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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의 토종] (8) 산양

    [한국의 토종] (8) 산양

    200만년 전 지구상에 처음 출현했을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해 ‘살아 있는 화석’으로 불리는 산양(山羊). 생존능력이 탁월해 과거 우리나라 산악지대에서 흔히 볼 수 있던 염소과 토종 동물이다. 서식처 파괴로 개체 수가 급격히 줄면서 최근에는 강원도내 비무장지대나 암벽이 많은 일부 고산지역에서만 발견된다. 천연기념물 제217호이며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1급 동물이다. 글·사진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멸종위기 1급… 복원사업 한창 초여름의 햇볕이 상쾌하면서도 눈부시던 이달 초순. 중부전선 최전방지역에 위치한 산양증식·복원센터를 찾았다. 강원도 양구군이 작년 6월 문을 연 이곳에서는 산양의 생태를 연구하고 증식·복원사업을 한다. 현재 8마리를 기르고 있다. 방사장에는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산양들의 적응 여부와 행동·특성 등을 관찰하는 데 도움을 준다. 야생산양에 비해 인간과의 접촉이 잦은 때문인지 녀석들은 인기척에도 놀람이 없이 암벽을 오르내리고 방사장을 한가롭게 거닐었다. “인간들의 밀렵과 무분별한 개발이 산양 멸종의 가장 큰 원인입니다.” 안내를 하던 이광섭(46·관리팀장)씨는 “산양이 절벽을 잘 뛰어 다니기에 관절에 좋다는 속설이 퍼져 밀렵이 성행하게 됐다.”며 멸종 위기에 처한 현실을 안타까워 했다. 산양은 전세계적으로도 한국·시베리아·동북아시아에 제한적으로 분포해 있다. “한국의 산양은 회갈색 털이 특징이며 암·수 모두가 갖고 있는 활처럼 굽은 커다란 뿔은 가히 일품입니다.” 김종택(49) 강원대 수의학부 교수는 산양의 빼어난 자태를 예찬한다. 제 영역을 표시할 때도 “외국산 산양은 눈밑에서 생성되는 분비물을 나무에 비비지만 한국 산양은 털을 비비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한다. ‘산양의 동무’라고 자칭하는 박그림(60·설악녹색연합 대표)씨. “풀과 나무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자연에서 역동적인 모습의 산양과 마주칠 때면 야생동물의 당당함을 넘어 경외감을 느끼곤 합니다.” 그는 산양을 관찰하기 위해 일년의 반은 산에서 지낸다. 박씨는 “아주 짧은 순간이지만 온몸이 얼어 붙고 가슴에서는 불방망이질을 친다.”고 산양과 만날 때의 벅찬 느낌을 표현한다. 최근 멸종 위기종의 복원에 대한 사회적 공감이 확산되고 있다. 따라서 산양 개체수를 늘리려는 노력도 활발하지만 어려움 또한 많다. ●동물의 감옥 DMZ 빗장 풀어야 가장 시급한 문제는 ‘비무장지대(DMZ)의 철조망’이다. DMZ는 자연생태계의 보고(寶庫)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산양을 포함한 동물들에게는 감옥이 될 수 있다. 생명의 울타리이자 분단의 빗장인 셈이다. 정창수(49) 한국산양종보존회장은 “철조망 안에 갇혀서 같은 종이 수십년간 근친교배를 한다면 종의 존재 자체가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경고한다. 그는 “CCTV나 열감지기 등 철조망을 대체할 첨단시설을 남북합의 하에 일정지역만이라도 설치하여 야생동물들이 다닐 수 있도록 하자.”며 조심스럽게 대안을 제시했다. 박그림 대표는 ‘보호구역 지정’을 요구한다.“토종 산양의 서식지인 설악산에 관광용 케이블카는 설치하지만 야생동물에 대한 대책은 전혀 없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짝짓기 철인 5∼6월만이라도 등산객 수를 제한하자고 건의해도 소용이 없단다. 그는 “개체 수 조사 방법도 배설물 양으로 그 수를 추정하는 수준”이라며 과학적인 모니터링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생태 연구원의 확충과 정부차원의 연구지원도 절실한 과제다. 오늘날 많은 종의 생명체가 인간에 의해 멸종의 위협을 받고 있다. 동시에 인간은 멸종위기를 해결해야 하는 유일한 존재이다. 만물의 영장인 인간도 환경에 적응하고 생태계의 지배를 받으며 사는 하나의 생명체이기 때문이다.
  • 10년만에 드러난 칠선계곡…“백문이불여일견”

    설악산의 천불동계곡, 한라산의 탐라계곡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계곡의 하나인 ‘지리산 칠선계곡’이 10년 만에 문을 열었다. 지리산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그동안 특별보호구역 지정으로 출입이 금지됐던 칠선계곡을 5∼6월과 9∼10월동안 주 2회씩 개방하기로 했다. 방문을 위해서는 탐방예약 및 가이드를 동반해야한다. 이번에 개방된 곳은 동·식물 보호를 위해 1999년부터 출입이 통제됐던 칠선계곡의 비선담과 천왕봉(1015m)까지 총 5.8km 구간이다. 등반코스는 지리산 추성동 마을에서 천왕봉까지 총 9.7km로 약 8시간 반 정도 소요된다. 추성동에서 3.4km 정도 올라가면 일곱선녀가 하늘에서 내려와 목욕을 했다는 선녀탕과 옥녀탕을 만나게 되며 목욕을 끝낸 선녀들이 옷을 입고 하늘로 올라갔다는 비선담을 시작으로 그동안 감춰져있던 칠곡계곡의 비경이 펼쳐진다. 비선담과 천왕봉까지의 등반코스에서는 칠선폭포를 비롯해 대륙폭포, 3층폭포, 마폭(마지막폭포)의 비경을 볼 수 있다. 그밖에 지리산의 자연약초와 나물, 야생화, 500년 이상 된 주목, 때 묻지 않은 자연생태계 등을 만나 볼 수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의 홈페이지(www.knps.or.kr)를 통해 산행을 예약할 수 있다. 칠선계곡은 올 10월 탐방예약·가이드제 시행을 끝으로 2027년까지 20년간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출입이 통제된다. ▶ [관련동영상]제주 화산섬·용암동굴 세계자연유산에 등재 글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손진호기자 · 김상인VJ nasturu@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 (17) 제주도 한라산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 (17) 제주도 한라산

    요즘처럼 봄에서 여름으로 막 넘어서는 시기에는 야트막한 산에는 꽃이 그다지 많지 않다. 봄에 수많은 봄꽃이 피어나던 곳에서조차 언제 그랬냐는 듯이 푸른 풀잎새들만이 무성할 뿐, 꽃을 피운 식물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맘때는 설악산처럼 높은 산을 찾아가서 발품을 팔아야만 귀하고 예쁜 꽃들을 만날 수 있다. 봄에는 계곡에 꽃이 많고, 여름과 가을에는 높은 산 능선에 피는 꽃이 많다는 속설을 새삼 확인할 수 있는 시기가 바로 요즘인 것이다. ●1200m부터 정상까지 다양한 식물 분포 한라산은 어느 계절에 찾아가도 꽃이 좋다. 요새도 꽃을 피운 식물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두메대극, 바위수국, 새비나무, 설앵초, 섬매자나무, 암매, 줄사철나무, 큰천남성, 한라솜다리, 호자덩굴, 흰땃딸기 등이 지금 한라산에서 만날 수 있는 식물인데, 이름조차 낯설 정도로 하나같이 귀한 것들이다. 한라산에 들어서면 낙엽활엽수들이 들어찬 숲을 먼저 지난다. 어리목, 영실, 성판악, 관음사 등 산행기점 어디에서 출발하더라도 이런 낙엽활엽수림지대를 지나게 되는데, 맑은 날에도 어두컴컴하다고 느낄 정도로 숲이 짙다. 서어나무, 단풍나무, 신갈나무, 산벚나무, 산딸나무, 층층나무 등의 큰키나무가 주종을 이루고 있고, 중간층에는 산수국, 참꽃나무 같은 떨기나무들이 자란다. 숲 바닥에는 개족도리, 덩굴용담, 맥문동, 한라돌쩌귀, 호자덩굴, 홍노도라지 등이 자라고 있다. 낙엽활엽수림대를 통과하고 나면 사방이 밝아지며 시야가 확 트인다. 드넓게 펼쳐진 초원지대에 이르는데, 큰 나무가 없고 풀들과 키 작은 나무들만이 자라고 있다. 남한에서 유일무이한 아고산대초원으로서 한라산만의 자랑이다. 소백산에도 초원지대가 발달해 있지만 규모나 그 곳에 살고 있는 식물의 종류로 볼 때 한라산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해발 1200m부터 정상까지 발달한 이 아고산대초원은 한라산 식물의 다양성과 특이성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환경이 되고 있다. 이곳에는 구름떡쑥, 깔끔좁쌀풀, 눈향나무, 두메대극, 들쭉나무, 바늘엉겅퀴, 설앵초, 섬바위장대, 세바람꽃, 손바닥난초, 시로미, 실꽃풀, 암매, 제주달구지풀, 제주황기, 좀민들레, 좀향유, 한라개승마, 한라고들빼기, 한라꽃장포, 한라부추, 한라송이풀, 흰그늘용담, 흰땃딸기 등 희귀식물들이 수없이 많다. 이들 가운데는 세계적으로 한라산에만 자라는 것들도 부지기수다. ●큰 키의 구상나무 고산초원에서만 자라 고산초원에는 풀들과 키 작은 나무만 있는 것이 아니라 곳곳에 큰키나무인 구상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어 이채를 띠기도 한다. 구상나무는 유럽에서 크리스마스트리로 인기를 얻고 있는 우리 토종나무로서 덕유산과 한라산 사이의 고산지대에서만 자란다. 한라산에서는 1400m 이상의 지역에 무리지어 자란다. 북방계식물로서 중부지방까지 내려와 자라는 분비나무와 비슷하지만 솔방울 모양이 다르다. 설앵초는 꽃이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작고 깜찍한 전체 모습도 보기 좋다. 잎 뒷면은 은빛 가루를 뿌린 것처럼 특이한 빛깔이다. 일본과 한라산에만 분포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최근에 덕유산, 영남 알프스, 가야산 등 내륙의 고산에서도 확인되었다. 한라산의 것은 내륙의 것보다 전체가 더욱 크다. 햇빛이 잘 드는 고지대에서 비교적 흔하게 자라므로 등산로를 따라가면서 만날 수 있다. ●희귀식물 흰땃딸기 보는 것도 행운 흰땃딸기는 백두산에 자라는 땃딸기와 함께 딸기속(屬)에 속하는 희귀식물이다. 열매가 작은 딸기와 비슷하게 생겼다. 한라산 아주 높은 곳의 숲 속이나 숲 가장자리에서 드물게 자라므로 눈여겨 찾아야 한다. 산딸나무는 하얀 꽃이 나무 전체에 달리므로 멀리서 보아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한 송이처럼 보이는 꽃은 여러 개의 꽃이 다닥다닥 머리모양으로 둥글게 붙어 있는 것이고, 꽃잎처럼 보이는 것은 여러 개의 꽃들을 아래서 싸고 있는 꽃싸개잎으로서 꽃잎이 아니다. 한라산뿐만 아니라 전국의 산에서 볼 수 있으며, 요새는 정원수로도 많이 심는다. 멀게만 느껴지는 한라산은 사실 하루산행으로도 다녀올 수 있는 가까운 산이다. 김포에서 아침 6시부터 출발하는 항공편이 있다. 하루만에 돌아오기 아쉽다면, 이튿날은 해변과 중산간의 식물을 보자. 요새 바닷가에는 갯강활, 갯기름나물, 갯까치수염, 갯메꽃, 갯방풍, 돌가시나무, 땅채송화, 모새달 같은 초여름 꽃이 피어 있고, 중산간에서는 꾸지뽕나무, 갯취, 순채, 물까치수염, 큰천남성 등을 볼 수 있다. 한라수목원을 찾아가 한라산과 제주도 식물들을 체계적으로 익혀도 좋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15일 TV 하이라이트]

    ●영상앨범 산(KBS1 오전 7시) 그 이름만으로도 산악인들에게 설렘이 되는 설악산. 가파른 산세와 수많은 바위 절벽, 암봉으로 이루어져 클라이밍을 즐기기에 가장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산에서 제 2의 인생을 시작하게 된 김용기 등산학교 교장 부부와 함께 어떻게 하면 안전하면서도 스릴넘치는 암벽등반을 즐길 수 있는지 배워 본다. ●생로병사의 비밀(KBS1 오후 10시20분) 더 강하게, 더 끈질기게 우리 몸 안을 잠식해 다른 장기로 전이된 상태를 가리키는 ‘4기 암’.4기 암과 싸우는 사람들 가운데는 특별한 식이요법이나 대체요법보다는 병원과 의료진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굳은 의지로 확신을 갖고 치료를 멈추지 않는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 본다. ●개그콘서트(KBS2 오후 10시5분) ‘봉숭아 학당’에서 매주 이슈를 몰고 다니는 ‘왕비호’. 그는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안티와 언론의 관심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지칠 줄 모르는 그의 독설이 이번 주에는 아이돌을 넘어 정치인들에게까지 뻗쳐 화제가 되고 있다. 개그맨 윤형빈이 더욱 더 강한 웃음을 선사한다. ●신비한TV 서프라이즈(MBC 오전 10시50분) 1990년 미국. 경매가 시작된 지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무려 8250만 달러에 낙찰된 반 고흐의 그림 ‘가셰 박사의 초상’. 그림을 낙찰받은 일본의 한 사업가는 그 후 한 번도 그림을 공개하지 않았고 그가 죽은 지금까지도 그림의 행방은 묘연하다. 과연 ‘가셰 박사의 초상’은 어디로 간 것일까? ●굿모닝 세상은 지금(SBS 오전 7시35분) 경제는 물론 우리생활의 모든 영역에 깊숙이 자리잡은 인터넷. 촛불집회를 선도하는 것도 인터넷의 힘이고, 사용자들이 직접 만드는 UCC가 다양한 창작과 소통의 공간이 된 지도 오래다. 오는 17,18일 OECD 43개국 IT관련 장관들이 참석하는 회의에서는 인터넷 경제의 미래를 살펴 보는 시간이 마련된다. ●SBS스페셜(SBS 오후 11시20분) 1932년 상하이 홍구공원 의거 이후 일본군법회의에 회부돼 사형을 선고받은 윤봉길은 그해 12월19일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그러나 의거 이후 윤봉길에 대한 보도는 끊임없이 논란이 돼왔다. 일본 아사히 신문의 보도는 진실인가? 윤 의사는 어떻게 죽음을 맞았는가? 윤봉길 의사에 대해 잘못 알려진 진실을 바로잡는다. ●리얼실험프로젝트 X(EBS 오후 10시30분) 영어 실력에 따라 사회·경제적 지위가 결정되는 시대이다. 모든 길은 영어로 통하며 영어만이 살 길이라는 현실은 아이들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초등학교 5학년 성준이와 4학년 윤정이가 캐나다 나나이모로 떠난다. 두 아이는 교육, 문화, 음식, 언어 등의 차이를 어떻게 극복하고 적응하게 될까. ●인사이드월드(YTN 오후 5시30분) 에티오피아 인구의 절반은 여전히 화장실이 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전체 유아 사망률의 절반이 열악한 위생 환경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정부도 인정하고 있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2012년까지 각 가정에 화장실을 보급하기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 자연휴양림 소란행위 삼진아웃제

    설악산·지리산·덕유산 등 전국 34개 국립자연휴양림에서 소란행위 등 불미스러운 행동을 하다가 3차례 적발되면 1년 동안 휴양림을 이용할 수 없게 된다.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는 13일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이용객 준수사항 등을 지키지 않은 고객 등에 대해 ‘3진 아웃제’를 도입,9월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대상은 휴양림 안에서 고성방가 등으로 불편을 주는 행위나, 시설 및 비품 등 집기류를 고의로 훼손하는 행위 등이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 (15) 전북 부안 변산반도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 (15) 전북 부안 변산반도

    변산은 전라북도 부안군 변산면에 자리잡은 반도(半島)이자, 이 반도에 솟은 의상봉(509m), 관음봉(424m) 등의 산봉우리들이 이루는 산역을 일컫기도 한다. 변산반도를 대표할 만한 식물은 변산바람꽃이다.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자라는 특산식물로서 이곳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변산반도에서 처음 채집되어 세상에 알려졌기 때문에 ‘변산’이란 이름도 얻었다.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인 이 식물은 2월 중순부터 매우 일찍 꽃이 피기 때문에 학자들 눈에 띄지 않다가 1993년에야 비로소 발견되었다. 지리산 이북의 깊은 산에 자라는 너도바람꽃과 비슷하지만 꽃이 더욱 크고 아름다우며 꽃잎의 모양도 다르다. 일본에 나는 것과 같은 것으로 보는 이들도 있으나, 꽃잎의 모양이 아주 달라서 확연히 구분된다. 우리나라에는 제주도, 마이산, 여수 등 남부지방에 주로 자라지만, 동해안을 따라서 경주, 설악산, 서해안을 따라서 풍도, 안양 등지의 산기슭까지 올라와 자란다. 산과 바다가 공존하는 변산반도는 바닷가 식물과 산지 식물이 모두 풍부하다는 식물학적 특징을 보인다. 또한 이곳 식물들 중에는 남쪽에서 이곳까지 올라와 자라고 있는 식물들이 많다는 것도 특기할 만하다. 바닷가 식물로는 갯기름나물, 갯까치수염, 갯메꽃, 갯방풍, 갯쇠보리, 갯완두, 갯장구채, 갯질경이, 나문재, 도깨비고비, 모래지치, 반디지치, 벌노랑이, 사철쑥, 순비기나무, 초종용, 칠면초, 통보리사초, 퉁퉁마디, 해국, 해당화, 해홍나물 등이 자라고 있는데, 이맘때에는 갯까치수염, 갯메꽃, 갯방풍, 갯완두, 모래지치, 초종용 등이 꽃을 피운다. 산 속에 사는 식물 중에서 중요한 것으로는 변산바람꽃 외에도 노랑붓꽃, 때죽나무, 미선나무, 방울비짜루, 백작약, 보춘화, 붉노랑상사화, 산딸나무, 장딸기, 정금나무 등을 꼽을 수 있다.4월에 꽃이 피는 노랑붓꽃과 미선나무는 국내에서도 분포지가 몇 곳밖에 없는 특산식물들로서 두 식물 모두 환경부가 멸종위기야생식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미선나무군락은 천연기념물 370호로 지정되어 있기도 하다. 남쪽에서 올라와 자라는 식물로는 개족도리, 계요등, 꽝꽝나무, 나도밤나무, 나도히초미, 도깨비고비, 마삭줄, 보춘화, 뻐꾹나리, 사람주나무, 상산, 새끼노루귀, 새비나무, 쇠고비, 실거리나무, 예덕나무, 정금나무, 좀가지풀, 층꽃나무, 팥꽃나무, 큰천남성, 합다리나무, 호자덩굴, 후박나무 등이 있다. 변산 일대가 분포의 북방한계선이 되는 남방계식물들도 있는데, 천연기념물 124호로 지정된 중계리 꽝꽝나무군락,123호인 격포 후박나무군락,122호인 도청리 호랑가시나무군락 등은 분포의 북방한계선이라는 점이 인정돼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변산반도의 바닷가에서 이맘때 흔하게 볼 수 있는 식물 가운데 하나가 갯메꽃이다.5∼6월에 나팔꽃처럼 생긴 예쁜 꽃을 피우며, 진초록으로서 윤기가 반질반질하게 흐르는 둥근 잎도 보기 좋다. 땅 위는 물론이고 모래땅 속에서도 길게 뻗은 줄기가 있어서 강한 해풍에도 끄덕하지 않는다. 전국 어느 해안에서나 무리지어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모래땅에 살고 있는 갯방풍도 이맘때 만날 수 있다. 바람에 날려 온 모래에 줄기는 물론이고 꽃까지 파묻혀 자라는 경우가 많은데, 그 모습이 독특하다. 땅 속 깊이 박혀 있는 뿌리가 중풍을 예방하는 약으로 쓰이므로 ‘바닷가(갯)에 사는 중풍(풍)을 막는(방,防) 식물’이라는 데서 우리말이름이 붙여졌다. 이런 약효 때문에 수난을 당해 점점 보기 어려워지고 있다. 초종용은 더욱 보기 어렵다. 바닷가 모래땅이라면 전국 어디에서나 사는 식물이지만, 여간해서는 볼 수 없게 되었다. 매우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기 때문인데, 멸종속도가 빠른 것은 각종 개발에 의해 생육지 자체가 사라지는 탓이 크지만 이 식물의 생태적 습성도 한몫을 한다. 약으로 쓰기 위한 채취 때문에 사라지는 갯방풍, 해수욕장과 항구의 확장을 위해 모래땅을 매립함으로써 살 곳을 잃어 가는 초종용에서 볼 수 있듯이 변산반도의 많은 바닷가 식물들이 위기에 놓여 있다. 하지만, 바닷가 일부 지역만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어, 기본적인 보호장치도 마련되지 않은 처지여서 안타까운 상황이다. 해마다 갯방풍과 초종용의 아름다운 꽃을 볼 수 있는 해수욕장 만들기가 그렇게도 어려운 일일까?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16회 공초 문학상]조오현 시인 수상 인터뷰

    [16회 공초 문학상]조오현 시인 수상 인터뷰

    “스님은 말과 글을 버리는 공부를 하는 사람입니다. 말과 글을 버려야 되는 사람이 시와 글을 쓴다는 게 너무 세속적인 일이죠. 더더구나 상을 받는다는 것은….” 시조시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제16회 공초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무산 조오현 시인은 말과 글을 버려야 하는 스님이 시를 써서 상을 받는다는 게 부끄럽다며 겸사의 말부터 꺼냈다. 그래서인지 1978년 첫시집 ‘심우도(尋牛圖)’를 상재한 이후 30년 가까이를 절필하다시피 하다가 2007년 이번 수상작 ‘아지랑이’가 실린 시집 ‘아득한 성자’ 등 ‘겨우’ 두 권의 시집을 내는 데 그쳤다. 수상작 ‘아지랑이’는 죽음을 앞두고 걸어온 삶을 반추하며 웅숭깊은 삶의 통찰과 인식을 담아내고 있다.“얼마 전부터 ‘나도 이제 죽을 때가 됐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6개월간 밥은 거의 안 먹고 죽을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내가 ‘아지랑이’를 붙들고 살았다는 회한에 사무치게 된 것이지요.” 막상 삶의 정점, 꼭대기에 올라섰다고 생각하고 내려다보니 물러설 곳도, 옆으로 갈 곳도 없는, 생사의 백척간두 위에 서 있었다는 것이다.“곧 죽을 마당에 돈이고 명예고 직위고 모든 것이 실체가 없는 ‘아지랑이’를 좇아 애면글면 살아왔다고 생각하니 우스웠습니다.” 그러니까 칠십 평생을 허상을 붙들고 마치 그 속에 진리나 있는 것처럼 살아왔다는 게 후회스러웠다는 것이다. 1932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난 시인은 1939년 입산한 뒤 1968년 ‘시조문학’으로 등단했다. 대한불교 조계종 신흥사·백담사 회주를 거쳐 설악산 산감을 맡고 있다.“1960년대 절 주지를 하려면 관청에 등록해야 했죠. 등록을 위해 이력서를 써야 했는데, 학교에 다니지 못한 내가 학력란을 공란으로 비워두니까, 막 무시하는 거예요. 그때는 젊었을 때니까, 어떻게 하면 알아주느냐고 물었죠. 어떤 이가 시집이 하나 있으면 알아준다고 하기에, 부랴부랴 내놓은 게 ‘심우도’예요.” 그렇지만 스님이 시를 발표한다, 신문에 난다는 것이 어쩐지 부끄러운 일인 것 같아 시를 거의 쓰지 않았다. 그런데 이태 전부터 죽음이 가까워졌다는 생각이 들어 삶을 되돌아본다는 의미에서 시를 쓰게 됐다고 한다.“춘천불교방송 창립에 관여하고 장학재단도 설립했으며, 만해 선양회와 만해마을도 만들었습니다.” 이런 일들을 지금 돌이켜보니 한낱 ‘아지랑이’를 붙들기 위해 발버둥친 것처럼 느껴졌다는 것이다. 공초 오상순 선생과의 특별한 인연도 털어놓았다. 공초 선생이 서울 조계사 지대방(객승 등이 쉬는 곳)에 머물 때 시인은 여러번 만나뵈었다.“당시 공초 선생은 최고급 담배인 ‘백양’을 태웠는데, 내가 그 재떨이를 매일 비웠어요. 내가 꽁초를 모아 피운다는 사실을 눈치챈 선생께서 재떨이를 치울 시간이 되면 담배 한갑을 몰래 놔두고 방을 비웠죠.” 공초 선생은 이렇게 사람들을 배려한 것은 물론, 깊은 깨우침도 남겼다고 한다. 시인에게 ‘무사시귀인(無事是貴人)’이 되라는 것. 일이 없는 사람이 귀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큰 깨달음이 있는 사람은 일이 없는 사람, 즉 도인(道人)이라는 얘기다. 세상의 시비, 번뇌 등을 끊어야 귀인이 된다는 공초 선생의 말을 시인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글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농담속에 담긴 성석제의 진심

    소설가 성석제가 산문집 ‘농담하는 카메라’(문학동네 펴냄)를 내놓았다. 먹을거리 보따리를 풀어놓은 ‘소풍’, 세상의 잡학을 한데 모은 ‘유쾌한 발견’에 이어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농담’이라는 주제로 특유의 구수하고 걸쭉한 입담을 늘어놓는다.“농담 유전자는 인류의 조상이 후손에게 물려준 생존에 불가결한 유전자이다. 농담 유전자는 개인에게는 건강을 선물하고 공동체의 활기를 높여준다. 물론 이것은 농담이 아니다.”(‘작가의 말’중에서) 입때껏 소설 속에는 녹여내지 못했던 ‘날것’ 농담의 세계로 이끄는 61편의 산문이 실린 이번 산문집은 시계와 막국수, 생맥주, 햅쌀밥 등 작가의 추억 속에 자리잡고 있는 기억의 편린들을 하나하나 꺼내 펼쳐놓는다.“햅쌀밥은 묵은 쌀로 지은 밥과 달리 한 톨 한 톨 밥알이 살아 있다. 꺼내 보면 생김새를 분별할 수 있을 정도다. 후우 불고 다시 밥을 떠넣는다. 볼따구니가 저려온다. 다른 소화기관들이 ‘야 너만 맛보지 말고 어서 씹어, 빨리 넘기라고’ 아우성치는 소리를 들은 것처럼 바쁘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햅쌀밥을 먹는 저녁’중에서) 제주도와 설악산, 중국 저장(浙江)성 사오싱(紹興), 프랑스 파리, 미국 시애틀 등 국내외 곳곳 여행길의 농담도 곁들여진다. 늙은 아버지와 아들이 국립현충원 매점에 들러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울 때의 이야기다.“컵라면 용기에는 커다란 글씨로 ‘희망소매가격’이 적혀 있었다. 희망소매가격은 ‘희망+소매+가격’을 합친 말이다. 희망을 소매한다니? 언제부터 희망이 도매금, 소매가격으로 팔 정도로 흔해졌는가? 그리고 그게 겨우 700원?” 주변생활 속에 카메라 렌즈를 돌려 ‘비경(秘境)’도 포착해낸다. 지하철 속 목소리 큰 사람들, 창구 손님보다 전화 손님을 배려하던 은행직원 등 일상적으로 만나는 사람과 사건을 통해 작가는 농담인 듯 무심한 가운데 깊이 있는 생각들을 전한다. 산문집의 아주 평범한 장면에 달아둔 기상천외한 캡션(사진설명)들도 감칠 맛 나는 읽을거리다. 디카의 사진들은 손쉽게 저장하고 가볍게 삭제할 수 있지만, 삶의 희로애락이 담긴 작가의 디카 속엔 지워지지 않는 ‘농담´들로 가득하다. 1만 2000원.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현진오의 꽃따라산따라] (14) 설악산

    [현진오의 꽃따라산따라] (14) 설악산

    설악산(1708m)은 한반도의 가장 큰 산줄기인 백두대간의 중앙부에 자리잡은 산으로 강원도 속초시, 인제군, 양양군, 고성군 등 4개 시군에 걸쳐 있다. 최고봉인 대청봉을 비롯하여 백두대간을 이루는 북주릉, 귀떼기청봉(1578m)과 안산(1430m)이 솟은 서북릉, 권금성과 화채봉(1320m)을 잇는 화채릉, 가리봉(1519m)을 품은 서릉 등이 뼈대 구실을 하며 그 사이사이에 천불동계곡, 백담계곡, 흑선동계곡, 십이선녀탕계곡 등 깊고 긴 계곡을 빚어내고 있다. 주봉인 대청봉을 중심으로 인제 쪽을 내설악, 동해 쪽을 외설악, 그리고 오색과 양양 쪽을 남설악으로 구분하여 부르기도 한다.1965년 천연기념물 171호로 지정되었으며,1970년부터는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또한 1982년에는 유네스코에 의해 생물권보존지역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설악산은 명산다운 경관과 규모에 걸맞게 다양하고 귀한 식물들을 키워내고 있다.1000여 종류의 식물이 생육하는 것으로 조사되어 있는데, 이는 남북한을 합쳐 대략 3500여 종류의 식물이 자라는 것에 비추어볼 때 우리나라 전체 식물의 4분의1쯤에 해당한다. 자생하는 식물의 숫자로만 볼 때는 남한에서 가장 많은 식물이 자라는 제주도가 1800여 종류, 산역이 넓은 지리산이 1500여 종류여서 설악산은 이에 못 미친다. 오히려 오대산이나 치악산과 비슷한 숫자다. 하지만 그 안에 자라고 있는 희귀식물들로 말한다면 한라산에 버금가는 산으로서 설악산을 주저 없이 꼽을 만하다. 설악산에는 그만큼 귀중한 식물이 많이 자라고 있는 셈인데 그 이유는 여러 가지다. 첫째, 주로 북한에만 있는 식물이 설악산까지 내려와 자라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이 식물들은 백두산, 금강산 등 북한에서 볼 수 있는 것으로 남한에서는 설악산에만 자라는 것들이다. 이런 북방계식물들은 설악산이 분포의 남방한계선이 되고 있는데, 가는다리장구채, 금강봄맞이, 난쟁이붓꽃, 노랑만병초, 눈잣나무, 만주송이풀, 바람꽃, 봉래꼬리풀, 비늘석송, 숲개별꽃, 월귤, 장백제비꽃, 홍월귤 등이 있다. 둘째, 높은 바위봉우리와 능선들은 희귀한 고산식물들이 자라기에 알맞은 자연조건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해발 1708m의 대청봉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펼쳐지는 북주릉, 서북릉, 화채릉, 서릉 등이 고산능선을 이루고 있으며, 이 능선들 곳곳에 솟은 높은 바위봉우리들이 고산식물이 자랄 수 있는 터전을 제공하고 있다. 이들 능선에는 바위가 노출된 곳이 많으며 어떤 곳은 고산초원지대를 형성하기도 하는데 이런 곳에 많은 고산식물이 자라고 있는 것이다. 기생꽃, 눈향나무, 다북떡쑥, 닻꽃, 댕댕이나무, 들쭉나무, 등대시호, 땃두릅나무, 만병초, 산솜다리, 산쥐손이, 솔체꽃, 애기사철난, 이삭단엽란, 자주솜대, 참바위취, 털진달래 등이 설악산을 대표하는 고산식물이다. 설악산 식물의 귀중함은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자라는 한국특산식물이 많다는 데서도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 특산식물 400여 종류 중에서 60여 종류가 자란다. 설악산의 한국특산식물 숫자는 한라산의 70여 종류에 다음가는 것으로, 설악산보다 덩치가 큰 지리산의 40여 종류보다도 많다. 고산구슬붕이, 금강초롱꽃, 금마타리, 만리화, 모데미풀, 요강나물, 왜솜다리, 산앵두나무, 솔나리, 연잎꿩의다리, 참배암차즈기, 털댕강나무, 홀아비바람꽃 등이 설악산에 자라는 한국특산식물이다. 이처럼 수많은 희귀식물이 자라고 있기 때문에 설악산은 학자들은 물론이고 식물동호인들에게도 큰 의미로 다가온다. 특히 봄과 여름의 중간 시기로서 다른 산에서는 꽃이 핀 식물을 찾아보기 어려운 이맘때에도 설악산 능선과 숲 속에서는 고산구슬붕이, 댕댕이나무, 자주솜대 같은 희귀식물들이 꽃을 피운다. 자주솜대는 높은 산의 숲 속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덕유산, 방태산, 소백산, 지리산, 태백산 등지에서도 만날 수 있지만 설악산에 가장 많다. 해발 1200m 이상의 숲 속에서 큰 무리를 지어 자라고 있다. 꽃은 5월 하순부터 6월 중순까지 볼 수 있는데, 처음에 필 때는 노란 빛이 도는 녹색이지만 나중에 자주색으로 바뀐다.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자라는 특산종이며, 환경부가 멸종위기야생식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설악산의 희귀식물들은 고산능선이라는 악조건에 적응하며 자라온 것들이기 때문에 한 번 훼손되면 인위적인 복원이 결코 불가능하다. 설악산의 희귀식물을 지키는 일, 그것은 설악산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첫 번째 일이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현진오의 꽃따라산따라] (13) 경기 가평 유명산

    [현진오의 꽃따라산따라] (13) 경기 가평 유명산

    경기도 가평과 양평의 경계에 자리잡은 유명산(864m)은 오대산에서 시작되어 남한강과 북한강 사이를 달려 내려온 한강기맥 산줄기가 끝나는 부분에 솟은 산이다. 산림청이 1989년부터 자연휴양림을 조성해 운영함으로써 수도권 사람들에게 더욱 친숙한 산이 되고 있다. 유명산은 정상 일대의 억새초원으로 유명한 산이다. 억새가 꽃을 피우고 씨 여무는 가을이면 수만평의 정상초원에 은빛 억새물결이 일렁인다. 여름철에는 수량이 풍부한 입구지계곡 때문에 이 산을 찾는 사람이 많다. 서울 근교에서 보기 드물게 길이 5㎞에 이르는 긴 계곡인 만큼 수량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경관도 빼어나다. 설악산의 어느 계곡을 이곳으로 옮겨와 축소해 놓은 듯하다. 가을 억새가 좋고, 여름 계곡이 훌륭한 산일 뿐만 아니라, 봄철에 식물 관찰하기에도 좋은 산이다. 수량 많은 계곡과 산자락의 비옥한 토양이 귀한 식물들을 키워내고 있기 때문이다.2002년에 자연휴양림 내에 조성된 유명산자생식물원이 철마다 형형색색의 꽃들을 피워내는 것도 꽃산행객들을 불러들이는 이유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금강초롱꽃 자생지 유명산은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사는 특산식물 금강초롱꽃의 의미 있는 자생지이기도 하다. 금강초롱꽃의 분포영역에서 가장 서남쪽 지점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금강산에서 처음 발견된 이 식물은 금강산을 비롯한 설악산, 오대산 등의 강원도 및 북한지방의 높은 산에 분포한다. 남쪽으로는 치악산 등지에도 분포하지만, 서남쪽으로는 유명산이 분포의 끝 지점으로 추정된다. 남한지역만 볼 때는 서쪽으로도 끝 지점에 해당하지만, 북한지역의 분포를 면밀히 조사하여야만 분포의 서쪽 한계선이 분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금강초롱꽃은 7월 하순부터 10월 중순까지 꽃이 피는데, 유명산에서는 9월 중순에 꽃이 핀다. 초롱처럼 생긴 연한 자주색 꽃이 줄기 끝에서 1∼5송이씩 아래를 향해 핀다. 잎이 줄기 중앙부분에 모여 달리는 특징이 독특하다. 유명산 자생지에는 설악산에서처럼 많은 숫자가 자라고 있지는 않다. ●멸종위기 야생식물 왕제비꽃 금강초롱꽃이 필 때쯤 유명산에서 만날 수 있는 또 하나의 귀한 식물이 왕씀배다.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서 북한지방에서 주로 생육하기 때문에 남한에서는 광릉 등 몇몇 곳에서만 관찰되는 희귀식물이다. 금강초롱꽃이나 왕씀배보다 더 귀한 식물도 유명산에 자라고 있는데, 왕제비꽃이다. 제비꽃 종류치고는 이름처럼 키가 아주 크다. 제비꽃과는 달리 줄기가 있는 종류로서 키가 60㎝에 이르며, 잎도 크다. 북쪽에 고향을 둔 북방계식물로서 남한에서는 이곳 유명산을 비롯해 몇몇 곳에서만 매우 드물게 자라기 때문에 환경부가 멸종위기야생식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흰 꽃이 5월 중순경에 핀다. 유명산에서 봄철에 꽃을 피우는 나무로는 귀룽나무, 산벚나무, 야광나무, 쪽동백나무 등의 큰키나무와 고광나무, 국수나무, 말발도리, 백당나무 같은 떨기나무를 꼽을 수 있다. 풀꽃으로는 고깔제비꽃, 꿩고비, 당개지치, 산민들레, 은방울꽃, 털제비꽃, 큰개별꽃, 풀솜대, 홀아비꽃대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맘때 찾아가면 귀룽나무, 당개지치, 말발도리, 물참대, 백당나무, 은방울꽃, 졸방제비꽃, 쪽동백나무, 할미밀망, 함박꽃나무 등을 만날 수 있다. 이맘때 만날 수 있는 백당나무의 꽃은 하나의 꽃차례에 서로 다른 모양의 꽃이 달려서 눈길을 끈다. 꽃차례 가장자리에 한 줄로 달린 꽃들은 큰 꽃잎을 달고 있어서 눈에 잘 띄는 데 비해 안쪽의 꽃들은 꽃잎이 작고 보잘것없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화려한 바깥쪽 꽃은 암술과 수술이 없는 무성(無性) 꽃이다. 안쪽 꽃은 암술과 수술이 있는 양성(兩性) 꽃으로 나중에 열매로 발달한다. 바깥쪽에 배치된 화려한 무성 꽃들은 꽃가루받이를 시켜줄 벌과 나비를 유혹하기 위한 것이다. ●휴양림 산책로 따라 봄꽃 관찰해도 좋아 유명산 봄꽃을 관찰하기에 좋은 코스로는 휴양림에서 입구지계곡을 따라 정상에 오른 후 북쪽 능선을 타고 휴양림으로 되돌아오는 길이다. 등산만 한다면 4시간쯤 걸리지만 꽃을 보며 가려면 2시간쯤을 더 잡아야 한다. 이게 힘든 사람들이라면 휴양림의 산책로를 따라가며 봄꽃을 관찰해도 좋다. 휴양림 숙박시설 부근에서 2시간 남짓 산허리를 돌며 꽃을 보는 코스인데, 일반적인 봄꽃을 많이 볼 수 있다. 유명산 꽃산행에서 본 봄꽃만으로 성에 차지 않는다면 휴양림 내의 자생식물원으로 달려가면 된다. 이맘때 식물원에는 개불알꽃, 도깨비부채, 매발톱꽃, 부채붓꽃, 붓꽃, 자란초, 좀씀바귀 등이 피어나서 봄꽃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된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설악산도 케이블카 기준 낮춰라

    정부가 국립공원내 케이블카 설치 기준 완화 특별법을 입법예고하면서 설악산국립공원을 제외시켜 말썽을 빚고 있다. 20일 설악권 상인들에 따르면 군의회와 번영회 등 지역내 38개 기관 및 시민·사회단체들은 ‘오색∼대청봉 케이블카설치추진위’를 결성해 오는 29일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대규모 상경 시위를 한다. 설악권은 10년이 넘게 케이블카 설치 기준을 완화해 달라고 요구해 왔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데 정부가 남해안권에만 설치 기준이 완화된 특별법을 입법예고했기 때문이다. 설악권 시·군의 최대 현안 사업인 오색∼대청봉 케이블카 설치 사업은 모두 4.73㎞ 구간에 중간지주 5개를 설치하고 50인 이하의 곤돌라 2식을 운행하면서 시간당 300∼400명의 관광객을 수송한다는 계획이다. 추진위는 “국토해양부가 설악산국립공원을 배제한 채 한려·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의 궤도 및 삭도 설치 기준을 완화해 주려 한다.”며 “이는 형평성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강원도에 대한 분명한 차별이고 주민들을 무시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지난달 25일 입법예고된 ‘동·서·남해안권 발전 특별법 시행령(안)은 한려·다도해 해상국립공원 등 2곳에 궤도·삭도 설치 규모를 5㎞(50인용) 이하로 확대했다. 또 전망대 면적은 1000㎡ 이하로, 탐방로는 인도 폭 3m, 차도 폭 6m 이하로 규정하는 등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양양군 관계자는 “현행 2㎞ 이하인 케이블카 설치 기준을 5㎞ 이하로 완화해 달라는 우리의 요구를 무시한 채 남해안 일부 지역만 5㎞ 이하로 완화하겠다니 이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침체와 낙후로 허덕이고 있는 설악권의 생존권을 위해 인근 시·군 등과 손잡고 강력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속초·양양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CEO칼럼] 아리랑고개/윤만준 현대아산 사장

    [CEO칼럼] 아리랑고개/윤만준 현대아산 사장

    서울 성북구 돈암동에서 정릉으로 넘어가는 아리랑고개가 있다. 지금이야 북악 스카이웨이로 이어지는 널찍한 4차선 도로가 되었지만, 예전엔 구불구불 좁다란 오르막으로 버스도 힘겹게 넘던 고갯길이다. 그 명칭은 춘사 나운규 선생의 영화 ‘아리랑’을 촬영했던 장소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정릉고개만 아리랑고개로 불려지는 건 아니다. 부산 영도에도, 전북 익산에도, 전남 목포에도 아리랑고개가 있다고 들었다. 애잔하고 구성진 아리랑 가락으로 미루어 짐작해 보건대 강원도 정선에도, 경남 밀양 어딘가에도 찾아보면 아리랑고개가 있을 법하다. 전국 도처의 수많은 아리랑고개를 보면 지명이라기보다는 상징에 가까워 보인다. 원하건 원치 않건 간에 살아가면서 기어코 넘어야만 하는 어떤 숙명적인 고갯길을 에둘러 아리랑고개라 부르는 게 아닌가 싶다. 예나 지금이나 세상사의 고달픔과 애환을 잔뜩 짊어지고 가는 길이기에 아리랑고개를 넘어가는 일은 고되고 때로는 외롭기 마련이다. 구전되는 것만 쳐도 50여종이 넘는다는 아리랑은 아리랑고개를 넘는 가락이다. 밑에서 올려다보면 그저 까마득해 보이고, 수도 없이 주저앉고 싶은 아홉 굽이 열두 굽이 고갯길을 넘어설 수 있는 것은, 바로 서로서로 의지하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주고받는 아리랑 가락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면 아리랑은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헤쳐 온 우리 민족의 삶의 지혜다. 우리에겐 동서로 넘어야 할 아리랑고개도 있지만 남북으로 넘어야 할 높고 가파른 아리랑고개도 있다. 수십년을 넘게 오르다 주저앉고 오르다 주저앉기를 수없이 거듭한 고갯길이다. 마음 같아선 한달음으로 뛰어넘을 수 있을 것도 같지만, 때로는 한걸음도 내딛기 어려운 길이다. 그런 남북을 넘는 아리랑고개에도 어김없이 아리랑 가락이 있다. 2005년 여름, 평양의 류경 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조용필 평양 공연의 대미는 ‘홀로 아리랑’이었다. 공연 내내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던 객석에서 아리랑 가락에 맞추어 노래를 따라 부르고 발장단을 맞추며 때로는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이 방송을 통해 생생히 전해졌고,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화려한 무대와 세련된 음악이 아니라 아리랑 가락이 남과 북 우리 사이의 마음을 열게 해 준 것이다. 지난 2월에 또 한번 아리랑이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었다. 뉴욕필 평양공연, 마지막 앙코르 곡으로 연주된 아리랑 변주곡은 눈시울을 붉히고 콧등을 시큰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애절한 곡조와 우아한 선율에 젖어 적어도 그 순간만은 굽이굽이 아리랑고개를 넘어가는 고단함을 잊을 수 있었다. 남북이 함께 만나는 자리엔 으레 아리랑이 있다. 누가 억지로 떠미는 것도 아니거늘 아리랑 가락에 입을 맞추고, 자연스럽게 손을 잡게 되고 또 어깨를 결게 된다. 어깨를 결면 마음이 통하고 아리랑고개를 함께 넘는 동행이 된다. 아리랑 장단을 주고받으며 오르다 보면 아무리 높고 험한 고개일지언정 어느새 고갯마루에 이를 것이다. 그것이 수백년 동안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온 아리랑의 가르침이 아닌가 싶다. 금강산 맑은 물은 동해로 흐르고/설악산 맑은 물도 동해 가는데/우리네 마음들은 어디로 가는가/언제쯤 우리는 하나가 될까/아리랑 아리랑 홀로아리랑/아리랑 고개를 넘어 가보자/가다가 힘들면 쉬어 가더라도/손잡고 가보자 같이 가보자/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
  •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 (10) 소백산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 (10) 소백산

    경북과 충북의 경계를 이루며 달리는 소백산 능선은 부드러움이 빼어나다. 해발 1300m의 높은 봉우리들이 연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이면서도 설악산의 날카로움보다는 소백산만의 부드러움을 지닌 그런 산이다. 낭떠러지나 급경사 산사면이 거의 발달하지 않아 완만한 산세를 이룬다. 소백산의 부드러움은 지형적인 데서만 기인하는 게 아니다. 백두대간 능선 곳곳에 초원지대가 발달하여 소백산 능선을 더욱 부드럽고 정겹게 만든다. 철쭉꽃 피는 봄날에 이 초원지대에 들어서면 딴 세상에 난 오솔길을 걷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기 십상이다. 남한에는 고산이면서 이처럼 넓은 초원지대를 이룬 산이 드물다. 아고산대 초원을 이루는 한라산을 비롯해 태백산 등 몇몇 산이 있지만, 한라산과 소백산을 제외한 나머지 산들은 초원의 면적이 그리 넓지 않다. 제주도를 제외한 한반도 중부 이남 지역에서 소백산은 가장 넓은 고산초원을 가진 산인 것이다. 초원지대에 간간이 섞인 철쭉나무가 꽃을 피우면 장관을 연출한다.5월 말쯤 이때를 맞추어 철쭉제 행사가 벌어진다. 소백산 초원에는 철쭉나무 말고도 초원이라는 환경을 좋아하는 여러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개불알꽃, 고려엉겅퀴, 냉초, 둥근이질풀, 물매화, 산구절초, 산꼬리풀, 산민들레, 왜솜다리, 원추리, 일월비비추, 중나리, 참산부추, 터리풀 같은 풀이 자라고 있고, 구슬댕댕이, 백당나무, 털진달래 등 키 작은 떨기나무들도 자라고 있다. 소백산 초원에 자라는 풀꽃 가운데 노랑무늬붓꽃은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식물이다. 이곳 초원에는 이 식물이 멸종위기종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개체가 자라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숫자의 노랑무늬붓꽃이 자라는 것으로 여겨진다. 세계적으로도 우리나라와 만주에서만 자라는 희귀식물이며, 꽃을 5월 초순부터 볼 수 있다. 초원뿐만 아니라 숲속에도 귀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숲속에 사는 식물 가운데 이맘 때 꽃을 피우는 모데미풀은 세계적인 희귀종이다.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의 한라산에서 금강산까지의 높은 산에서만 자라는 한국 특산식물이다. 이런 희귀식물이 소백산에서는 매우 많은 개체가 자라고 있다. 높은 지대의 습기가 많은 숲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데,4월 중순부터 꽃이 피기 시작해 5월 초순이면 숲속을 온통 흰빛으로 물들인다. 소백산은 모데미풀이 가장 많이 자랄 뿐만 아니라 지리적으로도 분포영역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으므로, 바로 이곳 소백산에서 모데미풀이 새로운 종으로 탄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소백산에는 모데미풀 외에도 갈퀴현호색, 국화방망이, 꼬리진달래, 나도제비난, 너도바람꽃, 노각나무, 등대시호, 미치광이풀, 병풍쌈, 산마늘, 솔나리, 앉은부채, 왜솜다리, 자란초, 자주솜대 같은 귀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이맘 때 피어나는 개벼룩, 금강제비꽃, 나도옥잠화, 덩굴개별꽃, 두루미꽃, 애기괭이밥, 연령초, 피나물, 홀아비바람꽃 등도 소백산이 귀한 식물을 많이 키워 내고 있는 산임을 증명한다. 금강제비꽃은 금강산에서 처음 발견돼 이름이 붙여진 한국 특산식물이다. 사는 장소를 보면 제비꽃종류 중에서는 까다로운 습성을 가진 듯한데, 높은 산의 비옥한 땅에서만 발견된다. 잎이 날 때 잎몸과 잎자루가 수직을 이루어 붙고, 잎몸의 양쪽 가장자리가 말려서 나오므로 다른 제비꽃들과 쉽게 구별할 수 있다. 꽃이 지고 난 후에 잎이 매우 크게 자라는 것도 눈여겨볼 만한 특성이다. 귀부인 같은 자태를 자랑하는 연령초는 고지대 숲속에서 산다. 줄기가 두 개씩 붙어서 나오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는데, 두 포기의 서로 다른 덩이줄기가 땅속에서 마주 붙어서 자라기 때문이다. 이렇게 두 포기가 딱 붙어서 자라는 것을 두고, 금실 좋은 부부의 모습이라고 입을 모은다. 시원스레 생긴 잎 가운데서 커다란 흰 꽃이 핀 모습이 아름다우므로, 산행 도중 숲속에서 갓 피어난 꽃을 만나면 반하지 않을 이가 없다. 돌려난 잎이 3장, 꽃의 꽃받침과 꽃잎이 각각 3장인 것도 특이하다. 백합과 식물로 북반구의 고위도 지방에서 볼 수 있다. 백두대간에 자리잡은 소백산은 산역이 넓고, 부드러운 산세가 특별한 산이다. 그곳에 뿌리 내리고 사는 식물들도 종류가 다양하고, 귀한 것들이 많아서 특별하다. 이번 소백산행에서는 철쭉꽃만 보는 꽃놀이에서 한 걸음 나아가, 숲속에 지천으로 피어난 모데미풀, 초원에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노랑무늬붓꽃을 만나는 꽃산행을 해보면 좋겠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65·끝) 불상없는 불전 정암사 적멸궁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65·끝) 불상없는 불전 정암사 적멸궁

    강원도 정선 사북에서 만항재를 넘어 영월 상동으로 가는 길은 별빛이 가장 아름다운 드라이브코스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해발 1330m의 만항재는 포장도로가 놓인 고갯길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다고 하지요. 고갯마루에 올라서면 1573m의 함백산과 1567m의 태백산이 손에 잡힐 듯 다가옵니다. 카지노와 스키장이 있는 사북에서 고한을 거쳐 414번 지방도에 접어든 뒤 만항재로 오르다 보면 왼쪽 산기슭에 정암사(淨巖寺)가 나타납니다. 그저 퇴락한 산골의 작은 암자처럼 소박한 모습이지만, 내력을 살피고 나면 오염되지 않은 별빛을 찾아나선 여행이 더욱 뜻깊어질 것입니다. ●진신사리 모신 인근 수마노탑에 예배 드리기 위한 공간 정암사에는 적멸궁(寂滅宮)이 있습니다. 흔히 영취산 통도사와 오대산 중대, 사자산 법흥사, 그리고 태백산 정암사를 4대 적멸보궁(寂滅寶宮)이라고 하지요. 여기에 설악산 봉정암을 더하여 5대 적멸보궁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보배 보(寶)’자로 화려하게 장엄한 다른 적멸보궁과는 달리 정암사 적멸궁은 이름부터 과장이 없습니다. 정암사 적멸궁을 그저 보이는 대로 설명한다면 불상이 없는 절집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일반적인 전각과는 달리 부처님 자리에는 연꽃을 수놓은 붉은 방석이 하나 놓였을 뿐입니다. 대신, 적멸궁의 뒤로 돌계단이 놓여진 가파른 산길을 100m쯤 오르면 7층짜리 수마노탑(水瑪瑙塔)이 나타납니다. 적멸궁은 이 탑에 예배를 드리기 위한 공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마노란 붉은색, 검은색, 흰색이 곱게 어우러진 석영의 일종이라고 하지요. 신라의 자장법사(590∼658년)가 당나라에서 수도하고 645년 귀국할 때 그의 불도에 감화된 용왕이 건넨 수마노로 탑을 지었다는 이야기가 전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탑은 고려시대에 수마노가 아닌 석회암을 벽돌처럼 다듬어 쌓아올린 모전석탑(摸塼石塔)이지요. 정암사의 옛 이름은 석남원(石南院)입니다. 자장은 석남원을 창건하면서 중국에서 가져온 진신사리를 수마노탑에 봉안했다고 하지요. 진신사리란 부처님의 유골입니다. 부처를 수마노탑에 모셨는데, 부처의 모습을 흉내낸 불상을 적멸궁에 두는 것은 무의미하겠지요. 적멸궁은 우리나라에서 창안되었다고 합니다.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찾아볼 수 없지요.7세기 신라불교가 이미 외래의 교리를 주체적으로 소화하여 새로운 상징체계를 만들어 낼 수 있었을 만큼 성장했다는 증거입니다. ●외래 교리 주체적 소화… 신라불교 성장 증거 적멸(寂滅·Nirvana)은 번뇌의 불꽃을 지혜로 꺼서 일체의 고뇌가 소멸된 상태를 가리킨다고 하지요. 부처가 깨달음을 이룬 보리수 아래는 그래서 적멸도량(寂滅道場)이 됩니다. 적멸도량을 우리 나름대로 건축적으로 구현한 것이 적멸궁입니다. 법왕(法王)이 머무는 곳이니 궁(宮)이지요. 정암사 적멸궁은 불교의 본질이 깨달음이라는 것을 웅변하고 있지만, 그 깨닫는다는 것이 또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도 동시에 일러주고 있습니다. 자장법사는 우리나라 문수신앙의 선구자이기도 하지요. 그가 634년 당나라로 건너갔을 때 가장 먼저 찾아간 곳도 문수보살이 머물고 있다는 오대산이었습니다. 귀국한 뒤에는 오늘날의 평창 일대를 오대산으로 삼아 문수보살의 정토세계를 재현하려 했지요. 문수보살은 지혜를 형상화한 존재라고 합니다. 지혜 없이는 깨달음도 없으니 문수보살은 곧 깨달음을 상징하지요. 그런데 ‘삼국유사’의 ‘자장정률(慈藏定律)’에는 자장이 석남원에서 남루한 도포를 입고 칡으로 만든 삼태기에 죽은 강아지를 담은 문수보살을 알아보지 못하고 내쫓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문수보살은 ‘잘못된 깨달음(我相·아상)을 가진 자가 어떻게 나를 알아 볼 수 있겠느냐.’고 자장을 꾸짖지요. 문수보살이 사라진 뒤 자장이 몸을 던져 죽으니 화장하여 바위구멍(石穴·석혈)속에 모셨다는 줄거리입니다. 바로 정암사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자장이 문수보살을 친견하지 못했다는 것은 결국 깨달음을 얻지 못했음을 뜻하고, 그래서 스스로 목숨을 버릴 수밖에 없었음을 일러줍니다. 깨달음을 말하는 사람은 많지만, 깨달음이란 함부로 입에 올릴 수 있는 단어가 아니라는 사실을 자장과 정암사, 그리고 적멸궁이 일깨워주고 있는 듯합니다. dcsuh@seoul.co.kr
  • [현진오의 꽃따라산따라] (8) 강원 화천 광덕산

    [현진오의 꽃따라산따라] (8) 강원 화천 광덕산

    광덕산은 한강의 북쪽을 따라 흐르는 산줄기인 한북정맥 위에 솟은 해발 1046m의 산이다. 강원도의 서북쪽 끝을 차지하며 강원도 철원군, 화천군과 경기도 포천군의 경계를 이룬다. 봄꽃이 많기로 이름난 곳이면서도 해발 600m에서 꽃산행을 시작하기 때문에 힘들지 않게 봄꽃 탐사를 할 수 있어 식물동호인들이 즐겨 찾는다. 포천군 이동에서 광덕고개를 넘어 강원도 화천군으로 들어서자마자 왼쪽으로 나 있는 골짜기 일대가 광덕산에서 봄꽃이 많이 자라는 지역이다. 정상의 동쪽 일대로서 행정구역으로는 화천군 사내면에 속한다. 이곳에는 삼각형 모양의 펑퍼짐하고 넓은 골짜기가 형성되어 있는데, 습기가 많고 땅도 기름져 봄꽃이 생육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나도양지꽃 등 60~70종 곳곳에 군락 광덕리 버스정류장에서 탐사를 시작해 골짜기를 따라 해발 900m 지점까지 올라가면서 꼴짜기 주변에 살고 있는 봄꽃들을 관찰하면 좋다. 출발하자마자 귀한 봄꽃들이 지천으로 피어 있는데, 마을길을 따라 올라가는 동안에도 길가 여기저기에 꿩의바람꽃, 나도양지꽃, 병꽃나무, 앉은부채, 회리바람꽃 같은 귀한 봄꽃들이 나타난다. 마을을 벗어나도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큰 길이 정상 쪽으로 계속 이어진다. 이 길을 따라 골짜기가 끝이 날 때까지 올라가며 많은 꽃을 볼 수 있다. 나도양지꽃은 주로 강원도 이북의 높은 산에 자라는 장미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양지꽃 종류들과는 달리 겹잎을 이루는 작은 잎이 다시 잘게 갈라지는 특징으로, 양지꽃들과는 서로 다른 속(屬)으로 구별한다. 북방계식물이기 때문에 방태산, 설악산, 태백산 등 강원도 높은 산에서는 곧잘 발견되지만 경기도 이남의 산에서는 매우 드물다. 출발하자마자 계곡 옆 길가에서 무리지어 나타나기 시작해 계곡 중간지점까지 올라가는 동안에 여러 곳에서 군락을 만날 수 있다. 광덕산에서 피는 봄꽃은 대략 60∼70여 종이다. 서울근교에서 봄꽃이 많기로 유명한 천마산이나 축령산에서 만날 수 있는 종류가 40∼50종쯤이니, 이곳에 훨씬 많은 봄식물이 자라고 있는 셈이다. 고깔제비꽃, 금강애기나리, 노랑제비꽃, 덩굴꽃마리, 만주바람꽃, 미치광이풀, 붉은병꽃나무, 붉은참반디, 산민들레, 선괭이눈, 얼레지, 연복초, 조팝나무, 족도리풀, 피나물, 큰괭이밥, 홀아비바람꽃, 회리바람꽃들이 때를 달리하며 골짜기마다 피어난다. 광덕산의 봄꽃 가운데는 금강애기나리, 금강제비꽃, 나도양지꽃, 모데미풀, 백작약, 애기금강제비꽃, 연령초처럼 수도권 산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봄꽃들도 많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 대부분은 나도양지꽃처럼 북방계식물로서 강원도 등지의 높은 산에서 자라는 것들이다. 광덕산 식물 가운데는 유난히 북쪽에 고향을 둔 북방계식물이 많은 것은 광덕산이 위도 상으로 북쪽에 위치할 뿐만 아니라 북한 쪽 백두대간에서 갈라져 나온 한북정맥이 북방계식물의 이동통로 역할을 하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노랑미치광이풀 광덕산에만 서식 애기금강제비꽃은 전국을 통틀어서 생육지가 두 곳밖에 없는 귀한 식물이다. 광덕산과 설악산에서만 자생이 확인된 바 있는데, 일본에만 자라는 일본특산식물로 알려져 오다 불과 몇 해 전에 우리나라에서는 설악산에서 처음으로 발견되었다. 자줏빛 꽃이 피는 고깔제비꽃과 잎 모양은 비슷하지만 흰 꽃이 피어 다르다. 광덕산에서만 발견되는 식물도 있다. 이곳에서 발견되어 우리나라 특산식물로 기록된 이래, 아직까지 다른 곳에서는 발견되지 않고 있는 노랑미치광이풀이 그것이다. 세계적으로 오직 이곳 광덕산에만 자라는 식물이라 할 수 있는데, 검붉은 보랏빛 꽃이 피는 미치광이풀과는 달리 노란 꽃을 피우고, 잎과 줄기의 색깔도 미치광이풀에 비해서 연하다. 두 식물의 꽃빛깔을 합쳐 놓은 것 같은 색깔의 꽃을 피우는 개체들도 발견되므로, 이들을 서로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광덕산은 물기가 많은 계곡 부근의 기름진 땅에서 봄꽃이 많이 자란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산이다. 대부분의 봄꽃들이 짧은 기간 동안에 피고 지는 것도 이곳에서 느낄 수 있다. 봄철에 1∼2주 간격으로 찾아가 식물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관찰해 보면 매우 빠르게 숲 속의 주인공들이 바뀌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는 동안, 나도 모르는 새에 식물들이 보여주는 습성을 이해하게 되고, 생동감 넘치는 봄꽃들의 축제가 내 마음속에 스며들어 벅찬 감동이 되어 뭉클 솟아오르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동북아식물 연구소장
  • 백두대간 나무 최고 둘레 608.8㎝

    백두대간 나무 최고 둘레 608.8㎝

    백두대간에서 가장 굵은 나무의 가슴높이 둘레가 608.8㎝인 것으로 조사됐다. 4일 한국산지보전협회에 따르면 2005∼2007년 백두대간 지리산 중봉에서 설악산 향로봉까지 736.5㎞에서 거수(巨樹) 생태정보 등을 조사한 결과 강원도 구룡령∼단목령 구간에 있는 피나무의 가슴높이 둘레가 608.8㎝로 가장 굵었다. 오대산 진고개∼구룡령 구간의 피나무가 608.2㎝로 그 뒤를 이었고 소나무 중에서는 경북 문경 조령산의 지름티재∼하늘재 구간에 있는 둘레 522.5㎝의 나무가, 신갈나무 가운데는 강원도 설악산 단목령∼미시령 구간의 둘레 518.1㎝인 나무가 가장 굵었다. 또 백두대간이 아니면 쉽게 볼 수 없는 140㎝ 둘레의 눈잣나무,87.9㎝의 눈측백,100.5㎝의 철쭉 등도 발견됐다. 백두대간 마루금 좌우 100m 범위내에는 모두 34종 3653그루의 보존가치가 있는 거수들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지역별로는 오대산이 13종 455그루, 수종별로는 소나무가 446그루로 가장 많았다. 조사를 총괄한 계명대 조현제 교수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자연사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거수들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기 위한 대책이 강구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Local] 설악 벚꽃 화전놀이 11일 개막

    설악산 진입로 주변의 강원 속초시 노학동 척산마을과 도문동 상도문1리 마을축제인 ‘설악 벚꽃 화전놀이’가 11∼13일 열린다. 올해 처음 열리는 이번 축제는 척산마을에서는 토종닭 백숙 만들기, 떡 만들기, 벚꽃 꿀 채취, 벚꽃 술 만들기 등 체험행사를 비롯해 닭 멀리 날리기 게임, 벚꽃사진 촬영대회 등 주민과 관광객이 참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준비된다. 또 상도문1리 마을에서는 널뛰기, 그네타기, 투호, 보물찾기 등 전통 민속놀이를 비롯해 그림 그리기와 소리 지르기, 글짓기 등 참가자들의 실력을 뽐낼 수 있는 경연대회도 있을 예정이며 입상자들에게는 푸짐한 상품도 준다.속초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기고] 봄철 ‘안전 산행’ 하려면/최득영 대한적십자사 외설악산악구조대원

    [기고] 봄철 ‘안전 산행’ 하려면/최득영 대한적십자사 외설악산악구조대원

    산이 좋아 산 사나이로 일하던 중 우연한 기회에 적십자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적십자의 인도주의 정신에 감동하게 되었고, 적십자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는 것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이렇게 시작한 산악구조 봉사활동이 벌써 5년이 되었다. 매년 이맘때면 반복되는 유사한 산악사고를 접하면서 때로는 인명구조 봉사활동에 대한 보람도 느꼈지만, 등산객들이 산행에 대한 약간의 상식만 알고 있었더라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늘 가지게 된다. 유달리 시샘이 많은 봄 산에는 위험요소가 적지 않다. 떠나기 전 철저히 준비하지 않으면 산중에서 뜻밖의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봄은 겨울에 비해 따뜻하지만 산의 일교차나 당일 일기에 따라서는 느닷없는 눈이나 비, 겨울과 진배없는 추위와 맞닥뜨릴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해빙기에는 겨울산 같은 낙엽 밑 빙판길이나, 여름철 특징인 진창의 흙길도 만날 수 있다. 특히 겨우내 얼고 녹기를 반복한 지표면은 맥없이 들떠 있어, 바위나 나무 등을 생각없이 잡았다간 쏟아지는 낙석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봄철 산행을 나설 때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우선 산에 오르는 사람에게 반드시 있어야 할 필수장비, 이를테면 구급약·장갑·랜턴·비상식량 정도는 생존과 직결된 것들로 사시사철 언제나 배낭에 있어야 한다. 이외에도 봄철의 변덕스러운 날씨에 대비한 방수·방풍복과 혹시 모를 추위에 대비한 보온 재킷을 배낭 아래 챙겨 넣었다면 일단 안심이다. 빙판에 대비한 아이젠도 꺼내기 쉬운 곳에 챙길 필요가 있으며, 아직 찬 기운이 남아 있는 요즈음에는 스패츠도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다. 보통 지팡이처럼 사용하는 스틱은 그 용도가 굉장히 다양한데, 가능하다면 한 쌍을 동시에 사용하고, 평지에서는 지표면의 상태를 확인하는 용도로, 경사면에선 지형물을 잡지 말고 스틱에 의지해 오른다면 혹시 있을 낙석을 예방·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장비의 적절한 사용법을 몸에 익히는 것 또한 필수다. 늘 하고 있지만 산에서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옷을 입고 벗는 방법이다. 일교차가 극심한 봄철 산행에서는 체온유지와 보온을 위해 그 중요성이 특히 강조된다. 레이어링시스템이란 거창한 말로 속옷·중간옷·겉옷을 적절히 겹쳐 입는 방법을 설명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의 체질에 맞게 입고, 벗어야 한다는 것이다. 반팔만 입어도 땀이 나는 체질의 사람은 과감히 벗어야 하고, 세겹을 겹쳐 입어도 추운 사람은 더 입어야 한다. 흔히 산행 중에는 두껍게 입고 땀을 흘리며 걷다가, 쉬는 시간에는 옷을 벗어 땀을 식히는 잘못을 범하기 쉽다. 가능하면 걸을 때는 조금 춥더라도 덜 입고, 휴식시간엔 하나 더 챙겨 입어서 따뜻하게 해 주어야만 체온과 체력을 아낄 수 있다. 다만 산행 중에 땀과 한기로 몸이 영 불편하다면 뒤처지거나 귀찮더라도 즉시 입고, 벗어 주는 것이 지혜로운 것이다. 버티다간 예기치 못한 일이 생길 수도 있다. 산을 즐기기 위해서는 몸도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평소 적당한 운동으로 단련하여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가끔씩 하는 산행으로 운동을 대신하려 했다간 오히려 관절 등의 무리로 몸을 해칠 수 있다. 산행은 절벽 위의 서커스가 아니다. 포근한 봄날 넉넉하고 여유롭고 안전한 산행을 꿈꾼다면 그것이 장비가 됐든, 몸이 됐든 항상 준비하여야 한다. 아무리 등산에 자신이 있다 할지라도 완벽한 준비가 되었을 때, 그때 떠나라! 마지막으로 평소 짬을 내어 대한적십자사가 교육하는 응급처치법을 익혀두자. 불의의 사고가 났을 때,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고 긴요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최득영 대한적십자사 외설악산악구조대원
  •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 (4) 강원도 삼척시 덕항산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 (4) 강원도 삼척시 덕항산

    위도가 높은 곳에 자리잡은 강원도 산들에는 봄이 늦게 찾아온다. 백두대간에 놓인 산들은 해발고도가 높기 때문에 봄이 더욱 늦다. 이런 환경에도 불구하고 강원도의 몇몇 산지에서는 생각지도 못할 정도로 봄꽃소식이 일찍 전해져 온다. 개복수초라고도 부르는 가지복수초는 삼척시 자생지에서 1월 중순부터 꽃을 피워 봄꽃인지 겨울꽃인지 우리를 헷갈리게 한다. 설악산 자락에 사는 변산바람꽃도 3월 중순이면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한다. 남부지방에 비해 겨울이 긴 강원도에서 봄꽃들이 이처럼 일찍 꽃을 피울 수 있는 것은 해양성 기후 덕분이다. 제주도와 남해안에 사는 보춘화나 대흥란 같은 난초들이 강원도 지방까지 올라와 자라는 것도 같은 이유라 할 수 있다. 환선굴과 대금굴로 유명한 삼척시 덕항산에서도 이른 봄에 서둘러 꽃을 피우는 식물들을 만날 수 있다. 덕항산은 백두대간에 솟은 높이 1073m의 산으로서 북쪽의 두타산과 남쪽의 함백산 중간 지점에 놓여 있다. 금강산부터 줄곧 동해안을 따라 달리던 백두대간이 내륙 쪽으로 꺾여 들어가기 직전에 위치한 산으로서 동해바다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으므로 해양성 기후의 영향을 받는다. 덕항산 같은 강원도 백두대간 산들에는 3월 하순이나 4월 초순에 눈이 내리는 일이 많다. 이런 곳들에서는 ‘눈을 녹이며 피는 꽃’이 아니라 ‘눈에 파묻힌 꽃’을 볼 수 있다. 이른 봄에 일찍 꽃을 피운 식물들이 때늦은 눈을 만나 그 속에 갇히는 상황이 벌어진다. 덕항산 산자락에는 일찍 피는 봄꽃이 많으므로, 이들이 눈 속에 파묻힐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3월 하순이 되면 이곳에서는 얼레지, 노루귀, 산괴불주머니, 생강나무 같은 봄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한다. 몇 해 전 나는 이곳에서 여러 가지 봄꽃들이 때늦은 함박눈을 만나 눈 속에 파묻힌 희한한 장면을 목격했다.4월 초순에 갑자기 눈이 내려 ‘한겨울에 피어난 봄꽃’이 연출되었던 것이다. 덕항산에서 눈을 뒤집어쓴 모습을 보여주었던 봄꽃 가운데는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민대극이 포함되어 있다. 과거에는 우리나라에 살고 있다는 사실조차 잘 알려지지 않았을 정도로 귀한 식물이다. 새싹이 날 때 붉은빛을 띤 것이 많기 때문에 ‘붉은대극’이라고도 불린다. 꽃을 일찍 피우는 봄꽃들의 에너지가 어디에서 솟아나는지 아리송할 때가 많은데, 민대극의 에너지원은 쉽게 알아챌 수 있다. 뿌리가 잘 생긴 6년근인삼을 2배쯤 확대한 모습인데, 무 뿌리 정도로 크기도 크고 생김새도 힘차 보인다. 산자락에 있는 환선굴과 대금굴이 석회동굴이라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덕항산은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산이다. 산 전체가 석회암 덩어리라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흙의 깊이가 얕기 때문에 바위가 드러난 곳이 많고, 물 빠짐이 매우 좋은 게 석회암 지대의 환경적 특성이다. 이 때문에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식물이 많이 자란다. 석회암 지대를 좋아하는 식물들은 호석회식물이라 하여 일반적인 환경에서 자라는 식물들과 구분한다. 이름도 낯선 갈기조팝나무, 사창분취, 산토끼고사리, 자병취, 지치, 털댕강나무, 회양목 같은 것들이 그런 종류다. 석회암 지대에서 북방계식물이 많이 자라는 것도 재미있는 현상이다.2005년에 이루어진 한국교사식물연구회의 덕항산 조사에서 확인된 가는대나물, 개병풍, 만주바람꽃, 바위솜나물, 벌깨풀, 산새콩, 솔체꽃, 청닭의난초, 큰제비고깔 등이 이런 식물이다. 벌깨풀은 남한에서는 사는 곳이 한두 곳에 불과한 북방계 희귀식물이다. 남한에서 발견된 곳은 모두 석회암벽이 발달한 산이다. 연구회 교사들의 조사에서 이처럼 중요한 식물의 새로운 자생지가 밝혀진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석회암 지대에 대한 최근 조사에서는 넓은잎제비꽃이나 바이칼꿩의다리 같은, 그동안 남한에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온 북한 식물들도 발견되고 있다. 석회암 지역이 식물 생육지로서 다른 어떤 환경보다 중요한 곳이라는 증거들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안타깝게도 그곳에 살고 있는 희귀식물들에 대한 연구도 덜 된 상태에서 우리나라의 석회암 지대는 대부분이 망가지고 말았다. 남은 석회암 산지라도 보전에 힘을 쏟아야 소중한 식물들을 살릴 수 있는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다. 석회암 지대처럼 귀한 식물이 많이 자라는 곳을 보전하는 일은 한반도의 생물다양성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Local] 설악권 시티투어버스 7월 시동

    빠르면 올 여름부터 강원 속초에서 시티투어버스를 이용한 설악권 관광이 가능해진다. 20일 속초시에 따르면 관광객 및 주민들이 속초·고성·양양지역의 축제나 유명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도록 시티투어버스 운행을 추진하고 있다. 새달 초 2층 버스와 리무진 등 버스 2대를 구입한 뒤 7월부터 시범운행에 들어가 관광 활성화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관광코스는 설악산과 신흥사, 낙산사 등 각종 관광지와 시·군 축제 등 대형 행사 지역을 경유하도록 할 예정이다. 또 오색약수, 하조대, 화암사, 건봉사 등 코스 연계가 어려운 관광지는 관광객들의 예약에 따라 비정기적으로 운행하는 등 탄력적으로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투어버스 운행은 지역 주민과 관광객들의 절반이 주말 운행을 희망하고 있는 것을 감안, 주말과 연휴기간에 운행을 한 뒤 사정에 따라 확대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속초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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