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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생생리포트] 치솟는 의료비·과도한 주택담보대출에… 파산하는 노인들

    [특파원 생생리포트] 치솟는 의료비·과도한 주택담보대출에… 파산하는 노인들

    미국 버지니아주의 리암 테일러(72)는 자신과 아내의 병원비를 끝내 감당하지 못하고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파산보호 신청을 위해 변호사를 찾았다. 테일러는 “몇 푼 안 되는 연금으로 나와 아내 병원비를 감당하지 못했다”면서 “결국 작은 집마저 은행에 넘어가고 이제 거리로 나앉게 생겼다”고 울먹였다. 중소 제조업체에서 20여년간 근무했던 테일러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병원비와 남아 있던 주택담보대출을 막기 위해 신용카드 돌려막기에 나섰다가 결국 파산에 이르게 됐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도 노인인구가 급격히 늘면서 ‘노인빈곤’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노년층 파산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데보라 손 아이다호주립대학 교수팀의 ‘미국 파산의 고령화’ 논문에 따르면 1991년부터 2016년 사이 65세 이상 인구의 파산보호 신청률은 세 배 이상 증가했다. 다른 연령대의 파산은 줄어드는 추세인데도 65세 이상 인구의 파산만 증가했고 고령일수록 그 증가율이 더 가파른 것으로 분석됐다. 1991년 1000명당 1.2건이었던 65~74세의 파산보호 신청은 2016년 1000명당 3.6건으로 치솟았으며, 75세 이상은 0.3건에서 1.3건으로 네 배 이상 급증했다. 이에 따라 1991년 전체 파산보호 신청자 가운데 2.1%에 불과했던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2016년에는 12.2%까지 크게 늘었다. 노인층의 주된 파산 원인은 치솟는 의료비용과 연금의 소멸, 부적절한 은퇴자금 관리 등이다. 이 중에서도 의료비 부담 증가가 두드러진 이유로 분석됐다. 연구팀의 설문조사에서 파산보호 신청자 중 약 60%가 감당하기 어려운 의료비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또 과도한 주택담보대출과 자녀의 학자금 대출도 노인층 파산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미 싱크탱크 도시문제연구소에 의하면 개인 파산자의 부채 중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41%로, 1989년(21%)의 약 두 배나 된다. 안정된 직장을 믿고 20~30년 상환 대출을 받아 집을 샀다가 50대 후반 조기 퇴직 등으로 수입이 줄면서 결국 파산을 맞게 된다는 것이다. 전통적 연금의 소멸 등 사회안전망 축소도 한몫하고 있다. 지난 30여년 동안 은퇴 이후 생활의 재정적 책임 주체가 정부에서 기업으로, 다시 기업에서 개별 주체인 개인으로 옮겨오면서 스스로 노후를 책임져야 하는 인구가 가파르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한 변호사는 “연금에 대한 개인 부담 비율이 높은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층에 합류하면서 파산보호 신청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면서 “거리로 내몰리는 노인층이 없도록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시점이 됐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정직원 돼도 근로 환경은 악화…SK브로드밴드 쇼했나”

    “정직원 돼도 근로 환경은 악화…SK브로드밴드 쇼했나”

    인터넷 설치·수리기사 건당 수당 지급 “불합리한 포인트제로 최저임금 받아” 사측 “업무 특성상 포인트제 필요해”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에 호응하기 위해 SK브로드밴드가 야심 차게 추진한 ‘민간부문 정규직화 1호’ 프로젝트가 노동자들의 반발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비정규직이었던 초고속인터넷 설치·수리 기사들을 자회사 정규직으로 전환해 고용 안정성을 보장하겠다는 취지였지만, 정작 해당 노동자들은 “기업 이미지 홍보에만 활용됐을 뿐 노동 환경은 오히려 악화됐다”고 주장한다. 지난달 31일 SK브로드밴드의 자회사인 홈앤서비스 노동자 1400여명은 서울 중구 SK남산빌딩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가짜 정규직화를 멈추라”고 외쳤다. 이들은 “최저임금 수준인 고정급을 인상하고 ‘포인트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서·양천센터에서 근무하는 성기일(37)씨는 “주말도 반납하고 밤낮없이 근무해 110포인트를 넘기지 못하면 최저임금 수준의 기본급만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주52시간 제도까지 시행돼 센터에 있는 90명 중에 20~30명 정도만 110포인트를 넘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지부에 따르면 인터넷 등 설치·수리 노동자들 대부분은 기본급 158만원에 포인트제가 연동된 임금을 받는다. 보통 인터넷을 설치하면 1포인트, 텔레비전은 0.7포인트, 전화는 0.3포인트를 얻는다. 110포인트를 넘겨야 포인트당 1만 2500원 정도의 실적급을 받는다. 건당 수수료 제도로 알려진 포인트제는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을 강요하는 임금체계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계절에 따라 성수기와 비수기로 양분되기 때문에 포인트제에 기반을 둔 임금체계가 설치·수리 노동자들의 삶을 불안정하게 만든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장준 희망연대 정책국장은 “노동자들이 1포인트를 올리기 위해 서두르다가 안전을 돌보지 못하고 추락사하거나 과로사로 숨지고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삼성전자서비스 설치·수리 기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회사는 센터별로 운영되는 포인트제를 통일시켜 이 임금체계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SK브로드밴드 사측 관계자는 “서비스업이라는 직무 특성상 포인트제는 필요하다”면서 “자회사 정규직으로 전환한 지 1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바로 포인트제를 폐지하는 것은 무리다”고 밝혔다. 노조가 실시한 조합원 대상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530명 중 448명(84.5%)이 “(자신을) 여전히 비정규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임금 및 복지가 향상됐다”는 조합원은 23명(4.3%)뿐이었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장은 “자회사를 통한 민간부문 정규직 전환이 지속 가능하고 처우 개선이 가능한 모델이라는 것을 보여 주려면 민간기업에서 고민을 더 해야 한다”면서 “기본급과 인센티브를 조정해 타협할 여지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문 대통령 지지율 53%…취임 후 최저치 경신

    문 대통령 지지율 53%…취임 후 최저치 경신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취임 후 가장 낮은 53%를 기록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지도 역시 동반하락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28∼30일 전국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문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3%포인트 하락한 53%로 집계됐다. 한국갤럽 여론조사를 기준으로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지난주에 이어 2주 연속 최저치를 경신한 것이다. 문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한 부정평가는 지난주보다 5%p 상승한 38%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의견 유보는 8%로 나타났다. 직무수행을 긍정평가 하는 이유로는 ‘북한과의 관계 개선’(14%)이 가장 많이 꼽혔다. ‘서민을 위한 노력·복지 확대’(11%), ‘대북·안보 정책’(10%), ‘최선을 다함·열심히 한다’(9%)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부정평가 이유로는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41%)이 가장 많았고, ‘대북 관계·친북 성향’(10%), ‘최저임금 인상’(9%), ‘과거사 들춤·보복 정치’·‘일자리 문제·고용 부족’·‘독단적·일방적·편파적’, ‘과도한 복지’(4%) 등의 순이었다. 민주당 지지도도 동반하락했다. 6월 지방선거 후 하락세를 기록한 민주당 지지도는 2주 전 반등하는 듯하다 지난주(40%)보다 2%p 떨어진 40%를 기록했다. 자유한국당과 정의당이 각각 12%, 바른미래당이 7%를 기록했다. 정의당의 경우 3%p 떨어진 반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각 1%p, 2%p 올랐다. 민주평화당은 1%로 지지도 변화가 없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리빙 단신]

    [리빙 단신]

    라인프렌즈, 홍대 문화아지트 ‘비라운드’캐릭터 브랜드 라인프렌즈가 서울 홍대점 지하에 문화 커뮤니티 공간 ‘비라운드’(BROUND)를 선보였다고 30일 밝혔다. ‘문화 아지트’ 콘셉트를 앞세워 카페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비라운드는 ‘함께 모여서 즐기고 공유하는 공간’을 추구하는 신개념 카페다. 기존 라인프렌즈 스토어의 특징인 캐릭터 배치,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를 최소화한 대신 젊은 창작자들의 작업공간 같은 자유분방한 디자인을 살렸다. 전체적으로 열린 공간에 스탠드형 조명을 배치하고 4명에서 10명 이상까지 다양한 규모의 테이블, 회의실을 갖췄다. 인스타워즈 ‘인테리어 큐레이션’ 서비스 인테리어 플랫폼인 인스타워즈가 빅데이터를 도입해 소비자 취향에 맞는 인테리어 스타일을 선별할 수 있게 돕는 ‘빅데이터 큐레이션’ 서비스를 선보인다. 최대 6만개에 이르는 자사의 시공 사례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검색 엔진에서 넓이, 예산, 공간, 스타일, 컬러 등 세분화된 항목을 체크하면 취향에 맞는 인테리어 디자인, 시공 업체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시공 사례마다 공사 금액이 공개돼 예산을 매기거나 견적을 비교하기가 수월하다. 상업 공간의 큐레이션 서비스도 제공한다. 호텔나우·야놀자펜션 ‘늦캉스족’ 이벤트야놀자 계열사인 호텔나우와 야놀자펜션이 성수기를 피해 휴가를 늦게 떠나는 이른바 ‘늦캉스족’을 위한 이벤트를 다음달 초까지 진행한다. 호텔나우는 다음달 2일까지 서울, 경기, 인천 등 도심 호텔 45곳의 예약 고객에게 최대 1만원을 즉시 할인해 준다. 야놀자펜션은 올해 7~8월 예약 순위 기준 전국 인기 펜션 100곳을 소개하는 기획전을 다음달 14일까지 실시한다. 31일까지 애플리케이션 신규 가입고객은 5000마일리지를 받을 수 있다. 기존 고객은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서 ‘인생펜션’ 추천 설문조사에 참여하면 2만 마일리지가 주어진다.
  • 살인범 잡는 수학, 호랑이를 살린다?

    수학을 소재로 한 ‘넘버스’(Numb3rs)라는 미드에 푹 빠졌던 적이 있습니다. 천재 수학자인 동생이 수학으로 FBI 수사관인 형을 도와 사건을 해결한다는 내용인데 2000년에 시작해 2010년까지 10년간 방송된 장수 미드이지만 한국에서는 인기를 끌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수학을 소재로 한 드라마이기 때문에 가끔 화면 가득 복잡한 수식이 가득 차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무척이나 인상적입니다. 주인공들이 마주한 첫 번째 사건은 여성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연쇄살인이었습니다. 산발적으로 일어난 듯 보이는 범죄로, 다음 범행이 어디서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수학자인 동생은 스프링클러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방울을 보고 한 생각을 떠올립니다. 물방울들이 어디에 떨어질지 예측하는 것은 불확실성이 너무 많아 불가능하지만 떨어진 물방울의 패턴을 통해 사건의 근원을 추적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입니다. 바로 범행 장소를 보고 범인의 거주지를 역추적하는 ‘지리적 프로파일링’ 기법입니다. 범죄자를 잡는 데 활용되는 지리적 프로파일링 기법이 멸종 위기에 있는 동물을 보호하는 데도 활용될 수 있다는 재미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영국 켄트대, 퀸 메리 런던대, 뱅거대, 케임브리지대, 인도네시아 야생보존학회, 인도네시아국립대 국제공동연구팀은 지리적 프로파일링을 통해 호랑이와 사람의 충돌을 막고 멸종 위기의 호랑이를 보호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28일자에 발표했습니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만 서식하는 수마트라 호랑이는 현재 5곳의 국립공원에 400~500마리 정도가 살고 있지만 서식지 축소로 개체수는 점점 줄고 있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수마트라 호랑이가 특히 많이 살고 있는 케린치세블라트 국립공원 주변 5㎞와 인접한 지역을 분석대상지로 삼았습니다. 우선 최근 13년 동안 이 지역에서 사람과 호랑이가 만나 서로 상해를 입히거나 죽인 228건의 사례가 발생한 위치와 시간을 조사했습니다. 여기에 수마트라 주민 2386명을 대상으로 호랑이의 위협과 공존 가능성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인간·호랑이 위험 지도’를 만들었습니다. 위험지도에 따르면 호랑이와 마주칠 가능성이 높은 곳은 호랑이 서식지와 직선거리에 있는 숲 근처나 강을 이웃하고 있는 인구가 많은 마을 주변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지리적 측면에서는 의외라고 생각되는 지역 3곳도 호랑이와의 조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연구팀은 이번에 작성한 지도를 이전에 활용할 수 있었다면 가축과 사람에 대한 호랑이의 공격 51% 이상을 막을 수 있었고 15마리의 호랑이도 죽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학창시절 벡터, 미적분, 확률, 통계를 배우면서 ‘도대체 저런 걸 어디에 써먹지’라는 생각을 한 적이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연구를 포함해 우리 주변의 많은 것들이 ‘넘버스’의 주인공이 말하는 것처럼 “숫자와 관련돼” 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얼마 전 교육과정 개편과 관련해 기하, 통계가 수능에 포함되니 마니 말이 많았습니다. 첨단 과학을 이해하는 데 기하와 통계가 필수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처럼 문제만 풀어대는 수학 수업이 계속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상대를 이해하지 않고 서로의 목소리만 높이는 것보다는 과학계와 교육계가 머리를 맞대고 아이들이 수학에 좀더 흥미를 느끼고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우리나라 미래를 위해서 훨씬 생산적이지 않을까요. edmondy@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살인범 잡는 수학, 호랑이를 살린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살인범 잡는 수학, 호랑이를 살린다?

    수학을 소재로 한 ‘넘버스’(Numb3rs)라는 미드에 푹 빠졌던 적이 있습니다. 천재 수학자인 동생이 수학으로 FBI 수사관인 형을 도와 사건을 해결한다는 내용인데 2000년에 시작해 2010년까지 10년간 방송된 장수 미드이지만 한국에서는 인기를 끌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수학을 소재로 한 드라마이기 때문에 가끔 화면 가득 복잡한 수식이 가득 차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무척이나 인상적입니다. 주인공들이 마주한 첫 번째 사건은 여성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연쇄살인이었습니다. 산발적으로 일어난 듯 보이는 범죄로, 다음 범행이 어디서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수학자인 동생은 스프링클러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방울을 보고 한 생각을 떠올립니다. 물방울들이 어디에 떨어질지 예측하는 것은 불확실성이 너무 많아 불가능하지만 떨어진 물방울의 패턴을 통해 사건의 근원을 추적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입니다. 바로 범행 장소를 보고 범인의 거주지를 역추적하는 ‘지리적 프로파일링’ 기법입니다. 범죄자를 잡는 데 활용되는 지리적 프로파일링 기법이 멸종 위기에 있는 동물을 보호하는 데도 활용될 수 있다는 재미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영국 켄트대, 퀸 메리 런던대, 뱅거대, 케임브리지대, 인도네시아 야생보존학회, 인도네시아국립대 국제공동연구팀은 지리적 프로파일링을 통해 호랑이와 사람의 충돌을 막고 멸종 위기의 호랑이를 보호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28일자에 발표했습니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만 서식하는 수마트라 호랑이는 현재 5곳의 국립공원에 400~500마리 정도가 살고 있지만 서식지 축소로 개체수는 점점 줄고 있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수마트라 호랑이가 특히 많이 살고 있는 케린치세블라트 국립공원 주변 5㎞와 인접한 지역을 분석대상지로 삼았습니다. 우선 최근 13년 동안 이 지역에서 사람과 호랑이가 만나 서로 상해를 입히거나 죽인 228건의 사례가 발생한 위치와 시간을 조사했습니다. 여기에 수마트라 주민 2386명을 대상으로 호랑이의 위협과 공존 가능성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인간·호랑이 위험 지도’를 만들었습니다. 위험지도에 따르면 호랑이와 마주칠 가능성이 높은 곳은 호랑이 서식지와 직선거리에 있는 숲 근처나 강을 이웃하고 있는 인구가 많은 마을 주변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지리적 측면에서는 의외라고 생각되는 지역 3곳도 호랑이와의 조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연구팀은 이번에 작성한 지도를 이전에 활용할 수 있었다면 가축과 사람에 대한 호랑이의 공격 51% 이상을 막을 수 있었고 15마리의 호랑이도 죽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학창시절 벡터, 미적분, 확률, 통계를 배우면서 ‘도대체 저런 걸 어디에 써먹지’라는 생각을 한 적이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연구를 포함해 우리 주변의 많은 것들이 ‘넘버스’의 주인공이 말하는 것처럼 “숫자와 관련돼” 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얼마 전 교육과정 개편과 관련해 기하, 통계가 수능에 포함되니 마니 말이 많았습니다. 첨단 과학을 이해하는 데 기하와 통계가 필수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처럼 문제만 풀어대는 수학 수업이 계속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상대를 이해하지 않고 서로의 목소리만 높이는 것보다는 과학계와 교육계가 머리를 맞대고 아이들이 수학에 좀더 흥미를 느끼고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우리나라 미래를 위해서 훨씬 생산적이지 않을까요. edmondy@seoul.co.kr
  • 살인범 잡는 수학, 호랑이를 살린다?

    수학을 소재로 한 ‘넘버스’(Numb3rs)라는 미드에 푹 빠졌던 적이 있습니다. 천재 수학자인 동생이 수학으로 FBI 수사관인 형을 도와 사건을 해결한다는 내용인데 2000년에 시작해 2010년까지 10년간 방송된 장수 미드이지만 한국에서는 인기를 끌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수학을 소재로 한 드라마이기 때문에 가끔 화면 가득 복잡한 수식이 가득 차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무척이나 인상적입니다. 주인공들이 마주한 첫 번째 사건은 여성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연쇄살인이었습니다. 산발적으로 일어난 듯 보이는 범죄로, 다음 범행이 어디서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수학자인 동생은 스프링클러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방울을 보고 한 생각을 떠올립니다. 물방울들이 어디에 떨어질지 예측하는 것은 불확실성이 너무 많아 불가능하지만 떨어진 물방울의 패턴을 통해 사건의 근원을 추적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입니다. 바로 범행 장소를 보고 범인의 거주지를 역추적하는 ‘지리적 프로파일링’ 기법입니다. 범죄자를 잡는 데 활용되는 지리적 프로파일링 기법이 멸종 위기에 있는 동물을 보호하는 데도 활용될 수 있다는 재미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영국 켄트대, 퀸 메리 런던대, 뱅거대, 케임브리지대, 인도네시아 야생보존학회, 인도네시아국립대 국제공동연구팀은 지리적 프로파일링을 통해 호랑이와 사람의 충돌을 막고 멸종 위기의 호랑이를 보호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28일자에 발표했습니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만 서식하는 수마트라 호랑이는 현재 5곳의 국립공원에 400~500마리 정도가 살고 있지만 서식지 축소로 개체수는 점점 줄고 있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수마트라 호랑이가 특히 많이 살고 있는 케린치세블라트 국립공원 주변 5㎞와 인접한 지역을 분석대상지로 삼았습니다. 우선 최근 13년 동안 이 지역에서 사람과 호랑이가 만나 서로 상해를 입히거나 죽인 228건의 사례가 발생한 위치와 시간을 조사했습니다. 여기에 수마트라 주민 2386명을 대상으로 호랑이의 위협과 공존 가능성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인간·호랑이 위험 지도’를 만들었습니다. 위험지도에 따르면 호랑이와 마주칠 가능성이 높은 곳은 호랑이 서식지와 직선거리에 있는 숲 근처나 강을 이웃하고 있는 인구가 많은 마을 주변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지리적 측면에서는 의외라고 생각되는 지역 3곳도 호랑이와의 조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연구팀은 이번에 작성한 지도를 이전에 활용할 수 있었다면 가축과 사람에 대한 호랑이의 공격 51% 이상을 막을 수 있었고 15마리의 호랑이도 죽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학창시절 벡터, 미적분, 확률, 통계를 배우면서 ‘도대체 저런 걸 어디에 써먹지’라는 생각을 한 적이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연구를 포함해 우리 주변의 많은 것들이 ‘넘버스’의 주인공이 말하는 것처럼 “숫자와 관련돼” 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얼마 전 교육과정 개편과 관련해 기하, 통계가 수능에 포함되니 마니 말이 많았습니다. 첨단 과학을 이해하는 데 기하와 통계가 필수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처럼 문제만 풀어대는 수학 수업이 계속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상대를 이해하지 않고 서로의 목소리만 높이는 것보다는 과학계와 교육계가 머리를 맞대고 아이들이 수학에 좀더 흥미를 느끼고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우리나라 미래를 위해서 훨씬 생산적이지 않을까요. edmondy@seoul.co.kr
  • [재테크 단신]

    [재테크 단신]

    ●KB국민은행 ‘리브 편의점 출금 서비스’ 시작 KB국민은행은 은행 애플리케이션(앱) 리브(Liiv)를 이용해 카드 없이도 편의점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현금을 인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한다. 세븐일레븐과 GS25리테일 편의점에서 24시간 이용할 수 있고 수수료는 없다. 앱의 ‘리브ATM’ 메뉴에서 생성된 6자리 인증번호와 출금액, 계좌비밀번호를 입력하면 된다. 출금 한도는 1인당 하루 50만원이다. ●대신증권, 야구관람권 ‘주식의 정석’ 이벤트 대신증권은 다음달 14일까지 야구 관람권을 제공하는 ‘주식의 정석’ 이벤트를 연다. 대신증권(HTS, MTS, WTS 등)에서 국내 주식을 100만원 이상 거래한 고객 가운데 추첨을 통해 총 50명에게 다음달 2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KT위즈의 경기 관람권을 준다. 경기 전에는 ‘야구로 풀어 보는 주식의 정석’을 주제로 강의도 진행한다. ●AIA생명, ‘바이탈리티 X T건강걷기’ 서비스 AIA생명이 주간 미션을 달성하면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AIA바이탈리티 X T건강걷기’를 출시했다. 하루 걸음 수 7500보당 50포인트, 1만 2500보당 100포인트를 제공한다. 또 몸무게, 흡연 여부 등 건강정보를 입력하고 설문조사를 진행하면 추가 포인트도 받을 수 있다. 멤버십 등급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받고, 추가로 매주 SKT통신요금 할인 또는 매주 스타벅스 커피 1잔, 뮤직메이트 400회 음악 듣기, 영풍문고 4000원 상품권 중 1가지 혜택을 선택할 수 있다. ●한화생명 ‘온슈어’, 실시간 채팅 상담 도입 한화생명이 다이렉트보험 전용채널인 ‘온슈어’에 카카오톡 등 채팅을 통해 보험 관련 업무 상담을 해 주는 ‘라이브챗’ 서비스를 도입했다. 고객은 PC 및 모바일 홈페이지에서 실시간 상담 탭을 클릭하고 보험상품, 가입상담, 계약관리 등의 질문 유형을 선택한 후 질문을 남기면 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는 전문 상담원에게 직접 연결돼 관련 내용을 실시간 채팅을 통해 안내받을 수 있다.
  •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절두산 성지 찍고, 한강 군함 보고… 뱃길 따라 만나는 양화진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절두산 성지 찍고, 한강 군함 보고… 뱃길 따라 만나는 양화진

    양화진, 근현대사 서울 뱃길의 관문 효령·월산대군이 위세 떨친 망원정엔 18세기 장빙업·빙어선 발전사 오롯이 천주교신자 순교…‘다크투어’ 명소로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8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6회 양화진(한강의 밤풍경) 편이 8월의 마지막 주말인 지난 25일 진행됐다. 혹서기를 피해 밤에 실시한 5회의 여름야행이 이번 회에서 막을 내리고 다음달 1일부터는 토요일 오전 10시로 환원된다. 폭염과 태풍이 지나간 한강의 노을은 곱디고웠다. 걷기 좋은 계절이 오기를 학수고대하던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양화진 곳곳을 누볐다. 이날 투어는 집결장소인 합정역 7번 출구를 출발, 절두산 성지~양화진 외국인선교사 묘역~양화대교~망원정~난지생명길~서울함 공원~망리단길 코스로 2시간 30분 동안 이어졌다. 해설을 맡은 신수경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특유의 낭랑한 목소리와 싹싹함으로 투어단을 이끌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24명의 참가자들은 “귀뿐 아니라 눈도 호강하는 코스”, “한강에 군함이 전시된 걸 처음 알았다”, “늘 가보고 싶었던 양화진묘역을 참배할 수 있어 좋았다”, “망원정 정자의 야경이 인상 깊었다” 등등 호평을 쏟아냈다.●망원정 정자의 야경… 눈도 호강하네 양화진 나루 주변 마을이 마포구 합정동과 망원동이다. 양화진은 인천 제물포나 강화를 오갈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나루였다. 경인선 기찻길이 놓이기 전까지 서해와 서울을 잇는 최단거리 뱃길의 관문이었다. 근현대사에서 제물포항과 서울역 그리고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처럼 서울과 세계를 연결하는 항구였다. 양화진은 한강진, 용산, 서강, 마포와 함께 5대 나루(津)이면서 한강진, 송파진과 더불어 3대 군사기지(鎭)였다. 이름 그대로 버드나무 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아름다운 나루였다. 양안에 자리잡은 잠두봉(절두산)과 선유봉(선유도)이 상상할 수 없는 천하절경을 이뤘다. 실학자 성호 이익은 “중국 사신이 산수가 아름다워 노닐 만한 곳을 택해 배를 띄운 곳이다. 나라의 문인과 시인들이 또한 따라가서 화답하곤 했다. …양화나루, 선유봉, 잠두봉, 망원정이 가장 이름난 곳이다. 중국에까지 전해졌기에 천하의 사람들도 동방에 이러한 기이한 볼거리가 있음을 알게 됐다”고 절찬했다. 서울미래유산인 양화대교가 놓인 곳이 옛 양화나루이다. 이 지역 한강을 양화강이라고 불렀다. 양천현감을 지낸 겸재 정선이 그린 ‘양화환도’, ‘금성평사’, ‘선유봉’에 18세기 중엽 양화강 주변 풍경이 담겨 있다. 망원정(희우정)도 지척이다. “추강에 밤이 드니 물결이 차노매라…”라고 노래한 월산대군의 시조 중 추강이 바로 망원정에서 바라본 풍광이다. 그러나 양화진의 지역 정체성은 장빙업과 빙어선 운영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한강의 얼음을 캐서 저장했다가 파는 장빙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다. 조선 초부터 얼음은 먼바다 어장에서 잡아온 생선을 싱싱한 상태로 보관, 먹을 수 있게 한 핵심 도구였다. 서울의 어물전으로 들어가는 생선에는 반드시 양화진의 얼음이 필요했다. 생선과 젓갈 등 어물은 서울에서 활동하는 경강상인들이 취급한 물품 중 쌀, 소금, 목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메이저 상품이었다.어떻게 양화진이 장빙업의 본거지가 됐을까. 양화진의 랜드마크인 망원정은 국왕의 형이 위세를 떨친 곳이다. 4대 세종의 형 효령대군과 10대 성종의 형 월산대군의 존재감이 무겁다. 역사는 그들을 정자의 주인으로 인식하지만 실제 두 대군이 양화진에 남긴 장빙업과 빙어선 주인권은 엄청난 가치를 가지고 있었다. 양화진의 얼음 창고가 있었기에 종로시전과 마포의 어물전이 존재했다. 장빙업의 발단은 망원정 정자에서 비롯됐다. 월산대군은 효령대군으로부터 망원정을 물려받았다. 왕이 되지 못한 왕의 형들끼리 주고받은 ‘만사형통’(萬事兄通)였는지 모른다. 세종과 성종은 민간에서 빙고의 설치 및 운영을 금한다는 국법을 눈감아 줬다. 효령대군 때 처음 사빙고를 설치했다는 주장은 문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월산대군은 희우정 주변에 축대를 쌓고 사빙고를 설치해 장빙업을 본격적으로 운영했다. 성종은 망원과 합정 주민에게 사빙고 영업을 공식적으로 허용했다. 이후 두 지역 주민들이 장빙업을 독점하는 계기가 됐다. 제사용, 벼슬아치 하사용 얼음을 저장한 동빙고나 서빙고와는 별개의 나무 얼음 창고였다. 이들은 양화진 한강변에서 얼음을 채취, 목빙고에 보관한 뒤 여름 성수기에 팔았다. 특히 선박에 얼음을 채워 어장에 나간 뒤 잡은 생선을 냉장해 마포까지 운반하는 빙어선을 운영, 18세기 전성기를 누린 민간 장빙업의 중심지로 우뚝 섰다. 빙어선 영업권을 둘러싸고 망원정 및 합정리 그리고 서강지역 주민 간 분쟁이 30년간 이어질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두 지역민들은 빙어선 물품 운반을 맡거나 생선매매를 중개하는 빙어선 주인권을 확보해 다른 지역에 비해 부유했다. 팔도에서 올라온 빙어선의 생선을 중간도매상이나 소비자에게 시세에 따라 팔고 난 뒤 10%의 구문(口文)을 뗄 정도로 ‘손 짚고 헤엄치는’ 장사였다.‘은자의 나라’ 조선을 개화의 길로 이끈 천주교와 개신교의 양대 성지인 절두산과 외국인선교사 묘역이 사이좋게 나란히 붙어 있는 게 흥미롭다. 이곳이 근대 서울의 유일한 관문 양화진이었기에 가능한 장면이다. 씨앗은 천주교가 뿌렸다. 천주교 탄압령이 내려진 1866년 국내 천주교 신자는 2만명을 넘었다. 이때 프랑스 신부 12명 중 9명과 천주교도 8000여명이 처형됐다. 병인양요는 탈출에 성공한 리델신부의 요청으로 프랑스함대가 쳐들어온 사건이다. 제물포에서 양화진을 지나 서강까지 진출한 외국 함대에 위엄을 보이고자 양화진의 명물 잠두봉을 절두산 처형장으로 선택했다. 2000명이 넘는 천주교 신자의 머리가 잘려 나가는 참혹한 ‘다크투어’의 명소가 된 것이다. ‘대역부도’(大逆不道) 죄인 김옥균의 머리가 내걸리고, 척화비가 세워졌다. 대역죄인의 효수 장소가 서소문 밖에서 새남터(용산구 이촌동)로 나갔다가 양화진까지 확대된 것을 알 수 있다. 당시 마포와 용산, 양화진 등 경강(한강) 일대로 대표되는 강민(한강 일대 백성)의 숫자가 사대문 안 인구보다 많았고, 교화할 대상자도 더 많았기 때문으로 보인다.●망원정, 흥선대원군의 추억 망원정의 추억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재미있는 것은 병인양요에 놀란 흥선대원군이 펼친 두 번의 해프닝이다. 첫째는 ‘학우선’(鶴羽船)이라는 학의 날개 깃털을 겹겹으로 쌓아 만든 배를 물에 띄우려고 시도한 것이었다. 가벼워서 빠르고, 총포를 맞아 구멍이 뚫려도 그만이라는 어이없는 아이디어에 현혹된 대원군은 전국에 학의 깃털을 공출하도록 명령을 내렸다. 배의 이름을 ‘나르는 배’(飛船)라고 짓고 망원정에서 진수식을 열었다. 배를 띄우자마자 가라앉고 말아 물에 빠진 병사를 구하느라 법석을 떨어야 했다. 두 번째는 평양 대동강에서 불태운 미국 상선 제너럴셔먼호의 잔해를 가져다가 철갑선을 만들고자 했다. 대동강에서 끌어온 제너럴셔먼호를 망원정 앞에 대어 놓고 배를 만들었으나 석탄이 없어서 목탄을 사용한 배가 앞으로 나아갈 리가 없었다. 이때도 망원정에 앉아 진수식을 거행한 대원군은 배가 몇 m도 못 가서 주저앉는 망신을 당한 뒤 망연자실했다고 한다. 망원정 옆 망원한강공원에 지난해 서울함 공원이 들어서 우리 기술로 제작한 1900t급 호위함과 고속정, 잠수정이 상설 전시되고 있다. 장소의 유전이 아니고 또 무엇이겠는가.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원장 사진 문희일 연구위원
  • 해외 유학 안 부러운 제주 영어교육도시

    제주영어교육도시가 해외 조기 유학 수요를 상당수 흡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1월까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시행한 설문조사에 응답한 영어교육도시 국제학교 학부모 630명 중 45.3%인 287명이 국제학교가 없었다면 자녀가 지금 해외에서 유학하고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해외 유학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한 학부모는 343명(54.7%)이다. 또 학부모들은 제주에서 가구당 연평균 3300만원의 생활비와 5000만원의 학비를 지출했다. 이에 따라 영어교육도시에 유입된 인구 3326가구(7605명)가 연간 총 2400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6년 제주도민 26만 6972가구(66만 1190명)의 가계최종소비지출인 8조 5469억원의 2.9% 규모다. 제주 출신 학생 285명의 연간 학비 110억원을 더하면 국제학교 운영으로 인한 도내 소비 증가분은 연간 2500억원에 달했다. 2015년과 비교해 기숙사 거주율은 45.6%에서 37.3%로 감소했으나 영어교육도시를 포함한 대정읍 지역의 거주율은 71.3%에서 84%로 증가했다. 국제학교 학생 가족 중 23.3%는 3명 이상의 자녀를 국제학교에 보내고 있고, 학생의 39.4%는 동반 가족 없이 혼자 기숙사에 거주하거나 홈스테이를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영어교육도시에는 영국의 노스런던컬리지엇스쿨 제주(NLCS Jeju), 캐나다의 브랭섬홀 아시아(BHA), 미국의 세인트 존스베리 아카데미 제주(SJA Jeju), 공립 국제학교인 KIS가 운영 중이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유튜브 운영하다 잘릴까봐… ‘디지털 부업’ 눈치보는 직장인들

    유튜브 운영하다 잘릴까봐… ‘디지털 부업’ 눈치보는 직장인들

    최근 삼성전자의 사내 관심사 중 하나는 ‘직장인 유튜브 허용 여부’다. ‘일과 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해도 되느냐’는 사내 익명게시판 질문에 ‘하고 싶다’는 댓글이 여럿 달렸다. 지난 21일 회사가 ‘유튜브용 카메라 개발을 위한 사원 설문조사’를 시행했을 땐 직원들 사이에 경계령이 돌았다. 순수하게 카메라 개발을 위한 설문인지, 사원 중 ‘부업형 유튜브 창작자’를 색출하려는 작업인지 사측 진의를 파악해야 한다는 갑론을박이 오갔다. 설문 문항 중 유튜브를 하는 목적을 묻는 조항이 있었기 때문이다.유튜브 채널 운영은 주 최대 52시간 근무제 시행 뒤 직장인들이 찾아낸 ‘저녁 활동’ 중 하나다. 유튜브 커뮤니티인 크리에이터 연구소를 운영하는 박준섭(28)씨는 “최근 열린 유튜브 원데이클래스 인원 18명 중 7명이 직장인이었다”면서 “유튜브 제작에 관심을 표시하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공개적으로 유튜브를 운영하는 직장인은 많지 않다. 국내 30대 기업 대부분에서 ‘영리활동 겸업’을 금지한다는 사내규칙(내규)을 채택하고 있는 현실에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다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까 우려해서다. 한 대기업 직원은 “요즘 같은 ‘N잡 시대’에 직장인이라고 ‘대도서관’과 같은 유튜브 스타가 되고 싶지 않겠느냐”면서도 “회사 내규는 헌법의 직업선택 자유를 제한한 것 같다고 주장하고 싶지만, 괜히 그러다 회사에서 잘릴까 봐 실행은 꿈도 못 꾼다”고 털어놨다. 반세기 전 평생직장 시대 만들어진 기업 내규가 디지털 세대의 발목을 잡는 셈이다. 겸업 금지 내규를 유지하는 기업과 겸업 유튜버를 지향하는 직원 간 갈등은 콘텐츠를 올려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한 직장인은 “그동안에도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가 유행했지만 회사가 이를 통제할 명분은 없었다”면서 “유튜브가 획기적으로 개인 콘텐츠 창작자에게 수익모델을 제공한 게 오히려 기업이 근로자의 온라인 활동을 통제할 근거가 되어 버렸다”고 푸념했다. 창작자와 수익을 나누는 게 유튜브의 성공 비결인데, 그래서 오히려 국내 직장인들의 창작활동이 위축되는 모순이 생긴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직장인 유튜버들은 기업 이미지에 큰 해를 끼치지 않는 콘텐츠 위주로, 혹시 적발돼도 무사할 수 있는 장르를 선택한다. ‘브이로그’처럼 일상을 다루는 장르가 주를 이루는데, 이때에도 업무내용이나 회사사람들 얼굴이 카메라에 비치면 통편집하는 등 ‘자체 검열’을 한다. 유튜브 컨설턴트인 황대선 컨설튜브 대표는 “직장인 창작자들은 인사고과 등에 반영될 것을 우려해 동료 얼굴이 안 나오는 방송을 만든다”고 말했다. 이런 제약조건을 다 피하다 보니 한국 인기 유튜브 채널은 먹방이나 안정감을 주는 소리 위주 콘텐츠(ASMR) 일색이다. 한국과 다르게 일본은 정부가 나서 직장인의 ‘디지털 부업’을 장려하고 있다. 올해 초 일본 후생노동성이 직장인 대상 부업 촉진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게 계기가 됐다. 가이드라인은 본업에 지장을 주거나, 기업 비밀이 누설되는 경우, 회사 명예를 손상시키는 경우, 본업과 같은 분야여서 회사 이익을 해하는 경우에만 겸업을 불허하도록 설계됐다. 금지한 것을 제외하고 모두 허용하는 ‘네거티브 규제 방식’이다. 가이드라인이 생긴 뒤 코니카, DeNA, 로토제약 등이 부업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요즘 일본 각지에서는 인터넷 부업 관련 세미나가 활발히 열리고 있다. 일본 설문업체 NEXR 조사에 따르면 부업을 하는 사람들 중 66.3%가 인터넷 관련 직업을 선택하려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터넷 사진 판매업, 중고 제품 재판매업, 광고제휴업, 온라인 비서 등이 짬을 내 참여할 수 있는 직군들이다. 송일영 노무법인 세움 대표 노무사는 “회사는 직원이 회사 업무에 집중하길 원하기에 겸직을 포괄적으로 제한하는 규정을 두고 싶어 하지만, 이런 강압적인 취업 규칙이 오히려 직원들의 창의력을 없애고 숨어서 몰래 부업을 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도 일본처럼 겸직이 가능한 범위와 제한 사유를 구체화해 투잡 양성화를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안 걸리고 3년 동안 50번”… 음주운전, 했던 사람이 또 한다

    “안 걸리고 3년 동안 50번”… 음주운전, 했던 사람이 또 한다

    경찰 “2회 이상 적발 땐 처벌 강화 계획”지난 27일 배우 박해미씨의 남편 황민(45)씨가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화물차를 들이받아 동승자 2명이 사망하면서 음주운전 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음주운전 사고는 재범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처벌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29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음주운전 적발 건수는 20만 5187건으로 2013년 26만 9836건에 비해 24.0% 줄었다. 하지만 이미 2회 이상 음주 단속에 적발된 적이 있는 운전자가 또다시 적발되는 비율(재범률)은 해마다 늘고 있다. 음주운전 재범률은 2013년 16.7%에서 지난해 19.2%로 2.5% 포인트 증가했다. 음주운전자 10명 가운데 2명은 습관적으로 음주운전을 한다는 얘기다. 음주운전을 하고도 단속되지 않은 경험이 상습 음주운전자가 늘어나는 배경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운전자 2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음주운전 경험이 있는 운전자들은 음주 단속에 한 번 걸리기 전까지 평균 26차례 음주운전을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3년 동안 50차례 음주운전을 했다는 응답자도 있었다. ‘솜방망이 처벌’도 상습 음주운전자가 많은 원인으로 지목된다. 국내에서는 음주운전 2회까지는 ‘초범’으로 간주한다. 3회 이상 적발돼야 1년 이상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이 또한 실형 선고율은 20%가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 다. 반면 외국에서는 음주운전 2회 이상 ‘재범’에 대해 최소 구금형을 부과하거나 벌금 또는 구금일수를 2배 늘리는 등 고강도 처벌을 내리고 있다. 국회에는 프랑스에서 도입한 음주운전 시동잠금장치 장착 의무화 법안이 제출돼 있지만 현재 계류 중이다. 음주 단속 기준인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를 0.05%에서 일본 등 선진국 수준인 0.03%로 낮추는 법안도 논의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 2회 이상 음주운전자도 상습 음주운전자로 보고 처벌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가계동향조사 소득·지출 다시 합친다

    표본 달라 연속성 문제 불거질 가능성 통계청이 황수경 전 청장 경질 논란으로 번진 가계동향조사 통계의 소득과 지출 부문을 다시 합친다. 표본이 달라 표본의 연속성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통계청은 29일 내년도 가계동향조사 예산을 159억 4100만원으로 편성했다고 밝혔다. 올해 28억 5300만원의 5.6배로 가계동향조사 개편을 위해 대폭 늘렸다. 가계소득은 최근 소득주도성장 폐기론을 불러온 통계다. 올 1·2분기에 소득 하위 20%(1분위) 소득은 급감하고 상위 20%(5분위) 소득은 급증해 빈부 격차가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나서다. 통계청은 올해부터 가계동향조사에서 지출 부문만 연 단위로 발표하려고 했다. 소득 통계가 고소득층 응답률이 낮아 신뢰성이 떨어져서다. 하지만 지난해 국회 예산 심의 때 여당이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려면 소득 통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해 결정이 번복됐다. 지출 통계 표본은 1만 2000가구, 소득 통계는 8000가구로 달라 연계도 어렵다. 통계청은 앞으로 두 통계를 합쳐도 소득 통계는 따로 만들고 2020년부터 합친 통계를 내놓을 방침이다. 강신욱 통계청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보완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청장은 ‘가계동향조사가 면접 조사를 기초로 하고 표본도 적어 소득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워 실측 가능한 자료를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에 “국세청이나 (근로복지)공단 등의 행정자료로 설문조사를 보완하는 것은 검토가 돼 있다”면서 “어느 정도로, (결과를) 어떻게 공개하게 될지는 (보고를 받아) 봐야 한다”고 답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당신이 지금이라도 ‘늦은 휴가’ 떠나야 하는 과학적 이유

    당신이 지금이라도 ‘늦은 휴가’ 떠나야 하는 과학적 이유

    여름의 끝자락에 있음에도 꼭 휴가를 즐겨야 하는 과학적인 이유가 공개됐다. 핀란드 헬싱키대학 연구진은 1974~1975년대 중반, 1919~1934년에 태어난 중년 남성 122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실험을 실시한 기록을 분석했다. 이들은 모두 일상적인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에 노출돼 있었으며, 모두 1개 이상의 심혈관질환 유발 요인(흡연이나 고혈압, 고콜레스테롤, 비만 등)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 연구진은 실험참가자를 임의로 두 그룹으로 나눈 뒤 15년간 A그룹은 에어로빅 같은 신체활동 및 건강한 식단, 금연 등을 꾸준히 유지하게 했다. 건강 권고를 듣지 않는 사람에게는 고혈압약이나 항콜레스테롤약 등을 처방받게 했다. 반면 B그룹은 평상시와 같은 생활을 유지하도록 했다. 15년이 흐른 1988년, 건강관리를 권고받아 온 A그룹의 심장질환 발병 위험은 현저하게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B그룹에 비해 A그룹에서 더 많은 사망자가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연구기간을 2004년까지 연장하고, 근무시간과 수면시간 및 휴가시간 등 기존의 연구에서 빠진 데이터를 채우고 재분석했다. 그 결과 A그룹 중 매년 휴가를 3주 미만으로 보낸 사람이 1974~2004년 사이에 사망한 비율이 3주 이상을 휴가를 다녀온 사람에 비해 37%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매년 짧은 휴가를 보낸 사람이 긴 휴가를 보낸 사람에 비해 사망률이 높았다는 것. 단 이러한 현상은 건강 지침을 권고받지 않고 일상생활을 보낸 B그룹에게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스트레스 관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설명한다. 연구를 이끈 헬싱키 대학의 티모 스트랜드버그 교수는 “스트레스는 일상생활에서 건강에 유해한 요소를 제거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면서 “담배를 끊거나 운동을 하는 등 건강을 위한 노력이 유해하다는 것을 말하고자 함은 아니다. 다만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휴가가 심혈관 질환의 위협을 낮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프랑스 학술지 ‘영양‧건강과 노화‘(The Journal of Nutrition, Health & Aging)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123rf.com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교사가구의 평균 총자산 4.4억…“연금으로 노후 준비 충분” 62%

    교사가구의 평균 총자산 4.4억…“연금으로 노후 준비 충분” 62%

    가족 중 교사가 있는 가구는 그렇지 않은 가구보다 평균 자산이 더 많고, 연금 덕분에 노후 걱정도 적은 편으로 집계됐다. 그만큼 원하는 은퇴 시기도 빨랐다.KB금융경영연구소가 28일 발표한 ‘한국 교사가구의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교사가구의 평균 총자산은 4억 484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추출한 일반가구의 평균 총자산 3억 9714만원보다 약 5000만원 많다. 금융자산만 보면 교사가구는 평균 1억 3272만원을 보유해 일반가구(1억 1248만원)보다 약 2000만원이 많다. 교사가구는 월평균 141만원을 저축하거나 투자했고, 50대는 300만원 이상 저축하는 비중이 16.7%로 높았다. KB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 4월 전국 25~59세 교사 7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교사 연금이 교사가구의 노후 준비에 대한 걱정을 덜어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가구(35.3%)는 노후에 대한 경제적인 준비를 충분히 하고 있다는 응답 비율이 일반가구(16.1%)의 두배 이상이었다. 이에 대한 이유로는 ‘교사 연금으로 노후 경제적 준비가 충분하다’는 답변이 62.3%(복수응답)에 달했다. 이어 ‘맞벌이여서’(37.2%), ‘계획적 노후준비를 해서’(35.6%)가 뒤를 이었다. 반면 노후 준비가 ‘미흡하다’는 응답자(30.7%)는 ‘교사 연금이 부족해서’(53.4%)와 ‘향후 돈이 필요할 거라서’(45.9%)를 주된 이유로 꼽았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너 이름 뭐야!” 고객님 고함에…오늘도 명찰 단 가슴 움츠립니다

    “너 이름 뭐야!” 고객님 고함에…오늘도 명찰 단 가슴 움츠립니다

    “명찰 사진 찍어 무슨 불만 올릴지 몰라” “개인정보 실명공개는 인권침해” 지적 SNS 등 이용 스토킹·범죄 노출 우려도 서비스업 종사자들이 업무 중에 착용하는 실명 이름표가 고객들의 갑질에 악용되는 일이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와 직원의 책임감을 높인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불특정 다수에게 개인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인권 침해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인터넷으로 이름만 검색하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찾아낼 수 있기 때문에 스토킹이나 범죄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판매직이나 승무원 등 서비스업 종사자들은 실명 명찰이 고객의 협박 도구로 쓰일 때가 잦다고 호소한다. 승무원으로 일한 김모(35·여)씨는 28일 “기분이 상한 승객이 ‘이름을 기억하겠다’며 협박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면서 “명찰을 손으로 잡고 사진을 찍어 가기도 하는데 위협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영화관 직원 배모(21)씨도 “불편을 느낀 고객이 ‘이름이 뭐냐’며 명찰을 보여 달라고 하고 이름을 함부로 부르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고객의 ‘갑질’에도 참고 넘어가는 경우가 다반사다. 실명이 노출돼 있기 때문에 고객이 정식으로 불만을 제기하면 근무상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백화점 직원 이모(30)씨는 “고객의 불만 제기 건수가 누적되면 퇴사 처리되기 때문에 부당한 요구도 대부분 참고 들어준다”고 전했다. 카페 아르바이트생 임모(25·여)씨도 “서비스에 불만이 있는 손님이 이름표를 유심히 쳐다보면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최근 이재명 경기지사는 행정 신뢰도를 높인다는 이유로 공무원 명찰 패용을 추진했지만 직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보류됐다. 경기도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도민 78%가 명찰 패용에 찬성했으나 공무원들은 예산 낭비 등의 이유로 78%가 반대했다. 이에 이 지사는 “공직자들과 논의를 거쳐 해법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대학 신입생에게 명찰 착용을 강요하는 것은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프라이버시 보호 차원에서 이름을 노출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물론 실명 명찰 착용에 긍정적인 측면도 없지 않다. 우수 직원 평가가 객관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업무에 대한 책임감이 한층 더 높아진다는 것이다. 통신사 대리점을 운영하는 김모(29)씨는 “명찰이 소속감을 주기 때문에 만들어 달라는 직원도 있다”고 했다. 백화점에는 고객이 직원의 명찰을 보고 재방문을 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실명 명찰 착용의 단점을 보완하는 방안으로 ‘별명 명찰’이 시선을 끈다. 최근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커피전문점, 미용실 등에서 확산되는 추세다. ‘별명 명찰’을 착용하는 식당 알바생 김모(21·여)씨는 “진상 손님이 이름을 부르며 따져도 별명이어서 부담감이 덜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고객의 ‘명찰 갑질’로부터 직원들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병관 광운대 소비자심리학과 교수는 “미국처럼 부당한 고객에게 강력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산부인과 의사들, 인공임신중절 수술 거부키로···“입법 미비 해결하라”

    산부인과 의사들, 인공임신중절 수술 거부키로···“입법 미비 해결하라”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28일 “인공임신중절수술을 전면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보건복지부가 낙태 수술을 비도덕적 진료 행위로 보고 수술한 의사의 자격을 1개월 정지하는 행정규칙을 지난 17일 공포한 것에 산부인과 의사들이 반발한 것이다. 의사회는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며 밤을 새우는 산부인과 의사가 비도덕적인 의사로 지탄을 받을 이유는 없다”며 “입법 미비 법안을 앞세워 인공임신중절 수술을 비도덕적 진료행위 유형으로 규정하고 처벌하겠다는 정부의 고집 앞에서 1개월 자격정지의 가혹한 처벌을 당할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의사회는 “행정규칙 개정의 근거가 된 모자보건법 제14조는 1973년 개정된 이후 지금까지도 의학적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며 “유전학적 장애나 전염성 질환은 기형아 유발 가능성이 있는 모체 질환이라는 이유로 인공임신중절수술을 허용하면서 무뇌아 등 생존 자체가 불가능한 선천성 기형에 대해서는 수술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모순이며 해당 임신부에게는 가혹한 입법미비”라고 비판했다.그러면서 “수많은 임신중절수술이 음성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 불법 인공임신중절의 원인 및 해결방안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여성과 의사에 대한 처벌만 강화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며 “오히려 임신중절수술의 음성화를 조장해 더 큰 사회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사회는 “임신중절수술에 대한 합법화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며 “헌법재판소에서 낙태 위헌 여부에 대한 헌법소원 절차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정부는 당장의 입법 미비 해결에 노력하고 사회적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의사에 대한 행정처분을 유예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김동석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은 산부인과 전문의 18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91.7%(1651명)가 ‘정부가 고시를 강행할 경우 낙태 수술거부 투쟁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국일보가 보도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초중고 5만명 학폭 경험…신체폭행<사이버 괴롭힘

    6년 만에 다시 증가…언어폭력이 최다 “학폭 당했다” 초등생 전년비 0.7%P ↑ 정부 설문조사에서 ‘최근 학교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한 청소년 비율이 6년 만에 처음 늘었다. ‘관악산 여고생 집단폭행’ 등 끔찍한 신체 폭행도 있지만, 카카오톡 등 온라인 공간에서 가해하는 ‘사이버 괴롭힘’ 비율이 높아졌다. 폭력 형태의 변화에 맞는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27일 이런 내용 등이 담긴 ‘2018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 5월 온라인으로 진행됐으며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교 3학년까지 전체 학생의 93.5%인 399만여명이 참여했다. “지난해 2학기부터 지금까지 학교폭력 피해를 본 적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학생은 전체의 1.3%인 5만여명이었다. 지난해 1차 조사(0.89%·3만 7000여명)와 비교해 1만 3000명 늘어난 것이다. 특히 초등학생 중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2.8%로 전년보다 0.7% 포인트나 늘었다. 중학생은 0.2% 포인트, 고등학생은 0.1% 포인트 증가했다. 학교폭력이 점차 저연령층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학교폭력 유형별 비율을 보면 언어폭력이 34.7%로 가장 높았고, 집단 따돌림(17.2%), 스토킹(11.8%), 사이버 괴롭힘(10.8%), 신체폭행(10.0%)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이버 괴롭힘이 신체폭행을 앞선 건 이 조사를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사이버 괴롭힘은 단체 대화방에서 피해 학생만 남겨두고 한꺼번에 나가는 ‘방폭’, 피해 대상을 대화방으로 초대한 뒤 나가지 못하게 하고 나가면 끊임없이 초대하는 ‘카톡 감옥’, 단체 대화방 등에서 피해 대상에게 단체 욕설과 폭언을 하는 ‘떼카’ 등이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설문 결과에 대해 “학교폭력이 여전히 심각하다는 증거”라면서도 “지난해 말부터 학교폭력 사건이 잇따라 보도되며 피해 응답을 적극적으로 한 원인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오는 31일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학교 안팎 청소년폭력 예방 보완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직장 회식은 부하들만 싫어한다고? 상사들도 싫기는 마찬가지야”

    “직장 회식은 부하들만 싫어한다고? 상사들도 싫기는 마찬가지야”

    어느 회사의 저녁 회식자리. 20여명이 식탁에 둘러앉아 술과 음식을 먹으며 왁자지껄 떠들썩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데, 부장 A씨의 눈에 오른쪽 끝에 자기들끼리만 앉아있는 부원들이 보였다. 그들이 전체 회식에서 소외되고 있다고 느낀 A씨는 소줏병과 소줏잔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에게 다가갔다. “내가 아니면 누가 너희들을 챙겨주겠냐”는 표정으로. 그 순간 한껏 들떠있던 부원들의 분위기는 찬물을 끼얹은듯 가라앉았다. “아, 나 신경쓰지 말고 하던 얘기들 마저 해.” A씨는 자상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하며 부원들의 잔에 술을 따라주지만, 썰렁해진 분위기를 되돌리기는 힘들다. 이 얘기는 국내 한 대기업의 임원 연수에서 실제로 이뤄지는 ‘회식 대응법’ 강의 내용 중 일부다. 부하직원들끼리 모여 즐거워하는 자리에 상사가 일부러 끼어드는 것은 금물이라는 게 핵심.이런 분위기는 일본도 한국과 다를 바가 없다. 상하 위계질서가 다른 나라보다 엄격하지만, 요즘에는 노골적으로 상사들과 갖는 술자리를 기피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일본은 직장회식에서도 각자 술값을 추렴해 내는 이른바 ‘와리캉’ 문화가 강해 경제적인 부담도 상사와의 회식을 더 달가워하지 않게 만드는 이유가 되고 있다. 그러나 직장내 회식을 부하직원 또는 후배들만 싫어할까. 27일 일본에서 가장 큰 수제맥주 제조업체 야호브루잉이 직장내 회식과 관련해 최근 20~59세 샐러리맨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상사와 회식을 하는 것이 싫다”는 부하들의 생각 만큼이나 상사들도 부하직원들과 술자리를 갖는 게 즐겁지 않다는 것이다.우선 상사들은 부하들이 회식을 안좋아한다는 사실 자체에 큰 부담을 갖고 있다. 상사 2명 중 1명꼴로 부하직원들이 자신과 술을 마셔도 즐거워하지 않는다고 여긴다. 야호브루잉 홍보 담당자 네고로 사쿠라(26)는 도쿄신문의 취재에 “젊은 직원들일수록 직장내 회식을 내켜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높은 연배의 직장인들까지 회식에 소극적이라는 사실은 의외였다”고 말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특히 두드러진 부분은 회식과 관련해 이런저런 이유로 부하직원들에게 신경쓰는 것을 피곤하게 여기는 상사들이 많다는 점이다. 회식에 대한 생각(복수응답)을 물은 데 대해 상사의 54%는 ‘부하에게 술을 마시자고 권유하기가 어렵다’고 했고, 48%는 ‘부하직원들이 나와 술을 마셔도 즐거워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취한 기분에 부하직원들에게 설교를 늘어놓고는 다음날 후회하게 돼 회식이 부담스럽다고 한 40대 여성 직장인도 있었다. 반면 부하직원들은 불이익을 받는 것 등을 파하기 위해 회식자리에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3분의2는 ‘잘 모르는 얘기를 상사가 해도 웃으면서 맞장구를 쳐준다’(67%)거나 ‘이전에 몇번이나 들었던 얘기이지만 처음 듣는 것처럼 반응한다’(66%), ‘상사의 말이 내 생각과 달라도 동의해 준다’(62%)고 했다. 회식 자리에서 이뤄지는 대화의 분량에 대해서는 상사 쪽과 부하 쪽의 인식 차이가 컸다. 전체 발언의 양을 100%로 봤을 때 상사들은 ‘상사 45%, 부하 55%’라고 답한 반면 부하들은 ‘상사 63%, 부하 37%’라고 했다. 각각으로부터 듣고 싶은 화제의 내용도 크게 달랐다. 상사들이 부하들로부터 듣고 싶은 얘기로는 ‘취미’와 ‘회사 인간관계’가 각각 1, 2위였다. 이어 ‘생활·주거’, ‘휴일을 보내는 법’ 등 대체로 개인적인 것이 많았다. 반면 부하들이 상사에게서 듣고 싶은 얘기는 ‘회사의 전망’, 업무와 업계의 동향‘, ’회사의 인간관계‘ 등 업무 관련한 내용들 일색이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초·중등 학부모 10명 중 6명 “대입개편, 특목·자사고 유리”

    초·중등 학부모 10명 중 6명 “대입개편, 특목·자사고 유리”

    현 중학교 3학년이 치를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이 확정되면서 중3 학부모와 학생들은 향후 입시 전략을 짜느라 분주하다. 특히 오는 11~12월 치러질 고교 입시가 큰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새 대입 제도에 유리한 고교에 가야 향후 대학 진학 때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은 “자율형사립고나 과학고에 가야 3년 뒤 대학 진학 때 편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입시학원처럼 변한 자사고 등의 힘을 빼 고교 서열화를 무력화하겠다던 문재인 정부의 교육 정책 기조와는 현실이 반대로 돌아가는 셈이다.입시 업체인 종로학원하늘교육이 26일 ‘2022학년도 대입제도 변화에 따른 긴급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설문조사는 자녀가 중학생 또는 초등학생인 학부모 121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학부모들은 ‘새 입시정책 발표 때문에 특목고나 자사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 같은가’라는 질문에 66.7%가 ‘그렇다’고 답했다. ‘변함없다’(23.6%), ‘그렇지 않다’(9.7%)는 응답은 합쳐도 과반이 되지 못했다. 특히 자사고가 대입 준비를 하는 데 가장 유리할 것으로 봤다. 설문에서 ‘인기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학교가 어디인가’를 물어 보니 자사고를 꼽은 응답자가 52.5%였고 과학고 25.0%, 일반고 14.2%, 외국어고·국제고 8.2% 순이었다. 일반적으로 대입에서 내신의 영향력이 줄고 수능의 힘이 세지면 자사고와 특목고 등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다. 지난 17일 교육부가 발표한 새 대입안은 각 대학에 수능 위주 전형으로 뽑는 신입생 비율을 최소 30%로 할 것을 권고하고, 수능 변별력을 떨어뜨리는 전 과목 절대평가는 당장 도입하지 않는 내용 등이 담겼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취업률 등의 영향으로 학생과 학부모들의 ‘이과 사랑’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진학 후 문·이과 선택이 자유로운 자사고가 문과 중심으로 운영되는 외고나 국제고보다 인기를 끄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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