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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 선물 가이드] 롯데주류

    [설 선물 가이드] 롯데주류

    롯데주류는 설을 맞아 차례 및 명절 선물용으로 70년 전통을 지닌 차례주 ‘백화수복’을 선보인다. ‘오래 살면서 길이 복을 누리라’는 뜻을 지닌 백화수복은 국내 차례주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제품. 동양적인 붓글씨체를 사용하고 라벨과 병목 캡실(병뚜껑을 감싸고 있는 비닐 포장재)도 금색을 적용해 고급스러움을 부각시켰다. ‘백화수복’은 용량별로 700㎖, 1ℓ, 1.8ℓ 등 3가지 제품으로 구성됐다. 소비자가격은 일반 소매점 기준으로 각각 5200원, 7000원, 1만 1000원. 롯데주류는 이외에도 프리미엄 청주 ‘설화’ 등 전통주와 위스키, 다양한 가격대의 ‘와인 선물세트’ 40여종을 선보인다. 700㎖ 청주가 담긴 설화 1호 세트는 4만 6000원. 스카치블루 스페셜(450㎖)이 4만 5000원, 스카치 블루 21년산(500㎖)은 10만원. 베린저 와인 세트(750㎖*2)는 15만원, 옐로 테일 세트는 11만원(750㎖*2)에 판매한다.
  • ‘별에서 온 그대’ 중국서도 화제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고 있는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별그대)가 중국에서 화제를 모으며 다운로드 1억건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방송 전부터 한국 드라마 사상 최고가로 베이징행복영사유한공사에 판매된 ‘별그대’는 중국의 모바일 드라마 다운로드 사이트와 파일공유 사이트 PPTV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지난 3일 기준으로 4회까지 공개된 가운데 아이치이, 쉰레이, PPS 등에서 1억번 가까이 본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과 중국을 모두 사로잡으며 눈부신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별그대’는 중국에서 인지도가 높은 한류스타 전지현과 박해진의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보인다. 박해진은 중국드라마 ‘첸더더의 결혼기’, ‘또 다른 찬란한 인생’ 등을 통해 중국 내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전지현 역시 영화 ‘엽기적인 그녀’, 리빙빙과 함께 호흡을 맞춘 영화 ‘설화와 비밀의 부채’ 등을 통해 중국에서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다.
  • [2014 신춘문예-시·시조 당선작] 시 심사평

    [2014 신춘문예-시·시조 당선작] 시 심사평

    본심에 올라온 10명의 작품은 예심위원들의 젊은 안목 덕분에 정형화된 신춘문예 스타일과는 다른 개성적인 목소리가 많았다. 그래서 우리의 심사는 한 편의 ‘잘 빚어진 항아리’를 선택하기보다는 세계에 대한 ‘개성적 독법과 화법’을 찾아내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여러 번 읽는 과정에서 수사적인 표현에만 의존한 시, 지나치게 관념적인 시, 낯익은 발상에 머물러 있는 시 등이 우선 떨어져 나갔다. 그렇게 해서 마지막으로 남겨진 것은 박세미, 김잔디, 이현우의 작품이었다. 김잔디의 시는 이미지를 조형해 내는 솜씨가 섬세하고 감각적이라는 점에서 호감이 갔다. “풍경을 의심하는 초식동물의 눈은 까맣다”라든가 “우유곽 바닥을 훑는 빨대 소리에 놀라 수목은 뿌리를 내리고” 등 매력적인 구절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행과 이미지들이 파편적인 아름다움을 넘어 뚜렷한 구심을 형성하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다. 이현우의 시는 상상력이 활달하고 다양한 소재를 유니크하게 소화해 낸다는 점에서 범상치 않은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여겨졌다. 실러캔스, 달의 착란, 손금의 태계, 프로토아비스…. 그는 무엇이든 시로 만들 수 있지만 어떤 시에도 자신을 전폭적으로 걸지는 않는 것 같다. 이 소재주의적 경향이 그의 유창함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망설이게 했다. 박세미의 시는 간결한 언어를 통해 시간과 공간을 증폭시켜 내는 특유의 에너지를 지니고 있다. 비극적 인식을 경쾌한 어조로 노래하는 그는 시적 대상의 슬픔과 고통을 진부하지 않은 방식으로 끌어안는다. 당선작인 ‘알’에서도 버려진 존재들에 대한 상투적 연민이 아니라 “껍질을 깨고 안으로 들어”가는 방식으로 새로운 난생설화를 탄생시킨다. 화자의 교체나 장면의 전환을 자연스럽게 구사하고, 행과 연을 조율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는 세계를 향해, 바깥을 향해, 끝없이 질문하고 대화한다. 그 질문과 대화의 자세로 오랫동안 좋은 시를 쓸 것이라 믿고, 또한 지켜볼 것이다.
  • [말에 얽힌 이야기] ‘백수의 우두머리’로 추앙… 말로 다 못하는 애마 민족

    [말에 얽힌 이야기] ‘백수의 우두머리’로 추앙… 말로 다 못하는 애마 민족

    “천하를 내달리면 바람과 구름이 일고, 한번 울부짖으면 천지가 진동하니… 말의 위용은 백수(百獸)의 우두머리요, 공덕을 논하자면 모든 가축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조선 순조 때 장군인 이석구의 ‘애마시’) 인천 동구 화수동에 자리한 조선시대의 ‘화도진’. 이곳에는 말에 대한 예찬을 읊은 병풍이 놓여 있다. 외세의 침략에 맞서 야전사령부 역할을 하던 진영(陣營)에 홀로 남겨진 이 병풍에는 이석구 장군의 말에 대한 사랑이 다양한 말(馬) 서체와 함께 구구절절 적혀 있다. 2014년 갑오년(甲午年)은 말띠의 해. 말 중에서도 가장 진취적이고 활발하다는 청마(靑馬)의 해가 60년 만에 돌아왔다. 이는 육십갑자 가운데 갑오, 병오, 무오, 경오, 임오의 순서를 오방색과 짝지어 푸른말, 붉은말, 노란말, 흰말, 검은말 로 부르기 때문이다. 말은 인간과 오랜 세월을 함께해 온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동물이다. 그리고 한국인에게는 유독 친근한 존재다. 살아 있을 때는 승마와 역마 등 교통과 통신, 전마와 기마 등 군사 및 농경, 수렵 등에 이용됐다. 또 죽어서는 말갈기는 갓으로, 말가죽은 신발과 주머니로, 말힘줄은 활로, 말똥은 마분지의 원료와 땔감, 거름으로 활용됐다. 심지어 제 몸을 내어 고기를 주기도 했다. 이런 친숙함 덕분인지 말은 어떤 십이지(十二支) 동물보다 다양한 상징을 품고 있다. ‘풍요와 다산’, ‘신비로운 동물’, ‘나쁜 것을 막아 주는 동물’, ‘친숙한 삶의 동반자’, ‘왕업’ 등이 그것이다. 경주 금령총에선 무덤 주인의 극락왕생을 비는 ‘기마인물형토기’(국보 제91호)가 출토됐고, 천마총의 ‘천마도’는 액을 막는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신라·가야시대의 ‘마형 토기’는 의례용과 부장용으로 사용됐고, 고려시대 ‘마상배’는 전쟁에 나서는 장수가 승전을 기원하며 말 위에서 하사주를 마시는 데 활용됐다. 조선시대에 들어서도 박문수와 같은 암행어사는 말이 새겨진 ‘마패’를 사용했고, 말을 타고 공을 치는 ‘격구’는 조선시대 무과 과목으로 채택될 만큼 중시됐다. 말은 일상에서도 노비 두세 명과 맞바꿀 만큼 귀한 존재였다. 장례에선 죽은 사람을 태우는 영혼의 대리자였고, 음력 정월 첫 ‘말날’인 상오일(上午日)에는 말에게 제사를 지내는 풍습도 있었다.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장은 “말의 이미지는 박력과 생동감으로 수렴된다”면서 “어느 동물보다 깊은 유대를 맺어 왔지만 한국인의 단면을 규명하기 위한 말과 관련된 생활사 기록은 부족한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말과 관련된 우리 민족의 첫 기록은 중국 사기(史記) 조선전(朝鮮傳)에서 찾을 수 있다. 한나라와 대립하던 위만조선이 5000필의 말을 보내 화친하려 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당시 우리나라 말의 수가 상당히 많았다는 사실을 전해 준다. 삼국지(三國志) 동이전(東夷傳)에선 부여에서 유난히 명마가 많이 나온다는 기록도 있다. 천 관장은 우리나라의 주요 건국신화에서 말이 거의 빠짐없이 나온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동부여의 금와왕, 고구려의 주몽, 신라의 혁거세 등 국조의 탄생신화에 대부분 말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나오는 말은 왕의 죽음이나 국가의 흥망을 예시했다. 또 아기장수 설화에선 지도자의 탄생을 미리 알리기도 했다. 이는 영물인 말이 하늘과 땅을 잇는 매개체 역할을 했다는 것을 뜻한다. 흥미로운 점은 ‘말띠 여자가 팔자가 세다’는 속설의 진위 여부다. 천 관장은 “일본에선 말띠해에 태어난 여자가 시집을 가면 남편의 기세를 꺾는다고 여기는 습속이 있었다”며 “일제강점기에 이런 속설이 우리나라에 널리 퍼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이나 우리나라의 옛 문헌에선 이런 기록을 찾아볼 수 없고, 조선왕조에서만 정현왕후(1462~1530년), 인열왕후(1594~1635년), 인선왕후(1618~1674년), 명성왕후(1642~1683년·현종의 비) 등이 모두 말띠였다. 천 관장은 “말에 대한 한국인의 사랑은 지금도 이어진다”면서 “갤로퍼(질주하는 말), 에쿠스(말을 뜻하는 라틴어) 등 승용차 이름은 물론 여행사, 고무신, 양말, 구두약 등의 상표에도 말이 꾸준히 애용돼 왔다”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동물박사가 들려주는 동물이야기] 동물 인식이 동물들에 미치는 영향

    [동물박사가 들려주는 동물이야기] 동물 인식이 동물들에 미치는 영향

    야생동물들은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아서 대부분 책이나 영화로 만난다. 동화엔 사람보다 많은 동물이 등장한다. 동물들은 사람처럼 이야기하고 웃기도 하며, 친구가 되어 세상을 함께 여행한다. 무서운 악당도 된다. 동물에 대한 사람의 인식은 어디서부터 시작될까. 아이들은 동화 덕분인지 동물을 친숙하게 여긴다. 하지만 친숙한 듯한 동물들이 실제론 다르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곰돌이 푸’ 인형을 받고 한껏 들떴던 아이가 실물을 보고 그렇게 귀엽지 않다는 걸 깨닫고 동물원 곰 앞에서 울기도 한다. 테디베어의 모델 ‘불곰’은 시속 56~64㎞까지 달릴 수 있고 큰 발톱으로 사냥감을 공격해 죽이기도 한다. 사람과 맞닥뜨리면 매우 위험하지만 곰이 친근하다고 여기긴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지리산에 방사한 반달가슴곰을 무서워하지 않고 다가오면 과자며 사탕이며 먹을거리를 줬기 때문에 곰들은 썩은 이빨로 돌아와야 했다. 그래서 종복원센터의 산길 안내 현수막에 그려진 곰은 귀엽지 않다. 사람들에게 ‘곰돌이’로 비치면 안 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무섭고 나쁜 동물이라는 누명을 쓴 동물도 있다. 하이에나는 만화영화 ‘라이언킹’에서 주인공 사자를 괴롭혀 아이들의 미움을 샀다. 다른 동물이 사냥한 먹이를 하이에나가 빼앗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자가 먹이 곁으로 오면 떠나거나 30~100m쯤 떨어져 기다렸다가 남은 먹이를 먹는다. 줄무늬하이에나는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일부에 살며 사바나처럼 빽빽한 풀 속에 숨기 위해 털에 줄무늬를 가졌다. 얼룩무늬하이에나는 아프리카에 살고 털에 점을 지녔다. 동물원에 오면 줄무늬하이에나가 자는 모습을 자주 보는데, 게을러서가 아니라 야행성이기 때문이다. 낮엔 굴에 숨어 지낸다. 식사 시간을 늘리려고 동물행동풍부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쇠사슬에 뼈를 매달아 주면, 강력한 이빨로 뼈를 떼어 야생에서처럼 특정 장소로 들어가 먹는다. 라이언킹에서 얼룩무늬하이에나 한 마리의 지능이 좀 낮게 그려지긴 했지만 매우 똑똑하다. 사회적 행동과 관련 있는 전두엽 피질이 발달했다. 협동적인 문제 해결 능력은 침팬지를 앞선다는 연구도 있다. 먹이를 얻기 위해 두 마리가 함께 밧줄을 끌어야 하는 실험에서 훈련 없이도 과제를 풀었고, 다른 동료에게 가르쳐 주기도 했다. 먹잇감마다 다른 사냥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70만년 전 인류의 유적 근처엔 하이에나의 배설물과 뼈가 있다. 인류가 하이에나와 경쟁하며 살았다는 증거다. 늑대도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줄어들었다. 늑대는 이솝우화에서 양을 훔쳐 가는 나쁜 동물의 역할을 도맡고 있다. 음흉한 남자를 ‘늑대’라고도 한다. 서구에서는 17~19세기 늑대의 수가 크게 줄었는데 예전부터 늑대에 관한 종말론적 신화나 전설이 많았다. 일본 ‘아이누 설화’는 인간과 흰 털을 가진 늑대가 소수민족인 아이누족의 조상이라는 이야기다. 이는 만화영화 ‘원령공주’에서 다뤄졌다. 1970년대 이후 야생에서 발견되지 않는 우리나라 늑대는 호랑이와 똑같이 큰 동물을 먹이로 하기 때문에 숲 속의 호랑이와 달리 숲 가장자리에 산다. 사람들이 숲의 가장자리에 터를 잡으며 점차 야생동물들과 마주치게 됐는데, 특히 자신의 가축을 죽이는 늑대를 싫어하기에 이르렀다. 요즘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멧돼지, 고라니 등에 대한 농민들의 인식과 맞물린다. 오창영(1928~2013) 초대 서울동물원장의 ‘오창영 동물기’에 1960년 봄, 새끼 늑대가 경북 영주에서 창경원으로 들어오게 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1964~1967년 영주에서 온 다섯 마리의 늑대가 창경원에 있었고, 이들의 후손 한 마리가 1996년까지 살았다고 한다. 현재 서울대공원의 늑대는 말승냥이로도 불리는데, 이는 북한 말로 똑같은 ‘늑대’다. 멸종 위기의 한국 늑대를 복원하려고 2005년 북한 평양동물원에서 한 쌍을 들여왔다. 이들이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늑대나 하이에나와 달리 아이들에게 좀 더 친숙한 동물이라면 만화영화 ‘쿵푸팬더’나 ‘뽀로로’의 주인공을 꼽을 수 있다. 쿵푸팬더의 판다나 뽀로로의 펭귄은 매우 유명해 잘 알지만, 쿵푸팬더 ‘포’에게 무술을 전수하는 ‘시푸 사부’나 뽀로로의 친구 ‘에디’는 어떤 동물인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관람객에게 시푸 사부가 ‘레서판다’, 에디는 ‘사막여우’라고 알려 주면 그 동물을 더욱 친숙하게 느낀다. 레서판다는 세계적인 멸종 위기종이며, 서울대공원 관람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동물 1위로 뽑힐 만큼 귀여운 외모를 자랑한다. 만화영화에서는 연세가 지긋해 보이는 사부님이지만 실제론 굉장한 동안(童顔)이다. 야생에서는 8~10년을 산다. 판다는 네팔어로 ‘대나무를 먹는다’는 뜻이다. 레서판다도 대나무를 먹지만 곰과가 아니라 레서판다과다. 뽀로로에 나오는 에디는 큰 귀를 가진 사막여우다. 더운 사막에 살아 열을 밖으로 내보내기 위해 귀가 크다. 발에 털이 많아 모래에 빠지지 않고 잘 걷는다. 서울동물원 사막여우는 정확히 말해 ‘페넥여우’다. ‘페넥’은 아랍어로 ‘여우’다. 페넥여우는 ‘야생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으로 허가를 받아야 반입할 수 있어서 동물원에만 있다. 다른 사막여우는 CITES에 속하지 않아 반려동물로 인기를 끈다. 동물을 잘 이해하지 못하면 악영향을 미친다. 특히 미디어에 나오는 동물 이미지는 왜곡되고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 오랑우탄은 해마다 숱하게 ‘애완용’으로 밀렵된다. 타이완에선 1986년 텔레비전 쇼에서 오랑우탄을 ‘이상적인 친구’로 소개한 뒤 큰 문제를 낳았다. 다 자란 오랑우탄은 워낙 강한 힘 때문에 통제하기 힘들어 주로 한 살 미만의 오랑우탄이 야생에서 사라졌으며, 크면 철창 안에 갇히게 됐다. 야생동물을 소유하려는 욕심과 동물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심어 준 미디어 탓이다. 우리는 텔레비전 속 동물들의 모습을 보고 즐거움과 위안을 느낀다. 인간 이외에 다른 생명체가 있다는 게 우리를 안심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인간은 다른 생명체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그저 마음에 안 들어서, 왠지 기분 나빠서 지나가던 고양이를 때리기도 하고 동물원의 동물을 괴롭히기도 한다. ‘알면 사랑한다’는 말이 있다. 우리가 동물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본다면, 이 세상의 동물들을 더욱 사랑할 수 있지 않을까. 새해엔 내 방식대로의 사랑이 아닌, 그 대상 자체를 사랑할 수 있으면 좋겠다. enrichment@seoul.go.kr
  • 류길재 “특정 시점 통일 얘기하기 쉽지 않아”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24일 남북 통일 시점에 대해 “당장 특정한 시점이나 조만간 평화통일이 이뤄질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류 장관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이 국정원 간부 송년회에서 “2015년 통일이 가능하다. 우리 조국을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통일시키기 위해 다 같이 죽자”고 언급했다는 언론보도와 관련한 박지원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류 장관은 “통일이라고 하는 것에는 워낙 많은 변수가 있기 때문에 ‘언제까지’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같은 자리에서 “통일을 위한 국제 환경 조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시기에 대해 말하기는 좀 이른 시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의 망명설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법사위 제1법안소위는 이날 여야 법사위원 2명씩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상설특검 방안을 논의했다. TF는 별도의 인력과 조직을 갖춘 ‘기구특검’보다는 정치적 의혹 사건 발생 시 신속하게 특검을 임명해 수사하는 방안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제도특검’을 도입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한 여야 추천 각 2명, 법원·검찰·대한변협 추천 각 1명 등 7인으로 구성된 ‘특검추천위원회’를 상설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특검 발동 요건 등 세부사항에서는 여야 이견이 있어 검찰개혁법안의 연내 처리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국회의원 재적 3분의1 이상의 의결로 특검을 실시하자고 주장하는 반면 새누리당은 최소 2분의1 의결 요건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법사위는 이날 개성공단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지원하는 내용 등을 담은 개성공업지구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개성공단 가동중단 사태 재발 방지 차원에서 외국인이 출자 또는 출연한 법인이 개성공단에 기업을 설립하면 국내법인과 마찬가지의 행정·재정 지원을 받도록 했다. 외교통일위는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북한인권법을 논의했으나 여야 이견으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북한 ‘장성택 처형’ 등 북한의 반인권적 행태를 거론하며 법안 처리를 주장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북한인권법이 ‘응징’에만 무게를 뒀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북한인권법은 현재 5건으로 모두 새누리당 의원들이 발의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18세기 프랑스의 SNS ‘詩’… 그 입을 틀어막아라

    18세기 프랑스의 SNS ‘詩’… 그 입을 틀어막아라

    시인을 체포하라/로버트 단턴 지음/김지혜 옮김/문학과지성사/264쪽/1만 5000원 바다 건너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신라 진평왕 때 ‘서동요’를 퍼뜨린 백제 무왕은 시와 노래의 위력을 유감없이 드러낸 역사 속 대표적인 인물이다. 설화에 따르면 무왕은 자신의 속내를 감춘 채 아이들에게 노래를 따라 부르게 해 여론을 호도한다. 이윽고 소문은 꼬리를 물고 진평왕의 귀에까지 닿는다. 쫓겨난 선화 공주를 취하면서 무왕은 손쉽게 사랑을 쟁취할 수 있었다. “건성건성 박수를 쳤다”는 죄목으로 공개 처형된 장성택도 소문의 희생양일 수 있다. ‘백두혈통’에 맞선 반역을 스스로 시인했다지만 그의 숙청 뒤에는 최고 권력자의 여인과 추문을 일으켰다는 소문이 따랐다. 문화사가 로버트 단턴은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나기 직전인 18세기 중엽의 파리 거리 한복판에서 뜬소문에 불과했던 시와 노래를 추적한다. 1749년 봄 파리의 치안총감에게 대대적인 체포 명령이 떨어지고 대학생, 교수, 하급 성직자 등 14명이 잇따라 바스티유 감옥에 잡혀 들어온다. 이른바 ‘14인 사건’이다. 경찰은 ‘모르파의 유배’라는 시의 제목 말고는 아무런 단서도 잡지 못한다. 경찰은 매수된 첩자를 통해 프랑수아 보니라는 30대 의대생을 체포한다. 보니는 자신이 시를 쓰지 않았다며 시를 건넨 다른 사람을 지목한다. 생 니콜라 데샹 교구의 하급 성직자인 장 에두아르가 잡혀 오지만 역시 다른 이에게서 시를 받았다고 주장한다. 성직자인 몽탕주, 뒤자스에 이어 법학도인 알레르, 법률 서기 주레, 철학도 뒤 쇼푸르도 바스티유로 끌려온다. 이 과정에서 ‘모르파의 유배’ 외에 왕을 검은 괴물에 빗댄 ‘검은 분노의 괴물’ ‘매춘부 사생아’ 등 모두 5편의 시가 왕의 분노를 자아낸다. 막다른 골목에 내몰린 경찰은 불법적인 시 암송에 가담한 혐의로 밀고된 평범한 파리 시민들만 잡아들였을 뿐 시의 창작자는 끝내 밝히지 못했다. 수사의 칼날이 윗선이 아닌 대학생 같은 깃털에만 치우친 탓이다. 수사 과정은 역설적으로 꼬리에 꼬리를 문 구어 세계의 의사소통망을 복원하는 기능을 했다. 바스티유에 남아 있는 경찰의 수사 기록은 문맹률이 절반을 넘던 시절 어떻게 여론이 형성됐는지를 보여주는 귀중한 사료가 됐다. 당시 시구는 시민들의 입과 손을 거치며 첨삭됐고 이 과정에서 전혀 다른 모습을 갖췄다. 집단 창작물이었던 셈이다. 저자는 시가 회자되는 방식을 살펴보면 어디서 흘러나왔는지 쉽게 짐작된다고 말한다. 화려한 정치 풍토를 지닌 베르사유의 궁전 문화는 유독 시를 사랑했고 왕족과 귀족, 왕의 애첩 등은 정적을 숙청하기 위해 시를 활용했다. 30여년간 정권을 잡았던 모르파 백작이 1749년 4월 실각하며 유배된 것도 루이 15세의 애첩인 퐁파두르 부인을 풍자시를 통해 쳐내려다 역풍을 맞았기 때문이다. 모르파는 궁정 생활과 관련된 시와 노래를 수집해 왕에게 보고했는데 이는 왕의 주변 여론을 호도하는 역할을 했다. 그가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모르파 샹송집’은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돼 있다. 그런데 책을 읽는 내내 궁금증을 자아내는 대목이 있다. 파리의 골목골목마다 회자되던 낯익은 풍자시 낭송에 루이 15세는 왜 그리 민감하게 반응한 것일까. 시기가 문제였다. 모르파의 몰락으로 친정 체제를 구축하려던 왕은 오히려 비난 여론이 들끓자 당황한다. 프랑스 국민의 지지를 받던 영국 왕실의 망명객 에두아르 왕자마저 추방되자 시민들은 ‘오늘날 이토록 비굴한 국민이여’란 시구를 따라 부르며 왕을 비난한다. 전비 마련을 위한 세금과 왕실의 성적 문란은 불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서 잠시, 작가 밀란 쿤데라의 에세이집 ‘소설의 기술’을 되돌아 보자. 전체주의 체제에서 유독 탄압받는 지식인의 모습이 담긴 책에는 오늘날 한반도는 물론 과거 프랑스의 모습이 가감 없이 담겨 있다. 반역자들에게는 죄가 있다기보다 ‘건성건성 박수’ 같은 뻔한 죄목이 뒤집어씌워졌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던가. 18세기 프랑스의 시와 노래는 오늘날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렇게 되풀이되고 있는 셈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슈퍼 파워’ 김장수

    ‘슈퍼 파워’ 김장수

    20일 공개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조직 개편안은 한마디로 ‘외교안보 컨트롤타워’를 만들고 여기에 힘을 싣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NSC 상임위원회와 상설 사무조직인 사무처를 신설해 급변하는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에 효율적,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의미다. 북한의 ‘장성택 처형’과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추진 등 한반도 주변의 안보 정세가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교안보 라인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판단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북한은 무차별 타격을 경고하고 나서는 등 위협 공세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이번 개편을 통해 무엇보다도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의 ‘파워’가 막강해졌다. 김 실장은 NSC 상임위원장을 맡아 매주 한 차례 국가정보원과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등 외교안보 부처와 기관을 사실상 지휘, 통제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은 “안보실 조직 개편을 통해 외교안보 컨트롤타워의 역할이 더욱 중시된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 밑에 국가안보실 1, 2차장이 신설됐고 2차장을 주 수석이 겸임하면서 예전처럼 외교·통일·국방비서관실을 지휘한다. NSC 사무처장을 겸임하는 1차장은 정무직 차관급으로 외교안보 부처·기관의 차관급이 참여하는 NSC 실무조정회의를 주재하게 된다. 1차장이 관장하는 국가안보실 비서관실은 현행 3개에서 4개로 확대된다. 실무를 총괄하며 정책을 조율하게 될 NSC 사무처장 겸 국가안보실 1차장은 군 출신인 김 실장을 보완하는 의미에서 베테랑 외교 관료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의 김규현 제1차관과 조태용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국제협력비서관실이 정책조정비서관실로 명패를 바꿔 달아 외교안보정책 조정 기능을 담당하게 됐다. 정책조정비서관은 NSC 사무차장을 겸임한다. 중장기 외교안보 전략 수립, 주변국 안보 전략 분석 및 대응 전략 수립 등의 기능은 신설되는 안보전략비서관실이 맡게 된다. 이번 개편안은 국가안전보장회의법 개정을 수반하는 만큼 국회의 심의, 의결 절차를 밟아야 한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장벽을 뛰어넘는 설화는… 아이들 눈에 비친 세상은 어떨까

    장벽을 뛰어넘는 설화는… 아이들 눈에 비친 세상은 어떨까

    어린이들에게 재미와 상상력, 사회적 소양을 동시에 안겨 줄 연극이 쏟아진다. 국내의 대표적 어린이청소년 공연예술축제인 제10회 서울 아시테지 겨울축제가 내년 1월 3일부터 12일까지 서울 대학로예술극장과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열린다. 서울어린이연극상 본선에 진출한 7편과 특별초청작 2편, 공식초청작 1편 등 작품성을 인정받은 10편이 무대에 오른다. 가장 주목받는 작품은 특별초청작인 연희단거리패의 ‘산너머 개똥아’(사진 오른쪽)와 이를 독일로 옮겨 온 ‘베를린 개똥아’다. ‘산너머 개똥이’는 가난한 평민의 집에서 태어난 날개 달린 아기장수가 꿈을 펴지 못하고 부모의 손에 죽는다는 내용의 ‘아기장수 설화’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전통 인형극인 꼭두각시놀이를 현대적으로 재구성했다. 이윤택 예술감독의 지휘 아래 탈춤과 민요가 어우러진 흥겨운 마당극이 벌어진다. ‘베를린 개똥이’는 ‘산너머 개똥아’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직후의 독일로 옮겨 왔다. 독일의 극작가인 마르쿠스 브라운과 연출가 알렉시스 부크, 헬미 인형극단 등은 우리의 민간설화를 스펀지 인형을 활용한 공연으로 탈바꿈했다. 사회적 이슈를 다룬 연극도 소개된다. 극단 진동의 ‘18 청춘잔혹사’는 학교 홈페이지에 자살 예고장을 올린 당사자를 찾아 나선 학생들과 교사들의 이야기다. 학교 폭력으로 인한 피해를 눈앞에 두고도 모두가 외면하는 학교와 사회의 실상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공연창작집단 뛰다의 ‘맨발땅 이야기’(왼쪽)는 비무장지대(DMZ)인 ‘맨발땅’에서 서로에게 총을 겨누게 된 사람들을 통해 평화의 의미를 고민하게 한다. 극단 민들레의 ‘꽃할머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2011년 별세한 심달연 할머니의 삶을 풀어낸 그림책 ‘꽃할머니’를 각색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며 살아가는 삶의 지혜를 귀띔해 주는 작품인 뮤지컬 창작터 하늘에의 ‘목 짧은 기린 지피’는 인기 동화작가 고정욱의 원작동화를 무대로 옮긴 것이다. 극단 하땅세의 ‘붓바람’은 동양화와 서양화가 어우러진 듯한 시각적 효과를 만끽할 수 있는 무대다. 소년과 그의 친구인 돼지가 함께 떠나는 여행의 여정을 담았다. 국악뮤지컬집단 타루의 ‘하얀눈썹 호랑이’는 판소리와 라이브 국악 연주로 호랑이에 관한 옛이야기를 들려준다. 공식초청작인 극단 누리의 ‘파랑새’는 동명동화를 원작으로 그림자, 팝업책, 탈 등을 이용해 환상적인 동화의 세계를 펼친다. 1만 5000~2만원. (02)745-5862.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與측 “예산 공개하면 정보전 전력 노출” 野측 “권력남용 막게 구체적 장치 필요”

    국회 국가정보원 개혁특별위원회는 공청회 이틀째인 17일 ‘예산 항목 공개’와 ‘국회 정보위원회 상설 상임위화’를 의제로 팽팽한 논리 대결을 펼쳤다. 여당 측 추천 전문가와 새누리당은 “예산이 공개되면 국정원의 정보전 전력이 적에게 노출될 수 있고 정보위가 일반 상임위가 되면 국회 통제권 강화로 국정원이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고, 야당 측 전문가와 민주당은 “국정원의 권력 남용을 막기 위한 구체적인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며 반박했다. 이재교 세종대 교수는 “현재 정보위 권한이 부족하다고 보지 않으며, 정보위를 일반 상임위로 한 나라도 내가 알기론 없다”면서 “정보위를 상설화하고 거기에 비밀 보장이 안 되는 정보감독위원회 설치는 옥상옥이 될 뿐”이라고 주장했다. 정보위 예산 내역 공개와 관련해서는 “정보기관 예산은 비밀로 보호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면서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계약업체 직원이었던 에드워드 스노든이 미국 정보기관의 비밀 예산을 폭로해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난리가 났지만, 다른 나라 정보기관들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영수 고려대 교수는 “정보위를 상설화하면 자주 모이게 돼 국정원 통제 빈도와 강도가 높아지지만 그 과정에서 기밀정보 유출 가능성이 커진다”며 이 교수의 주장을 거들었다. 장 교수는 또 “치열한 정보전쟁 속에 경쟁자에게 자신의 카드를 모두 보여주는 것은 곧 경쟁에서의 패배와 직결된다”며 국정원 예산 비공개 필요성을 강조했다. 민주당 측 추천 전문가들은 국정원에 대한 국회의 감독·통제권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한상희 건국대 교수는 “비밀 정보기관 존재는 인권과 민주주의에 상당한 위협이 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통제장치가 강화돼야 한다”면서 “실효적 통제를 위해서는 전문가 지식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보감독위원회와 같은 국정원의 비밀성과 국회가 요구하는 민주성을 절충하는 기구 설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산 내역 공개와 관련해서는 “국정원이 집행해야 할 예산과 국민 앞에 공개해 국회가 심의해야 할 예산이 따로 있다”면서 “예산이 공개된다 해서 비밀 정보활동을 저해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동석 아주대 교수는 “국회는 정보기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감독해야 권력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고 헌법도 준수하며 조화를 이룰 수 있다”면서 “예산에 대한 회계감사도 엄격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씨줄날줄] 달 과학/진경호 논설위원

    초속 약 30만㎞인 빛의 속도로 135억년을 가야 끝을 볼 수 있는 광활한 우주에서 달은 지구에 붙어 있는 별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그 거리도 만만치 않다. 38만 4400㎞ 떨어져 있다. 지구를 어른 주먹만 한 사과로 치면 달은 이 사과로부터 3m쯤 떨어진 포도알인 셈이다. 궤도를 맞추느라 돌아가는 탓도 있지만 달 탐사선이 열흘 넘게 날아가야 닿을 수 있는, 결코 가깝지만은 않은 거리다. 이 달이 어떻게 탄생했는지는 지금도 설이 갈린다. 가장 유력한 가설은 지난해 11월 미 하버드대 마티자 쿡 교수팀이 사이언스지에 발표한 ‘거대 충돌 후 분리설’이다. 태양계가 형성되던 45억년 전 원시지구와 화성 크기의 행성이 충돌하면서 철과 같이 무거운 물질은 지구 중심부로 모이고, 가벼운 물질이 지구 표면을 이루다 2~3시간에 불과할 만큼 빨랐던 지구 자전의 원심력으로 인해 튕겨져 나간 뒤 서서히 뭉쳐져 달이 됐다는 것이다. 우주를 떠돌던 운석들이 뭉쳐 지구를 돌게 된 게 아니라 오랫동안 지구와 한몸이었던 셈이다. 달이 그 오랜 고요를 깨고 분주해졌다. 1950년대 후반부터 10여년간 미국과 소련이 앞을 다퉜던 달 탐사 경쟁이 약 40년의 침묵을 깨고 다시 불붙었다. 경쟁의 주역도 늘었다. 유럽과 아시아가 가세한 것이다. 그제 중국이 우주선 창어(嫦娥) 3호로 달 착륙에 성공한 데 이어 일본이 2017년, 우리는 2020년 달 착륙에 나선다. 러시아도 달 탐사를 재개했고, 미국은 2025년 달에 유인기지를 세울 계획이다. 더 이상 달은 옥토끼가 방아를 찧어 불로장생의 선약을 만드는 설화의 땅이 아니라, 인류가 우주로 향해 나아갈 전진기지가 되기 시작한 셈이다. 왜 인류는 다시 달을 찾는가. 과학자들은 크게 세 가지를 말한다. 지구를 비롯한 태양계의 역사와 생명체의 기원을 규명하고, 우주항공기술 개발의 역량을 축적하는 한편 차세대 에너지원인 헬륨3(He3)를 비롯한 우주 자원과 우주 영토를 선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구와 달의 45억년 역사가 불과 4만년 전 탄생한 인류, 호모 사피엔스에 의해 새로 쓰이고 있다. 늦어도 10여년 안엔 달의 유인기지에서 촬영한 지구를 초고해상도 3D 입체영상으로 볼 수 있을 듯하다. 정월 대보름날 달보다 네 배나 크고 밝은 지구를 보게 되는 것이다. 달 관광 우주선을 타고 옥토끼를 찾으러 나설 날도 멀지 않은 듯하다. 정부가 2025년 달 착륙선 발사 목표를 5년 앞당기면서 예산 확보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모쪼록 ‘박근혜표 예산’ 논란에 휩싸이지 않길 바란다. 정권이 아니라 후손의 내일을 위한 투자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사설] 국정원 기능 축소보다 견제 강화가 답이다

    국가정보원이 어제 자체 개혁안을 국회에 보고했다. 국정원의 정치개입 논란이 더는 계속되지 않도록 소속 직원들이 국회와 정당, 언론사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고 소속 직원들이 상관의 정치개입 명령을 거부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강화하겠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국정원은 그러나 여야가 논란을 벌이고 있는 대공수사권 존폐나 예산 투명성 확보 문제 등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는 것으로 이에 대한 반대의 뜻을 내보이기도 했다. 이번 국정원의 자체 개혁안은 국민 다수를 설득하기에 충분하지 않아 보인다. 이런 개혁안으로 과연 역대 정권 때마다 되풀이돼 온 국정원 정치개입 논란을 영구히 불식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남재준 국정원장 스스로 어제 “국정원의 정치중립은 법의 문제가 아니라 운영상의 문제”라고 했듯 지금도 법이나 규정이 없어서 정치개입 논란을 빚은 게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어떻게 운용하느냐의 문제인데, 국정원 개혁안엔 이에 대한 답이 빠져 있다. 개혁안에 담긴 지엽적 대책이나 국정원장의 다짐만으로 국정원의 정치개입 금지가 확실하게 담보될 것이라고 확신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그런 점에서 국정원에 대한 국회 차원의 감시와 견제가 보다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민주당이 주장하는 국회 정보위 상설화나 예산 통제권 강화 등이 그 수단이 될 수도 있다. 새누리당도 이에 대해 보다 전향적 자세로 임하는 게 국정원이 제자리를 찾도록 돕는 길임을 인식하기 바란다. 어제 국정원의 개혁안 보고를 시작으로 여야는 본격적인 국정원 수술에 나서게 된다. 무엇보다 유념해야 할 것은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를 범해선 안 된다는 점이다. 국정원을 손본답시고 고유기능마저 위축시키는 어리석음을 결코 범해선 안 된다. 민주당은 정치개입 소지가 있는 대공수사권을 검찰에 이관하고, 국내 정보활동을 포괄적으로 폐지할 것을 주장하나 이는 안 될 말이다. 이석기 ‘RO사건’에서 보듯 용공세력의 기간시설 침투가 북의 대남전략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터에 이를 방어할 기능을 없애는 것은 우리 스스로 북에 앞문을 열어주는 꼴이다. 여야는 앞서 ‘정당과 민간에 대한 부당한 정보수집행위 금지’에 잠정 합의했으나 이런 식의 두루뭉술한 조항으로 국정원의 손발을 묶는 일은 없어야 한다. 마땅히 재고돼야 한다. 세계 3위로 평가되는 북의 사이버 전력 앞에서 국정원과 군의 사이버전 능력을 떨어뜨리는 일도 결코 없어야 한다. 사이버 해킹과 사이버 심리전은 현대전의 핵심 전술이다. 북의 해킹으로 2009년 이후 우리가 입은 피해액이 8600억원에 이른다는 분석도 있지만, 사이버 심리전에 따른 남남갈등의 피해는 산정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막대하다. 북이 웃을 개악(改惡)을 여야는 거듭 경계해야 한다.
  • [사설] ‘대선 불복’ 발언 민주당의 ‘간보기 정치’ 아니길

    민주당 장하나 의원이 그제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총체적 부정선거’로 규정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했다고 한다. 민주당 내부에서 그동안 지난 대선을 ‘부정선거’로 보는 발언은 있었지만 현역 의원이 ‘선거 불복’을 밝힌 것은 처음이었다. 민주당 대변인은 “개인 생각일 뿐이며 당의 입장과 다른 개인적 입장을 공개 표명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다”고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어제 민주당 양승조 최고위원이 다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암살 사실을 거론하며 “박근혜 대통령도 선친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는 소식이다. 이쯤 되면 ‘개인 생각’이라는 지도부의 거듭된 해명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차원에서 ‘대선 불복’ 전략의 채택이 가능할 것인지 민심을 떠보고자 하는 계획된 발언이 아니었는지 의구심마저 자아내는 형국이다. 장 의원의 주장이 일단 민심의 공감을 얻기 어려운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에서 국가정보원이 관여한 댓글 사건은 분명 낡은 시대의 정치 유산이다. 하지만 누가, 어떤 목적으로 댓글을 달았는지 밝혀지지 않았고, 실제 선거에 영향을 미쳤는지도 알 수 없다. 그 책임을 박 대통령에게 묻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그동안 공정하지 않은 대선이었다고 주장하면서도 ‘대선 불복’과 관련해서는 애매한 줄타기를 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일단 장 의원의 ‘보궐 선거’ 주장과 대통령의 ‘불행한 가족사’까지 들먹인 양 최고위원의 발언에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여주고는 있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장 의원 등에 동조하는 목소리도 나와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이제라도 민주당은 ‘대선 불복’여부에 대한 분명한 당론을 밝혀야 마땅하다. 잇따른 설화(舌禍)가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비판 속에서도 정상화의 실마리를 찾은 국회 운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안타깝다. 새누리당이 호재를 만났다는 듯 국회 파행까지 감수하겠다는 자세를 보이는 것도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다. 그래도 ‘4자 회담’으로 ‘정치’를 완전히 잃어버리지는 않았음을 보여준 정치권이 아닌가. 이번에도 성숙한 해결을 기대한다. 무엇보다 민주당이 결자해지(結者解之)하려는 자세를 보이길 기대한다.
  • 北 정세 불안한데… 정보위 연기 왜?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실각설을 다루기 위해 5일 열려던 국회 정보위원회 현안 보고가 6일로 하루 연기된 것에 여러 해석이 제기된다. “야당이 상임위 일정을 이유로 연기를 요구해와 하루 순연하기로 했다”는 게 정보위 관계자의 설명이지만 민주당 정보위 소속 의원 중 외교통일위원회 정청래·유인태 의원은 이날 상임위 일정이 없었다. 안행위 김현·김민기 의원과 법사위 신경민 의원,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전병헌 의원 등은 오전 10시부터 해당 상임위 회의가 있었으나 정보위 예정 시간엔 회의가 없는 경우도 있어 핑계라는 지적도 일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쪽에서는 “남재준 국정원장이 장성택 문제에 대해 뭔가 보고하면 이날 출범한 국회 국정원 개혁특위가 뉴스에 묻힐 것을 우려한 것 같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청와대의 채동욱 전 검찰총장 찍어내기’ 의혹과 관련, 청와대 조오영 행정관이 직위해제된 뉴스가 가리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정보위 소속 의원들이 다른 상임위를 겸임, 정보위가 열릴 수 없음을 부각시켜 정보위의 상설화 주장에 힘을 싣기 위한 의도”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과거로의 시간여행…응답하라 ‘목포 1897’

    과거로의 시간여행…응답하라 ‘목포 1897’

    고백부터 하자. 전남 목포에서 일제강점기가 남긴 몇몇 흔적들만 보면 됐지 싶었다. 저 유명한 ‘목포 오거리’에서 시작해 근대의 낡은 풍경들을 보며 설렁설렁 걷다가 유달콩물, 혹은 팥죽이나 한 그릇 사 먹고 돌아올 요량이었다. 그러다 유달산 비탈에서 낡은 동네를 만났다. 다순구미와 보리마당이었다. 머릿속에서 뎅~ 종소리가 울렸다. 이렇게 기막히고 치열한 풍경을 보았나. 재개발이 예정된 동네는 ‘응사’(응답하라 1994) 세대조차 상상 못할 옛 모습을 품고 있었다. 그로테스크한 느낌의 조선내화 굴뚝 너머로 곧 스러질 집들이 시루떡처럼 쌓인 풍경 말이다. 멀리서 다순구미의 전체적인 모습부터 살피자. 그 뒤 마을에 드는 게 순리다. 들머리는 고하도(高下島)다. 목포 코앞의 섬이다. 지난해 6월 목포대교와 연결되면서 뭍이나 다름없게 됐다. 죽교동 쪽에서 목포대교에 오르면 5분 안쪽에 섬에 닿는다. 고하도는 허사도와 이웃했다. 워낙 작아 뒤돌아보면 금방 시야에서 사라지기 일쑤였고, 그 탓에 본 게 허사가 됐다 해서 허사도다. 지금은 목포 신항이 들어서면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섬으로 태어난 것 자체가 허사가 된 셈이다. 고하도는 용을 닮았다. 활처럼 휘어 목포 앞바다를 감싸고 있다. 섬의 끝자락 ‘용오름’까지는 약 3㎞. 잘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왕복 약 2시간 30분이면 돌아볼 수 있다. 시간이 촉박하다면 고하도에서 가장 높은 뫼막개(뫼봉)까지만 가도 된다. 고갯마루에 서면 목포의 아이콘 유달산(228m)이 손에 잡힐 듯하다. 목포 시가지와 삼학도 등도 죄다 눈에 담긴다. 고하도가 아니었다면 여태 볼 수 없었던, 매우 낯선 풍경이다. 고하도에서 보는 유달산의 자태가 당당하다. 남정네 ‘알통’을 닮은 암릉들이 여기저기 솟았다. 목포 사람들이 유달산을 목포의 아버지, 봉긋봉긋 솟은 삼학도를 어머니라 부르는 이유, 뫼막개에 서면 알게 된다. 유달산은 아래로 여러 마을들을 거느렸다. 그 가운데 가장 도드라진 풍경을 선보이는 곳이 다순구미(온금동)와 보리마당(서산동)이다. 다순구미는 볕이 잘 드는 곳이란 뜻이다. ‘다순’은 ‘따숩다’란 사투리가 어원이다. ‘구미’는 바닷가 곶부리 뒤편의 후미진 곳을 일컫는다. 이걸 그대로 한자로 옮긴 게 온금동이다. 마을은 옛 째보선창 뒤편의 유달산 자락에 매달려 있다. 마을에 들면 시간이 멈춰 선다. 외려 객의 시간이 과거로 끌어내려진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겠다. 골목은 또 다른 골목으로 이어지고, 씨줄날줄로 얽힌 골목 마디마디엔 수많은 기억이 저당 잡혀 있는 듯하다. 산비탈을 따라 파랗고 노란 집들이 오종종하게 서 있다. 골목엔 무거운 적막이 머문다. 주민들에게 눈인사를 건네도 심드렁한 반응으로 되돌아오기 일쑤다. 과거를 목격한 객의 눈은 즐겁지만, 정작 주민의 삶은 낡은 만큼 팍팍한 게다. 다순구미 이야기를 듣자. 곽순임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이다. 1897년 10월 1일, 목포가 ‘개항’했다. 근대적 의미의 통상항이 됐다는 뜻이다. 이듬해부터는 일본인들이 본격적으로 이주해 오기 시작했다. 이들은 유달산 아래, 그러니까 현재 근대역사관(옛 동양척식회사 목포지점) 등이 있는 평지 지역을 빠르게 장악했다. 1930년대 발간된 ‘목포부사’에 ‘유달산 자락 빼면 평평한 땅은 한 평도 없다’는 내용이 담긴 걸 보면, 사실상 목포의 핵심 지역이 죄다 일본인 손에 들어간 셈이다. 노른자위 땅을 잃은 목포 사람들은 인근 유달산 자락에 하나둘 정착하게 된다. 그곳이 다순구미다. 예전 다순구미엔 ‘조금새끼’들이 살았다. 조금 물때에 밴 자식이라는 뜻이다. 주민들이 질색하며 싫어하는 표현 중 하나다. 조금은 바닷물이 조금밖에 들지 않는 때다. 물고기도 잘 잡히지 않는다. 물고기를 잡아 연명해야 하는 주민들은 으레 물이 잘 나는 사리 때 출어해 조금 때 돌아오곤 했다. 여러 날 색에 주린 남정네들이 집에 와 할 일이란 불을 보듯 뻔한 것. 이 마을에 생일이 같은 ‘조금새끼’들이 여럿인 건 그런 이유다. 다순구미는 곧 사라진다. 재개발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마을 가장 높은 곳. 햇살이 밝고 따스하다. 철거를 앞둔 마을의 처연한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무말랭이 널린 바위에 앉아 앞바다를 보고 있자니 잠이 쏟아진다.왈왈 개 짖는 소리마저 자장가다. 보리마당 이야기도 짠하다. 보리마당은 현 서산동 가장 윗자락의 너른 공터를 이른다. 이름 그대로 보리를 털어 말리던 곳이다. 오래전 목포 인근의 섬 사람들은 보리나 벼 등을 수확한 뒤 목선에 바리바리 실어 목포까지 날라야 했다. 섬엔 변변한 도정 시설이 없었기 때문이다. 보리는 정미소 가기 전, 그리고 도정을 마친 뒤 각각 볕에 말려야 한다. 보리마당은 바로 그 작업을 벌이던 공간이다. 섬 주민들이 정미소가 있던 도심 외곽에 며칠씩 머물다 보니 자연스레 이들을 상대로 국밥집과 여관, 시장 등도 생겨났다. 지금은 명맥만 남은 백반거리, 팥죽거리 등도 따지고 보면 이때부터 조성됐던 셈이다. 흔히 다순구미와 보리마당이 같은 지역인 것처럼 표현되곤 하지만, 사실 별개의 마을이다. 아리랑고개(옛 말태기재)를 경계로 윗자락은 다순구미, 아래쪽은 보리마당이다. 시간이 된다면 두 마을을 엮어 돌아보는 게 좋겠다. 예까지 와서 목포의 상징 유달산에 오르지 않을 수 없다. 다소 된비알도 있지만 왕복 2시간이면 충분하다. 노적봉이 들머리다. 이순신 장군이 정유재란 때 노적(곡식 따위를 수북이 쌓은 것)처럼 보이게 해 왜구를 속였다는 바위다. 이난영 노래비와 오포대, 몇 개의 정자를 거푸 지나면 마당바위에 닿는다. 너른 바위에서 굽어보는 풍경이 ‘기가 맥히’다. 마당바위 바로 앞은 일등바위다. 유달산 최고봉이다. 그 아래로 이등바위와 삼등바위가 늘어서 있다. 일등바위 아래쪽 암벽엔 홍법대사(774~835)와 부동명왕상이 조각돼 있다. 홍법대사는 일본 진언종의 개창조사다. 홍법대사가 새겨진 곳엔 거의 예외 없이 부도명왕상도 함께 있다고 한다. 중국에서 공부를 마친 홍법대사가 일본으로 돌아오다 큰 풍랑을 만났을 때, 부동명왕이 항해 안전을 지켜줬다는 설화를 조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일등바위에서 맞는 해넘이 모습이 장하다. 남들 내려오는 저물녘에 유달산에 오른 것도 이 모습을 보자는 뜻이었다. 사방이 툭 트였다. 그 너른 공간을 보석 같은 풍경들이 채운다. 삼학도가 아스라하고, 멀리 바다 위로 섬들이 둥실 떠 있다. 목포대교와 고하도가 화려한 경관 조명을 켜면, 가장 귀가한 산 아래 집들도 그제야 하나둘 불을 켠다. 평온한 풍경이다. 하산길은 좁고 급하다. 군데군데 세워진 가로등 불빛에 의지해 천천히 내려와야 한다. 글 사진 목포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가는 길:승용차로 갈 경우 서해안 고속도로 끝까지 간 뒤 초원호텔 앞 우회전(영산로), 목포 해양대학 방면으로 좌회전(유달로), 보리마당 방면으로 좌회전(보리마당로)해 아리랑고개를 넘으면 온금동이다. 유달동 주민센터 272-3665. KTX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목포역에서 근대역사문화거리와 유달산이 멀지 않다. 옛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현 근대역사박물관) 건물과, 지점장 사택 등을 휘휘 돌아본 뒤 옛 일본영사관 옆길로 유달산에 오르면 된다. 지점장 사택은 요즘 찻집으로 쓰인다. →잘 곳:신시가지인 하당 쪽에 깔끔한 숙소들이 많다. 샹그리아 비치 관광호텔(285-0100)은 객실에서 맞는 바다 풍경이 빼어나다. 시설도 깨끗한 편.
  • 中 세계 세 번째 ‘달 착륙’ 도전

    중국이 2일 세계 세 번째로 달 착륙에 도전하며 거침없는 ‘우주굴기’를 과시했다. 중국 창어(嫦娥) 3호 발사지휘부는 중국 최초의 달 탐사용 차량인 ‘위투(玉兎·옥토끼)호’를 실은 무인 달 탐사선 창어 3호가 2일 오전 1시 30분 쓰촨(四川)성 시창(西昌) 위성발사센터에서 발사됐다고 중국 신화망(新華網)이 보도했다. 이 시간을 선택한 것은 지구와 달이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어 에너지 소모를 줄여 착륙 성공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2020년까지 완성을 목표로 설계된 중국의 달 탐사 공정은 달 궤도를 도는 1단계와 달에 착륙하는 2단계, 달에서 채취한 각종 자료를 가지고 지구로 돌아오는 3단계로 이뤄져 있다. 이번 창어 3호 발사는 달에 착륙하는 2단계에 해당한다. 중국은 그동안 달 탐사를 위해 2007년 창어 1호, 2010년 창어 2호를 쏘아 올렸다. 창어 4호도 수년 내 발사할 계획이다. 중국의 첫 달 탐사선인 위투호는 일종의 로봇으로, 스스로 달 표면 위를 다니면서 지형과 지질구조를 탐사하고 각종 사진과 관측 자료를 지구로 전송하게 된다. 6륜 구동으로 140㎏에 육박하며, 토양 분석기, 적외선 스펙트럼 분석기, 광학 망원경 등 장비가 장착돼 있다. 앞서 달 착륙에 성공한 국가는 미국과 러시아뿐이며, 이들은 모두 5대의 달 탐사선을 운영한 바 있다. ‘창어’는 중국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로 장생환을 먹고 달로 날아간 미인의 이름인데, 달에서 토끼와 함께 살고 있다는 설화가 지금도 전해 내려오고 있다. 한편 중국 관영 언론들은 달 착륙을 국가적 이벤트로 성대하게 기념하기 위한 분위기 조성에 몰두하고 있다. 관영인 중국중앙(CC)TV는 이날 1969년 아폴로11호 우주선을 타고 최초로 달에 착륙한 우주인과 지휘센터가 창어와 옥토끼를 주제로 대화를 나눈 일화를 자세히 소개했으며, 창어 3호 발사 장면을 볼 수 있는 관람 티켓이 이미 매진됐다고 보도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경북지역 설화 테마공원서 재탄생

    경북지역 설화 테마공원서 재탄생

    경북의 시·군들이 지역 설화·스토리 등을 주제로 한 테마공원 건립에 잇따라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안동시는 내년 6월까지 20억원을 들여 정하동 고성 이씨 문중 정자인 귀래정 인근 부지 2118㎡에 ‘원이 엄마 테마파크’를 조성한다고 26일 밝혔다. 조선판 ‘사랑과 영혼’으로 불리는 원이 엄마의 애절한 사랑 얘기를 간직한 공간으로 꾸미기 위해서다. 공원에는 미투리와 반지 등을 형상화한 조형물과 원이 엄마와 관련한 영상물 상영 시설, 야외무대, 실개천 등이 마련된다. 공원이 조성될 곳에서 70m쯤 떨어진 도로 건너편에는 이미 원이 엄마상이 있다. 1998년 안동 정상동 고성 이씨 이응태(1556~1586)의 무덤 이장 과정에서 430년 전의 관 속에서 이씨 부인(원이 엄마)이 젊은 나이에 숨진 남편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과 사모하는 정을 담은 편지, 남편의 쾌유를 빌며 자신의 머리카락과 삼 줄기로 삼은 것으로 보이는 미투리가 발견돼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포항시도 지역을 대표하는 설화인 ‘연오랑세오녀 테마파크’(8만 2637㎡)를 만들 계획이다. 2015년 7월까지 남구 동해면 임곡리 일대에 총 72억원을 들여 전망 쉼터, 신라가옥 복원, 한국 뜰, 산책로 등을 조성하고 전시관을 건립한다. 이를 위해 시는 최근 기공식을 가졌다. 시는 또 2017년까지 테마파크 인근에 ‘연오랑세오녀’ 설화를 스토리텔링화한 신라문화탐방 바닷길도 조성하기로 했다. 연오랑세오녀는 삼국유사에 나오는 일(日)·월(月) 신화로, 이들 부부가 일본 이즈모로 건너가 제철기술과 농사짓는 법, 베 짜는 법 등을 전수하고 일본의 왕이 됐다는 내용이다. 앞서 경주시는 지난 9월 보문단지의 6만 4380㎡에 동·식물원인 ‘동궁원’을 개장했다. 이곳에는 아열대 식물 400여종과 나무 5500여 그루가 전시되고, 앵무새와 코뿔새·펭귄 등 250여종 9000마리의 조류가 있다. ‘동궁’(東宮)은 안압지 서쪽에 있었던 신라의 별궁 이름. 삼국사기에는 문무왕 14년(674년) 동궁에 못을 파고 산을 만들어 화초와 진귀한 새, 동물을 길렀다는 내용이 있다. 국가적인 경사 때나 귀한 손님이 왔을 때 이곳에서 잔치를 베풀었다. 경주시는 이에 착안해 동궁원을 지었다. 지자체 관계자들은 “테마파크가 지역의 정체성을 살린 공간으로 주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제19회 서울광고대상-화장품부문 우수상]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미안피니셔’

    [제19회 서울광고대상-화장품부문 우수상]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미안피니셔’

    설화수는 피부의 근본을 다스리는 한방의 지혜를 재조명하여 탄생한 브랜드입니다. 또한 한국 전통의 미를 계승하고 현대적으로 재창조된 문화적 가치를 전파하고 확산하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이번에 선정된 미안피니셔 역시 이와 같은 브랜드의 신념과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스킨케어 마지막 단계에 사용하여 피부의 깊은 生윤기를 찾아주는 미안피니셔는 옛 선조들이 사용하던 ‘미안수’의 오랜 지혜와 설화수의 기술이 더해져 탄생한 제품입니다. 또한 미안피니셔의 주성분으로 녹차와 인삼의 이상적인 조합, 녹삼효를 활용해 효능을 극대화했습니다. 이에 미안피니셔 광고에서는 설화수가 또 한 번 세상에 없던 새로운 유형인 ‘피니셔’를 탄생시킨 과정을 강조하고 ‘生윤기’라는 효능에 대한 주목도를 높이고자 했습니다. 앞으로도 설화수는 한국 문화의 격을 높이는 감동을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광고대행사 비비디오코리아
  • [제19회 서울광고대상 특집] “광고는 투자… 기업·상품 존재감 높여”

    [제19회 서울광고대상 특집] “광고는 투자… 기업·상품 존재감 높여”

    세계의 성공한 기업들과 위대한 경영자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바로 위기를 기회로 보고, 또 위기를 기회로 만든 점이다. 그들에게 어려움은 회피나 변명의 대상이 아니라 극복과 활용의 기회였다. 이 점은 광고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최근 수년간 우리나라 광고계는 너나 할 것 없이 어렵다는 말로 인사를 주고받을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특히 신문 등 전통매체의 광고 사정이 더욱 그렇다. 그런 현실 속에서도 이 위기를 기회로 잘 활용하고 있는 기업들이 있어 희망을 잃지 않게 한다. 올해 서울광고대상의 수상작들 역시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광고의 역할과 능력을 신뢰하고 꾸준히 광고활동을 지속해온 점에서 다소 위안이 되고 있다.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삼성의 창립 75주년 기념광고는 부침이 심한 한국의 기업역사에서 한결같이 제자리를 지켜온 75년의 초심과 진심을 차분하게 전달하고 있다. 75년 전의 삼성상회 모습이 75년 후의 첨단제품 안에 재현되면서 일관된 기업정신을 전달하는 광고였다. 최우수상의 SK텔레콤 기업광고는 사람과 기술의 공존이라는 기존 캠페인을 전통시장과의 ‘행복동행’이라는 소재로 발전시켜 공감을 이끌어내는데 기여하고 있다. 익숙한 소재와 모델에서 발견되는 친근감이 기업에 대한 신뢰로 연결되는 광고로 평가되었다. 우수상의 삼성전자 갤럭시 광고는 제품을 주인공으로 돋보이게 하는 광고로서, KB금융그룹의 광고는 업계 리더십을 잘 전달하는 광고로서 광고 리더십을 통해 기업이나 상품의 리더십을 전달하고 있는 점이 돋보였다. 한편 기업 이미지광고가 크게 감소한 중에서도 SK텔레콤, 두산, SK(주), 현대모비스는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는 주제의 기업광고를 통해 기업의 철학과 공유가치가 그 어느 때 보다 강조되고 있는 시대정신을 잘 이어가고 있어 주목되었다. 한국투자증권과 IBK기업은행, 코웨이 광고 또한 광고의 일관성이 잘 유지되고 있고 표현의 전달력 또한 높게 평가되었다. 상품을 주인공으로 존재감이 잘 유지되는 광고로는 기아자동차의 K9,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가 돋보였고, 대우건설과 에너지관리공단은 어려운 환경에도 광고의 힘을 믿고 잘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LG화학은 광고하기 쉽지 않은 소재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돋보이는 아이디어로 전달하고자 하는 기업 메시지를 잘 표현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광고에서 적극성과 일관성은 기업이나 상품이 ‘존재감’을 잃지 않도록 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상품을 성공시키고, 가장 많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는 프록터앤드갬블(P&G)의 존 페퍼 전 사장도 일찍이 “P&G의 어느 브랜드도 훌륭한 광고 없이 성공한 것은 없었다”고 말할 정도로 광고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잘 팔리던 상품이 광고를 중단하자 매출이 크게 줄어 고전한 사례는 이미 국내외 어디서나 발견되는 공통된 현상이다. 그런 점에서 ‘광고는 투자’라는 말이 더욱 중요해지는 요즘이다. 어려운 경제환경 속에서도 광고의 힘을 신뢰하고 소비자와의 소통을 잘 유지하고 있는 수상 기업과 광고회사, 광고인들에게 축하와 격려를 보내며, 내년에는 더욱 좋은 광고 캠페인으로 만나게 되기를 기대한다. 조병량 심사위원장 ●심사위원 명단 조병량 한양대 광고홍보학부 명예교수(심사위원장) 김충현 서강대 언론대학원장 오병남 본사 이사 주병철 본사 광고국장
  • [기고] 키르기스스탄에서 문화도시 광주에게/아크마탈리예브 아브딜라잔 칭기즈아이토마토브 어문학연구소장

    [기고] 키르기스스탄에서 문화도시 광주에게/아크마탈리예브 아브딜라잔 칭기즈아이토마토브 어문학연구소장

    한국 사람들에게는 아직 낯선 중앙아시아 내륙의 키르기스스탄. 중앙아시아의 스위스라고 부르는 이곳이 내 고향이다. 키르기스스탄에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이식쿨 호수’가 대표적인 관광지인데, 크기가 제주도의 3배 정도다. 오래전 사람들이 살던 도시가 있었다는 이식쿨 호수에는 다음과 같은 설화가 내려오고 있다. “옛날에 잔인한 왕이 살고 있었다. 어느 날 그는 굉장히 아름다운 한 소녀를 보고 사랑에 빠져 그녀를 납치하였다. 잔인한 왕은 그녀를 궁에 데리고 왔으나 소녀에게는 이미 사랑하는 청년이 있었다. 왕이 아무리 달래고 환심을 사려고 해도 소녀는 오직 청년만을 사랑했고, 왕으로부터 달아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소녀는 결국 창밖으로 뛰어내렸다. 그러자 성곽이 무너지고 골짜기에서 물이 쏟아져 나왔다. 물은 마을을 집어삼키고 가득 차서 결국 호수가 되었다.” 이 설화를 비롯해 아시아에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전해온다. 신화, 전설, 구전과 풍습 등 아시아의 이야기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그런 아시아 이야기를 발굴하기 위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바로 한국과 중앙아시아의 스토리텔링 문화협력 사업이 그것이다. 아시아 각국의 이야기를 소재로 독창적인 문화 콘텐츠를 개발하고, 이는 향후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에 기록화된다. 필자는 중앙아시아 5개국 중 키르기스스탄의 대표로, 2012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부터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위원에 위촉되는 영광을 안았다. 완공 후 아시아문화중심도시를 찾게 될 이용자에서 조성 과정에 직접 뛰어들어 참여자가 된 것이다. 특히 ‘아시아스토리텔링위원회’는 한국·중앙아시아의 신화·설화·영웅서사시를 연구·보존하는 역할을 한다. 전통문화유산을 관념화하는 것이 아닌 현 세대의 아시아인이 공감하고 향유할 수 있는 ‘스토리’로 만들어내게 된다. 최근 상업 광고에서부터 영화, 음악, 게임 그리고 관광에 이르기까지 스토리텔링은 모든 것의 중심에 있다. 누구에게나 친숙한 산타클로스 마을(핀란드)을 비롯하여 소설 반지의 제왕의 영화화(뉴질랜드), 그리고 한국에서는 삼국통일 후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기 위해 수장된 문무대왕릉 등이 모두 스토리텔링 사례들이다. 어문학 연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아시아각국의 고문화는 매우 흥미로운 주제이다. 특히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는 연혁적으로 고대 백제에서부터 근현대의 5·18을 겪기까지 한때 아시아의 가교 역할을 하며 국제적 명성을 떨치기도 하고, 민주화 과정을 겪으며 성장해 왔다. 독일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어떤 철학도 의미의 강렬함과 풍부함이란 측면에서 적절하게 서술된 이야기와 비교될 수 없다”고 했다. 나 역시 섣부른 개념보다 풍부한 이야기를 통한 아시아문화의 스토리텔링 힘을 믿는다. 그런 의미에서 아시아문화전당은 2014년 완공 이후 다양한 문화협력과 협업으로 성공적인 문화결과물을 이루어내는 ‘문화의 집’으로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안에서 시민-문화·예술계-국가 간 교류가 이뤄지지 않으면 그 역할은 성공할 수 없다. 너와 나의 이야기를 나누듯, 아시아문화의 교류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에서 꽃 피울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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