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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과 인간, 영혼과 자연이 하나가 되다

    신과 인간, 영혼과 자연이 하나가 되다

    참 이상한 일이다. 걸으면 걸을수록 다리는 무겁지만 마음은 가벼워진다. 무럭무럭 자라나는 벼잎을 바라보고 바람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우붓(Ubud)을 걷는 일. 발리의 우붓은 ‘치유’라는 뜻의 고대 발리어에서 왔다. 그래서일까. 여전히 우붓엔 힐링이라는 단어가 어울린다. 논에 익숙한 동양인들과 달리 서양인들은 기껏해야 초원 정도만 보고 살기에 발리의 ‘논 뷰’(view)에 열광한다. 논 한가운데 덩그러니 놓인 작은 리조트가 바닷가 유명 리조트보다 인기가 높은 이유다. 가파른 산비탈에 계단식 논을 놓아 꼭대기까지 이어지는 독특한 풍경에 그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우리가 유럽의 초원을 보며 늘 감탄하는 이치와 같다고나 할까. 발리는 섬 대부분에 화산이 펼쳐져 있어 땅이 척박하다. 벼농사에 적합하지 않은 이 급경사의 땅에 발리 사람들은 촘촘한 계단식 논을 일궈냈다. 열악한 자연 환경을 이겨내면서 3모작까지 가능하게 만든 데에는 사원 중심의 문화가 있다. 화산섬 꼭대기에는 호수가 있고 아래로 흘러나온 물은 사원을 통해 모인다. 사원에서 뻗어나간 수로를 통해 논과 마을로 물이 공급된다. 이런 관개 시스템을 발리에서는 수박(Subak)이라고 한다. 수박 체계의 중심엔 늘 사원이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인간과 영혼, 자연은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힌두 철학 ‘트리 히타 카라나’(Tri Hita Karana)를 담아낸 것이다. 발리에 있는 1200개 샘물은 모두 사원으로 모였다가 수로를 통해 농부가 경작하는 논으로 공급된다. 급배수를 둘러싼 갈등을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신을 앞장세웠다. 발리에는 논 가운데, 바다 위에, 호수 위에도 사원이 있다. 발리 최남단 깎아지른 절벽 위에 세운 울루와투 사원은 바다에서 몰려오는 악령을 쫓아내기 위해 지었다. 수박은 천년을 넘게 이어온 역사와 전통의 가치를 인정받아 2012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발리는 신과 인간, 영혼과 자연을 분리해서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아무데나 사원을 세우고 별 의미가 없어 보이는 곳에도 제물을 놓아둔다. 누런 코코넛 잎을 그릇처럼 접어서 꽃, 밥, 동전, 향, 사탕 등을 얹어 놓은 제물, 차낭 사리(Canang Sari)는 전봇대, 계단, 길바닥, 자동차 바퀴, 심지어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앞에도 있다. 발리(Bali)의 어원은 산스크리트어 ‘제물’(Wali)에서 유래했다. 물안개가 퍼져 가는 아침, 논길을 따라 잘란잘란(Jalan Jalan) 걸었다. 잘란잘란은 우리말로 ‘어슬렁거리며 산책하다’ 정도의 뜻을 가진 발리어다. 논두렁을 따라 걷다가 시냇물을 건너고 개구리밥을 구경했다. 오리가 궁둥이를 흔들며 떼 지어 걸어간다. 우붓이 치유와 동의어인 이유를 잘란잘란 걸으며 알게 됐다.김진 칼럼니스트·여행작가
  • 25t 대형헬기 24시간 이착륙… 안전문제 없어

    25t 대형헬기 24시간 이착륙… 안전문제 없어

    독도 헬기장은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동도 정상에 조성됐다. 독도는 동도와 서도 두 개의 섬으로 이뤄졌다. 2008년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로부터 지명약어 ‘RKDD’도 부여받았다. 대형 수송용 헬기 시누크(CH47) 등 최대 25t 중량의 대형 헬기가 24시간 이착륙할 수 있다. 헬기장은 1981년 해군이 독도해역 경비 등을 위해 철 빔으로 처음 건설됐다. 해군은 30여년 동안 운영하던 헬기장이 안전 결함 진단을 받자 철거하고 총사업비 9억원을 들여 2011년 새로 신축했다. 새로 지어진 독도헬기장은 가로·세로 각 20m로 이전보다 커졌고 안전성도 대폭 강화했다. 2012년 2월 24일 오후 2시 27분쯤 악천후 및 야간에도 출동이 가능한 초대형 중앙119구조단 헬기가 처음 독도헬기장에 착륙하는 등 독도경비대원 및 독도 주민 응급환자 후송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독도 헬기장은 현재 독도경비대를 운영하는 경북지방경찰청이 관리한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3일 “지난해 11월 헬기장 상판 및 철제구조물 안전점검을 비롯해 리모델링 공사를 했으며, 최근까지 안전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독도 헬기장은 독도에서 가장 넓은 평지라 경비대원들의 훈련장은 물론 전국·경북체전 성화 채화, 광복절 기념행사장 등으로 활용된다. 울릉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中 “통제권 강화” 후 홍콩의 첫 주말 “괴한이 시의원 귀 일부를”

    中 “통제권 강화” 후 홍콩의 첫 주말 “괴한이 시의원 귀 일부를”

    중국이 홍콩에 대한 통제권 강화 방침을 천명한 뒤 첫 휴일이었던 3일 적어도 4명의 시민이 괴한의 흉기 공격을 받고 다쳤다. 현지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저녁 홍콩 섬의 타이 쿠 지구에 있는 시티 플라자 몰에서 만다린어를 쓰며 친중국 성향으로 의심되는 이 남성의 흉기 공격이 있었다고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용의자는 몰 안에 있던 사람들에게 붙들려 두들겨 맞았으며 아직 신원이 공개되지는 않았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부상자 중에는 앤드루 추 카인시의원이 있으며 괴한이 달려들어 귀 일부를 물어뜯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여성은 누이, 남편과 언쟁을 하던 이 괴한이 갑자기 흉기를 품에서 꺼내 휘둘러 자신을 포함해 셋 모두 다쳤다고 증언했다. 시티 플라자는 최근 민주화운동 세력이 자주 집회 및 시위를 열던 곳이었으며 범행 순간에 진압 경찰도 근처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도심 곳곳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크게 충돌해 시위대 수백명이 체포되고 부상자도 속출했다. SCMP 등에 따르면 경찰은 센트럴 등 도심에서 동시다발로 벌어진 전날 시위와 관련해 불법 시위 등 혐의로 200명 이상을 체포했다고 이날 새벽 발표했다. 54명은 부상으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한 남성은 중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화 운동 진영은 당초 전날 코즈웨이베이의 빅토리아 공원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경찰은 이를 불허했고, 시위대는 코즈웨이베이, 완차이, 센트럴, 몽콕, 침사추이 등에서 동시다발로 도로를 점거하고 게릴라식 시위를 벌였다. 22주째 이어진 주말 시위에 참여한 홍콩 시민 일부는 경찰에 화염병과 벽돌 등을 던졌고 곤봉 등으로 무장한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탄까지 동원해 진압에 나섰다. 경찰은 최근에는 시위대가 도로를 점거하면 우선 경찰관들을 일렬로 배치해 저지선을 형성하고 해산 경고를 한 뒤 진압에 나섰다. 하지만 전날에는 시위대가 도로를 차지하자 곧바로 해산 작전에 돌입하는 등 적극적인 진압 전술로 선회했다. 일부 과격한 시위대는 베스트마트360, 스타벅스 등 중국 기업이나 친중국 성향의 기업으로 간주되는 상업 시설들을 공격해 파괴하기도 했다. 특히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신화통신의 홍콩 사무실 건물을 습격해 1층 유리창을 깨고 로비 시설들을 부쉈다. 건물 안에 회사 관계자들이 있는데도 시위대가 로비에 화염병을 던져 불이 붙기도 했지만 빨리 진화해 인명 피해로 번지지는 않았다. 이런 가운데 중국 최고 지도부의 일원인 한정(韓正) 정치국 상무위원과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6월 홍콩 사태 시작 이후 처음으로 공식 회동한다. 홍콩 정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람 장관이 5일 밤 베이징으로 이동해 6일 한 상무위원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 상무위원은 홍콩·마카오 업무를 관장하는 최고 책임자이고 19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4중전회)에서 홍콩 통제권 강화 방침을 안팎에 천명한 가운데 이뤄지는 람 장관과의 첫 회동이란 점에서 관심이 집중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델타 항공, 영화 ‘로켓맨’ ‘북스마트’ 동성애 장면 잘랐다가 혼쭐

    델타 항공, 영화 ‘로켓맨’ ‘북스마트’ 동성애 장면 잘랐다가 혼쭐

    미국 델타 항공이 기내 영화 ‘로켓맨’과 ‘북스마트’의 동성애 장면을 싹둑 자르고 방영했다가 제작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되살려낸 콘텐트를 방영하고 있다. 델타는 문제의 콘텐트가 “불필요하게 잘려나갔다”고 밝히고, 회사가 문제의 장면을 잘라내라고 한 것이 아니라며 제3의 인물이 그런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우리는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성 성기를 가리키는 단어나 “레즈비언” 같은 단어도 삭제됐다. 영국 팝아티스트 엘튼 존의 일대기를 담은 ‘로켓맨’은 두 남자 배우가 정사를 나누거나 입을 맞추는 장면이 잘려나갔다. 이 영화는 미국령 사모아 섬과 러시아에서도 동성애 장면들이 잘려나간 채로 개봉됐다.성년식을 다룬 코미디 영화 ‘북스마트’는 레즈비언들이 입을 맞추는 장면이 제거됐다. 마침 배우 겸 모델로 활약하다 이 영화를 통해 감독으로 데뷔한 올리비아 와일드가 델타 여객기에 탑승했다가 검열로 잘려나간 영화를 관람해 항공사에 따졌다. 그녀는 기내에 상영된 영화에 온갖 욕설은 그대로 남아 있었지만 남녀 성기를 묘사한 단어들은 모두 잘려나갔다고 분을 삭이지 못했다. 와일드는 트위터에 “시청자들, 특히 여성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보내고 싶었던 걸까”라고 되묻고 “그들의 몸 자체가 음란하다고? 성이 수치스럽다는 건가“라고 물었다. 델타는 성명을 통해 항공사가 기내 영화에 대한 편집 권한을 갖는 것은 통상적인 관행이라며 이번 콘텐트는 가이드라인에 부합했다며 “지금도 기내에 ‘젠틀맨 잭’이나 ‘이메진 미 앤드 유’와 ‘문라이트’가 상영되고 있고, 과거에도 수많은 콘텐트가 있어서 우리가 성적 소수자 LGBTQ의 사랑 장면을 잘라내지 않는다는 것을 명확히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와일드는 “모든 항공사, 특히 포용성에 대해 자부심을 갖는 이들이라면 이런 제3자 회사와는 함께 일하지 않으며 관람 등급 분류를 믿고 시청자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일본 가고시마 화산 분화…“연기 1000m 이상 치솟아”

    일본 가고시마 화산 분화…“연기 1000m 이상 치솟아”

    일본 기상청, 화산 경계 레벨 격상 일본 남부 가고시마의 화산에서 분화가 발생, 연기가 1000m 이상 치솟았다고 교도통신이 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기상청은 전날 오후 5시 35분쯤 가고시마의 사쓰마이오지마 섬에서 소규모 분화가 발생해 분화 경계 레벨을 1(활화산임을 유의)에서 2(화구 주변 규제)로 격상했다고 밝혔다. 이번 분화로 인해 연기가 1000m 이상 치솟았다. 이 섬에서 분화가 발생한 것은 2013년 6월 이후 6년 5개월 만이다. 기상청은 분화구 반경 1㎞ 범위에 대해서는 경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교도통신은 분화에 따른 인적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향후 소규모 분화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예상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헬기 추락 사고 현장에 유람선이 말이나 됩니까”

    “헬기 추락 사고 현장에 유람선이 말이나 됩니까”

    “헬기 추락 사고 실종자를 찾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현장에 유람선이 말이나 됩니까. 정말 분통이 터집니다.” 해경과 소방당국이 독도 인근 바다에 추락한 실종자와 헬기에 대한 수색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울릉도~독도 구간 여객선사들이 운항에 나서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울릉군도 이를 방관한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1일 울릉군 등에 따르면 이날 울릉도~독도 구간에 여객선 엘도라도(668t급·여객정원 414명), 씨스타 11호(420t급·449명), 씨플라워호(388t급, 443명) 등 3대가 취항했다. 이들 여객선 이용객들은 독도 동도 선착장 또는 인근 해상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는 등 독도 관광을 즐겼다. 하지만 이날 독도 인근 바다에는 해양경찰청, 해군, 소방 등이 오전 10시 기준으로 배 19척, 항공기 8대를 동원해 실종자들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실종자 가족들도 헬기로 사고 현장을 찾아 수색과정을 비통한 심정으로 지켜봤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시민들은 “온 나라가 독도 헬기 추락 사고로 비통한 가운데 울릉군과 선사들이 돈 벌이에 환장을 한 것 같다”면서 “시민들도 독도 관광을 시와 때를 가려서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울릉군민은 “독도 헬기 사고로 섬 전체가 난리 통인데, 울릉군이 독도 여객선 운항을 방관하는 이유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정부가 당장 조치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울릉군 관계자는 “평생 한 두번 할까 말까하는 독도 여행은 일반관광과 다르다”면서도 “선사 측 등과 (한시적인 여객선 운항 중지에 대해)협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포항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캄보디아 코 롱 섬에서 사라진 英 배낭객 바다에서 주검으로

    캄보디아 코 롱 섬에서 사라진 英 배낭객 바다에서 주검으로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캄보디아의 코 롱 섬에서 감쪽같이 사라져 대대적인 수색을 펼치게 했던 영국 여성 관광객이 바다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로이드 은행 입사를 앞두고 캄보디아를 여행 중이던 잉글랜드 웨스트 서식스의 워딩 출신인 아멜리아 뱀브리지(21)가 코 롱 섬의 리조트에서 비치 파티를 즐기다 사라진 지 여드레 만인 31일 섬에서 48㎞ 떨어진 바다에서 주검으로 발견돼 뭍의 시아누크빌로 옮겨졌다고 BBC가 전했다. 영국에서 날아와 수색에 동참했던 오빠 해리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방금 그녀를 봤는데 어린 여동생 아멜리아가 맞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적었다. 사라진 뒤 해변에서 휴대전화와 지갑, 은행 카드 등이 그대로 들어있는 배낭이 발견됐을 뿐 도무지 행적을 찾을 수 없었다. 잠수부와 해군 장병, 섬 주민, 관광객 등 15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캄보디아 경찰과 함께 바다와 해변, 정글을 샅샅이 뒤졌지만 성과가 없었다. 아버지와 오빠 해리가 27일, 어머니가 다음날 영국에서 날아와 수색에 합류했다. 언니 샤론 슐테스는 페이스북에 “여동생 아멜리아가 발견됐으며 이제 우리와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다는 가장 끔찍한 말을 들었다. 이제 아멜리아를 고국 잉글랜드로 데려와 그의 아름다운 영혼을 쉬게 하고 멋진 자신의 삶을 기억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라고 적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사람이 만든 지옥 한복판에서 짓뭉개진 인간성을 목격하다

    사람이 만든 지옥 한복판에서 짓뭉개진 인간성을 목격하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1년 12월 7일 일본군이 주요 미 해군 기지와 조선소가 있는 진주만을 폭격한다. 불시의 공습으로 막대한 피해를 본 미군은 본격적으로 제2차 세계대전에 뛰어든다. ●스무살에 참전… 저자가 본 전쟁의 의미는 신간 ‘태평양 전쟁’은 미군 해병대 포병 출신 유진 B 슬레지 몬테발로대 교수가 겪은 1944년 필리핀 펠렐리우, 1945년 일본 오키나와 전투의 기록이다. 대개 ‘전쟁’이라 하면 죽음을 불사하며 적진에 뛰어들고, 적을 용감히 쳐부수는 영웅적인 군인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그러나 일반 사병으로 직접 전장에서 뛰었던 그의 기록은 결이 다소 다르다. 진주만 공습 이후 미국 젊은이라면 마땅히 전장으로 가야 하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당시 대학생이었던 저자는 만 20세인 1942년 12월 전쟁에 관한 호기심 반 의무 반으로 해병대에 지원한다. 그는 대학에서 기초 훈련, 해병대에서 실전 훈련을 받고 전장으로 향한다. 막상 도착한 전장은 자신의 생각과 너무나 달랐다. 저자는 병력을 육지에 수송하는 보트인 암트랙에서 내린 뒤부터 지옥을 맛본다. 섬에 내리려는 순간 총탄이 눈앞을 스쳐 가고 모랫바닥에 처박힌다. 가까스로 일어난 그는 이렇게 말한다. “그야말로 악몽의 세상이었고, 그 한가운데에 내가 있었다”고.“사흘이면 끝날 것”이라는 소대장의 호언과 달리 전투는 1944년 9월 중순부터 11월 말까지 10주간 지옥처럼 펼쳐진다. 일본군은 거의 전원이라고 할 1만 1000여명이 죽고, 미군도 8769명이 죽거나 다쳤다. 특히 저자가 속했던 해병 1사단은 6526명의 사상자를 냈다. 중대원 235명 가운데 죽지도, 다치지도 않은 사람은 85명에 불과했다. 극적으로 첫 전투에서 살아 돌아왔지만, 두 번째 전장도 마찬가지였다. 패망 직전 일본은 오키나와를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저항한다. 당시 전투에서 확인된 일본군 시신만 10만 7500여구에 달한다. 미군도 사상자가 4만명에 이른다. 저자의 중대원 485명 가운데 살아남은 사람은 50명에 불과했다. ●인간의 밑바닥 감정까지 긁어낸 참상 묘사 수많은 사람이 죽어 나간 그 자리에 인간성이란 없었다. 조금 전까지 살아 있던 동료가 창자를 드러내고 죽어 있는 풍경이라든가, 미군이 죽은 일본군 입에서 금니를 빼내는 장면, 일본군이 죽은 미군의 시체를 훼손하는 등의 묘사가 마치 영화처럼 생생하다. 그러나 책은 전쟁의 참상을 그리는 데 그치지 않고, 전쟁을 겪은 인간의 온갖 감정을 밑바닥까지 긁어낸다. 저자는 자신이 쏜 총에 맞아 고통스러워하는 일본군을 보고 부끄러움과 역겨움을 느끼며 “갑자기 전쟁은 개인적인 차원의 문제로 바뀌었다”고 했다가도 이내 “인간적인 감정에 휩쓸리는 것은 어리석은 자의 감상주의일 뿐이라는 자각이 들었다”고 밝힌다.인간성 상실의 한복판에 서 있다가도 병사를 위해 노력했던 중대장의 죽음, 위기의 순간에 상사를 거스르면서까지 동료를 지킨 군인, 그리고 짧은 휴식 동안 이야기를 나눈 군인들을 통해 전쟁의 의미를 발견한다. 두 번의 치열한 전투를 마친 그는 이렇게 결론 내린다. “만일 우리 조국이 살아갈 가치가 있는 좋은 나라라면, 이런 조국을 위해서 싸우는 것은 충분히 가치가 있는 행동이다.” 저자는 전투 현장에서 수첩 크기의 작은 성경책에 몰래 기록을 남겼고, 이를 토대로 책을 썼다. 두 전투 모두 태평양 전쟁에서 가장 치열했던 전투로 알려졌다. 전쟁이 끝난 지 36년 만인 1981년 책을 내며 그는 “이제는 이 이야기를 글로 쓸 수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조국을 위해 깊고 큰 고통을 감당했던 전우들에게 오랜 세월 지고 있던 빚을 갚는 셈”이라고 밝혔다.●톰 행크스 주연 인기 드라마 ‘퍼시픽’ 원작 2001년 저자 사망 이후 스티븐 스필버그와 톰 행크스가 2010년 10부작 드라마 ‘퍼시픽’으로 제작하면서 책이 다시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유럽 전선에서 전쟁을 다룬 ‘밴드 오브 브러더스’와 함께 명작 드라마로 꼽힌다. 드라마를 봤던 이들이라면 책에 관심이 가는 게 당연지사일 터고, 책을 모두 읽으면 드라마에 관심이 갈 법하다. 전쟁을 겪지 않은 이들은 전쟁을 이처럼 한 발짝 멀리서 쳐다보지만, 책이든 드라마든 짓뭉개진 인간성을 보는 일은 고역이긴 하다. 그러나 그럼으로써 우리는 전쟁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살아남아 롤모델 될 때까지… 여성디자이너 ‘생존꿀팁’ 나눠요

    살아남아 롤모델 될 때까지… 여성디자이너 ‘생존꿀팁’ 나눠요

    그래픽디자인 스튜디오 ‘오늘의풍경’을 운영하는 신인아 디자이너는 지난 3월 그래픽디자인 관련 회사 114곳에서 근무하는 1644명의 직급별 성비를 조사했다. 1644명의 디자이너 중 여성은 1142명(69%), 남성은 502명(31%)이었다. 직급이 낮을수록 여성 디자이너의 비율이 남성에 비해 높았고(인턴·프리랜서 등 비정규직 90%, 일반 사원 76%, 대리 및 주임급 76%), 중간관리자(팀장)급에서는 남녀(여성 55%, 남성 45%)의 성비가 비슷했다. 임원급으로 올라가면 성비는 크게 역전된다. 대표나 실장, 본부장 등을 맡고 있는 남성은 87명(74%), 여성은 31명(26%)이었다. 이 숫자들이 모든 것을 말해 준다고 보긴 어렵지만 직급이 높을수록 남성 디자이너가 많아진다는 사실은 확인할 수 있다. 대학에서 디자인 학과에 입학하는 여학생과 남학생의 비율이 7대3인 것에 비추어본다면 자연스러운 결과는 분명 아니다.현업에 있는 여성 디자이너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디자인계가 크게 기울어져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회사 대표는 물론이고 대학교수도, 강연자로 나서거나 행사를 주최하는 사람도, 매체에서 ‘유명 디자이너’라고 조명하는 주인공도 대다수가 남자다. 남성 디자이너들이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는 ‘끼리끼리’ 문화 속에서 여성 디자이너들은 업계의 핵심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회로부터 자주 소외된다. 리더로 성공한 여성 롤모델을 찾기 쉽지 않아 여성들은 임원이 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지 못한다. 지난해 7월부터 활동을 시작한 ‘페미니스트 디자이너 소셜 클럽’(FDSC)이 탄생한 배경도 이와 맞닿아 있다. 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팁이나 노하우를 얻을 수 없어 고립됐다는 생각이 들었던 여성 그래픽디자이너들이 ‘우리끼리 아는 것이라도 함께 나눠서 잘 살아남자’는 마음에 여성 동료들을 모으기 시작한 것이다. FDSC의 대표를 맡고 있는 신인아 디자이너를 비롯해 김소미, 양민영, 우유니게 디자이너가 함께 만든 이 커뮤니티는 현재 120여명의 회원이 활발하게 활동하며 외연을 넓혀 가고 있다. 프리랜서부터 소규모 스튜디오, 대규모 에이전시 등 일하는 형태뿐만 아니라 1년차 신입부터 20년차 베테랑까지 다양한 회원들로 구성돼 있다. 요즘 디자이너들 사이에서 ‘핫한 소셜 클럽’으로 통하는 FDSC의 운영진 16명 가운데 네 명을 만났다. 양으뜸(33), 이예연(28), 이자인(28), 이지선(32) 디자이너는 여성 디자이너들이 처한 불평등한 현실부터 FDSC가 여성 디자이너들과 연대하는 과정, FDSC가 추구하는 미래에 대해 들려줬다. -네 분은 어떤 계기로 FDSC 회원이 되셨나요. 활동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요. 이자인 “FDSC가 SNS에서 여성 디자이너의 작업물을 소개하는 ‘페디소’(페미니스트 디자이너를 소개합니다)를 진행하고 있어요. 그걸 보고 FDSC에 오고 싶었어요. 대학생 때 롤모델로 삼았던 디자이너는 거의 남성밖에 없었거든요. 그런데 FDSC에는 멋진 여성 디자이너들이 많더라고요. 그분들과 협업도 하고 시너지도 내고 싶었습니다.” 양으뜸 “저도 비슷한데 몇 년 전 여성 그래픽디자이너들의 작업을 사진으로 기록한 전시 ‘W쇼’에 갔다가 되게 놀랐어요. 이름을 처음 들어본 여성 디자이너의 작업물을 봤는데 다 멋지더라고요. 여성 디자이너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도 놀라웠고요. 멋진 여성 디자이너를 더 많이 만나고 싶어 FDSC에 가입하게 됐죠.” 이지선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고립된 섬처럼 지내다 보니 여성 디자이너들이 모인 자리에 가고 싶더라고요. 디자인 프로그램의 오류와 같이 제가 모르는 사소한 부분까지 편하게 물어볼 수 있고, 쓸데없이 경쟁하지 않고 도움을 나눌 사람들이 생겼다는 사실이 정말 든든해요.” 이예연 “저는 1인 작업자로서 부딪치게 되는 한계나 어려움, 커리어에 대한 고민을 다른 사람과 나누고 답을 구할 수 있는 점이 유익하더라고요. 다른 많은 여성 디자이너들의 활동 방식과 행보를 보면서 영감을 얻고 스스로 발전하고 있다고 느낍니다.” [현실의 벽] FDSC는 “페미니스트가 만들어 가는 새로운 문화를 고민하고 노력하는 안전한 공간”을 표방한다. FDSC의 운영방침에 이런 주제 의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야근, 격무, 회식이 당연시되는 문화는 여성과 사회적 약자를 배제함을 인지하고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공부하고 실천한다’, ‘개인적 관계(지인)에 기반한 채용이나 협업은 지양한다’, ‘공짜로 일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 직업과 기술에 자부심을 가지고 그 결과물에 정당한 대가를 요구하는 법을 공부하고 실천한다’, ‘성폭력, 성추행, 성희롱 그리고 모든 혐오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다’ 등이다. 이 원칙을 마련한 건 안타깝게도 현실이 원칙에 미치지 못한다는 방증이다. -여성 디자이너들이 현업에서 겪는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이예연 “여성이라서 벌어지는 일이 많아요. 예를 들면 저는 기혼자인데 결혼을 한 순간 고객들로부터 ‘계속 일하냐’는 질문을 받았어요. 남자라면 굳이 받지 않아도 될 질문이죠. 전 개인 사업자라 혼자 일을 하는데 ‘대표가 맞느냐’는 질문을 받기도 해요. 제가 나이도 어리고 여자이기 때문에 책임지는 사람으로 보지 않는 거죠.” 양으뜸 “디자인계에는 돈 이야기를 하는 걸 멋없다고 느끼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아요. 돈을 좇는 디자인은 진짜 디자인이 아니라는 거죠. 디자이너들 사이에서 ‘초봉 1800만원’은 흔한 임금 수준이에요. 조금 올랐다고는 하지만 20년 전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어요.” 이지선 “예전에 연봉 협상을 할 때 회사에서 적은 금액을 제시하길래 ‘그만큼은 못 받는다. 더 받아야 한다’고 하니까 ‘여자 애가 혼자 사는데 그 정도면 충분하지’ 그러는 거예요. 여성 디자이너들이 연봉 협상할 때 자주 듣는 말이 ‘그렇게 큰돈이 왜 필요하냐’는 거예요. 아니면 ‘쟤는 자기 좋은 것만 챙기는 독한 애’라고 하기도 하고요. 이런 반응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돈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많이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이자인 “연차가 쌓여도 그 연차에 맞는 직급을 주지 않는 경우도 흔하죠. 회사 규모가 작으면 ‘너가 잘하니까 회계 업무도 좀 맡아줘’라는 식으로 업무 외의 일을 시키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고요.” 양으뜸 “제 주변에서 결혼을 하고 육아 때문에 회사를 그만두는 분들을 봤거든요. 롤모델이 될 수 있는 분들인데 더이상 일을 안 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워요.” 이예연 다른 FDSC 회원들에게 들었는데 이런 경우도 있더라고요. 규모가 있는 디자인 스튜디오에 여성 디자이너들이 많았는데 외부에서 남성 디자이너가 들어왔대요. 그 사람이 경력이 제일 짧은데도 잡무는 여성 디자이너들이 다 했다고 하더라고요. 조직 내에 경력이 충분한 여성 디자이너가 있는데 굳이 외부에서 남성 디자이너를 영입해 리더 자리에 앉혀 기존에 해온 일을 다 헤집어 놓기도 하고요.” -여성 디자이너들에게 왜 리더의 자리를 못 맡기는 걸까요. 이예연 “리더는 나 혼자 잘해서 되는 게 아니라 누군가가 리더로 세워 주는 거잖아요. 팔로어십도 있어야 하고요. 근데 남자들은 ‘알탕 문화’라고 해서 자기들끼리 추켜세우고 따르는 게 있는데 여성들은 상대적으로 개인주의적이고 모래알처럼 흩어지는 경향이 있어요. 여성들에게도 큰일을 도모하고 서로 잘했다고 칭찬해 주는 그런 문화가 더 많아져야 할 것 같아요.” 양으뜸 “여성들은 공정하게 보이기 위한 자기 검열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FDSC 원칙 중에 ‘지연을 기반으로 일하지 않는다’는 항목이 있는데 저는 여성들 사이에서는 그것이 보여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크루’처럼 보이는 여성 디자이너 집단이 있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봐요. 남자 디자이너들은 자기들끼리 ‘누구와 누구랑 친하다’고 말하고 다니는데 여자 디자이너들은 왜 그런 모습을 보이면 안 되나 싶어요.” 이지선 “저도 그래요. FDSC 원칙 중 그 항목에 대해서만 생각이 좀 달라요. 우리도 서로 관련이 돼 있고, 우리도 누군가를 호출할 수 있다는 걸 보여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연대의 장] FDSC는 여성이 조직 안에서 더 많이 벌고,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도록 서로의 성장을 돕는 ‘연대의 장’이다. 회원들은 여성 디자이너들이 오래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이들의 성과를 밖으로 많이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FDSC가 실무에 도움이 되고 경력을 강화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자주 기획하는 이유다. 예를 들면 다소 민감할 수 있는 계약서·견적서 작성 노하우나 정당한 보수를 계산하는 방법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도 하고, 평소 궁금했던 디자인 스튜디오나 디자이너의 작업실을 방문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다양한 위치에서 일하는 여성 디자이너들로부터 ‘생존 꿀팁’을 들어보는 팟캐스트 ‘디자인FM’을 개설하면서 업계 디자이너들의 호응을 얻었다. 뿐만 아니라 FDSC 회원들이 멘토가 돼 그래픽디자인 분야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포트폴리오를 보면서 조언을 나누는 자리도 가진다. -프로젝트나 소모임에 참여한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이예연 “견적서 작성하는 법을 공유하는 모임은 늘 반응이 뜨거워요.” 양으뜸 “계약을 의뢰받은 디자이너가 개인이냐 혹은 소규모 스튜디오냐 대규모 에이전시냐에 따라서도 다르지만 고객이 속한 조직 규모에 따라 견적서를 작성하는 방법이 달라지거든요. 디자이너들이 견적서를 공유하면서 ‘이 고객은 이 정도 규모의 일도 하는구나’, ‘그렇다면 이 정도의 금액을 요구할 수도 있겠구나’ 알게 되죠. 사실 프리랜서 디자이너들은 그런 정보를 접하기 쉽지 않거든요.” 이예연 “일주일에 한 번씩 운동 소모임도 열고 있는데 회원들 반응이 괜찮아요. 디자이너들이 계속 앉아서 반복적으로 신체를 움직이잖아요. 그래서 뭉친 근육을 풀고 거북목도 고칠 겸 여성 트레이너와 함께 마사지나 도구를 사용한 근력 운동을 하고 있어요.” -앞으로는 어떤 일들을 계획하고 계신가요. 이자인 “저는 FDSC에 회원으로 합류한 지 몇 달 안 됐는데 이번에 FDSC 웹사이트를 만드는 ‘대장’ 역할을 맡게 됐어요. 다른 회원 4명과 기획 단계를 마치고 이제 막 디자인을 하려는 중입니다. 12월 중에 오픈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어요.” 이예연 “FDSC 충청 지부가 곧 생겨요. 11월에 대전에서 충청 지역 여성 디자이너들을 대상으로 워크숍이 열려요. 지역의 여러 디자이너들을 오프라인에서 먼저 만나고 내년쯤 ‘FDSC 충청’을 발족시킬 계획이에요. 앞으로 여성 단체와의 협업도 꾸준히 할 계획입니다.” -FDSC가 닿고 싶은 목표나 지향점이 있나요. 이지선 “FDSC의 다른 회원들이 이런 말을 전해 달라고 했어요. 믿을 만한 여성 디자이너를 구할 때 꼭 찾는 곳, 동아시아 그래픽디자인계의 대표적인 커뮤니티, 가입하고 싶은 디자이너들이 만명씩 줄을 서는 곳이 되길 바란다고요(웃음).” 이예연 “이런 이야기도 있었어요. ‘여성 디자이너들 모두 팀장이 되고, 이사가 되고, 사장이 되고 세상을 호령하기를’.”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시베리아 선발대’ 이상엽, 기차 생활 완벽 적응 “살아도 될 듯”

    ‘시베리아 선발대’ 이상엽, 기차 생활 완벽 적응 “살아도 될 듯”

    ‘시베리아 선발대’ 막내 이상엽의 열차 적응기가 시작된다. 31일 방송되는 tvN ‘시베리아 선발대’에서는 첫 번째 정착지 알혼섬을 떠나 예카테린부르크 행 열차에 몸을 실은 선발 대원들의 이야기가 담긴다. 처음으로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 탑승해 모든 것이 낯설고 익숙하지 않은 ‘햇병아리’ 이상엽과 경험자의 내공을 보여주는 ‘열차 선배’ 이선균, 김남길, 김민식, 고규필은 웃음을 안길 전망. 특히 이상엽을 위한 ‘열차 선배’들의 속성과외가 펼쳐진다고 전해져 궁금증을 높인다. 고대하던 열차 안으로 입성한 이상엽은 지난 2회에서 방송된 이선균, 김남길, 김민식, 고규필의 첫 시작을 떠올리게 할 예정이다. 정차 중에는 에어컨이 가동되지 않기 때문에 재빨리 시원한 옷으로 갈아입거나 밖에서 바람을 쐬는 ‘열차 선배’들과 달리,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 감을 잡지 못한 채 더위에 우왕좌왕하는 것. 이에 ‘열차 선배’들은 슬리퍼부터 꺼내 신고, 반바지로 갈아입으라며 본격적인 꿀팁 전수를 시작한다. 고규필은 칸막이가 없는 삼등석에서 담요 한장으로 옷을 갈아입는 노하우를 알려주고, 김민식은 짐 정리를 살뜰하게 도와주며 훈훈한 ‘선배미’를 발산한다. 덕분에 “너는 그냥 여기(열차) 살아라”는 고규필의 말처럼, 이상엽은 열차 생활에 200% 적응한다. 이선균의 ‘열차 맛집’도 다시 문을 연다. 비빔밥으로 시작해 라면으로 막을 내리는 2단계 코스요리에 선발 대원들은 호평을 아끼지 않는다. 이선균이 한 땀 한 땀 말아낸 참치 마요네즈 김밥은 “열차 안에서 먹은 것 중에 1등이야”라는 고규필의 극찬을 받는다. 고규필의 웃음에 이선균이 더 큰 미소를 지었다는 후문은 최고의 케미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또한, 열차 안에는 신상 아이템 거짓말 탐지기가 등장한다. “이 기차 여행이 매우 즐겁다”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 김남길, 김민식이 ‘진실’ 판정을 받을 수 있을지 오늘 방송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tvN ‘시베리아 선발대’는 31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日국보이자 세계유산 오키나와 슈리성 본건물 등 화재로 전소

    日국보이자 세계유산 오키나와 슈리성 본건물 등 화재로 전소

    일본 남부 오키나와현 나하의 국보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슈리성에 화재가 일어나 정전과 남쪽 건물, 북쪽 건물 다수가 전소됐다. 약 500년 전 류큐 왕조 때 묵재로만 축조된 이 성은 류큐 왕조 때 세 차례나 화재로 파괴됐다. 1933년 일본의 국보로 지정됐으며, 2차 세계대전 때도 섬을 공격한 미군에 의해 거의 완파됐다가 재건돼 1992년 다시 일반에 공개됐다. 200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선정됐고, 같은 해 정상회담 장소로 쓰였다. 2000엔권 지폐에 그려진 나라의 자랑이기도 했다. 31일 새벽 일찍 불이 시작됐으며 오전 9시가 될때까지 계속 불길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아직 다친 사람이 있다는 보고는 없다. 료 고치 오키나와현 경찰 대변인은 AFP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화재 원인은 아직 특정되지 않았으며 보안회사의 경보장치가 새벽 2시 30분쯤 울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슈리 성은 나하 시를 내려다보는 언덕 위에 들어서 있으며 1970년대까지 오키나와현에서 가장 큰 공립대학의 캠퍼스로 활용됐으며 그때부터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 모았다. 미키코 쉬로마 나하 시장은 NHK 인터뷰를 통해 화재가 주변의 주민들에게 영향을 미칠까 두렵다며 시는 모든 권한을 이용해 화재와 그 뒤에 일어날 일들을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성은 내년 도쿄올림픽 성화 봉송 루트에도 포함돼 있었다. BBC는 2차 세계대전 때 이 성이 불타는 모습을 지켜본 오키나와인들은 생애 두 번째로 이 성이 불타는 가슴 아픈 경험을 하게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발리 편의점에 비키니 차림으로 출입한 여성 관광객 논란

    발리 편의점에 비키니 차림으로 출입한 여성 관광객 논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한 여성 관광객이 노출이 심한 수영복 차림으로 편의점에 들어가 물건을 고르고 있는 뒷모습이 인터넷상에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데일리메일 호주판에 따르면, 발리 주거 지역인 우말라스에 있는 한 편의점에서 한 호주인 여성 관광객이 비키니 차림의 여성을 발견하고 나서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이 게시자는 “난 주거 지역에 있는 ‘페피도 우말라스’(편의점명)가 이 여성의 출입을 허가한 것이 놀랍다. 그리고 이 여성이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마찬가지다”면서 “당신들 모두 부끄러운줄 알아라”고 지적했다. 이어 “PS(후기), 앞부분(가슴)은 뒷부분(엉덩이)보다 훨씬 더 작았다”고 덧붙였다. 문제의 사진은 최근 인도네시아가 발리에서의 나쁜 행동을 단속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지난 8월, 와얀 코스테르 발리 주지사는 “섬(발리)에서 혼란을 일으키는 관광객들에게 너무 질렸다”면서 비행을 저지르는 관광객들은 추방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앞으로 문제 행동을 하는 관광객들이 있으면 단지 집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에게 이같이 경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사진을 본 수백 명의 사용자는 사진 속 여성 관광객에 대해 발리 문화를 무시한 것이라며 비난했다. 한 여성 네티즌은 “당신 몸이 해변이나 수영장 옆에 있는 용품들처럼 어떻게 보이던지 상관하지 않는다”면서 그런 장소가 아닌 곳에서까지 수영복을 입은 문제의 여성에게 에둘러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 역시 사진 속 여성을 두고 “현지 문화에 대해 너무 배려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존경스럽지 않다… 당신은 자신의 나라에서 그러고 다니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하지만 수많은 또 다른 네티즌은 비키니를 입은 관광객의 사진을 공유한 여성 게시자를 비난했다. 한 남성 네티즌은 “당신이 다른 사람들을 부끄럽게 한 것에 대해 부끄러워하라. 말 그대로 당신이 관여할 일이 아니다”면서 “만일 업주가 그녀의 출입을 허가하지 않더라도 그것은 업주의 결정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똑바로 살아라, 정말…”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네티즌도 “그녀는 이것이 무례하다는 점을 모를지도 모른다. 다음에 이런 사람을 보면 허락 없이 온라인에 사진을 올리는 대신, 그 사람에게 알려줄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지적했다. 사진=페이스북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신안 새우젓 전국에 명성 알린다

    신안 새우젓 전국에 명성 알린다

    군은 명성을 널리 알리고자 전국 제1의 젓새우 위판 고장인 지도읍 젓갈타운에서 행사를 치른다. 이날 축하행사를 시작으로 김장 담그기 퍼포먼스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부대행사로는 지역 농·수산물(왕새우, 젓갈, 김, 천일염, 절임배추 등) 판매행사, 새우젓을 활용한 향토음식 전시 및 판매, 택배주문 배송 서비스 등으로 관광객과 주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계획이다. 새우젓은 면역력 강화, 뇌 세포 성장과 인지능력 향상, 염증치료에 효과가 크다. 특히 삼겹살과 음식 궁합이 맞아 소화기능 및 간 기능 개선, 항암효과, 다이어트 등에 좋은 음식이다. 돼지에는 새우를 사료로 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미네랄이 풍부한 청정해역에서 잡히는 젓새우는 신안군의 대표적인 수산물이다”며 “새우젓 축제장에서 힐링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매년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고 밝혔다. 신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와우! 과학] 물을 떠나지 않았던 3억 7200만년 전 ‘사지동물’ 조상 발견

    [와우! 과학] 물을 떠나지 않았던 3억 7200만년 전 ‘사지동물’ 조상 발견

    우리 속담에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 속담은 진화 생물학에도 적용될 수 있다. 인간을 포함한 사지동물(tetrapod·포유류, 조류, 파충류, 양서류)의 조상은 모두 물속에서 살던 조상에서 진화했지만, 물에서만 사는 ‘올챙이’ 시기에 해당하는 초기 사지동물에 대해선 잘 모르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진화가 빨리 이뤄져도 어류에서 바로 양서류로 진화할 순 없기 때문에 분명 중간 단계에 해당하는 생물이 존재한다. 한동안 수수께끼로 남았던 이들의 존재가 밝혀진 것은 그린란드와 캐나다 오지에서 화석을 발굴한 과학자들 덕분이다. 캐나다 앨즈미어 섬에서 발견된 틱타알릭(Tiktaalik)이나 그린란드에서 보존 상태가 좋은 골격이 발견된 아칸소스테가(Acanthostega)가 그 대표적인 화석이다. 최근 국제 과학자팀은 러시아에서 더 초기 단계의 사지동물을 설명해줄 새로운 화석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러시아 코미 공화국에 있는 이즈마 강(Izhma River)에서 3억 7200만 년 전에 살았던 사지동물인 파마스테가 아엘리대(Parmastega aelidae)의 화석을 발굴했다. 보통 초기 사지동물의 화석은 작은 파편 몇 개가 발견되지만, 이번에 발견된 화석은 보존 상태가 매우 우수해서 27㎝에 달하는 두개골과 어깨 골격을 복원할 수 있었다. 덕분에 과학자들은 초기 사지동물이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얻었다. 파마스테가는 좀 더 나중에 등장하는 틱타알릭이나 초기 양서류, 악어류처럼 눈이 위를 향한 구조를 지니고 있었다. 이런 형태는 파마스테가가 물고기만 잡아먹는 포식자가 아니라 물가에 다가선 지상 동물도 먹이로 삼았음을 시사한다. 아직 사지동물이 육지로 진출하기 전이기 때문에 지상에는 대형 사지동물은 없었지만, 대형 절지동물은 존재했다. 척추동물보다 먼저 육지에 상륙한 절지동물은 몸집을 키워 지상을 정복했다. 파마스테가는 강과 호수 가장자리에서 절지동물을 사냥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생 악어와는 달리 도망가는 먹이를 쫓아 육지로 나가지는 못했다. 어깨 골격을 복원한 결과 연골 비중이 높아 육지에서 큰 덩치를 지탱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비록 다리 골격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현생 사지동물과 비슷한 다리를 지녔다고 해도 육지에서 걷는 용도보다는 얕은 물 속에서 움직이는 용도로 쓰였을 것이다. 초기 사지동물의 네 다리가 육지를 걷는 데 사용된 것은 한참 후의 일이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를 저널 네이처 최신호에 발표했다. 초기 사지동물은 어류와 양서류 중간 단계로 잠시 등장했다가 사라진 생물이 아니라 적어도 수천 만 년 이상 번영을 누린 독특한 생물군이다. 이들의 삶을 이해하는 것은 머나먼 ‘올챙이’ 시절의 사지동물의 모습을 이해하는 일이 될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나는 59세, 톨게이트 해고 노동자… 단 하루라도 정규직으로 살고 싶다

    나는 59세, 톨게이트 해고 노동자… 단 하루라도 정규직으로 살고 싶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언니의 생일 축하합니다….” 지난 24일 밤 10시, 경북 김천 한국도로공사 본사 로비 농성장에는 생일 축하 노래가 나지막이 퍼졌다. 주인공은 만 59세가 된 톨게이트 수납원 조미경씨. 동료들이 정성껏 준비한 케이크와 치킨, 음료수까지 받아 든 조씨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20년 가까이 전북 진안톨게이트에서 일하다 해고된 그는 도로공사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차가운 바닥에서 몇 달째 쪽잠을 청하고 있다. 조씨는 “이제 농성장이 내 집 같고 동료가 가족 같다”면서 “복직해도 내년이면 정년퇴직해야 하는 나이지만 하루라도 좋으니 정규직으로 살고 싶다”고 말했다. 톨게이트 수납 노동자들이 도공 본사를 점거하고 벌이는 농성이 28일이면 50일째다. 지난여름 내내 청와대 앞에서 노숙 농성을 벌이던 노동자들이 지난달 9일 이곳으로 왔다. 경부고속도로 서울톨게이트 캐노피(지붕처럼 생긴 구조물)에서 고공 농성을 하던 이들도 합류했다. 도공은 외부인의 접근을 엄격히 막고 있다. 정문은 경찰 수십명이 지키고 있고 주차장으로 통하는 유일한 출입구는 사원증 확인을 거친 직원만 드나들 수 있다. 지난 9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의 조건부 직접고용 중재안을 받아들인 한국노총 조합원들이 농성장을 떠난 뒤에는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 150여명만 남았다. 90% 이상이 여성, 평균 연령은 55세인 해고 노동자들은 ‘외딴 섬’에서 싸우고 있었다. 남인천영업소에서 근무한 김미숙(50)씨는 “청와대 앞 천막에 비하면 벽도 있고 지붕도 있는 도공 본사는 호텔 수준”이라면서도 “실내에만 있으니 너무 갑갑하다”고 말했다.농성장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꿉꿉한 냄새가 환영하는 듯했다. 곳곳에 주렁주렁 널려 있는 셔츠, 속옷, 양말, 수건 등 눅진한 빨랫감이 풍기는 냄새였다. 출입문은 물론 창문까지 막힌 건물 안은 햇볕이 들지 않고 환기도 이뤄지지 않는다. 이들에게 허용된 공간은 잠을 자는 2층과 화장실로 쓰이는 3층, 그나마 운동할 수 있는 4층이 전부다. 이모(48)씨는 “4층 벽을 따라 걸으면 한 바퀴에 400걸음, 25바퀴를 걸으면 1만보”라고 전했다. 농성장의 하루 일과는 오전 8시 20분 조회, 10시 아침 식사, 오후 2시 집회, 5시 저녁 식사, 6시 집회와 종례로 이뤄진다. 저녁 집회로 하루 일과가 마무리되자 목욕 바구니를 들고 화장실로 향했다. 세면대 앞에서 익숙하다는 듯 옷을 벗은 사람들이 바가지로 물을 받아 몸에 끼얹었다. 기자 옆에서 기다리던 한 여성이 “늦게 오면 찬물만 나온다”고 귀띔했다. 줄이 길어 결국 샤워를 포기하고, 침낭에 몸을 밀어 넣었다. 바닥에는 박스와 돗자리가 겹겹이 깔려 있었지만, 어디선가 계속 찬 기운이 올라와 등과 허리가 시렸다. 김씨는 “농성 첫날에는 어렵게 구한 박스조각에 새벽 내내 엉덩이를 댔다가, 허리를 댔다가 하면서 버텼다”면서 “더 추워지면 어떻게 버틸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새벽 6시, 눈이 저절로 뜨였다.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소리, 웅성거리는 소리에 신경이 곤두서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오는 기침 소리도 잠을 방해했다. 장미화(46)씨는 “환기가 안 돼 모두 기침을 많이 한다”면서 “기침이 터져 나올 것 같으면 입을 틀어막고 참는다”고 말했다. 식사도 여의치 않다. 하루 두 끼가 외부에서 반입되지만 늦게 가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날은 양상추, 콩나물무침, 김치에 된장국이 나왔다. 기자가 배식받을 차례가 됐을 땐 된장국은 국물만 남아 있었다. 해고 노동자들은 “잊혀지는 게 가장 두렵다”고 했다. 나경화(57)씨는 “대법원 판결 이후 금방 복직할 줄 알았다”면서 “사람들이 ‘떼쓴다’고 비난하거나 투명인간 취급하는 게 두렵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지난 8월 이들이 제기한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수납 노동자들의 용역업체 근무는 불법 파견으로 봐야 하고 도공의 직원으로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도공은 “남은 재판에선 대법원 판결과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다”며 일부 노동자만 직접고용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이들이 계속 싸우는 이유는 하나다. 여성 노동자로서의 삶을 지키고 싶기 때문이다. 전남 담양에서 근무한 정모(52)씨는 “수십년간 누군가의 엄마, 아내, 며느리로 살았는데 이제는 내 인생을 찾아 멋있게 살고 싶다”면서 “직접고용을 주장하는 건 노동자로서 더 안정적으로 생활하고 싶은 당당한 요구”라고 강조했다. 여성 노동자들은 좁은 농성장에서 우울함을 이겨 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정씨는 “대충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아침마다 화장도 하고 조회 때는 동료들과 ‘출근하자’고 말한다”면서 “모두 힘들지만 서로를 보며 의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민아(46)씨는 “농성 이후 이강래 사장과의 교섭은 한 번도 없었다”면서 “대법원 판결은 따르지도 않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방안만 ‘중재안’이라고 제시하는데 그걸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지칠 만하면 법원에서 우리 주장을 뒷받침하는 판결이 나온다. 최근에도 서울고법에서 근로자 지위보전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면서 “결국 우리가 옳았음이 증명될 것이다. 절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김천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은행 입사 앞두고 캄보디아 배낭여행 영국 여성 감쪽같이 사라져

    은행 입사 앞두고 캄보디아 배낭여행 영국 여성 감쪽같이 사라져

    영국 로이드 은행 입사를 앞두고 캄보디아를 여행 중이던 여성 배낭여행자가 비치 파티를 즐기다 갑자기 사라졌다. 잉글랜드 서식스주 워딩 출신의 아멜리아 뱀브리지(21)가 마지막으로 사람들의 눈에 띈 것은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코 롱 섬의 리조트에서였다. 언니(또는 여동생) 조르지 등이 영국에서 날아와 바다와 해변, 정글을 샅샅이 뒤졌으나 소지품을 해변에서 발견했을 뿐 그의 행방은 오리무중이다. 함께 배낭여행을 하던 남자친구 라이언 해리스에 따르면 이렇게 며칠씩 연락이 안되는 것은 평소 조심스러운 몸가짐에 비춰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해리스는 “그는 늘 일행과 함께 움직였다. 절대로 혼자 돌아다니지 않는다”고 말했다. 코 롱 섬은 “아주 작은 곳”이어서 누구라도 2~3시간이면 모두 돌아볼 수 있는 곳이라고 영국 BBC가 26일 전했다. 해리스는 “밤에 친구와 헤어져도 20분 뒤면 만날 수 있고, 아무리 늦어도 다음날 아침 만날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멜리아가 사라진 날, 다른 일행과 함께 이웃 섬에 놀러가 있었다며 자신도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섬을 샅샅이 뒤졌지만 아멜리아를 찾을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잠수부들이 동원돼 정글과 해변도 다 살펴봤다. 경찰이 세 차례나 수색대를 보냈고, 모두가 동원돼 온 섬을 뒤졌다”고 말했다. 조르지는 가족과 친척들이 절망의 늪에 빠졌다고 했다.가족들에 따르면 3녀 1남 가운데 한 명인 아멜리아는 지난달 27일 베트남인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베트남을 찾은 다음 아버지와 함께 캄보디아를 여행하다 아버지는 돌아가고 남자친구 해리스와 코 롱 섬을 찾았다. 호스텔에 묵는 친구들과 옛날에 경찰서가 가까이 있었다는 이유로 폴리스 비치로 불리는 곳에서 파티를 즐겼다. 조르지에 따르면 아멜리아는 2년 동안 열심히 저축해 취업 전 마지막 여행으로 이번 여행을 꼼꼼이 준비했다. 채식주의자이며 팔에는 스코틀랜드 하일랜드의 소 문신을 하고 있다.한편 호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 7명을 마치 사냥하듯 살해해 악명을 떨친 이반 밀랏이 27일 시드니의 한 병원에서 암으로 74세 삶을 접었다고 BBC가 보도했다. 밀랏은 1989년부터 1992년까지 7명의 배낭여행자들을 살해하고 시드니에서 남서쪽으로 120㎞ 떨어진 뉴사우스웨일스주의 벨랑글로 숲에 버린 혐의로 종신형을 살고 있었다. 연초에 말기 식도암과 위암 진단을 받았다. 경찰은 밀랏이 훨씬 많은 범행을 저질러놓고도 이에 대한 진술을 거부해 더 이상 수사를 진척시킬 수 없었다고 봤다. 그의 손에 희생된 배낭여행객들은 독일인 3명, 영국인과 호주인 둘씩이었다. 모두 19~22세 젊은이들이었다. 밀랏은 또다른 영국 청년 폴 오니언스를 상대로 범행을 저지르려 했으나 그가 달아나 경찰에 신고하는 바람에 체포됐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국토최남단 마라도투어하세요 마라도 주민이 직접 기획

    국토최남단 마라도투어하세요 마라도 주민이 직접 기획

    국토 최남단 제주 마라도 현지민 해설사의 해설을 들으며 마라도를 즐기는 섬마을 체험여행 상품인 ‘마라도 섬투어’가 출시됐다. 마라도 주민이 직접 기획·운영하는 ‘마라도 섬투어’는 마라도와 제주를 잇는 여객선 선사 2곳과 연계해 마라도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마라도가 지닌 다채로운 매력들을 선보이는 섬마을 체험여행 상품이다. ‘마라도 섬투어’는 주민해설사와 함께하는 ‘섬마을 투어’, 지역특산물을 활용한 로컬푸드인 ‘추억의 도시락’ 체험, 나만의 느린 마라도 자유여행으로 구성돼 3시간 동안 마라도를 천천히 느껴볼 수 있다. ‘마라도 섬투어’는 이달 30일부터 12월 18일까지 매주 수요일 2차례씩 운영되며 총 8주간 16 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이번 여행상품을 기획한 마라도 협동조합 김은영 이사장(전 마라리장)은 “마라도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서툴지만, 우리가 직접 마라도를 소개하고 싶었다”며 “이번 기회에 국토최남단 마라도의 진짜 모습들을 보고 소중한 가을여행의 추억을 만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시베리아 선발대’ 물 만난 김남길, ‘댕댕美’ 방출

    ‘시베리아 선발대’ 물 만난 김남길, ‘댕댕美’ 방출

    tvN ‘시베리아 선발대’(연출 이찬현)의 김남길이 숨길 수 없는 하이텐션을 뿜어냈다. 알혼섬 첫날의 여정을 마치고 다들 피곤함 속 곡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남길은 다음날의 북부투어를 위해 다시 분주히 움직여 든든함을 빛냈다. 규필을 두고 깜짝카메라를 기획해 모두에게 웃음을 선사한 남길은 이내 바이칼호의 모든 것이라 불리는 북부투어 예약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다섯 명이 함께 맞이한 알혼섬의 첫 아침이 밝고, 남길은 아침 산책을 하러 일찍 나섰다. 함께 따라 나온 상엽과 처음으로 둘만의 시간을 보낸 남길은 복잡한 일상 속에서 생각을 정리하게 되는 산책의 묘미를 전해주기도. 4륜구동 우아직을 타고 남부를 떠나 하보이곶으로 출발한 멤버들은 첫 번째 뷰 포인트 뉴르간스크를 지나 빼시얀카에 도착했다. 조금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 물을 만나 신난 댕길(?)은 뛰어다니며 몸의 온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오프로드를 달리며 꿀렁거리는 차 안에서도 남길은 드라이버의 운전실력을 칭찬하며 디스코팡팡처럼 즐기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어 하보이곶에 도착한 선발대. 정상까지 먼 길을 앞두고 다시 한번 댕길 스위치가 켜진 남길은 수 차례 전력질주를 펼치며 이내 정상에 도착했다. 이어 지친 동료들을 두고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거울의 바위를 홀로 찾은 남길은 진지한 모습으로 조용히 소원을 빌고 돌아와 모두의 감탄 속에 합류했다. 숙소에 복귀한 이들은 군침 도는 라면먹방을 펼치고 상엽이 공수해온 물품들을 다음날 나눠 이동하기 위해 가위바위보 대결을 시작했다. 전력이 떨어진 듯 보였던 남길은 민석과 펼친 막판뒤집기에서 피 튀기는 접전 끝에 승리를 거머쥐며 반전 스토리를 선사했다. 동이 트고 다시 기차여행을 이어가기 위해 숙소를 떠난 선발대는 이르쿠츠크로 향하며 아쉬움 속에 알혼섬을 뒤로 했다. 아시아와 유럽의 경계선이자 러시아에서 네번째로 큰 도시 예카테린부르크에서의 여정을 예고한 tvN ‘시베리아 선발대’는 매주 목요일 밤 11시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서울시의회 독도특위, ‘독도를 잃으면 대한민국을 잃는다’는 결연한 의지로 독도수호에 나설 터

    ‘울릉도를 울도라 개칭하여 강원도에 부속하고, 도감을 군수로 개정하여 관제중에 편입하고(제1조), 군청위치는 대하동으로 정하고 구역은 울릉전도와 죽도, 석도를 관할하고(제2조), 미진한 제조(諸條)는 이 섬을 개척하면서 차제에 마련하며(제5조), 본령은 반포일로부터 시행한다(제6조)’ 독도를 울릉도의 부속 섬으로 정하는 내용을 담은 ‘대한제국 칙령 제41호’의 내용이다. 1900년 10월 25일 고종황제가 반포한 것으로 이를 흔히 ‘독도칙령’이라 부르고 있다. 서울시의회 홍성룡 의원(독도수호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독도칙령은 1905년 2월 22일 일본 시마네현이 독도를 편입했다고 주장하는 것보다 앞서는 것으로 독도가 우리 땅임을 뒷받침하는 국제법적인 자료로 의미가 매우 크다”라면서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요한 근거로 내세우고 있는 ‘무주지선점론(無主地先占論’)은 독도칙령에 의해 무너진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홍 위원장은 “일본은 ‘무주지선점론(無主地先占論’)이 얼마나 엉터리 주장인지 ‘독도칙령’을 숙독하고, 독도침탈 만행을 사죄하기 바란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위원장은 “일본이 한반도 침탈을 본격화하던 때에 독도칙령을 반포하여 우리 땅 독도의 영유권을 확고하게 확립하신 고종황제의 존엄하고 거룩함에 무한한 감사와 존경을 드린다”면서 “독도칙령 반포일을 맞아 서울시의회 독도특위 위원 모두 독도칙령 반포를 감개무량한 마음으로 축하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홍 위원장은 “서울시의회 독도특위는 ‘독도를 잃으면 대한민국을 잃는다’는 결연한 각오로 독도수호에 만전을 다 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제주서 국제청소년 포럼 열린다 학교폭력 평화구축 등 토론

    제주서 국제청소년 포럼 열린다 학교폭력 평화구축 등 토론

    제주도는 세계 각국의 청소년들이 참가하는 제10회 제주국제청소년포럼이 31일부터 11월 4일까지 새마을금고제주연수원에서 개최된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포럼은 제주도와 제주도교육청이 공동주최하고, 유엔훈련연구기구(UNITAR) 제주국제연수센터와 도 교육청이 주관한다. 올해 제주국제청소년포럼의 대주제는‘도전에 대응하는 글로벌 책임-평화 구축과 유지에 있어서 세계 젊은 지도자들의 역할’로 전 세계 29개 도시의 청소년 157명의 열띤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참가자들은 8개 팀을 구성해 학교폭력,빈곤 감소와 평화 구축,이념적 극단주의와 테러리즘,젠더 및 비폭력 운동이라는 주제로 토론한다. 토론 외에도 제주 평화문화탐방, K-POP배우기, 문화의 밤 등 다양한 행사도 함께 진행된다.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는 운영으로 공감과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이번 포럼의 주요 프로그램 안내와 진행은 제주 청소년들이 맡는다. 도 관계자는 “‘평화의 섬’ 제주가 차세대 글로벌 리더들이 본인들의 꿈에 한걸음 더 다가가기 위한 국제교류의 네트워크 거점이 되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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