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수로건설 기술진·물자 “대이동”/경수로 지원과 경협의 함수
◎경협·개방 자연스런 유도 계기로
대북한 경수로지원을 위한 국제간의 논의가 활발해져 빠르면 이달말쯤 지원기구인 코리아에너지기구(KEDO)의 구성,운영방안등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 3국간의 「경수로회의」가 20일쯤 열리면 대체적인 KEDO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대북한 경수로지원 성사여부가 향후 정부차원의 남북경협에 디딤돌역할을 할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이와 관련,외무부의 한 관계자는 『경수로지원 사업을 남북경협진척의 가늠자로까지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통일원과 외무부 일각에서는 북한핵문제 해결책으로 나온 경수로지원문제를 「범민족공동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이번 북·미간의 핵타결을 계기로 실질적인 남북경협에 기대를 걸어온 것은 확실하다.「한국형」경수로를 제공하면 우리의 주도로 북한의 개방을 유도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즉,경수로를 제공하려면 우리의 인적·물적자원이 북한에 들어가야 하고 이 과정에서 남북화해는 물론 실질적인 경협의 토대가 마련되지 않겠느냐고 은근히 기대해온 것이다.
실제로 경수로지원을 위해서는 우리 기술진이 북한을 방문,경수로지형과 안전성을 분석하는등 타당성조사가 사전에 이뤄져야 한다.또 기술진만도 연2천여명이 건설현장에 참여하고 공사가 완료된 뒤에도 사후관리,안전점검요원이 상주해야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지금까지 3차례 가진 정부부처간 경수로지원대책협의회에서는 조만간 한·미 공동으로 사전답사팀을 구성,파북하는데 따른 기술적인 검토를 끝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협의회에서는 또 KEDO지원에는 「현금」보다 설비·인력 등 「실물」지원방침을 굳혀 대북지원에 따른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정부의 이같은 기대와는 달리 일각에서는 경수로지원 자체는 제네바합의 이후 북한의 대남태도에서 보듯 남북대화,경협과는 연계되기 힘들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이렇게 분석하는 사람들은 경수로지원계약은 「미국이 KEDO를 대표해 체결한다」는 합의문을 꼽는다.애초부터 이 부분은 북한이 한국을 배제시키기 위한「함정」이란 것이다.또 북한의 「핵이행시간표」가 제대로 이행돼 경수로건설이 착공되더라도 과연 북한이 한국의 주도적인 「기술인력」을 쉽게 받아들이겠느냐는 것이다.설사 기술진이 입북하더라도 「한국」의 인력이 아닌 KEDO기술진이 들어가는 것이며 건설인력의 대부분도 북한자체에서 동원될 가능성이 크다고 이들은 보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앞으로의 「경수로협상」에서 KEDO에서의 대표권을 미국과 나눠 계약대표권은 합의문대로 미국이,운영대표권은 한국이 갖는 「공동대표제」의 추진을 강력히 관철시켜나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남북경협 일지◁
△84·9·8=북한적십자사 수재물자제공 제의따라 물자인수
△84·11·15=제1차 남북경제회담,쌍방교역품목제시
△88·7·7=노태우대통령,남북관계 특별선언(교역문호개방 천명)
△88·10·7=정부,간접교역 중심으로 한 남북경제교류 허용 발표
△89·1=정주영 현대그룹회장 방북,금강산 공동개발 등 경협사업발표
△89·2=효성물산,남북직항로(남포∼인천)로 북한산 무연탄 도입△89·7=코오롱상사,북한 대성은행과 처음으로 신용장개설(북한이 최초로 공식 인정한 남북거래)
△90·8·1=남북교류협력법 제정및 교류협력기금설치
△90·9=삼성물산,북한산 명태 3천t반입
△91·1=한국산 원산지표시상품 북한에 첫 반출
△91·4=코오롱상사,평양에 양말합작공장 설립(최초의 남북합작사업)
△91·7=남한쌀 5천t(6만5천5백가마)북한과 첫 직교역
△92·1·8=코오롱상사,북한산 가방을 임가공 형식으로 첫 도입
△92·1·16=김우중 대우그룹회장 방북,남포공단건설 합의
△92·7·19∼25=북한 김달현 부총리일행,남한방문해 산업시찰
△92·10·6∼9=남포공단조사단 방북
△92·10·14=「남한조선노동당」간첩사건으로 정부,대북경협 당분간 중단키로
△92·10·19=통일원,북한산 한약재 반입신청 승인
△92·12·7=김달현 북한부총리,삼성·럭금·대우에 북한의 4차 7개년 계획에 공식 참여 요청
△93·1·7=쌀이외의 농수산물 남북교역 첫 성사
△93·6·5=정부,미원그룹에 대북 무환거래 첫 승인
△93·6·10=정부·민자당,남북경협 9대과제 선정(직교역확대 교통통신망연결 등)
△93·8·28=한국플라스틱조합,북한 신덕샘물 도입계약
△94·3=한국특수선,중국연변항운공사와 공동으로 부산∼청진 직항로 첫 취항
△94·4·19=삼선해운,부산∼청진 정기직항로 취항
△94·6·2=정부,「유엔서 대북제재땐 임가공무역 중단」발표따라 기업들 대북투자계획 전면 유보
△94·6·18=김일성주석 남북정상회담제의및 김영삼 대통령 수락
△94·7·9=김일성 사망으로 정상회담 무기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