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설화
    2026-03-2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808
  • 이해찬, 패트 ‘데드라인’ 못박아… 각 당 명운 걸린 ‘운명의 2주일’

    이해찬, 패트 ‘데드라인’ 못박아… 각 당 명운 걸린 ‘운명의 2주일’

    문희상 국회의장이 오는 12월 3일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의 ‘스타트라인’으로 설정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내년 총선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되는 12월 17일을 ‘데드라인’으로 제시했다. 여당인 민주당은 남은 기간 내 자유한국당과의 ‘합의 처리’를 강조하며 야권 설득에 힘을 쏟고 있지만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등에 대한 각 당의 입장이 달라 막판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이 대표는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12월 17일부터 내년 총선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되므로 그때까지는 사법개혁 법안과 함께 선거법이 반드시 처리돼야 한다”고 했다. 이는 선거법 개정안이 27일, 사법개혁안이 다음달 3일 국회 본회의에 각각 부의된 뒤 논의가 무작정 늘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선제적으로 처리 기한을 못박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선거법은 최대한 한국당과 협상을 해서 합의 처리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예상했던 것보다 부작용이 훨씬 커질 수 있다”며 합의 처리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협상은 단 한 번도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한국당 개별 의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대비해서 생각들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결국은 접점이 어느 정도는 보이는 것 같다”고 했다. 한국당이 선거법·공수처 법안 철회를 요구하는 가운데 나머지 정당들은 최후의 수단을 준비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민주당 홍영표, 바른미래당 김관영, 대안신당 유성엽 의원 등은 이날 회동을 갖고 ‘4+1 협의체’를 가동하기로 했다. 4+1 협의체에는 한국당을 제외한 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 그리고 대안신당이 참여한다. 선거법을 놓고는 야권 내부에서도 이견이 있다. 평화당과 대안신당은 기본적으로 연동형비례대표제에 찬성하지만 지역구 의석이 줄어드는 것에 부정적이다. 이로 인해 지역구 의석을 250석, 비례대표를 50석으로 조정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 더 나아가 평화당 일각에서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연동형 50%+기존 50%)를 100%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하자는 견해도 나온다. 반면 연동형비례대표제에 당운을 건 정의당은 지역구 의석 225석에 비례대표 75석을 바탕으로 한 원안 통과를 희망하고 있다.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법안 원천 무효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패스트트랙 법안 부의는) 족보 없는 불법 부의”라며 “패스트트랙만 내려놓으면 그때부터 협상다운 협상이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는 이날 문 의장이 주재한 정례회동에서 패스트트랙 법안 논의 등을 위해 26일부터 매일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회동을 갖기로 했다. 문 의장은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에 대해 “여야 합의가 안 될 경우에는 국회법 절차에 따라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한민수 국회대변인이 전했다. 또 여야 3당 원내대표는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 오는 29일 본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 한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여야가 29일 오후 2시 국회 본회의를 열어 비쟁점 법안을 처리하기로 했다”며 “국회법 개정안과 데이터 3법도 처리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한 대변인은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를 27일 또는 28일 중 하루 개최하기로 했다”며 “국회 윤리특위를 21대 국회부터 상설화하기로 합의했다”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열린세상] 누군가에게만 당연한 ‘그냥 나로 살 권리’/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

    [열린세상] 누군가에게만 당연한 ‘그냥 나로 살 권리’/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

    중학교 어느 가을날 자습 시간이었다. 갑자기 번호로 나를 부르신 선생님은 “내가 없는 동안 떠드는 학생의 이름을 적으라”고 하셨다. 갑작스런 지시에 별생각 없이 교탁에 나와 앉았다. 거기 앉으니 별안간 선생님이라도 된 듯 착각이 들었고, 아이들은 슬금슬금 내 눈을 피했다. 최선을 다해 본다며 작은 쪽지를 꺼내 들고 매의 눈으로 살폈던 것 같다. 빈 종이를 보이면 제대로 감독하지 않았다고 혼날 것 같았다. 선생님이 감독할 때보다 더 고요하기에 초조했다. 그 와중에 한 친구가 짝꿍과 귓속말을 하다가 키득거리는 모습을 보았다. 나는 묘한 성취감을 느끼며 그 아이들의 이름을 쪽지에 적었고, 특히 얼굴로 더 많이 웃은 아이의 이름 옆에 별표까지 그렸다. 몇 년이 지나 발견된 그 쪽지를 내려다보며 혼자 얼굴이 붉어졌던 기억이 난다. 장애인 거주 시설에 인권침해 조사를 하러 가면 입구부터 그 시설의 분위기가 풍겨 온다. 그 안의 삶을 살아 내는 사람들의 표정, 신발이 놓인 모습, 속옷을 공동 세탁하는 장소 등을 통해 알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시설물이나 위생 상태, 식재료 유통 기한 따위의 외부적 상황에 가는 관심을 덜어 내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과 마음 터놓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의외의 권력 관계가 보인다. 한 중증장애인 거주 시설에는 지적장애인이 많았지만, 중증지체장애인도 함께 살고 있었다. 지적장애인 A는 같은 방에 살고 있는 지체장애인 B가 무섭다고 한다. 왜냐고 물으니 B는 ‘원장님의 먼 친척’이란다. B는 선생님들이 ‘방장’으로 정해 준 사람이고, 처음부터 지금까지 계속 방장이란다. 이불을 늦게 개는 사람의 엉덩이를 목발로 치는 것, 급식으로 식사를 마치고 커피믹스를 제때 대령 안 하면 욕을 하는 것도 방장이라 당연히 할 수 있는 일이었다. B는 다른 거주인들을 ‘야!’라고 불렀고, 그 부름에 대답하는 사람들은 ‘예’ 하고 있었다. 한 지적장애인 거주 시설에서 얼마 전까지 살았다는 C를 만난 곳은 해바라기센터였다. 의사 표현이 거의 불가능한 C의 잦은 비뇨기과 치료를 이상하게 여긴 C의 가족 신고로 밝혀진 사건이었다. C보다 지적장애가 경하면서 다섯 살이 많았던 그 방의 방장은 C 이외에도 여러 사람한테 비슷한 가해를 한 것이 드러나 성폭력처벌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았다. 일이 이렇게까지 심각해질 동안 도대체 시설에서는 왜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느냐고 따졌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황당했다. ‘최선을 다했다’는 그 시설에서 한 최선은 ‘야동을 보다 걸리면 스마트폰 3일 동안 사용 금지’ 조치였다. 그렇게 가해자와 피해자의 권력 관계가 공고해지는 동안 어떠한 보호체계도 작동하지 않았다. 전국의 장애인 거주 시설 수는 1500여개, 입소인은 3만명 정도다. 사람이 모여 사는 곳은 미묘한 권력 관계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 장소는 비단 장애인 거주 시설만은 아닐 것이다. 부랑인, 홈리스, 정신병원 등 탈시설화(deinstitutionalization)가 필요한 곳은 우리 사회에 많다. 그곳은 아주 사적인 일들이 언제라도 공개되는 것, 먹고 입고 씻고 자며 ‘그냥 나’로 사는 공간을 박탈당한 채 집단생활에 욱여넣은 것이 부당하다고 말할 수 없다. 그 공간이 나의 몸과 삶에 관한 결정을 스스로 내릴 수 없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시설에서 무기력하게 삶을 견디다가 나온 학대 피해 장애인을 만날 때 가장 화가 나는 점은 이들이 지역사회에서 살았더라면 누릴 수 있었던 여러 경험과 발달의 기회다. 미국은 2014년 발달장애인 주거지원서비스 예산 지원 원칙을 ‘지역사회에 기반한 주거서비스 원칙’으로 전환하고 5년의 유예 기간을 거쳐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 원칙에 따라 ‘탈시설화’는 법률상 당연한 권리이며, 서비스 기관들은 탈시설 서비스를 제공할 때에만 정부의 예산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지난 7월 국회에 발의된 장애인복지법 개정안은 ‘탈시설’을 “집단적으로 거주하는 시설에서 생활하는 장애인이 시설에서 퇴소하고 지역사회에 통합되어 보편적 주택에서 자립생활을 영위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위험하다고 혹은 무능하다고 거세됐던 ‘그냥 나로 살 권리’가 시설의 장애인들에게도 얼른 실현되길 기대해 본다.
  • 더 높은 곳, 더 큰 왕의 기운… ‘철강 르네상스’ 경북 고령 대가야

    더 높은 곳, 더 큰 왕의 기운… ‘철강 르네상스’ 경북 고령 대가야

    1600년 전 강력한 철기문화를 앞세워 영호남 지역을 호령했던 ‘경북의 가야문화권’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앞두고 21세기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경북의 가야문화권은 삼국유사 등 문헌에 경북의 고령(대가야), 성주(성산가야), 상주(고령가야)로 전해지며, 그 중심에는 4~6세기 고대 가야 연맹의 맹주였던 대가야가 있다.●4~6세기 연맹국… 전기는 금관가야, 후기는 대가야 중심 가야라고 하면 흔히 그 대표 세력으로 김해의 ‘금관가야’를 머릿속에 먼저 떠올리지만 가야가 역사의 무대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4세기 전반부터 신라에 의해 562년 멸망할 때까지 그 중심 세력은 고령에 근거를 둔 ‘대가야’였다. 광개토왕비, 송서(宋書), 일본서기 등 문헌과 사료 대부분이 대가야에 집중돼 있고 고고학적 사료들도 대가야의 국력이 가장 컸던 정치세력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학계에서는 ‘전기 가야는 금관가야 중심, 후기는 대가야 중심’이라는 통설을 부정한다. 대가야는 철 생산을 통해 경제적·군사적으로 급성장하면서 5세기 후반에는 고령뿐만 아니라 경남 합천·거창·함양, 전북 남원·장수, 전남 순천까지 세력을 넓혀 백제·신라와 대등한 단계로 발전했다. 삼국 사이에서 뛰어난 철제기술을 바탕으로 ‘철의 왕국’으로 일컬어지는 찬란한 고대문명을 꽃피웠다. 대가야는 신라가 전체 가야를 멸망시킨 후 중심지였던 지금의 고령 지역을 대가야군으로 편제한 데서 위상이 드러났다. 적대국이었던 신라까지도 인정한 이름이었다. 경북도와 도내 가야문화권 시군들은 이처럼 융성했던 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재현해 가야 르네상스를 여는 것은 물론 특히 대가야의 문화유산인 지산동 고분군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12일 경북도에 따르면 도내 가야문화권의 주요 문화유적으로는 148곳(국가지정 5곳, 도지정 3곳, 비지정 140곳)이 있다. 지역별로는 고령·성주 각 73곳, 상주 2곳 등이다. 고분과 산성이 주를 이룬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유적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가 추진 중인 고령군 대가야읍의 ‘대가야 지산동 고분군’(사적 제79호)이다. 고령에는 이 외에도 ▲‘주산성’(사적 제61호) ▲가야 유일의 벽화 고분인 ‘고아동 벽화고분’(사적 제165호), ▲대가야 왕들이 마셨던 우물인 ‘어정’ ▲대가야 가실왕(?~?)과 우륵(?~?)이 창제한 가야금 등이 있다. 2013년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됐고, 2015년 3월엔 ‘우선등재 추진대상’에 선정된 지산동 고분군은 대가야읍을 병풍처럼 감싸는 주산(해발 310m) 주능선을 따라 길게 분포한 대가야시대 최대 고분군이다. 이곳에는 우리나라 최초로 발굴된 순장 묘 왕릉인 지산동 제44·45호분을 비롯해 왕족과 귀족 무덤으로 추정되는 크고 작은 704기의 무덤이 분포한다. 특히 2010년 지표조사 결과 이 일대에는 1만기가 넘는 고분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고, 한반도 최대의 삼국시대 고분군으로도 인정받았다. 대가야가 성장을 시작한 400년쯤부터 멸망할 때까지 만들어진 대가야의 무덤으로 화려했던 역사와 문화를 대변해준다. 무덤은 해발 160∼180m 구간에 직경 20m 이상의 대형분, 해발 100∼160m 구간에 직경 10∼15m의 중형분이 집중돼 있다. 위로 올라갈수록 규모가 큰 것을 볼 때 왕의 힘이 점점 커지면서 더 높은 곳에, 더 큰 무덤을 만들려 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능선 높이에 상관없이 대형분의 주위와 능선 사면에는 봉분이 없는 소형 무덤이 광범위하게 자리잡았다.●능선 704기·흔적만 1만기…자산 고분군 세계유산 자신 경북도는 지산동 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에 자신감을 보인다. 고분군이 대가야 문화를 대표하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보유한 데다 보존 상태가 양호하고, 규모와 내용 면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인접한 성산 가야고분군(사적 제86호)도 관심을 끈다. 성주의 진산인 성산 능선에 3~6세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353기의 분묘가 있다. 성주지역 최대 규모이자 중심 고분군이다. 대부분 중·대형 고분군에 속하며 성산가야 지배계층의 무덤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금까지 정식 발굴된 5기의 출토 유물과 묘제(墓制)의 형식이 신라 형식과 거의 유사해 학계에서는 가야의 일원으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성산가야의 정체성 규명이 가야 연구의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성산가야는 ‘삼국유사’에 나라 이름만 있을 뿐 발전 과정이나 내부 구조, 멸망 시기 등의 역사적 사실 기록이 전혀 없다. 현재까지 미지의 나라인 셈이다. 상주시 함창면 증촌리에는 고령가야왕릉으로 전해지는 유적이 있다. 200m 거리를 두고 2개의 큰 능이 존재하고, 재사인 만세각이 있는 것으로 미뤄 왕릉으로 추정된다. 함창의 가야는 얘기로 전해지는 역사라서 공식적으로는 전(傳) 고령가야국이다. 세종실록지리지와 신증동국여지승람은 ‘함창은 본래 고령가야국이었는데 신라가 빼앗았다’고 기록했다. 이들 지역 고분군에 대한 발굴조사는 일제강점기 때인 1910년대 후반부터 일본인에 의해 몇 차례 이뤄졌으나 본격적인 학술조사가 아닌 침략사관에 기초한 ‘임나일본부설’(任那日本府說)을 증명하기 위한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뤄졌다. 임나일본부설은 일본이 고대 한반도 남부 가야 지역에 식민 국가를 건설했다는 주장이다. 이 때문에 학술적인 보고서가 작성되지 않았으며, 출토된 대부분 유물은 일본으로 유출됐다.● 독특한 ‘고분축조·장의문화’ 우리 손에 의한 발굴조사는 1977년 처음 시작됐다. 대가야고분군의 정화사업에 따른 제44·45호분의 조사였다. 44호 고분에서 32기나 되는 순장덧널이 발견됐고, 45호 고분에서도 11기의 순장덧널이 확인됐다. 이듬해부터 지산동 32~35호분 등을 발굴 조사하면서 대가야 문화 연구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했다. 특히 2007년 3월 30년 만에 발굴조사가 재개되면서 신라와 구별되는 대가야식 고분 축조방식이 확인됐다. 여러 명을 석곽에 함께 순장한 것으로 보이는 대가야의 순장 문화도 입증됐다. 지산동 고분군의 가치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게 됐다. 고령 대가야 지역에서 출토된 것으로 전해지거나 확인된 주요 유물로는 가야금관 및 부속 금제품(국보 218호)과 1978년 고령 지산동 32호분에서 출토된 금관(보물 제2018호) 등이 있다. 올해 3월 고령 지산동 고분군(사적 제79호) 내 소형 석곽묘에서 출토된 가야 건국설화 그림이 새겨진 토제방울도 고대사 특히 가야사 연구에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문헌으로만 전하던 고대 건국설화를 시각화한 유물이 발견되기는 국내에서 처음이기 때문이다. 지산동 고분군 발굴로 얻은 소중한 가치는 ‘독특한 고대 장의문화’다. 세계유산 잠재목록에 등재될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704기라는 세계적 규모인 데다 ▲고분군 위에 인공 구조물을 짓지 않은 자연친화적인 장의문화 ▲고분군이 생전 거주지가 보이는 곳에 형성된 점으로 미뤄 엿볼 수 있는 이승과 저승이 구분되지 않는 내세관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순장곽 배치 등이다.●대가야·왕릉·우륵 테마박물관, 효율적 문화재 보존·관리 경북도와 고령군은 지산동 고분군에서 출토된 문화재의 효율적인 보존과 관리 등을 위해 2000년 4월에 왕릉전시관을 개관했다. 왕릉전시관은 국내 최초로 확인된 순장 무덤인 지산동 제44호분 내부를 재현해놨다. 대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일반인들이 더 쉽고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차원이다. 관람객이 직접 들어가 무덤의 구조와 축조 방식, 주인공과 순장자들의 매장 모습, 껴묻거리의 종류와 성격 등을 직접 볼 수 있다. 또 2005년과 2006년 연이어 대가야역사관, 우륵박물관을 개관했다. 대가야역사관은 대가야 고분군 발굴과정에서 출토된 유물 1만여점을 전시·소장한 국내 유일의 대가야사 전문역사관이며, 우륵박물관은 전시실과 가야금제작체험장·가야금전수교육관 등의 시설을 갖춘 전국 유일의 ‘우륵과 가야금’ 테마박물관이다. 지금까지 왕릉전시관 등 3곳을 다녀간 관람객은 모두 443만명에 이른다. 이런 가운데 2017년 6월에는 고령 대가야읍 고령향교 인근을 발굴 조사하는 과정에서 가야를 통틀어 왕들이 살았던 ‘대가야 궁성지’를 증빙할 수 있는 해자(폭 6∼8m, 깊이 최대 1m, 길이 16∼17m)와 성벽(폭 7m, 길이 16m)이 처음으로 발굴돼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이곳의 해자, 성벽 등은 대가야 중요 거점인 궁성지를 효율적으로 방어하기 위한 시설로 보인다. 당시 나선화 문화재청장은 발굴 현장을 찾아 관심을 보이며 “대가야 궁성지 발굴·정비를 적극 지원하고 주산성 복원 정비계획 수립 시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경북도 등은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로 선정된 가야사 연구 및 복원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선 도는 내년까지 ‘가야사 연구 복원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끝낸 뒤 관련 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또 2022년 가야고분군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도록 고령에 있는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추진단’을 중심으로 행정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2017년 경북도, 경남도, 전북도 관계자와 학예연구사 등으로 구성된 추진단은 가야의 문화유산을 대표하는 가야고분군을 세계유산에 등재하기 위해 국제학술대회, 해외전문가 자문, 연구자료집 발간 등의 업무를 총괄하는 독립 기관이다. 도는 이와 함께 2028년까지 총사업비 2192억원 투입하는 기존의 가야고분군 및 산성 등의 정비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도내 가야문화권의 실체 규명을 위한 문화재 조사 및 연구 활동을 적극적으로 벌여 나가기로 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가야는 신라·유교와 더불어 경북 3대 문화의 한 축을 구성할 뿐만 아니라 정체성까지 확보하고 있다”면서 “문재인 정부의 가야사 연구복원 사업은 우리 도가 추진해온 가야 부활 프로젝트에 날개를 달아 준 셈이 됐다. 호기를 맞아 가야 유적 발굴 복원과 관광자원 기반 구축사업을 연계 추진해 지역의 신성장 동력을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고령·성주·상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 및 여성가족 기관/시설에 대한 행정사무감사 실시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 및 여성가족 기관/시설에 대한 행정사무감사 실시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김혜련(더불어민주당, 서초1))는 제290회 서울시의회 정례회 행정사무감사를 맞아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3일에 걸쳐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소관 분야(여성·가족·아동·외국인 관련 기관/시설, 여성가족정책실)의 행정 전반에 대하여 종합적이고 면밀한 감사를 실시하였다. 이번 행정사무감사는 2019년 서울시의회 예산심의 과정을 통해 편성된 예산과 사업들이 시민의 눈 높이에서 시민의 욕구와 수요에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지 적법한 행정절차에 따라 효율적으로 집행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서울시 여성·가족 정책의 성과와 문제점을 재점검하여, 제대로 된 계획과 사업 집행이 이어질 수 있도록 불합리한 제도개선과 올바른 정책방향 제시하는 등 어느 때보다 열띠고 진지한 정책감사로 진행되었다. 우선, 서울시 주요 여성기관/시설을 대상으로 한 첫째 날에는 서울시 여성일자리기관의 총괄·조정 역할을 맡고 있음에도 제기능을 못하는 여성능력개발원 문제가 또다시 재기되었다. 높은 이직률로 인한 인력 누수 및 전문성 부재, 주요 업무인 평가사업까지 외부용역으로 수행하는 점 등이 지적되었고 기관의 존폐 여부에 대한 검토까지 요구됐다. 또한 낮은 성과뿐만 아니라 2014, 2016년 지도·점검에서 보조금 유용으로 반환 처분을 받고도 아직까지 반환은커녕 성과상여금까지 지급받은 장애여성인력개발센터에 대한 운영 부실을 지적하고, 집행부에 지정 취소 등 강력한 처리 방안마련을 촉구했다. 재위탁된 성평등활동지원센터의 저조한 사업집행률과 적격자 심사에서 1차 탈락한 사실을 지적하고, 서울시 성평등 정책을 추진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보다 철저한 관리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둘째 날, 서울시 건강가정지원센터를 비롯한 각종 여성·아동·외국인 관련 기관/시설을 대상으로 한 행감사무감사에서는 채용의 투명성 문제와 보조금 사용의 적정성 확보 방안 마련을 요구하였으며, 특정감사 및 지도·점검 사항에 대한 성실한 이행 촉구가 있었다. 또한 아이돌보미 지원사업 광역거점기관 운영과 관련하여, 지난 아이돌보미 학대사건 이후 재발방지 대책으로 강화된 모니터링이나 학대예방교육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점을 지적하고, 서비스 질 제고를 위해 서울시 건강가정지원센터의 위탁 방식 대신 전문기관이 운영하게 할 것으로 제안하였다. 서울마포아동보호전문기관이나 여성긴급전화1366 서울센터를 통해 가정폭력이나 아동학대 신고가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실제적인 지원 실적은 적다는 점을 지적하고, 원가족 복귀 외에도 실제적인 지원을 할 수 있도록 서울시의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하였으며, 여성노숙인 시설인 영보자애원의 생활인들의 다수가 등록장애인이고 고령화되는 시점에서 어르신요양시설이나 장애인시설로의 시설변경 검토가 요구되었다. 여성가족정책실을 대상으로 한 셋째 날의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앞서 이틀 동안 여성가족정책실 소관 기관/시설에 대하여 지적·제안·논의되었던 사항들에 대하여 본부인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을 상대로 확인하는 정책 질의가 이어졌다. 여성능력개발원을 포함한 여성일자리 정책의 전면적인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과 장애여성인력개발센터의 보조금 환수처리가 이행되지 않는 것에 대한 해결방안 마련이 다시 한번 요구됐다. 장애인의 탈시설화뿐만 아니라 아동이 가정과 유사한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아동복지시설에서 생활하는 아동의 탈시설화가 추진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아동공동생활그룹홈의 활성화가 제안되었다. 성평등 교육 사업의 중복추진과 실효성에 대한 문제제기와 키움센터 설치·운영에 있어 자치구간 격차가 발생하고 있으므로 지역 안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날 감사에서 사전에 의회에 제출한 행정사무감사 요구자료와 완전히 다른 실적 결과를 제출하는 등 성실하지 못한 수감 태도로 퇴장조치를 당했던 서울시 건강가정지원센터(아이돌보미 지원사업 광역거점기관 운영 수탁기관)가 아이돌보미 학대 예방교육 추진과 관련하여 잘못된 내용을 보고한 사실이 확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해명이나 구체적인 보고 없이 행감을 해태하는 행태를 보인 여성가족정책실에 대한 정상적인 감사가 진행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되어 행감이 중지되기도 했다. 김혜련 보건복지위원장(더불어민주당, 서초1)은 “이번 행감에서 지적되고 제안된 사항들에 대하여 서울시에서는 이를 적극 반영하여 제도적·정책적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것”을 거듭 강조하였다. 또한 잘못된 보고나 자료 제출 등 불성실한 행정감사 수감태도에 유감을 표명하면서 “보건복지위원회는 앞으로 이어지는 예산심의에도 행감지적 사항들을 연계시켜 의회 본연의 정책견제와 예산심의 기능이 연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신 맞섰던 막걸리 총장’ 박홍 전 서강대 총장 선종

    ‘유신 맞섰던 막걸리 총장’ 박홍 전 서강대 총장 선종

    1970~80년대 대표적 진보 인사였다가 ‘주사파(主思派) 배후’ 발언 등으로 설화를 겪은 박홍 전 서강대 총장이 지난 9일 선종했다. 78세. 박 전 총장은 2017년 신장 투석을 받다 몸 상태가 악화해 서울아산병원을 찾았고, 당뇨 합병증으로 장기 치료를 받아 왔다. 최근 몸 상태가 더 나빠져 입원 치료를 받다 이날 오전 4시 40분 숨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예수회 소속 신부인 그는 1970년대 박정희 유신정권에 맞섰던 진보인사로 꼽혔다. 전태일 열사 장례미사에 나섰다 학생들과 함께 연행됐고, 1982년에는 ‘반미(反美) 성명’에 이름을 올려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또 서강대 총장 시절에는 학생들과 막걸리 잔을 기울이며 소통하는 소탈한 총장으로도 평가됐다. 그러나 1980년대 중반에 등장한 학생·노동운동권인 주사파 배후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있다고 언급하면서 파문을 일으켰다. 그는 1994년 당시 김영삼 대통령 초청으로 청와대에서 열린 전국 14개 대학 총장 오찬에서 “주사파가 (학원 내에) 깊이 침투해 있다”며 이런 주장을 했다. 박 전 총장은 자신의 발언에 대한 파장이 커지자 “고백성사를 하러 온 학생들로부터 들었다”고 해명했다가 고백성사 누설 혐의로 고발당했다. 천주교 사제가 신도로부터 고발당하기는 이때가 처음이다. 앞서 박 전 총장은 1991년 김기설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 사회부장이 분신자살한 이후 민주화를 요구하는 분신 정국이 이어지자 “우리 사회에 죽음을 선동하는 어둠의 세력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여러 설화로 논란을 겪은 탓에 1998년 서강대 재단 이사장에 내정됐으나 학생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2002년에도 재단 이사장에 내정되며 학교가 한바탕 내분을 겪었으나 이듬해 학생들 반대 속에 이사장에 취임했다. 1941년 대구에서 태어난 박 전 총장은 1965년 가톨릭대를 졸업하고 예수회에 입회했다. 1970년 사제품을 받아 가톨릭 성직자가 됐다. 천주교 예수회 한국관구는 이날 낸 부고에서 “박홍 신부님을 우리 곁에서 떠나보내며, 오늘 선종하신 박홍 신부님이 주님 안에서 평화의 안식을 누리기를 함께 기도해 주시기를 청합니다”라고 추모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층 30호다. 발인은 11일 오전 7시 30분 장례식장에서, 장례미사는 이날 오전 9시 30분 서울 마포구 예수회센터 3층 성당에서 각각 진행될 예정이다. 장지는 용인천주교묘지 내 예수회 묘역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주사파 발언’ 박홍 전 서강대 총장 선종

    ‘주사파 발언’ 박홍 전 서강대 총장 선종

    1994년 “주사파 배후는 北김정일” 주장 파문 1990년대 일부 학생운동 세력이었던 ‘주사파’(주체사상파)의 배후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있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던 박홍 전 서강대 총장이 9일 선종했다. 78세. 박홍 전 총장은 2017년 신장 투석을 받아 몸 상태가 악화해 서울아산병원을 찾았고, 이곳에서 당뇨 합병증 판정을 받고서 치료를 받아왔다. 최근에는 몸 상태가 악화해 입원 치료를 받다 이날 오전 4시 40분 세상을 뜬 것으로 전해졌다. 예수회 소속 신부인 그는 1989년부터 8년간 서강대 총장을 지내면서 여러 설화로 도마 위에 올랐다. 1994년 김일성 북한 주석이 사망한 뒤 조문단 파견을 둘러싸고 이념 논란이 커져가던 중 김영삼 당시 대통령의 초청으로 청와대에서 열린 전국 14개 대학 총장 오찬에서 박홍 전 총장은 “주사파가 (학원 내에) 깊이 침투해 있다”면서 학생 운동 세력의 최후 배후로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지목했다. 그는 “주사파 뒤에 사노맹(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이 있고, 사노맹 뒤에 사로청이 있으며, 그 뒤에 김정일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가 지목한 사노맹은 오히려 북한의 김일성 체제와 주체사상, 그리고 이를 추종하는 주사파를 극도로 멀리하던 운동권이었다. 1970~80년대 학생운동을 지지해 왔던 터라 시민 사회는 물론 학생운동권 내에서도 그의 발언은 더욱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처럼 근거가 불분명한 주장을 거듭하던 그는 발언의 파장이 커지자 “고백성사를 하러 온 학생들로부터 들었다”고 해명했지만 오히려 신도들로부터 고백성사 누설 혐의로 고발당했다. 천주교 사제가 신도로부터 고발당하는 일은 처음이었다. 앞서 1991년에도 박홍 전 총장은 김기설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사회부장이 분신자살한 이후 민주화를 요구하는 분신 정국이 이어지자 “우리 사회에 죽음을 선동하는 어둠의 세력이 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다. 박홍 전 총장은 1998년 서강대 재단 이사장에 내정됐지만 학생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2002년에도 재단 이사장에 내정되며 학교가 한바탕 내홍을 겪었으나 이듬해 학생들 반대 속에 이사장에 취임했다. 1965년 가톨릭대를 졸업하고 예수회에 입회한 박 전 총장은 1970년 사제 수품했다. 1970∼80년대 서강대 종교학과 강사와 교수를 지냈고, 1989년부터 1996년까지 서강대 총장을 지냈다. 2000∼2003년 서강대 신학대학원 교수, 2003∼2008년 서강대 재단이사장으로 활동했다. 2003년에는 정부에서 청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아산병원 관계자는 “박 전 총장의 빈소 조문은 오늘 정오 이후부터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인은 11일, 장지는 용인천주교묘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이정인 서울시의원, 거꾸로 가는 서울시 요보호아동 지원 정책 질타

    이정인 서울시의원, 거꾸로 가는 서울시 요보호아동 지원 정책 질타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정인 의원(더불어민주당, 송파5)은 지난 6일 제290회 보건복지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서울시 아동보호 정책의 현주소를 지적하고 탈시설에 대한 마스터플랜 수립을 요구했다. 이 의원은 작년 행정사무감사에서 요보호 아동시설에 대한 서울시의 정책방향을 묻고, 해당 부서로부터 탈시설 정책에 대한 답변을 받았지만, 그 이후 서울시의 정책은 더 진전된 것이 없고,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아동복지법」제4조에서 “아동이 태어난 가정에서 성장할 수 없을 때에는 가정과 유사한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조치하여야 한다”라고 명백히 명시되어 있는바 “서울시에서도 이러한 탈시설 정책방향으로 요보호아동을 위한 기본시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법의 기본방향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의 최근 요보호아동 배치 현황을 보면, 아동그룹홈보다 대규모 양육시설에 매년 더 많은 아동들이 큰 폭의 비율로 배치되고 있으며, 특히 올해는 그 현상이 더 두드러진 형편”이라고 꼬집어 지적했다. 또한 “보호아동의 자립을 지원하는 인력인 ‘자립지원전담요원’의 경우도 대규모 양육시설에는 모두 운영하지만, 65개소에 이르는 아동그룹홈에는 단 한 명도 배치되어 있지 않고 있어, 이것은 수치적으로나 사업내용으로나 서울시의 요보호 아동정책이 역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의원은 “서울시 아동복지정책 기본계획을 위한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아동복지법」에서 추구하는 요보호아동의 탈시설화 정책에 맞게 마스터플랜을 잘 수립해서 아동 기본권과 권리가 지켜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2019 행정사무감사 대비 세미나 개최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2019 행정사무감사 대비 세미나 개최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김혜련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서초1)은 지난 30일 2019 행정사무감사 대비 세미나를 개최했다. 오는 11월 4일부터 실시되는 서울시의회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서울시정을 견제하고 감시함으로써 시민의 복지증진과 서울시 발전을 위해 의원 차원에서 정책을 견인할 수 있도록 보건복지위원회 위원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기 위해 세미나를 마련했다. 이날 행정사무감사 대비 세미나에는 김혜련 위원장(서초1)의 주재로 오현정 부위원장(광진2), 이영실 의원(중랑1), 이정인 의원(송파5), 김용연 의원(강서4 이상 더불어 민주당)과 김소양 의원(자유한국당, 비례)이 참석하여,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소관 기관인 여성가족정책실과 복지정책실, 시민건강국의 주요 정책 현안을 중심으로 검토했다. 세미나는 전문위원실 소속의 입법조사관들의 발제를 토대로 보건복지위원회 위원들의 질의응답과 토론으로 진행되었다. 주요 현안으로 ① 유사·중복 복지시설 등에 대한 기능 조정 및 체계 개편 필요 ② 키움센터 확충 사업 검토 ③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처우개선 계획 ④ 서울시 저출산 정책에 대한 반성적 검토 ⑤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사업방향성에 대한 점검 ⑥ 사회서비스원의 쟁점과 과제 ⑦ 장애인 거주시설 탈시설화 추진사업에서 파생된 문제점 ⑧ 서울형유급병가 제도의 집행상 문제점 ⑨ 서울케어로 대표되는 돌봄SOS, 건강돌봄서비스 등이 중점적으로 다루어졌다. 김혜련 위원장은 세미나를 정리하는 총평을 통해 “의회의 견제와 감시권한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수 있는 행정사무감사가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세미나를 개최하게 되었다”라고 밝히며 “서울시정에 대한 견제와 감시, 정책견인을 통해 시민들이 서울시 복지정책을 체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에 덧붙여 “의회에 대한 시민의 관심이 매우 중요하다. 시민들께서 피부로 체감하고 있는 서울시정의 문제점과 개선 필요 사항을 의회에 제보하시는 등 적극적인 참여가 있을 때, 서울시의회가 더욱 큰 역할과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우리 위원회도 현장의 복지분야 종사자와 일반 시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서 의견을 청취할 수 있도록 ‘현장중심의 의정활동’을 수행하겠다”라고 위원회 운영 방향을 나타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조선의 심장서 만난 고려 영웅·미당의 삶… 가슴 시린 ‘천년 역사’

    조선의 심장서 만난 고려 영웅·미당의 삶… 가슴 시린 ‘천년 역사’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27차 관악산 아랫마을’ 편이 지난 26일 관악구 남현동과 인헌동, 봉천동 일대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참석자 4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 사당역 6번 출구 앞 관악 예술인마을에서 집결했다. 남현동이라는 지명에서 남태령을 떠올리긴 쉽지 않지만 이곳은 서울에서 과천으로 넘어가는 해발고도 183m, 길이 6㎞에 이르는 남태령고개의 시발점이다. 일행은 서울시립 남서울생활미술관으로 변신한 옛 벨기에영사관~서울 유일의 백제 도자기 가마터~효민공 이경직 묘역을 둘러봤다. 미당 서정주의 삶이 오롯이 담긴 봉산산방과 서울에 남아 있는 고려의 영웅 강감찬(948~1031) 장군이 태어나고 자란 생가터, 사당(안국사)이 있는 낙성대공원을 탐방한 뒤 일정을 마무리했다. 관악산 아랫마을은 2시간의 짧은 여정 동안 백제~고려~조선~근대~현대의 흔적을 두루 느낄 수 있는 함축적 역사공간이었다. 이날의 서울미래유산은 미당 서정주의 집 봉산산방이 유일했다. 해설을 맡은 황미선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깊어 가는 가을의 정취와 역사의 향기를 만끽할 수 있도록 푸짐한 코스와 꼼꼼한 해설을 참가자들에게 선물했다.서울을 세계의 여느 다른 도시와 차별화하는 자연환경적 특징은 산으로 겹겹이 둘러싸여 있다는 점이다. 서울은 인문지리학적으로 4개의 내사산(백악산-낙산-남산-인왕산)과 4개의 외사산(삼각산-용마산-관악산-덕양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세계 유일의 역사도시다. 이는 정치지리학적 관점에서 서울을 가장 돋보이게 하는 특징이기도 하다. 남산(262m)이 옛 서울(한양)의 남쪽 경계라면 한강 너머 관악산(629m)은 강남을 품은 현대 서울의 남쪽 경계를 이루고 있다. 관악산이야말로 서울의 진정한 앞산(남산)이라고 할 수 있다. 관악산은 서울 관악구 및 금천구와 경기 과천시 및 안양시에 걸쳐 검붉은 바위기둥이 타오르는 불길을 닮은 형상으로 우뚝 솟아 있다. 옛 선비들이 갖춘 의관의 관처럼 생겼다고 해서 말할 때는 ‘갓뫼’(갓산)라고 하고, 글로 쓸 때는 관악이라고 썼다. 산세가 험하고 경관이 뛰어나 개성의 송악, 가평의 화악, 파주의 감악, 포천의 운악과 함께 ‘경기 5악’에 꼽혔다.관악산 주봉 ‘연주대’라는 지명은 망한 고려왕조에 지조를 지킨 ‘두문동 72현’ 가운데 태조비 신덕왕후 강씨의 오라비 강득용이 은거, 개경을 바라보며 왕을 그리워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동생 세종에게 왕위를 넘겨준 효령대군이 기거하면서 연주대라는 글씨를 새겼다. 그 덕분에 연주암 효령각에 효령대군의 영정이 모셔졌다. 강득용의 묘역은 정부과천청사 뒤, 양녕대군의 사당 지덕사와 묘역은 동작구 상도동 사자산 아래, 효령대군의 사당 청권사와 묘역 또한 서초구 우면산 북서쪽 기슭에 각각 자리를 잡아 죽어서도 관악산과의 연을 놓지 않았다. 관악산 주봉으로 올라가는 길은 사당역~관음사, 낙성대길, 서울대입구~도림천길, 삼성산길, 시흥동 호압산길, 과천 자하동길, 안양 석수역 유원지길 등 여러 갈래다. 관악산 자락 삼성산은 신라 때 고승 원효·의상·윤필이, 고려 때 지공·나옹·무학이 각각 수도했고, 삼막사는 조선 때 무학·서산·사명대사가 도를 닦은 유서 깊은 도량이다. 전국 어디에 가도 이만한 내력을 품은 산이나 사찰은 보기 드물다. 삼각산이 서울의 조상산이라면 관악산은 아침마다 알현하는 신하산이다.고려의 명신 강감찬 장군의 탄생지는 봉천동 218-14에 있다. 북두칠성 중 네 번째 별이자 문운을 관장하는 문곡성이 떨어진 곳, 낙성대다. 빌라와 단독주택이 빽빽하게 둘러싼 주택가 한가운데에 손바닥만 한 소나무공원이 남아 있다. 유허비와 향나무 한 그루가 땅의 역사를 말하고 있다. 장군과 함께 자랐고 이후 1000년 동안 집을 지킨 ‘강감찬 향나무’는 1969년 고사했다. 높이 17m에 둘레 4.2m의 향나무는 살아생전 서울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나무 중 하나였다. 생가터의 주인이 바뀌면서 잘려 나갔으나 2004년 수소문 끝에 두 갈래 밑동 중 하나를 찾아 낙성대공원 안 강감찬전시관에 전시 중이다. 현재의 향나무는 170년 묵은 후계목이다. ‘진짜 낙성대’는 서울시기념물 제3호로 지정돼 있다. 서울시기념물 제4호 ‘낙성대 삼층석탑’이 있던 자리에는 ‘강감찬장군낙성대유허비’ 한 점이 달랑 놓여 있다. 생가터인 낙성대와 안국사 사당이 있는 낙성대공원을 헛갈리면 안 된다. 인위적으로 성역화한 낙성대공원은 생가터에서 약 400m 떨어진 봉천동 228에 있다. 1974년 박정희 당시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영정을 모신 사당을 현재의 낙성대공원에 지었다. 이때 낙성대공원으로 옮겨진 삼층석탑은 절이 아닌 사람의 집에 세워진 탑이라는 점에서 매우 희귀하다. 불탑을 닮은 이 석탑 때문에 더러 안국사를 사찰로 착각하곤 한다. 13세기에 높이 4.5m의 화강암으로 지어진 삼층석탑은 임진왜란 때 탑 꼭대기 장식이 훼손됐다.왜 비석이 아닌 탑을 세웠을까. 두 가지 추측이 가능하다. 첫째, 현재의 봉천동과 금천구 시흥동 일대는 고려시대 금주(금천)지역에 뿌리내린 금천 강씨의 지배지역이었다. 태조 왕건을 도와 후삼국 통일에 공을 세운 개국공신이었던 부친(강궁진)에 이어 나라를 구한 안국공신을 기리는 가문의 기념물로 탑을 세웠다는 것이다. 둘째는 불교 왕국답게 비석이 아닌 석탑을 세웠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강감찬은 신라의 김유신, 고려의 윤관·최영, 조선의 남이·임경업 장군과 함께 탄생설화와 전설, 전기소설 등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을지문덕의 살수대첩, 이순신의 한산대첩과 함께 우리나라 3대 대첩 중 하나인 귀주대첩의 주인공이다. 35세 늦깎이로 과거에 장원급제, 최고관직 문하시중에 오른 고려의 명재상이었다. 또 금천 호족 출신답게 남경(고려시대의 서울)을 다스리면서 호환을 일으키는 호랑이를 쫓아내는 등 전국에 걸쳐 화려한 설화를 남기고 있다. 올해는 귀주대첩 1000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기도 하다. 현재 낙성대공원 안국사에 모셔진 공의 영정은 모사화다. 1974년 월전 장우성 화백이 그린 표준영정은 1998년 1월 10일 도난당한 뒤 행방이 묘연하다. 문화재청은 도난당한 가로 110㎝, 세로 200㎝ 규격의 영정을 도난문화재로 공시 중이다. 낙성대는 인헌초등학교 후문 쪽에 있고, 낙성대공원은 인헌초등학교 정문 쪽에 있다. 관악구에서는 인헌초·중·고교를 비롯해 인헌동, 인헌시장 등 공의 호를 딴 지명과 은천동, 은천로 등 공의 아명을 딴 지명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빌라 이름 등 상호에도 ‘강감찬 마케팅’이 활용되고 있다. 조선의 심장 서울에서 만나는 고려의 전설, 강감찬 장군의 유적은 감흥을 준다. 낙성대 생가터가 서울시기념물 3호이고, 낙성대공원 안 삼층석탑이 서울시기념물 4호인 것만 봐도 그 존재감을 알 만하다. 강감찬 장군 탄생지인 ‘낙성대’는 볼품이 없지만 서울 2000년사의 절반인 서울 1000년을 증언하는 대단한 역사 현장이다. 으리으리하지만 혼이 없는 ‘낙성대공원’과 비교할 바가 아니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원장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 : 제28차 서울의 대중가요3(단장의 미아리고개) ■집결 장소 : 11월 2일(토) 오전 10시 우이신설선 솔샘역 1번 출구 ■신청(무료) :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http://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전주한옥마을 주말에 비보잉 상설공연

    전북 전주한옥마을에서 주말 마다 비보잉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 전주시는 문화행사 비수기인 11∼12월 매주 토요일 오후 경기전(慶基殿·사적 제339호) 광장에서 비보잉 상설공연을 운영한다고 30일 밝혔다. 비보잉 공연 상설화는 ‘라스트포원(Last For One)’ 등 세계적인 비보이를 배출한 전주 출신 비보이들에게 공연 기회를 제공하고 한옥마을과 전주의 문화를 알리기 위한 것이다. 공연은 힙합과 한옥마을에 걸맞은 전통 퓨전 형식으로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게 누구나 알고 있는 ‘홍길동전’을 주제로 진행된다. 시는 2005년 전주청소년문화의집에서 길러낸 비보이 ‘라스트포원’이 비보이 월드컵으로 불리는 독일세계대회에서 우승한 것을 계기로 유망주 발굴을 위해 2007년부터 매년 ‘비보잉 그랑프리’를 개최하고 있다. 국내외 각종 대회에서 30여차례 우승을 차지해 비보이계의 전설이 된 ‘라스트포원’은 전주시 홍보대사를 맡고 있다. 김용태 전주시 한옥마을지원과장은 “한옥마을은 최근 다양하고 감각적인 문화 콘텐츠가 도입되면서 젊은 문화예술인들의 활동무대로 변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김정은 내 전화는 받는다” 트럼프, 북미 핫라인 자랑

    “김정은 내 전화는 받는다” 트럼프, 북미 핫라인 자랑

    도널드 트럼프(얼굴)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내 전화는 받는다”며 김 위원장과 통화 사실을 재차 확인했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양 정상 간에 핫라인이 구축돼 상설화된 것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오바마는 11번 시도… 金이 받은 적 없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각료회의를 하기에 앞서 기자들에게 북미 협상을 언급하며 “나는 그(김 위원장)를 좋아하고 그도 나를 좋아한다. 우리는 잘 지낸다”며 “나는 그를 존중하고 그도 나를 존중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은 결국 전쟁을 하게 될 수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나에게 그렇게 말했다”며 “오바마 전 대통령은 북한이 가장 큰 문제지만 이를 해결할 방법을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어 “나는 ‘당신(오바마)이 그(김 위원장)에게 전화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없다’고 했다”며 “실제로 11번 시도했다. 그러나 다른 쪽의 그 사람, 다른 쪽의 그 신사(김 위원장)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6월에도 “金과 전화로 판문점 회동 성사”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3일 후 “나는 이제 그(김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 수 있다. 나는 그에게 직접 연결되는 전화번호를 줬다”며 정상 간 핫라인 구축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김 위원장에게 판문점 회동을 제안하자 김 위원장이 10분 안에 전화를 걸어와 회동이 성사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흥미로운 北정보 있다”… 재건·전쟁 동시 언급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각료회의 도중 “북한과 관련해서도 아마 뭔가가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며 “북한에 대해 매우 흥미로운 몇몇 정보가 있다”고 했다. 이어 “많은 일들이 진행되고 있다”며 “그리고 그것은 어느 시점에 중요한 재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여러분은 그것(전쟁)에 대해 그리 많이 듣지 않지만 그것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도 “모르겠다. 나는 항상 누가 알겠느냐고 말한다. 이것은 협상이다”고 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협상의 의지를 드러내면서도 대화의 문은 열려있지만 언제까지 열려 있을지 모른다고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며 “전형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술”이라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장애인 678명 보호대상서 지역 구성원 ‘우뚝’… 새 삶의 길 열었다

    장애인 678명 보호대상서 지역 구성원 ‘우뚝’… 새 삶의 길 열었다

    전국 최초로 시설 중심에서 지역사회 중심으로 장애인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한 ‘서울시 장애인 탈시설’이 도입된 지 10년이 됐다. 탈시설 정책은 장애인들에게 어떤 의미이고, 장애인들의 삶을 어떻게 바꿨을까. 탈시설 정책 10년의 성과와 과제를 짚고, 시설에서 나와 지역사회에 정착한 장애인들 이야기를 통해 탈시설 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해 본다. ‘태어나 줄곧 시설에서만 살아왔던 누군가에게 세상을 선물하는 일, 이보다 더 의미 있는 정책이 있을까.’ 서울시 장애인 탈시설 정책이 장애인들에게 새로운 삶의 길을 열어 주고 있다. 수동적인 보호 대상에서 벗어나 자율적인 인권 대상으로 우뚝 서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살도록 하고 있다. 전국 자치단체의 ‘벤치마킹’ 모델이 되고, 정부의 탈시설 정책도 견인했다.17일 서울시에 따르면 2013년부터 지난 7월까지 장애인 678명이 서울시 지원 장애인시설을 벗어나 지역사회로 나왔다. 탈시설은 장애인이 시설에서 의존적 지위로 살지 않고 지역사회의 일반적인 환경에서 자립적이고 의미 있는 삶을 살도록 하는 것이다. 1961년 장애인재활시설이 등장하며 시설 중심 정책이 유지되다 2000년대 중반 시설 내 인권 침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탈시설 운동이 시작됐다. 서울시는 2009년 ‘장애인행복도시프로젝트’의 하나인 ‘장애인생활시설 개선과 자립생활 지원 계획’으로 탈시설 정책의 첫발을 내디뎠다. 2007년 서울시 특정감사로 회계부정, 인권 침해 전모가 드러난 석암재단이 계기가 됐다. 재단 산하 시설 장애인들은 2008년 1월부터 시설 생활인 인권보장, 자립생활교육 등을 주장하며 시청 앞에서 천막농성과 1인 시위를 했다. 서울시는 전문가 태스크포스(TF)를 구성, 관련 단체 간담회 등을 거쳐 이듬해 장애인생활시설 개선과 자립생활 지원 계획을 세웠다.시는 이 계획을 보완, 2013년 ‘1차 장애인거주시설 탈시설화 추진 5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2013~2017년 5년간 장애인 604명의 탈시설을 도왔다. 2017년 12월엔 ‘2차 탈시설화 추진 5개년 계획’을 발표, 올해부터 2022년까지 5년간 221억 200만원을 투입해 장애인 800명의 탈시설을 도울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2009~2012년은 탈시설에 대한 정확한 개념이 없어 탈시설 정책을 소극적으로 펼칠 수밖에 없었다”며 “2013년 서울시 ‘인권증진기본계획’에 장애인 탈시설화 정책 전환이 공식 포함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2013년을 기점으로 전국에서 처음으로 제대로 된 장애인 탈시설 지원 정책이 펼쳐졌다”며 “시설 장애인들이 당사자의 서비스 욕구와 장애 특성에 맞게 자립 생활을 하며 지역사회에 통합돼 살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하고 지원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탈시설을 구현하는 핵심 사업은 ‘자립생활주택’이다. 탈시설 장애인이 지역사회 정착 전 홀로 살며 자립생활 체험을 하는 중간 단계 주거 공간으로 2009년 도입됐다. 현재 자립생활주택 71곳에 장애인 117명이 생활하며 2~7년간 지역사회로 나가 자립할 준비를 한다. 시는 직업 교육을 제공하고 취업 알선을 통해 퇴거 후 지역사회에 자연스럽게 정착하도록 돕는다. 시 관계자는 “자립생활주택을 매년 5호씩 확충, 2022년 100호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했다. 시는 올해 ‘지원주택’도 새로 도입했다. 주택과 서비스가 결합된 것으로, 독립생활이 어려운 중증장애인이 자신의 주택에서 서비스를 받으며 안정적으로 지역사회에 정착해 살 수 있도록 돕는다. 입주 장애인의 주거 서비스를 위해 ‘주거 코디네이터’가 배치된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에서 공공임대 주택 일부를 지원주택으로 공급하는 방식으로, 매년 60호씩 마련한다. 오는 12월 60가구가 처음 입주한다. 시 관계자는 “다양한 사회 서비스와 지역 자원 연계를 통해 장애인의 지역 정착을 돕는 새로운 지역 기반 주거 정책”이라고 했다. 서울시 장애인인권증진에 관한 조례 제4조엔 모든 장애인은 차별과 인권 침해가 없는 지역사회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진다고 명기돼 있다. 시 관계자는 “오는 11월 정부에서 ‘탈시설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서울시의 선도적인 탈시설 정책이 정부 차원의 탈시설 정책을 이끌어 냈다”고 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지독한 가뭄·굶주림·장애… 악전고투하는 인간 군상들

    지독한 가뭄·굶주림·장애… 악전고투하는 인간 군상들

    ‘노벨문학상 단골 후보’ 옌렌커가 직접 고른 작품 네 편이 실린 중·단편 모음집이다. 집필하는 작품마다 판매나 홍보가 금지되면서도, 중국 평단이나 대중은 물론 세계 문학계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던 작가다. ‘연월일’은 한국에서 처음 선보이는 그의 중·단편집이다. 표제작 ‘연월일’은 ‘태고 이래 최악의 가뭄’에 사람들이 모두 떠난 마을을 눈먼 개와 함께 홀로 지키는 셴 할아버지의 이야기다. 특별한 줄거리 대신 이 고집 센 할아버지와 그 옆을 지키는 눈먼 개의 일상이 한 폭의 그림처럼 생생하게 묘사된다. 한 줄기 오줌도 옥수수 거름으로 주려고 아끼고 아끼는 할아버지와 개. 그렇게 애지중지 키우는 옥수수 이파리 표면에 웬걸, 짙은 갈색 반점이 생긴다. ‘가뭄 때문인가’ 하다가 할아버지는 언뜻 스치는 진실 앞에 대뜸 눈앞의 개를 걷어찬다. 사람보다 더 기름지고 뜨거운 개의 오줌 탓에, 거름이 지나쳐 생긴 반점이었다. 소설은 이처럼 지독한 가뭄과 굶주림, 장애와 가난 등 극한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악전고투하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다룬다. 소설의 특징인 ‘허구’에 환상적 요소가 결합되며 때로는 기담이나 설화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죽은 인물이 살아 있는 것처럼 다시 등장하기도 하고 이제 막 죽어 저승으로 건너가려는 주인공이 자신의 생애를 영화 보듯 목격하는 식이다. 그러나 이러한 초현실적인 설정이 쌩뚱맞아 보이지 않는 까닭은 이들이 처한 극한 상황과 감정 변화를 워낙 세밀하게 써내려 가는 작가의 문체 덕이다. 옌렌커의 소설에서 인간과 자연, 부모와 자식, 아내와 남편, 남자와 여자는 ‘생생히’ 살아 있다. 거기에 옌렌커 특유의 흡인력 있는 묘사가 더해져 책은 뜻밖에 ‘페이지 터너’다. ‘태고 이래 최악의 가뭄이 덮쳤던 그해에는 세월도 타서 재가 되어 버렸다’(연월일)라든가 “낯짝이 있으면 가서 밭이나 갈아요. 가서 저 당나귀처럼 땅을 갈아 보라고요” 하는 아내의 일갈(골수)도 재밌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추천사에 이렇게 썼다. ‘중국 최고의 풍자소설가. 현대 중국의 어두운 역사에 색다른 유머와 초현실적 이미지를 배치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버드와이저, 최대 맥주시장 中 진출 ‘노크’

    맥주계의 공룡인 AB인베브가 세계 최대 맥주시장인 중국 진출을 노리고 있다. 버드와이저로 대표되는 AB인베브 아시아태평양 법인 ‘버드와이저 APAC’이 지난주 홍콩 증시에 상장한 이후 AB인베브는 아시아 시장, 특히 중국과 인도, 베트남 시장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고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버드와이저 APAC의 얀 크레입스 최고경영자(CEO)는 홍콩 상장에 맞춰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맥주시장인 아시아에서 성장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우리가 선도하지 못하는 많은 시장에서 우리에게 많은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AB인베브는 버드와이저 외에도 스텔라 아르투아, 코로나, 호가든 등의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다. 특히 프리미엄 맥주가 대세인 중국에서 AB인베브는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 조사 결과 16%의 시장 점유율로 상위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서남아시아 전체로 봤을 때 AB인베브는 ‘톱10’에도 들지 못하고 있다. 중국 대표적 상업은행인 교통은행의 자회사인 보고콤인터내셔널의 하오 훙 수석전략가는 “중국은 현지 맥주회사들의 지역 장악력이 매우 강하기에 버드와이저의 전략은 여기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대형 회사들은 이미 아시아에서 작은 맥주 회사들을 사들였다며 이런 전략이 AB인베브의 전략 가운데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리피니티브와 로이터 조사에 따르면 화룬맥주가 25% 이상(150억 달러)의 시장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회사의 ‘스노 비어’로 알려진 설화 맥주가 분량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다. 칭타오(890억 달러), 충칭(320억 달러)이 뒤따르고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강희정의 아시아의 美] 리콴유의 유산, 싱가포르와 머라이언

    [강희정의 아시아의 美] 리콴유의 유산, 싱가포르와 머라이언

    최근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놀이공원 센토사의 머라이언이 철거된다는 소식이 들린다. 싱가포르의 가장 큰 관광단지 센토사는 유니버설 스튜디오, 테마파크, 리조트로 잘 알려진 곳이다. 지난해에는 북미 정상회담이 열려 명성을 떨치기도 했다. 원래 영국군 요새였고, 일본군의 포로수용소가 있던 어둠의 역사를 지닌 곳이다. 2차대전 말기에 여기 수용됐던 영국군이 조선인 군무원을 만난 이야기도 알려졌다. 요즘이야 마리나베이 샌즈호텔 같은 특이한 건축이 싱가포르를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머라이언은 오래도록 싱가포르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파란만장한 센토사섬에 세운 대형 머라이언은 과거를 극복하려는 나름의 의지를 보여 준다. 1965년에 독립한 도시국가 싱가포르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조형물, 머라이언은 도시 곳곳에 세운 상상의 동물이다. 머라이언(Merlion)은 인어를 뜻하는 머메이드(Mermaid)와 사자(Lion)를 합성한 말이다. 인구의 70% 이상이 중국에서 이주한 사람들인 까닭에 중국인들에게 친숙한 사자를 빌려온 것은 이해가 된다. 거기에 왜 인어를 더했을까? 이는 항구도시로서 바다를 지향해 온 싱가포르의 정체성과 관련이 깊다. 설화에서는 인도네시아의 상 닐라 우타마 왕자가 오랜 항해 끝에 사자처럼 생긴 육지를 발견하고 정착한 데서 싱가포르가 시작됐다고 한다. 육지를 상징하는 사자와 바다를 뜻하는 물고기 꼬리가 싱가포르의 정체성을 말해 주는 것이다. 1819년 영국 동인도회사의 스탬퍼드 래플스가 싱가포르를 ‘발견’하기 전까지는 트마섹(Temasekㆍ바닷가 마을)이라 불리는 한적한 어촌 섬에 불과했다. 독립 후 빠르게 ‘선진국’이 된 데에는 리콴유 전 총리의 ‘국가 만들기’가 주효했다고도 한다. 1958년 영국 의회에서 싱가포르 국가법이 통과돼 국가 성립 및 시민권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지만, 각기 다른 전통을 지닌 여러 종족을 싱가포르라는 국가의 깃발 아래 모으는 일은 쉽지 않았다. 리콴유는 국가를 세우고, 국민도 만들어야 했다. 영국 식민지에 모여 살던 여러 종족을 신생 독립 도시국가인 싱가포르의 국민이란 정체성으로 묶어야 했던 것이다. 그는 1972년 싱가포르강 어귀에 머라이언 동상을 세우고 제막식에서 “머라이언은 싱가포르에 오는 모든 이들을 환영하기 위해 세웠다”라고 연설했다. 말하자면 싱가포르에 오는 이와 싱가포르에 사는 이를 구분한 것이다. 일개 조각상의 건립에서 총리가 환영사를 하고,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도록 관리했다는 것은 그의 국가 지향을 잘 보여 준다.애초에 싱가포르 관광청의 디자인 공모전에서 프레이저 브루너가 낸 사자 도안에서 머라이언이 시작됐다고 한다. 처음 세워진 풀러튼 하우스 앞의 머라이언 도안은 콴 사이컹이 했지만 센토사의 머라이언은 제임스 마틴의 작품이다. 조각가에 따라 싱가포르 곳곳에 세워진 머라이언의 생김새는 저마다 다르다. 하지만 정작 머라이언을 싱가포르의 상징으로 만든 주체는 싱가포르의 ‘시민’이었다. 기념비적인 센토사 머라이언의 철거 결정은 국가 만들기의 시대적 소명이 이제 그 빛을 다했음을 시사한다. 이불의 포근함과 따뜻함이 배려로 느껴지는 계절이 왔다. 촛불로 이불을 기워 온 ‘시민’을 아늑하게 품어 줄 수 있는 ‘나라’를 희망해 본다.
  • ‘정선아리랑’ 유네스코 문화유산과 손잡고 오늘부터 축제.

    ‘정선아리랑’ 유네스코 문화유산과 손잡고 오늘부터 축제.

    강원도 정선아리랑을 테마로한 ‘정선아리랑제’가 4일부터 7일까지 막이 오른다. 정선군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준 정선아리랑의 뮤지컬 퍼포먼스 ‘아리 아라리’를 개막 공연으로 제44회 정선아리랑제가 화려하게 펼쳐진다고 4일 밝혔다. 개막 공연에는 칠현제례, 군민 2000명이 참가해 평화와 정암사 수마노탑 국보 승격을 기원하는 아라리 길놀이 등도 함께 펼쳐진다. 7일까지 나흘 동안 정선아라리공원 일대에서 열리는 정선아리랑제는 ‘하나된 아리랑, 평화를 노래하다’를 주제로 열린다. 개막 공연 아리 아라리는 정선아리랑의 설화를 바탕으로 조선시대 아우라지 처녀 총각의 사랑이야기와 뗏목을 엮어 물 길을 통해 한양으로 나무를 나르던 떼꾼들의 애환을 해학적으로 엮어낸 작품이다. 작품은 지난 2018년 처음 선보여 수도권 관람객등의 호응을 얻으며 한 해 동안 1만 6000여 명의 관람객을 유치 했다. 특히 평화를 주제로 한 올해 정선아리랑제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과 함께 한다. 정선군과 정선아리랑제위원회는 정선아리랑제 기간 중 전통문화교류 행사로 브라질 ‘삼바 데 로다’와 케냐 ‘이수쿠티춤’, 강릉 ‘관노가면극 공연’을 무대에 올린다. 3·1운동 100주년 특집 아리랑로드도 유랑의 노래, 전쟁과 평화, 아리랑 꽃이 피다를 주제로 선보인다. 전통혼례, 뗏목시연, 낙동농악시연, 토방집 짓기 놀이, 삼베길쌈 시연, 짚풀공예 등 전통문화재현 행사가 열리고 체험행사로 전산옥 주막 한마당, 멍석아리랑, 정선아리랑극 의상체험, 아리랑 가사 쓰기, 아라리촌 놀이마당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최승준 정선군수는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정선아리랑제가 세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과 교류를 통해 글로벌 축제로 도약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정선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서울탄생 설화 깃든, 김소월 흔적 담긴 왕십리… 진정 난 몰랐네

    서울탄생 설화 깃든, 김소월 흔적 담긴 왕십리… 진정 난 몰랐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23차 김소월의 왕십리’ 편이 지난달 28일 성동구 행당동과 마장동, 홍익동 일대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참석자 4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 왕십리역 4번 출구 시계탑 앞에 집결, 김소월의 시비를 보고 마장 축산물시장을 돌아서 왕좌봉 표석이 있는 동명초등학교와 한우고기집으로 유명한 대도식당을 거쳐 청계천박물관에서 탐사를 마쳤다. 이날 코스에서 서울미래유산은 김소월의 ‘왕십리’ 시비, 마장 축산물시장, 대도식당 등 3곳이었다. 참석자들은 소월 시비 앞마당에 앉아 해설자가 들려주는 노래의 제목 알아맞히기 게임을 했는데 우리가 흔히 듣고 불러 온 가요의 노랫말이 소월의 시였다는 사실을 알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동명초등학교 교정에 서 있는 왕좌봉 표석은 600여년 전 태조 이성계와 무학대사가 한양을 도읍지로 정하려고 지형을 살핀 봉우리였다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평평한 주택가로 변해 세월의 무상함을 느꼈다. 고층 아파트단지가 옛 봉우리를 대신하는 듯했다. 해설을 맡은 전혜경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군더더기 없는 해설과 진행으로 참가자들을 이끌었다.왕십리는 우리가 흔히 무학대사의 일화에서 농부로 변신한 도선대사로부터 ‘여기서 십리를 더 가라는 가르침을 받은 곳’으로 널리 알려진 도참설의 근거지이다. 서울천도와 서울탄생 설화의 고향이다. 무학봉, 왕좌봉, 도선동 같은 전래지명이 뒷받침한다. 왕십리(往十里)라는 지명은 이를 소리 나는 대로 읽고, 한자로 옮기는 과정에서 왕심리(旺審里) 또는 왕심리(往尋里)로 바뀌곤 한다. 더러는 왕십리벌, 왕심평이라고도 불렸다. 답십리와 함께 도성에서 10리 떨어진 마을이라는 뜻이다. 옛 서울의 중앙으로 들어가는 관문이다. 왕십리는 사대문 밖 동남쪽 지역으로 대개 하촌 또는 아랫대라고 불렸다. 사대문 안 동촌, 서촌, 남촌, 북촌에 주로 양반이 살았다면 중촌에는 의관과 역관, 화원 등 전문직업인이 거주했다. 요즘 서촌이라고 잘못 이름 붙여진 인왕산 아래 마을은 상촌 또는 웃대라고 하여 궁이나 관아에서 일하는 중인과 아전의 거주지였다. 하촌은 청계천 효경교 아래 동대문과 광희문 사이를 말하는데 주로 군교(하급장교)들이 거주했다. 이곳에 훈련도감의 하도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의 예지동·주교동·방산동·을지로6가·을지로7가·광희동·신당동이 아랫대에 해당한다. 군인과 군속 거주지라고 봄 직하다. 1751년(영조27)에 반포된 ‘도성3군문 분계총록’에는 한성부 동부 인창방이라고 기록돼 있다. 1865년(고종2) 편찬된 ‘육전조례’에 왕십리 1, 2계였다가 1894년 갑오개혁 때 왕십리계로 통합됐다. 일제강점기 고양군 한지면 상왕십리, 하왕십리였으며 1936년 행정구역 확장 당시 경성부에 편입됐다. 조선 오백년 내내 왕십리는 채소재배지로 유명했다. 조선 초기 성현은 ‘용재총화’에서 “동대문 밖 왕심평(왕십리)은 순무·무·배추 등 야채류의 산지”라고 기록했다. 조선 후기 실학자 박지원은 ‘예덕 선생전’에서 “예덕선생은 매일 마을의 똥을 져 나르는 것을 업으로 삼았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이 그를 불러 엄행수라고 불렀다. …왕십리에서 무, 살곶이다리에서 순무, 석교에서 가지·오이·수박, 연희궁에서 고추·부추·해체, 청파에서 미나리, 이태원에서 토란 같은 것들이 나오는데, 밭은 상상전에 심고 모두 엄씨의 똥을 써서 가꾸어 내는 것이다”고 왕십리의 채소재배 전통을 설명했다.‘왕십리똥파리’는 채소재배지라는 숙명에서 따라온 부정적 이미지이다. 사통팔달 교통의 중심지이다 보니 1930년 동대문~왕십리~뚝섬 간 기동차라는 이름의 궤도가 부설됐다. 기동차에는 채소와 땔감, 한강에서 채취된 얼음을 실어 날랐다. 뚝섬유원지로 가는 교통수단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 기동차에 동대문 인분저장소의 인분을 실어다가 뚝섬 채소밭에 거름으로 사용하다 보니 파리가 들끓기 마련이었다. 왕십리똥파리는 왕십리와는 무관하게 붙은 억울한 지역 이미지라고 할 수 있다. 19세기에 출간된 ‘동국여지비고’에는 왕십리의 식물성 이미지를 뒤엎는 ‘현방’ 관련 기록이 나온다. 현방이란 소를 잡아서 파는 정육점이다. 고기를 매달아서 팔기 때문에 붙은 이름으로 다림방, 푸줏간이라는 이름으로 익숙하다. 한양도성 내 23곳의 현방 중 왕십리 현방을 소개했다. 이는 18세기 이후 왕십리를 중심한 뚝섬 일대가 한강 해상교통의 중심지 중 한 곳으로 떠오르면서 고기수요가 많았음을 반증한다. 뚝섬 일대는 강원도에서 북한강 물길에 띄워 보낸 땔감이 부려진 곳이고, 퇴적층이라서 채소농사에 알맞았다. 고산자 김정호의 ‘수선전도’에 왕십리는 서쪽으로 동대문~영도교~광희문으로 이어지고, 동쪽으로 왕십리~살곶이다리~뚝섬으로 각각 연결된 모습으로 그려졌다. 오늘의 마장동은 조선시대 살곶이목장 중 시장지대였다. 살곶이목장은 조선 전기 87곳, 후기 209곳에 이르던 전국의 목장 가운데 가장 중요한 국립목장으로, 전국에서 뽑은 우수한 말 400~500필을 모아서 방목했다. 말 한 필이 면포 수백필에 해당할 정도였으니 말의 관리와 경비가 삼엄했다. 살곶이목장에는 말의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는 마조단, 말을 처음 기른 사람에게 제사 지내는 선목단, 말을 처음 탄 사람을 모시는 마사단, 말을 해치는 신에게 제사하는 마보단 등 4개의 제단을 설치하고 제사를 지냈다. 마조단을 알리는 표석은 살곶이다리와 중랑천을 굽어보는 한양대 캠퍼스 안에 있다. 오늘의 뚝섬, 자양동, 면목동, 군자동, 능동, 중곡동 등이 목장지대에 해당한다. 말 목장에 소를 함께 키웠다. 조선시대 관혼상제와 행사에 소고기는 빠질 수 없는 음식이었으나 왕실과 사대부가에만 허용되고 일반 백성에게는 소를 잡거나 먹지 못하도록 제한했기에 밀도살이 심했다. ‘한 집 걸러 한 집’ 정도로 성행했다.일제강점기 숭인동에 있던 가축시장과 도축장이 해방 이후 마장동으로 이전하면서 조선시대 말을 비롯한 모든 가축이 거래되는 시장의 관성이 다시 이어졌다. 1958년 청계천변 판잣집을 철거한 부지에 가축시장이 문을 연 뒤 1961년 도축장이 지어졌다. 그러나 1990년 이후 지방 소고기의 서울반입이 허용되면서 서울의 도축수요는 감소했다. 게다가 폐수와 악취 등이 도심에 부적합한 시설로 낙인찍히면서 1974년 가축시장, 1998년 도축장이 차례로 폐쇄되고 그 자리에 아파트가 들어섰지만 시장은 살아남았다. 1963년 개장 이후 수도권 축산물 유통의 60~70%를 담당하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육류 유통전문시장이다. 면적 11만 6150㎡이며, 점포는 총 3000여개, 연간 이용객 수는 약 200만명, 종사자 수는 약 1만 2000여명에 이른다. 하루 거래되는 축산물은 소 1000여 마리, 돼지 2만여 마리다.왕십리는 무학봉, 왕좌봉, 도선동 같은 서울탄생의 설화가 깃든 유서 깊은 고장이다. 뚝섬과 마장 축산시장에는 목장의 관성이 살아 숨 쉰다. 살곶이는 청계천과 성북천, 중랑천이 한데 모여 한강으로 흘러들어 가는 합류지다. 청계천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흘러가는 한강과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흐르는 역류의 하천이다. 뉴타운 개발사업의 완료의 함께 왕십리는 새 역사지층을 맞이했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 제24차 창덕궁~창경궁 담장 길 풍경 ■집결장소: 10월 5일(토) 오전 10시 창덕궁 돈화문 앞(안국역 3번 출구에서 300m) ■신청(무료):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서울도시문화연구원 (www.suci.kr)
  • 충남도 국내 첫 한국어촌민속마을 두 곳 만든다

    충남도 국내 첫 한국어촌민속마을 두 곳 만든다

    충남도가 국내 첫 ‘한국어촌민속마을’을 보령 효자도와 태안 가경주마을에 만든다. 도는 2일 어민 고령화 등으로 사라지는 전통 어촌마을 경관과 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이 사업에 나섰다고 밝혔다. 1.1㎢ 크기인 보령시 오천면 효자도는 효(孝) 테마 어촌민속마을로 조성된다. 죽어가는 아버지를 살리려고 허벅지 살을 베어 봉양했다는 최순혁 효자, 바다와 육지를 오가며 병든 부모를 고쳤다는 심씨 부부, 온갖 고난 끝에 귀향 간 아버지를 찾아온 소씨 등 설화가 전해지는 섬이어서다. 이런 스토리텔링을 통해 ‘어머니의 섬’으로 브랜드화하고 전통 어업 등 묵어가는 체험 프로그램을 만든다.섬에 전통 어촌가옥단지를 조성하고 전통 어구와 어법 등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꾸민다. 마을경관 개선과 도로환경 정비 등 인프라를 보완하고 섬 주민 생활서비스도 강화할 계획이다. 도는 다음달 기본계획, 12월 실시설계를 거쳐 내년 7월 착공한다. 사업비는 132억 5000만원이다태안군 고남면 가경주마을에는 선조들이 했던 독살과 해루질 등 어구 및 어법 전시·체험장이 만들어진다. 현 패총박물관을 민속문화의 장으로 활용하고 패총박물관부터 마을까지 진입로는 돌담길이 건설된다. 과거로부터 시간여행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전통포구 복원, 해안가 산책길 보강, 갯벌 생태 관찰로 설치, 전통어선 복원 등의 사업도 추진된다. 또 귀어인 유입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사업비 84억 5100만원을 들여 내년 초부터 공사가 시작된다. 한준섭 충남도 해양수산국장은 “어촌민속마을은 어촌의 공간·생태·문화·역사적 가치를 높이고 어촌·어업의 문화자원을 복원하는 중요 역할을 한다”며 “이를 후손에게 전승하는 것 뿐 아니라 색다른 관광자원으로도 많은 인기를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충남 금산인삼축제 27일 개막

    제38회 충남 금산인삼축제가 27일 막을 올렸다. 다음달 6일까지 ‘금산인삼, 천오백년의 가치를 담다’를 주제로 금산읍 인삼약초거리 등 곳곳에서 펼쳐진다. 금산인삼관 앞 광장에 있는 홍보관의 건강체험관에서 국내는 물론 몽골·중국·태국의 인삼을 활용한 전통치유법이 소개된다. 홍삼 족욕, 홍삼 팩 마사지 등 인삼약초체험을 할 수 있다. 건강미인관은 피부나이 측정, 동안 화장법, 천연화장품 만들기 등을 진행한다. 인삼공방거리에서 인삼을 꽃처럼 만들어 술을 담근 인삼꽃병 만들기, 인삼잎 손수건 만들기, 인삼 딸(꽃) 발광다이오드(LED) 만들기, 인삼 추억 그림그리기가 열린다. 인삼 튀김, 인삼 풀빵, 인삼 해독주스, 인삼 수수부꾸미 등 인삼 음식을 만들고 맛볼 수도 있다. 즐길거리는 종합유통센터 옆 무대에서 전국 창작동요대회, 건강댄스 경연대회, 대학생 트로트가요제, 주부가요제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경연과 힐링콘서트, 국악 퓨전 뮤지컬 쇼, 추억의 7080 콘서트 등 공연이 열린다. 인기가 많은 인삼캐기 등도 여전하다. 금산은 1500년 전 하늘에서 효자 강처사에게 신묘한 뿌리를 내렸는데 그 게 인삼이라는 설화를 간직한 고려인삼의 본고장으로 지금도 우리나라 인삼유통의 중심지이다. 금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조국은 소시오패스”…막말 국회 만든 ‘허수아비’ 윤리특위

    “조국은 소시오패스”…막말 국회 만든 ‘허수아비’ 윤리특위

    “정신병자” “벙어리”…여의도 막말 논란20대 국회 윤리특위 6월 종료…‘유명무실’ 지적의원 징계안 30여건, 심사도 징계도 無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의혹을 놓고 여야 대치가 격화된 가운데 일부 의원들이 막말을 쏟아내 눈총을 받고 있다. 특히 장애인 혐오성 표현을 사용해 조 장관을 비판하면서 인권단체 등 시민사회의 비판이 거세다. 일각에서는 국회 윤리특별위원회가 제 기능을 못한 탓에 혐오표현 논란이 해마다 반복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국 대전’ 속 장애인 비하 논란 김영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18일 “조국은 목표를 위해 정당성이나 합법성을 생각하지 않는 전형적인 소시오패스, 반사회적 인격 장애자”라고 말했다. KBS 뉴스프로그램 ‘사사건건’에 패널로 출연해서다. 함께 나온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항의했지만 “사과하지 않겠다”고 밝혀 논란을 키웠다. 같은 날 신상진 한국당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은 하루빨리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정신감정을 받으라”고 주장했다. 논란이 되자 18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가 운명의 키를 쥐고 있는 대통령의 정신건강에 관심 있는 의사 출신 국회의원으로서 꼭 권하고 싶었던 내용”이라고 밝히며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앞서 박인숙 한국당 의원은 조국 장관에 대해 “정신병이 있다”, “인지능력 장애가 있고 과대망상증도 심하다. 이렇게 정신 상태에 이상 있는데 장관직을 수행하면 안 된다” 등 혐오성 발언을 쏟아냈다.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박 의원은 “조 장관의 잘못을 강조하려다 부적절한 표현을 하게 됐다”면서 사과했다. 이에 대해 정신장애인 대안언론 마인드포스트의 박종언 편집국장은 칼럼을 통해 “갈수록 점입가경”이라면서 “이들의 발언에는 정신장애인이 무가치한 존재라는 인식이 깔려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적 이익을 위해 정신장애인을 비정상으로 규정하고 희화화 하지 말라”고 밝혔다. ●여의도 ‘막말’ 백태 정치권에서 조롱 목적으로 장애나 질환과 관련된 혐오표현을 사용하는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의 안보 대책을 비판하면서 ‘벙어리’라는 표현을 사용해 물의를 빚었다. 황 대표는 8월 7일 한국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일본 수출규제에는 국무회의를 생중계하더니 북한 미사일 도발에는 벙어리가 돼버렸다”고 말했다. 홍준표 전 의원은 이와 관련 “언론은 벙어리를 장애인 비하라고 시비 건다. 달을 가리키니 손가락만 쳐다보는 외눈박이 세상이 됐다”는 내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 또다시 논란을 빚었다. 사전적 의미로 벙어리는 ‘언어 장애인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다. 외눈박이는 ‘한쪽 눈이 먼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을 뜻한다. 장애인을 비하하는 발언이 잇따르자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 장애인 인권단체는 지난달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장애인을 차별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정치인들이 국민을 위한 정치를 이야기하는 기만적인 행위를 더는 용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현행 장애인차별금지법 제32조는 장애를 이유로 모욕감을 주거나 비하를 유발하는 언어적 표현이나 행동을 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국회 윤리특위 종료…3년간 징계 ‘0건’ 시민사회의 비판에도 매년 국회의원의 막말 논란이 반복된 탓에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리특위는 지난 6월 말 활동이 종료됐다. 여야 합의로 윤리특위가 비상설위원회로 전환되면서 특위 운영기한이 연장되지 않아 중단된 것이다. 지난 3년간 윤리특위의 징계는 단 한 건도 없었다. 활동 종료 당시 의원 징계안 38건이 올라와 있는 상태였지만 심사도 징계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끝났다. 38건의 징계안에는 ‘5.18 망언’을 한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을 비롯해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를 ‘달창’이라고 비하한 나경원 원내대표, 외교기밀을 유출한 강효상 의원, 재판거래 의혹을 받는 서영교 의원 등에 대한 징계안이 포함됐다. 윤리특위의 활동이 끝나면서 이 징계안들은 소관 상임위 없이 방치된 상태다. 상설 운영됐던 19대 국회의 윤리특위도 유명무실하긴 마찬가지였다. 의원 징계안 39건 중 철회된 6건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여야는 윤리특위 재구성을 논의하겠다고 밝혔지만 국회 파행이 이어져 쉽지 않을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국회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주민 최고위원은 이와 관련 “윤리특위 상설화 등 국회의원 윤리 의무를 강화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온라인 뉴스부 iseoul@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