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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절이 두려운 직장맘] 명절 스트레스에 해묵은 감정 폭발…설·추석 직후 이혼소송 급증

    [명절이 두려운 직장맘] 명절 스트레스에 해묵은 감정 폭발…설·추석 직후 이혼소송 급증

    #결혼 3년 차인 주부 A씨는 지난 설 이후 이혼절차를 문의하기 위해 법률사무소와 상담센터를 찾았다. 결혼 초창기부터 남편과 다툼이 잦았던 A씨는 닷새간의 설연휴 가운데 2박 3일을 시댁에서 보냈다. 사흘 동안 이어지는 설거지와 음식준비에 지친 A씨는 남편에게 ‘남은 연휴는 친정에 가서 쉬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편은 거리가 멀고 몸이 피곤하다는 핑계를 대며 ‘연휴 이후 주말에 가자’고 답했다. 결국 친정에 가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온 A씨는 마음이 상해 집안일을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러자 남편은 A씨에게 “도대체 무슨 일을 했다고 이러냐”며 핀잔을 줬다. A씨는 이어지는 남편의 폭언에 ‘이 사람과 더는 함께 살 수 없겠구나’라고 마음먹었다. 명절은 가족 간의 정을 확인하는 날이다. 하지만 때로는 해묵은 감정이 폭발하면서 부부관계가 파국으로 치닫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22일 대법원의 전국 법원 이혼소송 접수 현황에 따르면 올해 설연휴 다음달인 3월 접수된 이혼소송은 3539건으로 전달(2월) 2540건보다 39.3% 증가했다. 2012년 설 당시엔 3755건으로 전달에 비해 16.7%, 2013년에도 3580건으로 14.3% 정도 증가했다. 추석 역시 마찬가지였다. 2014년 추석 연휴 다음달인 10월에는 3625건의 이혼소송이 접수됐다. 이는 전달에 비해 7.7% 늘어난 수치다. 협의이혼도 지난 2012년 설연휴부터 올해까지 전달 대비 평균 16.3% 정도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명절 연휴 이후 이혼소송이 늘어나는 요인으로는 여성에게만 일방적으로 집중되는 가사노동, 이로 인한 고부갈등과 부부갈등 등이 꼽힌다. 이처럼 명절 스트레스를 겪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명절에 시댁이나 처가 방문을 기피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직장인 황모(33·여)씨는 “시댁에 가는데만 6~7시간 걸린다. 도착하면 곧바로 음식을 만들고 조카들도 돌봐야 한다”며 “되도록 늦게 가고, 최대한 일찍 시댁을 나서려고 한다”고 털어놨다. 명절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스스로 변화를 시도하는 사례도 있다. 차례상이나 음식 준비를 대행업체에 맡기는 간단한 변화에서부터 시작해 가족들끼리 캠핑을 가거나 긴 연휴를 이용해 해외여행을 가기도 한다. 결혼 5년 차인 직장인 장모(37)씨는 “양가의 허락을 받아 이번 추석에는 아내와 함께 해외여행을 떠날 예정”이라면서 “지난 5년간 명절을 겪으면서 아들, 사위로서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 이번에는 긴 연휴를 오롯이 아내와 나를 위해 보내고 싶어 큰 결심을 했다”고 전했다. 홍승아 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가 일상화되고 맞벌이 가구가 절반을 넘어서면서 가사노동 분담이 늘고 여성의 역할도 바뀌고 있다”며 “여성의 역할에 대한 전통적인 인식과 변화된 인식의 차이가 시댁 식구와의 갈등, 세대 간 갈등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가족문화가 여실히 드러나는 시기가 명절”이라면서 “간극을 메울 수 있도록 명절 문화를 일정 부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잘 돕던 남편도 시댁 가면 남의 편… 추석 때 출근하려고요”

    “잘 돕던 남편도 시댁 가면 남의 편… 추석 때 출근하려고요”

    명절에 모이는 시집 식구만 10명이 넘고 추석 당일에는 왔다 갔다 하는 친인척만 30명 정도 된다. 이틀 동안 오전 6시에 일어나 오후 늦게까지 밥상과 술상 차리기를 반복한다. 시아버지를 비롯한 남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날 생각이 없다. 평소 집에서 청소나 빨래를 도와주던 남편도 명절만 되면 꼼짝을 안 한다. 그래서 명절이 되면 남편이 ‘남의 편’처럼 느껴진다. 섭섭함을 토로해 봤지만 ‘명절 하루만 참아 달라’는 말만 반복할 뿐이다. 그렇게 전쟁 같은 하루를 치러내면 몸이 녹아내릴 것 같은 고단함이 밀려온다. 몇 년째 같은 명절을 반복하고 있지만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주변 친구들이 일부러 명절 근무를 잡는다는 말을 듣고 올해 추석엔 차라리 근무를 신청해 볼까 생각 중이다. 직장인 안모(35·여)씨는 명절을 앞둔 심정을 묻자 연신 한숨을 쉬며 이야기를 이어 갔다. 명절이 두렵다는 그는 바뀌지 않는 명절 풍경을 안타까워했다. 명절 가사 노동을 여성이 전담하는 것은 평소 가사 노동 분담과 비교해도 차이를 보인다. 2012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복지 실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평상시 가사 노동을 절반씩 분담하는 경우는 전체 응답자 8309명 가운데 10.6%에 그쳤다. 주로 여성이 전담하되 남성이 일부 도움을 주는 경우가 65.8%로 가장 많았고, 여성 혼자 가사 노동을 맡는 경우도 21.7%로 나타났다. 가사 노동의 종류를 보면 남성은 주로 장보기, 아이와 놀아 주기 등이 많았고 여성은 식사 준비, 설거지, 세탁 등을 맡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가사 노동 분담마저도 명절이 되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여성가족부가 2010년 실시한 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명절 때 남녀가 같이 일한다’고 답한 경우는 조사에 참여한 전체 응답자 2298명 가운데 4.9%인 112명에 그쳤다. 명절 가사 노동을 며느리가 주로 한다고 응답한 경우는 32.7%, 며느리를 포함해 어머니, 딸 등 여자들이 주로 일하는 경우가 62.4%로 조사됐다. 이는 맞벌이 부부나 외벌이 부부, 응답자의 연령, 소득, 학력 등과 무관하게 나타나는 현상이었다. 직장인 서모(31·여)씨는 “명절 가사 노동은 오롯이 여자들의 몫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시어머니, 시아버지 등 시댁 식구들의 눈치가 보여 남편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도 없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두 며느리를 둔 정모(58·여)씨는 “일년에 두 번뿐인 명절에 며느리를 고생시키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차례 준비나 밥상, 술상을 차리는 것을 남자들에게 맡길 순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조성은 한국건강가정진흥원 본부장은 “평소 분담되는 가사 노동도 종류별로 따져보면 음식을 만드는 일 등은 여성이 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명절에는 음식 준비 등 기존에 여성들이 담당했던 가사 노동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절대적인 노동량 증가뿐 아니라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배우자의 모습 등 해묵은 갈등이 폭발하게 되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며 “‘수고했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는 등 배우자의 노력이 필요한 시기”라고 조언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독박(讀博) 육아일기](26) 가끔은 그냥 ‘나’이고 싶다

    [독박(讀博) 육아일기](26) 가끔은 그냥 ‘나’이고 싶다

    오늘은 남편의 생일이다. 전날 밤, 놀아달라고 달라붙는 아이를 다그쳐가며 노트북을 부여잡고 마감이 임박한 글을 써대다 결국 접었다. 밤 11시 미역국을 끓이기 위해 미역을 불리고 밥을 새로 짓기 위해 쌀을 씻었다. 그 사이 아이는 거실 바닥에 과자 한 봉지를 쏟아부었다. 부스러기를 열심히 손으로 문질렀다. “하지마!” 소리를 치다가 곧 ‘아, 두 살짜리 애한테 지금 뭐하는 건가’ 한숨을 쉬었다. 남편은 밤 11시 40분이 넘어 들어왔다. 이 달 들어 10시 이전에 들어온 날이 없다. 지난 주말은 이틀 내내 출근했다. 술을 먹는 것도, 놀다 들어온 것도 아니고 단지 일을 하다 늦게 들어온 것인데 점점 화가 난다. 자정이 되자 미리 사둔 케이크에 대충 초를 꽂아 아이의 입을 빌려 노래를 불러주었다. 다시 노트북을 붙잡고 끄적이다가 새벽 2시에 미역국을 끓여놓고 잤다. 새벽 6시, 남편이 다행히 한 그릇을 후루룩 먹고 출근했다. 9일 전에는 나의 생일이었다. 나만의 무언가를 기념하는 날은 1년 중에 딱 생일 하루 뿐이라는 생각에, 괜히 생일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그날 자정에도 남편이 숨겨뒀던 케이크를 꺼내 축하를 해주었다. 아이와 함께 촛불을 끄고 곧바로 각자 돌아섰다. 남편은 아이를 재우고 나는 밀린 설거지를 했다. 아침부터 많은 사람들의 축하를 받고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반나절을 보냈다. 남편은 또 일이 늦어져 밤 11시에 들어왔다. 아이와 둘이 마트에서 장을 봐온 뒤 먹고 싶었던 스파게티를 만들었다. 늦게 들어온 남편과 아주 늦은 저녁식사를 했다. 친정엄마는 으레 인사말로 “미역국은 먹었느냐”고 물었지만, 새벽 6시에 집을 나서는 남편에게 미역국을 기대하는 건 가혹했다. 그나마 12시가 끝나기 전에 함께 밥이라도 먹었으니 충분했다. 연애할 때는 생일날 함께하지 못하면 마치 큰 일이라도 나는 듯 했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날이라 여겼다. 그런데 결혼을 하자마자 첫 생일은 시댁 가족들과 저녁식사를 했고, 두 번째 해에는 눈치 없이 아무 계획도 잡지 않은 남편과 다툰 뒤 집 근처에서 저녁을 먹었다. 세 번째인 지난해에는 추석 당일이었다. 새벽 같이 일어나 성묘를 가고 시댁 가족들과 점심을 먹었다. 그나마 ‘1년 중 364일 다 잘해도 생일 하루 소홀히 하면 큰일난다’는 것을 깨달은 남편이 아주 어렵게 시부모님의 눈치를 봐가며 오후에는 따로 시간을 보냈다. 분위기가 근사한 곳에 유모차를 한쪽 벽에 세우고 밥을 먹었고 그 중 반은 서서 아기를 안고 흔들어가며 먹었다. 지난해 아이가 태어난 뒤부터는 100일부터 지난달 600일까지 빠짐없이 챙겨주고 있다. 작은 조각 케익이라도 사와서 아기와 사진을 찍는 간단한 의식을 해왔다. 돌잔치는 결혼 준비보다 더 고심하며 했고, 형편 없는 컴퓨터 실력으로 몇 날 며칠을 밤새가며 1년 동안 자라온 모습을 담은 10분 짜리 성장 동영상도 직접 만들었다. 우리의 기념일 사진에는 아기가 가운데였고, 아기가 촛불을 껐다. 케이크를 보며 즐거워하는 아기의 모습에 더 행복해했다. 그렇게 맞이한 이번 생일은 생각지도 못했던 사람들에게까지 축하를 많이 받았고, 정말 기뻤다. 내가 존재할 수 있음을 축하해주는 것이 새삼 고마웠고 감격스럽기까지 했다. 특히 누군가 “오늘만큼은 너만 생각하고, 이기적으로 행복하라”고 말해주었는데 순간 울컥했다. ‘그래도 될까’하는 생각이 먼저 스쳤다. 여전히 몸은 회사에 머물러 있고, 저녁에는 집에서 아이와 함께 야근까지 했지만 그 날 하루 자유시간을 받은 것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 이기적인 생각을 해도 된다는, 나만 생각해도 된다는 해방감이 들었다. 아이는 나에게 상상할 수도 없는 행복과 기쁨을 주는 존재이고, 함께하면서 즐거운 순간이 훨씬 더 많지만 때로는 나를 점점 더 감싸는 이 ‘엄마’라는 굴레가 낯설기도 하다. 나는 아직도 아이처럼 모르는 것 투성이고 소녀처럼 마음이 쉽게 다칠 때도 많다. 하지만 이제 오롯이 아이만 생각하고 아이를 위해 희생하고 누구보다 강해져야 하는 게 당연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이번 생일도 손꼽아 기다렸으면서도 한 편으로는 ‘이 나이에 애 엄마가, 그깟 생일이 뭐라고’하는 생각들을 계속 되새겼다. 유난을 떠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는 느낌이 스스로를 덮쳤다. 나의 무언가를 기념한다는 것이 불과 1년 반 만에 어색한 일이 되어버렸다. 엄마라는 사람이 ‘나’를 생각한다는 것이 마치 금기인 것처럼 여겨지고 있다. 엄마는 아이만 생각하고, 이기적이어선 안 되는 사람으로 만들어져 있다. 내 생일은 안중에도 없이 남편과 아이, 가족들의 생일상을 차리는 데 더 열중해야 하고, 남편과 아이의 옷은 좋은 것을 고르면서도 내 옷은 세일하는 매대에서 고르는 게 더 자연스럽다. 아이를 안기 편한 옷, 아이 피부에 닿기 좋은 옷을 골라 입어야 하고 아이가 먹기 좋은 메뉴를 골라 밥을 차려야 한다. 여가 시간에 차로 이동할 때에는 아이가 좋아하는 동요를 틀어주고, 잠이 들면 그제서야 좋아하는 가요 몇 곡을 잽싸게 듣는다. 2년 전까지만 해도 발이 아파도 굽 높은 구두를 신고 다니며 소소하게나마 멋 부리기를 좋아했는데, 지금은 신발장 속에 먼지 쌓인 구두를 보기만 할 뿐이다. 어쩌다 중요한 약속이 있을 때 한 두번 꺼내 신었는데 분명히 내 발에 맞던 구두인데도 왠지 내 것이 아닌 것 같다. 엄마니까, 나도 내 아이를 사랑하고 아이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희생할 각오가 되어있지만, 엄마이기 전에 그냥 나이고 싶을 때도 있다. 나만의 시간이 간절하고 나만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그립다. 회사를 다니며 일을 하는 게 오히려 감사한 것은, 이 시간 동안에는 누구의 엄마가 아닌 나 자체로 평가받을 수 있어서다. 물론 회사에서 마주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이의 안부를 가장 먼저 묻고, 일을 하는 동안 개인적인 시간은 별로 없다. 하지만 그냥 여러 사람들이 내 이름을 불러주는 자체만으로도 좋다. 그나마 아이를 맡기고 나와 일을 하면서 겨우 나만의 시간을 조금 갖게 되었다. 점심시간에 아무런 약속이 없을 때 한 시간 가까이 운동을 하는 것과 지하철 출퇴근길에서 ‘멍 때리기’를 하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순간이 주는 즐거움이 의외로 크다. 그동안 나는 항상 무언가를 생각해야만 했다. 학생일 때에는 공부를 안 하고 멍하니 TV를 보면서 죄책감을 갖고 불안했다. 놀면서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일을 할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취재원들과 아무런 저녁약속도 없이 혼자 일찍 퇴근한 날에는 마치 내가 뒤쳐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내일 누구를 만나고, 무슨 이야기를 나눠야할지 생각해야했다. 아기가 태어난 뒤로는 더 많은 생각을 강요당했다. 아기를 보고 있는 와중에도 잘 크고 있는 걸까, 어디 아픈 건 아닐까, 어떻게 하면 더 웃게 해줄까. 모든 순간이 고민의 연속이었다. 일주일에 두 세 번 정도는 출퇴근길에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1시간씩 좋아하는 음악을 반복해서 들으며 그냥 멍하게 서있는데 거기서 이상한 희열을 느끼기도 한다. 육아의 가장 큰 적이 외로움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주 가끔씩은 지하철 속 그 많은 사람들 사이에 온전히 혼자가 되어 아무 생각 안 해도 되는 찰나의 시간이 나를 달래주기도 한다. 밥을 먹고 잠을 자는 것까지 모두 아이와 함께, 아이에게 초점을 맞추며 생활한 지 2년째. 그것이 당연하다고 받아들이고 이미 익숙해졌지만 문득 지나가는 아쉬움은 어쩔 수가 없다. 그림 볼 줄은 몰라도 보는 것은 좋아해 전시회 티켓들을 여러 장 고이 모셔놓았는데, 얼마 전에 보니 모두 기한이 지나 있었다. 좋아하는 작가의 전시회라고 몇 달 전부터 광고를 보며 꼭 가기로 다짐했던 것들도 이미 기간이 끝났다. 주말마다 아이와의 일정이 있고, 나와 남편 지인들의 경조사를 챙기다 보니 정작 우리 만의 시간을 갖기도 쉽지가 않다. 이제 엄마가 되었으니, 정해진 대로 모든 것을 아이와 가족에 맞춰 지내고 있지만 이미 지나버린 전시회 표를 볼 때처럼 섭섭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엄마가 되어간다는 것이 점점 나를 뒤로 밀리게 하는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아직은 욕심을 떨치기가 어렵다. 아마 시간이 지날수록 ‘나’이고 싶다는 욕심은 줄어들 테고, 거기에 나는 더 익숙해져있을 것이다. 몇 년 뒤쯤에는 누군가 나의 생일을 축하하는 자체가 낯설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아주 가끔씩은 이기적인 시간들이 주어지면 좋겠다. 내가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생각해도 그것이 큰 잘못은 아니라고, 때로는 그렇게 해도 된다고 허락받고 싶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 (20)엄마가 되어 뒤늦게 사춘기가 찾아왔다(21)아줌마가 되게 해줘서 고마워 (22)외식에 집착하는 외로운 아기엄마의 항변 (23)엄마의 책임감도 아이와 함께 자란다 (24)깜깜한 초보엄마를 깨워줄 길잡이가 필요하다 (25)아들 딸 구별 말자던 세상, 정말 달라졌을까 ▶1회부터 19회까지는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허백윤 기자의 독박 육아일기 / ☞블로그
  • 소일거리·매일 30분 걷기… 치매 늦출 수 있다

    소일거리·매일 30분 걷기… 치매 늦출 수 있다

    가스레인지에 냄비를 올려놓고선 까맣게 잊고 외출하고, 냉장고 문을 열고선 무엇을 꺼내려고 했는지 생각나지 않아 멍하니 서 있는 일이 반복된다면 누구나 치매를 의심하게 된다. 치매와 건망증은 기억력이 떨어진다는 면에서 닮았지만, 건망증이 심하다고 꼭 치매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다만 단순한 건망증으로 보이는 기억력 장애라도 횟수가 잦아지거나 정도가 지나치면 치매 초기 증상인 경도 인지장애일 수 있어 전문의 진단을 받아보는 게 좋다. 경도 인지장애는 같은 연령, 교육 수준과 비교해 인지기능이 저하됐으나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을 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는 상태로, 정상 노화와 치매의 중간단계다. 13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치매로 가기 전 단계인 경도 인지장애 진료환자 수는 최근 5년간 평균 43.9% 증가했다. 2010년 2만 4000여명에 불과하던 환자가 2014년 10만 5000여명으로 늘었으며, 지난해를 기준으로 여성 환자는 7만 1880명, 남성은 3만 3718명을 기록했다. 친구의 이름이나 자기 집 전화번호가 순간 기억나지 않고, 상황에 맞는 단어가 떠오르지 않으면 단순한 건망증으로 볼 수 있지만, 기억장애가 반복되고 나중에 다시 생각나지 않으면 치매 초기 증상으로 봐야 한다. 건망증이 심하면 한번 사들인 물건을 또 사고, 샴푸를 칠하고 헹군 사실을 잊고선 다시 샴푸로 머리를 감는다. 또 최근 있었던 일이 기억나지 않아 같은 질문이나 말을 반복하고, 전화가 왔어도 잊어버리고 가족에게 전달해주지 못한다. 이런 증세가 순간적이고 가끔 나타나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자주 나타난다든가 손목시계를 설탕통에 집어넣는 등의 황당한 행동은 치매 초기 증세로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경도 인지장애는 기억력 저하가 주된 증상이기는 하지만, 시공간 능력 등 다른 인지 기능이 떨어져 자주 갔던 곳에서 길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언어 이해력과 표현력이 떨어져 물체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힘들어하는 일도 있다. 종종 시간과 장소를 헷갈릴 때도 있고, 드물지만 판단력이 저하되는 사례도 있다. 이런 다양한 인지장애를 보이지만 전반적인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고 사회에서 어느 정도 독립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경도 인지장애와 치매의 다른 점이다. 그러나 경도 인지장애 환자는 상당수가 알츠하이머 치매 등으로 악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치매 고위험 상태다. 인지기능에 아무 이상이 없는 사람 중 1~2%가 매년 치매에 걸리는 반면, 경도 인지장애 환자는 매년 10~15%가 치매로 악화한다고 한다. 이준홍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기억력이 심하게 저하된 기억상실형 경도 인지장애는 알츠하이머병으로, 기억력은 괜찮은데 언어 및 시공간 능력에 이상이 생긴 비기억상실형 경도장애는 전두측두엽변성이나 레비소체치매 등으로 이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경도 인지장애는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많이 나타나고 진입 연령대도 여성이 빠르다. 건강보험공단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여성은 70대 이상 연령층에서 다수의 경도 인지장애 환자가 매년 40%씩 빠르게 증가하는 반면, 남성은 70대에서 80대 이상 고령층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경도 인지장애 환자가 급증한다. 여성은 70대 노인 100명 중 1.7명이 경도 인지장애 환자이지만 같은 연령대 남성 노인은 100명 중 1.2명꼴이다. 전문가들은 여성 경도 인지장애 환자가 많은 이유를 단순 가사 노동의 반복, 만성 스트레스와 피로, 출산과 폐경 등의 신체 변화에서 찾는다. 빨래, 청소, 설거지 등의 가사 노동은 대부분 노련한 기술이 필요치 않고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아무 생각 없이 할 수 있는 단순한 일거리다.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어서 뇌가 지적인 자극을 받지 못하고 이런 일이 반복되면 건망증이 생긴다. 아이 가방 챙기기, 약 먹이기, 요리하기, 숙제 봐주기, 다림질 등 수십여 가지의 일을 한꺼번에 도맡아 처리하다 보면 자연히 집중력이 떨어지고 건망증이 심해진다. 또 가족 중 혼자만 낙오되는 듯한 위기감, 불면증과 우울증 등은 스트레스가 돼 정서 불안을 가져온다. 나덕렬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스트레스와 긴장은 뇌 세포의 피로를 촉진해 건망증이 심해지고, 신체적인 피로와 수면 부족도 집중력을 떨어뜨려 건망증을 유발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경도 인지장애가 생겼다고 무조건 낙담할 일은 아니다. 경도 인지장애를 빨리 치료하면 치매 발병 소지를 낮추거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치매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치매가 분명해진 시점은 주요 부위의 뇌신경 세포가 70% 이상 손상된 때이므로 치료를 한들 별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경도 인지장애가 치매로 진행하는 것을 멈출 수 있는 효과적인 약물은 아직 없으나, 인지 훈련이나 인지재활로 억제할 수는 있다. 서상원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반드시 소일거리를 찾아서 하고 모임에 참가해 대화해야 하며, 자원봉사 같은 생산적인 일에 참여하면 더욱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뇌 건강을 위한 좋은 생활습관이 몸에 배도록 하면 치매로 진행되는 속도를 늦추거나 아예 치매 발생을 억제할 수 있다. 이재홍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평소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을 잘 치료해야 하며 흡연, 음주를 피하고 적절한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매일 30분씩만 걸어도 치매 발생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해외여행 | 몽골-여자들만의 캠핑 7 Days in Mongolia⑤후이 덜렁 후닥 Hui Doloon Hudag

    해외여행 | 몽골-여자들만의 캠핑 7 Days in Mongolia⑤후이 덜렁 후닥 Hui Doloon Hudag

    ●후이 덜렁 후닥 Hui Doloon Hudag Хуй долоон худа 마지막 만찬은 풍성하게 여행의 끝자락. 원래 계획은 울란바토르로 다시 돌아가는 길에 마음 가는 대로 아무 곳에서나 캠핑을 하기로 했었는데 밤새 이야기를 나누느라 잠도 부족했고 짐에 가득 묻은 모래의 흔적도 털어내고 싶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몽골에 왔으니 말을 타 봐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었다. 우리는 여행사에 문의를 하고 멀지 않은 위치의 게르 캠프를 추천 받았다. 후이 덜렁 후닥의 바얀척드 캠프였다. 후이 덜렁 후닥은 몽골 최고의 축제인 나담축제와 더불어 말경주가 펼쳐지는 지역이다. 말경주는 놀랍게도 4~5살짜리 아이가 같은 나이의 말을 타고 20km의 초원을 달려 결승점으로 들어오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작고 어린 아이들이 말을 타고 초원을 달린다니! 다 큰 한국의 어른들은 과연 말을 타고 달릴 수 있을까. 어느새 도착한 바얀척드 캠프는 환호성이 나올 정도로 시설이 좋았다. 샤워시설과 식당 또한 훌륭했다. 미소가 환하던 직원은 매우 친절하고 상냥하게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무거운 배낭을 내려놓고 텐트와 옷가지에 남은 모래를 털고, 지친 발을 쉬게 했다. 어려 보이는 몽골 아가씨가 다가와 따뜻한 차를 내주었다. 게르가 마치 포근한 나의 집처럼 느껴졌다. 샤워를 하는 동안 그동안 먹고 남았던 마지막 식재료들을 모두 모아 마지막 만찬을 준비했다. 그동안 주로 고기가 많이 들어간 몽골 음식을 먹었던 터라 채소가 먹고 싶었다. 양배추와 오이로 샐러드를 만들고 밥을 하고 라면을 끓였다. 몽골의 마트와 작은 휴게소, 동네 구멍가게 등 어딜 가도 한국 라면을 쉽게 구할 수 있다. 바얀척드 캠프에서는 주방을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최소한의 것들만 사용하고 깨끗히 설거지해 두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몽골에 왔으니 말을 타 봐야 맛있는 저녁식사를 하고 게르에 돌아와 얼마 안 되어 어느새 해가 졌다. 이동시간이 많아 조금 지쳤지만 게르의 아늑함과 초원의 고요함이 이러저런 고생스러움을 잊게 한다. 게르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니 몽골의 밤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하늘을 수놓는 은하수의 끝을 따라 별똥별이 떨어지고 달빛을 넘어 하나하나의 별들이 빛나고 있다. 게르 캠프의 불이 모두 꺼지고 사위가 고요한 어둠 속에 잠기자 별들은 더욱 찬란히 빛나기 시작했다. 고요한 밤을 보내고 컨디션을 회복한 우리를 기다리는 것은 몇 마리의 말이었다. 안전 수칙을 꼼꼼히 숙지하고 헬멧과 보호장비를 착용했다. 각자 조심스럽게 말에 올라타 보니 며칠 동안 지겹게 본 초원이 다시 한 번 다르게 느껴졌다. 말 주인이 이끄는 대로 천천히 말을 타고 초원을 거닐었다. 아주 잠깐, 아주 조금 속도를 내어 달려 보긴 했지만 상상했던 것처럼 멋지게 초원을 달릴 수는 없었다. 무엇이든 안전이 제일이고 이곳의 사람과 동물들에서 폐가 되지 않도록 즐거움을 누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말들은 순했다. 따각따각 나를 태우고 걷는 말을 쓰다듬으며 ‘고마워’ 하고 인사를 건넸다. 우리의 여정을 함께했던 예쁜 빈티지 차에 조심스레 올라타 기념사진을 찍고, 게르의 사람들과도 기념사진을 나누어 가졌다. 몽골 사람들은 때로 무뚝뚝해 보이기도 하는데 조금 가까워질 타이밍이 있다면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해보자. 무뚝뚝함은 사라지고 환하게 웃는 얼굴의 몽골 친구를 카메라에 담게 될 것이다. 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 Travie writer 봉현, 최윤정 큐레이터 일러스트 봉현 사진 Travie photographer 이승무 취재협조 몽골리아 세븐데이즈 www.mongolia7days.com, 미야트 몽골항공 www.miat.com, 02 756 9761 동경의 이유를 헤아리다 최윤정 어린 시절부터 나에게는 막연하게나마 대륙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바다가 없으되 하늘과 마주한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이 있고, 행성의 일부 같은 사막과 작지만 거친 수풀로 뒤덮인 초원, 이러한 풍경이 선사하는 바는 먼 옛날 저 초원을 따라 실크로드가 생기고 서로 다른 문화, 이질적인 문화들이 결집한 국제적인 도시들이 생성되고 또한 이후 소멸되는 과정들을 상상하게 하였다. 반도의 땅, 또한 분단으로 인해 섬과도 다를 바 없는 한반도의 좁은 지형에 살면서, 나에게 중앙아시아는 사통팔달의 행로에서 일어났음직한 무수한 서사들에 대한 동경을 갖게 하여 문학적인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더욱이 좋은 신비적 장소가 되었던 것이다. 이번 여행에서 초원 한복판, 아련하게 전설의 증거들을 담은 유적지들을 탐사하면서 나의 ‘막연한 동경’의 이유를 헤아려 볼 수 있었다. 우리의 여정에는 과거 몽골제국의 수도였던 카라코롬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튀르크(돌궐)제국의 유적지와 에르덴주의 불교 사원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설레는 마음을 안고 도착했던 그곳들은 그야말로 과거의 환영이 눈앞에 아른거리고, 몇날 며칠이고 망부석처럼 지새면서 교감하고 싶은 심정을 자아내기에 더할 나위 없었다. 그 첫 심경을 나는 잊지 못한다. 지나고 보니 아쉬운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몽골을 다녀온 나에게 새로 붙여진 별명이 있다. ‘몽골유학생 캠퍼, 최큐’, 낯선 이들과 동행한 사막에서의 트레킹이며 호수에서의 캠핑, 그 와중에 우정도 발견하고 의리도 발견하고 친구도 생겼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몽골역사 및 유적, 문화에 대한 많은 공부를 선행하지 못한 것이 후회되기는 하였지만, 이번 여행 덕분으로 다시금 대학시절 읽었던 중앙아시아의 역사책을 다시 펼쳐 들었고, 더불어 그들의 현재, 그리고 근현대사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었다. 그 정도는 되어야 새로 생긴 별명이 보다 막역해지지 않겠는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은 시간 봉현 몽골에서 보낸 일주일은 짧았다. 하지만 긴 시간 꿈을 꾼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뜨거운 햇살만큼 강렬했으며 하늘만큼 푸르렀고 초원만큼 아득한 시간이었다. 마냥 편안하기보다는 조금은 고되고 어려웠기에 함께했던 사람들과도 서로를 더욱 배려하며 여행할 수 있었고 뻔하고 흔한 관광코스가 아니었기에 우리들만의 특별한 일정표가 만들어지지 않았나 싶다. 여행을 떠나오기 전 몽골에 대한 이미지는 단순했다. 말과 유목민, 초원 그리고 빛나는 별 정도였다. 그러나 몽골을 여행하고 난 후에 기억되는 순간들은 사뭇 다르다. 볼이 빨간 유목민 아이의 웃음, 초원을 달리는 말과 양의 건강한 움직임, 손에 잡힐 듯이 구름을 비추는 햇빛, 게르의 따뜻한 온기 그리고 그 위로 펼쳐진 별을 보며 우리가 함께 나누었던 시간들. 몽골 여행이 어땠냐고 물어 오는 친구들에게 쉽게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마냥 좋다고 할 수는 없는 불편함도 있었지만 마냥 힘들었다고만 할 수 없을 만큼 즐거움 또한 컸기에. 그들에게 결국 이렇게 말했다.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마음이 답답하고 일상이 지루한 사람들에게 몽골로 떠나 보라고 말하고 싶다. 탁 트인 초원과 하늘 아래에서 친구의 웃음과 함께 바람을 맞고 별을 보면서 조금은 쑥스럽고 솔직한 마음을 담은 기도를 하고 싶다면 친구들 서너 명과 함께 몽골로 떠나 보라고 말하고 싶다. 배낭에는 내 한 몸 누일 텐트와 침낭, 나만의 밥그릇과 수저를 넣고, 친구들과 함께 나눌 것들은 푸짐하게 꾹꾹 눌러 담아서. 무겁지만 가뿐한 걸음으로 몽골로 떠나는 바로 그 순간, 꿈을 꾼 것만 같은 아름다운 기억들을 현실에서 맞이하게 될 것이다. ▶travel info 몽골 캠핑을 위한 소소하고 중요한 TIP ! 미야트 몽골항공 미야트 몽골항공MIAT Mongolian Airlines이 인천에서 울란바타르로 가는 직항편을 매일 두 편씩 운행하고 있다. 성수기에는 목, 금, 일요일에 밤늦은 시간대 항공편이 추가되기도 한다. 비행시간은 3시간 남짓. 기내식이 입맛에 잘 맞고 항공기 내부도 깨끗하고 아늑하다. 02 756 9761 www.miat.com 푸르공 차량 구하기 몽골의 대중교통은 러시아, 중국을 잇는 기차 외에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기 때문에 무조건 차를 대절해야 한다. 몽골은 가는 곳이 길이고 차량에 네비게이션이 없기 때문에 행여 직접 렌트할 오기는 부리지 말자. 소수 여행이라면 여행사나 현지 게스트 하우스에 미리 메일로 요청해 러시아제 승합차인 푸르공Furgon을 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몽골인 운전사와 함께 6~7명이 함께 타므로 조금 불편하지만 푸르공 타고 달리는 여행이 진정한 몽골로드투어란 찬사를 받는다. 몽골, 테마로 즐기기 몽골전문 여행사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몽골리아 세븐데이즈는 단연 눈에 띄는 여행사다. 문화 사업을 겸하고 있는 독특한 배경의 여행사 ‘이안재트래블앤컬쳐’의 여행브랜드로 승마, 캠핑, 에코음악여행, 출사여행, 고비기차 여행 등 다양한 몽골 테마여행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02 6237 3770 www.mongolia7days.com 자외선 차단제 파란 하늘, 강렬한 태양이 내리쬐는 몽골은 자외선지수가 매우 높고 건조해 피부와 입술, 머리카락까지 바스러질 정도다. 자외선 차단지수가 제일 높은 걸로 준비하고 입술에도 발라 줘야 한다. 선크림용 미스트도 준비해서 수시로 뿌려 주면 좋다. 천연 벌레 퇴치제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400km 정도 달려 도착한 어기 호수에서의 캠핑은 사진만큼이나 멋지지만 호수 근처의 하루살이떼는 벌레 기둥이 생길 만큼 엄청났다. 호수 가까이보다 한 50m 이상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으면 벌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또 마른 말똥을 피우면 천연 벌레 퇴치제가 된다. 생각보다 냄새도 별로 나지 않는다. 충전 몽골은 백야에 가까워서 밤 10시 반이 지나야 해가 지기 시작한다. 게르에 가지 않는 이상 전기를 충전할 수 있는 곳이 없으니 태양열충전기가 있으면 매우 유용하다. 한밤에는 달빛 이외에는 빛이 없다. 헤드랜턴은 필수. 침낭과 에어매트 몽골의 밤은 낮과는 정반대로 기온이 낮고 바람이 거세져서 체감온도는 영하로 뚝 떨어진다. 에어매트는 동계용으로 알벨류가 높은 것으로 준비하고 침낭 또한 간절기용을, 추위를 많이 탄다면 동계용을 준비하는 게 좋다. 화장실 몽골 사막이나 오지에서 캠핑을 할 때는 화장실이 따로 없기에 백패킹용 에코삽을 꼭 챙겨 가야 한다. 자기 용변은 자기가 흔적 없이 처리할 것! 가스 어댑터 몽골에서는 스틱형 부탄가스만 팔기 때문에 이소가스용 버너를 쓰기 위해선 몽골에 올 때 가스 어댑터를 꼭 챙겨야 한다. 부시크래프트 몽골에서는 모든 캠퍼들의 로망인 대자연 속에서의 부시크래프트가 가능하다. 남자들 없이 여자들이 부시크래프트를 하려면 직접 사막에서 죽은 나무를 가져와 불을 때고 음식을 하고 하기 위한 소토 같은 캠핑용 라이터, 착화제가 될 고체 연료, 나무 손질용 작은 칼 등이 필요하다. 캠핑기어들 헬리녹스 같은 조립식 의자가 좋고 의자 발에 볼핏 같은 걸 껴야 사막같이 모래로 된 바닥에서 의자가 파고 들어가는 걸 막을 수 있다. 의자가 없다면 가볍고 접기 편한 등산용 방석이나 지라이트솔 같은 일인용 매트도 좋다. 테이블은 롤테이블이 여러모로 사용하기 편리하다. 전체를 밝게 비쳐 줄 큰 랜턴도 하나 있는 것이 좋은데 가스가 스틱형만 팔다 보니 LED 충전식 랜턴이 더 요긴하다. 생활용품 물을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물티슈가 필수품이다. 손을 닦거나 그릇들을 정리하는 데 사용했다. 라이터를 잃어버리거나 고장났을 때는 준비했던 성냥으로 불을 땠다. 텐트 칠 때 바닥에 가시가 있는 풀이 많으므로 장갑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음식 사막 등 외곽으로 나갈수록 파는 품목도 적고 구멍가게조차 없는 곳이 많다. 길가에 있는 햄 하나만 달랑 들어 있는 김밥을 파는 작은 가게도 있었다. 출발 전 울란바토르 도심의 마트에서 물과 필요한 식료품들을 사는 것이 좋다. 중심가 마트는 한국의 대형마트와 같기 때문에 쌀, 라면, 고추장, 김치 등을 구매할 수 있다. 물은 5리터짜리 페트병으로 넉넉하게 사용하고 바로 먹을 수 있는 500mm 사이즈도 여러 통 샀다. 냉장고가 없기 때문에 쉽게 상하지 않는 양파나 감자, 당근 같은 식재료 위주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고기가 필요하다면 진공팩으로 포장된 것을 사거나 근처 게르에서 현지인들에게 소량 구입할 수 있다. 작은 통에 든 고추장이나 조미료들과 함께, 라면이나 스프 같은 인스턴트식품도 구입하자. 양고기 초이반(볶음국수), 호쇼르(몽골식 만두튀김), 보츠(찐 만두), 허르헉(몽골식 양갈비찜) 등의 몽골 음식들이 있는데 거의 모든 음식에 양고기를 쓴다. 양고기가 부담스럽다면 쇠고기로 만든 것들도 있다. 향신료는 거부감이 없는 편이라 괜찮지만 양고기 특유의 냄새나 기름기 많은 음식이 힘든 경우를 대비할 것. 옷+신발 낮에는 덥고 밤에 춥다. 낮에는 자외선을 차단할 수 있을 정도의 얇은 바람막이와 챙 달린 모자가, 밤엔 패딩이 필수! 겨울용 외투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추위를 대비해 가져온 스카프를 여행 내내 애용했다. 가시 풀들이 많아 신발은 샌들과 트레킹화 모두 챙기는 것이 좋다. 비가 한번 오면 거세게 퍼붓기 때문에 우산보다는 우비가 더 유용하다. 안전 아무것도 없는 초원에서 여자들끼리 여행하는 것에 걱정스러울 수 있지만 몽골 현지인 가이드와 운전기사가 여행 내내 톡톡히 안내자이자 보호자 역할을 해준다. 한국어를 잘 하는 현지인 가이드는 이번 여행 내내 특별한 친구가 되어 주었다. 에티켓 지켜보는 사람이 없는 초원이라고 해도 캠핑 에티켓은 기본이다. 쓰레기는 종이 한 장까지 거두어 오고, 모닥불을 피우면 불씨 하나까지 둘러보며, 풀을 뜯는 양떼들과 소들이 놀라지 않도록 거리를 두고 바라보자. 아름답고 좋아 보인다면 소중히 지켜 주자. 정리 주안나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1000만 영화’ 두 감독 뒤엔 그림자 내조 있었다

    ‘1000만 영화’ 두 감독 뒤엔 그림자 내조 있었다

    ‘부창부수’(夫唱婦隨)는 이럴 때 쓰는 말일 것이다. 남편은 영화를 찍고 아내는 영화를 제작한다. 그렇게 부부가 만든 영화가 여름 극장가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미 1000만 관객을 넘긴 ‘암살’의 최동훈 감독과 안수현 케이퍼필름 대표 부부, 기록을 곧 눈앞에 둔 ‘베테랑’의 류승완 감독과 강혜정 외유내강 대표 부부다. 1000만 영화의 내조자이자 한국 여성 영화인을 대표하는 안 대표와 강 대표를 만났다. ■‘암살’ 최동훈 감독 부인이자 제작사인 케이퍼필름 안수현 대표 “영화는 애 하나를 낳아 키우는 과정과 같아요. 영화를 잘 만들려고 애쓰다 보면 서로를 무서워하고 잘못됐을 때 부끄러워할 때도 있죠.” 두 편의 1000만 영화 ‘도둑들’과 ‘암살’을 낳고 키워낸 안수현(45) 대표와 최동훈 감독은 영화계 최고의 콤비다. 부부이기 이전에 자존심 센 영화인이기도 하다. 처음에 최 감독이 ‘암살’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을 때 가장 먼저 안대표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세트장부터 새로 지어야 할 텐데 어마어마한 제작비를 어떻게 감당할까”였다. 하지만 180억원이 든 ‘암살’은 손익분기점을 거뜬히 넘겼다. 감독과 제작자로서 서로 협조하고 견제한다는 이들은 부부로서의 배려가 영화에 누가 되지 않도록 경계한다. “평소에 대화를 많이 하기 때문에 제작자로서 감독의 입장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죠. 그건 최 감독도 마찬가지여서 응당 밀어붙여야 할 때도 혹시 부부라서 쉽게 타협하는 게 아닌지 늘 걱정해요.” 대학에서 사학을 공부하고 영화 마케팅에 뛰어든 안 대표의 눈에 비친 최동훈은 열정적인 신인 감독이었다. 삶이 불규칙적이고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영화업계 사람과는 절대 결혼하지 않겠다는 다짐은 최 감독과의 연애 3년 만에 무너졌다. “저도 영화 프로듀서 일을 하면서 경험 미숙으로 힘들었고 최 감독도 데뷔작인 ‘범죄의 재구성’의 착수금 300만원을 받고 캐스팅이 되지 않았을 때였죠. 배우에게 섭외 거절을 당하자 시나리오를 계속 고쳤는데 그걸 보여줄 사람이 저밖에 없었던 거죠(웃음). 그렇게 힘들고 외로울 때 친구로서 해줄 수 있는 게 칭찬해 주고 격려하는 일밖에 없잖아요. 그러다 보니 가까워졌죠.“ 당시 ‘범죄의 재구성’ 촬영장을 방문한 안 대표는 “박신양, 염정아 등 당대 최고의 톱스타들과 작업하면서 신인답지 않게 노련히 작업하는 최 감독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모니터를 보면서 ‘컷’을 외치자마자 배우와 촬영 감독이 있는 현장으로 달려가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친절하게 이야기하더군요. 보통의 감독들은 마이크에 대고 이야기하기 마련인데 그런 열정이면 뭘 해도 해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후 최 감독은 ‘타짜’, ‘전우치’, ‘도둑들’, ‘암살’까지 흥행 불패 신화를 쓰고 있다. 안 대표는 지금도 남편의 상상력에 놀란다. “결국은 자기 안에서 창작을 할 텐데 늘 다른 색깔의 인물을 표현한다는 게 놀라워요. 어릴 때부터 책을 많이 보고 시골에서 동네 사람들과 왁자지껄하게 사는 데 익숙해져서 그런지 얽히고설키는 관계를 잘 표현하는 것 같아요.” 평소 집에서 책과 영화 보기를 즐기는 최 감독은 가정적인 남편이다. 설거지 등 집안일도 곧잘 하고 가끔은 요리도 한다. 이들의 꿈은 재미있는 영화를 만드는 것이다. “사실 재미라는 게 다양하죠. 어떨 때는 새로워야 재밌고 어떨 때는 익숙해야 재밌죠. 두 시간 내에 모든 이야기와 캐릭터가 균형을 맞춰서 재미를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최 감독은 밸런스를 맞추고 저는 효율적으로 제작을 하면서 관객과 계속 소통하고 싶어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사진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베테랑’ 류승완 감독 부인이자 제작사인 외유내강 강혜정 대표 “우리가 만든 영화를 이렇게 사람들이 좋아해 준 적이 처음이라 어리둥절해요. 저희 어머니도 우리 사위가 찍은 영화 중에 이번이 제일 재밌다고 하시니까요(웃음).” 900만 고지를 넘어 1000만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영화 ‘베테랑’. 제작자인 외유내강의 강혜정 대표는 “‘베테랑’은 제작자로서 오롯이 서게 해 준 소중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전에는 류승완 감독을 100% 믿기 때문이라고 말은 했지만 수동적인 면이 많았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제가 책임질 부분은 확실하게 지고 감독에게 영감과 힘을 주면서 독립적인 제작자와 감독으로서 파트너십을 유지했죠. 그러고 나니 류 감독이 그동안 얼마나 힘들게 일했을까가 보이더군요.” 연애할 때 서로의 성을 따서 ‘외유내강’이라는 영화사를 차려 함께 일을 하자는 이들의 꿈은 현실이 됐다. “부부가 일을 함께 하면 서로의 입장을 잘 이해한다는 장점도 있지만 집에서도 감독의 투정을 다 받아줘야 한다는 단점은 있죠. 그런데 밖에서 의견 충돌이 있어도 집에 들어오면 애들이 먼저 ‘둘이 싸웠냐’고 묻는 통에 유야무야되곤 해요.” 제작자 강혜정이 본 감독 류승완의 장점은 무엇일까. “일단 직업 의식이 투철해요. 제한된 예산과 스케줄에서 자기가 낼 수 있는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는 탁월한 연출가예요. 남의 돈으로 영화를 찍는데 한 푼이라도 허투루 쓸 수 없다고 생각하죠. ” 늘 다음 영화를 찍을 수 없을까 봐 고민하는 남편에게 “배추라도 뽑으면 되니 걱정 말라”고 말하는 아내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때문에 남편은 영감이 떠오르면 제일 먼저 아내와 의견을 나눈다. ‘베테랑’도 마찬가지였다. 처음 류 감독의 초고를 본 강 대표가 “‘공공의 적’과 비슷한 거 아냐?”라고 면박을 줬다면 지금의 ‘베테랑’은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대신 강 대표는 “기시감만 느끼지 않도록 노력해 보자”고 격려했다. 이들의 첫 만남은 1993년 독립영화협회 워크숍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소년 가장 류승완과 명문대를 다니던 운동권 대학생 강혜정은 영화에 대한 열정이 아니라면 쉽게 친해질 수 없었을 것이다. “저는 4년 동안 데모하고 고민하느라 늘 어두웠는데 저 사람(류 감독)은 막노동부터 허드렛일까지 고생을 하는데도 늘 표정이 밝은 거예요. 그걸 보고 진짜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죠.”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는 외유내강은 힘든 시절도 많이 겪었다. 영화 ‘다찌마와 리’가 흥행에 실패하고 강 대표의 부친이 암으로 별세하면서 영화사가 문을 닫는 불운이 겹쳤다. “10대 때 부모님을 잃은 남편은 곁에서 ‘모든 것은 다 사라진다’고 묵묵히 위로를 해줬어요. 그때는 의지할 게 둘밖에 없었죠.” 외유내강의 차기작은 ‘여교사’와 ‘너의 결혼식’이다. “이번에 사회와 소통하려는 문제일수록 교만을 버리고 누구나 이해하도록 쉽게 찍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외유내강이 창립 이래 처음 도전하는 멜로 영화도 많이 기대해 주세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독박(讀博) 육아일기](22) 외식에 집착하는 외로운 아기엄마의 항변

    [독박(讀博) 육아일기](22) 외식에 집착하는 외로운 아기엄마의 항변

    지난해 이맘 때쯤이다. 스트레스는 쌓일대로 쌓였고 외로움과 우울함이 정점을 찍었던 시기다. 잠들기 전 남편에게 “내가 사라져버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극단적인 얘기를 마침내 내뱉어 버렸다는 것과 그런 생각을 잠시라도 품었다는 것이 지금까지 조금 후회가 되고 부끄럽지만 그 땐 그랬다. 막상 얘기를 하고 나니 정신이 퍼뜩 들었다. 그 때부터 혼자만의 해방구를 찾아 나섰다. 그냥 무작정 밖으로 나갔다. 문화센터와 같은 놀이 프로그램에도 참가하기 시작했는데 아이의 첫 사교육이 아이를 위해서가 아닌 나를 위해서 시작한 것이었다. 외출할 핑곗거리를 자꾸 만들어야 했다. ”도대체 왜 아이를 데리고 엄마들이 밖에서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는가?” “애를 데리고 왜 이렇게 돌아다니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고 싶다. 물론 나만의 경험일 뿐이라 전혀 객관적이라 할 수 없다. 다만 아기를 데리고 누구보다 식당과 카페를 자주 드나드는 아줌마로서 생각을 정리할 필요성을 느꼈다. 아이와의 외출과 외식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을 알게 되면서 약간 충격을 받아서다. 급기야 ‘맘충(Mom+蟲)’, ‘커피충’이라는 단어까지 만들어졌다. ‘노 키즈존(No kids zone)’은 이미 내 아이가 세상에 나온 뒤부터 수면 위로 떠오른 문제였다. 아기를 안고 나돌아니고 밥을 먹는 것도 늘 눈치가 보였다. ■ 도대체 왜 아이와 밖에 나와 밥을 먹을까? - 외로운 아기 엄마의 항변 그럼에도 나는 나가고 싶었다. 지금도 틈만 나면 나가고 싶다. 아이가 집에서도 재밌게 놀 수 있도록 열심히 중고 장난감을 사들였지만, 사실 아이는 그렇게 진득하게 놀지 않는다. 뭐든지 엄마가 같이 해줘야 한다. 당연하고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 힘들다. 아무리 ‘내 자식’이지만 똑같은 책 열 번, 스무 번 읽어주다 보면 지친다. 아기만 바라보며 오롯이 집중을 하는 게 이상적인 엄마의 모습이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아이하고 있다 보면 쌓여있는 설거지 거리와 빨래가 걱정되고, 바닥은 또 왜 이렇게 지저분해 보이는지 아이 발바닥만 쳐다보게 된다. 바닥이라도 한 번 스윽 문지르려고 움직이면 아이는 이내 울음을 터뜨린다. 설거지를 하면 다리를 붙잡고 빙글빙글 돌기만 한다. 6~7개월쯤 아기가 드디어 엄마의 얼굴을 구분하고 낯을 가리기 시작했다. 반갑고 기뻤지만, 나는 꼼짝도 못하게 됐다. 마침 새 집으로 이사를 간 지 얼마 안 됐을 때라 환경이 더욱 낯설어서 그랬던 것 같다. 울거나 안기거나 둘 중 하나였다. 집에서도 아기를 안고 화장실에 가야했다. 언제든 한 몸이어야 아기가 울지 않았다. 종일 울면서 매달리고 내 옷을 붙잡고 늘어질 때면 아무리 ‘내 자식’이지만 나를 숨도 못 쉬게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밖에 나가면 얌전하고 잘 웃는 아기 그런데 신기하게도 아기는 밖에 나가면 얌전해졌다. 모든 사람들이 “순하다”고 했다. 그 말이 어찌나 듣기 싫던지. 하루종일 몇 날 며칠을 엄마 얼굴만 보다가 여러 사람들을 보는 게 아기도 즐거운 것 같이 여겨졌다. 아기띠로 안고 돌아다니면 자고 싶을 때 알아서 조용히 잠들고, 사람들과 마주치면 방긋방긋 웃었다. 이유식도 더 잘 먹었다. 기저귀에 물티슈에 나중에는 이유식까지 아기를 데리고 나가려면 한 짐이었고, 몇 시간 안고 다니느라 어깨와 허리도 아팠지만 어차피 집에 있어도 그렇게 하루종일 안고 있어야 했으니 나가는 편이 좋았다. 나에게도 나가야만 하는 이유들이 있었다. 밥 한 끼 먹는 것도 엄청나게 큰 일이었다. ‘외식’에 집착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모유수유를 했지만 아기와 씨름하느라 밥을 제대로 챙겨먹을 수 없었다. 누군가 챙겨준다면 좋았겠지만 그럴 처지도 아니었고 내가 챙기려니 반찬을 만들 시간에 조금이라도 더 자고 싶었다. 라면이나 즉석식품으로 때우든지 배달음식을 시켜 먹기 일쑤였다. 1만원 이상을 시켜야 배달을 해주기 때문에 2인분씩 사서 반 이상 남겨뒀다가 다음 끼니 때 먹든지 아니면 버렸다. 그나마 남편이 퇴근한 뒤에 저녁을 함께 먹어야 했으니 그 때 겨우 요리를 했다. ●먹는 것 외에는 스트레스를 풀 방법이 없었다 먹고 자고 심지어 싸는 것까지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았지만, 이런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었다. 아기의 얼굴과 웃음이 큰 행복함을 느끼게 해주는 것과는 별개였다. 아기와 함께해서 즐거운 만큼 몸과 마음이 너무 힘들었지만 그걸 풀 곳이 없었다. 아기를 잠깐이라도 봐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한 시간 운동을 하거나 조용히 차를 마시며 책을 읽거나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두어 시간 잠이라도 푹 자봤으면 하는 게 소원이었다. 하지만 정말 아무도 없었고 심지어 아무 데도 편히 갈 곳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먹는 걸로라도 스트레스를 풀고 싶었다. 아니, 그것 말고는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 유일한 낙이 됐다. 커피는 워낙 중독 수준으로 좋아했던 데다 매일 잠을 제대로 못자 피로가 쌓여있다 보니 더 마시게 됐다. 시원한 커피 한 모금이 목구멍에 넘어가면 마치 링거 주사를 맞는 듯이, 몸에 아주 약간의 에너지라도 채워지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밖에 나가 ‘누구라도’ 만나고 싶었다 정말로 나가고 싶었던, 지금도 나가고 싶은 이유는 단지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서다. 친정 가족들이 사는 곳은 시차가 13시간이나 난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몇 시간과 잠들기 전 몇 시간만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다. 친정엄마가 “이제 잔다”고 문자를 보내는 순간부터 “굿모닝”이라는 문자가 다시 올 때까지 아무하고도 대화를 할 수 없었다. 평일 낮에 아기 엄마를 만나줄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다 어느 날 누구라도 만나야겠다는 생각에 비슷한 또래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들에게 단체 메시지를 보냈다. “혹시 저처럼 집에서 방바닥 긁는 분 계신가요? 저 좀 만나주세요” 딴에는 엄청난 용기였다. 5명에게 문자를 보냈는데 4명이 친정에 가 있다고 답이 왔다. 다른 곳도 아닌 하필 친정이라니. 그 말이 왜 그렇게 서럽던지, 이불을 뒤집어 쓰고 울어버렸다. 그렇게 몇 번을, 정신 나간 사람처럼 울고 난 뒤 거의 매일 밖으로 나갔다. 그냥 사람들을 보는 것만으로 매우 좋았다. 아기를 안고 다니니 몇몇 사람들은 궁금해서 한 번씩 더 쳐다보기도 하고 아기에게 예쁘다고 말해주었다. 그런 관심도 반가웠다. 아기가 몇 개월이나 됐느냐는 질문을 시작으로 드디어 남편이 아닌 사람과 제대로 문장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소비를 하고 먹고 마시며 살고 있다는 게 큰 위안이 됐다. 커피 한 잔을 사 마시는 것에 고단했던 하루를 보상받는 것 같기도 했다. ■ 밖에서 밥 먹는 엄마와 아기들을 사람들은 왜 싫어할까? -엄마들이 지켜야할 것들 아기를 데리고 외식을 하면 요구할 것이 많아진다. 아기 의자부터 아기 식기, 그리고 휴지와 물티슈 등. 뭔가를 계속 달라고 해야 한다. 가게 주인이라면 1인분 밥 값도 안 내는 아기를 위해 그런 요구를 다 들어주기 짜증이 날 것도 같다. 그렇다고 아기가 가만히 앉아서 얌전히 먹는 것도 아니다. 울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뭘 떨어뜨리거나 정신을 쏙 빼놓는다. 식사를 다 마치고 나면 바닥에는 밥풀이 흐트러져 있다. 물론 요즘에는 알아서 아기 의자를 챙겨주고 아기가 먹기 편하게 빨대컵에 물을 담아주는 식당도 아주 많다. 하지만 ‘노 키즈존’이라는 단어를 접한 뒤부터는 그런 배려에도 왠지 눈치가 보였다. 내 아이를 데리고 나가 나의 스트레스를 풀려면 최대한 다른 사람에게도 스트레스를 주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도 했다. ‘개념 있는 엄마’가 되어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까지 자리잡았다. ●‘개념 있는 엄마’ 강박… “내 아이 욕먹이기 싫어서” 식당에 가면 두 자리를 차지하고 앉는 게 미안해 보통 2인분을 주문한다. 과하다 싶으면 아직 아기이지만 어린이 메뉴라도 주문한다. 아기 수저와 물통은 따로 준비해 간 것을 쓰고 물티슈는 늘 넉넉하게 가지고 다닌다. 그런데도 밥을 다 먹고나면 휴지가 수북하게 쌓이고 지저분하다. 요즘에는 아이가 직접 숟가락질을 하겠다고 우기면서 음식물을 바닥에 더 많이 흘려서, 식사를 하고 나면 바닥을 물티슈로 닦는다. 계산을 할 때면 무조건 “아기 때문에 정신 없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연신 고개를 숙이고 나온다. 이렇게 말하는 나도 한 번은 유모차를 세울 곳이 없어서 식당 안에 끌고 갔다가 곧바로 쫓겨난 적도 있다. 나름 신경써서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쪽에 세웠다고 생각했는데 종업원 입장에서는 성가셨을 것도 같다. ●쓰레기 잔뜩 버리고 식당에서 기저귀 가는 엄마들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엄마들과 사귀고 어울리게 됐다. 그러면서 많은 상황들을 보거나 들으며 접한다. 같은 아기 엄마 처지인데도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경우가 의외로 많았다. 이런 이유에선지 아이가 있는 엄마들조차 노 키즈존에 적극 찬성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부 엄마들은 나에게 대놓고 “아기를 데리고 왜 이렇게 밖으로 돌아다니느냐”, “왜 아기와 외식을 하느냐”고 질책을 한 일도 있다. 아기와 식당에 가는 것이 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특별한 권리라거나 특혜를 바랄 일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냥 내가 밥을 먹고 싶은데 아기를 데려가는 것 뿐이다. 요즘은 아기와 함께 먹을 수 있는 곳을 찾아다니는 것이 조금 달라졌지만. 아무튼 아기를 위한 배려를 넘어서 무리한 요구까지 너무 당당하게 하는 엄마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음식 1인분을 시켜놓고 아기도 같이 먹게 양을 더 많이 달라고 하거나 어린 아기의 이유식이 아닌 어느 정도 큰 아이가 먹을 외부 음식을 가져와 데워달라고 하는 것은 장사를 하는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을 것이다. 배려를 해주면 좋은 것이지, 무리한 요구가 당연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따로 가져간 간식거리의 쓰레기를 잔뜩 쌓아놓고 오거나 음식 부스러기와 휴지 등을 온통 바닥에 다 떨어뜨려 놓고 나오는 모습은 같은 아기 엄마가 봐도 불편하다. 심지어는 아기가 구토를 했는데 나 몰라라 하고 아르바이트생에게 닦으라고 하거나 식당에서 기저귀를 갈고, 또 그 기저귀를 식탁 위에 올려두고 나오는 게 허다하다고 하니 얼굴이 다 화끈거린다. 그것은 아기 엄마라는 점을 떠나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한 예의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아이에게 ‘더불어 사는 삶’을 가르치고 싶다 아이들도 바깥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즐길 권리가 있고, 사람들을 구경하는 즐거움도 누려야 한다. 그런데 이런 권리를 빼앗기도록 하는 것, ‘노 키즈존’을 비롯해 아이들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들을 결국은 엄마들이 만드는 것이 아닐까 한다. 내가 밖에서 욕을 먹지 않으려고 애쓰는 진짜 이유는 나 때문에 내 아이가 욕먹는 게 싫어서다. 내 자식이 나에게 가장 중요하지만, 남들에게는 그렇지가 않다. 내 자식이 어디서든 귀한 대접을 받으려면 나부터 다른 사람들에게 귀한 대접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아이가 다치지 않도록 지켜주는 것도 다른 사람이 아닌 엄마가 해야할 일이다. 나부터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모습을 자꾸 보여야 아이가 보고 배울 것이다. 식당에서 뛰지 않는 것, 다른 사람들을 방해하지 않는 것은 아이가 공동체 안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가르치는 첫 걸음이다. 아이가 뛰다가 누군가와 부딪히면 엄마가 먼저 사과를 해야한다. 내 아이가 성인이 되어서도 늘 다른 사람들과 나누며 함께하는 삶을 살게 하고 싶다. 그걸 가장 먼저 가르치는 건 바로 나다. ■ 애가 우는데 엄마들은 왜 가만히 있나? -아이를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당부 다 안다, 엄마들도. 아이가 뛰지 말아야 하는 것, 떠들지 말아야 하는 것. 그런데 쉽지가 않다. 아이가 소리를 지르고 뛰어다녀도 아예 모른 척 하는 엄마들도 분명히 있다. 그것은 정말 문제다. 하지만 아이와 있다보면 갑자기 당황스러운 일들이 끊임없이 찾아온다. 이도저도 못하는 순간, 뭘 어떻게 해야할지 도무지 모르겠는 일들이 곳곳에서 일어난다. 우는데 아무리 달래줘도 안 그치고 더 큰 소리를 내거나 가만히 있다가 먹은 것을 게워내거나 하는 등의 상황들이 닥칠 수 있다. 몸과 머리가 멈추는 듯한 경험을 수시로 한다. 어느 곳에 가더라도 아기가 소중한 인격체로 존중을 받으며 아기와 함께하는 문화가 녹아든 사회라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내가 아기를 낳은 이 사회의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 아기는 울고 흘리고 가만히 있지 않는 존재라는 것이 쉬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아기가 갑자기 울면 어디가 아픈지, 무슨 일이 있는지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무작정 시끄럽다, 애 엄마는 뭐하냐는 따가운 눈초리가 나온다. 아기를 경험할 일이 없었고 그래서 아기의 특성을 접할 일이 없었고, 굳이 아기를 이해할 필요성도 전혀 없었던 이유에서다. ●내 자식이지만 마음대로 안 될 때가 있다 밖에서 마주치는 많은 사람들은 아기가 조용하고 방긋방긋 웃을 때에는 “예쁘다, 귀엽다”고 칭찬해주었지만 아기가 빽 하고 울음을 터뜨리는 순간 인상을 쓰며 쳐다봤다. 아이들은 시끄러운 존재, 방해스러운 존재로 인식되는 듯 하다. ‘노 키즈존’이 더욱 불거진 것은 그런 경험과 생각을 가진, 함께 식사를 하던 손님들의 공감대가 확산되면서다. 아이들은 기분이 좋아도 소리를 지르고 기분이 나쁘면 울면서 소리를 지른다. 나도 즐겨찾는 식당에서 아기가 소리를 빽빽 질러대 당황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아무리 어르고 달래도 말이 안 통한다. 내가 하지 말라고, 주의를 주면 그 반응이 재미있는지 더 큰 소리를 낸다. 그럴 때 무시하거나 관심을 주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는 말을 들었지만, 그러면 나는 “애를 방치하는” 엄마가 된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중간에 자리를 뜬 적도 많지만 음식이 나온 초반부터 그러면 난감하다. 급기야 스마트폰으로 ‘뽀로로’를 보여준다. 잠시 조용해진다. 그 모습을 보는 사람들은 “어휴, 식당에서 왜 저렇게 애들한테 스마트폰을 보여주는 걸까” 혀를 찬다. 지하철을 탔을 때 아기가 갑자기 잠에서 깨 울기 시작했는데 어느 하나 “아기가 어디 아프냐?” “무슨 일이냐?”고 물어본 사람이 없었다. 젊은 사람들은 힐끔힐끔 흘겨봤고, 할머니들은 “엄마가 애를 힘들게 한다”고 핀잔을 줬다. 다섯 정거장만 가면 내릴 수 있는데 그 10분 남짓이 한 시간처럼 느껴졌다. 순간 짜증이 나서 “제발 그만 좀 울어”라고 아기에게 말했다. “애기한테 왜 짜증을 내냐”는 말이 들렸다. 결국 도착하기도 전에 다른 역에서 문이 열리자마자 내려버렸다. 자기 자식 하나 왜 어쩌지 못하냐는 의문이 들겠지만 진짜로 어쩌지 못하는 순간들이 많다. ●누구나 아이였고, 부모가 된다 우리는 누구나 아이였고, 또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될 것이다. 아이는 울음으로 말을 하고 큰 소리로 표현하는 존재라는 생각만 가져줘도 감사한 일 같다. 10분, 20분 내내 우는 아이를 방치해도 좋다는 게 절대 아니다. 아이 울음에 대한 반사적인 거부감을 조금만 거둬들여주면 좋을 것 같다. 나는 학생일 때도 지하철에서 몇 년 만에 반가운 친구를 만나 인사를 나누다가 “좀 조용히 좀 하라”는 주의를 받은 적도 있다. 밤이 되면 술에 취한 아저씨들이 노래를 부르고 고성을 지르기도 한다. 무조건 아이라서 안 된다는 시각이 불편하다. 결국은 엄마들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지만 모두가 한 걸음씩만 물러서서 생각해 보면 극단적인 갈등은 피해갈 수 있지 않을까. 아기 엄마는 외로운 존재라는 점을 이해해 준다면 금상첨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 (15)불어난 몸무게 만큼 고통과 행복이 함께 늘었다 (16)환상 속에’만’ 둘째가 있다 (17)엄마인 나의 육아를 존중받고 싶다 (18)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 (19)연예인 만삭화보, 그것은 꿈일 뿐… (20)엄마가 되어 뒤늦게 사춘기가 찾아왔다 (21)아줌마가 되게 해줘서 고마워 ▶1회부터 14회까지는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허백윤 기자의 독박 육아일기
  • [현장 행정] 성장현 용산구청장의 끝없는 ‘실버홈’ 선물

    [현장 행정] 성장현 용산구청장의 끝없는 ‘실버홈’ 선물

    “우리 같은 사람에게 이렇게 깨끗한 집이 생기다니 천국에 온 것 같아요.”(용산구 실버홈 입주자 최모 할머니) “세금으로 만든 집이니 의미를 살리려면 세 할머니들이 건강하고 사이좋게 사시면 됩니다.”(성장현 용산구청장) 11일 오전, 성 구청장이 오갈 데 없던 세 할머니의 입주를 기념해 찾은 용산구 서계동 실버홈(노인여가복합센터 1층·46.8㎡)에는 방 3개와 거실 겸 부엌, 화장실이 있었다. 냉장고, 세탁기는 물론 방마다 TV, 옷장, 서랍장 등도 두었다. 기초수급자인 세 할머니는 이곳에서 최대 8년간 무료로 살게 된다. 구는 이미 보광동 노인의 집과 용산2가동 노인의 집 등에 시설을 만들어 10명의 독거노인을 무료로 거주하도록 한 바 있다. 성모(90·여)씨는 이날 늦게 입주할 계획이어서 최모(85·여)씨와 김모(65·여)씨를 만날 수 있었다. 최씨는 효창동 5구역에서 화장실도 없는 월 20만원의 사글세를 살았다.하지만 재개발로 지난 6월 초에 집을 떠났다. 기한 내에 신청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대했던 이주비를 못 받게 되면서 그간 다른 이의 자동차나 지인의 집에서 신세를 졌다. 가족을 꾸린 아들이 있지만 신용불량자에다 같은 곳에서 사글세를 살고 있어 9월이면 집을 비워야 한다. 최씨는 “지난 3개월간 63㎏의 몸무게가 48㎏까지 빠졌다”면서 “첫날 내 방에서 다리 뻗고 잘 수 있다는 것 만으로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4월 남편의 폭행을 피해 맨몸으로 집을 나와 교회 지하방에서 생활했다. 가정폭력으로 오른쪽 팔·다리를 제대로 쓸 수 없어 일도 못 한다. 그는 “술에 취한 남편과 싸우기 싫어 교회로 도망치려면 남편이 완력으로 팔을 잡고 비틀기 일쑤였다”면서 “식당 설거지나 아이돌보미라도 하려고 했는데 커피잔도 3분을 들고 있지 못하는 팔 때문에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두 할머니는 지난 7일 입주해 3일을 같이 보냈다. 시설도 좋지만 무엇보다 대화상대가 생겨 행복하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방마다 TV가 있지만 거실에 둘이 누워 도란도란 얘기하다 함께 잠이 든다”면서 “함께 음식을 먹으면서 짜장면이 그렇게 맛있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둘은 벌써 서로를 이모, 조카로 부른다. 최씨는 “나도 다른 이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봉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우선 90세 입주자가 들어오면 큰 언니처럼 지내고 싶다”고 말했다. 성 구청장은 “노인의 집에 실버홈을 지속적으로 늘려 오갈 데 없는 노인들에게 작지만 지속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건넬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영화 ‘원 와일드 모먼트’ 메인 예고편

    영화 ‘원 와일드 모먼트’ 메인 예고편

    1977년 영화 ‘광기의 순간’을 리메이크한 ‘원 와일드 모먼트’가 이달 27일 국내 개봉된다. ‘광기의 순간은’은 ‘테스’와 ‘마농의 샘’ 등을 연출한 영화계의 거장 고(故) 클로드 베리 감독의 대표적인 코미디 영화다. ‘원 와일드 모먼트’는 둘도 없는 절친 사이인 로랑(뱅상 카셀)과 앙투안(프랑수아 클루제)이 각자의 딸들을 데리고 코르시카 섬으로 여행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기를 그린다. 이번 작품에는 프랑스 국민 배우로 통하는 뱅상 카셀과 프랑수아 클루제가 각각 영화 데뷔 30여년 만에 첫 동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다. 뱅상 카셀은 이혼 후 혼자서 딸 마리를 키워온 개방적인 딸바보 ‘로랑’ 역을, 프랑수아 클루제는 다정다감하면서도 다혈질인 딸바보 ‘앙투안’ 역을 맡았다. 특히 ‘증오’와 ‘퍼블릭 에너미 넘버원’, ‘블랙 스완’, ‘미녀와 야수’ 등 주로 멜로, 스릴러, 액션 장르에서 강한 남성상을 보여준 뱅상 카셀이 ‘오션스 일레븐’ 시리즈 이후 오랜만에 코미디 영화로 돌아와 눈길을 끈다. 개봉에 앞서 공개된 예고편을 통해 이들의 코믹 연기를 엿볼 수 있다. 예고편은 프랑스 남부 코르시카 섬의 해변 도로를 달리는 장면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잡는다. 이어 여행에 만족하는 아빠들(로랑과 앙투안)의 모습과 달리 이들의 딸들이 불만을 쏟아낸다. 특히 딸들은 클럽에서 광란의 파티를 즐기며 신나는 휴가를 보내지만 아빠들은 숙소에 남아 설거지를 하면서 딸들 얘기만 하는 귀여운 모습은 웃음을 자아낸다. 이 밖에도 영화는 코르시카 섬에서의 협곡 타기와 해변 보트 타기, 해수욕 즐기기 등 다양한 여름 스포츠들로 시원한 볼거리를 선사할 예정이다. 8월 27일 개봉. 사진 영상=씨네룩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슈퍼맨이 돌아왔다 이동국 첫 등장 “5남매 48시간 돌보기 허둥지둥”

    슈퍼맨이 돌아왔다 이동국 첫 등장 “5남매 48시간 돌보기 허둥지둥”

    슈퍼맨이 돌아왔다 이동국 슈퍼맨이 돌아왔다 이동국 첫 등장 “5남매 48시간 돌보기 허둥지둥” 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첫 출연한 축구선수 이동국이 육아의 쓴 맛을 봤다. 2일 방송되는 슈퍼맨이 돌아왔다 89회에서는 ‘아빠도 남자다’가 방송된다. 새롭게 슈퍼맨에 합류한 이동국은 엄마 없이 아이들과 첫 48시간 육아에 도전한다. 48시간 도전 시작 당일 아침 예고 없이 아내가 사라져서 당황하던 이동국은 난생 처음 ‘아이들 아침밥’을 위해 주방에 섰다. 겹쌍둥이에 막둥이까지, 총 오남매의 끼니를 해결해야 해 어려움이 많았다. 인덕션 전기레인지의 전원을 찾지 못해 허둥대는가 하면, 막둥이 대박이의 이유식 데우는 법을 헤매는 등 주방 초보 아빠 티를 제대로 내다 밥솥마저 텅 비어있는 바람에 사실상 멘탈붕괴 상황에 이르렀다. 그런 이동국에게 혜성처럼 나타난 건 첫째 쌍둥이 재시와 재아였다. 아빠를 도와 프라이팬을 찾아주고, 직접 팔을 걷어 부쳐 설거지까지 하며 어시스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에 이동국은 한술 더 떠 능청스럽게 동생들 세수도 떠넘기는 등 은근슬쩍 육아 꼼수를 부리기도 했다. 막둥이 시안이, 일명 대박이는 칭얼거리다가도 아빠가 손만 대면 잠투정은커녕 시종일관 해맑은 미소로 지켜봐 진정한 ‘송도 아기보살’로 불리는 등 눈길을 끌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슈퍼맨이 돌아왔다 이동국 첫 등장 “5남매 48시간 돌보기” 사실상 멘탈 붕괴

    슈퍼맨이 돌아왔다 이동국 첫 등장 “5남매 48시간 돌보기” 사실상 멘탈 붕괴

    슈퍼맨이 돌아왔다 이동국 슈퍼맨이 돌아왔다 이동국 첫 등장 “5남매 48시간 돌보기” 사실상 멘탈 붕괴 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첫 출연한 축구선수 이동국이 육아의 쓴 맛을 봤다. 2일 방송되는 슈퍼맨이 돌아왔다 89회에서는 ‘아빠도 남자다’를 주제로 이어졌다. 새롭게 슈퍼맨에 합류한 이동국은 엄마 없이 아이들과 첫 48시간 육아에 도전했다. 48시간 도전 시작 당일 아침 예고 없이 아내가 사라져서 당황하던 이동국은 난생 처음 ‘아이들 아침밥’을 위해 주방에 섰다. 겹쌍둥이에 막둥이까지, 총 오남매의 끼니를 해결해야 해 어려움이 많았다. 인덕션 전기레인지의 전원을 찾지 못해 허둥대는가 하면, 막둥이 대박이의 이유식 데우는 법을 헤매는 등 주방 초보 아빠 티를 제대로 내다 밥솥마저 텅 비어있는 바람에 사실상 멘탈붕괴 상황에 이르렀다. 그런 이동국에게 혜성처럼 나타난 건 첫째 쌍둥이 재시와 재아였다. 아빠를 도와 프라이팬을 찾아주고, 직접 팔을 걷어 부쳐 설거지까지 하며 어시스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에 이동국은 한술 더 떠 능청스럽게 동생들 세수도 떠넘기는 등 은근슬쩍 육아 꼼수를 부리기도 했다. 막둥이 시안이, 일명 대박이는 칭얼거리다가도 아빠가 손만 대면 잠투정은커녕 시종일관 해맑은 미소로 지켜봐 진정한 ‘송도 아기보살’로 불리는 등 눈길을 끌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 책] 바쁜 가족 바닷가로 순간 이동!

    [이주일의 어린이 책] 바쁜 가족 바닷가로 순간 이동!

    우리 가족 납치 사건/김고은 글·그림/책읽는곰/40쪽/1만 2000원 아침 7시 30분, 아빠 전일만씨는 일해역 3-1 승강장에서 전철을 기다리고 있었다. 겨우겨우 지하철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아빠는 사람들에게 떠밀려 벌러덩 나자빠지고 말았다. 지하철은 아빠만 남겨 두고 휭하니 가 버렸다. 8시 정각, 엄마 나성실씨는 늘 그랬듯 아이를 깨워 아침을 먹이고 학교에 보냈다. 그런 다음 재빨리 화장을 하고 설거지까지 말끔히 끝낸 뒤 집을 나섰다. 30분도 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그 많은 일을 해치우고 서둘러 출근길에 올랐다. 9시 30분, 딸 전진해는 칠판 앞에 서서 수학 문제를 풀고 있었다. 알쏭달쏭한 숫자랑 기호 때문에 머리는 금방이라도 터져 버릴 것 같았다. 오늘도 학교 수업이 끝나면 학원으로, 학원 수업이 끝나면 또 다른 학원으로 뺑뺑이를 돌아야 한다. 아빠 엄마는 일 때문에 저녁 늦게나 집에 돌아온다. 그런데 아빠가 사람들에게 떠밀려 지하철 승강장에 넘어진 순간, 엄마가 회사에 가려고 현관문을 나서는 순간, 진해가 수학 문제를 풀며 끙끙거리는 순간, 이 가족에게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아빠는 들고 있는 가방에 담겨, 엄마는 입고 있는 치마에 싸여, 진해는 머릿속 숫자들이 바람 빠진 풍선처럼 빠져나가며 바닷가로 순간 이동을 하게 된 것이다. 바닷가에서 아빠 엄마는 회사도 집도, 진해는 학교도 학원도 다 잊고 신나게 놀았다. 그래도 별일 없었다. 일로 바쁜 아빠 엄마에게 자신과 아이를 돌아보는 여유를 갖게 하는 그림책이다. 아빠 엄마가 바쁘면 아이도 바쁠 수밖에 없다. 아이만 덩그러니 집에 홀로 남겨 두고 일하러 가는 부모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아빠 엄마가 쉬어야 아이도 쉴 수 있다. 실제 경기 부천의 한 초등학교 어린이는 ‘딱 하루만이라도 어른들을 놀 수 있는 나라로 보내자’는 시를 써서 어른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하기도 했다. 작가는 “어른과 마찬가지로 아이들도 바쁜 아빠, 바쁜 엄마, 바쁜 나를 누군가 멀리멀리 데려가 마음껏 놀게 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것”이라며 “그 생각이 자라 그림책이 됐다”고 설명했다. 4~7세.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요리·여가생활 동시에”… 주방 특화 아파트 ‘눈길’

    “요리·여가생활 동시에”… 주방 특화 아파트 ‘눈길’

    스타 셰프들을 앞세운 ‘쿡방’(Cook+방송) 전성시대가 도래한 가운데 요리하는 공간인 주방을 특화한 아파트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동선 공간이 다양해지고 편리해지는 것은 물론 음식물 쓰레기 처리 시스템과 에너지 절감 시스템 등 최첨단 시스템 도입으로 주방이 한층 똑똑하게 진화했다. 개성 있는 젊은 주부들이 늘면서 단순한 요리 공간이 아닌 여가와 취미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도 변신을 꾀하고 있다. 1990년대 아파트 주방 구조는 1차원적이었다. 주방이 협소하고 한쪽 벽면에 싱크대를 설치한 ‘ㅡ’자 형태로 주부들이 일제히 벽을 바라보며 음식을 만들고 설거지하는 구조가 많았다. 수납공간이 부족해 베란다는 주방 살림도구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아파트에 브랜드가 도입된 2000년대 들어 분양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주방에도 변화가 시작했다. 주부들의 동선을 최소화하고 편의성을 고려한 ‘ㄱ’자형이나 가족들과 대화하기 편한 거실을 바라보는 대면형 구조인 ‘ㄷ’자형 설계가 등장했다. 2000년대 후반에는 ‘맘스오피스’ 개념까지 생겨났다. 주방이 요리는 물론 육아와 여가 등을 함께 할 수 있는 이원화된 주부들의 가사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고급 주상복합단지 등에만 도입되던 맘스오피스는 2009년 이후 보편화됐다. 최근 선보이는 신규 아파트 주방은 서비스면적을 극대화해 대형 수납공간을 조성하거나 실생활에 유익한 최첨단 시스템을 설치해 주부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주방을 청결하게 유지해 주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 시스템과 수도나 에너지 사용을 줄여 관리비를 절감해 주는 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대우건설의 부산 ‘대연 파크 푸르지오’는 식품 저장이 가능한 팬트리 공간은 물론 수세미 살균 건조기, 음식물 탈수기, 센서식 싱크 절수기 등 주방 편의사양을 대폭 강화했다. 국내 최초로 지난해 자체 개발한 전기 쿡탑과 가스 쿡탑을 결합한 3구형 하이브리드 쿡탑(옵션)도 제공해 유해가스 발생 없이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고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지난 2일 평균 경쟁률 120대1로 청약 1순위 마감됐다. 서울 마포구 D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아파트 방문객 상당수가 실거주 목적이어서 상품 면면을 많이 보는데 거래 과정에서 주부들의 입김이 세지면서 주방공간 구성도 아파트 실거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건설이 경기 용인시 중동에서 분양 중인 ‘신동백 롯데캐슬 에코’(전용면적 84~199㎡, 2770가구)는 모든 주택형에 주부들이 요리하면서 TV 시청이나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7인치 컬러액정 TV를 설치했다. 음식물 쓰레기 탈수기를 설치해 음식물을 건조시켜 위생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롯데건설과 태영건설이 이달 부산 연제구 연산동에서 선보일 ‘연제 롯데캐슬&데시앙’(전용 59~101㎡)은 전용 84㎡C주택형 주방에 알파룸을 조성해 부피가 큰 용품 등을 너끈히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산업개발 계열 아이앤콘스가 경기 부천시 약대동에 내놓은 ‘부천3차 아이파크’(전용 59~70㎡, 184가구)도 주방에 컬러액정 TV가 설치된다. 홈 컨트롤 시스템인 올인원 월패드 시스템을 통해 주방의 가스밸브 제어까지 확인할 수 있다. 현대건설이 경기 광주 태전5·6지구에서 분양 중인 40개동의 대단지 ‘힐스테이트 태전’(전용 59~84㎡, 3146가구)은 전용 84㎡B타입에 자녀방을 활용해 대형 팬트리를 조성, 주방의 수납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꾸몄다. 전용 72㎡B타입은 아일랜드주방과 연계된 맘스데스크(주방확장형 기준)를 둬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했다. 두산건설이 서울 노원구 월계동에서 선보인 ‘녹천역 두산위브’(전용 39~117㎡, 326가구)는 전용 117㎡의 주방을 주부들이 선호하는 ‘ㄷ’자형 주방으로 구성하고 맘스오피스 공간까지 갖췄다. 부족한 수납공간은 현관, 복도, 주방 등 곳곳에 조성했다. 두산건설은 2012년부터 수납공간 활용을 위한 자체 브랜드 ‘채움2030’을 개발해 세탁실이나 뒷베란다에 팬트리를 설치해 주방의 부족한 수납공간을 대신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20~40대의 젊은 주부들에게 주방은 취미나 여가 등을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방으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주거공간도 침실보다는 가족들과 함께할 수 있는 주방과 거실 등으로 확장되고 있는 만큼 공용공간 설계에 건설사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독박(讀博) 육아일기] (16) 환상 속에‘만’ 둘째가 있다

    [독박(讀博) 육아일기] (16) 환상 속에‘만’ 둘째가 있다

    18개월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말이 트이려고 하는 아이는 정말 귀엽고 사랑스럽다. 지난해 잠 못자고 밥도 못 먹던 날들의 기억도 어느새 흐려지고 있다. 내가 아기를 낳았을 때는 그렇게 육아 공감을 나눌 사람들이 없더니 이제서야 주변에서 아기를 갖고, 낳고 있다. 겨우 1년 전 겪었던 일인데도 다른 신생아 사진을 보면 새삼 신비롭다. 나도 모르게 헤벌쭉 웃으며 남의 아기 사진을 들여다 보게 된다. 이 아기에게 모유 한 방울 더 먹이기 위해 가슴을 부여잡고 있을 초보 엄마들의 얼굴이 떠오르며 금방 정신을 차리지만. 여기저기서 둘째에 대한 생각을 묻는다. 생명에 대해서는 절대로 함부로 말해선 안 되며 어떤 것이든 장담해선 안 된다는 생각이지만, 그래도 “현재로선 계획이 없다”고 일관되게 답한다. 최대한 단호한 표현을 쓴 거다. 그리고 단서를 붙인다. “생기면 낳겠지만 자의(自義)로 갖진 않을 것” 그나마 지난해 “절대로 낳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던 것에 비해서는 비교적 완화된 입장이다. ●“한국인 생각하는 이상 자녀수 2.7명, 실제 출산을 1.24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8일 공개한 ‘자녀 가치 국제 비교’ 보고서에서는 한국인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자녀 수가 2.72명이지만 2011년 기준 실제 출산율은 절반 수준인 1.24명이라는 조사 결과가 담겼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1.21명이다. 이와 관련, 요즘 딴 생각할 틈이 주어질 때마다 머릿 속에 떠올려 보는 고민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 지금 쓰는 이 글이 미래에 있을지도 모르는 둘째에게 죄의식을 갖게 할 수도 있다는 마음을 가지며. 물론 두 명 이상의 자녀를 두고도 열심히 일하며 성공한 여성들도 많다. 어떻게 가능했던 건지 무척 궁금하면서 존경스럽다. 친정과 시댁 찬스라고는 10분도 쓸 수 없는 내 상황에선 꿈 같은 이야기다. 가끔 남편이 둘째와 동생의 ‘ㄷ’ 자라도 말하는 순간 화를 참지 못하고 눈을 흘겼다. 너무 힘들었던 1년을 보냈고 지금도 겨우 버텨가고 있는데 나의 고생은 안중에도 없이 자기 혼자 마음 편한 소리를 하는 것 같아서다. ‘둘째’는 금기시 된 용어였기에 아직 부부끼리도 이런 생각을 나눠 보지 않았다. 상상 속의 둘째, 이 아기의 존재를 확인하자 마자 걱정부터 밀려올 것 같다. 임신테스트기의 두 줄에 기쁨에 앞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것 같다. ‘회사에 어떻게 말을 해야하지?’가 첫번째 고민이다. 육아휴직을 못 쓰게 하거나 휴직을 하면 권고사직을 당하는 등의 나쁜 직장은 아니라 다행이다. 그렇지만 첫 아이 육아휴직 1년을 꽉 채워 쓰는 것도 상당히 눈치가 보였다. 대놓고 쓰지 말라고는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누군가 육아휴직을 냈을 때 뒷말이 나오는 것을 적잖게 봤다. 첫 아이 육아휴직에서 복귀한지 얼마나 됐다고 또 쉰다는 거냐는 눈초리가 먼저 겁이 난다. 육아가 ‘쉬는 것’이 아님에도, 출산을 한 여성이 몸을 추스를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 당연함에도, 또 아이와 최소 1년은 함께 하며 애착관계를 형성하고 엄마로서 최선을 다할 시간이 있어야 함에도 여전히 시선이 곱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냥 내가 아이를 가진 것을 많은 사람들에게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 자체가 불만이다. 내 자식을 낳는 일인데 다른 사람들의 시선 쯤이야 가벼이 여길 수도 있다. 당장 회사에서 잘리는 것도 아니고, 눈 질끈 감고 1년 버티면 그만이다. 하지만 정작 회사를 다니는 것부터 일이다. 첫 아기를 임신하고 출산 한 달 전까지 출퇴근을 하고 업무를 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다. 회사 책상에서 꾸벅꾸벅 졸기를 반복했고 일 하느라 태교도 제대로 못 한다는 죄책감을 안고서, 임신부라고 동료들에게 약간의 배려를 받았지만 그것 조차 가시방석인 날들이었다. 그래도 큰 문제 없이, 나름 수월한 임신 기간을 보냈다고 자부했지만 결국 34주에 조산기로 입원을 하고 말았다. “첫째 때 조산기가 있으면 둘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던 산부인과 주치의의 조언도 상기된다. 그렇다고 퇴근 후 집에 돌아가 쉴 수 있는 형편도 못 된다. 둘째는 배도 더 빨리 나오고 모든 임신 증상들이 더 심해진다고도 들었다. 임신해서 가뜩이나 예민하고 체력이 달리는 통에 나의 첫 사랑, 첫째는 과연 제대로 돌볼 수 있을까. 자신이 없다. 아이들도 동생이 생기는 걸 용케 알아채고서 엄마에게 더 안기고 어리광을 부린다는데, 그런 아이를 마냥 사랑으로 받아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이 한 명을 혼자 키우는 것도 이렇게 헉헉거리고 있는데 육아 관련 카페에 둘째 임신부들의 눈물나는 고군분투기들은 마음을 더 움츠러들게 만든다. ●첫 아이 때 당연했던 모든 것들이 달라진다 당장 가장 막막해지는 것은 출산이다. 진통이 시작될 때부터 첫째를 맡길 곳이 없다. 남편에게 첫째를 맡기고 혼자 분만을 해야할지도 모른다. 분만 과정과 출산 후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아이를 어디에 맡겨야 할지 답이 안 나온다. 지금처럼 평일 낮 시간 동안 어린이집에 보내고 등하원 시간에 봐주시는 베이비시터 이모님의 도움을 받으면 되지만 그 이후는? 또 주말에 아기가 태어난다면? 게다가 남편의 출산휴가는 딱 사흘 뿐이다. 지난해처럼 아기가 수요일에 태어나서 일요일까지 5일 동안 출근을 안 할 수 있도록 간절히 바라야 한다. 산후조리는 꿈도 못 꾸게 된다. 대부분의 산후조리원에서는 첫째 아이 동반을 금지하고 있다. 나 같은 산모는 조리원의 호사는 일찌감치 포기해야 한다. 기본 2주 동안 70~80만원의 비용이 드는 출퇴근 산후도우미를 부르게 되면 첫째 아이까지 봐주는 추가 비용을 따로 내야 한다. 입주 도우미를 부르면 130~150만원이 기본이다. 비용은 둘째치고, 몸도 덜 회복된 상태에서 둘째에게 수시로 젖을 먹여가며 동시에 첫째 아이를 먹이고 재우고 씻기고 놀아줄 수 있을지 도저히 상상이 안 된다. 물론 이제는 두 번째니까 처음처럼 아무 것도 몰라 허둥대지도 않을 것이고 어느 정도 여유와 요령도 생기겠지만 그래도 두 아이를 돌봐야 한다는 두려움이 더 크다. 좀비 같은 몰골로 지내며 외로움과 우울함에 빠졌던 때를 다시 떠올리면 끔찍하다. 아이가 세 명인 다둥맘들에게서 “둘에서 셋은 오히려 쉬웠다. 그러나 하나에서 둘은 정말 끔찍하게 힘들었다”는 이야기들을 공통적으로 들었다. 만약 둘째를 낳는다면 첫째와 터울이 많이 져야 한다는 생각은 이런 이유들 때문이다. 첫째와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완전히 될 때, 첫째가 나를 도와줄 수 있어야 조금은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아서다. ●‘두 아이 키우는 직장맘’ 꿈 같은 이야기 두 아이를 키우는 육아휴직 기간 동안, 지난해 수 백번 했던 ‘회사를 그만둬야 하느냐’는 고민을 수 천번 할 것 같다. 아이가 한 명인 지금도 회사에서 당분간 뛰어난 능력을 펼칠 것이라는 욕심과 기대를 애써 접으려 하고 있다. 아이를 맡기고 출근하느라 항상 정시 출근에 퇴근 시간이 되면 칼퇴근을 해야한다. 매일 뒤통수가 따갑다. 일이 많은 부서에 ‘애 엄마’라 알아서 배제가 될까 걱정되면서도, 정말 바쁜 부서에 가게 되면 어떻게 될지도 막막하다. 후배들에게마저 뒤쳐진 듯한 열등감을 가진 채, 그저 회사에서 나를 다시 받아주어 고맙다는 생각으로 출근 도장을 찍고 있다. 그렇다고 일을 게을리 하는 것도 아니다. 일주일에 2~3일은 집에 와서도 아이를 울려가며 일에 매달릴 때가 있다. 그런데 어느 하나 잘 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 두 아이를 맡기는 것은 더 큰 걱정이다. 첫째 때 그랬듯 돌도 안 된 아기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나머지 시간은 베이비시터에 의존하면 되긴 하다. 최후의 수단으로 온종일 입주해 있는 베이비시터를 고용하면 된다. 지금은 100만원대의 베이비시터 비용이 입주로 할 경우 200만원대, 아이가 두 명이면 더 늘어난다. 하지만 두 아이를 돌봐주는 시터는 구하는 것부터 하늘의 별 따기다. 게다가 요즘은 남자 아이의 경우 추가 금액을 받는 시터들도 있다고 한다. 월급을 버는 대로 전부 아이 맡기는 데에 쓴다고 치자. 그렇게 해서 엄마로서 행복할지 의문이다. 지금도 아이 한 명을 내내 남의 손에 맡겨놓고선 내 꿈을 위해 일을 한다는 자책에 시달리고 있다. 물론 내가 즐거워서 선택한 길이고 일을 하는 동안에는 행복하지만, 이기적인 엄마라서 미안하다는 생각이 언제나 깔려있다. 하루종일 보고 싶었던 아이의 얼굴을 보는 반가운 퇴근길이 제2의 출근길이 되는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평일에 회사와 집, 딱 두 곳만 오가는 데에도 마음에 여유가 전혀 없다. 저녁 8시에 퇴근하고 집에서 하는 일이라고는 아이를 돌보며 저녁식사와 설거지, 일주일에 한 두번 빨래나 청소를 하는 정도인데도 새벽 1시를 넘겨 방전이 된 채로 잠이 든다. 아침마다 출근 시간에 맞춰 집에 오시는 베이비시터 이모님이 나를 깨운다. 집안은 부끄러울 만큼 엉망이고 지저분하다. 항상 한숨을 달고 산다. ●“배우자 주중 양육참여시간 길수록 둘째 출산 계획 높아” 지난해 육아정책연구소의 ‘1명의 영유아 자녀를 둔 취업모의 후속 출산계획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연구에 따르면 첫 자녀가 여아인 경우, 엄마가 상용직인 경우, 영유가가 기관을 이용할 경우에 후속 출산계획을 세우는 경향을 보였다. 또 취업모의 학력이 높을수록, 취업모 본인과 배우자의 주중 자녀양육 참여 시간이 길수록,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 정도가 낮을수록, 양육지원 정책에 대한 인지 정도가 높을수록 후속 출산계획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 0~5세의 영유아 자녀 1명을 둔 직장맘 25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특히 여성의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 정도’가 낮을수록 후속 출산을 계획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한다. 엄마의 직장이 안정적인 곳일수록, 아빠의 주중 양육참여시간이 길수록 둘째 출산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뜩이나 도와주는 사람도 없는데 남편마저 지금처럼 오전 6시에 나가 밤 11시에 집에 들어오는 상황은 둘째가 생긴다 해도 나아질 것 같지 않다. 지금도 매일 밤 설거지를 할 때마다 유일한 화풀이 상대인 남편에게 짜증이 밀려오는데, 아이가 한 명 더 늘어난다면 이 우울과 분노를 주체할 수 없을 것 같다. 오히려 돈 때문에 둘째를 낳기 싫다는 생각은 거의 해보지 않았다. 아이를 돈의 가치에 빗대는 것 자체에 격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 그러나 냉정하게 돈 생각을 아예 안 하기도 쉽지 않다. 우리 부부의 합산 급여는 적은 편이 아니다. 소득 차등에 따른 어떠한 복지 혜택이나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수준이다. 그런데도 왠지 늘 빠듯하다. 아이를 맡기는 비용, 먹이고 입히고 돌보는 비용으로 내 월급을 다 써버리고 생활비와 전세대출금과 이자, 보험료 등 필요한 데에 돈을 쓰는 데도 매달 말일이 되면 우리는 우울한 대화를 나눈다. 그렇다고 아이를 위해 최고급이나 고가의 물건을 사는 것도 아니다. 책과 장난감은 거의 중고로 얻었고 옷은 해외에 있는 친정 가족들이 보내준다. 아이에게 꼭 필요한 것만 산다고 생각하는 데도 돈이 많이 든다. 아이 한 명을 대학 졸업까지 시키는 데 평균 2~3억원 남짓의 돈이 드는 걸로 알려져 있다. 아이를 키우기 좋은 곳에 집을 사고 차를 좋은 걸로 바꾸고, 아이에게 다양한 교육과 경험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은 남부럽지 않은 직장에 다니는 우리 부부에게도 아득한 일이다. ●사실은 나도 갖고 싶다, 둘째… 부모님 도움 없이 둘 만의 힘으로 결혼생활을 시작한 것이 자랑거리였지만 때로는 부모님께 집을 받고 시작한 부부들이 내심 부러울 때가 많다. 아이를 낳아 기르며 이제 나도 어엿한 부모가 되었는데, 내 아이를 키우면서도 여전히 내 부모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것을 매순간 느껴야 하는 처지가 너무나 서글프다. 글을 쓰고 나니 오히려 둘째가 더욱 갖고 싶어지는 건 무슨 역설인가. 솔직히 나를 닮은 사랑스러운 아기가 한 명 더 있으면 좋겠고 아기를 통해 얻는 행복과 기쁨을 두 배로 느끼고도 싶다. 두 아이가 함께 종알거리며 노는 모습이 얼마나 귀여울지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온다. 그렇지만 내가 감내해야 할 것, 포기해야할 것이 지금보다 더 많이 늘어난다고 생각하니 엄두가 안 난다. 환상 속의 둘째, 지금 나에게는 단순히 선택의 문제를 뛰어 넘었다. 육아가 정말 힘들다고 외치면서도 어느새 둘째를 가졌다는 육아 카페의 글들에 부러워하며 “능력자”라고 댓글을 달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1)나홀로 육아 1년…외로움을 말한다 (2)엄마들은 왜 ‘토토가’를 보고 울었나 (3)엄마가 될수록…엄마만 필요했다> (4)세월호 참사가 초보 엄마에게 가르쳐준 것들 (5)내 아기가 타고났기 바라는 한 가지 (6)CCTV 단다고 걱정 사라질까 (7)“아기 왜 없어?”묻지 못하는 이유 (8)모유, 엄마의 눈물을 아기는 먹고 자란다 (9)잘하는 것도 없이 모두에게 미안한 삶 (10)나는 아이를 키우고 아이는 나를 키운다 (11)’아빠 육아’ 예능을 끊은 이유는 (12)엄마들은 왜 찌라시를 퍼다 날랐나 (13)온종일 놀면서 왜 어린이집에 맡기냐구요? (14)수능 성적표보다 떨렸던 아이 검진표 (15)불어난 몸무게 만큼 고통과 행복이 함께 늘었다
  • [경제뉴스 in] 울고 싶은데 뺨 맞고…진짜 뺨 맞고

    [경제뉴스 in] 울고 싶은데 뺨 맞고…진짜 뺨 맞고

    추가경정예산(11조 8000억원) 편성이 마무리된 뒤에도 기획재정부 내에 묘한 ‘뒤끝’이 흐르고 있다. 경제정책을 주무르는 1차관실 라인은 ‘울고 싶은 데 뺨을 맞았으니 다행’이라는 정서가 엿보이는 반면 예산실을 책임지는 2차관실 라인은 ‘진짜 뺨만 맞았다’는 억울함과 불만이 팽배해 있다. 특히 주형환 1차관과 방문규 2차관까지 신경전에 엮이면서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로 나뉘었던 옛날이 좋았다’는 얘기마저 나온다. 이번 추경으로 예산실의 입이 삐죽 튀어나왔다. 가뜩이나 내년 예산을 한창 편성해야 할 시점에 ‘추경 폭탄’을 맞아 일이 두 배로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추경과 관련 있는 국토와 국방, 안전, 고용, 문화, 복지 등 6개과는 3주 내내 새벽까지 강행군을 하며 밤샘 작업을 밥 먹듯이 했다. 그렇다고 좋은 평가를 받은 것도 아니다. ‘느림보 추경’과 ‘깜깜이 추경’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예산실 관계자는 7일 “기재부 내에 각자의 역할 있으니 이해는 하지만 속이 편치는 않다”면서 “한 번에 2년치 예산을 짜는 거여서 죽을 둥 살 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내년 예산 1차 심의가 끝나고 2차 심의에 앞서 휴가를 가곤 했는데 올해는 날샜다”고 하소연했다. 경제정책국은 가슴을 쓸어 내리고 있다. 지난 5월 말까지만 해도 추경 가능성은 거의 없어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성장률 2%대 수정이 불가피해 보였다. 그러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추경 편성이 가능해졌고 그 결과 성장률 ‘3%대 사수’를 할 수 있었다. 사실 6개월 만에 성장률을 3%대 후반에서 2%대로 수정한다는 것은 정부 스스로 ‘엉터리 전망’을 자인하는 꼴이어서 한동안 비판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장밋빛 경제 전망에 따른 ‘설거지’는 예산실이 맡았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추경을 편성한다면 성장률을 3%대에 맞춰야 한다’는 1차관실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반대 명분으로 재정건전성 악화 등이 거론됐지만 최 부총리는 “재정건전성을 나 있을 때만 강력하게 해야 하냐, 다음 사람들(차기 부총리)도 나눠서 하자”고 했다는 후문이다. 최 부총리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성장률 2%대는 부담스러워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주 차관이 지난달 추경 규모(10조원+α)를 새누리당에 보고한 뒤 이 내용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1차관실과 2차관실도 이상 기류가 감돌고 있다. 2차관실은 주 차관이 확정도 안 된 추경 규모를 공개해 혼선을 빚었다는 점에서 씁쓸해했다. 2차관실에서는 ‘주 차관이 너무 싸게 팔아먹은 거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일각에서는 구조적인 문제로 접근하기도 한다. 2008년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를 통합해 기획재정부가 만들어지면서 어느 정도 예상됐다는 진단이다. 예전에는 기획예산처의 주된 업무가 재정경제부의 재정지출 요구에 대해 퇴짜를 놓는 것이었다. 2차관실 관계자는 “통합 이후 1차관실에서 경제성장률을 토대로 밀어붙이면 예산실이 거부하기가 힘들다”고 털어놨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최악 가뭄 대책] 아시죠? 담고… 모으고… 줄이고

    물절약 습관도 물부족 해결에 도움이 된다. 우리나라 연평균 강수량은 1274㎜로 세계 평균의 1.6배다. 그러나 인구 밀도가 높아 1인당 강수총량은 연간 2660㎥로 세계 평균의 6분의1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돗물 사용량(335ℓ)은 주요 국가의 물 사용량 평균(332ℓ) 수준이다. 생활 속 물 절약 방법을 알아본다. 4인 가족이 화장실 양변기 물로 하루 255ℓ를 사용한다. 하루 생활용수의 27%에 해당한다. 기존 변기(13ℓ) 대신 절수형 변기(6ℓ급)나 대·소변 구분형 변기(9ℓ급)를 설치하면 물을 50% 이상 아낄 수 있다. 양변기 수조에 벽돌이나 물을 채운 페트병을 넣어 물을 절약하는 방법도 있다. 변기 물 내리는 소리를 대신해 ‘에티켓 벨’을 설치하거나 라디오 등을 비치해도 된다. 가정에서 사용되는 물의 5분의1은 주방에서 쓴다. 물을 틀어 놓고 흘려보내며 설거지를 하는 것보다 싱크대나 설거지통에 물을 받아 놓고 설거지를 하면 60% 이상의 물을 절약할 수 있다. 과일이나 채소를 손질할 때 수도꼭지 물 조리개를 샤워수 방향으로 조작하면 그릇이나 채소에 닿는 접촉면이 넓어져 더 빨리 씻을 수 있어 물 사용도 줄어든다. 적정 용량의 식기 세척기를 사용하면 절반 정도의 물을 아낄 수 있다. 10㎏ 세탁기보다 4인 가족이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6~8㎏급 세탁기를 사용하면 20~30%를 줄일 수 있다. 빨랫감은 한번에 모아서 세탁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샤워 시간을 5분에서 3분으로 줄이면 한 번 샤워할 때마다 24ℓ의 물을 절약할 수 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결혼정보회사 듀오, 미혼남녀 이색 설문조사 실시

    결혼정보회사 듀오, 미혼남녀 이색 설문조사 실시

    국내 1위 결혼정보회사 듀오(대표 박수경, www.duo.co.kr)가 한국P&G 페브리즈와 함께 5월 27일부터 6일 15일까지 전국 20~30대 미혼 남녀 769명(여 465명, 남 304명)을 대상으로 ‘냄새가 호감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전체 미혼 남녀 10명 중 9명(90.5%)은 ‘냄새가 이성의 호감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으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의견은 9.5%에 미미했다. 미혼남녀는 대체로 본인의 냄새에 만족하는 것으로 답변했다. 10점 척도 기준으로 ‘6’(좋은 편이다)이상 선택한 비율이 82.2%에 이르렀으며, 남성(82.9%)이 여성(81.7%)보다 평소 본인의 냄새에 더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답변했다. ‘평소 주변 이성에 대한 냄새 만족도’를 묻자 결과가 달라졌다. 남성의 경우 10점 척도 기준으로 ‘6’(좋은 편이다)이상 선택한 비율이 73.4%로 높았지만, 여성의 경우 ‘5’(나쁜 편이다)이하라고 답한 비율이 61.5%로 나타났다. 이는 여성 10명 중 6명이 평소 주변 남성들의 냄새에 불만족해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냄새는 평소 호감을 가졌던 이성에 대한 느낌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65.7%’는 호감을 느꼈던 상대의 ‘냄새’ 때문에 실망했던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여성의 경우 그 비율이 68.2%에 이르렀다. 반면, 남성들에게 ‘여성이 남성에게 관심이 있더라도 냄새 때문에 관계를 정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라고 묻자, 66.1%(10점 척도 기준으로 5 이하 응답자)의 남성이 ‘호감이 있다면 냄새 때문에 관계를 정리하지는 않을 것’이라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미혼남녀가 서로의 집에 방문했을 때 가장 실망하는 냄새는 무엇일까? 여성의 경우 일명 ‘아저씨 냄새’(54.6%)를 가장 싫어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음식물 등의 쓰레기 냄새’(18%), ‘화장실 냄새’(12.8%)가 뒤를 이었다. 아저씨 냄새란 땀, 담배 냄새 등이 뒤섞여 침구/옷가지에 배어 나오는 퀴퀴한 냄새를 뜻한다. 남성 역시 여자친구 방에서 나는 ‘아저씨 냄새’(52%)를 가장 싫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서 설거지거리가 잔뜩 쌓여있는 싱크대(26.6%), ‘명품 가방과 옷’(11.8%)을 꼽았다. 이명길 듀오 대표 연애코치는 “이성에게 다가갈 때는 장점을 자랑하기 전에, 단점을 노출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여성의 경우 냄새를 통해 파트너의 위생 및 건강상태를 체크하는 만큼, 무턱대고 향수를 뿌리기 전에 나쁜 냄새를 근본적으로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TV 하이라이트]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물 권장량은 2L로 200mL 컵 기준으로 하루 8잔을 섭취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하루 물 섭취량은 3분의1에도 미치지 않는다고 한다. 프로그램은 물 섭취의 중요성과 함께 구체적으로 물을 마시는 방법을 소개한다. 평소 물을 거의 마시지 않는 도전자들과 함께 한 달간 하루 물 8잔씩을 마시고 겪게 되는 몸의 변화도 공개한다. ■나 혼자 산다(MBC 밤 11시 10분) 씨엔블루의 드러머 강민혁이 바람직한 싱글 라이프를 공개한다. 오랜 숙소 생활을 마치고 누나와 살던 강민혁은 자취 10일 차에 접어든 ‘자취 신생아’다. 그러나 피곤한 가운데도 집안일을 처리하는 모습으로 그의 진가를 선보인다. 한편 머리가 복잡할 때 여행을 떠난다는 이태곤은 마음도 가다듬고 생각도 정리할 겸 친구들과 춘천 별장으로 향한다. ■삼시세끼 정선편(tvN 밤 9시 45분) 해진은 강원도 정선 옥순봉을 찾은 이후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한다. 하지만 몸에 깊게 밴 습관으로 산책을 하다가도 어느새 설거지 더미 앞에 앉아 있는가 하면 아궁이 불 앞에서 불 담당을 자처한다. 한편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서진과 택연, 광규, 보아와 해진 앞에 큰 시련이 기다린다. 바로 4212개의 옥수수를 구하기 위해 잡초 뽑기에 투입되는데….
  • 어르신 식사 책임지는 영동 가사도우미

    “점심도 차려주고, 식사 후 뒷정리까지 해주니 너무 좋아유.” 충북 영동군의 경로당 가사도우미 사업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8일 군에 따르면 노인복지 신규시책으로 올 1월 지역 경로당 23곳에 가사도우미 사업을 시범 도입했다. 이 사업은 65세 미만의 건강한 마을 주민을 경로당 도우미로 고용해 점심과 저녁 가운데 노인들이 요구하는 한 끼 식사를 해주는 것이다. 도우미는 노인들의 식사가 끝나면 설거지 등 뒷정리까지 해준다. 식사 메뉴는 노인과 도우미가 상의해 결정한다. 도우미는 하루 3시간씩 주 5일 근무하며 한 달 36만원의 급여를 군에서 받는다. 군이 이 사업을 시작한 것은 경로당에 나오는 노인들 대부분이 70대 후반 이상의 고령자라 스스로 밥을 해먹기가 쉽지 않아서다. 아직도 집에서 가사를 책임지는 여성 노인들이 경로당에 나와서까지 밥을 해야 해 이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측면도 크다. 영동읍 탑선리에 사는 김진선(85)씨는 “도우미가 점심을 차려주고 설거지까지 해줘 식사 준비에 대한 노인들의 스트레스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반응이 좋자 군은 경로당 회원들의 평균 연령, 일 급식인원, 급식횟수 등을 심사해 영동읍 회동리 경로당 등 80곳의 경로당을 추가 선정해 이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김지영 군 노인복지담당은 “주민들이 용돈을 벌기 위해 경로당 도우미를 서로 하려는 마을도 있다”며 “이 사업이 노인복지 향상은 물론 일자리창출 효과까지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소까지 도우미 업무에 포함할 경우 도우미 업무가 너무 광범위해 청소는 제외시켰다”고 덧붙였다. 영동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삼시세끼 사랑꾼 지성 “이서진이 헤어지라 그랬다” 발끈

    삼시세끼 사랑꾼 지성 “이서진이 헤어지라 그랬다” 발끈

    삼시세끼 사랑꾼 지성 “이서진이 헤어지라 그랬다” 발끈 삼시세끼 사랑꾼 지성 ‘삼시세끼’ 지성이 아내인 배우 이보영에 대한 애정을 끊임없이 드러내며 ‘사랑꾼’에 등극했다. 5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 정선편’(이하 삼시세끼) 4회에서는 강원도 정선을 배경으로 삼시 세 끼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배우 이서진, 김광규, 그룹 2PM 옥택연과 게스트로 출연한 배우 지성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삼시세끼’에서 지성은 이서진이 자신의 커플링에 관심을 보이자 “결혼 반지는 아니고 편하게 끼는 반지다. 만난지 100일 기념으로 맞춘 반지”라며 일을 하는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성은 이보영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며 이서진을 향해 “형이 헤어지라 그랬다며. 남자는 믿지 말랬다며”라고 말하자, 이서진은 민망해 하며 “나는 다 그냥 헤어지라고 해. 누구 잘되라는 이야기는 안해”라고 변명했다. 이보영의 출산 임박 소식을 전한 지성은 “그래서 여기 오면서도 혼자 놔두고 오기가 미안했다. 근데 우리 와이프가 ‘삼시세끼’를 잘봐서 이건 흔쾌히 허락했다”라고 했다. 오랜만의 외박을 걱정하는 제작진에게 지성은 “이해해 줄 거다. 이보영이 ‘삼시세끼’를 자주 본다. 마음 편한 외박이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지성은 “장모님 전화번호를 외워왔다”며 요리에 자신감을 보이자 이서진은 “와이프가 요리를 못하는구나”라고 도발했다. 지성은 “우리 보영이 요리 얼마나 잘하는데. 깜짝 놀랄 정도로 잘해”라며 자랑을 늘어놨다. 지성은 인터뷰를 통해서도 “분명한 사실이니까”라며 “잘해요. 제 입맛에는 딱 맞아요. 그럼 됐죠”라며 팔불출의 면모를 드러냈다. 지성은 “뛰어난 설거지 스킬은 어디서 배웠느냐”는 제작진에게 “설거지에 스킬이 어딧냐”면서도 “와이프가 음식을 잘한다. 옆에서 보면 설거지거리가 이렇게 쌓이더라. 와이프를 도와주면서 하다가 설거지를 즐기게 됐다”고 말하며 ‘사랑꾼’다운 답변을 내놨다. 지성은 다음날 아침 메뉴로 미역국을 선보이면서 끝까지 아내에 대한 애정표현을 아끼지 않았다. 지성은 출산을 앞둔 이보영을 위해 미역국을 공부했다고 밝혀 진정한 아내바라기 남편임을 증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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