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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에 만든 인맥 유지하려면 끊임없이 공 들여야”

    “이번에 만든 인맥 유지하려면 끊임없이 공 들여야”

    글로벌 국제질서의 틀이 새롭게 짜여진 G20 서울 정상회의가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이번 회의의 의장국인 한국의 역할이 국제적으로 부각된 가운데 향후 회의 성과를 어떻게 현실화시키느냐가 주요한 과제로 남게 됐다. 14일 서울신문은 전성인(경제학) 홍익대 교수와,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 김정식(경제학) 연세대 교수, 이창용 G20 준비위 기획조정단장 등 전문가들과 전화를 통한 긴급지상 좌담회를 마련했다. →이번 G20 서울선언이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에 남긴 의미와 구체적인 성과물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이 단장 의장국이 아니라면 배울 수 없는 것들을 얻은 게 가장 큰 성과다. 합의가 안 되고 모든 게 실패했더라도 국익 측면에서 보면 성공적이라고 느낄 정도로 너무나 많은 것을 배웠다. 선진국 문턱에서 선진국으로 올라설 때 필요한 것을 배웠다고 보면 된다. 또 하나는 인적 네트워크다. 결국 모든 게 사람이 하는 일이다. 이번 기회에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인맥을 맺었다. 사무관부터 국장 레벨까지 다양한 층의 거미줄 같은 네트워크가 생겼는데 직위가 높아지면서 인맥들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또 하나는 이제껏 관료든 민간이든 인맥이란 게 다 미국 중심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20개국 인맥을 다 뚫었다. 돈으로 값을 매길 수 없는 엄청난 자산이다. -김 교수 국제적으로 위상도 많이 올라갔고 선진국과 신흥시장국 중간에서 중재를 해 여러 가지 신흥시장국의 입장을 대변했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성과가 있었다. 자본이동에 대한 규제나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 보호무역에 대한 조치, 그런 것들이 우리나라를 위해서는 도움이 되는 의제가 아닌가 본다. -권 실장 금융 안전망 구축은 외부 충격에 취약한 우리로서 실질적인 측면을 갖는다. 사후적인 규제에서 예방적 제도로 바뀐 것도 평가할 만하다. 금융규제 부문에 있어서 단기자본 유·출입 등을 규제한 것은 우리의 금융불안을 줄이는 데 있어 간접적 효과를 거둘 것이다. 개발의제는 단기적 이익은 없지만 우리가 앞으로 주도권을 쥐고 갈 수 있다는 것으로 의미가 있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환율문제에 대한 평가와 서울선언의 실현 가능성은. -전 교수 미국 스스로가 경상수지 적자가 왜 그렇게 큰지 자각하고 환율이라는 쉬운 출구 이외에 근본적인 출구로 가는 어려운 결단을 해야 환율전쟁이 끝날 수 있다고 본다. 일본의 경우 중국이나 미국에 대해 경상수지 흑자를 내고 있는 대표적 나라이고 중국 역시 미국에 대해 흑자를 내고 있다. 이런 나라들은 지금까지 상당부분 화폐가치를 절상시켰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의 대중, 대일 무역적자가 현저하게 감소하지도 않았다. 한국의 경우 ‘자기 목에 밧줄을 걸고 있는’ 형국이다. 미국과 중국에 대해 흑자국인 우리는 일본에 대해서는 적자국이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 너무 세게 밀어붙이는 것은 국익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 스스로 원화를 절상하겠다고 대외적으로 선언하지 않는 한 조용하게 상황을 처리하는 것이 유리하다. -권 실장 환율문제는 이번 회의에서 단기적으로 봉합된 것이며 근본적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1년 후인 프랑스 정상회의까지 전쟁을 휴전시킨 것이고 이 기간 동안 ‘샅바싸움’은 계속될 것이다.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은 쉽게 합의될 수 없는 사안이다. 환율 조정만으로 경상수지 불균형을 해소하기 어렵다. 환율 이외에 더욱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지만 이것은 각국의 국내 경제정책을 손봐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예컨대 미국의 양적 완화 정책 등 국내정책을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는가. 유로화 존의 복잡한 내부 경제정책을 단일한 기준으로 통합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김 교수 결과적으로 환율 문제에 있어서 중국과 독일이 미국을 이겼다는 평가를 할 수 있다. 미국이 이번 회담에서 실패했다고 본다. 앞으로 환율전쟁이 지속될 수 있고 여기에 무역전쟁으로 번질 수도 있다. 우리가 ‘회담 성공’이라고 자평하기에 앞서 냉정하게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1년 뒤에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에 대해 합의를 한다는 보장도 없다. 설사 합의한다 하더라도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가 많이 줄어들지 장담할 수 없다. 나라마다 경제상황이 다른데 무조건 일정한 수치(예컨대 GDP 대비 경상수지 4% 이내)로 정하는 게 맞는지, 또 정했는데 지키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아무런 규정이 없다. 4% 넘는 나라가 독일과 중국 정도밖에 없는데 두 나라가 조금 줄인다고 해서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를 해소시키는 데 도움이 될지 의문스럽다. 신흥시장국들도 대부분 반대하고 있어 합의까지는 참으로 어려운 길이 남아 있다.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코리아 이니셔티브’(개발 어젠다와 금융시장 안전망)에 대한 평가와 향후 실행력을 갖기 위한 방안은. -김 교수 원칙에 합의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지만 좀 더 구체적인 액션플랜이 나와야 한다. 실행력을 갖기 위해서는 상설 사무국을 설치해 추진해야 한다. 이번에 나온 글로벌 금융안전망은 이미 국제통화기금(IMF)이 예방대출제도(FCL)를 만들어서 그냥 가만히 놔둬도 시행되는 것이다. 특히 개발 의제의 경우 가장 중요한 투자·지원 자금을 어떻게 모을지에 대해 아직까지 합의된 것이 없다. -전 교수 글로벌 안전망 방안 가운데 중앙은행 간 외환스와프 확대는 이루지 못했고 대안으로 IMF 규모를 늘리는 정도로 끝났다. 개도국에 대한 개발어젠다는 우리나라가 이야기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돈을 써야 하는 문제가 남았다. 한국이 먼저 돈을 내놓고 다른 나라를 설득해야 한다는 의미다. 가시적인 이익에 매이지 않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길게 보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과 통화스와프 한도 확대 등에 노력하는 것이 우리 국익에 도움이 되는 글로벌 금융안전망인 것이다. -이 단장 이번에 코리아이니셔티브의 개발이슈를 합의한 것만으로도 굉장히 큰 성과다. 우리가 낸 의제를 세계가 합의하고 큰 흐름을 바꿔놓은 것이다. IMF의 쿼터 조정도 마찬가지다. 누가 뭐래도 자부심을 가져도 될 것 같다. →서울회의 이후 G20 정상회의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는가. -권 실장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국제질서의 개편 과정에서 G20 협의체를 이해해야 한다. 현재로선 G7국가가 결정한 것은 정당성과 실행력도 갖기 어렵다. 다만 G20 회의가 성과 없이 모임만 갖는다면 자연스레 유명무실화 될 것이다. 하지만 이번 회의처럼 IMF 개혁 등의 실효성 있는 결과들이 나온다면 향후 자생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전 교수 역사적으로 보면 많은 국제 회의와 모임들이 생겼다가 사라지곤 했다. 회의에 임하는 회원국들의 태도와 실효성 등 모든 것이 고려된 결과라고 봐야 한다. 이번처럼 해결하려고 하는 문제가 환율, 글로벌 균형 등 복잡하고 이해관계가 얽혀 있을 경우 결코 순탄치는 않을 것이다. 최악의 경우 실패를 서로에게 전가하면서 손가락질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김 교수 회의 자체는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본다. 선진국, 신흥시장국 그룹이 정례화 미팅을 하지 않고 있고 신흥시장국 그룹의 경제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신흥시장국과 선진국이 협력해야 세계 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다. 옛날처럼 선진국끼리만 세계경제를 좌지우지하는 것이 아니라 신흥시장 비중과 경제 의존력이 높아지고 있다. 선진국의 돈들이 신흥시장국으로 많이 이동하면서, 앞으로도 G20의 필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이 단장 G20 이후 의장국인 한국의 입장이 더욱 중요하다. 한국의 가장 걱정스러운 부분은 지금껏 우리 정부가 100%를 다해서 뛰면서 많은 것들을 제안했는데 내년에 G20 준비위 인력들이 각자의 조직으로 다 돌아가버리면 어떻게 되겠나. 예컨대 1월 1일부터 G20에서 한국사람이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고 치자. 그러면 우리가 주도했던 이슈들이 다 날라가 버릴 수도 있다. 또 다른 회원국들이 보기에는 ‘한국사람은 이렇게 일을 하는구나. 필요할 때 반짝 도와달라고 하고 끝나면 뒤도 돌아보지 않는구나’란 오해가 생길수도 있다. 내년까지는 전임 의장국 자격으로 스티어링그룹(조정모임)에 남는데 그만큼 역할을 해야 한다. 문제는 올해처럼 범정부 차원의 정치적인 지원이 얼마나 있을 수 있겠느냐는 점이다. 지금은 이런 것들을 생각할 때다. 행사는 기가 막히게 치르는데 끝나면 나 몰라라 하는 분위기가 과거에 있었다. 인맥도 마찬가지다. 한번 만든 인맥을 유지하려면 끊임없이 공을 들여야 한다. 건축과 비교하면 우리나라가 건물하나는 빠르고 멋지게 잘 올린다. 하지만 사후관리가 안 되면 아무런 의미가 없고, 성과도 퇴색하는 것이다. 이런 식이면 한국은 선진국 문턱까지는 빨리 왔지만 결정적인 고비는 못 넘게 된다. 정리 오일만·임일영·정서린기자 oilman@seoul.co.kr
  • 1~2인가구용 초소형주택 바람… 분양현장 가보니

    1~2인가구용 초소형주택 바람… 분양현장 가보니

    주택시장에 소형 바람을 뛰어넘는 ‘초소형 바람’이 불고 있다. 85㎡ 이하로 대표되던 소형 아파트를 넘어 전용면적 50㎡ 이하의 1~2인용 주택건설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런 바람을 타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대형 건설사들도 잇따라 1~2인 가구용 초소형주택 건설에 뛰어들고 있다. LH는 내년 하반기에 도심 역세권과 상업·업무지구, 대학가 등 인구 밀집지역에서 다가구주택을 매입, 전용면적 50㎡ 이하의 1∼2인 가구용 주택인 ‘스튜디오 주택’을 건설, 독신자 등에게 공급한다고 밝혔다. 대형 건설사들도 아파트 분양 시장이 장기 침체에 빠지자 이에 대한 대안으로 초소형 주택 건설에 눈을 돌리고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루미니’라는 별도의 브랜드를 내놨고, 건설사 ‘빅5’ 중 한 곳인 GS건설도 지난 2일 초소형주택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14일 서울 길동에 위치한 현대아산의 ‘현대웰하임’ 견본주택 앞에 들어서자 부동산업자 4명이 사람들을 붙잡고 이야기를 나눴다. 이들은 초소형주택이 앞으로 유망하다며 투자를 권했다. 손에 든 수첩에는 견본주택을 보고 나온 사람들의 이름과 연락처가 빼곡히 적혀 있다. 청약경쟁률이 높아지면 전매를 권하려는 것이다. 이 부동산업자는 “견본주택을 보고 간 사람의 연락처를 200개 정도 확보했다.”면서 “아파트 견본주택 앞에서는 보통 귀찮다고 그냥 가는데, 그래도 여기선 연락처를 남기는 사람들이 제법 된다.”고 말했다. ●독신자·신혼부부 보이지 않고 50~60대 많아 견본주택 안에 들어서자 50·60대로 보이는 사람들 20여명이 상담을 받거나 견본주택의 이곳저곳을 살펴보고 있다. LH는 초소형주택이 전세난을 해결하는 데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달랐다. 분양신청을 하러 온 사람의 대부분은 전세가 아니라 월세를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주요 수요층이라고 이야기하던 20·30대 독신자나 신혼부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투자를 목적으로 딸과 함께 온 60대 여성은 최대 몇 가구까지 청약이 가능한지를 물어보고 있었다. 그는 “오피스텔도 괜찮지만 도시형생활주택이라고 하는 것이 요즘에 뜬다고 해서 같이 와 봤다.”면서 “전체적으로 오피스텔과 구조나 모양은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초소형주택에 대해 “오피스텔에 비해 관리비 등 비용이 적게 들어 세입자를 찾기가 오피스텔보다 수월할 것 같아 관심이 간다.”고 평가했다. 도시형생활주택은 관리비가 3만~5만원으로 오피스텔의 절반에서 3분의1 수준이고 세입자의 전입신고가 가능해 세를 놓는데 조금 더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입대사업을 하고 있다는 50대 남성은 “독신자나 신혼부부가 1억원이 넘는 돈을 주고 50㎡ 정도 되는 집을 사서 들어올 것 같지는 않다.”면서 “실주거용으로 찾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고 오피스텔에서 이쪽으로 투자처를 옮기는 사람은 제법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식구가 적은 가구를 위해 만들어진 초소형주택이 오피스텔을 대체할 투자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보통 실수요자가 집을 살 때는 그래도 자녀와 함께 살 만한 크기를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면서 “독신인 경우도 보통 전세나 월세 살이를 하려고 하지 싸다고 50㎡ 크기의 집을 사려고 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2~3년후 소형주택 공급과잉 가능성 분양 관계자의 말을 들어 보면 이런 경향은 더 확실해진다. 분양 관계자는 “8대2 정도로 투자 목적으로 보러오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청약이나 계약에서 실수요자 비율은 더 줄어들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초소형주택에 대한 관심이 너무 이르다는 반응도 나타나고 있다. 초소형주택의 형태나 특징이 오피스텔과 유사해 수요층이 겹칠 수 있고, 최근 늘어나는 오피스텔 공급을 생각하면 2~3년 후에는 공급과잉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지난해 한달 평균 197가구에 불과하던 도시형생활주택 인·허가는 올해 7월 1135가구, 8월 1428가구, 9월에는 2496가구로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견본주택을 보러 온 한 투자자도 “아직 오피스텔에 비해서 어떤 장점이 있는지 시장에서 나타난 것이 없어 고민 중”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업계 관계자도 “대형 건설사들이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 건설에 나서면서 앞으로 공급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면서 “초소형주택이 유행이라고 막 뛰어들지 말고 입지와 가격을 꼼꼼히 따지고 들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현대웰하임은 청약마감 결과 평균 6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글 사진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궁궐 걸으며 한국정취 만끽… 행운두꺼비 만지며 “You’re lucky”

    궁궐 걸으며 한국정취 만끽… 행운두꺼비 만지며 “You’re lucky”

    청명한 가을 하늘과 고운 단풍, 날아갈 듯한 창덕궁 기와지붕의 선이 어우러진 창덕궁 연경당에서 12일 G20 국가 정상 및 국제기구 대표 부인들은 한복의 아름다움에 푹 빠졌다.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가 직접 안내한 한복 패션쇼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74)씨와 전통 한복을 충실히 재연하는 남성 디자이너 김영석(46)씨의 작품이 12점씩 소개되었다. 이날 창덕궁을 찾은 이는 로린 하퍼 캐나다 총리 부인, 구르샤란 카우르 인도 총리 부인, 헤이르타 빈덜스 유럽연합(EU) 상임의장 부인, 크리스티아니 헤라와티 인도네시아 대통령 부인, 에미네 에르도안 터키 총리 부인, 마르가리타 사발라 멕시코 대통령 부인, 클로리아 본기 응게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약혼녀, 쩐 타끼엠 베트남 총리 부인, 허징 싱가포르 총리 부인, 아제브 메스핀 에티오피아 총리 부인, 칼리스타 무타리카 말라위 대통령 부인, 유순택 유엔 사무총장 부인, 룰루 킨타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 부인 등 14명. 이들은 창덕궁 금천교에서 문화해설사들의 안내로 궁궐을 5분간 걸으며 한국의 가을 정취를 만끽했다. 숙정문에서 친환경 전기차를 타고 1㎞쯤 이동한 뒤 네모난 연못 부용지에서 온돌의자에 앉아 담소를 나눴다. 연경당 앞에 이르러서는 ‘계수나무 괴석에 새겨진 두꺼비를 만지면 행운이 온다.’는 설명에 서로 돌을 쓰다듬으며 “You´re lucky.”(당신은 운이 좋다.)라고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하이라이트는 단연 한복 패션쇼. 패션쇼가 시작되자 정상 부인들은 직접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박수를 치느라 분주했다. 패션쇼 직후 이영희씨는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쇼 전날 비가 와서 마음이 조마조마했는데 고궁의 풍경과 한복의 색깔이 너무나 조화롭고 아름다워 각국 정상 부인들이 감탄사를 연발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씨는 지난 7월 프랑스 파리 오트쿠튀르 패션쇼에서 소개한 모시 한복과 보라색 당의, 왕비의 가례의상 등 전통미를 재연한 한복 6벌과 현대미를 살린 한복 6벌을 적절하게 섞어 선보였다. 정상 부인들이 가장 감탄사를 내뱉었던 한복은 치마에 매화꽃이 곱게 수놓아진 ‘귀부인의 나들이’란 작품이었다. 자연염색을 한 오묘한 붉은빛 천을, 기녀들이 쓰는 모자였던 전모 위에 한지 대신 둘러 한복 색깔이 가진 아름다움을 극대화했다. 김영석씨는 이벤트 일을 하다가 골동품에 매료되어 인간문화재로부터 바느질을 배우기 시작해 16년째 한복을 짓는 특이한 경력의 남성 디자이너다. 이날도 관복과 두루마기 2점의 남성 한복을 함께 선보인 김씨는 “전통 한복에 현대적인 색감을 살렸다.”며 “주로 드레스를 입는 정상 부인들의 시각을 고려해 한복에서 많이 쓰는 색깔 배합보다는 외국인의 눈에 잘 들어오는 화사한 색깔을 썼다.”고 소개했다. 전날 저녁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각국 정상을 맞을 때 김 여사가 입은 쑥색 치마 한복도 김씨 작품이었다. 그는 “카키색은 원래 한복에서 잘 쓰는 색이 아닌데 영부인은 원색의 옷이 많을 것이란 생각에 가을에 어울리는 색을 골랐다.”며 “저고리에는 부귀를 상징하는 목단꽃(모란)과 나비를 손자수로 수놓고 분홍색 고름으로 장식해 치마와 저고리 색깔이 어울리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한복 패션쇼 때는 검정 투피스로 멋을 낸 김 여사는 성북동 한국가구박물관으로 자리를 옮겨 구절판, 잣죽, 잡채, 삼색전, 너비아니, 유자 화채, 한과 등으로 이루어진 한식 코스로 정상 부인들에게 오찬을 대접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건설업계’ 阿·중남미·亞 집중공략

    ‘건설업계’ 阿·중남미·亞 집중공략

    건설업계가 중동지역에 치우친 해외건설 수주 ‘편식’을 해소하기 위해 시장 공략에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해외건설 수주액이 600억 달러에 육박하는 가운데 지나치게 ‘오일 달러’에 의존하는 시장 상황을 타개하려는 것이다. 12일 한국건설경영협회에 따르면 9월 말까지 국내 30대 건설사(시공능력 기준)의 누적 수주액은 81조 7068억원으로 지난해의 72조 5568억원보다 12.6% 늘었다. 국내 수주는 51조 405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7.4% 줄었지만 해외건설 부문이 30조원을 돌파하며 77.9%나 늘었기 때문이다. 해외 수주에선 중동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플랜트 건설이 23조 6511억원으로 103.7% 급증했다. 국내 주택 건설시장의 위축과 토목 수주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해외 에너지플랜트 수주가 구원투수 역할을 완벽하게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건설사들은 오히려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해외 수주에서 중동지역의 에너지플랜트 사업 비중이 80%로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 때문이다. 건설업계는 2003년 이라크 전쟁이 발발하면서 해외 수주가 37억달러에 그쳐 ‘10년 만에 최악의 상황’을 맞이한 경험이 있다. 지역, 업종 다변화의 필요성을 체득한 것이다. 건설업체들은 최근 아프리카, 중남미, 아시아 시장의 진출에 온 힘을 쏟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8월 중남미 공략을 위한 거점 확보를 위해 콜롬비아에 지사를 설립, 이를 기반으로 브라질 고속철 등 남미지역의 플랜트와 토목, 도시개발 등에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또 원자력발전 기술을 바탕으로 업종 다변화에도 신경쓰고 있다. 대우건설은 북아프리카의 알제리 부그줄 신도시 사업을 기반으로 지역과 업종의 변화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대우건설은 베트남 떠이호떠이 신도시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초고층 빌딩과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시설에서 블루오션을 찾는다는 방침이다. 버즈 두바이 빌딩 건설로 입증된 기술력으로 신흥시장인 아시아의 초고층 빌딩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GS건설은 물처리 사업을 무기로 삼았다. 지난 9월 바레인의 7000만 달러 규모 폐수처리시설을 수주하기도 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아직 시작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시장이 더 넓어질 것”이라면서 기대감을 표시했다. 대림산업은 초장(超長)대교의 해외 수주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여수~광양을 잇는 이순신대교의 건설이 완료되고 나면 내년 베트남, 터키 등에서 예정된 초장대교 건설 수주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외부에선 아직 수주 규모가 작은 새로운 사업에 왜 뛰어드느냐고 지적하지만 미리 진출해 놓지 않으면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도 “현재 아프리카, 중남미 등 지역의 다변화는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다.”며 “녹색·친환경 부문을 선점한다면 해외수주에서 블루오션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日건설사 “바다 위에 친환경 인공섬 띄운다”

    日건설사 “바다 위에 친환경 인공섬 띄운다”

    실현 가능성은 적지만 미래의 사람들은 바다 한 가운데 뜬 인공섬에서 살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12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 메일은 “일본의 한 건설회사가 최근 현지 대학회의에서 오는 2025년을 목표로 태평양 바다 한 가운데 인공섬을 띄우는 프로젝트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일본 건설사 시미즈(Shimizu)는 친환경 녹색 기술을 이용해 탄소중립 도시를 만드는 꿈을 갖고 디자인을 완성했다. ‘그린 플롯’(Green Float)라고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바다 위에 벌집처럼 각각의 셀을 연결한 인공섬으로 1만~5만 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도시를 건설하는 것이다. 각각의 개별적인 셀은 태평양 적도 근처 해상을 자유롭게 움직이지만 셀들은 유기적으로 연결돼 함께 움직인다. 또 커다란 셀의 중심부에는 높이 1km에 해당되는 ‘하늘 도시’가 디자인됐다. 약 7000t의 무게를 가진 이 건축물은 해수의 마그네슘에서 추출한 금속을 이용해 초경량 합금으로 만든 것이다. 아울러 중앙 타워 주변에는 가축이나 다른 농업으로 음식을 자급자족할 수 있는 초원이나 숲이 조성된다. 특히 각각의 셀은 친황경 녹색 기술을 이용해 에너지 소비를 통해 나오는 폐기물을 제로(0)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린 플롯’을 설계한 개발자들은 “이 계획은 미래의 탄소중립 사회를 만들기 위해 설계됐다.”며 “인공섬에서 살게되면 최대 40%까지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이 인공섬은 기후가 가장 안정적인 적도 인근에 위치될 계획이다. 또한 해일이나 낙뢰 같은 극단적인 날씨로 부터 수상도시를 지키기 위해 여러 기술들이 사용된다. 설계자들은 “해일이 연안에서 마주치는 것보다 오픈된 바다가 훨씬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시미즈가 제시한 이 엉뚱한 아이디어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 회사는 달 표면에 태양광 발전 벨트를 설치해 에너지를 지구로 전송하는 방법을 제안한 바 있다. 사진=데일리 메일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3차 보금자리 인천 구월 등 3곳 3.3㎡당 평균 850만~1050만원

    3차 보금자리 인천 구월 등 3곳 3.3㎡당 평균 850만~1050만원

    서울 항동과 인천 구월, 하남 감일 등 3차 보금자리주택지구 3곳에 대한 사전예약이 오는 18일 시작된다. 공급면적은 민간 건설사와의 경쟁을 피해 74㎡와 60㎡ 이하로 한정됐다. 공급가격이 주변 시세와 큰 차이가 없는 데다 주택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일부 지역에선 청약 미달이 우려된다. 국토해양부는 10일 3차 보금자리지구 3곳에 대해 사전예약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내고 18~26일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인터넷 사전예약은 보금자리주택 홈페이지(newplus.go.kr)나 사전예약시스템(myhome.newplus.go.kr)에서 할 수 있다. 현장 접수는 서울 자곡동 보금자리홍보관이나 SH공사 본사, 인천은 구월동 용진빌딩에서 이뤄진다. 사전예약 물량은 하남 감일이 2877가구, 인천 구월 1481가구, 서울 항동 400가구 등 모두 4758가구다. 유형별로는 분양주택 2337가구, 공공임대주택 2421가구다. 특별공급 대상인 2356가구는 18~22일 청약을 받고 일반공급 1576가구는 23~25일 접수가 이뤄진다. 26일은 기관추천 물량으로 접수가 한정된다. 이번 사전예약에선 신도시급 지구로 관심을 모은 광명 시흥과 서울 강남 인근의 성남 고등이 제외됐다. 하지만 실수요 목적이라면 큰 지장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광명 시흥·성남 고등은 제외 3차 지구의 추정 분양가는 3.3㎡당 평균 850만~1050만원. 국토부는 입주 7년이 지난 주변 아파트 시세의 75~90% 수준이라고 밝혔지만 2차 지구 사전예약 때 경기지역의 75~80% 수준보다는 높다. 지구별 분양가는 하남 감일이 3.3㎡당 990만~1050만원, 서울 항동 950만~990만원, 인천 구월이 850만~860만원이다. 전문가들은 3곳 가운데 하남 감일의 선호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위례신도시와 인접한 데다 서울 강동이나 강남 접근성이 양호하기 때문이다. 사전예약 물량도 가장 많다. 반면 인천 구월은 도심이지만 인근 도심 재개발지역과 수요가 겹치고, 서울 항동은 구로지역의 인프라 등 주거환경이 떨어진다는 게 단점이다. 업계에선 하남 감일의 청약저축 납입액 커트라인을 900만~1000만원, 평균은 1200만원 이내로 추정했다. ●“하남 감일 선호도 높을 것”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입지 선호도나 분양가 조건이 이전의 것보다 좋지 않아 하남 감일 외에는 순위 내 청약 미달 가능성도 있다.”며 “실거주자라면 다음달 청약 예정인 강남 세곡, 서초 우면 등 1차 지구 본청약과 비교해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국토부는 사전예약과 본청약을 합해 모두 2만 3581가구를 짓는 서울 항동, 인천 구월, 하남 감일 등 3개 지구에 대한 사업계획을 최종 확정했다. 오상도·김동현기자 sdoh@seoul.co.kr
  • KTX 오송역 손님 적어 ‘울상’

    충북 청원군이 KTX 오송역 때문에 울상을 짓고 있다. 오송역은 국내 유일의 고속철 분기역으로 경부선과 호남선이 모두 지나가 이용객이 많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용객이 예상 숫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민자 유치를 위한 오송역세권 개발 사업 설명회까지 연기되는 등 오송역 조기 활성화에 대한 불안감까지 생기고 있다. 10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KTX 2단계 개통 이후 8일까지 오송역을 이용한 탑승객은 1만 2224명이다. 하루 평균 1528명이 이용한 것으로, 이는 당초 예상했던 하루 이용객 4000명의 38% 수준이다. 개통 이후 최근 8일 가운데 하루 이용객이 2000명을 넘어선 날은 주말인 6일, 7일 이틀뿐이다. 지난 2일에는 986명에 불과했다. 이처럼 이용객이 적은 것은 아직 개통 초기라는 점이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청주 중심에서 오송역까지 가는 데 30분 정도 걸리고, 요금이 고속버스보다 배 이상 비싼 것도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청주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까지 가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1시간 40분 정도. 고속철의 경우 오송역에서 서울까지 47분이면 가지만, 청주 시내에서 오송역까지 30분 정도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20여분 빨리 가는 셈이다. 그러나 요금은 KTX가 1만 6800원으로 고속버스 7000원(일반)보다 두배 이상 비싸다. 가경동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오송역까지 운행되는 셔틀버스 요금(1150원)까지 생각하면 고속버스보다 1만원 이상을 더 부담해야 고속철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대중교통 수단도 부족하다. 현재 청주-오송역 간 시내버스는 하루에 22회(편도 기준) 운행되고 있다. 도 교통물류과 김현정 오송역 담당은 “시내버스 운행 횟수와 노선을 조정하고 오송역을 안내하는 이정표를 곳곳에 설치해 시민들이 편리하게 오송역을 이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며 “시간이 지나면서 이용객이 점차 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오송역세권 개발도 지연될 전망이다. 도는 이달 중에 서울에서 갖기로 했던 오송역세권 개발 사업 설명회를 미루기로 했다. 포스코, 대림, 롯데, SK 등 유력 건설사들과 접촉했으나 이들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민간 투자자 확보가 쉽지 않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이에 도는 충북개발공사에 용역을 의뢰해 개발 논리와 수익 모델을 마련한 뒤 이를 토대로 투자 설명회를 열거나 주요 업체를 개별 접촉해 사업 시행자를 선정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역세권 개발이 늦어질 경우 토지 소유주들과의 갈등도 우려된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조선창건의 始原, 그 장엄한 역사를 걷다

    조선창건의 始原, 그 장엄한 역사를 걷다

    ■태조 이성계의 전설 품은 두 봉우리 “마이산은 알아도 진안은 당최 처음 들어보네예.” 부산에서 마이산을 찾아왔다는 한 여행자에게 들은 말이다. 예전엔 ‘무·진·장’이라 했다. 전북의 대표적 오지로 꼽혔던 무주와 장수, 그리고 진안의 앞글자를 따 오지의 대명사처럼 썼다. 고속도로가 사통팔달로 이어진 요즘이지만, 여전히 외지인들에게 진안은 생소한 땅이다. 말이 귀를 쫑긋 세운 것처럼 암마이봉(686m)과 수마이봉(680m)이 봉긋하게 서 있는 마이산은 진안 최고의 볼거리다. 내나라 안에서 가장 다양한 표정을 가진 산이기도 하다. 봄에는 안개를 뚫고 나온 두 봉우리가 쌍돛배 같다고 해 ‘돛대봉’, 여름에는 울창한 수목 사이로 솟은 용의 뿔을 닮았다 해서 ‘용각봉’으로 불린다. 겨울에는 설경 가운데 먹물을 찍은 붓끝처럼 보여 ‘문필봉’이라고도 한다. 물론 정식 명칭은 가을을 일컫는 마이산이며, 나머지는 ‘스토리 텔링’에 힘입은 이름들이다. 마이산에는 조선 태조 이성계와 얽힌 전설이 많다. 대표적인 게 1만원권 지폐 밑그림인 일월오봉도다. 다섯개의 봉우리와 해, 달이 그려진 일월오봉도는 왕이 앉던 어좌 뒤 병풍 그림으로 쓰이는 등 조선 왕조의 표상으로 통했다. 이 일월오봉도가 마이산과 주변 산군들을 가리키는 것이란 게 현지인들의 믿음이다. 박광식 문화관광해설사에 따르면 고려 말 남원 운봉에서 왜구를 물리친 이성계가 꿈에서 국가를 잘 경영하라는 계시와 함께 금척(금으로 된 잣대)을 받는데, 그가 꿈을 꾼 곳이 바로 마이산이다. 조선시대 궁중에서 경사스러운 잔치가 있을 때마다 추던 몽금척(夢尺)이란 춤도 태조가 마이산에서 금척을 받은 내용이 소재다. 수마이봉 아래 600년 된 청실배나무(천연기념물 제386호) 또한 이성계가 심었다고 전해진다. 아울러 ‘마이산’이란 이름도 태종 이방원이 아버지가 꿈을 꾼 것을 기념해 지었다는 것. 마이산은 진안 어디서 보건 풍경의 주인이 된다. 멀리서 보는 마이산 풍경이 외려 더 낫다는 평가가 있는 것도 그런 까닭. 쉬 보기 어려운 독특한 산세가 주변의 넉넉한 전원 풍경과 잘 어우러지기 때문이다. 일교차가 큰 요즘엔 산허리가 안개에 휩싸인 마이산을 감상하기 딱 좋다. 첫손 꼽히는 곳이 부귀산 등산로다. 산 중턱까지 승용차로 간 뒤, 10분 남짓 산을 오르면 너른 공터가 나온다. 해마다 이맘때면 근동의 내로라하는 사진작가들이 진을 치는 곳이다. 새하얀 안개 속에 두개의 봉우리가 우뚝 솟았는데, 꼭 바다 위에 떠 있는 절해고도처럼 보인다. 부귀산은 반드시 해가 뜰 무렵 찾아야 한다. 햇살이 퍼지기 시작하면 덩달아 안개도 사라지곤 한다. 진안 읍내에서 월평교 방향으로 가다 외후사마을로 좌회전한 다음, 산길을 따라 곧장 간다. 길은 잘 닦여 있는 편. 다만 도로 주변 관목들의 잔가지 때문에 차에 흠집이 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진안군청 옆의 성산정도 좋은 포인트다. ‘진안고원’(鎭安高原)이란 표현에 걸맞게 경사진 언덕 400m 높이에 터를 잡았다. 성산정에서 굽어 보면 마이산 봉우리와 인근 전경이 한눈에 담긴다. 익산~포항간 고속도로 개통 이후에는 진안휴게소 전망대가 오가는 길손들에게 최고의 전망 포인트로 인기를 얻고 있다. 마이산이 코앞에서 펼쳐진다. 상·하행 휴게소 양쪽에 다 있다. ■죽도에서 만난 비운의 선비, 정여립 이 계절, 진안에서 만날 수 있는 풍경의 보고를 꼽으라면 단연 용담호와 죽도다. 별 기대 없이 두곳을 둘러본 여행자라면 뜻밖의 소득에 득의양양할 법하다. 용담호는 2001년 용담댐 완공과 함께 조성된 인공호수다. 호수가 생기기 전 산중턱이었던 곳에 호반도로를 놓았다. 산허리를 끼고 이리저리 달리는데, 그 길이가 60㎞를 넘는다. 물이 들어차면서 야트막한 산 정상은 섬으로 변해 여기저기 흩어졌다. 여느 대형 인공호수보다 서정적이란 느낌이 드는 것도 그런 까닭일 게다. 언덕배기마다 호수를 굽어볼 수 있도록 망향정과 전망대도 서 있다. 죽도(竹島)는 용담호 상류, 장수군 장계면과의 경계 어름에 있다. 진안이란 지명조차 귀에 선데, 하물며 진안에서도 덜 알려진 죽도야 더 말할 게 없다. 죽도는 현지에서 ‘고원 속의 섬’이라 불린다. 장수 쪽에서 내려오는 가막천과 무주 쪽에서 흘러드는 구량천이 죽도 양 옆을 스치며 아래쪽에서 합수머리를 이루기 때문이다. 상전면 주민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원래 구량천은 죽도 위편에서 가막천과 몸을 섞었다. 그러다 농업용수를 원활하게 공급할 요량으로 죽도의 산자락을 뭉텅 잘라낸 뒤 그 사이로 구량천 물길을 돌렸다. 두개의 하천이 뭍과 죽도를 유리시킨 덕에 그처럼 고운 별명을 얻게 됐다. 죽도는 조선시대 선비 1000여명이 화를 입었던 ‘기축옥사’의 주인공, 정여립이 꿈을 키우고, 또 접어야 했던 곳이다. ‘천하는 공물인데 어찌 일정한 주인이 있으랴. 임금 한 사람이 주인이 될 수는 없으며, 누구든 섬기면 임금이 아니겠는가.’라며 혁신적인 사상을 설파한 비운의 정치가이자 사상가다. 중앙 정치에서 물러난 정여립은 맨 먼저 죽도를 찾아 서실을 지었다. 생전 그가 ‘죽도선생’이라 불린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이때부터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대동계를 조직하는 등, 꿈을 키우던 정여립은 1589년 역모의 주동자로 몰리면서 죽도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하지만 그가 자결한 게 아니라 정적이 보낸 자객에게 목숨을 잃었다거나, 그가 역모를 꾸민 게 아니라 정치적 음모에 희생됐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그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죽도로 가는 길은 험하다. 실패한 역사를 기억하기 싫어서일까, 이정표 하나 찾을 수 없다. 가운데가 뭉텅 잘려나간 죽도의 절벽은 칼날처럼 날카롭다. 그 날선 절벽 사이사이 붉은 단풍이 선연하다. 죽도마을에서 1㎞쯤 직진하다 장전마을 버스정류장 못미쳐 오른쪽 아래로 난 길을 따르면 죽도에 닿는다. 차를 적당한 곳에 세워두고 느린 걸음으로 걸어도 좋겠다. 무자치와 장끼가 스스럼 없이 오가는, 시원(始原) 같은 길이 줄곧 이어진다. ■단풍보다 빛난 전설… 전북 진안 마이산 사실, 전북 진안의 마이산을 찾은 까닭은 참 단순했습니다. 기암과 어우러진 단풍이 빼어나다는 주변의 말에 혹했던 거지요. ‘팔랑귀’ 벌렁대며 찾은 진안에서는 그러나, 정작 단풍보다 풍경 속에 남아 있는, 어쩌면 풍경 자체가 된 역사와 전설에 더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마이산이 그랬고, 죽도 또한 못지않았습니다. 단풍만 보자면 진안을 들고 나는 길, 그러니까 진안에서 전주로 나가던 옛길 모래재나, 장수와 연결되는 서구이재 등을 찾는 게 낫겠습니다. ‘구절양장’ 구부러진 도로 주변으로 단풍이 절정의 자태를 뽐내고 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역사와 전설이 풍경 속에 머무는 장면과 마주하려면 우선 마이산에 들러 조선 왕조를 일군 태조 이성계의 자취를 돌아봐야 합니다. 그 뒤, 조선시대 기축옥사의 도화선이었던 정여립(1546~1589)과 시종을 함께한 죽도를 찾는 것이 순서일 겁니다. 특히 죽도는 ‘뭍 속의 섬’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데, 맑은 물과 기암절벽에 매달린 단풍이 어우러지며 제법 장한 모습을 하고 있지요. 글 사진 진안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3)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호남고속도로→익산 분기점→익산~포항간고속도로→진안 나들목 순으로 간다. 마이산은 북부와 남부로 나뉜다. 탑사는 남부 쪽에 있다. 마이산 관리사무소 430-2560. 진안 시외버스터미널 433-2508. ▲맛집 애저가 유명하다. 원래 애저는 태어날 때 죽은 새끼돼지를 통째 고아 만들지만, 요즘은 새끼돼지를 쓴다. 진안관(433-2629)과 금복회관(432-0651)이 애저요리 전문점이다. 도시인의 입맛에는 맞지 않을 수 있다. 토지(432-5566), 용쏘나루터(432-9973) 등은 붕어찜, 쏘가리회 등으로 유명하다. 북부 마이산 입구 그린원(433-4248)은 ‘깜도야’라 불리는 흑돼지삼겹살을 잘한다. ▲주변 볼거리 학동마을은 씨 없는 곶감 생산지로 유명한 곳. 요즘 감말리기가 한창이다. 정천면에 있다. 운일암반일암, 섬진강 발원지인 데미샘, 운장산휴양림, 구봉산 등도 돌아볼 만하다. 진안군청 문화관광과 430-2228. ▲잘 곳 북부 마이산 초입의 진안홍삼스파는 군에서 직접 운영하는 휴양시설이다. 스파 어른 3만 9000원, 어린이 3만원. 숙박 8만~10만원. 1588-7597. 읍내에서는 마이장모텔(433-0771)이 깨끗하다. 3만원.
  • 울산 지자체 ‘맞춤형 조직개편’ 붐

    울산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 특성을 살린 ‘맞춤형 행정조직’을 잇따라 운영하면서 차별화된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획일화된 오랜 행정조직의 틀을 벗고 주민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지자체의 의식 변화에서 비롯되고 있다. 울산의 구도심인 중구는 도심 시설사업의 계획, 진행, 관리를 위해 ‘시설지원단’을 운영하고 있다. 다른 지자체가 도심 시설과 관련한 업무를 격무에 시달리는 건설과와 건축주택과에 맡겨 한계를 드러낸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신설했다. 또 고래축제와 고래관광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남구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고래관광과’를 운영하고 있다. 이 부서는 고래바다 여행선 운영과 고래박물관, 장생포고래특구 등을 전담 관리하면서 고래관광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울주군은 영남알프스로 알려진 가지산, 신불산 등 울주 7봉을 관리하는 ‘관광개발팀’을 운영하고 있다. 또 해안 마리나항 등 지역의 해안 길 조성과 디자인 등을 전담하는 동해안권추진팀도 신설했다. 동구는 ‘정책도시디자인팀’이라는 이색 행정조직을 가지고 있다. 이 팀은 동구만의 아름다운 도시 디자인을 연구·개발하고, 난립한 교통시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업무도 맡고 있다. 이와 함께 북구는 내년부터 학교급식을 전담하는 ‘친환경무상급식계’를 신설할 예정이다. 맞춤형 행정조직 개편 붐은 주민 서비스에 대한 지자체 간의 경쟁도 한몫하고 있다. 울산시는 행정안전부에서 매년 주관하는 지자체별 합동평가를 진행, 지역 구·군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시는 우수 지자체에 특별교부금 인센티브도 제공하고 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민간硏 내년 부동산 경기 전망 ‘극과극’… 속타는 건설사들

    민간硏 내년 부동산 경기 전망 ‘극과극’… 속타는 건설사들

    “누구 말을 믿어야 하나요?” 한 대형 건설사 주택사업본부장은 내년 부동산 경기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며 건설사들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물론 대형 민간연구소끼리도 엇갈린 전망을 내놓아, 건설사마다 내년 사업 포트폴리오 구성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경제硏 “하락 가능성 낮다” 9일 건설·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연말 봇물을 이룬 내년 부동산시장 전망이 오히려 건설업체들의 사업 추진에 장애가 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닥론’. 전셋값 상승과 지방 부동산 시장의 훈풍, 거래량 증가 등 다양한 부동산 관련 지표가 주택시장이 바닥을 찍었다는 신호라는 바닥론을 놓고 전문가들은 극한 의견 대립을 빚고 있다. 지난달 중순부터 바닥론이 힘을 얻었으나 최근에는 “지역에 따라 다르다.”는 ‘선별적 바닥론’과 아직 바닥이 멀었다는 ‘비관론’이 득세하고 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의 논점은 ▲내년 초의 집값 전망 ▲지방 부동산 시장의 훈풍 원인 ▲내집 마련 시기 등으로 요약된다. 하지만 침체 장기화로 가늠할 수 없는 돌발 상황이 나타나면서 연구기관들의 전망치도 조금씩 차이가 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달 29일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 시장의 대세 하락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가격 조정, 인구구조, 불안심리, 주택담보대출 등의 요인을 종합 점검한 결과 가격 하락 압력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또 엄격한 대출 규제 때문에 앞으로도 가격 하락 압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현대경제硏 “대세는 하락” 반면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달 24일 “내년 아파트 시장의 대세는 하락세”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아직 매매 수요를 자극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아예 당분간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또 다른 민간연구소는 “주택값이 크게 떨어져 이전과 같은 가격상승을 기대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건설사 “포트폴리오 조정 부심” 이런 주장들은 1%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는 정부와 국회 예산정책처, 투자증권사들의 경제성장률 전망과도 연동돼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실물경제와 부동산시장이 함께 움직이는 데다, 경제성장률 1%포인트에 국내총생산(GDP) 10조원이 오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달 중 내년 사업 계획을 세우는 건설사들은 주택사업 비중 축소와 확대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주택사업을 줄이고 토목사업과 해외사업의 비중을 늘리는 적극적인 포트폴리오 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가 마련 중인 부동산 관련 통계발표를 앞당기고 주택시장 전망도 새롭게 내놔야한다.”고 주문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성남, 초등 무상급식비 마련 고심

    성남시가 초등학교 무상급식비를 놓고 내홍을 겪고 있다. 시는 인근 시·군에 비해 적은 도교육청의 지원금에 반발하고 있고, 시의회는 지원금을 제대로 받아오지 않을 경우 예산을 삭감할 것이라며 집행부를 압박하고 있다. 9일 성남시에 따르면 최근 경기도 교육청이 밝힌 ‘2011년도 초등학교 무상급식지원 계획’과 관련, 시를 포함한 급식운동 관계자와 학부모 등 시민단체가 교육청 급식비 부담비율이 원칙과 형평에 어긋난다며 반발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내년도부터 도내 초등학교 전 학년을 대상으로 무상급식을 시행키로 하고 지난달 21일 해당 지자체와 급식비 부담비율을 협의하기 위한 ‘2011년도 초등학교 무상급식 지원 대응예산 협조 공문’을 보내 왔다. 그러나 도가 제시한 지자체별 급식비 부담비율은 성남시와 재정자립도가 비슷한 수원과 안양시는 50%인데 반해 성남시의 경우 30%만 지원하도록 명시됐다. 사정이 이렇자 성남시의회는 도교육청의 무상급식지원비로 50%를 받아 올 것을 요구하면서, 지원받지 못할 경우 교육경비 지원 예산을 삭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성남시는 최근 긴급회의를 개최하고 도교육청이 30%만 급식비를 지원하게 될 때 부족한 재원은 성남시의 재정여건상 부득이 성남시 교육경비지원사업 중 화장실 개·보수사업, 급식시설 개선사업, 문화체육시설사업 등을 축소해서라도 급식비를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이 경우 시의 내년도 교육경비지원 사업 대상이 크게 줄어들고 의회의 압박도 거셀 것으로 예상돼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사설] 낡은교실 고칠 돈으로 무상급식 하겠다니…

    서울시교육청이 내년도 예산안을 확정하면서 교육환경개선 등 시설사업비 예산을 올해보다 1800억원(27%)이나 줄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신 초등학교 무상급식 예산을 올해보다 1032억원(775%) 늘렸다고 한다. 낡은 교실 수리 등에 쓰일 예산을 줄여 무상급식을 하겠다니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을 금할 길 없다. 가정에서도 돈을 쓸 때에는 우선 순위가 있는 법이다. 건강·안전 관련 지출이 먼저다. 가정에서도 이럴진대 시교육청이 학생들의 안전과 직간접으로 관련된 예산을 뒤로 돌린 일은 곽노현 교육감의 공약실천을 위해 진정한 교육투자를 후순위로 밀쳐놓은 것이나 진배없다. 상계동 노원고교를 졸업한 한 대학생이 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보면 학교 시설이 얼마나 낙후돼 위험한지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이 학생은 “비가 오면 금이 간 학교 건물내벽을 타고 비가 줄줄 흘러 학생들과 교사들이 ‘자연폭포’라고 농담한다.”고 자신의 모교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후진국처럼 학생들이 수업하다가 건물이 무너져 뉴스에 나와야 누가 징계를 받지 않을까 싶다.”면서 “대체 학교 건물이 이런 건 어느 기관 책임”인지를 따져 묻고 있다. 얼마나 후배들의 안전이 걱정됐으면 이런 글을 올릴까 싶어 참으로 안타깝기 짝이 없다. 이처럼 낙후된 교육현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외면하는 시교육청의 행정을 보니 과연 누구를 위한 교육행정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홈페이지에는 이 밖에도 ‘교육 환경을 개선해 주세요’와 같이 학교 시설의 안전을 우려하는 글들이 줄줄이다. ‘무상급식 예산편성보다 낙후된 교육환경을 개선하는 데 신경을 써달라.’는 당부의 글도 적지 않다. 옳은 지적이다. 국민들 가운데 전면 무상급식이 교육환경개선 예산보다 앞서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별로 없을 것이다. 특히 학교 시설 문제는 지역 간의 편차가 심하다. 부자동네 학교가 시설이 낙후될 리 없기 때문이다. 시교육청은 “시설 관련 예산을 줄이지 않고 추경예산에서 확보할 것”이라고 해명하지만 국민들 눈에는 가난한 동네 학교 교실에 비가 새도 무상급식을 우선시한다는 얘기로밖에 안들린다. 곽 교육감은 “누가 밥 공짜로 달라고 했나? 먹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하고 질 높은 교육”이라는 시민들의 의견에 귀기울이길 바란다.
  • 수출중심 경제 숨통… ‘車 양보’ 자충수

    수출중심 경제 숨통… ‘車 양보’ 자충수

    3년여를 끌어온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2007년 6월 정식서명 뒤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던 점을 감안하면 6월 토론토 정상회담을 앞두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11월 정상회의 전까지 이견을 조정하라.”고 미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를 내린 이후 급물살을 타면서 종지부를 찍은 셈이다. 다수 전문가는 이번 협상이 두 나라에 ‘윈-윈’이라고 말한다. 수출 중심의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로는 환율전쟁의 와중에 관세를 낮춰 숨통이 트이는 효과도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3년 전 협상의 대표적 성과인 자동차에 대해 미국에 큰 폭의 양보를 함으로써 눈앞의 손실은 물론 EU를 비롯한 다른 나라와의 협상에서도 스스로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두 나라가 속전속결로 진행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경제적 요인과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다. 2008년 글로벌 위기 이후 고용 등 주요 경제지표에서 좀처럼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못하던 미국으로선 돌파구가 시급했다. 우리나라도 공산품 수출 증가 등 경제적 기대효과는 물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성과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미국의 지지가 절실했다. 덕분에 자동차와 쇠고기 등 ‘휘발성’ 쟁점에도 불구하고 협상은 속도를 낼 수 있었다. 일부에서 쇠고기가 협상의 걸림돌이 될 거란 우려도 있었지만 기우였다. 미국은 쇠고기라는 ‘패’를 직접 꺼내 보이는 대신 의회에서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우리나라를 압박하는 카드로만 썼다. 정작 실무·통상장관 협상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확대는 직접 거론하지도 않았다. 반면 쇠고기만은 절대 내줄 수 없다는 식의 배수진을 치고 나선 통상당국은 처음부터 운신의 폭이 좁았다. 설사가상 두 나라 대통령이 11일 정상회담 이전으로 협상 시한을 못 박은 것도 협상의 묘를 발휘하기 힘들게 만들었다. 익명을 요구한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양쪽 모두 명분과 실리를 얻었다.”면서 “금융위기를 돌파하려면 두 나라 모두 출구전략이 필요했고 최대공약수를 찾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부속서든 합의서든 내용에 큰 수정이 없었기 때문에 미국 측에 양보를 한 것은 아니라는 논리를 펼 것”이라면서 “미국은 자동차에 대한 양보를 끌어냄으로써 명분을 얻는 동시에 일자리 창출을 통한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는 “미국에 자동차를 양보해서 생기는 손실을 직접적으로 계량화하기는 힘들지만, 우리나라의 안전·환경기준마저 스스로 깨뜨린 셈”이라면서 “비관세 장벽의 가격은 따질 수가 없는 것인데 앞으로 한·EU를 비롯해 다른 나라와 FTA에서 어떤 후폭풍을 불러일으킬지 가늠조차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무조건 타결시켜야 한다는 신화에 매달리다 보니 우리가 얻은 것은 사실상 아무것도 없게 됐다.”면서 “G20 서울회의와 맞물려 의장국이 자유무역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세계에 보이기 위해, 또 한·미 관계를 위해 무리하게 타결시킨 측면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임일영·김민희기자 argus@seoul.co.kr
  • [경제플러스] 현대엠코 고강도 콘트리트 개발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건설사인 현대엠코는 초고층 빌딩의 콘크리트 타설에 사용될 고강도 내화 콘크리트와 고압 파이프, 관리시스템 등을 자체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이 고압 파이프는 초고층 빌딩의 500~550m 높이에 파이프 교체없이 콘크리트를 한 번에 압송(펌프카로 쏘아 올리는 것)할 수 있다. 두바이의 버즈 칼리파에 사용된 파이프보다 내압력은 2배로 높이고 가격은 절반으로 낮췄다. 또 콘크리트는 100㎫(메가파스칼)의 강도를 지닌 것으로 실제 인증받아 상용화할 수 있는 것 중 최고 강도를 자랑한다.
  • 서울시교육청 내년 예산안 확정…시설사업비 줄고 교육복지 늘었다

    서울시교육청 내년 예산안 확정…시설사업비 줄고 교육복지 늘었다

    서울시교육청이 올해보다 3000억원 늘어난 2011년 예산안을 8일 확정했다. 예산안의 특징은 학교 증축이나 리모델링 같은 시설사업비를 대폭 줄이고, 무상급식과 유아교육비 지원 같은 복지예산을 크게 늘린 점이다. ‘교육을 통한 평등 실현’이라는 곽노현 교육감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평이다. 시교육청이 발표한 ‘2011년 세입세출안’에 따르면 내년도 서울시 교육예산은 올해보다 4.7%(2999억원) 증가한 6조 6157억원으로 책정됐다. 세부 내용을 보면 초등학교 전면 친환경 무상급식에 1162억원, 중학교 3학년의 학교운영지원비 245억원, 특성화고 무상교육 426억원 및 초·중학생 학습준비물 지원 138억원 등 무상교육 예산에 2490억원이 책정됐다. 522억원 정도이던 올해 수준에서 4배 이상 늘어났다. 이를 통해 초등학교와 중학생 자녀를 둔 4인 평균 가구는 연간 70만원(초등 47만원+중등 22만원)의 교육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시교육청은 내다봤다. 또 낙후지역 학생을 위한 교육복지 특별지원 예산 435억원과 유아교육비 750억원 등 서민·중산층·다자녀 가정을 위한 복지관련 예산 3886억원이 배정됐고, 혁신학교 도입에 91억원, 창의·인성교육 확대와 문·예·체 수련활동 지원, 폐쇄회로(CC) TV설치 및 학교지킴이 배치 등 학교안전강화 사업에도 각각 235억원, 215억원이 잡혔다. 반면 노후시설 보수나 교실 증축 등 시설사업비는 4985억원으로 올해(6835억원)보다 1849억원(27.1%)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인건비 같은 경직성 경비(5조 1960억원)를 제외한 사업성 경비(1조 4200억원) 가운데 교육사업비와 시설사업비의 비중이 올해 ‘1대1’(6618억원:6836억원)에서 내년도는 ‘1.84대1’(9210억원:4986억원)로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곽 교육감은 “공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기존의 시설비 편중 예산에서 탈피해 교육사업비를 대폭 증액한 것이 예산안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부동산 라운지] 아파트 분양마케팅 ‘튀는 아이디어’

    건설업체들이 톡톡 튀는 마케팅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극심한 주택 경기 침체로 아파트 분양에 어려움을 겪자 다양한 아이디어를 동원, 고객 감동 마케팅에 도전한 것이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교육비 지급과 생필품 분배 등의 고객 감동 마케팅은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두산건설은 일산 위브더제니스를 분양받는 고객에게 매월 50만~70만원씩 자녀 교육비를 지급하기로 했다. 59㎡와 94㎡를 계약한 고객들 중 계약금을 완납한 가구주들에게 내년 1월부터 27개월 동안 교육비를 지원한다. 2000만~3000만원의 계약금만 납입하면 최고 1890만원의 혜택을 받아 자칫 “배보다 배꼽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LIG건설은 경기 용인 구성 리가의 견본주택 주말 방문객에게 생필품을 나눠준다. 무, 배추, 천일염, 햅쌀 등 품목도 다양하다. 앞서 현대엠코는 지난달 서울 상도동 애스톤파크의 견본주택 주말 방문객에게 배추를 나눠준 바 있다. 우림건설은 최근 카자흐스탄 알마티에 건설 중인 애플타운 아파트 계약자 20여명을 국내로 초청, 건강검진 등의 의료혜택을 제공했다. 애플타운은 아파트 2500여 가구와 오피스텔, 상업시설 등이 들어서는 복합단지다. SK건설은 일반인이 참여할 수 있는 아파트 설계 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 중이다. 수원 SK 스카이뷰 아파트의 3개 유형별 설계를 받아 최고 1000만원의 상금을 준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가격경쟁이 아닌 아이디어 경쟁으로 확산되면서 소비자와 업체가 윈윈 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대장내시경 이젠 장세정제 먹지 마세요

    대장내시경 이젠 장세정제 먹지 마세요

    무려 4ℓ에 이르는 세정제를 마셔 장을 비운 후 항문으로 내시경 기기를 삽입, 대장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대장내시경은 대장 건강을 확인하는 가장 정확한 검사지만, 정작 검사를 꺼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세정제 복용 과정과 오랜 시간 설사를 감수해야 하는 과정이 번거롭고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런 불편을 겪지 않아도 되게 됐다. 일명 ‘설사약 먹지 않는 대장내시경’이 국내에서 선보였기 때문이다. 소화기질환 전문 비에비스 나무병원은 위내시경 검사를 시행할 때 내시경을 통해 소장에 직접 세정 약물을 주입해 세정제 복용의 고통을 없앤 새로운 개념의 위·장내시경 시스템을 도입, 환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최근 밝혔다. 실제로 한 대학병원이 장 세정제를 복용한 환자 4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7명(98%)이 ‘참기 힘든 불쾌감’을 호소했고, 13명은 구역감, 5명은 복통, 2명은 구토와 어지러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설사약을 먹지 않는 내시경’은 위내시경을 하면서 장세정제를 소장에 직접 투입하기 때문에 구강으로 복용할 때 느끼는 불편을 겪지 않아도 되며, 투여량도 기존의 절반인 2ℓ에 불과하다. 또 장세정제 복용 후 환자 대기시간도 기존 5시간의 절반인 2시간여에 불과할 정도로 환자들의 불편을 줄인 것이 특징이라고 이 병원 홍성수 진료부장은 설명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연말 ‘집들이 잔치’ 풍성… 내년이 걱정되네

    연말 ‘집들이 잔치’ 풍성… 내년이 걱정되네

    내년 주택 공급물량이 크게 줄어드는 가운데 연말 주택시장에 ‘입주 잔치’가 펼쳐진다. 수도권에서만 1만 5000여 가구의 아파트가 준공되는 등 다음달 전국적으로 2만 280여 가구가 새 주인을 맞는다. 7일 건설·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완공되는 아파트는 지난달 1만 2800여 가구보다 7400여 가구 증가할 전망이다. 경기 9600여 가구, 인천 4500여 가구, 서울 1200여 가구 등이다. 지난달 2800여 가구에 불과했던 경기권 입주 물량은 3배 이상 급증한다. 입주물량의 70% 이상이 수도권에 몰려 있다. ●입주물량 증가는 전세가 안정에 도움 서울에선 주상복합 아파트를 중심으로 입주가 이뤄진다. 물량은 지난달보다 오히려 소폭 감소한다. 대단지인 묵동의 자이1·2단지는 중랑천변의 주상복합아파트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전망이다. 경기지역에선 고양시 덕이지구에서 2개 단지 1556가구가 준공을 앞두고 있다. 남양주시는 1700여 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지방에선 4700여 가구의 입주가 시작된다. 영남지역은 물량이 경북(1700여 가구), 부산(1500여 가구)으로 집중되고 있다. 올 연말 쏟아지는 입주물량이 관심을 끄는 것은 전세가 안정과 맞물렸기 때문이다. 자금난에 처한 새 아파트 주인들은 직접 입주하기보다 세입자에게 임대하곤 한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소장은 “연말 입주물량은 전세난을 한풀 꺾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도 “소강된 전세시장은 내년 1~2월 이사철을 맞아 다시 움직일 것”이라면서 “연말 입주물량이 이를 어떻게 반전시키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에는 서울 및 중소형 주택을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상승하면서 전국 집값이 1~2% 오르고 전셋값도 3~4%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새 아파트 입주물량은 올해보다 36%가량 줄어든 19만 가구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수도권은 경기지역 입주물량이 크게 감소하고 지방은 대전·충남을 제외하곤 모든 지역에서 입주물량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분양시장도 반짝 활기 분양시장도 연말 ‘반짝 활기’를 띠고 있다. 건설사들은 부산 등 일부 지방 주택시장이 활황세를 보이면서 그동안 미뤄왔던 분양을 재개하고 있다. 이달 초순에만 전국에서 4000여 가구에 육박하는 아파트가 분양시장에 나왔다. 삼성물산과 대림산업도 서울 반포동 삼호가든 1, 2차 재건축 아파트(1119가구) 중 일반 분양분 45가구(전용면적 59㎡)를 조만간 내놓을 예정이다. 가구수가 적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미뤄왔던 물량이다. 현대산업개발도 다음달 1400여 가구의 수도권 아파트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극동건설과 동문건설도 경기 파주시 문산읍에 각각 1000여 가구와 300여 가구의 아파트 분양을 고려 중이다. 극동건설은 현재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대부분 중소형 주택들이다. 회사 관계자들은 “시장 여건에 따라 탄력적인 공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신규 분양이 아니더라도 계약률 70%를 넘긴 서울 지역 미분양 단지도 수두룩하다. 상대적으로 악성 미분양의 위험성이 적은 곳들이다. 서울 상봉동 현대엠코 프레미어스는 497가구 규모다. 신월동 양천 롯데 캐슬은 재건축 아파트로 전용면적 59~84㎡ 아파트 317가구로 구성됐다. 서울 사당동 두산위브는 451가구 중 122가구를 일반분양 중이다. 박원갑 소장은 “다음달 분양시장의 결정 요인은 오로지 가격으로, 분양가를 어떻게 책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최근 시장 흐름에서 입지가 뒤로 밀리면서 임대소득의 비중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개인적으로) 내년 주택시장은 급격하게 구조가 변하진 않을 것”이라며 “단기적 가격 변동이 크지 않은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건설사들 ‘파격 분양가’ 내세우지만…

    부산에서 아파트 분양 바람이 솔솔 불고 있지만 수도권 분양시장은 침체가 깊어만 가고 있다. 건설사들은 신규 아파트의 미분양을 피하려고 저렴한 분양가의 아파트를 쏟아내고 있다. 그런데 주변의 시세가 이미 낮다 보니 새 아파트의 고군분투가 괜한 노력일 뿐이라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7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마감된 경기 용인 포곡읍 ‘삼성쉐르빌’은 0.77대1의 청약 결과를 기록했다. 시공사인 삼성중공업이 용인에서 보기 드물게 3.3㎡당 900만원대의 파격적인 분양가임을 강조했지만 끝내 순위 내 마감에 실패한 것이다. 이에 앞서 STX건설과 금호건설이 수원과 남양주에 공급한 ‘수원장안 STX칸’과 ‘신별내 퇴계원 어울림’도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았다. STX건설은 최근 몇년 수원에서 가장 저렴하게 분양됐던 ‘SK 스카이뷰’보다, 금호건설은 보금자리주택보다 더 싼 가격을 내세웠지만 3순위까지 각각 0.58대1과 0.56대1의 낮은 경쟁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수요자들이 저렴한 분양가의 아파트마저 외면한 것일까. 전문가들은 수요자들이 저렴한 아파트를 외면했다기보다 새 분양가가 여전히 높게 책정되고 있는 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부동산 가격하락으로 분양지역 주변 아파트 시세가 내려갔는데 건설사들이 이를 반영하지 않고 과거 분양가에서 얼마를 내린 것만 강조하고 있다는 말이다. 최근 수도권에 분양된 아파트 분양가는 주변 시세와 비교해 보면 결코 싼 것이 아니다. 삼성중공업은 용인 ‘삼성쉐르빌’의 경우 3.3㎡당 900만원대의 파격적인 분양가라고 강조했지만 주변 시세는 이미 900만원 이하에 형성돼 있다. STX건설이 분양한 수원 ‘장안 STX칸’은 전용면적 85㎡ 기준 같은 지역의 ‘SK 스카이뷰’보다 전체 분양가가 1000만원 이상 싸다고 내세웠다. 하지만 주변 시세인 3.3㎡당 900만원보다 비싼 1100만원에 공급된 셈이다. ‘신별내 퇴계원 어울림’도 구리 갈매지구보다 저렴한 3.3㎡당 900만원대의 분양가를 책정했지만 같은 보금자리주택지구인 남양주 진건지구의 890만원보다도 높았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이전에 같은 지역에 공급된 단지와 비교해 분양가를 낮췄다고 홍보하지만 주변 시세보다는 여전히 비싼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면서 “기존 아파트 시세조차 수요자들이 너무 올랐다고 생각하는 상황에서 그보다 비싼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리는 없다.”고 지적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4중고’ 용산개발 또 흔들린다

    ‘4중고’ 용산개발 또 흔들린다

    돌파구를 찾는 듯했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다시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달 박해춘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용산역세권개발㈜(AMC)의 회장으로 영입, 새판 짜기에 돌입했지만 출범 한달 만에 희비가 엇갈린 것이다. 의욕적으로 진행하던 신규 투자자 모집은 절반의 성공에 그쳤고, 구원투수 격인 박 회장은 C&그룹 불법대출과 관련해 이름이 거론되면서 어려움에 빠졌다. ●내년 국제회계기준 도입땐 더 어려워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의 가장 큰 문제는 자금 확보다. 자산관리 위탁회사인 용산역세권개발㈜이 내년 5월까지 마련해야 할 토지대금 지급보증액은 9500억원 수준. 이 중 1차로 4750억원에 대한 지급보증액을 유치할 계획이었는데 지난 4일 발표된 모집 결과에선 1050억원(22%)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용산역세권개발은 올 10월과 내년 5월 두 차례에 걸쳐 신규 투자자를 공모할 계획이었다. 다만 이번 유치에서 LG그룹을 끌어들이는 가시적 성과를 거뒀다. 앞서 LG CNS가 지급보증 500억원을 약속한 뒤 LG전자가 1차 모집에서 350억원을 써냈다. 일각에선 용산역세권의 새판 짜기가 LG그룹을 중심으로 가속화할 것이란 관측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LG그룹 관계자는 “계열사가 독자적으로 사업성을 보고 뛰어든 것이지 그룹 차원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박 회장이 장담했던 대형 건설사 유치에 실패했다. 땅주인이자 대주주인 코레일의 허준영 사장도 “‘빅5 건설사’ 중 두곳이 관심을 갖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은 직·간접적으로 “사업성이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빅5 건설사 중 한곳인 대림산업도 부정적이기는 마찬가지다. 나머지 두곳인 삼성물산(640억원)과 GS건설(200억원)은 이미 건설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용산역세권개발 측은 “촉박한 공모 일정과 내년 도입될 국제회계기준(IFRS)이 변수가 돼 내년 1월로 건설투자자 모집을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건설사가 당장 지급보증에 나설 경우 연말 재무제표에 반영돼 내년 재무건전성에 타격을 받는다는 것이다. 반면 한 대형업체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참여를 꺼리는 이유는 아직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라며 “IFRS가 적용되면 용산개발과 같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은 부채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해외자본 등 반전카드 마련해야 이런 상황에서 자금조달을 위해 영입한 박 회장이 C&그룹 로비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신뢰도에 흠집을 냈다. 우리은행장 시절 불법대출과 연루됐다는 의혹 탓이다. 또 용적률 상향조정으로 수익성을 만회하려던 노력도 벽에 부딪혔다. 열쇠를 쥔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역세권법 소급적용을 통한 용적률 상향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못박았기 때문이다. 국토해양부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역세권개발법을 소급 적용 받더라도 주민동의 절차부터 다시 밟아야 한다. PF 사업의 생명인 시간을 버리는 셈이다. 용산역세권개발 측은 “지난달 말 아부다비에서 진행한 첫 해외투자설명회에서 현지 투자사와 100억 달러 규모의 부동산펀드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에 합의했다.”며 “다음달쯤이면 가시적 해외투자 유치 성과가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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