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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업·식품산업 발전…5개년 계획 연내 마련” 김영록 장관 취임 100일

    “농업·식품산업 발전…5개년 계획 연내 마련” 김영록 장관 취임 100일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6일 “올해 안에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발전 5개년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김 장관은 이날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쌀값 회복, 조류인플루엔자(AI) 대책, 동물복지형 축사, 농산물 가격 안정,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많은 과제가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어 ‘걱정 없이 농사 짓고 안심하고 소비하는 나라’를 농정 지표로 제시한 뒤 “2018년 예산은 쌀값 회복, 가축 질병 예방, 식품 안전 등 현안 해결에 집중 편성하겠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쌀값과 관련해 “(13만원대였던) 쌀값이 한 가마니에 추석 이후 15만원대로 올라 일단 한 고비를 넘었다”며 “농민들이 안도하는 분위기여서 대단히 의미 있게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농식품부는 내년에 벼 대신 다른 작물로 전환하면 보조금을 주는 ‘쌀 생산조정제’를 도입해 2019년까지 벼 재배면적 10만㏊를 감축할 계획이다. 또 청탁금지법(김영란법) 가액을 ‘5·10·5’(식사 5만원, 선물 10만원, 경조사비 5만원)로 내년 2월 설 이전에 현실화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김 장관은 “다음달 대국민 보고회에서 국민 의견이 수렴되는 만큼 농어민들의 바람과 요구를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겠다”고 밝혔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10만원 이상 추석선물 늘었다

    10만원 이상 추석선물 늘었다

    이번 추석명절을 맞아 10만원 이상의 신선식품 선물세트 판매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5만원 미만의 중저가 선물세트의 물량 비중은 종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김영란법이 시행된 지난해 9월을 앞뒤로 5만원 미만의 중저가 선물세트의 물량 비중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김영란법이 시행되기 전인 2016년 설 연휴 기간, CJ제일제당의 5만원 미만 선물세트 물량 비중은 92.7%를 기록했다. 이어 법 시행이 임박한 2016년 추석에는 92.0%로 소폭 감소했다. 이어 올해 설 기간에는 91.8%, 올 추석 기간 92.0%였다. 반대로 가격대 5만원 이상 선물세트 물량 비중은 2016년 설 기간 7.3%에서 같은해 추석 기간 8.0%로 소폭 증가했다. 이어 올해 설과 추석에는 각각 8.2%와 8.0%를 기록했다. 판매량에 맞춰 선물세트 물량을 준비하는 특성상 판매액수 증감도 매우 유사한 추이를 보인다는 게 CJ제일제당 측 설명이다. 중저가 명절 가공식품 선물세트를 판매하는 동원F&B와 대상 역시 5만원 미만 물량 비중은 90% 전후로 수년째 비슷한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식품업체 한 관계자는 “중저가 선물세트는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꾸준히 판매되고 있으며 현재까지 김영란법의 영향을 크게 받지는 않았다”며 “명절 때 10만원 이상의 비싼 선물세트를 선물하던 고객이 김영란법이 시행됐다고 해서 2~4만원대 식용유, 참치 선물세트를 주지는 않는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반면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10만원 이상 축산·청과·수산류 선물세트 매출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이 지난달 11일부터 18일까지 8일간 집계한 추석 선물세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1.3% 늘었다. 10만원대 홍삼 건강식품과 사과·배 선물세트는 물론 20만원대 한우 선물세트, 30만원대 영광굴비 선물세트도 매출이 크게 늘었다. 이마트가 추석을 맞아 지난달 18일부터 판매한 한우 선물세트 매출도 지난해 추석 기간과 비교해 60.8% 증가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김영란법 시행 1년을 맞아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기업체들이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고가 선물세트를 대량 구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기업들이 법 적용 대상이 아닌데도 김영란법에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고가 선물세트 구입을 꺼렸다”며 “올 추석에는 특히 법 적용 여부를 판단하기 수월한 대기업을 중심으로 고가 선물세트 구입이 늘었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추석 황금연휴 첫날 귀성길 정체 시작…서울역·터미널 등 귀성행렬 줄이어(종합)

    추석 황금연휴 첫날 귀성길 정체 시작…서울역·터미널 등 귀성행렬 줄이어(종합)

    최장 10일에 이르는 추석 황금연휴가 30일 시작됐다. 일찍 귀성길에 오른 시민들도 많아 고속도로 일부 구간에 정체가 시작됐고, 서울역과 터미널 등에는 귀성행렬이 줄을 이었다. 이날 서울역은 열차를 기다리는 귀성객과 여행객으로 오전부터 북새통을 이뤘다. 연휴 전날인 29일에는 예년보다 다소 여유 있는 모습이었지만, 이날은 트렁크형 가방을 끌거나 배낭을 메고 쇼핑백을 든 승객이 역사 안을 가득 메웠다. 열차 출발까지 여유가 있는 이들은 대합실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TV나 스마트폰을 보거나 가족·친구와 이야기하며 시간을 보냈다. 급하게 나오느라 식사를 못 한 사람들은 구내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로 ‘아점’을 해결했다. 서울역 관계자는 “확실히 어제보다도, 평소 주말보다도 인파가 많고 좌석도 거의 매진됐다”며 “아직 입석은 남아있는 만큼 다른 연휴 때보다는 그래도 여유가 있는 편”이라고 연합뉴스를 통해 말했다. 인파가 몰리면서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한 현장응급의료소도 설치됐다. 현장 근무를 하는 서울 중부경찰서 관계자는 “어젯밤부터 설치돼 9일까지 운영할 예정”이라며 “3시간씩 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초구 반포동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은 연휴 첫날 ‘귀향 대란’이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오전에는 아직 여유로운 상황이다. 오전 9시쯤 터미널 대합실과 버스 승차장 앞 의자, 터미널 내 카페에는 듬성듬성 빈자리가 보였다. 매표소에서는 줄을 설 필요 없이 바로 표를 구할 수 있었다. 터미널 내 식당과 패스트푸드점에도 손님이 그리 많지 않았다. 이른 아침부터 귀향길에 오른 시민들은 여행용 가방을 끌거나 양손에 선물 가방을 들고 분주하게 움직였다. 짐은 무거웠지만, 표정은 가벼워 보였다. 터미널 관계자는 “평소 주말은 물론 어제보다도 승객들이 적은 것 같다”며 “2일부터 귀향길에 오르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날부터 북새통을 이룬 인천국제공항은 이날에도 여행 가방을 끌고 나와 출국 수속을 기다리는 해외여행객들로 오전부터 붐비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이날 출발 여행객이 연휴 기간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공사에 따르면 국내선과 국제선을 더해 이날 10만 4000여명이 공항을 이용할 전망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설민석 “김종민, 손석희로 태어나서 신동엽의 삶을 지향”

    설민석 “김종민, 손석희로 태어나서 신동엽의 삶을 지향”

    한국사 강사 설민석이 KBS 2TV ‘1%의 우정’에 출연한 소감과 함께 자신의 파트너 김종민과의 우정에 대해 솔직한 소감을 밝혔다.5일 첫 방송될 KBS 2TV 추석 파일럿 ‘1%의 우정’은 극과 극의 다른 취향을 지닌 사람들이 보내는 하루를 담아낼 예능. 한국사 강사 설민석이 방송인 김종민과 파트너가 되어 하루를 보냈다. 김종민-설민석 외에도 국가대표 귀차니스타 안정환과 국가대표 패셔니스타 배정남이 한 팀을 이뤄 하루 동안의 우정을 나눌 예정이다. 특히 ‘1%의 우정’에는 배철수, 정형돈, 안정환이 MC로 나서 초특급 입담 대결을 펼칠 예정이라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근 무사히 촬영을 마친 ‘1%의 우정’에서는 김종민의 역사 지식의 밑거름이자 김종민의 동영상 스승 설민석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1%의 우정’을 통해 첫 예능 메인 출연을 이룬 설민석은 첫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 출연에 대해 “처음에는 고사했다. 자신이 없었다. 그런데 늪처럼 제작진에게 점차 빠져들었다. 집안에 카메라가 이렇게 많이 설치되는지 몰랐다. 근데 꺼놓을 수도 없어서 난감했다”라고 웃으며 “전혀 다른 성향과 직업을 가진 두 사람이 단 1%의 공통점으로 만나는 설정이 새로웠다. 김종민씨가 파트너였던 것은 행운인 것 같다. 같이 하루를 보내며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고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설민석은 ‘1박 2일’에서 역사 천재로 통하는 신바(신나는 바보) 김종민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설민석은 김종민의 첫 인상에 대해 “반대인 분을 모신다고 해서 혜민 스님이나 이해인 수녀님 같은 종교인을 예상했는데 김종민 씨가 나오셨다. 김종민 씨와 하루를 다녀보니 종교인 이상의 무소유와 여유를 갖고 계셨다. 그와 함께한 시간은 숲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내려놓는 법,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욕심내지 않는다는 김종민 씨의 생각은 저에게 도움이 되었고, 만남 그 자체가 저한텐 힐링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사 강사 설민석이 본 김종민의 역사 점수는 몇 점이었을까? 설민석은 고민 없이 바로 ‘90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조가 청나라 황제에게 9번 머리를 조아린 걸 ‘삼궤구고두’라고 한다. 그 발음이 어려운데 그걸 열 번 이상 되뇌듯이 반복을 하더라. 그래서 ‘아 이 사람이 자기가 좋아하고 관심 있는 분야는 집요하게 파고드는 구나’ 라는 것을 느꼈다”며 “굉장히 똑똑하고 현명한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말투가 어눌하고 연예인이다 보니까 캐릭터가 그렇게 잡힌 것 같다. 그 분은 손석희로 태어나서 신동엽의 삶을 지향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김종민의 퍼펙트한 역사 지식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또한 함께 1%의 우정을 나눈 김종민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설민석은 “제가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고 있는데 그런 스트레스를 많이 덜어주려고 노력해주시고 배려해주신 모습에 감동받았다. 제가 쉴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려고 굉장히 노력해 주셨다. 그 점 너무 감사 드린다. 그리고 겸손하고 착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계속 착하고 상대방을 배려해주는 그런 겸손한 모습 간직해주셔서 김종민 씨를 통해서 힐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설민석은 정규가 된다면 김종민과 역사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밝히며, “‘1%의 우정’ 프로그램을 하면서 옛 어릴 적 친구들이 그리웠다. 깊어가는 가을에 짬을 내서 한번쯤 그 친구들을 소집해서 만나볼까 한다. ‘1%의 우정’이라는 프로그램은 앞만 보고 달려오던 저를 되돌아볼 수 있게 해준 프로그램이었던 것 같다”며 인터뷰를 마무리를 했다. 이에 대해 ‘1%의 우정’ 연출을 맡은 손자연 PD는 “‘1%의 우정’을 위해 김종민-설민석 팀과 안정환-배정남’ 팀이 뭉치게 된 것은 제작진에게는 추석 선물 같은 캐스팅이었다”며 “서로 동화되어 가는 ‘김종민-설민석’과 끊임없이 티격태격하는 ‘안정환-배정남’이 웃음과 힐링을 선사하는 추석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서로 상반된 두 사람이 만나 함께 하루를 보내며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고 우정을 쌓아가는 리얼리티 예능프로그램 ‘1%의 우정’은 오는 10월 5일 목요일 오후 5시 50분, 1회와 2회가 연속 방송된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문화마당] 어른의 무게/강의모 방송작가

    [문화마당] 어른의 무게/강의모 방송작가

    가끔 생각한다. ‘나는 언제부터 어른이었을까.’ 아이와 어른. 분명 상대적인 말이지만, 그 경계는 늘 모호하다. ‘애어른’, ‘어른아이’, ‘어쩌다 어른’ 같은 말이 공감을 얻는 것만 봐도 그렇다. 하여 설과 추석 즈음 원고에 자주 올리던 말이 있다. ‘명절이 더이상 즐겁지 않으면 어른이 된 것이다.’내 기억에도 어린 날의 명절은 들뜸이었고, 차차 따분하고 성가신 느낌으로 변하다가, 폭력처럼 다가오는 두려움의 시간이 되기도 했다. 방송작가로 일하며 덧붙은 명절의 정서는 ‘특집의 압박’이다. 오래전 라디오 다큐멘터리 작업에 집중했던 시절이 있었다. 늘 시사적인 주제를 앞세우던 PD가 따뜻하고 포근한 특집 다큐를 하나 만들어 보자고 했다. 2005년 추석을 앞둔 때였다. 두루 검색을 하고 회의를 한 끝에 젊은 PD 둘을 대동하고 강원도 정선군 남면 무릉리 발구덕 마을이란 곳을 찾아갔다. 억새밭으로 유명한 민둥산 아래 멀찍이 자리 잡은 외딴집 두 채에 70대 중반의 할머니가 한 분씩 살고 계셨다. 밥보다 커피가 좋고 담배를 안주로 술을 드신다는 자칭 ‘과부깡패’ 용 할머니, 민둥산 산지기라 자처하시는 옥 할머니. 두 분의 신산한 삶과 민둥산의 무심한 바람을 잘 버무려 보기로 했다. 옥 할머니가 내어주신 방에 짐을 풀고 마이크를 품은 채 두 분을 졸졸 따라다녔다. 옥 할머니는 9월 초인데도 밤엔 춥다며 뜨끈하게 군불을 지펴 주셨고, 밥상은 된장 한 뚝배기에 싱싱한 배추쌈과 풋고추만 곁들여도 어찌나 달고 맛나던지, 끼니마다 머슴밥을 해치웠다. 밤에는 작은 술상에 다섯이 둘러앉아 두 분의 인생을 안주 삼아 막걸리와 소주잔을 기울였다. 서너 잔이 돌아 거나해지면 음전한 옥 할머니가 먼저 젓가락 장단에 소리 한 자락을 뽑아내셨다. ‘비가 올라나 눈이 올라나 억수장마 질라나 만수산 검은 구름이 막 모여드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나를 넘겨 주소.’ 이어서 용 할머니가 목청을 돋우셨다. ‘청천에 참매미 소리는 듣기나 좋지 청천과부 한숨 소리는 정말 못 듣겠네. 아리랑 아리랑….’ 옥 할머니는 말씀하셨다. 정선아리랑이란 것이 가사가 딱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각자의 한을 뽑아내면 되는 거라고, 기억하는 것만 서른 가지쯤 되는데 가사가 다들 끝도 없이 청승스럽다고. 처자식 팽개치고 밖으로만 돌다 세상 떠버린 남편에 대한 원망도, 죽어라 일해 돈 좀 모았더니 부도난 딸네가 다 퍼가고 빚까지 떠안긴 뼈아픈 사연도 아리랑 가락에 다 녹여 버린 지 오래. 이제 와 자식들은 홀어머니의 독거 생활을 걱정하지만 다 비워 낸 삶에 혼자만의 자유와 둘의 우정이 채워지니 세상에 더 바랄 게 없다 하셨다. 노래가 몇 차례 돌고 나자 두 분은 일어나 덩실덩실 춤을 추셨다. 얕은 천장에 촉수 낮은 알전구가 매달려 그림자가 출렁이는데 그 모습이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슬펐다. 두 어르신의 깊은 삶으로 들어가 함께 노닐었던 그 시간은 내게 너무나 벅찬 선물이었다. 이제 그만 어른아이에서 벗어나 진짜 어른으로 조금 더 깊어지라는 인생의 충고 같기도 했다. 그렇게 할머니들과 이박삼일 듬뿍 정이 들어 돌아올 땐 눈물로 재회를 기약했건만, 원고 쓰면서 전화 몇 번 드린 게 고작. 이후로 안부를 여쭙지 못했다. 그때 동행했던 어린 PD들도 어느새 중년인데, 나는 아직도 어른으로 다 자라지 못했다. 민둥산 억새밭에서 인 바람이 코끝에 느껴진다. 분발해야겠다.
  • 현대중공업 등 사랑의 추석선물…소외계층에 1억 4000만원 상당

    현대중공업·현대일렉트릭·현대건설기계·현대미포조선이 추석을 앞두고 지역 소외계층과 어르신들을 위해 1억 4000만원 상당의 선물을 전달했다. 조용수 현대중공업 상무와 권명호 울산 동구청장은 27일 동구청에서 추석 위문품 전달식을 열고 1억 500만원 상당의 온누리상품권을 기탁했다. 온누리상품권은 불우이웃 1500가구와 동구종합사회복지관, 참사랑의집 등 사회복지시설 30여곳에 전달된다. 또 현대중공업 임직원은 지난 21일부터 26일까지 울산 사회복지시설 28곳과 동구지역 경로당 46곳, 경주·밀양 등지의 자매마을 4곳을 찾아 과일과 떡, 생활용품 등 3000만원 상당의 위문품을 전달했다. 조 상무는 “경기 침체로 회사와 지역민 모두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명절만큼은 따뜻하고 풍요롭게 보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이번 추석에도 작은 정성을 모았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1995년부터 매년 설과 추석을 앞두고 지역 소외계층에 각종 위문품을 전달해 왔다. 2011년부터는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전통시장 상품권인 온누리상품권으로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단독] 농축수산물, 청탁금지법에서 뺀다

    [단독] 농축수산물, 청탁금지법에서 뺀다

    화훼·한우 농가 등 피해 줄이기 청탁금지법 취지 훼손 우려도 정부, 12월쯤 시행령 개정 추진 김영록 장관도 “적용 제외 협의”이르면 12월 농축수산물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인한 화훼 및 한우농가 등 관련 업계의 매출 감소에 따른 어려움을 덜어 주는 동시에 부작용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27일 “청와대와 총리실이 농축수산물을 청탁금지법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당초 추석 전에 농축산물을 제외하는 방안이 검토됐으나 국민권익위원회 등에서 시기상조라며 난색을 표하면서 미뤄져 오는 12월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관련 내용이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청탁금지법 시행령에 ‘음식물·경조사비·선물 등의 가액 범위’에 예외 조항으로 농축수산물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부정청탁 수단으로 판단하기 쉽지 않은 농축수산물 선물과 경조사 화환 등을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취지다. ‘3·5·10’(식사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의 큰 틀을 흔들지 않으면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청탁금지법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최근 박은정 권익위원장을 만나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리는 그동안 “청탁금지법으로 인한 농업·축산·어업계의 피해 보완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달 28일 권익위 업무보고에서 “청탁금지법을 시행한 지 1년이 지난 만큼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은 물론 경제적인 효과를 분석하고 평가해서 대국민 보고를 해 달라”고 지시했다.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청탁금지법 시행 1년, 농업인에게 드리는 편지’에서 권익위가 대국민 보고를 준비하고 있는데 농축산물을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가액 기준을 현실에 맞게 조정하는 방안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지난 설 기간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신선식품 선물세트 판매액이 작년 설보다 25.8% 감소했다. 또 화원협회 1200곳의 거래금액이 전년 대비 33.7% 하락했고, 한우 식육판매점의 월평균 매출액도 10.5%나 하락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청탁금지법 1년’ 추석 선물세트 가격 양극화 심화

    대형마트 84% 차지… 판매 늘어 롯데百 360만원 굴비세트 완판 신세계·현대 특판 고가세트 매진 지난해 9월 28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이 시행되고 나서 첫 번째인 올해 추석을 앞두고 선물세트의 가격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5만원 이하 실속형 선물세트가 기본으로 자리잡은 한편 초고가 프리미엄 선물세트도 인기 고공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이 최근 100개 한정으로 선보인 130만원 상당의 프리미엄 한우 ‘L-No.9세트’와 20개 한정 360만원짜리 ‘법성 수라굴비세트’가 완판을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의 120만원짜리 ‘명품 목장한우 특호 선물세트’도 매진됐고 100만원짜리 ‘명품 한우 특호’도 180세트 중 160세트가 팔렸다. 현대백화점의 경우도 100개와 30개가 각각 한정 출시된 120만원짜리 ‘현대 명품 한우세트’와 130만원짜리 ‘현대 명품 봄굴비세트’가 완판을 앞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5만원 이하의 실속형 상품도 대중적으로 정착했다. 지난 설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실속형 선물세트는 이번 추석에 판매가 더욱 확대됐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유통업체들이 5만원이 넘지 않으면서도 품질이 좋은 선물세트를 잇따라 기획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외려 늘어났다”면서 “올 추석 사전판매 기간에는 전체 상품군의 약 83.7%를 5만원 이하 실속형으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도 명절 선물세트 사전판매 기간(8월 5일~9월 25일) 동안 5만원 미만 선물세트의 매출이 전년 동기(7월 17일~9월 6일)보다 35%나 늘었다. 이마트도 같은 기간 5만원 미만짜리가 전년보다 11% 늘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청탁금지법이 어느 정도 정착되면서 법 테두리 안에서 실속 있는 상품을 구매하려는 인식이 보편화된 동시에 한편에서는 눈치 보지 않고 소득에 맞춰 고가의 선물을 구매하는 경향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커버스토리] 남는 자, 뜨는 자… 10일간의 ‘공복들의 행복’

    [커버스토리] 남는 자, 뜨는 자… 10일간의 ‘공복들의 행복’

    최장 10일 추석 황금연휴가 다가왔다. 추석 연휴 기간 해외로 떠나는 내국인은 130만명에 육박, 명절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대표 휴양지인 제주도도 항공편이 일찌감치 동이 났다. 공무원들은 역대 최장인 이번 추석 연휴를 어떻게 보낼까. 서울신문이 공무원들의 추석 연휴 풍경을 짚어 봤다.[공직이 먼저… 연휴 반납파] # 연휴때마다 엄마도시락… 아이들에게 힘 됐으면 홍서임(37) 서울 양천구 여성가족과 청소년다문화팀 주무관은 올 추석도 가족과 함께 보내지 못한다. 추석 연휴 핵심 기간인 10월 3일부터 6일까지 지역 내 결식아동들에게 도시락을 나눠 줘야 하기 때문이다. 양천구는 2015년부터 매년 설·추석 때 관내 소년소녀가장, 한부모가정, 맞벌이가정 등 부모의 손길이 미치기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에게 ‘엄마도시락’을 배달해 오고 있다. 홍 주무관은 “추석 연휴 기간 문을 닫는 식당들이 많아 굶거나 편의점에서 간단히 끼니를 해결하는 아이들이 있다”며 “이들에게 당일 아침 영양 만점 도시락을 만들어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각 가정으로 배달해 준다”고 했다. 홍 주무관은 지난해 설부터 도시락 배달 업무를 맡았다. 이번 추석까지 합하면 4번째 명절 연휴를 가족과 함께하지 못한다. 그에겐 7살, 11살 자녀가 있다. 홍 주무관은 “명절 기간 가족과 함께하고 싶은 건 인지상정 아니겠느냐. 아이들이 아빠랑 놀다가 엄마가 보고 싶다고 빨리 오라고 전화할 때면 마음이 짠하다”고 했다. 그는 “시댁 가족들 모임이 있는데, 지난 3번의 설·추석 때 남편과 아이들만 참석했다. 시댁에 가기 싫어 일 핑계 대는 걸로 받아들일 때 정말 억울하고 속상하다”고도 했다. 하지만 보람도 크다. 홍 주무관은 “설·추석 연휴 전에 음식을 배달해 주는 자치구는 있지만 연휴 기간 내내 도시락을 전해 주는 곳은 우리 구가 유일할 것”이라며 “명절 기간 홀로 있는 아이들에게 엄마도시락은 크나큰 선물”이라고 했다. # 하루라도 안 치우면 쓰레기 산더미… 연휴 더 바빠 전병윤(49) 서울 중구 환경미화원도 4~5일 이틀을 제외하곤 모두 근무한다. 중구는 명동, 동대문 등 관광특구와 역사유적지가 적지 않아 연휴가 더 바쁘다. 유동 인구가 많아 하루라도 치우지 않으면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이기 때문이다. 전 미화원은 필동 지역을 담당한다. 추석 연휴 기간에도 평소처럼 오전 5시 30분까지 출근해 동료 1명과 함께 담당 지역을 말끔하게 청소한다. 그의 고향은 전남 장흥이다. 서울에서 까마득히 먼 곳을 4~5일 이틀 동안 다녀와야 한다. 그것도 전날 일이 끝나고 오후 3시쯤 출발, 자정이 지나야 고향에 도착한다. 이튿날 차례 지내고, 성묘한 뒤 서둘러 상경해야 한다. 전 미화원은 “가족들과 함께 여행도 가고 싶고, 힘이 들기도 하지만 쉬면 동료들에게 더 미안하다”며 “인력이 여유롭지 못해 한 사람만 빠져도 다른 동료들에게 큰 부담이 간다”고 했다. 물론 뿌듯함도 크다. 전 미화원은 “외국인 관광객의 80% 정도가 중구 지역을 찾는다고 하는데, 제 노력으로 우리나라가 깨끗한 나라라는 이미지를 심어 준다고 생각하면 흐뭇하다. 오전 거리를 오가는 시민들에게 밤새 지저분했던 거리 대신 깨끗한 거리를 만들어 기쁨을 줄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 당직자 142명 전원 자원… 휴일 근무도 배려죠 유재경(52) 서울시 평생교육국 친환경급식과 주무관은 추석 이튿날인 5일 당직을 자원했다. 유 주무관은 “저희 집과 처가 모두 서울이라 다녀오기 편하다”며 “순번제로 돌리게 되면 ‘복불복’이라 시골 내려가는 분들이 낭패를 볼 수 있어 자원했다”고 했다. 그는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추석 연휴 기간 당직자 142명은 전원 자원을 했다”며 “동료들이 고마워하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좋다”고 했다. 유 주무관은 당직 날 시청 1층 종합상황실에서 근무한다. 오후 8시부터 1시간 30분간 동료 1명과 함께 시청 내 전 사무실의 소등, 화재위험, 문단속 등을 점검한다. 11시 30분부터는 청사 내 순찰을 한다. 밤 시간 걸려오는 민원 전화도 처리한다. 그는 “맞벌이가 아니라 해외여행을 할 여유가 안 되는 면도 있지만 추석 연휴가 아니라 여름휴가를 활용하면 가족들과 얼마든지 여행을 다녀올 수 있다”고 했다. # 24시간 하수처리 가동… 아내·아이들만 고향行 신현국(57) 서울시 중랑물재생센터 주무관은 추석 당일 일한다. 중랑물재생센터는 성동·광진·종로·동대문·성북·노원 등 10개 자치구와 의정부시 일부의 생활하수를 처리한다. 14개 자치구의 분뇨와 12개 자치구의 정화조도 처리한다. 처리 물량이 많아 24시간 기계를 가동해야 한다. 직원들은 휴일 상관없이 4조 2교대 24시간을 근무한다. 신 주무관은 중앙제어실에서 하수 처리 설비 전반을 관리·통제한다. 그는 “우리가 하루라도 쉬면 더러운 물이 중랑천과 한강으로 그대로 흘러들게 된다”면서 “시민들이 깨끗하고 맑은 중랑천과 한강을 볼 수 있도록 한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신 주무관은 설·추석 때 가족과 함께 보낸 날이 거의 없다. 아내와 아이들만 고향에 보내고, 홀로 밥 먹고 출근한다. 그는 “이번 추석에도 아내가 아이들만 데리고 가게 해 미안하다”고 했다. [기회가 우선… 힐링 여행파] # 1월에 호주 티켓 예약… 10일간의 휴식 꿈같아 서울의 한 자치구에서 일하는 A씨는 고교 친구와 함께 10월 2일부터 10일까지 호주로 떠난다. 추석 연휴가 길다는 점을 간파하고 지난 1월 일찌감치 예약한 것이다. 10일은 하루 휴가를 냈다. 싱가포르항공사에서 왕복으로 1인당 140만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자리를 구했다. 2일 밤 인천을 출발, 싱가포르를 경유해 3일 밤 멜버른에 도착한다. 멜버른에 4일 머무른 뒤 8일 출발 싱가포르를 경유해 10일 서울에 도착한다. A씨는 “추석 연휴가 아니라면 9일이라는 긴 기간 해외여행을 하는 건 꿈도 꾸지 못한다”며 “이번 같은 천재일우의 기회는 놓쳐서도 안 되고 놓칠 수도 없다”고 했다. 그는 아직 직급이 낮아 연간 휴가 일수도 적고, 휴가를 가더라도 상사 눈치가 보여 7일씩 다녀올 엄두를 내지 못한다. 지난 여름휴가도 3일만 다녀왔다. A씨는 “공식적인 휴일이라 눈치 볼 필요도 없고 정말 마음 편하고 여유 있게 해외여행을 가게 돼 좋다”며 “호주에서 멋진 추억을 쌓을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설렌다”고 했다. 서울의 다른 자치구 B씨도 해외로 떠난다. 오는 28일부터 10월 9일까지 12일간 미국에서 여행한다. 28~29일 이틀은 휴가를 냈다. 1년 전쯤 뉴욕·워싱턴·시카고 등 미국 동부 지역과 캐나다 퀘벡·나이아가라 폭포를 둘러보는 패키지 상품을 예약했다. 올해 결혼 10주년을 맞아 남편, 아이와 함께 잊지 못할 추억을 쌓기 위해서다. B씨는 “1인당 380만원에 예약했는데, 지금은 500만원을 넘는다”면서 “휴가를 이처럼 길게 쓸 수 없기 때문에 이번 추석 연휴가 아니라면 절대 가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시댁에도 미리 허락을 받았다”며 “미국은 아직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 많이 기대된다”고 했다. # 연휴 초반엔 시댁과, 후반엔 친정과 ‘가족투어’ 중앙부처 C씨는 ‘워킹맘’이다. 친정어머니가 아이를 챙겨줘 일을 하고 있다. 평소 아이를 돌봐주는 어머니를 위해 경치 좋은 곳으로 여행이라도 가고 싶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아 안타까웠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기회가 왔다.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추석 연휴 기간 단 하루도 당번에 걸리지 않았다. 말 그대로 눈치 보지 않고 쉴 수 있게 됐다. 연휴 초반에는 경남 진해의 시댁에 다녀오고, 후반에는 친정 식구들과 거제·통영 등 경남 일대를 ‘투어’할 계획이다. C씨는 “친정부모님 모시고 정말 오랜만에 여행을 가게 돼 꿈만 같다. 그런데 추석 황금연휴를 맞아 미리 교통편과 숙박 예약을 끝낸 사람들이 많아 기차표와 숙소를 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서울의 한 자치구 D씨는 추석 연휴 기간 부모, 형제들과 함께 강원도로 여행을 가려 한다. 어머니·아버지, 누나 내외, 여동생 내외, D씨 가족 등 무려 13명이 차량 3대에 나눠 탄다. 명절이면 부모 집에 온 가족이 모여 어머니가 차려 주는 음식을 먹곤 했는데, 이번엔 누나와 여동생이 어머니가 힘들게 음식을 차리게 하지 말고 여행을 가자고 제안했다. 맛난 음식도 사 먹고, 오대산·양떼목장 등도 둘러보기로 했다. 추석 연휴 기간 중 차량 소통이 원활한 시간대를 택해 떠나려 한다. D씨는 “어머니, 아버지는 물론 아이들도 여행갈 생각에 신이 났다”며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모처럼 여유롭게 ‘힐링’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고 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청탁금지법 1년, 세상은 맑아졌나] 최대 피해 화훼업 44% “폐업 고려”… 골프장·백화점은 빠른 회복세

    [청탁금지법 1년, 세상은 맑아졌나] 최대 피해 화훼업 44% “폐업 고려”… 골프장·백화점은 빠른 회복세

    법인카드 사용액 뚝… 한정식집 25%↓ 백화점 추석 선물은 작년보다 50% 늘어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 1년간 음식업, 농축산물 및 화훼업 등 서민업종에 매출 타격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백화점, 골프장 등 고급 산업의 매출은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24일 중소기업중앙회의 ‘청탁금지법 시행 1년 중소기업·소상공인 영향조사’에 따르면 10곳 중 6곳(60.0%)은 매출이 줄었다고 답했다. 설문은 지난 6~14일 농축산물, 화훼, 음식업자 등 300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대응책(복수 응답)에 대해 14.3%는 ‘폐업 고려’, 40.6%는 ‘매장 축소 및 인원 감축’이라고 답했다. 타격이 가장 큰 화훼업은 10명 중 4명 이상인 44.7%가 폐업을 고려 중이었으며, 55.3%는 사업을 축소했다고 응답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올해 1~5월 화원협회 소속 1200개 점포를 조사한 결과 꽃 소매 거래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7% 줄었다. 임영호 한국화훼협회장은 “2만~3만원짜리 저렴한 난조차 돌려보내는 일이 비일비재해 손해가 막심하다”며 “특히 결혼식장, 장례식장 등 공공장소에 보내는 꽃까지 재산 형성이 목적인 뇌물로 취급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한우는 도축량이 5.2% 줄었음에도 가격은 하락했다. 한우 1등급 평균 도매가격(1㎏)은 2015년 10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1만 8265원에서 청탁금지법이 시행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1만 6535원으로 9.5% 내렸다. 전국 인삼농협의 지난 설 판매 실적은 전년보다 23.3% 줄었고, 과일 거래액도 지난 1분기 전년보다 7.1% 감소했다. 반면 지난 설에 판매된 수입 농축산물 선물세트 비중은 5.4%로 전년과 비교해 1.2% 포인트 늘었다. 음식점은 법인카드 사용액이 크게 줄었다. 접대 식사가 줄었다는 뜻이다. 비씨카드가 청탁금지법 전(2015년 10월~2016년 8월)과 후(2016년 10월~2017년 8월)의 법인카드 사용액을 비교한 결과 한정식집은 25.2%, 일식집은 7.2%가 감소했다. 서울 종로구에서 20년간 한식집을 해 온 김모(60)씨는 “접대 자리가 사라지면서 저녁 예약이 40%는 줄었다고 보면 된다. 아예 단품 식사로 업종을 바꾼 곳도 많다”고 말했다. 반면 골프장과 백화점의 매출은 회복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골프장 서비스업생산지수는 지난해 2분기보다 8.1% 늘었다. 백화점 관계자는 “지난주까지 추석 선물 판매 실적이 지난해보다 50~60%가량 늘었다”며 “청탁금지법 초기에는 모든 선물의 상한선을 5만원에 맞추는 경향이 있었지만, 이제는 법 적용 대상자를 명확히 구분해 상한을 지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식용유 세트 속 명절 경제지표

    식용유 세트 속 명절 경제지표

    명절 무렵 선물 배송으로 인한 ‘택배 대란’은 우리에게 낯익은 풍경이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선물용 상품을 주고받는 명절 문화가 자리잡은 지는 아직 반세기가 채 지나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식용유 선물세트는 1970년대 중후반에 등장해 아직까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대표적인 명절 필수 품목이다. 약 40년 동안 명맥을 이어온 식용유 명절 선물의 변천사에는 한국인의 식생활과 소비패턴의 흐름이 담겨 있다.2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국내 식용유 시장은 지난해 말 기준 약 3700억원 규모에 이른다. 전체의 3분의 1인 약 1300억원어치가 설과 추석 명절에 선물로 팔린다.국내에 본격적으로 명절 선물세트가 등장한 것은 1970년대다. 그 이전까지만 해도 간단한 생활필수품이나 설탕, 밀가루, 계란 등 식재료를 주고받는 것이 고작이었지만, 산업화가 진전되면서 현재와 같이 규격화된 선물 전용 제품들이 등장했다. 국내 식용유 시장 점유율 1위인 CJ제일제당의 ‘백설’은 1970년대 중반쯤 콩기름 식용유를 명절 선물로 처음 내놓았다. 이어 동방유량(현 사조해표)과 오뚜기 등도 식용유 명절선물 출시에 가세하면서 식용유는 설, 추석 선물 꾸러미의 대세로 자리매김했다.2000년대에는 사람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음식문화의 서구화가 빠르게 진전되면서 다양한 고급유가 선물용으로 등장했다. 여기에 2006년 트랜스지방의 유해성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좋은 기름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2006년 1400억원 규모였던 올리브유, 포도씨유, 해바라기유 등 고급유 시장은 4년 만인 2010년 2000억원을 돌파했다. 고급유 중에서 초반에는 올리브유가 주목받았으나 얼마 후에는 부침, 튀김 등 고온 조리법이 발달한 한국 요리에 적합한 포도씨유가 바통을 넘겨받았다. 2000년대 말부터 불황이 이어지면서 고급유 시장의 열기는 한풀 꺾였다. 대신 ‘실속형 고급유’ 시장이 확대됐다. 대표적인 것이 오메가3 등 영양소는 풍부하면서 가격은 콩기름과 비슷한 카놀라유의 부상이다. 실제로 지난해 판매된 전체 명절 식용유 선물세트 중에서 카놀라유가 포함된 상품의 비중이 전체의 4분의3(76%)을 차지했다. 남상민 CJ제일제당 과장은 “가정용 생필품에서 건강을 생각한 프리미엄 제품까지 소비자의 식문화 트렌드 변화에 맞춰 식용유 시장도 진화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장은석 기자의 호갱 탈출] 명절 선물로 상한 굴비·갈비 받았다면… 즉시 냉동보관해야 보상 쉬워요

    [장은석 기자의 호갱 탈출] 명절 선물로 상한 굴비·갈비 받았다면… 즉시 냉동보관해야 보상 쉬워요

    추석을 앞두고 지인으로부터 선물을 받은 A(50대·남)씨는 택배 상자를 열자마자 악취가 나서 코를 막았습니다. 차례상에 올리라고 생선을 보내왔는데 벌써 다 상했던 거죠. A씨는 지인에게 선물로 보내준 생선이 상했다고 말하기는 미안했습니다. 그렇다고 직접 돈을 주고 산 것도 아닌데 판매업체에 교환·환불을 요구하기도 애매했죠.그래도 받은 선물을 그냥 버리기 아까웠던 A씨는 판매업체에 전화해 “선물로 온 생선이 상했으니 새로 보내 달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판매업체 직원은 “상하지 않게 포장을 잘했는데 택배회사에서 관리를 제대로 못한 것 같다”면서 택배회사에 연락해 보라고 하네요. 택배회사 직원은 “우리는 제때 잘 배달했으니까 책임이 없다”고 우기면서 판매업체로부터 보상을 받으라고 합니다. A씨는 상한 생선을 교환·환불받을 수 있을까요? 22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택배 물량이 몰리는 추석과 설 명절 앞뒤로는 선물로 들어온 생선이나 고기, 과일 등 신선식품이 상했다는 소비자 피해 상담 및 구제 신청이 많다고 합니다. 상한 음식을 먹었다가 식중독에 걸리는 소비자도 종종 있죠. 일반적으로 소비자는 구입한 신선식품에 문제가 있는 경우 판매업체로부터 교환·환불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신선식품은 교환·환불을 최대한 빨리 요구해야 소비자에게 유리합니다. 홈쇼핑이나 온라인쇼핑 등 전자상거래로 물건을 사면 전자상거래법에 따라 소비자의 ‘단순 변심’으로도 구입 후 7일 안에는 교환·환불이 가능한데요. 신선식품은 2~3일만 지나도 신선도가 떨어져 제품의 가치가 급격하게 감소하기 때문에 교환·환불이 어렵습니다. 명절 때 바빠서 신선식품을 계속 택배 상자 안에 두거나 냉장고에 바로 넣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신선식품은 택배가 도착하자마자 식품의 상태를 확인하고 냉장고에 넣어야 합니다. 시간이 한참 지나서 식품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면 판매업체에서도 ‘소비자가 보관을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할 수 있어서죠. 전재범 소비자원 섬유식품팀 부장은 “소비자는 피해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상한 식품을 버리지 말고 바로 냉동해서 업체로부터 보상받을 때까지 보관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A씨의 사례처럼 소비자가 직접 산 것이 아니라 선물받은 경우라면 원칙적으로 판매업체는 주문 계약의 당사자인 선물을 보낸 사람에게 교환·환불을 해줘야 합니다. 하지만 유통업체들에 따르면 실제로 선물을 보낸 사람이 보상받는 일은 드물다고 하네요. 보낸 사람은 받은 사람이 말하기 전까지는 제품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가 없는데요. 받은 사람이 물건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보낸 사람에게 잘 말하지 않아서죠. 전 부장은 “선물을 보낸 사람이 받는 사람에게 물건의 소유권을 준 것이기 때문에 선물받은 사람이 교환·환불을 요구해도 판매업체가 다 보상해준다”면서 “판매업체는 선물을 보낸 사람이나 받는 사람 누구에게나 보상해 줘도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택배 배달 과정에서 식품이 변질됐더라도 소비자는 택배업체에 연락할 필요 없이 판매업체에 바로 보상을 요구하면 됩니다. 소비자는 택배업체가 아닌 판매업체와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죠. 판매업체는 일단 소비자에게 보상해준 뒤에 택배업체와 잘잘못을 따지고, 택배업체로부터 소비자 보상에 들어간 비용을 받으면 됩니다. 소비자가 상한 식품을 먹고 식중독 등 부작용 피해를 입었다면 판매업체가 치료비 등을 보상해줘야 합니다. 소비자는 입증 자료로 진단서가 필요하기 때문에 병원에서 치료받고 진단서를 반드시 떼야 하죠. 만약 판매업체에서 교환·환불 및 치료비 보상을 계속 거부하면 ‘1372 소비자 상담 센터’에 전화해 상담을 받고, 소비자원에 피해 구제를 신청해 권고·조정 과정을 거쳐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신선식품 선물을 택배로 보내는 대신에 매장에서 같은 제품으로 교환받을 수 있는 상품권으로 보내 주는 유통업체들도 있습니다. 상할 위험성이 높은 식품이라면 선물을 주고받을 때 이런 방법을 이용해도 괜찮겠네요. esjang@seoul.co.kr
  • 3만~5만원짜리 먹을거리 명절 1주일 전 온라인 주문

    베이커리 1위… 올 설날 기프티콘 첫 등장 명절 1주일 전 온라인으로 3만~5만원짜리 먹을거리 선물을 선택하는 게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9일 빅데이터와 유통업체의 POS(Point Of Sales·판매시점 정보관리시스템)을 분석한 ‘명절 선물 주요 소비 트렌드’를 발표했다. 이는 2015년 추석부터 올해 설까지 4차례 명절을 분석한 것이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수입산’이 선물 검색 키워드로 떠오른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작년 추석에는 ‘프리미엄 세트’, ‘고급유 세트’, ‘굴비 세트’, ‘한우 세트’ 등이 주로 언급된 반면 올 설에는 ‘수입산 갈비’, ‘수입산 굴비 세트’, ‘실속 세트’, ‘햄·참치’ 등이 많이 거론됐다. 선물 가격으로는 3만~5만원대 언급이 총 1만 5000건에 이른 반면 10만원대 언급은 6800여건에 그쳤다. 실제 판매량에서도 5만~10만원대 선물은 지난해 추석 때 11만 3000여개에서 지난 설 때는 7만 5000여개로 33%가량 떨어졌다. 지난해 9월 28일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을 계기로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선물 세트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2015년 추석과 지난해 설에 언급량 1위였던 과일이 지난해 추석부터 2위로 밀려난 점이 시선을 끈다. 대신 3∼4위권에 머물렀던 베이커리류가 1위로 올라섰다. 지난 설에는 모바일 상품권인 ‘기프티콘’이 순위권에 처음 진입하기도 했다. 선물 구매 장소로는 각종 이벤트와 마케팅이 많은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많이 언급됐지만 최근 들어 온라인 쇼핑몰 검색 빈도도 오르는 추세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올 추석엔 ‘혼추족’ 겨냥하라” 추석선물 아이디어 상품 다양

    “올 추석엔 ‘혼추족’ 겨냥하라” 추석선물 아이디어 상품 다양

    간편 포장·가성비 중시 경향 125㎖짜리 5가지 전통주세트 데워 먹는 700g 갈비찜 상품도서울에서 5년째 자취를 하는 자영업자 고모(31)씨는 명절이면 ‘처치곤란’ 선물 때문에 골치다. 고씨는 “혼자 살다보니 내가 끼니를 거를까봐 거래처 사장님이나 친척들이 걱정하는 마음에 명절이면 과일이나 고기를 종종 보내 주신다”며 “마음은 감사하지만 혼자 살아서 부엌도, 냉장고도 작은데 오래 보관하기 힘든 먹거리는 사실 부담”이라고 말했다. 고씨는 “설에도 사과와 배를 선물받았는데 반도 못 먹고 상해서 내다 버렸다”고 털어놨다. 1인 가구의 증가와 사회 분위기의 변화로 명절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사람들을 의미하는 소위 ‘혼추족’이 늘면서 유통업계에서는 이를 위한 명절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1인 가구를 위한 소포장 식품부터 혼자 간단하게 술을 즐기는 ‘혼술족’을 겨냥한 제품까지 종류도 점차 다양해지는 추세다. 신세계백화점은 혼술족을 겨냥한 소포장 전통주, 안주세트 등을 선보인다고 13일 밝혔다. 문배주, 명인안동소주, 이강주, 감홍로, 진도홍주 등 5가지 전통 증류주를 125㎖의 작은 용기에 담은 ‘술방 미니어처 세트’가 대표적이다. 사과주, 오미자주, 복분자주 등 상대적으로 도수가 낮은 과실주로 구성된 ‘술방 과실주 미니세트’와 ‘영준목장 수제 치즈 선물세트’ 등 소포장 안주 세트도 있다. 이마트도 혼술족의 증가로 매출이 신장하고 있는 스텔라 아르투아, 크롬바커 바이젠, 구스아일랜드 할리아 등 수입맥주 12종으로 구성된 이색 선물세트를 내놨다. 현대백화점은 백화점 업계 최초로 가정간편식(HMR) 추석 선물세트 ‘더 부드러운 한우갈비찜 세트’를 내놨다.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집에서 해먹기 쉽지 않은 명절 음식을 혼자서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는 게 현대백화점 측의 설명이다. 완전조리 상품으로 전자레인지에 데우면 곧바로 먹을 수 있으며 700g으로 소포장했다. ‘시즈닝(양념) 한끼 생선 마일드 세트’, ‘어부의 밥상 명품어찬 혼합세트’ 등 한 끼 분량으로 포장한 손질 식재료 상품도 출시했다.간소화되는 명절 선물 트렌드를 반영한 이색 상품도 등장했다. 롯데마트는 부모님께 용돈을 드릴 때 활용할 수 있는 ‘플라워 용돈박스’를 1500개 한정 수량으로 선보였다. 용돈을 넣을 수 있는 종이봉투와 비누꽃, 포장 박스 등으로 구성된 상품이다. 김선진 신세계백화점 식품담당 상무는 “혼술, 혼밥 등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문화와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 성향이 맞물려 명절 선물세트 시장에서 간편하면서도 이색적인 아이디어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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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라면세점, 마스터카드와 제휴 신라면세점이 내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글로벌 카드회사 마스터카드와 제휴를 맺고 국내 마스터카드 이용 고객들에게 멤버십 혜택을 제공한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제휴를 통해 마스터카드 프리미엄 등급 이상 고객은 최대 15%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신라면세점 ‘골드 멤버십’을, 마스터카드 스탠더드 또는 골드 등급 이상 고객은 신라면세점 ‘실버 멤버십’을 발급받게 된다. 이마트 PB 추석 선물세트 선봬 이마트가 자체브랜드(PB)인 ‘노브랜드’의 추석 선물세트 10종을 처음 선보인다고 5일 밝혔다. 불고기와 국거리를 각각 700g씩 담은 ‘노브랜드 냉동 한우 정육 세트’, 과자들로 구성된 ‘노브랜드 스낵박스’, ‘노브랜드 배 세트’ ‘사과 세트’ 등이다. 지난 설 연휴에 처음 출시해 큰 인기를 얻었던 가격대 5만원 미만의 ‘499세트’도 판매한다.
  • [세계는 지금 新냉전시대] 美우선주의에 선명해진 ‘中 9단선’… 3810兆 해양굴기

    [세계는 지금 新냉전시대] 美우선주의에 선명해진 ‘中 9단선’… 3810兆 해양굴기

    남중국해. 암초와 산호초로 이뤄진 네 개의 군도다. 보잘것없는 이 섬 덩어리를 두고 중국과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대만, 브루나이 등 6개국은 70년 가까이 싸우고 충돌하고 서로에게 협박을 일삼았다. 중국과 다른 나라 간 분쟁이 거듭되면서 미국까지 개입, 미·중 간 힘겨루기로 비화됐다. 남중국해를 둘러싼 ‘냉전 2.0’의 양상을 되짚어 봤다.갈등의 시작은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이 맺어진 195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태평양전쟁에서 패배한 일본이 남중국해를 포기한 뒤 주변국들이 지리적 근접성 등을 이유로 이곳이 자국 영토라고 주장했다. 이유는 남중국해가 가진 경제적·군사안보적 가치 때문이다. 남중국해는 서쪽으로는 말라카 해협을 통해 인도양으로, 동쪽으로는 대만 해협을 통해 동중국해와 서태평양으로 이어지는 길목이다. 전 세계 해양 물류의 약 25%와 원유수송량의 70% 이상이 남중국해를 지난다. 이곳을 지나는 물류의 가치는 3조 4000억 달러(약 3810조원)에 달한다. 중요한 해상 교통로이자 군사적 요충지다. 중국은 남중국 해상에 가상의 선 9개로 이어진 ‘9단선’(Nine Dash Line)을 정해 이 지역 모두가 중국의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다. 9단선은 장제스(蔣介石)의 국민당 정부가 1947년 제작한 11단선 지도가 원형이다. 2000년 전 한나라 시대 때 남중국해의 섬들을 발견해 개발했다는 문헌자료, 명나라 시절 정화(鄭和)의 남해원정 당시 남중국해 총독을 두어 관리했다는 사료 등이 11단선의 근거였다. 신중국은 1953년 11단선에서 하이난다오(海南島)와 베트남 간 통킹만에 있는 2개 선을 삭제해 9단선으로 수정한 새 지도를 반포했다. 9단선 안에는 스프래틀리(중국명 난사·베트남명 쯔엉사) 군도, 파라셀(중국명 시사·베트남명 호앙사) 군도,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黃巖島) 등이 포함돼 있다. 현재 스프래틀리 군도는 필리핀·베트남·중국·대만·브루나이가 부분 실효지배를 하고 있고, 파라셀 군도는 중국과 베트남이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는 가운데 중국이 실효지배 중이다.●中, 베트남·필리핀과 수차례 충돌 남중국해를 둘러싼 분쟁은 주로 중국과 베트남, 중국과 필리핀 사이에 일어났다. 중국과 베트남은 1974년과 1988년 파라셀 군도와 스프래틀리 군도에서 무력 충돌했다. 중국은 1992년 2월 남중국해 대부분을 영해로 포함하는 영해법을 일방적으로 공포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중국과 필리핀은 1990년대 들어 스프래틀리 군도에 속해 있는 미스치프 환초(중국명 메이지자오·美濟礁)와 스카버러 암초를 두고 충돌했다. 1996년 유엔해양법협약 비준을 계기로 중국은 해양 문제를 국제법적으로 다뤄야 할 대상임을 인식했다. 여기에 2002년 11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이 남중국해 영유권 다툼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남중국해 행동선언’을 채택하면서 분쟁은 소강상태로 접어드는 듯했다. 상황이 바뀐 것은 8년 뒤. 중국은 2010년 남중국해를 티베트와 대만 같은 ‘핵심적 이익’이라고 규정하고 나섰다. 이에 맞서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미국 국무장관이 “남중국해에 있어서 국제법 준수는 미국의 국익”이라고 표명하면서 국제적으로 남중국해 문제가 논의되기 시작했다. 다음해인 2011년 5월 중국 해안순시선이 베트남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서 베트남 석유 탐사선 케이블을 절단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2012년 4월에는 스카버러 암초에서 필리핀 함정과 중국 해양감시선이 57일간 대치하는 등 남중국해에서 국지적 무력 충돌이 다시 시작됐다. 결국 2013년 1월 필리핀은 유엔해양법 조약에 근거해 네덜란드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PCA)에 중재를 신청했다. 설상가상으로 2014년 6월 중국이 스프래틀리·파라셀 군도에 인공섬을 건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갈등은 본격화됐다. 중국은 스프래틀리 군도에 7개, 파라셀 군도에 2개의 인공섬을 만들어 미사일 시설과 군수품 저장 목적으로 추정되는 지하 구조물도 들여 놨다. 분쟁국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한데도 중국이 인공섬을 강행한 것은 ‘해양 강국’이 되겠다는 야심 때문이다. 중국은 2002년 제16차 당대회부터 경제대국 발전전략과 해양개발 추진을 연계하기 시작했고 2012년 제18차 당대회에서는 ‘해양강국 건설’을 선포하고 해양굴기에 나섰다. 인공섬 건설은 중국 공산당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열쇠인 ‘굴욕의 세기’ 극복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오바마 ‘항행의 자유 작전’ 직접 개입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노골적인 세 확장에 나서자 그동안 직접적인 개입을 꺼렸던 미국이 나섰다. 2015년 4월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은 중국을 향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다른 나라를 밀어제쳐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고 그해 10월에는 ‘제1차 항행의 자유 작전’이라는 이름으로 중국이 스프래틀리 군도에 만든 인공섬 수비 암초에서 12해리(약 22㎞) 이내에 이지스 구축함 라센을 파견했다. 지난해 7월에는 PCA가 필리핀의 손을 들어줬다. 스카버러 암초가 속한 해역이 필리핀의 200해리 EEZ 내에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중국 인공섬의 권리를 부인한 것이다. 중국에 불리하게 돌아가는 듯했던 남중국해 정세는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취임하며 또 한번 변화를 맞았다. ‘아시아 중시 정책’을 펼쳤던 전임 오바마 전 대통령과는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웠다.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의 포괄적인 전략이 부족했다. 오바마 정부가 추진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거부한 것이 그 방증이다. TPP는 미국이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전략으로 평가받았다. 중국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를 추진하며 TPP에 대응해 왔다. 그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TPP를 거부한 것은 아시아의 전통적인 동맹국들의 신뢰를 잃게 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지난달 17일 포린폴리시(FP)가 지적했다.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치로 ASEAN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영향력을 야금야금 확대해 가는 참이었다. 실제로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갈등을 빚어 왔던 미국의 우방 필리핀과 베트남은 최근 무게중심을 중국 쪽으로 옮기는 모양새다. 특히 PCA 판결 직전인 지난해 6월 취임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반미친중’ 노선을 선명히 하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미군의 필리핀 주둔 근거가 되는 방위협력확대협정(EDCA)을 폐기할 수도 있다고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그해 10월 처음 중국을 방문해 총 240억 달러 규모의 경제 협력을 약속받는 등 선물 꾸러미를 한아름 안았다. 지난 5월 방문에서도 각종 지원을 얻어 왔다. 마지막 남은 우방 베트남도 최근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달 29일 진단했다. 지난 7월 남중국해에서 스페인 석유회사인 렙솔과 벌이던 석유 시추 작업을 돌연 중단했는데, 베트남이 중국의 군사적 위협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영국 BBC방송은 동남아 석유업계 소식통의 말을 인용, 석유 시추를 중단하지 않으면 중국이 스프래틀리 군도에 있는 베트남의 군사기지를 공격하겠다고 위협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뒤늦게 ‘항행의 자유 작전’을 확대 실시하려고 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 해군이 이 작전을 매달 2~3차례로 늘려 실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는 총 4차례, 트럼프 행정부 들어 3차례 실시했던 작전을 정례화시키겠다는 것이다. ●中 “11월 아세안 회의 후 COC 개시” 지난달 6~8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ASEAN+3(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서 ASEAN 10개 회원국 외교장관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남중국해 비군사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2002년 채택한 ‘남중국해 행동선언’의 후속 조치인 ‘남중국해 행동준칙’(COC)의 법적 구속력 부여가 필요하다는 내용은 넣지 않았다. 베트남은 COC의 이행에 강제성을 부여하지 않으면 실효성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나머지 회원국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ASEAN 회의 후 “남중국해 상황이 대체로 안정되고 외부의 큰 방해가 없다면 오는 11월 아세안 정상회의 기간에 COC 협의의 공식 개시 선언을 고려할 것”이라고 조건부 협상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중국이 세를 과시하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 COC 관련 논의가 순탄하게 진행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재테크 단신]

    [재테크 단신]

    ●NH투자증권 원유 레버리지 ETN NH투자증권은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수익률을 추종하는 상장지수증권(ETN) 2종을 상장하고 거래 이벤트를 펼친다. 이번에 상장하는 ‘QV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ETN(H)’과 ‘QV 인버스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ETN(H)’은 각각 WTI 선물 일간 수익률의 2배만큼 상승과 하락을 추종하고 환율 변동 위험을 헤지하는 상품이다. 이번 상장 상품은 기존 ETN보다 총보수가 0.05% 포인트 낮은 연 1%라는 장점이 있다.●키움증권 로보어드바이저 랩어카운트 키움증권은 ‘키움 로키(ROKI) 모멘텀’과 ‘키움 로키 글로벌 자산배분’, ‘글로벌 자산배분 ETF(상장지수펀드)’ 등 3조의 로보어드바이저 랩어카운트 상품을 출시했다. 3종 상품 모두 키움증권이 자체 개발한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키움 로키 모멘텀’은 공격적인 투자형인 반면 나머지 두 상품은 비교적 안정적인 운용을 한다.●KB국민은행 모바일 외화예금 계좌 개설 KB국민은행은 자사 원화 계좌와 자사 공인인증서를 보유한 고객이라면 창구를 방문하지 않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외화예금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만 19세 이상 대한민국 거주자이면 간단한 인증 절차를 거쳐 24시간 개설할 수 있다. 달러, 유로, 엔, 위안 등 11개국 통화를 자유롭게 입출금 거래할 수 있으며 국외 송금도 가능하다. 서비스 개시를 기념해 11월 말까지 50% 환율 우대 이벤트를 진행한다.●수협은행, 명태 살리기 지원 적금 출시 수협은행은 멸종위기 어종인 명태 살리기 사업을 지원하는 금융상품 ‘Sh 보고 싶다! 명태야 적금’을 출시했다. 기본금리는 3년 약정이 연 2.2%이며 올해 안에 가입하고 수협카드 사용 실적에 따른 우대금리를 적용받으면 최대 연 3.7%가 된다. 수협은행은 이 상품의 연평균 잔액 순증액의 0.1%를 ‘명태자원 회복사업’ 지원을 위한 기금으로 출연한다.
  • “오빠들 밀리언셀러 만들자”… 가요계 주무르는 500만 팬덤

    “오빠들 밀리언셀러 만들자”… 가요계 주무르는 500만 팬덤

    경제력 갖춘 3040까지 팬덤 확대… 아이돌 기념일 열차에 ‘래핑’ 광고 1위 달성 위해 ‘음원 재생법’ 안내 이달 초 데뷔한 아이돌 그룹 ‘워너원’의 앨범은 음원이 공개된 지 1시간 만에 대표곡 ‘에너제틱’과 ‘활활’이 멜론 등 7개 음원차트에서 1, 2위를 점령했다. 교보문고 핫트랙스에서만 하루 동안 2000장이 넘게 팔렸다. 앨범의 초동 판매 실적(최초 1주일간 판매량)은 41만장으로, 아이돌 그룹 ‘엑소’ 정규 4집(60만장)과 3집(52만장)에 이어 세 번째다. 워너원 앨범 한 장의 정가(1만 8500원)로 계산하면 일주일 만에 76억원을 벌어들인 셈이다.아이돌 팬덤의 결집력이 대중음악 시장을 좌지우지한 지는 오래다. 팬덤 문화를 얘기하지 않고 대중문화를 말하기 어려워졌다. 이들은 좋아하는 가수가 순식간에 음원차트를 석권하도록 하고 때때로 기획사에 대항해 보이콧(불매운동) 엄포를 놓는 등 힘을 과시하기도 한다. 침체된 음악시장에 숨통을 터 주는 큰손으로 대접받기도 하지만 일각에서는 음악산업을 왜곡하는 주범으로 눈총을 받기도 한다.아이돌 팬덤의 ‘화력’(영향력)이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은 음원차트와 음반 판매량에서다. 디지털 음원이 보편화된 상황에서 음원이 아닌 음반의 판매 실적은 팬덤의 규모나 영향력을 가늠하는 기준이 된다. 요즘 대중음악 시장에서 음원차트 상위권에 오르더라도 음반 판매량에서 수십만 장을 기록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앨범 발매 후 1주일간의 실적이 각종 대중가요 시상에서 중요한 요소로 취급되기 때문에 유독 팬들이 공을 들이는 부분이다. 기획사는 이런 팬심을 적극 이용한다. 중국팬까지 합세하면서 앨범을 중국판, 한국판 두 버전으로 내기도 하고 각 멤버의 다양한 사진을 앨범에 넣어 팬들의 수집 욕구를 자극해 매출 극대화를 노린다. ‘좋아하는 오빠들’의 사진을 모두 확보해 ‘전집’을 만들고자 기꺼이 지갑을 여는 것은 예사다. 엑소팬이라는 임모(15)양은 “멤버 10명의 사진을 모으려고 앨범을 10장 다 샀다”며 “한국어와 중국어 버전에 따라 사진이 다르기도 해 국적별로 전집을 사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10~20대에 국한됐던 팬덤 현상은 어느덧 30~40대까지 연령대가 확대되고 있다. 워너원을 만들었던 TV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101 시즌2’의 연령별 시청자를 보면 30대(24%)와 40대(23%)가 절반을 차지했다. 이들은 1990년대 10대를 보내며 H.O.T, 젝스키스, G.O.D 등의 아이돌 그룹에 빠져 산, 아이돌 팬덤 1세대라고도 할 수 있다. 이들이 팬덤에 가세했다는 것은 아이돌 음악산업의 규모가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10대와 달리 짱짱한 경제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구매력 있는 소비층으로 꼽혀서다. 학창 시절 H.O.T 팬클럽으로 활동했던 직장인 강모(35·여)씨는 “어릴 때는 주로 좋아하는 가수를 위해 작은 선물을 사 주거나 사인회에 쫓아다니는 게 전부였다면 지금은 해외 콘서트에 따라가는 것은 기본”이라며 “앨범을 수천 장 사서 지인들에게 홍보용으로 뿌리는 사람도 있다”고 귀띔했다. 팬들이 십시일반 모아 연예인에게 선물하는, 이른바 ‘조공’도 진화 중이다. 제작발표회나 콘서트 때마다 화환과 함께 쌀을 보내 불우 이웃 돕기를 하거나 위안부 할머니를 돕기 위해 소녀상 팔찌를 공동 구매하는 등 기부 형태를 띠기도 한다. 로엔 크리에이티브센터 관계자는 “단순히 팬이 가수에게 선물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가수와 팬덤이 함께 사회에 기부한다는 의미로 기업의 사회공헌처럼 한층 업그레이드된 팬덤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스케일도 커지고 있다. 지난 4월 엑소 멤버 백현의 생일 때 팬들은 열차 전체를 축하 메시지와 사진으로 감싸는 ‘래핑’ 광고를 했다. 이 광고를 하는 데 든 비용은 4400만원. 중국 팬클럽(원윈드)은 같은 그룹 멤버 세훈의 이름으로 스코틀랜드에 있는 땅을 사기도 했다. 1제곱피트(약 0.0281평)밖에 안 되는 작은 땅에 고작 30파운드(약 4만 4000원)를 들였지만 이들이 땅을 산 이유가 재밌다. 현지 환경보호 단체에 땅을 사서 기부하면 명예시민 격으로 귀족 작위 가운데 하나인 ‘로드’가 부여된다. 좋아하는 가수를 귀족으로까지 높이고 싶은 팬심이 만든 이벤트다. 침체된 음반시장에 어느 정도 활력을 준다는 측면에서 팬덤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하나 우려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뮤직랭킹 플랫폼 한터차트에 따르면 국내 팬덤 규모는 500만명. 국내 아이돌 그룹을 향한 중국 팬덤의 규모는 무려 1억명가량으로 추산된다. 이들이 좌우하는 음원차트에서 음악 경향이나 흐름을 짚어내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대중적이지 못한 가수나 밴드들은 설 자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음악시장이 아이돌 편향이 되면서 다양성을 추구해야 하는 음악 생태계는 훼손되고 있다. 특히 이기적인 집단 스트리밍(재생) 경쟁은 시장을 왜곡하는 주범이다. 기존 재생목록을 모두 삭제한 뒤 음원 사이트에서 특정 앨범 수록곡을 모두 재생목록에 담고 반복적으로 재생하는 것이다. 팬클럽은 이에 대한 매뉴얼을 공유하면서 음악적 성취와 상관없이 자신들이 좋아하는 가수를 무조건 1위에 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박은석 음악평론가는 “만약 이곳이 주식시장이라고 한다면 심각한 불공정 행위에 해당하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수만 명의 사람들이 한 가지 목적으로 모여 대중문화의 새로운 권력으로 군림하고 철저히 상업화된 미디어가 이에 동조하면서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정작 음악으로 평가받기 더욱 힘든 구조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아름답구나, 폭우의 상처도 품고 흐르니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아름답구나, 폭우의 상처도 품고 흐르니

    미호천이란 이름을 들어 보셨는지요. 아마 올여름에 부쩍 많이 들은 이름일 겁니다. 미호천은 충북 청주와 진천 등의 주민들에게 젖줄 같은 강입니다. 삶의 터전이자 역사와 문화가 깃든 곳이지요. 올여름 미호천은 폭우로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그 탓에 지금은 물가의 생명들이 누추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곧 원래의 모습을 회복할 겁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시간을 그렇게 보내 왔으니까요. 그러니 지금 잠시 볼품없는 몰골이라 해서 그게 전부는 아닌 것이지요. ‘아름다운 강’ 미호천 일대를 돌아봤습니다. 상처 입은 강은 여전히 아름다웠고, 여전히 너른 품을 사람에게 벌리고 있었습니다.미호천(美湖川)은 이름 그대로 크고 작은 모래톱과 여울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하천이다. 나라 안 대부분의 하천이 준설, 모래 채취, ‘녹차 라테’ 따위에 시달리지만, 미호천에선 그런 구간을 찾기 어렵다. 사람의 간섭이 적었다는 뜻이다. ‘삽질’과 개발이 능사인 시대에 이는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다만 수질 오염의 소지는 여전하다. 하천 생태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시설과 도시가 곳곳에 웅크리고 있어서다.●미호천, 마이산~금강 90㎞ 흐르는 하천 충북 음성의 마이산에서 시작된 미호천은 세종시에서 금강과 합류될 때까지 약 90㎞ 정도를 굽이굽이 흘러간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강의 원형을 곳곳에 펼쳐 놓는다. 이리 굽고 저리 휘는 동안 모래톱과 여울이 번갈아 나오고, 크고 작은 버드나무는 둑방을 따라 흐드러졌다. 이 강물에 미호종개(천연기념물 454호)가 산다. 1984년 미호천에서 처음 발견된 한국 고유의 어류다. 미호천에 많다고 해서 미호종개란 이름을 얻었지만 서식지 파괴와 수질오염으로 개체수가 급감해 절멸 위기에 놓였다. 우리 산하에서 사라진 것으로 알려진 황새 복원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곳도 바로 이 강의 상류 지역이다. 강이 사람에게 주는 선물이야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독특하기로는 ‘포플러 장학금’이 가장 앞줄에 설 듯하다. 옛 청원군(현 청주시 청원구)에서 운용했던 ‘포플러 장학금’은 가난했던 1960년대 1만 4000그루의 포플러를 강외면 궁평리 미호천 둔치에 식재한 뒤 이를 목재로 팔아 조성했다. 당시 2000여명 정도가 이 장학금의 혜택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기리는 포플러 장학금 기념관이 옥화자연휴양림 안에 조성돼 있다. 미호천은 청주에서 세종시에 이르는 구간에서 강폭을 한껏 넓힌다. 증평의 보강천, 청주 무심천 등 여러 지류와 합쳐진 결과다. 한데 강폭과는 달리 웅숭깊은 풍경은 상류 쪽에 많다. 특히 진천군과 청주 오창읍 등의 구간에 빼어난 풍경을 빚어 놨다. 다만 강의 진면목을 살피기는 쉽지 않다. 접근로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도시 주변에 조성된 걷기 길이나 몇몇 관광지 등을 돌아보는 게 고작이지만, 이마저도 빼어나다. ●농다리 천년 이어온 비결은 지네 닮은꼴 모양 미호천 주변 볼거리 가운데 ‘전국구’ 관광지를 꼽으라면 단연 진천 농다리(충북유형문화재 28호)다. 국내 돌다리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꼽힌다. 고려 초에 축조됐으니 연혁이 천 년을 넘나든다. 미호천 상류의 농다리는 편마암의 일종인 자줏빛 자연석을 쌓아 만들었다. 길이가 얼추 94m에 달한다. 모양은 지네를 닮았다. 거대한 지네가 몸을 살짝 굽혀 물살을 가로지르는 형상이다. 현지 문화관광해설사는 이 같은 유연한 형태 덕에 미호천의 물살을 견디며 천 년을 이어 왔다고 설명했다. 농다리는 조성 당시의 상황을 엿볼 수 있는 사료가 딱히 없다. 이런저런 이야기들만 전설처럼 전해질 뿐이다. 일반적으로는 고려 개국공신인 임희 장군이 처음 조성했고, 고려 고종 때 무인 임연이 개보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진천군 태수를 지낸 신라 김유신의 아버지 김서현이 고구려에 전승을 거둔 것을 기념해 놓았다는 설도 있다. 오래된 다리일수록 이리저리 얽힌 사연도 많기 마련이다. 나라에 어려운 일이 닥치면 다리 일부가 소실된다고 하는데, 한국전쟁 당시 교각 5칸이 떨어져 나갔다고 한다. 올여름 청주와 미호천 등을 할퀸 물난리 때는 교각 일부와 상판 세 개가 유실됐다. 후대가 이를 어떻게 기록할지 궁금하다. 농다리는 현재 통행이 금지된 상태다. 유실된 부분의 보수 작업을 거쳐 이르면 9월쯤 다시 출입이 허용될 전망이다. 농다리 너머에 정자와 전망대가 조성돼 있다. 정자에 앉아 굽이치는 미호천과 물 위로 놓여진 ‘검은 지네’를 보는 맛이 각별하다. 전망대 뒤로는 산책로가 놓였다. 이른바 ‘초롱길’의 하나로 초평저수지까지 연결돼 있다. 초평지는 미호천의 지류를 막아 축조했다. ‘미호저수지’라고도 불린다. 산책로 끝자락의 전망대에서 굽어보는 초평지 풍경이 빼어나다.●김유신 탄생지 진천… 계양마을에 생가 복원 진천은 흥무대왕 김유신의 탄생지다. 신라 진평왕 17년(595)에 만노군(신라 때 진천군의 이름) 태수를 지내던 김서현과 만명부인 사이에서 태어났다. 진천 일대에 그와 관련된 유적지들이 몇 곳 있다. 미호천과는 거리가 있지만 역사 공부 삼아 찾아볼 만하다. 김유신 생가는 상계리 계양마을에 복원돼 있다. 김유신 탄생지 뒤편은 길상산이다. 산 정상 어름에 그의 태실지가 있다. 김유신의 위패와 영정을 모신 길상사는 탄생지에서 뚝 떨어진 벽암리 도당산 아래 있다. 초평지에서 좀더 아래로 내려가면 충북학생수련원이다. 이 일대에도 ‘인증샷’ 찍을 만한 곳이 많다. 이 앞을 흐르는 미호천의 다른 이름은 은여울이다. 은탄(銀灘)리는 이를 한문으로 쓴 행정 명칭이다. 이름만큼 맑고 고운 여울이 흘러간다. 팔결다리 주변엔 자전거 도로와 걷기 길이 조성돼 있다. 팔결다리는 청주와 옛 청원군 오창읍을 연결하는 다리다. 현재의 팔결교는 왕복 6차로의 도로를 이고 있는 큰 다리지만 옛 ‘팔결교’는 그보다 상류 쪽에 소박한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1970년대 옛 팔결다리는 청주와 오창 주민들이 즐겨 찾는 피서지였다. 마땅히 갈 곳이 없던 시절 주민들은 물이 깨끗하고 모래사장이 너른 팔결다리 인근에서 천렵이나 물놀이를 즐기며 여름을 보냈다. 요즘도 천렵을 즐기는 이들은 종종 눈에 띄지만 수영을 하는 이는 찾기 힘들다. 미호천이 청주에서 흘러온 무심천과 합류되는 곳이 까치내다. 미호천의 여러 물줄기 가운데 아름답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곳이다. 강가엔 버드나무가 많다. 시골에서 살았던 이라면 누구나 버드나무 잔가지로 만든 버들피리의 추억을 하나쯤은 갖고 있을 터다. 청주 일대에선 이를 ‘호드기’라 부른다. 매끈한 가지를 골라 자르고, 껍질을 비틀어 줄기와 분리시킨 다음 적당한 크기로 자르면 버들피리 완성이다. 겨우 삘릴리 소리나 낼 정도지만 둑방길 걸으며 추억을 소환하기에 이만한 도구가 없지 싶다. ●연인들 인생샷 남기는 까치내 정북동 토성 까치내를 따라 걷기 길이 조성돼 있다. 문암생태공원 등 주변에 돌아볼 만한 곳도 있다. 까치내 위쪽엔 정북동 토성이 있다. 미호천변의 평지에 축조된 사각형의 토성이다. 삼국시대 초기인 2~3세기쯤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남북이 약간 긴 방형의 형태로 전체 길이는 675m 정도다. 정북동 토성은 사진작가들이 자주 찾는 촬영지다. 해거름에 펼쳐지는 서정적인 풍경을 담기 위해서다. 최근엔 청주 등지의 젊은 연인들이 즐겨 찾는 데이트 코스로 급부상 중이다. 초록빛 성터를 도란도란 걷거나 성벽 위의 소나무 한 그루를 배경 삼아 ‘인생 샷’을 남기기도 한다. angler@seoul.co.kr■여행수첩 →가는 길:농다리와 초평저수지 등 미호천 상류를 먼저 보겠다면 중부고속도로 진천 나들목, 정북동 토성은 오창 나들목으로 나가는 게 빠르다. 까치내, 문암생태공원 쪽은 서청주 나들목이 다소 낫다.→맛집:공원당(255-3894)은 메밀국수(위)로 50년 넘게 명성을 이어 온 집이다. 중앙공원 옆에 있다. 남주동 해장국(256-8575)과 서문 해장국(224-5999)은 해장국으로 쌍벽을 이루는 집이다. 청주 사람들은 예부터 고추장 삼겹살을 즐겨 먹었다. 백로식당(273-0713)이 이름났다. 서문시장 안쪽에 삼겹살 거리(아래)도 조성돼 있다. 옛 방식대로 구워 내는 ‘시오야키’(삼겹살 소금구이)를 맛볼 수 있다. 진천 초평지 쪽에 붕어찜 집들이 몰려 있다. 송애집(532-6228), 배를 타고 들어가는 쥐꼬리명당(532-6647) 등이 알려졌다.
  • 아름답구나, 폭우의 상처도 품고 흐르니

    미호천(美湖川)은 이름 그대로 크고 작은 모래톱과 여울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하천이다. 나라 안 대부분의 하천이 준설, 모래 채취, ‘녹차 라테’ 따위에 시달리지만, 미호천에선 그런 구간을 찾기 어렵다. 사람의 간섭이 적었다는 뜻이다. ‘삽질’과 개발이 능사인 시대에 이는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다만 수질 오염의 소지는 여전하다. 하천 생태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시설과 도시가 곳곳에 웅크리고 있어서다.●미호천, 마이산~금강 90㎞ 흐르는 하천충북 음성의 마이산에서 시작된 미호천은 세종시에서 금강과 합류될 때까지 약 90㎞ 정도를 굽이굽이 흘러간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강의 원형을 곳곳에 펼쳐 놓는다. 이리 굽고 저리 휘는 동안 모래톱과 여울이 번갈아 나오고, 크고 작은 버드나무는 둑방을 따라 흐드러졌다. 이 강물에 미호종개(천연기념물 454호)가 산다. 1984년 미호천에서 처음 발견된 한국 고유의 어류다. 미호천에 많다고 해서 미호종개란 이름을 얻었지만 서식지 파괴와 수질오염으로 개체수가 급감해 절멸 위기에 놓였다. 우리 산하에서 사라진 것으로 알려진 황새 복원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곳도 바로 이 강의 상류 지역이다.강이 사람에게 주는 선물이야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독특하기로는 ‘포플러 장학금’이 가장 앞줄에 설 듯하다. 옛 청원군(현 청주시 청원구)에서 운용했던 ‘포플러 장학금’은 가난했던 1960년대 1만 4000그루의 포플러를 강외면 궁평리 미호천 둔치에 식재한 뒤 이를 목재로 팔아 조성했다. 당시 2000여명 정도가 이 장학금의 혜택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기리는 포플러 장학금 기념관이 옥화자연휴양림 안에 조성돼 있다.미호천은 청주에서 세종시에 이르는 구간에서 강폭을 한껏 넓힌다. 증평의 보강천, 청주 무심천 등 여러 지류와 합쳐진 결과다. 한데 강폭과는 달리 웅숭깊은 풍경은 상류 쪽에 많다. 특히 진천군과 청주 오창읍 등의 구간에 빼어난 풍경을 빚어 놨다. 다만 강의 진면목을 살피기는 쉽지 않다. 접근로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도시 주변에 조성된 걷기 길이나 몇몇 관광지 등을 돌아보는 게 고작이지만, 이마저도 빼어나다.●농다리 천년 이어온 비결은 지네 닮은꼴 모양미호천 주변 볼거리 가운데 ‘전국구’ 관광지를 꼽으라면 단연 진천 농다리(충북유형문화재 28호)다. 국내 돌다리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꼽힌다. 고려 초에 축조됐으니 연혁이 천 년을 넘나든다. 미호천 상류의 농다리는 편마암의 일종인 자줏빛 자연석을 쌓아 만들었다. 길이가 얼추 94m에 달한다. 모양은 지네를 닮았다. 거대한 지네가 몸을 살짝 굽혀 물살을 가로지르는 형상이다. 현지 문화관광해설사는 이 같은 유연한 형태 덕에 미호천의 물살을 견디며 천 년을 이어 왔다고 설명했다.농다리는 조성 당시의 상황을 엿볼 수 있는 사료가 딱히 없다. 이런저런 이야기들만 전설처럼 전해질 뿐이다. 일반적으로는 고려 개국공신인 임희 장군이 처음 조성했고, 고려 고종 때 무인 임연이 개보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진천군 태수를 지낸 신라 김유신의 아버지 김서현이 고구려에 전승을 거둔 것을 기념해 놓았다는 설도 있다.오래된 다리일수록 이리저리 얽힌 사연도 많기 마련이다. 나라에 어려운 일이 닥치면 다리 일부가 소실된다고 하는데, 한국전쟁 당시 교각 5칸이 떨어져 나갔다고 한다. 올여름 청주와 미호천 등을 할퀸 물난리 때는 교각 일부와 상판 세 개가 유실됐다. 후대가 이를 어떻게 기록할지 궁금하다. 농다리는 현재 통행이 금지된 상태다. 유실된 부분의 보수 작업을 거쳐 이르면 9월쯤 다시 출입이 허용될 전망이다.농다리 너머에 정자와 전망대가 조성돼 있다. 정자에 앉아 굽이치는 미호천과 물 위로 놓여진 ‘검은 지네’를 보는 맛이 각별하다. 전망대 뒤로는 산책로가 놓였다. 이른바 ‘초롱길’의 하나로 초평저수지까지 연결돼 있다. 초평지는 미호천의 지류를 막아 축조했다. ‘미호저수지’라고도 불린다. 산책로 끝자락의 전망대에서 굽어보는 초평지 풍경이 빼어나다.●김유신 탄생지 진천… 계양마을에 생가 복원진천은 흥무대왕 김유신의 탄생지다. 신라 진평왕 17년(595)에 만노군(신라 때 진천군의 이름) 태수를 지내던 김서현과 만명부인 사이에서 태어났다. 진천 일대에 그와 관련된 유적지들이 몇 곳 있다. 미호천과는 거리가 있지만 역사 공부 삼아 찾아볼 만하다. 김유신 생가는 상계리 계양마을에 복원돼 있다. 김유신 탄생지 뒤편은 길상산이다. 산 정상 어름에 그의 태실지가 있다. 김유신의 위패와 영정을 모신 길상사는 탄생지에서 뚝 떨어진 벽암리 도당산 아래 있다.초평지에서 좀더 아래로 내려가면 충북학생수련원이다. 이 일대에도 ‘인증샷’ 찍을 만한 곳이 많다. 이 앞을 흐르는 미호천의 다른 이름은 은여울이다. 은탄(銀灘)리는 이를 한문으로 쓴 행정 명칭이다. 이름만큼 맑고 고운 여울이 흘러간다.팔결다리 주변엔 자전거 도로와 걷기 길이 조성돼 있다. 팔결다리는 청주와 옛 청원군 오창읍을 연결하는 다리다. 현재의 팔결교는 왕복 6차로의 도로를 이고 있는 큰 다리지만 옛 ‘팔결교’는 그보다 상류 쪽에 소박한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1970년대 옛 팔결다리는 청주와 오창 주민들이 즐겨 찾는 피서지였다. 마땅히 갈 곳이 없던 시절 주민들은 물이 깨끗하고 모래사장이 너른 팔결다리 인근에서 천렵이나 물놀이를 즐기며 여름을 보냈다. 요즘도 천렵을 즐기는 이들은 종종 눈에 띄지만 수영을 하는 이는 찾기 힘들다.미호천이 청주에서 흘러온 무심천과 합류되는 곳이 까치내다. 미호천의 여러 물줄기 가운데 아름답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곳이다. 강가엔 버드나무가 많다. 시골에서 살았던 이라면 누구나 버드나무 잔가지로 만든 버들피리의 추억을 하나쯤은 갖고 있을 터다. 청주 일대에선 이를 ‘호드기’라 부른다. 매끈한 가지를 골라 자르고, 껍질을 비틀어 줄기와 분리시킨 다음 적당한 크기로 자르면 버들피리 완성이다. 겨우 삘릴리 소리나 낼 정도지만 둑방길 걸으며 추억을 소환하기에 이만한 도구가 없지 싶다.●연인들 인생샷 남기는 까치내 정북동 토성 까치내를 따라 걷기 길이 조성돼 있다. 문암생태공원 등 주변에 돌아볼 만한 곳도 있다. 까치내 위쪽엔 정북동 토성이 있다. 미호천변의 평지에 축조된 사각형의 토성이다. 삼국시대 초기인 2~3세기쯤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남북이 약간 긴 방형의 형태로 전체 길이는 675m 정도다. 정북동 토성은 사진작가들이 자주 찾는 촬영지다. 해거름에 펼쳐지는 서정적인 풍경을 담기 위해서다. 최근엔 청주 등지의 젊은 연인들이 즐겨 찾는 데이트 코스로 급부상 중이다. 초록빛 성터를 도란도란 걷거나 성벽 위의 소나무 한 그루를 배경 삼아 ‘인생 샷’을 남기기도 한다. angler@seoul.co.kr미호천이란 이름을 들어 보셨는지요. 아마 올여름에 부쩍 많이 들은 이름일 겁니다. 미호천은 충북 청주와 진천 등의 주민들에게 젖줄 같은 강입니다. 삶의 터전이자 역사와 문화가 깃든 곳이지요. 올여름 미호천은 폭우로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그 탓에 지금은 물가의 생명들이 누추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곧 원래의 모습을 회복할 겁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시간을 그렇게 보내 왔으니까요. 그러니 지금 잠시 볼품없는 몰골이라 해서 그게 전부는 아닌 것이지요. ‘아름다운 강’ 미호천 일대를 돌아봤습니다. 상처 입은 강은 여전히 아름다웠고, 여전히 너른 품을 사람에게 벌리고 있었습니다.천 년을 넘나드는 세월을 이어 온 진천 농다리(왼쪽). 미호천이 품은 풍경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여행지다. 오른쪽은 김유신의 영정과 위패를 모신 길상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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