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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화역에 특별한 것이 있다

    ‘중화역 갤러리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서울 중랑구가 지하철 7호선 중화역 지하공간에 마련한 갤러리가 테마전시회 등으로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있다.이곳은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문화불모지였기에 주민들의 사랑이 더욱 크다. 약속 장소와 쉼터 기능은 물론 이곳 전시장을 찾은 주민들은 연중 계속되는 상설 전시회를 통해 그동안 목말라했던 문화의 여유를 한껏 즐기고 있다. 3월 22일 문을 연 갤러리에서는 지금까지 ‘중랑의 어제와오늘전’을 비롯해 ‘중랑 사진작가 초대전’ 등이 열렸으며,가정의달과 어린이날이 낀 이달에는 테마전시회가 마련돼갈곳이 마땅찮은 사람들의 발길을 불러모으고 있다. 특히 어린이날에는 천진한 동심을 잡아낸 ‘테마=어린이 미소사진전’을 관람하기 위해 하룻동안 300세대 이상의 가족과 1,000여명의 주민들이 전시장을 찾아 관계자들을 흐뭇하게 했다. 중랑구는 의외로 많은 주민들이 갤러리를 찾자 이곳에서의전시회를 연중 상설화하기로 하고 서예작품전시회와 중소기업 물산전 등을 준비중이다. 중화갤러리가 이처럼 짧은 기간에 사람들의 관심을 모은 것은 접근이 쉬운 지하철역 여유공간을 이용한데다 부대 서비스도 격조있어 한번 찾아온 사람들이 입소문으로 다른 사람들을 끌어 들이기 때문.또 갤러리를 미팅플라자와 함께 꾸며 쉼터 역할까지 하도록 했으며 여기에 미니 도서관까지 갖춰 바쁜 직장인들의 ‘책읽는 생활’을 돕고 있는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정진택(鄭鎭澤) 구청장은 “앞으로 예술작품 전시는 물론콘서트와 실내악 연주회 등으로 중랑문화를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 “직접 가서보고 예산 짠다”

    ‘이제부터는 현장을 보고 예산을 짠다.’ 올해부터 연중 상설화된 국회 예산결산특위(위원장 金忠兆)가 좀더 정교한 예산 심의를 위해 이례적으로 대형 국책사업 현장 방문에 나섰다. 예결위는 10일 부산과 전남 목포를 잇는 남해안 관광벨트사업 현장(여수)을 찾은 데 이어 11일엔 경북 안동 인근의 유교문화권 관광개발사업 현장을 방문,관계 기관으로부터 보고를 듣고 현장 답사를 벌인다. 여수는 민주당에서 김 위원장외에 김경재(金景梓)·김성순(金聖順)·홍재형(洪在馨)의원과 한나라당에서 이한구(李漢久)의원 등 5명이 방문했다.안동은 민주당 김성순·박상희(朴相熙),한나라당 이한구·권오을(權五乙)·나오연(羅午淵)·신영국(申榮國)·심규철(沈揆喆)의원 등이 방문한다. 지난해 시작된 남해안사업은 오는 2009년까지 모두 5조4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고,유교문화권사업은 지난해부터 2010년까지 2조6,666억원이 책정되어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
  • [매체비평] 부진한 언론개혁 해법

    **중은 제 머릴 못 깎는다. 지난 1월 대통령의 연두기자회견부터 언론개혁이라는 말이 신문,방송에 오르내렸다.신문개혁 문제가 2001년에 와서야 불거진 사인인 줄 아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그러나이미 오래 전부터 신문개혁의 필요성은 존재했으며,시민언론운동 진영에서 신문개혁이 필요하다는 공식적인 문제 제기를 하고 나선지도 이미 10여년이 다 되어간다.그런데 일반인들은 이런 주장이 있음을 왜 몰랐을까.바로 언론이 언론답게 기능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단체에서 주장하는 일반 개혁의 의제들을 언론이 다루기 시작한 것이 몇 년이나 될까? 하물며 언론과 관련된개혁 의제를 언론이 다룬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언론이 다루지 않았는데도 이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제대로 알기는 어렵다.이것이 언론개혁이 필요한 이유다.그런데 최근 세무조사,공정거래위원회 조사,신문고시,언론문건,미디어렙(방송광고판매대행사) 등등 언론개혁 또는 언론정책과 관련된 문제들을 끊임없이 보도한다.언론이 개과천선을 한 것일까.그렇지는 않다.이전에는 언론개혁이 한낱 운동단체들의 주장(?)에 불과했지만,이제는 정부의 정책,국회의 입법으로 구체화할 가능성이 있어 위기감을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언론개혁에 동의해서가 아니라 언론개혁을 저지하기 위해 기사를 생산하는 것이다.따라서 수용자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언론의 행태를 보면 언론개혁이 필요한 것 같은데,언론에 따르면 이것은 누구도 부정하기 어려운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란다.더군다나 일부 언론들은 정치적 의도가 개입되어 있다고 비판한다.‘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언론을 개혁하자는 ‘명분’이 언론을 압박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것이다. 지금 정부는 어떤 의도일까? 정부가 할 수 있는 개혁 즉,관영 언론사 독립의 문제는 신경쓰지도 않으면서,각종 조사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한다면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으로 오해받아도 마땅할 것이다.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왜곡과 편파보도,족벌에 장악된 언론 사유화 현상,소수 언론에 장악된 여론 독과점 현상 등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즉 개혁의 필요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올바른 개혁’이 더욱 중요해질 뿐이다. 언론개혁이 사회 의제로 부상한 이후 신문에서 나타난 두드러진 변화는 ‘미디어비평’란의 신설이다.이전에는 상상도 하기 어려운 방송의 신문비평도 상설화되었다.언론의 발전을 위해서 상호 비평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그런데 문제는 신문들이 이 난들을 많은 부분 자사 보호 수단으로 사용한다는 데 있다.신문들은 미디어렙 문제가 나왔을 때 언론의 공익성을 강조하더니,이제는 신문고시 문제가 공익이 아니라 정치적 개입의 문제라고 호도한다.방송은 미디어렙 문제에서 방송의 상업적 성격을 이해해 달라고 하더니 이제는 신문의 공익성을 강조한다. 언론개혁 문제가 왜 이리 혼란스러울까.그것은 정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도로 나아가지 않기 때문이다.언론개혁은 (국회 언론발전위원회 같은)공개된 장에서 정간법 개정과 같은 핵심사항을 중심으로 포괄적인 문제 접근을 통해이루어져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지금처럼 반개혁 세력에의해 정치적 의도라고 공격받고 혼란만 가중될 것이다.물론 언론들도 언론개혁의 대의에 동조해야 할 것이다.그렇지 않으면 언론개혁이 마무리되는 날 설자리가 있을까? [김 서 중 성공회대 신방과 교수]
  • 엉뚱하게 흐르는 예결특위

    올해부터 여야 합의로 연중 상설 운영 중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정치 공방의 장으로 전락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다음 연도 예산을 좀더 합리적으로 수립하고,당해연도 예산 집행 상황을 수시로 감독한다는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예년의 경우 예결위는 매년 9월이후 100일 동안만 열려 심의시간 부족으로 인해 ‘예산 심사 부실’이란 지적을 받아왔었다. 지난 23일 올 들어 처음 열린 예결위는 24일 18개 정부부처를 출석시킨 가운데 이틀째 심의를 계속했지만 일부 의원들이 예산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정치 현안에 대해 자신의주장을 늘어놓는 바람에 예결위 상설화의 의미가 퇴색됐다. 이날 예결위에서 민주당 송영길(宋永吉)의원은 대우차사태와 관련,“불법 시위냐 폭력 진압이냐의 논란을 막기 위해앞으로 경찰은 불법 시위 장면 등에 대한 증거 확보를 철저히 해둘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박세환(朴世煥)의원은 “국방부가 10년 만에 실시된 북한군 기계화군단의 대규모 기동훈련이 갖는 의미를제대로 평가하지못하고 있다”고 추궁했다.같은 당 권오을(權五乙)의원은 “정부가 담배인삼공사를 매각하면서 한국산 고려인삼 가공제품의 유일한 브랜드인 정관장이라는 브랜드를 끼워 팔기 방식으로 매각하려 하고 있어 고려인삼의고유 브랜드가 해외로 유출될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질의가 예결위 상설화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에 해당의원들은 “넓은 의미에서 예산과 관련없는 문제가 어디 있느냐”고 해명한다.그러나 국회의 한 관계자는 “상임위와본회의에서 얼마든지 질의를 할 수 있는 만큼 예결위만이라도 순수한 예산 심의의 장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상임위에서 이미 여러번 거론된 사안을 반복 질문함으로써신선도를 떨어뜨리는 경우도 있다. 한나라당 김용갑(金容甲)의원은 “의약분업 추진으로 의보재정 파탄까지 온 만큼의약분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용의가 없는가”라고 물었다.같은 당 이한구(李漢久)의원은 “세무서와 금감원 등에서영장 없이 이뤄진 계좌 추적이 올 상반기 91.1%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 [대한포럼] 민주화 보상 어디까지 왔나

    현대사의 정리작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민주화운동 관련자의 명예회복및 보상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민주화운동 관련 여부의 판정을 거쳐 명예회복과 보상 대상으로분류하는 작업이 출발점 근처를 맴돌고 있다.‘명예’를 ‘회복’시켜주는 내용도 구체화되지 못하고 있다.보상액의사안별 극심한 편차를 시정해야 할 숙제도 풀어야 한다. 지난해 8월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및 보상심의위원회(위원회)가 발족된후 접수된 민주화운동 심의 신청건수는 8,440건.그중 지금까지 671건만이 최종 심사과정을 끝냈다. 전체의 8%에 불과하다.산술적으로 계산하면 민주화운동 여부만을 가리는데 2년이 넘게 걸리는 셈이다. 심사를 마친 671건 가운데 536건이 민주화운동으로 판정받았다.동아투위,전태열 열사,박종철군과 이한열군 등이 포함됐다.세차례의 조사와 두차례의 심사를 거쳐 최종 판정이내려지면 후속조치의 내용 결정이라는 관문이 기다린다.명예회복의 경우 생활보조금을 지급토록 한다는 규정이 전부다.조치의 분류기준이나 방법,보조금의 지급 이나산정 기준 등에 대한 규정은 없다.그러면서 재원은 국민 성금에 대부분 의존토록 하고 있다. 민주화운동 과정의 사망자나 부상자 등에게 지급키로 한보상금도 논란을 빚고 있다.국가배상법의 호프만식 계산법을 활용토록 하고 있지만 사안의 발생 시기에 따라 액수 차이가 지나치게 크다.희생된 시기가 70년대 초라면 생활기본금이 월 2만원 정도였던데 비해 80년대 후반이라면 100만원으로 껑충 뛰는 까닭이다. 1차 작업을 지난해에 끝마치고 올해부터 2차 접수를 받겠다던 당초의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은 기구와 운영의미비에 원인이 있다.이는 민주화운동 관련 신청자를 제대로예측하지 못한데서 비롯된다.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곳은 국무총리 산하의 위원회다.그아래에는 지원과,조사과로 이뤄진 민주화운동 보상 지원단과 4개의 분과위가 있다.조사과는 시·군·구 그리고 시·도의 신청내용에 대한 보고를 토대로 최종 조사 결과를 작성해서 분과위에 제출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직원 15명이 매주 100건가량을 처리하고 있다.신청건수를 1,000여건으로 잘못 예측하고 구성한 인원으로 일손이 턱없이 부족하지만 개편되지 않고 있다. 문제는 이어진다.조사과의 최종 자료를 근거로 민주화운동여부를 판가름할 관련자및 유족여부 심사분과 위원회는 일주일에 한번씩 모임을 갖는게 고작이다.비상설기구로 위원들이 변호사·의사·교수 등이다 보니 자주 열지 못한다.조사과의 병목현상이 분과위원회에서 더욱 심화되는 것이다. 이같은 문제들은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및 보상 등에 관한 법령’이 졸속으로 제정되면서 이미 잉태되었다고할 수있다.420일동안 노숙농성을 계속해온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의 요구를 받아들여 민주화운동 과정의 사망자와상이자를 보상하는 근거로 이 법안은 초안됐다.그러다 국회 의결 과정에서 보상과 함께 명예회복 조항을 신설하고‘해직자’,‘유죄 판결자’,‘학사 징계자’까지 대상을확대했다.출발부터 준비가 부족했기 때문에 관계 규정이 제대로 마련되지 못한 것이다. 해법은 근원적인 문제부터 풀어나가는 것이다.즉 관련 법을 먼저 개정해야 한다.보상 대상자와 함께 명예회복에 대한 심의 체계와 실천 내용을 실효성있게 구체화해야 한다. 관련 기구도 대폭 늘리고 심의회와 분과 위원회를 상설화할수있는 근거도 마련해야 한다.특히 올해안으로 예정된 2차신청자까지 감안해 효율적으로 작업이 진척될 수있도록 지원단 규모를 충분히 확충해야 할 것이다.또 국무총리 산하로 되어 있는 위원회의 지위를 대통령 직속기구로 격상시켜행정부처가 업무추진에 협조할 수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한다.그렇게 해서 민주화 운동이 건전한 시대정신으로 자리매김되고 국가사회 발전의 원동력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정 인 학 논설위원 chung@
  • 국악 보여주기…우리시대 ‘악학궤범’

    국악기는 한국인이 자신들의 마음을 소리로 표현한 문화 매체이자 상징이다.1493년 편찬된 ‘악학궤범(樂學軌範)’은국악기를 설명한 책자의 최고봉이다.그러나 악기와 사람의관계,즉 사람 냄새가 나지 않는다. ‘韓國樂器’(한국악기)는 이런 약점을 보완,음악을 연주하는 도구에 대한 사실적 기술과 그 악기가 입고 있는 ‘문화의 옷’에 대한 설명을 함께 제공하면서 국악기 60종을 소개한다.현악기 9종,관악기 15종,타악기 36종.시와 소설,속담과 설화,민요와 무가,판소리와 잡가 등에 등장하는 여러시대,여러 계층 사람들의 악기 이야기를 곁들여 읽기에 딱딱하지 않다.악기와 명인들의 연주 모습 사진,악기 구조 그림,장인들의 악기 제작과정 사진,악보와 표 등을 풍부하게실어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국내외 소장 주요 국악기 목록은 자료적 가치를 더해준다.송혜진 숙명여대 전통문화예술대학원 교수가 쓰고 강운구 사진작가가 작품을 찍었다. 출판을 통해 전통문화 보존과 창조적 계승에 매진해온 열화당이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2년여 준비를 거쳐 완성한국악안내서로 ‘우리시대의 악학궤범’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국악기는 우리나라에서 자생한 악기는 물론,서양악기가 들어온 20세기 이전에 수용돼 국악을 연주하는 데 사용되는악기까지 포함한다. 서양 악기가 금속성 선호의 악기라면 우리 악기는 식물성선호의 악기여서 부드럽고 따뜻하게 사람의 감성에 호소하는 감성적 예술을 잉태했다. 국악기들은 용도에 따라 모습도 다르다.굿판이나 농악판의악기,풍류방에서 나온 악기,궁궐에서 사용된 악기 등에 따라 채색이나 장식,솜씨가 차이가 난다.외모가 가장 이색적인 것은 궁궐에서 사용된 악기다.편종 편경 방향 특종 등은청·홍·흑·백·황·녹 등 화려하게 채색되고 다양한 동물장식으로 조각됐다. 12줄 가야금은 가야 전래의 현악기를 중국 악기를 참고해개조한 것이다.가야의 멸망으로 우륵이 신라에 망명하고 진흥왕이 전폭 후원해 낙이불류(樂而不流)하고 애이불비(哀而不悲)한 신라의 음악으로 자리잡았다.그러나 조선시대에 6줄 거문고가 문인들의 풍류문화를 주도한 데 비해 가야금은뒷전에 가려있다가민속 예술음악에 바탕을 둔 순수 기악독주 형식의 산조(散調)가 탄생하면서 19세기말 이후 가장대표적인 악기로 자리를 잡았다. 음악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준다.그러나 굶주리고 헐벗은백성은 아랑곳하지 않고 풍악 울리기를 좋아하는 관리들의질펀한 유흥 음악은 백성들로부터 외면받았다. 오죽하면 정약용이 목민관들에게 “음악을 가까이 하지 말라”고 당부했을까.음악은 사람들의 마음을 풀어줘 풍속을 이롭게 하지만, 귀를 즐겁게 할 뿐인 향락의 음악은 패가·망국하다는사실을 경고한 것이다.12만원. 김주혁기자 jhkm@
  • “”불법SW 단속팀 상설화””

    불법SW 단속이 상설화된다. 손홍(孫弘)정보통신부 정책국장은 4일 열린 ‘불법SW 유통의 현실과 개선방안’ 세미나에서 ‘SW 불법 복제 방지대책’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손 국장은 “3∼4월과 9∼10월 이뤄지는 정부의 합동 단속 이후에도 상설 점검팀을 구성,검찰과 함께 단속체제를구축할 계획”이라면서 “정품SW 사용 대국민 홍보와 지적재산권 교육,정품SW 사용인증제도,관련 법개정 등도 함께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 국장은 “국내 SW 불법복제율은 50%로,세계 평균(36%)보다 훨씬 높은 수치”라면서 “불법복제율을 10% 낮출 경우 SW산업의 매출이 연간 1조3,000억원 증가하고,고용도 8만2,000명 늘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정경모(鄭京模)변호사는 ‘불법SW에 대한 민·형사적 구제제도의 문제점’이란 주제발표에서 “국내 SW저작권 보호제도는 미국 등 선진국보다 아직 미흡하고,검찰의 전문수사인력과 단속요원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면서 “정통부 관할 공무원이 단속업무을 할 수 있는 준사법권을부여받고,관련 단체나 협회의 협조를 얻어 단속을 펼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현행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은 SW저작권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이기 때문에 저작자 파악이 가능한 유명 SW업체들만 이익을 보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면서 “통신망을 통한 불법복제의 경우 친고죄를 폐지하고,고소가 없어도 소추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3·26 개각/ 개각 과정 화제의 2人

    이번 개각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사 가운데 하나가 신건(辛建)국정원장의 인선이다.이른바 ‘빅3’중 한명이면서도개각 전날 밤 늦게서야 하마평이 나올 만큼 예상을 뛰어넘는 발탁인사였다. 신 신임 국정원장은 정치적 행보에서 극심한 부침(浮沈)을 겪어왔다.이번에도 당내 여러 계파로부터 심한 견제를받은 것으로 알려진다.초기 국정원 국내문제 담당인 제2차장을 맡았으나 도중 하차했다.그뒤 정치적 재기를 꾀했지만 그때마다 고의적인 설화에 휩쓸리거나 ‘호남 역차별’로 좌절했다.지난 4·13총선때는 전북에서 출마설이 나왔으나 공천을 받지 못했다. 그동안 여러차례 법무장관 물망에 올랐으나 뜻을 이루지못했다. 그러나 이번에‘빅3’인 국정원장에 중용 됨으로써 일거에 만회했다. 여기에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이 바탕이됐다. 그의 전격 기용은 국정원의 향후 역할 변화를 시사한다는게 정치권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특히 국정원과 통일부의역할 분담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국내문제 담당 차장직을 경험한 데다 집권 후반기로 들어선 시점이어서 국정원의 국내정치 조정역할 등이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노무현(盧武鉉)전 해양부장관의 교체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정치권 내에서 교체건의가 잇따르기도 했지만 “1년 정도는 장관을 하고 싶다”는 그의 의지를 김 대통령이 받아들이지 않은 때문이다.노 전장관측도 교체에 무척 당혹해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노 전장관은 이날 바로 민주당 상임고문에 내정됨으로써 대권주자로서의 자유로운 행보를 용인받은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내각에서 문제발언을 하는 것보다 정치인으로서 자유로운 활동공간을 부여하기 위한 하차(下車)였다는 지적이다. 실제 여권내 차기주자군에서 이인제(李仁濟)최고위원에이은 대중적 지지도를 확보하고 있는 그가 부산·경남지역에서 ‘잠재적 영향력’을 확대하기를 바라는 시각이 있다. 이지운기자 jj@
  • “납골당등 지역 편의시설화 바람직”

    화장장과 납골당 등 장묘시설이 혐오시설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지역사회에서 없어서는 안될 공공시설 또는 편의시설로 정착돼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됐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 박희정 행정평가팀장은 2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장묘문화 개선을 위한 시민토론회’에서 ‘장묘시설과 지역사회 개발’이라는 제목의 주제발표를 통해 장묘시설과 지역사회의 다양한 연계방안을 강조했다. 박팀장은 “지방자치단체가 앞장서 기존의 장묘시설 설치지역이나 신규 입지지역을 중심으로 장례산업지구를 설정,각종 관련 사업체를 유치하고 계획적으로 육성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묘지를 다양한 건축물과 조각으로 치장,휴식공간 및 관광명소로 발전시켜 지역사회를 대표하는 문화시설로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립대 김창석 교수(건축학)도 “아름다운 장미정원을 비롯해 식물원,동물원,수족관 등을 만들고 전통 마당놀이,서커스공연 등 문화관련 이벤트를 활성화해 묘지공원을 시민들이 더욱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생활공원’으로전환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
  • 2001 길섶에서/ 증인 한사람

    어느 나라에 기근이 들었다.너무나 오랜 기근이라 백성들이 초근목피로 연명하고 있었다.이 나라에는 이상한 풀이있는데 그 풀씨는 훌륭한 대용식이 될 수 있으나 문제는그 밥을 먹으면 실성을 하는 것이었다. 굶주림에 지친 백성들은 굶어죽느니 미쳐서 사는 쪽을 택했다.너도나도 ‘미치는 밥’을 먹고 미쳐 돌아다녔다.대신들은 날마다 모여 근심했으나 뾰족한 수가 없었다.나라의 곳간은 바닥이 나고 이제는 그들 자신도 그 풀씨를 먹을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해야 했다. 그들은 마침내 모두 살아서 미치기로 했다.그 대신 남은식량을 모아 한 사람은 제 정신으로 살게 했다.그래서 그로 하여금 자기들이 제 정신이 아님을 증언토록 했다.그들은 한 사람이라도 제 정신 가진 사람이 있으면 그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언젠가는 그들 모두가 구원을 받을 수 있을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유대민족의 이 설화는 어쩌면 오늘의 지구촌을 위해 예비된 메시지가 아닐까?김재성 논설위원
  • “”신화를 역사속으로…”” 획기적 변화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어놓아라.내어놓지 않으면 구워먹으리라.(龜何龜何 首其現也 若不現也 燔灼而喫也)” 가야의 건국설화에 나오는 유명한 노래 ‘구지가(龜旨歌)’다.삼국유사에 전하는 가야 건국설화에 따르면 가야 땅을 다스리던 아홉 우두머리(九干)가 구지봉에 모여 제사를 지내는데,문득 하늘에서 알 여섯개가 담긴 금합이 자주색 끈에 매달려 내려왔다.그 알이 차례로 깨어지며 아이가 하나씩 나왔는데,맨 먼저 나온 이가 가락국의 시조인 김수로왕이라는 것이다. 가야의 아홉 우두머리가 새로운 왕을 염원하면서 ‘구지가’를 부르고,하늘에서 여섯개의 알이 내려왔다는 곳이 바로경남 김해시 구산동에 있는 구지봉(龜旨峰)이다.높이가 200m에 불과해 봉(峰)이라고 부르기에도 조금은 민망한 소나무동산이다. 문화재청이 지난 6일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 구지봉을사적 제429호로 지정했다.신화(神話)를 당당히 역사에 편입시켜 보호하겠다는 뜻으로 문화재 정책의 획기적인 변화라할 만하다. 사적(史蹟)이라는 단어를 풀어보면 ‘역사’와 ‘흔적’으로 나눌 수 있다.그러나 구지봉에는 설화는 있지만 삼국유사기록 그대로가 역사적 사실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과거의 흔적’이라는 측면에서도 구지봉은 보잘 것 없다. 정상부에는 서기전 4세기쯤의 것으로 보이는 남방식 지석묘가 하나 있다.삼국유사에 따르면 김수로왕이 탄강(誕降)한것이 서기 42년이라니,가야 건국설화와는 관계가 없다.상석에 ‘구지봉석(龜旨峰石)’이라고 새겨 있지만,한석봉 글씨로 전하는 만큼 후세에 남긴 것으로 보인다.정상에는 1908년세웠다는 ‘대가락국 태조왕 탄강지지(大駕洛國太祖王誕降之地)’비석도 있다.결국 가야시대 사람의 손에 닿은 흔적은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은 셈이다. 물론 설화적인 이야기를 근거로 사적을 지정한 사례가 전혀없는 것은 아니다. 1968년 사적 제163호로 지정된 경주 낭산(狼山)도 삼국유사에 기록을 남기고 있다.실성왕 12년(413년)에 ‘왕이 낭산에 상서로운 구름이 서린 것을 보고 신하들에게 신선의 영혼(仙靈)이 하늘에서 내려와 노니는 곳이니응당 복지다.이제부터 낭산의 나무 한그루도 베지 말라’고명령하여 ‘신유림(神遊林)’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낭산 일대는 선덕여왕릉과 문무왕 화장터,능지탑,왕실의 원찰인 황복사터와 삼층석탑 등이 있는 문화재 밀집지역이라는 점에서 구지봉과는 다르다.한영우 문화재위원(서울대 교수)은 “구지봉은 거북이가 엎드린 지형을 하고 있는등 설화를 뒷받침해 신비에 싸인 가락국의 실체를 규명할 수있는 중요한 유적”이라면서 “이웃한 김수로왕비 허황후의능 및 김해국립박물관과 연계하여 사적공원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서동철기자 dcsuh@
  • [대한칼럼] 서태지, 임방울, 국악FM방송

    가수 서태지에 열광하는 청소년들을 보고 일흔을 바라보는한 어른이 말했다.“판소리 명창 임방울(林芳蔚) 선생은 옛날의 서태지였다”고.지방도시에서 자란 그 분은 임방울이그곳을 찾았을 때 아버지의 사랑방이 얼마나 술렁거렸는지를회상하며 행복한 표정이 됐다. 임방울과 서태지를 한자리에 놓는 절묘한 비유로, 박제화되다시피 한 국악을 생활속에 살아 있는 음악으로 느끼게 한그 말을 ‘국악FM방송’이 출범하는 오늘 다시 음미해 본다. 2일 하오2시 첫 전파를 발사하는 ‘국악FM방송’의 주파수는 99.1㎒로 국립국악원이 재단법인 ‘국악방송’을 설립해운영하는 것이다.서울·경기 일원을 가청권(출력 5㎾)으로하며 매일 새벽 5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21시간 방송한다.국악원은 오는 5월 전북 남원에 FM중계소를 설치해 주파수 95.9㎒,출력 1㎾로 남원시와 그 인근지역에도 국악방송을 확대할 계획이다.현재 방송인력은 1인3역의 ‘아나듀오’(아나운서·프로듀서·오퍼레이터의 합성어) 8명등 14명에 불과하다.무인송출이 가능한 디지털방송이라지만그야말로 초미니 방송국인 셈이다. 그럼에도 이 방송에 대한 기대는 참으로 크다.국악원장을역임한 인간문화재 성경린(成慶麟·91)선생이 “오래 살다보니 국악 전문방송 개국도 보게됐다”며 흔쾌히 한국방송사상 최고령 DJ로 나설 만큼 국악계는 전폭적인 성원을 보내고 있다.기존 방송에서 밤늦게나 새벽녘에 구색맞추기식으로편성됐던 국악이 전문방송을 통해 ‘벌건 대낮’에도 들을수 있게 됐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우선 국악의 생활화,대중화가 가능해졌음을 뜻한다.임방울의 ‘쑥대머리’(판소리 ‘춘향가’중)가 서태지의 ‘교실 이데아’처럼 폭발적 인기를 모았듯이 “느리고 재미없는”음악으로 치부돼 온 국악이 우리 국민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악방송이 한국인의 문화적 정체성확립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오늘 우리 사회가 어지러운 것은 우리의 근본을 잃은 탓이라고 할 수 있다.국악은 잃어버린 근본을 되찾는 데 도움이된다.우리 선조들에게 음악은 단순히 귀를 즐겁게 하거나 감성에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다스리고 나라를 다스리는 구실까지 했다.선비의 사랑방에 놓였던 ‘줄 없는 거문고’나 ‘만파식적(萬波息笛)’의 설화가 상징하는 것이 바로그런 음악정신이다.국악방송이 우리 음악전통의 그같은 정신을 현대에 되살리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악방송은 또 우리 문화상품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데도기여할 것이다.바이오 혁명의 물결속에서 종자산업이 반도체 이상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부상하면서 토종(土種)의 중요성이 새삼 강조되고 있듯이,21세기 ‘문화의 시대’에 중요한 것은 고유의 문화적 정체성이다.국악은 국제적인 문화전쟁에서 가장 경쟁력이 높은 ‘토종’이라고 할 수 있다.가야금 연주자이자 작곡가인 황병기(黃秉冀)교수는 “음악체계상 서양음악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음악이 국악”이라고말한다.서구 음악계에서 작곡가 윤이상(尹伊桑)이 거둔 성공은 우리 국악의 본질에 대한 그의 깊은 이해와 무관하지 않다. 초미니 방송국으로 출범하는 국악방송에 대한 기대가 너무거창하다는 지적이 나올 듯 싶다.그러나 국악방송이 당국의적극적인 예산지원을 받아 전국 방송망을 갖추고 양악에 치우친 학교 음악교육을 보완하며 랩에 빠진 청소년들을 청취자로 끌어들인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따라서 경상운영비 5억원의 국고보조를 국악방송이 해마다 1억원씩 자체조달하는 방식으로 줄여나가라는 기획예산처의 주문은 너무 근시안적이다.아울러 민간차원의 후원회가 조직돼 국악방송을 국민방송으로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임영숙 논실위원실장ysi@
  • 새 외국소설들 “인생이 읽힌다”

    괜찮은 외국소설을 통해 우리 소설독자들은 초스피드 시대에 갑갑한 문자로 이야기하기를 고수하는 문학에 대한 이해와 사랑을 깊게 할 수 있다.또 이 번역책들은 우리문학의 지평을 넓혀주는 좋은 교재로 활용될 수 있다.최근에 출간된외국 소설들을 모아본다. ◆총알차 타기(문학세계사) 미국의 공포소설 작가 스티븐 킹의 짧막한 신작.지난해 3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발매됐을때 몇 시간 사이에 200만명이 접속해 화제가 됐다.킹은 영화 ‘미저리’로 국내독자에게 알려진 셈이지만 뉴욕타임스는‘그것’등 킹의 대하 공포소설이 나올 때마다 긴 서평을 쓰곤 했다. 이번 신작은 짧아서,하나의 문화현상으로까지 거론될 정도로 인기를 누리는 킹의 ‘공포’소설 얼개를 얼추 더듬어 볼수 있다.성공적인 공포소설은 평탄한 일반 상황에서 공포스런 특수상황으로 신빙성 있고 자연스럽게 전이해야 하고,독자의 무서움과 짐작에의 욕구를 ‘한 몸 두 얼굴’의 괴이한 형태로 끝까지 살게 해야 하며,전연 공포스럽지 않는 우리의 일상을 되돌아보게 하는 깊이가 있어야한다는 것을 독자들은 알게 된다. ◆어두운 밤 나는 적막한 집을 나섰다(문학동네) 희곡 ‘관객모독’‘카스파’,소설 ‘페널티 킥을 앞둔 골키퍼의 불안’‘왼손잡이 여인’등으로 국내에 잘 알려진 오스트리아 출신 독일작가 페터 한트케의 97년작.현대인의 불안과 고립감을 군더더기 설명없이,공격적인 문체로 그려온 그는 신작에서 현대인의 잃어버린 자아찾기를 이야기한다.이 주제는 현대작가들이 즐겨 다루는데,누구보다 이런 주제를 파고들어온 한트케는 예순이 다 된 연조에 어떤 이야기를 펼칠까.가족과 친구들의 정서적 보호막을 갖지 못한 중년 남자가 실어증에 걸리는데,환상적인 여행을 통해 말과 자아를 되찾는다. ◆베로니카,죽기로 결심하다(문학동네) 브라질 출신으로 유럽에서 활동하는 파울로 코엘료의 98년작.‘연금술사’‘다섯번째 산’등 이 작가의 대표작들은 40가지 이상의 언어로번역되어 2,000만명이 넘는 독자들이 읽었다고 한다. 또 세계문학에 기여한 공로로 프랑스정부로부터 최고 훈장을 받았다.대중적 인기와 문학적 내실을 더불어갖추었다는 점만으로도 관심을 끄는 작가인데,이번 작품은 이같은 행복한양수겸장의 허와 실을 아는 데 도움이 된다.능숙하게 이야기를 이끌어가지만 가끔씩 도식적이라는 느낌을 주는 것이다. 유고연방에서 독립한 유럽의 한 소국에서 젊은 처녀가 생의지리멸렬함에 절망해 자살하나 실패,다시 깨어나며 일주일시한부 생명이 주어진다.인생은 꼭 살아야할 가치가 있는가에 대해서 이 처녀는 어떤 결론을 내릴까. ◆처음부터(생각의나무) 옛 동독 출신 작가로 비판적 시선을 유지한 크리스토프 하인의 97년작.열세살 소년이 화자 겸주인공이며,동서독으로 분리됐으나 베를린 장벽이 생기기 전인 1956년의 한 해를 담고 있다.똑같이 분단현실에 둘러싸인 우리 처지를 상기시키나,분단을 배경으로 같은 또래의 주인공이 등장하는 우리 소설들과는 많이 다르다.거기서는 열세살 소년이 어느 정도로 역사에 침윤되고,역사와 무관한 개인으로서는 얼마나 두꺼운 성장 체험을 이룰까를 눈여겨 볼 만하다. ◆왕비의 이혼(열림원) 일본의 68년생 작가 사토 겐이치가일본 아닌15세기 프랑스의 국왕 루이12세와 왕비의 이혼 사건을 소설화했다.99년작으로 일본에서 대중적인 성공을 거둔 작품에게 주어지는 나오키상을 받았다.비록 보편성 추구에는 한계가 있는 대중소설이지만 작가는 이 법정소설에서 동떨어진 외국 역사라는 소재주의의 약점을 얼마나 극복했을까. 김재영기자 kjykjy@
  • 세 ‘겹’의 民譚…틀을 깼다

    젊은 소설가 김영하의 장편소설 ‘아랑은 왜’(문학과지성사)는 액자의 네 틀을 깨부수면서 스스로 틀을 잡아가는 예쁜 그림과 같다. 1968년생으로 95년에 등단한 작가는 최근 이삼년간 파격적이고 신선한 작품을 잇달아 발표해 독자들로부터 큰 주목을받았다.많은 평자들은 그를 신세대 작가군의 대표주자로 앞세우곤 한다.작품의 소재나 내용이 전에 없던 새것이고 이색적이라서 파격적이란 뜻은 아니다.대부분의 소설에서 건들수 없는 ‘생’기초로 받들어지는 세계 자체가 구멍이 뚫려있거나 뒤집혀져 있는 것이다.세계와 리얼리티가 괴상한 만큼 이야기,소설의 보통 형식이 온전할 리 없다.5년만에 내놓은 이번 장편이 특히 그러하다. 사람 이름으로 보이는 ‘아랑’에다 의문사가 살짝 붙어 고개를 가웃뚱거리게 하는 이 작품은 사람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이야기 자체가 주제이기도 하다.‘하늘 아래 어디 새로운 이야기가 있겠느냐.있다면 이야기하는 방식이 새로울 뿐이다’라는 작가의 말이 들리는 듯하다.‘아랑은 왜’는 세 ‘개’가 아니라 세 ‘겹’의이야기를,유식한 말로,비(非)유클리드적으로,4차원적으로 합성한 소설이다. 첫째 겹.조선시대 때 부임하는 사또마다 첫날밤을 넘기지못하고 죽어나가는데 배짱좋은 새 사또가 아랑이라는 처녀귀신과 대면해 원통한 사연을 듣고 원한을 풀어준다는 민담. 둘째 겹.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식 비틀기.작가는수백년동안 어린아이도 한마디 설명없이 알아들어온 이 민담을 현재의 대학원생 의식으로 해체·변형한다.이 아랑의 민담은 바보스러울 정도로 단순해 조선시대 신분사회의 ‘못마땅한’폐해와 모순을 하나도 담지 못한 만큼 사회경제적 진상이 담기도록 변형시켜야 마땅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김영하는 이십여년 전부터 많은 국내외 소설가들이 에코를 본따 하듯 이 민담의 근대적인 ‘이본(異本)·비본(秘本)’을 출현시킨다. 세번째 겹.김영하는 아랑 이야기의 액자틀을 에코식 알류미늄제로 교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틀 자체를 떼내버린다.즉극작가가 무대 위에 버젓이 올라 오락가락하는 배우 옆에서“이 사람은 배우에 지나지 않고,이 이야기는 연극에 불과하다”고 틈있을 때마다 관객한테 일러주는 피란델로나 브레히트 식 파격을 취한다.작가는 이렇게 저렇게 민담을 변형시킬수 있을 것이라고 독자에게 까놓고 말할 뿐 아니라, 바로 이런 내용을 소설로 쓰는 현대의 소설가를 같이 소설화해보자고 독자들을 다독거리는 것이다. 나아가 작가는 아랑 민담의 의식화된 변형과 자신의 파격적인 틈입을 같이 섞어버린다.독자들은 이같은 고차원적 합성의 이야기 방식에 머리가 빙빙 돌곤 한다.그러나 독자들은민담의 변형이 역사인식에서 계몽되었다고 생각하는 자신의입맛에 맞다고 여기며 새롭고 파격적인 이야기 방식에 끌려들어간다.김영하의 액자 깨진,예쁘장한 그림 속으로 빠져드는 것이다. 김재영기자 kjykjy@
  • 문화부 올 업무계획 요지

    문화관광부가 14일 밝힌 올해 업무계획은 ▲‘삶의 질’ 향상과 ▲국가경쟁력 제고 ▲남북평화협력 실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이를 목표로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은 다음과 같다. ■남북 문화·관광·체육교류 추진 개성공단 조성지역의 문화재 공동 지표조사 및 비무장지대 문화유적과 천연기념물공동조사를 추진한다.태권도 시범단의 상호방문을 협의하고,경평축구대회 부활을 제의한다. ■한국문학번역원 설립 문예진흥원의 관련업무와 문학번역금고의 기능을 통합하여 2월말까지 설립한다.올해 27억원을 들여 한국문학을 해외에 소개하는 기반을 조성한다.내년까지 200억원을 목표로 기본재산을 갖춘다. ■무대용품 공동보관시설 건립 공연예술단체의 무대용품을공동보관하여 활용도를 높이고 제작비를 줄이는 전기를 마련한다.올해 20억원을 들여 수도권에 2,000평 규모로 짓는다. ■국악강사풀(pool)제 운영 전통예술교육의 기반을 마련하기위해 10억원을 투입하여 시·도별로 20∼50명의 국악강사풀을 구성, 희망하는 초·중·고교를 방문해 교육한다. ■방송소프트웨어 뱅크 운영 디지털 방송영상 아카이브의기능을 대폭 확충하고 방송영상 프로그램 종합 데이터베이스를 구축,정보를 제공하는 포털사이트를 운영하며 방송영상물의 전자상거래를 위한 사이버마켓도 운영한다.이를 위해 한국방송진흥원을 방송영상제작지원 총괄기구로 개편을 검토한다. ■‘다른 지역 방문의 해’ 운동 전개 해외여행 수요를 국내로 전환하기 위해 ‘우리 것부터 보는’ 국민관광진흥사업을추진한다. 국민 휴양관광자원을 확충하고 관광코스를 개발한다. ■문화유산해설사 양성 퇴직교원과 향토사학자,역사 및 문화에 소양이 있는 외국어 능통자 1,000명을 내년까지 교육하여각 유적에 배치한다. ■국민들의 생활체육 참여 확대 전국 4,974개 공공체육시설을 민간에 적극 위탁 관리시켜 시민을 위한 복합문화체육센터로 활용한다.전국 232개 시·군·구에 생활체육지도자 790명을 배치,생활체육프로그램을 운영한다.국민들의 규칙적인체육활동 참여율을 현재 33.4%에서 선진국 수준인 50%로 끌어올린다. ■골프대중화 및 엘리트 체육 중흥 수도권에 565억여원을 들여 18홀 규모의 퍼블릭골프장을 건설한다.2003년까지 230억원을 투자,태릉선수촌내 종합체육관과 선수숙소를 신축하고국가대표 등 선수들의 복지후생에 30억원을 지원한다. 서동철 곽영완기자 dcsuh@. *콘텐츠회사 설립 안팎. 문화관광부가 ‘코리아 e뮤지엄’을 설립키로 한 것은 앞으로는 문화콘텐츠 산업이 국가의 흥망을 좌우한다는 상황인식때문이다. 정보통신산업이 하드웨어 위주에서 콘텐츠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이다.콘텐츠 산업의 시장은 세계적으로 연평균 33.3%의 고속성장을 하고 있다. ‘코리아 e뮤지엄’은 주식회사의 형태로 출범한다.이익을내는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초기 자본금은 2,000억원. 문화산업진흥기금과 방송발전기금 등 공공기금에서 절반,나머지는 방송사와 통신·컴퓨터·인터넷업체들로부터 유치한다.투자액이 5,000억원 규모는 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만큼 자본금은 점차 늘려간다. ‘코리아 e뮤지엄’은 초기에는 민속이나 설화 등 문화의원형이나 문화재 등 문화유산,음악·무용 등 문화예술을 디지털화하여 콘텐츠의 기초소재로 제공한다. 성숙단계에서는사이버도서관과 인터넷 방송국,게임·애니메이션 등 오락산업, IMT 2000 등 모바일 기기용 문화 콘텐츠를 기획·투자·개발하는 한편 유통 및 판매도 지원한다. 200∼300개의 중견콘텐츠 제작업체도 자연스럽게 육성된다.이런 과정을 통하여2005년에는 세계 3대 디지털 콘텐츠 제작국가로 진입한다는것이 문화부의 목표이다.
  • 김각중회장 재추대 안팎

    전경련이 차기 회장으로 김각중(金珏中)현 회장을 재추대한것은 대안부재론에 따른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한때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이건희(李健熙) 삼성그룹 회장과 정몽구(鄭夢九)현대·기아자동차 총괄회장 등이 고사를거듭한데다 김 회장 역시 이날 회의에 느닷없이 참석하지 않는 등 전례없는 진통을 겪었다. 그러나 전경련 회장의 경우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추대돼회장직을 수행한 전례가 있다.회장단 및 고문단의 이번 결정으로 김 회장은 차기 회장직을 수행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보인다. 김 회장은 부친인 김용완(金容完)옹이 지난 69년 본인의 고사에도 불구하고 재추대돼 회장직을 맡은 기인한 인연을 갖고 있다. 따라서 전경련은 김 회장과 손병두(孫炳斗)부회장체제를 유지하되,손 부회장이 김 회장을 대신해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크다. 어렵사리 추대된 김 회장 체제가 넘어야 할 과제는 적지 않다. 우선 근로시간단축과 2차기업 지배구조개선,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상설화 문제 등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재계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2차 산업구조조정(빅딜)도 재계 자율로 이끌어 내야 한다. 전경련의 위상 강화 역시 과제다. 전경련은 그룹체제가 핵분열해 계열사 독립경영체제로 옮겨가는 상황을 감안하면 대외적인 위상과 회원사들에 대한 신뢰도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따라서 김 회장-손 부회장이 얼마나 내부 단합을 융화시키고,정부와의 관계개선을 이뤄내느냐에 따라 전경련의 위상과역할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주병철기자 bcjoo@
  • 韓·美 對北공조 일단 ‘서광’

    워싱턴 한·미 외무장관회담에서 미국 측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추구해온 한국의 대북 포용 정책에 대한 지지 의사를 공식 표명함으로써 부시 행정부 출범 후 대북정책 변화가능성을 둘러싸고 한·미간에 조성됐던 미묘한 긴장은 일단해소될 전망이다. 미국측은 이와 함께 한반도문제의 남북한 당사자 해결원칙과 이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이니셔티브를 존중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우리 정부가 이번 한·미 외무장관회담을 통해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미국측에 설명하고 이에 대한 지지를 얻어낸 것은 상당한 성과로 볼 수 있다. 파월 장관과의 회담에 이어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이 장관과 만난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 보좌관은 햇볕정책을‘훌륭한 정책(wonderful policy)’이라고 치켜세워 이 장관 일행을 고무시켰다.이어서 이 장관이 비공식적으로 만난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 내정자 및 짐 켈리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내정자도 한국 정부에 대한 강한 연대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이 장관의주미 한국특파원과의 간담회에 동석한 한 외교 소식통은 이와 관련,“파월 장관이나 라이스 보좌관 등은최근 부시 행정부 인사들의 잇단 한국 관련 발언이 한국에서엄청난 파문을 일으킨 점을 감안해 이 장관을 예우해준 것같다”고 풀이했다. 이와 함께 한·미·일 3국 협의 채널로 유지됐던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 외에 대북정책 공조를 위해 한·미 차관보급 인사가 참여하는 고위급협의체를 상설화하기로 한 것은한·미 공조를 더욱 철저하게 추진해 나가겠다는 부시 행정부의 의지 표명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이날 양국 외무장관회담에서 파월 장관은 몇가지 사항을 질문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대표적인 질문이 북한의 각종지원 요청에 대한 한국측 대응 방안.철저한 상호주의와 확실한 검증이라는 공화당 정부의 대북정책 추진방식을 은근히드러내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이 장관이 남북한 정상회담,국방장관회담,경의선 복원공사,이산가족 상봉 등 교류협력사업 등을 예로 들며 남북한의 실질적인 화해 움직임을 강조한 데 대해 파월 장관은 북한의실질적인 변화 여부에 대한 평가를 유보했다는 후문이다. 어쨌든 이 장관의 방미를 통해 우리의 대북 화해 의지 등을부시 행정부에 확실히 전하고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낸 것은결코 작은 성과가 아니라는 게 우리측의 평가다.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hay@
  • 고구려 부활을 꿈꾸며…

    ‘한국생활사박물관’(사계절)의 셋째권 ‘고구려생활관’에 접근하기 전에 몇가지 키워드부터 챙겨보자.우선 박물관.이책은 ‘한국생활사박물관’이라는 대형 건립프로젝트의 일부다.물론 건설현장은 종이 위.지난해 7월 첫 두권 ‘선사생활관’‘고조선생활관’에서처럼 이번 역시 고구려의 모든 것을 수십가지 크고 작은 ‘전시실’에 담아보여준다. 다음으론 생활사.여기선 고주몽에서 발원,광개토왕·소수림왕에서 깃발 날린 고구려 정치·정벌사 따위는 주 동선에서 한참 비켜나있다. 양지 바른 곳을 차지하고 앉은 것은,농부 ‘용대’의 공급 예측 착오로 남아돌게 된 다락 창고,대장장이 ‘을로’네의 자부심,과부 ‘무덕’네에 데릴사위로 들어온 홀아비 ‘을밀’,쪽구들,멧돼지를 통째로 간장에 절인 최고의 접대음식 맥적,문 아닌 커튼으로 가리워진 부부침실 따위 고구려 갑남을녀들의 손때묻은 살림얘기다.우리 역사서속에 영웅 아닌 평민들 이름이 이토록 분분하게 거론된 예가 귀했다. 그들의 하찮은 생활을 이책은 역사 주역자리에 돌려세우고 있다.무엇보다 역사의 ‘현재시제’화.교과서 화석으로만 알았던 고구려사가 구체적 사람살이로 살갑게 다가온다.구수한 현재형 이야기체도 한몫 거든다.역사란 오늘 삶의 거울일진대 이처럼 일상속에 늘 가까이두고 볼 수 있다면 얼마나 복받은 건가. ‘고구려생활관’은 웅혼한 사계를 화보로 펼친 야외전시실에서 시작한다.잇달아 ‘성밖’ 평민들,‘성안’ 귀족들의 살림과 결혼,주거공간,교육과 납세의무,축제,전쟁,종교 얘기가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고구려실은 심장부.각저총 벽화를 통해 고구려인 우주관을 대해부한 특별전시실,주몽설화·광개토대왕릉비 관련 문제를 깊숙히 다룬 세미나실 등은 보너스다. 책은 상상력의 젖줄을 고분벽화에 대고 있다.벽화와 이를 토대로 한재현그림,유물·유적지 사진이 수백점이다. 박물관에는 약점도 있다.역사를 관통하는 깊이있는 해석은 어쩔 수없이 좀 딸린다.그러나 잘 꾸린 박물관의 미덕이 그걸 덮고도 남는다. 개봉박두인 ‘신라생활관’‘백제생활관’ 등 총 12권으로 완간예정. 손정숙기자 jssohn@
  • 내일 개봉 멜로드라마 ‘하루’

    내일 개봉 멜로드라마 ‘하루’

    한지승 감독의 새 영화 ‘하루’(쿠앤필름 제작·20일 개봉)는 상실과 희망에 관한 멜로다.전작 ‘고스트 맘마’와 ‘찜’이 그랬듯 이번 역시 일련의 분위기를 벗어나진 못했다.감상포인트도 엇비슷하다. 적당히 달콤하고,군데군데서 눈물샘을 터뜨리며,서운치 않을 만큼의카타르시스를 안겨주고. 그러고 보면 영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매력점은 고소영의 업그레이드된 연기다.“고소영이 ‘연기’를 한다”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어느날 갑자기 만난 생의 환희와,이내 맞닥뜨린 지독한 절망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감정선을 야무지게 정리해냈다.멜로의 성공요건이 주연들의연기력이라면,영화는 절반의 성공은 거둔 셈이다. 여주인공 진원(고소영)을 통해 일깨워지는 주제어는 ‘모성’이다.결혼 5년째인 진원과 석윤(이성재)부부에겐 아이가 없다.남편의 출장지까지 쫓아가는 필사적 노력으로 진원은 기적같이 아이를 갖지만,행복은 오래가지 못한다.하루도 살 수 없는 무뇌아를 가졌다는 진단을 듣게 된다. 직장인 맞벌이 부부의 일상에 한참동안 앵글을 맞춘 영화는예쁘게포장된 여느 트렌디 드라마와 다를 게 없어보인다.웨이브 파마를 한이성재가 한밤중에 입덧하는 아내에게 도토리묵을 만들어주려고 덤비는 대목 등은 ‘폭소양념’역할을 제대로 한다.하지만 영화 속 상황임을 눈치채지 못할만큼 그 장치들이란 지극히 평범하고 상식적인 것들이다.두 주인공의 성의있는 감성연기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탄력을받지 못한 이유는 그때문인 것같다.희망과 절망 사이 감정의 켜들이직설화법으로 너무 빤히 드러난 게 아쉽다. 산부인과 의사역의 김창완이 영화의 잔재미를 주는 조연역을 한몫 단단히 했다.마음 약한 여성이라면 손수건을 준비해야겠고. 황수정기자
  • “부시정부 한반도 안정 깨는일 없을것”

    “김정일(金正日) 북한 노동당 총비서겸 국방위원장의 방중은 앞으로 북한이 어떤 길을 선택할 것인가를 엿보게 하는 중요한 지표가 되고 있다” 아시아정책과 관련,부시팀과 끊임없이 의견을 주고받는 래리 워첼 헤리티지재단 아시아 연구소장은 신정부 출범을 앞두고 대한매일과 가진 특별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의 방중은 북한이 어려워진경제난국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나섰음을 단적으로 엿보게 한중대한 의미를 지닌다”고 지적했다. ■김정일 위원장이 갑자기 중국을 방문한 배경은. 김 위원장의 중국행은 예상됐던 것이지만 생각보다 빨리 진행됐다.그의 행보는 체제붕괴를 위협하는 경제난국 해결에 북한 내부의견이 집결됐음을 의미한다.또 사회주의체제는 유지하면서 자유경제체제를 도입한 이웃 중국이란 모델에 눈을 두고 있으며 이를 전형으로 삼을 것임을 간접적으로 확인케 한다. ■북한이 경제위기 타개를 위해 방향을 바꿨다는 지적은 있었지만 미공화당은 아직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는데. 우리는 이미 미사일이북한의 경제난 완화를 위해이용됐다는 점을 알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경제난을 해결한다고 해서 미사일을 포기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북한은 자신이 가진 몇 안되는 장점중 하나로 미사일을 꼽고 있어그 장점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서울 답방을 예고하고 있고 적어도 겉으로는변화된 모습을 보이지 않는가.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이뤄지느냐는 그가 앞으로도 계속 한국과 대화상태를 유지할 것인가를 가늠하는척도이다. 그가 서울을 방문하는 것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방북보다도 훨씬 어려운 사건이 아닐 수 없다.한국에서도 일부 지적이 있었지만 주적(主敵)의 개념이 사라지는 상황이 북한에 시작되는 것이다.따라서 그의 서울 방문이 이뤄지려면 내부적으로 눈에 띄지 않는문단속이 이뤄진 뒤에야 가능하다.그 단속의 행태가 우리에게 북한의변화 의지를 엿볼 수 있게 할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김정일이 서울을 방문하고 북한이 식량 등 원조에투명성을 확보하는 등 국제사회의 공통된 인정이 전제되지 않는 한미국 대통령의 방문은반대한다. ■부시 행정부의 국가미사일방어망(NMD) 추진은 남북한 화해분위기속에서도 북한이 미사일개발을 유지하는 빌미로 작용할 수 있는데. 북한이 그렇게 들고 나올 수는 있다.그러나 여러차례 강조했듯 NMD는전적으로 방어용이다. 누구에게 위협을 가하려는 것이 아니고 상대의위협을 막기 위한 것이다. 이 점을 한국은 물론 세계 각국에 설득하고 있다. ■신정부가 출범하면 클린턴의 개입(포용)정책과는 다른 한반도 정책이 예상되는데. 외교란 하루아침에 갑자기 변하는 것은 아니다.그런점에서 급작스러운 변화로 현재의 안정 분위기가 깨지는 일은 없을것이다. 다만 클린턴 행정부의 정책인 북한의 위협을 보상으로 막는 태도는분명 아닐 것이다.단적으로 94년 제네바 핵협상은 재고돼야 한다는점을 부시팀은 여러 사람의 입을 통해 밝힌 바 있다.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임무와 역할,활동에도 상당한 재고가 이뤄질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일단 북·미관계가 경직되는 모습도 비쳐질 수 있다. ■그렇다면 신정부와 한국정부와의 공조는 우려되는 게아닌지. 아니다.오히려 한·미·일이 참여하는 3자조정그룹(TICOG)의 활동이 더욱활발해질 것이다. 오히려 TICOG의 활동이 더욱 공식화되고 상설화할것으로 보인다.공화당 정부는 우방인 한국과 일본과의 대화는 더 원한다. 한국정부도 미국의 새 정부 출범시기에 맞춰 허심탄회한 대화를 가져야 한다고 본다. ■경제 문제로 넘어가 한국은 경제상황이 썩 좋지 않다.그러나 새 행정부는 한국 시장의 문을 더욱 열라고 주문할 것으로 보이는데. 공화당 무역정책의 핵심은 자유무역이다.차기 행정부 역시 자유무역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 애쓸 것이다.자유무역만이 세계의 공존과 상호혜택을 보장해왔다.단기적으로 볼 때 자유무역이 어렵고 손해나는 것으로보일지라도 장기적으로는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다. 자유무역이 보호주의로 흐른 예도 많다.분명 미국내에서도 이런 모습이 있다.과거 공화당 인물이었던 개혁당의 팻 뷰캐넌 후보는 자유무역을 부르짖지만 사실은 보호무역주의자다.그러나 공화당은 그와노선이 분명히 다르다. 그러나 한국은 자유무역이 어려운 부문도 있다.그런 점에서 한·미간 무역부문의 긴장은 어느 정도 예상되며 불가피할 것이다.나는 집에 삼성TV와 VCR를 가지고 있다.가격과 성능이 소비자를 유혹하면 사는 것은 당연하다.이런 시장원리가 인위적으로 조절되는 것에 대해신정부는 단호할 것이다. ■한국경제에 대해 한마디 한다면. 한국경제 내부에서 근본적인 의사결정 과정이 아직도 자유롭지 않다.금융권이 자율결정을 내리는데 미약한 점도 있다.그러나 금융부문은 자율적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져야가장 효율적이다.또 97년의 IMF위기도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것으로보인다. ■아시아 정책과 관련,공화당 인사중 한 사람은 중국은 미국의 동반자가 아닌 적대국가라고 밝힌 바 있는데. 부시의 새 정부는 중국을적대국가로 상대하지 않을 것이다.현상황은 반대로 중국이 미국에 거리감을 두고 있다.왜냐하면 중국은 아시아국가중 미국을 겨냥한 미사일을 가진 유일한 나라이고 앞으로 미국과 무역부문에서 경쟁을 생각한다.그러나 중국이 항구적정상무역관계 대상국이 됐고 앞으로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해 미국과 경제활동을 유지할 경우 이런 긴장관계는 상당히 유화될 것이다. ■러시아는 NMD 문제로 미국과 상충되고 있어 신정부의 외교난제 가운데 하나로 보이는데. 분명히 예견하건대 러시아의 경제상황을 전제해 볼 때 조만간 미국의 NMD에 동의해올 것으로 전망한다.또 그들이내세우는 탄도탄요격미사일(ABM)협정도 결국 개정될 것으로 본다. ◆ 래리 워첼소장 약력. ▲콜럼버스대졸업, 하와이주립대 정치학박사 ▲주한미군 근무 ▲주중미국대사관 무관 ▲미 국무부 국제안보정책담당 장관보좌관 ▲미 육군 전쟁대학 전략연구소장(육군준장)저서 ▲중국의 계급(1987) ▲중국군 근대화(1988) 등.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h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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