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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춘제 앞둔 중국, AI 확산 공포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설) 연휴를 앞두고 중국 내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베이징에서 19세 농민공 소녀가 지난 5일 AI 감염으로 사망한 데 이어 산둥(山東)성 성도 지난(濟南)시에서 고열 증세 등으로 치료를 받던 장모(27·여)씨가 지난 17일 오후 사망했다. 산둥성 위생청은 사망한 환자의 가검물을 수거해 정밀검사한 결과 AI 바이러스의 일종인 H5N1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산시(山西)성 뤼량(呂梁)시에서 입원치료 중이던 2살짜리 여자 아이는 병세가 호전되지 않아 산시성 성도 타이위안(太原)으로 옮겨져 격리치료를 받고 있지만 여전히 중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올들어 지금까지 벌써 3명의 감염자가 발생, 이 가운데 두 명이 잇따라 사망하자 중국 정부는 AI 확산 비상이 걸렸다. 중국 정부는 무엇보다도 오리고기와 닭고기 유통이 급증하는 춘제를 앞두고 있다는 점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국가조류인플루엔자연구소, 중국 동물전염병예방통제센터, 중국농업대학, 중국 동물약품검사소 등의 전문가회의에서 “최근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및 전염 위험이 매우 커지고 있다.”는 결론이 도출됐다고 19일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부터 변형 바이러스가 북방 일부지역에서 장쑤(江蘇) 등 남방지역으로 확산 추세에 있고, 주변국의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빈도가 급증하고 있는 점 등을 배경으로 제시했다. stinger@seoul.co.kr
  • 역사가 된 꿈… 희망을 말하다

    새 ‘미스터 워싱턴’이 워싱턴 링컨기념관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토록 닮고 싶어했던 링컨 석상이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첫 흑인대통령 탄생이라는 역사적 순간을 맞이한 미국은 축제 속으로 빠져들었다. 20일 열리는 제44대 미국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공식 축하 행사가 시작된 18일(현지시간) 링컨기념관에 5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오후 2시30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과 조 바이든 부통령 당선인 부부가 무대에 등장하자 ‘오바마’를 연호하는 군중의 함성이 내셔널 몰을 가득 채웠다. 레드카펫은 깔리지 않았지만, 이날 행사는 웬만한 할리우드 시상식장 분위기 못지 않았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랩팬들이 컨트리 음악에 춤추고, 나이 지긋한 백인 어른들이 흑인청년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등 세대·인종·지위를 넘어선 화합의 장이 연출됐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오바마의 얼굴이 그려진 성조기를 든 시민들의 얼굴엔 한기와 기대가 함께 서려 있었다. 영하 2도의 추위 속에서도 인파의 물결은 계속 이어졌다. 미시시피주 로먼에서 온 흑인여성 엘리자베스 로스(57)는 브루스 스프링스틴이 2001년 9·11테러 사태로 숨진 소방관들을 다룬 추모곡 ‘더 라이징(The Rising)’을 부르는 모습을 바라보며 “우리 아버지가 이 광경을 보셨으면 좋아했을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콜로라도의 한 백인 동네에서 나고 자란 스테판 셔먼(88)은 자신의 88세 생일파티에 쓸 돈을 모아 오바마의 취임식을 보러 왔다. 클랜시 설리번(60)은 잔디 위에 앉아 간호학교 시절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연설을 들으러 볼티모어를 찾았던 일을 회상하며 말했다. “꿈이 정말 이루어졌네요.” 오바마는 이 자리에서 희망을 말했다. 그는 활기 넘치는 목소리로 “전쟁과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며 “우리가 앞으로 갈 길은 멀고 험난하겠지만, 미국의 진정한 특성은 안정된 시대가 아니라 도전의 시기에 나타난다. 우리가 한 나라, 한 국민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걸 보여주자.”고 말했다. 이날 무대에는 스티비 원더, 비욘세, 그룹 U2의 보노, 허비 행콕, 톰 행크스 등 A급 스타들이 총출동했다. 무대 옆 방탄 유리 뒤에 앉은 대통령과 부통령 당선인 부부는 가수들의 노래를 함께 흥얼거리거나 리듬에 맞춰 고개를 흔들며 축제를 만끽했다. 오바마의 두 딸 말리아와 샤샤는 유명 팝스타들이 등장할 때마다 디지털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러댔다. 덴젤 워싱턴과 제이미 폭스 등 할리우드가 44대 대통령 배역을 뽑을 때 경쟁할 명배우들도 자리했다. 덴젤 워싱턴은 “우리 모두 여기 함께 있다. 이것이 바로 이 축제의 주제가 ‘우리는 하나’(We Are One)인 이유”라고 말했다. 행사장에 흥겨움만 존재한 건 아니다. 미처 명당(?)을 선점하지 못한 이들은 링컨기념관 주변의 나무에 올라타거나 간이화장실 위에 올라앉아 행사를 관전했다. 삼삼오오 모인 시민들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관타나모 등 미국이 직면한 현안과 의무에 대한 설전도 벌였다. 기록적인 인파로 인근 도로는 마비 상태였고, 보안 검색대에도 대기 인파가 밀리며 수천명이 입장하지 못해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날 심장마비나 추락 등으로 15명의 시민들이 병원에 실려갔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자치단체 ‘내고장 상품 이용하기’ 불붙었다

    “내고장 기업이 살아야 경제도 산다.” 실물 경기 침체가 깊어가는 가운데 최근 경기도내 자치단체들 사이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내고장 상품 이용하기’ 운동이 활발이 전개되고 있다. 지역 생산 제품을 우선 구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직자와 시민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판촉 행사를 벌이는가 하면 청사 건물에 제품 홍보전시관을 운영하는 등 관내 기업 돕기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 19일 도에 따르면 안산시는 안산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우리지역 생산품 사주기 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시는 반월·시화공단을 비롯, 안산에서 완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모두 110개사로 가전제품, 공예품, 문구용품, 생활용품, 식품, 의약품 등 다양한 품목을 구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이들 업체로부터 생산품을 구매할 기관은 시와 시 출연기관, 학교, 병원, 금융기관 등 939곳에 이른다. 시는 이에 따라 사무용품, 도서, 홍보물제작 등 업무용 물품은 지역업체에서 우선 구매하고 각종 선물도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을 사용하기로 했다. 시흥시는 고유 명절인 설을 앞두고 관내 중소기업 제품을 공직자들에게 저렴한 값에 판매하는 ‘설맞이 정기 기획 상품전’을 실시하고 있다. 시는 지난해 11월부터 정왕동 ‘시흥시 기업체 생산품 상설전시장’에서 계절별로 선정한 제품을 공직자들이 일괄 주문, 구입하는 행사를 벌이고 있다. 안양시도 지역에서 생산된 우수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우수상품 판매기획전’을 마련하고 있다. 시는 백화점이나 대형 할인매장 등 다중 시설에 행사장을 설치해, 지역 중소벤처기업에서 생산한 각종 생활용품을 판매하고 있다. 군포시는 지역 기업체의 상품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다음달 중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시는 지역내 1200여곳의 기업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해 이 사이트를 통해 해당 기업에서 생산하는 상품을 소개하고 온라인 판매와 상담 기능도 하도록 할 방침이다. 부천시는 부천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기업사랑한마당 축제’를 열고 있다. 시는 행사에서 내고장 공산품 전시·판매는 물론 기업인·근로자 가요제, 근로자 사진콘테스트, 족구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기업인들의 사기를 높여주고 있다. 이밖에 화성시는 시청사 1층 로비 중앙에 관내 기업에서 생산한 승용차를 전시하고 있으며 수원, 안양, 평택, 의왕, 의정부시 등도 관내 기업을 홍보 및 제품 전시공간을 마련, 운영하고 있다. 김희겸 경기도 경제투자관리실장은 “경제가 살아나기 위해선 기업들이 투자에 활력을 찾아야 한다.”며 “지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같은 운동이 적지 않은 힘으로 작용해 지역 경제활성화는 물론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로컬플러스] 기장 정관신도시에 박물관 건립

    부산 기장군 정관신도시에 박물관이 들어선다. 부산시는 4월 정관신도시의 중앙공원 내 2만 196㎡에 지상 3층, 건축면적 3930㎡ 규모의 박물관을 착공한다. 이 박물관은 990㎡ 넓이의 상설전시실과 230㎡ 크기의 기획전시실, 유물 수장고, 야외 전시장 등을 갖추며, 2011년 5월에 문을 열 예정이다. 박물관에는 2003년 택지 조성 과정에서 출토된 청동기 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유물들이 전시된다. 박물관은 신도시 사업시행자인 주택공사가 100억원을 들여 지은 뒤 부산시에 기부한다. 정관신도시에서는 삼국시대와 통일신라시대 때 사용했던 각종 생활용품이 많이 출토됐고, 청동기시대와 조선시대 유물도 일부 발견됐다.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제 머리 못깎는’ 윤리위

    ‘제 머리 못깎는’ 윤리위

    국회의원들의 폭력 사태를 처벌하기 위한 국회 윤리특별위원회가 여야의 이해관계로 징계안을 제대로 논의조차 못한 채 설전만 벌였다. 윤리특위는 13일 예산안 강행 처리와 폭력 사태 등에 연루돼 각각 상대당에 의해 제소된 한나라당 이한구·신지호·장제원 의원, 민주당 이종걸·서갑원·문학진·강기정 의원,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 등 8명의 징계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전체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민주당은 여야 간사간 의사일정 합의가 없었고 문제 행위에 대한 원인부터 규명하는 게 순서라며 추후 논의하자고 주장했다. 신학용 의원은 “문학진·강기정 의원과 관련된 폭력 행위의 경우 원인을 먼저 밝힌 뒤 징계처리 여부를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영택 의원은 “개인 차원에서 한 일이 아니라 당 상임위 간사 및 당 대표로서 한 일”이라면서 “원인을 심층적으로 성찰하고 토론한 뒤 징계안을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나라당은 국회법에 따라 대체토론을 하자고 맞섰다. 홍일표 의원은 “원인행위는 징계안 심의 과정에서 대체토론을 통해 규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준선 의원은 “윤리위조차 정당의 이해관계로 파행시켜 버리면 국회 존재 자체가 의문시되고 윤리특위는 ‘있으나 마나’한 꼴이 된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한나라당 소속 심재철 위원장은 “징계안은 신청되면 자동으로 안건으로 올라온다.”면서 “(원인규명은) 대체토론에서 하자.”며 안건을 상정했다. 이후 비공개 회의에서 여야는 대체토론 진행 여부를 놓고 30분 남짓 공방을 벌였으나 접점을 찾지 못하고 대체토론과 소위 회부 등의 절차를 2월 임시국회로 미뤘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인사]

    ■농림수산식품부 △국립식물검역원장 배인태■보건복지가족부 △사회복지정책실 사회서비스정책관 배병준■교육과학기술부 ◇일반직 고위공무원 △인재정책실장 김차동△학술연구정책〃 엄상현△대변인 홍남표△감사관 변광화△정책기획관 조율래△인재정책〃 최수태△교육복지지원국장 이상진△교육자치기획단장 이종원△과학기술정책기획관 김이환△정책조정〃 전찬환△기초연구정책관 박항식△학술연구지원관 이원근△대학연구기관지원정책관 김관복△울산국립대학건설추진단장 김정민△대구 부교육감 이걸우△대전 〃 김명훈△충북 〃 우승구△전북 〃 김찬기△부산대 사무국장 이성희△충북대 〃 이종봉△한국교원대 〃 윤용식△교육과학기술부 황인철 정일용 이문기 변창률 이중흔 남진웅 박백범 윤헌주 황홍규(한양대) 김승봉(IAEA)△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추진지원단장 편경범◇별정직 고위공무원 △교원소청심사위원회 위원장 김동옥 ◇부이사관 △교육과학기술부 이계영 서유미■부산시 ◇2급 승진△도시개발실장 황택진 △시의회 사무처장 박춘한 ◇2급 전보△정책기획실장 최익두 ◇3급 승진△기획재정관 이갑준△사상구 부구청장 이진복△중앙공무원교육원 교육훈련 파견 송근일△국방대학교 교육훈련 〃 김상주△건설방재관 조성원△영도구 부구청장 류재용 ◇3급 전보△경제산업실장 이영활△행정자치관 이종철△감사관 김영환△미래전략본부장 정현민△복지건강국장 박영세△교통국장 이종원△해양농수산국장 정경진△환경국장 이용호△건설본부장 정진식△사하구 부구청장 이규호△금정구 〃 박종수△부산발전연구원 파견 박종주 ◇4급 전보△중구 부구청장 고한익■전북도 ◇승진 △성과관리 김인태△재정 강석찬△수질보전 임영환△산림녹지 윤영남△기업지원 신현창△부품소재 유희숙△여성청소년 최영만△노인정책 손종성△대외협력 김백수△의사담당관 이내성△농업기술원 행정지원 서성원△농업인력개발원장 김인호△혁신도시추진단 부단장 이존기△새만금특별법 추진원회 파견 허명기◇전보△인재양성과장 이정태△새만금개발〃 정찬용△일자리창출〃 최상기△디자인정책〃 김용현△국제협력〃 서권열△의회사무처 총무담당관 이옥진△〃 운영전문위원 유영렬△〃 산업경제전문위원 신현승△〃 문화관광건설전문위원 복환근△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청 행정지원부장 전용준△〃 투자기획부장 박형배△공무원교육원 교육운영과장 신용태△전북투자유치사무소장 윤철■전남도 ◇지방서기관 전보 △공무원교육원장 이윤모△의회사무처 총무담당관 박환기△F1대회지원보좌관 서복남△행정지원국 박노창△혁신도시건설지원단장 나도팔△행정지원국 윤광수(교육입교) 이호경 이인곤 문대원△강진부군수 고대석△나주부시장 이광형△구례부군수 이광택△해남〃 허영철△함평〃 박윤식△진도〃 남상창◇지방별정4급 상당△공보관 오주승(내정)■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장 박해성△인재개발〃 김용억△농산업·도농교류지원센터장 강태식■한국광물자원공사 △감사 남준우■건설공제조합 ◇승진 △신용조사부장 김대규△춘천지점장 윤중원△청주〃 신덕상△중부보상센터장 김형기△영남보상〃 이정관△감사실 감사역 박종석△중앙지점 차장 이향숙△인천지점 〃 김성희△전주지점 〃 이은석△광주지점 〃 김병선△부산지점 〃 공준식△마산지점 〃 이상덕△서울보상센터 〃 김창용◇전보 △신규사업부장 황석환△공제사업〃 정창섭△관리〃 허노문△연수원장 이성재△서초지점장 최성호△수원〃 박도식△성남〃 조성태△경영전략팀장 윤창석△신규사업부 차장 서경민△시설관리팀장 조남경△차세대시스템구축팀 차장 이일양△영업기획팀장 소상국△공제기획〃 김현정△보증이행〃 김선완△일산지점장 박현규△강릉〃 이인석△충주〃 채종훈△광주동〃 전상석△순천〃 장선희△대구중부〃 이종석△구미〃 박성득△동대문지점 차장 김진현■한국철도기술연구원 ◇전보 △차륜궤도 김대상△집전전력 김형철△철도교통물류 정병현△철도산업발전 오지택△시험인증 최강윤■국립수산과학원 ◇3급 전보 △연구기획부장 박미선△어업자원〃 김영섭◇4급 승진△운영지원과 서무관리계장 최경욱■한국인터넷기업협회 △기획실장 신용중■서울신용보증재단 ◇승진 △감사실장 전승기△기획부장 엄창석△마포지점장 윤여원△창의혁신팀 부팀장 이상희△총무부 부부장 이재상△신용보증부 〃 권성우△은평지점 고객팀장 문선영◇전보△신용보증부장 권영호△채권관리〃 조재목△전산실장 정동욱△기업지원부장 박창원△영업〃 김상호△영등포지점장 왕희원△광진〃 김재진△송파〃 김정길△강북〃 김태웅■프라임경제신문 △부사장 겸 주필 백병훈△광고국장 남경민 ■기업은행 ◇지역본부장 승진 △강남 박영식△강북 정용오△서부 정만섭△경수 박진욱△부산경남 이익동△부산울산 서수철△호남 김기영◇지역본부장 전보△강동 이윤희■오비맥주 △정책홍보담당 전무 최수만
  • “제2롯데월드 허가 땐 안보 무너져”

    정부의 잠실 제2롯데월드 신축 허용 방침이 12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도마에 올랐다. 이날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이상희 국방장관에게 제2롯데월드 관련 현안보고를 들은 뒤 일제히 관련 의혹을 추궁했다. 3군사령관 출신인 민주당 서종표 의원은 흙이 무너지고 기와가 깨지는 ‘토붕와해’(土崩瓦解)를 언급했다. 그는 “군이 (이를) 허가해 준다면 안보는 토붕와해될 것”이라면서 “군사시설에 대해 단순히 수익자부담원칙을 강조한다면 최악의 선례를 남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안규백 의원은 “지난 4월 민관합동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한마디에 국방부와 공군이 코드를 맞춘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여당 의원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한나라당 김무성 의원은 “불과 수개월 전까지만 해도 국회에서 제2롯데월드 신축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던 국방부가 지금 와서 허용 쪽으로 선회한 것은 일관성을 상실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회의의 ‘백미’(白眉)는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과 이 총장 간의 설전이었다. 유 의원이 “15년간 군 선배들은 왜 반대했느냐.”면서 “누가 거짓말하고 있나. 군 선배들은 바보고 직무유기를 한 것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와 관련, 이 국방장관은 “과거에는 제2롯데월드 신축과 관련해 주로 비행절차가 논의됐지만, 이번에는 시설과 장비의 변경이 고려됐다.”고 답했다. 오상도 김지훈기자 sdoh@seoul.co.kr
  • ‘미네르바’ 사이버모욕죄 논쟁 비화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에 대한 검찰의 영장 청구를 두고 여야간 논쟁이 뜨겁다. 여야간 쟁점법안 가운데 하나인 정보통신망보호법의 사이버모욕죄 신설과 연계된 양상이다. 여야간 설전은 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에서 최고조에 달했다. 문방위는 2월 임시국회에서 정보통신망보호법 개정안의 상정 문제로 격전이 예고된 곳이다.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이날 문방위 전체회의 대체토론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도 주가가 크게 오를 것이라고 했지만, 주가는 반토막이 났다. 허위사실 유포죄로 대통령과 장관도 처벌해야 하는가.”라면서 “인터넷상 표현과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전 의원은 “사이버모욕죄가 도입돼 피해자 아닌 사법 기관이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는 체제가 된다면 제2, 제3의 미네르바 사태가 일어나는 것은 물론 수만명의 미네르바가 피해를 당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은 “아예 사이버모욕죄를 전체회의에서 논의해 보자. 지금이라도 당장 법안을 상정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민주당 의원들이 이에 반대하며 회의장이 소란스러워지자 고흥길 위원장은 “전에 공언한 대로 정보통신망보호법을 비롯한 미디어관련법 6건은 2월 임시국회에 모두 상정하겠다.”며 분위기를 가라앉혔다. 그러자 전 의원은 “미디어 관련법은 여야가 시일을 못 박지 않고 합의처리하기로 한 것인데 이런 식으로 상정을 공식화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미디어 관련법의 상임위 상정 자체를 반대한다.”고 못박았다. 이날 문방위에 출석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사이버모욕죄가 도입되면 미네르바 사태가 이어질 것 아니냐.”라는 전 의원의 질문에 “검찰이 아마 상당한 근거가 있고, 그것이 위험하다고 느꼈을 때 수사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그런 현상이 나타나리라고 믿지 않는다.”고 답했다. 앞서 민주당 소속 문방위 의원들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정희·전두환 독재시절 막걸리를 마시다 정권을 욕했다는 이유로 쥐도 새도 모르게 잡혀가는 야만의 시대로 돌아간 느낌”이라면서 “이번 사건은 표현과 언론의 자유를 정면으로 부정한 행위”라고 규탄했다. 반면 문방위 소속 한나라당 강승규 의원은 “익명성에 숨거나 허위 댓글을 통해 인터넷 소통을 조작하는 행위의 부정적 기능을 확인한 사건”이라면서 “한나라당이 사이버모욕죄를 도입하려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여야 대변인도 가세했다. 한나라당 윤상현 대변인은 “인터넷의 익명성은 편리함과 위험을 함께 품고 있고, 미네르바 미스터리는 그 위험의 크기를 확인시켜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은 “인터넷 논객마저 두려워하는 정부의 허약체질이 입증된 사례”라면서 “강권통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어떤 짓도 서슴지 않겠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국회 예결위원장인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진짜 미네르바이고 독학을 해서 그 정도 실력을 쌓았다면 대단한 실력파”라고 말했다. 현재 한나라당이 추진하고 있는 정보통신망보호법은 정보통신망에서 공공연하게 사람을 모욕한 경우 피해자의 직접 신고 없이도 2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는 사이버모욕죄를 새로 포함시켰다. 주현진 구혜영기자 jhj@seoul.co.kr
  • 친박계 ‘박근혜 발언’ 해명에 진땀

    친박계 ‘박근혜 발언’ 해명에 진땀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지난 5일 “한나라당이 국가 발전을 위하고 국민을 위한다면서 내놓은 법안들이 국민에게 실망과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고 밝힌 발언이 언론을 통해 ‘여당 책임론’으로 확대 해석되자 친박계 및 당 지도부가 곤혹스러워 하는 모습이다.양측은 6일 아침부터 서둘러 수습에 나섰지만 정국 구도상 여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친박계 의원들은 박 전 대표의 발언이 당이 추진하는 법안에 대한 비판이 아닌 처리 과정의 문제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대표적 친박계인 허태열 최고위원은 6일 BBS(불교방송) 라디오 ‘김재원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박 전 의원의 발언은 우리 집권당이 국민 통합적 차원에서 법안처리 문제를 접근하는 식으로 하자는 뜻”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허 최고위원은 “더 이상 여야간 첨예한 대결 구도를 가지고 가면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는 국민들의 실망과 고통이 커질 것이기 때문에 대화를 통해서 처리하며 좋겠다는 입장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친박계 인사인 한선교 의원은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박 전 대표가 오랜만에 공식적인 자리에서 말을 해서 그런지 굉장히 봉대된 느낌도 있다.”며 “박 전 대표의 발언은 지금 법안 처리과정에 문제점을 확실하게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 의원은 “박 전 대표는 법안 처리과정에서 여당의 무기력함이라든지 야당의 폭력적인 사태에 대한 문제점을 양비론인 시각으로 접근한 뒤 앞으로는 대화로 풀어가야 된다는 대안을 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박 전 대표가 국회를 점거한 민주당을 비판한 것과 관련, “나도 갑자기 국회를 점거당한 것이 문제 발단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야당 측에 책임을 돌렸다.  당 지도부에서도 박 전 대표의 비판은 민주당을 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희태 대표는 CBS와 SBS 라디오에 잇달아 출연, “박 전 대표의 발언은 여야간 강경대치로 인해 국민들에게 고통을 준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나도 바로 옆에서 들었지만 뜻을 해석하는 것에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우리가 내 놓은 법안의 내용이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친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뒤 “민주당의 폭력 점거로 인해 법안 처리가 안 되고 있는 것이 국민들에게 안타까움과 실망을 주고 있다는 뜻으로 이해한다.”며 박 전 대표가 민주당을 겨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상현 대변인도 박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한 브리핑에서 “박 전 대표 말은 현재 한나라당이 처리하려고 있는 법안들이 국가 발전과 국민을 위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 처리 절차를 둘러싸고 불법 폭력과 파행으로 혼란이 장기화되고 있어 경제난을 겪고 있는 국민들에게 실망을 드리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친박 성향의 윤 대변인은 박 전 대표의 ‘여당 책임론’은 일부 인터넷 언론을 통해 나온 잘못된 것이라며 “오해없길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의 발언으로 한나라당이 진땀을 빼는 동안 막상 발언 당사자인 박 전 대표는 이에 대한 후속언급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정치권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의 직접적인 설명없이 측근들의 입을 통해 해석·해명이 오가는 것에 대해 박 전 대표가 지나치게 이미지 관리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한편 박 전 대표의 발언을 시발점으로 6일 오후 예정된 의원총회에서 친박계 의원들이 당내 강경파와 설전을 벌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구리에 100만㎡ 규모 월드디자인센터

    구리에 100만㎡ 규모 월드디자인센터

    경기 구리시 토평동에 100만㎡ 규모의 월드디자인센터(조감도) 조성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구리시는 한강과 문화,자연환경이 연계된 월드디자인센터를 짓고 동구릉과 아차산, 왕숙천을 연결하는 관광상품 개발에 나설 예정이라고 2일 밝혔다.이를 위해 5일 경기도청을 방문, 사업추진을 위한 개발제한구역 해제 등 지원과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사업대상 면적은 토평동 전체 면적에 해당하는 338만㎡로,이 가운데 디자인센터는 3분의1가량인 101만 4000㎡에 이른다.사업비는 토지매입비를 포함해 모두 6조 5000억원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구리시는 이 디자인센터에 세계적 디자인그룹 2000여개를 입점시켜 상설전시장을 열고 디자인엑스포를 개최, 매년 27조원 이상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14만여명의 고용창출을 예상하고 있다. 구리시 관계자는 “거점화되는 구리시의 경우 호텔과 고급건축물 인테리어,가구,조명,마감재 등의 디자인 및 유통을 담당할 것”이라면서 “사업비는 외자와 민자로 대부분 충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청구서/안재승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청구서/안재승

    ▶등장인물: 어머니,아들,딸,아버지(1인1역),외교통상부 관계자,무장단체 요원들,기자들,시민들,각 단체 대표들(해병전우회장,기독교단체장,시민단체장),동시통역사(이상 1인다역) ▶시간 및 공간: 현대,대한민국 ▶무대: 이 극은 장면의 전환이 많다.따라서 기본적으로 빈 무대를 사용하며,사건이 벌어지는 장소의 분위기를 상징할 수 있는 최소한의 소품들을 사용한다. 1장 방 세 개짜리 반 지하방의 거실.한밤중.붉은 색,취침등이 켜져 있다.정적을 깨는 전화벨 소리.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는다.잠시 후,다시 울리는 전화벨.거실 한 구석에서 토막잠을 자던 어머니,잠에서 깨어 전화기 쪽으로 엉금엉금 기어와 손을 뻗는다.어머니,전화를 받을까 말까 망설인다.전화벨이 끊어진다.잠시 후,다시 시끄럽게 울려대는 전화벨 소리.딸이 방문을 열고 화가 난 듯한 표정으로 나온다. 딸 에이 씨! 어머니 그들일까? 딸 시끄러워.빨리 받아. 어머니,쉽게 전화를 받지 못한다.아들,방에서 나온다.어머니,망설임 끝에 전화를 받는다. 어머니 여보세요? 외교통상부 (소리)여기 외교부인데요! 어머니 (말을 자르며)어디요? 외교통상부 외교통상부요! 어머니 무슨 일이시죠? 외교통상부 (소리)조금 전에 주 파키스탄 대사관에 이 전화번호하고,김만수씨를 인질로 잡고 있다는 무장단체의 메시지가 전달됐는데요.저희도 이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확인을 해야 해서요.김만수씨 집에 계시면 좀 바꿔주시죠. 어머니 제 남편요?그럼요.지금 방 안에서 자고 있는걸요.잠깐만요. 어머니,남편의 방 문 앞에 가서 문을 두드린다. 어머니 나와서 전화 좀 받아봐요! 정적.아무런,인기척이 없다.어머니,남편의 방문을 다시 두드린다. 딸 그냥 열어! 어머니 항상 잠겨 있잖니. 딸,아버지 방의 문고리를 거칠게 돌린다.쉽게 열린다.어두운 방 안에는 아무도 없다.아버지의 방은 파키스탄 어느 민가로 전환된다.환영처럼,어둠 속,눈이 가려지고 양 손이 결박당한 채 의자에 앉아 있는 아버지의 모습.아버지의 뒤로 소총을 들고 얼굴에 복면을 한 무장 단체 요원들.무장 단체 요원 중 한 명이 커다란 아랍 칼을 들어 아버지의 목을 베는 듯한 시늉을 한다.옆에서 다른 요원이 아랍어로 된 성명서를 읽으려 하는 도중,무대 밝아진다.거실,가족이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어머니 언제 없어진 걸까?(사이)너하곤 종종 얘길 하지 않았니. 아들 옛날 얘기예요. 딸 정확히 3년 전이야!내가 연기학원을 그만둔 날이었으니까. 아들 저녁을 먹는데 느닷없이 ‘난 파산했다.’고 말했죠. 딸 처음엔 장난치는 줄 알았지. 어머니 ‘양심적으로 갚으려고 했는데.이젠 돌려막기도 한계에 다다랐구나.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얘기했어. 아들 침묵.한참 후에 엄만 ‘그럼 우린 이제 어떻게 살죠?’라고 물으셨죠. 어머니 니 아빤 ‘산 입에 거미줄이야 치겠니?’라고 대답했고. 딸 방 안으로 들어가 버렸어. 아들 그 이후,우리가 있을 땐 절대 방 밖으로 나오지 않았죠. 어머니 산 입에도 거미줄을 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도. 딸 우리가 빚더미에 올라앉아 있다는 사실을 통보받았을 때도. 아들 절대 방 밖으로 나오지 않았죠. 딸 어쩌다 가끔 소리는 들려왔어. 아들 아직 살아 있구나를 확인할 수 있는. 가족들의 기억에 따라,아버지의 방 너머에서 다양한 소리들이 들려온다. 어머니 한참을 누군가와 애기하는 듯했지. 아들 알 수 없는 중얼거림. 딸 끙끙 앓는 신음소리. 어머니 다친 짐승이 울부짖는 소리. 아들 무서운 비명소리. 딸 귀신이 곡하는 소리. 어머니 깊은 한숨소리. 아들 누군가의 인기척이 느껴지면 소리가 시작되었죠.우리가 들어주길 바라는 것처럼. 어머니 아주 서툰 연기였지. 아들 동정을 바랐겠죠.아니면 자기 역시 힘들다는 걸 알리고 싶었거나. 딸 TV 볼륨을 높이면 더 크게 소리를 내.소리를 죽이면 멈추고.마치 우리를 조롱하는 것처럼. 아들 우리의 일과에 맞춰,늘 정해진 시간에 시작해서 정해진 시간에 끝이 났죠. 침묵.소리,사라진다. 딸 유령 같았어.살아 있는지조차 의심스러워질 정도로. 아들 방 안에서 도대체 뭘 했던 걸까요? 어머니 시간을 죽였겠지. 딸 바깥의 상황을 살피며 어떡하면 더 불쌍하게 보일까 궁리했든가. 아들 우리가 나가고 나면? 어머니 밥을 먹거나,TV를 보거나.살아 있다는 흔적을 남기듯이. 아들 외출은? 어머니 가끔 신발의 위치가 바뀌어 있긴 했는데.먼지가 그대로인 걸 봐서는 멀리 다녀온 것 같지는 않더라. 침묵. 어머니 신음 소리를 마지막으로 들은 게 언제였더라? 아들 (사이)이주 전쯤 이었을 거예요.아버진 누군가와 얘길 하고 있었어요.누군가와 비밀스런 대화를 하듯,‘이브라힘!’이라는 말을 반복했죠.미친 게 아닐까 의심했어요.제 인기척이 느껴지자 급하게 전화를 끊더라고요.그러곤 다시 신음소리를 내기 시작했죠.늘 그랬던 것처럼.갑자기 짜증이 밀려 왔어요.그래서 제가 한마디를 했죠.(사이)에이! 씨발.조용해지더군요.평화가 내려앉은 것처럼. 어머니 네가 좀 심했구나. 아들 씨발.아버지가 즐겨 내뱉던 단어죠.침묵을 제외한 유일한 단어. 딸 아빤 언제나 화가 나 있었어. 아들 늘 긴장해야 했지요. 어머니 말을 안 하니까 더 불안했지. 딸 그래도 얼굴엔 다 쓰여 있었어.알아서 기어라! 아들 복종과 침묵의 룰.일종의 계약이었죠. 딸 누구 맘대로? 아들 아빠 맘대로. 딸 왜? 아들 그야,이 집의 가장이니까. 사이.어머니,갑자기 하품을 한다. 어머니 이러면 안 되는데….자꾸 졸음이 오는구나. 딸,크게 하품을 한다. 어머니 니 아빠가 지금 잡혀있는 곳이 어디라 했지? 아들 파키스탄요. 어머니 거긴 어떤 곳이니? 아들 끝없는 모래사막 주변으로,깎아놓은 듯한 높은 산이 병풍처럼 둘러쳐 있어요. 어머니 경치가 무지 좋겠구나. 딸 이런 홀가분한 기분 정말 오래간만인 것 같아. 아들 신경 써야 할 무언가가 없다는 거. 딸,바닥에 눕는다.하품이 전염된다.아들 역시 하품을 한다.아들도 바닥에 눕는다.어머니도 하품을 한다.어머니,졸음을 참는다.어머니,갑자기 무엇인가 생각난 듯 자리에서 일어나 서랍을 뒤진다. 아들 왜요? 어머니 오늘이 이자 내는 날이구나. 딸 에이-씨.기분 잡치게 그딴 소린 왜 해. 어머니 미뤄달라고 사정 좀 해볼까? 아들 말도 안 되는 소리 좀 그만 하세요! 아들과 딸,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방으로 들어간다.어머니,고민한다. 어머니 근데 니 아빠는 왜 거길 간 걸까?(사이)진짜 아버질 죽일까?(사이)이자는 어떻게 마련하지? 무대 천천히 어두워진다.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밝아지는 무대.그 소리에 잠에서 깨는 어머니.조심스럽게 현관으로 걸어가 소리의 정체를 확인하려고 애쓴다.누군가 밖으로 난 거실의 창문을 열려는 시도를 한다.어머니,아들의 방으로 도망치듯 들어간다.어머니,아들을 앞세워 걸어 나온다.현관문과 거실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어머니 이번엔 확실하지? 아들 그냥 아무도 없는 척해요. 시끄러운 소리에 잠에서 깬 딸,부스스한 모습으로 방문을 열고 나온다. 딸 (소리를 지르며)에이-씨!왜 이렇게 시끄러워! 어머니와 아들,원망스러운 눈초리로 딸을 바라본다.조금 전보다 더 격렬하게 현관문과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딸 뭐야? 어머니 그들. 딸 아빠,파키스탄으로 도망갔다고 해. 아들 그럼 우리가 갚아야 돼. 딸 왜? 아들 가족이니까. 딸 더 이상은 아니라고 해.아버지는 우릴 버리고 떠났다.그래서 우리도 기억에서 아버지를 죽였다.그러니까 아무런 관계도 아니다. 딸,현관문을 벌컥 연다.일제히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아들,딸을 밀쳐내고 문을 닫는다.딸,화장실로 뛰어간다. 어머니 뭐였니? 아들 기자들. 어머니 왜? 아들 인터뷰하러. 어머니 뭘? 아들 우리. 어머니 왜? 아들 테러리스트에게 가장을 인질로 잡힌 가족,극적이잖아요. 딸,화장실에서 나온다.세수를 하고 나온 얼굴이다.급하게 화장품을 바른다. 딸 에이 씨,쌩얼이었는데.인터넷에 엽기사진으로 돌아다닐 게 분명해. 아들 이 상황에 그딴 소리가 입 밖으로 나오니? 딸 내 미래가 걸린 심각한 상황이니까. 아들 미친년! 어머니 (소리를 지르며)그만. 아들과 딸,각자의 방으로 들어간다.갑자기 굳게 닫혀있던 창문 틈 사이로 머리 하나와 마이크가 불쑥 들어온다. 기자1 김만수씨는 왜 파키스탄에 간 겁니까? 어머니 (당황해서)몰라요. 기자1 짐작 가는 거라도 있으신가요? 어머니 정말 몰라요.한 달 간 방안에 틀어박혀 나오질 않았으니까. 기자1 암중모색! 기자1의 얼굴이 사라지고,기자2의 얼굴이 들어온다. 기자2 와신상담!그렇다면 어떤 큰 결심이 있으셨단 얘기군요.최근 평상시와는 다른 특별한 말이나 행동은 없었나요? 어머니 늘 신음소리와 한숨소리뿐이었죠. 기자2 고뇌에 찬 인간의 탄식!집에선 주로 어떤 생활을 하셨죠? 어머니 유령처럼 살아있다는 작은 흔적만 남겼어요. 기자2의 얼굴이 사라지고,기자1의 얼굴이 들어온다. 기자1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기 위한 수양!그리고요? 어머니 가끔 TV를 봤어요. 기자1 어떤 프로그램이었죠? 어머니 동물의 왕국. 기자1,안간힘을 다해 버틴다.기자1의 얼굴이 사라지고,기자3의 얼굴이 들어온다. 기자3 저희 방송사의 인기 프로그램이군요.인터뷰를 종합하면 김만수씨는 한 달 동안의 칩거를 통해 생태계의 문제에 대한 깨달음을 얻고 그 뜻을 펼치고자 파키스탄에 가신 거네요? 기자3의 얼굴이 사라진다.창 밖에서 기자들이 다투는 소리가 들려온다.무대 점점 어두워지고,주변사람들이 아버지에 대해 증언한다.증언자의 기억에 따라,아버지의 모습이 다양하게 재현된다. 여성 그 아저씨,특별했어요.전 한 무리의 고양이들이 아저씨네 집 창문 앞에 모여 있는 걸 자주 봤어요.‘야옹!야옹!’고양이들이 선창을 하면,‘야옹!야옹!’아저씨는 화음을 넣었죠.합창하듯이.무언가 교감이 이루어지는 듯했어요.그걸 지켜보는데 온 몸에 소름이 돋더라고요. 청년 마치 축지법을 연마하는 도인 같았어요.매일 아침,계단을 뛰어 올라오는 소리와 함께 아저씨의 수련이 시작되죠.발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빠른 걸음으로 제 창문 앞을 스쳐 지나가요.‘사-삭!사-삭!’지면과 발바닥의 마찰이 없는 것처럼.잠시 후 다시 ‘사-삭!사-삭!’제 창문 앞을 스쳐지나,집으로 들어가면 수련이 마무리됐죠.아저씨 손에는 언제나 수련의 징표가 들려있었죠.요 앞 지하철역에서 나눠주는 무가지요. 무대 밝아오면,거실에 심각하게 앉아 있는 가족. 딸 에이 씨!아빠가 무슨 사이비 교주라도 되는 것처럼 떠들어대잖아.내 미니홈피는 온통 악플로 도배야.(엄마에게)도대체 무슨 말을 한 거야? 아들 사실이 아니라고 밝히면 되지. 딸 진실이라 해도 안 믿어. 아들 거짓말이라도 해서 믿게끔 만들어야지. 딸 난 결백하다,자살이라도 해야 겨우 믿을 걸? 아들 이런 건 어때?예를 들어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서 파키스탄에 갔다고 하든가,국가적 사명을 가지고 갔다고 하든가.그러면 악플 달 이유가 없는 거잖아. 딸 (비아냥거리며)아빠가 틈만 나면 욕을 퍼붓든 두 가지네. 아들 조작하면 어때?직접 확인할 수도 없는데. 어머니 있잖니….아버지 말이다.예전에 교회를 다녔다는 얘기를 들은 것도 같구나.결혼하기 전에.해병대에서. 딸 (화를 내며)그게 뭐 어쨌다고! 아들 해병대와 교회!완벽한 알리바이야!(사이,아들 부산을 떤다)엄마는 아빠 서랍장에서 해병대 군복을 찾으세요.그리고 넌 십자가 목걸이 가져오고.빨리!지금부터 우리 집 가훈은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예수천국 불신지옥!’아버진,신의 부름을 받고 귀신을 잡기 위해 파키스탄에 간 거야! 무대 점점 어두워진다,해병대 군복을 입은 해병전우회장(이하 해병)이 성명서를 발표한다. 해병 김만수 해병이 왜 파키스탄에 갔느냐?호랑이는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잡아요.네!김만수 해병은 귀신처럼 숨어있는 테러리스트를 소탕하기 위해 스스로 인질로 붙잡힌 겁니다.세계 평화를 위한 김만수 해병의 희생을 우리가 헛되이 하면 되겠습니까?테러리스트를 쓸어버리고 김만수 해병을 구합시다,여러분! 이에 질세라 ‘예수천국 불신지옥’이라는 띠를 두른 한 기독교 단체 대표(이하 기독교)가 성명서를 발표한다. 기독교 할렐루야!김만수 신도는 하나님의 뜻을 전하기 위해 홀로 미개한 땅 파키스탄에 간 것입니다.배고픔과 병으로 죽어가는 파키스탄을 어린 영혼들을 천국으로 인도하기 위해,사탄과 악마의 소굴로 몸소 걸어 들어간 것입니다.김만수 신도,죽으면 천국 갑니다.하나님의 뜻을 전파하다 죽은 자,반드시 하나님의 땅에서 영생을 누립니다.하지만 김만수 신도는 반드시 살아 돌아와서,하나님의 뜻으로 사는 자는 사탄의 총칼 앞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음을 간증해야 합니다,여러분! 암전. 2장 무대 밝아지면,다시 거실.아버지의 방문에는 빛바랜 해병대 군복이 훈장처럼 걸려 있다.군복엔 반짝이는 십자가 목걸이가 걸려 있다.아들과 딸,인터뷰를 하고 있다. 아들 아버지는 언제나 해병대 정신과 기독교 정신을 실천하며 사셨지만,단 한 번도 저희들에게 그것을 강요하시진 않았습니다.저희에겐 언제나 관대하셨죠.그래서 저희 가족은 교회에 나가지 않은 거고,저도 해병대에 가지 않은 겁니다.하지만 자신에게만큼은 엄격하셨습니다.항상 먹고사는 문제로 인해 세계평화와 전도에 자기 한 몸을 바치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하셨죠.(동생에게)그렇죠? 딸 (대답하지 않는다) 아들 감사합니다.여기까지 하죠. 일상의 거실로 되돌아온다. 딸 오빠,거짓말 진짜 잘하더라. 아들 다 우릴 위해서야.(답답하다는 듯)그래,너 연기하고 싶어 했잖아.그냥 지상 최대의 연속극에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거라 생각해. 딸 지상 최대의 사기극이겠지. 아들 사기라니?이건 아버지,어머니,그리고 너의 생명이 달린 중대한 문제라고. 딸 그럼 오빤? 아들 나는 예비 법관으로서의 양심을 팔고 있잖아.법조인으로서의 내 인생은 오늘로 끝이라고.후회는 안 해.가족을 위해 나 스스로 포기한 거니까. 딸 그토록 바라던 게 이루어졌네. 아들 신문에 니 얼굴이 대문짝만 하게 실릴 걸.졸지에 대중의 관심을 받는 스타가 되는 거지.넌 그냥 내 계획대로만 따라와.그럼 모든 게 잘 될 테니까. 딸,자신의 방으로 들어간다.아들,자리에 눕는다.TV를 튼다.TV에선 코미디 프로그램이 방송되고 있다.아들,잠시 웃는다.그때,TV에서 뉴스 속보가 흘러나온다. 소리 뉴스 속봅니다.조금 전 파키스탄에 납치된 김만수씨에 관한 새로운 소식이 입수되었습니다.인질범들의 구체적 협상 조건이 담긴 테이프가 몇 시간 전 알 자지라 방송국에 우편으로 전달되었다는 사실이 알 자지라를 통해 보도됐습니다. 무대 어두워지면,어둠 속,눈이 가려지고 양 손이 결박당한 채 의자에 앉아 있는 아버지의 모습.아버지의 몸엔 폭탄으로 보이는 물체가 매달려 있다.폭탄을 두른 아버지의 뒤로 소총을 들고 얼굴에 복면을 한,한 명의 무장 단체 요원이 아랍어로 된 성명서를 읽는다.인질 석방을 위한 본격적인 협상이 진행된다.외교통상부 관계자,해병전우회장,기독교단체장,무장단체 요원이 나온다.동시통역사가 진행자의 역할을 수행한다.과장된 무장단체 요원의 몸짓을 따라하며 통역을 하는 동시통역사.가족들도 토론의 장에 불려 간다.이들은 토론에 참여한 방청객으로,패널의 말을 듣고 반응한다. 동시통역사 우리는 김만수와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용되어 있는 탈레반 인질 10명의 맞교환을 요구한다. 외교통상부 인질범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 것이 국제사회의 철칙입니다.테러리스트의 석방이라니요?국제사회의 비난이 불 보듯 뻔합니다. 해병 일단 교환합시다.교환하고 나서 아예 싹쓸이해 버리자고요.해병 1개 연대면 초토화시킬 수 있습니다. 기독교 하나님은 김만수 형제를 사랑하십니다.잘못된 길로 빠진 테러범들도 사랑하십니다.일단 저들의 요구를 들어주고,테러범들이 하나님 앞에 참회할 시간을 주어야 합니다. 무장단체 요원,무언가를 말한다. 동시통역사 요구조건을 들어주지 않으면,몸에 감긴 폭탄을 터뜨리겠다. 기독교 오,지저스!당장에 저들의 요구를 들어주십시오. 해병 저런 사지를 찢어죽일 놈들. 외교통상부 인질 맞교환은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미국 정부와의 합의가 전제되어야……. 기독교 세계는 모두 하나님의 나라입니다.미국도 하나님의 나랍니다.우리는 형제입니다.형제의 생명을 구하는 일이라면 미국은 어떤 조건도 내세우지 않을 겁니다. 해병 미국은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하는 나랍니다.국민들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군사작전도 불사합니다.안보문제라면 해병 전우회라도 특공대로 보냅시다.해병대는 예비역도 귀신 잡습니다. 무장단체 요원,황당한 표정이다.한참을 고민한 끝에 무언가를 말한다. 동시통역사 협상시한은 내일 낮 12시! 기독교 자,우리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김만수씨의 무사 생환을 촉구하는 예배를 올립시다.다 같이 일어나십시오!기도합시다!(손뼉을 치며,찬송가를 부른다.) 해병 전우여,해병의 힘을 보여줍시다.김만수 해병,우리가 구해옵시다.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반동에 맞추어 ‘팔각모 사나이’를 부른다.) 상대에게 질세라,목청 높여 노래한다.무장단체 요원,어이없다는 표정이다.가족들,무언가를 말하려 하지만 발언권이 주어지지 않아 제지당한다.무장단체 요원,무언가를 말한다. 동시통역사 다만……. 모두 숨을 죽인 채,통역이 되기를 기다린다. 동시통역사 미화 100만달러를 지불한다면,인질을 석방할 용의가 있다. ‘와~’,기독교 단체와 해병전우회가 서로 끌어안고 환호한다. 기독교 기적입니다!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셨습니다! 해병 저 놈들,겁먹은 거야!해병대의 패기에 얼어버린 거야! 그때,시민단체장(이하 시민단체)이 나타난다.젊은 여성이다. 시민단체 국민의 혈세를 함부로 낭비할 순 없습니다! 해병 지금 사람 생명보다 돈이 중요해! 기독교 하나님은 그 무엇보다도 인간의 생명이 중하다 말씀하십니다. 시민단체 도대체 그 많은 돈을 어디서 마련합니까!외교부 예산에서 마련하시겠습니까?아니면 국방예산에서 마련할까요?종교인에게 세금을 거둘까요? 침묵. 해병 솔직히 100만달러면 바가지 아니야? 기독교 목사님들,항상 베풀기 때문에 배고픕니다. 해병 정부가 나서서 협상금 내려야 하는 거 아니야? 기독교 자,우리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김만수씨의 협상금을 낮추는 예배를 올립시다.다 같이 일어나십시오!기도합시다! 해병 전우여,해병의 힘을 보여줍시다.김만수 해병 협상금,우리 깡으로 깎아봅시다.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 시민단체 잠깐!왜 팔각모 사나이죠?여해병도 있는데!이건 남녀 차별이에요! 서로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느라 바쁘다.참다 못 한 어머니,토론장으로 뛰어들어 말한다. 어머니 사람 목숨 가지고 지금 뭣들 하시는 거예요!그 돈,우리가 갚을 테니,일단 살리고 봐요! 침묵. 외교통상부 정부는 인질 석방을 위해 미화 100만불을 지불할 용의가 있음을 무장단체 측에 공식적으로 통보합니다.단,추후 김만수씨 가족에게 협상 과정에서 들어간 비용 일체를 청구하되,도의적 차원에서 이자는 받지 않겠습니다.이상.기자회견을 마칩니다. 가족만 남기고 모두 사라진다.어머니를 노려보는 딸과 아들. 딸 에이- 씨! 아들 도대체 왜 나서서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요! 침묵. 아들 젠장 무덤에 들어가서도 청구서 받게 생겼군. 딸 둘이 알아서 잘 해봐.그 돈 갚느라 내 청춘 낭비하고 싶지는 않아. 아들 니 청춘은 금값이고,내 청춘은 똥값이냐? 딸 오빤 장남이잖아. 어머니 니들은 걱정 말아라.내가 갚으마.일을 하다 죽는 한이 있더라도. 아들 뭐 생명보험이라도 들어놓은 거 있어? 그때,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아무도 문을 열려 하지 않는다.문을 두드리는 소리.마지못해 딸이 현관문을 연다. 딸 에이 씨!누구야! 얼굴을 내미는 검은 양복의 대부업체 직원. 대부업체 여기가 김만수씨 댁이죠? 아들 인터뷰 안 해요.그냥 가요. 아들,문을 닫으려 한다.대부업체 직원,필사적으로 문을 막아서고 안으로 들어온다. 대부업체 (주머니에서 계약서를 꺼내 들이밀며)하지만 계약서상에는……. 아들 약속 취소합시다. 대부업체 그러면 법적인 문제가……. 아들 기자양반.기자 양반이 양심이 있어야지.아무리 특종이 밥 먹여 준다 해도,당사자가 원치 않는 취재를 하면 쓰겠어! 대부업체 기자라니요?전 희망캐피탈에서 나왔는데요,김만수씨 대출금 관계로. 아들의 표정이 굳어진다.대부업체 직원 얼굴에 미소를 띠고,친절하게 말한다. 대부업체 경황이 없을 줄은 압니다만,국가에서 청구한 돈을 먼저 갚으시느라 연체 이자가 산처럼 불어나는 상황에 처하게 되시는 건 아닐까 걱정이 돼서 찾아왔습니다.상환일은 앞으로 삼일.만약에 그 기한 내에 갚지 못하시면,김만수씨의 협상금 중 일부를 차압할 계획입니다.뭐,확실히 돈을 갚으시겠다는 약속만 해주시면 도의적인 차원에서 일주일정도 기한 연장을 해드릴 수 있습니다. 암전. 3장 어머니가 가사도우미를 하는 아파트의 베란다이다.의자 위에 올라가 창과 창틀을 닦는다.매우 힘겨워 보인다.허리가 아파 쉬는 어머니.크게 하품을 한다.어머니,다시 창을 닦는다.창을 닦는 속도가 느려지고 어머니,꾸벅꾸벅 존다.그 모양이 위태롭다.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잡는 어머니.초겨울 낮의 나른한 햇살에 평화롭게 잠든 어머니.잠시 후,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들려온다.어머니,그 소리에도 아랑곳없이 존다.누군가 현관문을 다급하게 두드리는 소리.그 소리에도 아랑곳없이 존다.휴대전화가 울린다.휴대전화 소리에 놀란 어머니,균형을 잃고 창문 밖으로 떨어질 뻔한다.다시 균형을 잡고 전화를 받는 어머니. 어머니 여보세요. 아들,무대 오른쪽에 나타난다. 아들 나예요! 어머니 웬일이니.아침밥은 챙겨먹었니? 아들 지금 그게 중요해요? 다급하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 어머니 잠깐만…….누가 왔나보다.조금 있다가 다시……. 아들 문 열면 안 돼요. 어머니 왜? 아들 경찰이에요. 어머니 경찰? 아들 아래를 봐요. 어머니,아래를 내려다본다.무대 왼쪽,고개를 쳐들어 위를 바라보고 있는 일군의 사람들. 어머니 어디 구경거리라도 있니? 아들 엄마. 어머니 나를 왜? 아들 자살하려는 줄 아니까요. 어머니 (큰 소리로)저기요!전 죽으려고 하는 게 아니라……. 아들 미쳤어요?당장 죽을 것처럼 행동하세요. 어머니 왜 그런 거짓말을 하니. 아들 우리를 살리는 거짓말이니까요.아버지 얘기를 해요.사람들의 동정심을 유발해서,돈을 모으는 거예요. 딸,무대 왼쪽에 나타난다. 딸 (비명을 지르며)엄마!죽으면 안 돼!내려와 제발! 사람들,딸을 쳐다본다. 어머니 (창 밖을 내다보며)저 아래서 소리 지르는 애,미애 아니니? 딸,실신한다.사람들,딸의 얼굴에 물을 붓고,뺨을 때린다. 어머니 어머,쟤 왜 저래.어디 아픈 거 아니야? 아들 연기하는 거예요. 어머니 내려가 봐야겠구나. 아들 가만히 계세요.제가 그러라고 시킨 거예요.극적 효과를 위해서.모든 게 제가 짠 시나리오예요.얘기를 시작하세요.더 이상 시간이 없어요.사람들 관심은 그렇게 오래가지 않으니까요.일단 제가 시키는 대로만 하세요. 어머니 도대체 이게 뭐하는 건지. 아들 (화를 내며)잔말 말고 시키는 대로 좀 하세요.이게 우리에겐 마지막 기회고 희망이에요.(사이)저는! 어머니 (작은 목소리로)저는. 아들 크게!그래서 저 사람들한테 들리겠어요? 어머니 (큰 소리로)저는. 사람들,딸을 내팽개쳐 둔 채,고개를 쳐들어 어머니를 바라본다. 아들 파키스탄에 피랍되어 있는 김만수의 아내입니다. 어머니 (큰 소리로) 파키스탄에 피랍되어 있는 김만수의 아내입니다. 아들 제발 제 남편 좀 살려 주세요. 어머니 (큰 소리로) 제발 제 남편 좀 살려 주세요. 사이.사람들,웅성거린다. 아들 저는 죄인입니다. 어머니 (큰 소리로)저는 죄인입니다. 아들 협상금을 마련할 돈이 없어,차라리 남편이 죽기를 바랐습니다. 어머니 (큰 소리로)협상금을 마련할 돈이 없어,차라리 남편이 죽기를 바랐습니다. 아들 이젠 우세요. 어머니 (큰 소리로)이젠 우세요. 아들 (화를 내며)진짜 울라고요! 어머니의 실수에 사람들 동요한다.실눈을 뜬 채 상황을 지켜보던 딸,갑자기 일어나 소리를 지른다. 딸 (비명을 지르며)엄마!죽으면 안 돼! 사람들,딸을 쳐다본다.어머니,우는 시늉을 한다. 아들 더 크게 울어요. 어머니,대성통곡을 한다.사람들,고개를 쳐들어 어머니를 바라본다. 아들 좋아요.사람들 반응이 오기 시작했어요.자 이번엔 발을 하나 밖으로 빼세요. 어머니,망설인다. 아들 뭐 하세요!빨리요! 어머니,발을 하나 뺀다.중심을 잃고 휘청거린다.사람들 웅성거리며,눈을 가린다. 아들 아주 좋아요!어,잠깐….저게 뭐지?큰 일이에요.옥상에서 구급대원들이 내려와요.(사이)그냥,뛰어내려요.안전 매트 때문에 죽지는 않을 거예요! 어머니 여기서? 아들 여기서 끝나면 해프닝이지만,뛰어내리면 충격이 돼요.남편들은 남편을 살리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던지려 한 어머니를 보며 잠시나마 사라졌던 자신의 존재감을 되찾을 수 있겠지요.주부들은 가슴 속에서 싸늘하게 식어버린 남편에 대한 순수한 사랑의 불씨를 되살릴 수 있을 거고요.그리고 그런 기회를 준 어머니에게 기꺼이 자신들의 지갑을 열겠지요.따지고 보면 모두에게 좋은 일이에요. 어머니,망설인다. 아들 어머니!빨리요!그들이 와요! 어머니,뛰어내린다.딸,비명을 지르며 실신한다.암전. 4장 거실.어둠 속,아들과 딸이 나란히 앉아 컴퓨터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다. 아들 얼마야? 딸 기다려. 딸,조심스럽게 클릭을 한다. 아들 (손으로 자릿수를 셈하며) 9억 5천 백……. 딸 7십 4만 5천원. 아들 (환호하며)됐어.성공이야. 딸 (아들을 기쁘게 끌어안으며)지금도 계속 들어와. 아들 (감격에 겨워)고생 끝났다. 딸 이게 다 오빠 아이디어 덕분이야. 아들 니 연기가 큰 몫을 했지.(비명 지르며 쓰러지는 흉내를 내며)아! 딸 근데 솔직히 아깝다.협상금을 다 모은 걸 알게 돼도,사람들은 계속 돈을 보내줄까? 아들 그 사람들이 어떻게 알겠어?계좌추적 해 보는 것도 아니고. 딸 더도 말고 한 5억만 더 들어왔으면 좋겠다. 아들 우선 집 한 채 사고,작은 가게 하나 내고,남으면 차 한 대 사고…. 딸 왜 집하고 가게야?그냥 똑같이 반으로 나눠. 아들 가게해서 돈 많이 벌면,너 시집갈 때 한 몫 단단히 챙겨줄게. 딸 그럼 가게는 내가 할게. 아들 널,뭘 믿고. 딸 오빤,뭘 믿고? 어머니,현관문을 열고 들어온다.아들,어머니를 보며 반가워한다. 아들 다녀오셨어요. 딸 다녀오셨어요. 어머니,말이 없다.넋이 나간 사람 같다.어머니,외투를 벗어들고 딸의 방으로 들어간다. 아들 (은밀하게)어머니한테는 돈 얘기 하지마.괜히 신경 쓰시게 하지 말자고. 딸 남은 돈,모두 돌려주라고 할까봐 그러지? 아들 그렇게 되면 어머니나 너한테도 안 좋은 일이잖아. 어머니,옷을 갈아입고 나온다.아들,어머니를 부축해 자리에 앉힌다. 아들 (어깨를 주무르며)피곤하시죠. 어머니 일은 잘 처리됐니? 딸 아직 많이 모자라요. 아들 그래도 협상금 정도는 모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머니 한 시름 놨구나. 딸,조용히 방으로 들어간다. 어머니 큰일이다.일,그만 나오라는구나.협상금은 해결됐다고 해도,당장 사채 갚을 일이 막막하네. 아들 걱정마세요.이제 일 그만두셔도 돼요.어머닌 이제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스타잖아요.잡지 인터뷰도 줄을 이을 거고,방송출연 요청도 쇄도할 거예요. 침묵. 어머니 남 속이는 일은 그만하자. 아들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마세요. 어머니 나중에라도 진실을 알게 되면 어떡하니. 아들 용서하겠지요.모두를 위한다는 명분이면,모두 용서되는 시대니까요. 침묵. 어머니 뉴스에 니 아버지 소식은 없었냐? 아들 만날 똑같은 뉴스의 반복이죠.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 침묵. 어머니 니 아버진 벌써 죽은 게 아닐까? 아들 아버진 그렇게 쉽게 죽을 사람이 아니에요.의지가 강한 분이잖아요.평생을 자기 뜻대로만 살아오신 분이에요.심지어는 우리들까지도 자기 뜻대로 만드셨죠. 어머니 그래서 걱정되는구나.테러범들한테까지 제 고집 부릴까봐. 아들 걱정하지 마세요.(사이)도장 좀 주세요.일단 돈 좀 찾아서 아버지 협상금부터 보내야겠어요. 어머니 네 침대 밑에 있어. 아들 제 침대요? 어머니 거기가 제일 안전할 것 같아서. 침묵. 아들 그럼 쉬세요. 어머니 법아. 아들 네? 어머니 아니다. 어색한 침묵.아들,자기 방으로 들어간다.어머니,자신의 주머니에서 카드 명세표를 꺼내 본다.한동안 아들 방을 쳐다보다,고개를 푹 숙인다.그때,방문을 열고 뛰쳐나온다. 딸 큰 일 났어. 아들,자기 방에서 뛰어나온다.딸,TV의 전원을 켠다. 소리 다시 한 번 전해드립니다.무장단체에 피랍된 김만수씨와 관련된 새로운 동영상이 유튜브에 게시되었습니다.이 동영상은 알자지라에 의해 공개된 테이프의 원본으로 보이는데요.아마도 누군가가 테러범들의 컴퓨터를 해킹해 인터넷상에 올려놓은 것이 아닐까 짐작됩니다. 무대 어두워지면,눈이 가려지고 양 손이 결박당한 채 의자에 앉아 있는 아버지의 모습.아버지의 뒤로 소총을 들고 얼굴에 복면을 한 두 명의 무장 단체 요원들. 한 명의 무장 단체 요원,커다란 아랍 칼을 들어 아버지의 목을 베는 듯한 시늉을 한다.옆의 다른 요원,아랍어로 된 성명서를 읽는다.아버지의 목에 칼을 대고 있던 무장단체 요원,칼을 떨어뜨리고,성명서를 읽던 무장단체 요원의 말이 꼬인다.그 순간,아버지가 피식하고 웃는다.갑자기,해병전우회장과 시민단체장이 무대 위에 난입해 설전을 벌인다. 해병 생명의 위협을 받는 순간에 미소라?이게 바로 해병대 정신입니다. 시민단체 돈 뜯어내려고 연기하다 실수하니까,지들끼리 히히덕거리는 거 아닙니까.이건 명백한 대국민 사기극입니다.정부가 얼마나 물러 터졌으면,이런 사기를 칩니까. 해병 해병대는 오로지 악입니다. 시민단체 진실이 명백하게 밝혀졌는데,아직도 사기꾼을 우상화하실 작정입니까? 해병 해병대는 오로지 깡입니다. 시민단체 속아서는 안 됩니다.어젠 김만수 부인이 국민을 상대로 쇼를 벌이더군요.누가 봐도 어설프지 않습니까?실제 자살하려는 사람은 그렇게 말이 많지 않아요!김만수 부인이 떨어진 건 의도된 거라고요.뒷조사를 해봤더니,김만수씨 빚이 조금 있더군요. 해병 그게 뭐요?요즘 은행 빚 없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시민단체 다 사채빚이라는 게 문제지요.여기 증거자료가 있습니다. 해병 뒷조사는 불법 아니에요?정의니 어쩌니 떠들어 대더니 다 가식이구먼? 시민단체 (당당하게)어쨌든지 결과가 이렇게 나오지 않았습니까!이건 다 정부의 무능 때문이에요.정부가 일을 확실하게 했다면,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거 아닙니까?뭐,가족은 진실을 알겠죠.내일 12시,외교통상부에 나와서 가족들이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할 것을 강력하게 건의합니다. 해병 네,해병대 정신으로 당당하게 진실을 밝히세요. 두 사람,사라진다.가족들,둘러앉아 있다. 딸 에이- 씨.좀 어떻게 좀 해봐.다 오빠가 벌인 일이잖아. 아들 (화를 내며)나도 지금 생각중이야. 어머니 솔직하게 이야기하고,돈 돌려주자. 아들 미쳤어요? 어머니 나쁜 의도로 그런 게 아니니까,용서해 줄 거야. 아들 그럼 나랑 미애는?평생 빚쟁이한테 시달리면서 살라고? 딸 차라리 죽어버리지! 침묵. 아들 일단 아버지가 왜 웃었는지만 밝히면,어머니가 벌인 자살소동에 대한 의심은 사라질 거예요.아버진 도대체 왜 웃었을까? 딸 저번처럼 그냥 모른다고 할까? 아들 오히려 더 의심할걸? 딸 모르는 게 사실이잖아. 아들 사실보다 더 사실 같은 거짓을 말해야 믿는 게 사람들이잖아.(사이)이건 어때?아버지는 무서우면 웃는 버릇이 있다. 딸 그러면 해병은 겁쟁이가 아니라고 말하겠지. 아들 그럼 이건?아버지는 지금 납치범들의 행동을 비웃는 것이다.웃음은 의지의 표현이다. 딸 그러면 시민단체에서 의심하겠지.그렇게 의지가 있는 사람이 사채를 끌어다 썼느냐고. 아들 (화를 내며)에이- 씨! 사이,가족들 생각한다.딸,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난다.문갑 위,작은 액자를 들고 온다. 딸 이게 언제지? 어머니 아버지 생일파티 같구나. 딸 여기 날짜가….내가 여덟 살 때네? 아들 난 케이크 자르는 칼을 들고 있고. 딸 난 그 앞에서 편지를 읽고 있고. 아들 아버진 웃고 있어. 어머니 얼마 후,니 아버진 친한 친구에게 사기를 당했지.그 친구를 잡겠다고 전국을 헤매다가 정작 할머니가 돌아가시는 걸 보지도 못했고. 아들 그때부터였어.아버지가 웃지 않은 건.아버진,그때를 생각하고 있었던 걸까? 딸 죽을 거라고 생각해서? 어머니 마지막으로 웃었던 그때를? 그때,아들 휴대전화의 벨이 울린다.아들,전화를 받는다. 아들 여보세요. 무대 한 쪽,이브라힘의 모습이 나타난다.한국어를 제법 구사한다. 이브라힘 안녕하세요. 아들 누구시죠? 이브라힘 이브라힘이다. 아들 (잘 못 알아듣는다)누구요? 이브라힘 만수형님 같이 일하던 이브라힘이다.집에도 몇 번 갔다. 아들 이브라힘? 이브라힘 그래 이브라힘이다.지금 옆에 누구 있냐? 아들 가족들요. 이브라힘 노 폴리스? 아들 네. 이브라힘 만수형님,나랑 같이 있다. 아들 뭐라고요? 이브라힘 걱정 말아라.만수형님 다 좋다. 아들 무슨 소리예요?아버지가 왜 당신이랑 있죠? 이브라힘 믿어라.내가 만수형님 목소리 들려준다. 이브라힘,수화기에 녹음기를 가져다 댄다.아들,전화를 모두가 들을 수 있게 스피커폰으로 전환한다. 아버지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잘 들어라.모든 건 다 내가 꾸민 일이다.대충 모든 게 내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 같구나.협상금이 전달되면,나는 협상금의 3분의1을 이브라힘 몫으로 떼어주고,나머지를 해외 계좌에 송치해 둔 채 한국으로 들어갈 거다.그 돈이면 내가 진 빚 갚고도 넉넉히 남으니까,사업도 다시 시작할 수 있을 듯하다.(사이)일단 이브라힘한테 빌린 돈으로 그럭저럭 지낸다.솔직히 음식도 입에 안 맞고 잠자리도 불편해 죽겠다.빨리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구나.(사이)메시지 받거든,그곳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이브라힘한테 좀 전해라.꼭! 어머니,전화를 끊어버린다.긴 통화대기음,암전. 5장 외교통상부 내의 작은 방.작은 탁자를 사이에 두고 가족이 앉아 있다.긴 침묵. 어머니 지금 몇 시니? 아들 7분 남았어요. 딸 시간, 뒤로 미뤄. 아들 무슨 꿍꿍이냐고 더 의심할 걸? 딸 그럼 빨리 결정하든가?뭐 그렇게 어렵게 생각해.난 아까 결정했어. 어머니와 아들,딸을 쳐다본다. 딸 난 우릴 속였다는 게,용서가 안 돼. 아들 그래서? 딸 협상금 주지 마. 어머니 그럼 아빤? 딸 어떻게 되겠지. 아들 이브라힘이 순순히 보내줄까? 딸 알아서 해결하겠지. 어머니 그래도 그럴 순 없다. 딸 왜? 어머니 니들 아버지니까. 딸 아버지다워야 아버지지.다 늙어서 그나마 엄마 대접 받고 살려면,엄마도 결정 잘해.어떡할 거야? 엄마,충격을 받은 듯 무너진다. 딸 에이-씨!시간 없어.빨리 결정해!아니면 나가서 내 맘대로 말한다! 딸,문을 열고 나가려 한다. 아들 아버지가 돌아오면 어떻게 될까? 딸 모든 게 예전으로 돌아가겠지.난 더 이상 그렇게는 못 살아.그나마 아버지한테 빚이 있었으니까,우리가 숨이라도 쉬면서 살았던 거 아니야?아마 빚 갚고 나면 그 빌어먹을 가장의 권위를 내세워서 다시 우리 숨통을 조일 거야.우리가 빚이라도 진 것처럼 끊임없이 무언가를 청구하겠지. 아들 그래도 아버지는 돈은 잘 벌어 왔잖아.그걸로 우리도 한동안 먹고살았고. 딸 결정적인 순간엔 아버지 편드는 걸 보니까,오빠도 별 수 없는 남자구나. 아들 누구 편을 들어!솔직히 너한테 들어가는 돈이 나보다 몇 배는 많았잖아. 딸 돈을 주니까 그게 사랑인 줄 알았고.하지만 지금은 그게 사랑이 아닌 건 알아.난 그냥 먹이를 주면 반사적으로 꼬리를 흔드는 개랑 다를 바 없었어. 아들 네 허영심을 채우려면 돈이 필요하니까,그래서 꼬리친 건 아니고? 딸 마약이라도 발라 놓으셨는지,끊어버리기엔 너무 달콤하더라고. 아들 그 돈이 아깝다.내가 그 돈을 가지고 장사를 했으면 재벌 됐겠다. 딸 나도 더러워서 진즉에 독립하려 했어.근데 빌어먹을 집구석이 당장에 원룸 마련해줄 돈 한 푼 없는데 어떻게 해!우리 협상금 나눠 갖고,여기서 다 갈라서자.아빠야 그냥 납치범들한테 죽었다고 생각하면 되지.사실 우리한테 아빤 죽은 거나 다름없었잖아.그리고 엄마한테 한 가지 충고하는데,이 새끼한테 밥 얻어먹을 생각 하지도 마.말하는 본새가 아빠랑 똑같아. 어머니,딸의 뺨을 때린다. 아들 그 년 잘 맞았다!계집애가 주둥아리를 함부로 나불대더라고.어디 오빠한테 대들어! 어머니,아들의 뺨을 때린다. 어머니 이놈의 종자들 다 지긋지긋해.애비나 새끼나 다 돈 생각뿐이야.돈이 가족보다 중요해?(사이)그럼 나도 이참에 엄마 딱지 버리고,돈 한 번 밝혀볼까?(사이)앞으로 모든 일은 내가 알아서 해.토 달면 알몸으로 확 내쫓아버리는 수가 있으니까,조심해! 어머니,아들의 전화기를 빼앗아든다.이브라힘에게 전화를 한다. 어머니 여보세요?이브라힘?나야.김만수 아내.남편한테 전해.협상금이고 뭐고 땡전 한 푼 보내 줄 수 없으니까,알아서 오든지 거기서 살든지 맘대로 하라고. 뭐?난 모르는 일이니까,빌려준 돈은 알아서 받아! 무대 한 쪽,단상이 마련되고 누군가가 문을 두드린다.어머니,아들의 가방에서 협상금이 담긴 통장을 꺼내든다.그리고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기 위해 단상에 오른다. 어머니 우선 제 남편 일과 관련해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안겨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저희 가족은 남편이 왜 목에 칼이 들어온 순간에 웃었는지 모릅니다.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어머니 솔직히 전 남편의 얼굴도 잘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예전에는 먹고사는 게 바빠서 얼굴을 볼 시간이 없었고,먹고살 만하니까 더 잘살아 보겠다고 바빠서 얼굴을 볼 시간이 없었고,욕심 부리다 쫄딱 망해먹고 나선 가족 볼 면목이 없다고 방에서 나오질 않아서 얼굴을 볼 수 없었습니다.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어머니 남편이 왜 파키스탄에 갔느냐를 두고 말이 참 많았습니다.듣고 있으면 하나같이 다 그럴듯합니다.근데 자기들 맘대로 사람을 살렸다 죽였다 합니다.하긴 그게 직업이니까,먹고살려면 어쩔 수 없겠지요.그래도 이건 아닙니다.먹고사는 게 사람 목숨보다 중요합니까?먹고살자고 하는 짓이라고 해서 다 용서가 됩니까?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어머니,통장을 단상 위에 놓는다. 어머니 남편은 지금 무장단체에 붙잡혀 있는 게 아닙니다.같이 일하던 파키스탄 노동자가 임금체불에 대한 대가로 사기극에 가담해 달라고 협박한 모양입니다.네,베란다 사건은 다 쇼입니다.남편이 진짜로 붙잡힌 줄 알고, 사기를 친 겁니다.다들 엄청난 돈을 보내주셨더군요.‘이 끔찍한 땅에도 아직까지 온정이란 게 살아있구나.’라고 느꼈습니다.남편의 협상금에 보태라고 보내주신 돈,여기 그대로 있습니다.한푼도 건드리지 않았으니 다들 찾아가세요.하지만 이유야 어찌 됐든 제가 국민여러분을 기망했으니 책임을 져야죠.저를 사기 미수죄로 처벌하십시오.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어머니 욕 하실 분들,실컷 욕하십시오.하지만 저도 기왕에 이렇게 된 거 욕 좀 해봅시다.자기만 배불리 먹겠다고 돈 떼어 먹은 최동렬,돈 제때 갚지 못한다고 인질 협상금까지 차압하겠다는 희망캐피탈,니들 그렇게 사는 거 아니야! 카메라 플래시가 터진다.무대 서서히 어두워진다. 에필로그 어머니와 가족,거실에 둘러앉아 있다.어머니,상 위에 장부를 펼쳐놓고 있다.그 옆에서 아들은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딸은 컴퓨터 앞에 앉아 인터넷 검색창을 띄워놓고 있다. 아들 일이 잘 해결되어서 다행이에요.사기 미수죄는 처벌할 수 없다는 거,정말 기막힌 아이디어였어요. 딸 덕분에 떼인 돈도 받아낼 수 있었고,사채이자도 탕감 받을 수 있었고.정말 연기가 죽여줬어요. 어머니 니들만 잘난 줄 알았지?니들이 누구 배에서 나왔는데! 아들과 딸,웃는다.어머니의 표정은 냉담하다. 아들 근데 아버지는 왜 안 돌아오세요? 어머니 그 인간 고생 좀 할 거야.이브라힘한테 돈 부쳐주면서 그랬지.그 인간 정신차릴 때까지 한 달 정도 파키스탄에서 일 좀 시키라고 했거든. 딸 그래도 좀 심한 거 아니에요? 어머니 그 인간이 한 거에 비하면 새발의 피야.그건 그거고,계산을 마저 끝내 볼까? 아들 근데 꼭 이렇게까지 해야 돼요? 어머니 사랑을 돈으로 환산하는 거,이게 너희들 사고방식 아니니?싫으면 집 나가시든가. 아들 어디까지 했죠? 어머니 부부생활 항목. 아들 섹스를 하는데 들어가는 노동 비용을 20~24세 도시 근로자 평균 임금……. 어머니 니 아버진,평균에도 못 미쳤다.최저로 계산해. 딸 (자판을 두드리며)시간당 최저 임금은 삼천 칠백 칠십 원이야! 아들 그럼 반올림해서 시간당 사천원.칼로리 소모가 보통 노동의 10배는 될 테니까 시간당 4만원을 잡고……. 어머니 1시간까지 가본 적은 없는데?보통 30분 안에 끝났어. 아들 그럼 최저 임금의 이분의 일인 이만 원에 한 달 평균 20회 정도 관계를 맺는다고 치고……. 어머니 스무 번은커녕 열 번도 채 안 됐어. 아들 그럼 열 번으로 계산하면 40만원,그 대가로 얻게 되는 쾌락의 비용을 성매매를 하기 위해 지불하는 최소비용 회당 7만원……. 어머니 내가 칠만 원짜리밖에 안 돼 보이니?십만 원으로 해. 아들 거기에 엄마가 얻게 되는 쾌락의 비용을 오만 원 정도 더하고……. 어머니 난 절정에 다다른 적이 없었어.기껏해야 다섯 번에 한 번 정도? 아들 그럼 쾌락의 비용을 만원으로 계산하고,모두 더하고 빼면 대략 한 달에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지불해야 할 돈이 오십만 원,일 년이면 육백만 원.어머니가 결혼한 지 30년이 됐으니까……. 어머니 솔직히 너 중학교 들어간 이후로는 관계를 안 했다. 아들 그럼 14년치만 계산 하면,총 팔천사백만 원. 어머니,장부에 기재한다. 어머니 자,다음 항목은 가사 노동에 대한 미지급분에 대한 피해보상 청구. 딸 (자판을 두드리며)전업주부의 가사노동은 시급 이만 오천 원에서 5만원 사이래. 어머니 시급 사만 원 정도가 적당하겠구나. 아들 하루 평균 15시간의 가사노동을 했다고 가정하고……. 어머니 깨어 있는 동안은 다 가사노동 아니야?난 평균 5시간도 채 못 잤어! 아들 그러면 계산이……. 어머니 이리 내.넌 대학까지 나온 놈이 뭐 그렇게 계산이 느려.들인 돈이 아깝다.이러다 너랑 미애 청구서는 오늘 안에 만들지도 못하겠네. 암전.
  • [정준모의 시시콜콜 예술동네] 내년엔 대형 전시가 드물다는데…

    올 겨울은 춥다.더 추워질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에 요즘 추위는 추위가 아닐지도 모를 일이다.하지만 이 추위의 근원지라는 뉴욕의 겨울은 훈훈함이 아주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최근 출장길에 뉴욕현대미술관(MoMA)을 들렀을 때 추운 날씨에도 관람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뤘다.2004년 미술관 면적을 두 배로 늘려 새로 개관한 이 미술관은 이미 문을 열기 전인 아침 9시경부터 줄을 길게 늘이고 있었다.메트(MET)도,진눈깨비가 내리는 휘트니도,앞이 보이지 않게 눈이 내리는 날 구겐하임도 마찬가지였다.여기에 정말 난해한(?) 현대미술만 전문으로 다루는 미술관인 PS1이나 뉴 뮤지엄도 역시 문전성시였다.물론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추운 겨울에 나들이를 할 수 있는 장소는 역시 미술관이라는 탓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그들은 위기극복을 위한 아이디어,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미술관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었다. 우리의 올 겨울은 더 을씨년스럽다.우리에게 그나마 볼 만한 현대미술을 소개해왔던 리움은 상설전시를 운영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미 취소된 데미안 허스트의 전시는 물론이고 이후 어떤 기획전시 일정도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국립현대미술관의 경우도 뒤샹전이 취소된 이래 대중들의 눈길을 끌 만한 전시를 준비한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한국의 대표 미술관인 양대 미술관들이 이런 형편이고 보면 다른 공·사립미술관의 경우는 더 이상 말할 것이 없다.여기에 신 대공황이라는 전대미문의 불경기가 엎친 판에 양도소득세가 덮친 화랑가는 개점휴업 상태이다.연말 보너스를 탄 직장인들이 소장용이나 선물용을 살 수 있는 소규모의 전시조차 찾아보기 힘든 지경이다. 따라서 내년의 미술동네를 전망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미술계의 속성상 전시 등은 2~3년 전부터 준비된다.그러나 갑작스러운 경기하강으로 원화가치가 급락하면 이미 계획된 일들을 취소하게 돼 경제적 손실을 감수해야만 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소할 수 없는 경우 ‘울며 겨자 먹기’로 감내하는 경우도 있다.하지만 대부분의 전시가 취소되면서 대한민국 문화예술계의 국제적인 신인도는 바닥으로 가라앉고 있다.이렇게 한번 떨어진 신뢰를 다시 쌓으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는 아무도 모른다.그나마 올 겨울은 이미 계획된 전시가 서너 개 진행돼 ‘눈을 씻을’기회를 주지만 내년에 준비하고 있는 전시들이 제대로 열릴 수 있을지 자신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작품을 대여해오거나 해외 주요 공연단체에 지급되는 출연료에 부과되는 22% 정도의 세금이라도 면제된다면 조금은 숨통이 트일 것 같다.문화예술계마저도 환율에 따라 울고 웃어야 하는 시대이고 보면 우리는 분명 국제화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보고 싶은 것을 볼 수 있는’ 미술문화 향수권의 국제화는 언제나 이루어질까. 고양문화재단 전시감독,미술비평
  • 공수 바뀐 여야 극한 대치

    국회가 한나라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단독 상정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민주당은 19일 이틀째 점거한 국회의장실에서 비상의원총회를 열어 김형오 의장의 직권상정 포기를 요구했다.행정안전위와 정무위로 양분된 ‘전선’에선 날선 충돌이 이어졌다. 이날 여야는 ‘무법 국회’에 이은 ‘막말 국회’를 연출했다.이틀에 걸쳐 행정안전위와 정무위를 점거한 민주당은 ‘MB악법’으로 규정한 금산분리 완화 등이 담긴 은행법,복면 착용을 금지한 집회 및 시위에관한 법 개정안의 상정을 막았다. 일부 민주당 당직자와 보좌관은 “악법을 강행처리한 한나라당은 자폭하라.”고 외쳤다. 김 의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너무도 참담하고 부끄럽다.국민께 송구스럽기 짝이 없다.이번 사태의 전말을 철저하게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야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상호 비난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한나라당은 오후 2시30분쯤 행정안전위와 정무위 회의실 진입을 시도했다.국회 본청 4층 행정안전위 회의실에선 한나라당 위원 5명이 바로 옆 소회의실로 진입해 법안소위를 열려 했다. 민주당은 “당시 속기사 2명이 동행했고,속기록에는 ‘위원장님 모시고 오라.’,‘빨리빨리’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시각 6층 정무위에선 거친 막말이 오갔다.한나라당 김영선 위원장,이성헌·고승덕 의원 등 10여명은 굳게 잠긴 회의실 문 앞에 주저앉아 “문 열어달라.”며 농성했다.이 과정에서 “나라 망치는 법안을 처리하려 한다.”(민주당 보좌진),“니들이 왜 끼어드냐.”(한나라당 의원)며 설전이 벌어졌다.이어 “언젠가 빚을 갚아주겠다.”는 한나라당 의원의 엄포에 민주당 쪽 보좌관이 “씨X”이라고 욕설을 퍼붓자 회의실 앞은 일순 난장판이 돼 버렸다. 앞서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날 오전 소속 의원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의장실에서 열린 비상의총에서 “민주주의를 후퇴시켜 권위주의 시대처럼 대통령 하수인으로 전락한 공룡여당의 반민주주의적 기도를 단호히 분쇄할 것”이라고 말했다.한나라당 정권을 가리켜 ‘쿠데타 세력의 후예들’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야당 의원들의 국회의장실 점거는 2005년 12월 사학법 파동 이후 3년 만이다. 원혜영 원내대표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박진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이 충성심을 보이기 위해 홍준표 원내대표의 여야 간사협의 종용을 거부했다.충성심 경쟁이 시작됐다.”고 꼬집었다. 오상도 김지훈 구동회기자 sdoh@seoul.co.kr
  • “MB, 박정희 닮고자 했지만 모습은 전두환”

    “MB, 박정희 닮고자 했지만 모습은 전두환”

    지난 18일 밤 방송된 MBC ‘100분 토론-2008 대한민국을 말하다’ 편은 이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성토의 장’을 방불케 했다.이날 토론에는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나경원 한나라당 의원,전병헌 민주당 의원,전원책 변호사,이승환 변호사,제성호 중앙대 법대 교수,가수 신해철,방송인 김제동 등이 출연해 현안들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제작진은 이날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한 ‘이명박 정부 1년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조사 결과 ‘잘못했다’는 평가가 49.7%인데 비해 ‘잘했다’는 평가는 6.5%에 그쳤다. ‘보통이다’라는 응답은 43.2%였다.2009년 전망에 대해서는 ‘잘할 것’이라는 응답이 40.8%, ‘잘못할 것’이라는 응답 21.8%, ‘보통’이 35.7%으로 올해 평가와는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이 대통령 두뇌 속에는 삽 한자루 있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내년엔 잘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게 나타난 것은 잘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 아니라 ‘제발 좀 잘해달라’는 절박한 호소”라고 분석했다.  유 전 장관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환율 정책 등을 언급하면서 “그동안 이 정부가 아무 개념없이 막하는 것같다는 인상을 줬다.”고 비판했다.그는 “의사 결정할 때 국민 원하는 게 뭔지 들여다보려는 자세가 부족했다.”며 정부의 ‘불통’을 강조했다.  전병헌 민주당 의원도 “이명박 정부 1년을 돌아보면 ‘강부자’ ‘쇠고기’ ‘촛불’ ‘형님예산’ ‘금융위기’ 등으로 한해를 보냈는데 이는 총체적 난맥이자 총체적 실패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한 뒤 “무엇보다 분열주의적 통치 리더가 가장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보수 논객들의 지적도 잇달았다.전원책 변호사는 “노무현 정권 1년 때 평가했던 것과 같이 이명박 정부 1년도 똑같이 혼돈·카오스 상황이며,이는 이명박 정부가 자초한 것”이라며 인사 난맥상,금융위기에 아무런 예측을 못한 관료들,말많은 대통령 등을 문제점으로 제시했다.  이승환 변호사도 “국민에 불안감을 주고, 지지했던 사람에 실망주는 게 경제정책에 대한 것”이라며 “대통령이 현재의 경제위기를 전 세계적 경제위기로 치부하는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정부에 대해 가장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한 것은 진중권 교수였다.진 교수는 경제 위기와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의 이야기를 꺼내면서 “경제의 장기적 전망과 비전도 없고, 무엇보다 민주주의가 훼손되고 있다. 경제를 예측해도 사법처리 얘기가 나온다.”고 비난했다.  진 교수는 이 대통령에 대해 “두뇌 속에 삽 한자루가 있다.”며 “마치 ‘계획은 내 안에 있으니 너희는 움직여라’라는 식”이라고 비난을 이어갔다.그는 또 이 대통령의 행보는 “강림의 쇼”라면서 “정책은 사회적 합의와 검증을 거쳐야 하는데 (이 대통령은)깜짝쇼를 한다.중소기업인 망년회에 등장하다가 배추사러 시장에 간다.사진 몇 장으로 경제를 살릴 수 있느냐.”고 쓴소리를 했다.  ●”내년엔 더 잘할 것”vs”위기감의 표출”  하지만 여당 인사들은 내년 전망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면서 앞으로 정부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갈 것이라는 전망을 밝혔다.  나경원 의원은 “잘했다와 보통을 합치면 49%다.이 정도면 기대하는 부분이 많다.앞으로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바로 반박에 나선 유 전 장관은 “여론조사 결과는 위안받을 결과는 아니라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안보·경제·민주주의의 위기’ 발언을 인용하면서 “이 대통령은 국민이 경제를 살리라고 뽑아줬던 처음으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반면 유 전 장관의 발언에 제성호 교수는 “’민주주의의 위기’란 말은 동의할 수 없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동방신기·비 아닌 국회가 19금(禁)”  신해철 씨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박정희의 모습을 만들려 했지만 지금 국민들이 보는 모습은 전두환”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신씨는 또 전날 국회에서 벌어진 FTA 단독상정 사태를 언급하면서 “동방신기와 비의 노래를 청소년 유해매체로 지정하고 있는데 여당과 야당을 막론하고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습이 청소년들이 보기에 모범적인 모습은 아니다.”라며 “국회가 19금(禁)이다.유해단체로 지정해야 한다.”며 독설을 퍼 붓기도 했다.그는 “이명박 정부의 모습이 강압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면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며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권위주의가 부활했다.”고 비난을 이어갔다.  김제동 씨는 논란이 되고 있는 사이버모욕죄에 대해 “IT에는 하드(웨어)만 있는 것이 아니고 그 안에 인간의 마음이 들어있다“며 ”민간에 맞겨도 우리 네티즌들이 다 소화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한편 이날 방송은 전국 평균 가구시청률 6.7%(TNS미디어코리아 집계)를 기록,2%대를 기록하던 평소 시청률을 두배 이상 뛰어넘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씨줄날줄] 영토분쟁의 이중성/이용원 수석논설위원

    엊그제 일본 후쿠오카에서 한·중·일 3국이 정상회담을 가졌는데 그에 앞서 중국·일본은 양자회담을 따로 열었다.이 자리에서 원자바오(溫家寶)중국총리와 아소 다로 일본총리가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열도의 영유권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고 한다.이 뉴스를 접하면서 쓴웃음을 지은 까닭은 중국이나 일본이나 영토 주장에서는 ‘도 긴 개 긴’이기 때문이다. 영유권과 관련해서는 상반된 두 가지 논리가 존재한다.하나는 ‘원래 내땅’이다.지금은 잠시 너희 나라에 속해 있지만 옛날부터 내 땅이었다라는 뜻이다.또 하나는 ‘지금 내땅’이다.옛날에는 어쨌건 지금은 우리가 다스린다는 의미이다.댜오위다오는,1895년 청일전쟁에 승리한 일본이 타이완을 할양받으면서 그 부속도서로 딸려왔다.그러나 일본이 제2차세계대전에 패망해 타이완을 돌려줄 때 댜오위다오는 오키나와 주둔 미군의 사격장이 되는 바람에 그대로 남았다.그러다가 1972년 미국이 일본에 오키나와를 반환하자 이 열도는 오키나와현 소속이 되었다.따라서 댜오위다오는 중국에는 ‘원래 내땅’이요,일본에는 ‘지금 내땅’이다. 그러면 중·일 양국은 영유권 문제에 일관성을 유지하는가.중국은 1949년 동투르키스탄공화국을 합병했고,그 땅을 6년후 신장위구르자치구로 만들었다.1950년에는 티베트를 침공해 점령한 뒤 시짱자치구를 두었다.중국에 댜오위다오가 ‘원래 내땅’이라면 신장·시짱자치구는 ‘지금 내땅’인 셈이다.일본도 마찬가지이다.댜오위다오는 ‘지금 내땅’이지만 쿠릴열도(일본명 북방 도서) 네 섬은 ‘원래 내땅’이라며 러시아에 반환을 요구한다.이 섬들은 일본이 러일전쟁 당시 차지했다가 2차대전에 패해 다시 빼앗긴 땅이다. 중·일 두 나라는 이웃나라와의 영토분쟁에서 ‘원래 내땅’과 ‘지금 내땅’ 두가지 논리를 사례에 따라 제 편한 대로 꿰맞추면서 영유권을 주장한다.‘내땅은 내땅,네땅도 내땅’인 것이다.이 땅욕심 많은 두 이웃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정답은 하나뿐이다.우리나라가 부강해지는 길밖에 없다. 이용원 수석논설위원 ywyi@seoul.co.kr
  • 금융위기·북핵 ‘3국 협력 틀’ 공식화

    일본 후쿠오카에서 13일 열린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은 3국간 협력의 틀을 공식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중국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일본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 등 3국 정상은 한·중·일 정상회담의 역내 개최 정례화를 비롯해 여러 실무급 회의 개최 방안에 합의함으로써 3국간 협력 약속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지난 1999년 이후 줄곧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3 정상회의’ 기간에 개최되던 한·중·일 정상회담이 아세안+3 회의와는 별개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위기 공조 필요성 재확인 3국 정상은 금융위기와 관련,철저한 공조 필요성을 재확인했다.전대미문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공조노력과 함께 같은 경제권 국가들간 역내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에서 아시아 중심 3국이 위기극복을 위한 협력의지를 거듭 다진 것이다. 이와 관련,한·중·일 통화스와프 확대 조치는 이번 회담의 실질적인 성과물로 평가된다.우리나라 입장에선 미국에 이어 세계 2,3위 외환보유국인 중국,일본과 각각 3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확대에 합의해 외환위기 재발 가능성의 싹을 잘라내는 효과를 거뒀다는 분석이다. 3국간 공고한 협력체제는 국제사회의 당면 과제인 국제금융질서 개편 과정에서도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우리나라는 영국·브라질과 함께 G20 재무장관회의 의장국으로서 일본을 위시한 선진국과 중국을 대표로 하는 신흥국의 입장을 균형있게 반영해야 하는 입장이다.이에 따라 중·일 양국은 한국과의 협력을 통해 자국의 이익을 최대한 반영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14일 “이번 3국 정상회의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공조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돼 당초 우리 측이 제의한 ‘한·중·일 금융정상회의’ 성격으로 치러졌다.”면서 “3국이 공통의 이해를 갖고 정기적으로 만나는 공조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북핵폐기 공조도 성과 3국간 북핵폐기 공조 노력을 다진 것도 의미가 크다.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6자회담이 북핵검증서 마련 실패로 좌초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함께 3국의 의지 여하에 따라 6자회담이 다시 동력을 얻을 가능성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3국 정상은 6자회담에서 북한이 신뢰할 수 있는 검증체제 수립 노력에 비협조적인 자세를 보인 것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명했다.3국은 앞으로도 6자회담 등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 실현을 위해 긴밀한 협의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하지만 3국간 공조가 제대로 실현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북핵 문제와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 다자화 공동기금 조성,자유무역협정(FTA) 등에 대한 3국간 이해관계가 다른 데다 양자 관계가 특정 현안으로 틀어질 경우 3국 공조의 틀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원 총리와 아소 총리는 중·일 정상회담에서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 제도)의 영유권 문제를 둘러싸고 설전을 벌여 향후 3국간 공조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을 낳게 했다.아소 총리는 중국이 지난 8일 댜오위다오 부근 해역에 두 척의 해양 순시선을 파견한 점을 지적하면서 “매우 유감”이라는 뜻을 전달했고,이에 대해 원 총리는 “댜오위다오가 중국 고유의 영토”라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댜오위다오는 우리 영토” 원자바오·아소 총리 설전

    “댜오위다오는 우리 영토” 원자바오·아소 총리 설전

    l 도쿄 박홍기특파원 l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열도)의 영유권을 놓고 아소 다로 일본 총리와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맞붙었다. 발단은 지난 8일 오전 중국이 국가해양국 소속 순시선 2척을 댜오위다오 동남쪽 60㎞ 해상까지 파견한 데서 촉발됐다.당시 일본 측은 중국 순시선에 영해 밖으로 즉각적인 퇴각을 요구했지만 중국 측은 경고를 무시하다 오후 4시쯤 물러났다.중국 순시선의 출현은 지난 2004년 2월 이래 4년 10개월 만이다. 아소 총리는 13일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가진 중·일 양자회담에서 원 총리에게 먼저 “매우 유감이다.전략적 호혜 관계를 구축한 상황에서 일·중 관계에 좋은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강력하게 항의했다.1시간 동안 진행된 냉랭한 정상 회담의 시작이다. 원 총리는 “댜오위다오는 옛날부터 중국 고유의 영토다.”라며 되받아쳤다.또 “대화를 통해 적절히 해결하고 싶다.우호적인 양국간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 좋겠다.”며 외교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아소 총리는 이에 “센카쿠열도는 우리의 고유 영토다.역사적으로도 국제적으로도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반박했다.그러면서 “다시 이같은 사태가 없도록 대처해줬으면 한다.”며 재발 방지를 주문했다.특히 중국은 지난 6월18일 일본과 합의했던 동중국해의 춘샤오(春曉·일본명 시라카바) 등의 가스전 개발에 대해 전과 달리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아소 총리는 회담에서 “정치적 합의를 실행하기 위한 협의를 조기에 이뤄졌으면 한다.”며 조약 교섭을 서둘렀다.반면 원 총리는 “실무급의 교섭을 계속했으면 한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하는 데 그쳤다.가스전 공동개발의 합의 이후 6개월 가까이 별다른 진전이 없는 셈이다. 외교 소식통은 “중국의 정책적 변화라기보다는 일본의 잦은 총리 교체와 아소 총리의 구심력 약화 등에 따라 중국 측이 일단 일본을 지켜보는 자세를 취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hkpark@seoul.co.kr
  • [Local] 시민 문화·위락·휴게시설 추진

    전남 여수에 정유공장을 둔 GS칼텍스(대표 허동수)가 1000억여원을 들여 시민 문화·위락·휴게시설을 짓는다.내년 7월 착공해 2012년 여수 세계박람회 개최에 앞서 공연장 등이 문을 연다.GS칼텍스는 10일 “여수시 망마산에 1100석 규모 대공연장과,기획전시장,다목적 홀,에너지관 등을 만들고 장도에는 상설전시장과 카페 등을 세운다.”고 말했다.또 고락산에는 숲속공작실,어린이 환경놀이터,생태 산책로,산림욕장 등이 조성된다.김기태 GS칼텍스 재단 상무는 “세계박람회 개최에 걸맞은 문화예술 기반시설을 지어 지역민과 기업이 함께 하는 모습을 보여 주겠다.”고 말했다.부지 매입비 200억원은 여수시가 부담한다. 여수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全全대결’ 전재희 장관의 승리

    동갑(만59세)인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과 전광우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9일 보험업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국무회의에서‘정면충돌’했다.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국무총리실의 국정조정 능력도 도마에 올랐다. ●전 복지-전 금융위장 국무회의 설전 정부 대변인인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이날 국무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보험업법 개정안 가운데 금융위가 제기한 ‘보험사기 사건을 막기 위해서 질병자료를 요청할 경우 그것(질병자료)을 제공해야 된다.’라는 내용과 관련,금융위와 보건복지부간의 이견이 있었다.”고 털어놨다.이 문제와 관련,그동안 날카롭게 대립했던 ‘양전(全)’이 국무회의 석상에서 공개적으로 갈등을 표출함으로써 귀추가 주목된다. 이날 충돌은 금융위가 보험사기 유형을 ‘자동차 사고를 원인으로 하는 보험사기’로 최소화한 보험업법 개정안을 내놓으면서 불거졌다.전 장관은 “이 역시 개인질병정보 제공을 하는 것으로 적절치 않다.”며 “보험가입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반쪽’ 개정안조차 반대했다.전 장관은 “보험사기방지라는 공익적인 측면이 인정되지만 개인질병정보를 보호하는 것은 더 중요한 공익”이라면서 한발짝도 물러나지 않았다.전 위원장은 이에 대해 “매년 우리나라의 보험사기가 2조원가량 된다.”고 맞섰다. ●내년 상반기 중 재협의키로 특히 양전은 이 문제를 놓고 국무회의 참석 전날 담판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총리실 관계자는 “어젯밤(8일) 전 장관과 전 위원장이 통화를 갖고 조정을 시도했으나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전했다. 결국 한승수 국무총리가 나서 “이번에는 문제의 조항을 삭제해 개정안을 올리고,총리실이 주체가 돼서 금융위와 보건복지부 외에 다른 관련부처도 참여한 가운데 내년 상반기까지 재협의해 그 결과를 입법사항에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교통정리했다.1라운드는 명분을 중시하는 정치인(전 장관)이 판정승했지만 정작 공방은 이제부터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예산안 ‘12일처리’ 속내는

    예산안 ‘12일처리’ 속내는

    여야가 오는 12일까지 내년 예산안을 처리하기로 전격 결정하면서 향후 예산안 정국이 해빙기를 맞을지 주목된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5일 수차례 원내대표 회동과 의원총회를 열며 예산안 처리시한을 합의하기 위한 막판 조율작업을 벌였다. 이날 오전 한나라당의 ‘9일 처리’와 민주당의 ‘15일 처리’가 팽팽히 부딪치다 오후 들어 김형오 국회의장의 중재로 ‘12일 처리’에 잠정 합의하는가 싶더니 한나라당이 다시 원안을 고집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의 ‘2중대’ 논란으로 처리시한 이후 세부사안을 논의하기로 했던 여야 원내대표 회담이 지연되기도 했다.이날 오전 3당 원내대표 회담에서 자유선진당이 한나라당의 ‘9일 처리’에 동조한 것을 두고 민주당이 ‘한나라당 2중대’라며 비난하자 선진당이 다시 ‘민주당은 뚜껑열린당의 아류’라고 재반박하며 설전을 벌였다.여야가 서로의 입장에서 한발씩 물러나 ‘12일 처리’에 합의한 데는 엇갈린 셈법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입장에선 단독 강행에 따른 부담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홍준표 원내대표가 이날 오전 민주당과의 협상 결렬 이후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만이라도 민생을 돌보고 국가경제를 돌봐야 한다.(민주당을) 더 이상 봐줄 수 없다.”며 압박한 것도 이같은 기류를 반영한다. 시한 문제만 놓고 보면 한나라당보다는 민주당의 결단 배경이 궁금해진다.더 이상 기한을 갖고 예산안 심사를 방치하는 것 자체가 여론전에 불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정세균 대표가 두 차례에 걸쳐 김형오 국회의장의 중재를 요청하는 제스처를 취한 것도 이를 입증한다.최재성 대변인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빨리 국회가 정상화되고 예산이 처리되어야 한다는 국민의 뜻을 감안한 것”이라고 말했다.여권의 강행처리 시나리오를 일단 저지할 수 있다는 점도 작용한 듯하다. 구혜영 김지훈기자 kooh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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