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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 북극여우 노르웨이 스발바르 제도~캐나다 76일 만에 3500㎞ 주파

    어린 북극여우 노르웨이 스발바르 제도~캐나다 76일 만에 3500㎞ 주파

    어린 북극여우의 행적을 추적하던 과학자들이 할말을 잃었다. 그린란드의 일간 세르 미 띠끄(Sermitsiaq)가 노르웨이의 스발바르 제도를 떠나 캐나다 북부까지 3506㎞를 76일 만에 걸어간 북극여우에 노르웨이 극지연구소 과학자들이 놀라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고 영국 BBC가 1일(현지시간) 전했다. 과학자들이 어린 암컷의 몸에 GPS 추적 장치를 달아 야생 상태로 스발바르 제도의 스피츠베르겐(Spitsbergen) 섬 동쪽 해안에서 풀어준 것이 지난해 3월이었다. 서쪽을 향해 걸으며 먹이를 찾던 녀석은 21일 만에 그린란드에 이르러 1512㎞를 주파했다. 그리고 2000㎞ 가까이를 더 걸어 스발바르를 출발한 지 76일 만에 캐나다 엘레스미어(Ellesmere) 섬에 이른 것이다. 과학자들이 놀라워하는 것은 긴 여정만이 아니라 하루 평균 46㎞를, 어느 날은 155㎞를 걸을 정도로 이 북극여우가 엄청난 스피드광이란 사실이었다.노르웨이 극지연구소의 에바 푸글레이는 공영 NRK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처음에 우리가 본 것을 믿을 수가 없었다. 아마도 죽었거나, 설사 그곳에 왔더라도 배를 타고 왔을 것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그 지역 근처에 어떤 배의 흔적도 없었다. 우리는 완전히 얼어붙었다”고 털어놓았다. 북극여우가 이렇게나 빨리 이동했다는 기록은 이전에 없었다. 노르웨이 자연연구소의 아르노 타룩스(Arnaud Tarroux)는 북극 시즌이 극적으로 바뀐 것이 이 어린 암컷의 놀랍도록 빠른 이동을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보고 있다. 그녀는 “여름에는 충분한 먹잇감이 있지만 겨울에는 먹이 구하기가 힘들어진다. 이 북극여우는 때로는 그저 먹이를 찾기 위해 다른 지역에 들어갔지만 우리가 전에 추적했던 어느 다른 여우보다 더 멀리 나아갔다. 이 작은 생명체가 갖고 있는 특별한 능력 때문”이라고 말했다. 극지연구소는 이 여우가 그린란드 북부를 가로지를 때 두 차례 발길을 멈춘 것에 주목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그 녀석이 악천후 때문에 털이 자신을 보호할 수 있게 몸을 돌돌 말아 앉아 있었거나 조류의 둥지 같은 먹을거리를 찾아내 한참 머무른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지난 2월부터 송신 장치가 작동하지 않아 그 어린 여우가 캐나다에서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또 푸글레이는 그 녀석이 식습관을 바꾼 것이 생존을 가능케 한 열쇠라고 보고 있다. 스발바르 제도에서의 여우들은 주로 바다에서 먹이를 찾는데 엘레스미어 섬의 여우들은 레밍(툰드라 지역의 작은 설치류)을 먹는데 문제의 여우도 레밍을 잡아먹고 버틴 것으로 보고 있다. 북극 얼음이 사라지는 것도 여우의 생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녀석들은 더 이상 아이슬란드를 찾을 수도 없다. 스발바르에 사는 동물들은 훨씬 더 고립되게 됐지만 높은 기온 탓에 스발바르 순록들이 죽는 일이 많아 여우들이 그 시체 더미를 청소해 버틸 수 있었다는 가설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겨자·고추냉이 매운맛 전혀 못 느끼는 동물 발견 (사이언스紙)

    겨자·고추냉이 매운맛 전혀 못 느끼는 동물 발견 (사이언스紙)

    겨자나 고추냉이를 많이 먹어도 고통을 전혀 느끼지 않는 동물이 처음 확인됐다. 미국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서식하는 하이펠트 두더지쥐가 이런 특징을 지닌 것으로 확인됐다. 겨자나 고추냉이를 한꺼번에 많이 먹어봤다면 콧속과 두피 전체에 스치는 고통을 느껴봤을 것이다. 이는 세포 내 단백질을 적극적으로 손상하는 이소싸이오사이안산알릴(AITC)이라는 이름의 화학 화합물에서 비롯한다. 연구를 이끈 독일 막스델브뤼크 분자의학센터의 게리 레빈 박사는 “실제로 당신이 보는 모든 동물이 AITC를 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적 학술지 ‘사이언스’ 5월 30일자에 실린 이 연구 논문에서 레빈 박사와 동료들은 하이펠트 두더지쥐가 이 물질에 완벽하게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을 보여준다.사실 연구진은 겨자나 고추냉이를 잘 먹는 동물을 찾기 위해 연구를 진행한 것이 아니다. 약 10년 전, 레빈 박사와 동료들은 아프리카에 서식하며 죽을 때까지 늙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신비한 설치류 벌거숭이두더지쥐가 산성이 강한 고농도의 이산화탄소나 고추의 매운맛을 내는 성분인 캡사이신에 노출됐을 때 고통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어떤 성분에 대해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는 점은 통증 완화 및 치료 연구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연구진은 이 쥐를 포함한 근연종 9종을 대상으로 고농도의 이산화탄소에 노출된 것과 유사한 반응을 일으키는 산과 캡사이신 그리고 AITC에 노출됐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살폈고, 하이펠트 두더지쥐가 AITC에 전혀 반응하지 않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또 이 쥐를 대상으로 AITC 투여량을 점차 늘렸지만 이 쥐는 그래도 반응하지 않았다. 이후 연구진은 하이펠트 두더지쥐가 왜 AITC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지를 살피기 위해 근연종 9종 모두를 대상으로 고통 신호와 관련한 뉴런(뇌 신경세포)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하이펠트 두더지쥐들의 뉴런은 NALCN으로 불리는 일종의 이온 채널로 독특하게 얽혀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채널은 그야말로 누설돼 있어 신경세포를 흥분하게 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든다고 레빈 박사는 설명했다. 또한 연구진은 하이펠트 두더지쥐들에게 이런 채널을 차단하는 약물을 투여했다. 그러고나서 AITC를 투여하자 이들 쥐는 고통스러워하는 반응을 보였다. 하루쯤 지나 약효가 다 떨어지자 이들 쥐는 다시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는 연구진에게 왜 하이펠트 두더지쥐가 AITC에 반응하지 않도록 진화했는가는 의문을 남겼고 그 답은 프리토리아대학의 다니엘 하트 박사가 찾아냈다. 하트 박사는 여러 해 동안 여러 종의 두더지쥐를 연구해 왔으며 하이펠트 두더지쥐의 굴을 조사할 때마다 항상 개미들의 공격을 받고 있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문제의 개미들은 나탈 드룹테일이라는 이름의 독개미로, 이들이 지닌 독은 AITC처럼 작용하는 폼산을 포함하고 있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덕분에 이들 쥐는 AITC 내성이 생겨 다른 두더지쥐들이 접근하기 꺼리는 곳에서도 살 수 있다. 이에 대해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연구 논문을 분석한 이완 세인트 존 스미스 케임브리지대학 박사는 이번 발견은 사람의 통증을 치료하기 위해 NALCN의 활동을 조절하기 위한 약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100년 뒤 지구는 생쥐와 참새 등 작은 동물들이 지배할 것”

    [달콤한 사이언스]“100년 뒤 지구는 생쥐와 참새 등 작은 동물들이 지배할 것”

    중생대 백악기와 쥬라기 시대에 지구를 지배했던 생물은 덩치가 어마어마하게 큰 공룡들이었다. 그러나 어느날 갑자기 소행성과 충돌해 지구 환경이 급격하게 변하면서 공룡들은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현재 지구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사람’이다. 과연 먼 미래에도 지구에 사람이 있을까. 한국에서 인기작가로 자리잡은 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2015년 발표한 ‘제3인류’는 인류의 종말을 막기 위해 몸집이 15㎝ 안팎의 작은 사람들을 만들어 내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그런데 최근 과학자들이 100년 뒤가 되면 포유류나 조류의 몸집이 지금보다 작아지고 작은 몸집을 가진 동물들이 지구에 번성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영국 사우샘프턴대 생물과학부, 지리및환경과학부, 국립해양과학센터, 캐나다 뉴펀들랜드 메모리얼대 해양과학과 공동연구팀은 다음 세기 동안 포유류의 평균 체중은 지금보다 25% 정도 감소할 것이며 다음 세기에는 작은 몸집의 조류와 포유류가 번성하게 될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기초과학 및 공학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24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육지에서 살고 있는 1만 5484종의 포유류와 조류에 초점을 맞추고 체중, 한 번에 낳는 새끼나 알의 수, 서식지의 다양성, 먹이, 세대 간격이라는 다섯 가지 특징을 조사했다. 이와 함께 멸종 가능성이 높은 동물들을 살펴보기 위해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리스트를 분석했다. IUCN 적색리스트는 전 세계 동식물종의 멸종위기를 평가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들 데이터를 바탕으로 몸집의 감소율과 생물다양성 손실에 대해 분석했다. 그 결과 다음 세기에 포유류 평균 체중은 25% 정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마지막 간빙기인 13만년 전부터 현재까지 포유류 크기 감소율이 14%인 것을 고려한다면 엄청나게 빠른 속도이다. 이 때문에 미래에는 작고 수명이 짧아 세대 교체가 빠르고 다양한 서식지에서 사는 것이 가능한 동물들이 지배종이 될 것이라고 연구팀은 전망했다. 이 같은 전망에 따르면 미래의 승리자는 생쥐 같은 설치류, 참새 같은 조류 등이다. 이에 비해 수명이 길고 특정한 서식환경이 필요한 동물인 독수리 등 수리과 조류나 검은코뿔소 등은 필연적으로 멸종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사실 이렇듯 조류와 포유류의 멸종과 몸집이 작아지는 것의 가장 큰 원인은 ‘인류’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무분별한 벌목, 사냥, 집약적 농업, 도시화, 지구온난화 등 사람이 만들어 내고 있는 생태계에 대한 각종 부정적 영향은 동물종의 소형화와 멸종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문제는 동물종의 소형화는 장기적인 생태, 진화의 지속가능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펠릭스 아이겐브로드 영국 사우샘프턴 생물과학부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포유류와 조류의 몸집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은 생태학적으로 우연히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생물이 그들의 특성과 생태학적 변화에 대한 취약성으로 인해 도태된다는 것이 문제”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멸종 위험이 있는 종을 어떻게 보존해고 인류가 이들의 서식지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싱가포르서 ‘원숭이두창 환자’ 첫 확인…접촉자 23명 격리, 증상無

    싱가포르서 ‘원숭이두창 환자’ 첫 확인…접촉자 23명 격리, 증상無

    싱가포르에서 사람에게 원숭이두창(monkeypox)이 감염된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됐다고 현지정부가 9일 발표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원숭이두창은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 발진 질환으로, 감염되면 발진과 함께 발열과 근육통 그리고 오한 등 증상이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이 질환은 아프리카에 사는 프레리도그 등 설치류나 원숭이와 직접 또는 밀접 접촉했을 때 감염될 수 있으며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감염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하지만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드물게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 보건부에 따르면, 감염 환자는 만 38세 나이지리아인 남성으로 지난달 28일 싱가포르에 홀로 도착했다. 이 남성은 이틀 뒤부터 원숭이두창 감염 증상을 보여 감염센터에서 격리 치료를 받고 있으며 현재는 안정을 되찾은 상태다. 이번 원숭이두창의 감염원은 환자가 싱가포르에 입국하기 전 나이지리아에서 참석했던 한 결혼식에서 먹은 야생동물 고기로 추정된다. 하지만 보건부는 환자가 싱가포르에 입국한 뒤 직접 접촉했던 23명을 임시 격리 조치해 관찰하고 있다. 다행히 접촉자들은 이렇다 할 감염 증상은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보건부 측은 “원숭이두창 감염이 확산할 위험은 극히 낮지만, 예방 차원에서 접촉했던 사람들을 격리 조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싱가포르는 아프리카 대륙 이외 지역에서 사람에게 원숭이두창 감염이 확인된 네 번째 국가가 됐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금까지 감염외 확인된 국가는 미국과 영국 그리고 이스라엘 3개국뿐이다. 사진=AFP 연합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여기는 중국] 아빠가 서로 다른 ‘쌍둥이 형제’ 태어나…이유는 불륜 탓

    [여기는 중국] 아빠가 서로 다른 ‘쌍둥이 형제’ 태어나…이유는 불륜 탓

    중국에서 아버지가 서로 다른 쌍둥이가 태어났다. 중국 남부 샤먼시 지역 언론은 25일(현지시간) 지난해 초 태어난 쌍둥이의 유전자가 서로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샤먼시에 거주하는 샤오롱(가명)은 지난해 얻은 쌍둥이 아들 중 한 명이 자신과 유독 다르게 생긴 것이 아무래도 이상했다. 이란성 쌍둥이라 여길 수도 있었지만 자신과 너무나도 다른 아기의 모습에 의문을 품은 그는 친자확인 검사를 의뢰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DNA 검사 결과 쌍둥이 중 한 명은 샤오롱의 친자가 아니었다. 샤오롱은 아내의 불륜을 의심했지만 그의 아내는 쌍둥이가 어떻게 아빠가 다를 수 있느냐며 펄쩍 뛰었다. 그럼에도 의심을 거둘 수 없었던 샤오롱은 끈질기게 아내를 추궁했고 그의 아내는 결국 불륜을 인정했다. 쌍둥이로 태어나긴 했지만 아기 중 한 명은 샤오롱의 아내가 하룻밤을 보낸 다른 남성의 아이였다. 푸젠성 법의학센터 책임자는 “나도 검사결과를 받아들고 놀랐다. 쌍둥이가 서로 다른 유전자를 가지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정확한 확률을 계산하기는 어렵지만 서로 다른 아버지를 둔 쌍둥이가 태어날 확률은 100만 분의 1도 안 된다고 말한다. 이 같은 현상을 의학계에서는 ‘이부계 복 임신’(heteropaternal superfecundation)이라고 하며 쉬운 말로 ‘중복임신’이라고 부른다. 보통 여성의 난소에서는 한 달에 한 개씩 난자가 배란되며 이 난자가 1~2일 이내에 정자와 만나 수정란을 형성하면 임신이 된다. 중복임신은 여성의 몸에서 다배란, 즉 여러 개의 난자가 배출된 뒤 이 난자들이 하루 이틀 내로 각각 서로 다른 정자와 수정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샤오롱의 아내처럼 중복임신을 한 사례는 지난 2014년에도 있었다. 중국 이우시에서 사업을 크게 하던 저우강이라는 남성은 부부 모두 쌍꺼풀이 없는데 쌍둥이 아들 중 첫째가 유독 쌍꺼풀이 진한 것을 수상히 여겨 친자확인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아기는 저우강의 친자가 아니었고 당시 중국에서 큰 화제가 된 바 있다. 중국 언론은 ‘중복임신’이 인간에게서는 매우 드물게 나타나지만 개나 고양이, 소, 설치류 등 동물에게서는 비교적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찍찍~”…인공지능(AI)으로 ‘쥐 울음소리’ 해석하는 이유는?

    “찍찍~”…인공지능(AI)으로 ‘쥐 울음소리’ 해석하는 이유는?

    과학 연구를 수행한다고 하면 쥐 실험을 떠올리기 쉽다. 왜냐하면 쥐는 생리적으로나 유전적으로도 인간에 가까워 암부터 당뇨병, 그리고 알츠하이머병까지 모든 질병 분야 연구에서 도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부 연구자는 더 나아가 쥐가 내는 울음소리를 이해하기 위해 애쓴다. 쥐의 감정 상태 등을 파악하면 실험의 정확도가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과정은 오랜 시간이 걸릴 뿐만 아니라 인간 연구원이 실수하거나 오류를 범하는 등 결과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최근 미국 워싱턴대 연구팀이 인간 연구원의 실수나 오류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훨씬 빨리 쥐의 울음소리를 해석하는 인공지능(AI) 프로그램 ‘딥스퀵’을 개발했다고 네이처 자매지 ‘신경정신약리학지’(Neuropsychopharmacology)에 발표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즈모도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연구팀은 딥스퀵에 딥러닝(심층기계학습) 기술을 적용해 지금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설치류의 울음소리를 분석해 자세히 해독할 수 있다고 말한다. 딥스퀵은 쥐 울음을 분류하기 위해 딥러닝뿐만 아니라 머신비전(기계시각) 방식을 도입했다. 마치 자율주행차가 전방 시각 정보를 포착해 분석하는 것처럼 딥스쿽은 설치류의 울음소리를 음파 분석도로 변환, 머신비전으로 분석한다. 이에 대해 딥스퀵의 공동개발자이자 연구논문의 주저자인 케빈 코피 박사는 “인간이 배우는 방식과 매우 비슷한 방식으로 딥스퀵을 가르쳐 울음을 분석하게 했다. 울음소리는 뭔가를 수학적으로 설명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그림과 예시로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또 연구팀은 딥스퀵이 울음소리 파형을 다른 음절이나 배경잡음 패턴과 분류하도록 가르치고 있다. 이는 쥐와 같은 동물은 수시로 돌아다니며 잡음을 일으켜 음성 신호를 따로 추출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설치류는 선천적으로 울음소리를 내는 동물로 지금까지 연구에서는 특정 발성과 감정 상태가 관계가 있다고 나타났다. 예를 들어 쥐의 고음 소리는 어떤 보상이 있을 때처럼 긍정적인 반응과 연관성이 있지만, 저음 소리는 부정적인 반응과 관계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과학적으로 정확하다고 말할 수 없다. 하지만 딥스퀵을 이용하면 이런 울음소리를 지금보다 더욱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심지어 인구 연구원의 수동 분석에서 일어날 수 있는 오류의 수를 줄이고 최대 40배 더 빨리 분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딥스퀵은 식별된 음절을 수동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게 해주며 설치류 종류와 음절 분류를 지정하는 등 각 실험에 맞게 매개변수를 조정할 수 있게 해준다. 스스로 정보를 변환하고 분석하며 출력할 수도 있다. 물론 이를 사용하는 연구자들의 요구에 적응할 수 있도록 딥스퀵을 설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연구팀은 말한다. 예를 들어 수동으로 쥐의 발성을 분석하는 경험이 풍부한 연구자들은 딥스퀵을 이용해 자신의 연구 정확도를 더 높이기 위한 도구로 사용할 수 있지만, 이 분야에 처음으로 임한 연구자는 이런 연구에 쉽게 접근하도록 하는 것이다. 2017년 설계된 뮤펫(MUPET·Mouse Ultrasonic Profile ExTraction)이라는 이름의 소프트웨어와 울트라복스(UltraVox)로 불리는 시판 제품이 있는데, 이들 두 소프트웨어는 딥스쿽과 마찬가지로 설치류의 음성 파일을 이미지로 변환함으로써 음절 분석과 발성의 분류를 수행할 수 있다. 하지만 딥스퀵의 딥러닝 접근방식은 이들 소프트웨어와 달리 배경잡음을 걸러내고 다양한 주파수의 울음소리 검출에 있어 개선이 돼 있어 차별화를 둔다. 뮤펫의 공동개발자인 앨리슨 크놀 박사(남캘리포니아대 조교수)는 딥스퀵은 이런 문제의 해결을 추구함으로써 지금까지의 연구를 보완해주는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현재 연구팀은 딥스퀵 소프트웨어에 인간 대화를 도입할 계획은 없다. 그렇지만 딥스퀵에 의해 설치류의 행동이나 동기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는 것으로, 각각의 연구에 있어 인간에 대한 다양한 치료법 연구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개발자들은 말했다. 한편 딥스퀵은 코피 박사의 깃허브(GitHub·오픈소스 저장소) 계정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사진=123rf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새들과 친구 먹은 세계서 가장 큰 설치류 ‘카피바라’

    새들과 친구 먹은 세계서 가장 큰 설치류 ‘카피바라’

    새들에게 자신의 등을 안방처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내어준 동물이 있어 화제다. 그 주인공은 세계에서 가장 큰 설치류 ‘카피바라’. 11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일본 나가사키 바이오 파크의 명물 카피바라 영상을 소개했다. 영상에는 호기심 많은 새들이 가만히 앉아 쉬고 있는 카피바라의 주위로 모여들지만 카피바라는 이들의 접근에 신경조차 쓰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다. 새들 중 한 마리가 카피바라의 등에 올라타 털을 고르고 다듬어준다. 카피바라도 이런 행동이 귀찮지 않은 듯 미동도 없이 앞만 쳐다보고 있다. 카피바라는 세상에서 현존하는 가장 큰 설치류로 약 130cm까지 자라며 몸무게 50kg 이상까지 나간다. 주로 남아메리카 삼림과 습지에 서식하며 초식을 한다. 친화력이 좋아 애완동물로 인기가 많다. 사진·영상= Jukin Media / Татьяна Новикова youtube 영상부 seoultv@seoul.co.kr
  • 홍준표 “탄핵 방관하던 사람들이 슬슬”…‘레밍 신드롬’ 비아냥

    홍준표 “탄핵 방관하던 사람들이 슬슬”…‘레밍 신드롬’ 비아냥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18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주자들을 겨냥해 “당이 존폐 기로에 섰던 지난 2년 동안 뒷짐지거나 탄핵 때 동조 탈당하거나 숨어서 방관하던 사람들이 이제 슬슬 나와 당을 살리겠다고 하는 것을 보면 어이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당원과 국민들이 바보라고 생각하는지 한번 물어보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복당에 이어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입당으로 전당대회 출마움직임이 보이자 홍 전 대표가 이를 견제하려는 목적으로 해석된다. 홍 전 대표는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지지율) 4% 당의 대표로 나가 대선을 악적 고투 끝에 치루면서 24.1% 정당으로 만들어 당의 궤멸을 막았다”며 “남북·북미 위장 평화쇼의 와중에서 28% 정당까지 만들어 한국당을 겨우 살려 놓았다”고 자평했다. 이어 홍 전 대표는 “자신들의 행동을 사죄하고 반성한 뒤 백의종군하면서 힘을 보태겠다고 하는 것이 순서 아닌가”라며 “국민과 당원들은 레밍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앞서 홍 전 대표는 황 전 총리의 입당에 대해서도 ‘레밍’을 언급했다. 그는 “황교안 레밍 신드롬으로 모처럼 한국당이 활기를 찾아 반갑다”고 비꼬았다. 설치류 동물인 레밍의 습성처럼 우두머리를 좆는 편승효과를 빗댄 것이다.유튜브 채널 ‘TV홍카콜라’를 운영하고 있는 홍 전 대표는 저서 ‘당랑의 꿈’ 출판기념회 등을 앞두고 있다. 이 출판기념회에서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밝힐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TV홍카콜라는 18일 조회수 1000만 돌파 기념 생방송을 할 예정이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신가영의 장호원 이야기] 함께 살아가기

    [신가영의 장호원 이야기] 함께 살아가기

    한파가 맹위를 떨치는 나날입니다. 밖에서 놀던 고양이들 들어오기 바쁜 날들이지요. 집고양이들뿐만 아니라 길고양이까지 새끼 데리고 몰래 들어와 밥 먹고 가기 바쁜 날들입니다. 고양이들만 들어오면 좋으련만 새도 사냥해서 들어오고, 쥐도 물고 들어오고 얼마 전까지 뱀과 도마뱀까지 데리고 들어오곤 했습니다.기겁할 노릇이지요. 보통 이런 경우 보은했다고, 은혜 갑으려고 한다고도 하는데 자주 보다보니 과연 그런가 싶습니다. 살아있으면 계속 가지고 놀다가 죽으면 본체만체 다시 밖으로 나가버리고 맙니다. 덩그러니 놓여진 죽은 녀석들. 보는 것도 싫은데 처리하려니 처음엔 어찌나 끔찍하던지 집게로 집는데 그 촉감이 쇠붙이를 통해 전해지는 듯 했습니다. 이 혐오감은 고양이들이 던져주는 숙제가 되었습니다. 혐오감이란 대부분 학습된 것으로 대상을 잘 모르기에 두려움이 커진다 했습니다. 그래 우선 잡아오는 녀석들 이름과 생태를 알아가기로 했습니다. 집 주위엔 밤나무가 꽤 많은 편인데 밤나무가 많으면 뱀이 많다는 얘기가 있더군요. 밤과 도토리가 많으니 쥐뿐만 아니라 다람쥐 청설모 등 설치류가 많아지고 자연스레 그를 쫓는 족제비, 너구리, 뱀도 흔하다 합니다.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이 잘 이루어져 있는 장소인 셈입니다. 이해는 되지만 혐오감을 줄이기는 쉽지 않은데 여전히 쥐를 보면 때려잡기 바빴고 빗자루를 길게 잡고 쓸어 담으면서 보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했습니다. 쉽게 무뎌지지 않던 혐오감은 멀리 있는 걸 집기 위해 사 놓은 1m 되는 만능집게를 사용하며 사라졌습니다. 참 별스럽지요. 여전히 싫기는 해도 진저리 나거나 소름 돋는 일 없이 쥐를 잡아 들어 치우고 뱀도 척척 집어 들어 산으로 풀어주며 이제 고양이에게 잡히지 말고 어서 도망가라 합니다.왜 이렇게 바뀌게 되었을까요? 대상을 치우는 도구가 50㎝에서 1m로 좀 길어진 것뿐인데 마음이 이리 달라진 것이 참 신기합니다. 적정거리라는 게 있는 것일까요. 주변을 둘러보면 함께 살아가는 것을 결정할 권리가 우리에게 있는지 묻게 됩니다. 주인이 따로 없고 함께 어우러져 가는 것이 자연일텐데 그저 두렵다는 이유만으로, 혐오한다는 이유만으로 배척하고 없앨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존재 이유를 증명해야 존재를 허락받는 건 아니지요. 혐오는 혐오하는 사람의 것일 뿐. 그렇기에 어떻게 함께 살지 고민하는 것이 사람의 몫 아닐까요. 우리가 쉬이 혐오하는 대상이라 해서 존재 이유가 없는 건 아닙니다.
  • 뱀이랑 놀려다 황천 갈 뻔한 강아지

    뱀이랑 놀려다 황천 갈 뻔한 강아지

    황금 나무뱀을 얕보다 몸통이 감겨 황천 갈 뻔한 새끼 강아지의 모습이 화제다. 끙끙대는 신음소리를 듣고 달려온 한 방문객으로 인해 간신히 구조된 사연을 지난 15일 외신 뉴스플레어가 전했다. 지난 14일(현지시각) 태국 남부 송클라(Songkhla) 지방에 있는 한 불교 사원. 태어난 지 두 살 된 강아지 한 마리가 뱀에게 온몸이 감긴 채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황금 나무뱀으로 알려진 이 뱀은 일반적으로 도마뱀, 박쥐, 작은 설치류를 주로 먹는 걸로 알려졌다. 때문에 자신보다 큰 강아지를 공격하는 모습은 다소 생소하다. 운 좋게도 사찰을 방문 중이던 파니다 칸웅(Panida Kanwong·32)에 의해 발견돼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는 “어디선가 30분간 울음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개의 소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현장에 가까이 왔을 때 몸통이 감겨 있었고 강아지를 구하려고 주위에 있던 도구를 이용해 뱀을 분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강아지는 얼마나 놀랬던지, 뱀으로부터 분리된 후에도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느라 구석에 엎드려 있는 모습이다. 이렇게 된 이유에 대해 칸웅은 “호기심 많은 어린 강아지가 뱀을 발견하고 함께 놀려다 이런 변을 당한 거 같다”고 덧붙였다.사진 영상=바이럴프레스/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쥐에게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 먹여 본 유튜버

    쥐에게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 먹여 본 유튜버

    미국의 한 유튜버가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로 알려진 캐롤라이나 리퍼를 쥐에게 먹이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션 우즈라는 이름의 이 유튜버가 쥐에게 먹인 캐롤라이나 리퍼 페퍼는 청양고추보다 200배 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4월 매운 고추 먹기대회에서 이 고추를 먹은 30대 미국 남성이 급심한 두통과 탈수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신세를 지기도 했을 정도로 치명적인 맵기를 자랑하는 고추가 바로 캐롤라이나 리퍼 페퍼다. 유튜버인 우즈는 카메라가 설치된 투명한 상자를 만든 뒤 이를 자신의 뒷마당에 두고 쥐들을 유혹했다. 상자 안에는 쥐의 후각을 자극시킬 미끼인 해바라기 씨앗과 캐롤라이나 리퍼 페퍼를 갈아 놓은 가루가 함께 섞여 있었다. 미끼 냄새를 맡고 달려온 생쥐와 쥐(생쥐보다 몸집이 크고 꼬리가 긴 설치류)는 곧바로 캐롤라이나 리퍼 페퍼 가루를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매운 맛에 고통스러워하거나 놀라는 듯한 설치류를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것이 우즈의 설명이다. 우즈는 “시간이 흐른 뒤 상자로 가보니 갈아놓은 캐롤라이나 리퍼 페퍼 가루와 해바라기 씨앗이 모조리 사라진 후였다”면서 “이들 설치류는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를 먹고 난 후에도 즐겁게 먹이 주위를 돌며 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도 쥐들을 집에서 내쫓는데에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쥐와 달리 나는 고추를 약간 먹고 난 뒤 계속되는 기침으로 고통스러울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쥐가 매운 맛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지만, 쥐에게도 사람과 같은 미뢰(미각 세포의 집합체)가 존재하며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 2014년 미국 컬럼비아대학 연구진은 쥐의 뇌에 있는 미각 세포가 활성화되면 형광으로 표시되도록 장치를 한 뒤 5가지 맛의 화학물질을 각각 공급하고 뇌의 변화를 살폈다. 그 결과 혀 전체에 고르게 흩어져 있는 약 8000개의 미뢰는 5가지 맛을 모두 느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박쥐는 에볼라 숙주가 아니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박쥐는 에볼라 숙주가 아니다?

    특정 지역의 여러 학교 학생들이 급식을 먹은 뒤 집단 설사나 식중독을 일으켜 보건당국에서 역학조사를 실시한다는 뉴스를 간혹 들을 수 있습니다.역학조사는 질병이 발생했을 때 개별 환자에 대한 관찰조사를 바탕으로 통계적 분석을 거쳐 법칙성을 찾아내는 일입니다. 집단 식중독이 발생했을 경우 환자들의 혈액을 채취하고 먹었던 음식을 수거해 실험실에서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검사하고 환자 발생 분포와 빈도, 발생시간 등을 그래프로 만드는 등 전염 경로와 확산 속도를 파악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역학조사의 일반적인 과정입니다. 이런 현대 역학조사를 처음 만들어 낸 것은 19세기 중엽 영국 런던의 뒷골목을 휩쓸던 콜레라 확산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한 존 스노(1813~1858) 박사입니다. 그 이후 역학은 공중보건에 중요한 수단이 됐습니다. 역학은 감염자 파악과 그와 접촉한 사람에 대한 시공간 정보를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최근 들어 교통수단의 발달로 개인의 활동반경이 커지고 도시가 확대되면서 불특정 다수와 감염자가 접촉할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에볼라 바이러스나 메르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S)처럼 갑자기 나타나 순식간에 확산되는 경우 역학조사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도시발달로 역학 조사 어려워져 영국 글래스고대 수의대 생물다양성연구소, 바이러스연구센터, 모어던연구소 공동연구팀이 인공지능(AI)의 한 분야인 머신러닝(컴퓨터가 스스로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서 미래를 예측하는 기술)을 이용해 에볼라 같은 치명적 바이러스의 원인숙주가 무엇인지 찾아낼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고 합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최신호에 실렸습니다. 바이러스 전파 원인을 미리 알 수 있다면 그에 대한 사람들의 접촉을 제한하거나 백신 개발 같은 대응책을 발빠르게 마련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게 됩니다. 마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처럼 전염병이 발생하기 전에 발병원인을 차단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알고리즘 숙주 예측 정확도 72% 연구팀은 우선 인간을 감염시킬 수 있고 원인숙주가 비교적 명확하게 알려진 수백 개의 바이러스에 대한 역학 데이터와 게놈 정보를 수집했습니다. 연구팀은 이렇게 수집된 바이러스의 RNA 게놈 정보를 바탕으로 영장류, 설치류 등 11개 동물 그룹 중 어느 집단이 바이러스의 숙주가 될 가능성이 높은지 예측할 수 있는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만들었습니다. 원인 바이러스와 확산 경로가 알려진 전염병 데이터를 바탕으로 알고리즘을 테스트한 결과 바이러스의 숙주를 72%의 정확도로 예측했다고 합니다. 또 연구팀은 이번 알고리즘을 이용해 아프리카 남부지역 풍토병이면서 치사율이 높은 에볼라 바이러스의 원인숙주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지금까지 알려진 것처럼 에볼라 바이러스 원인숙주는 과일박쥐 같은 설치류가 아니라고 합니다. 이번 AI 알고리즘에 따르면 우간다와 코트디부아르에서 발견된 두 종류의 에볼라 바이러스 모두 박쥐가 아닌 영장류에게서 옮겨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답니다. AI가 질병의 원인을 밝혀내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의사 탐정’ 역할까지 하게 된다는 이번 연구 결과를 보고 있노라니 문득 AI가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대신해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완전히 사라져 인간 존재의 의미까지 사라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 했습니다. edmondy@seoul.co.kr
  • 수컷들의 적 알고보니 ‘휴대전화 전자파’

    수컷들의 적 알고보니 ‘휴대전화 전자파’

    전 세계 성인이 1대씩은 갖고 있다는 휴대전화가 남성에게 특히 유해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독성학프로그램(NPT) 연구진에 따르면 2G, 3G 휴대전화에서 특히 많이 발생하는 라디오파 방사선(RFR)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수컷 집쥐(rat)의 경우 심장암이 발생할 수 있다는 명백한 증거가 발견됐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1999년 미국 식품의약청(FDA)으로부터 의뢰받은 휴대전화 전자파 유해성에 여부에 대한 실험 보고서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2월 연구결과 초안이 나온 뒤 3월 외부 과학자의 검토를 거쳐 이번에 발표된 것이다. 이번 연구 역시 생쥐 같은 설치류 동물에 대한 휴대전화 전자파 유해성을 입증하기는 했지만 인체 유해성에 대해서는 명확히 언급하고 있지 않아 논란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팀은 RFR에 대한 실험을 위해 특별한 형태의 실험 챔버에 넣은 뒤 암컷 집쥐와 생쥐는 물론 수컷 집쥐, 생쥐를 대상으로 했다. RFR은 10분 간격으로 매일 9시간 이상 2년 이상 노출시켰다. RFR 강도는 집쥐의 경우는 1㎏당 1.5~6W(와트), 생쥐는 1㎏당 2.5~10W으로 정했다. 임신한 암컷 생쥐와 집쥐에게도 똑같은 정도의 RFR을 노출시켜 태아에 대한 영향도 살펴봤다. 그 결과 암컷들에 대해서는 특별한 영향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수컷 집쥐에 대해서는 심장암은 확실히 나타났으며 뇌와 부신쪽에서도 종양이 유발시킬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그런데 연구에서는 의외로 수컷 생쥐와 집쥐들이 전자파에 노출되면서 늙은 수컷 쥐들에게서 만성신장질환 증상이 줄어들고 수명이 늘어나는 것도 관찰됐다. 이번 연구에는 현재 많이 활용되는 와이파이나 4G에서 나오는 RFR과 앞으로 사용될 5G에 대한 RFR에 대한 것은 제외돼 있다. 또 이번 연구에서는 암 유발 여부만 관찰됐지만 DNA 손상 같은 세포손상에 대해서는 추가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NTP 선임연구원 존 부처 박사는 “이번 연구에 사용된 노출은 휴대전화를 사용할 때 인간이 경험하는 노출과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어 연구결과의 의미에 대해 확실히 언급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면서 “실험에 동원된 집쥐와 생쥐는 온몸에 고주파 복사의 영향을 받았지만 사람은 휴대전화를 귀에 대고 있거나 주머니에 넣고 있기 때문에 일부 조직에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부처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2G와 3G 네트워크를 활용한 것은 연구를 시작하던 당시 사용 표준이었기 때문”이라며 “현재까지는 RFR에 노출된 동물의 건강 영향에 대한 가장 포괄적 연구결과라는 것은 확실하며 고주파 방사선이 종양을 유발하는 원인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외부 전문가들 모두 동의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미국 연구진은 18세 이상 임산부 913명을 대상으로 와이파이에서 방출되는 자기장 비이온화 방사선 노출이 지나치면 유산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를 기초과학 및 공학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 최신호에 발표했다. 휴대전화의 전자파가 남성의 정자 감소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쳐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이에 전문가들은 잠깐 동안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오랜 시간 통화할 경우는 이어폰이나 휴대전화의 전자파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건강을 부탁해] 잦은 다이어트 요요현상, 조기사망 위험 높인다 (연구)

    [건강을 부탁해] 잦은 다이어트 요요현상, 조기사망 위험 높인다 (연구)

    다이어트 요요현상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체중이나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에 잦은 변화가 나타날수록 심장질환 등으로 인한 조기사망 위험이 높아진다는 국내 연구진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학교 연구진은 건강한 국민건강보험에 등록된 건강한 성인 674만 8773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참가자들은 연구가 시작된 시점에는 당뇨나 고혈압, 콜레스테롤과 같은 요인이 없었으며, 심근경색이나 심장마비 등의 병력이 전혀 없었다. 연구진은 2005년에서 2012년까지 3차례 이상 이들의 몸무게와 혈당,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를 기록한 결과, 연구가 끝나는 시점에 연구 참가자 중 5만 4785명이 사망했고 2만 2498명이 뇌졸중을, 2만 1452명이 심장마비를 경험했다. 구체적으로 분석했을 때, 혈압이나 콜레스테롤, 혈당과 몸무게 수치가 변동을 거듭한 사람일수록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사망률이 최대 127% 상승한 것을 확인했다. 뿐만 아니라 위의 수치가 자주 변동된 사람은 심장마비 위험이 43%, 뇌졸중 위험이 41% 증가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혈압과 콜레스테롤, 혈당 및 몸무게 수치가 자주 변동된다는 것은 다이어트와 요요현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요요현상은 몸무게와 복부둘레가 다시 증가할 뿐만 아니라 근육량이 감소 등의 변화를 가져오며, 이러한 변화는 장기 주위에 지방을 축적시키고 제2형 당뇨와 심장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실제로 쥐 등 설치류를 대상으로 몸무게의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게 한 결과 지방간으로 인한 질환이 유발됐고, 이것이 간의 단백질 합성 및 해독 기능이 떨어진 상태인 간부전으로 이어지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에 참여한 가톨릭대학교 이승환 교수는 해당 논문에서 “혈압, 콜레스테롤, 혈당 및 몸무게 등을 (건강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은 건강을 지키는데 매우 중요하다”면서 “의료진들은 환자의 혈압이나 콜레스테롤, 글루코오스 수치와 몸무게 등의 변동을 주의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미국심장학회 학회지 순환기저널(Journal Circulation) 10월 1일자에 실렸다. 사진=123rf.com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김태의 뇌과학] 습관의 뇌과학

    [김태의 뇌과학] 습관의 뇌과학

    습관이란 ‘어떤 행위를 오랫동안 되풀이하는 과정에서 저절로 익혀진 행동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좋은 습관이든 나쁜 습관이든 우리는 수많은 습관 속에서 살고 있다. 수시로 스마트폰을 켜서 메시지를 확인하기도 하고, 자신도 모르게 손톱을 물어뜯기도 하며, 다리를 떨기도 한다. 우리의 의식이 알아채지 못한 채 이뤄지는 수많은 행동은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럼 뇌과학으로 밝혀진 습관의 비밀은 어떤 것이 있을까.우선 습관을 과학적으로 연구하기 위해서는 정확하고 측정 가능한 정의가 필수적이다. 에이드리언 헤이스 미국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다음과 같이 습관을 연구하고자 했다. 우선 행동은 크게 두 가지로 구별할 수 있다. 목적 달성에 가까운 방향으로 이끌어 주는 ‘목적지향 행동’과 목적과 관계없이 발생하는 ‘습관 행동’이다. 예를 들어 퇴근길에 슈퍼마켓에 들렀다 집에 가려고 생각했는데 아무 생각 없이 집으로 바로 와버렸다면 목적 지향 행동을 하지 못하고 습관 행동이 발생한 것이다. 허기진 실험쥐를 미로에 넣고 먹이를 일정한 장소에 넣어 주면 실험쥐는 쉽게 그 장소를 찾게 된다. 그런데 충분한 먹이를 먹은 상태에서 같은 미로에 넣어 주면 실험쥐는 습관화된 장소를 찾아가지만 정작 먹이를 먹지 않는다. 이런 현상 역시 습관 행동이 나타난 것이다. 습관은 어떻게 형성되는 것일까. 목적지향 행동을 반복하면 습관 행동으로 바뀐다. 새로운 행동을 학습하는 과정 초기에는 목적지향 행동이 이뤄지다가 습관 행동으로 전환돼 의식의 판단 없이 행동할 수 있게 된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목적지향 행동을 주로 하며 살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목적지향 행동은 반복적인 연습의 과정을 통해 습관 행동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일시적인 현상일 때가 많다. 실제로는 습관 행동이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행동을 차지하고 있다. 습관이라는 형태로 ‘세트 메뉴화’된 행동은 의식이 관여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작동 가능한 장점이 있다. 그럼으로써 의식은 다른 중요한 판단을 하는 데 활용돼 ‘멀티태스킹’이 가능하게 된다. 설치류 뇌의 등쪽 내측 선조체(영장류에서는 미상핵)는 목적지향 행동을, 등쪽 외측 선조체(영장류에서는 조가비핵)는 습관 행동을 만들어내는 데 관여한다. 이 회로들이 서로 경쟁적으로 작용해 최선의 행동을 만든 결과가 습관이다. 이것을 바꾸는 것은 대체로 쉽지 않고 수많은 의식적 반복행동을 통해서만 새로운 습관이 형성된다. 우리는 걷기와 말하기부터 글씨를 쓰고, 키보드를 두드리고, 신발 끈을 묶고, 전화를 받고, 비디오게임을 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수없이 많은 습관화된 행동으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그 덕분에 우리는 습관이라는 ‘자동항법장치’를 켜고 살면서 중요한 사안의 결정에만 효율적으로 뇌기능을 동원하게 되는 것이다. 머지않아 습관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통해 더 나은 습관들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 [단독] ‘고속열차 71편 지연’ 쥐 탓이라고?

    [단독] ‘고속열차 71편 지연’ 쥐 탓이라고?

    “쥐가 선로 케이블 갉아 먹어 이상 신호” “보조선도 작동 안 해”… 관리소홀 지적 코레일·철도공단은 책임 떠넘기기 급급지난달 29일 경부고속선 남산분기점(평택 인근)에서 발생한 고속열차 무더기 지연 사태의 원인이 ‘쥐’와 ‘관리 소홀’인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KTX와 SRT 71편은 통신 장애 탓에 지연 운행됐고, 이에 따른 지연 보상액만 15억~19억원인 것으로 추산됐다. 9일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시설공단, 코레일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후 7시 30분쯤 천안아산역과 광명역 사이에 있는 남산분기점에서 통신 장애가 발생하면서 고속열차가 시속 30㎞ 이하로 운행됐다. 고속열차에 선로 정보를 제공하는 케이블이 고장 나면서 열차가 제 속도를 내지 못한 것이다. 응급복구된 당일 오후 9시 5분까지 20분 이상 지연된 고속열차만 71편(KTX 40편, SRT 31편)으로,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조사 결과 천안아산역에서 서울 방향으로 5㎞ 떨어진 지점에 설치된 광케이블 플라스틱 관로(파스콘)가 깨져 있었고, ‘쥐’들이 이곳의 광케이블을 갉아먹어 파손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철도의 통신·전기 선로는 ‘이중화’로 이뤄져 있어 한 선이 고장 나더라도 보조선이 정상 작동해야 하는 만큼 다른 원인이 동시에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코레일이 사고 발생 전 유지 보수한 사실이 드러나 또 다른 실수가 이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철도 관계자는 “쥐가 갉아먹은 광케이블에서 고장 신호가 떴고, 문제의 광케이블에 대한 코레일의 임시 조치 이후 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서는 회로도 확인과 현장 보수 내용, 조치 보고 등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날 사고와 관련해 이례적으로 시공한 철도공단과 유지 보수를 맡고 있는 코레일에 각각 조사를 지시했다. 양 기관의 의견 차이가 컸다는 후문이다. 원인 규명에 따라 지연료를 부담하는 책임을 떠안아야 한다. 양 기관은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장애 원인을 놓고 상대방 책임에 무게를 뒀다. 코레일은 “설계대로 설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의심된다”며 사실상 시공 잘못을 지적했다. 반면 철도공단은 “2016년 설치 이후 시험 결과와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고 사용 개시 이후 2년 4개월간 정상 작동했다”며 유지 보수에 의문을 제기했다. 장애 원인을 차치하고 철도 기관들의 심각한 ‘안전 불감증’이 또다시 불거졌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공단은 안전과 직결된 시설임에도 파손 방지와 쥐와 같은 설치류 피해를 차단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코레일은 유지 보수 기관으로서 시험 가동 기간에 철저한 확인 등을 거치지 않아 이상이나 장애 발생 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냈다. 더욱이 유지 보수 과정에서 파손된 관로 보수 등도 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남산분기점은 KTX와 SRT가 교차하는 선로여서 각별한 안전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말라리아도 없애고 심장병도 고치는 ‘유전자 가위’

    말라리아도 없애고 심장병도 고치는 ‘유전자 가위’

    지구상 모든 생명체의 삶과 죽음에는 DNA 유전정보를 담은 게놈(유전체)이 관여하고 있다. 사람은 32억쌍에 이르는 DNA 염기를 갖고 있는데 이 중 하나만 잘못돼도 희귀 유전병이나 암으로 고통을 받게 된다. 과학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찾아왔지만 번번이 실패했다.그러던 중 최근 인간은 ‘유전자 가위’라는 강력한 도구를 손에 넣게 됐다. 유전자 가위는 DNA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염기서열을 찾아 잘라내고 정상적인 유전자를 붙여 넣거나 특정 염기를 다른 염기로 교체하는 일종의 ‘유전자 편집 기술’이다. 현재 쓰이는 3세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1, 2세대보다 만들기 쉽고 가격이 저렴해 많은 과학자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하며 연구하고 있다.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유전자 드라이브’로 페스트를 비롯해 각종 질병의 매개체가 되는 시궁쥐를 절멸시키는 연구가 진행되는가 하면 간에서 생성되는 콜레스테롤 양을 줄이도록 유전자를 편집해 심근경색을 예방하는 실험이 성공하기도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대(UC샌디에이고) 생명과학부 연구팀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해 인류에게 해가 되는 개체군을 절멸시킬 수 있는 유전자 드라이브 기술을 확보했다고 생물학 분야 학술데이터베이스 ‘바이오아카이브’(bioRxiv) 4일자에 발표했다. 유전자 드라이브는 특정 유전자가 세대를 거듭하면서 후손들에게 유전되도록 해 결국 해당 종(種) 전체 개체의 유전형질을 바꾸는 기술이다. DNA의 특정 부분을 크리스퍼 가위로 자른 뒤 원하는 기능의 유전자를 붙인 다음 해당 생물종의 유전체에 심으면 생식과 번식을 반복하면서 특정 유전자가 전체에 퍼지는 원리이다. 이 때문에 많은 연구자들은 질병을 옮기는 유해 곤충을 없애거나 질병을 매개하는 기능 자체를 없애버리는 데 활용하기 위한 연구들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 지카바이러스나 말라리아, 뇌염 등을 옮기는 모기를 멸종시킬 수 있는 유전자 드라이브 기술은 실험실 수준에서 확보한 상태다. UC샌디에이고 연구팀은 페스트나 각종 질병의 매개체인 시궁쥐, 집쥐 등 설치류를 제거할 수 있는 유전자 드라이브를 이번에 구축한 것이다. 일반적인 유전법칙으로는 유전자가 후손에게 전달되는 비율은 50%이지만 이번 기술은 암컷 생쥐의 변이된 유전자를 전달할 수 있는 비율이 73%에 이른다. 그렇지만 호주 캔버라 국립대 게탄 버지오 유전학 교수를 비롯한 또 다른 유전자 가위 연구자들은 “유전자 드라이브가 실험실에서는 완벽하게 작동하겠지만 야생에서는 생각만큼 효과를 못 볼 수 있다”며 “유전자 드라이브가 해당 지역의 설치류 전체에 확산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고 그 정도의 시간이면 종의 저항성도 생겨나 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생명공학기업 프리시전 바이오사이언스 공동연구팀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어른 마카크 원숭이의 간에서 ‘PCSK9’이라는 유전자를 편집하는 방식으로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LDL콜레스테롤 생산을 억제해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를 낮추는 데 성공했다고 생명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 10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인체에 무해한 아데노연관바이러스에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탑재시켜 마카크 원숭이의 간으로 전달했다. 유전자 가위를 주입하고 4개월 뒤 6마리의 어른 원숭이 간에서 PCSK9 유전자가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혈중 LDL콜레스테롤이 60% 이상 감소됐다고 연구팀은 보고했다. 연구팀은 PCSK9 유전자를 편집해 치료하는 방법이 동물실험을 통해 검증된 만큼 일부 문제점을 개선하면 PCSK9 차단제를 복용할 수 없는 심장질환 환자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임스 윌슨 펜실베이니아대 유전자치료학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유전자 가위 기술이 인간을 제외한 영장류에서도 효과적으로 작동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며 “원숭이의 몸에 별다른 문제 없이 콜레스테롤 생성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은 기술의 안정성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물난리 해외연수로 제명된 도의원 2명 한국당 복당

    물난리 해외연수로 제명된 도의원 2명 한국당 복당

    지난해 충북지역 물난리 와중에 해외연수를 떠나 자유한국당에서 제명된 충북도의회 박봉순(청주)·박한범(옥천) 의원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복당했다.11일 한국당 충북도당에 따르면 전날 오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두 사람이 낸 복당 신청이 승인됐다. 이들은 지난해 7월 청주 등 중부권에 최악의 수해가 발생한 가운데 유럽연수에 나서 공분을 샀다. 연수에 동행한 김학철(충주) 의원이 자신들을 비난하는 국민을 ‘설치류’에 비유해 악화된 여론에 기름을 부었고, 한국당은 3명 모두에 대해 최고 수위 징계인 ‘제명’조치를 내렸다. 복당에 성공한 두 의원은 한국당 공천을 받아 도의원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당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탓에 두 의원의 지역구에서 한국당 공천을 신청한 사람이 없어서다. 한국당은 현재 추가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김 의원은 복당하고 싶다는 뜻을 충북도당에 전했지만 최고위에서 안건으로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충북도당이 중앙당에 저의 복당 안건을 신청하지 않은 것 같다”며 “이번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윤정 충북경실련 사무처장은 “재임중에 물의를 일으킨 사람들을 슬그머니 받아주는 것은 유권자들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여긴 우리 땅이야!”…재규어 쫓는 자이언트수달 (영상)

    “여긴 우리 땅이야!”…재규어 쫓는 자이언트수달 (영상)

    남미 최상위 포식자로 유명한 재규어가 자이언트수달(큰수달)들에게 쫓겨 달아나는 굴욕적인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브라질 야생동물 보호단체 ‘판타날 네이처’의 책임자 아일톤 라라는 블로그를 통해 최근 브라질 판타나우에서 재규어 한 마리가 자이언트수달 무리에게 쫓겨나는 장면을 촬영해 공개했다. 상로렌수 강을 따라 내려가던 한 배에서 포착한 이 영상은 3살 된 암컷 재규어 ‘아게’가 떼로 덤비는 자이언트수달들에게 쫓겨 달아나는 모습을 보여준다. 재규어가 자이언트수달 무리의 영역 안에 발을 들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그는 “아게가 강가에 앉아 구경하기에 잘못된 장소를 골랐다”고 설명했다. 해당 영상은 자이언트수달들이 자신들의 영역 안에 들어온 포식자를 어떻게 위협해 내쫓는지를 보여준다. 자이언트수달들은 큰 소리를 내 우두머리인 수컷 자이언트수달에게 상황을 알리고 이리저리 미친 듯이 왔다 갔다 하면서 포식자의 시선을 교란해 시간을 번다. 이후 점점 자이언트수달들의 수가 늘어나고 사나운 수컷이 무리를 돕기 위해 다가오자 재규어는 놀라 자리를 피하고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재규어가 자이언트수달들에게 완전히 겁을 먹은 것은 아니다. 아게는 잠시 놀라긴 했지만 다음날에도 나무 아래 그늘에서 쉬기 위해 똑같은 장소로 돌아왔다고 한다. 판타나우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재규어가 모여 사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곳은 사교성 좋은 설치류 카피바라부터 카이만 악어에 이르기까지 많은 야생 동물이 모여 살고 있지만, 이곳에 있는 강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동물은 자이언트수달이다. 자이언트수달은 몸길이가 약 1.8m까지 자라며 우두머리는 2m를 넘는데 자기 영역을 지키려는 본능이 강해 재규어는 물론 악어가 영역을 침입하면 단체로 공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아일톤 라라/판타날 네이처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심장 마사지’ 받고 새생명 얻은 다람쥐

    ‘심장 마사지’ 받고 새생명 얻은 다람쥐

    손가락 하나로 심장 마사지 받은 다람쥐가 새생명을 얻게 됐다. 지난 5일(현지시각) 외신 데일리메일은 콜롬비아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다람쥐의 생명을 구해 영웅이 된 놀라운 사연을 소개했다. 영상 속, 오토바위 안장 위에 빨간색 다람쥐 한 마리가 누워 있다. 소식에 따르면 이 붉은 설치류는 콜롬비아 카리브해 연안의 도시인 카르타헤나(Cartagena)의 전기선 위로 지나가다 감전된 후 근처 사람들에게 발견되었다고 한다.  이들은 이 설치류를 살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달려들었다. 다람쥐를 눕히고 심장이 다시 숨쉬기 시작할 때까지 손가락으로 지속적인 압박을 한다. 다람쥐 얼굴을 만지고 입을 벌려 편하게 숨쉴 수 있도록 하기도 한다. 작은 동물 하나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적당히 하다가 그만 둘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다람쥐를 살릴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는지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이들의 소중한 노력으로 이 다람쥐는 순간적으로 몸을 뒤집고 건강을 회복한다. 그러더니 바로 오토바이 아래로 내려간다. 하지만 생명의 은인인 이들의 고마움을 아는지 이들 곁을 잠시 떠나지 않는다. 결국 한 남성이 다람쥐의 몸을 쓰다듬으며 작별인사를 하자 그제서야 숲 속으로 떠나간다. 이 감동스런 영상은 소셜미디어에 올라온지 며칠만에 40만이 훌쩍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진한 감동이 있는 곳엔 사람의 관심이 몰려들기 마련인 거 같다. 사진 영상=RM Videos/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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