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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 한잔 하실까요] 이성 구로구청장

    [차 한잔 하실까요] 이성 구로구청장

    “내가 스페인 바르셀로나 람브라스 거리를 예로 들며 광화문 길 한가운데 광장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성(55) 구로구청장은 3일 이렇게 말하며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오래전부터 광화문광장 사업이 추진됐지만 광장을 교보문고 쪽으로 낼 것인지, 세종문화회관 쪽으로 낼 것인지에 대해 논란이 많았다.”며 이같이 덧붙였다. 행정고시 24회 출신으로 29년간 서울시에서 ‘잘나가던’ 그는 2000년 휴직계를 내고 홀연 세계 일주 배낭여행을 떠났다. 아파트 전세금 9000만원을 털었다. 그는 이미 국장급인 시정개혁단장으로 재직 중이었다. 고시 동기들보다 4년이나 빠른 승진 코스를 밟은 터였다. ●2000년 휴직 가족과 45개국 여행 이 구청장은 세계 일주를 결심한 까닭에 대해 “정상적이지 못한 생활에 브레이크를 걸어야 했다.”고 되뇌었다. 이어 “휴가도 없이 새벽에 별 보고 출근해 자정 넘어 별 보고 퇴근하는 생활을 너무 오래했다.”며 “언젠가는 1년 365일 중 359일 출근했다.”고 덧붙였다. 설날과 추석, 경조사를 제외하곤 매일 출근했다는 것이다. 비행기 출발 직후 아버지가 숨지자 “내가 탄 비행기는 ‘홍콩행’이 아니라 ‘불효행’이었다.”고 털어놓아 주위를 안타깝게 했고, 이듬해 어머니까지 숨을 거두자 여행을 중단할까 고민했지만 주변 사람들의 격려로 일정을 마칠 수 있었다. “24시간 어딜 가도 늘 가족이 함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전우애와 같은 감정이 생기지요. 처음엔 각자 이기적인 생각과 행동으로 갈등도 빚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가족들 사이에 절대로 깨지지 않는 신뢰와 사랑이 꽃핍니다.” 이런 이유로 부인과 중3이던 장남 등 아들 둘에다 처조카까지 데리고 한국을 떠난 그는 스페인에서 렌터카를 도둑맞아 고생하고, 오랜 여행 탓에 너덜너덜해진 여권을 지니고 있다가 싱가포르에서 강제출국을 당하기도 했다. 돈을 아끼느라 여행자숙소를 전전했고, 감자와 밀가루를 구입해 끼니를 때웠단다. 이렇게 45개국 200여개 도시를 돌았다. 이 무렵 얻은 별명이 ‘길 위의 가족’이었다. 하지만 세계 일주가 개인적인 감상만 남겨준 것은 아니다. 도시행정가인 그의 눈에 선진도시의 모습이 잡혔다. 자신이 만들 도시의 그림을 늘 머릿속에 채웠다. 이 구청장은 “가장 좋은 도시는 걷는 게 편한 곳”이라면서 “그런 도시에 사람이 모이고, 사람이 모이는 곳에 돈(투자)이 모인다.”고 말했다. 또 “프랑스 파리 시민의 평균 보행거리가 서울시민의 2.5배다. 거리에 예술이 널렸으며, 보행하는 게 즐겁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부구청장 복귀후 육교철거 ‘파격’ 1년 뒤 싱가포르를 마지막으로 여행을 마친 뒤 귀국, 구로 부구청장으로 일하던 2002년 그는 육교 철거를 단행했다. 서울시 최초였다. 당시만 해도 육교 하나 더 설치해 달라는 게 중요한 민원일 정도여서 가히 파격적이었다. 이 구청장은 “육교는 장애인, 노인 등 보행 약자들이 이용할 수 없는 데다 보행환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시설”이라고 강조했다. 2006년 역시 서울시 최초로 장난감 도서관을 만든 것도 선진 도시에서 얻은 영감 덕분이다. 주변에선 이런 이 구청장을 “늘 사물에 대해 진지하고 학구적으로 임하는 자세에서 가문의 이력이 묻어나온다.”고 말한다. 퇴계 이황의 18대 후손인 그의 선친은 한학자 운강 이창섭 선생이다. 서울시 감사관을 끝으로 지난해 지방선거에 도전한 그는 가장 큰 화두인 일자리 창출과 관련, 주민들이 실제로 취업에 성공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폈다. 교육 등에 치우친 그럴듯한 프로그램만 늘어놓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관급공사에 구민이 취업할 수 있도록 시공사와 양해각서(MOU)를 교환했고, 민간 건설업체와도 MOU 교환에 나서 올해만 구민 650명을 취업하도록 이끌었다. 신도림동에 호텔, 백화점 등을 갖출 복합단지 건설회사로부터 완공 후 일자리 500개를 약속받은 게 대표적이다. 이 구청장은 “연내 1800~2000명이 취업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취업자 수를 별도로 특별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기획통으로 불리는 그가 낸 아이디어는 또 있다. 노숙인에게 끼니보다 자활의지를 심는 게 중요하다고 여겨 최근 노숙인 축구단을 창설했다. 타인의 선처에만 기대던 그들은 스스로 회의를 열고 “잘해 보자.”며 의지를 불태웠다. 구로구는 일자리 창출 사업에 노숙인들을 우선 배치해 완전 자활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미 5명을 공공근로에 채용했다. 이 구청장은 “이제 희망의 싹을 틔웠다. 자긍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것만으로 매우 큰 변화”라며 웃었다. 글 사진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미당의 집 ‘봉산산방’ 문 열다

    미당의 집 ‘봉산산방’ 문 열다

    봉산산방(蓬蒜山房)을 아십니까? 봉(蓬)은 쑥을, 산(蒜)은 마늘을 의미하는 것이라 단군신화를 떠올릴 테지만, 신화를 모티브로 삼아 미당 서정주(1915~2000)가 1970년부터 별세할 때까지 살며 집필한 곳이다. 관악구는 방치된 미당의 집(남현동 107-1)을 서울시 지원을 받아 2008년부터 복원에 착수, 3년여 만에 주민에게 공개했다고 13일 밝혔다. 전북 고창에서 태어난 미당의 대표작 ‘국화 옆에서’ 시집은 1975년 봉산산방에서 머물 때 나왔다. 질마재 신화, 떠돌이의 시, 팔할이 바람, 산시 등 주옥 같은 시집들이 이곳에서 탄생했다. 조선대와 서울예술대를 거쳐 동국대 문리대 교수를 할 때 살던 집이다. ‘미당 서정주의 집’은 지하1층, 지상 2층 옛날 주택을 그대로 되살렸고, 전시장에는 유품과 시집을 전시한다. 앞으로 작은 도서관인 ‘미당 카페’를 만들 예정이다. 화~일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매주 월요일과 신정·설날 및 추석 연휴엔 휴관한다. 지하철 4호선 사당역 6번 출구에서 500m 올라가면 안내표지판을 만날 수 있다. 관람료 없이 미당의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독거노인 사랑잇기] 벼랑끝에선노인들 ⑥농협 고객지원센터의 어르신 사랑

    [독거노인 사랑잇기] 벼랑끝에선노인들 ⑥농협 고객지원센터의 어르신 사랑

    “공사장 잡역부, 전기설비, 목수…. 내가 왕년에 안 해 본 게 없는 사람이에요. 요즘 보니까 시장 주차장 관리 정도는 내가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일이 있으면 소개 좀 부탁해, 응.” 신채휴(83·경기 성남) 할아버지의 목소리는 늘 활기차다. 독거노인은 항상 외롭고, 할 일도 없이 하루하루를 소일하는 부류가 아니라고 강변하는 듯. 신 할아버지는 “일하고 싶다.”고 습관처럼 말한다. 농협 고객지원센터 상담원 이서윤 팀장과 신 할아버지는 주 2회씩 늘 이런 담소를 나눈다. 이 팀장은 “젊은 시절의 경험과 경력을 줄줄이 읊는 신 할아버지의 말씀을 듣다보면 통화시간 15~20분은 금방 지나간다.”고 말했다. 7일 서울 용산 한강로 농협 별관에 자리한 농협고객지원센터는 고객과 대화하는 상담원들의 목소리가 어지럽게 오가고 있었다. 농협은 2008년부터 고객지원센터 상담원들이 주축이 돼 전국의 농촌 독거노인 1400여명을 대상으로 말벗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농협 시·군지부를 활용한 전국네트워크를 통해 대상 노인을 발굴하고, 노인들이 원하는 서비스가 있으면 동 주민센터와 사회복지사 등을 연결해 지체없이 조치를 취한다. ●드라마 얘기하면 ‘화색’ 말벗서비스가 처음부터 쉬웠던 것은 아니다. 상담원들의 전화를 상술이나 보이스 피싱으로 오해하고 전화를 툭, 툭 끊어대는 노인들을 설득하기 위해 수도 없이 전화를 시도하는 게 일상이었다. ‘전화를 혼쾌히 받으실까’ 처음 전화를 할 때는 걱정이 앞섰지만 한달, 두달 독거노인들과 전화를 계속하며 이제는 자연스러운일과가 됐다고 상담원들은 한목소리로 말했다. 말벗서비스를 통해 나타난 노인들의 가장 큰 욕구는 바로 일자리다. 이 팀장은 “젊은 시절 영어를 공부했다며 영어강사를 하고 싶다는 등 일하고 싶은 마음을 드러내는 노인들을 자주 본다.”면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독거노인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고 말했다. 상담원들이 말하는 말벗서비스의 비법 중 또 다른 하나는 바로 공통의 화제찾기다. 콜센터의 상담 강사로도 일하고 있는 김선미 상담원은 특히 텔레비전 드라마가 좋은 소재라고 조언했다. “제가 통화하는 어르신은 드라마 ‘웃어라, 동해야’ 얘기만 하면 무척 좋아하세요. 어떤 경우는 제가 어제 드라마를 못 봤다고 하면 무슨 내용이 방송됐는지 줄줄이 말씀해주세요. 이 배우는 어떻고, 저 연기자는 어떻고…. 드라마를 주제로 얘기하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가죠.” 김 상담원은 “지금 드라마 봐야 하니깐 나중에 다시 통화하자는 경우도 있다.”면서 “굳이 안부를 묻지 않아도 어르신 목소리에 건강함이 묻어나와 안심하고 전화를 끊는다.”고 전했다. 3년 남짓 진행된 말벗서비스는 이제 직접 노인들을 찾아가 봉사활동을 하는 등 전화밖으로 확대되고 있다. 농협은 지난해 말벗서비스 대상 노인에게 겨울에는 보온내의를, 여름에는 모시내의를 전달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설날이나 명절에는 계절 특성에 맞는 선물을 농촌의 독거노인에게 전달하기도 한다. 또 농협고객지원센터 전 직원은 (사)우리농업지키기운동본부를 통해 매월 1000원 이상씩을 독거노인을 위한 기금으로 조성하고 있다. 십시일반으로 모은 돈이 매년 1000만원을 훌쩍 넘는다. 농협의 말벗서비스가 가진 특징 중 하나는 주로 농촌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다. 시골 곳곳에 단위 지점이 있는 농협만의 네트워크를 활용한 사업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도시보다 열악한 농촌에 보다 적극적인 사회공헌이 필요하다는 인식도 서비스를 시작한 이유다. 최근 농촌경제연구원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농어촌 독거노인의 월평균 소득은 42만 2000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80% 가까운 노인의 소득이 50만원 미만이었다. 서울지역 독거노인의 월평균 소득이 46만원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이들의 소득은 서울 독거노인의 91% 수준이다. 이들의 월평균 생활비는 32만 8000원으로, 주로 식비와 주거비, 보건·의료비 등에 지출이 집중됐다. 손자·손녀와 사는 농어촌 조손가족의 월평균 소득도 69만 7000원에 불과했고, 월평균 생활비는 58만 4000원이었다. 노인들이 돌보는 손자·손녀의 평균연령은 12.7세, 양육기간은 평균 8.6년으로 나타났다. 친부모가 양육비를 정기적으로 보내주는 경우는 아버지 24.2%, 어머니 17.0%에 불과했다. ●시골 곳곳 농협 네트워크 활용 장점 상담원들은 농촌 독거노인에 대한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팀장은 “농촌 노인들은 도시와 비교해 주변 여건상 물건을 쉽게 구매할 수 없다.”면서 “비용은 조금 더 들겠지만 말벗서비스를 통해 노인들이 원하는 물품을 구체적으로 파악해 명절 때 개별적으로 전달해도 좋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의사협회 ‘수상한 와인’

    대한의사협회(회장 경만호)가 ‘설날 와인 선물’ 문제로 또다시 심각한 내부 갈등에 휩싸였다. 시민들의 시선도 싸늘하다. 이전에도 성희롱 건배사 논란에 이어 공금 유용 등의 혐의로 검찰에 기소까지 당한 경만호 회장을 불신임해야 한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불거지는 상황에서 다시 ‘와인 건’이 터져 의협은 심각한 분란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와인값 3000만원 경회장 부인 운영 업체 전달 가능성” 7일 의협에 따르면 이원보 의협 감사는 최근 대의원들에게 공개 서한을 보내 “의협이 지난해 설 선물용 와인 구입 비용 3000만원을 부적절하게 집행했다.”고 주장했다. 이 감사에 따르면 의협은 지난해 회원들에게 제공할 설 선물용으로 프랑스산 ‘샤트레인 생마리’와 ‘샤트레인 몽페랑’ 등 와인 1500병을 3000만원에 구입했다. 이 감사는 의협이 와인 구매를 의뢰한 A사 최모 부장의 신분에 의혹을 제기했다. 이 감사는 공개 서한에서 “의협 집행부는 설 선물을 구입하기 위한 정상적인 예산 집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최씨는 경 회장의 부인이 운영하는 M아트센터 직원으로, A사 부장으로 가장, 허위 문서를 작성해 견적서와 대금청구서를 보냈다.”고 지적했다. 이 감사는 그 근거로 최씨의 견적서 및 청구서에 찍힌 전화번호가 M아트센터의 번호와 일치하고, 최씨의 휴대전화 번호도 M아트센터 관계사인 M의료법인 행정실장의 전화번호와 같다는 점을 제시했다. ●경 회장, ‘오바마’ 건배사 물의·횡령 기소도 이 감사의 주장대로라면 협회 공금을 자신의 가족과 관련된 업체에 보낸 셈이 된다. 이 감사는 “설 선물이 M아트센터에서 거래됐기 때문에 선물 중 일부가 M아트센터나 M의료법인에서 사용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거듭 강하게 의혹을 제기했다. 이 같은 이 감사의 주장에 대해 의협 측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의협의 한 임원은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감사가 진행되고 있어 입장을 밝히기는 어렵지만 송금이나 선물 배송 등이 정상적으로 진행됐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감사가 요구하는 자료를 제출하고 있지만, 여러 구체적인 의혹에 대해서는 구두로든 서면으로든 좀 더 소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경 회장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09년 대한적십자사 부총재에 선출된 후 공식 석상에서 ‘오바마’(오빠, 바라만 보지 말고 마음대로 해.)라는 건배사를 했다가 물의를 일으켜 지난해 부총재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또 지난해에 일부 의사들이 경 회장이 공금 1억원을 횡령했다며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 서울 서부지검에 기소돼 현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최근 울산·전남·경북 등 일부 지역 의사회는 현직 회장의 검찰 기소를 문제 삼아 경 회장에 대한 사퇴 권고를 결의하기도 했다. 게다가 지난해부터 전국의사총연합회, 대한의원협회 등 경 회장을 반대하는 단체들이 새로 발족하는 등 의협의 갈등은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24일로 예정된 정기대의원총회에서는 지지파와 반대파 사이에 충돌이 빚어질 것이라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의협 측은 “큰 행사인 만큼 행사 전문 도우미를 동원하기도 한다.”고 해명했지만 용역업체 직원을 동원해 회의장을 원천 봉쇄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형편이다. 의협 관계자는 “의협 내부 문제가 불거져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딸 짐승 다루듯 벗긴채 수레 끌게 한 아버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못한 채 수레를 끌고 있는 한 여성의 모습이 담긴 충격적인 사진이 공개돼 논란이 되고 있다. 24일 중국 최대포탈 시나닷컴은 이같은 사진 한 장을 공개하며 지난달 초 춘절(중국의 설날) 이후 귀가 중이던 한 현지 기자가 촬영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폐품을 수집하는 한 늙은 남성이 자신의 딸을 소나 말처럼 짐승 다루 듯이 발가벗긴 채 회초리로 다그치고 있었고, 그 딸은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한 채 무릎을 꿇고 흐느끼며 수레를 끌고 있었다. 거지로 보이는 그 노인 옆에는 방금 전까지 마신 것으로 보이는 술병이 놓여있어 만취 상태 임을 나타내고 있지만 현지에서는 논란이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한편 아직 사진 속 인물들의 신원이 밝혀지지 않아 중국 당국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화이트데이 사탕 특수’

    지난 14일 화이트데이에 편의점들이 3000원짜리 사탕 판매로 역대 최고의 하루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보광훼미리마트와 GS25는 남성이 여성에게 사탕을 선물하는 화이트데이를 맞아 지난 14일 전국 점포에서 하루 동안 각각 113억원과 111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훼미리마트는 2010년 화이트데이에 비해 매출이 34% 증가했다고 밝혔다. GS25의 매출은 전주와 비교해 62%나 증가했으며 점포당 매출도 226만원이나 됐다.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밸런타인데이가 있었던 지난달 14일 매출은 평균 80억원대를 기록해 여성보다 후한 남성들의 힘이 과시됐다. 보광훼미리마트에 따르면 가장 잘 팔린 상품은 저렴한 막대사탕인 츄파츕스로 전체 매출의 15%를 차지했다. 3000~7000원대 저가형 상품들이 가장 많이 팔린 가운데 2만~3만원대 상품은 퇴근 시간대인 오후 6시부터는 판매가 늘어났다. 편의점의 기록적 매출은 특정 기념일날을 계기로 이뤄졌다. 훼미리마트에 따르면 하루 매출 10억원은 2000년 9월 12일 추석에, 50억원은 2004년 2월 5일 설날, 100억원은 2010년 11월 11일 빼빼로데이에 각각 돌파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생선회·산 낙지 먹고 싶다” 웃음

    “생선회·산 낙지 먹고 싶다” 웃음

    ‘아덴만의 영웅’으로 돌아온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이 28일 의식을 회복, 해적들에게 납치되고 구출되던 상황에 대해 입을 열었다. 해적이 쏜 총상으로 몸은 만신창이가 됐고 세 차례에 걸친 대수술로 기력이 쇠약한 상태였지만, 환한 웃음을 지어 보이며 안정을 되찾고 있다. 취재진 앞에 드러난 석 선장은 면도에 머리 염색까지 한 깔끔한 모습이었다. “한번 환하게 웃어 주세요.”라는 요구에 “못생겼어도 잘 찍어 주세요.”라고 농담까지 할 정도였다. 그는 “국민 모두가 신경 써 준 덕분에 많이 좋아졌다. 저도 빨리 회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지휘관(선장)으로서 의무와 도리를 다하겠다는 생각에 목숨을 걸었고, 국가적으로 손해를 주면 안 된다고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해적에게 납치될 당시의 순간도 뚜렷이 기억했다. “해적에게 영어로 죽이려면 죽이라고 말했었다.”는 석 선장은 다만 총을 맞은 순간에 대해서는 “밤에 작전이 시작돼 어두워서 기억을 못한다. 누가 쐈는지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석 선장은 “매트리스를 뒤집어쓰고 바닥에 엎드려 있는데 바닥을 스치면서 총탄이 튀어올랐다.”며 “처음 총상을 입었을 때는 정신을 잃지 않았고, 그 이후 총격이 오갈 때 여기서 눈감으면 난 죽는다. 작전 끝날 때까지 정신을 잃지 말자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청해부대원을 확인한 뒤에는 부상을 입어 피가 흐르는 왼팔을 보고 나서 “헬기를 불러 주세요.”라고 말했으며 헬기로 오만 현지 병원에 이송된 후 위험하다는 말을 듣고 의식을 잃었다고 말했다. 아덴만의 여명 작전 당시 목숨을 걸고 교란작전을 편 것에 대해서는 “해적의 수중에 배가 들어갈 때까지 선장에 대해서는 마음대로 못할 줄 알았다.”며 “총부리를 목에 겨눠도 이불을 뒤집어쓰고 쪽지에 배를 고장내라고 적어 선원들에게 건넸었다.”고 밝혔다. 가족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도 전했다. “설날에 잠시 의식을 차렸을 때 아내에게 제2의 생명을 살겠다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미음을 먹고 있는데 부산사람이라서 그런지 생선회가 생각난다.”며 “산낙지도 먹고 싶다.”고 말했다. 함께 납치됐던 선원들에 대해서는 “선원들이 병문안 온 것은 기억이 없다. 7명 모두 다녀갔다는 것을 들어서 알았다.”며 “모두 무사하다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석 선장은 마지막으로 “세계적으로 성공한 작전이었다.”며 다시 환하게 웃었다. 현재 석 선장의 활력징후는 혈압 130/80mmHg, 맥박 86회/분, 체온 37도, 혈색소 11.2 g/㎗, 혈소판 수치 29만/㎕ 등 정상으로, 향후 팔과 다리 3군데 골절 부위의 상황에 따라 기능 회복을 위한 정형외과 추가 수술 및 재활 치료가 예정돼 있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석선장 수술 17일 만에 의식회복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인 석해균(59) 삼호주얼리호 선장이 2차 수술을 받은 지 10여일 만에 의식을 회복했다. 아주대병원 관계자는 24일 “수면제 투여량을 점차 줄이자 석 선장이 지난 20일 오후부터 의식이 희미하게 돌아오고 있고, 질문을 하면 눈을 한두 차례 깜박일 정도의 의사 표현도 가능하다.”면서 “하지만 인공호흡기를 뗄 정도로 의식이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석 선장은 설날인 지난 3일 의식을 일시 회복한 뒤 하루 만에 다시 호흡 곤란 증세에 빠졌다가 17일 만에 다시 눈을 뜬 것이다. 하지만 석 선장은 성대 아래쪽을 절개한 기관지 절개술을 받아 의식이 회복돼도 말은 하지 못하는 상태다. 또 수면제와 진통제를 투여해 무의식 상태에서 치료를 진행했기 때문에 사고 상황이나 의식이 돌아왔을 때의 상황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 선장처럼 중증 외상환자의 경우 기억이 단시간에 회복되는 경우가 많지 않고, 의식이 회복된 뒤에도 상당 기간 기억을 되찾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 병원 측의 설명이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부산 동구 통장직 공개모집 ‘인기’

    부산 동구 통장직 공개모집 ‘인기’

    부산 동구가 공개모집을 통해 통장을 선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부산 동구청은 이달 28일 자로 2년 임기가 끝나는 통장 202명을 최근 공개모집을 통해 선발했다고 21일 밝혔다. 그동안 부산 구·군에서는 결원 또는 보충 차원에서 한두명의 통장을 공개모집한 전례는 더러 있었지만 이처럼 대규모로 통장직 공모에 나선 것은 동구가 처음이다. 이번 공모에서는 정원의 배가 넘는 400여명이 지원하는 등 구청의 새로운 시도에 주민들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처럼 통장직에 많은 주민이 지원한 것은 최근 경제난이 지속되면서 일자리 찾기가 쉽지 않은 데다 자녀 학자금 지원 등 통장에 대한 처우가 대폭 개선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동구청도 경쟁을 통해 뽑힌 만큼 대민서비스가 더 나아지는 등 통장 업무에 새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청 측은 통장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해당 지역 거주 기간과 봉사 경력, 행정기관 표창 6개 항목으로 심사를 진행하고 면접시험도 봤다. 공모 결과 202명 가운데 28%인 56명의 통장이 교체됐다. 새로 선발된 통장 중에서는 30~40대의 젊은 층이 많이 포함됐다. 통장에 임명되면 한달 급여 20만원에 회의수당(1회 2만원), 추석과 설날 상여금(각각 20만원)과 자녀들에게는 장학금 혜택이 주어진다. 통장직은 임기 2년이 끝나도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재위촉하는 방식의 ‘평생 보직’으로 인식돼 왔다. 동구청 관계자는 “주민 대부분은 이번 통장 공개모집이 주민서비스의 질적 향상으로 이어지길 기대하며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섹션’ 미녀리포터 서효명, 알고보니 박찬숙 딸

    ‘섹션’ 미녀리포터 서효명, 알고보니 박찬숙 딸

    연기자 서효명(26)이 MBC ‘섹션TV 연예통신’의 리포터로 발탁됐다. 서효명은 지난 20일 방송된 ‘섹션 TV연예통신’에 첫 출연해 오프닝 코너인 ‘금주의 인기 검색어 HOT 7’을 상큼 발랄하게 소개하며 무난한 신고식을 치렀다. 눈길을 끄는 점은 서효명이 전 국가대표 농구선수이자 대한체육회 부회장인 박찬숙의 딸이라는 점. 이날 MC 김용만은 “서효명 씨는 농구선수 출신 박찬숙 씨의 딸”이라면서 “어머니를 닮아 키가 170cm이지만 어머니의 키는 무려 190cm다. 집에선 가장 아담하다.”고 재치있게 소개했다. 이어 여자MC 구은영 아나운서는 “지금까지 박슬기가 ‘섹션’의 마스코트였는데 이제부터는 서효명 씨가 마스코트가 될 것 같다.”고 말해 박슬기를 긴장시키기도 했다. ’섹션’ 첫 방송을 무사히 마친 서효명은 “앞으로 시청자들에게 통통 튀는 미녀 리포터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당찬 각오를 전했다. 한편 서효명은 tvN 드라마 ‘재밌는 TV 롤러코스터’에 출연 중이다. 또 지난 1월 설 연휴에는 SBS ‘설날특집 도전! 1000곡 커플노래왕’에도 어머니와 함께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위대한 두 손의 기적 ‘심폐소생술’

    위대한 두 손의 기적 ‘심폐소생술’

    설날 아침 떡국을 먹던 박순길 할머니는 떡과 고기가 목에 걸려 호흡을 못 하다 심장이 멎었다. 심정지가 일어난 후 보호자는 심폐소생술을 실시했고 병원으로 이송된 환자는 전문적인 심폐소생술 처치를 받았다. 할머니의 심장이 회복할 수 있었던 건 심정지 후 시행됐던 심폐소생술 덕분이었다. 심정지 후 10분이 지나면 뇌사에 이르게 되는데 심폐소생술이 시간을 벌어준 셈이다. 18일 밤 9시 50분 EBS ‘명의: 두 손으로 이루어낸 기적’은 병원 밖에서는 심폐소생술 확산을 위해, 병원 안에서는 응급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분초를 다투는 송근정 삼성서울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를 만난다. 심장 이상으로 심장박동이 멈추게 되면 피의 흐름도 정지되며 산소 공급이 중단된다. 산소 공급이 중단된 뇌는 4분이 지나면 손상이 시작되고, 8분부터는 회복할 수 없다. 10분이 되면 뇌사 상태가 된다. 인공호흡과 가슴 압박 자동 제세동기를 이용한 처치가 병원에 가기 전에 해야 하는 일반인의 심폐소생술(BLS)이다. 병원에서 받는 심폐소생술은 기관 내 삽관, 약물 투여, 인공 순환 호흡기 사용 등 전문 의료인이 행할 수 있는 과정(ACLS)이다. 119 신고와 신속한 심폐소생술, 제세동, 전문 심장소생술까지 4가지 고리가 사슬처럼 잘 이어진 ‘생존 사슬’이 있어야만 환자의 심장은 다시 뛸 수 있다. 의료진에 의한 심장소생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이전의 3개 고리 중 하나라도 시행되지 않으면 온전한 소생을 기대할 수 없다. 심정지 환자가 병원까지 오는 데 걸리는 시간이 평균 20분인데, 아무 처치가 없을 경우 10분이면 뇌사하기 때문이다. 의료 선진국에선 국민 다수가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고, 20∼50%가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받는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돌연사 환자의 50% 이상이 가족 또는 동료에 의해 목격되지만 심폐소생술 시도율은 1∼2%에 불과하다(2007년 대한심폐소생협회 조사). 그래서 국내 돌연사 환자의 생존율은 2∼5%. 의료 선진국(7∼15%)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피플 인 스포츠]제2 이만기? 별명 싫어요…제2 이슬기! 만들 겁니다

    [피플 인 스포츠]제2 이만기? 별명 싫어요…제2 이슬기! 만들 겁니다

    한때 ‘제2의 이만기’로 불리던 씨름 선수는 일본 스모 경기장 관중석에 앉아 있었다. 유심히 선수들 움직임을 관찰했다. 몸을 웅크렸다 일어나면서 맞붙었다. 밀고 뺨 때리고 다시 밀고… 단순했다. 나름대로 중심 이동에 상대 힘을 이용하는 모습이 가끔 보였다. 그래도 단순했다. 관중들은 환호했지만 씨름 선수는 하품했다. “이건 내 길이 아니구나. 돌아가자.” 대회가 끝나기도 전에 자리를 떴다. 딱 3년 전 일이다. 2011년 설날백두장사 이슬기는 그때 스모장에서 자신의 진로를 고민했다. 그만큼 힘들었던 시기였다. 이유는 복합적이었다. 이슬기는 지난 2007년 현대삼호중공업 씨름단에 입단했다. 마지막 남은 프로팀이었다. 한때 화려했던 민속씨름은 이미 몇년 전부터 급격히 인기를 잃어가고 있었다. 관중은 줄어들고 텔레비전 방송도 끊겼다. 씨름협회는 이리저리 찢어져 힘싸움 중이었다. “이제 씨름은 끝났다.”는 얘기가 공공연했다. 한평생 씨름만 해온 선수 입장에선 곤혹스러운 상황이었다. 이슬기가 입단하던 해, 팀은 대회에조차 참가할 수가 없었다. 프로팀이 단 하나 남으면서 위치가 애매해졌다. 대한씨름협회는 프로팀의 대회 참가를 허가하지 않았다. 1년을 그냥 허송세월했다. 이듬해에야 출전 길이 열렸다. 그러나 운동하다 후방십자인대가 찢어졌다. 쉬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늘어난 몸무게를 인대가 감당하질 못했다. 다시 1년을 꼬박 재활에 매달려야 했다. 지루하고도 외로운 시간이었다. 미래가 안 보였다. 이때 고민이 찾아왔다. “제 처지도, 몸담은 씨름의 상황도 모두 안 좋았습니다. 다른 직업을 찾아야 할까 고민이 많이 되더군요.” 그래서 스모 경기장에까지 찾아갔다. 현재 한국 씨름 무제한급(백두급) 장사는 한때 스모 선수로 전향까지 고민해야 했다. “하도 답답해서 가봤는데 그래도 제 길은 씨름이다 싶더라고요. 기술도 없고 재미도 없고… 관광 한번 잘하고 왔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이슬기에겐 씨름이 전부였다. 2009년부터 대회 출전을 시작했다. 성적은 좋지 않았다. 몸무게가 너무 늘었다. 대학 시절까지 이슬기는 빠르고 유연한 씨름 스타일을 보여줬다. 전성기 이만기를 연상시켰다. 그래서 별명도 제2의 이만기였다. 프로 입단해선 몸이 불면서 원래 스타일을 잃었다. “130㎏ 초반 정도 나가던 몸무게가 160㎏ 가까이 늘었으니까요. 당연히 기술 씨름이 안 되지요.” 그래서 밀고 당기는 힘싸움 씨름을 구사했다. 성적이 잘 나올 리가 없었다 지난해부터 조금씩 원래 모습을 찾아갔다. 서서히 몸무게를 줄였다. 몸놀림이 빨라지고 특유의 기술이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해 추석장사대회 백두급 결승에 진출했다. ‘모래판의 황제’ 이태현과 맞붙었다. 0-3 완패. 분했다. “아직 많이 멀었구나 생각했습니다.” 이슬기는 이때부터 이를 갈았다. 그리고 올해 설날장사대회 백두급 결승. 다시 이태현과 만났다. 바라던 그림 그대로였다. “추석 이후 매일 이태현 선배와 결승에서 만나는 꿈을 꿨습니다. 제 상상 속에선 항상 제가 이겼습니다.” 실제로 이슬기는 이태현을 눌렀다. 기술씨름의 진수를 보여줬다. 승부가 결정 나던 마지막 넷째판. 이슬기는 먼저 상대 오른쪽을 들었다. 속임동작이었다. 이태현은 왼쪽으로 돌면서 위에서 누르려 했다. 그때 빈틈을 노렸다. 이슬기는 상대 벌어진 다리에 안다리를 넣었다. 그 순간 징이 울리고 축포가 터졌다. 이슬기는 “아직 남은 목표가 크다.”고 했다. “씨름판의 세대교체를 완성하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이태현 선배 세대 선수들을 제가 은퇴시킬 겁니다.” 포부가 당찼다. 더 당찬 목표도 덧붙였다. “제2의 이만기라는 별명도 싫습니다. 더 잘해서 제2의 이슬기라는 말을 만들 겁니다.” 27살 장사가 주먹을 불끈 쥐었다. 글 사진 양산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돈이 뭔지 알고 개처럼 버는 겁니까?”

    “돈이 뭔지 알고 개처럼 버는 겁니까?”

    설날 뒤끝이다. 아이들이 가장 풍요롭게 흥청거리는 때다. 연 2조원에 이른다는 풍성한 세뱃돈이 세상에 돌아다니는 때이기도 하다. 아이들은 두둑한 주머니를 앞세워 평소에 갖고 싶었던 물건을 사거나 친구들과 어울려 PC방 등에서 게임머니를 구입한다. 부모들은 공부에 지친 아이들에게 소비를 통한 잠시의 일탈을 만끽하도록 허용한다. 굳이 설날이 아니라도 평소 제대로 돌보고 대화 나누지 못하는 미안함을 돈으로 보상하곤 한다. 전통사회에서 부모의 농사를 돕고, 소 여물 베며 노동의 주체로서 경제활동에 참여하던 아이들은, 현대사회에서 철저히 소비의 주체로 우뚝 선다. 한국투명성기구의 2008년 조사에 따르면 ‘10년 감옥 사는 한이 있어도 10억원을 번다면 부패를 저지를 수 있다’고 응답한 중고생이 17.7%를 차지했다. 또한 어느 설문조사는 ‘아버지에게 원하는 것은 재력 뿐’이라는 대학생이 44%라는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여기에 데이트할 때마다 포기된 아르바이트 시급 4000원이 떠올라 결국 연애를 포기한 ‘88만원 세대’의 서글픈 청춘의 풍경들도 있다. 이런 풍경도 있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결혼식장을 폭격해 무고한 민간인 50여명의 목숨을 빼앗아갔다. 그 보상금은 가족당 200달러였다. 9·11테러 희생자들에게 지급한 보상금의 6800분의1에 불과하다. 가까운 예도 있다. 회사가 보너스를 줬다. 아싸! 그런데 동료들은 100만원을 받았는데, 나만 90만원을 받았다. 기분이 심히 울적해진다. 하지만 이 경우는 어떤가. 동료들은 모두 70만원을 받았는데, 나만 80만원을 받았다. 내색은 하지 않지만 속으로는 쾌재를 부른다. 이렇듯 우리네 삶은 쉼 없이 돈을 욕망하고, 돈에 상처받고, 돈과 관계를 맺고, 많은 가치들을 돈으로 환산한다. 대체 돈이 무엇이기에. ‘돈의 인문학’(김찬호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은 인간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어온 돈의 실체에 둘러 쳐진 껍데기를 한 꺼풀씩 벗겨낸다. 부자되는 법, 대박 터뜨리는 법 등을 다루는 재테크 책이 난무하고, 책과 신문, TV, 그리고 퇴근 뒤 술자리에서도 돈에 대한 궁상과 허세가 함께 떠들어진다. 그러나 정작 돈이 나에게 무엇인지는 얘기되지 않고 있다. ‘돈은 최상의 하인이고, 최악의 주인’이라는 프랜시스 베이컨의 아포리즘까지 굳이 언급할 필요없다.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쓴다.’는 우리 속담만 상기해도 돈이 갖고 있는 양면성은 명확하다. 정승처럼 쓰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 채 개처럼 버는 법만 부지런히 좇는 시대이니 더욱 그러하다. ‘거리의 인문학자’로 통하며 강단 안팎을 오가면서 강의하는 김찬호 성공회대 교양학부 초빙교수는 눈 부릅뜬 채 인문학과 사회학의 현미경과 망원경을 통해 돈의 실체를 들여다본다. 인문학적 접근을 한다고 해서 어려운 이론을 앞세우지 않는다. 재미있는 구체적 사례를 제시하며 누구나 삶 속에서 쉽게 사유할 수 있도록 했다. 돌돈-크고 무거울수록 가치가 높았다-을 썼던 남태평양 미크로네시아 캐롤라인 군도 야프 섬 사람들 이야기, 농담이나 불법, 사기가 아니라 진지하게 달의 토지를 분양해 떼돈을 번 미국 남자 이야기, 영화와 시, 소설이 곳곳에서 적절하게 불쑥불쑥 등장한다. 그는 “인문학적 사유가 지금 닥친 금전적 어려움에 직접적 해결책을 주지는 못한다. 그러나 성찰의 끈을 놓아버리면 우리는 더욱 무기력하게 돈의 위력에 휩쓸리고 빨려들게 된다.”면서 “인문학은 돈과의 관계를 리모델링하는 지혜와 용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고 말했다. 책에서는 마지막으로 질문을 던진다. 자녀(혹은 남)에게 돈 이외에 주고 있는, 줄 수 있는 ‘그것’이 있는가. 자녀(혹은 남)도 ‘그것’을 감사하게 받고 있는가. 그리고 대답하며 결론짓는다. 당신의 삶에 ‘그것’이 있다면 당신은 아주 행복한 사람이다,라고. 1만 3000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스마트시대와 명절 문화/이연주 한국청년유권자연맹 운영위원장

    [옴부즈맨 칼럼] 스마트시대와 명절 문화/이연주 한국청년유권자연맹 운영위원장

    진짜 토끼해가 시작되는 음력 1월 1일 설날, 5일에서 최장 9일까지의 설 연휴가 아쉽게 끝이 났다. 인터넷을 검색하다 매우 흥미로운 사진 한컷에 내 시선이 멈추었다. 스마트 패드 속의 영정사진이 놓인 차례상…. 처음 볼 때는 괴이했는데 한참을 들여다보니 웃음이 나왔다. 영정사진이 혹시 동영상은 아닌지 해서다. 정보기술(IT)의 발달로 새해 인사는 문자메시지로 주고받고, 내비게이션 안내대로 고향 가는 길을 정하고, 차례상 차림 순서는 인터넷에서, 전통명절놀이 대신 트위터나 스마트폰의 게임 등 혼자 즐기는 놀이가 일상화된 지 오래인데도 스마트 패드가 차례상 한가운데 떡하니 차지하는 광경은 무척이나 낯설고 이상했다. 음력설은 추석과 함께 우리의 대표적인 전통 명절이다. 특히 음력설은 일제강점기 이래 양력설에 밀렸고, ‘구정’ ‘민속의 날’이라는 어색한 이름을 거쳐 1989년에서야 ‘설날’이라는 본명을 찾았다. 설날은 한해의 첫날, 위로 4대까지 조상을 기리는 차례를 모시고 떡국을 반드시 먹어야 나이를 한살 더 먹는 풍속이 관습화된 세시명절이다. 또 설은 민족의 대이동으로 표현되는 귀향, ‘명절용’ 음식준비와 손님맞이 등 우리의 생활 속에 전통적인 요소가 가장 많이 남아 있다. 2월 2일 자 ‘금배지 단 여 의원들의 설 나기’ 기사는 사회적 지위에 관계없이 대부분의 여성들이 설 동안 겪는 주부와 며느리로서의 고충을 잘 보여주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기사 내용 중에 여성 국회의원들의 정치인으로서의 역할이 빠져 있다는 것이다. 분명히 여성의원들도 연휴 기간에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지역민심을 살피느라 동분서주했을 텐데 말이다.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고 많은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아직도 여성의 역할을 전통적인 상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가사노동으로 말미암은 신체적 피로와 시댁과 친정의 차별로 말미암은 정신적 피로 등에서 비롯된 명절증후군은 그동안 주부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러한 증후군은 최근 들어 남편, 아이들, 노부모, 미취업자, 미혼자, 비혼자 등으로 그 대상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사회적 인식의 변화와 함께 가족문화나 라이프스타일의 급격한 변화가 가족 구성원 개개인의 스트레스를 유발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명절증후군에서 벗어나는 길은 명절은 남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하면서 서로 배려하며 즐기는 가족행사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다. 스마트시대에 스마트 신인류가 출현하는 시대적 진화도 명절문화에 당연히 반영되어야 한다. 생각하는 모든 것을 기계가 알아서 해주는 스마트시대에는 공간적, 시간적 감각이 무디어지고 대화의 단절과 공감능력이 부족해짐에 따라 새로운 패러다임과 사회질서에 맞는 새로운 명절문화가 필요하다. 요즘 들어 점점 전통적인 모습을 찾기 어려울 만큼 명절 풍속도가 변하고 있다. 여행을 떠나거나 제사음식 대행업체를 통해 배달된 차례상이 명절 음식을 대신하는 사례를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명절 음식을 간소화하고 그 대신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이벤트 행사에 쏟으면 어떨까. 명절 문화도 시대의 흐름과 함께할 때 생명력을 가질 것이다. 커피를 좋아하신 조상이라면 차례상에 커피 한잔을, 와인을 좋아하신 분이라면 차례주로 와인 한잔을, 음악을 좋아하신 분이라면 음악을 틀어 드리는 차례상 차림은 어떨까. 스마트 패드 속에서 동영상으로 조상의 옛 모습을 보면서, 또 목소리를 들으며 조상을 기리는 3차원적인 차례상을 상상하는 것은 전통에서 너무 벗어나는 일일까. 저출산으로 자녀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맞이할 설은 분명 지금과 다를 것이다. 상차림이 다르고 격식이 많이 변해도 조상을 그리워하고 가족 간의 정이 넘치는 명절이라면 바로 그것이 우리가 바라는 미래의 명절문화일 것이다.
  • ‘알몸 보이는’ 보성 온천탕 논란 가열

    ‘알몸 보이는’ 보성 온천탕 논란 가열

    전남 보성군 회천면 동율리에 있는 온천탕 건물의 유리창을 통해 이용객들의 알몸이 비친다는 사실이 알려져 인터넷 상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아이디 ‘심각해여’는 7일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알몸 다 보이는 목욕탕, 일부러?’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심각해여’는 “이번 설날에 가족·친척들과 함께 보성 율포해수욕장에 있는 녹차해수탕을 이용했는데 밖에 나와서 보니 안이 다 보였다.”면서 “남자를 포함해 여자까지 누군지 알아볼 수 있을만큼 아주 선명하게 보여 기겁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글을 읽은 한 네티즌은 “저기 들렀던 수많은 손님이 그 정도도 눈치 못챌 정도로 둔한 걸까? 눈치 챘으면 이미 그 목욕탕 망하고도 남았을 텐데.”라는 반응을 보이는 등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길섶에서] 첫 봉급/이용원 특임논설위원

    온 가족이 모인 이번 설에 화제는 단연 장조카의 ‘첫 봉급’이었다. 취직해 1월 말 처음 월급을 탄 조카아이는 식구들을 한자리에 모으더니 봉투 하나씩을 내밀었다. 할머니·아버지·어머니 것에는 각각 50만원을, 여동생 것에는 10만원을 담았다. 그러더니 첫 월급 200만원은 식구들이 나눠 썼으면 한다면서, 다음 달부터는 제 용돈 50만원만 남기고 나머지는 저축해서 집을 따로 마련하겠다고 했다. 장조카는 착하되 소심했고, 영리하되 허약했다. 그래서 입대 후 전방에서 근무할 때는 할머니의 걱정이 끊이질 않았다. 본인도 꽤나 힘들어했다. 하지만 제대 후에는 심신이 모두 강건한 젊은이로 변해 공부에도, 아르바이트에도 적극적이 되었다. 이제 취직을 하였으니 앞가림은 하게 됐다. 게다가 가족을 배려하고 제 미래를 준비하는 마음 씀씀이를 보면 앞으로도 성실한 사회인으로 살아갈 터이다. 아이들이 커가는 걸 확인하면서 내 나이 한살 더 먹는 게 하나도 억울하지 않은, 유쾌한 설날 아침이었다. 이용원 특임논설위원 ywyi@seoul.co.kr
  • [2011 동계아시안게임] 눈밭에서 ‘金·金세배’

    [2011 동계아시안게임] 눈밭에서 ‘金·金세배’

    말 그대로 ‘황금연휴’였다. 금메달이 명절을 더 풍요롭게 만들었다. 한국은 6일 막을 내린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에서 금 13개, 은 12개, 동메달 13개를 따 종합 3위를 지켰다. 개최국 카자흐스탄이 우승(금32·은21·동17)을 차지했고, ‘동계강국’ 일본이 금 13개, 은 24개, 동메달 17개로 뒤를 이었다. 금메달 11개를 목표로 잡았던 한국은 연일 ‘금빛쇼’를 펼치며 역대 최다인 13개의 ‘골드’를 목에 걸었다. 얼음판뿐 아니라 눈밭에서 ‘깜짝 금메달’이 뒷받침해 줘 나온 결과였다. 한국은 스키 종목에서 1999년 강원도대회 때 딴 금메달 3개(은3·동5)보다 많은 4개의 금메달(은2·동7)을 수확했다. 알파인스키 김선주(26·경기도체육회)가 2관왕에 오른 걸 시작으로 설날 연휴 때도 ‘금빛 낭보’는 끊이지 않았다. 내용도 실하다. 크로스컨트리에서 ‘1등’에 올랐다. 동계아시안게임 사상 처음이다. 주인공은 이채원(30·하이원). 지난달 만났을 때 “세계의 벽이 워낙 높아 긴장도 안 한다.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뿐이지 메달은 꿈도 안 꾼다.”고 했었다. 그러나 이채원은 지난 2일 여자 10㎞ 프리스타일에서 36분 34초 6으로 골인, 대회 정상에 섰다. 전국동계체전 금메달 45개로 국내 최다기록을 갖고 있는 ‘전설’ 이채원의 아시안게임 첫 메달. 이채원은 “열심히 하면 언젠간 좋은 결과가 온다는 본보기가 됐다. 후배들에게 큰 선물을 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배턴은 정동현(23·한국체대)이 이어받았다. 4일 알파인스키 슈퍼복합에서 슈퍼대회전과 회전 합계 1분 45초 70으로 우승했다. 1999년 강원대회 때 허승욱 이후 무려 12년 만에 나온 남자 알파인스키 금메달이다. 한국은 1996년 변종문(남자 슈퍼대회전), 1999년 허승욱(남자 슈퍼대회전·회전)-유혜민(여자 슈퍼대회전) 이후 알파인 금메달이 하나도 없었다. 정동현은 올 시즌 캐나다 파노라마와 중국 야부리, 용평 등을 오가며 열린 극동컵에서 11개의 금메달을 휩쓸며 절정의 기량을 보인 끝에 마침내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결실을 맺었다. 정동현은 “원래 목표인 2관왕은 못 했지만 어쨌든 기분 좋다.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에서도 좋은 성적을 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음 대회는 2017년 일본 삿포로-오비히로에서 열린다. 아시안게임은 4년 주기로 열리지만, 동계올림픽에 1년 앞서도록 시기가 조정돼 6년 뒤를 기약하게 됐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해적 수사] 석선장 ‘꿈같은 미소’

    [해적 수사] 석선장 ‘꿈같은 미소’

    석해균(58) 삼호주얼리호 선장이 해적에게 총격을 당한 지 13일 만인 지난 3일 의식을 회복했다. 그러나 급성 호흡부전증으로 만 하루가 채 지나지 않은 4일 새벽 인공호흡기를 다시 단 채 무의식 상태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아주대병원 측은 치료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아주대병원에 따르면 석 선장은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지 닷새째인 지난 3일 오전 8시 32분 의료진과 가족들이 모인 가운데 인공호흡기와 호흡관을 제거한 뒤 자가호흡을 하며 의식을 회복했다. 석 선장은 병실의 침대 정면에 걸린 “이곳은 대한민국입니다.”라는 격려문을 눈으로 확인한 뒤 미소를 지었으며, 웃음의 의미를 묻는 의료진에게 “좋아서…”라고 첫마디를 꺼냈다. 의료진이 석 선장의 부인을 가리키며 “누구냐”고 묻자 “집사람”이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그러나 석 선장은 의식을 회복한 지 18시간여 만인 4일 새벽 3시 20분부터 기관 튜브(호흡관)를 재삽관하고 인공호흡기를 다시 달았다. 다행히 폐 기능은 서서히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주대병원 관계자는 6일 “오전 8시 유희석 병원장과 외상외과 등 6개과 의료진이 회진했다.”며 “석 선장의 폐 기능에 큰 차도는 없지만 서서히 좋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석 선장에게 호흡보조 장치를 다시 부착함에 따라 뇌손상 여부를 판단하고자 4~5일로 계획했던 뇌 CT 촬영 일정을 연기하고 2~3일 상태를 더 지켜보기로 했다. 또 다음 주부터 진행하려던 정형외과 수술도 2~3주일 늦추기로 했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해적 수사] 선원들 ‘꿈같은 설날’

    [해적 수사] 선원들 ‘꿈같은 설날’

    “축복받은 새 삶, 더 뜻깊게 살겠습니다.” 삼호주얼리호 선원들이 설 명절에 가족과 함께 차례를 지내고 성묘도 하면서 다시 얻은 소중한 삶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기관사 손재호(53)씨는 지난 3일 오전 경북 포항시 대보면 어머니 문악이(81)씨 집에서 가족과 함께 차례를 지내고 인근에 있는 선영에서 성묘했다. 손씨는 선영을 찾아 “무사히 돌아오도록 해 준 음덕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어머니 문씨는 “다시는 함부로 배를 타지 마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선원 중 막내인 3등 항해사 최진경(25)씨는 전남 화순군 계소리 집에서 노부모에게 큰절을 올리며 “다시 얻은 새 삶을 뜻깊게 살겠다.”고 말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군 복무 대신에 방위산업체 근무를 하다가 삼호주얼리호에 승선한 지 5개월 만에 납치된 최씨는 어머니가 끓여 준 떡국을 먹으며 차츰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아버지 최영수(53)씨는 “방위산업체 근무를 위해 배를 탔는데, 해양대를 나와서 풀어가려면(경력이 되려면) 다시 배를 타야 한다. 저런 일을 겪었는데 다시 배를 탈 수 있겠느냐.”고 걱정을 했다. 1등 항해사 이기용(46)씨는 경남 거제 집에서 차례 대신에 간단한 예배를 드리고 휴식을 취했다. 조리장 정상현(57)씨는 가족과 함께 경남 김해시 자택에서 조촐한 설을 보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윷놀고 연날리고… 선물도 듬뿍

    윷놀고 연날리고… 선물도 듬뿍

    세화(歲畵). 설날에 왕이 신하들에게 무병장수를 기원하면서 하사했던 그림이다. 설인 3일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종묘를 찾으면 이 세화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선착순 300명까지다. 경복궁 함화당·집경당, 창경궁 통명전에서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올바른 세배법도 알려준다. 올해도 설을 맞아 고궁과 박물관에서 다채로운 전통행사판이 벌어진다. 인간문화재가 직접 써주는 입춘첩(立春帖·봄을 맞아 대문이나 기둥 등에 써붙이는 글귀)과 가훈도 거저 얻을 수 있다. ●경복궁·창덕궁 등 300명에 ‘세화 하사’ 문화재청은 설날에 서울 시내 궁궐과 종묘, 조선왕릉과 현충사 등을 무료 개방한다고 1일 밝혔다. 2일과 4일에는 한복 입은 관람객에 한해 무료 개방한다. 4일 종묘에서는 중요무형문화재인 이기전 종묘제례보유자가 나와 신년 덕담을 써준다. 정릉·서오릉·태릉 등 각종 능묘를 방문해도 전통 차나 떡 등 먹거리들을 풍성하게 즐길 수 있다. 장소에 따라 선착순 200~300명에게 복주머니나 전통엿도 나눠준다. 국립중앙박물관은 3~4일 이틀 동안 ‘설날 한마당’을 연다. 가족 단위 프로그램 위주로 짜여졌다. 대강당에서는 영화 ‘뮬란’을 이틀에 나눠 상영한다. 열린마당에서는 ‘대붓 퍼포먼스’와 민속춤, 모둠북, 판굿 등 전통공연이 벌어진다. 온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윷놀이, 제기차기, 줄넘기, 연날리기 등도 진행된다. 교육관에서는 목판 인쇄나 서예, 전통악기를 직접 시도해 볼 수 있는 체험행사도 열린다. (02)2077-9000. ●민속박물관, “토정비결 봐 드립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3일 토정비결을 봐 준다. 가족이 참여하는 윷놀이 대회와 세배한 뒤 즉석에서 기념사진을 찍어주는 등 설날 그 자체를 만끽할 수 있도록 했다. 골무떡 만들기, 유과 맛보기, 마당굿, 구정놀이 등의 행사도 준비돼 있다. 절기상 입춘이기도 한 4일에는 입춘첩을 써주거나 직접 써보는 행사를 마련했다.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부모천년수 자손만대영’(父母千年壽 子孫萬代榮), ‘수여산 부여해’(壽如山 富如海) 등의 입춘첩 글귀가 어떤 의미이고 어떻게 쓰였는지 함께 설명해 준다. 토끼띠 관람객에게는 복조리도 준다. 신분증은 가져가야 한다. 모든 행사는 오전 11시 시작되어 오후 4시에 끝난다. 복주머니 만들기, 연하장 만들기 등 일정 정도 재료비가 드는 체험 행사는 참가비(3000~8000원)가 있지만 나머지 행사는 모두 무료다. (02)3704-3114. ●고궁박물관, 서예가가 입춘첩 써줘 민속박물관 부속 어린이박물관에서는 ‘빨간 도깨비 파란 도깨비’ 등 인형극 공연과 토끼모양 손거울 만들기 행사 등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행사가 기다리고 있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은 무료 입장이지만 선착순 마감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줄을 잘 서야 한다. (02)3704-4540. 국립고궁박물관도 4~5일 입춘첩 써주기 행사를 벌인다. 서예가 장학수·김종태·임옥녀 등이 ‘입춘대길’(立春大吉) 등을 직접 써준다. 원하는 가훈을 말하면 가훈도 써준다. 행사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02)3701-7500.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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