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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항 오도리 주상절리’, 천연기념물 된다

    ‘포항 오도리 주상절리’, 천연기념물 된다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오도리 주상절리가 천연기념물이 될 전망이다. 문화재청은 ‘포항 오도리 주상절리’를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7일 밝혔다. 주상절리는 화산활동 중 지하에 남은 마그마가 식는 과정에서 수축되고 갈라지면서 만들어진 화산암 기둥의 무리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주상절리는 제주 중문 대포해안 주상절리, 경주 양남 주상절리군, 포항 달전리 주상절리, 무등산 주상절리대 등이다. ‘포항 오도리 주상절리’는 수직 주상절리와 수평 주상절리가 혼합된 다양한 형태를 띤다. 이는 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형태다. 육안으로는 섬 3~4개로 나눠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주상절리 방향과 모양이 서로 연결됐고 단절면이 없는 점으로 볼 때 하나의 주상절리로 추정된다. 특히, 포항 흥해 오도리 방파제에서 100여 m 떨어진 곳에 검은빛을 띤 섬 모양을 하고 있어 주변 푸른 바다와 어우러져 매우 아름답다. 문화재청은 ‘포항 오도리 주상절리’가 포항, 경주, 울산 지역 주상절리처럼 신생대 제3기 화산암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2300만 년 전부터 한반도에 붙어 있던 일본 열도가 떨어져 나가고 동해가 열리는 과정에서 다양한 화산 활동에 의해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학문적 연구나 교육 자료로서도 가치가 높다. 문화재청은 “마그마가 냉각되면서 다양한 형태와 크기, 여러 방향의 주상절리가 형성되는 과정을 보여줘 지질학적으로나 교육 자료로서도 가치가 높다”며 “육지로부터 근거리에 위치한 하나의 섬에 집약적으로 나타나는 주상절리가 바다와 함께 어우러져 경관적으로도 우수하며, 보존상태도 좋다”고 평가했다. 문화재청은 30일간 예고기간 동안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자연유산 천연기념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또 체계적인 보존관리를 위한 학술조사도 실시할 계획이다.
  • 남이섬서 2주간 주말 버스킹 축제

    강원 춘천시 남이섬에서 오는 10일부터 2주간 매주 주말(토·일요일) 청춘 뮤지션들이 꿈과 열정을 노래하는 ‘어쿠스틱 청춘 페스티벌’이 열린다. 이 축제는 재단법인 노래의섬이 2015년 ‘모여라 버스커-릴레이 숲속 콘서트’로 시작한 이후 이름을 바꿔 열고 있는 버스킹 축제다. 올해 축제의 부제는 ‘우리 모두가 청춘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청바지: 청춘은 바로 지금부터’다.
  • 1004섬 신안, 24개의 ‘꿈’ 입혀 세계 최대 섬 국가정원 만든다

    1004섬 신안, 24개의 ‘꿈’ 입혀 세계 최대 섬 국가정원 만든다

    “신안의 보물 1004섬을 아름다운 정원과 숲이 울창한 섬, 꽃이 만발한 섬으로 조성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정원을 만들겠습니다. 모든 사람이 꼭 한번 가 보고 싶어 하는 아름다운 섬 정원을 만들어 함께 행복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전남 신안군이 1004개 섬에 저마다 꿈을 입히고 있다. 신안군은 먼저 섬마다 스토리와 특색을 살려 24개 섬에 테마정원을 만들어 바다 위 정원인 섬 국가정원을 조성한다는 청사진을 마련했다. 섬마다 신안만의 특색을 살린 1섬 1뮤지엄 사업을 펼쳐 섬에도 문화 예술이 꽃피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신안군은 이를 통해 주민들 삶의 질 향상과 지역 관광 활성화를 이끌어 낼 계획이라고 6일 밝혔다. 세계 최대 섬 국가정원의 기반이 될 신안군의 1섬 1테마정원은 퍼플섬에서 시작된다. 퍼플섬은 5월이면 섬 전체가 보라색 라벤더꽃 빛으로 물든다. 보라색 테마섬으로 마을 지붕부터 도로와 식당, 그릇까지 섬 전체가 보랏빛으로 물든 3개의 섬을 걸어서 여행할 수 있는 이색 명소다. 2021년 유엔 세계 최우수 관광마을로 선정됐고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 관광의 별로 뽑았다. 140여명의 주민이 사는 이 작은 섬에 지난해 40여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갔다. 수국과 팽나무의 섬 도초도는 6월 말이면 수국이 절정을 이룬다. 5만여평에 이르는 수국공원에 산수국과 나무수국 등 이국적인 수국 40만 그루가 만발한다. 수국정원과 연결된 팽나무 10리 길도 700여 그루에 이르는 아름드리 팽나무가 끝없이 펼쳐져 환상의 정원을 이룬다. 지난해에만 13만명의 관광객이 찾았다. 맨드라미의 섬 병풍도에는 11㏊에 달하는 맨드라미공원이 조성됐다. 10월이면 축제가 열려 다양한 모양과 형형색색의 맨드라미를 볼 수 있다. 섬 속의 섬 병풍도를 찾는 관광객도 연간 5만여명에 이른다.수선화의 섬 선도는 봄이 오면 노란 물감을 뿌려 놓은 듯한 동화 속 마을이 된다. 신안군 색채 마케팅의 선두 주자로 100여종 200만 포기의 수선화가 10㏊의 꽃밭에서 장관을 이룬다. 12사도의 섬으로 불리는 기점 소악도는 다섯 개의 작은 섬이 바닷물이 빠질 때만 오갈 수 있는 노두길로 연결된다. 1㎞마다 12사도의 이름을 딴 예배당 12개를 지었다. 여기에 튤립과 홍매화축제가 펼쳐지는 임자도와 목련정원의 자은도 등 11개의 테마정원이 조성돼 지난해 178만명의 관광객이 신안을 찾았다. ●10월 4일 ‘정원의 날’ 지정 신안군은 현재 지도의 라일락 테마정원과 하의도의 인동초·하귤 정원 등 7개의 테마정원을 조성하고 있고 6개의 테마정원을 더 추진할 예정이다. 모두 24개의 다양한 테마섬을 조성해 사계절 꽃이 피는 세계 최대 섬 국가정원을 만들 계획이다. 신안군은 1004섬 신안을 상징하는 10월 4일을 정원의 날로 지정해 국가정원 지정의 의지를 다진다.올해까지 1200억원을 들여 섬마다 미술관과 박물관을 짓는 1섬 1뮤지엄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자은도에서는 수석 300여점을 전시한 1004섬 수석미술관을 만날 수 있다. 바로 옆 조개박물관에서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이자 갯벌습지보호지역인 깨끗한 바다와 갯벌, 모래 등에 서식하는 화려한 조개와 고둥들을 만날 수 있다. 저녁노을이 빼어난 압해도에는 우암 박용규 화백의 대표작들을 만날 수 있는 저녁노을미술관이 건립됐다. 철새들의 고향으로 불리는 흑산도에는 철새박물관과 새공예박물관이 들어섰다. 새공예박물관은 군청 직원들이 20여개국에서 수집한 700여점의 다양한 공예품들로 채워졌다. ●하의도에 동아시아 인권평화미술관 이 밖에 증도의 신안갯벌박물관과 안좌도의 세계화석광물박물관, 하의도 야외조각미술관 등 각 섬이 가진 자연환경에 스토리를 입힌 독특한 미술관과 박물관들이 신안의 가치를 높이고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15개 뮤지엄이 완공됐고 10개를 더 건립할 계획인데 국내외 거장들이 대거 참여한다. 안좌도에서는 9월쯤 개관할 물에 뜨는 미술관 플로팅뮤지엄 건립 공사가 한창이다. 일본 나오시마 예술의 섬에 이누지마의 제련소를 설계한 야나기 유키노리가 참여했다. 현대 미술의 최고 거장으로 손꼽히는 영국의 건축가 앤터니 곰리도 연말 준공 예정인 비금도 해변 바다미술관 건립에 참여했다. 썰물 때 모습을 드러내고 밀물 때는 잠긴다. 덴마크의 올라퍼 엘리아슨은 수국을 형상화한 대지의 미술관을 실시 설계 중이다. 자은도의 인피니티 뮤지엄은 스위스 건축가 마리오 보타와 세계적인 조각가 박은선이 설계작업 중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인권과 평화의 정신을 살린 하의도 동아시아 인권평화미술관은 재야 작가 홍성담이 고향 신의도에 추진한다. 문화인프라가 열악한 섬 지역에 예술의 옷을 입혀 섬의 가치를 높이고 재조명하는 신안군의 야심 찬 프로젝트 1섬 1뮤지엄 사업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 “신안의 바다·바람을 희망으로… 주민 복지 더 알차게”

    “신안의 바다·바람을 희망으로… 주민 복지 더 알차게”

    “인구소멸 고위험 지역 1위에 전국 최하위권을 맴도는 재정자립도가 전남 신안의 현주소입니다. 여객선 운항 통제는 연평균 115일, 뱃길까지 험난해 서울에서 가장 먼 지역입니다. 이제는 신안에 족쇄를 채웠던 바다와 바람, 햇볕이 소득이 되고 희망이 샘솟는 신안을 만들 것입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열악한 1004섬 주민의 복지 향상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신안군의 핵심 정책으로 삼고 남이 가지 않은 길을 쉼 없이 재촉해 왔다고 밝혔다. 박 군수는 먼저 “친환경 농업과 수산자원을 고소득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며 “이를 위해 지난해 준공된 농산물가공센터를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올해 말 완공되는 8㏊ 규모의 바나나 재배 온실과 지역 특화 임대형 스마트팜 조성사업을 통해 미래 농업을 이끌 청년 농업인 육성과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박 군수는 “노동력이 적게 들고 일반 굴보다 10배 이상의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친환경 개체 굴 양식산업을 특화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개체 굴 양식학교를 통해 전문 인력을 육성하고 300만평 규모의 개체 굴 바다목장을 만들어 어민들에게 분양해 고소득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 양식산업의 안정적인 소득 증대를 위해 기자재와 종자 구입비를 지원하고 육상 채묘 및 냉동망 시설 사업을 지속 추진해 김 양식산업을 강화하겠다”는 방안도 내놨다. 이와 함께 2019년 전국 최초로 추진한 ‘청년이 돌아오는 어선 임대사업’을 확대해 40여척을 추가하는 등 청년 어업인들에게 어업기반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군수는 “친환경 에너지사업을 통한 주민 기본소득 확대를 통해 2024년까지 군민 40%가 에너지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4인 가족 기본소득으로 월 200만원을 지급하며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 배당금 지급지역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섬 지역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맞춤형 교통 복지 정책에도 집중한다. 박 군수는 “여객선 공영제를 확대하고 작은 섬들을 운항하는 행정선과 도선 운영으로 섬 주민들의 접근성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그는 “섬 주민들의 여객선 운임 지원 등도 지속 추진해 섬 주민들도 ‘가고 싶을 때 가고 오고 싶을 때 올 수 있는’ 살고 싶은 신안, 세계 속의 유일한 신안을 만들어 가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 또 우회전 날벼락… 교통섬은 사고섬?

    또 우회전 날벼락… 교통섬은 사고섬?

    “교통섬을 없애 주세요.” 최근 서울 마포구의 한 교차로에 설치된 교통섬을 없애 달라는 민원이 제기됐다. 마포문화재단 앞 교차로 중간에 위치한 교통섬이 보행자 안전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사고 위험을 키우고 있다는 취지의 민원이었다. 이곳 주변에는 아파트 단지와 고등학교가 있어 평소에도 교통량이 상당하고 통행하는 학생과 주민들이 많다. 마포구는 마포경찰서와 대책을 논의한 뒤 교통섬을 없애는 대신, 우회전 신호등이 포함된 교통 신호기 2대를 설치하기로 하고 5일 공사를 시작했다. 전날 이곳에서 만난 주민 정민지씨는 “신호등이 없어서 건널목을 건널 때 더 좌우를 살피게 된다”고 말했다. 인근 아파트 주민 김호중씨도 “교통섬을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면서 “차들이 저 앞에서 멈추는 걸 잘 못 봤다”고 투덜거렸다. 도심 교차로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교통섬이 오히려 교통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2일에도 경기 수원의 한 교통섬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기다리던 50대 여성이 우회전하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교통섬은 보행자의 안전을 확보하면서도 차량이 교차로를 지나지 않고 우회전할 수 있게 분리해 차량 소통을 원활하게 한다는 장점이 있다. 교통섬은 1988년 정부가 교통체계 관리사업을 시행하면서 전국적으로 도입됐다. 임채홍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교통섬이 교차로 신호 주기를 줄여 준다”면서 “보행자가 교통섬에서 신호 대기를 하는 동안 차량이 지날 수 있다. 교통도 수월하게 하고, 연료 소비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차량이 속도를 줄이지 않고 우회전하면서 보행자와 충돌하는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일부 교통섬에선 지하철 출입구, 가로수 등으로 인해 운전자의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충돌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교통섬 주변에 안전시설이 미흡하게 설치된 점도 사고 발생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공단이 지난해 11월 전국 34개 교차로를 대상으로 우회전할 때 횡단보도 앞 일시정지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교통섬이 있을 때 일시정지 비율은 31.7%에 그쳤다. 일반적인 교차로에서 우회전 때 일시정지 비율인 47.6%에 비해 15.9% 포인트 낮았다. 경찰청 관계자는 “교통섬으로 보행하는 경우에도 도로교통법상 보행자 보호 의무가 모두 적용된다”면서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와 마찬가지로 보행자가 건너려고 하거나, 건널 때 우회전하는 차는 일시정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사고 발생 위험이 큰 지역에서는 교통섬을 없애거나 교통 신호기를 설치하는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김정화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보행자가 많거나 걷는 속도가 느린 고령의 보행자가 횡단할 때 우회전 차로에 대기 행렬이 발생한다”면서 “좁은 폭으로 회전해야 하기 때문에 운전 능력이 떨어진 고령의 운전자에게도 부담이 된다”고 주장했다.
  • 반복되는 우회전 사고…문제는 ‘교통섬’?

    반복되는 우회전 사고…문제는 ‘교통섬’?

    우회전 차량 일시정지 32% 불과보행자와 충돌로 사고 발생 빈번일부 운전자 시야 확보 안 되기도“고통섬 없애거나 신호기 설치를” “교통섬을 없애주세요.” 최근 서울 마포구의 한 교차로에 설치된 교통섬을 없애달라는 민원이 제기됐다. 마포문화재단 앞 교차로 중간에 위치한 교통섬이 보행자 안전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사고 위험을 키우고 있다는 취지의 민원이었다. 이곳 주변에는 아파트 단지와 고등학교가 있어 평소에도 교통량이 상당하고 통행하는 학생과 주민들이 많다. 마포구는 마포경찰서와 대책을 논의한 뒤 교통섬을 없애는 대신, 우회전 신호등이 포함된 교통 신호기 2대를 설치하기로 하고 5일 공사를 시작했다. 전날 이곳에서 만난 주민 정민지씨는 “신호등이 없어서 건널목을 건널 때 더 좌우를 살피게 된다”고 말했다. 인근 아파트 주민 김호중씨도 “교통섬을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면서 “차들이 저 앞에서 멈추는 걸 잘 못 봤다”고 투덜거렸다. 도심 교차로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교통섬이 오히려 교통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2일에도 경기 수원의 한 교통섬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기다리던 50대 여성이 우회전하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교통섬은 보행자의 안전을 확보하면서도 차량이 교차로를 지나지 않고 우회전할 수 있게 분리해 차량 소통을 원활하게 한다는 장점이 있다. 교통섬은 1988년 정부가 교통체계 관리사업을 시행하면서 전국적으로 도입됐다. 임채홍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교통섬이 교차로 신호 주기를 줄여준다”면서 “보행자가 교통섬에서 신호 대기를 하는 동안 차량이 지날 수 있다. 교통도 수월하게 하고, 연료 소비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차량이 속도를 줄이지 않고 우회전하면서 보행자와 충돌하는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일부 교통섬에선 지하철 출입구, 가로수 등으로 인해 운전자의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충돌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교통섬 주변에 안전시설이 미흡하게 설치된 점도 사고 발생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공단이 지난해 11월 전국 34개 교차로를 대상으로 우회전할 때 횡단보도 앞 일시정지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교통섬이 있을 때 일시정지 비율은 31.7%에 그쳤다. 일반적인 교차로에서 우회전 때 일시정지 비율인 47.6%에 비해 15.9% 포인트 낮았다. 경찰청 관계자는 “교통섬으로 보행하는 경우에도 도로교통법상 보행자 보호 의무가 모두 적용된다”면서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와 마찬가지로 보행자가 건너려고 하거나, 건널 때 우회전하는 차는 일시정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사고 발생 위험이 큰 지역에서는 교통섬을 없애거나 교통 신호기를 설치하는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김정화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보행자가 많거나 걷는 속도가 느린 고령의 보행자가 횡단할 때 우회전 차로에 대기 행렬이 발생한다”면서 “좁은 폭으로 회전해야 하기 때문에 운전 능력이 떨어진 고령의 운전자에게도 부담이 된다”고 주장했다.
  • 서해안 작은 섬으로 떠나는 ‘힐링여행’…6월 가볼만한 경기도 섬 여행지 5곳 [투어노트]

    서해안 작은 섬으로 떠나는 ‘힐링여행’…6월 가볼만한 경기도 섬 여행지 5곳 [투어노트]

    서해안의 작은 섬들은 복잡한 일상을 떠나 고즈넉한 바다와 함께 할 수 있는 '힐링 여행지'다. 밀물과 썰물에 따라 변하는 서해 바다와 끝없이 펼쳐진 갯벌의 시원스런 풍경을 감상하며 특별한 휴식을 즐길 수 있다.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섬마을 사람들의 이야기와 문화도 만날 수 있다.  경기관광공사는 ‘6월 가볼만한 여행지’로 바다 위에 점점이 펼쳐져 있는 아름다운 서해안의 작은섬 5곳을 추천했다. 이번에 추천된 작은 섬은 제부도, 국화도, 입파도, 풍도, 육도 등 크기와 지형에 따라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곳으로 잠시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곳이다. 초여름이 시작되는 6월에는 삶의 활력을 느낄 수 있는 서해안의 작은 섬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자동차와 케이블카로 타고 떠나는 섬 ‘제부도’경기 화성시 서신면에 있는 제부도는 하루에 두 번 바닷물이 갈라져 자동차로 섬을 드나들 수 있는 섬이다. 해수욕장과 해안 데크로드, 워터워크 조망대, 서해랑 해상케이블카 등이 있어 가족 나들이는 물론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인기가 높다. 물때 정보를 미리 파악해 들어가면 편하게 섬을 여행할 수 있다. 음식문화 시범 거리가 조성되어 조개구이, 바지락 칼국수, 해물칼국수 등 다양한 음식과 관광을 한꺼번에 느껴볼 수 있다. 바닷길이 열리는 시간은 도보로 해안가 절경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으며, 일몰이 아름다워 사진가들의 방문도 많다. 제부도와 바다 건너 전곡항을 왕복하는 서해랑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시원스레 뻗은 바다의 풍경과 크고 작은 섬들을 내려볼 수 있다.서해랑 해상케이블카는 길이 2.12km의 국내 최장 해상케이블카다.  해안 데크길을 걸으며 힐링하는 해맞이, 해넘이 명소 ‘국화도’경기 화성시 우정읍에 속한 국화도는 궁평항에서 운행되는 여객선(평일 3회, 주말 4회)을 타면 40여분 거리에 있다. 국화도는 일몰과 일출을 동시에 볼 수 있는 해맞이, 해넘이 명소로 알려져 있다. 국화도 선착장에 내리면 펜션, 음식점, 주택이 밀집된 어촌 마을이 눈에 들어온다. 여유 있게 3시간 가량이면 섬 일주를 할 수 있다. 마을 뒷산에 오르면 도지섬으로 향하는 숲속 둘레길이 나온다. 국화도를 제대로 즐길 수 있도록 해안선을 따라 데크길도 마련되어 있다. 모래, 자갈, 바위가 뒤섞인 국화도 해안선은 부드러운 백사장이 일반적인 해안가보다 독특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기암괴석 홍암(紅岩)을 만날 수 있는 ‘입파도’‘서서 파도를 맞는다’는 의미를 담은 입파도는 다양한 기암괴석들이 많아 신비한 느낌을 준다. 희귀식물과 철새들의 서식지로 생태계가 살아있는 섬으로 조용하게 섬의 고즈넉함을 즐기려는 여행객들이 찾는 섬이다. 선착장 인근 방파제에서는 낚시와 보트체험을 할 수 있으며, 입파도 홍암(紅岩)은 화성8경 중 하나로 선정돼 있다. 경기 화성시 우정읍에 속한 입파도는 궁평항에서 운행되는 여객선(평일 3회, 주말 4회)를 타면 1시간 거리에 있다. 선착장에서 섬 정상부로 700m 오르면 2007년 12월 처음 점등한 입파도 등대를 만날 수 있다. 가파른 오르막을 걸어야 입파도 등대에 도달할 수 있는데 정상부에 오를수록 새로운 풍경들이 만들어져 걷는 재미가 있다.  사진가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야생화의 낙원 ‘풍도’경기 안산시 단원구 대부도 방아머리선착장에서 1시간 30분이면 도착하는 풍도는 사진가와 낚시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섬이다. 섬 곳곳에는 신비한 생명을 발산하는 야생화가 펼쳐져 있고, 어족자원이 풍부해 사시사철 주말이면 사진가와 낚시인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풍도 북쪽 해안가의 채석장 인근은 시야가 탁 트인 야트막한 구릉지대로 백패킹을 위해 찾은 방문객들이 텐트를 치고 야영하는 장소로 인기가 많다. 섬 일주를 하는 트레킹 코스는 선착장에서 풍도발전소 방향으로 올라가 후망산해마루에서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채석장 방향으로 내려가면 북배등대로 이어진다.  소박한 섬사람들의 일상을 담은 ‘육도’육도는 하루 1회 여객선이 운항해 여행하려면 최소 1박2일 일정을 잡아야 한다. 섬을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백패킹과 낚시 그리고 조용한 휴식을 위해 찾는다. 섬은 면적이 0.13㎢, 섬 둘레가 3.0㎞, 섬의 최고봉이 68m로 크지 않아 천천히 둘러보아도 1~2시간이면 전체를 돌아볼 수 있다. 대부도 방아머리선착장에서 육도행 여객선을 이용하면 1시간 30분~2시간 걸린다. 바닷물이 빠진 마을 앞 갯벌에서 바지락잡이로 하루를 시작하는 주민들의 풍경이 이채로운 어촌의 모습을 체험할 수 있게 해준다. 
  • 신안 도초도 ‘환상의 정원’ 산림청, 모범도시숲 인증

    신안 도초도 ‘환상의 정원’ 산림청, 모범도시숲 인증

    전남 신안 도초도의 ‘환상의 정원’이 지난해 산림청에서 처음 시행한 ‘모범 도시 숲’ 가로수 부문 인증을 받았다. 지난 2022년 처음 시행된 ‘모범 도시 숲’은 「도시 숲 등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모범적으로 조성 관리되고 있는 도시 숲 등을 산림청장이 인증하는 제도다. 도초도 팽나무 10리 길로도 불리는 ‘환상의 정원’은 700여 그루에 이르는 아름드리 팽나무가 펼쳐져 있다. 수종 선정부터 식재와 사후 관리는 물론 수국 축제 등 다양한 연계 행사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모범 도시 숲으로 선정됐다. 오는 6월 16일부터 25일까지 10일간 ‘배로 가는 섬 수국축제’가 펼쳐지는 환상의 정원은 한국기록원으로부터 지방자치단체 단위 면적 당 전국 최다의 수국 식재 인증을 받았다. 풍성하고 다양한 수국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섬 지역 곳곳에 1섬 1테마정원과 1섬 1뮤지엄 사업을 조성하고 모범도시숲을 지속적으로 확충해 많은 관광객이 찾는 1004섬 신안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삶의 끝 누군가 위해 나눌 수 있다면”…5명 살리고 떠난 70대

    “삶의 끝 누군가 위해 나눌 수 있다면”…5명 살리고 떠난 70대

    삶의 끝에 나눔을 실천하고자 했던 70대 남성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5명에 새 생명을 주고 세상을 떠났다. 5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장영만(75)씨는 지난 4월 27일 시장에 장을 보러 나갔다가 쓰러져 병원에 이송돼 치료받았으나 뇌사상태에 빠졌다. 장씨는 지난달 16일 인하대학교 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신장(좌·우), 간장, 안구(좌·우)를 기증해 5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났다. 전남 진도군의 시골 섬마을에서 태어난 장씨는 어린 나이에 도시로 상경해 목수 일을 배워 가구점을 차렸다. 그는 나이가 들어 은퇴할 때까지 가족을 위해 성실히 일한 가정적인 사람이었다. 장씨는 평소 남에게 나누고 베푸는 것을 좋아했다. 생전 그는 삶의 끝에 누군가를 위해 나눌 수 있는 것을 찾다가 기증을 알게 됐다. 원래는 장기기증을 하고 싶었으나 나이 60세가 넘으면 할 수 없는 것으로 알고 나이가 들어도 할 수 있다는 시신 기증을 신청했다. 유족은 뇌사 추정 상태에서 의료진과 상담하는 과정에서 나이와 상관없이 장기기증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고, 장씨의 뜻을 존중해 기증을 결심했다. 장씨는 평소 “마지막 가는 길에 작게나마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이야기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들 장호씨는 “아버지, 사랑한다는 말 많이 못 한 게 죄송해요. 아버지가 원하는 대로 5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나셨으니 하늘에서도 편히 잘 쉬세요. 사랑합니다”라며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가족을 위해 평생 성실하게 살다가 마지막 순간에 남을 위해 모든 것을 베풀고 가신 기증자 장영만님께 감사드린다”면서 “이런 따뜻한 나눔이 오랜 세월 고통받고 있는 이식대기자에게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이용한의 절묘(猫)한 순간들] 노랑노랑 꽃밭을 건너/고양이 작가

    [이용한의 절묘(猫)한 순간들] 노랑노랑 꽃밭을 건너/고양이 작가

    고양이 한 마리가 노란색으로 뒤덮인 꽃밭을 건너온다. 한동안 방파제에 앉아 바다를 구경하고 있던 고등어 녀석이다. 바닷가에 펼쳐진 노랑노랑한 꽃밭은 웬만한 학교 운동장 규모에 가까웠다. 무슨 꽃인지 궁금해 포털사이트 꽃 검색을 해 봐도 찾을 수가 없다. 나도 고양이 섬에 와서 처음 만나는 생소한 꽃이었다. 누군가 일부러 조성한 꽃밭임에는 분명했다. 고양이 사진을 찍으면서 이런 풍경을 만나는 건 엄청난 행운이 아닐 수 없다. 드넓게 펼쳐진 노랑 꽃밭도 그림인데, 그 그림 속을 고양이가 한 발 한 발 걸어서 나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노랑 꽃밭 가장자리에 쪼그려 앉아 나는 숨을 죽이며 꽃밭을 건너오는 고양이에 집중했다. 그리고 녀석이 꽃밭을 3분의2쯤 건너왔을 무렵이었다. 어디서 갑자기 나타났는지 삼색이와 젖소냥이, 또 다른 고등어(약간 늙어 보이는) 한 마리가 꽃밭으로 불쑥 들어섰다. 연령대와 생김새가 제각각인 것으로 보아 가족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어쩌면 이 녀석들은 저쪽에서 꽃밭을 건너오는 고등어를 마중 나왔는지도 모른다. 뒤늦게 출현한 세 마리 고양이와 꽃밭을 건너온 고등어는 노랑꽃이 듬성듬성한 가장자리에서 만나 서로 코인사를 나누었다. 삼색이와 고등어는 서로 인연이 깊은지 제법 오래 꽃밭에서 수다도 떨었다. 꽃밭에 둘러앉아 서로의 안부를 묻는 고양이들. 고양이 언어 번역기로 녀석들이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지 듣고 싶었지만, 젖소냥이와 늙은 고등어가 흥을 깼다.두 녀석이 갑자기 꽃밭에서 우다다를 선보인 것이다. 사실 이건 사진을 찍는 찍사의 관점이고, 분위기는 늙은 고등어가 젖소냥이를 추격하는 양상이었다. 난데없이 노랑 꽃밭에서 추격전이 벌어진 셈이다. 서로 담소를 나누던 중 누군가가 누군가의 심기를 건드린 게 아닌지 모르겠다. 그나저나 이 그늘도 없는 꽃밭에 고양이들이 이렇게 북적이는 이유는 무얼까. 궁금증은 얼마 지나지 않아 풀렸다. 누가 부른 것도 아닌데, 꽃밭에 있던 네 마리의 고양이가 일제히 골목길로 들어섰다. 바닷가 쪽에서 올라온 세 마리 고양이도 이들 무리를 뒤따랐다. 당연히 나도 그들의 뒤를 따랐다. 고양이 무리가 도착한 곳은 꽃밭에서 기껏해야 20m쯤 떨어진 구멍가게 앞이었다. 진즉에 가게 앞에 머물고 있던 고양이까지 합쳐 여남은 마리 고양이가 구멍가게 앞에 앉아 무언가를 기다리는 거였다. 잠시 후 가게 문이 드르륵 열리더니 할머니 한 분이 사료를 한가득 가지고 나오셨다. 그러고는 군데군데 사료 그릇에 부어 주었다. 그렇다. 이 구멍가게는 고양이 섬의 유일한 가게이자 고양이 밀도가 가장 높은 급식소였다. 고양이들은 세 그룹 정도로 나뉘어 질서정연하게 식사를 했다. 그러니까 아까 노랑 꽃밭을 건너온 고등어 녀석도 최종 목적지는 바로 이곳이었던 셈이다. “노랑노랑 꽃밭을 건너면 할머니 손맛이 끝내주는 급식소가 나와요.” 이곳의 모든 고양이가 알고 있는 사실을 나만 몰랐던 거다.
  • “‘워케이션의 성지’ 된 제주… 수소·민간 우주산업으로 제2의 도약”[인구가 모든 것의 모든 것이다]

    “‘워케이션의 성지’ 된 제주… 수소·민간 우주산업으로 제2의 도약”[인구가 모든 것의 모든 것이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특별한 자연환경에 잘 결합된 도시적 요소’를 제주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았다. “그것이 제주를 ‘워케이션’의 성지로 만들어, 원하는 곳에서 일과 휴식을 병행하기 원하는 기업과 젊은 세대를 유인하는 원동력이 되었다”는 것이다. 기업과 젊은 세대의 유입 방안을 모색하는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에 큰 시사점이 될 만했다. 다음은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 제주특별자치도 중앙협력본부에서 서울신문과 가진 오 지사의 일문일답.-인구 문제만 놓고 보면 ‘지방 소멸’ 문제가 제주에는 해당하지 않는 것 같다. “현재 제주 인구는 69만 8000여명 수준인데 74만명까지는 성장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좋은 대학이나 일자리를 찾으러 섬을 빠져나가는 10~20대를 빼고는 유입이 많다는 얘기다.” -다른 지자체들이 크게 부러워할 얘기다. 비결이랄 게 있을까. “젊은이들은 도시 문화를 좋아하고 그에 대한 지향점도 확고하다. 20~30대가 제주를 좋아하는 것도 알고 보면 도시적 요소가 강하기 때문이다. 좋은 식당과 호텔, 좋은 음식, 놀잇거리, 레저 등 도시에서 누릴 수 있는 것들이 제주에 있다. 젊은이들은 스마트폰을 달고 살기 때문에 모든 것을 바로바로 비교한다. 지난 1~4월 고향사랑기부금 접수현황을 분석해 보니 수도권 30대가 제주에 가장 많이 기부했다. 관광객 재방문 횟수만 봐도 30대는 3~4회였다. 제주의 풍경을 사진에 담고 맛집 투어를 하고 올레길을 걷고 인증샷을 올리는 게 MZ세대의 라이프 스타일이 돼버렸다. MZ세대들이 좋아하는 게 뭘까 빨리 찾아내고 뒷받침해 줘야 한다.” -특별히 기울인 노력이 있었다면. “행정 지원에 힘입은 바가 크다.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이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6차례에 걸쳐 개정됐고, 이 과정에서 분권 모델을 완성해 4600여 건의 특례를 가져왔다. 개발사업 인허가 기간이 22개월에서 8~9개월로 단축되는 등 행정 효율성이 높아졌다. 지방에 권한을 줘야 특색 있는 정책을 개발할 수 있다. 외지인들의 이질적 문화가 잘 이식된 것도 중요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제주에 내려와 터를 잡고 카페를 열고 공유 숙박을 운영하면서 토박이들은 미처 알지 못했던 제주의 매력을 찾아내고 형성해 갔다. 지금은 제주도 토박이들의 배타성이 많이 완화됐는데, 2000~2010년 초기 이주민들이 추가 유입과 발전을 꺼리는 상황이 됐다. 이런 것들을 잘 조화시키는 것이 앞으로 중요한 과제이다.” -제주로 이전하는 기업들도 많아지고 있다. “2010년대부터 시작된 현상인데, 더 나아가 코로나19 시대에는 일과 휴식을 병행할 수 있는 ‘워케이션’의 성지로 제주가 부각됐다. 재택근무가 문화로 형성되며 ‘한 달 살기’를 하면서 일도 병행하는 워케이션이 크게 확산됐다. 결국 본사 이전으로까지 이어지게 유도하려 한다. 고급 관광지로서 부가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이다.” -그렇다면, 제주는 고민할 게 없는 것 아닌가. “전체적으로 감소 지역은 아니나 일부 읍면 지역은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도 2914만원으로 전국 평균(3739만원)보다 낮다. 도민 평균 월급(307만원)도 전국 하위권이다. 1차 산업 비중이 10.8%인데 제조업 비중은 4%가 되지 않을 정도로 낮다. 면세점이나 카지노, 고급 숙박업소 등 관광 서비스에 의존해 전체 민생 경제로 가기에는 구조가 취약하다. 제조업 비중을 10% 가까이로 늘려야 한다. 본질적으로 대학 진학이나 일자리 때문에 제주를 떠나려는 젊은이들을 붙잡을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한다.” -방법이 있을까. “결국 좋은 대학을 유치하고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게 인구의 유출을 막고 증가율도 높일 수 있는 방책이다. 또 이를 위해 기업 하기 좋은 제주, 아이 키우기 좋은 제주도를 만들려 하고 있다. 지방정부가 형편에 맞는 정책을 세울 수 있게 해야 한다. 현재 8세 미만 대상으로 아동수당을 지급하고 있지만, 실제 부모 입장에선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 돈이 많이 들어간다. 전국 최초로 8세부터 10세 미만 모든 아동에게 아동건강체험활동비로 매달 5만원씩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의료 인프라 확충을 위해 상급종합병원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응급헬기를 도입하는 등 응급환자 수송 시스템을 갖췄다. 한라산에서 등산객이 심정지 상태로 쓰러질 경우 5~7분이면 도착할 정도로 개선되고 있다.” -일자리 정책은. “제조업 비중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가 관건이다. 예전에는 제주의 수출 품목 1위가 광어였는데 지금은 반도체(반도체 설계 회사)다. 굴뚝 없는 산업이라 청정 제주의 가치를 지키면서 육성할 수 있다. 자생력 있는 기업들, 상장기업을 육성·유치해 양질의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제주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19.1%인데 사흘에 한 번꼴로 출력 제어를 할 정도로 전기가 남는다. 분산에너지특구 지정 계획이 수립돼 있어 전기를 시장에 내다팔 수 있게 된다. 또 다른 성장동력으로 ‘그린수소 산업 생태계’ 조성에 나서 그린수소 중심의 에너지 대전환 정책을 추진 중이다. 3㎿(메가와트)급 수소 생산 시설이 곧 가동되면 국내 1호 그린수소 충전소를 운영하고 수소 버스도 운행할 예정이다. 2025년까지 12.5㎿급의 아시아 최대 그린수소 생산설비도 구축 예정으로, 장기적으로 에너지원 자체를 수소로 전면적으로 바꿔나갈 것이다. 이 밖에 제주형 도심항공교통(UAM)사업, 민간 우주사업 등 신사업 분야를 제주에 유치하려 한다.” -제주도에서 민간 우주사업까지 한다는 것인가. “군사시설이 거의 없어 비행금지구역이 최소화된다는 점에서 제주도는 최적의 입지다. 국내에서 적도에 가장 가까워 위성을 가장 단시간에 쏘아올릴 수 있다. 미국이 민간 우주산업 위주로 전환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간에서 소형 발사체를 쏘아올리기에는 제주가 가장 좋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컨텍, 아이옵스 등 민간기업들이 제주로 와서 우주 개척을 시도하고 있고, 국가위성통합운영센터가 구축돼 민간 우주기업은 제주로 올 수밖에 없다.” -제주는 홀로 발전하는가. “그렇지 않다. 우주센터가 있는 전남 고흥군이 가깝고 2025년부터 상용화가 목표인 도심항공교통을 활용하면 고흥을 20분에 오갈 수 있다. 그 다음에 경남 사천시에 우주항공청이 들어서면 제주, 고흥, 사천을 연결하는 일종의 ‘트라이앵글’을 만들 수가 있다. 관광도 활성화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 볼 때 경남과 전남의 중심지와 제주를 아우르는 ‘남부 클러스터’를 구축해 영호남과의 동시 발전을 추진해야 한다. 제주는 대한민국의 변방이지만 태평양과 세계로 뻗어나가는 전진기지다. 다른 이웃 도시들과 연대하고 협력하며 공동의 번영을 누리기 위한 전략을 잘 세우고 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 오영훈 “워케이션의 성지된 제주…수소·민간 우주산업으로 제2의 도약”

    오영훈 “워케이션의 성지된 제주…수소·민간 우주산업으로 제2의 도약”

    오영훈 제주지사는 ‘특별한 자연 환경에 잘 결합된 도시적 요소’를 제주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았다. “그것이 제주를 ‘워케이션’의 성지로 만들어, 원하는 곳에서 일과 휴식을 병행하기를 원하는 기업과 젊은 세대를 유인하는 원동력이 되었다”는 것이다. 기업과 젊은 세대의 유입 방안을 모색하는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에게 큰 시사점이 될 만했다. 다음은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 제주특별자치도 중앙협력본부에서 서울신문과 가진 오 지사와의 일문일답. 인구 문제만 놓고 보면 ‘지방 소멸’ 문제가 제주에는 해당하지 않는 것 같다. “현재 제주 인구는 69만 8000여명 수준인데 74만명까지는 성장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좋은 대학이나 일자리를 찾으러 섬을 빠져나가는 10~20대를 빼고는 유입이 많다는 얘기다. 다른 지자체들이 크게 부러워할 얘기다. 비결이랄 게 있을까. “젊은이들은 도시 문화를 좋아하고 그에 대한 지향점도 확고하다. 20~30대가 제주를 좋아하는 것도 알고 보면 도시적 요소가 강하기 때문이다. 좋은 식당과 호텔, 좋은 음식, 놀잇거리, 레저 등 도시에서 누릴 수 있는 것들이 제주에 있다. 젋은 이들은 스마트폰을 달고 살기 때문에 모든 것을 바로바로 비교한다. 지난 1월~4월 고향사랑기부금 접수현황을 분석해보니 수도권 30대가 제주에 가장 많이 기부했다. 관광객 재방문 횟수만 봐도 30대는 3~4회였다. 제주의 풍경을 사진에 담고, 맛집 투어를 하고 올레길을 걷고 인증샷을 올리는 게 MZ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이 돼버렸다. MZ세대들이 좋아하는 게 뭘까 빨리 찾아내고 뒷받침해줘야 한다.” 특별히 기울인 노력이 있었다면. “행정 지원에 힘입은 바가 크다.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이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6차례에 걸쳐 개정됐고, 이 과정에서 분권 모델을 완성해 4600여 건의 특례를 가져왔다. 개발사업 인허가 기간이 22개월에서 8~9개월로 단축되는 등 행정 효율성이 높아졌다. 지방에 권한을 줘야 특색있는 정책을 개발할 수 있다. 외지인들의 이질적 문화가 잘 이식된 것도 중요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제주에 내려와 터를 잡고 카페를 열고 공유 숙박을 운영하면서 토박이들은 미처 알지 못했던 제주의 매력을 찾아내고 형성해갔다. 지금은 제주도 토박이들은 배타성이 많이 완화됐는데, 2000년~2010년 초기 이주민들이 추가 유입과 발전을 꺼리는 상황이 됐다. 이런 것들을 잘 조화시키는 것이 앞으로 중요한 과제이다.” 제주로 이전하는 기업들도 많아지고 있다. “2010년대부터 시작된 현상인데, 더 나아가 코로나19 시대에는 일과 휴식을 병행할 수 있는 ‘워케이션’의 성지로 제주가 부각됐다. 재택근무가 문화로 형성되면서 ‘한 달 살기’를 하면서 일도 병행하는 위케이션이 크게 확산됐다. 결국 본사 이전으로까지 이어지게 유도하려 한다. 고급 관광지로서 부가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이다.” 그렇다면, 제주는 고민할 게 없는 것 아닌가. “전체적으로 감소지역은 아니나 일부 읍면 지역은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1인당 지역 내 총생산(GRDP)도 2914만원으로 전국평균(3739만원)보다 낮다. 도민 평균 월급(307만원)도 전국 하위권이다. 1차 산업 비중이 10.8%인데 제조업 비중은 4%가 되지 않을 정도로 낮다. 면세점이나 카지노, 고급 숙박업소 등 관광 서비스에 의존해 전체 민생 경제로 가기에는 구조가 취약하다. 제조업 비중을 10% 가까이로 늘려야 한다. 본질적으로 대학 진학이나 일자리 때문에 제주를 떠나려는 젊은이들을 붙잡을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한다. 방법이 있을까. “결국 좋은 대학을 유치하고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게 인구의 유출을 막고 증가율도 높일 수 있는 방책이다. 또 이를 위해 기업 하기 좋은 제주, 아이 키우기 좋은 제주도를 만들려 하고 있다. 지방정부가 형편에 맞는 정책을 세울 수 있게 해야 한다. 현재 8세 미만 대상으로 아동수당을 지급하고 있지만, 실제 부모 입장에선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 돈이 많이 들어간다. 전국 최초로 8세부터 10세 미만 모든 아동에게 아동건강체험활동비로 매달 5만원씩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의료 인프라 확충을 위해 상급종합병원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응급헬기를 도입하는 등 응급환자 수송 시스템을 갖췄다. 한라산에서 등산객이 심정지 상태로 쓰러지면 5~7분이면 도착할 정도로 개선이 되고 있다.” 일자리 정책은. “제조업 비중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가 관건이다. 예전에는 제주의 수출 품목 1위가 광어였는데 지금은 반도체(반도체 설계 회사)다. 굴뚝 없는 산업이라 청정 제주의 가치를 지키면서 육성할 수 있다. 자생력 있는 기업들, 상장기업을 육성·유치해 양질의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제주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19.1%인데 사흘에 한 번꼴로 출력 제어를 할 정도로 전기가 남는다. 제주가 분산 에너지 특구로 지정될 계획이 수립돼 있어 전기를 시장에 내다 팔 수 있게 된다. 또 다른 성장동력으로 ‘그린 수소 산업 생태계’ 조성에 나서 그린 수소 중심의 에너지 대전환 정책을 추진 중이다. 3㎿(메가와트)급 수소 생산 시설이 곧 가동되면 국내 1호 그린수소 충전소가 운영되고 수소 버스도 운행할 예정이다. 2025년까지 12.5㎿급의 아시아 최대 그린수소 생산설비도 구축 중으로 장기적으로 에너지원 자체를 수소로 전면적으로 바꿔나갈 것이다. 이밖에 제주형 도심항공교통(UAM)사업, 민간우주사업 등 신사업 분야를 제주에 유치하려 한다.” 제주도에서 민간 우주사업까지 한다는 것인가. “군사시설이 거의 없어 비행금지 구역이 최소화된다는 점에서 제주도는 최적의 입지다. 국내에서 적도에 가장 가까워 위성을 가장 단시간에 쏘아 올릴 수 있다. 미국이 민간 우주산업 위주로 전환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간에서 소형 발사체를 쏘아 올리기에는 제주가 가장 좋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컨텍, 아이옵스 등 민간기업들이 제주로 와서 우주 개척을 시도하고 있고, 국가위성통합운영센터가 구축돼 민간 우주기업은 제주로 올 수밖에 없다.” 제주는 홀로 발전하는가. “그렇지 않다. 우주센터가 있는 전남 고흥군이 가깝고 2025년부터 상용화가 목표인 도심항공교통(UAM)을 활용하면 고흥을 20분에 오갈 수 있다. 그 다음에 경남 사천시에 우주항공청이 들어서면 제주, 고흥, 사천을 연결하는 일종의 ‘트라이앵글’을 만들 수가 있다. 관광도 활성화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 볼 때 경남과 전남의 중심지와 제주를 아우르는 ‘남부 클러스터’를 구축해 영호남과의 동시 발전을 추진해야 한다. 제주는 대한민국의 변방이지만 태평양과 세계로 뻗어나가는 전진기지다. 다른 이웃 도시들과 연대하고 협력하며 공동의 번영을 누리기 위한 전략을 잘 세우고 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 “처와 차 통째로 바다에 빠트렸다”…‘보험살인’ ×?[전국부 사건창고]

    “처와 차 통째로 바다에 빠트렸다”…‘보험살인’ ×?[전국부 사건창고]

    “여기 차가 가라앉아요. 문도 안 열려요. (물이) 목까지 올라왔어요. 저 잠겨요.” 2018년 12월 31일 오후 10시 56분쯤. 전남 여수소방서 119에 다급한 여성의 구조 요청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신고자의 목소리는 4분여 만에 끊겼다. 결국 이 여성은 여수 금오도 선착장 앞 바다에서 침수된 차량과 함께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여성의 신원은 A(당시 47세)씨로 밝혀졌다. 여수 금오도는 아름다운 바다 풍광을 배경으로 해안가의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따라 조성된 18.5㎞의 벼랑길인 ‘명품 탐방로’로 유명하다. 남해안 끝자락의 작은 기암괴석이 신비로운 섬으로 알려져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그런데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속한 이 섬에서 ‘새해 해돋이를 보겠다’고 찾아온 재혼 부부가, 그것도 혼인 신고한지 20일밖에 안된 한 쌍이 왔다가 선착장에서 아내만 차에 갇혀 익사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아내 “저 물에 잠겨요”재혼 딱 3주만에 사고사‘남편이 차 밀었나’ 수사 여수해양경찰서는 사고 당시 현장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부터 분석했다. 그 결과 A씨가 탄 승용차가 바다에 추락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남편 박모(당시 50세)씨가 현장을 유유히 빠져나가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해경은 단순 차량 사고가 아닌 사건으로 보고 남편 박씨를 체포해 집중 추궁했다. 해경은 조사를 통해 보험설계사로 일하던 박씨는 단골식당 종업원이던 A씨와 가까워진 뒤부터 A씨를 대상으로 치밀한 범행 계획을 짜 벌인 것으로 결론을 냈다. 당시 박씨는 빚이 1억원이 넘어 ‘개인회생’을 신청한 상태에서 전처 사이에서 낳은 세 자녀에게 매달 200만원 안팎의 생활비를 보내야 했다. 이 과정에서 박씨는 유부녀인 A씨가 남편과 별거하려는 사실을 알았다. 박씨는 A씨 원룸 보증금까지 대신 내주면서 둘의 관계는 급속히 진전됐다. 범행 3주 전인 12월 초 A씨는 전 남편과 이혼신고를 끝냈고, 4일 뒤 박씨는 곧바로 A씨와 혼인신고를 마쳐 새 부부가 됐다. 해경이 박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한 결정적 이유는 A씨와 교제를 시작한 직후 A씨 명의로 6건의 보험 상품에 가입했기 때문이다. A씨가 사망하면 최대 12억 5000만원을 받을 수 있는 계약이었고, 보험 수익자를 박씨가 자기 앞으로 돌려놓은 상태였다. 박씨는 또 혼인신고 이튿날 자신의 자동차보험에 최대 5억원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손해보장 확대 특약까지 가입했다. 결국 A씨가 박씨 승용차와 함께 물에 빠져 숨질 경우 두 보험료 모두 박씨 앞으로 최대 17억 5000만원이 떨어지는 셈이었다. 박씨-‘빚 1억원’ ‘아내 보험 본인 수령’ -우체국 등 금고털이 전과뚜렷한 ‘보험살인’ 정황들 이런 조건을 완성한 박씨는 사건이 발생한 31일 오후 “해돋이를 보러 가자”며 아내 A씨를 자신의 승용차에 태워 금오도의 선착장으로 향했다. 날이 저물자 선착장 경사로에서 후진하던 박씨는 난간을 들이받은 뒤 “차 상태를 확인하겠다”면서 혼자 운전석에서 내렸다. 박씨는 차량 변속기를 중립(N)에 놓고 차량에서 빠져나왔고, 경사로에 있던 차량은 A씨를 태운 채 바다쪽로 굴러 내려가 물속으로 들어갔다. 해경과 검찰은 조사 과정에서 박씨의 흉한 전과를 발견했다. 2012년 12월 친구 사이인 경찰관 B 경사와 함께 여수산단 내 삼일우체국 금고에서 현금 5200만원을 털어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장본인이었던 것이다. 당시 박씨와 B경사는 1심에서 징역 4년과 7년을 선고받았다가 항소심에서 2년 6개월과 4년으로 감형됐다. 이들은 2005년 6월에도 여수시 미평동 모 은행 365코너 현금지급기 안에 든 현금 879만원을 훔친 전력도 있었다. 이에 검찰은 박씨가 보험금을 노리고 재혼 부인 A씨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광주지법 순천지원은 “박씨가 보험금 17억여원을 받을 수 있도록 보험 6개에 가입한 뒤 사고 3주 전 A씨와 결혼했다”며 “단순 사고가 아닌 거액의 보험금을 노리고 살해했다”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자신의 경제적 문제 해결을 위해 소중한 생명을 보험금 수령의 도구로 사용하고, 부인을 차가운 겨울 바다에 빠뜨려 익사시킨 점 등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며 ‘고의적 살인’이라고 명확히 판시했다. 반면 항소심을 진행한 광주고법은 ‘과실치사’만 유죄로 보고 금고 3년을 선고했다. 살인 혐의는 ‘증거가 없다’는 판단이다. 재판부는 “저절로 차가 굴러갈 수도 있는 곳이어서 박씨가 밀었다는 증거가 없다”며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만 인정했다. 현장검증 결과 지면이 기울어 기어가 중립인 경우 차 내부 움직임에 의해 바다 쪽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살인혐의’는 무죄라고 했다. 전 남편 사이에서 태어난 A씨의 아들은 2020년 6월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재혼 남편(박씨)의 계획 살인으로 희생된 어머니의 한을 풀어달라”는 글을 올렸다. 아들은 글에서 “17억 5000만원을 노린 여수 금오도 살인사건의 피해자 아들입니다. 이제는 두번 다시 보고싶어도 볼 수 없는 불쌍한 우리 엄마, 엄마가 해주신 따뜻한 밥 한끼가 너무도 그립습니다. 보고 싶습니다”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아들은 “어머니는 아버지와 가정불화로 별거 중 박씨를 만나 아버지와 이혼 후 재혼을 하고, 박씨와 해돋이를 보러 여수 금오도에 들어가 돌이킬 수 없는 참변을 당했다”고 원통함을 호소했다. 아들은 이어 “해경과 검찰이 사고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박씨가 거액의 보험을 가입하고 어머니 상품의 지정 수익자를 박씨 앞으로 하고, 박씨 보험은 동생 앞으로 돌려놓는 등 치밀하게 범행 계획을 세웠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아들은 “방파제에서 급한 일이 생겨 숙소로 돌아가려다 가드레일에 차가 부딪혀 초보운전자도 아닌 베테랑 아저씨가 기어를 중립에 두고 사이드 브레이크도 채우지 않고 혼자 차에서 내렸다”며 “더구나 추운 겨울날 뒷 좌석 창문까지 열어놓은(7㎝) 사실은 단순 사고가 아니라 계획적인 살인 사건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무기징역→금고3년(살인 무죄)민사 1심은 ‘살인 인정’박씨 보험료 청구 일단 ‘좌초’ 하지만 대법원은 2020년 9월 항소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A씨가 죽음에 이르게 된 과정까지의 정황이 남편 박씨의 살인으로 의심되더라도, 명백한 증거가 없다면 무죄로 봐야 한다는 형사재판의 엄격한 원칙에 따른 것이었다.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는 “숨진 부인이 사건 2개월 전 남편의 권유로 보험 계약을 새로 체결하고 사고 당시 기어가 중립 상태에 있었다는 점 등 의심스러운 사정은 있다”면서도 “남편이 승용차를 뒤에서 밀어 바다로 추락시켰음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직접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민사는 또 달랐다. 출소한 박씨가 숨진 아내 A씨 명의로 든 보험료 12억여원을 보험회사에 청구했다가 거부 당한 뒤 민사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에서 패소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2부는 지난해 12월 “민사재판은 형사재판의 결론에 구속되지 않고, 박씨에게 고의에 의한 살인이 인정된다”고 박씨의 청구 소송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우연히 이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인다”며 “혼인신고 직후 가족들에게 제대로 인사도 못한 시기에 박씨가 보험수익자를 본인으로 바꾸는 조치를 우선 취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고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흉악 범죄가 급증합니다. 사건은 사회의 거울입니다. 우리 사회와 공동체가 그 만큼 병들어 있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사건이 단순 소비되지 않고 인간성 회복을 위한 노력과 더 안전한 사회 구축에 힘이 되길 희망합니다.
  • 인도·태평양 요충지 제주… “세계의 미래 선도 중심지로”

    인도·태평양 요충지 제주… “세계의 미래 선도 중심지로”

    “인도-태평양 지역의 요충지인 제주가 새로운 지구촌 평화와 번영을 이끌고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확산시켜 나가는 세계의 미래 선도 중심지로 거듭나겠습니다.”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2일 서귀포 중문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8회 제주포럼 폐막 세션에서 제주선언을 이같이 하며 3일간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오 지사는 제주선언을 통해 “국제기구와 지역기구, 정부와 민간의 영역을 넘나들며 평화와 번영의 가치를 확산시키고 연대와 협력의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지방외교 시대를 제주가 앞장서서 펼쳐 내겠다”고 말했다.특히 “대한민국 국회가 처음으로 참여한 한-아세안 리더스 포럼도 정례화해 대한민국과 아세안 국가 간 공공 외교를 활성화하면서 정치·경제계의 교류와 협력도 확대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또한 “선도적인 탄소중립 정책을 시행 중인 제주는 지속가능한 경제성장과 청정환경이 공존하는 녹색도시 모델이 될 것”이라며 “신재생에너지 인프라와 축적된 기술력을 기반으로 그린수소 글로벌 허브를 구축하고, 이를 통한 청정에너지 대전환은 탄소중립 에너지 자립 섬을 실현하는 동시에 기후변화 위기 대응을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주4·3의 세계화로 평화문화 글로벌 확산에 기여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오 지사는 “4·3의 세계적 가치를 공유하기 위해 4·3기록물의 의미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해나가겠다”며 “4·3이 평화문화를 전 세계로 확산하고 곳곳에 만연한 갈등을 해소하는데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이어 오 지사는 “제주의 지정학적 위치와 인프라, 글로벌 그린수소 생산과 에너지 대전환, 도심항공교통(UAM)과 민간 우주산업 등 미래산업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의 가치와 비전에 부합한다”며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제주 유치에 대한 지지도 당부했다. 한편, ‘인도-태평양 지역의 지속가능한 평화와 번영을 위한 협력’을 주제로 열린 제18회 제주포럼에는 사흘간 국내외 20여 개 기관, 400여 명의 연사가 참여하는 50여 개의 세션을 통해 외교안보, 한반도, 경제, 환경 등, 신산업분야 등에서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 하남시의회 박선미 의원, 위례신사선 하남연장 ‘Never Give Up’...“한목소리 내야”

    하남시의회 박선미 의원, 위례신사선 하남연장 ‘Never Give Up’...“한목소리 내야”

    하남시의회 박선미 의회운영위원장(국민의힘·가선거구)은 지난 1일 개최한 제321회 하남시의회 정례회에서 ‘위례 대통합’과 관련해 5분 발언을 했다. 최근 위례신사선 하남연장사업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이 시 결정으로 잠정 보류된 상황에서 민-민 갈등, 민-관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박 운영위원장은 “위례신도시가 송파, 성남, 하남이 공존하는 한지붕 세가족”이라며 “하남 위례는 아직도 ‘섬’ 인가?”라고 화두를 던졌다. 이어 “지난 2008년 3월 수립된 ‘위례지구 교통대책’에 따르면 위례 입주민 1인당 광역교통부담금은 약 1000만원이고 사업내용을 보면 위례신사선, 제2 양재대로 신설, 성남 외곽순환도로 확장 등”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례신도시 교통문제는 현재진행형이며, 상위철도망 계획에 위례신사선 하남 연장선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이번 연구용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하남시의회에서는 위례신사선 사업의 시급성을 인식해 지난 3월 추경예산에서 연구용역 4억원 전액 통과시켰다”라며 “위례신사선 하남연장선이 제5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반영되기 위해서는 하남시는 이번 연구용역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운영위원장은 “연구용역비가 예산에 반영된 후 연구용역의 범위를 놓고 남-북위례 주민 간에 갈등이 시작됐다”라며 “연구용역의 범위는 ▲애초 원안대로 1개역, 0.92km 구간 ▲2개역, 2.3km 구간 ▲위례 전체지역으로 하느냐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연구용역은 위례중앙역에서 하남A3-8까지 1개역, 0.92km 구간에 대한 용역비이므로 지방의회가 의결한 취지와 다르게 사업예산이 집행되어서는 안 된다”며 “지방재정법에 따라 애초 사업계획에 충실하게 조속히 발주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지하철 5호선 연장은 정상적으로 진행됐음에도 7년이 지연됐고 미사지구 9호선은 착공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라며 “위례신사선 하남 연장은 기본단계에서 막혀 좌초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지금 위례 주민들은 하남시에 살고 있지만 하남시민인지 모르겠다. 위례신사선과 관련해서는 곳곳에서 ‘Never Give Up’을 외치고 있다”며 “위례 주민들의 교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여·야를 떠나 모두가 한목소리를 내어 위례 하남의 행복지수를 높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떨어지는 물보다 더 빠른 죽음… 정방폭포 길목에 들어선 4·3위령공간

    떨어지는 물보다 더 빠른 죽음… 정방폭포 길목에 들어선 4·3위령공간

    폭포는 순간이 없다./멈춤이 없다./멈춤이 없으니/지구의 부속품 중 하나/폭포 아래에는 지구의 명치가 있어서 지구와 같은 시간을 흐르고 지구와 같은 기억을 간직하고 지구와 같은 길이를 짊어지고 지구와 같은 두통을 앓는다.(중략) 폭포 위에서 사람이 죽었다/그건 떨어지는 물보다 더 빠른 죽음이었겠지/그건 쏟아지는 하늘보다 더 파란 죽음이었겠지 순간이 있었다면. 지난해 제10회 제주4·3평화문학상 시부문 당선작 유수진씨의 ‘폭포’ 일부다. 시에 나오는 폭포는 바다로 바로 떨어지는 서귀포시 정방폭포. 벼랑끝 아찔한 풍광과 함께 해안선이 눈부시고 처절할 정도로 아름다운 이 폭포에서는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정도의 슬픈 역사가 숨 쉬고 있다. 정방 4·3희생자 위령공간이 조성된 동홍동 298-1번지 정방폭포 일원은 산남지역 4·3 최대 학살터로 알려져 있다. 4·3 당시 서귀포 해안지역 전역에서 민간인 학살이 자행됐다. 군부대 정보과에서 취조받던 주민 중 즉결 처형 대상자 대부분이 해안 절벽으로 끌려와 희생 당했으며, 이곳에서 확인된 희생자 수만 255 명에 달한다. 학살 직후 토벌대가 시신을 수습하지 못하게 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난 후 시신을 구별할 수 없어 희생자 상당수의 시신이 수습되지 못하고 행방불명됐다. 토벌대는 이곳 정방폭포와 소낭머리 일대를 주요 학살터로 이용했다. 이곳에서는 서귀리와 서귀면 일대의 주민들 뿐만 아니라 남원면의 의귀리, 수망리, 한남리 주민과 증문면, 안덕면 동광리, 대정면 주민들까지 끌려와 학살됐다. 당시 서귀중학교 학생이었던 송세종(남)이 이곳에서 일어났던 특이한 사건을 증언했다. “당시 어디 여자인지는 모르지만, 임신한 여자가 도망가다가 절벽으로 떨어졌는데 나무에 걸렸어. 그랬더니 군인들이 ‘하늘이 도운 사람이다’하면서 살려보냈다고 해.” 관광객들이 수없이 드나드는 이곳에서 서귀면 105명, 중문면 42명, 남원면 34명, 안덕면 55명, 대정면12명, 표선면 2명 등 모두 255명이 희생됐다. 1949년 2월까지 거의 매일 이곳에서는 총살이 이뤄졌다고 전해진다.제주특별자치도가 제주4·3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4·3정신과 가치를 계승하기 위해 이곳 4·3 당시 산남 최대 학살터에 위령공간을 조성했다. 지난달 29일 오전 서귀포시 동홍동 정방폭포 입구 공원에서 ‘정방 4·3희생자 위령공간 제막식’을 가졌다. 제막식에 참석한 오영훈 도지사는 인사말을 통해 제주4·3 유적지 정비를 통해 4·3의 역사를 보존·계승하고 4·3정신의 세계화를 이뤄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오 지사는 “제주4·3의 비극은 섬 곳곳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이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공간은 아직 부족해 마음이 참 아팠다”며 “오늘 제막식을 통해 정방폭포에 서린 슬픔과 아픔이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가폭력으로 3만여 명이 희생되는 참혹한 비극을 겪었지만 희생자의 이야기와 역사의 진실을 전하기 위해 애써온 제주도민의 저력을 믿는다”며 “제주도 곳곳에 퍼져있는 유적지를 잘 정비해 후손들이 4·3의 역사를 잊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실 처음엔 위령공간은 이곳이 아닌 자구리공원 내 25㎡ 부지에 세워지기로 했었다. 하지만 주변 상인들과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쳐 공사가 중단됐다. 서귀포 최대 학살터임에도 70년 넘도록 추모공간이 없었던 터라 희생자의 넋을 기리기 위해 꼭 절실했던 유가족들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다. 결국 지난해 하반기 이곳으로 장소를 틀었다. 실제 현장에 가 보니 위령조형물은 결코 혐오시설로 보이지 않았다. 만약 원래의 자구리공원에 위령공간이 들어섰어도 길 건너 멀리서 그 위령공간이 눈에 띄진 않았을 것으로 보였지만, 상인과 주민들의 결사 반대로 서복불로초공원으로 자리를 옮기는 또 한번의 슬픔을 겪은 셈이다. 도 관계자는 “자구리공원에 들어서지 못한 것은 못내 아쉽지만 지금의 불로초공원에 조성하려던 안(案)도 원래 계획중 하나였다”면서 “막상 이곳에 들어서니까 유족들도 아늑해서 좋아한다”고 말했다. 정방폭포와 오히려 더 가까워 오가는 관광객들도 더 쉽게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서 있었다. ‘이제 승천의 꿈 푸소서/서로 돌아간다고 칠십리 고향마을/굽이치는 파돗길 따라/여기 소낭그늘 덮인 해안마루/수중절벽 병풍처럼 둘러치고/천둥소리 물벼락 치는 곳/통한의 세월 가슴에 묻은 채/살아온 날들/칭원함이야 어찌 다 풀 수 있으리오.’ 희생자의 이름 들 옆에는 김용길 시인이 지은 정방 4·3 추모시가 희생자들의 넋을 이렇게 기리고 있었다.
  • 되새기는 그 이름… ‘참 부자’ 가슴에 담다

    되새기는 그 이름… ‘참 부자’ 가슴에 담다

    재물복을 나눠 준다는 경남 의령의 솥바위를 이야기할 때 정작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이름은 따로 있다. 백산 안희제(1885~1943)다. 치열한 독립투사이자 ‘참부자의 본보기’라 할 인물이다. 그의 생가 인근에 홍의장군 곽재우 생가 등 볼거리가 꽤 많다. 함께 돌아보길 권한다.백산은 일제강점기에 백산무역주식회사를 통해 중국 상하이 임시정부의 독립운동 자금을 조달한 독립지사다. 당시 상하이 임정의 운영 자금 60% 정도를 감당할 만큼 든든한 자금줄이었다. 김구 선생이 훗날 “상하이 임정의 운영 자금 6할을 담당한 곳은 백산상회(백산무역주식회사의 전신)”라며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 백산상회를 부산에서 일구고 키운 이가 백산이다. 백산은 의령 북쪽 부림면 입산리의 천석꾼 가문에서 출생했다. 유학을 공부하다 나라가 일제에 병탄된 스무살 무렵 신학문을 공부하겠다며 상경했다. 스스로 실력을 기르고 국민을 계몽하는 것이 독립의 기초를 닦는 일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가 1909년 부산 구포에 구명학교, 의령에 의신학교와 창남학교를 세운 건 이런 이유에서다.●논 2000마지기 팔아 백산상회 세워 1911년 러시아와 중국 만주 일대를 돌며 독립운동가들과 교유하다가 3년 뒤 귀국한 그는 고향 논 2000마지기를 팔아 부산에 백산상회를 세웠다. 논 2000마지기는 40만평(133만㎡)으로, 축구장 182개 크기다. 당시 기준으로 5000석(섬·1석은 70㎏ 두 가마니 정도)의 쌀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흔히 백산 생가를 천석꾼 집안이라고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만석꾼에 가까웠다. 1919년엔 경북 경주 최부자 등의 투자를 받아 백산주식회사로 확대했다.외형은 기업이었지만 백산상회는 사실상 독립운동의 전초기지였다. 부산 백산기념관의 안내판은 “망개떡 상자에 독립운동 자금을 숨겨 운반했다”고 적고 있다. 백산의 친손녀인 안경란(84) 여사에 따르면 백산은 의령 본가에 들를 때마다 망개떡을 바리바리 싸 갔다고 한다. 그러면서 부인(안 여사의 할머니)에겐 배고픈 독립운동가들과 나눠 먹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가져간 망개떡 상자에 독립운동 자금을 숨겨 중국 등으로 운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망개떡은 이름 그대로 망개나무잎으로 싼 떡이다. 망개잎은 한여름에 난 걸 쓴다. 망개잎으로 싼 것에 대해서는 여러 이견이 있는데, 여름철 방부제 구실을 했다는 설이 꽤 그럴듯해 보인다. 안 여사는 1990년대 중반부터 망개떡을 팔았다고 한다. 당시 ‘백산식품’이라는 가내수공업 형식의 공장을 차려 망개떡을 만들었다.●“망개떡 상자에 자금 숨겨 운반” 이번 여정의 가장 중요한 목적도 사실 안 여사가 만든 망개떡을 맛보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더이상 망개떡을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망개떡은 쌀을 빻아 빚어낼 때까지 여러 손을 거쳐야 하는 정성의 결과물이다. 쌀은 기계로 빻는다 쳐도 팥은 7~8시간 끓이는 동안 계속 저어야 한다. 떡도 일일이 빚어야 하고 잎도 채취해 염장을 해 둬야 한다. 이 과정이 모두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마땅한 후계자가 없는 마당에 안 여사 혼자 감당하기엔 벅찬 일이다. 의령 시장 일대에서 파는 망개떡으로 요기는 했지만 전통의 백산가 망개떡을 먹지 못한 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을 듯하다.과장 좀 보태 백산상회는 당시 ‘삼성물산’과 다름없는 회사였다. 독립에 대한 의지만 없었다면 백산은 평생 요족하게 살 수 있었을 것이다. 게다가 만석꾼 집안의 장남 아닌가. 무엇 하나 아쉬울 게 없던 백산은 독립을 위해 일신의 안위를 버렸다. 조국 광복을 불과 두 해 앞두고 끝내 외지에서 숨을 거뒀다. 만주의 일본 경찰에게 모진 고문을 받고 석방된 지 몇 시간 만의 일이다. 우리가 의령 여정에서 반드시 백산을 기억해야 할 이유다.백산이 태어난 입산마을은 탐진 안씨 집성촌이다. 초대 문교부(교육부) 장관을 지낸 안호상의 생가 등 볼 만한 고택이 많다. 입산 생가에서 200m쯤 떨어진 산자락에 백산의 묘역이 조성돼 있다. 그가 공부했다는 고산재 등의 볼거리도 인근에 있다. 홍의장군 곽재우의 생가도 입산마을에서 지척이다. 의령을 대표하는 관광지 중 하나이니 부러 찾을 만하다.
  •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그레이트 한강 정책답사’…당·정간 협조 이어갈 것”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그레이트 한강 정책답사’…당·정간 협조 이어갈 것”

    서울시의회 국민의힘(대표의원 최호정)은 지난 31일 교섭단체 주관으로 그레이트 한강 정책답사를 진행했다.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는 지난 3월 서울시가 글로벌 매력 도시 서울의 견인을 목표로 발표한 대규모 개발사업이다. 서울시 13개 실·본부·국에 사업이 걸쳐 있으며 시의회 관련 상임위는 7개에 달한다. 관련 예산이 이번 제319회 정례회 서울시 추경안에만 한강 접근성 개선에 25억원, 잠수교 전면 보행화 추진에 10억원, 서울국제정원박람회 개최 준비에 13억원, 한강 수상레저 리그 개최 2억원이 상정된 데다 하반기 상정될 본예산 또한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탁상공론이 되지 않도록 주요 시설과 현장을 찾아보는 정책답사를 기획하고 한강으로 직접 나선 것이다. 또한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일정에 앞서 여의도 한강공원에 있는 ‘한강방어백골부대전적비’를 찾아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한미동맹 70주년 및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준비된 행사로 백골부대는 6·25전쟁 당시 열세한 병력과 장비에도 영등포 진지를 구축해 적의 도강을 지연시키는 데 크게 이바지한 바 있다. 참배는 헌화와 묵념, 추념사를 올리며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는 것으로 진행됐다. 답사에는 김현기 의장과 남창진 부의장, 최호정 대표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시의원 56명이 참석했으며, 서울시에서는 한강사업본부장, 도시계획국장, 미래공간기획관 등이 사업계획과 기본현황에 관해 설명했다. 행사는 관공선 승선과 함께 안전수칙 안내를 받는 것으로 시작했다. 여의도에서 압구정까지 시 관련 부서의 사업설명을 들으며 주요 거점을 눈으로 확인했고, 현장에서 시 담당국과장들은 의원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답변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도시계획국의 종합계획, 미래공간기획관의 서울링, 한강사업본부장의 서해뱃길 및 서울항 조성계획 순으로 사업설명이 이어졌으며 미래공간기획관의 노들 예술섬 현장 설명을 거쳐 다시 도시계획국의 압구정 보행교 현장소개로 마무리됐다. 의원들은 한강에 항만시설과 수상 산책로·보행교 등 문화시설 확충에 관한 관심이 높았으며 한강이 가진 가능성에 비해 활용도가 낮다는 데 공감했다. 지역별 이용 편차의 문제, 주택 일변도인 수변 경관의 다양화 등에 의견을 더했다.서울시가 구상하는 서울링, 서울항, 노들예술섬 등 글로벌 수상관광의 핵심사업 실현을 위해서는 타당성 조사와 환경영향평가 등의 당면 과제들을 치밀하고 철저하게 준비해 시민들의 우려가 없게 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그레이트 한강 4대 전략인 ▲자연과 공존하는 한강 ▲이동이 편리한 한강 ▲매력이 가득한 한강 ▲활력을 더하는 한강의 55개 사업에 대해 서울시의회 국민의힘과 서울시 간의 진지한 논의와 질문이 이어졌다. 최 대표의원은 “서울시 주요정책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시의원의 책무이자, 여당 의원이 가져야 할 협력적 자세라고 생각한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시민의 눈높이에 맞춰 현장을 살피고 정책 전문성을 키우도록 이번 답사를 준비했다”고 행사의 취지를 밝혔다. 이어 “한강 수변의 가치는 세계 어느 곳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다. 현장 방문에 이어 시민이 원하는 한강이 무엇인지를 듣고 확인하는 자리도 기획할 예정이다. 한강 개발의 수혜는 결국 서울시민에게 돌아가야한다”고 말했다.
  • 대만 총통후보 식사 제안에…中 “거절, 중국의 일부인 대만”

    대만 총통후보 식사 제안에…中 “거절, 중국의 일부인 대만”

    대만이 내년 1월 총통선거를 치르는 가운데 집권 여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 후보 라이칭더 부총통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를 거절했다. 1일 중화권 매체들에 따르면 라이 부총통은 모교인 대만 국립정치대학 학생들과의 만찬 자리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싶은 국가원수가 누구냐는 질문을 받고 서슴지 않고 시 주석을 꼽았다. 그는 “좀 진정하고 모두에게 너무 큰 부담을 주지 말라”는 말을 시 주석에게 하고 싶다면서 “모두의 안녕이 가장 중요할뿐더러 평화는 누구에게나 이득”이라고 강조했다. 주펑롄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대변인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분열주의적 입장을 고집스럽게 주장하면 대만 국민의 희망과 이익이 무시된 채 대만은 전쟁 직전으로 몰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라이칭더가 수사법만 바꿔 친선 입장을 보이려 해도 세상을 속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시 주석과 저녁 식사를 하고 싶다는 라이 부총통의 발언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중국의 일부인 대만에 부총통이라는 자리는 없다는 말로 논평을 거부했다. 마오 대변인은 “대만 민진당 당국이 진정으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에 관심이 있다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키는 것이 핵심”이라고 했다.美-대만, 무역협정 체결…中반발 예상 이런 가운데 미국과 대만이 무역 협정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도 한층 고조될 전망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대만 무역협상국은 미국 워싱턴에서 1일(현지시간) 오전 10시쯤 ‘21세기 무역에 관한 미-대만 이니셔티브’하에 첫번째 협정에 서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대만 정부는 1979년 이후 미국과 체결한 “가장 포괄적인” 무역협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협정에는 미국과 대만 간 무역 활성화를 위한 세관 검사 간소화, 규제 절차 개선, 부패 방지 대책 수립 등이 담겼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을 자국 영토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에 대만과 다른 정부 간 어떠한 외교 관계도 부정하고 있다. ‘하나의 중국’을 수용하면서 대만 안보를 지원하는 미국의 ‘전략적 모호성’은 지난 수십년간 이어져 왔으나,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처럼 미국과 대만 간 접촉이 노골화되면서 중국의 대만 섬을 둘러싼 군사적 위협과 압박이 고조된 상황이다.
  • [포토] 임시선별검사소 철거

    [포토] 임시선별검사소 철거

    코로나19 위기 경보 수준이 1일부터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됨에 따라 국내 유행 3년 4개월 만에 ‘엔데믹’(풍토병화) 시대로 접어들게 됐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며 인플루엔자(독감)처럼 코로나19를 관리하게 된 만큼 확진자 격리의무와 실내마스크 착용의무 등 그 동안 남아있던 방역 조치들은 대부분 ‘자율·권고’로 전환된다. 코로나19 확진자의 격리 의무는 이날 0시를 기해 ‘7일 의무’에서 ‘5일 권고’로 조정됐다. 기존 확진자 역시 이날 0시부터 격리 의무가 사라진다. 앞으로 코로나19 확진자는 격리 통보가 아닌 양성 확인 통보를 받게 된다. 확진자는 지정 의료기관이 아닌 모든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를 받을 수 있다. 격리의무는 사라졌지만 당국은 확진자들에게 닷새 동안 자택에 머무를 것을 권고했다. 병·의원 방문, 의약품 구매·수령, 임종, 장례, 시험, 투표 등 예외적인 경우에는 외출이 가능하다. 고위험군의 경우 의료진이 격리기간을 판단할 수 있다. 중증 면역저하자의 경우 의료진의 의학적 판단에 따라 격리 기간의 추가적인 연장이 가능하다. 입원 환자에 대해 당국은 병원 내 감염 전파 위험을 고려해 7일간 격리를 권고하고 있다. 환자의 면역 상태와 임상 증상을 고려해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최대 20일까지 격리 가능하다. 격리 의무가 권고로 전환된 만큼 정부는 각 사업장과 학교 등에 ‘아프면 쉴 수 있는 문화’가 정착할 수 있도록 협조해줄 것을 독려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근로자가 사업장 내 약정된 유·무급 휴가 또는 연차 휴가 활용을 권장한다. 의심 증상, 밀접 접촉 또는 고위험군 근로자는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제를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할 계획이다. 사용자가 확진된 근로자의 연차휴가 사용을 강제하거나 합리적인 이유 없이 거부한다면 근로자는 진정 등을 통해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다. 방역 당국은 “연차휴가는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해줘야 한다”면서 “사업장에서는 확진된 근로자가 자율격리 기간 동안 약정된 유·무급 휴가 또는 연차휴가를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해 달라”고 당부했다. 코로나19에 걸려 등교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출석 인정 결석’으로 처리된다. 등교 중지로 인한 결석은 검사 결과서, 소견서, 진단서 등 의료기관 검사 결과 증빙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코로나19에 확진됐더라도 학교에 갈 수는 있다. 다만 교내에서 마스크를 항상 착용해야 하며 다른 학생 및 교사 등과 접촉을 최소화해야 한다. 입원·격리참여자에 대한 생활지원비와 유급휴가 비용 지원은 당분간 지속된다. 지원기준과 금액은 현행대로 유지하며 격리참여자에 한해서 지급된다. 1일 이후 양성 확인 통지 문자를 받은 확진자가 격리 참여 등록을 신청하면 격리 참여자로 관리된다. 추후 생활지원비, 유급휴가비용 신청단계에서 격리참여자 등록 여부 확인, 성실 격리이행 여부 본인 확인 등을 거쳐 지원금 지급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한편 격리 의무 해제와 함께 마스크 착용 의무가 남아있던 의원급과 약국에서도 자율 착용으로 바뀐다.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과 입소형 감염취약시설은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된다.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은 병상수 30개 이상을 보유하고 입원환자 대상 의료행위를 하는 의료기관이다. 감염취약 시설의 경우 종사자의 선제 검사는 권고로 전환되며 대면 면회 시 그동안 금지됐던 취식도 허용된다. 코로나19 의료 지원체계와 치료비 지원은 당분간 계속된다. 누구나 무료로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으며 치료제 역시 무상 공급된다. 국무총리가 본부장인 범정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해체되고 보건복지부 중심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체제로 전환된다. 정례 브리핑은 중수본 회의 종료 후 질병청 주관으로 격주 수요일마다 열린다. 중수본 첫 회의는 14일에 개최된다. 또한 매일 오전 9시30분에 공개됐던 코로나19통계 자료는 오는 5일부터 매주 월요일마다 주간 단위로 제공된다. 위기단계가 ‘심각’일 때 한시적으로 허용됐던 비대면 진료는 이날부터 ‘재진 환자 중심’ 시범사업으로 바뀌어 이어진다. 정부는 비대면 진료 대상을 1회 이상 대면 진료 경험이 있는 재진 환자로 제한했다. 다만 섬·벽지 거주자, 거동불편자, 감염병 확진자는 대면 진료가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예외적으로 초진부터 비대면 진료를 허용한다. 소아의 경우 야간·휴일에 초진으로 의학적 상담이 가능하나 처방은 받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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