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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色色 징검다리 연륙교, 봄물감 찍었네

    色色 징검다리 연륙교, 봄물감 찍었네

    아침 공기가 찼다. 가끔 자전거를 멈추고 언 손을 입으로 호호 불면서 한 오르막 모퉁이를 돌았다. 저 아래에 다리 하나가 보였다. 이미 지도상에서 보았던 ‘창선교’일 터였다. 남해도와 삼천포 사이에 있는 제법 큰 섬인 창선도를 연결하는 다리다. 그러니까 내 여정은 다시 남해대교를 거쳐 남해도를 벗어나는 게 아닌, 섬끼리 연결된 다리 몇 개를 더 거쳐 사천(삼천포)으로 가게 되는 것이다. 창선교를 지나며 보니 바닷물의 물살을 이용해서 잡는 ‘죽방렴’ 모습이 여러 곳 눈에 띄었다. 잘은 모르지만 물고기들이 그 안으로 들어가면 다시 빠져나오지 못해 잡히는 방법인가 보다. 그래서 사진 몇 컷을 찍느라 자전거를 멈춰 좁은 인도에 세웠다. 어젯밤에는 황토 찜질방에서 잠을 잘 잔 것 같은데 어째 몸이 좀 무거웠다. 그래서 자전거 페달을 밟는 것도 힘에 겨웠다. 창선도로 접어들어 한 모퉁이를 돌아 내려가니 모처럼 평지길이 이어졌다. 들판 사이로 잘 닦인 4차선 도로여서 큰 힘 들이지 않고 달리는데 들판을 달려서인지 손이 시려왔다. artistdiary@hanmail.net # 창선~삼천포 3.4㎞ 4개의 교량 ‘아름다운 길100선´에 입김으로 ‘호호’ 하고 온기를 자주 불었지만 그래도 손이 내 몸이 아닌 것처럼 시려 짜증이 났다. 겨울철 자전거 여행에서 가장 힘든 부분 중의 하나가 바로 ‘손시려움’이다. 정말 어떤 때는 손이 시리다 못해 아려올 때도 있다. 그렇게 가다 보니 멀리 붉은 색의 연륙교 두어 개가 제법 선명하게 눈에 띄었다. 그 다리들을 건너면 삼천포일 터였다. 도대체 저기는 어떻게 생겼기에 다리들 몇 개가 저리 가까이에 다른 모습으로 붙어있을까? 멀게만 보이던 삼천포가 조금씩 가까워지면서 풍경은 바뀌었다. 멀리서 볼 땐 그저 모양새나 내려고 지었을 것 같던 다리가 직접 건너려니 육중한 모습이었다. 창선대교, 늑도대교, 초양대교, 삼천포대교로 연결된 네 개의 다리를 건너야만 삼천포시였다. 여기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선정된 길이란다. 다리 자체도 다양한 모습으로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지만 그것보다는 다리를 지나며 보이는 주변풍경이 훨씬 아름다웠다. 가까이에 보이는 다도해 풍경뿐만 아니라 멀리 육지 쪽의 산들도 아름다웠다. 아마 지리산의 큰 덩어리일 것이었다. 자동차를 타고 이런 다리를 싱겁게 휙 하고 지나는 것보다 자전거를 끌고 인도로 천천히 걸어가며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며 걷는 것이 자전거 여행의 장점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쌀쌀한 바닷바람은 내 몸을 얼게 만드는 것 같았다. 게다가 아침도 거른 채 달려오다 보니 몸이 더욱 추웠고 배도 고팠다.‘삼천포에 가선 뭔가를 먹으리라.’ 마지막인 삼천포 대교를 지나 도심으로 들어가려다 나는 포구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짭짤한 바닷내를 맡으며 조금 지저분한 구 포구를 지나가는데, 똑같이 생긴 조그만 개 두 마리가 앙칼지게 짖으며 나를 쫓아왔다.“저리 가거라!” 하며 소리를 쳐도 개들은 막무가내로 달려들었다. 난감했다. 다른 방법이 없었다. 가능하면 페달을 세게 밟아 속력을 내어 도망갈 수밖에. 크다면 또 모를까, 별로 크지도 않은 개 두 마리에 쫓겨 혼비백산 달아나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나는 자전거로 좁은 골목길을 누비고 있었다. 하기야 거기엔 그 길밖에 없었다. 그래도 이놈들은 멈출 기색이 없었다. 순간 약이 오르기도 해서,‘자전거에서 내려 발로 차버릴까?’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다행히 그쯤에선 더 이상 쫓아오지 않아 그대로 위기는 벗어났다. 개들은 이상하리만큼 낯선 사람을 잘 알아본다. 동물의 감각으로 ‘나그네 냄새’(?)를 바로 맡을 수 있나 보다.‘내 행색이 낯설게 느껴질 법도 하지. 개도 단 번에 알아보는 나그네….’ # 이순신 장군도 이용한 아담한 ´대방진 굴항´ 그러다가 포구를 도는데 길이 좁아지고 있었다.‘무슨 일로 갑자기 길이 좁아지는 거지?’ 하면서도 그대로 따라 갔다. 어? 거기엔, 조그만 웅덩이 같은 재미있게 생긴 포구 하나가 있었다. 주변은 상당히 오래된 것으로 보이는 고목들이 군락을 이루듯 한 덩어리로 뭉쳐 있었다. 게다가 나무가 오래돼서인지 어떤 건 쇠기둥으로 가지를 받쳐준 모습도 보였다.‘이 게 뭐지?’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몇 개의 ‘굴항’이란 간판이 눈에 띄었다. 그런 걸로 추리해 보면 여기는 ‘굴항’인가 보다. 목선 몇 척이 정박해 있는 모습인데 아마 옛날엔 여기가 조그만 포구였나 보다.‘굴 위주의 배가 들어와서 굴항이라는 이름이 붙었나?’ 그러다 관광안내판을 발견하고는 가서 확인해 보니 ‘대방진 굴항’으로 고려시대 때 왜구들을 물리치려고 인공적으로 지었던 군항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순신 장군도 이용했다는 아무튼, 재미있게 생긴 포구였다. 대방진 굴항을 한 바퀴 돈 뒤, 나는 다시 선창을 따라 갔다. 수산물 시장인 듯한 건물이 보였고 그 모퉁이를 돌았더니 어? 한 무리의 많은 사람들이 웅성대고 있는 것이었다. 가까이 가 보니 경매가 벌어지고 있었다. 내가 때마침 그 시간에 도착한 것이었다. 나는 재빨리 자전거를 멈추고 카메라를 꺼내 그들을 찍기 시작했다. 그뿐만 아니라 염치불구하고 그들 틈을 비집고 들어가 그 현장도 찍었다. 마치 취재를 나온 촬영기자라도 되는 것처럼. 이것 역시 재미있는 광경이었다. # 시끌벅적 생선 경매장엔 인간미 물씬 사실 나는 경매에 참가한 그들이 뭘 하는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알아들을 수조차 없었다. 그렇지만 갓 잡아온 싱싱한 생선을 팔고 사는 흥정의 모습일 것이었다. 어떤 생선은 그릇에서 튀어 나와 바닥에 떨어지기도 했다. 여기는 그만큼 삶의 생기가 느껴지기도 했지만 생선까지도 활기찼던 것이다. 경매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을 끌지 않았다. 아니, 금방 파장이었다. 그 반짝하는 시간에 내가 거기에 갈 수 있었던 건 행운이었는지도 모른다. 그 틈을 이용하여 사진 몇 컷을 찍다 보니 경매가 끝나버려 나중엔 좀 싱겁기까지 했다. 주변에는 시장과 연결돼 있어 여행객에게는 재미있는 요소들이 많았다. 회시장인지 생선을 다루며 횟감을 파는 아주머니들이 한 거리를 이루고 있었는데, 사실 나는 그 곳을 지나면서 입맛을 다시기도 했다. 이런저런 남해안의 싱싱한 생선들이 눈으로 보기만 해도 먹고는 싶은데,‘혼자 들어가서 얼마만치나 사서 먹을 것인가? 게다가 혼자 회를 먹으며 이렇게 빈속에 소주라도 한 잔 마시게 된다면? 내 자전거도 음주운전(?) 상태로 대낮부터 갈지자로 달리게 될 것인가?’ 아무래도 그럴 순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싱싱한 어시장을 눈으로만 구경하고는 뒷골목으로 향했다. 어시장 뒤편은 시장통으로 연결돼 있었다. 골목을 지나는데 한 아주머니가 “식사를 하시려면 여기로 들어오세요.” 하면서 식당 문을 연다. 그래서 보니, 입구의 가격판 간판엔 2000원과 3000원이라고 적혀 있었다.‘무슨 식사가 이리 싸지?’ 하고 다시 읽어 보니,‘먹장국’‘시래기 국밥’이라고 적혀 있었다. “먹장국이 뭐죠?” 하고 물으니, 문어 먹통을 이용한 시래깃국인데, 밥을 말아 먹는 국밥이라 한다. 듣기도 처음인데다 먹어보지도 못했던 음식이긴 했다. 더구나 아침을 거른 채 추운 겨울 바람을 쐬며 달려와 따끈한 국물이 그리웠던 여행객인 나는, 그 싼값에 끌려 그 식당으로 들어갔다. 잠시후 음식이 나왔는데 무엇보다도 김치가 맛깔스럽고 시원했다. 그래서,“아주머니 김치가 참 시원하고 맛있네요.” 했더니,“우리 손님들이 날더러 전라도 아줌마냐고 묻곤 하지예. 나는 산청사람인데, 내 김치가 전라도 맛이라네예.” 하며 환하게 웃는다. 어쨌든, 김치 국물까지 시원했다. #“더 드리까예” 국밥 한그릇에 情 한그릇 덤 그런데 ‘국밥이 겨우 3000원이라고? 이렇게 받고도 남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밥상이 나온 것을 보니 5000원을 받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푸짐했다. 무엇보다도 인정이 느껴지는 국밥집이었다. 그렇게 나는 주린 배를 채웠고 언 몸도 녹였다. 내가 허겁지겁 먹는 모습이어서였을까? “밥 더 드리까예?” 하고 아주머니의 묻는 목소리도 정겨웠다. 이미 배가 불렀지만 김치가 맛있어서 “조금만 더 주세요.” 하고는 몇 숟갈의 흰 밥에 김치를 걸쳐 먹었다. 모처럼 포만감에 젖어 행복했다. 마음도 느긋해지고 있었다.‘하기야, 나 같은 가난한 여행객에게는 이런 곳이 제격이지.’ 따끈한 정을 느끼며 배를 가득 채울 수 있는 소박하지만 맛도 있는 싼 식당이었다. “아주머니 제가 다음에도 오면 꼭 들르겠습니다.” 하고 인사를 했더니,“언제든지 오세예. 저는 여기에 계속해서 있을깁니더, 잘가입시더.” 인사도 정겹고 밝기만 했다. 식당에서 나와 과일을 조금 사려고 둘러보는데, 길거리에 단감을 놓고 파는 아주머니 몇몇이 눈에 띄었다. 그리로 갔다. 처음에 있던 아주머니가,“감 사이소!” 하며 지나가는 내 팔을 잡는다.“아주머니 잠깐만요. 나도 한 번 구경을 하고 사더라도 사야지요.”라고 대꾸했다.“이 거 하나 깎아먹어 보이소.” 하면서 내 팔을 억세게 잡고는 놓아주질 않는다. “아주머니, 이러지 마세요. 제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습니다.” 하며 팔을 뿌리쳤다. 이제는 밥도 먹어서 배도 부르고, 기분도 나른해서 좀 여유 있게 시장 한 바퀴를 돌아보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미 내 눈에는 또 다른 감 파는 아주머니 모습이 들어와 있었고, 그 억척스러운 아주머니의 행동에 짜증스러운 거부감도 생겼던 것이다. 그래서 팔을 뿌리치고 그 뒤 한쪽에 조용하게 서 있던 아주머니 앞으로 갔다. 그러자 그 아주머니는 살짝 웃는 얼굴로,“감 답니더. 사이소.” 한다. 목소리도 나지막했다.“그러지요. 근데, 그 바구니가 얼맙니까?” 하고 물으니,“5000원인데예.” 한다. “아주머니, 보시다시피 제가 지금 자전거로 여행을 하는 중이기 때문에 그렇게 많이는 사갈 수가 없습니다. 단 몇 개 정도만 필요하거든요? 그러니 미안하지만 한 2000원어치만 팔 수 있습니까?” 하고 물었다.“그럽시다.” 하면서 비닐 봉지에 주섬주섬 감을 담기 시작한다. 집에서 따온 감인지 싸기도 해서 2000원어치만도 예닐곱 개를 담고도 더 담는 것이었다. 하기야 이 부근은 진영단감이 특산이어서 단감이 많은가 보다. 그러면서 나는, 조금 전에 내 팔을 잡고 실랑이를 하던 아주머니와 언뜻 눈이 마주쳤는데, 고개를 휙 돌리며 외면해 버린다. 나도 머쓱했다. 이 세상에 저렇게 억척스럽거나 드센 사람만 살아갈 수는 없다. 그런 사람은 능력이 있어서(?), 이렇게 조용하고 순한 사람에 비해선 장사도 잘하고 빨리 팔아치우고 집에 돌아가리라. 지금의 내 행동이 별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나는 이렇게 말과 숫기도 없고 순한, 그래서 어쩌면 이런 경쟁의 세계에선 늘 뒤로 밀리는 사람의 편에 서고 싶다. 그 건 어쩌면 내 모습일지도 모르니까. “아주머니 그만 주세요.” 자꾸만 더 담으려던 아주머니를 말리는데 “두어 개라도 더 드리까예” 하기에,“아주머니, 저는 이걸로 충분합니다. 혹시 나중에 올 다른 사람이 더 달라고 하면, 그때 더 주시면 되겠네요.” 하며 돈을 건넸더니, 그 아주머니도 환하게 웃으며 받는다. 그렇게 시장통에서 자전거를 끌고 다니며 식사도 했고 또 이런저런 구경도 하고 먹거리를 준비했는데 퍽 재미 있었다. 역시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은 시장에서 잘 느낄 수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여행객에게는 이런 시장을 한 바퀴 돌아보며 느끼는 것들이, 어쩌면 아름다운 경치를 보는 것만큼이나 값진 가치가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여행도 사람 사는 일 중의 하나고, 시장의 풍경은 가장 진솔한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삼천포 시장을 벗어나면서 곧 도심을 빠져 나가게 됐다. 따사로운 겨울 남녘의 햇볕에 아늑한 농촌풍경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아침과는 달리 어느덧 날씨는 봄날 같았다.
  • [지방시대] 지방에 주려면 다 줘라/송재호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 제주대 관광개발학과 교수

    지방을 살리지 않고는 나라의 미래가 없다.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국가경쟁력도 지방경쟁력의 총합일 수밖에 없다. 지방이 죽어간다면 국토가, 국민이, 나라가 망해간다는 말과 틀리지 않는다. 나라와 지역을 제대로 만들기 위해서는 도시와 농촌이 상생할 수 있는 ‘이도향촌(離都向村)’의 지방시대를 열어내야 한다. 참여정부 들어 중앙이 스스로 이를 자각하고 균형발전을 최우선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음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행정수도와 공공기관 이전, 혁신도시와 레저·기업도시 건설, 신활력·누리사업과 산업단지 클러스터 개발 등 물리적 균형발전 정책에 이어 기업하기 좋은 투자환경을 만들고 사람이 살기 좋은 생활여건을 조성하는 기업과 사람 중심의 소프트한 균형발전대책을 2단계로 추진하고 있음은 적절한 처방으로 평가된다. 다만 중앙의 힘만으로 지역을 다루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방 스스로의 손으로 지역을 디자인할 수 있는 권한과 역량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 지점에서 지방시대 분권기획의 표상으로서 작년 7월부터 시작된 제주의 특별자치를 주목하게 된다. 이 구상은 이른바 국방과 외교를 제외하고 입법, 행정, 재정 등 자치 전분야에 걸쳐 파격적인 권한을 부여하고, 이를 성장엔진으로 해서 제주도를 특성화된 개방경제도시로 발전시켜 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7개월여의 실행과정을 지켜보면서 반드시 다시 짚고 넘어가야 할 두가지 원칙적 문제에 마주하게 된다. 하나는 분권의 수준에 관한 것이고 하나는 넘어온 권한을 사용하는 자치의 역량에 대한 사항이다. ‘주려면 다 줘라.’권한을 지방에 이양한다고 하는 데 도무지 제대로 넘어오는 게 없다. 중앙은 지방이 넘겨받은 권한을 잘 쓸 것이라는 데 신뢰를 하지 못하는 모습이고 지방은 지방대로 ‘안주면 말지’ 수준이다. 다소의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기왕 지방에 주기로 했으면, 헌법에 분권사항을 명시하는 수준으로 왕창 밀어주는 게 맞을 성싶다. 지방 스스로 자치의 역량을 배양하는 것도 중대한 과제다. 그 중에서도 갈등관리를 잘 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한 것 같다. 제주의 특화개발, 국제자유도시로 만들어보자는 데에도 이 구상의 원초적 타당성에서부터 개방으로 붕괴될 수 있는 지연산업의 문제에서, 개발결실의 지역화 문제에 이르기까지 지역의 합의도출이 쉽지 않다. 요즈음에는 제주서부 화순지역에 해군이 군항을 건설하는 문제를 놓고 지역이 찬반으로 양분되어 갈등수위를 높이고 있다. 안보는 신성불가침의 국가존립에 관한 사항이라는 주장에서부터 정부가 ‘평화의 섬’을 한다고 해놓고 웬 군사기지냐는 비아냥에다가, 군항이 관광산업에 도움이 된다든지(그런 의미라면 관광자원이 아닌 것이 없지만) 인구 100만 자급도시를 위해 꼭 필요한 초석이라고 허풍떨질 않나. 그야말로 백가쟁명식 백화점 논쟁이 한창이다. 정작 소중한 합의를 만들어내는 토론(討論)은 없고 투론(鬪論)만 있다. 도정, 의회, 언론 등 공공영역의 신뢰와 권위는 발견하기 어렵고, 이를 이끌어내는 리더십도 참으로 아쉽다. 특별자치와 이로 인한 특례들, 이것은 확실하게 제도화될 수 있다면 지역으로서는 전혀 새로운 도약의 기회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양되는 권한을 수용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적정하게 관리함으로써 오히려 지역발전을 향한 에너지로 분출시킬 수 있는 협동적 지역시스템을 만들지 못할 때, 이 특별한 자치시대가 지역발전에 오히려 더욱 위협이요 위기일 수도 있다는 점도 분명하게 새겨둘 필요가 있다. 송재호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 제주대 관광개발학과 교수
  • 콧대높아진 마누라에 하와이 남편들 울상

    최근 「하와이」에서는 관광 「붐」때문에 아내를 망치게 되었다는 남편들의 항의소동이 일어나고 있다. 이야기인즉 호화스런 「호텔」이 자꾸 들어서고 외부의 부자 관광객들이 자꾸만 몰려드니 이곳 여자들은 다투어 「호텔」에 취직을 하게 되는가 하면 눈이 높아져 농사나 짓고 고기나 잡아먹고 사는 남편들이 눈에 차지 않게 되었다는 것. 그래서 이혼율이 엄청나게 높아지는가 하면 집에서는 여자들의 콧대가 높아 도무지 남편들의 말발이 서지 않게 되었다는 것. 그도 그럴 것이 이 곳의 아내들은 생각만 있으면 언제든지 「호텔」에 「웨이트리스」나 하녀로 취직할 수있고 한달에 1천「달러」(약 30만원)는 쉽게 벌 수 있다니 수틀린 남편 같은 것은 필요가 없을만큼 그들의 경제권이 든든해진 것이다. 이래서 이 섬의 이혼율은 63년이래 1백 80%나 늘었으며 이는 이 섬의 평균 52%에 비할때 놀라운 것. [선데이서울 70년 6월 14일호 제3권 24호 통권 제 89호]
  • 유종호 교수의 ‘시읽기의 방법∥’

    유종호 교수의 ‘시읽기의 방법∥’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글 유종호 문학평론가, 시인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네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모란은 한자로는 목단(牧丹)으로 표기한다. 만약 이 작품에 나오는 모란을 목단으로 고쳐놓는다면 뜻은 같다 하더라도 소리는 매우 껄끄럽게 들릴 것이다. 모란은 모란이라고 해야 비로소 꽃에 어울리는 아름다움을 갖추게 된다. 이것은 물론 미음과 리을의 연계에서 오는 소리 효과이지만 우리의 발음상의 오랜 관행이 ‘목단’이란 말을 투박하게 만들어 버린 탓도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화투를 칠 때 사람들은 ‘유월 목단’이라 하지 ‘유월 모란’이라 하지는 않는다. 화투에서는 이른바 기의(記意)가 중요하지 기표(記表)는 아무래도 좋은 것이다. 그러나 시에서는 기의 못지 않게 기표가 중요하다. 시와 산문을 구별하는 중요한 징표의 하나는 시는 기의보다도 기표가 더 큰 몫을 하는 글의 양식이라는 것이다. 교과서나 사화집에 자주 나오는 이 시가 생소한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익숙하다는 것과 넉넉히 이해한다는 것은 같은 것이 아니다. 마음의 미묘한 움직임이나 섬세한 움직임을 다루는 서정시의 경우 그 미묘한 마음의 움직임에 동참하고 공감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러지 않고 작품 속에 나타난 관념이나 산문으로의 부연이 가능한 사색의 흔적을 찾으려 한다면 시의 이해와는 멀어질 개연성이 크다. 섬세한 마음의 결이나 움직임에 민감하면 여성적이라고 호칭되고 때로는 폄하되는 경우가 있다. 씩씩한 기상이나 호방한 언동을 두고 남성적이라 호칭하는 것과 같은 사회적 통념이기도 하다. 그러나 성숙한 어른에게도 철부지 어린이의 잔재가 남아 있듯이 이른바 여성적인 것과 남성적인 것은 남성에게도 여성에게도 고루 퍼져 있다. 다만 사회적 분업이나 역할 분담이란 오랜 관행 때문에 이런 고정관념이 생긴 것이다. 남성이 무사나 사냥꾼의 역할을 맡고 여성이 육아를 포함한 가정사를 맡게 되면서 이상적 군인상(軍人像)에서 남성적인 것을 추출하고 자상한 어머니상(像)에서 여성적인 것을 추출한 것이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투박한 추상에 지나지 않는다. 사회에서의 분업이나 역할 분담에 따라 거기 어울리는 자질과 심성과 태도를 기대하고 부추김으로써 어느덧 남성적인 것과 여성적인 것이 굳어져 사회적 통념이 생겨난 것이다. 문학에서도 억척어멈이나 여장부로 불리는 남성 못지 않게 남성적인 여성들이 얼마든지 등장한다. 그리고 그 역(逆)도 진(眞)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의 화자는 그러나 언뜻 여성처럼 보인다고 할 수 있다. 우선 말씨가 여성의 것이다. ‘있을 테요’, ‘잠길 테요’, ‘우옵네다’에서 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여성의 말씨를 느끼게 된다. 남성이라고 해서 이런 심정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을 것이나 이러한 사정은 여러 규격화된 사회 통념의 일환이기도 하겠지만 어쨌건 서정시와 여성적인 것의 친연성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모란이 피기를 기다리는 것을 연래의 바람으로 가지고 있는 화자는 모란이 지고 나면 그해의 바람이나 보람이 무너져 다시 모란이 피기를 기다리며 삼백 예순 날을 섭섭해서 운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부연하고 보면 이 시가 가지고 있는 섬세한 아름다움은 어느 사이에 행방이 묘연해지고 만다. 그러니까 서정시에서는 모티프의 결여가 최고의 경지를 마련하는 계기가 된다는 얘기도 나오게 되는 것이다. 모란꽃 보는 것을 한해살이의 보람으로 여기며 살고 있고 모란이 지고 말면 일년 내내 늘 섭섭해 운다고 하는 것에 이의(異議)를 달 독자들이 있을 것이다. 이의를 단다는 것은 적어도 서정시의 경우 공감을 하지 못했다는 말밖에 되지 않는다. 반대자들은 이런 모란 숭배자가 세상 천지 어디에 있을 것이며 도대체 그는 무얼하며 사는 사람이냐고 대들고 나설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작품이 일종의 과장법의 산물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만큼 모란을 사랑하고 봄을 사랑하고 거기서 보람을 느끼는 화자의 심정에 공감하는 것이 필요하다. 서정시에서 ‘운다’고 하면 문자 그대로 눈물을 찔끔찔끔 흘리며 소리내어 우는 것이 아니라 서럽거나 섭섭한 것을 관용적으로 그리 쓰는 것이다. 또 서정시는 어는 특권적인 순간을 노래한 것이다. 그것은 일상의 항상적인 시간이 아니라 특수한 순간의 심정을 노래한 것이다. 그렇게 생각할 때 모란이 지고 나면 한 해가 다간 듯하다는 심정은 납득이 가는 것이다. 몇해 전 월드컵 축구가 끝났을 때 이제 무슨 재미로 사느냐고 섭섭해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와 같은 심정에서 씌어진 시라고 할 때 우리는 이 시의 진정성에 이의를 달수는 없을 것이다. 이 작품은 우선 잘 읽힌다. 그리고 몇 번 읽다보면 쉽게 외워진다는 특성도 가지고 있다. 그만큼 음율적이요 군소리도 없다. 20세기 한국시가 낳은 최상의 서정시편의 하나로서 소월의 <진달래꽃>보다 한결 섬세하고 유려하다. 정지용은 그의 애송시로 이 <모란이 피기까지는>을 들었는데 단순히 《시문학》동인이라는 인연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이 한 편만 가지고도 김영랑은 뛰어난 20세기 한국시인으로 오래오래 기억될 터이지만 그가 과작으로 일관했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정지용 시집》이 나온 1935년에 《영랑 시집》이 나왔는데 53편이 실려 있고 제목이 붙어 있지 않다. 번호가 달려 있을 뿐인데 사실 옛날 서구 쪽 시편이 그러했다. 가령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집》은 1609년에 나왔고 154편의 시가 실려 있다. 제목은 없고 숫자가 대신하고 있다. 존 던의 소네트도 그러하다. ‘죽음이여 오만하지 말라’로 시작되는 시편은 소네트 10번이라 하고 굳이 구별할 때는 첫 대목을 인용한다. 영랑시집도 그러한 관행을 따르고 있고 1949년에 나온 《영랑 시선》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가령 《영랑 시집》에서 1번을 차지한 아래 작품이 처음으로 《시문학》에 발표되었을 때는 <동백 잎에 빛나는 마음>이란 표제가 달려 있었다. 내 마음의 어딘 듯 한편에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돋쳐 오르는 아침 날 빛이 빤질한 은결을 도도네 가슴엔 듯 눈엔 듯 또 핏줄엔 듯 마음이 도른도른 숨어 있는 곳 내 마음의 어딘 듯 한편에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미국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가 만들어낸 ‘의식의 흐름’은 그 후 심리학에서 하나의 관용구로 굳혀졌다. 사실 우리의 의식은 늘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흐르고 흘러서 새로운 대상을 찾아낸다. 김영랑이 위에서 말하고 있는 것은 늘 섬세하게 움직이는 그 마음의 흐름이요 그 행방이다. 이 강물이야말로 김영랑 서정시의 수맥인 셈이다. 영랑이 표제를 달지 않은 것은 짤막한 4행시에 제목을 붙여 시를 한정시키기가 싫었기 때문일 것이다. 모티프의 결여가 우수한 서정시의 계기가 된다는 것의 한 증거가 될지도 모른다. 허리띠 매는 시악시 마음실 같이 꽃가지에 은은한 그늘이 지면 흰 날의 내 가슴 아지랑이 낀다 흰 날의 내 가슴 아지랑이 낀다. 마음이라 하지 않고 마음실이라 했다. 세세하고 섬세한 것에 대한 지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휘문중학을 다닌 영랑은 한 1년 동안 미결수 생활을 하여 3학년 진급 정도로 중학생활은 그치고 삐삐 마른 채 동경으로 도망쳤다고 1938년에 나온 “영랑과 그의 시”에서 정지용은 적고 있다. 그의 유일한 시인론인데 그야말로 지음(知音)의 애정이 담긴 글이다. 9 28 수복 때 유탄으로 목숨을 잃었으니 그 무렵 두 시인은 동시에 우리 곁을 떠나고만 것이다.     월간 <삶과꿈> 2006.12 구독문의:02-319-3791
  • [토요영화]

    ●월드 오브 투모로우(MBC 밤 12시50분) 실사 영화인지 애니메이션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독특한 영상의 예고편으로 화제를 모았다. 모든 장면을 일체의 세트나 로케이션 촬영 없이 블루스크린 앞에서 연기한 배우들의 모습에다 100% 컴퓨터그래픽(CG)으로 배경을 합성해 넣은 최초의 실사 영화. 주드 로와 귀네스 팰트로란 두 스타와 섹시걸 앤젤리나 졸리까지 가세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남녀 주인공의 의상은 패션 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가 맡았다. 영화 내내 귀네스 팰트로가 입었던 카키색 트렌치코트와 검은 중절모는 카사블랑카의 험프리 보가트나 형사 콜롬보를 연상시키면서 메시지를 전달해 준다. 주드 로의 비행사용 보머재킷과 고글도 주인공의 캐릭터를 잘 표현해 준다. 1939년, 세계적으로 저명한 과학자들이 사라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이 발생한다. 뉴욕은 순식간에 정체불명 로봇들의 습격으로 아수라장이 되고, 이 두 사건에 뭔가 심상치 않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음을 직감한 신문기자 폴리 퍼킨스(귀네스 팰트로분). 그녀는 옛 연인이자 최고의 파일럿 스카이 캡틴(주드 로분)을 찾아간다. 과학자 실종사건의 마지막 희생자인 제닝스 박사가 사라지기 전 폴리에게 남긴 두개의 튜브와 ‘토튼코프’란 이름을 단서로 모든 혼란의 배후에 토튼코프 박사가 있음을 밝혀낸다. 검은 음모를 저지하기 위해 나선 스카이 캡틴 군단은 과연 지구의 미래를 지켜낼 수 있을지….2004년작.107분. ●주라기공원(OCN 오후 10시) 천재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가 뛰어난 상상력으로 지구상에서 사라진 공룡을 다시 살려내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다. 사업가 존 해먼드는 코스타리카 서해안 한 섬에다 ‘주라기 공원’, 살아있는 공룡들의 공원을 세운다. 그는 화석에 갇힌 모기의 피에서 공룡의 DNA를 채취해 개구리의 유전자와 결합시키는 방법으로 6500만년 전의 공룡을 재현시킨다. 공룡학자인 그랜트 박사와 동료 고식물학자인 엘리 박사, 냉소적인 수학자 말콤 박사, 변호사 제나로가 주라기 공원의 정밀 안전진단 사전답사에 나선다. 어쩌다 공룡화석 하나만 발견해도 기뻐하던 그랜트와 엘리는 진짜 공룡을 보고 까무러칠 정도로 놀란다. 갑자기 난폭해진 공룡들의 습격이 이어지는데….1993년.123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03일 TV 하이라이트]

    ●라이프n조이(YTN 오전 11시35분) 하늘과 땅이 맞닿는 지평선의 고장, 전북 김제. 너른 들판의 김제평야를 지나 바다를 바라보며 서 있는 사찰, 망해사를 둘러본다. 산책로를 따라 전망대에 올라 땅과 바다와 하늘이 한점으로 만나는 광경을 감상한다. 모악산 기슭에 위치한 금산사를 찾아 미륵전과 주변의 석탑도 둘러본다.   ●스페이스-공감(EBS 오후 10시) 세상과의 대화, 소통을 갈망하는 음악 ‘오소영’과 ‘이다오’. 이 둘의 공통점은 조동익, 조동진, 장필순 등이 함께했던 포크음악 공동체인 ‘하나뮤직’의 멤버. 조동익의 프로듀싱으로 첫 앨범을 발표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들려주는 음악은 확연히 다르다. 이들의 새로운 곡들을 감상해본다.   ●그것이 알고 싶다〈혼테크의 그늘, 혼수파혼〉(SBS 오후 11시5분) ‘결혼은 투자다.’ 혼수 갈등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혼수에 대한 부담감으로 차라리 혼자 살겠다는 예비신부부터 아예 재혼시장에서 좋은 상대를 만나겠다는 여성들도 있다. 허세와 거품, 사치로 물든 혼수문화의 실태를 들여다 본다.   ●누나(MBC 오후 7시55분) 지나 할머니는 승주 아버지에게 아들 민준기와 형제의 연을 맺어 한 가족처럼 우애있게 지내자고 한다. 갑작스러운 제안에 승주네 식구들은 놀라지만 승주 아버지는 자신도 평생 어머니처럼 모시겠다며 흔쾌히 대답한다. 병원에서 돌아온 수아는 주스 두병을 꺼내 뚜껑을 열고 가루약을 털어넣는다.   ●행복한 여자(KBS2 오후 7시55분) 하영은 준호에게 미국에 남자친구가 있다고 말하고, 두 사람은 기한을 정해 놓은 시한부 연애에 빠져든다. 닥터 고와 함께 교외에 나갔던 선영은 준호와 하영이 함께 모텔에서 나오는 것을 목격한다. 태섭은 세종이와의 마지막 시간을 보내고 입양기관에 보내지만 마음을 잡지 못한다.   ●걸어서 세계 속으로(KBS1 오전 10시) 적도 아래편 1만 7000여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세계 최대의 섬, 인도네시아. 동부에 자리한 아름다운 섬 발리는 세계 모든 여행자들이 한번쯤 여행을 꿈꾸는 휴양지다. 발리는 휴양지, 관광지의 모습 외에도 이 섬만의 독특한 문화를 품고 있는 섬이다. 인도네시아의 작은 보석, 발리로 떠나본다.
  • [HAPPY KOREA] 탈락 79곳은 향후 지역개발사업 ‘1순위’로

    이번 공모에는 대상지역 140곳 가운데 126곳이 지원했다. 이 가운데 30곳이 중앙정부 지정 시범지역으로,17곳이 지방정부 지정 시범지역으로 확정됐다. 결국 79곳은 탈락의 쓴 잔을 맛보았다. 하지만 탈락지역 79곳은 앞으로 중앙정부가 주도하는 각종 지역개발사업 선정과정에서 ‘1순위’ 후보지역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장인태 행정자치부 제2차관은 “탈락지역 79곳에서도 살기좋은 지역만들기에 대한 주민 열기를 지속시키고, 계획이 중단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중앙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각종 지역개발사업에 우선적으로 선정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각 부처별 지역개발사업으로는 건설교통부가 모두 37곳을 지정·지원하는 시범도시·시범마을 사업이 있다. 농림부의 전원마을 사업, 문화관광부의 가고싶은섬 사업, 해양수산부의 바다마을 사업, 산업자원부의 노후산업단지정비 사업 등도 꼽을 수 있다. 행자부는 또 탈락지역에 대한 직·간접적인 지원방안을 추가로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OUR STORY] 섬마을 남해 자전거 하이킹

    [OUR STORY] 섬마을 남해 자전거 하이킹

    우리나라 남해안의 섬은 그 빼어난 풍광으로 무척 아름답다. 또한 여기저기 흩어져 연결되는 섬마다 사연도 많아 일년내내 찾아도 그 느낌이 각각 다르다. 특히 화가의 눈에 비쳐진 남해 섬은 특별할 수밖에 없다. 가는 곳마다 캔버스의 그림처럼 예술작품으로 다가오며 미적 카타르시스를 빚어낸다. 앞으로 3회에 걸쳐 한려수도와 경남 남해의 섬을 돌아볼 예정이다. 이번 주는 첫회로 남해대교를 건너 남해읍에서 1박, 남해도 서쪽 해안선을 따라 ‘다랭이 마을’로 자전거 페달을 밟는다. 두번째는 남해도에서 ‘창선도’를 거쳐 2006년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뽑힌 길을 따라 늑도 대교, 창선교, 삼천포 대교를 지나 삼천포 항을 거쳐 통영으로 간다. 마지막에는 통영에서 거제교를 지나 장승포 남쪽 해안선을 따라 ‘해금강’으로 가는 아름다운 해변 길을 느껴볼 예정이다. 글·그림 화가 남궁문 artistdiary@hanmail.net 섬이 커서였을까. 남해도는 산도 높아 보였고 그만큼 길도 험했다. 그러기에 여기저기 계단식 논들 역시 눈에 많이 띄었다. 길은 산과 언덕을 따라 계속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적으로 나타났고, 그럴 때마다 마을이 하나씩 등장했다. 처음엔 이리저리 둘러 보며 관심을 가졌지만, 내리막길에선 마주치는 바람 때문에 추위에 진저리를 쳐야 했다. 이제 길은 바다 쪽으로 이어지기 시작했는데, 해도 맑아서 겨울바다는 계속 눈이 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그렇게 언덕 길 몇 굽이를 돌다 보니 시야도 서서히 터지기 시작했다. # 끝없이 펼쳐진 바다 위의 비탈마을 섬의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가슴까지 시원해진다. 하늘은 왜 이다지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깨끗하기만 한가. 사실,1년을 살아도 오늘 같이 이렇게 맑은 날이 그다지 많지 않음을, 나이 50줄에 접어들면서야 깨닫게 된 일이다. 날씨가 이렇게 티 없이 깨끗하다는 건, 그만큼 내가 운이 좋다는 얘기이다. 게다가 점점 바다는 넓게 펼쳐지기 시작했다. 아, 깨끗한 바다, 수평선, 맑은 하늘.. 자전거로 달린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 여행은 행복하지 않을까. 여기는 남녘이라 바람도 온화해서, 마을마다 이른 봄 얘기를 나누고 있는 것처럼 따사로와 보이기도 했다. 굳이 서둘러 갈 일도 없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길을 걷는 것은(오르막이라 자전거를 끌면서 걷고 있었기에), 그리 흔히 오는 기회가 아니니 최대한 즐기면서 천천히 가도 될 것이다. 그렇게 또 한 굽이를 도는데, 아, 거기가 바로 내가 오고 싶었던 ‘다랭이 마을’이었다. 산 중턱에 옹기종기 마을이 형성되어, 척박한 주변 환경의 농지는 다 계단식(다랭이) 논인데다 그 앞에는 너른 바다가 끝없이 펼쳐지는 아늑한 마을.45도 비탈에 108층이나 되는 계단식 논은 마치 신이 빚은 모습이었다. 옛 사람들은 이 척박한 땅에 농사를 지으려고 저렇게 계단식인 다랭이 논을 만들 수밖에 없었을 게다. 그리곤 또 저 바다로 나가 고기를 잡아왔으리라. 그런 이 지역의 특수성을 간직한 채, 그동안 오랜 세월을 조용하고 이름 없이 견뎌왔을 한 가난한 어촌 마을.‘다랭이 마을’이란 이름 속엔, 그런 모든 속뜻도 다 포함돼 있을 듯 싶었다. 언제부턴가 나는 이런 곳을 와 보고 싶다는 꿈을 꾸곤 했었다. 한 나그네가 되어, 바다와 수평선이 보이는 이런 평화로운 언덕길이 있는 마을을 그저 지나가 보고 싶었을 뿐이다. 정말, 천혜의 조건이었다. 어쩌면, 비밀의 요새 같기도 한, 그러면서도 어쩐지 신비스럽기까지 한 마을의 모습은 저절로 감탄사가 튀어 나온다. 여름이거나 가을 같은 경우엔 다랭이 논의 색깔이 더욱 아름다울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좀 자세히 보니, 최근에 지었을 법한(아니면 개축을 했을 법한) 새로운 사각의 콘크리트 집들도 몇 채 눈에 띄었다. 게다가 이 마을과는 어울리지 않을 이상한 형태의 집들도 건설되고 있었다. 아, 그 건 ‘불협화음’이었고, 크나큰 아쉬움이었다. 이미 저 마을도 저런 현대식 집이거나 마을 뒤 도로 쪽의 이런저런 관광시설 등 개발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었다. 사실 난 조금 실망하고 말았다. 저렇게 현대화 바람이 일고 있는 모습을 보고 체념만 하기엔 이 아름다운 자연조건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다랭이 마을은 다랭이 마을일 때에만 그 가치가 있을 것 같은데…. 그렇다고 내가 저 사람들에게 다시 옛날로 돌아가서 가난하게만 살라고 강요할 수도 없는 일 아닌가. # 얻어 먹었던 ‘하얀 고구마´의 추억 초가집이었을 때 와 봤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나는 그렇게 터무니없는 꿈을 꾸고 있었다. 이렇게 따스한 날에는 저런 어떤 한 집의 마루에 걸터앉아, 시원한 동치미에 따끈한 고구마를 먹어도 좋으리라. 그래 나는 어제 밤에도 고구마를 먹었었지. 바로 이 섬, 남해도로 들어오다가 얻어 먹었던(?) ‘하얀 고구마’에 얽힌 기분 좋은 꿈이 떠오르고 있었다. 이미 어둠이 내렸고, 남해대교를 건넌 뒤 조금 지나 오르막길을 오르는데,‘배 직판’이란 등이 켜진 간판이 보였다. 그런 일이 있으려고 그랬을까. 내 마음은 그 곳으로 끌리고 있었다. 시원한 뱃물이 입 속 가득 담기는 환상에 젖어,‘저기 가서 배를 두어 개 깎아 먹고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자전거를 끌었다. 그 가게는 컨테이너 박스로 되어 있었는데, 안에 여자가 있어 보였다. # 넉넉한 인심에 배부른 길손 “아주머니! 저, 배 좀 먹고 갈 수 있을까요?”하고 불렀더니,“예, 들어 오세요.”라는 대답이 들려온다. 나오는 사람은 어린 티가 나는 여학생이었다. 좀 의아했지만 나는 “내가 자전거로 여행을 하는 중이라, 배를 사러 온 건 아니고. 지금 너무나 목이 타서 들른 것이니 배 한 두개만 깎아 먹고 가도 될까요?” 하고 물으니,“그러세요.”하면서도, 그 여학생은 유심히 나를 살피는 기색이었다.“그럼, 조금 기다리세요.” 하더니, 배를 가져 오려는지 그 뒤에 있던 집 쪽으로 나갔다. 그러더니 곧 이어 그리 크지 않으면서 볼품도 없는 배 두 개를 들고 돌아왔다.“이렇게 추운데, 어떻게 여행을 다니세요?” 하고 조심스럽게 묻는 것이었다. “그러게나 말이오.” 하면서 나는 그 배를 받아 깎으려는데,“아니라예. 제가 깎아 드리께예.” 하면서 자신이 들고 있던 배를 직접 깎기 시작했다. 그 것도 괜찮은 방법 같았다. 어차피 내 장갑을 꼈던 손이야 하루 종일 여행에 절은 땀내가 배어 있을 테니까. 학생은 고등학생인 줄 알았는데, 방학을 맞아 집에 와서 부모님을 돕고 있는 대학생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면서,“이렇게 추운데 여행 다니시려면, 힘들지 않으세요?” 하고 다시 물었다. “힘이야 들지요.. 이렇게 목도 타고.” 그러는 사이에 그 학생이 배를 다 깎은 것 같아 빼앗듯이 받아, 입을 크게 벌려 통째로 베어 먹으려는데,“아저씨, 안돼예! 그렇게 드시면, 입천장 다쳐예.” 하는 핀잔(?)을 들었다. 이어 그 학생은 무슨 생각이었는지,“배 드시면서 잠깐만 기다리세요.” 하더니 다시 밖으로 나갔다. 나는 그 학생이 시킨 대로 잘게 자른 배를 포크로 찍어 먹으며, 갈증을 풀고 있었다. 못 생긴 배였음에도 보기보다 물도 많았고 또 시원했다. 그리고 퍽 달았다. 잠시후 그 학생의 손에는 고구마 몇 개가 올려진 쟁반이 들려 있었던 것이다.“좋아하실는지 잘 모르겠는데예. 시장하실 텐데, 이 것 드세예.” 한다. 무척 오랜만에 보는 껍질이 멀건 하얀 물고구마였다. 나는 허기진 배에, 체면이고 염치고 접어두고는 그 고구마 세 개와 배 두 개를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해치워 버렸다. 이런 모습을 본 여학생은 “더 갖다 드리까예? 저는 안 좋아하시까봐 쪼금만 가져 왔는데예.”라고 말한다.“아니, 아니.” 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이 거면 충분해요. 남해읍에 도착하면 또 저녁을 먹어야 하니까.”라고 대꾸했다. 그러면서 “학생, 이 거 얼마면 되까?” 하고 물으니,“아녜예, 돈 안 받으려고 했어예. 그래서 배도 못난 걸로 갖고 왔는데예.”라고 한다. 의외였다. 어쩌면 나에겐 딸 같을 수도 있는 어린 여학생의 따뜻한 마음씨에 감동을 한다. “그래도 받아야 돼. 힘들게 농사짓는 부모님도 생각해야지.” 거의 반강제로 돈을 손에 쥐어 주었다. 그 따뜻한 마음으로만 보면, 정말 돈을 더 주고 싶기도 했다. 하긴 가난한 내가 돈을 준다면 그 아이에게 대체 얼마를 더 준단 말인가. 설사 그렇다 해도 그 건, 그 순수한 마음에 어울리지 않을, 어른의 ‘허세(?)’일 수도 있고, 하찮은 돈으로 마음을 사려는 행위일 것이었다. # 가로등없는 어두운 도로위에 별만 총총 “너무 맛있게, 잘 먹고 가요. 고마워요, 학생!” “근데예. 아저씨! 여기는 교통사고가 자주 나는 위험한 곳이니, 조심해서 가셔야 돼예.” “그래요?” “예, 저 앞에는 1년에도 몇 차례씩 사고가 나는 지점이니 조심하세요.” 그 마음도 무척 예뻤다.‘너는 왜 이리 예쁜 짓만 하고 있는 거냐.’ 나는 겉으로는 웃으면서도 속으론 그런 말을 하고 있었다. “알려줘서 고마워요. 학생.” “가실 때는 저 쪽, 도로 끝 오른 쪽으로 바짝 붙여서 가세예. 아저씨, 여행 잘 하시고예, 안녕히 가세요.” “그래요. 고마워요. 고구마는 너무 맛있었어요.” 깜깜한 도로로 나와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는데, 언뜻 뒤를 돌아 보니 아직도 그 학생은 방에 들어가지 않고, 바깥의 전깃불 아래에서 나를 바라보고 서 있었다.‘고맙구나. 웃음 띤 그 얼굴이, 그리고 니 마음씨가 너무나 예쁘구나.’ 아까 배를 먹으며 방 안에 있던 시계를 보니, 일곱시가 안 되었던데 읍엔 여덟시 무렵에 도착되겠지. 나는 14~15㎞ 남았던 남해읍까지, 일단 가로등이 없는 어두운 도로를 자전거로 달려야 했다. 남녘이라 그런지, 초저녁부터 하늘엔 오리온 별자리가 총총했다. 주위가 어두워 별은 더 빛나 보였다. 나는 기분이 너무 좋았다. 이제는 땀도 식어 슬슬 추워올 것도 같은데, 마음은 푸근하기만 했다. ‘아, 하늘에 뜬 저 별들도 아름답다지만, 그 여학생이 더 아름답지 않을까?’ 행복한 미소가 절로 나왔다. <다음호 계속> ●주변 들러볼 곳 남해 호구산 군립공원, 한려해상 국립공원, 금산 보리암, 남해 상주해수욕장, 미조포구, 독일인 마을
  • [공연+새앨범]

    ■ 2007 그래미 노미니스 오는 11일 발표되는 그래미상 후보에 오른 노래들을 모은 옴니버스 앨범. 올해 최고의 노래와 가수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섹시백’,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에인트 노 아더 맨’, 블랙 아이드 피스의 ‘마이 험프스’ 등 23곡 수록.SonyBMG. ■ F4 ‘Five Tears Glorious Collection’ 2001년 데뷔 이래 아시아권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타이완의 꽃미남 아이들 그룹 F4의 베스트 앨범.2장의 정규 앨범과 각자의 솔로 앨범에 수록된 곡들 중 최고의 히트를 기록한 24곡을 2장의 CD에 담았다.SonyBMG. ■ 노라 존스 ‘낫 투 레이트’ 3300만장의 음반 판매고와 그래미상 12개 부문 수상에 빛나는 최고의 팝 디바 노라 존스의 3번째 정규앨범. 타이틀 곡인 ‘싱킹 어바우트 유’ 등 13곡 모두 그가 직접 작곡하거나, 작곡에 참여한 곡들이다.EMI. ■ 프레실리 그라운드 ‘NOMVULA’ 깡통기타를 통해 알려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밴드 프레실리그라운드의 넘버원 히트곡 ‘두비두(DOO BE DOO)가 한국에 상륙했다.KBS 1TV ‘문화지대’에 소개되면서 화제를 일으킨 깡통기타 뮤직비디오의 주인공들. 다양한 아프리카 음악들을 팝과 재즈, 리듬 앤드 블루스 등과 절묘하게 결합시켰다.SonyBMG. ■ 카일리 미노그 ‘쇼걸 홈커밍 라이브’ 팝 음악계 최고의 섹시 스타로 ‘관능의 여신’이라 불리는 호주출신 카일리 미노그의 첫 공연실황 앨범. 스윙풍으로 편곡한 ‘더 로코모션’,‘인 유어 아이즈’ 등 주옥같은 히트곡 29트랙을 2장의 CD에 담았다.EMI. ■ 장고 라인하르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손’ 두 손가락을 쓰지 못했지만 집시 스윙 기타리스트의 절대군주로 군림하고 있는 장고 라인하르트 불후의 명연주곡 18곡과 생전 인터뷰를 담은 음반.AXD 48비트 시스템으로 국내에서 리마스터링했다. 굿 인터내셔널. ■ 리키 마틴 ‘MTV 언플러그드’ 라틴 팝을 기반으로 고유의 음악 색채를 다져온 섹시 가이 리키 마틴의 새앨범.‘마리아’ 등 라틴 히트곡들에 지중해 풍의 리듬을 가미해 전혀 새로운 느낌을 자아낸다.3개의 신곡 포함 총 12곡 수록. 공연실황 DVD도 포함됐다.SonyBMG. ■ 미술 ■ 정광희 작품전 6일까지 가나아트스페이스. 한지와 수묵을 이용한 현대적 조형 언어. 구름 속에 가려진 보름달처럼 부드럽고 소박한 느낌을 주는 작품들은 동양의 정신성을 지향하는 작업이다.(02)734-1020. ■ 김혜련 포도이야기 3일∼3월4일까지 HAS 헤이리 북하우스. 독일 화단에서 일찍부터 주목받았던 김혜련의 200호 작품 20여점이 전시된다. 색과 형태라는 회화의 고전적이고 본질적 문제에 천착한 유연한 붓질에 주목할 것.(031)949-9305. ■ 섬, 또 다른 섬들 4일까지 경기도 가평군 자라섬. 현장에서 이뤄지는 미술을 표방해 온 바깥미술회의 자연과 교감하는 설치미술전. 자라섬이란 덜 훼손된 공간에서 자연과 예술, 관객이 어우러진다.(031)531-8039. ■ 연극 ■ 대장만세 25일까지 화∼금 4시, 토·일 2시·4시 대학로 연우소극장. 겨울방학을 맞은 어린이들이 연극, 뮤지컬, 그림자극 등 다양한 공연 문화를 한번에 체험할 수 있는 기회. 현재 동교초등학교 교사인 이응률씨가 쓴 버려진 동물들이 모두 가족이 되는 따뜻한 이야기. 정한룡 연출.1만 5000원.(02)762-0810. ■ 쉬어 매드니스 시즌2 6일부터 화∼목 8시, 금 4시·8시, 토 4시·7시30분, 일 3시·6시30분 대학로 예술마당 2관. 미용실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주제로 관객이 범인을 지명해 결말을 정하는 새로운 방식의 연극. 덕분에 배우들의 노력은 3배가 된다. 개그맨에서 배우로 변신한 댄서김 김기수와 우격다짐 이정수의 연기도 볼거리. 강봉훈 연출, 김도형 박호영 나인규 등 출연.1만 5000∼3만원.(02)501-7888. ■ 뮤지컬 ■ 올슉업 4월22일까지 화∼금 8시, 토 4시·8시, 일 2시·6시 충무아트홀 대극장. 엘비스 프레슬리의 주옥같은 히트곡과 셰익스피어의 ‘한여름밤의 꿈’에서 모티브를 얻은 이야기가 만났다. 브로드웨이에서 불과 일년전에 공연된 최신작품. 제목 ‘올슉업’은 사랑에 빠져 기분좋은 상태를 뜻한다. 조정석 김우형 윤공주 이소은 등 출연.3만∼8만원.(02)1588-5212. ■ 아이러브유 코엑스 3월4일까지 화∼금 8시, 토 4시·7시30분, 일 3시·6시30분 코엑스 그랜드 콘퍼런스룸(본관 4층).2005년 최다 관객을 동원했던 뮤지컬로 각 세대별 사랑을 옴니버스 형식의 빠른 전개로 풀어낸다.13∼20일 공연을 예매하고 홈페이지에 가장 애틋한 사연을 올린 한 커플에게 메이크업, 식사, 디저트, 드라이브 등으로 구성된 생애 최고의 데이트를 선물한다. 선우 김태한 김경선 방진의 등 출연.3만 5000∼4만 5000원.(02)501-7888. ■ 클래식 ■ 미샤 마이스키 첼로 리사이틀 2일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이 시대 최고 첼리스트의 한 사람. 피아노 세르지오 티엠포. 베토벤 ‘사랑을 느끼는 남자들은’ 주제에 의한 7개의 변주곡, 슈베르트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라흐마니노프 소나타 작품 19.3만∼10만원.(02)598-8277. ■ 프리모 깐단테 창단 10주년 기념 신년음악회 6일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서울신문 후원. 지휘 최흥기, 피아노 이영이.30∼40대 중견 남성 성악가들의 중후한 앙상블.2만∼10만원.(02)744-0906.
  • 둘만의 천국 ‘신혼여행’

    둘만의 천국 ‘신혼여행’

    허니문이여 속히 오라! 올해는 소위 황금돼지해. 쌍춘년이던 지난해처럼 많은 신혼부부들이 허니문을 다녀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 이순간에도 깨소금 쏟아지는 허니문을 기대하며 결혼식 날짜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예비부부들이 적지 않을 터. 저렴하면서도 알찬 상품을 찾느라 여기저기 손품발품 팔고 있을 예비부부들을 위해 다양한 허니문 상품들을 모았다. 신부반값 등 실속형 상품들부터 고가임에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풀빌라 상품까지. 예비부부를 위해 ‘준비된’ 상품들이다. ‘세계는 넓고 신혼여행갈 곳도 많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최근 신혼여행 추세는 가이드의 간섭없이 개별여행을 즐기는 신혼부부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 모두투어(www.modetour.com) 남수현(33) 과장은 “관광보다는 휴양을 목적으로 하는 신혼여행객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패키지 상품보다는 자유관광에 중점을 둔 개별 맞춤형 상품을 선호하고, 동남아 일변도에서 중국이나 일본, 유럽 등으로 관심이 쏠리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남 과장은 또 신혼여행 상품을 고를 때 다음 세가지 사항을 반드시 고려할 것을 주문했다. 첫째, 다른 여행과 달리 일생에 한번뿐인 허니문의 경우, 신뢰도가 높은 여행사를 선택해야 한다. 여행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업체간 신뢰도의 격차 또한 현저해지고 있어, 여행지에서의 문제해결 능력 등이 탁월한 업체를 선정해야 한다는 것. 둘째, 시장평균 가격을 지나치게 밑도는 상품은 피해야 한다. 유류할증료나 옵션 사항 등이 빠져 있는 등 상품구성이 부실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항공사나 호텔, 비행시간 등을 꼼꼼하게 따져 보아야 한다. 셋째, 관광이나 휴양, 혹은 현대적 트렌드나 고전적 낭만 등 자신의 취향을 상담원에게 분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애매모호하게 상담원의 추천을 요구하면 상담원의 주관이 개입될 수 있다. 남 과장은 또 “가이드의 도움을 받지 않는 개별상품들이 늘다 보니 현지에서 사기나 소매치기 등의 경범죄 피해를 입는 경우가 생긴다.” 며 “‘여행안전불감증’은 버리고 여행사에서 주지하는 주의사항을 반드시 지킬 것” 등을 당부했다. # 알뜰상품 방에서 바다가 보일 필요는 없다. 좋은 호텔이라도 객실등급을 한 단계 낮추면, 허니문 비용을 아껴 결혼기념일쯤 한번 더 여행을 계획할 수도 있다. 또 신부무료나 신부 50% 할인 등의 상품들을 이용하면 알뜰하게 허니문을 즐길 수 있다. 단, 조기예약할인 행사가 많으므로 예약은 서두르는 것이 좋다. ●신부무료 모두투어는 태국 푸껫의 억세스 가든 뷰와 아쿠아마린 시뷰 딜럭스, 블루마린 시뷰 딜럭스 등의 신부무료 상품을 내놓았다.5일 일정에 179만 9000∼189만 9000원. 중국 하이난의 허니문 스프링 리조트 상품은 119만 9000원. 역시 5일 상품.1544-5252. ●신부반값 대부분의 여행사 주력상품들이 몰려 있다. 모두투어는 태국 파타야 지역의 좀틴팜비치오션뷰 등 상품을 74만 9000∼149만 9000원에 내놓았다. 푸껫 지역은 139만 9000∼169만 9000원. 인도네시아 발리는 147만 9000원부터. 필리핀 보라카이와 세부, 싱가포르 빈탄,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등의 지역은 134만 9000∼159만 9000원 선. 하나투어(www.hanatour.com)는 발리 휴양형 139만 9000∼149만 9000원, 푸껫 관광+휴양형 119만 9000∼154만 9000원, 세부와 싱가포르 휴양형 129만 9000∼149만 9000원 등의 상품을 준비했다.1577-1233. 포커스투어(www.focustour.co.kr)는 까멜라 베이 언덕에서 안다만해(海)를 바라볼 수 있는 푸껫 아쿠아마린 리조트 상품을 119만9000원에 내놓았다.5일일정.(02)397-3316. ●‘속도위반´ 신혼부부 할인상품도 등장 ‘속도위반’을 한 커플들을 위해 모두투어에서 준비한 상품. 정부의 출산장려정책 등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한 이벤트라고. 해양스포츠와 같이 운동량이 많은 것은 배제하고, 스파와 마사지 등 무리없는 일정으로 꾸몄다. 자유시간이 많은 편. 반드시 신부의 임신진단서를 첨부해야 할인이 가능하다. 태국 푸껫 그레이스랜드 시뷰 딜럭스 184만 9000원, 중국 하이난 허니문 글로리아 리조트 189만 9000원. 신부는 무료다. # 럭셔리한 휴양형 상품 한번뿐인 특별한 여행. 궁전같은 리조트에서 한편의 영화 같은 로맨스를 연출하고 싶다면 아깝지만 기꺼이 돈을 써야 한다. 최상급 요리와 더불어 천국 같은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곳들이다. 하나투어는 남태평양 피지의 보모 아일랜드 리조트에서 달콤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상품을 준비했다. 투명한 옥빛바다와 백사장, 그리고 산호초의 블루라군이 환상적인 곳.6일 일정에 259만∼275만원. 몰디브의 수상가옥 형태를 띤 돈벨리 리조트 상품은 219만 9000∼234만 9000원.6일일정. 깎아지른 절벽에 에워싸여 ‘돌로 된 난로’란 별명을 얻은 필리핀 라겐리조트 상품은 169만 9000∼189만 9000원. 모두투어는 신부의 나이가 신랑보다 많을 경우 적용되는 ‘연상연하’상품을 출시했다. 하와이와 호주, 유럽 등 지역에 몰려 있다. 하와이 지역 상품은 189만∼269만원, 유럽의 파리와 프라하 등을 돌아보는 상품은 229만원. 신부는 40만원 할인된다. 호주 시드니 등을 돌아보는 상품은 209만원. 신부는 반값. 크루즈 상품도 준비돼 있다. 지중해 ‘환상의 섬’ 모리셔스와 코스타 동부 지중해를 돌아본다.255만∼325만원. 신부는 40만원 할인. 포커스투어는 1600㎞에 달하는 산호초에 둘러싸인 해양 스포츠의 천국 뉴 칼레도니아 상품이 자랑.6일 일정에 259만 9000원. 넥스투어(www.nextour.co.kr)는 몰디브와 싱가포르를 둘러볼 수 있는 250만원대의 3박5일 상품을 준비했다.(02)2222-6665. # 풀빌라(pool villa)는 어떨까 넓고 호화로운 객실, 둘만을 위한 수영장, 거기에 아름다운 정원까지. 풀빌라의 장점은 단둘만의 은밀한 공간이 확보된다는 것. 단독 별장의 주인이 되어, 따뜻한 남국의 하늘에서 쏟아지는 별을 보며 둘만의 낭만적인 밤을 보낼 수 있다.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몇 년 전부터 신혼여행객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발리 오션블루 풀빌라 수많은 촛불과 열대꽃으로 장식된 빌라내 개인 풀장과 신혼부부를 위한 장식 등은 기본. 로맨틱 캔들라이트 디너와 세가지 코스의 런치, 시푸드 바비큐,2시간30분짜리 임페리얼 스파 등이 각 1회 제공된다. 한국인 직원이 24시간 상주한다. 매일 객실내 미니바 무료(음료8+맥주 2).194만 9000∼232만 9000원. 모두투어. ●발리 리츠칼튼 클리프 오션뷰 풀빌라 발리 남서쪽 깎아지른 듯한 절벽위에 만들어진 초호화 휴양전문 리조트. 고풍스런 발리 전통의 건축양식과 세련되고 화려한 현대적 감각의 디자인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막힘없이 시원한 바다가 온갖 고민들을 날려 보낼 듯.245만 9000∼264만 9000원. 하나투어. ●발리 발리쿠 풀빌라 열대우림이 우거진 아융강 계곡에서의 래프팅과 스킨 스쿠버, 파라셀링 등 4대 해양스포츠을 즐길 수 있다. 발리 토속꽃과 장미 아로마 등을 이용한 빌라 스파는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가이드 및 기사 팁이 포함되어 있다.189만 9000원부터. 롯데관광 (www.lottetour.com,02-2075-3333) ●태국 코사무이 나파사이 리조트 풀빌라 리조트 내 부대시설과 무동력 해양스포츠를 무료로 제공한다. 킹 로브스터가 포함된 시푸드 디너 등은 1회 제공. 차웽로드 나이트 투어 및 전통 발마사지 1시간 체험 등 행사도 제공한다. 모든 일정에 가이드 팁이 포함됐다.219만 9000∼239만 9000원. 모두투어. ●태국 푸껫 찬다라 풀빌라 푸껫 북동쪽 해안의 울창한 열대 정원속에 자리잡고 있다. 푸껫국제공항에서 20분거리. 바다, 혹은 정원을 바라볼 수 있는 22개의 개별 풀빌라로 이루어져 있다. 다른 리조트들과는 달리 따로 떨어진 곳에 위치해 맘껏 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184만 9000∼219만 9000원. 하나투어. # 풀 빌라 이것만은 알고 고르자 1. 시간을 쪼개 돌아다니며 구경하기 좋아하는 이들에 풀 빌라는 사치이고 낭비일 수 있다. 둘만의 오붓한 휴식을 즐기는 스타일의 커플들에게만 유용한 상품. 2. 풀빌라를 이용하기로 결심했다면 사전에 해당 풀빌라의 홈페이지나 여행사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들이 묵게 될 풀 빌라의 사전정보를 알아 두는 것이 좋다. 풀빌라의 규모와 풀의 규모, 부대시설과 인근 지역에 대한 정보면 충분하다. 풀빌라 여행상품에서 충분히 자유시간이 보장되는지도 확인할 것. 관광이나 쇼핑때문에 그 비싼 풀빌라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할 수 있다. 이런 허니문 어때요 로키산맥에서 웨딩사진을 숨이 막힐 만큼 멋진 로키산맥을 배경으로 찍은 웨딩사진 한장. 평생 최고의 추억이 되지 않을까. 캐나다 ‘밴프포토그래피(www.banffphotography.com)’는 특별한 웨딩추억을 원하는 이들에게 광활한 로키산맥을 배경으로 영화 포스터처럼 황홀한 사진을 만들어 준다. 로키산맥에서 실제로 결혼식을 올리고 싶다면 ‘로키마운틴웨딩(www.rockymountainweddings.ca)을 방문해 보자. 페어먼트 밴프 스프링스를 배경으로 결혼서약을 하는 것은 물론, 헬리콥터를 타고 아무도 없는 깊은 산에 올라 사랑의 서약을 할 수도 있다. ♥물속에서도 결혼은 이루어진다 태국 뜨랑에서는 1996년부터 밸런타인데이를 기념해 대규모 수중결혼식 행사(www.underwaterwedding.com)를 거행하고 있다. 현지인은 물론, 외국인도 참가할 수 있다. 태국의 전통결혼식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 스쿠버 다이빙을 못하는 커플들은 카약을 타고 물위에 떠있는 연단에서 결혼서약을 한다.2박3일에 걸쳐 진행되는 행사. 마지막 날엔 스리뜨랑 나무를 심는 결혼 식수 행사도 준비돼 있다. 여행사들이 허니문 상품 예약자를 위해 내놓은 선물이 쏠쏠하다. 모두투어는 발리 오션 풀빌라 상품 이용자들에게 샘소나이트 여행용가방, 한경희 스팀청소기,‘꽃을 든 남자’ 허니문세트 중 원하는 하나를 제공한다. 해외여행자보험은 2억원. 데이콤 국제전화 3000원 할인과 로밍 서비스 10% 할인권, 스카이드림사우나 인천공항점 20% 할인권, 롯데 면세점 15% 할인권 등 다양한 할인혜택도 제공한다. 롯데관광은 발리 발리꾸 풀빌라, 푸껫 다이아몬드 오션프런트 자쿠지, 괌 PIC 로열골드 등의 상품 이용자들에게 고급 여행용 가방, 또는 동화면세점 10만원 상품권을 제공한다.
  • 굴업도 관광단지 내년초 착공

    굴업도 관광단지 내년초 착공

    1990년대 중반 핵폐기물처리장 후보지로 선정됐다가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된 인천시 옹진군 굴업도가 종합해양관광단지로 탈바꿈된다. 29일 옹진군에 따르면 ㈜CJ는 굴업도에 1000억원을 들여 종합휴양관광지를 조성키로 했다. 이미 굴업도 전체부지 52만 6000평 가운데 97%인 50만 7000평을 매입한 상태다. 올해 안에 도시관리계획 입안, 실시계획 인가 등 모든 행정절차를 마친 뒤 내년 초 착공,2009년 12월 완공토록 할 계획이다.CJ는 굴업도 전체를 레포츠존, 레스트존, 오션존, 골프&피크닉존 등 4개 권역으로 나눠 각종 해양레저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레포츠존에는 워터파크(물놀이공원)·스포츠카경기장·갯벌공원·암벽등반장 등이 들어서며, 레스트존에는 오션빌리지(해양마을)·스파테리아(온천)·선셋빌리지(일몰대교) 등이 조성된다. 또 오션존에는 오션비치·마리나시설·요트장·승마장 등이, 골프&피크닉존에는 18홀 규모의 골프장과 골프연습장 등이 각각 설치된다. 굴업도는 인천에서 90㎞, 덕적도에서 13㎞ 떨어져 있는 섬으로 12가구 23명이 거주하고 있다. 현재는 인천 연안부두에서 여객선으로 덕적도(1시간 소요)까지 간 뒤 종선으로 갈아타고 30분 가량 더 가야 하나 해양관광단지가 들어설 경우 별도의 정기 쾌속선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14) 제주시 애월읍 유수암리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14) 제주시 애월읍 유수암리

    제주도가 특별자치도로 바뀐 이후 섬 전체는 개발이 가속화되어 민속촌이 아니고선 옛 모습을 보기가 어려워졌다. 제주시에서 남서쪽 직선거리로 15㎞쯤 떨어진 곳에 위치한 유수암 마을. 제주시와 가까운 거리에 있음에도 해안 일주도로에서 멀리 있는 까닭에 개발이 늦어졌다. 돌로 담을 쌓고, 초가를 짓고, 돌하르방을 만들었던 제주사람들의 흔적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원래 물이 용출되는 곳이라는 뜻에서 유래된 마을 이름이 유수암(流水岩). 마을로 들어서자 샘물이 나오는 공동빨래터에서 동네아낙들이 방망이질을 하고 있었다. 요즘은 집에 거의 세탁기가 있어 빨래하는 모습을 보기가 쉬운 일이 아닌데 마치 잃어버린 시간으로 되돌아간 느낌이었다. 신기한 광경을 보고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러대는 기자에게 아흔의 나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카랑카랑한 강위원 할머니의 말이 떨어진다. “늙은이 찍엉 뭣에 쿠꽝?” 며느리를 집에 들여도 시어머니랑 각자 살림을 할 정도로 생활력이 강한 제주의 여인네들. 허벅(제주방언. 물을 길어 나르는 동이)에 지고온 빨랫감을 물에 헹군 뒤 양손에 잡고 쥐어짜는 손아귀에선 억센 섬여인의 힘이 느껴진다. 예로부터 빨래터는 방망이를 두드리며 삶의 고단함을 해소하는 곳이자 옹기종기 모여 이웃간의 정을 나누며 동네의 이 소문 저 소문을 전하던 곳이다. 한동안 이방인은 알아들을 수 없는 그녀들만의 진짜 사투리 대화로 시끌벅적하다. 마을 정중앙을 흐르는 유수암천에서 내려오는 첫물은 받아서 음용으로 쓴다. 그리고 흘러 내려온 다음 물은 몸을 씻는 데 사용하고 세 번째는 빨래를 하는 데 사용하는데 물쓰는 일을 마치 곡식 아끼듯 한단다. 집과 밭의 둘레에 나지막이 둘러쳐진 전통 돌담은 거친 제주바람을 꿋꿋이 이겨내며 주민들과 수십년 동안 정겨운 동거를 해오고 있다. 돌을 다루는 장인 정신과 돌을 이용하는 삶의 지혜가 녹아 있는 듯 느껴졌다. 대부분의 마을 농가는 감귤을 재배한다. 최근 들어서는 귤값이 폭락해 귤농사를 접고 감자를 재배하거나 목축으로 전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단다. 조랑말은 제주의 중산간 지역에서 반야생 상태로 서식하며 긴 세월 동안 제주 환경에 적응하여 온 작은 말이다. 자그마한 체격으로 환경에 대한 강한 적응력과 지구력을 갖고 있어 흔히 제주민에 비유되기도 한다. 마을에는 외지인들도 들어와 산다. 전직 은행 간부 출신인 문주용(60)씨는 새삶의 터전을 관광 마을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펜션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유채도 같이 재배하고 있다. 기존의 유채에 있던 독성을 없앤 개량 유채품종을 키워 마을 전체가 노란 유채물결로 덮이는 꿈을 꾼단다. 원래 제주도에는 한라산 주변에 주택들이 발달하여 마을을 이루고 살았다.4·3사건 이후 마을 전체를 중산간 마을 아래로 이주시키는 바람에 위로는 마을이 거의 없다. 유수암리는 해발 300m 정도의 중산간 마을로서 섬 전체가 개발로 인해 점차 원형을 잃어 가고 있지만 아직도 제주도 특유의 풍물과 마을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아름다운 자연과 돌이 한데 어우러져 ‘제주의 향기’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유수암 마을. 그곳에선 유구한 ‘탐라 역사’의 숨결과 향기가 살아 움직이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사진 글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담쟁이/홍성운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담쟁이/홍성운

    위험해요 맨손으로 벽을 타오르는 건 믿음이지요 한 가닥 자일에 목숨을 내맡기는 건 기어이 쏟아 붓네요 서늘한 별빛 몇 섬
  • ‘해안 자전거도로’ 없던 일로…

    ‘강풍·안개주의보가 시시때때로 울리는 서해대교를 자전거로 건넌다?’ ‘다리 하나 없는 섬과 섬 사이를 자전거로 마음껏 질주한다?’ 전국 해안을 자전거도로로 연결한다는 정부의 계획이 이처럼 ‘황당무계’하다는 이유로 백지화됐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25일 “전국 해안일주 자전거도로 건설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타당성과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당초 계획을 보완·수정할 때까지 추진을 잠정 보류하도록 결정했다.”고 밝혔다.앞서 행정자치부는 행주대교∼인천∼군산∼목포∼여수∼창원∼부산 등 수도권과 서·남해안을 잇는 ‘해안일주 자전거도로’ 건설 계획을 발표했었다. 오는 2010년까지 1218㎞ 구간을 연결한다는 구상이었다. 서울과 부산간 거리가 400여㎞인 점을 감안하면 3배가 넘는다. 거의가 육지 구간이지만 전남 일부는 섬도 포함된다. 성인이 하루에 자전거로 달릴 수 있는 거리는 80∼100㎞로, 자전거도로를 일주하는 데 12∼15일가량 걸린다. 무엇보다 비용과 실현 가능성에서 낙제점을 받았다.기존 해안도로를 일부 활용한다고 하더라도 7800억원이라는 막대한 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Local] 전남도 섬지역 복지도우미제

    전남도가 올해 전국 처음으로 섬마을 복지도우미제를 견본으로 실시한다. 도우미들은 국민기초생활수급자 가운데 독거노인과 정신지체장애인들에게 주어지는 정부 지원금을 대신 관리하고 일상생활에 편의를 제공한다. 도내 시·군 가운데 신안과 완도, 진도 등 3개 지역에서 읍·면 출장소가 없는 섬마을에서 우선 시작한다. 앞서 도는 가사·간병과 급식 도우미 167명을 대상으로 이틀 동안 소양교육을 마쳤다.
  • ‘해안 자전거도로’ 없던 일로…

    ‘강풍·안개주의보가 시시때때로 울리는 서해대교를 자전거로 건넌다?’ ‘다리 하나 없는 섬과 섬 사이를 자전거로 마음껏 질주한다?’ 전국 해안을 자전거도로로 연결한다는 정부의 계획이 이처럼 ‘황당무계’하다는 이유로 백지화됐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25일 “전국 해안일주 자전거도로 건설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타당성과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당초 계획을 보완·수정할 때까지 추진을 잠정 보류하도록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행정자치부는 행주대교∼인천∼군산∼목포∼여수∼창원∼부산 등 수도권과 서·남해안을 잇는 ‘해안일주 자전거도로’ 건설 계획을 발표했었다. 오는 2010년까지 1218㎞ 구간을 연결한다는 구상이었다. 서울과 부산간 거리가 400여㎞인 점을 감안하면 3배가 넘는다. 거의가 육지 구간이지만 전남 일부는 섬도 포함된다. 성인이 하루에 자전거로 달릴 수 있는 거리는 80∼100㎞로, 자전거도로를 일주하는 데 12∼15일가량 걸린다. 무엇보다 비용과 실현 가능성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기존 해안도로를 일부 활용한다고 하더라도 7800억원이라는 막대한 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500억원 이상 대규모 투자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기획예산처가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조사 용역을 의뢰한 결과, 실현 가능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거리 미술관 속으로] 광화문 씨티은행 앞 ‘무제’

    “대지에 펼쳐진 봉우리일지도, 망망대해에 떠있는 섬일지도 모른다. 온갖 풍상을 견뎌낸 노년기 산일 수도 있다. 어머니 품속에서 만지던 부드러운 젖가슴이며 풍만한 여인의 엉덩이이기도 하다.” 서울 광화문 씨티은행 앞 박충흠 작품 ‘무제’(1986)는 다양한 얼굴을 품고 있다. 작가조차 그 형상이 무엇인지는 관람객이 판단할 몫이라고 했다. 제목을 무제라고 한 것도 관람객의 상상력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란다. 제목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상상하기를 희망한다. 작가는 산봉우리든, 섬이든, 젖가슴이든, 엉덩이든 “다만 편안히 놓여 있으면 그만”이라고 말했다. 1982년 프랑스 유학에서 돌아온 작가는 설명이 필요없는, 자연스러운 작품을 만들고 싶어졌다. 주제나 색깔을 가능한 한 절제하고 관람객이 편안히 즐길 수 있는 조각품을 고민했다. 그는 우선 조각품의 받침대를 없애고 작품을 바닥에 깔았다. 틀에 박힌 형식을 벗어 던진 것이다. 그리고 익숙한 동그란 모양을 화강암으로 조각했다. 한개, 두개, 세개…. 새로운 관계를 맺어가듯 원형이 수줍게 볼을 맞대었다. 부드러운 조각품은 건물 밖에서 안까지 촘촘히 이어졌다. 특히 작품 윗부분을 반질반질하게 매만졌다. 덕분에 세월이 산봉우리를 깎은 듯 푸근해지고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육지와 닮아갔다. 반면 아랫부분의 울퉁불퉁한 촉감은 고스란히 살렸다. 시간의 역사가 사라지지 않는 탓이다. 미술품이 관람객 눈높이를 맞추자 자연스레 생활 속으로 스며들었다. 주위를 뛰놀던 아이들은 말 타듯 작품에 올라가고 미끄럼도 탔다. 다정한 연인은 작품에 마주 앉아 사랑을 속삭였다. 일상에 지친 직장인도 잠시 걸터 앉아 숨을 돌렸다. 작가의 바람대로 작품은 편안한 휴식공간이 되었다. 그러나 친밀감이 지나쳤을까.23일 작품 옆에는 담배꽁초와 음료수병이 가득한 쓰레기통 두개가 놓여 있었다. 작가는 “관람객이 작품을 맘껏 만지며 즐기길 바라지만, 작품 원형이 훼손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리했으면 좋겠다.”고 서운함을 드러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Local] 제주 앞바다 파티크루즈 운항

    제주도 앞바다에서 호화 유람선을 타고 파티와 일출, 일몰, 야경을 즐길 수 있는 제주 선상 관광시대가 열린다. 23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유람선은 지난해 5월 목포에서 건조된 소형급 호화 유람선 제주크루즈호(414t)를 도입해 최근 관광유람선업 등록을 마치고 2월 초부터 본격 운항할 예정이다. 길이 48m, 폭 10m, 최대속력 12노트인 이 유람선은 제주시 도두항에서 최대 350명의 관광객을 태우고 일출관광(해안도로∼용두암∼탑동∼사라봉), 야경관광(해안도로∼용두암∼탑동), 일몰관광(하귀∼구엄∼중엄∼신엄) 등 3개 코스의 테마관광을 하게 된다. 유람선은 세미나, 연회, 결혼식 행사를 할 수 있는 다목적홀, 선상라이브 음악실, 노래방, 레스토랑, 커피숍 등을 갖추고 있어 다양한 선상파티와 이벤트를 즐길 수 있다. 한편 제주도 서귀포시 모슬포항과 국토 최남단 섬인 마라도 구간에 고속여객선 모슬포1호가 지난 20일 취항했다.
  • ‘눈 없는’ 울릉도 울상

    ‘눈 없는’ 울릉도 울상

    국내에서 눈이 가장 많이 내리는 울릉도에서 눈 구경을 할 수 없어 울릉군이 울상이다. 울릉도 개척령(1882년) 반포 이후 처음으로 마련한 눈꽃축제가 엘니뇨 현상으로 눈이 내리지 않으면서 무산될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22일 군에 따르면 2월10일부터 15일까지 6일간 울릉도 북면 나리마을(해발 400m)에서 제1회 눈꽃축제를 열기로 했다. 당초 이달 10∼15일 개최키로 했던 것을 눈이 내리지 않아 연기한 것. ‘추운 겨울을 아름다운 눈꽃과 낭만이 있는 울릉도에서’라는 주제로 마련될 눈꽃축제에는 ▲눈조각 경연대회 ▲대형 눈조형 전시 ▲눈썰매 대회 ▲아이스볼링 대회 ▲소원의 빛 만들기 ▲스노 래프팅 체험 등이 다채롭게 펼쳐질 계획이다. 특히 군은 축제 참가자 편의 제공을 위해 포항∼울릉도, 묵호∼울릉도 정기여객선 운임료(일반 1인당 왕복 10만 7500원)를 50% 할인해주기로 했다. 또 울릉군 북면 천부마을에서 나리마을 축제장(3.1㎞)까지 민박·숙소 안내와 차량 수송 계획 등을 마련했다. 그러나 올들어 영상의 따뜻한 기온이 이어지면서 지난달 29일 나리분지에 내린 45㎝의 적설과 지난 7일 내린 6㎝의 눈이 모두 녹은 데다 기상청의 장기예보에도 눈 소식이 없어 축제 개최가 불투명한 상태다. 울릉도는 1955년 1월21일 하루 최고 적설량 150.9㎝,1992년 1월 누적 최고 적설량 293㎝를 기록하는 등 매년 1월에 가장 많은 적설량을 기록했다. 울릉군 관계자는 “올해 겨울처럼 울릉도에 눈이 내리지 않는 것은 섬 개척 이후 처음”이라며 “눈이 계속 내리지 않으면 축제 개최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포항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이순신표 거북선 곧 복원·공개”

    “이순신표 거북선 곧 복원·공개”

    415년 전에 제작된 거북선(귀선·龜船)에서의 화룡점정은 무엇일까. 십중팔구는 용머리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렇다면 왜 거북머리가 아닌 용머리를 달았을까. 임진왜란 중 이순신 장군이 임금에게 올린 장계 ‘당포파왜병장’(唐浦破倭兵狀 1592년 6월14일)에는 이런 내용이 들어있다.“신이 일찍이 섬 오랑캐의 변란을 염려하여 전선과는 다른 거북배를 만들었습니다. 이물에는 용의 머리를 달고, 그 아구리로는 대포를 쏘았습니다….” 전설에 의하면 거북이가 천년을 살면 용, 즉 ‘신귀’가 된다는 이야기(龜變化神龜)가 있다. 아울러 조자용씨가 소장한 ‘귀선도’에 보면 “신귀는 사신(四神)과 사령(四靈)에서 한자리를 차지해 벽사와 길상의 상징이 되어 용왕의 사자로서도 큰 임무를 맡았다.”라고 돼 있다. 따라서 거북선에 용머리를 단 것은 신귀의 사상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전통 한선(韓船)기능 전승자로 국내 유일한 고대선박 연구가 이원식(73) 원인고대선박연구소 소장. 백제 사신선, 통일신라 교관선, 고려 완도선 등 지난 42년동안 36건의 고대선박을 연구·복원제작해 이 방면에 거의 독보적인 존재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거북선박사 1호’라는 공식명함을 하나 더 추가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새로운 영역을 쌓았다. 지난 달 실시된 한국해양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 논문심사에서 그가 제출한 논문 ‘1592년 귀선의 주요 치수 추정에 관한 연구’로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게 된 것. 학위수여식은 오는 2월21일. 여기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그가 발표한 연구논문의 내용이다.2006년말 현재 역사 서적이나 교과서 등에 게재돼 있는 귀선도(龜船圖)나 정부 기관에 전시된 모형선은 ‘1795년식 거북선’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시 말해 1592년 이순신 수군절도사가 창제한 거북선이 아니라 203년이 지난 1795년(정조19년) 규장각에서 편찬한 ‘이충무공 전서’의 ‘귀선지제’에 근거해 만들어졌다는 게 학계의 정설이다. 따라서 1592년에 일본군의 침략전쟁때 해전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운 ‘1592년식 거북선’에 대한 실체는 밝혀지지 않아 연구과제로 남아 있었다. 이 소장이 연구한 대목이 바로 이 ‘1592년식 거북선’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칠순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젊은이 못지않은 왕성한 연구의욕으로 400여년 전의 베일을 어느정도 벗겨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된다. 지난 17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백암면에 위치한 그의 자택을 찾았다. 강아지 세마리가 먼저 나와 꼬리치며 낯선 방문자를 맞이한다. 현관 입구에는 ‘한선 기능 전승자’‘원인고대선박연구소’라는 문패가 나란히 붙어 있었다. 때마침 그는 1592년식 거북선의 복원작업을 위한 설계도, 즉 선체 선도(線圖)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우선 1592년식 거북선이 1795년식 거북선과 다른 점을 비교해달라고 요청했다. 첫번째는 크기나 규모면에서 1795년식에 비해 전체적으로 30%정도 작은 것이 특징. 따라서 선체 전장의 길이가 1795년식(34.05m)보다 7m가량 작은 26.27m이고, 선체 선폭은 1795년식(9.15m)보다 1.9m 좁은 7.06m라는 것. 배 밑창에서 갑판까지의 깊이 또한 1795년식의 2.34m보다 다소 낮은 1.92m라고 설명했다. 두번째로는 대포의 포혈.1592년식의 경우 좌우측 각각 6개씩의 포혈이 있는 반면 1795식은 이보다 더 많은 10개씩이다. 또한 1592년식에는 없는 소구경포혈이 1795년식 거북잔등 부분에 설치돼 있다. 특히 용머리의 경우 1592년식은 대포를 발사했으나 1795년식은 유황염초를 피웠다고 했다. 아울러 1795년의 용머리 배치가 90도로 꺾인 반면 1592년식은 이보다 완만한 30∼40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 이밖에 1592년식에는 거북잔등에 창을 꽂아 적이 오르지 못하도록 했으나 1795년식은 거북그림을 그려넣었다는 것이 큰 차이점이라고 이 소장은 밝혔다. 이같은 연구결과의 근거에 대해서는 “1592년 당시 이순신 수군절도사의 일기와 장계, 조선왕조실록, 비변사등록 등 관련 전적(典籍)에 기록된 거북선의 주요수치와 기타 선박 관련자료 등을 참고했다.”고 부연했다. 여기에 그동안 대한조선학회지 등에 발표한 거북선 관련 선행 연구논문을 활용했다. 특히 전통한선의 제1번 기본치수가 되는 ‘1592년식 거북선의 저판치수자료’ 7건을 발굴했으며 이것이 1592년 거북선 주요치수 연구의 계기가 됐다. 그렇다면 1592년식 거북선은 언제 복원될까. 이 소장은 현재 현대중공업 조선해양연구소에서 ‘한국 전통선박 복원 조사연구’ 프로젝트(책임연구원 민계식 부회장)의 사외연구원으로 몸담고 있다. 이 연구소는 자체적으로 전통 고대선박 복원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으며 지난해에만 1795년식 거북선과 조선통신사선 등 정밀모형을 제작하기도 했다. 이 소장이 현재 1592년식 거북선의 선도 및 공작설계도 작업을 마무리 중이서 이르면 올 봄 실험용 모형정도는 언론에 공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거북선연구에 대한 논의는 1958년 숭실대 최영희 교수의 ‘귀선고(龜船考)에서 처음 대두되었으며 1964년을 전후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이 소장 역시 이 무렵 한강유역과 서해안 및 남해안의 전통 한선의 조선기법을 채록하면서 고대선박 연구에 뛰어들었다. 서울에서 태어나 경기공고 4학년때 6·25가 발발하자 학도병으로 입대했다가 공군사관학교 조종간부후보1기로 군복무를 마쳤다. 제대후 제약회사인 ‘한국화이자’에 기계담당 공무직으로 1963년 입사했지만 고대선박 연구에 꾸준히 관심을 가졌다.1965년에 ‘국방사학회’에 가입한 뒤 그해 첫 논문인 ‘귀선의 과학적 연구’를 발표했다. 내친 김에 ‘원인(元仁)고대선박연구소’라는 민간연구소를 설립했다. 1969년에는 은사로 모시는 김재근 서울대 조선공학과 교수(작고)와 함께 아산 현충사에서 최초의 거북선 복원작업에 들어갔다.1971년에는 인천대림조선소에서 처음으로 원형의 2분의1 1795년식 거북선을 복원하는데 성공했다. 이 거북선은 극영화 ‘이순신’(김진규 감독)에 등장했다. 이후 거북선 복원에만 10여차례, 신라시대 전선(戰船), 장보고 무역선, 백제 사신선, 완도 고려선, 조선통신사선 등 30여 척의 고대선박을 복원, 박물관 등에 전시했다. 아울러 ‘한국의 배’‘고대선박 발달사’ 등 4권의 저서를 냈고 논문은 수십편을 발표했다. 그는 뒤늦게나마 정식 학위를 취득하려고 검정고시와 독학사 과정을 거친 뒤 2002년 해양대 대학원에 진학하는 집념을 보였다.2004년 석사 학위 논문이 통과되자 곧바로 박사과정을 밟았고 일주일에 2∼3일씩 부산과 용인을 오가며 노력한 끝에 이번에 그 결실을 보았다. “앞으로는 기존의 1795년식 거북선은 1592년식으로 대체되어야 하며 하고 이에 따른 후속 작업은 매우도 중요합니다. 아울러 잘못 알려진 우리의 전통 한선에 대한 수정작업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해요.” 주말마다 찾아오는 손자손녀들을 만날 때마다 늘 강조하는 말이 있다.學而時習之 不亦說乎(학이시습지 불역열호·배우고 때때로 익히니 어찌 기쁘지 아니한가).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34년 서울 출생 ▲50년 경기공고 4년 재학때 학도병 입대 ▲65년 원인고대선박연구소 설립 ▲69년 문화공보부 현충사 귀선 고증위원 ▲85년 한국과학사학회 정회원 ▲92∼96년 해군사관학교 해저유물발굴단 자문연구위원 ▲98년 대한조선학회 정회원 ▲2001년 독학사 검정고시 합격, 한국해양대학 장보고연구소 연구원 ▲04년 해양대 공학석사 ▲06년 공학박사 # 주요 상훈 전통한선기능 전승자(노동부장관 지정), 대통령 표창(01년, 한선기능전승 유공) 등 # 주요 작품실적 현충사 거북선(69년), 중앙정보부·해군사관학교 거북선(71년), 미국EXPO 거북선(84년) 등 수십여 작품. 그외 장보고 전선, 조선통신사선, 완도 고려선, 신라 교역선, 백제사신선, 통나무쪽배 등 30여 작품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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