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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 & 남성] 우애령박사가 말하는 ‘부부갈등 해결 4가지 키워드’

    [여성 & 남성] 우애령박사가 말하는 ‘부부갈등 해결 4가지 키워드’

    “모든 불만은 바라는 것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나타납니다. 불평하는 말투를 요청하는 말투로 바꿔보세요.”지난 9일 오후 ‘부부갈등 해결을 위한 워크숍’이 열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가정법률상담소 6층 강당.30∼40대 주부가 주류를 이룬 70여명의 참석자들이 가정문제상담가 우애령 박사가 제시하는 ‘부부갈등 해결을 위한 제안’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우 박사는 “부부 사이에 갈등이 있을 때 ‘W.E.D.P’라는 네 가지 키워드를 가만히 생각해 보면 결혼 생활이 파국으로 치닫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고 서두를 꺼냈다. ‘W’는 바람(Want)의 약자다. 대부분의 갈등이 시작되는 지점은 내가 원하는 것이 성취되지 않을 때 상대방에게 갖는 불만이라는 것이다. ●“불평의 말투는 요청의 말투로” 우 박사는 “남편이나 아내에게 ‘저렇게 이해심이라곤 눈곱만큼도 없을까.’하는 불만이 있다면 그 이유를 상대에게서 찾지 말고 ‘내가 바라는 것이 무엇이었지?”하는 질문에서 찾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가령 항상 자신만 설거지를 하는 데 불만이 있다면 그대로 “왜 당신은 설거지 한번 하지 않느냐.”고 쏘아붙일 것이 아니라 “오늘은 당신이 설거지를 좀 해 주면 안될까요?”라는 바람을 이야기해 보라는 것이다. 공격적인 말투는 아무리 큰 잘못이 있는 사람에게도 반발심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만큼 넌지시 자신이 원하는 것을 먼저 이야기하면 어떻게 그 바람을 충족시킬 수 있을지 절충해 나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행동’의 탐색으로 갈등 원인 찾아내 ‘D’는 행동(Doing)이다. 자신의 행동이 관계를 형성하는 데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항상 돌아보는 자세를 가지라는 주문이다.‘나는 배우자에게 어떻게 행동하는가.’,‘나는 배우자에게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가.’라는 식으로 자신의 행동을 끊임없이 탐색해 보면 갈등의 원인이 조금씩 드러나게 된다는 것이다. 우 박사는 “상담하러 오는 여성이 남편을 ‘그 인간’이니 ‘저 인간’이니 하는 식으로 표현하는 것을 봤다.”면서 “그런 행동이 하나 둘 쌓이면 자신의 표정에서 상대방에 대한 불만이 그대로 묻어나게 된다.”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평가’는 부정적 행동 개선의 시작 ‘E’는 평가(Evaluation)다. 자신과 상대방의 관계에서 이뤄진 행동에 구체적인 평가를 내려보는 것. 우 박사는 ‘배우자와의 관계에 대한 자기 평가 점검 기준’을 제시했다. 기준은 비난하기, 탓하기, 불평하기, 잔소리하기, 위협하기, 매수하기 등과 같이 배우자와의 관계를 해치는 행동과 존경하기, 경청하기, 수용하기, 신뢰하기, 격려하기, 타협하기 등 존중하는 행동으로 나뉜다. 이런 목록을 종이에 써둔 뒤 ‘이번 주에는 내가 배우자에게 몇 차례나 이런 행동을 했던가.’를 곰곰히 따져보면 부부 관계의 긍정적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남편이 집에 돌아와 ‘왜 이렇게 집이 더러워?’라고 일갈한 뒤 서로 탓하다 기분이 상한 적이 있다면 경청하기로 바꿔보라는 것이다. 우 박사는 “적절한 이유를 제시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남편도 더 이상 화를 내지 못하고 오히려 스스로 청소에 나설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구체적인 계획짜기로 윤택한 삶 만들기 마지막으로 ‘P’는 계획하기(Plan)다.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자신의 삶이 즐겁지 않은 사람은 다른 사람과 함께 즐겁기도 어렵다.’는 명제로 시작한다. 무엇보다 자신의 삶에 대한 계획을 짜는데 익숙해져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가고 있는 사람이라면 부부 관계에서도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단 계획짜기에는 주의할 점이 있다. 첫째, 즉각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 가령 ‘우울증에서 벗어나자.’는 추상적인 계획보다는 ‘당장 오늘 아침부터 집주위를 20분간 산책해 보자.’는 식의 구체적인 계획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측정가능하고 반복적인 계획을 짜야한다. 가령 ‘사람들과 좀더 많은 대화를 나눈다.’는 계획보다는 ‘친한 친구들에게는 일주일에 한 차례는 꼭 안부전화하기’라는 식이어야 한다. 우 박사는 “오늘 당장 해볼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고민하다 보면 자신의 삶도 변하고 배우자와의 관계도 긍정적으로 변해 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연장에서 만난 전용규(40)씨는 “아내에게 내 감정표현이 어떤 영향을 줄지 고민해 보고, 상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유익했다.”고 말했다. 주부 김우정(39)씨는 “배우자와 성격차는 누구에게나 있겠지만 서로 다른 점을 섣불리 건드리지 않는 것이 서로를 배려하는 자세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밝혔다. 글 사진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국민작사가 양인자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국민작사가 양인자씨

    연말연시, 모임과 회식이 잦아지면서 노래할 기회도 많아진다. 어떤 노래가 가장 많이 불려질까.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갈순 없잖아/내가 산 흔적일랑 남겨둬야지/ 한줄기 연기처럼 가뭇없이 사라져도‘(킬리만자로의 표범),‘바람속으로 걸어갔어요/이른 아침의 그 찻집/마른 꽃 걸린 창가에 앉아/외로움을 마셔요/아름다운 죄 사랑때문에/홀로 지샌 긴 밤이여‘(그 겨울의 찻집) 두 곡은 국민가수 조용필씨가 불러 공전의 히트를 쳤다. 아무도 흉내낼 수 없는 애절한 목소리로 담아낸 두 노래는 듣는 이의 가슴을 친다. 얼마전 한 문학잡지에서 우리나라 시인 100명을 대상으로 가장 좋아하는 가요를 조사한 결과, 두 노래는 각각 2위와 9위에 올랐다. 또 중국 등 해외 교포사회에서도 애창곡 5위 안에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두 노래의 강한 생명력은 어디에서 나올까. ●‘그 겨울의 찻집’등 300여곡 만들어 양인자(59)씨. 그는 ‘서울 서울 서울’‘립스틱 짙게 바르고’‘우린 너무 쉽게 헤어졌어요’‘타타타’‘우리도 접시를 깨트리자’ 등 주옥같은 300여곡의 노랫말을 만들어냈다. 노래방에서 양씨의 노래를 한번쯤 안불러본 사람이 없을 정도다.‘국민작사가’로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 지금까지 800여편의 TV드라마 각본을 썼다. 지난 1974년 MBC ‘부부만세’를 시작으로 ‘제3교실’,KBS ‘혼자사는 여자’‘하얀달’‘여고동창생’ 등 40대 이후의 팬을 거느리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15살 때 ‘돌아온 미소’라는 장편소설을 쓴데 이어 고1때 단행본으로 발간, 일찌감치 대중들과 친숙해졌다. 이때 그가 받은 찬사가 바로 ‘한국의 사강’. 사강이 15살때 불후의 명작 ‘슬픔이여 안녕’을 쓴데 비견된 것. 이후 74년 단편소설 ‘외항선’을 ‘한국문학’에 발표하면서 문단에 정식 데뷔했다. 양씨는 요즘 매우 뜻깊은 연말을 맞고 있다. 우선 올해가 방송작가와 문단데뷔를 한 지 꼭 30년째. 또 내년에는 자신의 회갑이자, 남편인 작곡가 김희갑씨의 고희를 맞는다. 김씨 역시 지금껏 3000여곡을 만든 ‘국민작곡가’. 이래저래 기념행사를 안할 수 없어 내년 5월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아주 특별한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다. ●신춘문예 낙방으로 ‘킬리만자로의 표범’ 작사 양씨는 경기도 분당의 한 빌라에서 남편과 단 둘이 살고 있다. 초인종을 누르자 양씨가 ‘몸빼바지’를 연상케하는 편한 차림으로 맞는다. 해방둥이지만 소녀처럼 밝은 미소와 깨끗한 피부를 유지하고 있어 얼핏 40대후반으로 보였다.‘킬리만자로의 표범’이 걸맞지 않을 정도로. “대학시절 신춘문예에 낙방하자 한해가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길거리를 걷다가 무작정 초라한 다방에 들어가 구석진 곳에 앉았지요. 내년에는 반드시 당선할 것이라고 자기최면을 걸면서 소감을 미리 써내려갔지요. 제목은 ‘킬리만자로의 표범’이라고 했습니다.” ‘킬리만자로의 표범’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소설 ‘킬리만자로의 눈’에 등장하는 표범을 떠올렸다고 설명했다.‘얼어붙은 산꼭대기에서 표범은 왜 죽어 있을까.’라는 구절이 문득 생각난 것. 양씨는 녹음 과정에서 노랫말이 너무 길어 어려움도 많았다고 토로했다.‘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를 본 일이 있는가/짐승의 썩은 고기만을 찾아다니는 산기슭의 하이에나/나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표범이고 싶다∼’. 당시 유행가는 대개 3분20초 안팎이었는데 무려 6분을 넘겼기 때문이다. 조용필씨도 이를 소화해내느라 무척 애를 먹었다. 결국 이 노래로 조용필씨가 젊은이들에게 사랑받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 노래의 백미는 ‘내가 지금 이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은 21세기가 간절히 나를 원했기 때문이야.’라는 대목. 젊은들의 가슴을 찡하게 후벼 판다. 양씨 자신도 좌절감을 느낄 때면 늘 이 노래를 연상한다고 고백했다. ‘그 겨울의 찻집’은 드라마 ‘사랑의 계절’ 주제가로 경복궁의 한 다원에 앉아 차를 마시며 30분동안 고민하며 적은 것이라고 했다. 지금의 20대 젊은이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가사 중 ‘아,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는 대목은 사람의 애간장을 그토록 녹일 수 있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고 했다. 가장 아끼는 노랫말은 혜은이가 부른 ‘열정’이다.‘안개속에서 나는 울었어/외로워서 한참을 울었어/사랑하고 싶어서/사랑받고 싶어서∼’. 그는 잠시 회상에 빠지는 듯했다. 이어 중얼거린다. 만나고 차 마시는 사람이 아닌, 전화로 얘기하는 그런 사람이 아닌, 같이 있지 못하면 참을 수 없고, 보고 싶을 때 못보면 눈 멀고마는, 그런 사랑…. ●세 살 때 월남, 한국전쟁 겪어 그는 45년 북한 나진에서 태어났다. 부산에서 조그마한 사업을 하던 부친이 일제때 나진으로 이사했기 때문이다.48년 세 살 때 월남해 한국전쟁을 체험했다. 부친은 일찍 병사(病死)했다. 나름대로 문학적 토양을 쌓은 것은 중학교 때. 책을 닥치는 대로 읽고, 무작정 글쓰는 버릇이 생겼다. “첫장편 ‘돌아온 미소’는 부산여중에 다닐 때 선생님이 숙제로 낸 소설입니다. 초등학생들의 우정과 질투에 대한 내용이지요.15살 터울의 오빠가 그 책을 만들어서 팔아 어머니와 오빠 등 우리 세 식구가 밥 먹고 살았지요. 어머니가 콩나물 장사를 할 정도로 가난한 편이었습니다.” 고교를 졸업한 그는 학비가 적게 드는 서울대 사범대에 원서를 냈다. 하지만 시험보는 날 길을 잘 몰라 지각하는 바람에 낙방했다. 곧 방향을 돌려 서라벌 예술대학에 원서를 냈다. 문예창작과 수석. 교통비가 없어 집이 있는 마포에서 길음동에 위치한 대학까지 걸어서 다녔다. 대학때 임영조 시인, 이동하 소설가, 권오운 시인, 그리고 현 제주시장인 김영훈씨 등과 열심히 문학활동을 했다. 다들 가난했지만 낭만과 자존심만큼은 강했다. ●드라마작가 김수현씨와 같이 기자생활 대학 졸업식날,‘여학생’ 잡지사 사장이 학교로 찾아왔다. 사장은 ‘돌아온 미소’를 잘 읽었다며 스카우트 제의를 했다. 그래서 ‘여학생’ 기자가 됐다. 이곳에서 이때 드라마 작가로 유명한 김수현씨와 같이 기자생활을 하게 됐다. 그러던 김씨는 “돈은 방송쪽에 있다.”며 방송작가의 길로 돌아섰다.68년 라디오 공모에 ‘저 눈밭에 사슴이’가 당선됐던 것. 자극을 받은 양씨 역시 방향선회를 했다.74년 양씨는 소설과 방송으로 나란히 데뷔했다. 이후 85년 드라마 주제가 ‘우기의 여인’이란 노랫말을 처음 썼다.‘길떠나는 그대에게 무얼 전할까, 허허로운 마음이야 너나 없는데, 가는 그대 서러워라 나는 추워라, 남은 세상 울고 사는 것을 용서하시오.’2년 전 남편과의 사별의 아픔을 노래한 것. 이때 김희갑씨와 만난다. 처음에는 작사·작곡으로 편안하게 지냈으나 나중에 서로의 아픔을 알게 되면서 사랑으로 연결됐다. 결국 노래 ‘열정’이 나올 무렵인 87년 웨딩마치를 올렸다. ●내년 5월 ‘부부합작품’ 깜짝 공개 예정 “소재는 우리 생활주변에서 나옵니다. 가을단풍을 보다가도 문득 인생의 마지막 계산을 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나면 그냥 몇자 적습니다. 또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다가 문득 ‘자, 우리도 이제부터 접시를 깨트리자.’고 중얼거리면 남편이 곡을 만들어요.” 양씨의 노랫말은 노래방에서 가장 많이 불린다. 현란한 어휘와 비유법, 철학과 문학이 담긴 구절구절…. 그가 쓴 ‘타타타’(산스크리스트어로 ‘그래 맞아’라는 뜻)처럼.‘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한치 앞도 몰라 다 안다면 재미없지/∼비 오면 비에 젖어 사는 거지/그런 거지 아 하하/산다는 건 좋은 거지 수지맞는 장사잖소/알몸으로 태어나서 옷 한 벌은 건졌잖소/우리네 헛짚는 인생살이/한세상 걱정조차 없이 살면/무슨 재미 그런 게 덤이잖소.’ 최근 양씨는 ‘내 아내가 되어주오’라는 노랫말을 써서 얼짱 아줌마 가수 이정순씨의 목소리로 새로 선보였다. 또 내년 5월에는 김희갑씨 고희기념때 새로운 곡을 ‘부부합작’으로 깜짝 공개할 예정이다. 양씨는 노래 부르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대신 김희갑씨가 ‘갈대의 순정’으로 회식자리에서 ‘백기사’ 역할을 한다. 양씨는 1남1녀의 자녀를 두었다. 딸은 얼마전 결혼했고, 아들은 프로골퍼로 활동 중이다. km@seoul.co.kr
  • 웰빙분만-인기끄는 자연분만

    웰빙분만-인기끄는 자연분만

    웰빙은 분만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최근들어 제왕절개 대신 자연분만을 선호하는 추세가 뚜렷하다. 제왕절개를 경험한 산모도 자연분만이 가능해 관심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 보건복지부도 이런 흐름에 주목, 내년부터 자연분만할 경우 입원비, 분만비 등 모든 보험진료비와 미숙아 치료에 드는 보험진료비까지 건강보험에서 지원하기로 했다. ●자연분만의 이점 의학적으로 불가피하게 제왕절개를 해야 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자연분만이 안전하고 회복도 빠르지만 지금까지는 단지 아기를 쉽게 낳으려는 욕심 때문에 멀쩡한 산모들도 제왕절개를 택하곤 했다. 그러나 자연분만은 제왕절개에 비해 많은 장점을 가진다. 진통은 힘들지만 출산 과정에서 몸 속의 분비물이 제거되는 반면 전신마취를 하는 제왕절개는 마취 부작용과 수술자국이 남는다. 태아가 산도를 빠져 나오면서 받는 강한 자극이 뇌 중추에 활력을 줘 자연분만 아이가 더 총명하고 건강하다는 보고도 있다. 또 자연분만은 출산 6∼8시간 후면 움직일 수 있고 모유수유도 가능해 아이와의 교감이 가능하다. 반면, 제왕절개 분만은 2∼4일 동안 행동이 자유롭지 못하며, 입원 기간이 길고 회복도 더디다. 비용도 문제. 자연분만은 3일 정도면 퇴원할 수 있으며,40여만원의 입원·분만비가 필요한 반면, 제왕절개는 1주일 가량의 입원비를 포함,100만원이 넘게 든다. 그러나 불임산모나 태아의 자세가 불안정한 경우 등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의사의 판단에 따라 제왕절개를 시도하는 것이 좋다. ●자연분만의 조건 자연분만은 이점이 많지만 모두에게 가능한 방법은 아니다. 가장 결정적인 조건은 산모가 자연분만이 가능한 몸을 만드는 일. 임신 중 체중조절만 잘해도 자연분만 확률은 훨씬 높아진다. 임산부의 체중은 출산 전에 비해 10∼12㎏이 증가한 상태면 정상(원래 과체중인 사람은 8㎏)으로 본다. 그러나 최근에는 15∼20㎏은 보통이고, 심하면 25㎏ 이상 늘어난 임신비만 산모가 많다. 실제로 체중 1㎏이 늘 때마다 제왕절개 비율이 4%씩 늘어 15㎏ 이상 체중이 증가할 경우 전체 임신부의 3분의1이 제왕절개를 하게 된다는 보고도 있다. ●산모 비만의 문제 산모의 비만은 태아의 질병 가능성과 사망률을 높일 뿐 아니라 임신중독증 유발과 과체중아 출산 확률도 무척 높다. 임신부에게 임신중독증이 나타나면 자연분만이 어려운 것은 물론 조산, 사산 확률도 2∼3배나 높아진다. 자연분만연구회 신현태 회장은 “임신 중 지나친 체중 증가는 제왕절개 분만 가능성을 높이므로 임신 초기부터 꾸준한 운동과 적당한 칼로리 섭취로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모관리와 영양섭취 우리나라 산전관리 수진율은 1985년에는 평균 4.1회였던 것이 2000년에는 12.3회로 크게 늘었다. 임산부가 한달에 한번꼴로 산부인과를 찾지만 대부분의 경우 검사 위주여서 임신부의 건강과 직결되는 일일 운동량이나 식습관 및 영양상담 등은 대부분 무시되고 있다. 전문의들은 “임신 기간을 3기로 나눠 첫 3개월에 1㎏,4∼6개월째 4㎏,7∼10개월째에 5㎏ 등 모두 10∼12㎏의 체중 증가가 적정하다.”고 충고한다. 이를 위해 임신부는 임신 초기에는 1일 150∼200㎉, 중기 이후에는 350∼400㎉의 열량을 추가로 섭취하면 된다. 이는 1일 우유 한잔, 감자나 고구마 1개, 치즈 1장 정도면 되는 열량이다. 또 빵이나 과자류 대신 호두, 땅콩 등의 견과류나 사과, 귤 등 포만감을 주면서도 열량이 낮은 음식이 좋다. 단백질 권장량은 하루 70g 정도. 단백질을 과다 섭취하면 미숙아 발생 빈도와 태아사망률을 증가시킬 수 있다. 빈혈은 조산아, 저체중아 위험이 있으므로 철분제를 따로 복용해야 한다. 임신 중 금해야 할 기호식품은 술, 담배, 커피와 수은 오염 위험이 큰 참치 등이다. ●임신부의 운동 임신 초기부터 산전체조를 꾸준히 하면 임신으로 인한 근육, 관절 인대의 긴장을 완화시키고, 요통을 줄이며, 산후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는 요가나 스트레칭 등 간단한 운동이 좋다. 또 매일 30분∼1시간 정도 산책, 걷기운동과 함께 무리없는 청소나 설거지 등 가사일을 하는 것이 좋다. 아로마 반신욕, 일광욕, 허브키우기, 요가음악 등도 산모의 정서 안정에 도움이 된다. ■ 도움말 신현태 자연분만연구회장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김영희 이혼클리닉]실직뒤 집안살림…아내가 무시해요

    [김영희 이혼클리닉]실직뒤 집안살림…아내가 무시해요

    2년전 직장에서 해고된 40대 남성입니다.중학교 1학년,초등학교 4학년 아들과 마케팅 분야에서 일하는 아내가 있습니다.직장을 구하기 힘들어 집에 있다보니 자연스레 집안살림을 맡았습니다.아이들은 아빠가 해주는 음식이 맛있다고 좋아해요.제 취미가 요리거든요.그러나 처음에 미안해하던 아내가 자꾸 불평이 늘어갑니다.나도 집안을 나몰라라 팽개친 아내에게 잔소리하다 보니 부부싸움도 많아졌습니다.아내에게 무시당하며 살긴 싫은데….제 처지를 생각하면 울화가 치밀어 죽을 지경입니다. -박성찬- 경제가 어려워 실직자가 많아지면서 직장을 잃은 가장들이 다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습니다.능력있고 건강한 남자들이 일할 곳을 못찾아 애를 태우고 있는데도 그들에게 일자리를 주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우리를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남편이 직장에서 밀려난 경우 아내가 직장생활을 하고 있지 않으면 생계마저도 어려운 가정들이 많은데 성찬씨네는 아내가 마케팅 분야에서 인정받고 있는 유능한 직장인이라고 하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아직도 우리들은 남자는 밖에 나가 돈을 벌어 와야 하고,여자는 집안에서 살림을 하는 것이 정상적인 가정이라고 생각들을 하고 있습니다.하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경우에 따라서 남편과 아내의 역할을 바꿔 사는 것을 어렵지 않게 받아들이고 있어 그들의 합리적인 생각이 곁에서 보기 좋더군요.유럽이나 미국 같은 서구문화권에서는 남편들이 집에서 애를 키우고 집안 살림을 하는 가정이 상당히 많은데,조금도 어색해 하거나 부끄러워하지 않고 당당한 모습들입니다.서로의 역할을 바꿔 산다고 해서 달라질 것이 없다는 생각들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중요한 것은 남편 스스로가 열등의식을 갖지 않는 것입니다.열등의식을 갖게 되면 본인도 괴롭고,아내 역시도 조심스러워 마음이 불안할 터이고,자녀들도 아빠의 눈치를 보게 되어 가족 모두가 마음이 편치 않게 되지요.하지만 서로의 역할을 바꿔서 생활하다보면 예전에 미처 몰랐던 아내·남편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요즘엔 남편들이 부엌에 들어가 설거지도 해주고 맛있는 별식을 만들어 가족들을 즐겁게 해주는 가정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성찬씨,집에서 살림을 하다보면 시시콜콜 신경이 쓰이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바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아내는 주부로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할 것입니다.그런 아내가 당신 눈에는 칠칠맞은 여자로 보일 수밖에 없겠지요.당신은 아내의 가정주부답지 않은 허술한 행동이 마음에 차지 않아 잔소리를 하게 되고,아내는 아내대로 당신이 하는 집안일이 만족스럽지 않아 잔소리를 할 터이니….부부싸움을 할 수 밖에 없겠네요. 성찬씨,아내에게 해야 할 말이 있으면 그때마다 잘못을 들춰 지적하지 말고,주말에 밖에서 한가롭게 커피 한잔 나누면서 하고 싶은 말을 차분하게 해 보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예전에 당신이 직장생활할 때 아내에게서 들었던 잔소리가 얼마나 지겨웠는지를 생각해 보면 그 답이 나올 것 같습니다. 부부란 키 높이를 따지고,학식을 따지고,시시콜콜한 자존심을 따져가며 맞서는 사이가 아닙니다.서로 이해하고,배려하고,부족한 점을 채워가며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두 아들이 파출부 아줌마가 해주는 음식보다 아빠가 해주는 음식이 훨씬 맛있다고 한다니 음식 솜씨가 아주 좋은가 봅니다.전 미국대통령 존 F 케네디도 부엌에 들어가 음식 만드는 일이 취미였다고 하더군요.제 남편 역시도 자주 별식을 만들어 주는데 그 솜씨가 대단합니다.일류호텔 주방장들이 모두 남자라는 것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지요. 성찬씨,음식 만드는 일에 취미가 있다고 하니 조그만 식당을 차려보면 어떨까요?취미도 살리고 떳떳한 직장도 생기고,전화위복이 될 듯 싶은데요.긍정적인 사고는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한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 새내기 신부 정은주기자 8대종손 시댁 추석나기

    새내기 신부 정은주기자 8대종손 시댁 추석나기

    9월24일 금요일 오후,기사 마감시간 직전에 휴대전화가 울렸다. “은주야,엄마다.” 시어머니였다.나는 지난 8월28일 결혼한 새신부다.신랑은 만난 지 10년이 넘은 ‘오래된 연인’.덕택에 시어머니와도 호칭이 편하다. “너 언제 내려오니.” “글쎄요.일요일 밤에 갈까 하는데요.” “얘,너 토요일부터 쉬지 않니. 차 많이 막히니까 오늘 밤에 내려와라.” “….” 시어머니의 ‘명령’에 복종할 수밖에….이날 야근을 마치고 자정이 넘어 서울을 떠났다. 시집은 충남 보령시.서울에서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가면 2시간30분이면 도착한다.휴일없는 ‘추석연휴 시집살이’가 시작된 것이다. 추석날 인천 친정을 찾기 전까지 나는 낮엔 ‘설거지 보조’로,밤엔 ‘술상무’로 맹활약을 펼쳤다.시아버지,시어머니가 ‘21세기형 시부모’인 덕이다.시아버지는 “기자는 술도 잘 마셔야 한다.”며 술을 따라주고,시어머니는 “설거지는 부부가 함께 하는 것”이라며 아들을 부엌으로 내몰았다.그래도 ‘맏며느리’로 일한 올해 추석은 ‘막내딸’로 지켜본 지난 29년 동안의 명절과는 사뭇 달랐다. ●설거지 보조와 술상무를 넘나들다 시집은 종갓집이고,나는 8대 종손(宗孫)며느리다.연휴 첫날부터 친척들과 동네 어른들이 들이닥쳤다.휴일이면 세수도 하지 않던 나지만 아침부터 곱게 차려입고 부엌으로 향했다.야채를 다듬고,전을 부치고,국을 끓이며 밥상을 차렸다.상이 차려지면 ‘소금 가져와라.’‘술잔 가져와라.’‘물 가져와라.’‘반찬 더 가져와라.’주문이 잇따랐다.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면 어느새 상을 물릴 시간.나는 몇 숟가락 뜨지도 못하고 일어섰다.음식은 넘쳐났지만,난 늘 허기졌다. 뒤처리도 물론 내몫이었다.가족들은 과일을 먹으며 웃음꽃을 피웠지만,‘이방인’인 나는 부엌에서 홀로 수북히 쌓인 그릇들과 마주했다.‘쨍그랑∼.’서툰 솜씨 탓에 그릇을 왕창 깨먹었다.시어머니가 설거지 잘하는 아들을 ‘전격투입’시킨 것도 이때부터.시집살이도 전략이 필요한 법이다. 상차림은 하루에 예닐곱 차례씩 계속됐다.밥상,과일상,찻상,술상….‘손에 물 마를 새 없다.’는 옛말이 실화(實話)임을 처음 알았다.밤에는 어른들이 한잔씩 따라주는 곡주,과일주,소주,맥주,양주를 마시며 취해갔다.몸은 지치고,하루는 길기만 했다. 내가 선보인 유일한 요리는 스파게티.미식가인 시아버지지만 맛본 적이 없고,솜씨좋은 시어머니조차 만든 적이 없는 요리였기에 선택했다.쇠고기와 각종 야채를 볶고 스파게티 소스로 맛을 냈다.과정은 쉽고,결과는 성공.전통 추석음식에 식상한 어린 사촌 시동생들이 즐겁게 먹었다.시아버지는 독특한 향에 얼굴을 찌푸리면서도 ‘생애 최고의 스파게티’라고 농담했다. ●“네 세대엔 다르게 살아야지” “엄마,시집일이 많아서 내려가기 힘들거 같아.다음 명절엔 꼭 갈께요.” 손윗시누이의 전화를 받은 시어머니가 눈시울을 붉혔다.고생하는 딸이 안쓰러운 것이다.시누이는 3년전에 결혼했다.시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신 탓에 서울에서 홀로 차례 상을 준비해야 한다.이번 추석은 연휴 끝자락이 짧은 탓에 친정행을 포기한 모양이다. 나 역시 시집에서 4박5일을 보냈지만,친정에선 채 하루를 머물지 못했다.시집이란 명절 때 딸을 그리워하면서도,며느리를 곁에 붙잡아 놓는 두 얼굴을 가진 것일까. 대구가 고향인 내 친정어머니도 결혼한 지 30년이 넘었지만,명절 때 친정에 한번도 가지 못했다.종갓집 맏며느리인 까닭이다.명절 아침엔 웃어른들을,오후엔 고모들을 맞아야 한다.몇년전부터 딸과 사위,외손주도 기다린다. 명절 하루 동안 들락거린 식구가 50여명.연휴내내 부엌을 맴돌던 어머니도 친정을 가고픈 딸이었다는 사실을 그동안 깨닫지 못했다.효성스러운 며느리(孝婦)란 불효하는 딸(不孝女)의 또다른 이름이 아닐까. 추석 아침,친정으로 떠나며 시어머니에게 어렵사리 말을 꺼냈다.“엄마,제겐 홍씨집안 며느리 자리만큼,정씨집안 딸 역할도 중요해요.엄마처럼 완벽한 종갓집 맏며느리는 자신없어요.” 시어머니의 대답은 명쾌했다.“나도 다시 이렇게 살라면 싫다.그때는 시대가 그랬던 거지.넌 다르게 살아야지.그게 당연한 거야.”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정은주 기자는 인천 출신으로 2002년 2월 서울신문사에 입사한 뒤 산업부를 거쳐 2003년 2월부터 사회부 법조팀에서 일하고 있다.
  • [5일 TV 하이라이트]

    ●이것이 인생이다(KBS1 오후 7시30분) 영길씨의 아내는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되었다.영길씨가 1년 365일 내내 아내 곁을 떠나지 않은 채 극진히 간호를 한 탓인지 마침내 기적이 일어났다.사고 8년이 지난 지금,아내는 산소 호흡기를 떼고 죽을 먹을 수도 있게 된 것이다.사랑의 힘이 불러온 기적 같은 사연을 들여다본다. ●인간극장(KBS2 오후 8시50분) 사위에게 조금이라도 잘해 주고 싶어 밥과 찌개를 아래층으로 나르는 장모.그러나 배가 부른데도 무조건 ‘많이’먹으라는 장모님의 생각은 이해할 수가 없다.게다가 설거지까지 하시는 장모님.잘해 주시는 건 고맙지만 장모가 그럴수록 게러스는 왠지 모르게 부담스럽고 죄책감까지 든다. ●사람,사진으로 쓰는 이야기(MBC 오전 10시50분) 권정현은 초조한 마음을 감추고 목공장에서 언제나처럼 손을 놀리고 있다.우여곡절 끝에 2차에 걸친 귀휴 심사에서 통과된 권정현.귀휴 첫날,권정현은 어머니가 살고 있는 시골집을 찾는다.어머니는 아들을 위한 상차림에 분주하고 그는 어머니의 외양간을 고치느라 바쁘다. ●김용만 신동엽의 즐겨찾기(SBS 오후 11시5분) 공형진,변정수,임호,최민용,남상미,이기우가 등장해 최고의 디지털 토크를 선보인다.혼자이고 싶을 때 쓰는 공형진의 방법,인생의 외로움을 알고 있다는 남상미의 반려자 찾기,남편과 싸웠을 때 남편의 엉덩이를 때린다는 변정수의 부부싸움 해결방법 등을 들어 본다. ●리얼스토리〈실제상황〉(iTV 오후 10시50분) 배수로 공사를 하던 포크레인 기사에 의해 한 여인의 토막 시체가 발견되었다.잔혹하게 토막 난 시체는 죽은 자에 대한 마지막 예우라도 갖추어준 듯 가지런하게 정렬되어 있었다.대체 어떤 사연이 있었던 것일까? 가명을 쓰며 정체를 숨겨왔던 용의자를 찾기란 쉽지 않은데…. ●문화 문화인(EBS 오후 11시40분) 점점 책이 사라져 가는 디지털 시대,출판인으로 28년 외길을 걸어온 김언호.이제 김언호 사장은 새로운 21세기,문화인프라를 구축하려는 끊임없는 시도를 하고 있다.책을 만드는 장인으로,아름다운 책 한 권을 탄생시키기 위해 기울여온 그의 노력과 행보들을 주목해 본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젊은이들 사이에 서구화 바람이 일고 있는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를 찾아간다.랩 음악은 물론 롤러스케이트가 크게 유행하고 있지만 주민 다수가 이슬람교도인 만큼 기성세대들이 젊은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그런 분위기에서 랩 그룹 ‘블랙 패밀리’가 공연연습에 한창이다.
  • 평등부부 ‘대화의 기술’ 배워요

    평등부부 ‘대화의 기술’ 배워요

    “당신이 왜 10점이야.빨리 80점으로 옮겨.”“결혼 전 약속을 하나도 못 지키고,시부모 모시느라 스트레스 받는 것 알면서도 못 도와줬어.나는 10점밖에 안되는 남편이야.” 지난 18일 대구 팔공산에 있는 대구은행연수원.‘평등가족실천교육-함께 하는 파트너십’ 대구·울산지역 행사에 참가하고 있는 30대 후반의 부부가 실랑이를 벌인다.‘내가 당신에게 몇 점짜리 배우자인가.’라는 질문에 스스로 생각하는 점수에 줄을 서는데,대부분의 남편이 70점과 80점에 몰려있는 반면 유독 한 사람만 10점에 서 있었던 것.80점에 서있던 부인은 속이 상했는지 “당신,10점 아닌데…”라면서 끝내 울음을 터트렸다.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여성부의 파트너십 행사가 큰 호응을 얻고 있다.평등가족을 어떻게 이룰 수 있는지를 체험으로 일깨워 주는 이 행사에는 전국 6개 광역시·도에서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와 결혼 10년이 넘지 않은 ‘초기부부’ 540쌍이 참가하고 있다.대부분 큰 기대를 갖지 않고 참석하지만,시간이 지날수록 깊은 속내를 털어놓으며 함께 울고 웃는다. ●“깊은 의사소통으로 배우자의 새로운 면 발견” 부부 사이의 갈등이 의사소통의 부재와 오해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보여주듯 초기부부들은 특히 의사소통과 관련된 프로그램에 큰 관심을 보였다. 말 없이 눈빛과 몸짓,손길만으로 의사를 전달하는 ‘몸으로 소통하기’에서 대부분의 초기부부는 “10년 가까이 부대꼈던 배우자에게도 내가 모르는 부분이 있었구나 싶었다.”고 입을 모았다.특히 눈을 감은 채 음악을 들으며 상대방을 안마하는 ‘춤명상’에서는 “서로의 몸을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만져본 것은 처음이었다.”,“내가 소중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다.”며 “새로운 경험”이라는 반응이었다. 성관계에 있어 의사소통도 큰 관심사였다.결혼 8년차의 30대 부인은 “출장이 잦은 남편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성관계 말고도 떨어져 있는 아쉬움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밝혔다. ●“시댁에 전화 좀 자주”“양쪽 집에 서로 자주 하자” 같은 날 경기도 가평 취옹예술관에서 열린 인천·경기·강원지역 파트너십에서 8쌍의 초기부부는 ‘평등부부 과제찾기’에 골몰하고 있었다.각각 ‘평등관점’에서 배우자에게 꼭 해결되기를 바라는 과제를 이야기하고,상대방은 자신의 관점에서 대안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이다. 남편이 아내에게 바라는 것으로는 ‘투자 좀 하자는데 너무 막지 말자.’,‘아이들에게 너무 스트레스를 주지 말자.’,‘시댁에 전화 좀 자주 하자’,‘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 운동도 하자.’ 등이 있었다.이에 아내들은 ‘노후계획을 함께 세우자.’,‘아이들에 관한 대화를 많이 하자.’,‘두 사람의 부모 집에 서로 전화를 자주 하자.’,‘이제부터 텔레비전을 늦게까지 보지 않겠다.하지만 아침잠이 많은 건 이해해 달라.’ 등의 대안을 제시했다. 아내는 남편에게 ‘집안 일은 항상 함께 하고 주인의식을 가져달라.’,‘일찍 퇴근해서 여유롭게 살아보자.’,‘공격적이 될 때는 무섭다.’,‘다른 사람과 있을 때는 아내의 단점을 숨겨줬으면 좋겠다.’ 등의 이야기를 했다.남편들은 ‘당신이 밥하면 나는 설거지를 하겠다.’,‘술 마셔도 3차는 안 가고 밤에 와서 밥 차리라고도 하지 않겠다.’,‘화가 날 때는 한 템포 참을 테니 30분만 감정 조절하러 나갔다 오라고 이야기해 달라.’,‘아내의 단점을 거론하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오늘을 제2의 결혼기념일로” ‘블랙맨’이라는 이름으로 대구·울산 지역 파트너십에 참가한 결혼 8년차의 40대 남편은 “생활고 등으로 이혼을 결심했는데 아내가 ‘마지막으로 이 행사에 참가하고 결정하자.’고 하도 얘기를 해서 오게 됐다.”면서 “하지만 여기서 아내와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이혼은커녕 오늘을 제2의 결혼기념일로 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놓았다.프로그램이 시작될 때만 해도 “낯 뜨거워 이런 것을 어떻게 하느냐.”고 연신 투덜거리던 그는 마지막에는 아내에게 ‘살면서 너의 소중함을 잊어 버리고 부모와 아이들에게만 잘하면 되는 사람이라고만 여겼던 것을 후회한다.’는 편지를 읽으며 눈물을 흘렸다. ‘사보’라는 이름으로 경기·인천·강원지역 파트너십에 참가한 결혼 9년차 이모(37)씨는 아내에게 ‘네가 나를 믿어주고 아는 만큼 너를 잘 모르는 것 같고,칭찬도 잘 못하는 것 같아.내가 정말 원하는 것은 너를 아끼면서 같이 늙어가는 것뿐이야.’라는 편지를 남겼다. 파트너십에 강사로 참여하고 있는 수원여성인력개발센터 장원자(46·여) 관장은 “부부는 서로 진지하게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많은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면서 “이런 기회에 다른 부부들의 사례를 간접 경험하는 것도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평등가족실천교육-함께 하는 파트너십’은 10월말까지 열리며,참가 부부 및 예비부부는 선착순으로 모집한다.무료. 프로그램은 남녀의 차이 익히기로 시작한다.상대방의 가족과 어린 시절을 알아보고 의사소통과 갈등중재요령,앞날설계,평등한 부부관계를 위한 전략을 논의하는 순서로 이루어져 있다. 일정은 지역별로 하루나 1박2일로 조금씩 다르다.자세한 내용은 지역별 교육운영기관에 문의하면 된다. ●평등가족교육 운영기관 ▲서울 열린사회시민연합(02-3676-6501,www.openc.or.kr) ▲경기·인천·강원 YWCA경기지역협의회(031-206-1919,www.ywca.or.kr) ▲대전·충청 충청남도여성정책개발원(042-825-2462,www.cwpdi.re.kr) ▲광주·호남 광주여성민우회(062-529-0383,www.gjwomenlink.or.kr) ▲대구·울산 함께하는 주부모임(053-425-7701,www.counpia.com) ▲부산·경상 부산여성회(051-852-6647,www.busanwomen.or.kr)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나눔의 집’ 자원봉사 가슈 유리씨

    ‘나눔의 집’ 자원봉사 가슈 유리씨

    “일본은 일본군 성노예 문제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17일 서울 이화여대 학생문화관에서 열린 ‘단절의 계보 일본군 성노예 피해 생존자의 소리와 초상’ 전시장에서 만난 일본인 자원봉사자 가슈 유리(여·23). 그는 “5년 전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들의 쉼터인 ‘나눔의 집’에 대해 들었을 때 피해자들이 살아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면서 “그 사실을 몰랐던 것이 너무 부끄러웠다.”고 털어놨다. 가슈는 12살 때 교토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하숙하던 한국 유학생과 친하게 지내면서 한국을 알게 됐다.‘하나,둘,셋’부터 배우기 시작한 한국어가 너무 재미있어 관심을 가지게 됐다.시가현에 있는 류코쿠 대학 국제문화학과에서 아시아 역사를 공부했다.그는 제대로 알게된 일본 역사에 회의를 느껴 ‘어떻게 하면 일본인으로서 당당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지난해 10월 한국에 왔다.그는 “공부하면서 성노예 피해 할머니들이 모두 세상을 뜨기 전에 일본이 전후보상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고 강조했다.가슈는 지난 2월부터 ‘나눔의 집’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청소·설거지·자료번역 등의 봉사활동을 시작했다.지난 6월30일 김순덕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발길은 더 잦아져 일주일에 한두번은 꼭 들른다.그는 “손을 꼭 잡고 눈물을 흘리면서 ‘일본으로 돌아가면 꼭 주위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역사를 전해달라.’는 할머니들의 당부가 잊혀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슈는 19일 일본으로 돌아간다.그는 “5개월 뒤 학교를 졸업하면 어떤 방법으로든 할머니들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직업을 갖고 싶다.”면서 할머니들의 사진을 어루만졌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마약음료 먹여 ‘중독’ 손님취향 성형 강요

    지난 1999년 서울 미아리에 있는 성매매업소를 탈출한 이모(21·여)씨는 이틀만에 붙잡히는 바람에 손끝 하나 움직일 수 없을 때까지 폭행당했다.업주가 “이걸 마시면 나을 것”이라며 권하는 음료를 마신 이씨는 이후 폭행을 당할 때마다 이 음료로 통증을 달랬다.얼마 뒤 업주는 이씨에게 충격적인 얘기를 했다.이씨가 마신 것은 진통제가 아니라 필로폰이었다는 것이다.이씨는 3년 뒤 가까스로 이 업소를 도망나왔지만,온몸에 벌레가 기어다니는 듯한 고통에 시달리는 금단현상에 괴로워하다 1년도 채 되지 않아 결국 티켓다방을 다시 찾았다. ●성매매 피해여성들 ‘지옥생활’ 성구매 남성과 성매매알선자의 처벌 근거를 명확히 한 ‘성매매 알선 등 처벌법’과 성매매 여성을 피해자로 인정하는 ‘성매매 피해자 보호법’이 23일부터 시행된다.윤락행위 등 방지법을 대체하는 이 법으로 형사처벌에서 자유로워지는 피해여성들이 적극적으로 신고에 나서 성매매행위를 엄중히 단속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하지만 법 시행을 꼭 1주일 앞둔 16일 성매매 피해여성들은 단속보다도 업주와 성구매자로부터 받은 학대와 모욕,성매매로 얻은 질병 등이 더 두렵다고 입을 모았다.서울 동작구 대방동에 있는 성매매 피해여성 재활지원센터 ‘다시함께센터’를 찾은 피해여성들의 절박한 하소연을 들어봤다. ●피임기구 사용막아 성병감염 예사 다시함께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문을 연 뒤 접수된 상담건수는 모두 6018건이다.센터를 찾은 피해여성의 상당수는 잦은 유산과 성관계 등으로 질병을 앓고 있었지만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현재 서울 7곳의 지원센터와 쉼터에는 60∼80명의 여성이 재활교육을 받고 있다. 아버지의 잦은 폭행으로 집을 나와 성매매업소에 들어간 김모(21·여)씨는 “임신하면 업주가 조산원에 데려가 주사를 맞게 했다.”면서 “결근비가 하루에 몇십만원이라 유산을 한 다음날도 손님을 받았다.”고 말했다. 해외취업사기를 당해 일본의 업소로 넘겨졌던 장모(24·여)씨는 “마담이 손님들이 좋아하는 취향으로 얼굴을 고치지 않으면 ‘살벌한 곳’으로 보내버리겠다고 협박,억지로 눈과 코를 성형수술했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피해 여성들은 성매매만 강요당하는 것이 아니다.업주들은 여성들을 몸종 부리듯 온갖 잡일에 동원하면서도 인간적인 대우는 전혀 해주지 않았다. 생활고로 섬에 있는 다방에서 일하기 시작한 신모(24·여)씨는 “청소나 설거지 같은,업주의 집안 일은 물론이고 업주 아들의 학부모 급식당번에 조상 산소 벌초까지 대신했다.”면서 “여름에는 물값이 많이 나온다고 거머리가 우글거리는 우물물로 목욕을 하게 했다.”고 치를 떨었다. 단속이 심해지고 남성용 피임기구인 콘돔이 불법 성매매의 증거품이 되는 일이 잦아지자,업주들은 성매매여성 보호를 위해 콘돔을 사용한다는 암묵적인 룰마저 깨고 있다.이에 따라 피해여성들은 임신과 유산,성병 감염 등의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단속보다 재활이 우선돼야” 한목소리 강릉의 룸살롱에서 성매매를 하다 매독에 감염된 신모(25·여)씨는 “업주가 ‘2차(성매매)에 나가 콘돔을 쓰다 단속에 걸리면 입장이 서로 난처해진다.’며 콘돔을 사용하려면 손님 술값을 다 우리보고 물라고 했다.”면서 “병에 걸린 손님이든 아니든 원하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고 울먹였다. 전문가들은 성매매 피해자 보호법 시행을 계기로 단속을 넘어 피해여성들의 재활을 위한 지원책을 본격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성매매 근절을 위한 한소리회’ 유영님(51·여) 공동대표는 “질병치료와 자활에는 시간이 필요한데 정부는 성과만 재촉한다.”면서 “피해여성들이 능력을 계발하고 자기애를 되찾을 수 있도록 꾸준히 지원하면서 기다려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지혜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싱글들의 화려한 밥상

    싱글들의 화려한 밥상

    싱글은 게으르다.일에서?아니면 인간관계에서?아니다.이들은 제대로 된 밥상 차리는 데 절대 에너지를 쏟지 않는다.단지 3분 내에 만들 수 있는 음식에만 관심을 가질 뿐이다. ‘뭐 어때?’라고 묻는 당신,혼자 살수록 잘 먹어야 오래 산다는 연구결과도 모르는 바보다.그게 아니더라도 ‘밥심’이 있어야 뭐든 잘한다는 어른들 말씀도 안 듣는 반항아다. 싱글들이여,이제 남들 다 한다는 유기농 웰빙식은 못해도 최소한 인스턴트 음식으로 연명하는 생활은 접자.둘이 아니면 어떤가.혼자서도 잘먹고 잘살자. 글 이기철 최여경 나길회기자 chuli@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혼자서도 잘먹어야 single 벙글 #1.자취생의 주식 평상시에는 라면.뭔가 새로운 게 먹고 싶을 때는 라면에 파를 넣는다.영양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면 라면에 달걀을 넣는다.매일 먹는 라면이 질렸다면 라면에 커피를 조금 타본다.고기를 먹고 싶을 때는 소고기라면을 끓여 먹는다.새로운 무엇인가를 원할 때 봉지 라면이 아닌 컵라면을 사서 먹는다.기쁜 일이 생겼는가.그렇다면 평소에 한박스 사다 놓던 라면을 몇 박스 더 사놓아라. #2.분야별 자취생 유형 김치-초급:김치가 넉넉히 있다.중급:아무리 오래된 신김치라도 먹을 수 있는 기술이 생긴다.고급:김치국물을 가지고 전쟁을 한다. 요리-초급:보통 사람들이 먹는 요리를 먹는다.중급:라면과 김치만으로 100가지가 넘는 요리를 구사한다.고급:희한한 메뉴가 등장한다.쌈밥=쌈장+밥,달걀밥=날달걀+밥 등. 설거지-초급:생길 때마다 바로 한다.중급:차일피일 미루다가 벌레가 보이면 한다.고급:친구 하나를 물색한 다음 저녁을 먹이고 시킨다. 술안주-초급:가급적 밖에서 마신다.주점,맥주집 등.중급:각종 마른안주나 과일 등을 사다 놓고 먹는다.이게 더 싸다.고급:○○깡 하나에 소주 한병.두 개씩 먹으면 죽음이다.(출처 웃긴대학·humoruniv.com) 하지만 혼자 사는 그대,언제까지 이렇게 처량하게 살 것인가. 여기 초라한 백수 자취생에서 화려한 요리 전문가로 변신한 ‘나물이’ 김용환(33)씨가 분연히 나섰다.직장인 윤현식(28·롯데백화점 홍보실)씨와 황인숙(25·웅진코웨이개발 인사총무팀)씨에게 전수하는 혼자 사는 자취생이 아닌 멋진 싱글을 위한 요리.손이 많이 가지도,돈이 많이 들지도,호사스럽지도 않다.하지만 진정한 자유인이 되기 위해선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 요리다.아자! ■ 싱글들을 위한 식당 혼자 먹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맞벌이 부부가 많아지면서 가족간의 스케줄이 맞지 않아 ‘나홀로 식사’가 늘어나는 추세다.권우희 JW메리어트호텔 디자이너는 “맨날 보는 직장 동료들과 수다를 떨면서 먹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혼자 먹는데 색다른 즐거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전엔 ‘왕따’를 당한 듯이 구석에서 벽을 보고 후다닥 한 그릇 해치웠지만 지금은 창가에 앉아 당당하게 나홀로 식사를 즐긴다.잡지를 읽거나 먼산바라기를 하는 여유로움은 덤이다.정찬보다는 샌드위치나 김밥 등 간편식 위주다.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인근 센터럴시티 지하의 카페 파스쿠찌(6282-2826)는 한잔의 커피와 샌드위치에 만족하는 강남의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나홀로 식당이다.‘나홀로’족들이 가장 많이 찾는 메뉴는 현란한 모양에 에스프레소의 진하고 캐러멜의 달콤한 맛이 담긴 파스푸초(4500원)와 겉은 부드럽고 속은 파삭파삭한 파니니 샌드위치(4000원).눈과 입이 행복해지면서 나혼자 식사라는 생각은 저만치 달아난다. 인사동 한빛은행 4거리의 우드앤브릭델리(737-1142)는 볼거리가 많고 외국인들의 왕래가 잦은 인사동의 특징을 살린 곳으로 인테리어도 깔끔하다.햄치즈샌드위치가 좋다. 동호대교 남단에서 안세병원 4거리쪽으로 가는 길목의 국민은행 뒤의 르파니에(540-7882)도 샌드위치와 커피를 주 메뉴로 하는 샌드위치 전문숍이다.저녁에는 샐러드,감자튀김,치즈크래커 등의 안주에 곁들여 맥주도 한 잔 할 수 있는 곳이다. 먹을거리 많은 명동에서도 혼자 찾기 좋은 곳으론 유투존 후문 맞은 편의 충무김밥(756-6886)이 있다.밥에 별도의 양념 없이 김으로 감쌌고,김칠맛 나는 오징어무침과 무김치는 충무김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반찬.간식으로도 찾는 사람들도 많다. 충무김밥 골목에서 왼쪽으로 들어가 틈새라면(756-5477)은 얼얼한 라면으로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 매운 맛에 기분전환에는 그만이다.라면회사들이 새 라면을 개발할 때 이 집 라면을 샘플링해 간다는 소문도 있다. 이화여대 정문 미스터피자 맞은 편의 가미(364-3948)는 참국수와 물냉면으로 인기가 높다. 유행을 좇아 새로운 메뉴를 다양하게 개발하기보다는 국수만 묵묵하게 고집해 맛이 깊다. ■ 싱글요리 노하우 (1) 기본적인 재료는 미리 구입해 다듬어 두기-재료가 없으면 요리가 귀찮다.채소도 밀폐용기를 활용하면 김치 냉장고가 없어도 최소 일주일에서 길게는 한 달까지 간다. (2) 남는 재료는 요리해 보관하기-혼자 살면서 음식을 하면 재료가 남기 일쑤.이럴 땐 아예 넉넉하게 만들어 냉동실에 보관해 뒀다 나중에 녹여 먹는다.이게 인스턴트 식품보다 훨씬 몸에 좋다. (3) 통조림 제품은 다양하게 구비해 놓기-보관 기간이 길고 응용할 수 있는 요리가 다양하므로 흔한 참치에서 죽순까지 여러가지를 사놓는다. (4) 야채보다 사용 빈도가 떨어지는 식재료는 1인분씩 보관-각종 고기류는 한번 요리해 먹을 만큼씩 싸서 냉동실에 보관한다. (5) 요리 중간 중간 설거지하기-요리를 하고 난 다음 그릇이 쌓여 있는 것을 보면 요리계에 입문하자마자 떠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 나물이의 요리조리 나물이의 요리법은 어렵지 않다.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만을 쓰고 손과 숟가락과 컵만 있다면 특별한 계량도구도 필요없다.(모든 요리 1인분 기준,재료 괄호안 숫자는 밥숟가락 수) 잘나가는 인터넷 요리작가이자 베스트셀러 ‘2000원으로 밥상 차리기’의 저자.본명 김용환.자취생활 18년 동안 취미를 뛰어넘어 생존전략으로 요리를 해왔다.2002년에 디카를 구입하면서 보다 많은 이들에게 간단하면서도 맛있는 음식 만들기를 알려주는 ‘요리전도사’로 나섰다.그의 홈페이지 나물이네(www.namool.com)에는 하루에도 수천명의 사람들이 요리법을 배우기 위해 방문하고 있다. ●골뱅이 무침? No, 비빔칼국수 재료 칼국수 생면 1인분,닭가슴살 1줌,요리용술 (¼)컵,상추 등 집에 있는 야채 양념장 고추장(2),고춧가루(2),설탕(4),식초(6),다진마늘(1),참기름·깨 조금씩 만드는법 (1)물 3컵에 요리용술을 부어 끓이다가 닭고기를 넣어 삶은 다음 먹기 좋게 찢어준다.(2)양념장 재료를 섞는다.(3)칼국수면을 3∼4분 정도 삶고 찬물이나 얼음물에 헹군다.(4)칼국수,양념장,각종 야채를 넣고 비벼 그릇에 담는다. ●디저트까지 확실히,단호박 크렘블레 재료 단호박 (½)개,설탕(4),버터(1),우유 1컵,달걀 3개,만드는법 (1)단호박은 속을 파내고 껍질을 벗긴 다음 20분간 아 체에 내린다.(2)여기에 설탕,버터,우유,달걀을 섞어 다시 체에 내린다.(3)푸딩틀이나 비슷한 크기의 그릇에 버터를 바른 다음 반죽을 붓는다.(4)약 30분간 쪄내면 완성. ●비타민 보충용 샐러드 재료 방울토마토,치커리 등 각종 채소 드레싱 발사믹식초(2,없으면 그냥 식초로 대체),올리브오일(4),레몬즙((½)), 소금·후추 약간씩 만드는법 (1)준비한 야채를 씻어 찬물이나 얼음물에 씻고 한입 크기로 자른다.(2)드레싱 재료를 섞는다.(3)먹기 직전 드레싱을 뿌리면 된다. ●맛있는 볶음국수,차우펀 재료 쌀국수 1인분,모시조개 7개,대하 1마리(없어도 됨),요리용술(4),죽순 (½)개,청경채 3개(야채는 다른 것으로 대용가능),굴소스(1,없으면 진간장 2+설탕 (½)로 대체),식용유(2),다진마늘(1),고추기름(1,없으면 그냥 고추) 만드는법 (1)식용유를 두른 프라이팬에 다진마늘을 넣고 볶다가 죽순,청경채를 넣는다.(2)여기에 다시 새우와 모시조개를 넣어 볶다가 요리용술을 넣는다.(3)굴소스와 물 (½)컵을 넣고 자작하게 끓인다.(4) 삶아서 얼음물에 헹군 쌀국수를 넣고 소금 후추로 간을 한다.(5)고추기름을 넣고 마무리한다.
  • [깔깔깔]

    ●입장 차이 * 남의 흰머리는 조기 노화의 탓,내 흰머리는 지적 연륜의 탓. * 남이 천천히 차를 몰면 소심운전이고,내가 천천히 몰면 안전운전. * 남의 남편이 설거지하면 공처가,내 남편이 설거지하면 애처가. * 며느리는 남편에게 쥐어 살아야 하고,딸은 남편을 휘어잡고 살아야 한다. * 남의 자식이 어른에게 대드는 것은 버릇없이 키운 탓이고,내 자식이 어른에게 대드는 것은 자기 주장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 사위가 처가에 자주 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내 아들이 처가에 자주 가는 것은 줏대없는 일이다. * 남이 각자 음식값을 내자고 제안하는 것은 이기적인 사고방식이고,내가 각자 음식값을 내자고 제안하는 것은 합리적인 사고방식이다. * 남이 술잔을 돌리는 것은 위생관념이 전혀 없는 것이고,내가 술잔을 돌리는 것은 다정다감한 정을 나누자는 것이다
  • 2030 미혼녀가 꼽은 ‘내 남자의 조건’

    2030 미혼녀가 꼽은 ‘내 남자의 조건’

    초등학교 동창으로 풋사랑의 추억이 있는 서른두 살 동갑내기.알고 지낸 시간 25년. 전세 오피스텔에 사는 월급쟁이 외과 전문의.수입의 3분의1은 시골 부모님께 보내야 하고 외모는 비교적 훤칠함.아버지 환갑 때 손주를 안겨드리고 싶다며 당장 결혼하자 하고 아이는 적어도 셋은 낳아야 한다고 혼자 들떠 있음.37세 이혼남.준종합병원 원장의 막내아들.미국에서 MBA를 마치고 아버지 병원에서 일하는 보기보다 튼실한 남자.외모 준수에 경제력은 막강.결혼은 10년쯤 기다려 줄 수 있고 일하는 아내를 위해 아기는 없어도 된다는 ‘쿨’한 남자.일로 만난 탓에 아직 친구 같은 편안함은 없다.드라마 ‘결혼하고 싶은 여자’의 주인공 신영 앞에 있는 두 남자의 모습이다.만약 당신이라면 누구를 택하겠는가.인생의 반려자를 결정하기까지는 수많은 조건들을 이리저리 재고 따져보기 마련.2030 미혼녀들이 꼽는 ‘내 남자의 조건’을 들어본다. 최근 창간된 미혼남녀 전문 잡지 ‘싱글즈’가 25∼35세 여성 5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서면 및 인터넷으로 조사한 결과 51.5%가 ‘이것만은 빠지지 않았으면 하는 조건’으로 ‘경제력’을 꼽았다.‘성격’이 24.5%로 뒤를 이었고 외모·직업·가정환경 등은 1∼4%씩에 그쳤다. ●제1조건은 “경제력” 52%·“성격” 25% 이같은 조사 결과에 회사원 한은정(30)씨는 “전적으로 공감한다.”면서 “요즘같이 불안한 세상에 내가 아무리 같이 번다고 해도 남편의 돈벌이는 무시할 수 없는 조건”이라고 단언했다.대학원생 임수진(26)씨도 “경제력이 없으면 매사에 자유롭지 못하다.”고 공감을 표시했다.그러나 “건물 몇개 하는 식으로 돈 자체가 목적이 되면 그 결혼은 이미 피폐한 것”이라면서 “기본적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을 정도면 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성격’을 꼽은 회사원 임윤숙(26)씨는 “아무리 돈이 많아도 성격이 더러우면 말짱 꽝”이라고 주장했다.대학원생 황재랑(26)씨도 “돈이란 있다가도 없는 것”이라면서 “현재보다는 앞으로의 잠재력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랑감의 단점에서 가장 참을 수 없는 것으로는 ‘외도로 이어질 바람기’를 꼽은 사람이 31%로 가장 많았다.‘노름’이 21%,‘경제적 무능력’이 20%로 뒤를 이었다. 회사원 이은하(23)씨는 “노름하는 남자,바람기 많은 남자는 절대 만나지 말자는 게 내 신조”라면서 “이 두 가지는 상대방에 대한 신뢰와 배려를 배제한 것으로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황재랑씨도 “결혼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감”이라면서 “욕구는 이해할 수 있으나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것은 참을 수도 믿을 수도 없다.”고 동의했다. ●남자가 동거 경험 있다면 “헤어진다” “상관없다” 각각 19% 결혼하려는 남자가 전에 동거한 적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까.‘자초지종을 들어보고 결정한다.’고 대답한 미혼 여성이 29.5%로 가장 많았다.‘상대에 따라 결정한다.’가 21%,‘곧바로 헤어진다.’와 ‘완전히 끝난 관계라면 상관없다.’가 각각 19%로 팽팽했다.‘사랑한다면 피눈물 삼키며 용서한다.’가 6%,‘괜찮다.나도 과거에 남자 있었다.’도 5.5%를 차지했다. 회사원 조연주(24)씨는 “정말 어려운 문제지만 충분한 대화가 먼저”라면서 “서로가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것을 확인한다면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회사원 배지현(25)씨는 “일단 들어보기는 하겠지만 계속 그 앙금이 남아 힘들 것”이라면서 “차라리 지금 힘들어도 헤어지는 것이 서로를 위해 나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반면 회사원 이상은(24)씨는 “과거는 과거일 뿐,완전히 끝난 거라면 상관없다.”는 의견이었다. 결혼을 한 뒤 남편에 대한 가사노동의 기대치는 얼마나 될까.‘내가 바쁠 때는 남편이 도맡을 수도 있어야 한다.’가 48.5%로 ‘완전 공동부담’ 24%를 크게 앞질렀다.기계적인 공동부담보다는 바쁠 때는 융통성을 발휘해 분담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설거지·빨래 정도 시킨다.’가 9%,‘청소기 돌리는 정도의 성의만 보이면 된다.’가 5.5%였다.1%에 그친 ‘내 남자 손끝에 물을 묻히게 할 수 없다.’는 항목에는 질문 자체에 거부감을 보인 여성들이 많았다. ●“운명은 내가 만들어 가는 것” ‘운명적인 사랑’을 믿습니까.44.5%가 ‘그 운명은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답했다.‘운명적 사랑은 있다.’가 24%,‘현재 운명을 기다리고 있는데 가끔 혼란스럽다.’가 17%를 차지했다.‘난 이미 내 운명을 만났다.’가 6%,‘운명적 사랑은 없다.’가 5.5%로 비슷했다. 대학원생 곽영진(26)씨는 “사랑이란 누구와도 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그때그때의 상황에 영향을 받는 것일 뿐,운명이란 만들어 가는 것이지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고 했다.임수진씨도 “내가 사랑을 하고 싶을 때 나타나는 사람을 그냥 운명이라고 믿는 측면이 큰 것 같다.”고 거들었다.반면 회사원 이상은(24)씨는 “가끔 모르는 사람을 보고 심장이 뛸 때가 있다.”면서 “언젠가는 운명적 사랑이 나타날 것을 믿는다.”고 기대했다. ‘내 남자를 만나고 싶은 방식’으로는 ‘어느날 갑자기 운명적으로’가 48%로 가장 많았고 ‘오랜 친구에서 애인으로’가 32%로 뒤따랐다.곽영진씨는 “모르는 사람에게 마음을 열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면서 “성격·성품을 속속들이 알고 친밀함 속에서 마음을 열 수 있는 사람에게서 진정한 사랑이 싹튼다.”고 강조했다. 조사를 진행한 ‘싱글즈’의 임지혜(30) 에디터는 “절반 이상이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경제력을 꼽은 것은 재미있는 결과”라면서 “전에는 유머감각 등이 많이 꼽혔지만,극심한 경제 불황을 반영하는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이효용 이재훈기자 utility@seoul.co.kr
  • [정인학칼럼] 장관님들 일 좀 합시다

    [정인학칼럼] 장관님들 일 좀 합시다

    세상을 살다보면 울면서 먹어야 하는 ‘겨자’같은 무엇이 있기 마련이다.예전의 일이다.중앙부처 공직자들이 끼리끼리 모이면 ‘국회의 국정감사와 신문사의 출입기자만 없으면 공무원도 할 만하다.’는 속내를 농담삼아 주고받곤 했다.정부부처의 무기력을 꾸짖고,권한남용을 감시하며 독선적 행정을 비판하는 국회와 언론이 국정운영에서 감당하는 역할을 역설적으로 요약한 표현이다.눈물이 나올 만큼 톡 쏘는 겨자,바로 그 겨자가 있어야 음식이 비로소 제맛을 내는 이치를 말하고 있다. 중앙부처 공직자들의 겨자타령은 요맘때쯤이면 절정에 달한다.왜 아니겠는가.9월 정기국회에,10월의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회에서 이것저것 요구하는 자료를 준비하느라 서류더미에 파묻혀 지내다 보면 누구라도 푸념이 절로 나올 것이다.그뿐인가.국감자료가 공개되면 신문들은 애써 감추고 싶은 것들을 기사화할 것이니 심사가 편할 리 없다.그러나 올해는 중앙부처 공무원들의 겨자타령이 없을 것 같다.무슨 일을 했어야 국정감사를 받고 말고 할 게 있을 것 아닌가.설거지를 안 했으니 그릇을 깬 일도 없었을 것이다. 고위 공직자들이 입만 벙긋하면 경제 운운하기에 재정경제부의 ‘성적’을 가늠해 보았다.한국언론재단의 검색 프로그램을 이용해 지난 2월1일부터 7월31일까지 서울신문의 재경부 기사를 조사했더니 54건이었다.경제부총리가 조찬 간담회나 세미나 등에서 언급한 경제정책에 관한 내용도 포함시켰다.그리고 5년 전,그러니까 김대중정부 출범 2년째였던 같은 시기의 역시 서울신문 재경부 기사를 세었더니 106건으로 올해보다 2배쯤 많았다.요즘엔 두바이산 원유가 40달러인데도 조용하지만 그 당시엔 17달러에 육박한다고 연일 대책을 쏟아냈다. 경제 환경이 IMF체제 뒤끝이었던 5년 전과는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래서 해마다 비슷한 업무가 반복되는 행정자치부의 기사를 검색해 보았다.5년전 행자부 기사는 134건으로 올해의 65건보다 2배가 넘었다.올해는 중앙인사위원회가 행자부에서 분리됐기 때문에 관련 기사가 적었을 것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중앙인사위가 딴집살림을 시작한 것은 6월 중순이었으니 그리 설득력이 없다. 정부기구가 축소되어 일손이 부족했던 것은 더더욱 아니다.참여정부의 정부조직은 3월말 기준으로 49실395국1308과로 예전보다 4실14국47과가 늘었다.어디 그뿐이랴.지난 3월이었을 것이다.중앙부처를 포함해 47개의 중앙행정기관마다 혁신담당관실이라는 것을 신설해 정부업무를 혁신한다고 법석을 떨어온 터다.행자부 혁신담당관실은 한술을 더 떴다.발상을 전환해야 한다며 담당관실 문패를 거꾸로 매달기도 했다.한국의 국가혁신역량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 가운데 18위라니 일은 안 하고 ‘억지 쇼’로 승부하려 한다는 오해를 받기 십상이다. 정부가 정신을 차려야 한다.장관들이 두 눈 부릅뜨고 소매를 걷어붙여야 한다.엊그제 중앙부처 기획관리실장 워크숍에서 공직사회를 ‘한국사회의 엔진’이라고 치켜세웠다고 한다.공무원 사회를 움직이는 기관사는 바로 장관이 아닌가.시류에 영합해 자리나 연명하려는 행태일랑 집어치워라.국정을 꾸릴 비전이 없거든 공부 좀 해라.정부의 무기력을 탓하는 세상의 지탄이 귀에 거슬리거든 행여 평생을 시류에 편승해 입신양명에만 연연해 하지 않았는지 자문해 볼 일이다.세상의 지탄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거든,그 분노를 국정을 추스르기로 승화시키기 바란다.요즘의 과거사 논란에서 보듯 장관의 행적은 훗날의 심판을 받게 된다는 사실을 새겨야 할 것이다. 교육 대기자 chung@seoul.co.kr
  • 첫 해설 있는 재즈콘서트 여는 한충완

    재즈는 어렵다.그래서 멋모르고 듣고 멋으로 듣는다는 말이 있기도 하다.그런데 우리가 잘 아는 동요 ‘학교종이 땡땡땡’‘종이비행기’,인기만화 주제곡 ‘우주소년 아톰’이 재즈로 신나는 변신을 꾀한다면 재즈가 좀 만만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방학을 맞은 청소년들을 겨냥,해설이 있는 재즈 콘서트가 국내 처음으로 열린다.새달 8일부터 22일까지 정동극장에서 계속되는 ‘피아노 치는 아빠가 들려주는 기분 째지는 재즈 콘서트’가 그것.물론 재즈에 관심은 있지만 무지한 성인 초보자들에게도 문은 활짝 열려 있다. 지루하고 따분하게만 여기던 재즈를 ‘기분 째지게’ 즐길 수 있도록 우리를 안내할 길라잡이는 재즈 피아니스트 한충완.버클리 음대 1세대인 그는 지금까지 4장의 앨범을 발표하고 이름난 대중가수들의 앨범 작업에도 무수히 불려다니는,둘째가라면 서러울 실력파다.“재즈가 쉬운 음악은 아니니까 재미있게 자유롭게 레퍼토리를 선정했어요.” 재즈로 풀어낸 ‘학교종이 땡땡땡’‘종이비행기’ 같은 동요에서부터 대중가요,‘Take A Train’‘고엽’ 등 재즈 고전,자신의 자작곡 등을 연주하면서 명쾌한 해설을 곁들인다. 그는 “장르의 벽을 허무는 작업이 재미있다.”며 “앞으로 기회가 되면 동요나 가요를 재즈로 편곡한 앨범을 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개인적으로나 우리나라 재즈 공연 사상 이처럼 장기 공연은 없었다는 그는 “꽤 압박감을 느낀다.”고 말하면서도 “이번 무대가 진짜 공연을 위한 공연”이라며 흥분된 표정이었다.“최대한 자연스러운 무대로 꾸밀 생각입니다.질문도 받고 관객 중 한 명을 골라 같이 연주도 하고….” 서울예대 실용음악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그는 인터뷰날 교수님답지 않게 검은 색 티셔츠와 진 바지 차림에 배낭을 메고 나타났다.지난해 겨울 4집 앨범 ‘회색’ 발매에 맞춰 염색했던 회색빛 머리는 물이 빠져 거의 금발에 가까웠고 짙은 턱수염은 보색 대비를 이루듯 강렬한 인상을 풍겼다.“95년부터 길렀는데 아주 편해요.일주일에 한번씩 바리캉으로 밀어주면 되거든요.(웃음)” 평소 교통수단은 10년 전부터 타기 시작한 오토바이.배기량 1000cc급 2기통짜리 스즈키 오토바이가 이날의 애마(?)였다.타고 온 오토바이를 가리키며 “차로 치면 지프”라고 설명했다.그는 이것 말고도 3대의 오토바이를 더 가지고 있단다. 마주앉은 그는 터프한 차림새와 달리 조용한 말투에 피아니스트 특유의 섬세함이 느껴지는 그런 사람이었다.게다가 그는 중학생 2명과 유치원생 2명 등 4남매를 둔 아버지.2001년 이혼한 뒤 아이들을 홀로 키우고 있다.그는 오히려 아이들이 많은 게 음악활동에 더 도움이 된다고 했다.“자기들끼리 알아서 잘 생활해요.둘째가 군기반장이죠.(웃음)” 빨래,설거지,청소 등 집안일도 서로 분담해서 척척 잘 해낸다고 칭찬이다. 피아노 치는 아빠의 자식들 음악교육이 궁금했다.“별로 신경 안쓰는데요.” 싱거운 대답이 돌아온다.집에 변변한 피아노 하나 없단다.“뒷방에 (피아노가) 하나 있긴 한데 칠 만한 게 못돼요.” 첫째와 막내에게서 음악적 소질이 엿보이지만 “속터져서 못가르친다.”며 웃는다.대신 그는 아이들과 함께 장르를 가리지 않고 좋은 음악 듣는 것으로 의무를 다하고 있다. 1인 3역,4역을 해내고 있는 그에게 연습할 시간은 있느냐고 물었다.“저는 연주할 때 손가락의 능력보다 제 귀에 얼마만큼 들리냐를 더욱 중시합니다.악보를 외워 기계적으로 연주하는 것보다 감과 느낌이 살아있는 연주를 하는 것이 중요하죠.” 그러면서 그는 “학생들로부터 새로운 음악 스타일,유행,감각들을 끊임없이 전달받고 있다.”며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이 하나의 연습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그의 앞선 감각을 전수받고 재즈에 대한 무지를 깰 수 있는 기회.절대 놓쳐서는 안 되겠다.(02)751-1500.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정인학칼럼] 이명박 서울시장의 항변

    이명박 서울시장은 요즘 당혹스러울 것이다 ‘이명박 서울의 찬가’ 가 순식간에 원성으로 돌변했기 때문이다.대중교통 체계를 개혁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시민불편이 발단이 됐다.취임 두 돌에 맞춰 서두르는 바람에 사전 준비를 제대로 못해 시행착오를 겪게 했다는 것이다.지난해 이맘때 취임 첫돌에 맞춰 청계 고가도로 철거를 시작해 히트쳤던 이 시장이기에 이번 실수가 더 커 보인다. 확실히 새로운 교통체계 시행에는 문제가 있었다.강남대로 교보타워 버스정류장은 삼척동자가 보더라도 중앙의 버스전용차로 정류장으론 그 많은 교통량을 소화할 수 없는 게 뻔한데도 그대로 시행되었다.가뜩이나 교통비 부담이 신경 쓰이는데 요금 단말기마저 먹통이 됐다.하루도 아니고,더러는 아직도 먹통이니 따가운 눈총을 받아도 싸다.날씨마저도 문제를 더욱 꼬이게 만들었다.새 대중교통 체계가 시행되는 첫날부터 하루도 거르지 않고 1주일 내내 비가 내렸다.비만 내렸다면 봄,여름,가을을 가리지 않고 차가 뒤엉켜 버리는 게 서울이 아니던가. 이명박 시장은 사방에서 쏟아지는 성토가 야속했을 것이다.설거지를 도맡다 보면 그릇을 깨는 수도 있기 마련인데 설거지하는 수고는 제쳐 두고 그릇 깬 것만을 몰아붙인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정부가 환경단체에 발목을 잡혀 서울외곽고속도로 사패산 터널 하나 제대로 뚫지 못하고 1년 반이나 질질 끌고 있을 때 말도 많은 청계 고가도로를 말끔히 걷어낸 그다.말로만 강남·북의 균형발전을 외치던 역대 시장들을 꾸짖기라도 하듯 강북 뉴타운계획을 마련한 주인공이기도 하다.교통난을 가중시켜 안 된다는 시청 광장만 해도 평가받기에 충분하질 않은가. 시민홍보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받아들이기 싫을 것이다.방송은 모르겠으나 신문을 보면 6월 내내 앞을 다투어 새로운 교통체계 관련 기사를 실었다.여러 신문이 한 두번이 아니라 시리즈까지 만들어 시시콜콜한 내용까지 소개를 했다.잘못이 있다면 요즘 팽배한 ‘신문 불신’에 책임이 있을 것이다.서울 혜화동에서 경기도 성남을 오가는 광역버스의 한 운전기사는 예전 버스 번호와 새 번호를 함께 붙이고 다니는데 번호가 바뀌어 혼란스럽다는 지적이 도대체 이해되지 않는다고 승객의 푸념에 반문했다. 이명박 시장은 이번 교통체계 개편의 혜택이 수도권 주민에게는 직접 돌아가지 않는다고 목청을 높이는 대목에선 어이가 없을 것이다.수도권 주민의 편의 극대화는 서울시장의 몫이 아니라 수도권 단체장이나 정부의 숙제일 것이다.지하철 정기권 문제도 그렇다.서울시가 아니라 운임 수입이 감소한다며 전면 시행을 거부하는 철도청이 비난받아 마땅할 것이다.행정은 국민의 편의를 높이는 작업일 것이다.집단소송을 제기하려 한다면 수도권 혹은 전국민이 서울시민과 같은 수준의 혜택을 누리게 해달라는 소송이어야 할 것이다. 이명박 시장이 눈을 크게 떠야 할 진짜 책임은 따로 있다.엊그제였다.이것저것 궁금한 게 있어 서울시의 대중교통 관련 몇몇 부서에 전화를 했다.1주일이 넘게 구설수에 올랐으면 이번 교통체계의 시행과정에서 불거진 문제점이며 대안을 나름대로 파악하고 있을 줄 알았다.그러나 어느 부서 한 곳도 답변을 해주는 곳이 없었다.예외없이 다른 부서 전화번호를 대주느라 정신이 없었다.김선일씨가 이라크에서 이미 희생된 시각,‘희망이 보이기 시작한다.’고 대통령에게 보고했던 외교부의 촌극이 떠올랐다.정부 부처의 어처구니없는 행태를 서울시가 그대로 닮고 있었다.이게 바로 이명박 시장의 진짜 책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교육담당 대기자 chung@seoul.co.kr˝
  • [에듀 짱]茶道-서해고 이순실 교사

    초여름날 따가운 햇살의 끝자락이 조심조심 교실에 흘러들었다. 차(茶) 향기에 취한 것일까.창문 너머 멀리 내다보이는 서해의 저녁 노을이 교실 구석까지 비추는가 싶더니 어느새 차와 하나가 됐다.찻물 우려내는 아이들의 조심스러운 손등에도,이마에도 작은 땀방울 송글송글, 찻물이 우러난 듯했다. 지난달 28일 오후 6시30분.경기도 시흥 서해고 4층 다도실.2학년생 12명이 선생님에게 의젓하게 큰 절을 했다.교복 매무새를 정갈히 한 양반다리 남학생들의 다기(茶器)를 다루는 손놀림이 제법 어른스럽다.무릎을 꿇고 앉아 차를 따르는 여학생들의 한복 맵시도 정갈하다.물을 따르고,차를 우리고, 차를 권하고,마시는 모양새가 한 시간 전까지 ‘꺄르륵’ 수다를 떨던 아이들인가 싶다.휴대전화 문자메시지에 익숙한 가벼운 손놀림도 이 곳에서는 한없이 차분해졌다. 이순실(42) 교사의 다도 수업 시간.인스턴트 식품에 익숙해진 학생들도 이 시간만은 항상 즐겁다.처음에는 지루하기도 했지만 입시공부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다도의 매력에 점점 사로잡혔다.다기를 소리나지 않게 다루는 조심성,차를 우리며 기다릴 줄 아는 여유,손님을 생각하며 차를 달이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 여기에 차를 즐기는 기쁨까지 얻었다. 김영훈(17)군은 “무엇보다 자세를 올바르게 하는 방법을 배워 좋다.”고 했다.이정관(17)군은 “우리 옛 선비의 자세를 배우고 싶어 지원했다.”고 말했다.이 교사는 “다도 수업은 인성교육은 물론 입시에 지치고 공부에 스트레스 받은 학생들에게 안성맞춤”이라며 ‘다도 예찬론’을 폈다. 이 교사가 다도를 수업에 도입한 것은 10년 전 동료 교사의 권유로 서울 인사동 ‘가례원’을 찾은 것이 계기가 됐다.차를 배우고 즐기는 사람들의 모임에 참여하면서 차와 인연을 맺은 뒤 다도를 교육에 접목시킬 방법을 찾았다.7년 동안 다도수업을 진행해 온 그는 지난 2000년에는 경기 지역 교사들로 ‘차인회’(茶人會)를 구성, 다도교육의 장점을 알리고 학교수업에 보급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의 수업이 알려지면서 ‘다도교실’은 학교측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지난해 이 학교로 전근왔을 때에는 이명우 교장이 다구 17세트 구입비용 300만원을 지원했다.창고도 다도실로 꾸미도록 배려했다.지난해부터는 경기교육청 특성화 프로그램으로 지정돼 해마다 300만원을 지원받고 있다. 이 교사는 “다도 수업에 유별난 준비는 필요 없다.”고 강조한다.1년 수업에 필요한 차는 약 6통.주로 한 통에 1만 5000원짜리 녹찻잎을 쓴다.다기는 종류가 워낙 다양한 데다 용도에 따라 별도로 맞출 수도 있지만 인사동에 가면 무난한 물건을 살 수 있다고 한다.그는 “반영구적으로 쓰는 다기 외에는 비용이 별로 들지 않아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그는 매년 전교생을 대상으로 수강생을 모집한다.올해는 1∼3학년 60여명이 지원했다.한 반을 10∼12명으로 구성,일주일에 2∼3시간씩 2개월 동안 수업한다.수업은 정규수업과 보충수업을 마친 오후 7∼9시 자율학습 시간에 이뤄진다.물을 끓여 차를 우리고,차를 즐긴 뒤 설거지까지,한 차례 수업은 1시간이면 충분하다.(031)433-4547. 시흥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효섭 엄마의 孟母리포트] 美명문대 5곳서 합격통지 받은 이효섭군

    ‘초등 홈스쿨링→중학교 입학→민족사관고 입학→중퇴→미 명문대 5곳 합격’ 이효섭(18)군의 우여곡절 학창시절이다.보통 학생들처럼 학교생활을 하지 못했다.값비싼 유치원에 다니지 않았고,초등학교 과정은 집에서 엄마에게 배웠다.중학교는 ‘물’ 좋다는 강남 지역도 아니었다.남들이 보내고 싶어 안달복달하는 민족사관고는 1년만에 자퇴했다.하지만 학교를 그만둔 지 1년.효섭이는 미 명문대 5곳으로부터 합격통지서를 받았다.효섭이가 합격 통지서를 받은 대학은 워싱턴 세인트루이스(Washington University in Saintlouis)와 노스웨스턴(Northwestern),터프츠(Tufts),칼튼(Carleton),스워스모어(Swarthmore) 등 모두 5곳.국내에서는 하버드나 옥스퍼드 등 아이비리그 대학만 알려졌지만 미국 내에서는 아이비리그 못지않게 명성이 있는 명문대들이다.효섭이는 현재 워싱턴 세인트루이스대 생의학·화학 복수전공과정 진학을 고려하고 있다.몸과 마음을 다 치료하는 의료선교사가 되고 싶어서다. 원하는 대학에 쉽게 합격했지만 효섭이는 너도나도 앞다퉈 시키는 학원이나 고액과외 등 사교육의 ‘축복’은 받지 않았다.‘무너져가는’ 공교육의 혜택을 받은 것은 중학교 3년이 전부였다.남들이 부러워하는 외국 대학에 진학하게 된 데는 우여곡절 속에서도 아들의 특성을 이해해 재능을 맘껏 펼치게 조용히 뒷바라지한 어머니 윤영(46)씨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아이의 재능은 만들어진다 어떻게 공부를 시켰을까? 윤씨는 “어려서부터 아이의 특성과 재능을 파악하고 혼자 공부할 수 있도록 환경만 만들어준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네살 때였다.테이프가 딸린 동화책을 앉은 자리에서 혼자 10차례나 되풀이해 듣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효섭이가 가장 좋아한 것은 책이다.“서점에 갈 때마다 효섭이는 5만∼6만원어치씩 책을 사달라고 졸랐어요.당시 29만원에 불과한 남편 월급으로는 큰 부담이었지요.” 이후 윤씨는 책을 사는 대신 교회에서 운영하는 도서관을 활용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와 이문열의 ‘삼국지’는 효섭이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되풀이해서 읽을 정도로 가장 좋아하는 책이다. 이처럼 효섭이가 ‘책벌레’가 된 데는 윤씨의 결심이 결정적이었다. 텔레비전을 치워버린 것.윤씨는 결혼 1년 뒤 효섭이를 가진 뒤부터 혼수로 장만해온 텔레비전을 시부모께 드렸다.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서였다.윤씨는 대신 매일 육아일기를 쓰고 책을 읽었다. 효섭이는 이같은 윤씨에게 큰 영향을 받았다.윤씨는 텔레비전이나 비디오 대신 하루종일 효섭이와 함께 책을 읽었다.어려서부터 책을 통해 세상을 보는 방법을 배운 효섭이의 호기심은 날로 늘었다.외출이라도 하는 날이면 윤씨는 끊임없이 쏟아지는 효섭이의 물음에 일일이 답해주느라 목이 하얗게 쉬었다.대답할 때는 어른을 대하듯 정성을 다했다.“오죽했으면 친정 어머니가 ‘쓸데없는 애들 질문에 일일이 대답한다.’며 절 구박했겠습니까.하지만 전 효섭이를 하나의 어른,인격체로 대하고 싶었습니다.” 이같은 교육의 영향인지 효섭이는 여느 아이들과는 달리 부모와 ‘말이 통하는’ 신세대다.윤씨는 효섭이가 가끔 마음을 상하게 할 때도 있지만 용서를 구하며 보내온 앙증맞은 e메일 한 통에 서운함은 눈녹듯이 사라진다고 했다.“여느 수험생 엄마들처럼 저는 맘 고생 한 번 없었습니다.어려서부터 공부보다 가족의 중요성을 강조했기 때문이지요.” 당연히 집안 청소와 설거지에 효섭이가 빠질 리 없었다. 초등학교 1학년 말.효섭이네 생활에 크게 변화가 생겼다.효섭이의 아버지 이희명(46)씨가 베트남 합자회사인 ‘비나파이프’의 포스코 대표로 파견됐다.주변에서는 모두 ‘아이들 교육을 생각하라.’며 남편을 따라가는 것을 적극 말렸다.그러나 윤씨는 ‘가족은 함께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엄마가 직접 가르치는 홈스쿨링(Home-Schooling)을 결심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 홈스쿨링 발령지인 항구공업도시 하이퐁은 교육시설이 거의 없을 정도로 환경이 열악했다.외국인학교는 아예 없었다.윤씨는 미리 초등학교 2∼6학년 교과서와 참고서,명화와 디즈니시리즈 비디오테이프 100여개를 한꺼번에 구입해 들어갔다.베트남에서의 홈스쿨링이 시작된 것이다.그는 한국 초등학교처럼 일주일의 공부 시간표를 만들어 효섭이를 가르쳤다.국·영·수는 물론 사회,과학,미술,음악에 도덕까지….교과서를 가르친 뒤 문제집을 풀게 하는 방식이었다.학교처럼 매일 숙제도 냈다.생물학을 전공하고 사범대 교직과정을 이수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음악은 윤씨가 20여년간 교회 오르간 반주를 해온 경험이 있어 직접 가르쳤다.체육은 한 달에 5만원을 들여 태권도와 배드민턴을 가르쳤다. 문제는 영어였다.나중에 국제학교라도 보내려면 영어를 배워야 했기 때문이다.마침 적당한 과외교사가 나타났다.남편 회사에 통역사로 지원했던 베트남 하이퐁 해양대 교수였다.윤씨는 알파벳도 모르는 효섭이에게 대학생들이 회화교재로 쓰는 ‘스트림라인’으로 가르치게 했다.문법은 필요할 때마다 윤씨가 통역을 해서 가르쳤다.매일 2시간씩 매주 4차례 강의에 한 달 강의료는 300달러가 채 들지 않았다.베트남의 싼 물가 덕분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발음이 문제였다.발음 교정을 위해 마침 하이퐁 해양대 교수로 와 있던 87세의 미국인 노 교수를 매주 한 차례 집으로 모셔 한 시간씩 발음을 가르쳤다.어린이 영어성경을 읽어주면서 교리 공부까지 하는 방식이었다.윤씨는 “뭐든 말하기를 좋아하는 효섭이가 말도 안 되는 영어로 얘기하는 것을 참을성 있게 들어준 그 분들께 정말 감사드린다.”면서 “영어를 강요하기보다 흥미를 느끼도록 돕기만 했다.”고 했다. 홈스쿨링이 모든 걸 해결해주지는 않았다.사교성이 떨어질까 걱정이었다.그는 남편과 잠시 헤어져 베트남의 수도인 하노이로 나가 유엔에서 운영하는 국제학교인 ‘유니스’에 효섭이를 편입시켰다.이번엔 집이 말썽이었다.시청 임대아파트가 너무 낡아 천장이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일어났다.그는 효섭이를 호치민에 있는 호주계 국제학교인 IGS로 전학시켰고,남편 회사의 도움으로 가족이 합칠 수 있었다.효섭이는 6학년때 학년 대표로 선출될 정도로 적응을 잘 해 나갔다. 윤씨의 노력과 효섭이의 탁월한 언어적 재능,그리고 뭐든 영어로 떠들기 좋아하는 성격 덕분에 효섭이의 영어실력은 갈수록 향상됐다.하노이 ‘유니스’에 편입하기 전 영어 실력을 평가받기 위해 치른 영어어학원(ESL) 테스트에서는 ‘ESL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4학년때였다. 효섭이의 언어적 재능을 알아차린 윤씨는 프랑스어도 가르치기로 했다.호치민에서 만나 사귄 이웃집 스위스계 여성을 선생님으로 모셨다.타고난 언어능력 덕분인지 효섭이는 불과 여섯달 만에 웬만한 회화가 가능할 수준에 올랐다.윤씨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5학년때 잠시 귀국,친정이 있는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청강생 자격으로 시험을 치르게 한 결과 전교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윤씨는 “친정 부모님께 잠시 아이를 맡기려고 했지만 학교측에서 ‘이렇게 뛰어난 아이를 우리 학교에서는 맡을 자신이 없다.엄마가 계속 가르치는 게 낫겠다.’며 거절했다.”고 말했다. ●외국대학에 미련 없다 6학년 2학기.효섭이는 5년여만에 다시 한국 땅을 밟았다.서울 광진구 광장중에 입학한 효섭이는 윤씨의 철저한 홈스쿨링 덕에 학업 공백 없이 새로운 생활에 잘 적응했다.성적도 최상위권이었다.한국에서 과외는 받지 않았다.지난해 미 SAT시험을 치르기 위해 화학 개인과외를 1주일 정도 받은 것이 전부였다. 중3때인 어느 날,남편이 원서 한 장을 들고 퇴근했다.민족사관고를 보내자는 것이었다.효섭이는 인문계 특차에 응시했고,3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다. 이후 국제계열로 과를 바꿨지만 학교생활은 만족스럽지 못했다.결국 효섭이는 1년만인 지난해 2월 자퇴를 결심했다.윤씨는 “혼자 알아서 공부하는 효섭이와 학생들의 모든 생활을 규제하는 학교 분위기와 맞지 않았고,1년에 최소 1500만원 이상 드는 학비가 경제적으로도 부담이 됐다.”고 털어놨다.효섭이는 이후 혼자 공부했고,미국 검정고시인 GED에 응시해 합격했다.미 수능시험에서는 SATⅠ 만점,SATⅡ 물리·화학·수학Ⅱ·작문에서는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효섭이와 윤씨는 요즘 걱정이 많다.장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달 16일부터 시작하는 워싱턴대 생의학 계열 여름캠프에 참가해야 하지만 아직 진학을 최종 결정하지 못한 탓이다.1년에 4만3000달러에 이르는 학비도 큰 부담이다.장학생으로 뽑혔지만 통지를 늦게 받아 장학금을 신청하지 못했다. “외국 대학에 보내지 못하더라도 후회는 없습니다.효섭이가 어떤 대학을 가서 어떤 일을 하든 제 스스로 잘 해낼 자신이 있으니까요.” 윤씨는 끝까지 효섭이를 믿고 있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열린세상] 역대 정권의 개혁 실패 이유/강형기 충북대 교수·한국지방자치학회 명예회장

    ‘비에 젖은 낙엽처럼 살자’는 것이 자신의 생활 모토라는 한 공무원이 생각난다.낙엽이 비에 젖어 바닥에 붙어 있으면 빗자루로 쓸어도 좀처럼 쓸려나가지 않는 것처럼 정권이 바뀔 때마다 들고 나오는 개혁정국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가만히 엎드려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유리창을 닦지 않으면 유리창을 깨지 않을 것이고 설거지를 하지 않으면 접시를 깨지 않는다면서 될 수 있는 한 정권의 힘이 빠질 때까지 엎드려 있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는 것이었다. 왜 이런 말이 나왔을까? 정권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나라의 미래보다는 자신들의 현재에 초점을 두고 개혁안을 입안한 경우가 많았다.현실을 가슴에 품고,현장에 서서,현물을 접하면서 정책을 만들기보다는 그저 작문으로만 한 개혁도 많았다.당장 어렵다고 단기 땜질로 대처한 결과 얼마 후에는 오히려 더욱 어려운 문제에 봉착하게 한 경우도 많았다.미봉책이 새로운 미봉책을 요구하게 했던 것이다. 진정한 개혁은 현실의 어려움을 모면하려는 것이 아니라 앞날에 대한 희망을 연출하는 것이다.개혁은 미래의 세대를 위한 가장 적극적인 선물이다.개혁은 생명의 새로운 기운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지금 우리의 목표가 일시적으로 그럭저럭 좋은 세월을 보내는 것이라면 기존의 좋은 법과 관례만을 준수하면 될 것이다.우리의 목표가 미래 세대의 행복까지도 생각한 것이라면 우리는 날로 새로워져야 한다.그러나 역대 정권들의 개혁정책에는 개혁자체를 선전하는 것이 그 주된 목적인 것이 많았다.그래서 우리를 새롭게 하지 못했던 것이다. 개혁의 앞길에는 3가지의 장벽이 가로놓여 있다.제도의 벽과 물리적인 벽,그리고 의식의 벽이 그것이다.개혁이란 이러한 3가지의 벽을 허무는 것이다.이 중에서도 의식의 벽을 허무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의식의 벽을 허물기 위해서는 정보를 공유하고,다양한 참여로 힘을 모으며,현장을 중시하면서 국민에 대한 사랑으로 신뢰를 쌓아야 한다.개혁의 왕도는 정보공유와 참여에 있는 것이다. 정보를 공유한다는 것은 ‘왜 개혁을 해야 하는지’를 공감시키고 미래의 가치를 공유시켜 개혁에 동참하게 하는 길이다.개혁이 성공하려면 무엇을 위한 개혁인지의 목표를 분명히 해야 한다.그리고 이러한 목표를 공감시키고 그 미래의 가치를 공유시켜야 한다.그러나 역대 정부가 펼친 대부분의 개혁은 일부의 핵심요원들만이 주동이 되어 종이와 연필로 한 것이었다.따라서 고쳐야 할 모든 것은 국민과 기업,그리고 지방이라는 생각으로 개혁에 임했으면서도 현장의 지지를 받지 못해 결국은 작문으로서 하는 개혁이 되고 말았던 것이다. 국민들이 개혁의 취지와 목적,참여할 방법을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개혁은 성공할 수가 없다.역대 정부의 개혁과정에 목청을 돋운 것은 예외 없이 부처의 이익을 위해 똘똘 뭉친,조직에 예속되어 다른 세계를 보지 못하는 공무원과 정부기관들이었다.그 결과는 허망했다.우리 국민이 편리한 여객수송이나 따뜻한 난방 대책을 요구할 때에도 마차생산업자나 화로공급자들만이 모여서 자신들의 대책을 마련하듯이 기관의 입장만으로 일관한 개혁은 성공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개혁 주도부처의 조정력 강화와 국민의 참여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나의 조직을 개혁하는 힘은 3가지에서 나온다.구성원의 위기감 공유에 의한 개혁,이념의 공유에 의한 개혁 그리고 개혁 주체의 리더십에 의한 개혁이 그것이다.그러나 현재 우리의 상황은 개혁주체의 리더십이나 이념에 의한 것만으로 정부개혁이 실현될 단계가 아니다.이제는 보다 많은 국민들이 우리의 한계와 실상을 이해하고 위기상황을 절감하게 함으로써 국민이 지지하고 참여하게 해야 한다.그리고 정말 명심해야 할 것은 당장의 어려움을 면하고자 과거처럼 다시 미봉책을 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이제 우리는 역대 정부가 개혁에 실패했던 전례를 다시는 답습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강형기 충북대 교수·한국지방자치학회 명예회장˝
  • [탄핵기각] 각계 전문가·원로 반응

    각계 전문가와 원로들은 대통령 탄핵소추의 기각결정에 대해 한결같이 “당연하고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상생의 정치와 사회통합을 위해 힘을 모을 것을 당부했다. ●조정래(소설가) 국민의 뜻을 따른 현명한 결정이다.지난 총선을 통해 국민들은 혁명적으로 정치권을 물갈이했고 탄핵기각을 통해 대통령은 새롭게 지지와 신뢰를 얻었다.제2의 건국이라 할 수 있을 대변혁이다.국민과 정치권은 한마음으로 뭉치고,개혁과 안정을 동시에 이룩해 가는 정치가 이뤄졌으면 좋겠다. ●신경림(시인) ‘사필귀정’이라는 말을 자연스레 떠올렸다.국민 대다수의 뜻을 거스른 말도 안 되는 ‘소동’의 당연한 귀결이다.우리 사회의 성숙도를 정치가 따라잡지 못해 일어난 촌극이었다.어쨌든 결과가 나왔으니 이제 정쟁은 그만두고 화합과 진정한 평화로움을 구해야 할 때다. ●함세웅(신부·가톨릭대 부교수) 탄핵은 정치적·역사적으로 하나의 사건이었다.정치인은 정치인 대로,국민은 국민 대로 교훈을 얻었을 것이다.대통령도 여러가지 아픔이 있었을 것이고 배운 것도 있었을 것이다.민심이 천심이라는 말을 되새기고 잔잔한 삶 속에서 큰 목소리들이 아니라 작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가 필요하다. ●조희연(성공회대 사회학과 교수) 조·중·동 등 보수언론이 독점했던 여론 형성기능이 약화되면서 보수세력이 스스로 왜곡한 공간에 안주한 채 내렸던 오판이 부메랑이 됐다.대통령도 보수세력이 탄핵을 강행토록 잘못을 한 게 사실이다.전화위복으로 삼고,의회혁신을 통해 다수와 소수가 서로를 파트너로 존중하는 다원주의를 정착시켜야 한다. ●정현백(성균관대 사학과 교수·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국민이 뽑은 국회의원이라도 국민의 의견에 반하는 것은 용납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입증한 셈이다.대통령의 지지는 낮았지만 탄핵 반대가 높았다는 것은 절차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국민이 지적한 것이다.이번 사태가 형식적 참여에서 실질적 참여로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다. ●박홍(서강대 이사장) 헌재가 대통령의 잘못을 지적하면서도 공동선 차원에서 탄핵은 적절치 않다는 점을 잘 판단했다.대통령도 정치권도 겸허하게 수용하고 새로운 미래를 모색해야 한다.여야,노사,동서,남북,신구 모두 한쪽이 없으면 한쪽은 존재할 수 없다.이 모든 갈등을 국가 공동체를 위해 합쳐나가야 한다. ●박근(전 유엔대사) 민주주의 국가에서 임기를 보장받은 대통령도 헌법의 견제를 받으면서 통치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줬다.탄핵결과에 상관없이 가장 중요한 헌법상 견제수단인 탄핵이 헌정사상 최초로 발동됨으로써 대통령의 견제를 위한 실질적인 선례를 남겼다.헌법과 국민을 생각해 신중하게 통치하길 바란다. ●강문규(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 여야는 물론 국민도 더이상 왈가왈부하지 말고 헌재 선고를 수용해야 한다.행정부가 명심할 것은 ‘면죄부’를 받았지만 이 사태가 국정운영에 대한 경고 성격도 띠고 있다는 점이다.보복사정은 금물이다.포퓰리즘의 유혹에 경도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기우이길 바란다. ●법장 스님(조계종 총무원장) 이번 사태는 각계각층에 상생의 정치가 얼마나 필요한 것인가를 깨닫게 했다.여야 정치권은 화합과 상생의 정치를 통해 국민에게 신뢰 받는 정치인으로 새롭게 태어나고,정부 당국도 심기일전하여 민생안정과 개혁을 위한 새로운 출발점에 서 있다는 각오로 국정에 임해주기 바란다. ●이춘연(영화인회의 이사장) 해묵은 체증이 싹 내려간 듯하다.지난 2개월 동안은 식사를 한 뒤 설거지를 하지 않은 것처럼 찜찜했다.‘탄핵’이란 별난 영화가 종영됐으니 영화인들도 더 훌륭한 작품으로 본격적인 관객사냥에 나서야 하겠다. ●박윤흔(국민대 객원교수·전 환경부 장관) 직무에 복귀하는 대통령의 1차적 임무는 사회통합이다.더 이상 편가르기식 논쟁으로 흘러서는 안 된다.반대자까지도 끌어안아 국정에 참여시키는 결단이 있어야 한다.대통령의 발언이 갖는 중요성을 각인했으면 한다.대통령은 법치주의의 상징이자 수호자가 아닌가.그런 점에서 헌재의 지적은 적절했다.˝
  • [길섶에서] 날궂이 단상/심재억 생활레저부 차장

    “비가 올라나.”낮게 깔린 비구름이 산머리를 감아돌 무렵이면 밭일에 허리께 미어지는 어머니,두어 식경 만에 다리를 펴고는 턱턱,허리를 쳐대십니다.그것도 잠시,이내 호미자루 고쳐잡고 일렁이는 콩밭두렁에 몸을 잠그지만,널어둔 빨래며,우케 등속 비설거지 걱정에 마음이 더 급합니다. 라디오 한대 갖기가 방 한칸 달아내기보다 어려웠던 시절,모든 어머니는 기상대였습니다.요즘의 기상특보 같은 건 생각도 못했지만,물난리만 아니면 그런 ‘날궂이 예보’도 그다지 불편하지 않았습니다.삭신이 쑤시고 결리는 느낌뿐이지만 어머니 날궂이는 신통하기도 했습니다.해서 소풍을 앞둔 날은 잠자리에서 이렇게 묻곤 했지요.“엄마,오늘 허리 어때?” 지금이야 쑤시고,결리면 당장 붙이고,바를 뿐 누구도 날씨를 말하지 않습니다.널린 게 기상정보라 그럴 필요도 없고,자칫 빗나가기라도 할라치면 ‘젊은 것들’의 면박도 마뜩찮습니다.그러나 병증이든,날씨든 세상의 섭리는 몸이 먼저 느낀답니다.아무리 ‘절대 과학’의 시대라지만,어머니들처럼 우리도 싱싱하게 오감(五感)을 열고 살 일은 없는 것인지…. 심재억 생활레저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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