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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미술로 풀어낸 ‘이산가족’

    현대미술로 풀어낸 ‘이산가족’

    남북 분단 상황에서 미완의 과제로 남아있는 이산가족 문제를 현대미술 작업으로 풀어낸 전시회가 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 열리고 있다. 미디어아티스트 임민욱(47)은 ‘만일(萬一)의 약속’이라는 제목으로 설치미술과 비디오 작업을 통해 남북 분단의 시대와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를 반추한다. 숨 가쁜 도시근대화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사라진 장소와 사람들, 그리고 시간에 의해 마모된 삶과 기억을 퍼포먼스와 다큐멘터리가 결합된 독특한 방식의 영상으로 담아온 작가의 중간 회고전 성격의 전시다. 전시장 로비에 해당하는 글래스파빌리온 중앙에 설치된 신작 ‘시민의 문’은 4대의 대형 컨테이너 문을 연결해 제작한 설치조형물이자 사운드작업이다. 전시장 중앙에는 백두산 천지와 한라산 백록담의 지형을 형상화한 구조물에 남북한 대표 건축물이 한데 뭉쳐서 올라앉아 있는 ‘통일등고선’(오른쪽)이 설치돼 있다. 어느 미지의 땅을 연상시키는 작품은 분단국가로서 한국의 고유한 상황과 그로 인한 모순과 상처에 주목해 온 작가의 오랜 인식을 반영한다. 전시 제목이기도 한 ‘만일의 약속’(왼쪽)은 1983년 KBS 이산가족찾기 특별생방송의 장면들을 재배치한 몽타주 영상작품이다. 최근 유네스코 기록유산에 등재됐을 만큼 한국 현대사의 주요사건으로 기억되는 이 방송에서 1만명이 넘는 6·25 전쟁 이산가족들이 상봉했다. 400시간이 넘는 기록적인 방송분량과 방대한 아카이브에도 불구하고 10만명이 넘는 신청자의 사연은 아쉽게도 역사 속에서 잊혀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모티프를 얻었다. 작가는 “고등학교 시절이던 1983년에 진행됐던 이산가족찾기 특별생방송은 미디어 작가로서 잊을 수 없는 사건”이라며 “미디어의 제한된 프레임에 모두 담아낼 수 없었고, 찰나로 잊혀졌던 인물들의 모습을 좀 더 긴 시간 초상화처럼 되돌아볼 수 있도록 몽타주 분할화면 기법과 사연판을 실어나르던 카메라의 움직임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2채널 비디오 프로젝션으로 두 화면이 마주하고 있는 이 작품은 화면에 비친 주인공들이 한눈에 한 핏줄임을 알 수 있을 만큼 닮았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다. 임민욱은 이화여대 서양화과에서 수학하고 프랑스 파리 국립고등조형예술 학교를 졸업했으며,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광주 비엔날레, 이스탄불 비엔날레, 리버풀 비엔날레 등에 참여했으며 2007 에르메스 미술상, 2010 제1회 미디어아트 코리아 상을 수상했다. 전시는 내년 2월 14일까지. 함혜리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예술의 역할·본질·방향성… 광주비엔날레 주제 포럼

    내년 열리는 제11회 광주비엔날레의 주제 선정을 위한 오픈 포럼이 3일 오후 서교동 홍익대 홍문관에서 열렸다. 전윤철 광주비엔날레 이사장의 개회사로 시작된 행사에서는 2016 광주비엔날레 예술총감독을 맡은 마리아 린드 총감독이 ‘예술은 무엇을 하는가’를 주제로 발표한데 이어 고은 시인이 ‘예술이 가는 길’, 김우창 문학평론가가 ‘예술과 화평의 이상’을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린드 예술총감독은 “세계적으로 예술이 도구화되고 상업화되는 시점에서 예술을 무대의 중앙에 놓고 예술이 지닌 잠재력과 미래에 대한 투사와 상상력을 끌어내야 한다”면서 “2016년 광주비엔날레는 ‘예술에 대한 신뢰 회복’과 ‘미래에 대한 상상력’, ‘매개체로서의 예술’을 주요 키워드로 하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광주와 한국이라는 특수한 지리적·문화적 맥락에서 예술의 다양한 매개자인 작가 및 큐레이터들과 함께 이 논제가 심화되고 확장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먼지 한 톨, 물 한 방울’을 주제로 열린 2004년 광주비엔날레에서 주제시 ‘먼지’를 창작했던 고은 시인은 “일회성 성격을 지닌 설치미술의 성행 등 세계 각처의 숱한 비엔날레들이 생산하고 소비하는 예술에 대해 회의를 지니고 있다”며 “예술은 생동성을 지녀야 하며, 이는 심오한 예술적 본능과 사유의 축적이 예술성을 획득해야 하는 것이 예술의 덕망”이라고 예술의 본질에 대해 설명했다. 김우창 평론가는 “예술은 아름다움을 만들어내고 그것 자체만으로도 인간의 심성을 순화하고, 사람과 사람, 나라와 나라 사이의 화평과 평화에 기여한다”면서 ‘화평과 평화를 위한 예술’, ‘예술과 삶의 일체성’, ‘예술의 아름다움과 삶의 조화’ 등을 제언했다. 재단법인 광주비엔날레는 오픈 포럼을 통해 도출된 예술의 가치와 역할, 광주비엔날레의 방향성, 국제 미술계를 선도할 수 있는 담론 등을 반영해 내년 초 2016광주비엔날레 전시 주제를 발표할 예정이다. 함혜리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서울 핫 플레이스] ‘변화무쌍’ 성동구 성수동

    [서울 핫 플레이스] ‘변화무쌍’ 성동구 성수동

    ‘카멜레온 같다’는 말은 변화무쌍하고 다양한 매력이 있을 때 쓴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꼭 어울리는 표현이다. 전통을 이어가는 장인과 나이든 상인들이 있는가 하면, 변화를 만들어가는 젊은 기업인과 예술인들도 있다. 어울리지 않을 것도 같은 묘한 조합은 전통과 현대의 매력적인 공존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성수동은 몇 해 전만 해도 낡은 공장이 밀집된 준공업 지역의 이미지였다. 그러나 최근 성수동에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청년층부터 중장년층을 망라한다. 무엇이 관광객의 시선을 끄는 것인가. 뚝섬역과 성수역 일대를 돌아보면 바로 성수동의 매력을 파악할 수 있다. 뚝섬역 근처 성수1가2동 주민센터 뒤편에는 최근 유명세를 타고 있는 ‘소셜벤처 밸리’가 있다. ‘아뜰리에 길’이라고도 불린다. 사회적기업과 비영리단체, 젊은 예술인들이 모여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구체적인 활동내용은 각기 다르지만 ‘맹목적인 이윤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공통의 신념이 있다. 주민센터를 오른쪽에 끼고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면 왼편에 공정무역 가게 ‘펜두카’가 보인다. 아프리카 등 저개발 국가 주민들이 직접 만든 수공예 상품을 판매해 수익금을 생산자 환경개선이나 자립에 사용한다. 위쪽 건너편에는 ‘디웰 살롱’이 있다. 비영리 사단법인 루트임팩트가 운영하는 곳으로 다양한 사회적 기업의 보금자리이자 커뮤니티 공간이다. 좀더 걸어가다 보면 골목길에서 작은 정원이 있는 단독주택과 마주한다. 일반 가정집처럼 보이지만 ‘녹색공유센터’의 사무실이다. 마을, 이웃, 꽃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과 서울숲 조성 및 관리, 꽃축제 등을 추진하고 있다. 오른쪽 골목에는 ‘마리몬드’의 사무실이 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작품을 가방, 휴대전화 케이스 등으로 재탄생시켜 일상에서 과거의 아픔을 기억할 수 있도록 한다. 판매기금은 역사관 건립 등에 쓰인다. 골목을 돌아 나가다 보면 ‘이노베이션 라이브러리’라는 간판이 눈에 띈다. 무료로 책을 대여하지만 단순한 책방이 아니다. 사회 혁신을 고민하고 토의하는 작은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다양한 사회적기업과 비영리단체들은 성수동을 ‘젊은 동네’로 만들고 있다. 그러나 동네가 뜨면 문제도 생기는 법. 임대료 상승으로 동네를 떠나거나 진입하지 못하는 이들도 많아졌다.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조례 등을 만들어 구 차원에서 적극적인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그중 하나가 서울숲 인근에 조성 중인 ‘언더스탠드 에비뉴’다. 당초 이름은 ‘박스파크’. 컨테이너 박스를 활용해 만들기 때문이다. 돈이 없는 청년층과 취약계층을 위한 자립 공간으로 지난 8월 착공에 들어갔다. 올 연말 완공을 목표로 아직 공사가 한창이다. 성수역 인근으로 넘어가면 지하철을 나오자마자 구두를 테마로 한 그래픽과 전시를 볼 수 있다. 1번과 2번 출구로 나가면 그 유명한 ‘수제화거리’다. 성수동은 우리나라 수제화 제조업체의 70% 이상이 밀집한 ‘수제화 1번지’로 유명했다. 하지만 대량 생산되는 기성화가 인기를 끌어 수제화 산업이 쇠락하자 하락세를 겪었다. 최근 수제화거리는 일대를 정비하고 구두테마공원을 만드는 등 구의 노력에 힘입어 부활을 꿈꾸고 있다. 구는 수제화 공동판매장과 교각 하부 자투리 공간을 활용한 브랜드 가게도 만들었다. ‘from SS’다. 공간은 협소하지만 저렴한 임대비용으로 오가는 시민들에게 수제화를 쉽게 선보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시민들은 할인된 가격으로 수제화를 고를 수 있다. 성수역 건너편으로 넘어가면 인쇄소 골목이 나온다. 중간중간 낡은 창고 건물이 눈에 띄는데 자세히 보면 창고가 아니다. 인쇄소나 창고, 공장건물을 개조해 카페, 갤러리, 스튜디오 등으로 재활용하고 있다. 인쇄소 건물 1층에 자리한 카페 ‘자그마치’가 그중 하나다. 인근에 낡은 벽돌건물을 스튜디오로 쓰는 ‘스튜디오 창고’는 이미 유명한 관광명소다. 본래 이름은 대림창고로 인근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 중 하나다. 8년 전 헐릴 뻔했던 건물을 개조해 화보 촬영, 설치미술품 전시의 장으로 탈바꿈시켰다. 주말이면 다양한 문화공연도 열려 젊은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스튜디오 창고를 둘러보고 쭉 내려가다 보면 성수동의 대표 재래시장, ‘뚝도시장’을 만날 수 있다. 뚝도시장은 한때 400개가 넘는 점포를 가진 서울의 3대 시장이었지만 대형마트가 들어선 뒤 찾는 이들의 발길이 끊겼다. 이에 활로를 모색하던 정 구청장과 주민들은 올해 뚝도시장을 바꿀 획기적인 시도를 했다. 지난달 28일 첫선을 보인 ‘뚝도 활어시장’이다. 연평도 어촌계와 손을 잡고 서해5도의 싱싱한 활어가 당일 뚝도시장에 도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어선이 직접 들어오는 덕분에 소비자들도 좋아한다. 지난달에 이어 구는 지난 13일 제2회 뚝도 활어시장 축제를 열었다. 내년 1월부터는 활어 선착장을 조성해 4월부터 7일장으로 활성화시킬 계획이다. 성수동은 서울시도 관심이 많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달 성수동을 찾아 ‘성수 사회적경제 특구 육성 계획’을 발표했다. 정 구청장은 “성수동은 무한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지닌 매력적인 장소”라면서 “수제화, 재래시장 같은 전통이 이어지고 소셜벤처와 예술을 통해 미래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웃었다. 그는 성수동의 미래가 거대 자본보다 지역 주민과 청년 예술인, 소자본 창업자들에게 달렸다고 본다. 정 구청장은 “성수동이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자영업자와 영세상인들이 모여 가꾼 문화의 거리가 자본 침투에 무너지는 안타까운 일이 없도록 힘껏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낯선 동식물 모형들, 신선한 충격

    낯선 동식물 모형들, 신선한 충격

    현대미술은 캔버스가 아닌 다양한 매체에 다양한 방식으로 작가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관람자에게 색다른 감동을 안긴다. 그런 점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 중의 한 명으로 꼽히는 벨기에 출신의 설치미술가 카르스텐 휠러(54)의 개인전이 25일부터 서울 삼청로 PKM갤러리에서 열린다. 농업과학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고 식물병리학 연구소에서도 근무한 경력이 있는 과학자이자 예술가인 휠러의 작품은 관람객과 공간, 관람객과 작품 간의 상호 소통을 유도하면서 원초적인 감각을 자극하는 실험적인 성격이 강하다. 2000년 프라다 재단 전시에서 선보인 ‘거꾸로 선 버섯 방’은 붉은 빛깔의 독버섯들이 거꾸로 매달린 채 관객을 홀리듯이 천천히 회전하는 작품이다. 2006년 런던 테이트모던의 터바인홀에 설치했던 대형 미끄럼틀 ‘테스트 사이트’와 2011년 뉴욕 뉴뮤지엄 개관전에서 선보인 미끄럼틀은 유쾌하고 직접적인 체험을 통해 공간에 대한 관람객의 인식을 뒤흔들며 설치미술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2010년 광주비엔날레에서는 거울로 이뤄진 7개의 자동문 설치작업을 통해 주목을 받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인지도와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문이 자동으로 열리고 닫히며 순간적으로 새로운 공간에 고립되는 자신의 모습을 거울을 통해 마주함으로써 관람객은 주인공이 된 듯한 흥미로움과, 끊임없이 확장과 축소를 반복하는 공간에 갇히는 두려움이라는 상반된 감정을 동시에 경험하는 작품이다. 국내에서 열리는 휠러의 첫 개인전인 이번 전시는 ‘50%’라는 제목으로 휠러의 근작과 신작 등 20여점을 선보인다. 그의 대표 조각작품 시리즈로 꼽히는 ‘자이언트 트리플 버섯’ 시리즈는 대형 버섯모형으로 흰색 점이 있는 새빨간 광대버섯과 다른 종류의 버섯으로 이뤄져 기이한 분위기를 준다. 샤머니즘 역사 속 광대버섯의 향정신성 성분과 주술적 맥락에서 영감을 받은 작업으로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또 다른 문화 존재의 가능성과 문명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모든 것이 거꾸로 보이는 고글 ‘업사이드-다운 고글’과 보라색 ‘문어’, 초록색의 기이한 동물 모형 작품 또한 대상과 장소에 대한 낯선 경험을 제공한다. 현재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작업 중인 카르스텐 휠러는 뉴욕 뉴뮤지엄, 밀라노의 프라다 재단, 런던 테이트 모던, 프랑스 디종의 르 콩소르시엄 등 각국의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2003년, 2005년 베니스 비엔날레와 2010년, 2014년 광주 비엔날레에 출품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故 김근태 의원 4주기에 떠올리는 ‘민주주의·평화’

    故 김근태 의원 4주기에 떠올리는 ‘민주주의·평화’

    한국 민주화 운동의 상징과도 같은 고 김근태 의원의 4주기 추모 기획전시인 ‘포스트 트라우마’가 다음달 6일까지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열린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8일 전시회 개막식에 참석해 축사했다. ▲ 18일 서울 중구 시민청에서 열린 김근태 4주기 추모전 ‘포스트 트라우마’ 개막식에서 진선미(왼쪽 두 번째부터) 의원과 고 김근태 의원의 부인 인재근 의원, 신기남 의원, 유기홍 의원,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 박원순 서울시장이 다리가 3개뿐인 탁자의 균형을 유지하는 퍼포먼스에 참여하고 있다.서울시 제공18일 축사를 한 박원순 시장은 “2011년 10월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을 때 김근태 선배가 강북 도깨비시장에 불편한 몸을 이끌고 오셨다가 그해 겨울 고통스럽게 돌아가셨다”며 “김 선배가 살아 계셨다면 너무나 슬퍼했을 세상을 지금 우리가 맞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는 저절로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는다”며 “힘과 용기를 내어 민주주의를 살려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전시회 개막식은 고 김 의원의 딸 병민씨와 외손자가 출연한 영상으로 시작됐다. 2012년 결혼한 병민씨는 “(고문) 트라우마를 겪을 수밖에 없는 아버지를 정상인으로 대하고 내 생각만 했다”며 아버지에 대한 추억을 털어놓았다. 그는 아버지가 감옥에서 보냈던 엽서와 편지들이 현재 자신에겐 ‘김근태 바이블’이자 육아서라고 말했다. 고 김 의원은 엽서에서 병민씨를 ‘조잘이 아가씨’라 부르며 그리워했다. ‘포스트 트라우마’는 문화예술인 모임인 ‘근태생각’과 서울문화재단이 준비한 전시회로 8명의 미술작가가 참여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올해의 작가 2014’로 선정된 노순택씨, 한국인 최초로 베니스비엔날레 미술전 은사자상을 받은 임흥순 씨 등이 고 김 의원이 생전에 강조한 ‘한반도의 평화’를 주제로 회화, 영상, 설치미술 등 4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박 시장은 축사에 이어 개막식에 참가한 새정치민주연합 인재근, 이목희 의원 등과 개막 퍼포먼스도 선보였다. 즉석에서 만들어진 다리가 3개뿐인 사각형 나무 탁자의 빈 한쪽 다리를 이어 받치는 퍼포먼스로 ‘불완전한 민주주의는 누군가의 희생으로 유지된다’는 의미를 담았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컨템포 갤러리, 2015/2016 가을/겨울 프리젠테이션 “8~9일...새 시즌 미리 본다”

    컨템포 갤러리, 2015/2016 가을/겨울 프리젠테이션 “8~9일...새 시즌 미리 본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유엔빌리지 골목에 위치한 ‘컨템포(Contempo) 갤러리’에서 8일과 9일 이틀 동안 2015/2016 가을/겨울 시즌 프리젠테이션을 갖는다. 디자이너 브랜드 SAIMI(새미), rational object(래셔널 어브젝트), vasa new york(바사 뉴욕)의 새로운 시즌을 위한 행사다. 8일 오후 2시~9시, 9일 정오~오후 7시까지다. 새미는 디자이너 전새미씨가 런친한 의류 브랜드, rational object는 건축가 출신의 디자이너 김세진씨의 슈즈 브랜드, vasa new york은 2011년 뉴욕 웨스트빌리지에 처음 쇼룸을 열구 판매에 들어간 부티크 디자이너 주얼리 브랜드다. 갤러리 측은 “새로운 가을 겨울의 제품을 한발 빠르게 볼 수 있는 이번 행사에는 의류, 슈즈, 주얼리 등 패션뿐 아니라 기발한 오브제로 잘 알려진 설치미술 작가 최병석의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컨템포 갤러리는 독일에서 현대 미술사를 공부한 최주연씨가 문화 예술의 가교 역할과 트렌드 센터 역할을 하기 위해 문을 연 복합 문화공간이다.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들이 한데 모여 작업하는 것은 물론 작품 전시부터 판매까지 이뤄지고 있다.(문의-07075274398. www.contempo.kr) 이미경 기자 btfseoul@seoul.co.kr
  • 강제 징용 탄광에서 韓·日 그리고 재일 한국인을 생각하다

    강제 징용 탄광에서 韓·日 그리고 재일 한국인을 생각하다

    재일의 연인/다카미네 다다스 지음/최재혁 옮김/한권의 책/264쪽/1만 6500원 일본의 현대미술가 다카미네 다다스의 연인 K는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재일 한국인 2세다. 6년이나 사귄 그녀가 어느 날 다카미네에게 따지듯 묻는다. “재일 코리안을 향한 당신의 혐오감은 도대체 뭐야?” ‘재일의 연인’은 다카미네가 K로부터 받은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시작된 작업의 기록이다. 재일 코리안의 정체성과 2세들이 지닌 국가에 대한 가치관을 처음으로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하면서 저자의 고민은 자연스럽게 국제 무대에서 활동하는 일본인 예술가인 자신의 정체성으로 옮아간다. 다카미네는 강제 징용의 역사가 담긴 교토 인근의 단바 망간탄광에 머물면서 답을 찾아 나간다. 사회 속에 내재된 지배와 차별, 억압의 시스템에 대한 질문과 대답이 유쾌하고도 진솔한 글로 전개된다. 설치미술을 주로 하는 다카미네의 영상 작업을 토대로 엮은 책은 총 3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첫 장 ‘베이비 인사동’은 재일 코리안 여자 친구와의 결혼식 모습을 찍은 연속 사진과 영상을 글과 함께 구성한 설치미술 작품으로 2004년 부산비엔날레에서 공개됐던 작품이다. 가장 중심이 되는 두 번째 장 ‘재일의 연인’은 2003년 교토비엔날레에 출품한 동굴 현장 설치미술 및 기록 작품이다. 강제 징용의 현장이었던 단바망간기념관장인 이용식씨를 설득하는 일부터 숙소를 마련하고 설치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을 일기와 영상으로 기록했다. 피해의식과 경계심으로 가득한 이 관장,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열정적인 예술가 다카미네, 그리고 재일교포 연인 K의 이야기는 결국 한국과 일본, 재일 한국인에 대한 이야기를 포괄한다. 임신과 결혼, 출산의 과정을 담은 마지막 장까지 책은 ‘자신’의 문제로부터 ‘전체’를 바라보는 확장된 시선을 담담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담아낸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나우! 지구촌] 세계서 가장 비싼 ‘890억’짜리 케이크 공개

    [나우! 지구촌] 세계서 가장 비싼 ‘890억’짜리 케이크 공개

    영국의 한 디자이너가 다이아몬드 4000개를 이용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케이크’를 선보여 눈길을 사로잡았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8일자 보도에 따르면 디자이너 데비 윙햄(Debbie Wingham, 33)은 익명의 아랍에미리트 백만장자로부터 케이크 주문을 받아 실제 다이아몬드를 이용한 럭셔리 케이크를 만들어냈다. 윙햄에 따르면 이를 주문한 사람은 자신의 친딸 생일 겸 약혼 파티를 위한 호화 케이크를 원했다. 이에 윙햄은 분홍색, 노랑색, 검은색, 붉은색 등의 컬러풀한 다이아몬드 4000개 등을 활용해 총 길이 183㎝에 달하는 케이크를 완성했다. 이 케이크를 만드는데 걸린 시간은 약 46일이며, 무게는 450㎏ 상당이다. 케이크는 아랍인으로 추정되는 여성 모델이 런웨이를 걷는 듯한 모습으로 디자인 돼 있다. 그 곁에는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화려한 의상을 입고 무대를 바라보고 있는데, 이들의 각기 다른 표정과 헤어스타일, 피부색, 의상 디자인 등은 놀라울 만큼 디테일하다. 세상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화려한 케이크의 가격은 무려 4850만 파운드, 한화로 890억 원이다. 그야말로 다이아몬드를 케이크에 발랐다고 볼 수 있다. 윙햄은 “얼마 전 케이크를 주문자에게 무사히 전달했다. 주문자가 매우 만족해했고 나 역시 기뻤다”면서 “케이크에 장식된 조각품들이 매우 작아서 만드는데 힘이 들었지만, 최대한 실제 런웨이와 유사하게 그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번 작업이 매우 즐거웠다. 앞으로도 독특한 케이크처럼 먹을 수 있는 설치미술 작업을 계속 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데비 윙햄은 2013년에도 세계에서 다이아몬드 2000개를 이용한 196억원 짜리 드레스를 제작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 드레스는 아랍인들이 입는 이슬람교 전통의상인 아바야를 모티브로, 아랍의 부유한 고객을 겨냥해 만들어졌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한국의 미디어아트 인도네시아 홀리다

    한국의 미디어아트 인도네시아 홀리다

    설치 예술부터 인터랙티브 아트까지 첨단 미디어 기술을 활용한 한국의 미디어 아트가 인도네시아를 사로잡았다. 자카르타의 대표적인 현대미술 전시 공간인 아트원 갤러리에서 지난달 21일부터 열리고 있는 한·인니 설치미술전 ‘새로운. 미래’(New. Future) 전에서 한국 작가들은 사운드와 영상, 컴퓨터그래픽을 적절히 사용해 상상력을 자극하는 미디어 아트를 선보여 현지 언론과 미술 관계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한·인니 미디어 설치전은 2013년 두 나라 외교 수립 40주년을 기념해 기획된 전시회로 인도네시아 한국문화원과 인도네시아 갤러리협회가 공동 주관하고 있다. 세 번째를 맞은 올해 전시는 한국과 인도네시아를 대표하는 큐레이터 2인의 각각 다른 시각을 보여 주는 전시로 준비됐으며 두 나라에서 19명의 미디어 아티스트가 참여했다. 인도네시아에서 마하라니 만자나가라, 패트리오트 묵민, 엘드윈 프라디프타 등 감각적인 신세대 작가들이 참여했고 한국에서는 김태훈, 이예승, 한경우, 미성, 신승백, 김용훈, 유현미 등 국제 무대에서 활약하는 미디어 아티스트들이 출품했다. 전시에서 유현미는 세계의 미술관을 회화화한 입체적인 작품을, 듀오그룹 신승백과 김용훈은 얼굴 모양을 자동으로 감지하도록 프로그램한 카메라가 캡처한 구름 이미지를 여러 개 조화시킨 작품을 선보였다. 미성은 인도, 한국, 터키 여성의 얼굴 사진과 각국의 전통춤을 컴퓨터그래픽으로 처리한 움직이는 이미지를 합성한 작품 ‘리퀴드 크리스탈’로 관심을 모았다. 이예승의 미디어 설치 작품 ‘관계’는 인도네시아 인형극을 소재로 시간과 공간을 과거와 현재, 미래로 보여 준 작품이다. 인도네시아의 마하라니는 35세 이하 신진 작가 발굴 공모전인 부산 벡스코영아티스트어워드에 참여했던 작가로 이번 전시에는 나무 위에 전통적 여성들의 모습을 목탄으로 그린 작품을 선보였다. 전시를 기획한 전정옥 큐레이터는 “미디어 아트를 아직 생소하게 여기는 현지인들을 위한 한국 미디어 아트의 현재를 보여 줄 수 있는 작가들을 선별했다. 특히 인터랙티브 아트는 현지 관객들이 직접 조정하거나 센서를 이용해 심리적 교감을 하면서 미디어 아트와 친숙해질 수 있었다”며 “한국 미디어 아트에 대한 인지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자카르타 함혜리 기자 lotus@seoul.co.kr
  • 인도네시아 사로잡은 한국의 미디어 아트

    설치 예술부터 인터랙티브 아트까지 첨단 미디어 기술을 활용한 한국의 미디어 아트가 인도네시아를 사로잡았다. 자카르타의 대표적인 현대미술 전시 공간인 아트원 갤러리에서 지난달 21일부터 열리고 있는 한·인니 설치미술전 ‘새로운. 미래’(New. Future) 전에서 한국 작가들은 사운드와 영상, 컴퓨터그래픽을 적절히 사용해 상상력을 자극하는 미디어 아트를 선보여 현지 언론과 미술 관계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한·인니 미디어 설치전은 2013년 두 나라 외교 수립 40주년을 기념해 기획된 전시회로 인도네시아 한국문화원과 인도네시아 갤러리협회가 공동 주관하고 있다. 세 번째를 맞은 올해 전시는 한국과 인도네시아를 대표하는 큐레이터 2인의 각각 다른 시각을 보여 주는 전시로 준비됐으며 두 나라에서 19명의 미디어 아티스트가 참여했다. 인도네시아에서 마하라니 만자나가라, 패트리오트 묵민, 엘드윈 프라디프타 등 감각적인 신세대 작가들이 참여했고 한국에서는 김태훈, 이예승, 한경우, 미성, 신승백, 김용훈, 유현미 등 국제 무대에서 활약하는 미디어 아티스트들이 출품했다. 전시에서 유현미는 세계의 미술관을 회화화한 입체적인 작품을, 듀오그룹 신승백과 김용훈은 얼굴 모양을 자동으로 감지하도록 프로그램한 카메라가 캡처한 구름 이미지를 여러 개 조화시킨 작품을 선보였다. 미성은 인도, 한국, 터키 여성의 얼굴 사진과 각국의 전통춤을 컴퓨터그래픽으로 처리한 움직이는 이미지를 합성한 작품 ‘리퀴드 크리스탈’로 관심을 모았다. 이예승의 미디어 설치 작품 ‘관계’는 인도네시아 인형극을 소재로 시간과 공간을 과거와 현재, 미래로 보여 준 작품이다. 인도네시아의 마하라니는 35세 이하 신진 작가 발굴 공모전인 부산 벡스코영아티스트어워드에 참여했던 작가로 이번 전시에는 나무 위에 전통적 여성들의 모습을 목탄으로 그린 작품을 선보였다. 전시를 기획한 전정옥 큐레이터는 “미디어 아트를 아직 생소하게 여기는 현지인들을 위한 한국 미디어 아트의 현재를 보여 줄 수 있는 작가들을 선별했다. 특히 인터랙티브 아트는 현지 관객들이 직접 조정하거나 센서를 이용해 심리적 교감을 하면서 미디어 아트와 친숙해질 수 있었다”며 “한국 미디어 아트에 대한 인지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자카르타 글 함혜리 기자 lotus@seoul.co.kr
  • 허강 중부대 교수 대전서 설치미술전

    ‘금강에서 러시아·유럽까지 달빛으로.’ 대전시립미술관은 다음달 4일까지 설치미술가인 허강 중부대 교수의 ‘달빛드로잉’ 전시회를 연다고 3일 밝혔다. 전시회에는 허 작가의 작품 50여점이 전시된다. 이 작품들은 허 작가가 지난 7월 금강 출발점인 용담댐에서 금강하굿둑까지 뱃길 400㎞ 여정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독일 베를린까지 1만 4400㎞를 열차로 이동하면서 자연 속에 설치했던 모형 달과 설치 장면을 사진과 영상으로 촬영한 것이다. 허 작가는 “사람은 원래 유목민”이라면서 “먹이를 찾아 다시 떠도는 신유목민의 현실을 거대한 대륙의 자연 속에 아름답고 풍부한 인문학적 이야기와 유토피아 이미지를 담은 달빛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허 작가는 대한민국미술대전, 한국수채화협회 공모전 등 심사위원으로 활동했고 2007년 모스크바 자연미술공원 조성, 2010년 한강 난지 생태설치미술 갤러리 등에 참여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의정 포커스] “석촌호수 ~ 석촌고분 연결, 서울의 명소로 만들자”

    [의정 포커스] “석촌호수 ~ 석촌고분 연결, 서울의 명소로 만들자”

    “서울을 찾는 관광객들은 뉴욕이나 파리 문화가 아니라 서울만의 문화와 전통을 보러 오는 것입니다. 우리 지역의 역사 유산을 잘 가꿔서 관광자원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강감창 서울시의회 부의장은 1일 ‘석촌호수와 석촌고분’을 연결해야 하는 당위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강 부의장은 “서울을 찾는 대부분 관광객은 쇼핑만을 떠올린다”면서 “압구정과 명동 등 쇼핑거리가 아니라 지극히 한국적이고 서울적인 관광명소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그는 초고층 제2롯데월드(높이 555m)와 놀이공원인 매직아일랜드, 서울의 유일한 자연호수인 석촌호수, 한성백제 역사가 담긴 석촌고분을 주목한 것이다. 강 부의장은 매직아일랜드에서 남측으로 이어지는 ‘꿈의 다리’(가칭)를 만들고 돌마리길 진입부(레이크호텔 맞은편)에 계단식 야외 원형광장을 만들어 각종 공연과 주민의 쉼터로 활용할 계획을 세웠다. 또 돌마리길과 석촌고분 일대 하드웨어 인프라 정비와 소프트웨어 콘텐츠 개발, 석촌고분을 포함한 잠실관광특구 확대 추진 등을 구상하고 있다. 또 게스트하우스를 활성화하고 프리마켓과 거리 설치미술, 상점프로그램 등으로 관광객에게 즐길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에 나설 방침이다. 강 부의장의 구상이 현실화한다면 가장 높은 빌딩인 제2롯데월드를 찾은 외국인들이 석촌호수에서 쉬고 석촌고분에서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느낄 수 있게 된다. 또 잠실 주변의 게스트하우스에서 머물며 각종 공예품을 사는 등 잠실 일대가 서울 관광의 중심 축으로 변신하게 된다. 강 부의장의 의견에 공감한 서울시가 투자에 나섰다. 시는 2009년 석촌고분 야간경관조명 2억원을 비롯해 명소화 사업용역 5억원, 명소화 콘텐츠개발용역 1억원, 석촌고분 정문 앞 석촌지하차도복개 28억원, 석촌고분 일대 보행환경개선 8억원, 야외원형공연장 건립에 10억원 등을 투자했다. 강 부의장은 “제2롯데월드가 완공되는 내년 말까지 이번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겠다”면서 “앞으로 송파구는 외국 관광객이 머물며 돈을 쓰고 한국의 역사,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최고 관광도시로 재탄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대중에게 손 내민 ‘현대미술’

    대중에게 손 내민 ‘현대미술’

    대구는 한국현대미술사에서 각별한 의미를 지닌 곳이다. 향토적 서정주의를 대변하는 이인성, 리얼리즘 회화의 거장 이쾌대가 대구 출신이다. 대구화단의 저력은 구상뿐 아니라 추상에서도 두드러졌다. 1970년대 이후 일본의 현대미술운동 ‘모노하’ 작가들과의 교류도 활발했다. 비디오아티스트 박현기, 개념미술을 소개한 최병소 같은 전위적 작가들도 대구를 중심으로 활동했다. 그런가 하면 지금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단색화 그룹 화가들을 누구보다 먼저 주목했던 것도 대구의 화랑들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대구현대미술제다. 이강소, 최병소, 이명미, 박현기, 김영진, 황현욱 등 대구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젊은 작가들은 1974년 대구 달성군 강정의 낙동강변에 모여 권위적이고 중앙집권적인 기성 화단에 강력한 이의를 제기하는 실험적인 현장 미술을 선보였다. 이들의 활동은 한국 현대미술에서 실험미술의 장을 확산하는 한 단초를 제공한다. 대구 강정에서 시작된 현대미술제는 이듬해 서울을 시작으로 광주, 부산, 춘천, 청주로 퍼져나갔다. 현대미술제 전성시대를 열었던 미술제는 대구의 핵심인물들이 박서보가 주축이 되어 창립한 ‘에콜드서울’로 빠져나가면서 1979년 5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대구화단의 저력과 신세대의 왕성한 실험정신을 기반으로 출범했던 대구현대미술제의 역사성과 실험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부활된 강정 대구현대미술제가 올해로 4년째를 맞았다. 실험적인 설치미술과 전위적인 행위 예술을 선보였던 모래톱과 갈대밭이 4대강 개발사업이란 국가적 프로젝트로 흔적조차 없이 사라지고, 대신 유기체처럼 생긴 거대한 4대강 기념관 ‘디아크’가 위용을 뽐내는 잘 정돈된 공원에서 지난 21일 저녁 개막행사와 함께 ‘2015 강정 대구현대미술제’의 막이 올랐다. ‘강정, 가까이 그리고 멀리서’라는 주제로 열리는 올해 행사에 대해 김옥렬 전시감독은 “강정이 가진 역사·문화적인 자원을 바탕으로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가운데 미래지향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전시에는 총 23명의 작가와 2팀의 작가그룹이 참여해 장소특정적 설치미술을 선보이고 있다. 미국, 중국, 인도의 작가들도 동참했다. 눈(혹은 시선)을 테마로 한 작업을 선보여 온 비디오 아티스트 육근병은 거대한 디아크 외부에 깜박이는 눈을 투사하는 작품 ‘터를 위한 눈’을 선보였다. 20대 초반에 대구현대미술제에 참여했던 육근병은 “30여년 만에 다시 대구현대미술제에 참여하게 됐다는 것만으로도 뜻깊다”고 말했다. 가상세계에 새로운 상상력을 불어넣는 작업으로 유명한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은 오브제와 디지털을 조합해 밀림에서 쫓겨난 코뿔소를 연출했다. 김영섭은 공간의 임시적 경계를 표시하는 데 쓰이는 삼각뿔 모양의 붉은색 라바콘을 이용해 만든 ‘붉은 나무’를 선보였다. 라바콘에서는 기계음을 이용해 인공적으로 만든 매미소리가 나는 사운드 설치작품이다. 작가는 “인공적으로 조성된 강정보에서 자라는 인공적인 나무를 담담하게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김종구는 광목자루 속에 아교풀 성분이 섞인 물과 함께 쇳가루를 담아 놓아 무겁게 매달려 있는 모습을 한 작품 ‘무거운 눈물’을 선보였다. 작품은 시간과 함께 산화되고 굳어가는 쇳가루의 덩어리에서 녹물을 머금은 천을 떼어내 바닥에 펼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신한철은 알록달록한 색깔의 크고 작은 둥근 구가 입체적으로 어우러진 조형물에 조명을 설치한 ‘증식’을 선보였다. 작가는 “무겁고 거추장스러운 조각의 관념을 버리고 밝은 색의 무한 증식하는 유기적인 생명체를 표현했다. 한낮에는 햇빛이 너무 따가워서 저녁에 전시장을 찾는 시민들이 많은 것 같아 조명을 추가해 봤다”고 말했다. 한국과 인도를 오가며 활동 중인 인도작가 탈루엘엔은 거대한 나무기둥을 만들고 그 위해 관람객이 망치로 동전을 박으며 소망을 기원하는 ‘소망나무’를 설치했다. 전반적으로 전시는 현대미술의 실험성이나 낯섦보다는 대중 친화적 야외미술행사에 방점을 찍은 느낌이다. 이벤트에 가까운 미술제를 안타까워하는 작가와 평론가들도 있지만 시민들은 즐겁다. 선선한 저녁바람을 맞으며 예술을 삶 속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지난해에 20만명에 가까운 방문객이 다녀갔을 정도로 야외미술축제에 대한 지역 시민들의 관심은 뜨겁다. 행사는 9월 20일까지. 글 사진 대구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110㎏ 거대 공, 전시장소 탈출사고…美도심 ‘통통통~~’

    110㎏ 거대 공, 전시장소 탈출사고…美도심 ‘통통통~~’

    자유를 갈망하는 마음을 표현하려 했던 것일까? 공 형태의 설치미술품이 전시 장소를 ‘탈출’해 도심을 휘젓는 모습을 포착한 동영상이 공개돼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예술가 커트 퍼스키는 전 세계 12개국을 순회하며 도심 속에 붉은색 거대 고무공을 전시하는 ‘레드 볼 프로젝트’를 수년째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시민들이 무심코 지나치는 일상적 공간에 커다란 고무공을 끼워 넣어 그들의 주위를 환기시키는 것이다. 이번에 퍼스키는 미국 오하이오 주 톨레도 미술박물관의 협조 하에 인근 보석상과 식당 사이 골목에 공을 끼워 놓았었다. 사고는 비가 오면서 발생했다. 갑자기 비가 내려 공의 표면이 미끄러워진 상태에서 골목 사이로 돌풍이 불자 공이 밖으로 빠져나온 것. 영상을 보면 이렇게 빠져나온 공이 모퉁이를 돌면서 속도를 높이더니 차들을 깔고 지나가는 모습이 보인다. 박물관 직원과 구경꾼 등은 공을 잡으려 급하게 뒤따라 달린다. 결국 공이 도로표지판에 부딪혀 멈추면서 빨간 공의 ‘탈출극’은 금세 끝난다. 커다란 공이 '도망가는' 모습이나, 그런 공을 필사적으로 추적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꽤 우습게 느껴지는 영상이지만, 공의 직경이 4.5m에 무게도 약 110㎏인 만큼 경우에 따라서는 인명피해도 발생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다행히도 공에 부딪혀 꺾여버린 표지판 이외에는 별다른 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DMZ 접경지 철원 동송 예술가들이 접수하다

    DMZ 접경지 철원 동송 예술가들이 접수하다

    강원도 철원군 동송(東松)은 비무장지대(DMZ) 남방한계선에서 약 10㎞, 민간인통제선에서 약 5㎞ 거리에 위치한 상업 중심지역이다. 주민들과 외출나온 전방 군인들의 평범한 일상이 존재하는 공간은 얼핏 보기엔 긴장 상황과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곳곳에 냉전 이데올로기의 잔재가 살아 있다.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힘이 얽혀 ‘느슨한 긴장감’이 있는 동송을 예술가들이 접수했다. DMZ와 그 접경지역에 관한 연구를 바탕으로 진행하는 ‘리얼 디엠지프로젝트’는 네 번째를 맞는 올해 ‘동송세월’(同送歲月)이라는 제목으로 현장 예술축제를 열고 있다. 동송은 1914년 동송면이라는 호칭이 생긴 이후 1945년 해방과 함께 북한의 영토에 속했다가 1953년 한국전쟁 정전 후 다시 남한에 수복되어 오늘까지 이어진다. 미술가, 건축가, 시인, 문화기획자 등으로 구성된 참여작가 49명은 동송의 장소적 정체성을 활용한 회화, 사진, 조각, 설치, 글쓰기 등 다양한 형식과 내용의 작업들을 시내 곳곳에서 선보이고 있다. 금학로에 있는 커피숍 앞에 작은 꽃밭이 있다. 천일홍, 채송화, 메리골드 등 일년생 화초들은 전방 군인들의 군화에 묻은 흙에서 찾아낸 씨앗을 키운 식물치료 작가 김이박의 작품 ‘이사하는 정원-DMZ’다. 작가는 “동송에서 군인들이 자주 가는 식당, 노래방 등의 발판에서 두 달 넘게 흙을 채집해 씨앗을 찾고 서울의 작업실에서 키워 이곳에서 전시하는 것”이라며 “사람들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없는 민통선 안팎을 식물들이 군화에 묻어서 자유롭게 드나든다는 것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강현아는 이평로 86 텃밭을 활용해 ‘동송 DMZ 생태관광’ 코너를 만들었다. 인간의 손이 타지 않는 DMZ 안에 기이한 생태현상이 일어나고 있을 것이라는 발상에서 시작된 작업으로 담벼락에 작가의 상상력으로 지어낸 동식물의 드로잉을 붙여 놓고 망원경으로 감상하도록 했다. 대인지뢰 사고에 대비한 ‘발목보호 검독수리’, 혹독한 추위를 견디려는 ‘방한털 산양노루’, 야간 매복 훈련에 참여하는 ‘소등반딧불이’, 변종 물고기인 ‘탄피 물고기’, 철책을 따라 다니는 ‘삼팔따라쥐’, 감시초소에 서식하다 보니 고개가 북을 향하게 된 ‘북향 금강초롱꽃’ 등은 모두 비무장생이다. 철원 감리교회에서는 조영주의 영상물 ‘DMG-비무장 여신들’을 볼 수 있다. 철원 안보관광 해설사로 일하는 7명의 여성들이 흰 웨딩드레스 차림으로 DMZ 내 군사시설에서 공습경보 사이렌과 새소리에 맞춰 고요하게 춤을 춘다. 도시에서는 존재감을 잃어버린 공중전화가 동송에서는 여전히 중요한 통신수단으로 사용된다는 점에 착안해 이재호 작가는 길거리의 공중전화를 비닐포장재로 덮은 ‘위장-공중전화’를 선보였다. 철원경찰서 관전치안센터 앞에도 작품이 있다. 시멘트를 백두산 모양으로 쌓아 놓고 백두산 천지의 사진을 재촬영한 이미지를 병치시킨 권용주의 ‘우리 정상에서 만나요’다. 통신기기점 쇼윈도에는 DMZ와 관련된 웹상의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보여 주는 강신대 작가의 ‘#DMZ’가 선보인다. 철원 동송의 첫인상과도 같은 동송 시외버스터미널에서는 유목연이 ‘통일국수’를 말아 주고 건축가 김동세와 설치미술가 정소영이 일시적인 사적 공안 ‘터미널: 가깝고도 먼’을 설치했다. 동송농협지하에서는 프랑스 작가 알랭 드클레르크가 PC방에서 전투게임을 하는 병사들의 모습과 소이산의 참호, 스위스의 지하 벙커를 이용한 영상 작품 ‘헤드쿼터’, 최진욱의 노동당사 회화작품, 최대진이 안보관광지에서 본 시설들을 찰흙으로 만들어 재구성한 작품을 볼 수 있다. 전방에 근무하는 군인들의 심정을 다독이려는 작가들의 마음도 엿보인다. 진희웅은 제분소 벽면에 네온으로 ‘정말 다 괜찮을 거야’라는 작품을 설치했다. 조혜진은 손뜨개로 만든 화환을 희망포토스튜디오에 설치해 놓고 군인들과 가족들이 활용하도록 했다. 금학로의 성심약국에서는 군인들의 마음병을 치유할 수 있도록 정원연 작가가 약초와 천연꿀로 만든 ‘군심환’을 구할 수 있다. 전쟁을 책으로 배운 세대인 작가들이 한반도의 분단을 느끼고, 표현하는 방식은 저마다 독특하고 흥미롭다. 주민들의 반응도 호의적이다. 지역에서 50년째 군장비와 패치를 판매해 온 류선규(72)씨는 “일반인들이 멀고 위험하게 느끼는 전방을 예술적인 시각에서 보고 알리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기획자 김선정 예술감독은 “지난해까지 민통선 안쪽에서 행사를 가졌지만 올해는 프로젝트가 지역사회에 좀더 친밀하고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참여자들이 지역민들의 일상공간으로 들어갔다. 개별작업과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지역 공동체와의 소통과 협력을 적극적으로 끌어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붉은 색 전시 입간판을 세우고 전시설명문을 붙여 놓았지만 자칫하면 놓칠 수도 있고 워낙 작품이 많아서 운동화끈을 단단히 조이고 나서야 한다. 동송 전시는 오는 23일까지 이어지고 29일부터 서울 종로구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재구성해 선보인다. (02)739-7098. 글 사진 철원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밤하늘 수놓은 ‘불꽃 사다리’의 정체는?

    밤하늘 수놓은 ‘불꽃 사다리’의 정체는?

    ‘천국으로 가는 사다리인 걸까?’ 캄캄한 밤하늘을 찬란하게 수놓은 사다리 모양의 불꽃놀이 작품이 화제가 되고 있다. 공개된 1분 20초 가량의 영상에는 사다리 형태의 불꽃이 상공 500미터까지 솟구쳐 올라가는 모습이 담겨 있다. 마치 하늘로 올라가는 사다리를 연상케 하는 이 불꽃놀이는 지난 6월 중국 푸젠성 천주에서 펼쳐진 설치 미술로, 작품명은 ‘천국으로 가는 계단’이다. 현재 뉴욕에 거주 중인 설치미술가 ‘차이 구어 치앙’(蔡国强)이 그동안 예술가의 길을 걷도록 지지해준 할머니의 100번째 생일을 기념하여 헌정한 것이다. 한편 차이 구어 치앙은 앞서 두 차례 이번 작품에 도전한 바 있지만 1994년에는 강풍 때문에, 2001년에는 상하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문에 좌절됐었다. 결국 그의 도전은 약 21년 만에 결실을 이룬 셈이다. 사진=ThatsOnline/트위터, 영상=GadgTecs/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광복 70년… 예술로 풀어낸 한국 현대사

    광복 70년… 예술로 풀어낸 한국 현대사

    광복 70년, 분단 70년을 맞아 다양한 전시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일제강점의 암흑에서 벗어나 글자 그대로 ‘빛을 되찾은’ 광복이지만 남북 분단의 상처는 여전히 아물지 않은 채 남아 있다. 완결된 역사적 사건이 아니라 지금까지도 진행 중인 역사의 의미를 예술가들은 어떻게 해석하고 시각적으로 풀어내는지 볼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28일부터 열리는 ‘소란스러운, 뜨거운, 넘치는’전은 해방 이후 분단, 전쟁, 산업화, 도시화, 민주화, 세계화, 정보화 등 다양하고 불안정한, 그리고 역동적인 한국 현대사를 얘기한다.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는 이번 전시에서는 근대 거장부터 현대 및 동시대 작가 110여명의 작품 270여점이 소개된다. 단순한 연대기의 나열에서 벗어나 회화, 드로잉, 사진, 조각, 설치, 개념, 뉴미디어, 서예 등 여러 장르와 여러 시대의 작가들 작품을 섞어 상이한 기억들을 현재의 시점에서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꾸며진다. 전시장에서는 이번 전시를 위해 기획된 대중가요 믹싱 ‘노래 따라 삼천리’가 흘러나오는 등 각 시대의 분위기가 연출된다. 전시 공간 디자인은 설치미술가 최정화가 맡았다. ‘소란스러운’ 1부는 전쟁으로 인해 분단된 조국, 떠나온 고향과 헤어진 가족을 그리워하는 전후의 삶을 다룬다. 꿈과 같이 찾아온 광복의 기쁨도 잠시, 좌우의 대립과 갈등은 깊어지고 미·소 냉전이 고착화되면서 한국전쟁이 발발해 통일의 꿈은 멀어져만 간다. 슬픔과 그리움, 기쁨과 슬픔이 교차한다. 고영훈, 김아타, 김환기, 안정주, 이중섭, 전준호 등의 작품이 출품된다. ‘뜨거운’ 2부는 1960~80년대 단기간에 이뤄진 산업화와 도시화, 그리고 부정된 근대성을 극복하려는 민주화를 주제로 한다. 압축 성장의 이면에 존재했던 노동자의 소외, 빈부 격차, 지역 불균형, 물신주의에 대한 문제의식이 표출된다. 김구림, 신학철, 안성금, 이동기, 주재환 등의 작품이 소개된다. ‘넘치는’ 3부는 세계화된 동시대의 다양하고 변화무쌍한 삶을 보여준다. 극단적인 이념 대립의 20세기와 달리 21세기는 인권, 복지, 인구, 에너지, 환경, 정보, 세계화 등 인류에게 닥친 새로운 위기에 대응해 가는 것이 중요한 이슈가 된다. 권오상, 백남준, 장태원, 전준엽, 최정화 등의 작품이 포함된다. 전시 공간은 어두운 색에서 점차 밝고 화려한 색으로 변화하고 벽은 철망, 합판, 알루미늄, 비닐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져 각 시대의 분위기와 감각적으로 연결된다. 각 섹션에서 관람객들은 당대를 직접 경험한 작가들과 기록을 통해 역사를 간접적으로 경험한 젊은 작가들이 섞어 내는 다층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전시는 10월 11일까지.
  • 한국 작가, 세계의 공간을 사로잡다

    한국 작가, 세계의 공간을 사로잡다

    세계 현대미술계에서 뚜렷한 자기 정체성을 드러내는 한국 출신의 월드클래스 작가들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뉴욕, 일본 도쿄, 독일 뒤셀도르프 등 현대미술의 트렌드를 이끄는 도시들의 주요 미술관에서 한국 작가들의 대규모 전시회가 잇따르고 있다는 것이 생생한 증거다. 백남준, 이우환의 계보를 잇는 이들은 주로 40~50대로 미술관과 비엔날레를 중심으로 종횡무진 활동하며 세계적인 작가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특유의 감수성이 넘치는 서사적 작품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설치미술가 양혜규(44)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올해에만 전 세계 미술관 및 비엔날레 20여곳에서 전시 중이거나 전시 예정이다. 현대미술의 심장부인 미국 뉴욕의 뉴욕현대미술관(MoMA)과 구겐하임미술관에서는 그가 2009년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선보였던 설치작품 ‘살림’과 블라인드 설치작 ‘일련의 다치기 쉬운 배열-목소리와 바람’이 각각 전시되고 있다. ‘살림’은 작가가 살던 베를린 집의 부엌을 실제 크기로 재현한 것으로 사회적인 직업 활동에 비해 폄하된 부엌을 삶을 지행하는 기초적인 조직으로 들여다본 감각적 작품이다. MoMA는 지난 30년 동안의 소장품 중 당대 전 지구적인 풍경을 형성하는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흐름을 보여 주는 작품들을 선별해 ‘새로운 유산을 위한 현장: 현대미술’이라는 주제로 지난 3월 전시를 시작해 내년 3월 말까지 계속할 예정이다. 2009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시 ‘응결’에 소개된 작업 중 하나인 블라인드 설치작품 ‘일련의 다치기 쉬운 배열-목소리와 바람’은 건축 거장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설계한 나선형 구조의 구겐하임미술관 공간을 멋지게 장식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오는 9월 9일까지 3개월 동안 열리는 ‘스토리라인: 구겐하임의 현대미술’전은 2005년 이후 미술관에 소장된 100여점의 설치, 조각, 사진 등을 통해 오늘날 예술가들이 구축하는 스토리텔링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조명하는 전시다. 양혜규는 지난 6월부터 스톡홀름 현대미술관에서 기획한 그룹전 ‘바벨탑에 의거하여’를 통해 감각적인 블라인드 및 광원 설치작품 ‘스웨덴식 빌라’ 등 4점을 출품했고 빈(비엔나) 오스트리아 응용미술관(MAK)에서 열리는 비엔나비엔날레(6월 11일~10월 4일)에도 참여해 블라인드 설치작품 ‘도망치는 투명성’을 출품했다. 프랑스 사셰의 아틀리에 칼더 레지던시에서 여름 3개월 동안 체류 중인 양혜규는 9월부터 리옹 현대미술관에서 열리는 2015 리옹비엔날레에서 블라인드 설치작품 ‘솔르윗 뒤집기-23배로 확장된, 세 개의 탑이 있는 구조물’을 변형한 작품을 출품하고 10월부터는 중국 베이징의 예술구역 798지구에 위치한 울렌스현대미술센터(UCCA)에서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개인전을 갖는다. 설치미술가 이불(51)의 2008년 작품 ’오블리비온에 대하여’도 구겐하임미술관 소장품전에 소개되고 있다. 세계 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이불은 오는 10월부터 석 달간 파리의 팔레드도쿄에서 개인전을 열고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현대차 시리즈에서 선보였던 대형 공간설치작품 ‘새벽의 노래Ⅲ’를 선보인다. 2018년 런던 헤이워드갤러리의 개인전도 예정돼 있다. 국제 무대에서 꾸준히 활약하며 역량 있는 아티스트로 주목받고 있는 서도호(53)는 오는 25일부터 최근 리뉴얼 공사를 마치고 재개관한 도쿄 모리미술관에서 소장품전 ‘존재와 공간, 서도호+포포’전을 갖는다. 2013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개관특별전에서 ‘집속의 집속의 집속의 집속의 집’을 선보였던 작가는 오는 10월 12일까지 열리는 전시에서는 개인과 전체 사이의 관계에서 정체성을 탐구하는 작품 ‘인연’(Cause & Effect)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여러 가지 색상의 수많은 작은 사람 모형이 모여 전체를 구성하는 작품은 다양한 관계 속에서,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주변 환경과 공간들을 통해 실현되는 개개인의 존재를 암시한다. 모리미술관 오디토리움에서는 전시 개막일에 아티스트 토크도 마련했다. ‘20세기 문화지형도’, ‘동시대문화지형도’ 등 문화비평서를 낸 예술가이자 문화이론가인 코디최(54)는 전후 독일 현대미술의 중심 도시인 뒤셀도르프의 쿤스트할레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열고 국제 무대에서의 활동을 재개했다. 오는 8월 2일까지 열리는 개인전 ‘컬처 컷’에서는 1990년대의 초기 작업부터 조각 및 설치작품 시리즈, 최근 작품 등 80여점에 이르는 주요 작품을 총망라해 20여년간의 작품 활동을 보여 준다. 작가의 첫 회고전으로 뒤셀도르프 전시에 이어 네덜란드의 즈볼러미술관, 프랑스 마르세유 현대미술관 등 유럽의 미술관 순회로 이어질 예정이다. 코디최는 대중 미디어와 문화의 층위에서 드러나는 동서양 간의 갈등과 편향된 서구화의 추종에 대한 비판적 시각으로 회화와 조각, 네온, 설치, 드로잉, 컴퓨터 그래픽 작업 등 다양한 분야를 망라하며 폭넓은 작업 세계를 추구해 왔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2015 서울오토살롱’ 예술과의 만남 ‘눈길’

    ‘2015 서울오토살롱’ 예술과의 만남 ‘눈길’

    자동차에 예술이 입혀진 작품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국내 유일 자동차 애프터마켓 및 튜닝 전시회인 ‘2015 서울오토살롱’이 개막했다. 이날 아트카 특별관에 마련된 장승효 작가의 ‘홀리 모터스(Holy Motors): 드라이빙 디자이어(Driving Desire)’라는 작품이 특별히 눈길을 끌었다. 자동차 모터쇼에 ‘대체 무슨 예술작품?’이라며 의아해하는 관람객도 있었다. 그만큼 생소하다는 얘기. 이에 장 작가는 “우리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모든 오브제가 다 예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차원에서 이번 서울 오토살롱에서 자동차의 관념을 깨고 예술과 자동차가 결합하는 그림을 그리며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에 대해 장 작가는 “우리 인간의 욕망을 주제로 작품을 만들었다. 자연의 환경을 뚫고 무한 질주하는 인간의 욕망을 살짝 비꼬면서 겉으로 보기에 굉장히 화려하지만, 속에 숨은 뜻은 일류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 지구를 아름답게 꾸며야 한다는 인간의 자각을 추구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설치미술과 조각, 사진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장 작가는 “오늘날의 현대미술은 특수 계층을 위한 것이 아닌 일반 대중들과 소통하는 미술의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단순히 미술품만을 전시하는 갤러리나 뮤지엄의 문턱을 넘어, 서울오토살롱과 같은 다양한 행사에 참여해 더 많은 대중과 소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번 장 작가의 작품은 일본의 ‘미츠오카 도오라’라는 차종에 그만의 예술 세계를 덧입혔다. 무려 자동차 값만 2억 5천만 원. 인터뷰를 마치며 장 작가에게 작품 가치를 슬쩍 물었다. 이에 장 작가는 “10억”이라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한편 2015 서울오토살롱은 오는 12일까지 서울 코엑스 3층 C홀에서 진행된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포토] 길이 500m ‘천국의 계단’이 눈앞에…

    [포토] 길이 500m ‘천국의 계단’이 눈앞에…

    중국의 한 도시에서 ‘천국의 계단’이 실제로 나타났다. 영화 속 한 장면이나 컴퓨터그래픽을 연상케 하는 ‘천국의 계단’에 시민들의 눈길이 쏠렸다. 중국 지역 언론인 취안저우망의 16일자 보도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15일 새벽 4시 45분, 푸젠성 취안저우시에 거대한 ‘불 계단’이 등장했다. 길이 500m에 달하는 이 ‘불 계단’은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하늘을 향해 있었으며, 컴컴한 새벽에 봤을 때 하늘과 땅이 계단으로 연결된 듯 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일명 ‘천국의 계단’이라 부르는 이것은 중국의 유명 작가가 제작한 것이다. 중국 출신의 설치미술가인 차이궈치앙(蔡国强, 59)은 자신의 고향인 취안저우에 ‘선물’로 ‘천국의 계단’을 설치한 것. 차이궈치앙은 거대한 열기구에 특수 제작한 500m 길이의 사다리 계단을 연결한 뒤 열기구를 하늘로 띄웠다. 이후 열기구가 적정한 높이에 다다랐을 때 성냥을 이용해 사다리 계단의 끝에 불을 붙이자 이내 상공에 환하게 빛나는 ‘천국의 계단’이 모습을 드러냈다. 차이궈치앙은 무려 21년간 ‘천국의 계단’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4년에 처음으로 이를 구상한 뒤 2001년 상하이에서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회의)이 열렸을 당시 이를 실현시키려 했지만 실패했다. 2011년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천국의 계단’을 선보이려 했지만 당시 주민들의 반대로 또 무산된 바 있다. 이후 그는 자신의 고향인 취안저우에서 ‘천국의 계단’을 현실화하기로 결심했고, 취안저우 시민들은 고향이 낳은 유명 미술가 덕분에 영화 속 한 장면을 눈앞에서 볼 수 있게 됐다. 한편 ‘천국의 계단’을 만든 차이궈치앙은 과거에도 불꽃을 이용한 작품을 선보인 바 있다. 2011년에는 화약과 페인트 등을 이용해 대낮의 하늘을 도화지 삼아 화려한 색을 입힌 ‘대낮 불꽃놀이 쇼’를 선보여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차이궈치앙은 현재 중국을 대표하는 설치미술의 대표작가로서, 화려한 수상경력을 자랑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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