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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조 아닌 외조, 최초의 퍼스트레이디 ‘닥터 B’가 온다

    내조 아닌 외조, 최초의 퍼스트레이디 ‘닥터 B’가 온다

    “퍼스트레이디 대신 ‘닥터 B’로 불러 주세요.” 내년 1월 백악관 입성이 확실시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부인 질 바이든(69)에 대해 앞으로는 이런 소개말이 자리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돌아왔다”며 당선 일성을 내지른 바이든 당선인과 함께 질 바이든은 36년 경력의 교사이자 ‘대통령의 일하는 부인’이라는 이제껏 없었던 새로운 역할 모델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시 ‘세계의 지도자’를 자처하고 나선 미국에서 퍼스트레이디는 시대 변화에 따라 어떻게 모습을 달리하고, 여성들에게 영감의 원천과 본보기가 돼 왔는지 살펴본다.250년에 이르는 백악관 역사에서 ‘안주인’에게 으레껏 기대됐던 역할과 키워드는 가부장 제도에 충실한 보살피는 능력, 현명한 부인과 어머니, 가족 지향, 지혜로움 등이었다. 공식 석상이나 정상외교 무대에 등장할 때도 ‘패션 외교’라는 이름 아래 스타일에 초점을 맞춘 가십성 관심이 대부분이었다. 미국이 1920년에야 여성에게 참정권을 부여한 역사와 무관치 않게 퍼스트레이디는 직접 정치에 참여하기보다 대통령 뒤에서 그림자처럼 조언하거나 내조하는 역할을 이상형으로 쳤다. 1900년대 초반 재임했던 30대 대통령 캘빈 쿨리지는 “아내 그레이스가 정치에 참견하는 것을 나는 좋아하지 않는다”고 대놓고 말하곤 했다. 부인이 대중 앞에서 시사 문제를 토론하는 것도 내키지 않아 했다. 미국 작가 캐슬린 크럴에 따르면 그녀 역시 “남편이 그런 것들을 나와 상의하지 않고 자유로이 결정한다는 사실이 차라리 자랑스럽다”고 밝힌 적도 있다. 비단 현실 정치에 관심이 없어도 대중과 교감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은 1800년대 퍼스트레이디도 예외는 아니었다. 14대 프랭클린 피어스 대통령의 부인 제인 피어스는 정치를 싫어하는 성정으로 인해 미 역사상 가장 불행했던 퍼스트레이디로 꼽힌다. 설상가상으로 남편의 취임식 직전 막내아들이 기차 사고로 숨지자 취임식에도 참석하지 않고 재임 기간 내내 ‘백악관의 그림자’로 알려진 2층에 은거하며 지냈다. 시아버지가 2대 대통령 존 애덤스, 남편인 존 퀸시 애덤스는 6대 대통령이었던 루이자 애덤스는 주어진 역할을 잘 수행했지만 사석에선 백악관을 일컬어 “이 위대한 비사교적인 집에는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우울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고 한탄할 정도였다. 하지만 일찍부터 내조자 역할에 안주하지 않고 본인만의 영역을 개척한 여성들이 있었다. 존 애덤스 대통령의 부인 애비게일은 남편이 헌법 기초 작업을 하는 동안 ‘여성 권한이 포함돼야 한다’고 촉구하는 당대 드문 여성 로비스트 역할을 했다. 32대 플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부인 엘리너는 새로운 대통령 부인상을 제시한 선구적 인물로 꼽힌다. 정치를 시작한 남편이 소아마비로 다리가 불편해지자 함께 정치 활동을 시작했고, 1940년 민주당 전당대회 연설자로도 나섰다. 백악관 생활을 끝낸 1945년부터 1951년까지 유엔 인권대사를 지내며 1946년 세계인권선언 작성을 주도했다. 지적이면서 우아하고도 검소했던 그녀는 일간지에 칼럼 ‘나의 나날’을 연재하며 친근한 영부인 이미지를 심었다. 기고·강연으로 벌어들인 7만 5000달러를 자선기금으로 내놓아 국민적 인기를 누렸다. 1970년대 초반 집권했던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대통령의 아내에 대해 “지능은 있지만 너무 총명하지는 않아야 한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그의 부인 팻은 남편이 훗날 사임하게 되는 정치 스캔들 ‘워터게이트’ 사건의 유죄를 입증하는 테이프를 ‘불태우라’고 충고하고, 여성 평등권 수정안도 요구할 만큼 정치적 수완이 대단했다. ‘전쟁광’으로 폄하됐던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대조적인 가정적 이미지로 인기가 높았던 로라 부시, 제럴드 포드 대통령의 재선 구호를 ‘베티의 남편을 대통령으로’라고 만들었던 베티 포드, 직업난에 ‘퍼스트레이디’라고 쓰고 점술가 조언을 받아 남편 일정을 잡았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부인 낸시 레이건, 린든 존슨 대통령의 애인들과 스스럼없이 지내며 자문역을 자처한 레이디 버드 존슨 등이 20세기의 대표적 영부인들로 꼽힌다. 그러나 본인 고유의 경력보다는 대통령의 조력자 혹은 정치적 치맛바람을 날리는 역할에 한정됐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부인 재클린은 패션 스타일과 남편 사후 그리스 선박왕 오나시스와의 재혼 등 부수적인 화제들로 이름을 남긴 경우에 가깝다. 1990년대부터는 보조적인 성 역할과 이미지에 머무르지 않고 직접 여성 리더로 자리매김하는 인물들이 등장했다. 대통령과 동등한, 혹은 한발 더 나아가는 ‘야망 넘치는 정치가’로서의 영부인은 42대 빌 클린턴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 로댐 클린턴이 최초다. 남편과 똑같이 로스쿨을 나와 변호사 생활을 하는 동안 남편의 정치적 동지가 됐으며, 석사 학위를 가진 최초의 영부인이었다. 그녀는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웨스트 윙’에 자신의 사무실을 갖고 건강보험 개정 작업에 관여하는 등 정치력을 확장했다. 이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본 여론으로 인해 그녀의 인기는 한때 곤두박질쳤지만, 클린턴의 성 추문 탄핵 사건으로 인기가 반전되는 웃지 못할 일도 겪었다. 연방 상원의원을 거쳐 2008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흑인 버락 오바마 후보에게 석패했지만 민주당 대선 압승 직후 오바마 행정부의 첫 국무장관직을 맡았다. 2016년 대선에서 패배한 뒤에도 바이든 새 행정부의 유엔대사 발탁설이 나오는 등 정치 여정은 계속되고 있다. 미 최초의 흑인 퍼스트레이디인 미셸 오바마는 전통적인 영부인 역을 외면하지 않되 적극적이고 균형감 있는 역할상을 제시한 것으로 꼽힌다. 힐러리처럼 유능한 변호사 출신인 그는 시카고 대학병원 부원장을 지낸 보건행정 경력을 살려 소외계층을 보듬는 데 주력했다. 결식아동 방지 및 식생활 개선을 위한 아동결식방지건강법 주도, 소아 비만 퇴치 운동 ‘레츠 무브!’ 캠페인, 백악관 텃밭 가꾸기 등 먹거리 운동이 그녀의 성과다. 데이비드 예르마크 뉴욕대 교수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 그녀에 대해 “강인한 여성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가정을 이끄는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제 질 바이든은 남편의 이력과 별개인 자신만의 커리어를 구축해 가는 새로운 퍼스트레이디상을 안착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최근 전했다. 앞서 질 바이든은 남편이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통령으로 봉직하는 8년 동안 ‘세컨드레이디’ 칭호를 받았지만 36년간 교편을 잡았던 경력을 포기하지 않고 노던버지니아 커뮤니티칼리지(노바)에서 영작문 강의를 계속했다. 학생 대부분은 학기가 끝날 때까지 그녀가 부통령 부인이라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심지어 그녀는 함께 출근하는 비밀경호국 요원들에게 “학생으로 위장해 와 달라”고 부탁하거나 남편의 출장에 동행하는 전용기 안에서 시험지를 채점한 뒤 기일에 맞춰 학생들에게 나눠주곤 했다. 질 바이든은 저서 ‘빛이 들어오는 곳’에서 “모든 사람이 내가 가르치는 것을 멈추고 전업주부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계속 가르치고 싶었을 뿐만 아니라 노바 학장에게 채용되고 있었다”고 썼다. 그녀는 올해 대선 캠페인 기간 내내 “남편의 직업에 전적으로 의존하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오하이오대 캐서린 젤리슨 교수는 “질은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21세기로 가져올 것”이라며 통상적인 내조에 대한 고정관념을 뿌리째 바꿀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니퍼 롤리스 버지니아대 정치학과 교수는 “그녀가 (영부인의 특권을) 내려놓을 것”이라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의 남편 더그 엠호프 변호사가 최초의 ‘세컨드젠틀맨’이 돼 직장을 그만둔 것처럼 그녀는 미국 정치의 진화를 상징한다”고 평가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설상가상’ MBN, 재승인 기준 점수 미달, 이달 중 결판… JTBC 통과(종합)

    ‘설상가상’ MBN, 재승인 기준 점수 미달, 이달 중 결판… JTBC 통과(종합)

    MBN, 640.5점… 재승인 기준 충족 못해이달 중 청문회 열어 재승인 여부 결정JTBC 714.9점으로 요건 충족방송통신위원회가 9일 이달 30일 승인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종합편성사업자 MBN과 JTBC의 재승인 심사위원회 심사평가 결과를 9일 발표한 가운데 MBN이 총점 640.50점으로 재승인 기준 점수인 650점에 미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JTBC는 심사평가 결과 JTBC는 714.89점으로 재승인됐다. MBN은 조건 검토와 청문절차 등을 거쳐 추후 재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방통위는 “MBN은 심사총점 650점 미만을 획득해 재승인 거부 또는 조건부 재승인 요건에 해당함에 따라 재승인 심사위원회가 지적한 문제점에 대한 해소방안 및 해소계획 등을 행정절차법상 청문 절차를 통해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통위는 이달 중 MBN에 대한 청문회를 열고 JTBC와 함께 각 사별 재승인 여부를 확정짓는다는 계획이다. 종편이 재승인을 받으려면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의 실현 가능성 및 지역·사회·문화적 필요성 등 항목 심사에서 총 1천점 만점에 650점 이상을 획득해야 한다. 총점 650점 미만 사업자는 ‘조건부 재승인’ 또는 ‘재승인 거부’를 받는다. 점수로만 보면 MBN은 재승인 거부 또는 조건부 재승인 요건에 해당하고, JTBC는 재승인 요건을 충족했다.방통위, ‘자본금 불법 충당’ MBN에6개월간 업무 정지 처분 의결 앞서 방통위는 지난달 30일 전체회의를 열어 자본금을 불법 충당해 방송법을 위반한 MBN의 방송 전부에 대해 6개월간 업무 정지 처분을 의결했다. 다만 업무정지로 인한 시청자와 외주제작사 등 협력업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6개월간 처분 유예기간을 부과하기로 했다. 방통위는 업무정지 처분으로 인해 시청자 권익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업무정지 사실을 방송자막 및 홈페이지를 통해 고지하도록 하고 업무정지에 따른 방송중단 상황을 알리는 정지영상을 송출하도록 권고했다. 또 방통위는 불법 행위를 저지른 MBN과 당시 대표자 등에 대해 형사 고발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는 방송법에 따른 승인 취소 방안도 논의됐으나 논의 끝에 영업 정지로 감경됐다. 방통위는 “국민 신뢰가 바탕이 되는 언론기관이면서 사회 불법 행위나 비리를 고발하고 감시해야 할 방송사업자가 불법행위를 저지른 데 대해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봤다”면서도 “다만 이전까지 26년간 방송을 해온 점과 협력업체 및 시청자 피해, 고용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감경사유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속보] ‘설상가상’ MBN, 재승인 기준 점수 650점에 미달… JTBC는 통과

    [속보] ‘설상가상’ MBN, 재승인 기준 점수 650점에 미달… JTBC는 통과

    방송통신위원회가 9일 MBN과 JTBC의 재승인 심사위원회 심사평가 결과를 9일 발표한 가운데 MBN이 총점 640.50점으로 재승인 기준 점수인 650점에 미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JTBC는 심사평가 결과 JTBC는 714.89점으로 재승인됐다. MBN은 조건 검토와 청문절차 등을 거쳐 추후 재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달 30일 전체회의를 열어 자본금을 불법 충당해 방송법을 위반한 MBN의 방송 전부에 대해 6개월간 업무 정지 처분을 의결했다. 다만 업무정지로 인한 시청자와 외주제작사 등 협력업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6개월간 처분 유예기간을 부과하기로 했다. 방통위는 업무정지 처분으로 인해 시청자 권익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업무정지 사실을 방송자막 및 홈페이지를 통해 고지하도록 하고 업무정지에 따른 방송중단 상황을 알리는 정지영상을 송출하도록 권고했다. 또 방통위는 불법 행위를 저지른 MBN과 당시 대표자 등에 대해 형사 고발하기로 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과반서 1명 넘긴 아들 부시… 대법 결정으로 백악관 입성

    과반서 1명 넘긴 아들 부시… 대법 결정으로 백악관 입성

    일주일 앞으로 임박한 올해 미국 대선은 역대급 혼란이다. 미 역사상 59번째 대선인 올해는 코로나19의 재유행에 따라 우편투표와 사전투표가 급증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현재 이미 우편투표를 한 유권자가 6000만명에 육박한다. 사전투표나 우편투표가 많으면 선거 당일의 출구조사를 빗나가게 할 수 있다. 경합주인 위스콘신 등 14개 주의 경우 우편투표의 최종 개표 결과가 12월에서야 나올 수도 있다. 특히 우편투표와 현장투표의 결과가 일치하지 않을 때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나 민주당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개표 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수도 있다. 초박빙의 표차도 당락을 좌우할 수 있어 논란이 될 수 있다. 실제로 2016년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트럼프가 0.7% 포인트를 더 얻으면서 선거인단 20명을 독식했다.대통령제 민주주의를 창안한 미국에서 대통령 선출이 항상 공정하고 신사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선거인단 과반을 확보한 후보가 없어 밀실 흥정과 매수, 후보자의 사망 등의 혼란도 많았다. 미국 역사상 기묘했던 대선 결과를 되짚어 본다.25일 CNN과 BBC 등에 따르면 미국 대선의 혼란은 토머스 제퍼슨과 존 애덤스가 경쟁한 18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선거인단은 2명에게 투표할 수 있었다. 최다 득표자가 대통령, 차점자가 부통령이 되는 구조였다. 대선에 나설 때 제퍼슨은 러닝메이트로 애런 버를 선택했다. 그런데 소통의 착오인지, 버의 반란인지 이들의 선거인단 수가 73표로 같았다. 현직인 2대 대통령 존 애덤스는 65표였다. 선거인단 과반 확보자가 없어 대통령 선출은 의회로 넘어갔다. 제퍼슨의 정적이자 초대 재무장관 알렉산더 해밀턴이 하원에 제퍼슨에게 표를 몰아주도록 설득했다. 해밀턴에 의해 제퍼슨에게 대통령 자리를 놓친 버는 3년 뒤 해밀턴에게 복수했다. 부통령 신분인 그는 결투에서 해밀턴을 살해했다. 이후 헌법은 개정을 통해 선거인단은 대통령과 부통령을 따로 투표하도록 규정했다. 대선 투표에서 더 많이 득표하고도 대통령 자리를 놓친 것은 1824년 앤드루 잭슨이 처음이었다. 전쟁 영웅 잭슨은 최소 3만 9000표를 더 얻고 선거인단 99명을 확보한 상태였다. 경쟁자 존 퀸시 애덤스 국무장관이 선거인단 84명을 붙잡아 차점자였다. 나머지 두 후보가 78명을 차지했지만 과반 확보자가 없어 대통령 선출은 하원으로 넘어갔다. ‘워싱턴 아웃사이더’ 잭슨은 투표와 선거인단에서 가장 앞섰던 자신이 대통령으로 선출될 것으로 믿었다. 한 달이 넘게 걸린 밀실 협상에서 하원은 애덤스를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당시 헨리 클레이 하원 의장이 애덤스를 밀어주는 대가로 국무장관에 임명됐다. 미국식 민주주의의 대명사 에이브러햄 링컨의 대통령 선출 과정은 노예 해방 문제로 찢긴 미국의 분열상을 고스란히 보여 줬다. 1860년 대선 당시 민주당은 스티븐 더글러스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을 후보로 내세웠다. 그러나 노예 문제로 찢어진 당시 남부 주들은 존 브레킨리지 부통령을 후보로 내세우면서 민주당의 공식 대선 후보가 2명이 됐다. 링컨이 승리하자 사우스캐롤라이나주는 연방에서 독립한다고 투표했고, 남부 6개주가 이에 가세했다. 결국 남부 주들은 1861년 2월 제퍼슨 데이비스를 남부연합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코로나19가 대유행 중인 올해 후보들의 연령대가 70대 후반으로 만만찮다. 대선 후보가 도중에 사망하면 어떻게 될까. 1872년 대선에서 언론인 호러스 그릴리는 대선 출마 욕심이 없었지만, 현직 율리시스 그랜트 대통령의 인기가 너무 떨어져 있었다. 그릴리는 민주당 후보였지만 공화당 일부가 그랜트에게 반기를 들고 자유공화당을 만들고, 그릴리에게 베팅을 했다. 2개 정당의 대선 후보가 된 그릴리는 투표 5일 전 부인이 사망하자 유세를 중단했는데도 일반투표에서 약 300만표 즉 44%를 차지했다. 그는 선거인단 투표를 앞둔 1872년 11월 29일 사망하면서 적법한 후보 자격을 상실했다. 그가 확보한 선거인단 표가 나머지 후보들에게 가면서 그랜트는 재선에 여유 있게 성공했다.4년 뒤인 1876년 대선은 대법관 한 명이 대통령을 결정한 선거로 기록된다. 민주당 후보 새뮤얼 틸던이 공화당의 리더퍼드 헤이즈보다 투표에서 25만표, 선거인단에서는 19명을 더 확보했다. 문제는 선거인단 과반인 185명에 1명이 부족했다. 플로리다·루이지애나·사우스캐롤라이나·오리건주가 개표 논란이 일면서 4개주 선거인단 20명의 행방이 결정되지 않았다. 민주·공화 양당은 서로 이겼다면서 상대 당을 사기라고 비난했다. 선례가 없었던 두 당은 15명의 선거위원회를 구성했다. 공화당 7명, 민주당 7명에 무소속 대법관 한 명으로 구성, 주별 선거 결과를 결정하기로 했다. 선거위원회의 주별로 표결을 한 결과 8대7로 공화당의 헤이즈가 4개주 선거인단 20명을 모두 차지했다. 중립을 지킬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무소속의 대법관 조지프 브래들리가 골수 공화당원이었던 것이다. 대선 결과에 대한 여론조사와 매체의 보도가 크게 빗나간 것은 2016년에 앞서 1948년이 있었다. 공화당의 해리 트루먼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30% 남짓했다. 2년 전의 중간 선거에서 상·하원이 거의 20년 만에 민주당으로 넘어갔다. 반면 경쟁자 토머스 듀이의 질주는 거침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소련에 대한 트루먼의 외교정책에 반기를 든 상무장관 헨리 월리스가 제3당을 만들어 출사표를 던졌다. 흥미로운 점은 10월 중순에 실시된 갤럽 여론조사에서 듀이가 5% 포인트 이상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선거 전날에서야 공개됐다는 점이다. 자신의 패배를 예상하고 잠든 트루먼은 경호원이 새벽 4시 잠을 깨워 승리 소식을 전하고서야 알았다. 당시 시카고 데일리 트리뷴은 사설에서 선거 준비에서 투표까지 투르먼을 ‘바보’라고 불렀다. 아이러니한 것은 인쇄공의 파업 때문에 조간판을 평소보다 몇 시간 당겨 인쇄했던 시카고 데일리 트리뷴의 발행인 로이 말로니는 현대 역사에 길이 남는 헤드라인에 인쇄 ‘오케이 사인’을 남겼다. “트루먼, 듀이에게 패하다(Dewey defeats Truman).” 몇 시간 뒤 라디오에서 나온 소식에 이 신문사의 당혹감은 짐작이 간다. 초판 15만부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시카고 데일리 트리뷴은 ‘민주당 휩쓸다’라는 제목으로 급히 바꿨다.대법원이 대선에 개입해 대통령을 결정한 경우도 있었다. 2000년 대선 결과는 플로리다주가 갈랐다. TV 매체들은 처음엔 앨 고어가 유리하다고 전하다 승패를 알 수 없는 초박빙이라고 보도했다. 불과 537표 차로 ‘아들’ 조지 W 부시가 플로리다(선거인단 25명)에서 승리해 선거인단 과반(270명)보다 한 명 더 많은 271명을 차지하면서 백악관에 들어갔다. 플로리다주 선거 결과는 투표 후 36일간 논란이 됐다. 부적절한 펀칭 기표와 유권자 등록 명부 실종 등 논란에 플로리다주 대법원이 수작업 재검표를 명했다. 하지만 연방 대법원이 “모든 투표는 동등하게 취급돼야 한다”고 명령하면서 재검표는 중단됐다. 이에 사법부 결정에 법관들의 정치적 견해가 담기면서 선거 결과에 대한 미국인의 신뢰가 훼손됐다는 비판을 여태껏 받고 있다. 당시 플로리다 주지사는 부시의 동생 젭 부시였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열린세상] 1학기 같은 2학기는 거부한다/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

    [열린세상] 1학기 같은 2학기는 거부한다/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

    “진짜 후회 없는 거야?” “백번 생각해도 잘했다 싶어.” 1학기 내내 아이와 답답한 아파트 안에서 발뒤꿈치 들고 살던 A는 결국 시골에 사는 친정엄마네로 주민등록을 옮기고 아이와 이사를 갔다. 코로나19가 만든 신종 ‘기러기 가족’이다. 결정적 이유는 하나였다. 친정엄마 집 근처 작은 시골 초등학교는 1학기에도 매일 전교생이 등교를 했다는 것. 기약 없고 들쭉날쭉한 도시 학교의 정상화를 기다리기에는 엄마도 아이도 우울하게 지쳐 갔고, 특히 아이의 사회성 발달이 중요한 시기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온 가족이 내린 결단이라고 한다. 요새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이른바 ‘코로나 전학’이다. 맞벌이 가정은 이미 할머니 찬스, 할아버지 찬스는 물론 고모, 삼촌, 이모 찬스까지 모두 소진한 지 오래이다. 지난 5월 여성노동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한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직장을 잃었다’고 대답한 여성노동자는 전체 응답자의 10%로 나타났다. 설상가상 여성노동자의 코로나19 이후 가정 내 돌봄노동은 60%나 더 증가했다고 한다. 추석을 지나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조정되면서 학생들이 학교에 가고 있다. 영 멈춰 서 있던 방과후 수업도 기지개를 켜는 모양이다. 그렇지만 방과후 수업을 신청하지 않겠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1학기에도 방과후 수업 신청만 받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되면서 모두 없었던 일로 됐던 경험들 때문이다. 즉 학생들의 보호자들은 학교에 가는 지금의 상황이 며칠 안에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다는 것을 직감하고 있다는 뜻이다. A에게는 명문 사립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지인 B가 있었다. A의 이야기를 듣던 B는 “코로나랑 학교가 무슨 상관이냐”라고 되물었다. B의 아이는 A의 아이와 같은 나이인데, 이미 개학 후 일주일 정도 적응기를 거쳐 ‘실질적 대면수업’이 온라인으로 잘 되고 있다는 것이다. 어찌 그런 일이 가능한지 자세히 물어보았단다. B의 아이가 다니는 학교는 학기 초에 디지털로 학생들이 연결되고 참여하는 방법을 집중적으로 교육해, 아이들이 스스로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장시간 집중이 어려운 온라인 수업인지라 일방적 강의 수업은 전면 폐기하고 아이가 스스로 발표하고 토론에 참여하는 수업으로 진행한다는 것이다. 체육이나 음악은 방역지침 준수를 위해 소수 정예 그룹과외 방식으로 진행돼 아이들이 더 좋아한단다. A는 이 모든 것이 현실로 되고 있다는 것을 의심하며 듣다가 ‘같은 나라 다른 세상’이라 정신승리하는 것으로 시끄러운 속을 달랬다 한다. 공교육에 아이를 맡긴 대부분의 보호자는 그런 명문 사립학교와 같은 수준의 교육을 기대하진 않는다. 그저 공교육 아래 안전한 ‘돌봄’, 그리고 학교라는 공동체 안에서 ‘사회성’이 적절히 발달하는 정도가 소박한 바람이라면 바람이다. 제대로 된 돌봄과 적절한 사회성 발달은 ‘일관성’이 핵심이지만, 지난 학기 널뛰듯 들쭉날쭉한 등교 상황은 일관성과는 매우 거리가 먼 것이었다. 임시 대책으로 ‘등교인원 제한’이 시행됐지만, 코로나 시대임에도 재택근무는커녕 근태 평가를 더 삼엄하게 당하는 수많은 노동자는 아이가 아예 등교하지 않는 상황보다 퐁당퐁당 등교하는 상황이 더 고통스럽다. 코로나19 아래 공교육은 맨몸 그대로를 드러냈다. 교육격차는 말할 것도 없고 최소한의 돌봄 기능과 사회성 발달도 내팽개친 형국이다. 학생 없는 텅 빈 학교를 매일 방역하고 서류 만들고 출입 금지하는 사이, 2020년 1학기는 아이들의 기억에서 지워졌다. 한 반에 고작 20명 남짓인데 한 학기 내내 선생님의 전화 한 통 받아 본 적이 없다는 아이, 학원은 다 가는데 왜 학교만 못 가는 거냐고, 또는 학교는 대체 왜 가는 거냐고 묻는 아이에게 그 이유를 쉽사리 대답할 수 있는 보호자는 드물다. 7개월이나 공적 교육체계가 학생을 가정에 떠넘기는 것은 제대로 된 시스템이 아니다. 무능이고 무책임이다. 방역을 이유로 아이들을 방치하던 1학기를 거부한다. 이제는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아이들에게 일관성 있게 교육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학교는 옵션일 뿐’, ‘기왕 망하려면 확실히 망해야 한다’ 등 공교육을 향한 원망 섞인 자조로 관망하기에는 아이들의 현재가 너무나 소중하기 때문이다.
  • 쨍하고 해뜰날 돌아올까요

    쨍하고 해뜰날 돌아올까요

    질문 하나. 한 남성이 오전에는 할당받은 배송물품이 꽉 찬 트럭 옆에, 저녁에는 영업을 하지 않는 코인노래방에 서 있다. 이 남성의 원래 직업은 무엇일까.경기 고양시에 거주하는 차모(40)씨는 서울 마포구 홍대 번화가에 위치한 코인노래방 주인이다. 그런데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정부 지침에 따라 올해 약 4개월 동안 노래방을 운영하지 못했다. 지난 8일 아침 일찍 차씨는 자가 차량을 이용해 경기 부천시의 쿠팡 물류센터로 향했다. 원래는 밤새 코인노래방을 운영한 뒤 늦잠을 자고 있을 시간이지만 지금은 그럴 수가 없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코인노래방이 영업정지된 상황에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처음 2주간 영업정지 조치가 내려졌을 때는 쌓였던 피로도 풀 겸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영업 재개 한 달 뒤 다시 2차 영업정지에 들어갔고 세 번째 영업정지 명령을 받았다. 언론에선 코로나19 확산의 주범으로 밀폐된 공간인 코인노래방을 집중적으로 언급했다. 차씨는 “정부의 방역 지침을 철저히 지키고 사비를 들여 방역까지 하는데, 왜 언론은 코인노래방을 코로나19 주범으로 낙인찍었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계속된 영업정지로 임대료, 공과금, 음악 저작권료 등 빚만 계속 쌓인 차씨는 정부의 소상공인 지원금은 죄다 신청했다. 차씨는 “가장 오래 영업정지된 코인노래방이 다른 업종과 똑같이 지원받는 현실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 그런데도 우리가 왜 마녀사냥을 당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하소연했다.아이 셋을 둔 가장으로서 당장 생활비 한 푼이라도 벌어야 했기에 시작한 일이 택배다. 자영업자들이 너도나도 부업에 뛰어드니 설상가상 배송 건당 금액은 자꾸만 낮아진다. 아침 일찍 물류센터에서 물품들을 받아 오후까지 다 배송한 뒤 오후에 다시 물류센터에 들어가 물건을 더 받아 늦은 저녁까지 배송한다. 이렇게 하루를 정신없이 보내고 나면 온몸이 너덜너덜 파김치가 된다. 지난 12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조정됐다. 영업 재개에도 그는 마음이 무겁다. 대출금을 메울 일이 막막한 데다 언제 또 일방적으로 영업정지 조치가 내려질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인터뷰를 마치는 차씨의 표정에는 결연함마저 깃들었다. “10여년간 해 왔던 일을 하루아침에 중단하고 새로운 일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얼마나 힘든지는 겪어 보지 않으면 모를 것입니다. 그래도 악착같이 버티려고요. 나 하나만 바라보는 우리 가족을 위해서도 그렇게 해야겠지만, 여기서 물러나면 코로나19에게 내 자신이 지는 것이나 다름없으니까요.”전국 모든 노래방 점주들의 심경을 담아 간절한 한마디도 잊지 않았다. “코로나19 방역과 예방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국민을 위한 정책이 어떤 이들에게만 일방적인 희생을 감수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납니다. 그런 사실을 헤아리는 정책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 [여기는 인도] 여객기서 기적의 출산…코로나 감염 긴장 속 빛난 기지

    [여기는 인도] 여객기서 기적의 출산…코로나 감염 긴장 속 빛난 기지

    인도 여성이 하늘에서 아기를 낳았다. 8일(현지시간) 더뉴스미닛은 하루 전 델리에서 벵갈루루로 향하던 인도 최대항공 인디고(IndiGo) 여객기에서 아기가 태어났다고 보도했다. 7일 오후, 델리 상공을 날던 인디고항공 여객기에서 다급히 의사를 찾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이륙 15분 만에 들려온 호출에 성형외과 의사 한 명이 손을 들고 나섰다. 하지만 환자는 만삭의 임산부. 설상가상으로 진통을 호소하던 임산부의 양수가 터졌다. 출산 임박 신호였다. 발을 동동 구르고 있던 찰나 다른 의사 한 명이 달려왔다. 현지 유명 산부인과 의사 사일라자 발라바네니 박사였다. 산모와 아기에게는 더없이 큰 행운이었다.산전수전을 다 겪은 발라바네니 박사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능숙하게 산모의 출산을 유도했다. 박사는 “HIV는 물론 코로나19까지 감염 우려가 산재했지만 그런 걱정을 할 겨를이 없었다. 내 우선순위는 산모와 아기의 안녕이었다”면서 “생명을 살려야 했다. 본능대로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승무원들도 긴박하게 움직였다. 옆에서 박사를 거들며 필요한 모든 지원을 했다. 승객들도 산모가 베고 누울 수 있는 가방과 덮을 이불 등을 양보했다. 얼마 후, 기내에 우렁찬 아기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인디고항공 측은 진통 2시간여 만인 저녁 7시 40분쯤 몸무게 2㎏의 사내아이가 태어났다고 밝혔다. 아기 탯줄은 코로나19 방역용으로 구비해두었던 손소독제로 가위를 소독해 잘라냈다.한마음 한뜻으로 무사 출산을 기원하던 승객과 승무원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출산을 도운 의사와 승무원, 긴급착륙에 대비하고 있던 조종사는 아기와 기념 촬영을 하며 제 일처럼 기뻐했다. 여객기가 예정대로 벵갈루루 캠페고우다국제공항에 착륙했을 때는 기다리고 있던 지상 승무원과 직원들이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냈다. 감염 긴장 속에서도 산모와 아기, 의사와 승객, 승무원이 힘을 합쳐 만들어낸 기적의 출산 소식에 현지언론도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비록 예정일보다 빠른 조산이었지만 착륙 직후 병원으로 옮겨진 산모와 아기는 모두 건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각에서는 과거 사례를 들어 아기가 인디고항공을 평생 무료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란 추측을 내놨다. 보도에 따르면 2017년 제트에어웨이즈 여객기, 2009년 에어아시아 여객기에서 태어난 아기가 각 항공사에서 평생 무료 항공권을 받았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봉양순 서울의원, ‘강원도 주거빈곤 아동 지원 조례’ 제정을 위한 정책 간담회 기조발표

    봉양순 서울의원, ‘강원도 주거빈곤 아동 지원 조례’ 제정을 위한 정책 간담회 기조발표

    지난 6월 30일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민생실천위원회에서 제정한 ‘서울특별시 아동 주거빈곤 해소를 위한 지원 조례’(이하 ‘아동 주거빈곤 해소 조례’)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서울에 이어 강원도에서도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주거빈곤아동 지원 조례안’에 대한 정책 간담회가 지난 12일 원주시청 대회의실에서 개최됐다. 강원도의회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회장 이제훈) 강원지역본부에서 공동 주최한 ‘강원도 주거빈곤 아동 지원 조례 제정을 위한 정책간담회’는 안미모 강원도의회 기획행정위원회 부위원장의 사회로 강원도의회 곽도영 의장, 김형원 경제건설상임위원장, 원창묵 원주시장 등이 참석했다. 코로나19 감염예방 및 확산 방지를 위해 사전등록 인원만이 제한적으로 현장에 참여해 열린 간담회에서 봉양순 의원(더불어민주당, 노원3)은 ‘서울시 아동주거 지원 조례 제정과 아동주거 지원정책’이라는 주제로 기조발표를 진행했다. 다른 기조발표자는 강원대학교 부동산학과 김승희 교수가 맡았다. 또 강원도청 김동철 계장, LH 김기남 주거복지사업부장, 강원주거복지사회적협동조합 임형석 이사장, 원주주거복지센터 홍성용 센터장,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강원지역본부 김보경 대리가 주제 토론자로 참석했다. 이 날 간담회에서는 아동 주거권의 의미와 아동 주거권 보장을 위한 정책방향에 대한 논의를 중심으로 그동안 주거복지에서 가구 구성원으로만 여겨지던 아동을 주거복지의 대상자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에 참석자들은 공감대를 이뤘다. 특히 전국 조례 중 유일하게 ‘아동’을 주거복지 대상자로 정의한 서울시의 ‘아동 주거빈곤 해소 조례’에 대한 벤치마킹 차원의 논의가 이어졌다. 우원식 국회의원이 지난달 15일에 발의한 ‘아동의 빈곤예방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 법률안’에서 아동의 빈곤예방에 ‘주거’를 명시하도록 한 것과 아동빈곤예방위원회에 국토교통부 장관을 참여하도록 해, 종합적인 빈곤아동 주거정책 수립의 법적 근거를 만든 사실이 소개됐다. 봉양순 의원은 기조발표를 통해 “아동 우선의 주거복지 정책 방향 설정과 모든 아동에 대한 실질적인 주거권 보장은 시대적 과제이며 책임”이라고 강조하며 “가난에 아이들은 자기책임이 없다. 하지만 오늘의 대한민국에서 아이들은 가난의 멍에를 가장 길게 그리고 가장 고통스럽게 짊어져야만 한다. 그 멍에가 안전하고 편안해야 할 집까지 스며들어 평생의 낙인이 되지 않도록 서울시가 먼저, 대한민국이 함께 행동에 나설 때”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유미의 외교통일수첩] 50년 만에 취소된 이산가족 경모제… 달랠 길 없는 망향가

    [서유미의 외교통일수첩] 50년 만에 취소된 이산가족 경모제… 달랠 길 없는 망향가

    코로나19 특별 방역지침에 따라 반가운 가족을 만나는 발길이 줄어든 ‘언택트 추석’에 열리지 못한 행사가 있다. 파주 임진각 망배단에서 50년 넘게 이어진 이산가족 합동경모대회다. 통일경모회 측은 “1세대 실향민 다수가 여든이 넘은 나이로 코로나19 위험군에 속하다 보니 부득이 경모제를 취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명절만 되면 전국에서 고향땅이 보이는 임진각에 모이던 이들은 합동차례 취소 소식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부산에 사는 김모(75)씨는 “올해는 아들과 손자손녀가 다 같이 가려 했는데 안 열린다니 섭섭하다”고 했다. 그는 “70년 동안 못 본 아버지·어머니인데, 올 추석 한번 못 가는 걸 어쩌겠나, 나 개인 사정도 아니고 코로나19 때문에 국가가 어렵다는데”라면서 애써 담담하게 말을 이어 나갔다. 함흥에서 살던 김씨는 6·25 전쟁 막바지인 1950년 흥남에서 할아버지, 동생과 함께 남쪽을 향했다. 경찰이었던 아버지와는 “미군이 바리케이드를 쳐서 여자와 어린 남자들만 내보내느라 끊겨 버린 것”이 마지막이었다. 한번은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 후보에 이름을 올린 적이 있었지만, 북쪽 가족들을 찾지 못했다. 김씨는 “부모님은 다 돌아가셨을 테지만 동생들이 있을 텐데 이름을 모른다”며 “내가 고향에 직접 가기만 하면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그가 명절 이산가족 합동차례에 참석하기 시작한 것은 재작년부터다. 그동안은 바쁜 생업이 핑계가 됐지만 한 번 망배단을 다녀오고 나선 “다음 명절까지 버틸 힘이 되더라”고 했다. 그는 “이제는 나이도 먹고 도저히 혼자서 집에서 지내서는 마음이 안 놓여서 안 되겠다 싶었다”고 말했다.서울에 사는 이모(84·여)씨도 올 추석엔 자녀들과 함께 임진각에 가려고 마음을 먹었다가 합동경모제 취소 소식에 아쉬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그는 임진각에 망배단이 만들어지지도 않은 1983년부터 명절이면 참석해 왔다. 황해북도 개풍군에서 부모님과 4남매로 살던 그는 전쟁통에 오빠와 둘이서만 남쪽으로 향했다. 남북 관계가 좋았던 2005년엔 당일치기 관광으로 근처 개성땅은 밟았지만,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진 못했다. 매년 추석 합동차례와 설 망향제는 고향 가까운 곳에서 동네 사람들을 만나 회포를 풀 수 있는 자리였다. 그는 “벌써 우리 고향 분들은 많이 돌아가셨다”며 “올해는 코로나19로 꼼짝할 수 없지만, 내년 설엔 다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산가족의 고향을 향하는 마음은 점차 커져 가지만 남북 간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재개돼 가족의 소식이라도 확인할 날이 올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2018년 4·27 판문점 선언 이후 8월 금강산에서 열린 것을 마지막으로 별다른 진척이 없다. 정부는 기회가 될 때마다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강조하지만 북측은 묵묵부답이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추석을 계기로 한 화상상봉 의지를 피력했고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은 지난 설 망향경모제에서 이산가족 고향 방문 비용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 바 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6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이어 최근엔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총격 사망사건으로 남북 관계 긴장이 고조되면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의 연내 재개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그러나 이산가족의 시간은 흐르고 있다. 4일 통일부 이산가족 정보통합시스템의 이산가족 등록현황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 이산가족으로 등록된 13만 3397명 중 생존자는 5만 539명이다. 생존자들은 90세 이상이 25.3%, 80대가 39.7%로 대부분 고령이다. 올해에만 1926명의 이산가족이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70년 동안 기약 없이 기다려 온 이산가족들에게 ‘가족을 만나고 싶다’는 소망은 더욱 깊어진 듯했다. 코로나19로 합동차례도 취소된 마당에 북한이 남측 민간인을 총격 사살한 사건까지 발생한 이번 추석은 어떻게 보냈을까. 인터뷰에 응한 이씨는 “마음이 영 어수선하지만 그래도 고향에 갈 수만 있다면 가고 싶다”고 답했다. seoym@seoul.co.kr
  • 벌써 11차례+α… 남북 잇는 ‘아날로그 친서’의 정치학

    벌써 11차례+α… 남북 잇는 ‘아날로그 친서’의 정치학

    정상간 진심 전달… 위기국면 돌파구 마련 유용쿠바 미사일 위기때 美蘇정상 친서 핵전쟁 막아트럼프·김정은 27통… 타이밍 안맞으면 역풍도“대통령님을 제가 여기서 만나면 불편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래도 친서와 특사를 통해 사전에 대화를 해보니 마음이 편하다. 서로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중요하다(2018년 4·27 남북정상회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남북 간 친서 교환, 필요하면 주고받는다… 친서들을 통해서 새해에도 더 자주 만나게 되고,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비핵화에 있어서도 더 큰 폭의 더 속도 있는 진전을 기대한다(2019년 1월 신년기자회견 문재인 대통령) 정상들이 주고받는 ‘친서’는 고도의 정치적·외교적 행위다. 현안에 대한 디테일을 담지 않는게 일반적이지만, 단어 하나에도 해석의 여지가 생기는 만큼 공을 들이게 된다. 세계 어디에서도 실시간으로 얼굴을 마주보고 소통이 가능한 디지털 시대지만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친서는 단계를 거치지 않는 직접 소통으로 진심을 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쓰임새가 크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경우처럼 정상 간 첫 만남의 어색함을 녹이기도 하고, 위기국면의 상황관리나 돌파구 마련에 유용한 수단으로 쓰이곤 한다. 후자의 대표적인 경우로 1962년 10월 쿠바 미사일 위기가 꼽힌다. 소련이 미국의 뒷마당인 쿠바에 핵미사일을 배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핵전쟁 위기가 드리웠다. 파국을 막은 단초는 친서였다. 니키타 흐루시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은 존 F 케네디 대통령에게 최소 두 차례 친서를 보냈다. 편지에는 “(미소 모두) 전쟁의 매듭을 묶은 로프의 끝자락을 잡아당겨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둘 다 더 잡아당길 경우 매듭이 더 조여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씌여있었다. 결국 ▲미국의 쿠바 불가침 보장 ▲소련의 쿠바 미사일 철수 ▲미국의 터키 미사일 철수에 합의, 핵전쟁을 막았다.2000년 10월, 군복 차림으로 백악관을 찾은 조명록 북한 국방위 제1부위원장의 손에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친서가 들려 있었다. 조 부위원장은 빌 클린턴 대통령과 적대관계 종식,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유예 등을 담은 북미 공동 코뮈니케를 발표했다. 친서외교는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의 방북과 김정일 위원장 접견으로 이어졌다. 최근 서해에서 벌어진 북한군의 남측 민간인 사살 사건으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친서’가 툭 불거져 나왔다. 남북관계가 꽉 막힌 줄만 알았지만, 지난 8일 문 대통령이 편지를 보내 코로나19와 수해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위로한 뒤 “국무위원장님의 생명존중에 대한 강력한 의지에 경의를 표한다”면서 “매일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서로 돕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안타깝지만, 동포로서 마음으로 함께 응원하고 함께 이겨낼 것”이라고 밝혔다. 나흘 뒤 김 위원장은 “오랜만에 나에게 와닿은 대통령의 친서를 읽으며 글줄마다 넘치는 진심 어린 위로에 깊은 동포애를 느꼈다”면서 “끔찍한 올해의 이 시간들이 속히 흘러가고 좋은 일들이 차례로 기다릴 그런 날들이 하루빨리 다가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겠다”고 화답했다. 남북 정상 간 친서 전문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외교 관례상 친서 공개는 상대국의 양해를 구해야 하는데다 ‘최고 존엄’의 발언이 알려지는데 민감한 북의 사정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국가정보원-통일전선부 핫라인’이 긴박하게 가동됐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신년기자회견에서 “특사가 직접 가지고 가서 전달하는 경우 외에는 친서를 보내고 받은 사실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관례였고 (그 사실을 공개하더라도)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 것이 관례였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2018년 12월 30일 보내온 친서를 설명하면서 “대단히 성의 있는 친서였고, 답방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간곡하게 양해를 구하는 내용이고, 새해에도 자주 만나기를 바라는 좋은 내용들이 담겨 있어서 국민들이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해 북에 일부 공개하겠다고 알려주고 필요한 만큼 공개한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에 비춰보면 현 정부 들어 친서가 오간 사실이 몇 차례 공표됐지만 ‘빙산의 일각’이며 알릴 필요가 있는 경우에만 협의를 거쳐 최소한을 공개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금껏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친서가 공개된 것은 11차례다.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김 위원장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담은 친서를 전달했다. 특히 김 부부장은 “편하신 시간에 방문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는 김 위원장의 초청 의사를 구두로 전했다. 같은 해 3월 5일 1차 대북특사단장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김 위원장에게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고, 4·27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9월 5일에는 2차 대북특사단으로 평양을 찾은 정 실장이 문 대통령의 친서를 김 위원장에게 전달했고, 3차 남북정상회담으로 귀결됐다. 그해 12월 30일,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내년에도 남북 두 정상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나가자” “서울 답방이 성사 못돼 아쉽다”는 뜻을 밝혔다. 12월초부터 청와대가 ‘답방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불발되면서 문 대통령이 곤혹스럽던 시점에 김 위원장이 ‘구원투수’로 등장한 것이다. 뜸했던 친서외교는 2019년 10월 30일 문 대통령의 어머니 강한옥 여사가 별세하자 김 위원장이 조의문을 보내면서 재개됐다. 11월 5일 문 대통령은 비공개 답신을 보냈지만, 이미 남북·북미관계가 얼어붙은 터. 같은 달 21일, 북측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이번 특별수뇌자회의(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해주실 것을 간절히 초청하는 친서를 정중히 보내어왔다”면서 “종이 한장의 초청으로, 험악한 상태를 손바닥 뒤집듯이 가볍게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보다 더한 오산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야당은 청와대가 답방과 특사를 ‘구걸’했다고 비판했다. 올 들어 문 대통령이 남북교류 복원 드라이브를 건 가운데 묵묵부답이던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4일 친서에서 코로나19와 싸우는 남측 국민에 대한 위로와 함께 문 대통령에 대한 조용한 응원의 뜻을 밝혔다. 김여정 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원색적인 대남 비난을 퍼부은 직후라 더 주목받았다. 다음 날 문 대통령의 감사의 뜻을 담은 답신을 보냈지만, 북미관계가 꽉 막힌 상황에서 진전은 없었다. 설상가상 6월에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 남북관계는 현 정부 들어 최악으로 치닫기도 했다. 트윗을 날리지 않는 날이 드물만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집착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소통수단인 친서를 애용한다는 점도 흥미롭다. 최근 미국과 한국을 뒤흔든 밥 우드워드의 신간 ‘격노(Rage)’에 북미 정상이 주고받은 친서 내용이 고스란히 공개되면서 외교적 파장을 낳기도 했다. 우드워드는 북미 정상 사이에 오간 27통 중 트럼프가 공개한 2통을 빼고 나머지 전부에 접근할 수 있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의 반응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정상 간 은밀한 소통이 낱낱이 드러났다는 점을 불쾌하게 여겼을 가능성이 크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인사]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 ◇팀장급 전보 △정책관리팀장 이덕희 ■행정안전부 ◇과장급 전보 △주민과장 이지성△안전문화교육과장 박현용△환경재난대응과장 윤동진△상황담당관 안길주 ■법제처 ◇고위공무원 전보 △기획조정관 김창범 ■새만금개발청 ◇과장급 전보 △기획재정담당관 서정관 ■인제대 백병원 ◇서울백병원 △종합건강증진센터소장 박현아 ◇상계백병원 △신생아실장 심규홍 ◇해운대백병원 △심혈관센터소장 설상훈 ■YTN ◇보임 △라디오센터장·DMB센터장 임종열△마케팅국장 전병곤△마케팅국 마케팅3팀장 이인규 ◇전보 △해설위원 황보선△마케팅위원 설명수
  • 40대 사장도 20대 청년도 ‘코로나 파산’

    40대 사장도 20대 청년도 ‘코로나 파산’

    #1. 수도권에서 부품회사를 운영하던 40대 A씨는 얼마 전 청춘을 바쳐 일궈 온 회사 문을 제 손으로 닫았다. 올 초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했을 때만 해도 감염병 때문에 회사가 망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특허를 여러 개 낼 만큼 기술력 면에서도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일본 수출에 주력했던 회사는 별안간 벼랑 끝에 몰렸다. 내수마저 꺾이니 방법이 없었다. A씨는 “파산을 피할 길이 없었다. 10년간 꾸린 기업이 그렇게 한순간에 사라졌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2. 21세 청년 B씨는 얼마 전 인터넷 상담 사이트에 개인 파산 신청을 문의했다. 부모님과 따로 떨어져 스스로 생계를 꾸리고 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일자리를 잃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편의점 알바 자리조차도 씨가 말랐다. B씨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사채만 늘고 있다. 당장 월세 낼 돈도, 먹을 것을 살 돈도 없는데 이 나이에도 파산신고가 가능하겠냐”는 질문을 남겼다. 올해 들어 파산 신청을 한 법인 숫자가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 여파로 눈물을 머금고 파산을 선택하는 기업들이 폭증했다는 뜻이다. 22일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1~8월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 신청은 711건을 기록했다. 2013년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대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626건)에 비해 13.6%나 증가했다. 2013년 수치(311건)의 두 배를 넘는다. ●“영세 자영업자 파산 신청 급증” 벼랑 끝에 몰리기는 개인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개인 파산 신청 건수도 3만 3005건으로 2016년(3만 4431건) 이후 가장 많았다. 도산법연구회 회장인 김관기 변호사(김박 법률사무소)는 “코로나19 여파로 손님의 발길이 끊긴 영세 자영업자들이 파산을 신청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파산 신청자의 다수는 50대 이상 고령자인 것으로 추정된다. 장래 수입을 얻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회생을 신청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재산이나 권리를 모두 포기하는 파산을 선택하고, 고령자일수록 회생 가능성이 그만큼 작기 때문이다. 서울시복지재단 서울금융복지센터가 지난해 7월부터 1년간 서울회생법원에 개인파산을 신청한 시민 702명을 조사한 결과 50대 이상 신청자가 80.7%에 달했다. 서울회생법원이 지난해 개인파산 접수 건수(9383건)를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도 신청인의 70.7%가 50세 이상이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비 위축에 따른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재난지원금 등 보편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특정 업종만 콕 찍어 지원하면 경기 부양 효과를 거두기 어렵고, 결과적으로 법인과 개인의 파산 증가 추세를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보편적 지원·파산 신청자 재교육 필요” 법인과 개인 파산 숫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파산은 경기 부진의 결과로 나타나는 만큼 경기 후행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백주선(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장) 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 회장은 “파산을 결심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급증세는 내년에 나타날 것”이라면서 “신청인들이 신속히 파산 결정을 받고 재교육 등을 통해 재기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청춘 바친 회사도, 생계 막막한 청년도 ‘피눈물’ 파산

    청춘 바친 회사도, 생계 막막한 청년도 ‘피눈물’ 파산

    #1. 수도권에서 부품회사를 운영하던 40대 A씨는 얼마 전 청춘을 바쳐 일궈 온 회사 문을 제 손으로 닫았다. 올 초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했을 때만 해도 감염병 때문에 회사가 망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특허를 여러 개 낼 만큼 기술력 면에서도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일본 수출에 주력했던 회사는 별안간 벼랑 끝에 몰렸다. 내수마저 꺾이니 방법이 없었다. A씨는 “파산을 피할 길이 없었다. 10년간 꾸린 기업이 그렇게 한순간에 사라졌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2. 21세 청년 B씨는 얼마 전 인터넷 상담 사이트에 개인 파산 신청을 문의했다. 부모님과 따로 떨어져 스스로 생계를 꾸리고 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일자리를 잃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편의점 알바 자리조차도 씨가 말랐다. B씨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사채만 늘고 있다. 당장 월세 낼 돈도, 먹을 것을 살 돈도 없는데 이 나이에도 파산신고가 가능하겠냐”는 질문을 남겼다. 올해 들어 파산 신청을 한 법인 숫자가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 여파로 눈물을 머금고 파산을 선택하는 기업들이 폭증했다는 뜻이다. 22일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1~8월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 신청은 711건을 기록했다. 2013년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대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626건)에 비해 13.6%나 증가했고, 2013년 수치(311건)의 두 배를 넘는다. 벼랑 끝에 몰리기는 개인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개인 파산 신청 건수도 3만 3005건으로 2016년(3만 4431건) 이후 가장 많았다. 도산법연구회 회장인 김관기 변호사(김박 법률사무소)는 “코로나19 여파로 손님의 발길이 끊긴 영세 자영업자들이 파산을 신청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파산 신청자의 다수는 50대 이상 고령자인 것으로 추정된다. 장래 수입을 얻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회생을 신청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재산이나 권리를 모두 포기하는 파산을 선택하고, 고령자일수록 회생 가능성이 그만큼 작기 때문이다. 서울시복지재단 서울금융복지센터가 지난해 7월부터 1년간 서울회생법원에 개인파산을 신청한 시민 702명을 조사한 결과 50대 이상 신청자가 80.7%에 달했다. 서울회생법원이 지난해 개인파산 접수 건수(9383건)를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도 신청인의 70.7%가 50세 이상이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비 위축에 따른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재난지원금 등 보편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특정 업종만 콕 찍어 지원하면 경기 부양 효과를 거두기 어렵고, 결과적으로 법인과 개인의 파산 증가 추세를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법인과 개인 파산 숫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파산은 경기 부진의 결과로 나타나는 만큼 경기 후행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백주선(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장) 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 회장은 “파산을 결심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급증세는 내년에 나타날 것”이라면서 “신청인들이 신속히 파산 결정을 받고 재교육 등을 통해 재기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3반 프리미엄’이 만든 日 세습 불패 신화… 또 멀어진 새정치

    ‘3반 프리미엄’이 만든 日 세습 불패 신화… 또 멀어진 새정치

    지난 14일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해 일본의 제99대 총리가 된 스가 요시히데(72)는 선거 기간 중 마이크를 잡고 단상에 오를 때마다 “저는 아키타현 농가의 장남으로 태어났습니다”라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아버지 등으로부터 기반을 물려받는 세습 국회의원 중심의 정치 풍토에서 자신은 밑바닥부터 시작해 현재 위치까지 한 발 한 발 올라왔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는 ‘2세, 3세 정치인의 의원 입후보 제한’을 당내에서 누구보다 강하게 주장해 온 인물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 그가 구성한 내각에서도 각료(장관)의 절반 이상은 세습 의원으로 채워졌다. 능력과 경력, 파벌 등을 두루 감안하는 과정에서 정치 가문 출신들을 중용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본 세습 정치의 현실에 대해 알아봤다. 지난 16일 스가 정권 출범과 함께 주인이 가려진 내각의 각료 자리는 재무상, 법무상, 외무상 등 총 20개. 이 중 60%에 해당하는 12개가 집안으로부터 정치적 기반과 자산을 물려받은 세습 의원들에게 돌아갔다. 가장 고령인 아소 다로(80) 부총리 겸 재무상은 현대 일본정치의 기틀을 만들었다고 평가받는 요시다 시게루 전 총리의 외손자다. 장인은 스즈키 젠코 전 총리다. 메이지유신을 성공시킨 ‘유신 3걸’의 주역 오쿠보 도시미치의 5대손이기도 하다. 이번에 처음 방위상으로 입각한 기시 노부오(61)는 아베 신조(66) 전 총리의 친동생이다. 외할아버지인 기시 노부스케와 그의 동생 사토 에이사쿠 형제가 총리를 지냈으며, 아버지 아베 신타로도 병으로 세상을 뜨기 전 유력한 총리 후보였다. 고이즈미 신지로(39) 환경상은 아베 이전의 장기 집권(2001~2006년) 총리였던 고이즈미 준이치로의 차남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의 외할아버지(고이즈미 마타지로)는 중의원 부의장, 아버지(고이즈미 준야)는 방위청 장관을 지냈다. 방위상에서 행정개혁상으로 옮긴 고노 다로(57)는 할아버지가 건설상·농림상을 지냈던 고노 이치로, 아버지는 관방장관·자민당 총재·외무상을 역임한 고노 요헤이다. 고노 요헤이는 위안부 동원에 대해 한국에 사과한 ‘고노 담화’(1993년)의 주인공이다.유임된 가지야마 히로시(65) 경제산업상은 스가 총리가 필생의 정치 스승으로 떠받들어 온 가지야마 세이로쿠 전 자민당 간사장의 아들이다. 오코노기 하치로(55) 국가공안위원장은 스가 총리가 정치 인생을 시작할 때 비서로 보좌했던 오코노기 히코사부로 전 통상산업상·건설상의 아들이다. 후생노동상에 두 번째 임명된 다무라 노리히사(56)도 할아버지(다무라 미노루)가 중의원, 큰아버지(다무라 하지메)는 중의원 의장을 지낸 정치 명문가 출신이다. 이번에 관방장관으로 기용되며 위상이 크게 뛴 가토 가쓰노부(65)와 코로나19 대책을 총괄하는 니시무라 야스토시(58) 경제재생상은 장인들이 각각 중의원 의원이었다. 정치의 세습은 좁은 의미로는 부모, 조부모 등 3촌(친가·처가·시가·외가) 이내 친족이 의원을 지낸 선거구에서 당선되는 것을 뜻한다. 정당보다 지역 개념이 더 강해 아버지의 지역구에서 정당을 바꿔 당선되면 세습으로 인정하지만, 같은 정당이어도 아버지와 다른 지역구에서 당선되면 세습으로 치지 않는 편이다. 세습 정치인은 이른바 ‘3반’의 프리미엄을 갖는다. 일본어 발음으로 ‘지반’(아버지 등이 닦아 놓은 지역 기반), ‘간반’(간판·지명도), ‘가반’(돈가방·자금력)의 세 가지다. 할아버지나 아버지 등으로부터 후원회는 물론이고 자금관리 조직까지 물려받기 때문에 처음 입후보할 때부터 남들보다 우위에 서게 된다. 일본의 세습 의원 비중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직전에 치러졌던 2017년 10월 중의원 선거에서는 전체 당선자 465명의 26%인 120명이 세습이었다. 연립여당인 공명당과 일본공산당 등에는 세습이 거의 없기 때문에 자민당으로 범위를 좁히면 비중이 34%까지 늘어난다. 이는 똑같이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영국 하원의 세습 의원 비중(약 10%)의 3배가 넘는 것이다. 지난 4·15 총선에서 문희상 전 국회의장의 아들이 아버지의 지역구를 물려받아 출마하려다 좌절된 데서 알 수 있듯 한국은 정치 세습을 용납하지 않는 정서가 강한 반면, 일본에서는 정치 세습 가문을 자기 고장의 자랑으로 인식하는 경향까지 나타난다. 이는 지방으로 갈수록 두드러진다. 이를테면 군마현의 경우 ‘후쿠다 가문’(일본의 첫 부자 총리인 후쿠다 다케오·후쿠다 야스오), ‘나카소네 가문’(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나카소네 히로후미 참의원 부자), ‘오부치 가문’(오부치 게이조 전 총리·오부치 유코 중의원 부녀) 등은 절대적 위세를 자랑한다. 한 정가 소식통은 “자기 지역의 삶의 질 개선은 지방의원들이 하는 일이고, 중의원·참의원 등 국회의원은 중앙 정가에서 지역의 명성을 드높일 수 있는 사람을 뽑으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그렇다 보니 선거 때 스가 총리와 같은 자수성가형 정치인이 아베 전 총리 같은 세습 후보의 이름값을 뛰어넘기가 힘든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는 ‘세습 불패’의 신화로 이어진다. 자민당이 역사적 참패를 당해 정권을 빼앗겼던 2009년 8월 중의원 선거에서도 세습 정치인들은 당선자 119명 중 42%(50명)를 차지했을 만큼 높은 생환율을 기록했다. 기반이 탄탄하기 때문에 당장 눈앞의 선거나 이익에 휘둘리지 않고 소신껏 자기주장을 펼 수 있다는 것이 세습 정치인의 장점으로 꼽힌다. 어릴 때부터 정치인 가족을 보며 자랐기 때문에 정치에 대한 소양과 식견을 갖추고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강하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 초선에 성공하기 때문에 일찍부터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기도 하다. 일본의 한 언론인은 “2세, 3세 정치인들이 바닥에서부터 시작하는 정치인들보다 상대적으로 부정부패가 적을 것으로 믿는 경향이 유권자들 사이에 강하다”고 말했다. 카지노형 리조트 입법 과정에서 검은돈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12월 구속된 아키모토 쓰카사 의원, 자기 지역구에서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가 드러나 지난해 10월 경제산업상에서 사실상 경질된 스가와라 잇슈 의원 등이 잘못된 길로 접어들기 쉬운 자수성가형 의원들의 사례로 회자된다. 정가 소식통은 “세습 정치인이라고 해서 완전한 ‘무임승차’는 아니다”라고 했다. 지역 유권자들 사이에 “고등학교까지는 이곳에서 나와야 우리 고장 사람”이라는 정서가 강하기 때문에 정치인 아버지를 따라 도쿄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든지 하는 경우에는 주말마다 더 열심히 지역구로 내려와 지역행사, 결혼식장, 상가 등을 발로 뛰어야 한다. 서울 특파원 출신의 한 일본 기자는 “한일 양국을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정치가라는 직업을 힘들고 자기 생활도 없고 고생을 많이 하는 직업으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한국보다 일본 국민들 사이에 더 강한 것 같다”고 전했다. 세습 의원이 너무 많아 인재의 다양성에 문제가 생기고 변화하는 시대 흐름에 대한 대응이 약해지고 있다는 우려는 일본에서도 적지 않다. 정가 소식통은 “집안을 계승함으로써 현재의 자신이 있게 된 만큼 뭔가를 지키려는 성향, 즉 보수 편향이 나타나기 쉽다”며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드러난 일본 디지털 수준의 후진성은 그로 인한 결과가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대개 유복하게 자랐기 때문에 중산·서민층의 어려움을 모른다는 점도 지적된다. 코로나19 와중에 아베 전 총리가 집에서 유유자적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올려 국민적 비난을 자초한 게 대표적이다. 비세습 의원들은 “정치 입문의 문턱을 낮춰 국회의원의 다양성을 담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스가 총리도 이런 의원들의 선두에 있었다. 자민당은 2018년 지역구 세습을 제한하는 내용의 개선안 마련을 추진하기도 했다. 그러나 세습 의원들의 반발에 밀려 반쪽짜리에 그쳤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남아공 10~13세 소년 4명, 4살 여아 집단 성폭행 충격

    남아공 10~13세 소년 4명, 4살 여아 집단 성폭행 충격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10대 소년 4명이 4세 여자아이를 성폭행 한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안겼다. 남아공 현지 매체의 8일 보도에 따르면 요하네스버그 인근 몰더스드리프트에 사는 10~13세 소년 4명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4일 4세 여자아이를 성폭행 한 사실이 발각돼 조사를 받았다. 현지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피해아동의 어머니는 자신의 가게를 찾은 고객으로부터 사건 관련된 제보를 접했고, 이내 피해 아동이 자신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피해 아동의 어머니는 곧장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의료진의 진단 끝에 피해 아동이 집단 성폭행 당한 사실을 확인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 가해자는 놀랍게도 10~13세로 확인된 소년 4명이었다. 현지 경찰은 가해 소년들을 구금했으며, 추가 조사 후 재판에 넘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남아공에서 여성과 어린 여자아이에 대한 폭력 사건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위 사건과 별개로 최근 24세 남성이 5세 여자아이를 성폭행 한 혐의로 체포됐다. 가해 남성은 오빠와 단둘이 있는 피해 소녀의 집에 침입해 아이를 납치하고 강간한 협의로 기소됐다. 이 과정에서 피해 소녀의 어머니까지 아동보호 과실 혐의로 재판을 받을 위기에 처했다. UN은 법적 개혁 시도에도 불구하고 남아공에서의 여성과 아동의 인권이 심각하게 유린당하고 있다고 지적해 왔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뒤 봉쇄령과 함께 주류 판매가 금지됐다가 다시 봉쇄가 완화되자, 여성에 대한 폭력이 더욱 급증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6월 주류 판매가 재개된 뒤 첫 3주 동안 남성에 의한 폭력으로 사망한 여성과 어린이는 21명에 달한다. 인권단체 등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성폭력 공화국’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고, 현지의 한 정치인은 “여성과 아동에 대한 성폭력은 남아공의 또 다른 전염병”이라고 지적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2.5단계 거리두기’ 후폭풍… 포장 폐기물 산처럼 쌓였다

    ‘2.5단계 거리두기’ 후폭풍… 포장 폐기물 산처럼 쌓였다

    3주째 재택근무를 하는 직장인 박모(28)씨는 배달 앱 사용이 눈에 띄게 늘었다. 평소 주 2회 정도이던 음식 배달 주문이 주 4회 정도로 늘었다. 택배 배달은 이틀에 한 번, 열흘에 한 번꼴로 이용하던 대형마트 배달도 주 1회로 잦아졌다. 손쉽게 코로나19에 대한 걱정을 덜었지만, 그만큼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나 비닐 포장재, 스티로폼·종이 박스 배출이 늘어났다. 출근을 하는 경우도 사정은 비슷하다. 신모(33)씨는 “식당을 가지 않고 배달이나 포장으로 끼니를 해결하다 보니 매일 사무실에는 6명이 먹은 도시락 용기가 쌓인다”고 말했다.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으로 테이크아웃만 가능해진 커피숍 등에서도 일회용품 사용이 늘고 있다. 개인 카페나 빵집 등은 매장 안에서도 음료를 마실 수 있지만 ‘찜찜하다’는 심리적 이유로 일회용 컵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스타벅스는 지난달 26일부터 모든 음료를 일회용 컵에 제공한다. 김모(55)씨는 “코로나19 때문에 개인 컵 서비스가 중단됐지만 본인이 음료를 옮겨 담는 건 괜찮다고 해서 의아했다”면서 “커피를 받자마자 텀블러에 부은 뒤 아깝지만 플라스틱 일회용 컵은 바로 버렸다”고 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플라스틱 용기나 비닐 포장재 같은 폐기물 배출이 급증하고 있다. 1일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하루 평균 종이류 폐기물 발생량은 889t이었고, 플라스틱류는 848t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9.3%와 15.6%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스티로폼 등 발포수지류(119t)는 12.0% 늘었고, 비닐류(951t)도 11.1% 증가했다. 이는 지자체별 공공 폐기물 선별장의 처리물량을 합산한 수치다. 그만큼 주택가나 소형 영업장에서 배출한 포장 폐기물 등이 늘었다는 방증이다.문제는 증가 폭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1월 플라스틱류 폐기물 발생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6% 늘었지만, 6월에는 증가율이 25.1%로 올랐다. 환경부 관계자는 “민간 선별장의 폐기물량을 합산해도 역시 총발생량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코로나19 등 복합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설상가상으로 폐기물 업체의 경영난이 가중돼 업자들이 수거 자체를 거부하는 ‘플라스틱 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최근 폐플라스틱 단가는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폴리에틸렌(PE) 재생플레이크의 8월 1㎏당 가격은 467원(수도권 기준)으로 1년 전 가격인 581원보다 19.6% 낮아졌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면 가정에서 배출되는 쓰레기의 양도 점점 증가할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 재활용이 용이한 제품을 만들고, 다회용기를 대여하고 세척하는 산업 등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백나윤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불가피하게 배달음식을 이용한다면 깨끗이 씻어 재질별로 분리배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소상공인 “매출 또 반토막날 것”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소상공인 “매출 또 반토막날 것”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야간에 배달만 허용소상공인 매출, 2단계보다 반토막 피해 예상“사실상 야간영업 금지령…버티기 어렵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정부가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준하는 조치를 내림에 따라 소상공인들의 생존 위협이 설상가상으로 치닫고 있다. 2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발표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의 주요 내용은 음식점 등 다중 이용시설의 야간 음식 금지 등이다. 수도권에 소재한 일반음식점이나 휴게음식점, 제과점에 대해선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진 포장·배달만 허용된다. 카페 중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에 대해선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매장 내 음식·음료섭취를 금지하고, 포장·배달만 허용하는 핵심 방역수칙을 의무화했다.거리두기가 격상되면서 수도권 자영업자, 소상공인은 막대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소상공인연합회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영업하는 일반음식점은 70여만개로 추정된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사실상 야간영업이 금지됐다”면서 “매출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분위기도 침체되어 있어 상당히 치명적인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영범 전 남대문시장 상인회장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완전 올스톱”이라고 단언했다. 전 전 회장은 “안 그래도 소비자가 거의 밖에 나오지 않아 상인들도 문 닫고 나와보지도 않는 상황인데, 이젠 더 심각해질 것”이라며 “특히 시장 상가는 단체상가로 형성된 곳이 많다보니 밀집도가 높아서 더 불안한 측면이 크다”고 덧붙였다. 2.5단계 격상으로 예상되는 피해는 산출되지 않지만, 당국 관계자는 “2단계 당시 매출의 반토막은 날 것”이라며 “소상공인을 돕기 위한 추가적인 지원책을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2단계 당시부터 소상공인들은 전년 대비 매출이 50% 이상 떨어졌다고 입을 모으는데, 이보다 더 심각해지는 상황에 이르는 것이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A씨는 “코로나19가 어느정도 해결되는가 싶더니 다시 재유행하면서 버티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오늘 조치는 야간영업 금지령과 같은 뜻이고, 특히 배달을 하지 않는 우리 같은 호프집에겐 사형선고와 다름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적자인 걸 알면서도 문을 닫아놓을 수는 없어 어쩔 수 없이 나오지만, 언제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북한도 27일 태풍 ‘바비’의 황해도 상륙에 긴급대책 나서

    북한도 27일 태풍 ‘바비’의 황해도 상륙에 긴급대책 나서

    북한은 북상 중인 제8호 태풍 ‘바비’가 오는 27일 황해도에 상륙해 북한 전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자 긴급대책 가동에 나섰다. 조선중앙통신은 25일 태풍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국토환경 부문에서 위험 대상들을 점검하고 피해 방지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석탄·채취공업 부문은 탄광이 침수되지 않도록 막장에 펌프와 배관을 추가 설치했으며, 발전소는 벼락과 강풍에 발전 설비가 손실되지 않도록 점검하고 있다. 철도운수 부문은 산사태 가능성이 있는 지역을 보강했고 서해안 지역 수산 부문은 배들을 안전한 수역으로 대피시켰다. 농촌에서는 농경지 침수에 대비하고 있다. 이밖에 평양종합병원 건설장, 단천발전소 건설장 등 주요 공사장에서는 건설용 자재를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설상가상으로 태풍 ‘바비’는 북한이 기록적인 장마 피해를 채 극복하기도 전에 진행돼 더욱 우려를 낳는다. 이날 오전 조선중앙방송은 “강원도 김화군, 창도군, 회양군, 철원군 등 10여개 군에서 수천 세대의 살림집(주택)과 10만여m의 도로가 파괴됐다”고 밝혔다. 방송은 “수많은 다리, 송전선, 통신선들이 끊어졌다”며 “수천 정보(1정보=3000평)의 농경지들이 침수, 매몰, 유실되었으며 수많은 관개시설과 수로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이에 북한은 내각 성 및 중앙기관 간부들을 선발해 ‘큰물(홍수)피해복구 중앙지휘부’ 산하에 동부지구 지휘부와 서부지구 지휘부를 설치했다. 지난 7일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인 직접 일제 렉서스 차량을 몰고 황해도 수해 복구 현장에 나타나 국무위원장 예비양곡을 지원한 사실을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우유 남아도는데… 원유 초과 생산량 사상 최고

    우유 남아도는데… 원유 초과 생산량 사상 최고

    코로나로 학교 공급 끊겨 업계 직격탄흰우유 주력 ‘서울’ 약 400억 최대 손실설상가상 내년 8월엔 원유가격도 인상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국내 유업계가 암울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고질적 문제인 저출산 현상으로 수년간 우유 소비가 침체된 상황에서 코로나 장기화까지 겹쳐 급식용 우유 공급이 중단되며 우유가 남아 돌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급식 우유 소비량 등이 급감하며 우유의 원료가 되는 원유 초과 생산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낙농진흥회가 발표한 원유 수급 동향에 따르면 지난 1~5월 원유 생산량은 하루 평균 5915t으로 전년 대비 1.9% 증가했지만, 원유의 하루 평균 사용량이 5215t으로 전년 대비 0.2% 증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잉여량이 같은 기간 16.1% 늘어난 것이다. 한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로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학교급식 우유 공급이 중단돼 이 기간에만 600억원 규모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국내 급식우유 시장은 연간 약 1600억원 규모다. 출산율 감소로 우유뿐만 아니라 분유 매출도 하락세다. 식품산업 통계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분유는 2018년 1369억원에서 지난해 1239억원으로 감소했다. 서울우유협동조합,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상위 10개 우유 회사의 올 1분기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9%에서 2.5%로 더 떨어졌다. CJ제일제당, 농심 등 식품 기업들이 코로나 반사이익으로 상반기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한 것과 대조적이다. 코로나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업체는 급식우유 시장 점유율 50%를 차지하는 서울우유다. 약 400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매출의 70%를 흰우유 생산에만 의존해 온 사업 구조가 위기를 불렀다. 서울우유는 타 업체와 달리 협동조합 형식의 지배구조로 돼 있어 신사업 진출에 보수적이다. 급식우유의 30%를 담당하는 남양유업도 코로나로 50억원 이상의 손실을 봤다. 디저트 브랜드 백미당 중국 진출, 성인 단백질 제품 출시 등 사업 다각화로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업황 자체가 어려운 데다 갑질 논란, 창업주 외손녀 마약 사건, 경쟁사 댓글 비방 등 ‘오너 리스크’까지 떠안아 올해도 매출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유 매출 비중이 전체의 20%에 불과하고 상하목장, 셀렉스 등 제품군이 다양한 매일유업이 그나마 코로나 영향을 적게 받았다. 설상가상으로 내년 8월부터 원유값도 인상된다. 한국유가공협회와 낙농가는 지난달 원유기본가격조정협상 회의를 통해 원유 가격을 ℓ당 21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향후 유업계는 낙농가로부터 원유를 ℓ당 1034원에서 1055원으로 오른 가격에 사야 한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2층 양옥집, 순수하고 시끌벅적… 그때 그 여름방학

    2층 양옥집, 순수하고 시끌벅적… 그때 그 여름방학

    아빠와 함께 할아버지 집으로 온 남매 마침 내려온 고모… 느닷없는 가족상봉 평화로운 방학? 고난과 갈등의 연속!방학 동안 남매인 옥주(최정운 분)와 동주(박승준 분)는 아빠(양흥주 분)와 함께 할아버지 집에 머물기로 했다. 마침 고모(박현영 분)도 아픈 할아버지(김상동 분)를 돌보기 위해 내려왔다. 일견 평화로운 방학 풍경으로 보이지만 이들의 느닷없는 조우에는 다 사연이 있다. 오는 20일 개봉을 앞둔 영화 ‘남매의 여름밤’은 수상한 가족 얘기다. 옥주·동주의 아빠는 미니 봉고차 한 대로 떠돌이 장사를 하고 있지만, 형편은 나아지지 않고 급기야 아내는 떠나갔다. 설상가상으로 어린 남매와 함께 살던 서울 변두리의 반지하 집은 허물어질 위기에 놓였다. 아버지를 보기 위해 왔다던 고모는 실은 남편과의 이혼을 마음먹고 친구 집에 얹혀 지내던 상황이었다. 남매들이 독립한 이래 홀로 남아 낡은 2층 양옥집을 즐기던 아버지의 품으로 나이 든 자식들이 다시 들어온 셈이다. 평화로운 상봉이라고 보기에는 결혼과 이혼, 생활고, 아픈 할아버지를 둘러싼 돌봄 노동, 유산을 둘러싼 갈등까지 첩첩산중 고난의 연속이다.영화의 미덕은 이들 삭막한 현실을 가로지르는 아이들의 순수함이다. 세상에 불필요하게 때묻지 않은 이들의 순수함은 어른들에게 바른 길을 알려주는 길잡이 노릇을 한다. 가령 사춘기 소녀 옥주는 또래들처럼 크고 작은 고민들에 시달리면서도 할아버지의 생일에 유일하게 생일 선물을 준비하고, 할아버지가 요양원에 간 사이 집을 팔려는 아빠를 강하게 비난한다. 최정운은 가족의 관찰자이면서도 화자이며 내적으로 가장 많은 감정의 곡선과 성장을 겪는 옥주를 섬세하게 연기한다. 동생 동주 역의 아역 박승준의 무구한 연기는 극의 활력소다.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은 이들의 오래된 둥지인 2층 양옥집이다. 윤단비 감독이 두 달 이상을 할애해 인천에서 찾은 구옥이다. 실제 노부부가 아이들을 기르고 출가를 시킨 집으로 세월감과 생활감이 그대로 묻어난다. 실제 등장인물들이 이 집 텃밭에 있던 방울토마토와 고추, 포도를 따는 장면들은 영화와 계절의 풍성함을 살린다. 윤 감독은 첫 장편인 ‘남매의 여름밤’으로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4관왕에 오르고, 지난 1월 로테르담국제영화제에서 밝은미래상을 받았다. 국내 영화 중 유일하게 올해 뉴욕아시안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기도 했다. 애초에는 ‘기생충’ 같은 블랙코미디에 가까웠다가 은유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자전적인 감정에 기반해 솔직하게 이야기를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고 했다. 담백하고도 따뜻한 시선이 돋보이는 영화다. 전체 관람가.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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