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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전 30주년, 다시 달리는 ‘지하철 1호선’… “따뜻한 ‘전설’의 명맥 이어갈 것”

    학전 30주년, 다시 달리는 ‘지하철 1호선’… “따뜻한 ‘전설’의 명맥 이어갈 것”

    올해 30주년을 맞은 극단 학전이 기념 공연으로 대표작인 록 뮤지컬 ‘지하철 1호선’ 운행을 재개했다. 1994년 5월 14일 개막해 2008년까지 장기 공연을 하며 247명의 배우와 연주자가 몸을 싣고 72만명의 관객들과 만났던 학전의 대표작이다. ‘학전 독수리 오형제’(김윤석, 설경구, 황정민, 장현성, 조승우)를 비롯해 스타 배우들을 대거 배출한 산실이기도 하다. 지난 14일 서울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2년 만에 운행을 재개한 ‘지하철 1호선’에 새롭게 올라탄 주역들을 12일 연습실에서 만났다. “용 같은 존재였어요. 언제부터 알게 됐는지 모르지만 오래도록 전설로 알고 있었죠.” 세 배우에게 ‘지하철 1호선’은 존재감부터 거대했다. 작품이 처음 막을 올린 해 태어난 막내 박현선은 전설의 동물을 떠올렸다. 2017년 청소년극 오디션으로 학전과 인연을 맺은 그는 날라리 여고생 날탕 역으로 ‘지하철 1호선’에 올라탔다. “진짜 용을 만났으니 얼마나 무서웠겠느냐”면서도 “든든한 동료들이 있어 두려움을 이겨 냈고 함께 용을 타고 날 일만 남았다”며 발랄하게 웃었다.2015년 학전 어린이 무대 오디션에 합격한 뒤 ‘슈퍼맨처럼-!’, ‘고추장 떡볶이’ 등에서 활약하며 어린이 관객들에게 최고의 아이돌로 꼽히는 김민성(제비 역)도 ‘지하철 1호선’은 처음이다. “대학 시절 ‘지하철 1호선’ 대본을 잘 분석해 A+를 받았다”던 그도 이 작품이 첫선을 보였을 땐 네 살이었으니, 차범석의 ‘산불’(1963)이나 박조열의 ‘오장군의 발톱’(1974), 나아가 셰익스피어 ‘햄릿’(1601)처럼 엄청난 고전의 무게를 느꼈다. 그래서 “언젠가는 꼭 해야 할 작품”이었다. 2008년 이후 중단했다가 10년 만에 재개한 2018년 공연부터 함께하고 있는 정재혁은 “연기하려고 서울에 와 보니 연기 좀 한다는 선배들은 대부분 ‘지하철 1호선’으로 데뷔했길래 무척 궁금했다”고 떠올렸다. 혼혈 고아 철수 역으로 독일 공연까지 다녀온 정재혁은 이번에는 서울역 걸인 문디로 변신한다.극을 경험한 정재혁조차 1989년생이니 1998년 11월 서울을 배경으로 하는 극이 모두에게 낯설 수밖에. ‘약장사’, ‘쓰리꾼’ 등 온갖 알 수 없는 ‘외계어’뿐이었고, 성매매, 원조교제, 제비족, 인신매매 등 ‘이래도 되나’ 싶은 일들을 대놓고 말하는 게 멋쩍었다. 그 생경함을 풀어 준 건 김민기 대표였다. “이 작품은 풍속화”라고 강조했다는 김 대표의 말을 배우들이 동시에 전했다. “김홍도 그림처럼 이 작품 어느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도 하나의 풍속화가 될 수 있게 많은 인물들이 저마다 가진 사연을 생생하게 잘 표현해 내야 한다고 하셨어요”(김민성). “그래서 어려운 단어나 불편한 대사도 그대로 남기신다고요.”(박현선) 김 대표는 배우들이 연습을 시작한 지난 3월 3주 남짓 공들여 ‘강의’를 이어 갔다. 독일 그리프스 극단의 원작 ‘Linie 1’과의 차이, 번안 및 연출 의도, 극 중 모든 인물 설명과 그들의 배경, 당시 역사적 상황까지 방대한 수업이 이뤄졌다. 이 때문에 “아무리 짧은 대사 한마디라도 허투루 뱉을 수가 없다”고 세 배우가 다시 한목소리를 냈다.세 사람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한국 사회의 단면을 신랄하게 비추고 풍자해 관객들을 울리고 웃겼던 ‘지하철 1호선’이 “지금도 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재혁은 “과연 30년 전보다 지금이 얼마나 나아졌는가 질문을 던진다”면서 “여전히 세상엔 다양한 군상들이 있고 각자 힘들게 살아가면서도 그 안에서 행복과 감사함을 느끼는 것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김민성은 “우리의 가장 최근 역사를 읽을 수 있는 작품”이라면서 “조금 불편하더라도 우리에게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꼭 알아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현선은 “저는 선녀가 걸레랑 이야기하며 ‘죽고싶다’는 말을 서슴 없이 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라면서 “직설적으로 다 포기하고 싶다는 심정을 밝히는 이에게 ‘울 때마저도 아름다운 너’를 부르는 장면은 관객들에게도 큰 위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친정처럼 따뜻한 품”(박현선), “밥을 챙겨 주는 집 같은 곳”(정재혁)인 학전에서 이들은 선배들처럼 성장하고 뜻을 이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30주년이라고 특별하진 않아요. 아마 김민기 선생님도 그러실 거예요. 운행을 재개한 ‘지하철 1호선’에 저희가 탔을 뿐 앞으로도 많은 배우들이 같은 경험을 하고 오래 명맥을 이어 갈 것라고 봐요.”(김민성)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대한건설협회와 간담회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대한건설협회와 간담회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위원장단(위원장 김희걸, 더불어민주당, 양천4, 부위원장 전석기(중랑4), 노식래 부위원장(용산2))은 지난 12일 서울시의회 본관 1층 귀빈실에서 대한건설협회 서울시회 회장단(나기선 회장, (주)고덕종합건설 대표이사)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는 서울시의회 차원에서 서울시의회와 건설업계와의 소통의 자리를 마련해 건설산업계에서 바라보는 서울도시경쟁력 제고 방안과 제도현안 건의사항 등에 대하여 의견을 나누는 자리로 자유롭게 논의하며 소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대한건설협회는 건설사업자의 품위보전, 상호협력의 증진 및 권익옹호, 건설업 관련제도, 건설경제시책, 건설기술 개선 향상을 위해 1947년 5월 1일 설립된 법정단체로, 16개 시·도회, 가입회원 8,900여 업체의 규모로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시회는 서울 건설산업의 건전한 육성과 발전을 위해 현재, 약 1,400여 종합건설사가 회원으로 가입되어 운영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나기선 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로 인하여 건설업계 전반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의 도시계획, 주택공급, 도시재생 등 중대한 업무를 맡고 있는 도시계획관리위원회에서 건설업계의 의견을 말씀드릴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라며, “건설업계 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정책적인 지원을 부탁드리며, 앞으로도 대한건설협회 서울지회는 서울 시민의 삶의 질 제고와 시설물 안전관리 능력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라고 말했다. 금일 회의에서 대한건설협회 서울지회는 ‘행복한 서울-건설산업의 역할’이라는 주제의 보고서를 제출함과 동시에 ▲ 주거복합건물의 비주거용 의무비율 완화 ▲ 정비사업 주거정비지수 제도개선 및 신규 정비구역 지정확대 ▲ 해체공사 감리업무 지정 감리자 추천 제도 합리화 ▲ 학교시설 복합화사업 등 민자사업 확대 등 제도현안 개선 건의 의견을 도시계획관리위원회에 전달했다. 이에 대해, 전석기 도시계획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은 “건설업계 전반에 대한 애로사항이 많은 것을 잘 알고 있다. 앞으로도 시의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건설관련 협회 이외에도 다양한 관계자분들과 의견을 함께 논의하고 들을 수 있는 자리를 만들도록 하겠다” 라고 말했다. 김희걸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위원장은 “대한민국 건설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건설업계의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필요하다. 이 자리를 통해 건설업계의 다양하고 좋은 정책 제안을 해주신 데 대하여 감사드리며, 관련 사항들을 면밀히 검토하여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 라며, “대한건설협회에서는 서울시와 정부의 주택·건설 정책에 대한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리며, 건설 현장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주길 바란다” 라고 말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대한건설협회는 앞으로도 건설업계의 현장 경험과 중요한 의견들을 서울시의회와 수시로 공유할 수 있도록 노력해 주기 바라며, 도시계획관리위원회에서도 각종 토론, 연구, 조례 제·개정 등을 통해 서울도시경쟁력 강화를 위한 필요한 건설산업의 역할과 그에 필요한 지원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라며, “대한건설협회 현안제도 건의사항에 대해서는 ▲ 2030 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 재검토 용역을 통한 재개발사업 정상화 방안 추가 논의 ▲ 감리 지정관련 민원 해소를 위한 보완책 마련 ▲ 학교시설 복합화사업 추진을 위한 학교–교육청–서울시 간 협력체계 구축, 사업추진 관련 용역시행, 외부재원 투자 확대 등 개선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답답한 시민들 5월 첫 휴일 즐기러 산으로 바다로

    답답한 시민들 5월 첫 휴일 즐기러 산으로 바다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흘째 600명을 넘었지만 전국 주요 관광지는 5월의 첫 휴일을 즐기려는 시민들로 붐볐다. 대설특보가 내려진 강원지역 산지는 신록과 봄눈이 어우러진 장관이 연출돼 ‘5월의 설경’을 포착하기 위한 사진작가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양양과 홍천을 잇는 구룡령 굽잇길은 정상으로 향할수록 눈꽃 가득한 설경이 펼쳐졌다. 기상청이 특보를 발표하기 시작한 이후 5월에 내린 대설특보는 처음이다. 구룡령에는 18.5㎝, 대관령에는 1.6㎝의 눈이 쌓였다. 전남 구례군 토지면 지리산 노고단에도 밤사이에 내린 눈·비가 얼어붙으면서 진달래꽃 위로 상고대가 폈다. 충북 보은군 속리산 국립공원과 청주 청남대, 대청호에도 탐방객들이 몰려 휴일 여유를 즐겼다. 부산 해운대, 광안리 등 주요 해수욕장과 서핑 명소 송정해수욕장에는 봄 바다를 즐기는 시민들과 서퍼들로 온종일 붐볐다. 경기 용인 에버랜드를 찾은 나들이객들은 1만㎡ 규모의 포시즌스 가든에 조성된 튤립정원에서 향기로운 봄꽃들을 구경하거나, 지난해 7월 국내 최초로 태어난 아기 판다 ‘푸바오(福寶·행복을 주는 보물)’를 만났다. 제주에는 이날 관광객 3만여명이 찾았다. 제주시 애월 해안도로와 협재·함덕·월정해수욕장 등에는 완연한 봄기운을 느끼려 해변을 산책하거나, 카페에 앉아 여유를 즐기려는 도민과 관광객이 몰렸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포토] ‘설경’ 즐기는 봄

    [포토] ‘설경’ 즐기는 봄

    강원 중북부 산지에 내린 많은 눈으로 2일 오전 발왕산 일대에 멋진 설경이 연출되고 있다. 연합뉴스
  • 22년만의 5월 대설특보 2일 오전 해제

    22년만의 5월 대설특보 2일 오전 해제

    22년만에 내려진 5월 대설특보가 2일 해제됐다. 이날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정오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강원 일부지역에 눈이 내려 홍천 구룡령 18.5㎝, 대관령 1.6㎝의 적설량을 각각 기록했다. 나머지 지역은 비가 내려 진부령 61.6㎜, 미시령 58.5㎜, 속초 49㎜, 양양 38㎜, 강릉 28.9㎜, 삼척과 동해 13㎜ 등의 강수량을 보였다. 전날 오후 9시 10분 한계령, 진부령 등 강원 중부와 북부 산지에 내려진 대설주의보는 이날 오전 5시 30분 모두 해제됐다. 대설주의보는 24시간 동안 눈이 5㎝ 이상 쌓일 것으로 예측될 때 내려진다. 5월에 대설특보가 내려진 것은 1999년 이후 22년 만이다. 이번 눈으로 양양과 홍천을 잇는 구룡령 굽잇길에는 5월과 어울리지 않는 설경이 펼쳐졌다. 귀한 겨울왕국 풍경을 포착하기 위해 새벽길을 달려온 사진가들은 삼각대를 펼치며 하얀 세상을 카메라에 담았다. 고갯길을 지나던 운전자들도 갓길에 차를 세우고 스마트폰으로 설경을 찍었다. 해가 점차 높이 솟으면서 기온이 오르자 눈은 빠르게 녹았다. 부천에서 온 한 사진 동호인은 “5월에 폭설풍경을 찍기는 처음”이라며 “높이 올라갈수록 초록에서 흰색으로 변하는 백두대간 절경에 탄성이 나온다”고 말했다. 양양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굵직한 한국영화? 아카데미 후보작?… 뭐부터 볼까, 극장가 봄날

    굵직한 한국영화? 아카데미 후보작?… 뭐부터 볼까, 극장가 봄날

    새달을 맞아 기대작들이 잇따라 개봉하면서 코로나19로 침체한 극장가에 화색이 돌고 있다. 굵직한 한국 영화들을 비롯해 오는 25일 발표하는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작들이 극장가의 문을 연이어 두드린다.지난달 31일 개봉한 ‘자산어보’는 개봉 첫날 3만 4000여명의 관객을 모으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섰고, 둘째 날인 1일에도 1만 5000여명의 관객을 더해 이틀째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켰다. 흑산도에 유배당한 정약전(설경구 분)이 마을 청년 창대(변요한 분)의 도움을 받아 어류도감인 ‘자산어보’를 집필하며 서로 스승이자 벗이 돼 가는 이야기다. 공유와 박보검의 조합으로 화제를 모은 ‘서복’도 여러 차례 개봉을 미루다 15일 선을 보인다. 극장 개봉과 함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에서도 동시 개봉해 화제성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을 극비리에 옮기는 임무를 맡은 정보국 요원 기헌이 서복을 노리는 여러 세력과 맞서며 예기치 못한 상황에 휘말리는 내용이다.아카데미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미나리’가 지난달 개봉한 뒤 장기 흥행을 이어 가는 가운데 3주 앞으로 다가온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발표를 앞두고 후보에 오른 작품들도 속속 입성하고 있다. 7일 개봉하는 ‘더 파더’는 완벽하다고 믿었던 일상을 보내던 노인 앤서니가 치매로 인한 기억의 혼란을 겪고, 가족을 의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각색상, 미술상, 편집상 등 6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앤서니 역의 앤서니 홉킨스는 85세의 나이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화제가 됐다. 아카데미 시상식의 메인인 작품상 수상이 유력한 ‘노매드랜드’가 15일 개봉한다. 2008년 금융위기 후 마을공동체가 붕괴하고, 방랑자로 내몰린 중년 여성 펀(프랜시스 맥도먼드 분)이 홀로 밴을 타고 정착하지 못한 채 떠도는 이야기를 그렸다. 제77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제78회 골든글로브 작품상, 감독상을 받았고, 아카데미 시상식 주요 6개 부문에 지명됐다. 작품상, 각본상, 남우조연상, 촬영상, 주제가상 후보에 오른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도 아카데미 시상식 직전인 22일 선을 보인다. 21세의 나이에 미국 정부에 암살당한 블랙팬서 흑표당의 리더 프레드 햄프턴과 FBI 정보원 윌리엄 오닐의 배신과 비극적 선택을 그린 작품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한국영화, 아카데미 후보작...4월 극장가 꽃 필까

    한국영화, 아카데미 후보작...4월 극장가 꽃 필까

    새달을 맞아 기대작들이 잇따라 개봉하면서 코로나19로 침체한 극장가에 화색이 돌고 있다. 굵직한 한국영화들을 비롯해 오는 25일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을 앞두고 후보작들이 극장가의 문을 연이어 두드린다. 지난달 31일 개봉한 ‘자산어보’가 4월의 첫 스타트를 끊었다. 개봉 첫날 3만 4000여명의 관객을 모으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섰고, 둘째 날인 1일에도 1만 5000여명 관객을 더해 이틀째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켰다. 지난달 25일 개봉한 블록버스터 ‘고질라 VS 콩’에 주말 동안 1위를 내주긴 했지만, 이달 중순까지는 이렇다 할 경쟁작이 없어 당분간은 흥행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흑산도에 유배당한 정약전(설경구 분)이 마을청년 창대(변요한 분)의 도움을 받아 어류도감인 ‘자산어보’를 집필하며 서로 스승이자 벗이 되어가는 이야기다.공유와 박보검의 조합으로 화제를 모은 ‘서복’도 여러 차례 개봉을 미루다 15일 선을 보인다. 인류 최초 복제인간 서복을 극비리에 옮기는 임무를 맡은 정보국 요원 기헌이 서복을 노리는 여러 세력과 맞서며 예기치 못한 상황에 휘말리는 이야기다. 극장 개봉과 함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에서도 동시 개봉해 화제성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3주 앞으로 다가온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발표를 앞두고 후보에 오른 작품들도 속속 입성하고 있다. 아카데미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미나리’가 지난달 개봉한 뒤 장기흥행을 이어가는 가운데, 제작진 코멘터리부터 촬영 현장 모습을 담은 메이킹 영상 13분 분량을 추가한 ‘피처렛’ 버전도 개봉했다.다른 후보작들도 국내 관객을 만날 채비를 마쳤다. 7일 개봉하는 ‘더 파더’는 완벽하다고 믿었던 일상을 보내던 노인 안소니의 기억에 혼란이 찾아오고, 가족을 의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각색상, 미술상, 편집상 등 6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안소니 역의 안소니 홉킨스는 85세의 나이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화제가 됐다. 아카데미 시상식의 메인인 작품상 수상이 유력한 ‘노매드랜드’가 15일 개봉한다. 2008년 금융 위기 후 마을공동체가 붕괴하고, 방랑자로 내몰린 중년 여성 펀(프란시스 맥도맨드 분)이 홀로 밴을 타고 정착하지 못한 채 떠도는 이야기를 그렸다. 제77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제78회 골든 글로브 작품상, 감독상을 받았고, 아카데미 시상식 주요 6개 부문에 지명 됐다.‘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도 아카데미 시상식 직전인 22일 선을 보인다. 21세의 나이에 미국 정부에 암살당한 블랙팬서 흑표당의 리더 프레드 햄프턴과 FBI 정보원 윌리엄 오닐의 배신과 비극적 선택을 그린 작품이다. 작품상, 각본상, 남우조연상, 촬영상, 주제가상 후보에 올랐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정약전, 설경구, 흑백영화… 왜? ‘자산어보’ 이걸 알아야 보인다

    정약전, 설경구, 흑백영화… 왜? ‘자산어보’ 이걸 알아야 보인다

    조선시대 서학 핍박 찾다가 정약전 눈길급진적이며 선비 풍모 품어 설경구 낙점청년 어부 창대와 서로 지성 나누며 성장 흑백으로 담긴 흑산도 풍경, 더 생생해져“컬러 장면 3번… 창대의 성장 나타낸 것”18세기 조선 최고의 실학자이자 개혁가로 꼽히는 정약용이 평생에 지적으로 의지한 두 사람이 있다. 하나는 그를 신임한 정조였고, 또 하나는 그의 형 정약전이다. 형제는 차례로 벼슬에 올랐고, 나란히 천주교에 심취했다가 순조 1년인 1801년 신유박해 때 유배됐다. 정약용이 전남 강진으로 떠났을 때, 정약전은 흑산도로 보내져 ‘자산어보’를 완성했다. 상반기 최대 기대작으로 꼽히는 이준익 감독의 영화 ‘자산어보’는 흑산도에서 보낸 그의 시간을 조명한다. 정약용보다는 덜 알려진 정약전을, 사극 영화에 처음 출연하는 설경구가 연기한다. 세상 모든 컬러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시대에 흑백 화면으로 채웠다. 자연스럽게 나오는 이 질문이 영화의 핵심이기도 하다. “조선시대 핍박받은 서학에 대한 영화를 구상하다 ‘목민심서’를 지은 정약용과 그의 형 정약전으로 관심이 이어졌다. 정약전을 조사하다가 그가 쓴 ‘자산어보’ 서문에 나오는 청년 창대가 어떤 이인지 궁금해졌다.”(지난 19일 온라인 인터뷰)역사 속 인물을 탐구해 영화에 녹인 이 감독이 정약전까지 닿게 된 흐름은 이렇다. 알려진 것보다 이야기가 많은 정약전에, ‘자산어보’ 서문에 등장하는 창대라는 인물은 이 감독의 상상력을 증폭시켰다. 바다 생물에 해박한 청년 어부 창대에게 정약전은 물고기 백과사전 집필에 도움을 구하지만, 창대는 “사학죄인을 도울 수 없다”며 거절한다. 신분제에 막혀 답답해하던 창대에게 정약전은 지식의 돌파구이자 인생의 스승으로서 역할을 하며, 서로 지성을 키워 나간다. 이 감독은 “창대를 만들자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나머지 주변 인물도 자연스레 구성할 수 있었다”고 했다. 설경구가 연기하는 ‘자산어보’의 정약전은 “양반도 상놈도 임금도 필요 없다”는 생각을 가진 급진적인 인물이다. 위험한 그의 생각은 창대를 만나면서 그리고 흑산도의 티 없는 주민들을 만나면서 서서히 발산된다. 전형적이면서도 전형적이지 않은 선비의 모습도 자연스레 그려진다. 이 감독도 “조선 선비의 풍모를 가장 잘 보여 주는 인물”로 설경구를 꼽았다. 사극 제안을 죄다 거절했던 설경구는 영화 ‘소원’(2013)으로 인연을 맺은 이 감독과 다시 작업하고 싶다는 맘에 출연을 결정했다고 했다. 설경구는 “이 감독이 배우들에게 특별한 연기 지시를 하지 않았다. 그래서 ‘앵글 안에서 배우들과 놀자’고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소개했다. 창대를 맡은 배우 변요한은 촬영 전 흑산도에 다녀오고, 전라도 사투리를 할 수 있는 지인을 총동원해 사투리를 연습했다. 또 수영장에 다니며 물에 익숙해지고 전문가에게 물고기 손질법을 배웠다. 반면 실제 촬영 현장에서는 영화 속 내용처럼 설경구와 때론 티격태격하고, 그를 스승으로 여기며 연기했다. ‘자산어보’는 흑백영화인데도 전혀 이질감이 없다. 흑산도의 하늘과 바다, 바위 등 질감이 오히려 생생하고, 배우들의 표정 연기는 한층 깊다. “조선시대를 흑백으로 볼 기회가 많지 않아 흑백영화로 연출했다”는 이 감독은 흑백으로 시인 윤동주를 조명한 ‘동주’(2016)와 비교하며 “두 영화 모두 시대와 불화를 겪는 개인의 이야기이고, 그를 돕는 주된 인물이 등장한다. ‘동주’가 암울한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것과 달리 ‘자산어보’는 훨씬 밝은 영화”라고 설명했다. 영화 홍보에 “벗을 깊이 알면 내가 더 깊어진다”는 정약전의 대사가 쓰였는데, 영화 주제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 감독은 “둘은 어긋나지만, (세상을 깨닫는다는) 본질적인 면에서 같은 길을 간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흑백영화지만, 컬러 장면이 3번 나온다. 이 감독은 “창대가 크게 성장하는 장면을 상징한다. 무엇이든 보고 싶은 대로 보지 말고 보이는 대로 보라는 의미”라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왜 정약전이고, 설경구며, 흑백일까…‘자산어보’에 대한 3가지 궁금증

    왜 정약전이고, 설경구며, 흑백일까…‘자산어보’에 대한 3가지 궁금증

    상반기 최대 기대작으로 꼽히는 이준익 감독 영화 ‘자산어보’가 31일 개봉한다. 영화는 흑산도에서 보낸 정약전의 시간을 조명한다. 정약용보다는 덜 알려진 정약전을, 사극 영화에 처음 출연하는 배우 설경구가 연기한다. 세상 모든 컬러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 시대에 흑백 화면으로 채웠다. 자연스럽게 나오는 이 질문이 영화의 핵심이기도 하다. ●왜 정약전인가 1801년 신유박해로 정약용은 전남 강진, 그의 형 정약전은 흑산도에 유배된다. 호기심 많은 정약전은 바다 생물에 매료돼 책을 쓰기로 한다. 영화는 정약전이 바다 생물에 해박한 청년 어부 창대를 만나 물고기 백과사전 ‘자산어보’를 집필하게 된 과정을 그린다. 이 감독은 지난 19일 온라인 인터뷰에서 “조선시대 핍박받은 서학에 대한 영화를 구상하다 ‘목민심서’를 지은 정약용과 그의 형 정약전으로 관심이 생겼다. 정약전을 조사하다 그가 쓴 ‘자산어보’ 서문에 나오는 청년 창대가 어떤 이인지 궁금해졌다”고 설명했다. 영화에서 정약전은 창대에게 도움을 구하지만, 창대는 “사학죄인을 도울 수 없다”며 거절한다. 혼자 글공부를 하며 어려움을 겪는 것을 알게 된 정약전은 서로 지식을 거래하자 제안하고, 창대는 못 이긴 척 받아들인다. 창대는 정약전을 돋보이게 하는 상대역으로 설정했다. 서자 출신으로 신분 상승을 꿈꾸는 명민한 청년이지만, 신분제에 막혀 답답해하는 인물이다. 이 감독은 “창대를 만들자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나머지 주변 인물도 자연스레 구성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 감독은 전작 ‘동주’(2015), ‘박열’(2017)에서처럼 이번에도 역사 속 개인의 이야기로 시대를 풀어낸다. 그는 “정약전은 실존 인물이고 기록도 있지만, 창대는 허구의 허용치가 확보된 인물이어서 오히려 수월하게 구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역사를 영화로 만들면 자칫 논란을 부를 수 있다. 그래서 고증에 특히 신경 쓰는데, 그 과정이 정말이지 괴로울 지경”이라고 밝혔다. ●왜 설경구인가 설경구가 연기하는 ‘자산어보’의 정약전은 “양반도 상놈도 임금도 필요 없다”는 생각을 가진 급진적인 인물이다. 위험한 그의 생각은 창대라는 인물을 만나면서, 그리고 흑산도의 티없는 주민들을 만나면서 조금씩 발산된다.정약전을 연기한 배우 설경구는 첫 사극연기를 펼친다. 이전에도 몇 번의 사극 제안이 있었지만 거절했다. 그러나 영화 ‘소원’(2013)으로 인연을 맺은 이 감독과 다시 작업하고 싶어 이번 영화를 택했다. 이 감독은 기자 시사회에서 “개인적으로 조선 선비의 풍모를 가장 잘 보여주는 인물이 설경구라고 생각한다”고 그를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감독은 배우를 풀어놓고, 배우들은 편하게 연기했다. 설경구는 “이 감독이 배우들에게 특별한 연기 지시를 하지 않았다. 그래서 ‘앵글 안에서 배우들과 놀자’고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말했다. 창대를 맡은 배우 변요한은 촬영 전 실제 정약전 유배지인 흑산도에 다녀오고, 전라도 사투리를 할 수 있는 지인을 총동원해 사투리를 연습했다. 또, 수영장에 다니며 물에 익숙해지고 전문가에게 물고기 손질법을 배웠다. 그러나 역시 실제 촬영 현장에서는 영화 속 내용처럼 설경구와 티격태격하고, 때론 스승으로 여기며 연기했다. 가거댁 역의 배우 이정은이 둘 사이를 조율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밖에 류승룡, 조우진, 정진영, 김의성, 동방우(명계남), 방은진 등 유명한 배우들이 우정 출연한다. 두 주연 배우를 축으로 화련한 출연진이 펼치는 앙상블이 볼 만하다. ●왜 흑백영화인가‘자산어보’는 흑백영화임에도 전혀 이질감이 없다. 흑산도의 하늘과 바다, 바위 등 질감이 오히려 생생하고, 배우들 표정 연기는 한층 깊이감 있다. 이 감독은 “조선시대를 흑백으로 볼 기회가 많지 않아 흑백영화로 연출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앞서 흑백으로 시인 윤동주를 조명한 ‘동주’와 비교하며 “‘동주’나 ‘자산어보’ 모두 시대와 불화를 겪는 개인의 이야기이고, 그를 돕는 주된 인물이 등장한다. 다만 ‘동주’가 암울한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것과 달리, 자산어보는 훨씬 밝은 영화”라고 설명했다. 창대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려면 흑산도에서 공부를 더 해야 했고, 정약전은 스승이 돼 그에게 도움을 준다. 창대가 정약전을 따르며 성장하고, 품에서 떠나고 깨닫는 게 이야기의 주요 뼈대다. 영화 홍보에 “벗을 깊이 알면 내가 더 깊어진다”는 정약전의 대사가 쓰였다. 영화 주제도 바로 여기에 집중된다. 이 감독은 “둘은 어긋나지만, 결국에는 (세상을 깨닫는다는) 본질적인 면에서 같은 길을 간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흑백 영화지만, 컬러 장면이 딱 3번 나온다. 이 감독은 “창대가 크게 성장하는 장면을 상징한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무엇이든 보고 싶은 대로 보지 말고 보여지는 대로 보라는 주제를 담았다”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우리 삶 속 거리감 詩처럼 담고 싶었다

    우리 삶 속 거리감 詩처럼 담고 싶었다

    “영화는 말보다 이미지로 감흥을 주는 순간이 있어 시와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국문학도로서 시에서 받은 영감을 충실하게 영화에 담아 보고 싶기도 했고요.” ●대학동기 박은지 시인 등단작서 영감 최근 화상으로 만난 박근영 감독은 영화 ‘정말 먼 곳’의 모티브를 시에서 찾은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했다’는 영화는 많아도, ‘동명 시’라는 말은 흔하지 않다. 그래서 영화 ‘정말 먼 곳’은 우선 신선하다. 2018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작인 ‘정말 먼 곳’을 시나리오에 담았으니. 박 감독은 “화천의 풍경을 보고 영화를 구상했고, 거리감을 주제로 시나리오를 쓰면서 대학 동기인 박은지 시인의 등단작이 영화 속 상황과 비슷하다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화천에 터 잡은 성소수자··유사 가족의 삶 지난 18일 개봉한 영화는 강원 화천에 자리 잡은 한 유사 가족의 삶을 그렸다. 서울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에 지친 진우(강길우 분)는 딸처럼 여기는 조카 설이와 터전을 옮겼다. 양떼 목장에서 일하는 진우의 삶이 안정될 즈음, 그의 연인인 시인 현민(홍경 분)이 화천으로 이주하고, 설이 생모인 여동생 은영(이상희 분)이 갑작스레 찾아오면서 일상에 큰 파장이 온다. 박 감독은 “영화가 소외되거나 각자의 상처가 있는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 내는 우화처럼 읽히길 바랐고, 성 소수자와 사회와의 거리감, 개인과 사회와의 거리감, 우리 삶 속의 거리감을 녹여 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안식처 꿈꾸는 이들의 절실함, 詩로 녹여 극 중 현민이 “정말 먼 곳을 상상하면 불안해졌다/ 우리가 상상을 잘하고 있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라고 시 ‘정말 먼 곳’을 낭송하는 장면은 안식처를 찾고 싶어 하는 성소수자들의 절실함을 녹였다. 박 시인은 “애초 제가 생각했던 정말 먼 곳은 아예 도달할 수 없는 공간이지만 영화는 살아가야 한다는 의미, 함께 꿈꾸는 것, 삶의 이어짐을 잘 보여 줬다”고 했다. ●한 달간 24시간 대기하며 양 출산 장면 찍어 ‘정말 먼 곳’은 자연의 경이로운 순간을 담아야 했기에 촬영하는 데 인내가 필요했다. 박 감독은 “양이 출산하는 장면을 찍기 위해 한 달가량 순번을 정해 24시간 대기한 끝에 촬영할 수 있었다”며 “양이 갖는 신화적 의미와 결부해 절망과 희망의 순환이 우리 삶에서 끊임없이 이뤄진다고 생각했다”고 벅찬 순간을 회상했다. 박 감독은 “중학생 시절 이와이 지 감독의 영화 ‘러브레터’(1995)에서 광활하게 펼쳐진 설경을 보고 감동을 느껴 감독을 꿈꿔 왔다”며 “앞으로도 개인이나 공동체의 슬픔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정말 먼 곳(박은지) -2018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멀다를 비싸다로 이해하곤 했다 우리의 능력이 허락하는 만큼 최대한 먼 곳으로 떠나기도 했지만 정말 먼 곳은 상상도 어려웠다  그 절벽은 매일 허물어지고 있어서 언제 사라질지 몰라 빨리 가봐야 해  정말 먼 곳은 매일 허물어지고 있었다 돌이 떨어지고 흙이 바스러지고 뿌리는 튀어나오고 견디지 못한 풀들은 툭 툭 바다로 떨어지고 매일 무언가 사라지는 소리는 파도에 파묻혀 들리지 않을 거야  정말 먼 곳을 상상하면 불안해졌다 우리가 상상을 잘하고 있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우리의 상상이 맞았는지 틀렸는지 알 수 없었고 거짓에 가까워지는 것만 같았다  정말 먼 곳을 상상하는 사이 정말 가까운 곳은 매일 넘어지고 있었다 정말 가까운 곳은 상상을 벗어났다 우리는 돌부리에 걸리고 흙을 잃었으며 뿌리를 의심했다 견디는 일은 떨어지는 일이었다 떨어지는 소리는 너무 작아 들리지 않았다  그래도 우리는 정말 먼 곳을 상상하며 정말 가까운 곳에 서 있었다 그래야 절벽에서 떨어지지 않을 수 있었다
  • 영화 ‘정말 먼 곳’ 박근영 감독 “우리 삶 속 거리감 시처럼 담고 싶었죠”

    영화 ‘정말 먼 곳’ 박근영 감독 “우리 삶 속 거리감 시처럼 담고 싶었죠”

    “영화는 말보다 이미지로 감흥을 주는 순간이 있어 시와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국문학도로서 시에서 받은 영감을 충실하게 영화에 담아 보고 싶기도 했고요.” 최근 화상으로 만난 박근영 감독은 영화 ‘정말 먼 곳’의 모티브를 시에서 찾은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했다’는 영화는 많아도, ‘동명 시’라는 말은 흔하지 않다. 그래서 영화 ‘정말 먼 곳’은 우선 신선하다. 2018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작인 ‘정말 먼 곳’을 시나리오에 담았으니. 박 감독은 “화천의 풍경을 보고 영화를 구상했고, 거리감을 주제로 시나리오를 쓰면서 대학 동기인 박은지 시인의 등단작이 영화 속 상황과 비슷하다 생각했다”고 부연했다.지난 18일 개봉한 영화는 강원도 화천에 자리 잡은 한 유사 가족의 삶을 그렸다. 서울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에 지친 진우(강길우 분)는 딸처럼 여기는 조카 설이와 터전을 옮겼다. 양떼 목장에서 일하는 진우의 삶이 안정될 즈음, 그의 연인인 시인 현민(홍경 분)이 화천으로 이주하고, 설이 생모인 여동생 은영(이상희 분)이 갑작스레 찾아오면서 일상에 큰 파장이 온다. 박 감독은 “영화가 소외되거나 각자의 상처가 있는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 내는 우화처럼 읽히길 바랐고, 성 소수자와 사회와의 거리감, 개인과 사회와의 거리감, 우리 삶 속의 거리감을 녹여 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극 중 현민이 “정말 먼 곳을 상상하면 불안해졌다/ 우리가 상상을 잘하고 있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라고 시 ‘정말 먼 곳’을 낭송하는 장면은 안식처를 찾고 싶어 하는 성소수자들의 절실함을 녹였다. 박 시인은 “애초 제가 생각했던 정말 먼 곳은 아예 도달할 수 없는 공간이지만 영화는 살아가야 한다는 의미, 함께 꿈꾸는 것, 삶의 이어짐을 잘 보여 줬다”고 했다. ‘정말 먼 곳’은 자연의 경이로운 순간을 담아야 했기에 촬영하는 데 인내가 필요했다. 박 감독은 “양이 출산하는 장면을 찍기 위해 한 달가량 순번을 정해 24시간 대기한 끝에 촬영할 수 있었다”며 “양이 갖는 신화적 의미와 결부해 절망과 희망의 순환이 우리 삶에서 끊임없이 이뤄진다고 생각했다”고 벅찬 순간을 회상했다. 박 감독은 “중학생 시절 이와이 슌지 감독의 영화 ‘러브레터’(1995)에서 광활하게 펼쳐진 설경을 보고 감동을 느껴 영화 감독을 꿈꿔 왔다”며 “앞으로도 개인이나 공동체의 슬픔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자산어보’ 이준익 감독이 말하는 정약전과 창대, 그리고 설경구와 변요한

    ‘자산어보’ 이준익 감독이 말하는 정약전과 창대, 그리고 설경구와 변요한

    “설경구는 우리나라 배우들 가운데 조선시대 선비의 이미지를 가장 많이 내포한 배우에요. 변요한은 솔직히 연기를 이렇게 잘할지 몰랐어요.” 이준익 감독은 31일 개봉하는 영화 ‘자산어보’의 주요 캐릭터인 정약전과 장창대를 연기한 배우 설경구와 변요한에 대해 엄지를 치켜들었다. 그는 19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영화의 두 축이 되는 인물을 어떻게 구상했는지 설명하고, 이를 연기한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 만족감을 표했다. 영화는 흑산도로 유배 당한 조선시대 학자 정약전이 1814년 물고기 백과사전 ‘자산어보’를 집필하게 된 과정을 따라간다. 책의 서문에 ‘창대’라는 청년의 도움을 받았다고 돼 있는데, 이 감독은 여기에서 힌트를 얻어 정약전과 창대라는 인물을 구축했다. “조선 시대 핍박받던 서학에 대해 영화를 만들어볼까 하다가 ‘목민심서’를 지은 정약용으로 이어졌다. 그러다 그의 형 정약전으로 이어졌는데, 그가 쓴 ‘자산어보‘ 서문을 비롯해 책에서 9번 정도 나오는 청년 창대가 어떤 이인지 궁금해졌다. 정약전은 실존 인물이고 기록도 있지만, 창대는 이름만 있고 기록이 없다. 허구의 허용치가 확보된 인물이어서 오히려 수월하게 구상했다.” 이 감독은 영화 속 창대에 대해 “정약전의 선명성을 돋보이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창대는 서자 출신으로 신분 상승을 꿈꾸는 명민한 청년이다. 창대를 구체적으로 만든 뒤 곁가지를 쳐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나머지 주변인물도 설정할 수 있었다. 창대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려면 흑산도에서 공부를 더 해야 했고, 여기에 도움을 주는 게 바로 정약전이다. 창대가 정약전의 제자가 돼 도움을 받고 성장하고, 품에서 떠나는지가 이야기의 주요 뼈대다. 이 감독은 “둘은 어긋나지만, 결국에는 본질적인 면에서는 같은 길을 간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흑백 영화지만, 컬러 장면이 딱 3번 나온다. 이 감독은 “창대가 크게 성장하는 장면을 상징한다”고 귀띔했다. 영화 홍보에는 “벗을 깊이 알면 내가 더 깊어진다”는 설경구의 영화 속 대사가 쓰였는데, 영화 주제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 감독은 영화 속 두 인물을 생생하게 소화한 두 배우에 관해서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관객은 배우의 외면을 보지만, 감독은 같이 일하면서 내면을 보지 않는가. 설경구와 ‘소원’이라는 영화를 같이 했는데, 배우 이전에 설경구라는 사람 자체에 대해 감동했다. 나이와 격차를 떠나 내가 존경하는 배우”라고 했다. 특히, 그의 얼굴에서 조선의 선비상을 봤다고도 덧붙였다. “네살 때부터 할아버지랑 10년 동안 한 방에서 살았다. 할아버지는 항상 새벽에 일어나셔서 대님부터 매고 한복을 입으셨던 선비셨다. 설경구에게서 그런 자세와 풍모를 느꼈다. 이번 영화에서도 확인했지만, 연기를 잘한다 못한다의 수준이 아니라 내면에서 선비의 분위기가 그대로 우러나오더라.” 창대를 연기한 변요한에 대해서는 “솔직히 이렇게 연기를 잘할지 못했다”면서 ‘기대 이상’이라고 만족감을 보였다. “창대라는 인물 자체가 독특한 캐릭터이고, 나름의 방대한 여정이 있는 인물이다. 변요한이 뜨겁게, 때론 차갑게 다 해냈는데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영화를 보면서 이상한 커트가 없었다. 변요한이 아니라 그냥 ‘창대’였다고 생각하면 될 정도다.” 이 감독은 코로나19 시기에 영화를 개봉하는 것에 관한 부담감도 보였다. “돈은 그저 숫자가 아니라 사연이 있지 않나. 투자자들의 돈은 귀한 것이다. 영화를 개봉할 때에는 항상 실패할까봐 두려운 마음이 든다”면서도 “열심히 했으니 많이 봐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눈꽃 너머 숨겨진, 봄길 신난 겨울 끝자락

    눈꽃 너머 숨겨진, 봄길 신난 겨울 끝자락

    눈이 왔을 때 풍경의 진수를 선보이는 곳들이 있다. 강원 태백, 삼척 등이 그렇다. 하나같이 베틀바위로 가는 노정에 놓인 고원 도시들이다. 이 지역들엔 겨울이 오래 머문다. 다른 지역에서 봄을 노래할 때 ‘철없는’ 눈이 내리는 경우도 잦다. 그 덕에 흑과 백이 극명한 대비를 이루는 탄광마을, 눈과 어우러진 통리협곡의 붉은 암벽 등 ‘저세상’ 풍경과 만나기도 한다. 백두대간을 넘어 동해에 이르면 싱싱하게 꽃술을 연 복수초, 추암해변의 펄떡대는 파란 바다와 만난다. 이 여정의 덤이다. 수도권에서 동해시로 갈 때 여행객 대부분은 고속도로를 이용한다. 한데 풍경의 성찬과 마주하려면 국도를 따라가는 게 좋다. 태백, 삼척 등의 고산지역을 어슬렁대다 동해로 넘어가는 재미가 아주 각별해서다.●태백 ‘오로라파크’·‘탄탄파크’ 5월 공식 개장 앞둬 먼저 ‘신상’ 여행지부터. 태백 쪽에는 오로라파크가 있다. 옛 통리역 일대에 들어서는 테마공원이다. 실내외 시설 조성 작업은 거의 마쳤고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개장 시기만 저울질하고 있다. 전망대 등 콘텐츠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여론도 있지만, 시청 관계자는 5~6월쯤이면 공식 개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공사가 완료된 외부 시설은 누구나 접근할 수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릴 사진을 찍으려는 젊은이들이 알음알음 찾는 편이다. TV드라마 ‘태양의 후예’ 세트장에 들어서는 탄탄파크도 오로라파크와 비슷한 시기에 문을 열 것으로 예상된다. 철암탄광역사촌, 구문소체험마을 등 태백의 대표 여행지들도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재개장했다. 철암마을, 구문소 등은 눈이 내릴 때 특별한 아름다움을 빚어내는 곳이다. 검은 탄가루가 켜켜이 쌓인 탄광마을과 흰 눈이 어우러진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다.태백 통리와 경계를 맞댄 삼척 도계 쪽에도 ‘신상’ 여행지들이 있다. 요즘 가족 동반 나들이객들이 관심을 갖는 곳은 심포리의 도계유리나라와 나무나라(옛 피노키오나라)다. 유리나라는 유리를 테마로 조성된 체험장, 나무나라는 목재문화 체험장이다. 유리나라에서는 유리물에 대롱으로 숨을 불어 조형물을 만드는 블로잉 시연, 거울방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유리나라 아래 도계읍은 근대의 낡은 풍경이 오롯이 남은 소도시다. 삭도마을이 대표적이다. 조성된 지 꼬박 40년이 넘은 ‘국민주택지구’, 도계유리나라가 들어선 탓에 설자리가 모호해진 유리마을, 관광용 증기기관차가 오가는 철길 등의 볼거리가 남아 있다. 도계역 인근의 ‘까막동네’, 이른바 ‘석공’(대한석탄공사) 사원들이 살던 ‘양지사택’ 등도 차분하게 돌아볼 만하다.●한국의 ‘그랜드캐니언’ 도계 통리협곡… 봄바람 찾아온 추암해변 폐광마을 분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많은 애를 쓰고는 있지만 아직 도계를 찾는 이는 많지 않다. 다만 산골마을치고는 읍내에 소고기나 물닭갈비 등을 내는 맛집들이 꽤 많다. 강원대 도계캠퍼스가 들어서면서 읍내 풍경도 한결 밝고 경쾌해졌다. 주변에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하고사리역(등록문화재 제336호),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됐다는 수령 1500년의 늑구리 은행나무 등 잠재력 있는 관광지들도 많아 낡은 폐광마을에서 벗어나는 건 시간문제로 보인다. 도계에서 가장 인상적인 자연 풍광은 통리협곡이다. ‘기골이 장대한’ 붉은 암벽들이 늘어선 곳. 생성 과정이나 지질학적 특성이 미국의 그랜드캐니언과 비슷해 ‘한국의 그랜드캐니언’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 협곡에 미인폭포, 추추테마파크 등의 관광지들이 매달려 있다. 태백과 삼척을 잇는 38번 국도변의 휴게소, 추추테마파크 등에서 협곡의 웅장한 자태를 볼 수 있다. 물오른 봄바다와 마주하고 싶다면 동해 추암해변으로 가면 된다. 송곳 추(錐)에 바위 암(岩)자를 쓰니, 바늘처럼 솟은 베틀바위와 수미상응하는 여행지 아닐까 싶다. 추암은 흔히 촛대바위로 불린다. ‘라떼 시절’엔 애국가 영상에도 등장했던 명물이다. 바다 위로는 출렁다리가 놓였다. 길이 72m. 거리는 짧아도 파도 위를 흔들거리며 걷는 재미가 있다. 추암이 서 있는 갯바위 지역을 ‘능파대’라고도 부른다. ‘능파’는 ‘물결 치는 파도’라는 사전적 의미 외에도 ‘여인의 조신한 걸음걸이’를 뜻하기도 한다. 글쎄, 여인의 걸음걸이는 잘 모르겠으나, 뾰족한 갯바위들이 밀집한 풍경만큼은 매우 인상적이다. 추암해변과 나란한 한섬해변, 고불개해변, 작은 절집 감추사를 감춰 둔 감추해변 등도 찾아볼 만하다. 추암해변 인근의 냉천공원은 복수초가 집단 서식하는 곳이다. 이른 봄, 철없는 눈이 내릴 때 찾으면 노란 복수초와 어우러진 설경을 만끽할 수 있다. 글 사진 태백·삼척·동해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공연계 산실 새 씨앗 심다…이젠! 어린이

    공연계 산실 새 씨앗 심다…이젠! 어린이

    대학로 문화예술의 산실 역할을 해 온 소극장 ‘학전’(學田)이 문을 연 지 15일로 꼭 30주년이 됐다. 코로나19로 별도의 행사는 갖지 않고 조용히 개관 기념일을 맞은 학전은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어린이 관객들과의 만남을 이어 가고 있다.●다양한 문화예술 꽃피운 ‘밭’ 학전은 ‘아침이슬’을 쓴 김민기 대표가 1991년 3월 15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문을 연 소극장으로 출발했다. 개관 당시 김 대표는 “여기는 조그만 곳이라 논바닥 농사가 아닌 못자리 농사”라면서 “못자리 농사는 애들을 촘촘하게 키우지만 추수는 큰 바닥으로 가서 거두게 된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밭’에서 음악과 무용, 전통예술, 뮤지컬, 연극 등 다양한 문화예술이 꽃피웠고 수많은 배우들이 줄기를 뻗고 열매를 맺었다. ●김광석·황정민도 사랑한 소극장 김덕수 사물놀이 ‘소리굿’으로 개관 공연을 가진 뒤 노래를 찾는 사람들, 들국화, 노래패 새벽, 김광석, 강산에, 안치환, 여행스케치, 노영심, 동물원 등 세상을 향한 외침을 담은 노래가 흘렀다. 1995년 8월 가수로 데뷔한 지 10년이 된 김광석이 라이브 1000회 기념콘서트를 가진 곳이기도 하다. 이후 윤도현, 성시경, 장기하도 학전 무대에 섰다. 1994년 초연한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은 15년간 70만여명이 관람하는 대표 작품으로, 학전의 공간을 대폭 넓혔다. 독일 그립스극단 폴커 루드비히가 쓴 원작 ‘리니에 1’을 김 대표가 우리 현실에 맞게 고쳐 쓴 한국형 음악극으로, 중국에서 온 옌볜처녀 선녀가 지하철 1호선에서 만나는 인물들을 통해 당시 서민들의 삶과 애환을 고스란히 드러내 큰 공감을 얻었다. 배우 11명과 밴드 5명이 무대를 채운 우리나라 첫 라이브 밴드 록뮤지컬이기도 하다. 2008년 4000회 공연을 끝으로 중단됐다가 10년 만인 2018년 재개했는데 당시 오디션에만 917명이 지원해 명성을 확인시켰다. 이황의, 설경구, 김윤석, 장현성, 황정민, 조승우, 최무열, 안내상, 김희원 등이 ‘지하철 1호선’으로 관객들과 만났다. 이후 ‘모스키토’, ‘의형제’, ‘개똥이’ 등도 주요 레퍼토리로 자리잡았다.●입시교육에 지친 아이들 위한 무대 학전은 이제 ‘새싹’에 물을 주는 데 힘 쏟고 있다. 2004년 ‘우리는 친구다’를 시작으로 ‘고추장 떡볶이’, ‘슈퍼맨처럼-!’, ‘무적의 삼총사’, ‘진구는 게임 중’ 등 아동·청소년극 공연에 주력한다. 치열한 입시교육에 놓인 아이들에게 TV, 게임 미디어 등이 문화의 전부가 돼선 안 된다는 김 대표의 뜻이 강하게 이어진 결과다. “힘들어도 그것마저 포기할 순 없다”는 꺾이지 않는 의지로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지난해 ‘슈퍼맨처럼-!’과 ‘고추장 떡볶이’를 공연했고 지난 13일부터 ‘진구는 게임 중’을 4년 만에 선보이고 있다. 학전은 올해 하반기, 7년 만에 재개하는 연극 ‘복서와 소년’ 개막을 앞두고 30주년 행사를 갖기로 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포토] ‘눈부신 설경’

    [포토] ‘눈부신 설경’

    7일 대관령 구간을 운행하던 관광객들이 길가에 차를 세우고 전날 내린 눈이 만든 멋진 설경을 구경하고 있다. 연합뉴스
  • ‘당구장 알바’ 김세연, ‘당구 여제’ 김가영 제압하고 LPBA 투어 첫 챔프 등극

    ‘당구장 알바’ 김세연, ‘당구 여제’ 김가영 제압하고 LPBA 투어 첫 챔프 등극

    당구장 아르바이트생 출신으로 7년 동안 가시밭길을 걸어온 김세연(26)이 여자프로당구(LPBA) 투어 첫 챔피언 왕좌에 등극했다. 김세연은 6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서울 호텔 특설경기장에서 열린 LPBA 투어 2020~21시즌 최종전인 SK렌터카 챔피언십 결승(7전4선승제)에서 ‘당구여제’ 김가영에 4-2(11-6 8-11 3-11 11-10 11-4 11-9) 로 이겨 우승했다. 출범 두 시즌째를 맞았지만 코로나19 탓에 지난해 최종 챔프전을 치르지 못한 LPBA 투어 첫 시즌 챔피언 자리에 오른 김세연은 우승 상금으로 1억원을 챙겼다. 김세연은 초등학교 때 당구에 입문한 뒤 ‘포켓볼의 여왕’으로 불릴 만큼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김가영과 비교하면 경력이나 기량에서 한 수 아래의 평가에 그쳤다.고교 졸업 후 당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손님들 어깨 너머로 3쿠션 당구를 익힌 뒤 7년 만에 가장 화려한 프로 무대에서 챔피언 타이틀을 움켜쥔 김세연은 평소 희망이던 김가영과의 맞대결에서 판정승까지해 ‘새 당구 여제’의 길도 활짝 열어 젖혔다. 첫 이닝에서 시원한 옆돌리기로 선취 득점, 8이닝까지 3점에 그친 김가영을 7-3으로 끌고간 김세연은 막판 2개의 뱅크샷으로 넉 점을 보태 11-6으로 1세트를 먼저 가져오며 ‘장군’을 불렀다. 그러나 2세트 들어 김가영도 1-2로 뒤지던 네 번째 이닝에서 뱅크샷으로 전세를 뒤집은 뒤 8-8로 팽패한 상황에서 뱅크샷을 포함해 나머지 석 점을 몰아쳐 맞불을 놓았다. 살짝 굳어진 김세영의 기세와는 달리 몸이 풀린 김가영의 스트로크가 살아났다. 3-2 앞선 상황에서 6점 하이런으로 9-2까지 달아난 김가영은 김세연이 한 점을 만회한 9-3에서 네 차례의 공타 끝에 옆돌리기로 마지막 1점만을 남겨놓은 뒤 대회전으로 세트를 매조지며 세트 2-1로 전세를 뒤집었다. 에버리지 1.222로 0.375에 그친 김가영의 완벽한 우세.그러나 리드를 잡힌 김세연은 4세트 초반 두 개의 뱅크샷으로 넉 점을 쓸어담아 흐름을 되돌렸다. 2-6까지 밀리던 김가영도 횡단샷을 포함해 4점 하이런으로 규형을 맞췄다. 이후 둘 모두 깻잎 한 장의 차이로 득점이 불발되는 지리한 공타 공방이 어어졌다. 그러나 김세연은 팽팽한 균형이 이어지던 10-10 동점에서 비껴치기를 성공시켜 세트 2-2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행운까지 김세연의 편이었다. 앞돌리기에서 키스가 난공이 제2목적구까지 흘러가 득점이 인정된 것. 자리로 돌아가던 김세연은 큐를 고쳐잡은 뒤 이후 3점을 보태 4-0으로 앞서간 뒤 6-4에서 김가영이 6이닝째 무득점에 그친 사이 뱅크샷과 비껴치기 등으로 5점을 솎아내며 세트 3-2로 다시 앞서나갔다. 우승 고지의 7부 능선을 넘은 셈.마지막은 대역전극으로 장식했다. 김가영에 1-9로 끌려가던 김세연은 무려 7점짜리 하이런으로 9-8까지 따라잡았다. 이어 2점짜리 회심의 뱅크샷을 성공시켜 챔피언십 포인트를 만든 뒤 회심의 옆돌리기로 화려한 새 여제의 대관식의 주인공이 됐다. 김세연은 “우승을 실감하려면 일주일은 걸릴 것 같다. 승부처는 6세트 마지막 챔피언십 포인트를 만든 두 점짜리 뱅크샷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이어 “상금은 먼저 엄마께 용돈을 드리고 마침 숙소를 옮겨야 할 상황인데, 이 비용에 보태겠다”고 말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43㎝ 폭설’… 월동장구 없이 주차장 된 미시령

    ‘43㎝ 폭설’… 월동장구 없이 주차장 된 미시령

    1일 강원 산간과 동해안에 40cm 이상의 폭설이 쏟아지면서 도로가 통제되고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잇따랐다. 미시령동서관통도로는 오도 가도 못하는 차량으로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했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미시령에 43.4cm, 진부령 39.9cm, 속초 설악동 26.8cm, 고성군 현내면 21.7cm, 북강릉 16.7cm, 양양 13.5cm 등 영동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쏟아졌다. 폭설이 쏟아지면서 고속도로는 물론 국도 곳곳이 통제됐다. 특히 동해고속도로 속초IC 구간과 북양양IC 구간은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연휴를 보내러 동해안을 찾은 외지 차량이 많은데다가 이들 차량 가운데 월동장구를 갖추지 않은 상당수 차들이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도로를 막아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연휴를 동해안에서 보내고 귀경하다가 꽉 막힌 도로에서 3시간을 보낸 김모(43·서울시)씨는 “눈 예보를 들었지만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고속도로로 우회할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고속도로 역시 막힌다는 소식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답답해했다. 고속도로 제설에 투입된 제설 차량과 장비도 고립 차들 속에서 함께 발이 묶였다. 속초IC~북양양IC 2㎞ 구간에서 고립된 차량만 수백여 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상청은 이날 강원지역 양양군평지·고성군평지·속초시평지·강릉시평지·강원중부산지·강원북부산지에 대설경보를 발효했으며 철원·화천·인제군평지·양구군평지, 파주·양주·동두천, 포천·양평·가평·연천울진군평지, 경북북동산지에도 추가로 대설주의보가 발효됐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연휴 마지막날 강원 눈폭탄…차량 수백대 고립·교통사고 속출

    연휴 마지막날 강원 눈폭탄…차량 수백대 고립·교통사고 속출

    3·1절 연휴 마지막 날인 1일 강원 영동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리면서 도로에 차량 수백 대가 고립되는 등 폭설 피해가 속출했다. 도로 관리당국은 이날 오후 4시 40분부터 동해고속도로 속초 나들목과 북양양 구간의 진입을 전면 통제하고 우회 조치했다. 속초 나들목부터 북양양 나들목까지 약 2㎞ 구간에 차량 수백여 대가 폭설에 갇혔다. 도로 관리당국이 고립된 차량을 속초 방면으로 1∼2대씩 통행시키면서 제설작업을 병행했지만, 크고 작은 사고까지 속출해 제설에 어려움을 겪었다. 동해고속도로 속초 노학1교와 노학2교 일대의 경우 언덕길을 오르지 못한 차량과 크고 작은 접촉사고로 차들이 한데 뒤엉켰다. 도로 관리당국은 대설로 동해고속도로 속초IC 인근 20km 구간에 극심한 정체 발생하고 있다며 고속도로 이용 자제와 제설 차량 이동에 협조를 당부했다.또 오후 4시를 기해 국도 44호선 한계령 논화교차로부터 한계교차로까지 38.2km 구간과 국도 46호선 진부령 광산초교에서 용대삼거리까지 25.3km 구간에 대해 월동장구 미장착 승용차와 화물차량 운행을 통제하고 있다. 강릉시 왕산면 안반데기로 향하는 도로도 오후부터 통제됐고, 정선군 고한읍 금대봉길도 양방향 길을 막았다.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5시까지 모두 460건의 교통사고와 관련한 신고를 받고 출동해 47명을 병원으로 이송했다. 영동 중심으로 2일 오후까지 10∼40cm의 눈 현재 중북부 산지와 양구·강릉·양양·고성·인제·속초 평지, 화천, 철원에 대설경보가 발효 중이다. 남부산지와 정선·삼척·동해·평창·홍천평지, 횡성, 춘천, 태백에는 대설주의보가 내려져 있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적설량은 미시령 44.4cm, 진부령 39.9cm, 설악동 29.8cm, 고성 현내 21.7, 양구 해안 32.2cm, 홍천 구룡령 24.1cm 등이다. 강수량은 진부령 74.4mm, 홍천 68.2mm, 화천 사내면 67.5mm, 설악산 66.5mm, 정선 61.8mm, 춘천 61mm, 철원 59mm 등이다. 기상청은 영동을 중심으로 2일 오후까지 10∼40cm의 눈이 내려 쌓이겠고, 영서지역도 3∼15cm의 적설량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기상청은 이번 눈이 비교적 무거운 특징이 있어 시설물 피해 대비와 도로가 미끄러운 곳이 많겠다며 교통안전에 주의를 당부했다. 도내 지자체는 비상소집과 함께 제설작업에 나섰다.중대본 “비상대응 2단계로 격상”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1일 오후 9시부로 대설 대처를 위한 비상대응 단계를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했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정오부터 중대본 1단계를 가동했으나 대설로 강원지역 고속도로 등에서 극심한 교통정체가 이어지자 대응 수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중대본부장인 전해철 행안부 장관은 “강원지역 대설로 도내 고속도로에 정체 등이 발생하고 있으므로 관계기관에서는 가용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고속도로에 정체된 차량에 대해 신속히 조치하고 제설작업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지시했다. 현재 강원 469명, 경기 84명, 도로공사 185명 등 총 738명이 비상 근무 중이다. 제설작업에는 인력 992명, 장비 770대, 제설재 2183톤이 투입됐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현장] “폭설에 도로 곳곳 통제, 정체 극심...2일까지 눈 예보”

    [현장] “폭설에 도로 곳곳 통제, 정체 극심...2일까지 눈 예보”

    1일 강원 전역에 눈과 비가 내리면서 교통사고가 잇달아 발생했다. 영동지역에는 많은 눈이 내리면서 산간 고갯길 곳곳이 통제됐으며, 고속도로와 주요 국도는 교통 정체 현상이 발생했다. 영동을 중심으로 2일 오후까지 10∼40cm의 눈이 내려 쌓이겠으며, 영서도 3∼15cm의 적설량을 보일 것으로 예상돼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곳곳서 교통사고 이어져...큰 인명피해는 없어 이날 오전 11시 52분쯤 양양군 서면 서울양양고속도로 양양방면에서 3중 추돌사고가 발생해 2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어 오후 1시 54분쯤 중앙고속도로 부산방면 홍천 부근 갓길에서 승용차에 불이 나 출동한 소방대에 의해 진화됐다.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구조 6건, 구급 38건 등 모두 44건의 교통사고와 관련한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대부분 접촉사고로, 큰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빙기에 접어들면서 많은 비가 내려 낙석 사고도 발생했다. 이날 낮 12시 30분쯤 춘천시 칠전동 의암댐 방면 의암호 인어상 인근 도로에서 약 100t의 낙석이 발생해 복구작업이 이뤄졌다. 사고 당시 지나간 차량이 없어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현재 복구작업은 마쳤지만, 추가 낙석을 우려해 의암댐에서 송암동 회전교차로 구간 차량 통행을 통제하고 있다. 춘천시 관계자는 “평년보다 기온이 높은데다 많은 비가 내리면서 해빙기 안전사고 위험이 높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폭설에 도로 곳곳 통제되기도 이날 폭설이 내리면서 산간 고갯길이 빙판길을 이루면서 도로 곳곳도 통제됐다. 미시령동서관통도로는 이날 눈이 많이 쌓이자 오후 2시부터 제설작업을 위해 차량 통행을 통제하고 서울양양고속도로 속초IC로 우회시키고 있다. 도로당국은 통제가 해제되더라도 미시령과 진부령 46번 국도 등 산간도로는 월동장비를 장착한 차량만 운행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오후 4시부터 국도 44호선 한계령 논화교차로부터 한계교차로까지 38.2km 구간과 국도 46호선 진부령 광산초교에서 용대삼거리까지 25.3km 구간에 대해 월동장구 미장착 승용차와 화물차량 운행을 통제하고 있다. 강릉시 왕산면 안반데기로 향하는 도로도 오후부터 통제됐으며, 정선군 고한읍 금대봉길도 양방향 길을 막았다. 기상청 “이번 눈 비교적 무거워...교통 안전 주의” 현재 중북부 산지와 강릉·양양·고성·속초 등 4개 시군 평지에 대설경보가 발효 중이다.남부산지, 양구·정선·삼척·동해·평창·홍천·인제 평지와 횡성, 춘천, 화천, 철원, 태백에 대설주의보가 각각 내려져 있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적설량은 진부령 31.7cm, 미시령 29.8cm, 양구 해안 26.4cm, 고성 현내 11.9cm, 북강릉 11.1cm, 양양 9.6cm 등이다. 강수량은 진부령 60mm, 화천 사내 58.5mm, 홍천 서석 58mm, 춘천 55.6mm, 철원 53.7mm, 정선 53.6mm 등이다. 기상청은 영동을 중심으로 오는 2일 오후까지 10∼40cm의 눈이 내려 쌓이고, 영서지역도 3∼15cm의 적설량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기상청은 이번 눈이 비교적 무거운 특징이 있다고 보고 시설물 피해 대비와 도로가 미끄러운 곳이 많겠다며 교통안전에 주의를 당부했다. 도내 지자체는 비상소집과 함께 제설작업에 나섰다. 앞서 이날 정오를 기점으로 행정안전부는 대설 대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사와시 불루트 한 타에 133만원짜리샷 쳤다 ‥ PBA 투어 첫 ‘퍼펙트 큐’ 주인공으로 우뚝

    사와시 불루트 한 타에 133만원짜리샷 쳤다 ‥ PBA 투어 첫 ‘퍼펙트 큐’ 주인공으로 우뚝

    터키의 사와시 불루트(47)가 1타에 133만원짜리 프로당구(PBA) 투어 ‘퍼펙트 큐’의 첫 주인공이 됐다.불루트는 25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 서울호텔 워커홀 특설경기장에서 열린 PBA 투어 최종 6차전인 SK렌터카 월드챔피언십 32강 조별리그(5세트3선승제) 첫 경기 두 번째 세트 0-1로 뒤진 두 번째 이닝에서 15점 연속 득점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TS샴푸가 후원하는 ‘TS샴푸 퍼펙트 큐’는 한 이닝(타구 순서)에서 연속해서 15점을 내 상대 선수에게 세트승을 거두는 것으로, 출범 2년째인 PBA-LPBA 투어에서 처음 나온 기록이다. 다만, 지난 주 TS·JDX의 우승으로 끝난 팀리그에서는 TS·JDX의 이미래(25)와 로빈슨 모랄레스(콜롬비아) 조가 18일 SK렌터카와의 플레이오프 첫 경기 혼합복식에서 퍼펙트 큐를 합작한 적이 있다. 지난 4차대회까지는 상대방에게 영봉승을 거둬야만 퍼펙트 큐가 인정됐지만 5차 대회부터 상대방의 점수와 관계없이 15점 연속득점으로 이기기만 하면 기록을 인정해 준다.이전까지 ‘퍼펙트 큐’에 가장 근접한 점수를 냈던 선수는 오성욱(43)이다. 그는 올 시즌 개막전 정성윤과의 결승전 첫 이닝에서 잇달아 14득점 했지만 마지막 1포인트를 남기고 아쉽게 공타로 돌아섰다. 불루트는 왕중왕 격인 이 대회 규정에 따라 기존 투어 때보다 갑절 많은 2000만원의 상금을 챙기게 됐다. 15개 샷을 잇달아 성공기킨 그의 샷 한 개 당 가치는 133만원이 조금 넘는 셈이다. PBA는 이번 시즌까지 퍼펙트 큐 상금을 1000만원으로 책정했지만 두 시즌 만에 투어 챔피언을 뽑는 이번 대회 무게를 감안해 상금을 갑절인 2000만원으로 증액했다. 불루트는 또 이번 대회 신설된 ‘한 큐맨(한 큐에 15점을 기록한 선수)’이 되면서 싯가 1200만원짜리 고급 전기차 1년 렌트권을 부상으로 받게 될 가능성도 커졌다.남도열 경기위원장은 “퍼펙트 큐를 기록하는 선수가 또 나올 경우 한 큐맨은 두 선수 중 두 번째 하이런을 비교해 순위를 따지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한 큐맨’까지 블루트가 차지하게게 된다”고 유권해석을 내렸다. 불루트는 경기를 마친 뒤 “매우 행복하다. 꼭 하고 싶던 기록이었다”면서 “지난해 12월 한국에 입국하기 직전 돌아가신 아버지께 이 기록을 바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터키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며 투잡을 하고 있는 그는 또 “단일 대회에서 이만큼 큰 상금을 받아본 적이 한 번도 없다”면서 “상금을 당구 경력을 이어가는 데만 쓰겠다”고 기뻐했다. “시즌 개막전 프레데릭 쿠드롱과의 32강전에서 9연속 득점했을 때 내심 퍼펙트 큐를 떠올렸다”는 블루트는 “지난 4차전이 크라운해태 4강전이 최고 성적이었지만 이번 대회 목표는 역시 우승”이라면서 “퍼펙트 큐 달성 뒤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바람에 첫 경기를 졌지만 조별리그 2차전에서 다시 힘을 바짝 내겠다”고 다짐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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