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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4년, 신고된 사건 2만 8000건…85% 방치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4년, 신고된 사건 2만 8000건…85% 방치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제정 4년신고 2만 8731건…권리구제 14.5%폭언이 가장 많아…폭행도 936건10명 중 3명은 신고 후 불리한 처우 겪어 2019년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되고 4년이 흘렀지만 갑질을 당한 직장인의 권리구제가 이뤄진 경우는 신고된 사건의 14.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와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고용노동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근로기준법 76조)이 시행된 2019년 7월 16일부터 지난 6월까지 노동부에 신고된 사건은 2만 8731건으로 집계됐다. 폭언이 33.2%(1만 2418건)로 가장 많았고, 부당인사 12.8%(5182건), 따돌림·험담 10.7%(4009건), 차별 3.3%(1246건) 순으로 구성됐다. 물리적 폭행도 936건이나 있었다. 하지만 신고된 사건 중 권리구제가 이뤄진 사건은 14.5%(4168건)에 그쳤다. 개선 지도가 3254건이었고, 검찰에 송치된 사건은 513건(기소 의견 송치는 211건), 과태료 부과 401건 등이었다. 신고 사건 중 절반(51.3%)은 ‘기타’로 분류돼 행정 종결됐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기타’에는 과태료, 임의취하, 법 적용 제외 등이 포함된다. 직장갑질119는 이 중 ‘법 적용 제외’에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하청노동자 등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2020년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도 “직장 내 괴롭힘 사건 대부분이 취하되거나 단순 행정종결 처리되고 있어 사후조치가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이후 불리한 처우를 당하는 경우도 많았다.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지난달 9∼15일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한 직장인 10명 중 3명(28.6%)은 ‘신고 후 불리한 처우를 당했다’고 답했다. 법 제정 이후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은 15건에 그쳤다. 김하나 변호사는 “특별근로감독이 4년간 15건에 그친 건 고용부가 괴롭힘 문제에 미온적으로 대처한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사이코패스냐” 전화 폭언 시달리는 교사들…“자동녹음 의무화 필요”

    “사이코패스냐” 전화 폭언 시달리는 교사들…“자동녹음 의무화 필요”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 A씨는 지난달 학교 교무실로 전화를 건 학부모에게 폭언을 듣고 불안에 떨어야 했다. 두 학생간 싸움이 붙어 한 학생이 얼굴을 다치는 사고가 발생해 A씨가 피해 부모에게도 주의를 당부했더니 한 학부모가 학교로 전화를 걸어 A씨에게 “싸가지가 없다, 넌 사이코패스다”, “아동학대로 고발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것이다. 교권 보호를 위해 학교 유선전화기도 통화 자동녹음 의무화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경기지역 교사를 중심으로 커지고 있다. 폭언 피해는 지속되는데 도내 일선 유치원, 초·중·고등학교(총 4697개교) 상당수가 자동녹음 기능이 없는 학교 유선전화기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경기교사노동조합이 지난 5월 경기지역 유·초·중·고교 가운데 371개교를 표본으로 뽑아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녹음 전화기 설치 유무를 묻는 질문에 ‘설치 110개교(29.6%)’, ‘미설치 213개교(57.4%)’ 응답이 나왔다. 일부 설치 또는 우회 방법으로 가능 등의 기타 응답은 48개교(12.9%)다. 타 시·도교육청은 학교 유선전화기에 대한 녹음 의무화 필요성을 인지하고 일찌감치 팔걷고 나섰다. 충청남도와 대구시교육청은 각각 2021년과 2022년 모든 학교 전화기에 대해 자동녹음 기능을 도입했다. 전라북도와 대전시 등도 올해부터 ‘교원안심서비스’ 시범학교를 운영하는 등 단계적 도입에 나섰다. 반면 경기지역은 도입 속도가 더디다. 경기도교육청은 각 학교 운영경비예산에서 재량껏 설치하도록 안내하고 있는데, 재정상 여유가 없다는 이유로 설치에 앞장서는 학교는 많지 않다. 교사들은 교육청 주도로 예산을 편성해 학교 유선전화에도 자동녹음 기능 설치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앞서 행정안전부는 교육청 등 민원업무를 담당하는 종사자에 자동녹음 기능이 있는 유선전화를 제공하도록 법제화 했으나 일선 학교는 제외됐다. 노조 관계자는 “폭언 피해를 입었음에도 억울하게 쟁송에 휘말릴 경우를 대비하려면 최소한의 통화녹음 자료는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며 “모든 학교 전화기에 자동녹음 기능을 설치하려면 학교 재량이 아닌, 교육청이 주도해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유선전화기에 대한 자동녹음 기능 설치는 원하는 학교도 있고 원하지 않는 학교도 있다”며 “교육청은 자동녹음이 필요한 학교에 대해 자체 예산을 들여 자율적으로 설치하라고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 세종대, 2024학년도부터 계열별 통합 모집 실시

    세종대, 2024학년도부터 계열별 통합 모집 실시

    세종대학교가 2024학년도 신입생부터 학과 간 벽을 허물고 학생들에게 전공선택권을 주기 위해 신입생 통합선발을 시행한다고 14일 밝혔다. 세종대 관계자는 “사회 및 산업 수요 변화에 대응하고 학생들의 전공선택권을 보장하고자 통합선발을 추진한다”면서 “2024학년도부터 정시모집 인원 100%를 5개 계열별로 통합선발함으로써 강한 교육혁신 의지를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세종대에 따르면 통합선발 시행 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재학생 620명 중 47%, 고등학생 1115명 중 55%가 통합선발에 찬성했다. 세종대는 이런 교육수요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이번 입시부터 전격적으로 통합선발을 시행한다. 2024학년도에는 인문사회계열(인문과학대학·사회과학대학), 경상계열(경영경제대학·호텔관광대학), 자연생명계열(자연과학대학·생명과학대학), IT계열(전자정보공학대학·소프트웨어융합대학), 공과계열(공과대학) 등 5계열로 정시 모집인원의 100%인 769명을 모집한다. 이는 대상 학과의 정원 1743명의 44.1%에 해당한다. 2025학년도에는 2024학년도와 같은 5계열에서 정시 모집인원(769명)과 수시 학생부교과 279명 전원을 통합선발한다. 대상 학과의 정원 1743명의 60%에 해당하는 수치다. 2026학년도에는 5계열에 예체능계열(예체능대학·창의소프트학부)을 추가해 6계열로 정시와 학생부교과 전형에서 총 1175명을 뽑는다. 예체능계열 입학정원의 40%를 통합모집해 예체능창의융합교육을 함으로써 예체능과 AI 등의 테크놀로지 또는 문화산업, 경영, 인문학 등을 결합한 융합교육을 통해 K컬처를 선도할 예체능융합인재를 양성한다. 학생들 전공선택권 대폭 확대… 전공 벽 허무는 융합교육 강화 이에 따라 학생들의 전공선택권이 대폭 확대된다. 통합모집으로 선발된 학생들은 2학년 진학 시 학과 정원의 최대 150%까지 배정된다. 2024년부터 전과를 학과 정원의 30%에서 40%로 확대하며, 1학년부터 전과를 허용한다. 전공 배정 비율과 전과 확대를 통해 학생들의 전공선택권을 학과 정원의 2배 수준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세종대는 전공의 벽을 허무는 융합교육을 확대한다. 주전공 선택 후 복수전공·부전공뿐만 아니라 연계융합전공, 창의학기제, 집중이수제, 학습경험인정제, 졸업유예제, 학석사연계과정, 학점교류·공동학위 등을 선택할 수 있는 유연한 학사제도를 시행한다. 2024학년도부터 학생의 진로 설정에 따라 자유로운 선택과 조합을 통해 자신만의 전공을 설계하는 마이크로디그리 등 세종인재자기설계전공도 신설한다. 기초소양 핵심역량 강화를 위한 고전독서인증, SW인증, 영어인증 확대 등 학생 적성과 소질을 고려한 기초소양교육과 진로 탐색 교육도 확대한다. 이를 위해 계열·수준별 SW코딩 및 AI융합 맞춤교육을 강화하고, 본인의 적성과 소질에 따라 계열 내 학과에서 제공하는 여러 개의 전공탐색교과목을 수강한 후 전공 선택을 가능하게 했다. 입학제, 전공설명회, 전공박람회 등을 통해 학과 교수 및 선배들이 참석해 다양한 전공 탐색이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이런 교육혁신을 지원하기 위해 교육혁신처와 학생인재개발처를 신설한다. 교육혁신처는 교육혁신의 전교적 추진력 강화를 위해 분산된 교육혁신 관련 조직인 대학혁신지원사업추진단과 창의교육개발원을 재편해 교육혁신 전략 기획・평가를 전담한다. 학생인재개발처는 학생지원처와 취업지원처를 통합해 학생 진로, 상담, 취·창업에 대한 통합적 지원을 강화한다.
  • 롯데카드, ‘띵크어스’ 캠페인 통해 지역 가치 창업가 도와

    롯데카드, ‘띵크어스’ 캠페인 통해 지역 가치 창업가 도와

    롯데카드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캠페인 ‘띵크어스’(THINK & EARTH)를 전개한다. 띵크어스란 세상을 바꾸는 고객의 가치 있는 생각(THINK)을 크리에이터들과 연결해 지속가능한 사회(US)와 지구(EARTH)를 만들어 가겠다는 의미를 담는다. 이번 캠페인은 온라인 플랫폼에 콘텐츠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터들이 홍보 채널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캠페인을 통해 롯데카드는 지역의 숨겨진 가치를 전달하고 특산품 등 특유의 자연자원을 활용하는 지역 가치 창업가인 ‘로컬 크리에이터’를 지원한다. 로컬 크리에이터의 철학이 담긴 스토리와 상품을 디지로카앱(롯데카드 애플리케이션)과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을 통해 알리고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링크를 제공해 친환경 제품이나 사회적 기업 등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를 토대로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고객들의 ‘가치 소비’와도 연결한다. 또 우수한 재능이 있음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신인 작가, 아티스트 등 ‘히든 크리에이터’도 지원한다. 디지로카앱 초기 화면 및 팝업창을 활용해 히든 크리에이터의 작품을 소개하고 오프라인 전시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12월까지 공개된 23개 크리에이터 업체 중 롯데카드 설문조사에 응한 14개 업체는 참여 시작 후 2개월간 월평균 매출이 직전 5개월간 월평균 매출과 비교해 최소 11%에서 최대 914%까지 늘었다고 밝혔다. 대다수 기업이 ‘띵샵(회원 전용 쇼핑몰) 입점 제안’과 ‘높은 완성도의 콘텐츠 제작 지원’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와 상품 신뢰도 향상에 도움을 얻었다고 응답했다.
  • [마감 후] 기다림과 응원에 앞서 반성부터/김동현 문화체육부 차장

    [마감 후] 기다림과 응원에 앞서 반성부터/김동현 문화체육부 차장

    2021년 열린 도쿄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종목은 누가 뭐라고 해도 여자배구였다. ‘배구 여제’ 김연경이 이끄는 여자배구팀은 세계적인 강호에 당당하게 맞서며 4위라는 결과를 손에 쥐었다. 특히 예선전에서 5세트 접전 끝에 3-2로 일본을 꺾고, 8강에서 강호 터키를 3-2로 제압하는 대표팀의 모습은 국민에게 큰 감동을 줬다. 당시 스포츠 관련 빅데이터 업체 티엘오지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도쿄올림픽에서 흥미롭게 시청한 종목 가운데 여자배구(45.7%)가 1위로 꼽혔다. 또 관심을 갖게 된 종목에서도 1위(47.9%)를 차지했다. 주장 김연경이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서 동료들을 격려하기 위해 외친 “해보자, 해보자, 후회하지 말고”는 명언이 됐다. 하지만 최근 여자배구 대표팀의 모습은 좀 다르다. 지난 도쿄올림픽 이후 4강의 주역인 김연경과 김수지, 양효진이 은퇴하면서 전력이 크게 약화됐다는 평가다. 여자배구 대표팀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전패를 했다. 참가한 16개국 가운데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국가는 한국뿐이다. 승점 1점을 얻을 수 있는 풀세트 승부마저 한 차례도 없어 승점 ‘0’으로 대회를 마쳤다. 여자배구 대표팀이 VNL에서 마지막으로 승리한 건 2021년 6월 캐나다전(세트 스코어 3-2)이었다. 한국은 캐나다전 이후 3연패와 2년 연속 전패를 당하면서 무려 27연패의 늪에 빠졌다. 2018년 VNL이 출범한 후 전패 기록은 한국이 유일하다. 세계랭킹도 이 대회 직전 24위에서 34위로 급락했다. 일각에서는 김연경이 빠진 한국 여자배구의 ‘민낯’이라고 꼬집기도 한다. 맞다. 김연경을 비롯한 베테랑들이 빠진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분명 세계의 강호와 대적하기에는 부족하다. 하지만 김연경이 있기에 한국 대표팀이 강해졌다는 건 분명한 착시다. 김연경 전에도 한국 여자배구는 강했다. 1976년 캐나다 몬트리올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냈고, 1996년 미국 애틀랜타(6위)와 2000년 호주 시드니(8위), 2004년 그리스 아테네(5위)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한마디로 김연경 없이도 여자배구 대표팀은 다시 강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필요한 것은 기다림과 응원이다. 그에 앞서 대한배구협회의 통렬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 사실 이번 VNL 준비 과정을 돌아보면 대표팀에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VNL을 앞두고 진행된 국가대표팀 소집 훈련에 감독이 빠지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생겼다. 대표팀과 클럽팀(프랑스 낭트) 사령탑을 동시에 맡고 있는 세자르 에르난데스 곤살레스 감독이 국내 소집 기간 내내 선수들을 보지도 못한 것이다. 곤살레스 감독은 대회가 시작되고 난 후 뒤늦게 대회가 열리는 해외에서 대표팀에 합류했다. 감독이 선수들의 상태는 물론 전술 지시를 제대로 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다. 이렇게 준비를 엉망으로 하고 성적 내기를 바랄 수는 없다. 부활과 반등은 철저한 현실 인식에서부터 시작한다. 한국 여자배구는 2년 전 연달아 세계 강호를 잡아 내던 강팀이 아니다. 협회가 제대로 현실을 인식하고 다시 신발 끈을 조이지 않는다면 세계 여자배구판을 휘젓고 다니던 한국의 모습은 다시 보기 어려울 것이다.
  • 한국어 전파한 외국인, 민간 외교 디딤돌 놓다

    한국어 전파한 외국인, 민간 외교 디딤돌 놓다

    “한국어를 미국 학교에서 가르치면서 달라진 건 한국인 커뮤니티와 비한국인들이 서로 더 많이 이해하고 활발히 교류한다는 점입니다.” 미국 워싱턴주 타코마 교육청의 글로벌 교육 전무이사로 재직 중인 민안 하지씨는 1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해외 한국어 교육이 가져온 변화를 이렇게 밝혔다. 하지 이사는 1995년 미국 공립 중학교에 한국어 과정을 최초 개설한 창립자로, 한국어 과정이 워싱턴주 공립학교에 꾸준히 개설될 수 있도록 홍보 정책을 이끌어왔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이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하지 이사가 18년 전 처음 한국어 교육의 필요성을 느낀 계기는 워싱턴주에 자리잡은 한국인 공동체였다. 한국인이 많이 거주하고 사업적인 교류도 많은 만큼 글로벌 시대에 소통을 이끌어 갈 학생들을 길러내야 한다고 봤다. 하지 이사는 “한국은 중요한 비즈니스 파트너이기도 하고 교류도 활발해서 서로 연결될 수 있는 언어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한국인이 아닌 학생들도 주저 없이 한국인 이웃들에게 말을 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내년 신설 학교를 포함하면 한국어 수업을 듣는 중·고교생은 총 5개 학교에 1000명이 훌쩍 넘는다. 그러나 한때는 재원 부족 등을 이유로 사라질 뻔한 적도 있었다. 그때마다 하지 이사는 한국어 과정이 지속될 수 있도록 교육 당국을 설득했다. 그는 “지금은 한국 문화에 대한 흥미가 더 커져서 주민과 학생들의 한국어를 향한 관심도 높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하지 이사를 포함해 한국어의 해외 저변 확대에 애쓴 6명에게 표창을 수여했다. 아나스타샤 흐람초바 민스크 국립언어대 강사, 김성미 미국 뉴저지 포트리고교 교사 등이 포함됐다. 특히 흐람초바 강사는 민스크 국립언어대 한국어 전공 개설에 적극 나선 공로로 선정됐다. 2014년부터 벨라루스의 민스크 국립언어대에 한국어 강사로 재직해 온 그는 직접 학생 설문조사를 하는 등 전공 개설을 지속적으로 설득했다. 교육부는 “벨라루스 젊은이들에게 한국 역사와 문화도 알리고 있다”며 “오는 9월 한국어 전공 개설이 확정되는 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 18년간 미국 중·고교에 한국어 수업 만든 외국인…“한국과 교류 더 활발해져”

    18년간 미국 중·고교에 한국어 수업 만든 외국인…“한국과 교류 더 활발해져”

    “한국어를 미국 학교에서 가르치면서 달라진 건 한국인 커뮤니티와 비한국인들이 서로 더 많이 이해하고 활발히 교류한다는 점입니다.” 미국 워싱턴주 타코마 교육청의 글로벌 교육 전무이사로 재직 중인 민안 하지씨는 1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해외 한국어 교육이 가져온 변화를 이렇게 밝혔다. 하지 이사는 1995년 미국 공립 중학교에 한국어 과정을 최초 개설한 창립자로, 한국어 과정이 워싱턴주 공립학교에 꾸준히 개설될 수 있도록 홍보 등 정책을 이끌어왔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이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하지 이사가 18년 전 처음 한국어 교육의 필요성을 느낀 계기는 워싱턴주에 자리잡은 한국인 공동체였다. 한국인이 많이 거주하고 사업적인 교류도 많은 만큼 글로벌 시대에 소통을 이끌어 갈 학생들을 길러내야 한다고 봤다. 하지 이사는 “한국은 중요한 비즈니스 파트너이기도 하고 교류도 활발해서 서로 연결될 수 있는 언어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이젠 한국인이 아닌 학생들도 주저 없이 한국인 이웃들에게 말을 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내년 신설 학교를 포함하면 한국어 수업을 듣는 중·고교생은 총 5개 학교에 1000명이 훌쩍 넘는다. 그러나 한때는 재원 부족 등을 이유로 사라질 뻔한 적도 있었다. 그때마다 하지 이사는 한국어 과정이 지속될 수 있도록 교육 당국을 설득했다. 그는 “지금은 한국 문화에 대한 흥미가 더 커져서 주민과 학생들의 한국어를 향한 관심도 높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하지 이사를 포함해 한국어의 해외 저변 확대에 애쓴 6명에게 표창을 수여했다. 아나스타샤 흐람초바 민스크 국립언어대 강사, 김성미 미국 뉴저지 포트리고교 교사 등이 포함됐다. 특히 흐람초바 강사는 민스크 국립언어대 한국어 전공 개설에 적극 나선 공로로 선정됐다. 2014년부터 벨라루스의 민스크 국립언어대에 한국어 강사로 재직해 온 그는 직접 학생 설문조사를 하는 등 전공 개설을 지속적으로 설득했다. 교육부는 “벨라루스 젊은이들에게 한국 역사와 문화도 알리고 있다”며 “오는 9월 한국어 전공 개설이 확정되는 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 의사들에게 물었다…“은퇴 후 의료취약지 근무하겠습니까?”

    의사들에게 물었다…“은퇴 후 의료취약지 근무하겠습니까?”

    현직 의사의 60% 이상 은퇴 후 의료인력 부족 현상이 심각한 의료 취약지에서 근무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13일 의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은퇴 후 선생님의 진로 선택은?’이라는 주제로 지난달 14∼26일 협회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퇴직 후에도 진료를 계속하고 싶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2016명의 78.8%는 ‘하고 싶다’고 답했다. 현역 은퇴 연령은 몇살이 적당하냐는 질문엔 65∼69세(35.2%)→ 75세 이상(23.6%)→ 70∼74세(22.1%)→ 60∼64세(13.8%)→ 60세 미만(5.3%) 순으로 답했다. 은퇴 후 의료취약지에서 근무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63.1%는 ‘있다’고 답했다. 은퇴 후 국공립병원이나 지방의료원, 보건소 등 공공보건의료기관에 취업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엔 77.0%가, 의료취약지 민간의료기관에 취업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엔 67.9%가 ‘그렇다’고 답했다. 은퇴 후 다른 지역에서 근무하기 위해 거주지를 옮길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엔 55.2%가 ‘있다’고 답했다. 수도권이 아닌 지방으로 근무지를 옮겨야 할 때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이냐는 질문엔 응답자의 29.7%가 ‘가족과 떨어지는 것’이라고 답했고, 의료·인프라부족(16.2%), 사회관계 단절(16.1%), 여가·문화시설 부족(9.3%) 등이 뒤를 이었다. 은퇴 의사를 활용해 의사 증원 없이 일차의료와 공공의료 강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과반인 57.9%가 ‘가능하다’고 답했고, 24.3%는 ‘모르겠다’, 17.8%는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이필수 의협회장은 “지역필수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니어의사를 활용한 지역 공공병원 매칭 사업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 OECD “AI, 전 세계 일자리 27% 대체할 것”

    OECD “AI, 전 세계 일자리 27% 대체할 것”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전 세계 일자리 27%가 인공지능(AI)을 통해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OECD는 11일(현지시간) 발표한 ‘2023년 고용 전망’ 보고서에서 “AI가 일자리에 미칠 미래 영향에 대한 또다른 고용 전망의 근거는 일부 영역에서 AI의 결과물을 인간의 결과물과 구별하는 게 불가능하진 않지만 어려워질 정도로 놀라운 발전을 이뤘다는 데 있다”며 이렇게 전망했다. AI 혁명으로 인해 쉽게 자동화되는 기술에 의존하는 일자리가 먼저 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생성형 AI 챗GPT가 출시된 이후 과학논문 공동 저술부터 로스쿨과 경영대학원 시험 합격, 의사의 수술과 판사의 판결을 돕는 데까지 여러 전문직의 업무 환경에 대규모 언어 모델을 적용할 수 있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고 OECD는 지적했다. OECD는 “자동화될 위험이 가장 높은 일자리는 회원국 평균 27%를 차지한다”면서 “동유럽 국가가 최악에 노출돼 있다”고 밝혔다. AI에 대체될 위험도가 높은 직업은 AI 전문가들이 쉽게 자동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100가지 기술과 능력 중 25개 이상을 사용하는 분야로 정의했다. 한편 근로자 5명 중 3명은 향후 10년간 AI로 인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OECD는 지난해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밝혔다. OECD 7개국의 제조업과 금융업에 종사하는 2000개 기업 노동자 53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가 등장하기 전 실시된 여론조사여서 지금보다 AI 자동화 가능성에 대한 체감이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더욱 심각하다. AI의 일자리 대체에 대한 불안감에도 이미 AI를 사용하는 노동자 3분의2는 자동화로 인해 신체와 정신 건강이 개선됐다고 응답했다. 또 AI 도입 이후 업무 강도가 높아졌고, 경우에 따라서는 인간과 인간 간의 상호 작용이 줄어들었다는 보고도 나왔다. 마티아스 코만 OECD 사무총장은 “국가에선 AI로 인해 생길 변화와 기회로부터 노동자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최저임금과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 보장은 AI가 임금에 가할 수 있는 압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정부와 규제 당국은 근로자의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자기결정권 줘야” vs “호스피스 병행을”… 국가기관 첫 주도 ‘조력사망’ 열띤 토론

    “자기결정권 줘야” vs “호스피스 병행을”… 국가기관 첫 주도 ‘조력사망’ 열띤 토론

    ‘죽음 선택권 부여법’ 80% 찬성환자에게 선택지 주는 것이 맞아고통 탓인지 자살 욕구인지 모호신약에 조력사망 보류 사례 있어 의사조력사망 합법화에 대한 정부 기관 주도의 토론회가 처음으로 12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개최됐다.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관계 기관이 더 적극적으로 공론화에 나서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찬성 측에서는 최근 조력사망에 대한 높은 찬성률을 근거로 관계 기관이 제도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영호 서울대 의대 교수는 “최근 언론에 보도된 의사·국회의원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관계 기관의 찬성률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젠 정부나 의료계, 종교계 등의 태도가 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서울신문이 한국의료윤리학회·한국정신종양학회·대한노인병학회의 도움을 받아 의사 회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215명)의 절반(50.2%)이 조력사망 도입을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회의원 100명 중 87명, 국민의 81%가 조력사망 법제화에 찬성했다.<서울신문 7월 12일자 1·8·9면> 윤 교수는 “영국과 스웨덴 등에서도 약 50~60%의 의사가 조력사망에 찬성하고 있다”며 “국내 의사들도 조력사망에 대한 생각이 급격히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사협회 등이 자체 조사에 나서 회원들의 정확한 입장을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말기 환자의 자기 결정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조력존엄사법 입법에 참여한 이정효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실 보좌관은 “조력존엄사법은 극심한 고통을 겪는 말기 환자에게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권리를 부여하는 법률”이라면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80% 수준이 지속적으로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국민이 찬성하고 있다는 증거다. 선택지를 주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조력사망 제도화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팽팽히 맞섰다. 김율리 도쿄대 사생학·생명윤리 박사는 “의사조력자살을 허용한 나라들은 처음에는 제한적으로 허용하다가 점차 청소년과 어린이까지 범위를 확대해 나갔다”며 “지금은 정신적 고통, 고령과 장애 등도 허용하고 있는데 극심한 고통 때문인지, 일종의 자살 욕구 때문에 조력자살을 원하는 것인지 구별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은호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장은 높은 찬성률을 보인 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표면적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박 소장은 “일반인 대부분은 (죽음에 대한) 추상적인 생각으로 찬성 의견을 표명했을 것”이라며 “신약 개발에 희망을 갖고 조력사망을 보류한 외국 사례도 있어 죽음보다는 환자의 고통을 완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력사망이 호스피스·완화의료와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지효 헌법재판소 헌법재판연구원 책임연구관은 “조력자살은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선택 가능한 여러 대안 중 하나가 돼야 한다”면서 “호스피스·완화의료 제도가 먼저 완비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이는 스스로 삶을 종결하고자 하는 환자의 가치관이나 철학에 완전히 부합하는 제도라고 볼 수 없으므로 조력사망 제도와 병렬적으로 존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인권위에는 도입을 권고하거나 반대하는 의견을 표명해 달라는 민원이 모두 접수된 상태다. 송두환 인권위원장은 “토론회를 시작으로 조력존엄사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할 것”이라며 “매년 실시하는 인권의식실태조사에 올해부터 ‘조력존엄사’와 ‘적극적 안락사’에 관한 항목을 반영했다. 필요하다면 별도의 실태조사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인권위 첫 조력사망 토론회…찬반 양론 속 공론화 필요성 한 목소리

    의사조력사망 합법화에 대한 정부 기관 주도의 토론회가 처음으로 12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개최됐다.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관계 기관이 보다 적극적으로 공론화에 나서야 한다는 데에 공감대가 형성됐다. 찬성 측에서는 최근 조력사망에 대한 높은 찬성률을 근거로 관계 기관이 제도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영호 서울대 의대 교수는 “최근 언론에 보도된 의사와 국회의원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관계 기관의 찬성률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젠 정부나 의료계, 종교 등의 태도가 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서울신문이 한국의료윤리학회·한국정신종양학회·대한노인병학회의 도움을 받아 의사 회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215명)의 절반(50.2%)이 조력사망 도입을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회의원 100명 중 87명, 국민의 81%가 조력사망 법제화에 찬성했다.<서울신문 7월 12일자 1·8·9면> 윤 교수는 “영국과 스웨덴 등에서도 약 50~60%의 의사가 조력사망에 찬성하고 있다”며 “국내 의사들도 조력사망에 대한 생각이 급격히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사협회 등이 자체 조사에 나서 회원들의 정확한 입장을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말기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조력존엄사법 입법에 참여한 이정효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실 보좌관은 “조력존엄사법은 극심한 고통을 겪는 말기환자가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법률”이라면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80%의 수준이 지속적으로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국민들이 찬성하고 있다는 증거다. 선택지를 주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조력사망 제도화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팽팽히 맞섰다. 김율리 도쿄대 사생학·생명윤리 박사는 “의사조력자살을 허용한 나라들은 처음에는 제한적으로 허용하다가 점차 청소년과 어린이까지 범위를 확대해 나갔다”며 “지금은 정신적 고통, 고령과 장애 등도 허용하고 있는데 극심한 고통 때문인지, 일종의 자살 욕구 때문에 조력자살을 원하는 것인지 구별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은호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장은 높은 찬성률을 보인 국민 여론조사의 결과를 표면적으로만 봐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박 소장은 “일반인 대부분은 (죽음에 대한) 추상적인 생각으로 찬성 의견을 표명했을 것”이라며 “신약 개발에 희망을 갖고 조력사망을 보류한 외국 사례도 있어 죽음보다는 환자의 고통을 완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력사망이 호스피스·완화의료와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지효 헌법재판소 헌법재판연구원 책임연구관은 “조력자살은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선택 가능한 여러 대안 중 하나가 돼야 한다”면서 “호스피스·완화의료 제도가 먼저 완비되어야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이는 스스로 삶을 종결하고자 하는 환자의 가치관이나 철학에 완전히 부합하는 제도라고 볼 수 없으므로 조력사망 제도와 병렬적으로 존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인권위에는 도입을 권고하거나 반대하는 의견을 표명해 달라는 민원이 모두 접수된 상태다. 송두환 인권위원장은 “토론회를 시작으로 조력존엄사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할 것”이라며 “매년 실시하는 인권의식실태조사에 올해부터 ‘조력존엄사’와 ‘적극적 안락사’에 관한 항목을 반영했다. 필요하다면 별도의 실태조사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휴가 시즌은 ‘일터 지옥’…공항·항공 노동자 “폭염·과로 대책기구 설립하자”

    휴가 시즌은 ‘일터 지옥’…공항·항공 노동자 “폭염·과로 대책기구 설립하자”

    공공운수노조, 공항·항공 노동자 설문조사노조원 72% “성수기 앞두고 인력충원해야”“휴게시간 보장과 휴게공간 개선 필요해” 여름철 항공수요 성수기를 앞두고 공항·항공 노동자들이 폭염과 과로에 시달리는 등 취약한 노동권에 대한 대책을 요구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1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가오는 폭염-성수기, 인천공항·항공 노동자들에게 필요한 것은?’이란 주제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인천공항 자회사와 조업사에서 일하는 노조원들은 인천공항의 항공 수요가 코로나 이전의 75% 수준 회복했지만 업무량이 많아서 사고가 우려된다면서 인력 충원을 통한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했다. 공항·항공 분야 노동자 20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노조원의 72.2%(151명)가 폭염 성수기 근무에 대한 해법으로 신규 인력 충원이 가장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응답했다. 노조는 근로조건을 개선하지 않고 인력만 충원되는 것은 무의미하다면서 인력 충원과 근로조건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영길 공항항만운송본부 인터비즈서비스지부장은 “지난달에만 17일 연장근무를 했다”면서 “성수기인 여름철 휴가철에는 초과 근무(야간·연장·휴일 근무)가 지나치게 많고, 연차 사용도 어렵다”고 말했다. 최 지부장은 “항공 스케줄에 따라 삶이 돌아가느라 가족과 보낸 시간이 사라졌다”며 “이렇게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인력 충원의 필요성을 토로했다. 설문에 응답한 노조원의 16.3%(34%)가 ‘업무량이 이대로 지속되면 사고가 발생할 수준’이라고 답했다.여름철 폭염과 장마 기간에 대비한 노동 환경의 개선 필요성도 지적됐다. 노조는 설문조사에서 42.6%(89명)의 노동자가 “휴게 시설이 있지만 이용이 어렵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노조원들은 확실한 휴게시간의 보장과, 폭염 특보 발령 시 단축 근무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노조는 “노동자들의 근무 환경에 대해 공항 옥외 지상직 근무자들이 쉴 수 있는 휴게용 컨테이너가 코로나 기간 동안 폐쇄했다가 개방했다”면서도 “정수기 등이 설치되지 않아 실질적인 휴게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하청사(조업사)와 노조로 구성된 ‘폭염·과로 대책기구’의 설립을 제안했다. 기구에서 여름철 조업 단축 방안과 휴게시간 부여 등 매뉴얼을 논의하자는 취지다. 이들은 또 중부고용노동청에 폭염 대책의 미비점과 주 52시간 근로제 준수 여부 등에 대한 현장 점검과 감독을 요구했다.
  • “아이큐 떨어지는 것 같다”…욕설·성희롱에도 사각지대 놓인 하청노동자들

    “아이큐 떨어지는 것 같다”…욕설·성희롱에도 사각지대 놓인 하청노동자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지 4년이 흘렀지만 하청노동자는 여전히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것으로 드러났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1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원청의 하청노동자에 대한 갑질 사례 103건을 분석해 발표했다. 원청 갑질 중 가장 많은 유형은 하청노동자에 대한 괴롭힘(55.6%)이다. 이외에도 원청의 인사개입(23.5%), 하청업체 변경(13.1%)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9월부터 6개월 동안 파견직 운전기사로 근무한 A씨는 사장인 B씨에게 “아이큐가 떨어지는 것 같다”, “귀신에 씌인 것 같다”는 등의 폭언을 수차례 들었다. A씨는 “근무시간 외에도 매일 5시간 동안 항상 ‘대기상태’였다”고 말했다. 폭언과 초과근무를 견뎠지만 A씨는 지난 3월에 해고당했다. 그는 현재 강남노동위원회에 임금체불 진정,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민원을 넣었다. 이처럼 하청노동자들이 법적인 사각지대에 놓인 이유는 현행 근로기준법이 사용자와 근로자 간의 근로계약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특히 원청 직원에게 성희롱을 당해도 법적으로 보호받을 방법이 없어 하청노동자들은 괴롭힘을 참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지난달 9∼15일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하청노동자에 대한 불합리한 처우를 목격한 응답자 절반 이상(60.3%)이 참거나 모른 척했다고 답했다. 김현근 노무사는 “하청노동자가 원청으로부터 갑질을 당했을 떄 ‘법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말을 가장 많이 한다”면서 “견디지 못한 당사자는 일자리를 잃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 OECD “AI 혁명, 일자리 27% 대체할 것” 우려 표명

    OECD “AI 혁명, 일자리 27% 대체할 것” 우려 표명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전세계 일자리 27%가 인공지능을 통해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OECD는 11일(현지시간) ‘2023년 고용 전망’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전세계 일자리의 27% 인공지능(AI) 혁명으로 인해 쉽게 자동화될 수 있는 기술에 의존하고 있고, 노동자들은 인공지능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면서 “AI가 미래에 일자리에 미칠 영향에 대한 또 다른 고용 전망의 근거는 일부 영역에서 AI의 결과물을 인간의 결과물과 구별하는 것이 불가능하진 않지만 어려워질 정도로 놀라운 발전을 이뤘다는 데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생성형 인공지능 챗GPT가 출시된 이후 과학 논문 공동 저술부터 로스쿨과 경영대학원 시험 합격, 의사의 수술과 판사의 판결을 돕는 데까지 여러 전문직의 업무 환경에 대규모 언어 모델을 적용할 수 있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고 OECD는 지적했다. OECD는 “자동화될 위험이 가장 높은 일자리는 OECD 국가 평균 일자리의 27%를 차지한다”면서 “동유럽 국가가 가장 큰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밝혔다. AI에 대체될 위험도가 높은 직업의 정의는 AI 전문가들이 쉽게 자동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100가지 기술과 능력 중 25개 이상을 사용하는 직업으로 정의했다. 한편 근로자 5명 중 3명은 향후 10년간 AI로 인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OECD는 지난해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밝혔다. 이 설문조사는 OECD 7개국의 제조업과 금융업에 종사하는 2000개 기업 5300명의 노동자를 대상으로 했다. 이 설문조사는 ChatGPT와 같은 생성형 AI가 등장하기 전 실시돼 지금보다 인공지능 자동화에 대한 가능성이 낮다고 체감할 때 실시도니 결과다. AI의 일자리 대체에 대한 불안감에도 이미 AI를 사용하는 노동자 3분의 2는 자동화로 인해 신체와 정신 건강이 개선됐다고 응답했다. 또 AI 도입 이후 업무 강도가 높아졌고, 경우에 따라서는 인간과 인간 간의 상호 작용이 줄어들었다는 보고도 나왔다. 마티아스 코만 OECD 사무총장은 “국가가 노동자들이 AI가 가져올 변화와 기회로부터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며 “최저임금과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 보장은 AI가 임금에 가할 수 있는 압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정부와 규제 당국은 근로자의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 ‘5만명분’ 마약 밀반입 조직 주범들은 모두 중국인

    ‘5만명분’ 마약 밀반입 조직 주범들은 모두 중국인

    ‘5만 5000여명’이 투약할 수 있는 양의 필로폰을 국내에 밀반입해 유통한 일당이 무더기 검거됐다. 주범 대부분이 중국인이었고 이 가운데는 최근 공분을 샀던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에 가담한 피의자도 있었다. 12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수원중부경찰서는 올해 2월부터 6월까지 중국에 거주하는 마약총책의 지시를 받아 국내에 다량 밀반입된 필로폰을 전달받고 이를 ‘던지기 수법’으로 유통한 이달 77명(내국인 67명·중국인 10명)을 검거, 이중 주범 25명(국내총책 1·중간판매책 23·투약자 1)을 구속했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필로폰 1.65kg(5만 5000여명분)과 마약대금 5700만원을 압수했고, 마약 판매수익금 9825만원 상당의 고급 외제차 등을 기소전 추징보전했다. 압수한 필로폰의 시가는 11억 5000만원 상당에 달했다.특히 국내 공급 총책 역할을 맡던 주범 A(36·남)씨 등 중국인 4명은 필로폰 공급·운반·판매 등 각각의 역할을 분담하고 오피스텔을 임대해 마약창고로 사용하는 등 조직적인 체계를 갖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경찰은 형법상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해 입건했다. 특히 A씨는 지난 4월 발생한 서울 강남 마약음료 사건에 이용된 필로폰을 중국 총책의 지시를 받고 제공한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A씨는 지난 3월쯤 중국 마약조직으로부터 SNS의 일종인 ‘위챗’을 통해 지시를 받고 충남 아산에서 캐리어 가방으로 대량의 필로폰을 공급받은 뒤 주로 서울·인천·경기권 등 수도권 일대 지역에 던지기 수법으로 2.5kg(8만 3000명분)을 유통시킨 것을 확인됐다. 이번에 검거된 피의자들의 연령은 1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했다. 직업은 무직이 대부분이었는데 이들 중에는 조직폭력배도 있었다. 다만 이들 일당에 지시를 내리던 중국 국적의 ‘중국총책’ B씨는 추적중이다. 경찰은 B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류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수사역량을 집결해 대응하고 있다”며 “중국총책에 대해서도 체포영장을 신청한 만큼 지속 추적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은 지난 4월 학원가 일대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기억력 향상에 좋다며 마약음료를 배부한 일당이 검거된 내용이다. 음료 배부를 맡은 아르바이트생 4명은 학원가를 돌며 설문조사를 명목으로 1병당 필로폰 0.1g을 중국산 우유에 섞어 학생들에게 배부했다. 마약 음료 총 100병 중 8병이 학생들에게 전해져, 학생 8명과 학부모 1명 등 9명이 마셨다.
  • [단독] 의사들 생각도 변화… “환자가 죽음 원하면 도울 수 있다”[금기된 죽음, 안락사③]

    [단독] 의사들 생각도 변화… “환자가 죽음 원하면 도울 수 있다”[금기된 죽음, 안락사③]

    <3> 합법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의사·국민 설문조사 분석 절반의 찬성. 의사조력사망 도입에 대한 의사 찬성률 50%는 국민 찬성률 81%와 비교해 얼핏 낮아 보이는 수치다. 하지만 그동안 의사협회의 반대 성명 등을 통해 존엄사 문제에 관해 의사들이 보여 온 보수적인 태도를 고려하면 매우 전향적인 인식의 변화다.서울신문이 지난 4월 2일부터 한 달간 진행한 의사 대상 설문조사에서 응답자(215명)의 66%는 ‘회생이 어렵고 통증이 심한 환자에게 의사조력사망 또는 적극적 안락사를 허용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예’라고 답했다. 의사 두 명 중 한 명(50.2%)은 현시점에 우리나라 의사조력사망을 도입하는 데 ‘찬성한다’고 밝혔다. ‘반대한다’는 41.4%였으며 ‘잘 모르겠다’는 답변은 8.4%에 그쳤다. 이번 조사 결과는 이전에 진행된 설문조사와 비교해 의사조력사망 도입에 대한 의사들의 찬반 기류가 크게 달라진 것을 보여 준다. 앞서 윤영호 서울대 의대 교수가 2008년 국립암센터에 있을 당시 진행한 설문조사를 보면 암 전문의 303명 중 적극적 안락사와 의사조력자살(조력사망)에 동의한다고 답한 비율은 각각 8.3%와 6.3%에 불과했다. 2016년 조사에서는 이 비율이 크게 증가해 의사 928명 중 35.5%와 27.3%가 각각 적극적 안락사와 의사조력자살에 동의한다는 결과가 나오긴 했지만, 여전히 반대 기류가 강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는 조력사망에 대한 찬성 비율이 20% 포인트 이상 증가하면서 반대 비율보다 높아졌다. 특히 이번 조사에 참여한 의사들의 절반 이상은 제도 도입에 찬성할 뿐만 아니라 환자가 조력사망을 요청하면 자신이 의사로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답했다(50.7%). 환자의 죽음을 돕는 것은 의사의 역할이 아니라고 여기던 의사들의 생각도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사회적 공감대가 이뤄지고 법적으로 허용된다면 국내 의사들도 조력사망에 참여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한다. 윤 교수는 한국 의사들의 이 같은 응답 결과가 최근 세계적 흐름과도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실제 2020년 영국의사협회가 의사 15만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2만 8986명)의 50%가 조력사망을 허용하는 법 개정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영국 의사들은 또 의사협회가 조력사망 허용을 위한 법 개정을 ‘지지해야 한다’는 데 40%가 찬성했다. ‘반대해야 한다’는 의견은 33%였다.윤 교수는 “조력사망에 반대 입장을 보였던 영국의사협회는 여론 조사 결과를 확인한 뒤 협회의 공식 입장을 반대에서 중립으로 바꿨다”면서 “이번 조사 결과에서 보듯 우리 의사들의 인식도 바뀌고 있는데 의사협회가 이를 대표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응답자가 속한 병원의 규모나 말기 환자를 보는 정도에 따라 답변의 차이는 있었다. 이는 같은 의사라 하더라도 말기 환자를 맡아 본 경험에 따라 조력사망 제도를 바라보는 깊이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1차 병원 소속과 개원 전문의, 일반의 응답자는 의사조력사망 찬성 비율이 각각 67.2%, 64.7%, 64%로 높게 나타난 데 비해 3차 병원 소속과 대학교원은 반대 비율이 각각 55.6%, 56%로 찬성보다 높았다. 즉 말기 환자를 더 많이 만나 본 의사들이 조력사망 도입에 대해 더 보수적으로 답한 것이다. 한국의료윤리학회 윤리위원장인 조성준 강원대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개원의는 임종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 과정에 참여할 일이 거의 없지만 3차 병원과 대학병원 의사들은 말기 돌봄과 의료복지 제도가 여전히 부족하고 연명의료 결정 제도도 제대로 정착하지 않은 현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조력사망 제도가 도입되면 환자가 쉽게 삶을 포기하도록 사회적 압력을 받게 될 것을 우려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의사조력사망 찬성 이유도 주목할 만하다. 의사와 국민은 모두 ‘자기 결정권 보장’(각각 44.4%, 29%)을 찬성의 가장 큰 이유로 꼽았는데, 이는 그만큼 현실에서 환자가 자기 결정권을 갖기 어렵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예컨대 ‘한국 사회가 죽음을 엄숙하고 존엄하게 맞이할 여건이 갖추어진 사회라는 데 동의하는가’라는 질문에 의사의 77.2%와 국민 46.9%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는데, 가장 큰 이유는 두 그룹 모두 같은 비율로 ‘연명의료가 본인 의지와 무관하게 이뤄지고 있다’(32.5%)는 것이었다. ‘각자도사 사회’의 저자 송병기 의료인류학자는 국민 여론조사에서 나이에 따라 조력사망 찬성 이유가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는 점에 주목했다. 비교적 건강한 상태인 만 19세부터 40대까지는 ‘자기 결정권 보장’을 주요하게 꼽았지만 지인이나 가족의 돌봄에 관여하거나 투병을 경험하게 되는 50대부터는 ‘병으로 인한 고통 경감’, ‘편안한 임종’, ‘가족의 정신적·경제적 부담 경감’ 등을 골고루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에 대해 “자기 결정권만으로 말기 돌봄과 죽음을 대비하기 어렵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죽음에 관한 판단은 각자의 연령과 처한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의미다. 국민에게 ‘존엄한 죽음이란 무엇인가’라고 물었을 때도 ‘임종 시기와 방식을 스스로 결정하는 것’(35.6%)이라는 답변이 가장 높게 나왔지만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느끼지 않는 것’(24.8%), ‘가족 등 주변에 부담을 주지 않고 가는 것’(20.5%) 역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70세 이상 응답자는 ‘가족 등 주변에 부담을 주지 않고 가는 것’(34.3%)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조 교수는 환자의 임종 과정에서 자신의 결정 외에 ‘가족 결정권’이 강하게 작용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자기 결정권의 개념이 대중에게 충분히 스며들지 않아 연명의료 결정 제도를 실행하는 것조차 많은 어려움이 있다. 조력존엄사의 전면적 도입이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의사조력사망에 반대하는 이유로 국민은 ‘종교적·윤리적 신념에 위배’(41.9%)를 가장 먼저 꼽았다. 반면 의사들은 ‘돌봄 및 의료복지 강화가 우선’(25.8%), ‘오·남용 우려’(24.7%), ‘사회적 논의 부족’(21.3%) 등 사회적 시스템에 관한 우려를 주로 내세웠다. 의사들은 ‘의사조력사망 제도 등 존엄한 죽음에 관한 사회적 논의 확대’(41.9%)가 가장 시급하다고 봤다. 그 밖에 ‘활발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10.0%), ‘환자의 자기 결정권이 중요하다’(8.9%),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7.8%) 등의 의견도 주관식 문항에 남겼다. 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국민 80% 찬성률이 나왔다고 해도 젊은 사람들의 경우 죽음에 대한 의식이나 이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청소년기부터 죽음에 대한 교육을 시작하고 현재의 연명의료 결정 제도를 더 발전시켜 나가면서 조력 죽음까지 논의를 점차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울신문의 ‘금기된 죽음, 안락사’ 기획기사는 ‘인터랙티브형 기사’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R코드를 찍거나 아래 링크를 복사해 인터넷 주소창에 붙이는 방법으로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euthanasia
  • “존엄사, 국민생사 결정할 민생법안… 아시아 선도해야 할 때”[금기된 죽음, 안락사③]

    “존엄사, 국민생사 결정할 민생법안… 아시아 선도해야 할 때”[금기된 죽음, 안락사③]

    <3> 합법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첫 조력존엄사법 발의한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 “누구나 죽음을 맞이합니다. 죽음이 멀리 있다고들 생각하는데, 지금부터 준비해야 해요. 선진국들은 이미 인권의 관점에서 조력자살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아시아권에선 우리가 존엄사를 선도할 때가 됐어요.” ●어머니 임종 지켜보며 필요성 느껴 한국에서 처음으로 의사조력사망을 허용하자는 ‘조력존엄사법’을 발의한 안규백(사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이 법이야말로 국민의 생사를 결정짓는 민생 법안”이라며 국회의원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서울신문 설문조사에서 국회의원 응답자의 87%가 조력존엄사 입법화에 찬성 의견을 밝힌 것에 대해 안 의원은 “국민과 국회의원의 인식이 다르지 않다”면서 “실은 찬성 비율이 더 나올 줄 알았다”고 말했다. 법안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의료계·종교계의 반대 여론을 의식해 참여하지 않은 의원이 많다는 얘기다. 안 의원이 지난해 6월 대표로 발의한 조력존엄사법(연명의료결정법 개정안)을 보면 ▲말기 환자이면서 ▲수용하기 어려운 고통을 겪고 있으며 ▲자신의 의사로 조력사망을 희망하는 등 세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조력사망 신청 대상자가 될 수 있다. 정부 차원에서 구성된 심사위원회를 통해 대상자로 결정된 뒤 그로부터 1개월 지나거나 본인이 담당 의사 등 전문의 2명에게 의사를 표시하면 조력사를 이행할 수 있다. 이 법안에는 민주당 의원 10명과 국민의힘 의원 1명이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안 의원은 2017년 어머니의 임종을 지켜보면서 이 법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고 한다. 당시 구순이 넘은 어머니는 임종을 앞두고 자식도 알아보지 못하고 숨 쉬는 것조차 어려워했다. 병원에서도 더는 안 되겠다고 하고 어머니도 집에 가서 끝내고 싶다고 했지만, 정작 병원에서는 어머니를 보내 주지 않았다. 영양분을 억지로라도 공급하지 않으면 자칫 소극적 안락사로 간주돼 병원이 책임져야 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안 의원은 “본인도, 가족도 괴로운 상황을 지켜보며 이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자살 미화 아닌 죽음도 귀하다는 뜻 안 의원은 법안을 내며 의사조력사망 제도를 두고 ‘조력존엄사’라고 이름 붙였다. ‘존엄사’라는 표현이 자살을 미화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그는 “혹자는 자살이라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서 “삶이 존귀하므로 죽음도 아주 소중하고 귀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발의된 법안대로라면 그 대상이 매우 제한적이어서 암처럼 단계가 뚜렷한 질환이 아니면 존엄사의 취지대로 적용받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예컨대 고통은 심하지만 기대 여명을 예측하기 어려운 마비 환자나 말기 질환은 없었지만 104세에 죽음을 앞두고 스위스로 가 조력사망한 호주 생태학자 데이비드 구달 박사 같은 경우다. 안 의원은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면 처음에는 최대한 촘촘히 짜서 시작한 다음 차츰 넓혀 나가야 할 것”이라며 “현 단계에선 속도보다는 방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정기국회를 앞두고 전방위적으로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이해를 구해 계류 중인 법안이 최대한 빨리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하는 게 1차 목표다. 그는 “어떤 법이든 양과 음이 있고 찬성과 반대가 있겠지만 국리민복과 행복의 관점에서 보면 좋겠다”면서“국민 80% 이상이 찬성하고 있다. 국민의 지지를 지렛대 삼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신문의 ‘금기된 죽음, 안락사’ 기획기사는 ‘인터랙티브형 기사’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R코드를 찍거나 아래 링크를 복사해 인터넷 주소창에 붙이는 방법으로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euthanasia
  • [단독] 국회의원 100명 중 87명, 조력사망 입법화 ‘찬성’ [금기된 죽음, 안락사]

    [단독] 국회의원 100명 중 87명, 조력사망 입법화 ‘찬성’ [금기된 죽음, 안락사]

    조력사망 입법화 21대 국회의원 설문조사민주 60·국힘 21·정의 4·무소속 2명 찬성‘자기 결정권 보장’…‘악용 및 남용’ 우려도89% “말기 땐 조력사망 선택 또는 고려”지난해 법안 발의…국회 논의는 지지부진 국회의원 100명 가운데 87명이 의사조력사망 입법화에 찬성 의견을 밝힌 것은 80% 이상의 찬성률을 보인 국민 여론과 궤를 같이한다. 반대는 13명에 그쳤다. 조력사망에 관한 국회의원들의 인식을 전수조사로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발의된 조력존엄사법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11일 국회의원의 의사조력사망 입법화에 관한 찬반 의견을 정당별로 살펴보면, 더불어민주당 응답 의원(65명)의 92.3%, 국민의힘 응답 의원(28명)의 75%, 정의당 응답 의원(4명)의 100%, 무소속 응답 의원(3명)의 66.7%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당과 관계없이 전반적으로 찬성 비중이 우세한 가운데 민주당과 정의당의 찬성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찬성 이유로는 ‘자기 결정권 보장’(72.4%·복수 응답)이 최우선 순위로 꼽혔다. 이어 ▲병으로 인한 고통 경감(66.7%) ▲편안한 임종을 위해(54%) ▲가족의 고통과 부담 경감(49.4%) ▲의료비·돌봄 등 사회적 부담 경감(26.4%) 순으로 나타났다. 반대 이유는 ‘악용 및 남용으로 인한 생명 경시’(92.3%·복수 응답)가 가장 많았으며 ‘사회적 논의 부족’(46.2%), ‘회복 가능성 차단’(23.1%)으로 나타났다. 보기에는 ‘돌봄·호스피스 등 사회적 지원과 대안이 우선’, ‘의료계, 종교계 반대가 심하므로’ 등이 있었지만 이를 선택한 의원은 없었다. 다만 몇몇 의원은 조사 과정에서 종교적 이유로 응답 거부 의사를 밝혔다.조력사망 허용 범위에 대한 의견은 지난해 6월 조력존엄사 법안을 낸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의 안처럼 ‘말기 환자이면서 고통을 줄이기 어려운 환자’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 45%로 가장 많았으며, 현행 연명의료결정법에 준하는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가 22%로 나왔다. 사회적 논의 방법으로는 ▲언론, 학계, 시민단체 등을 통해 논의 촉발(43%) ▲각계 인사를 포함해 조력존엄사 공론화위원회 구성(25%) ▲국회 및 정당 차원에서 사회적 논의를 주도하고 입법 추진(22%) 등이 주로 거론됐다. 국회의원 대부분은 본인이 고통이 심한 난치병에 걸렸거나 말기 상태일 때 조력사망을 ‘선택’(33%)하거나 ‘고려’(56%)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서울신문과 KBS가 공동 기획해 지난 3월부터 3개월간 국회의원 299명 전체를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100명이 최종 응답했다. 설문 입력과 통계 분석은 여론조사기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했다. 조사 과정에서 한 민주당 의원은 “존엄한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고, 이와 관련된 법과 제도가 정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사회적 합의가 안 됐다거나 종교적 이유를 대며 답변을 거부하는 사례도 있었다. 공동 발의에 참여한 한 의원은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종교적 이유로 조사에는 응할 수 없다”고 답했다. 원내 1석씩을 보유하고 있는 기본소득당과 시대전환은 당내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며 의원 개인 차원의 답변을 거절했다. 이번 조사를 통해 조력사망 법제화의 가능성을 확인했지만, 관건은 담당 상임위원회인 보건복지위원회 통과다. 보건복지위는 지난해 말 법안심사소위에서 조력존엄사법에 대해 단 한 차례 논의한 이후 추가 논의를 미루고 있다. 이번 조사에는 복지위 위원 24명 가운데 10명만이 응했으며, 7명은 찬성을, 3명은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한편, 조력존엄사법 발의를 계기로 기존의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연명의료결정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연명의료결정법이 도입된 지 만 5년이 지났지만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등록한 사람은 지난 5월 기준 179만 4015명으로, 전체 대상 인구(만 19세 이상)의 4.1%에 불과하다. 국회의원들은 제도가 충분히 활성화되지 않는 데 대해 ▲연명의료 중단 대상과 범위가 좁아서(28%) ▲홍보 부족(22%) ▲등록 및 이행 절차가 복잡해서(19%) ▲의료기관의 작성 권유가 소극적(17%)이라고 봤다. “실제 상황이 되었을 때 심리적 변화”, “한국인의 정서상 부모의 연명의료를 거부하기 어렵다” 등의 주관식 의견도 있었다. 호스피스 제도가 활성화되지 않는 문제로는 ▲호스피스 인프라에 대한 정부 투자 부족(31%) ▲호스피스 이용에 대한 정부의 홍보와 캠페인 부족(30%)을 주요하게 인식했다. 서울신문의 ‘금기된 죽음, 안락사’ 기획기사는 [인터랙티브형 기사]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R 코드를 찍거나 아래 링크를 복사한 후 인터넷 주소창에 붙이는 방법으로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euthanasia/
  • “조력존엄사, 국민의 생사 결정짓는 민생 법안” 안규백 의원 인터뷰 [금기된 죽음, 안락사]

    “조력존엄사, 국민의 생사 결정짓는 민생 법안” 안규백 의원 인터뷰 [금기된 죽음, 안락사]

    국내 첫 ‘조력존엄사법’ 발의 안규백 의원어머니 임종 지켜보며 법 필요성 절감“적용 대상 까다로워야 부작용 최소화” “누구나 죽음을 맞이합니다. 죽음이 멀리 있다고 생각하는데, 지금부터 준비해야 해요. 선진국들은 이미 인권의 관점에서 조력자살을 인정하고 있는데, 아시아권에선 우리가 존엄사를 선도할 때가 됐어요.”한국에서 처음으로 의사조력사망을 허용하자는 ‘조력존엄사법’을 발의한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이 법이야말로 국민의 생사를 결정짓는 민생 법안”이라며 국회의원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서울신문 설문조사에서 국회의원 응답자의 87%가 조력존엄사 입법화에 찬성 의견을 밝힌 것에 대해 안 의원은 “국민과 국회의원의 인식이 다르지 않다”면서 “실은 찬성 비율이 더 나올 줄 알았다”고 말했다. 법안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의료계·종교계의 반대 여론을 의식해 참여하지 않은 의원이 많다는 얘기다. 안 의원이 지난해 6월 대표로 발의한 조력존엄사법(연명의료결정법 개정안)을 보면 ▲말기 환자이면서 ▲수용하기 어려운 고통을 겪고 있으며 ▲자신의 의사로 조력사망을 희망하는 등 세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조력사망 신청 대상자가 될 수 있다. 정부 차원에서 구성된 심사위원회를 통해 대상자로 결정된 뒤 그로부터 1개월 지나거나 본인이 담당 의사 등 전문의 2명에게 의사를 표시하면 조력사를 이행할 수 있다. 이 법안에는 민주당 의원 10명과 국민의힘 의원 1명이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안 의원은 2017년 어머니의 임종을 지켜보면서 이 법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고 한다. 당시 구순이 넘은 어머니는 임종을 앞두고 자식도 알아보지 못하고 숨 쉬는 것조차 어려워했다. 병원에서도 더는 안 되겠다고 하고 어머니도 집에 가서 끝내고 싶다고 했지만, 정작 병원에서는 보내 주지 않았다. 영양분을 억지로라도 공급하지 않으면 자칫 소극적 안락사로 간주돼 병원이 책임져야 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안 의원은 “본인도, 가족도 괴로운 상황을 지켜보며 이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법안을 내며 의사조력사망 제도를 ‘조력존엄사’라고 이름 붙였다. ‘존엄사’라는 표현이 자살을 미화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그는 “혹자는 자살이라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서 “삶이 존귀하므로 죽음도 아주 소중하고 귀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발의된 법안대로라면 그 대상이 매우 제한적이어서 암처럼 단계가 뚜렷한 질환이 아니면 존엄사의 취지대로 적용받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예컨대 고통은 심하지만 기대 여명을 예측하기 어려운 마비 환자나 말기 질환은 없었지만 104세에 죽음을 앞두고 스위스로 가 조력사망한 호주 생태학자 데이비드 구달 박사 같은 경우다. 안 의원은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면 처음에는 최대한 촘촘히 짜서 시작한 다음 차츰 넓혀 나가야 할 것”이라며 “현 단계에선 속도보다는 방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정기국회를 앞두고 전방위적으로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이해를 구해 계류 중인 법안이 최대한 빨리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하는 게 1차 목표다. 그는 “어떤 법이든 양과 음이 있고 찬성과 반대가 있겠지만, 국리민복과 행복의 관점에서 보면 좋겠다”면서 “국민 80% 이상이 찬성하고 있다. 국민의 지지를 지렛대 삼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신문의 ‘금기된 죽음, 안락사’ 기획기사는 [인터랙티브형 기사]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R 코드를 찍거나 아래 링크를 복사한 후 인터넷 주소창에 붙이는 방법으로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euthanasia/
  • [단독]의사 절반 “조력사망 찬성”…“한국, 존엄한 죽음 맞이하기 어려워”[금기된 죽음, 안락사]

    [단독]의사 절반 “조력사망 찬성”…“한국, 존엄한 죽음 맞이하기 어려워”[금기된 죽음, 안락사]

    국민 81%·의사 50% ‘조력사망 도입’ 찬성“환자 요청하면 조력사망 도움도 줄 수 있다”2008년 6%, 2016년 27%에서 증가 추세의사 41% 반대…“말기환자 경험따라 차이”英의협, 절반 찬성에 ‘반대→중립’ 입장 변화 절반의 찬성. 의사조력사망 도입에 대한 의사 찬성률 50%는 국민 찬성률 81%와 비교해 얼핏 낮아 보이는 수치다. 하지만 그동안 의사협회의 반대 성명 등을 통해 존엄사 문제에 관해 의사들이 보여 온 보수적인 태도를 고려하면 매우 전향적인 인식의 변화다. 서울신문이 지난 4월 2일부터 한 달간 진행한 한국의료윤리학회·한국정신종양학회·대한노인병학회 소속 의사 대상 설문조사에서 응답자(215명)의 66%는 ‘회생이 어렵고 통증이 심한 환자에게 의사조력사망 또는 적극적 안락사를 허용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예’라고 답했다. 의사 두 명 중 한 명(50.2%)은 현 시점에 우리나라 의사조력사망을 도입하는 데 ‘찬성한다’고 밝혔다. ‘반대한다’는 41.4%였으며, ‘잘 모르겠다’는 답변은 8.4%에 그쳤다. 이번 조사 결과는 이전에 진행된 설문조사와 비교해 의사조력사망 도입에 대한 의사들의 찬반 기류가 크게 달라진 것을 보여 준다. 앞서 윤영호 서울대 의대 교수가 2008년 국립암센터에 있을 당시 진행한 설문조사를 보면 암 전문의 303명 중 적극적 안락사와 의사조력자살(조력사망)에 동의한다고 답한 비율은 각각 8.3%와 6.3%에 불과했다. 2016년 조사에서는 이 비율이 크게 증가해 의사 928명 중 35.5%와 27.3%가 각각 적극적 안락사와 의사조력자살에 동의한다는 결과가 나오긴 했지만, 여전히 반대 기류가 강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는 조력사망에 대한 찬성 비율이 20%포인트 이상 증가하면서 반대 비율보다 높아졌다. 특히 이번 조사에 참여한 의사들의 절반 이상은 제도 도입에 찬성할 뿐만 아니라, 환자가 조력사망을 요청하면 자신이 의사로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답했다(50.7%). 환자의 죽음을 돕는 것은 의사의 역할이 아니라고 생각하던 의사들의 생각도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사회적 공감대가 이뤄지고 법적으로 허용된다면 국내 의사들도 조력사망에 참여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한다.윤 교수는 한국 의사들의 이같은 응답 결과가 최근 세계적 흐름과도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실제 2020년 영국의사협회가 의사 15만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2만 8986명)의 50%가 조력사망을 허용하는 법 개정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영국 의사들은 또 의사협회가 조력사망 허용을 위한 법 개정을 ‘지지해야 한다’에 40%가 찬성했다. ‘반대해야 한다’는 의견은 33%였다. 윤 교수는 “조력사망에 반대 입장을 보였던 영국의사협회는 여론 조사 결과를 확인 한 뒤 협회의 공식 입장을 반대에서 중립으로 바꿨다”면서 “이번 조사 결과에서 보듯 우리 의사들의 인식도 바뀌고 있는데 의사협회가 이를 대표하지 못하고 있다. 의협 차원에서 전체 의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3차병원·대학교원 의사는 반대 더 많아“연명의료 결정제도 안착도 어려운 현실” 다만 응답자가 속한 병원의 규모나 말기 환자를 보는 정도에 따라 답변의 차이는 있었다. 이는 같은 의사라 하더라도 말기 환자를 맡아 본 경험에 따라 조력사망 제도를 바라보는 깊이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1차 병원 소속과 개원 전문의, 일반의 응답자는 의사조력사망 찬성 비율이 각각 67.2%, 64.7%, 64%로 높게 나타난 데 비해, 3차 병원 소속과 대학교원은 반대 비율이 각각 55.6%, 56%로 찬성보다 높았다. 즉 말기 환자를 더 많이 만나 본 의사들이 조력사망 도입에 대해 더 보수적으로 답한 것이다. 한국의료윤리학회 윤리위원장인 조성준 강원대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개원의는 임종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 과정에 참여할 일이 거의 없지만, 3차 병원과 대학병원 의사들은 말기 돌봄과 의료복지 제도가 여전히 부족하고 연명의료 결정 제도도 제대로 정착하지 않은 현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조력사망 제도가 도입되면 환자가 쉽게 삶을 포기하도록 사회적 압력을 받게 될 것을 우려한다”고 설명했다. 연령 따라 ‘고통·가족 부담 경감’ 등 이유 다양“자기 결정권만으로 돌봄과 임종 대비 어려워”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의사조력사망 찬성 이유도 주목할 만하다. 우선, 의사와 국민은 모두 ‘자기 결정권 보장’(각각 44.4%, 29%)을 찬성의 가장 큰 이유로 꼽았는데, 이는 그만큼 현실에서 환자가 자기 결정권을 갖기 어렵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예컨대 ‘한국 사회가 죽음을 엄숙하고 존엄하게 맞이할 여건이 갖추어진 사회라는 데 동의하는가’라는 질문에 의사 77.2%와 국민 46.9%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는데, 가장 큰 이유는 두 그룹 모두 같은 비율로 ‘연명의료가 본인 의지와 무관하게 이뤄지고 있다’(32.5%)는 것이었다.‘각자도사 사회’ 저자 송병기 의료인류학자는 국민 여론조사에서 나이에 따라 조력사망 찬성 이유가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는 점에 주목했다. 비교적 건강한 상태인 만 19세부터 40대까지는 ‘자기 결정권 보장’을 주요하게 꼽았지만, 지인이나 가족의 돌봄에 관여하거나 투병을 경험하게 되는 50대부터는 ‘병으로 인한 고통 경감’, ‘편안한 임종’, ‘가족의 정신적·경제적 부담 경감’ 등을 골고루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에 대해 “자기 결정권만으로 말기 돌봄과 죽음을 대비하기 어렵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죽음에 관한 판단은 각자의 연령과 처한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의미다. 국민에게 ‘존엄한 죽음이란 무엇인가’라고 물었을 때도 ‘임종 시기와 방식을 스스로 결정하는 것’(35.6%)이라는 답변이 가장 높게 나왔지만,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느낄 수 없는 것’(24.8%), ‘가족 등 주변에 부담을 주지 않고 가는 것’(20.5%) 역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70세 이상 응답자는 ‘가족 등 주변에 부담을 주지 않고 가는 것’(34.3%)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조 교수는 환자의 임종 과정에서 자신의 결정 외에 ‘가족 결정권’이 강하게 작용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자기 결정권의 개념이 대중에게 충분히 스며들지 않아 연명의료 결정 제도를 실행하는 것 조차 많은 어려움이 있다. 조력존엄사의 전면적 도입이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조력사망에 반대하는 이유로 국민은 ‘종교적·윤리적 신념에 위배’(41.9%)를 가장 먼저 꼽았다. 반면 의사들은 ‘돌봄 및 의료복지 강화가 우선’(25.8%), ‘오·남용 우려’(24.7%), ‘사회적 논의 부족’(21.3%) 등 사회적 시스템에 관한 우려를 주로 내세웠다. 국민, 종교에 관계없이 높은 찬성률“죽음에 관한 사회적 논의 확대해야” 의사들은 ‘의사조력사망 제도 등 존엄한 죽음에 관한 사회적 논의 확대’(41.9%)가 가장 시급하다고 봤다. 그밖에 ‘활발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10.0%), ‘환자의 자기 결정권이 중요하다’(8.9%), ‘사회적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7.8%) 등의 의견도 주관식 문항에 남겼다. 이번 조사에서 국민은 종교에 관계 없이 전반적으로 높은 찬성률을 보였다. 응답자 가운데 불교는 88%, 천주교는 78.8%, 기독교는 69.5%가 조력사망 도입에 각각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국민 80% 찬성률이 나왔다고 해도 젊은 사람들의 경우 죽음에 대한 의식이나 이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청소년기부터 죽음에 대한 교육을 시작하고, 현재의 연명의료 결정 제도를 더 발전시켜 나가면서 조력 죽음까지 논의를 점차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울신문의 ‘금기된 죽음, 안락사’ 기획기사는 [인터랙티브형 기사]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R 코드를 찍거나 아래 링크를 복사한 후 인터넷 주소창에 붙이는 방법으로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euthan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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