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시공 사고땐 회사 망한다”/건설현장 챙기기 비상(경제화제)
◎신행주대교 붕괴 계기… 업체들,사고방지 부산/최고경영자 직접 공사 점검/품질·안전 전문부서 신설도
신행주대교와 남해 창선대교 붕괴사고이후 건설업계는 부실공사로 한번 사고가 나면 회사가 망한다는 인식으로 부실시공방지및 안전관리 대책강구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 형식적인 점검차원에 머물렀던 품질·안전관리문제가 회사의 존폐와 직결될 수도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최고경영자부터 직접 현장을 시찰하며 시공의 질과 안전관리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신행주대교 붕괴사고이후 각 건설업체는 본사의 기술·품질·안전관리담당자등을 공사현장에 파견,공사 전반에 걸쳐 재점검하는가 하면 일일·월별점검과 현장직원및 하청업체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전담직원 대폭 보강
또 이번 사건을 계기로 품질과 안전관리를 담당하는 인력을 대폭 보강하는가 하면 이를 전담하는 부서의 신설이 추진되고 있다.
삼성종합건설은 사고발생 직후부터 전국의 2백개 현장에 대해 본사의 기술연구소와 품질관리팀의합동조사반 10여명을 파견,공사관련 작업일지,자재수납일지등 기록유지를 확인하고 콘크리트,철강재등 핵심구조물의 규격과 강도에 대한 계측기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또 품질·안전관리가 규정대로 지켜지고 있는지를 점검하고 지금까지의 월 1회의 정기점검외에 수시점검을 실시키로 했다.
대우는 시공관리를 위해 협력업체에 대한 지도·육성을 강화하고 기술지도와 시공감리를 위해 공법기술개선팀과 국내현장 운영팀을 운영하는 한편 신행주대교와 같은 공법인 연속압출(ILM)공법으로 시공중인 파키스탄의 3개 교량건설현장에 사고관련 내용을 전문으로 보내 안전점검과 공사추진에 참고토록 했다.또 현재 국내 감리업체의 수준을 감안,시공담당자가 감리자를 능가하는 감리능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감리관련 교육을 별도로 실시키로 했다.
대림산업은 건축·플랜트·토목등 각 부문별로 진행해온 정기점검외에 상설점검반을 신설,현장방문을 통한 감독,점검을 강화하고 공사현장에서는 하청업체와 현장직원으로 안전점검조를 편성,주 3회 이상 순회 점검토록했다.
또 우성건설은 전국 70여개의 현장에 대해 최승진부회장과 이홍순사장이 2주간에 걸쳐 직접 순회점검한데 이어 현장사원에 대한 교육및 점검대책을 마련토록 지시했으며 시공부터 준공에 이르기까지 공사의 각 단계마다 문제점을 수시로 감독할 심사부를 신설할 계획이다.
○기술문제연구 강화
현대건설은 이번 사고를 교훈삼아 공사부에서 안전관리부를 분리,독립시키고 현장에서 발생하는 기술상의 문제점을 품질보증실과 종합기술연구소가 합동으로 연구,해소키로 했으며 선경,동아건설은 협력업체에 대한 교육을 강화토록 현장에 공문을 시달했다.
특히 신도시에서 부실시공의 파문을 겪었던 한양은 지난 6일부터 14일까지 본사 기술진이 순회점검을 한데 이어 수시로 현장소장회의를 소집,무리한 공기단축을 못하도록 단속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그러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실시공의 근원적인 요인이 되는 과당경쟁,덤핑입찰등의 문제점이 해소되지 않는 한 부실파동은 항상 일어날 소지가 있다면서 낙찰에 앞서 시공,기술능력과 재무구조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사전자격입찰제가 하루속히 도입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