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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고 그 뒤, 마음의 평화가 사라졌다’

    “2006년 10월9일/우리 뒷마당에서/핵실험을 했다./그리고 그 뒤/풍경이 사라지고/음악이 사라지고/마음의 평화가 사라졌다.” 정현종 시인이 북한 핵실험을 다시 한번 규탄했다. 정 시인은 2년 만에 복간한 계간지 ‘비평’ 최근호에서 ‘그리고 그 뒤’라는 제목의 시를 발표했다. 시제 밑에 ‘북핵 실험에 부쳐2’라는 부제를 달아 지난 10월말 발표한 북핵 규탄시 ‘무엇을 바라는가’의 속편임을 분명히 했다. 서정시인의 대명사였던 시인의 ‘변신’에 문단은 한차례 심한 격랑에 휩싸였던 터여서 또다시 정치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이번 시에서 시인은 “로봇이 된 10만여명이 이 21세기, 이 대명천지에서 지옥의 창조자를 받들자며 횃불 행진을 하고”라며 북한의 실상을 고발하고 있다. 또 “자기들이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인두껍을 쓴 죽음의 재요 걸어다니는 크세논이며 지옥확산 촉진세력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으니”라며 직설화법으로 북핵을 규탄했다. “오 어찌하여/별로 행복한 국민도 아닌/우리의/최소한의 평화/자연이 준 평화인/풍경이/몰수되고/서정시가 우습게 되어야 합니까/” 시인은 “북한 핵으로 인해 서정시가 부질없어지는 세상이 되는 것이 아닌가.”라면서 “마음이 내키는 대로 단숨에 두번째 시를 썼다.”고 말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농어촌청소년대상-본상] 시설화훼 과학영농 도입

    ●농업 구재현씨 고등학교 졸업 직후 부친의 가업을 이어 시설화훼에 종사했다. 장미 재배시 필요한 양분을 수용액으로 공급하는 양액재배 방식을 도입, 과학영농을 실천한 결과 품질향상으로 일본에 수출하고 있다.
  • [이현세 만화경] 한국 만화와 일본 만화

    [이현세 만화경] 한국 만화와 일본 만화

    ‘한국만화는 일본만화와 무엇이 다른가.’라는 질문은 해외에서 가장 많이 받아온 질문 중 하나이고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자주 받는 질문이다. 이 질문 속에는 ‘형식이나 표현기법에서 한국만화가 일본만화와 다른 점을 나는 모르겠소.’라는, 다소 도전적인 빈정거림도 있다. 그래서 많은 작가들이 이 질문에 당혹스러워한다. 그러나 나는 ‘도대체 그 따위 것이 무슨 토론거리인가.’라는 생각이다. 칸 속에 말풍선으로 지문과 대사를 나누고 영화 콘티처럼 연출하는 지금의 스토리만화 형식이 유럽에서 시작되었건, 일본의 데스카 오사무의 업적이었건 그게 이제 와서 어쨌다는 것인가. 확실히 초기 한국 만화가들의 그림체나 표현기법은 일본 만화가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리고 내수시장만으로는 생계가 막연한 지금의 젊은 작가들은 의도적으로 해외에서 인기가 있는 일본 스타작가의 그림체를 이용한다. 그 나라의 대중문화 산업이 내수시장만으로 생존하려면 최소한 1억의 인구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문화는 문화고 문화산업은 문화산업이다. 문화는 굶주려도 생존하는 것이기 때문에 작가는 존재하지만, 문화산업은 돈이 되지 않으면 산업이 없어진다. 한국의 만화문화 산업은 그래서 글로벌 마켓이 아니면 굶어 죽는다. 한국의 만화산업이 굳이 한국적이라야 할 이유가 없다. 유일하게 해외시장에서 선전하는 한국만화가 대다수 판타지 멜로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그런 표피를 뚫고 들어가면 그것이 만화문화든 만화문화 산업이든, 한국만화가 일본만화와 뚜렷이 다른 것이 존재한다. 만화의 가장 보편적인 소재는 성장드라마이다. 성장드라마의 테마는 ‘우정·사랑·도전·승리’이다. 한국과 일본의 보편적인 만화 소재도 역시 성장드라마이다. 그런데 일본 성장드라마의 동기가 정체성을 확인하기 위한 구도의 길이라면, 한국 성장드라마의 동기는 외적인 요인에 의한 저항성에 있다. 일본 사무라이가 자신의 도를 찾아 칼을 뽑는다면, 한국 무사는 외적의 침입이나 가족의 희생에 분노해서 복수의 칼을 뽑는다. 일본만화 주인공이 진정한 영웅의 길을 간다면, 한국만화 주인공은 결점이 있는 일그러진 영웅이다. 한 나라의 대중문화가 그 나라의 설화나 역사적 이야기를 기반으로 생성된 것이라면, 서로 다른 이런 이야기구조는 어쩌면 국내전쟁을 오래 해온 일본의 역사와, 항상 외침에 대항해 살아온 우리나라의 역사적 사실과 무관하지 않을 듯하다. 일본의 초히트 상품인 ‘드래곤 볼’의 헤드 카피는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자가 되고 싶다.’이고, 주인공이 죽고 난 뒤에 위령제까지 지내준 ‘내일의 죠’의 주인공 죠는 ‘하얗게…재가 될 때까지 투혼을 불태우고 싶었다.’라고 독백한다. 유명한 대중소설 ‘미야모토 무사시’에서 주인공 다케조는 아수라의 본업을 달래고자 칼을 통해 구도의 길을 떠난다.‘잡고기는 물에서 헤엄을 잘 친다. 그러나 잡고기는 모른다, 도도히 흐르는 물의 깊이를….’ 이것이 다케조의 궁극적 구도의 자세다. 여기에 반해 한국만화 영웅들의 동기는 전혀 다르다. 이상무의 ‘독고탁’에서 주인공 독고탁은 언제나 외롭고 고통 받는 소년이지만 언제나 울지 않고 웃고 다닌다. 그래서 독고탁은 더욱 슬프다. 독고탁의 이미지는 일본사회의 차별대우와 귀화한 아버지·형에게 저항하는, 그러나 결코 울지 않는 소년이다. 이두호의 ‘임꺽정’의 주인공 역시 평범하게 백정으로 살 수도 있었지만 부패 관리들이 부모·형제를 모조리 학살하는 바람에 세상을 뒤엎겠다고 뛰쳐나와 칼을 드는, 일자무식의 준비되지 않은 영웅이다.‘공포의 외인구단’의 영웅들도 마찬가지다. 야구선수로서 사망선고를 받은 여섯명의 외인구단원들이 지옥훈련으로 끝까지 이겨낼 수 있었던 이유는 ‘최소한 앞으로는 하고 싶지 않은 일은 하지 않고 살겠다.’라는 절박한 심정이었다. 그래서 일본만화 주인공은 나이고, 한국만화 주인공은 우리다. 한·일간에 만화의 역사를 살펴보더라도 운명처럼 두 나라 작가들의 살아온 길이 다르다. 우선 일본 만화가들은 ‘상상되는 것은 무엇이든지 그릴 수 있다.’라는, 표현에 관한 한 절대자유를 누렸다. 그 결과 그들은 유아용 만화에서 노인을 위한 포르노 만화까지 세계에서 가장 다양하고 독자층이 넓은 만화 제작을 하고 있다. 반면에 한국만화는 최근까지도 표현의 자유를 위해 법정에서 피 튀기게 싸웠다. 일본 만화가들의 작업이 장인의 길이었다면, 한국 만화가들의 작업은 저항과 굴욕의 그것이었다. 얼마전 서울문화사의 김문환 국장이 지병인 심장질환으로 갑자기 죽었다. 우리는 둘 다 심장병을 앓았다.20년 전 점프 창간호에 ‘아마게돈’을 실으면서 나는 작가로, 김 국장은 패기에 찬 신입기자로 우리는 만났다. 그리고 그 뒤로 오랫동안 우리는 일본만화와 대항해서 한국만화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길에 대해서 뜻을 함께 했다. 그 많은 스트레스와 함께 죽기 전날에도 새벽 4시까지 술을 마셨다니…. 고인의 죽음은 우리 탓이며 지금 한국만화의 얼굴이라는 생각이 든다. 부디 이제는 만화가 없는 세상에서 편히 쉬길 바란다. 만화가
  • [한승원 토굴살이] 단세포적인 사고 길들이기

    [한승원 토굴살이] 단세포적인 사고 길들이기

    내 사전 속에는 컴퓨터와 논술이 ‘우리 아이들의 영혼과 사고 체계를 망쳐놓고 있는 것’이라 쓰여 있다. 컴퓨터는 돼지 지능 정도의 단세포적인 수직적 사고와 논리로 만들어진 기계이고, 논술은 수직적 사고를 통해 진리를 말하려는 진술 체계이다. 그 논술로써 학생들의 영혼의 무게를 측정하려 하는 교육당국은 인간에게 있어 수평 사고가 얼마나 소중한가를 모른다.1차원을 뛰어넘어 고차원의 생각을 하게 하는 수평사고는 5지선다형의 시험문제로 길들여지는 것이 아니고, 올바른 광범위한 독서(정독)를 통해 함양된다. 추사 김정희 선생의 ‘인재설(人才說)’에 이런 대목이 있다.‘모든 사람이 아이였을 적에는 대개 총명한데, 이름을 기록할 줄 알만 하면 아비와 스승이 ‘경전의 주석’과 ‘과거시험에 응시할 자들을 위하여 모아 놓은 어려운 어구 풀이’들만을 읽히어 그 아이를 미혹시키는 바람에, 종횡무진하고 끝없이 광대한 고인들의 글을 읽지 못하고 혼탁한 흙먼지를 퍼먹음으로써 다시는 그 머리가 맑아질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김정희는 후세들의 영혼이 단세포화하는 것을 경계한 것이다. 우리는, 다섯 수레 이상의 책읽기와 벼루 열 개를 구멍 내고 붓 천 개를 몽당붓 만든 부지런을 통해 얻은 신통과 향기로움의 결과로 아름다운 서체를 만들어낸 한 천재 선인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한다. 나는 이십대 초에 중학교 준교사 시험에 응시한 적이 있다. 당시 고교 졸업생이던 나는 한 고시 합격생의 수기를 읽고 그가 독파했다는 책들을 모두 사다가 밑줄을 쳐가면서 속속들이 읽었다.‘삼국유사’ ‘삼국사기’ ‘한글갈’ ‘우리말본’ ‘국문학사’ ‘고가(향가)연구’ ‘고려가요’ ‘시조정해’ ‘훈민정음발달사’ ‘고전문학강독’ ‘문학개론’ ‘시가사강’ ‘음운론’ 등. 우리 신화, 설화, 신라 향가, 고려가요, 시조, 고대 소설이나 우리 말 어원 밝혀내기가 한없이 재미있어 그것들을 줄줄 외다시피 하고 시험장에 들어갔는데 낙방하고 말았다. 나중에 경험자에게 들으니, 내 시험공부 방법이 틀렸다고 말했다. 출제 위원이 누구인가를 알아야 하고, 깊이 파고들지 말아야 하고, 출제될 만한 것들만 골라(경향에 따라)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나는 시험공부 방법을 수정하여 재도전하지 않았다. 출제위원들이 요구하는 정답을 알아맞히는 식의 공부가 짜증났던 것이다. 책 한 권을 집어 들면 끝까지 속속들이 읽어버리는 데에서 재미를 느끼는 나의 학습방법보다 더 큰 문제는 나의 사고 체계에 있었다. 나는 직설적으로 말하지 않고 에둘러 말하기를 좋아할 뿐 아니라, 문득 수평적인 논리를 동원하여 말하곤 하는 미욱한 사람이다. 사고 체계가 나 같은 사람은 단세포적인 수직사고를 요구하는 정답을 명쾌하게 써내는 일을 감당할 수 없다. 수직적인 논리는 일차원적인 것이다. 수직적인 논리(사고)로 풀리지 않는 것을 우리는 수평적인 논리(사고)로 풀어야 한다. 사고 혹은 사유는 훈련에 의해서 체질화되는데, 수직적인 논리만 훈련 받은 사람들은 절벽처럼 막혀 있게 마련이다. 컴퓨터와 논술은 수직적인 논리를 도와줄 뿐 수평적인 사고를 배제시킨다. 수직 논리는 흑백의 이념을 만들고 그 이념은 세상을 네 편과 내 편으로 갈라 싸우게 한다. 수직 사고에 길들여진 사회와 역사는 시멘트 블록 담(절벽)처럼 견고해지고 그 견고함은 절망적인 잔혹을 불러들인다. 우리 사회가 흑백 논리로 치닫는 까닭은 논술로 인한 단세포적인 수직 사고의 훈련 때문이다. 수직적인 논리만 펴는 글쓰기를 하는 사람은 창조 능력이 신장되지 않는다. 창조 능력은 수직적인 사고만으로는 안 되고, 수직적 사고와 수평적인 사고가 어우러져야 생긴다. 현대는 창조적인 사고를 가진 인재들이 필요한 세상이다. 이러한 때에 논술 시험을 고집하는 교육부 지도자들이야말로 컴퓨터적인 수직 사고에 얽매인 자들이다. 그들에게 인재 양성을 맡겨놓고 있는 우리 앞날은 참으로 한심하다. 소설가
  • [김성호전문기자의 종교건축이야기] (17) 금강산 신계사

    [김성호전문기자의 종교건축이야기] (17) 금강산 신계사

    금강산 자락인 강원도 고성군 신북면 창대리에 고즈넉이 앉은 신계사(神溪寺). 갈려진 반도의 북녘에 있어 일반인들의 접근이 수월치 않지만 예로부터 유점사, 장안사, 표훈사와 함께 금강산 4대 사찰로 꼽혀왔던 명찰이다. 정어리 어장으로 유명한 장전에서 출발해 만 가지의 다양한 형상을 가졌다고 하는 만물상으로 가는 길 한편에 자리잡아 금강산 관광객들은 누구나 한 번쯤 들러보고 싶어하는 곳. 바로 앞쪽 기봉, 왼쪽의 응암, 오른쪽의 문필봉, 뒤쪽의 관음봉에 둘러싸여 천혜의 경관으로도 이름높다. 신라시대에 창건된 1500년 고찰이지만 6·25전쟁 중 무차별 폭격을 당해 삼층석탑과 당우 만이 덩그맣게 남아 있던 것을 남북 불교계가 손을 맞잡고 대웅전을 비롯해 건물 11채를 복원해 놓았다. 신계사 창건과 관련된 기록은 일제기에 편찬된 ‘유점사본말사지’의 ‘신계사지’와 1825년 남경 지환 스님이 지은 ‘금강산신계사사적’에 전한다. 이 사료들대로라면 신라 법흥왕 5년(519년) 보운 스님이 창건했으며 신라왕실의 통일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신(新)자를 따 지었다고 한다. 실제로 창건 이후 김유신은 진덕여왕 7년(679년) 왕실의 기도를 올린 기념으로 사찰을 중건했고 통일 후인 679년에는 김유신의 동생 김흠순과 문무왕의 동생 김인문이 왕실에 청을 올려 대웅전을 보수한 것으로 전한다. 고려기 국사까지 지낸 대표적 화엄사상가 탄문 스님이 보수했으며 서경천도론을 편 묘청에 의해 중창됐고 조선시대엔 나운(1709∼1782년), 대은(1780∼1841년) 스님 등이 주석하며 숱한 후학들을 배출했다고 한다.18세기 말 무렵엔 30여동의 전각들이 들어설 만큼 흥성했으나 일제기를 거치면서 유점사 말사로 명맥을 이어오다가 6·25전란을 맞아 모든 전각이 소실됐다. 관음봉·문수봉·집선봉·세존봉 등에 둘러싸인 금강산은 전통적으로 화엄경의 법기보살이 머물며 중생을 제도하는 곳으로 알려진 불교계의 성지다. 이곳의 대표적인 사찰 중 하나인 신계사를 되살리려는 노력이 시작된 것은 2000년. 남측 불교계와 북측 조선불교도연맹(조불련)이 사찰 복원을 협의했으나 지지부진하다가 금강산관광이 활성화되면서 본격적인 사찰 되살리기가 시작됐다. 목재며 기와 같은 자재를 일일이 남측에서 날라다 써야 하는 만큼 공사 진행은 무척 더뎠다. 복원공사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분단 세월의 켜만큼이나 달라진 남북의 전통건축 양식과 사고방식이었다. 현장에서 공사를 총지휘한 도감, 제정 스님은 “초창기만 해도 남북의 인부며 전문가들이 한 끼 밥을 같이 먹기에도 힘들었다.”고 털어놓을 정도였다. 전각에 들일 단청 하나를 놓고도 의견 차가 많아 몇주일씩 토의를 해야만 했다. 우여곡절 끝에 되살아난 것은 대웅보전과 만세루, 산신각, 극락전, 나한전, 어실각, 칠성각, 종각, 축성전, 요사채 등 건물 11개 동. 요사채 한 동을 마저 짓고 주변정리를 끝내면 복원공사도 모두 마무리된다. 건물은 복원됐지만 원래의 전각 단청이며 주 불상들은 아직 갖춰지지 못한 상태. 일주문이며 천왕문도 보이지 않는다. 대웅전과 삼층석탑을 중심으로 모든 전각들이 일렬로 선 채 사찰 문을 대신하는 만세루를 내려다본다. 이 가운데 주 건물인 대웅전은 1887년 김규복이 왕실의 지원을 받아 복원한 사진이 ‘조선고적도보’에 남아 있어 이를 토대로 복원하였다. 정면 3칸, 측면 3칸에 다포계 팔작지붕을 얹었는데 남한 사찰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장엄하다. 뒷 외벽에 부처님 설법도와 전법도, 앞 벽에 부처님 칠불을 미장처리하지 않은 건식공법으로 붙였는데 남북 합작의 첫 단청을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대웅전 서쪽 끝의 어실각은 조선조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극락왕생을 기원하기 위해 세운 사당. 사찰에 사당이라니. 조선조 숭유억불 체제 아래 그나마 왕실의 사당을 모신 탓에 신계사가 유지될 수 있었다는 게 학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인근 표훈사의 본 건물 형태를 그대로 살려 초석과 기단석, 댓돌 등을 온전히 살려냈는데 모래, 황토, 석회를 다진 삼화토(三華土)가 생생하다. 문은 조선조 사당의 전형적인 형태인 삼문(三門) 형태를 띠고 있다. 어실각 바로 옆에 들어앉은 나한각도 특이한 전각. 석가모니 부처님이 영축산에서 설법하는 모습을 건축적으로 표현한 것인데, 외견상 한 건물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나한전과 조사전 두 부분으로 나뉘었다. 불교적인 시각으로 볼때 결코 어울릴 수 없는 부분. 어실각을 둘 만큼 중요한 사찰이었지만 조선 후기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사찰의 위상을 여실히 드러내 보인다. 나한각과 나란히 앉은 극락전은 서방 극락정토를 주관하는 아미타불을 봉안했으며 바로 옆 축성전은 지옥의 모든 중생들을 구제한 뒤 현신하겠다는 원을 세운 지장보살을 모신 곳. 임시로 불상을 봉안했지만 전국의 신도들을 대상으로 모금에 나서 내년 부처님 오신 날 원래의 모습대로 불상을 봉안할 예정이다. 대웅전 앞 삼층석탑은 현재 신계사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유구. 기단에 팔부중과 비천이 부조되어 있다. 통일신라 말∼고려 초쯤 생긴 것으로 금강산 3대석탑 중 하나로 꼽힌다. 빛처럼, 소리를 통해 부처님의 법을 중생에게 가장 빨리 전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범종각도 대웅전 앞에 엄연히 자리잡았다. 삼층석탑의 옥개석이며 기둥돌, 대웅전 기단석 등 범종각 옆에 가지런히 놓여진 발굴 유물들도 눈길을 끈다. “신계사는 많은 유물들이 있었으나…야수적 폭력으로 모두 불타 버리고 터만 남았다.-국보유적 제95호 신계사터” 북측이 신계사 터에 세운 표지석 명문이다. 남과 북의 불교계가 사찰 복원의 원(願)을 세우기 한참 전 새겨진 명문이지만 남북 불교계가 합동 작업을 벌여 복원해놓은 신계사의 명문답게 새로 고쳐써야 할 것 같다. kimus@seoul.co.kr ■ 창건설화 들어보니 신계사의 명칭이 언제부터 ‘神溪’로 굳어졌는지 정확히 알 수 있는 사료는 남아 있지 않지만 창건 당시 원래의 이름은 ‘新溪’였다고 한다. 많은 사찰이 창건이나 이름과 관련한 이야기들을 품고 있듯이 신계사에도 흥미로운 설화가 전해진다. 예로부터 신계사 앞 개울에는 알을 낳기 위한 연어 떼가 몰렸다고 한다. 당연히 연어를 잡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곤 했다. 바로 앞에서 살생(殺生)이 다반사로 일어나는데 절집에서 그냥 놔둘리 없었음은 빤한 일.“부처님의 도량은 가장 청정한 법계인데 어찌 물고기가 있어 냄새가 진동을 하는가” 신계사 창건주인 보운 조사가 결국 주문으로 방편을 써 고기 떼를 푸른 바다(동해)로 몰아내었고 그 바다까지 계곡물이 이르러도 고기 떼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되었다고 한다. 보운 조사가 용왕에게 연어 떼가 이곳에 올라오지 못하도록 요청했는데 신통하게도 그때부터 이곳에서 연어 떼를 볼 수 없었으며 그 이후로 절의 이름을 ‘신기한 계곡’이란 뜻의 신계(神溪)사로 고쳤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온 설화가 다 그렇듯이 그저 재미있게 각색된 이야기쯤으로 돌릴 수 있지만 설화와 관련된 유물이 남아 있어 흥미를 더한다. 2003년 11월 신계사 대웅보전 발굴 조사 때 수습된 평기와가 그것. 기와의 등에 물고기가 새겨졌는데 물고기 문양이 들어 있는 기와 유물로는 국내에서 처음 발굴된 것이라고 한다.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 & Out] 대선과 이슈 선점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 & Out] 대선과 이슈 선점

    2002년 대통령선거에서 노무현 후보가 당선된 데는 ‘행정수도 건설’ 공약이 주효했다. 정몽준 의원과의 후보 단일화, 인터넷 환경에서의 우월적 지위, 귀족적 이미지의 이회창 후보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서민적 이미지 등도 승인(勝因)으로 꼽히지만 행정수도 건설이란 메가톤급 이슈가 충청권 표심의 이동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다. 반대로 이회창 후보측은 이 공약에 대한 초동 대처부터 미약했고, 이 사안이 본격 이슈가 됐을 때도 서울 지역 집값 하락 문제만 제기하는 등 조직적인 대응을 하지 못해 결국 두번째 쓴 잔을 들이켰다. 1987년 대선 때도 노태우 후보는 경부고속철도 건설과 새만금사업 등 굵직한 국책사업을 공약으로 내걸어 득표력을 배가시킨 바 있다. 대선에선 대형 이슈를 제기하는 쪽이 일단 유리하다. 국민들의 눈과 귀를 쏠리게 하는 효과가 이만저만이 아니어서다. 그런 점에서 ‘한반도 대운하’ 프로젝트를 띄운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일자리 창출과 물류비용 감축 등을 내세워 한강과 낙동강을 잇는 총 연장 550㎞의 대운하를 건설하는 방안은 실효성 여부를 떠나 많은 국민들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다른 후보들이 이 이슈의 파괴력에 바짝 긴장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무엇보다 최악의 현 경제상황을 개선시킬 수 있는 묘약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국민들이 적지 않다. 이 전 시장 측이 최대 23만명의 일자리 창출을 제1의 기대효과로 내세우는 것도 이같은 기대심리를 십분 활용한 것이리라. 물론 여기에는 말 많고 탈 많던 청계천 복원공사를 약속대로 2년 만에 마무리한 이 전 시장의 돌파력과 추진력을 믿는 정서가 깔려 있다고 본다. 이 전 시장에게 ‘리틀 박정희’란 별칭이 따라붙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1960년대 온갖 반대에도 불구하고 경부고속도로 건설을 밀어붙여 결국 한강의 기적을 일구어낸 박정희 전 대통령과 오버랩되는 탓일 게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정치권에선 대운하의 실효성과 관련해 논란이 한창이다. 삼면이 바다인 상황에서 굳이 17조원이란 막대한 돈을 들여 내륙운하를 건설할 필요가 있느냐에서부터 대운하 유지에 필요한 수량 확보가 힘들다는 지적까지 다양하다. 한 후보 진영에선 건설과 경제는 파이의 깊이가 너무도 다르다는 전제 아래 대운하 건설이 경제활성화와 직결되지 않는다는 논리를 설파하고 있다. 북한 핵실험으로 그 어느 때보다 외교와 안보문제가 심각한데 토목공사 타령이나 해서야 되겠느냐는 반대론도 만만치 않다. 아예 직설화법으로 ‘이명박은 수양제의 화신인가.’라며 감정적 대응을 하는 진영도 있다. 알다시피 수양제는 중국 수나라 때 남북을 연결하는 대운하를 건설했지만 백성들의 과중한 부역으로 민심이 이반, 결국 신하에게 피살당한 인물이다. 여야를 떠나 대선 후보들이 대운하 건설 문제를 놓고 치열한 찬반 토론을 벌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후보군을 다 모으기 어렵다면 우선 한나라당 후보들만이라도 토론을 벌일 필요가 있다. 거기서 비록 상대방이라 하더라도 주장과 논리 전개가 맞다면 아집과 체면을 버리고 과감하게 수용해야 할 것이다. 설익고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라면 과단성 있게 폐기하는 용기도 필요하다. 그것이 진정 국민을 위하는 자세이기 때문이다. jthan@seoul.co.kr
  • [서울광고대상- 화장품부문]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시리즈

    [서울광고대상- 화장품부문]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시리즈

    이번 광고캠페인에서 한국 문화의 보다 근원적이고 정신적인 가치인 기(氣)를 소비자에게 알리고자 했다. 우리나라 전통 소재가 지닌 고전적인 한국 미(美)의 재해석을 통하여, 피부가 스스로 본연의 기를 찾고 보호하도록 도와주는 ‘설화수´ 자체의 기를 비구상으로 표현하였다. 이번에 선정된 광고는 기 시리즈의 첫번째 작품으로 ‘아무에게나 드릴 수 없는 보배로운 氣이기에´라는 카피의 ‘진설크림´편이다. 이 시리즈는 ▲피부 스스로 찾는 맑은 기운을 표현한 ‘미백에센스´편 ▲피부를 맑게 보호해주는 기운을 표현한 ‘상백크림´편으로 이어진다. 앞으로 설화수 제품을 통해 한국의 아름다움을 계승하고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브랜드로서의 정체성을 살릴 것이다. 또한 고급스러운 광고 커뮤니케이션으로 브랜드 위상을 더욱 드높일 것이다. 허재영 MC팀장
  • “현실벽 넘어 록스타 꿈 펼쳐요”

    록스타를 꿈꾸는 보육원생들이 음반을 낸다. 주인공은 최신혜·안수빈 양과 조희준·김정태 군 등 고교생 4명.30여곳의 서울시내 보육원과 쉼터 청소년들을 상대로 한 오디션에서 12대1의 경쟁률을 뚫고 뽑힌 실력파들이다. 다음달 8일 오후 7시30분 서울 신림동 관악문화관에선 이들이 만든 음반발표회인 ‘희망의 콘서트’가 열린다. 이번 행사는 가수의 꿈을 가졌으면서도 현실적 장벽 때문에 자신의 꿈을 포기하는 보육원생들을 위해 사회복지법인 상록보육원과 상록사회복지문화센터가 공동으로 마련했다. 행사 관계자는 “보육원생들이 창작 음반을 내는 것은 처음으로 아이들에게 꿈과 용기를 심어 주고 좋은 추억도 만들어 주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음반에는 타이틀 곡 ‘희망의 노래’를 비롯해 발라드와 리듬앤드블루스(R&B) 풍 노래 4곡이 실린다. 인기그룹 UN의 곡을 만들어 준 작곡가 최원석씨를 비롯해, 자원봉사자 장윤성씨 등이 음반 제작에 참가해 아이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날 신곡발표를 축하하기 위해 신인 그룹 포스(Four’s)와 댄스팀 공연도 펼쳐진다. 보육원은 이번에 발표되는 노래를 온라인 음악 사이트 등을 통해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이 행사를 상설화해 가수를 꿈꾸는 보육원생들을 지속적으로 후원키로 했다. 상록원 김대현 운영본부장은 “소질과 능력이 충분한데도 환경 탓에 꿈을 접고 기술을 배우는 고교에 진학하는 보육원생이 많아 가슴아팠다. 이들에게 꿈을 심어 주고 후회 없는 도전을 해봤다는 추억을 남겨 주려고 음반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제작된 2000여장의 음반은 전국 사회복지 시설에 무료로 배포된다. 공연 관람료는 1만원이다. 행사 수익금은 보육원 지원 등에 쓰인다. 문의 상록보육원(www.sangrokwon.or.kr (02)584-7097.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앙코르+경주 21일 열린다

    ‘앙코르-경주 세계문화엑스포 2006’이 캄보디아 시엠립의 앙코르와트 유적지 일대에서 21일 막이 오른다. 내년 1월9일까지 50일간의 대장정에 들어가는 앙코르-경주엑스포는 한·캄보디아와 수교 10주년을 기념해 경북도와 캄보디아 정부가 공동 주최한다. 개막식에는 노무현 대통령과 훈센 캄보디아 총리를 비롯,3000여명이 참석한다. 김관용 경북지사의 개막선언과 양국 정상의 축하리본 커팅, 노 대통령 축사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캄보디아는 코끼리 퍼레이드로 손님에게 환영인사를 하고 공연단이 동양의 신비로움을 선사한다. 이어 한국공연단은 전통 춤사위로 엑스포의 개막을 고하게 된다. 개막식을 하루 앞둔 20일에는 특설무대에서 엑스포 개막을 축하하는 전야제가 열렸다.1500여명의 관람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국과 캄보디아 예술단의 합동 공연이 펼쳐졌다. 소우피린 시엠립주지사의 축사, 이필동 한국측 단장과 통큰 캄보디아측 단장의 인사가 이어졌다. 이번 엑스포에는 한국과 캄보디아를 비롯,28개국이 참가해 다양한 전통과 문화의 향연을 펼친다. 3D영상관에서는 신라의 설화를 소재로 한 3D영상 ‘천마의 꿈-화랑영웅 기파랑전’과 캄보디아 크메르제국의 자야바르만 7세가 펼치는 영웅적인 삶을 다룬 ‘위대한 황제’가 행사기간에 매일 5회씩 교차 상영된다. 또 한국의 사계, 한글, 신라 황금문화, 한복 등을 선보이는 ‘한국 이미지전’과 크메르 제국의 유물, 전통 민속품을 전시하는 ‘크메르 문화전’ 등 볼거리가 풍부한 전시행사도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대공연장에서는 세계공연예술축제가 하루 4회씩 열리며 소공연장에서는 한국과 캄보디아 특별공연이 매일 펼쳐진다. 이밖에도 앙코르와트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앙드레김 패션쇼와 한국-캄보디아 전통의상쇼 등이 마련돼 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이주의 책갈피]

    ●만화로 보는 세계의 명문대학 진로교육 전문기업인 와이즈멘토가 ‘만화로 보는 직업의 세계’에 이어 선보인 대학 탐방서. 재학생들의 인터뷰와 설문을 바탕으로 세계 명문 대학의 다양한 정보를 충실히 담았다. 대학별 캠퍼스 사진과 독특한 교육제도도 살펴볼 수 있다.1권 대한민국편에 이어 미국(상) 편까지 나왔다. 일본, 중국, 싱가포르, 홍콩, 영국 편도 조만간 출간할 예정이다. 와이즈멘토 1만1000∼1만 2500원.●교과서 속 국보 따라잡기 1·2 초·중·고교 교과서에 나오는 50여개 국보를 골라 생김새와 발견 당시 이야기, 역사적 내용, 설화, 예술성 등을 자세히 소개한다. 가족끼리 답사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현장을 찾아가는 방법도 알려준다. 각권 1만 3000원.●100대 민족문화상징 문화관광부가 선정한 100대 민족문화 상징을 민족, 자연, 역사, 사회 및 생활, 신앙, 언어 및 예술 등 6개 분야로 구분하고, 재미있는 질문을 통해 문화상징의 개념과 상징에 얽힌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웅진싱크빅.9500원.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수능 수험표는 할인티켓

    수능 수험표는 할인티켓

    수능(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났다는 흥분에 수험표를 함부로 버렸다간 아까운 기회를 놓치기 쉽다. 수험표만 있으면 스트레스에 찌든 몸과 마음을 후련하게 씻어줄 다양한 공연들을 최고 70%까지 싸게 볼 수 있기 때문. 시험 결과에 대한 걱정은 잠시 접고, 모처럼 홀가분한 기분으로 대학로에 나가보는 건 어떨까. 성기윤, 최정원 주연의 로맨틱코미디 뮤지컬 듀엣(12월31일까지, 신시뮤지컬극장)은 수험생에 한해 수능 당일은 70%,12월10일까지는 50%할인 혜택을 준다. 친구간의 갈등과 우정을 그린 연극 그 녀석의 아트(내년2월11일까지, 아트전용관)는 수능 당일에는 50%, 그외 기간에는 30% 할인해준다. 심봉사 딸 춘향과 이몽룡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인 뮤지컬 인당수 사랑가(12월10일까지, 아룽구지극장)는 공연기간 내내 수험생에게 1만원짜리 할인 좌석을 제공한다. 바보온달과 평강공주 설화를 살짝 비튼 뮤지컬 거울공주 평강이야기(12월3일까지 예술마당1관)는 이달 말까지 수험생은 물론 고1·2학생들에 한해 1만원 균일가 티켓을 판매한다. 수험생에게는 다양한 상품을 받을 수 있는 행운권을 함께 준다. 또 뮤지컬 컨페션은 수능 당일 50%할인, 연극 자객열전은 8000원 할인 티켓을 마련했다. 이밖에 18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파페라 콘서트 네 남자의 가을이야기-임태경, 정세훈, 바이브는 수험생에게 20%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현장에서 학생증이나 수험표를 제시해야 하며,1인 1장씩 구입할 수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종교건축 이야기] (16)‘천불천탑’의 야외 법당 화순 운주사

    [종교건축 이야기] (16)‘천불천탑’의 야외 법당 화순 운주사

    조계종 제21교구 본사 송광사의 말사인 운주사(전남 화순군 도암면 대초리 20·사적 312호)는 말 그대로 ‘신비의 땅’이다. 무등산 자락인 영귀산 아래 대초리·용강리 일대 길 옆이며 산자락에 수많은 불상과 불탑이 늘어서 있어 ‘천불천탑’사찰로 불리는 명소. 창건 시기나 가람과 관련된 정확한 기록들이 남아있지 않아 숱한 설화들이 전해지며 지금도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횡행하고 있다. 번듯한 전각은커녕 사찰에선 반드시 갖춰야 할 천왕문·사천왕상조차 없는 파격의 절집. 전통의 양식에선 한참 비켜 선 채 불탑·불상의 야외전시장쯤으로 비쳐지지만 사찰 곳곳에 서린 민중의 소박한 염원이며 도공들의 애틋한 정성 때문에 많은 이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사찰의 이름대로라면 ‘구름이 머물다 가는 절’. 먼 옛날부터 運舟,運柱,雲柱,雲住 등 다양하게 불려왔지만 1984년부터 1989년까지 네 차례에 걸친 전남대박물관의 발굴조사를 통해 ‘雲住寺’라 새겨진 암막새 기와가 확인되면서 ‘구름이 머물다 가는 절’이란 ‘雲住寺’가 일반화됐다. 여러 이름만큼 누가 어떤 이유로 세웠는지에 얽힌 이야기도 가지가지다. 인근 마을에 중국설화에 전하는 선녀 마고할미의 이름을 딴 폭포와 손가락자국, 지팡이 바위가 있다고 해서 붙여진 ‘마고할머니 전설’, 신라 고승 운주화상이 신령스러운 거북이의 도움을 받아 창건했다는 이야기, 미래불 미륵의 혁명사상을 믿는 천민과 노비들이 모여 세웠다는 설…. 이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도선국사 창건설이다. 신라 말 도선국사가 한반도를 배의 형국으로 보고 동쪽엔 산이 많지만 서쪽엔 산이 없어 나라의 운세가 일본으로 치우치는 것을 막기 위해 배의 명치 부분인 운주사를 조성해 균형을 잡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들은 모두 한낱 ‘설’일 뿐 역사적 근거가 없다. 중종25년(1530년) 신증동국여지승람(홍언필 편찬) ‘능성현조’의 “사찰 좌우 산등성이에 천불천탑과 석조 불감이 있는 운주사가 있다.”는 기록과 전남대박물관이 발굴한 암막새 기와와 ‘옴마니반메훔-밀교사원’이라 새겨진 수막새기와 등에 ‘운주사´란 이름이 등장한다. 이것 말고도 ‘동국여지승람’,‘여지도서’, 사찰지 ‘범우고’, 김정호의 ‘대동지지’ 등에도 이름이 들어있지만 모두 “천불천탑이 있다.”“폐사되었다.”는 정도의 단순한 내용이 고작이다. 학계에선 불상과 탑의 양식으로 미루어 대체로 11세기에 창건,12세기에 천불천탑이 조성됐고 13세기에 백제탑 등 다른 석탑이 추가 제작됐으며 정유재란 때 폐사된 것으로 본다.1942년까지 사찰 안팎에 석불 213기와 석탑 30기가 있었으나 지금 남아있는 것은 석불 70기와 석탑 12기가 전부. 하지만 최근까지도 곳곳에서 불상과 불탑의 조각과 흔적들이 발굴되고 있는 만큼 실제로 천불천탑이 있었을 것이란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평지와 야산 측면의 암벽 위아래에 무리지어 서있는 석불들은 대부분 큰 돌의 앞면만 조각한 평판상인데 기법이 아주 치졸하다. 정통적인 양식에선 한참 동떨어진 채 한결같이 못생겼다. 불상의 이목구비 생김새나 비례, 조형미가 엉성해 부처의 위엄은 도무지 찾아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아버지·할머니 부처, 아빠엄마 부처, 아들딸 부처, 아기부처처럼 친숙한 우리 이웃들의 애환과, 구원을 바라는 민중의 표정을 사실적으로 다듬어내려 애쓴 석공들의 토속적인 심성엔 깊은 정이 절로 느껴진다. 고은 시인은 그래서인지 “지지리도 못나 말 한마디 못하고 울지도 못하고 56억 7000만년 후에 올 후천개벽을 기다리지 못하고 그만 죽어버린 운주 천탑”이라는 말을 남겼다. 그런가 하면 소설가 황석영의 소설 ‘장길산’에서 운주사는 “새 세상을 꿈꾸며 천불천탑을 세우려다 실패한 통한의 땅”으로 그려진다. 다른 고찰들에서 보이는 번듯한 전각도 찾아볼 수 없다. 도선국사가 사찰을 지을 당시 공사를 총지휘했다고 전해지는 공사바위 아래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대웅전이며 지장전, 산신각, 일주문은 모두 1990년대 이후 만들어진 것. 허술한 가람과는 달리 사찰 중심의 석조불감(보물 797호)과 원형다층석탑(보물 798호), 일주문 안쪽의 구층석탑(보물 796호)은 다른 곳에선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것들이다. 이 가운데 석조불감은 판석으로 만든 감실 안에 두 개의 불상을 꽉 차게 봉안한 게 인상적이다. 불상은 서로 등을 맞대고 앉은 형식인데 사찰 한가운데 본존을 모신 것으로 보아 바로 이곳이 야외법당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석조불감 바로 북편의 원형다층석탑도 이색적이다. 탑신부의 옥신과 옥개석을 모두 원반형으로 꾸민 이 석탑은 6층이 남아있지만 전통적으로 홀수 탑을 세웠던 것으로 미루어 원래는 7층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구층석탑은 운주사에서 가장 규모가 큰 탑. 큰 자연석 기단 위에 9층을 올렸는데 탑신의 각 면에 새긴 마름모꼴이나 그 안의 꽃문양은 이곳에서만 보여지는 특이한 것이다. kimus@seoul.co.kr ■ 무게 250t 자연석에 새긴 세계유일의 석조 ‘부부와불’ 운주사의 석불·석탑들을 만드는 데 썼던 응회암 채석장이 있는 서쪽 야산 정상엔 세계 유일의 거대한 돌(石) 와불이 있다. 신도들이 탑돌이하듯 이 와불 주위를 도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을 만큼 운주사에서 가장 인기있는 유적이다. 부처님이 옆으로 비스듬히 누운 형태의 일반적인 열반상과는 달리 앉은 모습의 비로자나불(길이 12.7m, 무게 150t 추정)과 선 모습의 석가모니불 입상(길이 10.26m, 무게 100t 추정)이 자연석에 나란히 조각된 형태. 두 불상이 나란히 누웠다 해서 ‘부부와불’로 통한다. 도선국사가 새로운 세상을 열기 위해 천불 천탑을 하루 낮밤에 세운 뒤 맨 마지막에 두 부처를 세우려 했으나 공사 말미에 일을 싫어한 동자승이 일부러 “꼬끼오” 닭소리를 내자 석공들이 날이 샌 줄 알고 하늘로 가버려 와불로 남게 됐다는 이야기가 얽혀 있다. 와불 바로 아래엔 그 동자승이 벌을 받아 시위불(머슴미륵)로 변했다는 석불입상이 서있어 전설에 흥미를 더한다. 와불과 관련해 오래 전부터 “와불이 일어나는 날 이곳이 세상의 중심이 된다.”는 말이 떠돌았으며 일제강점기에 이 속설을 믿은 일본인들이 불상을 훼손했다는, 조금은 황당한 이야기도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두 석불의 북쪽 다리 부분이 남향의 머리 부분에 비해 5도가량 경사져 있을 뿐만 아니라 좌상·입상 다리 부분과 좌상·입상 사이에 떼어내려 했던 흔적처럼 보이는 틈도 있다. 결국 산 꼭대기에 있던 암반에 불상을 조각하긴 했지만 떼어내지 못한 ‘미완성 불상’으로 보여진다. 전문가들은 “일으켜 세울 수 없는 돌부처를 암반에 조각했을 리 없고,250t은 충분히 됨 직한 거대한 석불들을 어떻게 일으켜 세울 작정으로 암반에 조각했는 지를 고려할 때 설계 잘못으로 인한 공사중단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 “논술출제 교과서 적극 활용”

    ‘논술 출제할 때에 교과서를 활용하고 논술 대비 수업교재도 개발한다.’ 고교 교사들과 대학 입학처장들이 두 손을 맞잡고 다짐한 결의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회장 권영건 안동대 총장)는 10일 ‘고교·대학 간 대학입학관계자 상호협의회’ 첫 회의를 갖고 2008학년도 대입 논술 출제 대비방안에 대해 이같이 협의했다. 협의회는 이밖에 ▲논술 출제유형과 취지, 난이도를 이른 시일 내 공개 ▲논술 출제·검토위원으로 교사 참여 장려 ▲낙후 지역 고교를 방문해 논술 특강 및 모의고사를 실시 ▲협의체 상설화로 공교육 정상화 방안을 지속적으로 연구할 것 등을 합의했다. 협의회는 앞으로 정책형성을 위한 고교와 대학 간 의사소통 채널, 진로·입학 상담 강화 등 정부나 대학의 대입전형계획 관련 쟁점 사항에 대한 대국민 설명회 개최 등의 기능을 하게 된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책꽂이]

    ●빅토리아의 발레(안토니오 스카르메타 지음, 김의석 옮김, 문학동네 펴냄) 피노체트 독재정권이 물러간 뒤의 칠레 사회를 해학적 필치로 그린 소설. 파블로 네루다, 루이스 세풀베다와 함께 칠레문학을 대표하는 스카르메타는 동세대 남미작가들이 마술적 사실주의 등을 통해 정치색 짙은 무거운 작품을 쓴 것과 달리,‘거리의 언어’로 생에 대한 긍정과 활력 넘치는 작품을 썼다. 스카르메타는 영화 ‘일 포스티노’의 원작 ‘네루다의 우편배달부’의 작가로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스페인 최고의 문학상인 플라네타 상 수상작.1만 2000원. ●한국 공포문학 단편선(이종호 등 지음, 황금가지 펴냄) 공포소설은 문학의 한 갈래로 오랜 전통을 지니고 있다. 각종 연기설화와 신이담(神異談), 전기(傳奇)소설과 신마(神魔)소설, 한국 고전소설의 한 종류인 공안(公案)소설, 서양의 고딕소설 등 종류도 다양하다. 디스토피아적인 통제사회의 비극을 그린 장은호의 ‘하등인간’, 하드보일드한 묘사력이 돋보이는 우명희의 ‘들개’, 인격의 분리 즉 ‘해리성 장애’로 인한 참극을 다룬 이종호의 ‘아내의 남자’등 신세대 스릴러 작가 10인의 작품이 실렸다.9000원. ●설득(제인 오스틴 지음, 조희수 옮김, 현대문화 펴냄) 행복한 사람은 그 사랑의 빛을 주위에 발산함으로써 행복을 전염시킨다. 사랑을 찾아가는 소설 속 주인공 앤 엘리어트가 바로 그런 유형의 인물이다. 사랑에 지친 사람들을 위로하고 껴안아주는 앤. 그는 오스틴이 창조해낸 가장 지혜롭고 훌륭한 여성이라는 평을 듣는다. 오스틴의 여섯 작품 중 마지막 작품.1만원. ●새들백(바히이 나크자바니 지음, 이명 옮김, 황매 펴냄) 메카와 메디나 사이의 사막길을 여행하는 아홉명의 인물이 새들백(saddlebag)을 매개로 펼치는 이야기. 새들백은 안낭(鞍囊, 안장 뒤쪽에 다는 자루)을 가리키는 말. 서로 맞물려 긴박하게 돌아가는 초서식의 반복적인 이야기 구조가 눈길을 끄는 소설.9800원.
  • [우리구 구청장 궁금하시죠] 이호조 성동구청장

    [우리구 구청장 궁금하시죠] 이호조 성동구청장

    “교육과 복지, 행정에서만큼은 서울의 중심이 되겠습니다.” 취임 다섯달째를 맞은 이호조 성동구청장은 성동구의 미래를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초선이지만 ‘준비된 구청장’으로 거침없이 구정을 펼치고 있다. 실제로 그는 취임 후 10여일 만에 균형발전촉진지구 지정이 예상돼 투기가 성행하던 성수 1·2가동 일대에 대해 공동주택의 사전 건축허가를 제한해 투기를 잡았다. 이 조치는 서울시와 다른 구가 벤치마킹했다. 9월에는 5급 승진 예정자를 대상으로 ‘자격이수제’를 자치구에서 처음으로 도입했다. 아무 때나 시험을 치러 자격을 따도록 해 공무원들이 승진시험에 매달리는 폐단을 없앴다.10월에는 청계천 하류 특성화 계획을 내 놨고, 간부회의도 전격 공개했다. 이 구청장이 이처럼 능숙한 구정을 펼치는 것은 11년전 성동구에서 관선 구청장을 거쳤고, 최근까지 성동구 도시관리공단 이사장을 역임, 성동구를 속속들이 알기 때문이다. 이 구청장은 “1995년 말 민선 구청장에 당선된 고재득 전 구청장에게 인수인계를 하고 올해 고 전 구청장에게 인수인계를 받았다.”면서 성동구와의 인연을 강조했다. 성동구는 다른 구에 비해 아직 뒤떨어진 도시다. 재정자립도도 25개 구청 가운데 중위권 수준이다. 하지만 이 구청장은 이를 기회로 삼고 있다. 개발의 여지가 없는 강남과는 달리 아직도 개발의 여지가 많은 성동구의 이점을 잘 살려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계획 개발을 통해 과거의 아파트 단지와는 다른 주거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 구청장은 이러한 논리로 재개발·재건축 조합장이나 조합원을 직접 만나서 갈등을 조정하고 협조를 이끌어 내고 있다. 그의 목표는 복지·교육·행정에서 서울의 중심에 서는 것이다. 물론 궁극적인 목표는 삶의 질을 강남 수준 이상으로 높이는 것이다. 교육은 최근 이 구청장이 특히 공을 들이는 분야다. 성동구에는 7개 고등학교가 있지만 인문계는 3곳(여고 2곳, 남고 1곳)뿐이다. 이에 따라 많은 학생들이 다른 구로 통학을 하고 있다. 이 구청장은 “앞으로 4년 동안 초등학교의 고교 전환, 성수중학교의 고교병설화, 왕십리 뉴타운 인문계고 유치, 덕수정보산업고에 인문계 모집 등의 방법으로 인문계 학교를 늘려 주민들의 숙원을 풀겠다.”고 말했다. 웰빙 성동도 그의 목표다. 이 구청장은 “한강과 청계천, 서울 숲, 중랑천, 대현산 배수지 공원이 모두 차로 10분 이내 거리에 있어 다른 곳으로 나가지 않고도 웰빙이 가능하다.”면서 “괘적한 자연환경을 이용해 웰빙 성동구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 구청장은 서울시에서 사회과장과 보사국장(현 복지건강국장)을 거쳤다. 그래서 복지에도 관심이 많다. 그는 “가난의 대물림을 막기 위해 저소득층 자녀에 대한 교육을 확대하고 내용도 확충했다.”면서 “방과후 학교나 장학기금 등에 대한 지원 확대를 위해 구비 증액은 물론 시의 지원도 이끌어 내겠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취임 후 산발적으로 이뤄지던 저소득층 자녀에 대한 교육을 체계화했다. 주민자치센터 등 18곳에서 실시하는 방과후 학교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자원봉사자도 확충했다. 이 구청장은 1일에도 행당동 저소득층 학습현장을 찾아 학생들에게 ‘꿈을 가지라.’고 당부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걸어온 길 ▲출생 1945년 경북 영천 ▲학력 국립 체신고등학교 졸업, 성균관대학교 행정학과 졸업,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 도시행정학 석사, 서울시립대 대학원 행정학 박사 ▲경력 서울 영등포우체국 통신과,10회 행정고시, 서울시 기획담당관·내무국장·교통관리실 실장·상수도사업본부장·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성동구 도시관리공단 이사장, 용산구청장, 성동구청장 ▲수상 근정포장, 홍조근정훈장, 황조근정훈장 ▲가족관계 송봉자씨와 2남 ▲취미 등산 ▲기호음식 김치찌개 ▲존경하는 인물 율곡 이이 ▲좌우명 열정과 의지
  • [박성서의 7080 가요 X파일] 국내 최초의 ‘허스키 보이스’ 송민도(2)

    [박성서의 7080 가요 X파일] 국내 최초의 ‘허스키 보이스’ 송민도(2)

    허스키한 알토의 저음으로 등장한 송민도씨는 KBS 전속가수 1기생으로 당시 KBS 전속악단의 가요방송 지휘를 전담하고 있던 작곡가 손석우씨와 손잡고 우리나라 드라마 주제가 1호인 ‘청실홍실’에 이어 ‘나 하나의 사랑’을 발표한다. 이 노래 첫 소절의 ‘나 혼자만이’는 당시 인기작가 박계주씨에 의해 소설화되고 이어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우리나라 히트가요가 영화화된 최초의 노래인 셈이다. 남자 이름 같다는 이유로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음반에 ‘송민숙’이라 표기되기도 했던 그는 주위의 권유로 한때 ‘백진주’라는 지극히 여성적인 예명으로 잠시 활동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송민도’로 돌아온 그는 50년대 낭만시대를 지나 60년대 개성시대를 주도하며 ‘목숨을 걸어놓고’ ‘여옥의 노래’ ‘서울의 지붕 밑’ ‘하늘의 황금마차’ ‘청춘목장’ ‘행복의 일요일’ 등 명곡들을 잇달아 발표한다. “방송활동과 더불어 계속되는 지방공연으로 매우 바쁜 나날을 보냈기 때문에 아이들을 대부분 일하는 아주머니에게 맡겨 키우다시피 했어요. 그래서 아이들이 아주머니에게 엄마라 부르고 내겐 심지어 아빠라 부를 정도였지요.” 송씨의 회고다. 아울러 63년,‘백만불쇼단’을 직접 결성해 단장을 맡으며 쇼단을 이끌었다. 가수 남일해, 고대원씨를 비롯해 무용단, 밴드 등을 합쳐 모두 25명 정도로 구성된 ‘백만불쇼단’은 가는 곳마다 인기가 높았지만 당시 여건에서는 늘 적자로 운영되어 고되고 힘들었다. 창립 5년 만인 68년, 송민도씨는 자신의 분신처럼 여기던 이 백만불쇼단을 접는다. 장남 서동헌씨 때문이었다. 당시 서동헌씨는 해병대에 입대해 월남 청룡부대로 파병되었는데 어느 날 부대가 베트콩의 습격을 받았다는 소식이 국내 언론에 크게 보도되었다. 연일 방송과 신문에서는 대서특필했지만 두 달이 지나도록 그 후 소식을 몰라 애태우던 송민도씨는 직접 아들을 찾아 월남으로 떠난다. 다행히도 아들은 무사했으나 임시여권으로 월남에 갔기 때문에 ‘오버스테이’, 즉 기한을 넘겨 불법체류까지 하게 된다. 곧 국방부가 나서서 해결해주었지만 전쟁터에 아들을 두고 올 수 없어 아예 사이공에 남는다. 송민도씨는 한국식당을 차려 3년 반 동안 사이공에서 체류한 뒤 곧바로 미국으로 거처를 옮겼고 서동헌씨는 귀국한 이후 월남 청룡부대 출신들로 결성한 6인조 그룹사운드 ‘드레곤스’에서 키보드를 담당했다. 당시 미국에 있던 송민도씨는 이러한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회고한다. “95년, 귀국해 아들과 함께 ‘빅쇼’에 출연했는데 그때서야 그룹사운드 활동을 했었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물론 음악 활동을 하겠다고 먼저 상의해 왔더라면 무조건 말렸겠지요.”이라고 웃으며 회고하는 송민도씨. 트롬본 연주인으로 KBS 경음악단장을 역임했던 작곡가 송민영씨가 바로 그의 남동생이다. 이들 남매는 함께 듀엣으로 노래를 발표하기도 했던 음악가족. 송민영씨는 안타깝게도 지난 2002년 미국에서 타계했다. 현재 LA 오렌지카운티에서 생활하고 있는 송민도씨는 5년 전 운전 중 팔이 부러지는 대형사고를 당했다. 그 후 2년 뒤 또다시 넘어져 척추를 크게 다쳐 제대로 거동할 수 없는 상태. 이 때문에 그 무렵 계획되어 있던 고국 방문을 지금까지 미룰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최근 KBS ‘가요무대’의 초청은 그 스스로도 마지막 귀국일 것이라 여기며 무리한 일정을 강행했다. 유독 ‘자존심 강하고 고집 센’ 그는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무대에 나서면서도 아무런 내색도 내비추지 않았다. 더구나 국내에 체류하는 동안 잠을 도통 못 이뤘다고 했다. 피로가 겹치기도 했겠지만 오랜 팬들을 만난다는 설렘도 한편 작용했으리라. “무대에 서니 심장이 멎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박수소리 때문에 그 큰 무대에서 견뎠지요.” 고향초, 카츄샤의 노래, 나의 탱고, 나 하나의 사랑…. 송민도씨가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부르는 이 노래들을 따라 여기저기서 눈물을 훔치는 방청객들이 적지 않았다. 무대는 매우 감동적이었다. 모든 예술의 감동, 그 최고치는 역시 ‘눈물’이다. 그렇듯 가수 송민도씨는 많은 이들의 아픔을 여전히 아름다운 노래로 어루만져 주고 있었다. sachilo@empal.com
  • [공연+새앨범]

    ■ 심수봉 콘서트 ‘사랑이 시로 변할 때’ 데뷔한 지 27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가수이자 우리들의 영원한 누이인 심수봉. 리드미컬하면서도 한과 흥을 함축한 멜로디와 평범하면서도 가슴을 찡하게 울리는 노랫말 등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심수봉표 노래’들로 팬들의 가슴을 촉촉히 적신다.11월 3,4일. 서울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02)522-9933. ■ 홍경민 콘서트 ‘Evolution of Rhythm’ 관객이 많건 적건 늘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가수로서 인생을 살아가고 싶다는 홍경민의 ‘음악으로 꽉 찬’ 콘서트. 흔한 이벤트는 과감히 없애고 오로지 음악으로만 달려가겠다는 의지가 담긴 공연이다. 단순하게 보이지만 가수로서의 ‘밑천’이 없다면 함부로 선택하기 힘든 구성. 그래서 이번 홍경민 공연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10월 27∼ 29일. 서울 대학로 질러홀.(02)522-9933. ■ 이지형 콘서트 ‘Unplugged Diary’ 90년대 얼터너티브 록밴드 Weeper를 이끌던 소년이 어쿠스틱 기타와 함께 성숙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금년 4월 첫 솔로음반을 낸 신인이지만, 이미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오래된 뮤지션. 홍대앞 클럽에서 활동하던 시절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못다한 이야기들이 마치 뮤지컬처럼 펼쳐진다.11월10일 백암아트홀.(02)559-1341. ■ 바이브 콘서트 ‘We Go’ 음악포털 쥬크온이 진행한 ‘연인과 함께 가고 싶은 가을콘서트’ 설문조사결과 1위에 오른 R&B 듀오 바이브의 전국투어 콘서트. 방송출연 대신 음반활동을 위주로 콘서트 무대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이들은 감미로운 발라드가 매력적인 남성듀오.‘미워도 다시한번’,‘오래오래’ 등 히트곡들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10월28,29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 홀.(02)542-5903. ■ 김진표 디지털 싱글 ‘사랑따위’ 인기래퍼 JP(김진표)가 1년만에 컴백작으로 내놓은 디지털싱글.‘사랑따위 Part1’ 과 ‘사랑따위 Part2’ 등 2곡을 발표한 김진표는 이번 디지털 싱글 음악을 직접 기획하고 작사, 작곡, 편곡, 녹음까지 모두 혼자 소화해내는 역량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팜엔터테인먼트. 클래식 ■ 2006 가을밤 콘서트 29일 오후 7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재일 한국인 뮤지션 양방언, 뉴욕타임스가 극찬한 기타리스트 임정현, 뮤지컬의 박해미, 바리톤 김동규가 출연하는 4인4색의 콘서트. 박상현 지휘로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서울필하모닉 합창단도 출연.3만∼10만원.(02)2000-9752. ■ 아시아의 실소리 11월1일 오후 7시30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한·중·일 아시아 3국의 실로 만든 현악기와 각국의 연주자들을 초청하는 협연무대. 중국의 고쟁 연주로 ‘고산유수’, 한국의 가야금 연주로 ‘돈돌라리’, 일본의 고토 연주로 ‘편곡 침’ 등을 들려준다. 무료 공연.(031)782-5502. 연극 ■ 이상한 동양화 27일∼11월5일 화∼금 7시30분, 토 4시·7시30분, 일 4시 사다리아트센터 네모극장. 강화도 전등사의 나부상 설화를 모티브로 펀드매니저에서 노숙자로 전락한 기러기아빠 등 천태만상의 인간군상을 조명한다. 이기도 작·연출, 남우성 최홍일 등 출연.1만 5000∼2만원.(02)744-7304. ■ 자객열전 26일∼11월26일 화∼금 8시, 토 4시30분·7시30분, 일 4시30분 우리극장. 민족의 스승인 백범 김구 선생의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시킨 코믹극. 전쟁의 위험이 상존하는 사회에서 애국과 폭력의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박상현 작·연출, 이대연 김학수 등 출연.1만 2000∼2만원.(02)745-0308. 무용 ■ 브라질 그루포 코르포 내한 공연 27일 8시,28·29일 4시 LG아트센터. 발레에 브라질 특유의 열정과 정서를 입힌 현대무용. 원색의 화려한 의상을 입은 여섯 커플이 사랑의 기쁨과 배신, 비통함 등 다양한 감정을 춤으로 풀어낸다.3만∼7만원.(02)2005-0114. ■ 카르멘 28일까지 목·금 8시, 토 5시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비제의 음악을 배경으로 한 마츠 에크의 ‘카르멘’과 조지 발란신의 ‘심포니 인 C’를 국립발레단이 공연.5만∼10만원.(02)587-6181. 뮤지컬 ■ 라이온 킹 28일부터 무기한 화∼금 7시30분, 토 2시·6시30분, 일 2시 샤롯데극장. 디즈니의 동명 애니메이션을 첨단 무대기법으로 형상화한 가족뮤지컬. 일본 최대 극단 시키가 제작하고, 한국 배우들이 참여했다.3만 5000∼9만원.(02)411-5083∼6. ■ 개똥이 2006 11월19일까지 화∼목 7시30분, 금·토 4시·7시30분, 일 4시30분 학전블루 소극장. 곤충의 시각으로 현대 산업문명의 폐해를 고발하는 생태 환경 노래극.1995년 초연에 이은 두번째 공연으로 ‘날개만 있다면’등 주옥같은 노래가 돋보인다. 김민기 작·연출, 김소연 권형준 등 출연.1만 5000∼2만 5000원.(02)763-8233.
  • 美, 1000개 공산품 관세철폐 제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4차 협상 이틀째인 24일 양국 대표단은 이견차로 전날 중단됐던 상품 분과 회의를 하루 만에 재개했다. 미국측이 1000여개의 공산품의 관세를 즉시 철폐하는 내용의 추가 수정 양허안을 제시한 데 따른 것이다. 상품·농산물·무역구제·금융·자동차 등 14개 분과 협상이 진행됐으나 노동 등 일부 분과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연내 타결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회담장 주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이날 오전 상품 분과 협상이 속개된 것은 4차 협상에서 상품 관세 양허안만이라도 합의를 도출해내겠다는 양국 협상단의 의지를 반영한다. 이혜민 한·미FTA 기획단장 겸 상품분과장은 24일 속개된 협상에서 “미국이 대략적인 개선방향을 제시하면서 추가로 개선할 의사를 표명해 왔다.”고 밝혔다. 미국은 관세철폐기간 3∼5년에 해당하는 1000여개 안팎의 공산품 관세철폐 이행기간을 즉시로 단축하는 등 추가 양보 의사를 우리측에 전달했다. 하지만 미국이 추가로 관세 즉시 철폐를 제시한 품목들이 전체 협상 대상 공산품 8800여개 가운데 10%가량을 차지하지만 대미 수출비중은 이의 절반에도 훨씬 못미친다. 한편 특별 세이프가드 도입에 합의한 농업 분과 협상에서 미국측은 23일과 24일 우리측에 관심품목(리퀘스트 리스트)을 전달, 본격적인 주고받기식 협상 국면을 맞고 있다. 우리측은 상품 분과의 협상 및 세이프가드 발동 요건에 대한 협상 상황을 봐가며 수정 개방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세이프가드 대상 품목은 가짓수보다는 비중을 따져 선정할 방침이며, 세이프가드의 존속기간은 해당 품목의 관세철폐이행기간과 맞추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다른 분과와 달리 연말까지 두 나라가 최종 협정문에 들어갈 내용에 합의해야 하는 반덤핑 규제 등의 무역구제 협상은 빠듯한 일정에도 불구, 난항을 겪고 있다. 우리측은 법을 개정하지 않고 개선할 수 있는 무역구제 절차 5가지를 새로 제시했으나 미국측은 이에 대해서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미국은 자동차 작업반 첫날 협상에서 배기량 기준 국내 자동차 세제(稅制)의 즉각적인 폐지를 요구한 데 이어 둘째날 협상에서는 ‘자동차안전기준 작업반’의 상설화를 요구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였다. 한편 금융 분야에서 미국은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의 활동 영역에 대해 상업적 고려를 해야 한다.’는 주장을 공식적으로 제기했으나 우리측은 “국책은행은 포괄적으로 협상대상이 아니다.”고 맞섰다.서귀포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책] 세종대왕님은 못말리는 책벌레

    [이주일의 어린이책] 세종대왕님은 못말리는 책벌레

    ‘세상을 바꾼 위대한 책벌레들’(김문태 글, 이량덕 그림, 뜨인돌어린이 펴냄)은 왜, 어떻게 독서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방향을 잡아주는 길라잡이 책이다. 그런데 화법이 여간 듬직한 게 아니다. 이러이러하니 독서를 해야 한다는 당위를 직설화법으로 일러주는 대신 국내외 위인들을 불러낸다. 그들을 거울삼아 독서의 가치를 은근슬쩍 은유하는 책의 화술이 재치만점이다. 책에 등장하는 위인은 세종대왕, 이덕무, 김득신 등 국내 인물에 나폴레옹, 링컨, 에디슨, 헬렌 켈러 등을 포함해 모두 7명. 남보다 뒤처지고 보잘것없던 이들이 책벌레가 되어 보란듯이 세상의 빛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동화형식으로 재구성했다. 덕분에,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유연한 책읽기가 보장된다. ‘좋은 글을 백번 읽고 백번 생각하다’란 부제가 붙은 세종대왕 편. 책 속에서 세종대왕은 직접 화자가 되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1448년 8월11일, 오늘은 내가 왕위에 오른 지 30주년이 되는 날이다. 여러 행사 중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것은 ‘임금과 학동들의 터놓고 말하기 행사’이다. 전국의 서당에서 뽑힌 학동들과의 만남이라니.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나라행사를 여는 경복궁 근정전이 왕과 학동들이 주고받는 허심탄회한 대화로 화기애애해진다. “상감마마께서는 어느 서당에 다니셨나요?” “나는 궁궐 안의 왕자 전용서당인 시강원에 다녔소.” 한참 뒤 세종대왕이 자신의 독서비법을 소개한다.“나는 ‘사서삼경’을 100번씩 읽었소. 읽을 때마다 작대기 표시를 해서 내가 그 횟수를 알고 있다오.” 같은 책이라도 읽을 때마다 느낌이 달라지므로 좋은 책은 여러 번 읽으라는 은근한 권유에 학동들이 눈을 반짝인다. 나폴레옹 편에는 ‘책 속에서 창의력과 용기를 얻다’라는 부제가 붙었다. 인물의 면모와 역사적 환경을 얕게나마 훑어볼 수 있는 점도 책의 장점.1820년 세인트헬레나 섬에 유배 중이던 나폴레옹은 놀림을 당해 울고 있는 마을의 아이에게 자신의 어릴적 경험담을 들려준다.“외롭고 견디기 어려울 때 책은 친구가 되어 주었고, 나에게 많은 걸 가르쳐 주었어.” 고대 그리스 역사가 폴리비오스가 쓴 40권짜리 ‘역사’를 몇번씩 읽고난 뒤 로마가 세계를 지배한 까닭을 알게 되었다고 귀띔하는 대목 등에서 독자들은 자연스럽게 독서의 위력을 감지하게 된다. 위인들이 즐겨읽은 책 목록을 일별하는 것도 독서 잠재력을 키우는 효과가 있겠다. 인물의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그들이 즐겨읽은 책들과 주요내용이 간추려져 실렸다. 초등생.9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상처 깊은 사람들 ‘희망찾기’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인 일본의 오에 겐자부로(71). 현대 일본문학을 이끌어온 그가 소설가로서 ‘마지막 장편 3부작’이라고 부른 작품이 있다.‘체인지링’‘우울한 얼굴의 아이’‘책이여, 안녕!’이 바로 그것이다.50년 작가인생의 총결산이라 할 이 작품들은 내적으로는 긴밀하게 연결돼 있지만 완전히 독립된 세 편의 장편소설이다.3부작 가운데 첫 번째 책 ‘체인지링’이 일본문학 전문번역가 서은혜 씨의 번역으로 청어람미디어에서 나왔다. ‘체인지링’은 오에 겐자부로의 처남이자 친구인 영화감독 이타미 주조의 자살사건을 모티프로 한 이른바 ‘모델소설’이다.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절망을 극복하고 희망을 찾아가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렸다. 작가의 실제 경험을 토대로 했다. 등장인물인 고로는 1997년 자살한 작가의 처남인 영화감독 이타미 주조가 모델이며, 작가의 장남 역시 소설 속 아카리처럼 중증 장애아로 태어났다.‘담포포’‘민보의 여인’ 등의 영화를 만든 이타미 주조는 오에 겐자부로가 문학과 예술에 눈뜨고 소설가의 길을 걷도록 이끈 인물. 오에 겐자부로는 처남이 자살했을 때 매스컴의 집요한 보도로 큰 상처를 받았으며, 당시 경험이 이 작품을 쓰게 된 직접적인 배경이 됐다고 밝힌다. 소설의 제목 체인지링(changeling)은 아름다운 아기가 태어나면 작은 도깨비 같은 요정이 나타나 아기를 자기들의 보기 흉한 아이와 바꿔놓는다는 유럽의 민담설화에서 비롯된 말로, 요정이 바꿔놓고 간 흉한 아이를 가리킨다. 이 작품에서는 고로가 성장기의 충격적인 경험으로 어두운 그늘이 드리워진 낯선 존재가 되어버린 것을 상징한다. 오에 겐자부로는 만년의 소설가가 해야 할 역할은 불안감과 상실감을 극복하고 ‘새로운 사람들의 출현을 장려하는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작품에는 작가의 그런 소설철학이 그대로 녹아 있다.9800원.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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