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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PP 타결 이후] 섬유 ‘맑음’ 車부품 ‘먹구름’

    [TPP 타결 이후] 섬유 ‘맑음’ 車부품 ‘먹구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타결로 섬유의류업계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자동차 부품 업계에는 먹구름이 끼었다. 전문가들은 베트남에 생산 거점을 둔 의류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업체들이 중장기적으로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자동차 부품 업종은 일본산 자동차 부품의 가격 경쟁력이 올라가면서 일본 업체와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6일 자동차 부품 업체 관계자는 “주요 시장인 미국에서 일본산 자동차 부품의 관세(2.5%)가 철폐되면 미국 내 공장을 가진 일본 완성차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중장기적으로 현대·기아차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완성차에는 직접적인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완성차 관세는 25년 뒤에 철폐되는 데다 미국에 수출하는 한국 완성차 관세는 내년에 완전히 철폐되기 때문이다. 섬유산업은 관세 철폐로 TPP 참여국인 베트남이 가장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에 생산 기반을 둔 국내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TPP 회원국은 섬유제품에 대해 높은 관세를 유지하고 있다. 합성섬유 직물은 일본이 5.3~6.6%, 미국 8.5~14.9%, 면직물은 일본 3.7~5.6%, 미국 6.5~15.5%에 달한다. 한편 석유화학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본적으로 석유제품은 세계 각국이 이미 0% 수준의 관세를 적용할 정도로 프리(free) 트레이딩 시장이 형성돼 있다. 화학제품 업종도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이 TPP에 참여하지 않는 데다 우리나라가 이미 미국이나 호주 등 주요국들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만큼 느긋한 입장이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TPP 타결, 누가 웃고 누가 우나

     미국과 일본 등 12개국이 참여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타결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6일 베트남에 생산 거점을 둔 의류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업체들이 중장기적으로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TPP로 역내 관세가 철폐된다면 섬유·의류 최대 수출국인 베트남의 의류 수출 기반이 더욱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대 수혜주로 베트남 생산 비중이 60%에 달하는 한세실업이 꼽히고 있다. 한세실업은 이날 장중 한때 7만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김근종 현대증권 연구원은 “한세실업은 TPP 타결에 대비해 지속적으로 베트남 생산설비를 확충, 지난해 기준 한세실업 매출액의 60%가 베트남에서 발생했다”며 한세실업의 목표주가를 종전 6만 5000원에서 8만원으로 올렸다. .  영원무역, 태평양물산 등 다른 의류 OEM주도 수혜 기대감에 동반 상승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섬유산업은 한·일간의 경합도가 낮아 TPP 체결 시 일본의 수혜가 적고, 관세 철폐로 TPP 참여국인 베트남에서 생산 중인 국내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오히려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그동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일본보다 유리한 위치였던 자동차 업종에 대해서는 이번 TPP 협상 타결로 가격 경쟁력 약화 우려가 제기된다. 이날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는 물론 만도, 현대위아 등 관련 부품주들도 덩달아 내림세다.  다만 전문가들은 자동차 업종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한·미 FTA 일정에 따라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완성차에 대한 관세가 현재 2.5%에서 내년부터 0%로 철폐되기 때문이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멕시코 등에 이미 한국 완성차와 부품업체들이 동반 진출해 있기 때문에 실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현대차와 기아차는 미국 공급량 중 현지 생산 비중이 각각 53%, 47% 수준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TPP 타결, 의류OEM 주는 웃고 자동차주는 우울

     미국과 일본 등 12개국이 참여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타결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6일 베트남에 생산 거점을 둔 의류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업체들이 중장기적으로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TPP로 역내 관세가 철폐된다면 섬유·의류 최대 수출국인 베트남의 의류 수출 기반이 더욱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대 수혜주로 베트남 생산 비중이 60%에 달하는 한세실업이 꼽히고 있다. 한세실업은 이날 장중 한때 7만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김근종 현대증권 연구원은 “한세실업은 TPP 타결에 대비해 지속적으로 베트남 생산설비를 확충, 지난해 기준 한세실업 매출액의 60%가 베트남에서 발생했다”며 한세실업의 목표주가를 종전 6만 5000원에서 8만원으로 올렸다.  영원무역, 태평양물산 등 다른 의류 OEM주도 수혜 기대감에 동반 상승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섬유산업은 한·일간의 경합도가 낮아 TPP 체결 시 일본의 수혜가 적고, 관세 철폐로 TPP 참여국인 베트남에서 생산 중인 국내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오히려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그동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일본보다 유리한 위치였던 자동차 업종에 대해서는 이번 TPP 협상 타결로 가격 경쟁력 약화 우려가 제기된다. 이날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는 물론 만도, 현대위아 등 관련 부품주들도 덩달아 내림세다.  다만 전문가들은 자동차 업종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한·미 FTA 일정에 따라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완성차에 대한 관세가 현재 2.5%에서 내년부터 0%로 철폐되기 때문이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멕시코 등에 이미 한국 완성차와 부품업체들이 동반 진출해 있기 때문에 실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현대차와 기아차는 미국 공급량 중 현지 생산 비중이 각각 53%, 47% 수준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시민이 꿈꾸는 대구? 함께 일하는 도시죠”

    “시민이 꿈꾸는 대구? 함께 일하는 도시죠”

    도시계획 전문가 등 477명이 지난 7일 대구 북구 고성동 대구시민체육관에 모였다. 이들은 저녁 식사도 거른 채 3시간여 동안 ‘시민이 꿈꾸는 대구’라는 주제 아래 열띤 토론을 벌였다. 올해 두 번째로 열린 대구시민원탁회의였다. 시민원탁회의는 권영진 대구시장의 공약으로 시 현안에 대한 시민 의견 수렴을 위해 열리는 것이다. 올해 첫 원탁회의는 지난 5월 12일 달서구 학생문화센터 체육관에서 열렸다. 당시에도 500여명의 시민이 참가해 대구축제의 문제점과 대표 콘텐츠 육성 방안을 토론했다. 이번 회의는 2030년 대구도시기본계획 프로젝트와 관련 현장의 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됐다. 1부와 2부로 나눠 진행됐으며 1부는 시민들이 꿈꾸는 대구의 미래상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테이블별로 자유롭게 의견이 제시됐으며 분위기가 뜨거워지면서 토론 시간도 당초 예정된 시간(45분)을 2배 가까이 넘겼다. 1부 토론 후 대구 미래상에 대해 의견을 모은 결과 기반시설 분야에서 ‘골고루 함께 일하는 도시 대구’가 참석자의 19.3%로 가장 많았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대구의 문화관광’이 18%, ‘향토기업 살리는 대구’가 15.6%로 집계됐다. ‘공원 많고 잘 정돈된 깨끗한 도시 대구’가 13.6%, ‘노후 주택 정비·아파트 투기 없는 대구’가 12.5%, ‘커지는 대구, 분산된 대구, 소득 격차 적은 대구’가 10.5% 등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교통사고 적고 사통팔달의 대중교통 도시 대구’ 6.1%, ‘밤이든 낮이든 안전한 대구’ 4.4% 등이었다. 비기반시설 분야에서의 대구 미래상에 대한 의견은 ‘대한민국 선도 문화인프라 도시 대구’가 33.3%로 가장 많았다. ‘누구나 배려하고 함께하는 공동체의 도시 대구’ 29.7%, ‘생애주기별로 따뜻한 복지 도시 대구’ 20.3%, ‘인재 하면 대구, 자긍심 높은 열린 교육도시’ 16.7%였다. 2부에서는 미래상 실현을 위해 어떤 전략이 필요한가를 토론했다. 여기에서는 ‘문화인프라 도시 대구’가 16%, ‘지역 중소기업 활성화를 위해 지역할당제, 가산점 등 확대’가 15%로 1, 2위를 차지했다. ‘도시교통 인프라 구성’과 ‘산업용지 확보 등을 통한 기업 유치’가 각각 14.5%로 나왔다. ‘문화인프라 구축’ 12.4%, ‘역동적인 취업할 수 있는 인재가 모이는 도시 대구’ 10.5%, ‘고부가가치 섬유산업 육성’ 9%, ‘일자리 창출’ 8.1% 등의 의견이 제시됐다. 시는 이날 원탁회의에서 제시된 시민 의견을 검토한 뒤 ‘2030년 대구도시기본계획’에 반영할 방침이다. 권 시장은 “시민들이 대구의 미래를 함께 논의하고 공유한 의견이 지속적으로 시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광복 70년-한국경제를 이끈 기업들] SK, 섬유산업 출발 정보통신·반도체 기업 성장

    [광복 70년-한국경제를 이끈 기업들] SK, 섬유산업 출발 정보통신·반도체 기업 성장

    1953년 한국전쟁으로 무너진 폐허 속에서 경기도 수원시 평동 4 일대에 SK그룹의 모태인 선경직물 공장이 건립됐다. 창업주인 고 최종건 회장이 마차로 자갈을 날라 공장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이렇게 시작한 SK그룹은 2015년 에너지와 화학, 정보통신, 그리고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국경제를 이끄는 국내 재계 서열 3위의 그룹으로 우뚝 섰다. SK 성장을 반추할 때 1973년부터 그룹을 맡았던 고 최종현 선대회장을 빠트릴 수 없다. 그의 지휘 아래 SK는 섬유산업을 바탕으로 석유화학기업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이어 1998년 그룹 총수에 오른 최태원 회장은 SK텔레콤의 2세대 휴대전화 방식인 다중분할접속(CDMA) 서비스에 이어 세계 최초로 동기식 3세대 상용 서비스를 개시하며 SK를 이동통신업계의 선두 자리에 올려놓았다. 그의 결단 아래 2011년 인수한 하이닉스는 6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기록하며 그룹의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SK는 올해 광복 70주년을 맞아 ‘혁신경영’을 통해 그룹의 핵심역량을 키우고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하는 데 집중한다는 복안이다. ‘사회적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자사가 지원하는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를 중심으로 벤처창업 생태계 만들기에도 진력할 계획이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잡음 많은 DTC ‘반쪽 개관’ 우려

    잡음 많은 DTC ‘반쪽 개관’ 우려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DTC)가 개관을 앞두고 표류하고 있다. 섬유업체의 입주가 부진한 데다 공모로 뽑은 관장이 한 달여 만에 갑작스레 해임되면서 정상 개관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대구시는 2012년 10월 착공한 섬유산업 복합문화시설인 DTC를 오는 29일 개관한다고 20일 밝혔다. 동구 봉무동 이시아폴리스 내 1만 3732㎡에 지하 2층, 지상 9층 규모로 1130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갔다. 비즈니스센터, 다목적홀, 섬유박물관 등이 들어선다. 하지만 DTC의 업무와 상업 판매 시설 120곳 가운데 곳곳이 텅 빈 상태다. 이날 현재 임대 계약이 된 곳은 25곳(20.8%)에 불과하다. 계약이 진행되고 있는 30곳이 차질없이 입주한다고 하더라도 공실률이 55%에 이른다. 이같이 공실률이 높은 것은 DTC를 접근성이 떨어지는 이시아폴리스에 건립했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지역 섬유의 터전은 북구 3공단과 서구 염색산업단지·서대구공단인데 이곳을 떠나 DTC로 입주할 기업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더구나 자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지역 섬유업체들에 DTC의 임대료가 부담된다는 분석이다. 핵심시설인 섬유박물관 준비도 미흡하다. 당초 민간 출자로 48억원 규모의 전시품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29억원 상당의 물품만 가치평가를 마친 상태다. 아직 심사하지 않은 유물이 있으나 개관일까지 나머지 전시품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여기에다 관장까지 공석이다.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는 지난 6일 이사회를 열고 조호현 DTC 관장의 해임안을 통과시켰다. 지난 3월 23일 관장을 선임한 지 40여일 만이다. 복무규정 위반 등이 해임 사유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것은 공개되지 않았다. DTC는 현재 섬유분야와 직접 연관이 없는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있으면서 구성원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가 DTC의 운영 관리를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에 위탁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시의 주력 사업 공간을 관련 업계 인사들이 관리하고 시는 이를 다시 승인해주는 형태가 잡음이 생길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박물관은 현재 유물 선별작업을 하고 있어 운영에 차질이 없고 공실률도 꾸준히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한국 섬유패션사업의 역사와 문화, 비즈니스를 한곳에서 만날 수 있는 공간인 만큼 지역의 명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대구 등 노후산단 재생사업 본격화

    오래된 산업단지를 첨단 산업단지로 탈바꿈시키는 산업단지 재생 사업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대구·대전 노후 산단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산단 재생선도사업을 추진하고, 전주 산단은 사업계획을 공모해 민간 개발 방식으로 정비한다고 12일 밝혔다. 국토부는 서대구 산단에 첨단섬유산업 위주의 ‘신소재 융복합 콤플렉스’(중리동 일대 4만㎡) 부지를 조성하기 위해 오는 7월까지 타당성 조사를 진행하며 연내 보상할 계획이다. 대전 제1·2 산단 북서쪽 부지(9만 9000㎡)에는 주차시설 등 ‘복합 업무 지원단지’를 만든다. 이를 위해 LH는 대전시와 이달 사업추진 협약을 맺고 7월쯤 예비타당성조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국토부는 또 전북 전주 산단에서는 민간이 자체적으로 재정비 사업을 추진하도록 했다. 이르면 7월 산단에 토지나 공장을 가진 이들을 대상으로 사업 계획을 공모한 뒤 선정된 지역의 토지 용도를 공장에서 상업, 지원시설 등으로 바꿔 주며 기반시설을 지원할 방침이다. 특히 개발이익 일부를 땅으로 기부받아 산단형 행복주택을 건설하는 등 노동자들의 정주 여건을 개선할 미니복합타운을 조성한다. 국토부는 현재 8개 지역 노후 산단을 선정해 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추가로 올해 9곳, 내년에 4곳을 선정할 계획이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밀수는 미국의 힘

    밀수는 미국의 힘

    밀수꾼의 나라 미국/피터 안드레아스 지음/정태영 옮김/글항아리/604쪽/2만 8000원 “밀수꾼은 국법을 어긴 사람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자연적 정의는 거스를 수 없는 법이다. 자연적 정의는 그런 행위를 범죄시한 적이 없으므로 밀수꾼들은 국법이 범죄라는 낙인만 찍지 않았으면 훌륭한 시민으로 칭송받았을 사람들이다.” 고전경제학의 창시자인 애덤 스미스(1723-1790)가 그 유명한 ‘국부론’에서 한 말이다. ‘경제학의 아버지’라는 명성의 도덕철학자가 밀수꾼을 존경한다니 생뚱맞지 않은가. “미국은 유서 깊은 밀수국가이다.” 애덤 스미스의 ‘밀수꾼 존경’에 못지 않은 충격 발언으로 들린다. ‘밀수꾼의 나라 미국’은 그 뚱딴지 같은 명제를 미국역사의 팩트로 조목조목 입증한 보고서이다. 역발상의 핵심 내용은 “미국은 영국의 식민통치 시절부터 독립전쟁을 거쳐 경제 초강대국이 되기까지 단 한 번도 불법무역과 연관되지 않은 적이 없다”는 것이다. ‘정의와 자유 수호의 나라’ 미국을 최고 밀수국가로 들춰낸 시도가 흥미롭다. “나는 밀수꾼의 공범이었다”는 말로 시작되는 ‘밀수꾼의 나라 미국’은 일반인이 아는 ‘자유와 인권의 나라’와는 천양지차의 맨 얼굴을 속속들이 보여준다. ‘탈세의 자유를 위해 나라를 세운 사람들’‘나라를 세운다고 전쟁을 벌이면서 밀수한 사람들’‘전 세계를 상대로 밀수와의 전쟁을 벌이는 세계 최대의 밀수국가’…. 그리고 그 충격적인 얼굴들은 하나의 줄로 선명하게 모아진다. ‘밀수는 미국 정부조직의 확대를 이끈 으뜸 동력이다’ 어찌 보면 미국사의 어두운 이면인 밀수 이야기의 큰 줄기는 이렇게 짜여진다. 식민지 시절 관세를 물지 않으려 발버둥질치다 대영제국과 충돌했고, 개발도상국 시절엔 흑인노예뿐 아니라 영국의 방적설비와 전문 기술자를 은밀하게 실어 날랐으며 선진국이 된 뒤엔 엄청난 규모의 노동인구가 불법으로 국경을 넘도록 부추겼다는 것이다. 그 흐름을 곱씹어 보면 독립전쟁과 서부개척, 산업혁명, 그리고 세계 최강 경제대국의 바탕에 밀수가 있다. “세계화의 어두운 측면인 불법적 경제행위가 지구촌에 완전히 생소한 위협인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사람들에게 경고장을 내민다”는 저자가 들춰낸 독립전쟁과 남북전쟁의 속사정을 들여다보자. 식민지 시절 미국 무역업자들은 서인도제도에서 당밀을 몰래 들여다가 뉴잉글랜드 양조장에 공급하는 대서양 밀수경제를 장악했다. 영국세관이 군대를 동원해 과잉단속하자 전쟁이 터진 것이다. 독립전쟁이 발발하기 10여년 전부터 영국세관이 밀수 단속을 강화하면서 폭동이며 세관선 방화가 잇따랐으며 미국 독립선언서에 최초로 서명한 존 핸콕이 보스턴에서 가장 유명한 밀수꾼이었다는 사실도 드러난다. 독립혁명에 성공한 뒤 영국에서 방적기, 소면기 등을 비롯한 산업기술과 전문기술자를 밀수한 미국은 건국 초기부터 지식재산 도둑질을 했던 셈이다. 섬유산업의 중심자원인 면화 생산에 필요한 흑인노예를 아프리카에서 밀수했고 혹독한 대우를 받던 노예가 남북전쟁의 씨앗이었음은 잘 알져진 사실이다. 노예제에 반대하며 ‘정직한 사람’으로 평가받던 링컨도 면화를 밀수해 군수품과 바꾸는 일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서부를 정복한 것도 군사력이 아닌 밀거래를 통해서였다. 온갖 밀거래를 일삼은 밀수꾼들이 미국 영토를 확장하는 데 첨병 노릇을 했다. 19세기 중반까지 미국이 새로 사들이거나 정복한 땅이 364만㎢가 넘었다고 한다. 미국 밀수꾼들은 수요가 폭발한 모피를 구하려 인디언 원주민 지역에 주류를 대량 밀반입했고 일꾼찾기에 혈안이 된 동남부 목화 농장주들을 위해 노예무역도 서슴지 않았다. 밀수꾼들은 미국 최초의 개척자로서 영토확장과 합병의 토대를 다진 셈이다. 현재 미국정부는 전 세계 어디든 단속의 손길을 뻗을 수 있는 거대한 행정조직을 구축해 놓고 있다. 그런가 하면 ‘마약과의 전쟁’으로 죄수 인구가 세계에서 가장 많다. 미국인인 저자는 미국 밀수 사업에 신참자들의 행렬이 끊이지 않으며 심지어 아마추어 밀수꾼들을 위한 학습서도 유행한다고 폭로한다. 저자의 말을 꿰어 보면 ‘정부 규모를 확대하고 행정조직을 각 지방으로 늘리며 강압적인 권력을 휘두르게 만든 요인’은 바로 밀수 단속이다. “지구촌을 돌고 있는 미국산 총기와 담배, 해적판 소프트웨어와 유해 폐기물을 고려하면 미국이야말로 밀수의 총본산이라 일컬을 만하다.” 그 말대로라면 미국은 여전히 세계최고의 밀수꾼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4부) 뜨고 지는 기업&기업인 삼양그룹] ‘만인의 양식’ 식품서 바이오까지… 글로벌 100년 기업 꿈꾼다

    [재계 인맥 대해부 (4부) 뜨고 지는 기업&기업인 삼양그룹] ‘만인의 양식’ 식품서 바이오까지… 글로벌 100년 기업 꿈꾼다

    삼양그룹은 ‘100년 기업’을 불과 9년 앞둔 전통의 식품·화학·의약바이오 소재 기업이다. 일반 소비자들에겐 ‘큐원설탕’(옛 삼양설탕)으로 더욱 친숙하지만 삼양은 국내 주요 식품·화학·의약바이오 등 대기업에 원재료를 공급하고 있어 기업 간 거래(B2B) 분야의 강자로 유명하다. 올해로 출범 91주년을 맞는 삼양그룹은 신소재 고부가가치사업 분야를 강화하며 향후 보다 공격적인 경영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호남 거부의 후예인 고 김연수 삼양그룹 창업주는 1924년 삼양의 모태인 삼수사(三水社)를 설립했다. 국내 최초의 기업형 농장으로 간척사업도 병행했다. 사업이 날로 확대되던 1931년 ‘만인의 양식’이란 의미로 ‘물 수’(水) 대신 ‘기를 양’(養)을 넣어 상호를 삼양사(三養社)로 바꿨다. 1939년 만주에 한국 기업 최초의 해외 생산법인인 남만방적도 건설했다. 1945년 해방으로 만주방적사업은 철수했고, 농지개혁으로 농장과 사업장을 잃었다. 김 창업주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국내 최대 민영 염전을 개척해 새 출발의 기틀을 다졌다. 그는 6·25전쟁 이후인 1955년 울산 제당공장을 준공한 뒤 이듬해 삼양사를 본격 출범시켰다. 당시 수익성이 더 컸던 해리염전(현 삼양염업사)은 장남 상준, 차남 상협, 넷째 상돈에게 물려줬다. 자신이 직접 경영한 삼양사는 3남과 5남이 이어 가도록 했다. 3남은 고 김상홍 삼양그룹 명예회장, 5남은 김상하 삼양그룹 회장이다. 김상홍 명예회장은 와세다대 출신으로 34세의 나이에 삼양사 사장으로 입사해 창업주를 도와 삼양사를 함께 키워 갔다. 1950년대 창업주가 제당사업을 할 때 창업주인 부친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식품 회사의 틀을 함께 일궜다. 동생인 5남 김상하 삼양그룹 회장과 함께 부친을 도와 1960년대 화학섬유산업, 1980년대 석유화학산업, 1990년대 의약바이오 산업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면서 사세를 키워 나갔다. 1996년 김상하 회장에게 그룹 회장직을 넘겨주고 명예회장으로 물러난 뒤 2010년 세상을 떠났다. 1955년 울산 제당공장의 준공으로 시작된 식품사업은 1984년 선일포도당을 인수한 뒤 오늘날 그룹의 주력 중 하나인 삼양제넥스로 커졌다. 1988년엔 제분사업, 2004년엔 가공유지사업 등을 아우르는 식품소재 기업으로 발전해 국내 음료, 제과, 면 등 식품 완제품 업체에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김상홍 명예회장은 당시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등이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으로 있을 때 부회장(1983~1993년)으로 활동하며 재계를 이끌기도 했다. 지금은 장남인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이 전경련 부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서울대 정치학과 출신인 김상하 회장은 1988년부터 12년간 최장수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역임했다. 삼양그룹은 2011년 말 기업 투명성을 높이고 기업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주력이던 삼양사는 삼양홀딩스와 삼양사, 삼양바이오팜 등 3개 회사로 분할했다. 지주회사 격인 삼양홀딩스는 투자, 무역, 임대사업 등을 맡고 있는데 오너 대주주들이 삼양홀딩스 주식을 보유하는 식으로 그룹을 소유하고 있다. 식품 등을 담당하는 그룹의 주력 기업인 삼양사는 지난 3년간 이어진 사업 부문 재편을 통해 올해를 기점으로 향후 큰 폭의 이익 개선이 기대된다는 평을 받고 있다. 다만 석유화학산업의 경기 하락으로 그룹의 또 다른 축인 화학 쪽이 저조해 그룹 전체 매출이 2011년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페트병 등의 원료로 사용되는 테레프탈산(TPA) 등을 만드는 삼남석유화학은 2014년까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으며, 화학 쪽 신소재사업을 담당하는 삼양이노켐은 자본 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 그러나 삼양그룹은 선대가 그랬듯 위기를 기회로 삼아 글로벌 연구·개발(R&D) 혁신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공격적인 경영에 힘을 쏟고 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옥수수를 이용해 친환경 소재인 ‘바이오 플라스틱’을 개발했다. 이 소재는 인체에 무해한 친환경적인 생활 속 플라스틱 재료로 어린이용 장난감 등 다양한 곳에 쓰인다. 미래형 경량화 자동차 소재인 엔지니어링 플라스틱도 개발 중이다. 바이오사업 분야에서는 자체 기술력으로 만든 수술용 봉합사가 세계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부진했던 석유화학 분야는 수출선을 기존 중국에서 유럽, 중동 등으로 다변화해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내년 상반기에는 판교 R&D센터가 문을 연다. 분산돼 있는 기존 R&D 부문을 한곳으로 모아 R&D 시너지를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삼양의 3세대 리더인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은 지난 1월 신년사에서 “2015년은 삼양이 미래 성장 기반을 준비하는 또 다른 전환점이다. 우리만의 차별화된 강점을 바탕으로 그룹의 성장을 이끌 고부가가치사업을 발굴해야 한다”며 도약을 다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4부)뜨고 지는 기업&기업인 코오롱그룹] 싸고 질긴 나일론 1963년 첫 생산… 한국 섬유역사 산증인

    [재계 인맥 대해부 (4부)뜨고 지는 기업&기업인 코오롱그룹] 싸고 질긴 나일론 1963년 첫 생산… 한국 섬유역사 산증인

    코오롱그룹의 역사는 대한민국 섬유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54년 12월 고 이동찬 명예회장이 설립한 개명상사는 당시 생소한 나일론사를 국내에 처음으로 들여왔다.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나일론에 대한 개념조차 없던 터라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양말은 물론 의류까지 나일론의 수요가 확대되면서 사업이 번창했다. 코오롱(KOLON) 이름도 코리아+나일론(Korea+Nylon)의 합성어다. 한국 기업 최초의 영어 사명으로 ‘KORLON’으로 표기하다 1968년 ‘KOLON’으로 변경됐다. 고 이원만 창업주와 고 이동찬 명예회장은 1957년 4월 12일 한국 최초의 나일론 제조회사인 한국나이롱주식회사(현 코오롱인더스트리㈜)를 설립했다. 스트레치 나일론 생산쯤은 우리 손으로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과감히 도전장을 던진다는 각오로 설립한 회사다. 같은 해 11월 스트레치 나일론 공장 건립의 첫 삽을 떴고 이듬해인 1958년 10월 총건평 1500평의 공장을 준공했다. 싸고 질긴 합성섬유를 접한 소비자들은 말 그대로 열광했다. 그 덕분에 1963년에 국내 최초로 나일론을 생산한 일일 생산 2.5t 규모의 나일론원사제조 공장은 4년 만인 1967년 4배가 성장해 하루 10t의 나일론을 생산하는 공장으로 도약했다. 초기 코오롱의 전성기이기도 하다. 1960년대 섬유제품의 수출은 주로 수입된 섬유를 가공해 수출하는 형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코오롱은 섬유산업을 수출산업으로 만들기 위해선 저렴한 가격에 원사를 확보하는 일이 필수라고 생각해 폴리에스터 원사 생산에 돌입했다. 결국 코오롱은 이를 기반으로 1973년 타이어코드 사업에도 진출했다. 등산이라는 개념조차 모호했던 1970년대, 코오롱상사는 코오롱스포츠 브랜드를 출시해 등산의류와 용품 등을 선보였다. 창립 20주년을 맞으면서 코오롱은 또 한번의 도전을 시작했다. 기존 섬유사업 외 필름, 비디오테이프, 메디컬사업 등 비섬유부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1988년에는 정보기술(IT) 소재필름을, 1991년에는 냉동·냉장식품 포장에 사용되는 나일론 필름을 국내 최초로 생산했다. 연산 1000만권 규모의 비디오테이프 공장을 준공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코오롱은 1993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머리카락 굵기의 1000~1만분의1에 불과한 초극세사를 이용하는 첨단 섬유소재 샤무드를 생산했다. 2002년에는 액정표시장치용 광학산 필름과 프리즘 필름을, 2005년에는 국내 최초로 강철보다 강한 섬유 헤라크론(아라미드) 양산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코오롱의 포트폴리오는 첨단부품과 소재산업 중심으로 재편됐다. 계열사 간 합병과 사업부문의 분할도 진행했다. 모기업인 ㈜코오롱을 중심으로 2007년 코오롱유화㈜의 합병, 2008년 원사사업부문 물적 분할, 지난해 8월 FnC코오롱㈜와의 합병법인을 출범한 것 등이 대표적이다. 코오롱그룹은 또 2009년 12월 31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코오롱은 또 한번 변신 중이다. 화학섬유 제조와 건설, 무역에 주력하던 사업 영역을 하이테크 산업 및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으로 확대하고 있다. 바이오 신약과 웨어러블 기술이 대표적 사례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세계 최초 퇴행성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인 ‘티슈진-C’를 국내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미국에서도 임상 3상을 준비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유기태양전지 제조 분야에 주력한다. 유기태양전지는 유기물 기반으로 제작된 태양전지로 기존 무기태양전지에 비해 가볍고 유연하며 형태 및 색상 구현이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태양전지는 실외가 아닌 실내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의류, 포장지, 벽지, 소형 전자기기 등 사용 범위도 다양하다. 코오롱글로텍㈜은 국내 최초로 섬유에 전자회로를 인쇄해 전류를 흐르게 한 전자섬유를 상용화했다. 히텍스(HeaTex)란 이름의 섬유는 전류 및 정보를 전송할 수 있다. 전류가 흐를 수 없다고 인식됐던 섬유에 전류를 흐르게 함으로써 웨어러블 컴퓨터의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전기로 열을 내는 아웃도어 의류에 적용 중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13년 수소연료전지 차량의 핵심 부품인 연료전지용 수분제어장치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 같은 성과는 연구에 대한 투자가 바탕이 됐다. 코오롱은 미래신수종 산업 발굴과 인재 육성을 위해 2011년 8월 대전 카이스트(KAIST) 내에 ‘코오롱-KAIST 라이프스타일 이노베이션 센터’를 열었다. 아울러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약 2464억원을 투자해 그룹 차원의 연구·개발(R&D)센터인 ‘미래기술원’도 신규 건립할 계획이다. 2017년 8월 완공 예정인 이 시설은 향후 100년을 책임질 기업의 싱크탱크이기도 하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해외여행 | 인도네시아 반둥 아홉 개의 장면들

    해외여행 | 인도네시아 반둥 아홉 개의 장면들

    인도네시아로 떠나야 했을 때 같은 질문을 나 자신에게 했었다. 그리고 쉽게 발리와 자카르타를 후보에서 제외시켰다. 서울에서, 서울과 비슷한 곳으로 가고 싶지는 않았다. 지도를 들여다보다가 눈동자와 함께 손가락이 멈춘 곳이 있다. 반둥이었다. intro 스프링처럼 반동하며 ‘반동’과 발음이 비슷해서였을까, 이름에서부터 묘한 저항의 느낌을 받았다. 활화산이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화산도 일종의 반동이 아닌가. 2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과 소련의 패권에 반동하며 아프리카와 아시아 정상들이 급히 모였던 곳이라는 정보도 얻었다. 한때 뜨거운 마음이 있었고, 지금도 뜨거운 화산이 뿜어져 나오는 곳. 일상의 냉정과 무료함에 지친 나에게 지금 정말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스프링처럼 반동하며, 나는 ‘반둥’에 갔다. 이제 나는 당신께 내가 본 반둥을 소개하려고 한다. 아니 함께 그곳으로 떠나는 것이다. 나는 추억으로, 당신은 상상으로 가는 여행이다. 목적지는 ‘반동’. 준비되었다면 이제 출발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Scene 01 넓고 많고 다양한 나라 인도네시아 그리고 반둥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섬을 갖고 있다. 섬 부자. 놀라시라. 1만8,108개의 섬이 있다. 이 중 6,000개의 섬에 사람이 살고 있다. 인구는 2억4,000명. 중국, 인도, 미국에 이어 4번째로 인구가 많은 국가다. 종교의 자유가 있지만 누구든 종교가 있어야 한다. 신분증에도 종교를 표기해야 한다. 전체 인구의 88%가 무슬림을 믿는 세계 최대 이슬람 국가다. 반둥은 자바섬에 있다. 자카르타 남동쪽 170km, 화산으로 둘러싸인 반둥분지 고원에 있다. 기온이 적당하여 20세기 초부터 서양 사람들의 휴양지로 개발되며 발달했다. 활화산이 있고 노상 온천도 있다. 섬유산업이 발달했고 딸기가 유명하다. ●Scene 02 도돗, 금관처럼 반짝이던 순간 묵고 있던 호텔 로비 한 켠에서 작은 공연이 있었다. 망설이다가 카메라를 들고 들어섰다. 화려한 모자와 옷을 입은 신부가 천천히 춤을 추고 있었다. 옷에 장식된 조각들이 황금비늘처럼 눈부시게 반짝였다. 마치 관계자인 것처럼 가까이 다가가 사진을 찍고 물었다. 모자의 이름은 도돗Dodot이었다. 황실의 행사 때 그리고 결혼식 때 신부가 쓰는 것이라 했다. 그 화려함이 신라 금관을 닮아 있었다. 신부가 내 카메라를 보고 자꾸 웃어 줬다. 파인더 속에서 도돗의 수많은 조각들이 붉고 푸르고 노랗게 흔들렸다. 몇 초간 셔터를 누르지 못했다. 어쩌면 그때 내 마음도 조금 흔들렸는지도 모른다. 내 마음은 검게 흔들렸다. ●Scene 03 풍경처럼 희미한 유황 호텔에 부탁해서, 택시를 빌려 땅꾸반 뿌라후Tangkuban Perahu 화산으로 갔다. 20km. 시내를 빠져나간 택시는 오랫동안 언덕을 올랐고 울창한 삼림을 옆에 두고 또 달렸다. 곧고 길게 뻗은 숲이 참 좋다 생각하는데, 그 나무의 발목마다 해먹을 걸어 놓은 상인들이 보였다. 울창한 숲에 비밀처럼, 아니 속옷처럼 해먹이 펼쳐져 있었다. 그 얼마나 강렬한 유혹이었던가. 화산 따위 가봐야 별거 없으니 여기서 한숨 늘어지다가 내려가시라. 인생은 정상에 있는 게 아니라 여기 중턱의 휴식에 있는 것. 해먹은 올가미처럼 나를 포획하려 했다. 간신히 견뎠다. 막상 화산에 가보니 즉시 해먹이 그리워졌다. 활화산이라고 하면 용암이 끓어오르고, 갈라진 바위 사이로 뜨거운 열기가 솟구쳐 올라 풀어진 등산화 끈이 불타오르는 광경을 상상하지 않는가. 그렇지는 않았다. 볼 것 없다는 뜻은 아니다. 가서 볼 만한 곳이었다. 배경처럼 희미한 유황냄새. 폭발하여 어딘가로 몽땅 날아간 분화구 속으로 자꾸 흘러들어가는 마음. 찰과상 흔적처럼 검은색 얼굴의 화산을 배경으로 더 노랗고 더 붉은 파라솔들이 고요한 그늘을 만들어 내는 곳. 화산을 보고 내려오는 길에 찌아뜨르 온천Ciater Hotspa을 들르는 것이 풀코스. 화산을 갔다면 온천까지 가는 것이 좋고, 온천을 갈 것이라면 화산까지 보고 오는 것이 효율적이다. 적당한 온도의 노천 온천수에 몸을 담그고 먼 풍경을 바라보는 것도 여행에서는 꼭 필요한 순간이니까. 어차피 차를 빌려서 가는 길이니 돌아올 때 괜찮은 풍경을 만나면 잠시 멈춰서도 좋을 것이다. 계절에 따라 조금 다르겠지만 딸기가 좋고, 펼쳐진 차밭이 좋고, 붉게 익은 커피 열매들과도 만날 수 있게 된다. ●Scene 04 오토바이, 가족이 함께 탄 풍경 역시 도로엔 오토바이가 많았다. 차와 오토바이가 반반 정도 될까. 베트남의 오토바이 풍경과 다른 점도 보였다. 여성 단독 라이더가 적었다. 종교와 문화적 차이 때문일 거라 생각했다. 앞에 남자가 타고 뒤에 아이를 가슴에 안은 여자의 모습이 많았다. 가족의 풍경이었다. 여행자들을 위해 마련된 이층 버스가 신기했는지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청년들이 버스에 근접해 달렸다. 직진하면서 고개만 옆으로 돌려 한참동안 버스를 바라봤다. 그리고는 버스에 탄 외국인 승객들에게 뭐라뭐라 소리를 질렀다. 웃는 얼굴이었다. 저 앞 교차로에 붉은 신호등이었다. 도로를 메우며 차들이 이미 정차해 있었다. 지금 한가하게 이층 버스를 바라볼 때가 아니다… 멈추지 않으면 위험하다… 오토바이 운전자들에게 그 말을 해줬어야 했는지도 모른다. 곧이어 급브레이크 밟는 소리가 들렸으니까. ●Scene 05 자꾸만 고맙다고 말하는 아이들 아침 여섯시쯤 호텔에서 나왔다. 반둥의 아침 풍경과 만나고 싶었다. 사람들이 걸어 나오는 방향으로 그냥 걸었다. 그들의 목적지가 아니라 그들의 출발지점과 만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붉은 간판의 상점과 아직 문을 열지 않은 세탁소와 정차된 오토바이 넘어 사람들이 계속 걸어 나왔다. 나도 계속 걸었다. 그러다가 어떤 함성 소리를 들었다. 귀로 더듬듯 그 함성을 쫓아서 걸어가니 초등학교였다. 아이들은 교문 옆 노점 앞에 몰려 있었다. 어디에 쓰는지 모르겠지만 붉은 끈과 구슬, 작은 카드 앞에 자석처럼 아이들의 영혼이 찰싹 붙어 있었다. 몇명을 간신히 떼어내 사진을 찍었다. 수줍어서 카메라를 정면으로 바라보지도 못했다. 부끄러워 얼굴이 빨개지더니, 내게 고맙다고 말했다. 사진을 찍어 줘서 고맙다는 것. 고마운 건 난데 아이들이 자꾸만 내게 고맙다고 말했다. 뭐 그렇게 고맙다면야 별수 없지. 나는 우쭐한 표정으로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어 줬다. ●Scene 06 수줍고 순박한 마음과 닿다 한국에서 왔다고 말하면 왜들 그렇게 좋아하는 것일까. 특히 아이들과 여중, 여고생들은 ‘한국인’을 그저 신기한 생명체로 여기는 듯했다. 남자는 그냥 다 ‘슈퍼주니어’, 여자는 모두 한국 드라마 속 비련의 주인공이라 생각하는 것인가. 화산을 갔을 때, 교복을 입은 여고생이 먼저 다가와 ‘한국말’로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사진 찍어 주세요.” 사진을 찍어 달라고? 뭐 어려운 일이겠는가. 카메라를 들어 여고생을 찍으려고 하니 아니라고 손을 흔든다. 자신을 찍어 달라는 게 아니라 자신과 함께 사진을 ‘찍혀’ 달라는 것. 그것 또한 뭐 그리 어렵겠는가. 함께 사진을 찍혀 주니 너무도 기뻐한다. 그 사진을 자신에게 보여 달라는 것도 아니고, 보내 달라는 것도 아니다. 그냥 함께 ‘사진을 찍히는 그 경험’이 좋은 것. 그렇게 사진을 함께 찍혀 주고 내 카메라로 다시 그녀를 찍어 주니 또 놀라며 행복해한다. “처음이에요”라며 잊을 수 없는 순간을 만난 표정을 짓는다. 사실 반둥에 가서 가장 즐거웠던 경험, 행복했던 순간들은 바로 그렇게 그들의 순박한 마음과 만나던 때였다. 멋진 건물과 먹거리는 어디나 흔하게 있는 것 아닌가. 하지만 순박한 이 마음과는 어디에서 이렇게 닿을 수 있을까?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Scene 07 침묵의 교류 그리고 브이 수업이 시작되기 전. 아이들은 작은 운동장에서 뛰며 놀고 있었다. 카메라를 들고 운동장을 서성이자 아이들이 몰려들었다. 지나던 선생님도 와서 물었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그 대답만으로도 즐거워한다. 아이들과 운동장에서 잠시 놀다 작은 교실로 들어갔다. 운동장에서의 소란과 달리, 낯선 이국인의 진입에도 동요가 없다. 사진 한번 찍고 싶으니 좀 앉아 봐, 손짓으로 말했다. 순순히 모인다. 찰칵. 한 번의 셔터마다 표정이 바뀐다. 웃고, 찡그리고, 놀란 표정을 짓고, 손으로 브이 표시를 한다. 그동안 서로 아무 말이 없다. 침묵의 교류. 찰칵, 찰칵, 찰칵 소리만 교실을 채운다. 그 풍경을 엿보듯 교실로 아침 햇살이 스며든다. 내 마음에도 무언가 환한 것들이 스며들었다. 아까워서 아직 꺼내 보지 않았다. ●Scene 08 컬러풀 히잡 거리를 걸으면 인도네시아의 상징적 풍경과 만나게 된다. 바로 여성들이 머리에 쓴 히잡. 가장 많은 무슬림이 살고 있는 국가임을 많은 여성들이 그렇게 개별적으로 증거해 주는 것이다. 여자 아이들도 교복에 히잡을 쓰고 시장의 상인들도 히잡을 쓰고 있다. 물론 이슬람 종교를 믿는 무슬림만 그런 것이다. 그렇지만 대다수의 여성들이 히잡을 쓰고 있기에 마치 전체 여성들이 히잡을 쓰고 있는 듯한 착각을 준다. 패션의 영향인지 아니면 종교적 기준과 상징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히잡의 색상과 디자인이 조금씩 다르다. 그 달라서 오는 이채로움은 아름다움과 연결된다. 히잡은 인도네시아의 풍경을 만들어 내는 중요한 요소로 사진을 찍었을 때 그 특성은 더 잘 드러난다. 도시의 채도가 히잡으로 인해 높아지는 것. 물론 여행과 추억의 채도도 함께 높아지게 된다. ●Scene 09 앙끌롱Angklung, 흥겨운 떨림의 음계 대나무가 흔한 도시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대나무가 노래를 한다는 것은 알지 못했다. 사람이 흔들어 줘야 노래를 시작한다. 대나무로 만든 타악기 앙끌롱Angklung. 각각의 악기마다 음의 높이가 다르다. 멜로디에 따라 각각의 앙끌롱을 흔들어서 연주한다. 1938년 현대적 음계를 연주할 수 있도록 개량된 후 반둥 지역에서 크게 대중화되고 발전했다. 그 대중화의 주역인 우조Udjo의 이름을 딴 식당으로 갔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는 추천을 받았기 때문. 저녁을 먹고 어두워질 때까지 기다리니 야외무대에서 공연이 시작되었다. 여러 명의 아이들이 전통 의상을 입고 연주했다. 화려한 옷과 행진, 조화로운 화음이 흥겨웠다. 최상의 경험은 마지막 단계쯤에 있었다. 관객들에게 번호가 적혀 있는 앙끌롱을 나눠 주고 지휘에 따라 흔들어 함께 연주하게 한다. 각 나라의 민요에서부터 팝송까지, 처음 본 관객들과 한팀이 되어 협연하는 것. 차례가 왔을 때 빠르게 악기를 흔들어 길고 또 짧게 음을 연주했다. 곡이 거듭될수록 연주 실력이 급속도로 좋아졌다. 노래 하나가 끝날 때마다 서로 환호했다. 자신에게 감탄하고 또 타인에게 감탄하는 것. 앙끌롱을 흔들어 그 분명한 진동으로 공진하는 것. 음계도 마음도 그 시간들도. 그곳에서 함께. 사웅 앙끌룽 우조Saung Angklung Udjo 대나무로 만든 인도네시아의 전통 악기 앙끌룽 연주를 중심으로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함께 앙끌롱 연주를 체험하고 배워 보는 시간은 특히 즐겁다. 식사를 즐긴 뒤 야외무대에서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앙끌룽 아트센터Angklung Art Center라고도 불린다. Jln. Padasuka 118, Bandung +62 22 727 1714 www.angklung-udjo.co.id 매일 15:30~17:00 Outro 그 어떤 저항도 없이 입국할 때는 마침 비도 내렸고 경황이 없어서 몰랐다. 떠나던 날, 달리던 택시가 갑자기 작은 건물 앞에서 멈추는 것이 아닌가. 무슨 일 있나 하고 창밖을 보니 그곳이 공항이었다. 택시보다 조금 더 크고 버스보다는 작다고 말하면 너무 과장된 표현일 것. 뭐, 증설 계획을 갖고 있고 진행 중이라는 말을 들었지만 꼭 건물을 크게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느낀 반둥. 그 소박하고 순한 느낌과 어울리는 규모라 여겨졌다. 출국 심사를 하고 들어가니 면세점이 있었다. 한 평 크기의 폴로매장. 끝. 그 옆으로 메뉴를 손 글씨로 쓴 다방과 대합실. 바쁠 것이 무엇인가 하는 표정으로 느긋하게 앉아서 탑승을 기다리는 승객들. 반동처럼 어떤 스프링과 저항을 생각하고 왔다가 마음이 한없이 물렁해지고 깨끗해져서 돌아가는 순간. 서울에서 지친 내가 서울을 잊고, 반복된 일상과 그 일상의 속도를 함께 잊을 수 있었던 곳. 반둥. 이제 당신이 직접 떠나 보는 것은 어떨까? 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최성규 취재협조 싱가포르항공 www.singaporeair.com ▶travel info Bandung Indonesia, Bandung 서부 자바의 수도로 인도네시아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 빠라양안Parahyangan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해발 750m에 위치해 있어 평균기온 22도의 서늘한 날씨와 함께 푸르른 자연을 즐길 수 있다. 네덜란드 지배시절 지어진 유럽식 건축이 많아 인도네시아에서 유럽 분위기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도시. 자바의 ‘파리’를 뜻하는 네덜란드어 ‘파리스 반 자바Paris Van Java’ 혹은 꽃의 도시를 뜻하는 ‘꼬따 껌방Kota Kembang’으로 불리어진다. 날씨 연평균 기온이 섭씨 20도 정도로 언제나 여행하기 좋은 도시다. 열대성 기후로 건기와 우기가 뚜렷하다. 우기시 스콜처럼 비가 갑자기 쏟아질 수 있으니 우산과 우비를 챙길 것. Airlines 싱가포르항공에서, 싱가포르-반둥 노선을 주 5회 운항 중이다. 싱가포르공항에서 환승하여 반둥으로 쉽게 이동 가능하다. 싱가포르항공은 반둥을 포함해 동남아, 미주, 호주, 유럽 등 37개국 105개 도시(2014년 11월4일 기준)의 노선을 운항 중이다. 싱가포르 1박 숙박료를 59싱가포르달러부터 제공하며 다양한 혜택이 있는 ‘스톱오버 홀리데이’ 패키지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02-755-1226 창이 달러 바우처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동남아 모든 지역으로의 여행 때, 싱가포르항공이 편리하다. 동남아 국가 어디로든 가기 편한 곳에 위치해 있고, 싱가포르 창이공항의 시설과 면세점 또한 훌륭하기 때문. 싱가포르 공항을 통해 환승하는 여행객을 위해, 공항 환승 터미널 내 모든 상점에서 이용 가능한 20싱가포르달러의 창이 달러 바우처CDV: Changi Dollar Voucher도 제공한다. 바우처는 창이공항의 아이숍 창이 컬렉션 센터iShop Changi Collection Center에서 환승 티켓을 보여 주면 수령 가능하다. 쇼핑뿐 아니라 식사, 앰배서더 트랜짓 라운지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must go 브라가 스트리트Braga Street 반둥에서 가장 유명한 거리로 세련된 인테리어의 카페가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쇼핑을 하려면 세띠아부디Setiabudi, 찌암뻘라스Cihampelas, 다고Dago, 리아우Riau, 찌바두윳 슈즈 인더스트리 센터Cibaduyut shoes industry center와 같은 팩토리아웃렛이 유명하다. 다고에 위치한 시장의 경우 주말 동안 많은 현지 젊은이들이 모여 저녁을 즐긴다. 땅꾸반 뿌라후 화산Tangkuban Perahu과 찌아뜨르 온천Ciater Hotspa 시내 북쪽으로 30km에 위치한 활화산과 그 근처에 위한 노상 온천은 반둥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다. ‘침몰한 배’ 또는 ‘뒤집어진 배’라는 뜻으로 1826년 분화 후 최근까지 크고 작게 분화하고 있다. 화산을 내려오는 길에 찌아뜨르 온천을 들러 노천 온천을 체험하면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갈 때는 호텔 등에 문의하여 택시를 대절해 가는 것이 좋다. 약 2시간 소요. 화산과 온천 각각 5만 루피아 정도 지질 박물관 아이들과 함께 여행한다면 반둥 지질 박물관 관람을 추천한다. 다양한 시기의 공룡 모습과 함께 인도네시아의 역사, 지역의 지질적 특성과 화산 분화의 모습을 상세히 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지진의 흔들림을 느낄 수 있는 체험 공간도 색다른 경험이다. 반둥 아이들이 현장 학습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좋다. Jl. Diponegoro No. 57 Bandung 022-7213822 museum.bgl.esdm.go.id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미래의 쌀’ 탄소섬유산업 메카 꿈꾼다

    전북도가 미래 성장동력사업인 탄소산업 육성을 위해 시동을 걸었다. 도는 5일 ‘탄소전북 육성 추진을 위한 세부전략’을 공개하고 본격적으로 사업 추진에 나선다고 밝혔다. 탄소전북 육성 전략에 따르면 올해 국비와 지방비 860억원을 투입하는 등 2020년까지 총사업비 1조 6000억원을 투자해 탄소산업 4대 전략기지 조성사업을 추진한다. 도는 탄소섬유를 융·복합한 ▲자동차 ▲농기계 ▲신재생에너지 ▲조선·해양산업 등 4대 전략기지를 조성함으로써 탄소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메가탄소밸리 구축과 항공정비(MRO)용 탄소섬유 및 탄소복합재 부품개발, 탄소전자 소재·부품 실용화센터 건립 등 대형 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한다. 도는 이를 통해 2020년까지 탄소기업 190개를 만들어 매출 8조원을 일으키며 2만1000명의 고용을 창출하기로 했다. 또 2020년까지 대학과 기업, 연구기관이 함께 맞춤형 인력양성 사업을 통해 탄소전문가 6300여명을 키워낼 예정이다. 전북도는 이들 목표가 현실화하면 ‘농도’(農都)란 꼬리표를 떼고 최첨단 탄소부품을 장착한 ‘미래 꿈(DREAM)의 도시’란 이름으로 비상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도가 지역경제를 도약시키기 위한 핵심 사업으로 탄소산업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미래의 쌀’로 불리는 탄소섬유의 무한한 잠재력을 확신한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탄소산업이 전후방 연관산업에 대한 파급 효과가 막대하고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연평균 10% 이상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관련업계와 학계에 따르면 2025년 자동차시장만도 1000조원 대에 달하는 탄소소재 시장이 창출되는 등 탄소섬유를 소재로 한 경제 시장의 엄청난 성장이 예상된다. 현재 자동차와 건설, 토목, 항공 등에 쓰이기 시작한 탄소소재가 신재생, 수송, 스포츠, 전자분야 등으로 확산되고 원료에서 부품, 완제품으로 갈수록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면 그 파급력은 엄청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국은 현재 3% 미만의 생산점유율을 정부의 탄소정책 육성계획에 따라 2020년 10%대로 향상시켜 세계 10대 탄소섬유 생산국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섬유업계 첨단소재로 반전 노려

    저렴한 인건비를 앞세워 1960~70년대 수출 호황기를 보냈던 섬유업계가 극심한 불황의 터널을 걷고 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타결로 중국의 중저가 섬유와 경쟁해야 할 중소 섬유업체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면방·화학섬유 기업들의 영업실적은 암울했다. 동일방직, 일신방직, 경방, SG충남방적 등은 매출이 2~3%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효성, 휴비스, 코오롱FM 등 주요 기업 매출도 5~8% 줄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가 최근 방직협회 16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과 내수부진, 면사가격 하락, 원화절상, 내수 침체로 인한 주문량 감소 등이 이어져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화학섬유 기업들도 지속적인 감산에도 불구하고 판매 부진으로 화학섬유사 재고가 줄지 않고 있다. 하지만 기회가 없는 건 아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전통 소재에서 첨단 소재나 완제품 시장으로, 가격 경쟁력보다는 품질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반전은 자동차 시트 섬유나 방탄 섬유 등 바로 첨단 소재부품 분야에 있다. 실제 상반기 우리나라 소재부품 산업은 수출액 약 222조 3085억원(약 2033억 달러)을 기록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4.1% 증가했다. 새로운 소재부품을 개발하려는 국내 기업의 노력은 뜨겁다. 효성은 2004년부터 500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11월 나일론을 이을 고분자 신소재 섬유인 폴리케톤 소재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지난해 1억원에 그쳤던 폴리케톤 관련 제품 매출은 올해 13억원으로 뛰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도 최근 자외선의 90%를 차단할 수 있는 수분율(표준온도·습도에서 자연히 흡수하는 수분량) 7% 이상의 의류용 신아마이드 섬유를 개발해 반전을 노리고 있다. 영세 섬유업계 관계자는 “중저가 섬유를 생산하는 업체 대부분이 작은 기업들이라 관세 없이 중국산 저가 섬유와 경쟁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국민 소재’ 나일론 첫 생산…섬유계 선구자

    ‘국민 소재’ 나일론 첫 생산…섬유계 선구자

    국내 섬유의 종가로 불리는 코오롱그룹을 세운 주역인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이 지난 8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92세. 이 명예회장은 1922년 경북 영일군에서 태어나 일본 와세다대학 정경학부를 2년 수료하고 부친인 이원만 코오롱 창업주를 도와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 선대회장이 1937년 일본 오사카에서 아사히피복회사를 설립할 당시 15세였던 이 명예회장은 부친 덕에 섬유사업과 인연을 맺었다. 1945년 해방 뒤 아버지와 귀국해 대구에 경북기업주식회사를 세웠다. 1957년 4월에는 부친과 함께 ‘한국나이롱주식회사’를 창립, 국내 최초로 나일론사를 생산해 한국 섬유 역사에 큰 획을 그었다. 모두가 가난하던 시절 질기고 오래가는 기초 생활소재인 나일론의 국내 첫 양산은 당시 한국 의류사의 큰 사건이었다. 설립 20주년이 되던 1977년 코오롱그룹 회장으로 취임해 한국나일론을 한국포리에스텔과 합병하면서 상호를 ‘코오롱’(KOLON)으로 바꾸고 새롭게 출발했다. 코오롱이라는 지금의 사명은 코리아 나일론(KOREA NYLON)에서 나왔다. 고인이 취임한 이후 코오롱은 1980년대 필름·산업자재, 1990년대에는 초극세사를 이용한 첨단 섬유제품, 1990년대 초반에는 제2이동통신사업 등에 진출했다. 그는 ‘경제계의 어른’이기도 했다. 1982~96년 초까지 15년간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을, 1983년부터 3년간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회장을 역임했다. 1982년 금탑산업훈장을, 1992년에는 개인에게 수여되는 국내 최고의 훈장인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기업인으로서는 최초로 받았다. 스포츠에 대한 애정도 각별했다. 대한농구협회장과 대한골프협회장, 2002 한·일월드컵대회조직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코오롱구간마라톤대회와 황영기와 이봉주가 소속된 코오롱마라톤팀 등을 창설해 한국 마라톤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고인은 1995년 12월 회사 경영을 외아들인 이웅열 회장에게 물려줬다. 퇴임 이후에는 그림 그리기에 몰두했다. 2009년에는 미수전을 열었다. 9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 마련된 빈소에는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틀째 이어졌다. 김영삼·이명박 전 대통령 등이 빈소에 조화를 보내 애도의 뜻을 표했다. 김승연 한화 회장 등 재계와 금융계 인사들이 이날 빈소를 찾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경총 등 경제단체도 애도의 뜻을 표명했다. 고인은 1945년 신덕진(2010년 작고)씨와 결혼해 1남 5녀를 뒀다. 발인은 12일 오전 5시, 장지는 경북 김천시 봉산면 금릉공원묘원이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명인·명물을 찾아서]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종업원 2명, 매출액 3000만원에 불과한 경기도 중소기업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기술을 수출하는 쾌거를 올렸다. 안양의 광테크노마그네트가 개발한 ‘워크홀딩 기술’은 어떤 물체에 1초 미만의 전류만 흘러도 수십t이 넘는 물체를 끌어당길 수 있는 강력한 자석으로 만들 수 있는 첨단 기술이다. 현재 NASA 우주인증시험을 통과, 국제우주정거장(ISS)의 최첨단 기기에 적용하기 위한 최종 테스트 단계에 있다. 기술은 우주산업의 핵심 분야인 우주도킹, 다단계 로켓 분리, 우주선 잠금장치, 우주로봇홀더 분야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이 회사는 지난 9월 20일 NASA와 기술 수출 협약을 체결했다. 이 기술이 NASA에 수출할 수 있게 된 데는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가 지원하는 ‘UT 지원 프로그램’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 프로그램은 미국 텍사스주립대학교의 기술상용화 프로그램과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도내 중소기업의 미국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해외 마케팅 사업이다. 2008년부터 최근까지 총 81개사를 지원해 4157만 달러 규모의 수출 실적과 324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거뒀다. 1997년 설립된 경기도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동반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중기센터는 도내 4만여개의 중소기업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창업, 기술사업화, 마케팅, 일자리, 교육, 소상공지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UT 지원 프로그램 외에도 G-창업교육과 창업프로젝트는 예비 창업자들에게는 가뭄 속 단비와도 같은 존재다. 특히 성장단계에 맞는 맞춤형 지원으로 사업의 효율을 높여 주고 있다. 자금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창업자에게는 최대 1500만원의 창업지원금과 창업교육, 1대1 창업 멘토 등의 과정을 지원한다. 중소기업의 해외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서는 해외 통상사무소를 인도 뭄바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중국 상하이·선양, 러시아 모스크바, 미국 로스앤젤레스 등 6곳에 해외 통상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계열 수출지원팀장은 “해외사무소는 도내 중소기업의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첨병 역할을 한다. 중소기업이 그 지역의 특성을 잘 파악해 접근하도록 하는 한편 검증된 바이어와의 수출 계약 성사를 돕는 데 나름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센터의 가치는 지난달 1~4일 개최된 2014 대한민국우수상품전시회(G-FAIR KOREA)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해외바이어와 국내 기업 구매 담당자들을 대거 초청해 이들이 1대1로 상담하도록 지원하는 등 중소기업 제품 홍보와 판로 개척에 힘을 쏟고 있다. 올해 전시회에는 8억 5000만 달러의 수출상담과 826억원의 구매상담 실적을 거뒀다. 모두 7만 2000여명이 방문했다. 중기센터는 이번 전시회에서 540명의 해외바이어 중 300여명을 초청해 800여개사와 수출상담을 주선하는 성과를 올렸다. 중기센터는 마을기업과 협동조합 등 사회적 경제기업에 대한 지원도 강화하고 있다. 이들은 최대 3년까지 정부지원을 받고 있지만 지원이 끊기면 대부분 적자를 면치 못해 난관에 봉착하기 때문이다. 중기센터는 전국 최초로 ‘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를 설립해 성장단계별 맞춤 지원 시스템을 통해 사회적 경제기업을 돕고 있다. 이들 기업의 생산제품 판로 개척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9월 31일부터 지난달 1일까지 이틀간 성남시 분당구청에서 ‘2014 사회적경제 박람회’를 개최해 큰 호응을 얻었다. 상대적으로 낙후된 경기 북부지역 기업을 위해서는 지난해 12월 양주시에 ‘경기섬유종합지원센터’를 건립해 섬유산업 발전의 구심점을 마련했다. 경기 북부는 전체 기업 중 17.3%가 섬유 관련 기업이어서 센터를 통해 섬유의 제조·수출·유통 및 기술지원, 인력양성을 연계하는 원스톱 서비스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로슈진단 안은억 대표 ‘마이스터 정신’ 한국에 심다

    로슈진단 안은억 대표 ‘마이스터 정신’ 한국에 심다

    그는 최근 국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CEO로 꼽힌다. 다양한 의료 분야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던 ‘치료’의 자리에 ‘진단’의 가치를 새롭게 이식하는가 하면, 대졸 고학력자가 홍수를 이루는 한국 사회에다 유럽의 융성을 이끌었던 전문직업인 제도인 ‘마이스터 시스템’을 정착시키기 위해 땀을 쏟고 있다. 단순하게 마이스터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목청만 높이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회사에 마이스터 육성프로그램을 도입해 미래형 인재를 키우고 있다. ‘입신양명(立身揚名)’ 의식이 강해 ‘대학은 나와야 사람 노릇 한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는 우리의 묵은 의식에 과감하게 혁신의 메스를 들이대는 사람. 바로 한국로슈진단(주) 안은억 대표다. 그를 이해하려면 그의 개인사를 먼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배를 곯지 않기 위해 스위스로 떠난 소년  그는 우리나라가 여전히 궁핍 속에서 활로를 모색하던 1978년에 초등학교를 다니다가 스위스로 유학을 떠났다. 그 시절에 ‘돈으로 다리를 놓는’ 귀족성 조기유학이 아니라 스위스의 페스탈로치 장학재단이 빈곤국의 고아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유학프로그램에 선발된 것이다. 그는 “한국전쟁 후 이미 폐인이 되다시피 한 아버지는 우리 4남매를 부천의 한 보육원에 맡겼다. 여섯살 나던 해 어머니마저 돌아가신 뒤라 막막하기만 했다”면서 “그런 가운데 먹여주고, 공부까지 시켜 준다는 말에 눈이 번쩍 뜨였다”고 당시를 돌이켰다. 그의 삶은 이렇게 반전을 이뤘다.  안은억 대표의 아버지는 해방공간을 살았던 여느 지식인들처럼 열렬한 좌파였다. 좌파에 대한 해석은 시대적 상황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는데, 당시의 좌파 경향은 독립운동사에서도 나타나듯 현실 속 지식인의 뇌리 속에 박힌 뿌리 깊은 항일의식의 발현이기도 했다. 경기도 수원의 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아버지는 일제 치하에서 성장기를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좌파적 성향에 빠져들었고, 한국전쟁이 터지자 인민군에 자원입대했다. 당시 작은 아버지는 국군으로 싸우다 전사했으니, 불행한 역사가 만든 슬픈 가족사로밖에 설명되지 않는 비극이었다. ■비극적 역사가 투영된 가족사  그러나 최인훈의 소설 ‘광장’에서 이명훈이 그랬듯 그도 인민군 생활을 오래 버티지 못하고 탈출했다가 종전 후에 그런 사실이 밝혀져 옥살이를 해야 했다. 연좌의 악폐가 당연시되던 시절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옥살이를 마친 뒤에도 그런 사상범이 겪을 수밖에 없는 ‘배제’와 ‘억압’의 굴레를 견디지 못해 술에 빠져들었다. 그 무렵 어머니를 만나 누이 셋 등 4남매를 두었으나 어머니는 안 대표가 여섯 살 나던 해에 돌아가셨고, 현실에 절망해 술에 빠져 사는 아버지에게는 자식들을 돌볼 여력이 더 이상 남아있지 않았다. 결국 그는 여덟살 나던 해에 보육원에 맡겨져 고아 아닌 고아로 살아야 했고, 그의 스위스행은 이렇게 이뤄졌다.  그는 “그 때 내가 스위스행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아마 동네 불량배쯤 되지 않았을까”라며 웃었다. 혈혈단신 스위스로 향한 그가 정착한 곳은 취리히에서 북동쪽으로 100km쯤 떨어진 곳에 있는 샹트 갈렌(St.Gallen)이라는 도시였다. 섬유산업으로 기반을 닦아 스위스에서도 손꼽히는 부유한 도시였다.  스위스에서 그는 새로운 세계와 만났다. 물론 페스탈로치 장학생들이 모두 순탄하게 자신의 삶을 열어간 것은 아니었다. 1990년대 초반까지 이어진 이 프로그램으로 유학길에 오른 50여명 중 더러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도 있었고, 더러는 마약에 빠져 스스로를 무너뜨린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신산의 역경을 온몸으로 겪어내며 생의 초반을 산 그에게 스위스는 기회의 땅이었다. ■한 세대의 종언 그리고 또다른 시작  그에게 가족, 특히 아버지와의 재회는 삶의 이유였으나, 비운의 역사에 온몸으로 맞섰던 아버지는 그가 스위스로 떠난 뒤 얼마 되지 않아 돌아가시고 말았다. 누나들은 어린 동생에게 이런 사실조차 알리지 않았고, 그는 고등학교에 다니던 열여덟 살 때에야 뒤늦게 아버지의 운명을 알았다. 그로서는 온갖 어려움을 묵묵히 견디며 살아온 희망의 축 하나가 사라져버린 셈이었다. 이 때 그가 받았을 충격은 상상하고도 남는다. ‘가난한 나라, 불행한 아이’로 살면서도 언젠가는 고국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의지 하나로 버틴 그에게 비록 힘에 부치게 살았지만 아버지의 부재는 곧 희망의 소실 아니었을까.  그는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아버지 때문에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뒤늦게 아버지와의 이별을 안 그는 다니던 고등학교를 그만 두고 귀국했다. 그러나 그런 귀국이 적어도 한국 사회에서는 좌절의 다른 이름일 뿐이었다. 다시 스위스로 돌아가 고등학교와 상트 갈렌대를 마쳤으며, 경영학 박사 학위까지 딴 뒤 스위스 회사의 한국지사에 지원해 마침내 금의환향 길에 올랐다.  한국에서의 생활은 또다른 시작이었다. 학연과 지연이 지배하는 고국에서, 가족이라고는 세 누이 뿐이고, 지연은 이미 의미가 없었으며, 학연조차 없는 그가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은 능력 뿐이었다. 글로벌 기업에서 힘을 기른 그는 2009년 로슈진단에 터를 닦아 생명과학 분야 본부장을 거친 뒤 2012년 드디어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그는 “나는 한국인이지만 한국에서 아무 것도 가진 게 없었다”면서 “그래서 몸담은 조직에서 더 피나는 노력을 해야 했고, 그래서 나는 지금도 나의 유일한 빽그라운드는 내 회사의 직원들 뿐”이라고 말하곤 한다. ■그가 겪은 성공 체험을 한국에 이식하다  그의 경영철학은 철저하게 소통 지향적이고, 상향식이다. 그것이 조직의 힘이라고 믿고 거기에서 새로운 발상과 에너지를 얻는다. 그런 그가 한국의 변혁을 기대하며 주창한 것이 바로 ‘마이스터 시스템’이었다. 의료 진단 분야에서 진단기기를 보급하는 회사의 목표와 함께 추구하는 그의 마이스터 정신은 많은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착을 시작했고, 그런 이상의 현실화를 목도하면서 그는 고국에서 색다르지만 의미 있는 씨앗 하나를 발아시켜 키우고 있는 것이다. 안은억 대표는 얼마 전, 박근혜 대통령의 유럽 순방에 동행했다. 마이스터 정신의 실천자 자격으로였다. 그가 로슈진단의 수장이 된 이래 경영 측면에서의 성과가 눈부신 것이었지만, 그에 못지 않게 마이스터 정신을 보급하면서 얻는 보람도 컸다. “학력 과잉의 한국사회에서 국가적 경쟁력을 기르는 일이 마이스터 정신에 있다”는 믿음을 그는 지금도 의심하지 않는다. 최근 세브란스병원에 아시아 최초로 조직검사용 첨단 샘플트렉킹 시스템인 ‘밴티지’를 설치해 병리 진단의 새로운 역사를 열어가는 그로서는 경영상의 수익이라는 기업적 지향과 다른 측면에서 한국 사회를 바꾸는 일에 스스로를 던진 셈이다. ■가장 자유롭고 가장 엄격하게  로슈는 현재 연간 매출액이 70조에 이르며, 특히 진단과 바이오의약 분야에서 공고하게 세계 1위를 다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매출 규모가 1700억원을 넘어서 진단 분야에서 단연 톱의 자리에 올라있다. 어느 분야에서든 신뢰가 전제되지 않는 1위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도 역시 신뢰 기반을 존중한다. 그가 더욱 특별한 것은 이 때문이다.  인민군의 아들로 태어나 먼 이국에서 고아로 살아야 했으며, 그래서 고국이 더없이 값지고 귀한 그에게 역사는 그를 살아 숨쉬게 하는 자양분이며, 현실은 반드시 바꾸고 바뤄야 하는 목표이기도 하다. 그는 과거에도 그렇게 살았고, 지금도 그런 눈으로 세상을 주시하며, 앞으로도 그런 지향으로 살아갈 것이다. 이런 그의 진정성은 그를 만나봐야 아는 것이기는 하지만, 만나지 않아도 그를 알 수 있는 방법은 그의 철학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를 통해 자유분방하면서도 자신에게 엄격하고 투철한 ‘열린 사람’을 읽어낼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인 것은 가장 한국적인 그의 정신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명제를 확인할 수 있어서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광역단체장 인터뷰] “섬유·관광산업 업그레이드… 창조경제 선도 도시 만들 것”

    [광역단체장 인터뷰] “섬유·관광산업 업그레이드… 창조경제 선도 도시 만들 것”

    권영진 대구시장이 30일 공직사회 혁신, 지방분권과 함께 강조한 분야는 창조경제 선도 도시였다. 대구를 우리나라 창조경제의 모델로 만들겠다는 취지다. 권 시장은 “박근혜 정부가 최우선 국정운영 전략으로 창조경제를 선택한 것에 적극 공감한다. 하지만 창조경제는 가보지 않은 길이다. 따라서 보고 따라갈 모델이 필요하다. 변화와 혁신을 통해 대구를 창조경제 성공모델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그는 ‘3355’ 선거 공약 이행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는 대기업 및 글로벌기업 3개사 유치, 중기업 300개 육성, 중견기업 50개 육성, 일자리 50만개를 창출하는 것이다. 일부에서 무모한 공약이라는 지적이 있지만 권 시장은 모든 역량을 쏟아부으며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달려 가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권 시장은 지금까지 대구는 대기업을 유치하거나 기업을 육성하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지만 이제는 테크노폴리스, 국가산업단지 등 1580만㎡에 이르는 산업부지가 있다고 했다. 기업들이 대구에 자리를 틀 수 있는 다양한 당근 정책도 제시했다. 투자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늘리고 행정·금융·세제 지원을 맡는 원스톱기업지원센터도 만드는 것이다. 또 고용창출 효과에 따라 토지 공급지원금을 50%에서 80% 이상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조례를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요즘 대기업들이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는데 이 분야를 유치하는 게 중요하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대학과 기업- 대구시의 삼각 협력체계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이렇게 하면 기업에서 필요한 인력을 대학에서 양성해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수 대학이 많은 대구의 특성을 십분 살리겠다는 취지다. 다음은 권 시장과의 일문일답. →부산의 일자리 창출 목표가 20만개이다. 일자리 50만개 창출이 가능한가. -일자리 50만개 창출에 의혹의 시선을 보내는 것은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모르기 때문이다. 대구는 그동안 매년 7만 5000여개 일자리를 만들어 왔다. 4년 동안 30만개 일자리를 새로 만든 것이다. 이 같은 기존 일자리에 매년 5만개의 일자리를 더 만든다는 것이 나의 구상이다. 그러면 5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 그동안의 만들어진 일자리는 공공근로 등 사회적 일자리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새롭게 만들어지는 20만개 일자리는 양질의 일자리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 대기업과 글로벌기업을 유치하고 중견기업들을 육성하겠다. 이렇게 되면 일자리가 없어 대구를 떠나던 우수한 청년들이 머물 수 있게 된다. 전국 평균보다 2% 이상 높은 청년실업률도 낮아질 것이다.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도 적극 육성할 생각이다. 그렇게 하면 사회적 일자리의 질도 한 단계 높아지게 된다. 고용창출 효과가 높은 관광산업도 활성화하겠다. 선진국일수록 관광산업이 GRDP(지역내총생산)에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대표 산업인 섬유산업 정책이 실패했다는 지적이 있다. 밀라노 프로젝트도 실패하지 않았나. -과거 밀라노 프로젝트는 돈만 가지고 와서 뿌렸지 대구의 특화된 산업기반을 활용하지 못했기 때문에 실패했다. 섬유산업은 사양산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창조적 혁신기반을 갖추지 못하고, 인력 육성도 외면하고, 물류기반을 확충하지 못해 사양산업이 된 것이다. 섬유산업을 고부가 첨단산업으로 전환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섬유산업에 로봇기술, BT, IT를 결합하겠다. 축적된 지역 섬유기업들의 노하우에 이 같은 기술을 입히면 섬유산업은 반드시 경쟁력 있는 대구의 대표산업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가덕도 신공항 유치에 시장직을 걸었다고 했다. 남부권 신공항 건설에 대한 견해는. -나도 대구를 생각하는 것이 부산시장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현재 신공항문제는 부산은 부산 가까이, 대구는 대구 가까이에 유치하려고 하다 보니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근본문제를 생각해 봐야 한다. 왜 남부권 신공항 건설 문제가 대두되었는가. 그것은 모든 것이 수도권에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남부권 신공항을 만들어야만 남부권 지역에 미래가 있다. 따라서 대구와 부산은 1국 1허브공항을 주장하는 수도권론자들의 논리에 맞서 똘똘 뭉쳐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우리 지역에 신공항이 건설되지 않으면 밥상을 엎어버리겠다는 소아병적 생각은 버려야 한다. 부산시장이 선거기간 중에 신공항 문제에 대해 강하게 말한 것은 이해를 한다. 이제 선거가 끝난 만큼 합리적 대의로 돌아와야 한다. 대통령께서도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지선정위원회를 통해 입지를 결정하겠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대구와 부산을 포함한 5개 지방자치단체가 입지 선정에 승복한다는 합의를 다시 해야 한다. 부산이 여기에 들어오지 않는다면 부산을 제외하고 입지를 선정해야 한다. 나도 밀양 신공항만을 고집하지 않겠다. 부산시장이 가덕도를 주장하면 할수록 입지가 가덕도로 되기가 더 어려워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만약 가덕도로 결정되면 공정한 결정이 아닌 정치적인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남부권신공항은 남부권 지역 모두가 윈·윈할 수 있도록 결정되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경기와 제주에서 연정바람이 불고 있다. -이들 지역과 대구와는 정치환경이 다르다. 경기도는 야당이 의회를 장악하고 있다. 연정은 장점도 있지만 우려되는 면도 많다. 극단적인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또 책임 정치, 책임 행정을 소홀히 할 수 있다. 중앙정치의 갈등 구조가 그대로 지자체 행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나는 연정보다 소통과 협치가 더 시대 정신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김부겸 후보가 받은 40%의 지지율은 어떻게 보나. -민심의 경고다. 나뿐 아니라 새누리당도 성찰적 반성을 해야 한다. 그래서 나를 지지한 사람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김 후보를 지지한 40%도 시정에 반영하겠다. 이러한 민심을 포용하기 위해 시장 취임준비위원회에 새누리당을 지지하지 않았던 진보인사들을 많이 참여시켰다. →이번 시장 당선으로 대선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는 평가도 있다. -성공한 대구의 힘으로 대한민국을 바꾸는 게 개인적으로 바라는 것이다. 따라서 중앙정치무대 복귀보다는 대구시장직에 충실하겠다. 정치적인 목적을 갖고 시정을 수행하는 것은 나를 지지한 대구 시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역 연고가 적어 시정운영에 어려움이 있지 않나. -대구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과 사회생활은 서울에서 했다. 30년 만에 대구에 내려왔지만 오히려 시정운영에 장점이 더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연고성이 강하면 자칫 안면과 이해관계에 얽혀 운신의 폭이 좁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시정운영에 한층 자유로울 수 있다. 정리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열린세상] 십자형 기술협력, 빌리기와 내주기/정재훈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원장

    [열린세상] 십자형 기술협력, 빌리기와 내주기/정재훈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원장

    장면 #1 조조(曹操)를 치고 싶었지만 군비가 부족했던 제갈량은 오밤중에 20여척 500여명의 수군만 이끌고 조조 진영으로 쳐들어갔다. 제갈량은 북과 함성소리로 위협하였고, 짙은 안개로 전혀 앞을 볼 수 없었던 조조의 군사들은 궁수 1만명을 배치하여 보이지 않는 적을 향해 활을 소나기처럼 쏟아 부었다. 그러나 조조의 군대가 쏜 화살은 제갈량이 이끄는 배의 돛과 풀단에만 꽂혔다. 동이 틀 무렵 후퇴하여 화살을 수거하니 족히 10만개가 넘었다. 제갈량은 빈약한 물자와 수단을 탓하지 않고 오히려 외부의 힘을 이용해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는 책략을 쓴 것이다. 장면 #2 기산(祁山)을 여섯 번 공격한 제갈량은 소와 말을 본떠 만든 운수용 수레 목우유마(木牛流馬)로 군량과 마초를 운반했다. 제갈량은 군량이 모자란 위(魏)군 적장 사마의(司馬懿)에게 의도적으로 목우유마 몇 대를 빼앗겼고, 사마의는 똑같은 목우유마 2000개를 만들어 농서(?西)에서 기산까지 군량과 마초를 운반하기 시작했다. 이에 제갈량은 중간에서 급습해 위군이 운반하는 대규모 군량과 마초를 모두 차지하게 된다. 제갈량은 상대방이 필요로 하는 것을 일부러 내 준 뒤에 많은 힘을 들이지 않고 원하는 것을 얻었다. 제갈량이 적벽과 기산에서 사용한 방법은 우리의 글로벌 산업현장에서도 얼마든지 통용되는 전략이다. 빌리기 혹은 내주기를 통해 우리가 원하는 것(기술과 시장)을 얻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우선 적벽의 사례를 보자. 기술 선진국과 협력을 한다면 선진국의 역량을 ‘빌려서’ 모자라는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른바 북북(北北) 협력이다. 최근 북북 기술협력이 주목받는 기회가 몇 차례 있었다. 지난해 11월 유럽연합은 중소기업 전용 공동 R&D 프로그램인 유로스타2에 비유럽권 국가 최초로 한국을 가입시키는 데 합의했다. 올해 1월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스위스 방문을 계기로 스위스와의 공동 R&D를 추진하는 한편, 일-학습 병행 시스템을 도입하게 됐다. 뿐만 아니다. 지난 3월 독일은 우리 중소기업과의 기술협력 프로그램을 먼저 제안하기도 했다. 기산의 사례처럼 먼저 내어주고 나중에 나누어 갖는 방식도 있다. 우리나라의 기술력이 상대적으로 앞서 있는 개발도상국을 상대로 남북(南北) 기술협력을 하는 것이다. 현지 사정에 맞는 적정기술을 개발해 보급하고 산업화 노하우를 전수한다면 우리의 국격을 제고함과 동시에 향후 국내 기업이 진출할 잠재적 시장을 키울 수도 있다. 지난해 베트남 껀터시에 인큐베이터파크를 착공하고 농업 분야 기술협력을 시작한 것이 그 예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이번 대통령의 우즈베키스탄 순방에서 또 다른 남북 협력의 첫걸음을 내딛는다. 우즈베키스탄 경공업성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한-우즈벡 섬유 테크노파크 조성 및 섬유기술협력’을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앞으로 한국은 우즈베크 정부가 숙원하던 섬유산업 경쟁력 제고를 지원한다. 우선 세계 5대 원면 생산국이자 수출국인 우즈벡의 섬유산업 개발 전략, 마스터 플랜 수립을 도와준다. 이를 통해 국내 중소, 중견 섬유기업들이 570억 달러에 달하는 러시아, 독립국가연합(CIS) 권역 신흥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현지 기술인력 교육도 담당한다. 이는 자연스럽게 한국의 기술과 산업을 홍보하는 기회가 돼 개도국의 젊은 세대를 기술적 지한파로 유도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부존자원 부족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부단한 노력 끝에 세계 1위로 인정받는 기술과 제품을 다수 보유하게 됐다. 하지만 기술강국의 진정한 면모를 갖추려면 선진국과의 수평적 북·북 협력 외에도 개도국과의 수직적 남·북 협력 모두를 아울러야 한다. 이를 통해 글로벌 공동체를 잇는 ‘십자형 기술협력’ 체계를 완성해야 한다. 앞서 살펴본 제갈량의 두 가지 책략, 빌리기와 내주기를 되새겨본다면 글로벌 십자형 기술협력 체제를 그려나가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제갈량이 유비에게 중국 통일의 큰 전략을 제시했던 것처럼 우리도 장기적이고 전략적 자세로 십자형 기술협력의 큰 그림을 그려보자. 그리고 정상회담과 같은 모멘텀을 활용해 한 번에 하나씩 모자이크를 채워나가듯 우리 업계와 관련 기관들이 끈질기게 전체 그림을 같이 그려 나갔으면 좋겠다.
  • 유라시아 경협 구체화… 한국경제 새활력 찾기

    유라시아 경협 구체화… 한국경제 새활력 찾기

    박근혜(얼굴) 대통령이 16일부터 엿새간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중앙아시아 3개국을 국빈 방문한다. 순방을 통해 박 대통령은 주요 국정과제의 하나인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강화하고 우리 기업의 중앙아시아 진출 지원 방안 등을 중점 협의할 예정이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란 복합 물류 네트워크 구축 등을 통해 한반도와 유라시아 대륙을 단일경제권으로 발전시켜 나가자는 것으로, 박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열린 ‘유라시아 시대의 국제협력 콘퍼런스’ 기조연설을 통해 이를 제안했었다. ‘경제영토’ 확장을 꾀하는 동시에 이를 통해 한반도의 평화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신임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15일 “이번 중앙아시아 3국 순방은 각국과 상생, 협력의 새로운 물꼬를 트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우즈베키스탄과는 태양광발전소 실증 사업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개발 및 섬유산업 테크노파크, 전자정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간 경협을 확대, 심화해 나갈 계획이다. 우즈베키스탄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지원, 국영은행 간 협력 강화 등을 통해 양국 간 경협 활동을 지원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 중이다. 우즈베키스탄 방문에는 44명의 중소기업인을 포함해 81명의 경제사절단이 참여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에서는 양국 간 기존 3대 경협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도록 주력하는 동시에 카자흐스탄의 산업화에 필요한 발전 사업 개발·시공 및 전력 발전 분야 등의 다른 대형 프로젝트에도 우리 기업들이 진출하는 방안 등을 추진한다. 우리 정부는 또 카자흐스탄의 경제발전전략(2050전략) 추진과 관련해 우리의 발전 경험과 과학기술을 전수해 주는 등의 협력 사업도 진행하려 하고 있다. 투르크메니스탄은 1992년 양국 수교 이래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선 첫 방문으로, 대형 플랜트 관련 사업에서의 ‘합의’를 도출해 양국 간 경제협력의 큰 틀을 마련할 계획이다. 투르크메니스탄은 천연가스 매장량이 세계 6위다. 청와대는 “최근 투르크메니스탄 가스에 대한 중국과 인도, 서방 세계 및 주요 메이저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인프라 수요도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며 “이에 투르크메니스탄은 협력 대상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르크메니스탄 방문에 동행하는 경제사절단은 플랜트 인프라 건설사 관계자들 중심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진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후보자 인터뷰] “망우역 신경제 거점 개발 베드타운 탈피할 것”

    [후보자 인터뷰] “망우역 신경제 거점 개발 베드타운 탈피할 것”

    “격이요? 행정 부분에 국한된 얘기겠죠. 관료주의와 스펙의 관점에서 보자면 그렇다는 얘기일 뿐입니다. 다른 영역에서는 저의 품격이 더 높습니다. 제 이름 보세요. 이미 뿌리 근(根)자가 들었잖아요. 중랑에서 주민들과 울고 웃으며 애환을 같이한 사람, 앞으로도 함께 어울릴 사람이 누굽니까. 30년간 지역을 지킬 중랑의 뿌리, 바로 접니다.” 김근종새정치민주연합 후보는 예의 그 푸근한, 사람 좋은 눈웃음을 흘렸다. 먼저 문병권 구청장 12년에 대한 평가. “많은 공을 세웠지만 건설 위주, 건물 위주 사업으로 일관하는 바람에 구민들의 삶을 위한 정책이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고 봅니다. 어떤 지역이 자급자족적인 형태로 가기 위해서는 생산, 소비, 주거 기능이 한데 어울려야 하는데 생산과 소비가 사라지는 바람에 주거만 남은 베드타운으로 전락하고 말았어요.” 잠만 자고 다 나가버린다는 말이다. 이 문제는 결국 악순환된다. 베드타운으로 변하다 보니 구로서는 적당한 수입원이 없고, 그러다 보니 시나 중앙정부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지역이 자체적으로 지역 사정에 맞는 사업을 추진하기가 어려워진다. 그 결과는 다시 베드타운화 가속현상이다. 이를 깰 수 있는 비책이 필요해진다. 경춘선 망우역 민자역사를 추진한다. “망우역이 신경제의 거점 지역이 될 수 있도록 민자역사를 유치해서 상업시설은 물론, 호텔과 문화시설까지 들어서도록 하겠습니다. 유동인구가 빠져나가기만 하는 게 아니라 머물다 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또 하나는 생산부분의 개발이다. 이 부분에서는 중랑지역에 산재해 있는 섬유산업을 집중적으로 키워보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서울에서 아마 가장 많은 섬유업체가 몰려 있는 곳을 꼽자면 여기 중랑일 겁니다. 개중에는 아주 유망하고 탄탄한 기업들도 있습니다. 이들이 지금까지 따로따로 놀았다면 이를 한데 묶어 섬유공업 특정지구로 만들어볼 계획입니다.” 거대 기업의 자본을 유치하는 것보다 지역에서 터를 다지며 살아온 소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고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얘기다. 망우리공동묘지 일대는 역사문화공원으로 탈바꿈시킨다는 야무진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이어 “중랑은 화려한 스펙으로 낙하산처럼 한 번 왔다 가는 곳이 아니다”고 일침을 놨다. 그는 “오래 공존해온 지역만의 가치를 지녔다고 생각한다. 중랑의 자존심을 중랑의 뿌리에게 맡겨달라”고 끝맺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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