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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新전원일기] 연매출 24억 수출 효자… 쌀빵, 히트다 히트

    [新전원일기] 연매출 24억 수출 효자… 쌀빵, 히트다 히트

    아버지라는 이름은 냄새로 온다. 시큼하고 눅눅하고 그러면서도 따뜻하고 구수한 냄새. 새벽 별 같기도 하고 노을 같기도 한 냄새. 아버지의 등에 코를 묻고 있으면 냄새가 나를 둘러싸 그 세계 속에서 언제까지나 안전하리라는 느낌을 갖게 한다. 가족을 업고 사느라 아버지의 등은 굽고 작아졌지만 냄새는 여전하다. 나는 여전히 아버지의 등에 코를 묻고, 냄새를 들이마시고, 고달픔을 위로받는다.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가라앉고 세상이 아름답게 여겨지는 것이 있다면 아버지의 냄새일 것이다. 또 하나 있다. 빵 냄새. 길을 걸을 때 어디에선가 빵 굽는 냄새가 흘러나오면 저절로 고개를 돌리게 된다. 냄새만으로도 입안에 가득 침이 고이고 시장기가 돈다. 하얀 반죽이 화덕 속에서 서서히 부풀어 오르며 갈색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냥 지나치기란 어렵다. 단순히 식욕을 자극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 냄새에 배어 있는 것들 때문이다. 온기와 온정과 향수 같은 것들 말이다. #‘글루텐 알레르기’는 이제 안녕 빵은 간식으로서도 그렇지만 식사 대용으로도 훌륭하다. 여러 가지 토핑을 얹어 근사한 식사를 마련할 수 있고, 계란 프라이 하나만 끼워 넣어도 한 끼 식사로 손색이 없다. 종류가 많아서인지 몰라도 빵을 싫어한다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안타까운 것은 밀가루에 들어 있는 글루텐 성분으로 인해 빵을 먹지 못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이다. 글루텐은 보리나 밀 등에 함유된 불용성 단백질로 몇 가지 단백질이 혼합된 것이다. 글루텐이 갖고 있는 끈기로 인해 빵의 점성을 유지할 수 있고 식감과 맛이 향상되기도 하는데, 글루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는 소화 장애나 피부 질환 등을 유발하는 주범이기도 하다. 특히 아토피 피부염 환자에게 글루텐은 독이나 마찬가지다. 유제품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도 빵은 그림 속의 떡일 뿐이다. “몇 해 전에 스캇 존슨이라는 16세 소년이 과민성 쇼크로 사망한 일이 있었습니다. 병원에 입원하고 3일을 넘기지 못했는데, 알고 보니 유제품이 들어간 팬케이크 때문이었어요. 유제품이 첨가되지 않았다는 걸 확인하고 먹었다는데 판매하는 분이 실수를 했던 거지요. 유제품도 그렇고 글루텐도 그렇고 단순히 몸에 이상을 가져올 뿐 아니라 잘못하면 목숨을 잃을 위험도 있습니다.” 이은창(51) 쁘띠아미 대표가 순수 쌀빵을 만들기로 결심한 것은 소화장애나 피부질환을 걱정하지 않고 모두가 빵을 즐길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쌀에 관한 한 자신이 있었다. 정보기술(IT) 업체를 운영하다가 30대에 뇌경색으로 일을 놓을 수밖에 없었던 시절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쌀눈이 남아 있는 쌀을 꾸준히 먹고부터 뇌경색 증세가 호전된 것이다. 그때부터 이 대표는 쌀에 몰두했다. 국내는 물론이고 일본과 미국 등지에서 발표된 논문을 찾아가며 쌀에 대해 공부했고 3년의 연구 끝에 쌀눈을 남겨두는 도정 기계까지 개발했다. 쌀눈에는 비타민, 미네랄, 아미노산 등 우리 몸에 필요한 5대 영양소가 다량으로 함유돼 있다. 또한 가바(GABA) 성분과 비타민 B1, B2, B6, 옥사코사놀, 알파토코페롤, 감마오리자놀, 리놀렌산, 베타시스테롤, 라이신 등이 들어 있어 항암 효과, 항산화 기능, 면역기능 향상, 콜레스테롤 감소, 노화 방지, 치매 예방 등에 효과적이다. 글루텐과 유제품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라도 쌀빵이라면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무엇을 할 것인가는 결정했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하니 난감했다. 빵이라고는 만들어 본 적도 없는 사람이 빵을, 그것도 쌀빵을 만든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 것인가, 본인 스스로도 의구심이 들었다. 시중에 쌀빵이 나와 있기는 했지만 글루텐을 15% 이상 함유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글루텐 없이 빵을 만드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었다. 2008년부터 1년여에 걸쳐 전국의 제빵장과 기능장을 찾아다니며 조언을 구했지만 원하는 답을 얻지 못했다. 그러던 중 2009년 운명적인 만남이 이뤄졌다. 이 대표가 운영하던 쌀 동호회 회원 중 하나가 이 대표를 찾아왔던 것이다. 그는 쌀가루만으로 쌀빵을 만들어 보이겠다고 장담했다. 처음에는 코웃음 쳤다. 내로라하는 기능장들도 실패한 것을 아마추어가 성공시킬 수 있으리라고는 아무래도 생각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다. 몸집도 작고 나이도 어려 보였는데 눈빛만은 거침이 없고 생생했다. 사람을 무장해제시키는, 대책 없이 믿고 싶어지게 만드는 눈빛이었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그에게 쌀가루를 건넸다. 그리고 다음날 그가 쌀빵을 들고 나타났다. 두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았다. 이런 일이 가능하다는 걸 도무지 믿기 어려웠다. 이 대표는 자신이 보는 앞에서 다시 만들어볼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그는 바로 그 자리에서 빵을 만들기 시작했다. 믿을 수 없는 일이 현실이 되어 나타났다. 그때부터 이 대표의 ‘프러포즈’가 시작됐다. 그리고 일주일에 3번, 1년의 구애 끝에 그가 손을 들었다. 이 대표의 삼고초려에 백기를 든 이가 바로 지금의 공동 대표 최지연(32·여)씨다. #최고품종 쌀과 천연 재료와의 만남 쁘띠아미의 쌀빵이라고 하면 ‘100% 쌀빵’, ‘글루텐프리(free)’, ‘건강’ 등 단어가 떠오른다. 쁘띠아미의 쌀빵 외에도 시중에 유통되는 것들이 많지만 쁘띠아미 쌀빵은 뭔가 다르다. 다른 업체에서는 일반미와 4~5년 묵은 정부미를 사용하는 데 비해 쁘띠아미에서는 ‘삼광’이라는 최고품종 쌀과 햅쌀만을 사용해 빵을 만든다. 가공용이 아니라 밥상용 쌀을 사용하는 것도, 글루텐을 전혀 첨가하지 않는 것도 쁘띠아미의 자랑이다. 당연히 가격이 두 배 넘게 차이가 나지만 쁘띠아미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이를 고수하고 있다. 쌀 외에도 식품첨가물 대신 천연 재료를 사용해 ‘웰빙 건강빵’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다. “빵에 들어가는 재료에만 신경을 쓰는 건 아닙니다. 정기적으로 제품 영양 성분과 자가 품질을 검사하고 있는데, 그 비용 또한 만만하지는 않습니다. 거기다 저희는 제약회사용 제분기를 사용하고 있거든요. 제분할 때 온도가 높아지면 맛이 떨어지고, 가루도 될수록 미세하게 제분해야 하니까요. 당연히 제품 단가가 오를 수밖에 없지만 고객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요.”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별도의 마케팅을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아이가 아무런 탈 없이 빵을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유일하게 걱정 안 하고 먹을 수 있는 건 쁘띠아미 쌀빵뿐이에요”. 부모들의 바람이 모이고 쁘띠아미 덕에 그 바람이 이뤄졌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지방은 물론이고 해외에서까지 주문이 들어온다. 초기 연 매출 1억원에서 불과 6년 만에 24억원 정도로 증가했다. 경기 남양주에 위치한 쁘띠아미 본사와 공장 외에, 수원과 성남에도 매장을 확장하는 등 몸집도 제법 커졌다. “성남 매장에는 쌀빵 체험장을 마련해 두었습니다. 원하는 재료를 이용해 자신의 손으로 직접 빵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거든요. 똑같은 재료로, 똑같은 빵을 만들었는데도 만드는 사람에 따라 모양과 크기가 제각각이에요. 빵을 만드는 데도 저마다의 개성이 반영된다고나 할까요. 재미있는 건 연인들은 주로 하트 모양의 빵을 만든다는 겁니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그들의 사랑이 더욱 깊어지고 오래도록 행복했으면 하고 바라게 됩니다. 사랑을 듬뿍 담아 만든 빵이 그 가교 역할을 해주는 것 같아 체험장 만든 일에 보람을 느낍니다.” 건강에 아무리 좋다고 해도 맛이 없으면 쌀빵을 찾는 사람들도 줄어들 게 뻔하다. 그런데 쁘띠아미의 쌀빵은 글루텐프리임에도 불구하고 밀가루빵의 식감과 맛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쫀득쫀득하고 고소하다. 달기도 하다. 자극적인 단맛이 아니라 입안으로 은은하게 퍼지는 단맛이다. 아버지의 냄새처럼 그윽하고 고소하고 아늑하다. 가족을 등에 업고 일평생 묵묵하게 살아온 아버지처럼, 내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빵을 만들어서일까. #해외로 수출하는 쌀빵 지난 4월 6일 농촌진흥청에서 기술지원본부를 출범시키는 자리에 쁘띠아미도 함께했다. 정부에서 프리미엄 쌀 가공식품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글로벌 농식품 수출 효자 품목으로 지정해 해외에 적극 홍보하는 자리였다. 입소문을 타고 쁘띠아미 쌀빵의 우수성이 알려지자 정부도 농업의 ‘6차 산업’ 성공 사례로 주목했던 것이다. 이후 미국과 중국, 일본에서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밥보다 빵을 주식으로 하는 추세이고, 쌀빵과 관련해 세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쁘띠아미처럼 100% 글루텐프리 빵을 만들지는 못한다. 당연히 글루텐 부작용으로 고생하는 이들에게 쁘띠아미의 쌀빵은 반가울 수밖에 없다. 이미 쁘띠아미의 흑미식빵이 일본에 진출한 상태이고 미국과는 수출 협약이 진행되고 있다. 조만간 일본은 물론이고 미국과 중국 현지에서도 쁘띠아미의 쌀빵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알레르기 없는 아이스크림 출시 현대인은 스트레스를 피해 갈 수 없다. 다만 운동이나 음악 감상, 야외 활동 등 각자의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수밖에. 그중에서 가장 손쉽고 즐거운 일 중 하나가 단 음식을 섭취하는 일일 것이다. 그리고 단 음식 하면 아이스크림을 빼놓을 수 없다. 당신이 만약 유제품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어떨까. 스트레스에 하나를 더 얹는 셈이 되지나 않을까. 특히나 어린 아이의 경우 아이스크림을 먹지 못한다는 것은 삶의 즐거움을 송두리째 빼앗기는 일이나 마찬가지일지도 모른다. 쁘띠아미는 유제품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을 위해 지난해 초부터 쌀아이스크림을 출시했다. 현재 플레인 아이스크림부터 시작해 초콜릿, 오렌지, 체리, 흑미, 블루베리 등 12종이 출시된 상태다. 물론 쁘띠아미 아이스크림에는 주재료 외에 우유와 계란, 설탕과 식품첨가물이 전혀 함유돼 있지 않다. 새삼 먹거리의 중요성을 말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먹거리를 단지 돈벌이의 수단으로 삼는 이들도 여전히 존재한다. 그래서인지 쁘띠아미의 한길 행보가 무척 반갑다. 아버지처럼 묵묵하게, 가족을 아끼는 마음으로, 앞으로도 내내 한길을 걸어갈 모습이 눈에 선하다. 글쓴이 소설가 진연주 200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방’(房)으로 등단. 2015년 ㈜문학동네에서 장편소설 ‘코케인’ 출간.
  • [알쏭달쏭+] 양치질로 대장암 발생을 줄일 수 있다?

    [알쏭달쏭+] 양치질로 대장암 발생을 줄일 수 있다?

    정기적으로 양치하면 대장암 예방을 도울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스라엘 히브리 의과대학과 미국 하버드 보건대학 공동 연구진이 구강 세균과 대장암 발병의 직접적 연관성을 밝혀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이 최근 이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이는 양치를 덜 해 잇몸 출혈이 생기면 구강 세균이 혈류를 통해 대장까지 이동해 거기서 암을 유발하거나 기존에 있던 종양을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이 주목한 구강 세균 푸소박테리움은 정상 세포보다 암 종양에서 수백 배 더 흔히 발견된다고 한다. 이제 연구진은 푸소박테리움이 대장에서 우리가 흔히 용종이나 폴립으로 부르는 양성종양을 악성종양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을 알아냈다. 또 이 세균은 대장에 이미 존재하는 종양을 더 크게 만들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푸소박테리움이 혈류를 통해 어떻게 장으로 이동하는지 메커니즘(기전) 확인을 위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는데, 이 세균이 잇몸 출혈이 생길 경우 일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푸소박테리움이 보유한 특정 단백질이 대장에서 양성종양뿐만 아니라 악성종양에 설탕 분자가 계속 붙어있게 하는 것이 확인됐다. 푸소박테리움은 산소 호흡을 하지 않아 대장 환경에 매우 잘 적응하며, 양성이든 악성이든 종양에 달라붙어 종양 성장을 촉진하는 것이 이번 연구에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 같은 과정을 표적으로 삼으면 대장암을 치료하는 신약 개발로 이어질 것으로 믿고 있다. 연구에 참여한 웬디 가렛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 교수는 “이 메커니즘에 관한 더 큰 이해가 사람들에게 암 종양이 생기지 않도록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게 아니면 이 세균의 당결합 단백질에 관한 똑같거나 비슷한 메커니즘을 표적으로 삼는 약물을 개발해 잠재적으로 이 세균이 장암을 악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더 중요한 결과를 제시한다”고 덧붙였다. 푸소박테리움은 입에서 치아와 잇몸에 다른 세균들이 달라붙게 하는 역할을 해 잇몸 질환을 악화하는 데 이렇게 다른 세균으로 이뤄진 미생물막은 잇몸에 염증은 물론 치아 흔들림을 유발한다. 또한 이 세균은 암 악화 외에도 궤양성 대장염을 악화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이 역시 암과 관련해 있기는 마찬가지다. 푸소박테리움은 건강한 환자들의 장에서는 매우 드물게 발견된다고 한다. 연구진은 구강 미생물이 혈류를 통해 대장에 도달할 수 있다는 추측을 확인하기 위해 양성이나 악성인 종양을 갖게 한 두 실험 쥐 집단의 꼬리 혈관에 푸소박테리움을 주입했다. 두 유형의 쥐에서 푸소박테리움은 인접한 정상 세포와 비교해 대장 종양에 훨씬 더 많이 축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구진은 인간 대장암 전이 검사에서 채취한 표본 대부분에서 푸소박테리움을 발견할 수 있었지만, 종양이 없는 생체 검사 표본에서는 발견하지 못했다. 이를 종합하면, 이번 결과는 푸소박테리움이 혈류를 따라 대장 종양에 도달하고 난 뒤 지방산 결합 단백질 2(Fatty Acid Binding Protein 2·FAP2)가 숙주가 되는 세포에 결합해 종양을 증식하는 것을 보여준다. 또 다른 연구 참여자인 이스라엘 히브리대 의대의 길라드 바흐라흐 연구원은 “이번 연구의 강점은 인간 표본과 쥐 모델 모두와 관련된 것”이라면서도 “약점은 대장 선암에 관한 쥐 모델을 사용해 인간의 경우 천천히 증식하는 대장암을 완벽하게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과학저널인 ‘셀 프레스’에서 발간하는 감염 면역 연구분야 학술지 ‘셀 호스트 앤 마이크로브’(Cell Host and Microbe)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 Voyagerix / Fotolia(위), Cell Host and Microbe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식음료 특집] 해외로 떠난 듯 브라질산 원두로 ‘커피 여행’ 가요

    [식음료 특집] 해외로 떠난 듯 브라질산 원두로 ‘커피 여행’ 가요

    동원F&B는 해외로 여행을 떠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커피 시리즈 ‘덴마크 커핑로드’를 갖고 있다. 스페인의 아침 식사에 빠지지 않는 커피로 에스프레소에 원유를 더한 ‘카페봉봉’, 에스프레소에 크림과 흑설탕을 섞어 단맛과 쓴맛의 조화를 살린 ‘비너멜랑쉬’, 에스프레소에 스팀밀크를 더한 포르투갈의 정통 에스프레소 라테인 ‘꼬르따도’, 독일의 대표 커피로 에스프레소에 럼과 설탕, 휘핑크림이 조화된 ‘파리제’ 등이다. 이 4종 모두 브라질산 스페셜티 원두로 만들어진다. 스페셜티 원두는 미국 스페셜티 커피협회에서 규정한 규약을 따르는 고급 원두를 일컫는다. 고도와 기후 및 토질 등이 알맞은 환경에서 숙련된 기술자의 올바른 경작, 수확, 선별 등 일련의 작업을 거친 원두만이 스페셜티 등급을 받을 수 있다. 커피 추출도 90도 온도에서 4분간 프렌치 프레소 공법으로 한다. 프렌치 프레소 공법은 금속으로 만든 거름망을 사용한다. 따라서 종이 필터를 이용하는 일반적인 드립 추출 방식과 달리 커피의 유분이 그대로 살아 있어 원두의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가성비도 뛰어나다. 일반적인 커피전문점의 커피가 4000원 안팎인 반면 ‘덴마크 커핑로드’는 300㎖ 대용량에 개당 2300원(소비자 가격 기준)이다. 이런 장점들이 결합돼 2015년 10월 첫선을 보인 ‘덴마크 커핑로드’는 올 한 해 250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동원F&B는 최근에는 배우 박소담을 모델로 한 새로운 TV광고도 선보였다. 평범한 일상 속에 세계 여행을 떠나는 듯한 특별한 느낌을 주기 위해서다. 동원 F&B 관계자는 “덴마크 커핑로드 제품의 개념이 ‘세계로 떠나는 커피여행’”이라며 “앞으로 남미, 아시아 등 다양한 대륙별 국가의 이색 커피를 담은 다양한 신제품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 [식음료 특집] 벨기에산 프리미엄 젤리 맛 보세요

    [식음료 특집] 벨기에산 프리미엄 젤리 맛 보세요

    국내에 벨기에산 프리미엄 젤리가 들어온다.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은 청우식품은 최근 벨기에산 젤리인 ‘알로젤로 몬스터즈’ 7종을 출시했다. 청우식품 관계자는 “알로젤로 몬스터는 젤리를 무척 좋아해 젤리 없이 못 사는 장난꾸러기 몬스터 친구들을 부르는 명칭”이라면서 “알로젤로에 청포도 과즙이 10% 이상 들어가 상큼한 맛이 뛰어나고 퍼니코크 제품을 제외한 모든 제품에 천연착향료를 사용했기 때문에 과일향이 풍부하다”고 말했다. 7종 중 헬로베어는 미니 곰 모양이다. 슈가베어는 큰 곰 모양과 새콤한 맛이 특징이다. 퍼니코크는 콜라맛 젤리다. 시프렌즈는 꽃게, 불가사리 등의 해산물 모양이고 스마트 ABC는 알파벳 모양이다. 회사측은 간식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인지 학습에도 쓸 수 있다고 추천했다. 하프문은 설탕 코팅이 된 반원 모양이고 스위트하트는 사과와 레몬맛을 같이 즐길 수 있는 하트 모양이다. 7가지 젤리를 담아 100g, 200g으로 출시했다. 젤리 시장은 최근 5년간 40% 이상 확대돼 지난해 기준 1000억원을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높은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에 어린이 간식으로만 여겨지던 젤리 제품들은 최근 제품 종류가 다양해지고 수입 프리미엄 제품들도 늘어나면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디저트로 시장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청우식품 관계자는 “알로젤로 몬스터는 어린이들뿐 아니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구미젤리(씹어 먹는 젤리)”라면서 “다양한 제품으로 맛뿐 아니라 먹는 재미까지 갖춰 높은 인기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우식품은 이 밖에 최근 미국, 유럽 지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케틀 방식의 정통 감자칩 ‘케틀스타일’도 출시하는 등 상품군 다양화에 노력하고 있다.
  • [식음료 특집] 2030 입맛 명중… 커피 풍미에 빠졌다

    [식음료 특집] 2030 입맛 명중… 커피 풍미에 빠졌다

    올여름은 유난히 덥다. 그래서인지 식음료 행사와 신제품도 푸짐했다.야외 활동이 많은 젊은이들을 겨냥해 주류 업계는 다양한 야외 행사를 열었고, 대용량 아이스크림도 나왔다. 야외에서 요리하는 캠핑족은 물론 초보 주부 등의 요리를 도와줄 제품, 열대야에 리우올림픽 시청까지 겹쳐 밤을 새우는 ‘올빼미족’의 심심한 입을 채워 줄 주전부리 간식 등도 빠질 수 없다. 이젠 매일 마시게 되는 커피도 고급스러우면서도 다양한 맛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상품군이 구성되고 있다. 이왕 먹을 거 건강도 챙기고 분위기도 돋굴 수 있으면 일석이조다. 유산균이 들어간 초콜릿, 자연산 치즈를 쓴 햄버거, 도수를 낮춘 위스키, 세계 최고 수준의 샴페인 등이 이런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다. 올여름 핫한 제품들을 소개한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콜드브루 커피가 캔커피 시장까지 들어왔다. 2007년 ‘칸타타’ 출시로 프리미엄 원두 캔커피 시장을 개척한 롯데칠성음료는 콜드브루 열풍에 맞춰 ‘칸타타 콜드브루 블랙’을 내놨다. 콜드브루란 뜨거운 물이 아닌 찬물 또는 상온의 물을 이용해 천천히 추출하는 방식을 뜻한다. 이 경우 커피의 쓴맛은 줄어들고 풍미가 높아진다. 이를 자신의 기호에 맞는 다른 음료와 섞어 다양한 음료를 만들어 마실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올 들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칸타타 콜드브루 블랙은 에티오피아 모카시다모, 콜롬비아 수프리모, 브라질 산토스 등 고품질 아라비카 원두를 개별 로스팅했다. 그 결과 원두 각각의 고유한 맛과 향을 최대한 살렸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제품 포장도 설탕을 섞지 않아 커피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는 블랙 제품임을 강조하기 위해 검은색을 배경으로 했다. 여기에 신선한 커피 방울 이미지를 배치해 오랜 시간 우려 내는 콜드브루의 특징을 표현했다. 이번에 출시된 제품은 275㎖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8월 중 200㎖ 캔 제품도 출시하는 등 콜드브루 시장의 저변 확대를 위해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바나나 열풍을 담은 제품도 있다. 우유탄산음료인 ‘밀키스’에 바나나 과즙을 넣은 ‘밀키스 바나나맛’(250㎖)이다. 밀키스를 즐기는 소비자의 선택폭을 넓히기 위해 밀키스의 장점은 그대로 살리고 바나나 과즙을 넣어 달콤한 맛을 더했다. 이로써 밀키스는 기존 오리지널 제품에 더해 요구르트맛, 바나나맛 등 3종류의 상품 구성을 갖췄다. 1989년 출시된 밀키스는 올해 누적 매출 1조원 돌파가 예상되는 장수 브랜드다. 시장조사기관인 닐슨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우유탄산음료의 시장 규모는 2015년 기준 646억원이다. 이 가운데 밀키스의 시장점유율은 83%다.
  • 더블유 이종석 한효주, 리셋 했는데 또 재회? 응급실 만남 포착 ‘멘붕’

    더블유 이종석 한효주, 리셋 했는데 또 재회? 응급실 만남 포착 ‘멘붕’

    ‘더블유(W)’ 이종석 한효주가 병원 응급실에서 재회할 것임이 예고돼 시선을 끌고 있다. 지난 방송에서 ‘리셋 이별’로 두 사람의 관계가 리셋된 가운데, 이종석 한효주가 다시 만난 사진이 공개되며 9회 방송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과 궁금증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MBC 수목미니시리즈 ‘더블유(W)’(송재정 극본/ 정대윤 연출/ 초록뱀미디어 제작) 측은 18일(오늘) 9회에서 공개될 ‘철연주’ 강철(이종석 분) 오연주(한효주 분)의 응급실 재회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연주는 ‘웹툰W’ 속에 머물기로 한 강철이 눈 앞에 지나가자 깜짝 놀라 시선을 멈추는가 하면, 아련한 눈빛으로 강철을 바라봐 애절함을 더하고 있다. 하지만 강철의 눈빛은 사뭇 다르다. 앞서 연주를 향해 ‘설탕 눈빛’을 발사하며 세상 누구보다 따뜻한 미소를 보여줬던 강철은 연주 앞에서 강렬한 인상을 보여주고 있다. 앞서 강철은 자신을 강하게 만들기 위한 설정값에 불과했던 가족 몰살의 진범이 실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리기 위해 ‘웹툰W’ 주인공 ‘강철’로서의 숙명을 다하기로 했다. 그리고 강철은 연주를 인생의 키로 생각하기 이전, 옥상에서 피습을 당했던 당시로 모든 걸 되돌리기를 원했다. 이후 강철은 병원에서 깨어나며 다시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 시작했고, 연주에 대한 모든 기억들을 완전히 잊었다. 하지만 연주는 모든 사실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기에 강철에게 ‘새로운 삶’을 전해준 현실에 가슴 아파한 것. 이에 두 사람의 응급실 재회가 어디서 이뤄진 것인지, 이들의 또 다른 시작일지도 모른다는 추측까지 불러일으키며 네티즌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더블유’는 현실세계의 초짜 여의사 오연주가 우연히 인기절정 ‘웹툰W’에 빨려 들어가 주인공 강철을 만나면서 이로 인해 스펙터클한 사건들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며 색다른 긴장감을 선사할 로맨틱 서스펜스 멜로 드라마로, 오늘(18일) 밤 10시 9회가 방송된다. 사진=‘더블유’ 캡처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생필품 대란 베네수엘라… 휴지 사러 안데스 넘어

    생필품 대란 베네수엘라… 휴지 사러 안데스 넘어

    베네수엘라와 맞닿은 콜롬비아의 국경도시 쿠쿠타는 각종 생필품을 구하러 온 베네수엘라인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이들이 안데스 산맥의 험로를 마다않고 걸어 넘어오는 것은 순전히 경제가 결딴난 베네수엘라에서는 휴지조차 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의 국경이 다시 열린 지난 13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인 5만 4000명이 국경을 넘었다. 베네수엘라가 마약 밀수 등을 이유로 국경을 폐쇄한 지 1년 만이다. 이번엔 걸어서 건널 수 있는 통행로 5곳만 열렸지만 한 달 안에 차량 통행도 허용될 예정이다. 두 나라는 지난달에도 국경 일부를 한시 개방했는데 당시 베네수엘라인 15만명이 쿠쿠타로 원정쇼핑을 가기도 했다. 쿠쿠타에서 만난 베네수엘라인 마리솔 사야고(여)는 “두루마리 휴지 15통과 설탕 한 봉지를 샀다”며 “베네수엘라에서는 아무것도 구할 수 없다”고 한숨지었다. WSJ는 두 나라 국경 통행이 도보로 제한돼 있는 만큼 콜롬비아에서 생필품을 얼마나 사올 수 있는지는 돈이 얼마나 있느냐보다 짐을 얼마나 많이 들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현재 현금 고갈로 설탕과 밀가루, 달걀의 수입 대금조차 치르기 어려운 형편이다. 현지 슈퍼마켓에선 줄을 서서 몇 시간씩을 기다리는 게 일상이 됐고 생필품을 노린 약탈이 횡행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베네수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8%에서 -10%로,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480%에서 700%로 조정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왕지네가 아토피 치료제로… 생명공학 옷 입은 농식품

    왕지네가 아토피 치료제로… 생명공학 옷 입은 농식품

    의약과 음식은 근원이 같다는 뜻의 의식동원(醫食同源). 생약으로 병을 다스리는 한의학의 뿌리가 되는 사상이다. “밥이 곧 보약”이라는 말과도 뜻이 통한다. 잘만 먹으면 아픈 병도 고칠 수 있다는 게 옛사람들의 믿음이었다. 오늘날 농식품은 더이상 먹는 용도에만 머물지 않는다. 진짜 의약품 구실을 한다. 성인병을 잡고 아토피도 낫게 한다. 암 세포를 빨리 찾는 조영제로도 쓰인다. 옷감으로 쓰던 누에고치는 수술용 의료 제품으로 거듭났다. 의식동원의 진화다. 농식품에 생명공학 기술이 더해졌기에 가능한 일이다. 산업구조 변화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 소득 증대에 도움이 돼 일거양득이다. 연구개발을 거쳐 의약품으로 화려하게 변신한 농식품을 소개한다. ●당뇨 억제 ‘슈퍼 홍미’ 고혈압·위염 치료 성분 함유 윤기가 잘잘 흐르는 흰 쌀밥이 부유함의 상징인 때가 있었다. 건강을 생각하는 요즘엔 피해야 할 음식으로 꼽힌다. 탄수화물인 흰 쌀밥은 과도하게 섭취하면 당뇨와 비만의 원인이 된다. 그런데 당뇨를 잡는 쌀이 개발됐다. 강렬한 빨간색이 특징인 ‘슈퍼 홍미’다. 지난해 1월 개발된 슈퍼 홍미는 고혈압, 당뇨, 위염 치료 효과가 뛰어나고 혈관 보호 성분이 있는 ‘탁시폴린’을 함유했다. 유전자 조작 없이 다양한 쌀 품종을 교배해 탁시폴린 함량을 100g당 67.72㎎으로 끌어올렸다. 약용식물인 천년초, 양파 껍질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탁시폴린을 쌀에 적용한 것은 세계 최초다. 류수노 방송통신대 교수는 “설탕만 먹은 쥐와 설탕과 함께 슈퍼 홍미를 먹은 쥐의 혈당을 30분 후 비교 실험했다”면서 “슈퍼 홍미를 먹은 쥐의 혈당이 160㎎/㎗로, 설탕만 먹은 쥐(205㎎/㎗)의 78% 수준에 머물러 당뇨 억제 효과가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농진청과 경북대병원은 슈퍼 홍미가 혈당 조절에 도움을 주는 건강기능성 소재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네오 한천 올리고당’ 비만 치료물질 체내 생산 유도 해조류인 우뭇가사리(한천)는 다이어트 식품이다. 열량이 거의 없어 묵처럼 굳혀서 여름에 냉국으로 먹는 게 일반적이었다. 우뭇가사리는 매년 국내 연안에서 4000t가량 수확된다. 이 중 6.5%만 단순 가공을 거쳐 활용된다. 그런 우뭇가사리가 콜레스테롤을 낮춰 주는 기능성 식품 반열에 올라섰다. ‘네오 한천 올리고당’이 주인공이다. 우뭇가사리로 올리고당을 만드는 기술은 있었지만 화학적인 산(酸) 처리를 거치는 탓에 식품으로 쓰지 못했다. 공업용으로만 제한적으로 사용됐다. 농진청은 농생물자원인 토양 미생물 ‘방선균’을 한천을 분해하는 요소로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인체에 해가 없는 가공 방식이기에 식품 첨가물, 기능성 식품, 천연의약품으로 쓸 수 있다. 연구팀은 네오 한천 올리고당이 ‘아디포넥틴’(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단백질로 비만과 당뇨병 치료 물질로 추정)의 체내 생산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기술은 벤처기업인 다인바이오 주식회사에 1억 2000여만원에 이전됐다. 서주원 농생명바이오식의약소재개발사업단장은 “한천 올리고당은 항비만, 항당뇨 등 다양한 식·의약 소재로 거듭날 것”이라면서 “건강기능성 식품 원료로 사업화하면 연간 500억~10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새싹보리, 알코올 분해 촉진… 숙취 해소제로 유망 보리의 어린 잎인 새싹보리는 술 깨는 데 특효로 알려진 헛개나무와 밀크시슬의 뒤를 이을 차세대 숙취 해소제로 주목받고 있다. 새싹보리를 섭취하면 알코올 분해 효소의 발현이 2.4배 증가해 혈중 알코올 농도가 24% 감소하고, 술 먹을 때 생기는 유해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단백질 합성이 촉진된다고 서우덕 국립식량과학원 박사는 설명했다. 헛개나무 대비 1.5배, 밀크시슬 추출물 대비 2.3배 우수한 효능이다. 그뿐만 아니라 고지혈증과 당뇨병 등 대사증후군 질환을 예방·개선하는 효과도 확인됐다. 인체 시험에서 새싹보리를 섭취한 사람은 위약(가짜약)을 투입한 비교군에 비해 나쁜 콜레스테롤과 혈당이 각각 16%와 1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개 업체가 새싹보리 관련 특허 기술을 3억 5800만원을 주고 넘겨받았다. 이들은 녹즙, 분말, 환, 차 등으로 가공된 새싹보리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국내 소비량 감소와 2012년 농협의 수매 중단으로 이중고를 겪은 보리 재배 농가들은 새싹보리의 등장이 반갑다. 농협 수매가보다 약 28% 높은 농가 소득이 예상되며 일본, 홍콩 등의 수출 계약도 진행 중이라고 농진청은 전했다. ●‘식물 씨앗 조영제’는 암세포에만 반응… 수출 추진 농진청과 오병철 가천대 기초의과학부 교수팀은 2013년 ‘씨앗 조영제’를 개발했다. 식물 씨앗에 존재하는 자연물질을 추출해 크기가 0.2㎜에 불과한 전이암(처음 암이 발생한 부위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 생긴 암 종양)을 진단하는 자기공명영상(MRI) 조영제다. 조영제는 MRI,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영상진단을 받을 때 엑스선의 투과도를 높이거나 낮춰 특정 병을 관찰할 수 있도록 돕는 약제다. 국산 기술이 없어 연 3000억원어치의 암 진단 조영제가 전량 수입되는 실정이다. 문제는 수입 조영제의 안전성과 성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요오드 등 화학물질로 만든 기존 조영제는 혈관에 머무는 시간이 짧아 200μ㏖e/㎏의 고농도로 주입해야 한다. 그래서 신체 거부감이 컸다. 사람에 따라 두드러기, 구토, 신부전 등 부작용을 일으키고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암세포뿐 아니라 다른 장기에 달라붙기도 해 진단 정확도도 떨어진다. 반면 천연물에서 추출한 씨앗조영제는 신장에 무리를 주는 독성이 적다. 조직과 세포 내에 장시간 체류하고 암세포에만 명확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기존보다 20~50배 낮은 농도인 1~4μ㏖e/㎏만 주입하면 된다. 대웅제약이 10억원에 이 기술을 넘겨받았고 해외 수출도 바라보고 있다. ●왕지네서 항생물질 추출… 아토피 완화 화장품 나와 왕지네는 한방에서 중풍, 관절염 등의 약재로 많이 쓰였다. 농진청과 삼육대는 왕지네에서 분리한 항생물질이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왕지네 등 곤충은 세균에 맞서기 위해 항균 펩타이드를 분비한다. 연구진은 이 물질을 왕지네의 학명을 따서 ‘스콜로펜드라신Ⅰ’이라고 이름 지었다. 생쥐 실험 결과 이 성분은 아토피 증상인 가려움, 부종, 짓무름을 다스리는 효능이 탁월했다. 아토피 증상 완화제인 면역조절제와 비교해 스콜로펜드라신Ⅰ을 저농도로 투입했을 때는 약 15%, 고농도로 투입했을 때는 42%의 개선 효과를 보였다. 2014년 특허 출원된 이 기술은 이지함화장품 등 6개 업체에 이전됐다. 지난달에는 피앤에스생명과학이 왕지네를 활용한 아토피 증상 완화용 기능성 화장품을 출시했다. 아토피 치료제 개발을 위해 제약회사와의 기술 이전 계약도 추진 중이다. 황재삼 국립농업과학원 박사는 “우리나라 아토피 환자는 약 100만명으로 추정되고 관련 제약시장 규모는 400억원 정도인데 이 가운데 88%가 스테로이드 제품”이라면서 “왕지네 유래 천연물질 치료제가 개발되면 기존 제품을 상당 부분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누에고치 실크’는 임플란트 차폐막 등 의료용 소재 농식품은 의료용 소재로도 쓰인다. 누에고치에서 뽑아낸 실크로 만든 차폐막(유착방지제)이 대표적이다. 체내 공간을 분리시켜 원하는 뼈 조직이 자리잡게 시간을 벌어 주거나 잇몸 뼈가 생성되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잇몸 뼈가 손실돼 인공치아(임플란트)를 심기 어려울 때 뼈를 이식하고 차폐막을 넣은 다음 잇몸을 덮어 주면 그 공간에 잇몸 뼈가 자라 임플란트를 단단히 잡아 주게 된다. 생체용으로 가공된 실크는 인체에 흡수되기 때문에 일부러 제거 수술을 할 필요가 없다. 봉합 수술에 쓰이는 실도 실크로 만든다. 이런 특징을 살려 고막재생용 실크막, 인공점막, 혈관 패치, 피부 창상 드레싱 제재 등도 개발될 예정이다. 한발 더 나아가 의료용 실크 소재를 3D 입체 프린터로 찍어 내 수술용 생체막과 인공장기에 적용하는 기술도 개발됐다. 국내산 누에고치에서 뽑은 실크섬유 단백질과 생분해성 고분자를 혼합해 의료용 3D 프린터 원료로 사용하는 것이다. 조유영 국립농업과학원 박사는 “누에고치가 의료 소재로 활용되면 침체된 국내 양잠산업의 부활이 가능하다”면서 “600억원 규모의 국내 유착 방지제 시장과 100억원 규모 차폐막 시장에서 300억원 이상의 수입 대체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양치 잘하면 대장암 예방에 도움 된다”(연구)

    “양치 잘하면 대장암 예방에 도움 된다”(연구)

    정기적으로 양치하면 대장암 예방을 도울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스라엘 히브리 의과대학과 미국 하버드 보건대학 공동 연구진이 구강 세균과 대장암 발병의 직접적 연관성을 밝혀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양치를 덜 해 잇몸 출혈이 생기면 구강 세균이 혈류를 통해 대장까지 이동해 거기서 암을 유발하거나 기존에 있던 종양을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이 주목한 구강 세균 푸소박테리움은 정상 세포보다 암 종양에서 수백 배 더 흔히 발견된다고 한다. 이제 연구진은 푸소박테리움이 대장에서 우리가 흔히 용종이나 폴립으로 부르는 양성종양을 악성종양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을 알아냈다. 또 이 세균은 대장에 이미 존재하는 종양을 더 크게 만들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푸소박테리움이 혈류를 통해 어떻게 장으로 이동하는지 메커니즘(기전) 확인을 위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는데, 이 세균이 잇몸 출혈이 생길 경우 일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푸소박테리움이 보유한 특정 단백질이 대장에서 양성종양뿐만 아니라 악성종양에 설탕 분자가 계속 붙어있게 하는 것이 확인됐다. 푸소박테리움은 산소 호흡을 하지 않아 대장 환경에 매우 잘 적응하며, 양성이든 악성이든 종양에 달라붙어 종양 성장을 촉진하는 것이 이번 연구에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 같은 과정을 표적으로 삼으면 대장암을 치료하는 신약 개발로 이어질 것으로 믿고 있다. 연구에 참여한 웬디 가렛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 교수는 “이 메커니즘에 관한 더 큰 이해가 사람들에게 암 종양이 생기지 않도록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게 아니면 이 세균의 당결합 단백질에 관한 똑같거나 비슷한 메커니즘을 표적으로 삼는 약물을 개발해 잠재적으로 이 세균이 장암을 악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더 중요한 결과를 제시한다”고 덧붙였다. 푸소박테리움은 입에서 치아와 잇몸에 다른 세균들이 달라붙게 하는 역할을 해 잇몸 질환을 악화하는 데 이렇게 다른 세균으로 이뤄진 미생물막은 잇몸에 염증은 물론 치아 흔들림을 유발한다. 또한 이 세균은 암 악화 외에도 궤양성 대장염을 악화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이 역시 암과 관련해 있기는 마찬가지다. 푸소박테리움은 건강한 환자들의 장에서는 매우 드물게 발견된다고 한다. 연구진은 구강 미생물이 혈류를 통해 대장에 도달할 수 있다는 추측을 확인하기 위해 양성이나 악성인 종양을 갖게 한 두 실험 쥐 집단의 꼬리 혈관에 푸소박테리움을 주입했다. 두 유형의 쥐에서 푸소박테리움은 인접한 정상 세포와 비교해 대장 종양에 훨씬 더 많이 축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구진은 인간 대장암 전이 검사에서 채취한 표본 대부분에서 푸소박테리움을 발견할 수 있었지만, 종양이 없는 생체 검사 표본에서는 발견하지 못했다. 이를 종합하면, 이번 결과는 푸소박테리움이 혈류를 따라 대장 종양에 도달하고 난 뒤 지방산 결합 단백질 2(Fatty Acid Binding Protein 2·FAP2)가 숙주가 되는 세포에 결합해 종양을 증식하는 것을 보여준다. 또 다른 연구 참여자인 이스라엘 히브리대 의대의 길라드 바흐라흐 연구원은 “이번 연구의 강점은 인간 표본과 쥐 모델 모두와 관련된 것”이라면서도 “약점은 대장 선암에 관한 쥐 모델을 사용해 인간의 경우 천천히 증식하는 대장암을 완벽하게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과학저널인 ‘셀 프레스’에서 발간하는 감염 면역 연구분야 학술지 ‘셀 호스트 앤 마이크로브’(Cell Host and Microbe)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 Voyagerix / Fotolia(위), Cell Host and Microbe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新전원일기] 암이 선물한 특용작물 세계 실패 속에서 삶을 재배한다

    [新전원일기] 암이 선물한 특용작물 세계 실패 속에서 삶을 재배한다

    음식으로 고칠 수 없는 병은 없다? 고대 그리스의 의사이자 의학의 아버지로 알려진 히포크라테스(기원전 460~377년)는 인간의 몸을 하나의 천체로 보았다고 한다. 인간의 몸이 우주라는 말이다. 또한 우주는 스스로 자정하는 능력이 있다고 믿었다. 나 역시 우주의 섭리가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별들의 생성과 소멸을 해석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말이 섭리이지 않을까. 그리고 막연한 믿음이지만 우주가 상처를 입으면 스스로 회복할 것이라 믿고 있다. 그렇다면 인간의 몸도 상처를 입으면 스스로 회복하려 하지 않을까. 그 회복을 도와주는 게 음식이라는 게 히포크라테스의 생각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까. 그게 진실이 아니라 해도 음식을 잘 골라 먹는 일만으로도 질병을 막고 치유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순 없지 않을까. 동양의 사고도 비슷하다. 의식동원(醫食同源). 중국 고대 사람들도 음식을 먹는 것과 병을 치료하는 것은 그 근원이 같다고 생각했다. 약식동원(藥食同源). 약과 음식은 그 근원이 하나라는 말이다. 동양이든 서양이든 한마디로 잘 먹으면 병은 멀리 있다는 말일 것이다. #다믈이라니… ‘다믈’은 ‘옛 땅을 다시 돌이킴’이라는 의미가 담긴 우리나라 고유어다. 쉽게 쓰는 이름이 아닌데 이 이름을 자식 이름으로 가져다 쓴 사람이 있다. 최창학(57)·이윤경(51·여) 다믈농장 대표가 바로 그들이다. 이 부부의 아들 이름이 ‘다믈’인데 그 이름을 가져와 특용작물을 재배하는 농장의 이름으로 삼았다. 최 대표는 경기도 평택에서 한때 유명한 고등학교 국어 선생님이었다. 경기도 수능 모의고사 문제 등을 출제했고 언어 영역의 논술 자료를 만들기도 했다. 어느 날 학교 선생님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청주사대를 졸업한 아내 이씨를 만나 한눈에 반해 결혼까지 하게 됐다고 한다. “상견례 다 하고 결혼 자금이라고 통장을 줬는데, 통장 안에 든 돈으로는 무허가 건물 같은 살림집밖에 구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저희 집에선 무척 반대를 했었어요.” 이씨의 설명이다. 아무렴 딸 가진 부모가 고생길로 들어가는 줄 뻔히 아는데 그 길로 가라고 등 떠밀 사람 없지 않겠는가. 부부는 결혼한 후 아끼고 아껴 2년 만에 집 장만을 한 지독한 자린고비들이었다. 10년이 지나도 집 장만 같은 건 꿈도 꾸기 힘든 요즘에 2년 만이라니 실로 존경할 만한 일이었다. “집 생기고 나서 앞으론 잘 살아갈 거라고 생각했죠. 딸과 아들 낳고 넷이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었죠. 그런데 2005년, 그러니까 딸애가 열여섯 살이 되고 아들이 열두 살이 되던 해에 유방암 3기라는 판정을 받은 거예요. 이제야 좀 살만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암이 의지가 되어 이씨는 유전력과 가족력도 없었다고 말했다. 너무 열심히 살아온 탓이었을까. 더군다나 검진을 받으러 다니며 지칠 대로 지친 상황이었다. “여섯 차례인가 병원을 다녔죠. 병원에서 하나같이 지방이 뭉쳐 있는 거라 괜찮다는 거예요. 그래도 계속 덩어리가 만져지고 느낌이 이상해서 마지막으로 대학병원에 한 번 더 가서 검사를 받아 보자 해서 갔는데 암이었던 거죠.” 그녀는 선고를 받은 후 모든 걸 내려놓았다고 했다. 자신의 짐도 하나둘 정리하기 시작했고 남편과 아이들을 불러 유언도 남겼다고 한다. 요즘은 의술이 더 좋아져서 치료 후 생존율이 높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암은 여전히 죽음과 삶의 경계를 긋는 슬픈 병이다. “아이들에 대한 염려, 남편에 대한 걱정. 도저히 이대로는 갈 수 없었어요. 죄라면 너무 열심히 산 거밖에 없었거든요. 너무 억울하잖아요.” 그래서 담당 의사를 붙들고 살려 달라고 하염없이 울었다고 했다. “그때 남편이 선생님을 그만두게 되었어요. 돈이 그리 넉넉하지 않다 보니 남편이 제 병간호를 해야 했거든요.” 부부가 특용작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항암치료가 끝난 후부터였다. 항암치료가 끝난 후 꾸준히 먹어야 하는 약을 처방받았는데, 당시 그 약의 부작용이 자궁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그 약을 어떻게 먹겠는가. 최씨는 아내의 병구완을 위해 암에 좋다는 특용작물이나 몸에 좋은 음식이 있다면 그 작물의 재배지나 음식점을 찾아다니며 9년이라는 세월을 보냈다. 그 덕에 아이들에게 소홀했고 생활하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 “어쩔 수 없이 과외도 하고 학원도 하고 그럴 수밖에 없었어요.” 몸을 이롭게 하는 식품들 찾아다니며 성분은 무엇인지, 어떻게 재배를 하는지, 어떻게 복용하면 좋은지 등 노하우도 생겼다. 그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씨가 완치 판정을 받은 2013년에 본격적으로 귀농을 결심하고 현재의 자리에 농장을 올렸다. “외국에서 들여오는 작물들이 있어요. 그냥 종자만 가져와 파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그래 가지고는 재배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농업기술지원센터의 전문가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죠. 그분들에게 배우고 와서 하나둘 종자를 심거나 묘목을 심었죠.” 부부가 몸에 좋은 특용작물을 찾아다닌 9년 가까운 시간이 곧 귀농을 위한 준비였던 셈이다. “처음엔 심어 놓고 실패도 많이 했어요. 그리고 그땐 그냥 우리 식구들 먹는 정도였고요. 집 옥상에서 쉬쉬하며 양봉도 해보고 각 농업기술센터, 농업기술원에서 하는 귀농 수업도 열심히 들었습니다. 20년간 교사 생활만 해 온 우리가 귀농하고 싶다고 해서 당장 뭔가 이루어질 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죠.” 부부 두 사람만의 노동력으로 꾸려 나가기에는 좀 벅찬 규모의 농장이지만 그렇다고 사람 손이 크게 필요하지 않는 시기가 많은데 직원을 쓸 수도 없었다. 그건 우리나라 농장들의 현주소이기도 하다. 지금은 대부분의 농장들이 그렇듯 필요한 작물을 재배할 때 일당제로 사람들을 불러다 쓰곤 한다. 지금은 1만 4850㎡(약 4500평) 규모의 크기에 매출액이 8000만원 정도 된다. 이 돈은 다시 인건비나 종자 비용, 시설비 등 재투자로 들어가는데, 남은 돈은 네 가족 살아가는 데 별 불편함 없는 정도의 벌이라고 한다. 농장 수입의 3분의2가 꿀벌에서 나온다. 꿀벌부터 시작해서 스테비아, 마카, 작두콩 등 수십종의 특용작물과 블루베리, 구스베리 등 베리류 과일이 사시사철 농장을 풍성하게 만든다. #농작물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 “특용작물은 유행을 타요. 지금은 스테비아에 열광하지만 언제 열기가 식을지 모르죠. 그래서 특용작물 하나에만 올인하면 유행 탈 땐 괜찮지만 어느 순간에 폭삭 주저앉을 수도 있죠. 그래서 특용작물을 재배하는 사람들은 여러 수입원을 두어야 해요. 그래서 우린 벌꿀을 주 수입원으로 하고 있어요.” 여러 수입원을 두는 대신 1년 내내 바쁘다.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수입원의 다변화를 위한 노력의 하나다. 부부는 체험이 현장에서 끝나지 않도록 모종 심는 방법을 알려 주고 이를 집으로 가져가 가꾸도록 권유한다. 가족 단위의 방문객은 물론 기업에서도 봉사 활동이나 예비 은퇴자를 위한 체험으로 이곳을 찾는다. 입소문을 타면서 방과후 수업을 개발하는 업체의 제안으로 초등학교에 스테비아 모종을 납품하고 함께 교재도 개발했다. 최씨는 앞으로 체계적인 농장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현재 경기농업대학 농업강사과에서 수업을 듣고 있다. “인근 중학교와 연계해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으로 농장 체험을 활성화할 계획입니다. 가족 단위로 이곳을 찾는 분들을 위해서 ‘농장 카페’를 만들어 볼 생각도 하고 있고요. 아이들부터 은퇴자들까지 농장에서 해 볼 수 있는 게 많아요. 우리 부부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걱정이죠.” 그러나 특용작물은 쌀이나 보리같이 일반 작물에 비해 수요가 극히 적기 때문에 이를 유통하는 판로가 딱히 없는 것이 현실. 부부는 농작물을 평택의 로컬푸드 매장이나 직접 운영하는 블로그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100% 직거래로만 판매하고 있다. 간혹 암 환자 분들이 찾아와 이씨를 만나 위로를 얻어가는 농장이기도 하다. 그처럼 건강을 위해 특용작물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직접 농장을 찾아와 농장의 생산품들을 구입해 가는 덕에 농장이 유명해졌다. 부부는 농장에 가공시설을 갖춰 놓고 특용작물을 말리거나 가루나 즙으로 만들어 포장하는 작업까지 하고 있다. 요즘 부부가 주력하는 상품은 스테비아다. 당도는 설탕의 200~300배에 달하지만 칼로리가 거의 없고 혈당 수치까지 낮춰 준다. 아닌 게 아니라 맛을 보니 너무 달아서 쓸 정도였다. 부부는 전 세계가 ‘설탕과의 전쟁’을 선포한 상황에서 스테비아가 슈퍼푸드로 각광받으리라 내다보고 있다. 그렇다고 스테비아에 올인하는 건 아니다. “농사를 오래 지은 건 아니지만 농사에는 대박이 없는 거 같아요. 땀 흘린 만큼만 되돌려 받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게다가 1년 동안 태풍, 질병, 경기 등 변수가 너무 많아서 수익을 예측할 수 없어요. 특용작물로 귀농하시려는 분들은 기존의 농업인들이 해보지 않은 분야에 도전한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경험이 적은 만큼 여러 가지 작물을 재배해 보면서 조심스럽게 투자해야 해요. 고정 수익을 두고 다른 한편으론 수확기가 다른 여러 작물을 재배하면 1년 내내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죠. 직장인들이 하루 8시간씩 일하듯 농사꾼들도 1년 내내 열심히 일하면 농사가 돈 안 된다는 말은 나올 수 없을 겁니다.” 부부가 이곳에 처음 정착했을 땐 주변 농가에서 “저 부부는 만날 공부만 한다”, “이상한 것만 가져다 키운다”며 의심 어린 눈길을 보냈다고 한다. “평생 한 가지 작물만 재배해 본 이웃 농민들이 하나둘 특용작물을 재배하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같은 작물을 키우다 보면 정보도 교류할 수 있고 판로도 더 넓어질 거예요. 마을 전체가 특용작물의 ‘특화 농촌’이 되는 거죠. 농사 지어 우리만 부자 될 생각은 없어요. 우리 이웃들, 다믈농장을 찾아오시는 분들이 모두 행복하고 건강할 수 있도록 농사를 짓는 거죠.” 다믈은 절망에 빠져 있던 이씨를 다시 삶의 최전선으로 나올 수 있게 만든 것만으로도 이미 훌륭한 이름이었다. 글쓴이 소설가 전민식 제8회 세계문학상 수상. 주요 작품으로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불의 기억’, ‘13월’, ‘9일의 묘’ 등.
  • 6세 여아, 55세 남성과 강제 결혼…염소와 맞바뀐 운명

    6세 여아, 55세 남성과 강제 결혼…염소와 맞바뀐 운명

    고작 6살 밖에 되지 않은 여자아이가 부모의 강제로 55세 남성과 결혼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미국의 한 뉴스사이트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충격적인 사건의 주인공은 아프가니스탄에 사는 올해 6살 소녀 가리브골(Gharibgol)이다. 이 소녀의 아버지는 얼마 전 55세 남성으로부터 염소와 쌀, 오일, 설탕 등 가축과 식료품을 받는 대가로 자신의 어린 딸을 신부로 팔아넘겼다. 소녀의 아버지는 이미 한 달 가량을 식량이 없어 가족 모두가 굶주린 상태였으며,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식료품과 가축을 받고 50대 남성에게 6살 된 딸을 팔 결심을 했다고 밝혔다. 다만 소녀의 아버지는 “딸의 신랑이 될 55세 남성으로부터, 딸이 18세가 되기 전에는 절대 성관계를 맺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결혼식을 올린 55세 남성은 결혼식이 끝난 뒤 자신보다 무려 49살이나 어린 신부를 데리고 친척집으로 향했다. 친척들에게 “이 아이는 내 딸이 아니라 아내다. 아이의 아버지가 내게 준 것”이라면서 그곳에서 하룻밤을 보냈는데, 친척들은 당일 밤 55세 남성이 6살 여자아이의 옷을 벗겼다고 주장해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친척들은 해당 사실을 마을 주민들에게 알렸고, 마을 주민들은 곧장 그 지역의 여성인권사무실을 찾아갔다. 여성인권단체 측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딸을 판 신부의 아버지가 체포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현재 이 소녀는 공식 이혼을 앞두고 있으며, 어머니와 함께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아프가니스탄을 포함한 일부 국가에서는 조혼 및 매매 결혼 문화가 사회적 문제로도 대두되고 있다. 특히 아프가니스탄에서는 16세 이전 여성의 결혼은 불법으로 간주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조혼 및 매매혼이 성행하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맥도날드 건강혁신’…인공 방부제 빼고 항생제 닭도 퇴출

    ‘맥도날드 건강혁신’…인공 방부제 빼고 항생제 닭도 퇴출

    맥도날드가 방부제, 액상과당 등 유해성 논란이 있는 첨가물의 사용을 중단해 자사 메뉴를 ‘건강식’으로 혁신하겠다는 계획을 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맥도날드는 이날 아침메뉴(맥모닝)의 주요 음식 소재인 소시지 패티와 달걀, 그리고 인기 메뉴인 ’치킨 맥너겟’에 인공 방부제를 첨가하지 않기로 했다고 AP 등이 보도했다. ●유해성 논란에… ‘건강식’으로 햄버거 빵에는 비만과 당뇨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액상과당 대신 일반 설탕을 사용한다는 조치도 내놨다. 특히 아이들을 위한 메뉴인 ‘해피밀’에 포함된 치킨 맥너겟에 방부제 사용을 금지해 자녀의 건강을 걱정하는 부모를 어느 정도 안심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마이크 안드레스 미국 맥도날드 사장은 “맥도날드 전체 메뉴의 50%에 적용되는 전면적인 변화”라고 이번 조치를 평가하면서 “맥도날드는 신선하고 건강한 음식을 요구하는 고객에게 다가가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맥도날드는 또 항생제 처방을 받은 닭을 메뉴에서 퇴출시키겠다는 계획을 목표보다 1년 앞당겨 최근 완료했다고 밝혔다. 맥도날드는 미국 내 지점을 기준으로 3년 연속 고객이 감소하고 있고 인공첨가물이 적은 건강한 음식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음식 재료와 조리 방법의 변화를 추진해 왔다. 지난해 맥머핀에 들어가는 마가린을 버터로 대체하고 샐러드에 케일과 시금치의 비중을 늘렸다. 인공 성장 호르몬을 주입하지 않은 젖소의 우유와 요구르트만 제공하기 시작했다. 또한 2025년까지 방목된 닭이 낳은 달걀만 사용하겠다는 정책을 내놓은 바 있다. ●“늦은 감 있지만… 변화 긍정적” 마크 칼리노스키 노무라증권 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몇 가지 변화는 늦은 감이 있긴 하지만 방목 닭의 달걀만 쓰기로 한 것은 맥도날드가 최초”라며 “여러 식당이 맥도날드의 움직임에 동참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식품 소비자단체 관계자인 스티븐 로치는 “맥도날드가 이런 정책을 전 세계적으로 확대해야 하며 돼지고기, 소고기 등 다른 메뉴에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내림 손맛’ 팔도 종가 9곳 대표 음식…수백년 세월만큼 깊고 독특

    ‘내림 손맛’ 팔도 종가 9곳 대표 음식…수백년 세월만큼 깊고 독특

    청백리의 맛… 파주 황희 종가 미쌈영의정의 얼… 안동 풍산류씨 상어피편 종가(宗家)는 한 가문의 맏이로만 이어온 큰집이다. 우리나라 종가 대부분은 조선 중기 이후 생겨나 400년 가까이 유지돼 왔다. 선비들은 곡식이 풍부하거나 경치 좋은 곳을 거처로 삼았다. 경기도는 토지가 메마르고 백성이 가난해 반촌이 형성되지 못했다. 강원도는 땅이 넓고 비옥한 강릉과 춘천, 산과 물이 아름다운 횡성을 중심으로 종가가 자리잡았다. 삼남지방(충청·경상·전라)은 경제적 여건이 좋아 가세를 보존하기 적합한 곳이었다. 김영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연구관은 “종가가 번창한 경상도는 일가가 흩어지지 않고 모여 살아 오랫동안 계승될 수 있었다”면서 “전라도에선 기대승, 고경명, 윤선도와 같은 인재가 배출됐고 풍속이 서울과 비슷한 충청에는 회덕 송씨와 온양 이씨 등이 터를 잡았다”고 말했다. 종부는 1년에 30번도 넘게 치르는 제사 준비와 손님 접대에 일생을 바쳤다. 드나드는 나그네(손님)를 박대하지 않고 좋은 음식과 잠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종가의 넉넉한 인심이었다. 제사상과 손님상에는 종부에서 종부로 이어진 고유의 음식이 빠지지 않았다. 집 주변과 지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제철 재료로 만든 것이 대부분. 팔도 종가 가운데 독특한 맛과 전통을 이어온 9곳의 대표음식을 소개한다. ●파주 장수 황씨 황희 종가의 기품 있는 ‘미쌈’ ‘미쌈’은 경기 파주에 자리잡은 장수 황씨 황희 종가의 전통 음식이다. 조선 전기의 문신 황희는 청백리의 표상이다. 1449년 벼슬에서 물러날 때까지 19년간 영의정을 지냈다. 미쌈은 제사에 올리는 전의 일종이다. 마른 해삼을 불려 부재료를 채워넣고 지져낸다. 미는 해삼을 뜻하는 순 한글 ‘뮈’가 변형된 것으로 보인다. 황희 종가에서는 해삼 대신 달걀지단을 직사각형으로 부쳐 고기와 두부를 섞은 소를 올린 뒤 감싸 익히고 있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을 지나면서 고급 식재료인 해삼을 구하기 어려워진 것으로 추측된다. 달걀로도 충분히 고소한 맛을 즐길 수 있다. ●고양 한산 이씨 인재공파 ‘아욱국·배무침’ 경기 고양의 한산 이씨 인재공파 종가는 아욱국과 배무침을 아침상에 올린다. 아욱은 장 운동을 원활하게 해 변비를 다스려 준다. 한 자세로 오랫동안 앉아 글 공부를 하는 선비의 아침으로 제격이다. 배 과수원을 하는 이 댁은 갓 따온 싱싱한 배를 적당한 굵기로 채 썰고 오이와 미나리를 더한 뒤 갖은 양념으로 버무려낸다. 단맛을 내는 양념으로 설탕 대신 배를 고아 만든 배청을 쓴다. 음식에 깊은 단맛을 더하고 속을 편하게 해준다. 그 덕인지 한산 이씨는 대학자를 여럿 배출했다. 인재공 이종학은 고려 말 석학 목은 이색의 둘째 아들이다. 열네살 때 과거에 합격한 수재로 아버지와 함께 고려왕조에 충절을 지켰다. ●강릉 창녕 조씨 명숙공 종가 ‘옥수수 범벅’ 영계길경탕은 강원 강릉의 창녕 조씨 명숙공 종가에서 일꾼들 몸보신을 위해 내던 음식이다. 최영간 종부는 “‘질 먹는 날’인 7월 한여름이 되면 봄부터 논밭에서 허리 한 번 못 펴고 일한 질꾼들, 지친 몸 다스리라고 아낌없이 상을 차렸다”며 갓 시집 온 1960년대 기억을 떠올렸다. ‘질’은 30명 단위의 일꾼 집단을 이르는 말이다. 영계길경탕이 일꾼들의 복달임 음식인 셈이다. 봄에 알을 깐 병아리는 초여름이 되면 영계가 된다. 이를 잡아 제철 맞은 도라지(길경)와 인삼, 대추와 함께 넣어 끓이고 강원도 특산품인 감자와 호박을 넣는다. 수제비도 넣는다. 강원도 땅에서 자란 옥수수를 디딜방아에 살짝 찧고 키질해서 껍질을 벗긴 다음 강낭콩과 팥을 넣고 삶아 소금과 꿀로 간하면 여름 간식으로 좋은 옥수수범벅이 완성된다. ●안동 풍산 류씨 대종택 ‘메뚜기 볶음’ 낙동강이 굽이쳐 흐르는 안동 하회마을은 배가 닿는 고장이라 다양한 식재료가 공급됐다. 이곳에 자리한 반촌 음식이 화려하고 풍성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그중 풍산 류씨 대종택의 상어피편은 쫀득한 식감이 일품이다. 상어껍질을 살과 비늘을 제거해 손질한 뒤 껍질만 오래 조린 다음 반 정도 식히고 홍고추와 풋고추를 넣어 굳힌다. 가지런히 썰어 초간장, 실고추와 마늘채를 곁들여 먹는다. 단백질 공급원이었던 메뚜기볶음은 서민뿐 아니라 반가에서도 즐겨 먹던 마른 반찬이었다. ●대전 은진 송씨 동춘당 송준길 종가 ‘육개장’ 대전 은진 송씨 동춘당 송준길 종가는 생일상에 미역국을 올리지 않는다. 여름에는 육개장을, 겨울에는 소고깃국을 낸다. 삼복에 먹는 육개장은 몸을 보하는 음식이다. “칼칼한 육개장 국물을 먹고 땀을 흘리고 나면 더위에 지친 몸이 개운해진다”는 게 김정순 종부의 말이다. 고사리 대신 마늘과 부추를 듬뿍 넣어 푹 끓이는 것이 이 댁 육개장의 비결이다. 마늘과 부추를 오래 끓이면 육개장 특유의 매운맛을 부드럽게 해준다. 이 종가에는 1800년대 중엽부터 ‘주식시의’라는 한글 조리서가 전해 내려온다. 조선 후기 양반가의 식문화를 엿볼 수 있는 귀한 자료이다. 외상문채는 이 조리서에 나오는 음식이다. 오이를 끓는 물에 데쳐 무치는 숙채다. 보통은 날로 무쳐 먹는 오이를 익히는 이유에 대해 김영 연구관은 “이가 부실한 노인들이 부담 없이 씹을 수 있도록 무르게 조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 수원 백씨 백낙중 종가 ‘한채·맛나지’ 전북 전주 수원 백씨 백낙중 종가의 대표 음식은 한채와 맛나지이다. 한채는 늦가을 무와 석류가 나오는 시기에 해먹는 김치다. 채 썬 무를 소금간 해서 버무려 놓고 배, 생강, 밤, 쪽파를 넣어 무친 뒤 마지막에 석류를 올려 새콤한 맛과 붉은 색감을 더한다. 귀한 석류를 넣은 고급 음식이다. 맛나지는 얇게 저민 소고기를 살짝 말린 다음 장으로 조려서 두고두고 먹는 음식이다. 종가의 오래 묵은 간장이 맛의 비결이다. 양조간장으로 만든 현대식 장조림과 달리 묵직하고 깊은 맛이 느껴진다. ●거창 초계 정씨 정온 종가 ‘수란챗국·돔장’ 조선시대 관리가 경남 거창으로 발령 나면 울고 왔다가 울고 갔다고 한다. 올 때는 워낙 오지라 오기 싫어 울고, 떠날 땐 산수가 그렇게 좋아 떠나기 싫었다는 얘기다. 거창에 터를 잡은 초계 정씨 문간공 정온 종가를 지키는 최희 종부는 경주 최부잣집 맏딸이었다. 친정에서 배운 화려한 음식 솜씨는 시댁에 대대로 전해진 전통 조리법에 자연스레 녹아들었다. 수란챗국은 잣과 식초, 소금을 넣고 갈아 만든 잣 국물에 수란, 삶은 문어, 데친 미나리 등을 얹은 보양식이다. 돔장은 도미대가리를 뚝배기에 넣고 칼칼한 양념장을 넣어 자작하게 졸여 만든다. 바닥에 들러붙지 않고 돔뼈가 잘 무르도록 메주콩을 한 줌 넣는 것이 종부의 비법이다. ●담양 장흥 고씨 고인후 종가 ‘죽순 전·나물’ 임진왜란 때 3대가 의병을 일으켜 왜적과 싸운 전남 담양 장흥 고씨 종가는 호남을 대표하는 애국지사 가문이다. 학봉 고인후 종가는 담양 특산품인 죽순 음식을 제사에 올린다. 봄에 올라오는 대나무 새순을 따서 죽순전과 나물을 만든다. 죽순의 겉껍질을 벗기고 끓는 쌀뜨물에 삶으면 떫은맛이 없어진다. 손질한 죽순은 연한 설탕물에 담가 변색을 방지한다. 죽순나물은 들기름을 두르고 볶다가 진한 들깨즙과 멸치육수를 넣어 한소끔 끓여낸다. ●해남 윤씨 윤선도 종가 ‘유자정과·비자강정’ 전남 해남은 유자가 많이 나는 지역이다. 해남 윤씨 고산 윤선도 종가는 제사상에 유자정과를 올린다. 편으로 썬 유자에 조청, 설탕을 넣고 졸인 뒤 식혀 설탕 옷을 입힌 음식이다. 종가를 감싼 500년 된 비자나무 숲도 훌륭한 식재료가 된다. 수확한 비자를 항아리에 삭혔다가 비자강정을 만들어 1년 내내 제사상과 다과상에 올린다. 씹을수록 비자열매 특유의 맑은 향이 입안에 퍼진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김석동의 한끼 식사 행복] 국민메뉴가 된 함흥냉면

    [김석동의 한끼 식사 행복] 국민메뉴가 된 함흥냉면

    함흥냉면은 감자가 많이 나는 함경도 지방에서 유래한 음식이다. 감자녹말을 주원료로 해서 쫄깃하고 질긴 면을 만들어 매운 양념으로 비비고 가자미회 등을 양념으로 무쳐 고명으로 얹어 먹는 음식이다. 원래 이름은 냉면이 아니고 ‘농마(녹말 사투리) 국수’였다. 지금은 감자녹말 대신 고구마녹말을 쓰고 가자미 대신 홍어회 등을 고명으로 쓰는 집이 많다. 함흥냉면 마니아들은 그 질긴 면발에도 불구하고 절대 가위를 대지 않는다. 면발이 대접에서 젓가락을 거쳐 입속 너머까지 이어져야 제맛이란다. 매운 양념맛과 어우러지는 구수하고 뜨거운 육수가 함흥냉면의 동반자다. 함흥냉면 원조 동네로는 피란민들이 많이 살았던 서울 중구 오장동을 꼽을 수 있다. 1953년 이곳에 자리잡은 ‘흥남집’은 필자하고 동갑내기다. 고구마전분에 매운 홍어회 또는 간자미회를 쓴다. 비빔냉면은 매운 양념을 비벼서 내오나, 회냉면은 면에 양념을 하지 않고 매운 양념과 참기름, 설탕 등을 취향대로 더해 먹는다. 흥남 출신인 창업자의 손녀딸인 현재 주인에 얽힌 일화가 있다. 바로 모자상 화폐다. 모자상 화폐는 1962년 5월 16일 발행되었으나 화폐개혁으로 단 25일간 유통된 최단명 화폐다. 통상 화폐에는 역사적 인물이 등장하지만 이 지폐에는 그야말로 ‘보통사람’인 한복 입은 여인과 어린 아들이 등장한다. 세계적으로 드문 경우다. 그 여인은 당시 조폐공사에 다니다 결혼으로 퇴직한 뒤 조폐공사 도안실장이 덕수궁으로 나오라고 해서 사진을 찍었고 그것이 화폐도안으로 이어졌다. 이 모자가 바로 흥남집 여사장과 그 아들이다. 오장동에서는 흥남집과 함께 ‘오장동 함흥냉면’ 그리고 지금은 평택으로 이전한 ‘신창면옥’이 함흥냉면 트로이카로 오랫동안 이름을 날렸다. 다른 지역에서도 맛과 명성을 자랑하는 집들이 도처에 있다. 1967년 개업한 ‘영등포 함흥냉면’은 고명을 간자미로 하고 있다. 영등포 일대에서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명동 골목에 자리잡은 ‘명동 함흥면옥’도 오랜 단골들이 많은 집이다. 정통 함흥냉면은 아니나 특유의 불타는 매운맛을 자랑하는 냉면이 숭인동 ‘깃대봉 냉면’이다. 원래 창신동에 있다가 지금 자리로 옮겼는데 창신동 시절 깃대봉이 있는 집에서 장사를 해 그렇게 불린다. 매운 정도별로 매운 맛, 보통 맛, 덜 매운 맛, 안 매운 맛, 거의 안 매운 맛, 하얀 맛 등 6단계가 있다. 보통 맛도 보통 매운 게 아니니 신중히 주문해야 한다. 이북 피란민들이 많이 살았던 부산, 속초 등에도 역사가 오랜 이름난 집들이 적지 않다. 그렇게 전국 곳곳에 퍼져 있는 내공 있는 집들이 전통을 이어 가고, 새롭게 역사를 써내려 간 결과 함흥냉면은 이제 전국 음식이 되었다. 6·25 대전란 후 피란민들의 향수를 달래는 음식에서 출발했으나 특유의 매콤한 맛과 쫄깃한 식감이 미식가는 물론 일반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더 나아가 중독 현상까지 일으키면서 어느덧 한국인 대다수가 사랑하는 음식으로 자리잡았다. 함흥냉면은 한민족 현대사의 작은 한 단면을 보여 주는 음식이 아닐까 한다.
  • 먹는 즐거움, 죄책감 아닌 행복함으로 이끄는 음식 5가지

    먹는 즐거움, 죄책감 아닌 행복함으로 이끄는 음식 5가지

    먹는다는 건 즐거움이다. 하지만 무한 다이어트의 쳇바퀴에 갇힌 현대인들은 먹는 즐거움과 포만 상태의 죄책감을 연신 반복하기 일쑤다. 이번 여름휴가 포말 부서지는 바다에서 여과없이 몸매 드러나는 래쉬가드 수영복을 꿈꾸며 운동하지만 한 두 번의 폭식만으로도 어느새 삶의 만족감, 행복감은 저만치 사라져버린다. 하지만 먹는 즐거움이 죄책감으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고스란히 행복감, 자존감을 충족하도록 도와주는 음식이 없는 것은 아니다. 미국 NBC뉴스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자기존중과 행복감 결핍을 느끼는 현대인들에게 이 다섯 가지 음식을 권했다. 1. 호두와 캐슈너트 1온스(28.35g)의 호두에는 4g의 단백질, 2g의 식이섬유가 들어 있다. 특히 마그네슘과 인의 보고다. 마그네슘이 부족할 경우 우울증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또한 호두는 세포를 보호하는 항산화제를 갖고 있어 혈당과 인슐린이 충돌하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당이 떨어지는' 오후에 한줌씩 먹어주면 더 효과적이다. 2. 케일 한 잔의 케일쥬스는 비타민A, 비타민C, 비타민K, 마그네슘, 식이섬유 등의 훌륭한 원천이다. 또한 우리 인체에서 면역기능을 활성화시켜주는 구리 성분을 풍부하게 갖고 있다. 샐러드로 먹거나 갈아먹는 게 일반적인 방법이다. 3. 굴 여름에 웬 굴? 굴(Oyster)은 9월(september)부터 3월(march)까지 영문자 'R'이 들어가는 철에만 먹는다는 것이 정설이다. 하지만 냉동보존시설 및 기술이 좋아지면서 여름에도 충분히 즐기곤 한다. 저칼로리로 염증을 줄여주는 굴은 영양의 보고다. 오메가-3, 아연, 비타민B12 등 갖은 영양소를 담고 있다. 특히 뇌를 활성화하는 데 중요한 기능을 하기 때문에 '완벽한 뇌 음식'으로 불리기도 한다. 4. 커피 세칭 '마법의 콩'이다. 커피에 들어 있는 카페인은 정신의 집중력을 높여줄 뿐 아니라 신체적 활동도 올려주는 역할을 한다. 제2형 당뇨병을 막아주며 우울증 감소에도 도움이 된다. 소량을 섭취할수록, 설탕을 넣지 않을수록 효과는 더욱 선명하다. 한 컵에 150mg의 카페인이 들어 있다. 꾸준히 먹되 하루에 두 컵 이상 먹지 않는 게 좋다. 5. 다크 초콜릿 남녀 사이 분위기 조성에 최대한 공헌자로 통한다. 인류 저출산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해법으로 꼽힐 정도다. 달콤쌉싸름한 맛의 다크 초콜릿은 먹는 즐거움과 함께 다른 어떤 음식보다 더 훌륭하게 항산화 기능을 수행한다. 물론 무턱대고 많이 먹기보다는 하루에 작은 조각으로 2~4개 정도가 적당하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과학계는 지금…ETRI, 현직교사 대상 메이커 교육

    사탕의 빛 발생 원리 이용한 색조절 기술 개발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총장 신성철) 나노에너지융합연구부 정문순 선임연구원팀은 여러 가지 색을 내는 사탕의 원리를 모사한 색 조절기술을 개발해 재료과학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 최신호 표지논문에 실렸다. 사탕을 구성하는 설탕성분이 부서질 때 자외선 영역의 미케노발광이 발생하는 원리를 응용해 기계적 에너지를 빛 에너지로 전환시키는 이번 기술은 외부전력 없는 디스플레이, 조명, 센서 등에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천과학관, 종이접기 특별전 개최  국립과천과학관(관장 조성찬)은 종이문화재단과 함께 오는 27일부터 9월 4일까지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특별전 ‘종이로 표현하는 세상’을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종이접기로 재현한 지구촌 자연생태의 모습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종이접기에서 활용되는 수학원리를 배우는 자리도 마련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종이접기 아저씨로 유명한 김영만 종이문화재단 평생교육원장의 특강과 함께 다양한 종이접기 체험도 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과학관 홈페이지(www.sciencecenter.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TRI, 현직교사 대상 메이커 교육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이상훈)은 대전시와 세종시 교육청과 함께 25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중학교 교사 79명을 초청해 ‘자유학기제를 위한 메이커 교육’ 직무연수를 열었다. 메이커 교육은 학생들이 오픈소스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3D 프린팅 등 ICT를 활용해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직접 설계해보고 제작하도록 하는 수업방식이다. 연구원은 이번 직무연수 교육을 통해 중학교 자유학기제와 창의적 체험활동 등에서 메이커 교육이 확산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설탕vs지방, 다이어트에 더 나쁜 것은? (연구)

    설탕vs지방, 다이어트에 더 나쁜 것은? (연구)

    날씬한 몸매와 건강,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길 원한다면 설탕을 먼저 포기해야 할까, 아니면 지방을 먼저 포기해야 할까? 설탕과 지방을 우리 몸을 살찌게 하고 다양한 건강 이상증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중에서도 음식의 단 맛을 내는 설탕은 다이어트의 ‘주적’으로 분류돼 왔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설탕섭취의 지나친 제한은 도리어 지방의 과다섭취로 이어질 수 있으며, 과체중 또는 비만인 사람들의 과도한 칼로리 섭취는 주로 지방에서부터 오는 것으로 밝혀졌다. 영국 글래스고대학교 연구진은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살이 찌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칼로리 섭취를 제한하지만, 어떤 종류의 음식 섭취를 줄여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이 영국 전역에서 성인 13만 명을 대상으로 이들의 비만 혹은 과체중 상태 및 섭취하는 칼로리와 음식 성분의 종류 등을 조사한 결과 남성의 66%, 여성의 52%가 과체중, 혹은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또 과체중 또는 비만인 그룹 A와 정상 체중 및 저체중 그룹 B가 섭취하는 지방과 당분의 양을 비교·분석한 결과, A그룹은 B그룹에 비해 지방 섭취비율이 매우 높은 반면, 당분 섭취 비율은 A그룹과 B그룹 사이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연구를 이끈 글래스고대학의 질 펠 박사는 “뚱뚱한 사람들의 식단을 주로 차지한 것은 설탕이 아닌 지방이었다”면서 “대부분의 건강 관련 권고가 설탕에 치우쳐져 있는게 사실이지만, 실제로는 지방 섭취를 줄여야 과체중과 비만을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한 자세한 연구결과는 보건학·역학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국제역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Epidemiology)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노화를 점점 빠르게 진행시키는 음식 4가지

    노화를 점점 빠르게 진행시키는 음식 4가지

    노화를 막는 이른바 ‘안티에이징’(항노화)에 관한 비법은 직장 여성은 물론, 모든 여성에게 영원한 관심사일 것이다. 그렇다고 값비싼 안티에이징 화장품만 고집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돈이 들어갈 곳은 이외에도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노화를 최대한 막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는 것일까. 이는 바로 식습관에 변화를 주는 것이다. 일단 좋지 못한 음식부터 가려보자. 최근 해외 정보 사이트 ‘아시안패런트’에 공개된 정보를 참고로 노화를 점점 빠르게 진행시키는 음식 4가지를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 주름의 원인이 되는 ‘카페인’ 카페인은 졸음을 쫓거나 기분을 좋게 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갈증을 느끼게 하고 코르티솔이라는 부신피질 호르몬이 만들어 지도록 해 피부의 스트레스를 높여 주름이 생기는 원인이 된다. 또한 과잉 섭취하면 오히려 피곤을 느끼게 하거나 눈이 붓게 되는 등 부작용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만일 졸음 때문에 카페인이 필요하면, 피로 회복에 좋은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로 만든 주스를 마시는 것이 좋다. ■ 콜라겐과 엘라스틴을 손상하는 ‘설탕’ 설탕은 주름없이 탄력있는 피부에 필수적인 콜라겐과 엘라스틴에 손상을 준다. 젊고 탱탱한 피부를 유지하고 싶다면 평소 먹는 것에서 가급적 설탕을 빼는 것이 좋다. 우선 달콤한 케이크와 같은 간식부터 견과류나 말린 과일과 같이 건강한 것으로 바꿔라. ■ 노화를 앞당기는 ‘고기’ 고기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안타까운 말이겠지만, 고기만 먹게 되면 노화를 촉진하고 순식간에 늙어버릴 수 있다. 그게 아니면, 동맥경화와 같이 노화로 인한 질병이 생길 수 있으므로 가끔은 채소나 생선으로 만든 건강 요리를 먹는 것이 좋다. 두부나 참깨, 견과류 등 고기 외에서도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으므로 꼭 시도해보자. ■ 탈수를 일으키는 ‘술’ 퇴근길 술 한 잔만 마신다면 문제가 없을 수도 있지만, 한 잔이 두 잔이 되고 두 잔이 석 잔 되는 등 과음을 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술은 커피와 같은 카페인 음료와 함께 몸에서 수분이 빠지는 탈수 현상을 일으킨다. 피부가 건조하면 주름이나 처짐의 원인이 되므로 술을 마셔야만 한다면 반드시 물도 함께 마셔라. 또한 술을 많이 마실수록 혈관이 팽창하고 체내 지방을 늘리기 쉬우므로 조심하는 것이 좋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新국토기행] ‘사통팔달 관광지’ 강원 고성군

    [新국토기행] ‘사통팔달 관광지’ 강원 고성군

    미래의 땅, 동해안 최북단 강원 고성군. 남북으로 분단된 유일한 자치단체인 고성이 사통팔달 관광지로 뜨고 있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고 고기잡이가 시원찮아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서울~속초를 잇는 동서고속화철도 확정 등 교통여건이 좋아져 각광받기 시작했다. 수도권과 1시간대 생활권으로 연결되는 덕분이다.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아 청정지역으로 남은 자연자원이 미래 관광자원으로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이제 새로운 꿈과 미래를 품을 수 있다. 인구 2만 9000여명의 고성군은 통일과 환동북아시대의 도래를 꿈꾸며 블루오션이 되었다. 피서철 청정 동해를 끼고, 금강산을 지척에 둔 고성에서 할머니 시골집의 추억이나 고향의 포근함을 더듬으며 더위를 식히면 어떨까. 볼거리 ●국내 유일 북방식 전통 민속마을 ‘왕곡마을’ 국내 유일의 북방식 전통한옥과 초가집 군락 전통 민속마을이다. 역사적, 학술적 가치가 높아 중요민속자료 제235호로 지정됐다. 죽왕면 오봉리에 있는 왕곡마을 형성은 14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려 말 두문동 72현에 속한 함부열이 이성계의 조선 건국에 반대해 간성에 낙향 은거한 데서 연유한다. 이후 후손들이 왕곡마을에 정착한 이후 함씨 후손들이 대대로 이곳에서 집성촌을 이루며 600년 동안 살아왔다. 왕곡마을 가옥은 안방, 도장방, 사랑방, 마루, 부엌이 한 건물 내에 있고 부엌에 가축우리가 붙어 있는 북방식 겹집구조다. 마을 안길과 바로 연결되는 앞마당은 가족의 공동작업 공간 역할을 하면서 타인에게 개방적이지만 높은 담으로 둘러싸인 뒷마당은 여인들의 공간으로 폐쇄적인 특징이 있다. 마을은 둘레가 4㎞에 이르는 석호 송지호와 해발 200m 내외의 다섯 개의 야산에 둘러싸여 외부와 차단된 분지로 이루어져 지난 수백년간 전란과 화마의 피해가 없었던 최고의 길지로 꼽힌다. 6·25 전쟁과 근래 고성지역에서 발생했던 대형 산불 때에도 왕곡마을은 화를 입지 않아 길지임을 입증했다. 최근에는 영화 촬영장으로 유명세를 타고 마을에서 운영하는 민박체험장까지 생겨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여름 성수기에는 생생마당 공연을 펼쳐 초·중·고 학생단위 가족체험 현장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금강산 봉우리 직접 볼 수 있는 통일전망대 금강산 봉우리들을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최북단 전망대다. 1983년 개관해 지금까지 약 2000만명의 여행객이 다녀갔다. 금강산 육로 여행의 시발점이 되기도 했으나 금강산 관광객 사망 사건으로 관광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금강산을 바라보며 망향의 설움을 달래는 실향민들은 금강산 관광 재개를 무한하게 희망하고 있다. 통일전망대에서는 민족의 명산인 아름다운 금강산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 금강산 최고봉인 비로봉과 일출봉, 채화봉, 옥녀봉, 신선대, 오래전 신선 아홉이 하늘에서 내려와 바둑을 두었다는 구선봉, 푸른 동해를 신비하게 수놓은 해금강, 나무꾼과 선녀의 전설을 담은 감호 등 계절마다 각각의 진풍경을 보여주는 금강산을 감상할 수 있다. 통일전망대 주차장에 있는 6·25 전쟁체험전시관은 통일전망대 방문 때 빼놓지 말고 들러야 할 곳이다. 6·25 전쟁 당시의 모습과 갈 수 없는 금강산의 풍경을 감상하면서 분단의 현실을 느낄 수 있다. 인근에는 DMZ박물관이 있어 통일전망대를 내려오는 길에 함께 들러보는 것도 좋다. 민간인 통제구역 안에 있어 통일안보공원 출입신고서를 작성하고 안보교육을 받아야 한다. ●사명대사 머물던 건봉사 인적이 뜸해 한적한 고찰이지만 여름이면 숲이 무성하고 가을이면 단풍이 아름답다. 설악산 신흥사와 백담사, 양양의 낙산사를 거느렸던 대사찰로 법흥왕 7년(520년)에 신라의 아도화상이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임진왜란 때는 사명대사가 승병들을 훈련했는데 그들이 공양할 쌀을 씻은 물은 개천을 따라 10리를 넘게 흘러갔다는 전설 같은 얘기도 전해진다. 1878년 건봉산에 큰불이 나면서 당시 건봉사의 건물 중 3000칸이 소실되었다. 그 뒤 6·25 전쟁 탓에 완전 폐허가 되었고 지금은 절 입구의 불이문만 남아 있다. 건봉사 불이문은 독특하게 기둥이 4개다. 불이문을 지나면 왼쪽으로 솟대 모양의 돌기둥을 만나게 되는데 높이가 3m로 한때 건봉사의 번창했던 규모를 짐작하게 한다. 이곳 절터와 대웅전 사이 좁은 계곡에는 무지개 모양의 돌다리 능파교가 있다. 돌다리는 건봉사의 수많은 건물터 중 그나마 형상이 제대로 남아 있는 것으로 주위 풍경과 잘 어우러져 아름답다. 건봉사 진신사리탑은 임진왜란 당시 왜군이 불사리와 치아 사리를 약탈해간 것을 사명대사가 일본에 사신으로 다녀오면서 되찾아오고서 세웠다. 이때부터 석가의 치아 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을 만들게 되었다. 임진왜란 때 사명대사에 의해 ‘의승병 봉기처’이기도 했던 것을 기념하기 위한 의승병기념관도 있다. ●산·호수·바다 동시에 보는 송지호오토캠핑장 금강산을 바라보는 송지호오토캠핑장이 각광받고 있다. 캠핑장은 주변에 송지호의 울창한 송림과 동해의 우뚝 선 죽도 그리고 깨끗하고 넓은 백사장을 가진 캠핑장 전용 해수욕장 등 산과 바다 그리고 호수를 한곳에서 동시에 감상하고 체험할 수 있는 우리나라 유일의 캠핑장이다. 캠핑을 하면서 짬짬이 주변의 왕곡마을, 화진포, 통일전망대 등 관광지는 물론 바다낚시와 싱싱한 회를 즐길 수 있는 크고 작은 항·포구들을 둘러보는 여유도 함께할 수 있다. 올여름 새롭게 선보이는 인근 봉수대오토캠핑장은 캠핑데크를 비롯한 캐러밴도 설치해 손님 맞을 준비를 마친 상태다. 해양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곳에 있어 한여름 캠핑장을 찾는 관광객에게 시원함을 곱빼기로 선물해 주는 곳이기도 하다. 고성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먹거리 ●속도 풀고 체력도 보강하는 물회 물회는 뱃사람들의 음식이었다. 잡은 생선을 즉석에서 회를 떠 채소를 넣고 물을 부어 고추장과 된장을 넣어 간단하게 물 마시듯 후루룩 먹던 음식이 지금은 술 먹은 뒤 속풀이와 체력을 보강하는 스태미너 음식으로 인기다. 최북단 고성 물회는 해산물 총집합 음식이다. 가자미 세꼬시와 오징어, 해삼을 기본으로 전복, 멍게, 새우 등 다양한 해산물이 푸짐하게 들어간다. 여기에 오이, 배, 청양고추, 설탕, 깨 등을 고명으로 얹는다. 커다란 그릇에 담은 물회를 각자 떠먹는 것도 특징이다. 횟감을 다 먹은 후에는 밥이나 국수를 말아 먹는다. 물회가 가장 맛있는 온도는 5~10℃ 사이로 얼음을 넣어 먹으면 맛이 더하다. ●원기회복에 좋은 저도어장 문어 고성군 저도어장에서 생산되는 문어와 해삼, 멍게는 어느 해안에서도 맛볼 수 없는 살아 있는 신선 해물이다. 저도어장은 북한과 접해있는 수역에서 여름 한철 잠시 작업하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해마다 해녀들과 연승어선들이 찾아 싱싱한 문어를 건져 올려 시장에 낸다. 청정지역 대형 문어로 살이 깊고 타우린 등 영양이 풍부해 원기회복에 좋다. 도시인들에게 인기다. ●양미리를 담백하게 끓여낸 용어탕 가을에서 겨울까지 고성지역에서 생산되는 양미리를 특화한 용어탕이 인기다. 양미리의 고소한 맛을 담백한 어탕으로 끊여낸다. 양미리는 한류성 어종으로 고성 앞바다에서 늦가을부터 겨울에 잡힌다. 고칼슘 고단백 어종으로 가격대도 저렴해 겨울철 관광객이 많이 찾는 생선 중 하나다. ●고성오대쌀로 빚은 달홀주 고성군이 출시한 고성오대쌀로 빚은 술이 달홀주다. 고구려시대에 고성군의 이름 달홀에서 따왔다. 전통방식으로 그대로 발효시켜 곡주로 만들었다. 화진포 해변에서 옛 성현들을 생각하며 고장에서 생산한 청정 쌀로 빚어낸 시원한 달홀주 한 잔 기울이는 것도 고성을 찾는 재미다. 고성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단맛은 설탕 70%·칼로리는 ‘0’… 감미료 추출 성공

    국내 연구진이 설탕을 대신하는 한편 체중과 체지방까지 줄일 수 있는 물질을 쌀이나 고구마, 감자 등 곡물에서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최명숙 경북대 식품영양학과 교수팀은 ‘알룰로오스’라는 물질이 체중과 체지방을 줄여 비만을 개선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해 영양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몰레큘러 뉴트리션&푸드 리서치’ 최신호에 발표했다고 20일 밝혔다. 알룰로오스는 흔히 녹말로 불리는 전분에 효소 처리를 해 추출한 것으로 단맛이 설탕의 70% 수준에 달하지만 칼로리는 ‘제로’(0)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감자나 고구마, 쌀과 같은 곡물류에서 추출한 전분으로 만든 천연 감미료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연구진은 생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쪽은 비만유도용 사료만 먹이고 다른 쪽은 비만유도용 사료와 알룰로오스를 함께 먹이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알룰로오스를 함께 먹은 생쥐들은 비만을 유발시키는 기름진 음식을 먹더라도 체중과 체지방량이 정상 수준을 유지하는 것을 확인했다. 비만한 생쥐에게 알룰로오스를 먹이면 체중과 체지방량, 혈액 속 지질농도가 떨어지는 것도 발견했다. 알룰로오스가 지방이 분해되도록 유도하는 한편 지방질을 몸 밖으로 배출하도록 한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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