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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 재건축 ‘진흙탕 수주전’… 정부, 과열경쟁 제동

    아파트 재건축 시공 수주전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건전한 비판을 넘어 자사의 문제점은 감추고 경쟁 건설업체의 약점은 헐뜯는 ‘내로남불’이 유행하고 있다. 이사비 무상 지원에 제동을 걸었던 국토교통부는 25일 일부 건설사가 내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액 보전 약속에 대해서도 위법성 검토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주변 부동산중개업소. 현대건설과 GS건설이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기 위해 제작한 각종 홍보물이 여기저기 붙어 있다. 홍보물 가운데는 자사의 장점뿐만 아니라 상대방 건설사의 약점을 알리는 내용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GS건설은 현대건설이 제시한 이사비 지원 약속에 대해 국토교통부가 제동을 걸었다는 내용과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를 피할 수 없다는 내용의 홍보물을 내걸었다. 현대건설은 GS건설이 제시한 설계에서 일반 분양분이 줄어들어 1800여억원의 손실이 발생, 조합원 재산 손실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또 GS건설도 올해 초 경기 광명에서 3000만원, 지난해 말 부산 우동3지구 재개발사업에서 5000만원(대여금 포함)의 이사비를 제안했다고 반격했다. 이에 대해 GS건설은 “광명은 무상 지원이 아니고, 우동3지구도 무상 지원은 1000만원밖에 되지 않는다”며 “우리 회사와 달리 현대건설은 7000만원을 공짜로 주는 것이어서 나란히 비교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현대건설은 “주변 전셋값 등을 감안하지 않고 이사비 지원 금액만 갖고서 위법성 여부를 따지는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건설사들의 파격적인 경쟁은 이사비 지원에 그치지 않고 있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은 모두 반포주공1단지에서 후분양제 약속을 내걸었다. 특히 현대건설은 분양가상한제 실시에 따른 손실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고, GS건설은 사업 구역에 있는 7300억원 규모의 국공유지 매입 비용을 부담하겠다고 제안했다. 이 업체들은 시공권을 따내는 데만 매달릴 뿐 공사비 절감이나 분양가 인하 대책은 뒷전으로 미루고 있다. 업체들의 과당 경쟁은 사업비 증가와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져 일반 분양 아파트 청약자의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주변 재건축 사업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도 출혈 경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토부는 건설업체들의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액 보전 약속에 대해서도 제동을 걸었다. 국토부는 “수주전이 과열되면서 일부 건설사가 조합이 부담해야 할 초과이익환수금을 대신 내주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나타나 구청을 통해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라면서 “법률 자문을 통해 위법성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서초 한신4지구와 송파 미성·크로바 등 재건축 사업에 참여한 롯데건설은 연내 관리처분 인가를 접수시키지 못하면 부담금을 사실상 대납해 주겠다고 제안했다. 2014년 국회에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올해 말까지는 관리처분 인가를 신청한 사업장에 부담금이 면제되지만 그 이후에는 초과이익부담금을 내야 한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는 “재건축 과열경쟁에 뒷전이던 정부가 명확한 잣대도 없이 민간의 공사 수주전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을 내놓고 있다. 재건축 정비업체(컨설팅 업체) 관계자는 “업체의 과도한 사업조건도 문제지만 물밑에서 개인적으로 오가는 금품 제공이 더 큰 문제인데 정작 이런 것들은 행정력 부족 등을 이유로 손을 놓고 있다”며 “이러한 사업 조건이나 경비들이 결국 재건축 사업비 인상 요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리용호 북 외무상 “미 폭격기 영공 안 넘어도 쏠 권리있다”

    리용호 북 외무상 “미 폭격기 영공 안 넘어도 쏠 권리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상대로 끝내 “선전포고를 했다”면서 앞으로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리 외무상은 이날 미 뉴욕 밀레니엄힐튼 유엔플라자 호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며칠 동안 다 알다시피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북한과 미국 간 말싸움이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간절히 소원했다. 그러나 그 트럼프는 지난 주말에 또다시 우리 지도부에 대해 오래가지 못하게 할 것이라는 뜻을 공언함으로써 끝내 선전포고를 했다”면서 “전세계는 이번에 미국이 먼저 우리에게 선전포고를 했다는 것을 똑똑히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리 외무상은 유엔 헌장이 모든 개별 회원국들의 자위권을 인정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선전포고를 한 이상 앞으로는 미국 전략 폭격기들이 설사 북한의 영공을 넘어서지 않는다고 해도 “임의적 시각에 쏘아 떨굴 권리를 포함해 모든 자위적 대응 권리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23일 미군의 B1B 랜서 전략폭격기가 동해 북방한계선(NLL) 북쪽 공해상에 출격했던 일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리 외무상은 “누가 더 오래 가는가 하는 것은 그때 가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앞서 리 외무상은 지난 23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거친 말을 쏟아냈다. 그는 “트럼프는 자기의 망언으로 취임 8개월 만에 백악관을 수판알 소리 요란한 장마당으로 만들었고, 유엔 무대까지 돈과 칼부림밖에 모르는 깡패들의 난무장으로 만들려 했다”면서 “권모술수를 가리지 않고 한 생을 늙어온 투전꾼이 미국 핵 단추를 쥐고 있는 위험천만한 현실이 국제평화에 최대 위협”이라고 원색적인 인신공격을 가했다. 리 외무상은 또 트럼프 대통령을 “과대망상이 겹친 정신이상자”, “미국인들에게마저 고통만을 불러오는 최고통사령관”이라고 폄하하기도 했다. ‘거짓말의 왕초’ ‘악통령’(악의 대통령)이라고도 지칭했다. 영어로는 각각 ‘Commander in Grief’, ‘Lyin King’ ‘President Evil’로 동시 통역됐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고 김광석 장모 “사위, 우울증 앓아” VS 형 “사실 무근”

    고 김광석 장모 “사위, 우울증 앓아” VS 형 “사실 무근”

    가수 고 김광석 씨의 딸 서연 양의 사망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1996년 김씨가 숨진 경위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김씨의 장모는 “사위의 죽음은 자살이며 딸은 사위의 죽음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는 한편, 김씨의 형 등은 타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25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김씨의 장모인 주모(84)씨는 “사위인 광석이의 죽음은 자살”이라며 “딸(서씨)은 광석이의 죽음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주씨는 김씨가 사망하기 전부터 심리적으로 불안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경찰은 김씨의 사망에 대해 “우울증 증세를 보이던 김씨가 집에서 자살한 것”이라고 결론 지은 바 있다. 주씨는 “광석이가 죽기 몇 달 전부터 밤마다 부엌에 있던 식기를 자주 깨뜨려 가정부가 아침마다 치우느라 곤욕을 치른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씨의 형인 김광복씨와 변호인은 이에 대해 동아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김씨는 “광석이가 사망 전 우울증을 앓은 적이 없고 우울증 약을 복용한 사실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평소 메모하는 습관이 있었던 김광석씨가 유서를 남기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한다. 변호인은 “사망 전날 장모에게 전화해 이혼 결심을 통보하려 했다는 게 당시 매니저의 증언”이라고 말했다. 또 김씨가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된 뒤 병원에 도착하기까지 1시간 반가량 걸린 점에 의혹을 제기했다. 김씨의 사망 경위 수사 여부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설사 타살이라고 하더라도 공소시효가 지나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수사 대상이 안 된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양숙 서울시의원 ‘현장영상해설 시각장애인 민속축제’서 축사

    박양숙 서울시의원 ‘현장영상해설 시각장애인 민속축제’서 축사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박양숙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성동4)은 추석을 맞이해 23일 이촌한강공원에서 개최된 ‘현장영상해설로 함께하는 시각장애인 민속대축제’에 참석하여 시각장애인과 시각장애인의 또하나의 눈이 되고자 노력하는 관련 종사자들을 격려했다. 서울시에서 지원하고 사단법인 한국영상해설협회 주관으로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서울지부 10개 지회가 참여하여 열린 이 날 행사는 시각장애인과 그 가족, 자원봉사자 등 500여 명이 함께한 가운데, 윷놀이, 활쏘기 등 시각장애인에게 추석 민속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직접 보지 못하지만 현장영상해설을 통해 문화향유의 방법을 제시함으로써, 시각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 현장영상해설:시각적 매체(TV, 영화, 무용, 오페라, 시각예술 등)를 온전히 체험할 수 없는 시각장애인을 위해 전문교육을 통해 양성된 현장영상해설사들의 해설로 공간감각과 시각정보를 전달해주는 것. 문화예술 체험이나 민속놀이 행사 등은 시각장애인이 접근하기 어려워 소외되기 쉬운 영역인데, 시각장애인들이 일상에서 겪는 불편을 해소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시각장애인의 또하나의 눈이 되고자 노력하는 (사)한국현장영상해설협회에서 시각장애인들의 다양한 문화체험 향유를 통한 사회화 프로그램 사업의 일환으로 ‘현장영상해설로 함께하는 시각장애인 민속대축제’가 진행됐다. 행사에 참석한 박양숙 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현장영상해설로 함께하는 민속대축제를 계기로 시각장애인의 문화 향유권에 대해서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고 하면서 “문화예술 영역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감성을 자극하고 삶을 보다 풍부하게 해주는 영역이므로 시각 장애인들에게도 이러한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어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서울시의회에서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장애인 당사자와 한국영상해설협회와 같은 현장의 전문가들의 소리를 경청하면서 장애를 이유로 제한된 시각장애인들의 인권이 보다 다양하게 확장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의정활동 방향에 대하여 피력했다. 이번 행사는 서울시의회의 적극적인 관심 속에서 올해 처음으로 서울시 예산으로 편성되어 지원된 행사로, 시각장애인들의 문화 향유권 향상을 위해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메디컬 라운지] 성묘객 노리는 진드기…맨살을 보여주지 말라

    벌초와 성묘, 등산 등으로 야외활동이 잦아지는 가을에는 ‘진드기 매개 감염병’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은 ‘작은소피참진드기’에 물려 생기는 감염병으로 치사율이 높다. SFTS에 감염되면 1~2주 뒤에 38도 이상의 고열과 구토, 설사, 백혈구·혈소판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증세가 심해지면 죽을 수도 있다. # SFTS 감염 사망자 244% 증가 24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SFTS 환자는 지난해와 비교해 121% 늘었고 사망자는 244%나 증가했다. 지난 8월 31일 기준 환자 수는 139명, 사망자는 31명에 이른다. 주의해야 할 진드기 매개 감염병으로는 ‘쓰쓰가무시증’도 있다. 쓰쓰가무시증은 경남, 전남, 전북, 충남 등 남서부 지역에서 주로 서식하는 ‘털진드기’ 유충에 의해 발병한다. 해마다 9월 말에서 11월 말 사이에 전체 환자의 90% 이상이 발생한다. 쓰쓰가무시증은 1~3주의 잠복기 뒤 고열, 오한, 근육통, 발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털진드기 유충에 물린 부위에 검은 딱지가 생기기도 한다. 대부분의 환자는 서서히 회복되지만 일부 환자는 장기 기능부전증, 쇼크, 호흡부전, 신부전 등의 합병증으로 죽는다. # 진드기에게 물리지 않는 게 최선 쓰쓰가무시증에는 효과적인 항생제가 있지만 SFTS는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하기 때문에 치료제가 없다. 따라서 SFTS는 증상에 따라 대증요법으로 치료한다. 송제은 일산백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쓰쓰가무시병과 SFTS에 효과적인 백신이 없기 때문에 진드기에 물리지 않게 주의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라고 말했다. 진드기 매개 감염병을 예방하려면 작업복과 일상복을 구분해 입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 어쩔 수 없이 풀숲으로 들어가야 한다면 팔을 가릴 수 있는 상의와 긴 바지, 모자, 목수건, 토시, 장갑, 양말 등을 꼼꼼하게 챙겨 입어야 한다. 벌초 등의 작업을 할 때는 소매를 단단하게 여미고 바지는 양말 안쪽으로 집어넣는 것이 좋다. 진드기 기피제를 쓰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풀밭에 옷 벗어두거나 눕지 않기 또 풀밭 위에 옷을 벗어두거나 눕지 말아야 한다. 가급적 돗자리를 펴서 앉고 쓴 돗자리는 세척한 뒤 햇볕에 말리면 진드기에 물리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풀밭에서 용변을 보거나 등산로를 벗어난 산길을 다니지 않는 것이 좋다. 장시간의 야외 작업을 한 뒤에는 옷을 털고 반드시 세탁해야 한다. 만약 야외 활동을 한 뒤 고열과 두통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거나 진드기에 물린 자국을 발견하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백승종의 역사 산책] 퇴계 이황, 노비를 고발하다!

    [백승종의 역사 산책] 퇴계 이황, 노비를 고발하다!

    16세기의 대학자 퇴계 이황, 그는 일찍이 벼슬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갔다. 조부인 진사 이계양 때부터 그의 집안은 예안의 온계리(현 경북 안동)에 모여 살았다. 그들은 이웃에 사는 여러 선비 집안과 함께 ‘온계동약’을 정했다. 성리학적 이상을 실천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성리학은 조선 선비들이 추구하는 목가적 전원생활의 이념적 뿌리였다. 중종 때 조광조가 개혁 정치를 펼치면서 ‘향약’의 필요성을 강조한 이유도 그 점에 있었다. 엄밀히 말해 ‘향’(鄕)은 고을이요, ‘동’(洞)은 마을이다. 그러나 동약을 향약이라고 일컫는 경우도 많았다. 15세기 말 정극인이 전라도 태인에서 처음 실시한 것으로 보이는 동약, 이것이 각 지방으로 퍼져 나간 것은 단지 시간문제였다.그런데 퇴계가 귀향했을 때 온계동에는 한 가지 난처한 사건이 일어났다. 노비들의 간통 사건이었다. 퇴계는 이 문제를 조용히 처리하고자 애썼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사태를 염려한 그는 온계동약의 운영 주체인 ‘동회’(洞會)에 한 통의 공개 서한을 보냈다. ‘온계동내(溫溪洞內)에 보내다’라는 글인데, 조심스럽고도 엄격한 퇴계의 성품이 느껴진다(퇴계선생문집, 제40권). 사건의 내막은 이러했다. 종 범금이와 종 손이는 본래 한마을에 사는 친구였다. 불행히도 손이는 일찍 사망했다. 그런데 범금이는 친구 손이가 생존할 때부터 남몰래 손이 아내와 간통했다. 손이가 죽자 그들은 함께 살기로 작정했고, 이를 위해 범금이는 제 아내를 강제로 쫓아냈다. 손이는 사노(私奴)였으나 살림은 유족했다. 그는 상당량의 옷감과 곡식을 유산으로 남겼다. 이를 물려받은 그의 부정한 아내는 재산을 몽땅 정부(情夫) 범금이와 흥청망청 써 버렸다. 보다 못한 손이의 옛 상전이 사람을 보내 그녀의 잘못을 꾸짖었다. 그러자 그녀는 원한을 품고, 차마 입에 담기조차 어려운 욕설을 퍼부었다. 손이 아내는 친척들과 모의한 끝에 곧 마을을 떠날 것처럼 꾸며 댔다. 사실 그녀는 정부 범금이와 마을에서 함께 살 생각이었다. 그녀는 마을 사람들의 반응을 알고자 했던 것이다. 마을 사람들은 크게 분개했다. 그들은 두 사람을 붙잡아서 벌을 주었다. 그러나 그 뒤로도 범금이와 손이 아내는 동약을 무시하고 멋대로 간통을 계속했다. 퇴계는 이러한 사정을 낱낱이 기록하여 ‘동회’에 서면으로 보고하였다. 말미에 그는 자신의 생각을 다음과 같이 기술했다. “이 사람들의 죄상은 이와 같고, 윤리도덕에 어긋남이 분명합니다. 설사 국가의 대사령이 있다 하여도 용서할 수 없을 것입니다. ‘만약 믿는 바가 있어서 다시 죄를 저지를 경우에는 목을 벤다’는 옛날의 법이 있습니다. 저의 생각은 개인적인 원한에서 비롯된 것이 결코 아닙니다. 그들 두 사람의 죄는 도덕에 비추어 엄히 다스려야 합니다.” 한마디로 손이 아내와 범금이를 중죄로 처벌하지 않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 사건을 어물어물 넘기면 온계동약의 존재 의미는 사라지고 만다. 이것이 퇴계의 엄중한 경고였다. 이런 중죄인을 엄벌에 처하지 않으면 마을의 풍속은 퇴락해 이후로는 어떠한 도덕적 명령도 힘을 잃고 만다는 것이었다. 퇴계 이황은 인자한 성품으로 유명했다. 그런 그가 뜻밖에도 극형을 주장했다. ‘배우지 못한 종들은 어쩔 수 없다’며 슬그머니 물러설 수도 있었을 법한데, 퇴계는 도덕의 칼날을 벼렸다. 이 사건은 계층을 초월한 ‘도덕의 시대’에 접어듦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 공포의 애견시설… 황금연휴 무서운 애견인

    공포의 애견시설… 황금연휴 무서운 애견인

    펫팸족 “여행 포기하고 돌볼 것”‘황금 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애견인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애지중지 키우는 반려견들을 연휴 내내 데리고 다니자니 제한 사항이 많고, 누구한테 맡기자니 미덥지 못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서울의 한 애견호텔 겸 카페에서 큰 반려견이 작은 반려견을 물어 죽이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반려견을 보호 시설에 맡기는 것 자체가 애견인들에게 공포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 21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사랑하는 애견이 애견 카페에서 도살당했다’는 내용의 글과 함께 지난달 28일 촬영된 서울 노원구의 한 애견 카페에서 시베리안허스키가 비숑프리제를 물어 죽이는 폐쇄회로(CC)TV 영상이 올라왔다. 피해견 주인 A씨는 “2박 3일 동안 여행을 다녀오기 위해 애견 카페에 반려견을 맡겼는데, 소형견을 대형견과 함께 넣어 놓고 개가 죽은 이후에도 단순한 사고이니 개값을 물어 주겠다고만 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 글과 영상이 논란이 되자 애견 카페 측이 지난 22일 “사건 다음날 오후 8시에 개 주인 A씨가 형과 함께 망치를 들고 찾아왔다. 타협이 이뤄지지 않아 경찰을 불렀다”는 해명 글을 올렸다. 가해견 주인도 “사고 다음날 사과하러 갔는데 개 주인이 허스키를 망치로 죽여 버리고 보상을 이야기하자고 했다”고 적었다. A씨는 업무방해와 협박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애견인들 사이에서도 반려견 위탁 시설을 못 미더워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일부 애견호텔에서의 피해 사례가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푸들을 키우는 취업준비생 백모(26)씨는 “지난 8월 가족여행을 다녀온 4일 동안 강아지를 애견호텔에 맡겼었는데 돌아와서 보니 온몸에 긁히거나 물린 상처가 있었다”면서 “이번 연휴 때에는 전문 펫시터에게 맡길 생각”이라고 말했다. 골든리트리버를 키우는 직장인 김모(36)씨도 “강아지가 애견호텔에 갔다 온 이후 설사를 하고 불안 증세가 나타났다”면서 “하루 저녁에만 잠깐 친정에 다녀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려견 때문에 여행을 포기하거나 아예 집 밖으로 나가지 않겠다는 애견인도 생겼다. 포메라니안 두 마리를 키우는 정모(38)씨는 “믿고 맡길 수 있는 애견호텔을 찾기 전까진 여행을 가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직장인 유모(35)씨도 “당분간은 강아지를 두고 멀리 나가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24일 한국소비자연맹에 따르면 지난해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반려동물 호텔 서비스 관련 소비자 불만 건수는 모두 142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상해가 과반인 80건(56.3%)을 차지했다. 서비스 불만 35건(24.7%), 가격 불만 5건(3.5%), 반려동물 분실 4건(2.8%) 등이 뒤를 이었다. 상해의 유형으로는 ‘신체부위 절단 및 상처’가 49건(61.3%)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질병 17건(21.3%), 폐사 사고 8건(10.0%), 탈골·골절 6건(7.4%) 순이었다. 전진경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상임이사는 “반려동물을 맡겨야 한다면 동물병원과 연계돼 있는 애견호텔이나 평판이 좋은 펫시터에게 맡기는 게 현재로선 가장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검찰 ‘엘시티 비리’ 이영복에 징역 8년 구형

    검찰 ‘엘시티 비리’ 이영복에 징역 8년 구형

    회사 공금을 가로채고 정관계 유력 인사들을 상대로 5억원대 금품 로비를 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엘시티 시행사 이영복(67) 회장에게 검찰이 징역 8년을 구형했다.22일 오후 부산지법 형사5부(심현욱 부장판사)가 진행한 이 회장 결심공판에서 부산지검 특수부는 “막대한 분양수익금을 취득하기 위해 체류형 사계절 복합관광리조트 건설사업을 아파트와 주거형 레지던스로 전락시켰다”며 이 회장에게 징역 8년을 구형했다. 이 회장은 엘시티 시행사와 관련해 회삿돈 705억원을 빼돌리거나 가로챈 혐의 등으로 지난해 11월 말 1차 기소됐다. 검찰은 올해 3월 이 회장에게 정관계 유력인사들을 상대로 5억 3000만원대 금품 로비를 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해 추가 기소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동남아로 날개 편 에어부산

    에어부산이 부산~비엔티안 노선과 대구~다낭 노선에 신규 취항한다. 에어부산은 부산∼비엔티안 노선은 다음달 30일부터 주 5회, 대구∼다낭 노선은 오는 11월 2일부터 주 2회 운항한다고 21일 밝혔다. 부산~비엔티안 노선은 부산 김해공항에서 월·수·목·토·일요일 오전 9시 5분에 출발해 라오스 비엔티안에 밤 12시 30분 도착한다. 대구~다낭 노선은 목·일요일 대구공항에서 오후 10시 20분 출발해 베트남 다낭에 다음날 오전 1시에 도착한다. 현지 시간 기준이다. 부산~비엔티안 노선은 국적 항공사로는 최초의 정기편 운항이다. 에어부산은 두 노선에 195석 규모의 A321 기종을 투입한다. 에어부산은 동계 시즌에 부산~비엔티안과 대구~다낭 노선 외에도 울산~김포 및 울산~제주 노선에 신규 취항할 계획이며, 일부 노선의 증편을 통해 영남권 지역민들의 더욱 편리한 항공 이용을 도울 계획이다. 에어부산은 비엔티안과 다낭 노선 신규 취항을 기념해 오는 25일부터 할인 행사를 벌인다. 유류할증료와 공항시설사용료 등을 합쳐 편도 기준 비엔티안 노선은 17만 8000원, 다낭 노선은 최저 8만 8000원에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다. 에어부산은 국제선 외에 울산∼김포와 울산∼제주 노선을 신규 취항하는 등 국내선 항공편도 증편할 예정이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창원시티투어 1.2 층 버스, 22일부터 운행

    창원시티투어 1.2 층 버스, 22일부터 운행

    경남 창원시 주요 관광지를 도는 1·2층으로 된 시티투어 버스가 오는 22일부터 운행을 시작한다. 창원시는 19일 독일 버스전문생산업체에 주문해 제작한 1·2층 시티투어 버스 2대를 도입해 22일 부터 정식으로 운행한다고 밝혔다.시는 지난해 1·2층 버스 2대를 주문한 뒤 지난 6월 중국공장에서 만든 완성차를 들여왔다. 차 가격은 1대에 4억 4000만원씩 모두 8억 8000만원이다. 그동안 차량 안전점검을 거쳐 이날 창원광장∼용지호수∼창원의집∼창원컨벤션센터를 돌며 시승 운행을 했다. 버스 1층에는 좌석 17석과 휠체어 1대를 실을 수 있고, 2층에는 좌석 53석이 있다. 훨체어 리프트가 있어 장애인도 휠체어를 탄 상태로 버스에 탑승할 수 있다. 천장이 반 개방형인 버스로 2층 위에 천장이 반만 덮여 있다. 버스 색상은 빨간색을 기본으로 2층 외벽에 벚꽃, 저도 연륙교, 마창대교 등 창원시를 상징하는 이미지를 그려넣었다.1·2층 시티투어 버스는 오전 9시 30분 창원중앙역을 출발해 용지호수공원∼창원의집∼시티세븐∼마산상상길∼마산어시장∼마창대교~진해 제황산공원∼진해루∼창원중앙역까지 8개 관광지를 하루에 2대가 번갈아 모두 5차례 순환하며 운행한다. 매주 월요일과 설·추석은 운행하지 않는다. 시티투어 해설사가 버스에 탑승해 관광 설명을 한다. 요금은 성인 5000원, 청소년·군인·장애인·국가유공자와 65세 이상 노인은 3000원이다. 승차권을 구입하면 그날 하루 동안 모든 경유지에서 탈 수 있다. 창원시는 2011년 관광버스 2대를 이용해 시티투어 버스 운행을 시작했다. 1·2층으로 된 시티투어 전용 버스 도입에 따라 기존 시티투어 버스 운행은 지난 6월 종료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함바’ 브로커로부터 10억 뇌물수수 혐의로 LH·건설사 간부들 입건

    ‘함바’ 브로커로부터 10억 뇌물수수 혐의로 LH·건설사 간부들 입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건설사의 고위 간부들이 ‘함바’(건설현장 식당) 브로커로부터 10억원대의 금품과 향응을 받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부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LH의 부장급 간부를 포함한 LH 직원 5명과 시공사 간부 10여명 등 모두 20여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노컷뉴스가 19일 전했다. 이들은 2014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함바 브로커 한모(53)씨에게 10억여원의 금품과 향응을 받고 경기, 충북 등 LH가 발주하거나 시행하는 전국의 아파트 건설현장 10여곳의 식당 운영권을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한씨는 함바 운영권을 받으려는 업자들에게 수천만원에서 억대의 돈을 받아 그 중 일부를 로비자금으로 쓴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받은 LH 간부들이 을의 위치에 있는 건설사 간부들에게 한씨가 소개하는 업자에게 함바 운영권을 주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진술을 상당 부분 확보했지만 LH 간부들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찰은 한씨의 스마트폰에서 LH 간부 등에게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한 기록 수천 건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경찰은 또 LH 부장급 간부들이 받은 돈의 일부를 윗선에 상납했는지 확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한씨가 로비한 곳은 거의 전부 함바 운영권이 부정하게 넘어간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수사를 진행할수록 로비자금의 규모의 대상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8월 민영 아파트 분양가 1년 전보다 71만원 상승

    서울은 7월보다 6.1% 떨어져 고분양가 논란 피하려 값 낮춰 지난달 민영 아파트 분양가가 1년 전보다 7.65%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전국의 민영 아파트 분양보증 결과를 분석한 결과 올 8월 말 기준 3.3㎡당 평균 분양가는 1009만 6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3㎡당 937만 9000원)과 비교해 71만 7000원 상승했다고 18일 밝혔다. HUG 분양가 통계는 공표 시점 기준 최근 1년간 분양가를 평균한 것이다. 서울의 아파트 분양가는 전년보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 공급된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2040만 3000원으로 전월(2172만 9000원)보다는 6.10%, 전년동월보다는 1.80% 하락했다. 최근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가 공급 과정에서 고분양가 논란을 피하기 위해 건설사와 조합이 분양가를 낮췄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기도는 지난달 평균 분양가가 3.3㎡당 1203만 6000원으로 전월 대비 0.32%, 전년동월 대비 2.25% 상승했다. 수도권 전체로는 3.3㎡당 평균 1442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04% 상승했다. 지방 아파트 분양가는 크게 올랐다. 5대 광역시와 세종자치시는 3.3㎡당 평균 1076만 7000원으로 1년 전보다 13.01%나 올랐다. 전년동월에 비해 부산은 12.67%, 대구는 26.90% 각각 상승했다. 세종도 3.3㎡당 903만 800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50% 올랐다. 강원도는 3.3㎡당 749만 8000원으로 지난해 8월보다 8.11% 상승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아파트값 거품 빼자”… 민간 택지도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값 거품 빼자”… 민간 택지도 분양가 상한제

    분양가 시세보다 10~15%↓ 예상 법 적용 후 공급 아파트 청약 유리 ‘보금자리’처럼 청약 과열 우려도 민간 택지 아파트의 분양가 상한제 확대 적용에 따른 후폭풍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 거품을 빼는 수단이 되겠지만, 당첨자에게 ‘로또 아파트’를 안겨 주는 부작용 발생도 우려된다. 분양가 거품이 일부 빠지면서 청약 열기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민간 택지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분양가의 추가 하락도 예상된다.분양가 상한제는 분양가가 과도하게 치솟는 것을 막기 위해 가격을 책정할 때 땅값과 표준건축비, 일부 가산비를 더해 결정하는 제도다. 이에 따라 아파트 청약 수요자들도 언제 청약을 해야 할지 고민이 깊어졌고, 앞으로 주택시장 추이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정부가 민간 택지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 적용 요건을 완화한 것은 고분양가 아파트가 주변 집값 상승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분양가 상한제는 공공택지에 들어서는 아파트에만 적용됐다. 민간 택지에 들어서는 아파트에 대해서는 주택시장을 살린다는 취지에서 2015년 4월 상한제 적용을 폐지했다. 그 결과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는 규제의 고삐가 풀리면서 3.3㎡당 4500만원을 넘었고 주변 집값 상승과 이후 공급되는 아파트의 분양가 산정 기준으로 굳어버리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정부가 직접 분양가를 규제하지 않으면서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분양 보증 발급 과정에서 고분양가를 간접 규제했지만 한계가 따랐고, 그래서 정부가 민간 택지 아파트에 대해서도 분양가를 규제하기로 한 것이다. 정부는 우선 분양가 상한제 적용 기준을 완화했다. 적용대상 지역을 최근 3개월간 집값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의 2배를 초과한 지역 중에서 ▲1년 평균 분양가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의 2배를 초과한 곳 ▲ 분양 직전 2개월간 청약경쟁률이 일반주택은 5대1, 국민주택 규모(85㎡) 이하는 10대1을 초과한 곳 ▲3개월 주택 거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한 곳을 놓고 하나라도 해당되면 상한제 적용 지역으로 선정한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분양가는 일단 잡힐 것으로 보인다. 건설사들이 벌써부터 분양가를 당초 계획보다 낮게 책정하는 등 눈치를 보고 있다. 업계는 분양가가 시세보다 10~15%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주택법 시행령을 고쳐 이르면 다음달 말부터 민간 택지 아파트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할 방침이다. 적용 시점은 일반분양 아파트는 상한제 시행 이후 ‘최초 입주자 모집 승인을 신청하는 주택’부터다. 반면 도시정비사업에 따라 추진되는 재건축·재개발 아파트는 ‘최초로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하는 주택’이다. 이에 따라 법률 개정이 이뤄진 뒤에도 내년까지 서울에서 공급될 재건축·재개발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를 거의 적용받지 않는다. 이들 아파트는 이미 관리처분계획 인가 신청을 끝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공급되는 민영 아파트는 거의 재건축·재개발 단지 아파트라는 점에서 당분간은 상한제 적용 아파트를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관리처분계획 인가 후 1년가량 뒤에 아파트 분양이 시작된다. 예를 들어 내년 3월쯤 분양될 청담동 ‘청담삼익 롯데캐슬’(청담삼익 재건축)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이 단지는 지난 7월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했다. 최근 분양한 개포동 삼성 포레스트 아파트 역시 관리처분계획 인가 신청 시기는 2015년이다. 시행령 개정 이전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한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아 본격적인 거품 제거로 연결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따라서 분양가만 따진다면 청약통장 가입자들은 내년 이후에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는 아파트를 청약하는 것이 유리하다. 청약가점이 높아 당첨 가능성이 높은 통장 가입자는 입지가 빼어난 지역을 골라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이후 공급되는 아파트를 청약하는 것이 싼값에 아파트를 마련하는 길이다. 다만 상한제 적용 이전이라도 건설사들의 눈치보기 경쟁으로 분양가 거품은 어느 정도 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은 분양가 인하로 이어지고 있다. ‘8·2 주택시장 안정대책’에 이어 ‘9·5 대책’에 분양가 상한제 적용 요건을 완화하자 건설업체들이 분양가 책정 눈치보기에 바빠졌다. 직접적인 규제는 아니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분양보증서를 내주는 과정에서 분양가를 간접적으로 통제하기 때문이다. 최근 공급된 서초구 센트럴자이 아파트와 개포동 삼성 래미안 포레스트 아파트 분양가 책정 과정에서 보듯 고분양가 논란이 일자 시공사와 조합이 스스로 분양가를 낮췄다. 그러나 분양가가 낮아지면서 부작용도 우려된다. 이명박 정부 시절 분양가를 낮춰 공급한 보금자리주택처럼 벌써부터 로또 아파트에 대한 청약 과열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재건축 아파트가 사실상 전부인 강남 아파트는 당분간 청약 열기가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사라지는 ‘뉴스테이’… 힘 받는 ‘행복주택’

    무주택자·청년·신혼부부 등 입주 우대 박근혜 정부의 양대 임대주택 정책 브랜드였던 ‘뉴스테이’와 ‘행복주택’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공공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아 온 기업형 민간임대주택인 뉴스테이는 사실상 사라진다. 반면 사회 취약계층을 위한 도심형 공공 임대주택인 행복주택 사업은 확대된다. 국토교통부는 ‘뉴스테이정책과’를 ‘민간임대정책과’로 이름을 바꾸기로 했다. 이런 내용의 ‘뉴스테이추진단 구성 및 운영에 관한 규정’ 개정안도 15일 공고했다. 주택정책국장이 겸임하고 있는 뉴스테이추진단은 실무 부서가 뉴스테이정책과 하나다. 이마저도 이름을 바꾸기로 한 것이다. 뉴스테이추진단이 발족한 지 1년 7개월 만에 뉴스테이라는 브랜드가 사실상 사라지는 셈이다. 뉴스테이는 중산층 이상의 주거비 부담을 줄여 주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그러나 민간 사업자(건설사)에 주택임대 사업 진출의 길을 터 주고 그린벨트를 풀어 건설사에 저렴한 가격으로 땅을 공급하면서 각종 세금까지 깎아 준다는 점에서 ‘대기업 배불리기’라는 비판이 많았다. 임대료도 주변보다 비싸 정책적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런 점을 의식해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내가 대통령이 되면) 뉴스테이 사업을 위한 공공택지 특혜 분양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다음달로 발표를 미룬 ‘주거복지 로드맵’도 행복주택 위주로 짜인다. 뉴스테이는 전면 개편될 예정이다. 입주 자격 요건을 강화해 무주택자와 청년, 신혼부부 등을 우대하고 초기 임대료를 제한하는 등 공공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국토부는 세부 안을 짜고 있다. 사실상 행복주택과 비슷해지는 셈이다. 뉴스테이 민간 사업자 공모는 지난 4월을 마지막으로 중단된 상태다. 반면 행복주택은 문재인 정부 출범 뒤인 7월 이후에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8건이나 발주할 정도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국토부는 공공 임대주택 공급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8·2 대책’ 이전 분양받은 계약자 중도금 20~30% 잔금 납부 유예

    건설업체들이 아파트 중도금 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선의의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해 자체 지원 확대에 나섰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8·2 부동산 대책’ 이전에 아파트를 분양받은 계약자를 대상으로 중도금 20~30%를 잔금 납부 때까지 유예해 주는 업체가 늘고 있다. 중도금 대출 규제를 포함한 8·2 대책으로 계약자들이 중도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불만이 확산되자 건설사들이 급한 불 끄기에 나선 것이다. 정부는 8·2 대책을 발표하면서 무주택자를 뺀 계약자들의 중도금 대출 한도를 종전 60%에서 30∼40%로 축소했지만, 대책 이전에 분양받아 계약한 사람들을 따로 구제하지 않았다. 대원플러스개발은 지난 7월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서 분양한 ‘고덕 센트럴 푸르지오’ 주상복합아파트 계약자들에게 중도금 20∼30%를 잔금으로 내도록 허용했다. 투기 지역에 다른 대출이 있어 중도금 대출을 아예 못 받는 계약자에게도 중도금을 30%만 납부하면 나머지 중도금 30%는 잔금을 낼 때까지 유예해 주기로 했다. 중흥건설은 지난 7월 분양한 서울 항동지구 중흥S클래스 아파트 중도금 비중을 60%에서 40%로 낮췄다. 대신 잔금 비중을 30%에서 50%로 늘릴 계획이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文 “담담하게 대처”… 靑 “박성진·김명수 연동 않는다”

    ‘김명수 생환’ 우선순위 두고 장고 본회의 상정 안 되면 野도 부담 朴 후보자 임명 강행 가능성도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도착한 14일. 청와대는 임명도, 지명 철회도 하지 않았다. 신설 부처 초대 장관의 공백이 장기화하는 데다 국회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박 후보자의 거취 판단을 늦추는 데 대한 부담은 크지만,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의 ‘생환’을 우선순위로 둔 문재인 대통령이 ‘장고’에 돌입한 모양새다. 보고를 받은 문 대통령은 “담담하게 (대처)하라”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너무 정무적으로 계산하지 말라는 의미다. 설사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가결이) 실패한다고 해도 국회가 주어진 구조가 그런 것을 어떻게 하겠느냐는 것을 국민께 그대로 말씀드릴 수밖에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당초 청와대에서는 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에 대해 야권에서 전향적 입장을 보인다면 박 후보자를 ‘희생’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기류가 존재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두 사안을 별개로 다루도록 주문한 것이다. 주고받기식 협상이나 정무적 판단에 휩쓸리지 말고, 박 후보자가 장관직에 적합한지만 판단하자는 의미이다. 현실적으론 국민의당이 ‘자유투표’ 방침을 고수하는 만큼 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가결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대표가 “국민의당이 20대 국회에서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정당”이라며 선명성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김이수 헌재소장 임명동의안의 결과가 재현될 가능성이 짙다. 물론 야당의 연계전략에 말릴 경우 정기국회 주도권을 잃을뿐더러 개혁입법 처리과정에서 발목을 잡힐 수도 있다는 점도 감안됐다. 헌정 사상 대법원장의 공백은 한 차례도 없었다. 오는 24일 양승태 대법원장 임기 종료 전에 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처리되지 않는다면 야권 부담도 적지 않을 것이란 점도 고려됐다. 이 관계자는 “24일 전까지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모든 상황을 살피게 될 것”이라며 “유엔 총회 출국(18일) 이전에 결론을 내린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자 임명 강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권 관계자는 “국민의당과 물밑 대화를 끝까지 하겠지만, 결정적 반전이 없다면 업무수행 능력의 결정적 흠결이 없는 박 후보자를 임명하고, 김 후보자에 대한 국회 판단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 검증 논란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사과해야 할 부분도 있겠지만, (조현옥 인사수석과 조국 민정수석 등에 대한) 문책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겸손하고 진중하게 사과드릴 부분이 있다면 해야 되겠지만 문제가 정리된 뒤에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인천공항 제2 터미널 전신 검색대 점검

    인천공항 제2 터미널 전신 검색대 점검

    14일 내년 초 정식 개장을 앞두고 있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열린 종합 시험운영 점검에서 가상 여객들이 전신 검색대를 통과하고 있다. 전신 검색대는 기존 문형(門形) 금속탐지 검색대로는 검색할 수 없는 비금속이나 신체 속에 숨겨둔 물품을 탐지할 수 있는 장비다.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건설사업은 연간 1800만명을 수용하는 여객터미널, 주차장 및 연결 도로·철도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2009년 착수 이래 총 4조 9000억원이 투입됐다. 작년 여객수송 규모 세계 7위의 성적(5800만명)을 거둔 인천공항은 제2터미널이 확충되면 세계 5위 규모의 여객수송 공항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느리게, 더욱 더 느리게…청송 송소고택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느리게, 더욱 더 느리게…청송 송소고택

    청송(靑松) 송소고택의 시간은 나른하다. 너르게 이어진 동네 초입 고샅부터 마음 푸근해지는 곳. 그 옛날 증조, 고조할아버지의 고향땅 같은 화면이 눈앞에 그대로 펼쳐진다. 동화책 그림 풍경이다. 경상북도에 위치한 청송은 깊어도 너무 깊은 곳에 있다. 전체 면적의 84%가 소나무가 즐비한 임야 면적이다 보니 고장의 이름 하나는 기막히게 잘 지었다. 더구나 애초부터 한반도 땅에서는 숨어있었던 듯, 청송은 임진왜란이나 6.25시절에도 시간이 살짝 비켜갈 정도의 두멧골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2016년 12월에 개통된 상주영덕고속도로 덕분에 관광객 수가 급증하고 있어 더 이상 예전 꿩사냥이나 하러 다니던 변읍(邊邑)은 아닌 셈이다. 청송은 주왕(周王)산을 비롯하여 깊디깊은 절골 계곡, 하얀돌 반짝이는 백석탄 계곡, 주산지, 달기 약수터 등을 비롯하여 자연을 맘껏 들이킬 수 있는 방문지가 많다. 이중에서 풍수(風水)학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교과서 같은 집이 청송에 있다. 바로 송소고택(松韶古宅)이다. 강릉의 선교장이나 충남의 명재고택, 보은 선병국가옥과 더불어 풍수로는 이름난 옛집인 송소고택은 일찌감치 2007년 국가지정 중요민속자료 제 250호로 지정되었다. 더구나 2011년에는 ‘한국 관광의 별’로 선정이 되었으니 한 번은 가 볼만 한 곳임은 분명하다. 영남의 부자는 크게 경주 최부자와 청송 심씨로 나눌 수 있다. 이중 송소고택은 조선 영조 때의 만석지기 재력가였던 청송 심씨 출신인, 심처대(沈處大)의 7대손인 송소 심호택이 청송 심씨 조상의 본거지인 덕천마을로 옮겨오면서 지은 저택이다. 1880년경에 건립된 고택으로 약 8520㎡(2500평) 넓이에 7동 99칸의 크기로 당시 영남 북부에서는 최고 규모를 자랑하였다. 송소고택을 살펴보자면, 우선 입구부터 심상치 않다. 영남지방에서는 그리 흔하지 않은 솟을대문이 하늘 높이 올라가 있다. 또한 솟을대문 위에 홍살이 있어 복을 부르고 악귀를 쫓고자 하였다. 문을 통해 집안을 둘러보면 큰 사랑채가 나온다. 사랑채는 정면 5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으로 이루어져 있고 안채와 사랑채가 특이하게도 ‘ㅁ’자 형태의 평면 구성으로 이루어져 각각의 독립적인 생활공간이 만들어져 있다. 이외에도 마당 한 가운데 내외담이라고 해서 ‘ㄱ’자 모양의 담이 있다. 이는 안채를 드나드는 여인들과 사랑채의 남정네들과의 구분을 위해서 만들어 진 것이다. 또한 담벽에도 작은 구멍을 뚫어 안식구들이 바깥을 볼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이 외에도 송소고택에는 사가(私家)가 지을 수 있는 범위인 99칸의 대저택을 지으면서 만들어놓은 다양한 조선시대 건축의 묘미가 잘 담겨져 있다. 송소고택은 비록 지금은 사람들 발길 뜸한 옛집으로 남았지만 한때 의친왕, 조병옥 박사, 이범석 장군 등 이름난 역사속 인물들이 머무르던 곳이기도 하였다. 그러하다보니 지금도 가만히 살펴보면 담벼락마다 조선과 구한말의 시간이 덕지덕지 고스란히 묻어있는 듯하다. 매일 아침부터 출렁이며 앞서가던 도회의 시간도 이곳에서는 어느 순간 슬그머니 뒤처져 따라오는 것 같다. 계절의 경계에 서 있다. 아침저녁 선선한 가을바람 앞에, 여름 한껏 내리쬐던 볕 따갑던 마을 풍경도 이곳에서는 품이 다르다. 올 가을, 송소고택에서 한 여름 묵은 땀을 씻어 내는 것도 좋을 성싶다. <청송 송소고택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청송에 가 볼일이 있다면, 풍수학에 관심이 있다면. 2. 누구와 함께? -늙으신 부모님과 다정히. 3. 가는 방법은? -경상북도 청송군 파천면 덕천리 176/ 054-874-6556 4. 감탄하는 점은? -송소고택 주변의 고즈넉함과 조용함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평일은 늘상 조용하다. 6. 꼭 봐야할 장소는? -내외담, 별당, 사랑채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 달기약수로 만든 삼계탕 ‘서울여관식당’(873-2177), ‘삼부자 밥상’ (874-6555), ‘약초갈비’(874-7777) / 지역번호 (054) 8. 홈페이지 주소는? -http://www.송소고택.kr/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주왕산, 달기약수터, 주산지 10. 총평 및 당부사항 -문화해설사의 도움을 반드시 받도록. 막연히 고택만 둘러보는 것과 해설을 듣는 것은 말 그대로 하늘과 땅의 차이. 꼭 고택의 설명을 듣도록!!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서울 신문고] “대기업 무주택 서민 3200명 가족 울린 사법 적폐 사건… 청산은 문재인 정부에 바라는 국민의 명령입니다”

    [서울 신문고] “대기업 무주택 서민 3200명 가족 울린 사법 적폐 사건… 청산은 문재인 정부에 바라는 국민의 명령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광화문 촛불민심의 결과로 탄생했습니다. 그때 주된 구호 중의 하나가 ‘적폐 청산’입니다. 적폐란 긴 세월 동안 쌓이고 쌓여온 폐단을 말하는 것 아닙니까. 한때의 잘못된 폐단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 오랫동안 잘못돼 온 폐단은 헌법에 명시된 국민주권을 지키지 않고, ‘권력횡포’로 국민 위에 군림해 온 겁니다. 그 결과 민주주의는 실종되고, 정의로운 사회는 요원해졌으며, 가진 자들의 전횡에 많은 국민이 절망과 좌절로 속수무책이었습니다. ‘갑질과 양극화’가 대표적이지 않습니까. 갑질을 일소하고 양극화를 해결하자면 ‘법치’를 바로 세워야 합니다. 적폐 가운데서 특히 ‘사법 적폐’를 뿌리 뽑아야 합니다.” 이는 문장식 ‘문재인 정부 사법 적폐 청산 1호 제안자’인 ㈜호삼건설 회장의 토홍(吐紅)이다. 문 회장은 지난 1991년 ㈜호삼건설의 대표로 ‘돈암·정릉재건축사업’을 추진했다. 문 회장에 따르면 그는 당시 현황측량, 안전진단, 설계, 고도제한 해제 및 각종 인허가는 물론 이주비 지급과 토지매입 등을 통해 세입자 1050세대와 재건축조합원 400여 세대 모두를 이주시킨 다음 철거까지 100% 완성했다. 순항할 것 같았던 그의 사업은 1995년 대기업이 개입되면서 사단이 나고 말았다. 1999년 11월 모함에 의한 사법 적폐로 실체적 진실은 은폐되고 왜곡돼 그는 7년 6개월을 복역하고서야 2007년 4월 30일 만기 출소했다. 그는 출소 후 수차례 억울함을 풀고자 검찰을 찾아 고소했지만, 그때마다 그에게 돌아온 것은 ‘증거불충분’이라는 이유와 ‘혐의없음’ 처분이었다. 그가 박근혜 정부 출범 2개월쯤인 2013년 4월 26일 국회 앞에서 ‘검찰 개혁 없이는 국민이 불행해지고 국가존립 자체가 흔들린다’는 유언장과 훈장증을 뿌리며 분신자살을 시도한 이유다. 그럼에도 박근혜 정부는 ‘사법 적폐 청산’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되레 민간인 최순실 씨 등과 국정농단으로 ‘광화문 촛불집회’을 자초했다. 그러자 문 회장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의 상징으로 말 조형물을 제작해 타고 촛불집회에 참석, ‘적폐 청산’을 외쳤다. 촛불이 횃불이 되어 마침내 그가 염원한 ‘촛불 정권,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다. 그가 문재인 정부에 바라는 것은 오직 하나 ‘사법 적폐 청산’이다. ‘사법 적폐 청산 없이는 국민주권 시대를 열 수 없다’고 말하는 문 회장. 그의 억울한 사연을 인터뷰했다. 편집자 주다음은 일문일답이다. →문재인 정부 사법 적폐 청산 제1호를 제안하셨는데요. 어떤 사건인가요. -검찰이 피해자와 가해자를 서로 바꿔치기 한 사건입니다. 검찰의 바꿔치기로 50억원 상당의 피해를 입힌 가해자는 무혐의처분으로 사건이 종결된 반면, 피해자는 검찰의 기소와 재판을 거쳐 7년 6개월 동안 억울하게 감옥 생활을 한 사건입니다. 그러니까 검사는 사건을 조작하고, 판사는 조작된 사건의 공소장을 100% 인용(사건 97고합1377)했습니다. 21세기에 찾아보기 어려운 사법 적폐의 대표적 사례입니다. →박근혜 정부 출범 후 2개월쯤에 국회 앞에서 분신자살을 시도했습니다. 어떤 이유인가요. -내가 7년 6개월간 억울한 감옥 생활을 하고 출소해 나와 보니 재건축사업을 위해 약 400억원을 투자한 단지 7500평, 시가 750억원 상당 가치의 부동산은 모 대기업건설사가 가로채 간 상태였습니다. 기소권을 갖고 있는 검찰은 저와 무주택 서민 3200여 가족의 재산을 편취한 대기업에 대해 무혐의처분으로 면죄부를 주었습니다. 해서 나는 검찰에 수백억대 횡령 사건을 고발했는데도 검찰은 조사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억울한 사정을 어찌해볼 도리가 없었습니다. 내가 분신을 결행한 것은 부패한 검찰을 그대로 놔둔다면 박근혜 정부가 표방한 ‘희망의 새시대’고 뭐고 없고, 특히 대한민국의 장래가 암울하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검찰개혁 없이는 국민이 불행해지고 국가존립 자체가 흔들린다’는 유언장을 뿌리게 된 배경입니다. 그때가 2013년 4월 26일입니다. 막강한 적폐 앞에 훈장도 휴짓조각이었습니다.→분신하면서 유언장과 함께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서 받은 훈장과 표창이 복사된 종이 2장을 왜 함께 뿌렸나요. -나는 해병 일병이란 계급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서 전우 9명을 단독으로 구출한 공적을 인정받아 훈장과 포장을 받은 파월장병 출신이자 상이군인입니다. 이 한 몸 불살라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사법개혁’을 이루길 간절히 당부드리고 싶었습니다. →지난 광화문 촛불집회에 말 조형물을 타고 참석해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내가 분신하면서까지 박 전 대통령에게 기대했던 ‘정의사회구현’은 민간인 최순실 등의 국정농단으로 짓밟혔습니다. 그래서 5차 촛불집회인 2016년 12월 3일부터 말 조형물을 타고 ‘박근혜 퇴진, 박근혜 하야’ 집회에 적극 참여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절대다수 국민의 촛불민심에 따라 결국 탄핵되었고,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광화문 1번가’로 국민의 정책제안을 수렴한다고 해서 지난 6월 초에 광화문에 횃불 들고 말 조형물을 타고 나가 ‘사법 적폐 청산 제1호 제안’을 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사건의 발단은 무엇인가요. -나는 1991년부터 시작된 서울시 성북구 돈암·정릉재건축사업의 설립인가를 주관한 ㈜호삼건설의 대표로서 재건축 반대 주민의 토지를 개인적으로 매입해 사업을 추진한 당사자입니다. 그러니까 나는 당시 개인 자금 약 100억원과 회사 자금 약 300억원 상당을 투자해 사업단지 내 9개 단위 참여조합과 정릉·돈암재건축조합을 연계시켜 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한 동업자의 지위입니다. 참여조합대표입니다. 이에 따라 나는 돈암·정릉재건축단지 전체 토지 356필지 1만 3000평 가운데 188필지 7500평을 매수와 양도받는 방법으로 확보한 다음 사업단지 내 토지를 제3자에게 매매하거나 관리처분할 수 없다는 조건을 붙여 명의신탁하는 등의 약정을 해 두었습니다. 이러한 절차를 거쳐 내가 시행사를 맡고, 우성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해 토목공사가 한창이던 1995년 대기업이 이 사업에 발을 들여놓았습니다. 그때부터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대기업과 7500평 관리인(안모 씨) 및 후임 돈암·정릉재건축 조합장(변모 씨)과 공모해 사업단지를 인수하고, 나의 제거에 나섰습니다. 그 결과 무주택서민 3200여 가족 재산 750억원을 편취했습니다. 또 나에게 ‘물 딱지를 팔았다’며 사기 분양범이란 누명을 뒤집어씌워 나는 7년 6개월간 감옥 생활을 해야만 했습니다. →대기업이 편취했다는 증거나 근거가 있습니까.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된 진경준 전 검사장이 넥슨코리아 회장 김정주로부터 4억원을 뇌물로 지원받아 주식을 매입한 후 일정 기간이 지난 다음 고가에 되파는 방법으로 120억여원의 시세차익을 편취한 사건과 유사한 형태입니다. 그러니까, 대기업은 단돈 1원 한 푼 투자하지 아니하고 재건축 조합원당 8000만원씩 걷어 300억원을 마련한 다음 7500평, 75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외상으로 가져간 뒤 1년 후 1247억원에 이르는 개발이익 중 일부를 편취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300억원은 대기업 자금이었다’는 대기업의 주장은 거짓입니다. 검찰이 재수사를 통해 이를 밝히면 헝클어진 실타래가 풀리듯이 사건 전체가 규명될 것입니다. 내가 교도소 있는 동안 조합 간부들이 대기업에 매수돼 사업부지를 대기업에 넘긴 사실, 대기업이 7500평을 손에 넣고 기존 재건축 사업부지까지 합쳐 설계변경을 한 뒤 재건축조합원 지분을 제외한 아파트 810세대와 상가 29채, 부풀린 건축비 약 350억원, 유치원 등을 분양해 1247억원의 이익을 남긴 사실을 검찰이 사실대로 조사하면 됩니다. →공소시효에는 문제가 없습니까. -그동안 검찰은 공소시효를 빙자하고, 또 증가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를 들어 ‘혐의없음’의 처분을 해 왔습니다. 하지만 2017년 8월 현재까지 공소시효는 계속 유효합니다. 특히 재건축조합 명의신탁 부동산을 소유한 사람이 재건축조합장 개인 통장에 입금하자 지난 5월 4일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경우입니다. 재건축조합이 해산된 지 10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러 가지로 자금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공소시효는 염려할 것이 없습니다. 문제는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이 사실대로 수사를 하느냐 못하느냐의 여부입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300억원의 출처와 사용내역, 대기업이 편취한 1247억원의 배분과 지출내역에 대해 검찰이 정의롭게 수사하느냐의 여부입니다. →무주택 영세서민 3200여 가족이 재산상 750억여원의 손해를 입는 피해를 보았다는 주장의 내용은 무엇인가요. -조합원 가운데는 7500평의 권리를 포기한다는 각서를 써 준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에게 돌아온 몫은 토지매입대금의 40~48%에 불과했습니다. 나아가 일부 조합원들은 조합이 임의 해산되면서 이마저도 받지 못했습니다. 억울한 사람들은 나뿐 만이 아닙니다. 오직 내 집 마련이 소원인 조합원들까지 피해를 당했습니다. 법치국가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습니까. 무주택 영세서민들의 피해보전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문재인 정부와 국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국민의 억울함은 국민의 눈물입니다. 억울함이 없어야 정의로운 민주주의 나라입니다. 국민은 눈물을 닦아주는 정치를 기대하며 문재인 정부를 출범시켰습니다. 국민의 뜻에 따라 문재인 정부가 ‘광화문 1번가’로 정책제안과 민원접수를 한 것은 잘 한 것입니다. 사법 적폐 청산은 그래서 문재인 정부에 바라는 국민의 명령입니다. 무주택 영세서민 3200명 가족의 억울함을 풀어주길 당부합니다. 서원호 객원기자 guil@seoul.co.kr
  • [이경형 칼럼] 전술핵 검토 전에 할 일 많다

    [이경형 칼럼] 전술핵 검토 전에 할 일 많다

    한반도 비핵화의 목표는 살아 있지만, 그 실현은 요원하다. 지난 12일 유엔 안보리에서 통과된 반쪽짜리 대북 제재 결의안이 그것을 말해 주고 있다. 북한의 연간 수출품 90%를 차단하는 내용의 강력한 제재라고는 하나 중국과 러시아의 제동으로 대북 원유 수출을 30% 줄이는 선에서 그쳤다. 북한은 중거리탄도미사일(IRBM)·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연속적으로 발사하고 6차 핵실험 성공으로 사실상 핵 완성 단계에 와 있다. 실전 배치도 시간문제다. 북한은 기존 핵 보유국들이 인정하든 안 하든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행세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북한이 안보리 제재안에 ‘전면 배격’ 운운하며 대미 위협을 계속하는 것을 보면 가까운 시일 내에 추가 도발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 상황에서 한반도 비핵화는 이미 깨진 그릇이다. 북핵 폐기를 위한 압박 수단은 장기 모드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도 ‘깨진 그릇’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당장 미군 전술핵 재배치를 추진하자든가 핵무장을 준비하자는 것이 아니다. 이에 앞서 할 일이 있다. 중국에 본질적인 질문을 던져 보는 것이 먼저다. 중국은 핵을 보유한 북한을 포기할 것인지, 아니면 북핵 폐기를 포기할 것인지 대답해야 한다. 만약 전자라면 키신저 박사의 조언처럼 미국과 동아시아의 전략 균형 차원에서 한반도에서 주한미군 철수 문제까지도 협상 테이블에 올릴 수 있다.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한 큰 그림의 대화가 필수적이다. 이런 상황이 전개되면 한국이 북·미 대화나 미·중 대화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중국이 후자를 택한다면 미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핵을 가진 북한을 ‘전략적 자산’으로 간주하는 전통적인 입장을 고수하는 것이다. 한국은 불가피하게 한·미 동맹에 올인하고, 동북아 정세는 한·미·일 대 북·중·러의 신냉전 구도로 급속히 전환될 것이다. 동아시아에서 핵 보유의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중국이 북한과 핵보유 지위를 나누겠다면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화를 누구도 말릴 명분은 없는 것이다. 한국의 사드 배치를 두고 경제 보복을 가속화하고 있는 중국은 한·미 양국에서 거론되고 있는 전술핵 재배치가 실제 이뤄지면 더 펄펄 뛸 것이다. 설사 전술핵이 재배치된다 해도 북핵이 폐기되면 사드와 함께 동시에 철수된다는 것을 한·미·중 간에 조율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지금도 쌍중단, 쌍궤병행을 주장하고 있다. 북핵 중단과 한·미 연합훈련 동시 중단,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체제 협상을 병행 추진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 북핵 중단은 동결이고, 북핵 동결은 핵 보유를 묵인하는 것이다. 전술핵 재배치 등 ‘공포의 균형’ 전략 추진에 앞서 한·미 양국과 국제사회는 할 일이 많다. 우선 안보리 제재안을 엄격히 집행하고 감시하는 일이다. 미국과의 절충안을 끌어낸 중국이나 러시아의 책무가 크다. 미국이 유엔 대북 제재의 미이행 국가를 겨냥해 독자 제재를 밀어붙이는 것도 중요하다. 미국은 한반도 주변에 전략자산의 순환·상시 배치로 북한을 압박하고, 한국 정부는 재래식 무기의 확충에 더 많은 돈을 투입해야 한다. 전술핵무기 재배치는 미국의 세계 핵전략 수정, 중국의 반발, 한반도 핵 대결의 고착화, 비핵화 목표의 후퇴 등 아직은 고려할 사항이 많다. 전직 고위 외교관의 지적처럼 대북 선제타격 등 군사적 옵션은 피하면서도 준군사적으로 압박하는 방법도 있다. 2010년부터 한국도 훈련에 참가하고 있는 대량살상무기(WMD)확산방지구상(PSI·Proliferation Security Initiative)을 활용, 대북 해상 봉쇄 작전을 펴는 방법도 옵션의 하나가 될 수 있다. 이번 안보리 제재안에도 금지 물품 적재 정보가 있을 때, 공해상에서 해당 선박을 검색할 수 있다고 돼 있다. 한국 외교 역량으로 한반도 주변 강국들로부터 ‘북핵 불용’의 진정성을 끌어낸다면 대북 압박 수단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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