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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통의 「아박춤」(연변 조선족 1백년:2)

    ◎거친 율동… 한서린 삶 표현/궁중춤 「동동」서 유래… 직선­전투적 동작으로 변모 『교수님,내말 좀 들어보오.쪽박 차고 건너와 이제 겨우 살 듯하니 시어머니 셋이 되었소.시어머니 하나도 감당하기 벅찬데 셋을 모시자니 어찌 고달프지 않겠소』 『시어머니 셋이라니?』 『처음 시어머니는 우리가 스스로 모시기로 한 중국이고,둘째 시어머니는 해방이 되자 재빨리 우리에게 시어머니 노릇을 시작한 북한이고,지금은 한국까지 시어머니로 모시니까 세번째가 아니겠소?』 딴은 그렇다. 『그치만 한국을 시어머니로 보는 시각은 잘못이 아닌가요?』 『말도 마오.시어머니가 따로 있소? 모국이면 시어머니지』 『모국이면 어머니지,어찌 시어머니요』 ○쪽박차고 두만강 넘어 『이래도 저래도 눈치봐야 하니 어찌 어머니라 할 수 있겠소? 시어머니지』 옳다.한국을 가까이 하자니 북한의 눈치를 봐야 하고,북한을 가까이 하자니 한국을 의식해야 하고,현재는 중국국적이라서 중국인이긴 하나 조선족 소수민족이니 역시 눈치보며 살아가지 않을 수 없다.조선족의 전설학자인 박창묵선생과의 일문일답이었다. 중국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의 불편한 심기를 단적으로 대변한 말일게다.어디 중국조선민족뿐이겠는가.조국분단의 설움은 외국에 거주하는 동포들의 공통된 아픔일 것이다.남북이 통일만 되었다면 이러한 고민은 있을 리 없다.그러나 중국에 사는 조선민족의 고민은 일본이나 미국의 교포들과는 또 다르다.박창묵선생의 표현을 빌리자면 쪽박 차고 두만강을 넘은 조선족은 「죽느냐 사느냐」의 갈림길에서 사선을 넘는 사투를 하지 않으면 안되었다.당시 빈손의 이주민을 맞아준 것은 처절한 냉대뿐이었다.거의 중국인의 땅을 개간하는 소작인으로서 겨우 입에 풀칠을 하는 정도였고,중국인 관리들의 횡포는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였다.재물의 약탈,부녀자의 납치는 극에 달했다.본국에서 왜놈에게 위안부로 끌려가는 비운의 주인공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이곳 만주벌의 텃세에도 없는 것은 아니었다. ○중국인 지주 착취극심 두번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은 당시의 비참한 경험은 지금은 설화로 구전되고 있다.악질지주로부터 착취당하는 민초의 고통을 담은 전설 「장생초」「백운봉」「신선봉」「와호봉」「방학대」등이 있으며 여자 겁탈을 담은 내용으로는 「봇나무와 만병초」「신선꽃사슴」「금붕어처녀」등이다.이들 이야기는 당시의 비참한 생활의 단면을 보여준다.「장생초」의 처음 발단부분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백두산 기슭의 외딴 산촌에 모자가 살고 있었다.부잣집 땅을 빌려 농사를 짓는데 피땀 흘려 농사를 지어도 굶주림의 공포를 벗어날 길이 없었다.어느 해 여느 때보다 풍성한 수확을 거두었다.추수를 끝내고 미처 새 곡식으로 밥을 지어 먹기도 전에 땅주인이 와서 양식을 몽땅 가져가버렸다.정말이지 참기 어려운 일이었다.땅주인을 찾아가 호소했으나 만나주지조차 않았다.모자는 하는 수 없이 마을을 떠나 깊은 산속으로 들어갔다…」 고향에서는 왜놈들의 가혹한 탄압을 피해 다시 중국으로 이주했건만 맞아준 것은 실망뿐이었다.여기서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오직 뭉치는 것뿐이었다.횡포와 텃세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조선족의 뭉침이었다.설상가상으로 일본의 침략근성이 만주벌까지 미치었으나 조선이주민들은 최후까지 저항으로 맞섰다.끝내 그들도 조선족의 뭉침을 흐트러뜨리지는 못했다. 전통춤을 연구하는 김정훈선생은 중국조선민족의 춤이 과거 가혹한 삶의 고통을 반영한다는 충격적인 말을 해주었다.이를테면 「아박춤」은 율동이 직선적이고 전투적이다.원래 이 춤은 학이 조용히 나래를 펴고 호수가에 앉으려는 듯 은은한 궁중춤이었다.우리가 익히 아는 「동동」이 바로 그 춤이다.그러나 삶의 위기에 봉착한 춤은 살기 위해 몸부림을 칠 수밖에 없었다.극적인 변신이 필요했던 것이다. ○눈녹여 주린창자 채워 쪽박 차고 살 길을 찾아 중국으로 건너온 일단이 안도현 송강 송화의 두메산골에 닿은 것은 땅거미가 진 뒤였다.사나운 눈보라에 굶주림과 피곤이 겹친 일단은 더는 옴짝달싹도 못했다.모두 동사직전이었다.이때 50여세 되는 「복실어머니」가 도끼로 참나무를 쪼개어 두 손에 들고 절규했다. 『자 모두들 아박춤을 추시우다.춤을 추면 춥지 않아요.얼어죽지 않을 사람은 빨리 춤을 춥시다』 모두 놋대야에다 눈을 끓여 굶주린 창자를 달래며 일어나 춤을 추었다.짚신 구멍으로 삐죽삐죽 나온 언 발을 굴려가며 춤을 추었다.아박춤은 이렇게 해서 민간춤이 되었다.소도구도 상아뿔이 아니라 참나무를 쪼개어 썼고,점차 참대를 다듬어 썼으며 구멍을 뚫어 삼색끈을 끼워 쓰기에 이르렀다. 지금은 기억조차 하기 싫은 중국조선민족의 괴로웠던 삶의 역사였다.광복을 맞고 이제 살맛이 날까 하는데 또 하나의 장애가 생겼다.하루속히 남북의 통일을 기원하는 마음은 조국의 동포들보다도 더더욱 절실할 것이다.
  • 북한 출신 박영월노파 삶 소설화/재미 이성호씨 「평양역에…」 출간

    ○…재미작가 이성호씨(53)가 브라질 상파울루에 거주하는 북한출신 박영월노인(67·여)의 체험을 작품화한 장편 「평양역에 노랑리본을」을 보람출판사에서 펴냈다. 「평양역에…」는 이씨의 장편소설 「아흔아홉계단」을 읽은 박노인이 LA에 거주하는 이씨를 만나 전한 이야기를 토대로 엮은 실화소설로 때묻지 않은 사랑의 고귀함을 일깨우는 소설이다. 이 작품은 영변의 가난한 집안 출신인 박노인이 노동당에 입당,당의 혜택으로 중학교에 진학하지만 학교를 당의 지배하에 두려는 당의 처사에 불만을 품고 동맹휴학을 주도한 끝에 반동으로 몰려 재판을 받고 옥고를 치르는 과정에서 우연히 만난 세명의 남학생에게서 받은 헌신적인 사랑의 회고담을 전하고 있다. 박노인은 옥살이중 아무도 찾아주지 않는 자신에게 사식을 들여보내고 만기출소후 진학하게 해준 세명의 남학생들을 잊지 못한채 현재 상파울루에서 혼자 살고있다. 최근 문협주최의 한국문학인대회에 참석차 한국에 온 이씨는 『박노인과 세명의 남학생이 6·25전쟁을 맞아 51년 1월5일 낮12시평양역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끝으로 헤어진후 만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을 전해듣고 작품을 쓸 수 밖에 없었다』면서 『물질만능주의에 빠진 요즘 젊은이들에게 이처럼 순수한 사랑이야기를 통해 경종을 울려주고 싶은 생각』이라고 밝혔다.
  • 넉넉한 마음/최인학(연변 조선족 1백년:1)

    ◎“상다리 휘게 손님 대접” 풍습 그대로/학술회의 쉬는 시간마다 술·음식 우리가 흔히 북간도로 불려온 오늘날 중국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외롭고 고달픈 민족의 땀과 한이 얼룩진 수천리 밖의 북지다.그 미지의 땅을 찾아 이민의 역사를 본격적으로 연지도 어언 한 세기를 맞게되었다.그럼에도 거기에 뿌리를 내린 이른바 조선족은 중국속의 영원한 소수민족이다.서울신문은 그들 삶의 애환을 민족지(민주지)시각에서 추적,매주 금요일에 연재키로 했다.집필은 현지를 장기답사한 인하대 최인학교수(비교민속학)가 맡았다. 올해 중국 길림성 연길시를 방문한 것은 제1회 중국조선민족민간문예 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연길시내 신화반점이 회의장소였는데 40명 정도의 학자들이 참석했고 이중에 22명이 주제발표에 나섰다. 민간문예는 구비문학을 말한다.문학성에 비중을 두어 구비문학이라는 명칭을 보편화 한 우리로서는 약간 생소했다.민간문예는 연희성을 더 강조한데서 붙여진 용어다.일본의 구승문예와도 맥을 같이하는 용어라 할 수 있다.회의가 시작된지 얼마 안되어 의장이 상오회의를 종결했다.정확히 상오11시30분에 식당으로 몰려갔다.참가자 전원이 식탁에 둘러앉았다.『낮이어서 술은 약간 들겠습니다』라고 건배를 자청했다.그러나 사정은 사뭇 달라 독한 술병이 계속 비워졌다.음식 역시 상다리가 휘어질 만큼 날라왔다.가져올 만큼 다 가져와야하는 접대모습 때문에 중간에서 그만 둘 수도 없었고,나중에는 채 비우지 목한 음식접시에 다른 음식 그릇들이 포개포개 쌓였다. 서울에서 학술회의를 자주 해본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대뜸 경비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참가비도 없고 요리는 고급인데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그렇다고 연회상을 앞에 놓고 궁금증을 물을 수도 없다.꾹 참을 수 밖에.하오2시가 되자 분과회의가 시작되었다.소파에 앉아 정담을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나는 술기운에 졸음을 참느라 고생했지만 그들은 늠름했다.낮술이 열기를 더 해 줬는지 회의 분위기가 매우 좋았다.하오5시가 되자 모두 식당으로 안내되었다.낮보다 성대한 만찬이 베풀어졌다.다음날도같다.더는 참을 수 없어 귓속말로 의장에게 물었다.『경비가 많이 드실 테지요』하자 의장은 웃음을 지으며 설명했다.북경(중앙정부를 지칭)에서 지원을 해주었으나 모자라서 몇몇 회사로부터 찬조금도 받았고,잡지사로부터 책을 내는 조건으로 공동주최를 한다는 것이었다.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북경에서 지원금을 받을 정도라면 이 회의의 성격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그러고 보니 연변 뿐아니라 요령·흑룡강성에서도 참가하고 있음을 알수 있다.결국 동북 3성이 모이고 한국을 넣어 국제회의 성격이 되었다.처음 계획단계에는 북한 학자도 참석하기로 했으나 김일성사망으로 인해 불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어떻든 회의는 진지하게 진행됐지만 잔치분위기도 만끽할 수 있었다.일상 먹는 것보다 특별하게 차려 먹으면 그게 잔치가 아니겠는가.그렇지만 우리 시각에서는 과소비요 낭비임에 틀림 없다.얼마전 조선족의 박경휘씨가 쓴 「조선족의 미풍양속의 계승과 제거해야 할 몇가지 풍습」이란 글을 읽었다.이 글에는 장점과 단점을 명료하게구분하여 항목을 늘어놓았는데 단점으로는 첫째 대식풍습,둘째 허례허식 풍습,셋째 과소비풍습,넷째 체면과 겉치레 풍습,다섯째 어린이를 황제처럼 모시는 풍습의 5개항목이다.어쩜 한국인의 단점이라고 해도 무방 할 만큼 공감이 가는 항목들이 아닌가.「나쁜 버릇 개 줄까?」하는 속담이 떠 올랐던 기억이 난다. 지금 한국은 현실적으로 빠른 국제화의 물결을 타고 있는데 비해 중국조선족은 그 속도가 느리다는 것 뿐이다.그러나 우리 마음속에 있는 의식은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차려 먹고 남아야 식성이 풀리는 것 아닌가.중국조선족 스스로가 악습이라고 하는 이 잔치의식은 결코 부정적으로만 보는 것은 잘못인지도 모른다. 첫째는 대접정신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우리에게는 가난한 선비 부인이 자신의 머리를 깎아 술을 받아와 남편의 벗을 대접했다는 설화가 있다.대접한다는 것은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것이다.마음이 넉넉하지 아니하고서는 남을 생각할 수 없다.옛날엔 부인들이 끼니 때가 되면 이웃집 굴뚝을 버릇처럼 쳐다보곤 했다는것이다.만일 굴뚝에서 연기가 나지 않으면 양식이 없는 것으로 알고 보리쌀을 바가지로 퍼다 주었다는 미담은 설화가 아니라 실화로 남아있다. 둘째는 넉넉함이다.우리가 생각한만큼 조선족은 가난하지 않다°그들은 우리처럼 자가용차나 개인 아파트를 소유하지 않고,집안에 수세식 변소나 무엌에 냉장고가 없다 뿐이지 마음마저 가난한 것은 아니다.그리고 최소한의 의식주는 넉넉하며 생활에도 불편이 없다.국민학교 학생들의 의복을 보면 한족이나 다른 소수민족들의 아이들보다 한결 사치하게 입혀 놓았음을 알 수 있다.아이들의 얼굴도 명랑하고 동심이 활짝 피어 있다.백화점에 가면 전기제품을 비롯한 상품이 넉넉하지 못함을 실감한다. 그러나 시장거리를 가보면 야채가 풍부함을 느낀다. 셋째 황금만능주의가 서서히 물들어가고 있다.아직은 위험선에 도달하지는 않았으나 곧 한국처럼 황금만능주의가 생겨 겉치레 경제가 만연해질까 걱정이다.그러나 한국처럼 오랜지족,야타족이 생겨나지는 않으리라 믿는다.그것은 아직도 성인사회가 자녀들의 장래를걱정하고 있기 때문이다.황금만능주의가 중국조선족에 파급된 요인은 한국 방문객 탓이라는 조선족 지성인의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 전국 시·도립무용단 무용제 내일 개막

    ◎18일까지 국립극장 대극장서 개최/서울·부산·광주·경기 등 8개 단체 참가 전국 8개 시·도립 무용단이 한자리에 모여 기량을 견주는 전국 시·도립무용단 무용제가 오는 14일부터 18일까지(평일 하오 7시30분 토·일요일 하오4시)국립극장 대극장에서 펼쳐진다. 지난 89년 서울올림픽 개최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국립극장이 마련,올해로 6회째를 맞는 이 무용제는 지역 예술단체의 저변확대와 지역문화교류 차원에서 호평을 받으며 자리잡아온 행사.특히 각 지역 무용인들의 특성을 살린 성과들을 한 무대에서 비교 평가하는 기회란 점에서 무용계의 큰 행사로 꼽히고 있다. 올해 무용제에는 전국 10개 시·도립무용단중 목포시립과 제주도립 무용단을 제외한 서울·부산·대구·광주·대전·인천·창원·경기등 8개 시·도립 단체가 각기 개성있는 작품을 선보이게 된다. 첫날인 14일 부산·대전시립무용단의 개막공연을 시작으로 15일 광주시립무용단,16일 서울시립무용단,17일 대구시립·경기도립무용단,18일 창원·인천시립무용단순으로 매일 공연이 이어진다. 이가운데 부산시립무용단은 개막공연으로 신라시대 처용설화에 바탕을 둔 창작무용극 「천상의 길」을 소개한다. 이 작품은 처용설화의 단순한 재현을 벗어나 설화가 담고있는 우리겨레의 정신세계와 멋을 통해 우리춤의 맥락과 위상을 재확인하는 구성이다. 대전시립무용단은 창작무용 「머슴살이」를 보여주는데 요즘은 거의 사라진 머슴살이의 애환을 우리네 토속적인 몸짓을 통해 무용극으로 다듬어낸 작품이다. 두 단체의 창작무용과는 달리 광주시립무용단은 낭만주의 고전발레 「지젤」과 지난해 국내 초연된 모던발레 「레퀴엠」등 두작품을 선보인다. 한편 서울과 대구시립무용단은 모두 죽음과 영혼을 주제로한 작품을 소개하는데 서울시립무용단은 죽은자를 천도하기 위해 펼치는 전통굿의 하나인 「씻김굿」을 현대적인 제의형식으로 재해석한 「떠도는 혼」,대구시립무용단은 동서양의 생사관을 연작형태로 구성한 「죽음의 메타포」를 내놓는다. 경기도립무용단은 조선시대 수원성을 배경으로 효의 정신과 그 뿌리를 파헤치는 민초들의 이야기를 서사적으로 그린 「아 수원성」을 보여주며 창원시립무용단은 이땅을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과 혼백들을 위로하는 내용의 「땅이여 창원땅이여」,인천시립무용단은 마을의 재앙을 물리치기 위해 산속에서 탈을 제작하는 젊은이의 모습을 다룬 「탈의 눈물」을 무대에 올린다.
  • 신진3인 장편소설 나란히 출간/출판인·컴퓨터광·스턴트맨 삶 작품화

    ◎김승효 「너의 날개…」/장태일 「겨울숲…」/김재찬 「광야에 눕다」/“독특한 소재­새로운 구성” 신선함 돋보여 신진작가들이 독특한 소재로 새로운 구성을 시도한 새 장편소설을 나란히 펴내 화제다. 최근 출간된 새작품중 김승효(37)의 「너의 날개가 수상하다」(타래)와 장태일(29)의 「겨울숲으로의 귀환」(세계사),김재찬(36)의 「광야에 눕다」(버팀목)는 신진작가의 소설답게 독특한 분위기를 드러내는 것들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승효의 「너의 날개가 수상하다」가 출판가의 현주소를 이색적으로 지적한 「출판소설」이라면 장태일의 「겨울숲으로의 귀환」은 컴퓨터와 통신망등 첨단기술사회에서 기존의 도덕,보수적 체제에 반발하는 사이버펑키적 소설.이들 작품과 함께 화제가 되고있는 김재찬의 「광야에 눕다」는 스턴트맨의 죽음을 소설화한 것으로 실제인물의 작품화를 통해 삶과 죽음을 대비시킨 장편이다. 이가운데 지난해 현대문학 신인작품 공모에 단편소설 「욕실」로 당선되어 등단한 김승효가 지난 8년간의 출판사 근무경력을 살려쓴 첫 장편 「너의날개…」는 한 작가의 사랑을 출판사의 실상에 연결해 극적으로 엮어간 작품.전문서적만 출간하던 출판사 대표가 소위 「팔리는 책」을 펴내기 위해 통속소설을 펴내기로 하고 작가를 발굴하나 이 작가에게 뒤늦게 나타난 옛 애인과 그로인한 작품지연등으로 어쩔수없이 무명시인의 시집을 출간한다.결국 경영의 어려움을 견디지 못하고 출판사를 타인에게 양도하는데 그후 시집이 베스트셀러가 된다는 줄거리로 전문 출판인 출신이 쓴 소설답게 작품전체에 출판인의 갈등과 출판기획의 어려움등이 담겨있다. 지난해 「49일의 남자」로 작가세계문학상을 수상한 장태일의 본격 사이버펑키소설 「겨울숲…」은 실제생활과 가상현실을 돌아가면서 이중적으로 서술해 진지한 것과,진지하지 않은 것을 이분법적으로 갈라놓은 모든 권위에 대한 은근한 반발을 담고있다. 이 작품은 평범한 일상 이야기에다 실제의 기억과 비현실적인 요소등 사이버펑키적 기법을 동원해 독자들이 나름대로 상상력을 살려 작품을 읽을 수 있도록 꾸민게 특징. 이혼한 30대 중반의 남자 주인공이 대학동창을 자처하는 외판원에게 컴퓨터를 구입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기본 줄거리로 하고 있다. 주인공은 컴퓨터의 가상현실게임에 몰두하게 되고 그게임에 의해 자신의 기억이 왜곡되고 훼손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외판원을 찾아나서지만 결국 가상현실게임 생산자들의 음모에 무기력하게 굴복하게된다. 여기에 지하세계와 겨울세계등 가상세계에서 주인공이 겪는 비현실적인 체험이 또 다른 이야기 줄거리로 전개되면서 기본 줄거리와 교차한다. 결국 이 소설은 각각 현실과 가상세계를 이분하는 끝맺음없는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에게 「진지한 것」과 「진지하지 않은 것」에 대한 판단을 맡기고 있다. 한편 올해 한국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김재찬의 신작 「광야에 눕다」는 MBC­TV가 방송한 「인간시대」의 실제 주인공 정사용을 다룬 작품.이 작품은 평생을 대역으로 살다가 본역을 맡아 녹화중 사고로 사망한 정씨의 극적인 인생을 작품화한 것으로 남의 죽음을 대신 연기하던 스턴트맨이 실제로 죽음을 맞게되기까지의 인생역정과 사랑을 그려내 삶과 죽음의 의미를 짚어낸 장편이다.
  • 태평무/진쇠춤/대신무/가을 무용계 수놓는 전통춤판

    ◎내일부터 이동안옹·정승희씨 공연/이/가무악 익힌 만능예인… 「신선과 학무」 일품/정/화관등 우리춤 원형 복원위한 고증 돋보여 귀족적이고 세련된 태평무,흐드러진 멋의 진쇠춤,영혼을 부르는듯한 대신무,잔재주 없이 담백한 승무 등….우리춤의 모든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묵직한 전통춤판이 초가을 무용계를 풍성하게 장식한다. 중요무형문화재 제79호 발탈 기능보유자인 운학 이동안옹의 전통무용 대공연(6일 하오4시·7시30분 세종문화회관 소강당)과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이수자인 정승희씨의 우리춤연구2 공연(9,10일 하오7시30분 문예회관 대극장)이 그것.특히 이번 공연은 우리 전통춤의 원형을 복원하기 위해 철저한 문헌고증 작업을 거쳤다는 점에서 무용계 안팎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조선조 재인청(재인조합)의 마지막 도대방이었던 이옹은 경서도창과 재담의 명인인 박춘재로부터 발탈을,줄광대 김관보에게서 줄타기와 전통춤을,명창 조진영으로부터 남도잡가를 배우는 등 가무악을 두루 익힌 만능예인.그의 재인청류 전통무용은 전문적인 재인들 사이에서 전해 내려오던 춤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현재 89세의 고령임에도 불구,그는 이번 무대를 위해 「신선과 학무」「즉흥무」「신로심불로」등 3편의 전통무를 펼쳐보인다.이 가운데 특히 「신선과 학무」는 신선과 동자,두마리의 학과 선녀가 등장하는 알록달록한 볼거리 위주의 춤으로 극적 요소가 강한 것이 특징이다.조선조 구극 전문극장인 광무대시절 단골로 올려지던 작품으로 한점 흐트러짐 없는 운학의 절제된 춤법도를 그대로 느끼게 한다.또 밀양 북춤의 하보경,진주 검무의 김수악 등 인간문화재들이 특별출연해 이옹과 함께 즉흥무를 펼친다. 정승희씨(49·상명여대 교수)의 우리춤연구2 공연은 한국 전통무용의 뿌리찾기 작업의 일환으로 마련된 것.각종 춤사위와 의상,화관,가면 등의 원형을 되살리기 위한 문헌고증 작업이 돋보인다.선보일 작품은 「춘앵전」「태평무」「처용무」「승무」「불교의식무」등.특히 「춘앵전」공연에서는 조선시대 궁중음악이나 무용등을 기록한 책인 「진연의궤」에 따라 당시의 의상을 그대로 되살려낼 예정이어서 우리 궁중무의 복식사를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기회가 될듯 싶다.원래 「춘앵전」은 궁중잔치에서 추던 것으로 조선 순조때 효명세자가 봄날 버들가지에서 지저귀는 꾀꼬리 소리에 도취돼 만든 춤.꾀꼬리 빛을 상징하는 노란색 앵삼을 입고 여섯자 길이의 화문석위에서 펼치는 개인독무가 일품이다. 또 중요무형문화재 제39호인 「처용무」는 처용설화에 근거를 둔 궁중정재로 신라 헌강왕때 비롯돼 고려정재로 굳어졌으며 조선조를 거쳐 현재까지 전승되고 있는 춤이다.한편 이번 공연에서는 궁중정재가 본래 가창과 결합된 형태로 연출되는 것이 통례임을 감안,「춘앵전」「처용무」의 창사를 춤추는 사람이 직접 부르도록 해 의미를 더한다.중견 한국무용가인 정승희교수는 『우리민족 고유의 생활감정이 담긴 전통춤은 현대사회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라고 전제,『우리춤의 본류찾기 작업을 통한 전통무용의 활성화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 「행정규제혁신위」 연내 신설/행쇄위·규제완화위 통합… 상설기구로

    ◎모든 규제 근본적 재검토/민간인·예산담당 실무공무원 참여 정부는 대통령의 자문기구인 「행정쇄신위원회」와 경제부총리가 위원장인 「경제행정규제완화위원회」를 발전적으로 통합,공정거래위원회와 같은 독립기구인 「행정규제혁신위원회」(가칭)로 확충,상설화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현행 규제완화의 속도와 내용이 기대보다 미흡해 보다 강력하고 실효성 있게 추진하려는 것이다. 민관합동으로 구성되는 이 위원회는 기존의 규제를 전면 재검토하는 것은 물론 신설되는 행정규제도 모두 사전 심의한다.관계부처 및 이익단체의 의견이 엇갈리는 경우 청문회방식의 심의절차를 도입하는 등 민간의 의견수렴을 위한 제도적 장치도 갖춘다.위원장은 차관급이상으로 임명한다. 정부의 고위소식통은 3일 『민간업계의 건의와 행정기관 스스로 발굴한 과제중심의 현행 규제완화방식에서 벗어나 기존의 모든 규제를 영점(제로 베이스)에서 전면 재검토하는 근본적인 완화방식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특히 금융·토지·노동 등 주요 정책목표를달성하기 위해 도입된 이른바 핵심적 규제요소들이 대상이다. 정부는 경제기획원에서 마련한 「정부규제완화혁신방안」을 토대로 곧 총무처 등 관련부처가 실무검토에 착수,빠르면 연내 위원회를 발족시킬 방침이다. 위원회는 민간인 6명과 공무원 4명으로 구성하되 위원들을 종래의 장·차관대신 실무급인 1급공무원으로 임명한다.위원회를 지원하기 위해 민관합동의 작업반(사무국)을 상설화,공무원 및 민간단체·연구기관에서 파견하는 전문가로 구성한다.규제의 신설 또는 폐지시 관련 예산·인력·조직 등의 검토 및 후속조치를 위해 예산 및 정원업무를 다루는 공무원들을 반드시 포함시킴으로써 규제완화와 관련예산과 조직 등의 정비가 동시에 이뤄지도록 한다. 이밖에 앞으로 연말까지 끝날 예정인 규제완화 전수조사(총무처)를 기초로 분야별 완화일정을 제시,예측가능성을 높이는 한편 일정기간안에 이 기구의 심사를 마치지 않은 규제는 무효가 되도록 할 방침이다.
  • 「여씨춘추」 제2권 「팔람」 출간

    ◎중국 전국시대 진 재상 여불위 편찬/도가·유가사상 등 망라된 고전 춘추전국시대 제자백가의 사상을 망라한 「여씨춘추」의 완역본가운데 두째권인 「팔람」이 최근 출간됐다(민음사 간). 「팔람」은 「십이기」「육론」과 함께「여씨춘추」를 구성하는 3부분의 하나로 서기전 3세기 당시 중국의 정치사상을 집대성한 위에 「여씨춘추」를 편찬케 한 여불위의 사상을 가미한 것이다. 제왕에게 전횡을 자제하고 「백성들의 부모(위민부모)」가 되라고 가르치는 이 내용은 한나라이후 중국 통치철학의 근간이 돼 왔다. 또 중국 역사의 시작인 삼대로부터 춘추전국시대에 이르는 각시기의 역사와 설화를 곳곳에 인용한 문장은 중국 고전가운데서도 백미로 꼽힌다. 「여씨춘추」중 총론격인 「십이기」부분은 지난해 이미 출간됐으며 셋째권인 「육론」은 내년말이나 96년초쯤 나올 예정이다. 「여씨춘추」는 중국 진시황의 실부로 알려진 전국시대 진의 재상 여불위가 자신이 거느리던 식객 3천여명이 써낸 글을 편찬한 것. 도가사상을 비롯해 유가·병가·농가·혁명가등의 제사상을 두루 담으면서도 여불위 특유의 해석을 내려 잡가 또는 신도가라는 별도의 사상체계로 구분되며 중국 정치사상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6편,20여만자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다. 국내에서 「여씨춘추」를 완역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계명대 중문과 김근교수가 역주를 맡았다.
  • 패망의 설화(백제를 다시본다:28)

    ◎의자왕 실정 등 좌절의 역사 우회 표출/천정대 전설은 흥수·성충 유폐 비판/「철 먹어치운 딱정벌레」선 멸망 암시/「계백 키운 호랑이 석달사흘 통곡」엔 백제인 자존심 깃들어 설화를 통해 백제인의 의식을 살피는 일은 그것이 역사적 사실의 확인 여부를 떠나서 꽤 흥미있는 일이다.왜냐하면 설화는 역사 현실에 대한 민중의 의식을 상징적으로 형상화하고 있기 때문이다.백제설화가 생각보다 많이 채록되어 있지 못하다는 점이 아쉽지만 그런대로 지금까지 알려진 설화들이 꽤 전해지고 있다. 사비시대가 막을 내리고 유민들이 항쟁을 벌인 시기는 백제로서 비극의 시대다.그 무렵 좌절의 역사가 더러 설화로 우회되어 나타났다.의자왕이 말년 실정을 거듭한 끝에 패망한 역사와 관련한 「희녀대」전설 역시 이 범주에 속한 것이다.사비성 밖 반월성 부근에 있는 희녀대에는 전국에서 뽑혀 온 처녀들이 가득 차 있었는데 백제가 망할 때 이 여자들이 모두 희생되어 백제에는 고운 모습의 여자들이 없어졌다.이는 「삼천궁녀」전설과 통하는 이야기라고도 할수 있다. ○「삼천궁녀」 전설 비슷 부여 규암면에 있는 「천정대와 임금바위 신하바위」전설은 의자왕의 실정을구체적으로 보여준다.천정대는 임금이 정승될 신하의 이름을 적어 넣으면 도장이 찍혀나오는 곳이다.의자왕은 흥수와 성충이 직간을 하자 다른 사람의 이름만을 적어 넣었더니 도장이 찍혀나오지 않았다.그럼에도 의자왕은 이들을 유폐시켜 나라가 망했다는 이야기다. 서산에 있는 「안흥목과 불가사리」전설은 백제 멸망의 징후를 보여준다.사비성에 남편을 보내고 바느질 품삯으로 사는 여인이 있었는데 하루는 딱정벌레가 나타나 가슴을 찌르고 사라졌다.며칠 후 그 딱정벌레는 사비성의 쇠붙이를 모조리 먹어치워 황소만해졌다가 안흥에 이르러 신진도 물살에 뒤집혀 죽었다.딱정벌레가 남편이 전쟁에 나간 여인의 가슴에 붙어있었다는 것은 전쟁에 나가 죽은 병사들의 혼과 수절하는 여인들의 한이 어우러진 것을 상징한다.또 사비성의 쇠를 모조리 먹었다는 것은 백제에서 무기를 만들 쇠가 없게 되었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 임천면에 구전되어 온 「성흥산성과 일곱왕자」는 성흥산성에서 일곱왕자와 항전하던 윤충이 사비성에 갔다가 모함을 받아서 죽었다는 내용이다.은산면에도 윤충이 나오는 「삼괴정의 세 장수」이야기가 있다.윤충이 세 장수와 함께 왕에게 충간끝에 옥에 갇혔다가 탈옥하여 은산에 은거하며 국난에 대비한다.그러나 윤충은 흑치상지의 배신으로 죽고 장수들은 왕자들의 권력다툼으로 패하고 말았다는 줄거리다. 이 두 전설은 시간적으로 맞지않지만 전설은 이를 문제시하지 않는다.요는 백제 유민들에겐 윤충이 백제의 국난을 위해 싸우려다 힘도 제대로 써보지 못한 채 의자왕의 어리석음 때문에 죽는 다는 것이다.장수들이 지도자들의 권력싸움과 동료들의 배신으로 패한 것이 안타깝다는 울분을 설화를 통해 달래고 있다. ○윤충 모함받아 죽어 그러면서도 막상 백제가 망하고 의자왕을 비롯한 관료와 백성들이 당으로 잡혀간다니까 백성들이 의기투합하여 모인다.양화면의 원당산 또는 사당산이라고 불리는 곳이다.이름 그대로 당을 원망한다,또는 당을 향해 화살을쏜다는 의미인데 여기서 유래된 민요가 「산유화가」이다.부여지역 백제인들의 국가에 대한 집단의식이 어떠했는가를 단적으로 설명해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소정방과 관련된 전설로는 「조룡대」전설을 비롯해서 「석연지와 백제탑」「맹괭이방죽」「군장동」「문동교」 등이 있다.「석연지와 백제탑」은 소정방이 「대당평재국비명」을 석연지에 새기려 하자 석공이 이를 거절한다.소정방이 이번에는 백제탑에 그 글귀를 새기려하나 석공은 탑 앞에서 죽어버린다.석공의 백제혼을 이야기한 것이다.그러나 실제로는 석연지와 백제탑에는 소정방이 새긴 비명이 남아 있다.이 전설은 수모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지만 그 치욕을 유민의 입장에서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민중의식을 담은 것이다. 「조룡대」전설은 각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주된 내용은 소정방이 당군을 이끌고 조룡대에 이르러 돌풍으로 더이상 진격하지 못하고 있을 때 백마를 이용하여 용을 낚았다는 내용이다.각편에 따라 용의 화신은 의자왕,무왕,간신인 구가,천일장군 등으로 나온다.다만 의자왕이나 구가일 경우에는 이들에 대한 민중들의 부정적 시각이 드러나 죽은 시신이 떨어져 썩은 냄새가 난다는 구릿내로 되어 있다.그러나 무왕이나 천일장군일 경우에는 호국신답게 무왕이 밤에 도사로 변신하여 소정방을 괴롭혔다거나 소정방이 천일장군의 짝인 암룡을 잡기위해 강에 소금과 독약을 넣었다고 하여 그의 잔인성을 고발하고 있다. ○소정방 잔인성 고발 백제유민들의 국가에 대한 집단의식이 극명하게 나타난 설화는 「맹광이 방죽」이다.이름난 점쟁이 이민광이 계룡산 치마바위 아래 숨어있는 의자왕을 소정방의 위협에 못이겨 알려주고 난 뒤 뱀한테 물려죽었다는 것으로 되어 있다.이 역시 의자왕이 나라를 망친 장본인일지라도 배신자는 용서할 수 없다는 백제유민들의 의식을 드러낸 것이다. 「표뜸과 계백장군」은 패배한 백제장수들에 관한 대표적인 전설이다.계백은 다섯살이 될 때까지 호랑이에게서 키워졌다.어릴 때는 홍수를 건너 서당엘 다녔고 성장해서는 호랑이의 도움으로 많은 무공을 세웠으며 그가 죽자 호랑이가 석달 사흘을 울었다는 것이다.백제유민의 입장에서 비록 전쟁에서 진 장수이지만 근본은 신이성 내지 신통력을 가진 존재로 그의 패배는 능력이 없어서가 아님을 밝혀 백제유민들의 정신적 자존심을 지켜주고 있다. 끝으로 백제유민,특히 여인들의 항거를 통해 유민의식을 보여주는 전설로 부여의 「각시바위」「가음산 궁녀바위」「낙화암과 삼천궁녀」「마가산 선녀」「연화지의 두 도령」,당진의 「영웅바위의 한」,청양의 「장수바위」「고란초」,서산의 「은행나무와 사자암」,금산의 「창평의 중바위」,대덕의 「새여울 두 처녀의 우정」 등이 전한다. ◎설화의 의미/건국·인물탄생의 사실 반영/「곰나루 전설」로 마한인의 유래 추정도 설화는 역사를 반영한다고 한다.설화의 내용이 곧 역사는 아닐지라도 역사적 사실을 상징하고 있다는 것이다.그런 점에서 설화연구자들은 백제의 시조 온조가 남하하기 전 마한지역의 선래 토착인들이 누구였는지도 설화를 통해 추정하기도 한다. 공주 「곰나루전설」은 곰과 어부가 교혼을해 살다가 어부가 인간 세상이 그리워 도망가자 곰이 자식과 함께 강에 뛰어든뒤 금강에서 거룻배가 자주 뒤집어져 사람들이 곰의 사당을 짓고 곰을 제사지냈다는 이야기이다.이 설화는 이 지역의 선래 토착인들이 북쪽에서 이주한 곰 신앙 부족의 후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또 백제 무왕이 되었다는 서동이나 후백제 시조인 견훤의 탄생설화는 지렁이와 과부가 교혼을 해서 낳았다는 수평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이에비해 단군 주몽 혁거세 등 다른 국조 영웅들의 탄생설화는 천부지모의 수직적 구조를 보여준다. 이 두 설화는 마한지역에 온조부족 이외에 적어도 서로 다른 신화의 세계관을 지닌 두 부족이 공존하고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백제 초기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는 청양군 「고금티 곰 울음」전설은 이들 서로 다른 부족 사이의 갈등을 보여준다.줄거리는 이렇다.백제군사에게 어미 곰을 잃은 아기 곰이 고개너머 다른 어미 곰과 아기 곰을 만났다.그러나 그 어미 곰 마저 백제군사에게 잡혀갔다.아기 곰들은 서로 의지하고 살려고 했지만 숯 굽는 사람들이 피우는 연기 때문에 고개를 넘어갈 수 없어 서로 울부짖으며 혼자 늙어죽었다는 이야기이다. 이 곰은 물론 마한지역에서 곰을 숭배하며 살아온 부족을 상징하는 것이다.결국 이 전설은 백제군사들이 이 지역의 곰 부족을 분열시켜 축출한 비극적인 역사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 9343099 WAR/김창동 지음(화제의 소설)

    ◎월남전 참전 지은이 체험 소설화 월남전에 해병 사병으로 참전했던 지은이가 체험을 토대로 쓴 장편소설. 소설 본래의 구성양식보다는 월남전 체험을 사실적으로 기술해 간 느낌을 강하게 주는 소설이다. 월남전을 6·25와 비교해 월남인들의 비극은 바로 한국인의 아픔에 다름아니라는 인식을 강하게 보여주고 있다. 전우의 죽음과 월남인들의 비참한 생활상들을 생생하게 전달하면서 전사한 전우의 딸을 주인공과의 묘한 관계로 풀어나가 소설적 재미를 빼놓지 않고있다. 삼신각 6천원.
  • 답사기/지건길 국립경주박물관(굄돌)

    요즈음 서점가에서는 우리의 전통문화와 관련된 유적답사기나 해설서들이 지가를 올리고 있다고 한다.지난해 봄에 출판된 한권의 답사기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베스트셀러의 대열에 들어서더니 얼마뒤에는 맨 윗자리를 차지하면서 아직까지도 그 여세가 계속되고 있다.이러한 추세에 힘입었음인지 근간의 일간지에 나타난 도서판매 순위에는 비슷한 성격의 서적들 서너권이 함께 나란히 자리잡고 있음을 볼수가 있다. 이 책들은 우리 문화사의 흐름을 다룬 체계적 이론서라기보다 대개는 개개의 유적에 대한 단편적인 답사기나 비전공자를 위한 해설서들이어서 일반 독자들이 훨씬 쉽고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더러는 흥미위주의 기술로 눈에 거슬리는 대목도 없지 않으나 그것이 오히려 독자를 끄는 힘이 되는지도 모른다. 경주처럼 유적지가 많은 곳에서는 이러한 종류의 책자를 손에 들고 다니는 여행객들을 곳곳에서 흔히 만나게 된다.이제까지 별로 바깥에 알려지지 않아 그런대로 한적한 분위기 속에 숨어 있을 수 있었던 곳이 어느날 갑자기몰려들기 시작한 방문객들로 몸살을 앓게 된 것도 바로 책의 위력(?)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요즘은 우연한 자리에서 만난 낯모르는 이나 친지로부터 특정 유적이나 유물에 대한 나름대로의 상당한 식견을 대하고 내심 놀라는 때가 있다.전혀 다른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그런 대화를 나누면서 그것이 얼마간 설화적이고 통속적이라 할지라도 우리 것에 대한 높은 관심을 읽는것 같아 우선은 반갑게 여겨진다. 지금까지 멀게만 느껴졌던 우리의 역사와 전통문화가 온 국민들에게 이만큼 한발짝 가까이 다가선 것만 해도 이 책들이 우리 사회에 끼친 값어치는 엄청난 것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모처럼 일기 시작한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의 열기가 일과성으로 그치지 말고 두고두고 온국민의 생활속에 깊숙이 자리잡게 되길 바란다.
  • 소설 삼국유사 1·2·3/정다운 지음(화제의 소설)

    ◎해모시·고주몽·석탈해 등 영웅으로 묘사 삼국사기와는 달리 민족주의사관에서 쓰여진 역사서 삼국유사를 새롭게 해석한 소설. 신화적으로 꾸며진 일연의 삼국유사를 단지 이야기차원이 아니라 고대사를 해석하는 본격적인 역사서로 인식하고 소설화한 작품이다. 단군조선 붕괴후의 사건들을 단편적인 전설로 이어간 원전과는 다르게 해모시 해부루 금와 고주몽 신라의 여섯촌장 석탈해등 신화적 인물들을 조선을 재건하기 위해 분투하는 구체적인 영웅들로 묘사하고 있다. 1편은 단군조선 패망이후 삼국건설까지,2편은 삼국의 발전과정,3편은 신라 삼국통일이후 신라 여왕과 고승등 인물들에 얽힌 이야기를 엮었다.밀알 각권 6천원.
  • 30대 여성작가그룹 「뿌리찾기」전

    ◎한민족의 근원·갈등 형상화/오늘부터 새달6일까지 공평아트센터서/「난생설화」·족보 소재 여권이미지 표출/태극·십장생으로 전통 사상·정서 조명 30대 여성작가 그룹 30캐럿이 31일부터 9월6일까지 공평아트센터에서 여는 세번째 그룹전 「뿌리찾기」는 30대 여성작가들이 작품속에 모색 해본 한국성 찾기로 이 그룹의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봄 10명의 30대 서양화 작가군으로 창립,「여성의 자아발견에 관한 여성문제」와 「남성실재」등 여성적인 이미지의 그룹전을 두차례 가져 페미니즘 그룹의 인상을 받았던만큼 이 그룹의 새 전시는 색다른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내면의 완성을 추구한다」는 뜻을 담고있는 30캐럿이 「뿌리찾기」에서 보여줄 작품들은 전통적인 소재와 이미지에서 추출한 한국성의 근원과 갈등으로 요약된다. 참여작가는 김미경 하민수 염주경 하상림 임미령 안미영 박지숙 이현미 최은경 이승연등. 이들 작가들은 이번 전시에서 크게 두 부류로 나누어 작품세계를 보여주게 된다. 그 하나는 한국성을 여성문화나 여성성에 연결해 페미니즘의 성격을 노출하는 부류로 김미경 이승연 하민수 염주경 하상림 임미령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가운데 김미경은 「난생설화」에 한국의 뿌리를 두고 타원형 스트로폼위에 석회액을 바른 2m길이의 거대한 「알」을 내놓고 있다.김미경은 이 작품에서 난생설을 통해 고대 한국을 모계전통과 결부시켜 생성의 근원인 알에서 한민족의 원초적 정서를 발견하려 시도하고 있다. 이승연과 하민수는 여성이 제거된 반쪽 역사의 의미를 담는 「족보」를 통해 한국성을 추적하는 쪽으로,이승연은 여성입장에서의 족보의 이미지를 동아줄로 표현하고 있고,하민수는 천위에 각각 여성과 남성을 상징하는 나무를 수놓아 왜곡된 여성의 역사를 그려내고 있다. 이밖에 염주경은 족보에서 탈락한 여성의 역사를 무속에서 찾아 가늘고 긴 옷고림을 늘어뜨린 작품으로 형상화하고 있고,하상림과 임미령은 원반에 징을 박은 「무언의 소리」와 유화 「고요한 아침의 나라」를 통해 한국성을 여성의 영역에 결부시킨다. 또다른 부류는이같은 여성의 이미지와는 상관없이 십장생 태극등 전통 철학사상이나 컴퓨터등을 이용해 한국의 뿌리를 찾으려는 쪽. 안미영은 십장생을 유화적인 방법으로 재해석해 한국인의 얼을 살려내고 있으며 박지숙은 할머니가 입던 치마나 어릴적 갖고놀던 방석,땀밴 교련복등을 모자이크한 조각보로 태극을 표현해 한국인의 정서를 발견한다.
  • 삼국유사/일연 지음(화제의 책)

    ◎설화·건국신화 등 알기쉽게 정리 「삼국유사」는 「삼국사기」와 더불어 한국 고대사를 기록한 대표적인 사서로 꼽힌다.더욱이 「삼국사기」가 빠뜨린 고조선의 건국신화를 비롯한 각종 신화·설화를 풍부히 실어 우리민족의 옛 문학·언어·민속·종교등을 전해주는 문화유산의 보고로 인정받는 책이다. 그러나 그 내용에 전문적인 것이 많아 일반인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면도 있었다. 옮긴이는 이번에 교양인이 꼭 알아야 할 내용을 간추려 한권의 분량으로 정리했으며 쉬운 말로 번역했다. 따라서 대학생·일반인은 물론 중고교생도 재미있게 읽을만 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옮긴이는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로,「삼국유사 교감」「대학·중용 역해」등 여러 저서를 갖고 있다. 이동환 옮김 장락 7천원.
  • 미­북 전문가회의/4개분과위로 나눠개최/새달6일께 열릴 대좌형식은

    ◎핵봉·경수로·대체에너지·연락사무소 논의/내주말 뉴욕접촉서 일정 확정 미­북한간 제네바회담 합의사항을 구체화 할 양측 전문가회의가 오는 9월초 열릴 예정이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들은 앞으로 있을 미­북한간 대화는 ▲뉴욕 실무접촉(8월말) ▲워싱턴­평양 분야별 전문가회의(9월초) ▲제네바 3단계 고위급회담 2차회의(9월 23일) 순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선 전문가회의를 언제 어디서 열며 누가 참석할 것인가 하는 문제들이 결정돼야 한다.이를 위해 내주말쯤 미­북한간 준상설화된 뉴욕의 실무접촉창구가 가동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 뉴욕접촉을 통해 전문가회의 개최를 위한 구체적인 사항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회의는 대체로 4개 분야로 나눠 극히 기술적인 차원에서 협의가 진행될 전망이다.이들 분야는 제네바 합의사항중 곧바로 추가협의가 필요하다고 양측이 인식하고 있는 ▲폐연료봉 처리 ▲경수로 지원 ▲대체에너지 공급 ▲연락사무소 교환설치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회의가 분야별로 장소를 달리하여 열릴지 아니면 전체회의에 이어 분과별 회의를 연달아 여는 형식이 될지는 아직 미정상태다.그러나 양측이 협의를 해야 할 분야가 기술적인 측면에서 상호연관성이 적어 사실상의 분과별 회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회의장소는 순서야 어찌됐든 워싱턴과 평양에서 번갈아 열릴 것으로 보이나 경우에 따라서는 연락사무소 교환설치문제를 다룰 분과회의는 워싱턴에서,폐연료봉처리 분과회의는 평양에서 열리는 방식이 채택될 수도 있을 것이다.양측의 수도에서 회의를 갖는 것은 제네바합의를 통해 미­북한 관계가 사실상 개선되고 있음을 뜻하는 것으로 정치적 상징성이 매우 크다. 전문가회의는 대충 9월초 개최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9월 3(토),4(일),5일(노동절)이 미국의 연휴기간이어서 6일께 회의가 열릴 것이란게 워싱턴의 일반적 전망이다.더욱이 미국측 수석대표인 로버트 갈루치 국무부차관보가 내주 휴가를 다녀온뒤 전문가회의가 개최되기 전인 이달말이나 9월초 한국과 일본등을 방문,경수로건설 지원문제를 다시 협의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는 점등을 감안할 때 전문가회의 개회는 빨라야 6일 이후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폐연료봉처리 분과회의는 영구폐기나 제3국 반출방안을 논의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저수조에 담겨있는 연료봉의 상태를 파악,용액의 화학처리등을 통해 저수조에서 1∼2년 보관하는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관측된다. 경수로지원 분과회의는 갈루치 차관보의 한국 및 일본방문결과를 토대로 경수로 건설지원 청사진을 마련하는 것이 주요 임무가 될 것이다. 대체에너지공급 분과회의는 경수로 원자로건설에 소요되는 기간이 8∼10년이 되므로 이 기간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해줄 화력발전소 건설문제와 기타 전력 및 유류를 공급하는 문제를 다룬다. 연락사무소교환설치 분과회의는 핵투명성의 확보와 동시에 워싱턴과 평양에 각기 외교창구를 설치하는 방안을 협의할 것이다.미국측은 현재 베트남과의 관계개선모델을 원용,일단 연락사무소를 설치한다는 목표아래 인원,사무소등 실무문제를 협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회의는 정책차원의 문제를 협의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적인 사안을 다루는 것이기 때문에 이 회의 자체가 제네바합의사항을 변경시킬 수는 없다.그러나 전문가회의가 제대로 「교통정리」를 하지 못할 경우 고위급회담 결렬의 복병이 될 가능성도 없지않다.
  • 「범민족대회」 이틀간 폭력사태/서울대서 어제 폐막

    ◎전경·학생 충돌… 182명 부상/쇠파이프 휘두르며 투석/학생/헬기 5대서 최루액 살포/경찰 14,15일 이틀간 치러진 범민족대회에서 학생들이 대회를 저지하려는 경찰에게 쇠파이프를 휘두르고 투석전을 벌이는 등 남총련학생들의 최근 홍익대집회에 이어 폭력시위가 재연됐다. 학생들 및 재야단체들은 14일 서울대에서 제5차 범민족대회를 강행한데 이어 15일 보고대회와 폐막식을 가진뒤 일부 학생들이 가두진출을 시도,헬기를 동원해 해산에 나선 경찰과 한때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으나 하오 6시쯤 학생들 대부분이 학교를 빠져나가 이틀째 행사는 별다른 사고없이 끝났다. 이날 경찰은 교내에 병력을 투입하는데 따른 충돌사고를 줄이기 위해 이례적으로 경찰헬기 5대를 동원,공중에서 최루액 6천ℓ를 폐막식이 열릴 예정이던 서울대 본관 잔디광장에 살포해 불법집회 저지에 나섰다. 경찰이 교내 불법집회를 막기 위해 헬기를 동원한 것은 운동권 학생들의 불법 난동집회에 강력히 대응한다는 방침에 따른 것이며 86년 건국대사태이후 처음이다. 경찰은 앞으로 운동권들의 불법 난동시위에는 헬기 등을 동원해 공중진압을 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보고대회와 폐막식을 저지하기 위해 하오 1시20분부터 경찰헬기를 동원,대학본부앞 잔디광장 상공에서 최루액을 뿌리며 해산을 유도했으나 참가자들은 하오 2시쯤 약식으로 10분간 폐막식을 강행했다. 학생들은 경찰의 최루액 살포에 맞서 교내 소방호스를 끌어내 공중으로 물을 뿌리거나 헬기를 향해 돌을 던지는등 격렬하게 저항했다. 경찰은 이날 서울대 주변에 70개 중대 8천여명을 배치했으나 학생들의 격렬한 저항으로 빚어질 사고를 우려,경찰병력을 교내에 투입하지 않았다. 일부 학생들은 폐막식을 마치고 쇠파이프와 돌 등으로 무장하고 학교밖 진출을 시도,경찰과 대치하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범민족대회 남측추진본부(범추본·상임본부장 신창균)는 폐막식에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북 3단계회담의 일괄타결 ▲남북정상회담의 조속한 개최 ▲연방제통일방안 수립 ▲민간통일운동에 대한 탄압중단 ▲국가보안법철폐 및 양심수석방 등을 촉구했다.범청학련남측본부도 이날 하오 3시 서울대에서 연방제 통일방안 등을 안건으로 총회를 열고 북측본부 및 해외본부 공동명의로 합의문과 투쟁결의문을 채택했다. 이에앞서 범추본 회원과 한총련소속 학생 1만5천여명(경찰추산)은 14일하오 경찰의 저지망을 뚫고 집결한 서울대에서 대회를 강행,이를 저지하기 위해 2차례 교내에 진입한 경찰과 밤새 공방을 벌였다.이과정에서 쇠파이프 등으로 무장한 학생과 경찰이 몸싸움을 벌여 학생 75명,경찰관 1백7명등 1백82명이 부상했으며 경찰 페퍼포그 차량 1대가 전복됐다. 경찰은 범추본이 대회를 강행하자 이날 하오 9시40분쯤 최루탄을 쏘며 45개중대 5천4백여명을 투입,쇠파이프와 돌 등으로 격렬히 저항하는 대회 참가자들을 교내로 분산시킨뒤 1시간만에 학교에서 철수했다. 경찰은 그러나 교내에 흩어져 있던 학생들이 하오 11시30분쯤 대학본부앞에 재집결,대회를 계속하자 15일 0시30분쯤 병력을 투입시키는 등 밤새 학생들과 대치했다. 경찰은 이틀간 시위과정에서 67명을 연행했다. ◎90년 베를린서 태동/당국 불법행사 규정 ▷범민족대회◁ 90년11월 독일 베를린에서 남북한과 해외인사 9명이 이른바 「3자회담」을 갖고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을 결성하면서 태동된 것으로 올해 다섯번째 치러진 행사다. 범민족대회를 주관하는 상설기구인 범민련은 당초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부위원장 윤기복을 본부장으로 하는 북측본부,재독교포인 작곡가 윤이상씨를 위원장으로 하는 해외본부,한국의 남측본부등 3개 소기구로 구성됐으며 한국을 제외한 북측과 해외본부는 91년1월 출범됐다.남측에서는 그러나 당국이 이 기구를 불법으로 규정짓는 바람에 상설화되지 못하고 처음 모습대로 여전히 「추진」상태에 머물고 있다. ◎폭력 주동자들 전원 구속수사/대검 지시 대검 공안부(최환검사장)는 15일 서울대 범민족대회장에서 있었던 「한총련」소속 대학생들의 난동시위와 관련,주동자를 모두 가려내 구속수사하라고 서울지검과 서울경찰청에 긴급 지시했다. ◎불법과격시위 관련/최내무 오늘 회견 최형우내무부장관은 16일 하오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범민족대회강행 및 한총련 소속학생들의 일련의 불법과격시위와 관련,정부의 공식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8년만에 헬기동원 시위해산/2시간 23분동안 최루액 6t 뿌려/학생들,소방호스로 물뿌리며 저항 경찰이 대학내 불법집회 참가자들을 강제해산시키기 위해 이례적으로 헬기를 동원해 관심을 끌고있다. 경찰이 대학가 시위에 헬기를 동원한 것은 지난 86년 10월 학생 1백여명의 대량구속사태를 빚은 건국대 「애학투사건」이후 처음이다.그러나 경찰은 지난 89년 현대중공업 노사분규와 최근 금호타이어 노사분규 현장에 지휘통제용 헬기를 동원한 사례는 있다. 15일 하오 1시22분 범민족대회 폐막식이 열리고 있던 서울대 본관앞 잔디밭 상공에 경찰헬기 1대가 선회하면서 빨간색 최루액을 쏟아붓기 시작했다.이에 놀란 한총련소속 학생과 대회참가자들은 영문을 모른채 혼비백산,도망가기에 바빴다. 이어 4대의 헬기가 약3분 간격으로 하오 3시45분까지 모두 12차례에 걸쳐 최루액 6천ℓ(6t)를 살포했다.이 최루액은 물과 최루가스를 80대 1로혼합한뒤 여기에다 빨간색 물감을 넣은 것으로 최루냄새가 분말보다는 덜 독하나 성능은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경찰의 뜻하지않은 공중진압에 대해 놀랐던 학생들중 일부는 본관에 설치된 소방호스를 빼내 하늘을 향해 물대포를 쏘며 저항하기도 했다. 이날 동원된 헬기는 경찰청항공대 소속 15인승·7인승 헬기2대와 경남·경북·전남경찰청에서 지원한 5인승 헬기 3대등 모두 5대. 이날 헬기를 동원한 경찰은 『서울대의 경우 진입로가 워낙 비좁은데다 전날 두차례에 걸쳐 병력을 투입했으나 쇠파이프 1천5백개 등으로 무장한 학생들이 격렬히 저항하는 바람에 많은 부상자가 발생했다』며 『부상자의 수를 줄이고 시위대를 효과적으로 제압하기 위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 그린씨어터 「살찐 소파…」(객석에서)

    ◎「아마」 수준에 머문 「신세대 연극」 『소비에트가 무너지던 날 난 김포공항에서 스포츠신문을 고르고 있었어.세계지도에서 내가 귀순하고 싶은 나라들이 일시에 없어져버린 느낌이었다고 할까.갑자기 ××같은 세기가 되어버린 거 있지』 극단 그린씨어터의 창단기념작 「살찐 소파에 대한 일기」(황지우작,주인석연출)가 공연되고 있는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소극장무대. 구석기시대 다산성여인상을 연상케하는 살찐 소파에 핀조명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멍하니 앉아있던 주인공 「나」의 자조적인 넋두리가 시작된다.이어 배우들이 쏟아내는 극렬한 정치언어가 그로테스크한 무대장치와 함께 섬뜩한 느낌을 전한다. 「살찐 소파…」는 70,80년대 격동의 역사현장을 격렬하게 체험한 지식인이 90년대를 살아가면서 겪는 인식의 단절과 그로 인한 정신적 공황을 묘사한 작품.이데올르기 붕괴이후 대체이념을 찾지 못하고 부유하는 지식사회의 정체성 위기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시선을 끈다. 물질적 풍요속에 변혁의지를 상실하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지식인의 소시민적 안일함과 민중에 대한 기만,이중인격적 행태등을 적나라하게 고발하는 등 「신세대연극」다운 패기를 보인 점도 신선했다. 그러나 이 연극은 어둠의 시절 「가위눌린」세대의 현실적 아픔만을 장황하게 늘어놓았을뿐 그들의 오늘의 존재이유나 미래에 대한 전망은 전혀 보여주비 못해 아쉬웠다.정신적 패배주의와 냉소주의에 빠져 끝없이 자신을 학대하는 주인공의 「대안없는 반성의 심리」는 관객의 정서를 일정부분 결합시켜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예술적 성취와는 거리가 있어 한낱 불건강한 자기위안의 연극으로 떨어지게 했다는 느낌이다. 황지우시인의 동명시를 극화한 작품인 만큼 「살찐 소파…」에는 문학적 향기가 진동한다.「나는 너다」「너는 나다」등 고승대덕의 선문답같은 상징적 시어와 현란한 대사들은 극의 격을 한차원 높여주고 있음이 분명하지만 이는 곧바로 단점이 되기도 한다.연기경력이 일천한 배우들이 관념적 언어를 무대언어로 적절히 소화하지 못해 간혹 말을 씹는등 연기와 대사가 겉돌아 원작이 추구하는 메시지의 질감을 떨어뜨린 것.특히 극 후반을 장식하는 시「산경」의 알레고리는 관객들에게 적잖은 「사고의 고통」을 요구했다.「산경」의 환상적이고 설화적인 세계를 떠받쳐줘야할 무용연기는 관능의 냄새만 풍겼지 신체언어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못해 오히려 극의 온전한 이해를 방해했다.단조롭게 반복된 배경음악도 주술적인 톤으로 극의 신비화에만 일조했을뿐 전체구도속에 녹아들지 못했다. 수족관 혹은 공기족관으로 설정된 메인무대 또한 공기방울효과에만 의존하는등 시각적 이미지화작업이 부실해 폐쇄공간으로서의 상징성을 획득하는데 실패했으며 11대의 TV세트를 동원한 비디오아트 역시 연극행위와의 유기적 결합에 이르지 못해 관극의 초점을 분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요컨대 한정된 그릇에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한 이 연극은 참신한 발상법에도 불구,대학생수준의 실험적인 「아마추어극」에 머물고만 인상이다.
  • 위장분산주식 실명전환 주주/68명에 1천31억

    ◎조명래 한국타이어회장 최다 금융실명제 이후 가·차명으로 위장분산했던 주식을 실명으로 바꾼 주주 중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전환금액이 가장 많다. 2일 증권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8월12일부터 지난 7월 말까지 위장분산 주식을 실명전환한 주요 주주는 모두 57개사에 68명이다.이들의 실명전환 규모는 7백95계좌에 1천31억7천7백만원이다. 이 중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은 1백32억원어치(지분율 6.63%)를 전환,가장 많다.최순영 신동아화재 회장은 1백5억원(7.27%)으로 2위이다.한국카프로락탐의 이웅렬 주주(10.6%)와 황학구 건설화학 대표이사(17.74%)는 각각 51억원으로 3위이다.
  • 뜨거운 여름(외언내언)

    세계 도처에서 기상이변 현상이 빈발하고 있다.그러나 누구도 이상기후라고 단정해 말하지도 못한다.아직은 이를 논증할 객관적 방법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1960년 우선 하나의 원칙을 국제적으로 세웠다.과거 30년간의 평균을 「기후평년값」으로 하고 이것도 매년 바꾸면 번거로우므로 10년단위로 쓰기로 했다.그러니까 지금 쓰고 있는 평년값은 1961년부터 90년까지의 평균이다.이 평균으로 월단위에서 2도이상 높거나 낮으면 이상기후 기온이다. 7월들어 현재까지의 전국평균기온은 이미 평균값 24.1도보다 무려 4.4도가 높은 28.5도가 됐다.이상기후로서도 극심한 수준이다.지난해 6,7월에는 2도가 낮았었고 8월에는 4도까지 낮아져 이상저온 현상을 보였었다.그런가 하면 올 4월에는 또 4도가 높았었다.한반도 기상난조는 지금 상당히 어지러워지고 있는 과정이다. 기후비교에서 4도차란 엄청난 것이다.2도차만 나도 1백년에 한번정도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본다.북반구 전체의 기온편차로 보면 80년대초부터 유럽 동부지역은 현저하게 낮아지고 시베리아와 북미 남부지역은 급격하게 높아지는 증상을 보인다.이속에 또하나 특징으로 호우지역과 가뭄지역이 같이 엉켜 나타난다.이를 이상기상의 블로킹현상이라고 말한다.극지방과 저위도지방의 기단간 교환이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따뜻한 겨울과 무더운 여름이 점점 더 확대될 것이라는 쪽이 정설화되고 있다.기상예측모형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것이 미기상청 지구물리유체역학 연구소,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영국기상국,미대기과학 연구소의 모형들이다. 이들 모두 지구의 온난화현상이 가속화되고 생태계 질서도 급변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구경이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닌 것이다.우리도 기후전문가팀을 가지고 한반도 기후예측 모형쯤은 만들어봐야 한다.
  • 「돈황벽화」의 진수 국내 첫선

    ◎동아갤러리,새달10일까지 「대벽화전」 개최/비천·십일면관음도 등 60여점 선보여 지난 12일부터 동아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중국돈황 대벽화전」은 돈황 막고굴 벽화를 간접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흔치않은 자리로 각광받고 있다. 돈황 막고굴의 4백92개 동굴에 새겨져있는 동굴벽화중 중국돈황화원 작가들이 박물관 소장및 전시용으로 그린 작품 60여점과 조각 7점을 사진과 함께 소개하는데 이같은 벽화전은 일본에선 2차례,대만에선 1차례 전시가 열렸지만 국내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돈황은 원래 한무제가 북방의 흉노를 막기위해 설치한 4군중 가장 마지막 설치된 곳으로 정작 돈황이 유명해지게 된 것은 돈황시내에서 25㎞ 떨어진 석굴사원 막고굴때문.이 석굴들은 근 1천년간 지속적으로 만들어졌는데 현재 남아있는 것은 약 6백여개 정도로 이 가운데 벽화를 갖추고 정비된 석굴만도 4백92개나 된다.혜초의 왕오천축국전이 발견된 곳도 바로 이 석굴중 하나다. 이 석굴들에는 불교적인 소재를 주로 그린 벽화와 소조불상들이 들어차있는데 벽화는 각종 여래와 현시·팔부중등의 그림인 존상화,불교경전 그림인 설화도,전통신화,경전의 내용을 그림으로 표현한 경변,불교사적,시주자들을 그린 공양자상,장식의장으로 구분되는게 보통. 이번 전시회에 선보이는 벽화는 이 가운데 우수작품을 선별해 시대별로 분류한 모사화들로 이 가운데 당대에 그려진 「비천」과 송대의 「십일면관음도」는 그 대표적인 것들이다.8월1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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