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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강압수단으론 집값 못 잡는다

    정부가 집값 상승의 진원지로 지목된 서울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에 대해 전방위 옥죄기에 나섰다. 안전진단 직권 중지, 건설사 세무조사 의뢰 방침에 이어 관리처분계획 인가 취소 또는 보류 방침을 천명하고 재건축비리 수사를 수도권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공정거래위도 건설사의 분양가 담합 여부 조사에 나설 것 같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정부의 융단폭격은 건설사와 부동산중개업자, 재건축조합이 분양가 상승을 부추기면서 2003년의 초강력 투기억제책인 ‘10·29대책’이 무력화될 조짐을 보였기 때문이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집값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을 넘지 못하게 하겠다던 정부로서는 불가피한 고육책으로 이해된다. 정부가 이번에 대책을 쏟아내면서 밝혔듯이 재건축 이권을 둘러싼 각종 비리가 분양가 및 건설비용 상승의 원인이 됐던 게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정부의 조치는 뒷북 행정이라고 할 정도로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그럼에도 규제 일변도의 강압적인 수단으로 집값을 잡겠다는 것은 올바른 접근방법이 아니라고 본다. 거듭된 규제에도 강남의 집값이 치솟는 것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절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번 대책도 공급시장을 규제해 급한 불을 끄겠다는 발상과 다를 바가 없다. 강남 수요는 교육과 함수관계에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강남에 아파트 공급물량을 획기적으로 늘릴 방안이 없다면 강남 이상의 교육환경을 조성하는 방안으로 집값 상승에 대처해야 한다. 그러면 강남으로 몰리는 수요도 자연적으로 분산될 수 있다. 근본 치유는 놔둔 채 환부만 들쑤시는 부동산대책은 이젠 그만둘 때가 됐다.
  • 쉬어가기˙˙˙

    오스트리아와 스위스가 공동 개최하는 2008유럽축구선수권(유로2008) 대회가 건설사의 도산 위기로 차질을 빚게 됐다고.25일 제네바 시의회가 구장을 짓고 있는 ‘스타데 드 제네바’에 대한 지원을 시의원 73%의 반대로 거부한 데 따른 것. 이미 이 회사는 1000만스위스프랑(약 85억원)을 하청업체에 빚지고 있어 도산은 불보듯 뻔한 상황. 그러나 스위스측 건설 책임자인 크리스티안 무츨러는 “다양한 대화 채널을 통해 반드시 계획대로 구장을 짓겠다.”고 선언.
  • ‘재건축비리’ 서울 전역 수사

    최근 잇따라 불거진 재건축 비리에 대해 경찰이 전면 수사에 들어갔다. 이기묵 서울경찰청장은 25일 기자간담회에서 “마포구 성산동에서 재건축 조합과 시공사 사이에 조직적인 비리가 있었고 잠실 시영 재건축 조합에서도 비리의혹이 불거짐에 따라 재건축 비리 수사를 서울 전 지역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재건축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시공사와 공무원 유착 및 뇌물 거래 ▲담합행위 ▲조합비리 ▲재건축 과정에서 조직폭력 개입 등에 대해 집중 수사를 벌일 방침이다. 현재 서울에는 30여곳에서 재개발 사업이 진행 중이며 재건축 사업은 그보다 훨씬 많은 곳에서 진행되고 있어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고분양가 논란을 빚고 있는 서울 송파구 잠실 주공2단지의 분양승인이 해당 구청에 의해 전격적으로 이뤄져 논란이 예상된다. 삼성·대우·대림·우방 등 재건축 시공사 컨소시엄 관계자는 이날 “송파구청에 제출한 안에서 33평형의 분양가를 평당 15만원 추가 인하, 구청측으로부터 분양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분양가는 최초 분양 신청시보다 평당 65만원 낮아진 것이다. 그러나 건설교통부는 분양가 인하와 관계없이 관리처분 등의 절차에서 문제점이 발견될 경우 인가 취소는 물론 분양승인 신청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건교부 서종대 주택국장은 “정부가 초고층 재건축 불허 방침을 천명했음에도 일부 부동산중개업자와 설계업체, 건설사 등이 초고층설계도를 이용해 집값을 띄우고 있다.”며 “다음주부터 압구정·잠원동 일대를 중심으로 집값 불안을 부추긴 세력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사대상에는 시공사나 설계업체, 중개업소뿐 아니라 재건축추진위원회도 포함될 전망이다. 김성곤 이효연기자 sunggone@seoul.co.kr
  • [재건축은 ‘비리백화점’] (上)조합·컨설팅사 검은 고리

    [재건축은 ‘비리백화점’] (上)조합·컨설팅사 검은 고리

    최근 들어 드러나는 재건축 사업 비리는 마치 건설 현장의 각종 불·탈법을 모아 놓은 ‘종합선물세트’를 보는 것 같다. 비리의 한복판에는 조합과 컨설팅 업체, 시공사와 행정관청이 얽히고 설켜 있다. 재건축 사업 비리는 결국 사업비 증가를 가져와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피해는 고스란히 일반 소비자들이 뒤집어쓰고 있어 이 기회에 재건축 비리 사슬을 끊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재건축 사업의 실태와 문제점을 3회에 걸쳐 진단한다. 조합은 그 자체가 거대한 이권 단체다. 조합원을 대리해 수천억원에서 수조원에 이르는 사업을 쥐락펴락하는 막강한 힘을 갖고 있다. 서울 강남지역 재건축 조합은 1000가구만 지어도 사업 규모가 1조원 가까이 된다. 전체 사업비의 1%만 움직여도 100억원이다. 조합 간부를 하기 위해 잘 다니던 사업을 접거나 직장을 그만두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재건축 사업은 일반 아파트처럼 3∼4년 안에 끝나는 것이 아니다. 빨라야 5∼6년, 사업 기간이 10년을 넘는 경우도 흔하다. 조합은 사업 시행자로서 각종 이권에 개입, 얼마든지 검은돈을 만질 수 있다. 대부분의 조합은 재건축 사업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졌거나 시공 과정을 꿰뚫는 전문가 집단이 아니다. 컨설팅사나 대형 건설사가 볼 때는 아마추어에 불과하다. 시행자가 비전문가이다 보니 오히려 조합으로부터 일감을 받은 컨설팅사와 시공사에 질질 끌려다닐 수밖에 없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조합 간부들의 비도덕적인 행태도 비리를 키운다. 조합원의 이익보다는 개인의 치부를 위해 조합 간부를 맡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시공사의 입맛대로 조합을 운영한 뒤 얻는 반대급부는 ‘운영자금’으로 불리는 뒷돈이다. 서울 마포구 성산동 대림아파트 재건축 비리가 대표적이다. 경찰 수사 결과 조합은 시공사로부터 각종 편의를 받는 대신 재건축에 동의하지 않은 조합원 아파트를 임의 처리할 수 있는 권한을 넘겨줘 시공사가 수억원의 비자금을 챙길 수 있도록 했다. 사업 추진과정에서 생기는 갖가지 이권도 조합을 비리 유혹에 빠지기 쉽게 한다. 우선 설계비·컨설팅 용역비에서 한몫 챙긴다. 설계비를 과다 책정하고 일정 부분을 조합 간부들이 떼먹는 수법이다. 설계업자와 이면계약을 맺고 설계비를 평당 3만∼4만원으로 책정한 뒤 비자금을 만드는 수법이다. 한 건축설계업체 대표는 “조합과 평당 3만원에 계약하고 실제는 평당 1만 7000원밖에 받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철거 공사를 주고 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하는 것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서울 강동 시영아파트 재건축 조합장은 최근 철거공사를 주는 대가로 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경기 광주시에서는 재건축 관련 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한나라당 박혁규 의원이 구속기소되기도 했다. 법무사에게 소유권 이전등기를 맡긴 대가로 얻는 뒷돈도 적지 않다. 심지어 세무회계비를 부풀린 뒤 조합 간부들이 용돈을 받는 경우도 있다. 조합·건설사간 비리 고리 연결책은 컨설팅사가 맡는다. 조합이 사업의 복잡한 절차와 까다로운 법률 등을 잘 모르는 약점을 악용한다. 전국에 100여개의 컨설팅 업체가 난립하고 있다. 컨설팅사는 조합 간부와 짜고 시공사 선정 과정부터 대관 업무, 설계 변경, 분양가 책정 등에 끼어든다. 조합원의 이익보다는 조합 집행부·시공사의 입맛에 맞게 일을 몰고 간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개정으로 재건축 초기 단계에서 건설사들이 끼어드는 것을 막자 건설사를 대신해 시공권을 따내기 위한 대리전을 치르는 경우도 흔하다. 한 컨설팅 업체 간부는 “용역을 따내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일감을 얻기 위해 건설사와 조합 간부의 요구를 거스를 수 없고 심지어 건설업체 직원의 대소사까지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⑦-한라건설·성우그룹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⑦-한라건설·성우그룹

    한라건설이 역사속으로 사라진 한라그룹을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재기의 불씨를 살리기 위한 풀무질에 매진하고 있는 주인공은 정인영(85) 전 한라건설 명예회장의 차남인 정몽원(50) 회장이다. 한라는 정주영 전 현대 명예회장의 바로 아래 동생인 정인영 한라그룹 전 명예회장이 황무지에서 일궈낸 그룹이다. 형님과 함께 현대건설 초석을 다지는 동시에 독자적으로 창업했다. 소비재·경공업 제품보다는 장치산업 중심으로 키웠고 21개 계열사를 거느리면서 재계 12위를 기록할 정도로 성장했던 기업 집단이다. 그러나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계열사끼리 상호출자·지급보증이 족쇄로 작용, 그룹 전체가 한꺼번에 쓰러지는 운명을 맞게 되면서 계열사들이 뿔뿔이 흩어졌다. 현재는 한라건설이 간신히 명맥을 잇고 있다. 한라건설은 연간 매출 규모 8000억원 규모인 중견업체로 자회사도 없다. 그래서 한라건설은 한라그룹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정 회장의 직책도 ‘한라건설 회장’이고, 정 명예회장 직책도 ‘한라건설 명예회장’이다. ●미군 공병대 일감 현대건설 연결 정 명예회장은 동아일보 신문기자 출신이다.14세에 무작정 상경, 야간 YMCA야간 영어과 2년을 다닌 뒤 일본으로 건너갔다. 고학으로 아오야마(靑山)학원대학 야간 영어과 2학년을 중퇴하고 귀국, 동아일보에 둥지를 틀었다. 운명은 한국전쟁이 갈라놓았다. 외신부 기자였던 그는 형과 둘이서 피란길에 올랐다. 대구에서 한 일간지 편집일을 했고, 형은 마땅히 할 일이 없었다. 부산까지 내려간 두 형제는 두 끼 먹을 밥값밖에 없어 유일한 재산이던 손목시계를 잡히기 위해 전당포를 들렀다가 미군 사령부 통역 모집 광고를 접했다. ‘왕 회장’은 자서전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에서 동생이 미군 통역으로 들어가는 과정을 자세히 기록하고 있다. 그는 “인영이가 통역으로 취직하면 미군 식당에서 나오는 빵부스러기를 가져와도 먹는 것은 해결될 것이라면서 통역 취직을 했다.”고 회고했다. 자서전은 “아우가 공사라도 해서 밥을 먹어야 하겠다는 일념으로 공병대 장교 통역을 자원했는데 일이 뜻대로 잘 풀렸고, 공병대 일감을 현대건설에 연결해 줬다.”고 적고 있다. 이것이 현대건설이 미군 공사를 휩쓸면서 기업을 키울 수 있는 발판이 됐다. 이를 인연으로 정 명예회장은 1951년 현대건설 전무로 입사,61∼76년 현대건설 사장을 맡아 ‘왕 회장’과 함께 현대건설의 초석을 다진 장본인이다. 휴전 이후에는 국내 공사 수주에도 적극 나선다. 그러나 공사를 잘못 수주하는 바람에 미군 공사에서 알뜰하게 벌어들인 돈을 몽땅 털어넣고도 모자라 ‘왕 회장’은 자신의 집과 동생, 매제(김영주 한국프랜지공업 명예회장·85) 집까지 팔아 공사비를 충당했지만 엄청난 적자를 보기도 했다. 그러나 57년 한강 인도교 공사를 수주,40%의 이익을 거두면서 ‘건설 5인조’에 들어갈 만큼 성장했다. 그 뒤 해외건설 시장에 진출,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자신감과 경쟁력을 기르고 ‘세계속의 현대건설’로 성장하는 데 한 축을 맡았다. ●현대양행에서 출발, 중공업에 치중 한라그룹은 정 명예회장이 1962년에 세운 현대양행에서 출발한다. 이 때는 정 명예회장이 ‘왕 회장’과 함께 현대건설의 초석을 다질 때였다. 정 명예회장은 현대건설 사장으로 일하면서도 “부존자원 없는 나라에서 중공업 개발 없이는 경제발전을 이룩할 수 없다.”면서 62년 경기도 군포에 독자적으로 세운 기업이 바로 현대양행이다. 그는 76년 현대건설 사장직을 내놓았지만 현대양행은 80년 정부의 산업합리화 조치에 따라 포기해야 했고, 대신 중공업을 중심으로 그룹을 구성하게 됐다. 단일 공장으로 최대 규모인 130만평 부지에 창원종합기계공장(현 두산중공업)을 건설해 주위 사람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이후 시멘트와 건설, 조선소, 제지, 자동차 부품, 중장비 등을 생산하는 기업을 잇따라 설립하면서 한라는 장치산업 중심의 그룹으로 우뚝 섰다.96년에는 자산 6조 2000억원, 매출 5조 3000억원, 종업원 2만여명이 딸려 있는 재계 12위의 대기업 군으로 성장했다. 주력 기업은 만도기계, 한라중공업, 한라건설, 한라시멘트 등이었다. 정 명예회장은 그룹을 키우는 동안 입버릇처럼 달고 다닌 말이 있다.“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완수하는 것이야말로 경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까이서 그를 본 사람들은 유별난 ‘독서광’이라고 말한다. 출장길이나 차안에서도 영자 신문은 물론이고 경제경영 관련 책이 손에서 떠나질 않았다. 기업 경영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이든지 캐내 읽을 정도였다. 집무실에서도 불편한 손으로 영어단어를 외우고 돋보기를 들이대면서까지 셰익스피어전집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정신력도 대단했다. 중풍으로 쓰러진 뒤에도 의지를 갖고 치료를 받았으며, 경영에 소홀하지 않기 위해 무진 애를 썼던 기업인으로 평가받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휠체어의 부도옹’‘오뚝이 기업인’‘프런티어 기업인’이란 별명을 붙여줬다. 명예회장 자신이 왕성하게 활동하였던 터라 2세에게는 계열사 사장을 맡기는 것으로 족했다. 그러나 뇌졸중으로 쓰러지면서 휠체어를 타고 경영에 참여하는 것이 부담스러웠고 경영권을 2세에게 물려주기 위한 수순을 밟았다. ●재계 12위그룹, 건설이 명맥 유지 96년 말 한라그룹의 상황은 다른 대기업 집단과 특별히 다르지 않았다. 계열사간 상호 출자와 지급보증이 실타래처럼 얽혀 있었다.96년 말 한라의 경영상태는 부채비율이 현상유지를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극도로 악화됐다.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만도기계는 수익성이 높고 지주회사 성격을 지녔다. 역시 자동차 부품 회사인 한라공조와 한라건설, 한라시멘트 등이 흑자를 기록했다. 반면 주력기업에 속했던 한라중공업은 적자를 면치 못했다. 중공업을 뺀 수익성이 좋은 3개 주력사는 다른 계열사의 지급보증과 채무를 떠안아야 했고 특히 중공업에 발목이 잡혔다.8000억원 이상이 투자된 삼호공단 조성 및 조선소, 플랜트 공장 건설이 뒤따랐다. 이 때 시작된 자금난이 그룹 부도의 단초를 제공했다고 보아도 된다.96년 조선소가 가동되기는 했으나 막대한 투자비를 일시에 회수하지 못하고 외환위기를 맞았다. ●그룹 총수도 전셋집, 기업의 사회적 책임 충실 한라그룹이 쓰러질 때는 정몽원 회장 체제였다.97년 1월 회장에 취임하자마자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외환위기 파고 때문에 자신의 뜻을 펼쳐보지 못하고 그룹 해체라는 상황을 맞게 됐다. 외환위기라는 복병을 만나는 바람에 아버지가 공격적으로 펼쳤던 사업을 추스르기에도 바빴다. 결국 정 회장은 어려운 결단을 내린다. 우량 회사와 적자 회사를 가릴 것 없이 모든 계열사를 매각하거나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 기업인으로서 사회적·도의적 책임을 통감하고 자신의 집은 물론 명예회장의 집까지 팔아치우면서까지 모든 것을 버렸다. 재계 12위 그룹 총수였던 명예회장은 지금 전셋집에서 살고 있다. 잘 나가던 만도기계, 한라건설, 한라시멘트 등을 팔고 싶어도 중공업에 서준 지급보증 때문에 매각할 수 없는 형편이었다. 그래서 발상의 전환을 했다. 외국자본을 들여와 기업을 정상화시키는 방안을 찾던 중 미국계 투자은행 로스차일드가 10억달러 정도를 투자, 주력 업체를 살리는 프로그램을 내놓았고 이를 따랐다.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사회적 파장을 최소화했다. 기아나 한보 등은 구조조정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종업원들을 거리로 내몰았지만 한라는 종업원을 그대로 유지했다. 부도 이후에도 생산성이 올라갔고 기업가치도 떨어지지 않았다. 매각된 계열사들이 곧바로 정상을 되찾고 우량 기업으로 태어나는 계기가 됐다. ●그룹 경영권 차남에게 지명 정 명예회장의 장남 몽국(52)씨는 89년부터 92년까지 한라그룹 부회장을 맡았다. 그러나 94년 말 정 명예회장은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차남을 그룹 후계자로 지명하면서 형 몽국씨는 95년 초부터 그룹 경영에서 물러나 미국으로 유학갔다. 한때 배달학원(한라대학교)이사장을 맡고 부인 이광희(51) 여사가 총장을 맡기도 했다. 정 회장은 정 명예회장의 2남으로 고려대 상대를 졸업하고 지난 79년 현대양행에 입사해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89년 만도기계 사장을 거쳐 92년 한라그룹 부회장으로 부친과 함께 한라를 키웠다. 차남 몽원씨가 그룹 회장에 취임한 이후 형제간에 약간의 갈등도 있었다.2003년 형 몽국씨는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본인도 모르는 사이 그룹 기획실에서 임의 처분했다며 민형사고소를 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최근 대법원은 형사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고, 민사건은 형제간의 원만한 화해로 ‘왕자의 난’을 비켜갔다. 전문 경영인으로는 김홍두 사장이 있다.78년 한라 공채로 입사,96년 관리 분야 부사장에 올랐다.2003년 이후 사장을 맡고 있다. 한라그룹의 부침을 지켜본 몇 안되는 사람으로 판단이 빠르고 부지런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단조로운 혼맥, 독실한 기독교 집안 한라그룹의 혼맥은 다른 현대가처럼 얽혀있거나 거물급이 눈에 띄지 않는다. 잘 드러나지도 않는다. 그래서 색다른 맛이 없다. 결혼은 자유로웠고 상대 집안도 평범했다. 몽원 회장의 어머니인 고 김월계 여사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다. 자연히 두 형제는 기독교 집안에서 자랐다. 중매쟁이도 교회였다. 두 형제가 모두 교회에서 만나 결혼했다. 장남 몽국씨는 이광희 여사와 만나 연애 결혼을 했다. 평범한 가정으로 알려졌다. 동생 정 회장도 역시 교회에서 아는 사람의 소개로 홍인화(48) 여사를 만났다. 홍여사는 TBC아나운서 출신이다. 장인·장모가 약사였고 굳이 따지자면 장모가 서상목 전 국회의원 누나다. 정 회장은 최근 다니던 교회 장로로 취임했다. 명예회장도 늦게 교회를 나왔고, 몸이 불편한 관계로 최근에는 집에서 가족 예배를 드리곤 한다. chani@seoul.co.kr ■ 성우그룹 성우그룹의 모태는 현대시멘트다. 1970년 1월 정주영 전 현대명예회장의 둘째 동생인 정순영(83) 당시 현대건설 부사장이 현대건설에서 떨어져 나온 현대시멘트㈜ 사장을 맡으면서 성우그룹의 역사는 출발한다. 당시는 성우그룹이 아닌 현대시멘트라는 단일 회사였다. 현대 방계가 대부분 그렇듯이 성우그룹도 ‘왕 회장’이 덩치가 커진 현대건설의 일부 사업을 떼어주면서 시작됐다. 경제개발 호재를 안고 있을 때라서 출발은 순조로웠다. 현대건설이 국내 시장과 해외시장에서 뿌리를 내릴 즈음이라서 분가도 쉬웠다. 성우그룹이라는 이름을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90년부터다. 성우리조트를 설립하고 사옥을 현재의 서울 서초동으로 옮기면서부터다. ●그룹 우산 키우기 미미 정순영 당시 현대시멘트 사장은 5년 동안 시멘트 단일 품목에만 손을 댔다. 그러다가 75년 현대종합금속을 세워 그룹의 덩치를 키운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그룹의 위상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추가 사업 영역을 넓히기 위해 고심하던 끝에 찾은 것이 자동차 부품산업이었고,87년 성우오토모티브를 설립했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자동차 산업 발전 추세를 따른 것이다. 그러나 그룹 우산을 제대로 펴기 시작한 것은 현대시멘트를 독립 운영하기 시작한지 20여년이 지나면서부터다.95년에 성우종합레저를 설립, 강원도 둔내에 대규모 레저시설을 짓기 시작했다. 같은 해 사옥을 지금의 서울 잠원동에서 서초동으로 옮겼다. 이 때부터 ‘성우그룹’이 통용되기 시작했다.92년에는 성우종합건설을,96년에는 성우전자를 잇따라 그룹사로 편입시켰다. 그러나 시멘트와 자동차 부품사, 건설을 뺀 다른 업체들의 경영실적은 영 신통치 않았다. 몇몇 업체는 부도를 맞기도 했고 그룹 위상도 크게 부각되지 못했다. 결국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다른 그룹보다 경영권 이양작업을 서둘러 진행했다. ●경영권 이양, 순조롭게 마무리 정 명예회장은 2세들에게 외국 유학을 다녀온 뒤 일찍부터 경영수업을 받도록 했다. 주로 시멘트를 거치도록 했다. 다만 딸과 사위들은 성우그룹 경영과 거리를 두었다. 장녀도 사위가 먼저 세상을 떴지만 단지 현대시멘트 고문으로 있다가 최근 별세했다. 차녀도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사위 역시 개인사업을 한다. 경영권은 97년 1월에 이전됐다. 경영권을 넘기는 과정에서 잡음이 거의 없었다. 정 명예회장은 가급적 자식들이 경영 수업을 받을 때 맡았던 분야를 떼어주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단순 주식분배 차원이 아닌 전공을 찾아 맡기다 보니 자연스럽게 계열분리가 이뤄지도록 하려는 의도도 담겨 있었다. 정 명예회장은 장남 몽선씨에게 그룹의 주력 기업이던 현대시멘트를 잇도록 했다. 자신과 정 회장이 오랫동안 경영에 참여했던 분야다. 현대시멘트는 시멘트 사업부와 성우리조트를 개발·운영하는 레저사업부를 포함하고 있다. 현재 국내 시장 점유율 3∼4위를 지키고 있다. 성우종합건설도 장남의 몫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일반 건설사처럼 민간 공사 수주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자체 공사와 관계사 공사를 벌일 정도다. 신생 회사 성우이컴도 정 회장이 지휘한다. 골프장 관리·운영 전문 업체라고 할 수 있다. 2002년 4월에는 형제간 계열 분리도 마쳤다. 주력기업인 현대시멘트는 부실기업인 성우전자 성우정보통신 성우캐피탈 등 3개사를 계열사에서 제외해버렸다. 정몽훈(46) 성우전자 회장이 지분을 갖고 있던 회사다. 이로써 형제간 지분정리까지 마치게 됐다. 둘째아들 몽석(47) 회장은 현대종합금속을 받았다. 포항 공장에서 용접봉과 카바이트를 만들어내는 회사다. 현재는 용접봉만 생산한다. 울산 현대중공업 조선소에 많은 양을 납품한다. 3남 몽훈 회장은 성우전자, 성우캐피탈을 넘겨받았다. 그러나 사실상 경영에서 물러서 있다. 막내 몽용(44) 회장은 88년 성우오토모티브와 현대 에너셀을 맡아 왕성한 경영활동을 펼치고 있다. 주로 자동차 부품생산업체를 물려받았다. 오토모티브는 자동차 시트, 알루미늄 휠 등을 생산하는 회사. 포항공장에서 자동차용 주물을 생산, 현대자동차에 납품하고 있다. 충주공장에서는 자동차 알루미늄 휠을 전문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시트 생산 부문은 지난해 말 현대자동차 계열사에 매각했다. 에너셀은 자동차용 배터리 생산업체다.㈜성우는 육상 시멘트 화물 운송 회사다. ●드러내기 싫어하는 성우그룹 혼맥 현대가의 혼맥이 그렇듯이 성우그룹에도 특별히 튀는 집안이 없다. 그런데도 성우그룹은 혼맥이 드러나는 것을 극구 꺼린다. 혼맥이 비치는 자체를 싫어한다. 장남인 현대시멘트 몽선 회장과 결혼한 김미희 여사(작고)는 집안이 학교 교장 선생님이었다. 장남 결혼을 시키면서 말 그대로 평범한 교육자 집안과 사돈을 맺었다. 장인 김태휴씨는 뒤에 현대성우리조트 고문을 지냈다. 김수진 서울대 교수, 차연택 현대백화점약국 대표, 최동일 연세산부인과원장, 정 회장, 전동진 경원대 교수 등이 동서지간이다. 하지만 김 여사는 93년 10월 태릉 아이스링크 선수 대기실에서 둘째딸과 함께 불의의 화재사고를 당했다. 이때 대한항공 조중훈 회장이 전용기를 내주어 일본 행림대학 병원으로 후송, 치료를 받았으나 아깝게도 함께 세상을 달리했다. 이를 계기로 사업상 앙금이 있던 왕 회장과 조중훈 회장이 화해하는 계기가 돼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재혼한 진영심(36) 여사 역시 평범한 집안으로 알려졌다. 둘째아들 현대종합금속 몽석 회장 처가도 대구에서 작은 기업을 하던 평범한 집안이라는 정도밖에 알려지지 않고 있다. 셋째 몽훈 성우전자 회장의 장인은 직업군인이었다. 장성으로 예편한 뒤 공기업 임원으로 근무했다는 정도만 알려진다. 하지만 넷째 몽용 성우오토모티브 회장의 결혼 때는 좀 다르다. 잘 알려진 로열 패밀리 가운데 하나인 인촌 김성수가와 사돈을 맺는다. 몽용 회장의 장인이 체육계 원로인 김상겸 박사다. 김 박사는 동아일보와 고려대를 설립한 인촌 김성수의 막내아들이다. 한국 체육 발전에 평생을 바친 전 고려대 명예교수이며 지난해 별세했다. 김 박사는 대한체육회 부회장과 대한스키협회회장, 나가노동계올림픽 한국선수단장, 고려대 사범대학장 등을 지냈다. 장녀, 차녀도 평범한 집안과 결혼했다. 그룹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전문 경영인 전문 경영인은 많지 않다. 직접 경영을 챙기고 있기 때문이다. 김희대(44) 현대시멘트와 성우종합건설 대표이사 부사장은 정 회장의 매제. 미국 하트포드대학원 경영·경제학과를 졸업한 유학파.88년 현대시멘트에 입사, 총괄 부사장을 거쳐 올 1월부터 대표이사 부사장을 맡고 있다. 성우리조트는 엄준섭(53·부사장) 본부장이 정 회장을 돕고 있다. 성우이컴 김연문(55) 대표이사 사장은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와 74년 입사해 경리파트를 맡으면서 명예회장과 정 회장을 지근에서 보좌했다.2001년 부사장에 오른 뒤 2002년부터 이컴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 골프장 개발 운영업을 이끌고 있는 전문 경영인이다. chani@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최광숙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재건축 건설사 5~6곳 조사

    정부가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를 뻥튀기하거나 재건축 사업을 허위로 부추긴 건설업체에 대해 칼을 빼들었다. 건설교통부는 강남 재건축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5∼6개 대형 건설업체들이 분양가를 허위·과다 책정했다는 첩보를 확인, 이들 업체에 대해 사업을 중단시키는 한편 강력한 세무조사를 의뢰할 방침이라고 24일 밝혔다. 또 현행법상 허용되지 않는 초고층 아파트를 짓겠다며 무리하게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조합 및 시공사에 대해서는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고분양가 책정 등의 의혹을 받고 있는 곳은 잠실 주공 1,2단지, 시영단지, 삼성동 차관아파트, 도곡2차 아파트단지 등이다. 서종대 건교부 주택국장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가 부풀려진 것은 조합뿐 아니라 시공사가 적극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질서가 잡힐 때까지 건설사들에 대한 조사를 늦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서 국장은 또 “건설업체들이 부동산 시세정보제공업체나 부동산중개업자들과 결탁, 주변 집값을 끌어올린 뒤 이에 맞춰 분양가를 높게 매겼다는 의혹을 확인했다.”면서 “(결탁 여부를)철저히 조사한 뒤 법률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최대한 응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교부는 앞으로 고분양가 책정 의혹이 있는 사업에 대해서는 분양가 산정 내역을 조사한 뒤 지자체와 협의, 아예 분양승인을 내주지 않는 등의 행정조치도 병행할 방침이다. 재건축이 예정된 단지에 대해서는 사업 추진 초기부터 불법·탈법 여부를 집중 조사하는 등 시장 질서를 바로잡기로 했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는 일반 분양분을 중심으로 분양가가 지나치게 부풀려져 주변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독자의 소리] 원자력발전으로 온실가스 감축/김기연 부산 금정구 남산동 115

    지난 2월16일 교토의정서의 발효로 전 세계는 온실가스 감축 이라는 화두를 안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세계 9위, 온실가스 배출 증가율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2002년 기준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4억 6000만t으로 1990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하였다. 온실가스는 현재 세계에너지시장의 근간을 이루는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발생된다. 그래서 온실가스 제한은 곧 세계 경제의 위축으로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온실가스를 10% 줄이는데 드는 비용이 2020년 기준으로 28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90년 기준으로 5%의 온실가스를 저감하려면 현재 가동 중인 공장의 50%를 폐쇄해야 된다고 예측한다. 이는 우리경제에 엄청난 부담이고 위기임에 틀림없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원자력 발전은 온실가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유럽, 미국, 중국 등 세계 주요국가에서 앞다투어 원자력 추가 건설계획을 발표했고, 그동안 세계적 환경운동가로 원자력을 강력히 반대하고 신·재생에너지를 주장해오던 제임스 러브락 교수 등 다수의 저명 환경운동가들도 기존의 입장을 바꿔 원자력만이 대안임을 주장하고 있다. 작년 우리 나라의 원자력 발전량은 13만 720GWh인데 이를 석탄발전으로 생산했다면 1억 1000만t의 이산화탄소를 추가적으로 배출했을 것이다. 이는 우리 나라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30%에 해당된다. 국내 원자력산업은 세계최고수준의 운영능력과 기술력을 갖추고 있고 경쟁력 또한 최고수준이다. 교토의정서의 발효로 야기된 온실가스문제 해결에 원자력의 역할이 크게 기대되는 시점에서 원전신규건설사업과 원전수거물관리센터 건립 등 국가적 현안사업에 국민적 지혜를 모아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김기연
  • 강남 재건축 분양가 부풀리기 실태

    강남 재건축 분양가 부풀리기 실태

    건설업체들이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를 시세에 맞춰 부풀리는 ‘고무줄’분양가 책정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업계에 따르면 같은 지역에서 공급한 아파트의 건축비·대지비가 1년 전에 비해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세에 맞춰 분양가를 책정한 뒤 건축비와 땅값을 억지로 꿰맞췄다는 의혹이 역력하다. ●건축비·땅값 잣대 제각각 다음달 초 서울 동시분양에서 나올 예정인 송파구 잠실주공 2단지 일반분양 아파트 33평형의 경우 업체들은 평당 건축비를 577만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1년 전 인근 지역에서 분양한 잠실4단지 34평형 아파트 건축비 693만원에 비하면 평당 116만원 정도 낮다. 1년 전 분양가 책정 당시 건축비를 산정할 때와 인건비나 자재 가격,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한 건축비가 오히려 떨어졌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건설업체가 아파트 분양가를 매기면서 건축비를 얼마든지 늘렸다 줄였다 할 수 있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건축비를 줄이는 대신 땅값은 크게 올렸다. 이번에 분양하는 잠실 2단지 33평형 땅값은 평당 1372만원으로 책정됐다. 하지만 1년전 공급된 4단지 아파트 34평형 대지비 1288만원에 비하면 평당 84만원 뛰었다. 결국 전체 분양가 산정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땅값을 올림으로써 분양가를 끌어올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동안 집중적인 비난을 받았던 건축비는 내리고 대신 땅값을 상향 조정해 전체 분양가를 맞췄다는 의혹을 받기에 충분하다. 동시분양제도가 폐지되면서 고무줄 분양가 책정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업체들이 제출한 분양가 산정 내역을 서울시가 제대로 심사·평가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분양가 산정 내역 자체가 공개된다는 것만으로도 건설사로서는 부담을 가졌으나 앞으로는 이런 절차마저 생략된다.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사장은 “조합과 시공사가 조합원 이익을 최대한 확보하고 주변 시세에 맞춰 분양가를 매긴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었다.”면서 “고무줄 분양가 책정을 막기 위해서는 재건축 사업 전반에 걸쳐 투명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버르장머리 고치겠다” 건설사의 고질적인 분양가 부풀리기 행위는 마침내 당국의 제재를 불러왔다. 이번 조치는 건설교통부가 대형 건설사들의 분양가 부풀리기를 더이상 두고보지 않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진다. 서종대 주택국장은 “대형 건설사들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 분양가 부풀리기에 담합하고 있다.”면서 “악덕 업체들은 행정 규제는 물론 검찰 고발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압구정 현대, 잠원 한신 등 중층 아파트단지를 마치 초고층 재건축이 가능한 것처럼 도면을 만들어 조합원들을 부추기는 업체들을 찾아냈다.”면서 “재건축 초기 단계부터 ‘현미경’을 들이대 무분별한 재건축 추진과 분양가 인상의 싹을 자르겠다.”고 강조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지금 전남에선] 닻올린 ‘J프로젝트’ 항로 잡았다

    [지금 전남에선] 닻올린 ‘J프로젝트’ 항로 잡았다

    전남도의 미래를 바꿀 ‘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 건설사업(J-프로젝트)’이 닻을 올리면서 출항을 준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신안 다이아몬드 제도 등 서남해안 전체 개발사업의 시발점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사업의 성공여부가 천혜의 섬과 바다, 해안선을 낀 서남해안 개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1단계인 2016년까지 해남과 영암 일대 간척지 등 3000여만평에 쉬면서 즐기는 별장형의 미래형 복합 정주도시(50만명)를 세우는 게 목표다.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가꿔 관광객 1000만명을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정부가 이를 국책사업으로 선정해 사업비 30조원에 달하는 민간 투자유치에 불을 질렀고 국내·외 투자기업군이 화답하고 있다. 전남도는 조기투자를 유도키 위해 사회간접자본 확충, 개발토지 무상양여, 기반조성비 마련 등에 따른 세부작업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언제 시작되나 지난 11일 전남도청에서 국내·외 자본투자 18개사 관계자들이 J-프로젝트 투자협약서(MOA)에 도장을 찍었다. 박준영 전남지사는 이날 “관광레저 도시 시범사업에 국내외 유수기업이 참여함에 따라 시범사업 선정의 당위성은 물론 사업추진의 신뢰성이 확보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항로가 잡힌 셈이다. 그러나 충분한 기름을 넣어야 하고 선장과 기관장, 항해사 등을 정한 뒤 항구에 도착하려면 아직 첩첩산중이다. 전남도는 지난 14일 ‘J-프로젝트’를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시범사업으로 선정해 주도록 정부에 신청서를 냈다. 이 시범사업은 6월쯤 정부가 지역 낙후도 등을 고려해 결정된다. 이후 사업 타당성 조사를 거쳐 개발계획이 승인되면 최종 참여기업군이 확정된다.9월쯤 개발을 전담할 별도 법인이나 위원회 설립도 검토중이다. 또 5월 1일부터 발효될 ‘도시개발특별법’에 따라 오는 12월 개발구역 지정·승인 등 절차를 거쳐 실시계획 승인과 환경영향평가 등을 거쳐 늦어도 내년 초에는 개발예정지 토지구획정비 등 첫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비해 전남도는 해남·영암의 개발지 인근 주민들로부터 개발 동의서를 받아 놓을 작정이다. 국무총리실에는 태스크포스팀이 꾸려지며, 주무부서인 문화관광부는 지난달 31일 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관광레저도시추진기획단이 발족해 지원사격에 나섰다. 전남도는 7월에 도청 레저도시 기획단을 과 단위에서 국 단위로 승격, 개발에 필요한 서류 발급과 접수, 건축, 개발 허가 등을 원스톱으로 처리해 준다. ●언제 돈이 들어오나 개발방식은 투자자들로 그랜드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개발한다. 즉 투자그룹이 각자 개발플랜(제안서)을 내고 개별적으로 특성에 맞게 개발에 들어간다. 중복되거나 조정이 필요하면 전남도가 중재에 나선다. 투자 제안서를 낸 곳은 전경련 컨소시엄과 전남지역 컨소시엄, 아랍 에미리트, 일본, 미국 등 국내·외 투자자들이다. 이들 가운데는 사업비 규모를 산정해 제출한 곳도 있다. J-프로젝트가 노리는 것은 중국 관광객이다. 전남도가 공공연히 “아시아의 베가스(도박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하는 이유다. 개발예정지에서 10분거리인 목포항은 중국 최대 상업도시인 상하이와 국내 최단거리에 있다. 또한 2008년 베이징 올림픽,2010년 상하이 세계박람회 등 굵직굵직한 행사도 개발의 호기다. 개발예정지는 L자형 관광휴양 벨트의 중심지다. 인천∼군산∼목포, 목포∼광양∼진주∼부산을 교차하는 지점. 특히 다이아몬드 제도 10개 섬은 다리로 연결돼 환상적인 다리박물관을 선보이는 등 상품화 가능성도 크다. 예정대로 갈 경우 내년 초에는 개발예정지에 대한 기반정비 사업에 들어간다. 사업비는 7조원으로 잡고 정부의 예산지원으로 충당한다. 개발예정지는 정부 땅인 간척지 2300만평과 육지쪽 사유지 700만평이다. 정부 땅의 경우 전남도는 사업추진의 지속성을 위해 소유는 국가로 하되 무상으로 임대해 달라는 입장이다. 사유지는 전남도가 기채를 발행해 보상하는 방안을 놓고 고민중이다. 전남도 양복완 경제통상실장은 “J-프로젝트는 100m 달리기로 치면 이제 0.5㎝만큼 온 셈”이라며 속내를 털어놨다. 주변에서 바라보는 성급한 눈길이 부담스럽다는 얘기다. 도로망 등 사회간접자본 확충도 시급하다. 서남해안 일주도로인 국도 77호선(인천∼신안∼부산)의 확포장과 연륙·연도교 건설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또 무안 국제공항 개항(2007년)이나 고속철도 호남선 건설도 앞당겨야 한다는 게 주민들의 바람이다. ●개발예정지 투기열풍 보상을 노린 나무심기 광풍이 불고 있다. 마구 심어대면서 묘목 값도 크게 올랐다. 느닷없이 새로운 집들이 지어지고 있다. 심지어 남의 땅을 빌려 나무심기를 한 뒤 보상 후 절반씩 돈을 나누기로 했다는 소문도 있다. 주변 땅값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J-프로젝트 예정지인 해남군 산이면과 영암군 삼호읍은 지난해 8월 이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다. 산이면 일대는 논·밭이 지난해 초 평당 1만원에서 최근 6만원으로 올랐다. 이곳으로 연결되는 마산면 일대는 도로 주변이 평당 10만원으로 폭등했다. 부동산 중개업소도 이전보다 3배나 많은 40여곳이 문을 열었다. 또한 지난달 해남군 해남읍, 계곡·마산·황산·문내·화원·화산면, 영암군 삼호읍, 미암·서호·학산면 일대도 새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다. 평당 2만∼3만원이 7만원으로, 무안공항 뒤편은 30만원으로 뛰었다. 모두가 개발기대심리로 부풀어 있다. 이들을 바라보는 주민들은 “잔뜩 바람만 들었다가 허탈감만 커지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입을 모은다. ■ 박준영 전남지사“전남 자산가치 국제적 인정받아” “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 건설사업(J-프로젝트)은 전남의 미래가 걸려 있습니다. 처음으로 전남만의 자원이자 자산이 국제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평가받은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이 사업의 의의가 있습니다.”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않은 박준영 전남지사는 곳곳에 걸림돌이 있어 어려움이 있겠지만 전남도민들이 앞장서서 협력하고 돕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는 J-프로젝트 성공을 서남해안 개발사업의 시금석으로 보고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반드시 성공해야만 전남이 자랑하는 섬(1969개)과 리아스식 해안선(6431㎞), 세계 5대 청정갯벌 등을 살려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가꾸는 일을 앞당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투자자들의 전남도 내 사무실 설치는 현장실사에 따른 투자의지의 척도로 볼 수 있다. 박 지사는 “해외투자그룹 가운데는 조사팀을 전남도에 파견해 일할 장소를 찾은 곳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부분적으로 윤곽을 그려가는 과정으로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를 기대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박 지사는 “J-프로젝트 사업에 속도를 더하기 위해 투자그룹별로 컨소시엄(공동참여) 체제로 갈 것인지, 아니면 이들이 출자금을 낸 법인체제로 갈 것인지 여부는 투자적격성 검토가 끝난 뒤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도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돈이 들어오는 시점에 대해’ 박 지사는 “이 사업은 차분하고 안정되게 추진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성급하게 하다보면 일을 망칠 수도 있다.”는 말로 대신했다. 또 “내 임기내에 뭔가를 하겠다는 발상은 위험하다. 누가 추진하든 잘 되도록 밑그림을 튼실하게 그리는 게 더 중요하다. 안전하게 그리고 정직하게 하되 신속하게 밀고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民資 30조원 유치 최대난제 J-프로젝트를 바라보는 우려의 시각도 만만찮다. 사업비 30조원 모두를 민간자본으로 충당해야 하고 대중국 관광객 유치를 겨냥한다는 사업 내용도 마뜩찮다. 주변여건이 전남보다 월등한 인천 송도 신도시 개발이 4년째 제자리 걸음이고 전북도가 무주 리조트에 아랍자본을 끌어들여 ‘동양의 에버랜드’를 만들겠다던 호언도 물거품이 된 사례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남대 경제학부 송인성(59·지역개발학과) 교수는 “J-프로젝트 정보를 공개해 지역개발 전문가나 지역민들이 공감토록 하는 공론화가 선행돼야 하고 정권이나 사람이 바뀌어도 사업추진이 되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성공한다.”고 못박았다. 그는 대통령 공약사업으로 20년이 지나도록 허허벌판인 해남 화원반도를 예로 들었다. 송 교수는 “달랑 2∼3쪽짜리 개발계획서로 투자자들과 투자협정서를 체결하는 걸 보면 회의적”이라며 “30조원 사업이라면 적어도 200쪽 분량에 사업 타당성과 세계적인 관광지로서 상품화 내용 등 구체적인 사업 내용이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광주지역 기업인들은 “무안군이 산업교역형 기업도시를 신청했고 신 도청 이전지인 남악 신도시(15만명)를 만든다면서 추가로 50만명에 달하는 관광레저도시 인구는 어디서 유입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해외투자 유치 전문가들은 “해외 투자자들은 투자가치 즉 수익성이 전제돼야만 투자를 한다.”며 “투자 전에 현지에 사무실을 내고 직원을 파견해 실사한 뒤 제공되는 정보의 질이나 투자조건 등을 꼼꼼히 따지는 게 기본”이라고 말했다. 지역 주민들은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대기업체들이 이 사업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데 과연 참여업체들이 막대한 자금 동원력이 있을지…”라며 의문을 표시했다. 광주지역 환경단체도 도청 앞에서 환경파괴 조장 등을 거론하며 사업중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인사]

    ■ 노동부 ◇4급 전보△부산북부지방노동사무소장 金成光 △울산〃 姜鍾喆 △대구북부〃 宋永杓 △대전지방노동청 관리과장 姜炫權 ■ 기획예산처 ◇전보△충청북도 전출 權五烈 ■ 조달청 ◇2급 전보△정책홍보관리관 姜元淳 ◇3급 전보△정책홍보관리관실 홍보담당관 朴炫奇 ◇4급 전보△혁신인사기획관 白明基 △재정기획관 李成熙 △경영법무담당관 金基煥 △법무심사팀장 朴柱善 △고객지원센터실장 金柄安 ■ 금융감독위원회 ◇국장급 △홍보관리관 金龍煥 ■ 한국토지공사 ◇처장급 전보△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사업처장 鄭萬模△〃건설사업단장 裵判德 ◇부장급 전보△〃기획팀장 權益萬△〃개발팀장 朴修鴻△〃건설사업단 팀장 鄭成洙 金寶星 柳浩震 崔鍾瑛 朴貞浩 高在德 金建一 李哲煥 ■ 한겨레신문 (제2창간운동본부)△주주배가추진단장 裵坰綠△주주배가추진단 팀장 徐基喆△독자배가추진단장 李樹潤△독자배가추진단 팀장 李載庚 ■ 경향신문사 △경영기획실장 겸 스포츠칸 본부장 이세환 ■ 포커스신문사 ◇승진 (상무)△편집국장 朴相仁△경영기획실장 趙忠衍△광고마케팅국장 韓大熙△독자사업국장 鄭泰仁(국장)△경영기획실 權泰榮(부국장)△편집국 全富源◇전보△편집고문 康世勳◇겸직△취재부장 겸 인터넷뉴스팀장 朴營淳
  • 서류 대충보고 도장 찍으면 문책

    감사원이 부하직원의 보고만 믿고 잘못된 인·허가서류에 최종 결재한 지방자치단체 부단체장을 잇따라 징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부당한 민원처리와 관련, 실무자뿐만 아니라 지방행정의 최종 책임자인 부단체장까지 문책하겠다는 전윤철 감사원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특히 이번 조치는 감사원이 전국 250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한 전면 특감에 앞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감사원은 각종 인·허가 업무와 관련된 부하직원의 보고서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아 결국 부당하게 사업승인을 내준 경기도 화성시 부시장 최모씨와 가평군 부군수 황모씨 등 2명을 최근 징계처분했다고 19일 밝혔다. 최 부시장은 지난 2003년 12월 모 건설업체가 신청한 아파트 개발사업과 관련, 당초 아파트 건설 승인조건이었던 아파트 진입도로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는데도 이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건설사업을 승인해준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승인으로 해당 건설업체는 진입도로를 계획보다 380m 가량 짧게 건설할 수 있게 돼 50억원의 부당이득을 얻을 수 있었다고 감사원측은 설명했다. 황 부군수는 2003년 4월 모 골재채취업체가 낸 가평군 내 임야 4900㎡의 개발행위허가 신청에 대해 실무자의 보고만 믿고 허가를 내줬을 뿐 아니라 사후관리도 제대로 하지 않아 징계를 받았다. 이 업체는 허가된 지역 외에 추가로 4200㎡에 대해서도 불법으로 골재를 채취하다 적발됐다. 감사원 관계자는 “부단체장이 모든 인·허가 사항을 감독할 수 없다는 이유로 부당하게 처리된 인·허가업무에서 면책을 받을 수는 없다.”면서 “부단체장에게 권한이 집중된 만큼 그에 따른 책임은 반드시 물어야 한다는 것이 감사원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단체장들이 부당하게 인·허가 업무를 처리하도록 부단체장에게 구두로 지시한 사례를 적발해도 현행법상 단체장을 징계할 수 없다.”면서 “하지만 부단체장에 대한 징계를 한층 강화하면 단체장의 이같은 압력도 어느 정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감사원은 앞으로 실무 담당자가 특별한 이유 없이 인·허가 업무를 지연하거나 거부할 경우 해당 업무의 최종 결재권자까지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국내 실험동물 관리 실태

    국내 실험동물 관리 실태

    새롭게 만들어지는 식·의약품에 대한 안전성 검증은 일차적으로 동물실험을 통해 이뤄진다. 실험동물은 연간 수만마리가 독성검증을 위한 도구로 희생되고 있다. 연구소마다 사육조건과 함께 실험동물이 고통없이 죽도록 하는 내용의 동물윤리규정이 마련돼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국가차원의 ‘실험동물법’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높아가고 있다. 식·의약품에 대한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국립독성연구원을 찾아 국내 실험동물의 사육·이용실태 등을 취재했다. 서울 은평구 녹번동에 위치한 식품의약품안전청내 국립독성연구원. 겉으로 보기엔 여느 건물과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어느 곳 하나 마음대로 드나들 수 없도록 보안유지가 철저하다. 이곳에서 독성실험에 사용되는 실험동물들을 만나려면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특히 일반동물들과 달리 청정실험동에서 사육되는 동물을 보려면 지문인식 출입문을 통과한 뒤 방명록에 서명하고 샤워를 한 다음, 소독된 가운으로 갈아입은 뒤에야 들어갈 수 있다. ●국립연구원, 실험동물 관리 철저 독성연구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실험동물자원실. 일반실험동과 유해물질실험동, 중대동물실험동, 기니피그사육동, 청정사육실험동으로 나뉘어져 철저히 외부인의 출입이 통제된다. 조정식 실험동물자원실장은 “각종 유해반응은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서도 복합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외부 환경과 철저히 차단시키고 있다.”면서 “청정구역에서 사육되는 동물들은 쉽게 말해 깨끗한 상태에서의 유해요소가 동물의 몸속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등을 알아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정사육실에는 쥐(마우스)를 비롯, 기니피그(토끼와 비슷), 랫드, 저빌 등이 사육되고 있다. 독성물질과 치료제 평가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도록 인체질환을 가진 동물모델도 개발돼 사육된다. 연구원측에 따르면 지금까지 인체모델 동물 9종을 개발하고 7종에 대해서는 특허출원까지 마쳤다고 한다. 이처럼 귀하신 몸이다 보니 이들이 생활하는 공간은 사람으로 치면 호텔급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셈이다. 식사 시간을 지키는 것은 물론 실내 청결유지는 기본이다. 서울 도심 속의 청정 무균실에서 생활하는 이놈들에 대한 인간들의 보살핌도 유별나다. 청정사육실의 안병욱씨는 “때로는 무균실에서 생활하는 동물들의 생활상이 인간보다 나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며 웃었다. 인간을 위해 희생되는 동물을 위해 사람이 지극정성으로 보살핀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독성연구원에서 사육동물을 관리하는 기능직은 11명. 이들의 일과는 때를 맞춰 먹이를 주는 것은 기본이고 사육시설에 맞는 환경조성을 위해 온종일 동물들과 씨름한다. 안씨는 “청정사육실에 들어갈 때마다 이 닦고 목욕을 자주하다 보니 온몸에 건조증까지 생겼다.”면서 “무균실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다 보면 면역기능이 떨어져 감기 등 바이러스에 쉽게 노출되는 역효과도 나타난다.”고 하소연했다. 이곳에서 사육되는 동물들은 인간수명 연장을 위한 각종 신약개발의 사전 실험용으로 사용된다. 즉 식품을 비롯한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 위해성을 실험동물을 통해 1차적으로 검증하게 된다. 현재 독성연구소에서는 쥐를 비롯,5만 마리 이상의 동물들이 과제를 수행 중이거나 실험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상태다. 독성연구원에서 한 해 희생되는 동물 수는 4만 5000여마리에 이른다. 나라마다 실험동물의 중요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실험동물의 무분별한 살육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동물애호가들은 실험동물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실험을 빙자해 무분별하게 희생되는 동물들에 대해서는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사설연구소 동물관리 실태는 집계 안돼 실험동물은 의약품의 약리·약효에 대한 안전성 연구와 백신개발, 종양연구, 장기이식 등 생명공학이나 보건복지 증진을 위한 차원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안전성 검사를 사람을 상대로 직접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물애호가들은 연구수행에 희생되는 동물의 수나 고통을 최소화하는 것 등을 법적으로 강제규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국내에서는 실험동물 윤리와 관련,‘동물보호법’을 비롯,‘가축전염병예방법’,‘생명공학육성법’ 등 관련법 조항에 실험동물의 사육시설 조건 등을 명시하고 있다. 아울러 실험후 동물의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한 규정 등도 마련돼 있다. 그러나 대부분 선언적 규정에 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연구원은 실험동물에 대한 국가 관리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실태조사에 나선다. 아울러 세계적인 움직임에 발맞추기 위해 올해 ‘실험동물법’ 제정과 국제적 실험동물인증제 추진을 서두르고 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국립독성연구원 이석호 원장 “동물관리 새 모델 구상 영장류 센터도 추진중” “국립독성연구원 실험동물관리실의 시설과 기술력은 선진 외국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2001년 국제실험동물인증협의회의 인증을 통해 실험동물관리 국제화에 성공한 독성연구원은 올해 또 다른 야심찬 계획을 추진중이다. 이석호 국립독성연구원장은 연구원의 실험동물실은 정상궤도에 진입한 만큼 이제는 분산돼 있는 국내 실험동물 관리를 국가관리 체계로 전환하기 위한 선진화 방안 모델을 구상중이다. 이와 함께 향후 차세대 성장동력사업으로 꼽히는 생명공학과 바이오신약 개발 등에 대한 전 임상 과정을 보다 활성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대규모 영장류센터 건립도 추진중이다. 그는 “현재 보건·의료분야의 막대한 연구개발비 투자에도 불구하고 최종적인 실용화 단계에서 영장류를 이용한 임상적용 평가를 국제협력이나 외국기관에 의뢰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핵심기술의 국외 유출과 외화낭비를 막기 위한 차원에서 영장류센터 건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에는 생명공학연구원과 한국화학연구원,LG안정성연구소, 유한양행 등에서 소규모의 영장류를 사육, 기초연구와 독성실험을 하고 있다. 외국의 경우 다양한 영장류센터가 건립되고 있지만 우리는 예산확보 등의 어려움으로 착수조차 미뤄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영장류 등 풍부한 실험동물 자원 공급이 가능해지면 분야별 과제 이행에도 속도가 붙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원장은 “지난해 제주도 서귀포시의회를 방문, 올해부터 2014년까지 10년간 2100억원을 투자하는 내용의 영장류센터 시설사업 설명회를 가졌다.”면서 “예산확보의 어려움과 이해가 엇갈려 공전되고 있지만 장래를 위해 반드시 추진돼야 할 국가적인 과업”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올해 추진될 주요과제로 산·학·연과 관련부처 협력강화 체제를 강화하는 한편, 실험동물들의 사육과 이용방법을 법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법안을 마련,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정부, 집값불안 ‘전방위 현장차단’ 나섰다

    정부, 집값불안 ‘전방위 현장차단’ 나섰다

    정부가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에서 촉발된 최근의 부동산시장 불안에 대한 ‘전방위 현장 차단’에 나섰다. 정부는 17일 부동산시장 불안 조장 행위를 뿌리뽑기 위해 재정경제부·건설교통부·국세청·한국감정원 등이 참여하는 합동점검반을 가동,‘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 나서기로 했다. 점검반은 부동산 가격을 리얼 타임으로 조사하고, 현장 중심으로 탈법·불법 행위 색출에 나선다. 조사 대상도 시공사에서부터 기획부동산, 중개업소, 재건축조합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정부는 지금까지 투기 가담자 중심으로 제도나 세금 등을 통해 제재를 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부동산 시장을 교란하는 근본 구조를 고치겠다는 것이다. 건설업체에 대한 세무조사가 대표적인 사례다. 정부는 건설업체들이 재건축 수주전 및 고분양가 등을 통해 시장과열을 부추겨온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재건축 비리 시공사 및 고분양가 책정업체에 대한 세무조사, 검찰의 동백지구 분양가 담합 건설사에 대한 형사처벌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재건축조합도 경우에 따라서는 조사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아파트 동호수 추첨이나 재건축 추진 과정의 문제점에 대해 건교부가 ‘재건축추진상황점검반’을 통해 조사를 벌일 계획인데다가 여차하면 국세청 등도 나설 태세다. 텔레마케팅 등을 통해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는 기획부동산에 대해서도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정보제공업체에 까지 조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의 합동점검반과 재건축추진상황점검반은 리얼타임 조사가 원칙이다. 실시간대로 조사를 해서 현장에서부터 가격불안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국세청 등이 경기도 분당과 용인에서 벌여온 중개업소에 대한 조사도 서울의 재건축 단지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재건축추진상황점검반도 그때그때 상황을 점검, 단지 중심으로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토지시장 교란행위에 대해서도 가격상승 조짐이 나타나면 즉시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이에 따라 기업도시 추진지역 등은 이달 말에 토지투기지역이나 토지거래허가지역으로 묶일 전망이다. 정부가 이처럼 현장 중심 대응에 나선 것은 아직은 부동산 시장의 불안이 재건축이나 강남지역 등지에 국한돼 있어 현장중심의 대응이 더 효과적이고 부작용이 적다는 판단 때문이다. 만약 제도나 세금 등으로 부동산 투기를 잡으려 할 경우 시장에 미치는 악영향도 고려했다. 그러나 이번 대응책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불안해질 경우 고강도 대책도 불사한다는게 정부의 방침이다. 김성곤 전경하기자 sunggone@seoul.co.kr
  • 지자체 복지부동·예산낭비·부정부패 연중감사로 뿌리 뽑는다

    감사원이 연중 감사를 통해 지방자치단체의 복지부동과 예산낭비를 뿌리뽑기로 했다. 전윤철 감사원장이 올들어 한 차례 공개경고를 했지만 지자체의 전횡적인 업무처리 및 방만한 재정운용이 사라지지 않자 특단의 대책을 꺼내 든 것이다. 전 원장은 다음달쯤 전국 16개 시·도 광역자치단체 부단체장들을 불러 지자체 감사결과에서 나타난 자치행정의 문제점들을 거듭 질타할 예정이다. 지난 1월 이들 부단체장을 상대로 연 ‘자치행정 감사결과 설명회’가 말그대로 설명회였다면 이번은 질책의 자리인 셈이다. 특히 감사원은 전횡적인 업무처리의 경우 광역자치단체보다는 시·군·구 등 기초자치단체에서 빈발하고 있는 점을 감안,234개 기초자치단체 부단체장에게도 직접 경고의 메시지를 보낼 예정이다. 다만 기초자치단체 부단체장을 한꺼번에 부르는 것은 물리적으로 쉽지 않은 만큼 권역별로 소집하는 방안도 강구 중이다. 감사원은 앞으로 잘못된 민원처리에 대해서는 일선 공무원뿐만 아니라 부단체장이나 담당 국장 등 결재권자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이다. 감사원이 특히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각종 인·허가권을 갖고 있는 지자체가 이유없이 신청을 거부하는 경우다. 충남 당진군은 2003년 8월 ‘국제기계공구유통단지’ 조성을 위해 당진군내 일부 지역을 개발제한지역으로 고시했다. 하지만 당진군은 개발제한지역으로 지정되기 이전인 2002년 12월 공장설립을 승인받은 윤모씨가 지난해 2월 공장건축을 신청하자 공장건축 허가를 거부했다. 해당지역이 개발제한 지역으로 고시됐다는 것이 거부 사유였다. 감사원은 고시 이전에 승인된 공장을 못짓게 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당진군측에 건축허가를 내주도록 지시했다. 지자체내의 업무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민원인들이 골탕먹는 사례도 적발됐다. 지모씨는 1999년 12월 학교용지를 조성하는 조건으로 아파트 건설사업을 용인시에 신청, 승인받았다. 지씨는 아파트를 완공하고 학교용지 5000평을 조성한 뒤 지난해 10월 아파트 사용검사 승인을 요청했으나 거부됐다. 학교용지로부터 90m 떨어진 곳에 LPG충전소가 있다는 것이 이유다. 용인시가 지씨의 아파트 신축사업을 승인해 놓고도 2001년 8월 학교용지 인근에 LPG충전소를 허가한 것이다. 자신들의 행정착오에도 불구하고 용인시측은 은근히 LPG충전소 이전 비용을 지씨측이 낼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감사원은 LPG충전소 이전비용은 용인시가 부담하고, 아파트 사용검사도 승인하도록 지시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일부 지자체는 특별한 이유없이 건축허가를 반려, 행정소송을 당해 1심에서 패하고도 항소를 제기했다.”면서 “결국 1년 이상씩 걸리는 소송기간을 참지 못한 민원인이 건축허가 신청을 철회한 사례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감사원은 또 지자체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유로 매년 개최하는 상당수의 지방축제 역시 재정낭비로 이어진다고 보고, 감사에 착수하는 등 각종 재정낭비 사례도 뿌리뽑을 계획이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盧대통령 “北, 내부통제 역량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14일 새벽(현지시간 13일 오후) “북한은 갑작스럽게 붕괴할 가능성이 매우 낮고 한국 정부는 그런 것을 조장할 생각이 없고, 여야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독일을 국빈 방문중인 노 대통령은 이날 베를린 방문을 모두 마치고 두번째 방문지인 프랑크푸르트에 도착, 첫 공식 일정으로 숙소 호텔에서 가진 동포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4단계 남북통일방안 제시 노 대통령은 또 독일 유력일간지 디 벨트와의 인터뷰에서 “대북 제재를 한다 해서 북한이 핵개발을 중지한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압력이 커지면 오히려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노 대통령은 동포간담회에서 “설사 북한에서 어떤 사태가 있더라도 북한 내부에서 상황을 통제해갈 만한 내부 조직적 역량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어 “북한 붕괴를 언급하는 것은 우리 정책이 북한의 갑작스러운 붕괴를 기다리고 조장하는 것처럼 들릴 수 있다.”면서 “우리는 북한의 붕괴를 원치 않는 토대 위에 있다.”고 거듭 역설했다. 남북 통일 방안에 대해 노 대통령은 “한국의 통일은 천천히 준비해 먼저 평화구조를 정착시키고 그 토대 위에 교류협력을 통해 관계를 발전시키고, 북한도 통일을 감당할 만한 역량이 성숙되면 국가연합 단계를 거쳐 통일되면 좋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른바 평화구조 정착→교류협력 강화 통한 남북관계 발전→국가연합 단계→통일 등으로 이어지는 4단계의 통일방안이다. 노 대통령은 북핵문제와 관련,“북한은 안전 보장을 하고 개혁·개방을 지원해준다면 핵을 포기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고, 미국은 북핵만 포기한다면 지원을 다해줄 용의가 있다는 입장”이라며 “결국 본질적으로 의견이 일치하는 것이고 단지 순서만 갖고 다투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국부유출 용어 쓰지말라” 이와 함께 노 대통령은 이날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주요 최고경영자(CEO) 초청 라운드테이블 회의에서 국내 정·재계 일부에서 제기하는 외국자본에 의한 국부유출론과 관련,“정부로서는 그같은 용어를 쓰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정상적인 활동을 통한 영업이익은 그것이 많건 적건 권리를 인정해줘야 한다는 취지”라고 배석했던 김영주 청와대 경제수석이 전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15일 새벽 2시쯤(현지시간 14일 밤 10시) 두번째 방문국인 터키의 수도 앙카라에 도착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대형건설사들 민망한 홍보전

    대형 주택건설업체들이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상대방 깎아내리기 홍보 전략을 내놓아 업계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S건설,G건설 등 두 대형 주택업체는 최근 인천에서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같은 지역에서 나올 P건설 아파트를 은근히 비방하고 나섰다. 아파트 분양시장에서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이라서 P건설의 대응이 주목된다. S건설과 G건설은 12일 인천 간석 주공 아파트 분양 보도자료를 통해 이달 말 송도에서 분양 예정인 P건설의 ‘더 퍼스트월드’주상복합 아파트를 은근히 깔아뭉갰다. S건설과 G건설은 자료에서 “도심 재건축 아파트와 송도 신도시 주상복합 아파트가 한판 분양 대결을 벌이게 됐다.”며 청약 분위기를 띄워주기를 기대했다. 간석 주공 아파트는 S건설과 G건설이 공동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런데 내용을 들여다보면 S건설과 G건설은 간석 주공과 송도 신도시 입지를 비교하면서 “송도는 오는 2014년 국제도시가 자리잡을 때까지는 학교, 생활기반시설, 교통 여건 등이 불편할 것”이라며 은근히 P건설 아파트를 폄하했다. 반면 자사 아파트는 도심 편익시설을 갖춘 고급 아파트라고 추켜세웠다. 또 “송도는 40평형대 이상의 중대형 평형이 주를 이루며, 용적률은 높고 전용면적 비율은 낮다.”고 꼬집었다. S건설과 G건설은 이에 그치지 않고 “송도 P아파트는 평당 분양가격이 1200만∼13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택업체들이 ‘금기’로 여기는 분양가까지 들먹이며 비판했다. 여기에 자사 아파트는 브랜드 1위라고 자랑하면서 P건설 아파트를 신규 브랜드로 깎아내렸다. 이에 대해 P건설은 “송도 아파트가 들어설 부지 옆에 있는 땅에 이미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됐을 정도로 큰 불편함이 없다.”면서 “국제도시가 조성되면 기존 도심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편익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라고 반박했다. P건설은 “동업자 정신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파렴치함에 민망할 따름”이라며 “S건설의 비도의적 행태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분노를 느낀다.”고 흥분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사설] 한끼 식사놓고 지문 채취해야 하나

    전북 지역의 15개 중·고교에서 비급식자의 출입을 막기 위해 학교급식소에 지문인식기를 설치해 말썽을 빚고 있다. 몰래 밥먹는 학생들을 차단하기 위해 지문을 채취한 교육담당자들의 발상이 놀랍기만하다. 학교 당국은 식당운영에 손실이 발생하는 데다, 학생증은 미소지나 분실의 우려가 있어 학부모의 동의를 받아 지문인식기를 설치했다고 한다. 이런 해명이 더 한심스럽다. 다른 데도 아닌 교육현장에서 도둑밥 한끼 막자고 학생들을 잠재적 범죄인으로 취급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한창 크는 학생들이 설사 두번씩 먹거나 외부인이 몰래 먹더라도 밥 한그릇 주면 되는 것이지, 지문으로 확인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식당운영에 손실이 있다면 예산을 늘리든가, 안되면 급식학생을 다른 방법으로 가려내면 된다. 학생증을 소지하도록 교육하거나 식권을 나눠 주는 등 얼마든지 교육적 방법으로 해결할 수가 있다. 그런데도 학교당국자들이 자기네들 편하자고 한대당 150만원이나 하는 지문인식기를 들여놓고 학생들의 지문을 채취해서야 되겠는가. 일반이나 공사장의 식당에서도 도둑밥을 가려내자고 지문을 찍는 데는 없다. 지문채취는 범죄인을 가려내는 데 사용하는 것이 일반인의 상식이다. 지문이나 홍채 등 개인의 신체정보는 잘못 활용될 경우 심각한 인권침해를 야기한다. 더욱이 신체정보를 저장하고 이용하고 전달할 경우는 법률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 최근 인감증명 발급에 지문인식기를 사용한 한 지방자치단체가 시민과 인권단체의 반발로 철거한 예도 있다. 인권단체들이 지문인식기 철거를 요구하지 않았더라도 학교당국은 당장 사과하고 철거해야 한다. 민주시민을 육성하는 학교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이 밥 한끼에 상처받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학교급식 예산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렇지만 학생들의 인권을 짓밟는 해결책을 선택해서는 안된다. 학교는 밥 한끼의 따뜻함을 학생들이 배우고 느끼는 곳이어야 한다.
  • 경북, 시마네현 지사 초청 물의

    경북도가 최근 ‘다케시마의 날’ 조례 제정으로 자매결연을 파기한 일본 시마네(島根)현 지사를 공식행사에 초청한 사실이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12일 경북도에 따르면 새달 19일 포항시 테크노파크에서 열리는 동북아시아 자치단체연합(NEAR) 상설사무국 개소식에 스미타 노부요시(澄田信義) 일본 시마네(島根)현 지사를 비롯한 국내외 자치단체장 39명을 공식초청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이날 ‘다케시마 날’ 조례 제정에 반발해 자매관계 파기를 포함, 교류단절을 선언한 경상북도가 스미타 노부요시 일본 시마네현 지사에게 5월 포항에서 열리는 북동아시아 지역 자치체연합회 사무국 개회식에 참석해 달라는 초청장을 보내왔다고 보도했다. 경북도는 이와 관련,“NEAR에 가입한 40개 회원단체 모두에게 보낸 것이며 시마네현과의 관계 복원을 희망하는 의사는 절대 아니다.”면서 “지난 주에 NEAR 회원단체에 공식 초청장을 보낸 것은 시마네현과 자매결연 파기,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등이 일어나기 전인 지난 1월 말에 이미 서한문을 보낸 후 국제관계의 연속성을 고려한 추가 조치”라고 해명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경북도청 홈페이지에는 시마네현 지사 초청 사실을 비난하는 수백 건의 네티즌들이 올린 글로 빗발치고 있다. ‘ihj’라는 네티즌은 “국제회의가 먼저인가 아니면 국가의 영토가 먼저인가 한번 생각해 보고 일본에 좋은 빌미를 만들어 주지는 않았는지 생각하라.”고 비난했다. 한 네티즌은 “독도 문제가 아직까지 해결될 기미조차 없는데 경북도가 시마네현에 공식행사 초청장을 보낸 것은 어이없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우리 도가 주도한 동북아자치단체연합은 명실상부한 국제기구로써 앞으로 회원 단체간 통상 확대, 투자 활성, 문화관광 교류 등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 단체의 비중을 감안할 때 시마네현측도 NEAR 상설사무국 개소때 실무진이라도 파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처제·형부 강간사건’ 진실은?

    ‘처제·형부 강간사건’ 진실은?

    얼마전 소주 두 병을 마신 뒤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 형부에게 강간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처제와, 적당히 취기가 오른 상태에서 서로 동의해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하는 형부가 나란히 법정에 섰다. 하지만 법원은 “피고인이 처제의 술 취한 상태를 이용해 성관계를 가졌다고 확실히 단정하기 어렵다.”며 형부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고, 이에 여성계가 크게 반발하는 등 거센 논란이 일었다. 과연 사건의 진실은 무엇이며, 법원의 무죄 판결은 타당한 것이었을까. MBC ‘PD수첩’은 12일 오후 11시5분 강간죄를 둘러싼 현행법과 수사 과정의 문제점 등을 진단하는 ‘강간죄를 개혁하라’를 방영한다. 제작진은 매년 25만여 건이 발생한다는 강간사건 가운데 경찰에 신고되거나 여성단체에 상담되는 건수는 고작 10% 미만이며, 그 중 고소로 이어지는 사건은 극히 드문 우리나라 강간사건의 현주소를 조명한다. 또 무엇이 강간 피해자들을 움츠러들게 만들어 자신의 피해 사실을 세상에 알리지 못하는 것인지도 사례를 통해 짚는다. PD수첩은 앞서 언급한 ‘처제-형부 강간 사건’의 무죄 판결에 따른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파헤친다. 강간사건 피해자 여성의 사례와 다양한 전문가 의견을 통해, 경찰·검찰·재판부에 여전히 남아 있는 남성주의적 시각도 꼬집는다. 또 무죄 판결이 났던 판결문을 미국의 현직 판사와 형법학 교수에게 의뢰, 판결의 타당성도 짚는다. 제작진은 “외국에서는 피해자가 설사 동의를 했더라도 술에 취한 상태라면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심증적으로 죄가 있다고 판단돼도 이를 처벌할 근거가 없다.”고 문제를 제기한다. 제작진은 강간죄 개혁운동 등도 소개하며, 우리의 강간죄 관련 법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혁 방안을 모색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클릭 이슈] 울릉 경비행장 건설 공방

    [클릭 이슈] 울릉 경비행장 건설 공방

    ‘울릉공항’ 건설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일본 시마네현의 ‘다케시마(독도의 일본 이름)의 날’ 제정과 역사 교과서 왜곡 등으로 한·일간의 외교적 마찰이 심각해지면서 독도 수호의 전초기지로 울릉도가 개발돼야 한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다. 그 중심에 울릉공항 건설 사업이 있다. 이 사업은 국토수호 차원에서 논의되다 경제논리, 정치논리를 거쳐 다시 영토논리가 부각되고 있다. ●朴대통령때 계획… IMF로 백지화 울릉공항 건설 사업은 1978년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에 의해 수립된 ‘독도 종합개발 계획’에서 처음 거론됐다. 요즘처럼 일본이 지속적으로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자 독도 방어를 위해 우선 울릉도를 전략적으로 개발하자면서 타당성 조사를 한 것이다. 공항 건설은 비행기를 이용한 국민들의 자유로운 접근은 물론 군사적 측면도 적극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조중훈 대한항공 회장이 직접 헬기를 타고 현지조사를 벌이는 등 현실화되는 듯했으나 79년 10·26사건으로 흐지부지됐다. 이후 5공화국 때인 85년 당시 전두환 대통령의 특별지시로 경북도와 2군사령부가 합동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97년 건교부는 4억 200만원을 들여 타당성 조사를 벌여 울릉군 북면 석포·울릉읍 사동리 지구 2곳을 입지로 선정했다. 당시 조사보고서는 활주로 900m에 여객터미널과 계류장 등을 갖춘 울릉공항을 건설할 경우 경비는 3000억원 정도이며,50∼70인승 경비행기 2대가 연간 50만명의 승객을 수송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 사업은 IMF 사태로 백지화 단계로 내몰렸다. 이후 2001년 국민의 정부가 전남 완도, 흑산도, 무주, 전북 남원 등 15개 지역 경비행장 추가 건설 계획을 발표했으나 울릉공항 건설은 언급조차 하지 않아 울릉주민들이 강력 반발하기도 했다. 그러다 건설교통부 산하 연구기관인 교통개발연구원이 2002년 울릉공항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2010년까지 울릉공항 건설을 추진해야 한다는 ‘항공사업 보고’를 수립했으나, 정부는 고속철 개통 등으로 국내선 항공수요가 점차 감소하는 등 낮은 경제성을 이유로 울릉을 비롯해 전국 경비행장 건설 계획을 전면 백지화했다. ●70년중반 3만인구 1만명도 안남아 울릉공항 건설사업이 20여년 동안 표류해 오면서 울릉도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 울릉도의 유일한 교통 수단인 정기 여객선은 매년 2∼3개월 동안 동해 해상의 악천후로 결항하는 등 주민과 관광객 수송에 한계를 드러낸 지 오래다. 이런 영향 등으로 울릉군의 인구는 70년대 중반만 해도 3만명에 육박했으나, 이후 해마다 감소해 지난해 말에는 9245명으로 떨어졌다. 울릉군 관계자는 “열악한 교통편으로 독도 관광 및 군사, 해양자원 등의 전초기지인 울릉도가 비어가고 있다.”고 걱정했다. ●울릉군 이달 타당성 조사 착수 이에 따라 울릉군은 올해 울릉공항 건설을 재추진하기로 하고, 이달 중 1억원의 자체 예산을 들여 전문기관에 타당성 조사 용역을 의뢰하기로 했다. 군은 연말쯤 용역결과가 나오는 대로 정부에 공항 건설을 강력 건의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전문기관에 용역을 의뢰한 결과 경비행장은 경제성 및 타당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울릉공항도 예외가 아니어서 현재로선 추진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영삼(46) 울릉도경비행장건설추진위 공동 위원장은 “울릉공항은 독도와 함께 지리적, 경제적, 군사적 그리고 관광측면에서 반드시 추진돼야 할 국책사업”이라며 “대통령의 특단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오창근 울릉군수는 “독도 개방 이후 울릉도를 방문하거나 예정 중인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으나 열악한 해상 교통으로 접근에 어려움이 많다.”면서 “정부가 울릉공항 건설에 따른 경제 논리만을 앞세울 것이 아니라 독도의 실효적 지배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선 하루빨리 공항 건설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릉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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