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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도국에 경제개발 노하우 전수 퇴직전문가 100명 모집

    외교통상부와 지식경제부는 21일 한국의 경제발전 노하우를 개발도상국에 전수할 퇴직전문가 100명을 두 차례에 걸쳐 공개 모집하기로 했다. 외교부는 저소득국 무상원조 사업인 ‘중장기 자문단 파견사업’의 하나로 30억원을 투자, 연간 50명 정도를 파견할 방침이다. 지경부는 신설사업인 퇴직전문가 해외파견사업을 통해 42억원을 투입, 50명 정도를 선발한다. 61명을 뽑는 1차 모집은 22일 외교부·지경부에서 동시에 공고한다. 외교부는 가나(직업교육), 스리랑카(농어촌 개발), 에콰도르(상하수도), 중국(폐기물 처리 정책) 등 14개국 7개 분야에서 39명을 선발한다. 지경부는 과테말라(항만물류), 베트남(기상관측), 스리랑카(운전면허관리시스템), 콜롬비아(과학기술) 등 10개국 18개 분야에서 22명을 모집한다. 파견 대상자는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선정위원회의 서류·면접평가를 거쳐 선정한다. 현지문화 적응을 위한 1~4주간의 교육을 거친 뒤 이르면 5월부터 현지 공공기관에 파견할 예정이다. 파견기간은 중장기 자문단 파견사업의 경우 6개월~1년이다. 퇴직전문가 파견사업은 1년이 원칙이다. 체제비와 항공료, 활동비, 의료비, 보험료 등 1인당 연간 약 6000만~8000만원을 지원한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서울국제마라톤] 마라톤 박영민 ‘무명돌풍’

    [서울국제마라톤] 마라톤 박영민 ‘무명돌풍’

    무명 박영민(26·코오롱)이 21일 잠실종합운동장에서 끝난 2010 서울국제마라톤대회 남자부 풀코스(42.195㎞)에서 기대주로 떠올랐다. 박영민은 2시간12분43초에 결승선을 끊어 전체 6위, 국내 선수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40㎞까지 풀코스에 처음 출전한 장거리 ‘꿈나무’ 김민(21·건국대·2시간13분11초)에게 처졌지만 스타디움에 들어서기 직전 잠실야구장 앞에서 따라잡는 막판 스퍼트로 지구력을 뽐냈다. 2008년 3월 2시간27분02초, 지난해 3월 2시간23분17초와 11월 2시간15분03초에 이어 풀코스 도전 네 번째도 개인 최고기록을 내며 15분 가까이 앞당기는 급상승세를 보였다. 다음달 대구국제마라톤에 지영준(29·코오롱·최고기록 2시간8분30초)과 함께 2명을 뽑는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박영민은 “이런 추세라면 광저우에서 2시간10분 안에 뛸 수 있을 것 같은데, 올 연말은 군대 가야 하기 때문에 욕심을 부린다면 2시간8분대까지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중·장거리 전문이었던 박영민은 “2005년부터 족저근막염을 앓아 발바닥 앞부분으로만 뛰었다. 2007년 초 일본에서 수술받고 나서야 제대로 뛸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레이스를 앞두고도 중국 쿤밍에서 전지훈련 도중 물갈이를 했는지 한 달가량 설사를 달고 살았다. 체중이 3~4㎏ 빠졌고 식이요법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광화문~잠실 코스에서 펼쳐진 이 대회 1위는 2시간6분49초의 대회 최고기록으로 결승선을 끊은 실베스터 테이멧(26·케냐)에게 돌아갔다. 테이멧은 대회 남자부 우승 상금 8만달러와 타임보너스 4만 5000달러를 챙겼다. 2위 길버트 키프루토 키르와(2시간6분59초·캐냐)도 국내 마라톤에서 처음으로 2시간6분대 기록을 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건설사 줄도산 위기 ‘고육책’

    정부가 ‘양도세 감면 연장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번복했지만 부동산업계는 이번 결정을 ‘정책적 판단’으로 해석했다.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대의명분을 거스르지 않았고,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여당의 입장도 고려했다는 것이다. 지난 1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11만 7000가구로 이중 80%가량이 지방에 몰려 있다. 18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1월 전국의 주택건설물량은 9282가구로 지난해 12월의 14만 5505가구에 비해 급감했다. 지난달 11일 양도세 감면 종료 이후 건설사들의 아파트 공급도 사실상 중단된 상태이다. 상위 5위권 건설사의 이달 분양예정 아파트도 전국에서 2곳으로 손꼽힐 정도다. ●분양가인하 정도따라 감면폭 차등화 특히 중견건설업체들의 줄도산 소문이 나올 정도로 건설사들의 자금 유동성이 극도로 악화됐다. 이에 정부는 미분양주택에 대한 양도세 감면제 재개를 선택했다. 다만 미분양 사태에는 업체들의 책임도 있다는 전제 아래 선별적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도적적 해이를 유발하지 않도록 분양가 인하 정도에 따라 양도세 감면폭을 차등화하겠다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 박재룡 수석연구원은 “업계 노력에 상응해 선별적으로 구제해 주겠다는 정부 입장을 다시 확인시켰다.”며 “양도세 등 국세를 집값과 연동시키는 시도는 처음인 만큼 업체 스스로 책임져야 할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도 “건설업체들이 시장수요를 잘못 읽었기에 선별적으로 구제해 주겠다는 얘기”라며 “대전·대구·울산 등에 혜택이 돌아가는 등 지역별로 파급효과가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준수도권으로 꼽히는 천안·아산 등 충청권과 울산·거제·창원·광양 등 지방 공업도시가 수혜지역으로 꼽힌다. 수요층이 나름 두텁기 때문이다. ●수도권 제외 실효성 의문 그러나 정부가 분양가 인하와 연동해 양도세와 취득·등록세를 선별적으로 감면하겠다고 밝혔지만 수도권을 제외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양사이버대 지규현 교수는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만 포함시켰다는 게 문제”라며 “지방은 오래 전부터 건설사들이 공급을 중단한 상태라 일부 미분양주택의 분양 움직임만 포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퇴출기로에 놓인 한 건설사 관계자도 “자체적으로 악성 미분양 아파트에 대해 30~40%가량 가격을 낮춰 전문 분양업자에게 넘기는 ‘땡처리’까지 강행하고 있지만 수요자들은 이마저 외면한다.”고 전했다. 또 취득·등록세의 경우 기존에도 감면혜택의 효과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계약자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걸린다. 양도세 감면 혜택을 누리려면 건설사가 분양가를 내려야 하지만 계약률이 20%만 넘어도 쉽지 않은 일이다. 기존 미분양단지들이 분양가를 낮출 경우 인근 지역의 신규아파트 사업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정규직 행원 안뽑나요”

    은행권의 상반기 신입행원 공채가 시작됐지만 채용인원의 상당수가 정규직이 아닌 계약직이어서 취업 희망자들의 고민과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기회가 없는 것보다야 낫겠지만 한 번 비정규직으로 발을 들이면 설사 나중에 준(準) 정규직에 해당하는 무기 계약직으로 전환되더라도 처우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는 탓이다. 국민은행은 17일 올해 600명의 신입행원 채용 계획을 발표했다. 국민은행은 정규직 행원을 통상 250명가량 뽑았기 때문에 이례적인 규모로 환영받았다. 하지만 상반기 채용인원 300명은 계약직 텔러와 텔레마케터뿐이고 정규직은 하반기에 뽑는 300명이 전부인 것으로 나타났다. 텔러와 텔레마케터의 계약기간은 1년, 연봉은 2700만원 안팎이다. 3500만원 수준인 대졸 정규직 행원에 비해 연봉이 800만원 가량 적다. 우리은행도 지난 14일 창구전담 텔러 100명을 뽑는다고 발표했다. 1년짜리 계약직이고 연봉은 정규직 텔러와 비슷한 수준이다. 2007년 행내 비정규직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했던 우리은행에서 3년 만에 처음 채용하는 비정규직이다. 신한은행도 현재 1년 계약직 텔러 200명을 뽑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25일 최종 합격자를 통보할 예정이다. 은행들은 “청년실업 해소에 동참하기 위해 적정 인원보다 더 많이 뽑는 것”이라면서 “비정규직 양산을 위한 것이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A은행 인사 담당자는 “비정규직법에 따라 2년이 지나면 95%가량이 무기 계약직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영원히 계약직으로 남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B은행 인사 담당자는 “과거 비정규직이 무기 계약직으로 대거 전환되면서 신입 행원채용 여력이 더욱 줄어든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은행원을 목표로 취업 준비를 해 온 졸업자나 졸업 예정자들은 허탈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대학을 졸업한 전모(25)씨는 “마냥 놀 수는 없으니 지원해 볼까도 생각하고 있지만 한 번 계약직 텔러로 발을 들여놓으면 정규직이 영영 안 될 것 같아 고민”이라고 말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청년실업을 해소한다며 임시직인 청년인턴을 양산했던 것과 비슷한 양상”이라면서 “이런 경향이 확산되면 20대는 계속 계약직을 전전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제2 남극기지 공사 ‘물밑 경쟁’

    제2 남극기지 공사 ‘물밑 경쟁’

    20여년 만에 재개되는 남극 과학기지 건설을 놓고 건설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1988년 건설된 최북단 세종기지와 달리 테라노바 베이의 제2기지는 첫 대륙기지로서 ‘상징성’을 지닌 까닭이다. 업체들은 브랜드 홍보에 미칠 영향을 생각해 벌써부터 물밑 경쟁에 돌입했다. 18일 국토해양부와 업계에 따르면 제2 남극기지 공사는 올 8월 이후 입찰공고가 날 가능성이 크다. 3300㎡ 부지에 5개동을 조립하는 건설비용은 10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되지만, 수익은 그리 크지 않을 전망이다. 반면 역대 최고의 친환경 설계·시공과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경연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남극조약협의당사국회의(ATCM)’의 환경영향평가서 승인조건이 까다로운 덕분이다. 참여 건설사들은 기지 수주에 따른 친환경 이미지 홍보에 후광효과를 얻게 된다. 주관처인 해양연구소 부설 극지연구소 이홍금 소장은 “상징성을 띤 만큼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발주하되 친환경 소재와 자재 사용, 신·재생에너지 활용, 공사경험 등을 두루 살펴볼 계획”이라며 “모든 것을 완벽하게 갖춰 인도하는 ‘턴키방식’으로, 설계와 시공능력을 갖춘 컨소시엄이 선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컨소시엄마다 주관 건설사 1곳에 참여건설사 1~2곳, 설계사 1~2곳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업체들은 17일 정부의 테라노바 베이 기지건설 발표 직후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4~5위권 메이저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합종연횡식 컨소시엄이 추진될 예정이다. 업체들은 “구체적 계획이 잡히지 않았다.”고 말하지만 태스크포스 구성 등을 서두르는 곳도 있다. 현대건설은 1988년 제1기지인 세종기지 공사경험을 갖고 있다. 200여명의 건설인력을 동원해 단 3개월 만에 공사를 마무리했다. 공사를 진두지휘한 사람은 당시 현대건설 사장이던 이명박 대통령. 과거 정부 지시로 사업을 넘겨받은 것과 달리 이번에는 경쟁입찰로 접전이 예상된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러시아 사할린에서 LNG 배관공사를 성공적으로 마친 경험을 갖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공고까지 5개월 이상 남은 만큼 주요 엔지니어링 업체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나선다면 수주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대우건설은 최근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떨어져 나오면서 자금유동성은 오히려 풍부해졌다.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대림산업, GS건설, 포스코건설 등은 친환경 설계·시공능력은 갖췄지만 아직 극지에서의 공사경험은 없다. 그러나 이들 건설사들도 입찰에 나설 여지를 열어 놓고 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건설명가로 부활… 세계 톱20 목표

    건설명가로 부활… 세계 톱20 목표

    “틈새시장 공략과 공격적 투자로 어려운 시기를 넘겼습니다.” 현대건설 김중겸(60) 사장은 최근 서울 계동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1년의 소회를 털어놨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신울진 원자력발전소 1·2호기의 낙찰자로 선정된 직후였다. 살얼음판 같던 지난날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듯 연거푸 소주잔을 기울였다. 김 사장은 18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지난해 9조 2786억원의 매출과 4558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며 창사 이래 최고의 경영실적을 올렸다. 아울러 현대건설은 경영능력 평가에서 6년 만에 1위에 복귀해 ‘건설명가’ 부활을 신고했다. 그는 “미래가치를 먼저 생각하고 변화와 창조적 사고를 두려워하지 않았기에 가능했다.”며 “2015년 ‘글로벌 톱20’ 건설사 진입이 목표”라고 밝혔다. 별명은 ‘나폴레옹’. 해병대 출신인 그는 취임 뒤 11회에 걸쳐 중동, 동남아, 유럽 등 27개국을 방문했다. 리비아 등 건설현장 방문만 50차례에 이른다. 덕분에 지난해 15조 6996억원의 신규 수주를 달성했다. 지난해 말 기준 수주 잔고만 47조원을 웃돌아 이미 5년치 일감을 확보했다. 2015년에는 54조원 수주가 목표다. 수주·시공 중인 원자력 발전소가 10기를 넘어서며 올해는 국내 최초의 원자력사업본부도 출범할 예정이다. 김 사장의 경영 성적표는 현대건설과의 34년 인연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첫 만남은 1976년. 고려대를 졸업한 뒤 외국계 회사에 다니고 있었지만 친구의 권유로 다시 현대건설 입사시험을 치렀다. 입사원서를 친구가 대신 써주고, 수험표도 분실했지만 ‘운명’이 그를 이끌었다. 이후 승승장구했다. 1995년 이사대우로 승진한 뒤 건축사업본부장, 주택영업본부장(부사장) 등을 거쳤다. 주택브랜드로 유명한 ‘힐스테이트’가 김 사장의 작품이다. 2007년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으로 부임한 뒤 지난해 3월 친정으로 복귀했다. 현대엔지니어링 사장 때는 2년 만에 매출을 3배 가까이 끌어 올렸다. 그러나 흔히 말하는 ‘불도저’는 아니다. “기업의 전부는 사람”이라며 감성경영을 강조한다. 건설업계에서 잔뼈가 굵었지만 인문학과 젊은이들의 문화에 관심이 많다. 지난 9일 본사 강연에선 소녀시대·티아라·다비치 등 ‘걸그룹’의 공통점을 이렇게 설명하기도 했다. “걸그룹들은 각자 개성을 갖고 활동하다가도 다시 그룹으로 모여 시너지를 창출한다.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 현대건설그룹도 이를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통섭’의 시대에 어울림의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인간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며 직원들에게 책과 뮤지컬 관람권을 선물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현대건설 배구단의 경기 뒤에는 선수와 코칭스태프에게 격려 문자메시지를 넣기도 한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산수유 1번지’ 전남 구례

    ‘산수유 1번지’ 전남 구례

    꽃을 보면 눈이 즐겁고 마음이 화사해집니다. 입가에는 보일 듯 말 듯 미소가 번집니다. 어떤 꽃인들 그렇지 않겠습니까마는, 차디찬 겨울을 이겨내고 피어나는 봄꽃의 유혹은 도저히 뿌리칠 수가 없지요. 얼마 전 입적한 법정 스님은 ‘한 사람은 모두를 모두는 한 사람을’이란 저서를 통해 “우리가 꽃을 보고 좋아하는 것은 우리들 마음에 꽃다운 요소가 깃들어 있기 때문”이라며 “일이 바쁜 사람들은 한가해서 꽃구경이나 다닌다고 하겠지만, 어딘가에 꽃이 피었다고 일부러 친구와 함께 꽃구경을 떠난다는 것은 진정 꽃다운 일”이라 했습니다. “산에 살면 산을 닮고 강에 살면 강을 닮는다. 꽃을 가까이하면 꽃 같은 삶이 된다.”고도 했지요. 봄꽃들이 흐드러지게 피고 있습니다. 특히 산수유가 그렇습니다. 매화에 내줬던 봄의 전령 자리를 올해 단단히 꿰찬 듯합니다. 섬진강 자락에 기댄 전남 구례군의 마을마다 노란 산수유가 다투어 피었습니다. 산수유 앞에 서서 고민도 털어 놓고, 세상 사는 이야기도 나눠보는 게 어떻겠습니까. 꽃으로부터 많은 위로와 가르침을 받게 되지 않을까요. ●앞마당·돌담길·논두렁 온통 꽃구름 산수유는 세 번 꽃을 틔운다. 먼저 꽃망울이 벌어지고, 20여개의 샛노란 꽃잎이 돋아난다. 이후 4∼5㎜ 크기의 꽃잎이 다시 터지면서 하얀 꽃술이 드러나 왕관 모양을 만든다. 열흘 붉은 꽃 없다지만, 산수유가 한 달 가까이 노란 꽃구름을 피워 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봄물에 방게 기어 나오듯, 고샅길과 개울가 곳곳에서 조금씩 얼굴을 내밀던 산수유가 산동면 반곡마을께 이르자 노란빛 선연한 군락을 이루기 시작한다. 3월로 들어서자마자 꽃망울을 터뜨린 산수유 덕에 농가 앞마당과 돌담길, 논두렁이며 산기슭이 온통 꽃구름이다. 게다가 철없이 내린 폭설이 하얀 모자까지 덧씌우며 좀처럼 보기 힘든 빼어난 풍경을 펼쳐 놓았다. 한 관광객은 “흐미, 꽃멀미 나겄소.”라며 벌어진 입을 쉬 다물지 못했다. 반곡마을 위쪽은 국내 최대의 산수유 군락지인 상위마을이다. 꽃망울이 눈과 꽃샘추위 때문에 잔뜩 웅크린 상태. 하지만 따뜻한 훈풍이 보듬기만 하면 금방이라도 팝콘처럼 터질 기세다. 주민들에 따르면 아래 반곡마을과 고도차이는 크지 않지만, 기온차는 제법 커, 이처럼 피는 시기가 다르다는 것. 상위마을 위에 있는 정자 ‘산유정’에 오르면 산수유마을 전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만복대 자락에서 부드럽게 곡선을 그리며 흘러내린 다랑논과 마을 한가운데를 흐르는 개울, 그리고 대숲과 산수유 군락이 어우러져 영락없는 풍경화를 그려낸다. ●마을마다 같고도 다른 풍경 박미연 구례군 문화관광해설사는 마을의 형상에 따라 산수유를 감상하는 맛이 다르다고 했다. “상위마을 산수유가 산 아래 옴팍하니 넓게 들어서 있다면, 현천마을은 제주도의 밭처럼 돌담 안에 빼곡히 들어서 있지요. 달전마을은 길게 옆으로 펼쳐져 있고요.” 계천리의 현천마을은 산수유마을 포스터의 배경이 된 곳이다. 그만큼 ‘사진발’을 잘 받는다. 마을 뒤 견두산은 모양새가 ‘현(玄)’자형이다. 또 마을 뒤로 옥녀봉의 옥녀가 매일 빨래를 했다는 내(川)가 흐르고 있어 현천(玄川)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마을입구의 현계정을 지나면 돌담을 두른 밭고랑마다 산수유꽃이 내려와 외지인을 반긴다. 돌담길은 미로처럼 구불구불 이어지며 시골정취를 한껏 뿜어낸다. 현천마을 산수유의 밑동은 나이가 300년을 넘겼지만, 꽃을 피운 가지의 나이는 60년이 채 안 된다. 1948년 여수·순천사건 때 토벌대가 산수유를 모두 베어버렸기 때문. 그러나 산수유는 다시 가지를 뻗고 꽃을 피우며 생을 이어왔다. 마을 최고의 풍경 포인트는 마을 공동작업장 오른쪽의 산자락. 개울 위 다리를 건너 10여분 올라야 한다. 산수유와 고즈넉한 산골 풍취가 어우러져 선경을 펼쳐낸다. 근동의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현천마을에서 19번 국도를 타고 남원 쪽으로 5분 남짓 가다 보면 산수유 시목지(始木地)가 있는 계척마을에 닿는다. 근거는 박약하지만, ‘산동’(山洞)이란 지명은 1000년 전 중국 산둥(山東)성의 처녀가 지리산 산골로 시집오면서 가져온 산수유 묘목을 심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계척마을의 산수유 시목(始木)의 수령도 1000년쯤 됐다는 것. ‘할머니 나무’로 불리는 산수유 시목은 세월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지지대에 의지하고 있지만, 여느 젊은 나무 못지않게 해마다 꽃을 활짝 피운다. ‘할아버지 나무’가 있는 달전마을도 잊지 말고 둘러보시라. 고즈넉한 시골 풍경에 더해 아름드리 산수유들이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한껏 드러내고 있다. ●오늘부터 구례 산수유 꽃축제 구례군은 18~21일 산동면 지리산온천지구 일대에서 ‘제12회 구례산수유꽃축제’를 연다. 축제추진위원회는 지난 겨울 유난히 춥고 눈이 많이 내려 꽃봉오리가 예년에 비해 훨씬 화려하고, 선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산수유꽃길 소달구지·마차타기, 홍염염색 장인과 함께하는 염색체험, 산수유 대형 족욕탕, 산수유꽃길 트레킹 등 산수유와 관련된 건강체험 프로그램이 대폭 확대됐다. 상금 1000만원이 걸린 산수유꽃 디카사진 콘테스트와 전국어린이 사생대회, 산수유 건강 학술세미나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곁들여진다. 디카사진 콘테스트 응모는 축제 홈페이지(www.sansuyu.go.kr)에서 받는다. 전남 영암에서 열릴 예정인 ‘2010년 F1대회’ 홍보관도 마련된다. F1대회에 출전하는 경주용 자동차, 이른바 ‘머신’(Machine)도 실제 전시될 예정이다. (061)780-2727. 글 사진 구례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가는 길:서울에서 자가용을 타고 갈 경우 호남고속도로 전주나들목→17번 국도(남원 방향)→춘향터널→19번 국도(구례 방향)→밤재터널→지리산온천랜드 이정표→좌회전→2㎞ 직진→상위마을 순으로 간다. 대전통영간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함양분기점→88고속도로 남원나들목→19번 국도→상위마을. 구례행 직행버스(4시간 소요)가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하루 6회 운행한다. 기차는 하루 14회. 구례구역에서 내린다. 상위마을까지는 구례공용터미널에서 1시간 간격으로 버스가 다닌다. 구례군청 문화관광과 780-2450. →맛집:구례읍내 영실봉은 갈치조림만 40년 넘게 해 온 집이다. 1인분 8000원. 782-2833. 동아식당은 구례 주민들뿐 아니라 외지 식객들도 알음알음 찾아가는 선술집. 가오리찜과 족발탕이 유명하다. 1만원. 구례터미널 인근에 있다. 782-5474. 3·8장이 서는 날이라면 장터에서 팥칼국수 한그릇 먹어도 좋겠다. 3500원. 010-6861-0639. →잘 곳:읍내에서는 새단장한 온천각이 깔끔하다. 3만~4만원. 782-0021. 화엄사 초입의 한화리조트(1588-2299), 마산면의 전통 한옥 쌍산재(www.ssangsanje.com, 011-635-7115) 등도 ‘강추’할 만하다.
  • 포스코, 성진지오텍 인수

    포스코가 플랜트 기자재 업체인 성진지오텍을 인수했다. 포스코는 17일 성진지오텍,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미래벤처투자와 주식 양수도계약을 맺고 성진지오텍 1234만 5110주(지분 40.4%)를 이사회 승인을 조건으로 매입한다고 공시했다. 실사 과정과 다음달 이사회 승인을 거쳐 최종 인수를 확정할 계획이다. 지분 인수가 확정되면 포스코는 성진지오텍의 최대주주가 되고, 전정도 성진지오텍 회장은 2대 주주로 남는다. 전 회장은 향후 3년간 성진지오텍 경영을 맡으며 경영실적에 따라 임기 2년 연장 여부가 결정된다. 1989년 설립된 성진지오텍은 석유화학 플랜트와 오일샌드 모듈 제작 업체로 울산에 본사를 두고 있다. 석유화학 플랜트 기자재뿐만 아니라 담수설비와 해양설비, 오일샌드 원유정제 모듈 등을 제작하는 국내 유일의 업체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기존 화력발전 플랜트 중심의 포스코건설이 다양한 플랜트 건설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강릉역사 외곽이전 재검토 논란

    강원 강릉 역사(驛舍) 이전 문제가 지역의 핫 이슈로 떠올랐다. 강릉시는 17일 강릉~원주 간 철도 건설사업과 관련, 이명박 대통령이 복선화 의지를 밝힌 가운데 도심에 위치한 강릉역사의 외곽(구정면) 이전 재검토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최명희 시장은 최근 “강릉역사를 (외곽으로)이전하게 되면 강릉발전을 위한 도시공간의 개발은 되겠지만 (지역의)복합적인 발전을 위해 역사 이전만이 능사인가 라는 의문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철도를 도심으로 끌고 들어오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며 “포항에서 동해선이 올라오고, 신강릉역(구정면)에서 동해북부선이 연결되면 구정~강릉역 구간은 폐쇄돼야 하지만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지역에서는 이전에 대한 찬성 여론이 높아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강릉역이 외곽인 구정면으로 옮겨가면 현재 교2동의 역사 부지와 옛 고속·시외버스 터미널 부지를 연계해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도심을 관통하는 철도부지가 없어지게 돼 도심의 지도가 바뀔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주민 최돈희(48)씨는 “역사가 외곽지역으로 이전되면 도시발전에 긍정적 효과가 클 것”이라고 이전을 주장했다. 시는 시가지 개발의 걸림돌로 작용해 온 강릉역을 외곽인 구정면 금광리 일대로 이전하겠다며 1998년 철도청과 강릉역 이전 기본협약을 체결하고 기본 실시 용역에 착수하는 등 사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역 이전에 필요한 1700억원의 자체 재원 확보가 어렵자 결국 강릉~원주 간 복선전철과 연계한 국책사업으로 전환해 줄 것을 관계부처에 건의하면서 이전사업 추진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김성찬 해군참모총장 내정

    김성찬 해군참모총장 내정

    정부는 15일 정옥근(58·해사 29기) 해군참모총장 후임에 김성찬(56·해사 30기) 해군참모차장을 내정했다. 김 내정자는 16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정식 임명을 받으면 19일 취임하게 된다. 김 총장 내정자는 경남 진해 출신이다. 1함대사령관과 해군본부 전력기획참모부장을 지낸 해군 내 대표적 ‘기획통’이다. 2006∼2007년 제주해군기지 건설사업이 난항을 겪을 당시 전력기획부장으로 사업을 총괄, 해군 전력 증강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참모총장의 교체에 따라 후속 인사는 다음달 초에 큰 폭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김 총장 내정자의 동기인 김중련 합동참모본부 차장과 박정화 해군작전사령관은 그동안의 관례에 비춰보면 전역이 예상된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부동산 라운지] 부산 센텀지구 아파트 재분양 속사정은

    최근 미분양·미입주 주택을 둘러싼 논란은 서울·수도권보다 지방이 더 심각하다. 얼마 전 한 건설사가 부산 센텀지구 안의 오피스텔형 아파트를 ‘재분양’한다고 밝혔다. 센텀지구는 ‘부산의 압구정동’으로 불리며 1~2년 전까지만 해도 건설사들이 앞다퉈 3.3㎡당 1000만원 이상의 고가 아파트를 지었던 곳이다. 사정을 알아보니 이 아파트는 2년여 전에 분양했고, 지난해 9월 입주를 시작했지만 절반도 채우지 못한 상태였다. 당시에는 100% 분양됐지만, 최근 2년 사이에 금융위기로 부동산시장이 가라앉고 실물경제가 악화되면서 잔금을 마련하지 못한 계약자들이 입주를 하지 못한 것이다. 대부분 실거주자가 아닌 투자를 목적으로 무리하게 구매했던 것이다. 전체 503가구 가운데 최소 30%는 이처럼 잔금을 마련하지 못해 입주를 포기했다. 전체의 10%에 해당하는 40~50가구는 은행 빚을 다 갚지 못해 아예 신용불량자가 돼 버렸다. 이번에 재분양으로 내놓은 물량은 건설사가 아파트 값만큼 이들의 빚을 갚아주는 대신(대위변제) 계약자의 자격을 박탈해 생긴 물량을 포함한 것이다. 이 건설사 관계자는 “잔금 여력이 없어 빈집 상태로 두는 것보다 투자 여력이 있는 투자자를 연결해 주자는 차원에서 ‘재분양’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역 공인중개업소들의 설명을 들어보면 센텀지구에는 이 아파트뿐 아니라 준공 후 입주를 못한 집들이 수두룩하다. 인근 S공인 관계자는 “2~3년이 돼도 분양이 안 되거나 할인 분양을 하는 아파트가 주변에 많다. 계약금을 1%만 줘도 입주권을 넘겨 주는 일이 생기기도 했다. 투자를 하려면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현대건설 신울진 원전 1·2호기 수주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말 많고, 탈 많던’ 신울진 원전 1·2호기 공사를 수주했다. 하지만 입찰 절차에 따른 논란이 여전해 한동안 공정성 시비가 불거질 전망이다. 특히 입찰에 떨어진 컨소시엄을 중심으로 입찰무효 소송 가능성마저 제기되면서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한국수력원자력은 15일 신울진원전 1·2호기 주설비공사(건설공사) 낙찰자로 현대건설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총 1조 4000억원 규모의 건설사업인 신울진 1·2호기 공사 입찰에는 현대(현대·SK·GS)와 대우(대우·두산·포스코), 삼성(삼성·금호·삼부), 대림(대림·동아·삼환) 등 4개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입찰 결과 1조 909억원(예가대비 81.4%)으로 응찰한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입찰금액 적정성 심사를 거쳐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탈락 컨소시엄’의 강력 반발이 예상된다. 일부 컨소시엄이 입찰가를 전자입찰 때와 다르게 수정한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한수원이 개찰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미 공정성이 훼손된 상태여서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현대를 뺀 대다수 컨소시엄이 개찰을 반대했다.”고 주장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도 “개찰 강행을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한수원이 강행했다.”면서 “경영진에 보고하고향후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한수원은 “입찰 과정에 대해 법률 자문에 들어간 결과, 하자가 없는 것으로 결론을 내린 만큼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현대건설(지분 45%)을 대표사로 SK건설(30%)과 GS건설(25%)이 참여한다. 현대건설은 신고리 1·2호기와 신고리 3·4호기 시공 대표사로 참여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가동되는 원전 20기 가운데 12기를 시공한 건설업체다. 발전용량 1400㎿급의 신울진 1·2호기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수출되는 한국형 원자로 ‘APR1400’ 모델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향후 ‘한국형 원전’ 수출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게 됐다. 신울진 1·2호기 공사는 다음달 부지 정지 공사에 착수해 2016년 6월과 2017년 4월에 각각 1, 2호기가 준공된다. 김경두 오상도기자 golders@seoul.co.kr
  • 롯데·포스코건설 등 18곳 LH 우수시공사 선정

    롯데건설·쌍용건설·포스코건설 등 18개 건설사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우수시공업체로 선정됐다. 대림산업과 SK건설은 부문별 2관왕에 올랐다. LH는 지난해 LH가 발주한 공사에 참여한 152곳 건설업체와 13곳 감리용역업체를 대상으로 우수시공사 18곳과 우수감리사 2곳, 우수감리원 1명 등을 선정했다고 15일 밝혔다. 공종별 우수시공업체를 보면 ▲건축은 대림산업·대보건설·동원시스템즈·세원건설·우미토건·이수건설·진흥기업·코오롱건설·한신공영 ▲단지개발은 경남기업·남광토건·대림산업·삼호·상록건설·쌍용건설·SK건설 ▲도로·교통시설은 롯데건설·SK건설 ▲환경·산업설비시설은 동호이엔씨·포스코건설 등이다. 이밖에 아이티엠 코퍼레이션과 유탑엔지니어링(우수감리사), 정광교 수석감리사(우수감리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세운상가 재개발사업 무산 위기

    세운상가 재개발사업 무산 위기

    서울 종로 세운상가를 재개발하면서 도심 녹화사업의 축으로 만들겠다는 서울시의 계획이 무산 위기에 처했다. 문화재청이 종묘 경관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사업안을 반려했기 때문이다. 주관사인 SH공사는 사업안 재검토에 들어갔지만 사업성이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서울시와 SH공사 등에 따르면 문화재청 소위원회는 지난 10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의 경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세운4구역 주상복합 건물 계획안을 반려했다. 이번이 벌써 4번째다. SH공사는 지난해 9월 36층 122m 높이의 계획안을 처음 냈다 반려된 이후 110m, 106m로 수정안을 계속 제출했다. 특히 지난달 29층 99m 높이의 수정안 제출시에는 내부적으로 “적자사업을 막을 수 있는 마지노선”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문화재 보호조례에 따르면 국가문화재에서 100m 이내의 건설사업은 문화재위의 심의를 필수적으로 받아야 한다. 세운4구역은 종묘에서 140m가량 떨어져 있어 규정한 조례상으로는 심의대상이 아니다. 조사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종묘의 의미가 크고, 고층건물이 들어서는 대단위 사업이기 때문에 조례상 예외에 해당돼 심의 대상이 된 것”이라며 “종묘와 세운상가처럼 큰 단위개발이 도심에서 흔치 않은 일이어서 문화재위원들이 더 강하게 규제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위는 사업반려와 함께 4개동 가운데 ‘종묘와 맞닿은 건물 높이를 55m까지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권고안을 함께 보냈다. SH공사 측은 “문화재청의 권고를 검토해 새로운 사업 계획안을 만들겠다.”는 공식입장이다. 그러나 서울시와 SH공사 모두 ‘적자사업’에 대한 부담을 떠안게 되면서 사업안 수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한 관계자는 “55m까지 낮추면 사업성이 전혀 없다.”면서 “SH공사를 설득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SH공사 관계자는 “SH공사가 도심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10년만인 데다 ‘공동주관사인 LH공사가 사업을 포기한 상황에서 왜 우리가 해야 하느냐.’는 반발이 많다.”고 전했다. 계획안이 계속 보류되면서 사업은 멈췄지만 세입자들 중 상당수가 맞은편 대체상가인 웅진스퀘어로 이주한 탓에 상권은 둘로 찢겼다. 세입자 대표 김동진(52)씨는 “442개 점포 중 100여개 정도가 웅진스퀘어로 옮겼다.”면서 “세운상가가 이미 없어진 줄 아는 사람들도 많다.”고 토로했다. 시계도매상을 하는 기성도(64)씨는 “권리금을 1억 6000만원 주고 들어왔는데 보상금이 3000만원이다.”라면서 “사업시행 인가도 안 떨어졌는데 사람들만 빠져 나가 유령상가가 됐다.”고 울분을 터트렸다. 세운4구역이 수정안을 제시해 문화재청의 심의를 통과하더라도 사업은 상당기간 지연될 전망이다. 수정안이 심의를 통과하면 교통, 환경 영향평가와 디자인 등 건축심의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글 사진 박건형 이민영기자 kitsch@seoul.co.kr
  • 팀내 입지 최악…이승엽, 멀고도 먼 선발 출전

    팀내 입지 최악…이승엽, 멀고도 먼 선발 출전

    시즌을 불과 10여 일을 앞둔 지금 이승엽(요미우리)의 팀내 입지는 최악의 상황이다. 지금까지 이승엽은 시범경기동안 10경기 중 선발로 두차례 출전한 것이 전부이며 그밖의 경기에선 주로 대타로 한 두타석 들어선 게 전부였다. 때를 같이해 지금까지의 성적도 썩 만족스럽지가 못하다. 이승엽의 전매특허인 홈런은 단 한개도 없으며 타율 역시 .214에 머물고 있다. 이쯤되면 개막전 선발출전은 힘들어 보인다. 물론 시범경기는 선수들의 컨디션을 점검하는 기간이라 정규시즌에 들어가면 다를것이란 희망이 있긴 하지만 지금 요미우리 구단의 선수기용을 보면 이러한 기대 역시 부정적인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라 타츠노리 감독은 부상에서 돌아온 타카하시 요시노부를 1루 자리에 중용하고 있다. 원래 외야수였던 타카하시를 1루수로 많은 경기에 투입하는 이유는 낯설은 내야수비에 대한 감각을 찾으라는 배려가 있는듯 하다. 하지만 이승엽 입장에서는 들쑥날쑥한 경기출전으로 인해 타격감각을 찾지 못하고 있는점은 정말로 안타까운 부분이다. 시범경기에서 요미우리 타선은 전체적으로 컨디션이 좋지 못하다. 이승엽만 성적이 부진한게 아니라는 뜻이다. 올시즌 요미우리 1군 주전이라고 할 수 있는 선수들 중 시범경기에서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선수는 거의 없다. 유격수 사카모토 하야토(타율 .184), 중견수인 마츠모토 테츠야(.161)는 물론 중심타선에 배치될 오가사와라 미치히로(.286)와 알렉스 라미레즈(.100)도 모두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포수인 아베 신노스케만 유일하게 3할대의 타율(.304)을 유지하고 있을 뿐 이승엽과 외국인 선수 1군 엔트리 싸움을 하고 있는 2루수 에드가 곤잘레스(.269)와 1루 주전 경쟁자인 타카하시 요시노부(.278)도 만족할만한 성적이 아니다. 시범경기가 정규시즌을 대비해 선수들의 컨디션 극대화와 기량 점검에 그 목적이 큰만큼 지금 이승엽(.214)의 성적 역시 의미를 부여하긴 힘들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승엽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는 여건이 원천적으로 차단돼 있다는 점이다. 선발로 경기에 나서는 것과 벤치에만 있다 경기후반에 한 두차례 교체멤버로 경기에 투입되는 것은 천지차이다. 더군다나 이승엽은 교체출전이 낯선 선수다. 선발출전을 하면 상대할 선발투수에 대한 대비책을 미리 파악해 경기에 나설수 있는 반면, 선발에서 빠지면 언제 어느상황에서 경기에 투입될지 모르기에 스스로 리듬감을 갖고 컨디션을 조절하는 게 힘들어진다. 대타전문 선수들은 경기상황을 지켜보다 직감적으로 자신이 타석에 들어설 시점을 파악하며 미리 준비하는데 이러한 것들은 지금까지 이승엽이 해왔던 야구와는 거리가 멀다. 또한 심리적으로 쫓기는 상황도 보이지 않는 컨디션 저하의 원인이 되고 있다. 대수비나 대타는 단 한번의 타석에서 모든걸 보여줘야 한다. 대수비로 들어갔다 돌아오는 자신의 타순에서 안타를 생산하지 못하면 다음날 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할 확률은 더욱 희박해진다. 이러한 선수기용은 주로 가능성이 큰 유망주들을 키울때 사용하는 시스템이지만 지금은 신인선수들도 이러한 방식으로 경험을 쌓게 하지 않는다. 21세기 최고의 거포유망주라 불리는 나카타 쇼(니혼햄)는 내야수로 입단했지만 이번 오프기간 동안 외야수로 포지션을 변경한 후 시범경기에 참가했다. 니혼햄의 나시다 감독은 시범경기 초반 나카타를 선발라인업에 집어 넣으며 1군 투수들에 대한 경험과 수비 적응력에 많은 시간을 배려했다. 나카타는 비록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이지 못해 지금은 2군으로 내려갔지만 팀 장타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니혼햄 구단의 노력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하지만 지금 이승엽은 타팀의 신인급 선수들 보다 못한 대우를 받고 있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홈런생산 능력이 뛰어난 동료 선수들이 변함없는 장타력을 보여주고 있다면 모를까, 그렇지도 않다. 그의 경쟁자들인 곤잘레스와 타카하시 역시 마찬가지다. 타수가 적어 타율차이에 따른 비교우위를 논하며 이승엽을 대입할 상황도 아니다. 현재까지 요미우리 구단의 추이를 보면 하라 감독의 마음에는 이승엽의 이름 석자는 없어보인다. 공평하게 기량점검을 해야할 시범경기 기간동안 이승엽은 자신의 타격기술과 밸런스 점검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두손을 묶어놓고 복싱경기를 해 상대선수를 이기라는 것과 같은 이치다. 심판마저 이승엽의 편이 아니다. 이승엽으로서는 이제 10여일도 남지 않은 개막전까지 적은 기회지만 어떻게 해서든지 폭발력 있는 타격을 보여줘야 한다. 설사 그런 모습을 보여준다 해도 1루자리는 타카하시 몫이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어쩔도리가 없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법정스님 다비식] 법정 서적 절판될 듯

    법정 스님의 책이 그의 유지대로 절판될 것으로 보인다. 변택주 사단법인 ‘맑고향기롭게’ 이사는 14일 “스님의 말씀은 널리 퍼져야 하지만 스님이 절판을 원하셨기에 그 뜻을 따를 수밖에 없다.”며 절판 의지를 분명히 했다. 출판계는 “설사 유지가 그렇더라도 스님의 말씀을 좀 더 널리 알리기 위해 계속 책을 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여왔다. ‘일기일회’ 등을 출간한 고세규 문학의숲 대표는 “스님의 유지를 대변하는 ‘맑고향기롭게’ 측이 절판을 강행한다면 따를 수밖에 없다.”면서 “다만, (절판까지는) 시간이 다소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소유’를 내고 있는 범우사 측도 “맑고향기롭게의 결정에 따를 것”이라면서도 “절판되면 오히려 무단 복제판이 판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보금자리 안 부러운 공공임대 잡아볼까

    보금자리 안 부러운 공공임대 잡아볼까

    지난해 결혼한 심모(35)씨는 6개월 전 경기도 죽전의 한 공공임대 아파트로 이사했다. 집 주인이 5년간 의무거주한 뒤 분양전환받은 집에 전세로 입주했다. 임대주택에 대한 사회적 편견 탓에 주저했지만 반년을 넘기다 보니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84㎡ 넓이에 방 3개와 욕실 2개를 갖췄고 서울 강남까지 40여분이면 닿을 만큼 편리하다. 심씨는 “인근 경기도 분당의 아파트보다 전세가는 2000만~3000만원가량 낮고 전용면적은 넓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주택시장에서 공공임대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분양가 상승으로 내 집 마련의 꿈이 멀어진 데다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확산된 탓이다. ●집값 하락 위험부담 없어 인기 상한가 14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올해 수원 광교, 남양주 별내, 성남 여수, 세종시 첫마을 등에서 7977가구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할 예정이다. 공공임대주택은 취약계층에만 공급되는 국민임대나 영구임대와 달리 청약저축을 가진 1~3순위 무주택 가구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5년이나 10년 뒤 분양전환받을 때는 임대인이 임대보증금과 분양가의 차액만 지불하면 된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공공임대는 일시에 많은 돈이 들지 않고 임대기간에 청약통장이 살아있어 내 집 마련의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공공임대의 강점은 당장 위험부담을 안고 집을 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분양전환 뒤 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공공임대의 임대보증금은 건설원가의 50% 이하에서 결정된다. 월 임대료도 수선유지비·화재보험료 등에 불과하다. 박 팀장은 “중소형에서 중대형까지 다양한 평형을 갖춘 데다 5년 혹은 10년만 의무적으로 거주하면 곧바로 분양주택으로 전환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지난해 법령 개정으로 10년 공공임대도 입주 5년만 지나면 임차인이 임대사업자와 협의를 거쳐 곧바로 분양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5년 이상 거주하다 분양전환하면 집을 팔 때 양도세가 면제된다. 덕분에 공공임대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LH가 지난해 판교에서 분양한 중대형 공공임대는 127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부동산써브의 나인성 연구원은 “민간분양처럼 입지만 좋다면 장점이 충분하다.”면서 “최근 부동산 시장이 불안하다 보니 입주자 사이에선 무턱대고 분양을 받기보다 잠시 유예기간을 가질 수 있는 공공임대의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고 전했다. ●85㎡ 넘는 주택은 청약예금 가입자도 자격 올해는 수원 광교와 남양주 별내가 주목 대상이다. 오는 11월 분양이 예정된 광교신도시는 지난해 민간 건설사들이 공급하는 단지마다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여 공공임대도 마찬가지 현상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A10, A26, A27 등 3개 블록에서 모두 3037가구가 10년 공공임대 조건으로 나온다. 전용면적은 74~135㎡로 다양하다. 서울~용인고속도로가 지나고 5년 뒤 신분당선이 연장 개통된다. 남양주 별내 A1-3블록에서는 9월쯤 75~84㎡ 478가구가 공급된다. 지하철 8호선 연장이 예정돼 교통 불편도 개선될 전망이다. 분당신도시와 성남구시가지 사이에 위치한 성남 여수 C1블록에서는 5월이면 130가구가 공급된다. 101~120㎡의 중대형으로 청약예금 가입자도 청약할 수 있다. 외곽순환도로나 분당선 전철 이용이 가능하다. 충남 세종시 첫마을 A-2, D블록은 9월 이후 첫 선을 보인다. 49~84㎡ 660가구 규모로 국제 현상설계를 통해 건설된 아파트다. 유엔알컨설팅의 박상언 대표는 “청약 경쟁률이 전통적으로 높았던 지역과 프리미엄이 검증된 단지 위주로 신청하는 것도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LH관계자는 “올해 분양되는 공공임대 가운데 7253가구가 수도권에 몰려있다.”면서 “85㎡를 초과하는 주택은 청약예금 가입자에게도 신청 자격이 주어진다.”고 밝혔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김길태 검거 이후] 전자발찌 소급적용 어떻게

    전자발찌 부착 대상자와 부착기간을 늘리는 방향으로 여론이 힘을 얻으면서 소급입법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위헌 논란을 어떻게 피해 가느냐다. 정치권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정부입법 대신 의원입법 형식으로 이달 내 마무리할 움직임이지만, 법조계에서는 우려하는 시선이 더 많다. ☞[화보] 김길태 범행부터 검거까지 당정이 추진하는 전자발찌 강화방안은 소급적용하자는 것이다. 전자발찌법이 2008년 9월 시행에 들어가면서 그 이전 성폭행 범죄자에 대해 적용할 수 없는 단점을 보완하자는 뜻이다. 물론 위헌 논란을 감안한 듯 ‘제한적’으로 하겠다는 단서를 달아뒀다. 그러나 제한적이라는 말이 간단한 문제는 아니라는 게 법원·검찰의 공통된 입장이다. 우선은 재범 가능성 판단 기준이 미묘하다. 그래서 지금처럼 법원이 판단할 수 있도록, 검사가 청구하고 판사가 결정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그러나 이 경우도 수감 중인 재소자들이야 어느 정도 가능해도, 이미 수감생활을 마친 사람에게는 강제할 방법이 없다. 밖에서 정상적으로 살고 있는데 과거 기록만으로 재범 우려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여기다 설사 재범 우려가 있다 해도 이미 석방된 성폭력 전과자를 강제로 법정에 세울 방법도 딱히 없다. 또 최근 수감생활을 마쳤거나, 수감된 지 수년이 지난 사람 등 개개인별 형평성 문제도 있다. 법무부 역시 이 같은 점을 의식해서인지, 전자발찌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이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소급해서 피고인의 이익을 해치는 것을 막기 위해 불소급 원칙이 있지만, 피고인의 이익을 다소 침해하더라도 그로 인해 얻을 수 있는 공익이 훨씬 더 크다면 어느 정도 위헌 논란은 피해 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그러나 이런 법리와 별개로 소급입법 때는 보호처분 결정에서 가석방 결정까지 현실적으로 복잡한 문제들이 노출될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정밀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사설] 입찰 심사과정 모두 내보이겠다는 LH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입찰업체 심사과정을 완전공개하는 LH클린심사제도를 도입해 모든 턴키심사에 적용하기로 했다고 한다. 과감한 인사혁신으로 공기업 선진화의 모범이 되고 있는 LH가 이번에는 고질적인 입찰비리 척결을 위해 발 벗고 나선 셈이다. LH는 그동안 심사부서에서 비공개로 선정하던 심사위원을 입찰업체 입회하에 선정하며, 심사위원 명단을 홈페이지에 사전공개하기로 했다. 특히 심사 전 과정을 CCTV로 중계함으로써 공정성에 대한 잡음을 말끔하게 없앴다. 투명성과 공정성을 살리는 데 중점을 둔 LH의 새로운 시도는 가히 파격적이라고 본다. 정부와 지자체, 공기업 등이 발주하는 관급공사 수주를 둘러싼 비리는 우리 건설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였다. 뇌물을 주고 공사를 따내고 담합을 통해 나눠먹기식 낙찰을 받는 것이 관행처럼 됐다. 특히 계약심사와 관련해 심사위원에 대한 로비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어 공정성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또한 심사위원 선정 등 심사과정이 비공개리에 진행됨에 따라 심사운영 과정에 대한 불신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대형 턴키입찰이 시작되면 건설업체 직원 전체가 로비스트가 된다는 말이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건설사가 공사수주를 위한 로비에 투입하는 비용이 공사비의 20%를 넘는다는 말도 있다. 지출되지 않아야 할 로비 자금은 결국 과다한 사회적 비용지출로 연결된다. 공사비가 엉뚱한 데로 흘러가고, 기술력보다는 로비를 잘한 업체가 공사를 따내니 공사는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 주는 쪽이나 받는 쪽이나 ‘세금도둑’이나 다름없다. 공정하고 투명한 입찰제도 정착이 선진국 진입과 직결된다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LH의 신선한 시도가 건설 부조리를 뿌리 뽑는 것은 물론 기술력으로 경쟁하는 공정한 입찰제도 확립에 결정적인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 “건설發 위기 불똥 튈라” 금융권 비상

    건설업계의 자금난이 심해지면서 금융권에 비상이 걸렸다. 채권 금융회사들은 건설업종 대출 규모를 줄이고 신용위험평가를 강화하는 등 위험관리에 나서고 있다. 10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현재 은행권의 중소형 건설업체의 연체대출액은 9860억원으로 지난해 12월(7728억원)에 비해 27.6%나 늘었다. 연체율도 지난해 6월 4.1%, 지난해 9월 3.7%, 지난해 12월 2.3% 등 하락세에서 올 들어 상승세로 돌아섰다. 1월 말 현재 은행권의 중소 건설업체 대출 연체율은 2.9%로 전체 중소기업 연체율(1.5%)의 두 배 수준이다. 금융회사들은 건설업종의 자금사정이 크게 악화된 지난해부터 대출 규모를 줄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 취급기관의 건설업 대출금은 지난해 말 62조 4000억원으로 9월 말에 비해 5조 7000억원 감소했다. 은행권 대출잔액은 43조 4000억원으로 4조 9000억원이 줄어 집계가 시작된 1998년 4·4분기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저축은행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건설업 대출금은 지난해 초부터 9월 말까지 3조 1000억원 늘어난 뒤 4분기에는 8000억원 줄어든 19조원을 기록했다. 은행들은 건설사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고 신용위험 평가도 더 엄격하게 할 방침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최근 들어 건설업종의 위험이 높아진 상태여서 유의할 분석 대상으로 올려놓고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체별로 위험이 포착되면 곧바로 관리 대상에 편입시켜 신규 여신을 조정하거나 여신 회수 가능성을 분석하고 도산 우려가 있는 곳에 대해서는 워크아웃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신한은행도 건설업을 여신 유의업종으로 분류해 관리를 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대해 월별로 사업장별 평가를 진행하고 시공사 등에 문제가 있는 곳은 유의사업장으로 지정해 특별 관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농협 관계자는 “지금까지 은행들이 신용위험 평가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위해 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지난해 결산 자료를 바탕으로 새롭게 평가해 구조조정 대상 업체들을 다시 선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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