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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4대강’ 설계·재하청업체까지 전방위수사

    ‘4대강 사업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건설·설계업체들의 사업 참여부터 전국 95개 공구의 설계, 변경, 관광자원 개발, 수질 개선은 물론 협력업체까지 4대강 사업 전반을 총체적으로 수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이 4대강 사업을 전수 조사함에 따라 입찰 담합을 비롯해 횡령 및 비자금 조성 규모, 정·관계 로비 등이 낱낱이 드러날지 주목된다. 16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업계 1위 현대건설의 협력업체 도화엔지니어링 압수품 목록에는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 4대강의 기본·실시 설계, 변경 설계 및 설계인력, 생태 하천 실시 관리 등의 압수품이 기록돼 있다. 4대강 마스터플랜 수립, 4대강 선형 관광자원 타당성 조사, 섬진강 수계 하천 기본 계획, 협력업체 현황 등도 기입돼 있다. 검찰은 사업부, 경리부, 수자원개발부, 기타 관리파트 등의 압수수색을 통해 도화엔지니어링에서만 서류 200여건과 회계장부 등 10박스 분량의 증거물을 확보했다. 4대강 사업은 물을 가두는 보(洑)를 건설한 1차 공사, 하천 환경을 정비하고 강바닥 흙을 긁어낸 2차 공사, 수질개선 사업 등 3단계로 진행됐다. 검찰의 압수물에는 3단계 전 과정의 자료는 물론 ‘원청업체-하청업체-재하청업체’ 관련 문건까지 총망라돼 있다. 도화엔지니어링은 2009년 4대강 공사를 수주함으로써 지난해 국내 토목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1위 업체로 급부상하며 ‘4대강 최대 수혜 업체’로 불렸다. 국세청은 지난해 4대강 사업과 관련해 도화엔지니어링을 특별 세무 조사하기도 했다. 검찰은 전·현직 건설사 대표들을 피고발인 신분이 아니라 피의자로 특정해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의 ‘압수목록 교부서’ 가운데 한 문건에는 ‘피의자 김중겸(전 현대건설 사장) 등에 대한 피의 사건에 관해 다음 물건을 압수하였으므로 이에 압수목록을 교부한다’고 적혀 있다. 검찰 관계자도 “사안이 방대한 데다 30곳이 넘는 건설·설계업체들을 동시에 수사해야 하기 때문에 특수부와의 사건 통합 논의를 거듭하며 적절한 수사 시점을 기다려 왔을 뿐”이라고 밝혀, 입찰 담합 의혹 말고도 전·현직 건설사 임원들과 협력업체의 비리를 상당 부분 파악했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실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경남 하동서 녹차 한 잔을… 17일부터 야생차문화축제

    경남 하동군은 차 재배지인 화개·악양면 일대에서 17~19일 제18회 하동야생차문화축제를 개최한다. 하동군은 16일 올해 하동야생차 축제를 차 산업 활성화에 역점을 두고 차 산업과 차 문화를 융합한 공연, 참여, 체험, 전시, 이벤트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왕의 녹차! 천년의 향 세계를 품다’를 주제로 화개면 차 문화센터를 비롯해 화개장터, 쌍계사·칠불사, 섬진강변 등에서 52개 행사가 열린다. 특히 주행사장인 차 문화센터에 박람회형 녹차시장이 설치돼 게릴라 할인판매 등을 통해 각종 차를 저렴하게 판매한다. 첫날 오후 녹차시장 개장식에 이어 설운도·박남정 등이 출연하는 개막식 축하공연이 펼쳐진다. 18일에는 대한민국 차인한마당, 섬진강 달빛차회, 학술발표회 등이 진행된다. 마지막 날에는 보답하고 싶은 분을 모시고 차를 대접하는 ‘보은 찻자리’ 행사와 폐막식 등이 이어진다. 내가 만든 녹차, 차사발 빚기, 1000년 다향길 투어, 야생찻잎 따기, 평사리 나들이 등 다양한 체험행사와 녹차전시 및 판매장 등이 마련된다. 하동군은 “이번 야생차축제가 차 생산농가의 소득증대를 비롯해 차 산업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동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천년의 名茶’ 하동 야생차의 비밀은

    ‘천년의 名茶’ 하동 야생차의 비밀은

    민족의 영산인 지리산을 따라 섬진강이 흐르고, 남해 바다를 굽어볼 수 있는 땅. ‘쌍계사’로 유명한 경남 ‘하동’은 하늘에서 내려준 자연을 지닌 천혜의 고장이다. 한려해상국립공원과 지리산국립공원까지 두 개의 국립공원을 한꺼번에 품고 있다. 세종실록지리지에도 땅이 기름지고 기후는 따뜻한 곳으로 묘사됐다. 지금도 가장 먼저 봄이 왔다가 가장 늦게 떠나간다. 꽃들은 흐드러지게 피어나고 층층비탈의 산자락에는 야생차가 무르익는다. 13일 밤 9시 30분에 방영되는 EBS의 ‘한국기행-하동’ 편은 천년의 명차로 불리는 하동 야생차를 다룬다. 하동의 서북쪽에는 평균 해발 1200m가 넘는 지리산 능선이 가로지르고, 남쪽에는 해발 200m가량의 섬진강과 화개천이 만나 흐른다. 이 같은 지형 덕분에 산자락에 있는 하동의 차밭은 예로부터 유명하다. 차밭을 오르는 교통수단 역시 산자락을 타고 오르는 모노레일. 요즘 하동의 할머니들은 모노레일을 타고 차밭으로 모여든다. 지금은 가장 향과 맛이 좋은 녹차 ‘우전’을 만들 첫잎을 따는 시기다. 이맘때 하동 차밭에 가면 할머니들이 만들어 내는 ‘똑똑똑~’, 찻잎 따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차는 하동 사람들에게 단순한 음용식품이 아니다. ‘잭살’이라 불리는 찻잎에 대나무 잎을 넣어 다려 내면 감기든 복통이든 떨쳐낼 수 있었던 만병통치약이 된다. 강대순 할머니는 지금도 배앓이를 하는 아들을 위해 ‘잭살차’를 끓인다. 하동 사람들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야생차의 역사는 100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7대째 하동에서 차 농사를 짓는 오시영씨네 차밭엔 수령 1000년의 차나무가 올해도 새순을 틔워 낸다. 이 차나무에서 2006년 딴 천년차는 경매를 통해 100g당 1300만원 가까운 가격에 팔리기도 했다. 이들에게 차는 대대로 이어져 내려온 조상의 숨결과 다르지 않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섬진강33/김용택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섬진강33/김용택

    시 쓰는 문재란 놈이 웬일로 새벽 세시 여수행 열차에서 전화한다. 형, 똥 쌌어? 굵어? 똥은 굵어야 돼. 내 똥은 가늘어. 암 걸렸나봐. 똥이 중요하지. 방구는 섬진강 물속 붕어가 깜짝 놀라 땅으로 튀어오르게 크게 뀌고. 알았지? 하고, 일방적으로 흐르는 새벽 강물처럼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는다. 이런… 여수행 열차는 술 취한 문재를 싣고 달린다. 갑자기, 나, 똥 마렵다.
  • [문학 새 책]

    ●김사미와 효심:고려 최고의 민초의 난(김원 글, 아라 펴냄) 100여년간 존속한 고려시대 무신정권은 집권 초기 큰 혼란을 겪었다. 문신 중심의 귀족정치를 종식시켰지만 과중한 수탈과 고된 생활에 지친 농민과 천민을 자극해 전국적으로 큰 민란을 일으켰다. 그 규모와 양상이 가장 크고 격렬했던 것은 1193년 경상도에서 일어난 김사미와 효심의 민란이었다. 김사미는 운문(청도), 효심은 초전(울산)에 각각 근거지를 두고 신라 부흥을 표방해 연합전선을 구축했다. 울산지역 향토학자인 김원(60)은 이 같은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 소설을 집필했다. 13년간 한반도 동남부 전역을 답사하고 관련 서적 150여권을 탐독했다. 6년간 집필과정을 거쳐 고려 500년 역사상 가장 참혹하게 진압된 민란을 서술했다. 격동기 민초들의 애환과 삶도 질박하게 그려냈다. 작가는 현재 울산향토사 연구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키스를 원하지 않는 입술(김용택 글, 창비 펴냄) ‘섬진강 시인’으로 불리는 시인이 사라지는 것들과 곁에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들을 애틋한 그리움으로 노래했다. 시인은 우수 어린 목소리로 물질적 욕망에 포섭돼 삶의 진정한 가치와 참된 행복에서 점점 멀어져가는 시대를 통렬하게 일갈한다. 섬진강을 소재로 한 연작시 4편도 추가됐다. 가난과 소외의 아픈 과거를 현재적 의미에서 반추하거나, 아름다운 섬진강을 앞에 두고 역설적으로 느끼는 생의 고독과 심적 갈등을 노래했다.
  • 인사청문회 전관예우 자료 요구땐 제출 의무화

    국회는 30일 본회의에서 인사청문회 또는 국정조사에서 전관예우 관련 자료를 요구하면 제출을 의무화하는 변호사법 개정안을 비롯해 법률안 52건을 의결했다. 다음은 주요 개정법안 요지. ■변호사법 인사청문회 또는 국정조사에서 국회의 요구가 있을 때는 전관예우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의 제출을 의무화하고, 법조윤리협의회가 관계 기관 또는 단체에 사실 조회나 자료 제출을 요구한 경우 이에 응하도록 함.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법 5만원 이하의 소액 통신 거래에 대해서도 소비자가 결제대금 예치를 이용하거나 통신판매업자의 소비자 피해 보상보험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함. ■환경범죄 단속 및 가중처벌법 환경오염, 환경훼손 시 가중처벌 등 특별한 보호를 취하는 환경보호지역에 낙동강·금강·영산강·섬진강 수계의 수변구역을 추가. ■방문판매법 다단계 판매원으로 등록하지 않았는데도 실질적으로 다단계 판매원으로 활동한 경우 1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 ■허베이 스피리트호 유류오염사고 피해 주민의 지원 및 해양환경의 복원 특별법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등은 피해 주민단체 대표의 의견을 유류오염사고 피해 지역 지원정책에 반영하도록 하고, 피해 지역 주민에 대한 건강조사 및 관리를 위한 지원 사업을 의무화. ■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법 가정폭력 보호시설에 입소한 피해자를 상대로 1개월 이내에 건강검진을 실시해 공동생활에 따른 질병 감염을 예방. ■청소년활동진흥법 국토대장정과 같은 이동·숙박형 청소년 활동에 대한 관할기관 신고를 의무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처벌법 범죄수익이 몰수·추징돼 국고로 귀속된 경우 신고자나 이에 공로가 있는 신고자에게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함. ■남북이산가족 생사확인 및 교류 촉진법 이산가족의 유전자 검사 및 보관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 ■10·27 법난 피해자의 명예회복법 10·27 법난 피해자 명예회복 심의위원회의 피해자 등에 대한 심사기간 및 법률의 유효기간을 각각 3년 연장. ■아이돌봄 지원법 아이돌봄 서비스를 맞벌이 가정에 우선 제공. ■일제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생활안정지원·기념사업 등에 관한 법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생활하는 보호시설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운영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함.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구청장과 시인, 책사랑 노래 북콘서트

    구청장과 시인, 책사랑 노래 북콘서트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이름난 독서광이다. 바쁜 구정 활동 중에도 틈틈이 독서를 즐기는 그는 취임 이후 독서문화진흥조례까지 제정하는 등 주민들의 ‘독서권’ 보장을 위해 노력해왔다. 25일 마포구 동교동 북스리브에서 열린 온북TV의 특별 기획 프로그램 대담 ‘책 읽는 구청장과 책 쓰는 작가와의 만남’은 사려깊은 독서가로서의 박 구청장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 시간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책 전문 케이블 방송 온북TV가 개국을 맞아 기획한 것으로 출연진이 각종 책과 관련된 주제를 놓고 다양한 이야기를 벌이는 북 콘서트 형식의 방송이다. 이날 콘서트의 주제는 ‘어머니와 아이’. 박 구청장은 ‘섬진강 시인’ 김용택 시인과 함께 각종 문학 작품과 자신의 추억, 일상의 경험, 관련 사회 문제 등을 폭넓게 연관시키며 콘서트를 이끌었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독서 문화 진흥을 위한 구의 역할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오갔다. 마포구는 홍익대학교 앞을 중심으로 3400개가량의 출판·인쇄 업체가 밀집해 있는 출판의 메카다. 박 구청장은 민선 3기 시절 ‘서울 와우 북 페스티벌’을 처음 유치해 출판 도시 마포구의 위상을 높였고 2011년부터는 매년 1~2개씩 공공 도서관을 설치해 오고 있다. 박 구청장은 이 자리에서 “출판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고 지역 독서 문화 진흥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하기도 했다. 프로그램은 다음 달 1일 오후 2시, 6시에 걸쳐 방영될 예정이다. 조성일 온북TV 제작본부장은 “개국 기념 프로그램을 준비하며 책의 도시인 마포구에 주목하게 됐다”며 “작가의 분신인 책이 만들어지는 곳에서 박 구청장과 김 시인을 모셔 독서의 의미를 되새기는 뜻깊은 시간이 됐다”고 전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전남 곡성 섬진강변에 은퇴자 마을 109가구 들어서

    섬진강을 낀 전남 곡성군 죽곡면 태평리에 조성된 은퇴자마을인 ‘강빛마을’이 오는 20일 문을 연다. 이 은퇴자 마을은 김화중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대표를 맡고 있는 ㈜리버밸리가 개인 투자금을 모아 조성한 민자사업이다. 17일 리버밸리에 따르면 이 마을은 섬진강 지류인 보성강변에 있으며, 지리산 자락과도 이웃해 풍광이 빼어나다. 이곳엔 국내 귀촌 마을 중 최대 규모인 109가구가 들어섰다. 전체 면적은 13만 2000㎡(4만평)가량이다. 회원 109명은 1억 9500만원씩 투자, 집 한 채와 330㎡ 텃밭을 소유했다. 가구당 건축면적은 총 99㎡(30평) 규모이다. 집은 1층 66㎡(20평)와 2층 33㎡로 나뉜다. 1층은 은퇴자 내외가 살고 2층은 민박용으로 활용된다. 이 마을은 거주자를 150가구까지 늘릴 방침이다. 특히 주민들이 민박과 텃밭 등을 소득원으로 활용한다. 마을 관계자는 “은퇴자 생활에 보탬을 주기 위해 민박을 겸한 게 특징”이라며 “섬진강, 지리산, 순천만 등과도 가까워 방문자들이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개촌식은 20일 오후 5시이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11일 TV 하이라이트]

    ■한국인의 밥상(KBS1 밤 7시 30분) 전남 섬진강이 바다로 내달리고, 강과 바다가 몸을 섞으면 강은 다양한 생명을 품는다. 그중 단연 슈퍼스타는 강굴. 통상적으로 벚꽃이 필 때 가장 맛있다고 알려진 이 강굴은 사람들에게 벚굴이라고, 불리며 압도적인 크기로 모두를 유혹한다. 잠수부 정종규씨에게 강굴의 다양한 매력에 대해 들어보자. ■의뢰인 K(KBS2 밤 8시 50분) 동안녀가 되기 위해 성형외과를 찾은 사유리는 사기에 가까운 입담으로 고객의 환심을 사는 의사의 말에 넘어가 팔자 주름 제거 시술을 받았다. 며칠 후, 시술 효과가 없자 사유리는 의사에게 따지고자 병원에 갔다. 하지만, 따지기는커녕 이번에는 계약금 200만 원을 내고 양악 수술 날짜까지 잡게 된다. ■MBC 특별기획 구암 허준(MBC 밤 8시 50분) 도지(남궁민)는 다시 의원으로 돌아와 환자들을 돌보고, 예진(박진희)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한다. 하지만 오씨(김미숙)는 예진을 다른 집과 결혼시키기 위해 서두른다. 한편, 도지는 허준(김주혁)과 예진이 약재창고에서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게 된다.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SBS 밤 8시 55분) 78세의 김광진 할아버지는 헬멧부터 신발까지 빨간색으로 통일한 모양새가 비범하다. 빨간 자전거로 대구 시내를 누비며 소일거리로 배달 일을 하는 할아버지의 별명 또한 홍(紅) 반장이다. 올해로 12년째. 지독하리 만큼 빨간색만 고집하는 할아버지의 남다른 사연을 공개한다. ■건강한 아침(EBS 오전 6시) 편두통은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경직된 자세로 인한 혈액순환 장애도 원인이 된다고 한다. 진통제 대신 몸의 균형을 맞추는 동작을 통해 편두통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또 수시로 찾아와 몸과 마음을 괴롭히는 습관적인 통증들을 완화시켜주고, 생활의 활기를 찾아 줄 수 있는 운동법을 소개한다. ■렛미인(OBS 밤 12시 5분) 뉴멕시코의 어느 마을에 의문의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그리고 그날 밤 한 소녀와 남자가 이사를 온다. 겨울밤 외톨이 소년 오웬은 옆집으로 이사 온 어딘가 묘한 분위기의 소녀에게 처음으로 사랑을 느낀다. 천사의 얼굴과 아이의 마음을 가진 소녀 애비. 하지만 서서히 그녀의 엄청난 괴수 본능이 드러난다.
  • 화순적벽·화엄사도 지척인데

    화순적벽·화엄사도 지척인데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오는 20일부터 10월 20일까지 6개월 동안 전남 순천의 박람회장과 순천만 일대에서 열린다. 순천은 ‘자체 발광’의 여행지이지만, 주변에 ‘국보급’ 여행지들을 매달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자연스레 박람회장을 오가는 길에 둘러볼 수 있는 명소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순천은 남도의 교통 요지다. 시내를 관통하는 고속도로만 네 개다.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웬만한 명소들은 대부분 한 시간 안팎에 닿을 수 있다. 먼저 호남고속도로 방향으로는 화순과 곡성이 있다. 곡성에선 5월 24일~6월 2일 장미축제가 열린다. 세계 유수 품종의 장미들이 전시되는 자리다. 행사장은 섬진강 기차마을이다. 앞서 5월 1일부터는 ‘섬진강 기차마을 대축제’도 열린다. 이맘때라면 섬진강 철길 따라 조성된 20리 철쭉길이 온통 진분홍으로 물들 터다. 화순 쪽에서는 신록이 아름다운 둔동마을, 중국의 적벽보다 빼어난 ‘화순 적벽’ 등이 계절 여행지로 손꼽힌다. 완주~순천 고속도로 쪽으로는 ‘대한민국 1호 관광특구’인 구례가 지척이다. 산수유꽃이나 벚꽃 등은 지고 없겠으나, 그 자리를 배꽃과 자운영 등이 대신한다. 신록에 물든 ‘절집 투어’도 좋겠다. 화엄사가 앞줄에 서고, 구례의 아이콘으로 꼽히는 사성암도 빼어나다. 지리산 깊은 골에 파묻힌 천은사도 좋다. 남해고속도로 쪽으로는 하동과 광양이 가깝다. 하동에선 5월 17∼19일 화개면 운수리 차 시배지 일대에서 ‘야생차문화축제’가 열린다. 광양 쪽에서는 섬진강 매화마을이 첫손에 꼽힌다. 매화꽃은 절정을 넘겼지만, 섬진강에 기댄 마을의 정취는 여전하다. 구례와 광양, 하동 등을 품고 흐르는 섬진강과 만나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테마 여행이 된다. 순천 남쪽으로는 최근 남해고속도로의 지선인 영암~순천 고속도로가 개통됐다. 이 덕에 여수 오동도와 보성 차밭 등 남도의 명소로 여행 목적지를 확대시킬 수 있게 됐다. ‘지구의 정원, 순천만’을 주제로 개최되는 정원박람회에는 실내 정원 포함, 모두 83개 정원이 조성된다. 특히 일본과 중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 23개국에서 조성한 전통 정원들에 관람객들의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 각 국의 정원 디자이너들이 순천시에 머물며 조성 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조성한 정원도 ‘내공’이 만만치 않다. 예컨대 순천시 ‘호수정원’의 경우 영국의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 찰스 쟁스가 순천의 지형을 본떠 디자인한 것으로, 박람회의 핵심 볼거리로 꼽힌다. ‘갯지렁이 다니는 길’은 정원 예술가들에게 꿈의 무대로 꼽히는 영국 ‘첼시 플라워 쇼’에서 2년 연속 입상한 황지해 작가가 디자인한 ‘작품’이자 관람로다. 정원 문화를 보다 깊게 이해하려면 80여명의 정원해설사에게 도움을 받는 것도 좋겠다. 입장권 가격은 어른 1만 6000원, 청소년 1만 2000원, 어린이 8000원이다. 각종 할인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준비됐다. 박람회 홈페이지(www.2013expo.or.kr) 참조. 글 사진 순천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꽃등불’ 켠 남도의 선암·송광·대원사

    ‘꽃등불’ 켠 남도의 선암·송광·대원사

    선암사로 늙은 매화를 보러 갔습니다. 수시로 점검했으니 이젠 꽃 필 때가 됐다고 자신했지요. 한데 사람의 시간으로 꽃의 시간을 가늠했던 게 잘못이었을까요. 전남 순천까지 불원천리 달려갔으나 ‘선암매’는 끝내 제 자태를 보여주지 않더군요. 대신 처진벚나무에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능수버들처럼 늘어진 가지마다 꽃등불을 매달았는데, 수수한 절집과 어우러져 여간 곱지 않았습니다. 조계산 반대편의 송광사에선 노란 산수유가 한창이었습니다. 곱기로야 송광사 인근의 대원사 벚꽃길도 뒤지지 않지요. 섬진강 벚꽃들은 벌써 꽃비가 되어 흩날렸는데, 여기선 이제 팝콘처럼 부풀어 오르는 중입니다. 꽃이 전하는 싱싱한 봄날과 마주하지 못한 당신, 늙은 나무들이 전하는 짙은 꽃향기에 취하는 건 어떻겠습니까. 꽃의 시간에 여정을 맞추는 건 쉽지 않다. 한데 올해는 유난히 편차가 심했다. 그 탓에 국내 대표적인 꽃축제들이 개화시기를 놓칠까 전전긍긍해야 했다. 선암사 홍매도 마찬가지다. 홍매화축제가 열렸던 지난 6~7일에도 선암사의 늙은 매화는 채 절반도 꽃을 피우지 못했다. 광양 등 섬진강 주변의 매화들이 벌써 절정을 지난 것에 견줘 매우 이례적이다. 하지만 심술궂은 봄 날씨 ‘덕’에 여전히 고매(古梅)의 개화를 기다리는 즐거움이 남았으니, 이를 다행이라 해야 할까. 선암사로 향하는 순천 도심 곳곳에 정원박람회를 알리는 표지판들이 내걸렸다. 그런데 정원박람회를 열게 된 계기가 안타깝다. 순천만은 국내 연안습지 가운데 처음으로 2006년 람사르협약에 등록되는 등 생태계 보고로 꼽히는 명소다. 그런데 순천 도심이 팽창하면서 도시화가 목전에 이르렀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순천시 측은 순천만과 도심 사이에 에코 벨트, 이른바 생태 울타리를 치기로 결정했고, 부지로 쓰일 농지 등을 매입했다. 그곳이 바로 정원박람회장이다. 전시장은 박람회가 끝난 뒤에도 ‘순천의 정원’ 노릇을 계속하게 된다. 순천으로서는 박람회장 조성을 통해 새로운 풍경의 보물과 ‘순천만의 방패’를 동시에 ‘수확’하는 적시타를 터뜨린 셈이다. 봄의 선암사는 꽃대궐이라 했다. 200년 된 영산홍과 300년 된 철쭉, 목련, 보랏빛 수국 등이 번갈아 피고 진다. 가장 앞줄에 서는 건 역시 천연기념물(제488호) 홍매다. 그런데 ‘오호통재’다. 이제야 고매 끝자락에 한 두 개 꽃이 맺히기 시작했다. 600여 살의 무우전 홍매도, 원통전 뒤편의 백매도 꽃을 틔워내는 모습이 힘겹다. 늙은 매화들이니 초봄의 온기만으로는 몸을 달구기가 쉽지 않은 게다. 절집 스님인들 꽃의 속내를 알랴. 다만 13일께부터 “볼 만해질 듯”하단다. 그런데 잊은 게 있었다. 무량수각 앞 처진벚나무다. 수양버들처럼 가지를 축축 늘어뜨린 벚나무들이 가지 끝에 꽃등불을 매달았다. 해를 맞서고 보자니 반짝이는 꽃술들이 은하수를 닮았다. 고매들의 고아한 자태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아쉬움을 달래기엔 충분한 풍경이다. 동백꽃도 붉은 꽃불을 켰고, 흰 목련은 진작 만개했다. 무량수각 앞만 꽃잔치가 펼쳐진 셈이다. 송광사는 조계산을 사이에 두고 선암사와 마주하고 있다. 송광사가 서쪽, 선암사가 동쪽에 터를 잡았다. 둘 다 부처님 말씀을 따르는 건 같지만 종파는 다르다. 송광사는 조계종, 선암사는 태고종에 속한다. 절집의 풍모도 마찬가지. 선암사가 수수하고 소박하다면 송광사는 우아하고 세련됐다. 어느 모로 보나 확연히 구분되는 두 개의 옥구슬(雙璧)이다. 주암호를 휘휘 돌아 송광사로 향한다. 호숫가의 벚꽃은 벌써 폭죽처럼 터졌다. 송광사 진입로 또한 벚꽃터널이다. 노거수마다 뒤틀리고 거무튀튀한 가지 끝에 싱싱한 연분홍 꽃술을 매달았다. 이른 봄, 수 많은 객들이 송광사를 찾는 이유 중 하나다. 덜 알려졌을 뿐, 송광사에도 늙은 매화는 있다. 대웅전 앞마당 오르는 계단 옆을 지키고 섰다. 나무는 바닥에서 다섯 가지로 뻗어 올랐다. 호사가들은 이를 보고 오지벽매(五枝碧梅)라 부르기도 한다. 수령은 200년을 족히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꽃은 수수하다. 연녹색 꽃받침에 모시적삼 같은 흰 꽃술이 얹혀 있다. 절집 한복판에 있으면서도 쉬 눈에 띄지 않는 건 이 같은 도드라지지 않은 외모 때문일 터다. 이달 중순께 절정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송광사에서 주암호를 따라 보성 땅에 들면 곧 대원사 진입로와 만난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된 길이다. 들머리에서 대원사까지 5㎞ 남짓한 구간에 왕벚나무가 빼곡하다. 역시 13일쯤이면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벚꽃길 끝자락의 대원사는 송광사의 말사다. 머리로 치는 왕목탁, 빨간 모자 쓴 불상 등 해학 넘치는 볼거리들이 많다. 경내 티베트 박물관은 티베트 불교의 진수를 엿볼 수 있는 곳이다. 1000여 점의 티베트 미술품이 전시돼 있다. 글 사진 순천·보성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10+α 지방 중추도시권 본격 육성

    하반기부터 ‘10+α 지방 중추도시권’ 육성과 도시재생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내년부터 화학물질 사고에 대해 삼진아웃제도 시행된다. 국토교통부와 환경부는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이 같은 내용의 올해 국정과제 실천계획을 합동으로 보고했다. 갈등의 골이 깊은 두 부처가 동시에 업무보고를 하고 토론이 이뤄진 것은 처음이다. 국토부는 업무보고에서 지방 도시개발 방향을 지자체 중심으로 설정하고, 지자체가 도시 육성계획을 수립해 제안하면 이 가운데 10개 안팎을 골라 집중 지원하는 10+α 지방 중추도시권 육성 계획을 추진하기로 했다. 세종시와 혁신도시의 자족기능을 강화하고 영호남이 만나는 섬진강변을 동서통합 상징지대로 육성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개발사업 책임성을 확보하기 위해 최고정책당국자 실명제도 도입하기로 했다. 2017년까지 해외건설 수주 1000억 달러 시대를 열기 위해 청와대에 해외건설 전담팀을 설치하기로 했다. 수서발 KTX에 적용할 철도경쟁체제 도입방식은 다음 달까지 결정짓는다. 아파트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해 바닥 기준을 강화하고 2014년까지 ‘분쟁조정센터’를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택시산업 발전을 위한 지원법’ 제정안을 이달 중 국회에 제출한다. 환경부는 화학사고 삼진아웃제를 도입하는 동시에 사고를 일으킨 기업에 책임을 묻는 피해배상 책임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정부의 국정기조인 경제부흥과 국민행복을 개선하려면 경제와 환경, 개발과 보전의 가치관이 더 이상 대립해서는 안 되며 갈등 해소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종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섬진강 시인 김용택 “절망 겪었으니 희망 말할 수 있어” 시 쓰는 난치병 소녀 장유진 “아픈 이 보듬는 꽃 될 것”

    섬진강 시인 김용택 “절망 겪었으니 희망 말할 수 있어” 시 쓰는 난치병 소녀 장유진 “아픈 이 보듬는 꽃 될 것”

    “누구보다도 큰 아픔을 겪은 만큼 온 세상을 마음에 담을 수 있는 큰 사람이 됐으면 좋겠구나.” “제 시와 아픔이 다른 사람에게 희망과 감동이 될 수 있도록 할게요.” ‘시 쓰는 난치병 소녀’ 장유진(18)양이 그토록 보고 싶어 했던 ‘섬진강 시인’ 김용택(65) 시인을 만나 삶의 희망과 시에 대한 열정을 되새겼다. 유진이는 뇌동정맥기형으로 7세 때부터 11차례나 뇌출혈로 쓰러지는 아픔을 겪으면서도 7000여편의 시를 써 4권의 시집을 낸 어엿한 시인이다.<서울신문 1월 31일자 10면> 유진이가 김 시인을 만나는 것이 소원이라고 한 기사가 나가자 트위터에는 ‘시 쓰는 난치병 소녀가 김용택 시인을 꼭 만나게 해 주세요’라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이 소식을 들은 김 시인은 지난 30일 경기 파주에서 열린 자신의 산문집 출판 기념 행사에 유진이를 초대했다. 첫 만남부터 유진이는 김 시인에게 놀라움을 안겼다. 경기 안산에서 부모와 함께 온 유진이는 김 시인 앞에 자신의 시작(詩作) 노트 수십권과 시집 4권을 풀어 놓았다. “워매, 무슨 애가 시를 7000편이나 썼다냐. 나보다 많이 썼네.” 김 시인은 놀라운 표정으로 유진이의 시를 한줄 한줄 읽어 내려갔다. 1시간 정도 유진이와 얘기를 나눈 김 시인은 “장애가 있다는 사실이 인생의 진짜 장애가 되면 안 된다”고 말하며 유진이의 어깨를 다독였다. 유진이는 “한때는 아픈 것이 너무 힘들어 세상을 놓아 버리려고 했었다”면서 “이제는 아팠기 때문에 시를 쓸 수 있었던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도 가끔 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너의 아픔을 일부러 아름답게 포장할 필요는 없다고 봐. 그냥 아픔 그대로 표현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아. 절망을 겪었으니 희망도 말할 수 있는 거니까.” “아, 말씀 듣고 보니 제게 아직 상처가 남아 있었던 것 같네요. 선생님 말씀대로 천천히 저를 돌아보며 가야겠어요.” 김 시인은 유진이에게 “너무 많은 것을 쥐려고 하면 다른 것을 보지 못하니 조금 내려놓고 느긋한 마음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유진이의 어머니 이성애(48)씨는 “김 시인을 만나고 싶다는 아이의 꿈이 이뤄지니 너무 감격스럽다”고 했다. 이날 유진이는 시인과 30여명의 참석자들 앞에서 자작시 4편을 낭송했다. 헤어지는 길에 김 시인은 유진이에게 ‘찬란한 꽃이 되어라’라는 글을 써 줬다. 유진이는 “나보다 더 아픈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꽃이 되겠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글 사진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여행 가방]

    고양 첫 특급호텔 대명 엠블 20일 개관 대명레저산업은 20일 경기 고양시 한류월드 2구역에 경기북부 지역 첫 특급 호텔인 대명 엠블호텔(특 1급)을 개관한다. 지하 4층, 지상 20층 규모다. 객실 수는 스위트룸 34실을 포함해 모두 377실이다.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개관 기념 콘서트도 연다. 정치용이 지휘하는 대명페스티발오케스트라가 ‘아메리카노’를 주제로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인다. 동국대 여행작가과정 수강생 모집 동국대 평생교육원(원장 박경준, edulife.dongguk.edu)은 2013년 봄 학기 여행작가과정 일반반과 심화반 수강생을 모집한다. 시인 이병률, 사진작가 신미식, 한겨레신문 이병학 기자 등이 일반반 강사로 나서 여행기 쓰기 등을 지도한다. 4월 11일 개강, 수강료는 55만원이다. 심화반은 4월 18일 개강, 수강료는 60만원이다. (02)2260-3728∼30. 섬진강 매화문화축제 패키지 상품 우리테마투어(www.wrtour.com)는 오는 31일까지 섬진강 매화문화축제 당일 여행상품을 판매한다. 매주 금·토·일요일 오전 6시 30분 서울을 출발해 전남 광양 매화마을과 구례 산수유마을 등을 돌아본다. 2만 9000원. (02)733-0882.
  • 봄마중 ‘매화’

    봄마중 ‘매화’

    경칩(5일)이 지났다. 봄은 벌써 시작됐다. 봄의 전령, 매화의 개화 소식도 들려온다. 희고 붉고 푸릇한 꽃망울들이 행장 꾸려 남녘으로 떠나라고 채근한다. 옛 선인들도 즐겼다던 탐매(探梅) 여행. 말라비틀어진 고목 등걸에 보석처럼 매달린 매화 좇아 봄나들이 떠날 때다. 겨울의 결기가 여전해도 절집의 매화는 어김없이 꽃봉오리를 내놓는다. 그 가운데 전남 순천의 금둔사는 제주도를 제외하고 국내에서 가장 먼저 매화가 피는 곳으로 알려졌다. 금둔사 홍매는 납월(月·음력 12월)의 모진 추위에 꽃망울을 터뜨린다고 해서 ‘납월매’라 불린다. 30여년 전, 인근 낙안읍성의 600년 묵은 납월매에서 씨를 얻어다 절집에 심었다. 낙안읍성 납매는 벌써 고사했고 금둔사 홍매가 국내 유일한 납월매라고 한다. 금둔사에는 이 밖에도 100여 그루의 토종 매화가 어우러져 피어난다. 꽃망울을 일찍 터뜨리기로는 경남 양산의 통도사도 금둔사 못지않다. 다른 절집에 견줘 경내에 매화나무가 많지는 않은 편이다. 하지만 영각 앞의 350년쯤 된 나무가 피워 내는 홍매화는 ‘우리나라 홍매의 표준’이라고 일컬어질 만큼 자태가 빼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신라시대 자장율사에 의해 창건된 절집 이름을 따 ‘자장매’라고도 불린다. 이번 주말께부터 활짝 피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둔사 납월매가 지고 나면 순천 조계산을 앞뒤로 등진 선암사와 송광사의 매화들이 꽃을 피운다. 특히 선암사엔 절집의 내력만큼이나 오래된 매화가 많다. 탐매 여행을 말할 때마다 선암사가 늘 첫손에 꼽히는 이유다. 3월 말부터 각황전 원통전으로 향하는 담장을 따라 홍매와 백매, 청매 등 각양각색의 매화가 일제히 꽃등불을 켠다. 이른바 ‘선암매’다. 이때쯤 경내도 고아한 향기로 가득 찬다. 무우전 앞의 620살 먹었다는 백매와 각황전 돌담길의 550살 홍매 등은 천연기념물(제488호)이다. ‘송광매’로 불리는 송광사 백매화도 수령이 200년을 넘겼다. 발길을 지리산으로 돌려 구례 화엄사에 들면 ‘화엄매’와 만난다. 우리나라 고매 중 가장 색이 검붉어 ‘흑매’(黑梅)라고도 불린다. 수령은 300~400년으로 추정된다. 붉은 매화와 어우러진 산사 풍경이 그만이다. 화엄사에 딸린 길상암 앞 대숲에도 야생 매화 한 그루가 자란다. 수령 450년 정도로 추정되는 백매로 천연기념물 제485호다. ‘야매’(野梅)란 이름에 걸맞게 거칠고 강인한 수형이 일품이다. 단풍으로 이름난 장성 백양사엔 ‘고불매’가 있다. 360년 묵은 천연기념물(제486호)이다. 우화루 기와지붕 위로 가지를 걸치고 피어나는 홍매화가 고혹적이다. 절집뿐 아니라 꼬장꼬장한 선비의 집 담장에서도 고졸한 매화와 만날 수 있다. 경남 산청은 지리산 근동에서 명자깨나 날리는 매화마을이다. 단속사 절터의 ‘정당매’(政堂梅), 남사마을의 ‘분양매’(汾陽梅), 산천재의 ‘남명매’(南冥梅) 등 ‘산청 3매’(山淸三梅)를 길러 냈다. ‘남명매’는 조선 중기의 학자 조식이 후학을 가르치던 산천재에 있다. 조식의 호 ‘남명’에서 이름을 딴 하얀 빛깔의 백매다. 수령은 450년 정도로 추정된다. 빼어난 수형 덕에 ‘명품 매화’ 반열에 올랐다. 특히 매화 향이 유난히 짙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남명매는 보통 3월 하순, 순천 선암사 등보다 일찍 핀다. 단성면 남사리 예담촌은 500여년 역사를 헤아리는 양반 마을이다. 전통 한옥과 토담, 돌담이 어우러져 고풍스러운 느낌을 물씬 풍긴다. 오래된 양반가가 많은 만큼이나 선비의 기개를 상징하는 매화도 많다. 가장 오래된 분양매는 고사했지만 ‘남사매’ ‘최씨매’ 등 많은 고매들과 만날 수 있다. ‘정당매’는 단성면 운리의 옛 단속사 절터에 홀로 남은 고매다. 수령은 640년을 헤아린다. 해마다 3월 하순께 하얀 홑꽃을 피운다. 전남 담양에선 매정(梅庭·정원의 매화)의 진수를 엿볼 수 있다. 담양은 소쇄원 등 정자와 원림이 즐비한 곳이다. 선비들이 즐겨 머물렀으니 당연히 매화나무도 많을 터. 명옥헌 원림의 ‘명옥헌매’와 죽림재에 있는 ‘죽림매’ 등이 이름났다. 고려 말 무신 전신민이 은거했던 독수정 주변의 ‘독수매’와 지곡리 지실마을의 ‘계당매’, 장산리 미암종가 마당의 ‘미암매’, 장화리 홍주송씨 종택인 하심당의 ‘하심매’ 등 정자, 고택과 어우러진 고매의 멋을 한껏 느낄 수 있다. 해마다 울긋불긋 꽃대궐을 차리는 곳으로 섬진강을 빼놓을 수 없다. 전남 광양과 구례, 경남 하동 등 국내 매화 여행 1번지로 꼽히는 곳들이 죄다 섬진강 자락에 몰려 있다. 예부터 ‘저절로 물 흐르고 꽃 핀다’는 뜻에서 수류화개(水流花開)라 불린 섬진강은 매화에 이어 산수유꽃과 벚꽃, 배꽃 등을 줄지어 피워 내는 대한민국 ‘꽃전선’의 북상 경로이기도 하다. 운이 좋다면 희고 붉은 매화와 노란 산수유가 그럴싸하게 어우러지는 풍경도 만날 수 있다. 화신(花信)의 봉홧불은 전남 광양의 섬진마을(매화마을)이 켜 든다. 국내 최대 매화 군락지다. 섬진강을 따라 수만 그루의 매화가 꽃물결을 이루는데 풍경이 가장 빼어난 곳은 청매실농원이다. 1920년대 전국에서 가장 먼저 매화나무를 심은 것으로 전해진다. 청매실농원에 들면 희고 붉고 푸릇한 꽃망울들이 객을 반긴다. 비탈진 언덕엔 2500여개의 장독대가 늘어서 있다. 장독마다 매실로 만든 된장과 고추장이 익어 간다.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의 세트장이었던 초가집을 지나 전망대에 오르면 구름처럼 피어난 매화꽃과 섬진강, 그리고 강 건너 하동의 평사리 등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섬진마을은 올해도 어김없이 ‘광양국제매화문화축제’를 연다. 광양시가 예상하는 매화 만개 시기는 이달 하순. 올해로 16회를 이어 온 축제 또한 개화 시기에 맞춰 오는 23일부터 31일까지 섬진마을 일대에서 펼쳐진다. 섬진강 너머 경남 하동 땅에서 맞는 매화 향도 범상치 않다. 특히 청매실농원과 섬진강을 두고 마주한 흥룡리 흥룡마을과 먹점마을 등이 소문난 매화마을이다. 지리산에 기댄 마을 골짜기와 밭두렁, 고샅길과 개울가까지 온통 매화나무다. 구례 쪽에선 구례읍 유곡리 다무락골이 매화마을로 널리 알려졌다. 노란 산수유 개화 시기에 여행 일정을 맞추는 것도 좋겠다. 29~31일 구례 산동마을 등에서 산수유꽃축제가 열린다. 열흘 붉은 꽃은 없는 법. 섬진강에 흩뿌려지는 꽃비를 맞으려면 서두를 일이다. 글 사진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타인의 삶, 쉽게 판단하지마 속을 들여다봐야 알지

    타인의 삶, 쉽게 판단하지마 속을 들여다봐야 알지

    1990년 빨치산 부모의 이야기를 담은 자전적 소설 ‘빨치산의 딸’ 출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판금조치. ‘노동해방문학’ 활동으로 수배생활. 199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고욤나무’로 등단한 작가 정지아(48)의 이력은 순탄치 않았다. 단편소설 ‘풍경’(이효석 문학상·올해의 소설상), 소설집 ‘봄빛’(한무숙 문학상)으로 문단의 주목을 받아온 작가는 5년 만에 세 번째 소설집 ‘숲의 대화’(은행나무 펴냄)로 돌아왔다. 11편의 단편소설은 과거 두 편의 소설집이 그랬듯이,‘빨치산의 딸’에서 보여줬던 무거운 주제의식에서 확연히 벗어났다. ‘봄날 오후, 과부 셋’으로 2009년 이상문학상 우수상을 받았을 때 ‘화해와 승화의 길’이라는 해석을 들었지만, 작가는 아니라고 손사래를 쳤다. 정지아는 지난 4일 전화통화에서 “그리 대단한 것도, 특별한 ‘개념’의 변화도 없었다”고 했다. 이어 “어느 순간 보니 이른바 ‘자본가’나 ‘강남사람’이라고 고통이 없겠나, 슬픔이 없겠냐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누군가의 삶을 옳지 않다고 재단하고, 인간이란 숲을 보지 않는 것은 독선”이라고 말했다. 숲을 보려는 작가의 노력은 표제작 ‘숲의 대화’에 묻어난다. 새 세상을 꿈꾸던 주인집 도련님이 자기 아이를 밴 하녀를 종놈 운학에게 시집 보내고 토벌군의 총에 맞아 숨진다. 하녀는 평생 도련님을 그리다 죽었고, 아내를 짝사랑해온 남편은 도련님의 영혼과 교감한다. “고로크롬 살아봉게 니는 좋디야?” “알콩달콩, 나도 그리는 못 살아봤소.”(30쪽). 작가는 운학의 입을 빌려 “인민의 천국이라는 시상을 지둘렸소? 그런 시상이 워딨겄소? 죽어서나 그런 디로 가게 될랑가”(32쪽)라며 한 시절 부는 바람 같은 이데올로기의 가벼움을 지적했다. 작가는 2년 전 고향인 전남 구례로 낙향했다. 지리산 왕시루봉이 훤히 마주 보이는 섬진강 자락에 살고 있다. “아침, 저녁으로 크기와 모습이 제각각인 호박을 보면 인생도 호박 찾듯이 찬찬히 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동그랗고 먹음직스러운 호박과 못난이 호박을 비교하다가, 못난이 호박 밑에 고인 돌을 보며 뒤틀린 것에는 아픔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잣나무 가지가 쉴 새 없이 살랑이고 그 사이로 갓난아이 눈망울 같은 햇살이 어룽거린다‘(9쪽)는 시구같은 소설 속 문장은 고추, 가지, 오이를 골고루 돌보는 전원생활에서 우러나왔다. 삶의 무게를 켜켜이 담은 작가의 단편들은 정여울 평론가의 말처럼 ‘주변부 인생들이 만들어내는 작은 우주’ ‘간신히 존재하는 것들을 향한 사랑’으로 축약된다. 온갖 풍상에 치매까지 달려들어도 어린 시절 질투심을 그대로 간직한 채 티격태격 추억을 곱씹으며 살아가는 80대 할머니들(봄날 오후, 과부 셋), 헌 교복을 입히자 학교를 안 가겠다 버티는 딸에게 찬물을 끼얹어 쫓아보낸 엄마(목욕 가는 날),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작은아들을 포기하지 않고 전 재산을 들여 재활시키는 부모와 큰아들의 갈등(브라보, 럭키 라이프)이 그렇다. 서슬 퍼런 시대에 굳이 빨치산을 소재로 글을 썼던 이유가 궁금했다. 작가는 “부모님의 이야기로, 젊은 시절 경험을 그대로 옮겨놨다”며 “역사 뒤편에 묻힌 이야기를 들춰 세상에 이런 삶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람들 사는 것은 다 힘들지 않겠냐. 찌그러졌다는 이유로 내가 경멸했던 것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섬진강 농촌 마을 30년 얘기… 우린 잘 살고 있나”

    “섬진강 농촌 마을 30년 얘기… 우린 잘 살고 있나”

    “태환이 형, 생각이 많이 난다. 살아 있을 때는 내가 미워할 수밖에 없는 인간이었는데, 이제는 미워하려도 볼 수가 없으니 가슴이 먹먹해지고 눈시울이 시큰해진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65)은 15일 서울 태평로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하다가 그만 목이 메고 만다. 목도리를 풀고 주저앉듯이 앉았다. 그의 꿈은 “내가 태어난 곳에서,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에서 애들을 가르치면서 평생 살았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는데 그 꿈은 이뤄졌다. 자신의 모교에서 초등학교 2학년을 26년이나 가르쳤으니 말이다. 그러면서 서른 다섯 가구에 불과한 고향 어르신과 농촌의 일상과 풍경을 시로, 산문으로 써서 대한민국에 널리 알렸으니 그보다 더 좋을 수는 없었다. 그는 1982년 시인으로 등단했지만, 시로 쓸 수 없었던 섬진강 상류의 진메마을 사람들 이야기를 산문으로 썼다. 고향 이야기를 하나하나 써내려간 것이 30여년이 넘으니 모두 8권, 문학동네에서 모두 묶어 전집으로 내놓았다. 1권과 2권은 신간이다. 김용택은 “1948년부터 2012년까지 섬진강의 한 작은 마을 이야기인데,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 이 한 마을에 모든 것이 담겨 있었다. 농촌 공동체의 가치는 인간을 가치있게 한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우리가 잘살고 있나? 우리가 행복한가?”라고 했다. 김용택은 자신의 산문이 “자연과 인간이 아름답게 공생하면서 생태와 순환이 살아있던, 햇볕이 밝은 마을을 보았다”고 회고한다. 전집으로 묶으면서 예전에 썼던 글들을 읽어본 뒤 그는 “대학에서 문학을 전통적으로 하지 않아 글이 서투르기도 하고, 소박하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세련되지 못한 글들이 많더라. 하지만 고치지 않고 글맛이 살아있도록 당시의 생각을 훼손시키지 않으려고 하면서 책을 만들었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전국 자전거길 통합 안내 인터넷 사이트·앱 서비스

    행정안전부는 4일 국토종주 자전거길과 지자체가 만든 자전거길, 주변 편의시설 정보를 담은 ‘자전거 행복나눔’ 사이트(www.bike.go.kr)를 개통한다. 사이트는 한강과 남한강, 북한강 등 국토종주 자전거길과 강릉 경포호 산소길과 옹진 덕적도 등 10개 지자체 명품길에 대한 지도와 접근 경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또 먹거리 명소와 자전거 대여소·수리점, 보관대 등 주변 시설에 대한 정보도 안내한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도 함께 개발돼 자전거길 관련 정보를 더욱 쉽게 찾을 수 있게 된다. 스마트폰 이용자는 목적지까지의 길찾기와 과속위험, 추락·낙석·미끄럼주의 구간을 음성으로 알려주는 내비게이션 기능도 활용할 수 있다. 사고가 발생하면 지인이나 구조기관에 위치 정보도 전송할 수 있다. 특히 국토종주 자전거길에 설치된 무인인증센터의 자전거 모양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사이버인증도 할 수 있게 된다. 맹형규 행안부 장관은 “동해안·경춘선·섬진강 자전거길의 개통 시기에 맞춰 안내서비스를 업데이트하고 자전거 동호인 등 이용자의 의견도 적극적으로 수렴해 자전거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농어촌청소년대상] 특별상

    ●농업 김우정씨 도농 직거래 추진·지역사회 봉사 구례군 4H본부 사무국장을 맡고 있고 1사 1촌 자매결연, 체험시설 운영 등을 추진해 도농 교류의 장을 육성했다. 섬진강 다무락마을 개발로 도농 직거래를 추진하면서 연간 1200여명의 방문을 끌어냈다. 이는 연소득 3억원 창출로 이어졌다. 지속적인 지역사회 봉사활동과 농업기술 선도 활동, 농가소득 증대 등에도 앞장서고 있다. 무연고 묘 3350기 벌초, 자연정화 활동, 의용소방대, 자율방범대 활동 등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수산 최동주씨 수산물 유통 등 지역발전에 기여 조선이공대학 건축환경설비과를 졸업하고 2004년부터 한국수산업경영인 완도군연합회 사무차장을 역임하고 있다. 2011년 전업경영인에 선정됐으며 해조류양식, 어선 어업, 수산물유통 어업, 펜션 운영 등 지역 수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지역 주민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내 인생에 포기란 없다.’ 등의 주제로 특별강연 및 중국어, 영어 강좌를 열기도 했다. 태풍 피해복구 등 봉사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 건강사회를 위한 최선의 방법은

    건강사회를 위한 최선의 방법은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되찾아주기 위해 섬진강 시인으로 불리는 김용택과 야구해설위원인 양준혁이 학교로 되돌아갔다. EBS는 26일 밤 9시 50분 다큐프라임 특별대기획 10부작 ‘학교의 고백’ 제7부인 ‘용택·준혁, 학교에 가다’에서 우리 교육의 희망을 생각해본다. 학생과 교사가 모두 행복한 현장이란 어떤 곳일까. 말썽꾸러기 아이들과 매일 산에 오르는 종암중학교 ‘조폭 선생님’, 선생님을 엄마·아빠라고 부르는 부산 알로이시오 초등학교 아이들, 학교 폭력의 아픔을 딛고 새로운 꿈을 꾸는 인천 해밀학교 아이들 등에게서 그 물음에 대한 대답을 찾아본다. 프로그램은 ‘당신에게 학교란 무엇입니까?’란 질문으로 시작한다. 학교의 희망을 찾기 위한 일종의 화두(話頭)인 셈이다. 서울 광화문에 교실이 세워지고 이어 급훈과 한반도 지도가 내걸린, 분필 먼지 풀풀나는 교실의 모습이 갖춰진다. 세월 저편의 교실을 다시 불러낸 것이다. 양은 도시락과 옛 국정교과서가 공존하던 공간이다. 그곳에 구경 삼아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기웃대다가 걸상에 앉아보는 사람들. 풍금의 흰 건반을 눌러보며 데리고 온 아이를 책상에 앉혀보는 부모들에게 물었다. “어떤 것이 기억나나요?” “다시 만나고 싶은 분이 있나요?” 사람들 기억 속에 남아 있는 학교의 모습은 의외로 아름다웠다. 살냄새와 추억이 맛깔나게 버무려진 곳이다. 30여년간 아이들을 가르친 초등학교 교사이자 시인인 김용택과 야구의 전설인 양준혁은 이후 전국 각지의 학교로 함께 내려갔다. 길 위에서 시인은 섬진강변 덕치분교 2학년 담임교사 김용택이 되고, 양준혁은 오로지 야구밖에 모르고 야구 말고는 아무것도 없던 10대의 양준혁이 된다. 그 누구보다 자기 방식으로 치열한 삶을 살았던 두 남자가 들려주는 학교 이야기, 사람 이야기, 일 이야기는 무엇을 어떻게 배우는가에 따라 인생의 길이 달라진다는 것을 말해주는 최고의 수업이었다. 두 사람이 찾아간 서울 종암중학교, 인천 해밀학교, 부산 알로이시오초등학교, 서울 광신고등학교…. 그곳에는 질풍노도의 시간을 함께 넘어주는 나이 든 선생님과 아이들을 보듬어주는 따뜻한 마음이 있었다. 좋은 수업을 통해 배움의 즐거움을 일깨워주는 교사와, 학교를 떠나온 아이들의 얼룩진 속내를 읽어주는 통 큰 사랑이다. 다큐멘터리는 결국 ‘세상을 건강하게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학교를 다시 세우는 것’이라고 고백한다. 학교를 다시 세워야 하는 이유를 이 프로그램에서 살펴볼 수 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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