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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게소 여성화장실 긴 줄 사라질까…박완주 “여성 칸 남성 2배 이상 설치 법안 발의”

    휴게소 여성화장실 긴 줄 사라질까…박완주 “여성 칸 남성 2배 이상 설치 법안 발의”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은 공중화장실의 여성 화장실 확대를 골자로 한 공중화장실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30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여성화장실의 대변기 수를 남성화장실의 대·소변기 수의 합보다 2배 이상으로 설치하도록 했다. 지방자치단체의 특수한 사정이 인정되면 그 설치 비율을 달리 정할 수 있도록 지자체 조례에 위임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게 특징이다. 현행법에서는 공중화장실에서 여성화장실의 대변기 수는 남성화장실의 대·소변기 수보다 많이 설치하도록 했다. 특히 수용인원이 1000명 이상인 공연장·야외극장·공원 등 다중이용시설은 여성화장실의 대변기 수가 남성화장실의 대·소변기 수보다 1.5배 이상 되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시설물의 용도 등을 고려하지 않고 일괄 적용해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미국과 영국 등 해외 주요국에서는 시설의 용도 및 성별 이용자 수를 고려한 설치 기준을 제시하고 있고 각 지역의 특수한 사정에 따라 그 기준을 달리 정할 수 있도록 했다. 박 의원은 “추석이나 설 명절 휴게소 여성화장실의 긴 줄을 볼 때마다 안타까웠다”며 “이번 개정안이 국회를 조속히 통과해 여성이 보다 쾌적하고 편리하게 공중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개정안에는 대표 발의한 박 의원 외에 바른미래당 박선숙 의원과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 등 야당 의원들도 함께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이렇게 쉬운 다이어트가 있다고?

    [달콤한 사이언스] 이렇게 쉬운 다이어트가 있다고?

    5월 중순부터 더워지기 시작해 3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다이어트에 돌입하거나 체육관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동안 긴 옷에 꼭꼭 감춰뒀던 살들이 노출되는 계절이 왔기 때문이다. 사실 방송이 등장하는 연예인들의 다이어트 비법을 따라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잘 알다시피 성공률은 매우 낮다. 휴가나 연휴기간, 설, 추석 같은 명절기간에도 다이어트를 시도하면서 나름 음식을 줄였다곤 하지만 체중계에 올라가서는 수치가 오히려 올라간 것을 보고 좌절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데 최근 심리학자와 영양학자들로 구성된 연구진이 체중 감소를 위한 쉬운 방법을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 ‘과연 그럴까’ ‘설마 이렇게 간단하다고’라고 의심할 정도이다. 미국 조지아대 식품영양학과, 실험심리학과 공동연구팀은 매일 아침과 저녁 하루 두 번 체중계에 올라가는 것만으로도 연휴 기간 동안 체중 증가를 막을 수 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비만’ 23일자에 실렸다. 미국 내에서도 연휴나 휴가기간 동안에는 0.4~1.5㎏이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2017년 추수감사절이 시작되기 직전인 11월 중순부터 2018년 신년 연휴가 끝난 직후인 1월 중순까지 18~65세 사이의 성인남녀 111명을 무작위로 추출해 체중 변화를 조사했다. 연구팀은 111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체중계를 이용해 하루에 두 번씩 자신의 체중을 기록하도록 했고 다른 그룹은 체중계를 이용하지 않고 단순한 느낌만으로 체중의 증감을 기록하도록 했다. 연구팀은 두 그룹 모두에게 특정 식단을 제시하거나 음식 섭취에 대한 제한을 두지 않고 체중을 기록하도록 권고만 했다. 그 결과 체중계를 이용해 매일 자신의 체중을 기록하고 관찰한 그룹이 느낌으로 자신의 체중의 변화를 파악한 그룹에 비해 식단조절은 물론 다이어트에 성공률이 높았다. 개인적 편차는 있지만 체중계를 이용해 체중을 기록한 그룹은 연휴 전후와 비교했을 때 100~400g 가량 증가하거나 체중을 그대로 유지하고 심지어는 1㎏ 정도 살이 빠진 경우도 있다. 반면 자신의 느낌으로만 체중 관리한 그룹은 연휴 전후로 체중 변화를 비교했을 때 1.5~2㎏ 정도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제이미 쿠퍼 조지아대 교수는 “많은 경우 연휴 기간에 찐 살은 쉽게 빠지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보면 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라며 이번 연구는 단순히 매일 체중변화를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다이어트의 동기와 자극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故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 ‘과로사’ 인정

    고용노동부 산하 근로복지공단은 설 연휴 중이던 지난 2월 4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에서 심정지로 숨진 채 발견된 윤한덕 센터장의 사인을 산업재해인 업무상 질병(과로사)으로 인정했다고 22일 밝혔다.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윤 센터장 유족의 유족급여·장의비 청구에 따라 지난 21일 열린 업무상 질병 판정위원회 심의에서 고인의 사인을 “고도의 심장동맥(관상동맥) 경화에 따른 급성심정지”로 결론내렸다. 그가 숨지기 전 1주일간 업무시간이 129시간 30분, 사망 전 12주 동안 주평균 근무시간이 118시간 42분에 달해 과로 기준을 크게 초과했다. 설 명절 응급의료 공백을 막고자 휴일도 없이 응급센터에서 근무해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가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위원회는 판단했다. 근로복지공단의 과로 기준은 발병 전 12주 동안 주당 평균 업무시간이 60시간 이상이다. 윤 센터장은 전남대 의대를 졸업한 뒤 2002년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센터가 문을 열 때 응급의료기획팀장으로 합류했다. 응급의료 전용 헬기 도입과 재난·응급의료 상황실 운영 등 국내 응급의료체계 구축에 헌신한 인물로 꼽힌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참의사’ 윤한덕 과로사 산재 인정

    ‘참의사’ 윤한덕 과로사 산재 인정

    고용노동부 산하 근로복지공단은 설 연휴 중인 지난 2월 4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에서 심정지로 숨진 채 발견된 윤한덕 센터장의 사인을 산업재해인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했다고 22일 밝혔다.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윤 센터장 유족의 유족급여·장의비 청구에 따라 지난 21일 열린 업무상 질병 판정위원회 심의에서 고인의 사인을 “고도의 심장동맥(관상동맥) 경화에 따른 급성심정지”로 결론내렸다. 그가 숨지기 전 1주일간 업무시간이 129시간 30분, 사망 전 12주간 주 평균 근무시간이 118시간 42분에 달해 과로기준을 크게 초과했다. 설 명절 응급의료 공백을 막고자 휴일도 없이 응급센터에서 근무해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가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위원회는 판단했다. 윤 센터장은 전남의대 졸업 뒤 2002년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센터가 문을 열 때 응급의료기획팀장으로 합류했다. 응급의료 전용 헬기 도입과 재난·응급의료상황실 운영 등 국내 응급의료체계 구축에 헌신한 인물로 꼽힌다. 대한응급의학회는 윤 센터장에 대한 학회 차원의 예우 등에 대해서 논의하기로 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송하진 전북지사 벌금 70만원…직위 유지 가능

    선거법 위반혐의로 기소된 송하진 전북지사가 항소심에서 벌금 70만원을 선고받아 직위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부장판사 황진구)는 14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송하진 전북도지사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 이 형이 확정되면 송 지사는 직위를 유지할 수 있다. 선출직 공무원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00만원 이상 벌금형을 받아 확정되면 당선 무효가 된다. 송 지사는 6·13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해 2월 15일 업적 홍보 동영상 링크가 담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40만여 통을 도민에게 발송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은 잼버리유치 성공에 대한 언급을 업적 홍보로 판단, 공직선거법 86조 1항을 적용해 송 지사를 재판에 넘겼다. 공직선거법 86조 1항은 공직자는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의 업적을 홍보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대해 송 지사는 도지사 신분으로 개인 휴대전화로 문자를 보냈으며 문자발송 비용은 개인이 낸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전북지사로서 전북도의 성공적인 활동상황을 포함해 의례적인 설 명절 인사말을 한 것을 넘어 업적을 홍보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에 부족하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항소심에서 예비적 공소사실로 공직선거법 86조 5항을 추가, 공소장을 변경했다. 공직선거법 86조 5항은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지자체의 사업계획·추진실적 그 밖에 지자체의 활동상황을 알리기 위한 홍보물을 분기별로 1종 1회를 초과해 발행·배부 또는 방송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검찰은 1심과 항소심에서 각각 벌금 150만원을 구형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해투4’ 이수지 “신혼 생활 끝났다”

    ‘해투4’ 이수지 “신혼 생활 끝났다”

    ‘해투4’ 이수지가 결혼 후 첫 명절 에피소드를 털어놓는다. 25일 방송되는 KBS2 예능프로그램 ‘해피투게더4’(이하 ‘해투4’)는 ‘위기의 주부들’ 특집으로 꾸며진다. 이날 방송에서는 거침 없는 입담의 주부들 팽현숙-김지우-홍현희-이수지-율희가 출연해 파란만장한 결혼 스토리로 꿀잼을 선사할 예정이다. 최근 진행된 녹화에서 이수지가 아찔했던 지난 설 명절을 공개해 귀를 쫑긋하게 만들었다. 이수지는 “시아버지 앞에서 술주정을 부렸다”고 밝히는가 하면 심지어 “시어머니께 설거지도 시켰다”며 초보 며느리의 역대급 실수를 밝혀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어 그는 “명절 이후 업로드한 SNS에서 댓글 전쟁이 일어났다. 분쟁을 일으키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덧붙이며 첫 명절의 아찔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이에 이수지가 전할 4개월차 초보 며느리 스토리에 궁금증이 모아진다. 이어 이수지는 한복 입은 자신을 부축하는 남편의 모습이 담긴 사진에 대해서 “산이 가파른 데다가 치마도 길어 힘들었다. 겨우 올라갔더니 남편이 ‘우리 산이야’라고 하더라. 힘이 절로 났다”며 빛보다 빨랐던 태세 전환을 고백해 폭소를 자아냈다. 이날 결혼 4개월차 이수지는 “신혼 생활은 끝났다”고 선언해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이수지는 “남편은 방귀를 진작에 텄는데 나는 못 텄다. 그런데 남편이 내 특유의 방귀 소리를 잘 알고 있었다”며 방귀 미스터리를 공개해 웃음을 폭발시켰다. 이에 유재석 또한 “방귀 때문에 나경은을 혼자 둔 채 나홀로 드라이브를 한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는 후문이어서 그 배경에 궁금증이 수직 상승한다. 한편, KBS2 ‘해투4’는 25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이천시, 이천사랑 지역화폐로 지역경제 살리기 나선다

    이천시, 이천사랑 지역화폐로 지역경제 살리기 나선다

    경기 이천시는 이천사랑지역화폐의 성공을 위하여 ‘찾아가는 지역화폐 설명회’를 연다고 20일 밝혔다. 이천사랑지역화폐는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활성화와 소상공인의 소득향상을 도모하여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지난 1일부터 발행한 충전식 카드로 연간 매출액 5억 미만인 소상공인 업소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전통시장과 병원, 약국은 매출액에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다. ‘찾아가는 지역화폐 설명회’는 각종 단체회의, 반상회 등 15인 이상 모일 경우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시는 개인 구매뿐만 아니라 청년배당, 산후조리비와 같은 복지수당과 공무원복지포인트 중 일부도 지역화폐로 지급하고 출산축하금과 같은 다양한 복지수당도 지역화폐로 지급할 수 있도록 확대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시는 일반시민이 지역화폐를 구매하게 되면 월 40만원 기준으로 6%의 인센티브를 지원하고 설, 추석 명절 시에는 일시적으로 인센티브를 더욱 확대하여 10%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지역의 대기업인 SK하이닉스에서도 지역화폐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 함께하기로 협약했다. 이천사랑 지역화폐는 ‘경기지역화폐’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구매 가능하고 26일부터는 농협중앙회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금요칼럼] 우계 성혼의 좌절/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대우교수

    [금요칼럼] 우계 성혼의 좌절/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대우교수

    때는 선조 16년(1583)이었다. 율곡 이이가 조정에서 반대파로부터 심한 공격을 받았다. 이이의 심우(心友) 성혼은 상소를 올려 이이에 관한 오해를 풀려 했다. 그러나 그것이 도리어 반대파를 심하게 자극할 수도 있을까 봐 고심했다. 그 며칠 전까지만 해도 성혼은 초야에 묻혀 지냈다. 그런데 조정의 부름이 잇따라 마지못해 벼슬길에 나온 것이었다. 거취가 어려워진 성혼은 친구 구봉 송익필에게 편지를 보냈다. 송익필은 바로 답장을 보내왔다. 마음속에 있는 생각을 임금님께 모두 아뢰어, 이이를 구원하라는 것이었다. 성혼은 용기를 내어 이이를 두둔하는 장문의 상소를 올렸다. 반대파가 벌떼처럼 일어나, 성혼, 이이 그리고 송익필을 공격했다. 송익필은 성혼을 사주했다는 비방을 받고 신변이 위태로울 지경이었다. 이이도 성혼도 조정에서 설 자리를 잃었다. 따지고 보면, 성혼 등에게는 뚜렷한 잘못이라곤 조금도 없었다. 그러나 반대파는 성혼의 말꼬리를 잡아서 확대해석했고, 그로서는 중과부적(衆寡不敵)이었다. 이런 일이 일어나기 10여년 전, 성혼은 당대의 스승 퇴계 이황에게 조언을 요청했다. 그때 선조는 성혼에게 연거푸 벼슬을 내리며 어서 조정에 나오라고 독촉했다. 성혼의 질문을 받고 이황은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저 역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낮은 벼슬은 사양했으나 높은 벼슬은 받았다는 비판이 있었고요. 사직하겠다고 하면서 벼슬길에 나아갔다는 비방도 피할 수 없었지요. 그런데 이제 똑같은 문제를 가지고 제게 물으니, 부끄러워 진땀이 날 지경입니다. 그대에게 벼슬을 권한다면, 제가 한 일을 되풀이하게 만드는 것이 됩니다. 그렇다 해서 벼슬을 사양하라고 하자니, 그것도 어렵습니다. 먼저 제 자신을 꾸짖은 다음에 타인을 바로잡으라는 도리에 어긋난 꼴이 되고 말지요.” 당대 최고의 지성 이황도 벼슬하는 문제로, 세상의 따가운 비판을 받은 쓰라린 추억이 있었다. 때문에 그는 성혼에게 아무런 충고도 할 수가 없다며, 자신의 속내를 토로했다. 과연 ‘만인의 스승’ 이황다운 모습이었다. 조정에 나가기가 무섭게 성혼은 친구를 구원하는 한 장의 상소로 인해 낭패를 보았다. 반대파의 시기와 미움이 불꽃처럼 활활 타오르자, 성혼은 깜짝 놀라 조정을 떠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혼에 대한 반대파의 비방은 끝나지 않았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선조는 북쪽으로 피란했다. 성혼은 임진강가로 나아가 통곡하며 임금을 맞이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시간을 맞추지 못했다. 선조 일행이 서둘러 임진강을 건너버렸기 때문이다. 때문에 성혼은 선조에게 작별 인사를 제대로 드리지 못했고, 평생 이를 안타깝게 여겼다. 왜란이 끝나자 반대파는 그 일을 정치적 쟁점으로 부각시키며 성혼을 괴롭혔다. 임금이 피란할 때 찾아와서 직접 문안을 여쭙지 않은 것은 충성심이 부족한 증거라는 것이었다. 성혼은 더이상 변명하지 않고, 초야에 묻혀 책을 읽을 뿐이었다. 그리하였건만 조정의 비판은 그가 죽은 뒤에도 길게 이어졌다. 조정에 선 성혼의 제자들까지도 한동안 기를 펴기 어려울 정도였다. 조선사회는 명절(名節, 명예와 절개)을 지나치게 숭상했다. ‘당의통략’에서 이건창이 주장한 바, 자그만 윤리적 하자만 발견돼도 세상의 호된 비판이 쏟아졌다. 그때는 윤리적 기준이 너무 높고 엄해 병폐가 생겼다. 위선이 만연하게 됐던 것이다. 오늘날은 어떠한가. 도덕적 기준 자체가 사라진 것 같다. 이따금 국회에서 고위공직자 후보에 관한 청문회가 개최되는데, 눈뜨고 볼 수 없을 지경이다. 청렴은 고사하고 웬 불법과 비리를 그렇게 많이들 저질렀는가. 이런 몰염치의 세상에서 성혼의 옛일을 꺼낸 것부터가 잘못된 일이리라.
  • 우본 적자 ‘눈덩이’… 집배원은 과로사·택배원은 생존권 위협

    우본 적자 ‘눈덩이’… 집배원은 과로사·택배원은 생존권 위협

    우체국 집배원, 위탁 택배 배달원, 상시 계약 집배원, 재택 위탁 배달원. ‘우체국 아저씨’로 통칭되는 우편 업무 담당자들은 실제로는 역할과 신분이 제각각이다. 유일하게 정규직 공무원 신분인 우체국 집배원들이 편지와 각종 고지서, 소포 배송 업무를 담당한다면, 특수고용노동자로서 우정사업본부(우본) 산하 물류지원단과 계약 관계인 위탁 택배 배달원들은 오로지 소포(택배) 배달에 집중한다. 상시 계약 집배원들은 정규직 집배원과 비슷한 업무를 하지만 계약직 신분이고, 재택 위탁 배달원은 배달이 비교적 쉬운 아파트 대단지 등 특정 구역에서 업무를 한다. 당초 모든 우편, 소포 배달 업무를 정규직 집배원들이 하던 것을 감안하면 업무가 나눠지고 물량이 많아지면서 계약직 집배원, 배달원이 생겨난 셈이다. 상시 계약 집배원 제도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정부가 공무원인 집배원의 일부 업무를 민간에 위탁하는 구조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도입됐다. 위탁 택배 배달원은 2000년 우본이 택배 업무에 뛰어들면서 생겨났다. 대개 두 업무를 해본 경력자들이 우체국 집배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정규직으로 가는 등용문으로도 통한다. 2017~2018년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우체국 집배원 과로사 문제의 해결책 중 하나로 위탁 택배원 추가 채용이 제시되면서 우본은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 업무를 나누기 위해서는 추가 인력이 필요하지만, 새로운 인력을 채용할수록 적자 폭이 커지기 때문이다. 지난 설 연휴를 앞두고 파업 직전까지 갔던 위탁 택배원들이 지난달 청와대 앞에서 재차 대규모 집회에 나선 것도 우본이 특수고용직인 위탁 택배원들에게 분담했던 택배 업무를 다시 정규직인 집배원들에게 돌리면서 촉발됐다. 집배원의 과로 문제 해소와 경영수지 개선이라는 난제를 동시에 풀 수 있는 묘안 없이는 당분간 파열음이 이어질 것이라는 게 우본 안팎의 공통된 지적이다. 택배원들의 파업이 현실화되면 피해는 결국 소비자의 몫이다. ●집배원, OECD 평균보다 123일 더 일해 지난해 10월 ‘집배원 노동 조건 개선 기획추진단’이 발표한 집배원들의 노동 실태는 충격적이었다. 연간 노동시간이 2745시간으로 한국 임금노동자 평균보다 693시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다는 982시간이 길었다. 하루 노동시간을 8시간이라고 한다면 OECD 회원국들 노동자보다 123일가량 더 일한다는 뜻이다. 하루 평균 휴게시간도 34.9분으로 30분을 겨우 넘기는 정도에 그쳤다. 그 결과 10년(2008~2017년) 사이 사망한 집배원 노동자만 166명으로 확인됐다. 사망 요인으로는 암이 55건으로 가장 많았고 뇌심혈관계질환 29건, 근무 중 교통사고 25건, 자살 23건 순이었다. 이러한 과중 노동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추진단은 가장 먼저 집배원 2000명 증원을 권고했다. 그러면서 “상시 계약직 및 민간 위탁 등을 통한 인력 증원은 현 정부의 비정규직 축소 및 상시 지속적 일자리의 정규직 고용관행 확립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덧붙이며 정규직 채용을 재차 강조했다. 우본의 결정은 달랐다. 정규직 집배원 증원이 아닌 위탁 택배원 971명과 추가 계약을 맺어 집배원 업무량을 낮추는 쪽을 택했다. 집배원이 담당하던 소포 물량 일부를 위탁 택배원에게 넘기겠다는 의도다. 이에 대해 14일 우본 김홍재 물류기획과장은 “위탁 택배원 추가 계약은 추진단의 정규직 증원 권고가 나오기 전인 2018년 1~2월부터 계획한 내용”이라면서 “위탁 택배원을 늘린 것도 인력 증원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규직 추가 증원에 대해서는 경영 상황, 노사 협의 후 결론을 내리겠다”고 덧붙였다. 이 결과 지난해 초 2000여명 수준이던 위탁 택배원은 올해 3월 3100명까지 늘어났다. 반면 집배원은 2017년 1만 6697명에서 2018년 1만 6849명으로 큰 차이가 없다. ●3월 택배 노조 파업… 위탁 물량 회수 ‘반발’ 위탁 택배원 증원으로 집배원들의 업무 부담은 다소 줄어들었지만 반대로 우본의 부담은 더 커졌다. 정규직 집배원들의 인건비는 비교적 고정돼 있지만, 위탁 택배원에게는 물량이 늘어나는 만큼 인건비가 추가로 들기 때문이다. 현재 위탁 택배원들은 택배 무게가 10㎏ 이하면 건당 1166원, 10㎏을 넘으면 1366원, 20㎏이 넘으면 1566원의 배송 수수료를 받는다. 그 사이 우본의 우편사업 적자폭은 더 커졌다. 2017년 539억원 적자였고 지난해에는 1285억원 적자로 잠정 집계됐다. 이대로 가면 올해 적자는 2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우본이 올해 초 위탁 택배원들에게 주던 물량을 다시 집배원들에게 주기로 하면서 위탁 택배원들의 반발이 본격화됐다. 지난 3월 택배노조가 “위탁 택배원은 굶어죽고 집배원은 과로로 죽는다”는 구호를 내세운 것도 결국 물량 재배치에 따른 수입 감소 탓이다. 3월 단식농성까지 벌였던 진경호 택배노조 우체국본부 본부장은 “적자 경영을 위탁 택배원에게 전가하는 행태”라면서 “최소 물량도 받지 못해 생존권을 위협받는 택배원도 있다”고 전했다. 한 국회 관계자도 “대거 위탁 택배원과 계약을 해놓고서 불과 반 년도 채 안 돼 다시 집배원 물량을 늘리는 것은 우본 스스로 판단이 잘못됐음을 인정한 꼴”이라며 “명절 같은 특별소통기간에 파업이 일어났다면 물류대란으로 난리가 났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우체국 물류지원단 관계자는 “지난해 수도권의 경우 (위탁 배달원에) 하루 220~230개까지 주는 등 과도하게 물량을 준 것은 맞다”면서도 “계약서에 제시된 기본물량 안에서 일부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위탁 택배원이 원래 자신의 몫인 150개에 우체국 집배원 몫 40개를 합쳐 하루 190개 소포를 배달해왔다면 이 중 40개는 다시 집배원이 하도록 조치하겠다는 뜻이다. 물류지원단과 위탁 택배원 간의 계약서에는 하루 135~180개 물량을 줄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위탁 택배원들의 지난달 청와대 앞 집회는 노사가 택배노조의 요구사항인 위탁물량(180개) 보존을 위한 업무협의체를 구성하는 것으로 우선 봉합됐다. 지난해 전국 평균 위탁 물량은 계약보다 많은 189개였다. ●적자 개선 궁여지책… 우편 요금 50원 인상 지난 5일 우본이 기획재정부와 협의 끝에 우편요금 50원 인상을 발표한 것도 적자를 줄이기 위한 궁여지책 중 하나다. 매년 오르는 인건비와 줄어드는 우편 물량을 감안하면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우본의 입장이다. 실제 2002년 한 해 55억통으로 최고 정점을 찍은 우편물량은 매년 급격히 줄어들어 지난해 36억 1000통을 기록했다. 다만 전례없는 요금 인상폭은 고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우본은 2013년과 2017년에도 우편요금을 올렸는데 당시는 각각 30원 인상이었다. 2년 만에 또 올리면서 인상폭도 커진 것이다. 2018년 물량 36억통과 50원 요금 인상을 단순 계산해보면 우정사업본부는 이번 요금 인상으로 1800억원을 추가 확보할 수 있다. 요금 인상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인력 충원, 적자구조를 해소하지 못하는 한 문제는 반복될 수 있다. 지난 11일 충남 천안에서 집배원이 출근 준비를 하다 사망하는 등 근로여건 개선은 여전히 더딘 상태다. 전국우정노동조합 역시 상시 계약 집배원 1000명 증원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집단 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올 7월부터 집배원 토요 배달 전면 폐지가 예고돼 인력 증원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추진단이 권고한 정규직 1000명(2019년) 증원 예산은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우본 관계자는 “우편 사업에서 발생한 손실을 예금 등 금융사업 이익금에서 우선 충당하는 방안 등 경영 개선을 위한 조치를 다각도로 연구 중”이라면서 “우정 노조가 요구하는 상시 계약 집배원 1000명 증원에 대해서도 계속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KDI ‘경기 둔화→부진’ 수위 높였다

    KDI ‘경기 둔화→부진’ 수위 높였다

    전문가 59% “1년 뒤 서울 집값 하락”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현 경기 상황에 대해 ‘부진’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경기에 대한 인식이 기존 ‘둔화’에서 한층 더 어두워졌다. KDI는 7일 ‘KDI 경제동향’ 4월호에서 “우리 경제는 대내외 수요가 위축되면서 경기가 점차 부진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KDI가 경기 판단에서 ‘부진’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그동안 ‘개선’을 언급하던 KDI가 ‘둔화’라는 표현으로 대체한 것은 지난해 11월이다. 이후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둔화라는 판단을 유지하다 이번에 부진이라는 표현으로 다시 바꿨다. 김현욱 KDI 경제전망실장은 “둔화보다 더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의미에서 부진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면서 “다만 이는 전망이 아닌 현재 경기 상황에 대한 평가로 ‘급락’이라고 판단한 것은 아니다”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KDI는 소비와 수출, 투자, 생산 등 주요 경제지표가 모두 부진하다고 봤다.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액 증가율은 지난 2월 1년 전보다 2.0% 감소했다. 설 명절 효과를 배제한 1~2월 평균은 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는 지난해 평균(4.3%)은 물론 지난해 4분기 평균(3.0%)보다 낮은 것이다. 3월 수출(금액 기준)도 반도체와 석유류를 중심으로 8.2% 감소했다. 투자와 생산도 부진한 흐름이다. 2월 설비투자는 26.9% 감소해 전월(-17.0%)보다 감소폭이 확대됐다. 시공 실적을 금액으로 보여 주는 2월 건설기성(불변)도 10.6% 줄어들었다. 2월 광공업생산은 전월(-0.2%)보다 낮은 -2.7%에 그쳤다. 집값 전망도 부정적이다. KDI가 1분기에 부동산 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06명 중 59.4%가 ‘1년 뒤 서울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와 같을 것’이라는 답변은 24.5%, ‘상승할 것’이라는 응답은 16%에 그쳤다. 비수도권의 1년 뒤 집값은 전체의 73.0%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KDI, 한국경기 우려 수위 높여…“경기 둔화보다 더 상황 나빠”

    KDI, 한국경기 우려 수위 높여…“경기 둔화보다 더 상황 나빠”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한국 경기의 우려 수위를 한 단계 더 높였다. KDI는 7일 ‘KDI 경제동향’ 4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대내외 수요가 위축되면서 경기가 점차 부진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KDI는 작년 10월까지 경기가 개선 추세라고 판단했지만, 11월 ‘둔화’라는 단어를 꺼내 들며 개선 추세가 종료됐다고 봤다. 이후 5개월 동안 둔화 판단을 이어갔지만, 이달 ‘부진’이라는 단어를 총평에서 처음 사용하며 진단 수위를 한 단계 더 높였다. 김현욱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둔화보다 더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의미에서 부진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면서 “다만 이는 전망이 아닌 현재 경기 상황에 대한 평가로 ‘급락’이라고 판단한 것은 아니다”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KDI는 소비와 수출, 투자, 생산 등 주요 경제지표와 관련해 우려를 표했다. KDI는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수출도 주력 품목을 중심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액 증가율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2월 -2.0%를 기록했고, 설 명절 이동 효과를 배제한 1∼2월 평균으로는 1.1%를 나타냈다. 작년 같은 기간 평균인 4.3%와 작년 4분기 3.0%보다 부진한 수치다.KDI는 이와 관련해 “소매판매액은 설 명절 이동의 영향으로 비교적 큰 폭으로 감소했고, 1∼2월 평균으로도 증가 폭이 축소되면서 민간소비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KDI는 “설비투자 감소세가 심화하는 가운데 건설투자 부진도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2월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가 모두 부진해 26.9% 감소했다.1월 -17.0%보다 감소 폭이 확대됐다. 생산 측면에 대해서는 “광공업생산 부진이 심화하는 가운데 서비스업 생산 증가세도 둔화했다”고 판단했다. 2월 광공업생산은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요 품목에서 증가 폭이 축소되며 1월(-0.2%)보다 낮은 -2.7%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제조업 출하는 내수출하가 큰 폭으로 감소(0.8→-4.0%)하고,수출 출하도 감소를 지속(-2.4%→-0.1%)하면서 2.4% 줄어들었다. KDI는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고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해주는 경기 동향 지표가 악화하는 점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2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현재 경기상황 지표)는 전달보다 0.4포인트 하락해 11개월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앞으로의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도 0.3포인트 떨어지며 9개월째 하향곡선을 그렸다. 이 두 지표가 9개월 연속 동반 하락한 것은 관련 통계가 제공된 1970년 1월 이후 처음이다.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선불카드식 ‘이천지역사랑화폐’ 나왔다

    선불카드식 ‘이천지역사랑화폐’ 나왔다

    경기 이천시는 1일부터 선불카드 충전방식의 이천지역사랑화폐를 발행한다고 31일 밝혔다. 이천지역사랑화폐 발행은 경기도와 공동 추진하는 사업으로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활성화와 소상공인 소득 향상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가 목적이다. 이천시 내 연간매출액 5억 미만인 소상공인 업소(편의점, 프랜차이즈 포함)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대형마트, 백화점, 복합쇼핑몰, 대규모점포 등에서는 사용이 제한되며 전통시장과 병원, 약국은 매출액에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다. 시는 앞으로 청년배당, 산후조리비, 출산축하금 등 복지정책지원금을 지역화폐로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일반시민이 지역화폐를 구매하게 되면 월 40만원(연 400만원) 기준으로 6%의 인센티브를 지원하고 설, 추석 명절에는 일시적으로 인센티브를 더 확대하여 10%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천시 내 연 매출 5억원 미만 업소는 1만 7512개소 중 83%인 1만 4535개소 해당된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2월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하락…경기지표 동반하락도 역대 최장

    지난달 산업생산이 전월보다 1.9% 감소하면서 5년 11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특히 생산과 투자·소비 등 주요 경제지표가 모두 동반 하락했다. 현재와 미래의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도 9개월 연속 동반 하락세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 산업생산지수(계절조정계열)는 전월보다 1.9% 줄었다. 이는 2013년 3월(-2.1%) 이후 5년 11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전 산업생산은 지난해 11월과 12월에 각각 전월보다 1.0%, 0.3% 감소한 뒤 올해 1월에 0.9% 반등하면서 ‘반짝’ 회복세를 보였으나 지난달에는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광공업과 제조업 생산은 모두 전월보다 2.6% 줄었다. 특히 자동차(-3.2%), 기타운송장비(-8.0%) 등이 부진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도 지난 1월보다 2.1% 포인트 하락한 71.2%를 기록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1.1% 감소했다.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액은 전월보다 0.5% 감소했다. 음식료품 비내구재(-1.8%)와 승용차 등 내구재(-0.9%) 판매가 모두 하락했다. 2월 낙폭은 지난해 9월에 1.7% 감소한 이후 가장 컸다. 설비투자 하락세는 더 컸다. 전월 대비 10.4% 급감했다. 이는 2013년 11월(-11.0%) 이후 5년 3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기계류(-11.5%), 선박 등 운송장비(-7.1%)의 투자가 모두 줄었다. 건설업체가 실제로 시공한 실적을 금액으로 보여주는 건설기성도 전월보다 4.6% 감소했다. 이 역시 지난해 2월(-5.0%) 이후 12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생산과 소비, 설비투자, 건설기성 등 4가지 지표가 모두 하락한 것은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이다.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그동안 성장을 이끈 반도체가 생산이 감소했고,자동차도 좋지 않은 등 제조업 전반적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며 “설 명절 효과와 1월 기저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4포인트 하락해 11개월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2017년 12월(-0.5포인트)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0.3포인트 떨어지며 9개월째 하락했다. 이 두 지표가 9개월 연속 동반 하락한 것은 관련 통계가 제공된 1970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중국 명절 직후 국내 초미세먼지 중금속 농도 13배 증가”

    “중국 명절 직후 국내 초미세먼지 중금속 농도 13배 증가”

    중국 미세먼지의 한국 유입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있는 가운데 중국 명절 ‘폭죽놀이’가 경기지역 미세먼지 중금속 농도를 대폭 증가시킨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28일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연구원은 지난달 평택성분측정소에서 ‘중금속 실시간 분석기’를 활용해 대기 중 중금속 농도를 측정했다. 측정 결과 중국 명절인 ‘춘절’(음력설, 2월 5일)과 ‘원소절’(정월대보름, 2월 19일) 이틀 뒤인 지난달 7일 및 21일 폭죽 연소산화물 ▲스트론튬 ▲바륨 ▲칼륨 ▲마그네슘 등 4종의 중금속 농도가 매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최대 명절’로 집중적인 폭죽놀이가 이어지는 ‘춘절’ 이틀 뒤인 지난달 7일 평택성분측정소에서 측정된 스트론튬 농도는 0.013㎍/㎥로, 2월 평균 0.001㎍/㎥보다 무려 13배가량 높게 나왔다. 이어 바륨 농도도 0.075㎍/㎥로 2월 평균인 0.016㎍/㎥의 5배, 칼륨과 마그네슘도 각각 1.068㎍/㎥와 0.170㎍/㎥로 2월 평균인 0.265㎍/㎥와 0.045㎍/㎥의 4배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역시 폭죽을 많이 터뜨리는 중국 ‘원소절’ 이틀 뒤인 21일에도 스트론튬 0.005㎍/㎥, 바륨 0.035㎍/㎥, 칼륨 0.335㎍/㎥, 마그네슘 0.081㎍/㎥가 검출돼 2월 평균의 2∼5배 수준에 달했다. 스트론튬, 바륨, 칼륨, 마그네슘 등은 폭죽의 화려한 색을 내는 대표적인 금속물질로, 폭죽놀이 후에는 이들 금속 성분의 대기 중 농도가 증가해 초미세먼지 농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실제 중국 베이징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춘절인 5일과 원소절인 19일 모두 97㎍/㎥로, 2월 평균 57㎍/㎥의 1.7배 높았으며, 중국 선양의 초미세먼지 농도 또한 춘절 86㎍/㎥, 원소절 95㎍/㎥로, 2월 평균 74㎍/㎥를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나왔다. 도 보건환경연구원은 ▲한국이 설 연휴 기간에 불꽃놀이 행사를 하지 않는 점 ▲대부분 공장이 설 연휴 기간 휴업하는 점 ▲폭죽 행사가 없는 평상시에 스트론튬·바륨 등의 농도가 크게 변하지 않는 점 ▲지난달 기류의 역 궤적 분석 결과 등을 종합해 볼 때 이번에 검출된 4개 중금속 물질이 중국 상하이 및 베이징 부근과 동북지역에서 날아든 것으로 보고 있다. 윤미혜 도 보건환경연구원장은 “이번 조사 결과는 중국의 폭죽놀이가 국내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한 것으로, 고농도 미세먼지의 발생원인 및 영향을 규명하는 중요한 과학적 근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정확한 미세먼지 성분 분석을 통해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과학적 자료 생산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은 실시간 중금속 분석 및 성분 분석을 위해 지해부터 평택과 포천에 대기성분측정소를 설치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경기 서부(김포)와 동부(이천)에 추가로 설치해 미세먼지의 국내외 영향 및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쉿~ 북촌 한옥마을엔 주민들도 살아요

    쉿~ 북촌 한옥마을엔 주민들도 살아요

    서울 종로구는 북촌한옥마을 일대 주민들의 정주권 보호를 위해 ‘북촌지킴이’를 운영한다고 19일 밝혔다. 구가 북촌지킴이를 운영하려는 것은 관관객들로부터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북촌한옥마을은 도심에서 옛 한옥의 정취를 느낄 수 있어 국내외 관광객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그로 인한 소음, 쓰레기 투척, 무분별한 사진 촬영 등으로 정주권 침해라는 문제가 있다. 올해 선발된 북촌지킴이는 총 11명으로 관광객이 집중 방문하는 주거지역 ‘북촌로 11길 일대’를 중심으로 활동한다. 오전, 오후로 4시간씩 교대근무하며 설·추석 명절 당일을 제외하곤 주말 및 공휴일에도 활동한다. 이들은 소음·쓰레기투척·사생활촬영 등 주민을 괴롭히는 행위를 하지 않도록 관광객들을 계도하고, 동 시간대 과도한 인원 방문 시 대기 또는 우회 통행을 권고한다. 이른 아침이나 늦은 저녁에는 방문 제한을 당부하고, 관광에티켓 홍보물을 배부하는 일도 한다. 김영종 구청장은 “관광객들로 인한 불편 민원이 지속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구민들로 구성된 ‘북촌지킴이’를 운영한다”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북촌한옥마을 주민들의 정주권 보호를 위해 세심한 행정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그린 재킷’ 입을 일만 남았다

    ‘그린 재킷’ 입을 일만 남았다

    짐 퓨릭을 1타 차로 제치고 통산 15승 “지난 10년 훌륭… 앞으로 10년 더 좋을 것” 1년 6개월 만에 정상… 상금 25억 받아 새달 마스터스 출전… 그랜드슬램 도전“골프선수로서 훌륭한 10여년을 보냈다. 앞으로의 10년은 지난 10년보다 훨씬 더 나은 시간이 될 것이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더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첫 정상에 오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앞선 대회에서 번번이 우승을 놓쳤다. 준우승을 비롯해 4위 두 차례, 5위와 6위 각 1번. 매번 돌아선 정상이 아쉬울 법도 했지만 그는 “더 자신감이 생겼다. 최대한 인내심을 가지려고 했다”며 자신을 보듬었다. 그리고 18일 올해 여섯 번째 대회에서 마침내 우승컵을 들어 올린 매킬로이는 “참고 기다리며 내 순서가 오길 바랐고 실제로 그렇게 됐다”고 감격했다. 매킬로이가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의 TPC소그래스(파72·7189야드)에서 끝난 대회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로 2타를 줄인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로 짐 퓨릭(미국)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지난해 3월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1년 6개월 만에 우승한 뒤 1년 만에 수집한 PGA 투어 우승컵. 상금은 225만 달러(약 25억 5000만원)다. 그의 PGA 투어 우승컵도 15개(메이저 4개)로 늘어났다. 매킬로이는 또 타이거 우즈(미국), 헨리크 스텐손(스웨덴)에 이어 메이저대회와 페덱스컵, WGC 대회,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모두 한 차례 이상씩 제패한 역대 세 번째 선수로도 이름을 올렸다. 이제 매킬로이의 눈은 또 다른 대기록으로 향한다. 4대 메이저대회를 시기에 관계없이 한 번 이상씩 두루 섭렵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다. 이 대기록을 이룬 남자 선수는 보비 존스(1930년), 진 사라젠(1935년), 벤 호건(1953년), 게리 플레이어(1965년), 잭 니클라우스(1966년), 타이거 우즈(2000년) 등 단 6명뿐이다. 매킬로이는 2011년 US오픈, 2012년 PGA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2014년에는 브리티시오픈과 PGA챔피언십을 한꺼번에 휩쓸었지만 마스터스 정상은 밟지 못했다. 2009년부터 출전, 2015년 역대 가장 좋은 성적인 4위에 올랐을 뿐이다. 고향 명절인 세인트 패트릭데이(3월 17일)에 우승, “녹색의 기운을 얻었다”고 말한 매킬로이는 “코스가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와 비슷하다. 여기서 많은 걸 얻었다”고 마스터스 우승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일부 베팅 사이트에서 매킬로이는 더스틴 존슨(미국)과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타이거 우즈(미국) 등을 제치고 마스터스 우승 1순위를 달리고 있다. 설령 올해 우승은 못 하더라도 만 29세인 매킬로이에게 주어진 시간은 충분하다. 매킬로이는 “골프선수로서 훌륭한 10여년을 보냈다”며 “앞으로의 10년을 지난 10년보다 훨씬 더 나은 시간으로 만들 수 있다”고 자신했다. 올해로 83회째를 맞는 마스터스 토너먼트는 4월 둘째 주말인 다음달 11일부터 14일까지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3월 수출도 ‘불안한 출발’

    3월 수출도 ‘불안한 출발’

    반도체 29.7%↓ 對中 수출 23.9%↓ KDI, 5개월 연속 ‘경기 둔화’ 진단반도체 가격 하락과 대중국 수출 감소 여파로 3월 수출도 감소세로 출발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줄어든 수출 실적이 이달까지 4개월 연속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5개월 연속 경기가 둔화하고 있다는 판정을 내렸다.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은 110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1% 감소했다.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 주력 품목의 수출과 대중국 수출 부진으로 수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 관세청의 분석이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 수출은 29.7% 줄어들었고, 국제 유가 하락 등으로 석유제품 수출액도 39.0%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23.9% 줄어들었고, 미국(-17.0%), 유럽연합(EU·-10.2%), 베트남(-18.4%), 일본(-29.3%) 등 주요국 대부분에서 감소세를 보였다. 수출 감소세를 비롯해 주요 경제지표가 부진한 가운데 KDI는 이날 ‘경제동향 3월호’에서 “투자와 수출의 부진을 중심으로 경기가 둔화하는 모습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KDI는 지난해 11월 경기가 둔화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공식 인정한 뒤 이달까지 5개월 연속 ‘경기둔화’라고 평가했다. KDI는 또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모두 감소폭이 확대한 가운데 관련 선행 지표도 투자의 둔화 추세가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지난 1월 설비투자는 16.6% 감소하며 전월(-14.9%)에 비해 감소폭이 커졌다. 건설업체가 건설한 실적을 금액으로 보여 주는 건설기성은 건축과 토목 모두 부진해 전월(-9.1%)에 이어 11.8% 감소했다. 이런 수요 부진이 생산 등 다른 지표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KDI의 판단이다. KDI는 “수요 측면의 경기가 반영되면서 광공업과 건설업을 중심으로 생산 측면의 경기도 둔화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액은 설 명절 등 일시적 요인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김현욱 KDI 경제전망실장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성장세 둔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수출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부진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여주시 4월부터 지역화폐 ‘여주사랑카드’ 45억원 발행

    경기 여주시는 지역화폐 발행에 앞서 공직자 100여명을 대상으로 지난 4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여주사랑카드 발행 설명회를 열었다고 5일 밝혔다. 여주사랑카드란 여주에서 오는 4월부터 발행예정인 카드형 지역화폐로 현재 시에서는 37회 여주시 임시회에서 관련조례에 대한 심의 절차를 완료했으며, 3월 중 지역화폐운영협의회의 심의를 통해 지역화폐 발행 지원 계획 등을 확정지을 예정이다. 카드형 지역화폐인 여주사랑카드는 오는 4월 중 발행될 예정이며, 여주시는 일반발행 30억원, 정책발행(청년배당, 산후조리비) 15억원 등 약 45억원의 발행액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주사랑 카드는 대형점포, 유흥업소 등을 제외한 매출액 10억 이하의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이용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며, 전용 앱, 콜센터, 오프라인 창구 등을 통하여 잔액 충전 시 상시 6%의 할증 인센티브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제도 활성화를 위하여 발행 초 및 명절 등 특수 수요에는 9%의 할증 인센티브를 제공할 예정이다. 설명회는 카드형지역화폐 공동운영대행사인 코나아이 주식회사에 주관으로 진행되었으며, 카드형 지역화폐의 특장점, 관계주체별 혜택, 지역축제 등에서의 활용방안 등을 골자로 진행됐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조경원 지역경제과장은 “정책발행 부서의 의견을 수렴하고, 지역화폐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현황을 전달하고자 오늘 설명회를 개최하게 되었으며 지역화폐 사용처, 판매대행점 등이 3월 중 확정되면 시민을 대상으로 한 2차 설명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정종수의 풍속 엿보기] 왜 제사는 장남만 지내야 하나, 자식끼리 돌아가면서 지내면 안 되나

    [정종수의 풍속 엿보기] 왜 제사는 장남만 지내야 하나, 자식끼리 돌아가면서 지내면 안 되나

    설 명절이 지난 지 채 한 달도 안 됐다. 제사 문제로 그렇게 시끌벅적하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조용하다. 세대를 떠나 제사만큼 우리의 정서와 복잡한 내면을 가진 것도 없을 것이다. 제사는 그 시대의 약속이요 관습이다. 시대가 변하면 바뀌는 것이 이치인데 제례만큼 변화에 저항과 갈등을 야기하는 풍습도 없다. 오늘날과 같은 조상 제사는 고려 말에 시작됐다. 누구나 하고 싶다고 4대 봉사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조선 중기까지만 해도 지위와 신분에 따라 차등을 두어 6품 이상은 3대, 7품 이하는 2대, 일반 백성들은 부모 제사만 지내도록 했다. 조선 말기에는 일반 백성들도 4대조까지 지냈다. 오히려 4대 봉사를 하지 않으면 상놈 소리를 듣기까지 했다. 하지만 오늘날은 어떤가. 필자의 집안은 부모 세대에서 자식 세대로 바뀌면서 현대 사회가 안고 있는 제례문화의 변화와 문제점을 온전히 담고 있다. 필자는 6남 2녀에 아들로 막내다. 부모님 생전엔 설, 추석 차례, 기제사는 3대 모두 합쳐 1년에 여덟 번 제사를 지냈다. 1987년 양친이 돌아가시면서 큰형님이 제사를 모셨다. 2003년 설 명절 때 필자는 큰형수가 오랜 지병으로 건강이 좋지 않아 “자식은 다 같은 자식인데 장남만 제사를 지내란 법이 어디 있냐며 형제끼리 돌아가면서 지내자”고 했다. 갑작스런 제안에 큰형님께서 “기제사는 내가 맡고, 설?추석 차례만 동생들이 돌아가면서 지내면 어떻겠느냐”고 했다. 어느 누구도 가타부타 말이 없길래 모두 동의한 것으로 여겨 “안을 낸 막내인 제가 돌아오는 추석 차례를 모시겠다”고 했다. 갑자기 집사람이 필자의 옆구리를 꾹꾹 찌르면서 자기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어떻게 막내가 제사를 지낼 수 있냐며 불평했다. 순간 나도 모르게 “타성은 빠지세요” 했다. 타성은 며느리들이다. 결국 기제사는 장남이, 명절 차례는 동생들이 돌아가면서 지내도록 하고, 둘째 형님은 교인이라 제외됐다. 그리고 형제들이 다 죽고 나면 장손이 다시 맡도록 했다. 2006년에는 1년에 여섯 번 지내던 기제사를 아버지 기일에 맞춰 한 번만 지내도록 했다. 필자는 이를 ‘모듬제사’, ‘합동제사’라 칭했다. 그리고 기제사를 모시던 큰형님 내외가 2010, 2015년 돌아가시면서 또 한번의 변동이 왔다. 당연히 장조카가 물려받아야 되는데, 사정이 여의치 않아 부득이 필자가 차례와 기제사를 맡아 지내고 있다. 이처럼 형제가 제사를 나누어 지내는 것이 과연 예에 어긋나는 것일까. 아니다. 고려시대와 조선 중?후기까지도 장남이 제사를 전담하지 않았다. 경국대전에는 장남이 제사를 맡도록 했으나, 사대부는 물론 백성들도 아들딸 구별 없이 자녀들이 순서에 따라 돌아가면서 지내는 윤회봉사를 행했다. 16세기를 무대로 ‘묵제일기’를 쓴 이문건(1495~1567년)은 형제자매가 돌아가면서 제사를 지내고 심지어 외손봉사까지 행했다. 율곡도 7남매가 재산을 똑같이 나누고 제사도 돌아가면서 지내는 윤회봉사를 행했다. 부안군 우반동에 거주했던 선비 김명렬은 1669년 사위가 제물을 대충 차리고 제사를 빼먹는다고 딸에게 제사를 반납토록 하고, 재산은 아들이 받는 유산의 3분의1만 지급했다. 선비 김이성은 1637년 아내도 죽고 거주하는 곳도 멀어 처가의 제사를 지내기가 어렵게 되자 제사조로 받은 노비와 전답을 다시 돌려주었다. 윤회봉사는 재산상속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17세기 중엽부터 윤회봉사와 균분상속은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18세기 중엽에 이르러 장남 단독봉사가 많아지고, 재산상속도 장자에게 더 주는 차등상속제로 바뀌었다. 하지만 윤회봉사는 19세기까지 해안 일부 지역에서 계속 시행됐으며, 지금도 제주에서는 형제끼리 제사를 나눠 지낸다. 본질은 변하지 않지만, 형식은 시대적 상황을 담아내는 그릇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 제사 또한 예외일 수 없다.
  • [단독] 생활비로 ‘수억’ 명절 땐 ‘수천’… 법원공무원, 뇌물은 일상이었다

    4급 과장 2000만원·6급 주사 500만원 설·추석 땐 쇼핑백에 5만원권 돈다발 골프채·냉장고 모델명까지 지정해 챙겨 檢 “판사들 관련 정황 없어… 조사 못 해” 지난달 전자법정 입찰비리로 구속기소된 법원 공무원들이 설과 추석 등 명절 때마다 거액의 뇌물을 받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3년간 법원이 발주한 36개 사업에서 특정 업체가 낙찰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17일 서울신문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입수한 법원 정보화사업 입찰비리 공소장을 보면 법원행정처 전산정보관리국 손모 과장, 강모 과장, 유모 주사, 이모 주사는 전직 행정처 직원 출신 남모씨에게 명절 때마다 50만~2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구상엽)는 지난달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공무상 비밀누설, 입찰방해 등의 혐의로 이들을 구속기소했다. 전직 행정처 직원 남씨는 뇌물 공여, 입찰방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7급 주사보 출신인 남씨는 퇴직 후 전자장비 납품업체를 차려 현직 직원들로부터 입찰 정보를 미리 제공받아 법원에서 발주하는 사업을 따냈다. 검찰은 발주 제안과 평가 절차를 모두 수행한 행정처에 문제가 있다고 봤지만, 구속된 직원들의 상관인 고위직 판사들은 관련 정황이나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조사하지 못했다. 남씨는 4급 과장인 손모, 강모씨에게는 명절 때마다 현금으로 2000만원, 1000만원을 뇌물로 건넸다. 강씨는 2014년 1월 음식점에서 만난 남씨에게 ‘명절을 지내는 데 필요한 현금을 달라’고 뇌물을 요구했다. 남씨는 설이나 추석 직전에 손씨와 강씨를 따로 만나 5만원권 100장씩 묶은 돈다발을 쇼핑백에 넣어 명절 비용으로 상납했다. 6급 주사인 유씨에게는 명절 때는 상품권 50만원어치를, 명절과 관계없이 1년에 한두 차례 만나서는 현금 500만원씩 건넸다. 남씨는 생활비 용도로 법인 신용카드도 두 과장에게 건넸다. 강씨는 4년 6개월간 2억 1611만원을, 손씨는 3년 3개월간 7573만원을 긁었다. 이들은 대형 텔레비전 등 고급 가전제품과 골프채를 모델명까지 구체적으로 지정해 받아내기도 했다. 강씨는 1000만원 상당의 고급 냉장고를, 손씨는 185만원 상당의 골프채를 받았다. 유씨는 휴대전화 5대와 세탁기, 김치냉장고를 받아 챙겼다. 이씨는 남씨가 사업을 수주할 수 있도록 돕고 나서 그 대가로 500만원 상당의 텔레비전과 백화점 상품권 5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남씨가 이들 법원공무원 4명에게 건넨 뇌물액은 총 6억 4661만원에 달한다. 남씨는 뇌물 덕분에 입찰 정보를 미리 빼내 전자법정 관련 발주 사업을 도맡다시피 했다. 사법부 인력기반시스템, 등기정보시스템 전산장비, 온라인 확정일자, 가족관계등록 전산장비, 사법부 데이터센터 전산장비, 인천가정법원 신청사 전산망, 원격 영상증언 장비, 장애인 음성출력, 법정 녹음저장, 공탁정보 장비, 사이버안전센터 등 계약금액만 해도 497억원에 달한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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