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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벌 대학생’ 떼강도짓/40여차례 유흥비 조달… 30초만에 편의점 털어

    명품 옷을 입은 강남의 말쑥한 대학생들.기업의 임원,교사,공무원을 부모로 둔 젊은이들이 강도짓을 하다 붙잡혔다.10일 오전 서울 서초경찰서 강력반.고개를 떨군 6명의 젊은이는 말이 없었다.“왜 그랬느냐.”는 경찰의 질문에도 1시간 넘게 묵묵부답이었다.한참 뒤 주범격인 홍모(21)씨가 입을 열었다.“나이트도 가고 술도 마시고,돈 쓸 일은 많은데 용돈이 넉넉지 않으니 답답하잖아요.” 이들은 지난 7월부터 강남과 성남 분당 일대에서 2명에서 5명씩 패를 이뤄 40차례 남짓 강도행각을 벌였다.새벽시간 손님이 없는 24시간 편의점만 골랐다.20대 여종업원의 머리를 소주병으로 내리치고,반항하는 30대 주인의 등을 흉기로 찔렀다. ●종업원 감금뒤 물건 팔기도 이들은 분당의 한 중학교 선후배 사이였다.서울의 사립대 휴학생과 패션모델을 꿈꾸는 모델학과 재학생도 있었다.조사를 받는 동안 이들의 휴대전화가 쉴 새 없이 울렸다.‘오빠들’의 안부를 묻는 여자 후배들의 전화였다. 이들은 지난 7월4일 새벽 3시쯤 서초구 양재동의 한 편의점에 들어가 주인 이모(37)씨에게 흉기를 들이대고 현금 등 130여만원어치를 털었다.범행에 걸린 시간은 30초도 되지 않았다.40여일이 지난 8월21일에도 같은 곳을 터는 대범함을 보였다.10월20일에는 서초구 반포동의 편의점에서 종업원 남모(24)씨의 손발을 테이프로 묶어 창고에 가둔 뒤 종업원 행세를 하며 태연히 물건까지 팔았다. ●폐쇄회로 테이프 폐기 검거 애먹어 편의점 강도사건이 잇따르자 강남과 서초·방배경찰서가 범인 검거에 나섰다.그러나 이들이 범행 장면이 찍힌 폐쇄회로(CC)TV의 테이프를 모조리 수거해 가는 바람에 수사는 벽에 부딪혔다.그러나 이들은 지난달 26일 분당의 편의점을 털다 끝내 덜미를 잡혔다.편의점 안에는 CCTV 카메라 4대가 작동중이었지만 이들은 2개의 테이프만 챙겨 나갔다.경찰은 CCTV에 잡힌 화면을 들고 피해지역 동사무소를 찾아 일일이 사진을 대조해 홍씨를 붙잡았다.경찰은 “홍씨는 부모로부터 수십억원대의 4층짜리 빌라를 물려받은 ‘청년재벌’이었다.”면서 “도대체 뭐가 부족해 범죄를 저질렀는지 모르겠다.”고 혀를 찼다.서초경찰서는 이날 이들에 대해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세영기자 sylee@
  • 업체 7000곳 난립… 연말 특수 ‘떴다방’식 영업도/ 대리운전 피해 속출

    경기도 과천에 사는 P(45)씨는 지난 24일 저녁 서울 여의도에서 고향 선후배들과 송년모임을 가진 뒤 밤 12시쯤 대리운전자를 불러 자기 승용차를 타고 가다 사고를 당했다.대리운전자가 졸음운전으로 앞서가던 승용차의 추돌하는 사고를 낸 것이다.대리운전자가 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자신이 20만원을 주고 합의할 수밖에 없었다. 전자업체를 운영하는 K(50·서울 강남구 반포동)씨는 지난 주말 경기도 용인 N골프장에서 친구들과 골프 모임을 갖고 술을 마셨다.K씨는 서울까지 선불 6만원을 주고 대리운전을 시켰다.2시간쯤 후 반포동에 도착하자 대리운전자가 갑자기 2만원의 웃돈을 요구했다.K씨가 거절하자 대리운전자는 차를 도로에 세워놓고 사라져 버렸다.K씨는 할 수 없이 차를 직접 몰고가다 단속에 걸려 100일 면허정지를 당하고 말았다.회사원 황모(경남 창원 팔용동)씨는 대리운전자가 운전부주의로 승용차를 길가 기둥에 들이받는 바람에 25만 4000원의 피해를 보았다. ●무보험·무면허 운전에 금품 갈취도 경찰의 강력한 음주단속과 취업난의 여파로대리운전 업체들이 난립하면서 고객들의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대부분의 대리운전 업체들이 사고에 대비한 대리운전보험에 들지 않아 고객들이 손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한국소비자보호원에는 무보험 대리운전 피해만 하루 3∼4건씩 접수되고 있다. 또 난폭운전은 보통이고 일부 대리운전자들은 무면허로 운전을 하고 있다.더욱이 고객들이 대리운전자에게 금품을 갈취당하는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대리운전 업체는 1년 전에는 전국에 3000개 가량이었으나 지금은 7000여개로 불어났고 15만명이 대리운전에 종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서울 여의도에 있는 전국대리운전자협회는 지난 13일부터 전국 20개 지부장들을 매주 소집,회의를 열고 있다.정동철 협회장은 “최근 대리운전업체가 연말을 맞아 크게 늘면서 피해 방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복 인천지부장은 “인천의 경우 4년 전에는 20개 업체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2000개 업체로 폭증했다.”면서 “가족형·개인형 등 10명 미만의 업체가 30%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운전자도 부쩍 늘어 최근에는 대리운전업에 진출하는 여성들도 부쩍 늘었다.인천에서 대리운전업을 하는 김모(46)씨는 “전체 직원 150명 가운데 30%가량이 여성 운전자”라고 말했다.경기도 인덕원 일대에서 대리운전일을 하는 C모(34·여)씨는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대리운전으로 바꾸었다.”고 말했다.협회에 따르면 서울 도심보다는 인천·성남 등 수도권 외곽지역일수록 여성 운전자가 많다. ●보험가입 반드시 확인해야 대리운전은 IMF 외환위기가 시작된 98년부터 매년 두세 배씩 급증하고 있다.업체 난립의 주원인은 세무서에 사업자등록만 하면 누구든 개업할 수 있기 때문이다.요즘은 연말특수를 노린 ‘떴다방’ 업체까지 가세하고 있다.전문가들은 대리운전을 요청할 경우 ▲대리운전자의 신분 및 보험가입 여부 ▲초보운전자 여부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또 ▲대리운전자 신분의 투명성 확보 ▲협정요금제 정착 ▲보험 의무가입 등의 제도적 장치도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문 유영규기자 km@ ■“대리운전자 15만명… 여성도 많아 연말 음주단속으로 평소 2~3배 콜” “경찰의 음주단속날이면 매우 바빠집니다.최근에는 여성 대리운전자들도 많아지고 있지요.” 경기도 남양주시에 사는 강정례(사진·52)씨에게 요즘은 1년중 가장 바쁜 때다.연말연시의 대목이기도 하지만 음주운전 특별단속으로 곳곳에서 대리운전을 해달라는 손님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강씨는 ‘금녀의 직업’이라고 할 대리운전을 2년째 하면서 남편 바라지는 물론 딸 셋의 대학공부까지 시키고 있다.지난해 8월 자신이 운영했던 중소규모 플라스틱 제조업체가 부도를 맞아 살 길이 막막해지자 생활정보지 광고를 보고 무작정 대리운전에 뛰어들었다. 처음에는 대리운전원으로 일을 시작했지만 요금의 30%가량인 알선비가 아까워 두달쯤 지난 뒤 자그만 업체를 차려 사장 겸 직원으로 소매를 걷어붙였다.낮에는 업소를 찾아다니며 홍보를 하고 밤에는 운전을 하며 억척스럽게 일했다.지금은 직원 17명을 거느린 어엿한 여사장이 됐다.평소에는 하루 평균 35통의 콜이 온다.그러나 요즘에는 음주단속덕분에 평소의 2∼3배가 넘는다.매출액은 한달에 700만원 정도. “저도 대리운전에 직접 나서지요.서울·일산·광주 등 주로 장거리 위주로 운전하고 있습니다.간혹 단골손님이 직접 저를 신청하면 정말 보람을 느끼지요.” 바쁠 때는 하룻밤에 4∼5차례 장거리 운전도 한다.매일밤을 그렇게 꼬박 새는 강씨는 남들이 출근준비를 할 시간인 아침 6시에야 퇴근한다.집에서 2∼3시간 정도 잠깐 눈을 붙인 뒤 오전 9시면 부도난 공장으로 나가 재기를 위한 준비작업에 매달리는 열성파다. “여자요? 벼룩시장에 모집광고 한번 내면 상담전화가 많이 걸려옵니다.주부가 많지만 요즘에는 대학생도 있지요.그런데 스틱면허가 없고 고급 승용차 운전을 주저하기 때문에 중도 탈락하는 경우도 많습니다.저희 회사에는 37세,50세 여성 운전자가 근무하고 있습니다.” 강씨는 술취한 손님의 짓궂은 농담으로 마음고생도 많았지만 지금은 오히려 분위기를 맞춰줄 정도로 여유가 생겼다고 했다. 김문기자
  • 편집자에게/ “高3학생에 특성살린 프로그램 제공을”

    -‘고3교실은 지금 도박판’ 기사(대한매일 11월26일자 9면)’를 읽고 수능이 끝났다.아직 면접과 논술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학생이나 교사나 입시준비의 중압감에서 해방되었다는 안도감으로 교실에서의 정상적 수업이 소홀히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수업 중 교실에서의 도박과 휴대전화 게임,심지어는 당구장이나 PC방을 드나드는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는 기사를 보며 획일화되고 경직된 교육과정 운영과 입시구조가 가져온 한계의 결과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여 걱정스럽다. 교육부가 학교현장을 이해 못한 채 6교시까지 정상수업을 지시했다고 해서 이런 식으로 수업을 방치해도 되는가 싶다.학생들의 해이해진 정신도 문제이지만 졸업을 앞둔 고3 정도면 예비 사회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다양한 정보와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교사들이 왜 대책없이 공강의와 형식적인 수업참관을 하는지 아쉽다.사회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자원봉사활동,지역의 문화탐방,평소 하지 못한 독서,신용사회에서의 건강한 소비경제교육,초청강의,좋은 비디오 감상,대학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선후배와의 만남,진학을 하지 않는 학생들을 위한 직장정보제공 등 교과수업이외에 특성을 살린 자율적인 수업을 충분히 고민할 수 있기 때문이다.이런 정보를 제공하고 기회를 마련하는 것은 학교가 조금만 신경쓰면 가능한 일이다. 박인옥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사무처장
  • 김원기·정동영 ‘파워게임’ 끝은?

    열린우리당 김원기 의장이 ‘사보타주’성 휴가를 떠난지 6일만인 24일 당사에 출근,당무에 복귀했다. 그는 확대간부회의에서 ‘갈등 상대방’인 정 의원과 미소띤 얼굴로 가볍게 악수를 나눴으며,회의 중 “갈등설은 언론의 추측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회의에서 정 의원은 침묵을 지켰다. 겉으로만 보면,전북 전주고 16년차 선후배 사이인 김 의장과 정동영 의원간 당내 주도권 다툼은 일단락된 듯하다.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이번 힘 겨루기의 승자(勝者)가 누구인가.’에 대한 분석이 구구하고,‘아직 싸움이 끝나지 않았다.’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대체적으로 이번에 큰 그림에서 정 의원이 판정승을 거뒀다는 관측이 우세한 편이다.정 의원은 이번 ‘거사(擧事)’를 통해 간선제 논란을 완전히 종식시켰고,전당대회 날짜도 예정보다 20일 정도 앞으로 끌어냈다.무엇보다 김 의장과 대등하게 맞섬으로써 당내 소장파의 리더 자리를 확보했다. 반면 김 의장 입장에서는 이렇다 할 ‘노획물’은 보이지 않고,오히려 정 의원의 ‘도발’에 당내 카리스마만상처입은 셈이 됐다.정치권 관계자는 “김 의장이 정 의원을 일거에 진압하지 못하고 당무 거부 성격의 휴가를 간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정 의원이 장기적으로는 감당하기 벅찬 위험부담을 안게 됐다는 지적도 있다.중진들에게 너무 일찍 칼날을 세움으로써 쓸데없는 적을 생산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일격을 당한 김 의장으로서는 차기 의장으로 유력시되는 정 의원을 견제할 방도를 찾아나설 것으로 보인다.이와 관련,최근 갑작스럽게 대두된 ‘지도위원회’ 설치론을 놓고,김 의장측의 복안이란 추측도 있다.지도위원회는 차기 의장의 권한을 제한하는 기구로 알려진다. 김상연기자 carlos@
  • 프로농구 / 김동우가 살렸다-모비스 4연패 탈출 86-79로 KCC 잡아

    모비스가 KCC를 잡고 연패에서 탈출,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모비스는 20일 울산에서 열린 03∼04시즌 프로농구 경기에서 우지원(20점 3점슛 3개)과 김동우(18점)를 비롯한 주전들의 고른 활약에 힘입어 KCC를 86-79로 물리치고 4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3승9패를 기록한 모비스는 코리아텐더,SK 등과 함께 공동 8위에 올랐다. 반면 상위권 진입을 노렸던 KCC는 7승5패로 단독 4위에서 전자랜드와 함께 공동 4위로 내려앉았다. 연세대 선후배 사이인 ‘황태자’ 우지원과 ‘슈퍼루키’ 김동우가 오랜만에 맹활약을 펼치면서 토종의 자존심을 세웠다. 특히 김동우는 신인답지 않은 대범한 플레이로 드래프트 1순위의 위력을 유감없이 과시했다.용병 조니 맥도웰(9리바운드)도 팀내 최다인 23점을 올리면서 승리를 거들었다.TG에서 뛰다 올 시즌 모비스로 팀을 옮긴 가드 김승기도 비록 득점은 올리지 못했지만 효과적인 볼배급으로 코칭스태프의 마음을 흡족하게 했다. KCC로서는 아쉬운 경기였다.4쿼터 막판 역전에 성공하면서 승리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렸지만 집중력 부족으로 눈물을 흘렸다.‘특급용병’ 찰스 민렌드(38점 16리바운드)가 고군분투했지만 전희철 추승균(8점) 등 믿었던 외곽포가 침묵을 지키는 바람에 경기내내 애를 먹었다.특히 ‘컴퓨터 가드’ 이상민(12점 8어시스트)은 3쿼터까지 잦은 실책에 슛난조까지 겹쳐 팀의 공격을 제대로 지휘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막판 집중력 싸움에서 모비스가 앞섰다.3쿼터까지 65-57로 앞선 모비스는 그러나 4쿼터들어 이상민을 앞세운 KCC의 거센 추격에 시달렸다.이상민과 민렌드에게 연속 3점포를 허용해 종료 2분여를 남기고 74-77로 역전당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모비스는 김동우의 레이업슛과 우지원의 3점포로 재역전에 성공했다.이어 이상민의 드리블실책을 틈타 맥도웰이 2점을 보태면서 81-77로 달아나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박준석기자 pjs@
  • 박원숙, 슬픔딛고 드라마 복귀

    외아들을 사고로 잃은 탤런트 박원숙(사진·54)씨가 슬픔을 딛고 드라마 촬영을 재개해 선후배 연기자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박씨는 지난 3일 외주제작사 M시티 PD인 외아들 서범구(34)씨를 불의의 교통사고로 떠나보낸 뒤 마음을 추스르는 시간을 가져왔다.그러나 지난 10일부터는 SBS 일일드라마 ‘흥부네 박터졌네’의 야외 촬영장에 나와 슬픔을 감추고 태연히 촬영에 임해 제작진과 동료 연기자들의 존경을 받았다.박씨는 “아들의 빈 자리가 점점 더 크게 느껴지지만 드라마에 피해가 가서는 안되기 때문에 이를 악물고 일을 다시 시작했다.”고 말했다.
  • 책 / 살구꽃 봉오리를 보니 눈물이 납니다

    지난 8월 기자는 아동문학가 이오덕씨의 부음기사를 쓰며 적잖이 애를 먹었다.우리말 바로쓰기 운동에 평생을 바친 그는 큰아들에게 “아무것도 세상에 알리지 말고 즐겁게 살다갔다고만 전하라.”고 신신당부하며 먼길을 떠났다.정확한 발인 시간조차 알 길이 없었을 수밖에. 그렇게 야속하도록 황망히 떠나버린 작가의 편지글이 책으로 나왔다.서정과 애상이 뚝뚝 묻어나는 ‘살구꽃 봉오리를 보니 눈물이 납니다’(한길사 펴냄)란 서간집이다.아동문학가의 길을 함께 걸어온 후배 권정생씨와 주거니 받거니 한,아주 오래된 필담(筆談) 묶음이다. 30년 전인 1973년으로 거슬러올라간 시점에서부터 선후배의 사연은 고리를 건다. “다녀가신 후,별고 없으셨는지요? 바람처럼 오셨다가 제(弟)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고 가셨습니다.…설익은 재롱만으로 문학을 한다는 것부터 반성해야 할 것입니다….” 권씨가 이씨에게 보낸 첫 번째 편지글이다.한자한자 사연을 적어내리며 그는 어느결에 문학하는 자세를 다잡고 있다.권씨는 타협을 모르는 고인의 꼬장꼬장한 성정이 힘들어 ‘독불장군’이라고 뒤에서 불평한 적도 많았노라고 머리글에서 고백하기도 한다. 열두 살이나 벌어지는데도 두 사람은 꼬박꼬박 서로를 ‘선생님’이라 존대하며 진솔한 의견을 주고받기에 바쁘다.안동 근처의 벽촌에서 교편을 잡던 40대의 고인이 30대 중반의 후배에게 형님처럼 자상히 크고작은 인생의 길을 안내해 주기도 한다.아동문학가협회 가입을 권하며 손수 가입서까지 동봉한 글,부디 건강을 챙기라는 염려의 말,어렵게 출판한 동화집의 판로를 걱정해 주는 사연 등은 말할 수 없이 사변적인데도 신통하게도 찡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두 사람은 누구보다 친교가 두터웠던 문우(文友)였다.권씨는 기억이 더 빛바래기 전에 살뜰히 고인을 추억해 놓고 싶었으리라.그에게 고인은 언제든 기댈 수 있는 듬직한 언덕이었다.젊은 시절의 그가 무시로 설익은 삶의 철학을 내보일 수 있었던 건 그래서다.“저 때문에 너무 염려하지 마시기 바랍니다.올해도 보리밥 먹고,고무신 신으면 너끈히 살아갈 수 있으니까요.가난한 것이 오히려 편합니다.” 86년7월 고인의 사연으로 끝을 맺는 두 사람의 필담에는 울타리가 없다.문학과 교육,자연을 생각하는가 싶으면 어느새 인간과 통일을 이야기한다.해묵은 교감이 수십 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도 오롯이 현재성을 띠고 복원되는 건 무슨 까닭일까.‘글’은 후하되 ‘말’은 박하기로 소문난 두 글쟁이들이 아닌가.속살 같은 생활고백을, 그들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1만원. 황수정기자 sjh@
  • 이혜경·류정한 사랑위해 목숨거는 애절한 연인/‘킹 앤 아이’서 다시 호흡 맞춘 명콤비

    오는 15일 LG아트센터에서 막올리는 뮤지컬 ‘킹 앤 아이(왕과 나)’에는 주인공 시암 왕과 영국인 가정교사 애나역의 김석훈-김선경 못지않게 눈길을 끄는 커플이 있다.애절하고 비극적인 사랑을 나누는 노예처녀 텁팀과,왕실의 젊은이 룬타를 각각 연기하는 이혜경(사진 오른쪽·33),류정한(34).극중 비중은 크지 않지만 사랑을 위해서 목숨을 거는 용감한 연인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서 크리스틴과 라울로 7개월간 함께 무대에 섰던 두 사람은 평소에도 허물없이 지내는 친한 선후배 사이.아니나 다를까 ‘음색과 연기스타일이 가장 잘맞는 파트너’‘상대방을 돋보이게 하는 배우’라며 인터뷰 시작부터 서로에 대한 칭찬에 입이 마른다. 사실 두 사람의 캐스팅은 뮤지컬 팬들에겐 다소 의외다.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는 주연으로 줄곧 무대에 서왔던 이들이 이번엔 그 빛에서 한발짝 벗어나는 배역을 맡았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주연도 아닌데 왜 하느냐.’는 얘기가 많았지만 이들은 “배역의 크고 작음보다는 좋은 작품이먼저”라고 입을 모은다.류정한은 “‘킹 앤 아이’같은 고전적인 뮤지컬을 언제 또 해보겠느냐.”며 “왕 역할은 아니지만 제대로 노래 실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 기꺼이 참여했다.”고 말했다.이혜경도 “애나는 나중에라도 할 수 있지만 텁팀은 지금이 아니면 영영 기회가 오지 않을 것 같았다.”고 했다. 류정한은 한달 전부터 선탠기계로 구리빛 피부를 만드는 데 정성을 쏟고 있다.태국 왕실이 배경이라 배우들도 모두 동남아인처럼 분장해야 한다.이혜경은 “까맣게 분장한 텁팀과 룬타가 밤에 만나기 때문에 무대에서 우리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우리를 찾아달라.”고 농담삼아 당부했다. 율 브리너가 열연한 영화로 잘 알려진 뮤지컬 ‘킹 앤 아이’는 1951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됐으며,1996년 리바이벌해 토니상 4개부문을 휩쓸었다. 동서양의 문화 대립,애절한 사랑을 다룬 주제와 화려한 의상,재미있는 극중극 등 다양한 볼거리로 전세계 관객의 호응을 얻고 있다.2004년 1월11일까지.(02)2005-0114. 이순녀기자 coral@
  • 10월 24일 사과하고 용서하고/ 화해의 날 ‘애플데이’ 첫돌

    ‘애플데이(Apple Day)를 아시나요?’ 화해와 사과의 날인 애플데이가 오는 24일로 첫 돌을 맞는다.지난해 10월 24일 학교폭력대책국민협의회(상임대표 최영희) 주최로 시작한 애플데이는 가족이나 친구,선생님,직장 상사나 선후배 등 주변 사람들과 사소한 오해나 미움의 감정을 훌훌 털어버리고 화해의 마음을 전하는 범국민 캠페인의 날이다. 올해에는 우리 사회의 ‘화해문화 의식조사’를 실시하고,전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올해 갈등이 가장 심해 화해가 필요한 5곳을 선정,발표할 계획이다.또 인터넷 홈페이지(www.appleday.net)를 통해 가족,친구,동료 등에게 보내는 온라인 화해 편지를 모아 온프라인으로 편지와 함께 사과 1개씩을 전해주는 이벤트도 펼칠 계획이다. 김재천기자 patrick@
  • 검색엔진 통해 개인정보 ‘술술’/각종 문서파일 내용까지 유출

    웹디자이너 박모(29)씨는 A사이트의 검색창에 이름을 입력했다가 휴대전화 번호가 뜨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대학 동아리 선후배끼리 친목을 위해 만든 홈페이지의 주소록에 올린 이름과 전화번호까지 검색됐기 때문이다. 인터넷 검색엔진을 통한 개인정보 유출 피해가 늘고 있다.검색 엔진의 기능이 강력해지면서 웹문서는 물론 각종 문서파일의 내용까지도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된 까닭이다. 지난 1월부터 개인정보 분쟁조정위원회(www.e-privacy.or.kr)에 접수된 개인정보 침해 피해구제 신청은 모두 11건.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처럼 영세한 업체는 보안의식이 낮은 데다 기술력이 떨어져 홈페이지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결국 이는 자연스럽게 개인정보 유출로 이어진다. 이에 따라 분쟁조정위원회는 웹사이트 운영자가 참고할 수 있는 ‘인터넷 검색엔진을 통한 개인정보 유출방지 요령’을 내놓았다.회원 명단이나 내부 업무문서와 같은 정보는 웹 서버에 올리지 말고 꼭 필요한 경우라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인증기능을 적용토록 하는것이다. 중요한 정보가 담긴 웹페이지에 접근을 차단하려면 ‘인터넷 검색엔진 배제’(robots exclusion protocol)라는 국제 표준 기술을 이용하면 된다.그러나 이 때 검색엔진의 접근은 막을 수 있지만 홈페이지 홍보효과를 떨어뜨리는 단점이 있다. 분쟁조정위원회는 이미 개인정보가 외부로 나갔다면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해당 정보를 지우고 검색 사이트의 목록에서 삭제해줄 것을 요청하도록 권고했다.잘 모르면 관련 기관에 도움을 부탁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박지연기자 anne02@
  • SK11억 최도술에 간 경위/“대선빚 갚게” “SK 잘되게”

    SK그룹이 11억원의 양도성예금증서(CD)를 노무현 대통령 최측근인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측에 전달한 것은 학연으로 얽힌 ‘삼각관계’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 전 비서관과 부산지역 은행간부 출신 이모씨,SK그룹 손길승 회장은 서로 학연으로 얽혀 있다.최 전 비서관과 이씨는 부산상고 선후배이며 이씨와 손 회장은 초등학교 동문으로 오랜기간 친분을 유지해 왔다. 최 전 비서관으로부터 대선 당시 민주당 부산캠프 활동과 관련된 부채 해결을 부탁받은 이씨는 지난해 12월19일 부산에서 만난 손 회장에게 “대선 자금 등으로 인한 채무변제를 도와달라.”며 10억원대의 자금 지원을 요구했다.손 회장은 이 자리에서 “향후 SK 기업활동도 잘 보살펴 달라.”며 이씨의 요구를 수락했다. 손 회장은 그룹의 부외자금을 통해 그룹 임직원 명의로 1억원짜리 CD 11장을 마련,같은 달 25일 저녁 서울 P호텔에서 최 전 비서관을 직접 만나 건넸다.이씨도 이 자리에 동행키로 했으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이날은 노무현 대통령의 아들 결혼식날이라 최 전 비서관은 서울에 온 김에 손 회장을 만났다고 검찰은 밝혔다.검찰은 그러나 CD를 결혼축의금 명목으로 줬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 전 비서관은 이씨에게 CD를 전달했고 이씨는 부인 배씨의 계좌에 입금한 뒤 수시로 돈을 인출,최 전 비서관에게 준 것으로 검찰조사 결과 밝혀졌다.이씨는 자신이 보관하고 있던 CD로 부인 배씨에게 연구자금 1억원을 지원하는 등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현재 이씨가 중풍으로 쓰러져 나머지 자금의 사용처 규명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최 전 비서관은 정치자금법 위반은 인정하지만 대가성은 인정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검찰은 최 전 비서관이 이씨에게 책임을 미루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최 전 비서관은 검찰조사에서 “이씨의 심부름으로 CD를 전달했다.”면서 “나는 전달자일 뿐”이라고 주장했다.그러나 “이씨로부터 수 차례에 걸쳐 모두 3억 9000만원을 받아 대선 관련 채무변제를 포함,개인용도로 사용했다.”고 시인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CD가 노 대통령의 아들 결혼식 날 건네진 것과 관련,“결혼축의금이나 다름없다.”면서 “이는 단순 비리연루가 아니라 노 대통령 스스로 범죄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탄핵감”이라고 비난했다.박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측근 비리 하나로 재신임을 묻겠다던 대통령의 진정한 뜻이 어디에 있었는지 이제 알겠다.”면서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국민투표라는 쿠데타적 발상을 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태성 박정경기자 olive@
  • [젊은이 광장] 상처뿐인 대학축제

    ‘수업 안 하는 날’,‘유명가수 공연’….많은 대학생들이 ‘대학축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이런 말들이라고 한다.대학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동경,추억을 갖고 있는 이들에게 실망스러운 결과인지 몰라도 지금의 대학축제에는 선배들이 향유했던 자유정신과 낭만이 사라진 지 오래다. 지금 이 시간에도 전국의 대학가에는 축제를 비롯해 단과대 문화제,동아리 발표회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다.대학 구성원 간의 교류와 화합의 장을 만들고,학생 개개인의 흥미와 적성에 따른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통해 대학문화를 만들어간다는 취지 아래 해마다 통과의례처럼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대학축제는 이미 참여의 주체인 대학생들에게조차 관심 밖의 행사가 돼 버렸고 축제기간은 ‘합법적 공휴일’이라고 불리게 됐다.학생들이 학교를 떠나 각자의 시간을 갖는 일이 일반화돼 있다. 많은 대학인은 대학문화의 부재 속에 대학축제의 위기를 말하고 있다.그 이면에는 향락적이고 소비 지향적인 요즘 젊은이의 성향,대중문화의 급속한 대학사회 확산 등이 자리잡고 있다. 또 환란사태 이후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취업난’은 대학의 ‘취업학원화’를 부추겨 학생들의 학외활동에 발목을 잡고 있다.영어와 각종 자격증을 다루는 동아리는 호황을 맞은 반면 다른 동아리들은 학생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 것이 사실이다.그뿐만 아니라 대중문화의 대학가 침투로 대중가수의 공연이 대학축제의 성패를 좌우하는 열쇠가 됐다.대부분의 학과에서는 이윤을 목적으로 한 주점이나 장사 등이 ‘참여’의 의미를 대신하게 했다. 이로 인해 ‘대학문화 융성의 첨병’이라 할 수 있는 동아리인은 많은 돈을 들여 부른 인기 연예인들에게 설 자리를 빼앗겨 해가 갈수록 활동범위와 역할이 위축되고 있다.수입을 목적으로 한 주점,장사,놀이 등은 캠퍼스를 무질서한 야시장으로 변질시키고 있다.정작 축제 기간 중 학과 활동 발표회나 동아리 시연회 등에 필요한 학우들의 참여와 분위기 조성은 뒤로 밀려 버렸다. 또 ‘학번이 깡패’라는 말처럼 선후배 사이의 강압적인 분위기와 관계는 악순환되고 있다.대학 초년생인 새내기에게는 대학사회에 대한 부정과 불신으로 이어진다. 축제가 끝나면 많은 대학들이 ‘축제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는다.축제기간 중 행사에 참여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학과 선배들의 핀잔을 받는 학생들에서부터 무리한 음주로 인해 다친 학생들,캠퍼스 곳곳에 널려진 쓰레기,오물냄새 등은 대학축제가 더 이상 필요한지 의문을 낳게 한다.그 때문에 일부 대학에서는 축제기간 동안 정상 수업을 하는가 하면,대학당국에서는 재정적 지원을 축소하고 학생의 자치활동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축제는 반복된 일상을 잠시 접어두고 새로운 내일을 위한 스스로의 여유와 힘을 되찾을 수 있는 놀이마당이다.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하나가 될 수 있는 대동(大同)의 장이다.하지만 축제가 대학 구성원 사이의 분열을 조장하고 상처를 남긴다면 존재 의미를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지금의 대학축제가 ‘대중문화’와 ‘대학문화’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상업화되고 향락적으로 변질됐다면 그 동안 축제에서 소외됐던 교수,직원,지역주민의 참여를 통해 진정한대동의 장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임 현 재 안동대신문사 편집부장
  • 송두율 교수 처리 어떻게/친북행위 조사후 출국 허용할 듯

    박정희 정권 시절 반정부 활동으로 ‘친북인사’로 분류돼 입국이 금지됐던 송두율(59) 독일 뮌스터대 교수의 입국은 37년 만이다. 송 교수를 초청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측은 직접 독일 현지를 방문해 송 교수가 귀국하도록 설득했다.오랜 지인인 박호성 서강대 교수는 “민변에서 활동했던 고영구 변호사가 국정원장으로 임명됐다는 소식에 송 교수가 크게 놀라는 등 국내 상황이 호전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전했다. 송 교수는 이날 사업회측에 보낸 ‘37년만에 고향을 찾으면서’라는 글에서 “임종을 지키지 못한 아버님의 묘소를 찾아 불효를 용서해 주십사 빌고 싶다.”면서 “친구와 선후배,민족 내일의 희망인 젊은이와도 많은 시간을 보내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송 교수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사법당국은 송 교수가 귀국하면 공항에서 체포해 조사할 가능성도 내비치고 있다.공안당국이 강경한 자세를 보이는 것은 국가보안법상 특수직무유기 조항 때문.수사관이 국가보안법 위반자를 알면서도 직무를 유기할 때에는 10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국내 극우단체로부터 특수직무유기 혐의로 고발당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부가 시대적인 변화를 감안,해외 체류 민주인사에 대해 전향적 자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송 교수를 전격 구속하는 것도 부담이다.송 교수가 독일 시민권자이기 때문에 출국금지 조치에 따른 독일과의 외교적 마찰도 불가피하다.때문에 송 교수의 친북행위는 충분히 조사하되 출국을 허용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송 교수는 이날 베를린 자택에서 한국특파원들과 기자회견을 갖고 공안당국의 조사에 대해 “원칙적으로 거부한다는 입장이지만 나를 위해 애쓰는 분들을 고려하고 외교마찰이 일어나지 않도록 품위와 명예가 지켜지는 방식이면 당국의 ‘일정한 절차’에 응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강충식 박지연기자 anne02@
  • 기고 / 불공정한 교수임용 시장원리로 풀어야

    ‘교수임용 부정 적발’‘국립대 교수마저 짜고 뽑다니’ 등등 최근 교육부의 국립대 교수임용에 대한 감사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놓고 탄식의 소리가 높다.이미 임용된 교수 두 명의 임용이 취소되고 관련 교수들이 중징계를 당하는 등 대학이 받은 상처는 너무나 깊다.인재선발의 전범을 보여야 할 대학에서 일어났다는 점에서,또한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서울대를 비롯한 국립대에서 발생한 문제라는 점에서 더욱 부끄럽다. 감사에서 드러난 사례는 다양한데,지원자와 출신대학 선후배 관계이거나 학위논문 지도교수 등 ‘특별관계’인 사람을 전공심사위원으로 위촉한 경우,같은 내용의 논문을 연구실적으로 인정하여 이중으로 점수를 준 경우 등도 있고 특히 학과 교수들이 출신대학별로 파벌이 갈려 지원자에게 출신교에 따라 최고점수와 최저점수를 준 사례가 여럿 있다는 점에서 대학사회의 학벌주의가 얼마나 뿌리 깊은지 알 수 있다.여론은 이참에 교수임용제도를 더욱 공정하고 투명하게 개선하고,이를 어긴 대학과 교수들의 처벌을 한층 강화할 것을촉구하고 있다.그러나 문제의 해법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먼저 교육부의 감시·감독 및 제재를 강화하는 것은 인력의 한계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대학의 자율이 그만큼 훼손된다.대학의 자율은 커리큘럼 운영이나 재정운용 등의 분야에서도 고양되어야 하지만 특히 대학자치의 구성원인 교수의 임용에 있어 자율은 가장 핵심적인 가치이다.대학의 구성원 충원이 대학의 권위로 완결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대학들이 매번 교수임용의 전과정을 정부기관으로부터 감독을 받는다는 것은 대학의 이름을 반납하여야 할 정도의 치욕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또 임용절차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근래에 교수임용의 공정성에 대한 사회적 압력이 증대하자,관계법령에 동일학부출신이 모집단위별 채용인원의 3분의2를 초과할 수 없다거나 연구업적심사과정에 외부인사를 일정비율 이상 참여시켜야 한다는 의무조항 등이 도입되었고,최근에는 지원자에게 심사기준과 심사결과의 공개를 요구할 권리까지 주고 있다.이러한 규정은 국공립대뿐만 아니라 사립대에도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이번과 같은 임용의 불공정이 발생한다는 것은 규제적 차원의 압박이 그 실효성을 별로 거두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말해준다.교묘하고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불공정행위를 일일이 규정에 의해 규제할 수도 없고 오히려 공정성의 외피를 입기 위한 복잡한 절차와 계량화만이 난무하게 된다. 그렇다면 해법은 무엇인가.기업들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능력있고 회사에 이익 되는 사람을 뽑으려고 고심하고 있다.마찬가지로 대학사회에서도 생존과 발전을 위해서 우수한 교수를 뽑도록 단위 대학간에 경쟁의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이미 앞서가는 몇몇 대학들은 우수인재풀 등을 관리하면서 공개채용만이 아닌 여러 방식으로 적극적으로 우수교수를 스카우트하고 있다. 이처럼 대학의 우수교수 영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교수의 임용이 전적으로 대학의 자율에 맡겨지지 않으면 안 된다.대학이 나름대로의 안목을 갖고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채용하고 그 평가는 시장에 맡겨야 한다.단위 학과별파벌주의나 정실의 개입 등을 어떻게 통제하느냐 하는 것은 각 대학당국들이 고심할 일이다. 현재 대학의 교수임용이 사회의 신뢰를 많이 잃고 있어,동일학부출신 제한이나 외부인사참여의 의무화 등 일정한 법적 규제가 필요한지도 모르겠다.이것이 대학사회에 부끄러움을 주고 대학이 자발적으로 학벌주의나 정실주의 등의 관행을 극복하는 자극이 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교수 임용의 공정성을 실질적으로 담보하는 것은 교육부의 감시가 아니라 시장의 감시여야 한다.대학의 선택을 옥죄는 번잡한 임용관련규정이 아니라 대학이 스스로의 발전을 위하여 더 넓은 재량권을 행사하도록 보장하는 방향이어야 한다.국가는 대학에 대한 관리감독체제를 혁파하고 대학의 자율을 고양하며 이들이 시장에서 평가받도록 그 환경을 조성하는 것으로 그쳐야 한다.행여 이번 일이 대학에 대한 정부의 관리체제가 강화되는 빌미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김동훈 국민대 법대학장
  • NGO / “이제는 평화통일운동”

    오는 10월28일로 창립 100주년을 맞는 한국YMCA가 그동안 시민,소비자,청소년 등으로 잘게 쪼개 펼쳤던 운동의 큰 흐름을 ‘평화통일 시민운동’에 집중할 전망이다. 전국 60개 YMCA 지부,지회의 간사와 실무지도자 350여명은 지난 22일 경기도 파주 통일전망대 광장에서 열린 ‘YMCA 전국실무자대회’에서 평화통일 시민운동 선언문을 채택하면서 이같이 결정했다. 이들은 “한국 YMCA운동가들은 분단 현실앞에 무기력했던 지난날을 통회한다.”면서 “평화통일 시민운동을 강력히 전개키로 결의한다.”고 선언했다. 이날 대회에 참석했던 서울 YMCA 임은경 간사는 “이번 대회에서 운동가들이 선언한 내용은 이사회 등을 거쳐 강령화한 뒤 향후 전개될 한국 YMCA운동의 큰 흐름으로 자리를 잡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국의 YMCA 활동가들이 모두 참가하는 실무자대회가 열린 것은 YMCA운동이 국내에 들어온 지 100년만에 처음이다.2박3일 일정으로 경기도 평택 무봉산 청소년수련원에서 열린 이번 대회는 예년과 달리 간사회 회원뿐 아니라 일반 지도자 등 실무자들이 모두 참가했다. 국내 최대 시민·사회단체라는 위상이 흔들리면서 향후 행보에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참가자들은 대회기간중 고백과 결단의 시간을 통해 자기성찰의 시간을 가졌다.또 평소에 만나기 힘든 선후배 간사,지도자들이 한데 모여 지난 100년의 발자취를 되새기고 향후 100년을 맞이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시간을 가졌다. 대회를 주관한 YMCA간사회는 “한반도 위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전국의 실무자들의 혼을 모아 평화정착을 위한 결단의 장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이학영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은 “그동안 펼쳐왔던 활동을 이제는 평화운동이라는 좀 더 적극적인 자각 아래서 목적 의식적으로 기획된 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나 창립 100주년을 맞은 한국 YMCA가 온통 축제분위기는 아니다.지난 4개월간 내부진통을 겪고 있는 서울 YMCA의 분규가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YMCA는 성명서를 통해 “지금이야말로 회원들과 시민사회의 참여와 도움이 필요한 때”라면서“우리는 상처난 모습으로 100주년을 맞고 있으며 시민사회 전체가 축하해야 할 경사임에도 부끄러운 마음 금할 길이 없다.”고 자탄했다.이어 “이는 부인할 수 없는 우리의 자화상이며 개혁은 더이상 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노주석기자 joo@
  • 파문 3인방 ‘숨 고르기’/“대법원장 제청 지켜본뒤 입장표명”

    ‘대법관 제청 파문’에 불을 댕긴 강금실 법무장관,박재승 변호사협회장,사표를 낸 서울지법 박시환 부장판사는 일파만파로 퍼져가는 이번 사태를 어떻게 지켜보고 있을까.이들은 “대법원장에게 ‘공’은 넘어갔다.”면서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을 지켜본 뒤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박 회장 등 변협은 토론회 등을 통해 국민 여론을 조성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또 대법원의 입장이 변하지 않는다면 적극적으로 반대의사를 표명할 가능성도 점쳐진다.박 회장은 “문제를 풀 사람은 대법원장밖에 없다.”면서 “각계 인사는 물론 대통령과도 협의해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하지만 지금까지 대법원의 입장을 볼 때 상황은 그리 낙관적이지 못하다고 했다. 박 부장판사는 “사표를 제출할 때 의견을 충분히 전달했다.”면서 “옷을 벗은 만큼 선후배 법관들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사표가 아직 수리되지 않은 것에 대해 “내 역할을 다했고 더이상 법원에 남을 이유가 없다.”면서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현재 사법부의 다양한 의견은 ‘갈등’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한 ‘고통’이라고 설명했다.참여정부 때 대법관 14명 가운데 13명이 교체되는 만큼 첫 단추가 더이상의 파문없이 끼워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강 장관은 제청 자문위를 사퇴한 뒤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다.다만 대법관 제청 후 대통령의 임명과정에서 의견을 개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은주기자
  • 캐릭터 따라하기 ‘코스프레’ / 현실에서 맛보는 상상

    수은주가 30도를 웃도는 지난 주말.가만히 있어도 땀이 등줄기로 흘러내리는 더운 날씨에 서울 선유도 공원에는 길고 검은 가발,레이스가 달린 화려한 드레스,두꺼운 가죽 자켓,화려한 모자 등으로 치장한 사람들이 가득했다.흘러내리는 땀을 닦아내면서도 사진 속에 자신의 모습을 담느라 정신이 없었다. 비슷한 복장을 한 사람들의 입에서는 “오∼ 멋진걸.” “야,대단하다,어떻게 만든거야?” “이거 어떤 캐릭터냐?” 등등,서로에 대해 관심어린 말들이 나온다.몇몇 사람들은 예사롭지 않은 눈길로 쳐다본다.그 눈을 읽어보자면 ‘뭔 이상한 사람들 다 보겠네.’정도일까. “사람들의 시선은 별로 신경쓰이지 않아요.코스튬 플레이는 또 다른 나의 모습을 찾는 나만의 취미생활이니까요.” 이날 반짝반짝한 중국풍 의상을 입은 박두름(15·중3)양의 깜찍한 말이다. ●1990년대 초반 국내 들어와 ‘코스튬 플레이(Costume Play)’,말 그대로 ‘의상(코스튬)’을 입고 ‘노는(플레이)’ 것이다.주로 만화·영화·게임 속의 캐릭터들로 분장하고 그들의 행동을 흉내내며 즐긴다.흔히들 일본식 조어로 ‘코스프레’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 코스튬 플레이가 들어온 것은 1990년대 중반 전국 아마추어만화동아리연합(ACA)이 개최한 만화축제 때 코스튬 플레이 공연을 한 것이 처음이라고 전해진다.벌써 10년이 다 돼가지만 여전히 코스튬 플레이를 하는 사람에게 보내는 눈길은 어색하다. 이날은 3만 3300여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코스프레 동호회’(cafe.daum.net/teencos)의 정기 촬영회날.각자 직접 만들거나 구매한 의상을 입고 자태를 뽐내고 있다.작은 무대에서는 갖가지 포즈를 취해 사진 촬영을 하면서 의상에 점수를 매기는 행사도 열렸다. ‘킹 오브 파이터’의 ‘쿄’ 의상을 입은 백종하(18·고3)군은 겹겹이 껴입은 의상때문에 온 얼굴이 땀 범벅이다. 그래도 사진을 찍을 때면 모델 버금가는 프로다운 포즈를 취한다. “저에겐 코스튬 플레이가 일종의 분출구에요.입시로 인한 스트레스를 떨쳐버릴 수 있는 계기죠.평소에 꿈꾸던 게임의 주인공이 되는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하고요.” ●일본 캐릭터 베끼는 ‘왜색일변도’ 지적도 고교 선후배에서 코스튬 플레이를 함께하는 연인 사이로 발전한 대학생 한가은(20)씨와 문진우(21)씨는 이날 만화 ‘엑스(X)’의 남녀 주인공으로 변신했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코스튬 플레이를 한다면 ‘이상한 애’정도로만 봤는데 요즘은 친구들이 사진 좀 보여달라면서 부러워한다.”는 가은씨는 “의상도 어머니랑 같이 만들기도 한다.”며 자랑이다. 장래 희망이 의상디자이너라는 허다솜(15·중3)양은 “미술을 전공하신 어머니가 옷을 만들어 주시기도 하고,행사에 나간다고 하면 잘 하라고 격려해주신다.”며 “의상을 직접 만들면서 개성을 마음껏 표현하고 창의력도 기를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그러나 코스튬 플레이가 만화·영화 주인공들을 동경의 대상으로 삼아 흉내내거나 일본 만화·게임 캐릭터를 베끼는 ‘왜색일변도’의 문화라는 비판도 있다. ●‘내안의 나’ 찾는 창조적 과정 코스튬 플레이 6년차인 동호회장 이호욱(20·대학생)씨는 “코스튬 플레이는 단순히 대리만족의 수준을 벗어난 ‘내 안의 나’를 발견하는 창조의 과정”이라며 비판의 눈길에 반박한다.“대부분의 회원들이 스스로 해야 할일을 하고 취미로 즐기고 있다.”며 “자기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어 걱정어린 시선은 기우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청강문화산업대 조영아 패션디자인과 교수는 “코스튬 플레이를 청소년 입장에서 이해한다면 문화활동을 통해 자신의 끼를 발산할 수 있는 하나의 방편으로 이해된다.”며 긍정적인 측면을 내세웠다. 조 교수는 “너무 빠져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눈길도 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과생활에 지장없이 코스튬 플레이를 즐기고 있어 크게 문제될 것은 없어 보인다. 또 한국적인 캐릭터를 개발하는 경우도 많아 일본에서 코스튬 플레이가 유입되면서 제기됐던 문제들이 상당부분 해소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재주 많고,끼 많고,꿈 많은 사람들의 취미,코스튬 플레이.나도 한번 도전해볼까. 글 최여경기자 kid@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 ■코스프레의 모든것 특정 캐릭터로 변장하는 ‘코스튬 플레이’는 1980년대 초반 애니메이션 왕국일본에서 시작됐고,우리나라에는 90년대 중반에 들어왔다. 더 멀리서 근간을 찾는다면 미국·유럽 등의 가장무도회나 핼러윈데이,한국의 가면극,중국의 경극 등이 될 수 있다.‘코스프레’라고도 한다.‘압축조어’의 대국 일본에서 만들어낸 말이다.우리나라 마니아 일부는 이를 대신해 ‘코스플레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초기에는 자신이 분장하고 싶은 만화·영화·게임의 캐릭터 의상을 똑같이 제작해 입었다.그러나 최근에는 인형의 모습을 본뜨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의 모습을 그대로 표현하는 코스튬 플레이도 많아졌다.또 개인이 직접 구상한 시나리오에 맞춰 의상을 제작하는 창작 코스튬 플레이도 늘고 있다. 최근 1∼2년 사이 인터넷을 통해 코스튬 플레이 관련 사진이 급속도로 퍼지면서 관심이 더욱 크게 늘었다.포털 사이트 ‘다음’ 카페에 등록된 코스튬 플레이 관련 동호회만도 1000개가 넘는다.가장 규모가 큰 ‘코스프레 동호회’의 경우 지난해 5000여명에서 올해 들어 6배 이상 늘어난 3만 3300여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코스튬 플레이 인구가 늘어나면서 포털사이트격인 ‘코스프레닷컴’(www.cospre.com)을 비롯해, ‘코스나라’(www.cosnara.com),‘날으는 바늘’(www.f-needle.com),‘코스프레전문점’(www.cospreshop.net) 등 코스튬 플레이 전문 사이트들도 생겨났다. 코스튬 플레이와 관련된 행사도 많다.코믹월드,전국 아마추어만화동아리연합 등 만화와 관련된 단체들뿐 아니라 중·고교,청소년문화원 등에서도 행사를 마련한다. 청강문화산업대학은 지난 2001년부터 ‘청강 전국 코스튬 플레이 콘테스트’를 열고,일부 입상자에게는 독자전형을 통해 입학의 기회를 주기도 했다.이밖에도 최근 서울시가 ‘하이! 서울’ 행사에서 코스튬 플레이 코너를 마련한 것처럼 공공기관이 코스튬 플레이 행사를 기획하기도 한다. 동대문이나 홍익대,대학로 부근에는 각종 코스튬 플레이 의상을 제작해주거나 대여해주는 ‘의상실’도 생겼다.직접 의상을 만들 경우 천,장신구 등을 사고 재봉틀로 제작을 하는데 1만∼2만원 정도에서 10만원 이상으로 비용이 천차만별이다.의상실의 대여료는 보통 제작비의 10분의 1수준이라고. 주로 ‘파이널판타지’,‘봉신연의’,‘바람의 검심’,‘세일러 문’ 등 일본 캐릭터가 대상이지만 최근들어 ‘라그나로크’,‘우비소년’ 등 우리나라의 게임·만화 캐릭터도 인기를 모으고 있어 코스튬 플레이의 확산이 한국의 캐릭터 산업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는 이도 많다. 최여경기자
  • 우연의 일치? 신한·조흥銀임원 成大출신 상당수

    신한지주회사와 조흥은행에서 ‘성대 인맥’이 뜨고 있다. 31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한지주 사장과 신한·조흥은행의 수장들이나 주요 임원들이 모두 공교롭게도 성균관대 출신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신한금융지주회사 최영휘(崔永輝·57) 사장과 신한지주가 인수한 조흥은행 홍칠선(洪七善·57) 행장 직무대행은 성대 1년 선후배 사이로 각각 65학번과 64학번이다.최 사장은 경제학과를,홍 직무대행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신한은행 신상훈(申相勳·55) 행장은 성대 경영학과 70학번이다.군산상고를 67년에 졸업한 뒤 산업은행에 다니느라 비슷한 연배에 비해 입학이 늦었다. 또 신한은행 허중옥(許中玉·55) 부행장과 조흥은행 한석규(韓錫圭·56) 상무도 각각 성대 경제학과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한은 파벌금지 원칙에 따라 동문회·향우회 등을 열지 못하게 돼 있다.”면서 “신한은행과 조흥은행 임원 중에 성대출신이 있는 것은 우연일 뿐 성대출신이라고 해서 우대를 받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젊은이 광장] 대학인 의식에 뿌리박힌 성폭력

    “대학 내 여성운동이 활발해질수록 성폭력 사건 신고가 늘어난다.” 학내 여성운동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역설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법칙이라고 한다.언뜻 듣기에는 이해가 가지 않지만 그들의 얘기를 경청해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과연 어떤 실상이 숨겨져 있을까. ‘XX와 성폭력 사건에 부쳐’,‘XX의 공개사과를 요구한다’캠퍼스를 거닐다 보면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대자보들이다.1990년대 중반 이후 조심스럽게 나붙기 시작한 이 같은 대자보는 성폭력의 심각성을 인식시키고 성폭력 문제를 공개적인 논의의 장으로 이끌어냈다.그뿐만 아니라 지난 5월 연세대의 교수 성폭력 사례 공개 토론회를 비롯해 최근에는 곳곳에서 학내 여성단체 등이 마련한 성폭력 관련 행사와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성폭력 사건을 쉬쉬하고 감추려 했던 과거와 달리,이제 대학에서도 성폭력을 둘러싼 침묵의 벽이 많이 허물어졌다는 사실을 느끼게 해준다. 하지만 변화의 이면을 조심스럽게 들춰보면 아직도 성폭력이 대학문화에 깊게 뿌리내리고 있음을 알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새내기 배움터와 모임 등의 술자리에서 공공연히 벌어지는 성적 발언과 행동,그리고 학점과 학위·논문 심사 등을 미끼로 제자에게 가해지는 교수의 성폭력이 버젓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선후배와 사제라는 관계 속에 합리화되고 방치되는 것은 행위로서 벌어지는 성폭력만은 아니다.명백한 사실로 존재하는 행위는 그에 대응하는 법으로 처벌이 가능하다.오히려 문제는 피해자의 행동거지를 문제삼아 피해자를 가해자로 자리바꿈시키는 ‘2차 가해’,혹은 단순한 언행에서 성폭력 문제를 제기하는 것에 대해 문제 의식을 갖기는커녕 농담거리로 희화화시켜 유야무야 만들어버리는 ‘어쩔 수 없는’ 분위기이다. 이는 대학내 하나의 문화로서,의식 속에 존재하는 성폭행이다.그것은 어느 조직보다 인간관계가 중시되고 남성중심의 문화가 잔존하는 대학이라는 공간에서 쉽게 체념되고 묻혀지는 부분이다.당연히 성폭력에 대한 문제의식이 높아진다면 이를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 풍토가 조성될 것이다.신고되는 성폭력 사건 수가 많아지는 것도 자명한 일이다. 올바른 성의식을 가져야 할 중·고등학교 시기에 ‘남녀칠세부동석(男女七歲不同席)’이라는 케케묵은 관습을 떠받들었던 우리에게 대학은 모처럼 억압과 통제에서 벗어나 다양한 교제의 자유를 누리게 해주었다.그러나 왜곡된 성의식을 가진 채 억눌려있던 욕구를 제대로 표출할 줄 모르는 대학생들은 성폭력 문제에 더욱 쉽게 노출되었다.그리고 이를 제대로 해결해낼 문화나 제도도 아직은 기대하기 어렵다. 대학은 준(準)사회이다.사회로 나가는 길목에 서있는,사회에 큰 영향을 끼치는 가장 진보적인 공간 속의 대학인이 건강한 성문화를 만들어 갈 수 없다면 이 사회에서 버젓이 행해지고 있는 성폭력을 뿌리뽑기란 무리일지 모른다. “성폭력이 뭘까요.”라고 물으면 개념이나 정의에 대해서는 상식이나 교양처럼 알고 있지만 진지하게 자기 행동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 같다는 한 여성운동가의 고충 섞인 푸념은 ‘지식’만이 대학을 대학다운 공간으로 만들지 않음을 말해준다.지식이 한 개인의 의식과 전체의 문화 속에 녹아들어행동으로 이어질 때 진정한 지성인을,진리의 상아탑을 쌓아나갈 수 있지 않을까. 염 희 진 성균관대 신문사 前 편집장
  • 40대 구직 열쇠는 ‘평판’/“평소 팬클럽 관리하라”

    ‘팬 클럽을 관리하라.’경기불황으로 회사로부터 이직 압력을 받거나 안정적인 직장을 찾는 40대들이 헤드헌팅 업체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헤드헌터들은 전직(轉職) 유형 중 지인·선후배·직장동료들의 추천에 의한 것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말했다.경력관리보다는 평소에 대인관계를 잘 쌓아놓는 팬 클럽 관리가 중요하다는 얘기다.헤드헌팅 업체의 최근 현황과 전문가들이 들려주는 전직 전략을 알아본다. ●구인기업 40% 줄고 구직 50% 늘어 헤드헌팅 업계도 경기 불황 여파로 의뢰기업은 줄고 있는 반면 40대 이상 임원급 구직자는 늘고 있다. 헤드헌팅 포털 베스트잡스는 최근 올 상반기 헤드헌팅 업체당 월 평균 7.2건의 구인의뢰를 받았으며,이는 지난해 평균 7.6건에 비해 줄어든 수치라고 밝혔다.의뢰기업은 외국계기업이 35.2%로 가장 많았다.이어 중소기업,벤처기업,대기업 순이었다.업종은 정보기술(IT)이 30.9%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는 전자·전기,제조업,서비스,금융,의약 등이었다. 헤드헌팅 업체인 벤처피플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구인을 의뢰하는 기업의 숫자가 40%나 줄었다고 말했다.또 다른 헤드헌팅 업체인 유니코서치는 구직자의 경우 부장급 이상의 회원 가입자가 지난해보다 1.5배 늘었다고 밝혔다. 헤드헌터들은 IT의 구인 의뢰 비중이 높긴 하지만 점점 줄고 있으며,유통·식품·화약 등 소비재쪽은 꾸준하다고 설명했다.불황시에는 상대 기업의 처우가 다소 낫더라도 움직이려는 직장인이 적은 것과 달리 기업은 생산성 향상을 위해 40대 중반 이상은 내보내려 한다고 덧붙였다. ●전직 주변사람 소개가 가장 많아 유니코서치의 주현아씨는 “이직시 가장 중요한 것은 주변 사람의 평판”이라고 소개했다.헤드헌팅 업체는 사람을 추천할 때 전 직장은 물론 그 이전 직장까지 사내 윗사람을 포함,동료·부하직원 등으로부터 다면적으로 평판을 조회한다.평판은 공식적인 편지로 문의,여러가지 측면을 자세히 조사한다.특히 임원급은 신세대처럼 준비가 돼 있지 않거나 경력관리가 안된 경우가 많아 주위 평판이 중요하다고 했다. 벤처피플의 김진천 사장은 “경기가 어렵다 보니 기획·관리·재무쪽의 인력수요는 눈에 띄게 줄어든 반면 영업·마케팅은 조금 늘었다.”고 말했다.그는 외국계기업은 북핵과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파문이 수그러지면서 얼어붙었던 수요가 풀리고 있다고 전했다.대기업은 삼성 정도만 꾸준히 수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헤드헌팅은 기업 스스로 충원 노력을 하다 안되면 업체에 의뢰하는 것”이라며 “누구나 헤드헌팅의 대상이 아니다.”고 밝혔다.기업도 굳이 돈 쓸 필요없이 자체 네트워크로 충원하다 구할 수 없을 때만 헤드헌팅 업체에 의뢰한다는 것이다.추천 인력 연봉의 20∼25%가 헤드헌팅 업체의 수수료로 날아가기 때문이다.그는 통계에 잘 잡히지는 않지만,주변 사람의 소개로 전직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고 말했다. ●구직활동 3개월이상 계속해야 결실 ANS의 정해탁 대표는 “40대 이상은 직장 없이 한달만 지나면 ‘호프집이나 하지 뭐.’라며 자포자기하는 것이 부지기수”라고 말했다.특히 과거에 열심히 직장을 찾은 경험이 없는 이들에게는 구직활동이 결코 쉽지 않은 만큼 포기하지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굴지의 외국계 IT기업에서 이사급 기술매니저로 있던 이의 전직 사례를 소개했다.과거에는 이같은 경력을 가진 사람은 구조조정이 잦은 IT업계에서 창업을 하거나 국내 대기업 임원으로 가는 경우가 많았다.하지만 불황이다 보니 3개월 이상 구직활동 끝에 새로 생긴 IT회사의 매니저로 다시 직장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다.정 대표는 “40대 초반만 돼도 구직시장에 나오면 사정이 어려운 만큼 최소 3개월이상 열심히 찾아다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래서 헤드헌터들이 공통적으로 소개하는 최고의 전직 전략은 평소 팬 클럽을 관리해서 주변 평판을 잘 쌓아두고 개인 네트워크를 총동원하는 것이었다. 윤창수기자 g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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