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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청부과학’ 시대의 혼란/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청부과학’ 시대의 혼란/박록삼 논설위원

    요즘 술집에서는 젊은 세대뿐 아니라 중장년층도 ‘설탕 없는 소주’를 주문하곤 한다. 그나마 건강에 좋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다. 주류업계는 앞다퉈 설탕 없는 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콜라나 사이다 한 잔을 마실 때도 기왕이면 ‘제로 슈거’를 선택함은 물론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 한 연구팀이 학술지 ‘네이처 메디슨’에 내놓은 연구 결과는 이런 평범한 상식을 뒤엎었다. 음료에 설탕 대신 사용하는 감미료인 ‘에리스리톨’이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을 두 배 높인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저열랑 감미료 관련 업계는 즉각 “저열량 감미료가 안전하다는 수십 년간의 연구와 상반된다”고 반박했다. 혼란과 불안, 그리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심의 시작이다.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하는 것인가. 담배의 유해성 논란에 과학을 방패막이 삼던 것이 불과 30년 남짓 전 일이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 역시 과학을 앞세워 수천 명의 끔찍한 피해를 일으켰다. 당장 고통을 겪는 것은 소비자인 시민들이다. 커피가 몸에 좋다는 과학적 연구 결과가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커피의 유해성을 담은 또 다른 연구 결과가 나오기 일쑤다. 유럽에서는 이른바 ‘프렌치 패러독스’라며 와인 속 항산화 성분의 노화 방지 기능과 고혈압 예방 등의 효능을 칭송해 왔지만, 지난 1월 아일랜드는 와인병에다 간 질환 및 암 발병 우려에 대한 경고문을 붙이려 했다. 이에 이탈리아가 반발하면서 양국은 무역전쟁을 벌일 상황에 놓였다. 역시 마찬가지 이유에서 비롯됐다. 과해서 좋을 것은 하나도 없다. 하지만 소비자가 모든 연구 결과를 직접 검증할 수는 없다. 도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 춤을 춰야 하는지 혼란스러움이 가시지 않는다. 물론 진짜 피해자는 따로 있다. 바로 과학 그 자체다. 아무리 ‘탈진실’의 시대라고 하지만 과학만큼은 움직일 수 없는 객관적 진리를 담아낼 것이라는 신뢰가 무너지게 되는 것이다. 과학자들이 특정한 업계의 로비에 포섭된 것 아니냐는, 그래서 청부받은 연구 결과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질수록 과학은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그리고 과학의 존립 근거가 흔들리면 우리 사회의 이성과 지성의 체계 또한 함께 무너질 수밖에 없다. 진실은 과학계가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다.
  • ‘제로 슈거’ 식품 뇌졸중 부른다

    ‘제로 슈거’ 식품 뇌졸중 부른다

    낮은 칼로리를 내세우는 ‘제로 슈거’(무설탕) 식품에 설탕 대신 사용하는 감미료인 ‘에리스리톨’이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에리스리톨이 안전한 첨가제라는 그간의 연구와 상반되는 결과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클리블랜드클리닉 연구팀이 27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혈중 에리스리톨 수치가 상위 25%인 사람들은 하위 25%인 경우보다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이 약 2배 높았다”고 CNN이 전했다. 심장병 위험이 있는 사람들의 혈액 표본 1157개를 3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다. 에리스리톨은 당알코올의 일종으로 설탕의 70% 수준으로 단맛이 난다. 물에도 잘 녹아 최근 ‘슈거 프리’ 소주·사이다 등 저칼로리 식품의 첨가제로 인기를 끌고 있다. 연구팀은 에리스리톨이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을 높이는 이유를 알기 위해 혈액과 혈소판에 에리스리톨을 첨가해 변화를 관찰했고, 그 결과 에리스리톨은 혈소판을 과다하게 활성화했다. 혈관 속에서 피가 굳은 혈전이 형성되면서 심혈관질환의 발병 우려가 커졌다는 의미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청(FDA)과 유럽 식품안전청 등은 에리스리톨의 ‘일일 섭취 허용량’은 설정하지 않고 있다. CNN은 “심혈관 질환 고위험군의 경우 에리스리톨 섭취를 제한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전문가 의견을 전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에리스리톨과 심장마비·뇌졸중 간의 인과관계가 아닌 상관관계를 밝혀낸 수준으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 “무설탕 음료 속 감미료 ‘에리스리톨’, 뇌졸중 위험 높인다”

    “무설탕 음료 속 감미료 ‘에리스리톨’, 뇌졸중 위험 높인다”

    CNN “혈중 에리스리톨 수치 상위 25% 사람 하위 25%보다 심장마비나 뇌졸중 위험 2배”낮은 칼로리를 내세우는 ‘제로 슈거’(무설탕) 식품에 설탕 대신 사용하는 감미료인 ‘에리스리톨’이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에리스톨이 안전한 첨가제라는 그간의 연구와 상반되는 결과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클리블랜드클리닉 연구팀이 27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혈중 에리스리톨 수치가 상위 25%인 사람들은 하위 25%인 경우보다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이 약 2배 높았다”고 CNN이 전했다. 심장병 위험이 있는 사람들의 혈액 표본 1157개를 3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다. 에리스리톨은 당알코올의 일종으로 설탕의 70% 수준으로 단맛이 난다. 물에도 잘 녹아 최근 ‘슈가 프리’ 소주·사이다 등 저칼로리 식품의 첨가제로 인기를 끌고 있다. 연구팀은 에리스리톨이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을 높이는 이유를 알기 위해 혈액과 혈소판에 에리스리톨을 첨가해 변화를 관찰했고, 그 결과 에리스리톨은 혈소판을 과다하게 활성화했다. 혈관 속에서 피가 굳은 혈전이 형성되면서 심혈관질환의 발병 우려가 커졌다는 의미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청(FDA)과 유럽 식품안전청 등은 에리스리톨의 ‘일일 섭취 허용량’은 설정하지 않고 있다. CNN은 “심혈관 질환 고위험군의 경우 에리스리톨 섭취를 제한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전문가 의견을 전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에리스리톨과 심장마비· 뇌졸중 간에 인과관계가 아닌 상관관계를 밝혀낸 수준으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 충북농기원, 무알코올 와인 제조법 특허 출원

    충북농업기술원 와인연구소가 누구나 마실 수 있는 무알코올 와인의 제조 방법을 특허 출원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기술은 네 단계로 이뤄진다. 우선 포도 파쇄물 또는 포도즙에 설탕을 첨가해 고당도 환경을 조성한 뒤 1주~2주 정도 효모 발효를 진행한다. 이어 물을 섞어 당도를 낮춘 뒤 48시간 유산균 발효를 하면 된다. 이 과정을 통해 알코올은 생성되지 않고 노화를 방지하는 와인의 항산화 활성도가 높아진다. 와이너리 농가가 따로 준비할 장비는 없다. 일반화된 무알코올 와인 제조 공정은 포도로 와인을 제조한 뒤 진공 증류와 같은 물리적인 방법을 이용해 알코올을 제거하는 기술인데, 농가나 소규모 가공업체 등에는 ‘그림의 떡’이었다. 고가의 장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와인연구소는 이번에 개발된 무알코올 와인 제조 방법이 국산 와인의 다양화와 국내 와인의 무알코올 시장 진입에 기여할 수 있도록 와이너리 농가 및 가공업체로의 기술 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다. 와인연구소 관계자는 “알코올 성분이 제로라 마시고 운전을 해도 괜찮다”고 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전 세계 무알코올 음료 시장은 연평균 23%로 성장 중이다. 같은 기간 맥주 시장의 예상 성장률과 비교해 7배 높은 수치다.
  • “1초에 1개씩 팔리는 빵 맛보세요”… 파리바게뜨 ‘착! 한빵’ 프로모션

    “1초에 1개씩 팔리는 빵 맛보세요”… 파리바게뜨 ‘착! 한빵’ 프로모션

    파리바게뜨가 맛있는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보이는 ‘착! 한빵’ 프로모션을 한다고 23일 밝혔다. 가성비를 갖춘 제품이 인기를 끄는 트렌드에 맞춰 가격 대비 높은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제품들로 구성했다. 먼저 넉넉한 크기의 빵에 내용물을 풍성하게 넣은 착! 한빵 3종을 판매한다. ▲우리 밀과 우리 찹쌀을 더해 만든 꽈배기에 설탕을 얹어 달콤·쫄깃한 식감을 살린 ‘왕꽈배기 도넛(권장가 1900원)’ ▲이탈리아의 봄볼로니 도넛을 재해석해 도넛 안에 바닐라빈이 박힌 바닐라 우유 생크림을 넣은 ‘생크림 폭탄 도넛(3개입·권장가 3900원)’ ▲추로스에 시나몬 설탕을 뿌린 ‘츄러스(권장가 1400원)’ 등이다. 착! 한빵 3종은 출시되자마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하루 평균 판매량이 약 9만개로, 이는 1초에 1개씩 팔리는 셈이다. 파리바게뜨는 권장가 1만 9000원의 ‘착! 한 케이크’ 3종도 선보였다. ▲딸기 시트에 딸기 콩포트와 생크림을 조화한 ‘생딸기 생크림 케이크’ ▲블루베리 시트에 블루베리 콩포트와 생크림을 쌓아 올린 ‘생블루베리 생크림 케이크’ ▲초코 시트에 초코 크림과 초콜릿 청크를 배합한 ‘진한 초코 생크림 케이크’ 등이다. 한편 파리바게뜨는 다음달 31일까지 자체 커피 브랜드 ‘카페 아다지오 시그니처’ 커피를 1500원에 경험할 수 있는 행사를 한다(일부 프로모션 매장 한정). 카페 아다지오 시그니처는 국제 스페셜티 커피 협회(SCA)가 정한 맛있는 커피의 기준에 따라 전 세계 상위 7%를 차지하고 있는 100% 스페셜티 커피로, 진하고 고소한 풍미가 특징이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맛있는 제품들을 즐길 수 있도록 착! 한빵 프로모션을 한시적으로 진행한다”며 “좋은 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대로 꾸준히 선보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 ‘글루텐프리’ 가루쌀 선점 경쟁 치열했다…라면·빵 제품개발지원 경쟁률 7대 1 훌쩍

    ‘글루텐프리’ 가루쌀 선점 경쟁 치열했다…라면·빵 제품개발지원 경쟁률 7대 1 훌쩍

    77개 식품업체 108개 제품개발 신청99% 수입하는 밀 대체품으로 각광칼국수·케이크·설탕·어묵 등 분야 다양“밀보다 물 흡수 20% 높아 더 촉촉” 밀가루를 대체할 ‘신의 선물’로 불리는 가루쌀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은 치열했다. 정부가 내건 가루쌀 제품개발 지원사업에 식품업계가 앞다퉈 신청하면서 경쟁률이 7대 1을 훌쩍 넘겼다. 라면, 빵, 어묵 등 다양한 제품들이 개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일 가루쌀 제품 15개 개발을 목표로 한 올해 ‘가루쌀 제품개발 지원사업’에 77개 식품업체가 108개 제품개발을 신청해 7.2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가루쌀은 국내 쌀 구조적 과잉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99% 수입하는 밀가루를 대체할 수 있어 식량자급률을 높이는 새로운 해법으로 주목 받았다. 소화불량, 불면증, 아토피 논란이 있는 밀가루의 불용성 단백질인 글루텐이 없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면류, 빵류, 과자류에 대한 식품업체들의 관심이 높은 가운데 설탕, 어묵, 음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제품개발을 희망했다. 제품별로 라면·칼국수·파스타면 등 면류 27종, 핫도그·식빵·케이크·바게트 등 빵류 26종, 유아간식·약과·버터샌드·라면스낵 등 과자류 18종, 튀김가루·부침가루·누룽지·선식류·시리얼 등 곡류가공품 14종, 쌀음료·막걸리·호떡·어묵·소스 등 음료류와 기타 23종이 접수됐다.“글루텐프리 시장 진출 유망 소재”가루쌀+이모작 시 250만원 지원“밀보다 가공 적성 더 밀다워” 농식품부는 가루쌀 산업 발전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전문 생산단지 2000㏊를 조성하고 농업인에게 전략작물직불금도 지급한다. 가루쌀만 재배하면 ㏊당 100만원, 동계작물과 이모작을 하면 250만원 지원한다. 최종 사업대상자는 상품화 가능성 등을 평가해 다음달 선정한다. 전한영 농식품부 식량정책관은 “가루쌀은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을 반등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글루텐프리 시장 진출에도 유망한 기초 소재”라면서 “식품업계의 뜨거운 관심에 부응해 가루쌀 제품개발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고품질 가루쌀 원료의 안정적인 생산 지원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지난달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가루쌀은 ‘신의 선물’로 밀보다 물을 20% 더 흡수해 촉촉하고 가공 적성이 더 밀다워서 성공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빵 애호가들도 ‘더 부드럽고 더 촉촉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 “피자를 못 끊겠어”…당신은 ‘음식중독’입니까 [메디컬 인사이드]

    “피자를 못 끊겠어”…당신은 ‘음식중독’입니까 [메디컬 인사이드]

    과거엔 상상 못 했던 질병 ‘음식중독’‘내성’과 ‘금단증상’…특정 음식 집착피자, 초콜릿, 감자칩, 아이스크림 등증상으로 고통받고 일상생활에 영향 비만은 이제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가 됐습니다. 질병관리청 분석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만 19세 이상 성인 남성 비만 유병률(체질량지수 25㎏/㎡ 이상)은 44.8%에 이릅니다. 남성 10명 중 4~5명이 비만이라는 뜻입니다. 여성은 비만 유병률이 29.5%였습니다. 우리 주변엔 입맛을 자극하는 음식이 넘쳐납니다. 골목마다 들어선 편의점에선 24시간 가공식품을 접할 수 있습니다. 사회가 풍요로워지다보니 ‘굶는다’는 말을 이해하지 못 하는 사람도 생겼습니다. 유튜브와 방송에선 ‘먹방’이 유혹합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과거엔 상상조차 못 했던 질병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음식중독’입니다. ●많이 먹는다고 음식중독? 핵심은 ‘집착’ 맛있는 음식을 즐긴다고 음식중독으로 진단하진 않습니다. 술도 단순히 많이 먹는다고 ‘알코올 남용’으로 진단하지 않는 것처럼, 음식중독은 눈여겨 봐야 할 중요한 특징이 있습니다.20대 A씨는 고교 때부터 피자를 먹지 않으면 참을 수 없는 갈망을 느꼈다고 합니다. 최소 1주일에 3회 이상, 많게는 매일 먹기도 했습니다. 친구들은 “물리지 않느냐”고 하지만, 먹는 양이 오히려 더 늘기만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생활한 지 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먹지 않으면 생각이 나서 공부에 집중할 수 없을 정도로 갈망을 느낀다고 했습니다. 몸무게가 무려 30㎏ 이상 늘었지만, 점점 더 양을 늘려야 만족이 될 정도가 돼 불안하기만 합니다. 처음부터 욕구가 심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냥 ‘맛있다’ 정도의 느낌이었는데, 어느 순간 잠시도 피자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을 정도로 집착이 심각해졌다고 합니다.19일 대한스트레스학회에 제출된 ‘음식중독의 진단 분류에 대한 연구현황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음식중독의 핵심 증상은 ‘내성’과 ‘금단증상’입니다. ●설탕과 지방, 나트륨…뇌에도 영향 준다 음식에 포함된 과량의 설탕과 나트륨, 지방 등은 때론 그 자체로 중독을 일으킵니다. 특히 당 성분은 마약보다 더 큰 중독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합니다. 쥐에게 설탕과 열량은 없지만 단맛이 600배 높은 감미료 ‘수크랄로스’를 함께 줬더니 설탕을 더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이런 물질은 뇌의 신경학적 변화를 유도하고 인위적으로 가공한 ‘정제 음식’을 찾게 합니다. 설탕, 지방 등에 집착하게 되면 의욕과 행복감을 높이는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의 양이 같은 양의 음식을 먹어도 감소하는 ‘내성’이 나타납니다. 결국 도파민 분비를 높이려면 음식을 더 많이 먹을 수 밖에 없습니다. 상황이 심각해지면 ‘금단’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토끼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이가 덜덜 떨리거나 머리를 흔드는 등의 증상이 확인되기도 했습니다.이들은 반복적으로 과도하게 음식을 먹고, 배고프지도 않는데 불쾌한 포만감을 얻을 때까지 음식을 먹게 됩니다. 음식에 집착하고 갈망하는 정도가 심해지면 직장생활, 학업 등 정상적인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을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중요한 미팅을 갖다가도 갑자기 초콜릿 생각이 떠오르면 일에 집중할 수도 없고 반드시 먹어야만 할 것 같은 욕구가 생깁니다. 이런 마음은 스스로 제어할 수 없고, 매일 먹어도 욕망이 채워지지 않습니다. ●중독성 높은 음식 1위는 ‘피자’…2위는? 다만, 음식중독은 ‘폭식장애’와는 구별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폭식장애가 있는 사람은 주로 혼자 있을 때 많이 먹고, 폭식 후 죄책감이나 우울감 같은 부정적인 기분에 휩싸이게 됩니다. 먹고 나면 체중에 대한 불안과 후회로 스스로 구토를 일으키는 분이 많습니다. 불안이나 스트레스를 잠재우기 위해 많이 먹는 분도 폭식장애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음식의 맛보다는 단기간에 많은 양을 먹는데 집중합니다. 그러나 음식중독은 타인의 시선을 개의치 않습니다. 오로지 스스로 맛있다고 생각하는 특정한 맛과 음식에 과도하게 집착합니다. 또 체중은 크게 신경쓰지 않습니다. 그럼 중독성이 높은 음식은 뭘까. 미국 미시간대 연구팀이 2015년 ‘예일음식중독척도’(YFAS)를 바탕으로 518명에게 35개 음식에 대한 평가를 진행했더니 1위가 ‘피자’였습니다. 다음으로 초콜릿과 감자칩이 같은 2위였고, 다음으로 쿠키, 아이스크림, 감자튀김, 치즈버거, 탄산음료, 케이크, 치즈 순이었습니다. 당이 많거나 ‘고열량 음식’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이들 음식 섭취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누군가 이들 음식에 집착할 때 매우 주의깊게 살펴야 합니다.보고서를 쓴 중앙대 심리학과 연구팀에 따르면 음식중독을 판별하려면 예일음식중독척도를 바탕으로 한 11가지 진단기준을 이용합니다. ●11가지 중 6가지 이상에 해당되면 ‘심각’ ▲의도보다 많은 음식을 오랜 시간 섭취 ▲지속적으로 끊고자 하는 욕구와 시도의 반복 실패 ▲음식을 얻고 섭취하고 회복하는 데 많은 활동과 시간 할애 ▲증상으로 인한 중요한 사회적·직업적·여가 활동의 축소나 포기 ▲부정적 결과에도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섭취 ▲내성 증상 ▲금단 증상 ▲사회적 또는 대인관계적 문제에도 불구하고 지속적 섭취 ▲역할의무 이행 실패 ▲신체적으로 해로운 상황에서의 섭취 ▲특정 음식에 대한 갈망 또는 강한 충동 등 11가지 기준 중 6가지 이상에 해당되고 임상적으로 현저한 고통이 수반되면 심각한 음식중독으로 진단한다고 합니다. 물론 이것은 자의적으로 판단하긴 쉽지 않아 전문가 분석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다만 아쉽게도 음식중독은 폭식장애와 달리 아직 미국 정신의학회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DSM) 범주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정식 질환으로 분류되진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또 라면, 닭튀김 등 한국인이 많이 먹는 음식에 대한 연구도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음식중독 확산 위험을 경고하는 움직임은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재미로 과식을 조장하는 일부 무분별한 ‘먹방’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연구가 더 많이 진행돼 ‘음식 탐닉’으로 고통받는 이들에 대한 해결책이 하루빨리 마련되면 좋겠습니다.
  • 밤하늘에 가장 밝은 흥미진진한 별 ‘시리우스’ 이야기 [이광식의 천문학+]

    밤하늘에 가장 밝은 흥미진진한 별 ‘시리우스’ 이야기 [이광식의 천문학+]

    달력의 ‘기준 별’인 시리우스 ​ 밤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은? 큰개자리의 알파별 시리우스다. 정말 개의 눈처럼 시퍼렇게 빛난다. 가장 밝은 별인 시리우스는 예부터 동서양을 아울러 여러 문화권에서 관심을 받아왔다. 동양에선 시리우스를 천랑성(天狼星), 곧 하늘의 늑대 별이라 불렀다. 큰개나 늑대나 그게 그거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람 느낌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양이다. 그런데 이 시리우스가 그 밝기만큼 사연도 숱하게 많다. 그 안에 인류의 문화와 천문학이 오롯이 똬리를 틀고 있는데, 그 흥미진진한 사연의 타래를 하나씩 풀어보도록 하자. 먼저 시리우스는 대체 얼마나 밝은 별일까? 두 번째로 밝은 별인 -0.74등급의 용골자리의 카노푸스보다 2배 이상이 밝은 -1.46등급이니 가히 원탑 별이라 할 만하다. ​ 그리스 신화에 의하면, 시리우스는 사냥꾼 오리온이 데리고 다니던 개라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시리우스는 뜨거운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별이었다. 이글거리며 불탄다는 의미의 고대 그리스어 ‘세이리오스'(Σείριος)가 바로 시리우스의 어원이다. 그리스에서는 여름철 시리우스가 하늘에 나타난 이후를 ‘개의 날들’(Dog Days)로 불러 왔다. ​ 고대 그리스-로마 인들은 태양과 함께 출몰하는 시리우스 별을 1년 중 가장 더운 시기와 연관시켰던 모양이다. 혹 우리가 복날 개고기를 먹는 것도 혹시 이런 관점에 연유하는 것이 아닐까? 시리우스가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문명은 바로 이집트 문명이다. 시리우스는 이집트 문명의 종교와 신화뿐만 아니라, 피라미드의 환기창 위치에 시리우스를 고려하는 등, 매장 풍습이나 사원 건축에까지 깊게 스며들었다. 고대 이집트인들에게 이 푸른 별은 성스러운 ‘나일의 별’이었다. 이집트에서는 시리우스가 새벽 여명 속에 떠오르는 날을 한 해의 시작으로 정하고 곧 나일 강의 범람을 예견했다. 이 범람은 나일강 삼각주를 비옥한 땅으로 만들어주는 은혜로운 자연의 혜택이었다. 그뿐 아니다. 6000년 인류의 과학사 첫 줄은 ‘고대 이집트에서 1년을 365일로 하는 태양력을 최초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 달력이 바로 시리우스를 관측하여 그것을 기준으로 삼아 만든 고대 이집트의 태양력이며, 그 영향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달력은 율리우스력을 개정한 그레고리력인데, 율리우스력은 이집트 태양력을 토대로 만든 것이다. 이것만 보야도 시리우스가 인류와 얼마나 깊은 관계인가를 알 수 있다. 시리우스를 찾는 방법시리우스는 또한 태양에 가장 가까운 별 중의 하나다. 육안으로 관측 가능한 별 중 4.3광년의 알파 센타우리 다음으로 가까운 8.6광년 거리에 있다. ​시리우스 찾기는 정말 식은죽 먹기다. 겨울 밤하늘을 한번 휘둘러보고 가장 밝은 별을 찍으면 그게 바로 시리우스다. 좀더 구체적으로는, 우선 겨울 밤하늘에서 1등성을 두 개나 갖고 있는 별자리의 왕자 오리온자리를 찾는다. 장구 같기도 하고 방패연 같기도 한 오리온자리의 오른쪽 어깨에 보이는 붉은 별이 바로 초신성 폭발을 앞두고 있는 적색거성 베텔게우스이고, 오리온의 허리띠 부분에 보이는 등간격의 세 별이 오리온 삼성이다. 이 세 별들을 연결한 선을 밑으로 주욱 내려보면 오리온의 뒤를 따르는 유독 밝은 별, 큰개자리의 시리우스가 눈부시게 빛나고 있다.시리우스는 쌍성이었다 지름이 태양의 약 1.7배인 시리우스의 가장 놀라운 사실은 홑별이 아니라 쌍성이라는 것이다. 별은 생각보다 사교적이다. 하늘에 떠 있는 별의 1/2 가량이 쌍성인 것으로 보아 그렇다는 말이다. 시리우스가 동반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한 세기 남짓밖에 안된다. 그 발견에까지 이르는 과정이 사뭇 드라마틱하다. 별은 항성이란 이름 그대로 천구의 어느 한곳에 붙박혀 있는 것 같지만, 지구의 자전이나 공전과는 무관하게 제각각 상당한 속도로 한 방향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별들이 수백 년, 수천 년 동안 움직여도 워낙 멀리 있기 때문에 눈에 띄지 않을 뿐이다. 이러한 별의 운동을 고유운동이라 한다. 천문학자들은 별의 고유운동은 당연히 직선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시리우스를 관측한 결과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별이 구불구불 뱀처럼 사행(蛇行)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1834년 이 같은 사실을 발견한 독일 천문학자 프리드리히 베셀은 시리우스 주위에 보이지 않는 동반성의 존재를 예언했다. 즉 ‘보이지 않는 별’은 빛이 아닌 시리우스의 고유운동을 통해 간접적으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그러나 베셀의 예언은 한 세대가 지나도록 실현되지 않다가 마침내 1862년, 미국의 망원경 제작자 앨번 클라크와 아들 그레이엄 클라크는 47㎝ 굴절망원경을 테스트하기 위해 시리우스를 관측하던 중 이루어졌다. 망원경을 들여다보던 아들 클라크가 말했다. “아버지, 시리우스에 짝별이 있네요.” 시리우스의 고유운동을 통한 가정으로만 존재했던 시리우스의 어두운 짝별을 실제로 발견한 순간이었다. 이로써 클라크 부자는 뜻하지 않게 시리우스 동반성을 발견하는 행운을 움켜쥐고 천문학사에 기록되었다. 이 소식은 곧 전파를 타고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 천문학계는 흥분으로 휩싸였다. ​ 최초의 발견된 백색왜성 시리우스 짝별 천문학자들은 밝은 별 시리우스를 ‘시리우스A’, 어두운 그 짝별을 ‘시리우스B’라고 불렀다. ’강아지별‘이란 별명을 얻은 동반성 시리우스 B는 그 궤도의 해석 결과, 질량이 태양과 거의 같고 주성의 약 3분의 1임이 밝혀졌다. 한편, 광도는 주성보다 약 10등이 어두운데, 이것은 동반성의 겉넓이가 주성의 1만분의 1, 부피로 하면 100만분의 1, 즉 지구 정도의 크기가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따라서 동반성은 주성의 약 30만 배의 평균밀도를 가진다. 이것은 시리우스의 동반성이 물의 13만 배, 철의 1만 6000배라는 고밀도 물질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이 별의 물질로 각설탕 크기를 만든다면 자동차만큼 무겁다는 뜻이다. 이런 종류의 항성을 백색왜성(白色矮星)이라고 한다. 중간 이하의 질량을 지닌 별은 수소 핵융합 반응을 하다가, 핵융합을 거의 마쳐갈 때쯤 적색거성으로 변하며, 별의 껍데기층을 이루는 물질은 행성상 성운으로 방출되고, 결국 10만도 이상의 뜨거운 중심핵만 남게 되는 별이다.시리우스의 동반성 강아지별은 바로 뜨거운 핵이 지구 크기로 압축된 백색왜성으로, 최초로 발견된 백색왜성으로 기록되었다. 백색왜성은 엄청난 밀도로 그 표면 중력이 놀랄 만큼 큰데, 시리우스B의 표면중력은 지구의 5만 배나 된다. 만약 사람이 이 별에 착륙한다면 그 즉시로 종잇장처럼 납짝해지고 말 것이다. 이 강아지별이 먼 미래의 우리 태양 모습이라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50~60억 년 후 우리 태양이 수명을 다하면 외피층을 저 멀리 해왕성 궤도에까지 행성상 성운으로 뿌려버린 후 지금의 시리우스B처럼 뜨거운 백색왜성이 될 것이다. 태양계 외곽을 두르는 거대한 성운의 고리 속에는 틀림없이 한때 지구 행성에서 문명을 이루며 살았던 인류가 남긴 잔재들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을 증명한 '강아지별'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에 의하면, 강한 중력장에서 나오는 발광체의 빛의 파장은 긴 쪽으로 이른바 적색이동을 한다. 1924년 영국 천문학자 에딩턴은 시리우스의 동반성에 대해 이러한 적색이동이 검증될 수 있음을 애덤스에게 알리고, 애덤스가 다음해에 스펙트럼선을 면밀히 관측하여 이것을 실제로 확인함으로써 시리우스의 동반성은 일반 상대성 이론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게 되었다. 시리우스의 강아지별을 발견하기부터 거성으로 커졌던 별의 핵이 지구 크기로 압축된다는 것을 설명할 백색왜성 이론이 탄생하기까지, 시리우스는 오랜 시간 동안 천문학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천문학은 분광학, 천체물리학, 별의 진화 등의 분야에서 큰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 이 고마운 별은 지금도 우리에게 계속해서 가까워지고 있다. 천문학에 있어 위대한 발견과 커다란 진보를 가져다 준 시리우스는 프로키온, 베텔게우스와 함께 함께 겨울의 대삼각형을 이루는 꼭짓점 중 하나로 겨울 밤하늘에서 찬연히 빛날 것이다. 여담이지만, 1977년에 발사된 보이저 2호는 29만 6000년 뒤 시리우스에서 4.3광년 떨어진 곳을 지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 전에 보이저 2호는 약 4만 2천년 후 안드로메다자리의 태양계 최근접성인 로스 248(Ross 248) 별을 경유한다. 현재 보이저 2호는 공작자리 방향으로 항해 중이다. 
  • “약과·오란다 좋아하세요?”…‘할매니얼’ 열풍에 전통과자 위상 ‘쑥’

    “약과·오란다 좋아하세요?”…‘할매니얼’ 열풍에 전통과자 위상 ‘쑥’

    ‘약켓팅’을 아시나요? 지난해 지역 유명 한과전문점을 중심으로 불기 시작한 약과의 인기가 유통·식품업체들로 번지고 있다. 할머니 취향을 선호하는 MZ 세대인 ‘할매니얼(할매+밀레니얼)’이 핵심 소비층으로 두각을 드러내며 전통과자, 그중에서도 특히 약과가 조명을 받았다. 약과 열풍은 지난해 장인한과·종로복떡방·버들골약과 등 지역 유명 한과전문점에서 시작됐다. 일부 할매니얼 소비자들이 콘서트 티켓을 예매하듯이 약과를 구매하기 위해 온라인 쇼핑몰에서 ‘광클’을 해야 한다는 데에서 ‘약켓팅(약과+티켓팅)’이라는 단어까지 생겨났다. 약과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절로 높아지면서 다른 유통·식품업계로까지 그 수요가 전이됐다. 이커머스 G마켓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25일까지 약과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무려 200% 껑충 뛰었다. 같은 기간 BGF리테일(282330)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147%, GS리테일(007070)이 운영하는 GS25 역시 181%의 약과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이마트24도 자체브랜드(PB) ‘아임e 이천쌀로 만든 미니약과’가 활약하며 1월 약과 매출이 45% 증가했다. 식품업체들은 서둘러 약과 신제품을 선보이며 약켓팅 현상을 집중 공략하고 나섰다. 비알코리아가 운영하는 던킨은 지난 13일부터 24일까지 한정해 ‘허니 글레이즈드 약과’를 선보인 결과 무려 20만개 판매고를 올렸다. 이에 던킨은 해당 제품을 상시 판매키로 결정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약과 열풍을 공략하고 나섰다. ‘줄 서 사먹는 도넛’로 젊은 세대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는 노티드 역시 약과에 주목했다. 노티드는 유명 궁중병과 브랜드 ‘만나당’과 협업해 지난 16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일일 한정 수량으로 ‘약과 스콘’을 선보이고 있다. 출시 직후 소비자들의 호응이 이어지자 청담점은 일일 한정 수량을 2배로 확대하기도 했다.유기농 브랜드 초록마을도 전통과자 판매량 52% 상승 약과로 시작된 할매니얼 열풍은 유기농 식품 시장까지 확대됐다. 14일 친환경 유기농 전문 브랜드 초록마을은 이달 1일부터 열흘간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자사 약과·오란다·쌀강정 등 전통과자 판매량이 직전 동기간(1월 22일~1월 31일) 대비 52%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할매입맛 대표 간식으로 떠오른 약과가 큰 인기를 얻으며 전체 판매량이 65% 이상 증가했다. 초록마을 ‘우리밀 약과’는 국내산 밀과 찹쌀가루로 반죽해 유기농 대두유로 튀겨낸 전통 간식 대표 상품이다. 이를 한입에 쏙 즐길 수 있는 사이즈로 만든 우리밀 미니약과는 판매량이 80% 이상 늘었다. 약과 열풍이 날로 거세지며 높은 열량과 당 함량 등 주의점도 함께 부각되자 소용량·저열량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쌀 소비 촉진 흐름과도 맞물리며 국내산 쌀로 만든 곡물과자까지 각광을 받고 있다. 쌀소라 과자는 2배 이상 판매량이 늘었다. 인절미 과자 역시 약 150% 증가했다. 동시에 국내산 유기농 엿기름과 쌀 등으로 만든 식혜와 국내산 생강과 곶감·유기농 설탕으로 만든 수정과 판매량은 17% 증가했다. 초록마을 관계자는 “초록마을 제과류는 전통과자와 곡물과자 등 건강한 원재료로 만들어 모든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할매니얼 트렌드와 부합했다”며 “향후에도 건강한 먹거리 문화 형성에 기여할 수 있는 제품을 지속해서 선보여 나가겠다”고 전했다. 홈플러스, 할매니얼+소식좌 공략 나서 이날 홈플러스도 1월 한 달간 약과 온라인 매출 신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옛날 과자·식혜 매출도 각각 87%·47% 신장했다. 대표적으로 지난 1월 선보인 ‘아리울떡공방 굳지 않는 떡’이 있다. 최근 전통 간식이 인기인 할매니얼 트렌드를 겨냥한 것은 물론 소식(小食)좌 열풍을 반영해 전통 간식 떡을 소용량으로 담아냈다. 굳지 않는 특허기술이 적용돼 쫀득한 식감까지 살렸다. 실제로 출시 3주 만에 2억이 넘는 매출을 올리며 지난 1년간 ‘핫새(핫하거나 새롭거나)’ 기획전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동시에 냉동 떡 상품군 매출은 1165% 성장하기도 했다. 권은미 홈플러스 낙농&냉동팀 바이어는 “통상 냉동 떡은 비주류 카테고리로 취급되지만 할매니얼과 소식하는 현대인을 겨냥해 소용량 개별 포장으로 고객 접근성을 높인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 세계 설탕 가격 6년 만에 최고치

    세계 설탕 가격 6년 만에 최고치

    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설탕이 진열돼 있다. 최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세계 설탕 가격이 최근 6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아 식품 가격 상승 요인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뉴시스
  • 아랍의 봄에서 ‘유령 선거’ 국가로… 튀니지 총선 투표율 또 11%

    아랍의 봄에서 ‘유령 선거’ 국가로… 튀니지 총선 투표율 또 11%

    2010년 ‘아랍의 봄’ 발원지로 민주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아프리카 튀니지의 총선 투표율이 두 차례 연속 11%에 그쳐 ‘유령 선거’로 전락했다. 심각한 경제난과 카이스 사이에드 대통령의 독재 야욕이 겹치면서 유권자들이 정치를 외면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튀니지 선거관리위원회는 29일(현지시간) 진행된 총선 결선 투표의 잠정 투표율을 11.3%로 집계했다. 총유권자 780만명 가운데 88만 7000여명만 투표에 나섰다. 이날 투표는 튀니지 의회 161석 가운데 지난해 12월 17일 치러진 1차 총선에서 결정하지 못한 130석의 주인을 뽑기 위해 진행됐다. 1차 총선의 투표율은 11.2%(잠정 투표율은 8.8%)로 너무 낮아 선관위가 이를 ‘전면 보이콧’으로 규정할 정도였다. 이번 재투표도 시민들의 정치 참여율을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었다. 튀니지 주요 야당인 국가구원전선(NSF) 아흐메드 네집 체비 대표는 “유권자의 약 90%가 이 ‘연극’을 무시하고 과정에 관여하길 거부하는 것”이라며 반정부 연대 구축과 사이에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튀니지 국민 대다수는 극심한 경제난으로 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있다. 수도 튀니스의 한 거리에서 장을 보던 여성 하스나는 “우리는 선거를 원하지 않는다. 원하는 건 우유와 설탕, 식용유다”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실제로 튀니지의 지난해 12월 인플레이션은 10.1%로 투표율과 비슷한 지경이다. 국가 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80%이고, 정부가 국민에게 지급하는 보조금마저 체불되면서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사이에드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대통령에게 권력을 집중한 개헌에 성공해 독재 기반을 닦았다. 그는 행정부는 물론 입법부와 사법부까지 통제할 수 있는 막강 권한을 갖게 됐다.
  • 투표율 11% ‘유령 선거’ 치른 튀니지…독재 조짐에 선거 외면하는 유권자들

    투표율 11% ‘유령 선거’ 치른 튀니지…독재 조짐에 선거 외면하는 유권자들

    2010년 ‘아랍의 봄’ 발원지로 민주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아프리카 튀니지의 총선 투표율이 2차례 연속 11%에 그쳐 ‘유령 선거’로 전락했다. 심각한 경제난과 카이스 사이에드(64) 대통령의 독재 야욕이 겹치면서 유권자들이 정치를 외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튀니지 선거관리위원회는 29일(현지시간) 진행된 총선 결선투표의 잠정 투표율을 11.3%로 집계했다. 전체 유권자 780만명 가운데 88만7000여명 만 투표에 나섰다. 이날 투표는 지난달 17일 치러진 1차 총선의 공식 투표율이 11.2%(잠정 투표율은 8.8%)로 너무 낮아 선관위가 이를 ‘전면 보이콧’으로 보고 재투표를 실시한 것이지만, 시민들의 정치 참여율을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었다. 튀니지 주요 야당인 국가구원전선(NSF) 아흐메드 네집 체비 대표는 “유권자의 약 90%가 이 ‘연극’을 무시하고 그 과정에 관여하길 거부하는 것”이라며 반정부 연대 구축과 사이에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튀니지 국민 대다수는 극심한 경제난으로 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있다. 튀니지 수도 튀니스의 한 거리에서 장을 보던 여성 하스나는 “우리는 선거를 원하지 않는다. 우리가 원하는 건 우유와 설탕, 식용유다”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실제로 튀니지의 지난달 인플레이션은 10.1%로 투표율과 비슷한 지경이다. 국가 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약 80%에 달하며, 정부가 국민에게 지급하는 보조금마저 체불되면서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28일 튀니지의 신용 등급을 Caa2로 끝에서 4번째로 낮은 수준으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사이에드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대통령에게 권력을 집중한 개헌에 성공하는 등 독재 우려를 받고 있다. 사이에드 대통령은 행정부는 물론 입법부와 사법부까지 통제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됐다.
  • “8시간 고문”…상금 56억원 ‘英오징어게임’ 무슨일이

    “8시간 고문”…상금 56억원 ‘英오징어게임’ 무슨일이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한국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모티브로 영국에서 총 상금 56억원을 놓고 리얼리티 쇼가 제작되고 있다. 그런데 영국 촬영장에서 참가자 세 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26일(한국시간)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리얼리티 쇼 ‘오징어게임: 더 챌린지’ 촬영장에서 부상자가 3명 발생했다. 외신은 “기온이 급강하한 가운데 참가자들이 필사적으로 의료진의 도움을 요청했고, 들것에 실려나왔다”고 보도했다. 이날 세트장 온도는 영하 3도로 알려졌다. 전날 한 매체는 익명의 출연진의 말을 인용해, 첫 번째 게임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진행하면서 참가자들은 영하의 추위에 떨어야 했다고 보도했다. 한 참가자는 “혹한으로 동상에 걸리는 줄 알았다”며 “많은 상금 때문에 참가자들은 가능하면 움직이지 않고 오래 서 있으려 했다. 하지만 너무 오랜 시간 추위 속에 서 있어야만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우리는 8시간동안 고문을 당했다”며 “쇼는 비인간 적이었다. 동물도 그렇게 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참가자들은 게임 현장이 마치 “전쟁터 같았다”고 입을 모았다. 넷플릭스 측 “의료진 항상 대기…적절한 안전 조치 취했다” 해당 보도에 넷플릭스 측은 “사실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넷플릭스 대변인은 “의료진이 항상 촬영장에 대기하고 있었다”며 “적절한 안전 조치를 모두 취한 상태”라고 전했다. ‘오징어게임: 더 챌린지’ 프로그램은 드라마처럼 456명의 참가자가 456만 달러(약 56억3000만원)의 상금을 놓고 경쟁한다. 당시 넷플릭스는 넷플릭스는 참가 신청 페이지를 안내하면서 “리얼리티 TV 역사상 최대 규모의 출연진과 상금이 걸려있다”며 “대규모 경쟁과 사회적 실험에서 허구의 세계를 현실로 바꾼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모든 선수들은 다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오징어게임: 더 챌린지’ 프로그램은 현재 영국 잉글랜드 베드포드셔에 있는 카딩턴 스튜디오에서 촬영되고 있으며, 방영 일자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달고나 게임 따라하다가…끔찍한 화상입기도 그런가하면 호주 청소년 에이든 히기(14)는 오징어게임 속 달고나 게임에 도전했다가 끔찍한 3도 화상을 입었다. 온라인상에 퍼진 조리법에 따라 물과 설탕, 중탄산나트륨(베이킹소다)를 섞어 전자레인지에 돌렸는데 전자레인지용이 아닌 컵을 쓴 게 화근이었다. 설탕물은 높은 온도까지 끓어올랐고, 전자레인지에서 컵을 꺼내자마자 폭발했다. 현지 의료진은 “설탕은 150도 이상으로 가열해야 녹는데, 달고나는 더 뜨겁고 끈적거리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다. 부모들은 경계를 늦추지 말라”고 경고했다. 영국화상협회(BBA)는 “오징어게임 달고나 유행에 따라 어린이 화상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면서 대부분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부상이 심각한 상태라고 주의를 당부했다.한편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에 공개된 지 4주 만에 1억1100만명이 시청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에 올라온 시리즈 가운데 역대 최고의 인기를 누렸고, 지난해 6월에 시즌 2 제작이 확정됐다.
  • 워털루 전투 200년 뒤, 다락방에 40여년 방치됐던 유골 세상으로

    워털루 전투 200년 뒤, 다락방에 40여년 방치됐던 유골 세상으로

    워털루 전투는 1815년 6월 18일 오늘날의 벨기에 남동쪽 워털루 근처에서 벌어졌다. 나폴레옹이 복귀한 백일천하 때 브뤼셀에서 남쪽으로 15㎞ 밖에 떨어지지 않은 이곳에서 프랑스 군과 영국-프로이센 연합 세력이 치열하게 맞붙었다. 나폴레옹 군대는 7만 2000명이었고, 웰링턴 공작이 이끄는 영국 군은 6만 8000명, 네덜란드, 벨기에, 독일의 프로이센 군대는 4만 5000명이었다. 나폴레옹의 병사 2만 5000명이 죽거나 다쳤고, 9000명이 포로 신세가 됐다. 웰링턴 부대는 1만 5000명, 프로이센 동맹군은 8000명이 죽거나 다쳐 양측 합쳐 1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나흘 뒤 나폴레옹은 두 번째로 왕위에서 쫓겨났고, 23년에 걸친 프랑스와 유럽 국가들의 지긋지긋한 전쟁이 마침표를 찍었다. 새삼스럽게 200년도 전에 벌어진 워털루 얘기를 끄집어낸 것은 벨기에의 한 가정집 다락방에 40여년 방치됐던 유골 두 점이 이 전투에서 전사한 병사들의 것으로 추정된다는 미국 CNN 방송의 25일(현지시간) 보도 때문이다. 당시 희생된 1만여명의 병사 대부분이 약탈에 취약했던 공동묘지에 묻히는 바람에 지금까지 유골로 전해지는 것은 단 둘 뿐이었다. 역사학자들은 최근에야 연구를 통해 현지 농민들이 유골 대부분을 파내 설탕 정제업체에 팔아 넘겼다는 끔찍한 사실을 밝혀냈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벨기에 국가기록원의 버나드 윌킨 선임연구원은 한 강연을 마친 뒤 믿기 어려운 말을 듣게 됐다. 한 남자가 워털루 전장 근처 왈롱 플랑세누아의 자택 다락방에 프로이센 병사의 유골을 방치해 두고 있다는 것이었다. 나폴레옹 시대의 유물을 수집해 오던 이 남자는 1980년대 한 친구에게 건설 현장에서 발견된 유골들을 선물 받은 일이 있었다. 작은 전시를 주관해 오던 그였지만 유골 전시는 비윤리적이라고 생각해 유골들을 다락방에다 놔뒀는데 40년이 훌쩍 흘렀다는 것이었다. 보관하던 유골 중 하나는 지인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윌킨은 유골들을 직접 확인한 뒤 “놀라움과 감동을 동시에 느꼈다”며 “일부 유골은 칼이나 총검으로 깊이 손상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분석 결과 다락방에 있던 유골은 최소 네 명의 병사 것으로 추정됐으며, 함께 발견된 가죽과 단추, 최초 발굴지 위치를 따졌을 때 프로이센 병사일 것으로 추정됐다. 척추 뼈를 비롯해 유골 곳곳에 남겨진 상처는 칼을 사용하는 근거리 전투로 사망했을 가능성을 보여줬다. 월킨의 작업을 돕는 독일 군사학자 롭 셰퍼는 “심각한 얼굴 외상을 입은 이 두개골은 그 시대가 얼마나 폭력적이었는지 실증한다”고 말했다. 유골은 브뤼셀로 옮겨져 왈롱 유산기관 소속 고고학자 도미니크 보스케 등이 감식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구진은 추출된 유전자(DNA)를 통해 신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DNA가 남아있을 확률은 20~30%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다. 셰퍼는 “가능성은 작지만 성공한다면 다음 목표는 DNA를 데이터 베이스로 만들어 관련 있는 사람들(후손들)이 나설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골 연구가 끝나면 적절한 장례 절차를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다락방 주인의 또 다른 친구는 영국군 병사의 유골 네 구를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윌킨에 따르면 이 친구는 워털루 전투가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격전이 펼쳐진 벨기에 진영의 일명 ‘사자(死者)의 언덕’ 근처에서 금속탐지기를 통해 유골들을 발견했다.
  • “콩·보리 심어 초콜릿으로 4억 매출” 대기업 안 부러운 청년농들 [강주리 기자의 K파일]

    “콩·보리 심어 초콜릿으로 4억 매출” 대기업 안 부러운 청년농들 [강주리 기자의 K파일]

    지난해 말 20대 이하 청년실업자는 100명 중 5명꼴(5.2%)로 21만 5000명에 이른다. 30대까지 확장하면 34만명까지 치솟는다. 직장이 있어도 고물가·고금리에 월급 지갑은 금세 얇아진다. 이런 와중에 농촌에서 당당하게 대기업 직원 부럽지 않은 수익을 올리며 새 미래를 꾸려가는 청년 창업농들이 있다. “백수 그만하고 저도 농촌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요?” 간절함은 통한다. 이제는 어엿한 ‘사장님’ 반열에 오른 잘 나가는 청년농들을 만나 생생하게 들은 성공 꿀팁을 전한다. 남아도는 쌀 대신 콩·보리 이모작 대박‘비건’ 초콜릿 인기…경영 마인드 무장을 “결혼하고 아이들도 있는데 연봉 6000만원으로는 못 먹고 살겠더라고요.” 36살에 농사에 뛰어든 이젠 5년차 청년창업농 한선웅(41) 초코빈 대표는 지난 20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귀농을 결심한 솔직한 배경을 들려주며 밝게 웃었다. 그는 2018년 아무런 연고도 없는 전북 고창에 7명의 가족을 데리고 내려와 농사를 시작했다. 한 대표는 콩·보리 등을 직접 재배해 농산물도 팔고 건강식 초콜릿으로도 가공해 팔아 글로벌 경기침체로 고물가·고금리가 들이닥쳤던 지난해 연 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보다 무려 48.1% 매출이 늘었다. 한 대표는 농업 입문 3년 만인 2021년에 코로나19가 극성인 와중에도 2억 7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농촌진흥청 우수 청년농업인으로 뽑히기도 했다. 그해 순소득은 2020년 대비 110%가 늘었다. 한 대표는 “지난해에 초콜릿 매출이 좀 줄었는데 올해는 콩 재배지를 더 늘린 만큼 5억 5000만원을 목표로 잡고 있다”고 귀띔했다.대학에서 조경학과를 전공한 뒤 운수업에서 근무했던 한 대표는 일이 몸에 맞지를 않았다고 했다. 결혼해서 아이도 있는 30대 중반에 정부의 귀농귀촌 프로그램을 만났고 “돈을 더 벌어야 한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농진청의 청년창업농 지원사업에 뛰어들었다. 한 대표는 정착지원금(당시 매월 1년차 100만원, 2년차 90만원, 3년차 80만원 지급)을 받고 농어촌공사에서 논에 ‘쌀 대신 다른 작물을 심는 조건’으로 땅을 저리로 임대 받아 귀농창업자금으로 1200평(3967㎡)에 고구마를 처음 심었다. 그러나 적은 규모로 수익을 내기 힘들었던 한 대표는 2019년부터 콩으로 작물을 바꿨고 재배를 할수록 수익이 늘어나는 콩의 매력에 흠뻑 빠져 경작지를 현재 6만 8000평(22만 4800㎡)까지 늘렸다. 한 대표는 “콩은 경작하는대로 그만큼 수익이 나는 작물”이라고 추켜세웠다. 그러던 중 아이가 유치원에서 설탕이 많이 들어있는 젤리, 초콜릿 등을 받아오자 “이왕이면 아이에게 건강한 초콜릿을 내가 직접 만들어줘야겠다”는 생각까지 미쳐 콩을 수확한 뒤 노는 논에 새싹보리(4만평·13만 2200㎡)를 심어 분말화해 초콜릿으로 가공했다. 또 서리태를 재배해 초콜릿으로 만들었다.지역농산물을 활용한 건강한 먹거리인 초콜릿 가공품은 우유조차 꺼리는 채식주의자들 사이에서 비건 식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현재 초콜릿은 새싹보리·서리태·복분자 등 세가지 품목에 9개 맛으로 차별화했다. 한 대표는 판로를 늘리기 위해 온라인 홈페이지를 만들고 ‘고창의 봄’ 등 초콜릿마다 특색을 잡는 등 제품 브랜드화 작업을 벌였다. 한 대표는 “큰 돈이 드는 공장 설립 대신 초콜릿 원물과 디자인, 포장 상자까지 다 정해주면 그대로 만들어주는 주문자상표제품생산(OEM)으로 생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렇게 생산된 제품은 자사 온라인몰은 물론 지역 농협하나로마트, 스마트스토어, 지역카페, 위탁센터, 고창 특산물매장 등 다양한 곳에서 판매되고 있다고 했다. 직원은 한 대표를 포함해 3명이다. “농업, 일한만큼 수익 벌어다 줘”“정보 널렸어도 행동 안하면 소용없어” 지금 지역의 청년농들에게 컨설팅까지 해주고 있는 한 대표는 “농사는 수확할 때까지는 수입이 없고 날씨 때문에 망할 수 있어 불확실성이 높고 리스크가 많은 부분이 있다”면서 “다만 농업은 내가 일하는 만큼 수익을 벌어다주고 1년에 도시에서 300일 일한다면 여기서는 반년 정도 일하면 그만큼 수익이 나기 때문에 남는 시간에 더 농사를 지으면 수익이 더 늘어나 살 만하다”고 말했다. 콩, 보리와 같은 1차 생산물에는 세금이 없는 점도 장점이다. 한 대표는 “농촌에 돈을 벌고 싶어서 왔고, 충분히 돈을 벌 수 있고, 미래가 더 기대된다. 정보가 널려 있어도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면서 “난 5년 안에 해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간절하게 움직였다. 다양한 정부의 농업인정책자금을 알아보는 등 많은 파이프라인을 만들어 자금난에도 대비했다”고 설명했다. 단기간 내 창업농으로서 큰 수익을 올리게 된 것이 결코 거저 얻어진 게 아니라는 의미다. 한 대표는 지역 청년농모임인 ‘고창청년벤처스’에서 활동하면서 지역 사회 발전을 위해 이웃돕기 성금을 기탁하고 지역업체들과 협력하며 농업 발전을 이끌어가고 있다. 한 대표는 “논에서 벼나 베는 월급쟁이 창업농이 아닌 진짜 절실한 마음으로 목표를 세우고 철저히 준비해 경영을 한다는 사업가 마인드로 오면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청년창업농에 관심이 있다면 각 지역의 농업기술센터와 농진청의 ‘똑똑! 청년농부’ 누리집(www.rda.go.kr/young), 농업기술실용화재단 등에 가서 정보를 충분히 얻고 준비할 수 있다고 전했다.반려동물 확대 트렌드 적중노령견 맞춤형 사료로 연 2억 매출 국산 농산물로 반려견 사료 제품을 만드는 농업회사법인 메이에르의 대표 전미화(35)씨 역시 2년 연속 연매출 2억원대를 기록하고 있는 성공한 청년농이다. 청년농이 된 지 3년 만에 이룬 쾌거다. 그는 지역 경기도 화성쌀을 이용해 소화 흡수율이 높은 고품질 사료를 개발해 당차게 특허 출원까지 했다. 지난해 중국, 일본 수출에 이어 대만에서 열린 박람회에 참석하는 등 수요가 늘면서 판로를 더욱 넓히고 있다. 서울 소재 대학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한 전 대표는 1년 간의 준비 끝에 30살이 되던 2018년 7월 법인을 열었다. 당초 작가가 꿈이었지만 현실은 성공하기까지 수입이 거의 없는 등 녹록지 않은 환경이었다. 농사를 짓기 전 무역 관련 웹디자이너로 일했다. 전 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알게 된 화성농업기술센터를 찾아가 ‘무작정 하고 싶다’며 가르쳐달라고 했다”면서 “교육을 들으면서 청년농육성사업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 대표가 반려견 사료 제품을 창업 아이템으로 잡은 건 창업을 시작할 무렵 기르던 반려견이 아팠던 게 계기가 됐다. 요리에 관심이 많았던 전 대표는 “반려견이 아팠는데 일반사료는 수입 등 구매가 힘들고 구매한 사료를 보니 제가 더 좋게 강아지를 위해 직접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전 대표는 특히 노령견에 초점을 맞췄다.“지역사회와 네트워킹으로인프라 구축 중요해요” 전 대표는 “나이가 많고 아픈 개들이 먹을 수 있도록 잘 바스라지고 먹기 편하고 무항생제, 보존제가 들어가 있지 않는 기능성 사료를 맞춤형으로 개발하기로 했다”면서 “쌀과 단호박, 캐모마일 허브 등을 직접 재배했고 동물용 사료라 고기가 필요해 지역 장애인산업체에서 개발한 고기를 추가해 사료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오리, 치킨에 이어 말고기까지 소비자 수요에 부응해 사료를 개발하기도 했다. 농약을 쓰지 않고 품질을 높여 재배한 기능성 제품인 점을 강조해 고가 전략을 썼지만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늘고 아픈 반려견을 위해 좋은 제품을 먹이고 싶어하는 견주들이 늘면서 가격은 경쟁력을 찾아갔다. 창업 2년차인 2020년 수익은 8000만~9000만원선이었다. 남아도는 지역의 쌀과 지역 청년농업인의 농산물을 활용해 고부가가치 상품인 기능성 신제품 고품질 사료를 개발한 전 대표는 2021년 8월 소화 관리 쪽 특허를 출원하며 제품 신뢰를 쌓아갔다. 그 결과 신규 판매량이 20~30% 증가하는 수확을 거뒀다.자신의 전공을 살펴 패지키 디자인과 스티커를 개발하고 실용신안을 등록했다. 온라인 마케팅을 위한 펀딩페이지를 제작하고 쿠팡,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신제품 온오프라인 홍보 전략을 병행하면서 매출은 전년 대비 170%까지 껑충 뛰었다. 전 대표는 “올해는 반려견뿐 아니라 반려인도 같이 즐길 수 있는 제품을 내놓을 것”라면서 “오리 사료에 들어가는 캐나다산 귀리 대신 국산 귀리를 재배해 넣는 등 전 제품을 모두 99% 국산화하고 말랑말랑한 질감의 사료제작 요청도 있어 개발하는게 목표”라고 전했다. 전 대표는 “처음에는 사업계획서를 쓸 줄도 모르고 농업시설이나 행정처리에 대한 정보 부족에 자금 확보나 제품개발 표준화를 하기까지 많이 힘들었다”면서 “농업기술센터 등 지역사회와의 네트워킹을 통해 인프라를 구축해놓으면 생산량을 같이 키워나가는 등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오미자로 착실히 연매출 1억 이상“방향성 잡고 긴 호흡으로 준비” 강원도 양구군에서 오미자 재배와 가공식품으로 연간 1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최혁진(40) 청년농부 대표는 이마트와 현대·갤러리아 백화점의 2차 납품업체로 서비스업을 하다가 청년농에 뛰어들었다. 대학에서 인터넷을 전공한 최 대표는 32살이던 2015년 경영체를 본격 등록하기 전까지 2008년부터 직장에 다니면서 다시 농업 공부를 위해 강원대 미래농업융학학부에 진학, 석사 과정까지 밟으며 지경 작업 속에 착실히 사업을 준비했다. 최 대표는 기후 변화와 대기오염으로 기관지 질병이 잦아지는데 주목하면서 흔하지 않은 고가의 작물이면서 중국산 수입이 많은 오미자에 주목했다. 2억원 정도의 초기 투자는 이후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농신보)에서 저리로 투자 비용을 지원받아 창업을 시작했다. 영농규모는 노지 6000평(1만 9891㎡)를 포함해 시설(8783㎡)까지 7000평 정도다.처음 오미자를 심고 수확하기까지인 2020년까지는 5000만원의 수익이 났지만 이듬해 1억원, 지난해 1억 3000만원으로 수익이 급증했다. 최 대표는 자신의 얼굴을 내건 ‘양구친구’란 캐릭터를 브랜드화해 상표 출원을 마쳤고 오미자청 패키지 디자인도 직접 개발해 디자인 특허를 냈다. 최 대표는 “백화점 납품할 때 보니 제품이 비싸도 신뢰가 생기니 소비자들이 물건을 사더라”라면서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소비자들이 청년농들이 땀 흘리며 도전하는 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시작해 수익으로까지 이어지니 보람이 많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창업농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국민성이 빠른 걸 좋아하지만 방향성을 잡고 자신과 맞는지 찾아가는 경험이 필요하다”면서 “수입 시장 개방에 따라 여건이 안 좋아질 때도 대비해야 한다. 정부의 지원 혜택을 잘 챙기면서 5년 정도 장기적인 안목으로 준비한다면 잘 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정부, 2027년까지 청년농 3만명 육성월 110만원 지원…선임대 후매도제 도입 2020년 기준 우리나라 농업 경영주의 평균 연령은 66.1세다. 65세 이상 농업 경영주가 전체 농가의 56%를 차지한다. 40세 미만의 경영주는 1만 2000가구로 1.2%에 불과하다. 지난해 10월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업 인구가 줄고 고령화되는 농업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2027년까지 청년농 3만명을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우선 청년농이 창업과 정착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영농정착지원금 지원 대상을 4000명으로 두 배 늘리고, 지원 금액도 1년차 월 110만원, 2년차 100만원, 3년차 90만원으로 각 10만원씩 인상했다. 청년농의 ‘농지 확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원하는 농지를 30년 동안 임차해 농사를 지은 뒤 매입할 수 있는 ‘선임대 후매도 제도’도 도입한다. 또 올해 임대형 스마트팜과 임대주택을 제공하는 ‘청년농 스타트업단지’도 조성할 계획이다. 농진청도 청년농업인육성팀을 중심으로 청년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똑똑! 청년농부’ 농진청 누리집에서는 귀농과 영농정착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청년농업인이 체감할 수 있는 지원사업도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선도농가 기술이전 모델화사업, 시제품 제작과 가공·체험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청년농업인 경쟁력 제고사업, 청년농업 협업공간 조성사업, 신규농업인 현장실습교육, 청년후계농 영농정착지원사업, 청년농업인 경영진단분석 컨설팅사업, 시군농업기술센터의 청년농업인대학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농진청 청년농업인 학습단체인 ‘한국4-H중앙연합회’에서도 먼저 청년농이 된 이들로부터 정보 공유가 가능하다.
  • 오라라 인터내셔널, 브랜드 론칭과 함께 ‘히알브이티’ 신제품 출시

    오라라 인터내셔널, 브랜드 론칭과 함께 ‘히알브이티’ 신제품 출시

    데일리 뷰티 브랜드 오라라 인터내셔널에서 브랜드 런칭과 동시에 ‘오라라 히알 브이티’를 출시했다고 19일 밝혔다. ‘건강한 나를 찾는 습관’이라는 브랜드 첫번째 슬로건에 맞게 이번에 출시된 히알 브이티는 히알루론산, 병풀추출물, 석류농축액, 콜드브루히비스커스, 오미자 농축액 등이 포함된 건강기능식품이다. 제품에 포함된 병풀추출물 성분은 체내 신진대사 및 순환 촉진에 효과적이며 부종 및 부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히알루론산은 피부의 수분, 탄력 유지에 효과적이다. 인공색소, 합성향료, 방부제, 설탕이 함유되지 않은 티로 스틱포 형태라 휴대가 용이하며, 생리 전 후 불편함이 있는 여성들에게도 효과가 좋은 성분으로만 구성됐다. 오라라 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이번에 출시한 히알브이티는 천연 원료로만 채운 고농축 건강티”라며 “카페인이 함유되어 있지 않아 커피를 못 드시는 분들도 어디서나 편하게 드실 수 있는 음료가 될 것이다. 추후 순차 출시될 자사의 다양한 제품들도 많은 관심 부탁 드린다”고 전했다.
  • 英 존슨 전 총리 ‘日 후쿠시마 주스’ 마시며 ‘엄지척’…네티즌 조롱

    英 존슨 전 총리 ‘日 후쿠시마 주스’ 마시며 ‘엄지척’…네티즌 조롱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가 일본 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 방수로 논란이 있는 후쿠시마현 주스를 음용하는 모습을 소셜미디어에 공개해 ‘돈이면 무엇이든 하는 남자’라는 조롱의 대상이 됐다. 지난 15일 고노 다로 일본 디지털담당장관은 자신이 운영하는 SNS 트위터에 존슨 전 영국 총리가 후쿠시마현 복숭아로 만든 주스를 마시는 영상을 공개하며 감사를 표했다고 중국 매체 관찰자망은 18일 보도했다. 고노 다로 장관은 이 영상을 공유하며 “존슨 전 총리가 후쿠시마현의 특산품인 복숭아로 만든 주스를 마시고 맛있다고 평했다”고 전했다. 이 영상은 최근 고노 다로 장관이 영국을 방문하며 후쿠시마에서 생산된 복숭아 주스를 존슨 전 총리에게 선물한 당시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 속 존슨 전 총리는 카메라 앞에 앉아 “너무 맛있다”면서 분홍색 외관의 주스 캔 하나를 열어 컵에 붓고, 일본 후쿠시마에서 온 복숭아 주스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한 모금 주스를 마신 뒤 엄지손가락을 연신 치켜세우며 “정말 맛있다”고 발언했다.고노 다로 장관은 이때를 놓치지 않고 존슨 전 총리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후 고노 다로 장관은 자신의 개인 SNS에 “후쿠시마현 주민들과 이 지역 특산품에 대한 존슨 전 총리의 지속적인 지원에 감사하다. 그 역시 후쿠시마 복숭아 주스를 마신다”고 적어 영상을 공유했다. 이후 존슨 전 총리 역시 고노 다로 장관이 올린 게시물을 리트윗하며 호응했다. 하지만 해당 영상이 공유되자 네티즌들 사이에는 존슨 전 총리가 ‘돈을 위해 방사능 오염수를 마실 정도로 돈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람이 됐다’는 조롱이 연일 쏟아지는 양상이다. 한 네티즌은 “존슨은 거짓말쟁이거나 최고의 배우가 된 것이 분명하다”면서 “돈을 받고 홍보를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가장 최악의 경우를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방사성 물질이 가득한 식재료가 전 세계인들에게 과연 어떤 방식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라면서 “존슨 전 총리가 어떤 이유로 영국 정치계에서 완전히 배제됐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그는 사기꾼이거나 배우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한편, 앞서 지난해 3월 G7 정상회의가 열렸을 당시 영국 총리직을 맡았던 존슨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회담을 가지면서 후쿠시마산 설탕을 손에 들고 찍은 사진이 언론을 통해 공개된 바 있다. 또, 2017년 당시 영국 외무장관이었던 존슨은 후쿠시마현에서 생산되는 식품의 안전성을 보증하며 고노 다로 당시 일본 외무상이 가져온 주스를 들고 언론사 카메라 앞에 서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단순하지만 다채로운, 달걀의 미학/셰프 겸 칼럼니스트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단순하지만 다채로운, 달걀의 미학/셰프 겸 칼럼니스트

    뜬금없지만 달걀이 없는 세상을 한번 상상해 보자. 우선 달걀이 없으면 태어날 닭도 없을 테니 더이상 치킨을 먹을 수 없는 끔찍한 상황이 벌어진다. 당연히 달걀을 이용한 요리도 자취를 감출 것이다. 그래 봤자 삶은 달걀, 달걀찜, 달걀말이 정도 못 먹게 되겠지란 생각을 했다면 큰 오산이다. 요즘 유행하는 피낭시에를 비롯한 카눌레, 마카롱, 케이크 등 거의 모든 달콤하면서 부드러운 질감의 디저트들이 송두리째 사라진다. 치킨 없는 디스토피아는 참을 수 있어도 단것 없는 세상이라니. 단테가 묘사한 지옥만큼이나 암울하지 않을까.달걀을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주방에 있는 요리사라면 달걀과의 만남을 결코 피할 수 없다. 한식, 중식, 일식, 양식 등 국적을 가리지 않고 등장하기 때문이다. 달걀은 그 자체로 요리의 주연이 되기도 하지만 음식의 형태나 질감을 변형시켜 주는 부재료로도 많이 활용된다. 이 때문에 달걀이 갑자기 사라지게 되면 도저히 만들 수 없는 음식이 상당수다. 인류의 달걀 사랑에 대한 역사는 우리의 기대보다 훨씬 오래됐다. 학자들에 따르면 닭은 기원전 7000년 전부터 동남아시아에서 사육된 것으로 추측되는데 고기보다는 달걀을 얻는 게 주된 목적이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늘 닭을 잡아먹기엔 번거롭기도 하고 개체수도 금방 줄어드니 암탉이 낳는 영양가 높은 달걀을 주기적으로 식량으로 쓰는 편이 훨씬 효율적이었을 것이다. 고대인 입장에서 달걀은 자연 상태에서 얻을 수 있는 일종의 포장된 보존 식품이었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 거의 대부분의 식재료는 빠르게 상하거나 시들어 갔는데 달걀은 사정이 달랐다. 단단한 껍데기와 흰자가 보호막 역할을 해 수주 동안 상온에 보관해도 큰 문제가 없었다. 마치 캔에 담긴 단백질 보충제 같다고 할까. 달걀은 상온에서는 액체의 성질을 갖고 있지만 열을 가하면 서서히 고체가 되는 유별난 식재료다. 이해를 돕기 위해 달걀 단백질 분자 하나를 짧은 실 한 올이라고 해 보자. 평소엔 한 올 한 올이 실타래처럼 달라붙지 않은 채 뭉쳐 있지만 열을 받으면 실타래가 서서히 풀리고 뒤엉켜 더이상 움직일 수도 없게 된다. 이게 달걀이 응고된 상태다. 달걀을 요리한다는 건 이런 단백질의 응고작용을 이용한다는 의미다. 다른 재료에 넣어 함께 굳힌다든가, 열을 천천히 가해 부드럽게 굳히거나 빠르게 가해 단단하게 굳히거나 하는 식이다.껍질째 삶든, 껍질을 깨 수란을 만들든 달걀을 사용하는 요리는 온도가 생명이다. 서양 요리사들이 그들의 스킬을 뽐낼 때 종종 만드는 요리가 바로 오믈렛이다. 오믈렛은 달걀과 버터를 이용해 만드는 단순한 요리지만 다른 달걀 요리들과 마찬가지로 온도 조절을 얼마나 섬세하게 하느냐가 관건이다. 겉은 단단하지만 속은 크림처럼 부드럽게 입안에서 녹아내리는 질감을 표현해야 하는 쉽지 않은 요리다. 중세 때 이미 달걀 안에 각종 재료가 들어가는 복잡한 오믈렛이 등장했는데 이탈리아의 프리타타, 스페인의 토르티야, 독일의 키시 등 지역에 따라 들어가는 재료와 조리법이 다소 다르지만 뿌리는 결국 하나인 요리들이 오늘날까지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달걀이 굳는 성질을 이용해 입안에 황홀한 부드러움을 선사하는 요리기법이 제대로 빛을 발하는 건 디저트의 영역이다. 흔히 커스터드라 불리는 노란빛 크림은 달걀과 우유, 설탕으로 만들 수 있는 경이로운 형태다. 입안에 우아하게 감겨들며 달콤함을 주는 크림 브륄레의 크렘 앙글레즈, 페이스트리 크림 등이 바로 커스터드의 일종이다. 달걀과 우유, 설탕 혼합물에 열을 가하면 달걀 단백질이 우유 단백질과 만나 빽빽한 밀도를 형성하며 굳어 간다. 이때 빠르게 휘저어 주면서 너무 많이 굳기 전까지만 열을 가해 주면 부드러운 크림의 질감이 만들어진다. 커스터드는 달걀 노른자가 주로 쓰이는데 흰자는 노른자보다 쓰임이 더 다양한 편이다. 흰자를 빠르게 휘저으면 거품이 생기는데 일정 시간이 흐르면 거품입자가 빽빽해지면서 거품이 단단해지기 시작한다. 이 흰자 거품에 혼합물을 넣어 익히면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가 식으면서 서서히 꺼지는데 대표적인 프랑스 요리인 수플레가 이러한 방법으로 만든 요리다. 흰자 거품에 설탕이나 뜨거운 시럽을 넣어 달콤하게 한 걸 머랭이라고 부르는데 이렇게 만든 머랭은 그대로 구워 머랭쿠키를 만들거나 마카롱의 재료로 사용한다. 달걀이 없었다면 이 모든 음식과 요리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하니 달걀 하나도 예사롭지 않아 보이는 요즘이다. 달걀값이 예사롭지 않게 오른 것도 한몫하겠지만.
  • 과도한 스트레스도 당뇨병 유발… 좋은 습관 만들면 합병증 예방

    과도한 스트레스도 당뇨병 유발… 좋은 습관 만들면 합병증 예방

    직장인 A씨(44)는 3년 전부터 극심한 스트레스로 우울증을 앓다가 최근 당뇨병 진단까지 받았다. 4년 전 건강검진에서 공복혈당 수치가 당뇨 전 단계 수준인 100mg/dL 가까이 나오기는 했지만, 건강에 큰 문제를 느끼지 못하고 생활해 오던 터였다. A씨의 현재 당화혈색소 수치는 12.1%, 공복혈당 수치는 300mg/dL이 넘는다. 불과 3~4년 사이에 빠르게 악화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유전적 요인과 운동부족, 비만 등의 환경적 요인 외에 지나친 스트레스도 당뇨병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민 중앙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16일 “심리적·신체적 스트레스도 혈당을 높인다”며 “스트레스를 받으면 교감 신경이 활성화하는데, 이때 몸에서 분비되는 카테콜아민이 간에 저장된 글리코겐이라는 물질을 분해하고 간에서 새로운 포도당 합성을 촉진해 혈당이 상승한다”고 설명했다. 스트레스가 해결되지 않고 지속되면 코르티솔이라는 부신피질호르몬이 분비돼 인슐린 작용을 방해하고 마찬가지로 혈당을 증가시킨다. ●당뇨, 유전적 요인에 약 50% 영향받아 스트레스를 폭식으로 푸는 습관이 있다면 상태가 더 나빠질 수 있다. 과식을 하거나 탄수화물·지방을 과다 섭취하고 운동을 게을리하면 비만해질 가능성이 크고, 비만은 우리 몸의 인슐린 성능을 떨어뜨린다. 인슐린은 포도당을 에너지로 전환하라고 명령을 내리는 호르몬인데, 여러 요인으로 인슐린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면 혈액에 흡수된 포도당이 에너지로 이용되지 못하고 소변으로 넘쳐 나온다. 이런 병적인 상태가 당뇨병이다. 당뇨병 환자는 포도당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기능이 떨어져 충분히 쉬어도 피곤하고 무기력해질 수 있다. 또한 포도당이 소변으로 빠져나갈 때 다량의 물을 끌고 나가 소변을 자주 보게 되고 이로 인해 심한 갈증을 자주 느낄 수 있다. 섭취한 탄수화물이 에너지로 쓰이지 못하고 빠져나가니 공복감도 심해지고 몸무게는 줄게 된다. 다만 이런 증상이 모든 당뇨병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혈당이 300mg/dL 이상 매우 높아졌을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증상들이다. 대다수는 당뇨병 진단을 받을 당시 특별한 증상이 없어 자신이 당뇨병인지 모르고 지내다가 뒤늦게 진단받는다. 따라서 부모가 당뇨병이거나 비만해 당뇨병 발병 위험이 큰 이들은 주기적으로 당뇨병 검사를 하는 게 좋다. 박정환 한양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당뇨병은 유전적 요인에 50% 정도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부모가 모두 당뇨병이면 자녀에게서 당뇨병이 발생할 가능성은 30%, 부모 중 한 사람만 당뇨병이면 15% 정도”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 교수는 “가족 중에 당뇨병 환자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당뇨병이 발병되는 것은 아니며, 반대로 가족 중 당뇨병 환자가 없다고 당뇨병 발병 위험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만큼 당뇨병 발병에는 환경적 요인이 많은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당뇨병 그 자체만으로는 별다른 증상이 없는데도 식이·운동요법, 약물로 철저히 관리해야 하는 이유는 합병증 때문이다. 치료하지 않으면 급성 혹은 만성 합병증 발생 위험이 커진다. 박종숙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미세한 고혈당이라도 지속되면 다양한 장기에 합병증을 일으킨다”며 “뇌졸중, 심근경색과 같은 대혈관 합병증, 눈·신장·신경에 이상이 생기는 미세혈관 합병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뇌졸중·심근경색 등 합병증 부르기도 혈액 속에 당이 과다하게 많으면 지방질과 여러 세포가 혈관벽에 침착돼 혈관이 조금씩 좁아지다가 나중에는 아예 막혀 버린다. 망막의 미세혈관이 손상되는 당뇨 망막병증이 생기면 실명할 수 있고, 투석을 해야 할 정도로 신장 기능이 망가질 수 있다. 특히 발은 혈액순환장애와 말초신경손상이 겹치면서 감각이 둔해져 쉽게 다치고, 상처가 낫지 않아 피부가 괴사할 때까지 악화되기 쉽다. 이를 당뇨병성 족부 병변이라고 하는데, 심한 경우 다리를 잘라내는 상황까지 가게 된다. 이런 과정이 수년, 혹은 수십년에 걸쳐 일어나기 때문에 당뇨병을 ‘소리 없는 살인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정창희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당뇨 합병증은 초반에 별다른 증세가 없다가 심각한 상황이 되고 나서야 증상이 나타난다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당뇨병 환자는 증세가 없더라도 정기검진을 통해 합병증 여부와 병의 진행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뇨병 환자는 정해진 시간에 적당한 양의 음식을 규칙적으로 먹어야 하며, 설탕이나 꿀 등 단순 당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밥, 반찬, 고기, 과일’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식사법보다 ‘채소, 단백질, 탄수화물’ 순으로 탄수화물을 나중에 섭취하는 ‘거꾸로 식사법’을 추천한다. 혈당을 올리는 과일은 식후보다 식전에 적당량을 먹는 게 좋다. 당뇨 환자들은 엄격한 식단 관리, 규칙적인 운동, 체중 조절의 어려움, 혈당 측정과 측정 결과에 대한 부담감 등으로 스트레스를 경험한다. 이런 스트레스는 당뇨병을 더 악화시키고, 이로 인해 다시 스트레스를 받는 악순환을 불러온다. 이런 스트레스로 당뇨병 환자의 60% 정도가 불안을 경험한다고 한다. 만성적인 불안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활성화해 비만, 이상지질혈증, 고혈압을 불러올 수 있다. ●당뇨 잘 알고 대처해야 스트레스 예방 박종숙 교수는 “공부를 통해 당뇨병에 대해 잘 알아야 적절한 자가 관리 등의 대처가 가능해져 스트레스를 예방할 수 있다”며 “당뇨는 만성질환이지만 노력한 만큼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는 긍정적 생각을 해야 스트레스를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정환 교수는 “당뇨병은 완치할 수 없지만 잘 관리하면 큰 문제 없이 지낼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생활습관 교정을 하면 다른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거나 예방할 수 있어 오히려 당뇨병 환자가 아닌 사람들보다 더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혈당 조절은 단기간에 끝나는 게 아니라 평생 해야 하므로 수치에 일희일비하기보다 길게 보고 접근하는 마음을 갖는 게 좋고, 수치 하나하나에 연연해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내가 당뇨병 환자여서 이런 불편함이 있구나’라고 생각하기보다 ‘내가 건강에 참 좋은 습관을 만들어 가고 있구나’라고 다른 관점에서 생각하면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 전쟁과 분열 위기 속 교류는 기회… ‘신학문’ 열망은 대학 문을 열었다[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전쟁과 분열 위기 속 교류는 기회… ‘신학문’ 열망은 대학 문을 열었다[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1096년부터 200여년 동안 여러 차례 계속된 십자군 원정은 서양의 팽창 전쟁이자 정복 전쟁이었다. 십자군 원정은 사냥과 마상경기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던 유럽의 기사들에게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했다. 특히 인구 증가에 따른 심각한 토지 부족 현상으로 부모에게서 토지를 물려받지 못한 방랑 기사들은 십자군 원정을 노획물과 경작지를 획득하는 절호의 기회로 삼는다. 이렇게 해서 ‘신이 원한다’는 명분을 내세운 전쟁은 약탈과 정복을 위해 피를 흘리는 비극을 연출하게 된다.●십자군전쟁 종교적 대의명분을 내세운 십자군 전쟁의 이면에는 이처럼 서유럽 사회의 내부적 갈등을 외부로 시선을 돌려 해결하려는 세속적인 이해관계가 도사리고 있었다. 그러나 200년 동안 이슬람과 그리스도교 세력이 군사적으로 무력 충돌을 한 시기는 정작 채 50년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십자군 전쟁은 알려진 것과 달리 항구적 ‘전쟁’이 아니라 긴장과 적대 기류가 흐르는 냉전과 같은 상태로 보는 것이 옳다. 십자군 원정은 장기적으로 볼 때 두 집단 사이에 다양한 교류를 가능하게 했다. 전쟁 기간에도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와 제노바의 상인들은 동방의 비단, 설탕, 향신료, 의류 염색에 필요한 백반 등을 사들여 서유럽에 판매했고 그 대신에 모직물, 곡물, 은과 철, 목재를 이슬람 시장에 수출했다. 이렇게 해서 유럽과 이슬람 세력 사이에 점점 접촉이 잦아졌으며, 교통과 화폐를 이용하는 횟수도 늘어났다. 양측을 넘나드는 외교·사회·경제적 교류는 근동과 북아프리카의 이슬람 사회에도 적지 않은 긍정적 변화를 가져왔다. 시리아, 카이로, 베이루트, 알렉산드리아로 세계 각 지역의 상인들이 몰려들어 글로벌 무역은 호황을 누렸다.●글로벌 지식 교류 십자군 원정이 서양의 문화 발전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은 바로 두 세계가 지적으로 교류한 일이다. 이슬람 문화는 낙후된 지역인 아라비아반도에서 유래했지만 다른 문화에 대한 뛰어난 동화력을 보여 주었다. 이슬람 세계는 고대 그리스·로마의 과학적·철학적 지식을 아랍어로 번역한 뒤 여기에 유대, 시리아, 힌두 문화에서 얻은 고유한 지식을 덧붙였다. 십자군전쟁은 아이러니하게도 유럽 학자들에게 새로운 지식을 접촉할 기회를 주었을 뿐 아니라 아랍어 저작들이 서방 그리스도교 세계의 학문 언어인 라틴어로 번역 소개되는 계기가 됐다. ‘이슬람 스승들’이 보존하던 것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고전적 지식이 담긴 보고들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작들, 에우클레이데스의 수학,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문학, 고대의 의학서적들이 이렇게 해서 몇 세기 만에 다시 빛을 보게 됐다. 이제 학문의 중심지가 아테네와 로마에서 이슬람 문명의 거점이었던 바그다드와 톨레도를 거쳐 서유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장기적으로 볼 때 전쟁에도 불구하고(혹은 전쟁 기간에) 이들의 경계를 넘나드는 상호작용은 유럽 중세사회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었다. 잉글랜드, 이탈리아, 플랑드르, 중부 유럽에서 이슬람 세계로 지식인들이 몰려들었는데, 이 같은 국제적·개방적인 지적 교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부활, 중세 유럽 대학의 설립, 서양의 과학과 의학 발전을 가능하게 했다. ‘신학문’이 몰고 온 문화적 충격은 실로 대단했다. 특히 서유럽의 지식인들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인간 이성 중심적 철학을 바탕으로 권위의 장벽에 막혔던 신의 문제에 이성적으로 접근했고 성경도 학문적 분석의 대상이 됐다. 이렇게 해서 중세 말기에 신학을 이성적으로 연구하려는 스콜라철학이 등장한다. 이러한 이유로 스콜라 철학자들은 스스로를 ‘거인의 어깨에 앉아 있는 난쟁이’로 지칭했다. 거인은 물론 고전·고대의 문화적 전통을 의미한다. 하지만 고전 문명의 재발견은 그리스도교의 문화적 전통을 유지하려는 수구 세력과 고전 문명을 적극 수용하려는 진보 세력 간의 갈등을 일으켰고, 결국 학문적 분열을 가져왔다. 진보적 사상가들은 기존의 성당과 수도원 학교의 울타리를 넘어 거리로 나왔다.●대학의 탄생…변화의 시작 위기와 변혁의 시대에 대학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도시 한 구석의 허름한 장소에서 이들이 처음으로 가르친 교과목이 바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과 이슬람 학자들이 주석을 붙인 과학이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놀라웠다. 유럽 각지의 젊은 인재들이 새로운 학문을 배우려고 대학으로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대학은 교황, 세속 통치자, 부유한 상인들의 관심과 후원 속에 성장하면서 다양한 권리와 면책특권을 누리게 됐다. 통치자들은 사회적 성장을 이루려면 학문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라 생각했고, 공권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도 고등교육을 받은 전문 인재가 필요했다. 지방 분권적인 독일 지역에서는 대학이 서유럽의 경쟁 국가들보다 늦게 설립됐다. 프랑스의 파리대학, 이탈리아의 볼로냐대학, 영국의 옥스퍼드대학 등과 비교해 독일의 하이델베르크대학은 이들보다 150년 정도 뒤인 1386년에 설립됐다. 대학 설립이 지체된 이유는 여러 가지 있겠으나 중요한 점은 독일 뮌헨대학의 경제학 교수 다비데 칸토니가 조사한 바와 같이 독일 대학들이 비록 늦게 설립됐으나 지역사회의 제도 개혁과 경제성장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는 사실이다. 대학에서 배출한 고등 인력이 사회와 국가 혁신의 견인차 역할을 한 결과 대학이 설립된 대부분 지역에서 경제성장이 두드러졌다. 독일 대학들이 배출한 우수한 인재들은 교양시민 계층으로서 이후 독일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서양 근대의 시작을 알리는 종교개혁이 마르틴 루터가 ‘교수’로 근무하던 대학에서 시작된 것도 우연은 아니었다. 이러한 이유로 중세 독일의 대학 설립은 독일 역사에서 가장 혁신적인 변화의 순간으로 평가된다.●중세 대학 설립과정의 시사점 서양 중세의 대학 설립 과정은 몇 가지 주요한 시사점을 남겼다. 대학의 기원은 신학문 교육의 필요성에서 찾을 수 있다. 옛것을 모범으로 삼되 그것을 변화시킬 줄 알고, 새것을 창조해 가되 근본을 잃지 말라는 ‘법고창신’이라는 말이 당시 상황과 잘 어울릴 듯하다. 대학은 위기 속에서도 고전 전통을 발굴하고 시대적 고민을 해결하고자 이를 재해석하던 곳에서 탄생했다. 대학은 문명 교류의 국제화가 열어 놓은 기회의 공간에서 탄생했으며, 지역 공동체의 인적·물적·자원적 교류와 공유를 바탕으로 성장했다. 개방성, 국제화, 지역화는 바로 대학의 설립과 성장을 가능하게 한 핵심 요소들이다. 대학은 지역 혁신 거점으로서 공적 역할을 수행했다. 세상과 동떨어진 학문공동체가 아니라 연구를 매개로 사회에 등불을 밝혀 놓은 것이다. 또한 학문공동체 간 수평적 네트워크 구축과 협력으로 새로운 지식을 생산하고 획기적인 연구 방법론을 확립하고, 지역사회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진화하는 공진화의 모델을 제시했다. 지역 혁신 플랫폼을 구축해 동반 상승효과를 일으키면서 지역사회에 활기를 불어넣은 것이다. 대학은 전통적으로 연구, 교육, 사회봉사, 참여의 역할을 수행해 왔다. 오늘날 한국 사회는 저출산 고령화, 과도한 수도권 인구 집중, 지역 인재 수도권 유출 등의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제 대학이 다시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 중세의 대학이 지역사회와 협력해 지역 혁신성장의 허브 역할을 했듯이 우리 대학들도 지자체와 공동으로 지역사회의 회생과 발전에 필요한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정부는 대학과 지자체가 협업체계를 구축하도록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대학·지자체·정부가 협력해 지역사회의 전문인력을 양성하려면 근본적인 고민과 노력을 해야만 한다. 지금은 지역을 기반으로 하되 지역 특성을 살려 경제·평화·환경 문제 등에서 초국가적 노력을 기울이는 ‘글로컬’ 전문 인재를 양성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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