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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눈] 信保 대출외압사건의 교훈

    온갖 의혹과 추측을 불러 일으켰던 신용보증기금 대출 외압 의혹 사건이 마무리됐다. 검찰의 수사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결국 대출 보증을 둘러싼 신용보증기금 전 영동지점장 이운영씨와 아크월드 박혜룡씨의 갈등에서 촉발된 것이다.단순한 대출 비리가 권력형 비리로 포장된 것은 아크월드 박씨가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의 조카라고 사칭했고 사직동팀이 연줄을 통해 내사했기 때문이다. 검찰의 수사결과가 얼마나 진실을 규명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사건의 실체는 재판과정에서 드러날 것이다.그러나 이번 사건은 역설적으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그대로 내포하고 있다. 우선 권력과 민원에 취약한 사회구조를 들 수 있다.이씨가 일기에서‘윗사람 부탁을 잘 들어주지 않아 도피생활을 하는게 아니냐’고 적었듯이 아직도 대출은 신용도 등 합리적인 기준보다는 권력과 정실에의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최근까지 청와대 등 고위층을빙자한 사기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도 이를 말해준다. 학연과 지연도 복잡하게 얽혔다.아크월드 박씨와 영동지점 팀장 김주경씨는 고교동창으로 김씨는 친구를 통해 사직동팀 이기남 경정에게 이씨의 비리를 제보했다.이씨도 대학 동창회,학과 선후배,민주당권노갑 고문,안기부 퇴직 직원들의 모임인 ‘국사모’까지 동원해 구명운동을 벌였다. 엄정해야 할 공권력의 자의적인 행사도 드러났다.사직동팀이 사적인경로를 통해 내사에 나섰고 백주 대낮에 영장없이 이운영씨를 호텔로 끌고 다니며 10시간 남짓 조사를 벌였다.대출을 해주고 사례비를챙기는 금융기관 종사자들의 ‘관행’도 여전했다. 이렇게 보면 정상적인 절차보다는 비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문제를해결하려는 사회구조가 신용보증기금 사건의 단초가 됐다고 할 수 있다.되풀이되는 얘기이지만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투명한 사회구조를만드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는 것을 이번 사건은 보여주고 있다. 임태순 사회팀 차장 stslim@
  • 새로운 소리 찾는 타악기 ‘음악 여행’

    귀밝은 음악팬들 사이에선 일찌감치 ‘싹수있는 팀’으로 점찍혀 알음알음 이름값을 높여온 창작 타악그룹 ‘공명(功鳴)’.20대 특유의재기발랄함과 넘치는 끼로 늘 신선하고 독특한 음악을 만들어온 이들이 팀 결성후 3년만에 첫 단독 콘서트를 갖는다.6·7일 오후7시30분,예술의전당 야외극장.(02)780-6400. “북,피리 등 전통 타악기와 관악기를 쓰지만 우리 음악이 국악으로분류되는 건 싫습니다” 리더 최윤상(29)의 말이 아니더라도 ‘공명’의 음악을 국악이란 특정 장르에 한정시키는 건 무리가 있다.지금까지 해온 작업만 봐도 이들이 추구하는 음악이 어느 한 장르에 속하지않는 ‘자유로움’그 자체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뮤지컬 ‘바리’음악작업,무용가 안은미와의 협연,인디밴드 ‘어어부프로젝트’3집 음반 참여,연극 ‘레이디맥베스’출연,영화 ‘반칙왕’OST작업….전통악기를 전공하고,전통악기로 연주하지만 다른 장르와 열심히 소통하면서 이제까지 존재하지않던 새로운 소리를 찾아가는 것,이것이 바로 ‘공명’이 지향하는 음악세계이다. 최윤상을 비롯해 송경근(26)박승원(26)조민수(25)등 ‘공명’의 멤버넷은 추계예술대 국악과 선후배사이.인문계 고교를 다니며 뒤늦게 국악에 눈뜬 과정도 똑같다.타악그룹 ‘푸리’의 원일에게 음악을 배운최윤상이 97년 말 후배 세명을 영입(?)해 팀을 만들었다. 틀에 박힌음악대신 누구나 들어서 좋은 음악을 하자는데 처음부터 의견이맞았다.모든 연주곡은 멤버 전원의 끊임없는 아이디어 회의를 거쳐 창작된다. 이들의 또다른 특징은 자신들이 연주할 악기를 대부분 손수 만든다는것.팀명인 ‘공명’은 이들이 개발한 악기이름이기도 하다. 대나무를 30㎝부터 1m까지 다양한 길이와 굵기로 잘라 두들기거나 불어서 소리를 내는데 세 옥타브를 오가는 폭넓은 음역을 자랑한다.자투리 대나무나 먹다 남은 음료수병처럼 한낱 잡동사니에서 폼나는 국악기로 변신한 예는 수십가지에 이른다. 지금까지 크고 작은,숱한 무대에 서왔지만 자신들의 이름을 내건 첫콘서트인만큼 기대 못지않게 부담도 크다. “‘공명유희’라는 공연제목대로 즐기며 연주하고,즐기며 감상할수있는 무대가 되도록 할 작정입니다”‘보물섬’‘고속운동’ ‘연어이야기’‘탱고,종점 보관소’‘사각의 진혼곡’등 모든 곡이 연주될때마다 다양한 퍼포먼스가 함께 펼쳐져 지루할 틈이 없을 거라는 귀띔.그동안 ‘품앗이’를 많이 해온 덕에 이병훈(키보드)어어부프로젝트,안스안스무용단,딕비 케리(타악)양윤정(가야금)등 각 분야의 동료예술가들이 우정출연해 더욱 풍성한 무대를 꾸밀 수 있게 됐다. 곧 1집음반을 낼 이들은 내년에는 호주 뮤직페스티벌(4월),에딘버러페스티벌(8월)등 세계 무대로 활동 영역을 넓힐 꿈에 부풀어있다. 이순녀기자 coral@
  • [네티즌 칼럼]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선선한 바람과 함께 취업 시즌이 시작됐다.많은 취업 준비생들에게는 이 바람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질 것이다.조금 과장하자면 체감온도는 겨울인지도 모르겠다.특히 경제위기설이 나도는 요즘이다.그 심정은 가히 시베리아 벌판에 선 듯 부들부들 떨고 있지 않을까. 긴츠다르크의 직업선택이론에 따르면 사람은 누구나 실제 현실과 개인의 내적 욕망이 타협하여 직업을 선택한다고 한다.아마도 많은 취업 준비생들은 ‘내가 뭐라고,일단 아무데나 취직부터 하고 보자’는생각과 ‘그래도 나만은 다른 사람과 달라.원하는 걸 하고 싶다’는두 가지 생각 속에서 갈등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그래도 나만은’이란 생각으로 고집스러울 만큼자기 세계를 만들어 가는 사람이 궁극적으로 인생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겠다는 생각이 궁극적으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취업에 임하는 자세는 이렇다.첫째,자기 능력을 최대한 객관화시켜 볼 필요가있다.누구보다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일반적으로 기업체에서 요구하는 조건들이 있다.예를 들면 토익 몇점 이상,컴퓨터 실력이나 요구하는 자격증,사회성 등등…. 일단 취업을 하려면 자신이 들어가고 싶어하는 회사에서 원하는 조건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그리고 자신이 원서를 쓸 만한 조건이 되는지 판단해보고 능력이 된다고 판단이 섰을 때 원서를 내야 한다.밑져야 본전이라는 식으로 인기 기업체에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걸알면서도 마구잡이식으로 원서를 내는 건 시간 낭비,돈 낭비,에너지낭비다.자기 실력에 대한 근거없는 낙관이나 기대는 금물이란 얘기다 둘째,최대한 많은 정보를 확보하되 정확한 정보를 입수해야 한다.취업 준비생들과 얘기를 해보면 어떤 사람들은 어떤 회사에서 언제까지어떤 인력을 뽑는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는가 하면,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취업 정보를 얘기 하면 그제야“거기서 사람을 뽑았어?”하는 식으로 뒷북을 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누구나 다 알고 있는대기업 취업 일정을 아는 건 정보가 있다고 말할 수도 없다. 대기업에는 누구다 다 들어갈 수도 없고,거기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아주 극소수다.그러니까 취업생들은 전망과 비전이 있는 중소기업,벤처기업에 대한 정보를 많이 확보해야 한다.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정보를 알아내고 발빠르게 행동하는 사람이 취업에 성공할 수 있다. 셋째,조급함을 버려야 한다.“누구는 어디에 취직이 됐다더라”.이런 소식이 들려 오고,취직이 돼 학교에서 보이지 않는 친구들도 하나둘씩 늘어가면 도서관에 앉아 있기가 심리적으로 굉장히 불안해진다. 일단“어디든 빨리 취업을 하고 봐야지”이런 생각이 자연스레 들 수밖에 없다.학교도 술렁이고 마음도 들뜨고 자기 중심을 잡기 어려운때가 취업 시즌인데 그럴 때일수록 조급함을 버리고 자기가 계획하고준비했던 일을 진행시키는 게 중요하다. 넷째,여럿이 함께 고민해라.자기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되 혼자끙끙대지 말고 주위에 있는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의논하는 게 필요하다.친구,선후배,가족은 물론 교수님들과도 자주 찾아 뵙고 상의하는게 의외로 중요하다. 기름값도 오르고 경제 사정도 안팎으로 좋지 않은 작금의 상황에서취업 준비생들이 무엇보다 다시 한번 가다듬어야 할 것은‘자기 인생의 미래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비전’을 세우는 일이다.세상에는 돈을 많이 벌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도 있고 세상과 타인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도 있다.당신은 어떤 일을 하며 인생을 보내려 하는가.진지한질문이 필요한 때이다. ■이 광 재 자치경영연구원 연구실장 gamza21@lycos.co.kr
  • 1년 6개월간 도피, 李運永씨 누가 비호해왔나

    신용보증기금 전 영동지점장 이운영(李運永)씨가 지난 1년6개월 동안 장기잠적할 수 있었던 것은 비호세력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이씨의 비호세력은 동국대 동문 선후배로 연결되는 학맥이다. 동국대 농학과 66학번인 이씨는 동국대 학생회내 단체인 ‘구농동우회’ 회원들의 지원을 받아왔다. 이씨의 학과 7년 선배로 동국대 총동창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윤천영씨(59)는 이씨 구명활동에 핵심적 역할을 했다.지난해 동국대 송석구총장과 권노갑 총동문회장에게 이씨 사건을 소개한 그는 이후 1년 이상 총동창회를 통해 이씨 구명활동을 진두지휘했다. 경찰행정학과 출신인 지찬경 총동창회 사무총장은 이씨와 학과는 다르지만 박지원 전 장관을 3차례 접촉하는 등 이번 일에 개입해왔다. 이씨가 총동창회 이사를 지낸 것이 인연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이 학교 불교학생회·근로장학사 동문회 등 서클 선후배 100여명이 이씨의 도피처를 마련해주는 등 적극적으로 도운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일부 언론과 기자회견을 갖고 녹취록을 공개하는 등 신출귀몰한 이씨의 최근 행적에는 국정원 출신의 송영인씨가 깊숙이 관여한것으로 보인다. 정권교체과정에서 직권면직당한 전직 국가정보원 2,3급 직원 출신들의 모임인 ‘국가를 사랑하는 모임(국사모)’ 총무를 맡고 있는 송씨는 동국대 통계학과 63학번으로 이씨를 직접 돌보며 녹취록·자필 일지 공개와 기자회견 등을 주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송씨가 국사모총무이지만 국사모가 조직적으로 이씨를 비호해왔는지는 분명치 않다. 그러나 이 단체 일부 강경파들이 지난 4·13총선에서 회원들의 직권면직 부당성을 호소하고 이종찬(李鍾贊) 민주당 후보를 낙선시키기위해 송씨를 서울 종로 지역구에 무소속 후보로 출마시키려 했던 것으로 미루어 반(反)민주당 정서가 강한 것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이종락기자 jrlee@
  • “내년엔 열차타고 北고향 가겠지요”

    “이 열차를 타고 30분만 달리면 내 고향 금천이야.철마가 다시 달리면 맨먼저 잡아 타려고 문산에서만 살았어.” 18일 역사적인 경의선 복원 기공식이 열린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에는 수많은 실향민들이 몰렸다.이들중에서도 백발이 성성한 세노인은 전시된 증기기관차에 오르면서 기차를 처음 타는 아이처럼 유독 더 기뻐했다. 지난 51년 1·4후퇴때 꽁꽁 언 임진강을 혈혈단신 건너온 이호철(李豪哲·82·문산읍 문산4리)씨는 같은 동네에 사는 이필남(李弼南·88)·김기화(金基華·67)씨와 함께 녹슨 철길을 만지고 또 만졌다. “문산 다음이 장단이야.그 다음이 봉동이고 봉동 다음은 개성,토성,계정,내 고향 금천,한포,평상…해주…신의주까지 올라가지.” 임진강 너머의 고향을 그리워하며 반세기 동안 문산을 떠나지 않은이들은 경의선 역 이름을 줄줄이 외웠다.호철씨와 필남씨는 금천 출신으로 금천 백마보통학교 선후배 사이.이웃에 살았던 두 사람은 고향에 남겨둔 처자식을 잊지 못해 고향에서 가장 가까운 문산에 정착했다. 장단역에서 조금떨어진 경기도 개풍이 고향인 기화씨는 이웃에 사는 호철씨와 필남씨를 친형처럼 따르며 고향생각이 날 때면 함께 임진각을 찾아 소주잔을 기울였다. 기화씨는 “50년 동안 500번 이상 임진각을 찾았지만 매번 가슴이아팠다”면서 “그러나 오늘은 마냥 즐겁기만 하다”며 활짝 웃었다. “호철이,검은 연기를 뿜으며 달리는 열차를 타고 서울로 수학여행을 떠나던 게 생각나는가.” “나다마다요,해주 친척집에 갈 때도 경의선만 탔지요.”“형님들,저는 경의선 타고 개성중학교까지 통학한사람입니다.옆자리에 여학생이 앉았을 때면 장단과 개성이 왜 그리가깝게 느껴지던지….” 호철씨와 필남씨가 경의선의 추억을 꺼내자 기화씨도 이에 질세라기억의 조각들을 쏟아놓았다. 남쪽에 내려와 다시 가정을 꾸린 호철씨와 필남씨는 양쪽의 처자식들에게 미안해 아직 이산가족 상봉 신청도 하지 않았다. 두 노인은 “끊겼던 철길이 이어지는 것을 보니 북쪽의 아내와 자식생각이 더 간절하다”면서 “조만간 상봉신청서를 내겠다”고 말했다. “열차는 사람의 마음까지 실어 나르는 이상한 힘이 있어.이 놈이늙은 우리들의 한을 싣고 북으로 달리다 보면 곧 통일도 되겠지.” 자유의 다리 너머 길게 뻗은 철길을 바라보던 세 노인은 못내 아쉬운 듯 머뭇거리다 기관차에서 내렸다. 임진각 이창구기자 window2@
  • 고교 불량서클‘예비 조폭’양성

    폭력조직의 간부들이 마피아처럼 지역 인사들과 접촉,합법사업을 가장해 이권에 개입하고 교내 불량서클을 지원,고교생들을 예비조직원으로 양성해온 사실이 검찰 수사결과 밝혀졌다. 서울지검 강력부(부장 李俊甫)는 6일 충남 보령지역을 무대로 살인,갈취,마약흡입 등을 일삼아온 폭력조직 ‘태양회’ 간부 및 조직원 55명을 적발,두목 구백룡(38),부두목 김재석씨(34) 등 15명을 상해치사,범죄단체 구성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하위 조직원 6명을 불구속기소하는 한편 부두목 정모씨(37) 등 34명을 지명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구씨는 지난 88년 전 두목 윤모씨와 태양회를 조직,간부급 조직원을 통해 나이트클럽,건설회사,광산 등을 운영하면서 공연장 임대,도박장 등 각종 이권에 개입하고 보령해수욕장과 유흥가일대 상권을 장악,보호비 등 명목으로 금품을 상습 갈취해온 혐의다. 구씨는 작년말 도박장 운영자금을 챙겨 달아났던 전 두목 윤씨를 조직원 10여명을 동원,흉기로 난자해 살해한 뒤 조직원 1명만 자수시켜 개인 원한에 의한 살인사건으로 은폐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씨는 94년부터 반대파인 ‘신태양회’와의 10여차례 세력다툼 과정에서 탈퇴조직원에게 차량테러를 가하는 등 무자비한 폭력을 휘둘러 4건의 살인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태양회는 대천 모 고교의 불량서클 ‘팔불출’ 가입학생 20여명과 회식·행사 등을 하며 선후배 관계를 맺고 예비조직원으로 키워왔으며,실제 상당수 학생들이 조직에 가입했다”고 말했다. 태양회는 또 일부 반대파가 탈퇴했던 94년말 두목 구씨에 대한 충성을 다짐하기 위해 부두목 등 간부 6명이 새끼 손가락을 자르는 이른바 ‘단지(斷指) 의식’을 가졌으며,반대파인 ‘신태양회’도 조직원5명이 손가락을 절단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홍환기자 stinger@
  • 조폭·학원폭력 ’검은고리’ 무성하던 소문이 사실로

    말로만 무성했던 조직폭력과 학원폭력의 연계 사례가 처음으로 적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6일 검찰에 적발된 충남 보령지역 토착 조폭 ‘태양회’는 일선 학교까지 마수를 뻗쳐 인근 대천의 모 실업계 고교 안에 결성된 불량서클을 ‘인력풀’로 만들어 끊임없이 조직원들을 공급받아왔다. 수사 결과 태양회는 성인 조직원 55명에다 이들이 관리하는 고교생예비조직원 20여명을 합쳐 70여명의 거대조직을 형성했으며 성인 조직원 중 상당수도 이 학교 불량서클인 ‘팔불출’ 출신으로 드러났다. 수사 관계자는 “조직원들의 범죄전력 합계가 327범인데 이중 소년범죄가 절반이 넘는 167건을 차지하고 있다”며 “55명 중 소년범죄전력이 없는 경우는 4명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특히 태양회는 고교생들과 1대1 선후배관계를 맺은 뒤 충성심이 돋보이고 폭력기질이 엿보이는 일부 서클 멤버들에게는 조직강령을 전수하며 체계적 양성작업을 벌여왔다.학생들은 유흥가 상권을 장악해재력을 쌓은 조직 간부들이 외제차를 타고 지역 유지로 행세하는 모습을 보고 조직에 투신했다. 외형상 하부조직원들과 분리돼 이른바 ‘마피아형’ 조폭으로 변신한 간부들은 합법적인 사업가 신분에다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영위하고 있어 예비조직원들을 끌어들이는 ‘유인’으로 작용해왔다는 게검찰의 분석이다. 이들은 ‘선배는 하늘,전쟁시 무자비한 보복’ 등의 내용을 담은 강령에 따라 합숙을 통해 위계질서를 다지고 기수별로 비밀 호출번호를 부여받아 반대파와의 세력 다툼 등 이른바 ‘전쟁’에 동원돼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해왔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은 태양회 외에도 대도시 주변 일부 폭력조직들이 경제력을 바탕으로 물적 지원을 앞세워 일선 고교의 불량서클 등을 규합하고 있다는 첩보에 따라 수괴급 간부들의 사업행적과 자금원을 집중 추적한다는 방침이다. 박홍환기자 stinger@
  • 농·축협빚 때문에…中企사장 납치 강도짓

    경북 고령경찰서는 3일 공기총으로 위협,중소기업 사장을 납치해 인질극을 벌이는 등 강도짓을 일삼아 온 영농후계자 이모씨(34·농업·경남 거창군 가조면) 등 3명에 대해 인질강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동네 선후배 사이인 이씨 등은 지난달 9일 오후 9시40분쯤 경북 고령군 성산면 어곡리 88고속도로 진입로에서 중소기업사장 이모씨(44·고령군)의 승용차를 고의로 충돌,차에서 내리는 이씨를 공기총으로 위협해 납치한 뒤 가족에게 2,000만원을 요구한 혐의다. 또 지난 7월 21일 오전 3시 50분쯤 경북 성주군 수륜면 김모씨(54)집에 침입,공기총으로 김씨 가족들을 위협해 현금 10만원과 금반지등을 빼앗은 혐의도 받고 있다.경찰조사 결과 지난 92년 영농후계자로 선정된 이씨는 농·축협 등에서 대출받은 9,000여만원을 갚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고령 한찬규기자 cghan@
  • 윤영철 헌재소장 내정자…선후배 신망 두터워

    헌법재판소장에 내정된 윤영철(尹永哲·63) 전 대법관은 청렴·강직하면서도 인화를 중시,법조계 선·후배로부터 두루 신망과 존경을 받아왔다. 호남 법조계의 대표적 인물 가운데 한명으로 지난해 8월 대법원장인선 당시에도 유력하게 하마평에 오르내렸고 대한변협 회장 후보로추천되기도 했다. 윤 내정자는 판사 재직시절 이른바 ‘사법적극주의’에 충실한 판결로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켰다.사법적극주의는 법원이 단순히 법조문에 매달리지 말고 적극적인 법 해석을 통해 그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규범을 창조해 나가야 한다는 것. 윤 내정자는 대법관으로 재직하던 지난 94년 ‘영장 없이 피의자를경찰서 보호실에 유치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판결을 내려 경찰서 보호실의 창살을 뜯어내도록 하는 계기가 됐다. 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가인(街人) 김병로(金炳魯) 선생의 손녀사위이기도 한 윤 내정자는 대법관 퇴임후 ‘김·장·리 법률사무소’의대표변호사로 근무하고 있다.부인 김종윤(金鍾尹·60)씨와 1남1녀. ▲전북 순창 ▲광주고 ▲서울대법대 ▲고시사법과 11회 ▲고시 행정과 ▲서울민사지법 판사 ▲법원행정처 법정국장 ▲서울고법 부장판사▲서울지법 북부지원장 겸임 ▲수원지법원장 ▲대법관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위원장박홍환기자 stinger@
  • 서울대병원 崔正衍교수 “천사같은 애들이 눈에 밟혀…”

    “천사 같은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밟혀 청진기를 놓기가 망설여집니다.” 전국 의과대 교수들이 외래진료 거부에 들어간 11일 낮 서울대 부속병원 소아진료부 최정연(崔正衍·51·소아심장 전문의)교수는 착잡한 마음을가누지 못했다.어떠한 상황에서도 의사가 환자를 외면해서는 안된다는 생각과 현재의 의약분업체계 개선을 위해서는 동료·선후배 의사들과 뭔가 행동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엇갈려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최교수는 “전공의 등 젊은 의사들이 폐업에 참여하는 바람에 당직이 아니더라도 아침 7시에 출근해 밤 10시까지 일을 해야 했다”면서 “며칠 전 비내리는 창 밖을 바라보며 과연 10년,20년 뒤에 의사들의 행동을 역사가 어떻게 평가할지 생각해 봤다”고 괴로운 심경을 밝혔다. 그는 “생명을 다루는 의사들이 환자를 외면하는 것은 다른 직종의 파업과는 분명히 다른 차원”이라면서 “그러나 의사들도 완벽한 인간은 아니라는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군의관으로 복무한 3년여를 제외하고 26년 동안 줄곧 서울대병원에서어린환자들을 돌봐온 최교수는 답답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2주전 다운증후군과뇌성마비 등 장애인 청소년들이 수용돼 있는 경기도 여주 ‘천사의 집’을찾기도 했다. 최교수는 “그 곳에서 정말 의사의 손길이 필요한 어린 환자들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면서 “의사들이 가운을 벗겠다고 나서는 현실이 정말 괴로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난 74년 의사면허증 14156번을 손에 쥔 뒤 시작한 인턴 시절에는하루에 1∼2시간밖에 못자는 것은 물론 월급도 대학 나와 회사에 취직한 고교 동기의 4분의1에도 못 미쳤지만 마음만은 항상 즐거웠다”면서 “옛날에는 환자와 의사 사이에 훈훈한 정이 넘쳤는데 요즘은 왜 이렇게 환자와 의사사이가 멀어졌는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전영우기자 ywchun@
  • [여성 선언]’배경’ 이 지배하는 사회

    [노혜경 시인·부산대 강사] 서울 성수여중생 5명이 후배를 집단으로 폭행한 사건이 급기야 가해자 처벌을 위한 서명운동으로까지 번지고 있다.인터넷 신문 광진닷컴이 이 사건을취재해서 표면화한 뒤 여러 관련 게시판에는 이 사건의 가해자들과 그 부모들에 대한 저주에 가까운 욕설들이 올라오고 있으며,지난 6일 문을 연 ‘성수여중 폭력사건’ 사이트에는 2,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미 서명을 했다. 지금까지 그 어떤 학교 폭력도 이렇게까지 사람들의 주목과 우려를 낳은 적이 없었다고 생각될 만큼 이 사건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감정은 격앙되어 있다. 사람들이 이토록 분노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우선,폭력의 정도가 심하고 잔인한 점,피해자가 심한 후유증에 시달리며 급기야 다니던 학교를 떠나야 한데 비해 가해자 학생들은 불과 5일간의 사회봉사라는 경미한 처벌만 받고 계속 학교에 다니고 있는 점,가해 학생들이 전혀 반성의 기미가 없다는 점 등이 일차적 분노의 원인이겠지만,가장 큰 이유는 가해 학생의 아버지들이 자유총연맹이라는 관변 단체의간부라든가 지역 파출소의 선도위원 같은 직함을 지닌 사람들이라는 사실,다시 말해‘기득권을 지닌 권력층’의 냄새가 난다는 점이다. 자유총연맹 지역 지부장이나 파출소 선도위원이라는 직함은 그 자체로서 엄청난 권력은 물론 아니다.그러나 학교라고 하는 작은 사회를 둘러싼 지역 내에서는 분명 미시 권력자임에 틀림이 없다.이 학생들이 제대로 처벌받지 않은 채 학교에 다닐 수 있는 것도,이들에 대한 영장이 기각된 것도 알고 보면 그 아버지들이 권력자들이기 때문이라는 판단은 현재 한국 사회의 실상에비춰보면 틀린 판단이 아니다.바로 이 점이 많은 힘 없는 사람들의 분노를격발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다. 성수여중생 폭력사건은 단순한 학내 폭력사건이 아니다.자녀를 학교에 보내고 있는 학부모라면 한 번쯤은 다 느끼는 일이지만,아이들의 동향이 심상치않다.사회제도에 대해 좌절감을 느끼는 일종의 낙오자들이 폭력 조직에 들어간다고 하는 기존의 통념은 이미 선후배라는 계급질서를 내면화해 놓고서 후배를 조직적으로 괴롭히는 보통아이들을 만나면서 산산히 부서져 나가게 되어 있다. 방송반,도서반,신문반,선도반,놀이패 할 것 없이 학교를 실질적으로 지탱하는 소위 뽑힌 아이들에 의한 폭력이 더욱 심각하다.“선배가 죽으라면 죽는시늉이라도 한다,복창!”이라는 구호를 들어보았는가? 이것은 군사독재 시절의 군대에서 나온 말이 아니라 지금 현재 각급 학교에서 아이들이 하고 또듣고 있는 말이다.선배는 나이를 빌미로 후배를 때리고,공부 잘 하는 아이들은 공부를 빌미로,돈이 있는 아이들은 돈을 빌미로 그렇게 한다.심지어 가르친다는 권력을 빌미로 교사가 학생들에게 욕설을 하고 체벌을 가한다.그러한 모순이 집약되어 터져나온 가장 끔찍한 폭력이 바로 이번 성수여중생사건인 것이다. 이 가해자 아이들은 그리고 그 부모들은 무엇이 문제인지 모른다.왜냐하면그들에게 사회란‘원래 그런 것’,가진 자가 없는 자를,힘센 자가 약한 자를괴롭히고 무시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하는 의식으로 살아왔기 때문이다. 전직대통령의 아들이 엄청난 권력 남용의 결과로 온 나라를 피폐하게 만들고도감옥에서 풀려나오는 세상,이해할수 없는 논리로 독재자의 기념관을 세우겠다는 시도가 철회되지 않는 바로 이 세상이,권력 있는 자는 아무리 부패하고폭력적이어도 처벌받지 않는 세상이 저들이 믿고 있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과연 그런가? 한국 사회는 돈,권력,명예 등을 소유하는 것이 그것을 가지지못한 사람에게 폭력과 억압을 행사해도 된다는 면죄부를 주는 이상한 계급사회인가?지금으로서는 그렇지 않다고 말할 증거보다 그렇다고 말할 증거가 더욱 많은 것이 우리의 고통이다.이러한 현실을 지금 당장 개혁해야만 한다.검찰은 성수여중 폭력 학생들을 당장 수사하고 자유총연맹은 지부장을 당장 해임하고 지역 파출소는 그 선도위원들을 당장 해촉해야 할 것이다.
  • 대학로서 인기몰이 소극장 뮤지컬 세편

    7월 한달 ‘렌트’‘도솔가’‘드라큘라’등 화려한 무대 메커니즘을 자랑하는 대형 뮤지컬의 공세에 가려 빛을 못봤던 대학로 소극장 뮤지컬들이 날개를 활짝 펴고 있다.여성문화예술기획의 페미니즘 뮤지컬 ‘밥퍼,랩퍼’,인터커뮤니티의 웹뮤지컬 ‘갓스’,극단 학전의 록뮤지컬 ‘모스키토2000’등이짜임새있는 구성,완성도 높은 춤과 노래로 관객몰이에 성공하고 있는 화제작들. ‘아줌마가 힙합을 춘다’는 자극(?)적인 홍보문구를 단 ‘밥퍼,랩퍼’는 요즘 유행하는 ‘춤바람 열풍’이라도 반영하듯 대학로에 때아닌 ‘아줌마부대’까지 등장시키며 승승장구하고 있다.아닌게 아니라 주인공들이 추는 짜릿한 라틴댄스와 격렬한 힙합은 객석까지 들썩이게 할 정도로 신바람난다. ‘밥퍼,랩퍼’에는 각각 뚜렷한 개성과 욕망을 지닌 4명의 여자가 등장한다. 하루종일 랩만 하는 골칫덩이 아들을 둔 40대 과부 혜자,환경문제와 정의를앞세우는 독신녀 예리,진실한 사랑을 갈구하는 이혼녀 경애,그리고 마마보이 의사 남편때문에 속을 끓이는 미시족 미애.선후배사이인 이들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혜자를 돕기위해 여성전용술집 ‘레이디클럽’을 만들고,랩과 힙합축제를 열어 자신들의 욕망을 거침없이 내뱉는다. 정형화된 인물설정,상투적인 결말 등은 다소 맥이 빠지지만 자칫 신세타령쯤으로 흐르기쉬운 여성연극의 맹점을 피해 열정적인 라틴댄스,거친 랩,흥겨운 힙합으로 관객들과 호흡을 함께 한 파격이 돋보인다.9월3일까지 오늘한강소극장(02)3476-0662대학로극장에서 공연중인 ‘갓스(gods)’는 지난해 흥행돌풍을 일으킨 ‘오마이갓스’의 업그레이드판.‘웹뮤지컬’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무대에 10여대의 모니터를 설치해 마치 관객들이 네트워크 게임즐기듯 극에 몰입하도록 한 점이 독특하다.‘떡볶이’‘콩가루 가족’‘성냥팔이 소녀’등 세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인터넷,과학 등을 맹신하는 현대인들의 황폐한 내면을 신랄하게 풍자한다. 주말이면 발디딜틈 없을 정도로 관객이 몰리는 ‘갓스’의 인기비결은 치밀한 기획력에서 찾을 수 있다.등장인물을 꼭닮은 귀여운 캐릭터,인터넷 접속과정을 그대로 응용한 극전개방식 등은 요즘 젊은 세대라면 누구나 좋아할만한 구성이다.탤런트 노현희를 비롯해 조재국 박계환 유보영 등 출연진들의 열정적인 춤과 노래도 대단한 흡인력을 발휘한다.27일까지.(02)745-2678극단 학전의 ‘모스키토2000’은 청소년관객들의 열광적인 지지에 힘입어 4개월째 장기공연중이다.홈페이지(www.moskito.or.kr)게시판에는 일관성없는교육제도,비뚤어진 교육열,감옥같은 학교생활 등을 날카롭게 풍자한 뮤지컬내용에 공감을 느낀다는 관람소감문이 연일 올라오고 있다.록을 기본으로 랩을 가미한 음악,힙합,브레이크 등 다양한 춤,5인조 록밴드의 라이브연주,디지털 캠코더와 컴퓨터를 활용한 영상 등도 청소년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요인으로 꼽히고 있다.9월17일까지 학전그린소극장(02)763-8233이순녀기자 coral@
  • [네티즌 칼럼] 춘향이 변학도 싫어한 이유

    요즘처럼 먹고 살기 바쁜 때에 세상을 제대로 살펴보기란 무척 힘들다.예전에 편지를 쓰면서 잊고 지냈던 부모님이나 선후배,친구들한테 할 말,안 할말을 쓰고 했는데,지금은 이메일 하나로 “야,잘 지내냐?” 뭐 이런 식의 몇줄 글이 전부이니 말이다.가볍고 빠른 것이 최상인 시대가 됐다.하기야 글이란 세상과 인간을 무척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나 어울리는 일인지 모르겠다.나역시도 생각없이 산지 오래돼 할 말을 글로 쓴다는 게 참 어려운 일이 됐다.세상사보다는 돈 버는 일에 급급한지 오래돼 무슨 이야기를 누구에게 어떻게 첫 운을 떼야 할 지도 헷갈리는 판이다. 그런데 요즘은 인터넷으로 세상소식을 접한다.인터넷에서 본 미국 LA타임스19일자 기사에 따르면, “한국인들의 조급성과 요행심리도 속도와 위험부담이 요구되는 정보시대와 잘 맞아떨어졌다”는 것이다.그리고 한국의 인터넷열기가 다른 나라의 추종을 불허하게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만남에서부터 심지어 잠자리에까지 ‘속전속결’로 이뤄지는 최근의 연애풍속도도 시발점이 ‘인터넷’이다.채팅에서 “너 나올래?”,“거기서 만나자”가 돼서 소위 ‘번개’를 하는 남녀들을 자주 목격한다.서울도심 한복판의카페에서 네티즌들의 모임이나 만남을 볼 때마다 예전 연애에서 보는 풋풋함이나 부끄러움,수줍음 따위의 ‘느림’의 ‘아름다움’은 찾아볼 수가 없다.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서로 ‘반말’하고 담배도 나눠 피고 술잔을 부딪치는 문화는 21세기 인터넷이 만든 또다른 ‘빠름’의 문화가 아닐까. 앞에도 이야기했지만 연애관의 변모에 따라 새로운 풍속도나 인식이 자리잡히고 있다.가령 “변학도가 아저씨가 아니었다”면의 이어지는 말은 “춘향이가 그리 버티지는 않았을 거”라는 신세대의 인식을 기성세대는 알까? 오늘날의 춘향,그러니까 신여성들은 그렇다.아무리 놀라운 일도 이미 인터넷에서 알아차리고 더 빠르게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인간관계도 즉흥적으로 성립되거나 끊는 경우가 잦다.가벼운 만남,빠른 이별,성과 결혼에 대한 이중성이 기성세대의 그것과 확연히 차이가 난다.이것은 남자,여자 모두 해당하는말이다. 춘향이가변학도가 싫은 것은 춘향에게 이도령 하나뿐인 ‘일부종사’ 때문이 아니라 변학도가 아저씨이기 때문이다.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 요즘여성들의 가치관이다.즉 자신이 싫어하는 타입이기 때문이다.‘아저씨’라는단어를 ‘나이가 많은 남성’을 가리키는 인칭 정도로 이해하는 ‘리얼 아저씨’가 있다면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상당히 힘들게 살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대 여성에게 아저씨라고 불리는 것은 곧 오늘날 우리사회에서 아무런매력이 없는 남성을 가리키는 단어다.그 반대인 아줌마도 마찬가지다. 초고속 스피드의 인터넷은 춘향이나 이도령의 “내 사랑은 오직 너밖에”를 날려버린 셈이다. 조무형 클럽69 대표 rainboat@chollian.net
  • ‘언어 성폭력‘ 서울대생 공개 사과

    서울대가 성희롱 및 성폭력에 관한 학칙을 마련,2학기부터 시행키로 한 가운데 언어 성폭력 가해자로 알려진 남학생 H씨가 20일 도서관 입구에 “본인이 여성을 대하는 태도에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었던 점이 술에 취해 겉으로드러났다”는 사과문을 실명으로 게재했다. 지난 11일 대자보를 통해 H씨에게 공개사과를 요구했던 인문대 학생회 성폭력사건 비상대책위원회는 21일 “교내에서 교수와 학생간,선후배 학생간 학내 성폭력 사건이 몇차례 발생,물의를 일으킨 적은 있지만 언어 성폭력이 문제된 것은 처음”이라면서 “일상적으로 부딪히는 성폭력에 대한 개념을 학내 구성원 개개인이 진정으로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따라 피해자 동의 하에 이번 사건을 공개했다”고 밝혔다.비대위는 “H씨가 사과는 했지만 죄질이 나쁜 만큼 ‘사회단체의 성교육 참가’를 명한다”고 덧붙였다. H씨는 모임에서 알게 된 A양에게 새벽에 전화와 문자 메시지를 통해 “나랑 ××할래” “너 참 예쁘다.거기다 ××하기까지”라는 등의 말로 성적 수치심을 주었다는 것이다. 김경운기자 kkwoon@
  • [16대 국회 우리는 맞수] 辛基南 대 朴鍾雄

    TV토론에 자주 등장하는 국회의원 가운데 민주당 신기남(辛基南) 의원이 있다.방송정책이나 언론문제를 다루는 토론프로라면 빠지는 법이 거의 없다.그런데 신 의원이 나오는 자리라면 꼭 빠지지 않는 인물이 있다.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 의원이다.두 사람이 얼굴을 맞댄 TV토론만 6차례에 이른다. ●공통점 두 의원은 국회에서 첫손 꼽히는 ‘언론통’들이다. 언론에 대한 이해나 식견에 있어 이들을 따를 의원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지난 15대 국회에서 이들은 나란히 문화관광위에 소속돼 여야를 바꿔가며 정부의 언론 정책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성인전용관' 허용여부를 놓고 두 사람이 펼친 논리대결은 지금도 회자된다.두 의원은 서울대 법대 동문이다.신 의원이 한해 앞선 70년에 입학했다.해군 중위로 병역을 마친 점도 같다. 이들이 인연을 맺은 때는 83년.당시 황산성(黃山城)의원의 비서관으로 있던신 의원의 예비신부 김은주(金恩珠)씨가 손세일(孫世一)의원 비서였던 박 의원에게 ‘약혼자’를 소개하면서 알게 됐다.이후 두 사람은 대학 선후배로,김씨의 남편과 친구로,그리고 정치인과 인권변호사로 호형호제하며 지내왔다. ●차이점 우선 출신지역이 영·호남으로 갈린다.성격도 판이하다.박 의원이적극적이고 다혈질의 ‘의리파’라면 신 의원은 ‘외유내강형’이다.박 의원은 79년 신민당 당직자로 일찌감치 정치무대에 뛰어들어 93년 14대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의원에 당선됐다.반면 신 의원은 82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줄곧 변호사와 방송진행자로 활동하다 15대 국회에서 금배지를 달았다. ●상대방 평가 “이상주의자 같은 면도 엿보이는 개혁론자”(박종웅),”진보적 정치세력의 동지이자 논객”(신기남)-두 사람은 상대를 이렇게 평했다. 진경호기자 jade@
  • [외언내언] 지뢰밭

    한반도 비무장지대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지뢰밭이다.남북군사분계선을경계로 200만개의 대전차·대인 지뢰가 묻혀 있어 수색대원들의 한밤중 정찰근무는 피를 말리는 일이다.수색대원들은 방어진지 통문(通門)을 들어서 ‘지뢰지대’라는 경고판을 비켜지나 정해진 코스로만 방어시설을 점검하고 있으나 풍수해 등으로 인한 유실 지뢰를 밟을지 모를 위험이 언제나 도사리고있다. 세계대전 때 일반화된 지뢰는 값싸고 효율적인 방어무기여서 대전 후 가난한 나라의 군사대치지역에 널리 보급되었다.지구상에는 60여개국에 1억개 이상의 지뢰가 매설되어 있고 해마다 2만5,000여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다. 특히 대인지뢰는 비인간적인 살상무기라는 점에서 지탄의 대상이 된다.예고 없는 비겁성과 살아 남는다 해도 평생 불구로 지내게 하는 야만성이 문제다.이때문에 민간기구인 국제지뢰금지운동(ICBL)이 마련한 대인지뢰금지협약에 87개국이 서명했으나 한반도는 예외지역으로 남아 있다. 서부전선 군사분계선(MDL)에서 수색근무 중 지뢰가 터져 육사 선후배인이종명(李鍾明·41),설동섭(薛東燮·39)중령이 모두 두 무릎부터 다리가 절단되는 사고가 나 안타까운 심정이다.사고 당시 두 장교가 보여준 전우애는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이들은 수색대대장 임무의 인수인계를 위해 현장답사를하던 중 앞서 가던 설중령이 지뢰를 밟아 피를 흘리며 쓰러지자 이중령이 대원 20명의 안전을 위해 ‘내가 구한다.너희들은 오지 말라’며 지뢰밭에 뛰어 들었다 ‘꽝’하는 굉음과 함께 변을 당했다고 한다. 중상을 입은 두 장교는 부하장병들의 접근을 막고 소총과 철모에 의지해 지뢰밭에서 기어나와 현장지휘를 한 뒤 실신,군병원으로 후송되었다는 것이다. 군기강해이 사건이 잇따라 조성태(趙成台)국방부장관의 특별 지시가 내려진가운데 두 장교가 보여준 뜨거운 전우애와 희생정신은 더없이 고귀하고 값져 보인다. 지역 사정을 잘아는 장교가 사고를 당한 것도 충격이지만 지뢰의 몰인간성을 다시 한번 생각케 한다.군사분계선 인근에서 발생한 사고의 폭음이 경계중인 북한군을 자극할 것을 우려,최악의 상황에서도 조용하게지뢰밭에서 탈출하면서 피해를 최소화한 참군인의 모습이 믿음직스럽다. 특히 비무장지대에 매설된 플라스틱 지뢰는 가벼워 유실되기 쉽고 금속탐지기로도 찾아내기 힘들어 골칫거리다.독일 통일 후 동서독 국경지대 지뢰제거 작업이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는 것을 보아도 지뢰의 해독성을 짐작할 수 있다.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만큼 남북합의 아래 휴전선 지뢰밭 위험을 제거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때다.두 중령이 보여준전우애에 경의를 표하며 빠른 쾌유를 빈다. 李基伯논설위원 kbl@
  • 대법관 제청자 6명 프로필

    ■李康國 대전지법원장. 온화한 성품에 법이론과 실무능력을 겸비해 선후배들로부터 신망이 두터운선비형 법관.설득력 있는 결과를 도출,재판에 대한 승복도가 높다.부친이 전주지방변호사회 회장을 지냈고 장남이 군법무관으로 복무중인 ‘법조 3대 가족’으로 부인 김명원씨(52)와의 사이에 2남1녀.취미는 등산. ▲전북 전주·55세▲전주고▲서울대법대▲사시8회▲서울형사지법 부장판사▲서울고법 부장판사▲대전지법원장. ■李揆弘 제주지법원장. 청렴하고 강직하면서도 인화를 중시하는 화합형 법관.민사법과 도산관계법에 정통,서울지법 민사수석부장 재임시 기아,한보 등의 대기업 도산사건을원만히 처리했다.이규성(李揆成) 전 재경부장관의 친동생으로 취미는 등산과바둑. 부인 김덕기(金德起·47)씨와의 사이에 1남. ▲충남논산·56▲대전고▲서울대법대▲사시8회▲서울민사지법 부장판사▲서울지법 민사수석부장▲제주지법원장. ■孫智烈 법원행정처차장. 법률 이론과 사법행정 능력을 겸비,법관은 물론 일반직원들의 신망이 두텁다.고 손동욱(孫東頊)대법관의 장남으로 사법사상 처음 탄생한 부자 대법관이다.53세 생일에 대법관에 제청되는 영광도 안았다.부인 이혜숙(李惠淑·50)씨와의 사이에 2녀. ▲서울·53▲경기고▲서울대법대▲사시9회▲법원행정처 법정국장▲서울지법 형사수석부장▲법원행정처차장. ■朴在允 서울지법 민사수석부장. 서울대법대 3학년 재학 중 최연소로 사시9회에 합격한 수재형 법관.법원장을 거치지 않고 고법 부장판사에서 직접 대법관으로 발탁됐다.사법연수원 교수,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으로 장기재직,법률 이론과 판례 발전에도 기여했다.부인 한경애(韓敬愛·51)씨와의 사이에 1남1녀. ▲전북부안·52▲전주고▲서울대법대▲사시9회▲서울형사지법 부장판사▲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서울지법 민사수석부장. ■姜信旭 서울고검장. 조용하고 과묵한 성품으로 검찰 선후배들로부터 신망을 받고 있다. 법무부법무실장 재직시 부당한 공권력 행사로 인한 국민피해를 신속히 구제할 수있도록 국가송무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취미는 등산과 바둑으로 부인김경숙씨(54)와의 사이에2남1녀. ▲경북영주·56▲경북고▲서울대법대▲사시9회▲대검 중수부2과장▲사법연수원 부원장▲대구지검장▲서울고검장. ■裵淇源 변협부회장. 70년 부산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주로 영남지역에서 활동한 향토 법관.민사법 이론에 밝아 ‘가등기의 효력’ 등 다수의 법률논문을 발표했다.장애인보호 입법운동 등 주민을 위한 법률서비스 제공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취미는등산과 테니스. 부인 여정옥(呂靜玉·53)씨와의 사이에 2남1녀. ▲대구·60▲경북고▲영남대법대▲사시5회▲부산지법 밀양지원장▲대구지법 부장판사▲변호사▲대한변호사협회부회장
  • [마음은 북녘 고향에] (1)평양 경제리 출신

    ‘몸과 마음은 이미 고향에.’북녘의 가족들을 만날 수 있다는 설렘에 55년이라는 긴 세월을 기다려온 응어리는 한순간에 녹아내린다.남북정상회담에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산가족 상봉 등 5개항에 합의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실향민들은 대동강변에서 멱감던 시절부터 떠올리며 흥분된 가슴을 억누르지 못한다.고향땅을 눈앞에 둔 실향민들의 벅찬 감회를시리즈로 싣는다. “이곳이 바로 내가 놀던 을밀대(乙密臺)야.지금도 그 모습은 변함이 없을게야.” 실향민 최선익(崔善翌·83·경기도 일산시 장항동)씨와 나용호(羅容浩·70)씨는 15일 한 글자라도 놓칠세라 신문을 읽고 또 읽었다. 지난 세월 고향 방문에 대한 열망과 가슴이 찢어지는 실망이 수없이 오갔으나 이번처럼 마음이 설렌 적은 없었다.남북의 두 정상이 맞잡은 손을 번쩍들고 감격에 겨워하는 모습은 ‘이제는 고향에 갈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줬다. 이날 서울 마포구 염리동 평양냉면집 ‘을밀대’에서 만난 최씨와 나씨의고향은 평양시 대동강변에 자리잡은 경제리.마을어귀에는 대동강이 흐르고뒤편에는 모란봉이 우뚝 서 있다. 두 사람은 13살 차이로 월남하기 전에는 모르는 사이였다.하지만 월남한 뒤 이북도민회 평양시민회 사무실에서 만나 20여년을 형·아우로 지내며 의지하고 있다. 어릴적 대동강가에서 ‘동무’들과 멱을 감고 모래찜질을 하며 모란봉 입구에서 ‘헤이따이 고꼬’(병정놀이)를 하던 추억도 함께 간직하고 있다.두 사람은 모란봉 입구로 향하는 신작로를 건너 평안남도 도청 옆에 있던 평의고등중학교를 다닌 선후배 사이다.나씨는 “일전에 TV에서 동문인 천문학자 조경철 박사가 나왔는데 북한을 방문,학교를 찾았으나 학교는 흔적도 없고 교정에 있던 아름드리 느티나무만 길가에 덩그러니 남아 있다고 하더라”면서먼산을 바라보았다.그러자 최씨는 “그래도 대동강과 모란봉은 옛 모습 그대로 일 것”이라고 나씨를 달랬다. 최씨는 건축기사로 일하던 지난 46년 29살의 나이로 단신 월남했다.나씨는김일성대학 영문과를 다니다 51년 1·4후퇴때 남쪽으로 넘어왔다.두사람 모두 ‘평양에서 살 수 없는지주의 아들’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평양시민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나씨는 북에 남았던 부모와 형제들의 생사조차 모른다.그러나 부모 형제보다는 시민회 일을 더 걱정한다.나씨는 “시민회에 등록된 실향민은 10만3,000여명”이라면서 “이번 광복절까지 미등록된 평양시민을 모두 찾겠다”고 말했다. 최씨는 “해질 녘 대동강변에서 모란봉을 바라보는 것이 죽기전 마지막 소원이었는데 이제야 꿈이 이뤄질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경운기자 kkwoon@
  • 이경석(주)서전301 대표이사 “벤처창업 쉬운 길 알려드리죠”

    “이제는 지난 4년간 고생하면서 배웠던 경험들을 후배들에게 나눠주는 것이 제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 30명이 최근 벤처창업에 나서는 제자들을 위해 기술평가와 투자유치,컨설팅을 제공하는 종합 인큐베이팅 회사를 차렸다. ‘서울대 전기공학부의 힘이 신공학관 301동에서 뻗어나간다’는 뜻에서 ㈜서전301로 이름지어진 이 회사의 대표이사는 뜻밖에도 동영상 솔루션업체로유명한 3R㈜의 이경석(36) 전 대표이사.이 대표가 잘나가는(?) 3R의 대표를 뒤로한 채 서전301에 뛰어든 까닭은 무엇일까? “예비 벤처창업자들이 많이 늘고 있지만 이들을 제대로 키워줄 인큐베이팅회사는 찾아보기 힘듭니다.벤처캐피털인 인큐베이팅사는 수익이나 수수료 때문에 중립적이지 못합니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벤처와 캐피탈간의 중간적·중립적 위치에서 양쪽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파이낸싱사가 필요하다는 것이 이 대표의 생각이다.따라서 서전301은 수익금의 47%를 공익사업에 쓰도록 명시하는 등 이윤추구보다벤처와 캐피탈 양쪽의 바람직한 관계설정에 목표를 두었다. 이 대표는 “기술력있는 공대 교수들로 이뤄졌기 때문에 벤처기술의 가능성을 검증하는 데도 다른 벤처캐피탈사보다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영입한 사외이사들도 쟁쟁하다.IT업계의 ‘전설’로 통하는 엠바이엔(옛 두인전자) 김광수 사장을 비롯,새롬기술 오상수 사장,팍스넷 박창기사장 등 서울대 동문 선후배들이다. 오상수 사장은 “서전301이 코스닥 지주회사로 가지않고,공익적인 성격을유지한다면 언제든지 돕겠다”면서 흔쾌히 승락했다. 96년 3R의 창립멤버였던 장성익(34) 3R 대표와 정재경(36) 새롬기술 다이얼패드 사업본부장과도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대표는 “우선 서울대 근처 5층건물을 기증받아 4개 벤처를 입주시킨 상태”라며 “업체를 늘리기 보다 입주업체들을 건실하게 성장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02)887-0301. 김미경기자 chaplin7@
  • 부산 중구, 새달23일 이산가족찾기 행사

    “6.25때 헤어진 가족이나 친지,고향 사람을 만나려거든 다음달 23일 ‘부산의 40계단’으로 오세요” 부산 중구는 22일 “6·25전쟁 50주년을 맞아 오는 6월23일 6·25전쟁 당시피란민들의 애환이 서린 부산 중구 동광동 40계단에서 이산가족찾기 행사를개최한다”고 밝혔다. 40계단은 6·25전쟁때 전국에서 몰려든 피란민들로 판자촌을 이뤘던 부산동광동과 영주동으로 가기 위해 꼭 거쳐야 했던 길목. 당시 판자촌에 살던피란민들은 자갈치시장이나 부산부두,부산역,국제시장 등으로 장사하러 나가거나 외출할 때 어김없이 이곳을 지나야 했다.이곳은 많은 피란민들이 지나면서 구호물자를 사고 파는 장터로도 이용됐다. 중구 관계자는 “40계단은 6.25 당시 실향민들이 헤어진 가족·친지 등을혹시나 만날까 하고 찾아오던 이산가족 만남의 장소였다”면서 “다음달 23일 6.25때 부산으로 피란왔던 실향민들이 모처럼 40계단을 찾아와 가족은 물론 친구,선후배 등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40계단에서는 ‘용두산 엘레지’ ‘이별의 부산정거장’ ‘경상도 아가씨’ 등 부산에서의 피란생활 모습이 가득 담긴 50년대 대중가요 부르기 대회를 비롯,주먹밥·개떡·옥수수죽 등 6·25 음식 먹기대회 등이 함께 열린다. 중구는 행사당일 차량통행을 통제하고 실향민들이 자연스럽게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거리 곳곳에 ‘만남의 부스’를 설치하기로 했다. 이인준(李仁俊)청장은 “실향민은 물론 부산 시민들에게 40계단에서 부산항과 영도다리를 바라보며 설움을 삼켰던 옛 시절을 회상하며 흐트러진 정신을가다듬고 남북의 화합과 통일을 기원하는 계기를 제공하자는 뜻에서 행사를마련했다”고 말했다. 부산 이기철기자 chu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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