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선후배
    2026-03-27
    검색기록 지우기
  • 관중
    2026-03-27
    검색기록 지우기
  • 제조사
    2026-03-27
    검색기록 지우기
  • 테러 대응
    2026-03-27
    검색기록 지우기
  • 면죄부
    2026-03-2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202
  • 여죄·공범 못밝힌채 “어정쩡한 종결”/경찰의 지존파 수사가 남긴것

    ◎허술한 초동수사 관할다툼 여전/무기밀거래단 규명 과제로 남아 「지존파」의 연쇄납치살인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사건을 27일 검찰에 송치함으로써 지난 19일 범인검거이후 1주일간에 걸친 수사에서 공범이나 여죄를 밝히지 못한 채 사실상 수사를 종결한다. 경찰은 이날 지존파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범인들에 대한 분리심문등을 통해 공범이나 여죄여부를 집중추궁했지만 뚜렷한 혐의점을 찾아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그동안 두목 김기환(26)등 지존파가 지난해 7월 조직결성이후 15개월남짓 소윤오씨부부등 5명을 연쇄살해한 사실을 밝혀내고 일당 7명을 구속한데 이어 이들에게 백화점고객명단과 가스총등을 팔아 넘긴 이주현씨등 2명을 추가로 구속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수사를 통해 자칫 대량살상으로 이어질 뻔한 조직범죄를 뒤늦게나마 차단했으나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돼온 공범과 여죄여부에 대한 의문점들을 속시원히 밝히지 못한 채 수사를 종결해 한계를 드러냈다. 경찰은 또 피해자 소씨의 실종당시부터 수사관할을 서로 떠넘겨공조수사에 허점을 드러냈고 「지존파」로부터 압수한 승용차를 닷새동안이나 방치해 결정적인 증거물들을 뒤늦게 찾아내는등 초동수사에 문제점을 드러냈다. 당초 이들에게 납치됐다가 풀려난 이모씨(27·여)로부터 「지존파」에 대한 행각을 신고받은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들의 전남 영광군 아지트에 도착하기까지 만49시간여나 영광경찰서에 협조나 수사공조요청을 하지 않아 신속한 현장수사가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비난을 샀다. 일부에서는 경찰의 해묵은 공다툼으로 인한 늑장수사로 희대의 연쇄납치살인행각을 벌인 범인들을 놓칠 뻔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경찰수사가 초기부터 이러한 문제점들을 노출시킨 가운데 경찰은 범인들의 자백내용을 토대로 한 짜맞추기식 수사에 급급함으로써 이들의 행적이나 범죄공백기간에 대한 의문등을 속시원히 풀지 못했다. 당초 93년8월의 2차범행과 지난 8일의 3차범행 사이의 1년2개월의 기간에 이들이 여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됐지만 경찰은 이들이 대전과 분당에서 집단으로 막노동을 한사실만 확인했을뿐 당시 이들의 구체적인 행적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내지 못했다. 이와 관련,당시 이들을 목격한 근처 인부들이 구속된 일당외에 40대남자등 1∼2명이 함께 어울려 다녔다고 제보함으로써 공범가능성에 대한 단서를 제공했으나 경찰은 송치날짜를 의식,수사종결에만 급급한 인상을 남겼다. 또 「지존파」에게 범행물품을 제공하는등 이들의 범죄에 깊이 연루된 것으로 밝혀진 브로커 이주현씨의 진술이 계속 엇갈리는 부분도 이들이 드러나지 않은 공범을 숨기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씨가 물품구입장소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며 정확한 진술을 회피하고 있는 점이나 당초 지난 8월 명단을 건네줄 당시 「지존파」의 범행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가 지난해 6월부터 이들의 정체를 어느정도 파악하고 있었다고 진술을 번복하는등 진술에 일관성이 없는 부분등은 또다른 공모자나 여죄의 개연성을 더욱 짙게 하는 부분들이다. 특히 이씨의 동거녀 강모씨의 통장에 「지존파」일당이 영광아지트를 건축한 시기인 지난5월 중순 무기밀매지역으로 의혹을 사고 있는 부산등지에서 양모씨등 2명의 명의로 모두 6백여만원이 입금됐다가 다음날 바로 인출된 사실은 또다른 공모자의 자금공급가능성을 가장 강하게 제기하고 있는 부분인데도 경찰은 이를 도외시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지존파」 두목 김에게 김현양을 소개해준 인물의 신원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점도 의문으로 남아 있다. 결국 지난 1주일동안 국민들을 충격과 경악속에 몰아넣은 「지존파」의 연쇄살인사건에서 의문점으로 남은 공범및 여죄부분,전문무기밀매단의 실체등은 검찰에서 풀어야 할 과제로 넘겨지게 됐다. ◎지존파수사 이모저모/길가다 희생 최미자씨가족 “망연자실”/제보 이양에 서초서통해 금일봉 전달/강동은 “이제 후회”… 뒤늦게 삶에 애착 ○…지존파 일당의 검찰 송치를 하루 앞둔 26일 낮 일당 중 한명인 강동은의 형(27)과 누나,매형 김모씨(35) 등이 서초경찰서로 찾아와 면회. 처음 검거됐을 당시 『야타족 등 아직도 죽이지 못한 사람이 많다』고 하는등 살의에 가득찬 말을 거침없이 내뱉었던 강은 이날 10여분동안의 면회에서 가족들에게 『살아나갈 수만 있다면 신부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등 처음과 달리 생에 대한 강한 집착을 드러냈다. 강은 또 형과 누나에게 『엄마와 애인 이경숙을 잘 보살펴달라』면서 『어린 마음에 엄청난 일을 저질렀지만 이제는 후회된다』고 말해 심경의 변화를 크게 일으키고 있다는 것. 또 이경숙의 친척오빠인 박모씨(34),백병옥의 아버지(54),이주현의 아버지(58)와 어머니등도 각각 범인들을 면회. 특히 백의 부모는 면회를 마치고 나와 『지난해 7월 돈을 많이 벌어오겠다며 집을 나가더니 이렇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면서 『공부를 제대로 못시키고 어릴적 배부르게 못해준 것이 한』이라고 눈물. ○…이주현씨와 김현양이 학교 선후배사이로 친하다는 사실을 숨기는 등 범인들이 이씨를 감싸고 돈 점을 경찰이 제대로 추궁하지 않은 것도 수사를 더이상 확대하지 않으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주변의 분석. 이미 중형을 각오한 범인들이 이씨를 보호하려 한 것은 이씨가 공범 또는조직원이거나 다른 공범자가 있을 가능성을 시사해주는 것인데도 경찰은 이 부분에 대해 조사를 하지 않았다는 지적. ○…지존파의 「살인실습」 첫번째 희생자였던 20대 여자의 신원이 최미자양(당시 23세·충남 논산군 두마면 두계리)으로 밝혀지자 최양의 아버지 최모씨(48)등 가족들은 믿어지지 않는듯 충격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 최씨는 『미자에게 설마 큰일이야 있겠느냐는 생각에 지금까지 연락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려 왔다』며 망연자실한 표정. ○…김화남경찰청장과 박일용서울경찰청장은 이날 「지존파」일당으로부터 필사적으로 탈출,결정적 제보를 한 이모씨(27·여)에게 감사와 위로의 뜻을 전하고 서초경찰서장을 통해 금일봉을 전달. ○…이주현씨가 지난 8월부터 일해왔던 세운상가 G오락기판매점 주인 김모씨(24)는 『주현이는 서울에 친구가 별로 없었고 평소 말수도 적었지만 성실했으며 술도 잘 못했고 일이 끝나면 곧바로 집으로 가는 등 착실한 사람이었다』며 이씨가 무기브로커였다는 것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
  • 전경련 부회장 누가될까/조부회장 퇴임이후 미묘한 움직임

    ◎전임자는 외부인사 밀고,일부선 내부승진 주장 전경련의 분위기가 이상하다.상근 부회장 자리를 놓고 미묘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전임 조규하 부회장의 전남지사 발탁 하룻만의 일이다. 원칙적으로 전경련 부회장은 회장이 지명,총회의 추인을 받아 선정된다.그러나 지금의 분위기는 회장의 의중보다는 주변 여건이 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듯 하다.더욱이 내년 2월이면 현 최종현회장의 임기가 끝나기 때문에 그로서도 부회장 인선이 부담스럽다.어차피 그 때가 되면 임원개선 총회를 열어야 하는데,부회장 인선을 서둘러 괜한 오해를 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이점이 문제의 시발이다. 현재로선 전경련 부회장은 권한대행 체제로 유지될 것 같다.임시총회를 통해 부회장을 정식 임명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부담이 큰 탓이다.그렇다면 권한 대행은 누가 될까. 현재로선 전임 조부회장의 영향력이 상당한 것 같다.그의 구상은 이렇다.「정식 부회장이 아닌 권한대행은 외부 인사로 충원하기가 수월하다.따라서 당분간 「얼굴 마담」 역할을 맡기고,사무국 총괄은 내부 인사를 승진시켜 관장토록 한다.시간이 흐르면서 권한대행의 능력이 드러나면 자연스럽게 차기 부회장에 임명될 수 있다.이렇게 되면 사무국 직제를 개편하고 일본 경단연과 같은 사무총장제를 도입,실무 총책은 전경련 내부 인사가,부회장은 외부 인사가 맡는 형식을 취한다. 전임자인 그가 이러한 생각을 하는 것은,차기 부회장으로 누군가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의미한다.이 범주에 포함되는 유력 인사로는 전직 장관 출신인 K씨와 L씨가 있다.특히 조부회장은 K씨에게 빚이 있다.지난 84년 전경련의 전무로 취임할 때 그의 도움이 컸다.L씨와는 서울대 철학과 선후배 사이로,부회장 재임시 많은 도움을 줬다. 떠나간 그는 자신의 후임자로 외부 인사를 생각하지만 전경련 내부의 분위기는 다르다.물론 내부 승진으로 맥을 이어야 한다는 것이다.이 경우 1순위는 구석모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전대주 전경련상무이다.하지만 오지랖 넓은 활동을 펼쳐야 할 부회장으로 적격인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 안입던 옷 뽐내는 이색패션쇼/오늘 하오6시 서울역삼동「패션클럽」서

    ◎나만의 옷으로 「과감한 자기표현」 불만 『입고 싶어도 입지 못했던 옷을 입고 나오세요』 지난 7월 패션인들의 작은공간 「패션클럽」을 마련,눈길을 모았던 오선미씨(31)가 3일 하오6시 서울 강남구 역삼동 「패션클럽」(567­3743)에서 이색 행사를 연다.평소 한번 입고 나가 봤으면 싶은 옷인데도 입고 나갈 장소가 마땅찮아서,혹은 입을 용기가 없어서 옷장속에 옷을 넣어둔 불특정의 사람들에게 옷 맵시를 뽐낼 수 있는 파티행사를 제공해 주는 것이다. 『유행한다고 하면 이브닝 파티복을 입고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여성들도 있고 과감한 자기 표현을 못한체 무미건조한 옷차림을 고집하는 사람들도 많지요』음식과 음료를 간단히 준비,자유로운 분위기속에 마음껏 자신이 조화시킨 옷을 자랑하는 사람에게 베스트 드레서상 시상도 계획하고 있다는 오씨는 참석한 사람들이 이 파티를 통해 수동적인 패션의 수용자에서 적극적 주체로 변화했으면 한다고 말한다. 생소한 행사라 참가자가 많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요즘의 왜곡된 패션문화에 하나의자극점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패션클럽」은 이신우·진태옥씨등 디자이너를 비롯한 패션인들의 후원을 받고 오씨가 출자해 65평의 공간에 마련한 회원제 단체. 『최근 우리나라에는 패션디자이너나 디스플레이어 등 패션계에 종사하거나 지망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났습니다.그러나 선후배가 함께 만나 조언이나 관련 정보를 교환하고 자신의 작품을 소박하게 선보일 수 있는 장이 거의 없다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패션인은 모든 예술분야의 감각도 공유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지난 두달간 패션세미나와 함께 현대무용 퍼포먼스,음악회등의 행사를 함께 열었다.또 오는 15일에는 마임이스트 심철종씨의 즉흥극을,11월에는 한남대 의상학과 김정신교수의 모자전시회도 가질 예정이다. 『현재 회원은 80여명입니다.회원가입의 문은 언제나 활짝 열려 있어요』오씨는 패션을 공부하는 많은 학생들이 선배 디자이너나 전문가들의 만남을 요구하면 흔쾌히 주선하는 역할을 맡겠다고 한다.회비는 연 10만원.최신 해외 컬렉션비디오·책자등 각종 자료를 열람할 수 있고 이곳에서 열리는 모든 행사에 초대된다. 오씨는 86년 전남대 원예학과를 졸업하고 인테리어 사무실에서 2년간 근무한뒤 도일,도쿄 무사시노(무장야) 미술대학원 공간연출디자인과를 졸업(석사)한 이색 경력의 소유자.현재 「폰테」라는 인테리어 디스플레이 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92년 국제양모사무국(IWS)의 최우수 디스플레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내외국인 「합동비행」 문제 많다/KAL 제주사고로 본 실태

    ◎의사소통 잘안돼 사고 위험성/고임 등 특별우대로 위화감도 제주공항 대한항공 여객기화재사고의 원인이 외국인기장과 내국인 부기장사이의 의견충돌로 밝혀지면서 외국인 조종사의 과다 고용이 항공운항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항공종사자들은 국내 항공업계의 급속한 팽창에 따른 외국인조종사의 고용증가가 여러 측면에서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외국인 조종사와 내국인 조종사 사이에는 내국인 선후배사이와 같은 인간적인 유대관계나 명령체계가 세워지지 않아 원활한 의사소통에 장애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제주공항 충돌화재사고에서 기장과 부기장 사이에 호흡이 맞지 않았던 것도 근본적으로 외국인 기장과 내국인 부기장의 불협화가 큰 원인으로 밝혀졌다. 위급한 상황에서는 신속·정확한 의사 전달과 상호 협조가 내외국인끼리는 일사불란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업무적인 측면외에도 외국인 조종사의 양적인 증가가 내국인 조종사와의 사이에 갈등을 일으키는 경우도 많다. 모항공사K모기장(40)은 『외국인 조종사를 충분히 활용하기위해 그들의 운항스케줄을 먼저 짠뒤 내국인 조종사들의 탑승시간을 맞추다보면 내국인조종사들이 근무리듬을 잃는등 피해를 입어 불평불만의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또 P모 부기장(39)은 『외국인 기장들이 내국인 기장보다 임금이 두배 가까이나 돼 상대적으로 대접을 못받고 있다는 불만을 가질 때가 많다』고 말했다. 경력에 따라 다르지만 외국인 기장은 내국인보다 고임금을 받고 있다. 보잉 747기 기장의 경우 내국인이 6천7백달러의 월급을 받는 반면 같은 경력의 외국인은 1만9백달러를 받는다. 복수 항공사체제로 바뀐 88년 이후 외국인 조종사는 대한항공에 59명,아시아나항공에 89명등 1백48명으로 늘어났다.이는 두 항공사의 기장총수 4백14명의 35.7%에 해당하는 것이다.
  • 김정일 정권의 5가지 취약점

    ◎①확고부동한 추종세력이 없다/②「김일성후광」 활용∼차별화 상충/③개혁·개방하면 체제동요 우려/④핵카드 효력 거의 소진돼간다/⑤꼬리무는 김정일 건강이상설 20일의 김일성 추도대회를 기점으로 북한 김정일후계체제의 앞날을 낙관하는 쪽보다 비관하는 관측들이 우세해지고 있다.김정일이 안고 있는 취약점이 많기 때문이다. 통일원 등 정부내 북한전문가들은 김정일체제의 취약요인을 크게 5가지로 요약하고 있다. 우선 그의 전도를 어둡게 하는 최대의 약점은 김일성 만큼 확고한 추종세력이 없다는 점이다.이는 20일 김정일의 추대식 성격을 띠었던 김일성추도대회에서 일차 입증되었다는 지적이다.즉 권력서열 8위인 김영남부총리겸 외교부장이 추도사를 한 것은 그의 실세 부상을 뜻한다기 보다 2∼7위의 상위서열 핵심인물들이 추도사 낭독을 꺼린 탓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경우 김이 명목상의 「수령」으로 옹립되더라도 실제 정책방향은 오진우·강성산·박성철 등 당정치국위원들의 합의,즉 이른바 「당적 지배체제」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다.따라서 왕조시대에 왕이 허약할 때 몇몇 권신들이 좌지우지하는 것과 같은 형태가 됨으로써 그 만큼 권력투쟁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물론 그는 아버지 세대인 「혁명1세대」와 20년간의 후계수업시 심어둔 만경대혁명학원 및 김일성대학 선후배를 중심으로 한 측근세력들의 지원을 받고 있긴 하다.하지만 이들은 특혜를 나눠 갖는 데는 익숙해져 있으나 김일성의 빨치산 동료와 같은 「혈맹」관계는 아니므로 세불리할 경우 언제든지 등을 돌릴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김이 당면하고 있는 또 다른 난제는 권력기반을 강화하기 위해선 주체사상과 같은 김일성의 「혁명위업」을 최대한 계승해 아버지의 카리스마를 최대한 우려먹어야 하지만 국제적 고립과 경제난 등 대내외적 고립을 벗어나기 위해선 이를 청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겉으로는 주체사상과 「우리식 사회주의」를 강조해야 하겠지만 실제 내용 면에선 부분적이나마 대외 개방과 시장경제 원리를 도입하는등 차별화를 해나가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인 것이다.이 경우 대를잇는 혁명의 계승 논리,다시 말해 권력세습의 설득력은 훼손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의 행보를 제약하는 제3의 아킬레스건은 체제유지를 위해 개혁·개방을 해야하는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체제동요를 우려해 이를 쉽게 실행에 옮길 수 없는 딜레마이다. 그는 아버지로부터 수령의 지위와 함께 유산으로 물려받은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최소한 부분적인 경제개방이 불가피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이를 위해선 나진·선봉 경제특구를 포함한 두만강지역개발 추진의 본격화를 상정할 수 있다. 하지만 경제특구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어차피 그 지역에 평생 가둬둘 수 없기 때문에 자본주의 바람과 외부정보는 북한전역에 시간을 두고 확산될 수 밖다.이 경우 김의 통치기반은 발밑에서부터 조금씩 허물어질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또 지금까지는 북한이 재미를 본 「핵카드」의 효력이 거의 소진되고 있다는 점도 그에겐 비극적 요소다.즉 김일성만한 카리스마가 없는 그로선 국제적 압력을 자초할 핵개발 강행도,군부내 강경세력의 도전을 야기할 지도 모를 포기도 쉽사리 선택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여기에다 추도대회에서 눈에 띄게 초췌해진 모습으로 나타나는 바람에 신빙성이 높아진 건강이상설도 그의 운명에 드리워진 불길한 그림자가 아닐 수 없다.
  • 환각약품 판매자 납치해 금품요구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5일 강성남씨(27·전남 영광읍 도동리 276)등 2명에 대해 강도상해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고향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4일 상오2시쯤 서울 성북구 보문동 V호텔 앞길에서 시중유통이 금지된 환각성 의약품 염산날부민제재를 불법으로 판매해오던 강모씨(27)를 만나 『불법판매사실을 경찰에 알리겠다』고 위협,강씨를 도봉구 수유동 A호텔로 끌고 가 감금한 뒤 무마비조로 5백만원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 그대 홀로 가는 배/박기원 지음(화제의 책)

    ◎작곡가 고이진섭씨의 아내가 쓴 「사부곡」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으로 시작하는 노래「세월이 가면」에 곡을 붙인 고이진섭선생은 작곡가이자 희곡·시나리오 작가,칼럼니스트였다. 극작가 한운사씨가「이 시대 마지막 로맨티스트」라 불렀던 그가 간지 11년,아내인 소설가 박지원씨가 그와의 사랑을 회고하는「사부곡」을 내놓았다. 지난 49년 봄 서울신문사 선후배 기자로서의 첫만남에서 부터 피란지 부산에서의 조우,그리고 30년동안의 결혼생활에서 주고받은 사랑의 모습들이 때로는 담담하게,때로는 격렬한 필체로 그려져 있다. 또 이진섭선생의 예술가적 기질과 그에 따른 기행등 진면목도 소개했다.지순한 사랑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청산 5천4백원.
  • 법이 안무서운 10대…/석달동안 11곳 4백여만원 털어

    ◎본드흡입 가정집침입 금품 훔쳐 서울 중랑경찰서는 12일 박모군(16·절도등 전과5범)등 중학생 1명이 낀 10대 6명을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상습절도)혐의로 구속하고 송모군(14)등 4명을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 중학교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유흥비 마련을 위해 지난 3월25일 하오 10시쯤 중랑구 중화3동 H오락실의 셔터문 자물쇠를 절단기로 끊고 들어가 소형금고에 있던 현금과 오락기속의 동전등 2백70여만원의 현금을 털어 달아나는등 지난 2월부터 3개월남짓동안 11차례에 걸쳐 상습적으로 중랑구 일대의 슈퍼마켓,노래방,오락실등을 상대로 모두 4백40여만원어치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결과 특수절도 용의자로 수배를 받아온 이들은 노원구 상계1동일대 월세방에서 합숙생활을 해오면서 심야에 중랑구 중화동,상봉동,묵동등을 무대로 범행을 저질러온 것으로 밝혀졌다. ◎한패 4명에 영장 【부산=이기철기자】 부산지방경찰청은 13일 환각상태에서 절도를 한 남모군(15·무직·부산시 남구 문현동)등 10대 4명을 유해화학물질관리법위반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군등은 지난 8일 0시40분쯤 본드를 흡입해 환각상태에 빠진채 부산시 동구 범일5동 547의 20 정모양(18)의 자취방에 침입,손목시계와 화장품등 13만원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 오락비 마련하려 중학생이 강도짓

    서울 양천경찰서는 17일 귀가중인 행인에게 주먹을 휘둘러 중태에 빠뜨리고 현금 28만여원을 빼앗아 달아난 김모군(15·B중 3·서울양천구 목3동)등 중학생 3명을 강도상해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군등은 오락실에 알게된 선후배 사이로 오락비를 마련키 위해 지난달 26일 하오8시40분쯤 서울 양천구 신월 2동 가로공원 앞길에서 귀가중이던 김모씨(52·회사원·서울 양천구 신월동)를 주먹과 발로 때려 중태에 빠뜨린후 주머니에서 현금 28만원과 신용카드 2장 등이 든 지갑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다.
  • 32번 결혼 기네스북 오른 김용신씨댁(훈훈한 우리가정:14)

    ◎“해마다 결혼식 올리며 사랑 다져요”/시부모·아들·손자 하객삼아 “가족의 행복 재다짐” 꽃과 함께 꽃에 파묻혀 살아가는 김용신(57·월간꽃세계대표이사) 박수정(56·토탈아트패션스쿨원장)씨 부부는 해마다 한번씩 결혼식을 올리는 이색부부다.그동안 무려 32회나 올린 결혼 횟수가 인정돼 지난해에는 기네스북에까지 올랐다. 『처음 면사포를 쓴 그날처럼 영원히 사랑을 지키며 살자는 뜻으로 결혼기념 결혼식을 시작하게 됐다』는 이들은 이 독특한 삶의 방식을 4년전 결혼한 큰아들 서곤씨(33·대림산업 컴퓨터 디자이너)내외에게도 대물림 했다.그리고 33회째가 되는 올해의 결혼식은 아예 가을쯤 아들 내외와 함께 올릴까 계획중이다. 『저희가 해마다 결혼식을 올린다면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처음 몇해동안은 부모님들조차 누가알까 부끄럽다며 이해를 못해주셔서 비밀리에 슬쩍 했어야 했으니까요』부인 박씨는 그러나 자신들의 결혼식이 거창하게 떠벌리는 것도 아니고 그저 결혼식때 입은 드레스를 다시 입고 조촐하게 사진 한장찍는 것으로,아니면 아이들을 데리고 들이나 산으로 여행을 가서 증인으로 세우고 그때그때 형편에 맞춰 조촐하게 식 올리며 사랑을 재다짐하는 것이 목적임을 알게된후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들려준다. 남편 김씨는 『매해 결혼식때마다 선물도 주고 받는데 어떨때는 그것이 새로 개발한 조화 일수도 있고 때로는 생활속에서 서로가 고쳤으면 하는 요구사항 이기도 하다』고 말한다.그러나 결혼기념 선물이라는 거창한 의미때문에 모든것이 소중하고 어떤 요구도 거절할 수가 없다고 밝힌다.실례로 22번째 결혼식때는 아내가 자신에게 가족의 건강을 고려해 담배를 끊는 선물을 달라고 요청,그날이후 어쩔수 없이 금연까지 하게됐다며 웃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두사람을 살맛나게 하는것은 아들 형제로 처음에는 그냥 부모를 따라만 다녔으나 청소년기를 넘긴후에는 부모들이 사는 방식을 전폭 지지해 사진을 찍어주고 축하 플래카드도 만들어서 마치 첫 결혼식때같은 훈훈한 분위기를 잡아 주는 것이라고. 대학 선후배(조선대 국문과)로 꽃을 좋아하는 같은취미를 가진것이 결혼에까지 이르게 됐다는 이들 부부는 함께 일본에 유학해 남편은 분재를,아내는 플라워 디자인을 공부하고 돌아와 이를 보급하고 있다.특히 남편 김씨는 국가검정고시 조화기능사 1호 취득자로 온도에따라 색깔이 변하는 변색조화를 개발해냈으며 아내 박씨는 담배필터 자투리옷감 철사등 폐품을 이용한 생활조화 만들기로 환경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 대북기조 「중도적 진보」로 기울듯/새 통일외교팀의 색깔은

    ◎한결같이 북을 대화상대로 여겨/이 부총리의 「개성 조율폭」에 관심 우리 통일외교팀의 팀웍과 색깔은 문민정부 출범후 세차례의 자리바꿈에도 불구,꾸준히 관심의 대상이 돼왔다.이홍구 부총리겸 통일원장관으로 좌장이 바뀐 「4인의 학자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새로 구성된 통일외교팀의 전체적인 색깔을 궂이 요즈음 설왕설래하는 「보수와 진보」로 나누어 본다면 진보쪽에 가깝다는 것이 일반론이다.「6공」초기까지의 자로 잰다면 재야쪽에 가까운 진보이나,지금은 중도적인 진보라고 할수 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북한과의 대화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고 상황의 변화에 따라 북한에 대한 접근방법도 변화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이부총리의 취임으로 통일외교정책의 선택폭이 지난날 보다 훨씬 넓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새 통일외교팀은 북한핵문제에 대해 유난히 국제공조와 대화를 통한 해결에 비중을 두고 있다.그렇다고 진보와 보수의 스펙트럼으로 「4인의 학자들」을 구분하는 것은 무의하다는 것이 곁에서 이들을 지켜본 사람들의 말이다.한승주외무부장관도 언젠가 『통일외교팀을 진보와 보수로 구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목표는 모두 같은데 개인적 성향에 따라 강·온의 차이가 조금 있을 뿐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따라서 이들의 차이는 개인적인 성향에서 비롯된 방법의 강·온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쉽게 드러나진 않지만 그동안의 언행으로 살펴보면 4명 가운데 이부총리와 한장관이 보다 온화한 쪽이다.김덕국가안전기획부장이 중간이라면 정종욱청와대외교안보수석비서관은 조금 강한 쪽에 속한다.정수석의 위치는 청와대 전체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학자들」이라는 특징을 지닌 새 통일외교팀에 이견이 있다면 바로 이런 개인적 성향에서 비롯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이들의 학문적 개성및 이론적 성장배경,그리고 개인적인 경쟁의식이 묘하게 얽혀 빚어질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제재냐,대화냐」 하는 북한핵문제의 해결방법을 둘러싸고 빚어진 갈등도 이러한 성향의 차이에서 생긴 한 사례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부총리는 새 통일외교팀의 팀웍에 대해 『밖에 있을 때도 후배교수들이고 해서 응원단장 역할을 해왔다』고 말하고 있다.앞으로는 별로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통일안보조정회의의 고정멤버인 이들이 지닌 인연은 독특하다.모두가 대학에서 알아주는 교수들이었다.게다가 이부총리와 한장관 김부장은 경기고 선후배라는 끈끈한 학연으로 맺어져 있다.이부총리와 정수석은 서울대교수로 함께 재직했었다. 그러나 하루아침에 없어지기 어려운,그래서 언제나 다른 소리를 낼 수 있는 「학자들」의 개성을 이부총리가 어떻게 조화시켜 나가느냐가 새 통일외교팀의 수명을 좌우할 주요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 이회창과 정재석/정종석 경제부차장(오늘의 눈)

    이회창 전국무총리와 정재석 경제부총리­. 두 사람은 문민정부 2기 내각에서 돋보이는 개성파 각료였다.둘 다 지난 연말 입각한 이후 뛰어난 소신과 강직성,그리고 특유의 배짱으로 화제를 뿌렸다.외모와 개인적 체취가 비슷하고,개성이 매우 강하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았다.개인적으로는 서울 법대 선후배(정부총리가 선배)인 두 사람은 취임 뒤 주례회동을 통해 친목과 정책적 교감을 다졌고,인간적으로도 매우 가까웠다. 이총리가 사임을 발표하던 22일 하오.과천청사에서 경제장관 회의에 이어 대외협력위원회를 주재하던 정부총리는 쪽지를 통해 총리의 사임소식을 보고받고 나지막이 탄성을 발했다.『올 것이 왔군…』 내각에는 정부총리 말고도 최형우내무·이병대 국방장관 등 개성파 각료가 많다.두 장관과 달리 김영삼대통령과 개인적으로 직접적인 인연이 없는 정부총리로서는 이총리의 사퇴에 내심 큰 충격을 받았을 법 하다. 취임 초 파격적인 언행으로 뉴스의 초점이 된 정부총리는 올들어 한 석달 동안 언론과의 접촉을 자제했다.조용히 경제기획원의 조직을 축소,전 행정부처의 감량을 유도하는 성과를 거뒀다.이총리가 소신과 강직성을 굽히지 않고 부단히 권한과 자부심을 유지하려 한 것과 다른 점이다. 그러나 기획원 사람들은 정부총리의 소신이 사라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전보다 말을 줄이고 돌출행동을 자제하지만 업무상으로는 여전히 매서운 판단력과 뜨거운 정열을 유지하고 있다.부처간 이해관계가 첨예한 현안에 대해서도 소리나지 않게 조정역할에 나서고 있다. 이번 이총리 사퇴의 한 배경이 된 우루과이 라운드(UR) 이행계획서 파문에 대한 사과문제를 놓고도 정부총리는 미안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당시 정부 차원의 사과문제가 거론됐을 때 차라리 경제팀장인 자신이 사퇴했으면 그만이었을 텐데 그러지 못한 자괴심 때문이다. 장관의 소신,그 기준과 한계를 명확히 구분하기는 불가능한 일이다.다만 이총리의 사임이 개성파 장관들의 건전한 소신까지 꺾어버리는 사태로 이어지지 않았으면 싶다.
  • UR협상 주역 3총사

    ◎다자무역 협상위 의장 역임/김 상공부장관/주제네바 공사로 실무참여/선 외무차관보/2년여만에 마라케시 재합류/장 상공차관보 86년 우루과이라운드(UR)출범당시 우리측 통상대표로 활약했던 통상관료 3명이 UR종결을 선언하는 모로코 마라케시회의에도 나란히 참석했다. 수석대표인 김철수상공자원부장관과 선준영외무부 제2차관보,장석환상공자원부 제1차관보가 그 3총사이다.장관과 차관보급 등 정부관계자 27명으로 구성된 우리대표단의 간판격인 이들은 86년 우루과이의 「푼타 델 에스터」에서 UR가 출범할때부터 한국대표로 제네바 등 국제무대에서 뛰었던 통상전문가들이다. 김장관은 UR초기 상공부 제1차관보(통상담당)로 참여,GATT(관세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의 다자무역협상위원회(MTN)의 의장까지 맡았었다.다자무역협상위원회는 반덤핑 등 14개 분야의 복수국가간협상을 주도한 실무협상기구로 당시 김장관은 제1차관보로 제네바를 드나들며 이 위원회를 이끌었다.의장으로서 미국의 반덤핑남용에 제동을 건 일은 제법 알려진 일화이다. 외무부통상라인의 축인 선준영차관보는 UR출범당시 주제네바공사로,장석환차관보는 주제네바상무관으로 각각 실무협상에 참여했다. 김장관은 89년 제1차관보에서 특허청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바람에 잠시 통상라인을 떠났다가 지난해 새정부출범과 함께 무공사장에서 상공자원부장관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선차관보도 주미공사·주체코대사를 거쳐 통상담당인 외무부 제2차관보에 앉았고 장차관보 역시 90년12월 GATT 브뤼셀회의이후 통상라인을 떠났다가 올해 제1차관보로 마라케시 대열에 합류했다. 국제협상무대에서도 이들 3총사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 한국을 대표하는 통상통으로 알려져 있다.공교롭게도 세사람이 고교선후배사이여서 더욱 이채롭다.김장관이 경기고55회로 선차관보(54회)보다 한회 밑이고 장차관보는 58회이다.
  • 경선통해 대한의학회장에 피선/이대의료원 김영명원장

    ◎“각 분과학회 유기적 협동 기틀 다질터”/전문의제 협의회 신설,기초의학 연구 주력 『변혁기의 한국의료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갈수 있도록 의료분야의 순수 학술단체인 의학회가 앞장설 생각입니다』 최근 대한의학회 제15대 회장으로 선출된 이화여대 김영명의료원장(59)은 의학회가 학술진흥사업등 본연의 역할을 보다 충실히 하면서도 의료계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비판과 대안을 제시하는데 서슴지 않겠다고 말했다. 대한의학회는 정회원 51개학회·준회원 37개학회등 모두 88개 분과학회를 거느리며 국내 의학연구및 교육을 실질적으로 관장하는 기구.회원이 자연인이 아닌 학회라는 점이 일반 의료단체와 다르다. 3년 임기의 김회장은 특히 이번에 41명의 평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진 사상 첫 경선인 이른바 교황선출 방식에 의해 뽑혔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지금까지 의료단체장 선거는 관행적으로 경선이 아닌 추대 방식으로 이뤄져 았다. 『사실 평의회장에 나가기 전까지는 의학회를 이끌게 되리라는 생각조차 못했습니다.저를 택해준 선후배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조용한 혁명」을 통해 조직에 새 바람을 불어 넣겠습니다』김회장은 따라서 『회원이 적극 참여할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산하 각 분과학회들이 유기적으로 협동 연구할수 있는 기틀을 다져 나가는데 주안점을 둘 계획』이라고 말했다.이밖에 기초의학협의체와 전문의제협의회를 신설,국가차원의 기초의학 연구조사를 추진하는 한편 전문의교육의 질적 강화를 도모해 나간다는 방침도 세워놓고 있다. 이빈인후과 전문의인 그는 특히 난청및 귀울림 질환의 예방및 치료법 분야를 개척한 인물로 꼽힌다.
  • 2년만에 김대통령 진영 복귀/김광일 고충처리위원장

    ◎이총리가 추천… 2주전 내정/경남고동문회서 강력천거설/“뜻밖의 제안… 국민편의 위해 최선” 김광일변호사의 국민고충처리위원장 발탁은 매우 뜻밖이다.김위원장은 이회창국무총리의 추천을 거쳐 김영삼대통령으로부터 임명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이총리가 김위원장을 천거한 동기는 분명하지 않다.다만 경남고동문회에서 김변호사를 강력하게 천거했다는 설이 지배적이다.김위원장은 김대통령의 경남고 후배다. 김위원장은 지난 88년 제13대 총선 때 부산 중구에서 통일민주당후보로 당선됐다.그러나 92년 3당합당 때 그대로 야당에 남아 있다가 통일국민당으로 당적을 옮기는 과정에서 김대통령과 결별 했었다. 김위원장으로부터 그 경과와 취임소감등을 들어봤다. ­소감은. ▲전혀 뜻밖이다.국민들이 행정적 편의를 누릴 수 있도록 봉사하는 마음으로 국민들의 고충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 ­발탁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잘 모르겠다.청와대로부터 이회창총리의 추천을 받아 위원장으로 내정했다는 이야기는 약2주일 전에 들었다.이총리가 천거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총리와는 법조계 선후배라는 것 밖에는 인연이 없다. ­김대통령과는 언제 만났는가. ▲지난 92년 당을 달리한 이래 처음이다.그동안 비공식적으로도 만난 적이 없다. ­3당 통합에 참여하지 않다가 뒤늦게 새정부에서 직책을 맡은 이유는. ▲그때는 그렇게 하는 것이 납득되지 않았다.지금도 정치적으로 새정부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국민고충처리위원장이라는 자리는 정치와는 무관하다고 본다.국민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 새정부의 민주화 작업을 위해 자리를 맡았다. ­소신이 바뀌었다는 말인가. ▲그런 것은 아니다.나는 신념에 반하는 일은 하지 않는다.이번 국민고충처리위원장 임명이 나의 소신과 공정성,청렴함을 대통령이 평가해준 것이라고 본다. ­앞으로 기회가 주어진다면 정치적인 직책을 맡을 의향이 있는가. ▲지금은 말할 때가 아니다. ­위원회의 운영 방침은. ▲역사상 진일보한 민주적 행정이 되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갖고 있다.고충처리위원회가 감사원이나 선거관리위원회처럼 합의체 독립기관이지만 사무조직이 총무처의 직원으로 구성된 탓에 독립 취지에 어울리지 않는 부분도 있다.비슷한 기구의 자료를 수집해 운영규정을 잘 만들겠다.위원회의 활동이 효과가 없으면 제도를 다시 바꾸어야 한다.위원회가 사무직원들에 대한 통제권한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 「임정 법통잇기」 문민정부 의지/서재필·전명운선생 유해봉환 의미

    ◎우리민족 자존심 회복에도 큰 도움 유해가 4일 미국에서 봉환된 서재필박사와 전명운의사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평생을 바친뒤 이역만리에 묻혔던 독립운동가들이다. 서박사는 조선말 위기에 처한 민족의 현실을 구하기 위해 우리나라 처음으로 순한글 민간신문 「독립신문」을 발행한 언론인이자 정치가·독립운동가로,전의사는 친일 미국외교관의 저격을 기도한 항일투사로 민족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특히 독립신문은 개화기에 독립운동과 자주근대화의 기폭제가 된 독립협회의 창설을 이끌었다는 점이 높이 평가돼 후세에는 독립신문이 발행된 1896년 4월7일을 기념,매년 4월7일을 「신문의 날」로 정해놓고 있다. 지난해 박은식·신규식·노백린·김인전·안태국선생등 상해임시정부요인 5위의 유해가 봉환된데 이어 이번에 다시 두 독립운동가의 유해가 봉환된 것은 유족과 민족의 오랜 염원에 의한 것이다. 현정부는 상해임시정부의 문민전통을 잇고 있음을 널리 알리기 위해 애국선열의 유해 국내봉환에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같은 정부의의지는 김영삼대통령이 지난해 박은식선생등을 봉환할 당시 『이들 선열을 모시는 것은 새정부가 상해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받았기 때문』이라고 밝힌데서도 엿보인다. 정부는 이에 따라 지난해 처음으로 중국정부에 협조를 촉구,중국이 유해봉환요청을 수락하자 지난해 6월 선열봉환국민제전 계획을 확정함으로써 선열유해봉환을 국민적 행사로 끌어올렸다. 따라서 두분 유해의 환국은 문민정부의 정통성을 확보하고 40여년간을 이역만리에 방치해 왔던 독립유공자들의 유해를 모국에 모시게 됐다는 점에서 국민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커다란 계기가 됐다는데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1864년 전남 보성에서 태어난 송재 서박사는 1882년 과거에 급제,김옥균·서광범·박영효등 개화파인사들과 폭넓게 교유했다. 서박사는 1884년 갑신정변에 적극 가담했으나 정변이 「3일천하」로 끝나자 미국으로 망명,컬럼비아의과대(현 조지워싱턴대)를 졸업한뒤 제이슨이라는 이름으로 미국국적을 취득했다. 1894년 갑오경장으로 개화파에 대해 무죄가 선언되자 귀국,중추원고문으로 임명된 그는 국민의식을 일깨우기 위해 독립신문을 창간했다. 그뒤 미국으로 건너간 서박사는 현지에서 광복운동을 펼쳤으며 87세로 생을 마감했다. 한편 전의사는 1908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대한제국의 외교고문이던 미국인 스티븐스가 친일언행을 일삼자 그를 암살하려한 독립운동가이다. 1884년 서울에서 태어나 16세때 하와이로 이민간 전의사는 철로공사장등지에서 막노동을 하다가 미국내 항일단체인 공립협회에 가입했다. 그는 당시 미국내의 반일감정을 무마키 위해 미국에 돌아온 스티븐스가 「일본의 한국지배가 한국에 유익하다」는 요지의 연설을 하자 이에 격분,1908년 3월23일 샌프란시스코 페링역에서 권총으로 스티븐스를 쏘았다. 전의사는 대부분의 독립운동가처럼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다 1947년 63세로 세상을 떠났다. ◎서·전선생 유해 봉환하던 날/이 부총리는 3백여명 경건한 환영 ○…서재필박사와 전명운의사의 유해는 4일 하오 2시30분 대한항공 061편으로 김포공항에 도착,반세기만에 그리던 고국 품에안겼다. 선열들의 유해와 영정은 이란 승객들이 내리고 난뒤 비행기안에서부터 국방부 의장대에 의해 운구돼 일반 입국장을 거쳐 공항청사 밖에 대기중이던 6대의 운구용무개차에 영정과 훈장,유골순으로 옮겨진뒤 국립묘지로 봉송됐다. ○…선열들의 유해 봉송에는 미국 현지에서 서박사의 종증손인 서동성씨(59·미국 변호사)와 전의사의 둘째 딸 전경련씨(71),사위 표한규씨(53)등 유족과 봉환단장인 김시복국가보훈처 차장,서박사의 고향인 전남 보성의 유준상의원(민주당),오세응의원등 20여명이 동행했다. 또 유해 봉환위원장인 이영덕부총리와 이충길국가보훈처장,김승곤광복회장이 공항에 나와 유해 봉환식에 참석했으며 서박사의 종손인 서희원 전 이화여대 교수(70),전의사의 종손인 전의식씨(49·서울신문 TV가이드부 부국장)등 유족과 각계인사등 3백여명이 유해를 맞았다. ○…서박사의 유해 환국이 성사된 데는 미국 뉴저지주에서 사업을 하는 재미교포 장익태씨(58)의 숨은 공로가 있었던 사실이 밝혀졌다. 서박사의 종손인 동성씨와 선후배관계인장씨는 지난 59년 미국으로 건너가 서박사의 유해가 방치되다시피 한 것을 보고 지난 68년부터 지금까지 납골당을 관리해 왔다는 것. 10년 전에도 서박사의 유해를 봉환하려 했으나 여러 사정으로 무산됐다고 밝힌 장씨는 『이제야 유해가 환국하게 돼 한편 섭섭하면서도 감사하다』면서 『84년 작고한 서박사의 둘째딸 서 뮤리얼씨가 겨울에 난방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가난하게 살아 내가 유골을 돌보게 됐다』고 말했다. 장씨는 서박사의 유해가 처음 안치됐던 챌튼힐의 납골당이 비가 새는 등 관리가 부실해지자 지난 83년 유해를 필라델피아 웨스트로렐힐로 옮겨 관리해 왔다.
  • “점당 5백원 고스톱 도박죄 적용은 무리”(조약돌)

    ○…전주지법 제1형사 항소부(재판장 이상선부장판사)는 29일 1점에 5백원짜리 고스톱을 하다 적발돼 1심에서 20만원씩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이종태씨(46·상업·전주시 완산구 효자동)등 4명에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친구 선후배 사이인 이씨등이 시간을 보내기위해 1점에 5백원씩 걸고 고스톱을 한 것은 일종의 오락으로서 도박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 모교 찾은 상문고 졸업생들/한강우 전국부기자(현장)

    ◎“명문재건 작은 보탬 되었으면” 『열심히 공부하세요.「상문」,잘 될겁니다』 『선배님들,상춘식교장이 없어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 드리겠습니다』 19일 정오쯤 서울 서초구 방배동 우면산 기슭 상문고 교문앞에서는 이 학교 졸업생과 재학생들이 한데 엉켜 학교의 아픔을 함께 나누면서도 서로 희망찬 앞날을 기약했다. 내신성작조작과 찬조금징수 등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뤄 마치 「교육비리의 온상」처럼 세상에 비쳐진 이 학교를 졸업생들이 찾아온 것이다. 서울 시내 16개 대학에 재학중이거나 졸업한 70여명의 졸업생들이 교문앞에 길게 늘어서 수업을 마치고 돌아가는 후배들에게 「이제 모두 잊고 학교를 살리자」는 내용의 유인물을 나눠 주자 그동안 어두워져 있던 학생들의 얼굴이 활짝 펴졌다. 『모교의 발전을 위해 불이익을 무릅쓰고 앞장선 선생님들을 지지하고 「명문 상문고」를 재건하는데 작은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찾아 왔다』는 차세현씨(24·88년 졸업·고려대 정외과졸업)는 이번 일이 하루빨리 매듭지어져 후배들이 공부에 전념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재석군(18·3년)은 『이번 일을 계기로 선후배의 관계,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더욱 좋아질 것』이라며 선배들에게 고마워 했다. 준비한 유인물 1천5백장이 금세 동이 나자 선배들은 악수로 후배들을 격려했고 후배들은 박수로 보답했다. 그리고는 여느때 하교길처럼 선생님들이 교통정리를 해주는 횡단보도를 건너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향했다. 후배들이 돌아가자 졸업생들은 도서실에 모여 남아 있던 스승들을 모시고 『양심선언을 하신 선생님들은 물론 나머지 선생님들까지도 존경한다』며 감사해 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진작에 용기를 냈어야 하는데….이제 끝난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더좋은 상문고가 되도록 노력할 것을 약속합니다』 이상희교사(53·윤리담당)의 말이 끝나자 졸업생들은 미리 준비한 카네이션을 스승들의 가슴에 달아 주고서 힘차게 교가를 불렀다. 아픈만큼 성숙해진다던가.
  • “「2통」결과 승복…포철과 협력”/새출발다짐 코오롱부회장 이웅렬씨

    ◎“「정말 잘하는 기업」 소리 듣게 그룹 경영”/이 회장 “나보다 낫다” 외아들 전폭 신임/80년 미유학… “김현철씨와 친분설 소문에 불과” 코오롱그룹 내부에서 「이웅렬」이란 이름이 처음 알려진 것은 지난 89년이다.그룹 기조실장과 (주)코오롱의 전무이사를 맡으며 주목의 대상이 됐다.그후 세인들의 입에서도 이씨의 이름이 부분적으로 회자되기 시작했다.지난 92년부터이다.당시 김영삼 민자당대표의 차남 현철씨와 친하다는 얘기가 나왔다.지금도 그같은 말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항간에 나도는 「친분설」의 배경은 이렇다.「지난 80년 이씨는 미국으로 유학갔다.그리고 그곳에서 아메리카대학(경영학 전공)과 조지워싱턴대학 대학원(MBA)을 마치고 85년부터 (주)코오롱 이사직을 갖고 뉴욕지사에 근무한다.이때 탄압받던 야당 총재의 아들과 우연히 조우한다.유학생 사회에서 아무도 접근하기를 꺼리던 그에게 이씨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다가섰다.이씨는 졸업은 하지 않았지만 고대 경영학과를 다녔고 현철씨는 사학과를 졸업한 탓에 고대 선후배 사이였다.이때 맺어진 친분이 지금까지 계속된다」 그러나 당시의 정황으로 볼 때 이는 사실과 다르다.현철씨가 미국에 체류한 것은 맞지만 다른 곳에 있었다.그는 85년부터 87년까지 약 2년반 동안 남가주(USC)대학에서 MBA과정을 다녔다.비행기로 5시간이 넘는 곳에서 서로 달리 살아온 것이다. 이부회장은 이와 관련,최근 사석에서 『현철씨와 친하다는 것은 소문에 불과하다.그와는 딱 한번 우연히 식당에서 만났을 뿐이다.지난 92년 일본에서 같이 있었다는 말도 나돌았지만 내 여권을 확인해 보면 그같은 소문의 진위는 확인될 것』이라고 부인했다.단호한 어조였다. 현재 그는 코오롱그룹의 부회장이다.향후 5년내에 그룹을 책임질 것으로 예상된다.창업3세가 탄생하는 셈이다.이동찬회장의 기대도 대단하다.이회장은 그의 자서전 「벌기보다 쓰기가,살기보다 죽기가」에서 『웅렬이는 사교적이고 호방하다.나보다 제 할아버지(고 이원만회장)를 더 닮았다.누가 아버지보다 아들이 낫다고 하면 그 말이 싫지 않다』고 평했다.이부회장에 대한 주위의 평가 역시괜찮은 편이다.활달한 성격에,소탈하고 가식이 없어 폭넓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그러나 지난번 제2 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에서 포철에 졌다.그는 당시의 심정을 이렇게 밝혔다.『진 것은 확실하다.매우 섭섭했다.요즘도 꿈자리가 뒤숭숭하다.하지만 지금은 모든 것을 털어버리고 완벽하게 협력을 다하고 싶다.국민들로부터 「정말 잘 하는구나」라는 칭찬을 듣겠다』라고. 그는 『돈쓰고 바보소리 듣지 않는다』는 것이 자신의 철학이라고 했다.또 『지금도 모자를 쓰고 있는 기분』(아직 2통의 후유증에서 완벽히 벗어나지는 못했다는 뜻)이라고 했다.그의 눈은 빛났다.지켜볼 대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요절시인 기형도 재평가작업 활발

    ◎5주기 맞아 선후배문인 추모문집 「사랑을 잃고…」 발간/미 발표시 16편·기씨에 관한 소설·평론 수록/“자신의 고통을 시로 승화하는데 성공”평/허무주의 천착한 시세계,사후 젊은시인에 큰 영향 지난 89년 3월 스물아홉의 나이로 세상을 등진 시인 기형도. 그의 죽음은 「요절시인」이란 명제말고도 허무주의 천착으로 집약되는 시세계로 말미암아 수많은 뒷이야기를 남기며 세인의 입에 오르내렸다. 특히 사후 출간된 유고시집 「입속의 검은 잎」은 젊은 시인들에게 적지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되고 있고 평단에서도 그에 대한 평가가 계속되고 있다. 그가 세상을 떠난지 5주기를 맞아 선후배 문인들이 또다시 추모문집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를 솔출판사에서 펴낸 것은 이같은 평가작업의 일환.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종이들아 잘있거라,더 이상 내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빈 집에 갇혔네』(빈집) 그의 유작 「빈집」의 첫 구절에서 따 이름을 붙인 문집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는 그의 미발표시 16편과 함께 선후배 문인들이 그에 관해 쓴 시 소설 평론들을 담고 있다. 황동규 오규원 이문재외 김영승 임동확 이상희 조병준 나덕희시인이 그를 떠올리며 시를 실었고 원재길 신경숙이 그를 소재로 지은 소설을 담았다. 이외에도 남진우 장정일 이광호 이경호 성석제등이 시인 기형도와 그의 시세계를 되짚는 추모의 글로 동참하고 있다. 사실상 생전보다는 사후에 유작시집이 나오면서 새삼스레 주목받는 시인으로 부각됐던 기형도는 죽음에의 경도와 시 전반에 짙게 배어있는 허무주의가 독특한 여운을 남기며 관심을 모았었다. 이 문집에 실린 16편의 시들은 대부분 대학시절 남긴 것들로 이같은 경향을 그대로 드러내는 흐름들이다. 『가라,어느덧 황혼이다 살아있음도 살아 있지 않음도 이제는 용서할때 구름이여,지우다 만 어느 창백한 생애여 서럽지 않구나 어차피 우린 잠시 늦게 타다 푸시시 꺼질 몇점 노을이었다』(쓸쓸하고 장엄한 노래여중) 『두렵지 않은가.밤이면 그림자를 빼앗겨 누구나 아득한 혼자였다.문득 거리를 빠르게 스쳐가는 일상의 공포 보여다오.지금까지 무엇을 했는가 살아있는 그대여』(노을중) 이 추모문집은 그의 시경향을 파고듦과 함께 이같은 시작뒤에 서려있는 비밀에 접근하려 하고 있다. 살아온 그대로의 고통스런 기록으로 평가되는 그의 시를 놓고 평론가 남진우씨는 『기형도의 시세계를 삶의 비극성과 죽음에 대한 천착이라는 시각에서 단선적으로 평가하거나 신비화하는 것은 바람직한 태도라 할 수 없다』면서 『그는 아름다운 이미지의 힘을 빌려 자신의 고통을 띄워 승화시키기 위해 시를 썼고 또 그것에 성공했다』고 평가한다. 그런가하면 문학평론가 이경호씨는 『그는 앞선 세대,혹은 동시대 시인들이 보여준 시적 특징과 다른 세계에서 시쓰기의 방법론을 보여주었다』며 『80년대 전반기의 시 쓰기와 후반기,혹은 90년대의 시쓰기가 갖는 차별성을 기형도 시인의 작품세계와 연관시켜 논하는 작업은 앞으로의 과제로 남아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