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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출위기 비인기학문 정부서 보호한다

    동국대 강사 조현설(38)씨는 설화조사차 몽골·티벳지역을 방문했다가 뜻밖에 이 지역 건국주역들의 설화가 단군·고주몽의 설화와 흡사한 사실을 발견했다.돌아와서 북방지역의 신화·설화 비교연구에 푹 빠져 있는 그에게 고민거리가 하나 생겼다.자신의 연구를 담아줄 ‘그릇’이 우리사회에는 없다는현실적인 한계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문화재 가운데 인간문화재처럼 당국이 ‘보호대상’으로 지정하여 계승,발전시키는 것이 있듯이 학문분야에서도 이처럼 당국의 ‘보호’가 필요한 분야가 있다.대중적인 인기나 사회적 수요는 적지만 학문적 가치는 물론 민족문화 계승,기초학문 배양차원에서 계속적인 연구가 필요한 분야인,소위 ‘보호학문’이 바로 그것이다. 학술진흥재단(이사장 박석무)은 최근 학문의 종(種) 다양성을 유지하고 학문간 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보호학문’분야 지원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박석무 이사장은 “최근 ‘인문학의 위기’가 운위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인문계열 학문을 비롯해 비인기 분야 학문들이 고사 직전 상태에 놓여 있다.시장논리 속에 퇴출당하고 있는 일부 학문에 대해서는 공적 자금을 투입해서라도 보호가 절실하다”며 보호학문분야 지원의 필요성을 밝혔다. 재단측이 보호대상학문의 예로 들고 있는 한국학 분야는 우선 한국 종교사·음악사·기술사·민속사·음식사·생활사·법제사·의약사·복식사·전쟁사·수학사·과학사·건축사 등.주로 종래의 왕조사·정치사 위주의 연구에서 소외된 분야들이 대부분이다.이밖에도 한지(韓紙)연구·신화(神話)학·한국식물학·화폐학 등 미세한 분야까지도 지원대상으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원분야는 비단 한국학 분야 뿐만이 아니다.전통학문 가운데 잊혀져 가는학문을 보호,육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연과학·기술과학·응용과학 등 학문 전반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재단의 정출헌 전문위원은 “현재 재단 내부에서 보호학문의 대상을 구체적으로 결정한 것은 없다”며 “인문·사회·자연계 등 다양한 학문 분야의 지원자들의 신청을 받아 학문적 가치,사회적 의의 등을 검토한 후 보호대상 범위와 분야를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정 위원의 이같은 설명은 재단측이 보호학문 대상분야를 미리 결정하여 공표할 경우 지원자들이 자칫 위축감을 느끼거나 지원분야가 한정될 것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재단은 보호학문분야의 지원을 위해 교육부와 협의를 거쳐 금년예산으로 5억원을 이미 확보해 놓은 상태다.연구자 1인에게 월 100만원꼴로,40명가량을 지원할 예정이다.지원방법은 연구비 지원과 강의지원 등 다양한 형태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박 이사장은 “올 첫사업의 성과를 봐서지원규모를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교육부도 이번 사업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신청 접수기간은 6월 30일부터 7월 13일 까지.(02)3460-5592,학술진흥재단홈페이지(http://www.krf.or.kr) 참조. 정운현기자 jwh59@
  • 때이른 무더위…납량물로 탈출

    여름 밤 더위는 ‘전설의 고향’에 맡겨라. 유난히 빨리 닥친 여름 무더위를 말끔하게 씻어줄 납량특집 KBS‘전설의 고향’10편이 28일부터 5주간 월·화 밤 9시50분 방송된다.전국 각 마을에 전래되고 있는 전설과 설화 등을 발굴해 드라마화한다.이프로는 77년 ‘마니산 효녀’를 내보내면서 시작됐다.89년 578회 ‘의장녀’까지 12년동안 방송했다.그후 특수촬영기술의 한계에 부딪혀 제작이 중단됐다가 최근 컴퓨터그래픽 등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96년 ‘호녀’로 부활,매년 여름마다 특집형식으로 시청자를 찾아가고 있다. 특히 올해 ‘전설의 고향’은 시원하고 생생한 화면을 보여주기 위해 많은분량을 야외촬영했다.‘전설의 고향’은 올해 처음으로 수출될 전망이다. 28일 방송되는 1화 ‘솟대’는 장승과 더불어 마을 어귀에 자리잡고,외적과 재앙으로부터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에 얽힌 고구려시대의 이야기이다.2화는 ‘열녀문’.혼인을 앞두고 남편이 급사하는 바람에 17세에 청상과부가 된 소영은 귀신이 되어 나타난다.3화‘초혼’은 역모의누명을 쓴 한 가족사를 다뤘다.4화 ‘오세암’은 수도승의 파계와 수행,열반에 이르는 과정을 담았다.5화 ‘호몽’은 새끼여우를 잡아먹은 최대감에게 어미여우가 복수를 하는 내용으로 섬뜩한 느낌을 준다. “‘오세암’은 사계절을 담았는데 특히 눈내린 겨울장면은 여름밤의 무더위를 깨끗이 씻어 줄 것”이라고 안영동CP는 말한다. 허남주기자 yukyung@
  • [저자와의 대화] ‘나무와 숲이 있었네’펴낸 전영우교수

    “나무와 숲은 단순한 천연자원에 머물지 않는다.인간의 마음을 평화롭게하고 예술적 영감을 주는 문화자원이다.”전영우 국민대 산림자원학과교수의 나무와 숲 예찬론은 현대인들에게 생명의 가치와 자연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다. 그는 ‘나무와 숲이 있었네’라는 책에서 “우리 조상들은 자연을 살아 있는 유기체로 인식하고 그 자연과 삶을 융화시키는 지혜를 갖고 있었다”고말한다.그는 숲을 개발과 이용을 위한 물질적 대상만으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조화롭게 융합하는 정신적·질적 대상으로 보고 있다.전 교수의 나무와 숲을 사랑하는 아름다운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이 책은 숲마다에 서려 있는 역사적 사건,설화 등을 곁들인 자연생태학 산문집이다. 그는 우리나라 숲을 폄하만 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광릉의 숲은 천연 활엽수림으로는 세계적인 학술가치가 있는 소중한 자산이다.광릉이 우리나라 본래의 숲 모습이다.세계적으로 헐벗은 산을 복구하는데 성공한 나라는 한국과 독일뿐이다.유엔이나 국제농업기구 등은제3세계 국가들에게 한국의 성공을 배우라고 권한다.우리나라의 조림을 연구하기 위해 제3세계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다.우리는 인류문화사에서 큰 업적을 남겼다.” 전 교수는 일반시민은 물론이고 지식인들도 우리 숲을 잘못 알고 있는데 대해 자괴감을 느낀다고 말한다.그 한 예로 ‘아까시나무’ 이야기를 들려준다.그는 우리가 흔히 부르는 ‘아카시아’는 잘못된 이름이라고 말한다.아카시아는 열대식물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없으며 미국에서 들여온 아카시아와비슷한 나무를 잘못 부르고 있다는 것이다.지난 1948년 이창복 당시 서울대교수가 ‘아까시나무’라고 이름을 붙였으나 통용되지 않고 있다고 안타까워한다. 일본인들이 우리나라의 숲을 황폐화시키기 위해 아까시나무를 의도적으로많이 심었다는 소문이 한동안 나돌았다.그러나 전 교수는 터무니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한다.“아까시나무는 미국인들이 19세기 말쯤 들여와 주로 도시주변 헐벗은 산에 심었다.아까시나무를 들여온 이유는 황폐한 땅에서 잘 자랄뿐만아니라 토질을 개량하는 비료목이기 때문이었다”고 그는 말한다.아까시나무는 전체 삼림면적에 5%에 지나지 않으며 참나무류가 크게 번성하면서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우리나라의 굽은 소나무가 많은 이유를 경주에 있는 소나무와 그곳에서 멀지 않은 울진·청송·봉화 등 오지에 있는 소나무를 비교하며 설명한다.“신라인들이 1,000년 동안 경주 인근 숲에서 곧고 좋은 소나무만 베어 썼기 때문에 남아 있던 좋지 않은 나무에서 씨가 떨어지고,그 자손 중에서 다시 좋은 나무는 베어지고 나쁜 나무는 남아 씨를 남기는 일이 반복된 결과경주 부근에는 굽고 못생긴 소나무가 많다.그러나 사람들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은 울진군 소광리의 소나무는 하늘 높이 곧추 서 있다.” 학고재 1만3,000원이창순기자 cslee@
  • 한전 사장 최수병씨 선출

    한국전력공사는 11일 주주총회를 열어 새 사장에 최수병(崔洙秉·60)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을 선출했다.감사에는 황용하(黃龍河) 전 경찰청장이 선출됐다. 최 신임사장 약력▲60·광주 ▲서울대 경제학과 ▲경제기획원 공정거래실장 ▲보사부 차관 ▲서울시 정무부시장 프로필 저돌적인 업무추진력을 인정받아 정부 요직을 두루 거쳤다.지난 97년 대선을 앞두고 김대중(金大中)대통령 후보진영에 합류,총재경제특보로 활동했다. 서울시 부시장 시절 자치구 폐지를 주장했다가 곤욕을 치르는 등 자기 주장이 강해 이따금 설화(舌禍)를 빚기도 한다.지난해 5월 한전사장 공모 때 장영식(張榮植) 전 사장과 막판까지 경합을 벌였었다.
  • 秦炯九 前재검공안부장 발언파문 안팎

    김태정(金泰政) 법무부장관의 해임과 자신의 면직을 몰고온 진형구(秦炯九) 전 대검 공안부장의 설화(舌禍)는 7일 오후 4시쯤 자신의 집무실로 축하인사차 들른 일부 기자들과 만나 환담을 나눈 데서 비롯됐다. 이날 대검 간부들은 박순용(朴舜用) 검찰총장 주재로 점심을 함께 하며 석별의 정을 나누었다.폭탄주가 석 잔,양주 잔술도 상당히 오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진 전 부장은 기자들에게 ‘뒷방 늙은이’로 불리는 대전고검장으로 곧장승진한 소회를 피력하며 대전과의 인연을 이야기하다 조폐공사 파업 건을 꺼냈다. 그는 “공기업이 파업을 하면 검찰이 이렇게 대처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검찰이 조폐공사의 파업을 유도했으며 당시 총장에게 말씀드렸더니 처음에는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일종의 장난(공작)이라고 설명을 곁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날 저녁 언론의 확인취재가 시작되자 “농담 비슷하게 후일담으로 얘기한 것일 뿐”이라면서 “공기업 가운데 첫 구조조정 대상인 조폐공사 파업에 신속히 대처,향후 공기업 구조조정이 원만하게 해결됐다고 한말이 오해를 낳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해명이 됐다고 판단한 진 전 부장은 공안부 과장들과 이날 밤늦게까지 환송연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8일 아침 일부 신문에 자신의 발언이 보도된 사실을 알고 대검 기자실로 찾아와 “강희복(姜熙復) 조폐공사 사장과 통화한 일도 없으며 발언취지가 와전됐다”고 해명했다. 대검은 이날 공식 해명서를 두 차례나 내고 “조폐공사는 당시 구조조정이이미 쟁점화돼 파상적인 파업이 진행중이었고 이에 검찰이 대응한 것”이라면서 “지난해 7월 이후 수차례 부분 또는 전면 파업을 했는데도 검찰은 12월1일에야 공안합수부회의를 통해 파업주동자에 대한 사법처리에 나섰다”고밝혔다. 검찰은 이날 오후 김장관 경질 직후 “진 전 부장의 자화자찬이 지나쳐 사실과 다른 내용을 실언했다”고 자체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임병선기자 bsnim@
  • 舌禍 몰고온 발언 전문

    검찰 사상 최대의 ‘설화(舌禍)’를 낳은 진형구(秦炯九) 대검 전 공안부장의 7일 발언을 간추린다. 조폐공사 파업은 사실 우리가 만든 거다.정부투자기업에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점인데 어떻게 할까 그러다가 조폐공사 노조에 조짐이 있어 우리가 아래에 지시해서 복안을 만들었다.사실 우리가 파업을 유도한 거야. 사장이 강희복이라고 고등학교 후배인데 머리가 좋아서 얘기가 잘 통하더라고.그래서 옥천에서 경산으로 기계도 옮기고.사실 그냥 두면 조폐공사 구조조정은 2002년에나 가능하게 돼 있었다고. 공기업에 파업이 일어나면 우리가 이렇게 한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그랬는데.노조가 너무 일찍 손을 들고 나와 버린 거야.그래서 싱겁게 끝났지.그게 잘됐으면 지하철파업도 없었을텐데. 그 전에 총장님한테 말씀을 드렸더니 처음에는 무슨 얘기인지 잘 못 알아들으셔서 고개를 갸우뚱하시더라고.일종의 장난이라고 말씀드렸더니 알아들으시더라고.
  • 金대통령 러시아·몽골 순방-몽골방문 의미

    울란바토르 양승현특파원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몽골 방문은 지난 90년 3월 국교를 수립한지 9년만에 한국정상으로는 처음있는 일이다.몽골은 48년10월 북한과 수교이래 전통적인 우호협력 관계를 유지해온 북한의 오랜 우방이다.우리와 당장 논의해야 할 시급한 현안도 없다.그런데도 김대통령이 몽골을 방문하는 이유는 자명하다.역시 우리의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지지확보와 역할 기대다.지난 4월초 북한에 일정한 영향력을 갖고있는 무바라크 이집트대통령의 방한과 그 맥을 같이한다.한반도 냉전구도 해체를 위한 유리한국제환경의 조성이다. 다시말해 북한의 오랜 친구들에게까지 우리의 진의와 호의를 이해시킴으로써 북한을 남북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고 포괄적 접근방안을 받아들이도록 하려는 ‘외교적 압박 전략’인 셈이다. 이러한 전략이 가능토록 만드는 현실적 바탕에는 무엇보다 한·몽골 두나라의 오랜 역사적·문화적 유대감이 깔려있다.김대통령 스스로도 ‘몽골반점’과 ‘알롱고아’설화,그리고 양국 어린이들의 전통놀이인 제기차기·공기놀이·실뜨기 등을 예로 들면서 “꼭 한번 가서 확인해보고 싶다”고 강조,깊은 문화적 유대와 인종적 동질성을 표시하고 있다.31일 몽골 국회 연설에서징기스칸시대때 두나라 사이에 이뤄진 ‘형제의 맹약(盟約)’을 언급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다른 하나는 상호보완이 가능한 경제환경으로 양국은 공동의 이익과 번영을 도모할 수 있는 경제적 구조을 갖고있다.즉 몽골의 5대 교역국이자,4대 투자국인 우리는 몰골의 시장경제 이행 및 경제개발 과정에서 개혁 및 개발경험을 전수할 수 있는 처지다.또 석탄·동·몰리브덴·텅스텐·아연 등 세계10대 자원부국인 몽골과 우리 기업의 참여를 접목시킬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다. 나아가 몽골은 대륙교통로와 무역로로서 중국·러시아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적 의미와 대규모 농장의 상업적 영농재배가 가능해 21세기 자원·식량의 안정적 공급지로서의 의미를 갖고 있다.김대통령이 몽골에 대규모 유·무상의 지원을 약속하는 것도 이를 감안한 조치다. yangbak@
  • 청중속으로 찾아가는 음악회 활기

    “청중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갑니다” 지난 97년 IMF체체에 들어서면서 전문공연장을 찾는 관객들이 줄자 콘서트홀을 벗어난 다양한 공간의 연주회가 부쩍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예정됐던 공연까지 줄줄이 취소돼 클래식 음악계가 움츠러들었다.문화향유의 기회가 적어진 셈이다.이처럼 공연장을 찾는 발길이 뜸해지자각 기획사들과 연주자들은 기획공연을 준비,청중을 찾아가는 연주회로 눈을돌렸다. 음악계의 이런 노력에 성당·교회·미술관·학교 등이 화답하고 나섰다.평소에 활용도가 낮았던 공간들을 연주장소로 선뜻 개방한 것이다.가나아트센터·아트선재선터·토탈미술관등은 갤러리음악회를 상설화,단순한 전시장이아닌 종합문화공간으로서 이미지를 높이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학교 음악회는 교육적 효과는 물론 잠재 문화고객 개발 효과도 높다.교회는 선진외국에서는 종교음악은 물론 교회 건물의 잔향을 이용한 특별한 음악 연주 장소로사랑받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명동성당 지난 17일부터 매주 월요일 오후 12시 20분부터 30분 동안 ‘한낮의 음악회’를 열고 있다.첫 음악회에는 200여명이 참석했다.연주자들은명동성당 소속 18명의 오르가니스트들이 매주 번갈아 연주한다.파이프 오르간 연주는 악기의 특성상 아무곳에서나 들을 수 없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반주단 단장인 오세화씨는 “기대보다 많이 참석했다”며 “주변 직장인 등 비신자들에게도 가벼운 마음으로 성당을 찾도록 하기 위해 연주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성당음악회여서 성가곡 내지 종교음악만을 생각할수 있지만 친근감을 느낄수 있도록 쉬운 곡으로 정했다”며 반응을 보면서 본당 뒤 성모동산에서야외연주회도 시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횃불선교회에서도 간간이 파이프오르간 연주회가 열리며 안동교회는 지난 16일 교회 창립 90주년기념 음악회를 교회에서 가졌다. ■학교방문음악회 공연기획사인 크레디아가 주최한 것으로 지난 4월 22일 서울 보성여중에서 처음 시작됐다.연주장을 찾기 힘든 학생들에게는 소중한 기회이며 연주자에게는 미래의 관객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6월 9일에는동부이촌동 용강중에서 문익주(피아노)양성원(첼로),21일에는인천 상인천중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이성주의 연주회가 각각 열릴 예정이다. ■가나아트센터 지난 4월부터 센터내 야외무대에서 기획공연을 가졌고 5월에는 매주 토요일 오후 3시 어린이를 위한 마임과 인형극을 하고 있다.아직정례화된 프로그램은 없다. 지난 14일에는 이종상의 ‘원형상을 위한 테마’라는 작품전시회에 맞춰 무대배경을 그의 작품으로 꾸미고 이유나의 가야금 독주회를 가졌다.6월에는포크음악 30주년을 기념하는 연주회를 준비중이다.300석. ■아트선재센터 7월부터 내년 6월까지 매월 셋째 일요일 오후 3시에 ‘이야기가 있는 음악회’를 연다.그리고 5∼7세 아동을 대상으로 한 공연 ‘스토리텔링 99’도 7∼10월 매월 네째주 토요일 오후 2시에 열 계획이다. ‘이야기가 있는 음악회’는 매 공연마다 주제를 달리해서 연주 중간중간에 해설을 덧붙이거나 시낭송을 겸하게 된다.주말 오후여서 편안한 마음으로가족과 함께 즐길수 있다.250석. ■금호미술관 3년전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갤러리 음악회’를 열고있다.전시장에 간이의자를 설치하고 흡음 커튼을 설치,음향시설도 그런대로 좋다는평을 듣고있다.200석. ■토탈미술관 연주회를 정례화한 것은 지난해부터.한달에 한번꼴로 매월 첫째 목요일에 ‘아르스 크레오’(창조적 예술이라는 뜻)라는 이름의 무대를마련하고 있다.그동안 국악,현대음악,작곡가 초청대화,마임,현대무용 등으로 특색있게 진행해왔다.특히 지난 4월1일 열린 해금연주자 김영재 공연때는비가 내려 설치작품이 놓인 전시장 마루바닥에 멍석을 깔고 앉아 연주가 계속돼 운치를 더해주었다.200석. 강선임기자 sunnyk@
  • [변혁으로서의 문학과 역사](22)-남정현의 ‘분지’(1)

    작가 남정현은 등단 3년만인 1961년 중편 ‘너는 뭐냐’로 제6회 동인문학상(후보작)을 수상할 정도로 그 풍자적 기법이 뛰어났다.5·16군부쿠데타 이후 한국사회가 당면했던 갈등과 모순을 전통적인 골계적 수법으로 날카롭게비판하던 이 인기작가에게 당시의 잡지들은 앞다투어 원고를 청탁했다.1964년 11월 경 그는 ‘사상계’와 ‘현대문학’ 두 잡지로부터 소설을 청탁받고 우선 한 편의 작품을 쓰기로 결심했다. 그는 “소설이란 우리 인간사에 관한 이야기”란 생각을 가진 작가로서 현실을 관찰하면서 “어찌된 판인지 우리 사회의 요소요소에는 인간의 꿈과 염원을 시중들기 위한 법이며 제도며 그 장치보다는,도리어 인간의 염원을 가로막고 행복을 훼손하려는 장애물이 더 많은 것 같았다“고 느끼게 되었다. 문학적 상상력은 여기서 더 나아가 “국가권력은 이미 나라와 민족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자들의 손에서 아주 멀리멀리 떠나버린 상태”로 보여 “세세연년 민족자주를 열망하는 전민중적인 희원을 한번 소설화해보고 싶었을 뿐”이어서 쓰게 된 것이 ‘분지’였다.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4·19같은 민족적 희망이 왜 5·16같은 폭압으로 압살당해 버렸느냐를 추구하다가 “그 배후에는 아무래도 미국이라는 거대한 외세가 크게 작용하고 있음을 직관적으로 감지하고 그 답답함과 울분을 기초로 ‘분지’를 구상했던 것이다”(한승헌변호사 변론사건 실록 ‘분단시대의 피고들’ 참고). 그의 장기인 풍자적 기법으로 그리 오랜 시간을 끌지 않고도 탈고하게된 이 작품을 작가는 순문학지 ‘현대문학’을 통해 발표했다.1964년 12월 어느날이었다. 소설은 홍길동의 10대손인 홍만수가 어머니의 영전에 하소연하는 형식을 취한 일인칭 독백체로 이뤄져 있다.만수의 아버지는 일제 때 독립운동을 위해나갔으나 해방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았고,그의 어머니는 환영대회에 나갔다가 미군으로부터 성폭행 당한 채 돌아와 정신이상으로 죽는다.고아 남매는외가에서 자라던 중 6.25로 헤어져 만수는 입대했다가 제대했으나 살 길이없는 절망 속에서 스피드상사의 현지처가 된 누이동생 분이를 만나 미군수물자 장사를 하면서 지낸다. 이런 딱한 처지의 만수에게 친구들은 도리어 매부인 스피드상사에게 미국과 통할 수 있는 길을 열어달라고 빽을 써대는 현실을 저주하며 만수는 썩어빠진 정치를 규탄하나 그보다 더 견디기 어려운 것은 누이 분이의 고통이었다. 밤마다 스피드상사는 본국의 본처와 비교하면서 분이의 육체적인 결함을 들어 온갖 욕설을 퍼부어대며 학대해댔기 때문이다.대체 미국 여인들의 육체는 얼마나 황홀하기에 저런가고 고심하던 중 스피드의 본처 비취가 한국으로오자 만수는 그걸 확인하고 싶어졌다. 만수는 한국을 안내해주겠다는 구실로 비취를 향미산으로 데려가 정중하게분이의 처지를 설명하면서 그녀에게 육체를 보여줄 것을 요청하자,그녀는 다짜고짜 만수의 뺨을 후려갈겼다.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만수는 그녀의 배위를 덮치고 앉아 속옷을 찢어 황홀한 육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그러나 만수의 손에서 헤어난 비취는 돌연 “헬프미!”를 외치며 산 아래로 내려가 도움을 청했는데 그 결과는 “향미산의 둘레에는 무려 일만여를 헤아리는각종포문과 미사일,그리고 전미군 중에서도 가장 민첩하고 정학한 기동력을 자랑하는 미 제 엑스 사단의 그 늠름한 장병들이 신이라도 나포할 기세로저(만수)를 향하여 영롱한 눈동자를 빛내고”있다. “이 땅 위에서 만수란 이름의 육체와 그의 혼백까지를 완전히 소탕하기 위해서 뿌려진 금액이 물경 이삼억 불에 달”하는 위기의 상황에서 만수가 어머니의 영전에 하소연하는 형식의 이 소설은 채만식의 풍자를 능가하는 완벽한 알레고리로 김지하 풍자문학에 한 발 앞선 성과였다.“앞으로 단 십 초,그렇군요.이제 곧 저는 태극의 무늬로 아롱진 이 런닝셔츠를 찢어 한 폭의찬란한 깃발을 만들”어,타고 태평양을 건너 미대륙에 닿아 “우유빛 피부의 그 윤이 자르르 흐르는 영니의 배꼽 위에 제가 만든 이 한폭의 황홀한 깃발을 성심껏 꽂아놓을 결심”을 다지는 것으로 이 소설은 끝난다. 林軒永 문학평론가
  • 경북 업무보고 이모저모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3일 경북도 행정개혁보고회의에 참석,지난해에 이어 큰 ‘선물꾸러미’를 꺼내놓았다.‘지방화시대’라는 국정철학에 기초하고 있으나 호남지역보다 푸짐했다. 이의근(李義根)경북지사가 건의한 영주 선비촌 조성 등 유교·불교문화권개발과 경북관광공사 설립 지원 등 무려 9개 지역현안에 대해 모두 긍정적인 검토를 약속했다.지난해 건의한 경주 엑스포,영일만 신항만,경북 북부지역개발,경부고속철의 경주통과,안동 국가산업단지 조기지정,대구지하철의 경북지역 연장,김천시 종합운동장 건설 지원 등이 대부분 이뤄졌거나,현재 적극추진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올해 건의 역시 대부분 성사될 것으로 관측된다. 김대통령 스스로도 “내가 초청한 엘리자베스 영국여왕이 안동 하회마을을방문,이 마을이 세계적으로 유명해졌으니,내 덕이며 안동에 들르면 한 턱 내야 할 것”이라고 유머를 섞어가며 지원을 아끼지않고 있음을 강조했다. 김대통령이 쏟는 애정의 기저에는 가슴에 응어리진 오랜 ‘한’이 서려있다.이날 “나는 호남에서 태어났지만 김해 김씨이므로 경상도 사람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여러분 가운데 광산 김씨와 전주 이씨는 본을 따른다면 호남사람들”이라는 조크 역시 마찬가지다. 김대통령은 “지금 박수를 받기보다는 죽은뒤 여러분의 존경을 받기를 바란다”며 “그렇게 안하면 비판하고,그렇게 하면 협력하고 지지해달라”고 직설화법을 썼다.그리곤 실례로 국민회의 경북도지부장 권정달(權正達)의원,장영철(張永喆)정책위의장,김중권(金重權)비서실장 등의 중용을 거론했다. 양승현기자
  • 10회 서울인형극제 28일 개막

    세계인형극의 흐름을 한자리에서 보여주는 서울인형극제가 10돌을 맞아 오는 28일∼30일 서울 문예회관 등 소극장 6곳에서 화려하게 펼쳐진다.이 잔치는 전세계 10개국의 전문 인형극단이 참가해 어린이들에게 다양한 문화를 보여준다. 우리 나라 인형극의 ‘산증인’인 안정의 서울인형극회대표는 “어린이문화를 홀대하는 한 청소년 뿐만 아니라 어른의 감수성도 빈곤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면서 “인형극은 단순히 어린이만을 위한 ‘하찮은 공연’이 아니라 가족간의 대화를 유도하고 상상력을 키우는 좋은 씨알”이라고 의미를부여했다. 이번 대회에는 국제적 감각을 자랑하는 뉴질랜드의 ‘아웃 오브 핸드 프로덕션’을 비롯 모두 16개팀이 참가한다.오랜 역사를 가진 유럽의 화려한 인형극과 미주 지역의 세련되고 감성적인 작품들,아시아 각국의 민속인형극들이 동심을 기다리고 있다. 이중 뉴질랜드팀은 코미디와 서커스 요소를 대폭 도입한 색다른 공연으로많은 웃음을 줄 것으로 보인다.마술 쇼,손으로 보여주는 동물 그림자극,피에로의 코미디쇼등으로 유럽에서 각광받고 있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대만 스페인 핀란드 미얀마의 작품도 눈길을 끈다. 중국 인형극의 전통을 잇고 있는 대만의 소서원(小西園)은 30여차례 해외공연을 통해 ‘대만의 문화대사’역할을 하고 있는 유명한 극단이다.핀란드의헤보젠켄카 극단은 인형과 사람이 함께 무대에 서는 복합공연의 흐름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미얀마인형극단은 전래 설화를 바탕으로 한 줄인형을 선보인다.미얀마 공연단체로서는 국내 무대에 처음 선다. 하영훈집행위원장은 “이제까지 보여주는 차원에 머물렀다면 올해부터는 ‘엑스포’의 개념을 도입,상품성을 높이고자 한다”면서 “해외 인지도가 높아져 자비로 참가하는 팀도 3팀이나 된다”고 소개했다.(02)723-8930이종수기자 vielee@
  • 우리고장 재미있는 설화책, ‘노원구 사랑방 이야기’

    ‘청소년에게는 내고장의 역사를,어른에게는 아름다운 추억과 향수를…’ 노원구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구에 얽힌 여러가지 이야기를 한데 모은 책 ‘노원구의 사랑방 이야기 20’(사진)을 펴냈다. 9대째 이곳에서 살고 있는 구문화원 權周遠 부원장(65)이 엮은 이 책은 노원구 관내의 마을마다 전해 내려오는 옛날 이야기 20가지를 담은 일종의 지역 설화집이다. 수락산,범바위,봉바위,학림사,배미재,벙어리골,석교다리,굴참나무,은행나무 등 현존하는 명소나 명물에 얽힌 이야기가 실물사진 및 재미있는 삽화가 곁들여진채 동화처럼 아기자기하고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나무를 베거나 살생을 해서,또는 욕심이 지나치거나 남을 괴롭혀 벌을 받는 교훈적 이야기들이 있고 병들거나 약한 자를 도와주는 아름다운 인정과 절절한 사랑의 이야기도 있다.그런가 하면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 말조심을해야 한다는 가르침도 있다.특히 이러한 이야기를 통해 조상들의 삶의 양식과 애환,가치관 등을 이해할 수 있어 자라나는 어린 학생들에게 유익할 것으로기대된다. 각 이야기의 서두에는 이야기의 소재가 된 명소·명물의 위치와 이야기를제공한 주민을 소개하고 있고 책의 말미에는 요즘도 정례 행사를 통해 재현하고 있는 마들농요 9곡의 가사도 첨부했다. 저자 權부원장은 “마들벌의 크기보다는 아파트 평수를 논하는 어른들과 텔리비전과 만화에 몰두하고 있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 이 책을 펴내게 됐다”고 발간 동기를 설명했다. 문창동기자 moon@
  • [대한광장] 민중의 소리도 들어야 한다 / 도진순 창원대 교수

    이규보의 ‘동명왕편’ 서문에는 다음과 같은 재미있는 사연이 기록되어 있다.당시 고려에서는 배운 것 없는 비천한 남녀들까지도 고구려의 ‘동명설화’를 즐겨 이야기하곤 했다.그러나 많이 배운 이규보는 그 얘기를 듣고“공자님은 괴력난신(怪力亂神)을 말씀하시지 않았는데,동명설화는 참으로 황당무계하다”며 간단히 무시해버렸다.그런데 그 뒤 이규보는 ‘구삼국사기’의 동명왕 본기를 여러 번 읽고 난 뒤“이는 황당한 것(幻)이 아니요 성스러운 것(聖)”이라 찬탄하게 된다. 동명설화에 대한 이규보의 이러한 변절(?)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이고 무슨의미가 있는 것일까. 이규보의 원래 이름은 인저(仁^^)였다.그런데 그가 과거(科擧)시험을 보려고 할 때 ‘규성(奎星)’이라는 별의 신이 노인으로 나타나‘네가 장원을 할 것’이라고 말해주었다.이후 그는 ‘별로부터 보고받은 사람’,즉 규보(奎報)로 이름을 바꿔 쓴다.과거시험에 대한 집착과 함께 하늘로부터 점지받았다는 대단한 자부를 느낄 수 있는 이름이다. 그런데 이규보는 무신정권기라는 불우한 시절을 만나 과거급제 이후에도 9년 동안이나 실업자생활을 하게 된다.이때 그는 이규보라는 이름 대신 백운거사(白雲居士)를 자처하며 방랑과 방황을 하면서 민중세계와 접하게 된다. 그가 ‘동명왕편’을 쓰게 된 시기는 실업자생활을 시작한지 3∼4년 정도 되던 때였다. 과거공부를 하던 이규보가 접했던 책은 ‘사기’ ‘한서’ ‘후한서’ 등주로 중국 책들이었다.여기에는 중화세계는 있었지만 고려의 현실은 없었다. 반면에 실업자 백운거사가 접한 것은 중국 사서보다 세련되지 못한 신화·설화였지만 그 속에는 나라와 민중의 역사가 숨쉬고 있었다.그리하여 그는 이러한 신화·설화적인 형태를 역사의 장으로 끌어 올리는 데는 시가 적격이라 하여 ‘동명왕편’을 지었던 것이다. 임진왜란을 겪고 난 후 조선에서 당쟁이 더욱 심화된 것은 아마도 명(明)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을 것이다.국가의 안보가 명에 의해 보장된다는 사대의그릇된 믿음은 그 후로도 오랫동안 지속돼 청나라로부터 문물을 배우자고 한 북학파의 박지원에게도 남아 있었다. 박지원이 연행길에 올랐던 1780년은 청의 최전성기인 건륭(乾隆) 45년으로명나라의 숭정(崇禎)황제가 죽은 지 136년이나 지난 뒤였다.그럼에도 그는‘건륭 45년’을 굳이 피하고‘숭정 153년’이라는 명의 연호를 쓰고 싶었다. 그러나 청나라에서 명나라의 연호를 사용할 수 없음으로 그는 부득이 ‘숭정 기원(崇禎 紀元)’을 생략한 채 ‘후삼경자(後三庚子·숭정 기원의 해는 경자년으로 세 번째 맞는 경자년이라는 뜻)’라는 연호를 궁여지책으로 사용하게 된다. 그런데 민중들은 비록 세련되지는 못한 설화의 형태였지만 임진란 당시 이미 명나라에 대한 자주적 시각을 표출하고 있었다.그들은 명나라 군대가 구국에 도움준 것을 누구보다 잘알고 있었지만,대국 군대가 이국에서 행한 방자한 토색을 직접 맛보아야 했다. 그리하여 임진왜란 당시 민중의 설화는 이미 이여송과 명군의 횡포에 대해서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민중의 이야기는 공식적인 역사로 쓰여지진 않았지만 식자들보다 앞서는 현장인식을 가지고 있었으며,사대가 공식적으로 폐기되는 근대 이후정당한 것으로 역사에 등록되었다. 오늘날 세계화시대를 맞이하여 세상의 원리를 꿰고 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이 많다.그런 사람일수록 현장의 소리를 들어야 할 것이다.정리해고와 노동·실업의 현장,한·일어업협정과 어민들의 현장,농협과 농민의 현장 등등.비록 문법에는 맞지 않는 신화적·설화적인 수준일지라도 민중이야기는 늘 진실의 보고이다. ‘세계화’를 모르는 것은 그들이 아니라 세계어로 말하는 식자층일 수 있다.구체적 귀결인 현장의 소리를 외면함으로써./한국사
  • 12월 결산법인 株價 저평가…97년말기준 PER 절반수준

    12월 결산법인들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증권거래소가 12월 결산법인 583개사의 97년말과 지난해말 당기순이익과 지난 21일의 주가를 대비해 산출한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 순이익)을 비교한 결과,97년말을 기준으로 할 때 평균 22.2배에서 지난해말 기준으로는 평균 12.0배로 떨어졌다. PER는 특정종목의 주가가 주당 순이익(EPS)보다 몇배나 비싼 값에 거래되는 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PER가 낮은 종목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어 주가가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증권거래소는 이처럼 전체적으로 PER가 낮아진 것은 한국전력과 포항제철,삼성전자 등 대형 우량주들의 순이익이 대폭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거래소는 또 PER가 12배라는 것은 최근 증권업계의 우려와는 달리 증시가 과열된 것으로 볼 수는 없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대림요업의 PER가 0.7로 나타났고 이어 조선선재(0.8) 고려종합운수(1.5)건설화학공업(1.7) 사조산업(1.8) 등 순이었다.1주당 순이익은 태광산업이 12만6,127원으로 가장 높았다. 김균미기자
  • 張한전사장 자진사퇴로 가닥

    확산 조짐을 보이던 장영식(張榮植)한국전력사장의 경질 파문이 당사자의자진 사퇴쪽으로 수습의 가닥을 잡고 있다. 장 사장은 21일 “마무리되지 않은 일들이 있어 집무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일이 매듭지어지는 대로 사퇴하겠다”고 말했다.이어 “퇴임 후엔 당분간 미국으로 건너가 지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19일 오전 산업자원부 등이 작성해 청와대에 제출한 한전 경영평가보고서 내용과 관련,“허위 정보”라며 실무진에 반박 자료를 준비토록 지시했으나 오후에 이를 전격 취소했다.여권 핵심부의 의사를 읽고 자진 사퇴쪽으로 심경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사장은 지난해 5월 취임 이후 잦은 설화와 내부 마찰로 주변의 구설수가 끊이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경영에 있어서도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감사원 감사에서 공기업 가운데 한전이 가장 많은 비위 사실이 적발된 점도 장 사장의 내부관리 소홀을 말해준다.미국에서의 오랜 생활로 국내환경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점도 중도 퇴진을 몰고온 이유로 꼽힌다.또 타협과 융화에 익숙지 않은 성격탓에 여권 내에서조차 그 비중에도 불구하고마찰이 잦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화력발전소 건설추진 발언 등 정부와 협의하지 않아 빚어진 각종 설화(舌禍)도 결국 주변과의 조화에 소홀한 독단적 성격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이밖에 친·인척을 주위에 포진시키려다 해당 조직의 거센 반발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 장 사장은 지난 16일 박태영(朴泰榮)산자부장관의 자진 퇴임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한 데 이어 17일엔 사퇴서를 받으러온 정장섭(鄭長燮) 산자부 자원정책실장을 “사퇴할 이유가 없다”며 그대로 돌려보내는 등 정부의 경질 방침에 강력 반발해왔다. 진경호기자 kyoungho@
  • 엘리자베스 英여왕 訪韓-서울나들이 이틀째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방한 이틀째인 20일 하루 종일 분주한 일정을보냈다.오전에는 첨단산업 현장을 둘러보는 한편 오후에는 서울 인사동에서한국 문화 산책에 나섰다. 청와대 만찬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이날 저녁 방한중인 엘리자베스 여왕 내외를 청와대로 초청,만찬을 베풀었다.만찬은 국립국악원의 궁중악,가야금 합주,판소리가 현악4중주단이 연주하는 현대음악과 어우러지는 따뜻한 분위기였다.청와대측은 주요 메뉴로 전통 한식을 준비했다. 김대통령은 만찬사에서 “영국의 국가원수가 한국을 방문한 것은 1883년 두 나라가 수교한 이후 처음”이라고 상기시킨 뒤 “여왕 폐하는 ‘백년을 기다려온 귀한 손님’”이라고 극진히 환대했다.특히 “영국 문화를 대표하는셰익스피어와 비틀스는 한국 젊은이들의 지성과 감성을 풍요롭게 해왔다”고 덕담을 건넸다. 엘리자베스 여왕도 “한국이 산업기반을 건설하면서 양국간 교역은 두 방향 모두 증가했고 현대나 삼성·LG 같은 한국기업은 영국가정 어디서나 만나는 그런 이름이 됐다”고 화답하면서“한국의 가장 총명한 사람들중 많은 사람들이 영국에서 공부했으며,대통령님 자신도 케임브리지대학에 머무르셨던적이 있다”고 한·영 관계의 긴밀성을 강조했다. 대우 디자인포럼 방문 여왕은 오전 10시 숙소인 하얏트호텔을 출발,자동차 신모델 개발현장인 대우자동차 디자인센터(서울 당산동)를 방문. 여왕 일행은 김우중(金宇中)대우그룹 회장 내외의 영접을 받은 뒤 차량 의장디자인 스튜디오로 향해 K-200 4WD 차량의 디자인 개발 과정을 시찰했다. 옥색 정장 차림의 여왕은 심봉섭(沈奉燮)대우자동차기술연구소 부사장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며 100여평의 스튜디오 곳곳을 둘러봤으며 모형자동차 앞에서는 “어떤 재료로 만들었느냐”고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대우자동차는 이날 여왕 방문에 맞춰 개발이 진행중인 컨셉트 차량 ‘미래’를 선보였다.여왕은 전기장치를 통해 차량의 운전대와 운전석이 좌우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고 “신기하다”며 웃음을 지어보인 뒤 “어떻게 기어박스를 없애 운전석을 자유자재로 옮길 수 있었느냐”고 물었다. 이모델은 영국 워딩의 대우자동차연구소에서 한·영 공동연구진이 제작해지난 15일 한국으로 옮겨온 것으로 다음달 열리는 서울모터쇼에 출품될 예정이다.여왕을 맞기에 앞서 대우 김회장은 “영국에 연구소 등을 설립하며 투자를 해온 것이 인연이 된 것 같다”면서 “이번 기회로 영국에서의 대우자동차 판매가 늘어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애니드림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방문 여왕은 이어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애니드림사(社)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찾아 배종광(裵鍾光)대표 등의 영접을 받았다.여왕의 방문은 최근 이 회사가 영국의 소프트웨어 제작사인 케임브리지 애니메이션으로부터 30억원 어치에 달하는 ‘애니모’ 프로그램을 구입하는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었다. 스튜디오에 들어선 여왕은 안내를 맡은 배사장에게 “사무실이 깨끗하고 좋다” “이 정도 시설이면 투자를 많이 했겠다”는 등의 말을 건네며 한편의애니메이션이 제작되는 전과정을 둘러봤다.15분 가량 원작의 스캐너 입력,컴퓨터 채색과정,편집,VTR 실연 등을 지켜본여왕은 회사 관계자들에게 전설이나 전통 설화를 주로 다루는지 창작물을 많이 제작하는지 등의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대기업 대표 접견 오전 11시40분 하얏트호텔로 돌아온 여왕은 낮 12시20분부터 10여분간 아이리스룸에서 박세용(朴世勇)현대종합상사 회장(현대 구조조정본부장)과 윤종용(尹鍾龍) 삼성전자 사장,김우중 대우 회장,구본무(具本茂)LG 회장,손길승(孫吉丞)SK 회장 등 5대그룹 대표와 만나 환담했다. 여왕은 이어 부군인 필립공과 함께 이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한영재계회의폴 뉴월 의장의 영접을 받으며 환영 리셉션에 참석했다.
  • 부패방지委 역할은…비리 사전차단에 무게

    청와대 감사원·검경 등 기능상 여러갈래로 나뉘어 있는 사정(司正)기관이‘부패방지정책위원회’로 일환화됨으로써 이 기구의 기능과 앞으로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실 부패방지정책위원회와 관련해서는 새 정부 출범 초기부터 기구의 필요성이 흘러나왔다.제2건국위에서도 지난 2월 국가 사정활동의 전반을 관장함으로써 중복사정을 막고 사정활동의 일관성과 공평성을 높이는 효과를 거둘수 있다는 취지에서 이 기구의 상설화를 세미나를 통해 제기했다. 따라서 이 위원회는 사정기관의 일원화로 지속적이고 강력한 사정을 추진할 중심 주체로 자리잡게 될 전망이다. 위원회는 특히 부패를 사전에 막기 위한 부패방지 정책을 수립하고 실무선에서 이 정책이 효율적으로 집행되도록 뒷받침하는 등 현재 사후 단속 위주인 국가사정활동을 보완할 것으로 알려졌다.부패방지는 사전적인 예방과 사후단속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하는데 현재까지 우리의 사정활동이 적발과단속 위주로 진행돼 왔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하겠다.부패방지정책위원회는 또 특정기구의 시각에서 벗어나 국가 전반적인 차원에서 종합적인 부패방지정책을 수립하는 기능을 맡게 된다.정책수립 과정에서 부패방지 대안과 시민단체들의 제안을 반영하고,내각 전체의 종합적이고 실무적인뒷받침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효과적인 집행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밖에 위원회의 이같은 정책기능과 조정기능이 효율적으로 발휘될 경우 현재 청와대 법무비서관 기능을 상당부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보고 우리나라 사정 체계에 획기적인 변화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중견도예가 김용윤작품전

    중견 도예가 김용윤(50)의 작품전이 오는 30일까지 서울 성곡미술관에서 열린다.우리 전통 속에 묻혀있는 한국적 정서와 조형성을 추구해온 그가 남달리 애착을 갖고 있는 분야는 분청사기.분청사기는 고려자기가 쇠퇴하고 조선백자가 탄생하는 중간 지점에서 발생한 양식으로,그릇의 형태나 표면의 세련미보다는 투박함을 특징으로 한다.김용운은 이번 개인전에서 전통적 도자기법인 분청 특유의 투박한 질감과 함께 소박한 아름다움을 창조해낸다.다양한 형태의 그릇에 마로 된 줄로 손잡이를 만들어 붙인 것이 독특하다.또 철화분청에서는 모필 대신 풀비를 만들어 시문(施紋)해 자연스런 분위기를 한껏살렸다.이번 전시회에는 전통적인 쓰임새를 잃지 않으면서도 현대적 미감을느끼게 하는‘월문리에서’‘자연의 소리’‘구선동설화’‘월문리의 혼’등 대작 20점과 생활자기 수백점이 전시된다.(02)737-7650
  • 「정치개혁 어떻게 돼가나」여야협상 진척도-각계 제시案 점검

    ‘정치개혁’에 대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정치권은 물론 시민단체까지나서 속도를 더해가고 있다.여기에 선관위도 자체 안을 마련,불을 지피고 나섰다. ■국회 거의 합의를 이끌어낸 상태다.이번 임시국회에서 국회 관련법을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나 ‘인사청문회’ 대상을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맞서 진통이 예상된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청문회 대상을 현행대로 헌법상 국회의 동의를 받아임명하는 공직자로 한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국무총리,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감사원장,대법관,헌법재판관,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 등이 대상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대상자의 폭을 넓혀 국정원장,경찰청장,검찰총장,국세청장까지 포함시켜야 한다고 여당을 몰아붙이고 있다.정치개혁시민연대는 나아가차관급 이상 고위공직자로 확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참여연대측도 “인사청문회 대상을 둘러싼 여야간의 대립으로 정치개혁이지지부진하다”면서 “국회의 임명동의를 필요로 하는 공직자에 대해서는 인사청문회를 실시하되,대통령이 임명권을 가지고 있는 국정원장 등에 대해서는 중립적 인사로 구성된‘고위공직자인사위원회’를 만들어 검증하면 된다”고 대안(代案)을 제시했다. 국회의장 당적 이탈,국회 상시 개원,예결위 상설화 등은 지난해 말 합의를본 상태여서 인사청문회 문제만 남은 셈이다. ■선거 각 정당,개개 의원의 정치생명과 직결된 만큼 신경전이 대단하다.여야(與野)뿐 아니라 여여(與與) 사이에도 입장 차이로 내홍(內訌)을 겪고 있다.공동여당이 ‘단일안’을 아직 도출하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다 한나라당은 선거제도를 논의하기 전에 ‘대통령제냐,내각제냐’의 권력구조문제를 먼저 매듭지어야 한다고 두 여당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고 있다.최대한 틈새를 벌려 반사이익을 챙기려는 속내다. 여야 3당이 소선구제를 당론으로 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 중·대선거구제의 가능성도 흘러나오고 있는 실정이다.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의 대안으로 거론될 공산이 크다.선관위가 중·대선거구제를 선호하고 있는 반면 시민단체들은 소선거구제 쪽으로 기운다. 국민회의측이 ‘전국정당화’를 위해 내건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는 한나라당이 적극 반대하고 있어 실현가능성이 불투명하다.시민단체들은 순수 독일식이라면 좋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또 국회의원 정수는 270명선으로 여야간 의견이 좁혀지고 있다.그러나 선관위와 시민단체는 250명선이 적당하다는 주장을 편다. ■정당 ‘돈 안드는 정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비용저효율’의 대명사로 불리는 정치권이 환골탈태(換骨奪胎)하기 위해 반드시 ‘메스’를 댈분야다.방만한 지구당을 정비하고 ‘검은돈’의 유혹을 받기 십상인 정치자금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치자금제도에 관한 여러 안 가운데는 선관위의 안이 특히 눈길을 끈다.후원금 상한선을 개인의 경우 연간 1,000만원으로 묶으면서 기업의 정치자금기부도 금지했다.대신 기탁금제도를 개선,1억원 이상 법인세를 내는 법인은법인세의 0.5∼1%를 의무적으로 선관위에 내 국고보조금 배분비율로 각당에지급토록 하고 있다. 오풍연- 여야‘말로만 개혁’ 1999년 4월13일.선거법에 따라 여야가 국회에서 선거구획정안을 마련,국회의장에 제출해야 하는 시한이다.총선 직전 선거법을 급히 뜯어고치는 후진적전례를 되풀이하지 말자는 뜻에서 정치권이 만들어놓은 법이다. 여야 정치권은 그러나 또 이 법을 어기게 됐다.열흘 안팎 남은 기간 안에국회가 선거구획정안을 완성하기는 물리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새 정권 출범 후 지난 1년간 여야는 당쟁(黨爭)만 일삼으며 정치개혁 현안을 뒷전으로 미뤄왔다.이것이 국민의 불신을 가중시켰고 유권자들은 ‘3·30재보선’에서 30%대의 ‘최악의’ 낮은 투표행태로 반응했다. 정치권이 국민과의 약속을 휴지조각으로 여기는 사례는 셀 수 없이 많다.여야 총재는 지난해 11월10일에 이어 지난달 17일 만나 발표·합의문을 냈다. 모두 정치개혁 입법을 본격 추진키로 합의했으나 진전은 없다. 정치개혁을 하자는 것은 깨끗하고 투명한 정치,지역주의를 극복하자는 얘기다.정치무대인 국회의 효율성을 높여 생산적인 정치토대도 구축하자는 것이다.정치인의 지갑이 투명한 ‘유리지갑’이 되고 돈을 많이 들여 선거를치러도 득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 ‘저비용고효율’구조를 만들라는 압력이다. 정치개혁 필요성은 ‘3·30선거’에서도 드러났다.안양시장과 시흥 국회의원 선거에서 보듯 국민은 개혁적이고 참신한 후보에 높은 점수를 줬다. 하지만 우리 정치는 아직 신진세력 수혈을 막는 구조다.비례대표 의석을 받으려면 최소득표율이 높아야 하고 정당 설립때는 ‘지구당의무’조항이 만만치 않다.정당구조를 들여다보면 공직선거 후보를 결정하는 대의원 선출 과정 또한 반(反)민주적이다.당직 경선이나 상향식 공천제는 찾을 수 없다.전당대회에 수십억원을 쏟아붓는가 하면 국고보조금에서 정책개발비로 나가는 돈은 쥐꼬리만 하다.이런 것들이 개혁 대상이다.돈을 많이 써야 하는 선거제도도 문제다.돈을 많이 쓰면 표도 많이 받는 게 현실이다. 현행 전국구제도가 지역주의를 심화시키는 구조라는 지적이 있다.88년 13대 선거때는 제1당이 전국구 의석의 반을 가져갔고,96년 15대때는 전국구 의석을 정당득표율에 따라 배분했으나 전국구는 15%에 그쳤다.15대때 여당인 신한국당은 34.5%의 득표를 하고도 46.5%의 의석을 가져가기도 했다.이런 불합리한 구조개선을 위해 여권은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당론화했다.야당은“여당에 유리하다”며 반대하고 있다.여야를 떠나 지역주의에 기반을 둔 정당에 불이익을 주는 배분 틀을 만드는 것 또한 정치개혁의 중요한 테제다. 유민- 정치개혁 걸림돌은 뭘까 국회·정당·선거법 개혁 등 정치제도 개혁의 가장 큰 걸림돌은 당리당략이다.정치권은 정치개혁이라는 총론에는 합의하면서도 각론에서는 모든 것이상충된다.선거제도의 당리당략은 첨예하다.선거제도만 합의하면 정치개혁의80% 이상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여권 단일안을 만들기 위해 8인 정치개혁특위를 구성했으나 실질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여권 단일안이 마련되더라도 첩첩산중이다.한나라당은 구체적 안을 내놓지 않으면서 눈치를 살피고 있다.시간을 늦추면서 최대한 당리를 챙기려는 속내다.당내에 주류·비주류,그리고출신 지역에 따라 의견이 달라 쉽사리 합일점을 찾기 힘든 측면도있다.현역 의원들의 ‘밥그릇 챙기기’도 개혁의 걸림돌이다.지역감정 해소를 위해 비례대표제,중·대선거구제 등의 장단점을 있는 그대로 검토해야 한다.그러나행여 내 선거구를 빼앗기지 않을까 하는 현역 의원들의 몸조심은 선거판의개혁을 가로막고 있다. 의원정수를 줄이기 쉽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흑색선전 방지,정경유착고리 끊기 등 이밖의 난제들은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강동형- 시민단체“더이상 두고 못보겠다”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시민단체들의 압력이 커지고 있다.급기야는 지지부진한 정치개혁작업을 보다 못해 ‘협상파트너’로 나설 것을 선언했다.정치개혁을 가로막거나 대(對)국민 약속을 어기는 의원과 출마자들에 대한 ‘낙선캠페인’도 검토중이다. 정치개혁시민연대,시민개혁포럼,행정개혁시민연대 등 39개 단체로 구성된‘정치개혁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는 최근 실무위원회를 갖고 정치개혁을 위해 시민단체의 ‘직접 참여’를 선언했다. ‘정치개혁 연대회의’ 孫鳳淑공동대표는 2일 “당리당략 등 첨예하게이해관계에 있는 당사자들로는 문제해결이 안된다”면서 “민간인이 참여해 정치개혁을 같이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정치권에 맡겼다가는 정치개혁작업이제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정치개혁위원회’의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국회 정치개혁특위24명에 시민단체 대표 24명이 동수로 위원회를 구성,국회·선거·정당정치개혁 현안을 포괄 논의하는 것이다. 정개연은 오는 8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제안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여야 3당 총재를 직접 방문,‘정개위’ 구성을 촉구할 계획이다.정치개혁시민연대 金石洙사무처장은 “이제 정치권은 스스로 정치개혁을 할 자정 능력의 한계를 보였다”고 말했다. ‘정치개혁 연대회의’는 오는 14일 공청회를 거쳐 ‘시민단체의 단일안’을 이끌어낸다는 방침이다.정개연은 우선 ‘시민단체도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으로 선거법을 개정할 계획이다.시민단체도 지지후보를밝히는 ‘구체적’인 형태로 정치권에 ‘압력’을 넣겠다는 취지에서다.정치개혁을 위한 각종 캠페인과서명운동 등을 통한 여론 확산도 계획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회의 金令培부총재는 “시민단체가 직접 정치개혁 협상에 나서는 것은 말이 안된다”면서 그러나 “시민단체의 안이 나오면 정치권에서반영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의 안이 정치권에 수용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그러나 외면하기도어렵다.정치권이 개혁과 구조조정의 ‘사각지대’로 남아서는 안된다는 공감대 때문이다. 최광숙
  • [특별기고] 장묘문화의 새 지평을 열자

    요즘 우리 사회에 선조들에 대한 지나친 숭조관념 때문에 장례문화가 시대에 역행하고 있다는 여론과 함께 ‘명당’에 대한 무속적 기복주의에 심취되어 있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는 지적이 폭넓게 제기되고 있다. 전통적 숭조관념의 하나로 승계돼 내려온 오늘날의 장례절차와 명당을 묘지로 선정하려는 관행은 시대착오적,비과학적인 요소가 많다.그 뿐 아니라 국토를 잠식하고 자연경관을 크게 훼손하고 있어 의식과 관행의 전환은 국가정책적 차원에서도 시급히 개선해야할 현실적 과제 중의 하나이다. 서양인들도 조상을 섬기고 부모에 대한 사랑과 존경은 한국인 못지않게 솔직하게 표시한다.그러나 이들의 장묘문화는 한국과는 대조적으로 퍽 실용적이다.장례절차는 가족과 가까운 친지들만이 모여서 간소하고도 정중하고 경건하게 치러진다.그리고 시신은 대부분 화장돼 국가,또는 지방자치단체나 종교단체에서 조성한 공원묘지에 안장된다. 묘지와 비석의 크기도 표준화돼 있으며,한 묘지에 전가족이 안장된 가족묘도 상당히 많다.공원묘지는‘공원’이라는 뜻 그대로 아름다운 관상수와 꽃들로 잘 가꿔져 있다.그리고 도심에 위치해 있거나,도시로부터 멀지 않은 교외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연고자는 언제라도 쉽게 방문할 수 있고,주위에 거주하는 시민도 공원이라는 친근감을 가지고 산책을 한다. 그렇다면 오늘의 한국 장례문화는 어떠한가.전통적인 장례절차는 상복과 조문객을 맞이하는 절차부터 음식의 접대와 노제에 이르기까지 하나같이 번거로움으로 가득찬 비현실적 형식들이다.또한 자기과시적인 허례허식,음성적인 비리,술과 화투 등으로 얼룩진 경박한 분위기의 경우가 많다. 한국의 국토는 분묘들로 얼룩지고 황폐해 가고 있다.분묘의 수가 전체인구의 43%에 이르며,그 면적 또한 무려 9만6,000여㏊로 전체 산림면적의 1.5%에 해당하고,여의도 면적 900㏊의 120배나 된다.그리고 매년 늘어나는 분묘수도 20여만기여서 해마다 88㏊의 국토가 추가로 잠식되는 추세이다.이만큼 넓은 면적을 묘지가 점유하며 국토가 비생산적인 용도로 잠식당하고 황폐화돼가는 나라는 하늘 아래 한국뿐이다. 더욱 놀라운것은 전국에 산재한 개인묘지의 면적이 전체 묘지면적의 77.5%에 이르고 있으며,한때 100평 이상의 호화롭게 치장된 호화묘지가 109개소에 이르렀다는 점이다.이런 맥락에서 작년에 작고한 재벌총수가 자기와 부인을 화장해 줄 것을 유언한 것은 전근대적인 장례문화의 관행에 경종을 울리는수범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젠 한국도 장례문화의 허례허식,고비용 그리고 번거로운 절차의 전근대성에서 과감히 탈피하여 검소하고 간편하며 정중한 선진국형으로 획기적인 전환을 해야할 때다. 그리고 비생산적 목적으로 엄청난 면적의 국토를 잠식하고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는 분묘문화의 비과학성에서도 벗어나야 한다.‘명당’의 관념이 전혀없고 매장보다는 화장이 일반화돼있는 대부분의 서구사회가 우리보다 훨씬먼저 선진화되고 더 잘 살고 있는 현실은 ‘명당’에 의한 기복주의의 허구성을 실증하고도 남음이 있다. 화장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지난해 생활개혁실천범국민협회가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94년도의 50.1%에서 무려 15%이상 증가한 65.2%의 응답자들이 화장을 수용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이러한 변화의 추세에 부응하여 정부는 장례시설을 현대화하고,묘지의 크기를 보다 더 엄격히 규제하며,묘역의 명실상부한 공원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아울러 현재 계류중에 있는 공설화장장과 납골시설 설치 등을 지방자치단체의 의무사항으로 규정한 장묘법의 조속한 입법화를 추진해야 한다. 한국 장묘문화의 새 지평을 열기 위해서는 국민의식의 전향적인 전환과 제도 및 시설개혁이 함께 할 때만이 비로소 가능하다는 사실을 우리들은 실천적인 안목으로 다시 한번 성찰해야 한다. 문석남/전남대교수 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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