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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눈] 너무 가벼운 ‘고위층의 입’

    ‘말 한마디로 천냥 빚도 갚는다.’는 속담이 있다.표현의 방법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입조심을 타이르는 선현들의 가르침이다. 그러나 요즘 입조심을 하지 못해 설화(舌禍)를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너무 많다.그것도 일반인이 아닌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실수나 짧은 생각으로 내뱉은 의사표시는 온 나라를 혼란으로 몰아넣기도 한다.특히 뜨거운 이슈를 둘러싸고 예민한 상황에서 정부 관계자들이 하는 말은 국민들에게 주는 영향력이 가히 메카톤급이다.더구나 책임지지 못할 말을 했다가 번복할 경우 국민들이 느끼는 배신감은 표현하기 힘들 정도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고위 당국자의 말 한마디가 정쟁의 소용돌이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이 그랬고 화물연대와 조흥은행 파업 때도 정책혼선에 따른 말바꾸기가 여지없이 과격시위와 엄청난 국가적 손실로 이어졌다.그러나 결과에 책임을 지는 정부 관계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때문에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전가된다. 최근 윤진식 산업자원부장관의 발언이 또다시 국책사업 추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지난 26일 전북 부안을 방문한 윤 장관은 “위도 주민들의 결단으로 17년 동안 끌어왔던 국가과제가 해결됐다.”며 “주민들의 열의와 어려운 경제사정을 감안해 관계법을 고쳐서라도 현금보상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그러나 정부는 29일 국무회의에서 현금보상계획을 백지화했다.윤 장관도 “서울로 올라와 관계부처와 협의해 보니 현금보상 약속 발언이 그렇게 적절한 것만은 아닌 것 같다.”고 자신의 실수를 시인했다.원전수거물관리시설 부지로 확정된 위도 현지를 방문하는 관계부처 주무장관이 주민들을 만나 무슨 말을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조차 하지 않고 갔다가 즉흥적으로 책임지지 못할 말을 했다는 결론이다.많은 국민들은 윤 장관이 ‘또 한건 했다.’고 현정부의 말바꾸기를 비아냥거리고 있다. 참여정부가 출범한 지 5개월여가 됐다.정부도 이제 ‘아마추어’ 시비를 벗어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임송학 전국부 차장shlim@
  • [대한포럼] 정상외교 후유증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생애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한 ‘외교 초년생’인 노무현 대통령에게 벌써부터 능숙한 정상외교를 기대하기는 성급하다.이번 중국 방문 때 스스로도 표현했듯이 ‘알쏭달쏭한 측면’의 수사(修辭)들로 넘쳐나는 국제외교 무대에 독특한 직설화법을 가진 노 대통령이 적응하는 데는 시간이 꽤 걸릴 것 같다.더구나 우리는 쉽게 속내를 드러내고,흥분도 잘 하고,남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버리는 품성을 지녀 모호성과 표리(表裏)가 지배하는 외교무대에 적합하지 않다.오죽했으면 한민족 5000년 역사 가운데 유능한 외교관으로 꼽히는 인물이 ‘세치의 혀’로 거란으로부터 강동 6주를 돌려받은 고려초 사신 서희밖에 없지 않은가. 그래서일까,노 대통령이 취임 5개월만에 미·일·중 정상외교를 마무리했으나 늘 후유증을 남겼다.이제는 시대가 변해 대통령 사진이 담긴 외국 순방 플래카드도 나붙지 않고,‘고생하셨습니다.’라는 인사치레마저 사라져버려 정상외교가 너무 홀대를 받고있는 것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까지 든다.그렇더라도 주변4강 가운데 러시아가 아직 남아 있지만,3강의 정상들과 얼굴을 익히고,국제 외교무대의 감각을 쌓을 기회를 가진 셈이다. 사실 국내뿐 아니라 국제외교 환경도 변해 이제는 정상들까지 팔을 걷어붙이고 세일즈 외교를 펼치는 시대가 도래했다.정보화 물결로 지구촌 시대가 열리면서 현안을 직접 해결하는 실무방문(working visit)이 보편적인 추세이다.그렇다고 정상외교의 본질마저 변한 것은 아니다. 정상외교란 원래가 의전이고 의식이다.실무자들이 미리 합의한 외교문서에 서명하고 서로간 친교를 다지는 외교의 하이라이트인 것이다.부시 미 대통령이 고향인 텍사스 크로퍼드 목장으로 고이즈미 일본 총리를 초청해 같이 식사하고 직접 운전하는 트럭에 태워 목장을 둘러보는 모습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세리머니가 바로 정상외교의 참 모습이다. 실무선에서 머리를 싸매도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한 현안이 이렇게 다져진 정상간 우의로 쉽게 해결되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다.처음으로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이라는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성사시킨,지금은 고인이 된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일본 총리 시절에 한·일관계가 짧은 기간이었지만 이에 근접했던 시기였다고 할 수 있다. 국제외교에 이제 막 데뷔한 노 대통령이 이 경지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실무진들의 정교한 보좌와 조언이 요체다.그동안 세차례 정상외교,특히 중국방문에서는 과연 우리 외교안보팀에 팀워크가 있기나 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무엇보다 한·중정상회담전에 배포된 보도자료에 담긴 ‘확대 다자회담’이 회담뒤 ‘당사자간 대화’로 바뀐 일로 대통령이 나서 해명하고 사과한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 일인가. 실무선에서 완전 합의가 안 된 부분을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사전 보도자료에 버젓이 담은 외교안보팀의 ‘배짱’은 도대체 어디서 나온 것인가.보도자료 작성 책임을 놓고 외교부와 청와대 관계자들이 주고받은 책임전가 논쟁이 결국 일을 키운 꼴이다. 정상회담이 끝난 지 28시간이나 지나 공동성명을 발표한 것 역시 일본 과거사를 언급하지 않았던 것처럼 사려 깊지 못함이다.임기중 중국 방문이 이번 한번으로 끝날 일도아니지 않은가.이러한 사소한 실수들이 정상외교가 갖는 현란한 의전과 결과에 찬물을 끼얹은 아마추어리즘이다.종·횡으로 정리된 시스템화가 아직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3국 정상외교를 거쳐 이제 그 결과물이 나온 만큼 외교안보팀을 수술할 때라고 본다.명의(名醫)는 때를 놓쳐 병을 키우진 않는다. 양 승 현 논설위원 yangbak@
  • 火葬도 예약시대/수요 크게늘어 전화로 신청접수

    화장(火葬)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예약제가 잇따라 도입되고 있다.서울시에 이어 부산시 장묘시설이 오는 9월부터 예약제를 전면 도입키로 해 전국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대자동에 있는 서울시립 승화원은 지난 2000년부터 예약제를 도입했다.승화원에서 장례일정을 무리없이 진행하려면 2∼3일 전에 예약해야 할 정도로 화장이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에 이어 부산 영락공원이 예약제를 도입키로 한것은 상주들이 대부분 발인을 거쳐 오전 8시 전후 시간대에 화장을 요구하면서 큰 혼란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부산 영락공원의 오전 시간대 화장요구는 무려 82%에 이른다. 영락공원 화장장은 지난 95년 개원 당시 하루 평균 13건이던 화장이 2000년 22건,2001년 26건,2002년 31건,올해는 5월말까지 32건에 이르는 등 일일 적정처리 용량 39건에 육박하고 있다. 서울시립 승화원은 23기의 화장로를 매일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운영하면서 24시간 예약을 받고 있다. 울산시 동구 화정동 울산 공설화장장도 4기의 화장로로 하루 10구에서 14구까지 처리하는 등 적정 처리능력 8구를 넘어서고 있어 예약제가 시급한 실정이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새만화

    ●손바닥 동화 1∼3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를 작가 특유의 감수성으로 엮어냈다.오나리 유코 글·그림,이지연 옮김.민음사 펴냄.8500원. ●멜랑꼴리 1 남성 취향의 성에 대한 자유로운 상상.이기호 글·그림.학산문화사 펴냄.8500원. ●마린블루스 2 20대 작가가 일상사를 솔직하게 담았다.정철연 글·그림.학산문화사 펴냄.8500원. ●만화 서양 철학사 1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서양철학 학습만화.서정옥 글,이원희 그림,안정혜 구성.자음과모음 펴냄.1만 2000원. ●머리가 팍 열리는 만화 과학 이야기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과학상식 만화.최상 글·그림.자음과모음 펴냄.8500원. ●KBS 애니멘터리 한국설화 1 위성채널 ‘KBS KOREA’에서 방송중인 ‘애니멘터리 한국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미르와달 글,두비미디어 그림.아이디오 펴냄.7800원. ●이프 가상 과학체험 어린이들이 흔히 하는 상상 속에 과학원리가 숨어 있음을 설명한다.강일석 글·그림.두산동아 펴냄.8000원.
  • 부동산 플러스 / 수성도료 ‘DTM에나멜’ 개발

    건설화학공업㈜은 환경오염 및 독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수성 도료 ‘DTM에나멜’을 개발했다.초벌 방청도료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금속에 칠할수 있는 다목적 도료여서 경제적인데다 독한 냄새를 없애 실내외 건축용 철재 뿐 아니라 목재·콘크리트·몰타르 도장용으로 적합하다.중금속이 없는 저독성(低毒性)페인트여서 완구·아동용 놀이기구 등에 사용할 수 있다.(031)451-3611.
  • 야채·과일·고기·잡화·의류 최고 80% 할인 / 알뜰쇼핑 ‘반짝세일’ 노려라

    “알뜰 쇼핑을 하려면 ‘타임 서비스(반짝 세일)’를 노려라.” 할인점 등에서 야채·과일·육류 등 신선 식품에 한정해 실시하던 타임 서비스가 백화점·슈퍼마켓으로 확산되는 데다,품목도 잡화·의류 등으로 다양화하고 있다. 타임 서비스는 유통 업체가 특정 시간대에 30분∼1시간 동안,또는 제품의 수량을 정해 최고 70%까지 할인해 파는 제도.지금까지는 할인점 등에서 폐점시간 무렵 그날 팔지 못하면 판매하기 어려운 신선 식품 등을 위주로 실시돼 왔다. 이장화 롯데백화점 상품총괄팀장은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유통 업체들이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되살리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타임 서비스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은 본점 및 수도권 전 점포에서 ‘7시에 만나는 특별한 즐거움’이라는 타임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잡화,신사·숙녀의류,식품,가정용품,아동·스포츠의류 등의 품목에 대해 40∼70% 할인 판매한다.원래 이달 30일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할 계획이었으나,반응이 좋아 서울 영등포점·강남점 등은 주 1회 상설화하기로 결정했다. 신세계백화점 서울 강남점은 오후 6시 ‘럭키타임’이라는 이름의 타임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선글라스·액세서리·모자·핸드백 등 잡화류와 T셔츠·반바지 등 단품 중심의 의류를 50%까지 저렴하게 판매한다.서울 본점과 미아점,영등포점 등에서는 그날의 상황에 따라 오후 시간대에 비정기적으로 진행한다. 현대백화점 서울 전 점포도 ‘7시에 만나요’라는 타임 서비스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매일 오후 7시 상품군별로 1개품목씩 하루 9개 품목을 정상가보다 최고 50% 할인된 가격에 내놓고 있다.지방 점포에도 확대할 것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행복한세상은 매일 오후 5시부터 6시까지 수량을 한정한 타임 서비스를 제공한다.할인율은 50%이며,품목은 패션 잡화와 의류 등이다.28일의 경우 레노마 마(麻)모자 1만원(100개 한정),시스터 바지 1만원(100개),니나리치 수영복세트 2만 5000원(100개) 등이 타임 서비스된다. 신세계 이마트는 하루 3번 정도 타임 서비스를 실시한다.오전 중에는 10∼12시 매장 상황에 따라 매출 10위내제품중 몇 가지를 골라 10% 인하된 가격에 판매한다. 요즘은 수박·참외 등 과일과 야채류,쌈류 등이 주요 품목이다.오후에는 4시와 7시 그날 상황에 따라 적당한 시간대에 실시하는데,물량이 많은 제품에 집중된다.그날 귤이 많이 입점되었으면 시간이나 물량을 한정해 최고 5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저녁에는 밤 9시 이후 실시하며,어패류·생물생선 등이 주요 품목이다.가격은 최소한 50% 이상 할인된다. 롯데마트는 전국 30개 점포별로 2가지 형태의 타임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첫번째는 오전 11시∼오후 3시 실시하는데,농·수·축산품 등 1차상품을 20∼50% 저렴하게 판매한다.다음으로는 밤 8시 이후 상추·배추 등 야채류와 딸기 등 과일류,신선 고기류 등에 대해 50∼80% 할인해 판매한다. 그랜드마트는 매일 선호도가 높은 제품을 선정,5개 품목씩 최고 50% 이상 싼 값에 판매하는 ‘일별 초특가 상품전’ 행사를 상설화하는 한편,폐점시간에 실시하던 떨이상품전 행사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영업 중간중간에 실시하고 있다. 한화스토아는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시간대별로 10분 동안 품목별로 번갈아가며 타임 서비스를 실시한다.예컨대 오전 11시대에는 10분 동안 생선 코너에서 오징어를 두 마리 가격에 세 마리를 판매하고,낮 12시 대에는 10분 동안 불고기 양념 돼지고기를 싸게 판매하는 등의 형태로 진행된다. 김규환기자 khkim@
  • 수입화장품 비켜! / 국내브랜드 고급화… 백화점 공략나서

    ‘국내 화장품 시장을 탈환하라.’ 안방 백화점을 수입 화장품에 빼앗긴 국내 업체들이 백화점용 브랜드를 강화하면서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현재 백화점에 입점한 국내 브랜드는 태평양의 ‘헤라’,‘설화수’,‘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오휘’,‘더후’ 정도.반면 해외 브랜드는 ‘겔랑’,‘랑콤’,‘시세이도’,‘가네보’,‘시슬리’,‘샤넬’,‘맥’,‘메이크업포에버’,‘바비브라운’,‘비오템’‘크리니크’,‘크리스찬디올’,‘에스티로더’,‘SK-Ⅱ’,‘안나수이’ 등 백화점별로 평균 20개에 달한다. 치열한 경쟁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조 6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국내 백화점용 화장품 시장에서 태평양은 매출총액 1100여억원으로 1위를 차지,국내 브랜드의 성장 가능성은 충분히 인정받고 있다. 이에따라 태평양과 LG생활건강은 색조라인을 새롭게 선보이고 품목수도 다양화시켜 시장 탈환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수입화장품의 색조가 아시아인 피부에 맞지 않는 점을 감안,색조 분야를 일종의 틈새로 보고 이 부분을 집중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태평양은 올 가을 시즌에 맞춰 ‘헤라’ 색조 라인을 재정비했다.27일까지 가을 메이크업 행사를 열고,유명 메이크업 아티스트 조성아씨를 전면에 내세워 고객 개개인 성향에 맞는 메이크업 방법과 색상을 일일이 소개하고 있다. 태평양 관계자는 “헤라와 설화수로 수입 브랜드들이 점유하고 있는 백화점 기초화장품 시장은 어느정도 공략에 성공했으나 색조라인은 아직 부진하다.”며 “백화점 색조제품 시장 공략을 위해 고급화와 다양화에 가장 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오휘’의 새로운 메이크업 라인 ‘스톤 스토리’ 45종으로 백화점 시장 공략에 나섰다.올 하반기까지 투웨이케이크,파운데이션 등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 총 70여종을 잇따라 내놓고 수입품 일색인 백화점 시장에 침투한다는 계획이다. ‘스톤 스토리’는 천연소재 ‘스톤(돌)’에서 착안한 이름으로 립스틱에는 자수정 원석 성분이 함유돼 있어 입술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며 매끄럽게 가꿔준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고급화 이미지에 역점을 준 ‘스톤 스토리’는 현대적이고 활동적인 여성들을 겨냥한 과학적 이미지를 추구,백화점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최여경기자 kid@
  • [씨줄날줄] 숨 고르기

    전통무도인 태껸에서는 운동전후에 몸의 긴장을 풀고 마음을 가다듬기 위해 세번씩 숨고르기를 한다.이때 주의할 점은 숨을 최대로 들이마시거나 뱉지 않고 항상 최대량의 70% 정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그래야만 호흡이 끊어지지 않고 계속 이어지기 때문이다.숨고르기 역시 휴식이 아니라 운동의 연장인 셈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그제 정책기획위원회 회의에서 “‘뛰면서 생각하라.’는 말이 근사하다고 생각했는데,말이 안 된다.”며 “그런데 상당기간 그렇게 살아왔다.”고 자성의 뜻을 내비쳤다고 한다.그러면서 “이제 걸으면서 생각하겠다.”고 토로했다는 것이다.가파른 국정운영 방식과 잦은 설화(舌禍)를 염두에 둔 언급이 아닌가 여겨진다.일각에서 ‘걷겠다’는 말을 ‘국정운영의 숨고르기’로 인식하고 있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확실히 노 대통령은 상황판단이 빠른 정치인이다.토론을 즐기는 것도 이러한 탁월한 현장 감각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노 대통령 주변인사들은 ‘대통령이 누구보다 상황논리에 뛰어나다.’는 얘기를 곧잘 한다.실제 지난 대선때 선거과정을 지켜본 한 인사로부터 ‘주어진 상황을 압도하는 현장유세를 하는데,이회창 후보는 도무지 상대가 되지 못했다.’는 후일담을 들은 적이 있다.정치인이라면 누구도 예외가 없겠지만,노 대통령은 유난히 대중 속의 감동과 추동력을 중시한다는 인상을 준다. 대선때 ‘대통령이 되기 위해 사랑하는 아내를 버릴 수는 없다.’ ‘부산 자갈치 아지매의 찬조 연설’ ‘노무현의 눈물’ 등의 캠페인도 노 대통령이었기에 가능했다.설령 이회창 후보나 권영길 후보도 썼다고 해도 노 대통령만큼 유권자들에게 파고들진 못했을 것 같다. 그 차이는 무엇일까.그건 노 대통령이 스스로 밝힌 것처럼 ‘뛰면서 생각하는’ 정치인이었기 때문이다.늘 생생하게 살아숨쉬는 현장의 언어를 구사하고,그 상황에 맞게 주도하는 것이 가능했다.사고의 위험성이 더 크지만,뛰는 것은 걷는 것보다 훨씬 감동으로 다가서게 되어있다. 노 대통령 스스로 이젠 걸으며 생각하겠다고 밝혔으니,뛰며 생각하는 것이 대통령에게는 영 어울리지 않는 모양이다.뛰면서생각하는 것은 대통령에 당선되는 데는 기여했지만,성공한 대통령을 보장하진 못한다는 결론이 내려진 것인지.걸으며 사색하는 노 대통령의 모습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양승현 논설위원
  • 정부, 정보공개법안 ‘양보’

    정부와 시민단체가 첨예한 이견을 보인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정보공개법) 개정 내용은 정부가 시민단체의 의견을 대폭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행정자치부는 이같은 절충안을 올 가을 정기국회에 상정한다는 계획이지만 시민단체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반응이다. ●시민단체 의견 대폭 수용 시민단체들은 결재문서와 사실확인문서뿐만 아니라,의사결정이나 정책결정 과정에 있는 문서 등 정부의 모든 문서를 정보공개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추상적으로 정해진 비공개 대상정보의 기준을 구체화하고 정보공개 요구를 묵살한 공무원에 대한 처벌조항 신설,대통령 직속의 정보공개위원회 상설화 등도 요구했다. 행자부는 이같은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던 입장에서 한걸음 물러나 시민단체 요구를 일부 담은 절충안을 제시했다.비공개대상정보의 세부요건을 ‘공무원 행동강령’처럼 정부부처별로 정하도록 의무화한다는 것이다.정책결정이나 의사결정 과정에 있는 문서의 비공개 대상 조항도 삭제했다. 아울러 9명의정보공개위원회 위원 가운데 위원장을 포함한 5명을 외부전문가로 위촉하고,위원회에 ▲정보공개 정책 및 제도 ▲정부기관별 비공개대상정보 세부기준 조정 ▲정부기관의 정보공개법 운영 실태조사 및 평가 등에 대한 심의권과 의결권을 부여했다. 정보공개규정을 어긴 공무원을 처벌한다는 규정을 넣지 않는 대신 부처별 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구성,평가업무를 강화하고 평가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적용 계획 행자부는 이번 주부터 절충안에 대한 각 정부부처 의견조회에 들어간다.정보공개법 개정에 대비,부처별 정보공개 세부기준 마련과 업무추진비 공개원칙 등을 담은 국무총리 훈령도 이르면 이번 주에 확정될 예정이다.이어 정기국회에서 정보공개법이 개정되면 법안은 내년부터 실시된다. 행자부 관계자는 “수정안에 대한 정부부처와 시민단체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정리한 뒤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하지만 시민단체는 여전히 시큰둥한 반응이다. 전진한 참여연대 투명사회팀 간사는 “정부 수정안이 나아진 것은 사실이지만,행정심판 기능이 없는 정보공개위의 실효성은 여전히 의문이며 정보공개제도의 안정적인 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위반 공무원 처벌조항을 신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
  • “분단이 빚어낸 민중의 고통 슬픈 그림자 아직 어른어른”/ 14년만에 소설집 ‘들국화 송이송이’ 출간 송기숙

    “그동안 (민주화)운동하느라 소설쓰는 데 게을렀습니다.해서 6년전 글만 쓰려고 광주에서 화순으로 내려왔지만 여기저기 불려다니다 보니 장편 ‘오월의 미소’와 이번 소설집 쓴 게 전부네요.그것도 재작년부터 어느 정도 일이 정리됐기에 가능했죠.” 14년만에 작품집 ‘들국화 송이송이’(문학과경계사)를 낸 소설가 송기숙(68)은,작가로서는 불행한 사람일지 모른다.그의 말대로 “작가에겐 금쪽 같은 시간”을 글쓰는 데 바친 게 아니라 민주화에 고스란히 바쳤으니 말이다.게다가 소설쓰는 데 비교적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가형이어서,아쉬움이 더 클 것이다. ●이데올로기의 폭력성 적나라하게 그가 모처럼 낸 소설집은 표제작 등 9편이 들어있다.그 가운데 5편은 분단을 소재로 한 것이다.이제까지의 작품에서 보여준 기층 민중에 대한 한결같은 사랑을 분단체제 아래서 펼치고 있다. “민중과 분단은 밀접한 연관성이 있습니다.분단 상태로 50여년이 지나면서 ‘분단체제’가 됐습니다.지배계층이 기득권을 유지하려 분단을 악용한 탓입니다.광복이후 우리 민중이 탄압받은 원인 중 하나는 분단인 셈이죠.” 남북한 정상이 만나고 통일의 기운이 무르익어도 작가에겐 여전히 분단으로 인한 민중의 슬픈 그림자가 어른거렸다.“민중이 자기 권리를 쟁취하는 과정”을 평생 화두로 삼은 그다.당연히 분단으로 인한 현재의 생채기를 다룰 수밖에 없었다. 고향을 찾아가는 노인부부의 이야기를 다룬 표제작은,이데올로기의 폭력성이 어떻게 민초의 가정을 파괴했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또 기막힌 반전을 감춰둔 ‘길 아래서’와,한국전쟁때 빨치산으로 입산한 시누이의 영혼을 달래려 묏자리를 마련한 할머니 이야기를 그린 ‘성묘’등도 분단으로 인한 민중의 고통을 묘사한다 .한편 작가는 이윤 창출에 혈안이 된 자본주의의 모습(‘꿈의 궁전’)을 묘사하거나,농어촌의 생활을 통해 공동체의 소중함(‘돗돔이 오는 계절’‘고향 사람들’)을 이야기하면서 민중의 멍든 속내를 달래준다. 65년 문학평론으로,66년 소설가로 잇따라 등단한 그는 스스로에게 진 ‘글 빚’이 무겁다고 한다.“돌아보니 운동한답시고 교수와 소설가라는 두 가지 일에 모두 태만했던 것 같습니다.후회는 하지 않지만 작가로서 마감에 쫓겨 허겁지겁 글을 내놓았던 지난 날을 돌아보니 민망하네요.” 말은 그렇지만,그가 빚어낸 작품은 녹록지 않다.80년대 대학생 농촌활동의 교과서로 읽혔던 ‘자랏골의 비가’‘암태도’를 비롯, 대하소설 ‘녹두장군(1989∼1994)등 걸작을 남겼다.또 독재정권과 맞서 80년 살육의 현장에서 무참히 고문당하고,강단에서 7년동안 쫓겨나기도 했다. 작가의 이런 진정성은 이번 작품집에 잘 스며있다.작가 특유의 구수한 입담을 바탕으로,분단이 어떻게 현실의 질곡을 낳았는지를 들려준다. ●우리 설화 정리작업 몰두할 계획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더니 예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쩡쩡 울린다.“작고한 이문구와 저는 시골정서를 살릴 수 있는 대표적 작가입니다.그 점을 살려 우리 설화를 본격적으로 정리해볼 생각입니다.‘입말’로 남아 있는 설화나 풍속을 본격적으로 정리해 민족의 정체성 확립에 징검다리가 되고 싶습니다.” 이종수기자 vielee@
  • NGO / 시민단체가 매긴 ‘참여정부 100일’ 성적표

    ‘소리는 요란,성과는 별로….’ 참여연대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이 2일 참여정부가 100일 동안 펼쳐온 개혁정책에 대한 평가를 쏟아냈다.12개 평가 분야 가운데 환경분야가 ‘낙제점’으로 최악의 평가를 받았다.경제·노동·민생·복지분야도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는 등 모든 분야의 성적이 낮았다.외교·통일·안보분야는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줬다는 어정쩡한 평가를 내렸다. ●낙제점 환경정책과 소리만 요란했던 노동개혁 홍성태(참여연대 정책위원장) 상지대 교수는 “참여정부는 환경정책에서 무능력과 무기력에 빠져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라며 강도높게 비판했다.홍 교수는 “대통령직 인수위원에 단 한 사람의 환경정책 전문가도 배치하지 않았다.”면서 “자연파괴형 공업의 상징인 핵발전과 대형 댐건설은 물론 새만금 갯벌 매립사업과 전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도로공사 등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박석운(참여연대 운영위원) 노동인권회관 소장은 “노동정책은 기대수준에는 못미치지만 두산중공업 사태와철도노조문제,화물연대 파업사태 등에서 이전 정권과 다른 접근법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실제 노동정책과 관련한 개혁은 여전히 나팔소리만 요란할 뿐 실천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권해수(경실련 정부개혁위원장) 한성대 교수는 이와 관련,“개별 사안에 대해 청와대 주도로 정치적 해결에 의존,원칙에 기초한 협상에 실패했다.”면서 “특히 대통령이 이해당사자인 노조와의 직접 대화로 실무진의 협상 가능성을 없애버린 것은 분권과 자율을 표방하는 참여정부의 이념에 크게 배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흡한 반부패 정책과 시작도 못한 변호사·법원개혁 장유식(참여연대 협동처장) 변호사는 “당초 대선 공약에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의 신설과 특검제 실시를 공약했으나,집권 후에는 ‘특검제의 한시적 상설화’ 등으로 후퇴했다.”고 지적했다.그는 “합법적 부패로 불리는 공직자의 주식보유 문제인 ‘이해충돌’에 대해서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고 있으며,시민옴부즈맨제 도입이나 투명한 인사시스템 확립,투명한성과중심의 예산개혁 등 반부패 정책과제의 진척이 미흡하다.”고 밝혔다. 참여연대 전제일 사법감시센터 간사는 “검찰개혁은 어느정도 이뤄졌지만 검찰과 함께 ‘법조 3륜’인 법원과 변호사 부문에 대해서는 어떠한 개선이나 개혁과제 설정조차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전관예우 근절방안과 함께 부패 변호사에 대한 징계문제와 법관의 직무수행에서 공정성과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부실한 민생분야와 실망스러운 복지정책 김남근(참여연대 협동처장) 변호사는 “참여연대가 지난해 말부터 벌인 ‘스톱 카드!’ 캠페인을 통해 신용카드사의 발급 남발과 사용한도 폐지 등으로 신용불량자와 가계파산자 양산과 카드사의 부실 우려를 지적했음에도 규제완화라는 미명 아래 카드회사의 부실 경영을 방치,300만명이 넘는 신용불량자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김연명(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장) 중앙대 교수는 “참여정부의 복지 관련 첫 발언인 보육업무의 여성부 이관은 찬반여부를 떠나 장기적인 비전없이 제시되는 바람에 혼란을 가져왔고,보육업무나 국민연금에 대한 복지부 장관의 발언 역시 정교한 정책구상이나 폭넓은 이해 없이 즉흥적으로 제시된 것이라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했다.”고 말했다.그는 “정부 차원의 정교한 정책구상이 없고,이를 집행할 만한 체계적인 의사결정과 집행구조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 외교·통일·안보정책 김연철(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실행위원)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한의 핵문제 해결원칙이 3자회담과 한·미정상회담을 거치면서 한·미관계와 남북관계의 미묘한 긴장이 깨어지고 있다.”면서 “특히 한·미정상회담은 노무현 정부의 외교적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줬다.”고 평가했다.또 “남북관계에서 핵문제뿐만 아니라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등 표류하는 경제협력을 활성화하기 위한 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며,대북문제도 한·미공조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며 주변국 외교 등 다차원적인 외교릍 통해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현석기자
  • 구주류 “나가라” 신주류 “내일 표결”/ 신당 갈등 폭발 직전

    신당 논의로 촉발된 민주당 신·구주류간 갈등이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다.지난달 30일 당무회의에 이어 2일 열린 의원·당무위원 연석회의에서도 쌓인 앙금이 공개적으로 표출됐다. 구주류는 신주류에게 “민주당을 해체하려면 탈당해서 신당을 하라.”고 몰아세웠고,신주류는 국민참여신당론을 펴면서 4일 당무회의를 열어 표결을 통해서라도 신당추진기구를 구성할 뜻을 내비쳤다. ●연석회의서 재격돌 구주류 의원들은 연석회의에서 신주류측에 “개혁신당을 하겠다면 나가서 하면 되지 왜 자꾸 당에 남아서 민주당을 해체하라고 하는가.”라면서 신주류를 몰아붙였다.신주류가 진보적 신당을 추진하고 있으며,신주류 온건파의 통합신당 주장은 강경파와의 역할분담에 따른 ‘위장술’이란 주장이다. 박상천 최고위원은 “국민회의를 창당할 때 신당추진세력이 압도적 다수파인데도 국고보조금 축소와 당사 등 재산포기를 감수하고 밖에 나와 신당을 만들었다.”면서 “범개혁단일신당이 꼭 필요하면 민주당을 해체말고 나가서 만드는 게 정도”라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신주류측 의원들은 “민주당의 틀 위에서 신당을 만들려는 건 잘못됐다.”고 주장하면서도 탈당을 통해 신당을 창당하라는 공세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대신 “통합신당을 하자.못나가겠다.”는 취지의 말만 거듭했다. 임채정·이재정 의원 등은 “신당을 보혁구도의 계급정당으로 예단·규정하고,그 위에서 논리를 전개하는 것은 비약이고 모략”이라며 “신당에서 지분문제는 사라져야 할 정치흥정”이라고 정치적 거래설을 경계했다. ●예결위원장 인선도 충돌 민주당은 요즘 위·아래가 없는 모습이다.오죽했으면 이날 회의서 임채정 의원이 “지금 과연 제대로 된 당인가.당지도부를 누가 인정하느냐.이미 당의 내재적 질서가 깨졌다.”고 장탄식했을까.실제 회의에서는 당내 색깔논쟁이 재연됐고,국회 예결위원장 인선을 둘러싸고 감정대립이 폭발했다. 연석회의 공개회의에선 이윤수 예결위원장 내정과 관련,이해찬 의원이 “이번 인선은 유감스럽고 타당성이 결여됐다.”고 지적했고,김경재 의원은 “원내총무의 일반적 인사가 당의 정서와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앞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위원장 지명을 의결하자,이에 도전한 하극상으로 볼 수 있다. 정대철 대표와 김태랑 최고위원 등이 “인사 문제는 더 이상 거론하지 말자.”고 제지했으나,정균환 총무는 “인격적으로 사람을 그렇게 모독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정 총무는 이해찬 의원의 ‘병풍유도’ 설화를 끄집어내 역공을 펴기도 했다. 이윤수 의원은 “서울대 나오신 분들이 (예결위원장을)해야 되겠지만 이순신 장군이나 세종대왕이 서울대 나와서 훌륭한 장군이 되고 성군이 됐느냐.”며 서울대 출신인 이해찬·김경재 의원에게 비아냥거리면서 맞받아쳤다.이후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춘규기자 taein@
  • “넋의 세계 다루려 ‘4·3’ 소재 삼았죠”/ 전집 완간·새 장편 ‘신화를 삼킨 섬’ 출간 이청준

    작가 이청준(64)씨는 최근 겹경사를 맞았다.전집 완간(24종 25권)을 기념해 지난 20일 심포지엄을 연데다,장편 ‘신화를 삼킨 섬’(열림원)을 펴냈다.경기도 용인시 구성면 그의 자택에서 소감을 들었다. ●글쓰기는 ‘헤맴'… 40년 흔적 정리 “글쓰기는 ‘헤맴’입니다.이리저리 흩어진 작품을 모아 40년(65년 ‘퇴원’으로 ‘사상계’를 통해 등단했다) 가까이 헤매온 제 모습을 정리하고 싶었습니다.그를 통해 앞으로의 ‘글 길’을 모색할 요량이었죠.” 그러나 그는 모색에 그치지 않고 전집 출간을 준비하면서 신작 ‘신화를 삼킨 섬’(이하 ‘섬’) 집필에 들어갔다.전집 출간에 맞춰 ‘섬’ 2권까지 낸 것은 치열한 작가정신의 진면목을 보여준다.더구나 작품을 낼 때마다 “이번이 ‘소설의 낭떠러지’에서 내놓는 마지막 작품”이라고 말할 정도로 심혈을 기울여온 그가 아닌가. “보통 전집 발간을 마무리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더 열어놓는 계기로 생각하고 있습니다.자꾸 흐트러지는 마음을 다지려고요.” 작가가 자신을 경계(警戒)하기 위해 썼다는‘섬’은 신군부를 상징하는 서울 큰당집 사람들의 부탁으로 제주도의 4·3 사건 원혼들에게 씻김굿을 해주려고 온 육지 심방(무당)인 유정남,그의 아들 정요선과 신딸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역사적 사건보다는 관념적 세계를 주로 다뤄온 그가 4·3사건을 소재로 한 자체가 흥미롭다. “구상의 출발점은 4·3사건이 아니라 ‘넋’이라는 화두였습니다.(인터뷰 중간에 그는 가진 것 하나 없는 촌사람인 자신이 지금 아내의 ‘넋’을 앗아 결혼했다고 우스갯소리를 섞었다.)소설은 현실·역사·넋 등 세요소로 이뤄지는데,저는 권력·이념의 현실 요소나 그것의 정신적 자원인 역사를 다룬 적은 많아도 ‘넋’을 이야기한 적은 거의 없어요.백성의 삶을 온전히 이야기하려면 넋을 빠뜨릴 수 없지요.해서 넋의 세계를 주재하는 무당에 관심을 가졌고 그들이 달래줄 원혼이 가장 많은 제주로 눈길이 갔죠.” ●무당은 ‘살아있는 신화’ 작가는 넋을 형상화하려고 멀리는 삼별초의 원혼부터 가까이는 4·3 사건이 시작된 근대사의 “그 무서운 살육과 공포의 1948년 봄”(83쪽)을 파고 들었다.그러나 작가는 늘 그랬듯이 직접적으로 한을 이야기하지 않고 알레고리로 치환하는데 이번의 장치는 바로 심방의 씻김굿이다.권력은 자신의 핏자국을 감추려 심방을 내세워 ‘역사 씻기기’를 시도하지만 정작 심방은 권력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원혼의 넋을 달래는데 몰입한다.우여곡절 끝에 그들은 한판 굿을 통해 망자의 한을 달래고 산자의 응어리진 가슴앓이를 풀어준다. “무(巫)(직접 쓴 뒤)자를 보면 하늘과 땅과 사람 사이에 있잖아요.이들만이 백성의 한을 치유할 수 있어요.그 방법은 원혼의 넋을 불러와 달래는 ‘굿’이죠.연극이나 제의 성격이 강한 ‘굿’은 문자로 기록되기 전의 형태,즉 신화이니 그것을 주재하는 무당은 ‘살아있는 신화’인 셈이죠.” ●소설은 헛것 통해 백성에 힘 주는 것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에 배치된 아기장수 설화는 작품의 신화적 의미를 더해준다.겨드랑이에 작은 날개가 달려 태어난 아이의 비극을 다룬 설화를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눈 뒤 그 사이에 4·3의 원혼을 달래는 이야기를 넣었다.이에 대해 “아기장수가 세상을 뒤집지 못할 줄 알면서도 계속 기다리는 것이 백성들의 바람”이라며 “소설도 그처럼 헛것을 통해 힘을 주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그의 말대로 ‘섬’에서 4·3의 원혼을 불러 달래는 씻김굿은 소설 속에 갇히지 않을 성 싶다.그 한풀이는 현실 속으로 뚜벅뚜벅 걸어나와 이 땅에 사는 백성들의 시름을 달래줄 것으로 보인다. 용인 글·사진 이종수기자 vielee@
  • 새달 5일 개봉 장궈룽 유작 이도공간 / ‘상처받은 영혼’ 음울한 연기 섬뜩

    지날달 투신자살한 장궈룽(張國榮)의 유작으로 화제가 된 ‘이도공간’(異度空間·6월5일 개봉)은 귀신 이야기다.16년 전 장궈룽이 출연한 ‘천녀유혼’의 귀신이 고대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면,이번 버전은 현대판 귀신이다. 정신과 의사 짐(장궈룽)은 귀신이 보인다는 환자 얀(린자신·林嘉欣)을 치료하다 그 원인이 얀의 내면의 상처에 있음을 발견한다.그러던 중 묻어둔 슬픈 사랑의 기억이 되살아 나면서 스스로도 귀신이 보이고,몽유병과 우울증에 시달린다. 영화에서는 두 사람에게 나타나는 원혼을 중심으로,그들의 이야기가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진행된다. 그러나 영화가 주는 전체적 느낌은 어중간하다.판타지와 공포물이 뒤죽박죽 섞여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다.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의도로 사용한 충격 음향도 빈도가 너무 잦아 오히려 부작용을 낳았고,귀신들의 연기도 너무 어색해 판타지 효과를 반감시킨다. 그나마 볼거리는 장궈룽의 연기다.특유의 슬픈 표정과 우수어린 얼굴로 상처받은 영혼의 의사역을 잘 소화했다. 배역에몰입하는 열연으로 유명한 장궈룽은 이 영화 촬영뒤 바로 투신해 더 예사롭지 않게 다가온다. 영화 속에서 자기 때문에 죽은 옛 여자친구의 원혼에 쫓겨 고층빌딩에서 보인 투신 직전의 장면은 섬뜩하기까지 하다. 특히 “지금까지…난 한번도 행복한 적이 없었어.”라는 마지막 대사는 단순히 영화가 아니라,현실의 심경을 담은 고백처럼 들린다.그 톤은 애잔하다. 이종수기자 vielee@
  • 이슈 따라잡기/ 정보공개법 가닥 잡힐까

    정부와 시민단체가 첨예하게 맞서 있는 정보공개법의 가닥이 잡힐까. 정부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정보공개법) 개정을 둘러싸고 지금까지의 완강한 입장을 한풀 꺾었기 때문이다.행정자치부는 이르면 다음주중 시민단체 관계자들을 만나 정보공개법 개정과 관련해 정부측 수정안을 제시하고,의견조율에 나선다고 18일 밝혔다. 시민단체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평행선을 긋던 정부와 시민단체 고건 국무총리가 최근 정보공개법 개정을 위해 시민단체와 공동입법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지만,행자부는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의 요구사항을 전적으로 수용할 수 없다는 자세였다.주요 쟁점사항은 ▲정부문서의 공개범위와 비공개 요건 ▲정보공개 거부 공무원에 대한 처벌조항 ▲정보공개심의위원회의 위상 등이다. 시민단체들은 정부의 모든 문서를 공개대상에 포함시키고,추상적인 비공개대상 정보에 대한 기준 구체화,정보공개 요구를 묵살한 공무원에 대한 행정처벌조항 신설,대통령 직속의 정보공개심의위 상설화 등을요구하고 있다. 반면 정부는 공개대상 문서에 결재가 완료된 문서와 사실확인 문서는 가능하지만,정책결정 과정에 있는 문서는 공개를 거부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또 비공개대상 정보에 대한 기준을 구체화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공무원에 대한 처벌조항은 법논리에 맞지 않고,정보공개심의위를 국무총리 직속으로 비상설 기구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었다.이같은 이견으로 정보공개법 개정문제가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행자부는 시민단체 의견을 반영한 수정안을 제시하기에 이르렀다. ●모델은 공무원 행동강령 행자부는 비공개대상 정보에 대한 세부기준을 부처별로 규정토록 의무화하는 조항 신설 등의 절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는 현실여건을 고려해 부처단위로 관련규정을 정한 ‘공무원 행동강령’이 모델이 됐다.또 정보공개심의위의 구성 등을 시행령이 아닌 법률에 포함시키고,시행이후 행정심판 건수 등을 고려해 상설조직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공개거부 공무원에 대한 과태료 등의 행정처벌이나 징계규정을 명문화하는 방안도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행자부 관계자는 “시민단체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르면 다음주 중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본격적인 협의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하지만 정부문서의 공개범위와 정보공개심의위에 행정심판기능 부여 여부 등을 둘러싼 이견은 여전히 남아있어 협의결과가 주목된다. 장세훈 기자 shjang@
  • 어디선가 본듯한 우리네 모습/ 15일부터 이만익 개인전

    외곽선을 강조한 선명한 색채와 단순한 구도.이만익(65)은 한국인의 정서를 오방색으로 그려온 작가다.전설이나 설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쉽고 친근하게 풀어내는 것이 그의 장기다.15일부터 새달 5일까지 서울 청담동 송미령갤러리에서 열리는 그의 개인전에는 신작 20여점이 나온다. 한국적 전통에 깊이 닿아 있는 그의 그림에서는 은근한 해학과 풍류가 느껴진다.가정의 달을 맞아서인지 출품작에는 가족과 관련된 그림이 유난히 많다.한가족이 산에 올라 잔잔한 기쁨을 나누는 ‘가족산행’이나,일가족이 턱을 괴고 바깥 풍경을 완상하는 ‘가족도-봄날’ 등.평면성이 강조된 가운데 드러나는 따스한 감성과 절제된 아름다움은 그의 작품만이 갖는 미덕이다. 송미령갤러리는 95년 제1회 광주비엔날레 국제부장과 한솔문화재단 학예실장을 지낸 송미령씨와 미술품 수집가인 윤아영씨가 함께 문을 연 미술공간.공동대표인 송씨는 “앞으로 기획전 중심의 작가발굴과 생활미술 아트컨설팅을 병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02)540-8404. 김종면기자
  • ‘정절의 표상’ 도미부인 노래 나왔다

    ‘한번 맺은 사랑을 위해/…/쉬운 만남,쉬운 이별,쉬운 인연은 향기 없는 사랑이라고/…/오직 당신만이 사랑인 걸 어떡해/바꿀 수 없어….’ 임금의 수청을 거부한 죄로 남편의 두 눈을 잃게 만든 백제판 성춘향 도미(都彌)부인의 정절을 기리는 트로트풍 가요가 나와 화제다. 도미부인 추모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강동구는 동상·노래 공모작을 선정했다고 7일 밝혔다.구는 지난 3월 초부터 한달 반에 걸쳐 현상공모를 실시했다.추모공원(조감도)이 들어설 천호공원은 서울시립이어서 곧 시 위치선정위원회를 거쳐 오는 7월 초 착공한다.공사비는 1억 5000만원.늦어도 내년 초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김동찬 작사,박은표 작곡인 추모곡 ‘도미부인’은 따라 부르기 쉬운 느린 곡조의 트로트풍 가요로, 처음 곡이 나왔다는 소식을 들은 김충환 강동구청장이 “구민들에게 널리 알리면 틀림없이 히트칠 것”이라고 장담했을 정도로 마음에 들어했다. 도미부인은 백제시대 초 품행이 방정하기로 나라 안에서 소문난 인물.이를 궁금하게 여긴 백제 4대 개로왕이동침을 요구하자 하인을 대신 들여보냈다가 들통났다. 화가 난 왕은 도미부인 남편의 눈을 뽑는 끔찍한 중벌을 가했다.이 얘기는 삼국사기 열전 등을 통해 설화로 전해 내려오고 있다. 송한수기자 onekor@
  • 새만화

    ●달마 고양이 철학자 고양이 달마,열심히 구도의 길을 가는 동자승 보디,치즈 밖에 모르는 생쥐 샴 등을 주인공으로 한 만화.25개국에서 연재된 인기작이다.데이비드 루리 글,테드 블랙올 그림,재연 스님 옮김.6500원,문학동네. ●레카 3∼4 동명 3D TV 애니메이션을 만화화했다.그리스 로마 신화,북유럽 신화,한국 설화 등 전세계 신화와 민담을 아우르는 판타지 만화.박지연 글,드림픽쳐스21 제작.각권 8800원.문학세계사. ●마술사 오은영의 마술학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기초적인 마술 20가지를 가르친다.팽정우 글,이은주 그림.9500원.이가서주니어. ●마법소녀 마린이의 똑똑해지는 만화 어린이들을 위한 학습상식 만화.김재일 글·그림.9000원.진선.
  • “생각을 바꾸는것이 행정개혁”高총리, 시스템에 의한 개혁 주문

    “사람을 바꾸는 게 아니라 생각을 바꾸는 것이 행정개혁의 관건이다.” “감사원의 개혁이 시급하다.” 정부가 2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차관급 공직자 63명을 참석시킨 가운데 이틀동안 일정으로 개최한 참여정부 국정토론회 워크숍에서는 공직사회 개혁을 위한 다양한 의견들이 분출됐다.이날 토론회는 지난 3월 장관급 워크숍에 이어 두번째 열린 것이고,앞으로 1급 이하 공무원 워크숍도 예정돼 있다. ●공직자가 개혁의 주체 고건 국무총리는 ‘행정혁신의 자세’라는 주제 강연에서 “(행정혁신은) 사람을 바꾸는 게 아니라 생각을 바꾸는 게 관건이고,그래야 공직자가 행정개혁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 총리는 “차관들간 팀워크를 형성해 부처 이기주의와 부처간 갈등을 조정해야 합리적 행정조정이나 행정혁신을 이룰 수 있다.”며 “인터넷 시대에는 ‘국민 감동의 행정’을 펼치지 않으면 행정이 설 자리를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이어 “공공적인 감시시스템을 도입해 투명행정 시스템을 구축해야 부패척결을 위한 개혁도 이뤄진다.”며 “행정혁신은 사람의 의지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시스템을 정착시키고 제도에 따라 사회가 운영되도록 해야 한다.”고 시스템에 따른 개혁을 주문했다. ●감사원 개혁 시급 지나친 감사로 행정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감사원의 혁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와 관심을 모았다.윤성식 고려대 교수는 정부개혁의 비전과 전략이라는 주제의 특강에서 “감사원은 행정발전을 돕는 기관,각 부처의 문제점을 지적해 주고 해결방안을 도출해 주는 컨설팅 기관이 돼야 한다.”며 “감사원의 개혁이 절대적으로 시급하다.”고 밝혔다. 윤 교수는 “순환보직제는 국가와 공무원의 경쟁력을 논하는 21세기엔 부적절하다.”며 전문성 강화를 강조한 뒤 “공무원은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기보다는 어떤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대비할 수 있는 적응력을 길러야 한다.”고 지적했다.그는 “인원감축 등 단기적이고 가시적인 효율성 위주의 개혁,시장일변도의 경쟁이나 민간경영기법에서 탈피해 공공부문의 특성을 고려한 개혁을 해야 한다.”며 “공무원을 존중하고 인정하며 공무원의 참여와 주도 속에서 공무원이 함께하는 협력적 개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해 관심을 모았다. 윤 교수는 정부개혁 분야로 인사개혁,행정개혁,재정·세제개혁,전자정부,지방분권,공기업 민영화,조직 진단·개편 등을 꼽았다. ●지방-중앙 협의 상설화 김병준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장은 “중앙과 지방간 조정체계는 횡적체계와 함께 종적체계의 확립이 매우 중요하다.”며 국가균형위원회 또는 통합조정위원회의 신설과 시·도지사협의회 등 지방정부 연합조직과 중앙정부간 협의체계 상설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현석기자 hyun68@
  • “”한시간 가량 달콤한 늦잠 요즘 행복”” / 전경련 부회장직 물러난 손병두 상임고문

    “나만 편안한 것 같아서 손길승 회장 보기가 민망스럽죠.어찌나 미안한지….” 지난 2월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 부회장직에서 물러난 손병두 전경련 상임 고문은 자신의 강력한 추천으로 전경련 회장직을 수락한 손길승 회장에게 미안함으로 말문을 열었다. 전경련이라는 ‘짐’을 떠맡겨 SK글로벌 분식 사태와 SK㈜의 경영권 위기로 정신없이 바쁠 손 회장의 ‘발목‘을 잡은 게 아닐까 친구로서의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손 고문은 최근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있다.이런 홀가분한 기분은 6년만에 처음 느끼는 것이라고 한다. 전경련 부회장 시절 그는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났다고 한다.여기저기서 열리는 조찬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전경련 부회장을 하면서 쉼 없이 받은 스트레스는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지금도 조찬 모임이 있지만 크게 줄었습니다.1시간가량 늦잠을 자는 것이 이렇게 좋을 수가 없습니다.” 평범해진 일상을 즐기고 있는 그는 특히 정신적으로 편안하니 건강도 날로 좋아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의 행동반경이 줄어들거나 역할이 축소된 것은 아니다.대상이 바뀌었을 뿐 꽉 짜여진 스케줄은 변함이 없다. 그래서인지 전경련 회관 4층 그의 사무실은 최근 문턱이 닳고 있다.‘얼굴 한번 보자’,‘밥 한끼 같이 먹자’,‘골프 치자’는 지인들의 성화에 그는 신문보기도 힘들 지경이라고 토로한다.그래도 손 고문은 고맙다고 말한다.그동안 각종 공식 행사 등으로 본의 아니게 등한시했던 분들이 찾아온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는 것이다. 고문은 3개월간 푹 쉬겠다는 다짐을 접었다.시중에 떠도는 ‘하바드’나 ‘하와이’라는 우스갯소리도 그래서 나왔다.‘하’루종일,‘바’쁘게,‘드’나드는 걸 친구들이 하바드 연수중에 있다는 것이다. 또 이게 끝나면 하와이로 간다고 한다.‘하’루종일,‘와’이프 손에 이끌려 ‘이’리저리 다니는 일밖에 남지 않았다는 뜻이다.하지만 그에게 이런 일은 너무나 ‘먼 나라 이야기’로 보인다. 그는 요즘 학생과 교수 신분을 겸직하고 있다.전경련 산하단체인 IMI(국제경영원)에서 글로벌 비즈니스 과정을 수강중에 있으며 대학교마다 특강요청으로 사흘이 멀다하고 지방으로 돌아다니고 있다. 공부하며 재충전의 기회로 삼을까 해서 신청했는데 학생들이 난리(?)라며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다.그동안 학생들에게 수료장을 주는 부회장에서 같이 공부하는 입장으로 바뀌니까 학생들이 너도나도 질문을 쏟아내며 신기해 한다는 것이다. 그의 특강도 학생들에게 ‘상종가’를 치고 있다.영남대,우석대,인하대 등 이미 10개 이상의 대학교에서 강의했다. ‘선진경제로 가는 길’,‘21세기 한국의 비전과 과제’ 등 다소 무거운 주제로 강의하지만 학생들이 진지하게 경청한다. 국 경제가 외부 환경에 의해 위기에 빠지면서 그만큼 학생들의 관심도가 높아졌을 뿐이라며 강사로서의 자질은 부족하다고 겸손해했다. 손 고문은 한국 경제와 관련,사족이라며 한마디 덧붙였다.“독일 경제가 최근 어려워진 것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 가운데 노동시장의 경직성과 과도한 복지제도 탓”이라며 “한국경제도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그의 주요 관심사는 변한 것이 없어 보인다.그래서 한발 더 나아가 재계가 정부의 재벌개혁에 너무 소극적이지 않느냐고 질문하자 그는 조심스럽다는 듯이 말문을 열지 않았다.재계의 ‘입’으로 많은 ‘설화’에 시달리면서도 ‘할 말’을 했던 그가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듯이 서둘러 화제를 바꿨다. 손 고문은 주말마다 골프장으로 향한다.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라지만 그가 만나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평범한 인물이 아닌 만큼 궁금증이 일었다. 그는 “주로 기업 총수들을 만나 현 경제 상황에 대해 의견을 주고 받는다.”며 “최근에는 포스코에서 물러난 유상부 전 회장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자연인’으로 돌아간 손 고문이 달라진 것은 없어 보인다.사무실에 있을 때는 30분마다 방문객들이 찾아오고 저녁에는 각종 만찬 참석으로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다.다만 직책이 바뀌면서 ‘주연’이 아닌 ‘조연’ 역할에 충실하다는 느낌이다. 그는 “신앙생활과 독서를 많이 하고 싶은데 이게 잘 안 되는 것이 아쉽지만 그래도 지금의 생활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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