 시작했지만 95년 뉴욕사진전문대(NYIP)를 수료하는 등 이론과 실기를 겸비했다. 지난해 8월에는 개인사진전도 열었다. 95년부터 5년마다 하는 ‘서울모습 사진 기록화 사업’에 뛰어든 것은 97년부터다. 전해에 만든 사진집 홍보를 시작하면서 서울 야경에 빠져들었다. 안씨는 “평소에는 일반 자연 풍경도 많이 담았지만 업무를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서울의 야경을 주로 찍게 됐다.”고 떠올렸다. 2000년 두번째 사업 때는 직접 사진기를 들고 서울의 곳곳을 누볐다. 그해 열린 사진전에서 안씨의 작품도 같이 실렸다. 이달 초 세번째 사업의 발표회로 열린 ‘서울의 빛’ 전시에서도 다리 야경을 중심으로 작품을 선보였다. 안씨에게 서울의 야경은 현실에 존재하는 가장 아름다운 피사체이다. “대부분 지하나 지상 낮은 곳에서 다니기 때문에 서울 야경의 진면목을 알지 못해요. 이번 전시회를 하면서도 사람들이 ‘서울의 밤이 이렇게 아름다운 줄 몰랐다.’고 놀라더군요.” 안씨가 느끼는 서울 야경의 변화는 점차 환해졌다는 것이다.97년부터 시작된 서울시의 야간경관개선사업 결과 전에는 깜깜하던 한강이 한층 밝아지면서 아름다운 야경이 펼쳐졌다. 그러나 밝은 곳은 너무 밝고, 어두운 곳은 여전히 어둡다는 게 문제다. 명동이나 동대문의 대형 의류상가는 일반 거리보다 2∼3배 이상 밝아 ‘시각 공해’ 수준이다. 반면 덕수궁이나 경복궁 등 우리 고유 문화 유산의 야간 조명은 여전히 미흡하다. 비싼 전기료를 이유로 설치해 놓은 야간 조명시설을 활용하지 않는 민간시설도 많다. 안씨는 “고궁의 조명 시설을 확충한 뒤 야간 개장을 하면 훌륭한 문화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는 오래된 시의 사진 자료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는 작업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밝게 웃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무슨 영화 볼까]

    ●스타워즈:에피소드 3 시스의 복수(26일 개봉) 장르/예매율 SF/88.10%(전체) 감독/배우는 조지 루카스/이완 맥그리거·헤이든 크리스텐슨·내털리 포트먼 어떤 줄거리 아나킨이 ‘다스 베이더’가 되는 과정. 이래서 좋아 할리우드가 보여줄 수 있는 특수효과의 성찬. 이래서 별로 아나킨이 어둠의 세력에 편입하는 동기는 빈약. 홈피 반응은 “…” ●안녕, 형아 (27일 개봉) 장르/예매율 드라마/4.49%(전체) 감독/배우는 임태형/박지빈·배종옥·박원상 어떤 줄거리 소아암에 걸린 형을 살리려는 아홉살 꼬마의 이야기. 이래서 좋아 아역배우 박지빈의 인상적 연기가 돋보여…. 이래서 별로 난데없는 ‘타잔 아저씨’ 등 거슬리는 팬터지. 홈피 반응은 “정말 손수건을 준비하지 못한 내가 미웠다.” ●남극 일기 장르/예매율 스릴러/2.44%(15세) 감독/배우는 임필성/송강호·유지태·강혜정 어떤 줄거리 남극 도달불능점 정복에 나선 여섯 대원들의 미스터리 탐험기. 이래서 좋아 이런 스케일의 영화를 우리도 만들 수 있다니! 이래서 별로 주인공을 미치게 만든 실체는 도대체 뭐야? 홈피 반응은 “입김까지 표현하다니…디테일 끝내준다.” ●그루지(26일 개봉) 장르/예매율 공포/1.84%(15세) 감독/배우는 시미즈 다카시/사라 미셀 겔러·제이슨 베어 어떤 줄거리 교환학생으로 일본에 온 백인들 저주 받다. 이래서 좋아 공포 장면의 전환이 빨라 내내 지루할 틈 없다. 이래서 별로 원작(일본영화 ‘주온’)을 먼저 봤다면 곳곳에서 어색한 느낌일 듯. 홈피 반응은 “…” ●극장전(27일 개봉) 장르/예매율 드라마/1.65%(18세) 감독/배우는 홍상수/김상경·엄지원·이기우 어떤 줄거리 첫사랑이 재회하는 이야기, 여배우와 팬이 만나는 또 다른 이야기. 이래서 좋아 홍 감독의 전작들 중 유쾌지수가 가장 높을 듯. 이래서 별로 평범한 설정들에 필요 이상으로 이완되는 느낌. 홈피 반응은 “어떤 이야기가 현실이고 영화인지 헷갈려” ●연애술사 장르/예매율 로맨틱 코미디/1.16%(15세) 감독/배우는 천세환/연정훈·박진희 어떤 줄거리 ‘몰카’를 소재로 헤어진 남녀가 사랑을 회복하는 이야기. 이래서 좋아 섹시한 매력으로 돌아온 박진희의 내숭연기. 이래서 별로 밋밋한 스토리에 뻔한 결말. 홈피 반응은 “10분에 한번씩 웃다가 마지막에 크게 웃는다.” ●혈의 누 장르/예매율 스릴러/0.69%(18세) 감독/배우는 김대승/차승원·박용우 어떤 줄거리 19세기 조선시대 외딴 섬에서 벌어진 연쇄살인. 이래서 좋아 한국 사극스릴러의 새 장을 열다? 이래서 별로 잔인한 장면이 많으므로 임산부와 노약자는 ‘요 주의’. 홈피 반응은 “반전보다는 인간의 추악한 내면에 방점” ●우리, 사랑일까요? 장르/예매율 로맨틱 코미디/0.34%(15세) 감독/배우는 나이젤 콜/애시톤 커처·아만다 피트 어떤 줄거리 티격태격,7년이 흘러서야 사랑을 확인하는 남녀 이야기. 이래서 좋아 가슴을 뛰게 하는 ‘사랑과 우정 사이’. 이래서 별로 문득문득 환상을 깨는 부조화한 남녀 캐릭터. 홈피 반응은 “재기발랄해요.”
  • [지금 목포에선] 다도해·유적지 묶는 ‘해양 관광지’ 개발 한창

    [지금 목포에선] 다도해·유적지 묶는 ‘해양 관광지’ 개발 한창

    항구도시 전남 목포가 21세기의 성장산업인 해양문화 관광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목포는 서남해안에 흩어진 섬과 바다, 이 곳에 깃든 역사와 문화 속에서 잉태된 남도민요(잡가)와 남종화 등으로 대표되는 남도문화의 모태이다. 예부터 뭍과 바닷길의 길목인 탓에 다양하면서도 독특한 생활양식이 뒤섞여 있는 해양문화의 진앙지로 생태적·문화적 자산이 풍부하다. 이러한 민초들의 삶과 예술혼, 민속자료, 섬과 바다의 경관 등을 묶는 테마 관광산업이 뜨고 있다. 나아가 이를 소재로 삼은 공연·만화·게임·영화 등 문화콘텐츠는 차세대 문화·오락산업(엔터테인먼트)으로 특화되고 있다.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날개를 단 격이다. ●목포권의 문화자원 목포권은 주변 7개 시·군(60여만명)의 교통 길목이면서 관광지다. 역사속의 이곳은 유배와 저항문화라는 배경을 바탕으로 의향·예향·미향 등으로 각인돼 있다. 827개 섬으로 된 신안군을 필두로,‘해신’ 열풍을 일으킨 해상왕 장보고의 완도(청해진), 씻김굿 등 토속신앙 등 민속자료의 보고인 진도, 영산강 고대문화권의 나주, 왕인박사의 영암, 초의선사의 무안, 공룡화석지인 해남 등을 아우른다. 특히 신안군은 흑산도·홍도 등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의 몸체로 해양문화 관광의 핵심이다. 진도 회동에는 현대판 모세의 기적으로 불리는 갈라지는 바닷길이 있고, 완도 정도리의 검은 돌, 해남 땅끝 전망대, 영암 월출산 국립공원, 무안 도리포 등 발길이 닿는 곳마다 천혜의 관광지다. 예를 들면 드라마 ‘해신’의 해상왕 장보고를 해양관광산업으로 육성하면 이를 줄거리로 한 게임·영상·캐릭터 등 문화산업 콘텐츠로 상품화가 가능하다.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소 홍순일 교수는 “신안·완도·진도민요 등 섬 지역별 민속문화 자료를 전산자료로 해 캐릭터·게임·문구·음반 등으로 상품화하면 문화관광산업이 된다.”고 밝혔다. 같은 연구소 이윤선 교수도 “진도에서 토요일마다 하는 토요민속 여행이 인기를 누리는 것은 삶에 지친 도시민들에게 고향에 대한 향수를 되살리고 잃어버린 자아를 깨닫게 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산·관·학이 힘을 합친다. 산·관·학의 결정품이 ‘다도해 문화콘텐츠사업단’이다. 이름마저 낯선 이곳에서는 다도해 곳곳에 흩어져 있는 자연경관과 역사문화를 융합해 해양문화관광 콘텐츠를 개발하는 문화산업 발전소 역할을 한다. 사업단은 목포대 역사문화학부와 생활과학부의 교수와 학생을 주축으로 목포시와 기업체, 시민단체, 방송국 등이 함께 참여한다. 이들은 해양문화 콘텐츠 강좌를 운영하고 홍보 및 연대사업을 펴고 있다. 첫 작품으로 지난 11∼14일 목포 벤처지원센터에서 문화콘텐츠 박람회가 열렸다. 섬과 해양문화관광의 활성화 방안을 찾는 주제로, 토론회와 함께 만화영화 제작사인 스타버스트와 투자양해각서를 맺었다. 이번 박람회는 문화상품 기획전이 돈벌이가 된다는 점에서 일반인의 고정 인식을 바꿨다. 아울러 전국 중·고 학생 컴퓨터 게임대회, 문화콘텐츠 영상제 등 이색적인 기획으로 이목을 끌었다. 목포대학 내 관광길라잡이 창업동아리인 ‘E-남도투어’는 목포권 내 완도·진도·해남 등의 역사문화 유적지에다 김치체험이나 국악체험 등을 넣은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해 성공 가능성을 높였다. ●문화산업클러스터 문화산업클러스터는 제조업과 도심 공동화의 대안으로 정보기술(IT) 이후를 책임지는 차세대 성장엔진이다. 문화콘텐츠산업 분야 선도기업을 유치해 지원·육성한다. 전남 신도청 이전지 맞은편 인근인 목포시 석현동 3만 7553㎡에 목포시가 문화산업클러스터를 만들고 있다.2003년 이곳에 47억원을 들여 문을 연 벤처지원센터(지하 1층, 지상 3층)에는 소프트웨어·문화·바이오 등 24개 관련 기업이 연구 중이다. 지난 11일에는 57억원을 들여 연건평 1000여평에 이르는 지상 3층짜리 문화산업지원센터 기공식을 가졌다. 문화벤처기업체 17개와 영상·음향 편집실 등이 입주한다. 또 내년부터 230억원으로 문화콘텐츠 개발·유통을 담당할 종합지원센터를 2010년까지 세운다. 현재 목포 입암산 갓바위 일대는 국립해양유물전시관, 목포 자연사박물관, 남농기념관, 문예회관, 무형문화재 전수관 등이 한 자리에 배치돼 집적화를 이뤘다. 목포시 투자통상과 이재현씨는 “목포권의 유·무형 문화자산을 이용해 게임·만화 등 문화산업으로 엮어내는 일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목포권이 다도해와 남도 예향의 문화보고라지만 지역역량을 체계화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따라 물적·인적 인프라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으며, 목포권역을 대표하는 이미지가 없다는 점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무르익는 주변 여건 요즘 목포국제여객선 터미널에는 전국 중·고교 수학여행단과 일반 여행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주 5일제 근무제와 고속철도 연계손님 30% 할인혜택 등으로 금·토요일은 미어터진다. 목포∼제주항로에 취항한 씨월드고속훼리㈜의 박종엽(48) 전무이사는 “제주도에 들어가는 배편 관광객의 40%는 목포항에서 출발한다.”며 “올들어 4월까지 지난해 동기 대비 이 노선의 손님이 72.4%나 늘었다.”고 말했다. 또 오는 10월이면 전남도 신청사가 목포와 접경인 무안군 삼향면으로 이전해 목포는 거주 및 교육 장소로 파급 효과가 기대된다. 또한 국가 역점사업으로 지도를 바꿀 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J-프로젝트) 건설과 산업교역형 기업도시 유력 후보지로 해남·영암·무안이 확정적이다. 신안군은 수도권 부동산업자들의 발걸음이 잦다. 목포항은 세계 최대 도시인 상하이를 잇는 국내 최단거리의 뱃길이다. 민자유치인 목포 신항만은 자동차 수출 및 석재전용 기지로 발돋움했다. 또 무안 국제공항이 2007년 개항되면 목포권은 육·해·공으로 닿을 수 있다.25일에는 2만t급 일본 크루즈 관광선이 처음으로 목포항에 입항, 해안 관광에 나섰다. 문화관광산업의 메카로 떠오르는 청신호들이다. 목포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고석규 문화콘텐츠사업단장 “섬마다 이어져 오는 이미지나 이야기, 노래·춤·미술 등 삶 속의 문화와 자연경관 등을 소재로 한 다양한 장르의 해양문화 콘텐츠 산업을 육성하는 게 목적입니다.” 국립 목포대학교에서 문을 연 ‘다도해문화콘텐츠 사업단’의 고석규(48·역사문화학부) 단장은 “문화콘텐츠 산업으로 일자리 창출과 관련 인력 현장 배출 등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며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그는 “섬과 역사문화, 예술적 기능을 접목한 현장형 콘텐츠만이 상품 경쟁력이 있다는 점에서 목포는 성공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강조했다. 고 단장은 목포권에서는 해양문화 지역에서 전승·발전된 온(민속자료)·오프(경관·유적)의 자산을 디지털 영상화하는 등 해양문화관광 산업화에 비중을 뒀다. 다시 말해 문화콘텐츠 프로듀서와 연출자, 디자이너, 코디네이터 등 인력 상품을 양성하는 일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나아가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강화해 기존의 산업에 문화 및 문화 콘텐츠를 활용, 고부가가치 상품을 개발해 간다는 전략이다. 이 사업은 목포대가 교육인적자원부의 누리사업(지방대혁신역량사업)으로 선정되면서 탄력이 붙었다. 사업기간은 2004∼2009년이고 사업비는 국비 50억원, 목포시 5억원, 사기업체 2억 5000만원, 목포대 1억 5000만원 등 59억원이다. 여기에는 목포대 역사문화학부와 생활과학부 교수 31명과 졸업생과 재학생 등 700여명이 참여한다. 졸업 후 학생들은 문화산업 현장으로 곧바로 투입된다. 자본금 출연자인 목포대와 목포시, 기업체뿐 아니라 지역 방송국과 시민단체 등도 참여해 홍보 첨병을 자임하고 있다. 목포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남대문엔 발길 열고

    국보 1호인 숭례문(남대문) 주변에 조성된 숭례문광장이 27일 시민들에게 개방된다. 서울시는 25일 “일제 강점기 도시계획으로 주변이 훼손돼 도로 한가운데 섬처럼 고립돼 있던 숭례문의 주변 차도를 녹색광장으로 조성,27일 오후 2시 개장 행사를 갖는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숭례문이 언제부터 고립됐는지 정확한 기록이 없지만 1907년 일본 왕세자(훗날 다이쇼 일왕)가 서울에 왔을 때 ‘대일본 왕세자가 머리를 숙이고 문루 아래를 지날 수 없다.’며 숭례문과 연결된 성곽을 헐고 도로와 전찻길을 냈다는 기록으로 미뤄 이 때부터 사실상 출입이 제한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때를 기준으로 삼으면 숭례문이 시민들과 가까이 하는 것은 98년 만이다. 숭례문광장은 8200㎡(2480평) 규모로 주변 남대문시장, 북창동, 염천교 등으로 이어지는 횡단보도 5개와 교통섬 5개가 조성돼 있다. 시는 “지난해 5월 서울광장 조성과 지난달 광화문 네거리 횡단보도 조성에 이어 이번에 숭례문광장이 일반에 개방됨에 따라 서울시의 중심가로인 광화문∼서울광장∼숭례문∼서울역에 이르는 보행벨트가 형성됐다.”면서 “숭례문광장이 시민들의 문화·역사·휴식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는 숭례문의 원형 보존과 시민 안전을 위해 숭례문의 일정 구역 안으로는 출입을 제한한다. 또 이달 말까지 숭례문에 대해 정밀 실측조사를 실시해 보수계획을 수립한 뒤 내년 1년동안 유지·보수 공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서해대교 밑섬 17만평 관광지 조성

    ■ 행담도 개발사업이란 행담도 개발사업은 서해대교 아래 작은 섬인 충남 당진 행담도 6만 9000여평과 인근의 개펄 10만 5000여평을 매립한 부지에 종합관광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총 4500억원이 투입되는 사업으로 지난 1995년 건설교통부로부터 사업승인을 받았다. 1999년 5월 싱가포르 건설업체 Econ과 현대건설이 민간사업자로 지정되고, 같은해 8월 행담도개발㈜이 설립되면서 사업이 본격 추진됐다. 문제는 행담도 주변 공유수면 10만 5000평을 매립, 해양수족관과 실내해수욕장, 해양테마공원 등을 건설하려는 단계에서 발생했다.2006년 6월까지 바다를 매립하고,2008년 말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에 환경단체 등이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해양수산부의 매립허가가 2년 3개월간 중단됐고 이 과정에서 Econ은 부도가 났고, 현대건설도 철수했다. 두 사업자의 주식은 Econ이 설립한 자회사 EKI에 양도됐다.EKI는 2002년 10월 말 매립규모를 7만 4200평으로 줄여 면허를 취득했다. 이어 도로공사와 EKI는 2단계 사업비 확보를 위해 지난해 1월 자본투자협정을 체결하고 8300만 달러 규모 채권을 발행했다.
  • 섬지역까지 ‘땅투기 광풍’

    섬지역까지 ‘땅투기 광풍’

    “우선 땅을 산 뒤 (현지인 이름으로)설정만 해두고 나중에 등기하면 된다.”“수용 안된 땅 가운데 덜 오른 곳을 사두면 더 좋다.” 수용령 등으로 주춤했던 전남 서남해안 일대가 다시 달아오르면서 이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의 전화통이 불이 나고 있다. 대규모 개발기대 심리와 용이한 접근성에 편승, 수도권의 여윳돈이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열풍의 진앙지 신안군 827개 섬으로 구성돼 있는 신안군은 최근 외지 고급승용차들이 줄을 잇고 있다. 육지와 가깝고 풍광이 수려한 데다 개발 계획이 진행중이거나 잡혀 있고 고속철도, 서해안고속도로도 뚫려 있다. 목포와 다리로 연결되는 압해도는 목포에 있는 신안군청 신청사 이전지로 확정되면서 탄력을 받았다. 섬 전 지역이 평당 7만∼10만원선을 웃돈다. 이곳 부동산업자는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복룡리 일대 밭은 평당 12만원선인데 마침 500여평이 나왔다.”며 매입을 권했다. 또 아름다운 경치와 풍부한 수산물, 대광해수욕장,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수도권에서 차량으로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임자도는 기획부동산(떴다방)들이 노리는 0순위다. 수용지역 밖인 대지리·광산리는 평당 3만원을 웃돈다. 해수욕장 진입도로는 벌써 10만원까지 올랐다. 특히 민간자본 34조원이 투자될 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 개발계획(해남·영암)이나 선정이 유력시되는 무안군의 산업교역형 기업도시 등으로 개발 후폭풍에 따른 기대감이 비교적 땅값이 싼 신안지역 섬으로 튀었다. 여기다 섬과 섬을 잇는 연륙교가 착착 진행중이어서 머잖아 이들 섬은 국도(77호선)로 연결된다. 이들 섬에서는 대파나 병어·젓갈 등 돈이 되는 밭작물과 수산물 생산량도 풍부해 여러가지로 투자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수도권의 기획부동산들이 현지를 으면서 투기 심리를 부채질하고 있다. ●토지매입자는 외지인이 많아 신안군에서 올들어 4월까지 토지 거래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23%나 늘었다. 거래된 토지 777필지(100만평) 가운데 외지인이 486필지를 차지해 전체 거래량의 62.5%를 차지했다. 신안군청 관계자는 “관외로 나가는 종합토지세 납부고지서를 기준으로 외지인들의 토지소유 현황을 파악할 수 있다.”며 “지난해 종토세 납세고지서 3만여건 중 40%인 1만 2400여건이 외지로 발송됐다.”고 말했다. 특히 개발 가능성이 높은 지도읍과 임자도, 비금도 등 3곳에서는 토지 거래량이 지난해 대비 각각 200% 이상 늘었다. 지도읍 345%, 비금도 288%, 임자도 272%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신안군과 가까운 완도·진도군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종합토지세 관외 발송건수를 근거로 한 외지인들의 토지 소유는 진도군이 1만 8933건 중 6629건으로 35%, 완도군이 2만 385건 중 6373건으로 31%로 집계됐다. 섬은 진도군에 230개, 완도군에 201개가 있다. 이들 군청 관계자들은 “실제로 토지 매매는 음성적인 거래가 대부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외지인들의 토지거래는 장부상보다 훨씬 더 많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시·군의 단속권이 미치지 않은 기획부동산업자들의 경우 투자자들로부터 모은 돈으로 해수욕장도 없는 신안 장산도나 암태도 땅까지 대거 사들인다는 게 현지 부동산업자들의 설명이다. 전남도는 신안·완도·진도·고흥·여수 등 서남해안 섬지역(1963개)을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묶어 개발에 따른 후유증을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신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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